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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 “서울시향 성추행 ‘정명훈 부인 연루’ 조작극”

    경찰 “서울시향 성추행 ‘정명훈 부인 연루’ 조작극”

    구씨-정 전 감독 보좌관 백모씨 5개월간 600여 차례 문자 교환 박씨 “해외 체류 구씨 조사받아야” 구씨 측 “허위사실 유포 지시 안해” 박현정(54·여) 전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에 대해 제기됐던 직원 성추행 등 의혹이 시향 직원들의 거짓말에서 비롯된 것으로 최종 결론 났다. 그 과정에서 정명훈(63) 전 시향 예술 감독의 부인 구모(68)씨가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최대 관심은 정 전 감독이 연루돼 있는지 여부이지만, 구씨가 프랑스에 머물고 있어 사실 확인은 당분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1년 넘게 계속된 양측의 진실게임은 박 전 대표의 승리로 끝났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안전과는 3일 최종 수사 결과 발표를 통해 박 전 대표에 대한 허위 사실을 유포해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시향 직원 10명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허위 사실이 담긴 투서를 유포하도록 지시한 정황이 드러난 구씨는 해외에 체류 중이어서 기소중지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시향 직원들이 제기한 박 전 대표의 성추행, 인사 전횡, 폭언 및 성희롱 등 3가지 혐의를 조사한 결과 모두 허위 사실이었다”고 밝혔다. 이번 진실게임은 2013년 9월 열렸던 시향과 예술의전당 직원들의 회식 자리에서 박 전 대표가 시향 직원 곽모(40)씨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시작됐다. 2014년 12월 2일 시향 직원 17명은 호소문을 발표하고 “박 전 대표가 폭언과 성희롱으로 직원들의 인권을 유린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서울 종로경찰서가 지난해 8월 박 전 대표의 강제추행 혐의 등을 무혐의로 결론 내면서 사건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2014년 12월 19일 박 전 대표의 진정서 제출을 계기로 수사를 벌인 경찰은 지난해 3월부터 6월까지 3차례에 걸쳐 시향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고 시향 직원 등을 85차례 조사했다. 당초 17명이었던 호소문 작성자는 실제로는 10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성추행 의혹에 대해 “회식에 참석한 다른 직원들은 성추행 상황이 없었던 것으로 진술했다”며 “성추행을 당했다는 곽씨의 진술은 일관성이 없었고, 목격자인 시향 직원 2명의 진술도 서로 엇갈렸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가 지인의 제자를 비공개로 채용했다는 인사 전횡 의혹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채용은 인사위원회의 심사를 정상적으로 거쳤고, 무보수 자원봉사자인 지인의 자녀에게 보수를 지급했다는 의혹도 사실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박 전 대표가 전체 회의 등 공개석상에서 일부 직원에게 폭언과 성희롱 발언을 일삼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 결과 피의자 외의 나머지 직원 대다수는 ‘폭언을 목격한 사실이 없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정 전 감독의 부인인 구씨는 호소문을 발표한 10명 중 한 명인 정 전 감독의 보좌관 백모(40·여)씨와 2014년 10월부터 지난해 2월 사이에 총 600여 차례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구씨가 호소문 유포를 지시한 정황이 확인됐다”며 “두 사람은 박 전 대표의 퇴진 문제, 정 전 감독의 서울시 증인 출석 문제, 정 전 감독의 재계약 문제에 대해 집중적으로 대화를 주고받았다”고 설명했다. 백씨는 구씨의 지시를 다른 직원들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했다. 구씨는 지난해 1월 프랑스로 출국했다. 경찰 관계자는 “구씨를 강제 소환할 방법은 없으며, 현재로선 정 전 감독은 수사 대상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박 전 대표는 경찰 수사 결과 발표에 대해 “정 전 감독이 구씨의 지시에 대해 몰랐으리라고 생각되지 않는다”며 “정작 지시를 내린 구씨에 대한 수사는 이뤄지지 않은 절반의 결과”라고 말했다. 구씨 측 법률 대리인인 법무법인 지평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성추행 사건 등 시향 직원들이 작성한 호소문은 모두 사실이거나 사실이라고 믿을 만한 근거가 있는 내용”이라며 “구씨는 직원들의 인권침해 피해의 구제를 도왔을 뿐이지 허위 사실 유포를 지시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또 “경찰이 사건 브리핑을 통해 구씨의 명예를 심각히 훼손하고 있어 강력한 법적 대응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단독] 친일인명사전 거부 학교 서울시교육청 감사 검토

    서울디지텍고가 친일인명사전 구매를 거부한 데 이어 다른 10개 중·고교도 친일인명사전 구매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자 서울시교육청이 이 학교들에 대해 감사를 검토 중이다. 서울시의회도 해당학교 교장에 대해 의회 출석을 요구키로 하는 등 친일인명사전을 둘러싼 대립이 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29일 “친일인명사전 예산은 서울시의회가 편성해 사용하도록 한 특수목적 경비로 이를 거부하는 것은 지시불이행에 해당될 수 있다”면서 “경위를 따져 학교의 소명이 미흡하면 감사를 통해서라도 거부 경위 등이 적절했는지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시교육청은 이날 친일인명사전 구매 예산 교부는 시의회가 예산을 편성한 특수목적성 사업으로, 일반 도서 구매와 달라 학교도서관진흥법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내용의 의견서를 교육부에 보냈다. 앞서 지난 11일 교육부는 “친일인명사전은 특정 단체에서 발간해 사회적으로 논란이 있다”며 “학교에 예산을 지급한 부분이 적절한지 검토하고 법령에 근거한 절차를 준수했는지 조사해 29일까지 보고하라”는 공문을 시교육청에 보낸 바 있다. 시교육청이 ‘감사’라는 강수를 검토하는 것은 친일인명사전 구매 거부 의사를 밝힌 학교가 갈수록 늘어나는 등 논란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기 때문이다. 시교육청은 지난 2일 583개 관내 중·고교에 민족문제연구소가 편찬한 친일인명사전 3권짜리 한 질을 사도록 각각 30만원을 배정했다. 하지만 서울디지텍고가 이 예산을 시교육청에 반납하기로 한 데 이어 10개 중·고교도 반대 의사를 밝혔다. 친일인명사전 예산을 편성한 서울시의회는 해당 학교장들에 대한 소환을 검토하고 있다. 시의회 김문수 교육위원장은 “여야가 정당한 절차를 거쳐 의결한 목적사업비를 집행하지 않는 이유를 따져보겠다”며 “국·공립학교 교장은 공무원 신분으로 의회가 출석요구를 하면 반드시 출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학교에서 도서를 구입할 경우 학교도서관진흥법에 따라 학교도서관운영위원회 등 심의를 거치도록 하고 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수영연맹, 선수 부모로부터 조직적 금품수수 정황

     대한수영연맹 일부 간부들이 선수 부모들로부터 금품을 상납받는 과정에 연맹 전무이사 정모(56·구속)씨가 관여한 정황이 과거 경찰 수사 과정에서 일부 드러났다.  1일 사정당국과 수영계 등에 따르면 싱크로 선수의 부모인 A씨는 지난해 5월 연맹 싱크로이사 김모(45·여·복역중)씨의 비리를 경찰에 제보했다. 당시 싱크로나이즈드스위밍 비리 의혹이 불거졌을 때다. A씨는 경찰 수사에서 “김 이사의 요구로 학부모 몇 명과 돈을 모아 건넸다. 우리 아이가 국가대표 선발전,대학 진학 등을 앞두고 있어 싱크로 분야에 막강한 권한을 가진 김 이사의 요구를 무시하기 힘들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이러한 일이 김 이사의 독자적 행동이 아니라 정 전무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도 했다. A씨는 박태환 선수의 포상금 마련을 위해 부모당 1000만원씩 총 5000만원을 걷었다고도 했다. 하지만 며칠 뒤 정식 참고인 조사를 받을 때는 말을 바꾸거나 묵비권을 행사했다.  경찰은 당시 정 전무를 비롯한 연맹 수뇌부가 금품 비리에 관여했을 것으로 보고 연맹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은 김 이사 사무실을 벗어난 압수수색은 허락하지 않았다. 김 이사가 입을 닫은데다 A씨 등 일부 부모마저 묵비권을 행사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김 이사의 개인 비리를 넘어 연맹 차원의 비리를 파헤치지는 못했다.  김 이사는 국가대표 선수, 대학 체육특기생 입학 등을 대가로 학부모 2명으로부터 7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받았다가 지난해 11월 2심에서는 징역 8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이원석)는 정 전무가 수영선수 부모에게서도 직·간접적으로 금품을 받은 단서를 잡고 최근 일부 부모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조사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단독] 친일인명사전 거부 학교 서울시교육청 감사 검토

    서울디지텍고가 친일인명사전 구매를 거부한 데 이어 다른 10개 중·고교도 친일인명사전 구매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자 서울시교육청이 이 학교들에 대해 감사를 검토 중이다. 서울시의회도 해당학교 교장에 대해 의회 출석을 요구키로 하는 등 친일인명사전을 둘러싼 대립이 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29일 “친일인명사전 예산은 서울시의회가 편성해 사용하도록 한 특수목적 경비로 이를 거부하는 것은 지시불이행에 해당될 수 있다”면서 “경위를 따져 학교의 소명이 미흡하면 감사를 통해서라도 거부 경위 등이 적절했는지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시교육청은 이날 친일인명사전 구매 예산 교부는 시의회가 예산을 편성한 특수목적성 사업으로, 일반 도서 구매와 달라 학교도서관진흥법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내용의 의견서를 교육부에 보냈다. 앞서 지난 11일 교육부는 “친일인명사전은 특정 단체에서 발간해 사회적으로 논란이 있다”며 “학교에 예산을 지급한 부분이 적절한지 검토하고 법령에 근거한 절차를 준수했는지 조사해 29일까지 보고하라”는 공문을 시교육청에 보낸 바 있다. 시교육청이 ‘감사’라는 강수를 검토하는 것은 친일인명사전 구매 거부 의사를 밝힌 학교가 갈수록 늘어나는 등 논란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기 때문이다. 시교육청은 지난 2일 583개 관내 중·고교에 민족문제연구소가 편찬한 친일인명사전 3권짜리 한 질을 사도록 각각 30만원을 배정했다. 하지만 서울디지텍고가 이 예산을 시교육청에 반납하기로 한 데 이어 10개 중·고교도 반대 의사를 밝혔다. 친일인명사전 예산을 편성한 서울시의회는 해당 학교장들에 대한 소환을 검토하고 있다. 시의회 김문수 교육위원장은 “여야가 정당한 절차를 거쳐 의결한 목적사업비를 집행하지 않는 이유를 따져보겠다”며 “국·공립학교 교장은 공무원 신분으로 의회가 출석요구를 하면 반드시 출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학교에서 도서를 구입할 경우 학교도서관진흥법에 따라 학교도서관운영위원회 등 심의를 거치도록 하고 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교육감 주민소환 허위 서명 지시 ‘홍준표 측근’ 경남FC 대표 영장

    경남 창원 서부경찰서는 25일 박종훈 경남교육감 주민소환 청구인 허위 서명 작성을 지시한 경남도민프로축구단(경남FC) 박치근(57) 대표이사와 정모(55) 총괄팀장 등 2명에 대해 주민소환에 관한 법률 위반 및 사문서 위조 등의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박 대표이사 등이 지난해 12월 초부터 같은 달 22일까지 창원시 북면 박 대표이사 소유의 조립식 공장건물 사무실에서 이뤄졌던 박 교육감 주민소환 청구 허위 서명 작업을 지시하고 경남FC 직원들에게도 서명을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 대표 등은 혐의를 모두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무실에서 여성 4명이 출처가 밝혀지지 않은 주소록을 이용해 진주시·김해시·합천군 주민 2507명의 서명을 허위로 작성하는 현장이 경남 선거관리위원회에 적발됐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박치근 경남FC 대표, 교육감 소환 허위서명 지시혐의로 영장

    경남 창원 서부경찰서는 25일 박종훈 경남교육감 주민소환 청구인 허위 서명 작성을 지시한 경남도민프로축구단(경남FC) 박치근(57) 대표이사와 정모(55) 총괄팀장 등 2명에게 주민소환에 관한 법률위반 및 사문서 위조 등의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박 대표이사 등이 지난해 12월 초부터 같은 달 22일까지 창원시 북면에 있는 박 대표이사 소유의 조립식 공장건물 사무실에서 이뤄졌던 박 교육감 주민소환 청구 허위 서명 작업을 지시하고 경남FC 직원들에게도 서명을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 대표 등은 경찰조사에서 허위서명 지시를 하지 않았다며 혐의를 모두 부인하고 있다고 경찰은 밝혔다. 두 사람에 대한 영장 실질심사는 26일 오전 열릴 예정이다. 경찰은 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해 12월 22일 박 대표 소유 개인 사무실에서 A씨등 여성 4명이 출처가 밝혀지지 않은 주소록을 이용해 진주시·김해시·합천군 주민 2507명의 서명을 허위로 작성하는 현장을 적발하고 고발함에 따라 수사하고 있다. 주소록에는 경남도민 2만 4527명의 이름과 생년월일, 주소 등 개인정보가 적혀 있었다. 경찰은 박 대표 등 관련자들을 출국금지조치하고 사무실과 집, 휴대전화 등을 압수수색했으며 지난 12일 박 대표를 소환해 조사했다. 허위서명 작업이 이뤄졌던 사무실은 홍준표 경남지사의 외곽지원 조직인 대호산악회에서 사무실로 쓰던 곳이다. 박 대표는 대호산악회 창립회원이며 허위서명 작업을 했던 여성 가운데 2명도 회원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허위서명 작성과 관련해 경남도 출자기관인 경남개발공사 직원 등 20여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허위서명 작성 경위와 지시한 사람, 주소록 출처 등을 수사하고 있다. 박 대표는 이날 경남FC 이사회에 사직서를 냈다. 박 대표는 도지사 선거 때 홍 지사를 도운 홍 지사 측근으로 지난해 7월 경남FC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경남FC는 홍 지사 측근이던 안종복(60) 전임 대표이사도 재임 때 외국인 선수 영입과 관련해 거액을 횡령하고 심판을 매수한 혐의가 드러나 지난해 9월 검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하자 한강에 투신했다가 구조돼 구속되는 등 대표이사로 선임됐던 홍 지사 측근 2명이 잇달아 불명예를 안았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용산 개발’ 허준영 측근 회사 압수수색

    ‘단군 이래 최대 개발사업’으로 불리던 서울 용산 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에서 비자금이 조성된 단서가 포착돼 검찰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허준영(64·한국자유총연맹 회장) 전 코레일 사장이 재임 당시 자신의 최측근이 소유한 업체에 127억원 규모의 사업을 몰아주었고, 이 중 수십억원이 현금으로 빠져나갔던 것으로 검찰은 의심하고 있다. 허 전 사장 등 이명박 정부 시절 정·관계 인사들이 직접 연루돼 있을 가능성에 검찰은 주목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심우정)는 23일 허 전 사장의 최측근 손모씨의 여의도 사무실과 집 등 용산개발사업에 관련된 2∼3곳을 압수수색했다. 용산개발사업의 추진회사였던 ㈜용산역세권개발(AMC)에도 수사관을 보내 사업 관련 자료를 임의제출 형태로 확보했다. 검찰은 용산개발사업과 관련해 허 전 사장에 대해 제기된 고발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비리 단서를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용산 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은 코레일이 보유한 용산 철도정비창과 서부이촌동 일대 51만 5483㎡를 개발하는 사업비 31조원 규모의 초대형 프로젝트였으나 자금난 등으로 2013년 4월 무산됐다. 검찰에 따르면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9년 코레일 사장이 된 허 전 사장은 용산개발사업을 주도하면서 관련 사업 경험이 전혀 없는 손씨를 AMC 상임고문으로 앉혔다. 이후 손씨는 2010년 폐기물 처리업체인 W사를 인수했고, 허 전 사장은 이듬해 건설 주관사였던 삼성물산에 사업에 필요한 폐기물 처리 용역 중 127억원 규모의 일감을 W사에 맡기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W사가 이 사업 전에는 매출이 거의 없었고, 2011년에만 ‘반짝 매출’을 올렸다가 2013년 폐업한 점으로 미뤄 W사가 당시의 용역 수주만을 목적으로 한 ‘기획법인’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당시 W사에 일감을 발주하는 데 반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또한 W사 매출 중 수십억원이 현금으로 인출된 점을 포착, 자금 흐름을 쫓고 있다. 실제로 검찰의 계좌추적 과정에서 허 전 사장과 손씨 사이에 장부에 잡히지 않은 수상한 자금이 오간 정황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허 전 사장은 퇴임 이듬해인 2012년 총선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서울 노원병 지역구에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검찰은 조만간 손씨를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한편 삼성물산은 2010년 사업자금 조달에 필요한 지급보증 문제를 둘러싸고 코레일 측과 갈등을 겪다 주관사 지위를 내놨고, 이를 롯데관광개발이 넘겨받았다. 허 전 사장 고발인 측은 “롯데관광개발이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허 전 사장이 계약상 특혜를 제공했고, 코레일에는 1조원가량의 손실을 안겼다”고 주장했다. 이번 검찰 수사로 비리 의혹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확보된다면 허 전 사장도 검찰 수사를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허 전 사장은 이달 25일 열리는 차기 한국자유총연맹 회장 선거에서 재선에 도전하고 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박진·오세훈 ‘형·동생’ 기싸움… 안대희·강승규 ‘공천룰’ 신경전

    박진·오세훈 ‘형·동생’ 기싸움… 안대희·강승규 ‘공천룰’ 신경전

    이틀째 서울 12·경기 12곳 95명 심사 원유철·심재철 등 중진, 신인과 나란히 새누리당이 4·13 총선의 1차 관문인 당내 경선을 치르기 위한 예비후보 면접에 돌입했다. 21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이어진 이틀째 면접에선 서울 12곳, 경기 12곳의 예비후보 95명이 심사를 받았다. 특히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 “‘양반집 도련님’, ‘월급쟁이’를 걸러 내겠다”며 ‘현미경 심사’ 방침을 예고하면서 부적격 심사를 통한 현역 배제, 우선·단수추천지역 선정에 관심이 집중됐다. 기본 경선 룰(당원 30%, 일반국민 70%)의 예외인 일반국민 대상 ‘100% 여론조사’ 지역도 관건이다. 그동안 예우 차원에서 면접에서 제외했던 현역 의원들도 소환됐다. 4선인 원유철 원내대표, 심재철 전 최고위원 등 중진들은 이날 신인 예비후보들과 나란히 면접위원 앞에 섰다. 전날엔 보건복지부 장관 출신 3선 진영 의원, 홍문종 전 사무총장이 면접장에 나왔다. 김무성 대표는 물론 공관위원인 황진하 사무총장, 홍문표·박종희 제1·2부총장도 면접을 피해갈 수 없을 전망이다. 영입인사 배치 지역과 전·현 의원들이 맞붙은 지역의 신경전도 치열했다. 서울 마포갑에서 공천을 신청한 안대희 최고위원은 이날 면접에 앞서 당협위원장인 강승규 전 의원에게 어색하게 악수를 청했다. 강 전 의원은 100% 여론조사 실시에 대해 “당이 ‘3대7’ 기본 원칙을 밝힌 만큼 공정한 경선 룰을 똑같이 적용해야 한다”며 반대했다. 반면 안 최고위원은 “당의 총선 승리에 진정으로 누가 기여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며 “당이 정하는 대로 하겠다”고 맞섰다. 종로에 출마한 박진 전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전날 대기실에서 뼈 있는 농담을 주고받았다. 박 전 의원이 “동생이 치고 들어오니 어떡하겠느냐”고 하자, 오 전 시장은 “형님이 양보까지 해주면 더 좋은데…”라고 응수했다. 박 전 의원은 “‘형님 먼저 아우 먼저’ 하면서 아우 먼저 하려 한다”고 받아쳤다. 앞서 공관위는 822명에 이르는 공천신청자 프로필을 일일이 들여다보며 살인미수·음주운전 전과 등 부적격자들을 분류했다. 이 위원장은 심사가 끝난 뒤 “면접 본 사람들 중에서 우선·단수추천 집중 심사자들을 가려내고, 부적격자도 속도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불량품을 가려야 한다”, “과거 어느 때보다 높은 수준을 요구하겠다”고 이 위원장이 밝힌 만큼 대규모 ‘컷오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19대 공천 당시 ‘하위 25% 컷오프’처럼 일률적인 칼질을 하지는 않아도 의정활동·인기도·도덕성 잣대를 엄격히 들이대겠다는 의미다. 당 중앙윤리위원회에서 징계 결정이 미뤄진 박대동·김상민·김종태 의원 등의 경선 탈락 여부도 공관위 손에 넘겨졌다. 이 과정에서 비박근혜계는 물론 친박계 현역들도 예외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원 원내대표는 면접 후 기자들과 만나 “친박·비박이 나뉘어 (공천) 갈등을 빚으면 20대 총선에 재앙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고소·고발에 지친 대한민국] 고소장만 내면 수사해줘… 쉬운 절차가 ‘고소 공화국’ 불렀다

    [고소·고발에 지친 대한민국] 고소장만 내면 수사해줘… 쉬운 절차가 ‘고소 공화국’ 불렀다

    법조계가 보는 고소·고발 남발 원인 넷 법원과 검찰, 변호사 등 법조계와 법학자들은 고소·고발이 남발되는 데 대해 “현재의 시스템에서는 당연한 결과”라고 입을 모은다. 비용과 시간 등을 감안할 때 민사소송에 비해 고소·고발 등 형사소송으로 가져가는 것이 목적을 달성하는 데 훨씬 효과적이라는 점이 첫머리에 꼽힌다. 검찰이 고소·고발 사건의 기소 여부를 결정할 때 지나치게 기계적인 판단에 의존하는 것도 원인으로 거론된다. 스마트폰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도 고소·고발 증가의 이유로 지적된다. 1 민사 소송보다 빠른 절차 서울 시내 검찰청 A검사는 21일 “민사소송을 하면 변호사 비용을 스스로 부담해야 하는 데다 시간도 몇 년은 족히 걸린다”면서 “또 민사재판에서 내려지는 배상액은 실제 손해 액수만을 기준으로 산정되지만 형사재판의 경우 막대한 형사합의금을 탈 수도 있어 피해자들이 ‘이럴 바에야 고소를 하고 말지’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수도권 지역 B검사는 “민사 절차에서는 피해 입증 책임이 피해 당사자에게 있기 때문에 자료 수집이 중요하지만 일반인 입장에서는 이를 스스로 하기가 어렵다”면서 “탐정제도 역시 법제화돼 있지 않은 상황이라 일반인들은 고소·고발을 통해 수사기관을 찾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고소·고발을 하면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더라도 경찰이나 검찰이 대신 수사를 진행해 준다”면서 “인지 첨부 등도 필요 없이 고소장 하나만 접수시키면 수사당국이 상대방을 소환해 필요한 증거를 모두 만들어 주는 상황에서 고소 등을 선택하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수도권 C검사) 2 기계적 판단 의존하는 검찰 서울 지역 D판사는 “민사 재판에서는 증인으로 소환해도 잘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형사 재판에서는 참고인으로만 소환해도 바로바로 출석한다”고 소송 관련자들이 일반적으로 갖는 정서를 설명했다. 변호사 업계에서도 비슷한 지적이 나온다. 형사소송을 전문으로 하는 E변호사는 “고소의 대다수인 사기의 경우, 어차피 돈을 빌려준 사실이 명백하다면 (가해자가) 돈을 못 갚는 것은 돈을 갚을 능력이 없기 때문”이라면서 “채무 규모가 1억원이 넘는 경우 구속 사유가 되기 때문에 가해자가 빚을 내서라도 돈을 갚을 것을 계산하고 형사 고소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또 다른 F변호사는 “말도 안 되는 고소가 아닌 이상 피고소인은 반드시 경찰 등의 조사를 받아야 한다”면서 “피해 당사자들은 이러한 조사 자체가 상대방에게 심리적인 압박을 줄 수 있어 부채 상환 등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수사기관이 고소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사기에 대해 기계적인 해석을 적용하는 관행도 고소·고발 남발의 결과로 나타난다는 지적도 있다. 김지미 민주화를위한변호사모임 사무차장은 “사기의 경우 ‘채무자가 돈을 빌릴 당시 일부러 갚지 않을 의도가 있었느냐’가 핵심인데, 검찰은 통상 채무자가 단순히 상환 능력이 있었는지에만 의존해 기소 여부를 결정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검찰이 단순 채무불이행 등은 형사보다는 민사의 영역으로 돌리려고 노력해야 사람들이 피해가 발생했을 때 고소부터 하고 보는 관행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3 SNS 명예훼손과 감정 싸움 스마트폰과 SNS 등의 활성화도 고소·고발 증가의 배경으로 분석된다. SNS 등으로 개인의 의견을 개진할 기회가 많아졌고, 그에 따라 유명인 등에 대해 모욕이나 명예훼손을 저지를 가능성도 높아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검찰에 따르면 2004년부터 2014년까지 명예훼손 및 모욕사범은 3.8배 증가했다. 수도권 지역의 G검사는 “인터넷과 SNS가 활성화되면서 기존에는 혼잣말 수준에서 그칠 게 공적 공간에서의 유언비어로 발전하고, 인기 배우나 가수 등도 더이상 자신에 대한 험담을 참지 않고 이른바 ‘악플러’들을 적극적으로 고소하는 추세”라면서 “특정인에 대한 비하나 욕설 등이 담긴 악성 댓글을 올린 당사자를 원칙적으로 기소한다는 입장이라서 관련 고소 등은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익집단 간 감정싸움이 커지면서 고소·고발로 비화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최근에는 사법시험 존치와 폐지를 두고 논쟁이 격화되면서 의견이 엇갈린 단체들 간 고소·고발이 잇따르기도 했다. H검사는 “사회적 갈등 사안을 갖고 검찰과 경찰을 찾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것은 토론과 합의의 기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뜻인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4 억울한 건 못 참는 민족성 과거부터 ‘억울한 건 못 참는’ 우리 민족의 특성이 고소·고발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건국 직후인 1414년(태종 14년) 한 해의 소송 건수는 1만 2797건에 달했다. 당시 조선 인구가 600만명 수준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높은 비중이다. 조선의 국시(國是)였던 성리학이 송사를 금기시했지만, 사람들에게는 별로 안 먹힌 셈이다. 해방 직후 검찰이 각종 문제의 중재자 역할을 떠안았던 관행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신동운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해방 뒤에는 일본인들이 남기고 간 적산(敵産)을 둘러싼 권리 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었는데, 이에 따른 분쟁을 법원이 아닌 검찰이 주로 해결해 주었다”면서 “이후 사람들 사이에 ‘민간이 아닌 관에 맡겨야 억울함을 덜 수 있다’는 생각이 널리 퍼지면서 고소·고발이 관행화되는 결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安, 노원병 공천 신청… 측근 이태규·박선숙, 지역구 불출마

    安, 노원병 공천 신청… 측근 이태규·박선숙, 지역구 불출마

    국민의당 안철수(얼굴) 상임 공동대표의 ‘핵심 측근’인 박선숙 사무총장, 이태규 전략홍보본부장 등이 4·13총선에서 지역구에 출마하지 않기로 가닥을 잡았다. 당 안팎에서 비례대표 출마설이 나돌던 안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노원병으로 공천을 신청했다. 19일 국민의당에 따르면 당의 총선 지역구 공직후보자 공모 마감일인 이날, 박 사무총장과 이 본부장은 공천을 신청하지 않았다. 박 총장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당에 큰 선거를 치러본 사람이 많지 않아 일할 사람이 필요하다”며 “처음부터 그런 생각(출마)은 아예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그동안 출마를 염두에 두고 다져온 경기 고양 덕양을의 지역조직을 최근 해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본부장은 통화에서 “당무와 지역구 출마 준비를 병행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들이 비례대표를 신청할 여지는 남아 있지만 가뜩이나 더불어민주당 탈당그룹을 중심으로 안 대표 측을 견제하는 상황에서 당선 안정권에 이름을 올리기는 쉽지 않다. 안 대표의 한 측근은 “비례대표로 나가려면 일단 당 지지율부터 끌어 올려놔야 우리들의 면이 서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다만, 안 대표의 측근 가운데 박왕규(서울 관악을) ‘더불어사는행복한관악’ 이사장, 이수봉(인천 계양갑) 인천경제연구소장 등은 예정대로 지역구 공천을 신청했다. 당 안팎에서 침체된 지지도를 반전시키기 위해 안 대표가 고향 부산에 출마하거나 후순위 비례대표에 도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지만 안 대표는 노원병 공천을 신청했다. 이날 여론조사 전문업체 한국갤럽 조사(지난 16∼18일 실시)에 따르면, 국민의당 지지율은 창당 이후 가장 낮은 10%까지 하락했다. 한편 국민의당은 제1호 정치혁신 정책공약으로 ‘국회의원 국민파면제’를 발표했다. 지역구 유권자의 15%가 찬성하면 의원을 소환투표에 회부할 수 있는 제도다. 지역구 유권자의 3분의1 이상이 투표하고 투표자의 과반수가 찬성하면 의원 직위가 박탈된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자찬묘지명’ 통해 본 다산과 18세기 조선

    ‘자찬묘지명’ 통해 본 다산과 18세기 조선

    정약용의 고해/신창호 지음/추수밭/256쪽/1만 4000원 조선시대 가장 존경받는 철학자이자 관료이자 과학자인 다산 정약용. 그는 나이 마흔에 지금으로 치면 국무총리의 자리까지 오른 유능한 관료였지만, 정쟁에 휘말려 20년가량 옥살이를 한 뒤에 세상으로 돌아왔다. 갇혀 지낸 생이 삶의 3분의 1이나 차지했다. 유배에서 돌아오고 나서 4년 뒤 회갑을 맞은 정약용이 자신이 직접 쓴 묘지명인 ‘자찬묘지명’에는 어떤 내용이 담겼을까. 신창호 고려대 교수의 ‘정약용의 고해’는 ‘자찬묘지명’을 통해 그의 삶과 사상을 돌아본 책이다. 그의 고해는 크게 고백과 연민, 용서 등 세 가지로 이루어져 있다. 살얼음판을 걸으며 생의 한 갑자를 버틴 정약용은 마치 스스로에게 건네는 고해성사처럼 자신의 인생을 진솔하게 반추한다. “내 나이 예순이다. 나의 인생 한 갑자 60년은 모두 죄에 대한 뉘우침으로 지낸 세월이었다. 이제 지난날을 거두려고 한다. 거두어 정리하고 생을 다시 시작하려고 한다.” 자서전도 유언도 아니지만 그 모든 것을 포함하고 있는 이 책에서 정약용은 삶의 의미를 간절히 찾으면서도 반생 가까이 갇혀 지냈던 자신의 삶에 용서를 구하며 다독인다. 특히 그의 삶 자체가 격정과 혼돈의 18세기 조선을 관통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 큰 의미가 있다. 자찬묘지명에는 당대 인물이 모두 소환되고 화성 행차부터 신유박해에 이르기까지 그가 겪은 크고 작은 사건이 등장인물들과 함께 연결되기 때문에 18세기 조선사도 함께 조망해 볼 수 있다. 자찬묘지명은 무덤에 넣는 간략한 ‘광중본’과 문집에 싣는 자세한 ‘집중본’으로 나뉘는데 이번에 발간된 책은 집중본을 소개했다. 정약용이 쓴 글이지만, 책은 역자인 신 교수를 지은이로 올렸다. 출판사는 “자찬묘지명을 충실히 번역하고자 시작된 글은 어느 순간 지은이와 옮긴이의 목소리가 겹쳐지게 됐다”고 이유를 밝혔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어른들의 부끄러운 역사, 아동학대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어른들의 부끄러운 역사, 아동학대

    ‘세상이 이렇게 돌아가도 되나’ 싶은 사건 사고는 언제나 있었다. 잔인하고 끔찍하며 안타까운 각종 사건 가운데서도 최근 대한민국을 가장 분노케 한 것은 다름 아닌 아동학대 사건이다. 장기 무단결석 아동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정부는 그림자마저 사라져 버린 아이들을 뒤늦게서야 찾기 시작했다. 물론 결과는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였다. 아이들은 하나둘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되고 있다. 보고도 믿지 못할 이러한 참극은 무릇 대한민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시간과 국적을 초월해 힘없는 어린아이들을 괴롭혀 온 부끄러운 어른들의 역사가 세계 곳곳에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이러한 역사가 현재 진행형이라는 사실이다. ●2000년 전 이집트 2~3세 유골서도 학대 흔적 아동학대는 어제오늘의 문제는 아니다. 인류의 역사와 더불어 존재해 왔으며 동서양을 막론하고 보편화된 사회적 현상 또는 문제였다. 그 유형 역시 영아 살해부터 성학대까지 매우 다양하다. 아동학대의 오래된 역사는 20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 센트럴플로리다대학 연구진은 2013년 이집트 서부에 있는 2000년 된 묘지와 유골을 조사하던 중 2~3살에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유골의 팔과 쇄골에서 눈에 띄는 골절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골절이 누군가가 강한 힘으로 아이의 팔을 잡고 격렬하게 흔들어 골격에 극단적인 균열이 생긴 것으로 추론했다. 중세 로마시대 아버지들은 ‘파트리아 포테스타스’라 부른 가부장의 절대적인 권위 아래에서 모든 아동에 대한 권한을 손에 쥐었다. 강력한 부권(父權) 행사 과정에서 아이들의 생사는 그 누구도 아닌 친부로부터 결정됐다. 아동이기 이전에 사람이 가져야 할 최소한의 권리조차 무시된 것이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와 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장면 중 하나 역시 아동학대를 연상케 한다. 그 유명한 사도세자와 아버지 영조(1694~1776)의 이야기다. 절대적인 권력을 가진 아버지, 그 아버지로부터 받은 정신적(지나친 교육열), 육체적(좁은 뒤주에 감금) 압박은 학대의 또 다른 양상이라고도 볼 수 있다. ●미국은 학부모 소환… 영국은 언어폭력도 처벌 일일이 글로 설명하기조차 어려운 끔찍한 아동학대 사건은 지금 이 시간에도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그나마 선진국은 아동학대를 미연에 방지하고 동시에 아동학대와 관련한 처벌 수위를 높여 아이들을 보호하려 노력하고 있다. 미국은 불과 2년 전인 2013년 1월 ‘아동보호법’(Protect Our Kids Act)을 제정했다. 아동학대 사망 사건이 발생하면 소아과 및 가정의학과 의사와 검시관, 변호사 등 각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전담팀이 꾸려진다. 최근 한국 사회에서 이슈가 된 장기 무단결석이 발생할 경우 미국 학교들은 법적 효력을 갖는 ‘학부모 소환제’를 이용한다. 이 소환에 불응하는 부모는 형사 고발되고 벌금형이 내려지며, 이후에도 자녀의 무단결석이 이어질 경우 곧장 구속영장이 발부된다. 영국에서는 지난해 일명 ‘신데렐라법’이 제정됐다. 부모가 아동에게 학대를 가했을 경우 최고 징역 10년형을 선고받을 수 있도록 ‘보장’하는 법이다. 영국 신데렐라법의 가장 큰 특징은 학대의 범위가 단순한 육체적 학대에만 머물러 있지 않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아동을 향한 폭언 등 언어적 폭력부터 훈육과 교육을 명목으로 한 체벌 등이 모두 포함된다. 이처럼 직계존속에 의한 가정 내 체벌은 유교적 관념이 짙은 한국뿐만 아니라 유럽 등 선진국에서도 교육을 넘어선 학대로 인식되면서 법적 제재로 이어졌다. 최초로 가정 내 체벌을 금지한 국가는 스웨덴(1975년)이다. 체벌 금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시작됐을 당시 국민 70%가 이에 반대하기도 했지만 30여년이 지난 2011년 조사에서는 90%가 넘는 국민이 체벌 반대에 동의한다는 뜻을 표했다. ‘아동체벌 근절 국제 이니셔티브’(endcorporalpunishment.org)의 조사에 따르면 스웨덴과 핀란드(1983), 노르웨이(1987), 아이슬란드(2003) 등지의 유럽 국가와 콩고, 케냐, 튀니지(2010), 남수단(2011) 등 아프리카 국가를 포함한 48개국이 가정 내 체벌을 포함한 모든 종류의 아동 체벌을 법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난세란 약자의 지옥…약자 중 약자 여자와 아이” 권력자의 횡포와 약탈, 학대가 끊이지 않던 고려 말을 다룬 한 드라마에 등장한 대사다. 각박한 현실을 견뎌야 하는 어른들에게 어쩌면 현재는 여전히 난세이며, 여자 그리고 아이는 여전히 약자 중 약자일지도 모른다. 그런 아이들이 어느 날 학교에서 보이지 않거나, 몸이 상처로 가득하거나, 표정이 어두울 때 그저 ‘잘 지내고 있겠지’라고 막연하게 생각하는 것은 희망고문에 불과하다. 국적을 넘어 온 세상이 결국 궁극적으로 이뤄야 할 목표는 아동학대 가해자를 향한 처절한 응징이 아니다. 체벌이 더이상 올바른 교육 방식이 아닐 수 있다는 인식, 부모로서 가져야 할 올바른 인성, 나이에 관계없이 인간을 인간답게 대우하는 자세 등을 세상 모든 어른들이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더이상 가해자도, 피해자도 나오지 않는 그런 세상을 우리의 아이들은 바라지 않을까. huimin0217@seoul.co.kr
  • “돈 빌린 뒤 안 갚고 폭행·무릎 꿇려”… ‘갑질 논란’ 린다 김 고소당해

    “돈 빌린 뒤 안 갚고 폭행·무릎 꿇려”… ‘갑질 논란’ 린다 김 고소당해

    ‘무기 로비스트’로 알려진 린다 김(본명 김귀옥·63)이 빌린 5000만원을 갚지 않고 채권자를 폭행한 혐의로 고소당했다. 17일 인천지검에 따르면 정모(32·여)씨는 린다 김이 인천의 한 외국인 전용 카지노에서 도박 자금으로 쓰려고 빌린 5000만원을 갚지 않고 오히려 폭행했다며 린다 김의 욕설 등이 담긴 음성 녹취록과 전치 3주 진단서 등을 토대로 사기 및 폭행 혐의로 고소했다. 검찰은 사건이 벌어진 카지노 호텔을 담당하는 인천중부경찰서에 사건을 넘겼다. 경찰은 조만간 린다 김을 피고소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정씨는 고소장에서 “린다 김이 자신의 위세를 과시하고 돈을 빌려 간 뒤 갚지 않고 채무 변제를 독촉하는 나에게 오히려 큰소리를 치며 뺨을 때리고 무릎을 꿇게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린다 김은 “돈을 빌린 것은 맞지만, 중간에 감정이 나빠져 돌려주지 않았다”면서 “어깨를 때린 적은 있지만 무릎을 꿇린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경북 청도 출신인 린다 김은 미국 E-시스템과 이스라엘 IAI 로비스트로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지구촌 아동학대의 역사, 끔찍하고 끈질겼다

    지구촌 아동학대의 역사, 끔찍하고 끈질겼다

    ‘세상이 이렇게 돌아가도 되나’ 싶은 사건사고는 언제나 있었다. 잔인하고 끔찍하며 안타까운 각종 사건들 가운데서도 최근 대한민국을 가장 분노케 한 것은 다름 아닌 아동학대 사건이다. 장기무단결석 아동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정부는 그림자마저 사라져버린 아이들을 뒤늦게나마 찾기 시작했다.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였다. 아이들은 하나 둘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되고 있다. 보고도 믿지 못할 이러한 참극은 무릇 대한민국 만의 문제는 아니다. 시간과 국적을 초월해, 힘없는 어린아이들을 괴롭혀 온 부끄러운 어른들의 역사가 세계 곳곳에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이러한 역사가 현재진행형이라는 사실이다. 아이들을 향한 어른들의 잔혹한 갑질, 그 시작과 끝은 어디일까. ◆인류 역사와 궤를 함께 해 온 아동학대 아동학대는 어제 오늘 만의 문제는 아니다. 인류의 역사와 더불어 존재해 왔으며 동서양을 막론하고 보편화된 사회적 현상 또는 문제였다. 그 유형 역시 영아 살해부터 성학대까지 매우 다양하다. 아동학대의 오래된 역사는 20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 센트럴플로리다대학교 연구진은 2013년 이집트 서부에 있는 2000년 된 묘지와 유골을 조사하던 중, 2~3살에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유골의 팔과 쇄골에서 눈에 띄는 골절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골절이 누군가가 강한 힘으로 아이의 팔을 잡고 격렬하게 흔들어 골격에 극단적인 균열이 생긴 것으로 추론했다. 중세 로마시대의 일부 사람들은 애초에 아이들이 약하게 태어난다고 믿어 신생아를 나무 널빤지에 고정하거나 찬물로 목욕시키는 체벌을 했다. 공공건물이나 다리가 세워지면 봉헌을 목적으로 영아를 바치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특히 로마시대 아버지들은 ‘파트리아 포테스타스’(patria potestas)라 부른 가부장의 절대적인 권위 아래에서 모든 아동에 대한 권한을 손에 쥐었다. 강력한 부권(父權) 행사 과정에서 아이들의 생사는 그 누구도 아닌 친부로부터 결정됐다. 아동이기 이전에 사람이 가져야 할 최소한의 권리조차 무시된 것이다. 국적을 막론하고 어른부터 아이까지 모두 알고 있는 아동학대 이야기도 있다. ‘신데렐라’가 그것이다. 신데렐라는 민담으로 전해져 내려오던 것을 프랑스의 동화작가 샤를 페로가 1697년 그의 동화집 ‘옛날 이야기’(Histoires ou Contes du Temps Passé)에 수록하면서 처음 출판됐다. 극중 주인공은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힘든 집안일을 도맡아 하며 갖은 구박과 학대를 받는다. ‘신데렐라’의 한국판 격인 ‘콩쥐팥쥐’에도 어린 소녀의 노동력을 착취하고 학대를 일삼는 계모가 등장한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와 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장면 중 하나 역시 아동학대를 연상케 한다. 그 유명한 사도세자와 아버지 영조(1694~1776)의 이야기다. 절대적인 권력을 가진 아버지, 그 아버지로부터 받은 정신적(영조의 지나친 교육열), 육체적(좁은 뒤주에 감금) 압박은 학대의 또 다른 양상이라고도 볼 수 있다. ◆세계가 아동학대에 대처하는 자세 일일이 글로 설명하기조차 어려운 끔찍한 아동학대 사건은 지금 이 시간에도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그나마 선진국은 아동학대를 미연에 방지하고 동시에 아동학대와 관련한 처벌 수위를 높여 아이들을 보호하려 노력하고 있다. 아동학대와 관련법은 크게 일반적인 아동학대와 직계존속에 의한 가정 내 체벌을 겨냥한 것으로 나눠진다. 일반적인 아동학대와 관련해, 미국은 불과 2년 전인 2013년 1월 아동보호법(Protect Our Kids Act)을 제정했다. 아동학대 사망사건이 발생하면 소아과 및 가정의학과 의사와 검시관 , 변호사 등 각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전담팀이 꾸려진다. 최근 한국사회에서 이슈가 된 장기무단결석이 발생할 경우, 미국 학교들은 법적 효력을 갖는 ‘학부모 소환제’ 제도를 이용한다. 이 소환에 불응하는 부모는 형사 고발되고 벌금형이 내려지며, 이후에도 자녀의 무단결석이 이어질 경우 곧장 구속영장이 발부된다. 영국에서는 지난해 일명 ‘신데렐라법’이 제정됐다. 부모가 아동에게 학대를 가했을 경우 최고 징역 10년형을 선고받을 수 있도록 ‘보장’하는 법이다. 영국 신데렐라법의 가장 큰 특징은 학대의 범위가 단순한 육체적 학대에만 머물러 있지 않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아동을 향한 폭언 등 언어적 폭력부터 훈육과 교육을 명목으로 한 체벌 등이 모두 포함된다. 이처럼 직계존속에 의한 가정 내 체벌은 유교적 관념이 짙은 한국뿐만 아니라 유럽 등 선진국에서도 교육을 넘어선 학대로 인식되면서 법적제재로 이어졌다. 최초로 가정 내 체벌을 금지한 국가는 스웨덴(1975년)이다. 체벌 금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시작됐을 당시 국민 70%가 이에 반대하기도 했지만 30여년이 지난 2011년 조사에서는 90%가 넘는 국민이 체벌반대에 동의한다는 뜻을 표했다. ‘아동체벌 근절 국제 이니셔티브’(endcorporalpunishment.org)단체의 조사에 따르면 스웨덴과 핀란드(1983)와 노르웨이(1987), 아이슬란드(2003) 등지의 유럽 국가와 콩고, 케냐, 튀니지(2010), 남수단(2011)등 아프리카 국가를 포함한 48개국이 가정 내 체벌을 포함한 모든 종류의 아동체벌을 법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난세는 약자의 지옥…그중 언제나 빠지지 않는 약자는 여자와 아이” 권력자의 횡포와 약탈, 학대가 끊이지 않던 고려 말을 다룬 한 드라마에 등장한 대사다. 각박한 현실을 견뎌야 하는 어른들에게 어쩌면 현재는 여전히 난세이며, 여자 그리고 아이는 여전히 약자 중 약자일지도 모른다. 그런 아이들이 어느 날 학교에서 보이지 않거나, 몸이 상처로 가득하거나, 표정이 어두울 때, 그저 ‘잘 지내고 있겠지’라고 막연하게 생각하는 것은 희망고문에 불과하다. 국적을 넘어 온 세상이 결국 궁극적으로 이뤄야 할 목표는 아동학대 가해자를 향한 처절한 응징이 아니다. 체벌이 더 이상 올바른 교육방식이 아닐 수 있다는 인식, 부모로서 가져야 할 올바른 인성, 나이에 관계없이 인간을 인간답게 대우하는 자세 등을 세상 모든 어른들이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더 이상은 가해자도, 피해자도 나오지 않는 그런 세상을 우리의 아이들은 바라지 않을까.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송혜민의 월드why] ‘난세의 약자’ 아이, 그리고 아동학대의 역사

    [송혜민의 월드why] ‘난세의 약자’ 아이, 그리고 아동학대의 역사

    ‘세상이 이렇게 돌아가도 되나’ 싶은 사건사고는 언제나 있었다. 잔인하고 끔찍하며 안타까운 각종 사건들 가운데서도 최근 대한민국을 가장 분노케 한 것은 다름 아닌 아동학대 사건이다. 장기무단결석 아동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정부는 그림자마저 사라져버린 아이들을 뒤늦게나마 찾기 시작했다.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였다. 아이들은 하나 둘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되고 있다. 보고도 믿지 못할 이러한 참극은 무릇 대한민국 만의 문제는 아니다. 시간과 국적을 초월해, 힘없는 어린아이들을 괴롭혀 온 부끄러운 어른들의 역사가 세계 곳곳에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이러한 역사가 현재진행형이라는 사실이다. 아이들을 향한 어른들의 잔혹한 갑질, 그 시작과 끝은 어디일까. ◆인류 역사와 궤를 함께 해 온 아동학대 아동학대는 어제 오늘 만의 문제는 아니다. 인류의 역사와 더불어 존재해 왔으며 동서양을 막론하고 보편화된 사회적 현상 또는 문제였다. 그 유형 역시 영아 살해부터 성학대까지 매우 다양하다. 아동학대의 오래된 역사는 20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 센트럴플로리다대학교 연구진은 2013년 이집트 서부에 있는 2000년 된 묘지와 유골을 조사하던 중, 2~3살에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유골의 팔과 쇄골에서 눈에 띄는 골절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골절이 누군가가 강한 힘으로 아이의 팔을 잡고 격렬하게 흔들어 골격에 극단적인 균열이 생긴 것으로 추론했다. 중세 로마시대의 일부 사람들은 애초에 아이들이 약하게 태어난다고 믿어 신생아를 나무 널빤지에 고정하거나 찬물로 목욕시키는 체벌을 했다. 공공건물이나 다리가 세워지면 봉헌을 목적으로 영아를 바치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특히 로마시대 아버지들은 ‘파트리아 포테스타스’(patria potestas)라 부른 가부장의 절대적인 권위 아래에서 모든 아동에 대한 권한을 손에 쥐었다. 강력한 부권(父權) 행사 과정에서 아이들의 생사는 그 누구도 아닌 친부로부터 결정됐다. 아동이기 이전에 사람이 가져야 할 최소한의 권리조차 무시된 것이다. 국적을 막론하고 어른부터 아이까지 모두 알고 있는 아동학대 이야기도 있다. ‘신데렐라’가 그것이다. 신데렐라는 민담으로 전해져 내려오던 것을 프랑스의 동화작가 샤를 페로가 1697년 그의 동화집 ‘옛날 이야기’(Histoires ou Contes du Temps Passé)에 수록하면서 처음 출판됐다. 극중 주인공은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힘든 집안일을 도맡아 하며 갖은 구박과 학대를 받는다. ‘신데렐라’의 한국판 격인 ‘콩쥐팥쥐’에도 어린 소녀의 노동력을 착취하고 학대를 일삼는 계모가 등장한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와 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장면 중 하나 역시 아동학대를 연상케 한다. 그 유명한 사도세자와 아버지 영조(1694~1776)의 이야기다. 절대적인 권력을 가진 아버지, 그 아버지로부터 받은 정신적(영조의 지나친 교육열), 육체적(좁은 뒤주에 감금) 압박은 학대의 또 다른 양상이라고도 볼 수 있다. ◆세계가 아동학대에 대처하는 자세 일일이 글로 설명하기조차 어려운 끔찍한 아동학대 사건은 지금 이 시간에도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그나마 선진국은 아동학대를 미연에 방지하고 동시에 아동학대와 관련한 처벌 수위를 높여 아이들을 보호하려 노력하고 있다. 아동학대와 관련법은 크게 일반적인 아동학대와 직계존속에 의한 가정 내 체벌을 겨냥한 것으로 나눠진다. 일반적인 아동학대와 관련해, 미국은 불과 2년 전인 2013년 1월 아동보호법(Protect Our Kids Act)을 제정했다. 아동학대 사망사건이 발생하면 소아과 및 가정의학과 의사와 검시관 , 변호사 등 각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전담팀이 꾸려진다. 최근 한국사회에서 이슈가 된 장기무단결석이 발생할 경우, 미국 학교들은 법적 효력을 갖는 ‘학부모 소환제’ 제도를 이용한다. 이 소환에 불응하는 부모는 형사 고발되고 벌금형이 내려지며, 이후에도 자녀의 무단결석이 이어질 경우 곧장 구속영장이 발부된다. 영국에서는 지난해 일명 ‘신데렐라법’이 제정됐다. 부모가 아동에게 학대를 가했을 경우 최고 징역 10년형을 선고받을 수 있도록 ‘보장’하는 법이다. 영국 신데렐라법의 가장 큰 특징은 학대의 범위가 단순한 육체적 학대에만 머물러 있지 않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아동을 향한 폭언 등 언어적 폭력부터 훈육과 교육을 명목으로 한 체벌 등이 모두 포함된다. 이처럼 직계존속에 의한 가정 내 체벌은 유교적 관념이 짙은 한국뿐만 아니라 유럽 등 선진국에서도 교육을 넘어선 학대로 인식되면서 법적제재로 이어졌다. 최초로 가정 내 체벌을 금지한 국가는 스웨덴(1975년)이다. 체벌 금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시작됐을 당시 국민 70%가 이에 반대하기도 했지만 30여년이 지난 2011년 조사에서는 90%가 넘는 국민이 체벌반대에 동의한다는 뜻을 표했다. ‘아동체벌 근절 국제 이니셔티브’(endcorporalpunishment.org)단체의 조사에 따르면 스웨덴과 핀란드(1983)와 노르웨이(1987), 아이슬란드(2003) 등지의 유럽 국가와 콩고, 케냐, 튀니지(2010), 남수단(2011)등 아프리카 국가를 포함한 48개국이 가정 내 체벌을 포함한 모든 종류의 아동체벌을 법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난세는 약자의 지옥…그중 언제나 빠지지 않는 약자는 여자와 아이” 권력자의 횡포와 약탈, 학대가 끊이지 않던 고려 말을 다룬 한 드라마에 등장한 대사다. 각박한 현실을 견뎌야 하는 어른들에게 어쩌면 현재는 여전히 난세이며, 여자 그리고 아이는 여전히 약자 중 약자일지도 모른다. 그런 아이들이 어느 날 학교에서 보이지 않거나, 몸이 상처로 가득하거나, 표정이 어두울 때, 그저 ‘잘 지내고 있겠지’라고 막연하게 생각하는 것은 희망고문에 불과하다. 국적을 넘어 온 세상이 결국 궁극적으로 이뤄야 할 목표는 아동학대 가해자를 향한 처절한 응징이 아니다. 체벌이 더 이상 올바른 교육방식이 아닐 수 있다는 인식, 부모로서 가져야 할 올바른 인성, 나이에 관계없이 인간을 인간답게 대우하는 자세 등을 세상 모든 어른들이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더 이상은 가해자도, 피해자도 나오지 않는 그런 세상을 우리의 아이들은 바라지 않을까.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집회·시위 폴리스라인 넘을 땐 현장 검거…확성기 소음 기준 위반하면 주최자 소환

    경찰이 앞으로 집회·시위 참가자들이 경찰이 설치한 폴리스라인을 넘을 경우 적극적으로 현장 검거에 나서기로 했다. 집회 현장에서 확성기가 등장할 때는 무조건 소음을 측정하고, 규정을 위반하면 확성기 사용자나 집회 주최자를 소환조사할 방침이다. 강신명 경찰청장은 31일 충남 아산 경찰교육원에서 ‘2016년 치안정책의 운영 방향과 전략’을 주제로 전국 경찰지휘부 워크숍을 열고 불법 집회·시위 대응 방침 등을 밝혔다. 이 자리에는 지방경찰청장 및 경찰서장 등 360여명이 참석했다. 경찰은 그간 집회·시위 참석자 일부가 폴리스라인을 침범해도 현장 검거보다 경찰과 시위대의 거리를 떨어뜨리는 등 안전 확보에 주력했다. 또 확성기를 이용해 지나친 소음이 발생해도 주민이나 시민의 신고가 없으면 사후 처벌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14일 민주노총이 주최한 ‘1차 민중총궐기’ 집회를 계기로 강경한 대응에 나서기로 방침을 세웠다. 한편 경찰은 11·14 집회에서 나타난 폭력시위로 인한 피해액 규모를 3억 6000여만원으로 최종 집계하고 민주노총 등 주최 측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내기로 했다. 이는 그간 경찰이 폭력시위 피해에 대해 제기한 민사소송 21건 중 3번째로 큰 금액이다. 경찰은 물적 피해를 경찰 버스 50대, 무전기·무전기 충전기·방패·경광봉·우비·헬멧 등 231개 등 3억 2000만원으로 산출했다. 시위대와 충돌하거나 공격을 받아 다친 경찰관 및 의경 113명의 치료비 및 위자료는 4000여만원으로 계산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비리의혹 이병석 자진 출석… 檢,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

    포스코 비리에 연루된 의혹을 받고 있는 새누리당 이병석(64·경북 포항북) 의원이 29일 오전 검찰에 자진 출석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김석우)는 이날 이 의원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 의원에게 4차례에 걸쳐 소환 통보를 했지만 이 의원이 응하지 않자 지난 25일 체포영장을 청구했다. 여야는 이날 본회의를 열어 이 의원의 체포동의안을 상정할 예정이었다. 이 의원은 결백을 주장하며 총선 이후에 출석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왔으나 총선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의식해 ‘자진 출두해야 한다’는 당내 여론이 높아지자 마음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검찰 조사에서 혐의 내용 상당 부분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이병석 의원 검찰 자진출두 “포스코 비리 연루 혐의” 무슨 내용인가 봤더니?

    이병석 의원 검찰 자진출두 “포스코 비리 연루 혐의” 무슨 내용인가 봤더니?

    이병석 의원 검찰 자진출두 “포스코 비리 연루 혐의” 무슨 내용인가 봤더니? 검찰 자진출두 포스코 비리에 연루된 의혹을 받는 이병석(64·경북 포항북) 의원이 29일 오전 검찰에 자진 출두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김석우)는 이 의원이 이날 오전 9시 30분쯤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4차례 소환 요구에 불응해 체포영장이 청구된 상태였다. 국회에 접수된 체포동의서의 표결이 이뤄지기 전 자진 출석하라는 정치권의 압력에 떠밀려 출석한 것으로 보인다. 당초 여야는 이날 본회의를 열어 이 의원의 체포동의안을 상정할 예정이었다.이 의원은 포스코로부터 신제강공장 건설 문제를 해결해달라는 청탁을 받고서 그 대가로 지인 한모(61)씨가 운영하는 E사 등 업체 3곳에 총 14억 9000여만원 상당의 일감을 몰아주도록 한 혐의(제3자 뇌물수수)를 받고 있다. 한씨 등으로부터 2000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도 있다.앞서 이상득(81) 전 의원도 비슷한 수법으로 지인이 운영하는 업체들에 26억원 어치의 일감을 몰아줘 제3자 뇌물수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이날 밤 늦게까지 이 의원을 조사하고 신병 처리 방향을 결정할 방침이다. 검찰 안팎에서는 이 전 의원과의 형평성 등을 고려해 불구속 기소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따. 검찰 관계자는 “본인의 소명을 들어보고 판단하겠다. 혐의의 입증 정도가 우선 고려 요소”라고 말했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홍준표 “나도 검사님 만큼 안다” 검찰과 연이은 신경전

    홍준표 “나도 검사님 만큼 안다” 검찰과 연이은 신경전

    ‘성완종 리스트’ 사건으로 기소된 홍준표 경남지사가 재판에서 연일 검사들에게 호통을 치며 훈계조로 말하는 등 검찰과 날선 신경전을 이어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 현용선) 심리로 22일 열린 2차 공판에서 검찰은 “피고인이 오죽했으면 ‘불법감청 운운하는 주장을 하겠느냐”며 전날 첫 공판에서 홍 지사가 제기한 ’불법 증거 수집‘ 의혹을 반박했다.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돈을 당시 경남기업 부사장이었던 윤승모 씨가 홍 지사에게 전달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와 소환조사 필요성을 확인하러 외부에서 만났는데, 당시 홍 지사 측의 회유 시도를 알았다면 그 자리에서 통화 녹음 원본 파일을 받았을 것이라고 검찰은 설명했다.이와 관련 홍 지사의 변호인은 “수사 경험이 많은 검찰이 윤씨에게 통화 녹음파일이 담긴 USB를 받자마자 당연히 원본 확보 절차를 진행했어야 한다”면서 “결정적 증거라면서 원본 확보를 이렇게 허술하게 했다는 게 납득이 안 된다”고 받아쳤다. 검찰은 “수사가 허술하단 얘기는 유감”이라며 “수사 과정을 잘 몰라서 그렇게 말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자 홍 지사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검찰청 외에서 조사하는 게 관례라 했는데, 검찰총장 지시로 검찰청 외 호텔에서 수사하지 말라는 지시가 있을 것”이라면서 “한 번 찾아보세요”라며 훈계조로 말했다.홍 지사는 이어 “윤씨는 한 달 이상 검찰의 관리하에 있었다. 그래서 검찰이 주요 증인을 데리고 관리하면서 진술 조종하고 있다고 말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재판부가 “그건 법정에서 하기엔 적절하지 않은 표현인 것 같다”며 제지했지만 홍 지사는 거듭 검찰을 향해 “’수사를 모른다‘ 이런 표현은 안 하는 게 옳다. 나도 검사님 만큼 수사 다 안다”며 신경을 곤두세웠다. 재판부가 “여긴 법정이고 의혹을 제기하고 공방하는 자리가 아니다”라며 “감정적인 표현은 자제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한편 재판부는 이날 증인신문을 위해 소환됐지만 계속해서 출석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김해수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에게 구인장을 발부했다. 김 전 비서관은 윤씨에게 거짓 진술을 하라고 회유한 홍 지사 측근이라고 검찰이 지목한 인물이에 대해서도 홍 지사는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 불출석한 김해수 전 비서관은 안상수 전 의원의 보좌관 출신으로 2010년 전당대회에서는 안상수 후보를 밀었고 2011년 전당대회에서는 원희룡 후보를 밀었던 소위 ’친이계' 사람”이라면서 “ 이어 ”정치권에서 저와는 같이 일한 일이 없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홍 지사는 ”웬만하면 법정서 말해야 하는데 오해가 있고 계속 (언론이) 오보를 하고있어 부득이하게 사실을 밝힌다“며 이같이 언급했다.홍 지사는 ”그런데도 검찰이 저의 측근도 아닌 사람을 측근으로 포장해 마치 제가 시켜 (제게 돈을 줬다고 주장하는 경남기업 부사장이었던) 윤승모씨에게 간 것으로 여론을 오도하는 것은 참으로 유감이다“고 주장했다.그러면서 ”조금만 조사해보면 드러날 일을 수사할 때부터 지금까지 측근으로 흘리는 것은 검찰답지 않은 여론오도전이다“며 ”자중했으면 한다"고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앞서 홍 지사는 지난 2011년 6월 중하순 자신의 국회 의원회관 집무실에서 성 전 회장의 지시를 받은 윤 전 경남기업 부사장을 만나 쇼핑백에 든 불법 정치자금 1억원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지난해 7월 불구속 기소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청사에서 알몸으로 사랑 나눈 공무원…CCTV 포착

    청사에서 알몸으로 사랑 나눈 공무원…CCTV 포착

    남미 볼리비아가 남녀 공무원의 섹스스캔들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16일(현지시간) SNS(사회관계망서비스) 페이스북에는 CCTV 화면을 캡처한 사진 몇 장이 올랐다. 사진에는 사무실에서 포옹하는 남녀가 등장한다. 두 사람은 둘만의 오붓한 시간을 보내는 듯 거리낌없이 스킨십을 나눈다. 여자의 엉덩이를 쓰다듬는 남자의 손도 그대로 CCTV에 포착됐다. 급기야 두 사람은 알몸으로 격렬한 오피스사랑을 나눴다. 남녀는 사무실에 단 둘이었지만 CCTV가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깜빡했다. 인터넷에 사진이 오르자 볼리비아 누리꾼들은 바로 신상털기에 나섰다. 누군가 "남녀가 사랑을 나눈 곳은 오루로 주정부 청사의 한 사무실"이라고 하자 분명하다는 댓글이 꼬리를 물었다. 두 사람이 공무원일 수 있다는 설이 나오면서 급기야 현지 언론이 사건을 보도하기에 이르렀다. 엘데레르 등 현지 언론은 "오루로 주정부청사에서 공무원들이 사랑을 나눈 사실이 확인됐다"면서 사진을 실었다. 인터넷에는 "사진 속 남자는 주정부의 시스템을 관리하는 XXX, 여자는 최근에 사직한 공무원 OOO"라는 확인글이 돌면서 사실상 남녀의 신상이 공개됐다. 오루로 민심은 부글부글 끓어올랐다. "공무원이 주민을 위해 일할 생각은 않고 사무실에서 섹스나 하는 게 말이 되나?" "출근해서 섹스하고 월급 받는구나"라는 등 비판이 빗발쳤다. 일각에선 주지사 소환투표를 실시해야 한다는 등 파문은 정치스캔들로 확산될 조짐을 보였다. 파문이 커지면서 곤혹스러워진 건 오로루의 빅토르 우고 바스케스 주지사다. 현지 언론은 바스케스 주지사에게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그는 언론과의 접촉을 피하고 있다. 현지 언론은 "파문이 확산되면서 공무원과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급속도로 상승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진=페이스북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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