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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동 점령한 짝퉁 ‘케데헌’ 굿즈…“외국인은 가짜 구분 못해”

    명동 점령한 짝퉁 ‘케데헌’ 굿즈…“외국인은 가짜 구분 못해”

    넷플릭스의 인기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서 한국 호랑이를 모티브로 만든 캐릭터 ‘던피’ 키링부터 주인공 루미의 모습이 담긴 포토카드, ‘사자보이즈’가 그려진 텀블러까지. 29일 서울 중구 명동의 한 소품가게를 찾은 태국 관광객 피비(20)는 진열대에 놓인 케데헌 굿즈(특정 인물·작품 소재로 만든 파생상품)를 보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헌트릭스 피규어를 구매한 그는 ‘오리지널 정식 굿즈가 아니다’라는 다른 손님들의 말에 “명동에 위조품이 많다는 건 들었지만, 이것까지 가짜인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국을 찾는 외국인이 늘고 있는 가운데 지식재산권을 침해한 이른바 ‘짝퉁’ 상품이 여전히 거리를 점령하고 있다. 명동뿐 아니라 경주 일대에서도 케데헌 가짜 굿즈가 인형뽑기방이나 노점에서 팔리고 있다는 목격담이 소셜미디어(SNS)에 잇따르고 있다. 세계적으로 K콘텐츠가 주목받는 상황에서 관련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점검과 단속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국내에서 케데헌 공식 굿즈를 구매할 수 있는 곳은 넷플릭스와 정식 협업한 에버랜드 등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명동에서 케데헌 키링을 구입하던 박모(39)씨는 “넷플릭스 로고도 없고 가격도 저렴해 정식 굿즈가 아니란 걸 알면서도 그냥 사는 경우가 많다”며 “별다른 제재가 없으니 외국인들은 진품과 가짜를 구분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해외 제작사의 감시망이 영세 상권까지 닿지 못하는 점을 악용한 ‘사각지대 영업’을 문제로 지적한다. 저작권·상표권·디자인권 등을 허락 없이 복제·배포하거나 원작을 활용해 2차 저작물을 제작·판매하는 행위는 명백한 지식재산권 침해다. 법무법인 도하의 원준성 변호사는 “국내 문화 콘텐츠의 파급력이 커진 만큼 제작사 신고 이전에 위조품을 대량으로 유통하는 도매상을 선제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아름다운 종로 박물관 나들이’…“14개 종로 박물관 즐겨요”

    ‘아름다운 종로 박물관 나들이’…“14개 종로 박물관 즐겨요”

    서울 종로구가 다음달 9일까지 종로구의 사립박물관 14곳과 손잡고 ‘2025 아름다운 종로 박물관 나들이’를 개최한다고 27일 밝혔다. 종로구사립박물관협의회 소속 12곳과 협력관 2곳이 함께 다채로운 전시와 체험 프로그램을 선보이는 행사다. 한방 비누 만들기, 전통 베개 문양 소품 제작, 떡 만들기 체험 등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거나 학예사의 설명을 들으며 전시를 둘러볼 수 있다. 참여 박물관은 ▲ 가회민화박물관 ▲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 떡박물관 ▲ 목인박물관 목석원 ▲ 북촌동양문화박물관 ▲ 북촌박물관 ▲ 삼성출판박물관 ▲ 영인문학관 ▲ 유금와당박물관 ▲ 짚풀생활사박물관 ▲ 춘원당한의약박물관 ▲ 한무숙문학관 ▲ 종이나라박물관 ▲ 초전섬유·퀼트박물관 등이다. 종로구는 취약계층과 아동을 대상으로 초대권 4000장을 배부하고 일반 구민에는 입장료 50% 할인 티켓도 제공한다. 정문헌 종로구청장은 “종로의 숨은 보석 같은 사립박물관들이 함께 꾸미는 연합행사를 진행하고 색다른 문화 체험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며 많은 관심을 당부했다.
  • 공단 ‘순이’들의 땀과 꿈 기억하며… 금천, 서울 4대 경제도시 열어간다 [현장 행정]

    공단 ‘순이’들의 땀과 꿈 기억하며… 금천, 서울 4대 경제도시 열어간다 [현장 행정]

    네다섯명 살던 3평 쪽방 등 재현당시 생활상·구로공단 역사 생생“G밸리 데이터·AI 등 중심지 도약” “1970~80년대 우리나라 여공들이 ‘공순이’로 불리면서도 꿈을 키우며 우리나라 경제 성장을 이끈 곳이 금천구입니다.” 유성훈 서울 금천구청장은 개청 30주년을 맞아 구로공단(G밸리) 노동자생활체험관인 ‘금천 순이의집’을 지난 23일 찾아 이렇게 말했다. 당시 여공들이 지내던 이른바 ‘벌집’(쪽방)을 재현한 이 전시관은 G밸리의 역사를 기억하기 위해 운영 중이다. 증강현실(AR) 같은 첨단기술을 활용한 콘텐츠나 사진, 각종 추억의 소품 등을 통해 당시 생활상을 느낄 수 있다. 공용화장실을 써야 하는 3평 남짓한 방 한 칸에서 여공들은 월세를 아끼기 위해 적어도 네다섯명이 함께 지냈다고 한다. 유 구청장은 “어린 학생들이 오면 쪽방에 직접 누워보면 깜짝 놀란다”면서 “역사를 보다 잘 알리기 위해 최순영 전 YH무역 노동조합 지부장을 명예관장으로 임명했다”고 덧붙였다. 금천구는 서울의 유일한 국가산업단지인 G밸리가 오늘날 D·N·A(데이터·네트워크·AI) 산업의 중심지로 자리 잡도록 지원을 이어갈 계획이다. 앞서 금천구는 15일 공군부대 부지를 인공지능(AI) 신산업 육성도시로 복합개발하는 방안을 담은 ‘금천 미래전략 버킷리스트 30’을 공개하기도 했다. 유 구청장은 “G밸리에 2494개 D·N·A 기업이 입주했는데, 이는 서울의 2위권 수준”이라며 “적극적인 행정 지원으로 기존 기업의 성장을 돕고 신규 기업 유입을 이끌어내 서울 4대 경제도시로 발돋움하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IFA 2025’의 ‘베스트 오디오 혁신상’과 ‘금천구민 기업인상’을 수상한 G밸리의 오디오 기술 기업 ‘제이디솔루션’ 관계자는 “특히 하드웨어 분야에서 창업 여건이 뛰어난 G밸리는 그야말로 우리나라의 ‘실리콘밸리’”라고 했다. 금천구는 주민의 건강한 생활을 위해 음식 문화 개선 사업에도 앞장서고 있다. 지난 6월 장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금천 강희맹장독대 체험관’을 개관한 데 이어 다음달 9일에는 ‘제1회 금천전통식문화축제’를 연다. 주민들이 그동안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지역 먹거리 ‘금천마을된장 오미원’도 개발했다. 유 구청장은 “금천의 경제 발전뿐만 아니라 마을 공동체 문화와 건강을 지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비장한 라흐마니노프 선율… 위로에 젖은 가을밤

    비장한 라흐마니노프 선율… 위로에 젖은 가을밤

    홍석원 지휘, 흥겨운 ‘카르멘 서곡’ 신창용 ‘피아노 협주곡 2번’ 전율김진추·정호윤·강혜정의 아리아관람객 “아름다운 선물 받은 기분” 저물어 가는 것들을 바라보며 점점 깊어지는 가을밤의 우수를 아름다운 클래식 선율이 넉넉히 위로했다. 23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서울신문 주최 ‘2025 가을밤콘서트’는 오케스트라의 교향곡과 피아노 협주곡에 이어 성악가들의 아리아와 가곡에 이르기까지 클래식 음악이 줄 수 있는 다채로운 매력을 2000여 관객에게 선사했다. 조르주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 서곡’이 1부의 첫 곡으로 서막을 열어젖혔다. 클래식 애호가는 물론 클래식에 익숙지 않은 사람도 이 곡을 모를 수는 없을 것이다. 홍석원 서울대 작곡과 교수가 지휘하는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KCO)의 힘차고 경쾌한 ‘카르멘 서곡’은 쓸쓸한 마음을 안고 공연장에 발을 들인 관객조차도 어깨를 들썩이게 했다. 짧았던 첫 곡이 끝나고 분위기는 이내 차분하게 가라앉았다. 차세대 젊은 피아니스트 신창용이 무대에 올랐다. 이어 비장한 선율이 공연장을 휘감았다.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를 대표하는 세기의 명곡 ‘피아노 협주곡 2번’이 흘러나왔다. 앞서 ‘피아노 협주곡 1번’의 실패 이후 좌절을 경험했던 라흐마니노프는 이 곡으로 재기에 성공했다. 신창용도 이 곡으로 2016년 미국 힐턴 헤드 국제 피아노 콩쿠르, 2017년 서울국제음악콩쿠르에서 우승했다. 작곡가에게도, 연주자에게도 각별한 이 곡은 관객들 내면 깊은 곳의 우울과 슬픔을 끌어내고 해소했다. 감정의 심연을 성찰하는 듯한 신창용의 터치는 섬세하면서도 정교하게 오케스트라의 선율과 맞물리며 관객에게 위로와 환희를 전했다. 이날 신창용은 예정되지 않은 곡 세르게이 프로코피예프의 ‘피아노를 위한 10개의 소품’ 중 ‘제7번 전주곡’을 추가로 연주했다. 2부는 성악곡으로 꾸려졌다. 유명 오페라의 아리아들이 울려 퍼지며 삶의 의미를 음악적, 문학적으로 성찰하게 했다. 바리톤 김진추가 주세페 베르디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속 ‘프로벤자, 내 고향으로’를, 테너 정호윤이 자코모 푸치니 오페라 ‘토스카’의 ‘오묘한 조화’와 ‘투란도트’ 중 ‘아무도 잠들지 말라’를, 소프라노 강혜정이 샤를 구노 오페라 ‘로미오와 줄리엣’에 나오는 ‘꿈속에 살고 싶어’를 각각 불렀다. 솔로에 이어 ‘강 건너 봄이 오듯’(강혜정·김진추), ‘향수’(정호윤·김진추) 등 듀엣과 트리오로 노래를 들려 주며 화음의 아름다움을 보여 주기도 했다. 그러나 이게 끝은 아니었다. 세 성악가는 베르디 ‘라 트라비아타’의 ‘축배의 노래’를 함께 불렀다. 끊이지 않는 박수에 세 사람은 다시 무대 위로 올라와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를 관객에게 선물했다. 이날 공연이 끝난 뒤 만난 관람객 저스틴 문은 “교향악부터 가곡까지 수준 높은 음악이었고 한국의 청명한 가을 하늘과 잘 어울리는 아름다운 공연을 선물받은 기분”이라고 말했다.
  • 담양군, 가을밤 감성 담은 ‘쓰담쓰담 야시장 시즌2’ 개장

    담양군, 가을밤 감성 담은 ‘쓰담쓰담 야시장 시즌2’ 개장

    전남 담양군은 가을 정취가 짙어지는 10월과 11월, 담양읍 다미담예술구와 담양시장 일원에서 오는 25일부터 11월 8일까지 매주 토요일마다 ‘쓰담쓰담 야시장 시즌2’를 연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야시장은 지역 상인과 청년 상인이 함께 참여해 다양한 먹거리와 볼거리, 체험 프로그램이 어우러진 군민 참여형 행사로 꾸며진다. 이전 행사보다 전용 푸드마차를 늘려 수제 소시지, 해물파전, 닭강정 등 다채로운 먹거리를 선보이고, 시간대별로 지역가수 공연과 버스킹, 즉석 사연노래방 등 흥겨운 무대가 이어진다. 군은 야시장 기간 지역 소비 촉진과 상권 활성화를 위해 다미담예술구와 담양시장 내 현장 결제 고객을 대상으로 일정 금액을 담양사랑상품권으로 되돌려주는 ‘페이백 이벤트’를 진행한다. 또한 지역 상인과 청년 창업가들이 참여하는 벼룩시장(플리마켓)에서는 수공예품, 생활소품, 디저트 등 개성 있는 상품을 선보이고, 야시장 무대에서는 버스킹과 체험 행사가 열려 방문객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정철원 담양군수는 “민선 8기 핵심 과제인 지역경제 살리기와 민생 안정을 위한 야시장이 소상공인의 판로 확대와 주민 화합의 장으로 자리 잡길 바란다”며 “방문객들이 즐겁고 따뜻한 추억을 남길 수 있도록 다양한 볼거리와 혜택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 ‘K-푸드의 심장’ 광장시장: 폭력과 역경을 넘어 희망이 되다 [한ZOOM]

    ‘K-푸드의 심장’ 광장시장: 폭력과 역경을 넘어 희망이 되다 [한ZOOM]

    서울특별시 종로구 예지동에 자리한 광장시장(廣藏市場)은 전통 먹거리와 서민적 정서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서울의 대표적인 재래시장이다. 하지만 이 시장의 원래 공식 명칭이 ‘동대문시장’이었다는 사실과, 격동의 역사 한가운데에 서 있었다는 이야기는 많은 이들에게 낯설게 다가온다. 암흑의 시대와 정치 깡패의 그림자 한국전쟁의 폐허를 딛고 일어서던 1950년대는 법보다 주먹이 앞섰던 격동의 암흑기였다. 이 시기를 대표하는 인물 중 하나가 정치 깡패 이정재였다. 경기도 이천 출신인 그는 뛰어난 싸움 실력으로 특채 경찰에 발탁되기도 했으나, 그 힘을 고통받는 국민이 아닌 권력과 손잡는 데 이용했다. 1953년부터 이정재는 ‘동대문시장상우회’ 등 상인 조직에 깊숙이 개입했다. 전통시장을 복구한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그의 진짜 목적은 시장의 모든 이권을 장악하는 것이었다. 그는 폭력을 동원해 ‘광장회사’ 경영진을 축출하고 상인들에게 과도한 관리비와 상납금을 갈취했다. 이승만 정권 실세였던 이기붕의 양아들 이강석과의 친분을 방패삼아 권력의 비호를 받았던 그는 온갖 정치 테러와 폭력을 일삼는 ‘정치 깡패’로 군림했다. 그러나 그의 권세는 1960년 4·19 혁명으로 이승만 정권이 몰락하면서 함께 무너졌다. 결국 그는 1961년 5·16 군사정변 이후 ‘정치 깡패’로 기소돼 비극적인 최후를 맞았다. 일본 자본에 맞선 조선 상인의 의지 현재 광장시장 일대는 조선 후기 ‘배오개시장’으로 불렸다. 그러나 러일전쟁(1904~1905) 승리 후 일본이 조선의 화폐를 강제 정리하는 ‘화폐 정리 사업’을 단행하면서 조선 상업의 근간이 흔들렸다. 일본 회사들이 남대문시장 같은 주요 상권을 장악하는 위기 속에서 김종한(광장회사 초대 사장), 박승직(두산그룹 창업자) 등 조선 상인들은 의기투합했다. 이들은 순수 조선 자본으로 ‘광장회사’(廣藏會社)를 설립하고 한성부(현 서울시)로부터 시장 개설 허가를 받아 시장을 열었다. 이것이 현재 광장시장의 시작이다. 광장시장은 종종 ‘우리나라 최초의 상설시장’으로 소개되지만, 이미 남대문시장이 상설시장으로 기능하고 있었음을 고려하면 ‘순수 토종 자본으로 세운 주식회사(광장회사)를 기반으로 한 최초의 상설시장’이 보다 정확한 표현이다. 광장회사는 원래 광교(廣橋)와 장교(長橋)를 잇는다는 의미로 ‘광장’(廣長)이라 이름 지으려 했으나, ‘넓게 저장한다’는 의미의 ‘광장’(廣藏)으로 최종 정해졌다고 전해진다. 역경을 이겨낸 공간의 역사 한국전쟁 이후 광장시장은 미군 부대에서 유출된 군수품과 구제품을 거래하는 이른바 ‘도깨비시장’으로 유명세를 탔다. 동시에 전통 직물 도매시장으로서의 명성도 이어갔는데, 오늘날 먹거리로 유명한 시장 건물 내부에 여전히 한복과 침구류 상점들이 남아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시기까지도 공식 명칭은 ‘동대문시장’이었다. 1960년대 말 동대문종합시장과 평화시장 등 대형 상가들이 들어서면서 상권 혼란을 방지하고 구분을 명확히 하기 위해 기존 ‘동대문시장’의 공식 명칭을 ‘광장시장’으로 변경했다. 1990년대 이후 밀리오레, 두산타워 등 현대적 패션 쇼핑몰들이 동대문 일대에 자리 잡았고, 의류 도소매 상권이 이들 신규 쇼핑몰로 이동하면서 전통 직물 도매시장이었던 광장시장은 큰 타격을 입었다. 노후화된 시설 또한 젊은 세대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K-푸드 성지로 기적적인 부활 그러나 2000년대 중반 청계천 복원이 완료되면서 주변 유동 인구가 증가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텔레비전 방송과 유튜브 등 뉴미디어가 광장시장의 서민적인 먹거리와 정겨운 상인들의 모습을 널리 알리면서 광장시장 방문객이 급증했다. 이로써 광장시장은 한국인에게는 과거의 향수를, 외국인 관광객에게는 가장 한국적인 경험을 선사하는 서울의 랜드마크로 확고히 자리매김했다. 최근 K-컬처와 K-푸드에 대한 전 세계적 관심이 더해지면서 그 위상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광장시장은 일제강점기 일본 자본으로부터 우리 상권을 지켜낸 역사적 의미를 지니며, 한국전쟁의 역경 속에서도 전통 직물 문화를 보존해 온 공간이다. 오늘날에는 서민 문화를 전 세계에 알리는 랜드마크로 기능하고 있다. 스토리텔링 입은 K-마켓으로 도약해야 하지만 빛과 그림자가 공존하듯 광장시장 역시 해결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최근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바가지 상술’이 SNS를 통해 확산되어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노후화된 시설과 조리 환경으로 인한 위생 문제도 끊임없이 지적된다. 특히 먹거리만 지나치게 부각되어 전통문화 시장으로서의 정체성마저 희미해지면서 장기적으로 브랜드 가치를 잃을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된다. 최근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비롯한 다양한 K-콘텐츠를 통해 한국의 전통 소품과 음식이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하지만 그 인기는 단순히 상품 자체의 매력 때문이 아니라, 콘텐츠가 부여한 ‘스토리텔링’의 힘에서 비롯된다. 광장시장 역시 먹거리에만 집중하고 고유의 전통문화와 역사를 담은 스토리텔링을 간과한다면 시간이 흐름에 따라 한국에 있는 흔한 시장 중 하나로만 평가받을 수 있다. 따라서 시장 고유의 상징성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하고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는 ‘한 단계 도약’을 준비해야 한다. 이처럼 스토리텔링을 입은 광장시장만이 비로소 전 세계인의 마음속에 ‘대표 K-마켓(Signature K-Market)’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 ‘K-푸드의 심장’ 광장시장: 폭력과 역경을 넘어 희망이 되다 [한ZOOM]

    ‘K-푸드의 심장’ 광장시장: 폭력과 역경을 넘어 희망이 되다 [한ZOOM]

    서울특별시 종로구 예지동에 자리한 광장시장(廣藏市場)은 전통 먹거리와 서민적 정서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서울의 대표적인 재래시장이다. 하지만 이 시장의 원래 공식 명칭이 ‘동대문시장’이었다는 사실과, 격동의 역사 한가운데에 서 있었다는 이야기는 많은 이들에게 낯설게 다가온다. 암흑의 시대와 정치 깡패의 그림자 한국전쟁의 폐허를 딛고 일어서던 1950년대는 법보다 주먹이 앞섰던 격동의 암흑기였다. 이 시기를 대표하는 인물 중 하나가 정치 깡패 이정재였다. 경기도 이천 출신인 그는 뛰어난 싸움 실력으로 특채 경찰에 발탁되기도 했으나, 그 힘을 고통받는 국민이 아닌 권력과 손잡는 데 이용했다. 1953년부터 이정재는 ‘동대문시장상우회’ 등 상인 조직에 깊숙이 개입했다. 전통시장을 복구한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그의 진짜 목적은 시장의 모든 이권을 장악하는 것이었다. 그는 폭력을 동원해 ‘광장회사’ 경영진을 축출하고 상인들에게 과도한 관리비와 상납금을 갈취했다. 이승만 정권 실세였던 이기붕의 양아들 이강석과의 친분을 방패삼아 권력의 비호를 받았던 그는 온갖 정치 테러와 폭력을 일삼는 ‘정치 깡패’로 군림했다. 그러나 그의 권세는 1960년 4·19 혁명으로 이승만 정권이 몰락하면서 함께 무너졌다. 결국 1961년 5·16 군사정변 이후 ‘정치 깡패’로 기소돼 비극적인 최후를 맞았다. 일본 자본에 맞선 조선 상인의 의지 현재 광장시장 일대는 조선 후기 ‘배오개시장’으로 불렸다. 그러나 러일전쟁(1904~1905) 승리 후 일본이 조선의 화폐를 강제 정리하는 ‘화폐 정리 사업’을 단행하면서 조선 상업의 근간이 흔들렸다. 일본 회사들이 남대문시장 같은 주요 상권을 장악하는 위기 속에서 김종한(광장회사 초대 사장), 박승직(두산그룹 창업자) 등 조선 상인들은 의기투합했다. 이들은 순수 조선 자본으로 ‘광장회사’(廣藏會社)를 설립하고 한성부(현 서울시)로부터 시장 개설 허가를 받아 시장을 열었다. 이것이 현재 광장시장의 시작이다. 광장시장은 종종 ‘우리나라 최초의 상설시장’으로 소개되지만, 이미 남대문시장이 상설시장으로 기능하고 있었음을 고려하면 ‘순수 토종 자본으로 세운 주식회사(광장회사)를 기반으로 한 최초의 상설시장’이 보다 정확한 표현이다. 광장회사는 원래 광교(廣橋)와 장교(長橋)를 잇는다는 의미로 ‘광장’(廣長)이라 이름 지으려 했으나, ‘넓게 저장한다’는 의미의 ‘광장’(廣藏)으로 최종 정해졌다고 전해진다. 역경을 이겨낸 공간의 역사 한국전쟁 이후 광장시장은 미군 부대에서 유출된 군수품과 구제품을 거래하는 이른바 ‘도깨비시장’으로 유명세를 탔다. 동시에 전통 직물 도매시장으로서의 명성도 이어갔는데, 오늘날 먹거리로 유명한 시장 건물 내부에 여전히 한복과 침구류 상점들이 남아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시기까지도 공식 명칭은 ‘동대문시장’이었다. 1960년대 말 동대문종합시장과 평화시장 등 대형 상가들이 들어서면서 상권 혼란을 방지하고 구분을 명확히 하기 위해 기존 ‘동대문시장’의 공식 명칭을 ‘광장시장’으로 변경했다. 1990년대 이후 밀리오레, 두산타워 등 현대적 패션 쇼핑몰들이 동대문 일대에 자리 잡았고, 의류 도소매 상권이 이들 신규 쇼핑몰로 이동하면서 전통 직물 도매시장이었던 광장시장은 큰 타격을 입었다. 노후화된 시설 또한 젊은 세대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K-푸드 성지로 기적적인 부활 그러나 2000년대 중반 청계천 복원이 완료되면서 주변 유동 인구가 증가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텔레비전 방송과 유튜브 등 뉴미디어가 광장시장의 서민적인 먹거리와 정겨운 상인들의 모습을 널리 알리면서 광장시장 방문객이 급증했다. 이로써 광장시장은 한국인에게는 과거의 향수를, 외국인 관광객에게는 가장 한국적인 경험을 선사하는 서울의 랜드마크로 확고히 자리매김했다. 최근 K-컬처와 K-푸드에 대한 전 세계적 관심이 더해지면서 그 위상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광장시장은 일제강점기 일본 자본으로부터 우리 상권을 지켜낸 역사적 의미를 지니며, 한국전쟁의 역경 속에서도 전통 직물 문화를 보존해 온 공간이다. 오늘날에는 서민 문화를 전 세계에 알리는 랜드마크로 기능하고 있다. 스토리텔링 입은 K-마켓으로 도약해야 하지만 빛과 그림자가 공존하듯 광장시장 역시 해결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최근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바가지 상술’이 SNS를 통해 확산되어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노후화된 시설과 조리 환경으로 인한 위생 문제도 끊임없이 지적된다. 특히 먹거리만 지나치게 부각되어 전통문화 시장으로서의 정체성마저 희미해지면서 장기적으로 브랜드 가치를 잃을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된다. 최근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비롯한 다양한 K-콘텐츠를 통해 한국의 전통 소품과 음식이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하지만 그 인기는 단순히 상품 자체의 매력 때문이 아니라, 콘텐츠가 부여한 ‘스토리텔링’의 힘에서 비롯된다. 광장시장 역시 먹거리에만 집중하고 고유의 전통문화와 역사를 담은 스토리텔링을 간과한다면 시간이 흐름에 따라 한국에 있는 흔한 시장 중 하나로만 평가받을 수 있다. 따라서 시장 고유의 상징성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하고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는 ‘한 단계 도약’을 준비해야 한다. 이처럼 스토리텔링을 입은 광장시장만이 비로소 전 세계인의 마음속에 ‘대표 K-마켓(Signature K-Market)’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 ‘울산의 밤, 크리스마스 마켓’ 12월 울산대공원서 개최

    ‘울산의 밤, 크리스마스 마켓’ 12월 울산대공원서 개최

    ‘울산의 밤, 크리스마스 마켓’이 오는 12월 울산대공원에서 열린다. 울산시는 오는 12월 5일부터 27일까지 매주 금·토요일 오후 5시부터 9시까지 울산대공원 일대에서 야시장인 ‘울산의 밤 크리스마스 마켓’을 개최한다고 23일 밝혔다. 이에 시는 지역 소상공인과 청년 창업자를 대상으로 ‘울산의 밤, 크리스마스 마켓’에 참여할 상인을 오는 11월 5일까지 모집한다. ‘울산의 밤, 크리스마스 마켓’은 울산시가 ‘울부심(울산의 자부심) 생활플러스사업’의 하나로 지역 소상공인·청년창업자의 매출 증대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목적으로 추진하는 야시장이다. 이번 야시장은 ‘크리스마스를 맞은 풍차마을로의 초대’를 주제로 크리스마스 장식품·수제 상품·감성 소품·수제 먹거리 등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는 ‘체험·판매’와 ‘먹거리 트럭’으로 운영된다. 모집 대상은 울산 지역 소기업·소상공인 및 개인사업자 중 직접 제작한 크리스마스·겨울 관련 상품을 판매하거나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는 업체이다. 참여를 희망하는 상인은 ‘울산의 밤, 스토리 야시장’ 공식 누리집에서 참가 신청서와 운영계획서를 내려받아 온라인으로 접수하면 된다. 참여 업체로 선정되면 판매대·의자·전기 등 기본 시설을 제공받는다.
  • 대통령의 요리사 천상현 셰프, ‘영암 멋집’ 오픈

    대통령의 요리사 천상현 셰프, ‘영암 멋집’ 오픈

    대통령의 요리사 천상현 셰프가 20일 고향 영암에 중식당 ‘천상현의 천상 영암멋집’을 개점했다. 영암 삼호읍 출신인 천 셰프는 1998~2018년 청와대 총괄조리팀장을 맡았고 김대중~문재인 대통령의 식탁을 책임지며 국가 의전 만찬을 총괄했다. 이후 서울 양재동과 경기 가평에 음식점 ‘천상현의 천상’을 개점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왕인박사유적지 내에 개점한 ‘영암멋집’은 고향 사랑과 지역 발전을 염원하는 천 셰프가 영암군의 ‘관광거점 특화음식점 육성사업’에 선정돼 선보인 음식점이다. 천 셰프의 영암멋집은 영암 무화과·장어·고구마 등 지역 특산물을 재료로 고품격 중식 메뉴를 내놓고 있다. 특히, 가게 한 쪽에는 ‘청와대 추억 공간’이 마련돼 대통령의 요리사 시절 사용했던 국가 의전 소품 등을 전시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음식점 방문객은 대통령 요리사가 손맛으로 빚어낸 최고의 요리를 맛보는 동시에 볼거리와 이야기도 함께 즐기는 미식 관광을 체험할 수 있다. 영암군은 월출산과 왕인박사유적지, 상대포역사공원 등 지역 대표 관광자원과 대통령 요리사의 미식 콘텐츠가 결합한 영암형 미식 관광 브랜드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견인해 나갈 예정이다. 천 대표는 이달 29일 ‘식품외식산업 발전 유공 정부포상’ 행사에서 외식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대통령 포장을 받을 예정이어서 영암멋집이 더욱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된다. 우승희 영암군수는 “대통령의 요리사가 고향에 돌아와 특화음식점을 개점한 일은 영암 미식 관광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이다”며 “천 셰프의 맛과 멋이 지역 특산물과 만나 영암형 미식 관광의 모델로 자리 잡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 (영상) 트럼프, 결국 백악관 부쉈다…2850억 짜리 ‘골든 연회장’ 착공 [포착]

    (영상) 트럼프, 결국 백악관 부쉈다…2850억 짜리 ‘골든 연회장’ 착공 [포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자신이 건설을 추진해온 백악관 내 대형연회장(볼룸)을 착공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백악관 부지에 새롭고 크고 아름다운 백악관 볼룸을 착공했음을 기쁘게 알린다”고 밝혔다. 이어 “150년 가까이 모든 대통령은 백악관에 볼룸을 마련해 웅장한 파티와 국빈 방문 등에서 사람들을 수용하길 꿈꿔왔다”며 “이 절실한 프로젝트를 마침내 추진하게 된 첫번째 대통령이 된 것이 영광”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공사에 세금이 투입되지 않는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백악관 볼룸은 많은 관대한 애국자와 위대한 미국 기업, 그리고 나 자신이 개인적으로 자금을 지원한다”며 “이 볼룸은 여러 세대에 걸쳐 기쁘게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악시오스는 이날 보도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2억 달러(한화 약 2842억 원)의 민간 자금으로 건설될 예정인 백악관 이스트윙의 철거 공사를 시작했다”며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공개된 사진을 보면 약 150년의 역사를 가진 백악관의 일부 건물이 완전히 철거되고 있다. 굴착기가 동원된 현장에는 취재진과 백악관 관계자들이 모여 역사적 건물이 폐허가 되어가는 모습을 지켜봤다. 트럼프가 좋아하는 ‘황금 연회장’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기존 건물을 보존하는 형태로 새 연회장을 짓겠다는 제안을 내놓았지만, 지난주 플로리다주(州) 모금 만찬에서는 연회장을 짓기 위해 건물 전체를 철거할 것이라고 말을 바꾸었다. 최근까지 백악관에서 대규모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은 200명이 들어갈 수 있는 이스트룸이 유일했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는 2029년 1월보다 훨씬 이전에 새로운 연회장을 완공할 계획이다. 백악관은 새로운 연회장 건설 계획을 밝히면서 조감도를 공개했다. 조감도에는 화려한 샹들리에와 금빛 천장, 금빛 의자로 장식된 연회장의 모습이 담겼다. 당시 CNN은 “금색과 흰색으로 이뤄진 이 스타일은 루이14세 양식으로 꾸며진 트럼프 대통령의 마러라고 별장과 유사하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황금 사랑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앞서 취임 직후에는 자신의 집무실에서 반세기 동안 벽난로 위를 지켰던 담쟁이 덩굴을 치우고 황금빛 소품들로 장식했다. 또 화려한 금박 액자에 담긴 초상화들로 벽면을 가득 채웠고, 집무실 너머에 있는 내각 회의실도 황금빛으로 다시 마감했다. 지난 7월 트럼프 대통령은 “금처럼 보이는 페인트는 없으니 (회의실) 위쪽 몰딩에 금박을 할지를 고민”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흔적을 유산으로 남기려는 트럼프”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적인 백악관 개조가 그 자체로 역사적인 백악관의 가치와 미관을 훼손하는 것이라는 비판을 쏟아냈다. 백악관 개조에 거액을 내놓은 빅테크 기업인 애플, 구글, 방위업체 록히드 마튼, 통신업체 T모바일 등과의 유착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 백악관 법률고문실에서 일했던 수석 윤리 변호사 리처드 페인터는 “대통령과 좋은 관계를 맺고 싶은 사람들이 수표를 쓰고, 거래를 염두에 두고 접근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과 미래 행정부가 기부자들을 백악관에 초대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황금 연회장’ 건축과 관련해 뉴욕타임스는 “부동산 개발업자였던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 자신의 흔적을 남겨 유산을 굳건히 하고자 한다”고 분석했다. 악시오스는 “트럼프가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후에도 그의 흔적은 전례 없는 규모와 범위로 행정부 관저에 남을 것”이라면서 “후임자가 대통령실의 금박을 벗긴다 하더라도 말이다”라고 밝혔다.
  • 낮보다 아름다운 밤 제주목 관아… 24일간 9만 2000명 다녀갔다

    낮보다 아름다운 밤 제주목 관아… 24일간 9만 2000명 다녀갔다

    제주목 관아는 낮보다 밤이 더 아름답게 빛났다. 국가유산청과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19일까지 24일간 제주목 관아에서 열린 미디어아트 전시 ‘펠롱펠롱 빛 모드락’이 총 9만 2000여명의 관람객을 끌어모으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고 21일 밝혔다. 국가유산청과 제주도 세계유산본부가 공동 주최하고 국가유산진흥원이 주관한 이번 전시는 지난 18일 2003년 복원 개관 이후 22년 만에 하루 최대 관람객 8081명을 기록했다. 올해 제주를 대표하는 야간관광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최고 기록은 지난 10월 7일 6712명이었다. 인천에서 온 관광객 김모씨(42)씨는 “벽면에 말 탄 인물들이 행차하는 탐라순력도를 주제로 한 장면에선 진한 감동을 느꼈다”며 “예전에 스치듯 낮에 다녀갔을 땐 몰랐는데 목관아가 밤이 되자 마치 조선시대로 돌아가 살아 움직이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특히 제주목 관아 외대문에 걸려 있는 시간을 알리는 종을 형상화한 대형 조형물, 귤림당을 물들인 귤빛 홀로그램 팬, 고목이 말을 거는 듯 연출된 망경루 미디어파사드 등은 관람객들에게 주목을 받으며 감탄사를 연발하게 했다. 개막 전부터 전 회차 매진을 기록한 우련당 다도(청귤차) 체험도 인기를 끌었다. 행사기간 동안 원도심 상가 매출이 눈에 띄게 늘었다는 분석도 나왔다. 인근에서 소품숍을 운영하는 상인 고모(50)씨는 “매대에 물건이 금세 동날 정도로 장사가 모처럼 잘 됐다”고 반겼다. 관광 전문가들은 이번 행사가 야간 관광명소 조성과 원도심 활성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성공적인 사례라고 평가했다. 탑동 인근에 쇼핑 왔다가 들렀다는 이은경(57) 씨는 “사람들이 북적거려 들어가보니 미디어아트가 너무 아름다웠다”면서 “제주에선 밤이 되면 볼거리가 거의 없어 아쉬웠는데 이런 행사가 자주 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흥행의 배경에는 완성도 높은 전시물과 치밀한 홍보 전략이 주효했다. 제주공항 도착 터미널에 상영된 ‘펠롱펠롱 빛 모드락’ 홍보영상은 그 자체로 하나의 전시였다는 평가다. 고종석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장은 “미디어아트는 문화유산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해 그 가치를 더 많은 이들이 향유할 수 있도록 한다”며 “내년에도 제주목 관아를 원도심을 잇는 야간 관광명소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제주목 관아는 관덕정(보물 제322호)을 포함해 국가사적 제380호로 지정돼 있다. 탐라국 이래 조선 시대에 이르기까지 제주 행정의 중추 역할을 해왔던 제주 목관아지를 1991년부터 1998년까지 4차례 발굴 조사한 결과 홍화각, 연희각, 우련당, 귤림당 등 30여 채의 건물 흔적이 확인됐다. 한편 국가유산청 미디어아트전은 강원도 철원(10월 26일까지), APEC이 열리는 경주(24일부터 11월 16일까지)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 ‘알폰스 무하 : 빛과 꿈’ 11월 8일 더현대서울 개막

    ‘알폰스 무하 : 빛과 꿈’ 11월 8일 더현대서울 개막

    한국-체코 수교 35주년 특별전시회 11월 8일부터 내년 3월 4일 알트원 전시 체코 국보 11점 포함 143점 전시 한국-체코 수교 35주년을 기념해 아르누보의 거장 알폰스 무하(Alphonse Mucha·1860~1939)의 예술 세계를 총망라하는 특별전 ‘알폰스 무하: 빛과 꿈’(Alphonse Mucha: The Artist as Visionary)이 다음달 8일부터 2026년 3월 4일까지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 더현대 서울 알트원에서 열린다. 이번 특별전은 무하의 유산을 보존하고 연구하는 공식 신탁기관인 무하 트러스트(Mucha Trust)와의 긴밀한 협력으로 기획됐다. 알폰스 무하의 손자이자 무하 트러스트 대표인 존 무하(John Mucha)와 수석 큐레이터 토모코 사토(Tomoko Sato)가 기획에 직접 참여해 전시의 깊이를 더한다. 특별전에는 무하재단(Mucha Foundation)이 소장한 패밀리 컬렉션 가운데 ‘백합의 성모’, ‘슬라비아’ 등 체코 국보 11점을 포함한 총 143점의 작품을 소개한다. 무하를 파리 예술계의 거장으로 만든 사라 베르나르 연극 포스터에서부터 그의 예술적 정수라 할 수 있는 기념비적 연작 ‘슬라브 서사시’(The Slav Epic)에 이르기까지 무하의 예술 여정을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또한 체코 현지에서도 한 자리에서 보기 어려운 유화 작품 18점을 비롯해 무하의 상징적인 석판화, 드로잉, 조각, 보석, 소품 등을 서울에서 만날 수 있다. 무하는 체코 출신의 화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로 파리에서 활동하며 아르누보(Art Nouveau) 양식의 선구자로 자리매김했다. 그의 작품은 유려한 곡선, 여성상, 식물과 문양의 조화, 세련된 그래픽 구성으로 대표되며, 광고와 연극 포스터, 삽화, 장식 디자인에 새로운 시각 언어를 제시했다. 1895년 ‘지스몽다’ 포스터로 파리 전역에 센세이션을 일으킨 이후 상업예술의 정상에 오르면서도 조국 체코의 독립과 민족 정체성을 평생의 주제로 삼았다. 그 결실이자 걸작이 바로 대형 유화 연작 ‘슬라브 서사시’(The Slav Epic)로 체코 민족의 역사와 자유정신을 상징하는 기념비적 예술로 평가받는다. 전시 전반부는 화려했던 파리 시절을, 후반부는 조국 체코로 돌아온 이후의 예술적 사명과 인류애적 비전을 집중 탐구하며 무하 예술의 인간적 울림을 전한다. 특히 지금까지 일반에 공개되지 않았던 프라하의 ‘무하 하우스’를 국내 최초로 소개한다. 존 무하가 직접 들려주는 이야기와 함께 무하의 삶과 흔적이 담긴 영상을 통해 깊은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전시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무하의 다층적 성취를 새로운 시각에서 조명하고, 예술사 속 그의 위상을 재평가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전시 개막에 앞서 지난 15일부터 55% 할인된 가격으로 슈퍼얼리버드 티켓 예몌를 진행하고 있다.
  • ‘모든 순간의 아름다움을 더하다’…‘2025 뷰티썸 수원’, 31일 개막

    ‘모든 순간의 아름다움을 더하다’…‘2025 뷰티썸 수원’, 31일 개막

    ‘2025 뷰티썸 수원’이 10월 31일부터 11월 2일까지 사흘 일정으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모든 순간의 아름다움을 더하다’ 슬로건을 내건 2025 뷰티썸 수원(BeautySum Korea Suwon 2025)은 수원시가 주최하고, 수원시·(재)수원컨벤션센터·㈜메쎄이상이 주관한다. 기업과 기관·단체에서 250여 개 부스를 운영한다. ‘뷰티썸 수원’은 뷰티 분야 제품 전시와 비즈니스 프로그램 등으로 기업이 국내외 판로를 확대하도록 지원하고, 관람객에게는 최신 뷰티 트렌드와 브랜드를 체험할 기회를 제공하는 박람회다. 화장품, 헤어·네일·바디·향수·에스테틱(피부관리)·이너뷰티 제품 등이 전시·판매되고 해외 바이어 수출상담회, 대형 유통사 입점 프로그램, 산업세미나, 글로벌인플루언서 마케팅 지원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세미나는 10월 31일 ‘화장품 R&D 소재와 혁신’을 시작으로, 11월 1일 ‘플랫폼으로 만드는 실전 수출’(최윤정 알리바바닷컴 AM), 11월 2일 ‘글로벌 바이어를 사로잡는 K-뷰티 트렌드’(정수연 알리바바닷컴 AM) 등의 주제로 열린다. 뷰티체험관에서는 관내 뷰티 전문가와 시민이 함께하는 지역 상생형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네일아트, 타투, 퍼스널컬러 진단, 향수 만들기 등을 체험할 수 있다. 수원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화장실문화테마관, AI(인공지능) 뷰티테크관, 향기관, 헤어아트·헤어작품 전시관도 조성해 다채로운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다. 바버쇼, 퍼스널컬러 강연, 슈가링 왁싱체험, 업사이클링 뷰티소품 만들기 등 참여형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입장료는 1만 원이다. 2025 뷰티썸 홈페이지(beautysumkorea.com)에서 사전 등록을 하면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이재준 수원시장은 “2025 뷰티썸 수원은 뷰티 산업과 시민이 함께하는 통합형 뷰티박람회”라며 “수원시가 뷰티산업 중심도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기업·전문가·시민이 함께 참여하는 상생형 산업 축제로 발전시켜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 양천 목동로데오거리서 런웨이 열린다

    양천 목동로데오거리서 런웨이 열린다

    서울 양천구는 지역상권 활성화를 위해 오는 18일 목동로데오거리 일대에서 ‘제29회 목동로데오 패션거리 문화축제’를 개최한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축제는 ‘패션&리스타일(Re:Style)’을 주제로 ▲패션존 ▲미식존 ▲체험존 ▲예술존 등 4개 테마존으로 구성됐다. 이번 축제의 주요 행사인 ‘야외 런웨이’는 패션존에서 열린다. 목동로데오 상점가의 의류 협찬으로 진행되며, 전문 모델을 비롯해 구민들도 함께 무대에 오른다. 미식존에서는 청년점포 등 다채로운 먹거리 부스가 운영되며, 체험존에는 젠지 세대를 위한 ‘K패션 소품 만들기’, 중·장년층 대상 ‘시니어 스타일 라운지’ 등 세대 맞춤형 프로그램으로 채워진다. 예술존에서는 핸드메이드 수공예 마켓과 버스킹 공연, 포토존이 마련돼 축제의 감성과 즐거움을 더한다. 또 올해 처음 선보이는 ‘지속가능패션 부스’에서는 의류를 기부하고 간단한 옷 수선을 할 수 있다. 이기재 양천구청장은 “앞으로도 주민과 상인이 함께 만드는 축제를 통해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양천구만의 특색 있는 상권문화를 확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감자·곤드레 음료로 억대 매출… “청년에겐 기회의 땅” [사라진 인구, 다시 채우는 미래]

    감자·곤드레 음료로 억대 매출… “청년에겐 기회의 땅” [사라진 인구, 다시 채우는 미래]

    도시를 떠나 강원 산골에서 자신만의 길을 개척한 청년이 있다. 강원 평창에서 카페 ‘감자창고’를 운영하는 이인정(29)씨는 지역 특산물인 감자와 곤드레나물을 활용한 음료 및 디저트로 억대의 연매출을 기록하며 또래 직장인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수입을 올리고 있다. 이씨는 “도시에서의 획일적인 삶이 아닌 시간적, 경제적 여유도 있고 만족스러운 나만의 삶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씨가 처음부터 시골살이를 꿈꿨던 것은 아니다. 울산에서 자라 포항의 대학을 졸업한 그는 여느 청년처럼 서울행을 준비하던 평범한 취업 준비생이었다. 전환점은 2021년 여름 친구들과 함께 떠난 평창 한 달 살기였다. 그는 “오대산 자락이 뒷동산처럼 가깝고, 차로 30분이면 동해 바다를 볼 수 있다”며 “서울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호사였다”고 했다. 서울과의 거리감도 예전만큼 크지 않았다. 그는 “KTX를 타고 1시간 반이면 서울역에 닿는다. 강원도가 멀다는 건 옛말”이라고 덧붙였다. 이씨가 무작정 평창에 눌러앉은 것은 아니다. 지역 주민이 저렴하게 내놓은 빈 창고를 활용해 카페를 차리기로 결심했다. 주변 관광지에 비해 마땅한 카페가 없다는 점에 주목했고, 초기 창업 비용을 최소화했다. 복고풍 브라운관 TV, 다이얼 전화기, 재래식 저울 등 인테리어 소품은 이웃이 나눠 줬다. 평창군이 연간 1500만원씩 3년간 지원하는 청년예비창업지원사업(총 4500만원)에 선정되면서 안정적 기반도 마련했다. 레시피 개발은 학원 대신 유튜브와 인터넷을 활용해 독학으로 했다. 감자 가토·젤라토·크림 케이크, 곤드레라떼, 밤라떼, 오미자에이드 등 ‘감자창고’의 인기 메뉴는 그렇게 탄생했다. 창업 비용은 단 800만원이었다. 입소문은 소셜미디어(SNS)를 타고 빠르게 번졌다. 개업 2년 차부터 억대 연매출을 기록했고, 올해에는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의 지원을 받아 메뉴와 생산량을 늘리며 매출이 더 늘어날 전망이다. 그는 “청년이 이사 온다고 하니 마을 어르신들이 가족처럼 챙겨 줬다”며 “지방자치단체 지원도 많아 큰돈 없이 시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제 ‘감자창고’를 지역 대표 로컬 브랜드로 키우는 꿈을 꾸고 있다. 온라인 판매 도입과 감자를 주제로 한 축제 개최도 구상 중이다. 그는 “청년이 귀해서인지 도시보다 지원이 많다. 나에게는 기회의 땅”이라며 “생각하고 계획하는 모든 것을 다 해 볼 것”이라고 밝혔다.
  • 서울랜드, 대형 산타 벌룬과 함박눈이 내리는 ‘메리 매일 크리스마스’

    서울랜드, 대형 산타 벌룬과 함박눈이 내리는 ‘메리 매일 크리스마스’

    ‘홀리의 크리스마스 마켓’과 다양한 포토존… 가족, 친구와 함께하는 이색 축제로 주목 서울랜드가 지난 10월 1일부터 특별한 얼리(early) 크리스마스 축제 ‘메리 매일 크리스마스’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서울랜드만의 특별한 크리스마스 축제인 ‘메리 매일 크리스마스’는 지난해부터 ‘10월 가장 빨리 만나 더욱 반갑고 행복한 크리스마스’를 콘셉트로 12월 31일까지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올해는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강조하는 8m 규모의 대형 산타 벌룬이 등장하고, 화려한 크리스마스 트리와 함께 ‘서울랜드 크리스마스 365 타운’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이곳에서는 트리를 중심으로 유럽의 크리스마스 마켓을 서울랜드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한 ‘홀리의 크리스마스 마켓’이 펼쳐지며, 오르골, 오너먼트 등 다양한 크리스마스 무드의 소품과 선물을 판매한다. 또한 크리스마스 트리와 마켓 주변으로 인공 함박눈을 연출해 관람객은 때 이른 크리스마스 무드를 즐길 수 있다. 서울랜드는 크리스마스 분위기 확대를 위해 공연도 마련했다. 최고의 크리스마스 선물을 만들기 위해 산타와 요정들이 분주히 움직이는 이야기를 담은 ‘쇼킹(Show King) 산타 2 – 선물공장 대소동’이 펼쳐지며, 루돌프, 호두까기병정, 진저브레드맨 등 크리스마스를 상징하는 등장인물이 총출동한다. 공연에 등장하는 산타와 요정들은 서울랜드 곳곳에서 관람객과 ‘링딩동! 쇼킹산타의 팬 서비스 포토타임’을 진행한다. 또한 겨울 대표 음악을 바이올린 선율로 선보이는 음악 공연 ‘스노우 판타스틱 뮤직쇼 with Violin’과 주말 저녁 ‘크리스마스 불꽃판타지’ 불꽃놀이도 진행한다. 서울랜드는 크리스마스 축제에 대한 관심과 인기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긴 추석 연휴 이후 크리스마스 시즌이 본격화되고, 백화점 등 유통업계의 시즌 맞춤형 마케팅이 시작되면서 소비자의 크리스마스 관련 니즈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기 때문이다. 서울랜드는 이처럼 확대된 니즈가 방문과 구매 등 실제 행동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랜드 관계자는 “지난해 서울랜드의 이른 크리스마스 축제가 입소문을 타면서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 인증샷이 많이 올라오는 등 방문객의 관심이 컸다”며 “올해에는 크리스마스 트리에 초대형 산타 벌룬 등을 더해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업그레이드해 크리스마스 명소로 발돋움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추운 겨울이 아닌 화창하고 선선한 가을 날씨 속에서 하얗게 쏟아지는 눈과 함께 만나는 크리스마스가 방문객에게 신선함을 전하고 있다. 이색적인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느끼고 싶다면 서울랜드에 방문하기 바란다”고 전했다. 서울랜드의 ‘메리 매일 크리스마스’ 축제는 12월 말까지 진행되며, 방문객이라면 누구나 무료로 체험할 수 있다. 서울랜드 크리스마스 축제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양천구, ‘목동로데오 패션거리 문화축제’…런웨이로 변하는 골목상권

    양천구, ‘목동로데오 패션거리 문화축제’…런웨이로 변하는 골목상권

    서울 양천구는 지역상권 활성화를 위해 오는 18일 목동로데오거리 일대에서 ‘제29회 목동로데오 패션거리 문화축제’를 개최한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축제는 ‘패션&리스타일(Re:Style)’을 주제로 ▲패션존 ▲미식존 ▲체험존 ▲예술존 등 4개 테마존으로 구성됐다. 이번 축제의 주요 행사인 ‘야외 런웨이’는 패션존에서 열린다. 목동로데오 상점가의 의류 협찬으로 진행되며, 전문 모델을 비롯해 구민들도 함께 무대에 오른다. 미식존에서는 청년점포 등 다채로운 먹거리 부스가 운영되며, 체험존에는 젠지 세대를 위한 ‘K-패션 소품 만들기’, 중·장년층 대상 ‘시니어 스타일 라운지’ 등 세대 맞춤형 프로그램으로 채워진다. 예술존에서는 핸드메이드 수공예 마켓과 주민참여형 버스킹 공연, 포토존이 마련돼 축제의 감성과 즐거움을 더한다. 또 올해 처음 선보이는 ‘지속가능패션 부스’에서는 의류를 기부하고, 단추 교체·바짓단 줄이기 등 간단한 옷 수선을 할 수 있다. 이기재 양천구청장은 “앞으로도 주민과 상인이 함께 만드는 축제를 통해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양천구만의 특색 있는 상권문화를 확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한국 다이소템, 중국서 되판다”…중국인들 싹쓸이하는 이유

    “한국 다이소템, 중국서 되판다”…중국인들 싹쓸이하는 이유

    중국인 단체관광객에 대한 무비자 입국이 시행된 가운데, 이른바 ‘다이궁’으로 불리는 중국 보따리상이 다이소, 올리브영 등 국내 가성비 매장으로 몰리고 있다. 이곳에서 사들인 제품을 중국 내 소비자들에게 되팔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13일 중국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에 ‘olive young(올리브영)’, ‘大創(다이소)‘, ‘MUSINSA(무신사)’를 검색하면 수천 개의 상품이 뜬다. 특히 올리브영의 대표 상품인 ‘여드름 커버 스팟패치’는 구매 후기가 8000건에 달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판매자들은 제품 설명란에 한국 매장 방문 사진과 동영상을 인증하면서 ‘한국에서 직접 보냅니다’, ‘서울 현지 직송’ 등의 문구를 내걸기도 했다. 올리브영의 화장품부터 다이소에서 판매하는 건강기능식품과 소품, 무신사의 의류까지 한국 제품들은 중국 온라인 쇼핑몰에서 정가보다 2배가량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실제 매장에서 구매한 영수증을 첨부해 정품임을 인증한 경우에는 더 비싸지기도 한다. 면세점에서 명품과 고급 화장품을 쓸어 담던 과거 다이궁들과 달리 최근 다이궁들이 올리브영, 다이소, 무신사 등으로 발길을 돌리는 현상은 중국 내 소비 트렌드 변화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젊은 층은 한국의 최신 유행을 직접 경험하려 하며, 국내 MZ세대가 애용하는 제품에 높은 관심을 보인다. 실제 중국 소셜미디어(SNS) 더우인과 샤오홍슈에는 ‘한국 다이소 필수템’ 관련 콘텐츠가 다수 공유되고 있다. ‘한국 가면 꼭 사야 할 제품’이라는 영상에서는 다이소의 뷰티 도구, 캐릭터 상품 등이 인기 품목으로 소개된다. 중국인들의 이러한 소비 트렌드는 국내 매장의 매출 증대로 이어지고 있다. 무비자 입국 시행 첫날인 지난달 29일 무신사스탠다드 명동점의 중국인 고객 매출은 직전 주 같은 요일보다 71% 늘었다. 다이소 명동역점은 외국인 선호도가 높은 화장품, 생활용품, 스낵류를 전면 배치했고 외국인 매출 비중이 49%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카드가 국내 외국인 카드 이용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올리브영 이용 금액과 이용자 수는 전년 대비 각각 106%, 77% 늘었다. 같은 기간 다이소는 각각 49%, 41% 증가했으며, 무신사는 무려 343%, 348%의 증가율을 기록하며 폭발적인 성장을 보였다. 반면 국내 면세점의 외국인 매출은 감소 추세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국내 면세점의 외국인 매출은 640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466억원)보다 14.2% 줄어들었다.
  • 락앤락, 스테인리스 ‘쇠 맛’ 차단한 ‘세라믹 무선 전기포트’ 출시

    락앤락, 스테인리스 ‘쇠 맛’ 차단한 ‘세라믹 무선 전기포트’ 출시

    4중 세라믹 코팅으로 금속 맛 없애… 물 본연의 맛 그대로내부 이음새 없는 일체형 디자인으로 위생까지 안심 글로벌 생활용품 기업 락앤락이 내부를 4중 세라믹 코팅으로 설계해 스테인리스 특유의 금속 맛을 차단한 ‘세라믹 무선 전기포트’를 새롭게 선보였다. 이번 신제품은 ‘물 본연의 깨끗한 맛’을 살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전기포트 내부에 4중 세라믹 코팅을 적용해 기존 스테인리스 포트에서 발생할 수 있는 쇠 맛을 차단했다. 락앤락은 앞서 ‘메트로 카페 세라믹 텀블러’로 호평을 받은 만큼, 이 소재를 전기포트에 적용해 위생과 맛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다는 계획이다. 세라믹 무선 전기포트는 내구성이 높은 세라믹 코팅 덕분에 장기간 위생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내부 이음새가 없는 일체형 라운딩 디자인으로 물때나 이물질이 끼는 것을 방지하며, 세척 시에도 깔끔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사용 안전과 편의성도 높였다. 알루미늄 내장과 PP(폴리프로필렌) 외장으로 구성된 이중 단열 구조는 물을 끓여도 표면이 뜨거워지지 않아 안전하며, 보온력도 뛰어나다. 또한 1L의 실속 있는 용량과 슬림한 몸체로 주방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깔끔하고 세련된 디자인에 포인트 색상을 더해 홈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락앤락 관계자는 “세라믹 무선 전기포트는 위생과 안전을 기본으로 물 본연의 맛까지 지켜내 출시 전부터 소비자들의 기대가 높았다”며 “오늘(13일) 락앤락몰을 통해 처음 판매를 시작하니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 첫서재… 서툰 첫 마음들이 모여들어와 그날의 떨림이 내려앉은 공간[박상준의 여행 서간(書簡)]

    첫서재… 서툰 첫 마음들이 모여들어와 그날의 떨림이 내려앉은 공간[박상준의 여행 서간(書簡)]

    서너 해 전 ‘첫서재’ 이야기를 처음 들었습니다. 20개월 프로젝트로 운영하던 시절이었습니다. 서재 이용료는 편지로 받고 ‘다락’(스테이) 숙박비는 5년 후 돈이 아닌 무언가로 대신할 수 있는 곳이라니요. 남형석씨는 북카페 같고 책방 같기도 한 첫서재를 “저마다 책을 보고 사색하며 각자의 서투름을 쌓고 설렘을 챙겨 가는 공간”이라 했습니다. 20개월만 운영하기로 했던 프로젝트는 어느새 5년을 넘겼습니다. 운영 방식은 공유 서재로 바뀌었지만 이제 5년 전의 서툰 첫 마음들이 하나둘 답장으로 돌아오고 있습니다. ●나의 처음이었던 날들 당신에게 강원 춘천 ‘첫서재’의 벽면 가득한 편지를 꼭 보여 주고 싶었습니다. 손가락 끝으로 한 자 한 자 짚어 읽어 가며, 낯선 서재에서 책장을 넘기다가 서로의 고요를 곁눈질하는 다정한 얼굴들을 같이 그려 보고 싶었습니다. ‘내가 잊고 있었던 것 내가 함부로 대했던 그 수많은 시간을 비로소 바라보게 하는 정적, 낯선 고요.’ 그 가운데 첫 번째로 눈에 들어온 편지입니다. 편지를 쓴 이는 43년 된 고등학교 친구와 첫서재에서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 했습니다. 잊었거나 함부로 대했던 지난 시간을 비로소 바라보게 되는 순간들이 있겠지요. 43년 된 고등학교 친구라면 예순을 맞은 의미 있는 여행이겠습니다. 지금껏 이어졌다면 둘은 사소한 오해와 무수한 화해의 시간을 거쳐 오늘에 다다랐겠고요. 첫서재는 공유 서재이지만 그보다는 마음과 마음으로 써나간 편지 같습니다. 미리 다녀간 누군가 건넨 소품과 메모와 그림과 책 속 여러 개의 마음이 곱게 포개어져 있습니다. 글책지기 남형석씨는 MBC 기자입니다. 아내인 그림책지기 문정윤씨와 첫서재를 열었지요. 기자로 시작해 피디가 되었고 몇 편의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하면 “그러면 그렇지” 합니다. 기자니까, 피디니까. 하지만 세상에 당연한 일은 없습니다. 그가 쓴 ‘돈이 아닌 것들을 버는 가게’(난다)는 첫서재의 봄이 누군가의 계절에 가닿은 이야기입니다. 책은 기자 생활이 점점 무감해져 서서히 무너지는 어느 날로부터 출발합니다. 그는 휴직한 후 딱 20개월만 다르게 살아 보기로 결심하지요. 예를 들면 ‘죽을 때 후회할 것 같은’ 오래 묵은 소망 하나를 꺼내는 겁니다. 소설가까지는 너무 거창하고 읽고 쓰는 사람이 되고 싶었던 꿈 같은 것이겠습니다. 그렇게 문을 연 첫서재에 사람들의 서툰 처음이 하나둘 모여들었습니다. ●라일락이 보이는 서재 육림고개 남쪽, 야트막한 고개를 오릅니다. 약사동 주민들이 권진규 조각가의 기법을 배워 빚은 테라코타 작품이 보입니다. 오르막의 힘듦이 금세 잊히는 건 ‘흙으로 빚은 세상’이 반기는 까닭이겠지요. 저는 담장 위의 모자(母子)상을 보자 미소 짓고 맙니다. 담 너머에는 인형을 닮은 엄마와 아기가 살고 있을 테지요. 이렇듯 누군가의 꿈에 이르는 길은 그의 꿈길을 닮았습니다. 고갯마루 가까이에 이르자 1963년에 지은 집과 동갑내기 라일락 고목이 보입니다. 전 주인이 1977년부터 사십 년 동안 살았다는 이 집이 바로 첫서재입니다. 남형석씨와 문정윤씨는 마당까지 모두 합쳐 서른 평이 될까 하는 집을 공유 서재로 고쳤다지요. 옛집의 흔적을 남긴 타일 벽이 인상적이네요. 집안 역시 옛 방을 글책방과 그림책방, 라운지, 아직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다락으로 꾸몄습니다. 마당의 라일락 나무 곁에는 새로 꾸민 독립서재가 오붓하고요. 글책방은 라운지 왼쪽에 있습니다. 남형석씨가 좋아하는 책들을 서가 가득 채웠습니다. 저는 마쓰이에 마시시의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비채)와 기형도의 시집 ‘입 속의 검은 잎’(문학과지성사)이 유독 반갑습니다. 또 한쪽에는 ‘처음노트’의 책들이 쌓여 갑니다. 누군가 첫 기억의 책들을 추천하면 남형석씨가 구매해 책장을 채웁니다. 그림책방은 라운지 오른쪽입니다. 모두 문정윤씨가 좋아하는 그림책들입니다. 화사한 그림들 곁에는 ‘그림책 세 줄 상담소’가 있습니다. 세 줄 상담 쪽지를 건네면 그림책테라피스트 문정윤씨가 그림책을 추천하는 방식이지요. 이용하는 이들은 창가에 앉아 책을 읽고 일기나 편지를 씁니다. 서향의 집이라 늦은 오후에는 햇살이 길게 스며 맑은 음영을 연출하겠지요. 그때쯤에는 하루 끝에서 멍하니 뉘엿한 볕을 쬐어도 좋겠네요. ●비밀의 문을 열면 첫서재는 현재 공유 서재로 운영 중입니다. 오전 11시에서 오후 7시까지 하루 단위로 비용을 받고 공유합니다. 예약한 한 팀이 건물 전체를 사용하지요. 이틀을 대여하면 퇴실하지 않고 다음 날까지 이어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숙박업소가 아니니 침구류를 제공하지는 않습니다만 이 사랑스러운 서재와 다락에서 낮과 밤 그리고 다음 날의 이른 아침을 맞을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지금 같은 운영 방식을 기획했던 건 아닙니다. 그리고 2021년 봄만 해도 스무 달이 되는 2022년 가을까지 운영할 예정이었습니다. 당시에는 세 가지 프로젝트가 중심이었습니다. 서재의 이름과 같은 ‘첫서재 프로젝트’는 2시간 이용료를 편지로 대신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수신인은 명확하되 부칠 수 없는 편지여야 했습니다. 누구나 마음속에 똬리를 튼 그리움 하나는 있잖아요. 두 번째는 ‘첫, 다락’이었습니다. 삶의 전환이나 영감이 필요한 1인에게 최대 4박 5일 동안 첫서재의 다락을 무료로 내어주었지요. 세 번째는 12칸짜리 진열대를 활용한 ‘첫, 작품’입니다. 창작자 12명의 작품을 수수료 없이 전시 판매했습니다. 숙박비와 수수료는 5년 뒤에 돈이 아닌 ‘무언가’로 돌려주면 되었습니다. 그림이든, 시나 소설 또는 손 편지 한 장이어도 충분했습니다. 저는 편지를 쓰러 가야지 생각하다가 며칠을, ‘첫, 다락’ 신청 메일을 써봐야지 하며 제 안의 꿈을 뒤적이다 몇 달을 흘려보냈지요. 그렇게 계절이 바뀌고 해를 넘겨 20개월이 훌쩍 지나 첫서재가 종료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후회한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며칠 전 우연히 첫서재가 잠깐의 틈을 가진 후 공유 서재로 계속되고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세 가지 프로젝트는 끝이 났지만 그럼에도 얼마나 반갑던지요. 남형석씨와 문정윤씨는 20개월 후, 고민 끝에 춘천에 정착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남형석씨는 예정대로 복직해 통근하고 서재는 문정윤씨가 주로 돌봅니다. 그러고 보니 어느덧 5년째입니다. 돈이 아닌 답장들은 어떻게 됐을까요? 돌아오기는 했을까요? 오는 14일 서울 대학로 업스테이지에서는 뮤지컬 ‘카페 론리’가 초연합니다. 스물네 살의 유아교육학과 대학생은 ‘첫, 다락’에서 며칠을 보내고 뮤지컬 작가의 꿈에 도전했습니다. 첫서재를 떠올려 쓴 ‘카페 론리’는 5년 지나서 보낸 ‘숙박비’가 되었고요. 남형석씨는 2020년 12월 6일 브런치스토리에 첫서재를 준비하며 ‘당신이 뮤지컬이나 연극배우 지망생이라면 쉼과 영감을 얻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썼습니다. 5년 지나 그의 말은 기적 같은 현실이 되었습니다. 도서관 사서였던 어떤 이는 다락에 머무는 내내 그림을 그렸습니다. 결국 자신의 꿈을 찾아 프랑스로 떠났고 종종 편지를 보내왔습니다. ‘처절하게 힘든’ 유학 생활이지만 ‘이 도시에 살고 있다는 감각만으로 모든 것이 상쇄된다’고 했다네요. 첫서재에서 잠을 깬 첫 마음들이 세상을 살아갑니다. 그리고 문득 낯선 정적을 맞닥뜨릴 때, 그들은 아마 첫서재의 기억을 떠올릴 겁니다. 어딘가에 내 인생의 서툰 처음이 있지 하며 말이지요. 문정윤씨는 가끔 처절함보다 강렬한 그 마음들을 떠올립니다. “서울에 살 때의 서투름은 들킬까 봐 무서운 것이었어요. 왜 이것밖에 못 할까 하는. 춘천에서의 서투름은 그럴 수 있지 하는 너그러운 감각이에요. 좀 서투르면 어때요?” 첫서재의 다락은 우리 마음속 꼬깃꼬깃한 편지처럼 꼭꼭 숨어 있었습니다. 화장실 가는 문을 열면 또 하나의 문과 계단이 나옵니다. 옛 아궁이가 있던 윗자리입니다. 꿈의 군불을 지피는 곳이라는 의미일까요. 한 평 남짓한 자그마한 다락에서 오늘과 다른 내일을 떠올렸을 그들을 상상합니다. 돌아 나오는 길에 다락문 안쪽에 붙은, 꼬마 손님의 시 같고 편지 같은 ‘비밀의 문’을 읽고서 저는 한 번 더 당신에게 꼭 이 편지를 써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비밀의 문을 열면 작지만 아름다운 다락방이 나온다.” ●나와 점순과 김유정 김유정의 고향은 춘천입니다. 그는 수필 ‘오월의 산골짜기’에서 고향 동네를 산에 묻힌 형상인데 ‘마치 옴푹한 떡시루 같다고 하여 동명을 실레’라 부른다고 했지요. 옛 김유정역은 김유정문학촌이 위치한 실레마을에서 가깝습니다. 초록 지붕의 아담한 역 건물이 향수를 자극하고요. 이름은 김유정역이지만 그가 세상을 떠난 2년 후(1939) 신남역으로 영업을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김유정역 역장 캐릭터 이름이 ‘나신남’입니다. 맞이방에는 옛 경춘선의 시간표를, 역무실에는 기차역의 소품을 전시해 살아 있는 박물관 같습니다. 철길을 따라서는 영화의 주인공처럼 걸어 볼 수도 있습니다. 기차의 ‘멈춤’ 위치를 표시하는 표지판 아래 적힌 ‘너무 멀리 와버렸다’ 등의 위트 있는 글들은, 김유정 소설에 나오는 나와 점순이 같은 연인들의 포토존으로 사랑받기도 합니다. ‘동백꽃’이 피기에는 이른 계절이지만 시월의 김유정문학촌은 가을이 조금씩 물들어 갑니다. 저는 김유정역을 나와 김유정생가와 김유정이야기집을 거닐며 그의 삶을 들여다봅니다. 김유정기념전시관에는 신대엽 작가가 그린 ‘유정고도’가 그의 생애를 8폭으로 표현했네요. ‘김유정의 사람들’에는 1930년대 같이 활동한 김기림, 정지용, 이태준 등 구인회 작가와 판소리 명창 박녹주 등이 담겼고요. 그 시절의 김유정은 풋풋한 사랑을 해학적으로 써나갔지만 현실에서는 지나칠 만큼 ‘서툰’ 사람이었습니다. 팔도 명창대회에서 박녹주에게 반해 연애편지를 보내 고백하지만, 그녀가 마음을 받아들이지 않자 협박에 가까운 편지나 혈서를 쓰기도 했습니다. 폐결핵으로 투병하던 생의 끝에서는 친구 안희남에게 “나는 지금 막다른 골목에 맞닥뜨렸다.··· 요즘 나는 가끔 울면서 누워 있다”라는 편지를 쓰기도 했고요. 김유정 소설 ‘동백꽃’의 마지막 장면은 나와 점순 위로 노란 동백꽃의 아찔한 향기가 퍼지며 끝이 납니다. 이때 ‘동백꽃’은 생강나무꽃을 부르는 사투리라 합니다. 잘못 적힌 이름은 그의 생을 닮아서, ‘봄봄’의 한 장면을 본뜬 조각상을 지날 때는 봄날의 생강나무 꽃향기가 가을 하늘 속으로 아득하게 퍼지는 듯하였습니다. 김유정문학촌에서 금병산 쪽으로 조금 더 걸어가면 책과인쇄박물관이 나옵니다. 여러 권의 책을 포개 놓은 듯한 4층 건물입니다. 하늘에서 보면 고이 접은 쪽지 편지 모양이지요. 충무로에서 30년 일한 전용태 관장이 만든 박물관입니다. 그는 신문사 윤전기 앞에서, 또 인쇄소 납 활자를 조판하며 평생을 보냈지요. 1층은 우리나라 최초의 인쇄소 광인사인쇄공소를 구현했습니다. 2층과 3층에는 김소월의 ‘진달래꽃’(1925)과 한용운의 ‘님의 침묵’(1926) 초간본 등을 전시하고 있고요. 올해는 김소월의 시집 ‘진달래꽃’이 나온 지 100년이 되는 해입니다. 활판으로 꼭꼭 눌러 새로 찍은 김소월의 시집이 눈길을 끕니다. 활자 인쇄를 체험하고 싶을 때는 스무 자 정도의 글을 지은 후 활자를 조판해 나만의 엽서를 인쇄할 수 있습니다. 하얀 종이 위에 까치 발자국처럼 새겨진 글자는 오돌토돌하여 입체감이 도드라집니다. 저는 활판 엽서 한 장을 사서는 야외 정원으로 나옵니다. 한참 늦게나마 제 안에 숨이 붙어 있는 서툰 꿈을 떠올려 적어 보아야겠습니다. ●첫서재 -오전 11시~오후 7시(예약 필수), 연중무휴, https://www.instagram.com/first_booksal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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