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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는 모르는 사람과 소통해서 좋아”

    “영화는 모르는 사람과 소통해서 좋아”

    학창 시절 타이완 영화 ‘고령가 소년 살인사건’(1991)을 보고 배우의 꿈을 꿨다. 주오대학에선 연극동아리를 직접 만들었고 배우 아사노 다다노부(39)를 동경해 그의 ‘스키비토’(연예인 곁에서 시중을 드는 사람)로 연예계에 첫발을 내디뎠다. 2001년 데뷔 이후 쌓아온 필모그래피만 어느새 50여 편. 또래인 오다기리 조(36), 다다노부와 더불어 일본 영화계를 대표하는 남자 배우로 자리 잡은 가세 료(38)의 얘기다. 제17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이란 감독 아바스 키아로스타미의 ‘사랑에 빠진 것처럼’으로 돌아온 가세 료를 5일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 전당에서 만났다. 오래전부터 키아로스타미 감독의 팬이었기에 일본에서 촬영한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제 발로 찾아가 오디션을 볼 만큼 의욕을 불살랐다. 즉석에서 시나리오를 건넨 키아로스타미 감독은 “15분을 줄 테니 카메라 앞에서 자유롭게 연기해 보라.”고 주문했다. 수많은 영화에서 섬세하고 여린 감성의 캐릭터를 연기했던 가세 료는 이번에는 사랑하는 여자 친구에게 집착하는 들짐승 같은 남자 노리아키 역을 맡았다. 그는 “요즘 사람들은 마주 보고 소통하는 걸 싫어한다. 중요한 얘기도 문자메시지로 대신한다. 하지만 노리아키는 어떻게든 직접 커뮤니케이션 하려는 의지가 있다. 아날로그적인 인간일 뿐 이상한 사람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나 또한 스마트폰을 쓰지 않는 아날로그적인 사람”이라며 수줍게 웃었다. 다른 나라 거장들과 작업한 건 처음이 아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아오지마에서 온 편지’(2006)를, 거스 밴 샌트와 ‘레스트리스’(2011)를 찍었다. 그는 “일본 감독들은 현장에서 배우가 말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감독 지시에 따르기를 원한다. 반면 서구 감독들은 충분히 토론하고 정해진 틀이 아니라 느끼는 대로 연기할 것을 주문한다. 그래서 더 편하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거스 밴 샌트와 작업할 때는 배우와 스태프들이 감독의 집 소파에 앉아 과자를 먹고 뒹굴뒹굴 놀다가 날씨가 좋으면 슬슬 밖으로 나가 소풍을 가듯 촬영했다. 독립영화스러운 작업 방식이 좋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 감독 중에는 구로사와 기요시와 한 작업이 가장 편하다. 그가 부르면 언제든 달려간다. 한국 감독 중에는 봉준호나 홍상수 감독과 꼭 한번 일해 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불혹을 앞뒀지만 그는 여전히 소년 같은 외모를 갖고 있다. 유독 여성 팬이 많은 이유를 알 만했다. 그는 “카메라로 찍어 놓으면 더 어려 보인다. 그게 싫으면서도 고맙기도 하다.”면서도 “아이가 있는 아버지처럼 내 나이에 맞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배우를 하는 가장 큰 즐거움은 많은 사람과 교류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영화 촬영 현장은 물론 지금 인터뷰를 하는 것처럼 전혀 모르는 나라에서 모르는 사람들과도 소통할 수 있다. 앞으로도 오래, 길게 작품 활동을 하고 싶은 까닭이다. 인디 영화라든지 다른 나라 영화에도 많이 출연하고 싶은 욕심도 있다.”고 밝혔다. 부산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서울 가을 길 걸으며… 사랑 한 발짝… 건강 두 발짝…

    서울 가을 길 걸으며… 사랑 한 발짝… 건강 두 발짝…

    서울시가 ‘가을에 걷기 좋은 서울길’ 10곳을 선정해 소개했다. 시는 시내 133곳의 생태문화길 중 보도여행 전문가의 추천을 받아 가을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10곳을 선정했다고 4일 밝혔다. 선정된 10곳을 각자의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도록 ㈔아름다운도보여행 손성일 이사장의 추천을 받아 야경이 아름다운 길, 가족과 걷기 좋은 길, 연인과 함께하는 길 등 세 가지 주제로 나눴다. 먼저 가을 밤의 낭만과 함께 서울의 아름다운 밤 풍경을 느낄 수 있는 ‘야경이 아름다운 길’에는 동대문 서울 성곽길(3.4㎞, 1시간 30분)과 성동생태길(10.4㎞, 3시간 30분), 광개토대왕길(5.9㎞, 2시간 20분) 등 3곳이 선정됐다. 동대문 서울성곽길은 낙산공원 정상에서 서울 도심의 아름다운 야경을 볼 수 있는 곳이며 성동생태길은 서울숲과 응봉공원, 독서당공원, 호당공원 등 여러 공원을 두루 둘러볼 수 있다. 광개토대왕길은 아차산 정상에서 한강과 어우러진 도심 야경을 볼 수 있다. 가족이 함께 소풍 가는 기분으로 나들이할 수 있는 ‘가족과 걷기 좋은 길’에는 정릉 숲길(7.4㎞, 2시간 30분), 성북동 고택 북촌 문화길(8.7㎞, 3시간), 인사동문화길(4.5㎞, 1시간 30분), 서리골 서리풀 공원길(3.9㎞, 1시간 20분), 배봉산 중랑천 둑길(7.1㎞, 2시간 30분) 등 5곳이 추천됐다. 이 가운데 정릉 숲길은 계곡과 약수터가 조성된 산책로를 따라 어린아이들도 편하게 걸을 수 있는 곳이며, 서리풀 공원길은 프랑스마을인 서래마을이 있어 외국인을 자주 만나는 이국적인 코스다. 성북동 고택길에서는 고풍스러운 수연산방과 한용운 선생이 살았던 심우장, 길상사 등을 만날 수 있으며 인사동 문화길은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거리를 산책할 수 있다. ‘연인과 함께하는 길’에는 해질 무렵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 유명한 월드컵공원 순환길(14.8㎞, 4시간 30분)과 남산순환 산책 1길(9.8㎞, 3시간)이 뽑혔다. 월드컵공원 순환길에는 해질 무렵 노을이 가장 아름답다는 노을공원이 있으며 남산순환 산책1길에 있는 N서울타워의 사랑의 열쇠탑은 연인들이 사랑을 맹세하기 위해 자주 찾는 명소다. 한편 걷기 좋은 서울길 10곳을 포함한 생태문화길 113곳에 대한 자세한 코스 정보는 ‘서울의 공원’(parks.seoul.go.kr)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길섶에서] 성묘길/육철수 논설위원

    추석날, 장인어른이 안장된 이천호국원을 찾았다. 장모님은 사위의 동행이 무척 반가우셨나 보다. 이른 아침부터 차례 음식을 챙기고 옷단장에 선글라스까지…, 소풍 가는 아이처럼 들떠 계셨다. 온 식구가 드라이브하는 기분으로 나섰는데, 고속도로에 진입하는 순간 앞이 캄캄했다. 대한민국의 차란 차는 다 쏟아져 나온 것 같았다. 1시간 거리를 4시간 만에 갔다. 돌아올 때는 국도와 지방도로를 이용했다. 쾌청한 가을날, 누런 들판과 시골의 정경들이 스쳤지만 감상할 겨를이 없었다. 오직 서울로 가는 길만 신경 썼다. 장모님이 이따금 “저녁 사 먹고 가자.”고 하셨지만 “괜찮습니다!”를 연발하며 길을 재촉했다. 3시간 후 서울에 막 들어서는데 장모님 말씀, “여보게 육 서방! 볼 일이 아주 급하네….” 운전에 몰입한 사위한테 말을 걸기가 미안해서 한 시간을 참으셨다나? 아차! 저녁 먹고 쉬어 가자는 게 그 뜻이셨구나. 장모님께 효도 좀 하려고 모처럼 함께 나선 성묘길인데, 하마터면 막판에 큰일 날 뻔했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독도 갈등에도 日기업, 창원에 공장설립

    한·일 관계가 독도 갈등으로 급격하게 악화되고 있지만 일본 기업들은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한국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세계적인 자동차 부품 회사인 일본 덴소그룹이 30일 경남 창원시에 대규모 투자를 약속했다. 경기도에도 일본 기업들의 투자가 줄을 잇고 다른 지역에서도 차질 없이 한국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창원시는 나고야 덴소그룹 본사에서 박완수 시장이 쓰치야 덴소그룹 부회장과 공장 신설에 관한 투자의향서를 교환했다고 밝혔다. 덴소그룹은 창원시내 7만㎡에 친환경 공법을 통한 첨단공장을 설립하기로 했다. 창원시는 덴소그룹의 각종 인허가에서부터 공장 가동까지 행정적, 재정적 지원에 최선을 다하기로 약속했다. 조만간 덴소 지원 원스톱 태스크포스(TF)를 만든다. 덴소그룹의 창원 투자는 창원에 있는 덴소그룹 자회사인 덴소풍성전자가 우리나라에서 자동차 부품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시설 증설을 계획하는 것을 창원시가 알고 적극적으로 유치 활동을 벌여 성사됐다. 마산합포구 우산동에 조성된 7만 5000여㎡ 규모의 지능형 홈 첨단산업단지를 유력한 후보지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덴소그룹은 전 세계에 187개 자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세계 자동차 부품 회사 가운데 매출 2위를 기록했다. 경기도도 지난달 17일 토요탄소, 브이텍스, 니토텐코 등 일본의 3개 기업과 모두 1억 3000만 달러 규모의 투자 유치 협약을 맺었다. 등방성 흑연 제조 세계 1위 기업(토요탄소), 액정디스플레이(LCD)용 광학 필름 제조 세계 1위 기업(니토텐코), 반도체·디스플레이용 진공밸브 세계 시장 점유율 2위 기업(브이텍스)들이 경기도를 투자지로 선택했다. 경기도엔 올 들어 세계적인 일본 기업들의 투자가 대폭 늘고 있다. 1∼7월 일본 기업으로부터 투자 유치를 받은 금액은 모두 6억 5600만 달러(약 7452억 1600만원)에 이른다. 지난해 같은 기간 3억 900만 달러보다 배 이상 늘어났다. 2010년 6000만 달러보다는 10배쯤 많다. 경기도는 독도 갈등이 불거진 뒤에도 19개 일본 기업과 투자 유치 상담을 차질 없이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허승범 경기도 투자유치과장은 “일본 기업이 자국에서 판로를 찾지 못한 데다 미국, 유럽 등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한국을 통해 해외로 시장을 확대할 수 있어 일본 기업의 경기도 투자가 급증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울산도 마찬가지다. 일본계 기업인 동서석유화학은 지난해 12월 총사업비 2200억원을 투입해 남구 석유화학공단 내에 아크릴섬유 원료 생산공장을 착공해 내년 1월 준공할 계획이다. S사와 일본 J사가 50대50 합자 투자로 추진하는 파라자일 생산공장도 연내 착공을 목표로 정상 추진되고 있다. 울산시 관계자는 “최근 한·일이 정치적으로 갈등을 빚고 있지만 민간 기업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창원 강원식·울산 박정훈·수원 장충식기자 kws@seoul.co.kr
  • 광고대행사 이노션, 소풍 같은 채용설명회

    광고대행사 이노션 월드와이드가 ‘힐링 캠프’ 형식의 숲속 이색 채용설명회를 연다. 이노션은 28일 스펙 쌓기에 지친 취업 준비생들을 위해 ‘꿈을 나누는 소풍’이라는 이름으로 29일부터 새달 1일까지 국립수목원에서 채용설명회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노션 페이스북을 통해 선발한 140명을 대상으로 하루 35명씩 4일간 4회에 걸쳐 행사를 진행한다. 회사는 이를 위해 ‘꿈을 나누는 버스’를 특별히 제작, 행사 기간 동안 운행한다. 광고기획, 카피라이터, 아트디렉터, 프로모션 미디어 등 희망 직군별 참가자들은 해당 직무에 종사하는 선배들과 3시간 동안 숲속에서 소풍을 즐기며 대화 시간을 갖는다. 이노션은 행사 후 새달 3일부터 신입사원 공개채용을 실시하며 채용 규모는 30명 수준이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암울한데 유쾌하고 답답한데 뻥 뚫리는 ‘한마디’

    암울한데 유쾌한 면이 있고, 답답한데 희미하게나마 탈출구가 보인다. 조금 삐딱하고 선정적인데도 딱한 주인공의 처지가 더 크게 와 닿아서 불쾌감을 덮어버린다. 단편소설 ‘로맨스 빠빠’로 제5회 대산대학문학상을 수상하고, 계간 ‘창작과 비평’에 작품을 발표하며 등단한 작가 신혜진의 첫 소설집 ‘퐁퐁 달리아’(은행나무 펴냄)가 그렇다. 보통 소설집은 단편 중 하나의 제목을 표제로 내세우는데 이 소설집의 제목 ‘퐁퐁 달리아’는 ‘로맨스 빠빠’에 서너 번 나오는 꽃 이름일 뿐이다. 사소한 것을 ‘떡’하니 앞세운 것처럼, 소설집에 담긴 7개 단편도 소소한 변두리 사람들의 삶을 독특하게 내세웠다. 다른 여인에게 푹 빠져버린 아버지를 ‘쿨’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소녀(‘로맨스 빠빠’)가 있고, 바람 피운 자신을 붙잡던 남편에게 되레 버림받고 잠 못 드는 여자(‘밤소풍’)가 있다. 별것 아닌 것에 피식피식 웃던 여인은 정말 별것 아닌 것에 울음 샘을 터뜨려버렸다.(‘대신 울어드립니다’) 다들 어찌 이러나 싶을 만큼 비루해 보이기도 하는데, 미세한 삶의 긍정을 느끼게 하면서 위로를 전한다. “소설의 힘, 소설의 젊음을 느끼게 한다.”는 평가를 받은 ‘로맨스 빠빠’는 역시 통통 튄다. 일본에서 여행 온 여류시인 아스카를 오매불망 그리는 아버지와 그 모습이 눈꼴시어 죽겠는 엄마, 손님 없는 주유소를 운영하는 오빠와 표정이 너무나 어두워서 ‘헌언니’같은 새언니…. ‘나’의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둘러보면 우울하다. 이런 분위기가 일본인 관광객의 눈에는 어떻게 비쳐지는지, 결국 아스카와 상봉한 아버지는 어떻게 행복감을 찾아내는지, 작가는 수사(修辭)력과 능란한 사투리를 접목해 흥미진진하게 풀어낸다. “아. 그 뭐이냐, 저 아랫녁버텀 장마가 올러오는 중이라고 헙니다아. 카악- 논두렁 단속허시는 짐에 거국적으루다가, 켁-”(9쪽)이나 “이 땅에 우에 다쒸는 육이오와 같은 전쟁이 일어나지 아니하도록 섭리하야 주씨기를 믿사옵고….”(11쪽) 같은 ‘주옥 같은’ 대사는 절로 코웃음 치게 만든다. 문학평론가 김남혁은 신혜진의 단편들을 관통하는 핵심어로 ‘환대’와 ‘재회’를 꼽는다. 소설 속에서 만난 이들은 “왜 이곳에 왔느냐.”라는 질문 대신 다가온 운명을 묵묵히 받아들인다. 그 속에서 모성애와 재회하기도 하고(‘젖몸살’), 과거를 떠올리게 하는 아이러니한 현실과 마주하기도 한다.(‘활명수’) 그래서 어떻게 되었는지는 알려주지 않는다. 울림과 공감, 삶의 긍정을 발견하는 것은 독자의 몫이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반기문 총장, 50년 전 친구들 만난다

    반기문 총장, 50년 전 친구들 만난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50년 전인 고교 시절 처음으로 미국을 방문해 존 F 케네디 대통령을 만났을 당시 함께 미국에 초청됐던 외국 친구들과 재회한다. 반 총장은 미 적십자사의 ‘외국학생 미국 방문프로그램’(VISTA)에 참가했던 친구들과 오는 26∼27일 5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를 워싱턴DC와 뉴욕에서 가질 예정이다. 반 총장을 비롯한 당시 VISTA 참가 학생 및 가족 53명은 26일 워싱턴의 미 적십자사 본부에서 개최되는 환영행사에서 만난다. 반 총장은 또 ‘VISTA 친구’들과 함께 50년 전에 들렀던 백악관과 고다드 우주센터를 방문한다. 이들은 뉴욕으로 이동해 유엔본부를 시찰하고, 반 총장 집무실에서 유엔의 역할 등에 대해 토론도 할 계획이다. 1962년 8월 반 총장은 42개국에서 선발된 102명의 학생들과 함께 미국에 도착, 샌프란시스코에서 홈스테이를 자원한 패터슨 가족과 일주일을 보내고, 미국 각지를 둘러봤다. 플로렌 터퍼 여사가 자원봉사자로서 반 총장 일행을 인솔했다. 반 총장은 “관광도 하고 소풍도 가면서 미국의 풍물을 배우는 과정이었다.”면서 “특히 자동차를 탄 채 영화구경을 하는 드라이브 인 극장이 인상 깊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반 총장은 특히 백악관 방문 당시 케네디 대통령을 면담한 일을 ‘평생 공직에 몸담을 결심을 하게 만든 계기’라고 강조했다. 유엔 사무총장이 되게 한 중요한 계기였다는 것이다. 당시 학생들은 돌아가면서 케네디 대통령과 악수를 하고 단체로 사진을 찍었는데, 적극적인 여학생들이 앞자리를 차지하고, 수줍음이 많았던 반 총장은 뒷줄에서 틈새로 들여다보는 모습으로 찍혔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급조된 둘레길 길잃은 둘레길

    급조된 둘레길 길잃은 둘레길

    최근 들어 전국적으로 둘레길이 많이 생겨났지만 탐방객들의 불만은 높아만 가고 있다. ●경쟁적 조성… 관리는 뒷전 예산이 많이 들지 않으면서도 웰빙 분위기를 확산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각 지자체마다 노선만 대충 그어 놓은 채 관리는 뒷전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제주도 올레길 탐방객 피살 사건을 계기로 둘레길 등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할 수 있게 관련법 개정안이 예고되고 있으나 실제 설치까지에는 예산 문제로 상당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30일 인천시에 따르면 인천에는 1코스(계양산)부터 17코스(송도미래길)까지 17개의 둘레길이 있다. 이와 별도로 남동구 문화생태누리길, 부평구 비타민길, 연수구 연수둘레길, 계양구 역사체험문화재길 등 기초지자체에서도 둘레길을 조성했거나 조성 중이다. 이 둘레길들은 코스의 상당 부분이 주택가와 대로변을 통과하는 등 주먹구구식으로 설치돼 있다. 억지로 녹지축을 이어 만들어서다. 어떤 노선은 기존 등산로와 차이점을 발견하기 힘들다. 안내판조차 부족한 데다 일부 구간은 시와 구에서 제각각 코스를 만들어 헷갈리게 하고 있다. 지리산 둘레길은 유명해진 것만큼이나 민원도 많다. 기본 정보부터 헷갈린다. 안내센터는 5개 코스 71㎞라고 소개하지만 지리산 둘레길을 관리하는 ‘사단법인 숲길’ 사이트에는 22개 코스 300㎞로 돼 있다. 길이가 무려 4배 이상 차이 난다. 인터넷 블로그에는 특히 표지판에 대한 불만이 많다. 어떤 표지판에는 글씨도 없이 화살표만 대충 그려져 있다. ●인천, 표지판 부족·코스간 중복 정부가 산책로와 탐방로 등에 CCTV를 설치할 수 있도록 하는 ‘보행안전 및 편의증진에 관한 법’ 개정안을 31일 입법예고하지만, CCTV가 실제 설치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대체로 재정난을 겪고 있는 지자체들이 많은 예산을 들여 외진 길인 둘레길에까지 CCTV를 설치할 여력이 없는 데다 일부에서는 CCTV 반대 여론마저 일고 있다. 31개 시·군에 135개 둘레길이 조성된 경기도의 경우 당장은 CCTV 설치 예산이 없어 내년 예산 편성까지 기다려야 하지만, 내년이 돼도 예산부족 등으로 설치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예산 부족 CCTV 설치 난항 올해까지 4개의 둘레길 47.4㎞를 조성할 계획인 양주시는 산길 코스가 많아 CCTV 설치를 위한 예산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 최근 소풍길 53.9㎞를 개통한 의정부시도 출입구에 CCTV를 설치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지만 탐방객들의 거부감이 적지 않아 아직까지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둘레길 관련 예산이 연간 2억여원에 불과한 상태에서 140㎞에 달하는 관내 둘레길에 CCTV를 설치하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밝혔다. 최모(38·여)씨는 “제주도 탐방객 피살 사건 이후 정부가 법 개정 등을 통해 둘레길에 CCTV 설치를 촉구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지자체 분위기는 그게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이모(45)씨는 “호젓하고 자유로움을 느끼기 위해 찾는 둘레길에서까지 CCTV의 감시를 받아야 하는 것이 왠지 어색하다.”면서 “순찰 등 다른 방법이 강구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학준·장충식기자 kimhj@seoul.co.kr
  • 있지도 않은 시스템敎 빠져 ‘문자지령’에 두딸 죽인 엄마

    ‘시스템’이라는 사이비 종교에 빠져 두 딸을 살해했던 비정한 엄마가 실형을 받았다. 전주지법 제2형사부(재판장 김현석)는 19일 자신의 두 딸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A(38)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는 범행이 계획적이었고 피해자들이 범행에 취약한 어린이들이었던 점 등으로 미루어 죄질이 중하지만 깊이 반성하고 있고 유족이 처벌을 원치 않는 점, 범행에 이르게 한 참작 동기 등을 감안해 이같이 선고한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3월 전북 부안군의 한 모텔에서 첫째 딸(10)을 욕조에서 익사시킨 데 이어 둘째 딸(7)을 베개로 질식사시키고 도주했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이에 앞서 지난 18일에는 A씨에 대한 국민참여재판이 열려 눈길을 끌었다. 재판에서 A씨는 “학부모 모임에서 만난 B씨와 B씨의 내연남을 절대적으로 신뢰해 이 같은 범행에 이르게 됐다.”며 뒤늦게 참회의 눈물을 흘렸다. A씨는 2010년 학부모 모임에서 B씨를 알게 됐다. B씨는 A씨의 딸이 자신의 아들보다 더 똑똑한 것을 질투, A씨를 골탕 먹이려고 의도적으로 접근했다. 부부관계가 원만하지 못했던 A씨는 시스템에 등록하면 부부관계도 좋아지고 모든 일이 잘 풀릴 것이라는 제안을 받고 이에 빠져들었다. 시스템은 B씨가 꾸며낸 가상의 사이비 종교 시스템으로 ‘지령하는 대로 따르면 잘 먹고 잘살 수 있다.’는 그릇된 교리를 강요했다. 종교의 지령은 언제나 휴대전화 메시지를 통해 전달됐고 처음에는 ‘집 앞에 피자를 사다 놓으라.’는 등 사소한 것이었지만 점차 ‘아이의 잠을 재우지 마라.’, ‘소풍을 보내지 말라.’, ‘역에서 노숙하라.’는 등 말도 안 되는 지령을 했다. 이를 어기면 벌금을 요구했고 수십 차례에 걸쳐 1억 4000만원을 뜯어냈다. 특히 B씨는 A씨가 딸을 살해하도록 잔혹 살인을 다룬 영화를 보여 주고 살해 방법을 가르쳐 주기도 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중증장애인·가족들 ‘꿈의 제주여행’

    “특별여행에 당첨돼 너무 기쁩니다. 장애가 있는 아이를 데리고 소풍 한 번 가지 못해 늘 안쓰럽고 미안했지요. 그런데 이번 여행으로 행복한 추억을 선물할 수 있을 것 같아 떠날 날만 기다렸습니다.” 서울에 살고 있는 김경희(여·가명)씨는 모처럼 떠나게 된 제주여행이 꿈만 같다며 이같이 덧붙였다. 서울시에서 마련한 ‘행복 만들기 국내여행’(여행 바우처) 프로그램 덕분이다. 경제적·신체적 제약으로 선뜻 여행을 떠나지 못하는 소외계층의 국내여행 경비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김씨는 홀로 아이들을 키우다가 몇 년 전부터 몸이 아파 직장도 그만두고 기초생활급여로만 어렵게 생활하던 차에 주민센터로부터 ‘행복만들기 국내여행’ 소식을 듣고 신청하게 됐다. 딸은 지적장애 1급이다. 김씨 모녀는 다른 1~2급 중증장애인 및 보호자 등 19명과 함께 18~19일 1박2일 제주도 여행을 즐기게 된다. 봉사자, 의료진도 동행한다. 서울시는 평소 장거리 여행은 엄두조차 내기 힘들었던 이들에게 새로운 꿈을 심을 수 있도록 사업을 기획했다. 거동하기 힘든 장애인들을 위해 이동이 편한 코스 위주로 여행을 구성했다. 첫날 제주시 연동에 자리한 한라수목원과 가파도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송악산 전망대를 둘러본 뒤 최남단 마라도 답사에 나선다. 이튿날 서귀포 중문단지로 건너가 서커스 요람인 해피타운에서 중국 기예단 공연을 즐기고 올레길 산책에 이어 천지연폭포, 돌고래 쇼, 세계평화박물관 관람으로 끝을 맺는다. 시는 여행 대상자들에게 여행정보제공 등을 제공하고 후기를 남길 수 있도록 회원제 카페를 운영한다. 여행일정 등을 자세히 확인하려면 ‘행복 만들기 특별여행’ 카페 (cafe.daum.net/seoulhappytrip)를 방문하면 된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어린이 책꽂이]

    ●식탁 위의 세계사(이영숙 지음, 창비 펴냄) 후추, 소금 등 소소한 양념들이 동양에서 서양으로, 또는 서양에서 동양으로 움직이며 어떻게 음식의 역사를, 세계의 역사를 만들어갔는지 보여준다. 1만 1000원. ●버들치랑 달리기 했지(곽미영 글, 윤봉선 그림, 웅진주니어 펴냄) 아빠가 어릴 때는 심심하면 무엇을 했을까?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가지고 만지작거리지 않았다. 냇가에서 멱을 감고 버들치를 잡았다. 자연이 가까이 있는 동화다.1만 1000원. ●태풍이 온다(미야코시 야키코 글·그림, 송진아 옮김, 베틀북 펴냄) 소풍을 가기로 한 날 태풍이 오고 있다. 목탄으로 그린 그림이 수묵화처럼 강렬하고 아름답다. 1만원.
  • ‘캠·핑·특·수’ 놀토 시대 4000억 시장… 유통가 점령한 핫 키워드

    ‘캠·핑·특·수’ 놀토 시대 4000억 시장… 유통가 점령한 핫 키워드

    한국인삼공사는 최근 캠핑 관련 이벤트를 진행했다. 정관장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113개 가족을 뽑아 장비 일체를 제공하는 등 무료 캠핑 체험 기회를 주는 것인데, 무려 5만 8000명이나 몰렸다. 캠핑이 대세임을 볼 수 있는 한 사례다. 이마트는 캠핑용품 전용매장을 지난해보다 한 달 이른 이달 중순에 열었다. 주 5일제 수업으로 3~4월 캠핑·등산용품의 매출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어나는 등 수요 급증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지난 10~14일 진행한 캠핑용품전 매출은 전년에 비해 7배나 뛰었다. 무서운 기세로 성장 중인 캠핑 시장은 올해 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점쳐진다. 2008년엔 고작 700억원 수준이었다. 전국적으로 캠핑장이 500개 이상으로 늘었고 주 5일 수업 등 캠핑을 즐길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 스포츠·아웃도어 업계뿐 아니라 유통, 식품 등 모든 업계가 ‘캠핑 특수’를 보기 위해 머리를 싸매고 있다. ●줄 잇는 출사표… 캠핑 시장 쑥쑥 캠핑 시장의 경우 콜맨, 코베아, 스노우피크 등 전문 브랜드가 전체 시장의 60% 가까이 점유하고 있다. 여기에 웬만한 아웃도어 브랜드들도 캠핑 라인을 강화하거나 새롭게 내놓으면서 파이를 키우고 있다. 이번 시즌 노스페이스, 코오롱스포츠, K2 등 아웃도어 ‘빅3’는 가족 단위 캠핑에 맞춰 오토캠핑 용품을 대폭 강화했다. 아웃도어 브랜드 밀레와 스포츠브랜드 휠라스포트는 캠핑 라인을 신규 출시했다. 아이더도 텐트 등 신제품을 내놓았다. 1위 업체인 콜맨은 한국 시장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최근 전국 캠핑장에서 무료로 장비 점검 행사를 벌이는가 하면 최소한의 장비로 피크닉을 즐길 수 있는 ‘콜맨 원데이 피크닉’을 진행하면서 소비자들과 접점을 늘리고 있다. 이에 맞춰 ‘콜맨 스마트 피크닉 세트’를 출시했다. 설치가 간단하고 이동성이 뛰어난 텐트, 매트, 아이스박스, 테이블 등을 세트로 구성해 한강이나 도시 근교로 가벼운 소풍을 계획하는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높다. ●유통업체도 캠핑 테마 전성시대 매출 부진에 우는 대형 유통업체들은 최근 캠핑을 전면에 내세워 고객 잡기에 나서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31일까지 전점에서 ‘캠핑용품 페스티벌’을 진행한다. 노스페이스, 코오롱스포츠, K2, 라푸마, 블랙야크, 밀레, 콜맨, 스노우 피크 등 브랜드들이 대거 참여한다. 롯데몰 김포공항도 1층 그랜드홀에서 ‘캠핑용품 제안전’을 이달 말까지 진행한다. 행사장을 실제로 캠핑에 온 듯한 느낌을 가질 수 있도록 꾸며 고객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 신도림에 위치한 디큐브백화점 문화센터는 여름 학기에 강좌 주제가 캠핑, 낚시, 여행이다. 본격적인 낚시의 계절이 다가오면서 초보자를 위한 낚시 강좌 ‘계류(溪流) 이갑철의 낚시 이야기’, 20~30대에서 유행하는 트렌드 낚시 ‘루어 낚시를 배우다’ 등을 마련해 놓고 있다. 혼자 떠나는 것을 망설이는 여성 여행객을 위한 ‘여자 혼자 떠나는 여행의 기술’과 ‘김성주 감성&숲 인문학여행’도 준비됐다. ●먹거리도 캠핑 마케팅 후끈 식품 업계도 캠핑 특수를 누리고 있다. 동아오츠카의 인기 이온음료 ‘포카리스웨트 분말’은 출시 25년 만에 빛을 보고 있다. 분말 1팩을 물 1ℓ에 타면 즉석에서 포카리스웨트가 만들어지는 이 제품은 휴대가 간편해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다. 4월까지 매출이 전년에 비해 2배 이상 늘었다. 대상FNF 종가집의 묵은지 김치찌개도 지난달 판매량이 전년 대비 35% 이상 늘었다. 팩에 담긴 김치찌개를 그대로 부어 끓이면 되는 간편함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에 힘입어 종가집에서는 국물이 잘 새지 않도록 포장된 ‘오징어채 김치’도 최근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외식업체 놀부NBG는 ‘도심 속 캠핑’을 표방한 프랜차이즈 구이전문점인 ‘구이900’을 선보였다. 서울 강동구 성내동에 문을 연 1호점은 실내를 텐트와 반합·유니폼·명찰 등 캠핑 추억을 회상할 수 있는 다양한 소품들로 꾸며졌다. 캠핑 또는 여행을 못 가는 고객들이 대리만족을 느끼면서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자는 취지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해운대 나루공원 새명물 할배·할매나무 아시나요

    해운대 나루공원 새명물 할배·할매나무 아시나요

    “해풍이 살랑살랑 부는 요즘에는 내 고향 가덕도가 더욱 그립제.” 수백년 동안 뿌리를 내리고 정겹게 살아온 고향을 떠나 낯선 곳에 새 둥지를 튼 지 2년째를 맞은 500살인 노거수인 팽나무 할배, 할매 부부는 봄바람이 부는 요즘 마음이 심란하다. 다들 봄나들이다 뭐다 다니지만 할배, 할매의 소원은 고향땅을 한번 밟아 보는 것이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다. 그러나 10일 옛 고향 친구들이 찾아온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소풍 가는 어린이처럼 가슴이 ‘ 콩닥콩닥’ 뛰며 설렌다. 강서구 가덕도 율리마을을 떠나 해운대 APEC 나루공원에 둥지를 튼 팽나무 할배, 할매는 지난 2일로 이사한 지 2년이 됐다. 율리마을 노인 10여명과 재회의 시간을 갖는다. 2010년 4월 부산시 보호수로 지정된 팽나무는 이제는 APEC 나루공원의 새 명물로 자리 잡았다. 팽나무의 스토리를 담은 ‘할배나무와 할매나무의 이야기’ 표지판도 설치된다. 시 관계자는 “식재지 주변에 팽나무들의 스토리를 담은 ‘할배나무와 할매나무의 이야기’ 표지판을 설치하고 부산의 새로운 수호목이 된 팽나무들을 널리 알리는 한편, 해당 지역을 지역 명소화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길을 품은 우리 동네] (1)통영 충렬사 앞 여황로

    [길을 품은 우리 동네] (1)통영 충렬사 앞 여황로

    길은, 어제의 기억과 오늘의 삶 사이에서 끝없이 이어졌다. 대처로 떠나는 자식의 발걸음이 잠시 떨리며 머뭇거렸음을, 옷고름 사이로 떨어진 어미의 눈물방울이 짭짜름했음을 동구밖 길은 아주 오래 기억했다. 동네 사이마다 아로새겨진 길이 2014년부터 우리네 삶의 새로운 주소로 본격 쓰인다. 우리네 삶이 그렇듯 잠시 낯설더라도 이내 편안해질 것임을 믿는다. 동네를 감아 도는 길에는 감칠맛 나면서도 예쁜 이름이 오롯이 붙어 있다. 서울신문은 매주 그 길의 결마다 숨겨진 기억을 더듬어보고, 지금 여기에 남겨진 의미를 되새겨본다. 1930년대 중반 그 봄, 충렬사 돌층계에 주저앉으면 통영 앞바다가 훤히 펼쳐졌을 게다. 여황산자락 아래 게딱지처럼 다닥다닥 이어진 집들을 지난 눈 속에는 쉴 새 없이 고깃배가 오갔고, 부푼 꿈을 안고 오는 이, 또 다른 꿈을 이고 타향으로 떠나는 이가 엇갈리는 낡은 선창이 비쳤을 테다. 하지만 사랑을 잃은 사내에게는 아름다운 통영의 풍경도 오롯이 아름답기 어려웠으리라. 한참 나중에 호사가들이 통영을 일컬어 ‘한국의 베니스’ 운운하며 아름다운 풍광을 칭송했지만, 스물넷 평안도 출신의 청년시인 백석(1912~1995)에게는 실연의 상처가 훨씬 컸을 수밖에 없었다. 백석은 사랑을 위해 멀리 남쪽 바다까지 헛걸음을 반복해야 했다. 한 번은 사랑을 이루기 위해, 다른 두 번은 사랑을 기억하며 가슴 먹먹함을 달래기 위해 찾았다. 그러나 한 번 떠난 사랑이 돌아올 리는 없는 법. 통영을 다녀왔던 길은 그의 작품 속 중요한 지역의 하나로 자리매김시키는 것으로 갈무리됐다. ●삼도수군통제영 복판 여황산 끼고 돌아 백석의 발길로부터 80년 가까이 흐른 5월에 통영을 찾았다. 그가 시 ‘통영1’에서 묘사한 것처럼 통영 여황로에는 마침 ‘김 냄새 나는 비’가 보슬보슬 내리고 있었다. 토요일 아침부터 차들은 쉴 새 없이 오가고 있었고, 타관의 학생들을 실은 수학여행 버스들은 줄을 지어 여황로 길을 지나고 있었다. 여황로는 174m의 야트막한 여황산(艅山)에서 비롯된 이름의 길이다. ‘여황’은 춘추전국시대 오나라의 임금이 아끼던 화려한 배로, 훌륭한 군세를 갖춘 큰 전선을 상징했다. 통영항을 가운데 두고 좌우로 산세를 펼치고 있는 삼도수군통제영의 복판에 자리잡은 산이니 딱 걸맞은 이름이다. 도로명 새주소를 만들기 전까지 통영 사람들은 그저 산복도로라고만 불렀으나 이름을 붙인다고 했을 때 여황로라는 이름을 다는 것에 아무런 이견이 없었다. 통영시 북쪽 여황산 아래쪽으로 4113m 이어지며 문화동, 북신동, 명정동 등을 감싸고 돈다. 통영은 현대문화예술의 보물창고와도 같다. 특히 여황로 하면 일단 백석을 첫손에 꼽을 수 있다. 여황로 251번 충렬사 앞에는 백석의 시비가 세워져 있다. ‘통영2’라는 시다. 편의상 ‘통영1’, ‘통영2’라고 했지만 발표 당시 원래 제목은 모두 ‘통영’이었다. ‘통영2’는 그가 통영에 대해 쓴 시편 중 가장 길고 유려하며 음율을 잘 살렸다. 그는 ‘통영2’에서 이곳을 ‘자다가도 일어나 바다로 가고 싶은 곳’이라고 했다. 또 ‘난()이라는 이는 명정(明井)골에 산다는데/…/내가 좋아하는 그이는 푸른 가지 붉게붉게 동백꽃 피는 철에 타관 시집을 갈 것만 같은데’라고 노래했다. 사랑의 완성을 목전에 두고 여황로 길가에 앉아 한껏 달떠서 혼자 히죽거리는 백석의 모습이 절로 떠오른다. 곧 깨지고 말 단꿈이었지만. 여기에 원체 아름다운 통영의 풍광까지 한눈에 들어왔으니 시인의 시심이 절로 우러났을 것임은 짐작되고도 남는다. ●백석 시비 앞 명정샘 박경리가 소설에 써 ‘난’과의 관계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백석의 고향은 평안북도 정주다. 막 문청을 벗고 등단해 시인이 된 그는 한 친구의 결혼식장에서 통영 출신의 이화고녀 졸업반이던 박경련을 만나고, 첫눈에 반해 사귄다. ‘난’이라는 애칭을 붙여줬다. 그는 박경련의 어머니를 만나 결혼 허락을 받기 위해 통영을 찾았지만 걸음이 엇갈려 만남이 어긋나게 됐다. 난의 집이 충렬사 근처인 명정동이었다. 하지만 야속하게도 그 사이 그의 직장(조선일보) 동료이자 친구였던 이가 난과 결혼을 해 버리고 말았다. 사랑과 친구를 함께 잃은 아픔 탓이었을까. 그는 그해 조선일보를 그만뒀다. 그리고 기생 자야(子夜·본명 김영한·역시 백석이 붙여준 애칭이다)를 만나 불 같은 사랑을 나눴고, 고향집 부모님의 성화에 다른 여인과 혼례를 치렀지만 다시 자야에게 돌아갔다. 1940년 자야마저도 떠나 고향땅인 신의주, 정주로 갔다. 그가 통영에 대해 직접 남긴 작품은 ‘통영 1, 2’ 외에 ‘남행시초2-통영’ 등 모두 세 편이다. 특히 ‘남행시초2-통영’ 시편 마지막에는 난의 외사촌 오빠인 ‘서병직씨에게’라고 적었다. 그를 통해 통영 장터며 선창 등을 둘러봤음을 알게 해준다. 백석이 들여다본 ‘푸르른 감로 같은 물이 솟는’ 명정골 명정샘은 지금도 여황로 시비 앞에 있었다. 충렬사 문화해설사인 옥복주(47)씨는 “일(日)정과 월(月)정 두 개의 샘이 있어 명정(日+月=明井)이 됐다.”면서 “1670년 만든 이후 몇 년 전까지 330년 넘도록 식수로 썼지만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다.”고 했다. 물은 여전히 맑지만 ‘오구작작 물을 긷는 처녀며 새악시들’(‘통영2’ 중)을 찾을 수는 없음이 안타까울 따름이었다. 명정골은 통영이 고향인 박경리(1926~2008)의 소설 ‘김약국의 딸들’의 문장 속에도 그 흔적을 흩뿌려 놓았다. 박경리는 명정골에 대해 ‘고을 안의 젊은 각시, 처녀들이 정화수를 길어내느라고 밤이 지새도록 지분내음을 풍기며 득실거린다.’고 했다. 박경리의 생가는 여황로 충렬사 주차장 맞은편 바로 곁의 좁은 골목길인 ‘토영 이야길’을 따라가면 있다. 새주소로는 충렬1길 76-38이다. 하지만 현재 다른 이가 살고 있어 안을 들여다볼 수는 없다. 표지판을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 남편과 사별한 시조시인 이영도(1916~1976)에게 20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무려 5000통의 연서를 보냈던 유부남 청마 유치환(1908~1967)의 사연이 남겨진 곳도 그리 멀지 않다. 유치환의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빛 하늘이 환히 내다보이는/ 우체국 창문 앞에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행복’ 중)고 노래했던 통영중앙우체국(세병로 5)은 여황로에서 서문로를 따라 7~8분 남짓 내려오다가 세병로(청마거리) 오른쪽으로 접어든 뒤 3~4분쯤 걸어가면 있으니 그리 멀지 않다. ●지긋한 뱃사람도 시 한 구절 읊어 이른 아침 여황로 어귀에서 만난, 통영에서 나고 자랐다는 늙수그레한 중년의 김모(58)씨는 “그 사람들이야 먹고살만 하니까 그림도 그리고, 소설도 썼겠지, 우리 같은 사람들이야 뭐….”라고 퉁명스럽게 대꾸하면서도 유치환, 이영도의 ‘아름다운 불륜’이며, 시인 김춘수, 화가 김용주, 세계적 음악가 윤이상, 박경리 등 통영 출신 예술가의 이름들을 줄줄이 들먹였다. 흔히 돈을 잘 버는 동네에서 ‘강아지도 만 원짜리를 물고 다닌다.’고들 하는데, 통영이라면 ‘중늙은이 뱃사람도 시 한 구절, 소설 한 토막쯤 읊조린다.’는 말이 좋이 쓰일 법하다. 케이블카를 타고 후딱 오른 미륵산 정상에서 내려다보니 통영시내 쪽으로는 강구안길이며, 여황산이 보이고, 다도해 쪽으로 시선을 돌리니 한산도, 매물도, 그리고 멀리 대마도까지 한눈에 푹 안긴다. 산과 바다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는 것만으로도 과분할 만큼의 통영이다. 이곳의 길 위에서 시집 한 권, 소설 한 권 옆구리에 끼고 그 옛 기억과 향취까지 가져간다면 더욱 어울릴 법하다. 글 사진 통영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역사의 보고 통영의 길들 동피랑·서문까꾸막… 토박이말 길이름 천국 통영은 바다의 왜적들과의 싸움, 그리고 평화에 대한 바람으로 다져진 곳이다. 통영의 길을 걷는다는 것은 그 역사의 현장으로 뚜벅뚜벅 들어감을 의미한다. 임진왜란 직후인 1604년(선조 37)에 삼도수군통제영을 옮겨 세운 뒤 ‘통영’이라는 지명이 처음 쓰이기 시작했다. 통제영의 약칭에서 따왔음을 쉽게 알 수 있다. 실제로 이순신 장군을 모시는 사당인 충렬사와 통제영의 일종의 객사 역할을 했던 세병관(洗兵館·세병로 27), 그리고 북포루(北樓) 등은 통영 출신 학생들의 단골 소풍 장소이고, 다른 지역 학생들에게는 수학여행 필수 방문지다. 길 이름 역시 이러한 역사의 기억에서 자유로울 리 없다. 세병로, 충렬로 등은 물론이고 통제영을 굳게 지키던 문들도 이름을 남겼다. 동문로(東門路)와 서문로(西門路)는 모두 옛 통영성의 4대문 가운데 하나였던 동문과 서문의 이름을 그대로 땄다. 두 문 모두 고갯마루의 정상쯤에 위치해 있었으니, 통영 토박이들의 말로 ‘동문까꾸막’(동문고개), ‘서문까꾸막’(서문고개)이라고 불렀던 길들이다. 북신로(北新路) 역시 통영성 북문 바깥에 새로 만들어진 마을길이라는 뜻이다. 또한 세병로와 여황로 사이를 잇는 갈림길인 운주길은 옛 통제영의 관아였던 운주당(運籌堂)에서 비롯된 이름이다. 남해안대로에서 갈래져 나온 원문마을길은 통제영 입구였던 원문성(轅門城)에서 따온 마을 이름을 달았다. 이 밖에 통영을 찾는 사람들이 빼놓지 않고 들르는 동피랑길은 정겨운 마을 벽화로 유명하다. ‘피랑’은 벼랑을 일컫는 통영 말이다. 통영시의 동쪽에 있는 야트막한 언덕배기로 통영시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을 자랑한다. 통영성과 동포루(東樓)의 유적이 있다. 이는 서피랑길 역시 마찬가지. 서쪽 벼랑 즈음에 있으며 통영성과 서포루의 유적이 복원 과정에 있다. 통영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식음료 특집] 롯데제과 ‘자일리톨껌’ 삼립식품 ‘샤니 56시간 부드러운 熟’

    [식음료 특집] 롯데제과 ‘자일리톨껌’ 삼립식품 ‘샤니 56시간 부드러운 熟’

    장거리 여행을 떠날 때 운전자들의 필수품은 바로 껌. 교통체증 등으로 인해 지루한 도로에서 졸음운전을 방지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품목이다. 때문에 사소해 보이지만 나들이철에 특히 수요가 올라가는 제품이 껌이다. 롯데제과의 자일리톨껌(왼쪽)은 치아 건강까지 지켜줘 꾸준히 소비자들이 찾는 제품. 충치의 원인이 되는 입안 세균 뮤탄스균과 락토바실러스균을 억제해줘 치아를 안전하게 보호해준다. 충치 예방은 철저한 이닦기가 기본. 하지만 장기간 야외활동 시 때맞춰 양치질을 하기란 쉽지 않다. 이때 자일리톨껌 씹기가 작은 대안이 될 수 있다. 롯데제과가 자일리톨껌을 처음 선보인 시기는 1990년대 초. 하지만 지금의 자일리톨껌이 탄생한 시기는 2000년 5월이다. 시판에 앞서 몇 개월간 롯데제과는 자일리톨의 효능을 홍보하기 위해 자일리톨에 대해 친숙하고 이해가 빠른 치과병원의 의사들에게 자일리톨껌을 공급해 병원을 방문하는 환자들에게 추천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자일리톨껌은 효과를 경험한 환자들의 입소문을 타고 빠르게 전파됐고, 시장에 대한 확신이 선 롯데제과는 2000년 5월 기존의 껌 형태와 전혀 다른 알 형태의 자일리톨 코팅껌을 본격 시판했다. 자일리톨껌은 출시 이듬해인 2001년부터 월평균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효자제품이다. 거뜬히 연간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하면서 과자 시장 최고의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가벼운 소풍엔 손길이 많이 가는 김밥보다 간편한 샌드위치가 제격이다. 삼립식품의 인기 제품은 ‘샤니 56시간 부드러운 熟(숙)’(오른쪽). 2002년 출시 이래 10년간 식빵 단일품목 판매 1위를 달리고 있다. 삼립식품은 특허 제빵 기술인 탕종(湯種)을 적용해 식빵의 부드러움과 신선함을 살리는 데 집중했다. 이 기법은 빵을 만들 때 사용되는 밀가루에 쌀 발효액을 첨가해 100℃의 물로 반죽을 해 완벽하게 익힌(호화·湖化) 다음 저온에서 56시간 동안 장시간 숙성을 거친 후 빵을 만드는 신제빵 기법을 말한다. 밥을 주식으로 하는 한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쫄깃한 식감까지 살려낸 것이 특징. 갓 구워낸 빵이 더 부드럽다는 고정관념과 식빵의 일반적인 제조방법의 편견을 뒤집어 섭씨 100도의 펄펄 끓는 물에 반죽하고 장시간 숙성시켜 부드러움과 촉촉함을 그대로 간직한 빵맛을 제대로 살린 것이 인기비결이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대구 약령시로 ‘건강한 소풍’ 떠나볼까

    354년 전통의 대구약령시가 2일부터 6일까지 대구 중구 남성로 약전골목에서 ‘한방문화축제’를 연다. ‘즐거운 동행, 건강한 소풍’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축제는 약령시 부활을 위해 1978년 시작된 이후 올해로 35회째다. 첫날 시민의 건강과 안녕을 비는 고유제, 약령시 개막을 알리는 나라님 어지 전달식, 축제 개시 선포 등의 순으로 진행된다. 볼거리도 풍성하다. 뮤지컬 ‘비방문 탈취작전’은 350여년간 이어져 온 약전골목을 배경으로 이 골목을 지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전통과 우리 의학의 소중함을 일깨운다. 전국 한의학과 학생들이 참가해 한의학 실력을 겨루는 청년 허준 선발대회도 열린다. 우리의 전통 기예를 보여 주고 전승하자는 취지에서 한약시장 종사자와 대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한약재 썰기 대회도 개최된다. 태양인, 태음인, 소양인, 소음인 등 4가지 체질별로 몸에 적합한 한방요리와 약재를 소개하는 전시회와 체질별 건강 상담을 해주는 사상체질관도 운영된다. 약봉 싸기, 한방비누 만들기를 해보는 한약방 체험과 가족과 함께하는 약사발 빚기, 한방족탕체험 같은 체험 프로그램도 풍성하게 준비돼 있다. 약초 꽃동산에서는 한약초인 인삼, 황기, 작약 등 70여종 2000여점의 약초가 선보이고 약이 되는 음식인 약선이 전시된다. 먹거리장터인 ‘약령 먹거리 잔치마당’에서는 한국전통음식 전시 및 시식회와 대구를 대표하는 향토전통음식을 선보인다. 이 밖에 축제 기간 대구 중구가 실시하는 대구골목 야경투어와 연계한 ‘달빛걷기대회’를 개최한다. 참가자들이 청사초롱을 들고 약전골목 일대를 걸으며 축제의 분위기를 북돋운다. 대구 약령시는 조선 효종의 명령으로 1658년 개설된 한약재 시장이다. 약전골목에는 한의원, 한약방, 인삼사 등 한방 점포 300여곳이 들어서 있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herb.daegu.go.kr/festival)를 참조하면 된다. (053)253-4729.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독자의 소리] 소풍 가는 날/서울 마포구 대흥동 양원초등학교 장진숙

    반평생 한글도 제대로 읽고 쓰지 못해, 숱한 설움과 아픔을 안고 살아왔던 할머니들이 어린 시절 그렇게도 가보고 싶었던 봄 소풍을 다녀왔습니다. 60~80대 할머니들은 한국 최초 학력인정 성인학교인 양원초등학교 학생이 되어 평생 처음 소풍을 경험했습니다. 무릎도 성치 않고 허리도 아프지만, 소풍 갈 때 무슨 옷을 입을까? 도시락은 어떻게 준비할까? 여덟 살 어린이처럼 설레는 마음이었습니다. 1학년은 남양주 다산 정약용 유적지와 조선 7대 임금 세조와 정희왕후의 능인 광릉을 찾았고, 2학년은 강화도 유적지로 체험학습을 다녀왔습니다. 또 4학년은 파주 화석정과 오두산 통일전망대를 방문했고, 5학년 학생들은 여주 신륵사와 세종대왕 능을 구경했습니다. 양지바른 곳에 삼삼오오 모여 앉아 점심 도시락을 까먹고, 장기자랑 시간에는 배꼽이 빠지도록 웃었습니다. 보물찾기 선물로 받은 휴지를 가족들에게 자랑했습니다. 할머니들의 미소가 아름다운 하루였습니다. 서울 마포구 대흥동 양원초등학교 장진숙
  • 구로구 노인일자리 ‘공동농장’ 건강증진·용돈벌이 ‘일석이조’

    구로구는 노인 일자리 창출 정책의 일환으로 궁동 188 일대 200㎡(약 60평) 규모의 공동 농장을 마련했다고 18일 밝혔다. 노인들이 직접 농장을 관리하고 작물을 판매해 수익금을 나눠 갖는 형태다. 노인들은 공동 농장에서 상추와 배추, 무 등 각종 채소와 판매용 지렁이를 키워 수익을 올린다. 노인에게 지불하고 남은 수익은 사업 운영비로도 활용한다. 이번 사업은 다음 달부터 시작하는 ‘시장진입형 노인일자리 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시장진입형 노인일자리 사업’은 노인이 직접 사업체를 운영하고 이익을 창출해 자립을 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이다. 구는 지난해 시장진입형 노인일자리 사업을 통해 경비원과 미화원이 필요한 사업장에 인력을 연계하는 정책을 추진한 바 있다. 올해는 노인의 건강 증진을 돕고 수익도 창출해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계획이다. 공동 농장에 참여하려는 사람은 구 노인청소년과(860-2821)나 궁동종합사회복지관(2613-9367)으로 문의하면 된다. 만 60세 이상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구 관계자는 “주말농장 공동작업장은 산으로 둘러싸여 빼어난 경치에 맑은 공기를 자랑하는 곳이어서 친구와 소풍하는 기분으로 작업에 참여할 수 있다.”며 “어르신 건강증진과 용돈벌이에 좋은 사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이용철의 영화만화경] ‘밀월도 가는길’ -‘교내폭력’ 주제에는 공감 하지만…

    [이용철의 영화만화경] ‘밀월도 가는길’ -‘교내폭력’ 주제에는 공감 하지만…

    동조는 인천 소재 신문의 신춘문예 소설 부문에 당선돼 오랜만에 고향을 찾는다. 애당초 인천에 길게 머물 마음은 없었다. 평소 친구와의 술자리에서 고향 말만 나와도 버럭 화를 내는 그였다. 상을 받고 출판계 사람과 인사를 나눈 뒤 곧바로 떠나려던 생각은 과거의 문턱에 걸려 바뀐다. 동조는 전학 가면서 헤어진 재호, 유진과 만나 고등학교 시절 이야기를 하나씩 꺼낸다. 그때마다 여지없이 불려나오는 기정이란 이름의 소년. 사실 동조가 이번에 쓴 소설은 오래전 기정, 유진과 떠난 짧은 여행에 기초한 작품이다. 무의식적으로 기정의 이야기를 창작에 반영한 동조는 그가 남긴 혼란스러운 기억을 되살린다. 머릿속에서 떨쳐내고 싶은 기억,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은 과거는 유령이 되어 동조와 마주한다. 교내폭력 문제를 소재로 선택한 몇 편의 독립영화가 근래 주목받았다. 그 밖에도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은 무수한 장·단편영화들이 비슷한 소재를 다뤄 오고 있다. 20~30대 감독들이 바로 앞 시절에서 건져낸 조각들을 화두로 삼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학창시절을 낭만적으로 그리는 상업영화와 달리, 그들은 십대 중후반이라는 시간을 어두운 기운이 지배하던 때로 기억한다. 그런데 우연인지 그들의 영화는 일정한 패턴을 따른다. 하나, 무덤덤하게 현실을 살아가던 인물 앞으로 끔찍했던 십대의 기억이 문득 찾아온다. 둘째, 방문자의 손에는 집단 따돌림과 폭력의 통증이 치유되지 않은 채 남아 있다. ‘밀월도 가는 길’도 그러하다. 운명처럼 고향으로 돌아간 인물은 지우지 못할 흔적과 싸워야 한다. 반복되는 패턴에도 십대를 다룬 독립영화들이 하나의 뭉치로 읽히지 않는 건 제각기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기 때문이다. 일군의 작품 가운데 가장 쓰라린 상처를 간직한 ‘밀월도 가는 길’은 비참한 상황에 부닥친 인간이 소망했던 무엇을 이야기하려 한다. 기정은 현실의 고통을 잊으려고 아지트를 꾸미고 미지의 세계인 웜홀에 의지하는 소년이다. 겉으로 그의 슬픔은 집단 따돌림이나 가난의 비참함에서 비롯된 듯하다. 진짜 비극은, 소년이 소망하는 바를 아무도 믿지 않음으로써 일어난다. 소년이 규정하는 ‘금지구역’의 개념은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의 ‘잠입자’(혹은 영화의 원작인 ‘노변의 소풍’)에서 따왔는데, 구역이란 희망을 버린 이들을 살려주는 도피처이자 기적으로 기능한다. 현재와 과거가 소설 속 이야기와 뒤섞여 전개되는 ‘밀월도 가는 길’을 따라가기란 쉽지 않다. 몇몇 장면과 대사에서 ‘잠입자’의 영향이 감지되지만 2~3분 정도는 쉽게 넘기는 타르코프스키 특유의 길게 찍기 같은 건 여기 없다. ‘밀월도 가는 길’은 때때로 빠른 편집과 현란한 움직임으로 현대 스릴러의 리듬을 취한다. 30여년 전 타르코프스키가 희망과 믿음을 잃은 사람들을 보며 느낀 절망의 속도가 현 시점으로 오면서 빨라지기라도 한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인지 주제에 공감하면서도 선뜻 지지하기엔 망설여지는 영화다. 시야에서 사라진 인물을 불러내는 데는 성공했으나 두 인물의 관계를 기계적으로 봉합했다는 생각이다. ‘잠입자’와 ‘밀월도 가는 길’은 서늘한 계절의 긴 한나절에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면의 이야기를 아래로 묻어둔 전자와 너무 많은 이야기를 끄집어내고 이어붙인 후자 중 과연 누가 더 진실에 접근했을까?
  • 경기도 도보여행 명소 3곳 생긴다

    경기도 도보여행 명소 3곳 생긴다

    경기 남양주·평택·파주시에 총 19.8㎞의 새로운 도보여행 명소인 ‘녹색길’이 들어선다. 경기도는 국비 14억원, 도비 14억원 등 28억원을 들여 평택시 고덕면 궁1리의 ‘바람새길’(도심문화생활형), 남양주시 조안면 진중리와 송촌리의 ‘남양주 슬로푸드길’(수변공간 활용형), 파주시 율곡리의 ‘율곡 탐방로’(명상사색형)를 조성하기로 했다고 6일 밝혔다. 남양주 슬로푸드 길은 유기농 간장, 고추장, 두부 등 지역 대표음식을 맛보며 걸을 수 있도록 꾸민다. 파주 율곡탐방로는 율곡선생의 사상과 이야기를 접할 수 있는 명상·사색의 길로 운영한다. 행정안전부 공모사업으로 시작한 우리 마을 녹색길 조성사업을 통해 지난해 남한산성 둘레길을 포함, 고양 고봉누리길(일산 중산동 일원), 안산 대부 해솔길(선감동 일원), 의정부 소풍길(망월사역~녹양역 일원), 구리 둘레길(구리시 일원), 여주 강천섬 탐방녹색길(강천면 굴암리 일원), 양평 두물머리 둘레길(양수리 일원) 등 경기도내 7곳에 140.89㎞가 조성됐다. 녹색길은 자연환경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유모차·휠체어 등 보행약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평평한 천연목재와 단단한 흙길로 조성해 이용자 편의성을 최대한 고려한다. 일부지역에서는 외부 방문객들을 위한 안내 공간 및 지역특산품 등을 구입할 수 있는 시설을 운영한다. 또한 지역주민들로 구성된 ‘우리 마을 녹색길 지킴이단’을 운영해 노면관리, 순찰활동 및 이용자 불편사항 등을 모니터링해 관리하도록 맡길 예정이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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