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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키복 안감 소재… 점퍼·티·조끼에 활용

    얇고 가볍고 따뜻하면서 가격도 싸다.활동하기 편하고 눈을 맞아도 잘스며 들지 않고 툭툭 털면 된다. 패딩에 이어 올겨울 선보인 ‘폴라 플리스’(Polar Fleece)소재로 만든 옷 들이 바로 이것.지난해까지는 주로 스키복 안감으로 사용했으나 올해는 점퍼 나 티,원피스,조끼는 물론 모자,장갑,머풀러 등 각종 소품으로 활용되고 있 다.주로 캐주얼의류에 많이 사용되며 방수가 잘돼 스키웨어 대용으로 입어도 가능하다. 코오롱 마시모의 허미하실장은 “올해 내놓은 겨울제품의 3분의 1은 이 소 재를 사용했다”며 “가격이 저렴하고 귀여운 느낌을 줘 ^^는 이들이 많다” 고 말했다. 삼성플라자의 이선미대리는 “니트나 점퍼보다 가격도 싸고 물이 묻어도 바로 털면 스며들지 않는다”며 “스키복대신 입을수 있어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다”고 설명했다. 가격은 브랜드에 따라 차이가 있다.조끼는 2만∼3만원선,점퍼는 3만2,000∼ 7만9,000원,후드티는 2만∼7만3,000원,장갑 2만원내외,모자 1만2,800∼2만3, 000원,머풀러 1만5,000원선이다. [姜宣任] **끝** (대 한매 일 구 독 신 청 721-5544)
  • 정부수립 초기의 문화교육정책(변혁으로서의 문학과 역사:3)

    ◎최남선·이광수 저서 학원서 축출/“친일파 작품 교과서 게재 안돼” 각도 학무국장 결의/중등 국사·문장독본 등 5권 교육부서도 판금처분 “해방이 도둑처럼 왔다”는 함석헌의 말은 일제 식민통치 아래 편안하게 살았던 사람들에게는 맞는 말이겠으나 독립을 위해 각고의 투쟁을 했던 인사들에게는 모욕적인 비난일 수 있다. 감옥에서 광복절 이튿날 풀려난 김상훈(金尙勳)과 같은 시인이 맞았던 해방과,바로 그 시각 서울 근방 B29를 막는 방비공사용 자갈을 채취하는 양주군 진건면 사릉리앞 개울에 나갔다가 근로보국대에 동원됐던 사람 상당수가 안 나오고 감독하는 일군 병사도 보이지 않자 웬일이냐고 궁금해 하던중 어제 일본이 항복을 했다는 소식을 들었던 춘원 이광수(李光洙)가 맞았던 해방은 다를 수 밖에 없다. 1945년 8월15일 해방이 김상훈에게는 역사적인 필연의 승리였지만 이광수에게는 도둑같이 몰래 찾아온 악몽이었을 것이다.이럴 때 보통사람 같으면 어떻게 했을까? 춘원과는 다른 입장이었으나,역시 낙향해 있던 철원에서 ‘상경하라’는 전보를 받고 해방 이튿날 서울로 달려왔던 이태준에게도 해방은 도둑처럼 왔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소가 열 필이 와서 끌어도 이광수는 이 자리를 안떠날 것이오”라며 해방의 충격을 낙향생활로 완충지대를 삼으려 했다.겉보기로는 농사꾼같은 은둔생활 이었으나 미구에 닥칠 환란을 예견코 그는 재산보호를 위해 아내와 협의 이혼(1946월 5월31일)했는데,반민법이 그렇게 허망하게 허물어질 줄은 아마 예측하지 못했던 것같다. 이 기간중 춘원은 끊임없이 글을 썼지만 친일에 대한 참회보다 자신이 관여했던 민족운동을 부각시키는데에 초점을 맞췄다.그 많은 글중 판매금지 논란으로 사회적인 쟁점이 된 소설이 바로 ‘꿈’과 ‘문장독본’이었다. 십여년 전에 쓰다가 버려두었던 것을 해방이후 뒤늦게 완성시킨 ‘꿈’은 낙산사의 승려 ‘조신’이 허혼자가 있는 태수의 딸 월례와 애정의 도피행각을 떠나 15년간 2남2녀를 두고 잘 살다가 그녀의 약혼자에게 잡혀 사형당하려는 찰라 깨고 보니 꿈이었다는 ‘삼국유사’의 설화를 풀어 쓴 이야기다.이 꿈으로 조신이 쾌락의 허망을 깨닫고 고승이 됐다는 사족은 너무나 당연한 귀결인데,춘원 자신이 아마 당시의 역사적 격변속에서 조신으로 둔갑하고 싶었을 것이다.친일의 악몽에서 깨어나 다시 고결한 민족지사로 되살아나고 싶었던 그의 ‘꿈’은 그러나 1947년 6월 발간 즉시 문학가동맹에 의해 판매금지 처분을 내려야 한다는 탄원서를 불러왔다. 그러나 이 소설은 정당한 비판이 되레 인기를 상승시킨다는 한국적인 저질의 문화풍토에 걸맞게 베스트셀러로 부각하고 만다.서글픈 해방이 되려는 역사적 다람쥐바퀴였다.그러나 정부수립후인 1948년 10월4일,각도 학무국장회의에서 최남선 이광수의 저서는 학원에서 축출할 것을 결의했고,이어 나흘뒤 안호상(安浩相) 문교장관은 이 사실을 거듭 확인했다.그 목록은 ●최남선의 ‘중등국사’ ‘국민조선역사’ ‘성인 교육국사독본’외 4권,이광수의 ‘문장독본’ 등이다. ‘문장독본’은 원래는 1937년 3월 홍지출판사에서 소품을 모아 낸 작품집인데,광복 직후 교재 빈곤의 틈새를 비집고 들어 사회적인 물의가 일어나자 교육부에서 판매금지처분을 내리게 된 것이다.이 사건은 한국정부 수립 직후 친일파의 저서는 교재나 교과서에 실릴 수 없다는 기본 입장을 밝혀준 사례로,관제금지가 아닌 국민의 여론에 의한 판금으로 기록될만 하다. 그러나 곧 정부의 문화교육정책이 바뀌어 1953년 3월20일 ‘문장독본’은 청록사에서 재출간됐으며 당시의 허기진 학생층에 파고 들어 문학관을 변질시키는 작용을 했다.
  • 지방大 자체상표 넥타이/이탈리아에 10만달러 수출

    ◎대경대,골마社와 계약 한 지방대학이 패션 중심지인 이탈리아에 패션소품 10만달러 어치를 수출한다. 경북 경산시에 있는 대경대학(학장 兪進善)은 24일 이탈리아 골마(GOLMAR)사와 넥타이 5종류 10만개 수출계약을 맺고 생산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수출하는 브랜드는 97년 대경대학이 개발한 라고솔(LAGOSOL). 대학 최초 브랜드로 이탈리아어로 ‘태양이 비치는 호수’라는 뜻이다. 93년 설립된 대경대는 현재 10개 계열에 학생이 4,500명이다. 대구·경북지역이 패션·섬유산업의 중심지라는 점을 감안,개교와 함께 산업디자인 연구소를 세웠다. 지난해에는 ‘디자인특화동’을 세워 패션디자인과 관련된 모든 행사를 이곳에서 열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신입생 환영회를 패션쇼로 열기도 했다. 대경대학은 라고솔 브랜드 상품의 디자인만 하고 생산은 다른 기업에 맡기고 있다. 넥타이 24종,손수건 10종,스카프 6종을 생산하고 있다.
  • 결혼준비 신혼생활 망라 ‘신혼생활 무크시리즈’

    “신혼을 즐기자” 결혼을 앞둔 신랑신부들이 갖는 꿈이다. 그러나 결혼은 현실이며 생활이다. 신혼여행을 다녀오면서 환상은 현실로 바뀌기 마련. 결혼전문잡지 마이웨딩이 최근 펴낸 ‘신혼생활 무크시리즈’는 결혼준비부터 신혼생활까지에 초점을 맞췄다. 집안 일은 물론 신혼때 겪는 각종 통과의례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방법 등 초보부부들이 겪는 고민을 덜어주는 내용을 담았다. 김희경 편집장은 “시행착오를 줄이고 달콤한 신혼생활을 즐기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책을 됐다”고 했다. 그동안 마이웨딩 잡지에 연재된 내용들을 전재하거나 보충한 것으로 ‘허니문 쿠킹’‘커플 메이커업’‘신혼집 소품’‘달콤한 신혼의 성’‘홈인테리어’ 등 5권이다.
  • TV드라마 단골메뉴는‘부도덕’/방송사 제작‘가이드라인’있으나마나

    ◎현실과 거리먼 일그러진 소재/상식 벗어난 지나친 상황 설정/시청자 판단조차 흐리게 할 위험 한 유부남은 자신의 아기를 키우는 옛 연인 근처를 배회하고 그의 부인은 첫사랑 남자의 아이를 가진 채 결혼했다. 그런가 하면 다른 한 남자는 친구와 살던 여인과 동거하고 배다른 자매는 한 남자를 놓고 사랑다툼을 벌인다. 요즘 방송사 드라마의 풍속도다. 현실과는 거리가 먼 이상한 소재들이 판친다. 선이 굵은 서사물보다는 일상 생활을 다룬 아기자기한 소품이 잘 먹힌다는 시장논리를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소재가 너무 일그러진 관계에 몰려서는 안된다는 지적이 많다. SBS­TV의 아침드라마 ‘포옹’은 너무 얽히고설켜 있다. 인철(이영하)은 자신의 아이를 낳아 키우 옛 연인인 소원(김미숙)을 우연히 만나 갈등한다. 그리고 그의 아내(이혜숙)는 옛 남자(송영창)의 애를 임신한 채 시집왔다는 고민을 안고 산다. 이쯤되면 부도덕의 백과전서라 할 만하다. 이런 구도로 2달을 끌고 있다. 아침드라마의 주 시청층인 주부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지 불보듯 뻔하다. 그리고 모처럼 아침드라마에 불기 시작한 건전한 바람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라 파급효과마저 우려된다. 한 시청자의 비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눈길을 끌려고 상황을 너무 과장해서 극단적으로 몰아가는 것 같다. 이런 드라마를 보다보면 극 속 이야기가 현실에서도 비일비재한듯 착각하고 판단기준이 흐려져 ‘부도덕의 덫’에 걸릴 위험이 높아지는 것 아니냐.” 드라마 왕국 MBC­TV도 상황은 엇비슷하다. 19일 끝난 ‘수줍은 연인’도 타락의 유혹과 멀지 않다. ‘홀로된 아버지의 재혼을 중심으로 가족의 의미를 되찾는다’는 기획의도는 어느 정도 살린 것 같다. 하지만 명일(감우성)이 친구 주환(장호일)과 동거하던 영선(심혜진)과 함께 사는,보통의 도덕적 잣대로는 이해하기 힘든 상황을 연출하여 이맛살을 찌푸리게 한다. 한창 뜨고 있는 주말극 ‘사랑과 성공’은 어떤가. 콩쥐팥쥐 아류라는 이미지를 어떻게 벗어날까 하는 궁금증과 맞물려 출발부터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극이 진행될수록 변호사 태우(박상원)를 둘러싼 이복자매 간의 갈등에 무게가 실리면서 물의를 빚고 있다. 이에 관해 여성민우회 박봉정숙 TV모니터팀 간사는 “물론 현실적으로 일어날 수 있다는 점도 인정하지만 시각 자체가 너무 부정적이고 자극적인 밀실에 갇혀 있는 것은 문제”라면서 “말초적 소재는 예전부터 입이 닳도록 제기한 문제이기에 이제는 방송사 자체에서 정화할 때라고 본다”고 말했다. 지난 9월 KBS의 발표에 이어 SBS도 최근 ‘방송제작 가이드라인’을 내놓았다. 취재·제작의 기본자세 항목에 이런 게 있다. “자신이 제작한 프로그램이 미칠 사회적 영향력을 고려해야 한다”(제1장 방송제작의 일반지침 중 취재 제작의 기본자세). 방송사들은 이런 제작지침을 외부 의식용이 아니라 제작과정에 실제로 녹아들게 노력해야 할 것이다.
  • “자기 노래 자신감 가져라”/나훈아 음치탈출 클리닉 비디오 제작

    ◎가사·박자보다 분위기 몰입 중요/선글라스 끼고 부르면 긴장 완화 지난 10일 하오 8시 서울 사당동 현대방송 A스튜디오는 때아닌 ‘아줌마 부대’의 물결로 북적거렸다.소동이 벌어진 것은 ‘트로트의 황제’ 나훈아의 비디오 제작 때문.2,500여곡 취입과 35년 무대경험을 살려 ‘음치 탈출’을 주제로 비디오를 만들기로 한 것이다. “전국민의 10%가 스스로 음치라고 생각한다는 조사결과를 보았는데 제 생각은 달라요.음치란 없습니다.음악이란 건 늘 우리 생활에 살아 숨쉬고 있습니다”.첫 멘트를 시작하자 여기저기서 고개를 끄덕인다. 나훈아는 음치클리닉을 3단계로 풀어나갔다.먼저 ‘난 노래 싫어,죽어도 노래를 못해!’라는 유형.이런 사람에겐 창법이나 멜로디 설명보다는 부담없이 제작될 테이프를 한번 볼 것을 권한다.노래에 대한 마음의 문을 여는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다음은 ‘노래하는 건 좋은데 마이크만 잡으면 노래가 안될까 고민하는’ 타입.나훈아가 무대를 향해 “어디 계십니까”라고 외치자 사전에 연락이 닿았다는 아주머니가무대로 나가 실습을 받았다.처음엔 커튼을 완전 가리고 노래해 보고 차츰 커튼을 젖혀가면서 자신감을 키워가는 식으로 진행되었다. 나훈아 클리닉에 참가한 다른 등장인물인 헤어 디자이너 박준.‘노래엔 자신 있는데 가수처럼 멋있게 부르고 싶은’ 셋째번 부류에 속한다.이 경우 몸을 약간 비스듬히 하고 마이크를 잡지 않은 한손은 주머니에 넣고 선글라스 등의 소품을 준비하라고 권했다. ‘영영’‘갈무리’‘사랑’등 히트곡을 교재 삼아 박자 음정 등 딱딱해지기 쉬운 주제를 특유의 익살과 순발력으로 버무리면서 쉽게 설명했다.즉흥 질문 코너에서 “가사 외우기가 힘들다”“박자 맞추기가 어렵다”라는 말들이 나오자 “박자 음정 다 때려치아 뿌리고 마음대로 들어 가이소”라 소리쳐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66세 할머니가 즉석에서 뛰어올라 춤을 추며 노래 부를 정도로 흥겨운 클리닉이었다.이밖에 나훈아는 신곡 ‘내 삶을 눈물로 채워도’를 담을 뮤직비디오의 일부장면도 공개했다. 제작사인 디지털미디어가 1년동안 기획한 이 프로젝트는 5억원의 제작비를 들였다.비디오는 클리닉장면과 신곡을 섞어 120분 분량으로 편집,이달 말 출시한다.김현숙 전무는 “이번 작업으로 비디오 사업은 전환기를 맞을 것”이라며 “베스트가 아니면 안될 기획이어서 나훈아가 소속한 아라기획에 제안했다”고 밝혔다. 508­0020
  • 서혜경 피아노 독주회를 보고/난해한 大作의 감동 완벽하게 전달

    서혜경은 정말 대단한 피아니스트다.완숙한 기량,작품에 따라 음악을 만들어가는 능력 그리고 청중을 압도하는 카리스마적 자태까지 그는 한 사람의 연주자로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뛰어나다.지난달 30일 진주에서 시작해 일곱도시를 돌며 11월말까지 연주회를 갖는다. 활화산 처럼 정열에 넘쳤던 어제와는 달리 오늘의 서혜경은 또 다른 모습으로 우리를 감동시킨다.특히 그는 피아노가 갖는 어려운 특성을 누구보다 잘 극복하고 성악가가 노래하듯 자연스럽게 피아노로 노래할 줄 아는 사람이며 전혀 다른 여러개의 피아노를 가지고 연주하듯 다양한 음색으로 작품에 따라 명암을 그려내고 있다.슈만의 가곡 ‘미르테의 꽃’ 제1곡을 리스트가 편곡한 ‘헌정’을 시작으로 슈만의 방대한 작품 ‘환상곡 작품17’ 윤이상의 초기작 ‘5개의 피아노 소품’ 쇼팽의 ‘발라드 2번’‘스케르초 3번’‘야상곡 9의2’‘폴로네이즈 53번’ 그리고 앵콜곡인 ‘왈츠’와 ‘에튜드’까지 쇼팽의 여러 양식의 피아노곡을 비교할 수 있어 좋았다. 슈만의 ‘헌정’은 명료하고투명한 소리 그리고 따뜻하고 우아한 음향으로 작은 소품을 노래하면서 시작되었다. 감정을 극도로 절제하면서 피아노를 친다기보다 손끝으로 보드랍게 노래하며 아름다움을 표출하고 있었다. 슈만의 로맨틱한 열정 그리고 젊음과 영감에 넘친 방대하고 난해한 대작 ‘환상곡 작품 17번’은 이날의 백미였다.선율곡선 속에 내재된 화려한 음형과 변화무쌍한 화성 낱말 그리고 분절과 요절이 다양하게 이루어진 음형을 유연하게 처리하면서 아름답고 투명한 선율을 폭넓게 표출하면서 그 방대한 작품을 완벽하게 연주해냈다. 윤이상의 ‘5개의 피아노 소품’은 그가 유럽에서 연주한 최초의 작품으로 네덜란드 빌토벤에서 초연,호평을 받았던 작품이다.자신의 음악언어가 확립되기 이전의 작품으로 12음 기법으로 작곡된 소품.난해한 선율 구조를 넘치는 기량으로 쉽고 명쾌하게 처리해 현대음악이 갖는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게 했다. 쇼팽의 ‘발라드’‘스케르초’‘야상곡’‘폴로네이즈’는 피아노가 갖는 메카니즘이 그의 손을 통해 생명이 부여되고 보다 절묘한 음색과 넓은 표현으로 청중들을 감동케했다.
  • 서울 10개 민간오페라단 ‘리골레토’·‘카르멘’·‘라보엠’ 공연

    ◎오페라 페스티벌에 초대 합니다/오디션 통해 주역·조역 선발/매일 한작품씩 돌아가며 선보여 서울에서 활동하는 10개 민간오페라단이 공동제작한 작품들을 무대에 올리는 ‘98 오페라 페스티벌’이 5일부터 29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열린다. ‘오페라 페스티벌’은 예술의전당과 민간오페라단총연합회가 정부 수립 50주년과 한국 오페라 50주년을 기념하고자 마련한 대규모 오페라 축제.국내 처음으로 주역과 조역 모두를 공개 오디션을 통해 뽑았으며 무대감독과 조명,소품담당 등 스탭도 ‘연수생교육제도’를 통해 선발했다. 또 매일 한 작품씩 바꿔가며 무대에 올리는 ‘레퍼토리 시스템’을 최초로 도입했으며,오페라상품권과 시리즈티켓(20% 할인)을 발매하는 등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세워 관심을 끈다. 공연작품은 ‘리골레토’(연출 장수동)‘카르멘’(김석만)‘라보엠’(이소영)등 3편. ‘리골레토’는 빅토르 위고의 원작을 오페라로 만든 베르디의 명작.원래 제목인 ‘La Vendetta(저주)’가 암시하듯 베르디가 세상을 향해 퍼붓는 저주의 노래다.무대는 16세기 이탈리아.어릿광대 리골레토가 딸 질다와 바람둥이 폭군 만토바공작을 갈라놓으려고 공작을 살해하려다 딸을 죽인다는 비극적인 내용이다. 이번에 올리는 ‘리골레토’는 베르디 원작과는 달리 광대극이 1막에 나오며,만토바 공작에게 희생된 몬테로네 백작의 딸이 유령으로 출연해 시공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점이 이채롭다.바리톤 전기홍,소프라노 김수연,베이스 오현명 등이 호흡을 맞춘다. 프랑스 작가 메리메의 원작소설을 비제가 음악으로 꾸민 ‘카르멘’은,스페인 세빌리아를 무대로 정열의 집시여인 카르멘과 순진하고 고지식한 돈호세 하사와의 사랑 이야기.초연 당시에는 오페라 코미크 형식이었으나 뒤에 레치타티보(서창,敍唱)를 곁들여 오늘날은 양쪽이 다같이 연주된다.극중 각 막에 나오는 전주곡과 제1막에 등장하는 ‘하바네라’,제2막의 ‘집시의 노래’‘투우사의 노래’‘꽃노래’,제3막의 ‘미카엘라의 아리아’,제4막의 ‘카르멘과 호세의 2중창’등이 유명하다.소프라노 김현주,테너 김재형 등이 나온다. 푸치니의 대표작 중 하나인 ‘라보엠’은 보헤미안 생활을 소재로 한 슬픈 청춘 오페라다.가난한 시인 로돌프와 재봉일을 하는 폐병환자 미미와의 만남,그리고 이들과는 대조적으로 현실적이고 쾌활한 성격의 화가 마르첼로와 요염한 무젯타의 사랑을 다룬다.이번에는 원작의 시대적 배경인 1840년대를 아르 누보의 시대인 1900년 무렵으로 옮겨와 ‘라보엠’의 현대적 의미를 부각한 점이 특징.소프라노 이규도,테너 이찬구 등이 출연한다. 작품별 공연일정은 다음과 같다. △카르멘:5,10,15,21,26일 △라보엠:7,14,19,24,29일 △리골레토:8,12,17,22,28일.화·목·토요일 오후7시30분,일요일 오후3시30분 공연.(02)580­1880
  • 허전한 목 포근하게/스카프 다양한 연출법 가이드

    ◎얼굴 작은 사람 옅은색/정장·셔츠와 같은색 무난/줄무늬·체크 활기찬 느낌 스카프의 계절이다. 스카프는 한장으로도 두르고 묶는 방법에 따라 다양한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어 요즘 같은 IMF시대에 더욱 실용적인 패션 소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자연스러움을 추구하는 전반적인 패션 경향에 따라 스카프도 부드러움과 자연미를 강조한 것이 유행이다. 화려한 프린트보다는 간결하고 기본적인 프린트와 단색이 주류. 스카프를 고를 때 얼굴이 작은 사람은 옅은 색을,얼굴이 크거나 검은 편인 사람은 짙은 색을 골라야한다. 줄무늬나 체크 무늬는 활기찬 느낌,작은 문양은 우아한 느낌,물방울 문양은 경쾌한 느낌을 준다. 처음에는 무늬가 없거나 작고 고전적인 무늬로 시작해 점차 감각적인 무늬로 연출하는 것이 좋다. 색상은 정장이나 셔츠와 같은 계열을 선택하는게 무난하다. 여러 색이 섞인경우 한두가지에 맞추면 된다. 직사각형 스카프는 양쪽으로 늘어뜨렸을 때 허리선까지 오는 것이 쓰임새가 다양해 좋다. 플리츠 스커트에 회색 트윈니트를 입고 와인색이나 아이보리 정사각형 스카프로 목부분을 옆으로 길게 매주면 여성스러움을 강조할 수 있다. 단추가 많은 재킷이나 셔츠안에 정사각형 스카프를 삼각형모양으로 접어 목에 두번 돌린 뒤 끝을 리본으로 묶어 안으로 정리하는 방법도 있다. 직사각형 벨벳 스카프나 큰 정사각형 스카프는 어깨에 걸치거나 숄 대용으로 재킷이나 트렌치 코트밖에 두르면 멋스러울뿐 아니라 보온효과도 누릴 수 있다.
  • 고양 중남미박물관(생활속의 박물관·미술관:11)

    ◎어! 한국속에 중남미 있었네/국내유일의 외국문화 전문관/잉카·마야 유물 등 1,500점 전시/각종 생활용품 라틴문화 한눈에/전통가면 우리탈 보는듯 친근감 가을에는 훌쩍 떠나고 싶다. 발길 가는 곳으로 가자. 지구 반대편까지 갈 수 있다면…. 라틴 아메리카로 떠날까. 마음은 그래도 너무 멀어 라틴 아메리카로 가을여행을 떠나기란 버겁다. 그래,중남미 여행대신 ‘중남미박물관’으로 문화여행 떠나자. 침략자의 눈으로는 ‘발견한’ 땅. 그러나 BC 5,000년부터 이미 감자와 고추를 재배했고 마야문명과 잉카문명을 꽃피운 현란한 문명의 땅이었다. 오늘날엔 천연자원의 보고이지만 늦어진 산업화로 가난에 파묻혔던 이 곳은 현재 ‘새로운 땅’으로 불린다. 베링해를 건너간 2만5,000년 전,선조들이 아시아인이라 그런지 여러모로 우리와 닮았다. 지구 반대편의 그곳 사람들의 살아가는 모습이 우리와 닮았음은 일종의 문화충격이다. 마야와 잉카문명,아즈텍으로 대표되는 중남미 문화를 만날 수 있는 곳,경기도 고양시 고양동에 위치한 중남미박물관은 외국문화 전문 박물관으론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곳이다. 아시아에서 유일한 중남미 전문 박물관이다. 붉은 벽돌 스페인풍의 건축물,잘 가꿔진 정원에는 멕시코의 대표적인 조각가 빅또르 구띠에레스의 여인상을 비롯 곳곳에 놓여진 조각품들이 멋스럽다. 5,000평의 대지에 총 건평 1,600평의 박물관과 미술관으로 꾸며졌다. 우선 중남미 독특한 문양이 새겨진 묵직한 나무 문을 열고 들어선 박물관 실내는 경쾌한 라틴 음악과 후엔 데쓰라 불리는 분수대,중남미의 상징인 태양신 아즈텍의 문양이 천장을 장식하고 있어 중남미 분위기를 단번에 느낄 수 있다. 박물관의 라틴 문화유산은 총 1,500여점. 아즈테카 잉카문명 등 고대에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중남미 각국의 찬란했던 문화유산과 역사 생활상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 잉카문명의 토기 석기 목기 등 고대유물은 이 박물관의 첫번째 자랑. 가면과 도자기,가구와 민속공예품과 그림,영상물,전문서적은 물론 생활용품에 이르기까지 중남미의 모든 것이 있다. 이 박물관은 전직 외교관 부부의 콜렉션에서 시작됐다. 전 멕시코대사를 지낸 이복형(李福衡) 박물관장은 “혼을 넣어 만든 곳”이라 자랑한다. 30년을 골동품 시장과 벼륙시장을 뒤져 모았고,전장이라도 유물만 있다면 달려갔다. 그리고 94년,퇴직금으로 박물관 건물을 지어 박물관을 개관했다. 중남미에서만 30년동안 외교관생활을 했기때문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도 있지만 ‘순수하고,따뜻하며 상대적 빈곤감도 느낄 줄 모르는 풍요로운’ 그곳 사람들을 사랑하게 된 것이야말로 박물관 탄생의 첫번째 이유이다. 토기는 중남미 사람들의 모습을 그대로 담고 있다. 인디오 또또낙 족의 토우를 비롯 마야의 ‘고행하는 사제’,올 메까족의 ‘손가락을 빠는 토우’, 아즈텍시대의 ‘풍요의 신’도 있다. 또 8세기 엘살바도르의 요초아와 요호아상,3세기 따이노족의 토기 파편과 멕시코 꼴리마 지방의 ‘다산의 여신’도 자랑거리이다. 목기와 석기,구리로 생활소품을 많이 만든 멕시코 지방의 구리공예와 청색자기도 함께 볼거리이다. 이 박물관에서 어린이들에게 가장 인기인 곳은 가면의 방이다. 남미 전통의귀신탈과 우리의 천하대장군과 비슷한 멕시코 마추와 칸의 나무탈이 있고 나무와 종이,뿔과 돌,비취와 가죽,구슬 야자수 등 소재가 다양한 것이 특징이다. 두려움의 대상인 표범과 사슴 독수리 게의 탈도 있다. 죽음의 가면과 쌍가면 등,가면을 반으로 나눠 표정이 두가지 이상을 담고 있는데 이는 오랫동안 수탈을 당해온 민족의 한과 정복자에 대한 반감을 표현한 것이기도 하다. 중남미 역사에서 식민지배를 빼놓을 수 없듯 이 박물관에서도 루이 15세가 사용하던 바로크 가구세트가 눈길을 끈다. 스페인 정복실에는 기독교와 무력,부에 대한 욕망이 담겨 있는데 그중에는 인디오가 그린 마리아와 스페인 종교화의 대가인 무리요의 화법을 흉내낸 멕시코 과달라하라 대성당 수사들의 작품도 눈길을 끈다. 거칠게 만들어진 목각 예수상,18세기의 천사도 남미문화의 소박함을 엿보게 한다. 안데스 인디오의 대표적인 민속악기 삼뽀냐,케냐,땀볼과 아즈텍 시대의 목각 타악기까지 악기들도 전시되어 있다. 이 박물관은 유물의 전시 뿐아니라 살아있는 문화의 현장.중남미의 대표적인 음식강습이 매일 열리는가 하면 중남미 의상전시회,음악회도 열린다. 지난해 개관한 미술관은 중남미 작가들에게 아시아 진출의 발판이 되고 있다. ◎한마디/李福衡 박물관장/라틴문화 ‘공유정신’도 함께 배우고 가길 기대/멕시코 등 4국서 대사/30여년 수집품 등 모두 문화원재단에 기증 중남미박물관에서는 중남미의 문화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李福衡(67) 洪甲杓(65) 전직 대사 내외의 중남미 문화에 대한 사랑과 집념,그리고 무소유의 인생관도 배울 수 있다. “이 박물관은 아내의 집념과 초인간적인 열의로 이뤄졌어요”라고 李관장은 말한다. 그는 멕시코와 아르헨티나·코스타리카·도미니카 등 4개국 대사를 지낸 중남미 전문가. 李관장 내외의 공식명칭은 아내 洪씨가 중남미 문화원 이사장,李씨가 부설 박물관장. 격으로 보면 부인이 한수 위다. 남편 은퇴 후를 미리 준비한 아내에 대한 지극한 애정의 표현이다. 박물관을 지은 터는 30년 전 평당 300원씩을 주고 산 땅이다. ‘은퇴후 살 곳’으로 사뒀던 곳이지만 테마박물관으로 뜻을 정한 후,소유가 아니라 ‘공유의 즐거움’을 실천하게 됐다. 8원씩 사서 심고 펌프물을 길러 키웠던 묘목들도 자식같아 이 곳에 박물관을 세웠다. 자신을 ‘유노동 무임금’성실한 정원사라 말하는 李관장의 손은 막일꾼의 손이다. 땅과 유물까지 ‘엄청난 재산’을 중남미 문화원재단에 기증했고,사후 장기기증까지 결정했다는 이들에게선 중남미의 화려한 문화 뿐아니라 삶의 지혜와 아름다움도 배울 수 있다. “문화의 빈곤이 우리나라의 갖가지 위기를 갖고 왔어요. 있는 자들이 소유하려하지 않고 함께 공유하려는 생각을 해야 해요” “이 다음에 네 아들을 데리고 또 와다오. 그때 이 박물관 만든 할아버지·할머니 만났던 이야기를 아들에게도 해줘야 해” 엘살바도르 민속토기를 싸게 사기 위해 게릴라들이 점거하고 있는 지역에 밤늦게 들어가기도 했던 용감한 콜렉터 洪이사장은 관람온 한 중학생에게 당부한다. ◎이렇게 가세요 경기도 고양시 고양동 302의 1번지 중남미 박물관은 서울에서 통일로를 따라 문산방면으로 가다 필리핀 참전기념비와 벽제읍을 지나 고양동파출소에서 좌회전해서 마을로 들어간다. ‘이 곳에 박물관이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만큼 아파트가 들어선 마을길을 따라가면 박물관 안내판이 길을 가르쳐준다. 고양향교와 이웃하고 있다. 개관 시간은 아침 10시부터 저녁 5시까지. 년중무휴. 단 평일의 점심시간(12:00∼14:00)은 초등학생이하 어린이는 관람불가. 관람에 필요한 시간은 1시간 정도. 관람료는 어른이 2,500원,학생은 1,000원. 전화 (0344)962­9291·7171
  • 강찬균씨 회갑기념전… 사간동 갤러리 현대서

    금속공예가 강찬균씨(서울대 미대 교수)가 22일∼10월2일 종로구 사간동 갤러리 현대(02­734­8215)에서 회갑기념전을 갖는다. 십장생의 거북,포도,소나무,석류,대나무,복숭아,보리밭 등 조선시대 민화문양을 현대적으로 재구성한 초야용 촛대와 테이블 웨어,시계 등 은제(銀製) 소품으로 실용성 장식성과 함께 한국적인 정서가 짙게 밴 작품들이다. 강씨는 재래식 공예기법에 현대식 공예의 개념을 도입해온 금속공예계의 대부. 그래픽디자인 도자공예 목공예 석공예 등 다양한 장르를 섭렵,기능과 조형미가 조화를 이룬 작품들을 통해 현대 금속공예의 지평을 넓혀왔다. 서울대 미대 응용미술학과를 나온 그는 이탈리아의 카라라 공예학교와 피렌체 미술학교에서 수학했다. 국전에서 특선과 문공부 장관상,상공미전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현재 문화재 전문위원으로 있다.
  • 민주열사 열전:6/尹祥源 5·18시민군 대변인(정직한역사되찾기)

    ◎‘폭동’ 아닌 ‘민중항쟁’ 자리매김 큰몫/은행원서 노동운동가로… 광주야학 주도/5·18 鬪士 회보 제작·배포… 막힌 언로 틔워 80년 5월28일자 미국 일간지‘ 볼티모어 선’에는 다음과 같은 기사가 실렸다.“…나는 이미 그가 죽을 것임을 예감했다.그 자신도 그것을 알고 있는 듯 했다.표정에는 부드러움과 친절함이 배어있었지만,시시각각 다가오는 죽음의 그림자를 읽을 수 있었다.지적인 눈매와 강한 광대뼈가 인상적인 그는 최후의 한 사람이 남을 때까지 싸우겠다고 했다…” 80년 5월26일 있었던 광주도청에서의 최초이자 마지막 내외신 기자회견의 모습을 마틴 브래들리 기자는 이렇게 그렸다.기사에서의 ‘그’는 항쟁지도 부인 ‘청년학생투쟁위원회’ 대변인 尹祥源이었다.그는 다음날 아침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만큼 상반신이 불탄 시신으로 공개됐다.계엄군은 그를 성명불상자로 처리했지만 주머니에서 나온 10여개의 외신기자 명함은 그가 대변인 尹祥源임을 분명히 말해주고 있었다. 尹祥源은 5월 항쟁이 터지자 ‘분노한 시민들의 민주화의지를 어떻게 수렴할 것인가’‘죽음을 무릅쓴 투쟁을 어떻게 조직화하고 가속시킬 것인가’를 고민했다.그리고 그가 이끌던 ‘들불야학’ 강학(교사)들과 함께 각종 유인물을 대량 제작해 뿌렸다.19일 항쟁관련 첫 호소문 ‘광주시민 민주투쟁회보’를 비롯,9호까지 나온 ‘투사회보’의 편집·제작·배포를 밤을 새워 지휘했다.언론이 눈을 감고 있던 당시 투사회보는 시민들의 눈과 귀가 됐다.시민들은 항쟁의 의미를 깨달았고 투쟁의 방향을 가늠할 수 있었다. 시종일관 무기반납을 주장하며 투항적 자세를 보여온 5·18 시민수습대책위원회를 견제하기 위해 도청앞 광장에서 매일 ‘민주수호범시민궐기대회’를 이끈 이도 그였다.그는 각계 각층이 참가한 광주항쟁에 질서를 부여했으며 이것은 당시 신군부와 얼어붙은 언론에 의해 규정된 ‘폭동’이 ‘민중항쟁’으로 새로 자리매김되는데 실마리가 됐다. 대변인 尹祥源은 26일 밤 총을 달라는 고등학교 학생들을 설득했다.“우리들이 싸울테니 집으로 돌아가라.너희들은 역사의 증인이 되어야 한다” 마틴브래들리 기자는 이때의 尹祥源 모습에서 “세계 어느 무장조직에서도 볼수 없었던 생명을 귀중히 여기는 진정한 투사의 진면목을 발견했다”고 회고했다.그의 죽음을 옆에서 지켜봤던 이양현씨의 말대로 그는 “광주항쟁을 위해 태어난 사람”이었다. ‘민주투사’란 수식어가 의아스러울 정도로 尹祥源 열사는 지극히 평범한 학교생활을 했다.어려운 살림에 중학교때부터 광주시내에서 하숙을 했지만 부모님 기대에 부응치 못했고 고등학교때는 ‘에덴클럽’이라는 질이 안좋은 서클에 가입해 술과 담배를 하기도 했다.삼수끝에 전남대 정외과에 입학,공부보다는 연극활동과 친구들 사귀는데 1학년을 보내고 군에 입대했다. 그의 삶에 결정적 변화를 가져온 것은 한 선배를 만나고부터였다.복학후 외무고시를 준비하던 그는 친구 소개로 74년 민청학련사건으로 15년형을 받았던 전남대 2년 선배 金相允(50·하실의료기상사 대표)을 만났다.그때부터 尹祥源은 자신이 처한 시대적 상황과 대학인의 정당한 삶 등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金相允과 학습모임을 꾸려가며 한국현대사에 대한 시각을 재정리했다.“5·18이 터지자 마자 예비검속으로 끌려간 후 상무대 영창에서 상원의 죽음을 알았어요.그후 오랫동안 祥源이가 도청옥상에서 총을 맞고 저를 부르며 죽어가는 환시현상을 겪었습니다” 金相允씨의 회고다. 졸업후 현실에 떠밀려 주택은행에 입사해 서울서 근무하던 은행원 尹祥源은 6개월만에 사표를 내고 광주로 돌아와 노동운동에 뛰어들었다.자신만을 바라보던 부모님과 동생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졌지만 그의 마음은 확고했다.그는 “부정과 불의가 판치는 이 나라 이 민족의 현실을 좌시할 수 없어 그만두려 하니 용서해 주십시요”란 편지를 부모님께 썼다.그리고 광주 한남플라스틱공장에 일용노동자로 취업하고 광주 광천공단 지역 야학인 ‘들불야학’에 적극 참여하면서 한 사람의 완숙한 노동운동가가 된다. 들불팀은 야학 운영 외에도 광천공단의 노동자 실태를 조사해 언론을 통해 폭로하기도 했으며 지역 주민운동에도 적극 참여했다.그리고 이들은 5·18이 터지자 항쟁 내내 시민들의 눈과 귀가 되는역사적 역할을 맡게 되는 것이다. 尹祥源 열사는 들불에서 후일 천상(天上)의 부부가 될 박기순씨와의 운명적 만남을 이룬다.전남대 휴학생이던 그녀는 광주지역 노동운동의 토대를 마련해보고자 들불야학을 연 당찬 여학생이었다.그와 함께 광주·전남지역 최초의 ‘위장취업자’로 불리기도 한다.그러나 박기순씨는 선배 尹祥源이 들불의 중심이 될 무렵 연탄가스 중독으로 78년 12월 꽃다운 청춘을 마감한다.몇군데가 얼룩져 있는 12월 27일 일기장에 尹祥源은 “불꽃처럼 살다간 누이여…아무리 쳐다보아도 넌 아직 살아 있을 뿐이다…”라고 기순에 대한 애타는 추모의 마음을 적어놓았다. 82년 2월,5·18 항쟁에서 살아남은 후배들은 유족들과 함께 尹祥源 열사와 박기순씨의 영혼을 불러 혼례의 예식을 치렀다.이 영혼결혼식을 위한 노래굿 ‘넋풀이’가 만들어졌고 그 마지막 소품에 黃晳暎씨가 노랫말을 붙였다.그것이 ‘님을 위한 행진곡’이다.“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 없이/한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앞서서 나가니 산자여 따르라/앞서서 나가니 산자여 따르라.”이 노래와 함께 두 젊은 넋은 80년대 이후 노도와 같은 민주화투쟁 현장에 언제나 있었다. ◎그의 가족들/공장다니며 학비 대던 동생들 모두 출가/맏아들 가슴에 묻고 부모님만 생가 지켜 尹祥源 열사는 역사적 영광을 얻었지만 그의 죽음은 육친들에게 지워지지 않는 아픔으로 여전히 남아 있다.광주광역시 광산구 신룡동 570­1번지(전남 광산군 임곡면 신룡리에서 87년 광주광역시로 편입됨) 尹열사 생가.그가 초등학교 졸업때까지 자란 이곳에는 부모님이 2남4녀의 자녀를 모두 출가시키고 구순 노모를 모시고 살고 있었다. 아드님이 자랑스럽지 않느냐는 물음에 어머니 金仁淑씨(67)는 그저 말없이 눈물만 글썽였다.아버지 尹錫同씨(72)도 몇차례나 재촉한 끝에 말문을 열었다. “은행을 그만두고 내려오자 기가 막혔지요.동생들은 형을 공부시키기 위해 낮에 공장에 다니며 야간고를 다녔는데 노동운동이라니….자식취급을 안하겠다고 나무라기도 하고 돈을 벌어 남을 도우면 되지 않느냐고 달래기도 했지요.그랬더니 ‘그래서 몇사람이나도와주겠느냐.구조적 모순을 고쳐야한다’고 하더군요” 尹씨는 “오히려 동생들이 공장에 다니며 터무니없는 착취를 당하는 모습이 祥源이를 부채질한 것 같다”고 했다. 尹열사 대학 시절 광주시내에서 함께 자취를 했던 남동생 정원씨는 “형은 제 갈길을 훌륭히 갔다”고 담담히 말했다.역시 같이 자취를 했던 여동생 현희씨는 “늦게나마 사회적으로 인정을 받아 위안이 된다”고 했다.정원씨는 당시 조대부고 야간부에 다니며 낮에는 자전거 배달을 했고 현희씨는 야간상고에 다니며 맥주안주 공장에서 돈을 벌었다.이들은 대학생인 祥源에게 용돈까지 주고 밤을 새워가며 시위 유인물 제작을 돕기도 한 착한 동생들이었다. ◎들불야학 동료 林洛平씨/“독재 뿌리뽑는게 산자들의 참된 의무” “도망갔던 사람이 무슨…” 林洛平씨(41·광주 전남 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는 아주 겸연쩍어 했다. 들불야학 때부터 尹祥源 열사와 고락을 같이했던 그지만 항쟁이 터지던 80년 5월18일 광주 인근 친구집으로 피신했기 때문이다.그는 尹열사의 평전 ‘들불의 초상’을 정리했다.“18일 공수부대가 들어와 온갖 만행을 저지르며 시내를 장악하자 사실 모든 상황이 끝난 것으로 보았지요.27일까지 거기 있으면서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林씨는 尹열사를 비롯한 들불팀이 5·18이 ‘사태’나 ‘폭동’이 아닌 ‘항쟁’ 이게끔 계기를 만든 사람들이라고 했다.항쟁초기 지도부가 없는 상황에서 조직적인 홍보·선전활동은 간접적인 지도부가 됐고 너나 없이 무기를 든 사람들을 정신적으로 묶어주는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尹열사의 인간적 면모에 대해 그는 “민중적 품성이 물씬 풍기는 사람”이라고 평했다.원칙을 존중하는 그였지만 누구도 싫어하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친화력이 돋보였다고.“방년 29세 尹祥源입니다”란 첫 인사로 7·8세나 어린 들불 강학들에게 스스럼 없이 녹아들어 이내 그들과 혼연일체가 됐다고 한다.그가 뽑아대는 현대판 판소리 ‘소리내력’의 구성진 가락은 모든 이들의 넋을 빼놓았다고 했다. “祥源이형은 5·18이 부마항쟁의 전철을 밟지 않게 하려고 노력했죠.결과를 뻔히 예측하면서도역사적 사건의 마지막 증거로 남기를 바랐던 겁니다” 林씨는 그가 남긴 역사적 증거를 토대로 다시는 독재가 발을 못붙이게 하고 민족통일을 앞당기는 것이 산자들의 참된 의무라고 했다. ◎尹祥源 열사 연보 ▲1950년 전남 광산군 임곡면에서 출생 ▲63년 임곡초등학교 졸업 ▲69년 광주 사레지오고 졸업 ▲71년 전남대 정외과 입학 ▲72년 군입대.상주에서 일반하사로 복무 ▲75년 복학 ▲78년 주택은행 입사.6개월만에 그만두고 광주 광천공단내 한남플라스틱공장 취업.들불야학 참여. ▲80년 4월 전국민주노동자연맹 중앙위원 피선 ▲80년 5월19일 들불야학팀들과 함께 항쟁 호소 유인물 제작·배포 시작 ▲80년 5월25일 청년학생투쟁위원회 대변인 ▲80년 5월27일 새벽 전남도청 민원실 2층 회의실에서 계엄군에 항전중 사망
  • 쇼스타코비치 집중 소개/금호현악4중주단 오늘 예술의전당서

    금호현악4중주단은 20세기 러시아의 대표적 작곡가인 쇼스타코비치를 집중 소개하는 ‘청소년과 쇼스타코비치’ 음악회를 26일 하오 7시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개최한다. 쇼스타코비치는 19세 때 페트로그라드음악원 졸업작품으로 작곡한 교향곡 1번을 비롯,오페라와 관현악곡,발레음악,협주곡,기악곡,실내악,가곡,영화음악 등 거의 모든 장르에 걸쳐 작품을 남겼다. 특히 그의 현악4중주곡은 교향곡적인 긴장감과 몰입,전환의 기법을 잘 사용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이번 연주회에서는 ‘현악4중주곡 1번’‘두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5개의 소품’ 등을 들려준다.음악평론가 한상우씨가 연주회 전 쇼스타코비치의 삶과 음악에 대한 해설을 곁들인다. 758­1204
  • 중견 류석우씨 시화전/25일까지 서호갤러리

    ◎“잠시 멈춰! 나의 時를 보라” 중견시인이며 월간잡지 미술시대의 편집주간인 류석우씨의 시화전이 25일까지 종로구 인사동 서호갤러리(723­1864)에서 열린다. ‘작은 그림·사랑의 시’라는 타이틀로 열리는 이번 시화전에는 평소 류씨와 친분을 나눠오던 화가 구자승 금동원 김병종 김일해 황창배 이왈종 장순업 장혜용 석철주 전준엽 김수익 김인화 김용중 김종일 도윤희 류휴열 박지숙 박승규 이성자 이철량 장지원 정강자 오명희씨 등 23명이 참여했다. 지난해 한국문화예술상을 수상한 류씨의 13번째 시집 ‘잠시,멈춰!’ 출간을 기념해 마련된 이번 전시는 낭만적인 서정시로 30여년의 시력을 지켜온 류씨의 시적 감성을 작가들이 명징하게 그림으로 표현한 소품전이다. 류씨는 60년대말 ‘문학춘추’를 통해 등단한 후 ‘4월의 묵시록’ ‘겨울달빛’ ‘그날의 비가’ ‘부랑의 뼈’ ‘설산행’ 등 12권의 시집과 화론집 ‘화가를 찾아서’을 내놓았다.
  • 고미술 精髓 한자리에/다보성 신자료 소품展 31일까지

    ◎상당수 미공개 명품 말모양 띠고리 ‘국보급’/청자관음보살 입상 화관 서양식 ‘이채’/백제 환두패도 눈길 니금산수도·금강산도도 우리나라 고미술품의 정수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다보성 고미술품 신자료 소품전’이 서울 서초구 서초동 다보성 고미술전시관(581­5600)에서 열린다. 31일까지. 이 전시회에서는 희귀한 말모양 띠고리를 비롯해,토기 목기 금속 도자기 회화 민예품 등 500점이 전시된다. 이 중 상당수는 그동안 공개되지 않은 소품들이다. 전시작 중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길이 6㎝의 청동기시대 말모양 띠고리. 동물모양 장신구의 일종인 이 띠고리는 허리에 두르는 띠 한쪽에 고리를 만들어 부착시킨 것이다. 이같은 문양과 형태는 발견된 예가 드물어 국보급으로 손색이 없다는 게 전시회를 갖는 다보성측 주장이다. ‘청자 관음보살 입상’도 보기 드문 명품이다. 12세기 고려시대의 것으로 보이는 관음상은 머리에 화관을 쓰고 양손에 향통을 들고 있다. 안면 각 부분의 표현이 명확하고 화관의 묘사도 중세 서양의 왕관인 크라운 모양을 보이는 등 이제까지 발견된 관음상과는 형태에서 차이를 보인다. 통일신라시대의 ‘금동여래입사오도 볼만한 작품. 이 여래입상은 소발한 머리에 큼직한 육계,그리고 둥글고 탄력있는 눈과 코,작은 입 등을 볼 때 근엄한 표정이 나타나는 통일신라기의 전형을 보여준다. 불상은 팔각연화대좌 위에 자연스러우면서도 당당한 자세로 서있다. 갑옷 칼 등 백제시대의 철제장식 일괄품도 출품된다. 이중 환두태도(環頭太刀)는 고구려 고분 삼실총 벽화에 보이는 무사가 지닌 칼과 유사하다. 손잡이 부분과 칼집이 다소 부식했을 뿐 원형은 잘 보존돼 있다. 이밖에 15세기 제작된 것으로 보이는 ‘분청사기 흑상감모란문 장군’도 시선을 끄는 작품. 장군이란 물이나 술,간장 등을 담는 그릇. 이번에 출품된 높이 23㎝, 길이 21㎝의 장군은 분청에 흑상감을 했다는 점에서 특히 눈길을 끈다. 분청사기에 흑상감을 한 작품은 지금까지 발견된 경우가 거의 없다고 한다. 그런가하면 조선시대 도제(陶製)인형,조선 초기의 유명화가 이징의 ‘니금산수도’(泥金山水圖),겸재 정선의 ‘금강산도’ 등 걸작과 함께 고려시대 ‘청자국화문화병’ ‘청자상감국화문잔탁’,조선시대 ‘백자청화매죽문항아리’ ‘백자청화죽문주전자’ 등 청자와 백자 명품도 선을 보인다.
  • 영화의 모든 것 한눈에/‘영화문화관’ 내일 개관… 관람은 무료

    영화의 제작과정·특수효과 및 각종 자료를 첨단 영상으로 보여주는 ‘영화문화관’이 경기도 남양주시 서울종합촬영소 영상지원관 1층에 문을 연다. 오는 7일 개관하는 이 문화관은 370평에 △영화의 탄생과 기술발달 △장르로 본 영화문화 △제작 과정 △재미있는 영화세계 △한국영화 등의 5가지 전시코너와 영상실·자료검색실로 구성됐다. 이 가운데 ‘영화의 탄생…’‘한국영화’코너에서는 국내 및 세계 영화의 발전 흐름을 특수영상·그래픽 패널 등으로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으며 나운규의 1930년대 친필 시나리오 원고,초창기 기자재,포스터 등도 전시돼 있다. 또 ‘제작과정’과 ‘재미있는…’코너는 극영화와 애니메이션의 기획에서 실제 진행 과정,제작 뒷이야기에 이르는 다양하고 재미있는 볼거리를 갖추었다. 이밖에 영상실에서는 일반극장에서 볼 수 없는 특수효과 영상이라든지 청소년 창작 단편영화 등을 상영하며,검색실에서는 각종 영화 자료·소식을 첨단 시스템으로 찾아볼 수 있다. 윤일봉 영화진흥공사 사장은 “국내 처음으로 세운영화문화관이 영상매체에 관한 이해와 흥미를 깊게 하는데 기여하기를 바란다”면서 특히 청소년층이 적극 활용,21세기 영상문화를 이끄는데 도움이 될 것을 기대했다. 한편 서울종합촬영소는 문화관 개관에 맞춰 의상·소품 45만여점을 전시하는 전시관을 열고,시대극에 자주 등장하는 전통한옥 운당도 개방,관람객을 적극 유치하기로 했다. 영화문화관 관람은 무료이며 개방시간은 여름엔 상오 10∼하오 5시,겨울은 하오 4시까지이다. 월요일은 쉰다. 영화문화관 정보의 인터넷 주소는 ‘http://www.kmppc.or.kr’
  • 다리오포作 여성문제극 ‘모든 집,침대‘/孫靜淑 기자(객석에서)

    ◎관객 사로잡는 ‘넘치는 익살’ 극단 민예가 공연중인 ‘모든 집,침대 그리고 교회’에서 가장 유명한 이는 극작가 다리오 포 이다. 지난해 노벨문학상을 타며 본격 소개됐지만 대학로 무대에선 일찌기 사랑받아온 이탈리아 작가다. 국가권력 횡포에 맞서며 억압받는 대중을 대변해온 ‘연극운동가’인 포의 매력은 ‘투쟁성’만은 아니다. 중세 어릿광대를 이은 넘치는 익살로 전혀 이론을 모르는 사람이라도 한번에 사로잡아버리는 힘이 있다. ‘…교회’에서 포는 여성문제에 덤벼들었다. 작품은 별개 소품 3개로 이뤄져 각각 여성 한명이 일인극을 하는 옴니버스 형식으로 이번 무대에는 두개만 올랐다. ‘우리는 모두 똑같은 얘기를 가졌어요’에서 주인공은 아기 낳는 고통을 알게된 한 남자 얘기를 들려준다.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면 임신에 대한 아내의 두려움은 아랑곳없이 관계를 강제해도 되는 줄 아는 ‘전기기술자’. 어느날 아내의 헝겊인형이 그의 엉덩이 사이에 박혀 빠져나오지 않는 바람에 팔자에 없는 난산을 겪다 결국 펑터져버렸다는 것이다. ‘외로운 여인’은 더 직설적이다. 여자를 도구로만 여겨 집에 가둬버린 남편,그런 여인을 망원경으로 엿보는 앞집 남자,온통 화상을 입고도 가정부 건드리기를 멈추지 않는 시동생,육체적 사랑밖에 모르는 애인에게 포위돼 여인은 미치기 일보 직전이다. 포의 기지는 여기서 나타난다. 여인은 영화 ‘델마와 루이스’ 주인공들처럼 어떤 사탕발림에도 끝내 타협하지 않는다. 아니 델마나 루이스는 자신을 부숴버리지만 여인은 자기를 괴롭히는 바깥에 총부리를 겨눈다는 점에서 더 선동적이다. 생경한 구호에 그치기 쉬운 ‘비타협’에 익살의 살을 붙이는 포의 입심은 짜릿하기까지 하다. 젊은 여배우들의 연기는 사실 어설픈 감이 없지 않다. 무대도 누추하고 깜박깜박 호흡을 놓치는 조명이 한번씩 극의 흐름을 끊어놓는다. 하지만 어떤 불리한 여건도 작가의 반짝이는 생기를 죽이지 못했다. 9월30일까지 마로니에 극장. 744­0686.
  • 미국서 귀국한 1세대 마임이스트 김성구씨

    ◎“우리정서 맞는 마임 하고파”/100시간 워크숍·‘별과 방랑자’ 공연 계획 30여년 가까이 몸짓으로만 말해온 사람이 있다.헬렌 켈러 등의 얘기가 아니다.우리나라 일세대 마임이스트 김성구.한국 마임 역사와 함께 잔뼈가 굵어오다 92년 훌쩍 뉴욕으로 ‘인생공부’를 떠났던 김씨가 얼마전 귀국,뚝딱 뚝딱 새로운 ‘몸짓무대’를 짓고 있다. “68년 12월이었는데 롤프 샤레라는 서양 마임이스트가 처음 내한했어요. 고등학생 신분으로 그걸 보고 아,저런 것도 있구나,했지요.그런데 날이 갈수록 그 무대가 또렷이 떠오르겠죠.그때 이미 마임에 빠져들었나 봐요” 70년대 초 마임극단 ‘에저또’단원으로 활동을 시작한 김씨.마임이스트 유진규가 당시의 친구다.배우 김동수와 함께 연출가 채윤일씨의 데뷰작에 출연하고 마임전문 극단 ‘73 그뒤’를 만든 것도 이 무렵.그뒤 ‘고도를 기다리며’에서 따온 소품 정도를 제외하곤 무대위에서 말을 해본 기억이 거의 없다. 신발의 한국 흙이 채 마르기도 전에 김씨는 벌써 ‘일’을 꾸미기 시작했다.8월3일∼9월30일 활인 예술극장에서 ‘김성구의 100시간 마임 워크숍’(문의 392­6890)을 열어 ‘친구들’을 모으고 9월말쯤 ‘별과 방랑자’라는 신작공연도 올린다.이밖에 TV뉴스 시간의 ‘마임 칼럼’,마임영화 제작 등을 꿈꾸고 있다. “배우로,연출로 수없이 마임무대를 꾸렸고 외국물도 먹어봤지만 갈수록 우리 정서에 맞는 마임의 필요성을 절감해요.쉽게 관객을 파고들면서도 페이소스가 있는 ‘새로운 비극’바람을 일으켜보고 싶어요”
  • 창작희곡 가뭄속 외국 문제작 대거 상륙

    ◎‘누드모델’‘세일즈맨의 죽음’ 불황속 창작희곡이 말라붙은 틈새를 비집고 외국 문제작들이 잇달아 서울 대학로로 몰려온다.다음주 이탈리아 거장 알베르토 모라비아 원작의 ‘누드모델’(24일∼10월11일·은행나무 극장)과 아서 밀러 작 ‘세일즈맨의 죽음’(24일∼8월2일·여해문화공간,8월7일∼9월13일·대학로극장)이 나란히 막을 올린다.한창 공연중인 ‘메카로 가는 길’,‘모든 집,침대 그리고 교회’ 등도 번역물.본토에서 이미 검증된 터라 아무래도 위험부담이 적겠다. ‘누드모델’은 모라비아 대표소설 ‘권태’를 각색한 작품.매사 심드렁한 늙은 화가 스테파노가 옆집 화가의 누드모델 세실리아를 알게된 뒤 권태를 잊으려 ‘섹스만을 위한 섹스’에 탐닉하다가 세실리아에게 딴 남자가 생기자 극단적 소유욕에 사로잡히는 이야기.선정적으로 흐르기 쉬운 소재를 현대사회 비판의 소품으로 얼마나 그럴싸하게 깎아낼지가 관건.송종석 각색·연출,김인수·이산하 등 출연.화∼금 하오 4시30분·7시30분,토·일·공 하오 3시·6시.3672­6051. 몇년전만 해도 대학로의 단골메뉴였던 ‘세일즈맨의 죽음’.월급쟁이들을 후려친 IMF한파를 타고 되돌아왔다.한때 잘나가던 세일즈맨 윌리가 본사로 옮겨달라고 청을 넣었다가 나이 들었다는 이유로 오히려 해고당하자 자살한다는 줄거리가 요즘 우울한 사회분위기와 맞아 떨어진다.극단 몸의 세번째 작품.박홍진 연출,기주봉·이봉규 등 출연.화∼금 하오 7시30분,금∼일 하오 3시·6시30분.745­4596.
  • 가족문제 다룬 현대무용

    ‘현대’자 붙은 예술은 왠지 어려울것 같은 두려움.‘댄스 시어터 온’이 전혀 겁낼것 없고 ‘현대’무용을 가족끼리 봐도 즐거울 수 있다며 ‘가족과 함께보는 춤’이라는 무대를 준비했다.19∼21일 서울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94년 창단된 ‘댄스 시어터 온’은 예술도 대중적이어야 한다는데 뜻을 모으는 젊은 춤꾼들 단체.공연이름에 걸맞게 네편중 두편이 가족문제를 다룬 몸짓. ‘경로 다방’은 너무 정색하지 않고 노인문제를 살짝 무용 소재로 끌어들여본 작품.뉴욕과 서울을 오가며 활동하는 무용가 안은미씨 신작 안무다.‘가고파’는 김동진 가곡에 맞춰 ‘댄스 시어터 온’ 홍승엽 대표가 안무한 작품으로 ‘향수(鄕愁)에 대한 소품’쯤 되겠다. 이밖에 인형극,마임,무용의 테크닉을 섞어 만든 ‘백설공주’는 97년 서울국제무용제에서 주목받았던 작품.카프카의 ‘변신’을 모티브로 한 신작 ‘다섯번째 배역’도 곁들인다.(이상 안무 홍승엽) 금·토 하오 7시30분,일 하오 5시.272­2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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