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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 상반기 히트상품] 삼성전자 ‘갤럭시 S6·갤럭시 S6 엣지’ - 고급스러운 색상… 혁신의 집약체

    [2015 상반기 히트상품] 삼성전자 ‘갤럭시 S6·갤럭시 S6 엣지’ - 고급스러운 색상… 혁신의 집약체

    ‘갤럭시 S6’와 ‘갤럭시 S6 엣지’는 지금까지 갤럭시가 보여준 혁신의 집약체다. 지난달 ‘MWC 2015’에서 갤럭시 S6와 갤럭시 S6 엣지의 공개 이후 전 세계 언론으로부터 극찬을 받으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갤럭시 S6와 갤럭시 S6 엣지는 강인한 메탈과 유연한 글래스의 완벽한 조화를 통해 감각적이고 세련된 디자인을 완성했다. 또한 보석과 같은 영롱하고 깊이감 있는 색상을 구현해 고급스러운 느낌을 한층 배가시켰다. 갤럭시 S6는 론칭 광고부터 특별했다. 신제품의 등장을 마치 젬스톤의 탄생처럼 아름답고 강렬하게 전달하며 완전히 새로워진 디자인 강점을 전면에 내세웠다. 클래식한 소품들과 파격적인 미쟝센을 활용해 마치 블록버스터 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하는 광고는 기존 특장점 중심의 제작방식에서 탈피한 신선한 시도였다.
  • ‘복면가왕’, ‘불후의 명곡’…‘음악 예능’ 불패 신화, 왜?

    ‘복면가왕’, ‘불후의 명곡’…‘음악 예능’ 불패 신화, 왜?

    “‘화생방실 클레오파트라’는 가수 김연우가 틀림없어” “‘어머니는 자외선이 싫다고 하셨어’는 에이핑크의 정은지 아니야?” 월요일 아침이면 인터넷에는 전날 MBC ‘일밤-복면가왕’에 출연한 복면 가수에 대한 추리가 넘쳐난다. 이들의 음색과 손모양, 노래하는 포즈로 추측한 글들이 대부분이다. 덕분에 ‘복면가왕’은 요즘 드라마도 넘기 어렵다는 시청률 10%대를 넘었다. ‘슈퍼스타K’, ‘나는 가수다’, ‘불후의 명곡’에 이어 ‘복면가왕’까지 인기를 얻으며 방송가에는 ‘음악 예능’은 웬만해서는 불패한다는 속설이 정설로 굳어지고 있다. 국내 서바이벌 음악 경연의 물꼬를 튼 ‘슈퍼스타K’는 올해로 시즌7을 맞고 SBS ‘K팝스타’, MBC ‘나는 가수다’도 시즌제로 자리 잡았다. 쇼와 경연의 방식을 합친 KBS ‘불후의 명곡’도 200회를 넘기며 토요일 밤 시간대를 꽉 잡았다. 최근 음악 예능은 서바이벌 방식을 넘어 추리와 코미디 등 예능적인 요소를 접목하며 진화하고 있다. 엠넷 ‘너의 목소리가 보여’와 JTBC ‘히든 싱어’는 립싱크 가수나 모창 실력자들 사이에서 진짜 가수를 추리하는 콘셉트를 내세웠다. ‘복면가왕’은 여기에 코미디적인 요소를 추가했다. 기존 서바이벌의 무겁고 엄숙한 분위기를 뒤튼 것이 핵심이다. ‘파송송 계란탁’, ‘모기향 필 무렵’, ´뚜껑 열린 압력 밥솥’ 등 기발한 이름도 재밌지만 프라이팬과 생수통 등 소품을 직접 들고나오는 모습도 웃음을 자아낸다. 제작진은 패션 디자이너가 제작해오는 가면을 보고 직관적으로 이름을 정한다. 연출을 맡은 민철기 PD는 “노래와 경연을 뺀 나머지는 모두 B급 코미디처럼 꾸몄다”면서 “승자 독식의 형식이 아니고 예능의 틀거리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가수들도 큰 부담을 느끼지 않고 무대를 즐긴다”고 말했다. 백청강처럼 아예 성별을 속이는 등 반전과 의외성도 인기 요인이다. 민 PD는 “약간의 에코 효과를 빼고는 마이크나 음향 변조 장치는 없으며 가수들이 스스로 추리가 어렵도록 목소리를 바꾼다”고 말했다. 음악 예능의 불패 신화 뒤에는 ‘세대 공감’이란 키워드가 있다. 이창태 SBS 예능국장은 “길거리의 노래방 수만 봐도 알 수 있듯 한국인은 흥이 많은 민족인데다 1980~90년대 인기 가요를 편곡해서 부르는 음악은 다양한 세대의 주목을 끌 수 있다”고 말했다. ‘불후의 명곡’ 도 젊은 가수들이 트로트로 편곡해서 부를때 시청률이 더욱 치솟는다. ‘복면가왕’의 경우 들국화의 ‘제발’, 임재범의 ‘이 밤이 지나면’ 등 8090세대 히트곡들이 대거 등장한다. 대중문화 평론가 정덕현씨는 “음악 예능에 리메이크 곡이 자주 등장하는데 이는 대중문화 주 소비층으로 떠오른 중장년층의 복고 감성을 자극한다. 멜로디가 주는 감성이나 정서는 메시지보다 강하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인기를 얻는 것”이라고 말했다. 인적 자원이 풍부하다는 것도 ‘음악 예능’의 장점이다. 현재 방송 3사의 가요 프로그램 가운데 KBS ‘유희열의 스케치북’을 제외하고는 음악 전문 프로그램은 사라졌다. 때문에 중고 신인이나 공백이 있는 실력파 가수는 노래를 부를 기회가 거의 없는 것이 사실이다. 권경일 KBS 예능국 CP는 “아이돌은 순위 프로그램이 있고 연배가 있는 가수들은 ‘가요무대’가 있지만 이에 속하지 않는 대다수 가수들은 설 무대가 부족하기 때문에 음악 예능에 출연자가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민 PD는 “처음에는 복면 때문에 출연을 꺼리는 가수가 많았지만 9월까지 출연자가 모두 확정된 상태다. 시청자의 기대가 높아져 출연을 재검토하는 경우도 생겼다“고 말했다. 최근 음악 예능은 포맷뿐만 아니라 장르적으로도 다양해지고 있다. 힙합 오디션 엠넷 ‘쇼미더 머니’ 시즌4가 26일에 첫 방송하고 여성 래퍼들의 서바이벌 경연 프로그램 ‘언프리티 랩스타’도 오는 9월 시즌2가 방송된다. 엠넷 신형관 상무는 “지난해 트로트를 시도했고 앞으로 전자음악(EDM)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 예능을 준비하고 있다. 음악 예능은 같은 소재라도 공감과 차별화가 핵심이며 이런 유행은 앞으로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씨줄날줄] 데미안과 PPL/문소영 논설위원

    광고 마케팅 전략 중에 ‘PPL’이 있다. 간접광고인데 프로덕트 플레이스먼트(Product PLacement)의 약자다. 영화나 드라마 속에 자연스럽게 소품으로 등장시켜 상품이나 상표, 이미지를 각인시키고 이를 판매로 연결하는 전략이다. 할리우드 영화 ‘매트릭스’ 시리즈에 삼성 갤럭시 휴대전화가 나왔다고 한국인들은 자랑스러워했는데 아마도 PPL 마케팅이었을 것이다. 물론 세계적인 휴대전화 브랜드 중에서 삼성 갤럭시가 선택된 이유는 비용지불 능력뿐 아니라 미래와 첨단의 이미지가 덧씌워진 덕분일 것이다. 몰입한 영화나 드라마 속의 상품이나 브랜드는 시청자이자 소비자의 잠재의식으로 들어와 그 상품을 욕망하게 한다. 상업 광고에서 인간의 인지와 감성을 조작하는 광고, 예를 들자면 음료 광고에 사막 영상을 여러 차례 찰나로 끼워 놓으면 사람들이 갈증을 느끼게 되는데 이는 불법이라고 한다. 하지만 PPL처럼 대놓고 간접적으로 광고하는 것은 허용돼 있다. PPL을 과도하게 부각시키면 영화나 드라마의 흐름이 끊기고 시청자들에게 저항감을 주는 탓에 배경에 넣어 두는 것으로 은근하게 노출한다. 한국뿐 아니라 다른 나라들도 드라마 등의 제작비가 너무 커지는 탓에 ‘협찬’이란 이름의 PPL을 많이 사용한다. 요즘은 PPL을 안 하면 제작을 거의 할 수 없다는데, 케이블TV는 아예 PPL을 대놓고 이용하기도 한다.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의 심사위원이 앉아 있는 테이블 앞에는 특정 은행과 특정 음료 브랜드가 뻔뻔하게 드러난다. PPL이 아닐 때 노출되는 상표를 막기 위해서는 상표를 흐릿하게 지워 버린다. 프로축구 선수들을 후원하는 유명 스포츠 브랜드도 마찬가지로 PPL이라고 볼 수 있다. 최근 시청자들에게 인기를 끄는 KBS2의 금·토 드라마 ‘프로듀사’가 PPL로 제작비의 5분의2를 채운 것으로 알려지면서 너무 지나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제작비 48억원 중 20억원을 PPL로 충당했다는 보도다. 거론된 간접광고 상품 중에서 헤르만 헤세의 청년소설 ‘데미안’이 눈에 들어왔다. 극 중 신디에게 백승찬이 ‘수면제’용으로 줬다. 1960~1980년대 10대와 20대를 보낸 사람들은 대체로 ‘데미안’을 통과의례처럼 읽었다. 스무 살 데미안에게 자신을 투영하며 ‘새는 알을 뚫고 나오기 위해 싸운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알을 뚫고 나온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프락사스다’라는 구절을 외우고 다녔다. 21세기 젊은이들이 그 책을 주고받는 모습이 신기했는데, PPL이라니 쓰라리다. ‘데미안’과 같은 작가의 ‘수레바퀴 아래서’를 묶은 세트가 6월 둘째 주 베스트셀러 순위 7위란다. SBS의 ‘별에서 온 그대’에서 나온 에드워드 툴레인의 ‘신기한 여행’과 비슷한 경로다. 책도 자본이 판다.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 [생활쓰레기 0% 도전] 서울 주택가 배출실태

    [생활쓰레기 0% 도전] 서울 주택가 배출실태

    서울 시내 한 주택가 문앞에 놓여 있는 20ℓ 쓰레기 종량제 봉투를 거꾸로 쏟아붓자 역한 냄새가 진동했다. 새끼손가락 길이만 한 바퀴벌레 세 마리와 새끼 바퀴벌레 두 마리가 황급히 기어나왔다. 음식물 쓰레기봉투에 버려야 할 시들해진 채소류, 썩어가고 있는 햄버거, 떡, 식은 밥 등이 쓰레기봉투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옆집 쓰레기봉투에도 재활용품으로 분리 배출해야 할 프린트물 한 뭉치, 콜라 캔, 플라스틱 요구르트병 여러 개가 다른 쓰레기와 담겨 있었다. 재활용이 가능한 것들을 빼고 나면 20ℓ 쓰레기봉투는 5ℓ밖에 채워지지 않았다. 지난 2일 저녁 8시경 서울시 공무원, 자치구 공무원, 쓰레기 함께 줄이기 시민운동본부 위원 등으로 꾸려진 쓰레기 분리배출 감시단과 함께 주택가 분리배출 실태를 점검했다. 상가 밀집지역에 이은 주택가 분리배출 실태 점검 현장은 서울시가 목표로 하는 ‘2017년 생활쓰레기 직매립 제로화’달성과는 멀어 보였다. 시는 수도권 매립지에 묻히는 하루 평균 719t의 생활쓰레기를 올해 말 400t으로, 2016년 말 119t으로 감량한다는 계획이다. 주택가 인근 아파트 단지의 쓰레기봉투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무작위로 개봉한 50ℓ 쓰레기봉투에는 각종 쓰레기를 담은 4~5개의 비닐 뭉치가 들어 있었다. 부패한 우유가 남아 있는 상태로 버린 1000㎖ 우유팩 5개, 형체를 알 수 없는 음식물 쓰레기, 과자, 샐러드, 플라스틱 음료용기 등이 나왔다. 자치구 공무원이 쓰레기에 있던 택배 포장지 주소를 추적해 해당 아파트 주민을 찾아갔다. 30대로 보이는 여성은 자신이 버린 봉투에서 나온 쓰레기를 멋쩍게 쳐다보기만 했다. 이를 지켜본 황순옥 소비자시민모임 처장은 “시민들의 의식이 바뀌지 않고 실천하지 않으면 쓰레기 감량을 위한 외침은 소리 없는 메아리일 뿐”이라고 말했다. 한국환경공단 성상조사자료(2012~2013년)에 따르면 상가, 단독주택, 사업장 등의 분리배출은 미흡한 실정이다. 종량제 봉투 내 재활용 가능 자원이 50% 이상 혼입 배출되고 있다. 재활용이 가능한 품목으로는 종이가 41.7%로 가장 많았고 이어 비닐·플라스틱류 23.3%, 병·캔 등 불연물 9.9% 순이었다. 이에 따라 시는 2017년 생활쓰레기 직매립 제로화 달성을 위해 재활용 분리배출 홍보기준을 마련 중이다. 25개 자치구마다 조금씩 다른 분리배출 기준을 통일하는 지침을 마련해, 시민들의 참여를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전문가와 시민운동본부 위원, 주부 모니터링단, 통·반장, 일반시민 등의 분리배출 기준 의견을 수렴했다. 이달 중 분리배출 세부 지침서를 완성해 적극 홍보한다는 방침이다. 7~9월 재활용 분리배출 안내 포털사이트 구축한 뒤 10월부터 운영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쓰레기 분리배출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과 캠페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시민들이 쓰레기 감량 필요성을 체감하지 않으면 실천하기 어렵기 때문에 교육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상현 녹색미래 사무처장은 “내용물에 비해 이중·삼중으로 포장되는 제품들이 많은데, 내용물만 빼면 모두 쓰레기인 셈”이라면서 “시민뿐 아니라 제품을 만드는 기업체도 쓰레기를 줄여야 한다는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김해창 경성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시민들의 쓰레기 분리배출 참여율이 높고 환경교육 프로그램이 체계화된 사례로 일본 기타큐슈시를 꼽았다. 김 교수는 “쓰레기 감량을 위해서는 시민들의 실천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기타큐슈는 자원과 쓰레기의 분류 배출 및 방법이 세분화돼 있고 가정 쓰레기 유료화가 잘 정착돼 있다”며 “대기업 등 민간 업체들의 재활용사업 활성화로 매립문제를 해결했다”고 소개했다. 실제 지난 4월 20~22일 사흘간 일정으로 기타큐슈를 찾았다. 기타큐슈의 쓰레기 종량제 봉투는 가정 쓰레기, 플라스틱제 포장용기, 캔·병, 페트병 등 4종류로 분류됐다. 가정 쓰레기는 월·목 또는 화·금 주 2회 가정 쓰레기 수거소에 배출한다. 플라스틱제 포장용기는 지정된 요일에 주 1회, 캔·병과 페트병은 매주 수요일 재활용품 거점회수 장소에서 수거해 간다. 재활용품은 식품받침과 종이팩, 형광등, 금속 소품, 소형 전자기기, 전지, 헌옷, 폐지, 대형쓰레기 등으로 세분화돼 있었다. 가지하라 히로유키 기타큐슈 순환사회추진과장은 “초등학생에게는 환경교육과 에코타운 견학 등을 실시하고 시민들에게는 쓰레기 감량을 위한 정보안내, 홍보 등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며 “1993년 병, 캔 등의 분리수거를 시작했고 2000년 종이팩, 플라스틱류, 음식쓰레기 등을 세분화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정 쓰레기 유료화 등으로 쓰레기를 줄인다고 하더라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리사이클을 강화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슈퍼마켓, 시민센터 등에 설치된 재활용품 거점회수 장소 풍경이었다. 기타큐슈에는 이 같은 거점회수 장소가 3만 3000여개 있다. 시민들은 내용물이 남아 있는 포장용기, 유리병 등은 모두 씻은 뒤 재활용품 수거함에 넣어 뒀다. 수거함에는 분리배출 방법대로 씻어서 펼쳐 말린 우유팩, 금속부분이 30cm를 넘지 않는 금속 소품 등이 담겨 있었다. 상가나 집앞, 재활용 정거장 등 지정된 장소가 아닌 곳에 재활용품과 쓰레기를 버려두는 서울 시내 모습과 상당히 대조적이었다. 글 사진 기타큐슈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국내여행 | [Village in Seoul 연희동] 누군가와의 교집합 연희의 세계

    국내여행 | [Village in Seoul 연희동] 누군가와의 교집합 연희의 세계

    지금 막 떴다. 하지만 연희동을 ‘맛집’으로만 이해하려는 시도는 섣부르다. 골목골목 세계를 품고 있는 이곳은 대궐 같은 집들만큼이나 속이 깊다. 온 세계의 사람들이 모여 사는 동네, 연희동. 중국도 북유럽도 이탈리아도 심지어 아프리카도 거리 곳곳에 싹을 틔우고 있다. 덕분에 연희동 골목은 특색있는 숍과 여행자들이 내뿜는 활기로 가득 찬다 고요와 소란의 경계에 서다 연희동 흠모에 빠진 것은 몇 해 전이었다. 연남동에서 우연히 시작한 산책이 길어지면서 바로 옆 동네인 연희동으로 자연스럽게 흘러 들었다. 붉은 등을 내건 중국집이 한 집 걸러 한 집이고, 수입제품이 빼곡한 ‘사러가 쇼핑센터’의 이미지가 각인됐다. 골목길로 들어서면 느껴지는 고요함은 연희동에서만 느낄 수 있는 우아한 여백이었다. 한눈에 보기에도 고래등 같은 넓고 큰 주택들이 한자리씩 차지하고 있는 것을 보니 분명 잘 사는 사람들이 모인 것은 맞을 테다. 동네 토박이의 추억을 들추자면, 한때 최고 주가를 올렸던 서태지도 연희동에 살았단다. 지금은 두 명의 옛 대통령이 모여 사는 동네이기도 하다. 한 가닥씩 하는 사람들이 모여 살게 된 건 오래 전부터다. 연희동과 맞붙어 있는 연세대학교 터가 조선 초 정종이 왕위를 물려 주고 기거하던 연희궁터였던 것. 조선 후기 숙종의 총애를 받았던 장희빈의 친정도 지금의 연희동에 있었으니 연희동이 가진 깊이는 오랫동안 쌓인 것이 분명하다. 다양한 국가의 문화가 혼재하게 된 것은 한성화교가 들어선 영향이다. 1969년 명동에 있던 한성화교가 연희동으로 이전하면서 중국인들이 모였고, 자연스럽게 중국음식점들이 발달했다는 것이 정론이다. 외국인 학교, 주변 대학교의 영향으로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들도 모이게 됐단다. 그 덕분일까. 연희동은 구석구석 정겹기도, 이국적이기도 하다. 맞닿은 신촌이나 홍대의 북적북적한 소란이 이곳에서는 타국의 일처럼 느껴진다. 골목에 들어서면 새소리가, 봄 여름이면 꽃향기가 자욱해 한가로운 시골에 들어선 양 마음이 포근해진다. 이런 매력을 일찌감치 알아본 이들은 연희동 곳곳에 카페를 차리고 공방을 만들고 갤러리를 만들었다. 그러니 언제부턴가 주말이면 휴대폰으로 지도를 보며 맛집을 찾는 사람들, 카메라를 메고 구경을 나온 사람들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포털 사이트 검색어에 오르는 것은 기본이다. 조용했던 연희동은 주말이면 활기로 가득 찬다. 주민으로 1년, 그 사이에도 연희동은 수없이 바뀌었다. 카페들이 속속 들어서고, 주택가 한가운데에도 영업장이 새단장을 마쳤다. 목 좋은 사거리 골목의 터줏대감이었던 식당도 어느날 리모델링에 돌입했다. 그만큼 연희동을 찾는 사람이 많다는 증거다. 그러나 방문객의 발걸음이 마냥 반가운 것만은 아니다. 밀려드는 차들은 주민의 주차자리를 탐하기도 했고 체증도 불러일으켰다. 무엇보다도 한적함을 빼앗긴 서운함이 크다. ‘조용했던 연희동이 그리워요’란 아쉬운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대기업도 차츰 연희를 탐낸다. 연희동을 터전 삼아 살았고 결국 이곳에 터를 잡은 젊은 청년 사장은 “대기업이 잠식하는 것”이 가장 큰 걱정거리란다. 연희동이 뻔한 카페거리, 먹자골목으로 전락하게 될까? 답은 변화의 바람 속에 있다. ●연희동 중국집의 진가 고추기름이 말갛게 뜬 진한 짬뽕국물, 촉촉한 육수에 달짝지근하게 볶은 청경채, 속을 푸짐하게 채운 군만두. 배달음식으로만 오해했던 중국 음식이 연희동에서는 그 진가를 발휘한다. 연희동은 연남동과 함께 2000년대 초 서울의 차이나타운으로 개발하려는 움직임이 있었을 정도로 화교들이 많이 사는 지역이다. 그 말인즉슨 화교가 직접 만드는 진짜 중국 요리를 맛볼 수 있다는 것. 본래 주 고객이 화교였으니 음식 맛도 한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일반적인 중국 음식점과는 다르다. 음식점들이 모인 연희맛로를 따라 60년 역사를 이어받은 ‘이화원’, 이연복 셰프의 이름만으로 모든 논란을 잠재우는 ‘목란’, 음식은 물론 식기와 인테리어에서도 중국을 느낄 수 있다는 ‘진보’ 등이 유명하다. 중국어와 한국어가 뒤섞이는 이곳에서 우리 삶에 녹아든 화교의 삶을 가늠할 수 있다. 목란 서울 서대문구 연희로 15길 21 02-732-0054 이화원 서울 서대문구 연희맛로 13 02-334-1888 진보 서울 서대문구 연희맛로 9 02-338-2897 ●차민경 기자의 연희동 그곳? 시간도 지갑도 넉넉하게 연희동은 여유를 가지고 찾을 때 여행이 즐거워진다. 시간의 여유와, 지갑의 여유 모두. 연희동의 음식 가격은 생각보다 비쌀 수도 있다. 동네의 특성상 자연스레 조성된 가격이다. 대신 많은 숍에서 발렛을 지원하고 있고, 연희동에서만 만날 수 있는 새롭고 신선한 메뉴들을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또 하나, 사러가 쇼핑센터 양 옆으로 조성된 ‘연희맛로’만 보고 가는 실수를 범하지 말자. 구석구석 골목길에 들어선 카페와 숍들이 진짜 보석이다. 한입 가득 프랑스식 갈레트를 알리스 앤 수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은 북유럽 스타일링을 위해 ‘알리스 앤 수’를 빼놓을 수가 없다. 카페와 편집숍을 겸하고 있는 알리스 앤 수는 덴마크와 스웨덴 등 북유럽 소품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연희동에서 1년여간 편집숍을 운영하다 지난해 9월 확장 이전했다. 편집숍은 주로 아이들을 위한 소품들을 취급하지만 점점 대상을 넓혀 취급 물품을 늘리고 있다. 카페도 남다르다. 한 끼 식사로 충분한 크레페는 물론, 사장님이 일본에서 직접 배워 온 프랑스식 갈레트를 맛볼 수 있다고. 주변 영업장들과 함께 ‘헬로스프링 프리마켓’도 열고 있다. 대학로 프리마켓인 마르쉐를 본따 연희동 스타일의 프리마켓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갤러리와 꽃집, 카페 등 주변 영업장들과 함께 2달에 한 번씩 프리마켓을 열 계획이라고. 서울 서대문구 연희맛로 17-18 070-7631-3889 www.aliceandsue.com 이 공간의 변신은 어디까지? 부어크 꼼꼼히 손길 닿은 흔적이 가득한 이곳은 김채정 푸드스타일리스트의 스튜디오이자 카페다. 작은 공간이지만 빈티지한 오브제들이 가득 차 있어 엽서 속 그림이 튀어나온 것처럼 환상적이다. ‘부어크’의 변신은 무궁무진하다. 보통은 각종 매거진에 실리는 음식 촬영을 위한 스튜디오로 활용되지만 쿠킹 클래스를 열거나 특별한 모임을 위해 대관을 하기도 한다. 지금은 독립 레스토랑 오픈을 준비 중인 전일찬 셰프의 팝업레스토랑으로 운영되고 있다. 평일에는 전일찬 셰프가 이탈리아를 여행하며 경험한 다양한 음식들을 내놓는 ‘경험 다이닝’으로 사용되고, 주말에는 보다 힘을 준 이탈리아 코스 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팝업 레스토랑은 4월까지 예정돼 있지만 5월까지 연장될 수도 있다고. 연장이 되지 않아도 부어크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서울 서대문구 연희로 11길 51 02-6397-3700 www.homebuuk.com 타이완보다 더 타이완 같은 미란 수제고로케 & 대만식 수제제과 타이완이 뿌리인 사장님은 한국에서 태어났다. 과거 13년 동안 타이완에서 생활했지만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다. ‘미란’에서는 타이완 생활에서 배우게 된 크로켓, 펑리수를 판다. 빵을 두 번 숙성시키고 저온에서 오랫동안 튀겨 만든 크로켓은 미란의 대표 메뉴다. 바삭하게 씹히지만 촉촉하게 감기는 식감은 일품. 사장님은 그날그날 날씨에 따라 숙성 과정을 달리해 비가 와도 눈이 와도 항상 바삭하고 촉촉한 크로켓을 만든다. 카레 감자 크로켓과 크림치즈 크로켓이 베스트셀러다. 타이완 현지에서 맛본 펑리수 그대로인 미란 펑리수는 선물용으로도 인기가 많다. 서울 서대문구 연희맛로 26 02-336-5859 매주 둘째 주 월요일 휴무 크로켓 1,800~2,000원, 펑리수 2,000원 신인 작가들의 현주소 페인터스 머그 한국 작가들의 지금을 확인할 수 있는 곳, ‘페인터스 머그’다. 밀린 원고를 쓰려고 찾았다가 그림만 감상하고 온 게 한두 번이 아니다. 본질은 카페지만 이름처럼 그림을 그리는 아마추어 작가들의 작품 전시 공간으로 사용되고 있어서다. 찾아가지 않으면 접하기 힘든 작품들을 편안하게 커피 한잔과 함께 즐길 수 있다는 것이 매력 포인트다. 내부 벽을 빼곡히 채운 작품들은 매번 바뀐다. 한 달에 한 번씩 작품들을 교체하기 때문이다. 카페 방문자들은 직접 마음에 드는 작품에 투표도 할 수 있다. 투표수가 많은 작품은 인기에 힘입어 전시가 한 달 더 연장된다고. 카페 입구에 있는 VIP 전시벽을 보면 사람들의 기호도 가늠할 수 있겠다. 물론 작품 구입도 가능하다. 서울 서대문구 연희로 15길 27 02-3144-4807 paintersmug.alldaycafe.kr 아메리카노 4,000원, 라떼 5,500원 작가들의 비빌 언덕 연희문학창작촌 연희동이 품은 또 하나, 문학. 안산도시자연공원의 아랫자락에 터를 잡은 연희문학창작촌은 서울시가 최초로 만든 문학인 전용 집필실이다. 지난 2009년 11월에 ‘끌림’, ‘홀림’, ‘울림’, ‘들림’이라는 이름을 붙인 네 개의 동이 문을 열었다. 이곳에 머무는 작가들은 자신만의 집필실을 배정받고 문학활동에 전념한다. 지난해에만 80여 명의 작가들이 이곳을 거쳐갔다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시민들과 교류하는 시간도 마련된다. 시 창작, 소설 창작 등을 배울 수 있는 문예창작교실인 연희문학학교가 상반기와 하반기에 각각 열리고 비정기적으로 ‘연희목요낭독극장’도 열린다. 가을이 되면 각종 전시와 공연, 낭독회 등을 아우르는 가을문학축제도 열릴 예정이다. 서울 서대문구 증가로 2길 6-7 02-324-4600 아프리카로 안테나를 세우다 쏘울오브아프리카 주택가 깊은 곳, 마을버스 4번이 설 때마다 사람을 쏟아내는 작은 사거리에 ‘쏘울오브아프리카’가 있다. 조용한 분위기에 어쩐지 들어가기 망설여진다고 해도 거침없이 들어가시라. 이곳은 서울에서 아프리카 작가들의 그림을 구경할 수 있는 유일한 갤러리다. 아프리카 작가의 작품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이곳은 2014년 말, 문을 열었다. 유럽의 컬렉터들이 싼 값에 아프리카 작품을 사와 비싼 값에 되파는 부당한 과정에 불편함을 느꼈단다. 정당한 비용으로 판매해 작가들의 작품활동을 돕겠다는 취지다. 마우루스 말리키타, 팅가팅가 예술인협동조합 등 전시된 작품들은 아프리카가 가진 색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최근에는 사회 활동도 벌이고 있다. 환경오염을 해결하기 위해 텀블러를 제작하는 ‘브링 유어 컵Bring Your Cup’과 공동 프로모션을 벌여 아프리카 작가의 그림이 들어간 텀블러를 제작했다. 또 4월부터는 지역 아동센터와 교육 사업도 시작했다. 서울 서대문구 연희로 11라길 37-7 02-6032-1125 blog.naver.com/soulofafrica 글·사진 차민경 기자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해외여행 | 당신에게 그리스②한걸음 더, 산토리니 Santorini

    해외여행 | 당신에게 그리스②한걸음 더, 산토리니 Santorini

    그 자체로 아름다운 ‘산토리니’ 화보나 광고에서 많이 본 산토리니의 흔한 풍경을 나열해 보자. 짙푸른 하늘에 떠다니는 뭉게구름, 옹기종기 모여 있는 하얀 건물들과 파란 지붕의 그리스 정교회 성당들, 절벽 아래로 펼쳐진 쪽빛 바다. 막상 산토리니에 도착하고 세 가지를 깨달았다. 첫 번째는 기존에 각인된 풍경은 주로 이아Oia 마을과 피라Fira 마을의 이미지라는 것, 두 번째는 여행이란 본디 발품 파는 만큼 남는다는 것, 세 번째는 산토리니는 날씨에 아랑곳없이 언제나 아름다운 섬이라는 것이다. 전생에 조르바였을 것 같은 행색의 사람들이 바글바글한 피레우스Piraeus항에 도착했다. 아티카 패스를 이용해 산토리니까지 가는 배를 타기 위해서다. 배 이름은 블루스타페리, 엄청나게 크고 신식이며 쾌적하다. 한편 날씨는 비가 끊임없이 내리고 바람이 거셌다. 이오스Ios섬과 낙소스Naxos섬을 거쳐 산토리니까지는 예닐곱 시간 남짓, 도착하면 거짓말처럼 날이 맑아질 것이라고 최면을 걸었다. 드디어 도착, 수많은 사람들이 블루스타페리에서 우르르 내렸다. 비와 바람은 더 거칠어졌다. 바람에 종잇장처럼 펄럭이는 우산을 들고 버티는 것보다 비닐봉지를 머리에 쓰고 있는 게 편했다. 오늘이 아니면 어떤가. 산토리니에서는 아직 2박의 일정이 더 남아 있으니 날이 개면 알차게 다니기로 다짐하는 것으로 어수선한 마음을 달랬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형형색색 환상의 섬 지형지물 파악을 위해 지도를 펼쳤다. 자세히 살펴보면 엄마 공룡 모양의 본섬과 새끼 공룡 모양의 티라시아Thirasia섬이 마주 보고 있고 그 사이에 공룡 알이 박힌 듯한 모습이다. 섬들은 원래 하나로 연결된 육지였는데 수천년 전 화산이 폭발하면서 대륙이 잠겼다. 해수면 위로 솟아오른 화산 분화구의 윗부분이 지금의 산토리니섬이다. 이곳은 고대 키클라데스Cyclades 문명의 발상지였는데, 이 문명이 한순간에 흔적도 없이 사라졌기 때문에 그리스 사람들은 산토리니를 환상의 대륙 아틀란티스라고 생각하기도 한단다. 사실이건 아니건 산토리니가 환상적인 섬인 건 분명하다. 누가 봐도 화산 지형임을 가늠할 수 있는 색색의 지층이 속살을 훤히 드러내고 깎아지른 절벽 꼭대기에 가파른 경사면을 따라 아기자기한 건물들이 자리 잡고 있는 풍경은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만큼 아름답다. 엄마 공룡의 머리 부분에 이아 마을, 가슴 부분에는 크루즈의 기항지로 유명한 피라 마을이 위치해 있고 화산섬답게 레드 비치, 블랙 비치, 화이트 비치 등의 해변이 색상별로 도처에 자리한다. 버스가 있지만 비수기의 배차간격이 30분에서 1시간, 그것마저 노선별로 다르다는 말에 자동차를 빌리기로 했다. 남북을 관통해 직선으로 움직이면 대략 40분, 해변을 끼고 휘휘 돌아도 두 시간 남짓 걸릴 크기다. 산토리니 대표 마을, 이아 & 피라 먼저 이아 마을을 둘러보자. 비슷한 형상의 작은 건물들이 옹골차게 모여 있지만 작정하고 들여다보자면 건물의 디테일, 색감이 조금씩 다 다르기 때문에 반나절로도 촉박하다. 레스토랑, 카페, 바, 숙소들이 밀집해 있고 전형적인 기념품과 창의적인 예술품을 파는 소품 가게들이 뒤섞여 볼거리가 넘친다. 일몰시간에 맞춰서 꼭 가야 할 곳은 섬의 머리 끝에 위치한 굴라스 성채. 붉게 물드는 아름다운 이아 마을의 전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노을은 보지 못했지만 해가 지고 마을에 불이 차례로 반짝반짝 켜지는 순간을 마주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감동적이었다. 이아 마을에서는 아틀란티스 서점을 꼭 들러 보자. 영국의 문학도 2명이 2004년 산토리니의 풍광에 반해 이아에 문을 연 서점이다. 전 세계 여행자들이 자원봉사로 운영하는 독특한 경영방식으로 이름이 났다. 계단을 내려가 반지하로 내려가면 각국의 언어로 쓰인 온갖 종류의 책이 오래된 나무 책장에 빼곡하다. 이곳은 산토리니에 온 여행자겸 자원봉사자와 ‘빌리’라는 개와 고양이가 함께 사는 집이기도 하다. 산토리니를 여행하는 수많은 여행자들이 기증한 책을 되팔기도 하는데, 한국어로 된 책은 그리스 여행정보서 두 권과 김연수 작가의 <소설가의 일>까지 모두 세 권이 있었다. <소설가의 일>을 집어 들었다. 가격은 10유로, 책을 사면 잘생긴 자원봉사자가 첫 장에 아틀란티스 서점 도장을 꾹 찍어 준다. 오는 9월에는 개점 10주년을 맞아 대대적인 문학 페스티벌을 개최할 예정이다. 세계의 저명한 작가들과 참가자들이 모여 산토리니의 특산품인 와인을 마시며 음악을 듣고, 에게해를 바라보며 문학을 이야기할 예정이다. 생각만 해도 멋지다. 피라 마을은 이아 마을에 비해 다소 번잡스러운 느낌이다. 크루즈 기항지 특유의 어수선함이 매력이라면 매력이다. 피라 마을에서 놓쳐서는 안 될 두 가지. 첫째는 피라 마을에서 내려다보는 화산섬의 풍광이고 둘째는 588개의 가파른 계단을 오르내리는 당나귀들의 모습이다. 항구에서 마을까지는 케이블카를 운영하니, 당나귀는 타지 말고 보기만 하는 것으로 만족하면 좋겠다. 오래된 마을이 마주하는 풍경 산토리니를 일주하는 동안 화산섬의 지형이 바다와 맞물리는 지점, 검은 돌로 쌓아둔 돌담들을 보며 종종 제주도를 떠올렸다. 일행들은 ‘호호 깔깔 제주도 같다’를 외치며 즐거워했다. 그러다 모두가 숨죽이고 탄성을 자아낸 지점에는 언제나 오래된 마을들이 있었다. 오래된 마을에는 오래된 성채와 요새가 있었고, 마을의 골목들은 성을 향해 미로처럼 좁고 구불구불하게 이어져 있었다. 어느 마을을 가든지 어린 시절 소풍에서 숨은 보물 찾기 게임을 하는 기분이었다. 골목을 누비며 이국적인 풍경을 만끽하고 산토리니 사람들의 삶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었기에 레스토랑과 기념품을 살 만한 가게들이 마땅치 않아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13세기에 비잔틴 양식으로 지어진 성채가 있는 피르고스Pyrgos 마을, 와인 생산농가와 포도주 박물관이 몰려 있어 마을 전체에 술 익는 향기가 가득했던 메사고니아Mesa Gonia, 마을 북쪽에 15세기에 세워진 요새가 있는 엠포리오Emporio 마을 등 작은 마을들을 둘러보며 고요하고 평화로운 시간을 만끽하지 않았더라면 산토리니 여행은 미완성으로 남았을 것이다. 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Travie writer 문유선 취재협조 유레일 그룹 www.eurailgroup.org, 터키항공 www.turkishairline.com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해외여행 | 당신에게 그리스③숨은 보석, 낙소스 Naxos

    해외여행 | 당신에게 그리스③숨은 보석, 낙소스 Naxos

    다시 가서 오래 머물고 싶은 곳 낙소스에서 무엇을 느꼈냐고 물으면 이렇게 답하겠다. “이렇게 좋은 곳을 왜 몰랐을까, 산토리니보다 더 아름다운데, 꼭 다시 와서 오랫동안 머물고 싶다. 이곳은 관광객을 위한 섬이 아니라 주민들이 일상을 살아가는 곳이구나. 아, 너무 좋은데 설명할 방법이 없네…” 산토리니에서 두 시간 거리의 낙소스섬은 우리에게 무명의 섬이나 다름없다. 별다른 정보가 없는 여행지라 기대도 크지 않았다. 그리스관광청 홈페이지를 통해 키클라테스 제도의 섬 중 가장 크고 비옥하다는 것, 대리석이 많이 나는 부자 섬이라는 것, 험준한 산세 위에 오래된 교회와 수도원이 많고 구시가지 마을이 아름답다는 것 등을 알 수 있었다. 낙소스는 신화의 배경이기도 한데 아리아드네와 디오니소스 신화가 그것이다. 내용은 이렇다. 낙소스섬 옆에 위치한 크레타Creta섬에는 인간의 몸에 수소의 머리를 한 환상동물 미노타우로스가 살았는데, 이놈은 사람을 잡아먹는 무서운 괴물로 미노스의 왕은 이 괴물을 미궁으로 몰아넣고 아테네에서 조공으로 바친 소년과 소녀를 먹이로 주곤 했다. 이를 알게 된 아테네의 왕자 테세우스가 이 괴물을 물리치기 위해 크레타섬에 들어왔고 이때 미노스의 공주인 아리아드네가 왕자에게 반해 왕자를 돕게 된다. 그 덕에 왕자는 괴물을 물리쳤고 아테네로 공주와 함께 돌아가던 중 낙소스섬에 머무르게 되는데, 테세우스 왕자는 아리아드네를 섬에 버려두고 떠난다. 아버지와 조국을 배신하고 왕자로부터도 버림받은 아리아드네는 처절한 슬픔에 휩싸였고 이때 그녀 앞에 술의 신인 디오니소스가 나타난다. 디오니소스는 아리아드네에게 반해 그녀를 아내로 맞이한다. 디오니소스와 아리아드네가 만난 곳이 바로 아폴로 신전 터. 본 섬과 방파제로 연결된 팔라티아Palatia섬(영어로는 island보다 작은 섬을 의미하는 islet으로 표기한다) 위의 아폴로 신전은 기원전 6세기에 축조된 것으로 낙소스에 발을 딛는 순간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섬의 상징이다. 올리브와 대리석이 있는 풍경 오전 일찍 일어나 낙소스 항구에서 섬 중앙을 시계방향 반대로 돌았다. 미니밴에 올라타 제일 처음 향한 곳은 ‘싸그리’라는 마을에 위치한 데메테르 여신의 신전. 신전을 향해 깎아지른 절벽을 돌고 산길을 오르던 중, 양떼와 양몰이 개와 목동을 만나 잠시 차를 세우고 사진을 찍기도 했다. 다시 산길을 한참 달리자 누군가의 탄성 소리가 들렸다. 아래로 펼쳐진 푸른 평야 한가운데에 데메테르 여신의 신전이 보이기 시작했다. 푸르고 너른 대지 위에 하얀 신전이 우뚝 선 풍경은 더없이 우아하고 아름답고 풍요로웠다. 들꽃이 가득 핀 신전 주변으로 해가 비치자 풍요와 농업의 여신인 데메테르가 깨어나 올리브 열매를 따다 줄 것 같은 환상이 절로 일었다. 데메테르 신전을 뒤로하고 유명한 로컬 와이너리가 있다는 할키Chalki 마을로 향했다. 영어 표기를 ‘Chalki’라고 해서 칼키라고 읽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리스 본토 발음으로 자세히 들어본 결과 c는 거의 묵음이다. 베네시안 통치 시절 이곳으로 구리 세공인들이 몰려들었고, 이내 섬의 남북을 잇는 중요한 교역로가 되었다. ‘Chalkos’가 그리스어로 구리, 청동이라는 뜻이니 우리말로 바꾸면 청동 마을 혹은 구리 마을 정도 되겠다. 과거 돈이 도는 마을이었다는 것을 증명하듯 신고전주의 양식의 아름다운 건물들이 마을 곳곳에 자리잡고 있고 그 아름다운 건물에 카페, 갤러리, 베이커리 등이 들어서 있다. 작고 조용한 마을 중앙에는 마당이라는 이름이 더 어울릴 듯한 아담한 광장이 있는데 성수기에는 평일에도 관광객들로 붐빈다고. 에게해 스타일의 아름다운 세라믹 제품들이 궁금하다면 낙소스에서 유명한 피시 & 올리브Fish & Olive, www.fish-olive-creations.com 갤러리를 들러 보는 것도 좋겠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다시 길을 나서 아피란토스 마을로 향했다. 인근의 필로티 마을과 더불어 예로부터 대리석이 많이 나는 부자마을이라 했다. 들은 그대로 계단, 다리, 난간 등 마을의 시설물 대부분이 대리석이다. 대리석이 어찌나 흔한지 식당에 걸린 그림도 캔버스 대신 대리석에 그려 넣었다. 이곳에서 늦은 점심을 간단히 먹고 항구를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얀 마을, 올리브 나무숲, 험준한 산, 작은 포도밭, 대리석이 빼곡히 박혀 있는 석산, 너른 평야, 절벽, 산꼭대기에 외롭게 선 교회 등 이런저런 풍경들이 밀려오고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항구에 내리자마자 달려간 곳은 낙소스의 구시가지. 열 십자형으로 갈라지는 구시가지의 가장 높은 곳에는 13세기 지어진 코라성과 비잔틴 뮤지엄으로 개관한 크리스피 타워가 위치해 있다. 이를 중심으로 경사면을 따라 사람들의 주거지역인 마을이 자리 잡았고 항구 쪽으로 내려갈수록 카페와 바, 갤러리, 소품숍, 올드 마켓 등이 아기자기하게 늘어서 있다. 골목 곳곳을 고양이들이 떼 지어 다니는데, 애묘인들에게 여기만큼 재미난 곳이 없을 정도다. 한자 ‘樂’과 영어의 ‘source’를 결합해 노래처럼 부르며 다녔다. 그리고 후렴구에는 ‘다시 와야지’도 더해 불렀다. 미지의 섬이었던 낙소스는 하루 만에 동경의 섬이 되었다. ▶travel info AIRLINE 한국에서 그리스까지 직항은 없다. 터키항공을 이용해 이스탄불을 경유해 아테네까지 들어가는 것을 추천한다. 터키항공은 이스탄불까지 주 11회 운항하고 있으며 운항시간은 11시간 50분이다. 이스탄불에서 그리스 아테네까지는 주 42회 운항하고 있어 이용이 편리하다. 이스탄불에서 아테네까지는 1시간 30분 소요된다. 국제선 환승 승객 중 이스탄불 경유시 대기시간이 6시간 이상일 경우 무료로 이스탄불 시티투어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도 있다. 아티카 패스 여행 항공편은 아테네 인in/아웃out, 로마 인/아웃, 혹은 로마 인/아테네 아웃 및 그 반대 방향의 여정을 고려할 수 있다. 터키항공은 아테네를 비롯해 이탈리아 로마 외에 바리Bari, 나폴리, 밀라노, 베니스, 피렌체 노선도 운행하므로 이들 도시에서 귀국 항공편을 바로 이용할 수 있다. 1800-8490 selsales@thy.com 이스탄불 시티투어 서비스www.istanbulinhours.com Tour 그리스 섬 투어의 필수 아티카 패스Attica Pass 유레일이 획기적인 상품을 출시했다. 그리스의 아름다운 수많은 섬 가운데 26개의 섬을 골라 페리로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는 ‘아티카 패스’다. 그리스 국내 페리를 최대 4회 탑승, 국제구간 왕복 2회 등 1개월 안에 총 6회의 페리 탑승이 가능한 패스로 국내 구간은 아티카 그룹의 블루스타페리(www.bluestarferries.com)가, 그리스 파트라스Patras항에서 이탈리아 바리Bari와 앙코나Ancona 항구까지는 수퍼패스트www.superfast.com가 운행한다. 국제 구간을 야간에 이용하면 숙박을 겸하게 되어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아티카 패스 구입 후 원하는 섬의 노선과 스케줄을 홈페이지에서 확인했다면 해당 노선의 페리를 미리 예약해야 한다. 야간에 탑승해 1박을 해야 하는 국제구간의 경우, 성수기를 기준으로 최소한 한 달 전에는 수면을 취할 수 있는 좌석이나 기숙사형 침대, 혹은 독립된 선실 침대를 예약해야 한다. 국내 구간일지라도 장거리인 경우에는 추가 비용을 내고 비즈니스 클래스의 선실 침대를 예약할 수 있다. 비용은 구간마다 다르다. 해당 페리의 웹사이트를 통해서 직접 예약하거나 한국에서 패스를 구입한 여행사에 의뢰하면 된다. 현지에서 페리에 탑승하려면 아티카 패스 외에 탑승권이 필요하다. 국제 구간의 경우 비수기에는 최소한 출발 2~3시간 전에 도착해 페리 사무소에 예약번호와 함께 여권 및 아티카 패스를 제시하면 탑승권을 받을 수 있다. 최대 2,400명을 수용하는 국내선은 출발 항구나 현지 곳곳에 있는 블루스타 사무소에서 탑승권을 미리 받을 수 있다. 이른 아침 출발하는 페리의 경우 그 전날 미리 받아두는 게 안전하다. 아티카 패스의 1등석 성인 요금은 242유로, 2등석은 174유로다. 4세 미만의 어린이는 무료이며 12세 미만의 어린이는 성인의 50%, 만 12~25세의 청소년은 158유로의 아티카 유스Youth 패스를 이용한다. 유레일 패스는 방문국 수에 따라 글로벌(28개국), 셀렉트(4개국), 리저널(2개국), 원컨트리(1개국) 패스 등 4종류가 있다. 유레일 패스의 총판매대리점은 ACP레일acprail.com, 레일유럽raileurope.com, STA트래블statravel.com 외에 인터넷 판매만 가능한 유레일닷컴eurail.com 등이 있다. food 재료 자체를 살리는 ‘특별하지 않은’ 그리스 음식 주로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린 음식들이 많다. 세계에서 가장 질 좋은 올리브오일이 나고, 지중해성 기후가 길러낸 맛깔나는 식재료들이 도처에 널렸다는 것이 도리어 그리스 음식이 특별하지 않은 이유일지도 모르겠다. “노력하지 않아도 맛있는데, 굳이 뭘 더해?” 하는 식이다. 이름만 다르지 세계 어느 곳에서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조리법의 음식들이 대부분이다. 그래도 알아보자, 그리스 음식! 수블라키 돼지고지나 닭고기 덩어리를 꼬치에 끼워 숯불에 구워 내는 음식이다. 주로 피타(중동지방에서 주로 먹는 납작한 모양의 빵)나 샐러드 등과 함께 나온다. 양이 어마어마하지만 기름이 쪽 빠지고 숯불 향이 짙게 밴 고기는 맛이 좋아 금세 한 접시 뚝딱이다. 무사카 이탈리아의 라자냐와 비슷한 음식이다. 주로 가지와 치즈, 고기와 감자 등을 층층이 쌓아 올려 소스를 바른 후 오븐에 구워 낸다. 그릭 샐러드 오이, 피망, 올리브, 토마토 등 색색의 야채를 수북이 쌓고 올리브오일을 쓱 두른 후 페타 치즈를 눈처럼 뿌려 낸다. ‘음식의 9할은 재료 맛’이라는 말을 온전히 실감할 수 있다. 재료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그리스에 가면 오렌지는 꼭 맛보자. “지금까지 내가 먹었던 그 수많은 오렌지들은 오렌지가 아니었어!”라고 한탄할 정도로 달고 탱글탱글하고 상큼하다. 그릭 요거트 그릭 샐러드와 더불어 그리스에서 가장 맛있게 먹은 음식이 바로 그릭 요거트다. 케이크를 떠먹는 듯한 식감의 단단하고 탄력 있는 요거트 한입이면 세상 부러울 게 없을 정도다. 호텔 조식에도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기본 메뉴로 지중해에서 맞는 아침을 더없이 상쾌하게 만들어 줄 음식이다.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꿀을 버무려 먹으면 금상첨화! Drink 취향 따라 즐기는 전통주 술 좋아하는 당신이 그리스에서 꼭 맛봐야 할 술은 세 가지. 첫 번째는 그리스 전통 술인 우조다. 알코올도수 43도에 달하는 증류주로 아니스 열매, 허브, 포도, 민트 등을 조합해 만든다. 향 때문에 호불호가 확연히 갈린다. 누군가는 향으로 마시는 술이라고 하고, 또 누군가는 엄마 화장품 맛이라고도 한다. 보통 물과 얼음을 함께 내는데 우조에 물을 타면 색은 우윳빛으로, 맛은 감기약처럼 변하는 게 특징이다. 두 번째는 산토리니의 로컬 맥주인 동키 맥주다. 와인으로 유명한 메사 고니아 마을에 동키 맥주 브루어리가 있는데, 제조하는 양이 많지 않아 몇몇 타베르나와 바에서만 맛볼 수 있다. 알코올 도수에 따라 옐로우 동키, 레드 동키, 크레이지 동키라는 센스 있는 이름을 달았다. 세 번째는 와인이다. 술의 신인 디오니소스가 와인을 만들기 시작했으니, 아마도 그리스 와인이 인류 최초의 와인이지 않을까? 산토리니 와인은 아씨르티코 품종의 화이트 와인이 대부분이다. 가장 유명한 것은 디저트 와인으로 정평 난 달달한 맛의 빈산토 와인이다. restaurant 술과 요리, 음악이 있는 ‘타베르나’ 쉽게 설명하자면, 주점 같은 레스토랑이라고 하겠다. 주로 오후 늦게 문을 여는 집이 많고 새벽까지 영업을 한다. 아테네의 아나피오티카는 가장 인기 있는 타베르나로 손꼽힌다. 라이브 음악을 들으며 그리스 전통 음식과 커피, 술, 디저트 등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멋진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핫 플레이스로 자리매김했다. 산토리니는 이아 마을보다 피라 마을에 맛집이 몰려 있다. 마마스 하우스www.mamashouse-santorini.gr는 미코노스에서 산토리니로 이주해 온 주인장이 에게해 퀴진을 선보인다. 무사카와 칼라마리, 연어, 토끼고기 요리 등이 대표 메뉴다. 또한 콘비비움conviviumsantorini.com은 마마스 하우스에 비해 격조 있는 느낌의 파인 다이닝을 선보인다. 멋지게 플레이팅 된 지중해 퀴진을 맛볼 수 있다. 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Travie writer 문유선 취재협조 유레일 그룹 www.eurailgroup.org, 터키항공 www.turkishairline.com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국내여행 | [Village in Seoul 문래동] 공장과 예술의 사적인 동거

    국내여행 | [Village in Seoul 문래동] 공장과 예술의 사적인 동거

    두터운 철근이 빼곡히 누워 있고 붉은 쇳가루가 흩날리는 문래동. 철공소와 예술이 묘한 동거를 시작하면서 알록달록한 꽃이 피어나고 있다. ‘초상권을 존중하는 매너 있는 촬영문화를 만들어 주세요’ 무작위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몰려들면서 문래동 주민들의 일상이 괴로워졌다. 이방인에게는 서울에서 보기 힘든 신선한 풍경일지 모르겠지만 그들에게는 고된 삶을 살아내는 일터이자 휴식처다. 초상권은 침해당했고 작업 공간은 불편해졌다. 문래동 창작촌은 철공소들과 공존하기에 더욱 빛을 발하는 곳이다. 진정한 여행자라면 그들의 사생활을 보호하고 그 공간을 이해하려는 최소한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예술가들은 왜 문래동으로 갔을까 문래역 7번 출구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 그곳에 ‘문래동 창작촌’이라는 이름의 작은 예술 마을이 있다. 발끝에 채이는 것이 맛집이고 카페인 홍대 거리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과거(?) 가난한 예술가들이 모여 그림을 그리고 악기를 연주하던 홍대 거리는 그 독특한 풍경을 보러 온 사람들을 위한 공간들로 채워지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모이면서 땅값은 물론 물가도 올랐다. 값싼 작업실이 금값이 되어 버린 덕에 예술가들은 하나둘 인근 지역인 상수동, 합정동으로 밀려났고 이제는 그보다 더 멀리 떨어진 문래동과 성수동까지 터를 옮겼다. 한편 문래동은 그 반대다. 1930년대 방직공장지대였던 일대에 1960년대부터 경제개발계획으로 인해 철재 공장들과 철물상들이 하나둘 들어섰고 1980년대에 이르러서는 그 절정을 맞이한다. 그러나 1990년대 IT산업 성장과 함께 산업구조가 바뀌면서 대부분의 공장들은 문을 닫거나 도심을 빠져나갔다. 상권이 약해지니 땅값은 떨어졌고 텅 비어 있던 낡은 건물들은 헐값에 나왔다. 가난한 예술가들이 꽃을 피우기에 비옥한 토양이 만들어진 셈이다. 이렇다 할 간판도 없는 작업실들이 어두운 골목길을 환하게 밝히기 시작했고 골목마다 크고 작은 갤러리들로 채워졌다. 주말이면 어두컴컴한 지하실에서 작은 공연이 펼쳐지기도 하고 시끌벅적한 파티가 열리기도 했다. 2~3년 전부터는 다양한 분야의 공방들도 모습을 드러냈다. 그렇게 ‘문래동 창작촌’은 자연스럽게 형성됐다. 그래서 문래동은 알리고 싶은 동네라기보다 지키고 싶은 동네다. 헝그리 정신으로 무장한 예술가들이 쫓겨나다시피 터를 옮기지 않도록 말이다. 컴컴한 어둠 속에서 찾아낸 빛이 누군가에게는 다시 어둠으로 향하게 만드는 악순환의 시작일 수도 있다는 것을, 문래동에서 배웠다. ●문래동에서 만난 골목길 아트 ●손고은 기자의 문래동 그곳? 정다방을 지켜 주세요 정다방 프로젝트 문래동에는 작은 다방 하나가 있었다. 이름은 정다방. 30여 년 동안 인근 법원을 찾는 민원인들에게 인기 있는 다방이었다. 그러나 법원이 이전하면서 드나드는 손님은 줄었고 정다방은 문을 닫았다. ‘정다방 프로젝트’는 이를 안타깝게 여긴 몇몇 사람들이 모여 만든 예술 공간이다. 가난한 예술가들에게는 전시 공간을 무료로 빌려 주고 주민들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문화 예술을 경험할 수 있다. 도예, 사진, 설치 미술 등 여러 분야에서 활동하는 작가들과 이야기를 나누거나 함께 작품을 만들 수 있는 시간도 마련했다. 길 건너편에는 정다방 카페가, 옆 건물에는 예술 문화센터와 같은 정다방 공방이 자리한다. 서울시 영등포구 문래동4가 7-1 지하 1층 02-2633-4711 www.jungdabang.com 내 안경은 내가 만든다 로코 안경공방 정말이지 처음 알았다, 안경공방이 있다는 것을. 단순히 안경을 맞춤 제작해 주는 곳이 아니다. ‘공방’이라는 타이틀답게 스스로 안경을 디자인하고 만드는 과정에 참여해 ‘배움’이 있는 공간이다. 안경공학을 전공한 박정미 대표가 10여 년 동안 갈고 닦은 실력으로 기초부터 차근차근 가르친다. 화랑대역 근처에 본점이 있고 지난 1월 문래동에 2호점을 오픈했다. 한 달에 4번, 하루에 약 2~3시간씩 진행하는 기본 과정에 참여하면 원하는 디자인의 ‘내’ 안경을 ‘직접’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서울시 영등포구 문래2가 14-12 010-8632-0721 총 4회 수업 20만원(재료비 포함) 와인에 떡볶이가 어때서? 한잔 차차 어쩐지 낯설지가 않았다. 한식도 와인과 찰떡궁합이라는 것을 보여 주고 있는 홍대 앞 와인바 ‘와인주막 차차’의 두 번째 브랜드로 ‘한잔 차차’가 지난 3월 문래동에 입성했다. 한잔 차차는 와인도 커피처럼 가볍게 즐길 수 있다는 신개념을 장착한 와인 카페다. 두부김치, 황태포, 오관자, 더덕북어실채 등 20여 가지의 간편 한식과 와인 한 잔은 모두 3,000원. 그야말로 커피 값이다. 숯불차돌박이와 꽁치 한 마리가 속을 꽉 채우고 있는 김밥, 생 모차렐라 치즈를 통으로 넣은 떡볶이도 와인과 훌륭하게 어울린다. 그래도 고개를 갸우뚱 하는 당신에게 자신 있게 말한다. 와인에 떡볶이가 어때서?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3가 58-97 02-2631-3378 간편 한식, 한잔와인 3,000원, 차차떡볶이 1만5,000원 싱그러운 꽃향기가 가득한 라이드 앤 타이드 꽃공방 좁은 골목길까지 철공소들이 들어선 문래동. 그 안에 소박한 꽃이 피었다. ‘정다방 프로젝트’에서 기획자로 지내던 이정주씨가 ‘라이드 앤 타이드’ 꽃공방에서 또 하나의 예술 영역을 넓히고 있다. 매달 꽃다발, 소이캔들, 티컵플라워 만들기 등 다양한 일일 강좌를 통해 꽃꽃이 취미의 문턱을 낮추고 공연이나 레스토랑 데이 등과 같은 크고 작은 프로젝트도 함께 진행하는 등 활기가 가득한 공방이다. 가끔 길가에서 ‘비정주 꽃가게’ 이름을 내건 채 예쁘게 만든 꽃다발을 손수레에 싣고 판매하기도 한다니 그 모습이 궁금하기만 하다. 라이드 앤 타이드의 클래스는 3~4명의 소규모 인원으로 진행한다. 서울시 영등포구 문래동 3가 58-37 blog.naver.com/rideandtied 별도 문의 들어는 봤니? 드라이 에이징 스테이크! 셰프’s 마켓Chef’s market ‘마켓’이라는 간판을 달고 있지만 오해는 말자. 드라이 에이징 스테이크를 선보이는 엄연한 레스토랑이다. 드라이 에이징은 고기를 일정한 온도와 습도에서 2~3주간 유지하며 숙성시키는 방법이다. 덕분에 고기의 질감은 더욱 부드러워지고 촉촉한 육즙을 머금고 있어 소화가 잘 되는 것이 특징. 깊고 진한 고기의 맛을 느낄 수 있다 하여 커피로 치면 에스프레소에 비유되기도 한다. 뜨거운 팬에 두툼한 꽃등심 스테이크를 얹어 내오는데 아삭아삭한 숙주와 곁들여 고기의 느끼함은 잡아 주고 담백한 맛은 살려 준다. 고급 스테이크지만 셰프’s 마켓에서는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드라이 에이징을 전문적으로 가공하는 ‘와이월드’에서 발벗고 나서서 만든 레스토랑으로 가격 거품을 없앴기 때문. 서울시 영등포구 문래동3가 58-2 070-4195-1119 꽃등심 스테이크(호주산, 200g) 1만8,000원, 안심 스테이크 덮밥 1만원, 고르곤졸라 비프 크림 파스타 1만6,000원 꼭꼭 숨어 있는 갤러리 이포 벽화에 마음이 끌려 들어선 좁은 골목길. 그 안에 대안 예술공간 ‘이포’가 꼭꼭 숨어 있다. 이름 참 예쁘다 생각했는데 박지원 대표의 고향 여주 이포에서 따온 이름이란다. 낡은 주택을 개조한 공간이라 왠지 발을 들이기 편안하다. 지하실부터 1·2층 모두 아티스트들의 전시 공간이자 예술 연구소의 느낌이다. 사진과 영상 등 미디어 아트가 전시의 주를 이룬다. 전시가 없는 날에는 작업에 열중하고 있는 아티스트들을 엿볼 수 있다. 서울시 영등포구 문래동3가 58-77 010-5382-6921 오늘은 어떤 일이 벌어질까? 재미공작소 어떤 곳인지 정의 내리기가 어려울 정도로 재미공작소에서는 많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그래서 알쏭달쏭하기만 한 곳. 2011년 상수동에 처음 문을 열었고 주중에는 누구든 예술 작업을 할 수 있는 오픈작업실로 주말에는 문화, 공연과 관련된 재미있는 일이 벌어지는 공간으로 운영되어 왔다. 그리고 지난 2013년 문래동으로 이전하면서 시 낭독회, 공연, 워크숍, 전시 등 문화예술 이벤트가 열리는 공간으로 변화했다. 누군가에게는 공연장이기도, 누군가에게는 배움의 공간이 되기도 하는 이곳에서는 매일매일 재미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서울시 문래동3가 58-84 1층 070-7517-6961 blog.naver.com/studiozemi 철공소 사이, 아늑한 그곳 어반아트 게스트하우스 허름하고 어둑한 건물 때문에 ‘게스트하우스’라고 적힌 입간판이 없었다면 그냥 지나칠지도 모를 일이다. 내부 구석구석은 빈티지 소품들로 단장했고 영문으로 쓴 서울 여행 및 공연, 갤러리 정보가 벽면을 가득 채웠다. 손님을 맞이하는 스태프는 파란 눈이 매력적인 프랑스 청년. 서울을 찾은 외국인 투숙객들을 위해 남이섬, DMZ, 설악산 여행 프로그램까지 마련되어 있다. 게스트하우스에서 몇 걸음 떨어지지 않은 곳에 ‘스페이스 문’을 함께 운영하고 있는데 주말이면 각종 공연과 콘서트, 파티가 열린다. 투숙객들에게는 스페이스 문을 좀더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할인 혜택까지 쏠쏠하게 제공한다.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3가 58-77 2층 070-4137-3565 주중 기준, 도미토리 8인실 1만5,000원, 4인실 2만원, 더블룸 3만5,000원, 패밀리룸 4만5,000원 이건 그냥 가방이 아니야 골드 테구 가죽공방 ‘한땀 한땀’의 장신정신이 깃들어 있는 곳, 가죽공방 ‘골드 테구Gold Tegu’다. 골드 테구에 들어서면 재밌는 가죽 세계가 펼쳐진다. 작은 토트백부터 숄더백, 백팩 등의 가죽 가방과 팔찌, 명함 케이스 등 액세서리도 다양하다. 골드 테구의 정찬구 대표는 나비 넥타이, 마스크와 같은, 공연이나 파티에서 필요한 아이템들도 맞춤 제작한다. 가죽에 대해 ‘ㄱ’자도 몰라도 괜찮다. 가죽공예 수업은 가죽에 대한 기초 설명과 함께 도안을 그리고 제작하는 방법까지 1~2명의 소수 정예 클래스로 운영되고 있다. 총 8회 수업(주 2회, 회당 2시간 30분) 60만원 (재료비 포함) 서울시 영등포구 문래동3가 58-77 1층 02-2677-0674 www.goldtegu.com ▶문래동을 알차게 여행하는 방법 올래?문래! 영등포구청과 문화예술단체 보노보C가 문래 창작촌 일대를 둘러보는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역사문화 해설사가 동행해 영등포의 역사부터 차근차근 설명해 주고 창착존에서 활동 중인 예술 작가와 곳곳의 벽화와 예술작품을 함께 감상할 수 있는 골목길 투어다. 매월 첫째 주, 셋째 주 토요일 오후 3시부터(2시간 진행) 1인 기준, 1만원 보노보C 02-2637-3313 글·사진 손고은 기자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정부서울청사에 가면 ‘PEN’ 있다

    정부서울청사에 가면 ‘PEN’ 있다

    회사원 A씨는 4일 “정부서울청사를 찾을 때마다 자투리 시간을 어떻게 써야 할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공무원들과 협의하려면 한나절이나 걸리는데 남는 시간을 적절히 활용할 방법을 몰라서다. 그래서 인근 사우나를 이용하곤 하지만 마음이 마뜩잖다. ●서울청사 하루 방문객 1000명 A씨와 같은 사람들에게 청사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소책자가 나왔다. 정부청사관리소는 입주 공무원과 민원 방문객들을 위한 가이드북 ‘우리 서울청사, 이렇게 이용하면 편리해요’를 최근 펴냈다. 한경호 소장은 “행정자치부 직원들에겐 잘 알려졌지만 다른 부처에서 일하는 공무원들은 무슨 시설이 어디에 있는지 잘 모른다”고 설명했다. 서울청사 방문객은 하루 1000명을 넘는다. 이곳으로 찾아가면 놀이, 경제, 자연을 모두 즐길 수 있다. 먼저 몸만 가서 건강을 챙길 수 있는 피트니스센터(전화 02-2100-4528)가 본관 로비와 별관 지하 101호에 자리했다. 세 가지가 필요 없는 ‘3 NO’ 슬로건을 내걸었다. 등록비, 운동복, 수건 및 세면용품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상업시설을 이용하려면 적잖게 들어가는 비용을 아낄 수 있어 경제적으로도 도움이 되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다. 피로와 스트레스를 한꺼번에 날릴 수 있어 그만이다. 오전 6시부터 9시까지, 정오부터 오후 10시까지 문을 연다. 운동처방실도 눈길을 끈다. 오전 11시~오후 8시 예약제로 운영한다. 본관 지하 1층 119호에 들어선 미용실(02-2100-4621)에서 머리를 손질해도 좋다.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운영한다. 커트 가격이 남성 6000원, 여성 8000원으로 싼 편이다. 네일케어 비용은 1만원이다. 오후 1~5시엔 현금 결제 시 10%를 깎아 준다. 바로 옆 118호엔 40여년 경력을 뽐내는 베테랑 이발사의 노하우를 즐길 수 있는 이용실(02-2100-4674)이 성업 중이다. 이발과 염색이 각각 1만원이다. 오전 7시 30분~오후 6시 운영한다. 본관 로비엔 전국 어디든지 꽃을 배달해 주는 문구점(02-2100-4684)도 있다. 생화를 포장 판매하고 관엽 소품도 들여놓았다. 동·서양란은 할인해 준다. 중요한 사람과 통화할 일이 있다면 1층 로비나 20층 옥상 출구를 찾아가면 된다. 모바일 폰 부스가 기다린다. 얼른 눈에 띄도록 빨간 색으로 돼 있다. 개인 사생활 보호를 위해 마련한 공간이다. 서울청사를 방문했는데 빨리 처리해야 할 업무가 생긴다면 본관 909호, 1004호, 105호를 리모델링한 스마트워크센터(1661-3600)가 제격이다. 평일 오전 7시~오후 12시, 주말 오전 10시~오후 5시 손님을 맞는다. 앞마당엔 향기를 뿜는 허브건강쉼터와 아담한 정자(亭子)가 지친 사람들에게 아늑한 휴식 공간을 선사한다. 서울청사는 세종문화회관 뒤 시민공원, 광화문 열린 공원, 사직공원과도 걸어서 5분 안팎으로 가깝다. ●대전청사도 생활 길라잡이 발간 한편 정부대전청사 관리소도 신규 공무원들의 조기 정착과 청사 활용도 제고를 위해 ‘대전청사 생활 길라잡이’를 발간했다. 단순히 시설물을 소개하는 것을 넘어 청사 내 각종 시설의 이용 방법과 위탁 업체·동호회 현황, 대전의 축제와 음식 정보 등까지 광범위하게 담았다. 서울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메마른 교정, 뮤지컬 힐링

    메마른 교정, 뮤지컬 힐링

    지난 2일 오후 3시, 학교 수업이 한창일 시간에 경기 안성 가온고등학교의 학생 250여명은 학교 근처에 있는 안성시민회관으로 향했다. 수업에서의 해방감으로 들뜬 마음에 웃고 장난치는 것도 잠시, 객석에 불이 꺼지고 무대 조명이 밝아지자 아름다운 아카펠라가 들려왔다. “도~레~미~파~솔.” 극단 ‘공연배달서비스 간다’의 배우들이 일렬로 서서 들려주는 소리에 학생들은 귀를 쫑긋 세웠다. 배우 다섯 명이 8음 음계를 소화하려고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서로의 음을 뺏으려 몸싸움을 벌였다. 숨죽이던 학생들은 웃음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전국 고교생을 위한 ‘찾아가는 공연’… 올해로 10년째 이어져 고등학생들을 배꼽 잡게 한 ‘뮤지컬 습격’은 올해로 10년째 이어져 오고 있는 ‘LG 스쿨 콘서트’의 일환이다. LG연암문화재단과 한국메세나협회가 주최하는 ‘스쿨 콘서트’는 평소 공연 예술을 향유할 기회가 많지 않은 고교생들을 위해 ‘찾아가는 공연’을 펼치는 프로그램이다. 지금까지 뮤지컬 ‘오! 당신이 잠든 사이’ ‘인당수 사랑가’, 오페라 ‘카르멘’ 등이 전국 곳곳의 학교에서 공연됐다. 올해는 ‘유도소년’ ‘나와 할아버지’ 등 대학로 흥행작들을 줄줄이 내놓고 있는 극단 ‘공연배달서비스 간다’가 학교를 찾는다. 극단 이름에서 엿볼 수 있듯 ‘간다’는 어디든 찾아갈 수 있는 공연을 추구한다. 무대 세트와 소품, 장비, 인원을 최소화한 작품으로 전국 방방곡곡을 누볐다. 이날 공연된 뮤지컬 ‘거울공주 평강이야기’는 뮤지컬에서 보기 힘든 신체극 형식으로 주목받은 작품이다. 배우 여덟 명이 무대 세트와 소품, 음악과 효과음을 몸과 목소리로 직접 구현하는 ‘진기명기’는 학생들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배우들이 물구나무서기를 하고 목말을 타며 숲 속 나무와 동굴을 만들어내자 객석에서 함성이 터져 나왔다. 후드득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 바람이 나뭇잎을 흔드는 소리는 물론 뮤지컬의 오케스트라까지 아카펠라로 만들어낼 때마다 학생들은 소리를 지르고 박수를 쳤다. ●학생들 “학업 스트레스 훌훌~ 좋은 추억에 행복” 호응 커 평강공주의 시녀 연이가 공주의 거울을 훔치고 숲 속 야생 소년을 ‘온달’로 길들이며 공주의 삶을 꿈꾼다는 이야기는 학생들이 익히 알고 있는 전래동화를 비틀며 호기심을 자극했다. 야생 소년 온달이 날렵한 발차기로 악당을 물리치자 학생들은 박수를 치며 환호를 보냈다. 온달이 칼에 맞아 쓰러지고 연이의 품에 안기자 여학생들은 “어떡해” 하며 얼굴을 감쌌다. 3학년 민경애양은 “학교 수업 시간에 친구들과 함께 공연을 보니 느낌이 색달랐다”면서 “배우들이 몸과 목소리로 무대를 만들어내는 모습이 신기했다”고 말했다. 동급생 김진우군도 “안성에서 공연을 본 건 처음”이라면서 “(학업) 스트레스를 풀고 좋은 추억을 남길 수 있었던 기회였다”고 말했다. LG 스쿨 콘서트는 가온고등학교를 시작으로 강원 양구군의 강원외고, 경북 구미 경북외고, 인천외고를 찾아가 학생들에게 공연을 선물한다. 안성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배트모빌’로 선거운동 하는 멕시코

    ‘배트모빌’로 선거운동 하는 멕시코

    "도시에서 생기는 문제는 배트맨처럼 시원하게 척척 해결하겠습니다!" 이런 메시지를 유권자에게 간절히 전하고 싶었던 것일까? 중간선거를 앞둔 멕시코에서 시장후보로 나선 한 정치인이 배트맨 소품(?)을 동원한 선거운동을 펴고 있어 화제다. 지방도시 네사우알코요틀에서 시장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발렌틴 곤살레스(시민운동당). 그는 최근 유세장에 배트모빌을 타고 나타났다. 유세에 동원된 배트모빌은 50년 전 아담 웨스트 주연의 배트맨 시리즈에 등장한 모델이다. 배트모빌의 원조 모델인 셈이다. 곤살레스는 배트모빌을 유세장에 유권자를 끌어모으는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 유세장을 찾는 유권자는 곤살레스 후보의 연설 뒤 배트모빌과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다. 그러면서 관심을 최대한 높이기 위해 곤살레스는 이벤트도 마련했다. 배트모빌과 찍은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려 가장 많은 '좋아요'를 얻는 사람에겐 배트모빌과 전문모델처럼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고 약속했다. 사진작가 출장비 등 포토세션에 들어가는 비용은 모두 곤살레스가 대기로 했다. 덤으로 배트모빌을 타고 드라이브를 할 수도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곤살레스가 유세에 사용하고 있는 배트모빌은 멕시코의 자동차전문가가 손으로 제작한 복제차량이다. 7년 작업 끝에 완성된 배트모빌은 원래의 모델보다는 약간 덩치가 크다. 사진=페이스북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걸그룹 씨엘씨(CLC) ‘궁금해’ 티저 공개…28일 컴백 예고

    걸그룹 씨엘씨(CLC) ‘궁금해’ 티저 공개…28일 컴백 예고

    걸그룹 씨엘씨(CLC)가 신곡 티저 영상을 공개하며 오는 28일 컴백을 예고했다. 27일 씨엘씨의 소속사 큐브엔터테인먼트는 씨엘씨의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두 번째 미니음반 타이틀곡 ‘궁금해(Like)’의 뮤직비디오 티저 영상을 게재했다. 공개된 티저 영상 속 씨엘씨 멤버 장승연은 금발의 미남에게 첫눈에 반해 그만 실신해버리고 만다. 이에 나머지 씨엘씨 멤버들(장예은, SORN, 오승희, 최유진)은 장승연을 돕고자 안경과 콧수염, 돋보기 등의 소품으로 탐정으로 변신, ‘금발남’의 행적을 쫓는다. 한편 씨엘씨의 신곡 ‘궁금해’는 짝사랑하는 이성의 모든 것을 알고 싶은 소녀들의 설레는 마음을 위트 있는 가사에 담아낸 노래로, 작곡가 서재우와 빅싼초, 손영진이 의기투합해 완성한 곡이다. 씨엘씨는 오는 28일 첫 솔로 음반 ‘퀘스천(Question)’의 음원 공개와 동시에 같은 날 오후 엠넷 엠카운트다운에서 ‘궁금해’의 첫 무대를 가질 예정이다. 사진·영상=씨엘씨(CLC) - ‘궁금해 (Like)’ (Teaser)/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체호프를 사랑한 남자, 대학로 변방 접수하다

    체호프를 사랑한 남자, 대학로 변방 접수하다

    서울 종로구 명륜동 성균관대 앞, 대학생들로 붐비는 상점가를 지나 주택가 골목을 비집고 들어가면 한편에 서 있는 매표소가 이곳이 소극장임을 알린다. 경사가 45도쯤 돼 보이는 계단을 조심스레 걸어 내려가면 왼쪽 벽면에 러시아의 극작가 안톤 체호프(1860~1904)의 사진들이 걸려 있다. 로비에는 러시아 극단의 체호프 연극 실황을 틀어 놓은 TV와 체호프 희곡집이 진열돼 있고, 객석 안에는 의자 등받이마다 체호프의 얼굴이 새겨져 있다. ●올해 명륜동 소극장에 ‘안똔 체홉 전용관’ 개관 명륜동의 한 소극장(아트씨어터 문)에 올해 초 문을 연 ‘안똔 체홉 전용관’이다. 소극장 연극이 죽어난다는 대학로에서 변방의 지하 소극장이 체호프의 작품만 1년 내내 공연한다. 이런 뚝심 가득한 일을 벌인 사람은 국내에서 ‘체호프 연극 1인자’로 꼽히는 전훈(50) 연출이다. 연극계 러시아 유학파 1세대인 그는 2004년 ‘벚꽃동산’ ‘바냐 아저씨’ ‘갈매기’ ‘세 자매’ 등 체호프 4대 장막극을 무대에 올려 이름을 알렸다. ‘체홉 전용관’에 도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4년 이후 10년 만에 ‘숨겨진 4대 장막극’을 공연하기 위해 지난해 1월 강남구 삼성동에 같은 이름의 극장을 열었다. ‘검은 옷의 수도사’ ‘숲귀신’ 등을 올렸고 호평도 받았다. 그러나 바로 옆 한국전력 부지가 현대자동차그룹에 매각되면서 극장은 금싸라기 땅이 됐다. “대학로 땅값이 감당 안 돼 삼성동 주택가로 옮겼는데 또 땅값이 올라 쫓겨났죠.” 슬픈데 웃긴 상황이 체호프의 희곡을 닮았다는 말에 전 연출은 고개를 끄덕였다. “살아내야 하는 삶, 저희는 오랫동안 그런 삶을 살아왔어요.” 예정된 ‘잉여인간 이바노프’와 ‘파더레스’를 올리기 위해 급한 대로 아트씨어터 문에 터를 잡았고, 아예 장기 대관해 전용관 간판을 내걸고 눌러앉았다. ●‘잉여인간’ 등 사실주의 희곡 참맛 살리며 인기 이곳에서의 공연은 소극장 연극이 맞나 싶은 규모를 자랑한다. 출연 배우는 10여명에 이르고 무대 세트와 소품, 의상, 어느 하나 섬세하지 않은 게 없다. “체호프의 희곡을 소극장에서는 잘하지 않습니다. 등장인물이 많고 배경 전환도 잦아 제작자 입장에서는 수지 타산이 맞지 않죠.” 그러나 그는 “오히려 소극장이 도전의 기회가 됐다”면서 “까짓, 한번 해 보는 것”이라고 말한다. 희곡집 출판사 애플리즘과 체호프학회를 함께 운영하며 안정적인 기반을 마련했다. 그에게서 연기를 배우는 제자들은 철저하게 다져진 발성과 연기로 사실주의 연극의 참맛을 살리고 있다. 지난해 말 선보인 ‘잉여인간 이바노프’는 입소문을 타고 알려져 올해 초 3개월 가까이 재공연되기도 했다. 최근 공연되고 있는 ‘벚꽃동산’도 관객들이 알음알음으로 찾아오고 있다. “이곳은 대학로 중심 거리에서 제일 멀리 떨어진, 오프 오프 대학로쯤 돼요. 하지만 예술적인 연극을 펼치기에는 이곳이 중심입니다.” 아직까지는 자본의 물결이 들어차지 않은 명륜동 골목에 “체호프길”이라는 이름이 붙고 “고전의 향취가 있는 지역”으로 거듭나는 게 그의 바람이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만수르 회사, 정부에 1838억원 소송 제기…UAE 왕족의 초호화 생활 어떤가 보니

    만수르 회사, 정부에 1838억원 소송 제기…UAE 왕족의 초호화 생활 어떤가 보니

    만수르 회사, 정부에 1838억원 소송 제기…UAE 왕족의 초호화 생활 어떤가 보니 만수르 회사 아랍에미리트(UAE) 왕족 셰이크 만수르 빈 자예드 알 나얀(45)이 소유한 회사가 한국 정부를 상대로 1838억원의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을 제기했다. 21일 세계은행 산하 중재기구인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 홈페이지에 따르면 ‘하노칼 인터내셔널 B.V.’와 IPIC 인터내셔널 B.V.’는 현대오일뱅크 지분 매각에 대한 과세 문제로 한국 정부를 상대로 중재를 신청했다. 이런 가운데 아랍에미리트의 부호인 만수르의 재산과 초호화 자택 등이 네티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과거 만수르의 둘째 부인 셰이카 마날 빈트 모하마드 빈 사리스 알 막툼(37)은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집의 내부 사진을 공개한 바 있다. 공개된 사진 속에는 응접실로 보이는 방과 집에 구비된 헬스장의 모습이 담겨 눈길을 사로잡았다. 특히 집의 인테리어는 물론, 소품으로 갖춰진 물건 하나하나가 호텔을 능가하는 럭셔리함을 자아내 감탄을 자아냈다. 만수르의 둘째부인 등 가족들은 집 외에도 고급 승용차를 비롯해 각종 명품을 착용하고 있는 모습 등 초호화 생활을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만수르는 영국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시티의 구단주이자 아랍에미리트의 부총리로 아부다비의 왕자다. 개인 재산이 30조원을 넘고, 연간 수입이 4조 7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경성학교 박보영 “촬영 힘들어 살 빠져” 변한 외모보니 ‘깜짝’

    경성학교 박보영 “촬영 힘들어 살 빠져” 변한 외모보니 ‘깜짝’

    경성학교 박보영 “촬영 힘들어 살 빠졌다” 변한 외모보니 ‘깜짝’ 경성학교 박보영 ‘경성학교’의 박보영이 촬영에 대한 고충을 털어놨다. 21일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이하 경성학교)’ 제작보고회가 열린 가운데 배우 엄지원, 박보영, 박소담이 이해영 감독과 함께 참석했다. 이날 박보영은 “촬영하는 게 정말 힘들었다. 살도 빠졌다”고 촬영 당시 고충을 토로했다. 박보영은 이날 소품으로 등장한 운동화를 보면서 “이 운동화를 신고 정말 고생을 많이 했다. 높이뛰기 장면을 찍느라 연습을 많이 했는데, 운동화 밑창이 얇아서 발이 아팠다. 이걸 보니 그때 생각이 난다”고 촬영 당시를 회상했다. 이에 이해영 감독은 “다들 고생을 많이 해서 박보영, 엄지원 , 박소담, 모두 살이 많이 빠졌다. 질량보존의 법칙으로 저만 살이 쪘다”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한편 ‘경성학교’는 1938년 일제시대 경성의 한 기숙학교를 배경으로 진행된다. 이 학교에서 소녀들이 사라지는 사건을 담은 미스터리 스릴러다. 오는 6월 개봉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경성학교 박보영, “교복은 입을 수 있을 때까지 입겠다” 나이가?

    경성학교 박보영, “교복은 입을 수 있을 때까지 입겠다” 나이가?

    경성학교 박보영 경성학교 박보영, “교복은 입을 수 있을 때까지 입겠다” 나이가? 영화 ‘경성학교’에 출연한 박보영이 고된 촬영으로 체중이 줄었다고 밝혔다. 21일 서울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는 영화 ‘경성학교:사라진 소녀들’의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배우 박보영, 엄지원, 박소담, 감독 이해영 등이 참석했다. 박보영은 20대 중반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영화에서 여전히 교복이 잘 어울린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보영은 계속 교복을 입을 생각이냐는 질문에 “촬영 당시에는 25살이었다”면서 “교복을 꾸준히 입고 있지만, 앞으로도 주위 분들이 말리지 않는 한 입을 수 있을 때까지 입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박보영은 또 소품으로 등장한 운동화를 보며 “이 운동화를 신고 정말 많이 고생했다. 높이뛰기 장면을 찍느라 연습도 많이 했는데, 운동화 밑창이 얇아서 발이 아팠다. 이걸 보니 그때 생각이 난다”고 전했다. 그는 “촬영이 정말 힘들었다. 살도 많이 빠졌다”고도 했다. 이해영 감독도 “다들 고생을 많이 해서 박보영씨, 엄지원씨, 박소담씨 모두 살이 많이 빠졌다”면서 “질량보존의 법칙으로 저만 살이 쪘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이 감독은 “박보영 씨는 얼굴이 사라질 정도로 살이 자꾸 빠졌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영화 경성학교는 1938년 일제시대 경성의 한 기숙학교를 배경으로 소녀들이 사라지는 사건을 담은 미스터리 스릴러물이다.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소녀들과 이상행동, 이에 문제를 느낀 소녀와 비밀스러운 교장의 행동까지 고립된 학교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을 담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해외여행 | 나가사키를 보듬는 빛과 그림자-시마바라 반도 여행

    해외여행 | 나가사키를 보듬는 빛과 그림자-시마바라 반도 여행

    조금 이르게 만난 봄 시마바라 반도 여행 절기상 입춘도 지나 봄이지만 꽃샘추위가 살을 에던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의 봄날. 시마바라 반도 역시 옷깃을 감싸게 할 만큼 새침한 체했지만 포근한 그 속내는 끝내 감추지 못했다. ●오바마小浜 파랑이 따뜻하게 느껴질 때 오바마? 미국 그 오바마? 아니오, 아닙니다. 나가사키현 시마바라 반도에 위치한 이곳 지명이 오바마小浜다. 작은 바닷가라는 뜻의 오바마는 해안가에 무려 100℃에 달하는 온천수가 솟아오르는 원천이 있어 예부터 아주 이름난 온천 마을이다. 바닷물 온천이다 보니 나트륨 함량이 높아 피부 미용에 좋단다. 유황 성분의 운젠 지옥 온천, 탄산 성분의 시마바라 온천과 함께 시마바라 반도의 3대 온천으로 손꼽힌다. 무대 위를 드리우는 드라이아이스마냥 길가에 뽀얀 연기가 깔리는가 하면, 높고 낮은 건물 머리에서 굴뚝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난다. 짙푸른 색깔만큼이나 서늘한 기운을 품고 있는 바닷가 특유의 공기를 훈훈하게 덥히는 묘약 같은 것. 연신 희뿌연 증기를 얼굴 밑으로 손부채질 했더랬다. 크고 작은 온천이 서른여 곳에 달하지만 가장 붐비는 곳은 해안가의 ‘홋토훗토105’. 해안 따라 105m 길이로 이어지는 노천 족욕탕이다. 참을 만하다며 느긋하게 등을 기댄 어르신들과 달리 뜨겁다 못해 따갑다며 발꿈치까지만 넣었다 뺐다 호들갑을 떤다. 감자며 고구마며 온천수 증기로 쪄낸 주전부리는 홋토훗토105의 별미. 주전부리로는 아쉽다. 신선한 해산물과 함께 야채, 육류 등을 곁들여 제대로 된 식사꺼리를 증기로 익혀 먹을 수 있는 무시가마야로 자리를 옮긴다. 식재료 고유의 모양새도 흐트러짐 없이 보기 좋지만 탱글탱글하고 야들야들한 식감 때문에 배가 부른데도 젓가락을 오래 붙잡고 있었다. 우리네 달동네처럼 해안 온천가 뒤 언덕배기로 오래된 마을 카리미즈 지구가 이어진다. 가가호호 자그마한 마당을 두고 목조로 집을 지어 꽤 고풍스러운 인상을 주는데 군데군데 빈집도 여럿. 온천 휴양지 이면에 여느 시골 마을과 다르지 않은 현실의 삶. 그런 가운데 오바마 출신의 디자이너 시로타니 코우세이가 중심이 되어 오래되고 버려진 빈집들을 리모델링해 카페, 공방, 상점 등으로 단장하는 마을 재생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었다. 1층은 세계 각지에서 찾은 예술가들의 작품과 디자인 소품을 판매하는 플래그십 스토어, 2층은 모던한 가구와 우리의 소반이 묘하게 어우러지는 카페로 꾸민 카리미즈앙이 그 중심. 이웃하여 자연주의 요리를 지향하는 쿠킹 클래스와 천연 염색 공방도 들어섰다. 새로운 이웃이 생겨났지만 마을 고유의 분위기는 그대로 유지한 채 자연을 사랑하고 옛것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모여 오밀조밀 새로운 이야기를 더해 가고 있다. 그들의 공간에서는 창 너머로 어김없이 언덕 아래 바다가 내다보였다. 시리도록 푸른 바다를 보는데 이상하게도 한소끔 끓여낸 숭늉을 앞에 둔 것 같은 기분. 온천수 증기와는 또 다른 훈기. 나는 그 기분을 아낌없이 누렸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홋토훗토105Hot Foot 105 905-71 Kitahommachi Obamacho, Unzen-shi, Nagasaki 10:00~19:00(4~10월), 10:00~18:00(11~3월) 무료 카리미즈앙Karimizuan 1011 Kitahommachi Obamacho, Unzen-shi, Nagasaki +81 957 74 2010 www.facebook.com/karimizuan 10:00~17:00(수요일 휴무, 5~10월 주말에는 17:00~21:00 bar 운영) 아이아카네 공방 1012 Kitahommachi Obamacho, Unzen-shi, Nagasaki +81 90 3899 1393 www.facebook.com/aiakane.kb 10:00~17:00(화, 수요일 휴무) 천연 염색 가방 만들기 체험 1,500엔 ●운젠雲仙 이제는 빠져도 괜찮은 지옥 흡! 순간적으로 숨을 꾹 참게 되더라니 ‘지옥’이라 이름 붙은 온천 마을 운젠 어귀다.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온천수에 눈앞을 흐리게 하는 수증기와 코를 찌르는 유황 냄새가 더해져 기이한 풍광을 연출하는 온천의 분위기가 불가의 지옥도를 떠올린다 하여 붙은 이름이다. 여기에 못을 박은 것은 금교령이 내려진 시기에 개종을 거부한 천주교 신자들을 벼랑 끝에서 뜨거운 원천 아래로 떨어뜨리는 식으로 처형했던 것. 사람이 가장 살기 좋은 환경이라는 해발 700m 온천 휴양지에서 벌어진 아비규환의 곡절은 지옥과 다름없었다. 한바탕의 소용돌이가 지나간 뒤 19세기 후반 나가사키에 들어온 유럽 의학자들의 저서에 운젠이 소개되면서 차츰 외국인들의 휴양지로 번창했다. 1912년 일본 최초의 골프장이 운젠다케 자락에 들어선 것도, 운젠이 1934년 일본 최초의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운젠 지옥의 원천은 100℃를 넘나들어 바로 입욕할 수는 없다. 지옥에서 끌어다 쓰는 각 온천의 온천수는 유황을 함유한 강한 산성천으로 산자락의 흙과 돌에 누런 때를 입히거나 잿빛으로 물들이지만 온천탕 속에 들어앉아 있으면 개운함을 알리는 소리가 입밖으로 저절로 새어나온다. 국립공원으로 지정되기 전까지 일본에서는 온천溫泉이라 쓰고 운젠이라 읽었다고 하니 온천 자랑은 더 말할 나위 없으리. 이제는 빠져도 괜찮은 지옥이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주택가든 상점가든 참 말끔한 인상의 운젠이다. 온천수에 밀가루, 설탕, 계란으로 반죽해 구워내는 전병 ‘유센베’를 입에 물고 기웃기웃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지난 2009년, 외국인 관광객들로 북적이던 다이쇼 시대의 풍경으로 마을을 재정비한 까닭. 낭만과 추억이 있는 거리라 했다. 상점가에서는 구슬, 딱지, 종이인형, 조립로봇 등 이제는 옛 영화에서나 볼 법한 장난감과, 불량식품이라 해도 주머니 속 동전을 만지작거리게 하는 추억의 간식꺼리를 파는 장난감 박물관이 한몫을 한다. 마을 안쪽에서는 100% 화산재 유약을 사용하여 천목天目을 만드는 운젠야키가 터줏대감으로 자리한다. 천목이란 다도에서 가루차를 달여 마시는 막자사발 같은 찻잔을 가리킨다. 전시실과 공방을 두루 갖춘 운젠야키는 80년이 넘은 고택이다. 이곳에서 대를 이어 도예가의 길을 걷고 있는 이시카와씨가 화산재 유약을 사용하는 운젠 도자기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마을에서 자박자박 걷다 보면 수풀과 어우러진 에머랄드 빛깔의 연못에 이른다. 오시도리 연못이다. 운젠 지옥의 강한 산성 성분이 연못에 흘러들어 그처럼 오묘한 빛깔을 만들어냈다고 한다. 한편 구불구불 산길 따라 니타토게 전망대에 오르면 후겐다케산과 눈부시게 반짝이는 아리아케해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후겐다케산은 1990년 11월17일에 시작해 무려 5년간 분화를 지속하며 엄청난 충격과 피해를 가져온 화산이다. 그러나 그때의 분화로 나가사키현 내의 최고봉이자 일본에서 가장 최근에 형성된 헤이세이 신산을 얻었다. 봄에는 생기 넘치는 분홍빛 철쭉이, 여름에는 시원한 산바람이, 가을에는 화산 대신 울긋불긋 단풍이, 그리고 겨울에는 은빛 수빙이 흐드러지니 자연의 신비란 알 수가 없다. 운젠야키 공방 304 Unzen Obamacho, Unzen-shi, Nagasaki +81 957 73 2688 www.unzenyaki.com 장난감 박물관 310 Unzen Obamacho, Unzen-shi, Nagasaki +81 957 73 3441 08:30~20:00 입장료 200엔(1층 상점은 무료) ●시마바라島原 샘솟아 흐르는 맑은 물처럼 앞으로는 아득히 바다 건너 구마모토까지 내다보이고 뒤로는 마유산과 후겐다케가 병풍을 두른다. 시마바라성 천수각 전망대에 오르면 시리도록 푸른 시마바라의 풍경을 파노라마로 감상할 수가 있다. 따사로운 볕에도 시종 매몰찬 바람이 통과해 그 쾌청한 풍경이 더욱 시리게 느껴졌는지도 모르겠다. 시마바라성은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일국일성령’을 지시함에 따라 시마바라 반도에 유일하게 남은 성이다. 1618년부터 7년에 걸쳐 축성한 성은 시마바라의 난과 1792년 마유산 분화와 쓰나미라는 대재해도 견뎌냈지만 메이지유신때 폐성이 되어 민간에 매각되고 해체되는 수난을 겪었다. 지금의 성은 1960년 이후 망루와 천수각 등을 복원하여 기리시탄과 향토 사료를 전시하고 있다. 수차례 화산과 쓰나미라는 재해에 시달린 시마바라. 그러나 지각변동으로 인해 시마바라 곳곳에 끝없이 맑은 물이 샘솟는 용수군이 형성되었다. 시마바라 사람들은 이 물줄기를 끌어다 시내가 졸졸졸 흐르는 마을을 단장했다. 시노즈카 저택, 야마모토 저택, 시마다 저택 등 세 채의 무가저택이 남아 있는 성 아래 마을에도 양가의 저택 사이로 생활용수로 사용하던 맑고 서늘한 물이 수로 위로 잔잔하게 흐르고 있다. ‘잉어가 헤엄치는 마을’에는 이름 그대로 낮은 담장을 따라 낸 수로에 비단잉어가 노닌다. 하루에 1만톤의 용수가 샘솟을 만큼 수량도 풍부하고 물도 맑아 일본 100대 청수로 손꼽히는 용수군이다. 가가호호 담장 너머에는 아담한 일본식 정원이 자리 잡고 있는데 그중 ‘시메이소’는 국가 지정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대청마루와 다다미방을 갖춘 근대식 목조저택은 소나무, 단풍나무 등의 수목으로 둘러싸인 연못과 어우러져 집 안에 앉아서도 계절의 변화를 만끽할 수 있을 법하다. 시마바라시는 어느 의사의 별장이었던 이 집을 매입해 누구든 잠시 쉬었다 갈 수 있는 공간으로 꾸몄다. 대청마루에 걸터앉아 시메이소에서 내주는 녹차 한 잔을 머금는다. 뺨을 스치는 바람결은 선선한데 텅 빈 것 같았던 마음은 누그러진다. 이번 봄은 마음속에서 먼저 꽃피려나 보다. 어깨를 젖혀 두 손을 바닥에 짚고 다리를 까딱까딱, 나는 기꺼이 천금 같은 시간을 흘려 보냈다. 시마바라성 1183-1 1tyoume Jonai, Shimabara-shi, Nagasaki +81 957 62 4766 www.shimabarajou.com 09:00~17:30 성인 540엔, 학생 270엔 무가저택 1995 Shitanocho, Shimabara-shi, Nagasaki +81 957 63 1111 09:00~17:00 용수 정원 ‘시메이소’ Shinyama, Shimabara-shi, Nagasaki +81 957 63 1121 09:00~17:00 ▶travel info Nagasaki AIRLINE 진에어에서 인천-나가사키 노선을 매일 운항하고 있다. 소요시간은 1시간 20분. ACTIVITY 유센베 체험 공방 토토미야 운젠의 유황 온천수로 만드는 센베는 계절에 따라 만드는 방법이 달라진다. 60년 전통의 센베 공방 토토미야에서는 27년 경력의 센베 장인으로부터 세심한 지도편달을 받을 수 있다. 단, 불 조절이 용이한 봄가을 3, 4, 5, 9, 10, 11월에만 가능하다. 317 Unzen Obamacho, Unzen-shi, Nagasaki +81 957 73 2155 08:30~22:00 센베 만들기 체험 1,000엔 카즈사 이루카 워칭 이루카, 일본어로 돌고래다. 시마바라 반도와 아마쿠사 사이 해역에는 약 300마리의 돌고래가 서식하고 있다. 미나미시마바라시의 남단에 위치한 카즈사 마을에서 배를 타고 15분여를 나가면 줄지어 헤엄치는 돌고래를 만날 수 있다. 251-11 Kazusacho, Minamishimabara-shi, Nagasaki +81 957 87 4640 www.iruka-watching.com 08:00~17:00 성인 2,500엔, 학생 1,500엔, 4세 이하 1,000엔 FOOD 든든한 나가사키 짬뽕 vs 개운한 오바마 짬뽕 나가사키 짬뽕은 돼지 육수와 닭고기 육수를 섞어 국물을 내고 신선한 해산물과 채소를 푸짐하게 넣어 뽀얗게 끓여낸다. 나가사키 짬뽕과 함께 일본 3대 짬뽕에 손꼽히는 오바마 짬뽕 역시 하얀 짬뽕이다. 나가사키 짬뽕이 진한 고기 육수를 기본으로 한다면 오바마 짬뽕은 해산물의 풍미가 강한 편. 빨간 짬뽕의 얼큰함과는 다른 시원하고 개운한 맛이 일품이다. 1인분 1,000엔 내외 새콤하게 하야시라이스 하야시라이스는 1900년대 초반, 운젠을 찾은 외국인들을 위해 고안한 덮밥 요리다. 카츠동 위에 계란 대신 데미글라스 소스를 얹어 먹은 것이 시초. 지난해 운젠국립공원 80주년 기념사업으로 당시의 하야시라이스를 재현하는 프로젝트가 진행되었다. 1인분 450~2,000엔(상점별, 메뉴별로 상이) 구수하게 유황 온천 계란 운젠 지옥의 증기로 쪄낸 온천 계란은 꼭 맛보아야 할 주전부리. 이 계란을 먹으면 3년이 젊어진다는 속설이 있다고. 유황 온천 계란을 넣고 튀겨낸 빵 ‘운젠 바쿠단’은 이른 아침 동이 날 만큼 인기. 레모네이드와 찰떡궁합이다. 온천 계란 5개 300~400엔, 운젠 바쿠단 1개 170엔 HOTEL 오바마 쿠니사키 료칸Kunisaki Inn 료칸 앞에 비탕 보존을 알리는 하얀 등을 내걸고 있는 전통 료칸. 깊은 산 속에 자리 잡아 고즈넉하게 온천욕을 즐길 수 있는 온천을 비탕秘湯이라 하는데 쿠니사키는 그런 비탕을 보존하는 데 힘을 보태고 있다. 다다미 깔린 객실은 물론이고 료칸 구석구석 일본 특유의 단정하고도 아기자기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10-8 Minamihon-machi,Obama-cho,Unzen-city, Nagasaki +81 957 74 3500 kunisaki.jp 운젠 운젠 후쿠다야Unzen Fukudaya 료칸 운젠 지옥 온천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위치한 모던 료칸. 객실은 전통 다다미실와 양실을 결합해 분위기와 편리성을 두루 갖추고 있다. 대욕탕 외에 4개의 가족탕을 갖추고 있어 사전 예약을 하면 비어 있는 시간에 한해 50분간 오붓하게 온천욕을 즐길 수 있다. 운젠에서 유일하게 한국인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380 Ohama, Unzen-city, Nagasaki +81 957 73 2151 www.fukudaya.co.jp 시마바라 남푸로 호텔Hotel Nampuro 아리아케 바다를 정원 삼은 호텔이다. 바다에 떠오른 것처럼 느껴지는 노천탕에 앉아 있으면 푸른 바다를 붉게 물들이는 아침 해, 저녁놀에 함께 젖어든다. 호텔 정원과 로비에 탁구대, 놀이방, 만화책 등 다양한 오락·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2-7331-1, Bentemmachi, Shimabara-shi, Nagasaki +81 957 62 5111 www.nampuro.com 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Travie writer 서진영 취재협조 시마바라반도 관광연맹 www.shimakanren.com, 오바마온천관광협회 obama.or.jp, 운젠온천관광협회 www.unzen.org, 시마바라온천관광협회 www.shimabaraonsen.com, 미나미시마바라관광협회 himawari-kankou.jp 문의 여행박사 규슈팀 070-7017-2270 www.tourbaksa.com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해외여행 | 반전매력 덴버 Denver

    해외여행 | 반전매력 덴버 Denver

    Unexpected Denver 미국 로키산맥 위 해발 1,600m에 둥지를 튼 도시, 덴버Denver를 만났다. 로키의 웅장함만 기대하며 찾아갔다가 통통 튀는 젊은 도시의 반전매력에 무장 해제되고 말았다. 풍선껌의 추억으로 시작한 여행 나에게 ‘덴버’라는 이름은 어릴 적 즐겨 씹었던 ‘내 친구 덴버’ 풍선껌으로 익숙하다. 귀여운 공룡 판박이 스티커로 포장된 풍선껌 하나에 50원이었다. 콜로라도주관광청 마이클Michael Driver에게 이 이야길 했더니 실제로 미국에 ‘마지막 공룡 덴버Denver, the Last Dinosaur’라는 만화영화가 있었고 덴버가 공룡 화석으로 유명한 지역이라고 알려준다. 그게 내가 실제 덴버에 대해 처음으로 접한 정보다. 그 정도로 생소했단 이야기다. 덴버는 미국 서부 콜로라도주의 주도다. 해발 1,600m(1마일)에 자리해 있다. 1마일 높이에 있다는 의미로 ‘마일하이시티Mile High City’라고 부른다. 이 높은 곳에 도시가 생길 수 있었던 건 금 때문이다. 1858년 금광 캠프가 설립된 뒤 행운을 캐려는 사람들이 몰려들어 신흥도시로 발달했다. 오늘날 덴버는 개성 있는 미술관과 수제맥주 브루어리, 화려한 나이트라이프가 가득 채웠다. 덴버와 그 옆 도시 포트콜린스Fort Collins의 통통 튀는 매력을 만나고 돌아왔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덴버의 놀이터 Life Style 덴버 유행 따라잡기, 여기서 시작 오늘날 덴버의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를 한눈에 보려면 유니온스테이션Union Station을 찾아가면 된다. “유니온스테이션은 1881년부터 100년 넘게 덴버 교통의 허브 역할을 해 왔어요. 작년 여름부턴 완전히 새로운 공간으로 재탄생해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죠.” 콜로라도주관광청 리디아Lydia Cheng가 설명했다. ‘기차역이 다 거기서 거기 아니겠어?’라고 생각하며 안으로 들어선 순간,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딱 봐도 특색 있는 상점들과 세련된 인테리어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금빛 조명과 푹신한 갈색 소파, 클래식한 소품들로 꾸며진 라운지는 몇 시간이고 앉아 책을 읽고 싶은 욕구를 불러일으켰다. 큼지막한 창으로 쏟아지는 햇살이 역 안 가득 따뜻한 분위기를 더했다. “새롭게 문을 연 유니온스테이션의 2~4층엔 112개의 객실로 구성된 크로포드호텔The Crawford Hotel이 들어섰어요. 1층엔 콜로라도 출신 셰프 소유의 레스토랑들과 맥주를 마실 수 있는 펍, 디저트가게, 커피숍, 꽃집, 로컬상점 등이 입점했고요.” 그렇다고 유니온스테이션이 ‘교통 허브’ 기능을 버린 건 아니다. 암트랙Amtrack, RTD 등 버스·기차 노선과 무료 셔틀버스 등이 여전히 유니온스테이션을 지나고 있다. 2016년엔 덴버국제공항과 유니온스테이션을 30분 만에 주파하는 철도 서비스도 시작될 예정이다. 덴버의 라이프스타일을 대표하는 또 한 곳, 16번가 쇼핑몰 거리다. 노천카페와 레스토랑, 다양한 상점들이 16km 넘게 죽 늘어서 있다. 놀라운 점은 매일 새벽 5시부터 이튿날 새벽 1시까지 무료셔틀버스16th Street Free Mall Ride를 운행한다는 사실. 무료셔틀버스 외 다른 차량은 16번가 도로에 진입이 금지되어 있어 길이 막힐 일도 없다. 공원도 스케일이 달라 서울 사람들이 자전거를 타거나 조깅을 하러 한강을 찾듯, 덴버 사람들이 찾는 곳이 있다. 바로 레드록스공원 & 공연장Red Rocks Park & Amphitheater이다. 거대한 붉은 바위들이 병풍처럼 둘러싼 이곳은 덴버 시민들의 운동 장소로 인기다. 관중석으로 쓰이는 계단을 쉴 새 없이 오르락내리락하고 좌우로 달리며 하체 근육 단련을 하는 사람들의 진풍경에 입이 떡 벌어졌다. 자전거를 타고 공원까지 달려와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 반려견을 산책시키는 사람들, 나란히 앉아 데이트를 즐기는 연인들. 그 속에 섞여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넋 놓고 보고 있는데 마이클이 말을 걸었다. “기회가 된다면 여름철에 다시 와요. 별이 쏟아지는 밤하늘 아래 세계적인 록그룹과 오페라,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공연을 즐길 수 있거든요. 생각만 해도 낭만적이지 않나요?” 1900년대부터 비틀즈, 존 덴버, 스눕독 등 다양한 장르의 세계 정상급 가수들이 이곳에서 공연했다고. 레드록스 홈페이지에 1년 치 공연 스케줄이 모두 나와 있으니 꼭 보고 싶은 공연이 있다면 미리 예약하는 것이 현명하다. 밤새도록 깨어 있어도 좋아 이태원 인근으로 이사한 뒤부터 클럽의 재미를 알았다. 덴버에서의 밤을 호텔방에서 맥주만 홀짝이며 보낼 수 없다고 생각한 이유다. 금요일 밤 11시, 덴버 다운타운 거리는 서울처럼 환했고 여기저기서 신나는 음악과 웃음소리가 새어 나왔다. “덴버는 나이트라이프Night Life로 유명해요. 밤늦도록 문을 여는 바, 클럽이 많으니 한번 경험해 보세요!” 리디아의 말 한마디에 사람들을 꼬드겨 클럽행을 감행했다. 가장 ‘핫’하다는 클럽에선 여권을 챙겨가지 않아 퇴짜 맞고, 대충 보아 사람이 많아 보이는 다른 클럽에 입장했다. 한참 놀다가 알았지만 거긴 한국의 8090 추억의 가요 클럽 같은 곳이었다. 그래서 누가 봐도 여행자 몰골(?)인 우리를 여권 없이 입장시켜 주었는지도. 어찌되었든 덴버에 갔다면 클럽도 좋고 바도 좋으니 나이트라이프를 경험해 보기를 권한다. 댄스, 코미디, 라이브음악 등 선택지도 다양하다. 단 클럽 입구에서 퇴짜 맞지 않으려면 여권과 클럽용(?) 복장을 갖추시길. 유니온스테이션 1701 Wynkoop, Denver unionstationindenver.com 레드록스공원 & 공연장 Red Rocks Amphitheatre, 18300 West Alameda Parkway, Morrison www.redrocksonline.com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맥주의 나파밸리 Craft Beer “어서 와, ‘맥주의 나파밸리’는 처음이지?” 콜로라도주는 미국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맥주 애호가들이 살고 있는 곳이다. 1860년대부터 시작된 ‘브루잉Brewing’ 문화는 수많은 브루어리를 탄생시키며 오늘날까지 이어져 왔다. 1980년대부터는 소규모 수제맥주 브루어리들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맥주의 종류와 특색도 더욱 다양해졌다. “덴버 시내에서만 매일 200가지 넘는 종류의 크래프트 비어가 만들어져요. 매주 새로운 스타일의 맥주가 탄생하고 있죠. 거리마다 탭하우스, 브루펍, 개스트로펍 등이 넘쳐나요. 콜로라도를 ‘맥주의 나파밸리Napa Valley of Beer’라고 부르는 이유예요.” 덴버도 좋지만 사실 콜로라도주에서 크래프트 비어로 가장 유명한 도시는 따로 있다. 덴버에서 자동차로 1시간 15분 거리에 있는 포트콜린스Fort Collins다. 인구 15만의 아기자기한 이 도시에서 콜로라도주 전체 맥주 생산량의 70%가 만들어진다. “콜로라도주에 약 300개의 브루어리가 있고, 그중 포트콜린스에 있는 건 약 16개뿐이에요. 적은 브루어리 숫자에 비해 생산량이 많은 건 미국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브루어리가 2개나 있기 때문이죠.” 뉴벨지움브루어리New Belgium Brewery는 미국에서 3위, 오델브루잉컴퍼니Odell Brewing Company는 미국에서 5위 규모라고. 포트콜린스는 CNN이 선정한 ‘미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 10위권에 꾸준히 들어 온 도시이기도 하다. 자전거 문화가 발달해 어딜 가나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포트콜린스를 찾아간 첫날 저녁, 핑크빛 석양이 아름답게 내려앉은 ‘올드타운Old Town’을 걸었다. 월트 디즈니가 디즈니랜드의 영감을 받았다는 하늘색 지붕 건물과 로컬디자이너들의 의류·액세서리·인테리어소품숍, 80년 역사의 베이커리 카페와 캐주얼한 분위기의 레스토랑이 오밀조밀 모여 동화 같은 분위기를 자아냈다. ▶New Belgium Brewery ‘뉴 벨기에’에서 맛보는 11가지 맥주 ‘뉴벨지움브루어리’의 첫인상은 이랬다. 야외 테라스 옆에 일렬로 주차된 자전거, 맥주잔 하나씩 손에 들고 대화삼매경에 빠진 젊은이들, 아이를 데려와 맥주를 즐기는 가족, 빨간 푸드트럭과 손 글씨 메뉴판, 얼굴에 함박웃음을 띤 채 분주하게 움직이는 직원들…. 미국 소도시의 즐거운 맥주 문화가 한 장면에 다 녹아 있었다. 뉴벨지움은 포트콜린스에서 가장 인기 있고 규모가 큰 브루어리다. 미국 전체에서 3위에 꼽히는 생산량을 자랑한다. 이 브루어리의 이름이 ‘새로운 벨기에New Belgium’가 된 배경엔 특별한 사연이 있다. 우리의 브루어리 투어 가이드로 나선 케빈Kevin이 매력적인 목소리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뉴벨지움브루어리의 설립자 제프Jeff의 원래 직업은 전기엔지니어였어요. 여가시간에 집에서 맥주 만드는 것을 즐기던 그는 1988년 산악자전거 한 대를 가지고 벨기에로 여행을 떠났습니다. 3주 동안 자전거를 타고 맥주로 유명한 마을의 브루어리와 펍을 찾아다니며 ‘맥주 투어’를 했어요. 제프는 여행을 마친 뒤 다시 엔지니어의 삶으로 돌아가려 했지만 그의 아내 킴Kim이 그를 설득했죠. ‘당신은 엔지니어 일을 할 때보다 맥주를 만들 때 훨씬 행복해 보여요. 당신의 훌륭한 맥주를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도록 브루어리 사업을 해 보는 게 어때요?’라고요. 제프는 엔지니어를 그만두고 맥주 양조에만 전념하기 시작했고 1991년 6월29일 정부에서 브루어리 사업 자격을 취득했죠. 그날이 뉴벨지움브루어리가 탄생한 날입니다.” 이 브루어리의 이름이 ‘뉴벨지움’인 것, 로고가 자전거인 것, 최고 인기 맥주의 이름이 ‘팻 타이어Fat Tire’인 것은 그 배경에 이러한 스토리가 있기 때문이다. 뉴벨지움브루어리에서는 하루 11회(1회당 정원 약 25명)의 퍼블릭 투어를 진행하고 있다. 투어에 참가하면 이곳에서 만든 수제맥주를 마음껏 맛보고, 직접 탭을 당겨 맥주를 따라 보고, 맥주 양조 과정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뉴벨지움의 역사와 경영 철학에 대한 실감나는 이야기도 들려준다. 맥주를 즐기러 온 사람들과 투어 참가자들을 합해 매일 400~500명이 이곳을 찾아온다고. 뉴벨지움브루어리 500 Linden Street, Fort Collins newbelgium.com 맥주 테스터 USD1.50, 16온스 1잔 USD4 ●친근한 거리예술의 도시 Art 16색 물감 팔레트 같은 도시 덴버에서 구름 한 점 없이 새파란 하늘을 만나기 위해선 특별한 운이 따르지 않아도 된다. 365일 중 300일 맑은 날씨가 이어지기 때문. 이 도시의 파란 하늘을 더 돋보이게 만들어 주는 건 거리 곳곳의 공공예술작품들이다. 곰, 말, 버팔로 등 동물을 모티브로 한 색색의 개성 있는 작품들이 눈길을 붙잡는다. “덴버는 시 예산의 일부를 공공예술에 투자하도록 법으로 정해 놓았어요. 모든 공공건물은 의무적으로 옥외 예술작품을 설치해야 하죠. 덴버의 명물이 된 블루베어작품명 ‘I See What You Mean’도 그 일환으로 만들어진 것이죠.” 덴버의 예술을 대표하는 장소는 ‘덴버미술관Denver Art Museum’이다. 1893년 문을 연 이 미술관은 세계 최대 규모의 아메리칸인디언 예술품 컬렉션을 포함해 6만8,000여 점의 작품을 보유하고 있다. 로키마운틴의 뾰족한 산봉우리를 본뜬 미술관 건물도 볼거리다. ‘히스토리콜로라도센터History Colorado Center’에선 콜로라도 역사 관련 전시품을 직접 만지고 눌러 보고 올라타 보기도 하면서 재미있게 체험할 수 있다. 또 세계적 추상화가 클리포드 스틸Clyfford Still의 작품 2,400여 점을 볼 수 있는 ‘클리포드스틸미술관Clyfford Still Museum’, 1,600여 마리의 나비가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덴버보태닉가든Denver Botanic Gardens’ 등이 각기 다른 매력으로 여행자들의 발길을 유혹한다. ‘마일하이컬처패스Mile High Culture Pass’를 이용하면 할인된 요금으로 관람할 수 있다. 덴버미술관 Denver Art Museum, 100 W 14th Ave Pkwy, Denver www.denverartmuseum.org 화·수·목·토·일요일 10:00~17:00, 금요일 10:00~20:00, 월요일 휴관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히스토리콜로라도센터 History Colorado, 1200 Broadway, Denver www.historycolorado.org 매일 10:00~17:00 마일하이컬처패스Mile High Culure Pass 덴버의 7개 어트랙션 중 원하는 것을 골라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패스. 3일 동안 3개 어트랙션을 이용할 수 있는 ‘3일 패스’는 USD25(USD12 할인). 5일 동안 7개 어트랙션을 이용할 수 있는 ‘5일 패스’는 USD52.80(USD25 할인). 클리포드 스틸 뮤지엄Clyfford Still Museum, 덴버미술관Denver Art Museum, 덴버보태닉가든Denver Botanic Gardens, 덴버자연사박물관Denver Museum of Nature & Science, 덴버동물원Denver Zoo, 히스토리콜로라도History Colorado Center, 커클랜드미술관Kirkland Museum of Fine & Decorative Art에서 이용 가능하다. www.MileHighCulturePass.com ▶travel info Denver AIRLINE 우동 한 그릇 ‘뚝딱’ 하고 드림라이너, 어때? 현재 한국에서 덴버로 가는 직항은 없다. 가장 빠른 길은 유나이티드항공UA의 인천-나리타-덴버 노선이다. 나리타에서의 경유 시간은 약 2시간. 일본에서 먹어야 가장 맛있다는 우동 한 그릇 ‘뚝딱’ 하고 면세점에서 일본 생초콜릿 몇 개 사고 나면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나리타-덴버 노선에선 보잉사 항공기종 중 으뜸이라는 ‘B787 드림라이너’가 운항한다. 드림라이너는 쾌적한 기내환경을 제공하는 기재로 알려져 있는데, 창문 크기가 타 항공기보다 30% 더 크고 천장 높이도 15~20cm 높다. 타 항공기보다 기내 압력이 낮고 습도가 높아 피곤함과 건조함이 덜한 것도 장점이다. 비행 소요 시간은 인천에서 나리타까지 2시간 15분, 나리타에서 덴버까지 10시간 35분. www.kr.united.com Hotel ‘팝아트’ 같은 호텔 커티스The Curtis 덴버 다운타운 심장부에 위치한 개성 강한 호텔. 알록달록한 인테리어와 독특한 그림, 소품들이 ‘팝아트’ 속에 들어간 듯한 기분을 들게 한다. 체크인 할 때 달달한 초콜릿쿠키와 호텔 근처 스타벅스에서 사용할 수 있는 무료 커피 쿠폰을 하나씩 나눠 준다. 근처에 밤 늦게까지 문을 여는 펍과 클럽이 많아 교통편 걱정 없이 놀 수 있다. 1405 Curtis Street, Denver www.thecurtis.com 캠핑 온 듯 즐겨 봐 캔들우드 스위트Candlewood Suites 모든 객실이 스위트로 구성된 콘도형 호텔이다. 부엌에는 큼지막한 냉장고와 널찍한 조리 공간, 식탁, 각종 조리도구와 식기가 깔끔하게 갖춰져 있다. 호텔 바로 앞에 대형 마트가 있어 장을 보기도 쉽다. 객실에 갖춰진 물품 외에 보드게임, 믹서기, 바비큐 시설 등을 호텔에서 대여할 수 있다. 2014년 12월2일에 문을 연 따끈따끈한 신상 호텔이라 더 깨끗하다. 314 Pavillion Lane, Fort Collins CandlewoodSuites.com Restaurant ‘핫’한 멕시칸 레스토랑 타마요Tamayo 요즘 덴버 젊은이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멕시코 퓨전 레스토랑. 멕시코에서 성장한 미국의 유명 셰프 리차드Richard Sandoval의 여러 레스토랑 중 하나다. 감칠맛 나는 아보카도소스, 살사소스에 찍어 먹는 나초가 일품이다. 마가리타를 곁들이면 금상첨화. 1400 Larimer Street, In Larimer Square, Denver www.richardsandoval.com/tamayo 스테이크와 함께 수제맥주 한잔 메인라인Mainline 포트콜린스 올드타운에 있는 레스토랑으로 맛있는 수제맥주와 함께 스테이크, 베이비백립, 감자튀김 등 전형적인 미국음식을 맛볼 수 있다. 가격도 참 착하다. ‘라지 플레이트’에 속하는 메뉴인 뉴욕스트립 스테이크가 USD22, 베이비백립 하프사이즈 USD12 등이다. 다양한 종류의 생맥주는 1잔당 USD5. 125 South College Ave, Fort Collins www.mainlinefoco.com Shopping 명품부터 미국 브랜드까지 한곳에 체리 크릭Cherry Creek 세포라, 아베크롬비, 코치, 갭 등 인기 미국 브랜드부터 오메가, 루이비통, 티파니, 버버리 등 명품까지 160개 매장이 한곳에 모인 대형 쇼핑센터다. 여행객들에게 제공하는 ‘쇼핑 패스포트Passport to Shopping’를 이용하면 60여 개 매장에서 추가 할인 등 혜택을 받을 수 있다. 3000 East First Avenue, Denver 월~토요일 10:00~21:00 일요일 11:00~18:00 shopcherrycreek.com 글·사진 고서령 기자 취재협조 유나이티드항공 www.kr.united.com, 콜로라도관광청 www.colorado.com
  • ‘사직역 삼정그린코아 더베스트2차’ 평균 141:1 기록, 전주택형 1순위 마감

    ‘사직역 삼정그린코아 더베스트2차’ 평균 141:1 기록, 전주택형 1순위 마감

    (주)삼정이 부산 동래구 사직동에 짓는 ‘사직역 삼정그린코아 더베스트2차’가 부산에서 역대 3번째로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며 성황리에 청약접수를 끝냈다. 20일, 1순위 청약접수를 받은 결과 ‘사직역 삼정그린코아 더베스트2차’는 평균 청약경쟁률 141대 1, 최고 청약경쟁률 389대 1을 기록했다. 이 기록은 지난 해 평균 50.3대 1을 기록했던 ‘사직역 삼정그린코아 더베스트1차’를 두배 이상 뛰어넘는 기록이며 또, 부동산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가 분양실적을 조사하기 시작한 2007년 이후, 부산에서 신규 공급된 아파트 중 3번째로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사직역 삼정그린코아 더베스트2차’는 180가구 모집에 무려 25,390명이 접수해 141대 1의 높은 청약경쟁률로 1순위에서 전주택형의 청약접수 모두 마감됐다. 가장 많은 인기를 누렸던 주택형은 84㎡형으로 40가구만을 모집했으나 15,572명이 접수를 해 389대 1의 최고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주택형은 4베이∙4룸 혁신평면을 적용하면서 주택수요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던 것으로 보여진다. '사직역 삼정그린코아 더베스트2차’는 청약개시 전부터 뜨거운 분양열기를 보여줬었다. 지난 15일(금), 모델하우스를 개관한 이후 3일만에 17,000여 명이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건물 밖까지 긴 행렬이 이어지면서 방문객들은 입장을 위해 4~50분가량을 대기하기도 하였다. '사직역 삼정그린코아 더베스트2차’가 이처럼 수요자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는 이유는 훌륭한 입지와 우수한 교육여건 때문이다. 이 아파트가 위치한 동래구는 부산에서 동래8학군이라 불릴 정도로 교육여건이 우수하다. '사직역 삼정그린코아 더베스트2차’는 예원초교를 비롯해 사직여중, 사직중, 온천중 등의 통학이 가능하다. 또, 부산의 명문고로 알려진 동인고, 사직고, 사직여고, 동래고 등도 가깝다. 부산지하철 1호선 동래역 주변에 발달된 학원가도 쉽게 이용할 수 있다. 대중교통이용도 매우 편리하다. ‘사직역 삼정그린코아 더베스트2차’는 부산지하철3호선 사직역이 직선거리50m 초역세권에 위치해 있어 대중교통 이용이 매우 편리하다. 단지 앞 사직운동장 및 사직야구장 일대 약 50만㎡의 근린체육시설이 위치해 있어 여가활동을 즐기기 쉽다. 또, 부산어린이대공원과 부산시민공원도 차량 5분 거리에 불과하다. 주변에 생활편의시설도 풍부해 문화생활 및 쇼핑을 쉽게 즐길 수 있다. 단지 주변으로 홈플러스, CGV, 부산의료원 각종 편의시설이 근접해 있다. 또 주변에 법원, 검찰청, 시청, 교육청 등 행정기관들이 밀집돼 있어 행정서비스를 쉽게 제공 받을 수 있다. 당첨자는 28일(목)에 발표하며 계약은 6월 2일(화)부터 4일(목)까지 이뤄진다. 모델하우스는 미남네거리에서 만덕터널 방향 ㈜삼정 본사 3층에 마련되어 있으며 모델하우스 내, 카페테리어 앞에는 모델하우스에 연출된 소품을 비롯하여 쿠션, 패브릭 등의 다양한 인테리어 소품을 판매하는 팝업스토어 형식의 라이프스타일샵이 마련되어, 인테리어에 대한 새로운 경향을 제시하고 집안 꾸미기에 관심있는 소비자들에게 좋은 볼거리를 제공했다.분양문의: 051-555-3030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배비장의 숨겨진 욕망 애랑의 치명적인 매력 역동적 몸짓에 담았죠”

    “배비장의 숨겨진 욕망 애랑의 치명적인 매력 역동적 몸짓에 담았죠”

    ●정동극장 무용수 발탁 4년 만에 ‘배비장전’ 안무가로 변신 정동극장 기획공연 ‘배비장전’이 확 달라졌다. 더 역동적이고 더 빨라졌다. 전통창작무용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이 나오고 있다. 이규운(37) 정동극장 안무감독의 힘이다. 이 감독은 공공예술단체 최초로 30대에 안무를 총괄하는 사령탑을 맡았다. 19일 서울 중구 정동 정동극장에서 이 감독을 만났다. 그는 “이른 나이에 감독 기회가 찾아온 데다 제 이름을 걸고 하는 공연이기 때문에 어깨도 무겁고 책임감도 막중하다”면서도 인터뷰 내내 당당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지난달 3일 막을 올린 뒤 연말까지 640회 공연이 계획됐다. ‘배비장전’은 조선시대 풍자문학의 대표작이다. 양반들의 위선을 조소하는 해학이 돋보인다. 정동극장의 두 번째 기획공연으로 지난해 첫선을 보였다. 원전을 굿거리·자진모리·휘모리장단 등 우리의 전통 장단과 음악, 몸짓으로 새롭게 창작했다. 내용이야 익히 알려졌다. 배 비장은 신임 사또와 함께 제주에 도착한다. 신임 사또 환영식에서 다른 사람들과 달리 홀로 깨끗한 척하며 기생들과 어울리지 않는다. 사또는 배 비장을 유혹하는 사람에게 큰 상을 내리겠다고 제안한다. 제주 기생 ‘애랑’이 나서서 배 비장의 위선을 벗겨낸다. “지난해보다 볼거리를 더욱 강화했습니다. 움직임도 전체적으로 더 다이내믹하게 하고 해학적으로 꾸몄고요. 지난해 아쉬웠던 부분을 대폭 보완하고 제 색깔이 드러나도록 했습니다.” ●‘말춤’·‘물허벅춤’ 등 제주 정취 춤으로 구현… ‘러브신’ 새로 추가 주 배경인 제주의 특색을 제대로 구현했다. 물동이 소품을 이용한 여자무용수들의 물허벅춤 등 제주의 독특한 정취를 풀어냈다. 여자무용수들이 치마를 이용해 파도를 연출하는 군무, 신임 사또와 배 비장이 제주로 부임해 가는 뱃길 장면에서 배꾼들이 펼치는 역동적인 동작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특히 올해 새롭게 선보인 ‘말춤 장면’은 백미다. 말을 형상화한 특수 의상을 입고 휘모리장단에 맞춰 남성무용수들이 추는 군무다. 돌하르방도 살아 움직이게 하고 동물들도 절로 춤추게 하는 제주 최고의 기생 애랑의 매력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이 감독은 이 장면을 위해 제주 조랑말의 특징을 주도면밀하게 연구했다. 큰 움직임에서부터 꼬리털을 흔드는 등 세세한 동작까지 관찰했다. 지난해엔 없었던 배 비장과 애랑의 ‘러브신’도 추가했다. 위선을 떨던 배 비장이 상사병에 걸려 잠이 든 뒤 꾸는 꿈에서 애랑을 안는 장면을 둘의 2인무로 표현했다. ●예술성·재미 등 두루 갖춰… “대사 최소화하고 움직임으로 메시지 전달” 이 감독은 한국무용을 늦게 시작했다. 고3 때 무용계에 첫발을 내디뎠다. 자존심이 세 남들에게 지는 게 싫었다. 다른 사람들에 비해 더 노력할 수밖에 없었다. 1996년 충남대 무용학과에 입학했다. 대학 4년 내내 연습실에서 살았다. “국제통화기금 사태 때 아버지 사업이 힘들어져 집안 형편이 좋지 않았어요. 살 집이 없어 연습실에 딸린 탈의실에서 지냈어요. 잠이 안 올 때면 밤새 연습하곤 했습니다. 힘들었지만 그 시절이 지금의 제가 있도록 한 최고의 시절이었습니다.” 졸업 후 국립무용단에 입단했다. 학자의 길을 걷고 싶어 무용단 생활을 중도에 접었다. 후진 양성의 꿈을 향해 한 발 한 발 내딛으면서 국제바뇰레콩쿠르, 부산 젊은춤안무가전, 부산국제무용제 등 여러 무대에 직접 안무한 작품들을 올렸다. APEC 정상회담에서 축하공연도 했다. 안무가로서의 자질을 발휘하는 나날이 이어질수록 2%가 아쉬웠다. 무용수로서의 경험 부족이 마음에 걸렸다. 2010년 오디션을 거쳐 정동극장 무용수로 발탁된 뒤 4년여 만에 다시 안무가의 자리로 돌아왔다. 이미 노련한 안무가이기에 처음 내놓은 작품이건만 자부심이 뚝뚝 묻어난다. “배비장전은 그동안 판소리, 뮤지컬, 창극 등 여러 형태로 공연됐습니다. 정동극장 배비장전은 대사를 최소화하고 무용수들의 움직임으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배비장전 가운데 미학적으로 가장 아름다운 작품입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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