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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新전원일기] 강의실 맨 뒤에서 주문전화 받던 청년 ‘부추 박사’ 되다

    [新전원일기] 강의실 맨 뒤에서 주문전화 받던 청년 ‘부추 박사’ 되다

    불판에 지글지글 고기가 구워지면 고춧가루 팍 뿌려 버무린 부추 겉절이가 절로 생각이 난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국밥 위에 부추를 올려 먹으면 그 또한 일미. 음식의 풍미를 한층 더해주는 부추 덕이다. 더구나 비 오는 날이면 막걸리 한 사발에 어머니가 만들어 주신 부추 부침개 한 장이면 세상 다 가진 듯 마음까지 넉넉해지곤 했다. 이정훈(33) 친정애 부추농원 대표에게도 부추는 그렇듯 따뜻하고 정겨운 존재다. 40년이 훌쩍 넘는 세월 동안 부추 농사를 지어온 부모님의 삶이고 고혈이며 사랑의 의미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회사 이름도 친정 엄마의 사랑이 물씬 묻어나는 ‘친정애(愛)’로 지었다. 이유인즉, 누나 셋이 결혼한 후에도 지극 정성으로 딸들을 챙기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며 ‘친정 엄마의 사랑’을 느꼈기 때문이란다. 어머니의 품 안, 어머니의 가슴만큼 아늑한 곳이 이 세상에 또 어디 있겠는가. 평생 부추 농사를 지어 ‘부추 농사박사’라는 별칭까지 붙은 부모님의 가르침 아래 이 대표는 포항의 특산품인 부추로 가족애를 전하고 건강을 선물하는 청년 창업가이자 농업인이 됐다. “부모님이 부추 농사짓는 모습을 늘 곁에서 보고 자랐으니까요. 저에게 부추는 너무도 익숙한 가족 같은 존재죠. 지금은 현재와 미래를 함께하는 동반자가 됐지요. 아니, 밥줄이 된 건가요? 하하하.” 이 대표가 유쾌하게 웃었다. 그에게서 진한 부추향이 났다.정직 - 만두 등 메뉴 개발로 식당 열어 아내와 정성 쏟아 단골 늘었죠 들깨부추칼국수 한 그릇이 눈앞에 놓였다. 연이어 부추비빔만두가 시야에 들어왔다. 이 대표가 운영하는 식당의 인기 메뉴들이다. 보기 좋은 떡이 맛도 좋다 하지 않았는가. 정갈하게 그릇에 담겨 나온 인기 메뉴는 보는 것만으로도 침샘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입안에 감도는 군침을 삼키고 요동치는 배꼽시계를 누르고 맛깔나게 음식 사진을 찍는 우리 일행을 이 대표와 그의 아내가 끌어당겼다. “부추는 향도 좋지만 맛이 더 좋습니다.” 대학생 정도로 앳되 보이는 부부는 “음식이 식는다”며 그들의 식사 자리로 우리를 안내했다. 이곳에서 나오는 모든 메뉴에는 부추가 주인공이다. 칼국수부터 만두, 전까지 부추가루와 부추를 듬뿍 넣어 겉과 속이 모두 초록빛이 난다. 식당을 시작한 지 1년 만에 단골손님도 제법 생겼고, 입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손님들도 꽤 많아졌다. “처음 3개월은 엄청 고생했어요. 음식이 맛이 없다, 짜다, 달다 하는 손님들이 많았거든요. 그때는 괜히 시작했나 하는 후회가 들기도 했어요. 그래도 계속 레시피를 바꾸면서 음식 맛을 개선하니까 손님들 반응이 점점 좋아졌죠.” 이 대표는 모든 식재료를 우리 땅에서 나온 것만 사용한다. 식당 이름이 ‘바를정’인 것도 말 그대로 바르고 정직하게 만든다‘는 그의 철학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좋은 예다. 부추즙으로 시작해 부추가공식품회사를 설립한 지 7년 만에 부추환, 부추건빵, 부추차, 부추국수, 부추만두, 부추크런치, 부추조청까지 개발해 연 매출 4억원을 올리는 탄탄한 회사를 만들었다. 2010년 창업 당시에는 한 해 매출이 1000만원에 불과했다. “남들과 조금만 다르게 생각했을 뿐인데, 이렇게 무한한 부가가치를 창출하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어요.” 부추의 어원은 ‘풀이 아니다’는 뜻을 가진 ‘부초’(否草)다. 부추만큼 지역별로 다양한 이름을 가진 채소도 없으리라. 경기와 강원에서는 부추라 부르지만, 충청에서는 ‘졸’이라고 부르고, 전라도에서는 ‘솔’이라고 하며, 경상도에서는 남녀 간에 정을 오래 지속시킬 수 있다는 뜻으로 ‘정구지’, 제주에서는 ‘세우리’라고 부른다. “어디 그뿐입니까. 남자의 기를 높여준다고 해서 기양초, 힘이 넘쳐 과부집의 담을 넘는다고 해서 월담초, 부부 사이가 좋으면 집을 허물고 부추를 심는다고 해서 파옥초, 오줌 줄기가 벽을 뚫는다 하여 파벽초라고도 불러요. 부추와 그에 얽힌 이야기, 속담이 많아서 불리는 이름도 정말 다양해요.”개발 - 농대 3학년 10평 공간서 시작, 매출 늘어나니 정말 재밌었죠 “나도 부추즙 한번 만들어 볼까.” 2009년 대학 3학년이던 이 대표는 TV에서 양파즙을 먹으면 건강에 좋다는 뉴스를 접하고 창업 아이디어를 얻었다. 당시 신종 인플루엔자로 온 나라가 들썩이던 때라 양파즙이 예방 효능이 좋아 많이 팔린다는 소식을 접하고 생각해 낸 것이었다. 평소 부추가 비타민을 많이 함유하고 있고, 혈액 순환에도 도움이 돼 몸을 튼튼하게 하는 여러 효능이 있다는 것을 익히 잘 알고 있었기에 무릎을 치고 일어섰다. 그것이 바로 부추즙 창업의 시작이었다. 학창 시절부터 가업을 이어받을 생각으로 농대를 갔지만 실질적으로 식품가공을 하게 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던 그였다. 일단 무작정 부딪혀 보겠다는 도전정신으로 그동안 모아놓은 돈과 부모님의 지원으로 자그마한 착즙기와 포장기부터 각각 한 대씩 구입했다. 하지만 영남대 원예생명학과를 다니는 평범한 대학생이 식품 가공에 대해 알 리가 만무했다. “식물의 생리학에 대해서만 공부했지 식품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밤마다 공부를 했어요. 부추와 궁합이 맞는 한약재를 찾아서 하나씩 첨가하면서 만들었죠. 수개월 동안 몇 백만원어치는 족히 버린 것 같아요.” 벤치마킹을 하고 싶어도 부추즙을 만드는 곳이 전혀 없었던 터라 응당 수없이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야만 했다. 부추즙 자체도 워낙 생소해 처음에는 홍보하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열 평 남짓한 크기의 제조장을 얻어 3개월 동안 부단한 단련의 시간을 보낸 결과, 드디어 2010년 3월 부추에 가시오갈피, 헛개나무, 대추, 감초, 약콩, 구기자까지 7가지를 넣은 첫 제품을 출시하게 되었다. 제품을 보관할 곳을 마련하기 위해 기숙사에서 나와 자취방도 구했다. 주말이면 포항에 내려와 부추즙을 만들고 월요일에 30박스씩 들고 자취방으로 갔다. “네, 친정애 부추농원입니다. 오늘 바로 택배 보내겠습니다.” 수업 도중에도 수시로 걸려오는 주문전화를 받아야 했기에 항상 강의실 맨 뒷자리에 앉아야만 했고, 수업이 끝남과 동시에 계약을 맺은 우체국으로 뛰어가 택배를 부쳤다. 낭만을 뒤로하고 땀과 주독야경으로 20대를 보낸 셈이다. 노력의 대가는 참으로 달콤했다. 온라인 광고를 시작한 지 일주일 만에 주문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처음엔 하루에 두세 박스가 전부였다. 그러다 열 박스로 늘어나고 점차 주문량이 많아지자 한 달 매출이 50만원에서 500만원까지 뛰었다. 착즙기도 한 대 더 늘렸다. “부추즙을 판매하고 남은 수익으로 학비를 내고, 생활비도 풍족하게 해결했죠. 지금 생각하면 그때만큼 재미있게 일을 한 적도 없는 것 같아요.” 판매가 급증하자 마케팅과 유통을 공부하기 위해 야간 수업까지 들으며 경영학을 복수전공했다. 그 배움을 바탕으로 재주문을 유도하기 위해 제품에 헛개나무와 가시오갈피를 100g씩 서비스로 넣어 보냈다. 겨울에는 직접 생산한 부추 중 제일 좋은 상품을 골라 200g을 더 담아 보내기도 했다. 서비스뿐 아니라 내용물에도 주력했다. 맛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사람들이 먹고 건강해질 수 있도록 좋은 원료를 쓰는 일에 더 충실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좋은 것을 되도록 많이 넣어서 제 부추즙을 먹은 많은 사람들이 건강해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만들고 있지요.”미래 - 농장 규모 줄이고 친환경 재배, 전문회사 꿈… 부추만 생각하죠 포항 시내에 위치한 부추 가공공장에서 차로 15분 거리에 있는 기계면에는 660평 규모의 부추농장이 있다. 기존 8000평 규모의 부추농장을 부추 가공식품에 오롯이 주력하기 위해 축소시킨 것이다. 정성들여 재배한 친환경, 무농약 부추는 생물로도 공급하지만 대부분은 가공하는 데 사용된다. “660평 규모로만 부추 농사를 지어도 제가 원하는 공급량을 충분히 만들 수 있거든요.” 이 대표는 1년에 4번 정도 부추를 수확한다고 한다. 보통 11월부터 1월까지는 휴면 기간인데, 이렇게 한번 쉬었다가 나오는 부추는 더 굵고 힘이 있단다.이 대표가 비닐하우스 문을 열자 한창 수확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한겨울에도 비닐하우스 안은 봄처럼 따뜻하고 습했다. 그래서 낮에는 옆쪽 문을 열어 환기를 시켜서 중간에 있는 부추들을 바람을 말려줘야 한다. “부추 농사는 물, 햇빛, 바람이 제일 중요해요. 그다음이 퇴비인 거죠. 특히 어떤 물을 쓰느냐에 따라서 수확량이 달라져요. 우리는 암반수를 개발했는데 PH(산성도를 가늠하는 척도)가 8.2가 나와요. 진짜 깨끗하고 좋은 물이 나오는 거죠. 그런 물을 계속 주면 수확량도 높아지고 병해충이 없어요.” 이제는 중소기업부터 대기업까지 너나 할 것 없이 부추즙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그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친정애 부추농원의 부추즙은 한결같은 매출을 유지하고 있다. 그 이유가 과연 무엇일까. “아무도 시작하지 않았을 때 시장을 선점한 덕분도 있고, 오로지 부추와 관련된 가공식품 하나로 밀고 나갔던 것이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이유가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저는 부추 이외에는 다른 생각을 절대 하지 않거든요.” 그의 머릿속은 온통 ‘부추 생각’으로 가득하다. 결혼 허락을 받기 위해 처가에 예비 장인을 만나러 갔을 때의 일이다. 때마침 건빵을 먹고 있던 예비 장인이 그에게 건빵을 건네며 먹어보라고 권했다. 당시 신제품을 개발하고 싶어 목이 말라 있던 이 대표는 장인이 준 건빵을 보자마자 섬광처럼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일명, ‘부추건빵’. 부추즙보다 좀 더 대중적인 제품으로 소비자에게 다가가고 싶었던 찰나였기에 그는 곧바로 실행에 옮겼다. 그 도전은 성공적이었다. 처음 생산한 5000봉지는 한 달 만에 완판됐다. “농업도 자신만의 철학과 색다른 아이디어로 철저히 준비해서 뛰어들면 충분히 승산이 있습니다. 어쩌면 다른 어떤 분야보다도 성공이 빠를 수 있어요.” 현재 농업이 위기를 맞고 있지만 그 어느 분야보다 창의적인 생각을 한다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으리라 그는 말한다. 오로지 부추 가공 전문회사를 꿈꾸는 이 대표는 부추 농축액과 부추 천연조미료도 구상 중에 있다. 그는 부추 하면 사람들 사이에서 ‘친정애 부추농원’이 연상되는 그날을 기다린다고, 꼭 그런 브랜드로 만들겠다며 눈을 반짝였다. ‘봄 부추는 인삼, 녹용과도 바꾸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올봄에는 풋풋한 부추와 함께 건강을 지켜보면 어떨까. 글쓴이 방송작가 한정원‘6시 내고향’, ‘생방송 투데이’, ‘주주클럽’, ‘TV내무반 신고합니다’, ‘기분 좋은 날’, ‘여유만만’ 등 다수의 TV 프로그램 참여. ‘지식인의 서재’, ‘CEO의 서재’, ‘명사들의 문장강화’, ‘명인명촌’ 등 출간.
  • “방과후활동 책임져요” 도봉 마을학교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 아프리카 지역의 속담으로 알려진 이 표현대로 서울 도봉구와 마을 주민들이 방과후학교 운영을 직접 맡기로 했다. 도봉구는 오는 14일 서울북부교육지원청과 도봉초등학교 등 4개 초교, 방학중학교 등과 업무협약을 맺고 ‘도봉형 방과후활동’을 시범 실시하기로 했다고 9일 밝혔다. 도봉형 방과후활동은 학교가 담당했던 방과후교육을 구가 맡아 운영하는 전국 최초의 시도다. 각 학교는 정규교육과정과 교과연구, 학생 생활지도에 전념하고 지자체와 지역사회가 비교과 교육을 책임지는 방식이다. 지역 5개 학교에서 다음달부터 내년 2월까지 1년간 시범 운영한다. 구 관계자는 “학교 입장에서는 정규 교과를 가르치기도 벅찬데 방과후활동까지 맡아야 해 버거워했다”면서 “이 때문에 학교들이 방과후활동을 위탁업체에 맡겼는데 수수료 등이 빠져나가니 교사 인건비가 줄었고 수업 질의 저하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구가 직접 방과후활동을 맡으면 수업 수준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예상이다. 구는 지난 1일 ‘마을방과후활동 운영센터’를 만들어 강사 선발 및 수강료 징수, 강좌개설, 프로그램 질 관리 등을 맡겼다.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은 구가 짜고, 수업은 도봉구에 사는 ‘마을 교사’들이 맡아 진행한다. 구는 지역의 체육·국악·연극 등 전문가 344명으로 구성된 마을 교사 풀을 꾸려 놨다. 이동진 도봉구청장은 “시범 사업 결과가 좋으면 내년 상반기부터 본사업을 벌여 나갈 계획”이라면서 “다른 자치구들도 우리 구 사업의 성패를 지켜보는 만큼 신경 쓸 것”이라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말빛 발견] 닭고집, 쇠고집, 황고집/이경우 어문팀장

    닭은 새로운 시작을 알린다. 시인 이육사도 ‘광야’에서 “‘까마득한 날에/하늘이 처음 열리고/어디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라고 노래했다. 세상이 처음 시작되는 날에도 닭이 있어야 했나 보다. 이렇게 오랫동안 우리와 함께해 온 닭은 부지런을 상징하는 동물로도 여겨졌다. 거기에다 총명함까지 갖춘 동물이기도 했다. 한데 닭이 고집도 만만치 않은 모양이다. 얼마나 고집이 세다고 여겼으면 ‘닭고집’이란 말이 생겨났을까 싶다. ‘그 친구 닭고집은 아무도 못 당한다’에서 ‘닭고집’은 고집이 센 사람을 가리키는데, 놀림의 뜻도 들어 있다. 센 고집을 동물에 빗댄 말로는 ‘쇠고집’이 먼저일 텐데, ‘닭고집’도 만만치 않은 것이다. ‘쇠고집과 닭고집이다’라는 속담이 있을 정도다. 소나 닭이나 고집 세기가 도긴개긴이라는 말이다. 이렇듯 ‘고집’이 들어간 표현들에는 대부분 부정적인 의미가 덧붙어 있다. ‘고집’의 사전적 의미는 ‘자기의 의견을 바꾸지 않고 굳게 버티는 성미’이니 부정적이지는 않다. 그러나 ‘고집을 부리다’, ‘고집을 피우다’처럼 ‘고집’은 부정적으로 비치는 예가 많다. 가지를 친 고집의 말들도 거의 그렇다. 생고집, 땅고집, 왕고집, 옹고집, 외고집 같은 말들은 터무니없이 지나친 고집들이다. ‘황고집’은 ‘평양 황고집’에서 유래했는데, 원칙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되돌아볼 만하다. 조선시대 평양에 별명이 황고집인 사람이 있었다. 서울에 갔다가 친구 초상 소식을 들었지만, 친구 죽음 때문에 서울에 온 게 아니라며 평양으로 다시 갔다가 조문을 했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이경우 어문팀장 wlee@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지구 종말 30초나 앞당긴 ‘트럼프 말폭탄’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지구 종말 30초나 앞당긴 ‘트럼프 말폭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발 뉴스가 부쩍 늘어난 모습입니다. 예전 같으면 새 대통령 취임을 맞아 축제 분위기가 펼쳐졌겠지만 요즘 미국에서 들려오는 소식들은 영 그렇지가 않은 듯합니다. 설 연휴가 시작되기 직전인 지난 26일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와 ‘네이처’에는 충격적인 뉴스까지 실렸습니다. 트럼프 때문에 지구종말시계(Doomsday Clock)가 지난해보다 30초나 빨라져 자정까지 2분 30초밖에 남지 않았다는 소식이었습니다.지구종말시계가 만들어진 지 70년이 되는 올해는 1953년 이래 지구 종말에 가장 가까이 다가서 있습니다. 이 때문에 분 단위만 사용하던 전과 달리 이젠 초 단위까지 사용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올해 지구종말시계의 특징은 특정 인물의 등장으로 인해 시간이 조정됐다는 점이라고 합니다. 전례가 없던 일입니다.지구종말시계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의 핵개발 계획인 ‘맨해튼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과학자들이 창안한 것입니다. 미국과 영국을 중심으로 국제사회의 저명한 과학자들과 전직 관료들이 참여하고 있는 핵과학자협회가 매년 발행하는 ‘핵과학자 회보’(BAS)의 표지에 지구종말시계가 일러스트로 표시되고 있습니다. 1947년부터 작동이 시작된 지구종말시계는 인류의 종말을 자정으로 가정하고 전 세계 핵무기 보유국들의 핵실험, 핵무기 축소 협상 등 핵 관련 정책들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분침을 조정하고 있습니다. 2007년부터는 지구 종말의 새로운 위협 요인으로 지구온난화까지 추가됐습니다. 1947년에 23시 53분으로 처음 시작된 이 시계는 지금까지 20여 차례 조정됐는데 미국과 소련이 핵폭탄보다 파괴력이 강한 수소폭탄 실험을 했던 1953년에 23시 58분으로 종말과 가장 가까워졌었습니다. 동구권 공산주의 체제가 붕괴되고 미·소 간 전략적 무기 감축 조약을 체결한 1991년에는 종말에서 17분이나 뒤로 간 23시 43분까지 늦춰지기도 했습니다. 이번에 핵과학자협회에서는 국가주의의 부활도 시간 조정의 원인 중 하나지만 가장 큰 요인은 무엇보다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이라고 못박았습니다. 사실 트럼프는 대선운동 과정에서도 그랬지만 당선 이후에도 끊임없이 트위터를 통해 “세계가 핵무기에 대한 분별력을 갖고 러시아에 대한 압도적인 힘을 갖기 위해 미국은 핵 능력을 큰 폭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습니다. 여기에 설상가상으로 “지구온난화는 중국이 미국의 산업 경쟁력을 약화시키기 위해 벌이는 대표적인 사기극”이라는 주장까지 펼치며 전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신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을 폐기하고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화석연료 사용을 강화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말 한마디가 천냥 빚도 갚는다’는 옛 속담이 있습니다. 말의 힘을 강조하는 것으로, 말실수로 인한 설화(舌禍)를 조심하라는 의미입니다. 일반인들도 말을 잘못해 여러 사람이 낭패를 겪게 되는 경우가 간혹 있는데 국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야 할 위치에 있는 대통령이 입만 열면 지구촌을 들썩이게 만든다면 퍽 난감한 일일 것입니다. ‘말은 꺼내기 전에 세 번 생각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공자의 말입니다. 올해 모두가 한번 실천해 보는 건 어떨까요. edmondy@seoul.co.kr
  • [카드뉴스] 떡국, 얼마나 알고 먹니?

    [카드뉴스] 떡국, 얼마나 알고 먹니?

    ‘꿩 대신 닭’이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꼭 적당한 것이 없을 때 그와 비슷한 것으로 대신하는 경우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인데요. 이 속담이 우리 고유의 음식 ‘떡국’에서 유래됐다는 사실 알고 계시나요? 설 명절 아침상에 빠지지 않고 오르는 음식 ‘떡국’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기획·제작 김민지 기자 mingk@seoul.co.kr
  • [금요 포커스] 가계부채, 이미 알고 있는 리스크/김영기 금융감독원 부원장보

    [금요 포커스] 가계부채, 이미 알고 있는 리스크/김영기 금융감독원 부원장보

    서양 속담에는 부채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말들이 많다. “친구에게 돈을 빌려주면 돈과 친구 모두를 잃는다”, “빌린 돈은 웃음을 사라지게 하고 슬픔을 낳는다” 등이 대표적이다. 새해 들어 대부분의 전문가가 올해 우리 경제의 최대 리스크 요인 중 하나로 가계부채를 꼽는다. 미국의 금리 인상 움직임과 맞물려 이미 가계대출을 받은 가계의 상환 부담이 늘어날까 하는 걱정이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해 말 한국은행 기준 가계신용 규모는 1300조원을 훌쩍 넘어선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10년간 연평균 가계신용 증가율은 8.2%다. 연평균 경상 국내총생산(GDP) 증가율도 5.4%를 웃돌고 있다. 타인의 자본인 부채는 원래 종잣돈이 되어야 한다. 금융회사로부터 대출을 받을 때는 이를 운용해 더 나은 수익을 얻을 수 있거나, 대출을 통해 가계나 주거의 안정을 도모하고 이를 상환할 수 있을 때에 그 의미가 있다. 그동안 감독당국은 “상환능력 내에서 빌리고, 처음부터 나눠 갚는다”는 원칙 아래 가계부채의 질적 개선을 위해 노력해 왔다. 또 대출이 담보가치 이내에서 이루어지도록 하는 담보인정비율(LTV)이나 소득수준을 감안해 대출규모를 정하도록 하는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통해 과도한 대출을 억제해 왔다. 하지만 저금리와 주택시장 경기호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가계부채는 계속 증가해 왔다. 상황은 이전과 다르다. 경기 회복이 지연되는 가운데 고령화는 속도를 붙이는 모습이다. 금리까지 상승 기조로 전환됨에 따라 가계부채 대책은 보다 세심한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가계부채 대책은 과도하게 증가한 가계부채가 소비를 제약하지 않도록 하면서도 금융시스템의 위기로 작용하지 않도록 하는 연착륙의 지혜가 매우 중요하다. 먼저 금융회사들은 대출 취급단계에서 과잉 대출을 억제하고 책임 있는 대출관행을 정착시켜 나가야 한다. 고정금리, 분할상환 조건 등의 질적 구조 개선 노력과 함께, 여신심사 방식을 선진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 총부채상환능력(DSR) 정보를 활용해 모든 금융회사가 차주의 상환능력을 보다 정교하게 판단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강화해 나갈 것이다. 이미 취급된 대출은 안정적으로 관리돼야 한다. 금융회사는 LTV, DTI는 물론 차주 정보와 상환능력을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등 리스크를 관리해야 한다. 또 가계대출 관리계획을 수립해 과도하게 대출이 늘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감독 조치는 풍선효과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비은행권도 예외가 아니다. 또 은퇴 세대가 보유 주택을 당장 처분하지 않고도 안정적 노후자금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주택연금상품을 활성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는 부동산 경기 하락기에 보유 주택을 투매함으로써 부동산 가격이 추가 하락하고 부실채권이 증가하는 악순환을 예방하는 의미가 있다. 아울러 가계부채의 취약한 고리로 지목되는 저신용 다중채무자 및 자영업자 대출에 대해서도 리스크를 분석하는 등 각별한 대책을 강구해 나가고자 한다. 부실화 징후 단계에서는 채무자 상태가 악화되는 것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이다. 따라서 실업이나 폐업, 질병 등 특정 사안이 발생해 상환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일정 기간 채무상환을 유예하거나 상환조건을 조정해 주는 프리워크아웃 프로그램을 활성화하고 이에 대한 안내를 강화할 예정이다. 이러한 선제적인 채무조정 조치들은 채무자 부담을 줄여줌과 동시에 궁극적으로 금융회사들의 채권 회수와 금융시스템 안정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한편 부실화된 차주는 조속히 재기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법원의 개인회생절차 신청 이전에 신용회복위원회의 채무조정절차를 반드시 거치도록 하고 이런 채무조정 결과를 금융회사들이 적극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 가계부채 대책은 부채를 통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궁극적으로 소득을 늘려서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따라서 감독당국은 물론 관련 정부부처가 함께 노력해야 하며, 채무자 또한 자신이 “갚을 수 있는 만큼 빌리고 조금씩 나눠 갚을 수 있도록” 부채를 합리적으로 관리하는 노력이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 [씨줄날줄] 달걀 선물세트/이동구 논설위원

    [씨줄날줄] 달걀 선물세트/이동구 논설위원

    대목장이 섰다. 설이 다가오면서 전통시장이나 백화점 등에는 제수용품과 선물을 고르는 소비자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정치 상황이나 경기야 예년만 못 해도 설을 준비하는 민초들의 정성만은 변할 리 없다. 올해 설 대목장의 인기 스타는 단연 달걀이 아닐는지. 달걀이 선물세트로 소비자들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언감생심 달걀이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의 선물세트 판매대에 떡하니 자리를 차지하리라고는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일 아닌가. 조류인플루엔자(AI)의 확산은 달걀을 귀하신 몸으로 만들었다. 품귀 현상은 올해 내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비행기로 달걀을 수입하기에 이르렀다. 발 빠른 대형 유통점들이 가만히 있을 리 없고, 그들이 찾아낸 기발한 아이디어 상품으로 재탄생한 것이 바로 달걀 선물세트. 달걀을 사은품으로 내놓은 곳도 있다. 한때는 달걀이 제법 귀한 먹거리였다는 걸 안다면 족히 쉰 살쯤은 됐을 것이다. 손님이 오거나 생일, 제사 등 특별한 날이 아니면 밥상에 달걀이 올려지는 경우는 별로 없었다. 그저 학교 소풍과 운동회 때나 한꺼번에 삶은 달걀 몇 개쯤 먹을 수 있었을까. 까까머리 고교생이 돼서야 프라이된 계란 한 개쯤 도시락 속에 덮어 넣었던 게 50대 이상의 기억이다. 짚으로 만든 달걀 꾸러미를 5일장에 내다 팔아 고등어 등 생선을 사 먹었다면 연륜이 좀더 깊다. 달걀이 선물세트로 판매되기는 60여년 만이다. 6·25 전쟁을 겪은 후 달걀은 닭고기, 돼지고기, 찹쌀과 함께 설 선물 4대 인기 품목이었다고 한다. 60년대를 거쳐 70년대 초까지만 해도 달걀의 가치는 돼지고기 한 근과 견줄 만했다. 당시의 물가 수준을 알려주는 책자에는 1967년 당시 달걀 한 꾸러미(10개) 가격이 110원으로 기록돼 있다. 돼지고기 한 근(600g)은 120원이었다. 1948년 물가표에는 소고기 한 근(15원)과 똑같았다고 하니 명절 때면 왜 달걀이 대접을 받을 수 있었는지 알 것 같다. 이번 설은 김영란법 시행 이후 처음 맞는 명절이다. 선물값은 5만원을 넘기지 말라고 하니, 달걀 선물세트에 관심이 쏠리는 게 당연하다. 올해는 닭띠 해 정유년이라 달걀이 ‘귀하신 몸’이 된 것이 더 특별해 보인다. 여느 알처럼 달걀은 매우 약한 존재다. 달걀 껍질의 두께는 1㎜에 불과하다. 그래서 달걀이나 알을 이용한 각종 사자성어나 속담·격언은 좋은 뜻보다는 나쁜 뜻이 많다. ‘누란지세’(累卵之勢)는 위기의 시기를 말하고 ‘달걀로 바위 치기’는 왠지 무력감을 느끼게 한다. ‘달걀을 한 바구니에 모두 담지 말라’는 교훈은 위험은 분산하는 게 좋다는 뜻이다. 다 쉬 깨어지는 달걀의 특성에서 나온 말이다. 저렴한 돈으로 구할 수 있는 훌륭한 식재료였던 달걀의 소중함을 소비자들은 이번에 느꼈을 것이다. 세상만사가 다 그렇다. 아무리 흔한 것도 없어져 봐야 귀하다는 걸 안다. 이동구 논설위원 yidonggu@seoul.co.kr
  • “살려달라냥”…차고문 사이에 낀 고양이 화제

    “살려달라냥”…차고문 사이에 낀 고양이 화제

    "나 좀 살려달라냥" 지난 10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ABC뉴스는 '고양이 목숨은 9개'라는 서양 속담을 증명한 황당한 사연과 사진을 소개했다. 사진 속 주인공은 미국 루이지애나주 어센션 패리시 카운티에 사는 고양이 벨라. 사고는 지난해 12월 29일 주인이 외출하면서 벌어졌다. 이날 쇼핑을 마치고 돌아온 주인은 집 앞 차고문에 고양이 벨라가 축 늘어진 모습으로 끼여있는 모습을 목격하고는 화들짝 놀랐다. 한눈에 봐도 매우 위급해보여 벨라의 목숨을 장담할 수 없었던 상황. 이에 벨라가 더 다칠까 차고문을 열지도 못한 주인은 은퇴한 보안관 출신인 마이크 스코트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현장에 도착한 스코트 역시 놀라고 황당하기는 마찬가지. 그는 "수많은 사건과 사고 현장을 봤지만 이같은 상황은 처음 목격했다"며 황당해했다. 곧바로 구조작업에 나선 그와 이웃들은 차고문의 윗부분을 아예 뜯어내고 조심스럽게 고양이 벨라를 꺼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솜털하나 다치지 않았을만큼 고양이가 멀쩡하다는 것. 스코트는 "아마도 고양이가 열려 있던 차고문 위에 올라가 잠을 자다가 자동으로 닫히면서 그 사이에 낀 것 같다"면서 "무사히 고양이를 구할 수 있게 돼 기분이 좋다"고 밝혔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중국의 이중적 이웃 사랑/김규환 국제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중국의 이중적 이웃 사랑/김규환 국제부 선임기자

    중국인들의 이웃 사랑은 각별하다. 중국인들이 좋은 이웃을 얻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지를 보여 주는 유명한 고사성어가 생겼을 정도다. 그 성어는 ‘백금으로 집을 사고, 천금으로 이웃을 사며, 좋은 이웃은 돈으로도 바꿀 수 없다’(百買屋, 千買隣, 好隣居不換)이다. 1500여년 전 남북조시대 ‘남사’(南史)의 ‘여승진전’(呂僧珍傳)을 보면 그 내력이 나온다. “송(宋)나라 계아(季雅)는 성품이 올곧아 윗사람의 눈밖에 났다. 남강(南康) 태수로 있던 그는 태수직을 언제 그만둘지 몰라 새로 기거할 집을 보러 다녔다. 그가 산 집은 여승진의 옆집이었다. 보국(輔國) 장군을 지낸 여승진은 매우 강직하면서도 인자하다는 평판을 얻고 있는 존경받는 인물이었다. 계아가 찾아와 인사를 올리자 여승진이 “집을 얼마 주고 샀느냐”고 물었다. 그가 집값으로 1100만냥을 치렀다고 하자 여승진은 “100만냥이면 충분한데…. 너무 비싸게 샀다”며 의아해했다. 계아는 “100만냥으로 집을 사고, 1000만냥으로 이웃을 샀습니다.” 이웃이란 바로 여승진을 두고 하는 말이었다. 내심 감동한 그는 계아를 반갑게 맞으며 함께 오순도순 여생을 보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역시 이웃 사랑이 남다르다. 2014년 방한한 시 주석은 서울대 강연에서 이렇게 말했다. “한·중 양국은 아주 가까운 이웃입니다. ‘백금매옥, 천금매린, 호린거금불환’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국회를 찾아서도 이를 강조했다. “서울 방문은 친척집에 오는 느낌입니다. 중·한은 좋은 이웃인 만큼 한국에 오면 많은 친근감을 느낍니다.” 시 주석은 2013년 주변 외교공작 좌담회에서도 ‘먼 친척보다 가까운 이웃이 낫다’(親不如近隣), ‘가족이 잘되기를 바라는 것처럼 이웃도 잘되기를 바란다’(親望親好, 隣望隣好), ‘먼 길을 갈때는 좋은 친구가 있어야 하고 사는 곳에는 좋은 이웃이 있어야 한다’(行要好伴, 住要好隣)는 등 중국 속담을 종횡무진 구사하며 이웃 사랑을 강조했다. 2014년 몽골을 방문한 시 주석은 차히아긴 엘베그도르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백금매옥, 천금매린, 호린거금불환’ 정신을 다시 한번 일깨웠다. 그런데 중국의 요즘 행태는 대단히 이중적이다. 돈 좀 벌었다고 어깨에 힘이 들어간 것일까.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발표한 보복으로 연예인 출연과 배터리 보조금 규제, 여행 20% 제한, 전세기 노선 규제, 화장품 수입 불허 등의 조치도 모자라 ‘핵무장’ 폭격기로 겁박하는 등 무차별 난타 중이다. 몽골이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의 방문을 허용하자 중국은 금융 및 프로젝트 지원을 위한 회담을 중단하고 중국 국경을 통과하는 차량에 통관비를 징수하는 등 전방위 제재를 가했다. 그렇다고 모든 이웃에 이런 작태를 보이진 않는다. 중국은 나포했던 미군의 수중 드론과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훔친 드론 가져라”라고 격하게 반응하자 아무 조건 없이 곧바로 되돌려 줬다. 강자 앞에서는 공갈포만 쏘다가 약자 앞에서는 뒷골목 주먹패처럼 행패를 부린다. 이익이 되면 삼키고 조금이라도 수틀리면 내뱉는다. 중국의 작태가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 겉은 군자 풍모지만 속에는 소인이 똬리를 틀고 있다. khkim@seoul.co.kr
  • 적당히 먹으면 살 빠져…‘0칼로리 푸드’ 23가지

    적당히 먹으면 살 빠져…‘0칼로리 푸드’ 23가지

    어떤 음식은 가진 칼로리(열량)보다 씹고 소화하는 데 쓰이는 것이 더 많다. 이는 새해를 맞아 다이어트에 돌입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사람들은 이런 음식을 이른바 ‘제로 칼로리 푸드’라고 부르고 있는데 대표적으로 ‘셀러리’가 있다. 이런 식품은 생각보다 더 많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10일(현지시간) ‘제로 칼로리 푸드’로 불리는 식품 23가지를 다음과 같이 소개했다. 1. 사과 47㎉(100g) 하루 사과 한 개는 의사를 멀리한다는 오래된 속담처럼 사과에는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이 풍부하게 들었다. 비타민C와 A 등 필수 비타민으로 가득한 사과는 심장 건강을 증진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2. 살구 12㎉(1개) 뇌졸중과 심장마비의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비타민C와 칼륨, 식이섬유로 가득 차 있는데 이 모든 영양소 역시 심장 건강을 증진한다. 3. 아스파라거스 6㎉(1줄기) 비타민A, C, E, K와 같은 필수 비타민과 섬유질로 가득 차 있으며, 항산화 물질도 풍부하다. 4. 비트 36㎉(100g) 철분과 엽산의 좋은 공급원이 되며 항산화물질도 풍부하다. 또한 혈압을 낮추고 운동 능력을 개선하며 치매를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고 한다. 5. 브로콜리 33㎉(100g) 비타민K와 C의 훌륭한 공급원으로 칼륨과 섬유질도 풍부하다. 이뿐만 아니라 강력한 항산화 물질인 비타민C도 많아 상처 회복을 촉진하고 암과 같은 질병을 막는 데도 도움이 된다. 6. 콜리플라워(꽃양배추) 3㎉(작은꽃 1개) 한 접시의 콜리플라워는 성인 하루 비타민C 권장량(100㎎)의 약 77%를 함유하고 있으며, 다른 필수 비타민의 훌륭한 공급원이 되기도 한다. 7. 셀러리 2㎉(1줄기) 주성분이 물이어서 먹을 때 소모되는 칼로리가 더 많다. 8. 크랜베리 15㎉(100g) 비타민C뿐만 아니라 섬유질, 망간의 훌륭한 공급원으로, 항산화 물질 또한 많이 들어있다. 9. 물냉이 4㎉(¼다발) 뼈와 눈 건강에 좋은 비타민K와 A의 함량이 높다. 약효 성분이 있다고 여겨지며, 항암 효과가 밝혀진 화합물 글루코시놀레이트를 함유하고 있다. 10. 오이 6㎉(1인치 조각) 체내 독소 제거에 도움이 된다고 건강 전문가들은 말한다. 또한 수분 함량이 높아 체내 수분 유지는 물론 심장과 눈 건강을 지키는 데도 도움이 된다. 11. 펜넬(회향) 12㎉(100g) 섬유질이 풍부하며, 월경전긴장증세(PMT) 등 월경전증후군의 원인이 되는 여성 호르몬의 불균형을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여겨진다. 12. 마늘 49㎉(100g) 너무 많이 먹으면 ‘제로 칼로리 푸드’가 될 수 없지만, 정량을 먹게 되면 소모되는 칼로리가 더 많아진다. 13. 자몽 24㎉(½개) 기름진 음식을 먹을 때 주스로 마시면 체중 감량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14. 껍질 콩 24㎉(100g) 단백질뿐만 아니라 필수 비타민과 기타 비타민이 풍부하다. 또한 일부 영양학자는 껍질 콩을 먹으면 배가 들어가는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15. 케일 33㎉(100g) 항암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지만, 견해차가 크다. 일부 영양학자는 케일보다 브로콜리나 브루셀스프라우트(미니 양배추)를 먹는 게 실제로 더 낫다고 말한다. 하지만 여전히 이 채소에는 많은 필수 비타민이 들어있다. 16. 리크(서양 대파) 2㎉(100g) 비타민K의 훌륭한 공급원으로, 비타민B6와 C, 철분, 구리 망간도 함유돼 있다. 17. 레몬 3㎉(1조각) 서양에서는 레몬이 인생의 고통이나 쓴맛을 의미해 ‘삶이 당신에게 레몬을 건넨다면 레모네이드를 만들어라’는 말이 있다. 레모네이드는 달고 맛있지만, 만일 누군가 레몬을 건넨다면, 이제는 그냥 먹자. 적당히 먹으면 제로 칼로리 푸드로써 체중 감량을 도울 수 있을 것이다. 18. 상추 14㎉(100g) 주로 수분으로 돼 있어 당신의 하루 칼로리 섭취량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단 졸음이 올 수 있으니 주의할 필요는 있다. 19. 양파 7㎉(1조각) 거의 모든 요리책에 주재료가 되고 있지만, 적당히 먹으면 더 많은 칼로리를 소모할 수 있다. 20. 라즈베리 1㎉(1개) 비타민C 함량이 매우 높으며, 여성의 생식능력을 증진해 자녀 계획이 있는 여성에게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21. 딸기 3㎉(1개) 같은 양의 오렌지보다 비타민C 함량이 높다. 또한 소화를 돕는 효과도 있다고 알려졌다. 22. 스웨드(스웨덴 순무) 24㎉(100g) 칼로리가 낮아 서양에서는 다이어트로 체형 관리를 하는 사람들에게 이상적인 음식이 되고 있다. 또한 적당량의 비타민C를 공급해준다. 조리된 스웨드 85g에는 하루 비타민 권장량의 약 20%가 들어 있다. 이뿐만 아니라 베타카로틴도 들어있어 면역체계의 건강도 지킬 수 있다. 23. 수박 16㎉(¼조각) 수분이 많아 물 대신 섭취해도 좋다. 또한 나쁜 콜레스테롤이 축적되는 것을 막아 심장마비와 체중 증가를 예방하는 것으로도 보고되고 있다. 사진=ⓒ sunnysky69 / Fotolia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빅뱅! 4차 산업혁명-새물결을 주도하자] 9살 우버, 100살 GM 추월… 변화 둔감한 늙은 기업 성공 못해

    [빅뱅! 4차 산업혁명-새물결을 주도하자] 9살 우버, 100살 GM 추월… 변화 둔감한 늙은 기업 성공 못해

    독일 유력 일간지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네 자이퉁(FAZ)은 최근 창간 150주년을 기념해 ‘파괴적 혁신(Disruption)-경제 분야의 디지털화’란 주제로 포럼을 열었다. 4차 산업혁명이 독일과 세계경제에 일으킬 변화를 분석하고 생존전략을 모색한 것이다. 포럼에 참석한 유럽 주요 경제계 인사들은 “창의적이지 못하면 패자가 된다”며 살아남기 위한 치열한 몸부림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제조·유통·의료·금융 등 사회 모든 분야가 인터넷과 융합하는 새로운 현상에 대해 두려움을 나타내면서도 인류의 삶이 더 나아지기 위한 변화라는 것은 의심하지 않았다. “우리는 출퇴근을 위해 직장 근처에서 살아야 합니다. 하지만 자율주행차가 개발되면 그럴 필요가 없어요. 자율주행차는 여러분을 직장에 데려다 준 뒤 적당한 곳에서 대기하다 퇴근 시간에 맞춰 다시 올 겁니다. 여러분은 운전이나 주차에 시간을 쓰는 대신 차에서 TV를 보거나 화상회의를 하는 등 다른 일을 할 수 있어요. 먼 미래에서나 가능한 일이라고요? 우리 생각보다 훨씬 빨리 이런 일이 일어날 겁니다.” 유럽 최대 소프트웨어 기업 SAP의 조나단 베커 최고 디지털 책임자(CDO)는 “4차 산업혁명은 농업혁명 못지않은 변화로 기록될 것”이라며 “지금 세계는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하고 있고, 어떤 회사도 혁명을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베커 CDO는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이 선정하는 세계 500대 기업을 예로 들었다. 포천 글로벌500은 50년 전에는 평균 37년의 수명을 기록했지만, 지금은 15년으로 단축됐다고 분석했다. 그만큼 세상이 빨리 변하고 있고, 기업들의 흥망성쇠 주기도 짧아졌다는 것이다. 변화에 적응한 기업의 성장 속도는 과거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을 만큼 빠르다. 2009년 설립된 차량공유 업체 우버의 기업 가치는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 전통 자동차 제조업체 GM과 포드를 넘어섰다. 숙박공유 업체 에어비앤비의 기업가치도 창립 8년 만에 세계 1위 호텔체인 힐턴을 뛰어넘었다. 베커 CDO는 “많은 기업이 이미 늙어버려 변화에 둔감하다”며 “앞으로도 변하지 않으면 결코 과거와 같은 성공을 거둘 수 없다”고 지적했다. 독일 은행 아이엔지 디바(ING-DiBa)의 롤란트 복하우트 CEO는 “아마존은 ‘프라임 나우’ 서비스를 통해 주문받은 물건을 1시간 안에 배송하고 있다”며 “조만간 우리 고객들은 ‘은행은 뭘 하고 있느냐’고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마존과 같은 서비스를 개발한 외국 은행이 독일로 오면 우리는 모두 망할 것”이라며 “저금리 지속에 따른 수익 감소보다 모든 게 디지털화된 세상에서 살아남는 걸 더 걱정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디지털 은행’을 추구하는 아이엔지 디바는 온라인을 활용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독일은 통장이나 계좌 개설을 위한 실명인증을 우체국에서 받는데, 우체국 홈페이지에서 화상 채팅으로 인증하는 서비스를 도입한 게 한 예다. 복하우트 CEO는 “은행과 고객이 함께 다양한 금융 데이터를 구축하는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며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데이터는 고객이 직접 경험한 것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귄터 오에팅거 유럽연합(EU) 디지털 경제·사회 담당 집행위원은 “유럽은 더는 세계를 이끄는 선도자가 아니고 모든 것이 디지털화되는 세상에서 2등으로 주저앉았다”며 반성을 촉구했다. 이어 “도로나 철도 등 사회간접자본(SOC)보다 디지털 인프라가 중요한 세상이 왔다”며 “미국과 아시아에 뒤지지 않는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실 EU 각국의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는 상당한 수준이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발표한 지난해 ICT 발전지수 순위에서 EU는 덴마크(3위), 영국(5위), 스웨덴(7위), 네덜란드(8위), 룩셈부르크(11위), 독일(12위), 프랑스(16위), 핀란드(17위), 에스토니아(18위) 등 9개국이 2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ICT 발전지수는 세계 각국의 ICT 발전 정도와 국가 간 정보 격차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지수로, 지난해에는 175개국에 대한 순위가 매겨졌고 우리나라가 1위다. 그러나 오에팅거 위원은 EU 국가 간 협력이 이뤄지지 않아 우수한 IT 인프라가 제대로 활용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EU 내 국가 간 경계를 넘을 때마다 휴대전화 통신이 끊기고 로밍 대기 시간이 길어지는 등의 문제가 여전히 발생한다”며 “EU는 25개의 언어를 쓰고 있지만 디지털 언어는 통일돼야 한다”고 말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원하는 인재를 양성하려면 학교 교육도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슈테판 뮐러 독일 연방의회 교육 연구 비서관은 ‘교육 4.0’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독일이 추진하고 있는 제조업 성장 전략 ‘인더스트리 4.0’과 같은 혁신을 교육 분야에서도 이루겠다는 것이다. 뮐러 비서관은 “학생들에게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쥐여 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런 기기들을 제대로 활용할 방법을 가르쳐 주는 게 우리의 의무”라며 “교사에 대한 교육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정부는 물론 기업도 교육 4.0에 앞장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학교가 4차 산업혁명 ‘일꾼’을 배출하지 못하면 결국 기업의 경쟁력이 저하되기 때문이다. 만프레트 비텐슈타인 전 독일 기계설비협회장은 기업 문화의 변화를 주문했다. 그는 “과거 공장에선 경험이 많은 숙련자가 부하에게 일방적으로 기술을 가르쳤지만, 지금은 네트워크 환경 발달로 다양한 방식의 의사소통이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직원이 사장보다 더 똑똑하고 문제도 더 빨리 해결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아야 한다”며 “조직 전체가 소통하고 협력해야 생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전기전자 기업 지멘스의 토마스 한 소프트웨어 최고연구원은 “연구개발(R&D) 비용의 3분의2를 IT에 투자해야 성공할 수 있다”며 “자본이 풍부하지 않은 신생 기업은 유능한 인재를 끌어모으는 데 힘을 쓰라”고 조언했다. 유엔 세계식량계획(UWFP)에서 출시한 ‘셰어더밀’(sharethemeal.org)은 전 세계 난민 어린이에게 하루 식사를 기부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앱)이다. 마시밀리아노 코스타 셰어더밀 마케팅 매니저는 “스토리텔링과 가상현실(VR)을 결합해 앱을 업그레이드하고 기부 문화를 확산시킬 것”이라며 “2030년에는 전 세계에서 굶주리는 사람이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FAZ 포럼에선 기업가와 학자는 물론 정치인, 교육자, 사회단체활동가 등 다양한 분야의 인사가 나와 4차 산업혁명에 대해 토론했다. 4차 산업혁명은 정치·사회·경제·문화를 가리지 않고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어 한 분야의 전문가만으로는 연구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우리 속담 중에 ‘체리가 빨갛게 익으면 아스파라거스는 죽었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미 늦었다는 뜻이죠. 뭐라도 하세요.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 낫습니다. 체리가 익을 때까지 가만히 잊지 말고 여러분이 먼저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혁명의 시대를 휘젓고 다니세요.” 글 사진 프랑크푸르트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AI·정유라 탓에… 마케팅 실종됐‘닭’

    AI·정유라 탓에… 마케팅 실종됐‘닭’

    “닭의 해라고 하니 닭대가리, 공장식 양계장 같은 게 떠올라요. 용이나 호랑이처럼 매력적이지도 않고, 돼지나 원숭이처럼 귀엽지도 않잖아요. 닭을 소재로 한 상품은 별로 사고 싶지 않더라구요.”(30대 직장인 권모씨)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에, 닭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까지 새해 이벤트에 닭을 내세우기 부담스럽죠. 예년에 원숭이나 돼지를 내세워 마케팅을 했다면 올해는 그냥 ‘신년 세일’을 합니다. 다른 백화점들도 다 비슷한 분위기예요.”(A백화점 관계자) ‘붉은 닭의 해’ 정유년이 시작됐지만 닭은 환영받지 못한다. 원래 호감이 크지 않은 동물인 데다가 AI까지 창궐하면서 마케팅에 이용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한 놀이공원은 ‘정유년 마케팅’을 펼쳤다가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와 관련해 누리꾼들의 의도치 않은 관심을 받았다. 지난 3일 서울 강남의 한 백화점에서는 지하 1층 식품코너부터 10층 식당가까지 닭과 관련된 장식물을 찾기 힘들었다. 붉은 원숭이의 해였던 지난해에는 층마다 붉은 원숭이 인형으로 치장했던 것과 상반됐다. 인근의 대형 복합 쇼핑몰은 닭 관련 장식품이 환영받지 못한다면서 철 지난 크리스마스 장식을 그대로 두었다. 대형마트들은 제조업체들이 닭과 관련한 판촉행사를 전혀 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서울 서초구의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원숭이를 내세워 바나나와 관련된 상품들을 공격적으로 출시하고 마케팅을 펼쳤는데 올해는 미동도 없다”며 “닭고기 판매량은 급락하고 달걀 품귀 현상이 겹치면서 새해 분위기를 느끼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패션업계도 상황은 비슷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예년 같으면 너도나도 띠를 상징하는 동물이나 색을 반영한 옷들을 선보였을 텐데 올해는 유독 잠잠하다”며 “닭에 정치적 함의가 들어가면서 굳이 엮이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롯데월드는 정유년을 맞아 이름에 ‘정’ 또는 ‘유’자가 들어가는 입장객의 요금을 할인하는 행사를 벌였다가 풍자의 대상이 됐다. 누리꾼들이 “롯데월드, 정유라 특혜 의혹”, “정유라는 롯데월드 할인을 받으려다 체포된 것” 등을 올리며 비아냥대자 업체 측은 “지난해에도 병신년이라 이름에 ‘병’ 또는 ‘신’자가 들어가는 고객에게 할인 혜택을 주었다. 그것의 연장선일 뿐 정치적 의도는 없다”고 헛웃음을 지었다. 박은하 대구대 심리학과 교수는 “‘암탉이 울면 나쁜 일이 생긴다’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닭이 본래 우리나라 소비자에게 긍정적인 느낌을 주는 동물이 아닌데 AI 대란, 정치적 상징성까지 더해져 이미지가 최악인 상황”이라며 “아무래도 닭으로 소비 심리를 자극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 사진 강신 기자 xin@seoul.co.kr
  • 닭은 ‘五德’ 지닌 서쪽 수호신… ‘정유년 새해를 맞다’ 특별전

    ‘닭의 해’가 궁금하다면 국립민속박물관 특별전을 찾아가 보자. 2017년 ‘정유년’(丁酉年)을 맞아 닭의 문화적·생태적 의미를 소개하는 특별전 ‘정유년 새해를 맞다’가 오는 2월 20일까지 열린다. 특별전은 3부로 구성돼 닭의 가치를 살펴본다. 제1부에서는 ‘십이지 신장 닭그림’과 ‘앙부일구’ 등을 통해 닭이 서쪽을 지키는 방위신이자 오후 5∼7시를 가리키는 동물임을 알려준다. 제2부는 문(文)·무(武)·용(勇)·인(仁)·신(信) 등 오덕(五德)을 지닌 존재로 닭을 조명한다. 조선 후기 하달홍(1809~1877)은 ‘축계설’(畜鷄說)에서 ‘한시외전’의 고사를 인용해 닭은 머리에 관(볏)을 썼으니 문(文), 발톱으로 공격하니 무(武), 적을 보면 싸우니 용(勇), 먹을 것을 보면 서로 부르니 인(仁), 어김없이 때를 맞춰 우니 신(信)이라 했다. 변상벽의 ‘계도’(鷄圖)를 비롯해 금계도(鷄圖), 계명도(鷄鳴圖) 등 그림과 닭 모양 연적 등이 선보인다.마지막 제3부에서는 닭이 디자인 요소로 활용된 다리미, 제기, 목판 등 다양한 생활용품을 보여준다. ‘계이’(鷄?), ‘수젓집’, ‘닭 다리미’, ‘계견사호(鷄犬獅虎) 목판과 닭 그림’ 등 여러 생활용품을 통해 일상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친근한 동물로서의 닭을 볼 수 있다. 아울러 닭의 해에 일어난 주요 사건, 설화, 속담 등도 모아서 전시한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소사이어티 게임’ 종영, 마동 최종 우승 “살아남는 자가 강한 것”

    ‘소사이어티 게임’ 종영, 마동 최종 우승 “살아남는 자가 강한 것”

    ‘소사이어티 게임’ 최종회에서 ‘마동’이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1일 방송된 tvN ‘소사이어티 게임’에서 14일 간의 처절한 생존 전쟁이 막을 내렸다. 이날 방송에서는 오랜만에 만나는 얼굴들이 속속 등장했다. 양상국, 최설화, 신재혁, 김희준, 올리버정, 윤마초, 양지안, 박서현 등 그동안 탈락했던 출연자들이 다시 원형마을로 돌아온 것. 탈락자와 생존자가 모두 모여 파이널 라운드를 준비했다. 먼저 ‘높동’에서는 로드FC선수 권아솔, 이종 격투기 선수 엠제이 킴과 파로가 최후의 3인이 됐으며 ‘마동’에서는 이병관, 정인직, 이해성, 현경렬, 황인선 등이 남아 있었다. 이후 황인선, 이해성 등은 탈락자에 이름을 올렸다. 파이널 챌린지는 총 3개의 라운드로 진행됐다. 2개의 라운드를 먼저 이기는 동이 승리하고 3개의 라운드는 신체, 두뇌, 감각 3개의 영역으로 이뤄졌다. 이 대결에서 현경렬이 수식, 속담 부문 등에서 상대를 압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팀을 승리로 이끈 현경렬은 “내게 많은 가르침을 주었던 모든 마동 주민들 사랑한다. TV를 보고 있을 사랑하는 저의 아내, 사랑한다”고 마무리 했다. 정인직은 “살아남는 자가 강한 것이라는 걸 알게 해줬다”고 소감을 전했다. ‘소사이어티 게임’ 후속으로는 ‘신서유기3’가 오는 8일부터 방송된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2016 우수상품] 엔존비앤에프 구운 토마토, 꾸준히 먹으면 만병 ‘반사’

    [2016 우수상품] 엔존비앤에프 구운 토마토, 꾸준히 먹으면 만병 ‘반사’

    토마토는 전립선 기능 향상과 심혈관 질환 예방에 특히 효과가 좋은 식품으로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금세기 최고의 식품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토마토에는 ‘라이코펜’이란 붉은 색소가 들어있다. 라이코펜은 세포의 산화를 방지하고 면역력을 증진시켜 세균이나 바이러스의 감염을 막고 항암작용을 한다. 가열시켜 말린 토마토는 더 강력한 효과를 발휘한다. 토마토의 루틴 성분은 혈액 중 콜레스테롤의 산화를 막아 고혈압과 동맥경화를 예방하고 혈관을 튼튼하게 해주며 소화작용을 촉진한다. 서양 속담에 ‘토마토가 익어갈수록 의사의 얼굴이 새파래진다’는 말이 있다. 토마토를 먹으면 병을 앓을 일이 없다는 뜻이다. 토마토의 라이코펜은 지용성이기 때문에 열을 가해 익히거나 기름에 조리하면 흡수 효과가 커진다. 바이오 건강식품 전문기업인 엔존비앤에프의 ‘구운 토마토 환’은 토마토를 가열한 뒤 건조 공정을 거치면서 유효성분인 라이코펜의 생성을 최대로 끌어올리고 체내에 잘 흡수될 수 있도록 만들었다. 1588-6469.
  • [오늘의 눈] 악마는 작은 것에 있다/김동현 산업부 기자

    [오늘의 눈] 악마는 작은 것에 있다/김동현 산업부 기자

    ‘악마는 작은 것에 있다.’(The devil lies in the detail) 작은 부분이 결과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뜻의 서양 속담이다. 최근 금융 당국의 가계부채 대책을 보면 이 서양 속담이 계속해서 생각난다. 며칠 전 들은 이야기다. 최근 서울 마포구에서 분양한 아파트 청약에 당첨된 이모(41)씨는 계약서를 쓰러 갔다가 고개를 갸웃거리게 됐다. 아직 중도금 대출 은행이 결정되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들서다. 강북이지만 서울에서 손꼽히는 입지의 아파트라 청약경쟁률이 30대1을 훌쩍 넘었는데, 중도금 대출은행이 결정되지 않은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씨는 “건설사 담당자에게 물어보니 아파트 중도금 대출금리가 워낙 많이 오른 탓에 계약을 완료하고 나서 대출 은행을 정하는 것이 조금이라도 유리해 결정을 늦췄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그래도 3%대 중반 이상은 될 것이라고 하는데 생각보다 이자 부담이 크다”고 털어놨다. 올 초부터 시작된 금융 당국의 가계 ‘빚’ 줄이기가 8·25와 11·24 가계부채 대책을 거치며 본격화되고 있다. 미국발 금리 인상이 예고되는 상황에서 가계부채를 줄여야 한다는 금융 당국의 이야기는 백번 맞는 말이다. 문제는 금융 당국의 의도와 달리 가계부채가 줄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11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8조 8000억원 늘었다. 이는 한국은행이 2008년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후 최대치다. 대출 규제를 강화한 효과는 엉뚱한 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A건설사 관계자는 “대부분의 아파트가 중도금 이자후불제(입주 때 중도금대출이자를 한번에 납입하는 것)로 분양을 진행하기 때문에 건설사들이 크게 손해를 보는 것은 없다”면서 “2015년만해도 2%대 초중반에 진행되던 중도금 대출이 올해는 3~4%대에 진행되면서 분양을 받은 사람들이 내야 하는 이자가 수백만원씩 늘어났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시민들이 은행에 가져다주는 돈만 늘어났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에서 올 3분기 시중은행들은 ‘깜짝 실적’을 올렸다. 신한, 국민, 우리, 하나 등 4대 은행은 올 3분기 지난해 동기 대비 24.9% 늘어난 2조 78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시중은행들은 올 4분기에도 기대 이상의 실적을 올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자신의 지갑에서 은행으로 나가는 돈은 늘어나고, 은행의 지갑은 사상 최대가 됐다고 하니 시민들의 분위기가 좋지 않은 것은 당연하다. 직장인 정모(36)씨는 “6월에 기준금리가 1.25%로 낮아졌는데 은행에 가 보면 대출금리는 오히려 올라갔다”면서 “은행들이 금융 당국의 대출규제를 핑계로 돈 장사를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꼬집었다. 가계부채를 줄이겠다는 금융 당국의 의지는 훌륭하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금융권의 탐욕은 제대로 통제했는지 묻고 싶다. 대출을 깐깐하게 해준다는 명목으로 금리만 올려받고 있다는 인식을 가진 시민들이 적지 않은 것은, 금융 당국이 시중은행의 돈장사를 규제하는 것에는 무관심 했기 때문이다. ‘악마는 작은 것에 있다’는 속담을 다시 생각해 볼 때다. moses@seoul.co.kr
  • [함께하는 기업 특집] KT, 도서·산간 지역 초등학생에 글로벌 멘토링

    [함께하는 기업 특집] KT, 도서·산간 지역 초등학생에 글로벌 멘토링

    KT는 지역 내 교육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KT 드림스쿨 글로벌 멘토링’을 2014년부터 운영해 오고 있다. 서울시에서 선발한 유학생 봉사단이 교육 인프라가 열악한 도서·산간 지역에 거주하는 초등학생들에게 KT 화상회의 시스템 ‘KT 드림스쿨’을 통해 언어 수업과 문화 교류를 진행하는 멘토링 프로그램이다. 올해는 지난 3월부터 9월까지 6개월간 매주 2회 드림스쿨 시스템을 이용해 외국인 유학생 멘토들과 초등학생들 간의 문화 교류를 진행했다. 지난 7월에는 멘토와 멘티가 직접 만나 추억을 쌓을 수 있도록 경북 하동군 지리산에 위치한 청학동 묵계 초등학교와 기가서당 일대에서 교류 캠프를 열었다. 멘티들은 멘토들의 출신 국가의 민속춤과 속담, 민속경기 등을 체험하고 멘티들은 가야금 공연을 선사했다. 멘토들은 청학동을 시작으로 인천 옹진군 백령도와 전남 신안군 임자도 등을 방문했다. 이선주 지속가능경영센터장 상무는 “KT는 정보통신기술(ICT)을 바탕으로 다양한 사회 문제를 해소하는 데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 [장관의 책상] 사업자단체와 공정거래/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

    [장관의 책상] 사업자단체와 공정거래/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속담이 있다. 이 속담에 담긴 원리는 일상생활뿐 아니라 경제활동에도 적용된다. 하나보다는 둘이, 소수보다는 다수가 힘을 합하면 어려운 일도 쉽게 해낼 수 있는 시너지 효과가 생기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사업자들은 공동 이익을 도모하려고 협회, 조합 등 다양한 형태의 단체를 구성한다. 사업자단체는 구성원들에게 시장상황 변화, 규제 동향 등을 알려줄 뿐 아니라 주요 통계 자료와 양질의 정보를 시장에 제공함으로써 경제주체들의 합리적 선택에 도움을 준다. 연구개발(R&D) 등을 공동으로 추진함으로써 업계의 혁신과 경제성장을 이끌어 내는 순기능을 할 수 있다. 사업자단체가 항상 순기능만 하는 건 아니다. 치열하게 경쟁해야 하는 사업자들이 협력의 차원을 넘어 담합으로 흘러간다면 그 폐해는 심각해질 수 있다. ‘국부론’의 저자 애덤 스미스도 일찍이 “같은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기분 전환을 위해 만나더라도 가격 인상 등 담합 모의로 대화가 끝나기 마련”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사업자단체 주도에 의한 경쟁 제한적 행위는 체계적이고 조직적이다. 그 효과가 해당 업종의 대부분 사업자에게 미친다. 그래서 몇몇 사업자 간에 이뤄지는 일반 담합보다 폐해가 심각하다. 이런 이유로 공정거래법은 사업자단체 금지행위(제26조)를 부당 공동행위(제19조)와 별도로 정해 강하게 규제한다. 공정위가 최근 3년간 사업자단체 금지 행위로 경고 이상의 조치를 내린 사건은 총 183건으로, 같은 기간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조치한 1083건 중 17%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이 가운데 3분의2 수준인 122건이 담합행위에 해당하는 등 사업자단체와 담합의 관련성이 크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공정위는 사업자단체를 통해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경쟁 제한적 행위를 바로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기업들을 대상으로 카르텔의 폐해, 정책 동향 등에 대해 교육하는 ‘카르텔 업무 설명회’를 매년 개최하고 있으며, 매월 카르텔 법집행 동향에 대한 정보를 이메일로 제공하는 등 예방과 정보 제공에 힘쓰고 있다. 아울러 최근 개정 법 시행으로 사업자단체 금지 행위에 대한 정액 과징금 상한이 5억원에서 10억원으로 상향돼 법 위반 억지력이 더욱 제고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정부 역할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사업자와 사업자단체의 자발적인 노력이다. 사업자 스스로 담합의 달콤한 유혹보다 경쟁의 과실이 장기적으로 이익이 된다는 것을 인식하고 공정거래법 준수를 위한 자율적 노력을 전개해 법 위반 행위를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또한 사업자단체의 정보력과 조직화된 힘을 바탕으로 업계 분위기를 경쟁 친화적으로 유도하고, 나아가 국내법뿐만 아니라 경쟁 규범의 글로벌 스탠더드에도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기업들을 선도할 필요가 있다. 사업자와 정부 모두는 사업자단체의 음(陰)과 양(陽)을 직시해 시장 기능에 부합하는 발전적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
  • [말빛 발견] 형만 한 아우 없다

    ‘형만 한 아우 없다’가 역시 더 잘 어울린다. ‘아우’ 대신 ‘동생’으로 대체해 ‘형만 한 동생 없다’라고 하면 조금 불편하다. 이 속담에 익숙해져 있어서일까. 반드시 그런 것 같지는 않다. ‘형’의 상대어로 현재 더 널리 쓰이는 ‘동생’을 먼저 떠올릴 수 있다. 하지만 더 정확한 지점에 ‘아우’가 자리해 있다. ‘동생’은 남녀를 구분하지 않는다. 남동생에게도 여동생에게도 쓰인다. ‘아우’는 제한적이다. 이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같은 성의 손아랫사람에게만 사용한다. 언니가 여동생에게, 형이 남동생에게 쓴다. 그렇지만 주로 남자들 사이에서만 오간다. 나이가 있는 층에서 많이 쓰이고 있기도 하다. 이렇게 좁고 제한된 말이다 보니 ‘형과 아우’ 사이는 더 각별한 분위기를 풍긴다. ‘형과 동생’ 사이보다 깊은 속내가 있는 것 같아 보인다. 역사도 ‘동생’보다 ‘아우’가 더 깊다. 친족어로서 손아랫사람을 가리키는 ‘동생’은 근대국어 후반이 돼서야 나타난다. 그 이전의 ‘동생’은 ‘형제와 자매’를 뜻하는 ‘동기’(同氣)를 가리켰었다. 이런 이유들도 있어서 ‘형과 동생’보다는 ‘형과 아우’가 더 친근하게 다가오는 표현이었다 할 수 있다. 한데 이 속담 안에 들어간 ‘아우’는 기를 펴는 아우가 아니다. 늘 형을 위해 있어야 하고, 형에 못 미치는 동생이다. 말은 정겹고 친밀해 보이지만 불편함이 있다. 권위를 내비치는 모습을 살짝 가려 놓았다. 그럴듯한 속담에 ‘장자 우선’이라는 지나간 시대의 질서가 보인다. 이경우 어문팀장 wlee@seoul.co.kr
  • [world 특파원 블로그] 中과의 관계… 노르웨이는 백기투항, 몽골은 치고 빠지기

    “군자의 복수는 10년 지나도 늦지 않다.”(君子報讐十年不晩) 이 속담처럼 중국의 보복은 집요하다. 최근 노르웨이와 몽골이 무릎을 꿇었다. 노르웨이는 2010년 중국의 반체제 인권운동가 류샤오보(劉曉波)의 노벨 평화상 수상 때문에 중국과 외교·경제 관계가 끊겼다. 몽골은 지난달 18일 달라이 라마의 방문을 허용했다가 호된 보복을 당했다. 보복 이유는 국가 통일성 유지라는 ‘핵심 이익’을 건드렸다는 것이었지만, 보복 방식과 상대국의 대응에는 미묘한 차이가 있다. 류샤오보에게 평화상을 준 노벨위원회는 노르웨이에 본부가 있지만, 노르웨이 정부로부터 독립된 단체이다. 그러나 당시 중국은 노르웨이가 중국 체제를 흔들려고 한다고 판단했다. 연어 등 노르웨이산 수산물이 중국 시장에서 퇴출당했고, 비자 요건이 강화됐다. 이탈리아, 네덜란드, 독일, 영국, 덴마크 등이 중국의 ‘해상 실크로드’에 올라타는 모습을 노르웨이는 6년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지난 19일 중국과 노르웨이가 관계 정상화를 선언하며 내놓은 공동성명을 보면 노르웨이가 ‘백기 투항’했음을 알 수 있다. 노르웨이는 “6년 전 노벨상에 대한 중국의 우려를 충분히 이해한다”면서 “중국의 핵심 이익을 건드리지 않고 ‘하나의 중국’ 원칙을 강력하게 지지할 것”이라고 맹세했다. 연어 수출길이 다시 열린 노르웨이 수산업협회는 “최고의 크리스마스 선물”이라며 감격했다. 지난달 18일 달라이 라마의 방문을 허용했던 몽골도 중국으로부터 통행료 부과, 금융지원 중단 등의 보복을 받다가 21일 결국 사과했다. 몽골 외교부는 “앞으로 달라이 라마의 입국을 허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몽골의 사과를 ‘치고 빠지기’로 보고 있다. 이전에도 무려 8차례나 달라이 라마 방문을 허용하고 사과한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몽골 불교가 티베트 불교의 한 분파이고, 몽골의 불교 신자들이 달라이 라마를 추앙하고 있어 몽골 정부가 내치를 포기하지 않는 한 달라이 라마와의 관계를 끊을 수도 없다. 그런데도 중국이 ‘상습범’인 몽골과 외교·경제적 관계를 단절하지 않는 이유는 지정학적 가치 때문이다. 4700㎞의 국경선을 맞대고 있는 몽골과의 관계 단절은 중국에도 큰 타격이 된다. 중국은 한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도 ‘핵심 이익’ 침해로 규정했다. 실제 사드가 배치되면 지금보다 훨씬 강한 보복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사드는 류샤오보나 달라이 라마처럼 이념·종교의 문제가 아니라 실체가 확실한 무기 배치의 문제이다. 더욱이 한국이 사과할 일도 아니고, 배치 철회가 아닌 이상 중국이 사과를 받아들일 성질의 것도 아니다. ‘백기 투항’이나 ‘치고 빠지기’보다 훨씬 어려운 해법을 찾아야 한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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