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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 동네 문화마당]고궁서… 솔밭서… 뮤직쇼·연극 즐겨요

    요즘 햇살이 너무 좋죠? 바쁜 일상에 쫓기다가도 창 밖의 눈부신 햇살을 바라보면 가슴이 많이 설렙니다. 지난달인가? 남산에 갔던 일이 생각나네요. 토요일 오후였나봅니다. 후배의 결혼식에 갔다가 그날도 햇살이 너무 좋아서 남산으로 향했습니다. 후배들과 케이블카를 타고 남산꼭대기로 향했습니다. 맑은 봄 날씨 덕분에 몸도, 마음도 상쾌해졌답니다. 그런데 주말이어서인지 어린이들과 엄마들이 굉장히 많았어요. 엄마들과 함께 소풍을 나왔나 하고 생각했답니다. 그런데 남산 안내비 앞에서 아이들이 공책에 무언가를 열심히 적고 있었어요. 왜 그런지 궁금해서 물어봤죠. 우리 어릴 때는 없었는데 ‘체험학습’이란 것이 생겼더군요. 토요일에 수업 대신 부모님과 나와서 하는 야외학습…. 너무 매력적인 것 같아요. 멋진 체험학습 코스를 하나 추천합니다. 경희궁 아시죠? 사실 서울에 살면서도 서울의 역사, 우리나라의 역사가 어린 고궁을 갈 기회가 드물답니다. 그런데 이번 토요일에 경희궁에서 작지만 멋진 축제가 있답니다.‘2005서울시민문화한마당’의 일환으로 펼쳐지는 ‘도심속 작은 축제’란 건데요. 어린이들과 부모님들이 함께 가보시기에 참 좋은 프로그램인 것 같아요. 어린이들을 위한 뮤직그룹 ‘키즈스타’가 펼치는 뮤직쇼, 여성 개그 마술팀 ‘DOM‘이 펼치는 신기하고 재미있는 마술. 그리고 명지중학교 풍물반 ’웃도드리‘의 신명나는 모듬북연주까지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마련되어 있답니다. 게다가 경희궁에 오면 역사박물관도 볼 수 있고, 고궁의 정취도 느낄 수 있고. 정말 좋은 시간이 될 것 같아요. 선생님, 부모님들께 추천하고 싶네요. 아 참! 경희궁이 너무 멀어서 못 가시는 분들을 위해 한가지 더 알려드릴게요.29일 일요일에는 강북솔밭공원에서 역시 “숲속의 작은 축제”가 펼쳐진답니다. 강북솔밭공원이면 덕성여대 근처지요? 경희궁이 좀 멀어서 부담스러운 부모님들은 강북솔밭공원으로 가시면 역시 재미있는 축제가 기다리고 있어요. 서울시와 저희 한국연극협회가 열심히 준비한 행사이니 마음놓고 즐겁게 참여하시길 바랍니다. 그럼. 저는 오는 9월 무대에서 좋은 연기로 찾아뵙겠습니다. 행복하세요. 연극배우 김지숙
  • ‘그린벤치’ 서울연극제 5개부문 수상

    제26회 서울연극제에서 극단 백수광부의 ‘그린벤치’가 우수상, 연출상(이성열), 연기상(예수정), 신인연기상(이지하), 무대예술상(손호성) 등 5개 부문을 휩쓸었다. 극단 여행자의 ‘소풍’은 우수상, 희곡상(김청조), 연기상(정규수)을 받았다. 대상은 나오지 않았다. ‘함께 사는 기쁨’을 주제로 공식참가작 8편, 자유참가작 14편 등 총 22편이 참여해 지난 4일부터 22일까지 열린 이번 행사에는 총 1만 2454명이 관람, 평균 객석점유율 72.5%를 기록했다. 이중 유료 관객은 5388명으로 전체 관객의 절반에 못 미쳤다. 그밖의 수상자는 다음과 같다.▲연기상 김용선(나비) 윤다경(게팅아웃)▲신인연기상 장지아(게팅아웃)▲무대예술상 ‘덫-햄릿에 대한 명상’팀▲자유참가작 인기상 나생문(극단 주변인들), 달고나(PMC프러덕션).
  • [주말에 뭘 보러갈까]

    미 술 ■ 이만의 개인전 6월30일까지 세오갤러리. 우리 민족의 심성과 사랑을 따뜻한 가족애로 표현하는 작품들로 꾸며져. 소박한 가족도와 민족의 전통 설화, 역사화 등 3가지 주제로 40여점이 출품. 이 화백의 삶과 예술을 주제로 한 영상물을 상영, 노 화백의 작품 감상에 도움.(02)522-5618. ■ 스케이프-코드:주관적 지형도전 6월25일까지. 종로구 화동 pkm 갤러리.(02)734-9467. 코엔 반덴브룩, 자네이나 샤페, 아오야마 사토루, 김형태, 김상길, 이누리, 이상원 등 국내외 젊은 작가 7인의 20여점이 출품. 유랑하는 현대인들의 정체성을 회화와 사진을 통해 보여주고 있음. ■ 남궁문의 외출금지전(No Exit) 20일부터 6월26일까지 세종로의 일민미술관.(02)2020-2069. 자신의 내면에 담긴 자폐적 감정을 화면에 담아낸 작품 전시.150점 가까운 출품작들은 그의 일상에서부터 내면 세계까지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데 작가는 마치 일기를 쓰듯이 그의 생활을 드로잉한다. ■ 5월 문화축제 20일부터 22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온가족이 함께하는 축제.(02)2188-6000.‘자연. 예술. 사람’을 주제로 미술관 관람, 닥종이를 이용해 한지를 만들고 염색해 꽃을 만들어 보는 등의 미술체험 프로그램과 야외 음악공연이 펼쳐진다. 뮤지컬 ■ 로미오와 줄리엣 29일까지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 셰익스피어 원작, 데니악 바르탁 작곡, 유희성 연출. 조정은 민영기 출연.2003년 한국뮤지컬대상 5개 부문을 수상한 화제의 뮤지컬.‘태풍’‘크리스마스 캐럴’의 체코 작곡가 데니악 바르탁의 감미로운 선율과 발레 무용수 제임스 전이 안무한 춤이 비극적 러브스토리의 매력을 빛낸다.(02)523-0986. ■ 틱틱붐 29일까지 신시뮤지컬극장.1588-7890. 조너선 라슨 작, 심재찬 연출, 이석준 배해선 출연. 뉴욕 브로드웨이 무대를 꿈꾸는 가난한 뮤지컬 작곡가의 꿈과 좌절. ■ 백조의 호수 29일까지 LG아트센터(02)2005-0114. 매튜 본 안무·연출, 고전발레 ‘백조의 호수’를 현대적으로 재창작. 남성백조의 힘이 무대를 장악한다. ■ 인당수 사랑가 무기한 발렌타인극장3관(02)741-9120. 박새봄 작·최성신 연출, 서정금 강은경 김준원 김도현 장재용 출연. 우리 가락에 전통의 소리를 접목해 창작한 한국형 뮤지컬. ■ 달고나 31일까지 PMC자유극장(02)739-8288. 오은희 작·이현규 연출, 정의욱 임진아 이장훈 출연. 추억의 가요로 엮은 옛이야기. ■ 아이 러브 유 6월26일까지 연강홀(02)501-7888. 한진섭 연출, 남경주 이정화 정성화 오나라 출연. 이땅의 모든 커플들에게 바치는 뮤지컬. 연 극 ■ 소풍 22일까지 문예진흥원예술극장 대극장. 김청조 작·양정웅 연출, 정규수 박선희 출연.‘귀천’의 시인 천상병의 애절한 삶이 라이브 재즈 선율과 만난다. 지난 2월 의정부예술의전당 초연 당시 기립박수를 받았던 작품으로 서울연극제 공식참가작에 뽑혔다.(02)3673-1392. ■ 청혼하려다 죽음을 강요당한 사내 22일까지 블랙박스시어터(02)744-0300. 김수정 작·박정희 연출, 권오수 김정호 출연. 결혼에 대한 위선을 까발리는 코믹풍자극. ■ 그린 벤치 22일까지 문예진흥원 예술극장소극장(02)745-0308. 유미리 작·이성열 연출, 예수정 이지하 출연. 해체된 가정의 모습을 통해 되돌아보는 가족의 의미. ■ 게팅 아웃 22일까지 학전블루소극장(02)3444-0651. 마샤 노먼 작·문삼화 연출, 지대한 길해연 출연. 절망적인 상황에서 벗어나려 애쓰는 한 여인의 심리. ■ 셜리 발렌타인 7월17일까지 산울림소극장(02)334-5915. 윌리 러셀 작·글렌 월포드 연출, 손숙 출연. 홀로서기를 꿈꾸는 40대 중년여성의 유쾌한 일탈. ■ 짬뽕 7월3일까지 인아소극장(02)2266-0867. 윤정환 작·연출, 윤영걸 공상아 출연.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상처를 웃음으로 승화. 어린이 ■ 제로공주 실종사건 31일까지 웅진씽크빅 아트홀(02)569-0696. 까다로운 수학을 뮤지컬로. ■ 노노 이야기 6월19일까지 상상나눔시어터(02)741-2323. 국내 최초 어린이 안전사고 예방뮤지컬. ■ 흥부와 놀부 6월30일까지 전쟁기념관문화극장(02)3676-5551. 고전소설을 참여마당놀이 형식으로 재구성한 가족극. 클래식 ■ 잘츠부르크 오페라 페스티벌 6월14∼30일 올림픽 공원내 올림픽 홀. 213년 전통의 세계 최정상급 루마니아 오페라단이 한국인이 좋아하는 3대 오페라인 라트라비아타, 카르멘, 토스카 등을 무대에 올림. 이어 우크라이나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협주하는 베토벤 교향곡 7번, 멘델스존의 이탈리아 교향곡, 슈베르트의 미완성교향곡 등도 선보여.(02)1544-7920. ■ 서울바로크합주단 창단 40주년 특별정기연주회 6월2일 오후 8시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02)1588-7890. ■ 덴마크 국립교향악단 첫 내한공연 6월3일 오후 7시30분(02)3774-2500. 콘서트 ■ SEOUL JAZZ CT Festival 21∼22일 오후 2∼11시 올림픽공원 88잔디마당 (02)3445-2813. ■ 이승환 음악회 20∼22일,27∼29일 금 오후 7시45분, 토·일 오후6시 백암아트홀 1544-1555. ■ 조규찬 ‘Guitology ’콘서트 조규찬 8집앨범 발매기념 콘서트 21∼22일 오후 8시 연세대학교 백주년기념관 (02)749-1300.
  • [마니아] ‘싸움’ 보다는 ‘자부심’ 심기

    [마니아] ‘싸움’ 보다는 ‘자부심’ 심기

    ■ 마포구청장기 태권도대회 앞선 팀의 경연이 끝나고 다음 팀이 마지막 점검을 마쳤다. 그 사이 짧은 정적이 지나고 태권도복 띠를 한번 더 질끈 잡아당긴 아이들이 첫걸음을 뗐다. 순간 마포문화체육센터를 뒤흔드는 음악이 터진다. 전설적인 록 그룹 ‘퀸(Queen)’의 ‘위 윌 록 유(We Will Rock You)’다. 아이들은 쿵, 쾅, 쿵, 쾅 터져나오는 음악에 지르기·앞차기 등은 물론 ‘얍’하는 기합소리까지 틀림없이 맞춰댄다. 지난 15일 서울시 마포구 대흥동 마포문화체육센터에서는 마포구에 있는 크고 작은 태권도장 34개팀 800여명의 초등학교 선수들이 참가한 ‘제9회 마포구청장기 태권도대회’가 열렸다. ●마포구청장기 대회는 3무(無) 올해로 9번째 열리는 마포구청장기 태권도대회는 대련시합이 없는 것과 1등을 뽑지 않는 것, 우승기가 없는 것으로 유명하다. 태권도장간 과열경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불의의 사고를 막기 위한 조치다. 대련이 없기 때문에 각 도장별로 이 대회를 위해 준비한 ‘태보’(TaeBo)와 간단한 격파 시범을 위주로 경연을 펼치게 된다. 태보는 태권도의 발동작과 권투의 손동작, 그리고 에어로빅의 스텝이 흥겨운 댄스 음악과 어우러진 운동이다. 팀당 경연시간은 15분. 태보경연에 필수인 음악선정부터 손동작, 발동작 하나하나에 이르기까지 참가한 도장마다 모두 다르다. 이 대회는 1등을 뽑지 않기 때문에 우승기도 없다. 참가한 모든 팀에는 똑같은 트로피가 수여되며, 참가한 아이들은 ‘태권도를 하며 큰 무대에 서봤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돌아가게 된다. 그래서인지 태권도대회라기 보다는 ‘한 판 뽐내기장’ 같아 보인다. 마포구 태권도협회 안덕기 전무이사는 “체급별 대련을 통해 승패를 가리게 되면 아이들이 다치는 사고가 분명히 발생하게 된다.”면서 “이럴 경우 태권도에 대한 아이들의 의욕이 떨어질 것은 불보듯 뻔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굳이 공식적으로 1등을 뽑지 않아도 이 자리에 모인 학부모들이나 관계자들에게는 잘하는 팀이 뻔히 보인다.”면서 “말하자면 관중들의 박수소리가 1등을 뽑는 기준”이라고 설명했다. ●“엄마들도 신나는 대회” 사진기를 들고 아이들을 쫓아 나온 엄마, 아빠들도 즐겁다. 일찍 15분 경연을 마친 팀들은 밖에 나가 부모님들과 함께 김밥, 통닭, 피자, 과일 등 한 보따리를 풀어놓고 아이들과 함께 먹으며 즐긴다. 그야말로 ‘봄 소풍’이다. 초등학교 2학년 딸을 따라 대회장에 나온 박민주(36·주부)씨는 “처음엔 서로 싸워 겨루는 대회인 줄 알고 많이 걱정했다.”면서 “이 대회는 부모들이 아이들의 활기찬 모습을 걱정없이 볼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도복 컬러화 경연장? ‘태권도복의 변신은 무죄, 유죄?’ 마포구청장기 태권도대회가 열린 마포문화체육센터는 화창한 날씨만큼이나 화려한 태권도복의 전시장을 방불케 했다. 대회에 참가한 대부분의 도장에서는 아이들에게 흰색 도복을 입게 하고 있지만 몇몇 도장의 아이들은 파란색·빨간색·검은색, 혹은 상·하의가 다른 색의 도복을 입고 경연에 참가했다. 또 2∼3개 팀 아이들은 머리에 태극문양이 새겨진 두건을 쓰고 출전하기도 했다. 많은 흰색도복 사이에서 두건을 쓰고 색깔있는 도복을 입은 아이들은 유난히 눈에 띄었다. 이 대회에서 흰색이 아닌 다양한 컬러 도복이 허용된 것은 2년전인 제7회 대회부터다. 이에 대해 마포구 태권도협회 안덕기 전무이사는 “비록 마포구에서는 컬러도복을 입을 수 있도록 허용했지만, 아직도 공식대회에서는 원칙적으로 인정되지 않고 있다.”면서 “도장들이 화려한 도복 경쟁을 자제해 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컬러 도복은 해외에 나갔던 태권도가 역수입되면서 나타나는 잘못된 현상”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그러나 컬러 도복에 대한 유혹은 쉽사리 떨쳐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이들에게 컬러 도복을 입혀 출전한 한 도장의 사범은 “일단 옷이 예쁘기 때문에 부모님과 아이들이 좋아한다.”면서 “아이들에게는 태권도를 지속적으로 하게 하기 위한 동기부여가 되고 있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마포구에만 60여개 태권도장이 있는데 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튀어야 되기 때문에 컬러 도복을 선호하게 된다.”고 말했다. 태권도의 정통성을 해친다는 지적과 변화의 흐름에 태권도 역시 따라야 한다는 주장이 충돌하고 있다. 이에 대해 대한태권도협회 관계자는 “컬러 태권 도복이 공식적으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세계태권도연맹과 대한태권도협회간에 논의가 필수”라면서 “일부 도장에서는 색깔있는 도복을 입게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아직까지 연맹이나 협회 차원에서 공론화된 적은 없다.”고 밝혔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세식구 오붓하게 제천으로 가족여행

    세식구 오붓하게 제천으로 가족여행

    ‘첫 돌을 앞둔 딸아이와의 여행지로 어디를 택할까. 일단 황사가 심한 도심은 벗어나야 하고, 그렇다고 아이가 어린 만큼 너무 멀어서는 안되는 곳이어야 하는데.’이런 저런 고민을 하며 여행 지도와 인터넷을 뒤적거리다 한눈에 들어온 곳은 충북 제천.‘시원한 바람이 불고 밝은 달빛이 비춘다.’는 청풍명월(淸風明月)의 고장. 멋진 호반에서 딸아이의 사진을 찍어주면 좋을 듯 싶어 주저없이 제천을 여행지로 택했다. 눈부신 호수와 시원한 강바람, 여기에 초여름 푸른 녹음이 우거진 제천으로 출발! 제천 글 사진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설레는 첫 나들이 토요일 오전 8시.9개월에 접어 든 영은이 3시간 이상 장거리 여행이 처음이어서 철저한 준비를 하느라 적지 않은 시간을 보냈다. 과일을 갈아만든 이유식과 뜨거운 보리차를 담은 보온병, 여기에 유모차와 함께 혹시 바람이 불어 감기에 걸릴까 비닐 커버까지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오전 10시 드디어 서울 양천구 목동을 출발. 가는 길은 올림픽대로→중부고속도로→영동고속도로→중앙고속도로→남제천IC→82번 국도(금성경유)→청풍문화재단지로 정했다. 출발전 고속도로 교통정보안내(1588-2505)로 문의, 고속도로 상황을 체크했다. 문을 나서자 바람 한점 없는 화창한 날씨가 반겼다. 창밖은 짙은 녹음이 우거져 벌써 초여름 풍경이다. 오전 11시 30분. 중부고속도로 만남의광장 휴게소. 차에 기름을 가득 채우고, 구운 감자와 맥반석 오징어, 사이다, 과자, 물 등 본격적인 소풍채비를 완료했다. ●눈이 시원한 청풍호반 서울을 떠난 지 2시간 30분. 고속도로 주변으로 펼쳐진 풍광을 감상하며 달리다 오후 1시 남제천 IC에 도착했다. 톨게이트 통행료는 6200원.IC를 나와 꾸불꾸불 굽은 호반길에 접어들자 눈이 시원하다.“우거우거∼, 까르르∼” 난생 처음으로 큰 호수를 본 영은이는 창밖으로 펼쳐지는 호수를 신기한 듯 바라보며 몸을 들썩 거렸다. 왼쪽으로는 초록으로 물든 금수산의 영봉이 반갑게 맞이하고, 오른쪽으로는 맑은 비취 빛을 띤 호수가 상쾌하게 다가온다. 이 길은 내륙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 처녀 총각시절 데이트의 감회도 느낄 수 있다. 처음 만난 것은 금월봉. 호반길을 시작할 무렵 갑자기 기괴한 암석바위가 눈 앞에 펼쳐졌다. 삐죽삐죽 솟은 거대한 바위가 마치 금강산의 축소판. 관광객들이 바위 여기저기서 사진촬영에 여념이 없다. 금월봉을 지나면 드라마 KBS 드라마 태조왕건 촬영장이 나온다. 멀리 호숫가에 띄워진 배와 나루터가 이색적이다. 도로에서 언덕을 넘어가면 실물 크기의 초가마을과 성이 있다. 히 이 곳에 있는 국내 최대 높이(62m)의 번지점프대와 사람의 몸에 줄을 묶어 하늘을 날게 하는 이젝션시트는 보는 것만으로도 짜릿한 스릴을 느끼게 한다. 번지점프 3만 5000원, 이젝션시트 2만원. 영은이의 시선을 끈 것은 번지점프대와 이젝션시트에서 쏟아지는 비명 소리. 보는 이들까지 비명을 지르게 만드는 짜릿한 놀이기구를 보는 영은이는 마치 ‘저렇게 무서운 것을 왜 타나.’하며 눈을 찌푸렸다. ●여유로운 호반 속의 점심 산책 경치에 취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보내다 어느덧 3시. 밥 달라는 영은이의 칭얼거림에 호수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도로변 ‘처음그자리’(644-1600)라는 음식점에 들어섰다. 나무로 지어진 건물과 어울리는 야외 테라스의 비치파라솔이 아름답다. 영은이의 배를 채워준 뒤 청풍떡갈비(1인분 1만 5000원)와 시원한 물냉면(5000원)을 주문했다. 인근 농가에서 키운 상추쌈과 나물, 청국장에 떡갈비를 곁들여 먹는 맛이 일품이다. 시원한 물냉면은 답답하던 속을 시원하게 풀어준다. 배가 불러오자 청풍대교를 건너 청풍문화재단지(640-6503)로 발길을 옮겼다. 입장료는 어른 1500원. 수몰지역 옛집들을 옮겨놓은 이 곳에는 수몰 동네와 관아, 향교 등을 재현해 뒀다. 한벽루와 청풍석조여래입상 등 보물 2점과 망월산성이 있다. 망월산 정상의 팔각정에 오르면 청풍호와 이를 둘러싼 산세가 한눈에 들어온다. 뒤편에는 SBS TV드라마 ‘대망’ 촬영장이 있고, 앞에는 국제규격의 필드 하키 경기장이 멋있다. 단지 아래로 내려가면 청풍나루터(647-4566)에서 장회나루, 신단양, 충주댐까지 유람선이 운항한다. 왕복 1시간에서 1시간 30분 걸리는데 청풍명월의 경치를 만끽할 수 있다. 왕복 요금은 어른 9000원, 어린이 4500원. 어느덧 오후 6시가 넘어섰다. 하루종일 첫나들이에 취해 즐거워하던 영은이가 졸린 듯 눈을 비비기 시작했다. 계획상으로는 박하사탕 촬영지와 배론성지, 박달재, 월악산 등 제천 10경중 2∼3곳을 더 가야 하는데 오늘은 이만 작전상(?)후퇴. 다음을 기약하며 서울로 향했다. 제천시청 문화관광과 640-5680.
  • “학부모 촌지 평균35만원”

    교사에게 건네지는 학부모들의 촌지는 평균 35만원이고, 주로 오후 3시에 교실에서 주고받는 것으로 파악됐다. 부패방지위원회(위원장 정성진)는 스승의 날을 앞두고 학교촌지 수수실태 사례 33건을 분석한 결과 이처럼 나타났다고 3일 밝혔다. 부방위에 따르면 촌지를 주고받는 시간은 33건 중 7건이 오후 3시에 집중됐고,18건도 오후 2∼4시에 건네진 것으로 나타났다. 촌지를 주고받는 장소는 교실이 13건으로 가장 많고, 교내 다른 장소와 교사 자택, 연구실, 무용실, 소풍지 등이 뒤를 이었다. 촌지액은 최저 10만원에서 최고 100만원으로 20만∼30만원대가 가장 많았다. 촌지 형태는 현금이 15건이었고 상품권(11건)이 뒤를 이었다. 현금이나 상품권은 봉투에 담아 직접 건넨 경우가 16건으로 가장 많았고, 자녀를 통해 봉투를 전달한 경우도 있었다. 양주 세트나 꽃, 책, 롤케이크상자 등에 담아 봉투를 건넨 경우도 6건이나 적발됐다. 물품 선물로는 금팔찌, 양주, 외제화장품, 영양제, 와인 등이 주류를 이뤘다. 촌지수수사례는 지난해 5월6일부터 15일까지 부방위가 적발한 128건 가운데 표본추출한 내용이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녹색공간] 혜우스님의 초록색/오한숙희 여성학자

    “엄마, 엄마, 저 나무 색깔 좀 봐요. 정말 초록이다. 저건 그림물감으로 낼 수 없는 색이에요.” 평소 미술적 감각이 발달해 있는 고등학생 딸애가 가족 봄소풍 길에 차창을 내다보며 지르는 일성이다. “그래, 저건 올해 새로 난 잎들이겠구나. 묵은 잎은 저런 색을 낼 수 없지.” 팔순을 바라보는 어머니도 그 초록빛을 음미하고 계신 모양이었다. 차가 서울을 빠져나와서부터 내내 아무 말씀이 없으셨던 것도 신록에 사로잡힌 탓이었나 보다. “할머니, 그럼 저런 색깔 안 나는 나무는 죽은 나무겠네요.” “그렇지, 사람으로 치면 이제 다 늙어서 쓸모없이 된 나같은 나무들이다.” 어머니의 말씀에 갑자기 썰렁한 분위기. 딸애는 아차 싶은 모양이고 나는 ‘어머니가 내심 저런 생각을 하셨던가.’ 한순간 마음이 아렸다. 나는 얼른 혜우 스님 이야기를 꺼냈다. 올 삼월에도 그분은 집배원을 시켜 우리에게 봄을 보내 오셨다. 얌전하게 포장된 녹차 박스 위에 ‘봄을 담다’라고 쓰인 글씨를 보면서 어머니는 ‘여기는 눈이 왔는데 구례에는 봄이 당도했나 보구나.’ 좋아하셨다. “엄마, 그 혜우 스님이 이번에 녹차 만드는 기술을 가르쳐 주는 학교를 냈대요.” “학교? 그럼 절에서 나오신 거냐.” 과연 어머니의 기분이 한순간에 전환되었다. “그분의 평소 지론이 절이 산 속에만 있는 게 아니고 산에만 있어서도 안 된다는 거잖아요. 그래서 이번에 구례에 폐교된 분교 하나를 얻어서 전통 덖음차 무료 교육원을 내셨더라고요.” 내가 혜우 스님을 처음 만난 것은 10년 전, 친구를 따라 간 절에서였다. 낮에는 밀짚모자를 쓰고 차밭에서 사시던 분이 밤에는 기타를 치면서 우리에게 노래를 불러주셨다. 그 절의 크고 작은 연못들은 하나 같이 꽃잎을 이불처럼 덮고 있었는데 혜우 스님이 떨어진 꽃잎들을 모아 그렇게 띄워놓은 것이라 했다. 그분에게 있어서 차는 수행의 방편이라고 했다. “차밭을 다듬고 차를 덖어내는 것, 이 모두가 다 참고 기다리는 과정이거든요. 손이 델 정도로 덖고 또 덖어서 만든 차를 바랑에 지고 가서 깊은 산 암자에서 수행하는 도반들에게 나눠줄 때 그들이 좋아라 하는 모습을 보는 게 바로 차값이에요.” 내가 혜우 스님이 싸주는 차를 받고 슬며시 친구에게 ‘그냥 받을 수 없으니 차값을 알려달라.’고 물었던 것에 대해 스님은 이렇게 돌려서 답을 하셨었다. 지난 겨울, 지리산에서 만난 혜우 스님은 이미 절간의 수행자가 아니었다. 중국차들 앞에 우리 전통차가 풍전등화라고 걱정이 대단했다. 가격면에서 아주 싼 것부터 있고 향이나 품질면에서 대단히 질이 좋은 중국차는 양·질 모두에서 다양성을 가지고 우리나라로 ‘쳐들어’왔는데 우리 차는 개별 가내수공업 단계에만 머물러 있으니 보통 애가 타는 일이 아닌 듯했다. “나누지 않으면 차가 아니에요. 그걸 맛있게 마셔주는 사람이 없으면 무슨 의미로 차를 길러 만들어요. 차 만드는 것도 나누지 않으면 다같이 죽고 말아요. 우리차가 다 사라지는 걸.” 그래서 자신의 덖음차 만들기 18년의 노하우를 선뜻 무료로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누기로 결심하고 시골분교를 도량으로 삼은 것이었다. 차밭을 한번 만들어 놓으면 50년은 수확할 수 있다고 한다. 자식들에게 까지 농사를 물려 줄 수 있는 것이다. 관건은 믿을 만한 좋은 차를 만들고 그것을 쉽게 살 수 있는 통로를 열어놓으면 되는데 그것은 혼자 힘으론 안되는 것이니 ‘모여야’ 한다. 마치 차상에 둘러앉아 차를 마시듯이. “엄마 혜우 스님이 이런 말을 하시더라고요.‘녹색을 흔히 생명의 색이라고 하는데 생명의 본질은 나눔이에요. 나누지 않으면 생명이 아니오.’ 엄마 생각도 그렇죠?” 빙그레 웃으시는 어머니에게 나는 또 한번 쐐기를 박았다. “몸이 젊어야 초록인가. 따뜻한 정이 있어야 초록이지.” “그렇게 따지면 우리집에서 제일 초록이 할머니예요. 할머니는 뭐든 우리에게 먼저 나눠 주시잖아요 ” “그러냐. 그렇다면 고맙고….” “엄마 애들은 꽃과 같고 엄마가 초록이세요. 노랑꽃 분홍꽃이 아무리 예뻐도 초록을 바탕으로 했을 때 더 곱게 보이는 거 아니겠어요.” 혜우 스님의 녹색지론은 이렇게 우리를 살려 주었다. 신록의 계절 오월이 사랑과 감사의 달이 된 것도 초록이 가진 생명력, 그 나눔의 힘을 믿는 까닭이리라. 오한숙희 여성학자
  • [산하기관 탐방] 의정부 예술의 전당

    [산하기관 탐방] 의정부 예술의 전당

    경기도 의정부시 의정부 2동에 자리를 잡은 ‘의정부 예술의 전당’(관장 구자흥)은 지난 2001년 4월 개관 이후 4년 만에 경기북부 문화·예술의 중심 축으로 뿌리를 내렸다. 의정부시 산하로, 문화·예술 불모지에 수준높은 공연·전시·문화기획행사 등을 잇따라 펼쳐 ‘군사 도시’ 이미지를 벗어나는 데 크게 기여, 시민들의 사랑을 얻고 있는 것은 물론 서울 동북부 지역 관객들도 끌어들일 정도가 됐다. 그동안 모스크바 시립발레단을 비롯해 국제적으로 이름난 공연단들과 뮤지컬 ‘명성황후’ 등 국내 유명작들이 무대에 올려졌다. 박수근·김기창 등 국내 화단 거장들의 전시회와 김지하 묵란전도 열렸다. 1만 2000여평의 부지 내 녹지 공간과 지하 이탈리안 레스토랑 ‘콘토르노’는 시민들의 휴식 공간이 되고 있다. 의정부 예술의 전당은 개관 이듬해인 2002년부터 해마다 ‘국제 음악극축제’를 치르고 있다. 한국·러시아·일본·중국·프랑스·독일 등 국내외 10여개 유명 극단이 참가한다. 이 중 러시아 타캉가극단은 서울 공연계에서도 주목을 받았다. 2002년과 2003년 연속으로 전국문예회관연합회와 문화관광부가 공동 선정한 ‘전국 최우수 문예기관’으로 뽑혔다. 국제 음악극축제는 문화부의 특성화 연극제 육성사업 대상으로 선정됐다. 제4회 축제는 내달 10일부터 28일까지 진행된다. 지난해부터는 우리시대의 대표적 순수 시인이자 ‘문단의 마지막 기인’으로 불리는 고 천상병 시인을 추모하는 천상병예술제를 열고 있다. 오는 30일 개막되는 올해의 천상병예술제에선 천 시인의 일생을 그린 창작 교향곡 ‘귀천’이 프라임 필하모니에 의해 공연된다. 천 시인은 의정부에서 생을 마감했다. 소설가 이외수의 특별 회화전도 열린다. 초·중등학생과 일반인이 참여하는 천상백일장대회와 천상음악회도 준비돼 있다. 또 이달 30일까지는 예술의 전당이 창작한 연극 ‘소풍’(김청조 작, 양정웅 연출)이 무대에 오른다. 어린이 날인 5월5일엔 리틀엔젤스 예술단 초청공연도 열린다. 의정부 예술의 전당은 각종 문화·예술 관련 워크숍과 세미나 장소로도 활용되고 있고, 문화예술 자원봉사자 육성 교육도 한다. 일종의 문화상품권인 공연관람권 판매제도를 국내 단일 공연장 최초로 시행했다. 현재 7000여명에 이르는 무료 회원을 대상으로 회원 유료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1인당 연 2만원을 부담하면 각종 공연·전시회의 입장료를 할인해 주고 공연 정보 등도 제공한다는 것. 인터넷 홈페이지(www.uac.or.kr)엔 현재까지 연인원 46만명, 하루 평균 200∼300여명이 접속해 시민들의 높은 문화·예술 욕구와 예술의 전당에 거는 기대를 반영하고 있다. 객석 1057석의 대극장과 237석의 소극장,224평의 전시장,177평의 국제회의장을 갖춰 대관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의정부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황사 습격… 전국이 ‘캑캑’

    황사 습격… 전국이 ‘캑캑’

    올 들어 최악의 황사가 전국을 덮쳤다. 20일 영남과 제주를 뺀 전국에 황사주의보가 내려 시민들이 종일 강한 먼지바람에 시달렸다. 시민들은 불편을 호소하며 외출을 자제했고, 유치원과 초등학교에서는 야외활동을 실내수업으로 대체하는 등 ‘황사와의 전쟁’을 벌였다. 기상청은 “이번 황사는 21일 오전쯤 끝날 것으로 예상되지만,5월 초까지 적어도 1∼2차례 더 황사가 몰려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국에 황사주의보 기상청은 이날 오전 9시 서해5도를 시작으로 낮 12시를 기해 서울, 경기, 강원, 충청, 호남 지역에 황사주의보를 내렸다. 기상청은 “2∼3일 전부터 중국 북부지역인 네이멍구와 고비사막, 황토고원 등지에서 강하게 발달한 황사가 오전부터 북서풍을 타고 우리나라에 상륙했다.”고 밝혔다. 이날 최고 미세먼지농도는 천안 671㎍/㎥, 서울 632㎍/㎥, 강화 479㎍/㎥ 등을 기록했다.500㎍/㎥ 이상의 농도가 2시간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 황사주의보,1000㎍/㎥ 이상이면 황사경보가 발효된다. 이날 황사로 서울의 가시거리가 6㎞에 그쳐 평소의 20㎞를 크게 밑돌았다. 전국적으로도 가시거리는 5∼10㎞에 불과해 뿌연 상태가 계속됐다. 기상청은 “중국의 발생지에서 워낙 강력한 황사가 관측돼 당초 황사경보까지 예상했으나, 다행히 한때 소강상태를 보여 주의보에 그쳤다.”면서 “하지만 황사는 21일 다시 강화될 것으로 예상돼 농·축산물과 건강 관리에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오늘 오전 끝날듯… 마스크 등교도 황사주의보가 내리자 서울시교육청은 전자비상연락망(Hot-Line)을 통해 ‘알림문서’를 각 유치원과 초등·중학교에 전달했다. 교육청은 “오후에 예정된 체험학습이나 야외활동은 학교장 재량으로 연기하거나 생략했다.”고 밝혔다. 경기도 교육청도 일선 시·군교육청과 각급 학교에 공문을 보내 실외행사를 자제하고, 단축수업과 휴업 등을 실시토록 권고했다. 봄소풍과 야외 행글라이더 날리기 대회 등도 잇따라 취소됐다. 개포초등학교 김홍태 교장은 “서울대공원 소풍을 연기했다.”면서 “전체 학생의 3분의2 정도가 마스크를 쓰고 등교했다.”고 말했다. 불광초등학교 은경용 교감은 “모든 야외활동과 체육수업을 금지하고 실내수업으로 대체했다.”면서 “목감기 등 증세로 보건실을 찾은 학생이 평소보다 2배 이상 많았다.”고 밝혔다. 강한 먼지바람에 공원 등을 찾는 시민도 크게 줄었다. 서울대공원 강형욱 홍보팀장은 “맑은 날씨를 보였던 19일에는 5만 3900여명이 입장했지만, 오늘은 오후 2시까지 입장객이 1만 8000여명에 그쳤다.”고 밝혔다. 한강시민공원 여의도지구사무소 조길만 주사도 “날씨 좋은 날이면 평일에도 43만명까지 몰리지만 오늘은 사람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회사원 나효준(27)씨는 “숨쉴 때마다 먼지가 끼는 것 같아 목과 눈이 따갑고 피부와 머리카락이 푸석푸석하다.”면서 “황사 방지용 마스크도 소용이 없을 만큼 황사 바람이 거셌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002년 강한 황사로 황사경보가 발효돼 서울을 포함한 중부지역의 학교가 이틀간 전면 휴교했다. 이효용 이효연 이재훈기자 utility@seoul.co.kr
  • 웰빙 가족나들이 이천으로…

    웰빙 가족나들이 이천으로…

    가족 나들이에도 ‘웰빙’ 열풍이 거세다. 단순히 보고 즐기는 것뿐만 아니라 일상의 피로도 풀고 건강을 되찾을 수 있는 곳이 각광받고 있다. 이런 점에서 23일부터 세계도자비엔날레가 열리는 경기 이천은 최적의 웰빙 가족 여행지. 지구촌 도자기를 한눈에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예로부터 맛있기로 유명한 이천 쌀밥을 맛보고, 온천으로 쌓인 피로도 풀 수 있다. 여기에 친환경 농촌마을인 부래미마을과 노란색 산수유가 핀 산수유 마을도 둘러볼 수 있다. 특히 이천 나들이의 장점은 할인행사가 풍성해 4인 가족이 6~7만원 정도의 여행 경비로 하루를 충분히 즐길 수 있다는 것. 남도지방으로의 나들이가 버거운 수도권 주민들에게 이천은 알짜배기 당일 나들이 코스. 초등학생 어린 자녀를 둔 부모라면 웰빙 여행 ‘바겐 세일’중인 이천으로 부담없이 떠나도 좋다.23일 시작되는 세계도자비엔날레를 미리 다녀왔다. 이천 글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9:00 도자기 비엔날레 세계 67개국 도예가 3000명이 참가하는 도자기의 제전 ‘2005 제 3회 세계 도자비엔날레’ 행사장인 이천 세계도자센터(031-631-6507)에 도착한 것은 오전 9시. 오전 7시 서울을 출발, 경부·영동고속도로를 거쳐 이천 IC를 빠져나와 도로변에 설치된 안내표지판을 따라 가자 쉽게 행사장인 설봉공원에 도착했다. 정문에 들어서자 꽃으로 장식된 축제 마스코트 토야(TOYA)가 반갑게 맞이했다. 흙(地)을 ‘토(土)와 야(也)’로 풀어 쓴 것으로 ‘지상의 모든 생물은 전부 흙에서 태어나 흙으로 돌아간다.’는 깊은 뜻을 가진 마스코트다. 행사 규모에 비해 입장료가 저렴한 것이 장점이다. 이천 세계도자센터를 비롯해 여주세계생활도자관, 광주 조선관요박물관 등 3곳을 모두 돌아볼 수 있는 당일권이 어른 8000원, 초등학생 4000원.22일까지 미리 예매(www.wocef.com)하면 2000원씩 할인받을 수 있다. 미리 예약하면 부모와 초등학생 자녀 2명을 포함해 1만 6000원이면 된다. 2년마다 가을에 열리던 행사를 올해부터는 봄으로 바꿔 한층 화사해진 것이 특징이다. 개나리와 진달래, 목련이 핀 언덕길을 오르자 전시관에 도착했다. 가장 먼저 맞이한 것은 전시장 1층에 있는 안토니 곰리(영국)의 작품 ‘아시아의 땅’.1만 9000여개의 얼굴모양을 한 10여㎝의 작은 도자기가 50여평의 공간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중국 상하이에서 학생과 주민들이 만든 30만개의 도자기중 일부를 가져왔으며, 같은 모양의 얼굴은 하나도 없다.”는 게 세계도자기엑스포 남기명 사무총장의 설명이다. 이어 이천 국제공모전에서 대상을 차지한 작품인 필립 바스(스위스)의 얼굴모양 용기 등 작품을 비롯해 도자기로 만든 자동차, 침대, 한복 등 다양한 작품들이 눈길을 끌었다. 센터 옆에 있는 ‘도자만권당’(631-6649)은 국내 유일의 도자기 도서관. 중국과 일본, 영국, 미국, 독일 등 세계 각국의 주요 도자전문자료와 관련잡지, 학위논문 등을 무료로 볼 수 있다. 봄소풍을 나온 이천 설봉어린이집 아이들은 신기한 듯 토야를 이리저리 만지며 즐거워했다.“꽃으로 만든 토야가 너무 예쁘다.”며 수줍은 듯 말하는 양유빈(5) 어린이가 봄꽃만큼이나 귀엽다. 한편 중부고속도로 곤지암 IC 바로 옆에 있는 광주 조선관요박물관(797-0614)에서는 미국 보스턴 미술관, 일본 도쿄국립박물관 소장품과 함께 우리나라 국보와 중국 1급 문화재, 일본 중요문화재 등 전세계에서 모인 국보급 청자 200여점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 영동고속도로 여주IC로 나오면 만나는 여주세계생활도자관(884-8715)에서는 세계의 작가 20여명이 출품한 서재와 주방, 침실과 욕실, 휴게 공간 등 도자기를 실생활에 접목시킨 작품을 볼 수 있다. 모두 이천에서 3번 국도를 따라가면 각각 10∼20분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세계도자기 엑스포 www.wocef.com, 631-6509. 12:00 이천쌀밥 점심 오전 내내 도자기를 꼼꼼하게 감상하느라 허기진 배를 달래는데는 이천 쌀밥이 최고. 예로부터 이천 쌀은 맛있기로 유명해 임금님 수라상에 올렸던 진상미다. 쌀밥집이라는 간판을 내건 식당은 모두 가마솥에 고슬고슬 지어낸 쌀밥에 된장 뚝배기와 간장 게장 등 30여가지 반찬을 함께 내놓는다. 3번 국도변에 쌀밥집이 많은데 옛날쌀밥집(633-3010)과 고미정(634-4811), 임금님쌀밥집(632-3646) 등 20여곳이 관광 식당으로 지정돼 있다. 가격은 9000∼1만원. 미란다호텔 앞 도가니 설렁탕 전문점 푸주옥(635-7892)의 24시간 우려낸 국물로 만든 도가니탕이 일품이다.1인분에 9000원. 광주에서는 소머리 국밥과 도공들이 붕어찜, 여주에서는 남한강에서 갓 잡아올린 민물생선 매운탕과 천서리 막국수가 유명하다. 13:00 웰빙식기 골라봐 이천 시내 곳곳에서는 웰빙 열풍을 타고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다양한 도자식기를 구입할 수 있다. 요장에 들러 구입할 수도 있지만 3번 국도변 신둔면과 사음동 일대에는 10㎞ 거리에 걸쳐 300여개의 도자기 전시·판매장이 모여 있다. 전국의 도예 명장들이 몰려 있어 가격이 비쌀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지만 생각만큼 비싸지 않다. 수백∼수천만원을 호가하는 도예 명장인 세창도예(632-7711)의 김세용선생 등의 작품을 제외하면 몇천원짜리 생활 자기도 많다.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도자기 쌀항아리의 경우 2만∼10만원이면 2말에서 반가마까지 들어가는 것을 구입할 수 있다. 밥그릇과 접시, 컵 등은 누가 만든 것이냐에 따라 수천원에서 수십만원까지 천차만별이다. 지천도요(633-7668) 지창운 대표는 “청자와 백자, 분청 등 예술작품에서부터 일상생활에 쓰이는 찻잔, 머그잔, 액세서리 등 소품 등을 상설 전시·판매하고 있다.”면서 “생활자기의 경우에는 일반 백화점 가격에 비해 50% 이상 싸게 구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구입시 주의할 점은 도자기는 낮에 구입하는 것이 좋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 밤에는 도자기의 흠집이나 색을 제대로 볼 수 없기 때문이다. 15:00 노란 산수유 마을 도자기를 감상하면서 피로해진 눈을 다스리는데는 노란 산수유가 제격. 설봉공원에서 승용차로 10여분 거리에 있는 산수유 마을을 산책하면 좋다. 노란색 물감을 풀어놓은 듯한 산수유 마을은 백사면 도립리와 경사리, 송말리 등 5만여평. 전남 구례군 산동면과 함께 국내 대표적인 산수유 군락지다. 조선 중종 14년 기묘사화때 낙향한 선비들이 이 곳에 은거하면서 처음 산수유를 심었다고 전해진다.100년 이상된 고목들이 많아 흐드러지게 핀 산수유 꽃을 감상할 수 있다. 마을에는 아마추어 사진작가를 비롯해 화가, 상춘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아담한 마을 입구에 있는 도립리 ‘육괴정’은 기묘사화를 피해 낙향한 여섯 선비의 우의를 기리기 위해 지은 것이다. 산책로 곳곳에서 판매하는 산수유 차와 산수유 막걸리를 한잔씩 마시면 피로가 풀린다. 산수유는 자양강장과 피로회복, 식용증진, 변비, 해열 등 다양한 질병에 좋은 열매. 차 한잔에 1000원, 막걸리는 3000원. 산수유 열매를 봉지에 담아 판다. 한봉지에 3000∼5000원. 지난해까지만 해도 1만∼2만원에 팔던 것이 중국산 수입으로 가격이 크게 내렸다. 마을 인근에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소나무 이천백송과 반룡송 등이 인상적이다. 반룡송(천연기념물 381호)은 하늘로 오르기 전에 땅에 서리고 있는 용의 모습이라고 해서 이름이 붙여졌다. 초등학생 자녀가 있다면 농촌체험마을인 부래미마을(www.buraemi.invil.org)에 가면 좋다.30여가구가 옹기종기 모여사는 전형적인 농촌마을로 마을주위를 감싸고 있는 아름다운 산과 입구의 동그란 저수지가 아늑하고 포근함을 더해주고 있다.‘부래미(富來美)’라는 마을명은 정신적으로 부유하고 문화적으로 뿌듯한 자부심을 느끼는 품격 높은 부자마을이라는 뜻이다. 계절별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이 있는데 봄에는 나물캐기, 도자기 시연, 염색, 떡메를 쳐서 인절미 만들기 등을 체험할 수 있다. 체험료는 식사를 포함해 1만 7000∼1만 8000원(643-0817). 18:00 마무리는 온천 온천은 나들이의 단골 코스. 도자기비엔날레 기간 중 40%의 파격적인 할인행사가 펼쳐진다. 600여년 전인 조선시대부터 뜨거운 물이 올라와 ‘온천배미’라고 불려왔던 곳에 온천시설이 들어섰다. 한 농부가 사철 솟아나는 더운 샘물에 세수를 하였더니 눈병이 깨끗이 나았다는 전설이 전해내려 온다. 미란다호텔 스파플러스(633-2001)가 유명한데 실내·외 온천탕과 레저탕 등 30여가지 기능성 온천탕을 갖췄다.5000여명이 동시에 목욕을 즐길 수 있는 초대형 온천 테마파크로 요금은 주중 성인 1만원에서 6000원, 어린이는 7000원에서 4200원이며, 주말에는 성인 1만 2000원에서 7200원, 어린이 9000원에서 5400원으로 할인됐다. 귀가는 온천에서 피로를 푼 뒤 러시아워를 피해 9시 이후 중부고속도로를 이용해 올라오는 것이 좋다.
  • 가족과 함께 가볼만한 서울의 성곽

    가족과 함께 가볼만한 서울의 성곽

    압축성장의 표본인 서울의 국적은 한국이 아닌 ‘세계’다. 도심은 일부 고궁을 제외하고는 미국 뉴욕, 일본 도쿄와 마찬가지로 빌딩군과 아스팔트로 덮여 있다. 아파트숲으로 덮인 시 외곽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러나 서울이 2000년 역사를 자랑하는 도시라는 거의 유일한 증거는 성곽들이다. 서울성곽, 남한·북한산성 등 서울의 도심과 외곽을 아우르는 인공 유산인 성곽은 오랜 역사의 질곡을 온 몸으로 견딘 채 오늘도 서울 시민들을 넉넉한 가슴으로 안고 있다. 꽃봉오리가 제 몸을 틔우는 완연한 봄날, 역사의 숨결이 초목들과 한데 어울려 넘실대는 ‘자연 역사 박물관’ 성곽으로 연인과 가족들과 함께 찾아가자. ●도심을 품고 있는 서울성곽 서울의 성곽 가운데 가장 중요한 유적은 서울성곽이다. 조선 개국 뒤 한양을 방어하기 위해 축성한 석조성곽이다. 북악산을 주산으로 낙산·남산·인왕산을 이으면서 경복궁을 에워싸고 있다. 둘레는 18.127㎞에 이른다. 하지만 일제 침략과 도시계획, 그리고 1950년 한국전쟁까지 거치며 거의 모두 파괴됐다. 지금은 서울 토박이도 서울성곽이 있는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태반이다. 그러나 지난 1976년부터 꾸준한 복원 결과 10㎞ 정도 제 모습을 찾았다. 원래 서울성곽의 관문이었지만 이젠 차량의 ‘섬’이 된 숭례문(남대문), 흥인지문(동대문) 등에서도 성곽의 흔적을 따라 올라가면 조선시대의 모습을 떠올릴 수 있다. 원래의 모습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은 낙산을 중심으로 한 길. 지하철 1호선 동대문역에서 나와 흥인지문에서 낙산공원 이정표를 따라가다 보면 창신성곽길에 들어서게 된다. 이어 30분쯤 타락산을 따라 오르면 ‘서울의 몽마르트 언덕’이라는 낙산공원에 이르게 된다. 이곳에서는 서울의 풍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공원 주차장 쪽으로 내려와 이화장을 지나면 대학로 뒤쪽 혜화문(동소문)과 만나게 되고, 이어 성북지구까지 성곽이 연결돼 있다. 또 혜화동 서울과학고등학교 뒷길을 따라 응봉과 숙정문(숙청문)까지 이어지는 길에서도 서울성곽을 만날 수 있다. 인왕산 성곽길에서도 서울성곽의 운치를 접할 수 있다. 지하철 3호선 독립문역이나 사직공원에서 경사가 급한 인왕산길을 30분 정도 오르는 길에 기암괴석과 함께 성곽의 장중한 모습이 펼쳐진다. 자하문터널 위 창의문(자하문·북문)에서 올라갈 수도 있다. 이외에도 숭례문에서 남산의 백범광장과 팔각정·서울타워를 거쳐 타워호텔로 이어지는 길이나 장충체육관 뒤에서 신라호텔 뒤로 이어지는 길에도 서울성곽의 예스러운 풍치와 모습이 잘 보존돼 있다. ●서울의 요충지 남한·북한산성 서울의 외곽에서도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성곽을 만날 수 있다. 남한산성은 행정구역상으로는 경기도 광주시 중부면 산성리 일대에 해당한다. 송파구와 경기도 성남시·하남시·광주시 등에 걸쳐 있다. 본성 둘레는 8㎞, 외성은 12㎞에 달한다. 성 안에서나 바깥에서 죽 돌면 남한산성 전체를 볼 수 있다. 한양을 지키던 대표적인 군사적 요충지답게 많은 문화재도 품고 있다. 경기도 유형문화재 1호로 지정돼 있는 수어장대는 남한산성의 지휘 및 관측을 위해 지어진 누각이다. 백제의 시조 온조왕을 모신 사당인 숭열전, 조선 시대 임금이 거둥할 때 머물던 별궁인 행궁 등도 눈길을 잡아 끈다. 관광객들이 애용하는 길은 송파구 마천동에서 올라오는 등산길이다. 지하철 5호선 마천역에서 출발, 공수부대를 지나 3㎞ 남짓한 등산로를 따라 1시간30분 정도 올라가면 서문에 도착한다. 혹은 지하철 8호선 산성역에서 버스를 타거나 승용차로 성남 복정·태평사거리를 거쳐 남문으로, 광지원 등을 지나 동문으로 들어올 수도 있다.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북한동에 자리잡고 있는 북한산성은 서울 은평구와 성북구, 강북구, 도봉구 등에 퍼져 있다. 백제 계루왕 때인 132년에 처음 축성된 뒤, 조선 숙종 때 수도 방위를 위해 돌로 쌓여졌다. 전체 둘레는 12.7㎞, 성벽을 둘린 체성(體城)의 길이는 8.4㎞에 이른다. 현재 대서문, 대남문, 대성문, 대동문 등의 문루가 복원돼 있다. 성곽을 따라 등산로가 이어져 있어 북한산을 산행하면서 쉽게 만날 수 있다. 이밖에도 행궁, 창고, 장대 등 많은 유적지와 사찰문화재가 산재돼 있다. 교통도 편리한 편. 지하철 1호선 망월사역·도봉산역,3호선 구파발역,4호선 길음역·수유역에서 내려 버스로 갈아타면 된다. ●백제의 숨결 여전한 토성들 화려했던 백제 문화의 발상지답게 당시 성들도 송파구 지역을 중심으로 넓게 퍼져 있다. 대표적인 유적은 풍납리토성과 몽촌토성. 평지성 토성인 풍납리토성은 서북쪽으로 한강, 남쪽으로 성내천과 접해 있다. 성벽 둘레는 3470m로 풍납동을 감싸안고 있다. 광복 이후부터 꾸준히 발굴 작업이 계속돼왔고, 지금도 정비작업이 한창이다. 지하철 5·8호선 천호역이나 8호선 강동구청역에서 내려 도보로 5분 남짓 걸린다. 또 다른 백제 초기의 토성인 몽촌토성은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내에 있다. 크기는 남북 730m, 동서 540m이다. 성벽의 높이는 대부분 30m 정도로 지금은 넓은 잔디밭과 산책로로 조성돼 있어 운동이나 소풍을 즐기는 시민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밖에 광진구 광장동의 아차산성, 경기도 고양시 행주산성, 종로구 홍지동 탕춘대성도 서울 경기에서 찾아갈 만한 성곽들이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서울의 성곽엔 무슨 사연이… 한강을 끼고 있는 서울의 성곽은 역사 이래 한민족의 숨결을 오롯이 담고 있다. 서울을 수도로 삼은 백제와 조선은 물론, 고려 시대의 문화까지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그러나 일제와 한국전쟁, 무분별한 근대화라는 ‘괴물’은 전통 유산인 성곽을 제멋대로 파괴했다. 성곽이 역사교과서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백제의 도읍지로 출발 백제 왕성인 풍납리토성, 몽촌토성은 서울 문명의 첫 흔적이다. 이들 토성은 백제의 초기 도읍지인 위례성 가운데 하나인 하남위례성일 것이라고 추정된다. 지금까지 풍납리토성에서는 다양한 토기 조각과 가락바퀴, 우물터, 해자 등 백제 초기 철기시대 유물 등이 발굴됐다. 몽촌토성에서도 삼족토기, 벼루, 화살촉 등이 출토됐다. 이곳은 비록 백제가 475년 수도를 부여로 옮긴 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지만 현재 진행중인 풍납리토성 발굴 조사 등을 통해 번성했던 백제 문명이 더욱 자세하게 드러날 전망이다. 삼국시대와 통일신라시대에도 아차산성, 이성산성, 대모산성, 행주산성 등 많은 성곽들이 서울에 쌓였다. 중국과의 교류가 가능하고 넓은 평야가 자리잡은 전략요충지로서의 서울의 중요성을 말해주는 증거가 되고 있다. 개경을 도읍으로 삼았던 고려도 지리도참설의 영향을 받아 서울을 중시,3경 가운데 하나인 남경으로 삼았다. 창경궁 부근에 가궐이, 북한산에는 중흥산성이 지어졌다. ●일제 침략의 고통 떠안은 성곽 서울성곽과 북한산성, 남한산성은 모두 조선시대 때 수도 한양의 방위를 위해 축조됐다. 서울성곽은 태조와 세종 때인 14세기 말 15세기 초에 처음 만들어졌다. 이후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겪은 뒤 숙종 때 다시 축조됐다. 삼국시대 때 처음 토성으로 쌓여졌던 남한산성과 북한산성은 각각 광해군과 숙종 때 석성으로 개축됐다. 그러나 조선시대 성곽은 구한말부터 시작된 일제의 침탈로 크게 훼손됐다. 전차와 경부선 철도, 조선신궁 등의 공사로 대부분의 성벽은 물론 동대문과 남대문을 제외한 문들도 거의 다 헐렸다. 수난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서울성곽은 광복 후 정치적 혼란과 한국전쟁 등 행정 공백기를 틈타 성곽 주변에 무허가 건물이 마구 들어섬에 따라 더욱 파괴됐다. 남한산성과 북한산성의 운명도 다르지 않았다. 일본은 북한산성에 헌병대를 주둔시켰고, 산성 안의 시설물을 대부분 불태웠다. 그나마 남아있던 유적도 한국전쟁 당시 미군의 폭격으로 초토화됐다. 구한말 의병운동의 거점이 됐던 남한산성도 일제 치하와 한국전쟁을 거치며 거의 무너졌다가 복원됐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We랑 코코펀이랑 할인쿠폰 [클릭]

    We랑 코코펀이랑 할인쿠폰 [클릭]

    ‘봄볕따라 입맛따라.’ 매서운 꽃샘추위가 지나고 완연한 봄기운이 대지를 깨우고 있습니다. 아직 겨울잠을 자고 있는 우리 마음을 깨우는 봄의 전령은 바로 신선한 향기가 가득한 봄 음식이 아닐까 합니다. 서울신문 주말매거진 WE와 쿠폰 전문업체인 코코펀(www.cocofun.co.kr)은 입맛을 새록새록 돋우게 하는 봄의 별미 음식들을 맛볼 수 있는 할인 쿠폰을 준비했습니다. 한입 베어 물면 싱그러움이 온 입안 가득 퍼지는 야채 샐러드, 신선한 날치알이 톡톡 터지는 캘리포니아롤, 교외선 기차를 타고 가볍게 소풍을 떠날 때 가져가면 좋은 샌드위치, 바다에서 갓 잡아올린 해산물을 입맛따라 골라 드세요. 신문에 게재된 쿠폰은 서울신문 홈페이지(www.seoul.co.kr)에서 인쇄해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쿠폰 문의는 코코펀(080-567-4232)
  • 동네 공공도서관 맞아

    동네 공공도서관 맞아

    “독서실처럼 꽉막힌 도서관은 가라.” 최근 공공도서관에 온돌방도서관, 전자책도서관 등이 갖춰져 있어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부터 내년까지 공공도서관 100여곳을 확충하고 있어 동네에서도 이같은 도서관들을 쉽게 접할 수 있게 된다. ●동시 낭송등 특화 프로그램도 광진 정보도서관에는 ‘온돌방 도서관’이 갖춰져 있어 가족 단위로 배깔고 엎드려서 책을 보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한다.8000여권의 전자책도 구비되어 대출을 원하는 구민은 도서관을 방문해 회원으로 가입하면 이용할 수 있다. 도서관은 한강 옆에 자리잡고 있어 열람실에서 탁트인 한강을 보면서 책을 읽을 수 있다. 서초 어린이도서관에는 책을 읽다 잠이 든 유아들을 위한 수면실이 있다. 층마다 ‘상상의 나무’,‘바다 속 잠수’,‘숲속소풍’ 등 주제별로 아기자기하게 꾸몄다. 노원구 어린이도서관에도 온돌방 열람실, 이야기방 등이 있다. 또 매주 인형극, 동시낭송 등 어린이 부문을 특화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강남구 전자도서관은 아예 도서관에 올 필요도 없게 만들었다. 홈페이지(ebook.gangnam.go.kr)에 접속해 회원으로 가입하고 보고 싶은 책을 골라 대출 신청을 하면 무료로 열흘간 전자책을 볼 수 있다. 마포평생학습관 지하에는 수영장이 딸려 있어 지역 주민들의 체력단련실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밖에 송파·강동 등 시립도서관에서는 영어·일어·중국어 회화는 물론 어린이 아나운서과정, 논술교실, 퀼트강좌 등 다양한 문화교실(표 참조)도 열린다. ●내년까지 100여곳으로 늘려 서울시는 공공도서관을 지난해 13곳 지은 데 이어 올해 48곳, 내년 41곳 등 총 100여곳을 확충할 방침이다. 특히 기존의 동사무소·학교의 남는 공간을 리모델링해서 도서관으로 꾸미거나 50∼150평의 ‘작은도서관’을 집중적으로 건립하는 등 동네에서도 쉽게 갈 수 있는 도서관을 만들 예정이다. 올해의 경우 작은도서관은 중랑구 등에 7곳 들어서고, 서초2동사무소, 대조파출소, 구로3동 청소년독서실 등 14곳을 문화센터를 갖춘 도서관으로 리모델링한다. 서일중학교, 북성초등학교 등 11개 학교에는 지역주민도 이용할 수 있는 도서관이 꾸며진다. 시 문화기반시설조성반 관계자는 “지역주민들의 문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지역 사회에 대한 최신 정보 등 다양한 형태의 자료도 제공하는 지역정보센터가 되게 할 것”이라며 “어린이 도서관 등 특화된 공공도서관도 지속적으로 늘려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유영기자 carilips@ seoul.co.kr
  • [우리동네 이야기] 마포 상암동

    [우리동네 이야기] 마포 상암동

    서울시에서 풍력발전기를 통해 친환경적으로 에너지를 만드는 서울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공원 하늘공원에 서면 자연의 복원력이 얼마나 위대한지 새삼 느끼게 된다. 이곳이 바로 10여년전만 하더라도 온갖 쓰레기로 가득했던 ‘난지도’였기 때문이다. 일찍부터 향기가 은은한 난초(蘭草)와 지초(芝草)가 흐드러지게 핀 모습에서 이름 지어진 난지도(蘭芝島)는 조선 후기의 대표적 지리서인 이중환의 ‘택리지’에 풍수조건이 좋은 땅으로 소개돼 있다. 또 중국의 풍경 대신 우리 산하의 아름다움을 표현한 겸재 정선의 그림 ‘금성평사(錦城平沙)’의 배경으로도 나타난다. 한 세대 전만 하더라도 난지도는 땅콩과 수수를 재배하던 밭이 있던 낮은 평지였다. 홍수 때면 한강물이 넘치기도 했지만 갈대숲이 우거지고 철새가 날아들던 아름다운 곳이었다. 때문에 학생들의 소풍장소나 청춘남녀의 데이트 코스로도 손색이 없었다. 애정영화의 촬영지로도 자주 이용됐다고 한다. 아이러니한 것은 은은한 향기가 가득하다는 지명과는 걸맞지 않게 1978년부터 1993년까지 15년동안 온갖 악취를 내뿜는 쓰레기매립장으로 이용됐다는 점이다. 난지도는 행정구역상 마포구 상암동에 속한다. 현재의 이름인 ‘상암(上岩)’은 이 지역 자연부락이었던 수상리(水上里)의 ‘상’자와 휴암리(休岩里)의 ‘암’자를 따서 붙인 이름이다. 법정동과 행정동의 이름이 같으며 8.38㎢로 마포구에서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한다. 지난해 기준으로 1만 1365명이 살고 있다. 쓰레기매립장이 들어서면서 한순간 서울의 최변방지대로 전락했던 이곳은 1993년 쓰레기 매립 중단뒤 생태공원으로 바뀌고 월드컵경기장과 대규모 아파트 단지 등이 들어서면서 주거환경이 뛰어난 곳으로 손꼽히게 됐다. 여기에 서울시가 이곳에 세계 최고수준의 방송, 게임, 영화·애니메이션, 디지털교육 등의 디지털·문화 콘텐츠와 소프트웨어 분야의 기업을 유치해 상암DMC(디지털 미디어 시티)를 조성한다는 계획이 알려지면서 이 지역에 또다시 개발바람이 불고 있다. 난지도에 다시 꽃이 피고 희귀동물들이 되돌아오는 것을 보며 일상의 여유를 느낀다. 그러나 100층이 넘는 고층빌딩을 짓고 싶다는 현대인의 어쩔 수 없는 욕망 등이 뒤섞여 있다. 상암동은 우리의 모습을 거울처럼 비춰주는 공간이다.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 [토요일 아침에] 가장 좋은 선물/권도갑 원불교 도봉교당 주임 교무

    많은 사람들이 과거 일에 대해 불평하고 현재의 상황에 불만을 지니며 살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마음이 원인이 되어서 늘 괴로워한다. 왜냐하면 우리의 삶은 마음이 결정하는 대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지난날을 돌아보면서 자신의 어두운 과거를 새로운 마음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모든 고통은 일어난 현실이 아니고 이에 대한 나의 굳은 신념이나 판단에서 비롯된다. 집착된 마음이 아프게 하는 것이다. 이를 깨달으면 지나온 삶 자체가 나를 괴롭히지 않는다는 중요한 사실을 발견한다. 그리고 과거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기쁨을 얻게 될 것이다. 부모님이 가난하여 학교를 다니지 못한 아픔을 가진 사람이 있었다. 그는 제대로 공부를 하였다면 지금 삶이 이렇게 힘들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과거를 생각할 때마다 화가 나고 속이 상했다. 어느 날 이러한 자신을 돌아보던 중에 공부를 못한 것이 꼭 부모님 때문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같은 동네에 자기보다 어렵고 가난했던 친구가 일찍 부모를 떠나서 도시의 공장에 취직하여 야간 학교를 다니고 나중에는 대학까지 졸업한 사실이 떠올랐다. 공부해야겠다는 마음이 확고했다면 언제라도 학교를 다닐 수 있는 길이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자신의 환경과 부모님을 원망하고 포기함으로써 스스로 기회를 놓쳐버리고 주어진 환경에 지배당하여 언제나 희생자로 살았던 것이다. 그는 이제야 공부하지 못한 것은 바로 자신의 책임임을 깨닫게 되었으며 삶에 새로운 힘을 얻었다. 이렇게 과거를 돌아보고 정리를 하다 보면 자연히 자신의 현실을 믿고 신뢰하게 된다. 지난 시절 어두운 경험을 생각하며 또다시 나의 삶이 잘못될지 모른다고 걱정하지 않게 된다. 내 마음이 불안하면 불안한 삶을 경험한다.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의 이치가 그렇다. 이를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 삶은 내가 만들고 있으며, 자신이 마음먹은 대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살아가면서 어떤 마음을 먹고 살 것인가 하는 것은 고유의 자유이며 특별한 권한이다. 이를 외면하지 말고 자신의 권리를 찾아야 한다. 그러면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인생을 밝게 열어갈 수가 있다. 지금 내가 행복하려면 현재의 삶이 가장 좋은 선물이요 축복임을 자각해야 한다. 나의 앞에 주어진 세상은 온통 자신을 일깨워주는 은혜로 충만한 것이다. 그러므로 있는 그대로 나의 존재를 만족하고 만나는 인연들을 소중히 하는 마음을 지녀야 한다. 현실은 나에게 좋은 소식만을 가져다 준다고 자신 있게 믿어야 한다. 모든 것은 마음먹기 나름이다. 항상 좋은 일이 생기며 좋은 사람을 만나고 가치 있는 시간들이 찾아온다는 것을 신뢰하는 일이 대단히 중요하다. 그러면 언제나 여유롭게 삶을 즐길 수가 있을 것이다. 이처럼 삶에 대한 행복한 예감을 갖는다면, 어릴 때 소풍을 기다리는 설레는 마음이나, 운동회를 손꼽아 기다리던 것처럼 부푼 가슴으로 살게 될 것이다. 지금 여기에서 스스로 마음이 행복하면 미래에 대해서도 당연히 안심하며 언제나 좋은 날이 찾아 올 것이라고 기분 좋게 기다리게 된다. 그렇지 않고 아픔과 고통스러운 과거를 지니고 있으면 다시 또 그러한 일이 생길지 모른다고 걱정하며 불안한 세상을 맞는다. 현재와 미래가 언제나 나에게 유익하며 소중한 것임을 마음으로 믿는다면 (이 믿음은 나의 선택이며, 자유이다.) 삶은 더욱 풍요롭고 평안할 것이다. 권도갑 원불교 도봉교당 주임 교무
  • 발랄·기괴한 ‘4色 사랑’

    발랄·기괴한 ‘4色 사랑’

    연극에서 극작가는 항상 ‘가려진’ 존재다. 극의 근간을 놓았지만 화려한 조명은 당초 이들의 몫이 아니다. 몸을 감추고 아무런 성격조차도 나타내지 않는 것이 본분인양 살아온 극작가들이 모처럼 시선을 한몸에 받을 흔치 않은 기회가 마련됐다. 국립극장과 공연기획사 모아엔터테인먼트가 손잡고 추진하는 기획공연 ‘시선집중’시리즈. 지난해 연출가들에 이어 올해는 극작가들과 눈을 맞춘다. 김나영(33), 최원종(31), 강석호(35), 김민정(34) 등 극작가 4인방은 자신들의 얼굴이 큼지막하게 극장 앞에 내걸리고 팸플릿에 박혀 나오는 것이 마냥 쑥스럽다. 이들은 사랑을 주제로 지난 1년간 머리를 쥐어짜며 작품을 썼다. 고통스러운 시간이었지만 정도를 걷는 연극, 작가 중심의 연극을 한다는 기쁨과 결과물에 대한 설렘으로 가슴이 차오른다.18일부터 3월6일까지 ‘소풍’‘외계인의 사랑’‘줄넘기’‘섬’이 하루에 두 작품씩 국립극장 별오름극장에서 공연된다. 석(이름 가운뎃자)=사전에 교통정리가 없었어요. 작품마다 색깔, 느낌이 전혀 달라요. 저희들도 기대가 많이 되죠. “멜로는 처음”이라는 강석호는 남자 여우와 여자 늑대간의 사랑을 다룬 ‘줄넘기’를 썼다. 지난해 강원도 양구에서 숨진 채 발견된 여우가 수컷이라는 데서 영감을 얻었단다. 민=보통 우리가 말하는 ‘남자는 늑대, 여자는 여우’라는 상식을 뒤집었다는 발상 자체가 재미있어요. 석=전 민정씨 작품이 좋았어요.‘브라질리아’에서 느꼈던 좋은 점들이 다시 보였죠. 아빠랑 둘이 사는데 고래를 잡았더니 남자(하멜)가 나오더라. 이런 생각 아무나 할 수 없죠. 민=평소 혼자 살다 보면 이렇게 돼요. 거의 위험한 독신녀 수준이죠. 섬에 사는 ‘이쁜이’와 ‘탱자’는 사춘기 소녀들. 작품은 왜곡된 남성상을 상징하는 가부장적인 아버지와 살다가 고래에서 나온 ‘하멜’을 만나면서 겪게 되는 혼란, 환상, 탈출 등을 다룬다. 김민정은 누구보다 가장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민=사랑에 대해 정색하고 쓰는 것도 그랬지만 소녀적 감수성을 잃어버렸다는 사실 때문에 더 힘들었어요. 60대 노부부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소풍’은 아내가 남편에게 35년 전 한 남자와의 짧지만 강렬했던 사랑을 고백하면서 시작한다. 나=부모님이 ‘왜 나이든 사람들 볼 연극이 없냐.’고 했을 때 한번 써봐야 겠다고 맘먹게 됐죠. 시아버지가 환갑잔치에서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부모보다 더 살았으니까 남은 인생은 덤이다.’덤으로 얻은 인생에서 새로운 삶을 꾸려봐야겠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 않을까하는 거죠. 석=결혼도 하고 애도 둘이나 낳은 사람이니까 내공이 있어요. 난 쥐뿔도 모르고 입만 나불댄거고. 나=누가 30년도 더 된 외도를 털어놓을까.“말도 안돼!”하는 반응이 나오면 작품을 못쓸 것 같아 엄마한테조차 물어보지 않았죠.‘난 할 수 있을지도 몰라.’하는 생각을 가지고 썼어요. 용기가 필요했어요. 4편 가운데 가장 실험성이 짙은 작품을 꼽는다면 최원종의 ‘외계인의 열정’이다. 거대 비만환자 ‘지옥’과 그의 내면적 자아인 섹스중독자 ‘연옥’. 우연히 이 여자의 삶에 뛰어든 남자 ‘무간도’가 빚어내는 사랑 이야기는 기괴한 느낌을 주기에 충분하다. 석=원종이 작품에는 유독 뚱뚱한 여성 캐릭터가 많이 나와. 왜 그럴까? 원=저한테는 외로움이,(두 팔을 넓게 벌리면서)이렇게 뚱뚱한 사람들의 외로움과 같아요. 뚱뚱하다고 다 외롭고 죽고 싶을까. 원=이런 사람들은 누가 사기를 치려고 다가오면 뻔히 알면서도 속아주죠. 재수를 한 적이 있는데 영혼을 팔아서라도 대학에 가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어요. 이 사람들도 외로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 파는 거예요. 민=이해가 가요. 원=누군가의 상처를 치유해주고 싶다는 데서 사랑이 시작될 때가 있죠. 이런 사랑은 상처가 치유되지 않으면 관계가 나빠지고 폭력으로 이어지죠. 상처 치유를 거부하고 독립적인 사랑을 해나가는 두 인물을 그려보고 싶었어요. 석=‘소풍’하고 ‘외계인의 사랑’이 연이어 오르는데 홈드라마가 끝나고 잔인한 스너프(snuff) 필름이 나오는 느낌일 텐데…(웃음). 작가전이라 가능한 거죠. 극단적인 색깔의 작품이 한 무대에서 공존하는 것 자체가 매우 실험적이에요. 김영환(극단 비파), 문삼화(극단 유), 김태수(극단 완자무늬), 권호성(극단 모시는사람들) 등 중견들이 각 작품의 연출을 맡았다.(02)744-0300.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박은영의 DVD 레서피] DVD야 황금연휴를 구해줘~

    [박은영의 DVD 레서피] DVD야 황금연휴를 구해줘~

    풍성한 명절 음식 앞에서는 소풍 전날의 설렘마저 느껴진다. 전을 지지는 고소한 콩기름 냄새가 집안 가득 퍼지고, 여러 번 치대서 쫀득한 만두피에 돼지고기와 칼칼한 김치 소를 넣고 꼭꼭 빚어내면 이내 한상 그득 채울 음식들이 마련된다. 여기에 명치까지 시원해지는 얼음 식혜와 말캉한 곶감이 든 계피 수정과까지 갖추면 연휴 준비 끝! 명절 음식만큼 풍성하고 다채로운 DVD 컬렉션까지 준비됐다면 금상첨화다. 이번 연휴는 회사에 따라 길게는 9일 동안이나 이어질 것이라고 한다. 장장 9일 간의 휴가를 어떻게 보낼까. 우선 인터넷 쇼핑몰에 나와 있는 DVD를 확인한뒤 보고 싶은 DVD 리스트를 작성해 보자. 마음에 드는 타이틀이 있다면 당장 쇼핑몰에 주문해야 한다. 그래야 토요일이나 늦어도 월요일에는 받아 볼 수 있을 테니 말이다. 구매하는 가격이 부담스럽다면, 가까운 DVD 대여점을 찾아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굳이 새로운 타이틀을 사거나 빌리지 않더라도 갖고 있는 DVD를 서플먼트 중심으로 재감상하는 것도 좋다.‘반지의 제왕 확장판 트릴로지’ 박스 세트는 어떤가. 극장판보다 2시간이 늘어난 러닝타임에 24시간이 넘는 부가영상이 수록되었다. 리마스터링과 부가영상을 보강해 출시된 ‘매트릭스 얼티밋 에디션’도 이에 빠지지 않는 타이틀이다. 그냥 묻어두기에는 아까운 영화의 비밀들이 서플먼트에 속속들이 숨어 있어 보는 재미가 쏠쏠할 것이다. 환상적인 연휴가 곧 시작된다. 시원한 식혜 한 그릇과 리모컨만 있으면 무릉도원이 따로 없다. 자, 이번 연휴 DVD에 한번 빠져∼봅시다! ●터미널 반란군의 혁명으로 인해 국가를 잃고 입국허가를 받지 못한 난민 빅터 나보르스키의 터미널 생활기다. 시종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공짜 비스킷에 공짜 잼을 발라서 연명하는 톰 행크스의 연기는 일품이다. 스필버그 감독의 DVD답게 밝고 투명한 화질과 공항의 공간감을 살린 예민한 사운드 디자인, 유머러스한 스코어가 돋보인다. 무엇보다 스태프들의 애정이 담뿍 담긴 부가영상이 인상적이다. 이번에도 스필버그의 코멘터리를 만날 수는 없지만, 장시간의 인터뷰 영상을 통해 친절하고 자상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슈렉2 딸이 괴물과 결혼했다고 생각한 ‘겁나 먼 왕국’의 임금님은 슈렉을 처치하고, 프린스 차밍과 피오나 공주를 결혼시킬 계획을 세운다. 새롭게 등장한 킬러 장화 신은 고양이의 그렁그렁한 눈망울은 DVD 화면에서 진가를 발휘한다.D-to-D(Digital to Digital) 방식의 풀 3D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어 잡티 하나 없는 청명한 화질을 자랑하며, 재치 있는 사운드 디자인과 본편보다 재미있는 부가영상들이 가득한 명불허전의 타이틀이다. 아직도 고양이 킬러를 만나지 못했다면 이번 설 연휴가 기회다. ●스쿨 오브 락 엽기 코미디의 주인공을 도맡았던 잭 블랙이 초등학교의 음악선생으로 변신했다. 잭 블랙의 발군의 기타 실력과 열정적인 보컬은 너무 의외라 충격적이다. 자연광을 이용한 화질은 청량한 느낌을 주며 레드 제플린을 비롯한 주옥같은 록 음악들은 스코어를 배려한 감칠맛 나는 사운드로 감상할 수 있다.“아침에 잠드니까 아침형 인간”이라는 잭 블랙의 하루일과를 담은 ‘MTV 다이어리’는 그의 캐릭터만큼이나 엉뚱하고 코믹한 부가영상이다. 감독, 잭 블랙, 아역 배우들의 3가지 트랙으로 담긴 수다스러운 코멘터리도 인상적이다. ●반지의 제왕 확장판 트릴로지 박스세트 한 마디로,‘반지의 제왕’의 신화는 이 DVD로 완성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12개의 디스크에 웨타 디지털과 피터 잭슨 감독이 함께 만든 특수효과와 제작과정 다큐멘터리가 24시간이 넘는 분량으로 담겼다. 이 부가영상에는 영화로 제작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반지의 제왕’이 현실화되는 과정이 담겨 있다. 또한, 극장판에서 2시간이 늘어난 감독판 버전의 영화가 수록되어 있다. 긴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긴장을 늦출 수 없는 파괴적인 사운드와 다채널 스피커의 위력을 확인할 수 있으며, 신화적 상상력이 총집결된 경이로운 영상을 만날 수 있다. ●얼티밋 매트릭스 에디션 ‘반지의 제왕’과 마찬가지로 시리즈 3편을 묶은 트릴로지로 구성되었다. 일반판에서는 볼 수 없었던 5개의 디스크가 추가되어 10개의 디스크로 구성되었으며,35시간의 부가영상이 수록되었다. 워쇼스키 형제의 코멘터리는 수록되지 않았지만, 대신 ‘매트릭스’에 대한 상이한 관점을 지닌 평론가들과 철학자들이 나와서 영화에 대한 흥미진진한 해석을 들려준다. 신화가 된 영화와 더불어 DVD 역시 신화로 남을 정도로 방대한 자료를 담고 있다.1999년에 제작된 1편을 비롯한 시리즈 모두 리마스터링되어 기존에 출시된 일반판보다 훨씬 더 선명한 화질과 강력한 사운드로 감상할 수 있다.
  • [뒷골목 맛세상] 여주 걸구쟁이네

    [뒷골목 맛세상] 여주 걸구쟁이네

    엄동설한(嚴冬雪寒), 그야말로 깊은 한겨울이다. 겨우살이 짐승들은 가장 깊은 잠에 빠진 채 더 이상 체온을 빼앗기지 않기 위하여 한껏 몸피를 움츠릴 터이며, 벌거벗은 나목들도 더 이상 수액을 얼리지 않기 위하여 한껏 중심을 뿌리에 내릴 터이다. 모든 생명들이 그야말로 살아남기 위하여 안간힘으로 혹독한 추위에 맞서고 있을 때, 어디 사람이라고 다르랴. 더군다나 혹독한 추위가 비단 수은주만은 아닌, 사람살이의 여러 어려움에서 오는 것이라면 더욱 몸피를 움츠리고 차라리 주검이듯 뿌리 밑바닥으로 잦아들 터이다. ●한겨울 소풍농월에 어울리는 여주 8경 추위며 사람살이가 더 이상 견디지 못하게 혹독하다면, 그대는 오히려 정면으로 맞서 소중한 이와 함께 밖으로 나가 보자.‘소풍농월(嘯風弄月)’이라는 멋스러운 말이 있다. 바람에 휘파람을 불고 달을 희롱하며 기꺼이 한 몸이 되는 경지를 이른다. 어떤가, 차라리 저 바람이며 달만은 아닌 엄동설한과도 어울려 기꺼이 한 몸이 되어 보는 것이. 서울에서 한 시간 거리인 여주에는 뜻밖에도 소풍농월에 어울리는 풍광들이 많다. 동국여지승람에는 ‘여주팔경’ 혹은 ‘금사팔경’이라 하여 여주의 빼어난 풍광 8가지로, 여주 일대의 남한강을 일컫는 여강에 내려앉는 기러기, 청심루에서 바라보는 달빛, 포구로 돌아오는 돛단배, 학동마을의 저녁연기, 신륵사의 종소리, 마암 아래 떠있는 고깃배들의 등불, 영릉의 푸른 신록, 팔대수의 청청한 숲을 꼽았다. 과연 어느 곳에나 드맑게 고답한 기운이 서려 있어, 소풍농월의 그대를 금방이라도 감싸 안을 풍광이다. ‘여주팔경’ 중에서도 나로서는 신륵사 종소리를 우선하지 않을 수가 없다.1980년대에 신륵사에는 원경(圓鏡)스님이 주지로 주재하고 있었는데, 나는 거의 사흘이 멀다 하고 신륵사를 찾았다. 물론 원경 스님을 찾아서이다. 모르기는 해도 나는 자신이 지닌 어느 하나 마음에 드는 것이라고는 없는 혹독한 시절이었을 터이다. 어느 때는 스님을 따라 나 또한 머리를 깎고서 단식을 하거나 혹은 한 달 넘어 머물면서 새벽이나 저녁이면 예불 대신에 신륵사의 종을 치기도 하였는데, 아아,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관통하여 마침내 온누리로 퍼져가던 종소리의 파장과 진동이라니! 처음에는 속된 중생의 손에 의하여 울리는 종소리가 혹여 삼십삼천의 뭇생명들을 잘못 인도할까 두려워 심장마저 벌벌 떨려났으나, 차츰 내 손으로 울리는 서른세 번의 종소리가 뭇생명들을 깨우고 또한 잠재울 수 있으리라는 원력이 더욱 커져갔다. 그러다 보면 또 알랴, 어느 날 새벽에 저 종소리의 파장과 진동 속에서 마침내 자신의 어떤 무지함에도 번쩍 눈뜨게 될지. 원경 스님을 처음 대한 것은 1970년대 중반이었다. 그때 스님은 역시 여주에 있는 흥왕사라는 절에서 주재하고 있었는데, 신륵사와는 달리 달랑 대웅전과 요사채만 있는 참으로 빈한한 절이었다. 절 식구 또한 빈한한 절답게 원경 스님과 벌써 허리가 많이 굽은 공양주보살 이렇게 달랑 둘이었다. 당시 작가 송기숙, 작가 황석영, 시인 조태일, 작가 이문구, 시인 이시영 등의 여러 문인들이 어울려 원주의 김지하 시인 집에 갔다가 서울로 돌아가는 길이었는데, 여주를 지나는 어름에 황석영 선배가 갑자기 원경 스님 이야기를 꺼내어, 에라, 이왕 말이 나온 김에, 하고 흥왕사를 찾은 것이었다. 이미 원주에서 술이 거나해진 일행은 흥왕사에 오를 때도 아랫마을에서 한 말들이 막걸리 두어 통을 들고 올라와 대웅전 앞마당에 대뜸 술판부터 차렸는데, 송기숙 선생이 원경 스님에게 시비를 걸었다. ●신륵사 종소리 뭇생명 일깨우고… “어이, 원경, 저 부처가 내 동생인데, 그러면 자네하고 나는 촌수가 어떻게 되는 것이여?” 그러자 원경스님이 호쾌하게 껄껄, 웃어넘겼다. “부처님 촌수야 너무 어려우니까 따지지 말고, 까짓것 저하고도 그냥 형님 아우 합시다. 형님!” “좋아, 그러면 부처 대신 아우가 먼저 내 술 한 잔 받게.” “좋지요.” 원경 스님은 막걸리 사발을 들어 단숨에 들이켜더니 다시 송기숙 선생에게 넘겼다. 그런 원경 스님을 대경으로 우러러보는 나에게 누군가가 귓속말로 ‘저 스님, 남로당 당수 박헌영의 아들이야.’라고 소곤거렸다. 순간 나는 자신도 모르게 흠칫하여 사방을 두리번거렸다.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는 속담대로, 행여 이름 모를 새라도 근방에서 귓속말을 엿들을까 싶어서였다. 시절이 많이 좋아진 지금이야 하늘이며 땅에 대놓고 무슨 말인들 못하랴. 그러나 당시로서는 박헌영이니 공산당이니 하는 말은 무슨 비상(砒霜)보다도 더 무서운 독극물이었다. 그리고 아주 오랜 훗날 알았지만, 허리가 많이 굽은 공양주보살은 바로 원경 스님의 어머니였다. 빈한한 절, 한 사람은 스님이 되고 또 한 사람은 그 스님의 옆에서 공양주보살 노릇을 하는 박헌영 남로당 당수의 살붙이들. 역시 세월이 아주 많이 흐른 후에도 흥왕사 시절의 원경 스님만 떠올리면 어쩔 수 없이 눈시울이 젖어온다. 벌거벗은 나목이듯 뿌리를 밑바닥에 깊이 내리고 숫제 주검처럼 살아온 모자에게는 사람살이가 사시사철 엄동설한이 아닌 때가 없었으리라. 소풍농월의 여주에 어찌 드맑게 고답한 맛이 뒤따르지 않으랴. 신륵사 입구에서 원주로 가는 도로로 5km쯤 달려 강천면 이호나루를 지나면 바로 목아불교박물관이라는 새로운 관광명소가 나온다. 그리고 그 박물관의 한 쪽에 있는 듯 없는 듯 수줍게 사찰음식을 전문으로 하는 ‘걸구쟁이네’(031-885-9875)가 있다. 그러나 걸구쟁이네에 가기에 앞서 반드시 박물관에 들러 먼저 눈을 맑게 할 일이다. ●오신채·육류·해물 없지만 진수성찬 목아불교박물관의 목아(木芽)는 박찬수 관장의 호인데, 목조각 부문의 무형문화재 제108호인 그이가 필생으로 빚어내거나 수집한 6000여 불교 관련 작품들을 2600여평의 드넓은 터에 전시해 놓은 곳이 목아불교박물관이다. 박물관 정문을 들어서자마자 시작되는 야외조각공원에는 연못이며 수목들 주변에 돌이며 청동 같은 재료로 정교하게 빚어낸 미륵삼존대불, 백의관음상, 비로자나불,3층석탑 등 40여 작품이 전시되어 있는데,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미륵삼존대불이다. 높이가 15m에 이르는 미륵삼존대불은 제작기법이 종전의 여느 부처상과는 달리 몸체 자체의 선을 반추상 기법으로 과감하게 처리하여 현대적인 세련미를 느끼게 한다. 이밖에도 인도의 석굴사원을 모방했다는 지상 3층, 지하 1층의 붉은 벽돌건물인 전시관은 외양부터 아름답지만, 안에 있는 여러 전시품을 둘러보다 보면, 박물관장의 예술적 성취뿐만 아니라 깊은 종교적 심성 또한 무슨 향기처럼 저절로 보는 이의 가슴에 드맑게 스며온다. 걸구쟁이네는 주인인 안은자씨가 태어나서 자란 ‘걸구쟁이’란 동네 이름에서 따온 것인데, 바로 인근에 있는 강촌면 걸구쟁이에서 나고 자라 마흔 나이에 사찰음식을 전문으로 하는 주인의 순진한 인상에 잘 어울리는 느낌이다. 원래 사찰음식은 오신채라 불리는 파, 마늘, 달래, 부추, 흥거를 멀리 하고, 육류며 해류 따위 고기를 일체 쓰지 않은 고답한 음식이다. 오신채며 고기 대신에 스님들의 수행 중에 부족한 기름기는 깨며 콩, 부각 등으로 보충하고, 계절마다 산야에서 나오는 냉이나물, 취나물, 유채나물, 곤드레, 씀바귀, 소루쟁이, 고사리, 도라지, 머위, 근대, 곰취 등 각종 싱그러운 나물들을 주로 한다. 오이며 고추, 무, 가죽나물, 깻잎, 콩잎, 더덕, 산초 같은 여러 장아찌류에 버섯구이, 호박꼬지, 박꼬지, 산초두부, 장떡, 도토리묵무침에 된장국이며 청국장까지 곁들이면, 그야말로 한상 떡 벌어진 진수성찬이다. 걸구쟁이네는 사찰정식(1만5000원) 이외에도 도토리 요리도 전문으로 해서, 도토리수제비(6000원), 도토리묵밥(5000원), 도토리총떡(5000원), 도토리묵(1만원)이 있고, 각각 8000원짜리인 곤드레돌솥밥, 취나물돌솥밥, 산나물돌솥밥에, 모듬버섯전이며 장떡도 있다. 어느 것이나 안주 삼아 곡차라고 부르는 동동주 몇 사발까지 거나하게 마실 수가 있다. ●12가지 한약재 사용한 별미 돼지고기 보쌈 만일 여러 이유로 목아불교박물관이며 사찰음식이 저어된다면, 역시 신륵사에서 원주로 가는 도로에서 박물관으로 가는 도중에 북내면으로 접어들 일이다. 거기에 넓은 벌을 앞마당 삼아 무슨 사대부 집안처럼 고풍스러운 전통한옥의 형태의 ‘예닮골(031-883-5979)’이 있다.‘예닮골’이란 그대로 옛날을 닮은 마을이란 뜻인데, 얼핏 둘러보아도 뜰 안의 대청마루며 물레방아에서 가옥 뒤편의 장독대며 심지어 화장실에 이르기까지, 어디에든 주인 되는 이순옥씨의 섬세한 손길이며 마음씨가 쉽게 묻어난다. 예닮골의 맛은 무엇보다도 예닮정식(1만 2000원)이 우선이다. 무려 12가지 한약재를 사용하여 돼지고기 특유의 비린내를 없앤 돼지보쌈에다가 묵은 김치에 시래기를 섞고, 두부며 당면, 고기를 사용하여 커다랗게 빚은 왕만두에, 뚝배기 위로 샛노란 연꽃처럼 예쁘게 부풀어 오른 계란찜이며 된장찌개와 김치찌개, 고등어조림, 동치미, 망초대, 시래기무침, 표고버섯볶음, 도토리묵, 잡채, 짜배기김치, 멸치볶음, 고추장아찌, 무장아찌, 멸치조림 등 25가지에 이르는 반찬이 커다란 상이 좁아라고 가득 펼쳐진다. 게다가 이천쌀에 못잖은 여주쌀의 기름진 쌀밥이 나오고, 끝머리에는 누룽지까지 기다리고 있다. 아니, 식사를 끝내기 전에 주인이 자랑하는 예닮주를 반드시 맛볼 일이다. 전통적인 비법에 따라 빚었다는 예닮주의 누룩냄새가 은은하게 남아있는 향이며 입에 살갑게 감쳐드는 감칠맛은 얼마든지 자랑해도 좋았다. ■ 전통차 손수 끓여보세요 여주에서 돌아오는 길에 뭔가 미진하다면 마지막으로 신륵사 앞에 있는 세계도자기엑스포의 토야도예공방에 들러보자. 내가 즐겨 찾던 80,90년대와는 달리 신륵사 앞 넓은 강변이며 들판은 어느 새 관광지가 되어 강에는 황포돛배가 떠있고, 강변에는 보트장이며, 퍼팅장, 야영장 같은 다양한 체육시설이 들어서 있고, 산뜻한 외양의 식당이며 숙박시설들이 또한 뒤따르고 있어, 옛날의 황량한 강변이며 들판만 기억하고 있는 나의 눈을 차라리 설게 만든다. 그런 신륵사 일대에서도 먼저 돋보이는 것은 단연 재단법인 세계도자기엑스포 건물들이다. 생활도자전시관을 비롯하여 토야도예공방 건물이 드넓은 공간을 차지하며 시원시원하게 들어서 있어서 보는 이의 발길을 저절로 이끈다. 토야도예공방은 이를테면 세계도자기엑스포를 찾는 고객들을 위한 서비스 공간이다. 직접 도자기를 빚어볼 수 있는 ‘흙체험’에서부터 도예작가가 될 수 있는 ‘도예교실’, 아이들을 위시한 가족 모두가 즐길 수 있는 ‘흙놀이’, 전통차를 마시며 쉬어갈 수 있는 ‘토야다실’까지 모두 비영리로 운영되고 있다. 이중에서 ‘토야다실’(031-884-8552)은 전통차를 다룰 줄 모르는 이에게도 본인이 손수 차를 즐기게끔 찻물을 끓이는 법부터 차를 마시고 난 후 설거지에 이르기까지 친절하게 가르쳐 준다. 그리고 본인이 직접 고른 도자기 찻잔으로 차를 담아 입안에 오래 맴도는 드맑은 차향을 얼마든지 즐긴 끝에, 나중에는 도자기 찻잔도 집으로 가져갈 수가 있다. 차향을 즐기고 도자기 찻잔을 챙기는 값이 불과 커피 한 잔 값인 5000원이다. 토야도예공방의 휴무인 월요일만 제외하면 언제든지 토야다실을 이용할 수 있다.
  • 성석제씨 새 소설집 ‘어머님이 들려주시던 노래’

    성석제씨 새 소설집 ‘어머님이 들려주시던 노래’

    장단에 겨워 흥겨운 입심을 뿜어내는 듯한 글쟁이. 성석제(45)는 ‘입담’‘해학’‘농담’ 등 문학의 듬직한 밑천이 되는 수사들을 한몸에 받아온 작가다. 가뜩이나 얇아진 남성 작가층을 대변하는 그의 소임은 그래서 더욱 막중하다. 익살과 재담으로 상징되는 ‘성석제표’ 소설 쓰기의 틀거리 안에서도 그는 꾸준히 의외성과 자기증식을 모색해 왔다. ●주변에 널려 있음직한 인물 등장 새로 묶어낸 ‘어머님이 들려주시던 노래’(창비 펴냄)는 그를 에워싼 수사들이 효력발생 중임을 보여주는 소설집이다.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 이후 근 3년 동안 띄엄띄엄 발표해온 중·단편 9편을 묶었다. 작가는 “2,3년의 세월 동안 잘 논 시간의 소산”이라고 했다. 하지만 곧이 듣고 말기엔 작품에 내장된 서사전략은 넘치도록 다양한 차원에서 빛을 발한다. 주변에 널렸음직한 각양각색의 인물들을 주인공으로 앉힌 화술은 낯익다. 첫 단편인 ‘잃어버린 인간’에서는 작가 자신의 에피소드에서 발아한 듯한 고백적 어투가 먼저 엿보인다. 작중 화자는 잘 나가는 소설가. 재당숙모의 부음을 듣고 찾아간 고향에서 유년시절을 반추한다. 자신이 못 살게 굴었던 재당숙의 아들 쌍둥이가 진작에 굶어 죽었다는 사실에 혼란스럽다. 재당숙모의 얼굴조차 기억하지 못하면서도 얼떨결에 초상집을 찾아가는 주인공의 행세에서는 작가의 해학적 기질이 묻어난다. 그러나 사이사이 능청스럽게 풍자정신을 발휘한다.‘잃어버린 인간’에서 액자소설 형식으로 재구성한 재당숙의 삶은 그런 의도다. 이렇다 할 이념도 없이 시류에 떠밀려 사회주의자, 독립운동가로 평생을 외진 곳에서 살다간 재당숙은 현대사가 빚어낸 기형적 산물이었다. 인물의 본질을 까탈스럽게 파고드는 글쓰기 자세는 대부분의 작품에서 엿보인다. 부(富)에 대한 허망한 집착과 욕망을 보여주는 ‘인지상정’, 사이비 예술가와 시골에서 요양중인 화자의 이야기를 얽은 ‘본래면목’, 속물지식인의 태생적 배경을 되짚은 ‘소풍’ 등이 그 계열에 세울 작품들이다. ●작가가 부리는 언어에 윤기가 돌아 작가가 부리는 언어들에는 윤기가 돈다. 예의 사투리 대사체의 운율감, 적당히 희극적인 인물들이 질감을 돋우는 것도 ‘성석제 스타일’이다. 뒤집어, 매번 같은 처방에 내성이 생긴 독자들은 시큰둥할 수도 있을 터. 그러나 표제작 ‘어머님이 들려주시던 노래’를 대하면 작가의 범상찮은 자기갱신력에 또 한번 기가 꺾이고 말지 않을까 싶다. 리얼리즘을 벗어났나 싶다가도 어느새 시속(時俗)에 푸욱 발을 담그는 듯 다른 결의 이야기들을 교직해내는 솜씨에 감성과 이성이 함께 긴장하게 된다. 데뷔 20여년을 바라보며 “작품에 촉촉한 물기 같은 게 생긴 것 같다.”고 자평하는 작가는 표제작에 새삼 모성의 기억을 쓸어담았다.1920년대 시골마을의 한밤. 길쌈하는 어미와 고전소설 ‘추풍감별곡’을 읽어주는 맏딸이 등장하는 ‘어머님이 들려주시던 노래’는 실눈을 떴다 감았다 혼몽한 감상마저 떠안긴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야! 토성이다…중미산 과학캠프

    야! 토성이다…중미산 과학캠프

    이 세상에서 가장 빠르다는 빛, 북극성은 그 빛을 타고 800년을 날아가야 만날 수 있다고 한다. 그 신비의 별 북극성과 환상의 데이트가 대한민국 경기도 양평군 옥천면 신복3리 중미산 천문대에서 펼쳐지고 있다. 새로운 친구를 사귀고, 겨울철 야외 놀이도 체험할 수 있어 초등학생들에게 어린시절의 추억을 심어주는 별자리 캠프. 서울신문이 마련한 중미산 천문대 겨울방학 천문과학캠프를 동행취재했다. 체감온도 영하 15도. 서울에서는 좀처럼 만날 수 없는 매서운 추위다. 두꺼운 내복에도 모자라 겉옷을 여러 벌 껴입고 장갑에 목도리로 완전무장한 ‘별 사냥꾼’ 70명이 지난 4일 양평 중미산 천문대에 모였다. ●행성·별·성단 등 배우고 보고 겨울바람은 찼지만 구름 한점없이 맑은 하늘은 별보기에는 안성맞춤. 별이 좋아 논산에서부터 한달음에 쫓아온 최연소 참가자 샘(6)도, 큰개자리의 시리우스를 좋아한다는 오류초등학교의 ‘별 박사’ 병건(9)이도, 나란히 참가한 매송초등학교의 은중(8)·범중(7)이 남매도 모두 들뜬 모습이다. 날이 어두워지기를 기다리면서 아이들은 숙소에 짐을 풀고 강당에 모여 2박3일을 함께할 팀을 짠다. 한 팀은 7∼8명으로 팀마다 1∼6학년을 고르게 구성했다. 형제없는 외톨이가 많은 요즘 아이들에게 언니나 형을 사귈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다. 동그랗게 둘러앉은 아이들은 팀 이름을 정하고 팀을 상징하는 깃발을 만든다. 매송초등학교 현우(8)는 깃발에 토성을 그려 넣었다. 능길초등학교 윤나(9)는 아름다운 우리별, 지구와 상상 속의 비행접시,UFO를 그렸다. 우주에 대한 호기심과 기대를 가득 담은 깃발을 앞세우고 아이들은 앞마당에 모였다. 오늘 첫 이벤트는 썰매타기와 비료포대 눈썰매 타기. 아이들은 꽁꽁 얼어붙은 40평 남짓한 연못 위에서 썰매를 타고 신나게 얼음을 지친다. 도심에서 이런 연못을 좀처럼 볼 수 없기 때문에 대부분의 어린이들이 태어나서 처음으로 썰매를 타본다고 했다. 아이들은 썰매의 매력에 푹빠져 “놀이동산의 범퍼카는 저리가라.”라고 입을 모았다. 비료포대 눈썰매의 재미도 쏠쏠하다.50m가량 되는 흙 비탈에 폭 1m 정도의 눈길을 냈다. 신남성초등학교 철홍(7)이는 TV에서 보았던 봅슬레이 선수의 자세를 흉내낸다. 비료포대 위에 앉아 등을 뒤로 바짝 붙이고 다리를 쭉 뻗어 최대한 몸을 일자로 만든 철홍이는 엄청난 스피드에 놀라 환호성을 지른다. 즐거운 겨울 놀이에 아이들은 시간가는 줄도 몰랐다. 이른 저녁을 먹고나니 하늘은 금방 어둑어둑해졌다. 아이들은 강당으로 자리를 옮겨 오늘 밤 무슨 별을 볼 것인지 점검한다. 수성부터 명왕성까지 지구가 속한 태양계 식구들의 특징을 이해하고 오늘 관찰할 토성과 플레이아데스 성단에 대해서도 공부한다. ●낮엔 태양흑점 망원경 관측 이윽고 밤 하늘에 초롱초롱 별이 떠오르자 아이들은 설레는 마음으로 주 관측실로 들어선다. 원형돔이 자동으로 열리고 새까만 밤 하늘에 헤아릴 수 없이 반짝이는 별이 한눈에 들어온다. 능길초등학교 은지(10)는 8인치 굴절망원경에 눈을 대고는 토성을 찾아보았다. 은지는 “책에서만 보았던 토성의 고리를 직접 확인하니 너무 신기하다.”면서 활짝 웃는다. 원형돔 밖에서는 황소자리에 있는 플레이아데스 성단을 찾느라 법석이다. 우리말로는 ‘좀생이별’이라는 플레이아데스 성단은 북동쪽 하늘에 옹기종기 모여 신비한 빛을 내뿜고 있었다. 삼정초등학교 지윤(12)이는 “앞으로 과학시간에 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플레이아데스 성단이 생각날 것 같다.”면서 “우주에 대한 궁금증이 너무도 많이 생겨 책을 많이 보아야겠다.”고 말했다. 중미산의 첫날 밤이 가고 새 아침이 밝았다. 오늘 아이들이 관찰해야 할 것은 태양의 흑점. 온도가 아주 낮은 태양의 흑점은 강력한 자기장으로 통신장애를 불러일으키는 등 지구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 능길초등학교 한솔(10)이는 11년을 주기로 숫자가 늘었다 줄었다 한다는 흑점에 호기심이 발동했다. 망원경으로 태양 중심 부위에서 작고 검은 점 3개를 관찰하긴 했지만 흑점에 대한 궁금증은 풀리지 않는다. 한솔이는 “태양에 대해서 모르는 것이 많아 앞으로 과학공부를 열심히 해야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눈썰매 타고 언덕길 질주도 즐거운 점심시간이 끝나자 태양계 체험활동이 펼쳐진다. 팀별로 우리 은하를 직접 꾸며보는 것이다. 백마초등학교 혜진(10)이는 은하계의 핵심인 태양을 맡았다.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별 수성은 능길초등학교 예지(9)가 맡았다. 샛별이라고 불리는 금성은 신남성초등학교 동현(7)이가, 우리별 지구는 능길초등학교 융경(10)이가, 화성은 영본초등학교 항식(8)이 몫이다. 태양계에서 가장 큰 행성인 목성은 응봉초등학교 민수(10), 고리가 아름다운 토성은 신흥초등학교 지은(9)이에게 맡겨졌다. 이들은 태양을 중심으로 원을 그리며 공전하는 모습과 스스로 회전하는 자전도 실험해본다. 혜진이는 “우리 은하계에 많은 별이 함께 살고 있다는 것이 정말 신기하다.”면서 “이번 캠프가 공부를 더 열심히 하는 계기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평소에도 별에 관심 많아 캠프에 가게 해달라고 엄마를 졸랐다는 병건이는 “캠프에 와보니 우주에 대해 궁금한 것이 오히려 더 많이 생겼다.”면서 “미래에 훌륭한 천문학자가 될 수 있도록 열심히 공부하겠다.”고 다짐했다. 올해로 6회째를 맞은 중미산천문대 천문과학캠프는 12∼14일 제5차 캠프로 겨울 일정을 마무리한다. 양평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중미산 천문대는 3000여개 별 육안관측 가능 중미산 자연휴양림 입구에 자리잡은 중미산 천문대는 서울 근교에서 별이 가장 잘 보이는 곳이다. 이곳은 천문대가 문을 열기 전부터 ‘별 좀 본다.’는 아마추어 천문가들에게 사랑받아 왔다. 서울의 밤 하늘에서 확인할 수 있는 별은 가장 밝은 1등성 20개 정도. 하지만 불빛과 공해가 없는 중미산 천문대에서는 북반구에서 맨눈으로 볼 수 있는 4000여개의 별 가운데 3000개가 보인다. 김학(50) 중미산 천문대장은 별보기 좋은 해발 437m 지점에 사비를 털어 2001년 천문대를 세웠다. 대지 1만 3000여평 규모의 중미산 천문대는 천문관측실과 과학실험교실, 숙박시설 및 자연체험학습장을 갖추고 있어 체험캠프 장소로 적합하다. 천체 관측 기구들의 성능도 좋다. 지름 6.6m로 360도 회전하는 주관측실은 우리나라에서 3번째로 큰 원형돔이다. 독일 APM사의 8인치 굴절망원경으로는 성단, 달의 크레이터, 행성을 관측할 수 있다. 이밖에도 10여개의 굴절·반사·보조 망원경을 보유하고 있다.50여명이 누워서 하늘을 볼 수 있는 야외 관측소도 있어 여름에는 평상에 누워 별을 볼 수 있다.(031)771-0306 양평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별 재미있게 보는 법 별을 관측하는 데는 순서가 있다. 중미산 천문대 송한석(29)교육팀장은 무턱대고 하늘만 바라본다고 별을 알게 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초보자가 별 보는 데 재미를 붙이려면 순서를 익혀야 한다는 것이다. 초보자는 먼저 북극성을 찾아보는 것이 좋다. 북극성은 나침반이 발명되기 오래 전부터 망망대해를 항해하는 사람들이나 밤 길을 가는 이에게 방향을 일러주는 친근한 벗이었다. 북극성을 만나려면 북쪽 하늘에 떠 있는 북두칠성이나 카시오페이아를 먼저 찾아야 한다. 북두칠성은 잘 알려져 있는 대로 국자모양, 카시오페이아는 W모양이다. 북극성은 북두칠성과 카시오페이아의 사이에 있다. 북극성을 중심으로 방향을 파악한 뒤에는 길잡이 별을 찾아야 한다. 매일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지는 길잡이 별은 가장 밝은 1등성으로 별자리를 찾는 지표가 된다. 늘 한자리에 있는 북극성이 먼 길 떠나는 사람들에게 방향을 알려주듯 계절마다 이정표가 되어 준다. 봄철 길잡이 별은 목동자리 별 가운데 가장 밝은 아크투르스와 처녀자리의 스피카이다. 여름철 길잡이 별은 거문고자리의 직녀성, 독수리자리의 견우성, 그리고 백조자리의 데네브이다. 한여름 밤 밝은 세 개의 별이 직각삼각형으로 놓여져 있어 여름철의 대삼각형으로 불린다. 가을밤이 깊어가면 하늘 한가운데에 거대한 사각형을 볼 수 있다. 페가수스 자리의 몸통 부분에 해당하는 이 사각형이 가을철 길잡이 별이다. 겨울에는 우주 축제라도 열린 듯 볼 수 있는 별이 많다. 오리온 자리의 리겔이 겨울철 대표적 길잡이별이다. 계절별 길잡이 별을 확인하면 자신이 알고 있는 별자리부터 찾는다. 송 팀장은 별자리 공부의 재미를 더하기 위해서는 풍부한 상상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밤 하늘을 수놓은 아름다운 별들을 풍부한 상상력을 동원해 선으로 이어보는 것이다. 그리스 신화와 별자리의 주인공을 함께 연관해 상상하며 별을 공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송 팀장은 “처음 별을 볼 때는 가로등이나 자동차 불빛 등 주변에 빛이 없는 어두운 곳에서 맨눈으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면서 “별 관찰이 익숙해지면 쌍안경이나 망원경으로 어두운 별도 관찰하면서 서서히 성단과 성운까지 관찰하는 것이 재미있게 별을 보는 방법”이라고 설명한다. 송 팀장은 “하늘을 뿌옇게 가리는 공해와 별 보기를 방해하는 자동차·가로등 때문에 서울 하늘에서 볼 수 있는 별은 그리 많지 않다.”면서 “별 관찰이 익숙해 지면 친구 또는 가족들과 서울 근교로 별소풍을 떠나면 좋을 것”이라고 권했다. 양평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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