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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베리아 대탐방](11)톰스크市 국제 비즈니스센터

    [톰스크(러시아) 김규환 특파원] 서부 시베리아지역의 허리에 위치한 톰스크는 ‘두얼굴을 가진 도시’로 불린다.무시무시한 핵물질과 화학무기를 제조하는 러시아의 군사 중심도시이면서,시베리아 최초의 대학이 설립되는 등 각종 교육기관들이 한데 모여 있는 교육도시이기 때문이다. 톰강과 오브강이 합류하는 지점에 있는 톰스크는 한때 광활한 시베리아의중심지 역할을 했으나,시베리아 횡단철도가 노보시비르스크를 통과함으로써시베리아의 중심 역할을 노보시비르스크로 넘겨주게 돼 급격히 쇠락의 길을걸어왔다. 하지만 톰스크는 최근들어 외국자본을 적극 유치하는 등 시베리아지역의 중심지 역할을 하던 과거의 영화(榮華)를 재현하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그첨병이 바로 톰스크의 산업·과학기술을 발전시키고 외국인 자본유치에 발벗고 나서고 있는 톰스크시 베르시닌가의 국제 비즈니스 센터(TIBC·테크노파크)이다. 5,000여평의 아담한 러시아풍의 2층짜리 건물로 된 국제 비즈니스센터는 1990년 톰스크 주정부가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각종 산업제품들을 전시·판매하기 위해 설립한 서부 시베리아지역의 유일한 전시공간.옛 소련의 붕괴 후개혁·개방바람이 불면서 외국인들의 자본을 유치하고 러시아의 뛰어난 기초과학 제품들을 널리 소개하기 위해 확대 발전시킨 기관이다. 세묜 얌폴스키 국제 비즈니스 센터 사장(50)은 “국제 비즈니스 센터는 이지역의 중소기업 육성과 산업기술을 발전시키고 부족한 외화를 끌어들이기위해 외국 기업들과의 합작사업을 연계해주는 게 설립 목적”이라고 소개한다. 비즈니스 센터는 대형 전시공간 2,000여평,중소기업 전시공간 1,000여평,기술예측 및 인터넷 접속을 위한 컴퓨터 로컬 네트워크 공간 500여평 등으로짜여져 있다.기술 환경을 분석·감시하는 기업서비스 지원 분야,기업 창업과 시장상황을 연구하는 마케팅 분야,첨단기술 및 서비스 판매를 전담하는 수출입 분야,전시 계획·실행·홍보 등을 책임지고 있는 전시 및 광고 분야 등으로 세분화된 전문가들이 전시회의 품격을 높여주고 있다. 이곳에서 만난 회사원 루드밀라 파슈코바씨(26·여)는 “직장 일이끝나면자주 이곳을 찾는다”며 “국제 비즈니스 센터에는 컴퓨터 등 세계 각국의첨단제품 전시회가 자주 열려 톰스크지역 주민들이 세계 첨단제품의 흐름을파악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고 전한다. 센터 안에 들어서자 60여명의 전시행정 전문가들이 러시아 전역의 각종 생산품을 전시하는 ‘노스 서플라이(North Supply) 2000’을 준비하느라 바삐움직이고 모습이 눈에 띈다.얌폴스키 사장은 “톰스크의 중소기업 창업과 새로운 기술의 접목,투자 및 기술혁신 활동 지원,국내 및 외국기술의 마케팅,각종 교육활동 및 전시와 광고 활동 지원 등이 비즈니스센터의 주요 업무라고 소개한다. 비즈니스 센터의 전시회는 러시아 국내는 물론 외국의 농업·자동차·컴퓨터·기계·가구 등 분야별로 한해동안 12∼14번 정도로 열리고 있다.알렉산드르 콘스탄티노프 전시장(39)은 “전시회는 통상적으로 4∼7일간 열린다”며 이곳이 시베리아의 교육 중심도시여서 초·중·고·대학교육에 필요한 각종 과학기술 연구 및 실험장비의 전시요청이 들어오면 할인혜택을 주는 등환영한다”고 말한다. 올해에는 전시회 요청이 밀려 이를 대부분 소화하기 위해서는 지난해보다 7∼8회 정도 늘린 20여회를 열 계획이다.콘스탄티노프 전시장은 “전시 준비기간과 일손이 빠듯하기는 하지만,비지니스 센터를 널리 홍보한다는 서비스차원에서 전시회 요청자들의 요구사항을 적극 수용할 계획”이라고 말한다. 특히 지난해 4월에 열렸던 여행·관광 및 사냥,낚시 등에 필요한 장비를 전시한 ‘하계 국제 레저용품 전시회’,5월 선보인 ‘중국 상품 기획 전시회’, 9월에 열린 산림 및 목재 가공산업 장비·기술 등을 공개한 ‘국제 목재전시회’,10월 의약 장비 및 기술을 전시한 ‘국제 의약품 전시회’ 등은 대단한 성황을 이뤘다고 그는 자랑한다. 이 때문에 비즈니스 센터가 한국에는 아직 생소하지만 독일·핀란드·뉴질랜드·오스트리아 등 서방 국가들에는 상당한 명망을 얻고 있다.사전 준비작업차 이곳을 방문한 독일인 볼프강 슈누어씨(48)는 “전시장 규모는 그리크지 않지만 시베리아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구축하려면 여기서 전시회를 열어야만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비용도 경제적이고 전시장 규모도 적당해 우리같은 중소 제약업체가 전시회를 갖기에는 안성맞춤”이라고 전한다. 국제 비즈니스 센터는 한국과도 큰 인연을 가지고 있다.경남 울산대학교와자매결연을 맺어 매년 공동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있는 덕분이다.얌폴스키 사장은 한국이 외환위기로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로 들어가는 바람에 울산대학과의 연례 공동 심포지엄이 열리지 못하고 있는 게 안타깝다”며 그러나 이제 한국이 IMF 체제를 성공적으로 극복한 만큼 많은 한국의 바이어들이찾아오기를 바란다”고 덧붙인다. khkim@. * 시베리아의 겨울 영하 30-40도는 예사. [톰스크(러시아)김규환 특파원] “40도짜리 술은 보드카라고 할 수 없으며,영하 40도 정도는 매서운 추위라고 할 수 없다” 시베리아의 추위를 가장 명쾌하게 표현한 말이다.속담에 황량하고 매섭게추운 것을 “시베리아 벌판과 같다”고 말할 정도로 시베리아 혹한은 널리알려져 있다.기상예보에서 촉각을 곤두세우는 부분은 시베리아에서발달한찬 고기압이 우리나라로 이동한다는 내용이다.찬 고기압이 내려오면서 따뜻한 공기와 마주치면서 많이 누그러져도 엄청난 추위를 느끼기 때문이다. 시베리아 추위는 어느정도일까.겨울철 시베리아의 기온은 대부분 영하 30∼40도까지 곤두박질치고 북극보다 더 추울때도 많다.시베리아 야쿠트공화국북부의 베르호얀스크에서는 영하 67.8도까지 떨어진 기록을 갖고 있을 정도다.영하 30도 이하로 떨어지면 온통 사위(四圍)가 꽁꽁 얼어붙으며 얼굴을드러내놓고 걸어다니기 힘들 정도다. 시베리아 사람들은 혹한을 이기기 위한 삶의 지혜가 몸에 배어 있다.털모자를 쓰는 게 겨울 나기의 대표적인 사례이다.알렉세이 샤포즈니코프씨(43)는“이곳은 영하 30∼40도를 오르내리는 추운 날씨여서 털모자를 쓰지 않는 사람을 보면 이상하게 느낀다”며 “털모자는 머리를 따뜻하게 해줘 뇌막염을막아준다”고 전한다. 시베리아가 추운 것은 사실이지만 못 견딜만한 수준은 아니다.바람이 없고습기가 적은 덕분이다.기온이 영하 30도 이하로 내려간 상태에서 바람이불면 사람들이 정말 참기 어려운 상태가 된다.하지만 영하 30∼40도 이하로 떨어지면 바람이 불지 않는다.바람도 추위를 견디지 못하고 얼어버리는지 바람이 불지 않는 것이다. 습기가 적은 점도 시베리아의 추위를 이기게 해주는 요인이다.습기는 물기인데,물기가 영하 30∼40도 상태에서 맨살과 부딪치면 얼마나 추울지 쉽게상상할 수 있다.그러나 시베리아는 습기가 적어 영하 30∼40도로 내려가도습기가 많은 모스크바보다 덜 춥게 느껴진다는 분석이다. 난방시설이 훌륭하게 갖춰져 있는 것도 추위를 적게 타게 한다.석유·천연가스·석탄 등 에너지자원이 무진장하게 매장돼 있는 덕택이다.김성옥(金聲鈺) 대우전자 시베리아 지사장은 “겨울철에 아파트 문을 열고 나오면 마치여름철 냉장고문을 여는 것과 같은 찬기운이 밀려오는 느낌을 받는다”며 바람이 거의 없고 습기가 적어 온도에 비해 오히려 춥지 않다는 느낌을 받는편”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혹한은 시베리아 사람들의 삶의 한 부분으로 동화돼 있다.영하 30∼40도의 매서운 추위에도 가족들이조그마한 눈썰매에다 아이들을 태우고 산책을 즐긴다.어린이들은 길가의 얼음 위에서 뒹굴기도 하고,얼음 벽에다 미로를 만들어 놓고 미끄러지고 타고 넘느라고 여념이 없다.시베리아 사람들이추위를 두려워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즐기는 대상이라는 것을 직접 보여주는 현장이다.
  • [장윤환 칼럼] 고위공직자와 펀드매니저

    고위공직자들의 주식투자를 통한 재산증식이 사회적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있다.많은 국민들이 이를 의혹의 눈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입심 좋은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서 혹시 이런 말들이 오고 가지는 않을까? “경제부처 아무개장관은 부인이 주식투자를 해서 1년 동안 2억5,000만원을 벌었다더군”“그 양반 마음 놓고 중국에 가도 되겠구만.납치되더라도 몸값은 낼 수 있으니까”“난 또 무슨 말이라고… 그렇다면 2억6,000만원을 번아무개차관은 몸값을 내고도 1,000만원이 남겠구만” 중국에서 조선족에게 납치되어 몸값 2억5,000만원을 지불했다가 탈출 뒤 되찾은 귀순인사 조아무개씨 사건에 빗대서 하는 말이다.그리고는 이런 비아냥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앞으로는 고위공직자들을 펀드매니저로 모셔와야되겠군.쪽집게처럼 우량주를 고를 게 아니겠나”“그것도 현직에 있을 때나가능한 일이지” 국민들의 ‘입초시’에 오르내리게 된 고위공직자들로서는 무척 억울할 것이다.국민들이 너나없이 주식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는 마당에 고위공직자라고 주식투자를 하지 말라는 법이라도 있는가?고위공직자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 주식투자를 할 ‘엄연한 권리’가 있다. 주식투자 앞에 만민은 평등하기 때문이다.운이 좋아 우량 주식에 투자를 해서 돈을 벌었을 뿐이다.주식투자를 한 고위공직자들 가운데 손해를 본 사람도 있지 않은가?“국가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우리를 싸잡아 매도하지말라”백번 옳은 말이다. 그러나 아무리 옳은 말이더라도 그것을 곧이 곧대로 믿어주지 않는 ‘특수한 상황’에 우리는 살고 있다.지난 70∼80년대에 많은 고위공직자들이 개발지역에 관한 정보를 미리 알고 부동산 투기를 통해 엄청난 재산을 끌어모은사실(史實)을 국민들이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상당수 현직 고위공직들이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라도 관여한 지난날 국정운영의 실패가 불러온 국제통화기금(IMF)사태로 하루 아침에 망했거나직장을 잃은 국민들은 참담한 심경으로 그들에게 묻는다.“당신 혹은 당신가족들은 모두 주식투자에 귀재(鬼才)인가?”‘잘 나아갈 때는 운도 따르는법’이라고 대답해도 좋다. 그렇다면 정보통신부와 산업자원부를 비롯해서 주택공사 수자원공사 등 고위간부들이 직무관련 업체들의 주식을 대량 보유하고 있는 사실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가?굳이 에둘러 말할 필요도 없다. 국민들은 일부 고위공직자들에 대해 ‘내부자 거래’에 가까운 어떤 혐의를두고 있는 것이다. ‘높은 신분에 따르는 도덕적 책임’이나 ‘오이밭에서 신발 끈을 고쳐 매지 말라’는 속담은 이미 현실 규정력을 잃었다.그러나 고위공직자들이 예비펀드매니저로 비아냥을 받아서야 되겠는가.고위공직자의 주식투자를 일괄 규제할 수는 없다 하더라도 국민들의 의혹은 어떻게든 씻어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주식투자의 투명성을 크게 높여야 하며 적어도 직무관련 업체의 주식에 대한 투자는 막아야 한다. 정부도 뒤늦게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손을 쓰기 시작했다.공직자 주식투자에 관한 선진국 사례는 그동안 충분히 거론됐다.문제는 고위공직자들이 그중핵을 이루고 있는 정부의 의지다. 논설고문 yhc@
  • [공직탐험] 검찰지청장(2)

    ◆ 지역사회 최고의 '상전'대접. 지청장을 지내다 지난 21일 서울지검으로 전보 발령된 K검사는 출근 첫날부터 곤욕을 치렀다. 교통 체증을 우려해 지하철을 탔으나 다른 승객들과 심한 몸싸움을 해야 했다.이틀전만 해도 2,000㏄급 관용차로 편안한 출퇴근을 했던 K검사는 출근길이 혼란스럽기만 했다. 지청장을 역임한 검사들은 대부분 본청의 부장이나 부부장으로 복귀한 뒤갑작스런 신분 변화에 ‘사고의 혼란’을 겪는다고 고백한다.서울지검의 한검사는 “하루 아침에 하늘에서 땅으로 떨어진 것 같았다”고 털어놓았다. 지청장은 지역사회에서 ‘무소불위’(無所不爲)에 가까운 권한을 누리며 최고의 ‘상전’(上典)으로 떠받들어지고 있다.지역사회 기관장의 서열은 공식적으로는 지원장-지청장-시장-군수-경찰서장 등으로 매겨져 있다.하지만 지원장은 상징적인 위치만 점하고 있어 사실상 지청장이 최고의 기관장으로 대접받는다.관내 사법경찰기관인 국정원·경찰·노동부 등으로부터 각종 정보를 수시로 보고받으며 수사를 지휘한다.지청장 관사는 보통 대지 100여평에건평 40∼50평 규모다. 시장과 군수 등이 임명직이었을 때는 국회의원의 ‘끗발’도 무시하지 못했지만 선거직이 된 이후로 지청장에 훨씬 못미치고 있다.지청장이 새로 부임하면 각 기관장들이 접경지나 공항으로 영접을 나온다. 지방 시장과 군수를 역임한 광역자치단체 행정부지사 K씨는 “지청장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지역사회의 분위기가 확확 바뀐다”고 말한다.지방경찰서장을 두번 경험한 총경 K씨는 아직도 지방서장 시절을 회상할 때 지청이없었던,더 작은 경찰서 시절이 좋았다고 말한다.그는 ‘아무리 좋은 고참도없느니만 못하다’는 군대 속담을 들어가면서 ‘지청 모시기’가 보통 일이아니라고 말한다. 기관장들이 행사 일정을 잡을 때도 지청장의 참석 여부를 우선 확인하고 참석할 행사를 선택한다.검찰,법원,경찰 관련 단체로 범죄예방위원회,조정위원회,청소년 선도위원회 등이 있지만 검찰이 관리하는 범죄예방위원회에 ‘힘있는’ 지역 유지들이 몰린다.사정이 이렇다 보니 기관장 출신 검사,특히 비부치(非部置),즉 부가 없는 작은 지청의 장을 역임한 30대 후반이나 40대 초반 검사들이 정신적인 혼란을 많이 겪는다. 지청장 출신 모 검사는 “지청장으로 융숭한 대접을 받다가 본청으로 되돌아오면 자신이 한명의 검사일 뿐이라는 엄연한 사실을 다시 절감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종락기자 jrlee@
  • [올해 국정 어떻게] 이정빈 외교통상

    이정빈(李廷彬) 외교통상부 장관은 21일 광화문 중앙청사에서 대한매일 김명서(金命緖) 정치팀장과 인터뷰를 갖고 한반도 및 동북아 정세 등 외교·안보 현안 전반에 대해 폭넓은 의견 개진을 했다. 이 장관은 ‘윈­윈 정책’의 기조위에서 북한의 대외개방을 돕겠다는 의지를 거듭 확인하면서 한반도 평화정착에 대해 낙관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40년의 공직생활 끝에 외교부 수장이 되신 것은 외교부는 물론 다른 부처에서도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합니다.남다른 감회가 있을텐데요. 여러 직책을 거치는 과정에서 선배들과 주변을 주의깊게 살펴봤고 다른 나라들도 눈여겨 보면서 많은 경험을 쌓았습니다.40년의 외교부 생활끝에 수장이 되고보니 나라를 위해 보다 값진 일을 해야겠구나하는 사명감이 듭니다. ◆올해는 북·미 북·일 관계정상화 협상 등 한반도 정세의 가시적 변화가예고되고 있습니다.올해 중점적으로 추진할 외교의 방향은 무엇인가요. 아시다시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께서는 외교분야에서도 준비된 대통령으로서 여러가지 철학과 구상을갖고 계십니다.외교부는 정책개발이나 연구부서가 아닌 실무 부서인 만큼 외교정책을 성공적으로 집행하는 것을 올해의최우선 과제로 삼을 생각입니다. 특히 외교 전문집단으로서 외교 정책을 구현하는 데 국제적 여건을 유리하게 전개시키면서 실무적인 면에서 큰 실수가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러시아가 최근 북한과 우호협력 조약을 체결하는 등 동북아 정세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드는 분위기입니다.앞으로의 대북 포용정책에 대해 어떤 좌표와 목표를 갖고 계신지요. 우선 싫든 좋든 분단국이란 우리의 현실을 출발점으로 삼아야 합니다.분단국이기 때문에 지금의 긴장도 조성됐고 또 통일문제도 생겼습니다.이런 것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면 평화적 통일 이외에 다른 대안이 없습니다.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북쪽에도 도움이 되고 우리에게도 도움이 되는,줄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는 ‘윈­윈 정책’이 기본적인 정책입니다.이것이바로 포용정책입니다.남북문제,통일문제를 제로섬 게임으로 인식하면 안됩니다. ◆구체적으로 대북 포용정책과 북방외교를 어떻게 펼칠 생각인지요. 지정학적 관계로 볼 때 주변국의 도움 없이는 한반도문제를 해결하기 어렵습니다.이런 맥락에서 긴장완화와 평화유지가 바로 문제해결의 출발점이며이러한 ‘귀중한’의견을 주변 4강으로부터 이끌어내는 데 김 대통령의 피땀 어린 노력이 주효했습니다. 어느 정도 기반이 마련됐기 때문에 올해안에 한반도 주변을 넘어 서방과 국제 사회에 이러한 생각을 확산시키고 오는 10월 ASEM(아시아·유럽정상회담)과 11월 APEC(아·태 경제협력체) 정상회담 등을 통해 국제 지지 확산으로이끌어 내겠습니다.바로 이것이 올해의 주요 외교 과제입니다. 확산된 국제여론을 바탕으로 냉전 종식을 위한 최소한의 가시적 조치를 만들어 낼 방침입니다.마지막으로 우리가 겪고 있는 IMF 금융위기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국제적 교류 통상 경제협력 체제를 확대·발전시킬 생각입니다.우리는 경제대국과 군사대국도 아닌 중간 사이즈의 국가입니다.여야를 불문하고 국민들의 전폭적 지지가 가장 커다란 외교 수단입니다. ◆최근의 탈북자문제로 한·중,한·러 협력 관계가 손상되지 않나하는 우려도 있습니다.기존 북방외교에 대한 견해와 한·중,한·러 관계개선을 위한복안이 있는지요. 과거 냉전체제를 거치면서 서방외교는 상당히 발전해 왔습니다.반면 구 사회주의권인 러시아 중국 등과 관계정상화를 한 지는 10년 정도밖에 안됐습니다.아직까지 국민 대다수와 정부 관료들도 구 사회주의권의 특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서방적 개념과 시각에 머물러 있는 것 같습니다. 다행히 저는 인도·러시아 대사를 거치면서 구 사회주의권을 면밀히 관찰할 기회를 가졌습니다. 중국과 러시아는 역사적 맥락으로나 현실적 관계에서나 ‘종합적’으로 관리를 해야하는 나라입니다.특수한 사건 하나 하나가 양국관계 전체를 망가뜨릴 수 없습니다.복잡한 문제를 포용할 수 있는 큰 틀에서 소화해야 합니다. 최근 탈북자 문제는 분단된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며 이 문제 하나로 한·러,한·중 관계를 재평가,재설정해야 한다는 것은 좁은 견해에서비롯된 것입니다. ◆한·중,한·러 핫라인을 개설했다는데요. 중국의 경우 그동안 정상교류,장관급 각료 교류 등 상층부 인적교류는 활발히 진행돼 왔습니다.하지만 실무급 관료 및 책임자 선의 교류는 상대적으로떨어지고 있는 게 현실의 상황입니다.최근 장재룡(張在龍) 차관보를 중국으로 보내 실무자간의 협의체제 구축을 제의했고 중국도 환영했습니다.탈북자사건이 계기가 됐지만 한·중간 외교 실무자간의 강한 협력체제를 만들기로한 것은 상당한 소득이라고 생각합니다. 러시아와도 이러한 관료집단간의 긴밀한 협조체제를 만들 계획입니다.앞으로 문제점을 보완하고 정책을 수행하는 데 효과적인 수단이 될 것입니다. ◆한반도 평화정착 구도가 담긴 페리보고서를 평가하고 향후 한반도 정세를진단해 주십시오. 우리는 북한이 페리 보고서를 수용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물론 북한으로선 전혀 가보지 못한,경험하지 못한 미지의 세계이며 새로운 길일 것입니다. 당연히 불안감도 있을 것입니다.하지만 ‘페리 과정’을 밟지않고는 북한이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것입니다. 우리는 페리 보고서,페리 과정을 전폭적으로 지지합니다.우리의 지지 없이는 성공할 수 없습니다.성공적으로 추진되면 남북한과의 직접 연관을 갖게됩니다.결과적으로 남북한 관계개선으로 직결된다는 것을 확신합니다.한·미는 물론 한·미·일 3자의 빈틈없는 공조체제를 유지해 나갈 것입니다.결국‘페리 제의’의 기반은 우리의 대북 포용정책인 것입니다.저도 가까운 시일 안에 미국에 가서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과 여러 상황을 협의할 생각입니다. ◆최근 남북관계는 실제 남북 화해 무드에 비해 가시적 진전이 없는 것 같습니다.남북문제에 있어 외교부 차원에서 특별히 역점을 두는 부문이 있습니까. 남북변화는 국내적으로 금강산 관광 등 민간 교류 등을 통해 상당한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대외적으로도 북한 외무장관이 유엔 연설을 했고 이탈리아와 수교도 했습니다.또 호주·필리핀과 수교 교섭을 진행중입니다.국제사회에나오겠다는 강한 의지와 징조가 많이 나타나고 있습니다.북한이 국제사회에나오고 고립에서 탈피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남북관계에 도움이 됩니다.고립상태로 놔두면 안됩니다.우리도 서방국가와 북한의 관계개선을 도와준다는적극적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최근 북한으로 송환된 탈북자 7명의 신변 안전은 확인됐습니까. 구체적인 교섭 내용 등은 밝힐 수 없지만 여러 경로를 통해서 탈북자 7명이안전하게 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정부가 동포애를 바탕으로 한 사람의 안위에 대해서도 결코 가볍게 처리하지 않는다는 의미지요. ◆앞으로 비슷한 사례가 발생했을 때 외교부는 어떻게 대처하실 생각인지요. 탈북자 문제는 참 어렵습니다.대부분 제3국을 경유하고 있는데 그 나라의도움과 협조 없이는 해결이 안됩니다.이 문제는 공개적으로 처리하는 것이어렵습니다.‘꿩잡는 것이 매’라는 속담처럼 ‘조용하고 내실’있게 처리할 방침입니다.공개돼서 복잡하게 할 필요가 없습니다. 제3국과 최소한의 공감대가 형성돼 있습니다.떠들어서 좋을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여성의 사회 참여가 점점 확대되고 있습니다.외교부 내 여성 직원의 현황은 어떻습니까. 현재 여자 직원이 40명이 넘습니다.처음으로 여자 심의관이부국장급으로발령났습니다.또 외교부 산하 단체인 국제교류재단 이사장에 이인호(李仁浩)전 러시아 대사를 임명했습니다.정부 산하 단체장에 여성이 임명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앞으로도 여성을 적극 활용할 계획입니다.제가 인도 대사로 있을 때 처음으로 부부 외교관을 데리고 있었는데 앞으로도 여건과 제도를 보완해서 부부외교관에 대한 배려를 아끼지 않을 생각입니다. ◆대통령께서 최근 전자결재를 하셨는데 장관의 정보 마인드는 어느 정도 수준입니까. 밖에 있을 때는 인터넷을 통해 신문을 봤습니다.대통령께서 연세도 많은신데 정보 마인드가 대단해 부담이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웃음).외교부의 대화마당 사이트에 올라오는 학생,민간인들과의 대화를 반드시 챙기고 있습니다.앞으로 재외공관과 본부를 컴퓨터로 연결시키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겠습니다.재외교포들의 민원업무도 컴퓨터 망으로 처리할 방침입니다. ◆향후 인사·제도개혁 구상을 밝혀주십시오. 외교부 혼자의 힘으로 되는 것은 아닙니다.관련 부서의 협조를 받아야 하는데 관료의 생리상 너무 튀면 반발이 나오게 돼 있습니다.빠른 시일 안에 직원들이 불필요한 인사의 ‘사슬’에서 벗어나 실력을 발휘할 여건을 만들어경쟁력을 키워 나갈 생각입니다.조용한 가운데 여러 의견을 포용하도록 하겠습니다.
  • [굄돌] ‘빨리빨리’와 냄비근성의 전성시대

    ‘빨리빨리’는 평소 우리 민족의 단점으로 지적되어 오곤 했다.급한 성격으로 빨리 달구어지고,빨리 식는 냄비에 비유되기도 하였다.그런데 그동안 비난받아 마땅했던 ‘냄비근성’이 뉴 밀레니엄을 기점으로 실력을 발휘할 때가 온 것 같다. 우리 속담에 쥐 구멍에도 볕들 날이 있다고 했다.우리 민족 특유의 냄비근성이 정보화시대에는 빠른 의사결정,빠른 행동으로 오히려 장점이 되고 있다. 한국민이야말로 정보화 시대에 필수불가결한 요건을 두루 갖추고 있는 셈이다.우리 민족의 근성에 맞는 만큼 21세기 정보화 시대가 한국민의 전성시대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현실로 입증된 결과를 보자.2년전만 하더라도 한국은 인터넷의 생활화가 아시아에서도 뒤쳐쳤다고들 매스컴에서 떠들었다.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노래방늘어나듯이 PC방이 전국에 열풍처럼 번져 호황을 누리고 있지않은가.이제 ‘빨리빨리’ 덕분에 인터넷 인구가 1,000만명을 돌파했다는 기사를 보게 됐으니,과연 누가 우리를 과소평가 하겠는가?단점이 장점으로 바뀐 사례는 또 있다.“사촌이 논을사면 배가 아프다”는말 역시 한국민의 부정적인 근성으로 치부되어왔다.박세리가 미국 여자프로골프대회에서 우승했을 때도 마찬가지다. 한국의 앳된 소녀가 사고무친한 미국에 가서 일년만에 우승하니까 라이벌인‘땅콩’ 김미현 왈 “네가 하는데 내가 왜 못해?”라면서 오기를 부리며 미국으로 날아가 역시 일년만에 또다른 신화를 창조했다.이처럼 ‘사촌이 논을사면 배 아픈’ 근성이 세계를 힙쓸게 한 원동력은 아닐까?오랜기간 부정적이었던 우리의 기질이 시대의 변천에 따라 좋은 기질이 될수 있다는 것을 발견 했을땐 주저하지 말고 활성화시켜야겠다.기성세대들이여!우리의 냄비근성을 정보화시대에 잘 접목하여,21세기 세계속의 으뜸 국가로 나아가는데 주저하지 말고 들쥐처럼 달려봅시다 그려. 하성호 서울팝스 지휘자
  • 보쳉과 함께 국어공부 해봐요

    ‘숫놈’과 ‘수놈’,‘전세집’과 ‘전셋집’,‘풍비박산’과 ‘풍지박산’.두가지 표기법 중 어느 것이 맞는 걸까.‘수놈’‘전셋집’‘풍비박산’이맞다. 오락 프로에서 올바른 맞춤법,순우리말 등을 가르치고 나섰다.KBS 2TV ‘남희석 이휘재의 한국이 보인다-보쳉의 한국대장정’(일요일,저녁5시35분)이그것. 중국인 유학생인 보쳉은 지난해 6개월간 같은 프로의 ‘도보체험,한국대장정’코너에서 이탈리아인 유학생인 브루노와 함께 출연해 CF까지 나오는 유명인이 됐다.지난해 3월 한국으로 유학을 와 현재 연세대 국제교육부 경제학과에 재학중이다. 이번 코너에서 보쳉은 5일 동안 한국인 가정에 머물면서 그들의 도움으로 주어진 과제를 공부하고 이를 방송시간에 테스트 받는다. 시험에 통과하면 보쳉은 1박2일의 국내 여행을 떠난다.과제는 문화관광부 산하 한국방문의 해 기획단이 마련해준다.보쳉의 여행비용도 그곳에서 책임진다. 그동안 한국의 속담 100개,친·외가 5촌까지의 촌수와 호칭,순우리말 100개,한국의 역사인물 100인 외우기 등이 방송됐다.4회까지 진행된 보쳉의 성적은 50점.촌수 외우기에서는 종생질(백부의 딸의 자녀)을 맞추지 못해,역사인물에서는 ‘허균’을 ‘홍균’으로 대답해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 13일 방송에서는 올바른 맞춤법 표기 100개가 나오고 다음 방송으로는 축(오징어 20마리),접(마늘 100개) 등 우리 고유의 단위 문제 100개가 나온다. 이 프로에 대한 시청자의 반응은 완전히 엇갈린다.지난해 나왔던 보쳉을 시청률에 연연해 3개월 만에 다시 등장시켰다는 비판과 자신도 몰랐던 것이라며 보쳉의 학습내용을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려달라는 등 칭찬이 맞서고 있다.시험과제가 현재 간단한 의사소통 정도인 보쳉에게 너무 어려워 그가 우리말을 더 잘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성 싶지도 않다. 연출을 맡은 이용우PD는 “재미없는 국어 공부를 시청자가 보쳉과 함께 긴장감을 갖고 재미있게 하도록 구성한 것이 큰 수확”이라며 “3월 중순경부터는 보쳉이 한국인과 국어 실력을 겨뤄 더 흥미진진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전경하기자 lark3@
  • [시론] 유길준과 커즌

    최근 두 권의 책을 읽었다.유길준의 ‘서유견문’과 커즌(George Curzon)의‘극동의 제문제’라는 책이다.유길준은 100년전 한말의 격동기를 살았던 학자요,정치가요,개화운동가로서 1880년에는 일본 게이오대학에서,1883년에는미국 보스턴대학에서 수학했고 1884년 유럽을 거쳐 귀국하게 되는데 그때 보고 듣고 겪은 것을 기록한 책이 ‘서유견문’이다. 커즌은 유길준과 거의 동시대의 사람으로 영국에서 태어나 인도 총독,옥스퍼드대 총장,외무장관을 지낸 학자요,정치가요,외교관이다.그가 1880년대와90년대에 두 번 극동을 여행하면서 이토 히로부미,고종,이홍장 등을 만나면서 당시 일본,조선,중국의 정치상황을 비교·분석한 책이 ‘극동의 제문제’이다. 먼저 커즌의 책은 오늘의 우리에게 어떤 교훈을 던져주고 있는가.필자는 이책을 읽으면서 몇 번이고 책을 집어던지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당시 조선에대한 지독한 표현들에 자주 비분강개했기 때문이다.그러나 “명약은 입에 쓰다”는 격언을 의지하여 당시 그의 우리에 대한 표현을 책에 나오는 순서대로 옮겨 적으면 다음과 같다. ‘조선은 블라디보스토크와 나가사키 사이에서 함부로 차이는 축구공’,‘관공서는 나라의 원기를 북돋우는 기능 대신에 무고한 백성의 피를 착취하는 기능을 한다’,‘저주스러울 정도로 조선을 황폐화시킨 관료주의’,‘구태의연하고 고집불통인 조선이라는 나라’,‘동아시아의 민족들 중 가장 무기력하고 생기없는 조선민족’,‘조선보다 개혁을 더 필요로 하는 상황에 처한나라는 지구상에 없을 것’ 등. 마지막으로 그는 우리에게 치명타를 가하고있다.“조선의 개혁이란 마치 시지푸스의 신화와도 같다.온갖 힘을 다하여땀을 뻘뻘 흘리며 꼭대기까지 밀어올린다고 할지라도 시지푸스의 바윗덩어리는 또다시 굉음을 내며 산 밑으로 굴러 떨어지는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난 뒤 또 하나의 충격이 있었다.그것은 외국에서 오래 사는어느 분이 이 책의 내용에 대해 흥분하며 얘기하던 내게 들려주던 말이었다. “나는 세계의 수도에 살면서 한국을 잘 안다는 여러 지식인들을 만났는데아직도 그들의 우리에 대한 솔직한 시각이 커즌의그것과 근본적으로 달라진것이 없다”는 것이었다.그는 계속해서 “중국속담이 있지요. 옷을 바꾸는데100년, 말을 바꾸는 데 200년, 생각을 바꾸는 데 500년, 행동을 바꾸는데 천년이 걸린다고요” 이어서 유길준의 ‘서유견문’은 오늘의 우리에게 두 가지의 교훈을 제시하고 있다.첫째,나라의 개혁에 대한 그의 날카로운 통찰력과 뜨거운 열정이다. 지금부터 100년전에 그는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아래에 사람이 없는것이다.천자도 사람이고 필부도 또한 사람이니 천자니 필부니 하는 것은 이세상의 법률이나 윤리로 지위의 구별을 하는 것”이라고 설파했다.그리고 국가개혁의 필요성에 대해서 “천하의 어떤 나라든지 그 거칠고 어두운 옛날의사물을 개혁하지 않는다면 그 풍속이 야만적인 부락과 어찌 다를 것인가”라고 갈파하고 있다. 둘째,나라개혁에 대한 국민들의 역할을 강조한 것이다.그는 개혁에 대한 국민들의 진취적인 기상을 역설하면서 “정부 안에 더럽고 욕된 일이 있어도국민들 사이에 씻어야 한다는 여론이 일지 않으면 모든 일에 구차한경영과고식적인 꾀를 제거하지 못한다”고 주장하며 급기야는 “착한 국민 위에 나쁜 정부 없고,나쁜 국민 위에 좋은 정부가 있을 수 없다”고 부르짖고 있다. 개혁은 혁명보다 어렵다고 한다.라틴어로 개혁의 의미에는 목숨을 바치지않으면 이룰 수 없다는 뜻이 들어있다고 한다.몇년 전 어느 역사가가 “우리에게는 성공한 혁명은 있어도 성공한 개혁은 없다”고 했는데 새천년의 역사에는 우리가 최선을 다해 기필코 성공한 개혁의 기록을 남겨야 하리라.유길준과 커즌이 어느 곳에선가 만났다면 그들은 오늘 무슨 얘기들을 나누고 있을 것인가. 이계식 기획예산처 정부개혁실장
  • “엘리베이터를 생활정보 공간으로”

    서초구는 8일 관내 공공기관 및 대형건물,아파트단지를 대상으로 ‘엘리베이터문화 한단계 높이기 운동’을 벌이기로 했다. 오르고 내리는 단순한 기능 외에도 엘리베이터 내부에 각종 생활정보를 게첨함으로써 주민을 위한 작은 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키자는 취지다. 서초구는 우선 이달부터 양재1동 등 7개 지역의 아파트단지 및 공공기관 등대형건물 117곳을 포함,모두 198개 건물의 엘리베이터에 각각 게시대를 설치하기로 했다. 이들 게시대에는 일상생활에서 주로 쓰이는 생활영어를 비롯해 동·서양의명언,속담 등이 게재될 예정이다.이와함께 건강 및 상식 등 생활정보도 테마별로 실을 예정이다. 서초구 관계자는 “아파트단지 및 일부 대형건물에 시범 실시한 뒤 점차 관내 모든 건물로 확대,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창동기자
  • [대한광장] 새 천년의 實相

    온세계가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던 ‘새 천년의 아침해’가 떴다 진 지도벌써 여러날 되었다.2000년이 된다해서 하루아침에 무슨 천지개벽이 있으리라고 예상한 사람들이야 없었겠지만,새천년맞이 행사에 그토록 많은 정력과자원을 소모한 뒤끝이 너무나도 범상한지라 오히려 허탈감을 느끼는 이들이있을만도 하다.하지만 세상 일이란 게 대강 그런 것이다.소문난 잔치에 먹을것이 없다고 떠들썩한 행사에 별무 소득인 경우가 흔한 법이다. 옛말에 호랑이가 물어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고 했다.사람이 정신을 차린다는 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를 잘 말해주는 속담이다.이번에도 정신을 똑바로 차린 사람이라면 ‘새천년’이라는 실속없는 ‘말’에 속아 허황된 기대를 했다가 실망하는 일 따위는 없었을 것이다. 사실 올해로 새천년이 시작된다는 말은 서력기원(西歷紀元)을 쓰는 사람들끼리나 통할 수 있는 말이다.불기(佛紀)나 단기(檀紀)를 쓰는 사람들에게는‘2000년’이 오래전 과거일 뿐이다. 우리는 시간이 흐른다고 생각한다.그러나 그것은 차를 타고 가면서 가로수가 흐른다고 생각하는 것과 비슷한 착각이다.해가 뜨고 진다는 생각도 마찬가지다.미안하지만 해는 뜨고 지고 하는 그런 물건이 아니다. 이른바 ‘새천년맞이’ 행사는 세월이 우리에게 가져다준 선물이 아니다.시간과 공간이라는 정신적 구조물을 만들어야 살아갈 수 있는 인간의 의식이 1999년과 2000년을 구분짓고는,있지도 않은 그 틈을 한바탕 불꽃놀이로 꾸며본 것에 지나지 않는다. 정신차리지 않으면 겉으로 보이는 현상에 속고 만다.현상을 꿰뚫는 눈길만이 속에 숨어 있는 실상(진짜 모습)을 본다.지난 연말연시에 우리가 매스컴을 통해 바라본 전 지구적 새천년맞이 행사의 실상은 과연 무엇인가? 에펠탑이 불꽃에 휩싸이고 시드니 호수에 분수가 치솟는 것이었던가? 그런것들이 볼만한 구경거리였음은 아무도 부인하지 않겠지만 그래서 어쨌단 말인가? 그것이 우리가 맞이하는 새천년과 무슨 상관인가. 이번에 우리가 겪은 새천년맞이 행사는 지금부터 천년전인 999년 12월 31일과 1000년 1월 1일 사이에 살았던 이들이 겪었을 새천년맞이행사와 어떻게다른 것이었을까? 그때에 살지 않았으므로 모르긴 하지만 이번처럼 전 지구인이 동시에 그날을 맞이하지는 않았을 것이다.그때에는 오늘과 같은 통신·교통수단이 없었기 때문이다.그런 뜻에서 이번 새천년맞이의 실상은 불꽃놀이에 휩싸인 에펠탑에서가 아니라 그 광경을 극동에 위치한 우리집 안방에서 같은 시간에 볼수 있었다는 사실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전자(電子)의 힘이 온 세상을 동일한 시·공간에 통일시켜 놓았다는 사실이야말로 우리가 이번에 맞이한 ‘새천년’의 진면목이다.전자기술의 발달이 없었다면 온 세계가 함께 새로운 천년을 맞이하는 일도불가능했을 것이다.따라서 이번 새천년맞이 행사는 전자의 선물이라고 해도크게 잘못된 말은 아닐 것이다. 덕분에 서력기원 2000년을 맞으면서 우리는 싫든 좋든 동서가 한 마당에서놀고 남북이 한 밥상에 앉아야 한다는 엄연한 사실을 함께 목격했다.내가 살기 위하여 네가 죽어야 한다는 배타적 이데올로기는 더이상 통할 수 없게 되었다.왜냐하면 인류가 드디어하나인 바다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물은 가장 낮은 곳인 바다에 닿기까지 흐르면서 깊어지고,깊어지는 만큼 넓어진다.인류의 의식도 그동안 끊임없이 흐르고 흘러 마침내 너와 내가 다투고 싸우면 함께 죽을 수밖에 없다는 섬뜩한 진실 앞에 서게 되었다. 그렇다.바야흐로 우리는 함께 살든지 아니면 함께 죽든지,그렇게밖에는 다른 대안이 없는 세상을 만들어 놓았다. 이현주 목사·아동문학가
  • 윤수열씨 ‘용 불멸의 신화’ 펴내

    새 천년 첫 해는 경진년(庚辰年)으로 ‘용의 해’이다.12지(支) 중 유일하게 실존하지 않는 동물인 용은 호랑이와 더불어 우리 민족에게 매우 상서(詳瑞)로운 존재로 여겨져왔다. 최근 나온 ‘용(龍) 불멸의 신화’(윤수열 지음·대원사)는 저자가 십수년간 예리한 관찰력과 끈질긴 노력으로 모은 용에 관한 자료들을 정리,용의 해를 맞아 펴낸 것이다. 책은 5개 장으로 나뉘어 있다.‘상징과 의미’에서는 한국인의 의식과 역사에서 용이 갖는 전체적인 의미를 조명했다.중국과 우리나라의 옛 문헌에 쓰여진 용의 생김새와 수십가지로 분류되는 용의 종류를 분석했다.또 대표적인 이미지라 할 수 있는 왕권과 불교에서 용이 갖는 상징성을 이야기했다. ‘용의 기원’에서는 용에 대한 근원적인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다.뱀에서비롯됐다는 설과 토테미즘이 낳은 숭배의 대상이었다는 설,공룡의 이미지를차용한 것이라는 설 등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미술작품으로 해석한 용의 신화’에서는 머릿 속으로만 그려오던 용을 다양한 작품으로 만날 수 있다.우리와중국,일본 등 세 나라의 용이 어떻게 형상화되었는 지도 비교했다. ‘한국 역사에 기록된 용’은 삼국시대부터 고려,조선시대까지 선조들이 용에 관해 가져 온 생각의 흐름을 조망했다.삼국유사에서 나타난 용은 개국 설화와 깊은 연관이 있으며 왕권의 상징인 동시에,왕이 죽어 용으로 다시 태어나 나라를 지켜 줄 것이라는 강한 믿음을 바탕에 깔고 있다.조선시대 말에이르러서는 왕권에 대한 상징성이 약화된 반면,서민들의 기원의 대상으로서의 역할이 강조됐다. ‘민속학의 용’은 용과 관련된 자료를 담고 있다.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는 민간신앙 속의 용,민속놀이에 차용된 용,용 글자가 들어 있는 지명에 얽힌유래와 전설,용꿈과 속담 등이 망라돼 있다.작가는 용이 지배계층의 부와 권력의 상징이 아닌 민중의 애환을 안고 보듬어 주는 존재라고 결론내리고 있다. 부록으로는 1861년 대동여지도에 기록된 전국의 용 지명과 1917년 조선총독부에서 수집한 조선전도부면리동명칭일람(朝鮮全道府面里洞名稱一覽)에 기록된 것을 비교했고 용 글자가 들어가는절 이름도 따로 모았다.이와 함께 민화나 문자도,대문 등에 붙어있던 용 그림과,도자기나 각종 불구(佛具)에 새겨진 용 조각 등 240여 컷의 컬러 사진을 넣어 독자들의 이해를 돕는다.값 2만2,000원. 김명승기자 mskim@
  • [외언내언] 화이트 크리스마스

    오랜만에 눈내린 성탄절을 맞았다.매서운 추위끝에 성탄 전날부터 눈이 내리고 추위까지 누그러져 마음을 흐믓하게 한다.이번 눈이 말 그대로 서설(瑞雪)이라는 느낌이 드는 것은 국민 모두에게 최근 몇년간의 어려움을 딛고 새천년을 기대할 수 있다는 여러가지 징표가 보이기 때문이다.천년을 마감하는 ‘화이트 크리스마스’는 우리에게 여러가지 상서로운 느낌으로 가슴에 와닿는다. 이번 눈은 24일 아침부터 내려 오늘아침 일부 지방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멎었다.전국적으로 어제 하루 5㎝안팎의 눈이 내렸고 야산에는 제법 눈이 쌓였다.그러나 지역에 따라서는 눈이 내리자 마자 녹아버려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실감나지 않을지 모른다.‘화이트 크리스마스’ 여부를 떠나 실제로 성탄절에 눈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 한반도의 기상상태이다. 기상청이 관측을 시작한 1938년이후 12월24일과 25일 이틀중 하루 눈이 1㎝이상 내린 해는 38년,42년,55년,67년,74년,80년,83년,89년등 60년동안 8번정도였고 그나마 눈이 쌓인 경우는 3∼4건 정도이다.진정한 ‘화이트 크리스마스’는 20년에 한번 정도로 경험할 수 있다는 말이다.확률 5%내외. 이같은 기상상태는 겨울철엔 강수량이 적어 눈내리는 날이 적은데다 눈온뒤 대체로 수은주가 올라가 적설이 오래 지속되기 힘든 때문이다.‘눈온뒤 거지가 빨래한다’는 우리 속담대로 눈온뒤에는 대체로 날씨가 포근해져 거지가 입고 있던 옷을 벗어 빨래를 할 정도이니 쌓인 눈도 녹기 마련이다. 더욱이 ‘화이트 크리스마스’에 대한 개념도 불분명하다.일반적으로 24일눈이 내려 쌓이면 25일 온 누리가 눈으로 덮여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되는게 아니냐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25일 눈이 내려야만 진정한 ‘화이트 크리스마스’라는 주장도 있기 때문이다.이에 대해 기상청은 일단 24일 밤부터 눈이 내리기 시작해 25일 아침까지 눈이 계속 오거나,아니면 전날 내린 눈이 1㎝ 이상 쌓여 있는 상태가 아니겠느냐는 견해이다. 이 때문에 이번 성탄절의 성격을 놓고 논란이 일 수 있다.일부 이동통신회사와 호텔·백화점이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되면 고객에게 자동차와 TV수상기, 콘도이용권을 경품으로 내걸고 판촉을 벌였기 때문이다.‘화이트 크리스마스’ 판촉 기업들엔 24일 눈이 오자 경품을 요구하는 전화가 쇄도했고이들 업체는 경품 마련에 들어갔다.그러나 진정한 ‘화이트 크리스마스’의의미는 우리 마음에 있지 않을까.어려운 이웃을 생각하는 마음을 눈내린 성탄절을 맞아 행동으로 옮기는 것도 방법이라 하겠다.‘뜻깊은 성탄절이 되길…’이기백 논설위원
  • [대한매일을 읽고] 폐교위기 모교 살린 재벌들 他校도 도왔으면

    재벌총수들의 산실이었던 시골 한 초등학교가 폐교위기에서 재벌동문들에의해 회생했다는 기사를 읽었다(대한매일 11일자 21면).이 학교로 봐선 다행스러운 일이겠지만 ‘돈이면 귀신도 부린다’는 속담이 생각이 나 씁쓸하다. 시골학교로 유학을 보내는 부모들도 있다니 더욱 그렇다. 전국의 수많은 규모가 작은 초등학교들이 학부모와 학생들의 애간장을 녹이며 통합되고 있다.학생수가 줄어 통폐합이 될 수밖에 없다고 하지만 손 한번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모교를 잃어버리는 대다수 시골 출신들에게 이 소식은 자신을 더욱 왜소하게 한다. 재벌들이 모교를 살리기 위해서 10억원의 거금을 들여 체육관과 급식시설을 짓는 등 돈을 쏟아 붓는 것은 이기주의로 보인다.전국의 폐교위기를 맞은학교와 폐교지역 주민들에게는 위화감만 주는 것같아 마음이 아프다.차라리이웃 초등학교와 통폐합해 얼마되지 않는 두 학교 모든 학생들이 좋은 시설에서 고른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했다면 더 좋지 않을까.낙후된 시설에서공부할 이웃학교 어린이들의 마음에 상처를 주지 않을까.동문과 관계 교육청은 다시한번 신중하게 검토하길 바란다. 박동현[모니터·서울 관악구 봉천동]
  • 1999년 12월 화두는 ‘세기말’이냐 ‘해피 엔드’냐

    20세기의 끝자락,두 편의 한국영화가 겨울 극장가를 이끈다.12월 극장가의이슈는 단연 11일 동시에 개봉되는 ‘세기말’(감독 송능한)과 ‘해피 엔드’(감독 정지우).‘세기말’이 1999년 서울 하늘 아래서 방황하는 인간군상의 추악한 모습을 보여주는 만화경 같은 영화라면,‘해피 엔드’는 치정에얽힌 삼각관계 속에서 서로 다른 해피 엔드를 꿈꾸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스릴러풍의 멜로다. ‘세기말’은 ‘모라토리엄(지불 불능상태)’‘무도덕’‘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Y2K’ 등 네 개의 장으로 이뤄져 있다.첫째 장에선 생계를 위해마음에도 없는 멜로드라마를 써야 하는 시나리오 작가 두섭(김갑수)의 자괴감을,둘째 장에선 천민 부르주아 천(이호재)과 자포자기적인 쾌락에 빠진 여대생 소령(이재은)의 원조교제를 그린다.셋째 장은 극단적인 허무주의자인대학강사 상우(차승원)가 자신이 그토록 저주하던 속물적 삶에 빠져들게 되는 이야기.마지막 장은 시나리오 작가가 다시 등장해 세기말의 혼돈 대신 희망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끝난다. 데뷔작 ‘넘버3’를 통해 한국 사회 저변의 삼류정신을 신랄하게 풍자했던 송능한 감독(40)은 이 영화에선 세기말을 화두로 위트 넘치는 독설의 미학을펼친다.“아줌마들은 20세기의 마지막 천민”이라고 몰아 세우는가하면,불륜의 사랑을 ‘에로틱한 우정’이라 강변하기도 한다.미국 감독 로버트 알트먼의 시나리오 작법으로부터 영향을 받았다는 송감독은 한 인물의 행동을 좇기 보다는 다양한 인물들을 통해 주제에 접근해간다. ‘세기말’에는 각 장마다 10여명의 인물들이 등장한다. 그들로 하여금 각자 별도 지도도 길도 없는 시대, 시계(視界)제로의 암울한 현실을 이야기하도록 한다.그 세기말의 풍경이 아무리 우울해도 감독은 끝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 “사는 게 다 상처”라고 생각하는 자기과시형 속물 상우도 결국 “모든 걸 잃었지만 내 삶은 무거워졌다”고 고백한다.“집을 두채 가진 자 성을 잃고 두 여자를 가진 자 영혼을 잃는다”는 프랑스 속담처럼‘세기말’의상우는 불륜의 죄값으로 정신적인 죽음을 맞는다. 영화‘해피 엔드’는 여기서한걸음 나아가 불륜이 육신의 죽음까지 부르는치정극의 양상을 띤다. 실직 가장 민기(최민식)는 자식과 아내에 충실한 이시대의 평균적인 남편이다.그는 남편 대신 돈을 벌어 오는 어린이 영어학원원장인 아내 보라(전도연)의 구박을 견디며 나른한 일상을 꾸려간다.그러던어느날 아내가 대학동창인 일범(주진모)과 나누는 질펀한 사랑을 감지한다. 세 사람의 관계는 애정과 집착,살의로 뒤엉키고 이내 파국으로 치닫는다.오쟁이진 남편은 마침내 불나방 같은 아내를 잔인하게 죽임으로써 주체할 길없는 분노를 삭인다.‘해피 엔드’는 불륜에 대해 어떤 경계선을 긋거나 도덕의 잣대를 들이대려 하지 않는다.가부장적 질서가 흔들리고,남녀 성역할의구분이 모호해지고, 실업으로 인한 가족의 해체가 진행되고 있는 여기, 우리시대의 자화상을 불륜의 사회학을 통해 보여줄 뿐이다. ‘해피 엔드’는 정지우 감독(31)의 16㎜단편 ‘생강’처럼 배우 중심의 영화다.그런 만큼 배우의 연기력이 중요하다.‘해피 엔드’는 그런 점에서 일단 ‘성공’이다.날 것의 이미지를 그대로 보여주는 전도연의 농염한 정사연기는 특히 섹스신의 전범으로 꼽힐 만하다.영화 ‘내 마음의 풍금’의 수줍은 처녀 홍연에서 벌거벗은 욕망에 몸을 맡기는 불륜주부 보라로 변신한 전도연은 이제 나름의 연기관을 논해도 좋을 만큼 여물었다. 김종면기자 jmkim@
  • [독자의 소리] 대형사고에도 개선 안되는 사회행태 문제

    ‘씨랜드’에서 어린 생명들이 무참하게 생명을 잃어야 했던 아픔이 채 아물기도 전에 우리는 또하나의 화재소식을 듣게 됐다.그러나 항상 그렇듯 사고의 뒷소식은 한결같다.공무원의 봐주기 행태,부실시공,부도덕하고 책임감없는 건물주인과 안전불감증 등.잘 들여다보면 이와 같은 문제는 쌓이고 쌓였다가 터져나오는 것같다. 우리는 또 머지않아 씨랜드나 인천호프집 화재에 이은 또다른 화재를 접하고 또 그와 비슷한 원인과 결과를 접하게 될지 모른다.우리 속담에 ‘소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이 있다.한심한 이 속담보다 더 한심한 것이 오늘의우리들이다.소를 잃고도 정신을 못차리고 외양간을 안고친 것이 우리 사회이다.잘못에 대해 철저한 책임을 지게 하는 것이야말로 잘못된 것을 처음부터고치는 것이자 곧 외양간을 고치는 것이다. 앞으로 더이상 소를 잃지 않도록 외양간을 고치자.이것이야말로 고귀한 생명을 잃은 영혼들을 진정 위로하는 것이 아닐까. 정윤주[대전시 서구 복수동]
  • [오늘의 눈] 캉첸중가등반 생방송 ‘의욕과 현실’

    지난 8월초 히말라야 캉첸중가봉(8,586m) 등정을 위해 현지로 출발한 대한산악연맹 원정대가 두 달이 넘도록 승전보를 전하지 못해 안타까움을 안겨주고 있다. 등정을 위성 생중계하기 위해 등반대와 함께 현지에 머무르고 있는 KBS 방송단의 한 관계자는 “12일 정상공격을 감행할 예정이었으나 또다시 강풍이몰아치는 바람에 정상등정을 포기한 채 제2캠프로 내려오고 있다”며 “이날 안으로 원정대가 앞으로의 등반일정을 결정할 방침”이라고 전해 왔다.7,000m 상공에 형성된 제트기류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원정대 결정을 최대한 존중하겠지만 방송단은 마지막으로 한번 더 원정대의 시도를 지켜본 뒤 여의치 않을 경우 철수한다는 입장을 정리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캉첸중가 프로젝트’는 지난달 23일로 예정됐던 첫 정상공격이 수포로 돌아간 이래 4∼5일 간격으로 예정일이 잡혔다가 취소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두명의 귀중한 목숨을 앗아간 사고는 지나간 일이었다고 치고 현 상황에서무엇보다 걱정은 남은 대원들의 건강이다.호흡곤란과 감기는 말할 것도 없고 원정대원 가운데서도 폐수종을 호소하는 이가 있다고 한다.원정대도 중계에 필요한 최소 인원만 남기고 하산할 것을 방송대원들에게 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등정에 성공해도 몇 개월 후 나타날지 모르는 후유증이 걱정이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방송대원들은 원정대 눈치를 보고 원정대는 나름대로‘생중계’라는 심적 부담감 때문에 결단을 차일피일 미루면서 대원들의 건강에 치명타를 안기는 사태다. 11일 방송대원의 절반은 “이제 됐다”며 하산을 주장하기도 했지만 ‘한번만 더’ 기다리기로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새 천년을 맞는 국민들에게 희망과 가능성을 제시하겠다는 KBS의 의욕은 평가해 줄 만하다. 그러나 중계단원 일부가 밝혔듯이 ‘최선을 다하고 그것이 안될 때에는 차선을 택하는 것’이 순리다.그래서 원정대의 결정만 기다리지 말고 KBS의 최고 정책결정권자가 직접 나서서 ‘중계단 철수’라는 단안을 내렸으면 하는바람이다.‘바쁠 때에는 돌아가라’는 속담도 있지않은가. 내년에 중계단을 재구성,다시 시도하더라도 새 천년을 맞는 KBS의 의지를의심할 사람은 없다. 임병선 문화팀 기자bsnim@
  • 韓·뉴질랜드 ‘키위동맹’ 민간經協 모델

    [웰링턴 양승현특파원] ‘누이 좋고 매부 좋다’ 뉴질랜드를 국빈 방문중인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지난 14일 제17차 한·뉴질랜드 경제협력위원회 오찬연설에서 이 곳 경제인들에게 인용한 우리 속담이다.뉴질랜드의 세계적인키위유통회사인 ‘제스프리’와 우리의 참다래(키위) 영농조합 사이에 이뤄진 ‘키위동맹’을 염두에 두고 한 언급이다. 키위동맹은 키위가 우리나라에서는 10월 중순부터 11월초에,뉴질랜드에서는 4월말에서 5월초에 생산되고 있다는 점에 착안,상호보완체제를 갖추기 위해 탄생했다.정반대 계절에 생산되는 키위를 서로 수입해 일본 등으로 수출,공동의 이익을 추구하고 있는 공감대의 표현으로 보인다.두 나라 회사는 동맹이후 금융부담을 크게 줄였다고 한다.또 뉴질랜드산 키위가 한국산보다 당도가 세배나 높아 일본 수출조건으로 한국에 생산기술을 전수할 예정이라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뉴질랜드에서는 키위가 세 가지 뜻으로 사용되는 보통명사라는 점에서 외교적 상징성도 갖고 있다.첫번째는 마오리족이 신성시하는 뉴질랜드의고유 새이고,두번째는 뉴질랜드 대표적인 과일인 참다래이며,세번째는 현지에서 뉴질랜드인을 부르는 통칭(通稱)이다.키위는 뉴질랜드측이 우리측 공식 수행원들에게 제공한 경호 배지의 상징물로 사용됐을 만큼 일반적이다.
  • 金대통령 뉴질랜드총리 전용機로 웰링턴 이동

    [웰링턴 양승현특파원]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14일 한·뉴질랜드 민간경제협력위원회에서 오찬 연설을 한 뒤 동포들과 만나 간담회를 가졌다.김대통령은 이날 오후 오클랜드를 출발,수도인 웰링턴에 도착했다. ■한·뉴 민간경협위 연설 오클랜드 칼튼호텔에서 열린 한·뉴 민간경제협력위원회 오찬에는 뉴질랜드의 저명한 기업인 등 160여명이 참석해 민간차원의경제협력 강화에 관심을 보였다. 김대통령은 연설을 통해 양국간 미래산업 분야에서의 협력 등 경제협력 방향을 제시하고 “한국 속담에 누이 좋고 매부 좋다는 말이 있다”며 양국간상호보완성의 적극적인 활용을 주장했다.한국의 ‘참다래 영농조합’과 뉴질랜드의 세계적인 키위 유통회사인‘제스프리’의 ‘키위 동맹’을 김대통령은 상호보완의 실제 사례로 들었다. 한국과 뉴질랜드의 키위 생산시기가 다른 점에 착안,뉴질랜드에서 키위가생산되지 않는 시기에 참다래조합이 제스프리의 유통망을 활용함으로써 제스프리가 4계절 내내 키위 유통망을 가동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동포 간담회김대통령은 같은 장소에서 수행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한·미·일 3국 정상회담 및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성과를평가한 뒤 교민들을 격려했다.용경중(龍慶重)한인회장을 비롯한 교민과 현지진출 기업대표,유학생 등 220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동포간담회에서 김대통령은 국내 경제회복 추세 등을 설명하고 한·뉴질랜드간 협력에 첨병역할을 해줄 것을 당부했다. ■웰링턴 도착 김대통령은 이날 저녁 뉴질랜드 수도인 웰링턴의 군 공항에도착했다. 오클랜드와 웰링턴간 이동에는 공군기지인 웰링턴 공항의 여건상 김대통령이 타고온 대한항공 특별기 B747기의 이·착륙이 어려워 뉴질랜드 정부에서제공한 뉴질랜드 공군의 총리 전용기 B727을 이용했다.
  • 각료에세이 열린 마음으로-金杞載 행정자치부장관

    옛 속담에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는 말이 있다.누구나 어려움에 처해 있거나 스스로 해결하기에는 불가능하다고 느낄 때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한다.특히 매우 긴박하고 당황스러울 때 따뜻한 위로나 조언 한마디가 그 사람에게 결정적인 힘이 되어주는 경우가 많다. 10년전,한국의 한 중년 여성이 남편을 따라 어린 자매를 데리고 일본에서살게 되었다.그 당시 그들의 작은 딸애가 초등학교 입학이 허용되자 너무 좋아 장난을 치다가 팔꿈치 골절상을 입고 말았다.낯선 외국땅에 입국한지 이틀만의 일이었다. 전신 마취 후 수술은 마쳤으나 의료진과의 대화가 안되는 불편,치료비 걱정 등으로 어린 딸과 고통의 밤을 지새운 이튼날 아침.마침내 ‘친절의 행운’은 외면하지 않았다. 같은 병원에 입원한 한국어를 할 줄 아는 여학생의 도움이었다.그리고 퇴원 3일전 미처 거주 신고를 못한 그 한국 여성의 딱한 입장을 구청에 통보해의료보험증을 발급해주고 치료비를 보험처리해 준 병원의 배려였다. 그녀는 앞서의 여학생의 통역과 그 병원의 배려를평생 잊을 수 없다고 한다.또한 외국인의 거주신고를 소급처리 해주는 행정당국을 우리 한국의 공무원들은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어느 학자는 ‘친절은 곧 국부(國富)라는 이색 주장을 펴기도 했다.그렇다. 친절은 자본이 들지 않을 뿐만 아니라 서로 돕고 사는 사회적 연대감의 원천이며,상대방에게 상쾌한 즐거움과 희망을 유발하는 촉매제다.매우 부가가치가 높은 공공재임에 틀림없다. 이러한 차원에서 볼 때,우리 행정도 친절을 전제로 해야하는 최대의 서비스 산업이라고 할 수 있다.아울러 공직자들은 친절을 의무로 하는 서비스산업의 종사원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다. 우리의 행정서비스도 최근 지방화시대를 맞아 일선기관의 친절도가 많이 개선되었다고는 하지만,과연 우리 국민들이 만족감을 느낄 만큼 변화가 이루어졌는지를 재평가하고 자성해볼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공무원들은 먼저 친절하게 전화를 받아야 한다.전화는 얼굴없는 인격이기때문이다.그 다음에 서로 인사를 나누어야 한다.인사는 겸손과 봉사의 첫 걸음이기에그렇다.또한 상냥한 말씨를 써야 한다.오는 말이 고와야 가는 말이 곱다.민원인들은 비록 뜻대로 일이 이루어지지 않았더라도 친절이라는 뿌듯한 선물을 안고 돌아가게 된다.
  • [각료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朴智元 문화관광부장관

    처음 대한매일에서 원고청탁을 해올 때,재미있는 주제로 써야 한다는 조건이었다.그러나 내가 생각하는 ‘재미있는 주제’ 자체가 ‘국민의 정부’가하는 일들을 국민에게 바르게 알림으로써 국민의 이해를 돕는 일이라고 생각되어,그런 내용으로 두 차례에 걸쳐 글을 게재한 바 있다. 이번만은 생활 주변의 소재로 써달라는 청탁이지만,사실 나는 하는 일이나생활 자체가 일반적인 관점에서 볼 때 그렇게 드라마틱하거나 재미있지 못한 사람이다.9년여째 새벽에 집을 나서면 자정께 들어가고 휴일이나 주말,휴가는 생각지도 않은 지 오래다.이게 내 ‘생활’이고 ‘재미’다.그래도 무척다행인 것은 착한 아내가 그 생활을 이해하고 보살펴주며,두 딸이 아주 건전하고 바른 방향으로 자라고 있다는 것이다. 내가 가장 신나게 일할 때는 역시 기자들과 소주라도 앞에 두고 국정에 대한 설명을 할 때이다.나는 사실상 9년째 김대중대통령의 ‘입’노릇을 해왔다.야당총재일 때는 우리가 집권해야할 당위성에 대해,집권 후에는 우리 정부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쉬지않고 설명하고 있다.나는 일요일에도 출근한다.다른 것을 위해서가 아니라 언론인들을 만나기 위해서다.그러다 보니 1주일중 하루를 제외하고는 점심·저녁시간은 언론인과 함께 하는 것이 일상화되었다.나는 국가에서 공보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은 정열과 충성심이 중요하며,부지런히 언론인을 만나야 한다고 강조한다.때로는 비난도 있을 수 있겠지만,나는 그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속담에도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다.정부가 아무리 좋은 일을 하더라도 국민이 알아야 하고,국민의 비판과 지지를 받아야 한다.학자나 사상가는 책 한 권이 안 팔리더라도 학문과 사상을 위해 책을 쓸수 있다.그러나 모든 운동은 대중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정치·시민운동·노동운동·학생운동 등 모든 운동은 국민의 지지가 필수적이다.물론,비판도 겸허히 수용하여 정책에 반영해야 하고,그럴 때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은 재론을 요하지 않는다. 따라서 공보업무는 정부의 시책을 열심히 알리고,여론을 듣고 분석해서 상급자에게 보고하여,정책을 세우고 홍보해야 하는 일이다.구슬을 꿰는 업무다.나는 오늘도 구슬을 꿰려고 노력한다.
  • LG그룹 임직원 선정, 정보화시대 없어져야 할 속담 1위

    LG가 3일 계열사 임직원 500명을 상대로 ‘글로벌 시대에 적합하지 않은 속담’을 조사한 결과 ‘아는 것이 병이요 모르는 것이 약이다’가 정보화 시대에 역행한다는 이유에서 1위로 선정됐다. ‘돌다리도 두드리고 건너라’는 속담은 스피드와 도전의 시대에 바람직하지 않고 오히려 생산적인 실패는 도움이 된다는 이유에서 2위에 뽑혔다.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는 남녀평등에 역행하는 전근대적 속담으로,‘오르지 못할 나무는 쳐다보지도 말라’는 시도하지도 않고 포기해서는 안된다는 사고에 따라 각각 3,4위에 올랐다. ‘가만히 있으면 중간은 간다’는 무사안일주의의 발상으로 5위,‘구관이명관이다’는 변화와 혁신을 거부하는 속담으로 6위,‘모로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투명성과 정직성이 요구되는 시대상황에 맞지 않는다는 점에서 7위에 랭크됐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개성과 창의성을 무시해서,‘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다’는 상사에 의지할 우려가 있어서,‘산 사람 입에 거미줄 치랴’는 나태한 자세를 반영한다고 해서각각 8∼10위에 뽑혔다.이밖에 도전적자세에 역행하는 ‘개팔자가 상팔자다’‘침묵은 금이고 웅변은 은이다’ 등도 다수 선정됐다. 백문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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