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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순 서울시장 「민선자치 2년」 세미나 연설 요지

    ◎“지방분권 촉진법 제정 필요” 조순 서울시장은 26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이 주최한 「민선자치 2년의 평가와 향후 과제」라는 주제의 세미나에 참석,기조연설을 했다.조 시장은 이날 『민선 지방자치는 어려운 여건하에서도 대체로 성공적인 출발을 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지방자치의 틀 자체에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중앙집권적인 행정의 지방분권화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고 말했다.다음은 강연요지이다. 민선시정 2년의 주요 성과로는 시정목표 및 방향의 구체화,공무원의 대민봉사 및 서비스 정신의 향상,시민의 시정참여 확대 등을 들 수 있다. 「시민본위의 시정,인간중심의 도시」라는 시정 이념을 구체화하여 「시정운영 3년계획」을 수립했다.부문별로는 「교통 종합대책」「공원녹지확충 5개년 계획」「환경보전 장기종합계획」「서울형산업 육성대책」 등 중장기계획을 수립,추진중이다.「2011년 서울 도시기본계획」을 통해 시정 전 분야에 대한 장기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민선자치시대의 시정운영기조도착실히 정착되고 있다.서울시의 자율적 시책이 증대하고 「바른시정 시민위원회」「녹색서울 시민위원회」「서울여성위원회」「서울교통시민연대」「쓰레기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협의회」 등 시민단체들의 시정 참여도 증가하고 있다. 부문별 성과도 적지 않다.안전관리부문의 성과로는 성수대교 복구와 안전관리체제의 대폭 보강을 들 수 있다.교통부문은 도로확장 등 공급위주의 정책에서 혼잡통행료 징수 등 교통수요를 관리하는 정책으로 전환했다.환경부문에서는 환경기본조례 등 중요한 환경정책 지침을 마련하고,여의도 공원 등 크고 작은 공원 녹지를 대폭 확충하고 있다. 복지부문에서는 가정도우미제도 여성발전기금 장애인 심부름센타 등 구체적인 사업을 통해 시민의 현실적 복지 욕구에 부응하고 있다. 전체적으로는 서울을 인간 중심의 살기 좋은 도시로 만들겠다는 당초의 목표가 착실하게 달성되어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우리나라의 모든 문제가 거대도시인 서울에 응축돼 있어 민선시정에 거는 시민의 기대에 부응치 못한 것 또한 사실이다.과거의잘못된 관행으로 비리가 발생,시정의 생산성이 저하되는 아픔도 있었고 자치여건의 미비로 자치단체의 업무수행에 지장이 초래된 사례도 있었다. 지금 우리나라가 모든 부문에서 혼란을 겪는 원인은 지금까지 우리 사회를 이끌어온 생각과 제도의 틀이 너무 낡았기 때문이라 생각한다.이 가운데 하나는 중앙정부의 권한이 아직 분산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서울시는 이를 시정하기 위해 「지방분권촉진법」의 제정이 필요하다고 중앙정부에 건의했다. 남은 임기동안 지난 2년간의 성과를 바탕으로 서울을 인간중심의 「더불어 사는 우리의 서울」로 다시 태어나게 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21세기와 통일에 대비하는 연구를 시작하여 「나의 서울,우리의 서울」이 다가오는 통일시대의 영원한 수도로서 세계의 중심도시로서 발전할 수 있는 튼튼한 기반을 갖추도록 하겠다.「천리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속담처럼 민선자치의 대장정은 일조일석에 이루어지기는 어렵다.우리의 지방자치는 반드시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정리=김상화 기자〉
  • 과정 올바른게 민주사회인데(박갑천 칼럼)

    『모로가도 서울만 가면된다』는 속담이있다.「열상방언」이나 「동언해」에도 실렸으니 오래된 속담이다.방법이야 어떻든 목적한바만 이루면된다는 뜻으로 쓰인다. 말은 쉬워뵈지만 내용을 생각하면 무섭다.모로간다는건 정상이 아니라는 뜻인데 정상아닌 비정상에는 위험도 따를터이니 말이다.「회남자」(열림훈편)에 『짐승쫓는 자의 눈에는 태산이 보이지 않는다』는말이 나온다.「서울갈 욕심」이 마음속 밝음을 가려버린 때문이라는 것.그럴때 넘어지는 위험을 맛보기도 한다.하지만 쫓는 짐승 잡기 위해서는 염치잃고 무작스러워질수도 있는일.바로 그대목이 무섭다는 것이다. 인생사는 이 『모로가도…』가 벌이는 희비극으로 엇짜인다.병들어 누운 관중이 문병간 환공에게 한말을 보자.그는 자기가 죽고나면 역아와 수조와 개방의 세사람을 제거하라고 이른다.관중은 그 세사람의 「짐승쫓는 욕심」을 꿰뚫어보고 있었다.목적을 위해 수단방법 가리지 않을 사막스런 품성까지도. 역아는 요리사였다.임금이 오직 사람고기만 못먹었다 하자 제자식 머리를 삶아바친 사람.『제자식 사랑않는 자가 어찌 임금인들 사랑하겠습니까』.임금이 여색을 좋아하면서 질투심이 많자 수조는 스스로 거세하고 후궁 단속하는 내시가 된사람.『자기를 사랑하지 않는 자가 어찌 임금을 사랑하겠습니까』.개방은 임금섬기기 15년에 제 노모한테 한번도 안간 사람.『제어미 사랑않는자가 어찌 임금을 사랑하겠습니까』.환공은 거짓충성을 믿은결과 그들이 일으킨 내란에 죽는다(「한비자」 난일편). 『모로가도 출세만하면 된다』『모로가도 돈만벌면 된다』.그러기위해『모로가도 일류대학만 붙으면된다』.과외열병의 갖가지 현상도 뿌리를 더듬자면 이 『모로가도…』의 합창이다.학원은 말할것도 없고 가정도 학교도 서슴지 않아온 온갖 반칙.교육현장이 마치 악의 온상같이 돼버리지 않았는가.걱정스러운건 덕성 바랜 지식으로 무장된 『모로가도…』들이 왜 자기게 될 우리사회다. 민주사회는 결과 못지않게 그에 이르는 과정을 중시해야 한다.그것은 『모로가도…』가 용납안되는 사회다.하건만 도도히 흐르는 『모로가도…』의 시류.「망국과외」라면서 아무리 당조짐해도 근본원인이 있는한 바람자면 고개를 다시 쳐들것 같은데 어떤지.〈칼럼니스트〉
  • 개똥벌레 불빛 스러지는 까닭은(박갑천 칼럼)

    개똥벌레도 지방에따라 이름이 달라진다.「반딧불이」가 표준말인 사전도 있고.무더운 여름밤을 파르스름한 빛으로 수놓는 멋쟁이.『오르락내리락/동으로 가락 서으로 가락 방향도 없이/조그만 빛이 누구를 찾아 어디로 가는고』.춘원 이광수는 「반딧불」이란 시에서 개똥벌레의 방황을 안타까워 한다. 춘원은 그러나 개똥벌레의 헤맴을 『님을찾는 짓』으로 보고 있다.그래서 『밤마다 찾아도 못찾는 님을/또 어느밤에나 찾을 것인고』하면서 조바심친다.사실 이빛에는 위험이 따른다.곤충 잡아먹는 새들의 수잠을 깨우는가 하면 개구리나 두꺼비따위까지도 빛을보고 달려들게 하기 때문이다.한데도 뿜는빛은 암수의 신호용.가령 수많은 종류의 개똥벌레 가운데는 날개가 없어서 날지못하는 암컷도 있는데 그런처지로도 엉덩이를 들고 불을 켜서 수컷을 유인할 정도다.빛을 냈다껐다하는 회수나 색깔등이 그신호.종류따라 나름대로 달라진다.임찾아 헤맨다고본 춘원의 눈길은 옳은가 보다. 형설지공이란 말을 떠올리게 하는 개똥벌레.개똥벌레 빛과 눈빛으로 글을읽었다는데서 고학하는 것을 이른다.당나라 이한의 「몽구」에 나오는 차윤과 손강이 그 주인공들이다.개똥벌레빛으로 책읽은 사람이 차윤인데 그의 고향(복건성)뿐 아니라 중국남쪽의 개똥벌레는 유난히 빛이 밝은 것으로 알려진다. 이젠 여름날 농촌에를가도 그 개똥벌레를 보기가 어렵다.농약 등의 독성에 오갈들어 목숨붙일 터전을 잃었기 때문이다.해충을 죽이면서 높이게 된 수확과 에껴버린 결과가 그것아닌가.세상사란 일방적으로 좋을수만은 없는것.자동차라는 문명의 이기에 교통사고라는 폐해가 따르는 것과 같다.이런 인생의 기미로해서 서양에도『머리에 좋은 것은 목과 어깨에 나쁘다』는 속담이 전해 내려온다.이게 일득일실이자 일리일해.몽골왕조 창업의 중신이었던 야율초재가 했던 말이다(「원사」야율초재전).그러기때문에 이익되는일 한가지를 시작하느니보다 해가 되어오는 일 한가지를 없애는 것이 더 나은법이라고 그는 말하고있다. 천안시가 풍세천 언저리 4만여평을 개똥벌레공원으로 만든다고 한다.개똥벌레도 이젠 섭리의뜻 아닌 사람뜻따라 살 수 있게 되나보다.여름밤이면 아무데서나 잡아 호박꽃초롱 만들었던 어린날 정취는 영 가버리는건가.〈칼럼니스트〉
  • 놀부 심보 많아져서 제비 안온다?(박갑천 칼럼)

    『제비도 논어를 읽을 줄안다』는 속담이 옛날에는 있었던 모양이다.「어우야담」에 쓰여있다.그러기 때문에『지지위지지 부지위부지 시지야』(지지위지지,부지위부지,시지야)라고 지저귄다는 것이다.이 구절은 「논어」 위정편에 나온다.『아는것을 안다하고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하는것,이것이 아는 것이다』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제비가 지저귄 뜻은 참으로 깊다.역시 글을 읽는다고 본 젊은날의 동요작가 윤석중선생.『저기저기 저도령 글읽는 도령/소리소리 듣기좋게 잘도 읽는다…』(「제비남매」 첫머리)고 노래하고 있지않은가.이 동요는 1927년 윤극영선생이 경쾌한 리듬으로 곡을 붙였다.글읽는 소리가 월츠템포로 흐르니 더욱 아름다워진다고 하겠다. 봄에 왔다가 가을에 가는 철새.그 삶의 생리를 잘모르는 옛사람들은 나무속에 구멍을 뚫거나 진흙속에 묻혀 겨울을 난다고 생각하기도 했다.신동이었던 김시습으로서도 그 대목은 몰랐던 것이리라.「깃들인 제비」(서연)란 제하에 읊조린 칠언절구­『무삼일로 가을에 돌아갔다가 봄에 또 돌아와선/처마앞에서 재주껏 춤추며 빙빙도나/한몸은 강해에 오랜 나그네되어/3월 앵화(꾀꼬리와 꽃)에도 돌아오지 못하는데』.가서 오지않는 누군가를 돌아온 제비에 빗대어 울먹이는 양하다. 익조.집안으로 들어와 집을 지으면 시끄러운데다 된똥 물찌똥 뿌지직거렸지만 사람들은 싫어하지 않았다.『제비가 새끼 많이 낳는 해는 풍년든다』는 속담도 그마음과 맥이 같다.제후될 상을 연함호경이라 했는데 이는 제비턱에 호랑이목을 했다는 뜻이다.그런가하면 제비는 절조가 굳은 새라고 믿어온다.그러나 한 조류학자 조사에 따르자면 그렇지만도 않은듯하다.발목에 알루미늄테를 채워서 올여름 부부가 내년봄 함께오나 안오나 알아봤다.그랬더니 60%가 함께였고 40%는 새짝이었다.한쪽이 늦게 오는 수도 있지만 오랜여행으로 한쪽이 사고사하면 새짝을 찾게된 결과 아닐까 보고도 있다. 그 작은몸뚱이로 그 엄청난 거리를 오가는 제비.한데 근년들어 날아오는 제비는 눈에띄게 줄어들고 있다.그래서 시골엘 가도 보기 어려워진다.원인은 환경오염하며 개발.물찬 「사람제비」에 게걸스런 「놀부심보」 많아져가는 꼴이 역겨워선지도 모른다.아무튼 강력한 경고메시지로 받아들여야겠다.〈칼럼니스트〉
  • 정보 소외당하는 불 서민/김병헌 파리 특파원(오늘의 눈)

    프랑스에서는 부화뇌동한다는 뜻을 비하하며 「파뉘르쥬 절벽의 양」이란 표현을 쓴다.파뉘르쥬의 절벽에서 한마리 양이 뛰어내리면,지능이 낮은 나머지 양들이 죽는 줄도 모르고 앞다투어 뛰어내렸다는 프랑스 속담이다. 그런데 총선을 목전에 둔 지금 프랑스 국민들 사이에서 「우리가 파뉘르쥬의 양이냐」는 불만이 높다. 선거법에서 투표에 영향을 준다는 이유로 선거 일주일전부터는 여론조사발표를 일체 금하고 있지만,알만한 사람은 총선직전까지 실시되는 여론조사결과를 알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들은 「모자쓰고 바게트빵만 먹는 서민」만 여론조사 결과를 알수없게 한 꼴이라며 불만이 대단하다. 인근국가인 스위스 일간지인 「라트리뷴 제네브」가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했다.불어판인 이신문이 프랑스에 보급하는 신문에다 『여론조사결과를 알고 싶으시면 본사로 전화하시든지 본사의 인터넷 웹사이트로 들어오십시오』라는 문구와 함께 전화번호와 웹주소를 친절히 실었다. 그러자 프랑스 전신문들 까지 이 신문의 웹사이트 주소를 안내했다.언뜻생각하면 「라 트리뷴드 쥬네브」를 보지 않더라도 웹주소가 알려졌으니 인터넷으로 누구든 여론조사 결과를 알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프랑스의 현실이 그렇지 않다는데 문제가 있다. 선진국이지만 컴퓨터 보급이 늦어 아직도 학자 공무원 대기업 직원등 일부 특정 계층만 인터넷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지난 21일 프랑스에서 「라트리뷴 드 제네브」 웹사이트로 연결된 인터넷 건수가 1천500건에 불과했다는 사실에서 잘 나타난다. 정보화의 후진성에서 오는,국민들의 「정보에서의 소외」가 자기학대적 불만으로까지 표출되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프랑스가 무리하게 여론조사 발표를 금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려는 것이 아니다.정보화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은 생각에서이다.그런 점에서 우리나라는 아직 괜챦은 편이다.
  • 최일남·이문구·김원우씨 신작 단편 모음집 내

    ◎「오 아메리카」·「장이리 개암나무」·「샛길에서 나홀로」 3편/“조급하지 않고 선입관 없앤 성숙한 남성문학”평 오랫만에 최일남·이문구·김원우 등 중진·중견 소설가 3인의 신작을 담은 소설집 「샛길에서 나홀로」가 나와 이채를 띠고 있다. 「샛길…」에는 최일남의 「오 아메리카」,이문구의 「장이리 개암나무」,김원우의 「샛길에서 나 홀로·2­비내국인의 단상」 등 3편의 단편 소설이 실려있다. 「오…」는 작가의 신문기자 경험을 토대로 60년대 연좌제의 공포와 한국문화에 대한 미국문화의 압도적 지배력을 한 시골노인의 허위제보 사건을 통해 엮고있다. 「장이리…」는 「산너머 남촌」 「장곡리 나무」등을 통해 지속되고있는 작가의 농민소설계통에 속해있다.기우제를 둘러싼 동네 사람들의 언쟁과 아내와의 대화,우리 까치란 대상을 통한 희망의 표현 등으로 농촌사회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민가에서 채취하거나 작가가 직접 창작해낸 많은 속담들이 소설의 투박한 훈훈함을 더해준다. 「샛길…」은 현실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지못하고 자조와 허무에 빠져있는 주인공의 상황을 현재형 서술형식으로 그리는 연작 소설이다. 이번 중진들의 신작소설에 대해 평론가 정호웅씨는 『최근의 젊은 작가들의 작품이 대체로 가볍고 얕아 통찰력이 깊지 못하며 관계를 읽어내는 눈이 좁고 허술하다』면서 『조급하지 않고 선입관없이 자신의 신념과 사고틀의 진리성을 끊임없이 의심하고 정당성을 점검하는 태도를 지향하는 성숙한 남성 문학』이라고 평했다.
  • 고려인의 자살(외언내언)

    6개월된 딸을 안고 아파트 12층에서 자살한 귀순자의 부인은 러시아 국적의 고려인 3세다. 「러시아 고려인」이란 조선 철종 12년(1861년)이후 소련에 이주한 한인들을 말한다. 당시 생활고를 못이긴 함경북도의 농부들은 제정러시아의 영토인 블라디보스토크나 「남부 우수리」지역으로 여름이면 두만강을 건너가 농사를 짓고 가을이면 수확하여 고향에 돌아온 발자취를 지니고 있다. 바로 그 후예다. 러시아 벌목공출신인 남편과는 그가 벌목장 탈출후 피신생활을 할때 만난 사이로 그녀는 지난해 서울에 왔고 여기서 결혼했다.그러나 서울에 온뒤 「우리말이 통하지 않아 이웃과 어울리지 못하고」 걸핏하면 먼산을 바라보며 눈물짓는 향수병과 우울증에 시달려왔다는 것이다. 도시의 아파트 생활이란 의사가 소통된다 하더라도 이웃과는 모든 것이 차단된 상태다.이웃에 누가 살고 있는지 이사를 갔는지 심지어 사람이 죽어도 시신을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가 얼마든지 있어왔다. 그런 삭막한 도시의생리를 그가 이해할 리 없다. 먼 카자흐스탄에서 사랑하는 남편을 따라 「자유」의 품에 안겼으나 그가 상상하던 인정이 넘치는 환경과는 너무나 거리가 멀뿐 하루종일 벽만 바라본채 한숨짓다 보니 우울이 깊어 병이 됐을지도 모른다. 귀순자란 밝고 자유로운 세상에 살고싶어 이땅에 온 우리의 동포다. 정부차원의 거창한 보호대책에 앞서 그들의 신원과 인권을 지켜주고 낯선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보살피는 이웃의 인정이 아쉽다.어느 따뜻한 이웃이 있어 「요즘 어떠냐?」고 한마디만 물었어도 그의 외로움은 작은 인정에 도취되어 어렵게 성취한 삶을 쉽게 포기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한때는 농사지을 땅을 찾아 떠돌고 이제 부모의 옛조국에 왔으나 타국보다 더 먼 소외감으로 죽어간 그의 자살을 두고 「친구 없이는 살아도 이웃없이는 살 수 없다」는 속담이 새삼 떠오른다.
  • 로마자 표기법 또 바꾸자 하는데(박갑천 칼럼)

    고려공사삼일이라는 말이 있다.고려의 공사는 고작해야 사흘밖에 못간다는 뜻이다.이말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무슨일을 함에있어 계획성없고 견딜심 없음을 나타낸다. 「세종실록」을 보자.『시작할때 부지런하고 끝마칠때 게으른게 사람마음이긴 해도 유독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것이 깊은병으로 된까닭에 이런 속담도 나왔다.진실로 틀린말이 아니다』.「순오지」에도 이속담의 유래가 보인다.『우리나라 사람들은 참을성이 모자라서 한가지 정사나 한가지 법령이라도 바꾸고 고치는걸 보통으로 여긴다』 서애유성룡이 도체찰사가 되어 여러고을에 공문보낼 일이 생겼다.그는 문서를 만든다음 역리에게 보내라고 이른다.그런지 사흘이 지나 그공문에 고칠일이 생겨 역리를 불렀다.불려온 역리는 그공문을 아직 보내지않고 있었다.그걸 나무라자 역리는 뭉때린다.『속담에 조선공사삼일이라 합니다.소인은 사흘후면 다시 바뀔줄알고 미루어둔 것입니다』.유성룡은 당조짐 놓으려다가 내허물이로다 하면서 그만둔다.「어우야담」에 전해 내려오는 일화다. 이말을 왜지루하게 해왔는가.그말뜻이 지금도 살아있기 때문이다.고치고 바꾸고 되젖히고….얼마나들 「고려공사」를 벌여온 우리사회인가.얼핏 교육행정 하나만 놓고봐도 지꺼분하여 머리가 아찔해진다.또 바꾸기로 한다는 「한글로마자 표기법」도 그렇다.몇번을 뒤집는지 알수없다.지금 나붙어있는 도로표지판 표기도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을 앞두고 「외국인 위한답시고」 고쳤던 그내용은 아니다.어깨점 등 구렁이 담넘어가듯 우물쭈물 달라져버린 대목들이 있잖은가.보도된 이번개정안을 보니 1959년 제정된 문교부안으로 많이 되돌아갔다.ㄱ→g,ㄲ→gg 등 환원성을 생각한 전자법부터 그렇다.탕아가 구르고구른 끝에 본처한테 온것과 비유된다 할까. 나라법령이 자주바뀌면 백성이 괴롭다는 말이 「한비자」(해로편)에 나온다.그에따라 이해관계가 바뀌고 그러면 백성들이 하는일도 바뀌는데 그 괴로움이 크다는 것이었다.개정안내용을 두고 가타부타 하는말이 아니다.그 「고려공사」가 「백성」 괴롭힐일 두고 하는 말일 뿐이다.온갖 간행물에 표지판 등 바꾸는데 드는노력과 돈은 얼마일꼬.모든일은 정하는데 신중하고 한번 정한바엔 지그시 지켜나가게 돼야하련만.〈칼럼니스트〉
  • 「술과의 전쟁」 벌인다고 했지만(박갑천 칼럼)

    클린턴 미국대통령은 이달들면서 주류업계로 하여금 방송광고를 못하게 하기 위한 「모든 가능한 조처」를 검토하라고 지시했다.이는 주류협회가 지난 50년동안 자발적으로 금지해온 술광고를 하겠다고 선언한데 따른 대응.지난해 「담배와의 전쟁」에 이어 「술과의 전쟁」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렇긴해도 이는 술판매촉진 광고를 규제한다는 것일뿐 술자체의 판매를 금지하겠다는 뜻은 아니다.이같은 클린턴 대통령의 지시는 금세기초엽에 워걱거렸던 이나라 「금주법」을 떠올리게 한다.1920년 7월17일 효력을 발생한 「주류의 제조·판매·운반 등을 금지하는 합중국헌법 제18조」가 그것이다. 「고귀한 동기와 원대한 목적을 가진 사회적·경제적 실험」(당시 허버트 후버 대통령말)이었던 이 금주법도 마시는걸 금지하는건 아니었다.만들고 팔고 수출입하는걸 규제했을 뿐이다.그래서 오히려 「음주의시대」가 되는 모순을 보이기도.가령 F S 피츠제럴드의 「말괄량이와 철학자」「재즈시대얘기」등이 그같이 두동진 모습의 사회상을 묘사한다.그뿐인가.밀조주·밀수입주가 나돌고 범법·폭력이 활개치면서 저 유명한 알 카포네로 하여금 다음과 같은 명언(?)을 뱉어내게도 한다.『나는 시민이 바라는 것을 공급했을 뿐이다.내가 범법자라면 선량한 시카고시민들 역시 유죄다』.이 금주법은 시행 14년후 폐지된다. 이런 옛일을 생각하더라도 클린턴 대통령의 대응에 「술과의 전쟁」이라 표현함은 외틀린 것임을 알수 있다.「술장사와의 싸움」이라하면 모를까.「술과의 전쟁」이라 하면 본디뜻과는 달리 술을 못마시게 한다는 뜻으로 여겨지기가 쉽다.또,제도가 못마시게 한다해서 마시지않는다 할수도 없다.되레 술꾼들의 주정섞인 베정적에 부딪치게 될 것이다. 술은 예나 이제나 두얼굴을 갖는다.잘만 마시면야 건강에도 좋고(술은 모든약 가운데 으뜸·「한서」식화지),사람의 관계를 매끄럽게 하는 『신이 내린 좋은 마실거리』(미국청교도 지도자·I 매서)로 된다.하지만 잘못마시면 『악마의 피』(영국속담)가 되어 패가망신한다. 술의 생리는 고금에 변함이 없다.그러니 장사꾼들이 광고로 마시기를 부추기거나 위정자가 제동건다 해서 회똘회똘 움직일 성질의 것은 아니다.그렇다.술꾼에게는 어느시대고 「술과의 화평」철학이 있어야 할뿐이다.그 화평이란 「균형이 잘잡힌 마시기」다.〈칼럼니스트〉
  • 미·중 선린 회복 “물꼬트기”/고어 방중에 담긴 뜻

    ◎견제·접촉 오락가락하다 적극외교 전환/경제·인권·대만문제 등 해소 위해 “포옹” 고어 미국 부통령의 중국방문은 21세기를 위한 중·미 관계의 새로운 틀짜기란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고어 부통령은 25일 이붕 총리와의 회담에서 예정시간을 넘기면서까지 양국관계를 비롯,국제문제 등 광범위한 문제에 대해 깊이있게 논의하며 시각차를 조정했다. 고어 부통령의 방문은 89년 천안문사태 이후 이뤄진 미국 최고위층의 방문이란 점에서 더 상징적이다.냉전종식 이후 중국에 대한 견제와 접촉(ENGAGEMENT)정책 사이에서 어정쩡하게 오락가락하던 미국이 처음으로 적극적인 행동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이는 미국내에서 중국시장과 중국의 국제적 역할에 대해 재평가가 이뤄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고어의 방문을 계기로 또 올 하반기 이뤄질 강택민 주석의 미국 공식방문과 내년으로 예정된 클린턴 미국 대통령의 중국방문에 대한 공식 논의가 있었다.두나라가 천안문사태 및 대만위기란 어려움을 극복하고 경제·외교적 협조관계를 강화하는 추세에 있음을보여준다.이번 고어의 방문은 문제와 차이점을 강조하기보다는 협력과 상호 이해증진을 목표로 했다.24일 밤 북경공항에서 고어는 중국의 속담을 인용해가면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대중 관계를 추진할 것을 지적했다. 25일 체결된 중국의 미국 보잉777 비행기 구매및 자동차공장 합작생산계약은 두나라가 대결보다는 실리를 찾아 경제협력을 중심으로 보다 협조적인 관계를 추구해 나갈 것임을 보여준 것이다.이날 보잉사는 6억8천5백만달러 상당의 보잉777기 5대의 대중 판매계약을 체결했다.또 제너럴 모터스(GM)사는 13억달러를 투자,상해자동차와 현지 합작공장을 만들어 연간 10만대 규모의 뷰익 및 센트리 자동차를 생산해 나갈 계획이다.지난해 4월 대만문제로 미국과 불편한 관계에 있던 중국은 미국에 대한 응징의 표시로 프랑스로부터 항공기를 대량 구매하고 GM사의 프로젝트승인을 거부했었다. 이날 회의에서 고어는 인권문제를 거론했다.중국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양측이 이 문제에 관해 이견을 갖고 있음을 시인했다.그러나 이해를 통해 문제해결이 어렵지 않다고 지적함으로써 이날 심한 대립은 없었던 것으로 분석된다.또 두나라는 대만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했다.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이는 두나라 사이의 가장 중요하고 민감한 문제지만 중국은 미국의 3개 연합성명에 대한 지지를 중시한다』고 말해 이 문제 역시 기존의 원칙이 강조됐음을 시사했다. 결론적으로 고어 부통령의 이번 방문은 두나라가 상호 필요불가결한 존재임을 확인하고 협조관계를 확대하는 기틀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 “국민 납득할 결과 내놓겠다”/심재륜 새 중수부장 문답

    ◎“머뭇거리지 않는 수사 펼치겠다”/검사 대폭 보강… 수사체계 재정비 심재륜 신임 대검 중수부장은 24일 하오 3시 기자들과 만나 『서울지검 특수부 검사 등 특수 수사력을 총집결시켜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수사결과를 내놓겠다』고 말해 한보 특혜대출과 김현철씨 의혹 사건에 대한 강한 수사의지를 내비쳤다. ­중책을 맡은 소감은. ▲평소에는 영광된 자리지만 현재 검찰이 처한 상황으로 볼 때 무거운 중압감을 느낀다.지금까지는 수사 방법과 절차,수사팀 구성,수사 외적인 요인에 대한 대응 등에서 미숙했다고 본다.앞으로는 머뭇거리지 않는 수사,주춤거리지 않는 수사,앞만 바라보는 수사,조건을 달지 않는 수사를 통해 검찰의 신뢰를 회복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수사팀의 보강 계획은. ▲수사진의 교체 폭이 좁았다고 생각한다.재검토는 마땅하다.서울지검 특수부 검사 등 전국의 우수한 검사를 대폭 보강해 수사 체계를 재정비 하겠다. ­어느 정도의 인력을 보강하나. ▲연구 중이다.우선 급한대로 4∼5명의 우수한 검사를 보강하겠다.­은행이나 세무 관련 전문 인력도 보강하나. ▲검찰 조사에만 국한시킬 사안은 아니다.총체적인 인력 보강이 선행되어야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수사를 할 수 있다.자세한 얘기는 내일 하겠다. ­보강 외에 교체도 고려하나. ▲교체까지는 아직 생각해 보지 않았다. ­주임검사도 교체될 수 있나. ▲주임검사의 변동은 생각한 적 없다. ­앞으로의 수사방향은. ▲아직 주임검사로부터 수사내용과 방향에 대해 보고받지 못했다.「큰일 일수록 돌아가라」는 속담처럼 성급한 수사는 지양하겠다. ­국회 청문회까지는 지켜볼 계획인가. ▲자세한 내용은 다음 브리핑때 얘기하자.
  • 유치원 의무교육(외언내언)

    취학전 아동의 유치원 교육과정을 의무교육화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한다.교육부가 이같은 내용이 담긴 초·중등 교육법안을 마련,재정경제원과 협의중이라는 것이다.반가운 소식이다. 세계 어느 나라보다 높은 교육열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유치원 교육은 후진국 수준이다.며칠전 한국교육개발원이 발표한 「96년도 한국의 교육지표」에 의하면 유치원 취학률이 41.9%.지난해 한국도 가입한 선진국 클럽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평균 취학률 70%에 까마득히 못미친다.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도 있듯이 유치원 교육은 평생교육의 성패를 가름하는 절대적 중요성을 지니고 있다.가장 기초적인 인성교육이 유치원에서 이루어지는 만큼 유치원 교육은 부모의 경제능력과 관계 없이 국가적 책임아래 고루 받게 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 유치원 교육은 교육정책의 우선순위에서 밀려나 있다.공교육체계안에서 이루어지지 않고 각 가정의 판단과 책임아래 맡겨져 왔다.일종의 「개인사업」으로 운영하는 사립유치원이 공립유치원보다 압도적으로 많아 원아분담률이 사립 79%,공립 21%다.부모들도 유치원 교육을 재능교육 정도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선진국은 대부분 유아교육의 중요성을 감안해 유치원을 기본학제에 포함시키거나 이와 맞먹는 제도적 장치를 갖추고 무상교육을 실시하고 있다.통계연도가 각각 다르긴 하지만 유럽의 유치원 취학률은 스웨덴 92%(91년),서독 92%(89년),프랑스 83%(92년)로 매우 높다. 교육부의 유치원 교육 의무화 추진에 재경원은 재정상의 문제를 이유로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고 한다.물론 유치원 의무교육화에 필요한 예산 몇조원은 96년 교육예산의 0.9%였던 유아교육예산 1천4백40억원에 비하면 큰 돈이다.그러나 프랑스가 11.5%,독일이 7%의 교육예산을 유치원교육에 투입하고 있으며 우리와 1인당 국민총생산 규모가 비슷한 아일랜드와 뉴질랜드도 각각 8.3%와 4%의 유아교육 예산을 쓰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유아교육에 대한 투자를 아까워하면 결국 그 이상의 비용이 국가적으로 낭비될 수 밖에 없다.
  • 눈앞의 이끗이 지혜를 흐리게 한다(박갑천 칼럼)

    이끗은 지혜를 어둡게한다(이령지혼)는 말이 있다.「사기」(평원군우경열전)에 나온다.눈앞의 이끗은 슬기로운 판단을 흐리게 만든다는 뜻이다.『당장 먹기엔 곶감이 달다』는 우리 속담의 뜻과 비슷하다. 중국전국시대 말기.기세등등한 진나라 대장 백기는 한을 공략,그서울 신정과 상당사이를 차지하면서 연락할 길을 끊어버린다.겁이난 상당태수 풍정은 이웃나라 조에 제고을을 바쳐 고비를 빠져나가려 한다.이제의를 받은 조나라에서는 논의끝에 거저 생기는 땅이니하며 받아들인다.그게 진티가 될줄이야.골틀린 진나라는 조나라로 쳐들어가 쑥대밭으로 만든다.사마천은 잠깐의 이끗에 눈이 멀어버린 조나라를 평하면서 앞의 말을 하고 있다. 사람들은 눈앞의 작은 이끗에 홀려 대국을 그르치는 일이 많다.거기 독이 든줄 모르고 덥석 물기도 하지만 더러는 독있음을 알고서 얼김에 혀를 내밀기도.설마 어쩌랴 옥셈하면서.그만큼 이끗에는 사람마음 굽잡는 힘이 있다.조나라조정도 그런 유혹에 끌렸던 셈이다.하지만 손쉬운 이끗일수록 지닌 독성은 큰게 아니던가.그래서 밝은눈 가진 사람들은 명분없는 이끗 떼칠줄을 알았다. 눈앞의 이끗에 혹하여 뒤끝 헤아리지 못한 어리석음은 이솝우화속의 파리떼와 다를게 없다.­광속에 쏟아진 꿀을 보고 파리떼들이 우 달려들었다.먹는데 정신이 팔리다보니 꿀에 발이 달라붙어 다시 날아갈수 없게 되었다.꼼짝 못하고 죽게된 파리들은 탄식한다.『우리같이 못난것들이 세상에 또 있을라고.잠시 단맛 즐긴 옰으로 이리 됐구나』 바둑에도 소탐대실이란 말이 있다.작은 이끗 챙기려다 큰것 잃을때 쓴다.아침신문을 들여다본다.어제 있었던 이 인생사가 오늘에 다시 펼쳐진다.한두사람이 아니다.또 생청스럽거나 뒤퉁스럽다고 여겨지는 사람들도 아니다.하건만 이끗좇다가 파리신세로 되어 파리의 탄식을 배앝는다.달콤한 맛은 짧고 씁쓸한 뒷맛은 길다는 사실을 겪고나서야 알게되니 딱하다.더 딱한건 내일도 또 보게 돼있는 인생사라는 점이다. 『도리에 어긋나게 들어온 재물은 역시 도리에 어긋나게 나간다』(「대학」전10장)고 했다.한데 그것도 그냥 나가는게 아니다.사람까지곁들여 결딴내면서 나간다.두고두고 경계하며 살아나가야 할일이련만.〈칼럼니스트〉
  • 전주비빔밥이 역수출돼 온다면(박갑천 칼럼)

    『남의 훈도시(훈:샅바)로 스모(상박:씨름)한다』는 일본속담이 있다.남의걸 잘 이용해서 자기이익 챙기는 것을 이르면서 쓴다.비슷한 것으로는 『남의 우엉으로 불사한다』 『남의 염불로 극락가기』등이 있지만 처음게 많이 쓰인다.우리속담 『남의 불에 게(해)잡는다』 『남의 떡에 설쇤다』…따위도 좀 다르긴하나 그뜻으로 쓰인다. 김치장사로 재미본 일본이 이번에는 전주비빔밥을 역수출할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한다.「젠슈(전주)」란 이름의 자동화기계로 만들어낸 비빔밥이 일본서는 인기라는것.이런 소식에는 문득 누군가에게 내안방 내준것같은 야릇한 생각이 인다는 것도 사실이다.그들은 「남의 샅바」 차고서 더구나 그 샅바주인에게 덤비라며 고함치고 있는듯하다. 일본에는 또 『보물 가지고 썩이기』라는 속담도 있다.소중한 것을 지녔으면서 이용못함(않음)을 이른다.『언제 쓰자는 하눌타리냐』라는 우리속담과 비슷하다.「순오지」에는 하눌타리를 천원자로 표기했다.그약성은 담을 말리는 것.벽에 걸어두고 쓰지않으면 소용없다는 뜻이다.김치나 전주비빔밥이나 우리는 우리가 먹는 것으로만 생각했다.손님에게 맛자랑도 하면서.국제적 장삿속까지 따지진 못한채 벽에 걸어두고 썩였던 셈이다.사농공상의 모지랑이였다 할까.그걸 장삿속으로 날세우는 일본의 상혼.몽태쳤다면서 눈을 모들뜰 일이 아니다.이 장사꾼 세상에서 오히려 그정신을 배울줄 알아야겠다. 이런일은 인생사와도 통하는 것 같다.여기서 제대로 빛을 못보던 사람이 저기가서 톡톡히 구실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 것인가.한신만해도 처음에는 항우아래 있었다.그러다가 번드쳐 유방군에 들어가고 승상소하의 눈에 들면서 천하제일의 장수로 마침내 항우를 무찌른다.위나라 사람으로서 진나라 재상이 되는 범수도 그렇다.위나라를 위하고자 했으나 발쇠섰다고 모함받은 끝에 빠져나가는 것이 아니던가. 『내칼도 남의 칼집에 들면 찾기 어렵다』.남의 것으로 된거나 다름없어지기 때문이다.또 영원한 내것도 없는 법이어서 보살피지 않으면 나를 떠나는게 세상사.그래서 내구슬도 남이 갈아 빛을 내면 남의 것으로 비친다.언젠가 전주사람도 역수출돼온 「기계 전주비빔밥」맛에 빠져들지 모를 일이다.〈칼럼니스트〉
  • 세상사 건강이 으뜸이라 했는데(박갑천 칼럼)

    옐친 러시아대통령의 건강 나쁜건 온지구촌이 알고있다.그것도 냉전시대와는 달라진 점.심장수술한 뒤끝이 쉬이 거뜬해지지는 않는듯하다. 이를두고 정계의 반대파에서는 물러나라고 소리높여 온다.개인의 건강으로만 따지자면 아예 대통령출마부터 안했어야 옳다.특히 옐치나부인으로서는 그무엇보다 남편의 건강이 더 소중한터.그래서 물러나라고 강하게 「압력」을 넣는 모양이다.하지만 옐친대통령은 여자가 간여할 일이 아니라며 고개를 절레절레.러시아에는 여성을 낮보면서 『머리칼은 길지만 지혜는 짧다』 따위 속담이 전해 내려온다던데 그런 너스래미일까. 제정러시아의 우화시인 I A 크릴로프 작품에 「연」이 있다.구름까지 올라간 연이 땅위를 맴도는 나비한테 『내가 부럽지』하며 뻐긴다.『천만에』가 나비의 대답.『당신은 비록 높은데 있지만 실에 매인몸.행복과는 먼거죠.나는 낮은델 날아다녀도 좋아하는 곳이면 어디건 갈수 있어요』.남보기에 위세좋은 자리보다 자유가 소중하다는걸 일깨운다.옐치나부인은 이「나비의 자유」가 병도 다스린다생각한 것이리라. 남의 일에 감놔라 배놔라 나달거릴일은 아니다.그렇긴해도 더러 텔레비전화면에 걸음걸이도 불편해뵈는 그의 모습이 비칠때는 안타까움을 느끼기도 한다.냉전시대를 마감하는데 구실한바 큰사람이라서인지.그는 자신이 해야할일은 남아있다고 생각하면서 쓰러지는 날까지 나라와 겨레위해 몸바치겠다는걸까.아니면 단순한 집권욕 때문에 부인의 알심있는 말을 뭉개는 걸까.그러는 그를 보면서는 『성공자는 물러날때를 알아야한다』는 동양의 지혜를 떠올려보게도 된다. 이말은「사기」(범여채택열전)·「전국책」(진) 등에 보인다.채택이란 사람이 진나라재상 범수에게 했던 말이다.『진나라 상앙이나 백기,초의 오기,월의 종 등은 공적을 이루고도 물러나지 않았기에 재앙이 미쳤습니다』.그에 비긴다면 월나라 범여는 때맞춰 물러날줄을 알았기에 유유자적 천수를 다할수 있었다는 것이 채택의 말이었다.이말을 들은 범수는 막강했던 자리를 채택에게 물린다. 권좌란 현명한 사람의 눈도 더러 가리는 수가 있다.갈개발 날리며 솟아오른 연의기분에 취해있을때가 더욱 그렇다.세상일이란 건강 있은 다음이라고 말들은 해오더라만.〈칼럼니스트〉
  • 북은 망명방해책동 중단하라(사설)

    북한의 황장엽 등이 망명,은신중인 북경주재 한국대사관 영사부 건물주변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북한측이 특별기와 열차편으로 300여명의 특수요원을 북경에 보내 영사부건물을 감시하며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중국 공안당국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중무장한 공정대원을 영사관경비에 투입했고 우리대사관도 비상경계에 들어가 있다.14일 자정무렵엔 북한대사관 승용차 1대가 중국 공안당국이 설치해놓은 건물통제선을 돌파하려다 제지당하는 일까지 일어났다. 북한이 황 등의 망명을 물리적으로 막아보려고 페루주재 일본대사관의 인질사태 같은 것을 기도하고 있다면 그야말로 위험천만한 망상이 아닐수 없다.북한권력의 핵심이 망명을 한 원인은 정작 평양내부에 있는데 일이 났으면 이를 뼈아픈 교훈으로 삼고 내부단속부터 하는 것이 일의 순서지 북경까지 요원을 보내 국제적 추태를 부리는 것은 또 무슨 창피인가. 이번 사건이 터진 후 워싱턴 포스트는 「배가 침몰하기 전에 쥐가 먼저 탈출한다」는 속담을 인용하면서 황의 망명은 「마치마르크스가 소련을 탈출하는 것과 같고 토머스 제퍼슨이 미국을 떠나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비록 외국의 신문이지만 이 얼마나 적절한 묘사인가. 우리는 이번 사건을 접하면서 맨먼저생각된 게 북한권력의 핵심부가 곪아 있다는 심증이었다.북은 납치운운하며 일을 더이상 왜곡하지 말아야 한다.북한은 북경에 내보낸 「이상한 사람들」을 즉시 귀국시키고 왜 권력내부에 구멍이 났는지 자성부터 해야 할 것이다.북한은 중국과 특별한 관계에 있다고 해도 중국의 주권을 침해하며 물리적으로 망명자를 끌어가겠다는 발상은 용납될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북한의 만용은 자신의 치부를 국제사회에 거듭 내보이는 일일 뿐 아니라 중국 또한 곤혹스럽게 하는 일이다.북한이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은 하루속히 이 사건에서 손을 떼어 국제적 지탄을 면하는 것이다.
  • 남해 추도에서 「꿩과의 전쟁」이라(박갑천 칼럼)

    『꿩구워먹은 소식』이네 『꿩구워먹은 자리』네 한다.어떤 일을 했는데도 흔적이 남지않은 경우를 이르는 속담이다.『…오죽해야 술집에 팔려가기 상수라고….제천장판을 몇번이나 뒤졌겠나.허나 처녀의 꼴은 꿩 구워먹은 자리야…』(이효석의 「메밀꽃 필무렵」). 그만큼 꿩고기는 맛이 있다는 뜻이었을까.맛이 있어서 뼈다귀 하나 안남기고 먹어치웠기에 나온 속담이었을까.「주역」(정) 등에 쓰인 치고불식이란 말도 그를 뒷받치는 듯하다.『꿩기름이 먹히지 않는다』는 이말은 『재주와 덕망이 있어도 쓰이지 못함』을 이른다.맛좋은 꿩기름을 사람의 재주와 덕망에 비기고 있다.한편 김대현의 「술몽쇄언」은 『겨울꿩은 기름지고 윤택하다』고 써놓았으니 같은 꿩이라도 겨울것이 그어느철 것보다 맛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래서 『눈속의 꿩사냥』이었다.우리 고전소설 「장끼전」속의 탁첨지도 눈속에 차위(덫)놓아 시부자기 장끼를 잡는게 아니던가.아들아홉과 딸열둘을 거느린 장끼 까투리 가시버시가 먹이를 찾으러 나선다.장끼는 붉은콩 하나를발견한다.그걸 덥석 먹으려드는 장끼를 까투리는 말린다.『아직 그콩 먹지마소.설상에 유인적하니 수상한 자취로다』.그런데도 먹으려다 덫에 걸려 푸드덕거리자 내뱉는 까투리 탄식인즉­『저런 광경 당할줄 몰랐던가.남자라고 여자말 들어도 패가하고 안들어도 망신하네』.이 자식많은 까투리는 나중에 개가함으로써 불경이부(두남편을 안섬김)의 당시 사회윤리에 화살을 겨눈다. 다따가 「꿩과의 전쟁」을 벌인다는 섬이 있다.경남 통영시 추도의 30여명 주민들.93년 전도하러온 목사가 들여와 기르던 꿩이 그물을 벗어나면서 그 왕성한 번식욕으로 이젠 1천여마리에 이르렀다.문제는 이 꿩들이 곡물하며 채소를 진탕만탕 먹어치우는데 있다.『섬아이들 교육비를 해결할만한 분량』이기에 사냥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그러나 험한 돌비알 같은데 숨어들어 잘 잡히지 않는 모양이다. 봄꿩은 스스로 운다(춘치자명)고 했다.암수의 짝짓기 신호지만 저있는 자리 저라서 알리는 소리기도.그러니 열리는 봄따라 잡는게 쉬워질 법도 하다.꿩 탐내는 사냥꾼 유료입도시키는 방책만 잘세우면 꿩먹고 알먹을수 있는것 아닐지 몰라.〈칼럼니스트〉
  • 순수 조선족마을 성화향(송화강 5천리:16)

    ◎두레농사 지혜로 집체농장시대 열어/만주국시절 일 군량기지화 위해 개척한 옥토/1946년 동북각지 조선족 제2의 삶터로/한몸되어 일군 성화농장 성공사례 영화제작/“농사만이 살길” 신품종 개발·황무지 개간 박차 흑룡강성 화천현 성화조선족향은 조선족 말고는 다른 민족이 전혀 없는 순수한 조선족향이다.연변을 포함하여 한 사람의 타민족이 끼지않은 조선족은 없기 때문에 전국 유일의 순수 조선족향인 것이다.이 향의 이름인 성화는 불꽃이라는 뜻이다.중국 건국 초기 첫 집단농장이었던 성화조선족향의 경험이 전국에 불길처럼 번졌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명실상부한 이름이라 할 수 있다. 성화는 가목시에서 15㎞거리다.삼강평원 서쪽에 위치한 성화는 토양이 비옥하고 수원이 풍족하여 만주국 시절인 1936년 일본 무장개척단이 첫 발을 붙였다.일제는 삼강평원을 군량기지로 만들기위해 중국인 쿠리들을 동원,능당백하라는 물길을 내고 송화강물을 끌어들였다.그리고 방대한 토지를 규격화한 논으로 개간했으나 1945년 일제가 패망하는 바람에 그 좋은옥토가 묵어나고 말았다. ○개척 초기 335가구 이주 일본인들이 떠나고 나서 성화향 농토를 다시 일군 사람들은 바로 조선족이다.1946년 공산당이 흑룡강에서 토지개혁을 하는 과정에 동북각지의 조선족을 불러들였다.임구현에서 60가구,계동현에서 85가구,벌리현에서 120가구,길림성 돈화현에서 70가구가 이사를 와서 오늘의 성화향 4개 마을을 이루었다.그 때에 돈화현에서 소작을 살다가 성화로 이주한 김백산이 마을을 이끌어 두레농사를 시도한 것이 점차 확대되어 1951년 성화농장을 탄생시켰다. 모두가 객지에서 새로 만난 사람들이라 의지하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는 터였다.그래서 민족고유의 농촌사회 미풍양속이었던 두레는 성화농장 발전을 부축했다.오랜 세월을 두고 혼자 농사를 지어온 한족들에게는 조선족 두레농사가 신기할 뿐이었지만,중국에는 마침 새 바람이 불었다.구 소련의 콜호스경험이 막 이식됐던 때라 성화농장은 공산주의 사회의 깃발이 되었다.1951년 동북 영화촬영소는 성화농장을 영화로 찍어 「전국 첫 집체농장」으로 소개했다.그러한 공로가 인정되어 농장 주석 김백산은 전국 노력모범이 되었고,1·2기 전국인민대표대회 대표로 뽑혔다.1962년 김백산이 세상을 뜨자 이재근(77)이 뒤를 이었다.벼 우량품종을 육종하여 전국에 보급시킨 이재근은 전국집체농장 당서기에 이어 3·4·5기 전국인민대표대회 대표에 올랐다.그도 역시 전국노력모범이 되었으니 성화농장의 명성은 전국에 뜨르르했다. 오늘의 성화농장은 6개 마을 1천400가구 5천815명으로 구성되었다.첫 두레농사때 335가구가 참여했던 것에 비하면 격세지감이 있다.지금은 교육기관으로 국민학교 4개,중학교 1개가 들어섰다.의료기관으로 현급 조선족병원 하나를 가지고 있다.전체 경작면적은 2천761㏊로 1㏊당 평균 7천㎏의 벼를 거두어 1인당 3천원꼴의 소득을 올린다는 것이다.농사꾼 수입으로는 상당한 수치다. 조선족향 성화향에서 예나 지금이나 변한 것이 없다면 지금도 타민족이 한 사람도 살지않고 있다는 사실이다.그리고 논농사에만 매달려 농자천하지대본을 고집하는 것도 변하지 않았다.그런 이유로 해서 향의 중점시책 역시 논농사를 통해 부유한 농촌을 건설하는 쪽으로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었다.향에 성화벼연구소를 설치한 이유도 여기 있는데,벼육종가 이재근 밑에서 일을 한 농민 김병천(42)을 중심으로 성화향에 적합한 신품종 볍씨개발에 나섰다. 그래서 성화향에서는 마을 남쪽 독산아래 황무지에 또 눈을 돌렸다.광복전 일인들이 손을 댔다가 버려둔 이 황무지를 논으로 개간하려면 공사비가 엄청나게 소요되어 그동안 엄두도 못냈었다.그러다 향에서 지난해 적극적으로 달려들었다.성화향 안창선 향장은 독산아래 황무지개간을 서둘러야 했던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벼 우량품종 전국에 보급 『우리 속담에 자리를 보고 다리를 펴라는 말이 있디요.개혁개방 이후 더러 한눈을 판 사람들이 있지만,모두 자리 보지 못하고 다리를 편 꼴이었디 뭡네까.무슨 기업이요,장사요 하고 애를 썼디만 헛물만 켰수다레.우리는 벼농사라는 장기를 버리고는 살 수 없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은 것이디요.그래서 황무지 개간을 추진한 것입네다』 그 독산아래 황무지 개간은 지난해 이미 착수되었다.흑룡강성농업개발공사가 300㏊의 황무지를 논으로 만들어 이를 성화현에 20년동안 임대하는 조건으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모두 3백60만원의 공사비가 들어가는 개간사업의 노력은 향에서 도맡았다. 흑룡강성에는 아직 개발할 황무지가 많이 있다.삼강평원은 가장 유망한 개간 적지인데,30여년 동안 2백90만㏊가 개간되었다.아직도 이용할 수 있는 토지 자원이 1백7만㏊에 이른다고 한다.최근에는 삼강건설관리국이 일련의 우대정책을 내놓고 외국자본과 국내농가의 투자개발을 유치하고 있다.이미 12개 성,44개 현에서 투자의사를 밝혔다.그리고 해남이방실업투자유한회사는 개간계약을 맺고 2만㏊의 황무지를 사들였다. 이들 기업뿐아니라 농가 단위의 삼강평원 진출도 눈에 띄게 늘어났다.흑룡강성 14개 현·시를 비롯,길림성과 요령성 농민 1만여명이 삼강평원 땅을 임대받아 농사를 짓고 있다.대부분의 농가가 가구당 한 해에 평균 3만원 이상의 소득을 올린다는 것이다.논농사를 잘 짓기로 소문난 성화향 조선족의 가구당 평균소득에 비해10배가 더 많은 것이다.그래서 성화현에서는 독산아래 300㏊를 개간하는 것으로 만족해서는 안된다는 여론이 일고있다.안창선향장의 말에서도 삼강평원으로 진출하고 싶은 의도가 보였다. 『우리도 새로운 야망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네다.성화향과 여건이 비슷한 수릉현 수중향 송가촌 100가구 농가는 삼강평원으로 들어가 벌써 성공했디요.가구당 1년 평균소득이 3만5천원 꼴이나 되고,13가구는 10만원의 순수익을 올렸다고 기래요.그들이 개간한 논이 1천500㏊라니,자신들이 두고 온 송가촌 하나를 더 건설한 것이디요.그런데 우리는 아직 고향을 떠날 엄두도 못낸다 이겁네다.성화향을 개척한 우리 윗세대 어른들에 비하면 오기가 없다고 하겠디요.우리 성화향 사람들도 이제 넓은 세상을 바라보아야 합네다.그거이 윗어른들의 개척정신을 재창조하는 길이기도 하디요』
  • 공권력 실추의 아쉬움/박은호 사회부 기자(오늘의 눈)

    지난 54년 일본 검찰은 치욕의 검찰사를 써야만 했다. 동경지검 특수부는 당시 장기간의 수사 끝에 집권 자유당(자민당의 전신)의 간사장 사토 에이사쿠가 거액의 뇌물을 받은 사실을 포착,사법처리의 수순을 밟고 있었다.그러나 검찰권 행사는 일순간에 무위로 돌아갔다.정계 핵심부에 칼날을 겨눈데 위기의식을 느낀 내각이 조직적으로 반발,법무대신으로 하여금 검사총장에게 「지휘권」을 발동해 체포영장을 청구하지 못하도록 조치했기 때문이다. 검찰은 단죄의 칼날을 거둘 수밖에 없었다.전후 정계 수뇌부와 재계가 뇌물로 야합한 전형적인 오직사건에 대한 수사가 불발로 끝난 것이다. 정권을 살리려고 부패를 덮어 버린 일본의 경우와는 판이하게 다르지만,수사 중인 사건에 대한 법무부장관의 「지휘권 발동」이 우리나라에서도 처음으로 일어났다. 지난 21일 서울지검은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련 위원장 단병호씨를 붙잡고도 영장을 집행하지 못했다.여야 영수회담을 마친 김영삼 대통령의 「영장집행 유예」 지시 때문이다.통치권자의 지시는 검찰청법8조의 「검찰총장에 대한 법무장관의 지휘권」과 7조의 「검사동일체의 원칙」에 따라 일선검사에 하달됐다. 검찰의 공안관계자는 지난 16일 신한국당 이홍구 대표의 기자회견 때 민주노총 지도부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 집행 여부와 관련,「하느님의 것은 하느님에게,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라는 성경구절을 인용했다.검찰의 몫인 법집행을 엄정하게 하겠다는 뜻이었다. 이 발언은 그러나 김대통령의 지시 이후에는 『국가위기 타개라는 대승적 가치가 엄정한 법집행이라는 미시적 가치에 우선한다』는 말로 수정됐다.이 관계자는 이어 『끝이 좋으면 모든 것이 좋다』는 외국속담을 예로 들며 공권력의 실추에 대한 아쉬움을 달랬다. 노동법 개정과 노동계 전면파업 등이 부른 국가적 위기사태를 무사히 극복해야만 이 관계자의 바람처럼 「끝」이 좋아질 것 같다.
  • 노루 쫓는 까마귀떼… 제주로 몰렸나(박갑천 칼럼)

    까마귀를 좋게 말한 기록들은 많다.「삼국유사」도 그렇다.사금갑조에 신라비처왕(비처왕:소지왕)때 까마귀가 못속에서 나온 노인에게 왕을 안동하고 그노인이 준 글에 따라 거문고갑을 쏨으로써 환난을 면한다. 그책의 연오랑과 세오녀 설화에도 「까마귀오오」자가 들어있다.어느날 그들은 바위(혹은 고기)에 실려 일본으로 가게 되는데 이때 신라에서는 해와 달이 빛을 잃는다.일본설화 아메노히보코(천일창)얘기와 통한다.중국사람들은 해에 세발달린 까마귀가,달에는 토끼가 산다고 믿었다.그래서 오토를 세월이란 뜻으로 쓰는데 그영향을 받은 설화인지도 모른다. 까마귀를 이르는 자오네 효조네 하는 것부터가 호감을 느끼게 하는 표현이다.반포지효나 오조사정같은 말들이 새끼때의 어버이은혜 갚는 까마귀마음을 가리키면서 쓰는 것과 맥이 같다.이에 대해서는 거짓말이라는 현대적 해석도 따른다.까마귀가 다른 상대방한테 먹이를 주었다면 그건 오직 수컷이 암컷한테 부린 간살이라는게 「정밀관찰」한 콘라트 로렌츠 박사의 말.오지자웅이 까마귀의 암수를 구별 못한다는 뜻이라 할때 옛사람들이 어찌 까마귀의 「어미­새끼」를 구별했겠나 싶기도 하다. 검은 색깔로 해서 하얀백로에 비겨 한풀 꺾여오는 까마귀.그건 까마귀 싸우는 곳에 백로야 가지마라고 읊은 정몽주 어머니 생각만은 아니었다.『까마귀 학이 되랴』하는 속담도 그생각의 줄기를 잇는다.본디 못되게 태어난 사람은 끝내 그버릇 못고친다는 뜻으로 까마귀를 끌어대는것 아닌가. 더구나 까마귀는 사람주검을 쪼아먹는 살똥스런 흉조로 알려진다.그래서 『까마귀밥이 된다』는 속담은 주인없는 주검을 이른다.월탄 박종화도 그의 수필 「황새와 까마귀」에서 까마귀를 언짢게 보고있다.6·25가 터지자 웬일인지 까마귀떼가 서울하늘을 까맣게 뒤덮더라니 야릇한 일이다. 눈내린 제주한라산 어리목광장에서 까마귀와 노루의 싸움이 벌어진다 한다.관리사무소가 노루들위해 뿌려놓은 먹이를 두고.순한 노루는 수백마리 까마귀떼의 소드락질을 못당해내고 자닝스레 쫓겨난다는 것이다.까마귀가 몸에 좋다하여 값비싸게 거래된다던데 그때문에 제주로들내뺐나.꿩사냥아닌 까마귀사냥이 제주로 몰려들법하다.〈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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