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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라진 숭례문’에 불교계 화들짝

    ‘사라진 숭례문’에 불교계 화들짝

    ‘국보 1호’ 숭례문 전소를 보고 가장 놀란 것은 아무래도 불교계일 것이다. 불교 사찰들이 국가지정 문화재의 많은 부분을 소유하는 데다 대부분 목조여서 화재가 나면 곧바로 대형 참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1984년 화순 쌍봉사 대웅전(보물 제163호) 화재를 비롯해 2005년 양양 낙산사 화재 등에서 수많은 성보(聖寶)들이 하루아침에 잿더미로 변하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그래서인지 조계종은 숭례문 화재 바로 다음날인 11일 전국 사찰 화재 예방을 위한 방재시스템 대책을 전격 발표하는가 하면 잇따라 관계자 회의를 갖고 주요사찰 건축물 점검에 들어갔다. 낙산사 화재 이후 종단 차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방재시스템의 재정비도 서두르고 있다. 그러나 현 시스템으론 사찰 문화재의 화재 예방과 진압에 큰 무리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사찰 문화재 피해 사례와 실태 조계종 총무원 발표에 따르면 전국 사찰 507곳에서 1847건의 불교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다. 국보·보물을 포함한 지정 문화재의 20%가 이들 사찰 건축물 소유로 되어 있는 등 전체 지정문화재의 35%를 불교계가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전국의 사찰에 문화재가 산재해 있지만 낙산사 화재 이전까지만 해도 불교계의 대응은 거의 ‘무방비’였다. 2004년 소방방재청 ‘화재통계연보’에 따르면 매년 사찰에서 발생하는 화재만 50여건. 지난 1984년 쌍봉사 대웅전이 전소된 것을 비롯해 김제 금산사 대적광전과 원주 구룡사 대웅전 등 사찰 건축물 10여건이 화재로 불탔다.2005년 산불로 낙산사 전역이 소실된 이후에도 화재 3건이 발생해 김제 흥복사 대웅전이 소실되고 고창 문수사 한산전과 요사채, 편액을 잃는 피해를 입었다.(표 참조) 조계종은 낙산사 전역이 불에 탄 사건 이후 뒤늦게 나름대로 방재시스템을 구축해 가동하고 있긴 하다. 권역별 주요사찰 실태조사를 벌여 ‘주요사찰 방재대책 현황조사 보고서’와 ‘중요 목조문화재 방재시스템 구축 연구보고서’를 잇따라 펴냈다. 이를 토대로 문화재청으로부터 방재 관련 예산을 확보해 해인사, 무위사, 봉정사, 낙산사 등 4개 사찰에서 방재대책 시스템 구축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중이다. ●방재 시스템의 문제점과 대책 그러나 이같은 조치가 전체 사찰 건축물을 아우르는 종합 방재시스템 구축엔 미흡하다.2007,2008년 문화재청으로부터 받은 예산은 각각 15억원과 17억원. 이 돈은 대부분 해인사, 무위사, 봉정사, 낙산사 등 4개 사찰의 방재대책 시스템 구축 시범사업에 쓰고 있는 형편이다. 모든 사찰들에 대한 소화전 설치를 비롯해 수로 확보, 방화수림 조성을 하려면 턱없이 부족하다. 조계종이 2006년 낸 ‘주요사찰 방재대책 현황조사 보고서’만 보더라도 몇몇 주요 사찰을 빼곤 대부분의 사찰은 소화전 몇 개와 소화기만을 갖춘 수준이다. 조계종 총무원과 불교계가 국가예산 증액을 요구하고 있지만 ‘메아리’가 없다. 따라서 지난 11일 조계종이 발표한 사찰방재 종합대책도 예산 확보에 큰 무게를 두고 있다. 문화재 소방개념에 대한 몰이해와 관련 법규 손질도 시급하다. 사찰 특성에 맞춰 단순 화재진압 차원의 소방설비를 넘는 예방 등 적극적인 보존개념을 도입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제도개선 측면에서 방재대비 매뉴얼에 의한 특수소방설비를 설치하기 위한 법적 근거 확보와 ‘문화재방재대책을 위한 법률’같은 방재대책 법률이 일원화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조계종 총무원측은 “문화재보호법 중 재난 개념에 맞춘 시설기준 조항 수정과, 광범위한 의미에서 문화재에 해당하는 전통사찰 보존을 위한 법률, 자연공원 및 환경관련 법령 개정을 해당 부처와 협의해 우선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숭례문 방화범 체포이후] “불량 소화기 30대”…전시용防災 여전

    [숭례문 방화범 체포이후] “불량 소화기 30대”…전시용防災 여전

    ‘640년 넘은 국보급 문화재인 극락전에 간이소화기만 두대뿐’ 숭례문이 화염속에 허망하게 무너져 내린 지난 11일 기자가 찾은 경북 안동시 서후면 태장리에 위치한 ‘천년고찰’ 봉정사(鳳停寺). 사찰의 법당과 요사채 등 건물 10여곳의 문화재 방재 시스템은 예상했던 대로 ‘부실’과 ‘전시용’이었다. 두시간여 동안 안동시 관계자와 함께 경내를 돌며 내린 결과다. 이 사찰에는 국내 최고(最古)의 고려시대 목조건축물인 극락전(국보 제15호,1363년 건축)이 있다. 화재가 나면 이 소중한 유산도 숭례문과 똑같은 전철을 밟으면서 앙상한 골격만 남긴 채 잿더미로 변할까…. 숭례문이 화염에 무너져 내린 방송 장면이 수차례 오버랩됐다. 안동시 관계자는 “사찰에 화재 초동 진화용 간이소화기 30여대가 전부라 해도 할 말은 없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작동 상태 확인을 시작했다. 간이 소화기 대다수는 제작 연도가 4∼5년이 지났고 일부는 충전 상태마저 불량했다. 분말 및 청정용 간이소화기도 비치됐으나 대당 작동 시간이 10초에 불과해 실제 화재 발생시 효과는 알 수 없을 듯했다. 총체적 부실덩이란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이 관계자는 “안동지역에 문화유산이 많아 지자체로서는 재정 지원을 제대로 할 수 없다.”고 전했다. 예산 요청을 해도 후순위로 밀리고, 화재가 나지 않으면 사족(蛇足)이 된다는 인식도 깊이 깔려 있다고 했다. 그는 “지금 이런 요구 요건을 말하면 미운털 박힌다.”며 손사래를 쳤다. 그의 말에는 밑바닥에 깔린 공직사회의 경직성을 직감할 수 있었다. 봉정사는 지난 1999년에 엘리자베스2세 영국 여왕이 ‘가장 한국적인 곳’을 구경하기 위해 찾았던 곳이다. 봉정사에는 극락전 말고도 대웅전(보물 55호), 화엄강당(보물 제448호), 고금당(〃 제449호) 등 목재 건물이 밀집돼 있다. 경내 곳곳의 옥외소화전과 소화기, 스프링클러 등은 겉보기에 소방시설이 그런 대로 갖춰진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점검 결과는 ‘방재용이 아니라 전시용’에 불과했다. 대웅전과 극락전, 만세루 인근 3곳의 옥외 소화전은 소규모 물 탱크에 의존해 수량이 부족했고 수압마저 약했다. 사찰 관리 책임자인 자현 주지 스님은 “옥외소화전으로 불을 끄려면 최소 수백t의 수량을 확보해야 하지만 수t에 불과하고 수압도 떨어진다.”고 쓴소리를 했다. 대웅전 바로 뒤편을 살펴봤다. 산불 접근을 막기 위해 30m 구간에 설치된 10여대의 스프링클러도 비치용에 불과했다. 이마저 비 바람에 노출돼 대부분 녹슬었다. 수 년전에 설치됐지만 손길은 없었던 것 같았다. 자현 스님은 “재정이 열악해 엄두도 못낸다.”고 털어놨다. 이 곳에는 CC(폐쇄회로)TV를 포함한 무인 경비시스템은 전무했다. 화재 발생시 소방서의 도움은 엄두도 낼 수 없는 구조적인 취약점을 갖고 있었다.17㎞ 떨어진 곳에 풍산소방서가 있지만 현장 출동까지 최소 10∼15분 이상 걸린다. 기관간 협조와 책임 소재도 불명확했다. 국보급 목조 문화재가 많은 봉정사의 방재체계 부재는 우리의 ‘방재 지킴이’ 현실이었다. 안동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사라진 숭례문] 방재시설 전무…화재 속수무책

    국보 1호 숭례문의 붕괴는 화재위험에 속수무책으로 노출될 수밖에 없는 국내 목조 문화재의 방재관리 허점을 그대로 드러냈다. 소방설비 설치 등을 강제하는 세부규정이 없는 현행 문화재보호법으로는 목조문화재들이 사실상 화재에 속수무책으로 노출돼 있었던 것이 현실이다. 실제로 소방설비를 제대로 갖추지 못해 화재에 대처하지 못하는 문화재가 부지기수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숭례문 참사 이전에도 화재로 심각하게 훼손된 문화재들은 이미 많았다. 쌍봉사 대웅전, 낙산사, 수원화성 서장대, 창경궁 문정전 등은 대부분 목재 건축물인 데다 숭례문의 경우처럼 문화재 훼손을 우려해 적극적 진화장치를 해놓지 못했다. 문화재 원형을 보존해야 한다는 원칙에 화재예방 장치 설비가 어려웠고, 그로 인해 방재관리는 오히려 일반건물보다 더 취약했던 셈이다. 그나마 목조문화재 방재 대책 마련 움직임이 일어났던 것은 지난 2005년 4월 낙산사 동종이 화재에 소실된 이후. 문화재청은 지난해 직원 10명으로 문화재 안전과를 신설해 문화재 재난 방지 등을 전담케 하고 있다.2006년 실시한 중요목조문화재 방재시스템 구축 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중요 목조문화재 방재시스템 구축사업을 연차적으로 추진 중이다. 문화재청이 예산을 배정하면 시·도 지방자치단체에서 사업을 시행하는 구조로, 지난해 총 15억원의 예산을 들여 해인사, 봉정사, 무위사, 낙산사 등 4곳에 수막설비와 경보시설 등을 설치했다. 그러나 목조문화재 방재의 제도적 수준은 여전히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올해 관련 예산은 18억원. 숭례문도 우선 방재시설 구축대상인 중요 목조문화재 124개에 포함됐으나, 산불 위험이 높고 소장 문화재가 많은 사찰 문화재 등에 밀려 순위가 48번째로 밀려 있었다. 문화재 관계자들은 “전국의 주요 목조문화재들은 관리주체마저 불명확해 유사시 대처능력이 형편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숭례문과 비슷한 구조의 수원 팔달문과 장안문에도 소화전이 도로에 설치돼 있어 무용지물이나 다름없다. 수원시 화성사업소 관계자는 “목조에 불이 붙으면 건물내부에서 진화해야 하나, 소화전이나 스프링클러를 규정상 설치할 수 없어 진압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 유형문화재 1호인 남한산성내 수어장대의 방재시설은 소화기 몇대가 고작. 최근 도립공원 관리주체가 광주시에서 경기도로 이관되면서 책임소재조차 모호해졌다. 지방의 형편은 더 심각하다. 전남도의 경우 목조문화재는 무려 303개동. 여수 진남관, 송광사 국사전, 화엄사 각황전 등 5점이 국보이나, 이들 건물안에는 화재진압 장치가 전무하다. 전등사, 보문사 등 문화재급 지방사찰들의 방재시설도 모두 사찰이 자체 관리하는 데다 간이 소화기만 배치된 수준이다. 서동철 김병철 기자 dcsuh@seoul.co.kr
  • [사라진 숭례문] 해외 목조문화재 관리 실태

    |도쿄 박홍기특파원·베이징 이지운특파원·파리 이종수특파원|일본의 문화재는 한국처럼 목조인 탓에 화재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일본은 지난 1949년 1월26일 나라현의 호류지(法隆寺)에 불이 나 금당 벽화가 소실된 사건을 계기로 체계적인 문화재 방재체제 마련에 들어갔다.50년 문화재보호법의 제정에 이어 55년 호류지 화재일인 1월26일을 ‘문화재 방재의 날’로 지정, 해마다 사찰·신사 등 문화재를 대상으로 방재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국가지정 문화재의 9% 정도가 밀집된 와카야마현 고야산의 방재시스템은 대표적인 첨단설비로 꼽힌다. 중요문화재인 고카와사 대웅전은 외곽에 설치된 ‘물대포’의 보호를 받고 있다. 물론 작은 불씨도 잡아내는 열감지기와 연결, 화재에 대처하고 있다. 특히 불이 나면 6개의 물대포가 사방에서 발사되지만 직접 시설에 겨냥하지 않는다. 일정한 거리를 유지, 시설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내부에는 소화전이 비치돼 혼자서도 소방 호스와 노즐을 다룰 수 있도록 했을 뿐만 아니라 방화가스 분출 장치도 있다. 다른 건축물에는 촘촘할 정도로 ‘상향식 스프링클러’를 설치, 화재시 건물의 위쪽으로 물이 솟구치도록 했다. 중국의 경우, 대표적 목조 건물인 베이징 자금성 안에는 카페뿐 아니라 국숫집 등 각종 식당이 있다. 그러나 자금성에는 가스 공급이 되지 않는다. 제한된 양의 전기로만 조리가 가능하다. 물론 일반인의 불씨 반입이 금지돼 있고,5시 이후엔 조명을 밝히지도 않는다. 저녁에는 외부인 출입이 금지된다. 무엇보다 자체 소방대대를 둬 화재에 대비하고 있다. 티베트 라싸에 위치한 대표적 목조 궁전 포탈라궁도 자체 소방대를 운영하고 있다. 근처에 있는 역사 유물 다자오쓰(大昭寺)는 화재 방지를 위해 아예 참배객들이 향불을 절의 밖에서 피우도록 하고 있다. 또 목조 문화재 보호를 위해 규정도 계속 강화하고 있다. 백열등은커녕 60W를 초과하는 조명도 사용 금지다. 향불 등도 반드시 밖에서 지핀 뒤 안으로 가져 오도록 하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문화재 화재사건이 가끔 일어나지만 주로 석조 건물인 데다 평상시 재난방지 시스템이 잘 갖춰져 큰 피해 사례는 적다. hkpark@seoul.co.kr
  • “불 끄려니 소화전 물 안나와”

    “급히 소화전을 찾아 물을 뿌리려고 했는데 정작 물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대형 참사가 빚어진 ‘코리아2000’ 물류센터 냉동창고의 소화전은 작동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소방점검도 허술하기 짝이 없었다. 결국 이번 사고 역시 인재(人災)였다. 불이 난 냉동창고의 바로 옆 창고를 임대해 쓰는 김모(36)씨는 7일 화재 발생 직후 황당한 광경을 목격했다. 화재가 발생하자마자 사고 창고의 관리자로 보이는 사람이 김씨의 창고 외부 소화전에서 호스를 끌어다 불을 끄려고 했다. 하지만 물이 나오지 않았다. 당황한 이 남자는 다른 이들에게 도움을 청해 함께 소화전을 작동했지만 물은 5∼6초 동안 찔끔거리다 나오지 않았다. 이들은 할 수 없이 소방차가 도착할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김씨는 “평소 창고 안에 소화전과 소화기 등 소방장비가 잘 갖춰져 있는 것처럼 보여 안심했는데 정작 중요한 순간에 작동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씨에 따르면 ‘코리아2000’은 겉보기에는 창고의 전등 하나까지도 일일이 교체해 줄 정도로 관리를 잘했다.‘코리아2000’ 홈페이지에도 완벽한 소방시설과 철저한 화재보험을 자랑하고 있다. 하지만 내실은 형편없었던 셈이다. 소방서의 점검 소홀도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이천소방서 관계자는 “1∼2년에 한 번씩 소방점검을 하고 있으며 소방전이나 소화기가 실제로 작동하는지 점검해 보고 시정이 필요하면 사업주에게 보완명령서를 보낸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씨는 “지난 하반기에 소방서에서 나온 사람들이 실제 작동여부는 확인하지 않고 한 번 둘러보고 서명만 하고 돌아갔다.”고 털어놨다. 서울신문이 확인한 결과 지난 10월 화재 창고의 안전 점검을 한 것은 소방서가 아니라 하청업체인 S전기컨설팅이었다. 이천소방서 관계자는 “소방서가 이권에 개입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민간시설의 소방점검은 민간업체에 맡긴다. 소방서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면서 “민간업체의 점검 보고서류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이천시 관계자는 “대형 공장의 경우에는 소방서에서 감독해야 한다.”고 말해 소방서와 이견을 보였다.이재훈 이경주 이경원기자 kdlrudwn@seoul.co.kr
  • “화재 초기진압 못해 사과드려요”

    오페라 ‘라보엠’ 공연 중 화재사고와 관련, 예술의전당 신현택 사장과 국립오페라단 정은숙 단장을 비롯해 극장 실무자들이 13일 기자회견을 열어 초기 진압에 실패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 신 사장은 “12일 오후 7시39분 화재 발생 확인 후 무대 주위에 배치된 분말 소화기와 옥내 소화전으로 화재 초기 진압을 시도했고 스프링클러도 정상 작동됐으나 초기 진압에 실패했다.”면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화재 원인은 공연에 사용된 소품인 벽난로 내부에 설치된 팬과 조명 등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신 사장은 “무대에서 불을 붙였다는 일부 보도는 틀린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소방 당국과 경찰이 조사하고 있으며 공식 결과는 추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사고 당시 객석에 안내방송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해 예술의전당 측은 “화재 발생과 진행 정도를 관객들이 목격하며 상황 판단을 하고 있고 이미 안내원의 유도에 따라 대피가 이뤄지고 있었다.”며 “대피방송이 자칫 관객들의 불안을 조장해 압사사고 등 2차사고가 날까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예술의전당 자체 매뉴얼에 화재 발생시 객석에 안내방송을 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는 것은 물론 119 신고가 화재 발생 5∼6분 뒤에 이뤄진 것 등은 논란의 소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예술의전당 측은 규정에 따라 12일 사고 당일 공연은 110% 환불하며,13일과 14일 ‘라보엠’의 잔여 공연은 100% 전액 환불조치하겠다고 밝혔다.20일부터 무대에 올리기로 예정된 발레 ‘호두까기 인형’은 공연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발언대] 소방망루를 아십니까?/변상호 소방방재청 소방정책본부장

    197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도시든 시골이든 마을 중심에는 높다란 망루가 있었다. 망루에 걸린 종은 통신장비가 발달되지 않았던 시절, 화재발생을 알리는 유용한 수단이었다. 최초의 소방망루는 경성소방서가 남산에 세운 것으로, 화재 때 종을 쳐서 주변에 알렸다. 소방망루는 70년대 말 전화가 보급되면서 점차 사라져 119 신고와 사이렌으로 대체됐다. 일본의 지방도시 등에도 우리나라와 비슷한 망루가 남아 있다. 일본은 망루보다는 ‘한쇼(半鐘)’로 유명하다.‘한쇼도로보’는 말 그대로는 ‘종 도둑’이지만, 사전의 풀이에 따르면 ‘망루 위의 종도 훔칠 수 있을 만큼 키가 큰 사람’을 일컫는다. 실제로 키가 큰지는 모르겠지만 일본 곳곳에서는 에어컨의 실외기, 놀이터의 미끄럼틀, 공사장의 철근 등을 훔치는 ‘현대판 한쇼도로보’가 출몰하기도 한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교각의 알루미늄 난간, 옥내외 소화전의 호스 관창 등 돈이 될 만한 쇠붙이는 모두 도둑의 표적이 되고 있다. 화재 발생시 초동진화의 기본이 되는 소화전의 호스 관창을 도둑들이 노리는 이유는 철·구리 값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최근 고철 가격은 5년 전에 비해 5배가량 뛰었다. 가장 큰 원인은 베이징 올림픽과 상하이 엑스포를 앞두고 있는 중국의 ‘건설 붐’으로 추정하고 있다. 쇠 도둑은 단속하면 사라질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소방안전을 방해하는 행위가 인명 피해로 직결될 수 있다는 점이다. 큰 불이 나면 문제점 진단과 대책 마련에 부심하지만, 며칠 후면 언제 사고가 있었냐는 식으로 망각하곤 한다. 사고 후에 후회말고 지금부터라도 내 가정, 직장부터 둘러보자. 우리의 안전의식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안전 불안요소는 없는지, 안전시스템은 제대로 가동되고 있는지 미리미리 점검해보자. 대형 사고는 평소에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충분히 막을 수 있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화재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겨울철 우리 모두 책임있는 안전의식으로 따뜻하고 안전하게 지낼 수 있기를 당부한다. 변상호 소방방재청 소방정책본부장
  • 서울신문·서울시의회 의정모니터

    서울신문·서울시의회 의정모니터

    서울신문과 서울시의회가 함께 펼치는 의정모니터에는 휴가철을 맞아 평소보다 다소 적은 76건의 의견이 올라왔다. 건수는 적었지만 비오는 날 지하철이나 전철 입구에 우산용 비닐봉지를 비치하자는 의견 등 내용은 알찼다. 두 명의 모니터가 동시에 올린 점도 이채로웠다. 이밖에 어린이 놀이터에 어린이에게 맞는 운동기구를 비치하자는 의견도 눈길을 끌었다. ●전철역에 우산용 비닐팩을 고인숙(45·여·성동구 성수1가)씨와 정유경(35·여·성북구 상선동)씨는 똑같은 의견을 냈다. 장마철을 맞아 느낀 점이 맞아떨어진 것이다. 이들은 비가 올 때마다 빗물이 흐르는 우산을 들고 전철을 타 옆 손님에게 피해를 주는 경우가 많다며 개찰구에 우산용 비닐봉지를 비치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요금은 올렸지만 서비스 향상에는 무심한 서울메트로 등이 손님들의 불편 해소에 적극적으로 나서달라는 의견이었다. ●소방도로를 컬러화해 주세요 강한충(26·강동구 둔촌동)씨는 주정차 금지구역이 알아보기 쉽지 않다면서 소방도로나 소화전 근처, 주정차 금지구역 등은 아예 색깔을 달리해서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하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를테면 소화전 옆이나 소방도로는 빨간색으로 아예 페인트칠을 하거나 컬러 블록을 깔자는 것이다. ●어린이 놀이터에 어린이용 운동기구를 이재옥(36·여·양천구 신정1동)씨는 주택가 놀이터에 아이들 체형에 맞는 ‘어린이 전용 헬스기구’를 설치하자는 의견을 냈다. 대부분의 놀이터 운동기구가 어린이들은 어른과 동반하도록 돼 있어 어린이 혼자 나와서 노는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어른이 같이 가지 않더라도 어린이 혼자 안전하게 놀 수 있는 기구를 비치하자는 것이다. ●인왕산 한자 표기 제대로 하자 정선희(37·여·서대문구 홍제4동)씨는 인왕산(仁王山)의 한자 가운데 왕자가 일본의 왕이나 ‘성할 왕’을 의미하는 왕(旺)자로 잘못 표기된 곳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를 본래 인왕산의 한자표기인 왕(王)자로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유역 주변 중앙차로 위치 조정하자 최연호(59·강북구 번3동)씨는 수유역 주변 중앙차로의 승차장에 설치돼 있는 건널목이 양 끝에 설치돼 있어 차에서 내려 다른 차를 타려면 100여m를 걸어야 하는 것은 물론 사고 위험도 많다면서 건널목의 위치를 조정해달라고 요구했다. ■ 이렇게 바뀌었어요 의정모니터들이 6월에 제시한 의견 가운데 상당수가 서울시정에 반영됐다. 반영률에 있어서는 다른 달보다 훨씬 높았다. 목동7단지 앞 U턴 지점을 늘려달라는 건의에 대해 서울시는 현장 확인 결과 아파트 입구 U턴 지역은 구간이 짧고 주변 진입차량이 많아서 도로시설 개선시 U턴지역을 이설할 수 있도록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다만, 목5동 교차로를 통한 P턴과 홍익병원 쪽으로 미리 진입해 아파트 입구를 통행하는 대안통로가 있다는 점도 알려 왔다. 구로구 구로1교 밑 비보호 좌회전 개선요청에 대해서는 교통시설물 개선사업을 할 때 반영하겠다고 회신했다. 수목식재로 서울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자는 의견에 대해서는 나무를 심는 것은 예산과 법적인 뒷받침이 있어야 하지만 차후 시책을 수립할 때 지적한 내용을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동작구 흑석동 중앙대학교병원 앞 삼거리에 설치된 신호등을 운영하자는 의견에 서울시는 현재 그 자리에는 신호등이 설치돼 있지만 이를 운영할 경우 주변의 교통체증이 심하게 유발돼 여러 차례 관할 경찰서 등의 현장확인을 통해 점멸식으로 운영하고 있다면서 시민들의 양해를 구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돈되면 뭣이든”… 농어촌 담 큰 도둑 기승

    “돈되면 뭣이든”… 농어촌 담 큰 도둑 기승

    농·어촌 지역을 노리는 도둑이 최근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들의 ‘손’이 커지고, 대상도 다양해졌다. 집안에 나뒹구는 고물을 훔치던 ‘호구지책 절도’도 있지만 잘 먹고 잘 쓰자는 ‘기업형 절도’가 늘었다. 비닐하우스 파이프 등 농기자재는 기본이고 전봇대 구리전선 등 돈이 되는 것이면 닥치는 대로 훔쳐가고 있다. 사회 흐름을 탄 절도도 증가 추세다. 맷돌, 돌절구 등 골동품이 정원용으로 인기를 끌자 이를 가져가는 도둑이 자주 잡힌다. 또 집 근처를 노리는 ‘토착형 절도’보다는 차량을 이용, 전국을 무대로 뛰는 ‘여행성 절도’도 많아졌다. 날로 지능화하고 대담해지는 수법에 경찰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전국 무대 기업형 도둑 지난 4일 이모(35)씨 등 용감한 형제절도단 5인조가 붙잡혀 이목을 끌었다. 이씨는 교도소 복역 중 “전선만 잘 끊으면 돈이 된다.”는 귀동냥을 듣고 출소 후 실행에 옮겼다. 친동생과 사촌동생을 꼬드겨 시골 농로에 세워진 농업용 전신주만 골라냈다. 야음을 틈타 올라가 두꺼운 장갑을 끼고 대형 절단기로 전선을 잘라냈다. 이들이 전남·북, 경남 등 전국을 무대로 42차례에 걸쳐 잘라낸 구리전선만 25t. 시가로 10억원대이지만 고물상에 1억여원에 넘겼다. 하지만 지난 16일 이들을 흉내낸 경기 고양시의 박모(56)씨는 빗속에 전신주에 올라가 무리하게 전선을 끊으려다 감전돼 전치 8주의 3도 화상을 입고 철창 신세가 됐다. ●도로 표지판 소재마저 바꾼다 절도범들이 날뛰면서 다리와 터널 표지판이 청동에서 돌로 바뀌고 있다. 최근 전주도로관리사업소는 잇따라 육교와 터널 등에 설치된 동판 표지판이 분실되자 대리석으로 대체했다. 고물상인 임모(50·전주시 팔복동)씨는 익산시 왕궁면 쌍제리 왕궁교에서 교량 제원을 세긴 황동 재질 명판 2개를 훔쳤다. 명판 1개 무게는 7㎏(원가 4만원)이다. 이런 수법으로 지난달까지 200개의 다리와 육교, 터널에서 동판 350개(시가 3500만원)를 훔쳐 ㎏에 3500원 정도의 헐값에 고물상에 팔았다. 임씨는 미처 팔지 못한 동판 63개를 회수해 제자리에 다시 붙였다. 동판은 실리콘만으로 부착돼 있어 드라이버 1개만으로 쉽게 떼낼 수 있었다. ●정원 장식용 맷돌·돌절구도 타깃 지난달 21일 정모(58)씨 등 2명은 트럭을 타고 인천 강화군 일대를 돌면서 12차례에 걸쳐 맷돌, 돌절구, 항아리 등 골동품을 훔쳐냈다. 맷돌은 개당 2만원, 절구는 5만∼10만원을 받았다. 절구는 최근 정원용으로 인기를 끌면서 인터넷쇼핑몰에서 10만∼20만원에 거래된다. 이들의 범행은 고물상에 절구가 80여개나 있는 점을 수상히 여긴 경찰에 들통났다. 지난 4일 김모(55·전남 여수시 소라면 하건마을)씨는 스테인리스로 된 밥그릇과 냄비 10여개, 수저와 젓가락 20여개, 국자 3개를 도둑맞았다. 또 지난달 12일 부산에서는 신모(55)씨가 빈 상가건물 옥상으로 올라가 상가 간판(시가 35만원)을 떼갔다. 제주도에 사는 박모(36)씨 부부는 트럭을 타고 밤늦게 폐휴지를 줍는 척하며 시내 소화전 방수구 뚜껑 30여개를 뜯어갔다. ●지능화와 경찰 순찰 한계 전남 해남경찰서 이광훈(40) 경장은 “절도범들이 고철이나 농·수·축산물 등을 훔친 뒤에도 이를 범죄로 인식하지 않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경찰은 넓은 농·어촌 관할구역 때문에 순찰에 한계가 있어 마을회관 홍보방송 정도만 할 뿐이다. 나주경찰서 관계자는 “나주로 드나드는 국도와 지방도 주요 길목에 폐쇄회로를 설치했으나 지능범들은 이면도로로만 다닌다.”고 말했다. 전국종합 무안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서울 도로 물청소 확대

    서울의 대기질 개선을 위해 오는 3월부터 서울시내 모든 도로에서 물청소가 진행된다. 서울시는 그동안 폭 12m이상의 주요 도로에만 물청소를 했으나 그보다 작은 도로에도 물청소를 실시하고, 횟수도 하루 2번으로 늘릴 방침이라고 31일 밝혔다. 물청소 용수는 지하수 외에도, 물이 고여 썩는 것을 막기 위해 정기적으로 뽑아내야 하는 옥외소화전 용수도 사용할 계획이다. 이 경우 물을 공급받기 위해 급수전까지 오가는 시간이 줄어 물청소 횟수가 3배정도 늘어날 것으로 서울시는 예측했다. 이와 함께 매월 넷째주 수요일을 ‘서울 클린데이’로 정해 25개 자치구와 공동으로 대대적인 물청소를 벌일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금까지 자치구별 여건에 따라 산발적으로 물청소를 진행해 교통방해 등 민원이 생겼다.”면서 “클린데이에는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하고 새벽 3∼7시에 진행해 민원 발생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사설] ‘시한폭탄’ 대학실험실 방치할 건가

    우리나라는 과학입국을 내세우며 투자를 계속해온 결과, 세계 수준의 과학기술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실험실 안전은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 최고 시설을 자랑한다는 KAIST에서는 지난 10년간 87건, 서울대에서는 15년간 65건의 실험실 사고가 발생했다. 그러나 이는 소방서에 기록된 사고나, 자발적으로 기록한 사고만 집계한 것이다. 따라서 크지 않은 사고는 알려지지조차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실험실에서 일하는 교수와 대학원생들의 절반 정도가 사고를 당할 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시달린다는 조사도 있다. 지금까지는 주로 실험실 사고만 알려져 있었으나 실험실 주변도 전혀 관리가 되지 않고 있다. 서울대 관악캠퍼스 지구환경과학관 등의 실험실 복도에는 알코올과 포르말린 등 인화성 강한 화공약품과 실험 장비 등이 방치되어 있어 지나다니기조차 어렵다고 한다. 소화전을 쓰기가 어려울 뿐 아니라 소화전에 붙은 점검 딱지가 11년전의 것도 있다니 충격적이다. 서울대 실험실 1334곳 중 35%인 472곳에 소화기가 없었다는 보고도 있다. 서울대가 이 정도이니 다른 대학들도 짐작이 간다. 이는 소방관련 안전 점검을 해당 기관에 사실상 맡겨두는데 원인이 있다. 그러나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된다. 실험실 화재나 폭발 사고로 화공약품 등에 불이 붙으면 대형사고로 이어진다.‘시한폭탄’을 없애기 위해서는 소방서 등 외부 기관이 의무적으로 정기점검을 하도록 규정을 바꾸어야 한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의 우를 범해선 안된다.
  • 대학 실험실은 ‘시한폭탄’

    대학 실험실은 ‘시한폭탄’

    10일 오전 서울대 관악캠퍼스 19동 지구환경과학관 3층 해양공동생물실험실. 건조기와 인큐베이터, 고압멸균기, 냉장고가 실험실 내부가 아닌 복도에서 윙윙 소리를 내며 돌아가고 있다. 뿜어내는 열기가 상당하다. 복도에는 캐비닛, 약품통, 제빙기 등 장비들이 빽빽하게 늘어서 있다. 지나가기가 어려울 정도다. 제빙기에 가로막힌 소화전은 불이 났을 때 재빨리 가동하기가 불가능해 보인다. 더욱 놀라운 것은 소화전에 붙은 점검딱지. 최종 점검일자가 무려 11년 전인 1995년 10월7일이다. 천장에 붙은 화재 경보기는 두 개 중 하나가 깨져 있다. ●화재 경보기도 깨진 채 방치 18동 자연과학관은 상태가 더욱 심각하다.2층 세포생물학실험실 복도에는 알코올과 포르말린 등 인화성 강한 화학약품들이 잠금 장치도 없이 방치돼 있다.3층 분자미생물학연구실 옆 소화전도 형성분석기와 휴지통 등으로 가려져 있고 질소탱크 7개가 복도에 즐비하다.4층 미생물생태학연구실 복도는 각종 연구설비 때문에 어깨를 좁혀야 겨우 지나갈 수 있다. 자연대에서 박사 과정까지 마친 정모(36)씨는 “지난 9년 동안 소방 시설 점검이 단 한 차례도 없었다. 미국·캐나다에서 연구할 땐 화재 경보 시스템은 물론이고 1주일이 멀다 하고 비상대피 훈련을 했는데 우리는 너무 허술하다.”고 말했다. 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는 국내 대학 이공계 연구실험실의 현 주소다. 화재나 폭발이 난다 해도 이상할 게 없고, 사고가 났을 때의 신속한 조치도 힘든 상황이다. 학생과 교수진은 불안을 호소하지만 이를 귀담아 듣는 학교는 거의 없다. 서울대가 이 정도이니 다른 대학들의 여건은 말할 것도 없다. 올 들어서만도 지난달 19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연구실에서 발생한 전기누전 추정 화재를 비롯해 10건가량의 화재가 발생했다. ●서울대 실험실 472곳 소화기조차 없어 서울 한남로 단국대 자연과학관도 사정은 마찬가지. 지하 1층 연구동의 소화기와 비상유도등은 먼지가 잔뜩 끼어 있고 소화전에는 점검표조차 붙어 있지 않다. 복도에는 아세토니트릴과 메탄올 등 각종 화공약품이 가득하지만 그 옆에는 고전압 급속냉동기가 가동되고 있다. 연구실과 복도의 화재 경보기와 스프링클러는 모두 깨져 있다. 분자생물학과 대학원생 박모(24)씨는 “내년 9월까지 캠퍼스를 옮긴다는 핑계로 학교측이 사고위험을 무시하고 있고 소방서도 이런 상황을 눈감아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8월 서울대 환경안전원이 펴낸 서울대 실험실 안전백서에 따르면 서울대 내 실험실 1334곳 중 35%인 472곳에 소화기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101곳은 비상통로가 제대로 확보돼 있지 않고,71곳은 두 개 이상이어야 하는 출입구 중 하나가 폐쇄돼 있다. 2004년 5월 개정된 소방시설 설치 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교육 연구시설은 규모에 따라 옥내 소화기(연면적 33㎡ 이상), 옥내 소화전(1500㎡ 이상), 스프링클러(5000㎡ 이상), 자동 화재탐지 설비(2만㎡ 이상)를 반드시 갖춰야 한다. 하지만 연구기관들은 1년에 한 번 자체적으로 점검한 결과만을 관할 소방서에 내도록 돼 있어 사실상 규정이 사문화돼 있다. ●안전 실태조사도 외부위탁 감독 허술 올 4월 시행된 연구실 안전환경조성에 관한 법률은 아직은 걸음마 단계여서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이 법은 연구기관이 안전관리규정을 작성해 게시하고 정기적인 점검을 실시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이를 감독해야 할 과학기술부 연구실안전과는 인원부족으로 실태조사마저 외부에 위탁한 상태다. 위탁기관 조사보고도 다음달이 돼야 완료되기 때문에 법이 만들어지고 나서 바뀐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서울소방방재본부 예방담당 고승 주임은 “위험한 약품을 다루는 실험실은 따로 방재규정을 둬야 하지만 모든 실험실이나 연구실이 위험물질을 다루는 게 아니기 때문에 지나친 규제라는 여론도 무시할 수 없어 따로 규정을 두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세이프 코리아] ‘터널안전’ 이대로 좋은가

    [세이프 코리아] ‘터널안전’ 이대로 좋은가

    산악지형의 도로에서는 터널을 자주 만나게 된다. 터널은 생태계를 파괴하는 주범으로 꼽히기도 하지만 험한 산길을 곡예운전하며 오르내리는 수고를 덜어준다는 점에서 ‘필요악’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터널은 운전자에게 편리함을 제공하지만 화재 등 사고발생시 대형참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도 이에 대한 운전자의 경각심은 높지 않은 실정이다. 더욱이 1997년 이전에 만들어진 터널의 상당수는 스프링클러 등 각종 소방시설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다. 따라서 노후 터널에 대한 꾸준한 시설확충이 이뤄지지 않으면 언제든지 화마(火魔)의 위협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미시령 터널 소화전 186개·소화기 372개 최근 완공된 대표적인 터널은 미시령 터널이다.2001년 7월 착공,4년 9개월 만인 지난 4월30일 완공됐다.5월3일 임시개통에 이어 7월1일부터 공식개통됐다. 미시령 터널은 강원도 인제군 북면 용대리부터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까지 이어지는 3.69㎞ 길이다. 죽령터널에 이어 국내에서 두번째로 긴 도로 터널이다. 이 터널이 뚫리면서 강원도 동북쪽 해안까지의 거리가 20여분이나 단축돼 차량통행량이 부쩍 늘었다. 터널을 관리하는 미시령동서관통도로㈜ 측은 성수기인 7월부터 11월까지 하루 평균 2만대의 차량이 오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근 지어진 터널답게 이곳의 방재시설은 수준급이어서 안전모델로 꼽힌다. 화재가 발생하면 센서가 미리 감지, 천장에서 물이 뿜어져 나오는 스프링클러는 기본사양으로 갖춰져 있다. 또 소화전과 소화기도 각각 186개,372개로 40m,20m 간격으로 설치돼 있다. 화재가 발생하더라도 운전자들이 소화전 등을 이용해 초기진화에 나설 수 있도록 했다. 가장 눈에 띄는 시설은 화재 때 운전자가 대피할 수 있도록 피난공간을 275m 간격으로 13곳이나 설치했다. 고속도로 상의 대부분의 터널에서는 피난연락갱이 750m마다 설치돼 있는 것을 감안하면 ‘안전공간’을 대폭 확보한 것이다. 이밖에 비상주차대, 비상전화기 등도 완비돼 있다. 강원도소방본부 관계자는 “지난달 9일 강원소방본부와 군·민 합동 긴급구조훈련을 갖는 등 터널 화재에 충분히 대비하고 있어 최신 시설을 갖춘 미시령 터널은 국내에서 가장 안전한 터널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시령 터널 운전자 피난공간 13곳 일반적으로 도로 터널은 일반 도로보다 사고가 발생할 확률이 낮다. 운전자들이 주변이 막힌 터널 안에서는 안전 운행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번 사고가 나면 대형 참사로 이어질 위험성이 매우 높다. 터널 교통사고가 화재로 번졌을 때 터널 안 온도는 보통 1000도를 넘는다. 알루미늄 등은 물론 구리도 녹일 수 있는 수준이다. 지난 2003년 대구 지하철 화재 때 전동차가 녹아내린 까닭이 여기에 있다. 그러나 기존 터널의 방재 시스템은 낙제점에 가깝다. 지난해 11월 일어난 대구 달성2터널 미사일 추진체 탑재차량 화재 사건은 터널 내 방재시스템의 총체적 부실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다. 이곳 상행선의 환풍시설은 30㎾짜리 6대. 그러나 추진체 폭발과 동시에 전력시설이 녹아내려 무용지물이 됐다. 비상조명등과 소화전 표시등 역시 전선이 녹으면서 작동을 멈췄다. 비상 안내방송도 없었다. 터널 입구에서 불어온 바람이 차량 진행방향으로 연기를 밀어내지 않았으면 자칫 대형 참사로 연결될 가능성도 높았다. 이에 앞서 2003년 6월에 발생한 홍지문터널 화재 때도 환기시설이 20여분 동안 작동을 멈췄다. 이에 따라 연기가 빠지지 않고 유도등마저 꺼지면서 터널 안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40여명은 연기 등에 질식돼 중경상을 입기도 했다. ●방재시설 설치지침 소급안돼 옛터널 무방비 기존 터널의 가장 큰 문제는 옥내소화전, 비상경보등, 무선통신설비 등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들 터널 대부분은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 관리에 관한 법률이 적용되기 전인 97년 9월 이전에 만들어졌다. 따라서 당시에는 방재시설을 갖추는 것은 필수사항이 아니었다. 또한 2004년 12월 각종 방재시설 설치 기준이 1000m에서 500m로 강화된 도로터널 방재시설 설치지침이 내려졌음에도 상당수의 지방터널은 시설 보완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법률의 소급적용이 어렵다는 이유 때문이다. 건설교통부 관계자는 “지방자치단체 등 관리 주체들이 예산 부족으로 터널 방재시설 확충에 제대로 나서지 못하고 있다.”면서 “지자체가 표시나는 사업에만 예산을 집중하기보다 안전문제 개선에 투자를 늘리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터널사고 대처방법은 유럽 알프스 산맥을 관통하는 터널의 길이는 상당수가 10㎞를 넘는다. 때문에 터널에서의 화재는 엄청난 인명 피해로 이어졌다. 대표적인 터널 대형참사는 스위스 중부 고타르 터널에서 발생한 화재사건이다. 알프스 산맥을 남북으로 연결하는 고타르 터널은 전장이 16.3㎞로 세계에서 두 번째 긴 터널이다. 2001년 10월 터널 남쪽 출입구로부터 약 1㎞ 떨어진 곳에서 연쇄 차량 추돌사고가 난 뒤 화재가 났다. 이로 인해 11명 사망,28명 실종이라는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알프스 일대 터널 화재는 이전에도 자주 발생했다.99년 3월 프랑스 동부와 이탈리아 북부를 연결하는 전장 11.6㎞의 몽블랑 터널에서 화재로 39명이 희생됐다. 화물 트럭에서 불이 난 게 원인이었다. 또한 그해 5월 페인트 등을 싣고 오스트리아 타우언 터널을 지나던 트럭이 사고를 내면서 불이 나 12명이 숨지는 사고도 있었다. 우리나라의 터널은 유럽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편이다. 덕분에 아직까지 대형 참사가 발생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터널에 대한 안전불감증은 대형참사로 이어질 가능성을 안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국내 터널들은 대부분 소방서에서 10분 이상 걸리는 곳에 위치해 있다. 화재의 초기 대응이 가능한 시간은 5분임을 감안할 때, 무엇보다 소방서에 의존하기보다 운전자와 인근 주민들의 대응이 중요하다. 터널 화재가 발생했을 때는 차량과 함께 일단 밖으로 벗어나는 게 중요하다. 터널 화재는 치명적인 유독가스를 엄청나게 뿜어내기 때문이다. 또한 차량을 터널 내에 두면 소방차 진입에 방해가 된다. 차를 몰고 나오는 게 불가능하다면 차량을 최대한 터널 내 벽쪽으로 붙여 정차시키고 키를 꽂아둬야 소방·구급구난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 터널 내 화재 발생신고는 소화기함이나 소화전함에 비상벨을 누르거나 휴대전화로 119에 알린다. 초기 진화가 가능하다면 20∼50m 간격으로 설치돼 있는 소화기나 소화전을 이용해 불길을 잡는 것도 좋다. 무엇보다 터널 운행시 인명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앞 차량과의 간격을 충분히 유지하는 운전습관이 중요하다. 그래야 터널에서 화재가 났을 때 차량을 돌릴 수 있는 공간이 생기게 된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세계문화유산 ‘홧김 방화’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인 수원 화성(華城·사적 제3호)의 서장대(西將臺)가 방화로 누각 2층이 모두 소실됐다. 이곳엔 소화전이 설치되지 않은 데다 야간순찰도 전무한 상태였다. 1일 오전 1시35분 수원시 팔달구 남창동 팔달산 정상의 화성 서장대 누각 2층에 안모(24·무직)씨가 자물쇠로 잠긴 누각의 경첩을 돌로 부수고 침입, 자신의 속옷 등에 라이터로 불을 붙인 뒤 바닥에 던졌다. 불은 목조인 기둥과 서까래 등에 순식간에 옮겨 붙으며 누각 2층(19㎡)을 모두 태웠다. 화성사업소 정반석(41) 보호계장은 “지난 1996년 서장대에 큰 불이 나 복원했는데 이번에 또 소실됐다.”며 “1층 기와도 훼손돼 복원비용만 10억원 이상이 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안씨는 불을 낸 뒤 현장에서 10여m 떨어진 망루에서 불을 지켜보다 출동한 경찰과 소방당국에 붙잡혔다. 안씨는 “카드빚 때문에 밤 9시부터 만석공원에서 혼자 소주 2병을 마신 뒤 서장대로 갔다가 2층 누각에 뭐가 있는지 궁금해 올라갔다.”며 “누각에 무당옷 같은 것(순라군 옷)이 있어 입어봤다가 귀신이 든 것 같아 벗은 뒤 함께 벗은 속옷과 함께 라이터로 불을 붙였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문화재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안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서장대는 화성에서 가장 높은 팔달산 정상(해발 128m)에 있으며, 연무대(鍊武臺)와 함께 평일 2만여명, 주말 5만여명이 찾는 화성의 문화유적 중 최고 인기코스다. 그러나 화성이 24시간 개방되는데도 불구하고 화성사업소는 문화재 훼손에 대비한 밤시간대 순찰근무를 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안씨가 입은 서장대 순라군 옷은 아르바이트생이 일과시간 후 벗어 놓은 것으로 확인돼 관리에 문제점을 드러냈다.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종로구, 허가 취소키로

    특혜 시비를 불러일으켰던 서울시장 관저 앞의 주차구역이 취소된다. 서울 종로구는 ‘소화전 5m 밖’ 규정을 위반한 관내 주차장 17곳에 대해 이달 중 주차구역 허가를 취소키로 했다고 21일 밝혔다. 이에 따라 서울시장 관저 앞 소화전 인근에 설치된 전용주차구역도 같이 폐쇄될 전망이다. 시장 관저 방문 차량만 세울 수 있는 이 주차구역은 이명박 시장 취임 직후인 2002년 9월 관련 법규를 무시한 채 소화전 2.8m 거리에 설치 허가가 났었다. 현행 도로교통법 29조에는 화재시 진화 작업에 지장이 없도록 소화전 5m 이내에는 주차시설을 둘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세이프 코리아] 연중재해로 변한 ‘산불’

    [세이프 코리아] 연중재해로 변한 ‘산불’

    “생전에 이처럼 큰불은 처음 봤어. 불길이 쏟아져 내리는데…어찌나 겁나던지 몸만 겨우 빠져나왔어.” 지난해 4월5일 이른바 속초·양양산불로 삶의 터전을 잃은 강원도 양양군 강현면 용호리 주민들은 당시 상황을 설명하면서 제대로 말을 잇지 못했다. 눈 깜짝할 사이 마을의 가옥 40여채 대부분이 불길에 휩싸이면서 주저앉았다. 꿈에도 생각지 못했던 일에 주민들은 한동안 넋을 잃었다. 산불은 이처럼 해마다 막대한 손실을 입히고 있다. 인명피해는 물론 문화재를 비롯한 귀중한 재산도 순식간에 잿더미로 변하게 한다. 산림청이 최근 5년 동안 발생한 산불을 분석한 결과 3∼4월 두 달 동안 일어나는 산불이 전체 건수의 63.5%, 피해 규모로는 전체의 92.5%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도 3월 들어 벌써 경북 영천과 성주에서 산불이 일어나는 등 어김없이 ‘산불과의 전쟁’을 눈앞에 두고 있다. ●산불 6건에 여의도 면적 34배의 산림 사라져 산림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는 해마다 평균 543건의 산불이 일어나 840㏊인 여의도 면적의 2.2배에 이르는 1844㏊의 산림이 사라지고 있다. 피해액 47억원은 단순히 나무값만 따진 것으로 산림의 공익적 가치 등을 감안하면 손실은 수십배·수백배를 넘어선다. 산림이 울창해지면서 산불 형태도 가지와 잎을 태우는 수관화(樹冠火), 줄기를 태우는 수간화(樹幹火)로 변하고 있다. 불이 날아다니며 피해를 확산시키고 있는 것이다. 야간 산불과 대형산불 발생 위험도 높아지고 있다. 편서풍과 푄현상으로 대형 산불 위험이 상존하고 있는 동해안 지역은 지난 10년 동안 6건의 대형 산불로 여의도 면적의 34배에 이르는 2만 8572㏊의 산림이 잿더미로 변했다. 2000년 4월 발생한 동해안 산불은 고성·강릉·동해·삼척, 경북 울진 등의 산림 2만 3448㏊를 숯더미로 만들며 사상 최대·최악의 대형산불로 기록됐다.2004년에는 산불이 잇따르면서 사상 처음 ‘산불예방특별기간’이 선포되기도 했다. 야간산불도 빈번해지고 있다. 올해 2월말까지 일어난 64건의 산불 가운데 14건이 야간산불이다.11건이 일어난 5년전보다 27%나 많아졌고, 피해면적도 17㏊로 89%나 늘어났다. 문제는 산불이 사람들의 부주의 때문이라는 사실이다. 이경일 산림청 산불방지과장은 “산림이 울창해지면서 작은 불씨가 대형 산불로 번질 위험이 매우 높아졌다.”면서 “입산을 완벽하게 통제할 수 없는 만큼 국민 모두가 조심하고 살피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산불 예방도 과학·전문화 필요 임업환경뿐 아니라 주 5일 근무제에 따라 등산인구가 증가하는 등 산불 발생 여건은 날로 악화되고 있다. 산불 예방과 진화에도 과학·전문성 확보가 시급해진 것이다. 산림청은 기상예보를 활용한 산불예보 시스템을 구축하는 한편 풍속과 풍향 등으로 산불 진행방향을 파악, 대응할 수 있는 ‘산불확산 예측모델’ 개발에 나섰다. 방화를 예방하고, 일단 방화한 사람은 강력히 처벌하기 위해 경찰에서 맡고 있는 산불감식에 산림부서가 참여하고, 장기적으로는 완전히 전담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현재 42대인 산불진화헬기를 2010년까지 60대로 늘려 전국을 20∼30분 도달권으로 커버하는 한편 2800㏊의 산림에 불에 강한 활엽수림(내화수림대)을 조성하고 지하수를 이용해 소화전을 설치하는 사업도 시도된다. 내화수림대는 지난해 낙산사 소실을 계기로 산림과 인접한 문화재·사찰·인가·시설물에 산불의 접근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이다. 산불이 일어날 때마다 지적되는 지휘체계의 혼란은 ‘산불현장 통합지휘지침’이 만들어지면, 역할분담이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야간·강풍 대비 지상진화인력 늘려야 ‘공중진화는 해외에 수출할 정도로 노하우를 갖춘 만큼 이제는 지상진화력을 보강하는 것이 시급하다.’ 우리나라 산불 진화는 헬기에 의한 공중진화가 주력이다. 기동력을 바탕으로 단시간에, 넓은 면적을 커버할 수 있고 인력이 투입될 수 없는 곳까지 진화작업이 가능하다. 그러나 헬기는 야간과 바람이 심한 날에는 뜰 수 없는 약점이 있다. 최근 산불은 낮에 진화한 불이 밤에 다시 발화돼 피해를 확산시키는 현상이 잦아지고 있다. 산림이 울창해지면서 바닥에 쌓인 나뭇잎이 두꺼워져 발생하는 현상이다. 진화작업을 하면서 공중에서 뿌려진 물이 지표층까지 제대로 내려가지 않아 겉불만 사그라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산불의 완전 진화는 인력으로만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산불 진화 인력은 공무원과 군인, 예비군 등으로 동원 가능한 숫자는 적지 않다. 하지만 산불진화헬기 조종사 A씨는 이를 ‘풍요 속의 빈곤’으로 표현했다. 헬기에서 보면 불길이 옆으로 번지고 있는데도 어찌할 바를 몰라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주 5일 근무제가 시행되면서는 공무원을 동원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산불이 재해로 인정되지 않아 위험수당이 지급되지 않는 등 보상체계도 마련돼 있지 않다 보니 알아서 몸을 사릴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시·군별로 30명씩 산불전문예방진화대가 활동하고 있기는 하다. 전국적으로 5900여명에 이른다.2월에서 5월까지 산불이 집중적으로 일어나는 시기에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이들은 산불 감시 및 초기진화, 잔불정리에 투입된다. 그러나 명실공히 전문 진화대는 산림항공관리소 소속 공무원 48명으로 구성된 공중진화대이다. 이들은 헬기와 함께 출동해 불길 속에서 나무를 제거해 산불 진로를 차단하는 등 실질적인 진화활동을 벌인다. 산림청은 공중진화대를 확대 개편해 산불 등 방재업무를 전담할 ‘특수산림방재단’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또 2010년까지는 산불전문예방진화대를 1만명 수준으로 늘려 현장의 초기 진화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통계로 본 서울] (12) 터널

    ‘남산 1·2호 터널은 전시(戰時)대피용이다?’‘터널을 뚫으면 산의 기(氣)가 쇠한다?’ 높고 험한 산을 관통하는 터널은 운전자들이 산을 돌아넘어가야 하는 수고를 덜어주는 고마운 존재다. 비록 운전자들이 이를 알아주지 않아도, 풍수지리학상 산의 기운이 쇠한다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도 터널은 시민들에게 편리함을 준다는 자부심 하나만으로 묵묵히 자신의 몸을 내어준다. 2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시내에 자동차가 다니는 터널은 30곳. 터널은 1종 터널과 2종터널로 나뉘는데 연장 1000m 이상 또는 편도 3차선 이상 터널은 1종 터널로 분류된다.1종 터널은 남산 1호 터널 등 11곳이 있다. 먼저 가장 긴 터널은 내부순환로 서대문구 홍은동과 종로구 평창동을 잇는 홍지문터널로 1890m에 이른다. 편도 3차로의 쌍굴터널로 99년 4월 30일 준공됐다. 홍지문터널을 조금만 지나면 곧바로 서울에서 두번째로 긴 정릉터널(1650m)과 만나기 때문에 무려 3540m를 터널 속에서 운전해야 하는 셈이다. 그러나 2007년 암사대교가 착공되고, 용마산길에서 이 암사대교로 이어지는 길이 3㎞의 용마터널이 뚫리면 홍지문터널은 서울에서 가장 긴 터널의 자리를 내어주게 된다. 반면 가장 짧은 터널은 금천구 시흥2동 호압사길에 설치된 호암 1터널로 90m에 불과하다. 폭이 가장 넓은 터널은 공릉터널로 21.3m이며, 가장 좁은 터널은 6.5m인 우면산터널이다. 가장 오래된 터널은 종로구 사직동 사직로에 있는 길이 140m의 사직터널로 1967년 5월에 개통됐다. 서울을 대표하는 남산을 관통하는 터널은 모두 3개. 중구 예장동∼용산구 한남동을 잇는 1호 터널과 중구 장충동∼용산구 이태원동을 잇는 2호터널, 중구 회현동∼용산구 이태원동을 잇는 3호터널이 있다. 남산 1·2호 터널은 각각 1970년 8월,12월에 개통했다. 이 터널들은 착공 한 해 전인 1968년에 있었던 울진·삼척 무장공비 침투사건을 계기로 전시에 서울시민 대피소로 이용하기 위해 만들어 졌다고 한다. 전시에는 30만∼40만명이 들어갈 수 있도록 설계됐다. 지난해에는 심각한 취업난을 반영하듯 터널 혼잡통행료 징수원 모집에 석사학위 소지자가 몰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풍수지리학자들은 터널이 사신사(四神砂)를 상처투성이로 만들었다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낸다. 후현무인 북악산은 북악·홍지문·정릉터널이, 우백호인 인왕산은 자하문·사직터널이, 남주작인 남산은 1·2·3호터널이 각각 산의 기를 끊었다고 주장한다. 남산 3호터널은 1978년 3월 터널이 뚫린 뒤 소공로 일대 은행 본점에서 이철희­장영자사건(82년), 명동 지점장 자살(92년) 등 각종 금융사고가 잇따라 터지면서 남산쪽에서 불어오는 나쁜 기가 쏘였기 때문이라는 풍문이 전해진다. 예술의 전당 아래를 관통하는 우면산터널(1718m)은 공연중 소음·진동 유발 문제로 개통이 연기되는 등 곤혹을 치르기도 했다.2004년 1월에야 겨우 개통됐다. 터널에는 화재 등에 대비해 소방방재시설 등이 설치돼 있다. 소화기는 모든 터널에 배치돼 있으며,500m 이상 터널에는 비상 조명등, 비상경보설비, 비상 콘센트,1000m 이상 터널에는 소화전과 제연설비, 자동화재탐지기, 비상방송설비, 유도 표지판 등이 각각 설치돼 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美 민항기에 미사일 방어시스템

    美 민항기에 미사일 방어시스템

    미국이 어깨에 올려놓고 발사하는 견착식 미사일로부터 민간항공기를 보호하기 위한 미사일방어시스템을 연내에 시험할 예정이라고 뉴욕타임스가 29일 보도했다. 현재 텍사스주 포트워스 공군기지의 격납고에서는 기술진들이 견착식 미사일을 무력화하도록 설계된 적외선레이저 시스템을 아메리칸항공 소유의 보잉 767기와 노스웨스트항공과 화물 특송업체 페덱스 소유의 보잉기 2대 등 3대의 민간여객기에 설치, 올해 말까지 시험을 마칠 계획이라고 신문은 소개했다. 미 의회를 통과해 국토안보부가 재정 지원하는 이 프로젝트는 100억달러(10조원)를 들여 6800대의 모든 민간항공기에 최첨단 미사일방어시스템을 갖추는 것으로, 이번 시험에만 1억 2000만달러가 투입됐다. 이 프로젝트는 이·착륙하는 자국 민간항공기를 조준해 반군이나 테러단체들이 견착식 지대공 미사일을 발사했을 때 이를 감지해 미사일의 유도장치를 교란시키는 적외선 레이저를 전송하게 된다. 소화전처럼 생긴 이 시스템을 항공기 1대에 설치하는 비용만 100만달러(10억원)가 들며 세계적 군수업체 노스롭 그루먼과 BAE시스템이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미 의회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산 ‘스팅거’나 옛 소련의 ‘SA-7’같은 견착식 미사일은 각국 정규군 무기고에 35만개 이상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지만 이 중 상당수가 암시장 등을 통해 테러단체나 반군세력에 넘어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휴대와 이동이 간편하고 몇백 달러에도 쉽게 구입할 수 있어 이 무기가 조만간 미국 내에서 민간 항공기를 조준해 발사될 날이 올 것으로 국토안보부 등에선 내다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위협이 과장됐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미국의 싱크탱크 랜드재단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에서 일어날 수 있는 여러 테러 가운데 내부 소행자나 불특정 화물 속에 폭탄을 숨긴 경우의 성공률을 100으로 보았을 때 견착식 미사일의 성공률은 1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 이같은 위협이 과장된 것임을 보여준다. 실제로 지난 2002년 케냐에서 이스라엘 전세기를 향해 발사된 두개의 미사일이 모두 빗나갔고, 지난해 11월 미사일에 맞아 바그다드 공항에 비상착륙한 DHL 화물기도 기압 조정력을 잃었지만 무사히 착륙할 수 있었다는 점을 신문은 들었다. 또 효과에 비해 지나치게 비싼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독자의 소리] 연등축제 사찰 화재예방을/정용인 전남 보성소방서 방호과

    불기 2549년 부처님 오신날을 앞두고 전국 사찰에서 거리와 경내에 신도들의 간절한 기원을 담은 연등을 밝히고 있다. 이에 따라 소방관서에서는 사찰 인근에 특별경계를 강화해 화재 예방에 나서고 있으나 행정기관에서만 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 먼저 사찰에서는 누전 차단기를 설치하고, 문어발식 콘센트 사용은 물론, 화재위험 장소에서 촛불을 켜지 말도록 해야 한다. 사찰은 대부분 목조 건물인데다 산 속에 위치하고 있어 소방차가 쉽게 들어갈 수 없고 불이 나면 순식간에 전소된다. 따라서 초기 진화에 필요한 소화기 비치 등 사전 점검이 중요하다. 소화전이 없는 곳에서는 소방용수를 확보해 두어야 한다. 아울러 방문객들은 유사시 소방차와 구급차가 진입할 수 있도록 불법 주차를 삼가고, 정해진 주차장을 이용하자. 우리 모두의 관심과 예방으로 기쁜 석가탄신일이 되었으면 한다. 정용인
  • 간식비명목 4800만원 걷어

    “공문을 보내고 언론을 통해 알리는 등 사전예고를 했음에도 촌지는 여전히 오고 갔습니다.” 서울시 교육청이 지난 4일부터 16일까지 시내 213개교를 대상으로 금품 관련 특별감찰을 실시한 결과 촌지를 받은 교사 12명과 불법찬조금을 모금한 5개 학교가 적발됐다. 예상보다 적은 숫자였지만 감찰반 관계자는 공개 감찰기간에 버젓이 촌지를 건네는 학부모나 이를 받는 교사 모두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촌지를 받거나 모금에 관련된 교사에 대해서는 감봉, 견책 등 경징계가 내려진다. ●교사 12명·학교 5곳 적발 시교육청이 조사한 결과 강남의 D초등학교를 비롯한 10개 초등학교에서 10만∼30만원의 금품이 오고 갔다. 촌지는 대부분 롤케이크, 떡, 책 등에 현금이나 상품권을 넣어 주는 방식으로 전달됐다. 적발된 금품 중에 5만∼10만원대 건강식품과 화장품도 있었다. 불법찬조금의 경우 S고교에서는 학생 간식비 명목으로 거둔 금액이 무려 4867만원에 이르렀다. 학교별로는 1인당 5만원에서 많게는 100여만원을 모금했다. ●감사반, 소화전수리공 변장도 이번 감사에는 총 33명의 감사반이 동원됐다. 촌지의 성격상 제보가 없고 현장을 포착해야 증거를 확보할 수 있어 적발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학교 안으로 쇼핑백을 들고가는 학부모를 뒤따르는 역할은 또 다른 학부모를 가장한 30대 여직원이 맡았다. 선물이 건네지고 교사가 이를 거절하지 않은 사실을 이 직원이 확인하면 바로 감사반이 투입돼 고가의 선물인지 현금이나 상품권이 들어있는지 확인했다. 여직원을 투입할 수 없을 때는 작업복 차림으로 소화전을 수리하는 척하거나 운동복 차림의 동네 주민을 가장하기도 했다. 이번 감찰 기간 동안 강남의 일부 학교에서는 교감이 교문을 지키며 학부모를 비롯한 외부인 출입을 아예 금지하기도 했다고 감사반은 전했다. 불법찬조금의 경우 적발 숫자가 지나치게 적은 것 아니냐는 지적에 시교육청 감찰반 관계자는 “이번에는 촌지 적발에 치중했다.”면서 “촌지에 대해서는 스승의 날을 전후로 감찰을 또 실시하고 불법찬조금은 연중 제보를 받고 감사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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