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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지환 “‘살과의 전쟁’ 정말 혹독했다”

    강지환 “‘살과의 전쟁’ 정말 혹독했다”

    흘러넘치는 뱃살, 떡진 단발머리와 덥수룩한 수염까지. 미남 배우 강지환(35)이 뚱보 형사 차철수로 완벽 변신했다. 그는 오는 31일 개봉하는 영화 ‘차형사’에서 패션계에 퍼진 마약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패션 모델로 위장해 잠입하는 형사 역을 맡아 체중을 10㎏ 넘게 찌웠다 빼는 열연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2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강지환을 만났다. →작정하고 망가진 것 같다. 전반부에 비호감 캐릭터인 차 형사를 연기할 때 부담감은 없었나. -기존의 드라마나 영화에서 잘먹고 잘사는 멋진 역할은 충분히 했다. 변신이 필요한 시기였다. 물론 처음부터 끝까지 그런 모습이었다면 한번쯤 고민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영화의 묘미는 뚱뚱하고 노숙자 같은 형사가 멋있게 변하는 반전에 있다. 처음이 세야 반전도 세다고 생각했다. 비호감이지만 밉지 않으면서 귀여운 차 형사의 모습을 살리려고 했다. →망가지는 것에도 나름대로의 전략이 있었을 것 같은데. -차 형사는 막무가내에 지저분한 노숙자 캐릭터였고 첫 등장에서부터 강한 느낌을 줘야 했다. 그래서 직접 서울역과 영등포역에서 가서 노숙자들을 보고 옷 스타일을 정했고 풍물 시장을 돌아다니면서 필요한 소품도 구입했다. 특히 헤어스타일에 주안점을 뒀다. 처음엔 파마도 해봤는데 결국 단발머리를 선택했다. TV 예능 프로그램에 ‘파리지앵’으로 나오는 가수 정재형씨의 머리를 보고 영감을 얻었다(웃음). →12㎏이나 체중을 불린 이유는. -처음에 제작사에서는 석고로 뚱보 차 형사의 몸을 뜨고 그 안을 실리콘이나 보정 속옷으로 채우는 방식을 제안했다. 하지만 그럴 경우 코미디가 강조돼 영화가 가볍게 보일 수 있고, 리얼리티를 살리려면 배우가 직접 살을 찌우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다. 일단 살을 찌운 뒤 배나 팔 부분에 보정 속옷을 살짝 덧댔는데 확실히 움직일 때 행동이 자연스럽고 편했다. →촬영장에서 실제 노숙자로 착각하는 사람도 있었다던데. -10㎏ 넘게 살을 찌우고 뚱뚱한 차 형사 분장을 하니 내가 봐도 그럴 듯하더라. 대전에서 촬영할 때 화장실을 가려면 지하도로 400~500m를 걸어가야 했는데 매니저와 함께 가는데도 주변 사람들이 피해 다녔다. 대전의 지하철 역에서는 노숙자로 착각해 돈을 주는 사람도 있었다. →살을 찌웠다 빼는 과정이 상당히 혹독했을 텐데. -‘살과의 전쟁’을 방불케 했다. 한달 뒤에 살을 다시 빼야 했기 때문에 무조건 많이 먹는 것이 아니라 단백질 위주 식사로 덩치를 키워야 했다. 하루 6끼씩 닭가슴살을 먹고 운동을 하면서 살을 찌웠다. 가장 힘든 점은 한달 뒤에 다시 모델처럼 살을 빼야 한다는 것이었다. 런웨이 세트장이 지어지고 촬영 날짜는 다가오는데 시간은 없으니 무척 예민해졌다. 극의 하이라이트인 모델 워킹 장면만 한달 뒤로 미루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매일 새벽에 촬영이 끝난 뒤 한 시간 넘게 유산소 운동을 하니 빈혈까지 오더라. 15㎏을 뺐다. 살을 찌우고 빼는 것이 이렇게 힘든 일인 줄 알았다면 안 했을 거다. 액션 연기보다 어려웠다. →캐릭터를 잘 살린 덕분인지 코믹 연기에 물이 오른 것 같다. -남을 화나게 하기는 쉽지만 웃기기는 힘든 것 같다. ‘7급 공무원’을 할 때도 그렇고 웃기지 말자는 것이 시작점이다. 난 항상 진지한데 ‘피식’하고 웃음이 터지는 게 내 스타일의 코미디다. 사실 ‘7급 공무원’ 이후 차기작으로 코미디를 배제하고 진중한 연기를 하고 싶었다. 그런데 10년차 배우로서 생각해보면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작품도 있지만 내 작품은 따로 정해져 있는 것 같다. 처음엔 고사했는데 나중에 네 손에 대본이 들려있더라. 전에 해보지 않은 새로운 캐릭터에 도전해 보고 싶었고 몸과 마음이 혼연일체가 돼 몰입하니 좋았다. →‘7급 공무원’의 신태라 감독과 두 번째 호흡을 맞췄는데 전작의 흥행이 영향을 미쳤나. -꼭 그렇지는 않다. 다만 한번 호흡을 맞췄기 때문에 서로의 장단점이나 성향을 잘 안다는 장점이 있었다. 신 감독님과는 코미디 코드가 맞는 편이다. 감독님은 ‘7급 공무원’ 때 재준의 뇌구조 사진을 내민 것 말고는 주문한 것이 없다. 그 정도로 방목형이다. 그래서 감독님의 OK 사인을 받기 위해 더 열심히 고민하고 연습한 것 같다. →코미디와 액션이 결합했다는 점에서 ‘7급 공무원’과의 비교를 피할 수 없을 것 같다. 현장에 위장 잠입하는 형사 이야기는 조금 식상한 소재가 아닐까. -‘7급 공무원’은 첩보물이고 ‘차형사’는 비주얼적인 코미디가 강한 영화다. 일단 차 형사라는 인물만 놓고 봤을 때 새로운 캐릭터라는 확신이 들었다. 여러 가지 상황과 내용적인 면에서도 기존의 형사물과 다른 점이 많다. 파고들어가면 다들 비슷한 뿌리에서 나온 이야기가 아닐까. 이 영화는 웃자고 만든 영화이고 삶의 방향이나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것은 아니다. →이수혁, 김영광 등 모델 출신 배우들과 함께 무대에 선 소감은. -한번도 나(184㎝)보다 키 큰 사람을 접해 본 적이 없었는데 키도 크고 뽀송뽀송한 친구들을 보니 내가 나이를 먹었다는 게 새삼 실감났다. 요즘 TV를 보면 아이돌 가수 출신의 어린 배우들이 많이 나오더라. 불안감이 들기보다는 환경이 많이 변해간다고 느낀다. 나는 30대 중반의 배우로서 그만큼 관록이 쌓였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렇게 망가지는 역할도 할 수 있는 게 아닐까. →드라마 시청률이 저조한 반면 영화 쪽 흥행 성적은 좋은 편이다. 이번 영화에 거는 기대가 남다를 것 같다. -드라마는 처음에 이야기했던 내용과 끝이 바뀌는 경우도 많고 현장에서 무조건 빨리 찍어서 내보내야 하는 시스템이라서 힘들다. 물론 시청률에 대해 아쉬운 점도 있었다. 그래서 나 자신을 확 쏟아부을 수 있는 작품이 필요했고 ‘차형사’에 더 많이 노력했다. 데뷔작인 ‘영화는 영화다’ 이후 뛰어놀고 싶어서 ‘7급 공무원´에 출연했는데 예상치 않게 관객이 400만명이나 들었다. 일단 이번에 그보다 높은 500만명을 목표로 세웠다. 3연속 안타만 친다면 좋을 것 같다(웃음).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칸이 여덟 번 부른 남자 그래도 별 느낌없다는 남자… 그는, 홍상수다

    칸이 여덟 번 부른 남자 그래도 별 느낌없다는 남자… 그는, 홍상수다

    우연적 만남이 빚어내는 관계의 변주. 반복되는 듯하지만 조금씩 달라지는 상황의 디테일. 명징한 메시지를 전달하거나 질문에 대한 답을 내놓기보다는 툭툭 일상의 단편을 던진다. 눈치챘을지도 모르겠다. 맞다. 홍상수 영화다. 제65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대된 ‘다른 나라에서´(31일 개봉) 역시 기이하고도 매혹적인 홍상수 식 화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보증을 잘못 선 어머니와 함께 모항이란 해변마을로 잠적한 영화과 학생(정유미)의 내레이션으로 영화는 시작한다. 그는 안느(이사벨 위페르)란 이름을 가진 3명의 여인이 나오는 시나리오를 쓴다. 첫 번째 안느(사진 위)는 잘나가는 영화감독인데 한국인 부부(권해효·문소리)와 함께 여행을 온다. 두 번째 안느(아래)는 남편이 해외출장을 간 틈을 타 연인관계인 영화감독(문성근)과 모항에서 접선한다. 세 번째 안느는 한국여자에게 남편을 빼앗기고서 지인인 민속학 교수(윤여정)와 모항에 온 이혼녀다. 각각 에피소드는 별개로 존재한다. 그런데 상황이 반복되면서, 인물과 소품들은 다른 에피소드 속 상황과 묘하게 얽혀 들어간다. 칸 출국을 이틀 앞둔 홍 감독을 지난 11일 만났다. →칸영화제 경쟁부문만 해도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극장전’ 이후 벌써 세번째인데. -고생한 배우들한테는 좋은 자리가 될 거란 생각은 든다. 하지만 칸 영화제 측에서 경쟁부문이라고 이름 붙였을 뿐이지 내가 영화를 만들 때 다른 작품들과 경쟁하려고 만든 건 아니니까(특별한 소감이나 기대는 없다)…. 다만 내 영화를 보고, 느끼는 부분이 사람마다 다를 텐데 그 반응을 집중적으로 들을 수 있는 기회란 점은 좋다. #글쎄 왜 칸이 날 좋아하는지 안 궁금해 →13편의 연출작 중 8편이 칸에 초대받았다. 왜 칸은 홍상수를 선호할까.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다. 알 길도 없고, 궁금하지도 않고, 물어보지도 않았다. →‘다른 나라에서’는 어떻게 구상하게 됐나. -장소(전북 부안군 모항)를 먼저 정했다. 영화를 찍을 만한 곳인지 여행 겸해서 2011년 초 1박 2일로 갔다. 아담하고 좋더라. 어떤 영화를 찍을지는 모르지만 그해 7월쯤 찍기로 했다. 그러다 그해 5월쯤 이사벨 위페르가 사진전을 위해 서울에 왔다. 인터뷰를 보니 한국 감독 중 나와 다른 누군가와 (작품을) 하고 싶다고 했더라. 전에 파리에서 두번쯤 만나 안면은 있었다. 그래서 점심을 같이했다. ‘7월에 뭔가 찍을 건데, 뭔지는 모르는데 혹시 관심있느냐.’고 물었다. 더 묻지도 않고 하겠다더라. 그 친구를 주인공으로 정해놓고, 할 수 있는 얘기가 뭘까 생각했다. (한국 사람이) 외국인과 만날 때 수줍음과 과잉 친절을 떠올렸다. →촬영 당일 아침에 쓴 ‘쪽대본’을 주는 걸로 유명한데. -‘하하하’(2009)까지는 그래도 트리트먼트(시놉시스를 발전시킨 형태. 그림 없는 콘티의 개념)가 있었다. 전체의 30~40% 정도의 디테일은 있었다. 그런데 ‘옥희의 영화’(2010)부터 미리 알고 시작하는 부분이 확 줄어들고 있다. #아침마다 쪽대본 쓰는 게 적성 맞아 →점점 즉흥 작업을 선호한다는 얘기인데. -주어진 시간이나 준비가 없으니까 다른 머리를 쓰게 되고 현장에 더 집중한다. 그러면 튀어나오는 게 달라진다. 이번에도 촬영 2~3주 전 이사벨에게 1인 3역을 시키기로 결정했다. 스쳐가는 생각들을 메모해 놓고, 하루 분량을 찍고, 촬영한 분량을 생각하며 잠든다. 아침에 집중해서 시나리오를 쓰는 식이다. →당일 시나리오를 써서 완성한 영화가 처음 구상과 얼마나 비슷한가. -처음 구상이란 게 별 게 없었다. 외국인과 한국인이 만날 때 표피적이고 상투적으로 반복되는 양상들이 있다. 직감적으로 이걸 하면 되겠다 싶은 거다. 내가 조각가라고 치자. 어딜 갔다가 큰 돌을 봤다. 그 안에서 언뜻 형상이 보여 스튜디오로 갖고 온다. 깎아 들어가다 보면 돌 안에도 숨겨진 색도 있고 엉뚱한 결도 드러난다. 그러면 얼굴을 조각하려던 부분에 다른 형상을 새길 수도 있다. 영화도 마찬가지다. 그날의 날씨, 촬영하는 동네 상황. 배우의 인품 같은 게 모두 결이 된다. 새로운 결이 튀어나올 때 판단하고 반응을 한 게 모여 영화가 된다. 뚜렷한 메시지나 주제의식이 있는 영화는 10명이 보면 다 비슷비슷한 반응이다. 하지만 (내 영화처럼) 이렇게 만들어진 경우에는 사람마다 다르게 보게 된다. 내가 원하는 게 그런 거다. →충무로에선 보기 드문 방식인데. -특별할 건 없다. 작곡가, 화가, 소설가들이 다 이런 방식이다. 전체를 다 구상해 놓고 소설을 쓰거나 작곡을 하거나 그림을 그리는 경우는 드물다. 매번 일어나는 반응과 결정들이 반복되는 건데 기질에 맞는다면 좋은 방법이다. 나에게는 잘 맞는다. →당신의 영화 속 남성 캐릭터는 주로 교수나 시인, 영화감독들인데 십중팔구 위선적이고 찌질하다. 왜 그런가. -그 사람이 다룰 수 있는 인간형, 타입이란 게 정해져 있다. 그걸 평생 반복하는 거다. 평생 소시민들만 다루는 감독들도 있지 않나. 내가 뜬금없이 장르영화 감독처럼 대통령이나 공군조종사를 캐릭터로 만들 수는 없는 일이다. #나야 찌질한 캐릭터 평생 다룰 수밖에 →초기 작품과 비교하면 갈수록 경쾌해진다. -첫 작품을 35살에 찍었고, 지금 52살이다. 사람이 겪는 게 있으니까 영화적 표현도 계속 옮겨가는 것 아니겠나. 그렇다고 내 변화에 대해 정리하고, 설명하고 싶지는 않다. 해봐야 소용도 없다. 말이란 게 구속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경계하는 편이다. →왜 좀 더 명료하고 익숙한 영화를 찍지 않나. -나에게 영화란 귀한 기회이고 발견의 장이다. 하루, 하루의 삶이 단순하지가 않다. 복잡하다. 모순되고. 설명될 수 없을 뿐 아니라 해결 안 되는 일들도 많다. 그런 느낌들은 영화를 지금처럼 만들 때 더 근사치로 표현된다. 영화로 삶에 대한 해답을 내놓고자 하는 게 아니다. 삶의 복잡함을 비슷하게 구현하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 그런 영화를 스크린 앞에서 공유하는 과정을 소중하게 생각한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청도 코미디극장 청춘들의 꿈과 땀

    청도 코미디극장 청춘들의 꿈과 땀

    세상을 웃기고 싶은 청춘들이 시골마을 코미디 전용 극장에 모였다. 20일 밤 10시 55분에 방송되는 KBS 2TV ‘다큐 3일’에서는 당장 주머니를 채울 수는 없어도 마음만은 부자라는 경북 청도 코미디극장의 개그맨 지망생들과 함께한 3일을 소개한다. 시골 마을 청도에 세워진 작은 극장이 전국 250여개의 공연장 중 40주 연속 예매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곳은 바로 개그맨 전유성씨와 청도군이 힘을 합쳐 만든 코미디 전용 극장이다. 이곳엔 개그 콘테스트에서 낙방한 개그맨 지망생 16명이 모여 공연을 하고 있다. 아직은 지망생이지만 직접 무대를 꾸리고 있는 만큼 책임감과 열정은 프로 개그맨 못지않다. 이들은 매일 새벽까지 이어지는 코너 연습 후에는 합숙하고 있는 집으로 돌아가서 집안일까지 스스로 해야 한다. 청도에 오기 전까지는 집안일을 거의 해 보지 않았다는 사람들. 힘들고 불편한 생활을 감수하면서도 코미디를 하고 싶다는 사람들. 이들에게 코미디란 어떤 의미일까. 연습실 한켠에서 코너 연습에 몰두하고 있는 3기 교육생 신미영씨. 작은 체구의 미영씨는 종업원, 골프장 도우미, 콜센터원 등 27세의 나이에 비해서는 꽤 많은 경력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 여러 직업을 가졌던 것은 가슴속에 채워지지 않는 그 무엇 때문이다. 이제야 현실에 맞춰 살았던 과거를 버리고 과감히 가슴이 시키는 일을 선택한 미영씨는 꿈을 선택하면서 잃는 것도 생겼다. 수입이 없어 친구 결혼식에도 가지 못하고 있는 것. 그는 대신 가슴속을 채워 줄 자신만의 행복을 찾아가고 있다. 신나게 지르박 스텝을 밟고 있는 22명의 3기 교육생들. 올해 2월 입단한 이들은 대부분 코미디를 배워 본 적이 없다. 모두 웃기는 거라면 동네에서 한 가닥씩 했던 사람들로 스스로를 웃기다고 자부하며 이곳까지 오게 됐다. 하지만 동네에서 재미있던 코미디가 무대에서까지 통하지는 않는 법이다. 극장에서 무료로 가르쳐 주는 지르박, 탭댄스, 마술, 1분 스피치 등을 통해 작은 동네에서 큰 무대로 꿈을 넓혀 가고 있다. 공연에서 빠진 2기를 대신해 3기 연습생이 무대에 오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대사 한마디 없는 지하철 승객 역할이지만 연습생인 3기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귀한 기회다. 먼저 무대에 서고 싶다며 지원한 원준씨는 외모가 평범하다는 이유로 탈락했고, 개성 강한 머리 스타일의 대광씨가 낙점됐다. 작은 배역이지만 처음으로 기회를 얻은 대광씨의 역할은 외모와 어울리는 불량배로 설정했다. 설레는 마음에 직접 소품까지 준비한 대광씨는 설렘과 흥분 가득한 얼굴로 첫 무대에 오른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캠·핑·특·수’ 놀토 시대 4000억 시장… 유통가 점령한 핫 키워드

    ‘캠·핑·특·수’ 놀토 시대 4000억 시장… 유통가 점령한 핫 키워드

    한국인삼공사는 최근 캠핑 관련 이벤트를 진행했다. 정관장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113개 가족을 뽑아 장비 일체를 제공하는 등 무료 캠핑 체험 기회를 주는 것인데, 무려 5만 8000명이나 몰렸다. 캠핑이 대세임을 볼 수 있는 한 사례다. 이마트는 캠핑용품 전용매장을 지난해보다 한 달 이른 이달 중순에 열었다. 주 5일제 수업으로 3~4월 캠핑·등산용품의 매출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어나는 등 수요 급증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지난 10~14일 진행한 캠핑용품전 매출은 전년에 비해 7배나 뛰었다. 무서운 기세로 성장 중인 캠핑 시장은 올해 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점쳐진다. 2008년엔 고작 700억원 수준이었다. 전국적으로 캠핑장이 500개 이상으로 늘었고 주 5일 수업 등 캠핑을 즐길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 스포츠·아웃도어 업계뿐 아니라 유통, 식품 등 모든 업계가 ‘캠핑 특수’를 보기 위해 머리를 싸매고 있다. ●줄 잇는 출사표… 캠핑 시장 쑥쑥 캠핑 시장의 경우 콜맨, 코베아, 스노우피크 등 전문 브랜드가 전체 시장의 60% 가까이 점유하고 있다. 여기에 웬만한 아웃도어 브랜드들도 캠핑 라인을 강화하거나 새롭게 내놓으면서 파이를 키우고 있다. 이번 시즌 노스페이스, 코오롱스포츠, K2 등 아웃도어 ‘빅3’는 가족 단위 캠핑에 맞춰 오토캠핑 용품을 대폭 강화했다. 아웃도어 브랜드 밀레와 스포츠브랜드 휠라스포트는 캠핑 라인을 신규 출시했다. 아이더도 텐트 등 신제품을 내놓았다. 1위 업체인 콜맨은 한국 시장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최근 전국 캠핑장에서 무료로 장비 점검 행사를 벌이는가 하면 최소한의 장비로 피크닉을 즐길 수 있는 ‘콜맨 원데이 피크닉’을 진행하면서 소비자들과 접점을 늘리고 있다. 이에 맞춰 ‘콜맨 스마트 피크닉 세트’를 출시했다. 설치가 간단하고 이동성이 뛰어난 텐트, 매트, 아이스박스, 테이블 등을 세트로 구성해 한강이나 도시 근교로 가벼운 소풍을 계획하는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높다. ●유통업체도 캠핑 테마 전성시대 매출 부진에 우는 대형 유통업체들은 최근 캠핑을 전면에 내세워 고객 잡기에 나서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31일까지 전점에서 ‘캠핑용품 페스티벌’을 진행한다. 노스페이스, 코오롱스포츠, K2, 라푸마, 블랙야크, 밀레, 콜맨, 스노우 피크 등 브랜드들이 대거 참여한다. 롯데몰 김포공항도 1층 그랜드홀에서 ‘캠핑용품 제안전’을 이달 말까지 진행한다. 행사장을 실제로 캠핑에 온 듯한 느낌을 가질 수 있도록 꾸며 고객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 신도림에 위치한 디큐브백화점 문화센터는 여름 학기에 강좌 주제가 캠핑, 낚시, 여행이다. 본격적인 낚시의 계절이 다가오면서 초보자를 위한 낚시 강좌 ‘계류(溪流) 이갑철의 낚시 이야기’, 20~30대에서 유행하는 트렌드 낚시 ‘루어 낚시를 배우다’ 등을 마련해 놓고 있다. 혼자 떠나는 것을 망설이는 여성 여행객을 위한 ‘여자 혼자 떠나는 여행의 기술’과 ‘김성주 감성&숲 인문학여행’도 준비됐다. ●먹거리도 캠핑 마케팅 후끈 식품 업계도 캠핑 특수를 누리고 있다. 동아오츠카의 인기 이온음료 ‘포카리스웨트 분말’은 출시 25년 만에 빛을 보고 있다. 분말 1팩을 물 1ℓ에 타면 즉석에서 포카리스웨트가 만들어지는 이 제품은 휴대가 간편해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다. 4월까지 매출이 전년에 비해 2배 이상 늘었다. 대상FNF 종가집의 묵은지 김치찌개도 지난달 판매량이 전년 대비 35% 이상 늘었다. 팩에 담긴 김치찌개를 그대로 부어 끓이면 되는 간편함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에 힘입어 종가집에서는 국물이 잘 새지 않도록 포장된 ‘오징어채 김치’도 최근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외식업체 놀부NBG는 ‘도심 속 캠핑’을 표방한 프랜차이즈 구이전문점인 ‘구이900’을 선보였다. 서울 강동구 성내동에 문을 연 1호점은 실내를 텐트와 반합·유니폼·명찰 등 캠핑 추억을 회상할 수 있는 다양한 소품들로 꾸며졌다. 캠핑 또는 여행을 못 가는 고객들이 대리만족을 느끼면서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자는 취지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김정은 기자의 백스테이지] 연극 ‘헤다가블러’ 무대 디자이너 여신동

    [김정은 기자의 백스테이지] 연극 ‘헤다가블러’ 무대 디자이너 여신동

    연극이 시작됐다. 관객의 시선은 이윽고 무대라는 공간에 고정된다. 관객은 그렇게 극장 내 객석이란 공간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무대 위 공간으로 오롯이 정신력을 옮긴다. 극이 시작되어 관객이 가장 먼저 대면하는 것은 작품의 줄거리도, 배우도 아니다. 무대라는 공간, 바로 그것이 관객을 연극 속으로 몰입시키는 첫 관문이다. 그래서 무대 디자인은 작품의 몰입도를 결정한다. 무대 디자이너는 무대의 전체적인 콘셉트를 잡는 것은 물론 무대의 제작, 무대 위 소품의 제작까지 모두 책임진다. 요즘 공연되고 있는 작품 가운데 무대 디자인이 관객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연극 한 편이 있다. 그만큼 무대 디자인이 멋지다는 말이다. 바로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 중인 ‘헤다가블러’다. ‘헤다가블러’의 무대 디자인은 지난해 한국 뮤지컬 대상에서 뮤지컬 ‘모비딕’으로 무대미술상을 거머쥔 여신동(35) 디자이너가 맡았다. 그는 ‘헤다가블러’의 무대 콘셉트를 잡고 완성하는데 한 달 반가량의 시간이 걸렸다고 했다. 멋진 무대 디자인과 세트가 완성되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칠까. 배우와 연출과는 달리 여신동 디자이너는 대본을 처음 받게 되면 머릿속으로 그림을 그리며 읽어내려간다. 스스로 생각한 공간의 느낌을 텍스트를 통해 확인한다고. 이후 연출과 배우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며 무대 디자이너가 상상했던 이미지가 맞는지 조율 과정을 거친다. 여 디자이너는 “배우마다 억양이라든지 말투가 다 다르다. 배우들이 무대에 섰을 때 내가 그린 무대 모습과 어울리는지 등을 고민하면서 확신이 생길 때까지 머릿속으로 무대를 이미지화한다.”고 했다. 그러고 난 뒤 이미지 조사에 돌입한다. 각 미술 작가 작품집, 사진, 낙서 등을 수집 또는 만들어 가며 1000장가량의 이미지를 만들어 낸다. 그 다음 1000여장의 이미지 가운데 사용할 만한 것을 추려 낸다. 추려 낸 이미지를 이용해 무대의 색깔이라든지 느낌을 잡아 낸다. 특히 여 디자이너는 이미지를 추리면서 스스로 짧은 단어 또는 문장으로 무대의 콘셉트를 잡는다. 그는 “‘헤다가블러’의 경우 ‘큐빅’(cubic·정육면체)이라는 단어로 이미지를 만들었다.”고 했다. 그는 큐빅의 6개면이 모든 걸 만날 수 있고, 동시에 많은 걸 품은 공간이라고 생각했다. 또 유리 같은 예민한 느낌도 지녔다고 판단했다. 헤다가블러란 여성을 분석해 보니 육감이 열려 있어서 모든 게 예민한 인물이었단다. 그래서 헤다의 공간을 다소 민감하게 표현했다. 무대를 자세히 보면 곳곳이 예민하고 날카롭다. 거울을 걸어놓은 와이어도 그렇고, 벽에 줄 맞춰 장식된 총 세 자루도 그렇다. 무대의 콘셉트를 잡고 나서는 제작소에 무대 세트를 맡긴다. 소품도 무대를 표현하는 훌륭한 도구다. ‘헤다가블러’ 무대의 가구와 소파 모두 그가 디자인한 뒤 직접 제작했다. 무대 디자이너는 단순히 세트를 만드는 일에만 역할이 국한되지 않는다. 무대 디자인은 연출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그의 무대디자인 하나로 탄생한 장면이 있다. 바로 헤다의 자살 장면이 그것. 그는 헤다를 바라보는 타인의 시선과 헤다 스스로 자신을 규정하는 시선을 9개의 거울로, 또 자살 직전 불안한 헤다의 심리를 400개의 글라스 초로 표현했다. 이런 무대 덕에 박정희 연출의 처음 의도와 달리 헤다가 총으로 거울 세 개를 깨며 자살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자살하기 직전까지 헤다의 발 밑에는 헤다의 심장을 의미하는 글라스 초 400개가 예민한 소리를 내며 흔들거린다. 관객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는 장면 중 하나다. 또 대본에는 헤다 집에 그녀의 아버지 가블러 장군의 초상화가 그려져 있다고 돼 있지만, 그는 과감하게 동상으로 표현했다. 아직도 그녀가 아버지의 지배를 받고 있음을 표현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또 지하 계단을 파고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만들어 헤다의 공간을 좌우는 물론 위·아래에도 존재하게 했다. 헤다를 모든 걸 초월한 인간으로 표현하고 싶어서다. “무대 디자이너라는 직업이 자칫하면 공연의 백스테이지 스태프, 그냥 무대를 제작하는 사람으로만 보일 수 있어요. 하지만 연출가와 배우 못지않게 무대 디자이너 또한 작품을 분석하고, 작품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사람이죠.”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이용철의 영화만화경] ‘미래는 고양이처럼’

    [이용철의 영화만화경] ‘미래는 고양이처럼’

    소피와 제이슨은 4년째 동거 중인 커플이다. 둘은 동물보호소에 있는 고양이 한 마리를 입양하기로 한다. 문제는 그 고양이가 병에 걸렸다는 것. 보호소 수의사는 커플에게 1개월 후에 오라면서 모호한 말을 던진다. 고양이에게 남은 시간은 6개월 정도인데 만약 잘 보살핀다면 5년을 더 사는 것도 가능하다고 한다. 일상의 삶을 포기하고 고양이에게 모든 정성을 쏟기로 한 두 사람은 갈등한다. 서른 후반의 두 사람은 5년 후라면 사십 대다. 마흔 이후의 삶을 잔돈처럼 여기는 두 사람에게 인생을 풍요롭게 살도록 주어진 시간이 어쩌면 한 달밖에 없을 수도 있다. 당장 인터넷을 끊어버린 소피와 제이슨은 각자 한 달의 시간을 의미 있게 보내기로 한다. 영화의 제목이 ‘미래는 고양이처럼’이다. 20~30대 여성을 중심으로 고양이 키우기가 유행처럼 퍼진 요즘 혹자는 그런 경향을 반영한 영화로 착각할 법하다. 미란다 줄라이의 전작 ‘미 앤 유 앤 에브리원’(2005)에서 금붕어 장면이 보여준 애틋함을 기억하는 관객이라면 그런 기대를 품을 확률이 더욱 높다. ‘미래는 고양이처럼’은 반복되는 일상을 받아들이는 자세가 삶에 끼치는 영향에 관한 영화다. 제이슨은 지구온난화를 막고자 나무를 심는 캠페인에 참여하고 소피는 30일 동안 30개의 댄스 동영상을 웹에 올리기로 마음먹는다. 유머러스하고 사랑스러운 소품으로 데뷔한 줄라이의 세계는 적잖이 변했다. 한편으로 더 엉뚱해지고 다른 한편으로는 어두워졌다. 벽에 걸린 M C 에스허르의 판화 ‘상대성’은 두 사람이 처한 현실을 은유한다. 불과 며칠 전까지 한 집에서 노트북을 마주하고 지낼 때만 하더라도 소피와 제이슨은 반복되는 일상을 덤덤하게 받아들였다. 어느 순간부터 두 사람은 일상의 패러독스에 빠진다. 누구나 같은 시간을 부여받지만 취하는 행동에 따라 치러야 할 값과 상대방에게 미치는 작용이 달라진다. 시공간을 인식하는 방식이 뿌리째 바뀌고 두 사람은 가까이 있으면서도 다른 세계에 속하게 된다. 소피와 제이슨의 곁에서 시간은 전혀 다른 속도로 흘러가며 감정과 상상과 욕망은 존재하는 공간에 대한 자각을 뒤흔든다. 시간이 순식간에 몇 년을 집어삼키는가 하면 두 사람이 부지불식간에 낯선 공간을 넘나든다. 이것은 깨어 있는 채로 경험하는 악몽일까, 아니면 마음대로 구현되는 판타지의 세계로 빨려 들어간 것일까. 줄라이는 할리우드의 재간꾼 찰리 코프먼이 가꿔온 영역을 탐한 듯하다. ‘미래는 고양이처럼’은 코프먼의 ‘시네도키, 뉴욕’(2007) 이후 국내에 개봉된 작품 중 가장 난해한 영화다. 마법의 미로는 뛰어들 만한 가치가 충분하지만 잘못 덤볐다간 길을 잃고 헤매기가 십상이다. 직관적으로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이야기를 쓸데없이 어둡고 지루하게 표현했다는 불평을 들을지도 모른다. ‘미래는 고양이처럼’은 오래전에 성인이 되었음에도 미래, 사랑, 관계에 대해 여전히 느끼는 불안과 공허감을 영화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삶이 명확하게 포착되지 않을 때 우리는 낯선 시간과 공간 속에 존재하는 자신을 발견한다. 그리고 소스라치게 놀라거나 두려움에 떤다. 그런 사람들에게 줄라이는 “나 또한 그래요.”라고 고백한다. 사람에게 의존하고 싶은 고양이의 가녀린 음성을 줄라이가 직접 연기한 건 그래서다. 17일 개봉. 영화평론가
  • [Weekend inside] 꿈과 동심 ‘활짝’… 어린이날 축제 속으로!

    [Weekend inside] 꿈과 동심 ‘활짝’… 어린이날 축제 속으로!

    5일은 아이들이 손꼽아 기다려온 어린이날이다. 전국 곳곳에서 어린이를 위한 다양한 축제와 행사를 마련해 가족단위 나들이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종묘제례와 어가행렬 등 우리 전통문화를 엿볼 수 있는 행사에서부터 구석기 축제, 자전거 경주대회, 한강유람선 이벤트 등 다채로운 행사가 있다. 주말에 서울과 수도권에서 열리는 대표 축제들을 소개한다. ●종묘제례 봉행과 어가행렬 재현 서울 도심에서는 유네스코 지정 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인 종묘제례와 조선시대 임금 행차인 어가행렬을 재현하는 행사가 열린다. 임금과 문무백관, 호위부대인 현무대 1200명이 6일 오전 11시 30분부터 경복궁을 출발해 세종로와 종로를 지나 종묘에 도착한다. 종묘제례는 조선시대 역대 임금과 왕비의 신위를 모신 종묘에서 제사를 올리던 의식이다. ●광화문광장 한글서예 이벤트 오후 2시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는 ‘한글가훈써주기’ 행사가 열린다. 10m 길이 대형 천에 지역별 서예가 대표와 시민대표가 어린이헌장 전문을 쓰는 행사를 진행한다. 시민들이 직접 서예체험을 할 수 있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드리는 글쓰기’ 행사도 있다. ●관악어린이 창작놀이터 특별 프로그램 관악구 은천동 ‘관악어린이창작놀이터’에서는 5월 내내 다양한 예술체험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뮤지컬 전문강사와 함께 뮤지컬을 완성해 나가는 뮤지컬 워크숍 ‘둥글게 둥글게 시즌2’, 어린이들이 연령대에 맞게 종이컵이나 우유팩으로 생활소품을 만들어 보는 상설체험 프로그램 ‘관악창작공방’ 등이 어린이들을 기다린다. ●서울 풍물시장 기념행사 서울 동대문구 신설동 서울풍물시장은 어린이날에 맞춰 4주년 기념행사를 5일 오전 11시 개최한다. 초청가수 공연, 풍물고객 노래자랑 대회, 추억의 포토존, 나도 축구왕 등 온 가족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워낭, 화로, 소반, 지게, 도리깨 등 전통생활용품 30여종을 전시하고 한지공예 등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체험관도 운영한다. ●한강 ‘동화 유람선’ 무료 운행 5일 오전 9시 30분까지 한강유람선 선착장으로 가면 ‘어린이 동화 유람선’을 무료로 탈 수 있다. 유아·아동 도서를 두 권 이상 가져가면 된다. 유람선은 여의도 선착장을 오전 10시 출발해 밤섬, 선유도공원을 거쳐 다시 여의도로 돌아오는 노선으로 한 시간가량 걸린다. ●자전거 장애물 경주대회 6일 오전 10시 한강 광나루 자전거공원에서 자전거 장애물 경주(BMX) 대회가 열린다. 레이싱은 6명이 함께 출발해 굴곡 장애물이 있는 경기장을 달리며 경쟁을 벌인다. 프리스타일은 묘기 종목으로 기술 난이도와 예술성 등으로 점수를 매긴다. ●안산 다문화 공연·음식 체험 경기 안산시 단원구 고잔동 25시 광장에서 4일부터 6일까지 열린다. 다문화 체험 프로그램의 하나로 ‘다문화공연’과 ‘다문화음식체험’도 개최된다. 다문화공연은 다국적 이주민으로 구성된 공연예술 창작 집단인 극단 샐러드가 여러 국가 출신의 단원들이 다양한 나라의 악기를 함께 연주하며 자연스럽게 연주곡을 만들어 가는 과정을 담은 ‘마리나와 비제’를 공연한다. ●연천 구석기 바비큐·퍼포먼스 구석기시대 선사문화를 교육·놀이·체험을 통해 배우고 즐길 수 있는 제20회 연천 전곡리 구석기 축제가 전곡읍 선사유적지(국가사적 268호)에서 4일부터 8일까지 5일간 열린다. 올해는 국내외에서 21개 박물관이 참여하는 선사체험 국제교류전으로 확대됐다. 1000명이 동시에 참여할 수 있는 구석기 바비큐, 구석기 퍼포먼스 등 축제 3대 대표 프로그램도 있다. 강국진·한상봉기자 betulo@seoul.co.kr
  • 고사리 손잡고 도자기 빚어볼까

    고사리 손잡고 도자기 빚어볼까

    “어린이날 이천도자기축제로 오세요.” 초여름 날씨를 보인 3일 오후 1시, 이천도자기축제가 열리고 있는 경기 이천시 관고동 설봉공원은 매표소부터 유치원생들의 웃음소리로 들썩였다. 평일인 데다 따가운 햇볕 때문에 눈이 부셨지만 대학생, 가족 단위의 사람들까지 축제를 즐기려고 쉴 새 없이 몰려들었다. 가장 먼저 눈길을 끈 것은 도자기 제작 현장이었다. 내로라하는 도자기 명장들이 관람객 앞에서 찰흙을 빚고 물레를 돌려 ‘뚝딱’ 하고 도자기를 만들어 냈다. 명장들의 현란한 손놀림에 탄성과 박수가 쏟아졌다. 아이들은 동그란 눈을 빛내며 난생 처음 보는 모습에 자리를 뜰 줄 몰랐다. 특히 머드축제처럼 진흙 바닥에 들어가 흙을 밟고 굴리고 미끄러지는 등 뛰어놀 수 있는 ‘도자흙공방’은 어린아이들에게 단연 인기였다. 공방에 들어가서는 온몸에 진흙을 묻히고도 연신 즐거운 비명을 질러댔다. 아이들이 진흙의 매력에 흠뻑 빠지는 사이에 어른들은 인근 막걸리 행사장으로 달려갔다. ‘도자막걸리 100인 소품전’이 열리는 곳에서는 직접 담근 막걸리는 물론 막걸리 칵테일 등 다양한 맛의 막걸리를 시음하고 현대식 막걸리잔도 싼 가격에 손에 넣을 수 있다. 그래서인지 더러는 아예 돗자리를 깔고 앉아 종류별로 마련된 막걸리를 마시며 불콰한 얼굴로 아이처럼 좋아했다. 온도가 900도까지 치솟는 가마에서 직접 도자기를 꺼내 만드는 라꾸가마 도자기를 직접 볼 수 있는 행사도 열렸다. 불에서 꺼낼 때 온도와 산소 변화 등으로 ‘천변만화(千變萬化) 색깔을 뽐내 인기가 높지만 이름 때문에 일본 도자기라는 오해를 받고 있어 한국이 근원지임을 알리는 것이다. 이 밖에 이천도자기축제에서는 평소 좀처럼 볼 수 없는 비싸고 예술적인 도자기나 찻잔에서부터 동물모형의 소품들까지 도자기로 만들 수 있는 모든 것을 한눈에 볼 수 있어 어른과 아이들이 한데 어울려 즐기기에 그만이다. 더욱이 5일 어린이날을 기념해 하루 동안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무료입장 이벤트를 진행해 눈길을 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오색 풍선도 무료로 나눠 준다. 또 부모와 아이들을 함께 아우를 수 있는 도자치유 프로그램과 전문 심리치료사의 강연을 통해 부모와 아이가 감성적인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하는 시간도 마련했다. 설봉호수 일대에서 어린이날 기념 보트 태워주기 행사도 진행되는 등 볼 만한 프로그램이 줄을 잇는다. 글 사진 장충식기자 jjang@seoul.co.kr
  • [국회 선진화법 통과 안팎] “최루탄·전기톱 이젠 안된다”… ‘비폭력 선언’ 실천에 달렸다

    [국회 선진화법 통과 안팎] “최루탄·전기톱 이젠 안된다”… ‘비폭력 선언’ 실천에 달렸다

    최루탄, 해머, 전기톱, 쇄사슬, 주먹질…. 18대 국회에서 쟁점 법안을 둘러싼 여야 갈등 과정에서 등장한 소품(?)이다. 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국회법 개정안(일명 몸싸움방지법)이 이러한 소품들의 등장을 차단하는 ‘전가의 보도’가 될지 주목된다. 우선 국회의장 직권상정 요건이 대폭 강화된다. 지금은 직권상정 요건이 모호해서 ‘이현령 비현령’(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식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는 기습 또는 날치기 처리 논란을 불러와 여야 관계를 얼어붙게 만드는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처리 당시가 대표적이다. 이에 따라 개정안에서는 직권상정 요건을 ▲천재지변 ▲전시·국가비상사태 ▲여야 간 합의 등으로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사실상 여야 합의가 전제되지 않으면 직권상정 자체가 불가능해지는 것이다. 다수당의 전횡을 차단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대신 소수당의 생떼를 방지하기 위해 신속처리(패스트트랙)제도가 도입된다. 신속처리 안건은 재적의원 또는 상임위 재적위원 과반수 동의로 지정을 요구할 수 있고, 이를 국회의장 또는 상임위원장이 무기명 투표에 부쳐 재적의원 또는 상임위 재적위원 5분의3 이상이 찬성하면 지정된다. 신속처리 안건으로 지정되면 상임위에서는 지정 요구일로부터 180일, 법사위에서는 90일이 경과되면 각각 자동 처리된다. 개정안은 또 법사위에 장기 계류 중인 이른바 ‘낮잠 법안’을 처리할 수 있는 수단도 마련했다. 법사위는 각 상임위에서 의결한 법안이 본회의 상정에 앞서 반드시 거쳐야 하는 ‘관문’에 해당한다. 때문에 지금은 법사위에서 제동이 걸린 법안은 본회의 상정 자체가 불가능했다. 하지만 개정안에서는 법사위에서 120일 이내에 심사가 완료되지 않은 안건의 경우 해당 상임위 재적위원 5분의3 이상이 찬성하면 국회의장에게 안건에 대한 본회의 상정을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이어 국회의장은 30일 이내에 여야 원내대표 간 합의를 거쳐 본회의에 부의하되, 합의가 불발되면 이 기간이 경과된 후 처음으로 열리는 본회의에서 무기명 투표를 통해 결정하도록 했다. 아울러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제도는 재적의원 3분의1 이상의 요구로 개시할 수 있도록 했다. 필리버스터 종료는 재적의원 3분의1 이상이 서명한 종결 동의가 제출된 24시간 후 재적의원 5분의3 이상이 찬성해야 가능하다. 하지만 개정안에 대해 여전히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제도를 어떻게 운영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엇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19대 국회가 떠안게 된 숙제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15년 동안 미사일을 집안 용품으로 쓴 황당 가정

    브라질의 한 가정이 15년 동안 미사일을 집에 들여놓고 산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마투그로수두술 주에 살고 있는 이 가정은 문을 지탱하는 소품으로 미사일을 사용했다. 미사일이 엄청난 폭발사고를 낼 수 있는 폭탄이라는 사실을 이 가정은 까맣게 몰랐다. 캄포그란데라는 도시의 한 건설현장에서 미사일이 발견되면서 이 가정은 소품의 정체(?)를 파악하게 됐다.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브라질 경찰은 건설현장에서 미사일이 발견됐다는 신고를 받고 폭발물 처리작업을 했다. 경찰의 작업을 지켜보던 사람 중에는 10살 된 소녀가 있었다. 소녀는 경찰이 조심스럽게 다루는 물건을 보고 깜짝 놀랐다. 경찰이 폭탄이라며 땅에서 꺼낸 건 소녀에겐 낯익은 물건이었다. 소녀는 기겁을 하고 집으로 달려가 소리쳤다. “우리집에 있는 게 폭탄이래요!” 현지 언론에 따르면 소녀의 가정이 문제의 미사일을 발견한 건 지금으로부터 15년 전. 1997년 집에 달려 있는 땅에 작은 수로를 내려 땅을 파다 묻혀 있던 미사일을 발견했다. 무기에 대해 무지했던 소녀의 부모는 생김새가 독특하다며 미사일을 집안으로 옮겼다. 소녀의 엄마는 미사일을 세운 뒤 문을 걸어두는 장치로 사용하기로 했다. 소년의 아빠는 “발견한 물건이 폭탄일 줄은 꿈에서 몰랐다.”며 “생김새가 보통 물건과 달라 보관했던 것뿐”이라고 말했다. 브라질 당국은 미사일을 안전하게 처리하는 한편 과거 이 지역에 군사시설이 있었는지 확인하고 있다. 사진=테인테레사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우리 아이 손잡고 동화 속 세상으로

    우리 아이 손잡고 동화 속 세상으로

    어린이날을 즈음해 어린이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살리는 동화 같은 상상마당이 광진구 어린이대공원 일대에서 펼쳐진다. 광진구는 오는 27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11일간 동화를 보고 듣고 체험할 수 있는 ‘2012 서울동화축제’를 처음으로 개최한다고 24일 밝혔다. 서울동화축제는 2년 전 문화 관련 전문가와 학자들이 지역 정체성을 살리고 어린이대공원이라는 자원을 활용하는 방안을 찾는 과정에서 첫 구상이 나왔다. 구에 따르면 구청 관계자와 구의원은 물론 미국, 일본, 중국, 말레이시아 등 동화 관련 각계 인사로 구성된 추진위원회(위원장 강우현 남이섬 대표) 위원 14명과 작가 기획팀 자원봉사자 등 동화를 만드는 사람 237명을 합쳐 모두 251명의 인원이 축제 준비에 참여했다. 이를 바탕으로 서울동화축제에는 40종의 체험과 30종의 공연·학술·전시 등 모두 70여종의 축제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는 ▲세계동화책전시회, 세계 어린이 독서 포스터전 등 전시 ▲스토리텔링 콘서트, 동화 구연 등 공연 ▲명작 공간 상상 공간, 동화와 놀자 등 동화와 관련된 그림과 만들기, 동화작가와의 만남 등 체험행사도 마련돼 있다. 여기에다 ▲책, 캐릭터, 소품 등을 파는 동화시장과 산타들이 퍼레이드하며 선물을 나눠 주는 5월의 크리스마스 등 상시 행사와 ▲서울동화축제국제세미나와 서울동화문화포럼 등 학술대회도 열 예정이다. 다음 달 5일 어린이날에는 특설무대에서 ‘미녀들의 수다’에 출연했던 출연진이 한국 전래동화를 외국인 버전으로 들려주는 ‘외국인이 들려주는 한국 동화이야기’와 미수다 출연자 중 허이령 교수가 오후 4시부터 단독 진행하는‘대만의 태풍이야기 스토리텔링 콘서트’가 이어진다. 김기동 구청장은 “서울동화축제를 계기로 동화세상을 통해 브랜드 가치를 높여 구의 지역 문화 브랜드를 새롭게 창조하는 한편 이와 연계된 문화산업을 활성화해 도시 전체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쏟아지는 빛 물결치는 어둠

    쏟아지는 빛 물결치는 어둠

    업계 용어로 하자면 이번에 전시된 작품들은 모두 ‘잔잔’하다. 덴마크 출신 작가 올라퍼 엘리아슨(45) 하면 대개 거대한 작품을 떠올린다. 영국에서는 인공태양 하나를 띄워 북구의 백야를 맛보게 해주더니, 미국에서는 거대한 인공폭포를 만들어냈고, 독일에선 미술관을 통째로 유리로 덮어버리기까지 했다. 그 초현실주의 같은 풍경에 이끌려 수백만명의 관람객이 몰려들었다. 그에 비하자면 5월 31일까지 서울 청담동 PKM트리니티 갤러리에서 열리는 개인전 ‘불명확한 그림자’(Your Uncertain Shadow)에 나온 엘리아슨의 작품들은 소품들처럼 느껴진다. 일단 그의 작품들은 일종의 퀴즈처럼 느껴진다. 당신이 본다고 하는데, 진짜 본다는 게 무슨 뜻인지 아느냐고 묻는 듯해서다. 보색관계의 잔상효과를 응용한 ‘애프터이미지 스타’(Afterimage Star), 노랑·파랑·오렌지색 유리판들을 각기 다른 방식으로 구멍을 뚫은 뒤 겹쳐 내놓은 여러 작품들이 그렇다. ‘용암 만화경’은 마치 영화 슈퍼맨에 나올 것만 같은 혹성 이미지도 만들어낸다. 아예 가시광선을 나노미터 단위로 쪼갠 원형 패널도 있다. 관객들의 그림자 놀이를 응용한 것도 있다. 갤러리 공간 한쪽 구석에 파란 전구 1개와 오렌지색 전구 4개가 나란히 놓여져 있는데, 이 빛을 받아 사람 그림자가 벽면에 어리도록 해놨다. 파란색, 오렌지색이라고 했지만 전구알을 직접 쳐다봐도 색을 느끼긴 어려울 정도다. 작가는 “파란 전구는 파랗다기보다 집 바깥에서 만날 수 있는 일광(Daylight) 정도이고, 오렌지색 전구도 오렌지빛이라기보다 흔히 집 내부(Domestic)에 쓰이는 불빛 정도”라고 설명했다. 모두 5개의 전구를 등지고 있으니 벽에 비치는 그림자도 5개인데, 이 5개의 그림자가 서로 간섭하면서 전혀 다른 색감들을 빚어낸다. 일상의 빛이 이처럼 다양한 색을 품고 있는지 알고 있느냐는 질문 같다. 작가는 빛에 집중하는 이유에 대해 “한시적이고 보이지 않는 존재임에도 다른 것들을 영원히 드러낸다는 점에서 흥미롭다.”고 설명했다. 이런 작업에서 보듯, 그의 작품들은 예술이라기보다 과학에 가까워 보인다. 실제 작가는 과학자들과 함께 협업하는 시스템을 1995년부터 도입했다. 그러다 보니 친숙하다기보다 약간 딱딱한 분위기다. 그래서일까. 환상적인 다면체 램프가 더 마음을 잡아끈다. 안에 전구는 하나인데 삼각형, 오각형의 스테인드 글라스로 구성된 다면체가 빛을 이리저리 반사시키고, 굴절시키면서 온갖 빛깔을 다 빚어낸다. 그 빛깔들은 은은하게 갤러리 공간을 온전히 다 채운다. (02)515-9496.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세계각국 문화공연 즐겨요

    나들이하기 좋은 봄날 주말, 세계 각국의 문화를 즐기는 나들이는 어떨까. 용산구는 오는 21일부터 다음 달 26일까지 매주 토요일마다 이태원로에서 ‘이태원 주말문화 축제’를 개최한다고 16일 밝혔다.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매주 바뀌는 문화예술인들의 다양한 공연이다. 이태원 입구 지하철 6호선 녹사평역 광장에 무대를 마련해 매주 토요일 오후 2시부터 2시간 동안 문화예술인들의 공연이 열린다. 21일 색소폰 연주, 마술 공연 등을 시작으로 28일에는 칵테일쇼, 전자바이올린, 한국민속예술단 공연이, 어린이날에는 비보이 댄스, 팬플룻 연주, 라틴밴드 공연 등이 펼쳐진다. 이후에도 각종 악기 연주와 가수들의 공연, 태권무, 버블쇼 등이 준비돼 있다. 같은 시간에는 궁중의상, 세계의상 체험존을 운영해 우리 전통 의상과 각국의 의상을 입고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이태원 지역에 살고 있는 외국인들이 벌이는 소품 벼룩시장도 흥미로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김정은 기자의 백스테이지] 뮤지컬 ‘엘리자벳’의 무대전환 스태프

    [김정은 기자의 백스테이지] 뮤지컬 ‘엘리자벳’의 무대전환 스태프

    뮤지컬 무대 위에서 배우들과 함께 공연 시간 내내 호흡하지만, 절대 관객에게 모습을 드러내선 안 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무대전환 스태프, 크루(crew)들이 그 주인공. 뮤지컬 공연을 보다 보면 무대를 가린 막(커튼)이 열리고 닫히며 장면이 전환되고, 장면마다 크고 작은 소품들이 바뀌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객석의 관객들은 이러한 것들이 마치 자동 기계에 의해 움직이는 것으로 느껴질 정도로 소품이나 막을 옮기는 사람들을 알아본다는 건 여간 쉽지 않은 일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관객의 집중도를 떨어뜨리지 않기 위해 이들은 절대 관객의 눈에 띄어선 안 되는 운명이기 때문이다. 무대전환이 주로 암전된 상황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그들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검은색 옷을 입고 무대에 선다. 염색이라도 한 사람은 바로 검은색 비니 모자를 착용할 정도다. 같은 무대에 서지만, 이들은 배우와 달리 존재를 숨겨야만 하는 무대의 숨은 역군들이다. 옥주현, 김준수 등이 출연하면서 화제가 된 뮤지컬 ‘엘리자벳’은 특히 볼거리가 많은 뮤지컬로 유명하다. 오스트리아의 실존 인물인 황후 엘리자벳의 삶을 다룬 작품인 만큼 무대 세트도 오스트리아 왕궁 등 화려하고 웅장한 것이 많다. 무대 전환도 여느 뮤지컬보다 많다. 러닝타임 160분 동안 무대전환 140번, 무대 중앙에 놓인 이중 턴테이블과 리프트 전환만 20번 이상이다. 공연 중 여러 번 내려오고 올라가는 ‘죽음의 다리’도 국내 극장 2군데 정도밖에 수용할 수 없을 정도로 규모가 큰 편이다. 무대전환들의 역할이 중요할 수밖에 없는 작품이다. 공연 초반만 해도 무대전환 실수도 잦았다고. 이주현 무대감독은 “엘리자벳과 남편 요제프의 마리오네트(marionette·실로 매달아 조작하는 인형극) 장면에서 나사가 하나 빠져 무대 장치의 막이 걷히지 않는 실수를 한 적이 있다.”면서 “무대전환은 예민하고 정교한 운용이 필요한 작업이란 걸 매번 느낀다.”고 말했다. 지난달 22일 오후 8시 뮤지컬 엘리자벳 50회 공연 현장을 찾았다. 관객들이 무대를 볼 때 장면이 바뀔 때마다 배우들이 달려나가며 숨어버리는, 양 끝 쪽 벽쯤에 위치한 이주현 무대감독의 자리 옆에 앉았다. 이 감독의 시선을 따라 배우들의 동선과 무대전환 스태프들의 작업 과정을 지켜봤다. ‘엘리자벳’의 무대전환 스태프는 16명이다. 이들은 무대 전환뿐만 아니라 장면을 마치고 들어오는 배우들에게 준비된 물을 건네기도 하고, 암전돼 앞이 보이지 않는 무대 뒤에서 배우들에게 손전등으로 이동동선을 안내하느라 분주했다. 특히 죽음 역할을 한 배우 류정한이 죽음의 다리를 올라갈 때마다 일일이 안내했다. 또 일부 스태프는 장면 연기를 마치고 들어온 배우가 다음 장면을 위해 옷을 갈아입는 과정을 돕기도 했다. 일부 스태프들이 배우들의 움직임 등을 돕는 사이, 대부분 스태프들은 암전돼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무대 뒤에서 바닥에 붙은 측광 테이프(암전 이전에 무대에서 받은 조명의 여운으로 어두운 상황에서도 야광 테이프처럼 빛이 희미하게 보임)에 의존해 무대 세트를 약속된 위치에 분주하게 옮겼다. 무대 바닥에 표시된 측광 테이프에는 그 위에 놓여야 할 소품들의 이름들이 적혀 있다. 무대 감독도 적외선 카메라를 통해 전체 상황을 지켜보며 진두지휘했다. 조명 빛이 강한 상황에서도 이들은 바삐 움직인다. 특히 공연 중간 중간, 막이 내리면서 무대가 전환될 때가 있는데, 이럴 때는 그들도 배우들과 함께 막 뒤에서 바삐 움직이며 소품을 제 위치에 놓느라 분주하다. 그러다 막이 걷히고, 관객들에게 무대의 전환된 모습이 공개되기 직전, 그들은 큰 소품 뒤에 숨어 버린다. 관객들이 무대 전환 스태프들의 모습은 볼 수 없고, 새로 놓인 소품과 변신한 배우들을 새롭게 볼 수 있는 것은 다 이 때문이다. 객석에서 마치 물 위의 우아한 백조를 보듯 잘 만들어진 공연을 감상할 수 있었던 이면에는 무대 막 뒤에서 존재를 드러내지 않으며 물속 백조의 발처럼 바삐 헤엄치듯 움직이는 무대전환 스태프들의 공이 컸다. 공연을 보러 와준 1800여명의 관객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드러낼 순 없지만, 묵묵히 뒤에서 공연을 떠받치며 공연을 빛내는 존재, 그들의 이름은 바로 ‘무대전환 스태프’였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다 빼고 구만 남겼다, 모두가 공감할 수 있게”

    “다 빼고 구만 남겼다, 모두가 공감할 수 있게”

    ‘0121-1110=112035’, ‘0121-1110=1080815’ 아무리 봐도 모르겠다. 작품 제목이라고 붙여뒀는데 무슨 수학공식 같기도 하고 따져보면 계산과 전혀 무관한 숫자의 나열이다. “그거 제 이름이에요.” ‘01’은 ‘이’, ‘21-1’은 ‘재’, ‘110=1’은 ‘효’를 옆으로 뉘어둔 것이다. 그 뒤 숫자는 일종의 일련번호다. “재미 삼아 해봤는데 꽤 괜찮아 보이더라고요. 제 작업의 반은 재료가 만들고 반은 제가 만드는 거라 생각해요. 그러니 딱 제목을 정해두지 않고 저렇게 해두면 보는 분들이 자유롭게 상상해볼 여지도 있고요. 주민등록번호처럼 보이기도 하잖아요.” 5월 27일까지 서울 신문로 성곡미술관에서 ‘자연을 탐(探)하다’ 전을 여는 이재효(47) 작가다. 작가의 이름을 널리 알린 것은 나무 작업이다. 잔가지나 쓸모없이 버려진 나무 둥치 같은 것들을 한데 뭉쳐놓되 전체적으로 둥그런 원형이 되도록 잘라냈다. 속살과 겉살이 이리저리 배치되면서 기묘한 선들과 색상들이 어우러진 것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순해지고 차분해진다. 시장에서 반응이 좋은 이유다. 버려진 나무처럼 하찮은 소재라 해도 고도의 집적을 통해 하나의 미술품으로 재탄생시켰다는 점에서 평도 호의적인 편이다. 시장 반응이 너무 좋아도 걱정인가보다. “지난해 초부터 전시를 싹 접었어요. 너무 상업적으로 가는 거 같아서. 그때쯤 미술관 전시 제안을 받고서 옳거니 하고 응했죠. 대학 4학년 때부터 했던 작업들을 모조리 다 들고 나왔어요. 더구나 제 작품은 다 묵직한 설치작품이나 상업적 갤러리에서 소화해내기 어렵거든요.” 꽤 만족스러운 선택이었다는 얘기다. 작가 말처럼 전시 작품은 모두 묵직하다. 나무는 물론, 못, 돌, 낙엽 같은 것들을 한데 모아 중후하니 자리 잡고 있다. 원이라는 기본적인 형태는 변함이 없다. 천장에 매달린 돌들은 원형 터널을 안에다 품고 있고, 못들도 원형으로 이리저리 휘고 깎인 채 어지러이 박혀 있다. 왜 꼭 이런 소재들로 이런 형태를 지어낼까. “글쎄요. 오히려 소재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해본 적은 없어요. 자연스러운, 있는 그대로, 어떻게 보면 너무 자연스러워서 있는 둥 마는 둥 하는 것들을 재발견해보고 싶었다는 정도일 거예요. 동그란 형태는 그게 내 생각을 빼는 거라 믿어요. 잡다한 이유 다 빼버리면 마지막에 남는 것이 바로 구가 아닐까 생각한 거죠. 내 생각을 뺀다는 것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고요.” 지금이야 작품 소장처에 한국, 미국, 스위스, 타이완, 중국, 아일랜드, 독일의 각종 미술관, 호텔, 병원 이름이 줄줄 나열된 인기 작가였지만 출발은 미약했다. 어떤 작가라 될는지 아무도 모를 시절 결혼한 가난뱅이 신혼부부는 경기도 마석의 한 우사에다 신혼살림을 차렸고, 이어 경기도 양평군 지평면 산골로 이사했다. “생활이 막 어렵다거나 그렇진 않았어요. 남의 작품 만드는 데 조수로 일하거나, 자그만 소품 만들어 팔면서 먹고사는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했지요. 문제는 제 작품을 할 수 있을까 하는 회의였어요. 처음에 4번 정도 개인전을 했는데 판매는 고사하고 관심도 별로 못 받았어요. 내 작업이 그렇게 무의미한 것인가, 고민하고 방황했었던 시간이 있었지요.” 부인도 요즘 뜨는 작가 차종례(44)다. 조각가로서 비교 평가해달라는 짓궂은 질문에 피식 웃었다. 그러고 보니 부인도 지난해 성곡미술관에서 전시를 열었다. “저보다 나아요. 괜한 소리가 아니라 그때 전시 보고 좀 충격받았어요. 지금은 6월 미국 전시 앞두고 저보다 더 바빠요.” 소소한 기쁨은 또 한가지 더 있다. “부산시립미술관에서 제 작품을 샀거든요. 조건을 붙였어요. 가격이야 아무래도 좋은데 무조건 로비에 떡하니 전시해달라 그랬어요. 부산에 계시는 부모님이 그래도 자식이 뭐하고 있는 줄은 아셔야 하니까요. 하하하.” 나무, 쇠, 낙엽 같은 작품들도 좋지만, 더 눈길을 끄는 것은 본관 2층에 전시된 여러 소품이다. 자그만 작품에서부터 아이디어를 그려둔 드로잉까지 다양하다. 이재효라는 이름 석자로 독특한 숫자 암호 제목을 뽑아낸 작가답게, 귀엽고 독특한 아이디어들이 많다. 큭큭, 웃음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5000원. (02)737-7650.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시간 없다던 얀손스 제 연주 4곡 청해 들어… 가능성 인정받아 기뻤죠”

    “시간 없다던 얀손스 제 연주 4곡 청해 들어… 가능성 인정받아 기뻤죠”

    1987년 독일 뮌스터에서 신학을 전공하는 가난한 유학생 부부의 딸로 태어났다. 다섯 살 때 꼬마는 처음 활을 잡았다. 부모가 클래식을 좋아해 어릴 때부터 귀가 트인 덕. 여덟 살이 되던 해 아버지가 뇌출혈로 쓰러졌고, 4번이나 수술을 받았다. 경제적 어려움은 불 보듯 뻔했다. 다행히 독일 공교육시스템은 돈이 없어도 남다른 재능만 있으면 음악공부를 계속할 수 있는 체계였다. 처음 출전한 국제 경연인 2003년 레오폴트 모차르트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2006년에는 3대 바이올린 콩쿠르로 꼽히는 하노버 바이올린 콩쿠르 정상에 올랐다. 그즈음 영국 BBC 뮤직매거진은 소녀가 독일 욈스(OEHMS) 레이블에서 발표한 음반을 평하면서 ‘최고의 감동, 놀라울 정도로 균형잡힌 연주. 메마른 감성의 청중이 아니라면 눈물을 참을 수 없을 것’이라는 극찬을 늘어놓았다. 차세대 거장으로 주목받는 바이올리니스트 김수연(25)을 지난 22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만났다. 우선 라트비아 출신 명지휘자 마리스 얀손스(69)와의 만남이 궁금했다. 얀손스는 지난 2008년 영국 그라모폰지가 꼽은 세계 오케스트라 랭킹에서 1위와 6위에 오른 로열콘세르트허바우와 바이에른방송교향악단을 동시에 이끄는 마에스트로다. 유대계 에이전시들이 좌지우지하는 클래식계에서 얀손스 같은 거물의 눈에 든다는 건 튼튼한 동아줄을 잡는 것과 같은 의미다. 얀손스가 지휘하는 오케스트라의 협연자가 사정이 생긴다면, 언제든 김수연을 불러올릴 수도 있다는 얘기다. 오디션은 지난달 뮌헨에서 이뤄졌다. 얀손스에게는 ‘투 트랙’으로 추천이 들어갔다. 은사인 안나 추마첸코가 직접 제자를 소개한 건 물론 추마첸코의 추천으로 2010년 김수연의 뮌헨음대 졸업음악회를 지켜본 바이에른방송교향악단의 비올라 연주자 안드레아스 마르식도 다리를 놓았다. 당초 얀손스는 30분도 없다고 했다. 하지만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 1악장을 다 듣더니 준비한 소품은 없는지를 물었다. 차이콥스키의 왈츠 스케르초를 연주했더니 내친김에 베토벤 협주곡 2악장과 3악장까지 요청했다. 음악이 멈추고서 무대로 나온 얀손스는 어디에서, 어떻게, 누구와 바이올린을 공부했는지, 음악 외의 취미는 무엇인지를 꼼꼼하게 물었다. 그는 “얀손스가 요즘 연주자끼리 날을 세워서 경쟁하는데 내가 더는 콩쿠르에 참가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지, 연주회를 더 늘릴 수도 있는데 천천히 가는 길을 택한 까닭은 무엇인지를 물었다. 가능성을 인정하고 나를 알아가려는 것 같아 무엇보다 기뻤다.”고 말했다. 물론, 얀손스는 김수연에게 “언젠가 함께 연주하고 싶다.”는 말을 남겼다. 김수연이 요즘 품고 다니는 악기는 1684년산 스트라디바리우스. 300만 유로(약 45억원) 짜리 귀하신 몸이다. 지난해 8월 독일의 웨스트 LB은행에서 후원을 받았다. 처음 제안을 받았을 당시만 해도 김수연은 9년쯤을 동고동락한 1742년산 카밀루스 카밀리가 있었기에 선뜻 제안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바이올리니스트와 바이올린은 부부처럼 서로 소리와 연주 스타일을 닮아가기 때문에 비싸다고 능사는 아니다. 그는 “카밀리는 크리스털처럼 잘 다듬어진 맑고, 깨끗한 소리를 냈다. 내 연주 스타일과 잘 맞았다. 반면 스트라디바리우스는 직선적이고 솔직하며 날카롭고, 할퀴는 음색을 지녔다. 2주쯤 직접 써보고 스승과도 상의했다. 지금은 좀 더 과감하게 자신을 드러내는 게 필요하다고 판단해 스트라디바리우스로 바꿨다. 위험도 있지만 도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바이올린은 소리를 만들어나가는 악기다. 연주자에 따라 음색과 울림이 변한다. 때문에 궁합을 맞추는 데 보통 1년은 걸린다. 하지만 김수연은 악기를 바꾸고 3개월여 만인 지난해 11월 말 베토벤 바이올린협주곡을 녹음했다. 그는 “스트라디바리우스는 특별히 예민한 편이라 친해지기에 턱없이 짧은 시간이다. 여태껏 모든 녹음을 카밀라로 했는데 처음으로 내 목소리가 스트라디바리우스로 변하는 셈이다. 아직 완성된 녹음을 들어 보지 못해 궁금하고, 겁도 난다.”고 털어놓았다. 주인공은 겁이 난다고 하는데, 그와 ‘명기’(名器)의 만남에 대한 클래식팬의 기대치는 커지고 있다. 도이치 그라모폰(DG)에서 내놓는 세 번째 앨범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과 2개의 로망스’는 하반기에 선보인다. 그 전에 둘의 궁합을 염탐할 기회도 있다. 6월 20일 LG아트센터에서 ‘솔로를 위하여’라는 제목으로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 기타리스트 박종호 등과 무대에 오른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고전의 바다서 건져 올린 ‘네 글자 통찰’

    ‘검은 표범은 안개비가 7일 동안 내려도 먹이를 찾아 산을 내려오지 않는다.’ 표범이 털을 기름지게 한 뒤 무늬를 이루기 위해 숨어서 해를 멀리한다는 이른바 ‘남산현표’(南山玄豹)다. 주역엔 ‘군자는 표범처럼 변한다.’는 ‘군자표변’(君子豹變)으로 등장하는 성어. 공부를 차곡차곡 축적해서 문득 반짝이는 지혜를 갖추게 된다는, 쉼 없는 공부와 준비의 당부로 통한다. 세상이 답답할 때, 혹 마음과 같이 일이 풀리지 않을 때 만난 고전의 옛글은 가뭄 속 단비처럼 반갑다. 꽉 막힌 지금의 실상을 제대로 보고 내일을 여미게 하는 선인들의 생각과 교훈은 그 어느 것과 비교할 수 없는 짜릿한 청량제일 수 있다. 한양대 국문과 정민 교수가 지은 ‘일침’(一針)(김영사 펴냄)은 바로 옛것을 빌려 오늘을 실감이 나게 말하는, 바늘 끝 같은 글 모음이다. 고전의 바다에서 건져 올린 마음과 세상에 대한 간명한 통찰. 네 글자 속에 담아 풀어낸 문화담론과 촌철살인의 일침이 예리하다. 책은 ‘마음의 표정’ ‘공부의 칼끝’ ‘진창의 탄식’ ‘통치의 묘방’ 등 네 개의 카테고리로 나눠 100개의 글을 묶었다. 선인들의 마음 공부와 지식 경영법, 어지러운 세상에 대한 고발과 해결법을 제시한 짤막짤막한 글들엔 단순한 고전 소개를 넘는 웅숭깊은 성찰과 통렬한 비판이 담겼다. ‘군자는 표범처럼 변한다.’는 군자표변에 붙인 말을 보자. “당장 먹고사는 일에 얽매여 공부를 내팽개친 채 여기저기 기웃대면 문채(文彩)는 갖춰지지 않고 그저 지저분한 개털만 남는다.” 청(淸) 말의 전각가 등석여의 인보(印譜)에 등장하는 ‘심한신왕’(心閒神旺·마음이 한가하면 정신이 활발하다). 일없는 사람이 마음만 바쁘며 공연한 일을 벌인다고 했던가. 정신이 왕성한 것과 마음이 바쁜 것을 혼동하면 안 된다는 저자는 “나는 몸이 하도 바빠 마음을 잃어버린 사람은 아닌가?”라고 자문한다. 시경 ‘소아’ ‘정월’편의 ‘자웅난변’(雌雄難辨)은 어떤가. 이곡, 정약용, 이덕무 같은 많은 지식인이 즐겨 쓰며 혼탁한 세태를 일갈했다는 ‘까마귀의 암수는 분간하기 어렵다.’는 말. 검증할 수 없는 의혹이 난무하고 공천 심사로 얼룩진 지금 정국을 겨냥하는 청언소품(잠언풍의 짧은 글)이 아닐까. “떠나야 할 자리에 머물러 앉아있으면 결국 추하게 쫓겨난다.”는 ‘지지지지’(知止止止)며 “통하면 안 아프고 안 통하면 아프다.”는 ‘불통즉통’(不通則痛)도 요즘 사람들이 새겨볼 만한 명편들이다. 저자는 그 글들을 소개하면서 이렇게 적어놓았다. “고작 네 글자로 문화의 담론을 이끌어내는 지적 전통 속에 내가 속한 것이 자랑스럽다.” 1만 4000원.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현장행정] 마포구 성메작은도서관 ‘놀토 인기프로그램’

    [현장행정] 마포구 성메작은도서관 ‘놀토 인기프로그램’

    “얘들아, 조금 있으면 식목일이니까 씨앗이 주인공인 동화를 읽자. 끝나면 화분도 만들고 씨앗도 심어 볼 거야.” 마포구 성산2동에 있는 성메작은도서관의 한 열람실. 영어 동화 읽기 시간이 되자 아이 10여명이 선생님 앞으로 옹기종기 모여 든다. 책장을 한장 한장 넘기며 아이들에게 동화를 읽어 주고 있는 선생님은 아이들보다 고작 5~6살 많은 중학생들이라 주변을 놀라게 했다. 바로 이곳에서 영어 동화 읽어 주기 자원봉사를 하는 신세정(15·성사중3)양과 민승기(14·성미산학교 중2)군이다. 신양과 민군은 월 한 차례씩 토요일이면 이 도서관을 찾은 동생들에게 영어 동화책을 읽어 준 다음 책놀이를 함께 한다. 21일 마포구에 따르면 성메작은도서관에서 운영하는 ‘언니가 읽어 주는 영어동화, 책놀이’는 3년째 이어지는 도서관 최고의 인기 프로그램이다. 별도 홍보를 하지 않아도 프로그램이 열리는 날이면 15명 안팎의 미취학 아동과 초등학교 저학년 어린이들이 몰려들어 언니·오빠가 들려주는 얘기에 넋을 뺀다. 특히 도서 선정에서부터 책놀이 프로그램 기획, 수업 진행 등 전 과정을 두 학생이 직접 맡아 대견하다는 말을 듣는다. 주로 아이들과 함께 영어 동화책을 읽은 뒤 책 속에 등장하는 캐릭터의 캐리커처를 그리거나 관련 소품을 직접 만들어 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3년째 봉사하고 있는 신양은 “도서관 회원인 엄마를 따라 도서관을 다니다가 이 활동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동생들에게 영어 지식을 나눠 주고 가르칠 수 있다는 점에서 뿌듯하다.”고 말했다. 함께 프로그램을 진행 중인 민군도 도서관 동아리 회원인 어머니를 따라 도서관을 찾다가 프로그램과 인연을 맺었다. 서유원 성메작은도서관장은 “두 학생이 책임감을 갖고 하다 보니 한 번 왔던 아이들이 계속 오거나 소문을 들은 부모님들이 숱하게 아이에게 참여를 권한다.”며 “주5일제 수업 전면 시행으로 아이들이 토요일마다 도서관을 찾을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메작은도서관은 주5일제 수업 시행에 발맞춰 이 프로그램을 월 1회에서 2회로 확대하고 자원봉사 중학생도 늘렸다. 한편 마포구는 ‘토요일은 도서관 가는 날’을 운영하고 있다. 성메작은도서관을 비롯해 관내 도서관 9곳에서는 독서토론, 영화보기, 그림책 읽어 주기 등 아이들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독서문화 프로그램을 내놓아 인기 ‘짱’이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코오롱FnC ‘착한패션’ 실험

    코오롱FnC ‘착한패션’ 실험

    자라나 유니클로 등 제조와 유통을 일괄하는 SPA 브랜드들은 유행과 소비자의 기호에 맞춰 1~2주 내 옷을 지어 내다 팔아 ‘패스트 패션’으로 불리기도 한다. 즉석에서 소비하는 햄버거와 같은 패스트푸드에 빗댄 것이다. 최대 장점은 가격이 싸다는 것. 가격을 낮추기 위해 대부분 저급 소재 사용이 필수다. 때문에 내구성이 떨어져 한 시즌 입고 버리고 또 사는 소비행태를 부추기고 있다. 이들 옷은 합성섬유라 재활용이 어려워 결국 소각되는데, 엄청난 탄소 배출로 지구환경에 유해하다는 점이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국내 ‘빅3’ 패션업체인 코오롱FnC가 이런 분위기에 경종을 울리는 의미 있는 ‘실험’을 벌인다. 브랜드 관리 차원에서 소각되는 의류들을 새로운 의류, 소품으로 탈바꿈시킨 브랜드인 ‘래코드’(RE; CODE)를 출범한 것. 국내에서 에코파티메아리나 리블랭크 등 헌옷을 재활용하는 디자이너그룹들이 있긴 했으나 대기업이 이런 사업에 뛰어든 것은 처음이다. 기업 입장에서 돈이 되는 사업 분야가 아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3년차 재고 의류들은 브랜드 관리 차원에서 소각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코오롱의 경우 전체 23개 브랜드의 재고 의류를 처리하는 데만 연간 약 40억원이 든다. 21일 강남 사옥에서 만난 코오롱FnC의 한경애 이사는 “‘래코드’는 이렇게 버려지는 옷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했다.”고 말했다. 그는 “수많은 SPA 브랜드들이 난립하는 요즘 옷을 만드는 자들도 생각하고 고민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지는 작업”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날 행사장에는 남성·여성복뿐 아니라 텐트 등을 활용해 만든 원피스, 재킷, 가방, 쿠션 등 희소성이 돋보이는 독특한 제품들이 방문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래코드는 패션의 사회적 참여에 가장 큰 의의를 두고 있다. 따라서 작업활동도 기부와 연결돼 있다. 재고 의류 해체 작업은 장애인 단체인 ‘굿윌스토어’가 맡았다. 유망한 독립 디자이너와 협업을 통해 이들에 대한 지원이 자연스럽게 이뤄진다. 홍보물 제작은 사회 환원을 표방하는 홍보업체 ‘우디’를 거친다. 브랜드 정착의 관건은 바로 가격. 티셔츠·가방 10만원대, 바지 20만원대, 재킷류는 50만원대다. 아무리 새옷이라지만 재고에서 나온 제품치고는 비싸다는 소비자들의 저항이 만만찮게 뒤따를 수 있다. 제품의 특성상 대량생산은 어려워 가격을 낮출 수 있는 요인도 적다. 한경애 이사는 “래코드는 재활용 개념이 아니라 재해석”이라며 “사회와 환경을 생각하는, 100% 수작업을 통해 만들어지는 가치 있는 브랜드라는 점을 소비자에게 끊임없이 알리는 것이 숙제”라고 말했다. 래코드는 5월 초 팝업스토어를 열고 하반기부터 본격 매장을 열 계획이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비즈니스 캐주얼 대세… 남성 패션 포인트 다양화

    비즈니스 캐주얼 대세… 남성 패션 포인트 다양화

    넥타이를 푼 남자들의 패션감각에 날개가 달리고 있다. 비즈니스 캐주얼이 대세로 자리잡으면서 넥타이 대신 옷차림에 포인트를 줄 다양한 소품에 남성들이 눈을 뜨고 있는 것. 8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노타이(No-tie) 장착 문화’의 확산으로 넥타이 매출은 매년 감소세다. 반면 넥타이의 대체재로 활용되는 잡화류의 매출이 지난해 25%나 증가했다. 남성들이 그동안 신경 쓰는 소품이래야 기껏가방, 구두 정도였다. 최근에는 색상이 알록달록 화려한 패션 양말이 주목받고 있으며 좀 더 멋을 추구하는 남성들은 포켓스퀘어나 부토니에(남성용 브로치 점선표시)에도 도전하고 있다. 심지어 재킷의 단추까지 따로 구입해 교체하는 남성 고객들도 있다고 한다. 지난달 2일 의류업체 보끄레머천다이징은 이런 트렌드를 감안해 강남구 압구정동 가로수길에 남성 수입잡화 편집매장인 ‘밴드오브플레이어스’를 열었다. 가방과 구두를 주력으로 하고 있지만 보타이, 모자, 안경 등 시중에서 볼 수 없는 ‘튀는’ 제품들을 갖다놓아 ‘남심’을 끄는 데 성공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이 9일부터 개최하는 대규모 남성 패션 기획·제안전도 여기에 초점을 맞췄다. 갤럭시, 로가디스, 엠비오, 지오지아, 라코스테, 타미힐피커, 닥스 등 유명 남성 정장·캐주얼 브랜드 38개가 참여해 남성 정장을 비롯해 재킷, 셔츠, 바지, 구두, 가방, 포켓스퀘어 등 남성의류 및 잡화 162종, 총 5만 4000장을 선보인다. 그해의 남성 트렌드를 반영하는, 올해로 세 번째인 이번 행사가 다른 점이 있다면 잡화류가 정식으로 행사장에 자리를 잡았다는 것. 이전까지는 의류만을 기획상품으로 취급해 왔으나 이번엔 20여종, 6000여 가지의 패션 소품들도 목록에 올랐다. 이번 행사에서 주목할 또 하나의 특징은 의상들의 색상이 전에 없이 과감해졌다는 것. 블랙, 그레이는 네이비, 브라운 계열에 자리를 내줬으며, 심지어 오렌지, 파스텔톤의 의상도 대거 등장했다. 또한 울과 프라다 원단 등 2가지 이질적인 소재를 섞은 재킷이나 겉감 못지않게 체크나 원색의 색상으로 안감에 포인트를 준 재킷들도 눈에 띈다. 롯데백화점 권순욱MD(선임상품기획자)는 “자신을 꾸미는 남자들이 많아지면서 과감한 색상, 소품 활용에 도전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어 최근의 패션 트렌드를 반영해 이번 행사를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남성들 사이에서 불고 있는 클래식 패션의 유행과도 연관이 있다. 올 들어 ‘조끼’의 존재감이 높아지는 것도 이를 말해준다. 장년층의 전유물로 여겨지며 유행과 거리가 멀었던 조끼가 정장·캐주얼 등 다양한 옷차림에 활용되는 빈도가 높아졌다. 또한 애매한 날씨 덕에 간절기 아이템으로도 인기를 얻고 있다. 남성복 브랜드 ‘지오지아’는 지난해보다 조끼 물량을 30% 늘렸다. 그중 체크문양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조끼는 롯데백화점 본점 매장에 입고된지 3주 만에 70% 이상의 판매율을 올리고 있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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