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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년동안 지적장애인들 급여 수억원 횡령한 복지법인 원장 구속

    5년여 동안 장애인들 급여와 수당을 착취하고, 법인 기본재산 8억원을 임의로 인출한 사회복지법인 원장이 적발됐다. 순천경찰서는 6일 지적장애시설에 입소한 장애인의 통장에서 물품구입과 야외활동 명목으로 2억 7000여만원을 빼내고, 법인 기본재산 8억 2000여만원을 인출한 혐의로 사회복지법인 원장 A씨를 구속했다. A씨와 공모해 전남도 감사 후 법인 기본재산을 임의로 인출한 법인 후원회사 대표 B씨와 법인이사장 C씨는 사회복지사업법위반 혐의로 불구속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2012년 1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지적장애 및 중증장애인 시설에 거주하고 있던 지적장애 2~3급의 장애인들을 직원으로 고용해 빨래, 청소 등 허드렛일을 시키고 국고보조금으로 지급되는 급여 1억 3700여만원을 횡령했다. 또 보조금과 후원금으로 충당하고 있는 간식비나 소풍 등 야외활동 비용을 입소 장애인들이 지불하는 것처럼 서류를 작성해 장애수당(매월 중증 40만원, 경증 22만원의 국가보조금 지급)을 통장 및 카드를 직접 관리하면서 인출해 1억 1900여만원을 착취한 혐의다. 심지어 2013년 6월부터 2015년 5월까지 시설 운영비로 마늘 1820㎏(시가 600만원 상당)을 구입, 지적장애인들과 직원들을 동원해 흑마늘 즙을 만들어 시중에 판매하고, 재탕한 흑마늘 즙은 시설 장애인에게 판매하는 방식으로 장애인들의 통장에서 2700만 원을 횡령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유사 사례가 충분히 발생할 수 있어 다른 복지시설까지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다”며 “시설 종사자와 피해자들의 적극적인 제보를 바란다”고 말했다.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서울랜드, 이색 프로그램 5종으로 아이들에게 교육과 재미 선물

    서울랜드, 이색 프로그램 5종으로 아이들에게 교육과 재미 선물

    서울랜드가 오는 4월부터 아이들을 위한 다양한 이색 프로그램 5종을 진행할 예정이다. 서울랜드에서 운영하는 ‘진로콘서트’는 청소년지키미 홍보대사, 청소년활동진흥원 홍보대사로 활발히 활동 중인 랩퍼 ‘아웃사이더’가 강연과 공연을 함께 진행하는 일종의 토크쇼이다. 지금은 성공한 힙합 뮤지션 중 한 명이지만 누구보다 우여곡절이 많았던 그가 청소년들과 진로와 미래에 대해 뜻 깊은 이야기를 나누고 공감하는 프로그램으로, 엠넷 프로듀스 101 시즌2에 출연한 ‘장문복’과 MBC 위대한탄생 시즌2 우승자인 ‘구자명’ 등이 함께 출연해 분위기를 띄운다. 단순히 자리에 앉아 일방적으로 강연을 듣는 것에 그치지 않고 힙합 공연과 아이돌의 축하무대가 곁들여진 이른바 콘서트 형식을 빌린 토크쇼로 매년 조기 마감될 만큼 인기가 높다. 이에 서울랜드 측은 “2018년은 자유학년제가 보다 더 확장되고 중·고교 진로테마 체험학습의 니즈가 증가하는 추세”라며 “청소년들이 좋아하는 힙합 공연에 진로 강연을 결합시킨 진로콘서트에 학교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라고 전했다. 또한 서울랜드는 학생들의 현장체험학습 프로그램으로 요리사 직업체험인 ‘셰프 아카데미’를 운영 중이다. 최근 먹방과 쿡방이 트렌드여서 요리와 셰프에 대한 관심이 어느 날보다 높기 때문이다. 서울랜드 내 위치한 레스토랑 ‘장미의 언덕’에서 메인 셰프로부터 요리를 배우고 만들어볼 수있다. 직접 만든 음식으로 점심까지 먹을 수 있어 소풍날 점심메뉴 고민을 덜 수 있는 이색 프로그램이다. 서울랜드 측은 “셰프 아카데미는 요리사 직업체험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모둠활동으로도 최적화된 만큼 협동심을 기를 수 있고, 직접 만든 요리를 친구들과 나눠먹으며 추억을 만들수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 특히 ‘진로콘서트’와 ‘셰프 아카데미’는 지난해 경기관광공사에서 경기관광 우수 인증프로그램으로 선정된 바 있다. 더불어 서울랜드는 딸기체험농장인 ‘베리 굿(Berry Good) 프랭키 딸기농장’을 새롭게 오픈하여 딸기따기 체험과 딸기잼&샤베트 만들기 체험을 오는 2018년 4월부터 운영할 예정이다. 본 체험장은 서울랜드가 직접 운영 및 관리하는 딸기 전문 수경재배시설로 딸기를 직접 따보면서 생육과정을 배울 수 있다. 기존의 딸기체험장과 달리 도심에서 딸기체험을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으로 서울, 경기권에서 가까운 지리적 이점으로 딸기체험을 즐기고 놀이기구를 이용할 수 있는 패키지 상품도 있어 유치원, 어린이집 등 유아계층을 위한 맞춤형 농촌체험 프로그램으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그간 지진의 안전지대로만 알고 있었던 대한민국에서 포항 지진을 비롯해 2016년 경주 지진과 최근에 빈번히 발생하는 작은 규모의 여진으로 우리 사회에 만연해있던 안전불감증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이와 관련하여 교육부는 지난 2015년 개정교육과정에 안전교육의 비중을 늘리고 특히 초등 1~2학년 대상으로는 ‘안전한 생활’ 교육을 의무화시켜 예방 교육을 진행 중이다. 서울랜드는 이러한 교육과정에 발맞춰 안전을 주제로 하는 현장체험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안전을 주제로 하는 프로그램인 ‘꾸러기 소방대’는 꼬마 소방관이 되기 위한 5명의 꼬마 대원들의 좌충우돌 훈련기를 그린 어린이 뮤지컬로, 소화기 사용법과 심폐소생술을 신나는 음악과 율동으로 배울 수 있는 교육형 어린이 뮤지컬이다. 아울러 AR(증강현실)을 바탕으로 스마트폰, CG, 특수효과 등을 활용하여 안전교육 콘텐츠를 보다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는 디지털 기반의 이색 체험공간 ‘AR 안전체험관’도 운영한다. 이 체험관은 총 4개의 테마(교통, 생활, 지진, 화재)로 구성된 체험존을 안전지도자의 교육을 통해 진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서울랜드의 위 5가지 프로그램은 모두 사전예약제로 접수 중이며 오는 2018년 4월부터 진행할 예정이다. 더욱 자세한 문의는 서울랜드 홈페이지를 참고하거나 유선문의를 통해 확인이 가능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애니멀 픽!] 엄마랑 ‘봄 마실’ 나온 아기 곰들

    [애니멀 픽!] 엄마랑 ‘봄 마실’ 나온 아기 곰들

    따스한 봄을 맞아 소풍이라도 나온 것일까. 어미 곰 한 마리가 귀여운 새끼 곰들과 함께 푸른 초원 위에서 한가롭게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 한 사진작가의 카메라에 포착됐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21일(현지시간) 최근 미국 알래스카주(州) 클라크호(湖) 국립공원 보호구역에서 사진작가 배럿 헤지스가 촬영한 갈색 곰 가족의 사진을 소개했다. 테네시주(州)에서 갈색 곰을 촬영하기 위해 며칠 동안 이곳에 머물렀다는 작가가 찍은 사진은 초원에서 풀을 뜯는 어미 곰 주위에서 새끼 곰 두 마리가 서로 장난치는 모습을 담고 있다. 특히 두 새끼 곰이 주변을 경계하거나 어미 곰 곁에서 멀리 떨어져 있으면 어미의 위치를 확인하기 위해 일어서 주변을 살폈다. 그때 몸의 균형을 잡기 위해 앞발을 벌리면 마치 춤을 추는 듯한 모습이 됐다. 또 한 어린 곰은 더 먼 곳을 보려는지 수시로 어미 곰 등 위에 올라가곤 했다. 작가는 “언제나 내 목표는 하루에 한 번씩 새끼 곰이 어미 곰 등 위에 올라간 모습을 찍는 것이었다”면서 “내가 새끼 곰에게 이렇게 하라고 지시할 수는 없지만, 충분히 기다리면 언젠가 기회가 오리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식사하던 중 새끼 곰 한 마리라 어미 곰 등 위로 올라가려고 하는 모습에 식사를 멈추고 최대한 빨리 접근했다”면서 “놀랍게도 이날은 새끼 곰이 수시로 어미 곰 등 위로 올라가 난 멋진 사진을 찍기 위해 흥분을 가라앉히고 카메라를 바로잡았다”고 회상했다. 이어 “이런 날이 다시 오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다른 형제 곰은 결코 어미 곰 등 위에 오르지 않고 노는 데 열중했다”고 덧붙였다. 사진=배럿 헤지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태극전사 스토리] 현대 무용수 꿈꾸던 여린 소녀 ‘20㎞ 질주’ 철녀로 다시 태어나

    [태극전사 스토리] 현대 무용수 꿈꾸던 여린 소녀 ‘20㎞ 질주’ 철녀로 다시 태어나

    고3 때 계단서 굴러 하반신 마비 목숨 끊으려 나쁜 마음 먹기도 국내 1호 선수… 2010년 첫 출전 꿈 많던 고3 소녀가 스스로 목숨을 끊겠다고 마음을 굳혔다. 어릴 적부터 무용에 소질을 보였던 터라 초등학교 체육 시간에 선생님 대신 친구들을 살짝살짝 가르치곤 했다. 고교에 입학하자마자 무용반에 들어가는 게 어떠냐는 제의를 받았다. 수업 뒤엔 밤 12시까지 현대무용을 연습했다. 졸업을 앞두고 무용수의 길을 달리던 2004년 4월 친구들과 놀러 가다 건물 계단에서 굴러떨어졌다.평창동계패럴림픽 크로스컨트리 국가대표 서보라미(32)는 당시 하반신 마비로 의사에게 평생 걸을 수 없다는 말을 들었다. 어머니 이희자(57)씨는 한참이나 딸에게 장애 사실을 얘기할 수 없었다. “아이가 방황할까 봐 차마 입을 못 떼겠더라고요.” 반년 동안 입원했다 퇴원한 서보라미는 재활 병원에서 같은 처지의 환자를 보며 형편을 알아챘다. 큰 충격에 입을 닫은 채 사람을 피했다. 결국 나쁜 마음을 먹고 마지막으로 어머니의 모습을 눈에 담으려 했다. 간호에 지쳐 스스르 잠에 빠진 어머니를 바라보다 불현듯 ‘엄마는 얼마나 큰 고통 속에서 살아갈까’라는 생각에 마음을 다잡았다. 고교를 마치고 대학에 진학한 서보라미는 휠체어 럭비, 휠체어 육상 등 장애인 스포츠를 즐기던 중 교수의 추천으로 3박 4일 스키 캠프에 참가했다. 스키의 매력에 빠진 그는 국내 1호 장애인 크로스컨트리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입문 2년 반 만에 2010년 밴쿠버패럴림픽에 출전했다. 4년 후 소치패럴림픽 땐 성화 봉송 주자로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이씨는 딸의 경기를 볼 때마다 걱정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보라미가 배꼽 아래부터 감각을 잃어 허리가 워낙 안 좋아요. 허리에 힘을 못 줘 언덕 구간에서 잘 오르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 너무 안타깝죠.” 이씨는 딸의 출전 사흘 전부터 절에 들어가 먹고 자고 하며 지성으로 기도를 드린다고 한다. 이번 패럴림픽 중엔 응원하러 경기장에 오는 날을 빼곤 절에서 거의 살다시피 했다. 서보라미는 어머니에게 힘든 내색을 전혀 하지 않는다. 어릴 적부터 슈퍼를 운영하던 어머니 대신 밥을 차려 여동생과 함께 먹고, 학교 소풍을 갈 땐 스스로 김밥을 말던 든든하고 속 깊은 장녀였다. 서보라미는 지난해 취득한 스포츠 관련 자격증 7개를 택배로 집에 부쳤다. 지금까지 고생한 어머니에게 건네는 선물이다. 이씨는 “훈련하랴 경기하랴 바쁘고 힘든 와중에 열심히 공부해서 자격증을 딴 것을 보고 오히려 먼저 감동을 받았다. 택배를 보고 한참을 울었다”고 말했다. 어머니는 딸에게 보람을 느끼고 살라는 뜻으로 ‘보라미’란 이름을 붙였다. 서보라미는 18일 강원 평창 알펜시아바이애슬론센터에서 열린 크로스컨트리스키 혼성 계주 4×2.5㎞를 포함해 이번 대회에서 총 20.6㎞를 달렸다. 평창은 ‘강원도 횡성의 딸’에게도, 어머니에게도 큰 ‘보람’이었다. 평창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금빛 찬란한 ‘산수유’… 영미~ 봄소풍 가즈아

    금빛 찬란한 ‘산수유’… 영미~ 봄소풍 가즈아

    바야흐로 봄꽃들이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할 때다. 조만간 섬진강 등 ‘꽃전선의 북상경로’를 따라 나라 전체에 꽃등불이 켜질 터다. 특히 봄의 전령으로 꼽히는 산수유가 잿빛 겨울 풍경을 몰아내고 대지를 노랗게 물들이는 모습은 상상만으로도 즐겁다. 나라 안에서 명자깨나 날리는 산수유 명소를 모았다.①‘마늘 소녀’들의 고향 경북 의성 경북 의성은 올해 예년보다 많은 이들이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곳이다. 컬링 종목에서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내내 뜨거운 관심을 몰고 다녔던 ‘마늘 소녀’들의 고향이기 때문이다. 의성에서 산수유 군락지로 이름난 곳은 숲실마을이다. 한때 골이 깊고 벼농사가 잘된다고 해서 화곡(禾谷), 가뭄에도 물이 마르지 않고 풍년이 든다고 해서 전풍(全豊)이라고도 불렸다. 요즘엔 산수유 꽃피는 마을로 자주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린다. 화전2리에서 3리에 이르는 십리길이 온통 산수유꽃 일색이다. 이 일대의 산수유는 수령이 얼추 300년을 오르내린다. 3만여 그루에 달하는 산수유 노거수들이 화석 같은 나뭇가지에서 노란색 꽃을 틔워 낸다. 노란 산수유꽃을 더욱 도드라져 보이게 하는 것이 연초록의 마늘밭이다. 노란빛과 연둣빛이 어우러져 화사한 봄 풍경을 연출한다. 3월 말쯤 가야 절정의 풍광과 마주할 수 있다. →주변 맛집:의성 하면 마늘 먹인 소가 대표 먹거리다. 탑산약수온천이 있는 봉양면에 의성마늘소먹거리타운이 조성돼 있다. 의성 읍내에도 남선옥(054-834-2455), 이영희 마늘이야기(054-832-6362) 등 소고기 맛집들이 있다.②‘산수유 감상 1번지 전남 구례 전남 구례는 국내 ‘산수유 감상 1번지’로 꼽히는 곳이다. 특히 산동면 일대의 마을들은 온통 노란빛의 산수유꽃 일색이다. 가장 이름난 곳은 상위마을이다. 만복대 자락에서 흘러내린 다랑논과 마을 한가운데를 흐르는 개울이 산수유꽃과 어우러져 풍경화를 그려 낸다. 마을 안쪽엔 오래된 돌담길이 남아 있다. 거무튀튀한 돌담과 노란 산수유 꽃이 기막히게 어우러진다. 산수유 마을 전경은 상위마을 위쪽의 팔각정이나 산수유 사랑공원 전망대에서 보면 된다. 이웃한 반곡마을은 계류 사이에 핀 산수유꽃이 일품이다. 다소 덜 알려진 계천리 현천마을에선 한적하게 산수유 꽃을 감상할 수 있다. 마을 입구 연못에 산수유 꽃이 반영되는 풍경이 백미다. 계척마을은 산수유 시목지(始木地)가 있는 곳이다. 현천마을에서 19번 국도를 타고 남원 쪽으로 5분 남짓 떨어져 있다. →주변 맛집:구례읍내에서 곡성 가는 섬진강변에 참게 맛집들이 많다. 음력 2월 영등철에 잡히는 섬진강 참게에 겨우내 말린 시래기 넣고, 된장 풀어 끓여 낸다. 읍내 동아식당(061-782-5474)은 가오리찜과 족발탕이 유명하다. 영실봉(782-2833)은 갈치조림으로 이름난 집이다.③수도권 명소 이천 백사·양평 주읍 마을 수도권에도 산수유 명소가 있다. 경기 이천 백사면의 산수유마을이다. 도립리 등에 산수유나무가 대규모 군락을 이루고 있다. 마을 안 고샅길로 접어들면 돌담장 너머로, 밭 두둑 사이로 노랗게 물든 산수유 길이 펼쳐진다. 일부 노거수들은 수령이 500년을 넘었다. 마을 주민 등에 따르면 조선 중종 때 조광조가 기묘사화로 목숨을 잃자 그를 따르던 선비들이 도립리 마을로 숨어들어 육괴정을 짓고, 느티나무와 산수유나무를 식재한 것이 시초라고 한다. 백사면 일대의 산수유꽃을 제대로 즐기려면 다소 발품을 팔아야 한다. 원적산(634m) 중턱의 낙수제에 오르면 일대를 한눈에 굽어볼 수 있다. 백사산수유마을의 개화 시기는 남녘보다 다소 늦다. 3월 말~4월 중순쯤 절정을 이룬다. 양평 주읍리 산수유마을는 덜 알려진 명소다. 규모는 이천 산수유마을에 버금갈 정도다. 이천 산수유마을과 차로 20분 거리여서 연계 나들이 코스로 알려져 있다. →주변 맛집:이천 하면 역시 쌀밥이다. 옛날쌀밥집(031-633-3010), 정일품(031-631-1188) 등이 알려졌다. 산수유마을에서 여주 쪽으로 20분가량 가면 저 유명한 천서리 막국수촌이 나온다. 막국수로 배를 채우고 이포보와 남한강변을 걸어 보는 것도 운치 있다.④‘花’엄의 세계… 순천 송광사 순천을 대표하는 절집인 송광사와 선암사는 화훼사찰로 불린다. 그 가운데 송광사만 골라낸 건 단지 산수유꽃 핀 풍경에만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다. 꽃을 두고 두 절집 간 풍경의 우열을 가린다는 건 당최 부질없는 짓이다. 송광사는 흔히 절집으로 드는 벚꽃길이 널리 알려졌다. 오지벽매(五枝碧梅)라 불리는 늙은 매화의 명성도 꽤 높다. 이에 견줘 산수유 핀 풍경은 덜 알려진 편이다. 송광사 산수유꽃은 당우 주변에 몇 그루씩 핀다. 여느 산수유 마을처럼 수백 그루가 군락을 이룬 풍경과는 다소 결이 다르다. 도성당 앞 산수유가 백미다. 담장 옆에 가지런히 늘어선 노거수들이 노란 산수유를 피워냈다. 늙은 겉모습과 달리 수만 송이 꽃들을 힘차게 밀어올렸다. 노란 흙 담장과 옛 기와가 그윽하게 어울렸다. 저 유명한 해우소 주변에도 산수유가 몇 그루 있다. 근심을 풀고 맞는 산수유라서인지 한결 더 예쁘다. →주변 맛집:송광사 아래 산채정식을 내는 집들이 많다. 길상식당(755-2173, 이하 지역번호 061), 송광식당(755-2126) 등은 산채정식을 잘한다. 순천에서 가장 이름난 전통시장은 웃장과 아랫장이다. 장터마다 국밥집들이 늘어서 있는데 아랫장에선 건봉국밥(752-0900), 웃장에선 괴목식당(753-4124)이 유명하다. 글 사진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이준석 “경남고 동문 수천명…‘이윤택 문재인’ 실검장난 그만”

    이준석 “경남고 동문 수천명…‘이윤택 문재인’ 실검장난 그만”

    과거 배우들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한 사실이 폭로된 연극연출가 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이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포털사이트 실시간검색어로 오르내린 것과 관련해 이준석 바른미래당 당협위원장이 “실검장난 좀그만치자”고 말했다.이준석 위원장은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경남고 동문이 수천 명이고 동기는 수백명일 텐데 이런 일로 대통령을 엮는다는 것이 난센스”라면서 “나도 내 초중고 동기들이 뭘 하고 다니는지 아무리 친하더라도 책임질 의사도 없고, 자신도 없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어 이 위원장은 “실제로 방금 실검에 이윤택-문재인이 올라갔던 걸 내 눈으로 봤는데, 누구든지 제발 어떤 형태로도 실검장난 좀그만치자”고 강조했다. 이 전 감독은 문재인 대통령과 경남고 25회 동창으로 알려졌다. 이 전 감독은 2012년 대선 당시 찬조연설을 통해 문 대통령의 학창시절 일화를 전하기도 했다. 그는 “문재인은 아름다운 사람”이라면서 “많은 학생들이 다리 아픈 친구가 절둑이면서 뒤쳐져 가는 걸 보면서도 그냥 지나갔지만 문재인 후보는 보조를 맞추며 걸어갔다. 그 친구가 ‘나는 더 가기 힘드니, 너라도 소풍을 즐겨라’라고 말했지만 ‘같이 가자’며 업고 걸었다”면서 ”도착하니 30분 안에 또 돌아가야 했는데 그땐 반 친구들이 50분의 1씩 자신의 등을 내어주더라. 이게 경남고 시절 문재인이 이룩한 아름다운 신화”라고 말했다. 이어 이 전 감독은 “문재인 후보가 청와대 근무할 때 경남고 동기동창들이 기대를 하고 많이 찾아갔더랬다”며 “하지만 아예 면회가 허락되지 않았다. 전화도 받지 않았다. 한 친구는 어떻게 해서 청와대에 들어갔는데 문재인 후보가 그 친구를 보는 순간 의자를 딱 180도 돌려 앉았다더라. 동기들에게 인심을 많이 잃었다. 극단적으로 청렴하고 도덕적인 사람”이라고 회상했다.앞서 이 전 감독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법적 책임을 포함해 어떤 벌도 달게 받겠다. 가능한 직접 (피해자들을) 만나서 사과하겠고 공소시효가 지났다면 다른 어떤 방법을 통해서라도 사죄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성폭행 폭로에 대해서는 인정하지 않았다. 그는 “성관계 자체는 있었지만 폭력적이고 물리적인 방법으로 강제로 이뤄지지 않았다. SNS에 올라온 주장 중에는 사실이 아닌 것도 있다”고 주장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길엔 삶과 흔적 녹아 있어… 느리게 가야 위안 받고 희망 보여”

    “길엔 삶과 흔적 녹아 있어… 느리게 가야 위안 받고 희망 보여”

    지난 6일, 겨울을 홀로 비켜 간 듯한 제주 올레 7코스에는 따사로운 햇살이 내리쬐고 있었다. 바다의 물결은 겹겹이 빛을 발하고 누렇고 흰 억새는 하늘과 땅의 경계를 그렸다. 제주 올레길은 지난해 9월, 10주년을 맞았다. 1997년 제주 시흥초등학교에서 광치기해변으로 이어지는 첫 코스가 개장한 이래로 지난 10년간 모두 26개 코스(425㎞)가 생겨났고 누적 탐방객이 770만명에 이른다. 올레길을 탄생시켜 ‘길을 잇는 여자’라고 불리는 서명숙(60) 사단법인 제주올레 이사장과 ‘걸어서 성북 한 바퀴’라는 이름으로 서울 성북구의 곳곳을 걸으며 골목길 복원에 힘쓰는 김영배(50) 성북구청장이 길(올레) 위에서 만났다. 두 사람은 서귀포시 대륜동 속골천에서 법환포구까지 놀멍 쉬멍 걸으멍(‘놀며 쉬며 걸으며’의 제주도 방언) 2시간여 동안 기자의 주선으로 대담을 진행했다.▶한 사람은 올레길을 개척하고 한 사람은 골목길 살리기에 힘을 쓴다. ‘길에 대한 애착’이 두 사람의 공통점인 거 같다. -김 구청장 처음 구청장이 되고 나서 내가 성북구를 잘 모른다는 것을 깨달았다. 성북구의 경계 지역이 어디고 인접한 강북구, 도봉구와 다른 점은 무엇인지, 성북에 사는 사람들의 표정은 어떤지, 그 사람들의 고민은 뭔지 등을 고민했다. 적어도 성북 지역의 땅은 다 밟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길은 사람이 살아가는 통로고 거기에 생명이 있고 저마다 이야기가 있다. -서 이사장 19세에 제주에서 서울로 온 다음에 50세까지 살았다. 딱 50세가 되는 해에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800㎞)을 걸었다. 처음에는 작은 마을, 목장, 구릉. 성당을 보면서 감탄을 하다가 20일쯤 지나니까 감동이 무뎌지면서 제주도 생각이 많이 났다. 서울에서는 오히려 너무 바삐 살다 보니까 제주도 생각을 못 했다. 산티아고 자연에 노출되다 보니 절로 ‘원자연’(原自然)이 생각이 난 것이다. 어릴 적 친구랑 소풍 갔던 길. 단물 나는 풀을 뜯어 먹었던 기억, 엄마와 외갓집 제사에 갔던 길 등 어릴 때 봤던 단편적이지만 인상적인 풍경들이 다시 떠오르면서 ‘아, 제주도의 그 길들이 남아 있을까. 많은 길이 사라졌겠지만, 또 남아 있는 것은 찾아서 잇고 화살표 같은 것으로 표시를 해 주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두 사람이 지향하는 길은 도심 속 대로(大路)와 다른 것 같다. -김 구청장 우리 구에서 ‘골목길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왜 골목길이냐’는 질문이 꽤 있었다. 골목길에는 일종의 흔적이 남아 있다. 상당수 사람은 내가 원하고 해 보고 싶은 것은 바깥에 있다고 치부하고 지금 내가 발 디디고 있는 곳을 벗어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어느 순간 깨닫게 된다. 내 삶이라는 게 바로 여기 있다는 것을. 그런 흔적이 묻어 있는 골목을 희망의 장소로 바꿀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면 도시 속에서 얼굴 없는 생활을 하는 사람들에게 잃어버린 얼굴과 삶을 찾아줄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서 이사장 골목길과 달리 도심의 삐까뻔쩍한 대로는 이쪽과 저쪽의 거리가 너무 넓다. 구색으로 만든 산책로는 이용하는 사람이 별로 없고 다들 피트니스센터에 가서 운동한다. 누구도 거기서 산책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 거다. 그 길은 차가 주인이다. 굉장히 편리해 보이지만, 사람은 머무르기 힘들다. -김 구청장 좋은 도시는 다양한 분기점이 있다. 다양한 접근이 가능하고 그게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 사회에는 마치 대로의 일방통행 같다. 자기 선택권 없이 얼굴 없는 사람들이 짐짝 취급당하면서 우르르 같은 곳으로 가고 있다. -서 이사장 길 위에 야생화 하나도 저마다 색이 다르고 모양이 다른데, 사람은 얼마나 다르겠는가. 그런데 그렇게 똑같은 체제에서 똑같은 경쟁을 하고 똑같은 길을 가야 한다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실패자가 되겠는가. 여러 방식의 삶을 살면 경쟁을 덜 해도 되는데 말이다. -김 구청장 돈의 가치만으로 도시를 조직하니까 높은 빌딩과 대로가 필요하고 골목길을 없애는 것이다. ‘저성장 시대의 도시정책’이라는 책에서 정석 서울시립대 교수가 나를 염두에 두고 ‘K구청장에게’라는 글을 썼다. 거기에 그는 ‘도시를 떡 주무르듯 하면 안 된다’고 썼다. 그 글을 읽고 깨달은 바가 많았다. 도시를 사람이 사는 공간으로 생각하지 않고 떡처럼 주무르려고 하면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삶이 다 망가지는 것이다. 사람의 도시가 되려면 우선 길이 연결돼야 하고 다양한 가치가 존중되어야 한다.▶올레길의 성공이 우리 사회에 던진 메시지는 뭘까. -김 구청장 올레길은 새로운 삶의 푯대가 됐다. 올레길이 시작된 게 우리 국민이 외환위기를 겪은 1997년부터 딱 10년 된 2007년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올레길은 사람들이 찾아 나가는 새로운 희망의 길이다. -서 이사장 내가 죽지 않으려고 산티아고에 갔고, 돌아와서 길을 냈다. 올레의 인기는 그 당시 나 같은 사람이 너무 많았다는 방증이다. 길은 시간과 열정으로 찾아내야 하는 것이지, 공사를 해서 토목으로 만드는 것으로 생각하면 안 된다. 나는 길을 잇는 여자이지 길을 만드는 여자가 아니다. 식물도 땅이 너무 메말라 있으면 싹이 트질 못하듯 마음 밭에 사람의 위로가 흡수되려면, 자기부터 좀 땅이 비옥해져야 한다. 자연에서 회복한 뒤에야 사람이 주는 위로가 제대로 흡수될 수 있는 것이다. -김 구청장 원래 사람이나 자연은 리질리언스, 즉 자기복원력이 있다. 대한민국의 90% 이상이 도시화됐다. 도시는 점점 황폐해진 사람들이 사는 곳이 되고 있다. 올레길이 우리 사회에 던져준 메시지는 ‘이제 그만 가야 한다’는 것, 분기점에 도달했다는 것이다. ▶길을 지나는 속도도 중요한가. -서 이사장 느리게 걸어야 목적지에 갈 수 있다. 방향을 생각하지 않고 빨리 가면 잘못된 곳으로 갈 수 있다. 그러면 절대 그 목적지에 가지 못하는 것이다. 설령 목적지에 도착하더라도 탈진한 채 도착할 것이다. 그럼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좀 느리게 가더라도 제대로 가는 게 중요하다. 천천히 가는 사람은 가는 과정을 즐길 수 있다. 온전하게 자기 것이 되는 거다. -김 구청장 마을 민주주의를 하면서 솔직히 그런 고민을 했다. 구청장으로서의 성과가 있어야 하고 그걸 빨리 내놓아야 한다는 생각도 있었다. 그런데 마을 민주주의는 빨리 할 수가 없었다. 각자의 삶에 주인인 사람들이 모여 주인으로서 자기 목소리를 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해서 되겠나’라는 고민도 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하니까 민주주의라는 게 원래 그런 것이라는 깨달음에 도달했다. 아무리 안 좋은 결과가 나오더라도 절차를 끝까지 밟아야 하고 그 과정에 충실한 것, 그 자체가 민주주의다. ▶올해 두 사람의 행로(行路)를 밝힌다면. -김 구청장 개인적으로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있다. 한편으로 설레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막연함도 있다. 하지만 기대와 희망을 좀더 갖고 싶다. 대한민국도 분기점에 서 있다. 풍요로운 행복을 기준으로 살아갈 수 있는 대한민국이 될 수 있는가. 우리가 국민적 합의에 의해서 지방분권 개헌을 끌어낼 수 있는가 하는 중요한 길목에 와 있다. -서 이사장 올해로 제주 4·3사건 70주년이다. 제주에서는 너무 오랜 세월 아팠던 이야기다. 권력자들은 과오니까 덮고 민중은 두려우니까 덮으면서 70년을 지내왔다. 노무현 정부에서 처음으로 공식 사과를 했지만, 그 뒤 정권 10년 동안 다시 꽁꽁 얼어붙었다. 4·3사건이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환기될 수 있도록 노력할 생각이다. 제주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은 시사저널 편집국장, 오마이뉴스 편집국장 등 23년에 걸친 기자 생활을 그만두고 스페인 산티아고 길 위에서 고향 제주를 떠올렸다. 산티아고 길보다 더 아름다운 길을 제주에도 만들 수 있음을 깨닫고 귀국 후 사단법인 ‘제주올레’를 발족했다. 10여년간 25개 코스 425㎞에 이르는 제주의 길을 이었다. ■김영배 서울 성북구청장은 2003년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행정관을 거쳐 2007년 행사기획 비서관을 지냈다. 2010년 민선 5·6기 성북구청장으로 당선된 후 ‘걸어서 성북 한 바퀴’라는 이름의 도보 행정을 벌이며 골목길 보존에 힘쓰고 있다. 지난해부터 전국자치분권개헌 추진본부 상임대표를 맡아 지방분권 개헌에 앞장서고 있다.
  • [김유민의 노견일기] 아들의 모든 것이었던 해모와의 이별

    [김유민의 노견일기] 아들의 모든 것이었던 해모와의 이별

    서울에서 초등학교를 갓 졸업한 아들이 파주로 이사 가는 날을 손꼽아 기다린 것은 자신이 좋아하는 동물을 키울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었습니다. 헤이리에 집을 짓기로 결정한 직후 아들은 그동안 책으로만 익히고 연정을 키워 온 수많은 애완견 중에서 어떤 견종을 택할 것인가로 며칠 밤을 새우곤 했습니다.아들은 정원이 있는 헤이리로 이사한 뒤 초등학교 6년 동안 저축했던 통장을 깨 블루멀 콜리를 분양받았습니다. 영리해서 자신의 말을 가장 잘 알아들을 수 있을 것은 물론, 목양견으로 많은 운동량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운동을 좋아하는 자신과 매일 함께 뛸 수 있다고 여긴 것입니다. 하지만 행복은 잠깐이었습니다. 1개월 뒤 희귀견을 노린 누군가에 의해 헤이리의 다른 집 애완견 2마리와 함께 도난당한 것입니다. 결국 녀석을 되찾는 것은 실패했고 다시 같은 부모의 형제를 데려왔습니다. 그러나 이 행복도 잠시였습니다. 장염으로 세상과 이별한 것입니다. 연거푸 슬픔을 당한 아들의 성화로 다시 저희 식구가 된 애완견이 해모였습니다. 해모는 아들의 바람대로 우리 식구의 일원으로 잘 적응했습니다. 아들은 중학교 방과 후 시간의 대부분을 해모와 함께했습니다. 아들이 서울로 돌아간 고등학교 시절부터 해모는 순전히 저의 동반자가 되었습니다. 해모의 생활 방식도 바뀔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들과는 뛰는 운동이었다면 저와는 걷는 산책으로 바뀌었습니다. 아들과는 함께하는 시간이 많았다면 저와는 각자 홀로 지내야 하는 하는 시간이 대부분이었습니다. 할 일이 적지 않은 제가 해모에게 내줄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서재 밖에서 나를 또는 먼 산을 묵묵히 바라보던, 또 저희 가족의 공간인 모티프원을 오가는 사람들을 대하는 해모를 보면서 사람에게서도 발견하기 어려운 선한 성정들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해모와 함께한 11년간은 그야말로 희로애락의 연속이었습니다. 몇 번의 가출로 온 가족이 애를 태웠고, 두 번의 심장사상충으로 죽음의 문턱에서 생환했습니다. 출판사 웅진이 낸 자연 생태전집의 반려동물 주인공으로 뽑혀서 해모의 일생이 ‘소중한 우리 가족, 해모’라는 동화책으로 나오기도 했습니다. 모두 객지로 나가있는 아이들이 오랜만에 집으로 전화라도 하면 해모의 안부를 묻는 것이 제일 먼저였습니다. 저는 아프리카에서 근무 중인 딸, 영국에서 공부 중인 아들 등 함께 모일 수 없는 처지를 생각해 해모가 함께하는 가족의 그림을 그려 보내주기도 했습니다. 대형견은 소형견보다 대체적으로 수명이 짧습니다. 해모도 10살을 넘기고부터는 활발했던 운동성이 둔화되고, 산책을 달가워하지 않았습니다. 11살이 되어서는 노화 현상이 더욱 뚜렸해졌습니다. 급기야 작년 7월에 들어서는 뒷다리의 힘이 빠져 일어서는 것조차 힘들어하곤 했습니다. 해모와의 마지막 산책은 8월 1일 저녁이었습니다. 헤이리 한 바퀴를 뛰어도는 기력은 온데간데없고, 밤나무골 한 바퀴를 도는데도 힘겨워했습니다. 마침내 2일 오전, 마당 한 바퀴를 도는 것을 끝으로 오후부터 앓아 누웠습니다. 3일에는 좋아하던 통조림 오리고기조차도 먹지 못했습니다. 첫째 딸이 서울에서 급히 와 해모를 차에 태워 단골병원으로 떠났습니다. 그리고 50분 뒤 해모는 11년간의 소풍을 마치고 하늘나라로 떠났습니다. 다음 날 늦은 오후, 해모는 한 줌의 재로 제게 돌아왔습니다.해모는 특히 아들의 모든 것이다시피 했습니다. 아들이 군 복무 중인 터라 해모가 천수를 다했다는 것을 알리지 않았습니다. 군에 매인 몸이라 해모가 떠났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상심이 너무 클까봐 걱정됐습니다. 우리 가족은 유골을 보관해뒀다가 휴가 나온 아들과 함께 해모의 장례를 치렀습니다. 장례를 치른 뒤에도 해모의 유품을 바로 정리할 수 없었습니다. 4일 뒤에야 해모의 물통과 밥통을 거두었습니다. 해모가 남긴 온전한 사료, 심장사상충 및 회충약, 북어포와 간식, 방석 등은 대형견을 키우는 이웃에게 전했습니다. 그리고 냉장고 속의 통조림은 길냥이에게 주었습니다. 서재에서 글을 쓰다가 눈을 들면 해모가 늘 앉아 나를 바라보던 자리가 있습니다. 그 자리가 있던 서재 밖 발코니가 너무 휑하게 느껴져서 한동안 블라인드를 내려놓았습니다. 어느 날 오랜만에 블라인드를 올렸더니 해모가 있던 그 자리는 고양이 차지가 되어 있었습니다. 해모가 있었을 때는 얼씬도 않던 고양이들의 휴식처가 된 것입니다.지금도 발코니를 차지하고 서재를 들여다보는 고양이들이 해모와의 기억을 더욱 생생하게 들추어내곤 합니다. 목숨을 다한 나무가 동물과 곤충들의 먹이와 둥지가 되어 소멸되어가는 과정을 지켜보았습니다. 처음에는 슬프고 끔찍하게 느껴졌던 그 소멸의 모습이 점점 더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그것은 썩어가는 것이 아니라 사후에도 자신을 빛내는 일이었습니다. - 해모의 가족, 헤이리마을 이안수 선생님으로부터 (해모의 이야기 전편 ▶소중한 가족, 해모의 노년)한국에서는 해마다 약 8만 2000마리의 유기동물이 생겨납니다. “한 국가의 위대함과 도덕적 진보는 그 나라의 동물들이 받는 대우로 짐작할 수 있다”는 간디의 말이 틀리지 않다고 믿습니다. 그것은 법과 제도, 시민의식과 양심 어느 하나 빠짐없이 절실하게 필요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어떠한 생명이, 그것이 비록 나약하고 말 못하는 동물이라 할지라도 주어진 삶을 온전히 살다 갈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노견일기를 씁니다. 반려동물의 죽음은 슬픔을 표현하는 것조차 어렵고, 그래서 외로울 때가 많습니다. 세상의 모든 슬픔을 유난이라고는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에게 늙은 반려동물과 함께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요? 오랜 시간 동물과 함께 했던, 또는 하고 있는 반려인들의 사진과 사연을 기다립니다. 소중한 이야기들은 y_mint@naver.com 로 보내주세요.
  • ‘아는 형님’ 민경훈, 송년회서 “반말하면서 재밌어졌다” 고백

    ‘아는 형님’ 민경훈, 송년회서 “반말하면서 재밌어졌다” 고백

    형님들이 연말을 맞아 지난 추억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오는 30일 방송되는 JTBC ‘아는 형님’에서 질문 해결 소풍 2탄이 공개된다. 형님들은 지난주에 이어 시청자들의 질문을 직접 해결한다. 또한 이날 방송에서는 연말을 맞이한 형님들의 송년회가 공개된다. 형님들은 2년 이상 함께 한 추억들을 떠올리며, 마치 실제 회식 같은 분위기를 만들었다. 최근 진행된 녹화에서 형님들은 ‘형님학교’ 초기를 회상하며, 반말 사용 덕분에 잘 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민경훈은 “콘셉트가 바뀐 후 첫 녹화에서 반말을 사용하면서 처음으로 재미를 느꼈다”고 고백했다. 이들은 ‘아는 형님’에 출연한 다양한 전학생들에 대해 이야기하며 재미있었던 순간들을 나눴다. 형님들은 평소답지 않게 서로에게 공을 돌리며 훈훈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형님들의 송년회는 오는 30일 오후 8시 50분 방송되는 JTBC ‘아는 형님’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주말 하이라이트]

    ■드라마 스테이지-소풍 가는 날(tvN 토요일 밤 11시 50분) 자살에 실패한 남자가 우연히 유품 정리업체의 직원이 되어 겪게 되는 이야기. 김동완, 김혜인이 주연으로 출연해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서게 된 사람들을 연기한다. 재호(김동완)는 유품정리업체 ‘소풍가는 날’의 직원이다. 세상을 떠난 사람들이 살던 자리를 청소하고 냄새제거 작업을 맡는 특성상 죽음이 스쳐간 슬픈 현장을 상시 마주해야 한다. 그는 고인의 마지막을 진심 어린 마음으로 정리하는 동료들과 함께 성장해 간다. ■미운 우리 새끼(SBS 일요일 밤 9시 5분) 토니 안이 평소 절친한 사이인 붐, 강남, 샘 오취리와 함께 오취리의 고향인 아프리카 가나로 떠난다. 오취리의 고향 집에서는 할아버지, 아버지와 오취리의 일곱 형제까지 총출동한다. 사람 얼굴만 한 달팽이 요리를 비롯한 가나의 가정식 요리가 눈길을 사로잡는 가운데 ‘흥의 나라’ 가나에서 ‘불토’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클럽도 접수한다. 가나 어르신의 예상치 못한 ‘팩트 폭행’에 당황하는 토니 안의 모습도 재미. ■이방인(JTBC 토요일 오후 6시) ‘클래식계 아이돌’ 피아니스트 선우예권의 학창시절이 공개된다. 세계 곳곳을 누비며 연주 활동을 하고 있는 선우예권은 오랜만에 집으로 돌아와 어머니가 해 준 집밥을 먹는다. 오랜 해외 생활로 어느 곳에 가든 쉽게 적응하고 혼자 생활하는 게 익숙한 선우예권이지만 그 역시 집밥의 의미는 남다르다. 늘 응원을 보내 준 어머니와 진솔한 대화를 주고받으며, 학창시절의 특별한 사연까지 공개한다.
  • ‘아는 형님’ 강호동 VS 서장훈, 세기의 외모대결..거리 투표 “치열 접전”

    ‘아는 형님’ 강호동 VS 서장훈, 세기의 외모대결..거리 투표 “치열 접전”

    ‘아는 형님’ 강호동과 서장훈이 세기의 외모대결을 펼쳤다.23일 방송되는 JTBC ‘아는 형님’은 교실을 벗어나 야외로 나간다. 최근 형님들은 초심으로 돌아가 방송 초창기 ‘질문 해결’ 콘셉트로 녹화를 진행했다. 한 달 간 수많은 시청자 질문이 도착했고, 형님들은 이 중 일부 질문의 해결사로 활약했다. 게시판과 SNS에 쏟아진 많은 질문 중,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한 질문은 바로 강호동과 서장훈의 외모 대결이었다. 이는 ‘아는 형님’의 난제 중 하나로 두 사람은 평소 녹화 중 누가 더 잘생겼는가 하는 문제로 자주 다툰 바 있다. 때문에 이번 질문 해결 소풍을 통해 결판을 내기로 한 것. 이번에는 보다 공정한 결과를 위해, 형님들이 직접 발로 뛰며 다양한 연령대의 외모 투표를 받았다. 투표가 진행될수록 세대별 선택이 갈리며 치열한 접전을 보이자, 강호동과 서장훈 그리고 다른 형님들도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에 투표의 두 후보자인 강호동과 서장훈은 더욱 경쟁적으로 유세하며 신경전을 펼쳤다. 1초라도 인상적인 유세를 하기 위해 90도 인사는 물론, 애교와 큰절까지 총동원하며 갖은 노력을 기울였다. 강호동과 서장훈의 외모 투표 결과는 23일 토요일 저녁 8시 50분에 방송되는 JTBC ‘아는 형님’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그때의 사회면] 슈퍼마켓과 도둑 감시원

    [그때의 사회면] 슈퍼마켓과 도둑 감시원

    국내 최초의 슈퍼마켓은 1968년 5월 16일 서울 중구 중림동에 300평 규모로 일부 문을 연 ‘뉴서울 슈퍼마키트’로 알려져 있다. 6월 1일 정식 개장할 때는 박정희 대통령 내외가 찾아와 카트를 직접 끌고 다니며 설탕, 빵, 돗자리 등 2675원어치의 물건을 산 것으로 신문기사는 전하고 있다.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 근처 건물에 ‘대한민국 최초의 슈퍼마켓 자리’라는 표지를 붙여 놓고 1973년 11월 1일 영업을 시작했다고 써 놓았는데 오류인 셈이다. 고려슈퍼로 시작했던 이곳은 고려쇼핑으로 바뀌어 2007년까지 영업을 했고 지금은 H마트가 그 자리에 있다.1960~70년대에 슈퍼마켓의 등장은 가히 혁명적이었다. 질퍽거리는 시장 바닥을 다니며 가격을 많이 깎아 물건을 사도 늘 속는 듯했던 주부들에게 저렴한 가격과 깨끗한 매장, 정찰제 판매를 내세운 슈퍼마켓은 ‘신세계’였다. 하지만 물건을 카트에 담아 카운터에서 일괄 계산하는 판매 방식에 익숙하지 못한 소비자들과 미숙한 운영 때문인지 처음에는 장사가 잘되지 않았다. 결국 ‘뉴서울 슈퍼마키트’는 무인 판매대를 없애고 작은 매장으로 나누어 상인들에게 임대하는 식으로 영업을 했다(경향신문 1968년 12월 18일). 물건을 고르면 그 자리에서 포장을 해 주고 바로 계산을 하는 그전의 방식 그대로였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곧 슈퍼마켓의 판매 방식에 익숙해지면서 ‘삼풍슈퍼마켓’, ‘새마을 슈퍼체인’ 등이 우후죽순 개장했고 슈퍼마켓은 새로운 형태의 판매점으로 자리를 잡게 된다. 물건을 쌓아 놓고 마음대로 주워 담으면 되는 판매 형태는 감시의 눈이 발달한 지금도 좀도둑들이 설치게 한다. 견물생심(見物生心)이라고 처음 슈퍼마켓이 출현했을 때 슬쩍 물건을 훔치는 손길이 많았던 것은 당연했다. 여중생부터 가정부, 대학생, 직장인도 있었다. 긴 코트를 입는 겨울에 더 도둑이 많았다. 한 슈퍼마켓에서는 하루에 많을 때는 10건의 도난 사고가 발생했다(1971년 7월 26일 동아일보). 슈퍼마켓에서 도난 사고가 자주 일어나자 도난 전담 감시원이란 이색 직업이 생겼다. 매대 위에는 뒤쪽이 보이는 거울을 설치해 다른 손님의 눈길을 피할 수 없게 했다. 관리사무실에는 ‘도둑통계장부’를 만들어 놓고 좀도둑을 잡으면 ‘악질’이야 경찰에 넘겼지만 보통은 ‘반성문’이나 ‘자인서’를 쓰게 했다. 먹을 것이 부족했을 때이니 소풍 때 가져갈 과자가 없어서 훔치는 일도 있었고 무작정 상경했다가 며칠을 굶은 뒤 먹거리에 손을 댄 시골 청년에게 감시원이 도로 차비를 쥐여 주는 일도 있었다. 이 청년은 고향으로 돌아가 감사의 편지를 보내왔다고 한다. 사진은 설탕과 라면 등을 판매하고 있는 ‘뉴서울 슈퍼마키트’의 개장 당시 모습. 손성진 논설주간 sonsj@seoul.co.kr
  • [열린세상] 경험과 기억/유효상 차의과학대 경영대학원장

    [열린세상] 경험과 기억/유효상 차의과학대 경영대학원장

    ‘저 친구는 2학년 때 소풍 가서 장난치다 선생님께 많이 혼났잖아.’ ‘신입사원 시절에 내가 진짜 술을 많이 사 주고 그랬지.’ ‘그때 당신이 먼저 심한 말을 해서 싸웠잖아? 기억 안 나?’ 당사자들은 전혀 기억을 못 하고 있는데, 상대방은 연신 자신 있게 과거의 일들을 마치 어제 일인 듯 상세하게 설명하면서 신이 나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또다시 송년회의 계절이 왔다. 한 해를 마무리하며 오랜만에 학창 시절의 동창생들도 만나고, 과거에 함께 일하던 동료와 과거를 회상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이런 자리에는 과거의 기억을 마치 동영상이나 사진을 보고 있는 것과 같이 옛날 얘기를 완벽하게 재생하는 친구들이 한두 명쯤 있다. 그들은 자신들의 소위 포토그래픽 메모리(완벽한 기억력)를 뽐내며 분위기를 주도한다. 그러나 그러한 화기애애한 자리가 과거에 대한 기억의 차이로 불편한 상태로 행사나 모임이 끝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우리는 매일 무언가를 경험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대부분의 경험 정보는 망각된다. 이 때문에 오늘 아침 출근길에 마주친 사람들의 얼굴도, 어제 만난 친구의 넥타이 색깔도, 그제 먹은 점심 메뉴도, 심지어 오늘 회의 시간에 누가 무슨 말을 했는지조차 쉽게 잊는다. 기억은 우리 자신이 누구인지 정의해 주고 살아가는 데 필요한 판단의 기초가 된다. 우리는 이토록 중요한 기억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심리학 박사이자 범죄학 교수인 줄리아 쇼는 최근 그녀의 저서 ‘몹쓸 기억력’에서 우리가 확실하다고 여기는 기억이 사실은 얼마나 불완전하며 쉽게 조작될 수 있는지를 강조하고 있다. 크리스토 차브리스는 세계적 베스트셀러 ‘보이지 않는 고릴라’에서 사람들이 기억했다고 생각하는 내용과 실제의 차이를 ‘기억력 착각’이라는 용어로 설명하고 있다. 기억력 착각은 실제 사실보다 그것을 느끼는 감정에 좌우되며, 인간들은 기억할 때 다른 사람에게 일어났던 일도 마치 자신이 겪은 사건처럼 착각한다는 것이다. 또한 충격적이거나 중요한 사건에 대해 선명하고 상세한 기억일수록 착각이 가장 크게 작동하며, 기억 체계는 사실과는 관계없이 자신을 사건의 중심에 갖다 놓으려는 성향이 강하다고 했다. 빅토리아대학의 스테판 린드세이 교수는 실험 대상자 몰래 가족들에게 어린 시절 사진을 받아 열기구를 탔던 것처럼 보이게 사진을 조작했다. 그리고 그 사진들을 보여 주며 기억나는 것을 회상해 보라고 했다. 놀랍게도 많은 사람들이 어렸을 때 열기구를 탔던 것이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고 했으며, 심지어 조작된 사진에도 없던 세세한 내용까지 이야기했다. 오히려 실험이 끝난 뒤 기억이 너무 생생해서 열기구를 탄 적이 없다는 말을 믿을 수 없었다고도 했다. 경험과 기억 사이의 혼동은 강력한 인지적 착각이다. 실제 경험과 기억은 왜곡되기가 쉬운데, 예를 들어 월남전에 참전한 군인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죄책감으로 인해 전쟁에서 적군을 사살했다고 하는 숫자는 시간이 지날수록 적게 기억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사람들은 과거 실제 경험을 나중에 자신도 모르게 스스로 바꾸곤 하는 것이다. 한편 기억 연구의 전문가인 이반 이스쿠이에르두는 그의 저서 ‘망각의 기술’에서 사람들이 ‘지우고 싶은 기억을 삭제하고, 중요한 사건, 아름다웠던 시절을 또렷이 기억하고 싶은 마음’은 인간이 살아가려면 반드시 필요한 요소라고 했다. 심리학자로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대니얼 커너먼 교수는 인간에게는 경험자아(experiencing self)와 기억자아(remembering self)라는 두 존재가 공존하고 있다고 한다. 경험자아는 현재 내가 경험하는 것을 느끼는 것으로, 지금 벌어지는 기쁜 일이나 쾌락은 즐기고 고통이나 괴로움은 피하려 하고, 기억자아는 지나간 경험을 회상하고 평가하는데, 이 두 자아는 대부분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모두 자기만의 착각 속에서 살고 있다. ‘하루의 삶 속에서 기분 좋은 시간이 길면 길수록 행복한 사람이다.’ 대니얼 커너먼의 말이다.
  • [현장 행정] 안산 다람쥐, 인왕산 소풍길 열렸네

    [현장 행정] 안산 다람쥐, 인왕산 소풍길 열렸네

    “주민과 동물이 함께 행복하게 안산과 인왕산을 즐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지난 1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현저동 안산과 종로구 무악동 인왕산을 잇는 ‘무악재 하늘다리’가 열렸다. 칼바람이 몰아치는 강추위 속에서도 개통 현장을 보기 위해 150여명의 주민이 몰려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은 안산 쪽에서, 김영종 종로구청장은 인왕산 쪽에서 걸어와 다리 한가운데서 만났다. 1972년 3월 통일로가 생기면서 단절됐던 두 산이 다리를 통해 45년 만에 이어진 것처럼 두 구청장은 서로를 힘껏 껴안았다. 무악재 하늘다리는 자연과 인간이 공감하는 녹지연결로를 만들자는 서대문구의 제안에 종로구가 흔쾌히 응하면서 만들어졌다. 무악재 하늘다리는 2014년 10월 사업계획 수립 후 서울시 투자심사, 공원조성계획 변경, 서울시 전문가 자문, 서울시 도시공원위원회와 기술심의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지난해 12월 착공했다. 폭 11.7m, 길이 80m, 높이 22m의 다리는 시각적 중압감을 줄이고 안정성이 우수한 강아치교(강합성 콘크리트 아치교)로 세워졌다. 생태통로 역할을 하는 만큼 동물 이동통로(7m)를 사람 통행로(2m)보다 넓게 계획했다. 하늘다리 곳곳에 소나무와 때죽나무, 산딸나무, 산사나무, 덜꿩나무, 조팝나무 등 모두 31종 2만 600여 그루의 나무와 꽃을 심었다. 무악재 하늘다리는 문 구청장의 민선 6기 공약이기도 했다. 문 구청장은 “백두대간 한북정맥에 해당하는 북한산에서 서울 주산인 북악, 우백호에 해당하는 인왕산을 연결해 역사적 맥을 잇고 동물의 자연스러운 이동과 시민의 편의를 높이기 위함이었다”며 “과거 연결됐던 두 개의 산이 예전으로 돌아가게 된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문 구청장은 “서대문구의 비만 증가도가 전국 최하위권인데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안산 무장애 자락길의 역할이 컸다고 생각한다”며 “하늘다리가 열린 만큼 인왕산 한양도성길까지 주민들이 편하게 둘러볼 수 있게 돼 주민들이 더 건강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김 구청장은 “문 구청장과 2015년 서대문고가도로 철거에 이어 올해 무악재 하늘다리 개통까지 함께했다”며 “종로구 주민들이 서대문의 안산을, 서대문구의 주민들이 인왕산을 자주 오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사업에 든 62억여원은 모두 서울시가 지원했다. 서울시는 무악재 하늘다리를 포함해 산과 산을 잇는 녹지연결로를 모두 3곳에 만들었으며 2030년까지 매년 1~2곳씩 늘려 나갈 계획이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김유민의 노견일기] 강아지를 만나고 고양이를 보냈습니다

    [김유민의 노견일기] 강아지를 만나고 고양이를 보냈습니다

    늙은 강아지 쿠쿠와 길고양이 양이, 그리고 땅콩이전주 효자동에 살고 있습니다. 8년 전 아내가 지인에게서 2개월 된 시츄 한 마리를 데려왔습니다. 뚱한 표정에 바라만 보아도 웃음이 나오던 조그마한 강아지. 초등학생이던 딸은 강아지에게 ‘쿠쿠’라는 이름을 지어주었죠. 낯선 사람에게도 와락 안길 만큼 유난히 사람을 좋아하는, 순둥이 쿠쿠는 없어서는 안 될 가족이 됐습니다. 그로부터 6년이 흘렀을 때 길고양이 한 마리가 새끼 고양이 세 마리와 집 마당에 나타났어요. 어미 곁에 붙어있던 연약한 새끼들이 예쁘고 안쓰러워 사료를 사다 주었더니 매일같이 나타나곤 했어요. 그렇게 7개월쯤 되던 겨울, 새끼 한 마리가 차에 치어 죽어있는 걸 보게 됐어요. 마음이 쿵하고 내려앉았습니다. 그리고 녀석을 수습해주었는데 찡했습니다. 살아남은 두 마리 중 독립한 한 마리는 우리집 지하에 둥지를 틀었어요. 쿠쿠와 양이, 개와 고양이가 그렇게 한 지붕 아래 지내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양이가 콧물이 흐르고 재채기를 심하게 했어요. 밥을 먹지 않고 피를 토했습니다. 품에 안고 달려간 동물병원에서는 양이가 심한 폐렴으로 살기 힘들다고, 자연사를 권하였습니다. 어떻게든 살리고 싶어서 항생제와 영양식을 먹이며 간호했습니다. 양이는 조금씩 기운을 차렸고 그 해 겨울을 가족과 보낼 수 있었습니다. 다시 찾아온 겨울까지 버티기는 힘들었는지, 양이는 그날따라 애처로운 눈빛으로 저를 쳐다보고는 가족이 집을 비운 사이 평소 지내던 집에서 눈을 감았습니다.3년이란 짧은 소풍을 마친 양이가 추운 밖이 아닌 집에서 눈을 감아준 것이 고마워서, 미안해서 눈물이 났습니다. 조금씩 굳어갔지만 남아있는 체온을 느꼈습니다. 양이를 보내고 양이의 울음소리가 꽤 오랫동안 귀에서 맴돌았어요. 그 후로 반년이 지나 이른 새벽 테니스장에서 애처롭게 있는 포메라니언 한 마리를 만났습니다. 사슴 같은 눈망울을 하고 있는 강아지에게 눈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주인은 끝내 나타나지 않았고 결국 품에 안고 집으로 데려왔습니다. 온몸이 흙투성이에 지친 기색이 역력한 강아지를 깨끗이 씻기고 간식을 주었더니 배고팠는지 허겁지겁 먹더라고요. 딸이 혹시 잃어버린 강아지일 수 있다며 인터넷으로 실종 접수된 것이 있나 샅샅이 살펴보았습니다. 그러다 가족을 찾았습니다. 강아지의 이름은 ‘땅콩’이고 하루 전 전주에 살던 아주머니가 잃어버렸다는 사연이었어요. 서울에 사는 아주머니의 아들이 연락을 주었습니다.땅콩이는 주인을 보자마자 한달음에 뛰어갔습니다. 꼬리를 세차게 흔들며 품에 뛰어드는데 가족임을 직감했습니다. 쿠쿠를 키우기에 그 애타는 마음을 잘 알 것 같았습니다. 어느덧 쿠쿠는 노령견이 되어 단숨에 올라가던 2층 계단도 한 걸음 한 걸음 힘겹게 뗍니다. 떠난 지 1년이 된 양이는, 지금도 그립습니다. 우연히 만나 반나절을 지낸 땅콩이도 아른거리네요. 만남이 있으면 이별이 있고 기뻤던 만큼 슬픔이 찾아옵니다. 양이처럼 언젠가 쿠쿠도 우리 곁을 떠나갈 것을 압니다. 그럼에도 그 때 그날처럼 쿠쿠를, 양이를, 땅콩이를 또 만나고 싶습니다. - 쿠쿠 가족의 이야기를 듣고 복실이누나 씀.한국에서는 해마다 약 8만 2000마리의 유기동물이 생겨납니다. “한 국가의 위대함과 도덕적 진보는 그 나라의 동물들이 받는 대우로 짐작할 수 있다”는 간디의 말이 틀리지 않다고 믿습니다. 그것은 법과 제도, 시민의식과 양심 어느 하나 빠짐없이 절실하게 필요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어떠한 생명이, 그것이 비록 나약하고 말 못하는 동물이라 할지라도 주어진 삶을 온전히 살다 갈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노견일기를 씁니다. 반려동물의 죽음은 슬픔을 표현하는 것조차 어렵고, 그래서 외로울 때가 많습니다. 세상의 모든 슬픔을 유난이라고는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에게 늙은 반려동물과 함께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요? 오랜 시간 동물과 함께 했던, 또는 하고 있는 반려인들의 사진과 사연을 기다립니다. 소중한 이야기들은 y_mint@naver.com 로 보내주세요.
  • 이국종 교수·작가 한강 등 26명 ‘세상을 밝게 만든 사람들’ 선정

    이국종 교수·작가 한강 등 26명 ‘세상을 밝게 만든 사람들’ 선정

    북한군 귀순병사를 치료 중인 이국종 아주대 의대 교수와 지난해 맨부커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 등이 올해 ‘세상을 밝게 만든 사람들’에 선정됐다.환경재단(이사장 최열)은 23일 많은 사람에게 희망을 주고 우리 사회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힘써 온 26팀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올해 수상자는 환경재단 홈페이지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시민들로부터 추천받은 900여명의 후보 가운데 환경재단 ‘2030 에코포럼’ 공동대표단이 심사를 거쳐 선정했다. 문화 분야에서는 한강 작가를 비롯해 예능 프로그램으로 사회에 활기를 준 나영석 PD, 중국 무대에서 뛰어난 활약을 이어 가는 여자 배구 김연경 선수 등이 선정됐다. 사회 분야에서는 이국종 교수와 함께 비진학·미취업 청소년을 고용하는 사회적기업 ‘소풍 가는 고양이’, 사진 교육으로 노숙자 재활을 돕는 조세현 작가 등이 뽑혔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2017 서울미래유산 그랜드투어] ‘천변풍경’ 속 빨래하던 아낙 모습 절로 떠올린 청계천…뜨끈한 국물·역사 얘기에 몸·마음 채운 용금옥·부민옥

    [2017 서울미래유산 그랜드투어] ‘천변풍경’ 속 빨래하던 아낙 모습 절로 떠올린 청계천…뜨끈한 국물·역사 얘기에 몸·마음 채운 용금옥·부민옥

    11월의 첫 주말인 지난 4일 집결지인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 주변은 바람이 찼다. 청계천을 무대로 쓴 박태원 ‘천변풍경’의 빨래하는 아낙들의 모습이 보이는 듯했다. 일상의 번뇌와 세상 근심을 함께 넣어 두들기고 비벼 빨았을 아낙들은 이 정도의 바람에는 끄떡도 하지 않았으리라.서울에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된 조선시대 석조건물은 태종 때 만들어진 광통교인데, 중구 정릉에 남아 있던 신덕왕후 강씨의 무덤에서 가져왔다는 해설은 듣는 이의 귀를 잡아 두기에 충분했다. 따끈한 국물 생각이 절실했던 차에 1932년부터 시작된 용금옥 추탕의 역사를 듣고 있자니 자연스레 점심 메뉴를 정할 수 있었다. 넉넉하고 푸짐한 인심으로 근방의 정치, 언론인이 즐겨 찾는 음식점이었고, 부민옥도 대파를 넉넉히 넣은 매콤한 육개장 국물이 대표 메뉴라고 했다. 베를린 장벽을 눈으로 직접 보는 진귀한 경험도 했다. 베를린시로부터 기증받은 베를린 장벽은 베를린 곰과 함께 설치돼 있었다. 다들 장벽의 폭과 길이를 재어 보고, 둘레를 돌면서 손으로 밀어 보고 쓰다듬기도 했다. 지구상의 유일한 분단국가 국민이 불과 얼마 전까지 서독과 동독을 가로지르던 콘크리트 장벽을 마주한 소감은 어땠을까. 사람들의 발길이 넘쳐나는 인사동 거리에서 외국인을 만나는 일은 더는 낯선 일이 아니다. 숱한 관광객을 제치고 쌈지길 계단에 모여 천재 시인 이상의 ‘건축무한육면각체’를 들었다. 이상의 시는 기본적으로 난해한 암호 같다. 두 명의 해설사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지역을 나눠 설명하는 것이 흥미로웠다. 답사 시간 3시간은 순식간에 지나갔다. 미리 준비해 온 사진과 지도 자료가 톡톡히 한몫을 해냈으며, 탐방 코스에 문학이 함께 어우러지니 해설이 더욱 풍성하고 낭만이 흘렀다. 인사동 골목 어귀에 있던 ‘귀천’이라는 작은 찻집 옆에서 천상병 시인의 시를 읽었다.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가는 곳곳마다 소설과 시가 함께 있어 더욱 특별했다. 이지현 서울도시문화연구원 서울미래유산연구팀
  • [현장 행정] 송파 구청장과 가을소풍… 구정 퀴즈풀며 마을소통

    [현장 행정] 송파 구청장과 가을소풍… 구정 퀴즈풀며 마을소통

    “송파구는 1988년 9월 17일 강동구에서 분구했다. (대기) 정답은 ‘오’(O)입니다. 지금은 강동구보다 인구도 많고 경제적으로도 잘살게 됐습니다. 다 여러분 덕분입니다.”(박춘희 송파구청장)지난달 30일 서울 송파구 중대로 25길 오금동주민센터 다목적실에 주민 50여명이 모인 가운데, 박춘희 구청장이 직접 사회를 맡아 O, X 퀴즈를 진행했다. 박 구청장은 최근 가락시장역 일대 퇴폐업소를 향한 칼을 뽑아 들면서 야간에도 주민들과 캠페인에 나서는 등 바쁜 나날을 보냈다. 그 와중에 ‘박춘희 구청장과 함께 떠나는 2017, 가을소풍’이라는 행사를 직접 제안한 것이다. 박 구청장은 “대부분 중년층인 주민들과 함께 동심으로 돌아가 즐기면서 단합을 다지고 구정에 대한 주민들의 생각을 허심탄회하게 들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날은 오금동과 가락2동 주민센터가 운영하는 자치회관에서 요가, 주간탁구, 민요 등을 수강 중인 학생들이 참석해 솜씨를 뽐내기도 했다. 처음 만난 주민들 간 통성명도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주민들이 가르쳐 주는 동작을 따라하며 밀착 소통에 나선 박 구청장은 사회를 맡기도 했다. “송파구는 교통이 매우 편리합니다. 지하철 6개 노선이 경유하기 때문입니다. 맞을까요, 틀릴까요. 맞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오른쪽으로, 틀리다는 분들은 왼쪽으로 가 주세요.”(박 구청장) 주민들은 자주 이용하는 지하철 노선을 손으로 세어 보며 답을 맞혀 나갔다. 정답은 ‘엑스’(X)였다. 지하철 2·3·5·8·9호선이 송파구를 지난다. 이 밖에도 가락동에 짓는 우리나라 최초 공립 책박물관, 매월 4일 시행되는 안전점검의 날 재난 취약시설 점검 안전캠페인, 송파 다둥이 안심보험 등이 다뤄졌다. 동네에서 느낀 불편 사항을 건의하는 시간에는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오금동에 거주하는 양미숙씨는 “아이 4명을 낳았는데 주어지는 혜택이 거의 없다”면서 “강남구에 사는 친구는 넷째를 낳아 1000만원을 지원받았다는데, 송파구에서도 지원금을 늘려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파트 재개발 등 건축 사업이 한창인데, 습지 개발할 때 자연을 고려해 달라는 요청도 제기됐다. 가락동 장군거리 가로수가 이팝나무로 교체돼 길을 거닐 때마다 알레르기 증상이 나타난다며 고통을 호소하는 주민도 있었다. 박 구청장은 “몸이 10개라면 주민들을 일일이 만나 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면서 “앞으로도 불편 사항이 있을 때마다 즉각 구 자치행정과 또는 동주민센터로 전해 주시면 발 빠르게 처리해 편안하고 행복한 송파를 만들겠다”고 화답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오늘의 꿈을 내일의 현실로… 청년 소셜벤처 메카 떠오른 성동

    오늘의 꿈을 내일의 현실로… 청년 소셜벤처 메카 떠오른 성동

    지난 2일 서울 성동구 서울숲과 언더스탠드에비뉴 일대에서 열린 ‘제1회 서울숲 청년 소셜벤처 엑스포(EXPO)’에는 오늘의 꿈을 내일의 현실로 만들려는 청년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20~30대 직장인부터 대학생, 고등학생 등 2000여명이 모였다.이들은 취약계층의 일자리를 창출해 경제적 독립을 돕는 ‘두손컴퍼니’와 ‘오엠인터랙티브’, 99%의 무명 예술인과 99%의 문화 소외계층이 만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든 ’위누‘, 소상공인의 마케팅 역량을 강화해 매출을 늘려주는 ’임팩트써클‘ 등 전국에서 참가한 110개 소셜벤처기업 홍보 부스를 돌며 자신에게 맞는 미래 일자리도 찾고,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의 선순환이 어떻게 이뤄지는지도 확인했다. 한 대학생은 “혼자만 잘사는 데 안주하지 않고 더불어 사는 삶을 추구하는 소설벤처기업의 정신이 마음에 와 닿았다”며 “취업이 어려운 캄캄한 현실 속에서 뭔가를 할 수 있다는 한줄기 희망의 빛을 봤다”고 했다. 성동구가 청년 소셜벤처기업의 ‘메카’로 떠올랐다. 1960~70년대 대한민국 산업화를 이끌었던 성수동에 사람 중심의 따뜻한 경제를 추구하는 젊은이들이 모여들면서 또 다른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7일 “20세기의 청년들이 한강의 기적을 일군 성수동에 21세기 청년들이 모여 제2의 한강의 기적을 이뤄내고 있다”며 “기적의 땅, 성수동에 오면 희망을 품게 될 것”이라고 했다. 성수동엔 2014년 소셜벤처기업 12곳이 처음 문을 열었다. 현재 소셜벤처기업 250여개가 활동하고 있다. 사회적 가치 실현을 목적으로 제품을 생산·판매하는 기업과 이들의 창업과 자립을 돕는 중간지원조직, 재정을 지원하고 투자하는 임팩트투자기관이 어우러져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다. 구는 소셜벤처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전국 최초로 ‘청년 소셜벤처기업 육성 및 생태계 조성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다. 임팩트투자기관들과 함께 총 13억원 규모의 지역협력기금을 지원하고 있다. 허미호 위누 대표는 “성수동에선 소셜벤처기업인들이 체육대회나 파티도 한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협업의 기회가 생기고 사업상 시너지 효과도 커진다”고 했다. 한상엽 소풍 대표도 “성수동엔 다양한 소셜벤처기업이 모여 있어 상호 간 협업이 이뤄지면서 많은 문제들이 원스톱으로 해결되고 있다”고 했다. 정 구청장은 “청년 소셜벤처기업은 다양한 사회문제를 해결하며 양질의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며 “청년 소셜벤처기업이 재정과 공간 걱정 없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지속적으로 만들어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열린세상] 부산과 롯데 50년, ‘미워도 다시 한번’/전호환 부산대 총장

    [열린세상] 부산과 롯데 50년, ‘미워도 다시 한번’/전호환 부산대 총장

    시골에서 자란 탓인지 나는 야구를 좋아하지 않았다. 야구를 제대로 알 기회가 별로 없었다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대신에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고 규칙이 비교적 단순한 축구를 아주 좋아했다. 부산 생활을 시작한 지 40년 가까이 됐어도 이 사실은 좀처럼 변하지 않았다.그런데 올해는 부산 야구에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미국에서 돌아온 이대호 선수가 홈런을 펑펑 날리니 야구 한번 보러 가자’는 주변 사람들 때문이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라는 국제정치에 휘말리면서 중국에 진출한 롯데마트의 영업 중지로 인한 매출 급감에 동정심이 생긴 것도 있다. 수출과 외화벌이로 먹고사는 우리나라의 미래가 걱정된 것이 더 솔직한 표현이다. 경기 전 롯데자이언츠 선수들이 ‘오늘만 이기자’며 마법의 주문을 걸었듯이 나도 어느새 같은 마음이었다. 준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해 아쉬움은 컸지만, 그래도 5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롯데 야구의 투혼에 시민들은 열광했고 행복해했다. 사실 부산 시민들에게 ‘롯데’만 한 애증(愛憎)의 대상도 없을 것이다. ‘롯데 껌 하나에 칠성사이다 한 병’이면 꽤 괜찮은 소풍이었을 정도로 어릴 적 롯데는 우리들에게는 친근한 기업이었다. 롯데는 제과업으로 시작해 2016년 기준 매출 92조원의 국내 5대 그룹이 됐다. 또 ‘구도(球都) 부산 갈매기’들이 환호하는 롯데자이언츠 야구단을 운영하며 시민들과 함께 동고동락해 왔다. 롯데는 지난 50년 동안 부산 시민들에게 실망을 안겨 준 면도 없지 않다. 1992년 이후 25년째 우승을 한 번도 못 하고 있는 롯데자이언츠의 흑역사가 그렇고, 그룹의 경영권 승계 분쟁도 그랬다. 그런데 사실 우리가 모르는 ‘롯데’도 많다. 롯데 창업주 신격호 회장은 울산에서 태어나 20대에 일본으로 건너가 온갖 멸시와 천대를 받으면서도 성공을 이룬 의지의 ‘한국인’이다. 이후 1967년 한국에 돌아와 롯데제과를 설립해 13만명의 직원이 일하는 지금의 롯데로 성장시켰다. 롯데는 부산의 영도대교 복원 사업에 1100억원을 기부했다. 부산 시민들에게 영도대교는 한국전쟁의 애환을 담고 있는 ‘부산의 랜드마크’다. 또 1조원 가까이를 투자해 동부산복합쇼핑몰을 비롯해 부산과 인근 지역 주민들에게 새로운 쇼핑문화 공간을 제공하면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이바지해 왔다. 롯데의 1000억원 기부로 북항 재개발 사업지에 건립 중인 ‘부산 오페라 하우스’는 2021년 개관하고, ‘부산·롯데 창조영화펀드’는 부산을 기반으로 한 우수 한국영화를 발굴해 부산 중심의 새로운 영화 창작 생태계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대학과 도시가 그렇듯 기업과 시민도 상생의 관계에 있다. 기업하기 힘든 도시는 결국 시민들이 살아가기 힘든 도시가 된다. 선진국의 경우에도 기업이 힘든 상황에서 시민의 힘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그 혜택이 다시 지역민에게 환원된 사례를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일본 도요타자동차는 도요타(豊田)시에 자리하고 있다. 도요타시의 원래 지명은 고로모(學母)다. 제사업(製絲業)의 몰락으로 쇠퇴하던 시는 도요타자동차와의 상생을 위해 도시 이름까지 바꿀 만큼 전폭적으로 지지했고, 이를 통해 기업의 성장은 물론 도시의 부흥도 함께 이끌어 냈다. 즉 도시와 기업이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상생의 관계를 넘어 하나의 운명공동체가 된 것이다. ‘미워도 다시 한번’이란 오래된 국민 영화가 있다. 이 신파극의 핵심은 ‘누군가의 귀환’이다. 잊혀졌던 누군가가 반드시 돌아온다. 올해로 창립 50주년이 되는 롯데그룹은 지난달 ‘생애 가치 창조자’라는 새로운 기업 이미지를 선포하며 투명성이 강화된 지주회사 체제로 공식 전환했다. 시민들에게 한 발짝 더 다가서기 위해 경영혁신실 커뮤니케이션팀을 만들어 사회공헌 활동에 나서며 변화와 혁신을 꾀하고 있다. 아마 부산 시민들은 뻔한 신파극일지 몰라도 롯데와 자이언츠의 귀환을 마음속으로 고대하고 있을 것이다. ‘추억의 롯데’가 ‘미래의 롯데’로, ‘재벌의 롯데’가 ‘더불어 롯데’로 탈바꿈해 달라는 게 롯데와 함께 울고 웃었던 부산 시민들의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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