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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눈] 멀리, 함께 봐야 KBL이 산다/임병선 선임기자

    [오늘의 눈] 멀리, 함께 봐야 KBL이 산다/임병선 선임기자

    너무 빠르다 싶었다. 김영기 프로농구연맹(KBL) 총재가 지난 9일과 10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농구 팬들에게 간접적으로 들려주고 싶었던 얘기를 풀어 놓았을 때 이런 느낌이 들었다. 김 총재는 선수들을 혹사시켰다는 자성에서 출발해 다음 시즌 일정을 조정하는 방안과 외국 선수 제도 변경, 심판 자질 향상 등에 대해 KBL 안팎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논의해 2014~2015 시즌 도중 일어난 문제점들을 해결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기자는 이런 대응이 너무 발빠르고 성급하다고 느꼈다. 김 총재가 제시한 네 가지 사안이 앞으로의 논의 과정에 일종의 가이드라인으로 작용해 다수의 농구 팬과 전문가들이 절감하고 건의하고 싶은 숱한 문제점들을 단순화하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인신 공격으로도 받아들여질 수 있는 플래카드 시위 등 전례없고 다른 종목에서도 비슷한 예를 찾기 힘든 수모를 겪은 김 총재가 이렇듯 챔피언결정전이 끝난 지 열흘 만에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요즘 말로 유체이탈 화법을 구사했다고 느끼는 팬들도 없지 않은 것 같다. 지난해 7월 취임해 같은 해 10월 시즌 시작까지 준비할 시간이 빠듯해 여러 문제점을 낳았지만 이번에는 시즌을 마감하고 3개월 가까이 시간을 번 만큼 충분히 논의하고 검토하겠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는데 이걸로 성난 팬들을 다독일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기자간담회 이전부터 기자는 KBL이 두 가지 속담을 기억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하나는 ‘넘어진 김에 쉬어 가라’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백짓장도 맞들면 낫다’는 것이었다. 앞 얘기는 2015~2016 시즌만 생각하지 말고 향후 10년 정도 총재의 교체 여부에 흔들리지 않을 리그 운용의 틀을 확고히 세워 달라는 주문이다. 뒤 얘기는 총재와 수뇌부의 고독한 결단을 탈피하고, 10개 구단을 설득의 대상으로만 보지 말고, 프로농구의 존립 기반이기도 한 팬들의 이런저런 바람에 귀를 닫지 않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런 뜻에서 총재가 이런저런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처럼 보이게 만드는 것은 앞으로 의미있게 진행되어야 할 폭넓은 논의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것이 기자의 판단이다. 해서 모쪼록 14일 정규리그 시상식으로 시즌을 마감하는 KBL이 예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열린 자세로 코트 안팎의 문제를 풀어 나가는 논의의 장을 마련했으면 한다. 당장 2015~2016 시즌 준비는 충실히 하되 중장기 KBL의 미래도 함께 그려 가야 더 의미 있는 논의가 될 것이다. bsnim@seoul.co.kr
  • 한집 동거 20대女, 밤마다 아버지 방 찾아가…

    한집 동거 20대女, 밤마다 아버지 방 찾아가…

    예전에 신문이나 잡지를 통해 인생상담, 고민상담이 많이 이뤄졌던 것 기억나실 겁니다. 선데이서울도 전문가 상담코너들을 여럿 운용했습니다. 그 중 대표적인 게 1972년부터 연재했던 ‘人生극장: 법률상담’ 코너였습니다. 선데이서울에 전달됐던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는’ 인생 고민과 법률가의 해법을 소개합니다. 40여년 전에 제시됐던 전문가 조언들은 현재와 어떤 차이가 있는지 비교해 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 될 것입니다. 두번째 이야기는 남편이 자신의 정부를 집에 식모로 들인 사실을 알게 된 아내와 그 아들이 보내 온 사연입니다. ▒▒▒▒▒▒▒▒▒▒▒▒▒▒▒▒▒▒▒▒▒▒▒ [선데이서울로 보는 그때 그 시절] 52. <人生극장 법률상담 (2)> 식모로 위장한 아버지의 정부(情婦)…대학 중퇴 요정 호스티스가 안주인 자리를 노려 (선데이서울 1972년 8월 20일) 매사 조심스럽던 몸가짐 아무리 봐도 이상하다. 숱하게 식모들이 거쳐 지나갔지만 이번에 새로 들어온 김명희(23·가명)라는 식모는 전연 식모다운 데가 없다. 열심히 일을 하고는 있지만 그 부지런함은 무엇인가를 감추려고 일부러 설치는 것 같아 보였다. 시선도 그랬다. 무슨 죄를 졌는지 알 수 없지만 대체로 눈을 내리깔고 있는 편이 많았다. 그러다가 혹시라도 시선이 부딪치면 그 당황해하는 모습은 오히려 측은하기까지 했다. “그런대로 쓸만한데, 아까워. 도저히 식모생활을 할만한 처지가 아냐. 뭔가 뒷사연이 있는 여자야. 분명히 뭔가가 있어.” 권주도(26·가명)씨는 거실 소파에 앉아 먼지를 털고 있는 김씨의 뒷모습을 뚫어지게 보며 혼자 뇌까린다. 집안은 쥐 죽은 듯 고요하다. 권씨는 벌떡 일어나 라디오 방송을 튼다. 포케리니의 첼로 협주곡이 터져 나온다. 그는 볼륨을 끝까지 올려놓았다. 야노스 스타커의 첼로 솜씨가 집안 전체를 뒤집어엎는 것 같다. 외출 준비를 끝낸 어머니가 얼굴을 찡그리며 나온다. “얘야. 내장 속까지 덜덜 떨린다 원. 그 음악은 네가 레코드로도 사놨지 않아?” “와. 어머니 귀도 보통이 아니군. 서당개 3년이면 어쩐다더니….” “저 녀석 엄마한테 하는 말솜씨 좀 보게.” “오늘 용돈이나 좀 두둑이 주세요. 좋은 판이 나왔대요.” “레코드 사는 거야 얼마든 지 안심이지. 돈 1만원이면 되겠냐.” “충분하고도 남아요.” 그때 전화가 울렸다. 권씨는 재빨리 전화기를 들었다. “명희 좀 바꿔주세요.” “어디십니까?” “여기 광화문이에요.” “기다리세요.” 권씨는 김씨를 불러 바꿔준다. 그러면서도 그쪽의 여자 목소리가 너무 귀에 익은 것 같아 이상한 생각도 든다. 어머니가 나가고 권씨도 외출 준비를 한다. 그때 김씨가 다가와 오늘 낮 12시쯤 나갈 일이 있으니 허락해 달라고 말했다. 그는 두말 없이 고개를 끄덕이고 밖으로 나갔다. 충무로 쪽에 가서 레코드 두 장을 사고 난 그는 B호텔 K상사로 전화를 걸어 이순정(가명)씨를 불러냈다. 이씨와 B호텔의 커피숍에서 만날 약속을 하고 그는 천천히 걸었다. 20분 뒤 B호텔에 도착한 그는 호텔 주차장에서 낯익은 아버지의 차를 발견했다. 그 순간 머리를 때리는 이상한 예감에 권씨는 전신이 긴장으로 얼어붙는 것 같았다. 아까 집에서 김씨를 찾던 전화의 낯익은 목소리가 아버지의 비서 미스최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호텔 로비 구석 의자에 숨듯이 앉았다. 낮 12시 10분쯤. 권씨의 예감이 적중했다. 날아갈 듯 날씬하게 차린 김씨가 총총 들어서더니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 버린 것이다. 권씨는 이씨와 정신없이 식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도대체 명희라는 아이의 정체가 무엇일까? 아버지는 그 시간에 무슨 일로 B호텔에 와 있었을까? 미스최는 왜 전화를 걸었을까?’ 두 달의 여유를 두고 권씨는 직접 김씨의 정체를 캐기 위해 부산하게 돌아다녔다. 김씨는 A요정의 일급 호스티스 출신으로 여자대학 중퇴. 1년 전에 아버지 권모(51) 사장을 만나 그날 저녁으로 S 호텔에서 동침했고 1주일에 보통 3회 이상 만나 즐겨왔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집안에서 감쪽같이 밀회 뿐만 아니라 대담하게도 최근에는 집 안에서마저 두어 차례 이상이나 동침을 했다. 보통 자정이 넘어 화장실 가는 체 하고 권 사장이 밖으로 나와 김씨의 방에서 새벽까지 지내고 돌아오는 것이다. 50평생 아내 외의 딴 여자를 전혀 모르고 근엄하게 살아왔던 아버지가 뒤늦게 ‘로맨스 그레이’가 되어 바람을 피웠다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동정의 여지도 있었지만 그러나 계획적으로 그 여자를 식모로 위장시켜 집 안에 잠입시킨 것은 용서할 수 없다고 아들은 결론을 내렸다. 늦게 배운 도둑질에 밤새는 줄 모른다는 속담 그대로였다. 게다가 김씨의 속셈은 더욱 놀라운 것이었다. 일단 식모로서 온갖 수모를 감수하는 대신 권씨 집안의 안주인 자리를 차지하고 말겠다는 엄청난 계획이었다. 이 속셈이 전혀 터무니 없는 건 아니었다. 권 사장의 총애가 보통이 아니라는 것. 아들로서는 놀랍기만 한 사실이었다. 권씨는 결국 이 문제를 일단 어머니와 상의하기로 했다. 어느 날 어머니와 자리를 마련한 그는 조심스럽게 얘기를 꺼냈다. 그런데 어머니의 반응도 예기치 못한 것이었다. “잘 알고 있어. 네가 알아냈을 정도인데 난들 왜 모를 리가 있겠냐? 다만 네가 나보다 정확하고 깊이 많은 것을 알아냈구나. 지금 나로선 아직 어떻게 한다는 결정적인 방침이 없다. 명희라는 아이의 야심이 대단하니까 이쪽에서도 그에 지지 않는 수단을 마련해야 될 거야.” 아내에게 처분 맡긴 남편 “놀랐습니다. 역시 부자 사이보단 부부 사이가 더 밀착되어 있군요. 어떻게 하죠?” “글쎄다. 그것 때문에 골치 앓고 있는 거 아니니?” “적당히 위자료조로 돈을 주어서 내보내는 것도 어떨까요?” “적당한 위자료가 어떤 선이 될지도 모르고 설령 그것으로 결정을 본다 해도 우리 쪽 재산을 탐내고 있는 이상 당장 호락호락 물러서겠냐?” “역시 간통죄로 몰아 잡아넣고 법으로 해결하는 편이 좋겠군요.” “아버지 위신 때문에 그럴 수도 없다. 명희가 바로 이런 약점을 노리고 있어요.” “오늘 저녁에 일단 아버지와 함께 이 문제를 진지하게 얘기하죠.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당사자가 알아야 하니까요.” “그러기로 하자.” 이날 밤 권 사장은 부인에게 자신이 최근 걸어온 부도덕한 애욕 행각을 낱낱이 고백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모든 것을 당신의 조치에 일임한다”며 체념하고 말았다. ▒▒▒▒▒▒▒▒▒▒▒▒▒▒▒▒▒▒▒▒▒▒▒ [이런 경우는] 법 호소에 앞서 아량 베풀어 용서를 배우자 있는 사람이 외도하는 것도 용서 못할 일인데 정부를 식모로 위장하여 자기 집안에 잠입시킨 뒤 계속 바람을 피운 것은 정말 한심한 일입니다. 권 사장과 김명희 여인은 고소를 당하면 징역을 가고 권 사장은 아내와 이혼하고 위자료도 내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그 부인의 입장에서는 보복을 한 것으로 다소 속이 후련할지는 모르지만 권 사장이 사회적으로 매장되며 그 자녀들에게도 좋을 수 없고 가정이 파탄되는 바람직하지 못한 결과가 나오겠지요. 부인의 억울한 마음에 십분 동정이 가지만 인간으로서 실수가 없을 수 없으니 권 사장이 진실로 뉘우친다면 그 여자는 내보내고 권 사장을 용서해 주는 아량을 베풀어 새 출발을 해 보는 것도 어떨지요. <정범석 건국대 시민법률상담소장> 정리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신문은 1960~70년대 ‘선데이서울’에 실렸던 다양한 기사들을 새로운 형태로 묶고 가공해 연재합니다. 일부는 원문 그대로, 일부는 원문을 가공해 게재합니다. ‘베이비붐’ 세대들이 어린이·청소년기를 보내던 시절, 당시의 우리 사회 모습을 현재와 비교해 보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 될 것입니다. 원문의 표현과 문체를 살리는 것을 원칙으로 하지만 일부는 오늘날에 맞게 수정합니다. 서울신문이 발간했던 ‘선데이서울’은 1968년 창간돼 1991년 종간되기까지 23년 동안 시대를 대표했던 대중오락 주간지입니다. <편집자註>
  • [새 영화] ‘코블러’

    [새 영화] ‘코블러’

    어제가 오늘 같고 오늘이 어제 같은 무료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 구두수선공 맥스(애덤 샌들러). 미국 뉴욕의 구시가지에서 작고 허름한 구두수선 가게를 4대째 운영하고 있는 그는 하루하루 주어진 일을 하며 지내는 미국판 ‘미생’이다. 하지만 어느 날 그에게 놀라운 ‘사건’이 발생한다. 다른 사람의 신발을 신으면 그 사람의 모습으로 변하게 되는 특별한 능력을 가지게 된 것이다. 영화 ‘코블러’는 타인의 신발을 신고 그들의 생활을 경험하는 주인공을 통해 반복된 일상에 지친 관객들에게 대리 만족을 선사하는 판타지 코미디다. 토머스 매카시 감독은 ‘그 사람의 신발을 신고 1마일을 걸어 보기 전까지는 그 사람을 판단하지 말라’는 인디언 속담에서 작품의 영감을 얻었다. 일견 단순해 보일 수도 있지만 누구나 한번쯤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고 싶어 하는 인간의 욕망을 건드린 접근 방식이 돋보인다. 영화는 초반부터 마술처럼 상상의 세계로 빠져들게 한다. 어느 날 맥스는 쓰던 수선 기계가 고장 나자 창고에 버려져 있던 100년도 더 된 기계를 꺼낸다. 이 기계로 수선 작업을 마치고 아무 생각 없이 수선이 완료된 손님의 구두를 신어 본 맥스는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란다. 자신이 구두 주인의 모습으로 변해 있었던 것. 그날 이후 맥스의 변신쇼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그는 나이와 성별, 인종을 불문하고 다양한 사람의 인생을 경험한다. 나이 어린 초등학생으로 변신했다가 빨간 하이힐을 신은 여성으로 변하기도 하고 중국인이 돼 차이나타운을 거닐며 태극권 수련을 하기도 한다. 그중에서도 압권은 맥스가 매력적인 여자친구를 둔 훈남으로 변하는 장면이다. 그녀와 로맨틱한 데이트를 즐기려는 결정적인 순간 신발을 벗으면 자신의 정체가 탄로 날 것이 두려워 눈물을 머금고 줄행랑치는 모습은 웃음을 안겨 준다. 물론 가슴 찡한 장면도 있다. 맥스는 아버지와 저녁을 먹고 싶다는 어머니의 간절한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기꺼이 아버지의 신발을 신는다. 그의 이런 능력은 여러 가지 사건과 얽히면서 뜻하지 않은 결과를 낳는다. 그는 갱스터로 변해 범죄 사건에 연루되기도 하고 뉴욕에서 일어난 재개발 붐으로 삶의 터전을 잃어버릴 뻔한 노인에게 도움을 주기도 한다. 그러나 코미디로 흘러가던 영화가 후반부로 갈수록 일관성을 잃고 가족극, 범죄 스릴러, 사회고발 등 여러 장르가 뒤섞이면서 용두사미가 되는 듯한 모양새는 안타깝다. 특히 구두 한 켤레를 남기고 홀연히 사라진 아버지로 갑작스럽게 등장하는 더스틴 호프먼은 개연성이 떨어져 감동을 반감시킨다. 8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오늘 부활절…부활절 알록달록 달걀 유래 보니 “이런 거였어?”

    오늘 부활절…부활절 알록달록 달걀 유래 보니 “이런 거였어?”

    오늘 부활절…부활절 알록달록 달걀 유래 보니 “이런 거였어?” 부활절, 부활절 달걀 유래 5일 부활절을 맞아 ‘부활절 달걀 유래’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부활절은 예수 그리스도가 부활한 것을 기념하는 날로, 춘분 후 최초의 보름달 다음에 오는 첫째 일요일에 해당한다.부활절에는 달걀을 먹는 게 전통이다. 이는”모든 생명은 알에서부터 나온다”라는 속담에서 유래됐다고 전해진다.또 다른 전설에 따르면 예수가 십자가를 지고 갈보리까지 갈 때 잠시 십자가를 대신 져준 구레네 시몬의 작업이 계란장수였다고 한다.예수가 십자가에 못박힌 뒤에 그가 집으로 돌아가 보니 암탉들이 낳은 계란이 모두 무지개 빛으로 변해 있었고, 이후로 교회에서는 자연스럽게 계란을 부활의 상징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하루 사과 한개면 ○○ 필요없다”

    “하루 사과 한개면 ○○ 필요없다”

    ‘하루 사과 한 알이면 의사가 필요 없다’는 말은 사과가 건강에 매우 이롭다는 것을 의미하는 영국의 유명한 속담이다. 최근 이 속담의 '일부'가 과학적 사실로 입증됐다. 미국 미시간대학 연구진은 미국 성인 833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하루에 작은 사과 한 개를 먹는다고 답한 사람은 753명으로 전체의 9%에 불과했다. 나머지 91%에 해당하는 7646명은 하루에 사과를 단 한 개도 먹지 않는다고 답했다. 연구진이 흡연과 교육수준 등의 환경을 고려해 조사한 결과, 하루 사과 한 개를 먹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1년간 병원에서 의사에게 진료를 받는 횟수는 거의 동일했다. 뿐만 아니라 늦은 밤 응급실에서 밤을 지새우는 횟수나 정신과 의사와 상담하는 횟수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하루 사과 한 개를 먹는 9%의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91%의 사람들에 비해 의사의 처방전과 처방약을 덜 발급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사과를 먹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교육수준이 높고 흡연율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를 이끈 미시간대학교의 매튜 데이비스 교수는 “사과 섭취 권장이 국가의료서비스의 소비를 줄이는데 ‘제한적인 도움’만 준다는 사실이 입증됐다”면서 “비록 ‘하루 사과 한 알이면 의사가 필요없다’는 것은 사실이 아닐 수 있으나, ‘하루 사과 한 알이면 약사를 멀리 할 수 있다’는 말은 사실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과에는 비타민 C와 면역시스템 증강에 도움이 되는 건강 요소들이 다량 함유돼 있으며, 충치를 예방하고 알츠하이머를 예방하는 효과를 가져다준다. '사과 한 알이면 의사가 필요없다’는 속담은 1860년대 영국 펨브룩셔 지방에서 생겨난 것으로, 최초 버전은 ‘자기 전 사과 한 알을 먹으면, 의사의 밥벌이를 막을 수 있다’로 알려져 있다. 한편 미국 사과협회 관계자인 웬디 브래넌은 “이번 연구결과 때문에 사과 섭취를 줄이거나 끊을 필요는 없다”면서 “비록 우리는 사과 생산량이 미국에서 가장 높은 미시간주 미시간주립대학의 이번 연구결과를 인정하지만, 수 세기 동안 이어져 온 선조들의 충고와 하루 한 개의 사과를 먹는 즐거움을 버리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라고 전했다. 사진=포토리아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고3 자녀 대입 성공하려면 먼저 ‘고생 엄마’ 돼야

    고3 자녀 대입 성공하려면 먼저 ‘고생 엄마’ 돼야

    고3 엄마는 ‘고생 엄마’다. 자식을 위해 못하는 게 없는 고3 엄마는 자녀 건강을 살펴야 하는 주치의, 영양가 있는 음식을 해 주는 영양사, 얼굴만 딱 봐도 심리 상태를 읽을 수 있는 심리학자다. 그러나 진짜 고수인 고3 엄마가 되려면 입시 정보까지도 줄줄 꿰고 있는 ‘입시 컨설턴트’ 역할도 해야 한다. 교육평가 전문기관 유웨이중앙교육의 도움으로 성공하는 고3 엄마가 꼭 실천해야 할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봤다. 1. 생활기록부, 모의고사 성적표 복사하자 성공적 전략은 냉정한 현실 파악에서 나온다. 따라서 자녀의 학교 생활과 성적을 파악해야 한다. 아직까지 자녀의 성적이나 학교생활이 제대로 파악되지 않았다면, 지금이라도 나이스(neis.go.kr)에 접속해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를 프린트하자. 2학년 때까지의 모의고사 성적표도 함께 보관하자. 이를 통해 향후 자녀의 진학 전략이 수시가 적합한지, 정시에 좀 더 집중해야 하는지 전략을 세워 보자. 2. 자녀에게 맞는 정보를 취사선택하자 3월부터 다양한 입시 설명회가 열린다. 열성적인 엄마는 지역을 불문하고 입시 설명회를 다닌다. 고3 엄마가 입시 설명회를 찾는 것이 바람직한 이유는 비단 정보 공유 때문만은 아니다. 말소리 하나 놓칠세라 열심히 받아 적는 경쟁 엄마들을 통해 새삼 자극을 받을 수도 있다. 설명회장에 무리를 지어 다니기도 하지만 진정한 고수 엄마들은 조용히 행동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무차별적인 정보는 오히려 독이 되기도 한다. 자녀에게 맞는 정보의 취사선택도 입시설명회를 찾는 엄마들의 능력이다. 3. 인터넷 ‘손품’을 팔아 정보를 얻자 입시설명회는 다녀도 온라인 정보에는 깜깜한 학부모들이 있다. 하지만 입시설명회가 오프라인 정보 공유의 장이라면, 학부모 커뮤니티나 입시 사이트는 온라인 정보 공유의 장이다. 학부모 커뮤니티에서 동병상련을 느끼고 노하우를 나누고 입시 기관의 사이트에서는 실질적인 정보들을 얻을 수 있다. 또 목표 대학의 홈페이지를 자주 방문해 새로운 정보가 있는지 확인해 보자. 자녀에게 맞는 정보를 제공하는 몇 군데를 선택하고 집중적으로 클릭하자. 4. 입시용어, 전형명, 수험생 은어 알아 두자 낫 놓고 기역자도 모른다는 속담처럼 성적표를 보고도 무슨 뜻인지 몰라 헤매는 학부모들이 있다. 바로 어려운 입시용어 때문이다. 표준점수, 변환표준점수, 백분위, 등급 등 낯선 용어들이 등장하게 된다. 입시 용어는 영어 단어를 외우듯이 암기해야 한다. 3월 첫 모의고사 성적표를 받아들고 표준점수와 백분위 등급 정도의 개념은 이해해야 표준점수가 유리한지 백분위가 유리한지, 대학이 요구하는 성적 방식이 어떤 형태인지 알 수 있다. 또한 수시 전형의 경우 대학별로 다양한 전형명들을 사용한다. 대학들이 사용하는 전형명도 자주 접해 눈에 익히는 것이 좋다. 이 밖에 수험생들의 애환과 고충이 담긴 은어를 알아 가며, 자녀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센스 있는 전략도 필요하다. 5. 모의고사 등 각종 시험 일정을 저장해 두자 모의고사 시험 당일 미역국을 끓여 주는 과오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는 모의고사 및 학교 시험 일정들을 미리 알고 저장해 두는 것이 좋다. 자녀에게 시험 기간을 뒤늦게 묻기보다 엄마가 먼저 체크해 미리미리 준비해 두자. 시험 기간 동안 자녀가 학습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집안 환경을 조성해 두자. 더욱 센스 있는 엄마라면 대학별 모의 논술 시험 일정 등을 정리하고, 바쁜 자녀를 대신해 신청도 해 줄 수 있어야 한다. 6. 자녀의 진로 계획을 존중하자 학생부 종합전형에 지원하고자 하는 자녀의 경우 자기소개서를 비롯한 서류전형이 중요해졌다. 따라서 자녀가 미래에 대한 진로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워야 한다. 이때 엄마는 자녀의 진로 계획을 믿고 존중해 줘야 한다. 엄마의 꿈이 아닌, 자녀의 꿈이 진취적으로 설계될 수 있도록 엄마는 자녀의 진로 계획을 듣고 존중해야 한다. 그래야 자녀는 자기 주도적인 자기소개서를 쓸 수 있다. 7. 엄마에게는 정신력과 체력이 필요하다 고3 수험생만 체력과 정신력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수험생의 뒷바라지를 위해서는 엄마의 체력, 특히 강한 정신력이 필요하다. 자녀의 성적이 생각만큼 오르지 않는다면 몸도 마음도 지치게 된다. 길게 가는 입시 경주에서 엄마도 체력전이다. 체력을 키우기 위해서 잘 먹는 것도 중요하지만 적당한 운동이 중요하다. 몸이 건강하면 마음에서 오는 슬럼프를 극복하기도 쉽다. 또한 엄마도 진정한 고민을 나눌 수 있는 정신적인 멘토가 필요하다. 선배 고3 엄마와의 대화도 좋고, 속시원히 자녀의 진로를 상담할 수 있는 입시 컨설턴트와의 상담도 필요하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화사한 봄볕 대책없이 쬐다간 피부는 칙칙해져요

    화사한 봄볕 대책없이 쬐다간 피부는 칙칙해져요

    직장인 이모(33)씨는 동료와 봄 산행을 다녀오고 나서 기미와 여드름이 부쩍 늘었다. 보습제를 꼼꼼하게 발라 겨울철 찬 바람에도 항상 촉촉함을 유지했는데, 오히려 봄이 되니 건조함이 심해졌다. 화사한 봄과 어울리지 않는 칙칙한 피부에 심란하다. ‘봄볕에는 며느리를 내보내고 가을볕에 딸 내보낸다’는 속담처럼 사계절 햇볕 중 가장 조심해야 할 볕이 봄볕이다. 자외선이 가장 강한 여름에는 자외선 차단제를 열심히 바르며 피부에 신경을 쓰지만, 봄에는 상대적으로 소홀하기 쉽다. 게다가 겨우내 자외선을 거의 받지 않았던 터라 피부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 가을볕은 이미 여름 내내 자외선에 단련된 피부에 내리쬐기 때문에 영향이 적다. 자외선에 노출되면 피부의 색소 세포가 자외선에 맞서려고 멜라닌 색소를 만들어내는데, 이 색소는 천연 자외선 차단제 역할을 한다. 따라서 자외선 차단제를 신경 써 바르지 않아도 가을볕에는 피부가 잘 손상되지 않는다. 게다가 자외선 지수는 가을보다 봄에 훨씬 높다. 봄이야말로 피부에 가장 신경을 써야 할 계절이다. 따갑지 않다고 봄볕을 많이 쬐면 피부가 자외선에 민감하게 반응해 잔주름, 기미, 주근깨, 색소 침착 등이 생길 수 있다. 자외선은 파장에 따라 UVC, UVB, UVA로 나뉜다. 살균력을 가진 UVC는 오존층에 걸러져 지표상에 내려오지 않아 피부에 직접적인 피해를 주지 않는다. 주로 문제를 일으키는 파장은 UVB와 UVA다. 가장 긴 파장인 UVA는 35~50%가 피부의 표피를 통해 진피에 도달해 피부를 검게 만든다. 중간 파장인 UVB는 주로 피부에 염증을 일으켜 홍반이나 수포를 만든다. 일광 화상을 입은 뒤 따갑고 물집이 생기고 피부가 벗겨지는 것은 UVB 때문이다. 자외선은 또 피부 탄력을 유지해주는 콜라겐을 많이 파괴하고 탄력섬유를 변성시킬 뿐만 아니라 종양 발생을 감시하는 면역기전을 약화시켜 피부암 발생을 촉진하기도 한다. 특히 어렸을 때 자외선을 많이 받은 사람은 평생 피부암이 발생할 가능성도 큰 것으로 알려졌다. 자외선의 영향을 덜 받으려면 자외선 지수가 높은 시간대에 외출을 삼가야 한다. 불가피하게 외출할 때는 자외선 차단제를 꼭 챙겨 바르도록 한다. 요즘에는 파운데이션 등 메이크업 제품에도 자외선 차단 기능이 있어 파운데이션 정도만 챙겨 바르는 여성이 많지만, 효과를 제대로 보려면 적어도 500원 동전 크기만큼은 발라줘야 한다. 파운데이션을 이 정도 바르기는 어려우니 차단제를 따로 바르는 게 좋다. 자외선 차단제를 바를 때는 피부에 쓱쓱 문지르지 말고 손가락으로 톡톡 두드려 흡수시킨다. 아침에 기초화장을 할 때는 유분이 많은 크림을 되도록 피해야 한다. 유분이 많은 화장품은 자외선의 흡수를 촉진한다. 평소 비타민 A·C·E 등이 풍부하게 들어간 신선한 과일과 채소, 견과류를 섭취해도 도움이 된다. 이종희 삼성서울병원 피부과 교수는 “자외선으로 인한 DNA와 세포막 손상을 최소화하려면 체내에 충분한 항산화제가 있어야 하며, 이는 비타민 A·C·E에 풍부하다”고 말했다. 자외선 차단만큼 중요한 게 세안이다. 봄과 함께 찾아오는 불청객 황사 먼지에는 철·규소·구리 등의 중금속과 각종 오염물질이 들어 있어 호흡기 질환과 알레르기성 접촉 피부염 등 피부 질환을 일으킨다. 특히 오염물질이 피부 모공 안으로 깊게 들어가 외출 뒤에는 꼼꼼하게 세안해야 한다. 우선 물의 온도는 미지근한 정도로 맞추고 비누보다는 저자극 전용 클렌징을 사용해 세안하며, 유성·수성 불순물을 모두 제거하려면 가급적 유성 클렌저와 수성 폼클렌저로 이중 세안한다. 세안할 때 얼굴을 빡빡 문질러선 안 된다. 세안제를 손으로 문질러 거품을 충분히 내고 가볍게 세안해야 한다. 피지가 쌓이기 쉬운 코나 이마, 턱 부위는 부드러운 세안용 솔을 사용해 모공 속 때까지 씻어낸다. 마지막으로 얼굴을 많이 헹궈 미세먼지가 최대한 남지 않게 한다. 일반적으로 목욕을 마치고 옷을 입은 뒤 로션을 바르지만 보습 효과를 최대화하려면 욕실을 나서기 전에, 즉 목욕 후 3분 이내에 전신에 보습제를 바르는 것이 좋다. 장성은 서울아산병원 피부과 교수는 “봄에는 바람이 많이 불고 공기도 건조해 피부건조증이 생기기 쉽고, 종종 피부건조증이 ‘건선습진’이란 피부병으로 악화한다”며 “실내 온도와 습도를 적정하게 유지하고 목욕할 때 때를 너무 세게 밀거나 너무 뜨거운 물에 목욕하는 것도 피부의 수분 손실을 촉진하기 때문에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 봄에 생긴 여드름은 소화기와 호흡기 건강과도 관련이 있어 피부와 폐, 장을 함께 관리해야 한다. 한의학에서는 피부질환이 폐장(폐·오장)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본다. 폐장은 호흡과 기를 조절하기도 하지만, 피부와 모발을 주관하는 역할도 한다. 환절기에 악화한 여드름을 개선하려면 달고 맵고 짜거나 자극적인 음식을 많이 먹지 말아야 한다. 이런 음식을 먹어 장 건강이 나빠지면 장내 유익균보다 유해균이 많아져 면역력이 떨어지고 피부에 곧바로 영향을 미친다. 만성적인 변비가 있다면 여드름 치료와 변비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윤영희 강동경희대학교병원 한방 피부과 교수는 “봄철 여드름이 잘 낫지 않으면 음식 습관을 교정하고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등 환자 스스로 노력해 조금씩 개선해야 한다”며 “가벼운 운동과 반신목욕을 해 자연스럽게 땀을 내고, 간단한 복식호흡을 하는 요가나 명상을 하면 피부 치료에 보조적으로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거구 남성, 키작은 친구에 시비걸다 단 한 방에…

    거구 남성, 키작은 친구에 시비걸다 단 한 방에…

    ‘작은 고추가 맵다’라는 속담을 여실히 보여주는 영상이 온라인 상에서 이목을 끌고 있다. 1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메트로는 자신보다 몸집이 큰 친구를 한 번에 제압하는 소년의 모습이 화제가 되고 있다면서 해당 영상을 소개했다. 영상을 보면, 몸집이 큰 친구가 키가 꽤 작아 보이는 한 소년에게 먼저 시비를 걸어온다. 그러자 키 작은 소년이 날카롭게 친구를 응시하는 듯 하더니 친구의 얼굴에 순식간에 강한 주먹을 날리면서 몸을 밀어 넘어뜨린다. 그리고 올라탄 상태에서 다시 한 번 주먹을 날려 사태를 마무리짓는다. 순식간에 일어난 공격에 몸집이 큰 친구는 반격 한 번도 하지 못한 채 백기를 든다. 소년은 조용히 자리를 떠나고 몸집이 큰 친구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계속 바닥에 누워 있다.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무섭네”, “대단하다”, “역시 사람은 겉으로 판단하면 안된다”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사진·영상=Gofaqones/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45. 의사면허 가로채고 그 부인까지 [선데이서울로 보는 그때 그 시절]

    45. 의사면허 가로채고 그 부인까지 [선데이서울로 보는 그때 그 시절]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도저히 믿기지 않는 사기극이 세상에는 가끔씩 일어납니다. 옆에서 보는 사람들은 “어떻게 그런 말을 믿을 수 있지”라며 혀를 끌끌 차지만 당사자들은 자기가 속았다는 사실을 깨닫기 전까지는 좀체 그 사실을 인지하지 못합니다. 그러니 사기꾼들이 설 땅이 있는 것이겠지요. 2년동안 감쪽같이 의사로 행세하며 환자들을 속이고, 특히 실제 의사의 아내였던 여성까지 농락했던 30대 사기꾼이 1970년 11월 붙잡혔습니다. ▒▒▒▒▒▒▒▒▒▒▒▒▒▒▒▒▒▒▒▒▒▒▒▒▒▒▒▒▒▒ [선데이서울로 보는 그때 그 시절] 45. 의사면허 가로채고 그 부인까지 (선데이서울 1970년 12월 6일자)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 속담이 있다. 병원 조수로 어깨 너머 환자를 살피던 사내가 사망한 의사의 면허증과 부인을 통째로 가로챈 뒤 병원을 개업하는 희대의 사기극을 벌였다. 사람의 목숨을 다루는 ‘인술’(仁術)을 담보로 한 막장 사기극의 전모는 아래와 같다. 지난달 20일 전남 장흥에서 김모(38)씨가 파리한 얼굴로 구속됐다. 보건당국의 적발로 광주지검에 송치된 김씨의 죄목은 국민의료법 위반. 허우대가 그럴싸하고 굵은 안경테에 앞이마가 훌렁 벗겨진 게 제법의 의사의 풍모를 갖춘 김씨. 물론 의사의 자격 요건에 겉모양이 어떻게 되어야 한다는 법은 없지만 자못 의사적 분위기를 돋구어주는 용모임엔 틀림없어 보였다. 김씨는 1968년 12월 장흥에 전세를 얻어 Y의원이라는 간판을 걸었다. 스스로 원장이 되고, 조수로 김모(34)씨와 간호사로 하모(22)양을 채용, 2년간 개업의 행세를 해왔다. 충남 온양이 본적인 김씨는 1950년 중학교를 졸업하고 1962년 결혼을 했다. 이후 부여로 이사해 그곳에서 자기가 차린 의원과 이름이 같은 Y의원의 조수로 취직했다. 여기서 그의 ‘서당개 3년’식 의학공부가 시작된 것. 의사를 거들면서 각종 수술, 진찰, 처방 등을 익히게 됐고 특히 부인과의 소파수술(임신중절)을 열심히 배워 부수입을 꽤 올렸다. 한때는 경기가 좋아 월 수입 7만원까지 올리면서 의사라는 직업의 매력에 단단히 맛을 들였다. 그는 자기를 의사로 착각하는 환자들이 늘어나자 스스로 자신감을 갖기 시작했다. 시골 부녀자들의 순진한 눈빛에는 그의 그럴싸한 허우대가 몹시 의사스럽게 비친 것이다. 그 즈음 그는 경북 안동의 의사 김모(44)씨가 1968년 7월 폐결핵으로 사망했다는 정보를 입수했고, 이 의사의 부인 A(39)씨에게 접근하는 데 성공했다. 김씨는 A씨가 남편 사망 후 고독한 처지인 것을 교묘히 이용, 결혼을 약속했고 결국 사망한 남편의 의사면허증을 입수하는 데 성공했다. 김씨는 자신이 1933년인데도 면허증의 소유자와 똑같은 1924년생으로 속이고 숨진 의사의 주민등록증에 자신의 사진을 바꿔끼었다. 비슷한 수법으로 의사면허증과 의원개설신고필증도 모조리 조작했다. 사망한 의사 김씨는 말하자면 생전 보지도 못한 돌팔이 의사에 의해 되살아난 셈이 됐다. 이어 진짜 의사의 부인 A씨와 동거에 들어갔다. 병원을 개업하면서 부터는 일가합솔(一家合率)로 2명의 아내와 양가의 아이들까지 한꺼번에 거느리게 됐다. 2년의 개업기간 중 환자의 치료는 물론 모든 진단서를 발부했다. 합법적으로 떼어준 진단서만도 무려 2200여통. 장흥 지역 주민들이 그의 의사 자격에 의심을 품기 시작한 건 지난해 8월쯤. A씨의 아들(22)이 병원을 찾아와 시비끝에 싸우게 되고, 김씨에게 맞자 “당신이 언제까지 의사행세를 하는가 두고보자. 곧 덜미가 잡히고 말거요”라고 고함을 친 데서부터 비롯됐다. 김씨는 또 읍내 의사들 모임에서 자신의 나이와 진짜의사의 나이를 헷갈려 말하는 실수를 했다. 더욱 의심을 산건 모 대학 출신이라면서 자기 학교의 교수는 물론 동창의 이름이나 현황도 전혀 모르고 있는 점이었다. 의사들의 의심이 깊어지는 가운데 올 것이 오고 말았다. 지역에서 1년에 한 번씩 윤번제로 의사회장을 맡았는데 1970년 회장직이 지난 5월 5일부터 공석이 되자 자동적으로 김씨가 취임하게 된 것. 그러나 의사회장 위임이 그의 꼬리가 드러나는 원인이 됐다. 경찰에서는 그의 신분을 의심해 은밀히 내사에 나선 것. 그러는 동안 김씨는 갈수록 환자가 줄어 수입이 격감했다. 무리하게 병원을 개업하느라 얻은 빚 등 120만원의 부채에 허덕이는 가운데 본부인과 A씨의 갈등에 따른 집안 싸움까지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었다. 김씨는 겹치는 불안과 초조로 밤이면 매일 만취, 맨발로 뛰어나가는 추태를 거듭했다. 난잡한 여성관계로 이름도 모르는 여자들이 병원을 찾아와 소동을 피우기 일쑤였다. 결국 해마다 제출하는 의사면허 갱신신고와 거주지 주민등록증 대조를 통해 그의 엄청난 사기행각은 전말을 드러냈다. 환자의 목숨을 다루는 귀중한 직업인 ‘의사’의 면허와 개업신고가 어떻게 그렇게 허술하게 처리되고 2년이 지나도록 전혀 발각되지 않았던 것인지 주민들은 보건 행정의 난맥상을 나무라고 있다. 돈벌 욕심에 눈이 어두워 남의 면허증을 가로채 개업한 돌팔이 의사의 악덕도 규탄을 받아야 하지만 손쉽게 개업허가를 내주는 보건행정의 허점도 이에 못지 않게 관심의 대상이 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리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신문은 1960~70년대 ‘선데이서울’에 실렸던 다양한 기사들을 새로운 형태로 묶고 가공해 연재합니다. 일부는 원문 그대로, 일부는 원문을 가공해 게재합니다. ‘베이비붐’ 세대들이 어린이·청소년기를 보내던 시절, 당시의 우리 사회 모습을 현재와 비교해 보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 될 것입니다. 원문의 표현과 문체를 살리는 것을 원칙으로 하지만 일부는 오늘날에 맞게 수정합니다. 서울신문이 발간했던 ‘선데이서울’은 1968년 창간돼 1991년 종간되기까지 23년 동안 시대를 대표했던 대중오락 주간지입니다. <편집자註>
  • [열린세상] 세계화하지 않을 자유/이옥순 인도연구원장

    [열린세상] 세계화하지 않을 자유/이옥순 인도연구원장

    “스타벅스는 정말 우리나라의 브랜드 같아요.” 얼마 전 ‘인도의 실리콘밸리’에서 만난 한국인 여행자가 나를 보고 던진 말이었다. 1개월이 넘게 인도를 여행 중인 그가 한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다국적 커피하우스에서 향수에 젖는 건 이해할 만했다. 사람과 탈것이 넘치는 복잡한 거리를 헤치면서 책방을 전전하다가 발견한 그 커피하우스의 초록색 간판은 내게도 낯익었고 반가웠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안에서 마신 카페라테는 서울의 우리 동네 매장에서 즐기던 바로 그 향과 맛을 그대로 전해 주었다. 먼 타국에서 익숙한 문화와 만나는 경험은 호텔에서도 이어졌다. 일본인 손님이 많은 호텔의 종업원들은 나를 볼 때마다 친근한 표정으로 일본어로 인사했고, 때로 허리까지 굽히는 서비스를 보였다. 진짜 문제는 아침 식탁에서 일어났는데, 일본식 카레라이스와 계란국이 식탁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큼지막한 감자와 당근이 들어간 샛노란 카레라이스는 그 본산지 인도의 진한 ‘원조’ 카레 옆에서 친숙하면서도 낯설게 보였다. 이처럼 이제 사람들은 외국에서 고향에서 누리던 걸 그대로 먹고 마시는 세상에 살게 됐다. 그렇게 하여 집 떠나면 당연히 이어지던 고생 중에서 먹는 일의 부담이 줄어들었다. 동시에 “사랑이 인생의 음식이라면 여행은 그 후식이다”라는 속담의 의미도 퇴색했다. 여행이 인생의 후식인 건 낯선 문화를 경험하는 데서 나오기 때문이다. 이국적인 걸 찾아 떠난 타국에서 집 앞 커피 맛과 같은 커피와 집에서 먹던 음식을 수소문하는 건 모순이고 역설이다. 그 여행지가 글로벌화한 문화의 원산지거나 나름의 분명한 로컬 문화를 지녔을 땐 더욱 그렇다. 카레의 나라 인도에서 그 사돈의 팔촌에 해당하는 일본식 카레라이스를 먹거나 오래된 커피문화 유산과 전통을 지켜 온 인도 남부에서 다국적 브랜드의 커피를 마시는 것이 그랬다. 커피를 생산하는 카르타나카주의 수도 벵갈루루는 커피에 설탕과 우유를 넣어 끓인 남인도식 커피의 고향으로 내가 가장 맛있는 커피를 마셨던 마이소르의 인근이다. 세상은 모순과 역설을 껴안고 변해 간다. 오랫동안 외부 세계에 빗장을 걸었던 인도의 대도시에서는 이제 다국적 브랜드의 음식점과 서구식 패스트푸드점을 적지 않게 볼 수 있다. 1991년에 펩시콜라가 첫선을 보이고 미국 소프트 문화의 대표주자 맥도날드가 들어온 이후 4반세기가 지났으니 당연한 결과다. 2012년 10월 인도에 입국한 스타벅스는 현재 7개 도시에서 60여개 매장을 가지고 있다. 2014년 말 현재 720여개의 매장을 기록한 우리나라와 비교할 때 인구 대국이자 영토 대국 인도에선 아직 시작 단계다. 인도에서 인구가 세 번째로 많은 정보기술(IT) 도시이자 커피 전통을 가진 벵갈루루는 스타벅스가 들어간 인도의 네 번째 도시로 지금까지 3개의 매장이 문을 열었다. 첫 매장이 오픈했을 때 일대의 교통이 막혔다고 하니 새로운 것에 대한 인간의 호기심은 국경을 넘어 비슷한 모양이다. 그럼에도 인도가 다국적 문화를 받아들이는 방식에는 특이점이 있다. 나는 그걸 ‘국산 아니면 외제’의 제로섬 관계가 아닌 인도와 서구의 기묘한 결합과 동거라고 말한다. 맥도날드가 인도인을 위해 채식 제품을 늘리고 채식 제품만 파는 매장을 연 것이 그렇다. 스타벅스 매장에서도 비슷한 경향을 찾을 수 있다. 인도의 커피 매장은 완전히 서구적인 우리나라의 매장과 달리 그 지역의 건축과 인테리어의 전통이 반영됐다. 또한 지역에서 나는 재료와 장식품을 사용하고 ‘탄두리파니르롤’과 같은 현지의 스낵 제품을 많이 파는 방식으로 글로벌화하면서도 로컬화를 추구한다. 인도인이 서구 문화를 사랑한다고 말하긴 이르다. 사실 그런 날은 오지 않을 것이다. 200년 영국의 통치를 받고도 대다수 인도인은 영국 문화에 동화되지 않았다. 넓은 영토에 다원사회의 인도인은 글로벌 기술과 방식을 수용해도 생각 없이 받아들이지도 않고 정체성을 잃지도 않는다. 실용적 견지에서 이방의 것을 받아들이되 조정하고 번역하며 재확인하고 재창조하는 방식이다. 그래서 다국적기업들은 인도에서 살아남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우아하게 전통을 지키면서 소비할 권리, 세계화하지 않을 자유를 누리는 그들이 부럽다.
  • [기고] 소나무 지키기에 시민의 동참을/이강덕 포항시장

    [기고] 소나무 지키기에 시민의 동참을/이강덕 포항시장

    우리 국토의 64%는 산림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중 4분의1이 소나무 숲이다. 추사 김정희 선생의 세한도와 같은 옛 산수화에서 소나무가 없는 그림은 볼 수 없을 정도다. 소나무는 임진왜란 때 거북선의 재료로, 불타 버린 숭례문 복원의 재료로, 조상 대대로 다양한 분야에서 우리 민족과 함께해 온 대표 수종이다. 또 애국가에 등장해 한민족의 기상을 상징하며 경제적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를 지니고 있다. 특히 포항시의 소나무 숲은 1970년대 포항·영일 지구에서 추진됐던 대규모 사방사업으로 조성된 것으로 더욱 울창하게 가꾸어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할 국가적 자원이 됐다. 그러나 급격한 기후변화로 소나무재선충병 매개충의 발생 환경이 좋아지면서 재선충병이 창궐해 우리의 푸르고 아름다운 소나무 숲이 죽어 가고 있다. 소나무가 이런 추세라면 머지않아 애국가의 가사가 소나무가 아닌 다른 나무로 바뀔지도 모른다. 재선충의 경우 발생 초기에 예산과 인력을 집중 투입해 잡지 못하면 일본의 경우처럼 통제 불가능한 상황이 되고 나중에 아무리 많은 방제 예산과 인력을 투입해도 실패한다는 교훈을 보여 주고 있다. 우리나라 속담에도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이 있다. 소는 잃고 다시 사면되지만, 소나무를 잃는다면 민족의 정서가 담긴 대신할 나무가 없다. 선조가 남겨 준 소중한 자산인 소나무 숲을 우리 세대에서 지키지 못하면 무슨 면목으로 후대에 이야기할 것인가. 지금 이 시점이 우리의 소나무를 지켜 나가야 할 때다. 하지만 아직까지 재선충 백신이나 저항 품종이 개발되지 못해 현재로서는 이를 완벽하게 박멸할 방법은 없다. 따라서 재선충병 감염을 예방하고 확산을 막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정부에서는 2005년 재선충병 방제 특별법을 제정, 방제사업을 펼친 결과 2010년까지는 피해목 증가 추세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2011년 이후 기상이변으로 고온건조한 날씨가 지속되면서 매개충의 생육환경이 좋아져 개체수가 증가하고, 재선충병으로 인한 소나무 고사목도 급속도로 확산돼 우리 국토 전역이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자연적인 확산 요인보다는 인위적인 요인이 더 큰 위협이 되고 있다. 묘지나 농경지에 해가림이 된다는 이유 등으로 산속의 소나무를 베어 내고 방제처리 없이 산속에 방치해 두는 등 산주를 비롯한 우리의 무관심으로 재선충병 재발생률은 낮아지지 않고 있다. 포항시에서는 매개충이 활동하는 4월 이전에 고사목을 제거하고, 피해목의 불법적인 이동을 막아 재선충병 확산을 저지하며, 향후 수년간 지속적인 산림 관리를 통해 소나무 재선충병 발생률을 점진적으로 낮출 계획이다. 재선충병은 국가적 재난으로 지자체의 노력만으로는 역부족이다. 재정자립도가 높지 않은 일선 시·군에서 재선충 방제에 많은 예산을 배정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재선충병 방제 사업에 우리 국민 모두의 역량을 결집해 아름답고 푸른 국토를 보전하고 가꾸어 후손들에게 물려주는 것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과제다. 53만 포항 시민 모두의 동참과 협조를 당부드린다.
  • [새 영화] ‘뷰티풀 라이’

    [새 영화] ‘뷰티풀 라이’

    1983년부터 무려 22년간 지속돼 20세기 최악의 참극 중 하나로 꼽히는 수단 내전. 이 기간 중에 반군에게 잡혀 총알받이로 쓰이거나 아랍계 군인들의 횡포를 피해 국경을 넘은 수단의 아이들을 가리켜 ‘잃어버린 아이들’이라고 부른다. ‘뷰티풀 라이’는 ‘잃어버린 아이들’을 소재로 한 영화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만큼 극 초반은 상당히 무게감 있게 전개된다. 1987년 수단 내전으로 부모를 잃은 마메르, 테오, 예레미아, 폴, 아비탈 등 5명의 아이들은 반군을 피해 죽음과 사투를 벌이며 수천㎞ 떨어진 케냐 난민촌으로 향한다. 물 대신 소변을 먹고 땅에 떨어진 음식을 주워 먹으며 연명한다. 반군들에게 발각될 위험에 처하기도 하지만 결국 형 테오의 희생으로 나머지 아이들은 무사히 난민촌에 도착한다. 난민촌 생활을 거친 아이들이 13년 뒤 어엿하게 자라 미국에 정착할 기회를 얻으며 영화 후반부는 이어진다. 이들이 낯선 땅에서 적응하며 살아가는 과정을 통해 더이상 ‘잃어버린 아이들’이 아니라 ‘발견된 존재’로서의 이야기에 주목한다. 맥도날드가 뭔지도 모르고 전화기를 경보 장치로 착각하는 이들은 문명과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순박하고 따뜻한 마음은 보는 이들을 흐뭇하게 한다. 직업 상담사 캐리(리즈 위더스푼)도 동생을 잃은 상처 때문에 세상에 진심을 내보이지 않은 채 살아가지만 아이들과 넓고 깊게 교감하며 점차 마음의 빗장을 풀어간다. 마메르는 일자리를 소개해 준 캐리에게 감사의 뜻으로 오렌지를 한아름 사들고 갔지만 크게 환영을 받지 못한다. 또 예레미아는 유통 기한이 지난 음식을 버리라는 사장의 지시를 따르지 않고 필요한 사람에게 주는 바람에 해고된다. 이들에게야 순간순간이 힘겨움 그 자체이겠지만, 효율과 경쟁의 이름으로 한동안 잊고 살았던 사람의 정과 순박함을 되새기게 해주는 대목이다. 사회적인 차별이나 역경 속에서도 특유의 낙천성으로 어려움을 극복하는 이들. 마메르는 죽었다고 믿었던 테오의 편지를 받아들고 엄청한 혼란에 빠진다. 영화는 우리가 비문명인이라고 부르는 그들의 따뜻한 인간애에 주목하는 동시에 선의의 거짓말을 통해 가족애를 지켜 나가는 과정을 담담하게 보여 준다. 영화 속 주인공들은 실제로 수단 출신의 ‘잃어버린 아이들’이 캐스팅됐다. 마메르를 연기한 영국 출신의 배우 아널드 오셍, 예레미아 역을 맡은 미국 배우 겸 모델 게르 두아니, 미국 생활에 염증을 느끼는 폴 역의 힙합 뮤지션 엠마뉴엘 잘 등은 모두 어린 시절 군인에게 소년병이 될 것을 강요받는 등 잔인한 대우를 받았다. 필리프 팔라도 감독은 “그 어떤 배우들보다 힘든 상황을 경험했던 ‘잃어버린 아이들’이 출연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덕분에 영화는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처럼 진정성이 느껴지는 가운데 ‘멀리 가려면 같이 가라’는 아프리카 속담에 숨겨진 따뜻한 메시지를 발견할 수 있다. 26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데스크 시각] 조합장 동시선거를 보며/이동구 사회2부장

    [데스크 시각] 조합장 동시선거를 보며/이동구 사회2부장

    제3의 지방 권력자로 불리는 농·수·산림조합장 1326명을 뽑는 조합장 동시선거가 끝났다. 사상 처음 지역 단위 선출이 아닌 전국적인 선거로 치러졌다. 조합원인 유권자만 229만 9901명, 출마자는 3509명에 이르는 등 지방선거 못지않은 규모였다. 더구나 그동안 지역 조합별로 진행됐던 선거 전 과정을 처음으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맡아 그 어느 때 조합장선거보다 높은 공정성을 확보했다. 그러나 선거 과정에서 드러난 불·탈법은 아직도 성숙되지 못한 우리의 민주 역량을 의심하기에 충분했다. 출마자는 여전히 돈으로 유권자와 경쟁자를 매수하려 했고 상당수 유권자는 이를 별 생각 없이 받아들였다. 검찰은 지금까지 369명의 조합장선거 관련 사범을 입건해 16명을 기소하고 350명에 대해서는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232명은 금품선거 사범으로 알려졌다. 후보자들이 유권자들을 매수하기 위해 금품이나 선물, 식사비 등을 제공했다는 것이다. 선거범죄 가운데 가장 위중한 범죄로 분류됨에도 불구하고 후보자들은 이 같은 행위를 서슴지 않았다. 한 농협조합장 후보자는 조합원 3000명에게 10만원권 상품권 3억원어치를 제공한 혐의로 적발됐다. 유권자인 조합원들의 무책임한 행위도 문제점으로 드러났다. 금품이나 향응을 받은 유권자들이 과태료 폭탄을 받는 사례가 이어졌다. 여주의 한 축협에서는 무자격 조합원 100여명이 적발되기도 했다. 이번 조합장 동시선거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맡게 된 것은 이 같은 불·탈법을 뿌리 뽑겠다는 취지에서였다. 하지만 결과는 후보자나 유권자 모두 이런 취지를 나 몰라라 한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 ‘안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도 샌다’는 속담 그대로였다. 이는 후보자, 유권자 모두에게 뿌리 깊게 자리 잡은 관행 때문으로 짐작된다. 수십년 동안 같은 업에 종사하며 유대관계를 유지해 온 조합원들만의 선거로만 여겨 왔다. 조합장은 조합원 가운데 말발이 세고 재력이 있는 인물들이 교대로 하는 것쯤으로 여겨졌다. 그러니 “누가 하면 어때, 나한테 잘해 주는 후보자가 조합장이 되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 팽배해 있는 것이다. 한 조합원은 “종전 선거 때는 후보자가 조합원들에게 20만~30만원씩 돌리는 것이 관례처럼 됐었는데~”라며 아쉬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농협을 비롯해 수협, 축협, 산림조합 등은 조합원만을 위한 조직에 머물러 있지 않다. 사회의 중요 업무를 수행하는 공적 기관으로 꼽힌다. 미국, 중국, 유럽, 남미 등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우리의 먹거리를 책임지고 있는 농업, 축산업, 수산업 종사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위기를 극복하는 데는 조합장들의 역할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유통 구조를 개선하고 농·수·축산물의 브랜드화를 앞당기는 등 해야 할 일이 막중하다. 조합장선거가 주목받고 청렴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약용 선생은 “대중을 통솔하는 위엄은 청렴한 데서 생긴다”고 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오는 10월까지 선거제도 개선 방안을 내놓겠다고 했다. 또 현행 조합장의 과도한 권한 집중을 막기 위해 이사회, 대의원회, 감사의 견제 기능을 강화하고 조합원이 조합 의사 결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했다. 청렴한 조합장, 경쟁력 있는 조합을 기대하며 또 4년 후를 기다릴 수밖에…. yidonggu@seoul.co.kr
  • 내신·수능 3~5등급 ‘틈새 전략’ 수능보다 쉬운 적성시험 노려라

    내신·수능 3~5등급 ‘틈새 전략’ 수능보다 쉬운 적성시험 노려라

    11일 전국연합학력평가(학평)를 시작으로 올해 대입 레이스가 스타트를 끊는다. 하지만 2주 뒤 학평 성적표를 받아본 수험생 중엔 한숨을 쉬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이런 학생에게는 올해 11개 대학에서 선발하는 ‘적성시험’이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교육부의 입시전형 간소화 정책에 따라 적성시험은 매년 축소되는 추세지만, 반대로 학생들의 관심이 멀어진 지금이 되레 적기라는 분석도 나온다. 서울시교육청 진로진학정보센터와 입시업체인 비상교육의 도움으로 9일 적성 전형 준비법을 알아봤다. 대입에서 적성시험은 ‘애매한’ 전형으로 통한다. 지원자의 성적이 중위권인 데다가 시험 역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보다 쉽기 때문이다. 역으로 이야기하면, 내신이 딱히 좋지도 않고 수능 성적이 시원찮을 학생에게 권장할만하다는 뜻이 된다. 올해 적성시험을 치르는 대학은 모두 11개교다. 모집 인원은 4639명으로, 지난해 대비 1196명 감소했다. 2014학년도 대입에서 1만 9420명을 선발했던 것에 비하면 3년 동안 3분의1로 선발 규모가 축소된 셈이다. 올해에는 고려대(세종)가 445명에서 610명으로 모집인원을 늘린 것을 제외하고 나머지 10개 대학이 인원을 모두 줄였다. 대학들은 적성시험에서 학생부 교과성적 50~60%, 적성평가 40~50% 정도를 반영한다. 문항 형태는 4지선다 또는 5지선다이다. 논리력, 사고력, 학업 능력을 평가하는 시험으로, 대학마다 전형 방법, 문제유형, 문항 수, 배점, 시험 시간 등이 제각각이다. 객관식 시험이어서 논술이나 심층면접에 비해 대비가 어렵지 않은 게 장점이다. 수능보다 쉽게 출제돼 주로 내신과 수능 3~5등급대 학생들이 지원한다. 많은 분량의 문제를 주어진 시간에 최대한 정확히 많이 풀어야 하기 때문에 유형을 익히는 것은 필수적이다. 논술시험과 마찬가지로 오랜 시간 차근차근 기본기를 다지고 체계적으로 준비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신종찬(휘문고 진학부장) 서울교육청 대학진학지도지원단 자료개발부장은 “초창기 아이큐 테스트 형태로 나왔던 적성시험이 최근에는 수능 형태로 바뀌는 추세”라면서 “대부분 학생이 6월 수능 모의고사 이후에 준비를 시작하는데 3월 학평 이후 지원하려는 대학의 문항들에 대한 반복 연습을 미리 해 둔다면 상당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적성시험 중 국어영역은 크게 ▲단어·문법 ▲독서·문학 ▲언어 추리 등의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단어·문법 부분은 교과서 핵심단어의 의미나 한자 성어와 속담, 관용적 표현 등을 숙지해야 한다. 한글 맞춤법이나 표준 발음법과 기본적인 문법 관련 사항은 미리 공부해 두는 게 좋다. 독서 분야는 수능의 읽기(독서 및 문학) 영역을 학습하는 방식으로 준비하면 된다. 언어 추리 관련 유형은 단어들의 의미 관계, 문장이나 정보의 논리적 관계를 추리하거나 분석하는 유형들이 출제된다. 특히 이런 문항들은 단기간에 실력이 늘어나는 게 아니어서 문항 유형 위주로 공부하는 게 효과적이다. 대학별 기출 문제들을 풀어보고 유형과 감각을 익혀 둘 필요가 있다. 수학은 크게 ▲교육과정 기본 개념·원리 ▲계산·사고 관련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우선 학교에서 배우는 교과서의 단원별 주요 개념과 원리를 체계적으로 학습하는 게 효과적이다. 대학별 기출 문제나 매년 발표하는 모의 적성시험 문항을 통해 감각을 익히는 일은 필수적이다. 중학교나 고등학교 교육과정에서 배운 기본적인 수학 개념과 원리를 적용해 계산하거나 수리적으로 사고하는 문제들이 간단한 유형으로 출제된다. 교과서 단원 중심으로 공부하는 게 효과적이며 빠른 시간 안에 정확하게 계산하는 능력을 키우는 게 좋다. 영어 영역은 ▲단어 ▲독해로 나뉜다. 영어 단어와 문법 관련 사항을 다양하게 평가하는 유형의 문제들이 출제되며 영어 단어와 숙어에 대한 숙지 정도, 문법 관련 이해 능력이 중요 평가 요소다. 문장을 구성하는 요소들의 순서를 무작위로 늘어놓고 문법을 고려해 순서를 파악하거나 바르게 배열하는 유형의 문제들도 출제된다. 해당 기출 문제를 풀어보면서 유형에 대한 감각을 익힐 필요가 있다. 독해에서는 영어 지문의 이해 여부를 평가하는데, 수능 독해 학습 방식으로 준비하는 게 효과적이다. 일부 대학에서는 발문과 선택지를 모두 영문으로 제시하는 경우도 있었다. 적성고사의 출제 경향 변화로 수능과 연계해 준비하는 게 효과적이다. 올해 대학 3곳은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을 요구한다. 고려대(세종)의 인문계 모집단위는 국어·수학·영어 영역 중 1개 영역 3등급 이내, 자연계 모집단위는 국어·수학·영어·과학탐구 영역 중 1개 영역 3등급 이내다. 수학과·신소재화학과·디스플레이반도체물리학과·제어계측공학과는 수학 영역은 B형을 봐야 하는 등 제약도 있다. 홍익대(세종)는 모집단위에 따라 차이가 있다. 광고홍보학부는 국어B, 수학A, 영어, 사탐·과탐 영역 중 2개 영역의 평균이 3등급 이내여야 한다. 건축공학부는 국어A, 수학B, 영어, 과학탐구 영역 중 1개 영역 3등급 이내, 자율전공은 국어A·B, 수학A·B, 영어, 사탐·과탐 영역 중 1개 영역 3등급 이내다. 금오공대는 경영학과만 영어 영역을 포함한 3개 영역의 합이 13등급 이내, 나머지 모집단위는 수학 영역을 포함한 3개 영역 합이 13등급 이내다. 이치우 비상교육 입시평가연구실장은 “중위권 학생이 어렵게 풀 수 있는 고난도 문제는 출제되지 않고 있으며, 이에 따라 수능과 별도로 공부하기보다 연계해 공부하는 게 효과적”이라며 “수능을 공부하다가 적성시험에 나올 유형이나 내용 등을 지금부터 모아서 공부하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 실장은 “수능과 비슷하지만 문제 유형이 짧은 지문에 짧은 답변을 요하고 있어 시간 내에 풀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일을 가장 우선하라”고 덧붙였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美대사 피습 파장] “이번 사건은 나 자신은 물론 美에 대한 공격”

    [美대사 피습 파장] “이번 사건은 나 자신은 물론 美에 대한 공격”

    “빨리 낫고 소주 한잔 합시다. Go together(같이 갑시다).”(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Absolutely(꼭 그럽시다).”(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 김 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에 입원 중인 리퍼트 대사를 병문안한 자리에서 나눈 대화다. 김 대표는 리퍼트 대사에게 “대사는 물론 대사 가족들의 의연함에 한국 국민 모두가 마음에 큰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 자리에서 “종북 좌파들이 한·미 동맹을 깨려는 시도를 했지만 오히려 양국 동맹의 굳건함을 확인하고 더 결속시키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리퍼트 대사는 “이번 사건은 저 자신은 물론 미국에 대한 공격”이라면서도 “이번 사건을 슬기롭게 극복해 한·미 동맹을 더욱 공고히 하는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화답했다. 또 나경원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이 미 의회에 서한을 보내 위로의 뜻을 전한 것에 대해 “감사하다”고도 했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도 이날 오후 리퍼트 대사를 병문안했다. 문 대표가 “아프지 않으냐”라고 묻자 리퍼트 대사는 “얼굴보다 손목 쪽에 더 통증이 있지만 매일 나아지고 있다”고 답했다. 문 대표는 “끔찍한 사건을 겪고도 침착하고 의연하고 여유 있는 모습을 보여 주고, ‘함께 갑시다’라며 국민들을 위로해 줘서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문 대표가 ‘전화위복’이라는 사자성어와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는 속담을 소개하자 리퍼트 대사는 “미국 속담에는 ‘위기 속에 기회가 있다’는 말이 있다”면서 “한·미 관계 개선을 위해 모든 면에서 전진해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화답했다. 리퍼트 대사는 문 대표의 대표 당선을 축하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리퍼트 대사가 피습 당일 수술에서 깨어난 뒤 했던 첫마디가 우리말로 “마비된 건가요. 괜찮나요”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진은 “익숙지 않은 한국어 사용으로 안면근육 마비가 올까 봐 ‘영어로 말해도 괜찮다’고 했음에도 리퍼트 대사는 거듭 우리말로 자신의 상태를 물었다”고 전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농촌진흥청과 함께하는 식품보감] 인류역사상 가장 오래된 곡물 조·기장

    [농촌진흥청과 함께하는 식품보감] 인류역사상 가장 오래된 곡물 조·기장

    다소 생소할 수 있는 ‘밀렛’(millet)은 벼의 사촌격으로 알갱이가 작은 곡식 종류를 통틀어 말한다. 한자어로는 ‘서속’(黍粟)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조, 기장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우리에게 친숙한 밀렛류는 조와 기장이지만 세계 생산량으로 보면 진주조와 조, 기장, 손가락조 등을 의미한다. 또 일부 국가에서 중요한 식량인 피, 코도, 포니오, 기니, 테프 등도 밀렛에 해당된다. 조, 기장 등의 밀렛류는 인류 농업의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 신석기 시대부터 유라시아와 중국 북부 지역, 한반도 등에서 재배됐다. 중국의 초기 신석기인 ‘츠산문화 유적지’(기원전 8300~6700년)에서 기장의 껍질과 기장 재배와 관련된 석기가 발견됐다. 기원전 2400~1900년 전 ‘제가 문화 유적지’에서는 기장과 조를 섞어 만든 인류 최초의 국수도 나왔다. 유럽에서는 중세 시대 빵이 전파되기 전까지 기장죽이 서민들의 주식이었다. 한반도에서 조, 기장 재배는 신석기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9년 부산 영도구 동삼동의 패총에서 발견된 불에 탄 조 75알과 기장 16알의 방사선 탄소연대를 측정한 결과, 신석기 중기인 기원전 3360년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반도에서 농경이 신석기 중기에 시작됐고 지역적으로 한반도 전역에서 이뤄졌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조와 기장은 쌀이 우리 밥상을 차지하기 전까지 우리의 주식이었다. 조는 해방 직후인 1940년대까지 벼 다음으로 재배 면적이 많을 정도로 중요한 곡식이었다. 전통문화 속에 조, 기장과 관련된 문화와 속담, 음식도 풍부하다. 일례로 사극에서 국가를 이르는 말인 ‘종묘사직’(宗廟社稷)에는 기장이라는 곡식이 숨어 있다. 종묘는 역대 임금의 위패를 모신 사당이고, 사직은 토지의 신(社)과 곡식의 신(稷)을 뜻한다. 이때 직(稷)은 기장을 뜻하는 한자어다. 조와 관계된 재미있는 어원과 속담도 많이 있다. 우리가 답답할 때 자주 쓰는 말 ‘조바심’에서 ‘바심’은 ‘타작한다’라는 뜻의 우리말이다. 수확된 조를 비벼서 알곡을 떼어내는 과정인 조타작은 막상 해보면 좀처럼 비벼지지 않고 힘이 든다. 그래서 생각만큼 되지 않아 마음이 조급해지고 초조해지기 쉬운 상태를 ‘조바심’이라고 한다. 경남 지방에는 ‘조밭을 맬 때는 부부 간에 싸워야 날 수가 난다(수량이 많아진다)’는 말도 있다. 소립종자인 조는 빡빡하게 심는 경우가 많아 싹이 올라온 후 과감하게 솎음 작업을 해줘야 한다. 부부 싸움에 대한 분풀이를 하듯 마구 솎음질을 해줘야 채광 통풍이 잘되고 병충해 발생도 적어진다. 밀렛은 전통 음식문화와도 관련이 많다. 밀렛과 관련된 음식으로는 오곡밥을 빼놓을 수 없다. 오곡은 시대에 따라 그 종류가 조금씩 바뀌어왔다. 다만 오곡 중 조, 기장, 수수가 빠진 적은 없었다. 조선시대에는 벼, 보리, 콩, 피, 기장을 뜻했고, 지금은 찹쌀, 차수수, 검은콩, 차조, 팥으로 오곡밥을 만든다. 오곡밥 외에도 밭이 농경지의 전부인 제주도에는 전통적으로 ‘흐린조’(차조)를 이용한 다양한 음식문화가 발달했다. 그중 대표적인 음식인 오메기떡은 차조를 반죽해 도넛 모양으로 만든 떡이다. 오늘날 오메기떡은 소비자 기호를 고려해 찹쌀과 팥을 이용한 퓨전 형태의 떡으로 변화했다. 존재감 없던 밀렛이 최근에는 슈퍼푸드로 재조명받고 있다. 건강 곡물로 잘려진 현미 등의 통곡물보다 영양과 기능면에서 뛰어나기 때문이다. 밀렛류는 다른 곡물보다 곡식의 알갱이가 작아 배아와 ‘호분층’(단백질 알갱이가 모여있는 세포층) 비율이 높다. 이는 같은 양을 섭취했을 때 밀렛류가 상대적으로 단백질, 식이섬유, 여러 가지 미량 원소를 더 섭취할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 밀렛류는 곡류 중 단백질 함량이 9~12%로 높고(쌀 6%, 현미 7%), 식이섬유와 미네랄 함량도 풍부하다. 식이섬유는 쌀에 비해 3~10배, 칼슘 3~5배, 철분은 3배가량 더 많다. 베타카로틴 함량도 많다. 우리에게는 생소하지만 아프리카와 인도, 네팔 등에서 많이 먹는 손가락조(finger millet)는 밀렛 가운데 칼슘 함량이 월등히 많다. 조의 10~20배, 쌀의 30~100배에 해당하는 양이 들어있다. 비타민 B도 풍부하다. 밀렛에는 티아민(비타민 B1), 리보플라빈(B2), 니아신(B3) 등이 모두 함유돼 있다. 그 외에 폴리페놀과 피트산 등의 항산화물질도 많다.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당뇨 예방에 뛰어나다. 이런 장점 때문에 밀렛을 인위적으로 다듬지 않고 있는 그대로 섭취하는 경향도 강하다. 밀렛류는 선진국에서 영양가가 높은 작물의 종류에 불과하지만, 개발도상국에서는 생명을 살리는 곡물이다. 선진국에서는 영양 과다와 비만 등으로 대사증후군이 증가하고 있는 반면 세계 인구의 9억명은 기아, 20억명은 영양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사망하는 어린이 중 절반인 500만명 이상이 영양 부족이라는 통계도 있다. 이런 국가에서는 조, 기장, 피 등의 밀렛이 매우 중요한 식량 작물이다. 밀렛은 고온에서도 벼나 밀에 비해 성장이 좋을 뿐 아니라 필요한 물의 양도 적다. 척박한 토양에서도 잘 자란다는 뜻이다. 인류 역사의 가장 오래된 곡물이 여전히 누군가에게는 생명의 곡물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고지연 농촌진흥청 밭작물개발과 농학박사 ■문의 golders@seoul.co.kr
  • 새달 18일 국가직 9급 공무원시험… 과목별 필승 전략

    새달 18일 국가직 9급 공무원시험… 과목별 필승 전략

    가장 많은 수험생이 몰리는 국가직 9급 공무원시험이 두 달도 채 남지 않았다. 서울신문은 다음달 18일로 예정된 시험에 대비해 공무원 시험 전문학원인 ‘박문각 남부고시학원’ 강사진의 도움으로 시험의 특징과 대비법을 전격 분석했다. 국가직 9급 공무원 시험의 출제경향과 남은 기간 마무리 전략 및 시험 당일 유의사항 등을 과목별로 나눠 세 차례에 걸쳐 싣는다. 올해 3700명을 선발하는 국가직 9급 공무원 공개채용시험에는 19만 987명이 지원해 평균 경쟁률 51.6대1을 기록했다.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3408명을 뽑는 행정직군에는 17만 3895명이 지원해 경쟁률이 51.0대1로 나타났고, 기술직군에는 292명 선발 예정 인원에 1만 7092명이 지원해 58.5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모집단위는 선발 예정 인원 10명에 7343명이 지원해 734.3대1의 경쟁률을 보인 교육행정(일반)이었다. 단일 직렬로 가장 많은 인원을 선발하는 세무직(일반)은 1470명 모집에 4만 4860명이 지원해 30.5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경쟁이 치열해진 만큼 지금까지 쌓아놓은 기초에 남은 기간 효과적인 마무리 전략이 필요한 시기다. ●1문제당 1분안에 해결해야 국가직 9급 공무원이 되기 위해서는 필기시험에 합격한 이후 면접시험까지 통과해야 한다. 9급 필기시험은 선택형(객관식) 문제로 구성돼 있으며, 오전 10시부터 11시 40분까지 100분간 치러진다. 수험생들은 100분 내에 5과목(과목당 20문제)을 모두 해결해야 한다. 정답을 마킹하는 시간까지 감안하면 1문제를 해결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1분을 넘어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아는 문제는 최대한 빠른 시간에 해결하고, 모르는 문제와 헷갈리는 문제를 구분하는 등 시간 안배가 중요한 이유다. 직렬별로 응시과목이 다르지만 국어, 영어, 한국사는 필수과목으로 모든 수험생에게 해당된다. 일반행정직렬을 기준으로 필수 3과목에 행정법, 행정학, 사회, 수학, 과학 가운데 2과목을 선택해야 한다. 교육행정직렬은 선택과목에 교육학개론이 추가되고, 세무직은 행정법 대신 회계학과 세법개론이 추가된다. 수험가에서는 국가직 9급 시험은 그해 선택한 직렬의 실질적인 경쟁률과 선택과목의 난이도에 따라 당락이 좌우된다는 얘기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필수과목의 복습, 선택과목에 대한 마무리 학습의 집중도만 높인다면 충분히 좋은 결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개정된 로마자 표기·문장부호 등 확인 우선 직렬과 무관하게 모든 수험생이 공부해야 하는 국어 과목은 학습량이 방대하다. 범위가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수험생은 시험 준비를 위해 소요되는 학습 시간에 비해 성적이 오르지 않아 당황하는 경우가 많다. 정채영 강사는 “이러한 국어 과목의 특징 때문에 준비를 제대로 하기도 전에 쉽게 고득점을 포기하는 수험생이 많다”며 “제대로 체계를 잡지 못하고 공부 방법을 잘 몰라서 생기는 오해”라고 설명했다. 최대한 적은 시간을 활용해 빠른 시일 내에 고득점을 하느냐가 합격의 관건인 공무원 시험이기 때문에 문법, 어휘, 독해 등 세 분야에 대한 출제경향 및 기출문제 풀이를 통한 학습법을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문법의 경우 전체 국어 과목 문제 가운데 절반 정도가 출제되는 점을 감안하면 마지막까지 소홀히 할 수 없는 분야다. 문법의 이론적인 토대 위에 어문규정을 암기하면서 원칙과 예문을 함께 숙지해야 한다. 특히 2014년 5월 로마자 표기 중 음식명 일부 개정, 같은 해 10월 문장 부호 규정 개정, 새롭게 추가된 표준어 어휘 등은 출제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다시 한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순우리말·속담 등 매일 10분씩 반복 학습 순우리말, 속담, 한자성어 등이 출제되는 어휘 분야는 한꺼번에 암기하기보다는 매일 10~20분씩 거르지 않고 반복 학습해야 한다. 정채영 강사는 “남은 기간 동안은 기출 문제를 풀면서 암기가 잘 안 되거나 틀리는 문제를 따로 정리해서 익숙해질 때까지 들여다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독해 분야의 경우, 핵심사항을 표기하며 읽으면서 지문 성격을 파악하는 연습에 익숙해져야 한다. 지문의 내용과 형식은 불가분의 관계이기 때문에 최대한 시간을 아껴 문제를 푸는 것이 중요하다. 정채영 강사는 “최근 들어 독해 지문의 난도가 높아지고 있지만 한 문제당 30초를 넘겨서는 안 된다”며 “지금은 기출문제나 모의고사 등 실전 문제 풀이를 통한 시간 안배 연습이 필요한 시기”라고 설명했다. 지문을 먼저 읽기보다는 문제에서 요구하는 바를 파악한 뒤, 선택지의 정보를 찾아내고 지문에 표시해 가는 ‘문제-선택지-지문’ 순의 풀이방법을 통해 정답을 찾는 기술에 익숙해져야 한다는 것이다. 실전처럼 시험지 원본을 출력해 정해진 시간(20분 이내)에 맞춰 풀어보고, 틀린 유형은 따로 정리해 남은 기간 동안 복습하는 것도 필요하다. 영어는 수험생이 학습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과목 가운데 하나다. 이동기 강사는 “9급 시험은 지난 몇 년간 어휘, 문법, 독해 등 영역별 문항 구성이나 난이도에 큰 변화가 없었다”며 “다만 해마다 독해 지문이 길어지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많은 수험생이 어려움을 겪는 어휘, 표현, 생활영어 분야는 그동안 기출문제 내에서 대다수 문제가 출제됐다. 이 때문에 기출 어휘와 표현, 최다 빈출 어휘를 다시 한번 숙지할 필요가 있다. 이동기 강사는 “무작정 많은 단어를 암기하기보다 기출어휘, 표현, 동사구?3000개를 중심으로 집중 학습하는 것을 권장한다”며 “지금은 새로운 어휘를 외우기보다는 ‘암기 스케줄’에 따라 매일 100~200개의 단어를 반복 학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3~4문항 정도 출제되는 문법 분야도 어휘와 마찬가지로 반복 출제 경향이 강하다. 빈출 문법 포인트를 정확하게 이해한 수험생은 50일 정도 남은 기간 동안 반복 암기와 함께 문제풀이에 집중해야 한다. 독해 분야는 최근 매우 긴 지문이 2~3문제 출제되는 데다 상대적으로 까다로운 어휘, 추상적인 소재의 지문이 등장하고 있다. 때문에 독해 분야를 풀이하면서 시간이 많이 소요될 가능성이 크다. 이동기 강사는 “지문이 까다롭기 때문에 해석에만 의존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유형별로 문제풀이 방법을 익혀 효과적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朴 “전략적 협력 라피끄 될 것”… 국왕이 공항 영접

    朴 “전략적 협력 라피끄 될 것”… 국왕이 공항 영접

    3일 오후 박근혜 대통령의 중동 순방 2번째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의 킹 칼리드 국제공항에는 살만 빈 압둘아지즈 국왕이 영접을 나왔다. 청와대는 “사우디 국왕의 공항 영접은 국빈 방문에도 이례적인 일로, 영접이 이뤄진다 해도 통상 행사 일정에 임박해 통보하는 것이 관행이었으나 이번에는 2주 전에 영접 계획을 통보하는 등 각별한 의전 예우를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살만 국왕은 지난해 왕세제 시절 박 대통령의 초청으로 방한하는 등 오랜 기간 한·사우디 교류의 주요 접촉점이었다. 이날 영접에는 무끄린 왕세제, 무함마드 나이프 제2왕위계승자 등 사우디 왕실 최고위 인사들이 모두 출영했다. 주요 20개국(G20)을 통해 국제 외교에서 주요한 위치를 확보한 우리나라는 중동지역의 유일의 G20 회원국이자 이슬람 종주국인 사우디와의 관계 발전이 여러 측면에서 점차 중요한 목표가 될 전망이다. 청와대는 이번 방문을 통해 사우디의 산업 다각화에 적극 참여한 것을 가장 큰 성과로 꼽고 있다. 사우디의 ‘장기전략 2024’와 우리의 ‘경제혁신 3개년계획’ 등 양국 간 핵심 경제 전략을 연계했다. 상호 투자와 투자 금융 분야에서의 협력 논의도 주요한 성과다. 2014년 한 해 양국 무역규모는 450억 달러였으나, 1962년 수교 이래 52년간 양국 간 누적 투자액은 20억 달러일 정도로 이 분야에서의 협력은 미미했다. 한국투자공사는 사우디의 KHC와 투자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 공동 투자 활성화 및 금융협력 강화의 길을 텄다. KHC는 중동의 워런 버핏으로 불리는 알왈리드 왕자가 1980년 창립한 세계적 민간투자회사로 중동지역과 씨티그룹, 애플, 디즈니 등에 투자해온 회사다. 이 MOU를 통해 중동·아프리카에 진출하는 한국기업에 대해 두 나라가 공동 금융을 지원하는 기반을 마련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사우디 일간지 알리야드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아랍어에 먼 길을 함께할 동반자라는 뜻의 ‘라피끄’라는 말이 있다”면서 “반세기 이상 쌓아온 굳건한 우호협력의 기반 위에 전략적 협력관계를 강화하는 진정한 라피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북한 문제와 관련해 “‘사막에 내리는 비도 한 방울의 빗방울로부터 시작된다’는 중동의 속담처럼 우리 정부는 먼저 남북 간에 민생과 환경·문화 분야의 작은 협력부터 시작해 이를 점진적으로 확대해 통일의 기반을 다지려고 한다”고 말했다. 리야드(사우디)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형사소송법 선택자, 당황하셨어요

    형사소송법 선택자, 당황하셨어요

    25일 올해 첫 순경 필기시험 합격자가 발표되면서 수험생의 희비가 엇갈렸다. 전국 지방경찰청은 이날 2015년 1차 순경 필기시험 합격자 명단을 사이버 경찰청(gosi.police.go.kr)을 통해 발표했다. 합격자는 다음달 9일부터 27일까지 신체·체력·적성 검사를 치른 뒤 4월 6일부터 17일까지 예정된 면접까지 통과해야 경찰 제복을 입을 수 있다. 모두 3200명을 선발하는 이번 시험에는 6만 303명이 지원해 18.8대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이번 시험뿐 아니라 오는 5월 예정된 2차 시험과 9월 치러질 3차 시험도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서울신문은 올해 두 차례나 남아 있는 순경시험에 대비해 박문각 남부경찰학원 강사의 도움을 받아 이번 시험을 분석하고 2, 3차 시험 대비법을 짚어봤다. 우선 필수과목인 영어는 중간 정도 난도였지만, 수험생의 체감 난도는 무난한 수준으로 분석됐다. 수험생이 까다로워하는 문법 문제는 기존 2문항 정도 출제되던 것이 이번 시험에서는 1문항으로 줄었다. 장현숙 강사는 “문법 문제가 줄었다고 해서 문법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며 “결국 어휘나 생활 영어 그리고 독해 문항을 풀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어휘와 함께 문법 실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어휘 문제는 유사 개념어를 묻는 문제가 4문항, 빈칸 어휘가 6문항 출제됐다. 장 강사는 “어휘의 난도 자체는 어렵지 않았지만 ‘go through’처럼 문맥적 의미를 파악하는 문제가 출제됐다”며 “기출 문제 가운데 하나라는 점을 감안하면 결국 남은 시험에서도 기출문제 풀이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분석했다. 독해의 경우 전체적인 지문 길이는 지난해보다 짧아졌고, 핵심내용이 담겨 있는 지문의 난도 역시 높지 않았다. 2문항이 출제된 생활 영어는 표현 위주, 문맥 파악이 고르게 출제돼 문제 풀이에 큰 어려움은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필수과목인 한국사는 중하 정도의 난도였다. 이운우 강사는 “경찰 선발 인원의 증가로 인해 9급 공무원 한국사 시험에 비해 확실히 쉽게 출제됐다”면서 “다만 문화사 부분을 소홀히 학습했거나 눈짐작으로 공부를 했던 수험생은 당연히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사는 고대사(삼국~남북국 시대) 부분이 가장 많이 출제됐다. 고대사를 포함해 고려시대까지의 내용이 전체 문제의 50% 정도 출제됐다. 그동안 4~5문제 정도 출제됐던 근현대사 부분이 6문제로 늘어났으며, 그동안 출제되지 않았던 현대사의 6·25 전쟁과 이승만 정권 관련 내용이 출제됐다. 이 강사는 “문화사(8문제)가 정치사(8문제)와 같은 비중으로 출제될 만큼 중시되고 있다”며 “특히 근현대사(근대, 일제시대, 현대) 부분은 정치사가 압도적으로 많이 출제되고 있고, 전근대사(처음~근대 태동기) 부분은 문화사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많다”고 분석했다. 이어 “남은 시험을 앞두고 있는 수험생은 이번 시험의 특징을 숙지하고 마무리 학습을 이어 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선택과목인 형법은 전체적으로 무난하게 출제됐지만, 형사소송법은 기존의 지문에서 약간 변형된 문제가 출제되면서 체감 난도가 높았다. 형법을 가르치는 김현 강사는 “기존 시험과 비슷한 범위 안에서 출제됐고, 난도가 높은 문제도 없었기 때문에 고득점에 용이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모두 81개의 지문 가운데 74개가 판례 지문이었고, 이 가운데 85% 이상이 기출판례였다. 법조문은 모두 2개가 출제됐으며, 최신판례 역시 전체 판례지문 가운데 10%로 분석됐다. 김 강사는 “이번 시험의 특징을 감안하면 2, 3차 시험에서도 기출문제 정리와 최신판례 중심의 학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형사소송법은 단편적인 지문 암기 위주의 학습을 한 수험생에게는 까다롭게 느껴졌을 것으로 보인다. 김승봉 강사는 “지문에 약간의 변형을 주면서 기출 지문을 기출이 아닌 것처럼 출제했다”고 분석했다. 수사부분에서 고소, 반의사불벌죄, 체포·구속적부심사, 영장실질심사, 압수수색이 출제되었고, 공소시효, 공판준비절차 전체를 포괄적으로 물어보는 문제가 나왔다. 또 제척기피제도와 피고인의 진술거부권, 변호인선임, 증거신청과 피해자진술권, 자백배제법칙과 보강법칙, 재심사유 등 기본적으로 자주 출제되는 개념이 나왔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경찰학개론은 지난해에 비해 높은 난도로 출제됐다. 공병인 강사는 “2~3문제 정도 난도가 높은 문제가 출제됐지만 80% 정도는 기출문제에서 다시 출제됐다”며 “고득점에는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출문제 외에 부속법령 및 제·개정 법령에서 20% 정도가 출제됐기 때문에 2, 3차 시험에서도 이번 시험에서 나타난 과목의 특성을 유의해 학습을 이어가야 한다. 지난해부터 순경 시험에 편입된 국어 과목은 문법 분야에서 많은 문제가 출제됐다. 음운의 변동, 품사의 파악, 문장의 유형, 의미의 이해 파트에서 각각 1문제씩 출제됐고, 한글 맞춤법과 표준어 규정에서 4문제, 정서법에서 2문제가 나왔다. 문법에서만 10문제가 출제됐고, 어휘분야에서는 한자어와 한자성어 각 1문제씩 모두 2문제가 출제됐다. 속담과 순우리말은 출제되지 않았다. 정채영 강사는 “이번 시험을 바탕으로 분석하면 문법 분야가 가장 중요시되고 있기 때문에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사회 과목도 상대적으로 난도가 높은 문제가 2문제 정도 출제됐다. 법과 정치 6문항, 경제 7문항, 사회문화 7문항으로 분야별로 골고루 출제됐다는 특징은 지난해와 비슷했다. 장혁 강사는 “문제를 읽고 선별하는 시간이 보통의 출제수준을 넘는 문제들이 비중 있게 출제됐다”며 “다만 시간 안배의 어려움을 겪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행정학과 특채 시험 과목인 수사 과목을 담당하고 있는 안태영 강사는 “수사총론은 11문제, 각론은 9문제 정도 출제됐다”며 “유사 기출문제의 비중이 줄어들면서 체감 난도가 높았다”고 분석했다. 이어 “2, 3차 시험을 앞두고 있다면 기출문제와 기본개념서만 보는 것이 아니라 교과서 중심으로 학습하고 기출특강과 문제풀이 특강을 보충하는 수험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사설] 체제 강화 노린 北 도발 가능성 경계할 때다

    북한이 연일 대남 무력 시위를 격화시키고 있다. 북 노동당 김정은 제1비서는 어제 당 중앙군사위 확대회의를 열어 ‘만단의 전투동원 태세’를 주문했다. 얼마 전 군 부대를 시찰하면서 “2015년 10월까지 모든 전쟁 준비를 완성하라”고 독려하던 그였다. 그는 며칠 전에는 우리의 서해 5도 점령 작전을 방불케 하는 섬타격·상륙 연습을 진두지휘하기도 했다. 북한 정권의 1인자가 전면에 나서 호전적인 태도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의도적으로 긴장을 고조시키려는 수순으로 읽힌다. 정부가 이런 북의 속내를 잘 들여다보면서 위기 관리에 만전을 기할 때다. 북의 이런 무력 시위는 상투적 행태일 수도 있다. 북한은 해마다 키리졸브나 독수리연습 등 한·미 합동 군사훈련을 앞두고 연례 행사처럼 군사적 긴장을 고취시켰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는 여느 해보다 거친 태도다. 북한 노동신문은 어제 한·미 합동 군사훈련을 겨냥, “도발하면 통째로 수장해 버릴 것”이라고까지 위협했다. 김정은 신년사를 통해 정상회담 가능성까지 내비쳤던 것과는 판이하게 달라진 자세다. 북한 주민들의 불만을 외부로 돌려 내부 불안 요인을 덜려는 의도일 개연성이 농후한 셈이다. 까닭에 무엇보다 우리 측의 대응이 중요하다. 북한 지도부가 남북 상생을 위한 대화 테이블로 나오면 좋으련만, 적어도 당분간은 그럴 가능성이 적어 보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다음달 초 예정된 한·미 군사훈련은 계획대로 실시해 북의 위협이 먹히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 다만 북의 이른바 ‘최고 존엄’을 직접 건드리는, 민간 차원의 대북 전단 살포는 최소한 일정 기간 자제해 북측에 도발 빌미는 주지 말아야 한다고 본다. 물론 북한이 당면한 경제난, 특히 유류난과 재래식 무기 노후화 등으로 인해 당장 전면 도발에 나설 가능성은 적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북한이 핵실험 같은 고강도 무력 시위는 몰라도 서해 북방한계선(NLL) 침범을 포함한 중·저강도 도발을 벌일 가능성은 크다는 게 다수 전문가들의 의견이 아닌가. 비록 북의 최근 일련의 위협적 태도가 긴장 수위를 높여서 세습체제의 결속을 강화하려는 의도라고 해도 마음을 놓아서는 안 될 이유다. 혹시라도 ‘짖는 개는 물지 않는다’는 속담을 맹신해선 안 될 것이다. 정부는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도발 같은 예기치 않은 불상사를 막기 위해서라도 철저히 대비하기를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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