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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섶에서] 실패의 교훈

    문학작품에는 많은 비극이 있다.대표적인 작품이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이다.비극의 주인공들은 대부분 모든 것을 너무 늦게 깨닫거나 잘못을 반복한다.문학작품에서뿐만이 아니라 현실 세계에서도 많은 비극이 있다.현실 세계에서는 특히 유사한 비극이 되풀이되어 안타까운 경우가 많다.최근에는 철도관련 사고가 반복됐다.유사한 사고가 되풀이되는 것은 실패의 교훈을 살리지 못하는 어리석음 때문이다. 우리 속담에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이 있다.이 속담의 교훈은 소 잃기 전에 외양간을 고치라는 것이다.하지만 그런 사람들은 많지 않다.소 잃기 전에 외양간을 고치는 사람들은 현명하다.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는 사람은 보통의 사람들이다.그러나 우리사회에는 소를 잃은 후에도 외양간을 고치지 않는 어리석은 사람들이 많다.그들은 당장은 힘들지만 결국 유익하고 지혜로운 선택을 하지 않고 우선 쉽고 편안함을 추구하는 어리석은 선택을 한다. 오늘의 어리석은 선택은 내일의 실패로 이어진다. 그래서 인생의 비극은 반복되는 걸까. 이창순 논설위원
  • “코리아는 돌고래”

    ‘외국인에게 한국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정답은 새우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는 우리의 속담이 잘못 알려진 탓이다.실제 전 세계 유명 언론사와 정부기관,교과서,인터넷 사이트 등에서 이 속담을 인용하고 있다.미 국방부와 국무부,영국 관광 웹 포털사이트 등 굵직한 곳만도 줄잡아 30곳에 이른다. 미 신문사인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www.csmonitor.com)는 최근 “한국인들은 역사적으로 자신들의 작은 반도를 고래 사이의 새우로 보아왔으며,살아남기 위한 직접적 대응보다는 속임수를 사용해왔다.핵문제와 관련한 북한의 태도도 이런 속임수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 미 국방부가 외국인 교수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개설한 한국전 기념 한국이해 웹사이트(korea50.mil)에는 학생들에게 ‘한국이 왜 새우인지를 설명하라.’는 내용이 들어 있다. 영국의 한 관광 포털사이트(www.globetrekkertv.co.uk)도 “한국 속담이 설명하듯 남쪽 한반도는 경제적·군사적 거인인 일본,중국,러시아 등에 둘러싸여 오랜 세월 동안 ‘고래 틈의 새우’였다.”며 부정적 시각을 드러냈다.한국바로알리기 민간기획단인 ‘반크’(V@NK·Voluntary Agency Network of Korea)는 “외국에서 속담을 인용,‘한국은 중국과 일본의 침략과 합병,점령을 당해 고래 사이에 낀 새우국가로 낙인찍혔다.’며 한국을 비겁한 나라로 소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크는 광복절을 맞아 “동해표기 바로잡기 운동과 함께 ‘새우 국가이미지 개선운동’을 시작하고 홈페이지(www.prkorea.com/dolphin)를 개설했다.”고 14일 밝혔다.반크는 지난 99년부터 전 세계를 대상으로 동해 표기 운동을 펼치고 있는 ‘온라인 민간외교사절단’이며 회원은 1만 3000여명이다. 반크측은 왜곡된 한국의 이미지를 바로잡기 위해 새우 대신 영리한 돌고래를 국가 이미지로 삼았다.홍보활동 자료에는 정보통신대국,2002 한·일 월드컵,조선산업대국,고구려 광개토대왕,아시아 한류문화 등이 포함됐다. 반크측은 현재 홈페이지에 새우 국가이미지 현황과 실태를 접수,소개하고 해당 국가나 기관,단체에 영문 항의서한을 보내고 있다.한국에 대한 참신한 영문 소개자료를 발굴,홍보 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반크 운영자 박기태(30)씨는 “우리의 이미지는 부정적인 것이 대부분인데다 많은 사람들이 접하는 교과서나 국가기관 홈페이지 등을 통해 알려지고 있어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면서 “밝고 역동적인 이미지를 알리는 일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
  • “구두쇠는 부자가 될수 없다”/송병락著 ‘부자는 10대에 결정된다’

    장난감을 잔뜩 쌓아놓고도 또 사달라는 아이들,돈을 너무 ‘밝히는’ 아이들은 이 시대 부모들의 공통된 걱정거리다.이들에게 어떻게 경제생활을 가르칠까 생각하면 막막해진다. 부모와 아이들을 위한,우리 실정에 딱 맞는 경제교육서가 나왔다.송병락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가 쓴 ‘부자는 10대에 결정된다.’가 그것이다.‘송병락 교수의 부자교실’이란 소제목이 암시하듯 어려운 이론이 아니라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질문과 그에 대한 답이 실려있다. 저자는 “세상에서 가난한 것보다 더 슬픈 것은 없다.”“자녀에게 경제교육과 기술교육을 제대로 시키지않는 부모는 자녀를 도둑으로 키우는 것이나 마찬가지다.”는 유대인들의 돈에 대한 속담들을 통해 우리 사회의 돈에 대한 이중적 생각을 꼬집고,부모들에게 더이상 경제교육을 미뤄서는 안되는 이유들을 밝힌다. 책은 ▲누구나 부자가 될 수 있다 ▲부자가 되기 위해선 무엇을 해야 할까 ▲경제를 알면 부자가 될 수 있다 ▲기업이 잘돼야 나라가 발전한다 ▲나라가 잘돼야 우리 모두 부자가 된다 등 5장으로 꾸며져 있다.부자와 경제에 대한 큰 안목을 길러주는 책이라는 추천사가 실려있다. ●돈이 왜 중요하죠? 돈이 중요한 것은 돈 자체의 가치때문이 아니라 사람이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세계은행이 2002년 발표한 ‘세계개발보고서’에 따르면 가난한 나라의 사람들은 불행하게 살 뿐만 아니라 일찍 죽는다.방글라데시의 경우 5세이하 어린이 중 61%가 영양실조에 걸려있다.돈이 많다면 이런 불행에서 벗어날 수 있고,또 불쌍한 사람들을 도와줄 수도 있다.돈은 자신을 풍요롭게 하고 타인을 돕기 위해서도 꼭 필요한 것이다. ●정직한 사람은 부자가 될 수 없나요? 흔히 동화에선 가난한 사람이 착한 사람으로 그려지지.그러나 현실에 있어서 대표적인 부자들의 공통점은 ‘정직’이다.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인간관계가 중요하기 때문이다.돈에 대해 신뢰를 잃은 사람은 결코 부자가 될 수 없다. 혹시 3000원하는 학용품을 사면서 부모님께 5000원 한다고 말하고 2000원을 친구들과 오락했다면 이는 돈에 대해 정직하지 않은 행동이다.부자가 되고 싶다면 오늘부터라도 적은 돈에서부터 정직해져야 한다. ●엄마,아빠가 부자라면 저도 부자인가요? 돈이란 어떻게 벌까? 누구든지 일을 해서 돈을 번다.그러나 부모가 부자가 되기 위해 노력할 때 내가 너무 어려서 조금이라도 힘을 더할 수 없었다면 그 돈은 부모님의 돈일 뿐이다.돈이란 스스로 땀흘려,남에게 필요하고 가치있는 일을 해서 버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부자가 되기 위해선 구두쇠가 돼야하나요? 부자는 돈을 부릴 줄 아는 사람이고,구두쇠는 돈의 노예다.그리고 돈의 가장 중요한 법칙은 먼저 남에게 주어야 받는다는 것이다. 미국의 부자들은 한결같이 대학과 병원,연구기관 등에 많은 기부를 하고 있고,한때 세계 제일의 부자였던 록펠러는 초등학생 때부터 소득의 10%를 남에게 베풀었다고 한다.세계에서 가장 흉악한 부자는 서기 1000년경 아프가니스탄의 마흐무드 간지라는 왕인데,약탈과 방화로 부자가 됐고 보석으로 장식한 왕관이 너무 무거워 머리에 쓰지 못했다.그래서 천장에 매달아 왕이 의자에 앉았을 때 머리 높이에 오도록 했다. ●공부만 잘 하면 부자가 될 수 있나요? 옛날에는 가족이 굶어죽어도 돈을 벌러 밖으로 나가지 않고 공부만 하는 사람을 지식인이라 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훌륭한 인격과 예의범절,학식을 갖추는 것은 기본이고 경제활동을 해야만 지식인이 될 수 있다.경영 마인드와 경제 마인드를 갖고 훌륭한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자신을 만드는 것,자신을 경영하는 것을 배우고,익히면 성공과 부를 가질 수 있다. ●나라가 부강해지는 것이 나와 무슨 상관있나요? 에티오피아에서 태어나는 사람은 1인당 1년 평균소득이 100달러밖에 되지 않지만 세계 제일의 경제대국인 미국에서 태어나는 사람은 1인당 소득이 3만5000달러로 에티오피아의 350배나 된다.생산력과 경쟁력이 떨어지는 나라의 국민들은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부강한 나라에서 받는 것만큼 임금을 받을 수 없다.나라가 부강해야 그속에 사는 나와 우리 가정 역시 부자가 될 수 있고 행복할 수 있다. 아이들의 흥미를 유발하도록 편집된 이 책은 ‘부자가 되기 위한 예행연습’으로 금전출납부를 쓸 것을 권하는가하면 ‘재산경영 예행연습’으로 마음에 드는 물건을 발견한 즉시 사는 ‘충동구매’가 아닌 알뜰한 소비와 신용카드 사용법 등 실전을 세세하게 가르쳐준다. 은행이 하는 일,저축과 보험,수입과 수출,기업이 하는 일 등을 쉽게 풀어놓았다.또 자원이 부족하지만 지식기반시대에서는 지식이 가장 중요한 자원이라고 설명하며 우리에게도 가능성이 있음을 조목조목 설명한다. 허남주기자 hhj@
  • [씨줄날줄] 거짓말 사회학

    3대 거짓말이라는 게 있었다.노인과 노처녀,상인의 역설적 화법을 두고 하는 말이다.노인이라고 죽고 싶을 리 없고,노처녀라고 백마 탄 왕자를 왜 기다리지 않겠는가.상인이 어떻게 물건을 밑지고 판단 말인가.그러나 누구 하나 거짓말이라고 탓하기는커녕 짐짓 속아 주고 때로는 그들을 위로하고 격려한다.거짓말이 각박한 세상살이의 모난 각을 문질러 주는 윤활유가 된다.요즘엔 3대 거짓말이 새끼를 쳐 ‘896대 거짓말’이라고 하니 세상은 거짓말투성이인가 보다. 독일에도 거짓말엔 세금도 붙지 않는다는 속담이 있다고 한다.동서를 막론하고 사람 사는 세상엔 늘 거짓말이 통용되어 온 것 같다.세상의 이치가 그렇듯 거짓말도 좋은 거짓말과 나쁜 거짓말이 있다.중세의 신학자 토마스 아퀴나스는 거짓말을 이타적 거짓말,선의의 거짓말 그리고 악의적 거짓말로 나눴다고 한다.정직을 절대적 생활 덕목으로 삼는 기독교에서도 아름다운 거짓말을 용인한 셈이다.우리네에도 거짓말이 외삼촌보다 낫다는 말이 있다.거짓말의 긍정적인 효용성을 지적한 정서의 반영일 것이다. 거짓말은 또 양심을 일깨우는 압박 수단이 되기도 한다.사람이 나쁜 의도로 거짓말을 하면 갖가지 양심 반응이란 게 나타난다고 한다.거짓말이 발각될지도 모른다는 강박 관념에 자율 신경 체계가 의지와 관계없이 작동해 호흡이 급박해진다는 것이다.맥박도 빨라지면서 혈압이 올라 가고 얼굴이 붉어지고 땀이 난다고 한다.거짓말이 양심 반응의 자극원이 되어 끊임없이 스스로를 정직하도록 담금질하는 셈이다. 문제는 나쁜 거짓말이 넘쳐나고 있다는 점이다.양심 반응조차 나타내지 않는 악성 거짓말은 더더욱 문제다.청와대에 근무했던 비서관의 향응 파문이 거짓말 파문으로 비화되고 있다.아름답지도 않은 거짓말이 만에 하나 양심 반응조차 보이지 않는다면 큰일이다.악성 거짓말에 얽혔던 4년 전 소위 옷로비 사건이 그랬듯이 국민 분란을 불러올 것이기 때문이다.‘국가의 복지와 경쟁력은 그 사회가 지니고 있는 신뢰 수준에 의해 결정된다.거짓말이 난무하는 사회,신뢰 없는 사회는 경쟁력이 없다.’는 ‘트러스트’(Trust)의 후쿠야마 교수의설파를 결코 귀넘어 들어선 안 될 것이다. 정인학 논설위원
  • “눈물젖은 눈으론 미래 볼 수 없다”/ 세계 명사 108명의 인생을 바꾼 말들

    나를 바꾼 그때 그 한마디 네 살의 힐러리 로드햄 클린턴은 새로 이사한 동네의 이웃 아이들에게 괴롭힘을 당했고,그럴 때마다 울면서 집으로 뛰어 들어왔다.여느 때처럼 의기소침해 집으로 들어오던 그녀를 어머니는 “우리 집엔 겁쟁이가 있을 자리가 없다.”며 밖으로 내쫓았다.힐러리의 아버지는 그녀가 좋은 점수를 받아 오면 “아무래도 너희 학교 아이들의 공부 수준이 좀 처지는 모양이구나.”라고 말했다.퍼스트 레이디를 거쳐 상원의원으로 명성을 쌓고 있는 힐러리 로드햄 클린턴에게 가장 소중한 충고이자 삶의 기준이 된 것은 용기와 겸손을 가르쳐준 부모님의 말씀이었다. ‘인터뷰의 여왕’으로 불리는 미국 ABC 방송의 여성앵커 바버라 월터스는 NBC ‘투데이’쇼 진행을 그만두고 ABC로 옮겼을 때 온갖 비난을 받았다.주위의 냉대에 괴로워하던 그녀에게 배우 존 웨인이 보낸 다음의 전보 한 줄은 인생의 커다란 전환점이 됐다.“한심한 작자들이 절대 당신을 짓밟게 내버려두지 마십시오.” 그런가 하면 세계적인 디자이너이자 의류사업가인 랠프 로렌은 시내트라가 부른 ‘마이 웨이(My Way)’의 가사에서 삶의 자신감을 얻었다.“나는 이제 할 일을 모두 마쳤지.그리고 이제 있는 모습 그대로 내 삶을 되돌아본다네.”라는 구절이 그에게 독창적인 스타일과 취향을 지켜갈 수 있는 강한 의지를 심어준 것이다. 미국의 방송인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말로 토머스가 쓴 ‘나를 바꾼 그때 그 한마디 1·2’(김소연 옮김,여백미디어 펴냄)에는 세계적인 명사 108명의 인생에 일대 반전을 가져다 준 결정적인 계기와 충고를 담은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가득 담겼다. 역경이나 좌절에 익숙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통과 도전에 직면하면 누구나 어려움을 헤쳐나가기 위해 격려받기를 원한다.할리우드 최고의 흥행감독 스티븐 스필버그야말로 그때 그 한마디가 인생의 진로를 결정한 대표적인 경우다.“젊은이,이곳 할리우드는 처음에 실패하면 두 번 다시 일거리를 얻을 수 없는 아주 매정란 곳이오.하지만 나는 당신이 비록 실패하더라도 절대 저버리지 않을 것이오.” 스필버그는 유니버설 텔레비전의 중역 샤인버거의 이 말을 듣고 대학을 중퇴,영화계에 뛰어들어 입신했다. 책에 등장하는 수많은 명사들을 성공으로 이끈 제1요인은 긍정적인 사고의 힘이다.체로키족 최고추장의 자리에 오른 윌머 맨킬러는 “눈물에 젖은 눈으로는 미래를 내다볼 수 없다.”는 모호크족의 속담을 금과옥조로 여겼다.그는 교통사고로 인한 근육무력,신장이식 등의 병마를 극복하고 자기긍정의 정신으로 마침내 세계적인 여성 정치지도자,인디언운동가가 됐다.하이퍼 리얼리즘 작가로 명성을 떨친 척 클로스 또한 긍정적인 자기최면에서 돌파구를 찾은 인물이다.마흔여덟 살에 척추동맥이 파손돼 전신마비가 된 이 화가는 모든 걸 잃었다고 생각할 때마다 “이봐,그렇게 형편없는 건 아니잖아.”라는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책은 이밖에 토크쇼 진행자 오프라 윈프리,도미니카 출신 홈런왕 새미 소사,테니스 스타 비너스 윌리엄스,존 매케인 상원의원,영화 배우 잭 니컬슨·시드니 포이티어 등 유명 인사들이 인생의 전환점 또는 기준으로 삼는 말과 그에 얽힌 이야기들을 소개한다.8500원. 김종면기자 jmkim@
  • [길섶에서] 허세

    ‘복장으로 맞이하고 지혜로 배웅한다.’는 러시아 속담이 있다.손님이 처음 왔을 때는 어떤 사람인지 몰라 복장을 보고 접대하지만,그 손님이 돌아갈 때쯤이면 어떤 인품의 사람인지 알 수 있기 때문에 그 판단에 따라 배웅한다는 뜻이다.사람들은 이처럼 인품에 따라 다른 대우를 받는다.좋은 대우를 받으려면 진실한 삶의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러나 세상에는 허세와 허풍을 떠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그들을 비유하는 말로 ‘해바라기가 봄바람을 불러온다.’는 격언이 있다.해바라기는 초가을에 피는 꽃이다.가을꽃이 봄바람을 불러온다는 말은 거짓말이다.그래서 봄바람을 불러오겠다는 ‘해바라기들’은 신뢰를 얻을 수 없다.신용을 잃어버리면 삶의 날개가 부러지는 것이다. 잃어버린 신용을 다시 회복하는 일은 쉽지 않다.설사 회복하더라도 그 흔적은 그대로 남는다.러시아의 작가 안톤 체호프는 “이미 살아버린 인생은 다시 고칠 수 없다.”라고 말했다.인생이란 반복할 수 없는 여행을 어떻게 할 것인가는 각자의 선택이다. 이창순 논설위원
  • 정몽헌회장 자살 / 장남 사고死·4남 음독자살·왕자의난…파란만장의 ‘夢형제들’

    4일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의 투신자살은 현대 정씨 일가(一家)가 겪어온 심한 부침(浮沈)의 단면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한국의 산업지도를 창조해 온 정씨 일가였지만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이 없다.’는 속담을 피해가지는 못했다. 정몽헌 회장이 숨지면서 고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의 아들 가운데 천수를 다하지 못하고 사망한 사람은 모두 3명에 이르게 됐다.1982년 정 명예회장의 첫째 아들이었던 정몽필 당시 인천제철 회장이 교통사고로 타계했고 넷째 아들인 몽우씨가 90년 음독 자살했으며,이번에 다섯째 아들인 몽헌씨가 그 뒤를 이었다.또 정 명예회장에 이어 정몽준 의원이 대를 이어 대통령 선거에 나섰지만 두번 모두 뜻을 이루지 못하는 불운을 겪기도 했다. 정몽헌 회장과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의 엇갈린 운명은 현대그룹 분열의 시발점이 됐던 2000년 ‘왕자의 난’에서 비롯됐다.당시 현대건설과 현대전자(현 하이닉스반도체),현대상선,현대엘리베이터 등 현대의 주요 계열사를 이끌던 정몽헌 회장은 현대 후계자 지위를사실상 확보한 것 아니냐는 추측까지 낳게 했었다.그러나 정몽헌 회장은 정몽구 회장의 반발과 계열사에 대한 취약한 지분구조로 인해 현대·기아차그룹의 경영권 확보에 실패했다.이후 사실상 경영일선에서 물러날 수밖에 없었고 현대중공업과 현대전자 등이 잇따라 현대그룹에서 분리되면서 그룹은 현대건설과 상선,현대아산 등으로 축소되는 길을 걸었다.한때 재계 서열 10위권까지 넘보다 97년 해체된 한라그룹에서도 정씨 일가의 부침은 여실히 드러난다.창업주인 정인영 전 명예회장의 차남인 몽원씨가 94년 후계자로 지명돼 그룹을 이끌어 왔으나 97년 12월 한라중공업 부도와 함께 다른 계열사들도 청산·화의 등에 처해져 현재는 한라건설만이 명맥을 잇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 우량 계열사를 통한 한라중공업 지원 문제로 구속기소돼 같은해 10월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가 보석으로 풀려나 현재 항소중이다.정순영 명예회장이 세운 성우그룹은 네 아들이 계열사들을 각각 물려 받았으나 일부 계열사가 부실화의 길을 걸었다.반면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은 모그룹에서 떨어져 나온 이후 그룹 경영권을 확고히 하고 그룹을 재계 서열 4위에 올려놓았다.경영 수완에서 높은 평가를 받으며 아들 의선씨를 현대차 전무로,작고한 동생 몽우씨의 장남인 일선씨를 계열사인 삼미특수강 전무로 승진시켜 후계구도도 착실히 다져나가고 있다. 주병철기자 bcjoo@
  • [오늘의 눈] 너무 가벼운 ‘고위층의 입’

    ‘말 한마디로 천냥 빚도 갚는다.’는 속담이 있다.표현의 방법이 그만큼 중요하다고 입조심을 타이르는 선현들의 가르침이다. 그러나 요즘 입조심을 하지 못해 설화(舌禍)를 불러일으키는 경우가 너무 많다.그것도 일반인이 아닌 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실수나 짧은 생각으로 내뱉은 의사표시는 온 나라를 혼란으로 몰아넣기도 한다.특히 뜨거운 이슈를 둘러싸고 예민한 상황에서 정부 관계자들이 하는 말은 국민들에게 주는 영향력이 가히 메카톤급이다.더구나 책임지지 못할 말을 했다가 번복할 경우 국민들이 느끼는 배신감은 표현하기 힘들 정도다. 참여정부 출범 이후 고위 당국자의 말 한마디가 정쟁의 소용돌이를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이 그랬고 화물연대와 조흥은행 파업 때도 정책혼선에 따른 말바꾸기가 여지없이 과격시위와 엄청난 국가적 손실로 이어졌다.그러나 결과에 책임을 지는 정부 관계자는 찾아볼 수 없었다.때문에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전가된다. 최근 윤진식 산업자원부장관의 발언이 또다시 국책사업 추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지난 26일 전북 부안을 방문한 윤 장관은 “위도 주민들의 결단으로 17년 동안 끌어왔던 국가과제가 해결됐다.”며 “주민들의 열의와 어려운 경제사정을 감안해 관계법을 고쳐서라도 현금보상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그러나 정부는 29일 국무회의에서 현금보상계획을 백지화했다.윤 장관도 “서울로 올라와 관계부처와 협의해 보니 현금보상 약속 발언이 그렇게 적절한 것만은 아닌 것 같다.”고 자신의 실수를 시인했다.원전수거물관리시설 부지로 확정된 위도 현지를 방문하는 관계부처 주무장관이 주민들을 만나 무슨 말을 어떻게 할 것인지 생각조차 하지 않고 갔다가 즉흥적으로 책임지지 못할 말을 했다는 결론이다.많은 국민들은 윤 장관이 ‘또 한건 했다.’고 현정부의 말바꾸기를 비아냥거리고 있다. 참여정부가 출범한 지 5개월여가 됐다.정부도 이제 ‘아마추어’ 시비를 벗어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임송학 전국부 차장shlim@
  • 저출산시대 /키우기 힘들고 능력도 달리고… “아이 안낳을래요”

    아이 키우는 어머니들 가운데 ‘무자식이 상팔자’라는 속담을 한번쯤 생각해 보지 않은 이가 있을까.아이를 제대로 키우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뜻일 게다. 그런데 이 시대 젊은 부부들이 이 말에 동의한 것일까,최근 국내 출산율이 세계 최하수준으로 곤두박질했다.여성 1인이 평생 낳은 자녀의 숫자를 말하는 합계출산율이 1.17로 현재의 인구수준을 유지하는 대치출산율 2.1을 훨씬 밑돌고 있다. 이는 인구문제로 고민해온 유럽의 평균 1.45보다 낮다.더욱이 저출산국가의 인구전환은 약 100∼150년간에 걸쳐 완만하게 이뤄졌으나 우리는 30년만의 급격한 변화이기 때문에 앞으로 가속이 더 붙을 것임을 경고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아이 키우기가 날로 더 힘들어지는 현실이 우리 사회 저출산의 원인이라고 인구문제를 연구하는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20∼30대는 왜 아기 낳는 일을 주저하는가.저출산의 원인을 알아봤다. ●아이는 귀여워,하지만… “아빠 사랑해?” 사무실에서 주변을 의식하지 않고 전화로 3살 난 아들에게 사랑을 확인하는 한영규(36)씨는 요즘 아이가 주는 행복에 푹 빠졌다.그래서 둘째 계획을 물어봤더니 깜짝 놀라듯 말했다.“하나로 충분합니다.너무 예쁘지만 아이 키우기는 만만치 않은 일이에요.아파트에서 자라는 탓인지 감기가 잦고,또 열은 얼마나 자주 오르는지….우리 부부에게는 아비와 어미의 역할만 있을 뿐 사랑으로 맺어진 두 남녀의 관계는 이제 완전히 없어진 것 같아요.” 퇴근 후 지친 아내를 대신해 아이를 돌보느라 힘들다는 자상한 남편 한씨의 이야기는 핵가족시대 보편적인 육아의 어려움을 담고있다.그러나 어쩌면 이는 약과일지 모른다.주부가 직장을 갖는 경우,그 어려움은 몇 배가 되기 때문이다. 5살과 4살 난 두 아이를 키우면서 직장을 다니는 염혜숙(32)씨는 서슴지 않고 자신을 만성우울증환자라고 했다.“아무 의욕이 없어요.예상치 않은 야근이라도 걸리면 아이 맡아주시는 아주머니댁에 들러 곤히 자고있는 아이들을 깨워서 데려와야 합니다.겨울에도 땀이 흐를 정도로 힘들어서 그런 밤에는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요.왜 하필 남편은 꼭 그런 날에는 더 늦는지.몸이 힘들어서 짜증이 나고 부부싸움이 벌어지지요.왜 사는가 싶을 때가 많아요.결혼을 좀 늦게 할 걸 그랬다고 후회할 때도 있어요.친구들은 아직 미혼도 많은데….” ‘아이는 예쁘지만 너무 힘겹다.’는 젊은 부모들의 말은 지난 세대에게는 ‘엄살’로 비난받기 딱 좋다.“겨우 한둘 키우면서….”그러나 대가족에서 아이 키우던 때와 지금을 단순비교할 수는 없다. ●대책없이 낳을 순 없잖아요 젊은 부부들은 단지 ‘육아노동’을 피하기 위해 아이 낳기를 꺼리는 것은 결코 아니다.돌 전부터 시작되는 ‘교육’이라 불리는 ‘경쟁’은 부모들에게 보통 월수입의 30∼40%를 쏟아붓게 한다.또 큰 돈이 들어가는 해외연수와 조기유학 등 돈을 필요로 하는 교육환경으로 인해 부모들은 ‘능력이 돼야 아이를 낳겠다.’는 인식을 자연스레 갖게 됐다. 결혼 4년째 김석호(32)씨는 “왜 아이를 낳지 않느냐?”는 질문에 지쳤다.“정말 결혼하면 당연히,아무 생각없이 아이를 낳아야 하나요? 집장만도 해야 하고,아내가 직장생활을 하고 있고,친가나 처가에 아이를 돌봐줄 사람이 없어서 결국 남의 손에 맡겨서 목돈들여 키워야 하는데 대책없이 아이만 낳을 수 없지요.조금 더 있다 안정되면 낳을 겁니다.” 산부인과 전문의 김창규박사는 “결혼 후 출산계획을 미루는 사례가 날로 늘고 있다.3∼5년이 지나서 아이를 갖는 부부들이 많다.”고 말했다. 아예 아이를 갖지 않겠다는 사람들도 있다.‘Double Income,No Kids’의 약어로 딩크(DINK)족이라 불리는 젊은 부부들은 아이없이 직장생활을 하는 남편과 아내 단 둘이 생활하는 가족형태를 유지하고 있다.이는 통계로도 잡혀,통계청의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부부만으로 이뤄진 가족이 85년 7.8%에서 점차 증가해 2000년에는 14.8%나 되고 있다. ‘딩크카페’라는 인터넷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는 김재억(33)씨는 결혼 5년째.물론 아이가 없고 앞으로도 출산계획은 잡혀있지 않다.“한창 자신의 인생을 위해 노력해야 할 시기에 아이를 낳아 시간과 돈을 쏟아부어야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현재의 생활에 만족을 표시했다. 그러나 그도 “아기를 싫어하거나 이기적으로 즐기기위해 그런 것은 아니다.”며 “선진 외국처럼 육아를 개인적 책임으로만 돌리지 않고 국가와 사회가 힘을 덜어준다면 나도 아기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아이를 낳지 않기로 약속한 뒤 결혼해 4년째 약속을 지키고 있다는 고연희(32)씨는 “주위 사람들이 아기 키우는 행복감을 이야기할 때면 ‘더 늦기 전에 낳아야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들지만 사교육비 부담 등 경제적인 문제와 함께 사건,사고가 너무 많아 아이키우기가 어렵다는 생각이 들어 엄두를 못 내겠다.”고 말했다. 전업주부 김경숙(38·서울 양천구 목동)씨는 아이를 하나만 낳은 것을 정말 ‘잘한 일’이라고 말했다.“초등학교 4학년 딸애에게 들어가는 사교육비가 100만원에 육박한다.우리는 그리 많이 하는 편도 아니고,해외연수나 조기유학 등 남들처럼 뒷받침도 제대로 못하면서 둘째까지 있었다면 어땠을지 모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사교육비 시장규모가 무려 7조원을 넘어섰다.대부분의 부모들은 소득의 30∼40%를 교육에 투자해야 한다는 현실을 거스를 자신은 없다.날로 치열해지는 경쟁사회에서 뒤처지는 아이로 키우는 것은 ‘직무유기’라는 말도 나온다. ●결혼,꼭 해야 할까? 미혼여성들은 “언제 결혼하냐?”는 주위의 성화가 괴롭다고들 한다.그러나 실제로 그 성화가 괴로워서 결혼을 서두른다는 미혼여성은 별로 없는 것 같다.‘적령기’란 개념은 이미 미혼여성들 사이에선 없어졌고 결혼연령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초혼연령이 1990년 남자 27.9세,여자 24.9세였던데 비해 2000년에는 29.3세, 26.5세로 남녀 모두 높아졌다. 결혼이란 사회제도에 대해 ‘필수’아닌 ‘선택’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64세 이하 기혼여성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결혼의 필요성에 대한 태도연구’에 따르면 ‘결혼,안해도 된다.’는 부정적인 응답이 43.8%나 됐으며,특히 30,40대 중반여성이 가장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또한 한국여성연구소의 조사에 의하면 여학생들 거의 대부분이 취업을 희망하고 있으며 대부분(83.0%)이 결혼여부와 상관없이 “평생 일하겠다.”고 답했다. 29세의 직장인 최선정씨는 “3∼4년 후 결혼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또 아이문제는 “요즘엔 나이가 들어도 얼마든지 아이를 가질 수 있기 때문에 그렇게 서두를 이유가 없다.내 주변의 친구들도 대부분 나와 같은 생각이다.”고 말했다. 출산율 저하의 직접적 요인은 결혼연령 상승과 미혼율 증대,기혼여성의 소자녀관 정착뿐 아니라 산업화와 도시화,여성의 경제활동 증가,자녀양육부담의 증대 등이라는 사실은 곳곳에서 확인됐다.그러나 정작 우리 사회는 아직도 출산정책에 명백한 입장을 취하지 못하고 있다. 허남주기자 hhj@
  • [열린세상] 자율적 정부개혁의 조건

    참여정부가 출범한 지 4개월이나 지났으나 아직까지 뚜렷한 정부개혁이 이루어진 게 없다는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역대 정부의 경우 정권 교체 초기에는 대대적인 부처 통·폐합 등 거창한 정부개혁을 시도하였다.그러나 임기 말에는 통·폐합된 부처가 원상으로 복귀하는 등 큰 성과가 없는 경우가 많았다. 현 정부도 최근 인사개혁과 지방분권의 로드맵을 내놓은 데 이어 행정개혁,전자정부,재정·세제개혁의 로드맵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라고 한다.정부 출범 후 귀중한 4개월동안 한가롭게 로드맵이나 만들며 세월을 허송하였다는 비판도 있지만,성급하게 단기적인 성과를 보여주기보다는 ‘느릿느릿 걸어도 황소걸음’이라는 속담과 같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로드맵에 정해진 일정에 따라 개혁을 착실하게 추진하는 자세도 필요하다고 본다. 1년 전 한국대표팀이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룩하면서 온 국민이 행복해 할 때 중심에 있었던 히딩크 감독도 초창기에는 대패를 거듭하여 “5대0”이라는 별명을 얻기까지 하였다.그러나 히딩크 감독은 비난여론 속에서도 기본기를 갖춘 멀티플레이어를 육성하는 등 흔들림 없이 자신이 정한 훈련계획을 밀고 나갔다.히딩크 대표팀의 수비는 곧 안정되었지만 골도 넣지 못하는 게임은 몇 차례 계속됐다.대표팀의 골 결정력 빈곤에 대한 기자들의 추궁이 거세지자 히딩크 감독은 자신이 선수로 나가 골을 넣을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실제로 게임은 선수들이 하는 것이다. 로드맵은 대통령 직속위원회가 만들었지만 각종 정부제도개혁을 실천하는 일은 결국 관료의 참여 아래 그들을 매개로 추진할 수밖에 없다.참여정부는 과거 정권에서는 개혁의 대상으로 인식되었던 관료를 개혁의 동반자로 하여 자율적인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한다. 관료의 의식과 행태가 개혁의 주요 대상이므로 관료들은 개혁의 주체이자 객체가 되는 셈이다.이같이 과거 정권에서 오랫동안 지속되었던 타율-집권형의 패러다임으로부터 자율-분권형으로 개혁패러다임이 전환되려면 다음과 같은 조치가 병행되어야 한다. 우선 타율 개혁에 익숙한 공직자들이 자율 개혁을 추진하려면 이에 필요한 기초지식과 기본기를 갖추어야 한다.월드컵 대표팀의 선수들은 기초체력과 기본기를 강화하기 위하여 엄청난 양의 훈련을 소화해야만 하였다.관료들의 기본기는 일에 대한 전문가적인 지식과 헌신적인 자세이다.우리나라 공직자들은 치열한 경쟁시험을 거친 유능한 인재이지만,입직 후 전문성을 기를 수 있는 체계적 교육훈련과 보직관리는 매우 허술한 실정이다.자율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려면 경쟁시험뿐 아니라 인턴제와 개방형 임용제도 등 관료들의 선발방법을 다양화하고,선발 후에는 전문가적인 안목을 갖출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리방안이 필요하다. 또한 관료들의 업적을 공정하게 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추어져야 한다.히딩크는 대표팀 멤버를 여러 차례 교체하였다.그 과정에서 히딩크는 명성,연고,파벌,외압에 흔들리지 않고 오로지 실력에 따라 선수를 선발하고 배치하였다.자율개혁에서 반드시 필요한 것은 관료들이 선의의 경쟁을 통하여 공직사회에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고,공정한 평가시스템을 구축하여 그들의 성과를정확하게 평가하는 것이다.축구와 마찬가지로 정부도 팀플레이를 통하여 운영된다.그러므로 개인에 대한 평가와 더불어 팀에 대하여도 공정하게 평가하여 그에 상응하는 인센티브를 제공하여야 한다. 참여정부가 추진하는 정부혁신이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의 장기적 비전 제시,관료들의 전문성과 내부경쟁을 기초로 하는 자율적인 실천 노력, 그리고 공정한 성과 평가와 보상을 통하여 꾸준하게 이루어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 남 궁 근 서울산업대교수 행정학
  • 항암·노화억제·당뇨예방·미용효과… / 토마토는 ‘영양 덩어리’

    재배기술의 발달로 한겨울에도 토마토를 먹을 수 있지만 맛과 영양에선 제철인 요즘을 따라 올 수 없다.영양의 보고인 ‘토마토가 빨갛게 익으면 의사는 얼굴이 파래진다.’는 서양 속담 속에는 토마토의 효능이 상징적으로 들어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생산되는 채소인 토마토가 국내에 도입된 것은 약 400년 전.1614년 편찬한 이수광의 지봉유설에는 토마토를 ‘남만시(南蠻枾)’로 기록하고 있어 최소한 그 이전에 이미 들어온 것으로 추정된다.남미가 원산지인 토마토가 국내에서 본격 재배된 것은 1950년대 이후다.서양에서는 채소로서 요리법이 다양하게 발달했지만 우리에겐 기껏해야 샐러드나 주스로 먹는 정도다. 토마토를 처음 먹으면 풋내같은 토마토 특유의 냄새가 나지만 계속 먹으면 괜찮아진다.풋내가 싫어 설탕에 찍어 먹으면 맛은 좋을지 몰라도 비타민B가 파괴된다.토마토에는 단맛과 신맛,짠맛이 있다.단맛의 주성분은 과당과 포도당,신맛은 시트르산과 말산이다.짠맛은 음식을 조리할 때 소금을 적게 써 혈압상승을 줄일 수 있다. 토마토에는비타민류와 미네랄류가 매우 풍부한 영양의 보고다.생 토마토 100g에는 베타카로틴 형태의 비타민A가 열매채소 가운데 호박 다음으로 많다.비타민C도 11㎎이나 있다.토마토의 비타민C는 열에 의한 손실이 많지 않아 생식만 고집할 것은 아니다.또 비타민B1 0.04㎎,비타민B2 0.01㎎ 등도 있다. 주목할 만한 것은 비타민P와 비타민H.비타민P는 모세혈관을 강화해 고혈압을 예방하거나 비타민C의 흡수를 도와 피부를 아름답게 해 주는 미용효과가 있다.비타민H 역시 피부 트러블 개선에 효과적이다.비타민C와 상승효과를 발휘해 콜라겐 생성을 촉진하고 피부를 건강하게 유지한다.골다공증에 좋은 비타민K도 있다. 또한 토마토에는 15종류의 미네랄이 들어있다.이들 가운데 칼슘 9g,칼륨이 178㎎,인 19㎎,철 0.3㎎ 등의 순으로 많다. 토마토에 있는 셀레늄은 최근 관심을 끌고 있는 무기질이다.비타민E(토코페롤)와 마찬가지로 과산화지질을 분해해 간암이나 B형 간염의 위험을 줄이는 것으로 학계에 보고된 바가 있다. 식이섬유인 펙틴이 많아 소화에 좋고 대장암예방에 효과가 있다.토마토를 삶으면 섬유소가 증가한다.아침에 토마토 주스 1잔씩을 마시면 변비를 예방할 수 있다. 토마토에 붉은 색을 내는 리코핀은 항암성분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리코핀은 노화방지,항암,심혈관질병 예방,혈당저하에 효과가 있고 항산화력은 베타카로틴의 2배에 이른다는 것. 리코핀은 덜 익은 토마토보다는 잘 익은 것에 더 많다.미국 하버드대학 에드워드 지오바누치 박사의 연구결과 토마토를 많이 먹는 사람의 피속에는 리코핀의 함량이 높아 암 발생률이 낮았다고 한다.이쯤되면 빨갛게 익은 토마토 때문에 할 일이 없어진 의사들의 얼굴이 파랗게 질릴만하다. 고기나 생선 등 기름진 음식을 먹을 때 토마토를 곁들이면 위속에서 소화를 촉진하고 위의 부담을 가볍게 한다.또한 산성식품을 중화한다.토마토가 위벽에 음식이 달라 붙는 것을 막아 위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육식이나 산성식품을 많이 먹는 사람은 토마토주스를 마시는 것이 좋다. ●토마토를 고르는 요령 좋은 토마토는 껍질에 탄력이 있고 외관상 광택이 나고 단단하면서 무거운 것이 좋다.일반 토마토는 지나치게 큰 것보다 200g 내외가 좋다.잘 익은 토마토가 영양가가 더 높기 때문에 빨갛게 잘 익은 것을 골라야 한다.푸른 빛이 도는 토마토는 상온에 두고 완전히 익히는 것이 좋다.또 같은 양이라면 방울 토마토가 더 낫다.비타민과 미네랄 등의 함유량이 일반 토마토를 웃돌기 때문이다. 반면 토마토가 각이 져 있으면 내부가 비어 있는 경우가 많아 좋지 않다.색깔이 선명하지 않거나 모양이 기형적인 것도 피하는 것이 좋다. ■도움말 농촌진흥청 원예연구소,한귀정 농촌생활연구소 연구관,박은혜 건강요리연구가 이기철기자 chuli@ ■토마토 요리 3題 신선한 토마토에는 리코핀이 많이 들있지만 그냥 먹으면 체내 흡수율이 떨어진다.열을 가하면 리코핀이 토마토의 세포벽 밖으로 빠져나와 체내 흡수가 잘 된다고 한다. 토마토는 생것으로도 먹지만 케첩,퓨레,소스 등으로 가공하기도 하고 덜익은 것은 피클로도 이용된다. 방울 토마토로 피클을 만들려면 방울 토마토(50개)의 꼭지를 떼낸 후 물에 깨끗이 씻는다.레몬(1개)는 껍질째로 잘게 썰고 양파는 1개를 굵게 채 썰어 준비한다. 밀폐가 가능한 유리병에 방울 토마토와 레몬,양파,월계수잎 5장,바질 1개,통후추 1큰술을 넣어둔다.냄비에 물 3컵,설탕·소금 각 1컵을 넣고 끓이다가 식초 2컵을 넣고 다시 끓여 병에 붓고 밀폐한다.6일쯤 지나 국물만 따라내 끓인 다음 식혀서 병에 다시 부어 밀폐시켜 놓는다.열흘정도 지나면 맛이 우러나 먹을 수 있다.기름기가 많은 음식을 먹을 때 토마토 피클을 곁들이면 소화에 좋다. ‘토마토 라이스’를 준비할 땐 쌀 2컵을 물에 20∼30분 가량 불려 놓는다.물 2컵,올리브 기름 2큰술,얇게 저민 마늘 2큰술,토마토 4개,당근·옥수수·파와 소금 약간을 준비한다. 토마토는 껍질을 벗겨 다져 놓고,당근·옥수수·파는 잘게 다져 준비한다.냄비에 올리브 기름을 두르고 마늘을 향이 나도록 볶은 다음 불린 쌀을 넣어 끈기가 느껴질 때까지 볶다가 물과 다진 토마토를 함께 넣고 뚜껑을 열어둔 채 끓인다.10분쯤 끓이다가 불을 약하게 해 당근과 옥수수·파 등 잘게 다진 야채를 넣고 뜸을들여 완성한다. ‘토마토 두부찜’을 만들 땐 토마토(3개)는 통째로 사용하되 안을 파 낸다.두부(⅓모)는 1㎝ 크기의 주사위 모양으로 썰어 준비한다.속을 파낸 토마토 안에 두부를 넣고 간장을 약간 넣어 간을 맞춘다. 잘게 썬 파를 위에 올린 다음 알루미늄 포일에 싸서 10분쯤 찐다.체력이 약한 사람이나 냉증에 시달리는 사람에게 좋다.
  • [화제의 사이트] my.dreamwiz.com//bibere

    장마가 슬슬 끝나고 햇살이 점차 뜨거워지고 있다.바빠서 여름 휴가를 갈 처지가 못 된다면 그늘 밑 안락의자에 앉아 맥주 전문 사이트 ‘비베레’(my.dreamwiz.com//bibere)에서 고른 시원한 세계 각국의 맥주를 들이켜는 것은 어떨까. ‘비베레’는 라틴어로 ‘마시다.’라는 뜻의 단어.게르만족의 언어에서 ‘곡물’을 뜻하는 ‘베오레(bior)’와 함께 맥주(beer)의 어원이 됐다. 이 사이트에서는 맥주의 기원,역사,원료,종류 등 기본적인 맥주 정보를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세계의 맥주’ 코너에서는 미국의 버드와이저,독일의 벡스,네덜란드의 하이네켄,덴마크의 칼스버그,호주의 포스터스 등 세계 각국 대표 맥주의 역사와 특징 등을 짤막하게 소개하고 있다. 또 라거,필스너,스타우트,비터 등 여러 종류의 맥주를 집에서 직접 담글 수 있는 제조법을 소개하고 있다.비어스프리처,블랙 벨벳,샌디 개프 등 일반 술집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맥주 칵테일을 만드는 법도 알려준다. 닭살 레몬소스 샐러드,해물꼬치구이,피망잡채 등 맥주 맛을 살려주는 안주 요리법도 사진과 함께 상세히 실려 있다.세계 각국의 술 문화,맥주에 얽힌 속담과 격언 등을 소개할 뿐 아니라 ‘얼굴 붉어지는 사람이 건강하다.’,‘술꾼은 정력이 세다.’ 등 잘못된 상식을 바로잡아 준다.게시판을 통해 전국의 네티즌들이 추천한 맛있는 맥주집도 소개하고 있다. ‘비베레’ 관계자는 “네티즌들과 맥주 정보를 함께 나누고 싶어서 사이트를 만들게 됐다.”면서 “비베레를 통해 진정한 맥주 애호가가 늘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두걸 기자 douzirl@
  • [열린세상] 모퉁이의 돌

    서울의 시내 버스에 여차장이 있던 무렵 사회상 단면이 갑자기 떠오른다.사회 간접자본의 열악성이나 버스의 기계적 낙후성에 대한 내용이 아니라 그 당시 사회 문화적 뒤틀린 그림 한 폭이다.당시 신문들은 하루 일과가 끝난 후 여차장에 대한 이른바 기숙사 사감이라는 사람의 몸수색을 다투어 기사로 다뤘다.승객으로부터 받은 버스 요금의 사취를 방지한다는 것이 몸수색의 이유였다.‘삥땅’이라는 관행이 사회 문제였다. 한참 민감한 여성들의 기본 인권을―특히 몸 수색자가 남성일 경우―유린한다는 문제와 더불어 과연 삥땅은 남의 것을 훔치는 죄를 저지르는 것은 아닌가의 문제가 삥땅을 둘러싼 당시의 윤리적 논란의 핵심이었다.삥땅은 단순한 사회 운동 차원에서 주의를 환기시킨 문제가 아니라 윤리 문제가 전담 영역인 종교계 특히 가톨릭 교회의 현안이기도 하였다. 물론 종교계가 열악한 노동 여건이나 여성의 기본 인권 문제를 소홀히 한 것은 아니지만 무엇보다도 ‘도둑 질 하지마라!’라는 제7계명에 어긋나는 잘못은 아닌가의 논의가 초점이었다.당시 각계 인사들은 분명 삥땅은 형식적으로는 일방적 사취로 볼 수 있지만 임금이 제공된 근로의 대가라고 할 때 여차장의 임금은 누구도 정당한 수준이라고 말할 수 없기에 내용적으로는 근로자가 스스로 자신의 정당한 몫을 확보하는 형태라고 합의했다. 천성적으로 사회를 이루고 함께 살고 있는 인간은 자신이 속해 있는 조직의 생리를 외면할 수는 없다.그리고 묵시적으로 비윤리적 처신을 그 조직이 수용할 때 자신의 입장만을 고수한다는 것은 금기시되고 있다.예를 들면 뇌물 등 부조리의 구조 속에서 외톨이로 따돌림 당하지 않으려면 그러한 구조를 전면 부인할 수만은 없다는 게 ‘구조적 악’이라는 것이다.잘못이지만 적극적인 악은 아니고 소극적 잘못이라는 내용이 ‘구조적 악’의 핵심이다.‘도둑 질 하지마라!’는 명시적 윤리 계명에 대해 당시 교회는 구조적 악이라는 보편 교회의 가르침을 원용함으로써 사회적으로 분명한 지침을 그리고 신도들에게는 분명한 행동 지침을 마련했다. 이 같은 윤리적 판단 기준과 더불어 보다 기본적인 가르침을 교회는 마련하여 왔다.‘바늘 도둑이 소도둑 된다.’는 속담이 있듯,모든 잘못은 그 잘못의 상태에 머무르거나 또 축소되는 것이 아니라 갈수록 커져 가는 경향이 있으므로 이러한 악의 성향을 깊이 통찰하고 이해함으로써 ‘악의 구조’에 경각심을 가질 것을 가르쳐왔다.‘구조적 악’이 소극적 악에 대한 가르침이라면,‘악의 구조’는 적극적 악에 대한 경고로 인간의 윤리 의식에 대한 명시적 지침이다. 기본적으로 동일한 원리이지만 앞서 살펴본 결과와는 정반대인 경우도 있을 수 있다.구체적으로 한 사회가 거짓과 비리의 환경이 아니라 정직과 윤리의 분위기가 뿌리내리고 있을 경우 그러한 사회의 구성원은 그렇지 못한 사회의 구성원보다는 의식적 노력 없이도 쉽게 착함을 일상화하고 있는데 이 같은 현상을 ‘구조적 선’이라고 부를 수 있지 않을까? 나아가 ‘선의 구조’라는 표현도 쉽게 그 내용을 유추할 수 있겠다. ‘구조적 선’은 소극적 착함을 다루고 있지만 적극적 착함까지를 다루고 있지 못하다.이에 대해 ‘선의 구조’는 적극적 착함까지도 포함하고 있다.탈무드의 지혜처럼 착함의 실천자에게 주어지는 가장 큰 보상은 다시 한번 착함을 실천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한 사회의 초석이 될 수 있는 인간은 선 순환의 원동자로 적극적 착함을 실천하는 사람을 가리킨다.즉 모퉁이 돌이 될 수 있는 자격은 착함의 소극·수동적 실천자가 아니라 적극·능동적 착함의 실천자로 ‘선의 구조’를 파악하고 생활화하는 사람이다. 최근 동계 올림픽 유치를 둘러싼 물의처럼 누워서 침 뱉는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을 때 적어도 ‘구조적 선’을 논의할 수 있게 되고 그 바탕 위에서 우리는 ‘선의 구조’를 생활화할 수 있을 것이다. 김 어 상 서강대 교수 경제학
  • 아내강간 / (상)“사랑이라고? 맞는것보다 더 비참해”

    아무리 성(性)이 개방된 시대라 해도 부부간의 내밀한 이야기는 덮어두는 게 옳을지 모른다.그러나 남편이 아내를 폭행한 후 일방적으로 요구하는 성관계는 어떻게 할 것인가.‘성폭행’이라고 할 것인가,그렇지 않다고 할 것인가.‘부부싸움은 칼로 물베기’란 말로 일방적 성관계가 폭력 후의 ‘화해’로 생각되기도 했던 때도 있었다.그러나 폭력으로 인해 온몸이 멍든 채 가슴에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으며 ‘어쩔 수 없이’ 성관계를 하게 될 경우,아내는 영원히 치유할 수 없는 응어리를 껴안게 된다고 한다.그래서 일방적으로 폭력을 당한 후 이어지는 성행위를 ‘부부 강간’ 혹은 ‘아내 강간’이라고 부른다.아내가 원하지 않는 성관계를 갖지 않을 자유를 인정하지 않는 남편에게 마음을 열 수 없다는 아내들의 속내를 들어보고 그 처방과 대책을 상,하로 나누어 싣는다. 김영선(가명·36)씨는 “7년간의 결혼생활을 파경에 이르게 한 것은 외견상으로는 ‘남편의 폭력’이었지만 사실은 폭력 후에 지긋지긋하게 이어진 성행위였다.”고 털어놨다. “남편이 때릴 것 같으면 동네사람들이 알까봐 내가 먼저 문을 닫았다.몸이 성한 곳이 없도록 두들겨 패고난 후 성관계가 어떻게 가능하며,더욱이 그렇게 하면 화해가 된다는 생각을 어떻게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성행위를 거절하면 했던 이야기를 되풀이하면서 다시 때리기 시작했기 때문에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수 없었다.차라리 성격이 나빠서 아내에게 폭력을 썼다면 며칠 간 미안한 마음을 갖고,천천히 노력하면서 화해했다면 내가 그를 ‘동물’로 정의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 ●부부싸움이 칼로 물베기라고? 가정폭력 피해여성들의 피난처인 한 ‘쉼터’에서 만난 48세의 여성 역시 이렇게 토로했다.“아이들이 들을까봐 이불을 덮어놓고 나를 때렸어요.때때로 숨이 막힐 것 같았고 때로는 이렇게 해도 죽지 않는 나 자신을 스스로 저주할 정도로 괴로웠어요.폭력 앞에서 무방비 상태로 부들부들 떨고 있는 내게 행해지던 성행위는 분명 강간이었습니다.차라리 폭력이 나았다면 믿으시겠어요? 그렇게 행해지던 성행위는 폭력보다 더 두렵고,더 더럽고,부끄러웠어요.남편도 인간 같지 않았고,나 자신도 경멸스러웠으니까요.” 외국계 기업에 근무하는 성미란(가명·34)씨는 직장생활과 가정생활,육아까지 겹쳐 성생활에 흥미를 잃게 된 후 남편의 폭력과 성행위 요구로 괴로워하다 이혼수속 중이다.“아이를 데리고 별거를 시작한 후 어느날 밤늦게 술을 먹고 찾아와서는 성관계를 요구했어요.내가 거절하자 욕을 하면서 ‘다른 남자가 생긴 게 분명하다.’고 단정짓기도 했지요.정말 결혼하면 여성의 몸은 남편의 것인가요?” 전업주부 정혜원(47)씨는 “결혼한 후 성관계를 거절하면 이혼사유가 된다.”거나 “성관계를 거부하는 것은 남편을 무시하는 것이다.”는 남편의 말에 속아 살았다고 말했다.“그전에는 남편이 나를 사랑하니까 성관계를 원한다고 생각했다.또 이렇게 거절하면 바람을 피울지도 모른다는 불안감도 있었다.하지만 이렇게 폭력적인 성행위는 사랑일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성관계란 ‘몸으로 표현하는 신뢰’ 친정아버지의 상중에 남편의 부부관계 요구를 거절한 후 폭언을 당했고 강제로 성관계를 가져야만 했던 김정아(가명· 43)씨는 “남편에게 강간 당했다.”며 치를 떤다. “성이란 ‘몸으로 표현하는 가장 깊은 신뢰’라고 생각한다.내 아버지가 그렇게 갑자기 돌아가셔서 슬픔에 젖어 있는데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남편은 회사 동료들이 모아준 조의금도 한푼 내놓지 않고 혼자 써버렸다.결혼생활이란 여자에게는 불리한 제도라고 생각하고 그동안 참아왔다.하지만 내가 시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남편처럼 성행위를 요구했다면 그게 용서됐겠느냐.” 그는 성이 “역겹다.”고 말하길 주저하지 않았다. 이렇게 여성들은 교감없는 일방적인 남편의 ‘성충동’은 ‘부부관계’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다.이를 여성과 남성의 성에 대한 생물학적인 차이나 인식 차이로만 생각할 수는 없을 것 같다.그래서 여성들은 아이들 때문에,또한 사회적인 통념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결혼생활을 유지하면서도 ‘부부관계만은 하지 않겠다.’는 식으로 자신을 지키기도 한단다. 이유정(가명·37)씨는 7년간 연애결혼한 남편이 싫어진 이유에 대해 아내를 전혀 생각하지 않는 성생활 때문이라고 말했다.“몸이 아프거나 기분이 안좋아서 거절하면 ‘하늘 같은 남편이 요구하는데 어떻게 여자가 거절하느냐.’고 화를 내요.지난 시대의 사람도 아닌데 어떻게 그런 말이 나오는지 모르겠어요.” 이씨는 “정력이 센 남자를 여자들이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분명 오해다.내 주위의 사람들과 이야기해 봐도 그렇게 일방적으로 ‘너는 내것이니까 내 요구에 응해야 한다.’는 식의 남편과는 대부분 가정생활이 원만할 수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 30대 여성은 남편으로부터의 폭력은 없어도 ‘강간’이란 기분이 들기는 마찬가지라고 말했다.“감정표현이 없는 것은 내가 이미 접고 살기로 했기 때문에 별로 문제될 게 없다.그러나 내가 잠들어 있을 때만 남편이 성관계를 하는 것은 참을 수가 없다.정말 기분이 나쁘다.”고 말했다. 음이 통하지 않은 성관계에 대해 ‘폭력’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젊은 여성들뿐만이 아니었다. 김경란(가명·52)씨는 “남편의 폭력에 시달리면서도 아이들이 독립할때까지는 이혼할 생각은 없다.젊었을 때에는 당장이라도 헤어지고 싶었지만,딸애들 결혼에 괜한 손해를 주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그러나 성생활만은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7년째 남편의 요구를 거절하고 있다는 그는 “차라리 욕을 먹고,주먹으로 맞아도 그게 낫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정옥란(가명·67)씨는 지금도 부부생활만 돌이켜보면 “입이 쓰다.”고 했다.“방앗간을 하느라,아이 6명을 키우느라 참 힘들게 살았는데도 남편은 늘 꼬투리를 잡아서 밤마다 나를 때렸지.밤새워 때리고는 새벽녘에 요구하는 성관계는 사람을 비참하게 했어.요즘 세상이었다면 정말 안 살았을 거야.내 마음이 서늘해진다고나 할까,나는 많이 배우지도 못했고 돌아갈 친정도 없어서 그냥 살았지만 남편이 시앗을 본 것보다,때린 것보다 더 괴롭고 힘들었거든.” ●왜곡된 속담,아내는 3일에 한 번씩 북어패듯… 이혼상담 중 폭력과 함께 일방적인 성관계 요구에 지친 여성을 발견한다는 대한가정법률복지상담원 양정자 원장은 “흔히 아내를 북어패듯 사흘에 한 번씩 때리라는 말을 잘못 이해하고 있어서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속담은 아내에 대한 폭력이 아니라,서로를 잘 모른 채 결혼하고 오늘날처럼 서로 얼굴을 마주 대할 시간이 없었던 지난 시대 부부들에게 서로의 친밀감을 위해 자주 부부관계를 할 것을 권유하며,이를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했다. 양 원장은 일방적 부부관계를 ‘강간’이라 표현하는 것은 30대 이하 젊은 층이라고 했다.40대 이상에서는 아직도 ‘칼로 물베기’식의 ‘화해법’이 어쩔 수 없는 하나의 ‘처방’으로 받아들여지는 예가 많지만 젊은층에서는 오히려 문제를 더욱 악화시킨다고 했다. “서로를 존중하지 않는 상황에서는 성관계를 거부할 수 있다고 젊은 여성들은 생각한다.다만 남성들은 아직도 생각이 달라지고 있지 않아서 문제가 크다.여성들이 남에게 당했다면 ‘어쩔 수 없는 사고’라고 생각하겠지만 남편에게 존중받지 못한 것은 더욱 모욕감이 크다고 말한다.” 한국여성의 전화연합 신연숙 인권국장은 “폭력 전후,혹은 아내의 의지와 무관하게 이뤄진 부부관계는 ‘성학대’라는 사실을 남자들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허남주기자 hhj@ ■아내강간이란 아직 국내에서는 그 개념조차 모호하지만 서구의 여성학자들은 아내가 거절하는데도 남편이 어떤 형태로든 힘을 동원해 강압적인 방법으로 성행위를 하는 것을 ‘아내강간’으로 규정하고 있다. 남편은 ‘성관계’라고 생각하지만 여성입장에서는 ‘강간’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이유는 첫째,합법적인 제도 안에서의 성행위는 남성에게는 권한,아내에게는 의무로 받아들이는 사회에 기인한다고 한다. 또 성관계를 통해 아내를 벌주거나,괴롭히려는 의도를 갖고 있거나 통제하려는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더욱이 대부분(87.4%)의 남편들은 자신이 원할 때 언제나 성관계를 할 권리를 갖고 있는 것으로 한국여성의 전화연합의 조사결과 밝혀졌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서울시 거주 기혼여성 1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25.5%가 아내가 강간을 경험했고,그중 8.7%는 강간직전 남편으로부터 심한 폭행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여성의 전화연합의 설문조사에 의하면 구타 직후 성관계를 요구하는 남편이 16.63%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북대 신성자 교수의 2000년,‘아내강간 실태’연구에 의하면 남성들 중 42.4%가 지난 2년간 실제로 어떤 유형이든지 아내강간을 행했다고 답했다. 유형별로는 강압에 의한 강간은 35.4%,구타동반 강간 12%,가학적 강간이 10.4%로 보고됐다. 허남주 기자
  • 스팸메일과의 전쟁 / ‘다음’ 이재혁 메일팀장

    “하루하루가 머리털이 빠지는 전쟁입니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의 이재혁(사진·32) 메일팀장은 스팸메일과의 전쟁 최일선에 있는 파수꾼이다. 그는 24시간 실시간으로 외부에서 들어오는 메일의 현황을 감시하지만 ‘열 장정이 한 도둑을 못 막는다.’는 속담을 인용하면서 스팸을 미리 막는 것이 정말 어렵다고 말했다.끊임없이 스팸을 보내는 스패머보다 먼저 스팸 기술을 생각해내 차단하려 노력한다고 밝혔다.최근에는 온갖 기상천외한 방법을 발명해내는 스패머와의 기술 싸움에서 점차 주도권을 장악 중이라며 분위기를 전했다.“우리나라의 스팸 기술은 다른 나라에 비싼 값으로 팔아도 될 만큼 세계적이에요.”라고 덧붙였다. 그가 소개하는 가장 악질적인 스패머는 국내에는 티끌 하나의 흔적도 남기지 않는 경우다.대부분 음란 메일로 해외에서 운영되는 서버를 통해 보내고,결제도 외국에서 하게끔 하며 메일 내용에 누가 보낸 것인지 알 수 있는 단서조차 없다.“들리는 소문에 따르면 이런 음란업체들이 한달에 30억원을 번다고도 하는데,이처럼 모든것을 외국에서 처리하면 사실상 스패머가 누구인지 확인이 불가능합니다.” 본인이 직접 스팸을 보내지 않고 바이러스 프로그램을 이용해 다른 사람이 발송하게끔 하고,스패머는 원격으로 조종하는 기술도 있다고 한다.바이러스를 이용한 스팸 내용이 ‘이 프로그램을 설치하면 바이러스를 막아준다.’는 해괴한 경우도 있었다고 소개했다.이럴 경우 스패머에 당하지 않으려먼 백신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된다. 다음의 카페나 회원으로 가입할 때 임의의 문자가 뜨고,이 문자를 직접 입력해야 하는 장치를 6개월 전부터 도입했는데 이를 통해 스팸 프로그램의 가입을 막고 있다. 몇달 전에는 ‘다음이 스팸에 깔려 죽을 뻔’한 아찔한 상황도 있었다.하루에 다음에서 오가는 메일의 양은 약 1억통으로 메일 서버는 2억통까지 처리할 수 있다.그런데 스팸의 양이 매일 30,50,70%씩 급격히 늘어나 서버의 한계량에 육박한 것이었다.메일팀에서 일하는 지난 3년간 이런 위기의 순간이 몇번 있었지만 다행스럽게도 메일 양을 일정 수준으로 가두는 데 성공했다. 다음은스팸 업체 3곳에 대해 700만∼2200만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중으로 올 가을쯤 판결이 날 예정이다.이씨는 “소송 중인 업체들이 오히려 당당한 반응을 보인다.”며 “손해배상 금액도 터무니없이 적다.”고 말했다.음란물을 보낸 업체들은 ‘우리가 보내는 메일을 원하는 사람들이 많고,받는 사람이 청소년인지 아닌지는 다음측이 따질 문제가 아니다.’라고 주장한다고 한다.미국에서는 스패머가 700만달러를 물어야 한다는 판결이 있는 데 비해 우리 법원은 스팸으로 인한 정신적 피해는 고려하지 않는 등 손해배상 산정근거가 미약하다고 이씨는 지적했다. 그는 최근 ‘사스(SARS)’와 함께 살아야 한다는 말처럼 스팸도 일상생활이라는 의견에 대해 “감기와 함께 살 수는 있겠지만 사스와 같이 살 수는 없다.”고 말했다.본인이 매일 받는 메일 중 스팸이 5∼10%라면 같이 살 수 있겠지만 50%에 이르는 지금 수준으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스팸과의 전쟁은 끝이 보이지 않는 싸움입니다.이 전쟁을 끝내려면 사회적 합의가 중요합니다.”메일을 받는 사람은 스팸이라고 하지만,이메일로 광고를 할 수 밖에 없는 영세한 업체가 있기 때문이다.침체된 IT(정보기술) 경기의 회복을 위해서라도 스팸의 판단 근거를 명확히 세워 긍정적인 면은 살리고 부정적인 면은 최소화하는 구조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고지서를 받는 메일·게시판에 글을 쓰는 메일·친구들끼리 쓰는 메일 등으로 이메일 계정을 여러 개 나눠 쓰고 메일 주소를 너무 쉽게 만들지 않는다면 스패머로부터의 공격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윤창수기자
  • [씨줄날줄] 밤꽃

    전국의 산하가 젖빛이다.뒷산에라도 오르면 밤꽃 특유의 냄새가 진동한다.영락없이 남성들 ‘생명’의 냄새다.냄새가 어찌나 똑같던지 예전엔 부녀자들이 냄새를 부끄러워해 밤꽃이 한창일 때에는 나들이를 삼갔고,낭군을 여읜 아낙네들은 더욱 근신했다고 한다.생명의 꽃을 피우는 나무는 또 유달리 단단하다.여간해선 썩질 않아 조사의 위패나 제사를 지내는 제기로 쓰인다.적어도 우리네에겐 조상의 나무인 셈이다.밤꽃은 정녕 삼라만상의 이치를 깨우치는 생명의 꽃일 것 같다. 밤은 우리에게 희망으로 다가온다.알밤에 얽힌 얘기는 화해를 가르친다.밤꽃이 잘 피면 풍년이 든다고 했다.수분이 많고 온도가 적당해야 밤꽃이 만발하니 농작물이 잘 자란다는 이치일 것이다.또 밤송이 맺을 때 모를 내어도 반 밥은 더 먹는다는 속담도 있다.지독한 가뭄이 들더라도 밤송이가 맺힐 때까지만 모를 내면 그래도 절반은 수확할 수 있다고 했다.선인들의 희망의 가르침이다.옛날 고부간 갈등을 보다 못한 한 이웃 할머니는 며느리에게 “시어미를 죽게 하려면 매일 밤 알밤을 구워 드려라.”는 비방을 전해 주었다.며느리가 그렇게 하자 시어머니는 며느리의 정성에 감동해 갈등을 풀었다는 것이다.알밤은 화해와 사랑의 전도사였던 셈이다. 젖빛의 밤꽃은 꿀의 꽃이기도 하다.밤꽃에서 따는 꿀은 아카시아와 함께 양대 꿀로 쳐준다.1년 꿀 농사는 5월 아카시아와 6월의 밤꽃에 좌우된다.7월의 싸리꽃 그리고 8월엔 갖가지 야생화에서 꿀을 따지만 돈이 되는 것은 역시 아카시아와 밤꿀이다.흑갈색의 밤꿀도 나름대로 성가가 있다.하얀 거품과 함께 꿀이면서도 쓴맛이 나는 밤꿀은 소화도 잘 될 뿐만 아니라 흔히 ‘약’이 된다고 한다.그래서 할머니들이 밤꿀에 인삼을 썰어 재었다가 손자에게 매일매일 한 술 떠 먹였다지 않던가. 밤꽃이 한달쯤 지나면 앙증맞은 밤송이가 맺을 것이다.폭염의 한여름이 지나고 서늘한 기운과 함께 음력 8월의 달이 둥그레질 때면 달착지근한 풋밤을 맛볼 것이다.풀벌레 소리 애잔해지면 갈색의 밤송이들은 자연의 축복이라도 되는 양 먹음직한 알밤들을 쏟아 낼 것이다.함박눈이 펑펑 쏟아질 때면 군밤의 고소한 맛을 연인과 즐기며 체온을 나눠 가질 것이다.밤꽃이 한창이니 올해도 절반이 가나 보다. 정인학 논설위원
  • 세계인 - 우리는 이렇게 산다 / 횡재 꿈꾸는 中대륙 “복권 팅하오”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중국의 웬만한 직장인들은 월요일 아침이면 복권 이야기로 하루를 시작한다.베이징(北京))의 중심지인 창안제(長安街) 근처에 소재한 진청(金城) 법률사무소도 마찬가지다.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파문이 가라앉고 있는 9일 아침 9시,30여명의 직원이 있는 이 회사의 15층 사무실 밖 복도에서 막 출근한 직원 서너명이‘티타임’을 갖고 있었다. 비가 적은 베이징에서 이날 모처럼 연속 이틀 내린 비를 화제로 이야기를 시작하다 자연스레 화제는 축구 복권으로 옮겨갔다. “어제 유럽컵 예선에서 내가 응원한 독일팀이 스코틀랜드와 비기는 바람에 나는 망했어.”,“야,나도 강호 스페인이 이긴다고 했는데 어떻게 약체 그리스한테 지냐,말도 안돼.”,“그래도 네덜란드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러시아를 2대0으로 이겼어.”직원들은 지난 주말 치러진 유럽컵 예선전 성적을 토대로 자신들이 산 축구복권의 당첨 여부를 확인하느라 여념이 없었다.중국인들에게 복권은 일상 생활이나 다름없다.도박을 좋아하는 민족성과 공익기금을위한 정부의 확대정책이 맞물려 중국 전역에서 뜨거운 복권 열풍이 불고 있다.중국의 복권은 체육복권·축구복권·즉석복권 등 3가지가 있다.중국의 첫 월드컵 진출(2002년)과 함께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축구복권은 직장인과 젊은층을 파고들고 있다.독일·프랑스·이탈리아 등의 유럽 프로리그나 유럽컵 등 주요 축구경기의 승패를 맞혀 당첨되는 방식이다.1장에 2위안(약 300원)이며 복식복권도 나왔다. 중국인들이 국내 프로리그에 별 관심이 없는 반면 유럽 축구에 열광하고 있는 것도 축구복권과 깊은 관련이 있다.유럽 축구리그는 CCTV5,BTV6(베이징TV) 채널은 물론 지방 TV에서 금요일 저녁부터 주말,일요일까지 정기적으로 방송돼 중국인들의 폭발적 인기를 얻고 있다. ●축구복권 가이드 TV프로그램 인기 절정 목요일이나 금요일쯤이면 직장 동료들이나 친구들이 모여 주말에 열리는 유럽리그의 복권 대상팀들을 분석한다. 축구복권을 관장하는 중국체육총국은 매주 월요일에 지난주 결과를 발표함과 동시에 다음 축구복권 대상팀을 신문과 TV,인터넷을 통해 국민들에게 알린다.축구복권 마니아들은 온갖 매체를 통해 관련 정보를 취득하고 정보를 교환하며 경기 결과 예측에 총력전을 펼친다.IT 관련 회사에 근무한다는 장양(張陽·31)은 “주로 인터넷이나 축구 관련 잡지를 통해 과거 경기 전적이나 주전들의 건강상태 등 팀의 전력을 분석하고 금요일 저녁에 최종 결정을 한다.”며 “돈보다도 마음에 맞는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고 축구 시청 자체가 더욱 박진감이 있다.”고 축구복권의 장점을 늘어놓는다. 이런 열기 때문에 금요일 저녁 7시만 되면 축구복권의 가이드를 겸한 ‘도전 310(TSTV)’은 복권 마니아들을 사로잡는다.일반팀과 전문가팀이 두 편으로 나뉘어 유럽 축구경기에 대한 예측 분석을 내놓고 열띤 공방전을 펼치는 프로그램이다.저우이(周義·28)는 “친구 서너명과 함께 돈을 모아 축구복권을 사면 가능성도 높아지고 부담도 줄어든다.”며 “지난 1년 동안 친구들 돈까지 2만위안(약 300만원) 정도 날렸지만 한번 1등상을 타봤는데 맞힌 사람들이 많아 6000위안(약 90만원)밖에 못 탔다.”고 웃는다. ●숫자 맞히는 체육복권 인기 상한가 하지만 남녀노소 모든 계층에 가장 인기가 높은 것은 체육복권이다.중국 복권시장의 80% 안팎을 차지하고 있다.중국에서는 자신이 직접 7개의 숫자(1에서 36)를 고를 수 있어 흥미 만점이다.길거리 복권 부스나 동네 슈퍼마켓이 주요 복권 판매소다.체육복권은 1장에 2위안이며 주민들이 자신이 원하는 번호를 부르면 복권 판매원이 컴퓨터에 즉석으로 입력,인쇄해 복권을 판매한다.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 저녁 7시에 BTV2(베이징 경제TV)에서 복권 추첨대회가 열린다.숫자가 기입된 36개(1∼36)의 공을 섞어 돌리면서 7개를 고르는 방식이다.복권 당첨금은 판매 금액에 따라 매주 차이가 난다.판매액과 상관없이 일정액을 주는 주택복권 등 과거 한국의 복권과는 다르다.한국에 새로 복권 열풍을 부른 로또 복권과 비슷하다. 7개 숫자 모두 맞히면 특등상이 되고 최고 500만위안(약 7억 5000만원)까지 지급된다.6개 숫자를 맞히면 1등상을 받고 5개 숫자면 2등상이다.4개 숫자를 맞히면 최하 5위안(약 750원)의 상금을 받는다.지난 6일 발표한 체육복권 당첨자의 경우 특등상은 없고 1등상(2명)은 각각 13만 4000위안(약 2000만원)을 받았고 2등상은 62명(각 4300위안),3등상은 177명(각 500위안)이 나왔다. 대형 슈퍼체인인 징커룽(京客隆) 궁티(工體) 지점의 복권 판매원은 “복권을 사는 사람들 대부분이 단골들이고 보통 10위안(약 1500원·5장)을 사는 사람들이 많다.간혹 좋은 꿈을 꿨거나 감이 좋으면 100위안(약 1만 5000원)씩 사람들도 있다.”고 고객들의 구매 패턴을 설명했다. ●복권 가이드북까지 등장 복권 구입자들은 어떤 숫자를 고르느냐가 늘 고민이다.이런 이유로 중국 서점에서 ‘중차이즈난(中彩指南·당첨 길잡이)’이란 책이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그동안 복권 추점에서 가장 많이 나온 숫자부터 특등,1등 당첨자들이 어떻게 숫자를 골랐는지를 재미있게 엮은 책이다.가령 전날 밤 돈과 관련된 꿈을 꾸면 파차이(發財·횡재한다)의 파(發) 발음과 비슷한 8(바)의 숫자를 고르라는 식이다. 류(溜·막힘이 없다)나 주(久·장구하다)와 발음이 같은 6(류),9(주) 등의 숫자도 ‘순조롭고’,‘오래간다’는 의미에서 중국인들이 제일 좋아하는 숫자다.체육복권 구입 동기는 참으로 다양하다.한 복권 구입자는 “숫자 맞히기가 재미있다.당첨되리라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고 호기심 때문에 간혹 산다.”고 했고 다른 구입자는 “올해 두 번째로 복권을 구입하는데 한번은 구정 아침에 16위안(약 2400원)어치를 샀고 오늘은 생일이라 운을 시험하기 위해 샀다.”며 웃는다.“상금을 타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판단력을 알고 싶다.”는 사람도 있다. oilman@ ■복권시장 현황은 중국의 복권사업은 1994년 3월 국무원 국가체육총국(국가체육위원회)이 체육복권을 관리·발행토록 비준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중국의 복권시장은 경제성장과 더불어 파격적인 성장을 거듭했다.첫 선을 보인 94년 5억위안에서 96년 10억위안,97년 15억위안,98년 25억위안,99년 40억위안으로 매년 50% 가까이 성장했다.경제성장과 체육열기에 힘입어 2000년 91억위안,2001년 149억위안,2002년 218억위안(약 3조 27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커다란 성공을 거뒀다. 중국의 복권은 체육복권에 국한돼 있다.전통형 컴퓨터 체육복권,축구복권,즉석 체육복권 등 3가지다. 컴퓨터 판매망이 전국적으로 깔려 있어 체육복권의 주요판매 방식으로 자리잡았다.체육복권 연간 판매액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전국 31개 성·시·구에 국가체육총국 산하에 체육복권 관리중심을 뒀다.국가체육총국 복권관리중심 선전부 셰밍(謝鳴) 주임은 “400여개의 성급 도시에 체육복권 3급 관리 기구를 건립했으며 3000여명의 복권 관리인원과 10만여명의 판매 인원이 있다.”고 밝혔다. 복권 판매액의 50%는 상금으로 돌려주고 35%는 공익기금,15%가 발행 비용이다.공익기금은 체육경기사업과 건강사업,청소년 과외활동 장소건설,국가사회보장기금과 중국적십자회구원사업 등에 사용한다. ■복권 판매원 5년째 팡핑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중국에서는 전국에 10만여개의 복권 판매소가 있다.길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신문·잡지 판매소와 주부들이 많이 모이는 슈퍼마켓이 주요 판매 장소다.가장 많이 팔리는 체육복권은 한 장에 2위안(약 300원)이다. 복권 구입자가 자신이 좋아하는 번호를 부르면 판매원이 컴퓨터 단말기에 입력,중국체육총국에 연결된 메인 컴퓨터로 보낸 후 복권을 즉석에서 인쇄,판매하는 방식이다. 베이징(北京) 최대 번화가인 왕푸징(王府井) 신둥안(新東安)백화점 맞은편의 복권 판매점은 길목이 좋아 한달에 2만위안(약 300만원) 어치의 복권을 판다. 이곳에서 5년째 복권을 팔고 있는 팡핑(方萍·34·여)은 “복권 추첨이 있는 화요일과 금요일에 가장 손님이 많다.”며 “가난한 서민층이나 시골에서 올라온 민궁(民窮·노동자)들이 주요 고객들”이라고 전한다. 즉석복권은 구정이나 5·1절(노동절),10·1절(국경절) 등 경축일에만 판매한다.동네 슈퍼마켓의 경우 장보는 시간대는 먼저 사려는 사람들도 매장 입구가 아수라장이 되곤 한다.중국인들은 ‘좋은 일은 같이 생긴다’는 속담처럼 1장보다는 2장,100장 한 세트보다 200장을 사는 경향이 많다. 자오양취(朝陽區) 궁런티위창(工人體育場) 복권판매원 린전(林貞·41)은 “한 해의 행운을 즉석복권을통해 알아보려는 심리도 많이 작용한다.”고 배경을 설명한다.판매원들은 판매금액에 따라 월급이 달라지며 대략 800(12만원)∼1000(15만원)위안 사이다.
  • [오늘의 눈] 내부 인사부터 잘 해야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는 속담이 있다.신당창당 문제로 신·구주류간 갈등의 골이 깊어만 가는 민주당이 이런 형국이다. 민주당의 사무처 직원들과 의원들은 최근 단행된 정무직 인사와 국회 예결위 위원장과 위원 임명을 두고 불만이 많다.원칙없는 인사를 하면서 국민들에게 정치개혁과 국민통합을 호소할 자격이 있느냐는 지적이다. 사무처 직원들의 경우,여성 부대변인 임명에 대해 불만이다.당은 지난달 29일 신주류측 L의원과 가깝다는 특정인을 여성 부대변인으로 임명했다. 대부분 여성 당직자들은 이번 인사는 대변인제 폐지를 주장한 당 개혁안에 정면 배치될 뿐만 아니라 공정성·투명성·기회균등이라는 인사의 기본원칙도 무시했다고 비판했다.이들은 대선 이후 두차례나 지도부에서 이같은 인사를 강행하려다 명분이 떨어져 포기한 적이 있다고 지적했다.한 당직자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배석자들을 다 내보내고 결정된 것으로 안다.”면서 “정무직 인사라는 특수성을 인정한다 하더라도 밀실논의로 처리한 것은 누가 봐도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비난했다.한 최고위원은 이런 비판을 의식한 듯,“아직 당이 그대로 있으니….”라고 말끝을 흐렸다. 의원들도 불만스럽기는 마찬가지다.지난달 말 국회 예결위원장에 구주류 성향의 이윤수 의원이 내정되고 일반 위원들도 구주류 중심으로 짜여지자,신주류측에서 이를 문제삼고 나섰다.예결위원 선임권을 가진 구주류측 정균환 원내총무를 겨냥한 발언이었다.결국 2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신·구주류 양측은 예결위원장은 그대로 인정하는 대신 일반 위원 인선은 다시 논의하는 선에서 절충했다. “정치권 인사는 다 정실인사예요.그것도 지켜야 할 관행인지 모르겠지만요.” 한 당직자가 냉소적으로 던진 말이 의미심장하다. 정치개혁은 선거제도 개선도 중요하지만,잘못된 인사 관행을 바로잡는 데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박 현 갑 정치부 기자 eagleduo@
  • 미술동호회 ‘SAC’ 엿보기 / 色속에 세상이 있어요

    “그림이 전반적으로 어둡고 탁한 느낌을 주고 있어요.원색을 과감히 쓰고,가급적이면 화이트(흰색)를 많이 사용해 다듬으면 좋은 작품이 될 것 같습니다.” 지난 27일 오후 8시쯤 서울 강남구 삼성동 순원빌딩 3층의 미술학원 ‘숲’.취미 활동으로 미술을 즐기는 유니텔 모임인 ‘색(色·SAC) 동호회’ 회원 10여명이 오는 8월 열리는 7회 작품 전시회를 앞두고 동호회 명예회원인 김민정(35·여·미술학원 강사)씨의 지도로 작품 구상과 작업에 몰두하고 있어 여름 밤이 뜨거운 열기로 달아올랐다. ●“미술은 세대간 벽 뛰어넘는 도약대” “우리 모임은 미술을 통한 만남의 장이 마련된다는 데 가장 큰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창단 멤버인 최택성(49·연우건축사사무소)씨는 “동호회 모임에 참석하면 마음이 그렇게 편할 수가 없고 자연스레 스트레스를 날려 버리게 된다.”며 “미술이 세대간의 벽을 뛰어넘는 도약대”라고 강조한다. 가입한 지 2개월 밖에 안된 새내기 이혜원(27·여·S&I 커뮤니케이션스)씨도 “원래 미술을 좋아했고,공연기획자인 만큼한국 미술 전반에 대해 좀더 많이 알기 위해 가입했다.”며 “동호회 활동이 외국에서 많이 생활한 나에게는 한국 생활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는 부수효과도 있다.”고 털어놓는다. 아마추어 미술 마니아들은 현재 전국적으로 3만여명선이다.동호인 모임은 300여개로 추산되지만 지속적으로 활동하는 곳은 많지 않다.이중 최대 규모로,가장 왕성한 활동을 벌이는 모임은 1996년 7월 발족된 유니텔 색동호회.회원은 2100여명이고,10∼40대까지 다양하다.회사원이 40%로 가장 많고,학생(35%)·전문직(5%) 등의 순이다. 창단 멤버인 이현정(31·여·삼성 SDS)씨는 “우리 모임은 사이버를 활용,미술에 대한 다양한 정보의 공유하고 있다.”며 “미술은 회사와 집을 다람쥐 쳇바퀴 돌듯 오가면서 생기는 권태로움을 날려버릴 수 있을 뿐 아니라 ‘영혼이 즐거운’ 마음의 고향과 같다.”고 예찬론을 폈다. ●아마추어 미술 마니아 전국 3만여명 미술에는 문외한이어서 모임의 ‘서포터’ 역할을 하고 있다는 김진수(32·전직 경호원)씨는 “6년 전 단지 미술이 좋다는 열정만으로 모임에 들어왔다.”며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이제는 한국화·서양화·서예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감상하면서 미술에 대한 시야가 넓어진 것을 실감할 수 있다.”고 전한다. 열정 못지 않게 이들의 활동도 활발하다.PC통신을 통해 미술 소식과 자료를 공유하는 것 외에도 여러가지 정례 활동을 통해 공감대를 넓히고 있다.작품 전시 활동이 대표적이다.오는 8월 서울 인사동 경인미술관 전시실에서 ‘제7회 2003년 SAC전(色展)’을 열 계획이다. 올해로 6번째 출품작을 내는 인민지(28·여·서울 석촌초등 교사)씨는 “현재 ‘느낌표’라는 제목의 작품을 구상하고 있다.”며 “이 작품은 디지털 카메라로 나의 맨 얼굴과 화장한 얼굴을 밑바탕으로 깔고,그 위에 관련 물건을 붙이거나 그림을 그림으로써 나 자신의 원초적인 모습을 담을 예정.”이라고 말한다. ●PC통신 통해 자료 공유… 작품 전시도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했지만 본업보다 미술 동아리에 더 관심이 많았다는 이종운(28·전 회사원)씨는 “이번에는 지중해 프랑스령의 ‘코르시카의 유적’ 모습을 수채화로 그려 출품할 계획”이라며 “이곳은 독립을 위한 유혈분쟁이 극심하지만 자연 환경은 매우 평온하기 때문에 ‘코르시카의 유적’을 통해 자연의 고요함을 마음껏 표현하고 싶다.”고 귀띔한다. “나의 느낌을 담아내기 위해 매일 그림 일기를 쓰고 있습니다.” 7년째 동호회 활동을 하는 신춘재(43·회사원)씨는 “미술에 대해 ‘왕초보’로 시작했다지만,그림일기를 쓰다 보니 나도 모르는 사이 오히려 본업보다 미술에 더 애착이 간다.”고 말한다. 글 김규환기자 khkim@ 사진 도준석기자 pado@ ■SAC 동호회는요 색(色·SAC)동호회의 SAC는 ‘공간과 색깔(Space And Color)’의 약자. 매너리즘에 빠진 일상의 공간을 다양한 색채로 물들이고 싶은 회원들의 바람을 나타내고 있다. 다른 미술 동호회와 달리 대외 활동이 두드러지고 있다.1996년 7월 유니텔에서 발족한 뒤 이듬해 3월 서울 등촌동에 있는 사회복지관의 장애인 복지시설인 ‘밝은 학교’에 벽화를 그렸고,그해 8월에는 제1회 ‘유니텔 순수 미술동호회 SAC전’을 열었다.98년 4월에는 명동 문화주간 페스티벌에서 미술부문 전시도 맡았다.‘신나는 어울림전’ ‘색다른 미술사랑’ ‘색(色)·동(同)·공(空)·감(感)’ ‘속담전’ 등을 주제로 해마다 정기 작품 전시회인 SAC전을 1∼2회 열고 있다. 소모임도 활성화돼 있다.색동호회원들은 매주 2∼4회 다양한 소모임 활동을 하고 있다.소모임에는 직접 그림을 그려보는 미술실기 위주 모임 ▲미술이론을 공부하는 스터디모임 ▲미술로 사회에 이바지하는 봉사모임 등이 있다. 미술 봉사 소모임에서는 동호회원이 함께 모여 어려운 인도 아이들을 위해 그림책 삽화를 그리는 활동을 하고 있다.지난 2000년 11월부터 진행돼 왔다.인도의 불우한 어린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활동을 찾던 중 색동호회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단체와 연결돼 지금까지 봉사하고 있다. ‘미사돌(미술을 사랑하는 힌돌 사람들)’이라는 소모임에서는 주 2회에 걸쳐 수채화와 유화 등 미술실기를 위주로 활동하며,자체적으로 마련한 전시회를 매년 1∼2회 열고 있다.99년에는 5월에‘그림을 사랑하는 사람들’ 전시회를,12월에 ‘오픈 스튜디오’전을 열어 미술의 대중화를 앞당겼다.웹사이트는 http:///sac.new21.org. 김규환기자
  • “일찍 핀 꽃이라지만 빨리 시들진 않을것”/ 새달 데뷔무대 여는 파페라 테너 임형주

    “대통령 취임식 때 애국가를 불렀던 그 어린 친구?” 사람들은 파페라 테너 임형주(17)를 TV 속의 한 장면으로 먼저 기억한다.나비 넥타이 대신 목까지 올라오는 티셔츠 차림으로 여유롭게 애국가를 선창했던 미소년.국내 남성 파페라 가수로는 드물게 부드러운 고음을 구사하는 그가 새달 13,14일 여의도 KBS홀에서 첫 단독무대를 연다. “첫 솔로 공연인 만큼 데뷔 앨범에 수록된 익숙한 곡 위주로 편안하게 무대를 꾸밀 생각이에요.” 또박또박 계획을 밝히는 말투가 군더더기없이 매끈하다.고등학생이란 사실을 깜박깜박 잊게 할 정도다.넘치지 않게 자신의 장기를 드러내는 요령도 보통이 넘는다.“카운터 테너는 인위적으로 다듬어 내는 목소리죠.제 목소리는 가성이 아니라 남성가수로는 드물게 하이테너로 분류되는 진성(眞聲)입니다.” ●美 카네기홀서 단독 리사이틀 목소리에 힘이 실릴만도 하다.데뷔무대를 장식하자마자 새달 30일 미국 카네기홀에서 단독무대를 갖는다.카네기홀 단독 리사이틀을 갖는,세계 최연소 남성 성악가로 기록을 세우게 되는것.“꼭 한번 서고픈 무대였지만 이렇게까지 빨리 기회가 올 줄 몰랐다.”는 그는 “스승이자 파바로티의 반주자로 유명한 얼 바이가 손수 공연을 주선했다.”며 상기된 표정이다.세계적인 메조 소프라노 웬디 호프먼도 특별출연해 무대를 빛내준단다. 그에겐 운도 많이 따랐다.중학교(예원)때부터 국내 클래식 콩쿠르의 굵직한 상을 휩쓸다시피 했다.독집 앨범도 이미 12세때 냈다.예원학교 성악과를 수석졸업하고 미국 유학을 떠나 얼 바이를 스승으로 모신 것도 큰 행운이었다.300만원짜리 데모테이프 하나를 밑천삼아 인터넷 메일로 클래식 거장들과의 접촉을 겁없이 시도한 성과였다.줄리어드 음대 예비학교(성악과) 입학증도 일찌감치 따놨다. 맺힌 데 없이 평탄한 여정 덕분일까.첫 무대인데도 위축되는 눈치는 찾아볼 수가 없다.“국내 무대에서는 ‘그리워’‘찔레꽃’등 널리 알려진 우리 가곡을 섞을 겁니다.파페라의 저변확대를 위해서죠.그리고 카네기홀 공연에서는 1,2부를 클래식과 뮤지컬로 레퍼토리를 나눠 좀더 체계적으로 꾸미려고 해요.” 카네기홀 공연을 세계무대 진출의 관문으로 삼겠다는 요량이다. ●연내에 두번째 앨범 낼 계획 올해 안에 두번째 앨범도 낼 계획이다.파페라풍으로 편곡한 다수의 한국가곡과 순수 창작곡도 넣을 생각이다.새 앨범이 인터내셔널 음반으로 각광받는 꿈을 꿔본다.“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몇몇 세계적 메이저 음반사들이 계약조건을 타진해오고 있다.”고 귀띔한다. 일찍 핀 꽃이 빨리 시든다는 속담을 늘 경계하며 산다고 한다.무분별한 방송활동을 하지 않는 것도 그런 이유다. 파페라 테너로 우뚝 서는 게 유일한 꿈.그러나 “파페라를 하더라도 정통 오페라 무대에서 러브콜을 받는 수준이 돼야 한다.”며 욕심이 대단하다.“언젠가는 ‘라 트라비아타’의 알프레도 역을 멋지게 소화해보고 싶다.”는 입매가 야무지다.(02)515-8882. 황수정기자 s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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