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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권 교체되면 한미관계 좋아질것”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8일 오전 서울 견지동 ‘안국포럼’에서 국제관계 전문가인 돈 오버도퍼 미 존스홉킨스대 국제대학원 교수와 대담을 나누고 “정권이 교체되면 한·미 양국 관계가 훨씬 더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북핵 6자회담과 관련해 “미국과 북한이 6자회담 틀 내에서 별도로 깊은 대화를 해야만 문제가 해결될 확률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이 ‘슈퍼파워’이긴 하나 ‘소프트파워’처럼 (정책을) 구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오버도퍼 교수는 “북한 핵의 완전한 제거라는 목표에 한국과 미국 등의 국가들이 동참해야 한다는 (이 전 시장의) 생각에 공감한다.”며 ‘MB독트린’에 관심을 나타냈다. 한편 이 전 시장은 지난 주말 모교인 고려대 합격자들에게 축하 인사를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 전 시장이 지난 3∼4일 경영학과 정시모집에 1∼10등으로 1차 합격한 수험생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축하의 뜻을 전했다는 것이다.임일영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김종면 기자의 책 안 세상 책 밖 풍경] 창의적 지식경영법 여기에

    ●‘다산선생 지식경영법’과 ‘지식형 인간’ 현대사회는 지식사회다. 지식이 사회를 지배한다. 지식은 곧 권력이다. 그러기에 개인도 기업도 국가도 저마다 지식의 주인이 되기 위해 애를 쓴다. 지식을 효율적으로 통합·관리하고 활용하는 시스템을 만들어가는 것, 즉 지식을 경영하는 것이야말로 이 시대의 화두다. 지식경영은 국내 최고경영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경영혁신 기법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기업뿐 아니라 개인 차원에서도 지식경영은 매우 중요하다. 우리의 판단을 흐리게 할 만큼 지식과 정보가 넘쳐나기에 더욱 그렇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 어떻게 지식의 맥을 살펴 자신만의 지(知)의 세계를 구축할 수 있을까. 한국 지성사의 거인 다산 정약용과 베트남 스님 틱낫한으로부터 지식경영의 비결을 배워보자. 한양대 국문과 정민 교수가 펴낸 ‘다산선생 지식경영법’(김영사)과 세계적인 지식경영 전문가 카이 롬하르트 박사가 쓴 ‘지식형 인간’(넥서스)이 그 텍스트다. 두 책은 약속이라도 한 듯 나란히 50가지의 지식경영법을 제시해 눈길을 끈다. 틱낫한 스님은 ‘전념(mindfulness) 수행법’으로 잘 알려져 있다.‘지식형 인간’은 이 명상 수행법을 지식활동에 접목시킨다. 가득 찬 잔에는 새로운 것을 담을 수 없는 법. 그러니 새로운 지식을 대하기 전에는 반드시 자신을 비워야 한다. 들끓는 마음을 가라앉히면 고요한 가운데 자신의 내적인 지식과 만날 수 있다. 외부의 지식을 맹목적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내면의 욕구에 따라 자신만의 지식을 만들어내야 한다. 다산은 18년 동안 유배생활을 하며 500여권의 저서를 남겼다. 유배생활 중 공부에 몰두하느라 방바닥에서 발을 떼지 못해 복사뼈에 세 번이나 구멍이 났다는 집념의 학자다.‘다산식’ 지식경영법 또한 ‘틱낫한식’ 지식경영법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산은 불포견발(不抛堅拔), 곧 권위를 극복하고 주체를 확립하라고 말한다. 요컨대 창의적인 지식경영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귀로 들은 것을 그대로 남에게 이야기하기는 쉽다. 그러나 그런 구이지학(口耳之學)의 수준에서 벗어나 지식을 자기 자신의 것으로 소화해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우리 지식계에는 아직도 ‘학문의 사대(事大)’에 빠진 무리가 적지 않다. 서구이론의 수입상 혹은 중계업자를 자임하는 이들은 특히 다산의 치학(治學) 전략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서양이론의 복덕방이 아니라 우리 이론의 공작소가 되어야 한다.21세기 지식기반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창조적인 지식경영의 패러다임을 세우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날로 치열해지는 소프트파워 경쟁 시대를 살아가는 지혜다. jmkim@seoul.co.kr
  • “행복한 미래사회 키워드는 어메니티”

    ‘어메니티(amenity)’라는 새로운 화두를 확대시키기 위한 포럼이 출범했다.‘어메니티’는 어떤 장소나 건물, 주변 환경 등에서 느끼는 기분 좋은 매력을 통틀어 일컫는 말이다. 김안제 전 신행정수도이전추진위원장과 허신행 전 농림수산부장관, 서건일 전 서울신문 편집국장 등을 공동대표로 하는 사단법인 ‘지역창조 활성화 어메니티 포럼’은 22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창립총회 및 기념강연회를 열고 활동에 들어갔다. 창립 회원들은 “지금 우리 사회는 공급위주의 개발 우선 시대에서 생명·문화가치가 중심이 되는 감성적 소프트파워 시대로 진화하고 있다.”면서 “행복한 미래사회의 키워드는 ‘어메니티’다.”라고 창립 취지를 밝혔다. 서건일 상임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우리 주변의 쾌적한 것들은 모두 어메니티”라고 정의한 뒤 “도시와 농촌의 지역환경과 생활·문화환경이 아름답게 디자인되고 창조돼 어메니티를 확대 재생산하는 방향으로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메니티 포럼’은 앞으로 ▲도시와 농촌의 재생 활성화 ▲지역 어메니티 환경자원 조사 및 환경경영컨설팅 ▲학술 정책연구 ▲우수 어메니티 발굴 시상 ▲어메니티 전문가·지도자 양성 등의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어메니티 운동’은 1990년대 중반부터 서유럽 국가들을 중심으로 농촌 어메니티 운동, 농촌 어메니티 정책 등을 통해 점차 확대되기 시작했다.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데스크시각] 아테네-스파르타 vs 남북/구본영 정치부장

    한국 정치는 ‘소용돌이 정치’라고 갈파한 서방 학자가 있었다.“6·25는 통일전쟁이었다.”는 강정구 교수의 발언이 정국에 회오리바람을 일으키면서 그의 어록이 새삼 떠올랐다. 천정배 법무장관의 지휘서신 파문이 국가 정체성 공방으로 번지면서 우리 사회의 이념 갈등의 골은 깊어졌다. 이를 논외로 치더라도 역설적이지만 강 교수의 주장은 그가 의도했든 않았든 또 다른 효과를 낳았다. 어느 시인의 표현대로 ‘세상의 고달픈 바람결에 시달리고 나부끼는’ 이 땅의 보통사람들이 잊고 있었던 통일에 대해 다시 생각케 하는 계기를 만든 것이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최근 몇년간 남북통일이 쉬이 이뤄질 것이라고 보는 국민적 인식은 갈수록 엷어지고 있다. 여론조사에 나타나는 역설이다. 올해 서울신문 창간 101주년 여론조사 결과가 그랬다.‘10년 이내에 통일이 될 것’이란 응답 비율은 19.2%에 불과해 ‘10년이상 20년 이내’(34.8%),‘20년 이상’(25.1%)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 아예 ‘통일이 안될 것’이란 비관적인 응답자의 비율도 13.2%에 달했다. 이는 한반도에서 냉전은 끝나가고 확실한 평화정착의 기반이 마련됐다는 당국자들의 홍보와는 엄청난 괴리다. 굳이 여론조사 수치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남북 대결이 종식되고 양쪽 주민이 서로 오가는 ‘사실상의 통일’이 이뤄질 것이란 믿음을 갖기엔 현실은 아직 엄혹하다. 얼마전 끝난 12차 금강산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보자.1000만 이산가족 중 불과 몇백명의 혈육이 반세기만에 3박4일간의 짧은 재회를 끝내고 또다시 기약없는 긴 이별로 이어지지 않았는가.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최근 한 강연에서 “(남북간)체제경쟁은 이미 끝났다.”고 선언했다.“북한과 1인당 국민소득, 수출규모 등에서 수백배가 차이 난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러나 북측은 정 장관이 공짜로 전기를 지원하겠다는 ‘중대 제안’을 했음에도 선뜻 받지 않고 있는 것은 웬일일까. 남쪽에 무작정 경제적 의존을 하는 것은 체제유지에는 독이 된다는 판단 때문이 아닐까 싶다. 때문에 아직은 온전히 마음을 놓기에는 이르다는 생각이다. 기자는 최근 지금으로부터 2400여년전 아테네와 스파르타의 쟁패를 다룬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를 다시 읽었다. 같은 언어를 쓰고, 동일한 신을 믿었던 그리스의 두 도시국가 아테네와 스파르타의 25년간 싸움을 다룬 투키디데스의 역사서다. 결론부터 말해 경제력은 물론 민주주의의 성숙도나 문화 등 소프트파워에서도 앞섰던 아테네는 스파르타와 싸움에서 무참히 패배한다. 스파르타가 이겼다고 하지만 아테네와의 전쟁에서 힘을 소진한 그리스 도시국가들은 알렉산더 대왕 부자의 신흥세력 마케도니아의 말발굽 아래 짓밟혀 역사의 무대에서 사라졌다. 물론 아테네가 꽃피운 그리스 문화는 나중에 로마문화로 전승된다. 반면 오로지 강력한 군사력만으로 패권을 추구했던 스파르타가 인류 문명사에 남긴 긍정적 유산은 아무것도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북한의 ‘선군(先軍)정치’ 깃발과 고대 스파르타의 상무(尙武)주의를 똑같다고는 하기 어렵다. 하지만 주민이 배를 곯든 말든 ‘우리식 대로’하는 북한식 사회주의가 통일 코리아의 미래상이 될 순 없지 않겠는가. 통일이 빨리 되는 것도 중요하나, 세계사의 보편적 가치에 반하는 통일은 재앙이다. 남측이 북한 주민의 배고픔을 덜어주기 위해 인도적 손길을 내미는 데 인색해선 안 될 것이다. 굶주리는 동족을 위한 식량지원에 누가 반대하겠는가. 그러나 군사비로의 전용 가능성이 있는 현금 지원에는 신중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본다. 통독 전의 서독도 동독에 대해 아낌없이 경제 지원을 했지만, 항상 동독의 인권이나 양독간 교류 확대와 사실상 연계했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북한이 세계사의 흐름과는 다른 퇴행적인 길을 걷게 할 수도 있는 ‘묻지마’식 현금 지원은 곤란하다. 이는 통일을 앞당기는 게 아니라 분단 고착화를 자초하는 일일지도 모르겠다. 같은 맥락에서 정부가 유럽의 인권선진국들이 제출한 유엔북한인권결의안에 지금까지 기권해 온 것이 온당한 일인지도 자문해야 할 시점이다. 강 교수의 인권을 거론하면서 수많은 보통 북한 주민들의 일상적인 인권 유린을 아랑곳하지 않는대서야…. 이중잣대로는 정부의 정책이 국민적 신뢰를 얻기 어려울 듯싶다. 구본영 정치부장 kby7@seoul.co.kr
  • [코드로 읽는책] 우리는 실패에서 희망을 본다/오세훈 등 지음

    IMF외환위기 이후 한동안 ‘실패학’이 유행했다. 실패했다고 낙담할 것이 아니라 실패로부터 뭔가 배우자는 것이다. 실패한 이유를 뒤집어 보면 성공의 길도 찾을 수 있다는 단순한 논리를 학문적으로 접근한 것. 과연 실패로부터 우리는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대한민국 희망프로젝트 ‘우리는 실패에서 희망을 본다’(황금가지 펴냄)는 30∼40대 정치·외교·사회분야 전문가들이 선진국의 실패사례를 거울삼아 우리나라가 희망을 되찾을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단지 학문적인 담론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경험으로부터 나온 생생한 이야기를 담았다. 오세훈 변호사를 비롯, 이영조·김호기·강원택·박철희·정종호·이남주·이재승 교수 등 유학시절 서로 다른 나라에 대한 관심을 가졌던 전문가들이 나라별 교훈과 해법을 한자리에 쏟아냈다. 필자들은 영국·프랑스·독일·중국·라틴아메리카·네덜란드·아일랜드·핀란드 등 우리보다 앞서 국가적 성공을 이뤘던 나라들의 실패를 극복하고 재도약한 비결을 소개한다. 물론 이들 국가가 처한 상황과 조건은 다르지만 1인당 국민소득이 1만달러 수준에서 정체돼 있는 우리나라가 이들을 반면교사로 삼기에 충분하다는 합의에서 출발한다. 선진국들은 왜 실패했고 어떻게 다시 일어났는가?영국은 무능한 정치권과 노조의 무책임함 등으로 인해 1970년대 이른바 ‘영국병’이라고 불리는 커다란 혼란에 빠졌다. 그러나 대처 총리의 집권으로 과감한 정치개혁이 이뤄지며 집단이기주의가 해소된다. 적시에 구조조정을 단행하지 못한 일본 경제는 불황의 늪에 빠졌지만 고이즈미 정권의 구조개혁이 국민과 일체감을 형성, 빛을 보고 있다. 이와 함께 프랑스 사회당의 실패, 독일의 경제위기, 중국의 문화대혁명, 라틴아메리카의 민중주의 실패, 아일랜드·네덜란드·핀란드의 성공 등을 통해 정치·사회적인 혼란과 경제위기 극복 노하우를 배울 수 있다. 그렇다면 한국은 어떻게 강해질 수 있을까?필자들은 다른 나라의 위기극복 사례를 통해 한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6가지로 요약한다.▲경쟁의 활성화를 통한 겅쟁력 제고▲중견국으로서 당당한 자기 목소리를 내는 대외 전략▲소프트파워의 개발▲생산적 복지의 도입▲인권이 보장되는 사회▲현실적이고 체계적인 통일 대비 등이 그것이다. 필자들은 이념의 대립을 넘어 ‘실사구시’정신으로 장기적 국익을 위해 뜻을 모아야 한다며, 리더보다는 국민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오 변호사는 “젊은이들의 생각과 인생목표가 온통 안정된 직장과 아파트 평수 늘리기에 있는 나라에 희망은 없다.”면서 “우리 자손들이 살아가야 할 조국의 미래에 대해 생각해 보자.”고 역설한다. 도태와 재도약의 갈림길에서 우리가 어느 길을 선택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던져주는 책.1만 5000원.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열린세상] 세계 한국학을 살리는 길/임현진 서울대 기초교육원장·사회학과 교수

    지금으로부터 30년전만 해도 한국학을 전공하는 외국인들은 고달팠다. 한국 관련 주제로 석·박사 학위 주제를 잡으면 장학금을 받기 어려웠고, 설령 학위를 받아도 대학·정부·기업·연구기관에 취직하기가 쉽지 않았다. 내가 아는 미국인은 아이비리그 계열의 대학에서 법학으로 박사학위를 받고도 갈 데가 없어 생활고에 시달리다 결국 한국학도의 길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전도유망한 한국학 전공학자를 잃어버린 셈이다. 정부 주도로 1980년대 해외 한국학 지원사업이 소규모로 시작되었다.90년대 들어와 한국국제교류재단과 한국학술진흥재단이 창설되면서 부족하나마 외국의 한국학 재정지원을 위한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었다. 그러나 아직도 해외 한국학 관련 교재개발 및 연구지원, 학문 후속세대 양성, 지구적 네트워크 형성 등 여러 업무를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조직은 없다. 한국국제교류재단 한국학술진흥재단 한국학중앙연구원 등에 여러 기능이 분산, 중복되어 있는 실정이다. 요즘 언론에 보도되는 해외 고등교육기관에서 한국학의 폐지·축소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비단 영국 프랑스 독일뿐만 아니라 미국 캐나다의 유수한 대학들에서도 한국학은 이미 오래전부터 고사 직전에 놓여 있었다. 주류학생들로부터 외면당하는 한국학 강좌가 그나마 한국인 2세대와 유학생에 의해 연명되지만, 한국 관련 전공을 최종 학위로 할 경우 졸업후 취업기회가 원만히 보장되지 않는 상황에서 한국학의 유지, 발전을 기대하는 것은 지나친 욕심이다. 한국학의 위기는 여러 국내외적 요인의 복합결과이다. 세계 중심국가들이 중국이나 일본에 대해 갖는 정치·군사·경제·문화적 이해관계는 한국에 상대가 되지 않는다. 중국학과 일본학에 비해 한국학이 주변화되는 이유다. 일찍부터 일본은 정부와 기업이 나서 막대한 교육 및 연구기금을 쏟아붓고 있다. 우리의 한국학 지원 1년 예산은 일본의 100분의1에 불과하다. 중국이 앞으로 경제발전을 통해 여기에 가세할 경우 한국학은 그야말로 설상가상이다. 내경험으로도 미국 대학에서 강의 때 자부심 못지않게 좌절감을 겪은 바 있다. 한국학의 불씨를 살린다는 자부심에도 불구하고 중국학과 일본학에 비해 인기와 비중이 너무 뒤떨어진다는 좌절감이다. 미국과 유럽의 유수 대학들의 경우 중국과 일본에 관해서는 지역학의 수준에서 독자적인 교수진과 연구진을 갖추고 있다. 이를 통해 초청강의, 인적교류, 연구기획, 정책제안, 자료축적이 수시로 이뤄진다. 현실수요와 학문발전이 같이 가는 배경이다. 21세기는 소프트파워의 시대다. 문화의 역량없이 정치나 경제의 힘을 키우기 어렵다. 한국학은 문화적 역량의 총합과 다름없다. 한국학 관련 지원기관의 통합이나 획기적 예산증액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예산부족과 조직분산을 탓할 일만은 아니다. 최소 자원으로 최대 효과를 낼 수 있는 전략적 사고가 필요하다. 미국·유럽 중심도 중요하지만 제3세계 나라들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서아시아·중남미·중동 지역에서는 적은 지원으로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 한국학 거점대학을 선정하는 경우 매칭펀드 개념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한국학 프로그램을 공동으로 만든다는 의지를 나눠가져야 하기 때문이다. 거점대학의 실적을 정기적으로 평가함으로써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을 모색하는 것이 유용하다. 한국학 프로그램을 다양화해 학·석·박사 과정에서의 장학금 지원을 넘어 학생의 단기 방문연구 지원도 생각해 볼 수 있다. 한국학 교수직 신·증설도 중요하지만 교수의 강의 및 연구 개발지원을 위한 소규모 지원도 고려해 볼 수 있다. 나아가 해외와 한국을 연결하는 학사-석사-박사 연계과정을 통해 과정이수와 학위수여를 수직적으로 교차하는 국제화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학 진흥을 넘어 국내외 학술교류를 위해 기여할 수 있다. 문제는, 거창하지는 않지만 짭짤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려는 의지와 비전이다. 임현진 서울대 기초교육원장·사회학과 교수
  • [데스크시각] 빛을 감추고 힘은 길러야/구본영 정치부장

    어린이날인 5일, 푸르러가는 5월의 하늘을 보며 지난 4월 중순 제주도의 짙푸른 봄 바다를 새삼 떠올린다. 성산포의 유채꽃과 눈이 시리게 맑은 물은 보름도 더 지난 지금도 눈시울에 찍혀있다.‘상생정치와 언론’이라는 주제로 열린 관훈클럽 세미나에 참석했을 때의 기억이다. 그러나 제주도의 풍광보다 더 선연하게 뇌리에 남아 있는 화두가 있다.“한국적 정치풍토에서 상생(相生)이란 가당치 않다.”는 원로 언론인들의 빗발치는 이의제기였다. 세미나 분위기야 시종 화기애애했다. 주제발표를 한 정세균, 강재섭 두 여야 원내대표는 워낙 우리 정치판에서 합리적이고 유연한 정치인으로 분류되는 인물들이다. 하지만 어차피 다툴 수밖에 없는 여야 관계라면 페어플레이 속에서 상쟁(相爭)이라도 제대로 해야 한다는 게 다수 참석자들의 속마음이었던 것 같다. 실제로 우리 사회에서 갖가지 정쟁과 입씨름은 현재진행형이다. 지난 3월 노무현 대통령이 육군3사관학교 졸업식에서 ‘동북아 균형자 역할론’을 편 이후의 날선 공방이 대표적이다. 동북아 균형자론에 비판적인 이들은 “중·일 대결이나 미·중 충돌이 발생했을 때 한국이 중재역을 맡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비현실성을 지적한다. 한·미·일의 남방3각과 북·중·러의 북방3각이라는 냉전구도에서 탈피하려는 취지도 한·미 동맹의 포기나, 반미로 비쳐질 경우 또 다른 화를 부를 것이라고 주장한다. 중국이 남북통일 문제 등에서 한국 편에 설 의지가 없는 상황에서 자칫 게도 놓치고 구럭도 잃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다. 이같은 비판이 꼬리를 물자 국가안전보장회의(NSC)측이 동북아 균형자론이 한·미동맹의 약화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고 공식 해명하고 나섰다. 중·미간이 아닌, 중·일 분쟁시 중재역을 하겠다는 취지였다.“동북아 균형자론은 무력에 의존하지 않고 중견국가의 위상에 맞는 ‘평화의 균형자역’을 맡겠다는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민주주의 역량, 의제설정 능력, 문화 역량 등 이른바 ‘소프트파워’(연성국력)를 통해 추구하겠다는 부연설명이었다. NSC의 복잡한 설명이 아니더라도 기자는 동북아 균형자론이 결국엔 한국이 지향해야 할 큰 비전일 수 있다고 본다. 언젠가는 강대국들의 종속변수가 아니라 판 자체를 주도하는 역할을 해야 하지 않겠는가. 다만 그 비전이 공허한 수사에 그치지 않으려면 그만한 역량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얼마전 원로인 강원룡 목사도 동북아 균형자론은 통일 이후에나 가능하다고 고언했다. 역사 속에서도 국제 관계에서 외교적 슬로건에 앞서 내실을 다지고 국력을 키우는 일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뼈저린 교훈을 읽을 수 있다. 중국이 오늘의 미국에 비견될 초강대국격이던 시절 명·청 교체기를 맞자 조선에선 청에 대한 화친론과 주전론이 맞섰지만 어느 길도 자의로 선택할 수 없었다. 끝내 주전론을 고집했다면 사직과 백성의 공멸을 뜻하는 옥쇄외에 달리 길이 없었을 터였다. 마지못해 택한 화친론도 인조가 청태종을 향해 얼어붙은 맨땅에 머리를 찧는 ‘삼배구고두(三拜九叩頭·절을 하고 머리를 땅에 세번 부딪기를 세번 반복)’하는, 삼전도의 치욕으로 이어진다. 중국 여성의 전통 의상 중 치파오(旗袍)가 있다. 허리 아래로 옆이 터져 허벅지살이 허옇게 드러나는, 아름답지만 퍽 도발적인 옷이다.1972년 죽의 장막을 헤치고 미·중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의 닉슨 대통령이 베이징을 찾았을 때다. 누군가 부인 패티 여사에게 치파오를 본 소감을 묻자 이렇게 응수했다.“중국 인구가 이렇게 많은 이유를 이제야 알았다.”고. 패티 여사, 아니 미국은 당시 이미 인구 10억이 넘는 ‘공룡’ 중국의 잠재력을 예감했던 셈이다. 그러나 정작 중국의 최고지도자 덩샤오핑은 ‘빛을 감추고 때를 기다리는’ 대외전략, 즉 ‘도광양회’(光養晦)정책을 선택, 힘을 대외적으로 과시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우리에게도 현 시점에선 주변국의 경계심을 불러일으키는 ‘동북아의 균형자’가 아닌 ‘평화의 중재자’정도의 겸손한 수사가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 물론 이에 앞서 집권 3년차인 청와대가 해야 할 더 시급한 과제는 여야간, 세대간, 계층간 이해다툼을 조정하는 ‘내치의 균형자’를 자임하는 일이 아닐까 싶다. 이를 통해 우리의 단합된 힘부터 길러야 평화의 중재자역을 제대로 할 수 있다는 뜻에서다. 구본영 정치부장 kby7@seoul.co.kr
  • [사설] 프랑스식 국방개혁과 균형자론

    국방부는 어제 노무현 대통령에게 프랑스식 국방개혁 모델을 벤치마킹하겠다고 보고했다. 프랑스처럼 징병제의 모병제 전환과 군병력의 대폭 감축을 추진한다는 추측이 나오자 청와대와 국방부는 “법제화를 통해 국방개혁을 진행했던 프로세스를 본받자는 취지”라고 서둘러 해명했다. 동북아균형자론처럼 성급하게 말의 성찬을 늘어놓다가 자꾸 추가설명을 하는 모양이 우려스럽다. 프랑스식 국방개혁론은 지난해 말부터 나왔다. 노 대통령이 프랑스를 방문하고 국무회의석상에서 거론한 뒤 국방부가 ‘한건주의식’으로 연구해온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국방부 해명대로 절차를 벤치마킹하는 정도라면 굳이 프랑스식을 거론하지 않는 게 나았다. 군 주변에서는 참여정부가 군부대 통폐합을 통한 지상군 병력의 대폭 감축을 추진하고, 모병제에 앞서 직업군인 숫자를 늘리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돌고 있다. 냉전이 해소된 유럽에서 프랑스가 과도한 지상군을 유지할 이유가 없다. 프랑스는 또 미국의 안보역할을 인정하는 위에 국방개혁을 진행중이다. 그전까지는 드골식 자주국방을 강조했었다. 이와 달리 참여정부는 협력적 자주국방을 내세워 미국 의존도를 줄이려 하고 있다. 한반도에서는 북핵 등 냉전기운이 여전하다. 때문에 한국형 국방개혁안이 필요한데, 어느 나라식을 강조하면 오해를 부른다. 특히 과감한 병력감축은 북한이라는 상대를 봐서 장기과제로 검토해야 하며, 군축회담의 지렛대로 삼을 수 있다. 성급한 슬로건보다는 내실있는 개혁안이 나와야 국민적 공감대가 넓어지고, 정권이 바뀌어도 추진력을 잃지 않는다. 프랑스뿐 아니라 독일을 비롯해 국방개혁을 추진하는 나라들을 두루 살펴 한반도 상황에 맞는 장점을 취해야 할 것이다. 정부는 동북아균형자론이 한·미동맹을 재조정하는 것으로 인식되자 중국·일본간 분쟁시 중재역할을 하려는 구상이라고 추가해명한 바 있다. 민주주의 역량, 의제설정 능력, 문화역량 등 ‘소프트파워’를 통한 평화의 균형자를 추구하는 것이라는 어려운 설명을 내놓기도 했다. 균형자론, 프랑스식 국방개혁 등 설익은 화두를 던져 진정한 자주국방과 군개혁을 도리어 늦추지는 않을까 걱정된다.
  • [월드이슈-EU 빅뱅시대] 인류 최대 정치실험 막 올랐다

    |브뤼셀(벨기에) 함혜리특파원| 유럽연합(EU)이 1일 새 역사의 장을 펼친다.이날 10개국이 한꺼번에 가입,회원국 수 25개국에 총인구 4억 5000여만명,국내총생산(GDP) 8조 8000억유로에 이르는 최대의 국가연합으로 거듭나는 것이다.새로 회원국이 되는 나라는 폴란드,체코,헝가리,슬로바키아,슬로베니아,리투아니아,라트비아,에스토니아,몰타,키프로스 등 중·동부 유럽 국가들.2차대전 이후 동서로 분열됐던 유럽이 이제 EU라는 한지붕 아래 동고동락하는 ‘가족’이 된다.베를린 장벽이 무너진지 15년 만이며 신규 회원국들이 가입 협상을 시작한 후 6년만이다.EU는 정치·경제적으로 막강한 결속력을 과시하며 국제정치 및 경제의 역학구도에서 비중있는 자리를 차지할 전망이다.그러나 각국의 이질적 역사와 문화적 배경,경제·사회체제를 극복하고 ‘유럽 합중국’ 건설이란 궁극적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인류 최대의 경제실험으로 일컬어지는 유로화 도입을 성공적으로 추진한 EU가 역사적인 빅뱅과 함께 시작한 정치적 실험이 과연 성공할지에 국제사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정치적 영향력 커진 유럽 EU의 확대는 ‘유럽 국가들을 EU라는 같은 배에 태움으로써 전쟁 재발을 막을 수 있는 평화체제를 구축하고,경제적으로 공동 번영을 추구할 수 있다.’는 유럽통합운동의 이상론에서 출발했다.이번 EU 확대는 무엇보다 유럽 대륙에 안정과 번영,민주주의의 발전을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된다. EU 집행위원회의 장크리스토프 필로리 확대담당 집행위원 대변인은 “EU 빅뱅의 목표는 EU 창설 당시와 변함없다.”며 “이는 인권,민주주의,법치의 확대와 발전”이라고 강조했다. 대외적 의미는 더욱 크다.25개국으로 확대된 EU는 외형만으로도 국제정치 역학구도에서 막강한 파워를 갖는다.서유럽만의 반쪽짜리 유럽이 아니라 동·서가 합쳐짐으로써 명실상부하게 유럽을 대표하게 됐다.특히 슈퍼파워 미국의 독주가 두드러지는 상황에서 미국을 견제하며 힘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 축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엠마 우드윈 대외담당 집행위원 대변인은 “EU 확대는 전쟁과 갈등,경쟁으로 점철된 역사를 안고 있는 유럽에 평화의 기틀을 제공하고 대외적으로 유럽의 외교력을 높인다는 전략적 사고에서 출발했다.”며 “EU의 ‘소프트파워’는 미국의 ‘하드파워’를 견제하는 힘을 보일 것”이라고 자신했다. ●정치적 분열 가능성은 상존 그러나 유럽통합 회의론자들은 외형적 통합이 진정한 통합으로 직결되는 것은 당분간 기대할 수 없다고 분석한다. 새로 가입한 10개국 중 7개국이 미국에 우호적인 옛 공산권 국가들로 여전히 미국의 영향력 아래 있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지난해 미국 주도의 이라크전 개전 당시에도 이들 ‘새 유럽국’들은 미국을 지지해 미국으로부터 ‘늙은 유럽’으로 분류된 프랑스 독일 벨기에 등이 미국의 일방주의를 강하게 비판했던 것과 대조를 보였다.유럽헌법 제정을 둘러싸고도 늙은 유럽과 새 유럽은 대립하고 있다.필로리 대변인은 “신규 회원국 대부분이 민주화 과정에서 미국의 많은 지원을 받았고 아직도 미국 주도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밀착해 안전을 보장받고 있다.”며 “이들 국가들은 미국과 우호적 관계를 지속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정치적 분열의 가능성은 상존하고 있는 셈이다. 일부 외교 분석가들은 이같은 이유로 새로 태어난 거대 EU가 미국에 대한 유럽의 견제 역할을 강조하는 프랑스와 독일 등 ‘유럽통합의 기관차’를 자임해 온 기존 메이저 국가들의 입지를 약화시킬 것으로 전망한다. 그러나 통합론자들은 “스페인이 사회당 정부의 출범으로 ‘늙은 유럽’ 대열에 합류했으며 프랑스와 영국은 유럽공동방위군을 창설하는데 합의하는 등 정치적 분란의 요소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며 “최악의 상황은 지난해로 종결됐다.”며 낙관론을 펴고 있다. 정치적 문제 외에도 당장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EU 확대 이후 기구 비대로 인한 EU의 비효율성,동·서 경제력 격차,동구인들의 서구 불법 이민 심화 가능성 등 부작용에 관한 우려도 만만치 않다. 대부분의 문제는 회원국간 경제적인 격차에서 비롯된다.과거에는 비슷한 경제구조와 소득수준을 지닌 국가들간의 통합이었지만 이번 확대에서는 가입국들의 소득 수준과 경제구조가 기존 회원국들과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이번 확대로 7500만명이 새로 EU의 국민이 됐다.인구 수로 보면 전체 EU 인구의 20%에 해당하지만 경제규모로는 전체의 5%에 불과하다.신규 회원국들의 소득 수준은 EU 평균의 40%에 불과하다. 회원국간 경제적 격차는 기존 회원국과 신규회원국 모두에게 불만 요인으로 작용한다.통합세(1인당 연 25유로)를 내는 기존 회원국 국민들은 왜 우리가 세금을 내서 그들을 먹여살려야 하느냐며 목소리를 높인다.실업률이 높고 임금이 싼 중·동 유럽국에서 서유럽으로 불법이민이 대거 유입할 것도 우려한다.스페인 포르투갈 등 EU의 보조금 혜택을 누린 국가들은 보조금이 가난한 새 회원국으로 넘어가는데 대해 볼멘소리를 한다.사회주의 경제체제에 익숙해 있던 새 회원국 국민들은 자유주의 시장경제에 대한 두려움과 함께 물가상승을 걱정하고 있다. ●유럽헌법안 마련 시급 EU 확대에 따른 체제정비도 발등의 불이다.EU는 기구 마비 현상을 막기 위해 EU의 운영 원칙과 규정을 담은 단일 문서인 ‘EU 헌법’ 제정을 추진 중이지만 회원국간 이해 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아직까지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합의 실패의 주 원인은 의사결정 방식이다.EU 헌법 초안은 확대 이후 의사결정 방식을 ‘회원국 과반수 찬성에,찬성국 인구수가 전체 EU 인구의 60%를 넘어야 한다’는 이중다수결제도를 채택하도록 했다.이를 적용하면 자연히 인구가 많은 독일과 프랑스의 영향력이 커지기 때문에 스페인과 폴란드는 헌법안의 채택을 거부했다.그만큼 회원국간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기 때문이다. lotus@seoul.co.kr˝
  • “부시, 무력위주 정책은 잘못” 조지프 나이 하버드大교수

    |런던 연합|미국은 이슬람 세계와 벌이고 있는 이념전쟁에서 하드 파워(hard power·강성 권력)에만 의존함으로써 소프트 파워(soft power·연성 권력)를 급속히 상실하고 있다고 미국 하버드대학의 조지프 나이 교수가 19일 지적했다. 나이 교수는 파이낸셜 타임스 기고문에서 미국이 테러전쟁에서 이기려면 ‘직접적 무력’인 하드 파워와 ‘자발적 지지를 이끌어내는 간접적인 힘’인 소프트파워를 동시에 사용해야 하지만 조지 W 부시 행정부는 이런 사실을 망각하고 있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는 아랍 민중의 지지를 얻어내기 위해 알 자지라 등 아랍권 언론과 더욱 효율적으로 상호작용을 해야 하며 미국의 정책이 온건파 무슬림들의 가치와 얼마나 부합하는 것인지를 적극적으로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방적으로 민주주의를 이식한다고 주장할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로의 변화가 이라크 재건,아랍 경제의 현대화,아랍 민중들의 삶과 권리 향상에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홍보해 스스로 변화의 필요성을 깨닫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 경제 플러스 / 비즈니스용 ‘BOS’ 日 수출

    인터넷 솔루션 업체인 ㈜소프트파워는 3일 일본의 소프트웨어 유통업체 아크정보시스템과 제휴를 맺고 원천기술인 비즈니스용 운영체계 ‘BOS’ 및 소프트웨어 제작도구 ‘프로세스Q’에 대한 공동 마케팅을 추진하며 일본에 처음 진출한다고 밝혔다.
  • [임영숙 칼럼] ‘北女’와 미국

    도톰한 입술에 오똑한 콧날,시원한 이마에 자연스럽게 흘러 내린 생머리 몇 가닥이 고혹적이다.입을 반쯤 벌린 채 어딘가를 쳐다보는 북한 여성응원단의 클로즈업된 모습은 같은 여성이 보기에도 즐겁다.연푸른 빛깔의 한복 저고리에 꽂힌 붉은 색 바탕의 인공기와 김일성 배지마저도 아름다운 색상 조화로 다가올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산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북한 선수들을 응원하기 위해 온 북한 응원단 대부분이 빼어난 미모의 여성으로만 구성됐다는 것은 부자연스럽다.‘치어 리더’라는 양념이 있긴 하지만 스포츠 경기의 응원단이 미모의 여성으로만 구성되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탈북 인사들은 “나도 북한에 그렇게 예쁜 여자가 많은 줄 몰랐다.”면서 “이번에 방한한 응원단의 경우 가장 먼저 인물을 보고 신체검사를 거쳐 마지막으로 출신성분을 통과한 사람만으로 구성됐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굳이 탈북 인사의 말을 빌리지 않아도 북한 응원단의 선발 기준이 미모였으리라는 것은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이들에 대한 우리 언론과 시민들의 반응도 착잡한 마음을 갖게 한다.정작 경기보다 북한 응원단이 화제의 중심이 돼 아시안게임 자체가 실종된 듯하다. 주객이 전도된 것이다.지난 1987년 KAL기를 폭파시킨 김현희의 경우도 그녀의 범죄행위보다 미모에 더 관심이 쏠렸다.외모를 여성에 대한 최우선 평가기준으로 삼는 그릇된 인식과 성의 상품화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현상들이다. 우리 사회의 여성 외모 지상주의는 젊은이들에게 “여성의 성공은 미모에 좌우된다.”(네티즌 조사결과 95%)는 생각을 주입시키고 광적인 성형수술 붐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터이다.성인 10명 가운데 1명이 위험을 무릅쓰고 성형수술을 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이런 현상이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이나 월스트리트 저널에 우스꽝스럽게 보도되기도 했다.부산 아시안게임의 ‘北女신드롬’이 외모 지상주의를 더욱 강화시키고 여성을 ‘제2의 성’으로 고착시키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걱정스럽다. 그러나 이런 우려는 북한에 대한 미국의 강경 정책이 가져 올 파장을 생각하면 사실 아무 것도 아닌 셈이다.국무부 제임스 켈리 동아태 담당 차관보를 비롯한 미국의 특사단이 오늘 평양을 방문한다.미국은 특사 방북을 결정하고도 무력 공격 대상인 이라크와 함께 북한을 대표적인 ‘불량국가’로 꼽는 등 대북 강경기조를 거듭 천명 해 왔다.따라서 부시 행정부 출범 이후 북·미간의 첫 공식대화인 이번 회담이 어떤 결과를 가져 올지 예측하기 어렵다. 최전성기의 로마제국에 비견되는 힘으로 미국은 지금 팍스 아메리카나를 구가하고 있다.그러나 미국의 일방주의는 국제평화의 가장 큰 교란 요인 중 하나로 안팎의 비판을 받고 있다.클린턴 행정부에서 국방부 차관보를 지낸 조지프 나이는 무력에 의한 ‘하드 파워’를 중시하는 부시 정권의 우파 세력들을 비판하며 ‘소프트 파워’의 사용을 권고한다.나이가 말하는 ‘소프트파워’는 ‘국제 정치 무대에서 적절한 의제를 제시해 다른 나라들을 사로잡는 일’‘미국이 바라는 것을 다른 나라들이 원하게끔 만드는 것’이다.즉 힘으로만 밀어붙이지 않고 대화하고 이익을 공유함으로써 다른 나라가 미국을 따라오게 만드는 부드러운 문화적 외교적 기술을 뜻한다. 북한이 부산 아시안게임에 미녀 응원단을 보낸 것과 같은 왜곡된 부드러움이 아니라 진정한 ‘소프트 파워’를 미국이 활용한다면 한반도 정세는 안정될 것이다.이번 북·미 회담이 바로 미국의 부드러운 힘을 보여주는 자리가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거의 절망적으로 도움의 손길을 바라는 북한을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하듯 오만한 패권주의로 몰아붙인다면 그 파국의 결과는 북한과 한반도 전체뿐만 아니라 미국에도 미칠 것이다.로마 제국도 결국 패권주의 때문에 멸망했다. 임영숙 / 미디어연구소장 ysi@
  • 적극적인 동아시아 경영전략이 필요하다/서진영(시론)

    ◎역내 다자간 협의 제도화… 경제적 세계화 주도를 지난 24일 중국당국이 간첩혐의로 체포했던 중국계 미국인 인권운동가 해리 우(오홍달)를 추방형식으로 석방함으로써 그동안 악화일로로 치닫던 미­중관계가 정상화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다. 지난 89년 천안문사태이후 미국과 중국이 무역문제에서 인권문제에 이르기까지 사사건건 갈등 양상을 빚어온 데에는 여러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결국 탈냉전시대를 대비하는 두 나라의 동아시아전략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미국은 소련해체이후 이른바 「중국카드」의 효용성이 소멸되면서 아시아에서 강력한 경제대국,군사대국으로 등장하고 있는 중국을 건제하려고 하고 또한 중국은 미국의 패권주의를 경계하고 있기 때문에 두 나라의 관계는 앞으로도 갈등과 마찰을 반복할 가능성이 많다.특히 대만문제가 어떻게 전개되는가에 따라서 미국과 중국은 지금보다도 더 긴장관계에 돌입할 수 있는 여지가 남아 있다고 하겠다. 이처럼 미­중 관계의 갈등과 불안정성은 탈냉전시대의 동아시아 장래와관련하여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사실 탈냉전시대의 동아시아는 세계가 주목할 만한 발전의 잠재력을 가지고 있으며 동시에 탈냉전시대의 불투명성이 공존하고 있다. 이미 잘 알려진 바와 같이 동아시아지역은 지난30여년간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지역이다.한국을 비롯하여 대만,홍콩,싱가포르등 이른바 신흥공업국(NIES)은 물론이거니와 중국과 아세안국가들도 최근 10여년간 고도성장의 길로 들어서고 있다.더구나 이 지역은 광대한 자원과 기술 및 자본을 포괄하고 있으며 역내 국가들간의 상호보완성도 높기 때문에 앞으로 경제발전과 협력의 잠재력은 그 어느 지역보다 크다고 하겠다. 이처럼 동아시아지역은 탈냉전시대의 세계경제를 주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으면서도,또 한편으로는 한반도문제를 비롯하여 대만문제와 같은 냉전시대의 갈등과 대결요인을 안고 있으며,역내국가들간의 영토분쟁과 강대국간의 상호경쟁과 견제는 지역질서의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특히 미국과 중국간의 갈등,그리고 일본과 중국간의 경쟁,그리고 러시아의 불만은 탈냉전시대의 복잡한 동아시아 정세를 예고하고 있다. 이와같이 성장 잠재력과 갈등요인이 복합적으로 표출되고 있는 동아시아의 유동적인 정세는 우리에게 기회와 위험을 동시에 제공하고 있다고 하겠다.동아시아지역에서 강대국간의 경쟁과 상호견제가 지속되는 경우 남북한간의 대결과 갈등이 증폭될 수 있으며,한반도문제의 한국화도 어려워지고 구한말시대와 같이 한반도문제가 강대국들간 흥정의 대상이 될수도 있다.또한 경제적인 차원에서도 경쟁적이고 상호배타적인 지역경제가 형성되는 경우에 우리경제는 어려움에 봉착할 위험성도 있다고 하겠다. 이미 동아시아지역에는 여러가지 지역경제권이 형성되고 있다. 크게는 아시아­태평양 전지역을 포괄하는 APEC이 가시화되고 있고,작게는 일본 중심의 동아시아경제협의체(EAEC),중국 중심의 화남경제권,그리고 아세안국가의 경제협력권이 형성되면서 지역이기주의적 경향성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탈냉전시대의 동아시아 신질서 형성과정에서 한국은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사실,한국은 4강과 모두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동시에 어느 나라도 무시할 수 없을 정도의 국력을 보유하고 있다.우리는 그동안 고도성장을 통하여 상당한 정도의 경제적 역량을 축적하였을 뿐만 아니라 민주화에도 성공함으로써 동아시아에서 모범적인 소프트파워(Softpower)로 인식되고 있다.따라서 4대 강대국은 물론이고 대부분의 동아시아국가들도 한국의 패권주의를 경계하지 않으면서 한국과의 협력을 적극적으로 희망하고 있다. 따라서 이와같은 우리의 이점을 충분히 활용하여 적극적인 동아시아경영전략을 구상,실천할 필요가 있다.특히,4강간의 경쟁과 갈등에서 어느 정도 자율성을 유지하면서 강대국간의 균형과 협력을 유도하고,이를 바탕으로 역내 다자간 협력체제의 정립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경제적인 차원에서 개방적인 지역주의를 주도함으로써 세계화와 지역화의 도전에 적극 대응할 뿐만 아니라,역내의 안보문제에 대한 다자간 협의를 제도화하는 데에도 앞장 서야 한다는 것이다.이와같은 동아시아 협력체계라는 틀속에서 우리는 남북한간의 평화질서의 정착도 실현할 수 있으며,동아시아에서 중심적인 국가로 부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의 세계화전략은 적극적인 동아시아 경영전략으로부터 시작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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