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2026-07-24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61,271
  • “태양·풍력 발전, 여긴 절대 안됩니다”..전남 주민들, 반대 나서

    “태양·풍력 발전, 여긴 절대 안됩니다”..전남 주민들, 반대 나서

    “주민들 건강 위협하는 풍력발전소는 절대 들어서면 안됩니다.” 8일 오전 11시 순천시 조례동 소병철 국회의원 앞 사무실에 농민 50여명이 풍력발전소 설치 반대 집회를 열었다. 주민들은 “순천시의회가 풍력 발전시설 규제를 완화하려는 배후에는 소병철 의원이 있다”며 “그동안 사실 여부를 밝혀라고 수차례 요구했지만 찬반 의견 없이 비겁한 모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항의했다. 이들은 “소 의원은 유령인물이 되었다”며 “지금이라도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정책 문제점을 지적하고 사죄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풍력발전소는 주변 3㎞까지 소음과 저주파로 인한 두통, 불면증, 이명, 마비증상 등의 문제가 전 세계적으로 보고되고 있는데도 시의원들은 회사 입장만 두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모습은 순천뿐만 아니다. 전남지역 곳곳이 ‘그린 뉴딜’ 정책인 풍력·태양광 개발행위로 농민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영암·화순군 등 전남 12개 시군·29개 지역에서 발전소 관련 갈등이 잇따르면서 주민 집단 민원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일에는 전남 농어촌에 무분별하게 건설돼 주민들의 민원을 초래하는 풍력·태양광 발전을 막기 위해 사회단체가 결성됐다. 피해가 예상되는 시군 주민들을 중심으로 ‘농어촌파괴형 풍력 태양광 반대 전남 연대회의(약칭 전남 연대회의)’가 발족했다. 전남 연대회의는 “전남 농지에 신재생에너지 개발이라는 명분을 앞세워 건설되고 있는 풍력과 태양광 발전시설은 실상 자본과 기업가의 배불리기 정책으로 변질되고 있다”며 “바다와 산 정상은 물론 절대농지까지 풍력과 태양광으로 전남의 생태계와 아름다운 풍경이 찢기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오는 3월 풍력·태양광 발전시설 규제 완화에 대한 전남도민 토론회를 연 뒤 4월에는 전국 도민대회에서 전국적인 문제로 확산시킨다는 방침이다. 농지법 개정안을 발의 한 더불어민주당 항의방문도 계획 중이다. 이 개정안은 농업인 소득향상과 농촌 경제 활성화를 이유로 농업진흥구역으로 지정된 농지에도 태양광발전시설 설치를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안은 태양광시설의 투자금 회수를 위해 사용허가 기간을 20년으로 하도록 했다.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윤정희 현재 20년은 더 늙어보여… 참 안쓰럽다”

    “윤정희 현재 20년은 더 늙어보여… 참 안쓰럽다”

    알츠하이머 치매를 앓고 있는 배우 윤정희(77)가 배우자인 피아니스트 백건우(75)와 딸에게서 방치된 채 프랑스에서 홀로 생활한다는 국민청원이 올라와 논란이 된 가운데, 이들 가족과 23년 동안 함께 한 지인이 윤정희·백건우 부부의 근황에 대해 인터뷰했다. 익명으로 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 나선 A씨는 해당 국민청원에 대해 “가족끼리의 민감한 일 아니겠는가”라며 “갈등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A씨는 “2년 동안 못 만났다는 건 거짓말”이라고 강조하면서 “딸이 직접 돌보면 되지 왜 따로 집을 마련해서 간병인을 붙이고 CCTV를 설치해 어머니를 보고 계실까 의아한 분들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A씨는 “우리나라에서도 치매 환자를 집에서 돌보는 사람이 드물고 딸이 일을 하고 있고 백 선생님은 해외 연주를 계속 다닌다. 이유는 모르겠으나 백 선생님이 ‘우리 딸이 엄마를 모시기로 해서 옆에 아파트를 하나 샀다’ 그러면서 아파트 정원에 꽃이 피고 경관이 좋은 걸 (사진으로) 찍어서 보내주셨다”고 설명했다. ‘납치하다시피 갑자기 데리고 갔다’는 청원 내용에 대해서는 “그때 뭔가 형제 간들에 불화가 있지 않았나 싶다. 그래서 한국에 있으면 안 되겠다 하고 가시지 않았나 짐작한다”고 밝혔다. A씨는 청원에서 공감하는 단 한 가지는 안타까운 윤정희의 상태라고 했다. A씨는 “나이보다 20년은 늙어 보인다. 계속 활동을 하다가 병으로 인해서 집에만 있어 꾸미지도 않고 염색도 안 하니까 백발의 할머니처럼 보인다. 그 모습이 참 안쓰러운 거다. 그렇게 보여서 윤 씨의 모습이 담긴 영상도 제공을 못 한다고 말씀드렸다”고 답했다.백건우 청원 논란에 기자회견 예정 청원인은 윤정희에 대해 “남편과 별거 상태로 배우자의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파리 외곽에 있는 한 아파트에서 홀로 알츠하이머, 당뇨와 투병 중”이라고 썼다. 또한 “근처에 딸이 살기는 하나 직업과 가정생활로 본인의 생활이 바빠 엄마를 제대로 돌보지 못한다”며 “혼자서 나가지도 못하고 감옥 같은 생활을 한다”고 주장했다. 백건우의 한국 공연 기획사 빈체로는 7일 입장문을 내고 “몇 년 전부터 윤정희의 건강이 빠르게 악화되며 (연주 여행에) 동행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며 “요양병원보다는 딸의 아파트 옆집에서 가족과 법원에서 지정한 간병인의 돌봄 아래 생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2019년 5월 윤정희가 파리로 간 뒤 그의 형제자매들은 후견인 선임 및 방식에 대해 소송을 제기했다. 백씨와 딸 진희씨를 윤씨의 재산·신상 후견인으로 지정한 데 대해 프랑스 파리의 지방법원에 이의 신청을 냈으나, 지난해 11월 파리고등법원의 판결로 형제자매 측이 최종 패소했다고 밝혔다. 소송 당시 윤씨의 동생들은 “두 사람이 윤씨에게 적절한 보살핌을 제공하지 못하고 금전적인 횡령이 의심된다”고 주장했지만 프랑스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청원도 그 연장선이거나 윤씨의 상속 문제를 둘러싼 문제로 보는 시각도 있다. A씨는 백건우가 국민청원으로 충격을 받고 잠을 못 자고 있는 상황이라며 곧 이번 논란에 대해 인터뷰나 기자회견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윤정희는 1960년대 문희, 남정임과 함께 ‘여배우 트로이카’로 불렸다. 1976년 백 씨와 결혼하며 프랑스로 이주해 생활해왔다. 320편의 영화에 출연한 윤정희의 마지막 작품은 2010년 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다. 윤정희는 이 영화에서 홀로 손자를 키우며 늦은 나이에 시를 배우는 할머니 ‘미자’를 연기했고 국내 영화 시상식 여우주연상을 휩쓸었다. 칸 영화제에서 레드카펫을 밟았고, LA 비평가협회상 여우주연상도 받았다. ‘미자’는 알츠하이머 초기 증세를 겪는 역할이었다. 이창동 감독이 처음부터 윤정희를 염두에 두고 쓴 작품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자라는 이름은 윤정희의 본명이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슐츠 전 美국무 100세로, 냉전시대 미·소 핵감축 주도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슐츠 전 美국무 100세로, 냉전시대 미·소 핵감축 주도

     냉전시대 미국과 소련의 첫 핵무기 감축 조약을 이끌어냈던 조지 슐츠 전 미국 국무장관이 100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싱크탱크 후버연구소에 따르면 슐처 전 장관이 6일(현지시간) 스탠퍼드대학 캠퍼스 안에 있는 자택에서 숨졌다고 AP 통신이 7일 보도했다. 사인은 즉각 공개되지 않았다. AP 통신은 “슐츠 전 장관은 1980년대의 대부분을 소련과의 관계 개선과 중동 평화 로드맵 구축에 보낸 인사”라며 “그는 생존해 있는 역대 정부 전직 내각 각료 중 최고령이었으며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장수 국무장관이었다”고 전했다.  1920년 12월 13일 뉴욕에서 태어난 그는 뉴저지주 잉글우드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경제학을 전공한 뒤 해병대원으로 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1955년 경제자문으로 영입하며 정계에 발을 들였다. 리처드 닉슨 정부에서 노동장관과 재무장관을 지낸 뒤 로널드 레이건 정부에서 6년 넘게 국무장관을 지내며 1987년 레이건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중거리 핵전력 조약’(INF)을 체결할 당시 협상을 주도했다.  INF는 사거리 500∼5500㎞인 중·단거리 탄도·순항미사일의 생산·실험·배치를 전면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냉전시대 군비경쟁을 종식한 문서로 꼽힌다. 조약에 따라 두 나라는 1991년 6월까지 중·단거리 탄도·순항미사일 2692기를 폐기하는 성과를 올렸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9년 러시아가 이를 준수하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어 INF에서 탈퇴했다.  레이건 정부는 전체적으로 소련 등과 적대하는 인파이터 기질을 드러냈는데 슐츠 장관만 예외였다. 늘 타협적이었다. 고르바초프 서기장을 끈질기게 설득해 협상으로 이끌어낸 것은 그의 몫이었다. 이란을 상대하면서 더욱 힘들어했다. 2013년 영국 BBC 인터뷰를 통해 다루기 “까다로운 고객”이라고 표현하며 이란인은 “미소지으며 뭘 하라고 부추기는데 알고 보면 당신 목을 따는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고인은 최근에도 미국이 세계질서를 제대로 이끌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왔다. 그는 지난해 10월 일간 뉴욕 타임스(NYT) 인터뷰를 통해 트럼프 시대 백악관에 대해 논평하며 “일들을 성취하기가 어려운 곳에서 놀라울 정도의 엉뚱한 일들이 벌어졌던 것 같다”며 “그들은 이들 합의, 어떤 합의든 회의적인 것처럼 보였다. 합의란 대체로 완벽하지 않은 것이다. 원하는 모든 것을 가질 수 없는 법이다. 조금씩 절충하는 것이다. 하지만 아무것도 안하는 것보다는 나은 법”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12월 100세 생일을 맞아 워싱턴 포스트(WP)에 기고문을 보내 평생을 정치에 바치면서 얻은 교훈을 갈파했다. “신뢰야 말로 나라의 법정통화다. 신뢰가 있는 방이라면 어느 방이든지, 가족의 방이건 학교의 방이건 라커룸이건 사무실이건 정부 방이건 군대 방이건 좋은 일이 일어난다. 신뢰가 없는 방이면 좋은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 슐츠가 1985년 레이건 대통령이 정보 유출을 막고자 고도 기밀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수천 명의 공직자에게 거짓말 탐지기 검사를 받도록 하자 “내가 이 정부에서 신뢰받지 못하는 순간은 내가 떠나는 날”이라고 말해 관련 조치를 철회시킨 일화가 있다고 AP는 전했다.  그는 1983년 레이건 대통령을 수행해 한국을 방문하는 등 여러 차례 방한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상원의원이던 1987년 전두환 정권이 양심수로 불리는 정치범을 석방하도록 노력해달라고 슐츠 당시 국무장관에게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그는 1992년 세계 평화와 인류화합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제2회 서울평화상을 수상했다.  콘돌리자 라이스 후버연구소장 겸 전 국무장관은 “우리 동료는 위대한 미국 정치인이었으며 진정한 애국자였다”면서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든 남자로 역사에 기억될 것”이라고 애도했다.  미국과 러시아가 지난주 5년 연장하는 것을 타결 지은 조약은 1991년 7월 미국과 옛 소련이 핵탄두와 대륙간탄도미사일 등의 감축에 합의한 전략무기감축협정(스타트·START)을 토대로 2011년 체결한 뉴스타트 협정이었다. 넓은 뜻에서 슐츠 전 장관이 지적한 방향의 길이 시작됐으니 그가 안심하고 눈을 감게 만든 것은 아닐까.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길섶에서] 향수/임병선 논설위원

    돌아보면 어느 자리에나 그런 분이 있다. 구순 노모가 입원한 병원의 4인실에 다리를 심하게 다친 어르신이 있었다. 간호사나 의사가 병실에 들어올 때마다 큰 목소리로 반겼다. “다리 때문에 죽는 게 아니라 배가 고파 죽을 것 같다”고 짐짓 농을 하거나 노모를 비롯한 다른 환자들의 수액 떨어지는 것까지 일일이 챙기셨다. 하필 입구 쪽이 그분 자리여서 온갖 참견이 가능했다. 점심으로 비빔밥이 나왔는데 슬쩍 고기 양을 살피더니 “아따, 소 한 마리 잡았는갑다. 엄청 많이도 줬네잉”이라고 신소리를 했다. 실은 얼마 안 되는 양이었다. 당번 아주머니들은 큭큭 웃어댔다. 아침마다 간호사들이 상처 소독을 해 주는데 “제발 아프게 하지 말아 달라”고 엄살을 부렸다. 워낙 말이 없으신 어머니가 식사하는 것을 지켜보다 “아드님, 장수하실 테니 걱정일랑 하들 말어”라고 덕담을 건넸다. 노모가 힘겨운 발놀림으로 화장실 갈 때면 걱정스러운 눈길이었다. 이문구의 ‘관촌수필’과 ‘우리동네’에서 만났던 어르신들을 뵙는 느낌이었다. 아침마다 커피 마시겠느냐고 인사하곤 하셨는데 노모 곁을 지키다 서울로 돌아오려고 병실을 나설 때 깊은 잠에 빠지셔서 작별 인사도 건네지 못했다. “어르신, 사모님과 행복한 여생 즐기세요.” bsnim@seoul.co.kr
  • 더 나은 삶 위해 민중과 연대… 사람답게 사는 길 찾는 문학 대들보

    더 나은 삶 위해 민중과 연대… 사람답게 사는 길 찾는 문학 대들보

    “사람답게 살아가라. 비록 고통스러울지라도 불의와 타협한다거나 굴복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사람이 갈 길이 아니다.” 이것은 요산 김정한 선생의 문학비에 있는 문장이자 선생의 삶과 소설 그 자체다. 어떤 문장은 때로 한 생애를 고스란히 그리는데, 이것의 발원이자 끝은 오롯이 그 사람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선생이 말한 ‘사람’은 어떤 존재들일까. 땅에 두 발을 딛고, 머리는 하늘을 향해 있다는 것은 모두 같다. 하지만 형상은 같을지언정 사는 형태와 마음은 다 달라서 ‘사람답게’가 붙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답게’ 살지 못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 세상이 아닌가. 게다가 빼앗긴 땅을 딛고 선 사람들이라면 ‘사람답게’란 이른바 생존의 다른 말이기도 할 것이기 때문이다. 늘 땅에 서 있을 수밖에 없던, 그리하여 삶에 흙먼지가 자욱하게 묻은 농민들의 이야기를 가장 자세히 삶의 끝까지 유심히 듣고 쓰던 작가. 빼앗긴 땅에 사는 가난한 사람들의 곡절을 누구보다도 아파했으며 끝내 그들과의 유대와 사람에 대한 애정을 잃지 않고자 했던 요산 김정한의 소설과 삶 속으로 들어가 본다.선생은 1908년 음력 9월 26일에 경남 동래군 북면 남산리에서 태어났다. 금정산 자락에 위치한 동네였던 터라 낙동강과 범어사가 지척이었다. 강가의 물을 끌어다 농사를 짓던 사람들과 절의 이야기에 자연스럽게 매료될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다. 여섯 살이 되던 해부터 동네 서당에서 한학을 시작했고, 어머니에게서는 한글을 배웠다. 명정 학교에 재학 중이던 1919년에 일어난 3·1운동에 참여했다. 중앙고보를 거쳐 동래고보를 졸업했다. 1928년에 양산 대현공립보통학교의 교사가 됐다. 교사로 부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학교 안에 있는 일본 선생들과의 불합리한 제도에 항거해 동맹휴업을 결의했다가 경찰서에 연행된다. 이 일로 인해 학교를 그만둔 선생은 일본으로 유학을 가서 와세다대학 제1고등학원 문과에 입학했다. 그곳에서 문우회에 가입해 시를 쓰기 시작한다. 이때 ‘조선시단’에 ‘구제사업’이라는 작품을 기고했다가 제목만 실리고 내용의 전문이 삭제되는 일을 겪는다. 귀국한 다음해에 남해공립보통학교의 교사로 부임했고, 그 시기에 소설 ‘사하촌’을 써서 1936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됐다. ‘사하촌’은 일제강점기 당시에 사찰 소유의 논밭을 경작하는 빈농들의 궁핍한 삶과 친일 스님들의 행적을 비롯해 절 아래 마을의 논들을 관리하는 마름들의 횡포를 사실적으로 그려 낸 작품이다. 고통받는 민중들과 가진 자들이 토지를 수탈하는 모습들이 일제강점기였던 시대상을 반영했고, 작품에 나오는 절의 실제 배경이 범어사라는 것이 알려져 그곳 스님들의 원성을 샀다고 한다. 소설 발표 후에 알 수 없는 사람들에게 테러를 당해 두 달 동안이나 거동을 하지 못할 정도로 몸을 다치기도 했다.1939년에 남명학교로 전근을 갔을 적에 일본의 문화 말살 정책으로 한글을 쓰지 못하는 형편이 되자 학교를 그만두고 동아일보 신문지국을 운영했다. 그러나 일제의 신문 검열과 그간의 행적들로 인해 일본 순사들의 요주의 인물로 지목되기에 이르렀다. 그들의 시선을 피하기 위해 고아원으로까지 피신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이때부터 절필하고 경남도청 상공과 산하 면포조합 서기로 취직해 해방될 때까지 근무를 했다. 해방 후에도 미군정의 정책에 반대해 경찰에 잡혀 가는 생활이 계속됐다. 6·25 때는 ‘국민보도연맹’에 연루돼 죽을 고비를 맞이하지만 남해공립보통학교 시절의 제자와 처남의 도움으로 죽음을 면했다. 이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모래톱이야기’를 쓰며 다시 문단에 복귀한다. 이후에 낙동강 주변의 사람들을 주인공으로 하는 농촌소설들을 집필하기 시작하는데, 핍박받고 가난에 찌들어 있는 농촌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는 평을 받는다. 선생은 ‘문학도 인간이 살아가는 데 더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한 것이 아니냐’고 주장하며 민중에 대한 연민과 연대의식을 바탕으로 한 작품들을 썼다. 이것이 그의 작품이 리얼리즘 문학의 선봉에 서게 된 이유다.1950년 부산대 교수였던 선생은 4·19혁명 후에 민주화운동을 했다는 이유로 5·16 쿠데타 직후에 해직됐다가 1965년이 돼서야 복직하게 됐다. 이때부터 매우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시작해 ‘수라도’, ‘뒷기미 나무’, ‘산거족’, ‘삼별초’ 외에 수 많은 소설들을 썼다. 독립운동과 광복 후의 반독재, 반민주에 저항하는 운동으로 선생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고초를 겪고 절필을 선언하기에 이르렀지만 30년 후에 다시 펜을 잡고 ‘사람’이 ‘사람답게’ 지낼 수 있는 세계, 흙먼지 이는 폭폭한 삶일지라도 누군가는 그들의 어깨를 부여잡고 함께 걷고 있다는 연대의식들을 나타내는 작품들을 써 내려갔다. 대부분 정의와 인간됨, 억압에서 벗어나기 위해 투쟁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억울하게 빼앗긴 땅을 되찾으려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주어진 삶에 순응하고 불의에 타협하며 어려운 이들의 삶을 모른 척했더라면 결코 나올 수 없는 작품들이 선생의 삶과 고투의 시간들을 대변하고 있는 셈이다. 선생은 끝내 힘없는 약자들의 편에 서서 정의와 사람다운 삶을 노래했다. 그를 계속 주목하게 하는 배경엔 이런 강직하고도 치열했던 글쓰기 행보가 있다. 2006년에 개관해 지금까지 부산의 가장 큰 문학 성체로 자리한 요산문학관은 선생의 생가를 비롯해 세미나실, 전시실, 도서관, 집필실, 강당으로 이루어진 다목적 건물이다. 후배 작가들을 비롯해 부산 시민들이 언제든지 가서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여러 가지 문학적인 시간을 향유할 수 있는 공간이다. 선생의 생애와 작품을 비롯한 다양한 발자취들도 확인해 볼 수 있다.요산문학관에서는 매년 ‘요산문학축전’을 열고 있다. 문학관과 부산작가회의 소속 작가들이 주축이 돼 치르는 큰 문학 잔치다. 선생의 묘소를 참배하는 ‘고유제’를 시작으로 요산문학상, 창작지원금 시상, 소설 세미나, 백일장과 전시 등으로 요산 정신을 기리고 후배 작가들을 독려한다. 부산에 거주하며 부산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소설가가 된 임회숙 작가는 올해도 요산문학축전의 한 축을 담당해 여러 행사를 지켜본 소감을 전해 주었다. 부산에 있는 후배 작가들은 리얼리즘 문학의 대들보이자 민중들과 끊임없이 연대하고 불의에 저항했던 요산 선생의 정신을 기리고 싶어 하며, 선생은 부산 문학의 정신이자 대들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임 작가는 선생과의 직접적인 인연은 없었지만 제1회 요산문학제 수필 부문 장원 출신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문학의 시작이 요산 선생의 작품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또 작가가 돼 해마다 요산문학축전에 참여할 수 있는 시간이 굉장히 복되다고도 말해 주었다. 요산 선생은 후배들이 본받고 싶어 하는 리얼리즘 소설의 바이블 같아서 소설을 쓰다 길이 막힐 때마다 펼쳐 드는 책이 바로 요산 선생의 수많은 소설 중의 하나라고도 했다. 선생이 불의에 항거하고, 지주와 소작농들의 혈투 그리고 땅을 지키려는 자와 빼앗으려는 자의 싸움으로부터 지금의 우리는 얼마나 다른 세계에 살고 있을까. 어떤 면에서는 그때와 지금의 현실이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기도 하다. 아, 그래서 선생의 소설이 리얼리즘이라는 것인가. 끝없이 새롭게 읽히는. 그 때문에 언제 어디서든 사람답게 사는 것은 무엇인가 하는 화두를 언제나 고민하게 되는 게 아닐까.낙동강가와 절 아래 마을에서 시작된 사람들의 문장이 지금도 살갗이 흙먼지에 쓸려 오듯이 다가오고 있다.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고, 함께 어깨동무하며 두 발로 땅을 디딜 수 있는 곳, 그리해 우리가 같이 나란히 앉아 책장을 펼칠 수도 있는 곳, 그곳이 김정한 선생의 요산문학관이다. 소설가 이은선
  • ‘안전한 설 광진’… 방역 강화 등 명절 대책 점검

    ‘안전한 설 광진’… 방역 강화 등 명절 대책 점검

    서울 광진구가 민족 최대 명절인 설을 맞아 주민들이 편안하고 따뜻한 설 연휴를 보낼 수 있도록 ‘2021 설 종합대책’을 추진한다고 7일 밝혔다. 구는 연휴 기간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사고예방과 주민 불편사항을 최소화하기 위해 8일부터 15일까지 8일간을 설 종합대책 추진 기간으로 정했다. ▲훈훈한 명절 보내기 ▲물가안정 대책 ▲교통 대책 ▲제설·한파 대책 ▲안전·화재 대책 ▲의료·보건 대책 ▲주민생활 불편 해소 ▲공직기강 확립 등 8대 분야를 중점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구는 코로나19 방역 강화를 중점으로 두고 종합대책을 추진한다. 먼저 빈틈없는 진료체계 유지를 위해 24시간 콜센터를 운영하고 광진구보건소 선별검사소(평일·주말 오전 9시~오후 6시), 자양·중곡 임시선별검사소(평일 오전 9시~오후 6시, 주말 낮 12시~오후 4시)를 정상 운영한다. 코로나19 재난안전대책본부 상황실도 일일 13명씩 총 104명 근무하고 자가격리 전담공무원으로 699명이 투입된다. 구는 문화시설, 유흥시설, 음식점 등 사람이 몰릴 수 있는 시설을 대상으로 핵심방역수칙 점검을 한다. 또 유동인구가 많은 동서울터미널 하차장과 로비에서 하차객을 발열체크하고 손소독을 요청할 예정이다. 직계가족이라도 거주지가 다른 5인 이상 모임 금지도 홍보한다. 구는 10일부터 15일까지 6일간 24시간 종합상황실을 운영한다. 이와 함께 복지지원 대상 주민과 기관을 위문 방문하고 사회복지시설의 안전관리 강화를 위해 시설점검을 한다. 한파와 안전·화재사고 예방을 위해 상황근무 체계를 유지하고 긴급사태 발생 즉시 비상연락망을 가동한다. 지역 내 응급의료 기관인 건국대병원과 혜민병원의 비상진료체계를 유지한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기억 잃는 은막의 여왕, 누가 그를 흔드는가

    기억 잃는 은막의 여왕, 누가 그를 흔드는가

    靑 청원인 “홀로 투병 중… 구해달라”백건우 측 “가족이 돌봐… 거짓 청원”백씨·윤씨 동생들 후견 놓고 소송전지난해 佛서 윤씨 동생들 최종 패소알츠하이머 치매를 앓고 있는 배우 윤정희(77)씨가 배우자인 피아니스트 백건우(75)씨와 딸에게서 방치된 채 프랑스에서 홀로 생활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백씨 측은 “허위 사실”이라며 즉각 반박했다. 지난 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외부와 단절된 채 하루하루 스러져 가는 영화배우 윤정희를 구해 주세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윤씨에 대해 “남편과 별거 상태로 배우자의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파리 외곽에 있는 한 아파트에서 홀로 알츠하이머, 당뇨와 투병 중”이라고 썼다. 또한 “근처에 딸이 살기는 하나 직업과 가정생활로 본인의 생활이 바빠 엄마를 제대로 돌보지 못한다”며 “혼자서 나가지도 못하고 감옥 같은 생활을 한다”고 주장했다. 전화와 방문 횟수도 제한받고 있다고도 했다. 한국 영화사에 큰 족적을 남긴 배우의 근황에 대한 이 충격적인 폭로는 주말 이슈를 빨아들였다.백씨의 한국 공연 기획사 빈체로는 7일 입장문을 내고 이 주장에 대해 하나하나 따졌다. 빈체로는 “몇 년 전부터 윤씨의 건강이 빠르게 악화하며 (연주 여행에) 동행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며 “요양병원보다는 딸의 아파트 옆집에서 가족과 법원에서 지정한 간병인의 돌봄 아래 생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빈체로 등에 따르면 2019년 5월 윤씨가 파리로 간 뒤 그의 형제자매들은 후견인 선임 및 방식에 대해 소송을 제기했다. 백씨와 딸 진희씨를 윤씨의 재산·신상 후견인으로 지정한 데 대해 프랑스 파리의 지방법원에 이의 신청을 냈으나, 지난해 11월 파리고등법원의 판결로 형제자매 측이 최종 패소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빈체로는 “윤씨는 주기적인 의사의 왕진 및 치료와 함께 편안하고 안정된 생활을 하고 있다”며 “(청원인이 주장한) 제한된 전화 및 방문 약속은 모두 법원 판결 아래 결정된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소송 당시 윤씨의 동생들은 “두 사람이 윤씨에게 적절한 보살핌을 제공하지 못하고 금전적인 횡령이 의심된다”고 주장했지만 프랑스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청원도 그 연장선이거나 윤씨의 상속 문제를 둘러싼 문제로 보는 시각도 있다. 1967년 ‘청춘극장’으로 데뷔한 윤씨는 330여편의 영화에 출연했고 2010년 마지막 출연작 ‘시’(이창동 감독)로 대종상 여우주연상을 품에 안았다. 백씨의 해외 연주 등에도 늘 동행하며 다정한 모습을 보여 왔다. 지난해 말 제10회 아름다운예술인상 공로예술인상을 수상한 윤씨를 대신해 시상식에 참석한 백씨는 “가족과 좋은 친구들의 보살핌으로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는 근황을 전하며 여러 차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호주 해변서 낚시로 잡은 물고기 ‘줍줍’…4m 거대 악어 포착

    호주 해변서 낚시로 잡은 물고기 ‘줍줍’…4m 거대 악어 포착

    호주의 한 해변에서 한 여성이 낚시로 잡은 물고기 한 마리를 거대한 바다악어 한 마리가 잠시 뒤 낚아채 가는 모습이 SNS상에 공개돼 화제가 되고 있다. 만일 이 악어가 조금만 더 늦게 나타났다면 물고기를 가지러 갔을 여성이 위험에 처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7일 데일리메일 호주판 보도에 따르면, 이날 퀸즐랜드주 최북단 파노스 퀸즐랜드에 있는 카드웰 해변에서 이본 파머라는 이름의 한 여성은 자신이 낚은 작은 상어를 거대한 악어가 먹어 치우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개했다.영상 속 악어의 몸길이는 최소 4m로 추정되며 이 여성의 낚싯줄에 걸린 작은 상어를 뒤쫓아 물속에서 기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파머는 “조금 전 상어 한 마리를 잡았는데 이 친구(악어)가 다가오고 있어 다시 물가로 갈 수 없었다”면서 “이제 악어가 다가와서 상어를 먹을 것”이라고 말했다.실제로 작은 상어가 해변 위에서 펄떡거릴 때 물속에 있던 악어가 천천히 물 밖으로 나온다. 이때 파머는 “악어는 우리로부터 단 몇 m밖에 안 되는 거리에 있다. 평생 이렇게 많이 떨린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자 악어는 곧바로 해변에 있던 상어를 낚아채 바다로 돌아간다. 악어는 상어를 물고 물속으로 돌아갈 때 해변에 있는 사람들의 모습에도 전혀 당황하지 않은 모습으로 보인다. 여성은 또 “악어가 상어를 물어갈 때 꼬리는 여전히 물속에 있었다. 이 악어는 내가 살면서 본 악어 가운데 가장 크다”고 말했다. 바다악어는 현존하는 파충류 가운데 가장 큰 종으로, 몸길이는 6m, 무게는 1t까지 자랄 수 있다. 입에는 40~60개에 달하는 커다란 이빨이 있어 먹잇감이 크면 뜯어먹고 작으면 통째로 삼키기도 한다. 소와 같이 큰 동물은 물론 물고기나 새, 날여우(박쥐), 게 또는 껍질이 단단한 거북이도 잡아먹는다. 서식지는 노던준주 외에도 서호주주, 퀸즐랜드주의 맹그로브 늪지나 해안 습지, 강어귀다. 수명은 70세까지 살 수 있다. 사진=이본 파머/페이스북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투병’ 윤정희 파리에 방치” 주장에 백건우 측 “허위사실”

    “‘투병’ 윤정희 파리에 방치” 주장에 백건우 측 “허위사실”

    알츠하이머 치매를 앓고 있는 배우 윤정희(77)가 프랑스에서 배우자인 피아니스트 백건우(75)와 딸로부터 방치됐다는 주장에 백건우 측이 허위 사실이라며 반박했다. 한 청원인은 지난 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외부와 단절된 채 하루하루 쓰러져가는 영화배우 윤정희를 구해 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청원인은 윤정희에 대해 “남편과 별거 상태로 배우자의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파리 외곽에 있는 한 아파트에서 홀로 외로이 알츠하이머와 당뇨와 투병 중”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근처에 딸이 살기는 하나 직업과 가정생활로 본인의 생활이 바빠 엄마를 제대로 돌보지 못한다”며 “배우자와 딸로부터 방치된 채 대부분의 시간을 홀로 힘든 투병 생활을 하고 있다. 혼자서 나가지도 못하고 감옥 같은 생활을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남편은 아내를 안 본 지 2년이 됐다. 자기는 더 못하겠다면서 (윤정희의) 형제들한테 간병 치료를 떠맡겼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백건우의 한국 공연 기획사 빈체로는 7일 “청원 내용은 거짓”이라며 즉각 반박했다. 빈체로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청와대 국민청원 및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백건우님과 그분의 딸 백진희에 대해 허위사실이 유포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며 “2019년 5월 1일 윤정희가 파리로 돌아가며 시작된 분쟁은 지난해 11월 파리고등법원 최종 판결과 함께 항소인의 패소로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소속사 등에 따르면 윤정희의 동생들은 2019년 프랑스 파리의 지방법원에 백건우와 딸 진희씨를 윤정희의 재산·신상 후견으로 지정한 데 대한 이의 신청을 제기했다. 두 사람이 윤정희에게 적절한 보살핌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였으나 프랑스 법원은 지난해 11월 “근거 없는 주장”이라며 백건우 부녀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알려졌다. 소속사는 “가족과 멀리 떨어져 생활해야 하는 요양병원보다 가족과 가까이서 지낼 수 있는 환경인 백진희의 아파트 바로 옆집에서 백건우 가족과 법원에서 지정한 간병인의 돌봄 아래 생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주기적인 의사의 왕진과 함께 안정된 생활을 하고 있으며, 게시글에 언급된 제한된 전화 및 방문 약속은 법원 판결로 결정된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윤정희와 백건우는 1976년 결혼해 바이올리니스트로 활동 중인 딸 한 명을 뒀다. 두 사람은 해외 연주 등에 늘 동행하며 다정한 모습을 보여왔다. 1966년 ‘청춘극장’으로 데뷔한 윤정희는 영화 330여편에 출연했으며, 마지막 출연작인 이창동 감독의 ‘시’(2010)로 칸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았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서울 다세대주택서 잇따라 화재…노인 2명 사망

    서울 다세대주택서 잇따라 화재…노인 2명 사망

    서울 대림동·신월동서 잇따라 불 서울의 다세대주택에 잇따라 불이 나 2명이 숨지고 2명이 병원으로 옮겨졌다. 6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2시 30분쯤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의 한 상가주택에 불이 나 70대 남성 A씨가 미처 대피하지 못하고 질식해 숨졌다. 이웃 2명은 연기를 흡입해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현재는 퇴원한 상태다. 오전 2시 46분부터 불길이 잡히기 시작해 오전 3시 10분쯤 불이 완전히 꺼졌다. 이 불로 인해 총 2097만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전날인 5일 오후 11시 25분에는 서울 양천구의 신월동의 한 연립빌라에서 화재가 발생해 거주하던 90대 남성 B씨가 숨졌다. 구급대는 B씨를 심폐소생술(CPR)하며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결국 숨졌다. 이웃 11명이 대피했으나 다친 사람은 없었다. 이 불은 오후 11시 53분쯤 완전히 꺼졌다. 소방 당국은 두 화재 사고 모두 사망자가 거주하던 세대에서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있으며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희한한 주장”…이재명, ‘지역화폐 효과없다’는 조세연에 반발

    “희한한 주장”…이재명, ‘지역화폐 효과없다’는 조세연에 반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5일 자신의 핵심 정책인 지역화폐에 대해 효과가 없다고 주장한 한국조세재정연구원(조세연)을 향해 “희한한 주장을 하고 있다”며 반격했다. 이재명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골목상권 황폐화와 매출 양극화를 막기 위해 일부 매출이나마 골목상권에 흘러가도록 지역화폐 사용 시에 인센티브를 주는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조세연 “가장 피해 큰 숙박·여행업에 지역화폐 안 쓰여” 이날 한국경제학회가 주최한 ‘경제학 공동학술연구대회’에서 국책연구기관인 조세연은 지난해 상반기 기준 카드형 지역화폐 결제액을 분석한 결과 코로나19 피해가 큰 업종에는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소상공인이 몰려 있는 33개 업종을 추려낸 결과 1조 3017억 6500만원이 소비됐는데, 절반 정도가 일반휴게음식업과 유통업(슈퍼마켓 등)에 사용되고, 숙박업(12억 2600만원)과 여행업(1억 5000만원) 소비 비중은 각각 0.1%에도 미치지 못했다는 것이다. 강창희 교수 “지역화폐, 고용유발 효과 없어” 강창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도 통계청 전국사업체조사를 토대로 지역화폐의 고용 유발 효과를 계산해보니 지역화폐 발행이 고용을 유발했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다고 발표했다. 지역별 취업자 수 추이를 지역화폐 발행 전과 후를 비교한 결과다. 지역화폐 주 소비 대상인 소매업과 음식·주점업을 따로 떼어 봐도 뚜렷한 고용 변화가 안 보였다고 했다. 강 교수는 “소상공인 매출액에는 영향을 미칠지 몰라도 고용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지역화폐 목적은 고용 아닌 매출 양극화 감소” 이에 이재명 지사는 “지역화폐의 목적은 매출 양극화를 막는 것이지 고용 증가와 여행 숙박업 매출을 늘리는 것이 목표가 아니다”라며 “동네 음식점, 치킨점, 호프집, 정육점, 어물전, 야채가게, 반찬가게, 떡집 등 대다수 소상공인의 매출이 느는 건 효과가 아니냐”며 따져 물었다. 또 “지원금을 현금으로 지급하는 것보다 백화점 등 대형유통점에서 못 쓰고 동네 소상공인에게만 쓸 수 있는 지역화폐로 지급하는 것이 골목상권의 중소상공인 매출 증가에 도움 된다는 건 연구는 고사하고 간단한 통계만 봐도 알 수 있는 초보 상식”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명분 만드느라 아까운 연구 역량을 소모하지 말고, 차라리 그냥 쉽게 ‘유통 대기업에 갈 매출이 동네 소상공인에게 가는 것이 싫다’고 하는 게 낫겠다”고 덧붙였다. 그 동안 이재명 지사는 지역화폐 무용론을 제기한 조세연을 상대로 여러 차례 반발한 바 있다. 지난해 9월 조세연이 ‘지역화폐가 역효과를 낸다’는 연구보고서를 내자 이재명 지사는 “얼빠진 국책연구기관”이라며 “국책연구기관이 특정 집단의 이익을 옹호하고 정치에 개입하는 것이라면 이는 보호해야 할 학자도 연구도 아니며, 청산해야 할 적폐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뽀로로’에 성인물 겹쳐 송출한 웨이브 대표 “성인물 서비스 중단”

    ‘뽀로로’에 성인물 겹쳐 송출한 웨이브 대표 “성인물 서비스 중단”

    직접 맘카페 등에 사과문 올려 어린이들이 보는 ‘뽀로로 극장판’ 영상에 성인물 영상을 겹쳐 송출한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wavve)의 대표이사가 ‘맘카페’에 직접 사과문을 올렸다. 이태현 웨이브 대표는 지난 4일 이용자 16만명 규모의 강남3구 네이버 맘카페에 ‘회원님들께 드리는 사과의 글’이라는 제목의 사과문을 게시했다. 이 대표는 “서비스 장애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기술적 오류로 인해 아동용 애니메이션 콘텐츠에 수 초간의 성인물이 포함된 채로 서비스를 제공했다”며 “직접 콘텐츠를 시청하신 고객님들은 물론 간접적으로 소식을 들으신 많은 부모님들께 너무 큰 심려를 끼쳐드렸다”고 말했다. 이어 “웨이브 임직원 중에서도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이 많기에 이번 일이 ‘고객의 아픔이기 이전에 ’우리의 아픔‘ 이라는 마음으로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며 “최대한의 경로를 통해 진심 담긴 사죄의 말씀을 드리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이겠지만 웨이브에서는 이번 일로 직접 피해를 입은 아동에 대한 심리상담을 제공하기 위해 해당 부모님들과 직접 소통을 하고 있다”며 ▲성인에로물 서비스 중단 ▲어린이 전용 계정의 개설 ▲어린이 콘텐츠에 대한 투자펀드 조성 등도 약속했다. 이 대표는 해당 카페 이외에도 ’안평맘‘ ’광양맘‘ ’양산이야기‘ 등 피해 언급이 올라온 맘카페를 6~7곳에 직접 사과문을 게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웨이브 관계자는 “이번 사태의 경중을 무겁게 보고 직접 대표가 사과문을 작성하고 실제 피해 사례가 있는 맘카페와 접촉하고 있다”며 “피해 가정에 사과문이 닿을 수 있게 앞으로 여러 커뮤니티를 찾을 계획이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9일 웨이브에서는 아동용 애니메이션인 ‘뽀로로 컴퓨터 왕국 대모험’에서 수초간 성인물 영상이 반복적으로 겹쳐 송출되는 오류가 발생했다. 당시 맘카페와 온라인 커뮤니티,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피해 사례 호소가 잇따랐다.웨이브 측은 즉시 관련 콘텐츠를 삭제조치 하고, 공식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통해 “어린 아동 및 유아 시청 콘텐츠에서 발생한 사안으로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는 점에서 다시 발생해서는 안 될 일”이라며 “유사 사례 재발 방지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기술적 오류에 대해 서버에서 갑자기 콘텐츠가 대량 삭제된 가운데 이를 복구하는 과정에서 파일량이 많다 보니 일부 패키지가 서로 뒤섞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기술적 오류도 문제지만 국내 대표 OTT에서 여전히 성인에로물 콘텐츠를 다량 서비스하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 대표가 사과문에서 성인에로물 서비스를 중단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같은 지적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웨이브에 대해 실태점검에 착수했다. 방통위는 웨이브 이용자 보호방안을 점검해 이용자 불편·불만 처리, 이용자 피해 예방조치 등 이용자 보호 관련 사항 전반에 대해 점검할 계획이다. 웨이브는 KBS·MBC·SBS 등 지상파 3사와 SK텔레콤의 합작으로 설립된 OTT 서비스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사설]바이든 “전 세계 미군 주둔태세 재검토”, 한미 긴밀히 협의해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어제 취임 후 처음으로 국무부를 방문한 자리에서 전 세계 미군의 배치를 다시 검토하고 이 기간 독일 주둔 미군의 감축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때인 지난해 7월 3만6000명의 주독 미군 중 3분의 1을 빼내 미국과 유럽 내 다른 지역으로 재배치하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주독미군 감축 중단 방침은 해외 미군 주둔 문제를 금전적 이익이 아닌 안보 차원에서 다루겠다는 시각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독일이 나토 분담금을 내지 않은 채 미국의 안보 지원에 무임승차한다고 비난했고, 주독미군 감축은 그에 따른 보복적 성격으로 받아들여졌다.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에 대해서도 터무니 없는 액수의 방위비 분담금을 요구하며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을 흘린 바 있다. 실제 지난해 10월 한미안보협의회(SCM) 공동성명에 2만8500명에 달하는 주한미군의 현 수준 유지 문구가 이례적으로 빠져 우려를 키웠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주독미군 감축 중단 결정으로 미뤄볼 때 주한미군 문제도 같은 기조로 결정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독일과 달리 한국은 인접한 북한과 휴전상태인 데다 중국을 견제해야 하는 목적도 있어 주한미군 주둔 필요성이 훨씬 큰 상황이다. 하지만 속단은 경계해야 한다. 바이든 대통령이 공언한 대로 미국의 새 행정부는 전 세계 미군의 효율적인 배치에 대한 대대적인 검토 작업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주한미군의 성격과 지위에 어떤 식으로든 변화가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전체 주둔 규모는 유지하더라도 유사시 주한미군을 다른 지역으로 차출할 수 있도록 역할이 바뀔 수도 있다. 붙박이 전력을 수시로 차출해 다른 전장에 투입하는 ‘전략적 유연성’은 미군이 꾸준히 추진하고 있는 정책이다. 이는 우리 입장에서는 안보 불안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 정부는 미국과 긴밀한 협의의 끈을 놓지 말고 한국의 입장이 미국의 새로운 군사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전 세계 미군 배치 재검토가 전시작전권 전환과 한미 군사훈련 재개 등 당면한 현안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도 면밀한 분석과 실기하지 않는 대응이 필요하다. 우리에게 손실을 입힐 수도 있는 정책을 미국이 이미 다 결정한 후에 대응하는 것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가 될 수 있는 만큼 긴장을 놓아서는 안 된다.
  • 전남 장흥군, 새조개 채취권 둘러싸고 몸살

    ‘바다의 로또’로 불리는 새조개의 장흥 앞바다 채취가 3년 만에 가능해지면서 장흥군이 새조개 채취권을 둘러싸고 몸살을 겪고 있다. 경남 남해에 사는 어업인 A씨는 지난달 21일 정종순 장흥군수와 군 해양수산과장, 군 수산자원 자문위원 등 3명을 사기 및 직무유기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A씨는 “장흥 우산방조제 앞 공유수면에서 잠수기 선단의 새조개 불법 채취를 막기 위해 장흥군의 요청으로 자망설치와 해녀 투입에 나섰으나 군이 이를 번복해 2억 5000만원의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A씨는 “장흥군수와 해양수산과장이 새조개 구역의 관리를 지시해 놓고 갑자기 입장을 바꿨다”며 “작업 시작 몇 시간 만에 군청이 관리선을 동원해 작업 자체를 막았다”고 했다. A씨가 “장흥군 요청으로 바다에 자망을 설치하고 해녀를 투입했지만 이후 군의 입장 번복으로 금전상 손해를 보았다”고 하는데 반해 군은 “A씨에게 자망설치를 요청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정 군수 측은 “고소인 A씨는 일면식도 없고 누구인지도 모른다”며 “변호사 자문을 얻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장흥군은 또 지난 4일 보도자료를 통해 ‘새조개 채취 관련 고소 등 장흥군과 관계 공무원의 명예를 실추시킨 부분에 대해 강력한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군은 “새조개가 대량 발생한 해역에 대해 6개 어촌계 협의를 통해 전남도로부터 수산자원 관리수면 지정을 승인받아 회진면 신상지선은 1월 25일부터, 관산읍 삼산지선은 2월 3일부터 새조개 채취 작업을 시작했다”며 “그 과정에서 경남 남해의 A씨가 손해를 주장하며 고소한 사건이다”고 설명했다. 군은 “고소인이 장흥군 요청으로 자망 설치와 해녀를 투입했으나 군이 말을 번복해 손해를 보았다는 주장에 대해 자망 설치를 요청한 사실이 없다”며 “군이 관여하거나 개입할 수 없어 수익금에 대한 보장 약속은 할 수도 없고, 한 사실도 없다”고 강조했다. 장흥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구글에 ‘김치 근원’ 입력하면 “중국”…딱 걸린 이중행태

    구글에 ‘김치 근원’ 입력하면 “중국”…딱 걸린 이중행태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는 구글 영어사이트가 김치의 근원(Place of Origin)을 ‘중국’으로 소개하고 있다고 5일 밝혔다. 이날 이 사이트를 방문해 ‘kimchi’를 검색하면 오른쪽 화면 설명부분에서 ‘Place of Origin: China’라고 나온다. 또 검색창에서 ‘where is kimchi from?’(김치의 근원)을 물으면 자동 완성 대답에 ‘china’라고 뜬다. 반면 구글 한국어 사이트는 근원지를 한국으로 표기한다. 이는 구글의 이중적인 행태를 엿볼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반크는 지적했다. 반크는 항의 서한을 보냈으며, 세계 최대 청원사이트 ‘체인지닷오아르지’(www.change.org)에 청원을 올리기로 했다.박기태 반크 단장은 “구글의 이 같은 행태는 김치 왜곡이 한국의 김치를 중국 문화의 하나로 삼으려는 중국의 맹목적 국수주의와 중화 민족주의에 그치지 않고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말했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은 “우리 정부는 뭐하시나요?”, “김치냉장고 사러 한국 오면서”, “얄밉다”, “대체 왜 이러는 걸까요?”, “답답하네”, “모든게 가짜”등 반응을 보였다. 한편 최근 한국과 중국 간에 ‘김치 원조’ 논쟁이 벌어진 가운데 김장하는 영상을 올리면서 ‘중국음식’(#ChineseFood)라는 해시태그를 달아 논란을 일으킨 중국인 유튜버가 최다 구독자 수를 보유한 중국어 채널 운영자로 기네스북에 등재되기도 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디지털 에밀레종은 어떤 소리가 날까…‘성덕대왕신종 소리체험관’ 오는 8일 개관

    디지털 에밀레종은 어떤 소리가 날까…‘성덕대왕신종 소리체험관’ 오는 8일 개관

    국립경주박물관은 국보 제29호 성덕대왕신종(일명 에밀레종) 주조 1250주년을 맞아 오는 8일 성덕대왕신종의 소리를 활용한 실감형 디지털 콘텐츠 상영관인 ‘성덕대왕신종 소리체험관’을 일반에 공개한다고 5일 밝혔다. 성덕대왕신종은 신라 경덕왕(재위 742∼765)이 아버지 성덕왕의 공을 기리고자 제작을 시작해 혜공왕 7년(771년)에 주조가 마무리됐다. 소리체험관에서는 ‘시공간을 넘나들며 펼쳐지는 성덕대왕신종의 진정한 울림을 찾아 떠나는 여정’을 주제로 하는 영상을 볼 수 있다. 9.1채널 서라운드 스피커를 활용한 입체 음향 시스템을 도입했고, 3차원 프로젝션 맵핑 등의 기술과 총 7대의 초고화질 프로젝터를 활용해 8K급 고화질 입체영상을 제공한다. 영상 콘텐츠는 신종과 관련된 각종 기록과 설화를 바탕으로 종의 제작부터 완성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이야기를 구성했다. 국립경주박물관은 “특히 먼 미래의 외계인을 등장시켜 성덕대왕신종의 맑고 웅장한 소리, 맥놀이 현상의 신비와 경이로움을 한 편의 영화를 보듯 전달한다”고 설명했다. 소리체험관의 종소리는 지난해 10월 성덕대왕신종 1차 타음 조사 과정에서 녹음된 음원을 바탕으로 완성됐다. 타음 조사는 내년까지 총 3차에 걸쳐 진행된다. 국립경주박물관은 1차 타음 조사에서 측정한 고유 주파수, 맥놀이 시간 파형 등을 2001∼2003년 측정한 데이터와 비교 분석한 결과, 소리에 영향을 줄 정도의 구조적인 문제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아울러 “성덕대왕신종의 현재 상태를 더 면밀히 점검해 향후 구체적인 성덕대왕신종의 활용 전략을 수립,검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박물관은 현재 실외에서 전시 중인 성덕대왕신종의 부식 방지와 타종 시 관람 효과를 고려해 신종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경주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지난해 12월 국외 미세먼지 유입 감소

    지난해 12월 국외 미세먼지 유입 강도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2차 계절관리제(2020년 12월 1~2021년 3월 31일) 시행 첫 달인 지난해 12월 전국의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24.1㎍/㎥으로 전년동월(25.8㎍/㎥)대비 8%(1.7㎍/㎥), 직전 3년(2017∼2019년) 12월 평균(27㎍/㎥)대비 약 11% 개선됐다. 5일 환경부에 따르면 국립환경과학원이 12월 한 달간 미세먼지와 관련한 입자 형태의 물질 농도를 관측한 결과 서해상의 물질 농도가 2019년 12월보다 약 23% 감소했다. 서해상 350∼600m 고도에서 관측된 입자상 물질(이온·유기성분) 농도는 14.1㎍/㎥로 전년동월(18.4㎍/㎥)보다 감소했다. 국외 미세먼지의 주요 유입 경로인 서해에서 농도가 감소하고 국내에서 배출 관리가 이뤄지면서 대기질이 개선된 것으로 환경과학원은 분석했다. 항공 관측은 계절관리제 기간 국내 대기질 변화 분석과 국외 유입, 미세먼지 예보 정확도 향상을 위해 실시한다. 이번 조사는 총 40.2시간간 진행됐다.서해상에서는 7회(26.2시간), 충남 서북부 배출원에서 3회(10.5시간), 중부 내륙에서 1회(3.5시간) 이뤄졌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서울광장] 김익붕씨의 4년 3개월/임병선 논설위원

    [서울광장] 김익붕씨의 4년 3개월/임병선 논설위원

    정말로 문서복합기에는 ‘38555’란 숫자가 찍혀 있었다. 지난 4년 동안 법원, 검찰, 중앙행정심판위원회 등에 제출한 의견서, 이유서 등이 3000장 이상이다. 참고 자료를 출력한 숫자까지 합치면 3만 8000장을 넘겼다. 복사비로만 300만원쯤 들었을 것 같다. 변호사의 조언을 듣는 데도 같은 액수를 썼다.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동에 사는 김익붕(65)씨, 그는 억울하다. 세상에 그런 사람, 참 많다. 이춘재 8차 연쇄 살인사건의 피의자로 누명을 쓴 윤성여씨나 전북 익산의 약촌오거리 살인사건, 낙동강변 살인사건처럼 무고한 죄를 뒤집어쓰고 수십년 옥살이를 한 사람들에 견줄 일은 아니지만 그렇다. 김씨는 2016년 10월 14일 건강보험공단 지사 직원과 실랑이를 하다 소리를 질렀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돼 업무방해와 모욕혐의로 벌금 50만원형을 선고받았다. 공단이 김씨에게 ‘사과한다’는 공문을 법원에 전달했는데도 유죄가 선고됐다. “사과받은 쪽이 처벌돼야 한다는 판례가 있으면 보여 달라”고 그는 주장한다. 그는 폭행이 따르지 않고 소리만 지른 사건을 업무방해로 기소하면 안 된다는 대법원 2009도4166, 대법원 2015도3430, 서울서부지법 2015노946 판례를 찾아 냈다. 아울러 검찰이 모욕죄의 증거로 제출한 동영상이 조작된 것과 관련, 재판장이 촉구한 포렌식 감정 결과서가 나왔는데도 검사는 제출하지 않고, 재판장은 안 받아 본다고 해 행정심판위원회에 청구했더니 동영상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검찰의 답변이 와 이를 기초로 한 재결서를 받았다. 그러나 2심도 대법원도 부존재 증거에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는 전과자가 됐다. 김씨의 전화를 처음 받은 것은 지난 1월 4일이었다. 그의 억울한 심경을 50분쯤 듣다 지쳐 “그깟 50만원 벌금형 갖고 그렇게 오래 싸웠느냐?”면서 전화를 마쳤다. 조금 뒤 그는 다시 전화해 나직이 말했다. “벌금 50만원이건 5년 징역형이건 재판 원리는 하나다. 상식대로 해야 한다.” 일주일에 한 차례 전화 통화를 했다. 10장 안팎의 팩스가 다섯 차례 내 책상 위에 놓였다. 재판 기록을 오려 붙이고 투박한 손글씨가 적혀 있었다. 지난 1월 27일 그의 집을 찾아 3시간쯤 만났다. 왜 집에까지 찾아오느냐고 묻길래 “어떤 마음으로 그렇게 집요하게 법원과 다투는지 속 깊은 얘기를 듣고 싶었다”고 답했다. 지난 2일에도 그의 얘기를 들었다. 그는 “법과 재판의 토대는 상식이고 재판이 상식과 반하면 상식에 대한 사회구성원들의 믿음이 약해지고 인생 전체가 흔들린다”면서 “기소와 재판은 이 사회의 가장 강한 공권력인데 상식을 무력화하면 사회가 오염된다”고 말했다. 소신이니 최적의 판단이란 핑계로 같은 사실에 대해 3000명의 판사가 제각기 판결하면 검사나 피고인을 무력하게 만드는 꼼수가 된다는 것이었다. 벌금 50만원 나오는 결과를 놓고 4년이나 재판을 끈 것이 말도 안 된다고 필자가 재차 지적하자 징역형보다 벌금형이 가벼운 사안이지만 벌금형 재판도 전체 형사 사건 가운데 33%가 약식, 벌금형이라 가볍게 여기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항변했다. 생각이 다를 수 있지만 피고인에게 유리한 증거를 제외하는 등 판검사 혼자만 아는 논리법칙, 경험법칙으로 제외하고 재판하면 누구나 전과자가 될 수 있고, 다른 누구보다 동료 판검사가 재판 결과를 이해할 수도, 신뢰할 수도 없어 이런 재판 방법은 시정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동운 전 서울대 법대 교수의 ‘신형사소송법’에 다음과 같은 문구가 있다. ‘형사법에 종사하는 공무원이 직무에 관한 죄를 범한 경우에 유죄의 확정판결을 유지하는 것은 형사사법의 권위와 국민의 신뢰 확보를 위해 용납할 수 없기 때문에 관련 공무원의 직무상 범죄를 재심 사유로 인정한 것이다.’ 그가 재심을 준비하는 근거이다. 국회는 어제 한 부장판사의 탄핵소추안을 사상 처음으로 가결했다. 법과 양심에 따라 판결하라는 국민의 주문을 판사들이 일종의 신변보호장치로만 활용한다는 사법부 불신이 사회 전반에 널리 퍼져 있다. 그래서 미국처럼 배심원 제도를 채택해 판사 개인의 오류 가능성을 차단하는 노력이나 검찰의 기소권 독점에 맞서 독일처럼 이해 당사자가 직접 소추하게 하는 방법 등을 논의할 때가 됐다는 주장이 심심찮게 들려온다. 국민이 지난해 기소독점주의를 견제한 검찰개혁에 쏟은 관심을 법원으로 돌려야 한다는 목소리는 상당한 호응을 얻고 있다. 사법부 스스로 이런 지적에 얼마나 떳떳한지 돌아봤으면 한다. bsnim@seoul.co.kr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마리안, 마가렛/강신애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마리안, 마가렛/강신애

    마리안, 마가렛/강신애 문드러져서 문딩이라지요진물 흐르는 얼굴, 등허리맨손으로 문질러 약을 발라주는 부드러운 손 환자들은 미안해 울고없는 죄가 씻긴 듯 울고한 달에 한 번 수탄장에서 울었지요 코발트블루 바다 바라보다근원에 닿던 사람들새벽, 밀려가던 파도의 서늘함이 밴편지에는늙어 짐 될까 떠난다는 말씀만 방울방울 맺혀 있었죠 낯선 모국에서백사청송 그리움의 기슭에암을 들인 마리안 요양원 찾아소록도를 꺼내면 치매의 마가렛방긋 웃지요 마리안 수녀님과 마가렛 수녀님을 생각하면 인간인 내 마음 안에 백합꽃이 핍니다. 두 분은 20대에 소록도에 들어와 70대까지 사십여 년 세월을 한센병 환우들을 위해 바쳤지요. 장갑이나 마스크 없이 환우들의 고름을 직접 짜고 맨손으로 환부에 약을 도포하는 것은 평범한 일상이었습니다. 평생 TV 수신도 하지 않았지요. 소록도 식당에서 두 분이 식사하는 모습을 본 적 있습니다. 두 개의 아우라가 주위에서 펼쳐지더군요. 인간인 내가 인간을 보며 마음 안에 백합꽃이 핀 적은 이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입니다. 두 분의 노벨평화상 수상을 추진한다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마음이 아픕니다. 인간이 만든 어떤 상도 두 분의 숭고한 인간적 행위를 대변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두 분은 그냥 인간입니다. 곽재구 시인
  • 우리 곁 ‘괴물’들은 홀로 태어나지 않는다

    우리 곁 ‘괴물’들은 홀로 태어나지 않는다

    촉법소년·성착취물·인공지능…논쟁적인 주제들 담은 소설집파편화된 인간성의 민낯 그려충격 반전에 영화 보는 듯 생생지난달 의정부 경전철에서 중학생들이 노인들을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가해자들이 만 13세로 형사처벌이 면제되는 ‘촉법소년’(만 10세 이상 만 14세 미만 미성년자)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갈수록 늘어나는 소년범죄를 예방하려면 촉법소년 연령을 낮춰야 한다는 여론이 재점화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온라인 메신저 ‘텔레그램’에 개설된 단체 채팅방에서 불법 성착취물을 제작·유포한 ‘n번방’의 존재는 더 큰 충격을 줬다. 최근엔 인공지능(AI) 챗봇 ‘이루다’가 여성·성소수자에 대한 혐오 발언을 조장하고 개인정보를 유출한 사실이 드러나 AI 기술 남용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우리 사회에서 논쟁적 주제인 촉법소년, 성착취, AI가 독보적 작품 세계를 가진 작가 아홉 명에게서 소설로 태어났다. ‘낯익은 괴물들’은 이들 문제가 일상에서 촉발하는 이야기를 다채로운 서사로 펼친다.‘시골악귀’(김종광 작가)와 ‘테임’(김이설 작가)은 촉법소년 문제에 질문을 던진다. ‘시골악귀’에선 시골 마을에서 절도와 성폭행을 일삼아 소년원에 들어간 강수의 행각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청소년이 더 악귀다. 어른이고 청소년이고 본성이 문제다. 세 살 본성 여든 살까지 간다”(25쪽)는 성폭행 피해자의 독백은 ‘어린 나이가 면죄부가 될 수 있냐’는 정당한 문제 제기를 대변한다. 강수의 악마성에는 가정불화가 한몫했음을, 그를 단죄하는 주체도 결국 부모가 될 수밖에 없다는 점도 암시한다. ‘테임’의 주인공 지훈은 사이코패스 소년 태현과 어울리다 충동 조절에 실패하고 파국을 맞는다. 정신을 차린 지훈이 문득 떠올린 생각은 ‘열네 번째 생일이 일주일 뒤였다’(70쪽)는 것이다. 어리지만 악하게 변모하는 그들은 과연 누구인지 물으면서 우리 아들딸들도 언제든 환경에 따라 괴물로 변할 수 있음을 보여 준다.‘천국의 낮’(주원규 작가)은 마치 n번방 사건을 밀착 취재한 듯 온라인상에서 은밀히 자행되는 성착취의 참혹한 현장을 날것 그대로 그려 낸다. 여고생 ‘미’는 악마와도 같은 ‘구’에게 성착취를 당하지만, 결국 유일한 혈육인 아빠에게도 외면받아 혼자 남겨진다. 끔찍하고 암울한 성착취의 공범은 이를 은밀히 즐겨 온 대중과 주변의 무관심이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AI와 함께할 우리 미래가 과연 진보인가 퇴보인가. ‘헤어지는 중’(김희진 작가)은 결혼 생활에 활력을 주려고 구매한 AI 애견로봇 ‘로이’를 두고 드러난 관계와 감정의 변화, 갈등을 이야기한다. 소설들은 영화를 보는 듯 생생하다. 반전의 등장도 만만치 않은 충격이다. 단편소설 특유의 여운과 서사적 재미도 갖췄다. 모종의 두려움을 주는 ‘괴물’을 통해 공통적으로 현대 문명사회가 가져온 소외와 박탈감, 파편화된 인간성의 민낯을 그려 냈다. ‘열다섯 살이 지난 뒤에도’(서유미 작가) 말미의 ‘매번 새롭게 고통스럽다는 게 삶의 숨겨진 비밀이겠지’(104쪽)라는 대목은 이 같은 실존이 가져온 후유증은 시간이 지나도 치유하기 힘들다는 점을 의미한다. 가해자보다 피해자가 고통스럽게 사는 현실에서 사생활 침해 등을 이유로 ‘n번방 방지법’ 도입을 놓고 홍역을 치른 우리 사회가 곱씹어 볼 대목이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