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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성관의 忠言逆耳(충언역이)] 외화내빈을 경계한다

    [허성관의 忠言逆耳(충언역이)] 외화내빈을 경계한다

    외화내빈이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겉으로는 화려하게 일을 잘하는 것처럼 보이나 속으로는 부실함을 의미하는 경구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우리 속담과 의미가 같은 말이다. 보수 정권 9년을 지나면서 우리가 감동한 순간이 없었다. 최근 남북한 판문점 정상회담은 우리에게 감동 그 자체였다. 전쟁 위험이 사라지고 남북한 평화 공존을 통해 번영으로 나아갈 가능성을 보았으니 어찌 환호하고 감동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며칠 전 북한이 남북 고위급회담 개최를 갑자기 중단해서 평화와 공존으로 가는 길이 삐걱대고 있지만 바람직한 방향으로 가는 진통이라고 보자. 남북 정상회담은 그야말로 화려한 정치적 사건이다. 문재인 정부가 이룩한 쾌거다. 모든 대내적인 당면 과제들이 정상회담 소식에 묻혀 버릴 정도다. 대내적인 정책 과제들이 착착 진행되고 있다면 정상회담에 묻혀 버린들 문제가 없다. 그러나 대통령 취임 1년이 지난 지금 적폐청산과 관련된 혁신은 지지부진하다. 성공한 대통령을 소망하는 필자는 문재인 대통령 정부가 와화내빈이 되지 않도록 혼신을 다할 것을 희망한다. 몇 가지 국내 상황을 짚어 보자. 첫째, 경제가 심상치 않다. 경기선행지수가 100 밑으로 떨어지고, 신규 취업자 증가도 최악이다. 양극화를 개선할 제도 보완도 감감하다. 갑(甲)질도 여전하다. 게다가 우리 경제 최대 뇌관인 1500조원이 넘는 가계부채와 맞물려 있는 금리가 상승 국면으로 들어섰다. 그런데도 경제민주화는 요원하다. 재벌들이 자율적으로 혁신하도록 3년 기한을 주었다고 한다. 3년이 지나도 혁신하지 않으면 강제적으로 혁신하겠다는 것이겠지만 그때는 정권 말기로 힘이 빠져 불가능할 것이다. 둘째, ‘삼성이 망하면 나라가 망한다’는 항간의 헛된 소문에 아무런 대응책을 세우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삼성그룹이 망한다고 나라가 망하지는 않는다. 삼성그룹 주인이 망하면 삼성그룹에 속한 기업은 오히려 초우량기업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특정인 지배권을 강화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요상한 합병,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논란, 삼성전자의 조직적인 노조 파괴 활동은 정상적인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내가 하는 것은 선이다’라는 삼성 지배자의 탐욕과 오만이 초래한 결과다. 셋째, 민주화 이후 적폐청산 최우선 화두인 검찰 개혁도 잘 되는 것 같지 않다. 기소권과 수사권을 독점한 검찰 권력은 그야말로 무소불위다. 죄지은 것이 없는데도 세상이 무서운 이유는 검찰 권력 때문이다. 이 막강한 권력은 이론적 근거가 없다. 일제강점기 항일 투사들을 쉽게 잡아넣기 위해 조선총독부가 조선형사령으로 부여한 권력이다. 일제 잔재가 아직도 청산되지 않은 대표적인 사례다. 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도 답보 상태고, 경찰과 검찰 수사권 조정도 윤곽조차 드러나지 않고 있다. 정의를 망각한 검사들이 여전히 있다. 넷째, 광복 후 청산순위 1호 적폐인 ‘국사 바로 세우기’는 오히려 거꾸로 가고 있다. 우리가 학교에서 배운 국사 핵심 내용은 조선의 ‘얼’을 말살하고자 조선총독부가 날조한 소위 매국식민사학이다. 대통령의 역사관은 반듯하다. 그러나 중국 동북공정과 일본 극우파 역사관을 우리 국민 세금을 써 가면서 옹호하는 동북아역사재단, 매국식민사학을 비판한 연구 보고서 출판을 금지하는 한국학중앙연구원의 최근 행태는 일반 국민은 설마하겠지만 엄연한 사실이다. 교육부가 발표한 검인정 국사교과서 검정기준 1차 시안도 무엇이 달라졌는지 알 수 없다. 다섯째,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후보들은 개헌을 공약했다. 모두가 필요하다고 인식했기 때문이다. 개헌안은 대통령과 국회가 발의할 수 있게 돼 있지만 국회의원 3분의2 이상이 찬성해야 통과된다. 지난달 대통령이 개헌안을 제출했지만 국회에서 심의조차 시작하지 않았다. 여당 정치력이 부족한 탓이다. 위 다섯 중 개헌을 제외한 넷은 장관들과 국무총리 몫이다. 그러나 장관들과 국무총리가 잘 보이지 않는다. 외화내빈을 국민들이 감지하는 순간 정권의 혁신 동력은 사라진다. 그러면 빈 수레가 요란했다는 평가를 받게 될 가능성이 크다.
  • 사람이 그립다

    살아오면서 이 말이 이렇게 절실하게 다가 온 적은 없었다. 공무원생활을 시작한지 벌써 25년째다 그동안 즐거웠던 일, 어려웠던 일, 뿌듯했던 일, 그중에 특히 기억에 남는 몇가지 일도 있었다. 예전에 사회복지과에 있을때 사회공동모금회업무를 본적이 있었다. 보통 사람들이 말하는 빨간열매를 생각하면 쉽다. 겨울이 다가오면 구청마다 각 동에 성금모금을 한다. 십시일반으로 그렇게 모은 돈으로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다. 지금은 맞춤형 복지라고 그런대로 분야 분야마다 선정을 해서 주택이면 주택, 의료면 의료 , 생활이면 생활 등으로 나눠서 어려운 분들을 선정해서 도와준다. 그런데 그때는 한 가지 기준으로 선정을 하다보니 정말 딱한분들이 많았다. 동에서 어려운분들을 선정해서 올라오면 그것을 모아서 공동모금회에 보낸다. 담당자 의견도 붙이고 서류도 붙여서 보내면 공동모금회에서 심사해서 등급별로 도와줬다. 그러나 그런 도움이 어떤 분에게는 전혀 혜택이 되지 않은 사각지대에 계신분들도 있었다. 자기동생이라면서 다른구에 사는데 형제들이 돌아가면서 도와주는데 의료비가 턱없이 부족하다고 좀 도와줄수 없느냐 고 담당자가 한 번 더 공동모금회에 도움을 요청해달라고 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딱해서 그럼 우리가 행정을 하는데 법을 벗어날수도 없지만 그러나 또 정말 어려운 분들이 있다면 도움을 받아야 마땅하지 않겠는가? 내가 공동모금회 담당자에게 한번 도와달라고 이야기해보겠다고 했다. 그분은 너무 고맙다면서 설령 안되더라도 괜찮다고 오히려 나의 부담을 덜어주었다. 그래서 내가 그분을 위해서 담당자가 본 그분의 입장과 처지 그리고 형제들이 힘을 합해 동생을 도우려는 우애(友愛)를 나름 담담하게 글을 써서 담당자의 의견으로 글을 하나 썼다. 그 서류를 보고 공동모금회에서 전화가 왔다. 우리가 서류만 보고 가부(可否)를 정할 수 없다. 윗분들에게 이야기하고 여기에 적힌 담당자의 의견도 같이 첨부해서 도와 줄 수 있으면 도와주겠다고 고마운 말을 했다. 나도 마찬가지로 고맙다고 되는 방향으로 도와달라고 이야기했다. 지금은 그 분야에서 규정이 많이 완화되었지만 그때는 그랬다. 그런데 결과가 내려왔는데 그분이 선정이 되어서 의료비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게 아닌가? 나도 너무 기뻐서 담당자에게 고맙다고 그리고 그 형제분에게도 정말 축하한다고 진심의 말을 전했다. 그분은 나중에 와서 고맙다고 인사를 몇 번이나 했고 내가 다른과에 갔는데도 그분이 와서 인사를 했다. 공무원생활을 하면서 내가 정말 좋은 일을 하고 있구나! 그런 진한 감동을 느꼈다. 그리고 일을 함에 있어 작은일이라도 한 번 더 챙겨보는, 민원인들이나 주민들 입장에서 무엇이든 잘해야 되겠다고 다짐을 했던 기억이 있다. 여러 이야기가 있지만 내가 하고자하는 이야기는 색다른 이야기다.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공무원생활을 그 정도 했으면 산전수전을 겪었다고 하지만 사실은 사회생활은 초년병이다. 이제 갓 개인회사에 입사한 신입사원, 아니면 장사를 시작했으면 수습사원이다. 일찍 명예퇴직이나 조기퇴직을 한것이 아니라 수습사원 보조다. 왜냐하면 돈은 내가 융통을 하였으니 총괄책임 사원이나 마찬가지다. 남편과 나의 수습사원 이야기이다. 남편은 회사를 조기퇴직하고 조그만 가게를 차렸다. 쉽게 말해서 통닭가게, 피자가게, 분식가게 사장이지만 남편은 소주와 맥주 그리고 간단한 안주를 파는 술집사장이다. 말이 사장이지 주방을 겸해서 일인다역이다. 가게는 다행히 우리집이었다. 그것만 믿고 하다가 지금은 계속 고전을 하고 있지만 이런 글도 월급쟁이들에게 자그마한 도움이 될 것 같아서 부족한 글이라도 한번 써보기로 했다. 왜냐하면 나는 여성이고 그래도 연금이 있어서 나중에 아껴서 놀자주의이지만 남자들은 또 그렇지 않다. 60세에 정년퇴직을 하지만 요즘 100세 시대라고 하지 않는가. 더 할 수 있으면 간부직에 있었던 분들은 나름대로 욕심이 있을것이고 하위직에 있더라도 경비원으로 용돈이라도 벌고, 연금이 있지만 또 돈은 벌수록 좋지 않는가? 능력껏, 그냥 놀고 있다는것이 부담이라고 생각하는 월급쟁이들도 실제로 많고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들 한다. 내가 알기로 지금도 공인중개사나 주택관리사 등 공부를 해서 자격증을 따신분들도 많다. 그리고 공인중개사 가게를 하고 계신 실장도 있다. 잘하시는지는 모르겠다. 전에 한번 오셨길래 “잘 되십니까 ?” 하고 물으니 “ 가게가 있어서 심심하지 않다”면서 웃기만 하셨다. 그래도 기본은 하실것이다. 그분은 직장에 계실때도 아주 일을 잘하셨다. 그만큼만 하신다면 노후는 든든하게 챙길것이다. 그 이야기를 듣고 괜히 기분이 좋았다. 왜냐하면 내가 그분을 모셨고 그때 그분이 공인중개사 공부를 할 때가 생각이 나서 나도 모르게 흐뭇했다. 지금 술집가게를 9월에 시작했으니 4월에 접어들고 12월이다. 찬바람이 쌩쌩부는 엄동설한 , 장사도 마찬가지다. 처음에는 우리과에 직원들이 모두 와서 기뻐해줬다. 나름 술도 많이 팔아주고 내가 그동안 알았던 직원들, 아이들 아빠도 그동안 직장생활을 하면서 알았던 분들이 와서 술을 좀 팔아주었다. 축하한다면서 처음은 정말 잘되었다. 고맙다면서 이정도만 되면 내가 본업을 때려치워도 안되겠나 그런 생각도 들었다. 그런 시간이 2주가 채 가질 않았다. 그렇게 인사차 오신분들도 그 다음부터는 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예전에 장사를 시작할 때 절대로 아는 사람을 상대로 하지 마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자기가 새사람을 잡아야된다고 새로운 단골을 만들어야 된다고 그럴려면 1개월, 3개월, 6개월, 1년, 3년, 5년 그렇게 지나야 단골이 생기고 그 단골에서 씨앗이 나서 꽃이 피고 열매맺고 그래야 그 장사가 번창을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먼 남의 일로만 생각했는데 막상 나의 일로 다가오니 정말 힘이 들었다. 나는 낮에 직장을 다니고 저녁에는 걱정이 되어서 가게에 들리면 사실은 1인 3역을 해야 하는데 아무리 대충한다고 해도 직장일도 만만찮고 집안일도 힘들고 그래서 가게일은 그냥 가서 옆에만 있는다. 저녁 9시까지만 옆에 있는데도 힘이 들었다. 그것도 나한테는 벅찼다. 사실은 5월쯤 몸이 하도 피곤해서 종합병원에 진단을 하니 “갑상선항진증”이라고 내 몸무게가 10kg이나 빠졌다. 42kg 꿈의 몸무게인데 그게 두려웠다. 너무 피곤하고 힘이 들어서 3주 동안 쉬었다. 그동안 마당쇠같이 일만하다보니 쉬는것도 부담스러웠다. 직원들에게 미안하고 더 쉬고 싶었지만 그래도 3주라도 쉬었으니 다행이다. 옆에 직원이 내일을 대신 한다고 고생을 많이 해서 맛있는것 사준다고 했는데 아직도 못 사줬다. 덕분에 잘 쉬었는데 하면서 고맙다고 연신 인사를 했다. 직장일은 아주 중요하다 어쩌면 집안일보다 더 중요하다는게 기본생각이다. 일을 하면 끝장을 보는것도 내 성격인데 하나하나 챙기자니 내게는 너무 벅찼다. 그런데다가 장사까지 시작해 신경을 안 쓰려고 했지만 저절로 신경이 쓰이는게 사람이 아닌가! 내 몸이 자꾸 처지고 힘이 들어서 몇일을 쉬면서 병원에 갔다. 그런데 의사선생이 몸이 제일 중요하다면서 이런식으로 가면 월급쟁이생활 끝까지 못한다면서 선택을 하라고 하는게 아닌가? 아이들도 아직 대학생이고 고등학생이면 학비도 많이 들어갈텐데 정년까지는 해야 하지 않느냐면서 자꾸 쉬기를 채근 하는것이다. 지금 생각하니 그렇게 채근해줘서 고맙다. 그래서 나 자신과 미래를 한 번 더 생각하게 되었다. 지금보다 일을 끝까지 하고 노후도 즐겁게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쉴려면 지금이 적기다. 몸을 챙기는데 이 순간이 지나면 몸은 회복 될 수 없다고 이야기를 했다. 며칠동안 그 말을 생각하고 생각했다. 사실은 나는 행정 6급이다. 예전 같으면 벌써 사무장이 되어서 동에 내려가서 중간관리자로서 이일저일, 하긴 요즘 동에 사무장도 일이 만만찮다고 이야기는 해도 잡일은 안하니까 조금은 낫지만 나는 아직도 막일을 2년 넘게 하고 있다. 이제는 정말 동에 내려가서 조금 그런일에서 벗어나고 싶은게 나의 솔직한 심정이었다. 그래서 좀 더 버티고 싶었는데 또 가만 생각해보니 일단 몸을 만들어야 한다. 아픈 몸을 가지고 동에 내려가면 동단체원들 , 주민들, 직원들에게 민폐다. 그런 생각을 하니, 그리고 한번 아픈 몸은 때를 놓치면 다시 회복이 불가능하다는 생각들이 나를 휴직을 생각하게 했다. 과장과 잘 아는 지인들에게 이야기하니 조금만 더 참으면 안되겠느냐고 하면서 나를 위로하였다. 그러나 몸이 제일 중요하다고 하면서 어쨌던 몸을 건강하게 만들어서 다시보자면서 아쉬움을 달랬다. 그리고 미안하다면서 그 말도 했다. 내가 없음으로 누군가는 더 힘들어할것이다. 물론 충원은 되겠지만 또 시간은 그만큼 걸릴것이다. 이 색다른 경험은 나를 한층 성숙하게 만들었다. 일단 직장을 쉬니까 낮에는 쉬고 밤에는 잠깐이라도 가게에 나가서 옆에라도 있으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오히려 아저씨 입장은 더 낳겠지 있어주니까 월급은 좀 적어도 덕분에 가게가 잘되면 더 좋지 않겠는가? 나름 나도 거창한 ? 생각을 가지고 저녁에는 가게 할 때 옆에 있어주었다. 가게가 변두리다 보니 지나가는 사람이 별로 없다는게 큰 흠이었다. 그것을 우리가게라는 메리트라로 대체를 했는데 그것이 생각만큼 쉽지가 않았다. 그리고 처음에 이 가게를 할 때 술집은 부업이고 본업은 기타였다. 남편은 기타를 참 좋아한다. 사람들마다 좋아하는게 다르지 않는가? 옆에서 보면 기타를 치면 밥먹는것도 잊어버리고 칠때도 있다. 동아리모임이 여러개 있어 그 사람들과 만날때는 화색이 돈다. 그것을 볼때 작은 사무실이라도 하나 마련해줘야 되겠다고 늘 생각을 했었다. 나이 들어서 자기가 좋아하는것 하는게 모든 직장인들의 로망(roman)이 아닌가? 남편은 좋아하는 기타를 치고 나는 글쓰는것을 좋아하니 잘된셈이다 그 꿈을 이루기위해서 밤잠을 설치면서 설레기도 하였다. 그러나 현실과 이상사이에 괴리가 얼마나 큰 지 가게를 열어 한달 가까이 오면서 절실하게 느껴졌다. 다행히 나를 알아서 뒤늦게 소식을 듣고 와주신분들도 있었다. 고마웠다. 사람이 그립다는게 이처럼 뼛속같이 다가 온 적은 없었다. 단골이 생기려면 그만큼 시간이 걸려야 하는데 그동안 가게를 꾸리는것이 정말 말처럼 쉬운게 아니었다. 요즘은 사람도 별로 오지 않는다. 손님이 한명도 오지 않을때도 일주일에 몇 번이나 있었다. 그럴때는 정말 힘이 쭉 빠진다. 남편은 좋아하는 기타도 치기 싫고 가게도 하기 싫다고 말하곤 했다. 한번은 손님이 없어서 그럼 내가 마수걸이를 할까 하면서 오뎅탕을 시켰다. 제일 잘하는 음식이고 싸다. 만원을 내고 오늘 마수다 나에게 맛있는 오뎅탕을 해줘요. 오뎅탕을 했는데 맛이 일품이다 이 맛있는 오뎅탕을 안 먹어 본 사람은 정말 손해라고 먹으면서 나중에 오늘 있었던 이야기를 하자고 했다. 먼훗날 이것도 웃으면서 할 수 있을 것이다고, 문득 고등학교책에 나오는 김소운의 글『가난한 날의 행복』이 생각났다. “왕후(王候)의 밥, 걸인(乞人)의 찬···.” 쌀이 떨어져서 아침을 굶고 출근한 아내를 위해 남편이 마련한 점심 밥상에 놓인 글. 간신히 쌀은 구했지만 반찬까지는 마련하지 못해 따뜻한 밥에 간장 한 종지만 곁들인 밥상을 과장하여 표현했다. 자칫 슬프거나 화가 날 수도 있는 상황이지만 배우자에 대한 믿음과 사랑, 그리고 재치 있는 웃음으로 이겨나가는 부부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그래도 우리는 그만큼은 아니지 않는가? 그래도 번듯한 가게이고 지금은 단지 처음이라 손님이 없을뿐이다. 내일이라도 손님이 많이 올 수 있는 일이 아닌가? 장사를 해보니까 사람이 그립다는 말이 실감이 났다. 내가 가게를 직접은 아니지만 이렇게 근거리에서 해보니 가게에 와서 싼 것 하나라도 팔아 주는것도 참 고마웠다. 내가 아는 직원들도 많지만 그 직원들이 물론 다 오지도 않았다. 10분의 1도 오지 않았다. 그 많은 기간 동안에 웃고 웃어도 정작 내가 가게를 하니 와주는 사람은 너무 적었다. 나도 나름대로 직원들에게 잘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나름대로 다 이유가 있겠지 바쁘거나 아니면 더 중요한 일도 있겠지만 내가 밥을 안먹을 수는 없지 않는가? 물론 술을 안 먹는다는 이유도 있지만 그것은 핑계일뿐이다. 『생각이 없으면 행동이 없고, 생각이 있다해도 그만큼 행동이 어렵다』. 사실은 남 욕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나도 그랬으니까 입장이 나도 마찬가지다. 주변에 경조사나 아니면 개업을 했다고 해도 바쁘다는 핑계로 가지도 않고 그랬으니까 누굴 탓할 필요는 없다. 그분들이 참 섭섭했겠다는 생각을 하니 나도 이제는 좀 더 주변을 살피게 되었다. 새롭게 가게를 하는 사람은 남의 일 같지 않다. 어려운 살림에 이리저리 돈을 융통을 했을것이고 장사를 해서 아이들 공부라도 제대로 시켜야 되겠다는 생각을 많이 들 할것이다. 우리도 그랬으니까 그래서 새로 생긴 가게가 주변에 있으면 먹을 일이 있으면 일부로 한 번 더 가본다. 처음이라 얼마나 긴장 되겠는가 또 얼마나 잘할려고 하겠는가? 새로 생긴 분식가게에 가서 아니면 체인점이라도 “잘 먹었다고”, “열심히 하시라고 ” 속담에 말한디에 천냥빚을 갚는다는 말이 있다. 말 한디에 얼마나 힘을 받을까 내가 그래도 이렇게나마 해보니 뒤늦게 철이 든다고 할까 나는 어떻게 보면 우리 직원들 보다 좀 일찍 시작한것이다. 사업선배다. 이 분야의 선배다. 내가 잘되어야 우리후배들이 잘 따라온다는 생각을 늘 한다. 내가 잘 아는 선배계장이 얼마 전에 가게에 놀러왔다. 놀러와줘서 고맙다면서. 그래도 “내가 선배라고 내가 잘되어야 후배님이 잘 따라오지요..맞지 않습니까 후배님” 하고 웃으니 맞다면서 “우리 선배님이 잘되어야 우리가 잘 따라가지요”...하고 크게 박장대소를 하였다. 혹시나 정년퇴직이 얼마 남지 않은 선배공무원이나 월급쟁이들이 있다면 또 이런 가게를 생각한다면 이 글이 좀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우리 후배님들도 좀 봤으면 좋겠다. 서로가 도와주는것 그것이 같이 사는길이라고 “도와주는것이 무엇이냐 한번 찾아주는것, 자주 찾아주면 더좋고 ”...꼭 그 말을 해주고 싶다. 그래도 장사가 돈을 제일 잘 번다. 자영업자가 월급쟁이의 무덤, 사업하지 말라는 열사람 중에 대부분의 사람이 실패한다는 인터넷뉴스가 도배를 하지만 그래도 돈은 장사를 해서 버는것이다. 얼마나 멋진 인생인가? 매일 매상을 걱정하지만 오늘도 희망을 건다. 새로 장사를 할려고 생각하는 월급쟁이와 모든 정년퇴직 준비중인 공무원들에게 내일은 더 많은 손님들이 올 것이다. 파이팅^^
  • 이게 가능한 일? ‘행운(Lucky)’이란 이름의 개

    이게 가능한 일? ‘행운(Lucky)’이란 이름의 개

    평온한 초원에 누워서 쉬고 있는 암수 사자 두 마리에게 스스로 다가가 시비를 건 ‘용감한’ 들개 한 마리가 화제다. 우린 이 들개에게 ‘행운(Lucky)’이란 이름을 붙여 줘야 할 거 같다. 시비를 받은 사자가 당시 배고픔을 느끼지 않았고 들개는 목숨을 보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9일 영국 동영상 공유사이트 라이브릭은 ‘하룻 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는 속담을 무색해할 정도로 용기 충천한 아프리카 들개의 모습을 소개했다. 영상 속, 아프리카 초원에 사자 커플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어느 순간 들개 한 마리가 이들에게 꼬리를 흔들며 다가간다. 두 사자도 본능적으로 벌떡 일어나 들개에게 다가간다. 하지만 두 발을 높이 점프하며 공격하는 건 놀랍게도 사자가 아닌 들개. 목청 높여 짖기까지 한다. 이러한 들개의 ‘위세’에 사자는 당황하며 뒷걸음치고 만다. 하지만 여기서 끝나면 야수의 왕인 사자의 체면이 뭐가 되겠는가. 자신을 선제공격한 들개 주위를 맴돌며 ‘분석’에 들어가지만 매우 무모해 보이는 들개의 공격성은 사그라들지 않는다. 결국 이 들개는 두 사자에게 또 한 차례 맹공격을 퍼붓고 유유히 사라진다. 자신 몸보다 10배는 족히 작아 보이는 들개 뒷모습을 물끄러미 쳐다보는 사자 뒷모습 또한 허탈한 웃음을 자아낸다. 많은 분들이 여러 매체를 통해 넓은 초원에서 여유롭게 풀을 뜯고 있는 ‘먹잇감’ 얼룩말을 눈 앞에 두고도 졸린 듯 누워 있는 사자 모습을 본 적 있을 거다. 이러한 모습이 가능한 건 사자는 배고프지 않으면 잡아먹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만일 이 사자가 당시 배고픈 상태였다면 들개를 한 발로 툭쳐서 쓰러뜨린 후, 한 입에 목 힘줄을 끊어 죽일 수도 있었을 텐데. 영상 속 들개, 무시무시한 약육강식의 생태계에서 살아남으려면 앞으론 상대 봐가면서 까불어야 하지 않을까. 이 바닥에서 두 번의 기회는 없기 때문이다.사진 영상=TOP TRENDING FEATURES/유튜브 박홍규 기자 gophk@seoul.co.kr
  • 문 대통령, 미 타임지 선정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

    문 대통령, 미 타임지 선정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

    문재인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지가 선정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에 포함됐다.문 대통령의 추천인은 마크 리퍼트 전 주한 미국대사다. 그는 2015년 피습 사건 당시 문 대통령이 병문안을 왔던 사실을 언급하면서 “문 대통령은 평판에 걸맞게 자애롭고 적극적이었다”며 “그는 ‘비 온 뒤 땅이 굳는다’는 한국 속담을 들려주며 위기가 어떻게 기회로 바뀌는지에 대해 이야기했다”고 기억했다. 리퍼트 전 대사는 이어 “문 대통령이 2017년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북한 관련 문제가 극적으로 흘러갔고, 그는 이제 미국과 북한, 그리고 동북아 경쟁국들 사이에서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어내야 한다”며 “협상은 쉽게 깨질 수 있지만, 이 문제를 해결하면 한반도 뿐만 아니라 아시아와 세계의 미래를 정의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적었다. 영향력 있는 지도자 항목에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름을 올렸고, 김정은 북한 노동위원장,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등 동북아 지도자가 모두 포함됐다. 이 외에 다음 달 결혼식을 올리는 영국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 커플, 사우디 개혁 주도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하는 로버트 뮬러 특별 검사가 이름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선구자 부문에선 총기 참사가 발생한 미 플로리다 고교 학생들이 선정됐다. 이들은 미 전역에 총기 확산 방지 운동을 이끌어냈다. 한국계 인물로는 클로이 킴이 꼽혔다. 클로이 킴은 부모님의 고향인 한국에서 열린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에 출전해 압도적인 기량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금요 포커스] 무형문화유산을 ‘대대손손’ 즐기는 방법/조현중 국립무형유산원장

    [금요 포커스] 무형문화유산을 ‘대대손손’ 즐기는 방법/조현중 국립무형유산원장

    “우리 것은 소중한 것이여.”1992년 한 TV 광고에서 판소리 대가 박동진 선생이 했던 멘트다. 우리 것을 다시 돌아보고 우리 것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되살리는 문구로 당시 큰 화제가 됐다. 박 선생께서 말씀하신 ‘우리 것’이란 무엇일까. 그리고 무형문화유산이란 무엇일까. 사람들 대부분은 궁중음악과 무용, 오랜 수련 기간을 거쳐 일가를 이룬 대가의 소리와 춤 정도를 떠올리지 않을까. 문화재보호법에서는 무형유산에 관해 ‘여러 세대에 걸쳐 전승돼 온 무형의 문화적 유산’으로 정하고, 전통공연예술, 전통공예기술, 전통지식, 구전전통, 전통생활관습, 사회적 의식, 전통놀이 등 7가지 범주로 나눠 설명한다. 전통공연예술이 우리의 소리와 춤이라고 한다면 전통공예기술은 청자, 백자와 같은 예술품이나 공예품을 만드는 기술이다. 중앙·지방 정부에서 정한 전통지식으로는 해녀문화, 구전전통은 속담(아직 지정된 유산은 없다), 전통생활관습은 김치 담그기, 사회적 의식은 집터다지기, 전통놀이는 씨름 등이 있다. 이렇듯 무형문화유산은 소수 애호가나 특별히 인정받은 자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우리 민족이 대대로 아름답게 보고 즐기며,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가꾸어 온 민족 고유의 예술적 표현과 풍습이다. 필자는 일본 규슈 미야자키현 깊은 산속 마을에서 열리는 ‘시이바가구라’라는 마을 제례를 조사한 적이 있다. 매년 섣달 그믐에 마을의 수호신에게 춤과 음악을 올리며 마을의 안녕을 비는 의식이다. 배역을 맡은 사람들은 어린이까지 진지하게 자기 역할을 다하고, 외지에 나가 있던 사람들도 그때가 되면 돌아와 세상에서 이 역은 자신만이 할 수 있다며 자부심을 가지고 임한다. 무형문화유산이란 나와 인연이 없거나 외부에 자랑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이처럼 우리 삶의 원천이고, 삶의 동력으로 우리 민족이 한민족으로 그 정체성을 이어가며 존립하기 위한 불가결의 존재인 셈이다. 떼려야 뗄 수 없는 무형문화유산이나 실제 우리 삶 속의 모습은 어떠한가. 우리의 소리, 좋기는 하나 박자도 가사도 낯설어 따라하는 것은 엄두가 나지 않는다. 청자, 백자의 나라라는데 집이나 식당에선 플라스틱 그릇들을 사용하는 사례가 많다. 그렇다면 무형문화유산에 어떻게 다가갈 수 있을까. 문화원, 국악원, 문화센터 등 사회교육기관 이외에도 자세히 살펴보면 무형문화재 전수교육관이나 공방들이 곳곳에 있다. 이곳에서는 일반인을 위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들을 운영한다. 전통공예품을 나와 먼 존재로 여기지 말고 구입해 직접 사용해 보거나 그것으로 자신이나 자신을 위한 공간을 꾸며보길 권한다. 공방이나 공예 전시회에 가보면 하나쯤 살 정도의 가격의 것도 제법 있다. 국립무형유산원에서는 전국에서 열리는 국가무형문화재 공개행사를 지원한다. 공개행사 개최 정보도 홈페이지를 통해 공시한다. 또 전국의 전수교육관과 공방 소개와 함께 전통공예품 온라인 쇼핑몰도 한국문화재재단과 협업으로 운영한다. 원내 교육, 공연, 전시 시설을 활용해 무형문화재 체험교육과 수준 높은 무형문화유산 공연과 전시를 연중 실시하기도 한다. 앞으로는 국민이 생활 가까이에서 무형문화유산을 누릴 수 있도록 전국 무형문화재 공연, 전시, 교육, 체험, 공예품 판매 및 대여 등의 정보를 지역, 연령, 여가 일정 등 개인별 취향에 따라 한눈에 찾아보고 맞춤형으로 이용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 ‘대대손손’을 올해부터 단계적으로 구축해 서비스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연간 국내외 관광객 천만명이 다녀가는 ‘전주한옥마을’ 인근에 ‘무형문화재 진흥 복합단지’ 건립도 준비 중이다. 무형문화재와 첨단기술을 융합한 ‘종합전수교육관’, ‘어린이 무형유산 전당’, ‘무형유산 아카이브 센터’ 등이 이곳에 들어선다. 전통과 현대, 문화와 예술이 공존하는 세계적 무형문화유산 명소가 탄생할 것으로 믿는다. 이제 한 발짝 더 무형문화유산의 세계로 발을 내디뎌 보자.
  • 말 뒷차기 한 방에 ‘개망신’ 당한 개

    말 뒷차기 한 방에 ‘개망신’ 당한 개

    “도저히 못 참겠다”. 말 뒷차기 한 방에 나가 떨어진 개 한 마리 영상이 화제다. 지난 26일(현지시각) 영국 동영상 공유사이트 라이브릭은 터키 어느 한 지역 초원에서 톡톡히 ‘개망신’ 당한 개의 웃지 못할 장면을 소개했다. 영상 속, 개가 말 엉덩이 쪽으로 코를 갖다 대며 뭔가를 찾고 있다. 심지어 두 다리를 말 엉덩이에 올리면서 킁킁거린다. 순간 더 이상 참지 못한 말이 뒷발을 들고 한 방에 날려 버린다. 엄청난 충격을 받은 개는 낑낑거리며 뒷걸음친다. 이 개가 도대체 무엇을 하려고 했는지 알려지진 않았지만, ‘하룻강아지 말 무서운줄 모른다’란 새로운 속담이 생길만 하다. 사진 영상=Top Life 2020/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In&Out] 한국 섬유산업의 미래, 실행력이 관건이다/신유동 ㈜휴비스 대표이사

    [In&Out] 한국 섬유산업의 미래, 실행력이 관건이다/신유동 ㈜휴비스 대표이사

    많은 사람들이 섬유산업을 사양산업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섬유업계 종사자들은 섬유산업은 사양산업이 아니라 해마다 성장하고 있으며 전체 고용의 8%를 차지하는 주력산업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섬유산업은 단일 시장이 아니다. 폴리에스터, 나일론과 같은 화학섬유 생산업체, 면방업체, 그리고 원단, 염색, 봉제에서 최종 브랜드업체까지 산업 스트림이 매우 광범위하며 다양하다. 또한 의류용뿐만이 아니라 자동차, 건축 등 산업용 섬유의 용도도 점점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그 가운데 경쟁력 약화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업종이 발생한 것도 사실이지만 아직까지 한국 섬유산업의 근간을 지탱해 나가고 있는 분야도 물론 있다. 정부에서도 이런 섬유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지난 19일, 휴비스 전주공장에서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와 전문가, 그리고 관련 기관들이 한자리에 모여 한국 섬유산업 재도약을 위한 ‘섬유패션산업 발전전략’을 발표했다. 정부는 2022년 ‘세계 5대 섬유패션 강국 재진입’을 목표로 한 로드맵을 제시한 바 있다. 한국 섬유산업 재도약을 위한 전략의 핵심은 돈이 되는 섬유패션산업에 집중하고 경쟁력을 높이자는 것으로 압축할 수 있다. 돈이 되는 섬유패션산업이란 중국, 인도와 같은 후발 주자들이 따라오지 못하는 첨단 산업용 섬유, 스마트 의류 등 고부가가치 차별화 섬유를 말한다. 경쟁력이 낮고 성장이 어려운 업종은 과감히 정리하고 비교 우위에 설 수 있는 분야를 선택하여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쇼트트랙 경기에서 보듯이 압도적인 스피드만이 승리를 장담할 수 있는 것처럼 월등한 섬유 기술만이 ‘너트크래커’(Nut-Cracker·한 나라가 선진국에 비해서는 기술과 품질 경쟁에서, 후발 개발도상국에 비해서는 가격 경쟁에서 밀리는 현상)와 같은 상황을 뛰어넘을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섬유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정부 부처 간 협력과 다양한 이슈 해결을 위한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 업계의 구조 조정과 산업 고도화를 위한 정부의 정책 지원이 필수적이며 각종 규제 해소 등을 위해 산업부뿐만 아니라 노동부, 환경부 등 범정부기관들의 일관되고 전폭적인 지원이 절실하다. 이제는 기업들 스스로도 투자를 늘림과 동시에 상호 윈윈(win-win)할 수 있는 상생모델을 창출해야 한다. 한국 기업들은 밸류체인별로 보면 강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으나 일본 유니클로 또는 도레이와 같은 성공적인 협력 사례는 아직 만들어 내지 못하고 있다. 값싼 수입산 원료 등 단기적인 원가 경쟁에서 벗어나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속담처럼 밸류체인 간 협력을 적극 활성화하고 강력한 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하여 장기적인 가치 창출에 힘써야 할 것이다. 또한 기업 연구개발(R&D) 센터 및 섬유관련 연구기관들 간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해야 한다. 각자 강점을 지닌 원천기술에 기반한 R&D를 통해 전문성을 더욱 심화하고 중복 투자를 방지하여 낭비 요소를 제거함은 물론 연구 결과물들에 대한 기관들 간의 공유를 통해 다양한 융ㆍ복합 커넥팅을 시도함으로써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을 선도해 나가야 할 것이다. 오늘날 섬유패션산업은 스마트 의류, 첨단 산업용 섬유 등과 같이 새로운 기술과 다양한 융ㆍ복합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는 오아시스임에 분명하다. 따라서 이제는 섬유산업이 사양산업이 아니라고 단순히 외칠 것만이 아니라 고부가가치 차별화 섬유 개발 및 역량 강화, 밸류체인 간 협력 체계 강화 등 실행력을 극대화하여 실력으로 보여 줘야 할 때다.
  • [사설] 협력 강화, 관계 격상 다짐한 한ㆍ베트남 정상

    베트남을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쩐다이꽝 베트남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2020년까지 교역액 1000억 달러 목표 달성을 위해 경제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또 각 분야의 교류협력을 확대·심화시켜 현재의 ‘전략적협력동반자 관계’를 한 단계 격상해 나가자고 뜻을 모았다. 최근 베트남 경제의 비약적인 성장을 고려해 볼 때 이번 정상외교의 의미는 매우 크다고 본다. 보호무역주의 확산으로 교역 다변화가 절실하기에 더 그렇다. 이날 양국 정상이 발표한 ‘한·베트남 미래지향 공동선언’에서 가장 눈에 띄는 내용은 교역과 투자 확대를 위한 협력 강화다. ‘교역 1000억 달러 달성 액션플랜 양해각서(MOU)’를 비롯해 소재산업과 교통 및 인프라, 건설 및 도시개발, 4차 산업혁명 대응, 고용허가제 등 다양한 MOU가 양국 정부 간에 체결됐다. 안보와 문화, 환경 분야 등 거의 모든 분야를 아우르고 있지만, 핵심은 투자 확대를 위한 산업별 협력이라고 보아도 무방할 듯싶다. 교역 1000억 달러 달성 액션플랜은 포괄적이기는 하지만 한·베트남의 경제협력을 비약적으로 발전시켜 나가자는 강한 의지를 담고 있다고 본다. 두 나라의 교역 증가 추세를 보면 목표가 지나친 것도 아니다. 최근 무역협회는 두 나라 교역액이 2020년 1000억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베트남이 미국을 제치고 중국에 이어 한국의 2대 수출국이 된다는 의미다. 3년 전 한·베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이후 교역이 급증하면서 베트남은 우리나라의 수출 대상국 6위에서 지난해 4위로 발돋움했다. 우리는 중국에 이어 베트남의 2대 교역국이 됐다. 눈여겨볼 점은 베트남의 경제 잠재력이다. 1억명에 육박하는 인구를 갖고 있고, 지난해 6.8%의 성장률을 기록할 만큼 고성장 추세에 있다. 수출 주도형 경제인 데다 미국·중국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우리로선 베트남을 새로운 경제 ‘안전판’으로 기대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한·베트남 경제협력 강화는 문 대통령이 지난해 인도네시아 방문 때 강조한 ‘신남방정책’의 교두보 의미도 있다. 정부는 과도한 대중국 무역 의존도를 낮추고 외교 다변화를 위해 2020년까지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과의 교역액을 2000억 달러로 늘리는 내용의 신남방정책을 추진 중이다. 목표액의 절반이 베트남에 할당된 셈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양국 간의 불행한 역사에 대해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했다. 베트남 참전과 민간인 학살 등에 대해 에둘러 사과함으로써 경제협력 관계를 더욱 강화하자는 의미로 읽힌다. 하지만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속담이 있다. 이번 방문에서 정부는 방대한 분량과 내용의 MOU를 체결했다. 결코 실현이 쉽지 않은 투자와 협력 각서들이다. 결실을 내려면 정부와 기업 관계자들이 발벗고 나서야 한다. 그래야만 보호무역이란 거센 폭풍을 돌파해 경제 영토를 넓힐 수 있다.
  • 실사판 ‘톰과 제리’…고양이에게 덤비는 생쥐 화제 (영상)

    실사판 ‘톰과 제리’…고양이에게 덤비는 생쥐 화제 (영상)

    쥐도 궁지에 몰리면 고양이를 문다는 속담은 역시 사실인 듯싶다. 실제 쥐 한 마리가 자신에게 다가오는 고양이에게 덤벼드는 놀라운 순간이 카메라에 포착돼 화제가 되고 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20일(이하 현지시간) 지난 18일 말레이시아에서 위와 같은 장면이 촬영된 영상을 소개하며 실제 톰과 제리가 나타났다고 전했다. 톰과 제리는 우둔한 고양이 ‘톰’과 꾀 많은 생쥐 ‘제리’가 등장하는 미국의 만화 영화로, 제리는 언제나 자신을 괴롭히는 톰을 골탕 먹인다. 현지 페이스북에 처음 공개돼 조회 수 5만 회 이상을 기록했다는 이 영상에서 쥐는 자신을 뒤따라오던 고양이에게 펄쩍펄쩍 뛰며 공격하는 모습을 보인다. 고양이 역시 그런 쥐의 행동이 뜻밖인지 뒷걸음질 치다가 그만 자리를 피하고 마는 것이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크기가 다가 아니지”, “쥐가 광견병에 걸린 것 같다”, “바로 근처에 새끼들이 있는 게 틀림없다”, “그래 한 번 싸워보자”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사진=데일리메일/유튜브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데스크 시각] 문 대통령님, 인터뷰하시겠습니까?/김미경 정치부 차장

    [데스크 시각] 문 대통령님, 인터뷰하시겠습니까?/김미경 정치부 차장

    지난 6일 오후 8시.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사단 수석특사로 북한에 다녀온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특사 방북 결과 언론발표문’을 읽어내려가자 나도 모르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고 하지만, 4월 말 3차 남북정상회담 개최 및 북·미 비핵화 대화 추진 등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조성된 남북접촉과 특사 교환 결과로서는 기대 이상의 성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안도의 한숨’은 사실 다른 이유가 있다. 지난 1월 1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신년사로 시작해 60일 넘게 이어진 ‘평창 외교전’이 상당 부분 공개되지 않은 채 ‘깜깜이’로 진행돼 온 탓이다. 여자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구성 과정이 그랬고, ‘천안함 논란’의 김영철 북한 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방남 회동이 그랬고, 대북 특사단 방북이 그랬다. 공개된 북측 인사와의 만남, 그리고 우리 측의 역사적 특사단 방북에 언론 현장 취재는 불허됐다. 결국 한참 지나 청와대 관계자들의 입만 바라보며 조각 맞추기식 기사를 쓸 수밖에 없었다. ‘무엇을 숨기는 것인가’라는 의구심이 드는 순간 6개 항의 언론발표문이 나왔다. 결과가 나쁘지 않으니 과정도 이해해야 한다는 일각의 평가는 동의하기 어렵다. 북한의 참여를 유도해 평창올림픽이 평화올림픽이 될 것이라는 문 대통령의 희망은 지난해 9월 미국 CNN 인터뷰에서 처음 확인됐다. 평창 외교전의 결정적 도화선이 된 한·미 합동군사훈련 연기 가능성도 문 대통령의 지난해 12월 미 NBC 인터뷰로 공개됐다. 문 대통령의 ‘창대한 평창 구상’이 한국 언론이 아니라 일부 외신을 통해 알려진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남북 대화 과정에서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알려 달라고 했으며, 나를 100% 지지한다고 말했다”는 한·미 관계 관련 중요한 언급도 지난달 영국 월간지 모노클 인터뷰를 통해 나왔다. 문 대통령은 지난 1월 10일 발표한 신년사에서 평창올림픽의 성공과 북핵 문제 해결 등을 거듭 확인한 뒤 청와대 출입기자들과 처음으로 미 백악관 브리핑 식으로 질의응답을 했다. 그러나 필자가 지난해 5월까지 워싱턴 특파원으로 40개월간 지켜본 백악관 브리핑과는 사뭇 달리 이름을 기억하고 부르는 기자는 거의 없었다. 한 기자가 마지막 질문으로 “대선 공약 중 직접 기자들을 찾아 수시로 브리핑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앞으로 그럴 것인가”라고 묻자, 문 대통령은 “중요한 일들은 직접 브리핑하고 싶다”며 “국민과의 소통 방법 가운데 언론과 소통하는 것이 핵심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언론과의 접촉을 더 늘려 나가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그렇다면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숨 가쁘게 이뤄진 남북 대화는 문 대통령이 언급한 ‘중요한 일’이 아닌가. 문 대통령이 평창올림픽 기간에 언론과 직접 만나 언급한 것은 지난달 17일 평창올림픽 메인프레스센터에서 외신기자의 질문에 “(남북 정상회담 성사에 대해) 많은 기대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마음이 급한 것 같다. 우리 속담으로 하면 우물가에서 숭늉 찾는 격”이라고 답한 것이 전부다. 문 대통령은 3·1절 기념사에서 내년까지 남북 관계의 획기적 진전과 한반도 평화체제를 이뤄 내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를 위한 구체적 방안은 무엇인지 국민은 궁금하다. 특히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비핵화 대화가 단지 재개되는 것뿐 아니라 ‘포스트 회담’에 대한 문 대통령의 창의적 구상을 알고 싶다. 2차 정상회담이 열렸던 2007년과는 달라야 한다. 문 대통령께 문의드린다. “대통령님, 이제 한국 언론과 인터뷰하시겠습니까?” chaplin7@seoul.co.kr
  • [애니멀 픽!] “내가 가게 주인이라옹”…생선파는 고양이 화제

    [애니멀 픽!] “내가 가게 주인이라옹”…생선파는 고양이 화제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다’는 속담이 있듯 실제로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데 최근 베트남에서 고양이 한 마리가 전통 시장에서 옷을 입은 채 생선가게를 지키는 모습이 사진에 찍힌 뒤 SNS에서 스타로 떠올랐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이 7일(현지시간) 전했다. 베트남 북부 하이퐁시에 살며 이제 갓 3살이 좀 넘은 이 고양이의 이름은 ‘쪼’(Chó)다. 이는 베트남에서 ‘개’라는 뜻인데 스코틀랜드폴드 종인 이 고양이가 개의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그의 주인 레 꾸옥 퐁(25)은 말한다. 주인의 말로는 자신의 고양이는 사람을 피하지 않으며 어렸을 때부터 카메라 앞에 서는 것을 즐겼다. 팻 사업에 종사하고 있다는 주인은 데일리메일과의 인터뷰에서 “쪼는 의상 입는 것뿐만 아니라 아이스크림이나 치즈를 먹는 것도 좋아한다”면서 “쪼는 나와 여행하는 것도 좋아해 함께 자주 여행한다”고 밝혔다. 주인 퐁은 쪼를 위해 화제가 된 사진 속 중국 황제 의복처럼 생긴 의상부터 최신 유행 후드티까지 약 30벌의 의상을 구매했다. 또한 다양한 작은 안경을 사주기도 했다. 쪼는 주인과 함께 전통시장을 방문했을 때 한 생선가게 여종업원에게 초대받았다. 그때 남긴 사진을 주인이 평소대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 올리자 화제를 모았던 것이다. 주인은 생선가게 종업원은 쪼의 팬으로 그와 사진 찍고 싶어했다고 말했다. 특히 쪼는 이웃에 사는 암컷 고양이들에게도 매우 인기가 높다고 한다. 주인은 자랑스럽게 “쪼는 매우 열정(?)적이서 여자친구가 많다”면서 “현재 그의 새끼 고양이들만 200마리다”고 덧붙였다. 주인은 쪼가 옷 입는 걸 좋아하게 된 이유를 설명하면서도 “난 사진을 좋아하고 재미있는 사진이 찍고 싶어 이런 의상을 샀다”면서 “고양이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고양이가 얼마나 귀여울 수 있는지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레 꾸옥 퐁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길섶에서] 사과(謝過)/이순녀 논설위원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누구나 살면서 잘못과 실수를 하기 마련이다. 그로 인한 피해가 오롯이 나에게 한정된다면 자성(自省)으로 족하지만 누군가에게 상처와 분노를 야기한다면 반드시 사과가 뒤따라야 한다. 인생에서 치명적인 건 잘못이나 실수가 아니라 거기에서 아무런 교훈을 얻지 못하고, 자기합리화에 빠지는 것이다. 하지만 말처럼 쉽지 않은 게 사과다. 나의 언행이 옳지 않다는 점을 인정하는 것부터 어렵다. 상대방이 당한 피해보다 내 입장에서 항변하고 싶은 유혹에 곧잘 넘어간다. 그래서 자꾸만 단서를 붙인다. “기억나지 않지만 마음 상했다면 미안하게 생각한다”, “사실관계가 어떻든 제 불찰이다” 같은 나쁜 사과문이 나오는 이유다.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는 속담처럼 진심에서 우러난 사과는 상대의 마음을 움직인다. 그렇지 않고, 순간의 위기를 모면하려고 미사여구로만 포장한 사과는 오히려 화를 키울 뿐이다. 각계각층에서 ‘미투’ 운동이 확산하면서 가해자의 사과가 잇따르고 있지만 아직까지 피해자가 진정으로 인정한 사과는 못 본 것 같아 안타깝다. 이순녀 논설위원 coral@seoul.co.kr
  • [최준식의 거듭나기] 영화 ‘신과 함께’를 보고

    [최준식의 거듭나기] 영화 ‘신과 함께’를 보고

    영화 ‘신과 함께’는 한국인들의 저승관을 잘 보여 주고 있어 우리 자신을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 게다가 1000만 관객을 넘겼으니 주목해야 하는 영화이기도 하다. 내가 이 영화에 대해 꼭 쓰고 싶었던 이유는 이 영화의 내용이 내가 연구한 것과는 너무나 다르기 때문이다.나는 10여년 전에 ‘한국죽음학회’라는 학회를 만들어 인간의 죽음에 대해 나름대로 연구를 했다. 특히 사후 세계에 대해 관심이 많아 그 분야를 많이 파고들었다. 이 주제에 대해서는 미국 쪽의 연구가 압도적이다. 내가 그동안 연구했던 학자들의 이름을 다 대기에는 이 지면이 부족할 지경이다. 그 가운데 한국에 알려진 사람으로는 레이먼드 무디, 퀴블러 로스, 이언 스티븐슨 등등이 있고 아직 알려지지 않은 학자도 부지기수이다. 이들 학자가 전한 사후 세계는 ‘신과 함께’에 나온 것과는 영 다르다. ‘신과 함께’에서 묘사되고 있는 저승은 주인공이 7번의 심판을 받는 데에서 알 수 있듯이 아주 ‘빡센’ 곳이다. 주인공이 힘겹게 각각의 심판대를 통과해서 마지막에 얻은 판결은 환생이었다. 그 힘든 저승을 가까스로 벗어나 이승으로 탈출하는 것이 주인공에게는 가장 유리한 판결이었던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한국인들이 얼마나 강한 현세중심적인 사고를 갖고 있는지 알 수 있다. 한마디로 말해 한국인들은 이승에서 육신을 갖고 사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한국인들이 이러한 생각을 하게 된 것은 내세관이 없는 유교의 영향이 크다. 잘 알려진 것처럼 유교는 내세를 인정하지 않는다. 이 세상에서 가족들과 장수와 부를 누리며 사는 것이 제일 좋은 것이다. 이러한 한국인들의 태도는 다음과 같은 속담들에 잘 나타나 있다.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 혹은 ‘죽은 정승이 산 개보다 못하다’는 것이 그것이다. 죽음을 두려워하고 현세에 더 머무르고 싶어 하는 것은 인간이 갖고 있는 기본적인 욕구일 게다. 그런데 한국인은 이런 욕구가 다른 민족보다 조금 더 강한 것 같다. 이런 성향 때문에 한국인들은 치료를 더이상 할 수 없는 말기 질환 상태 때에도 무리한 치료를 감행하는 것 같다. 이것은 저승으로 가는 일을 너무 두렵게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한국인의 이러한 생각은 이 영화에 고스란히 반영되었다. 주인공도 그렇지만 그를 변호했던 ‘저승 삼차사’들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그들은 49명의 의인이 나타나야 구제받을 수 있는데 그 구제라는 것이 고작(?) 이 세상으로의 환생이었으니 말이다. 얼마나 저승이 싫었으면, 혹은 저승을 몰랐으면 그쪽 세계를 이렇게 부정적으로 묘사했을까. 그래서 영화에는 수많은 악마들이 등장하는데 그중에서도 이들이 배를 타고 갈 때 일행을 잡아먹으려고 덤벼들던 인면 물고기들은 특히 섬뜩했다. 그런데 한 번만 생각해 보자. 이승, 즉 지금 여기서 사는 삶이 좋은지 말이다. 여러분은 지금 이곳에 다시 환생하고 싶은가. 이 질문에 그렇다고 말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 나는 ‘절대 아니다’에 한 표를 던진다. 이 세상 사는 게 오죽 힘들었으면 불교에서는 이 사바세계를 고해, 즉 ‘고통만 가득한 바다’라 했을까. 이 생각에 동의하든 안 하든, 이승에서 이렇게 힘들게 살았는데 육신을 벗은 뒤에 또 심판을 받으면서 아주 힘든 시간을 보낸다면 너무 잔인한 것 아닐까. 이 점에 대해 앞에서 인용한 세계적인 대가들의 입장은 다르다. 그들의 공통된 견해는 이 세상은 우리가 배우러 오는 학교이다. 그래서 ‘빡센’ 훈련장이라고 표현한다. 그러니 사는 게 ‘우라지게’ 힘들다. 그에 비해 죽는 것은 학업을 마치고 방학을 하는 것이란다. 한마디로 말해 죽음이란 지친 영혼이 쉬기 위해 저승으로 가는 것이다. 즐거운 시간이 시작되는 것이다. 그리고 염라대왕 같은 심판관도 없단다. 그저 비슷한 성향과 수준에 있는 영혼들끼리 모여서 산다고 한다. 이 설명을 믿고 안 믿고는 여러분에게 달렸다.
  • [길섶에서] 봄비/박건승 논설위원

    아침 하늘이 모처럼 푸르다. 흰 구름까지 춤을 춘다. 바람은 차갑지만 햇볕이 짱짱해 눈부시다. 대지도 제법 눅었다. 땅을 만져 보니 보드라운 흙살이 손끝을 간질인다. 2월 끝자락에 부슬거리며 내린 첫 봄비 덕분이리라. 꽃을 재촉하는 비란 뜻의 최화우(催花雨). 그러고 보니 봄의 두 번째 절기인 우수가 지난 지도 열흘이 지났다. ‘봄비 잦은 것’이라는 속담이 있다. 봄비가 자주 오면 풍년이 들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마을 지어미들의 인심이 후해진다는 뜻이다. 아무 소용없고 도리어 해롭기만 함을 비유적으로 이른다. 우리 조상에게 잦은 봄비는 보탬이 안 되는 존재였던 셈이다. ‘사랑은 봄비처럼, 이별은 겨울비처럼’이란 노랫말에서 보듯 봄비는 더할 나위 없는 서정적 소재였는데도 일상사에선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다고나 할까. 그러나 요즘처럼 미세먼지로 온 국민이 고통받는 현실에서 그만큼 고마운 존재가 또 있을까. 구질구질하다는 이유로 더이상 봄비를 탓할 일이 아니다. “그놈의 봄비는 왜 이리 시도 때도 없이 오나”라고 버릇처럼 되뇔 일도 못 된다. 우리 모두에게 생명수인 까닭이다.
  • [열린세상] 내일 할 일을 오늘 하지 말자/유민영 에이케이스 대표

    [열린세상] 내일 할 일을 오늘 하지 말자/유민영 에이케이스 대표

    “걱정을 해서/ 걱정이 없어지면/ 걱정이 없겠네.” 언덕배기에 있는 사무실을 향해 오르다가 ‘사직동 그 가게’ 앞에 멈춰 서곤 한다. 오래된 사각 판자에 티베트 속담이 살짝 걸려 있기 때문이다. 순전히 걱정을 해서 온전히 해결되는 일이란 없겠다. 며칠 전 사무실 동네를 돌았다. 한옥과 낮은 집들이 교차하는 골목에 작은 서점 둘이 존재한다. 읽은 책에 줄을 치고 소감을 붙여 추천하는 ‘서촌 그 책방’에서는 주인이 홀로 책을 읽고 있었다. 나는 과수원 농부로 평생 일하며 독학으로 배운 언어로 시를 읽고 번역했다는 노르웨이 사람 울라브 하우게의 시집 ‘어린 나무의 눈을 털어주다’를 구입했다. “얼마나 당당한가 어린나무들은/ 바람 아니면/ 어디에도 굽힌 적이 없다-바람과의 어울림도” 알 듯 말 듯하다. 건너편 건물 반지하에는 한 달에 한 권의 책을 추천하는 ‘서점 림’이 아늑하게 자리하고 있다. 서로 다른 네 자매의 삶을 다룬 ‘바다마을 다이어리’의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영화를 찍으며 생각한 것’이 이달의 책이다. 그는 자신 영화의 메시지를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것은 비일상이 아니라 사소한 일상 속에 존재한다는 점입니다”라고 적었다. 책 옆으로 넓은 창으로 볕이 살짝 들이치는 선반에 12권의 책이 함께 놓여 있었다. ‘416 단원고 약전.’ 벽에 붙은 포스터는 ‘잊지 않겠다는 약속’이라며 세월호와 함께 사라진 304개의 우주를 담은 책을 소개한다. ‘짧은, 그리고 영원한’ 7권은 2학년 7반의 이야기다 제목은 ‘착한 놈, 씩씩한 놈, 행복을 주는 놈’이다. 10권 2학년 10반은 ‘팥빙수와 햇살’로 제목을 달았다. 하는 일이 위기 관리라 세월호 사건이 났을 때 여러 자료를 찾았고 하버드대가 만든 학내 총기사건 대응 매뉴얼을 발견했었다. 행동 지침에서 우리 팀은 충격을 받았다. 우리가 무엇을 모르고 있었고 무엇을 잘못했는지 알 수 있었다. 첫째, 둘째 항목은 알고 있는 것이었다. ‘①피하라’, ‘② 숨어라’. 셋째 항목은 우리에게 없는 것이었다. ‘③행동을 취하라: 마지막 수단으로, 생명의 위협이 임박했다면 범인을 혼란에 빠트리거나 무력화시켜라.’ 자세한 행동이 이어졌다. ‘범인에게 필사적으로 저항해라, 무기가 될 만한 것과 물건들을 던져라, 소리쳐라, 당신의 행동을 알려라.’ 우리는 피하고 숨는 것만 가르쳤지 나고 자라면서 생겨난 그들의 권리-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것을 알려 주지 못했던 것이다. 어디 그것뿐일까. 모든 것을 유예시켰다. ‘지금 이 순간, 행복하다’를 미래를 볼모로 삼고 걱정을 방편 삼아 막아 버린 것이다. “카르페 디엠, 쾀 미니뭄 클레둘라 포스테로.”(오늘을 붙잡게, 내일이라는 말을 최소한만 믿고) ‘라틴어 수업’에서 저자 한동일님은 이렇게 얘기한다. “당장 눈앞의 것만 챙기고 감각적인 즐거움에 의존하라는 얘기가 아니다. 매 순간 충만한 생의 의미를 느끼면서 살아가라는 경구다”라고. 걱정 없이 자라야 할 어린 나무들에게 한 사회는 어떤 행복을 주었을까. 전에 함께 일하던 젊은 동료가 일본 센다이시에서 근무하던 2011년 쓰나미가 왔다. 걱정이 돼 전화를 했더니 집이 흔들리고 그릇들이 좀 깨졌을 뿐 괜찮다고 했다. 한 달 남짓해 다시 전화를 하다 그릇은 튼튼한 것으로 샀느냐고 했더니 지원금이 나와 좋은 것으로 샀다고 했다. 의외였다. “튼튼한 것은 모르겠고 제일 예쁜 것으로 샀어요.” 그렇구나. 오늘 이 순간을 아름답게 사는 것이 좋은 삶이다. 다시 젊은 봄이 시작된다. 지금 여기서 즐겁고 괜찮은 삶을 살자. 어린 나무도 그렇고 다 큰 나무도 마찬가지다. 건강을 지키는 것, 맛난 음식을 함께 먹는 것, 편안한 잠을 충분히 자는 것, 주변을 청결히 하고 아름다운 것들과 함께 지내는 것, 이런 일상을 소중히 여기자. 더 나은 최저임금제를 하자는 것은 봄의 따뜻한 햇살과 속삭임을 사랑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고통만 분담하지 말고 행복을 나누어 갖자는 것이다. 겨울올림픽은 즐거웠다. 2013년 이상화 선수가 했다는 말을 보았다. “사람들은 ‘궁극의 목표가 무엇이냐’고 묻는데 도전할 것이 있으니까 도전하는 거예요. 긴긴 목표는 없어요. (60세 됐을 때) 하고 싶은 거 없어요. 앞에서 뛰고 뒤에서 따라오니까 일단은 계속 달려야죠.”
  • 순천 ‘안전한 도시’ 국제 공인

    ‘순천에서 인물 자랑하지 마라’는 속담으로 유명한 순천(시장 조충훈)이 ‘안전한 도시’로 국제적인 인증을 받았다. 순천시는 28일 루 파이 국제안전도시 공인센터(ISCCC) 위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문화건강센터에서 열린 국제안전도시 공인선포식에서 ‘국제안전도시’로 공인됐다. 국내에서는 15번째, 전남에서는 처음이다. 스웨덴 스톡홀름에 본부를 둔 ISCCC는 안전도시 심사 신청을 한 도시의 5년간 안전 상황을 7개 분야에 걸쳐 심사한 뒤 합격 결정을 내린다.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옛 속담 “호랑이도 제 새끼 귀여워할 줄 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옛 속담 “호랑이도 제 새끼 귀여워할 줄 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광주 우치동물원에서 어미 호랑이가 갓 낳은 새끼를 잡아먹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동물원 측은 호랑이가 임신한 사실조차 몰라 산실(産室) 격리 등의 조치가 이뤄지지 않는 등 관리부실이라는 지적이 나온다.20일 광주시 우치공원관리사무소에 따르면 설 연휴 첫날인 지난 15일 오후 동물원 내 아프리카관에서 벵골산 호랑이 ‘러브’(9살)가 방사장(放飼場)에서 새끼 한 마리를 출산했다. 출산 직후의 과정은 설 연휴를 맞아 동물원을 찾은 관람객 수십 명이 지켜봤다. 출산 전에 호랑이를 내실(內室)로 유도하거나 가림막 설치 등 최소한의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 출산으로 극도로 예민해진 어미 호랑이는 방사장에 그대로 방치된 셈이다. 우치동물원에서는 2006년에도 벵골산 호랑이가 태어난 지 40일 가량된 새끼 2마리를 잡아먹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이듬해 9월에는 5년생 아프리카 사자가 생후 20일 가량 된 새끼 사자 2마리를 잡아먹는 일이 연달아 일어났다. 동물원 측은 이번 사고가 출산 당시 관람객의 소음, 외부에 노출된 환경 등 과도한 스트레스에다 고양이과 동물이 지닌 `식자증(食子症)‘ 등의 습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고 있다. 식자증은 호랑이나 사자가 낳은 새끼를 방치하거나 키우다가 잡아먹는 것으로 토끼나 햄스터 등에서도 종종 보인다. 식자증은 두 가지 패턴으로 나타나는데 죽은 새끼를 먹거나 살아있는 새끼를 잡아먹는 경우다. 열악한 주변 환경을 극복하려는 생존 경쟁이거나 영역 보전을 위한 경쟁자의 사전 제거라는 설 등 이유는 다양하다. 광주 우치동물원 관계자는 “러브가 초산인 데다 배도 거의 부르지 않아 임신한 사실을 전혀 몰라 산실 격리 등의 조치를 하지 못했다”며 “사육사가 2명이나 부족한 점도 동물 관리에 큰 어려움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광주 우치동물원에는 122종 756마리의 동물이 사육 중이며 연간 30마리 가량이 노령이나 질병 등으로 폐사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남북 정상회담 신중한 접근 다짐한 문 대통령

    설 연휴에 한반도 안팎에서 주목되는 메시지 세 가지가 나왔다.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신중한 접근을 강조한 문재인 대통령 발언과 북한이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하길 기다린다는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 발언, 그리고 미국과의 대화에 목말라하지 않는다는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논평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17일 평창 프레스센터를 방문한 자리에서 “(남북) 정상회담을 할 생각이냐”는 한 외신기자의 질문에 “(모두가) 많은 기대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마음이 급한 것 같다. 우리 속담으로 하면 우물가에서 숭늉 찾는 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이뤄지고 있는 남북 대화가 미국과 북한의 비핵화 대화로 이어지길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이 대화의 문을 열었으나 남북 정상회담으로까지 이어지려면 미·북 대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점을 완곡하면서도 분명하게 내비친 셈이다. 문 대통령의 언급은 두 가지 의미를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먼저 지난 10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회 위원장이 여동생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을 통해 내놓은 남북 정상회담 제의에 “앞으로 여건을 만들어 성사시키자”고 한 답변을 보다 구체화했다는 점이다. 자신이 언급한 남북 정상회담의 ‘여건’이 곧 미·북 대화임을 명확히 하면서, 이를 위해 북측이 보다 전향적인 자세를 보일 것을 주문한 것이다. 문 대통령의 언급은 우리 내부의 성급한 정상회담 개최론에 속도 조절을 당부하는 주문으로도 여겨진다. 김여정을 통한 북측의 예상 밖 정상회담 제의 직후 범여권을 중심으로 이런저런 특사 파견 주장이 제기되는 등 조속한 정상회담 개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고, 이에 야권이 크게 반발하면서 남남 갈등이 확산될 조짐을 보여 온 게 현실이다. 문 대통령의 언급은 갈 길이 먼 정상회담을 놓고 괜한 소모적 갈등이 일면서 어렵게 조성된 대화의 불씨마저 꺼뜨리는 우를 범해선 안 된다는 상황 인식이 담겨 있다고 할 것이다. 공은 북으로 넘어갔다. 일주일 뒤 평창올림픽이 막을 내리는 순간부터 한반도는 다시 대립과 긴장의 현실 앞에 서게 된다. 핵을 부둥켜안고 있는 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와 압박은 지속될 수밖에 없고, 남북 관계 진전을 대북 압박을 푸는 열쇠로 활용하려는 시도는 성과를 거둘 수 없음을 알아야 한다. 미 행정부가 우리 정부의 대화 노력에 힘입어 북측의 대화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는 뜻을 밝힌 현시점을 북은 국면 전환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 文대통령 “우물가에서 숭늉 찾는 격”… 남북정상회담 속도조절

    文대통령 “우물가에서 숭늉 찾는 격”… 남북정상회담 속도조절

    北ㆍ美 유의미한 대화 전제 재확인 양측도 대화 필요 공감대 높아져 “(남북정상회담 성사에 대해) 많은 기대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마음이 급한 것 같다. 우리 속담으로 하면 우물가에서 숭늉 찾는 격이다.”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7일 평창동계올림픽 메인프레스센터(MPC)를 격려 방문한 자리에서 한 외신기자의 돌발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남북정상회담 성사를 위해서는 북핵 문제의 당사국인 북·미 간 유의미한 대화가 전제돼야 한다는 점을 거듭 확인한 것이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특사로 지난 10일 청와대를 찾은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의 공식 방북 요청에 대해 “여건을 만들어 성사시키자”고 답했을 때와 다르지 않다. 문 대통령의 발언은 남북 대화와 북·미 대화라는 두 바퀴가 동시에 굴러갈 때에만 비로소 한반도 안보상황도 실질적 진전이 가능하다는 인식을 드러낸 것이다. 청와대 핵심관계자의 표현처럼 ‘기적같이 찾아온 기회‘를 살려야 하는 상황이다. 서둘러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하기보다는 미국과 돌다리를 두드리듯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또한 6·15 남북공동선언 18주년인 오는 6월, 또는 8·15 광복절을 맞아 정상회담이 성사될 것이란 식으로 기대감이 고조되는 데 대해 속도조절에 나선 것으로도 볼 수 있다. 회담시기가 특정될 경우, 운신의 폭이 좁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조속한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으면서도 “미국과 북한 간에도 대화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대한의 압박과 제재’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북정책 기조는 변함없다. 그럼에도 북·미 대화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는 조금씩 확산하고 있다는 게 청와대의 조심스러운 판단이다. 실제 북·미 대화의 의제를 설정하기 위한 ‘예비대화’ 내지 ‘탐색대화’가 필요하다는 신호는 여러 경로로 감지된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17일(현지시간) 미 CBS 방송에서 “외교 수장으로서 나의 일은 우리가 (대화) 채널을 열어 놓고 있다는 것을 북한이 반드시 알도록 하는 것”이라면서 “북한이 우리에게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하기를 귀 기울이고 있다”고 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18일 “올 들어 트럼프 정부 외교안보라인에서 나온 언급 중 가장 진전된 내용”이라고 평가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文 대통령 “우물가에서 숭늉 찾는 격”…남북정상회담 속도조절

    文 대통령 “우물가에서 숭늉 찾는 격”…남북정상회담 속도조절

    “(남북정상회담 성사에 대해) 많은 기대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마음이 급한 것 같다. 우리 속담으로 하면 우물가에서 숭늉 찾는 격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7일 평창동계올림픽 메인프레스센터(MPC)를 격려 방문한 자리에서 한 외신기자의 돌발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남북정상회담 성사를 위해서는 북핵 문제의 당사국인 북·미 간 유의미한 대화가 전제돼야 한다는 점을 거듭 확인한 것이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특사로 지난 10일 청와대를 찾은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의 공식 방북 요청에 대해 “여건을 만들어 성사시키자”고 답했을 때와 다르지 않다.  문 대통령의 발언은 남북 대화와 북·미 대화라는 두 바퀴가 동시에 굴러갈 때에만 비로소 한반도 안보상황도 실질적 진전이 가능하다는 인식을 드러낸 것이다. 청와대 핵심관계자의 표현처럼 ‘기적같이 찾아온 기회‘를 살려야 하는 상황이다. 서둘러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하기보다는 미국과 돌다리를 두드리듯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또한 6·15 남북공동선언 18주년인 오는 6월, 또는 8·15 광복절을 맞아 정상회담이 성사될 것이란 식으로 기대감이 고조되는 데 대해 속도조절에 나선 것으로도 볼 수 있다. 회담시기가 특정될 경우, 운신의 폭이 좁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조속한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으면서도 “미국과 북한 간에도 대화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지금 이뤄지는 남북 대화가 미국과 북한의 비핵화 대화로 이어지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최대한의 압박과 제재’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북정책 기조는 변함없다. 그럼에도 북·미 대화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는 조금씩 확산하고 있다는 게 청와대의 조심스러운 판단이다.  실제 북·미 대화의 의제를 설정하기 위한 ‘예비대화’ 내지 ‘탐색대화’가 필요하다는 신호는 여러 경로로 감지된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17일(현지시간) 미 CBS 방송에서 “외교 수장으로서 나의 일은 우리가 (대화) 채널을 열어 놓고 있다는 것을 북한이 반드시 알도록 하는 것”이라면서 “북한이 우리에게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하기를 귀 기울이고 있다”고 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18일 “올 들어 트럼프 정부 외교안보라인에서 나온 언급 중 가장 진전된 내용”이라고 평가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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