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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왕릉에 얽힌 이야기속으로

    왕릉으로 소풍을 갔던 기억이나, 서울 지하철역에 선릉·공릉·태릉 등이 있는 것을 보면 조선왕릉의 존재는 친숙한 편이다. 그러나 내년에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 중인 조선왕릉에 담긴 이야기를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현직 기자이자 왕릉 문화관광해설자인 한성희씨가 쓴 ‘여기자가 파헤친 조선왕릉의 비밀’(2권, 솔지미디어 펴냄)은 남북한에 있는 42개 조선왕릉에 얽힌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냈다. 조선왕릉은 단순히 왕과 왕비의 무덤만은 아니다. 풍수지리학·조경학·건축학·석조미술학에다가 역사·정치·경제행정은 물론, 복식·음식문화·제기·의전 등 조선사의 거대한 종합 박물관이다. 저자는 당대를 떠들썩하게 했던 정치적 사건부터 풀리지 않는 역사적 미스터리, 왕릉 주변의 자그마한 호기심까지 세심하게 소개한다. 군사정권에 짓밟힌 희릉과 효릉, 예릉, 의릉, 서삼릉 등에서 벌어진 수난사를 들여다보면서 문화재 훼손에 대한 따끔한 경고도 던진다. 또 세종대왕을 황제로 추숭하는 등 왕릉 성역화 작업이 이뤄졌던 것에 대해 비판하고, 많은 사료를 뒤져 ‘연산군이 독살당했다.’는 증거를 당당히 제시한다. 이와 함께 왕릉을 산책하며 발견한 아름다운 사계절의 생명력을 경쾌하게 전달함과 동시에 ‘왜 왕릉 근처에는 숯불갈비집이 많을까.’라는 사소한 호기심까지 충족시켜 준다. 권 1만 5000원.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작가 이야기] 가을에는 - 이해인 수녀

    [작가 이야기] 가을에는 - 이해인 수녀

    ♡가을에는♡이번 가을에는 그동안 버려 두었던 단어 몇 개를 내 가슴에 품고 마음 깊이 스며들도록 할 것입니다그것은 은혜. 감사. 사랑. 평화. 순결. 용기. 자유. 겸손. 지혜. 용서. 고독. 진실. 동행. 영원입니다.이번 가을에는 아직도 행하지 못한 몇 가지 일들을 할 것입니다.그것은 사랑하기. 욕심 버리기. 단순하기. 따뜻하기. 깊이 생각하기. 목소리 낮추기. 격려하기.칭찬하기. 오래 참기. 많은 나누기입니다.이번 가을에는 그동안 잊고 지내던 내 이웃을 향해 조용히 다가갈 것입니다.그분들은 외로운 사람. 가난한 사람. 마음에 상처입은 사람. 슬픔 속에 있는 사람. 몸이 불편한 사람. 몸이 갇힌 사람입니다.이번 가을에는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자연의 모습을 텅 빈 마음으로 바라볼 것입니다.그것은 붉은 단풍 위에 펼쳐지는 쪽빛 하늘. 황금 들판. 투명한 햇살 속에서 익어가는 열매들에 핀 들국화 입니다.이번 가을에는 그동안 들리지 않았던 정겹고 아름다운 소리를 귀담아들어 볼 것입니다. 그 소리는 가을을 전하는 노랫소리. 풀벌레 소리. 가을비 소리. 농부의 타작 소리. 아이의 웃음소리. 가족의 기도 소리입니다.이번 가을에는 아직도 내 마음밭에서 자라고 있는 몇 그루 나무를 뽑아낼 것입니다.그 나무는 불평의 나무. 낙심의 나무. 의심의 나무. 이기심의 나무. 교만의 나무. 무관심의 나무. 게으름의 나무입니다. - 정용철님의 책 <마음이 쉬는 의자>에서-여러분 안녕하세요? 아름다운 가을이 깊어갑니다.언젠가 저장해 두었던 위의 글을 다시 읽으니 좋아서 나누고 싶습니다.10월에는 추석연휴가 끼어있으니 가족들과의 모임 외에도 아름다운 곳으로 여행을 다니는 분들도 많을 것 같네요. 우리도 가을이 되면 성지 순례를 하거나 코스모스와 억새풀이 출렁이는 곳으로 종종 가을 소풍을 가기도 합니다.수녀는 늘 사랑 속에 자신을 다스리는 수행자, 남을 가르치는 선교사이며 교육자, 알뜰한 살림꾼이며 요리사, 사소한 것으로도 멋을 내는 생활 속의 예술인,모든이에게 마음이 열려있는 기도자, 아픈이의 위로자... 참으로 모든이의 모든 것이 될 수 있는 ‘종합선물셋트’가 되어야 하니 때로는 삶이 고달프지 않겠어요? 각 개인이 다 할 수 없는 것을 공동체는 서로 서로 보완하게 해 주어 좋습니다. 공동체의 고마움을 새롭게 절감하는 요즘이에요. 저도 언제 기회가 오면 호스피스 교육을 받고 싶어요자주는 아니지만 간병하며 제 나름대로 터득한 몇가지 사항을 혹시 다른분들에도 참고가 될까하여 생각나는대로 적어둡니다. 입으로 외우는 염경기도도 중요하지만 환자를 성심으로 돌보는 행위 역시아주 중요한 기도의 예식임을 새롭게 절감하면서 말입니다.♥ 얼굴 표정은 늘 밝게 해야 합니다: 그래야 환자의 기분도 밝아집니다♥ 말씨는 평소보다 좀 더 상냥하고 공손하게 해야합니다:그래야 환자가 마음놓고 필요한 심부름을 시킵니다♥ 다른 일은 하지 않고 오로지 병상의 그분에게만 마음과 시선을 집중합니다:그래야 환자가 돌봄의 주인공이 자신임을 받아들이며 쓸쓸해 하지 않습니다 ♥ 때로 환자가 지나친 요구를 하거나 감당하기 힘든 고집을 부릴 때는 충분히 들어준 다음 ‘알아본다’고 하며 간호사에게 가서 지혜를 구하고 마음이 다치거나 자존심 상하지 않게 평화적으로 설득합니다:그래야 환자가 믿고 의지합니다♥ 대화를 할 수 있을 적엔 상대의 장점을 찾아 칭찬하고 격려하며 용기를 북돋워줍니다:그러면 기분이 좋아 과거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일대기를 신나게 들려주기도 하지요♥ 앞의 소임자에게 인계받은 사항 외에도 무엇을 더 잘 할 수 있을까 살펴보고 연구하여 메모를 했다가동의 하에 실행합니다:그러면 간혹 동화나 시도 읽어주며 공감대가 형성 됨을 느낄 수 있고 환자의 팔을 주무를 적엔 손톱이 닿아 안 아프게 해야겠다는 것도 알게 됩니다.♥ 환자의 입장을 배려하는 지향으로 자신의 피곤함과 어려움은(나중에 쉬면 되니까)들키지 않게 관리합니다:그래서 화장실 봉사할 적엔 냄새도 안 나는 것처럼 더 명랑하게 말하고 보호자의 밥은 더 맛있게 먹겠다고 작정하면 정말 그렇게 되더라구요.이 밖에도 많지만 오늘은 이쯤 할게요. 사랑이란 달콤한 낭만이 아니라 때론 자신과의 외로운 투쟁임을 배우고 당연한 것도 기적처럼 느껴지며 매사에 감사하는 법을 배우는 곳 또한 병원인 것 같습니다.제가 최근의 어느날 일기에는 이렇게 적혀있던데 여러분과 나누고 싶어 옮겨 적습니다.”사람들은 왜 그리 극단적인 말을 할까. 왜 좀 더 순하게 말을 하지 못하고 흥분된 기분을 절제 못하고 막말을 내뱉는 것일까.화가 나면 그리해야하는 것일까-->(화가 난다는 이유로 그리해도 되는 것일까)나와 직접적인 상관이 없더라도 속상하고 그러 인해 엷은 상처를 받을 때가 많다모처럼 오랜만에 지인을 만나면 그 사람에 대한 안부를 묻고 상대의 주변상황에 대한 이야길 하는게 옳지, 항간에 떠돌아다니는 소문,험담 그리고 자신의 질병 고통, 자랑부터 시작하는 습성을 버리지 못하는 이들을 대하면 금방 슬픈 마음이 된다. 나도 종종 이런 실수를 하지만 더욱 깨어있어--주위를 밝고 따뜻하게 하는 대화자가 되고 싶다. 요즘 저의 곁에 있는 책들은,<파인애플 스토리>(김두화 역/나침반), <알이 닭을 낳는다>(최재천/도요새), <마더 데레사의 단숨한 길>(마더 데레사.백영미 역/사이), <새벽을 흔들어깨우리라>(마리아 루이스 스카퍼란다.강우식 역/바오로 딸), <길에서 만난행복>(루이스 알렉산드레 솔라누 로씨.김항섭 역/바오로 딸), <길리아드:에임스 목사의 마지막 편지>(마릴린 로빈스.공경희 역/지식의 날개), <안데르센 동화 123가지>(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한국어린이문화연구소 엮음),<빗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공지영/황금 나침반), <루쉰의 편지>(리우푸친 엮음.임지영 역/이룸), <소걸음으로천리를 가다>(정수일/칭비), <낙천주의 예술가>(다니엘 리베스킨트.하연희 역/마음산책), <해에게선 깨진 종소리가 난다>(노향림/창비) 등입니다.올 해 안으로 해인의 신간 두 권이 출판사는 다르지만 쌍둥이 자매처럼 나오게 되었답니다.1986년 <두레박>이후 20년만에 분도출판사에서 하나, 2004년 봄 이후 마음산책에서 하나 나오는데 아직 제목은 확실히 정해 지지 않고 논의 중입니다.하나는 그간 지면에 발표되었던 글들이, 하나는 수년간의 해인방 소식에서 가려뽑은 글들을 토대로 한 것들이 묶여지는데...나오면 읽어주셔요!’한 개의 두루마리 만드는데 나무 세 그루가 필요하다고 합니다’오늘 우리집 화장실에 들어가니 이런 글귀가 적혀 있네요.아껴쓰란 말일테지요. 사실 우리는 물 전기 종이를 낭비하는 경향이 많아요. 어쩌다 여행길 휴게소 화장실에 들어가 사람들이 물을 쓰거나 공동으로 비치된 화장지를 말아서 가져가는 걸 보면 제가 며칠 간 쓸 것을 한꺼번에 가져가곤 합니다. 모든 걸 아직 흔하게 사용할 수 있을 적에 좀 더 절약하는 우리가 되도록 해요. 저렇게 맑고 푸른 가을하늘을 보고도 여러분의 가슴이 뛰지 않는다면 문제가 있는 겁니다. 아셨지요?이 가을 부디 성실하게 노력해서 더욱 행복한 나날 이루시길 비오며, 부산 광안리에서....해인 수녀
  • 내 꿈은 그대를 꿈꾸게 하는 것

    내 꿈은 그대를 꿈꾸게 하는 것

    고등학교 2학년 때 일이에요. 우연한 기회에 교회에서 추수감사절 기념 연극을 하게 됐지요. 친구들 왈, 형이 연극을 하니 이 중 네가 제일 낫다, 한 번 앞장서 봐라, 하는 거예요. 그렇게 ‘돌아온 탕아’를 연출했지요. 그 때 그 교회의 분위기와 정서가 아직도 내게 남아 있어요. 생각해봐요, 전구에 마분지를 말아서 조명을 대신했던 그 소박한 풍경들을. 한젬마 어떤 아이였나요, 어렸을 때에는. 유인촌 숫기 없고 얌전하고 소풍가서 나서지도 않았고.... 평범했지요. 한젬마 그 아이가 자라서 이런 멋진 배우가 되었네요. 유인촌 무언가가 잠재되어 있었겠지요. 안으로 정열을 숨겨 놓는 ‘배우’가 그래서 내게 맞는 거 같아요. ‘배우’ 얘기가 나온 김에 잔소리 좀 합시다. 내가 95년 이후 방송 안 하고 연극만 하기로 마음을 먹었는데, 그 이유가 이런 겁니다. 닫힌 화면 속과 열린 무대 위의 연기는 달라요. 앞사람은 표정으로 말하지만, 뒷사람은 온몸으로 제 속의 것을 토해내는 겁니다. TV는 현실의 자연스러움을 구하지만, 연극은 자연스러움을 넘어서는 그 무엇을 필요로 해요. 안으로 힘이 쌓여서 밖으로 우러나오는 또 다른 이미지를 요구하는 거지요. 그런데 어떻습니까. 요즘 등장하는 많은 연기자들은 그저 자기가 가진 재주를 소진해버리고는 온다 간다 말없이 사라져버리잖아요. §이룰 수 없는 꿈을 꾼다고 해도. 한젬마 가슴에 묻어 두었던 응어리를 토해내시는 군요. (웃음) 대표님의 현재의 꿈도 알고 싶어요. 사람은 늙을 때까지 꿈을 꾸잖아요. 유인촌 내 것이 아닌 여러 사람의 인생을 반복하는 과정 속에서 언제부턴가 ‘돈키호테’를 좋아하게 되었지요. 거기에 이런 대사가 나와요. “이룰 수 없는 꿈을 꾼다고 해도, 물리칠 수 없는 적과 싸워야 해도, 견딜 수 없는 고통을 참아야 해도....” 겉으로 읽어서는 이 구절을 찾을 수 없어요. 구석구석 숨어 있던 것을 내가 찾아낸 거지요. 그게 벌써 2, 30년 전의 일이고, 돈키호테가 나한테 준 이런 삶의 태도와 자세를, 현실에서 실행하기 어렵다면 무대에서라도 한번 이뤄보자 한 것이 내 평생의 숙제가 되었지요. 아, 참 현재의 꿈이 무엇이냐는 게 질문이었지. 그런데 말이에요. 꿈을 낮에 꿀 수는 없고 잠 든 밤에 꾸는 것 아닙니까. 또 꿈은 현재의 삶을 되비추는 것인데 현실이 어두울 때 내 의지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잠 속에서 어떤 꿈을 꾸게 될까, 솔직히 나는 조금 두려워요.... 한젬마 얘기가 조금 다른 곳으로 흘러가네요. (웃음) 유인촌 잘 생각하면 다른 얘기가 아닐 겁니다. 꿈을 잡을 수 없는 불확실한 실체라고 할 때 우리 예술가들의 역할은 바로 이 부분, 사람들을 꿈꾸게 하는 게 아닐까 싶어요. 배우가 뭐고 작가가 뭡니까. 무당 곧 영매(靈媒) 아닌가요? 결국 몸을 태워서 자신을 팔아서 중생을 살리는 거잖아요. 그런데 요즘 누가 예술가를 그렇게 보겠어요. 이건 이른바 우리 사회를 이끌어간다는 계층의 사람들도 마찬가지예요. 말로는 예술이 사회를 정화시킨다 하지만, 막상 속내를 들여다보면 예술을 너무 가볍게 봐요. 아무 것도 아니라는 거지요. 결국은 예술가들이 그들을 각성시켜야 하는데 불행하게도 그 역할을 못하고 오락을 제공하는 광대 수준에 머물러 있어요. 한젬마 문화의 최전방에서 몸으로 부딪쳐 일하시기 때문에 더욱 절절하게 느끼시는 것 같아요. 유인촌 내가 돈키호테 구절을 여러 사람들한테 들려주는 것도 그런 의미입니다. 견딜 수 없는 고통을 견디자, 이길 수 없는 대상과 싸워 이기자.... 이것, 바보 같은 짓이지요. 요즘 세태에 어울리지 않으니까. 질 게 뻔한데 누가 도망가지 않고 싸우겠어요. 간단히 정리해서, 괴롭고 마주 대하기 싫은 것들을 자꾸 얘기해서 일깨우는 게 우리 배우들의 꿈이라고 해둡시다. 한젬마 사람들을 꿈꾸게 만드는 게 나의 꿈이다, 멋진 말이네요. 그럼, 꿈꾸기 싫어하는 사람들과 싸웠을 때 그 결과는 어땠나요. 유인촌 피바다가 되지. (웃음) 그러거나 말거나, 성패에 관계없이 한계를 뛰어 넘기 위해 노력하는 것, 그게 인간이 할 일이고, 인간은 또 그렇게 살 수밖에 없지요. 그래서 인생은 비극! 한젬마 어느 사이에 꿈을 정리해 주셨네요. 그래도 아직 대표님께서 지금 가슴에 품고 있는 꿈을 구체적으로 보여주시진 않으셨어요. 유인촌 야, 참 질기다. 요즘에 누가 이런 얘기해요. 누가 꿈 얘기하면서 현실을 다그쳐요? 오히려 사람들은 내게 이런 얘길 합디다. 유별나게 굴지 말고 편하게 살라고. 뭐 대단한 일 한다고 방송 접고 극단 만들고 극장 짓느냐고. 사서 고생하고, 돈 들어가는 일이니까 틀리지 않은 말이지요. 물론 지금이라도 당장 사는 방식을 바꿀 수 있지요. 그런데 왜 그렇게 하지 않느냐고요? 결핍되었기 때문이지요. 말로 표현할 수 없지만 뭔가가 날 자꾸 긁는 거지요. 한젬마 그 결핍을 표현할 때 가장 가까운 단어는 무엇일까요. 어떤 것에 대한 결핍일까요. 유인촌 그건 알아서 판단하세요. (웃음) §물리칠 수 없는 적과 싸워야 해도, 한젬마 이런 얘기는 어떨지 모르겠네요. 우리에게 제일 큰 적은 역시 내면에 존재해요. 누구나 다 약점이 있고 콤플렉스가 있을 텐데.... 유인촌 내 콤플렉스요? 재미없고, 개성 없고, 무미하고.... 자질이, 재료가 뛰어나지 못하다는 생각을 늘 해요. 하지만 그런 평범함 덕분에 많은 일을 할 수 있었겠지요. 너무 두드러지거나 개성이 강하면 쓰임새가 한정되니까. 문화재단 일만해도 그래요. 내가 대표직을 맡는다니까 많은 사람들이 고개를 갸웃거렸어요. 저 인간이 어떻게 규칙적인 일에 적응 할 수 있을까, 하고. 하긴 나도 조금 낯설기는 해요. 내가 가지고 있는 이중적인 면 아닌가 싶기도 하고. 한젬마 그렇담, 가장 두렵고 힘든 일은 무엇인가요. 유인촌 우선 내부적으로는, 우리 같은 사람에게는 역시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과의 관계라고 해야겠지요. “예술가는 말이야,” 난 이런 원론적이고 재미없는 표현을 자주 써요. 되게 보수적이죠. 나는 선배들한테 조건 없는 희생을 강요합니다. 그리고 나 역시 후배들한테 내리사랑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이렇게 구닥다리 인생을 살아왔으니 사람들에게 “왜 예술가 본연의 임무를 저버리는 거요?”라는 듣기 싫은 소리를 자꾸 하게 되고 그러다 보니 또 마음에 맞는 동지를 찾기가 쉽지 않은 거지요. 한젬마 외로우신 거군요. 유인촌 강한 것 같지만 사실은 내가 약해요. 고집 센 것 같지만 내 생각을 끝까지 강요하지도 않아요. 완성도를 요구하는 연극 같은 경우를 제외하면, 그 외의 일에는 너무 약해요. 한젬마 외부적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거창하게 말해서 사회의 공공 권력에 맞섰던 고민과 갈등은 없었나요. 유인촌 사실 나는 성향으로는 시민운동을 할 사람이죠. 소외되고 핍박 받는 사람 쪽에 마음이 가 있으니 이마에 띠 두르고 목소리 높이는 일이 딱 어울릴지도 몰라요. 하지만 나는 세상을 제대로 바라보는 내 나름의 방법을 연극에서 찾았습니다. 그 부당성을, 부조리를 적나라하게 표현하고 고발하는 데 연극만큼 적절한 도구도 없을 겁니다. 내가 특별히 애착을 갖고 있는 게 ‘홀스또메르 말馬을 의인화해서 인간사의 모순을 풍자하는 내용의 작품’라는 톨스토이 원작의 연극입니다. 흥행도 안 되고 교훈적이기만 한 따분한 작품이라고, 사람들이 아무리 찧고 빻아도 난 그걸 합니다. 그 연극 본 사람들은 막이 내려오고 한동안 자리에서 일어나지를 못 해요. 야, 이거 어떻게 살라는 거야, 내가 영 잘못 살고 있는 거야? 마음이 무거워서 서로 얘기를 주고받는 모습을 떠올려 보세요. 극 중에서 ‘말’이 ‘인간’을 이렇게 평합니다. ... 인간은 늘 뭔가를 소유하려고 해. 하지만 인간은 자기 늘 자기 땅이라고 얘기하면서도 한 번도 밟아보지 않아. 인간은 늘 “넌 내 여자야!”라고 말하면서도 그 여자가 아닌 다른 여자와 살아.... 말년의 톨스토이는 동양사상에 심취했답니다. 누릴 수 있는 부귀와 명예를 다 누린 사람인데, 어느 날 문득 자다가 뛰어나와서 기차 타고 모스크바 외곽 어딘가의 외양간에서 얼어 죽었답니다. 이 사람이 도대체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한젬마 아까 현실적인 어려움들을 말씀하셨는데 사실 예술이라는 것은 고통을 빼놓고 할 수 없잖아요. 가장 컸던 고통의 순간을 기억하실 수 있나요. 연극에서는 고통을 쉽게 얘기하지만 현실에서는 정말 작은 고통이 엄청난 좌절과 상처를 주잖아요. 유인촌 어차피 내 삶이란 게 연극을 떠나서는 별 의미가 없으니 세상살이에서 겪었던 어려움들은 논외로 합시다. 이걸 고통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난 아버지, 어머니 돌아가실 때 두 번 다 임종臨終을 못 했어요. 두 번 다 공연 중이었어요. 어머니 때는 그래도 공연을 마치고 장사라도 치를 수 있었는데, 아버지 때는 독일 본에서 공연 중이라 그조차 할 수 없었지요. 자유 극단이 유럽 현지에서 햄릿을 올렸는데, 막이 오르면 햄릿이 독살된 아버지의 유령과 만나는 첫 장면이 나옵니다. 햄릿이 계속 아버지를 부르고 쫓아다니는데, 그때 같이 출연했던 동료들이 내가 무대에서 아버지 유령을 좇는 모습을 보고 울고불고 난리가 났지요. §견딜 수 없는 고통을 참아야 해도, 한젬마 배우의 숙명처럼 들리네요. 분위기를 조금 바꿔서, 제가 오늘 대화를 갖기 전에 몇몇 분들에게 평소의 유 대표님은 어떤 사람이냐, 물어봤는데 한결같은 대답이 진솔하고 씩씩하고 남자답다는 거예요. 어떠세요, 이 사람들의 평가가 맞는 건가요? 제가 여쭤보고 싶은 것은, 실제 자기 모습은 자기가 가장 잘 안다는 거예요. 남들 봐주는 모습과 다르잖아요. 그런 거 분명히 느끼시지요? 실제의 자기 자신과 남들이 보는 혹은 남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모습과의 적지 않은 틈을 어떻게 메우시나요. 그런 것들 때문에 혼란스러운 적은 없었나요. 유인촌 잘못하면 정신병원 가는 거지.(웃음) 역할에 빠졌다가 제 때에 나오지 못해서 망가지는(?) 연기자들 많아요. 조폭의 두목 역을 맡았던 사람은 극이 끝난 후에도 어깨에 힘주고 다니고, 신분 높은 인물을 연기했던 사람은 근엄한 표정을 지으며 주변으로부터 늘 대접받아야 한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종종 있지요. 어떤 연기자든 현실과 극 사이의 혼란스러운 거리감 때문에 고생을 하게 되는데 나도 아주 예외는 아니겠지요. 그런데 나는 어떻게 보면 무척 감성적인 사람이에요. 그 감성이 내면의 균형을 가져다 준다고 생각해요. 그런 것들을 비교적 잘 참고 이겨내기도 했고. 의외이겠지만, 우선 나라는 사람이 남 앞에 나서고 드러내는 것을 좋아하지도 않고요. 한젬마 아니, 유인촌이라면 대한민국에 모르는 사람들이 없는데도요? 유인촌 허, 참. 그런 얘기가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 예를 하나 들까요. 배우들은 연극 포스터에 민감해요. 내가 누구 이름보다 앞에 있다, 뒤에 있다 이런 것들에 신경을 곤두세우는데, 나는 늘 뒤쪽에 내 이름을 넣으라고 해요. 한젬마 그건 어떤 여유 같은 것 아닌가요. 유인촌 일일이 설명하자면 끝이 없고... 아니, 내 이름이 마지막에 들어간다고 햄릿이 단역 되겠어요? 물론 조금 삐딱하게 보는 사람도 있겠지요. 그런데 그게 겉으로 꾸미는 거라면 사람들이 금방 알 거 아니에요. 저 인간 ‘쇼’ 한다고.... 흔한 말로 잠깐 속일 수 있어도 끝내 속일 수는 없잖아요. 그런 눈에 보이는 거짓말 안 되거든요. 균형 감각을 갖고 진정성으로 만나야지. 그리고 보세요. 실제로 내가 이것저것 안 하고 연기 하나만 하지 않았습니까. 돈 벌수 있는 데 밤무대도 안 나갔고. 가끔 광고는 찍었지만.... 한젬마 그럼 딴 일 하신 거잖아요. (웃음) 유인촌 이거 진땀나네. 변명 한 번 더 합시다. 아마 연극을 안 했으면 광고도 안 했을 겁니다. 대한민국에서 연극 하려면 돈이 들어가요. TV 출연료로는 도저히 안 돼요. 그런데 연극에서 적자를 내면, 이번에 2억쯤 엎어졌다(?) 하면 다행히 그 순간 광고가 들어와요. 이렇게 지난 10년을 끌고 왔다 이겁니다. 쑥스럽지만 서울시문화재단 대표직을 수행하는 기간 중에도 사실은 광고를 두어 번 찍었어요. 그 돈이 2억7천만 원쯤 되는데, 내가 안 갖고 재단에 기부했어요. ‘조건부 기부금’이라고 기부자가 쓰임새를 정해서 재단에 위임하는 제도가 있어요. 나는 예술 분야의 전문이론서를 쓰는 사람에게 주라고 한정 지어서 기증했어요. 그런 책은 내봐야 팔리지 않으니까. 그 결과물이 무대미술에 관련된 책도 있고 봉산탈춤의 악보를 정리한 것도 있어요. 얘기 하다 보니 자기자랑이 됐네, 음. 한젬마 그런 자랑은 괜찮아요. (웃음) 그런데 서울시문화재단의 대표로서 업무를 수행하시는데 어려움은 없으셨나요. 아무래도 행정가는 현장예술가와는 조금 다른 시각을 가져야 하잖아요. 유인촌 예술을 대한 이해가 다른 사람들과 일한다는 건 사실 힘들지요. 왜 적자냐, 독립경영을 해라, 시 관계자들이 늘 하는 얘기가 이런 거였는데, 그때마다 내 대답은 명쾌했어요. 예술 하는 사람이 무슨 돈을 벌어! 문화재단의 예산 3분의 1은 벌어서 쓰라는데 여기가 돈 버는 데는 아니지요. 건물 세 주고 임대료 받아서 예산 줄인다고 일을 잘하는 것도 아니고요. 들어오면서 보셨겠지만, 이 문화재단 건물을 3층까지 비워놓았어요. 문화생활의 공간으로 시민들이 마음껏 활용하시라는 뜻입니다. 누가 뭐라고 해도 우리의 본연의 업무는 서울시민들이 질 높은 문화를 누릴 수 있도록 뒷바라지하는 것이니까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국립, 시립 이런 이름 붙은 곳에서는 민간이 못하는 걸 해야지요. 문화적 주체성, 도덕성을 고양하는, 큰 규모의 대작을 담당해야지요. 어떻게 영세한 민간 극단이 20명, 30명 나오는 연극을 합니까. 한젬마 듣다보니 서울시민을 위한 문화예술 분야의 예산 규모가 궁금하네요. 유인촌 현재 외형으로는 3천5백억 원인데 그 중 1천억 원은 오페라 극장 건립을 위해 적립 중이고, 나머지 2천5백억 원이 실제 가용금액입니다. 서울문화재단의 연간 예산은 1백5십억인데 여기에서 경상비 33억 빼면 1백2십억 원이 남지요. 이 돈 가지고 1천만 명이 넘어가는 대도시에서 ‘문화’를 한다는 건데.... 글쎄요. 많고 적음에 관한 판단은 시민들이 알아서 하시겠지요. 한젬마 이제 대담을 마무리하지요. 개인적으로 갖고 있는 향후 계획은.... 유인촌 특별한 것은 없어요. 강원도의 ‘봉평예술극장’을 좀더 친환경적인 예술공간으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있고.... 참, 강남에 있는 ‘유씨어터’는 그간 연극만을 위한 공연장이었는데 앞으로는 예술계 전반의 ‘사람’을 담을 수 있는 공간으로 변모시켜나가려 해요. 결국 사람이 중요한 건데, 지금은 문화예술계가 지나치게 분화되어서 발전적인 교통이 잘 안 되는 감이 있어요. 예전에는 모두가 함께 어울렸어요. 문득 옛날 생각이 나는군요. 그때 명동 엘리자베스 다방에 가면 문학, 영화, 미술, 사진 하는 분들이 모여서 설전을 벌였어요. 말이 되든 안 되는, 대화 속에서 영향을 주고받았던 거지요. 문학이 미술에서 한수 배우고, 미술이 연극에서 영감을 얻는 거죠. 그렇게 내면적으로 상향조정되는 공간이 필요한 것 같아요. 그리고 개인적으로도 사람들을 모을 수 환경과 공간을 갖고 싶어요. 모여서 의논도 하고 작품도 하고 또 다른 사람의 작품을 봐주기도 하고....그런 것들을 준비하고 싶어요. 전시 한 번 하려면 돈이 많이 드는데, 경제적으로 어려운 역량 있는 젊은 예술가들에게 공간도 내주고... 그게 선배된 사람들의 의무인 동시에 내 작은 꿈이기도 하겠지요. 한젬마 대담을 마치려하니 마치 짧은 꿈을 꾼 것 같은 느낌이 드네요. 말씀하신 것처럼, 관객을 꿈꾸게 하는 진짜 배우로 오래오래 우리 곁에 남아주세요. 월간<샘터>2006.08
  • 저소득 자녀 ‘과외’ 챙겨주는 구청

    “북한 말 ‘들모임’이 우리말로는 뭐죠?”“들에서 하는 모임, 소풍요.”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희2동 주민자치센터. 대학생 선생님 강영경(23·여·연세대 법학과 4년)씨의 사회과목 수업이 한창이다. 하지만 수업 도중에 나영이(12·여·가명·초등생 6년)와 영석이(12·가명·초등생 6년)가 지겨운 듯 장난을 친다. 서너번 주의를 주던 강씨가 포기한 듯 숨바꼭질을 제안하자 아이들은 쏜살같이 밖으로 뛰어나갔다. 강씨는 “아이들과의 교감과 학습동기 자극이 중요하다.”며 “아이들과 친밀해지기 위해 야외수업이나 영화 관람 등도 병행한다.”고 설명했다. 이날의 ‘특별한 과외’는 서대문구(구청장 현동훈)가 관내 대학과 손잡고 저소득층 자녀들의 학습을 돕는 ‘대학생 멘토링’ 사업의 일부다. 서대문구의 멘토링 사업은 지난 6월 시작됐다. 연세대, 이화여대, 명지대 학생 50여명이 멘토로 나섰다. 대상은 기초수급 가정의 초·중등학생을 우선적으로 뽑았다.대학생 1명이 1∼3명의 학생을 돌보고, 장애학생은 관련 과목 전공 대학생과 1대1로 이뤄진다. 주2회 2시간씩이며 교과지도와 인성지도가 같이 이뤄진다. 일부 자치구가 한달 앞서 대학생 멘토링을 시작했지만 교육청 등의 예산 지원 없이 자치구 예산만으로 이뤄지는 멘토링은 서대문구가 처음. 게다가 대부분 봉사학점도 인정되지 않는 순수 자원봉사다.지난달 말 끝난 1기 멘토링 사업은 대성공이었다. 몸이 아픈 학부모가 만일의 경우 아이가 마음을 의지할 곳이 필요할 것 같다며 멘토링을 부탁하기도 했다. 서대문구는 이달 중순 2기 멘토링 사업을 시작한다. 주민자치과 관계자는 “멘토링마다 학습 진도와 상담 내용 등을 기록으로 남기는 등 지속적인 지원을 계획하고 있다.”면서 “관내에 10개의 대학이 있다는 특성을 살려 대상을 늘리겠다.”고 말했다.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업계소식-분양] 경기 부천종합터미널 ‘소풍’ 상가

    [업계소식-분양] 경기 부천종합터미널 ‘소풍’ 상가

    경기도 부천시 상동 부천종합터미널에 자리잡은 ‘소풍´ 상가가 분양중이다. 연면적은 6만평이며 대지면적의 27%를 휴식공간으로 설계했다. 이 상가는 ▲38m 높이의 생명나무 ▲14m 높이의 인공암벽 ▲하늘폭포 등 자연 친화적인 테마로 꾸며진다. 3500평의 옥상은 인라인 스케이트 광장과 야외무대를 설치할 수 있는 옥상정원으로 조성된다. 지상 7층에는 1700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2000평의 워터파크가 들어선다. 온천, 건강관리시설, 각종 휴식공간을 갖춰 젊은 층은 물론 가족 단위의 이용객까지도 흡수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양사측은 설명. 1566-5988.
  • [주말탐방] 남자 캐디의 하루

    [주말탐방] 남자 캐디의 하루

    ■ # 프로 연습생 남자 캐디 조종연(29)씨 24시 8월9일 새벽 4시50분. 휴대전화에 맞춰놓은 알람 소리에 잠을 깬다. 오늘은 두번째 순번.3개월 전 장만한 ‘애마’에 시동을 건 뒤 은화삼골프장으로 향한다. 차를 장만하기 전까지는 택시비도 수월찮이 들어갔다. 남자 캐디들은 기숙사가 없어 가까운 용인시 변두리에서 자취를 하거나 나처럼 친구와 월세방을 나눠 쓴다. 삼복 중이라지만 더워도 너무 덥다. 차창 밖에서 밀려들어오는 후텁지근한 새벽 공기가 벌써부터 뜨거운 하루를 예고한다. 이른 아침의 ‘공장’은 언제나처럼 분주하다. 카트에 시동을 거는 소리, 순번을 확인시키는 캐디마스터의 고함소리, 그리고 “절대로 뒷조에 밀리지 말아야 한다.”고 반협박(?)조로 강조하는 조장 A형의 귀띔까지. 벌써 7년째 겪는 익숙한 모습들이다. 오늘 고객은 어제에 이어 ‘아줌마’들이다. 요즘은 방학 기간이라 여성골퍼들의 발걸음이 부쩍 늘었다. 서둘러 카트에 응급약품과 물 등 준비물을 싣는다. 얼음통도 가득 채워야 한다. 어제는 한 여성고객이 “얼음이 벌써 떨어졌다.”면서 “너무 더우니 스코어도 나오지 않는다.”고 짜증을 있는 대로 냈다. 핸디캡이 낮을수록 사소한 것 때문에 캐디에게 불평을 쏟는 법은 없는데. 그 고객의 스코어는 트리플보기 이상을 전부 더블보기로 낮춰 기록해도 115타였다. ‘캐디 짬밥’ 7년에 관상 보는 법도 배웠다. 카트 주변에서 서성이는 4명 고객의 얼굴을 보니 일단은 안심이다. 수더분한 얼굴에 야하지 않은 옷차림의 40대 중반.“캐디 오빠, 참 잘 생기고 몸도 잘 빠졌다.”며 18홀 내내 못살게 굴던 어제의 30대 ‘젊은 아줌마’들은 아니겠다. 그러나 아뿔싸, 두 분이 ‘머리를 얹으러’ 온 분들이란다. 뒷조 캐디 B에게 눈짓으로 사인을 한 뒤 첫 홀로 나간다. 뒤에서 너무 보채지 말라는 신호다. 무사히(?) 라운드를 끝낸 시간은 오전 10시40분.20분 가량 예정시간을 초과했다. 예상대로 점잖은 분들이었다. 캐디피를 건네주면서 “병아리 골퍼 챙기느라 고생 많았다.”며 치하의 말도 잊지 않는다. 집으로 돌아와 점심을 챙겨먹은 뒤 곧장 골프연습장으로 향한다. 지난달 초 세미프로 선발전 지역예선 마지막 라운드에서 1타차로 아깝게 떨어진 터라 연습시간을 더 늘렸다. 내년 3월 추가 선발전에 대비하려면 무리해서라도 골프채도 바꿔야 할 것 같다. 한 달 평균 수입은 280만원 남짓. 술 담배를 안 하다 보니 동료들에 견줘 착실하게 돈을 모으고 있다. 그런데도 형편은 빠듯하다. 고향 부여에 계신 부모님께 일정액을 부쳐드리고 룸메이트와 나눈 월세 15만원에다 공과금·생활비, 비정규직인 탓에 전부를 내야 하는 의료보험비와 국민연금, 무엇보다 골프 연습에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 적금까지 붓고 나면 한 달 주머니에 남는 용돈은 25만원 정도다. 저녁은 여자친구 D와 함께 했다.10년 전에 사귀다 헤어진 뒤 우연히 다시 만나게 된 그는 아직 내가 골프연습장 티칭프로인 줄로 알고 있다.7년간 부은 적금을 타 조그만 전셋집을 얻게 될 연말쯤이면 솔직히 털어놓고 결혼하자고 말할 작정이다. 물론 이후에도 캐디생활은 계속될 것이다. 미국 PGA까진 못 가더라도 지금보다는 더 당당한 직업인 국내 프로골퍼가 되는 게 내 꿈이다. 녹초가 돼 이부자리에 누운 몸이지만 그 꿈에 되레 손가락 끝까지 생기가 넘치는 걸 느낀다. 글 사진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최초 캐디는 남자… 국내 200여명 활동 평균 24세… 월수입 300만원대 짭짤 ‘남자 캐디’가 뜬다. 골퍼들의 경기를 돕는 캐디의 공식 명칭은 ‘경기 보조원’.70년대 이후 여자캐디가 ‘골프장의 꽃’으로 자리잡았지만 90년대 중반부터 남자캐디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캐디, 원래는 남자 캐디의 어원에는 여러 설이 있지만 16세기 후반 프랑스 출신인 스코틀랜드 메리 여왕의 라운드 때마다 골프채를 들고 따르던 육군사관 후보생 ‘캐데이(CADET)’에서 비롯됐다는 게 가장 유력하다. 현재 국내 골프장에서 일하고 있는 남자 캐디의 수는 정확하게 헤아릴 수 없지만 전국 10개 안팎의 골프장에 200명 남짓인 것으로만 추산된다. 골프장경영자협회에 등록된 180여개의 정규홀(18홀 이상) 골프장이 대부분 평균 80∼100명의 캐디를 보유하고 있는 사실에 비춰 아직은 ‘새발의 피’인 셈이다. 다만, 조종연씨가 일하고 있는 은화삼골프장은 국내에서는 ‘남자 캐디’의 효시이자 ‘천국’이다. 전체 인원 87명 가운데 60%나 된다. 지난 1993년 개장한 이 골프장은 당초 캐디 없이 운영하다 2년 뒤 난이도가 높다는 지적 때문에 남자 캐디를 고용하기 시작했다. 국내 최다 인원이다. ●누이 좋고 매부 좋고 그렇다면 왜 남자 캐디일까. 골프장 입장에서 볼 때 평균 7분 간격으로 팀이 나서는 하루 전 라운드 수익의 관건은 팀 간격이 밀리지 않고 예정된 제 시간에 각 라운드를 진행시키는 것이다. 여성보다 체력적인 면에서, 그리고 운동신경과 전문지식에서 다소 앞서는 남자 캐디들이 더 적격이라는 판단이다. 은화삼골프장의 경우 남자 캐디의 평균 연령은 24세 안팎. 개장 당시에 견줘 3살 정도가 낮아졌다. 일당격이긴 하지만 1라운드 캐디피는 평균 8만∼9만원. 한 달 가운데 10일을 하루 2라운드 치른다고 가정하면 월 수입은 300만원을 거뜬히 넘어선다. ■ 남자 캐디가 꼽은 여성 골퍼들의 꼴불견 남자 캐디가 꼽은 여성 골퍼들의 꼴불견은 무엇일까. 은화삼골프장의 캐디 5명으로부터 ‘톱5’를 들어봤다. (1) 담배 없인 못살아 대부분의 국내골프장은 절대 금연. 고객의 건강은 물론 애써 관리한 잔디를 보호하기 위함이다. 물론 ‘카트(전동차) 내에서만’ 허용하는 경우도 있다. 골프장 끽연이 죄는 아니지만 도가 지나치면 눈살을 찌푸리게 되는 법. 한 여성 골퍼는 홀마다 1개비 이상씩을 연기로 날린다. 심지어는 티박스에서까지 담배를 문 채 올라가 티샷하는 경우도 있다.“헤드업 방지하려면 담배 끝만 쳐다보는 게 최고라니까.” (2) 1야드에 목숨건다 캐디의 임무는 고객의 스코어를 줄이는 데 필요한 모든 정보를 제공하는 것. 그러나 그린까지 1야드, 홀컵 1㎝까지 따지는 데는 두 손 다 들 지경이다. 자칭 ‘싱글핸디캐퍼’임을 과시한 어떤 여성 골퍼는 30야드의 어프로치샷을 남기고 핀까지 서너 차례나 왕복하며 거리를 재기도 한다. 뒤팀은 페어웨이에서 골프채에 턱을 괸 채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로 다음샷을 기다리고 있다. 그녀의 샷은 처참하게 섕크가 나 OB말뚝 밖으로 튀어나갔다. (3) 그린 삼매경이 죄냐 그린 위에서 쪼그려 앉은 채 한참 동안 퍼트라인을 ‘쪼는’ 걸 탓하는 게 아니다. 다리를 모으기만 한다면. 여성 골퍼들의 짧은 치마 속에는 물론 속바지가 있다. 그렇다고 무릎을 모으지 않고 ‘개방’할 경우엔 모두가 민망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남자 캐디가 반대편에서 그린을 읽어주는 상황을 감안한다면 그의 입에서 제대로 된 그린 정보가 나오기란 ‘절대 불가’다. 무릎을 모으시라. 스코어가 올라간다. (4) 여자라고 왜 못해 궁금하면서도 우려했던 바다. 성희롱과 스킨십이다. 극히 일부지만 지나친 ‘농’을 건네는 40대 아줌마들. 반말은 기본이다. 그린에서 공을 닦아 놓아주는 캐디에게 “이 퍼트라인이 맞느냐.”며 뒤에서 몸을 찰싹 붙이는 경우는 그래도 참을 만하다. 가파른 내리막길에서 조심스레 카트(전동차)를 운전하는데 “참 다리가 튼실하다.”며 허벅지를 손으로 문지를 땐 카트를 계곡에다 처박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다. (5) 소풍은 즐거워 에티켓에 충실한 골퍼라면 라운드 도중 한번쯤은 그늘집에 들러주는 건 기본. 그러나 일부 ‘걸스카우트 아줌마’들에겐 예외다. 떡이며 김밥, 냉커피까지 완벽하게 준비해 ‘소풍 잔치’를 벌이는 경우도 있다. 한술 더 떠 그늘집 안으로 음식물을 가져 들어가는 데는 대책이 안 선다. 이런 골퍼들일수록 캐디에게 떡 한쪽 건네는 법이 없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05일 TV 하이라이트]

    ●스페이스 공감(EBS 오후 10시)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인 조윤성. 무대에서 앨범 ‘Jazz Korea’의 곡들과 동요를 재즈로 편곡한 새로운 작업, 스탠더드 재즈곡들을 함께 들려준다. 현재 한국 재즈 신에서 활동하는 베이스 연주자 허진호, 드러머 이도헌과 함께한 피아노 트리오에 여러 연주자들이 참여하여 다채로운 무대를 펼친다.   ●연개소문(SBS 오후 8시45분) 마침내 고구려와 수나라의 해전이 시작되고, 치열한 접전이 벌어진다. 돌과 불화살이 하늘을 뒤덮고, 고구려의 충각선은 적함을 침몰시키고, 백병전까지 벌어진다. 수많은 적함이 불길에 휩싸이고 침몰된다.1차전에서 고구려는 큰 성과를 올린다. 하지만 고건무는 수나라의 대반격을 대비한 비책을 강구한다.   ●걸어서 세계 속으로(KBS1 오전 10시) 우리나라의 7배가 넘는 국토에 ㎢당 평균 1.3명이라는 적은 인구. 태초의 드넓은 초원과 그 위를 달리는 말이 떠오르는 나라, 몽골. 천혜의 자연을 바탕으로 유목생활을 이어가고 현대와의 공존을 통해 2006년을 살아가는 유목민의 삶. 칭기즈 칸의 나라, 몽골 울란바토르를 찾아가 본다.   ●발칙한 여자들(MBC 오후 9시40분) 병원으로 들어서던 루키는 매니저와 감독의 대화를 듣게 된다. 삼각근이 파열돼 재기 불능이라는 것. 루키를 걱정한 감독은 수술을 권하지만 수술하지 않겠다며 선수 생활 중단을 선언한다. 합숙소를 나와 갈 곳이 없어진 루키는 미주에게 공간을 나눠쓰자고 제안하지만 미주는 단번에 거절한다.   ●소문난 칠공주(KBS2 오후 7시55분) 군대 기밀 서류를 정리하던 중 양팔의 이름을 발견한 설칠은 양팔에게 당시의 자세한 상황을 설명해 달라고 부탁한다. 양팔은 아는 것이 없다고 잡아뗀 뒤 불안해 어찌할 바를 모른다. 한편, 선택으로부터 미라가 자신의 꿈까지 꾸었다는 말을 전해들은 덕칠은 선택의 아이들과 함께 소풍을 가는데….   ●라이프n조이(YTN 오전 8시30분) 여름철 피서지의 1번지인 부산으로 떠나는 시원한 여행. 부산의 해수욕장 중 단연 으뜸은 바로 해운대. 부산 앞바다에서 즐기는 유람선 여행도 빼놓을 수 없다. 또한 이름만 들어도 정겨운 곳, 자갈치 시장에서 삶의 활력을 느껴본다. 해운대 가까이 위치한 아쿠아리움에도 다양한 볼거리가 가득하다.
  • 지자체 너도나도 ‘관광개발’

    지방자치단체의 캐시카우(미래의 현금수익원)는 관광이다. 지자체마다 관광개발계획 수립에 나서고 있다. 투자금액도 대부분 1조원을 웃돈다. 관광산업이 안정적으로 지자체의 수입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광주 6대권역으로 구분 육성 광주시는 오는 2007∼2011년 특급호텔 등 관광시설을 확충하고 권역별 관광자원 개발을 통해 국제적 관광도시로 만드는 내용의 ‘광주권 관광개발계획’을 20일 발표했다. 시는 이를 위해 ▲국제적 관광시설 개발▲도시관광개발·광역관광권 개발▲문화예술관광자원의 체계적 관광자원화▲관광정보·휴먼웨어 관리체계 구축▲시민여가 관광의 활성화 등 5대 개발전략을 마련했다. 개발비용은 국비, 지방비 등 1조 2000여억원으로 추산됐다. 이 계획에 따르면 관광지는 문화예술, 신도심, 도시위락, 생태체험, 전통문화, 역사휴양 관광지 등 6대 권역으로 특성화해 개발된다. 동구 금남로 일대 아시아문화전당지역과 북구 매곡동 중외문화예술지역 일대를 문화예술관광권으로 지정돼 2011년까지 각종 개발사업이 펼쳐진다. 또 광산구 어등산 일원과 북구 우치공원 일대를 도시위락관광권으로 분류하고 어등산내 ‘빛과 예술의 테마파크’ 조성사업 등을 추진키로 했다. 남구 서창·대촌과 양림동 일대의 전통문화관광권은 고싸움 테마파크 조성과 예술인 생가 정비, 임방울 국악전수관 건립을 추진키로 했다. 서구 치평동 상무지구와 광산구 첨단지구는 신도심관광권으로, 광산구 용진산 일대와 황룡강 일대는 생태체험관광권, 무등산과 시가문화권 일대는 역사휴양관광권으로 각각 조성된다. 시 관계자는 “이 계획이 차질없이 추진될 경우 4조 2000억원의 경제적 파급효과와 9만여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전북 관광에 1조 투자키로 전북도가 앞으로 5년 동안 1조 478억원을 투자해 대대적인 관광개발사업을 추진한다. 전북도는 오는 2007년부터 2011년까지 5년간 추진할 ‘제4차 전북권 관광개발계획안’에 대한 최종 보고회를 가졌다고 20일 밝혔다. 한국문화관광정책연구원에 용역을 의뢰해 마련한 관광개발안에 따르면 ▲지정 관광지 3곳▲보완 관광지 6곳▲신규 관광지 6곳 등 15곳을 선정해 체계적인 개발사업을 추진한다. 지정 관광지로는 정읍시 정읍사, 진안 용담소풍, 익산 미륵사지구가, 보완 관광지는 남원 관광단지, 장수 방화동, 익산 웅포·왕궁보석테마, 완주 죽림온천, 군산 금강호가, 신규 관광지로는 남원 연수원전문관광지, 완주 구이호반, 김제 벽골제, 부안 변산해수욕장이 각각 지정됐다. 재원조달계획은 국비 1177억원, 도비 813억원, 시·군비 1753억원, 민자 6135억원 등이다. 이번에 추진되는 관광개발사업은 지역 특색을 살려 타 지역과는 차별화된 관광단지를 조성, 전북을 서해안의 관광 거점지역으로 발전시킬 방침이다. 새만금지구, 고군산군도 등 해양관광지는 물론 무주 태권도공원과 관광기업도시, 지리산과 덕유산 국립공원 등 동부 산악권 관광자원을 연계해 도내 전역을 둘러볼 수 있게 할 계획이다.전주 임송학 광주 최치봉기자 shlim@seoul.co.kr
  • [서울의 문화재] (12) 의릉

    [서울의 문화재] (12) 의릉

    ‘이보다 더한 슬픈 운명이 있을까.’ 서울 성북구 석관동에 있는 의릉(사적 204호)을 바라보면 가슴이 시리다. 살아서도, 죽어서도 편치 않은 의릉의 주인, 경종(1688∼1724)과 선의왕후 어씨(1705∼1730) 때문이다. ●자식도 없이 떠나다 조선 제 20대 임금 경종은 숙종과 희빈 장씨 사이에서 태어났다. 태어난 지 두 달 만에 원자가 된 그는 세살 때 세자로 책봉된다. 그러나 비운의 그림자가 서서히 다가왔다. 어머니 희빈 장씨가 인현왕후 민씨를 저주하려고 차려놓은 신당이 발각되어 사사되는 사건을 14세 때 지켜본다. 게다가 희빈 장씨는 마지막으로 아들을 만나면서 하초를 잡아당겨 그를 기절시켰다. 이런 일이 있은 후 경종은 평생 병약한 몸으로 살았다.1720년 왕위를 계승했지만 재위 4년 만인 37세로 생을 마감했다. 그는 자식 하나 남기지 못했다. 선의왕후는 1718년 세자빈이 되었고, 경종이 즉위하면서 왕비가 되었다. 그러나 1730년에 남편의 뒤를 따라갔다.26세의 꽃다운 나이였다. 왕과 왕비는 천정산 끝자락에 함께 묻혔다. 봉분을 한 언덕에 앞뒤로 나란히 배치한 동원(同原)상하봉(上下封)이다. 조선시대에 왕릉 가운데 흔치 않은 구조다. 안치한 주검이 왕성한 생기가 흐르는 정혈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풍수지리에 따라 설계한 것이다. 그러나 사후까지 비운의 수레는 이어졌다. ●중앙정보부가 들어서다 1962년 중앙정보부(현 국정원)가 이 곳에 자리를 잡으면서 의릉은 수난 시대를 맞는다.33년간 ‘접근 금지’구역으로 갇힌 왕릉은 크게 훼손됐다. 정자각 앞에 땅을 파서 연못을 만들고 외래수종을 가득 심었다. 중정 직원들이 운동장으로 활용하도록 잔디구장이 들어섰다.‘접근 금지’구역에서 일어난 일이라 누가, 어떻게 훼손했는지 파악할 수 없다.1995년 9월 안전기획부(현 국정원)가 이전하면서 수난 시대는 막을 내렸다. 의릉 관리사무소는 2003년 12월부터 연못을 메우고 잔디구장에 소나무를 심어 왕릉의 모습을 복원하고 있다. 전기설비나 하수도관이 어디에 묻혀 있는지 보여주는 설계도면조차 없어 공사하는 데 애를 먹었단다. ●아이들 웃음소리가 가득하다 경종과 선의왕후는 이제라도 편히 쉬고 있을까. 20일 찾은 의릉에선 아이들 웃음소리가 넘쳐났다. 소풍 나온 초등학교 1∼2학년생들이 돗자리를 깔고 앉아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왕과 왕비는 자식을 남기지 못했지만, 해맑은 손자, 손녀를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지 않을까 싶었다. 지난해 5월,43년 만에 개방된 천장산 산책로로 발길을 돌렸다. 오른쪽 길이 수월하다고 직원이 설명했다. 왼쪽 길에는 ‘108계단’이 놓여 올라가기가 힘겹단다. 울퉁불퉁한 흙길이라 휠체어가 다니기는 어려워 보였다. 오른쪽에 내달 개방할 신축 화장실이 보였다. 벽을 회색으로 칠하고 천장을 투명하게 만든 독특한 구조다. 길은 금세 산속으로 이어졌다. 나무 사이로 새가 지저귄다.15분밖에 걷지 않았는데 도심을 벗어난 듯싶다. 정상에 이르자 전망대가 나왔다. 야트막한 산이지만 주변에 높은 건물이 없어 시야가 탁 트였다. 북한산, 도봉산, 수락산이 한눈에 들어왔다.‘접근 금지’시절 이곳이 고도 제한지역으로 묶였기 때문이다. 내려오는 길, 의릉 입구가 가까워 지면서 낡은 건물이 눈에 띈다. 중앙정보부의 강당이다.1972년 ‘7·4 남북공동성명’이 발표됐던 장소라 등록문화재 제92호로 지정됐다. 산책 시간은 1시간 남짓. ●개방시간 오전 9시∼오후 6시. 월요일 휴무. ●입장료 어른 1000원, 학생 500원. 글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어르신들 돕고 가족애 키우고”

    “어르신들 돕고 가족애 키우고”

    “울퉁불퉁하게 생겼어도 맛은 끝내줘요.” 문수빈(6)양이 “우리 가족이 만든 찹쌀 과자”라며 자랑했다. 과자를 담던 문종후(39)·고현애(38) 부부가 딸이 귀여운 듯 웃는다. 아들 준현(8)군은 자원봉사자 형, 누나들과 장난을 치며 주변을 맴돈다. 문씨 가족은 서울 관악구와 서울대가 함께 운영하는 건강가정지원센터 ‘가족봉사단’이다. 지난 2월 봉사단 발족 때부터 꾸준히 활동하고 있다. 매달 ‘놀토’(학생들이 휴무하는 토요일)에는 온가족이 출동해 자원봉사에 나선다. 결식노인 무료급식, 시각장애 체험, 경로당 경로잔치 등 매달 프로그램이 바뀐다. 다만 보육시설은 방문하지 않는 게 원칙이다. 가족들이 다녀가면 보육시설 아이들이 며칠 동안 가슴앓이를 하기 때문이란다. 지난달 27일에는 직접 만든 과자를 갖고 독거노인을 방문했다. 열다섯 가족과 서울대생 10명이 참여했다. 봉사단은 과자 꾸러미를 안고 관악구 봉천동 임대아파트로 이동했다. 관악소방서에서 제공한 소방차를 탄 아이들은 소풍나온 듯 즐거워했다. 두가족이 한조로 독거노인을 방문했다. 점심식사를 준비하던 전모 할머니가 문씨 가족을 반갑게 맞았다. “맛있게 드세요. 우리 가족이 할머니 드리려고 아침부터 만들었어요.” 수빈양이 과자 꾸러미를 공손히 건네자 할머니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고맙다.”고 인사한 할머니는 방 한쪽에 숨겨놓았던 검정 비닐봉지를 꺼냈다. 바나나 2개가 나왔다. 거뭇거뭇한 바나나를 아이들에게 답례로 선사했다. 아파트를 나오며 문씨는 이렇게 말했다.“자원봉사를 다녀오면 아이들의 질문이 많아집니다. 공통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아이들에게 한발 다가선 느낌이 들죠. 미약하나마 어르신도 돕고, 가족관계도 돈독해지니 얼마나 좋은지 모릅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김인성의 산울림] 경기의 소금강 소요산

    [김인성의 산울림] 경기의 소금강 소요산

    서울에서 북쪽으로 44㎞ 떨어진 소요산. 산도 아름답고 산행코스도 아기자기하다. 가장 큰 장점은 교통편이 좋다는 것. 서울에서 좌석버스만 타도 소요산까지 갈 수 있다. 지하철도 연계교통편이 잘 마련되어 있다. 산입구에는 넓은 주차장과 자유수호 평화박물관, 산림욕장 등이 있고,20분 거리에 신북온천이 있어 수도권지역의 당일관광코스로 각광을 받고 있다. 소요산(536m)은 예로부터 경기의 소금강이라 일컬을 만큼 산세가 수려하다. 원효폭포, 청량폭포, 선녀탕 등이 바위 절벽과 어우러져 마치 심산유곡을 방불케 한다. 그러면서도 산길은 여유가 있는 편. 아이들과 함께 소풍가듯 부담없이 다녀오기에 알맞은 산이다. 주봉인 의상대(587m)를 중심으로 왼쪽에 공주봉(526m)과 오른쪽으로 나한대(571m) 등의 능선이 산입구까지 연결되어 있다. # 산행길잡이 소요산 산행은 주차장에서 1.5㎞ 떨어진 일주문을 지나 원효폭포 앞 속리교에서 시작된다.2㎞에 달하는 단풍나무 터널을 빠져나와 요석공원을 지나면 자재암 일주문. 곧이어 소요산의 얼굴이라 일컫는 원효폭포와 원효대를 만난다. 소나무숲 아래로 떨어지는 원효폭포의 모습이 장관이다. 폭포앞으로 난 속리교를 지나면 자재암 가는 길과 공주봉으로 향하는 갈림길이 나온다. 어느 쪽으로 올라가든지 소요산 능선을 종주하면 이 갈림길로 내려온다.일단 능선에 오르면 물을 구할 수 있는 곳이 없다. 공주봉쪽은 갈림길에서 500m위에 있는 샘터에서, 자재암쪽은 나한굴 옆의 샘에서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다.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난 계단을 따라 원효대를 오르면 자재암 가는 길이다. 자재암은 원효대사가 창건하고 수련했다는 곳. 바위산 사이의 석굴에 모셔진 법당과 마당앞으로 떨어지는 폭포의 청아함 등이 한폭의 그림같다. 자재암 마당을 지나, 나한전 왼쪽 가파른 계단을 올라서면 선녀탕가는 내리막길과 하백운대로 올라가는 이정표가 나온다. 갈림길에서 10여분을 곧장 가면 왼쪽으로 가파른 난간이 나온다. 여기서부터 하백운대까지는 매우 가파른 길. 많은 등반객들로 인해 속살을 드러낸 돌길이 하백운대 정상까지 이어진다. 하백운대 정상에 올라서면 건너편 나한대와 의상대, 공주봉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하백운대에서 중백운대를 거쳐 상백운대까지는 5∼6m가 넘는 수목들이 울창하게 들어찬 능선길. 이 길 중간의 평탄한 바위끝 벼랑에 서서 바라보는 전망이 또한 장관이다. 상백운대에서 평탄한 흙길을 지나면 곧바로 바위 능선길이 이어진다. 칼날같이 좁은 바위틈 사이에 뿌리를 내린 소나무가 분재처럼 아기자기한 풍경을 펼쳐 보인다. 바위길을 지나 급경사길을 20여m 내려가면 선녀탕으로 내려가는 갈림길. 이곳에서 선녀탕과의 거리는 0.9㎞, 자재암까지의 거리는 1.4㎞다. 갈림길에서 나한대까지는 급격한 오르막 코스다. 나한대에서 소요산의 주봉인 의상대까지는 300m인데,100m이상 내려갔다 다시 올라야 하는 급경사 길이다. 의상봉 정상에 서면 소요산의 다섯 봉우리가 좌우로 펼쳐지고 동남쪽으로 국망봉과 명지산, 화악산 등 경기도의 최고봉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아동을 동반한 가족이나 초보자들은 상백운대 전, 후 갈림길에서 선녀탕을 경유, 자재암으로 내려가는 코스가 무난하다.입장료는 어른 2000원, 청소년 1200원, 어린이 650원을 받는다. 단체는 15%할인. 주차료 2000원. 문의 소요산관리사무소 (031)860-2065. 동두천시 (031)860-2066. # 가는 길 승용차:서울→의정부→3번국도→동두천시→전곡 방향→5.3㎞→소요동 우회전→400m→소요산 주차장. 기차:의정부역에서 경원선 신탄리행(오전 6시20분∼밤 10시20분까지 매시 20분 출발.35분소요.1200원) 기차를 타고 소요산역에서 내린다. 소요산까지는 걸어서 10분정도. 버스:지하철 4호선 수유역에서 136번,36번, 쌍문동에서 139번(좌석 1400원), 성남·분당·잠실 등에서 3300번. 소요산입구 하차. # 주변 식당 주차장 부근에 송어회, 불고기집 등과 일주문 쪽의 계림식당 등,10여곳.
  • 출산장려보험 “쌍둥이는 안돼”

    ‘아기를 많이 낳으면 보험 혜택을 드려요. 하지만 쌍둥이는 안돼요.’ 출산을 장려하는 금융상품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금융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한 마케팅이다. 그러나 속셈이 의심스러운 경우도 있다. 동부화재는 지난 23일 여성 가입자가 아기를 낳으면 보험료를 깎아 주는 ‘무배당 프로미라이프 큰별사랑보험’을 내놓았다. 가입자가 자녀 1명을 출산하면 월 보험료를 2%,2명 출산하면 3% 할인해 주는 상해·질병보험이다. 자녀가 성장해 입학하면 적성검사와 온라인 학습자료도 제공한다. 미래에셋생명은 임신 16주 이상의 태아 등 아기에 대한 보장을 강화한 ‘우리아이사랑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아이가 소풍, 등하교 때 겪는 재해나 이른바 ‘왕따(집단따돌림)’ 등에도 보장 혜택을 주어 여성이 안심하고 출산 결심을 하도록 권한다. 대한생명도 추가 특약으로 자녀수에 따라 보험료를 1∼2% 할인해 주는 ‘싱글라이프보험’을 팔고 있다. 은행권에서는 자녀수에 따라 저축금리를 0.1∼1.0%포인트 높여 주는 출산장려 상품이 많이 나온다. 대출금리를 0.5%포인트 깎아 주는 주택담보대출도 있다. 은행에 비해 보험사가 출산장려 상품에 더 적극적인 이유는 저출산이 장기적으로 보험가입 수요를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보험은 여러 명으로부터 거둔 보험료를 한 명에게 보험금으로 몰아주는 게 기본적인 성격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도 M생명은 지난달 1일부터 임신 중 쌍둥이에 대한 태아보험 가입을 거부하기로 했다.S생명은 지난 2월부터,H생명은 지난 해말부터 ‘쌍둥이는 저체중이나 미숙아로 태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로 보험 가입을 거부하고 있다. 일부 보험사는 쌍둥이 중에 먼저 태어난 아이에 대해서만 보험을 허용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 입장에서는 저출산이 장기적으로 보이지 않는 손해로 작용하는 측면이 있고, 임신 중 쌍둥이는 단기적으로 더 큰 손실을 끼칠 수 있다.”고 말했다.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무너지는 학교(中)] 학교당국·교사는 책임없나

    [무너지는 학교(中)] 학교당국·교사는 책임없나

    얼마 전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에 “선생님 때문에 아이가 가출했다.”는 상담이 접수됐다. 강원도 춘천에 있는 고등학교에 다니는 자녀가 경기도 용인에 있는 놀이공원으로 소풍을 갔는데, 담임 교사가 집합시간에 늦은 아이를 떼어놓고 춘천으로 돌아온 것이다. 항의하는 학부모와 교사 사이에 언쟁이 심해졌고 이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은 아이는 집을 나가 버렸다. 곧 집에 돌아오긴 했지만 학생에게는 큰 상처가 남았다. 교권 침해는 스승으로 우러러 볼 수 없는, 일부 자질이 부족한 교사들이 스스로 부르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초등학교 6학년 딸을 둔 오모(39·주부)씨는 올해 퇴임한 한 선생님만 생각하면 지금도 화가 난다. 아이들에게 “어머니에게 전화 좀 하라고 해라.”라고 촌지 압력을 가한 것이다. 한 어머니가 교장실에 전화를 해 항의하자 이 교사는 학생에게 “또 고자질해 봐라. 난 말년이라 무서운 것이 없다.”는 막말까지 했다. 오씨는 “그 선생님이 퇴임한 뒤에 이야기해 보니 모두 최소한 30만원씩은 갖다 줬더라.”고 고개를 저었다. ●학생들 지나친 편애·욕설도 문제 학사모 최미숙 상임대표는 “아직도 용돈 좀 달라는 식으로 촌지를 요구하거나 학생을 지나치게 편애하는 등 교사들의 문제성 행동에 대한 상담이 많이 들어온다.”고 전했다. 학생들은 일부 교사들의 감정적이고 비합리적인 언행에 존경심을 잃어가고 있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고등학교 3학년 A(18)군은 3주 전 춘추복을 입는 기간인데 여름 교복을 입었다고 학생부장으로부터 벌을 받았다. 학생부장은 땅바닥에 ‘엎드려 뻗쳐’를 한 A군의 손을 발로 밟고 허벅지를 찼다.A군은 “지난해 학생과 선생님, 학부모 회의에서 원하는 교복이면 시점에 상관없이 입도록 합의했는데 전혀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교권을 존중받으려면 선생님들도 학생 입장에서 생각을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강동구에 있는 한 고등학교 2학년 C(17)양은 이해하지 못할 행동을 하는 50대 여자 교사 때문에 고생이다. 그 선생님은 복도를 지나다 모여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 학생들을 보면 ‘너희들 뒤에서 내 욕했지?’라며 마구 뺨을 때린다는 것이다. 강남구의 한 고등학교 교사는 술냄새를 풍기며 교실에 들어오거나 술이 덜 깨 자율학습으로 수업을 대체하기도 한다. ●학교측도 “나 몰라라” 피하기 급급 학교측이 교사와 학부모 사이의 갈등을 조정하지 못하거나 마냥 방치해두는 경우도 있다. 서울의 한 고등학교 국어교사인 D(27)씨는 아이들 싸움으로 큰 곤욕을 치렀다. 점심시간에 싸움이 나 담임을 맡은 반 아이가 턱뼈가 부러졌는데 폭행한 학생의 부모가 “이미 포기한 자식”이라면서 치료비 보상을 거부하고 나선 것. 피해 학생의 부모가 학교를 형사고발하겠다고 나서자 학교측은 D씨에게 책임을 떠넘겼다.D교사는 “스스로 위축되는 것은 물론 학교에 배신감까지 들었다.”고 말했다. 교사들은 ‘극성파’ 부모들을 아예 기피한다. 서울 동북부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아이들 싸움에 부모들이 나서 법정싸움까지 갔다. 치료비 보상 문제로 학급 전원이 목격자로 경찰서에 불려다니는 등 한바탕 홍역을 치른 학교에서는 ‘그 부모는 아예 건드리지 말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이 학교에 다니는 학생의 동생 담임 맡기를 교사들이 꺼리는 정도다. 한 학부모는 “이런 상황에서 학부모들이 선생님을 뭘로 보겠느냐.”고 했다. 학부모들은 짧은 교생실습 기간과 획일적인 임용고사로는 교사의 자질을 제대로 평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인간교육실현학부모연대 이경자 사무국장은 “정식교사로 임용하기 전에 교사로서의 적성을 검증해야 한다. 교직은 단순히 생계 유지를 위한 직장 개념으로만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학교측의 역할과 관련해 전국 초·중·고 교장협회장인 신답초등학교 배종학 교장은 “갈등이 있을 때에는 먼저 교장이나 교감에게 알려 1차로 조정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지혜 이재훈기자 wisepen@seoul.co.kr
  • 이색 도시락과 함께하는 즐거운 나들이

    이색 도시락과 함께하는 즐거운 나들이

    봄 소풍때 엄마가 정성스레 싸 준 도시락 뚜껑을 열었을 때의 기분은 엄마의 가슴만큼 포근한 추억으로 남아있다. 기온이 슬슬 올라가는 여름 초입의 요즘은 나들이 하기에 딱 맞는 때이다. 한낮이면 더운 기운으로 콧등에 땀이 맺히지만, 나무 그늘 아래 자리를 펴면 세상사를 잊고 한나절을 즐길 수 있다. 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이면 더없는 행복한 시간이 된다. 나들이 자리엔 먹을거리가 있어야 제격. 바로 ‘도시락!’이다. 좋아하는 사람들과 떠난 나들이에 뭘 먹든 맛이 있겠지만, 도시락만큼은 빠질 수 없는 감초다. 할인점 등 판매점에 나가면 이색 도시락 제품이 다양하게 나와 있다. 독특한 도시락 용기에 맛깔스러운 음식들을 담았다면 나들이의 ‘깜짝 이벤트’로 손색이 없다. 싱거운 일상에 청량 음료같이 상큼한 자극이 될 만한 소풍을 준비해 보자. 싼값에 도시락 통을 새로 마련하면 뚜껑을 열었을 때 또다른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음식 메뉴로는 유행하는 ‘삼각 김밥’이나 각종 디저트 메뉴에 도전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한 가지 더. 따가운 자외선을 차단하는 도구와 앙증맞은 나들이용 테이블 세트도 준비해야 할 필수품이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생물에 푸름을 더하고, 더위가 적당히 느껴지는 계절, 주말에 집에 있으면 왠지 억울한 생각이 든다. 멀리 여행을 가면 더욱 좋지만 가까운 공원으로 산책만 나가도 기분은 한결 나아진다. 요즘엔 집 근처에 크고 작은 공원이 많아 가족·친지와 함께 시간을 내면 어렵지 않게 휴일 여가를 즐겁게 보낼 수 있다. 기왕 집을 나서기로 했다면 색다른 피크닉을 준비해 보자. 시쳇말로 나들이엔 가족이 가장 좋아하는 김밥·음료수에다 돗자리는 기본이지만, 색다른 음식 메뉴와 야외 도우미 도구도 매장에 많이 나와 있다. 도시락 세트 하나 바꾸는 것도 주부와 가족의 나들이 기분 전환에 큰 영향을 준다. 가족 나들이나 연인들의 소풍에 빠지지 않는 먹거리는 바로 김밥이다. 옆구리 터지지 않게 조심스레 말았지만 썰다 보면 모양이 깨지게 마련.‘김밥틀 세트+삼각김밥 틀’(1만∼2만원대,G마켓)은 이런 불편함을 해결하면서 예쁜 김밥을 만들 수 있게 도와준다. 삼각 하트 문양 등 간편하게 틀에 김을 올린 뒤 밥을 눌러 담으면 김밥을 손쉽게 만들 수 있다. 동그란 김밥에 싫증을 내는 아이들에게 소풍용으로 싸 주면 안성맞춤이다. ●다양한 도시락통으로 센스 발휘 시원한 음료수와 도시락을 함께 넣으면 도시락이 식기 마련이다. 찬 음식은 아이스 박스에 담아 시원하게 유지할 수 있지만, 따듯한 밥은 보온통에 넣지 않는 한 식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줄만 당기면 순간 발열로 즉석에서 따뜻하게 데워 주는 이색 도시락도 있다. 밥마트에서 파는 일명 ‘발열도시락’(카레, 양송이, 불낙, 자장 4500∼5000원,www.babmart.com)은 순간 발열로 뜨겁게 데워준다. 단, 아이들이 혼자 사용하도록 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아이들에겐 눈높이에 맞는 상품을 골라 주어야 한다. 키티, 호빵맨, 토머스 등 캐릭터 도시락(6000∼1만 7000원선,www.mommom.co.kr), 꽃무늬·토끼 등 다양한 모양의 데코레이션 김밥 틀(2000∼3000원) 등 아이들을 겨냥한 상품이 인터넷에 다양하게 나와 있다. 저렴한 값에 도시락통이나 소품으로 분위기를 바꿔보고 싶다면 ‘천원숍’을 찾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다이소에서는 돗자리 위에 깔면 이국적인 분위기가 나는 체크무늬 테이블 덮개(1500원), 다채로운 색의 종이컵 홀더(종이컵 포함,20개 들이 1000원), 꽃무늬 접시 꾸밈 시트(2000원)가 인기 상품이다. 찬합 도시락(2000원), 이쑤시개와 함께 포장된 일회용 젓가락(40개 들이 1000원), 음식을 시원하게 유지시켜 주는 쿨러백(사이즈별 1000∼2000원), 음식을 간편하게 다듬을 때 쓸 수 있는 도마시트(1000원)도 필수 용품으로 꼽힌다. ●색다른 메뉴로 입맛을 돋우려면 도시락에 일일이 음식을 준비해 담는 게 번거롭다면 야외에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메뉴를 이용한다.‘간편족’을 위해 식품업체들이 밥부터 반찬, 별미요리까지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나들이용 먹거리들을 속속 내놓고 있다. 샐러드는 야외에서 입맛을 돗우는 데 최고다.㈜오뚜기는 참치와 야채, 드레싱이 혼합된 ‘오뚜기 참치샐러드’를 4종 출시했다. 야채와 드레싱, 참치가 동시에 포장된 제품으로 ‘키위&요구르트’,‘어니언&타타르’,‘허브&이탈리안’ 등 4가지 맛이 나와있다.150g,1800원. CJ ‘프레시안 샐러드’는 양상추, 치커리, 파프리카, 브로컬리 등 친환경 채소로 구성됐으며 씻지 않고 바로 먹을 수 있다.200g,3300∼3800원. BBQ 구슬김밥은 샐러드, 우엉치즈, 고추볶음, 전주비빔밥 등 24가지 종류의 주먹밥. 낱개로 포장돼 있어 원하는 양만큼 조절해 먹을 수 있고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낱개 가격은 550원. 시원한 아이스크림을 밖에서 즐기기 알맞게 내놓은 곳도 있다. 배스킨라빈스 ‘해피팩 세트’는 피크닉을 위한 패키지 제품으로 들고 다니기 편리하도록 특별 제작됐다.3가지 아이스크림을 선택할 수 있는 파인트 사이즈(4900원) 4개와 아이스크림 접시 2개, 스푼 등이 포함됐으며, 가격은 1만 9800원. ●피크닉 업그레이드 보조용품 음식을 모두 준비했다면 근사하게 차리거나 보관해 놓고 먹을 수 있는 보조 용품이 필요하다. 인터파크에서는 운치 있는 피크닉을 위한 간이 테이블+휴대용 등받이 의자 세트(1만 7900원), 가방처럼 접어서 이동이 가능한 피크닉 테이블+파라솔 세트(4인용 4만 5000원), 쉽게 접을 수 있는 휴대용 의자(3900원), 원터치 형식으로 한번에 설치를 끝내고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해주는 그늘막(7∼8인용 1만 9800원)을 판매하고 있다. 차량 시거잭에 연결해 사용할 수 있는 휴대용 냉온장고(7만 8000원, 옥션)도 비교적 고가이지만 완벽한 피크닉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곧잘 팔려나간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여의도샛강 생태공원 청둥오리가족 첫 소풍

    여의도샛강 생태공원에서 청둥오리 가족의 나들이 모습이 관찰됐다. 한강시민공원사업소는 지난 15일 여의도샛강 저수로 부근에서 갓 태어난 청둥오리 새끼 6마리가 어미의 뒤를 따라 한가롭게 노니는 모습이 올 들어 처음으로 관찰됐다고 21일 밝혔다. 청둥오리는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겨울철새로 일부는 텃새로 정착해 살고 있다. 산란기가 4월 말에서 7월 초로 보통 6∼12개의 알을 낳는다. 산란·부화 장소는 여의도샛강과 밤섬ㆍ고덕동ㆍ암사동 생태경관보전지역 등 수풀이 우거지고 인적이 드문 곳이다. 샛강에서는 흰빰검둥오리, 붉은머리오목눈이, 꿩 가족들이 새끼들과 나들이하고, 샛강 저수로에서는 알을 낳으러 올라온 잉어도 쉽게 볼 수 있다.정은주기자ejung@seoul.co.kr
  • 어린이집버스 등 4중추돌 원생등 80명 중·경상

    소풍길에 오른 어린이 60명을 태운 어린이집 버스가 교차로에서 시내버스와 승합차를 잇따라 들이받아 80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19일 오후 4시쯤 인천시 남동구 장수동 장수사거리에서 인천 모 교회 부설 어린이집 45인승 버스가 카니발 승합차와 시내버스 2대를 잇따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어린이집 버스에 타고 있던 4∼5세 원생 60명 등 모두 80명이 중·경상을 입고 전병원과 중앙길병원 등 4개 병원에 분산돼 치료를 받고 있다. 사고는 어린이집 버스가 부천에서 서창분기점 방향으로 교차로에 진입하다가 남동구청에서 장수동 방향으로 직진 또는 좌회전하던 차량들과 추돌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어린이집 차량이 신호를 위반한 것으로 보고 있으나 어린이집 운전사 한씨가 브레이크 파열로 인한 사고라고 강하게 주장함에 따라 어린이집 버스에 대한 감정을 실시할 방침이다. 어린이들은 인천대공원에서 소풍을 마치고 돌아가던 길이었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소박한 음식에 담긴 사람·세상이야기

    감칠맛나는 입담을 자랑하는 소설가 성석제(46)가 음식 이야기에 사람사는 이야기를 맛깔스럽게 버무린 산문집 ‘소풍’(창비)을 냈다. 음식에 관한 책까지 낼 정도면 꽤나 미식가일 듯 싶은데 정작 본인은 손사래를 친다.“미식가들은 주관이 분명한데 나는 변덕이 잦고,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라도 어느 정도 지나면 물리기 때문”이란다. 그러고 보니 책에 거론된 음식들은 부대찌개, 육개장, 김밥, 순두부, 자장면 등 대부분 흔하고 평범한 것들이다. 음식 자체는 별다를 것 없을지 몰라도 그 음식을 만드는 사람들과 먹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특별하다.이를테면 새벽 네시 을지로 나이트클럽앞 손수레에서 먹었던 순두부의 맵고 아린 맛과 미국 보스턴에서 재료가 없어 김과 밥으로만 쌌던 소박한 김밥에 얽힌 사연, 그리고 초등학교 5학년때 처음 먹어본 자장면의 아련한 추억 등은 그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는 별미중의 별미다. ‘음식은 추억의 예술이며 눈·귀·코·혀·몸·뜻의 감각 총체 예술’이라는 그가 음식을 매개로 우리네 인생사의 다양한 면모를 실타래 풀듯 술술 풀어내는 솜씨는 절로 입맛을 돋운다. 반면 유명세만 믿고 손님을 홀대하거나 인체에 해로운 조미료를 남용하는 상술, 입맛을 평균화시키는 패스트푸드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과 풍자는 겨자처럼 혀끝을 톡 쏜다. 책에 실린 글은 실제로 있었던 일들과 허구로 지어낸 이야기가 섞여있다.“허구와 과장이 있어야 읽는 사람도 맛이 날 것 아니냐.”는 작가는 “그러다 보니 산문치고는 ‘불순한’산문이 돼버렸다.”며 웃었다. 새로운 음식에 한번 맛을 들이면 물릴 때까지 계속 먹어서 끝장을 보는 스타일인 그가 유독 지치지 않고 즐겨먹는 음식은 냉면, 막국수 등 면 종류다. 대부분의 면 요리는 손수 해서 먹을 수 있을 정도다.‘좋아하는 음식을 찾아서 맛을 본다는 건 소풍 같은 것’이라는 작가는 차, 커피, 와인 등 기호품에 관한 책도 펴낼 계획이다.9800원.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경제플러스] ‘파라다이스’ 장애인 초청 봄소풍

    파라다이스그룹은 16일 영종도 을왕리 해수욕장에서 자사 연합봉사단 소속 130명과 홀트일산복지타운 중증장애자 280여명이 ‘봄소풍’ 행사를 가졌다고 밝혔다. 행사에 참여치 못한 파라다이스 임직원들은 ‘행복기금’을 마련해 전달할 예정이다.
  • 40만명 ‘북적’… 일부 행사 취소 아쉬움

    `하이 서울(Hi Seoul)페스티벌 2006´이 7일 막을 내렸다. 5일부터 3일동안 서울광장과 청계천 등 서울 도심에서 열린 각종 행사에는 30만∼40만명이 몰려들어 5월의 화려한 축제를 한껏 즐겼다. 하지만 예년(5일)에 비해 행사기간이 짧았던 데다가 6일 쏟아진 비로 인해 `도성밟기´ 등 일부 행사가 취소돼 시민들을 아쉽게 했다.●`영∼차´ 도심 화합의 줄다리기 서울 중구 태평로 서울신문사 앞에선 3000여명이 참가, 충남 당진 기지시 줄다리기(중요 무형문화재 제75호)를 벌였다. 두께 1m, 길이 200m, 무게 40t의 동아줄을 놓고 시민들이 안간힘을 다했다. 다만, 인터넷과 현장에서 접수를 받았지만 정원 4000명을 채우지 못했다. 전국 8도가 참여한 대동놀이에 이어 퍼레이드에서 페스티벌은 절정에 달했다. 육·해·공군, 해병대 의장대와 군악대, 중국·터키전통공연단, 월드컵 참가국 등 50개 단체 4000여명이 퍼레이드 차량과 월드컵 공모양의 애드벌룬을 앞세우고 종묘∼종로3가∼종로1가∼세종로∼서울광장을 행진했다.●도심의 명소 서울 후정 `반짝공원´ 뜨거운 햇볕을 피해 시민들은 서울시청 후정으로 몰려들었다. 돗자리를 깔고 낮잠을 즐기거나 긴 의자에 앉아 담소를 나눴다.`서울사랑 음식축제´가 펼쳐져 입도 즐거웠다. 가족과 함께 나들이온 김은희(39)씨는 “도심에서 나무 그늘을 만나니 너무 반갑다. 매년 페스티벌에 왔지만, 시청 후정이 이렇게 아름답고 편안한지 몰랐다.”고 말했다. 영어교사로 2년간 서울에서 보낸 미국인 해더 호프만(21)씨는 “공원에 소풍 나온 것처럼 친구들과 둘러앉아 한국음식을 나눠먹었다.”면서 “시청 후정이 콘크리트 빌딩으로 둘러싸인 오아시스 같다.”고 말했다. 서울시 신청사를 짓기보단 공원으로 시민들에게 돌려줬으면 좋겠다는 얘기도 많았다.●`궂은 날씨´로 아쉬움 궂은 날씨로 대표 행사가 잇따라 취소됐다. 이에 따라 페스티벌 유동인구도 지난해보다 10만명 정도 줄어든 것으로 사무국은 파악하고 있다.6일에는 도성밟기가 전면 취소됐다.앙카라의 날, 환경예술장터, 전통궁중의례, 시민공모 프로그램도 7일로 연기돼 진행됐다. 시민들의 소망을 담은 삿갓모양의 대형 조형물을 서울광장 하늘에 띄워 놓는 `우리의 꿈 우리의 서울´도 강한 바람으로 일부 조형물이 파손돼 설치되지 못했다.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가정의 달-우리들 모습] 따로따로 가족

    회사원 김모(38·서울 행당동)씨 가족은 5일 어린이날을 각자 일정에 맞춰 따로따로 보낸다. 김씨는 집에서, 아내 박모(32)씨는 동남아에서, 딸(6)은 놀이공원에서 ‘자기만의 어린이날’ 행사를 갖는다. 김씨 부부가 이번 어린이날에는 ‘가족봉사’를 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지난해에는 경기도의 한 휴양림에서 온가족이 함께 지냈지만 올해에는 마음을 달리 먹었다. 회사일로 찌든 내 몸부터 회복시켜야 궁극적으로 가족에게도 좋은 일이라고 생각했다.●“어릴때부터 자기 행복찾기 익숙하게4일 동남아행 비행기를 탄 아내 박씨도 마찬가지. 그동안 아이 키우고 집안살림 하느라 해외여행은 엄두도 못냈던 터.이번 황금연휴에 해외로 뜨자고 동창들이 제안했다. 남편은 처음에는 “당신이라도 아이랑 함께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반대했지만 결국 아내 청을 받아들였다. 김씨는 “딸이 혼자 유치원 선생님과 소풍가는 게 마음에 걸리지만 오히려 어릴 적부터 자기 행복 찾는 방법을 익히는 것도 나쁠 것은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자영업을 하는 이모(42·서울 서초동)씨도 며칠 전 가족회의를 통해 타협을 봤다. 초등학생 아들(12)과 딸(10)은 자기들이 원하던 2박3일 청소년 캠프를 5일 떠나기로 했다. 이씨는 친구들과 낚시하고 아내 서모(37)씨는 친정집에 가 편히 쉬다오기로 했다. 요즘 부모들에게 어린이날은 더 이상 ‘하늘이 두쪽 나도 아이들과 놀아줘야 하는 날’이 아니다. 어린이들도 반드시 부모와 함께 있어야 하는 날로는 생각하지 않는다.●가족 공동체의식 약화… 해체 우려도 이에 대해 중앙대 사회학과 신광영 교수는 가족 구성원들이 공동체로서 함께 생활해야 한다는 의식이 약화되고 있는 데서 1차적인 원인을 찾는다.신 교수는 “이미 생활영역이 완벽하게 다른 곳에서 살고 있는 가족들이 저마다 행복을 찾는 것은 시너지 효과보다는 자칫하면 가족해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주5일제 시행으로 평소 부모와 자녀간 공동활동이 많아진 것도 어린이날의 희소성을 떨어뜨린 커다란 요인으로 분석된다.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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