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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문학 창의력과 통찰, 이제 스페인과 남미에서도 통하죠”

    “K-문학 창의력과 통찰, 이제 스페인과 남미에서도 통하죠”

    “김경욱의 ‘개와 늑대의 시간’은 한국 역사의 결정적 순간들을 소설 속 초현실적 인물상에 녹여 낸 창의력이 대단합니다. ‘태평천하’를 비롯한 채만식의 문학은 100년 가까이 지났음에도 현대사회에 적용할 수 있는 통찰과 해학, 풍자가 탁월하죠.” 스페인에서 근래 한국 문학을 번역해 소개한 선구자로 꼽히는 알바로 트리고 말도나도(34) 살라망카대 현대문학부 교수는 6일 서울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한국 문학은 다양하고 풍요로우며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매력이 있다”고 감탄했다. 그러면서 “스페인과 라틴아메리카에서는 갈수록 뜨거워지는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과 한국의 최첨단 기술, 소셜미디어 덕분에 한국 문학도 사람들에게 더 많이 다가가고 있다”며 “현재는 부커상을 받은 한강의 ‘채식주의자’가 가장 유명한데, 앞으로는 최근 소설들이 더 인기를 얻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한국문학번역원이 주관한 한국 문학 번역가 역량 강화 프로그램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던 알바로 교수는 김훈의 ‘남한산성’을 비롯해 김경욱의 ‘개와 늑대의 시간’, 장강명의 ‘한국이 싫어서’ 등을 번역해 스페인어권 국가들에 소개했다. 그는 “‘개와 늑대의 시간’은 첫 장편 번역이라 쉽지 않은 도전이었지만 애착을 느낀다”며 “지난해 ‘남한산성’을 번역하려고 조선 시대에 대해 많이 찾아봤는데 제가 처음 읽었던 한국 소설이 같은 작가의 ‘칼의 노래’라 즐거운 작업이었다”고 돌아봤다. 살라망카대 언어학부에서 아랍어를 전공했던 알바로 교수는 2008년 교환학생으로 간 독일에서 만난 한국 학생들과 친해지면서 한국 문화와 역사에 관심을 두게 됐다. 이후 스페인으로 돌아와 기초 한국어 수업을 들었고, 2013년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한국어와 한국 역사로 석사 학위를 땄다. ‘태평천하’와 이상의 ‘날개’, 박완서의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등을 읽고 감명받아 한국 문학을 널리 알리기로 마음먹은 그는 한국문학번역원 번역아카데미 수료 뒤 2017년 권여선의 ‘삼인행’을 스페인어로 번역해 제16회 번역신인상을 수상했다. 알바로 교수는 “대학 시절 아랍어 수업 직전이 한국어 수업이라 칠판에 남아 있던 한글을 보며 어려운 언어인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고향에서 한국 문학을 가르치니 제 아랍어 교수님들이 놀랐다”며 “한국 사람과 스페인 사람은 독일인보다 성격이 여유로운 점이 비슷한 것 같다”고 했다.알바로 교수는 가장 좋아하는 한국 작가로 황석영을 꼽았다. 그는 “황석영은 자신의 경험을 소설로 구현할 줄 아는 작가로, 한국 문학을 대변하는 힘이 있다”며 “한강의 초현실주의 역시 굉장히 인상적이었고, 박민규나 이기호처럼 재치 있는 소설가들도 매우 참신하다”고 말했다. 또 “번역은 기계적 작업이 아니라 창의력을 발휘해야 하는 부분이 많아 재미있고 독창적으로 최상의 번역을 해낼 때가 기쁜 순간”이라면서도 “한국의 전통문화와 관계된 어휘, 각 지방 사투리, 속담, 유머 등을 살리는 일이 가장 어렵다”고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알바로 교수는 “스페인에서는 역사 소설이 선전하고 있다”며 한국인에게 소개하고 싶은 스페인 작가로 알무데나 그란데스, 훌리아 나바로, 아르투로 페레스 레베르테, 페르난도 아람부루 등을 꼽았다. “스페인에서는 스티븐 킹처럼 해외에서 유명한 작가의 작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우리 작가들을 응원하는 걸 잊어버리곤 합니다. 한국 독자들은 국내 작가들 작품도 많이 찾아 읽어 주셨으면 해요.”
  • ‘푸틴 측근’ 체첸 수장 돌연 사의 시사…“미움받고 싶지 않아”

    ‘푸틴 측근’ 체첸 수장 돌연 사의 시사…“미움받고 싶지 않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강력한 지지자인 람잔 카디로프 체첸 자치공화국 지도자가 온라인 영상에서 물러나고 싶다며 사의를 시사했다. 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카디로프는 체첸 수도 그로즈니의 호화로운 거주 공간에서 촬영한 영상에서 “15년간 러시아 북캅카스 체첸의 지도자였다”며 “오래 머무르다 미움받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체첸에는 아무리 존경하고 오래 기다린 손님도 시간을 어기지 않고 떠나야 더 좋아한다는 속담이 있다”며 “다른 사람들이 쫓아내기 전에 내 시간이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거듭 퇴임 의사를 밝혔다. 카디로프의 텔레그램 계정에 이날 올라온 해당 동영상을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엇갈린 반응이 나왔다. 영국 안보 싱크탱크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 연구자인 새뮤얼 라마니는 카디로프가 실제로 물러난다면 푸틴 대통령에게 상당한 타격이 되리라고 내다봤다. 그는 “며칠 전에 카디로프가 체첸군이 유럽 전역으로 진격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던 발언과 비교하면 급진적인 변화로 보인다”고 짚었다. 반면 에스토니아의 북캅카스 분석가인 이반 클리시치는 “카디로프가 과거에도 유사한 말을 했다”며 회의적인 시선을 보냈다. 클리시치는 “그가 푸틴으로부터 무언가 얻기를 바랄 때 전형적으로 하는 말”이라며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2004년 피살된 아흐마드 카디로프 전 체첸공화국 대통령의 아들인 람잔 카디로프는 2007년 푸틴 대통령의 지지 하에 체첸의 최고 지도자가 됐다. 그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곧바로 러시아군을 지원하기 위해 국가근위대 전투원을 전장에 파견했다.
  • [대만은 지금] 대만, 군사지역 나타난 중국 무인기에 첫 경고사격...“참을 만큼 참았다”

    [대만은 지금] 대만, 군사지역 나타난 중국 무인기에 첫 경고사격...“참을 만큼 참았다”

    중국 무인기가 중국과 가장 인접한 진먼 지역에 자주 모습을 드러내자 대만군이 중국 무인기에 처음으로 경고사격을 가했다.  31일 대만 자유시보 등에 따르면 전날 대만 진먼방위지휘부는 이날 오후 4시께 중국 무인기 4대가 가 진먼섬 인근 다단도, 얼단도, 스위 지역에 출몰했다고 밝혔다.  진먼방위지휘부는 30일 오후 4시 23분부터 진먼 본섬 인근 다단, 얼단, 스위 지역에 무인기가 세 차례 출몰했고, 이에 신호탄을 발사해 내쫓았다. 그 뒤 5시 59분 중국 무인기 1대가 얼단섬 비행 금지 구역에 나타났다. 군측은 지침에 따라 즉각 신호탄을 발사했으나 무인기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이에 방어 사격를 가하자 1분 후에 중국 샤먼을 향해 날아갔다.  중국의 무인기에 대해 사격을 한 것은 처음이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의 지시가 떨어진 뒤 바로 이어진 조치로 보인다. 이날 대만 부속섬 펑후에 있는 해군 146함대를 시찰한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국방부에 국가 영공의 안보 수호를 위해 적시에 필요하고 강력한 대책을 강구하라고 명령을 하달했다"고 밝혔다. 그는 "적이 도발할수록 우리는 더욱 침착해야 한다"며 "상대방이 부당한 핑계로 충돌을 일으키려는 것에 우리는 분쟁을 피하고 스스로 자제할 것이다. 다만, 이를 제압하지 않겠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으로 중국은 대만에 대한 군사적 압박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무인기가 중국과 인접한 대만 부속섬 군사지역에 출몰해 촬영한 영상이 인터넷에 올라오며 대만군의 무능함을 조롱하고 있다. 무인기에서 촬영한 영상에서는 대만군이 중국 무인기를 향해 돌을 던지거나 무인기를 바라보며 보고하는 모습만 공개돼 사실상 대처를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대만에서 일었다.  일각에서는 이를 대만 통일을 추구하는 중국의 인지전으로 보고 있다. 대만군의 무능함을 대외에 알리고, 대만인들로 하여금 군과 정부에 대한 불만과 불신을 가중시킨다는 것이다. 또한, 대만군이 중국 무인기를 선제 타격할 경우, 이를 빌미로 중국이 군사행동을 정당화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추추이정 대만 국방부장(장관)은 30일 "대만군은 결코 도발하지 않는다"면서도 "대만해협의 평화를 훼손하는 중국 공산당의 편협하고 비합리적인 태도에 맞서 자위권을 고려해 드론에 대해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을 향해 "내가 폭죽을 터뜨려 참새를 놀라게 할 테니, (너희는) 화내지 말라"고 말했다.  신문은 대만군이 최후의 수단으로 실탄을 사용하는 것은 물론 재밍(jamming·전파 방해 및 교란) 전파를 발사하는 재머도 진먼과 같은 대만 부속섬 일대에 배치될 가능성에 대해 국방부는 이를 확인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무인기 논란은 양안 외교부 사이의 설전이 되기도 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9일 "중국의 무인기가 중국 영토에서 비행한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대만군이 주둔하고 있는 지역도 중국 영토이므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에 대만 외교부는 "고대 중국 속담에 '청하지 않았는데 오면 도적'이라는 말이 있다"며 "대만인들은 그런 도적을 환영하지 않는다"고 응수했다.  아울러, 중국의 군사 위협에 직면한 대만은 내년도 국방예산을 올해보다 14% 증액한 5863억 대만달러(24조6250억 원)로 책정했다. 이 예산은 자주국방을 앞세운 대만이 비대칭 전력을 강화할 목적으로 현재 개발 중에 있는 선박, 전투기, 미사일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가을에 놓치지 말아야 할 제주관광 10선… 제주의 가을을 탐하다

    가을에 놓치지 말아야 할 제주관광 10선… 제주의 가을을 탐하다

    더위와 작별을 고하는 처서를 맞아 제주관광공사가 24일 제주에서 즐기기 좋은 ‘가을 숲 산책’ 여행 콘텐츠를 테마로 ‘2022년 가을 놓치지 말아야 할 제주관광 10선 ‘걷고 싶은 계절, 제주의 가을을 탐하다’를 발표했다. #한경면 곶자왈… 제주의 속살, 살아있는 자연을 느끼다 한경면에 위치한 ‘환상숲곶자왈공원’은 제주의 독특한 지형과 다양한 식생을 한 데 볼 수 있는 울창한 원시 생태 숲이다. 도너리오름에서 분출해 흘러내려온 용암 끝자락에 동굴이 형성되어 있고 바위와 나무, 넝쿨이 얽히고설켜 흡사 정글에 있는 듯하다. 인생샷과 함께 아름다운 숲길을 즐길 수 있는 ‘산양큰엉곶’도 곶자왈의 신비를 품은 곳. 다양한 포토존과 옛 기찻길 풍경 등 곳곳에 재미 요소가 가득하여 지루할 틈이 없다. #아이와 자연탐구생활 ‘선흘리 동백동산’ 동백나무가 전체 수목의 3분의 1을 차지하여 붙여진 이름이지만 큰 나무들이 하늘이 보이지 않을 만큼 울창하게 숲을 이루고 있어 키 작은 동백나무는 눈에 잘 띄지 않는다. 특히 이곳에는 멸종 위기 야생생물로 등록된 살아있는 화석 제주 고사리삼이 있다. 동백동산 숲길 코스 길이는 약 5㎞로 2시간 정도 소요된다. # 무장애 숲 속으로 제주의 숲 하면 누구나 떠올리는 대표 숲길 사려니는 ‘신성한 숲’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총 15㎞ 구간 중 1.3㎞ 구간에 무장애나눔길이 조성되어 있다. 사려니숲길 입구는 중 붉은오름 입구에 무장애 나눔길이 조성되어 있으며 경사는 5도 내외로 완만하다. 지난해 제주웰니스관광지로 선정된 서귀포 치유의숲은 편백나무와 삼나무가 가득한 곳으로 걷는 것만으로도 몸과 마음이 치유되는 곳이다. 총 15㎞ 구간 중 가멍오멍숲길 870m 구간에 노고록 무장애 숲길이 조성되어 있다. 하루 600명으로 입장이 제한되며 온라인 사전예약제로 운영된다. 서귀포 자연휴양림은 한라산국립공원 내 해발 600~800m에 위치하고 있다. 혼디오몽숲길 670m 구간에 무장애 나눔길이 조성되어 있다. 붉은오름자연휴양림에도 상잣성숲길 1.1㎞ 구간에 무장애 나눔길이 조성되어 있다. 다른 숲에 비해 비교적 경사도과 완만하고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블록이 설치되어 있다. 삼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서 있는 절물자연휴양림도 놓치면 후회. #킹덤 촬영지 남원읍 ‘머체왓숲길’ 머체왓숲길은 서귀포 남원읍을 관통해 해안으로 흘러가는 제주 4대 물줄기 서중천의 물을 머금은 숲이다. 넷플릭스 영화 ‘킹덤’의 촬영지로 원시림의 숨결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왕복 약 2시간 정도 소요되며, 서중천 계곡을 따라 두 개의 탐방코스 소롱콧길(6.3km)과 머체왓숲길(6.7km)로 나뉜다.# 바다와 숲, 둘 다 놓칠 수 없다면 대정읍 ‘송악산둘레길’ 제주여행에서 바다를 빼놓기는 너무 아쉽다. 숲도 걷고 바다도 같이 즐길 수 있는 송악산 둘레길은 가볍게 걷기에도 안성맞춤! 날씨가 좋을 때면 산방산과 형제섬 그리고 저 멀리 한라산까지 조망이 가능하다. 탁 트인 풍경은 저절로 두 팔을 벌려 숨을 들이켜게 한다. 더없이 푸른 바다와 초록빛 가득한 송악산 둘레길로 떠나보자. 약 2.8㎞ 구간으로 2시간 남짓 소요. 바다 위로 하얀 거품을 일으키며 마라도와 가파도를 오가는 여객선이 손에 잡힐 듯 하다.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숲길 탐방 ‘거문오름’ 거문오름은 제주도의 오름 중 유일하게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곳이다. 분화구 내부의 울창한 수림이 검은색으로 음산한 기운을 띠고 있어 신령스러운 공간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이름처럼 신령스러운 이 공간은 아무나 갈 수 없다. 방문 시 온라인 사전예약을 해야 하며 주 1회(매주 화요일) 자연 휴식일을 운영하며 탐방객을 제한한다. 오는 10월 1일~16일 열리는 2022년 세계자연유산축전 기간에 공개된다.#야간에도 즐겨, 제주 도심 속 숲길 산책 ‘사라봉, 별도봉, 도두봉’ 제주 여행 일정 중 하루를 다 할애하며 숲을 갈 시간이 부족하다면 야간에도 즐길 수 있는 제주 시내에서 가까운 숲 산책길이 제격이다. 도두봉은 공항에서 가까운 무지개 해안도로와 연결되어 있다. 정상에 오르면 쉴 새 없이 이착륙하는 활주로의 비행기들을 볼 수 있다. 사라봉은 제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열 곳을 선정한 영주십경 중 ’사봉낙조‘에 해당하는 오름이다. 사봉낙조는 사라봉에서 지는 붉은 노을을 뜻하며, 바다 위로 붉게 물든 노을은 탄성을 절로 자아낸다. 별도봉은 바다를 끼고 이어지는 산책로로 해안절경을 감상하며 걷기 좋다. #제주 올레 9코스 속 숲길 여행 ‘군산오름, 안덕계곡’ ‘처서 밑에는 까마귀 대가리가 벗어진다’는 속담처럼 초가을 햇볕의 기세가 만만찮다. 그래도 가을엔 올레길을 빼놓을 수가 없다. 그렇다면 시원한 그늘과 계곡이 있는 제주 올레 9코스는 한폭의 그림이다. 대평포구에서 시작해 화순금모래해변까지 이어지는 11.8㎞ 코스로 약 3~4 시간이 소요된다. 특히 군산오름 정상에서 파노라마같이 펼쳐지는 한라산과 산방산, 멀리 가파도와 마라도는 가슴에 오래도록 박힌다.# 한라산 천아숲길… 가을 단풍, 제주 중산간을 탐닉하다 한라산이 짙푸른 녹음이 가을 햇볕을 닮은 붉은빛으로 무르익는 천아숲길은 가을여행의 손꼽히는 명소이다. 한라산둘레길 코스 중 하나인 ’천아숲길‘은 천아수원지에서 보림농장 삼거리까지 총 8.7㎞ 구간이다. 코스를 완주할 요량이라면 1100도로 노선(240번, 한라산둘레길 천아숲길 입구 정류장 하차) 버스를 타서 가길 추천한다. # 제주의 가을을 탐하고 싶다면, 말이 필요없는 말고기와 갈치 제주는 넓은 초원과 초지가 많아 예부터 방목 형태로 말을 기르기 시작했다. 제주 7대 특산물에 속하는 말고기는 저칼로리 고단백 음식으로 인기가 높다. 제주에서는 말고기를 코스 요리로 맛볼 수 있어 여행객들의 입맛을 사로잡기 충분하다. 겨울을 준비하는 가을 갈치는 살이 올라 단단해지고 기름지다. 가을 갈치는 삼겹살보다 맛있고 소고기보다 귀하다는 말이 있다. 토막 낸 갈치에 달큰한 늙은 호박을 한 입 크기로 썰어내어 끓여 낸 갈치국은 제주 가을을 닮았다.
  • 23일 한중수교 30주년 기념 포럼 ‘갈등 극복 해법을 찾아서’

    23일 한중수교 30주년 기념 포럼 ‘갈등 극복 해법을 찾아서’

    한국과 중국이 국교를 맺은 지 오는 24일로 30년이 된다. 중국에는 30년이면 도도한 강의 물줄기가 바뀐다는 속담이 있다. 한중 관계는 괄목할 정도로 긴밀해졌지만 여러 요인들로 인해 새롭고 커다란 도전에 직면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서울신문 평화연구소는 양국 관계를 돌아보고 새로운 30년을 어떻게 맞을지 모색하고자 23일(화) 오후 2~4시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한중 수교 30년, 갈등 극복 해법을 찾아서’ 포럼을 개최한다. 김흥규 아주대 교수가 미중 패권 경쟁 속 한중관계 전망, 박한진 코트라 중국경제관측연구소장이 수교의 의미와 한중 경제관계 전망, 김희교 광운대 교수가 반중 감정 등 갈등의 원인과 전망. 문현미 자치분권위원회 전문위원이 한중 공공외교의 앞날과 젊은이들의 대화를 주제 발표한다. 이욱연 서강대 교수, 안유화 성균관대 교수가 토론자로 참여하며 특히 두 나라 젊은이를 대표해 이준호 한양대 중국학과 학부생과 후성셴(胡??) 같은 대학 국제학대학원 학생이 사례 발표에 나선다. 박진 외교부 장관,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 등이 자리를 함께 할 예정이다. 코로나19 확산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참관 인원은 30명으로 제한하며 선착순 20명에게 책 ‘대통령의 권력’을 증정한다. 참관하고자 하는 이는 peacemaker@seoul.co.kr로 신청하면 된다.
  • [사고] 한중 수교 30년, 갈등 극복 해법 찾는다

    한국과 중국이 국교를 맺은 지 오는 24일로 30년이 됩니다. 중국에는 30년이면 도도한 강의 물줄기가 바뀐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한중 관계는 괄목할 정도로 긴밀해졌지만 여러 요인들로 인해 새롭고 커다란 도전에 직면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에 서울신문 평화연구소는 양국 관계를 돌아보고 새로운 30년을 어떻게 맞을지 모색하고자 ‘한중 수교 30년, 갈등 극복 해법을 찾아서’ 포럼을 개최합니다. 김흥규 아주대 교수, 박한진 코트라 중국경제관측연구소장, 김희교 광운대 교수, 문현미 자치분권위원회 전문위원이 주제 발표를 하고 이욱연 서강대 교수, 안유화 성균관대 교수가 토론자로 참여합니다. 박진 외교부 장관,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도 자리를 함께합니다. ■일시 : 2022년 8월 23일(화) 오후 2~4시 ■장소 :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소회의실 ※참관 인원은 30명으로 제한합니다. 참관을 원하는분은 peacemaker@seoul.co.kr로 신청 바랍니다.
  • “한글로 쓴… 지극히 사적인 내 고향 러시아·네팔 얘기 어때요”

    “한글로 쓴… 지극히 사적인 내 고향 러시아·네팔 얘기 어때요”

    러시아와 네팔은 어떤 나라일까. 종종 소식이 들려와 낯설지 않으면서도 막상 뭘 아느냐고 하면 선뜻 꺼낼 대답이 많지 않은 곳이다. 이질적인 두 나라가 굳이 공통으로 묶일 수 있다면 시베리아와 히말라야라는, 지구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운 대자연을 품고 있다는 정도가 되겠다. ●‘지극히 사적인 러시아·네팔’ 출간 러시아에서 온 일리야 벨랴코프(40), 네팔에서 온 수잔 샤키야(34)는 두 나라보다는 쉽게 한데 묶인다. 몇 해 전 JTBC ‘비정상회담’에 함께 출연했고, 성인이 된 뒤 대부분을 한국에서 보냈으며, 최근에 같은 출판사에서 책을 냈다. 7월 출간한 ‘지극히 사적인 러시아’, 지난 3월에 출간한 ‘지극히 사적인 네팔’은 각각 두 사람의 고향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최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만난 두 사람은 “알리고 싶어서 책을 냈다”고 입을 모았다. 일리야는 “방송을 통해 계속 설명하긴 했지만, 잘 모르는 한국 사람들에게 러시아를 알리는 데 책이 더 파급력이 있지 않을까 했다”고 말했다. 수잔도 “한국인들은 네팔 하면 히말라야 정도만 알고 있다”며 “한국 속담에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던데 책을 내면 네팔도 알리고 이름도 남길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웃었다. ●네팔 물소도축 반대하니 ‘네가 뭔데?’ 토종 한국인 못지않게 한국말을 잘하는 두 사람이지만 한글로 표현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였다. 진도가 나가지 않은 날이 많았던 탓에 네팔보다 먼저 계약했던 러시아 책이 더 늦게 나왔다. 기록으로 남다 보니 방송에서 말로 할 때보다 더 엄격하게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과정을 거쳐야 했다. 출판사 편집장과 공동 집필한 수잔은 “네팔에 있는 분위기를 내려고 매주 동대문의 네팔 식당에 갔다”고 말했다. 식당에서 만난 네팔 사람들은 물론 각 전문가에게 사실관계를 꼼꼼히 확인하며 책을 완성했다. 나라를 대표해 책을 쓴다는 부담감은 ‘지극히 사적인’이라는 제목 덕에 덜어 낼 수 있었다. 철저하게 객관적인 이야기가 아닌, 태어나고 자라면서 겪은 이야기를 쓰면 됐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개인적인 생각이 강하게 들어간 대목도 종종 보인다. 수잔은 네팔에서 물소를 도축하는 ‘거디마이 축제’를 반대한다고 썼는데 네팔 사람들로부터 “네가 뭔데”라는 비아냥을 들어야 했다고 털어놨다. 러시아 정치에 대해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은 일리야도 러시아 사람들에게 비판을 듣기는 마찬가지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둘은 이미 수년 전 방송할 때부터 악플을 받았던 터라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독자들 피드백받을 때 작가 보람도 이미 한국에서 많은 것을 이룬 둘은 이번에 ‘작가’라는 타이틀을 새로 얻은 것에 뿌듯해했다. 수잔은 “독자들의 피드백을 받았을 때 보람을 느낀다”고 자랑했다. 2016년 한국에 귀화한 일리야는 “러시아에서는 사람을 직책으로 부르면 실례인데 한국에 20년 살다 보니 ‘교수’와 ‘작가’라는 직책에 대한 욕심이 생겼다. 꿈을 이루게 돼 너무 좋다”고 했다. 한국 영주권이 있는 수잔이 “직책 부르는 게 실례라면서 왜 작가라고 하냐”고 묻자 일리야는 “지금은 한국인이니까”라고 답하며 환하게 웃었다. ●이름 5자는 못 끊는 비행기표 고쳐야 한글책을 낼 정도로 많이 한국화됐지만 한편으로 아직 이방인인 두 사람은 한국에 대한 애정 어린 조언도 잊지 않았다. 일리야는 “제주도 갈 때 이름이 다섯 글자가 넘으면 티켓을 못 끊는 어려움이 있다”며 “정말 사소한 거지만 모르면 그냥 지나가는 것들이 많다.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외국인 등록증에 외계인을 뜻하는 ‘ALIEN’이 새겨진 것을 보여 준 수잔도 “국내 거주 외국인에 대한 관심도 없었고, 그걸 모을 만한 절차 같은 것도 없었다. 이제는 한국도 바뀌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 [정종수의 풍속 엿보기] 상추와 쌈밥/전 국립고궁박물관장

    [정종수의 풍속 엿보기] 상추와 쌈밥/전 국립고궁박물관장

    은퇴 후 조그만 텃밭에 상추며 고추, 들깨, 쑥갓, 취나물, 호박 등을 심어 먹는 재미는 소소한 즐거움을 준다. 갓 따온 상추에 고기를 싸 한입 먹을 때 아삭아삭 씹히는 맛은 싱그러운 자연의 맛 그 자체다. 하지만 폭염과 이른 장마로 자고 나면 치솟는 채소 가격 때문에 그 흔한 상추가 ‘금추’가 된 지 오래다. 음식점에서 상추를 더 달라 하기가 미안할 정도다. 쌈이란 무엇을 싼다는 뜻이다. 푸성귀에 밥과 양념장을 얹어 싸서 먹는 쌈밥은 우리만의 독특한 음식 문화다. 특히 쌈은 향과 씹는 맛, 혀에 닿는 촉감 등이 좋아 별미로 즐겨 먹었다. 상추는 청채라 부르고, 날로 먹는다 해 생채라 했는데, 고려시대 토속어로는 ‘부루’, 한자어로는 와거(??)라 했다. 우리는 언제부터 상추를 먹기 시작했을까. 그 역사는 고려시대로 올라간다. 상추를 생채 음식으로 먹었다는 기록이 1236년쯤 간행된 ‘향약구급방’에 전한다. 문인 이규보(1168∼1241)는 처가살이를 하다가 말년에 채마밭을 일구며 전원생활을 했다. 그는 오이·가지·무·파·아욱·박 등 여섯 가지 채소를 직접 심고 길러 먹는 즐거움을 ‘가포육영’(家圃六詠ㆍ집안 채마밭 여섯 노래)이란 시로 ‘동국이상국집’에 남겼는데, 요즈음의 텃밭을 보는 것 같다. 실학자 한치윤도 ‘해동역사’에서 청대 문헌 ‘천록여식’을 인용해 고려 상추는 품질이 좋아 천금을 줘야 구할 수 있을 만큼 값이 비싸다는 의미로 ‘천금채’라고 했다. 고려 때는 원나라로 간 공녀들이 고국을 그리워하며 상추를 재배해 쌈으로 먹었는데, 일명 고려양이라는 이름으로 유행하기도 했다. 원나라 유학자인 마단림(1254~1323)의 ‘문헌통고’에 의하면 “고려 사람들은 생채로 밥을 싸 먹는다”고 했다. 또 원나라 중기 양윤부는 ‘원궁사’의 난언잡영에서 “해당화는 꽃이 붉어 좋고 살구는 누레서 보기 좋구나. 더 좋은 것은 고려의 상추로서 마고의 향기보다 그윽하구려”라는 시를 읊고, 고려 사람들은 날채소에 밥을 싸서 먹는다고 했다. 조선시대로 넘어오면서 상추와 쌈밥은 취식법으로 널리 퍼졌다. 성호 이익은 ‘성호사설’에서 소채 가운데 잎이 큰 것은 모두 쌈을 싸서 먹는데, 상추쌈을 제일로 친다고 했다. 다산 정약용이 해남으로 귀양 가서 집으로 보낸 편지를 보면 ‘여기는 반찬이라고는 별로 없어서 상추에 그냥 밥을 싸 먹는다’고 한탄했다. 조선 헌종 때 정학유의 ‘농가월령가’에 나오는 “아기어멈 방아 찧어 들바라지 점심하소. 보리밥 파찬국에 고추장 상치쌈을 식구들 헤아리니 넉넉히 준비하소”라는 5월의 시는 흔히 시골에서 들일하다 보리밥에 상추나 풋고추, 푸성귀 등을 따다 고추장, 된장 찍어 한입 가득 싸 먹는 들밥을 연상시킨다. 19세기 말의 요리책 ‘시의전서’에서의 상추쌈·곰취쌈은 나물을 그대로 쓴 것이다. 조선 후기 문신 서명응은 ‘고사십이집Ⅰ’에서 곰취쌈·깻잎쌈은 잎을 삶거나 쪄서 먹는다고 했다. 쌈을 싸 먹을 때 입이 터지도록 벌리는 것이 보기 흉했던지 실학자 이덕무(1741~1793)는 상추쌈 먹을 때 각별히 조심하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그리고 염치없는 사람을 두고 속담에 “눈칫밥 먹는 주제에 상추쌈까지 먹는다”고 했으며, 입을 크게 벌려 쌈을 먹는 건 예의가 아니라고 조선시대 요리책에서도 밝히고 있다. 상추쌈은 왕실에서도 즐겨 먹었다. ‘승정원일기’에 의하면 숙종 때 대왕대비인 장렬왕후의 수라상에 상추를 올렸다는 기록이 있다. 실수로 상추에 담뱃잎이 섞였는데, 담당자를 엄중하게 처벌토록 하기도 했다. 조선시대 상추쌈은 왕실을 비롯해 일반인들까지 모두 즐겨 먹는 국민 음식이었다.
  • 세모 네모 ‘종이접기’ 지붕… 실내 쏟아지는 햇빛에 아이들 까르르 [건축 오디세이]

    세모 네모 ‘종이접기’ 지붕… 실내 쏟아지는 햇빛에 아이들 까르르 [건축 오디세이]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인구 재앙’에 대한 우려가 크다.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은 2016년 이후 매년 감소하고 있다. 유엔 인구통계에 따르면 0.84명을 기록한 2020년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198개국 중 가장 낮다. 올해는 0.77명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늦게 낳고, 적게 낳고, 안 낳은 결과다. 열악한 양육 환경이 그 첫째 이유로 꼽힌다. 출산과 양육에 대한 부담을 개인이 떠안아야 하는 한 저출산 문제는 해결될 수 없다고 모두가 입을 모은다. 출산과 육아의 부담을 사회와 국가, 기업 등 다양한 사회 주체가 골고루 분담하는 ‘부담의 사회화’가 해법으로 떠오르는 이유다. 건축가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아이들이 사랑과 보살핌을 받으며 안전하게 하루를 보내고, 발달 단계에 맞게 배우고 사회성과 창의성을 키울 수 있는 물리적 환경을 만들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인천 서구 청라 하나드림타운에 새로 문을 연 청라 하나금융 공동 직장어린이집은 그 좋은 사례다.‘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다. 출산과 육아가 더이상 한 가정의 문제에 머물지 않는다는 얘기다. 하나금융그룹은 일과 가정의 조화로운 양립과 저출산 현상 대응이 안정적 보육으로부터 출발한다는 인식 아래 2018년부터 ‘100호 어린이집 건립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그중 58번째로 지난 5월 정식 개원한 청라 하나어린이집은 중소기업과의 상생 발전을 위해 건립된 직장어린이집이다. 연면적 3960㎡(약 1200평)에 정원 300여명의 국내 최대 규모로 지어졌다. 매립지에 세워진 청라 지구는 모든 시설이 차량 동선 위주로 구성돼 인간적 척도를 찾아보기 힘들다. 아이들은 주로 아파트 단지와 상가, 업무시설에 익숙하다. 구색을 갖춰 살기에 편리하긴 하지만 어린 시절의 추억을 쌓을 만한 마을, 골목길 등 사람 냄새 나는 구석이나 자연환경은 부족하다. “잃어버린 소우주를 아이들에게 되찾아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하나어린이집을 디자인한 건축가 손진 소장(이손건축)은 “건축 디자인에서 도시의 콘텍스트와 역사 등 주변 환경이 매우 중요한 요소이지만 이곳은 환경이라고 할 것이 아무것도 없다”며 “새롭게 형성된 지역에 지어지는 어린이집에 대한 구상은 이런 도시적 ‘결핍’에서 출발했다”고 말했다. 홍익대 건축학과를 나와 베네치아대학에서 공부한 그는 귀국 후 이손건축 설립(1997년) 초기 천사유치원(경기 안양)을 시작으로 운문유치원(경북 경산), 아이뜰유치원(경기 수지) 등 꾸준히 유치원과 어린이집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아파트로 둘러싸여 있는 척박한 신도시의 환경에서 아이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도시적 공간이란 무엇이어야 할지 고민해 온 손 소장은 유아 스스로 학습 주체가 돼 흥미를 발견하고 프로그램을 진행하도록 하는 유아교육법인 ‘레지오 에밀리아 접근법’에서 해법을 찾았다. 이탈리아의 유아교육가 로리스 말라구치가 정립한 이 교육법에서는 유아를 또래 친구나 사회·문화적 환경으로부터 동기가 유발돼 스스로 학습을 구성해 나가는 존재로 본다. 그런 만큼 주위의 사회, 문화 그리고 환경이 아주 중요하다. 사회적 환경뿐 아니라 물리적 환경도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아이들의 공간에 미적 요소를 많이 가져감으로써 스스로 몸을 움직여 오감으로 체험해 보도록 한다. 손 소장은 “아이들이 생활하는 동안 자연스럽게 사회성과 창의성을 키울 수 있도록 하나의 마을 같은 공간을 제공해 주고자 했다”며 “동네를 이루는 구성물을 물리적으로 갖추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구성적·공간적 틀을 통해 그것을 경험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철마다 꽃이 피고 지는 산이 있고 내가 흐르며 마당을 가진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그런 정감 있는 ‘동네’를 상상할 수 없는 아이들도 이곳에서는 비슷한 정서적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남북으로 긴 가로 140m, 세로 40m의 장방형 대지에 들어선 하나어린이집을 위에서 보면 종이접기를 했던 것을 펼쳐 놓은 모양이다. 지붕을 덮은 잔디의 초록색이 신선하다. 옆에서 보면 굴곡진 지붕이 마치 자그마한 산봉우리들이 올라앉은 것 같다. 언덕과 그 사이사이 삐죽 튀어나온 천장들 때문에 3개의 방향에서 보는 외관은 제각각이다. 손 소장은 “주변에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어린이집 건물에 의도적으로 굴곡진 지붕을 만들고 그 자체로 지형을 이루도록 했다”면서 “인공적 지형의 구성은 종이접기 형식을 취해 의도성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굴곡진 지붕 덕분에 내부에는 천장 높이가 2.5m에서 6.6m에 이르는 역동적 공간이 만들어진다. 하나어린이집에서는 곳곳에서 자연을 만날 수 있다. 손 소장은 “삭막한 아파트에서 자라는 아이들이 정원을 통해 자연환경을 접하고, 인공조명이 아닌 부드러운 자연광 속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특별히 신경을 썼다”고 강조했다. 넓고 평평한 1층 평면은 두 개의 영역으로 크게 나눠 주차공간에서 가까운 남쪽에 영아 영역(1~2세 반)을, 북쪽으로 유아 영역(3~5세 반)을 배치했다. 18개의 보육실이 긴 복도 양쪽으로 펼쳐진다. 바닥의 마모륨 색깔로 구분된 영역별로 광장 역할을 하는 공동 놀이공간이 있고, 여기에서 보육실로 들어가는 구조다. 9m 모듈을 기본으로 다양한 크기의 마당 9개가 2개의 보육실마다 하나씩 들어앉았다. 보육실 2개가 하나의 놀이마당을 양쪽에서 공유하는 방식이다. 각 보육실은 한쪽 면이 마당과 접하도록 디자인돼 있어 통창을 통해 자연광이 유입되고, 날씨가 좋을 때는 마당에 나가 놀이를 할 수도 있다. 마당의 타일은 빨강, 노랑, 파랑 등 색을 다채롭게 입혀 미적 요소를 가미했고 그 색깔이 내부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긴 복도에는 기하학적 모양의 천장을 적절히 배치해 마당을 통해 유입되는 자연광이 미처 닿지 못하는 지점에 빛이 들어오도록 했다.1층 내부에는 자작나무 집성목으로 된 목구조가 길게 띠처럼 이어진다. 어린이집은 아이들 옷장, 장난감을 비롯한 다양한 학습 교재 때문에 수납공간이 넉넉해야 한다. 교사들이 편안하게 정리할 수 있도록 휴먼스케일을 적용해 높이 2.2m, 깊이 0.6m, 폭 1.2m의 목구조를 길게 띠처럼 설치했다. 목구조 띠는 수납공간 외에 보육실과 유희실, 원무실의 경계를 규정하기도 하며 역동적으로 전개되는 내부 공간에 수평의 안정적인 분위기를 준다. 긴 복도 한편 자전거 주차 구역에 자전거들이 놓여 있는 것으로 봐 아이들이 복도에서 자전거를 타고 노는 것 같다.영아·유아 영역이 이어지는 지점 왼편으로는 통창이 시원하게 나 있는 식당, 오른쪽으로는 2층으로 이어지는 계단형 도서공간을 뒀다. 폭 3.8m의 계단형 도서공간을 오르면 다목적 공간과 특활실, 요즘 아이들의 수준에 맞춰 유튜브 촬영이 가능한 스튜디오를 만난다. 비가 오는 날 아이들이 활동할 수 있는 다목적 공간은 밖으로 연결된다. 아이들은 2층 지붕의 잔디 언덕에 올라가 자연을 밟고 느낄 수 있다. 2층 다목적실의 사각형 천장은 아이들이 특별히 좋아한다. 맑은 날에는 파란 하늘과 구름을 올려다보고, 비가 오는 날엔 빗소리를 들을 수 있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남북으로 길게 배열된 보육실과 마당들 사이로는 원무실 및 유희공간들이 안쪽으로 배열돼 동서로 맞물린다. 교사들이 수업 준비를 하고 사무를 보는 원무실 외에 교사들을 위한 휴식공간, 학부형들의 상담실에도 신경을 썼다. “사립어린이집에 가 보면 대부분 교사들의 공간이 너무 열악했어요. 어린이집의 주인공은 물론 어린이들이지만 교사들과 부모들도 똑같이 중요한 사용자입니다. 아이들, 학부형, 교사 3요소를 충족하는 공간이야말로 하나의 마을 같은 공간이 될 것입니다. ”하나어린이집은 푸르니보육지원재단에 위탁 운영하고 있다. 개관 첫해인 올해에는 전체 수용인원의 3분의1 정도인 95명이 어린이집에 다니고 있다. 22명의 교사가 아이들을 보살핀다. 양은희 원장은 “층고가 높고 선과 면이 기하학적으로 디자인돼 있어 처음엔 낯설어하지만 천장에서 들어오는 빛이 시간에 따라 바뀌는 것을 발견하곤 신기해한다”며 “자연 친화적인 공간이 풍부해 아이들의 정서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 “한국이 반중전선 선두 나팔수 안돼야, 반 걸음 늦게 가라”

    “한국이 반중전선 선두 나팔수 안돼야, 반 걸음 늦게 가라”

    ‘포스트-NATO’ 시대 글로벌 안보 지형 자체가 새로운 변화를 맞고 있다. 지난달 끝난 마드리드 나토정상회의는 미국이 패권 국가가 된 2차대전 이후 전통적으로 분리해 온 대서양 동맹과 인도·태평양 동맹을 연계하는 첫 시도라는 해석이다. 국제 군사안보 전문가인 황재호(사진) 한국외대 교수(글로벌 전략협력연구원장)를 통해 국제 안보질서의 새로운 움직임과 우리의 대응 전략 등을 살펴봤다. -나토 정상회의가 글로벌 안보에 미치는 영향은. “ 나토의 신전략개념은 중국을 잠재적 체제 도전으로 규정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러시아라는 직접 위협을 해소하고 나면 다음 목표는 중국이란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정리되고 나면 미국은 중국으로 눈을 돌릴 것이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손발이 묶이면, 순망치한의 속담처럼 러시아란 입술을 들어낸 후 중국에 전방위 공세를 펼치려 한 것이다. 미중 간 최종 결승전이 시작되는 것이다.” -유럽국가들이 중러를 바라보는 이해 관계가 복잡할 텐데. “냉전 종식 이후 한동안 러시아와 서유럽은 우호적 관계를 유지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을 보면서 전통적인 적대감을 표출한 것이다. 핀란드와 스웨덴도 이같은 분위기에 편승한 것이다. 하지만 중국은 다르다. 유럽과 중국의 상호의존적 경제 관계는 오랜 전통이 있고 중국을 파트너십으로 보는 것이 다수다. 미국은 유럽의 정서와 이익을 헤아리며 러시아와 같이 있는 중국을 패키지로 처리해 유럽에게 중국 또한 잠재적 적으로 각인시키고 싶어 했다. 미국의 의도와 유럽의 정서가 종합적으로 수렴해 중국을 ‘잠재적 도전’으로 표현한 것이다.” -한미일 정상회담이 4년 9개월 만에 열렸다. 동북아 안보에 어떤 영향이 있는가. “미국의 세계전략은 크게 대서양 축과 태평양 축으로 나뉜다. 태평양 축의 주요 축 하나가 한미일 협력이다. 한미일 협력의 범위가 동북아에서 아태에서 인도·태평양으로 확대되었고 다시 대서양까지 추가로 확대되는 과정에 있다. 시대적 안보 추세상 일본의 군사 대국화를 반대하기 쉽지 않는 구조가 됐다.” -북중러 vs 한미일 구도의 신냉전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는데. “윤 정부는 보수정권으로서 한미일 3각 협력, 한국의 인태전략과 IPEF 참여 등은 전략적 명료성을 보여주는 행보들이다. 미국의 동맹국들이 모두 집결하는 상황에서 중러를 의식해 혼자 빠질 수는 없다. 그러나 모이는 상황에서도 선택지는 남아있다. 가장 앞장 서서 나팔수가 될 필요는 없다. 미국에게 한국은 무엇을 해도 영국과 일본을 넘어 설 수는 없다. 한국은 한국이면 된다. 로우키로 가면서 반보 늦게 가면 된다. 그렇지 않으면 한국이 오히려 북중러 대 한미일 구도를 자초하게 된다. 우리의 대북정책은 더욱 어려워진다.” -중국과 북한의 반발이 거세다. “한미동맹과 한미일 3각협력을 상대하는 것도 버거운 북한으로선 나토까지 유사시 한반도에 개입할 경우 더 큰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그럼에도 북한은 그간의 미국, 한국을 상대로 하는 도전적 호전적 실험적 압박 행보를 가할 것이다. 이 경우 우리가 중국의 대북 중재 내지 설득을 통해 한반도 긴장 수위를 낮추려 하겠지만 중국의 적극적 중재 내지 설득을 목도하기는 쉽지 않을 듯하다.”
  • 아이들의 ‘찐친’ 청주… 권리·놀이·건강, 120cm 눈높이에서

    아이들의 ‘찐친’ 청주… 권리·놀이·건강, 120cm 눈높이에서

    지방자치단체들 사이에서 아동친화도시 조성 붐이 일고 있다. 전국에서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 인증을 받은 자치단체가 73곳에 달한다. 전국 기초단체 3곳 중 1곳은 아동친화도시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인증을 준비 중인 지자체도 40곳이나 된다. 자치단체들이 인증에 적극 나서는 것은 아이들이 살기 좋은 고장으로 알려지면 인구 유입 등 다양한 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충북 청주시도 지난해 12월 인증을 받으며 아동친화도시에 합류했다. 충북만 따질 경우 11개 시군 가운데 여섯 번째로 후발주자에 가깝다. 하지만 청주시가 추진하는 아동친화시책이 눈길을 끈다. 눈에 보이는 인프라 구축보다 아동권리에 대한 지역사회의 인식 개선을 첫 번째 목표로 잡았다. 참신한 사업과 프로그램이 진정한 아동친화도시의 탄생을 예고한다. 청주시는 아동들로 구성된 눈높이 탐험대가 구성돼 5월 한 달 동안 활동했다고 13일 밝혔다. 성인 중심으로 설계된 세상에서 아동들이 겪는 불편과 차별을 직접 사진으로 촬영해 보는 의미 있는 시간을 가져보기 위해서다. 눈높이 탐험대는 총 14명으로 구성됐다. 시는 아동참여위원회와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충북지역본부에서 활동 중인 아이 가운데 신청을 받아 선정했다. 나이가 가장 적은 대원은 5살, 가장 많은 대원은 12살이다. 아동의 시선은 초등학생 1학년 평균 키인 120㎝ 정도의 눈높이를 의미한다. 시민들은 인스타그램(@cj.green.cf)을 통해 참여했다. 시는 아이들의 불편함을 담은 30여점의 다양한 사진들을 모아 오는 20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청주 문화제조창에서 ‘낮은 사진전’을 개최한다. 시는 사진을 통해 찾아낸 문제점들을 정책에 반영하기로 했다. 시는 낮은 사진전 이후 달라진 변화들을 모아 ‘낮은 사진전 시즌2’도 열 계획이다. 낮은 사진전의 소재는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공원 화장실의 경우 세면대는 낮게 설치됐지만 거울은 성인 키 높이에 맞춰져 있다. 공중화장실 내 옷걸이 역시 높게 설치돼 아이들이 이용하기가 불편하다. 시내버스 정류장 노선도와 안내판 역시 성인 키보다 높은 곳에 부착돼 아이들이 보기가 어려웠다.시가 자체 제작한 아동권리북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시는 지난달 전국 최초로 만든 아동권리북 200부를 아동 대표와 청주시어린이집연합회에 전달했다. 이 책은 병풍형의 16쪽 분량으로 제작됐다. 책의 제목은 ‘권리가 뭐예요’다. 책 속에는 아동권리헌장과 아동의 4대 기본권인 보호권, 생존권, 발달권, 참여권에 대한 설명이 담겼다. 아이들이 책을 보며 재미도 함께 느낄 수 있게 스티커 붙이기, 미로찾기 등을 통해 아동권리를 알아 가도록 만들어졌다. 아동이 권리를 잘 누리고 있는지 점검할 수 있는 체크리스트도 수록됐다. 아동의 의견을 글과 그림으로 표현할 수 있는 페이지도 있다. 아동권리북은 7세 아동을 대상으로 배부된다. 어린이집, 아동생활 시설 등에서 권리교육 시 활용될 예정이다. 아동권리북을 원하는 기관에는 그림 파일이 제공된다. 시는 아이들이 아동권리북에 표현한 글과 그림을 모아 오는 11월에 전시하기로 했다.아동권리는 잘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게 현실이다. 가장 심각한 것은 아동학대다. 청주지역 아동학대 발생 건수는 2020년 579건, 지난해 863건 등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아동학대 사례를 분석해 보니 가해자 가운데 친부모가 77%로 가장 많았고 친인척이 8%로 뒤를 이었다. 피해자는 초등학생이 46%, 중학생이 24%를 차지했다. 시는 아이들의 놀 권리 확보와 놀이문화 확산 등을 위해 다음달까지 놀이터 지도를 만든다. 아동참여기구 위원들이 제안해 실제 행정에 반영된 사례다. 지도에는 유아숲체험원, 생태놀이터, 아이숲놀이터, 물놀이터, 도서관, 박물관, 미술관, 청소년수련센터, 장난감대여센터 등의 위치와 이용 시간, 전화번호 등이 담긴다. 민간 시설은 넣지 않기로 했다. 지도는 A4 용지 4장을 이어 붙인 크기로 제작된다. 총 3000부가 지역아동센터 등 아동기관과 43개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에 비치될 예정이다. 무료로 가져갈 수 있다. 어린이 전문 보건소도 들어설 예정이다. 시는 2027년까지 흥덕구 대농로에 단계별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어린이 친화보건소를 건립할 계획이다. 이용 대상은 6세 이하다. 주 업무는 아이들의 필수 건강검진과 상담실시 등이다. 시는 옛 영운정수장의 여과동과 침전조를 활용해 2024년 6월까지 아동친화 문화공간도 마련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지난달 아동과 교사 58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총사업비는 67억 9000만원이다. 옛 영운정수장은 1939년부터 2016년까지 77년간 청주시민에게 하루 3만 400t의 수돗물을 공급했던 곳이다. 시는 영운정수장의 보존 가치를 인정해 정수장 내 남아 있는 여과동과 침전조를 철거하지 않고 아동친화 문화공간으로 리모델링하기로 했다. 시는 아동친화도시 조성을 위해 보행자 편의를 위한 대각선 횡단보도 설치, 담배 연기 없는 청주 만들기, 학교 밖 청소년 지원 등도 추진한다. 시 관계자는 “아동의 작은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이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발굴하고 있다”며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듯이 아이들이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기 위해 모두가 동참하는 분위기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 세상의 욕망이 세운 열녀문… 조선의 청춘, 죽음으로 내몰렸나[김별아의 도시 기행문-서울을 걷는 시간]

    세상의 욕망이 세운 열녀문… 조선의 청춘, 죽음으로 내몰렸나[김별아의 도시 기행문-서울을 걷는 시간]

    ●산 자의 욕망이 죽은 자와 만날 때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고 살아 있는 돼지가 죽은 정승보다 낫다고 했다. 개인에게 죽음은 세계의 소멸이니 아무리 천하고 고생스럽더라도 살아 있는 것, 살아가는 것이 좋다는 게다. 어수선한 시내 한복판에 난데없이 서 있는 표석을 지켜보노라니 마음이 복잡하다. 거룩한 뜻이 무엇이든 결국은 자멸이다. 팔홍문의 주인들은 자결하거나 살해되거나 자해에 가까운 자포자기로 세상을 떠났다. 500여년 전 조상들은 그 비절참절한 죽음을 고무하고 찬양했다. 500여년 뒤 후손들은 세계 1위 자살률과 최저 출산율로 스스로를 소멸시키고 있다. 철학자 조지아 로이스는 ‘본래 나는 수없이 많은 조상들의 기질이 합류한 만남의 장소 같은 존재’라고 표현했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삶이 아닌 죽음으로 경도되는 집단 무의식이라도 있는 걸까? 표류하다 구조되어 조선에서 13년 동안 머물렀던 네덜란드인 하멜은, 청나라 군대가 침략했을 때 숲속에서 목매달아 죽은 조선인의 숫자가 적군에게 살해당한 수보다 많았다고 썼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기도 했지만 자살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는 문화가 존재했다는 것이다. 종교적인 이유를 포함해 자살을 스스로에게 저지른 살인죄로 여기며 자살자의 시신을 교수대에 매달기까지 했던 서양과 사뭇 다르다. 지금도 죄에 대해 벌을 받기보다는 자살로 ‘공소권 없음’을 택하는 유명인들이 왕왕 나타나는 것을 보면, 미국 속담마따나 ‘일시적인 문제에 대한 영구적인 해결책’으로써 자살을 선택하는 경향은 분명한 듯하다. 팔홍문은 조선 말까지 김포와 자인암을 번갈아 옮겨 다니다가 일제강점기에 이르러 서울역이 개발되면서 종로 운니동을 거쳐 파주 적성리로 이전된다. 그조차 한국전쟁이 발발해 1차 소실되었고, 1968년 남양주 진건면 이돈오의 묘역에 재건했으나 붕괴됐고, 1984년에 김포시 감정동에 연안이씨 13정려각으로 확장·복원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연안이씨 종친회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해 보니 13정려각은 천지개벽한 김포 신도시 귀퉁이에서 철망을 둘러치고 문이 잠긴 채로 시간을 견디고 있다.김포 대신 신월동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수도권 2호선 신정네거리역 2번 출구에서 교차로 건널목을 건너면 인도를 끼고 자그마한 도심공원이 펼쳐진다. 장수마을에 걸쳐진 장수공원이라는 이름답게 벤치에 앉아 한담을 나누거나 장기를 두는 노인들이 가득하다. 길쭉한 장수공원의 끝이 보일 무렵 길가에 붉은 비각 하나가 불쑥 나타난다. 서울 시내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열녀문이다. 1729년 영조 때 세운 것을 신월동 606 후손의 집에서 보존해 오다가 2004년 양천구청이 기증받아 숭정각을 짓고 이전했다고 한다. ‘열녀 학생 원종익 처 유인(孺人) 전의 이씨 지문’. 비각 안 정문의 글귀를 또렷이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접근성과 보존 상태가 좋지만 아파트 단지를 배경으로 서 있어 조경의 일부분처럼 보이기도 한다. ●백성 교화하려 만든 ‘삼강행실도’ 이씨의 남편 원씨는 갑작스런 중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이씨는 ‘사별한 남편에 대한 끝없는 그리움에 식음을 전폐하였고 결국엔 대상(大祥·사람이 죽은 지 두 돌 만에 치르는 제사)을 지낸 직후 20대 후반의 젊은 나이에 단식사함으로써 남편의 뒤를 따랐다.’ 382일 동안 단식한 초고도비만 사나이가 기네스북에 올라 있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물 없이 3일, 음식 없이 3주가 인간 생명의 한계점이다. 식음을 전폐한다는 것은 음식과 물을 모두 끊은 상태이니 기초대사량이 높아서 열량 소모가 빠른 20대의 이씨는 사나흘을 넘기지 못하고 사망했을 것이다. 이씨는 굶어 죽었다. 슬픔도 아니고 그리움으로! 수상하다. 그토록 치명적인 ‘그리움’의 정체가. 우리나라 최초의 그림책인 ‘삼강행실도’는 아들이 아버지를 죽이는 패륜 범죄가 발생하자 삼강오륜의 덕목을 널리 알려 백성들을 교화하려는 의도에서 만들어졌다. 군위신강에 부위자강에 부위부강, 부자유친과 군신유의와 부부유별과 장유유서와 붕우유신, 참 좋은 말씀들이다. 향 싼 종이에서 향이 나듯 진정한 덕행은 숨겨도 천리향이라 소문이 나기 마련이다. 그런 충효열은 도덕적 의미를 지닌 윤리적 행동이다. 헌데 ‘경국대전’ 반포 후 각 지방에서 효자·충신·열녀 등을 뽑아서 포상 대상자를 해마다 보고하게 하면서 뭔가 야릇해지기 시작한다. 강상죄를 대역죄로 취급해 채찍을 때리는 한편 효행 포상이라는 당근을 주어 유교적 이상을 실현하려는 의도가 엉뚱한 방향으로 먹혀들어 갔다.집 앞에 정문을 세우고 자랑 삼는 게 전부가 아니었다. 부역이나 조세를 면제해 주고(복호·復戶), 과거에 급제하지 않은 자에게도 벼슬자리를 주고(상직·賞職), 곡식과 옷감 등의 상물(賞物)을 내렸다. 요즘 식으로 하면 자손들에게 명문대 특례입학과 5급 공무원 채용 자격을 주고 역세권 30평형대 신축 아파트를 준다고 할까. 대번에 없던 문벌이 생기고 현실적인 이득도 쏠쏠하다. 그러다 보니 18세기 후반 고문서로 소지(所志)와 상서(上書)등이 쏟아진다. 개인이나 집안 혹은 현감과 군수 등이 효열을 ‘청원’하기 시작한 것이다. 몇 년이나 몇십 년 동안, 심지어 40년이 넘도록 죽은 할아버지와 할머니에게 매달린 집념의 후손도 있다. 염불보다 잿밥이다. 효자와 열녀가 되는 것보다 효자와 열녀가 되어 얻는 보상에 대한 열망이 컸다. 그 욕망을 실현하기 위한 사회적 압박이 커졌고 괴이하고 엽기적인 사례도 많아졌다. 몸을 베어 병든 부모에게 피를 먹이다가 과다출혈로 죽는가 하면 어린 자식들을 버려 둔 채로 남편을 따라 죽기도 했다. 정약용은 ‘목민심서’에서 이 딱한 정황을 꼬집어 비판했다. “효자가 허벅지살을 베어서 생명을 상하게 하고, 열부가 남편을 잃고 절박한 사정도 없는데 갑자기 순절한 경우에는 정려를 내리지 않아야 한다.”●죽어야 할 이유보다 살아야 할 이유를 그럼에도 불구하고, 죽음보다는 삶의 본능이 강하다. “왜 사냐”고 물으면 ‘그냥 웃’을 수밖에 없다. 목적과 의미가 없을지라도 삶은 생명의 지상명령이다. 지금은 빛바랜 채 눈여겨보는 사람도 별로 없이 길가에서 우두망찰하지만 한때 그 붉은 문은 강력한 압박과 유혹의 빛을 띠고 있었을 것이다. 많은 이들이 그 빛에 홀려 에밀 뒤르켐 식의 ‘이타적 자살’을 했지만 모두가 그렇게 죽을 수는 없었다. 남아 있는 정문들은 역설적으로 그렇게 살지 못한, 살 수 없었던 수많은 존재에 대한 증거이기도 하다. 서울 무반 집안의 둘째 딸 풍양 조씨가 1792년에 남긴 ‘자기록’은 ‘살아남은 자’의 기록이다. 조씨는 15세의 나이로 안동 김씨 집안에 시집가 5년을 살고 20세에 동갑내기 남편과 사별했다. 병에 걸린 남편의 목숨이 경각에 이르자 아는 대로 배운 대로 죽을 생각부터 한다. 그러나 아주 비밀하게 숨긴 건 아니었는지 품었던 칼을 언니에게 들키고, 죽어야 할 이유보다 훨씬 많은 살아야 할 이유를 찾는다. 훌륭한 집안에서 잘 배워 ‘여자에게 남편은 오륜의 첫째요, 삼강의 으뜸’임을 알고 있지만 이대로 자결을 하면 친정아버지와 시어머니에게 불효하고 언니와의 의리를 저버리는 것이다. ‘자기록’은 구구절절한 변명의 기록이다. 하지만 애당초 스무 살의 그녀가 자살하지 않았다고 죄책감과 회한에 몸부림칠 이유가 없다. 온전히 그녀의 것이 아닌 욕망, 구역질 나는 세상의 욕망에 떠밀려. “나의 남은 해를 생각하니 푸른 머리와 붉은 얼굴이 시들 날이 멀어 남은 세월이 일천 터럭을 묶은 것 같으니 어찌 견디어 살리오. 그러나 사세는 이미 끝났으니 하여금 하릴없으나 잠깐 머물다 가는 세상에 사람의 수명은 백세가 되지 않으니 나의 세상이 또 얼마리오.” 조씨는 그로부터 23년을 더 살았다. ‘가족’의 이름으로 죽은 자와 살아남은 자, 그들 모두가 떠난 자리에 바람이 분다. 소설가
  • [알기 쉬운 우리 새말] 펫 프렌들리 서비스? 아니 아니, 반려동물 친화

    [알기 쉬운 우리 새말] 펫 프렌들리 서비스? 아니 아니, 반려동물 친화

    언어는 시대에 따라 변한다. 같은 단어라도 그 언어를 사용하는 언중에 따라 부정적으로 쓰이기도 하고, 긍정적으로 쓰이기도 한다. 그리고 어느 시대에는 금기시되던 말이 다른 시대에는 긍정적으로, 또는 무난하게 사용되기도 한다. 예전엔 애완동물이라고 쓰다가 지금은 반려동물이라는 말을 너무나 자연스럽게 쓰고 있다. 하지만 반려동물이라고 쓰던 초기에는 국립국어원에 항의성 민원 전화가 적지 않게 왔다고 한다. 왜 동물에게 ‘반려’라는 단어까지 쓰냐는 얘기였다. 지금은 반려동물들이 좋은 것을 먹고, 철저한 의료 서비스도 받으며 지내는 일이 낯설지 않다. ‘개 팔자가 상팔자’라는 옛 속담이 현실인 세상이 됐다. 물론 한편에서는 위생 상태가 좋지 않은 농장에서 학대받으며 지내는 동물들도 있다. 외국어를 우리말로 다듬는 새말모임 위원들의 고민도 여기에 있다. 지금 언중들의 언어 감각을 거스르지 않되 미래에도 안정적으로 쓰일 수 있는 말을 제안해야 한다는. 이번에 주어진 단어는 ‘펫 프렌들리’였다. ‘펫 프렌들리’는 주로 반려동물과 밀접하게 관련된 서비스 상품을 가리키는데,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여행 상품, 호텔이나 카페, 식당 등에 반려동물을 동반할 수 있는 서비스가 여기에 해당한다. 반려동물과 관련된 서비스나 산업, 상점들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펫 프렌들리’를 우리말로 바꾸어야 한다는 요구가 있었다. 펫 프렌들리를 의미 그대로 번역하면 ‘반려동물 친화적인’ 정도가 될 것이다. 이번에 다듬어야 할 새말은 주로 명사로 끝나는 대부분의 다른 용어들과 달리 형용사였다. 그렇다 보니 대체어를 만들 때 원어의 품사와 같은 형용사로 할 것인지, 아니면 ‘펫 프렌들리’에 주로 뒤따르는 서비스나 산업, 사업 등을 포함할 것인지를 먼저 정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그러나 대체어 마련에 크게 상관없을 것 같다는 데 다수가 동의함에 따라 곧 ‘펫 프렌들리’를 다듬기 위한 논의가 진행됐다. ‘펫 프렌들리’는 ‘펫 프렌들리 존, 펫 프렌들리 매장, 펫 프렌들리 브랜드, 펫 프렌들리 호텔’ 등으로 다양하게 쓰이고 있다. ‘펫 프렌들리’를 ‘애견 동반’이나 ‘반려동물 동반’ 정도로 하면 ‘존’이나 ‘매장’, ‘호텔’이 붙은 말은 ‘애견 동반 매장, 반려동물 동반 호텔’ 등으로 바꿀 수 있겠지만, ‘펫 프렌들리 브랜드’ 같은 경우에는 ‘○○ 동반’으로 대신하기 어려웠다. 그런 중 뒤에 어떤 단어가 와도 두루 사용할 수 있다며 ‘반려동물 친화’와 ‘반려동물 배려’라는 표현을 한 위원이 제안했다. 이에 “배려는 사실 인간이 우위에 있다는 생각이 바탕이 된 것 같다. 동반도 괜찮을 것 같다”는 다른 의견이 나왔다. 또 반려자와 동반자는 같은 뜻이지만, 왠지 동물에게 동반이라는 단어를 쓰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언중이 있을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요즘은 뱀이나 이구아나, 거미 같은 동물이나 곤충들도 반려동물로 삼는 사람들이 있는 만큼 앞으로는 동물 전체가 반려동물이 될 것 같으니, 반려동물에서 반려를 빼고 그냥 동물로 하는 건 어떨까요?” 하는 의견도 있었지만, 모든 동물을 반려동물로 포괄하기에는 너무 이른 것 같다는 반응이 나왔다. 논의 끝에 ‘반려동물 친화’, ‘친반려동물’, ‘반려동물 배려’ 이렇게 세 용어가 다듬은 말 후보로 정해졌다. 국민수용도 조사 결과 ‘펫 프렌들리’의 다듬은 말은 ‘반려동물 친화’로 확정, 발표됐다. 요즘 반려동물을 둘러싼 다툼에 관한 기사들이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동물도 아끼고, 사람도 아끼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 사람도 동물의 한 종류이니 말이다. ※ 새말모임은 어려운 외래 새말이 우리 사회에 널리 퍼지기 전에 일반 국민이 이해하기 쉬운 말로 다듬어 국민에게 제공하기 위해 국어, 언론, 통번역, 문학, 정보통신, 보건 등 여러 분야 사람들로 구성한 위원회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립국어원이 모임을 꾸리고 있다.
  • 남을 기쁘게 하라… 불교, 이렇게 쉽죠

    남을 기쁘게 하라… 불교, 이렇게 쉽죠

    매년 500회 이상 법문 기록 모아이야기 덧붙여 3년 만에 책 출간“불교는 왜 이렇게 어렵습니까.” 오래전 한 택시 기사가 보각(68) 스님에게 이런 질문을 던졌다고 한다. 보각 스님이 “불교를 얼마나 배워 봤느냐”고 되묻자 “한 번도 배운 적이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택시 기사에게 “불교가 알고 보면 참 쉽다”고 답했던 스님이 이제 더 많은 사람이 불교를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책을 냈다. 보각 스님이 25일 서울 종로구 조계종 총무원에서 ‘기도로 사는 마음’ 출판 간담회를 통해 자신의 두 번째 책 소식을 알렸다. 책 제목인 ‘기도로 사는 마음’은 평소 스님이 좌우명으로 삼고 있는 ‘아함경’의 “몸뚱이는 음식을 먹고 살고, 마음은 기도를 먹고 산다”란 문구에서 따왔다. 스님이 주지로 있는 전남 강진의 백련사에 템플스테이를 하러 온 사람들을 비롯해 많은 이가 “불교가 이렇게 편하고 좋고 함께할 수 있는 가르침이구나”라고 느끼게 하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한 작업이 3년 만에 세상의 빛을 보게 됐다. 보각 스님은 ‘불교 사회복지의 선구자’로 불린다. 스님으로서는 최초로 사회복지학을 전공했고, 중앙승가대에서 2000명이 넘는 제자를 길러 냈다. 승가원, 자제공덕회 등 불교계를 대표하는 사회복지 시설도 그의 손으로 키웠다.많은 스님이 책을 내지만 보각 스님은 활발하게 활동한 것에 비해 출간한 책이 적다. 2019년 ‘눈물만 보태어도 세상은 아름다워집니다’가 첫 책이었다. “기록으로 남는다는 게 겁이 났다”는 스님은 앞으로 입적할 때까지 책을 딱 한 권만 더 낼 계획이다. 그동안 보각 스님이 했던 법문 중에 고르고 골라 선정한 문구를 책에 담았다. 스님은 “1년에 강의를 합쳐서 500회 이상 법문을 한 것 같다”면서 “수십년 동안 법문 노트에 기록을 남겼고, 그중 꼭 들려줘야겠다고 한 것을 발췌했다”고 설명했다. 꼭 불교와 관련된 것만이 아니라 논어, 속담, 해외 유명 인사의 명언 등 다양한 소재에서 발췌한 문구에 스님의 이야기를 덧붙였다. 사회복지에 앞장서 온 만큼 스님은 함께 사는 세상에 대해서도 생각을 전했다. 한국 사회의 가장 큰 문제로 ‘차별’을 꼽은 스님은 “불교가 모든 중생의 행복에 앞장서는 종교인 만큼 그 역할 역시 차별을 해소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보각 스님은 또 “중생을 기쁘게 하는 마음을 자심이라 하고, 남의 고통을 없애 준다는 것이 비심”이라며 “하루에 한 번이라도 남을 기쁘고 행복하게 하지 못하면 무자비하게 사는 것이다. 하루라도 기쁘고 행복하게 만들기 위한 노력이 바로 기도”라고 했다.
  • ‘연예인 철퇴로 정권 안정?’..대만 출신 유명인, 中부동산 96채 압류

    ‘연예인 철퇴로 정권 안정?’..대만 출신 유명인, 中부동산 96채 압류

    대만 출신의 연예인 부부가 중국에서 활동 중 벌어들인 수익의 상당 부분을 중국 공산당에 압류된 것이 확인됐다. 중국을 무대로 활동했던 대만 출신의 대표적인 연예인 부부 린루이양(林瑞阳)과 장팅(张庭)은 인터넷 플랫폼을 통해 자체 제작한 것으로 알려진 와인과 화장품 등을 대규모로 판매해왔는데, 최근 중국 시장감독국이 이들이 제품을 판매한 형식이 불법 다단계 방식을 악용했다고 주장하며 관련 수익 전액을 불법 수익으로 가정해 압류한 상태로 알려졌다.  미국 매체 자유아시아방송은 최근 린 씨 부부 두 사람의 명의로 있었던 5억 위안(약 960억 원)의 현금성 재산이 동결됐으며, 지금껏 주요 판매 채널로 활용됐던 부부의 소셜미디어 계정도 무기한 사용 금지된 상태라고 21일 보도했다.  린 씨 부부는 지난 2020년 1월 중국에서 코로나19가 처음 발병했을 당시 유명인사 중 가장 많은 금액인 2000만 위안을 기부한 인물로도 유명한데 이 때문에 부부를 겨냥한 집중 수사에 더 많은 이목이 집중된 분위기다.  보도에 따르면, 린 씨 부부가 이번에 중국 정부에게 압류 조치된 재산에는 부부 명의로 있었던 시가 총액 약 17억 위안(약 3262억 원) 상당의 부동산 96채도 포함됐다. 스자좡 유화구 시장감독국은 두 사람의 명의로 된 부동산에 대해 가압류 통보를 한 상태로 알려졌다.  부부의 주요 판매 수익은 일명 ‘TST팅미미’(TST庭秘密)로 불리는 미백전용화장품이었다.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관할 시장감독국이 문제 삼은 부분은 부부의 화장품이 프랑스산 발효 효모를 사용한다는 점이 강조하며 이 마스크팩 한 장의 원가는 14위안에 불과했지만 290위안에 팔려나갔을 정도로 고가의 마진이 책정됐다는 점이었다.  특히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사용 후 두드러기 증상이 발견되는 등 부작용 사례가 잇따르자 현지 관할 시장감독국은 지난해 6월부터 린 씨 부부의 화장품 업체를 조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부부에 대해 중국 시장감독국이 공개 비판한 부분은 이것만이 아니었다. 린 씨 부부 재산 가압류와 관련해 특히 논란이 된 것은 부부가 소유한 상하이 소재의 ‘상하이 다웨이 무역회사’다.  중국 당국은 해당 무역 회사가 상하이진홍바이오텍유한공사와 상하이실업유한공사 등 두 개의 하청 업체를 소유하고 있으며, 린 씨 부부는 주로 이들 하청 업체 두 곳을 통해 다단계 판매업을 하며 거액의 부당 이득을 손에 쥐었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또, 해당 업체 명의로 상하이 푸동의 빌딩 한 채를 소유했으나 해당 부동산은 지난 7월 이미 관할 시장감독국에 의해 가압류 된 상태로 확인됐다. 이 당시 린 씨 부부에게는 출국 금지령이 발부돼 국외 도피가 불가한 상태로 강압적인 수사를 받았던 것을 전해졌다.이에 대해 중국 관영매체들도 가세해 대만 출신이지만 친중적 행보를 보이며 장기간 중국에서 활동했던 린 씨 부부에 대한 비판 여론을 형성하는 분위기다. 실제로 최근 인민일보 등 다수의 매체들은 린 씨 부부의 행각을 겨냥해 ‘전자상거래라는 허울로 다단계식 영업을 해왔고, 이는 중국과 같은 법치사회에서는 용납받을 없는 명백한 범죄 행위’라면서 ‘이 사건과 관련된 피해자 규모가 크다는 점에서 당국이 소셜미디어를 악용한 신종 다단계 업체들에 대해 대대적인 손을 보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 같은 관할 수사국의 비난에 대해, 린 씨 부부 측은 “제품 판매 행위는 모두 합법적인 경로로 진행했으며, 줄곧 정부의 지도 하에 성실하게 납부 의무를 다 했다”면서 시종일관 억울하다는 입장을 호소 중이다.  한편, 중국 정부의 린 씨 부부를 겨냥한 대대적인 수사에 무려 400여 명의 공안국 인력과 16개 수사팀이 투입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 같은 대규모 인력을 동원한 수사가 부부를 ‘타겟’으로 삼은 불법 수사이며 명백한 인권 침해라는 비판적인 목소리도 제기했다.  베이징의 독립 논설위원인 화포(华颇) 교수는 “중국에는 살찐 돼지는 반드시 잡아야 한다는 속담이 있다”면서 “대만 출신의 스타 부부인 린 씨와 장 씨 두 사람을 겨냥한 수사를 보면 중국의 최고 여배우였던 판빙빙에 대한 수사와 매우 유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당시 판빙빙은 무려 8억 위안에 달하는 벌금형을 선고받았다”고 했다.  화 교수는 이어 “중국 사회의 빈부 격차와 불평등에 대한 서민들의 불만이 고조되자, 시진핑 정권이 나서서 부유한 스타들을 겨냥해 철퇴를 내리치는 방식으로 정권 안정화를 도모하고 있다. 특히 눈에 띄는 직업을 가진 스타들을 겨냥한 대대적인 수사와 철퇴는 시 주석의 정권 안정화에 대단한 영향력을 줄 수 있다는 것이 현 정권 고위 간부들의 계산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 中매체, 바이든 유럽행 비난 “미국은 전쟁 끝나질 않길 원해”

    中매체, 바이든 유럽행 비난 “미국은 전쟁 끝나질 않길 원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동맹들과 우크라이나 사태를 논의하기 위해 유럽 순방에 돌입하자, 중국 관영매체가 “미국은 평화회담을 원하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24일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는 ‘워싱턴은 우크라이나의 불행에서 이익을 얻는다’는 제목의 사설에서 “미국은 전쟁이 끝나지 않기를 바라고 전쟁으로부터 지정학적 이득을 얻기 위해 분쟁의 사용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유럽 방문에 나선 이유도 유럽에서의 반전 목소리를 독려하기 위한 것이라 주장했다. 매체는 ‘방울은 매단 사람이 풀어야 한다’라는 속담을 인용하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충돌은 미국과 러시아의 갈등이 격화된 결과로, 이 문제의 해결은 미국 손에 달렸다”고 전했다. 또 “미국이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힘든 날이 계속되지 않기를 바란다면, 왜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보내고 러시아 제재 문제를 유럽과 조정하느냐”고 반문한 뒤 “미국은 진정한 평화회담을 원하지 않는 게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민주주의라는 간판을 내걸고 패권을 과시하고 평화라는 명목으로 부를 쌓았다”면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충돌의 변천은 결국 미국이 ‘전쟁광’이라는 본질을 증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18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첫 정상 통화를 했다. 이날 통화에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주요 화두였다. 양측은 러시아 지원 및 서방의 제재와 관련해 각자의 입장을 설파하며 신경전을 벌였다. 백악관 성명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통화에서 중국의 러시아 지원에는 결과가 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의 통화 중 발언과 관련해 “우크라이나 도시와 민간인을 잔혹하게 공격하는 러시아를 물질적으로 지원할 경우 결과와 영향을 묘사했다”라고 전했다. 반면 시 주석은 우크라이나 위기의 배후에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과 나토도 러시아와 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중국중앙(CC)TV가 전했다. 시 주석은 또 “전방위적이고 무차별적인 제재로 고통받는 것은 역시 인민들”이라며 서방의 러시아 제재는 물론 미국이 경고한 대중국 제재에도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러시아 지원을 해선 안 된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입장에 시 주석이 어떻게 반응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미 고위 당국자는 관련 질문에 중국에 확인할 사항이라는 태도를 보였다. 중국은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된 이후 중립을 표방하면서도 사실상 러시아를 지원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 싱하이밍 “사드 추가 배치하면 양국 관계에 나쁜 영향, 잘 관리해야”

    싱하이밍 “사드 추가 배치하면 양국 관계에 나쁜 영향, 잘 관리해야”

     -북한이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북한은 정찰위성성능시험이라고 주장할 듯)를 강행하면 중국은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있는가. 한국인들은 북한의 도발에 중국 정부가 원론적인 대응에만 그치고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고 불만이 많다.  “중국은 관련 보도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또 한반도의 최근 동향과 사태의 추이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현재 한반도 정세는 중요하고 민감한 시기에 처해 있다. 2018년 이후 북한은 일련의 적극적인 조치들을 취했다. 그러나 그들이 취한 비핵화 조치가 상응하는 답을 받지 못했고 그들의 합리적인 우려가 제대로 중시되지도, 해결되지도 않았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북미 간의 신뢰 부재를 더욱 심각하게 만들었다. 사실 미국은 북한에 대해 적의가 없고 외교적 수단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길 바란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우리는 관련국들이 실제 행동으로 성의를 보여주길 바란다.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서로가 마주 보며 나아가야 한다. 중국은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계속하려 한다.” -8월 24일이면 한중 수교 30주년이 된다. 중국 속담에 ‘30년 하동, 30년 하서’가 있듯 세상이 바뀔 정도로 긴 시간이 흘렀다. 30주년을 맞는 한중관계를 평가한다면 100점 만점에 몇 점 매기는지. “점수를 정확하게 매길 수 없지만 중한 관계의 비약적인 발전에 만족한다. 지난 30년 동안 엄청난 변화가 있었다. 양국 관계에 역사적인 변화가 일어났고, 역사적인 진전을 이뤘다. 그리고 국제관계사에서 양국 관계 발전의 모범을 세웠다. 양국 관계는 ‘3단계 도약’을 실현했다. 양국은 공동 발전을 실현하고 지역 평화에 기여하며 아시아 진흥을 위해 협력하고, 세계 번영을 촉진하는 ‘4대 동반자’가 되기 위해 함께 힘쓰고 있다. 중국의 통계에 따르면 양국의 연간 교역액은 3600억 달러를 넘어섰고 상호 투자액은 1000억 달러에 달한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에 인적 교류는 연간 1000만명에 이르렀고, 상대 국가에 몇십만에서 100만명이 상주하고 있었다. 또 서로 상대 국가에 가장 많은 유학생을 보냈다. -중국 정부가 평가하는 한중 수교 30년 ‘최고의 순간’ ‘최악의 순간’은 무엇인가. 또 다가올 30년의 한중관계 발전을 위해 양국이 어떤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보는가. “끊임없이 새로운 역사를 만들고, 새로운 기록을 깨뜨리며, 훌륭한 잊지 못할 ‘최고의 순간’을 수없이 남겼다. 예컨대 울타리를 허물고 공식적으로 수교를 맺었고, ‘세 차례 연속 도약’을 실현해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구축했다. 또 양국 지도자가 여러 차례 상호 방문하고, 중한 FTA 협정이 정식 발효되는 등 매 순간이 기억에 생생하다. 중한 수교 30년 동안 각 분야에서 이룬 눈부신 성과들은 양국과 양국 국민에게 실질적인 이익을 주었다. 그 뿐만 아니라, 이 지역은 물론 세계의 평화와 번영에도 적극 기여했다. 하지만 가장 좋은 것은 없고, 더 좋은 것만이 있을 뿐이며, 최고의 순간은 반드시 미래에 있다고 믿는다. 우리는 천연적인 동반자이자 떨어질 수 없는 이웃이기 때문에, 중한 관계도 반드시 점점 좋아져야 한다. 양국이 끊임없이 새로운 역사를 쓰고 더 많은 빛나는 순간들을 만들길 기대한다. 최악의 순간은 사드 문제가 불거졌던 그 시기가 아닐까 생각한다. 사드 문제는 양국 수교 이래 직면한 가장 큰 도전이었다. 중한 간 전략적 상호 신뢰를 훼손하고 양국 관계에 큰 충격을 주었으며, 양국 민의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매우 가슴 아픈 일이었다. 다행히 양국의 공동 노력으로, 양국이 사드 문제를 단계적으로 적절하게 처리하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중한 관계는 정상 궤도로 돌아올 수 있었다. 양국이 경험과 교훈을 진지하게 받아들여서 협력을 촉진하며 민감한 문제를 타당히 처리하고 중한 관계를 새롭고 더욱 큰 발전을 이루도록 함께 노력하길 바란다.”-최근 여론조사에서 한국 젊은이들이 가장 싫어하는 나라로 중국을 꼽았다. 마찬가지로 중국 젊은이들의 혐한 정서도 만만찮다. 그 원인을 어떻게 분석하는지. “현재 일부 여론, 특히 인터넷 조사는 종종 허위성이 커서 민의를 정확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도쿄올림픽 때 중국의 한 젊은 수상자도 인터뷰에서 한국 음악과 문화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한쪽 말만 들어선 안된다. 물론 최근 2년 동안 중한 양국의 민심이 확실히 다소 나빠졌고, 일부 대립하는 정서도 있다. 그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무엇보다 코로나19로 인해 인적 왕래가 막히면서 서로가 얼굴을 맞대고 소통하고 마음을 나누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아울러 사드 여파, 그리고 역사 문화에 대한 일부 오해와 논란 등도 양국 민의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 또 일부 언론과 네티즌들이 의도적으로 부추긴 면도 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중한 민의에 관한 문제는 소통의 부재나 오해에서 비롯된 일시적·정서적 측면이 크고, 구조적인 충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중한 양국은 수천년의 우호 교류 역사를 갖고 있다. 우호 협력이 항상 주된 흐름이었기 때문에, 양국의 민의적 기반과 국민 감정의 토대는 매우 두텁다. 저는 이번에 한국에 부임해서 한국인들의 열정과 우호를 여전히 깊이 느꼈다. 두 나라가 코로나19 상황에서 서로 의지하고 도왔던 온정에 깊은 감동을 받기도 했다. 코로나19가 안정되면 양국 국민의 교류가 점점 많아질 것이고, 국민 간의 감정은 반드시 끊임없이 회복되고 더욱 깊어질 것이라고 확신한다.” -양국 젊은이들의 반중·혐한 정서를 빠른 시일 안에 해소하고 정상화하는 방안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두 나라는 동양의 문명을 공유하고 있고 문화가 비슷하며 많은 정서적 공감대를 갖고 있다. 이것은 우리의 견고한 연결고리다. 양국 정부와 각계는 수교 30주년과 중한 문화교류의 해를 계기로 양국 간 인문 교류를 적극 기획해 추진하고 있다. 또 언론·싱크탱크·스포츠·예술 등 각 분야에서 교류와 협력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인문 교류가 많아질수록 양국 국민 사이에 오해가 점차 풀리고, 서로에 대한 이해와 정이 점점 더 깊어질 것으로 믿는다. 아울러 민의는 정치적 관계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한국은 중국과 함께 민감한 문제를 잘 관리해 양국 관계의 우호적인 대세를 유지하길 바란다. 그리고 일부 민감한 문제가 부각돼 국민 감정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하길 희망한다. 서울신문을 비롯한 한국 언론 등 각계 인사들이 함께 노력해 양국 민간 우호 증진에 적극적인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
  • “윤석열, 문재인 체포에 총력”, “文 영구 추방” 망발 쏟아내는 日언론 [김태균의 J로그]

    “윤석열, 문재인 체포에 총력”, “文 영구 추방” 망발 쏟아내는 日언론 [김태균의 J로그]

    “정권을 떠받치기 위해 이전 정권의 부패를 철저히 추궁하는 것이 한국 정치의 특기다.” 한국의 정권 교체에 즈음해 일본의 우익 언론들이 밑도 끝도 없는 내용의 저질 기사를 무분별하게 양산해 내고 있다. 역대 정권 교체 사례를 무리하게 끌어다 붙이며 타국 국가 지도자에 대해 ‘혐한론’(嫌韓論) 차원의 접근을 하고 있다. 일본 시사주간지 슈칸(週刊)포스트는 4월 1일자 최신호(인터넷판은 20일 게재)에서 ‘윤석열 한국 신임 대통령, 문재인씨 체포에 총력 기울이나...야당 의원에 대한 본보기성 체포도’라는 기사를 실었다. 겐다이(現代)비즈니스도 21일 ‘문재인은 영원히 추방...한국의 중심부에서 지금 문재인 대논쟁이 달아오르는 이유’라는 기고문을 인터넷판에 게재했다. 필자는 각종 미디어에서 혐한 언설을 늘어놓아 일본내 지한파들로부터 비난받는 무토 마사토시 전 주한 일본대사다. 하나같이 언론의 허울 뒤에 숨어 타국 지도자에 대한 무책임하고 감정적인 주장으로 일관, 용인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마치 전쟁 상태에 있는 국가를 상대로 한 프로파간다(선전선동)를 연상시킬 정도다.  슈칸포스트는 대선 과정에서 논란이 됐던 윤 대통령 당선인의 ‘전(前) 정권 적폐청산 수사’ 인터뷰 발언을 끄집어내 “한국에서는 권력자의 ‘수사한다’라는 말이 단순한 ‘위협’으로 끝나지 않는다”라며 “정권교체 때마다 전 대통령이 소추, 탄핵, 체포돼 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강경한 책임 추궁의 배경에는 한국의 독자적인 문화가 자리한다”고 전 아사히신문 서울 특파원 마에카와 게이지의 자의적 분석을 달았다. “한국에는 ‘구관이 명관’이라는 속담이 있다. 조선시대 때부터 새로운 권력자가 나오면 더 가혹한 압정을 하는 것을 뜻한다. 그래서 현 정권은 ‘구관보다 낫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하며 이를 위해 과거 권력자 때리기에 안간힘을 쓰게 된다. 앞선 권력자의 범죄를 비난함으로써 자기 집권의 구심력을 높이려는 것이다.” 마에카와는 일본군 위안부 만행을 부정하는 ‘위안부 거짓보도의 진실’이라는 책을 펴내기도 했던 우익 인사다. 마에카와는 “북한에 유화적인 태도를 보이면서도 전혀 성과를 내놓지 못했던 문재인씨에 대해 국가내란죄로 즉각 체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보수파로부터 나오고 있다”고도 했다. 국내 일부 과격파의 주장을 마치 보수 진영 전체의 분위기인 것처럼 왜곡해 전달하고 있는 것이다. 슈칸포스트는 오는 5월부터 야당이 되는 더불어민주당 일부 국회의원들을 본보기 차원에서 비리 등을 엮어 검거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돌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조선의 시조 이성계는 전 왕조인 고려의 왕족을 여자아이까지 전부 처형했다”며 윤석열 당선인도 문재인 정권에 관련된 사람들을 뿌리채 뽑아낼 것인지 주목된다고 했다.무토 전 주한 일본대사는 겐다이비즈니스 기고에서 문재인 정권 5년을 ‘강권적 독재정권’으로 표현하며 총체적으로 비방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정부의 권력기구 장악에 총력을 기울였다”, “국가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좌익정당이 장기집권을 달성해 보수의 권력기반을 소멸시키려는 것”, “일반적인 민주주의 국가가 하는 것이 아니다” 등 주장이다. 나름 객관성을 부여하기 위해 국내외 언론보도 기사 등을 인용했지만, 내용들을 들여다 보면 문재인 정권 매도에 의도를 두고 있음이 단박에 드러난다. 여권 인사들의 자성의 목소리도 문재인 대통령 공격의 수단으로 활용했다. 의도적인 오역까지 버젓이 이뤄졌다. 이재명 전 민주당 대선 후보의 측근인 정성호 의원이 페이스북에서 “국민이 만들어서 잠시 맡긴 권력을 내 것인양 독점하고 내로남불 오만한 행태를 거듭하다 심판받았다는 사실을 벌써 잊어 버리고 나는 책임없다는 듯 자기 욕심만 탐하다가는 영구히 퇴출당할 것이다”라고 말한 문구를 인용하면서 이를 ‘문재인, 영원히 추방’이라고 전혀 맞지 않는 제목으로 연결시켰다. 일본 언론의 한 전직 서울 특파원은 “아무리 대중잡지라고 해도 이런 글들이 나오는 것은 그만큼 수요층이 있기 때문”이라며 “한일관계 개선에 백해무익한 기사들이 오직 판매를 위해 마구잡이로 생산되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말했다.
  • “너무 값싼 것만 찾는 일본인, 고통의 지옥에 스스로 갇혔다”...日언론 지적 [김태균의 J로그]

    “너무 값싼 것만 찾는 일본인, 고통의 지옥에 스스로 갇혔다”...日언론 지적 [김태균의 J로그]

    “일본인은 다른 어느나라 사람들보다도 ‘가격 인상’에 질색을 하고 ‘값싼 것’에 집착한다. 사회 전반에 ‘구두쇠’ 문화가 깔려 있다. 싼값을 유지하기 위해 임금을 안 올리고, 이것이 사람들을 가난하게 만들고, 이것이 다시 값싼 것만 찾게 하는 ‘저렴함의 무간지옥(극심한 고통의 지옥)’이다.” 햄버거 가격, 디즈니랜드 입장료 세계 최저 수준이지만... 세계 각국의 빅맥(맥도널드의 주력 햄버거) 가격을 비교해 산출하는 구매력 지표인 ‘빅맥지수’에서 일본은 올해에도 3.38달러(약 4200원)로 주요국 수준을 크게 밑돌았다. 지난 2월 영국 이코노미스트지 발표 기준으로 미국은 5.81달러로 일본보다 2.5달러 가까이 높았고 영국은 4.82달러, 중국은 3.83달러, 한국은 3.82달러였다. 그러나 일본 소비자들 사이에는 자국에서 판매되는 빅맥에 대해 ‘바가지 가격’이라는 비난이 꾸준히 제기된다. 일본 디즈니랜드는 지난해 10월 일일 자유이용권 가격을 기존의 최고 8700엔(약 9만 2000원)에서 9400엔(약 9만 9000원)으로 올려 소비자들의 원성을 샀다. 소셜미디어 등에는 “혼잡해서 이용이 어려운데 가격은 너무 비싸다”, “이제는 디즈니랜드 따위 이용 안한다” 등 비난이 빗발쳤다. 그러나 일본내 빅맥 가격과 마찬가지로 일본 디즈니랜드 입장료도 각국과 비교하면 가장 낮은 수준이다. 미국, 프랑스, 중국 등지의 디즈니랜드는 비수기에도 기본적으로 1만엔을 웃도는 경우가 많다. 외국에서는 ‘너무 싸서 부러운 일본 맥도널드’, ‘세계 최고의 가성비 일본 디즈니랜드’ 등 호평을 받는데도 정작 일본 소비자들 사이에는 “업체들이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정서가 강한 것은 왜일까.“사회 저변의 ‘구두쇠’ 문화가 일본 특유 저물가의 원인” 일본 시사주간지 ‘슈칸신초’는 14일 인터넷판에서 이러한 일본 특유의 현상을 집중분석했다. 기사는 “경제 전문가들은 ‘엔저 정책(일본 엔화 가치를 낮게 유지하는 것)의 폐해’ 등을 이유로 들지만, 본질적으로 일본인들은 과도하게 물가 인상에 질색을 하고 저렴함에 집착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사회 전반의 ‘구두쇠’ 문화가 핵심 이유라는 것이다. 실제로 일본, 미국, 영국, 캐나다, 독일 등의 국민들에게 ‘단골가게의 물건값이 10% 오를 경우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내용의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일본 이외의 나라에서는 “(원자재·인건비 등 요인으로) 가격 상승이 불가피한 것으로 보고 인상된 금액에 상품을 구입한다”는 응답이 많았다. 반면 일본 소비자들은 “다른 가게에서 구입한다”, “그 가게에서는 해당 물건을 덜 산다”는 등 응답이 우세했다. 조사의 결론은 “일본 소비자들만 가격 인상에 극히 단호한 자세를 취한다”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왜 일본인만 유독 기업의 가격 인상을 참아내지 못하는 것일까. “가격인상 못참는 것은 다른나라 국민보다 가난하기 때문” 경제 저널리스트 구보타 마사키는 “정답은 간단하다. 일본 국민들이 다른나라 국민들보다 가난하기 때문”이라고 잘라 말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미국, 영국에서는 1990년 이후 실질임금이 40% 이상 올랐지만, 일본은 불과 4% 밖에 오르지 않았다. 2020년 주요국 평균임금을 비교하면 일본은 연간 424만엔으로 35개국 중 22위에 불과하다. 1위 미국(763만엔)과는 339만엔이나 차이 난다. 기사는 “한국도 과거에는 일본보다 저임금이었지만, 1990년 이후 30년간 1.9배로 오르면서 2015년 일본을 추월했다”며 “현재는 일본보다 평균 38만엔 정도 높다”고 전했다. 구보타는 ‘세상의 상식을 거스르는 초저임금’이 나타난 근본 이유로 일본의 중소기업 중심 산업구조를 들었다. 지난해 발간된 중소기업 백서에 따르면 일본의 전체 기업 중 대기업의 비중은 0.3%(약 1만 1000개)에 불과하다. 전체 기업의 99.7%(357만개)를 차지하면서 고용의 약 70%(3220만명)를 책임지는 것은 중소기업이다.“압도적 대다수가 일하는 중소기업의 임금을 높이지 않으면 일본 전체의 임금은 절대로 오르지 않는다. 그러나 중소 영세기업이 치열한 경쟁 속에서 일감을 확보하며 생존하려면 가격을 낮추는 수밖에 없다. 적자를 각오하고 가격을 내리는 ‘출혈 수주’가 불가피한 환경에 놓여있다.” 일례로 일본을 대표하는 문화산업인 애니메이션 분야도 극심한 저임금이 만연해 있다. 사단법인 일본 애니메이터연출협회의 2019년 조사에 따르면 일본의 애니메이션 종사자 평균 연봉은 440만엔이다. 이 가운데 정규직은 14%에 불과하다. 신입 직원들의 연봉은 평균 125만엔에 그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의 지난해 6월 보도에 따르면 중국에서 ‘2년 이상 3D 애니메이션 제작 경험자’는 월 34만~68만엔을 받는다. 이에 비하면 일본은 우수인력을 저임금으로 후려치는 나라인 셈이다. ‘초저가 구매’ 지상주의가 임금까지 초저가로 만들어 기사는 “일본 소비자들은 ‘초저가 음식’, ‘초저가 슈퍼마켓’을 찬양하고 “더 싸게!”, “더욱 저렴하게!”를 외치며 기업의 가격 인하를 독려하지만, 그것이 돌고 돌아 결국 자신들의 임금까지 ‘초저가’로 만들어 버렸다”고 지적했다.“월급이 오르지 않으니 소비자는 ‘조금이라도 싼 것’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다. 기업은 출혈 수주의 여파로 더 이상 임금을 올려줄 수가 없다. 결국 근로자(소비자)들은 점점 더 가난해진다. 일본인은 ‘저렴함의 무간지옥’이라는 악순환의 한가운데에 있는 것이다.” 슈칸신초는 “기시다 후미오 정부가 디플레이션 탈출을 목표로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저렴한 일본’ 현상은 여전하다”고 평가했다.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는 대부분 일본인이 ‘지옥’에서 사는 데 대한 위기감은커녕 ‘이렇게 살기 좋은 나라는 없다’며 만족해 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옥도 사람이 사는 집’(지옥처럼 끔찍한 곳도 익숙해지면 마음이 편해진다)이라는 속담 그대로다. 이러한 ‘저렴함의 무간지옥’에서 느끼는 우리의 행복은 꿈인가 환상인가.”
  • 中 매체 윤석열 당선 보도… “한·중 관계 계속 발전 희망” 공식 반응은 아직

    中 매체 윤석열 당선 보도… “한·중 관계 계속 발전 희망” 공식 반응은 아직

    중국 관영 매체가 한국의 대선 결과를 신속하게 전했다. 윤석열 당선인이 그동안 한미동맹의 재건과 포괄적 전략 동맹 강화를 공약으로 제시한 만큼 오늘 오후에 나올 중국 정부의 공식 반응이 주목되는 상황이다. 중국 신화통신은 10일(한국시간) “한국 대선에서 보수 야당의 후보였던 윤석열 당선인이 승리해 한국의 새 대통령에 당선됐다. 득표율 차이가 근소했지만 여당의 이재명 후보가 패배를 인정했다”고 빠르게 보도했다. 이날 오후 4시 정례 브리핑을 통해 한중 관계를 계속 발전 시키기를 희망한다는 기조의 입장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전날   환구시보는 한국 대선 결과가 한반도 문제와 한·중 관계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하면서 “확실한 것은 청와대 주인이 바뀌었다고 해서 이 사실이 달라지지는 않을 거라는 점”이라며 “대선 결과와 관계없이 한·중 관계는 뒤로 물러설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한국, 중국과 미국 사이 가교 역할 필요”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세 닢 주고 집을 사고 천 냥 주고 이웃을 산다’는 속담을 인용해 “한·중은 경쟁국이 아니라 이해관계가 얽혀 있고 상호보완적 이점과 잠재력이 큰 파트너”라며 앞으로도 공동 발전을 더 실현하기 바란다는 답변을 했다. 중국 입장에서는 미국과의 대립과 갈등에 직면한 상황에서 이번 대선의 결과와 상관없이 한국과는 협력을 계속해 나가고 싶다는 기조를 미리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환구시보는 “신임 한국 대통령은 중국과 미국 사이의 균형 문제를 해결하고 편들기가 아닌 가교 역할을 계속할 필요가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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