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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봉구 “마음이 힘들 땐 정원으로 오세요”

    도봉구 “마음이 힘들 땐 정원으로 오세요”

    서울 도봉구는 구민의 정신 건강을 돌보기 위해 보건소에 상담 공간 ‘마음정원’을 조성하고 운영 중이라고 31일 밝혔다. 구에 따르면 마음정원은 상담사와 내담자가 상담을 진행할 때 온전히 서로에게 집중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졌다. 심신 안정을 도울 수 있는 방향제부터 간접 조명, 천 소재 소파 등이 설치돼 있다. 또 자연의 소리를 들으면서 자연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미디어 창도 마련돼 있다. 이곳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문을 열며 구민 누구나 보건소 정신건강복지센터를 통해 사전 예약하면 무료로 상담을 받을 수 있다. 보건소 정신건강복지센터 소속 상담사는 “구민들이 상담실이라는 공간을 편하게 느끼고, 상담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도 높다”면서 “앞으로도 이곳을 찾는 구민 모두 가벼운 발걸음으로 나갈 수 있게 최상의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오언석 도봉구청장은 “마음정원은 마음속 각종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찾아온 구민의 심리 회복을 돕는 상담 공간”이라며 “구민의 정신 건강 증진과 자살 사고 감소, 심리적 회복을 위해 내실 있는 상담 서비스를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 ‘에밀리, 파리에 가다’ 한국계 배우, 중환자실 탈출

    ‘에밀리, 파리에 가다’ 한국계 배우, 중환자실 탈출

    29일(현지시간) 애슐리 박은 ‘에밀리, 파리에 가다’ 주연 배우 릴리 콜린스와 함께 소파에서 따뜻한 포옹을 하는 사진과 침술을 받고 있는 사진을 덧붙이며 밝은 근황을 전했다. 그는 “의사 선생님께 비행 허가를 받았다”며 “현재 파리에서 회복하고 휴식을 취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다”라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공유했다. 애슐리 박은 태국 병원에서 퇴원 후 프랑스에서 회복 중인 것으로 보인다. 애슐리 박은 “아름다운 응원과 위로의 메세지를 보내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깊은 감동과 감사를 드린다”며 “‘에밀리, 파리에 가다’ 식구들의 따뜻한 환영을 받으며 휴식을 취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시즌4 촬영장에 합류하게 되어 더할 나위 없이 기쁘다”며 “그동안 기다려주신 넷플릭스와 ‘에밀리, 파리에 가다’ 제작진분들께 감사드린다”라고 촬영 합류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앞서 애슐리 박은 휴가를 보내는 동안 편도선이 감염되고 심각한 패혈성 쇼크로 번져 중환자실에서 일주일을 보냈다. 편도섬염을 앓다가 패혈성 쇼크가 찾아왔다는 애슐리 박은 당시 “여러 장기가 감염됐다”고 전해 팬들을 안타깝게했다. 한편, ‘에밀리, 파리에 가다’ 시즌4 발표 일은 공개되지 않았다.
  • 일제강점기엔 어떤 동요 불렀나?… 대구서 ‘동요의 귀환, 윤복진 특별전’

    일제강점기엔 어떤 동요 불렀나?… 대구서 ‘동요의 귀환, 윤복진 특별전’

    일제강점기 당시 우리말과 정서를 동요에 녹인 지역 문화예술인의 발자취가 대구에서 전시된다. 대구시는 이달 30일부터 3월 31일까지 개구근대역사관에서 ‘동요의 귀환, 윤복진 기증 유물 특별전’을 연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시가 문화예술 아카이브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수집하고 기증받은 유물과 자료 가운데 일제강점기 당시 지역 문화예술인 활동 단면을 부각하기 위해 엄선한 자료들로 구성됐다. 특히 시는 아동문학가 윤복진(1907~1991) 유족이 기증한 자료를 정리해 연구·분석한 결과를 이번 전시에서 선보인다. 윤복진은 일제강점기 소파 방정환이 창간한 잡지 ‘어린이’를 통해 등단했다. 윤석중, 이원수, 박태준, 홍난파 등과 함께 활동하며 주요 일간지에 작품을 발표했지만 1950년 월북한 후 그의 행적과 작품은 숨겨지고 잊혀졌다.시는 동요의 위상을 되찾기 위한 바람을 담는 동시에 윤복진의 필명 ‘귀환’을 따 이번 전시 제목을 ‘동요의 귀환’으로 정했다. 1부 ‘시, 노래가 되다’ 전시에서는 진급증서, 졸업증서, 소년회 활동과 이를 통해 아동문학가·작사가로 성장하는 윤복진과 습작, 시작노트, 동요곡집 ‘꽃초롱 별초롱’(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소장) 등을 선보인다. 2부 ‘노래에 담은 근대의 꿈’에서는 윤복진 작사, 박태준 작곡의 음악노트와 1920, 1930년대 발표된 동요의 악보, 악보집을 전시한다. 윤복진이 소장했던 홍난파의 ‘조선동요 100곡집’ 중 상권과 단국대 석주선기념박물관 소장 동판 악보(국가등록유산), 윤복진 작사, 홍난파 작곡의 동요가 담긴 유성기 음반 등을 전시한다. 특히, 박태준 작곡, 윤복진 작사로 1934년 출간한 ‘돌아오는 배’가 이번 전시를 통해 최초로 공개된다. 이 작곡집은 1931년에 출간한 ‘중중때때중’과 1932년 출간한 ‘양양범버궁’에 수록된 동요와 민요 13곡을 모아 재출간한 악보집이다. 3부 ‘초월, 경계를 넘다’에선 윤복진이 모은 문화예술 자료를 통해 일제강점기 지역 문화예술의 상황과 음악, 영화 평론가로 활동한 윤복진의 면모가 전시된다. 당시 문화예술인의 철학적 기반이 된 책들과 영화 시나리오 등도 함께 선보인다. 4부 ‘무영당, 예술과 사람’에서는 대구 최초 민족 자본 백화점인 무영당 백화점을 중심으로 펼쳐진 예술인의 교류 흔적과 당시 백화점에서 제공한 다양한 음반, 영화의 홍보물을 선보인다.전시와 연계한 특강도 펼쳐진다. 특강은 2월 15일부터 3월 14일까지 매주 목요일 오후 2시 대구근대역사관 2층 문화강좌실에서 열린다. ‘문화예술, 대구를 열다’를 주제로 민경찬(한국예술종합학교 명예교수), 최지혜(미술사학자, ‘경성백화점 상품 박물지’ 저자), 손태룡(한국음악문헌학회 회장), 배연형(한국음반연구소 소장), 류덕제(대구교대 교수) 등이 강사로 나서 분야별 대구의 근대기를 해설한다. 조경선 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근대 한반도 3대 도시 중 하나였던 대구에는 전국적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쳤던 문화예술인들이 있었다”며 “서울 중심의 예술인만 부각되고 기억된 상황에서 이번 전시를 통해 지역 문화예술 활동이 재조명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 “갈라파고스 풍조가 비자금 조성 온상”… 日 정가 자성론

    일본 집권당인 자민당에 정치적 위기를 부른 비자금 조성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당내에서 정치자금 모금 행사 금지 등 각종 개혁안이 쏟아지고 있다. ‘파벌’로 움직이는 자민당의 구조를 완전히 손보지 않는 한 69년 역사의 자민당이 국민으로부터 더 외면받을 수 있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23일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자민당 정치쇄신본부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회의를 열고 정치개혁안을 논의했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정치자금의 투명성 확대와 정책집단 본연의 자세를 찾는 것 등을 포함해 당이 바뀌는 것을 확실히 나타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까지 언급된 자민당 정치개혁안을 종합하면 최대 파벌인 아베파(세이와정책연구회)와 기시다파(고치정책연구회), 니카이파(시스이카이)는 비자금 조성 수단으로 이용해 온 정치자금 모금 행사를 금지했다. 내각 및 당내 인사 시 파벌 간 추천 인사 명부를 작성해 협의하는 관행도 없애기로 했다. 또 파벌이 정치자금 관련 법률을 위반하면 당이 조사를 진행해 활동 정지나 해산을 요구할 방침이다. 정치자금 보고서에 대한 외부 감사를 도입하고 회계 책임자가 체포·기소되면 이와 관련된 국회의원도 함께 처벌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각 파벌이 소속 의원들에게 여름과 겨울에 50만~100만엔(약 451만~900만원)씩 지급하던 지원금도 없애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하지만 이러한 대책이 나오게 된 가장 큰 원인인 파벌 자체는 손보지 못한 채 ‘정책집단’으로 명칭만 바꿔 사실상 유지하기로 했다. 자민당 6개 파벌 가운데 비자금 조성 문제로 관련자들이 기소된 아베파와 기시다파, 니카이파는 해산을 결정했지만, 문제가 드러나지 않은 아소파(시코카이)와 모테기파(헤이세이연구회), 모리야마파(근미래정치연구회)는 해산을 반대하고 있다. 파벌 존치로 결론을 내린 데는 기시다 총리가 자신의 최대 정치적 후원자인 아소 다로 부총재가 아소파 해산을 반대하면서 이를 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내용의 자민당식 정치개혁안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기시다 총리가 기시다파 해산을 발표한 이후 진행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기시다 총리의 지지율은 20%대 초반으로 역대 최저치를 또다시 기록했다. 아사히신문은 “자민당은 과거에도 불미스러운 사건 등으로 파벌 해산을 결정하고도 실현되지 않거나 얼마 지나지 않아 정책집단임을 강조하며 활동을 재개하는 일을 반복해 오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날로그 방식이 여전한 정당 운영 방식을 바꾸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현금만 고집하는 정치자금 모금으로 비자금 조성이 가능했고, 수지 보고서를 종이로 제출해 정치자금 흐름을 파악하기 어렵게 만들어 놨다는 것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민간과 해외에서 이뤄지는 온라인화와 거리가 먼 ‘갈라파고스’적인 풍조가 정치자금의 투명성을 떨어뜨려 비자금 조성의 온상이 됐다”고 분석했다.
  • 이천시 아파트 휴게시설 개선 최대 1000만원 지원

    이천시 아파트 휴게시설 개선 최대 1000만원 지원

    경기 이천시는 아파트 등 공동주택의 경비·청소 노동자의 인권 보호와 근무환경 개선을 위한 ‘휴게시설 개선 지원사업’을 진행한다. 23일 시에 따르면 2021년 첫 도입 후 올해로 4년째를 맞는 이 사업은 공동주택 노동 현장에 휴게시설 설치를 의무화한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열악한 환경에 놓인 공동주택 경비·청소 노동자의 질적 휴식권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 분야별로는 ‘시설개선’ 분야에 휴게실 조성, 위생시설 설치, 도배 및 장판 재시공 등이 지원되며, ‘교체·구입’ 분야는 에어컨, 소파, 정수기 구입 및 교체비 등이 지원된다. 지원사업 대상은 ‘공동주택관리법’에 따른 ‘의무관리대상 공동주택’이다. 단지별로 경비노동자 휴게실 500만원, 청소노동자 휴게실 500만원 등 최대 1000만원의 사업비가 지원된다. 희망 단지는 다음 달 21일까지 지방보조금시스템(보탬e)를 통해 접수하면 된다. 시는 오는 3월 열리는 ‘이천시 공동주택지원 심의위원회’를 거쳐 총 18곳을 선정할 예정이다.
  • 아베·기시다파 해산… 최악 위기 자민당 ‘정치 개혁’ 승부수

    아베·기시다파 해산… 최악 위기 자민당 ‘정치 개혁’ 승부수

    ‘비자금 의혹’으로 정치적 타격을 입은 일본 집권당인 자민당이 당내 파벌을 정리하면서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최대 파벌인 아베파(세이와정책연구회·99명)와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이끌던 기시다파(고치정책연구회·46명)가 해산을 결정하면서 쇄신 상징성은 일단 드러나는 분위기다. 도쿄지검 특수부는 지난 19일 아베파 소속 국회의원 3명과 아베파·기시다파·니카이파의 전현직 회계 책임자 등을 기소하는 것으로 자민당 비자금 조성 문제에 대한 수사를 사실상 마무리했다. 수사 발표 전후로 자민당 파벌 해산에 대한 소식이 속속 전해졌다. 기시다 총리는 전날 밤 4위 파벌 기시다파 해체를 언급했고, 이튿날 비자금 조성 문제가 가장 심각했던 아베파가 의원총회를 열어 해산을 결정했다. 니카이 도시히로 전 자민당 간사장이 이끌었던 5위 파벌 니카이파(시스이카이·38명)도 파벌 해산을 확정했다. 1955년 자유당과 일본민주당이 합당하면서 탄생한 자민당은 1990년대 초반 사회당 연립내각과 2009년 민주당 내각이 들어선 시기를 제외하고 집권 여당으로 군림했다. 집권기 내각 구성과 당내 인사가 파벌에 따라 이뤄졌던 만큼 파벌 해체는 기득권을 포기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3개 파가 해산하면 소속 의원 183명을 포함해 파벌에 속하지 않은 의원이 257명으로 급증한다. 자민당 전체 의원(374명)의 3분의2 규모로 그만큼 자민당 내 권력 구도에 일대 변혁이 일어난다는 의미가 된다. 다만 2·3위 파벌인 아소파(시코카이·56명)와 모테기파(헤이세이연구회·53명)가 존치하면서 ‘뼈를 깎는 정치개혁’으로 평가하는 목소리는 많지 않다. 21일 교도통신은 “아소 다로 자민당 부총재가 기시다 총리가 기시다파 해산을 결정한 이후 총리와 면담 등을 한 뒤 ‘아소파는 계좌 관리 등 정치자금을 적정하게 처리해 왔다. 파벌을 그만두지 않겠다’고 했고 기시다 총리도 승낙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모테기 도시미쓰 간사장은 이날 NHK 토론 프로그램에 출연해 “정책집단(파벌)이 돈이나 인사를 위한 집단으로 보이지 않도록 당 주도로 새로운 구조를 만들어 낼 것”이라며 해산 대신 쇄신책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모리야마파(근미래정치연구회·8명)의 수장 모리야마 히로시 자민당 총무회장은 같은 날 가고시마현의 한 강연회에서 “국민의 신뢰 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하면서도 상황을 좀더 지켜보는 길을 택했다. 산케이신문은 이를 두고 “아소 부총재는 비자금 조성 문제는 아베파의 문제이고 파벌은 인재 육성의 의의가 있다는 인식이 강하다”며 “모테기 간사장은 파벌의 힘을 바탕으로 장래 총리 자리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파벌이 다른 형태로 부활할 가능성도 크다. 니카이 전 간사장은 파벌 해체를 밝히면서도 “사람은 자연스럽게 모일 수밖에 없다”고 여운을 남겼다. 자민당은 22일 기시다 총리 주재로 회의를 열고 파벌 존폐를 포함한 당개혁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 아늑함 품은 화려한 龍… 관광지가 된 한 사람의 집 [정여울의 힐링 스페이스]

    아늑함 품은 화려한 龍… 관광지가 된 한 사람의 집 [정여울의 힐링 스페이스]

    살아 있는 듯한 가우디의 작품나의 ‘드림하우스’ 밀실의 건축아름다움 과시하기보다 성찰내부는 푸른 바다를 떠도는 ‘배’ 외관은 높은 하늘을 날으는 ‘용’‘깨진 벽돌’ 실수 끌어안는 여유도 아름다움을 한껏 바깥으로 내보이면서도 내향적인 느낌을 간직한 공간이 있다. 시각 이미지는 본질적으로 외향적인 인상을 주지만, 아름다움을 과시하기보다 아름다움에 관해 성찰하도록 유도하는 이미지도 있다. 르코르뷔지에나 미스 반데어로에의 건축, 안토니오 가우디의 건축이 바로 그렇다. 사그라다 파밀리아나 구엘 공원은 워낙 유명해져 이제는 굳이 강조하지 않아도 좋을 관광 명소가 됐지만, 최근 다시 가 보게 된 카사 바트요는 더 많은 사람이 방문했으면 좋겠다. 사그라다 파밀리아나 구엘 공원이 공공건축의 가치를 되새기게 한다면 카사 바트요는 우리 모두의 집, 누구나 한 번쯤 상상하는 ‘드림하우스’의 의미를 성찰하게 한다. 사그라다 파밀리아나 구엘 공원이 도시의 모든 사람이 즐길 수 있는 공공건축이라면, 카사 바트요는 우리 모두가 돌아가야 할 저마다의 아늑하고 따사로운 집에 대한 사유를 촉발한다. 즉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광장의 건축, 카사 바트요는 밀실의 건축이다. 그런데 이 밀실의 건축이 일종의 박물관이 되면서 또 하나의 광장의 건축으로 탈바꿈했다. 건물 전체가 굽이치는 파도 같은 과감한 디자인으로 돋보이면서도 유독 차분하고 단단한 느낌을 주는 건물이 카사 바트요다.카사 바트요는 내게 세 가지 성찰의 화두를 던져 줬다. 첫째, 직선으로 둘러싸인 우리 일상의 공간들, 그래서 그 답답한 직선이 우리의 행동과 사유를 제한하는 주변의 공간을 생각하게 된다. ‘공간과 장소’를 쓴 이푸 투안은 공간과 장소의 차이를 이렇게 요약한다. 공간은 움직이고 싶은 곳이고, 장소는 머물고 싶은 곳이라고. 가우디는 머물고 싶은 장소의 이상향을 디자인한 게 아닐까. 가우디의 건축을 보면 우리가 살아가는 장소의 과도한 직선들이 우리의 사유를 틀 지우고 있음을 느낀다. 왜 이렇게 멋대가리 없는 건축들이 우리 삶을 구성하도록 내버려 뒀을까. 편리함이나 비용만 생각하는 건축은 건축의 이름으로 자행되는 폭력일 수도 있다. 가우디의 건축은 얼핏 복잡하고 화려해 보이지만 막상 그 안으로 들어가면 신비로운 아늑함을 느끼게 된다. 곡선이 주는 부드러움, 감성의 근육을 이완시켜 주는 듯한 원초적인 안락함이 인간을 어느 때보다 편안하게 하는 것이다. 둘째, 가우디의 건축은 건물 자체가 살아 있는 생물 같다. 카사 바트요 중앙에는 거대한 타일로 이뤄진 중정이 있는데, 이 중정은 건물 전체를 세로로 관통하면서 위로 올라갈수록 짙은 푸른색이 점점 파스텔톤 하늘빛으로 바뀌는 아름다운 색채 스펙트럼을 보여 준다. 그래서 건물 자체가 푸르른 바다를 떠도는 커다란 배처럼 느껴진다.건물 안에서는 ‘물의 건물’이라는 느낌을 받는데, 옥상에 올라가면 이 건물이 실은 ‘용’(dragon)임을 알 수 있는 멋진 구조물이 있다. 굴뚝들의 곡선이 용의 커다란 등처럼 구불구불하게 넘실거리는 것이다. 바닥에 윤슬이 반짝이는 거대한 바다를 품은 채 하늘 높이 불을 뿜으며 날아오르는 용이라니. 신화의 한 장면으로 성큼 들어온 듯하다. 이 굴뚝이 형상화한 용이 바로 성경 속 세인트 조지의 용이다. 용이 지켜 주는 건축, 용이 돼 날아갈 듯한 건축, 용의 상서로운 기운이 흘러넘치는 건축이라니. 신명 나지 않는가. 거대한 용이 돼 하늘로 날아오르는 카사 바트요를 생각하니 건물 전체가 신화 속을 걷는 듯 신비로운 분위기를 띠는 공간이 됐다. 건물 자체에 스토리텔링이 있고, 건물 자체가 복잡한 사연을 품은 캐릭터처럼 느껴진다. 개인의 재산과 프라이버시만 지키려는 요새 같은 건축에 익숙해진 현대인에게 살아 움직이는 아름다운 용처럼 따스하게 안겨 오는 카사 바트요는 자연의 품에 안긴 인간의 축복을 새삼 돌아보게 한다. 셋째, 가우디의 건축은 우연과 실수조차 아름다움의 일부로 끌어안는 여유를 일깨운다. 당시 가우디가 주문한 전구가 운송 과정에서 파손됐는데, 가우디는 깨진 벽돌의 미학이 마음에 든다며 깨진 조각을 석회 모르타르로 붙이고 황동 고리로 고정하도록 요청했다고 한다.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하려는 것이 아니라 우연과 실수 속에서도 기어이 아름다움을 찾으려는 그 마음이 좋다. 우리 삶도 그렇지 않을까. 완벽한 계획을 빈틈없이 실행하는 치밀함이 아니라 우연과 실수와 피치 못할 사정 속에서 발하는 임기응변, 뜻밖의 창조성, 신기한 우연이 빚어내는 숱한 가능성의 모자이크가 바로 삶 아닐까. 물론 ‘큰 그림’은 필요하다. 그러나 인생의 큰 그림만으로는 뭔가 부족하다. 큰 그림의 미세한 틈새나 부족함을 메워 주는 아름다움이 바로 우연, 결핍, 알 수 없는 가능성들의 모자이크 아닐까. 카사 바트요뿐만 아니라 구엘 공원이나 사그라다 파밀리아 곳곳을 바라보면 일부러 깨뜨린 듯한 타일들이 매우 아름답게 조화를 이룬 모습을 볼 수 있다. 네모반듯하고 매끈하게 잘린 타일들이 아니라 자연의 잎사귀나 나뭇가지처럼 둥글기도 하고 울퉁불퉁하기도 하고 삐뚤빼뚤하기도 한 그 불규칙한 선들. 가까이서 보면 깨지고 울퉁불퉁한 이 선들이 멀리서 보면 아름답고 조화로운 모양이 된다. 화가 클림트에게도 영감을 준 이탈리아 라벤나의 완벽한 모자이크와 달리 가우디식 모자이크는 엉성하면서도 화려하고 불규칙하면서도 조화롭다. 인공과 자연의 행복한 조화는 가우디 건축이 지닌 또 다른 묘미다. 이 건물은 자연광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게 만들어졌다. 꼭 다양한 전기 조명을 쓰지 않아도 자연 채광만으로도 집 안의 아름다움을 구석구석 느낄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 참으로 좋았다. 건물 중앙에는 깊은 우물처럼 디자인된 커다란 통창들이 있는데, 이 창문들이 어우러져 건물 곳곳을 비추는 하나의 거대한 조명이 되도록 설계한 점도 기발하다. 가우디는 자연의 은유와 상징을 최대한 ‘우리 인간의 집’으로 초대하는 데 인색함이 없었다. 자연이 인간을 품어 주듯 인간도 자연을 밀어내지 않고, 자연을 이기려고만 하는 대신 우리 스스로 서서히 자연을 닮아 가는 건축 속에 기거하고 싶어진다. 나는 가우디가 이전의 건축을 파괴하지 않고 원래 있었던 집을 리모델링한 것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건축가로서 더 많은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영역은 완전히 새로운 건축이겠지만, 기존 건축에 대한 경의와 존중을 담으려는 가우디의 노력 아니었을까. 기존의 건축을 파괴하는 건축이 너무 흔한 요즘, 환경과 비용을 진심으로 생각하는 건축가의 마음가짐이 더욱 소중한 가치로 다가온다. 이렇게 그 자체로 예술로 승화된 건축은 아무리 오랜 시간이 흘러도 쉽게 잊히지 않을 것이다. 가우디의 건축은 그 안을 걷고, 앉고, 만져 볼 때 비로소 그 깊고 따스한 인간적 아름다움이 드러난다. 구엘 공원을 걷는 것도 좋았지만 공원 벤치에 앉아 하염없이 바르셀로나 전경을 바라볼 때 타일로 만든 벤치가 이토록 편안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유명한 도마뱀 상도 사진만 찍을 때보다 직접 만져 볼 때 더 친근감을 느낄 수 있었다. 건축은 미술과 달리 누구나 만질 수 있는 예술이라는 점에서 우리를 단지 ‘관객’으로 만들지 않고 그 속의 ‘주인공’처럼 느끼게 한다. 화가 파울 클레는 ‘사람처럼 그림에도 골격, 근육, 피부가 있다’고 했다. 건축은 더더욱 그렇다. 그림 속으로 들어가 그 골격과 근육을 만져 볼 수는 없지만, 건축은 얼마든지 내부로 들어가 골격과 근육은 물론 속살까지 만져 볼 수 있기 때문이다.카사 바트요는 바로 그런 골격, 근육, 피부를 더 생생하게 감각할 수 있는 건축이다. 계단 하나하나를 밟고 올라가면서 피로감이 들지 않는 적절한 높이와 부드러운 곡선을 느꼈고, 계단 난간의 풍만한 곡선이 눈맛을 시원하게 해 줬으며, 저마다 다른 모양과 빛깔로 반짝이는 타일들에서 인간의 풍요로운 상상력이 지닌 최고봉의 자유를 맛봤다. 가우디가 제작한 의자는 나무로 만들었음에도 소파 못지않게 푸근하고 안락했다. 이렇듯 건축은 매일 만지는 가구들, 매일 오르내리는 계단들, 매일 바라보는 타일과 벽돌, 매일 발 딛고 있는 바닥까지 아름답게 설계해 일상 자체를 아름답게 물들이는 예술이 돼야 하지 않을까.
  • ‘마약 전과’ 로버트 할리, 감시당하는 일상 전해졌다

    ‘마약 전과’ 로버트 할리, 감시당하는 일상 전해졌다

    방송인 사유리가 마약 전과가 있는 동료방송인 로버트 할리를 여전히 감시 중이라고 밝혔다. 사유리는 12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계정을 통해 “할리뽕을 항상 지켜보고 있다”라는 글과 함께 세 장의 사진을 올렸다. 공개된 사진 속에는 사유리가 집에서 생활 중인 로버트 할리를 소파 밑과 커튼 뒤, 주방 식탁 밑에서 지켜보는 모습이 담겼다. 그러면서 사유리는 “수상하면 바로 112”라고 덧붙였다. 로버트 할리는 지난 2019년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로 기소 돼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지난해 11월 사유리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마약 한 것을 후회한다”며 “마약 하기 전날로 돌아간다면 하지말라고 말하고 싶다”며 후회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사유리는 “저는 할리씨가 극복했다고 생각 안한다. 왜냐하면 한 번 하면 중독된 사람이라 끝까지 조심해야 한다”며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 밥 먹다 죽은 A씨... 유족은 보험금 받았을까[보따리]

    밥 먹다 죽은 A씨... 유족은 보험금 받았을까[보따리]

    누룽지를 먹던 A씨의 고개가 한 쪽으로 푹 꺾였다. 의식이 없었다. 몸이 파랗게 변했다. 요양병원 의료진은 A씨의 가슴에 강한 압력을 주어 음식을 토해 내게 하는 ‘하임리이법’과 심폐소생술을 했다. 기도 유지기를 통해 구강 석션도 했다. 그때 A씨의 기도에서 밥알 몇 개가 나왔다. 의료진은 A씨를 급히 일반 병원 응급실로 보냈다. A씨는 응급실 도착 7시간여 만에 숨졌다. A씨 사망 4년 전 A씨의 아내는 A씨 앞으로 보험을 들었다. 거기엔 일반상해사망보험금 1억 5000만원짜리 계약이 포함돼 있었다. 이 보험 약관은 ‘상해’를 ‘보험기간 중에 발생한 급격하고도 우연한 외래의 사고로 신체에 입은 상해’로 규정했다. 그리고 피보험자가 보험기간 중 상해의 직접 결과로써 사망한 경우에만 일반상해사망보험금을 지급한다고 했다. 질병으로 인한 사망은 보험금 지급 대상이 아니었다. 유족 “질식사” vs 보험사 “질병사” A씨의 아내는 A씨가 질식으로 숨졌으며 이는 약관의 ‘상해’에 해당한다면서 상해 사망 보험금을 달라고 보험사에 요구했다. 보험사는 그러나 평소 심장병이 있었던 A씨의 사망 원인은 급성 심근경색이며, 이는 ‘질병에 의한 사망’에 해당한다며 보험금 지급을 거절했다. A씨의 아내는 보험사를 상대로 소송했다. A씨의 죽음이 상해 때문이냐, 질병 때문이냐가 쟁점이었다. 1, 2심은 A씨 아내의 편을 들어주었다. A씨가 밥을 먹다가 정확히 알 수 없는 이유로 질식을 일으켰고, 이 질식이 어떤 식으로든지 간에 A씨의 죽음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었다. 즉 A씨가 오로지 급성 심근경색증 때문에 사망한 것이 아니라 질식이라는 ‘급격하고도 우연한 외래의 사고’가 공동 원인이 돼 숨졌다는 것이었다. 1심과 2심 재판부는 이 사고가 보험계약에서 정한 일반상해사망에 해당하므로 보험사는 A씨 아내에게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했다. 대법원은 1, 2심 과정에서 오간 병원 판단,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부검에 주목했다. 병원 1은 질식과 급성 심근경색증 모두 A씨의 사인일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병원 1은 A씨 기저질환으로 인해 심장의 관상동맥이 좁아져 있는 상태에서 질식으로 산소 공급이 안 돼 심근경색증이 발생했을 수도 있고, 급성 심근경색증으로 심실세동 같은 부정맥이 발생해 음식물을 빨아들여 질식한 것일 수도 있다고 했다. 질식이 발생한 경우에는 급격하게 산소포화도가 떨어진다. 반면 급성 심근경색증으로 인해 의식이 저하되고 음식물을 빨아들여 질식해도 산소파화도는 떨어진다. 병원마다 판단 엇갈리기도 병원 2의 판단은 달랐다. 병원 2는 A씨의 사인은 급성 심근경색증이라고 했다. 음식물에 의한 기도 폐쇄로 질식했거나, 질식이 심정지 원인이 됐을 가능성은 없다고 했다. 의식을 잃은 직후 A씨의 혈압은 90/60mmHg, 맥박은 분당 57회, 호흡은 분당 10회, 산소포화도는 50~60%였다. 병원 2에 따르면 이와 같은 호흡과 맥박, 산소포화도의 저하는 질식의 증상이 아니다. 단지 생명이 위험한 환자에게 매우 흔하게 볼 수 있는 양상이다. 오히려 평소 고혈압이었던 A씨의 심장 펌프 기능이 급성 심근경색으로 급격히 저하돼 혈압과 더불어 호흡, 맥박, 산소포화도가 전반적으로 같이 저하된 상태라고 볼 수 있다. 또 일반적으로 음식물 섭취로 인해 심정지를 유발할 정도의 질식을 하려면 기침을 심하게 했어야 한다. 그러나 A씨가 그런 기침을 한 정황은 없었다. 음식으로 완전히 기도가 막혔다고 해도 폐와 혈액에 산소가 남아 있어 A씨처럼 1분 안에 급격하게 의식을 잃지는 않는다. 큰 덩어리의 이물질로 기도가 막히는 경우에는 기침 없이 질식할 수도 있지만, A씨의 기도에서 발견된 음식물은 밥알 몇 개에 불과했다. 질식으로 갑자기 사망하려면 기도가 먼저 막혀야 한다. 이런 기도 폐색의 경우 기도가 완전히 막혀 공기가 기도를 통해 폐로 순환할 수 없기 때문에 호흡을 할 수 없게 된다. 그러나 A씨는 사망 직전 호흡수가 분당 10회로 확인된다. 즉 기도가 완전히 막히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무엇보다 A씨는 좌심실을 담당하는 두 가닥의 주요 동맥인 좌전하행지, 좌회선 동맥의 90% 이상이 막혀있는 상태였다. 심근경색이나 심정지가 언제 발생해도 이상하지 안을 정도로 위험한 환자였다는 얘기다. 부검 결과에도 질식으로 볼 수 있는 사정은 없었다. 국과수의 A씨 부검감정서에 따르면 A씨의 경부 장기와 기도에서는 특기할 만한 소견이 보이지 않았다. 심장에서 좌관상동맥의 전하행지분지와 회선분지에서 고도(90% 이상)의 석회화를 동반한 고도의 관상동맥 죽상경화증 소견은 보였다. 좌심실 벽에서 섬유화와 불규칙한 변연을 가지는 병변, 뇌에서 뇌경색에 합당한 소견과 뇌저부 동맥에서 고도의 죽상경화증이 동반된 소견도 보였다. 국과수는 “망인의 사인은 급성 심근경색증으로 사료된다”고 적었다. 구강이나 경부 장기, 기도 등에서 질식으로 사망하였을 특징이 있다는 기록은 없었다. 대법 “질식 사실 A씨 아내가 증명해야” 대법원은 A씨 아내가 보험사에 보험금을 청구한 만큼 A씨의 상해와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는 점을 A씨 아내가 증명해야 한다고 했다. 병원 1은 A씨가 질식으로 사망했을 수도, 급성 심근경색으로 숨졌을 수도 있다고 했다. 병원 2는 사인이 질식이 아닌 급성 심근경색증이라는 명확한 의견을 제시했다. 국과수 부검 결과도 병원 2와 같다. 대법원은 그러면서 “원심은 망인(A씨)에게 질식이 발생하였고 질식이 망인의 사망에 원인이 되었음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이유로 원고(A씨 아내)의 청구 중 일부를 받아들였다. 이러한 원심 판단에는 보험금청구자의 증명책임, 감정 결과의 채택과 배척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면서 원심 판결 중 피고(보험사) 패소 부분을 파기 환송했다. 파기환송심은 병원 1, 병원 2, 국과수 결과 등을 종합해 A씨의 사망이 질식으로 인한 것이라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증거가 없다며 이 사건은 상해 사망 보험금 지금 대상이 아니라고 판결했다. 우리가 낸 보험료가 줄줄 새고 있습니다. 보험금을 눈먼 돈으로 여기고 사건을 조작하거나 사고를 과장해 타내려 하는 일이 흔합니다. 때론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남의 목숨까지 해치는 끔찍한 일도 벌어지죠. 한편으로는 약관이나 구조가 너무 복잡해 보험료만 잔뜩 내고는 정작 필요할 때 혜택을 받지 못하는 일들도 벌어집니다. 든든과 만만, 그리고 막막의 사이를 오가는 ‘보험에 따라오는 이야기들’을 보따리가 하나씩 풀어드리겠습니다.
  • “온기 꽉 채웠다”… 도봉 ‘이동노동자 사랑방’

    “온기 꽉 채웠다”… 도봉 ‘이동노동자 사랑방’

    “프리랜서 강사라서 일을 하는 중간중간 시간이 빌 때가 있어요. 날이라도 좋으면 근처 공원을 배회했는데 겨울엔 갈 곳이 마땅치가 않았어요. 쉼터가 저희 같은 사람들한테는 사랑방이나 다름없어요.” 디지털 강사 김희경(61)씨는 서울 도봉구 도봉역 하부 다가치센터 6호에 자리잡은 ‘이동 노동자 쉼터’를 일주일에 한두 번씩 이용한다. 김씨는 어르신 대상으로 휴대전화·키오스크 사용법을, 학생들에게는 코딩이나 드론 등에 대해 가르친다. 그는 한 강의를 마치고 다른 강의 장소로 이동하기 전 쉼터를 찾아 20분씩 머문다. 지난달 26일 쉼터에서 만난 김씨는 “요즘처럼 날이 차가울 때는 쉼터에 머물면서 따뜻한 차도 마시고 안마의자에 앉아서 피로를 풀기도 하는데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도봉구가 지난해 9월 조성한 쉼터는 대리운전, 택배기사, 배달 라이더, 학습지 교사, 요양보호사, 보험설계사처럼 일하는 장소가 일정하게 정해져 있지 않고 이동하면서 일하는 노동자를 위해 마련됐다. 안마의자부터 발 마사지기, 휴식용 소파, TV, 공기청정기, 정수기, 혈압계, 전자레인지, 냉장고 등 다양한 편의 물품이 구비돼 있다. 오토바이를 사용하는 노동자들이 정비를 할 수 있는 공구도 갖춰져 있다.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이용할 수 있다. 퀵서비스와 배달 업무를 20여년간 했다는 이용준(55)씨도 쉼터를 유용하게 활용하고 있다. 이씨는 “배달하는 사람들이 폭염이나 맹추위에 잠시 쉬었다 갈 수 있는 공간이 마땅치 않다. 하루 종일 비가 내릴 땐 쉴 곳이 없어 처량했는데 이런 공간이 생겨서 정말 좋다”면서 “희망 사항이지만 이런 공간이 도봉구 내 곳곳에 생기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쉼터는 단순 휴식뿐만 아니라 이용자를 위한 문화 복지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쉼터 관계자는 “쉼터 이용자들을 위해 ‘몸 살림 운동’이라고 하는 스트레칭 운동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했었다”면서 “앞으로 힐링 테라피, 텃밭 가꾸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해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구는 쉼터 외에도 이동 노동자를 위한 복리 후생 사업을 추진하는 데 힘쓰고 있다. 우선 다가치센터 4·5호에 있는 노동자종합지원센터와 연계해 이동 노동자를 위한 법률·노무·세무 상담 등도 지원한다. 지난해 11월에는 이동 노동자와 플랫폼 종사자의 권익 보호를 위해 ‘도봉구 플랫폼 종사자 권익 보호와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기도 했다. 오언석 도봉구청장은 “쉼터가 이동 노동자들이 편히 쉬고 서로 교류할 수 있는 따뜻한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이동 노동자가 더 나은 조건에서 일할 수 있는 근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여학생, 무인 노래방서 ‘담배빵’ 포착… 소파에 구멍 ‘뻥’

    여학생, 무인 노래방서 ‘담배빵’ 포착… 소파에 구멍 ‘뻥’

    무인 노래방에서 담배를 피우고 꽁초를 소파에 비벼 끈 여학생의 모습이 공개됐다. 지난 10일 JTBC ‘사건반장’에서는 지난 7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의 한 노래방에서 여학생이 담배 피우는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이 공개됐다. 공개된 영상에 따르면 한 여학생이 무인 노래방에 들어와 소파에 앉아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다. 담배 피우던 학생은 재떨이가 없자 소파에 재를 털고 꽁초를 소파에 문지르며 껐다. 잠시 뒤 자리에서 일어난 학생은 다시 담배를 입에 물고 CCTV를 빤히 쳐다본 뒤 자리에 앉아 흡연했다. 제보자 A씨는 ‘담배꽁초도 있고 소파에 담뱃재가 떨어져 있다’는 연락받은 뒤 이를 알게 됐다. A씨는 “소파에 구멍이 나 있고 여기저기 더럽혀졌다”고 했다. 그는 “노래방은 술과 담배가 제한된 곳이다. CCTV를 보고도 다시 앉아서 더 피우는 것을 보고 우롱당한 거 같아서 화가 난다”며 “좌식 소파가 있어서 학생들이 가장 많이 찾는 방인데 속상하다”고 했다.
  • 제니퍼룸, 작지만 강한 ‘핸디 미니 청소기’ 출시

    제니퍼룸, 작지만 강한 ‘핸디 미니 청소기’ 출시

    락앤락의 자회사 브랜드 제니퍼룸이 작지만 강력한 흡입력을 자랑하는 ‘핸디 미니 청소기’를 출시했다고 9일 밝혔다. 핸디 미니 청소기는 입체 사이클론을 만드는 60W 고출력 DC모터를 탑재해 강력한 흡입력으로 먼지를 남김없이 제거한다. 분당 4만 2000회 회전하는 강력한 모터로 5000Pa에 이르는 파워풀한 흡입력을 자랑하며, 눈에 띄는 작은 부스러기는 물론, 러그나 카펫처럼 강한 흡입력이 필요한 곳의 이물질까지 제거한다. 또한, 공기청정기에 사용되는 헤파(HEPA)필터가 탑재돼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미세먼지까지도 99.5% 제거해준다. 일반적인 무선 청소기의 사용 시간이 5~10분인데 비해 제니퍼룸 핸디 미니 청소기는 2000mAh의 고성능 배터리를 탑재해 완충 시 최대 25분까지 연속 사용이 가능하다. 560g 경량 무게와 슬림한 사이즈로 휴대성도 좋다. 기본 흡입구 외에도 플랫형과 브러시형 2개의 노즐이 추가로 구성돼 있다. 부드러운 브러시 노즐은 키보드 틈새 청소나 책상 위 먼지들을 청소하는 데 적합하며, 플랫 노즐은 소파 또는 자동차 시트 사이사이에 끼어 있는 먼지와 창틀 청소에 용이하다. 두 노즐을 함께 조립하면 손이 닿기 어려운 가구 밑 깊숙한 곳까지도 청소할 수 있다. 제니퍼룸 관계자는 “기존 미니 청소기의 재입고 요청이 쇄도해 성능과 기능을 업그레이드해 새롭게 출시했다”며 “제니퍼룸의 모던 심플한 디자인 감각을 유지하면서 동급 대비 최대 성능을 갖춘 청소기로 더 편리한 일상의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제니퍼룸은 락앤락이 2020년에 인수한 락커룸코퍼레이션의 디자인 가전·라이프스타일 전문 브랜드로 1~2인 가구를 위한 차별화된 제품과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다. 제니퍼룸 가전 상품은 구매 후 전 제품 1년 무상 보증 서비스가 제공되며 전국 51곳에 있는 락앤락 AS센터에서 상시 AS가 가능하다.
  • 고양·양주 다방 여주인 살해용의자 ‘동일범’…지문 확인

    고양·양주 다방 여주인 살해용의자 ‘동일범’…지문 확인

    경기 양주시의 한 카페에서 혼자있는 여주인을 살해한 용의자와 6일 전 고양시 일산의 다방 여주인을 살해하고 도주해 공개 수배된 50대 남성 피의자가 동일 인물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북부경찰청은 두 사건에서 채취한 지문을 확인한 결과 동일 인물임을 확인했다고 5일 밝혔다. 경찰은 이날 오전 이 씨를 찾기 위해 공개수배를 내리고 이 씨의 동선을 추적 중이다. 이 씨는 57세로 키가 170cm이며, 민머리에 모자와 운동화를 착용했다. 지난 2일 파주시의 한 식당에서 노란색 점퍼를 입고 검은색 모자를 쓴 이씨의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다만 옷을 갈아입었을 가능성이 있으며 현금결제를 하며 도보로 이동 중인 것으로 경찰은 보고있다. 검거보상금은 최대 500만원이다. 이 씨는 절도 범행으로 복역했다가 지난해 말 출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씨는 지난달 30일 오후 7시쯤 고양시 일산서구 소재 다방에서 60대 여성 A씨의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다. 지난달 31일 오후 3시쯤 “어머니가 연락이 안 돼 운영하시는 가게에 갔는데 문이 잠겨있다”는 신고를 받은 경찰과 소방 당국은 지하 주점의 잠긴 문을 열고 들어가 숨진 A씨를 발견했다. 또 이날 오전 8시 30분쯤 양주시 광적면의 카페에서 숨진 채 발견된 60대 여성 B씨도 비슷한 수법으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의 공개수배 당일 오전 8시 30분 양주시 광적면에 있는 다방에서도 60대 여성 B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인근 상인들에 따르면 사건이 발생한 다방은 사장인 B씨와 직원 1명이 운영했다. 사건 발생 시점으로 추정되는 지난 4일 밤에 이씨가 다방에 찾아왔고 직원이 퇴근하고 B씨와 이씨 둘만 가게에 있었을 당시 범행이 발생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다음 날인 5일 오전 가게에 출근한 직원이 소파에 쓰러져 숨진 B씨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B씨의 몸에선 목이 졸리는 등 폭행 흔적이 남아있었다. 경찰은 두 사건의 범행 수법이 유사한 점과 용의자 인상착의,도주 경로 등을 토대로 동일범의 소행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현장에서 채취한 지문에 대해 정밀 감식을 진행했다. 그 결과 두 현장에서 발견된 지문이 동일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두 사건의 범행 수법이 유사한 점과 용의자 인상착의 등을 토대로 동일범 소행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해왔다.
  • 트와이스, 봄보다 먼저 온 완전체 컴백…미니 13집 빌보드 흥행 조준

    트와이스, 봄보다 먼저 온 완전체 컴백…미니 13집 빌보드 흥행 조준

    K팝의 간판 걸그룹 트와이스가 약 1년 만에 완전체로 컴백한다. 3일 JYP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트와이스는 내달 23일 미니 13집 ‘위드 유-스(With YOU-th)’를 발매한다. 신보는 작년 3월 발표한 미니 12집 ‘레디 투 비’ 이후 약 1년 만에 선보이는 완전체 음반이다. 새 앨범 타이틀의 메시지는 ‘찬란한 청춘 속 언제나 함께하는 존재를 향한 마음’이다. 앨범 공개에 앞서 내달 2일 싱글 ‘아이 갓 유’를 먼저 공개한다. 트와이스는 컴백에 앞서 공개한 무드 필름을 통해 눈부신 햇살 아래 푸른 숲에서 손은 맞잡고 환한 미소를 짓는 청춘의 모습을 전했다. JYP는 “멤버 아홉 명의 목소리가 하모니를 이루고 언제나 함께 하는 돈독한 애정과 우정을 보여주며 한 편의 청춘 영화를 완성했다”고 했다. 전작 ‘레디 투 비’의 발매 첫주 판매량 15만 3000장과 미 빌보드 메인 앨범차트 ‘빌보드200’ 2위 기록을 깰지도 관심이다. 트와이스는 지난해 서울에서 시작한 다섯 번째 월드투어 ‘레디 투비’를 통해 글로벌 ‘스타디움 아티스트’의 위상을 드높였다. 걸그룹 처음으로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소파이 스타디움과 뉴욕 메트라이프 스타디움 공연의 전석 매진 기록을 썼다. 올해도 3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얼리전트 스타디움, 7월 일본 오사카 얀마 스타디움 나가이와 가나가와 닛산 스타디움 등 초대형 공연이 줄줄이 예고돼 있다.
  • 기시다 뒤에는, 가장 인기 없는 아소… 민심과 거꾸로 가는 日 정치

    기시다 뒤에는, 가장 인기 없는 아소… 민심과 거꾸로 가는 日 정치

    자민당 비자금 의혹과 지지율 추락으로 사면초가에 놓인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역대 최저 지지율 기록을 가진 아소 다로 전 총리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고 있다. 실정으로 정권을 내준 데다 총리 후보군에도 들지 못하는 아소 전 총리를 ‘상왕’으로 두며 민심과는 엇나가는 듯한 행보에 자민당에 우호적인 언론에서조차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24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최근 자민당 최대 파벌인 아베파의 비자금 의혹과 연관된 장관, 당 간부 인사와 관련해 지난 9일 밤 관저에서 자민당 부총재를 맡고 있는 아소 전 총리와 두 시간 이상 논의했다. 또 아베파 소속 핵심 의원인 하기우다 고이치 전 자민당 정무조사회장이 비자금 의혹으로 당직을 사퇴하기 전인 18일과 20일에도 아소 전 총리의 의견을 들었다. 당초 무(無)파벌인 하마다 야스카즈 전 방위상을 내각 2인자인 관방장관으로 임명하려고 했던 것도 아소 전 총리의 추천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마다 전 방위상이 자리를 고사하는 바람에 관방장관직에 하야시 요시마사 전 외무상을 앉혔다. 아소 전 총리가 내각과 여당에서 존재감을 보이는 데는 기시다 총리의 약한 정치적 기반이 작동하고 있다. 기시다 총리가 이끌었던 기시다파(고치정책연구회·46명)는 당내 4위 계파에 불과하다. 의원 56명이 소속된 아소파(시코카이)는 아베파(세이와정책연구회·99명)에 이어 두 번째로 큰 파벌이다. 2020년 당시 아베 신조 총리가 중도 사퇴하면서 총리 자리를 놓고 당시 기시다 정무조사회장과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경쟁했는데 아소 전 총리는 스가 장관을 지지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듬해 모든 파벌의 지지를 받았지만 2위 파벌 수장의 반대는 쓰린 상처이기도 하다. 특히 기시다 총리가 내년 총리 자리 유지가 위태로울 정도로 지지율이 떨어지면서 더욱 아소 전 총리에게 의지하는 모양새다. 지지통신이 지난 14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기시다 내각 지지율은 17.1%로 처음 20% 선이 붕괴됐다. 기시다 총리가 비자금 의혹이 나오지 않은 아소파의 지지를 받아야 당내 총리 교체 목소리를 막을 수 있다고 판단한다는 분석도 있다. 이에 대한 일본 정계의 시선은 곱지 않다. 아소 전 총리는 2009년 각종 실책으로 내각이 최저 지지율(13.4%)을 얻고 민주당에 정권을 내준 장본인이다. 보수 우익 성향인 산케이신문조차 “당내에서는 아소 전 총리의 입김이 너무 강해진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중진 의원은 이 신문에서 “인간은 고독해지면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어진다”고 고립된 기시다 총리의 선택을 비꼬기도 했다.
  • 동심이 몽실몽실… 만화 보물섬으로 떠나다, 추억이 새록새록… 문학 다락방에 머물다 [박상준의 書行(서행)]

    동심이 몽실몽실… 만화 보물섬으로 떠나다, 추억이 새록새록… 문학 다락방에 머물다 [박상준의 書行(서행)]

    보물이 덮여 있는 땅이라는 ‘보개’도서관 3층 책다락 만화책방 개관무빙·원피스 등 1만권 이상 소장딱 하나 아쉬움, 라면 안 판다는 것조선시대 목판 인쇄 도서 등 소개3층 창가 자리 ‘안성객사’ 한눈에‘올드타임 그때그시절’ 숨은 명소1960~1990년대 물품 2만점 전시 메리 크리스마스 앤드 해피 뉴이어. 종교와 무관하게 당신의 안부를 묻는다. 12월의 마지막 열흘은 우리가 서로를 응원해 마땅한 시기다. ‘글쎄…’ 하며 머뭇댈 수 있겠지만 새해를 맞는 우리의 자세는 그러해도 좋지 않을까? 적어도 경기 안성 보개도서관(책문화센터)에서는 그런 믿음이 생겨난다. 무릎 위에 아이를 누인 아빠가 책장을 넘기는, 어린 자매가 어깨를 맞댄 채 속닥대는, 아득해서 따듯한 풍경들이 도서관을 덥힌다.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라면의 매운 수프 향처럼, 벽난로를 붉게 그을리는 장작의 불꽃처럼, 겨울의 느린 걸음이 닿고 싶은 여행의 풍경이겠다. 만화책 특화 도서관이라서? 그렇게만 믿고 싶지는 않다. 사람들의 머리맡에 꿈과 희망 이런 단어들이 내일의 말풍선처럼 떠다니는 걸 본 듯했기 때문이다. 이맘때 우리는 둘로 나뉜다. 여기 아닌 어딘가로 떠나거나 여기 아닌 어딘가를 그리워하거나. 한 해를 보내는 심경이 그렇다. 정다운 자리에서 괜스레 쓸쓸한 풍경을 그린다. 며칠 지나면 해가 지고 바뀐다. 우리는 새해에 어떤 응원을 건넬 수 있을까? 혹시 지금껏 스스로를 몰아세우고 있지는 않은지? 그걸 어른이 됐다는 증표로 받아들이는 건 좀 억울한 일이다. ●여기 아닌 어딘가로? 만화책방으로! 돌팔이 처방처럼 들릴 테지만 안성 보개도서관은 그럴 때 제법 괜찮은 여행지다. 드라마 ‘악귀’의 촬영지여서 소개하는 건 아니다. 힘을 빼고 부담 없이 머물며 아이처럼 낄낄거려도 좋은 만화책 서가가 있는 까닭이다. ‘무빙’, ‘열혈강호’, ‘슬램덩크’, ‘유리가면’ 때로는 ‘원피스’(One Piece)와 ‘H2’까지. 짧은 일탈의 목적지로 이만한 선택지가 어딨을까? 그곳에서 우리는 여기 아닌 어딘가로 떠날 수 있다. 보개도서관은 1996년 안성시립도서관으로 개관했다. 2008년 중앙도서관이 생기기 전까지 안성의 대표 도서관이었다. 그리고 정확히 10년 후인 2018년 12월 26일, 크리스마스 선물처럼 도서관 3층에 ‘책다락 만화책방’이 생겨났다. 어느새 소장 만화책만 1만권이 넘는다. 만화책도 만화책이지만 넉넉하고 여유로운 운영이 긴장의 봉인을 해제한다. 침묵과 고요 대신 옆 사람과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속닥거려도 되는, 그러다 만화책을 이불처럼 덮고 소파에 몸을 누인 채 노곤함을 즐겨도 그러려니 하는, 가벼운 커피 한잔마저 허락하는 그래서 부모와 아이들이 나란히 앉아 책장을 넘기거나, 연인들이 손을 잡고 서가를 누비는 모습이 이곳에서는 자연스럽다(심지어 보드 게임도 가능하다). 첫 마중 또한 여느 도서관과 다르다. 음악이 있는 도서관이다. 막 흐르기 시작한 곡은 윤한의 피아노 연주곡 ‘9월의 기적’이다. 9월은 그가 아빠가 된 달이고 그 감격을 담은 곡이란다. 그러니 예수가 태어난 12월에 ‘9월의 기적’은 ‘메리 크리스마스’라는 인사말 같기도 하다.●다락방 연대의 비밀스런 공감 먼저 중앙 원형 서가에 들른다. 바깥에서 볼 때 건물 가운데 둥근 원기둥 안쪽이다. 반원의 책장은 만화책이 책장을 빙 둘러 빼곡하다. ‘장관’이라거나 ‘오지다’거나 세대마다 환호를 표현하는 방식은 달라도 환대의 마음은 똑같다. 원형 서가를 기준으로 왼쪽은 ‘책다락 만화책방’, 오른쪽은 독립출판 전시실이다. 만화책방 가는 통로에는 북 큐레이션과 신간 도서 책장이 기다린다. 만화책방의 예고편이랄까. 이달은 ‘드라마 원작 웹툰’ 큐레이션이다. 얼마 전 방영을 끝낸 ‘무빙’, ‘이태원 클라쓰’ 등의 만화책이 도열한다. 드라마와 원작의 내용은 같지만 그것을 읽어 나가는 흐름은 다르다. 낱낱으로 그려진 칸칸의 프레임 속 명장면을 느긋한 산책의 시선으로 살핀다.자, 이제 본편이다. 만화책 서너 권을 골라서는 본격 입장한다. 만화책방은 까만색 2인용 의자와 음료를 놓을 수 있는 작은 테이블 등 영락없는 만화방이다. 처음 조성할 때부터 만화방 인테리어를 염두에 뒀다고 한다. 뒤편 좌석은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아예 누워서 책을 볼 수 있는 매트 소파다. 가족이 일찌감치 자리를 잡았다. 엄마와 아빠 그리고 아빠의 무릎 위에서 아기가 눈을 말똥거린다. 만화책 하나를 사이에 두고 아빠와 아이의 시선이 정겹다. 무엇보다 적당히 흐트러지고 또 얼마간 불량스런 자세는 만화만이 줄 수 있는 해방이다.서가 안쪽에는 다락방이다. 보호자를 포함한 4인 이상 이용을 권하지만 2층은 이미 소녀들의 아지트다. 1층은 아빠와 딸아이가 마주 앉아 경쟁하듯 만화책을 뒤적인다. 이토록 다양한 세대가 하나의 공간 안에서 공통의 집중력을 발휘하다니. 실실 웃음이 나는 건 왜일까? 어쩌면 만화가 그리웠던 건 책 속의 이야기보다 비밀스런 공모의 연대감이 아닐는지. 그걸 달리 부르면 상상의 발로일 테고. 새삼 인정할 수밖에 없다. 활자로만 가득 찬 책은 진지한 동무지만, 때로는 만화처럼 개구진 친구들이 갑갑한 일상의 숨통이 되기도 하는 법이다. 그래서 예전 어른들은 만화를 위험한 독서로 규정했던가? 하지만 여기는 2023년의 도서관이다. 일탈의 욕망은 아이와 어른이 다르지 않다는 걸 깨달은 후의 시대다.●‘허겁지겁’ 대신 ‘잘 살았어’ 조금 전 꺼낸 만화 ‘슬램덩크’를 산처럼 쌓아 놓고 만화광들 사이에 똬리를 튼다. 본격적인 일탈이다. 도서관을 잠시 잊고는 “만화방은 라면인데” 하며 툴툴대기도 한다. 그래, 욕심은 끝이 없지. 따뜻한 차 한 잔을 타서는 자리로 돌아온다. 막 넘긴 책장 속에선 강백호가 멋진 앨리웁 덩크를 성공했다. 다음 권에서 다음 권으로 폴짝폴짝,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든다. 가끔씩 고개를 들고는 이곳이 도서관이라니 흐뭇해하며. 만화책방을 나오기 전에는 또 한 권의 만화책이 불러 세운다. 윤태호 작가의 ‘미생’이다. ‘책점’을 치듯 우연의 장을 펼친다. ‘80수(화)의 에피소드’다. 퇴근 전 장그래가 사장이 건넨 조언을 떠올리는 장면이다. 서서 읽는다. “허겁지겁 퇴근하지 말고 한 번 더 자기 자리 뒤돌아보고 퇴근하면 실수를 줄일 수 있을 거야.” 상사의 착한 조언보다 ‘허겁지겁’이라는 단어에 꽂힌다. 연말이라 그렇다. 한 해 끝에서는 늘 지난 한 해가 ‘허겁지겁’인 것만 같다. 그래서 한층 매섭게 자신을 몰아세우고, 그 결과로 새해의 계획은 늘 거창한 것일지도. 도서관을 나올 때는 이미 해가 기울었지만 허겁지겁 걷지 않는다. 주차장 한가운데 서서는 뒤를 돌아보는 여유도 갖는다. 다시 보니 도서관 지붕은 누군가 건물 위에 읽던 책을 펼친 채로 얹어 놓은 모양이다. 3층 서가 창 너머에는 오늘의 만화책을 고르는 이가 보인다. 이번에는 도서관 뒤편에 거대한 거인이 있어 책장을 넘기려 도서관 지붕을 들어 올리는 상상을 한다. 거인의 낭독이 흰 눈처럼 날리지 않을까 하며 또 실없이 웃는다. 이게 다 만화책 때문이야 하며. 도서관이 있는 보개(寶蓋)의 지명은 ‘보물이 덮여 있는 땅’이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호호 입김을 불며 군고구마 껍질을 벗기듯 한 장 한 장 만화책을 넘기는 행복감은 이 겨울, 이곳만의 보물일지도. 이제 도서관 건물은 심지어 그 옛날의 ‘보물섬’(1980~1990년대 만화잡지)처럼 보인다. 마지막으로 그 섬 위에 말풍선 하나를 그려 적는다. “잘 살았어.” 한 해의 책장을 덮으며 건네는 안부의 인사다. 2023년의 내가 내게 꼭 한 번은 해 주고 싶었던 말이다.보개도서관 3층은 ‘책다락 만화책방’ 외에 독립출판물 전시실 또한 매력적이다. 전시실이지만 동네 책방이나 다름없다. 책 진열대와 책장을 독립출판물 전시대처럼 사용한 모습이 그렇다. 그 가운데는 안성 방각본(坊刻本) ‘계몽편언해’ 유물이 눈길을 끈다. 방각본은 조선시대 민간 인쇄물이다. 안성은 조선 3대 방각본 판각지였다. 지금의 독립출판물에 견줄 만하겠다. ●1930년대와 1990년대 도서관 나란히 책을 읽을 수 있는 호젓한 자리 역시 여럿이다. 창가 자리는 유리창 밖으로 안성객사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이 장면이 특별한 건 안성객사 역시 한때는 안성도서관이었던 까닭이다. 객사는 과거 관리가 출장길에 머물던 숙소이자 임금에게 망궐례를 올리던 건물이다. 안성객사는 유일한 고려시대 객사로 추정한다. 임금의 위패를 모시는 중앙의 정청은 맞배지붕이고 숙소로 쓰인 동서헌은 팔작지붕으로 벽체 없는 누각이 붙어 있다. 일제강점기에는 안성보통학교로, 광복 후에는 명륜여중으로 쓰였다고 한다. 그사이 1932년부터 10여년간이 안성도서관이었다. 그러니 1930~40년대와 1990년대 안성의 도서관이 이웃한 셈이다. 안성객사는 안성시립도서관(현 보개도서관)이 개관한 다음해 지금의 자리로 옮겨 왔다. 안성도서관의 역사를 나란히 보여 주고자 한 의도로 읽힌다. 다른 지역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풍경이다. 그래서 객사 마당을 거닐며 담장 너머 보개도서관을 바라보면 감흥이 다르다. 겨울에도 마루에 앉아 별생각 없이 머물고픈 마음이 간절한데 객사 건물 안은 들어갈 수 없다.●시와 서예와 수석의 박두진문학관 보개면은 청록파 시인 박두진이 어린 시절을 보낸 동네다. 보개도서관 ‘책다락 만화책방’ 자리에는 원래 해산 박두진 자료실이 있었다. 박두진 문학관이 개관하기 전까지 박두진 문학의 자취를 살펴볼 수 있는 장소였다. 현재 박두진 문학관은 안성맞춤랜드 북쪽에 있다. 옥상을 포함해 지상 3층, 총면적 999.45㎡ 규모의 건물이다. 상설 전시는 그의 시 세계를 여러 시점에서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예를 들면 ‘노래로 불리다’는 노래로 만들어진 박두진의 시다. 성악가 조수미가 부른 ‘꽃구름 속에’와 가수 조하문이 부른 ‘해야’ 등을 직접 들어 볼 수 있다. 시에 곡을 붙여 리듬과 선율을 부여하니 시어의 감정이 훨씬 풍성하게 다가온다. ‘꽃구름 속에’는 광복에 대한 염원을 담은 곡인데 이맘때는 힘차게 새해를 여는 노래로도 들린다. 시인은 “시를 쓰거나 수석을 만지거나, 먹글씨를 쓰는 일이 자신에게 가장 적극적인 것”이라 말했다. 그러니 시와 더불어 수석과 먹글씨 두 가지를 눈여겨볼 일이다. 그가 수집한 수석은 상설전시실에, 먹글씨는 특별전시로 전시 중이다.●그립거나 신기한 ‘올드타임 그때그시절’ 안성 시내를 기준으로 보개면의 반대편이 공도읍이다. 농협안성팜랜드를 가장 먼저 떠올릴 테지만 ‘올드타임 그때그시절’은 그 못지않은 숨은 명소다. 생활사박물관으로 임영곤, 강영숙 부부가 35년 동안 수집한 1960~90년대 생활 물품 2만여점을 전시한다. 수십년 쌓은 노하우를 집약해 꾸린 곳이 ‘올드타임 그때그시절’이다. 박물관 겉모습은 심심하다. 얼핏 보면 창고 건물이다.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와~’ 하는 감탄이 나온다. 외관보다 내부를 알차게 꾸미는 데 힘을 집중했다. 실내는 크게 편집숍과 카페테리아 그리고 박물관 등 두 동으로 나뉜다. 카페테리아는 옛날 간판과 아폴로, 달고나 같은 추억의 간식이 눈과 입을 즐겁게 한다. 카페테리아에서 이어지는 박물관 동은 한층 압도적이다. 높이 5m에 길이만 70m에 달한다. ‘ㄷ’자 형태로 순환하는 동선이니 족히 140m가 넘는 거리다. 실재하는 골목이라 해도 믿겠다. 대폿집, 비디오 가게, 사진관, 교실 등 세트의 소품 구성은 중노년층이 애환에 젖어 눈물을 훔칠 만큼 정교하다. 물론 레트로풍 데이트를 즐기는 20~30대에게도 진귀한 구경이다. ■여행수첩 운영 시간은 화~일요일 오전 9시~오후 8시(책다락 만화책방, 독립출판물 전시실), 매주 월요일 휴관. www.anseong.go.kr/library (031) 678-5330.
  • 박민영, 윙크하고 입술 쪽… “곧 만나요!”

    박민영, 윙크하고 입술 쪽… “곧 만나요!”

    배우 박민영이 미모를 뽐냈다. 박민영은 21일 인스타그램에 “오늘은 퇴근! 곧 만나요”라는 문구가 담긴 영상을 올렸다. 영상 속 박민영은 소파에 누워 윙크하고 입술을 내밀었다. 박민영은 2005년 통신사 광고 모델로 데뷔했다. 이듬해 MBC TV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으로 연기를 시작했다.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2010) ‘시티헌터’(2011) ‘힐러’(2014~2015) ‘리멤버-아들의 전쟁’(2015~2016) ‘김비서가 왜 그럴까’(2018) ‘월수금화목토’(2022) 등에서 활약했다. 박민영은 내년 1월 1일 첫 방송 되는 tvN 월화 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에 출연한다.
  • 데뷔골 민재, 도움도 민재, 뮌헨은 민재

    데뷔골 민재, 도움도 민재, 뮌헨은 민재

    ‘괴물 수비수’ 팀 3-0 대승 주역프리킥 헤더골·뮐러 도움 번복오프사이드 선언 기록 지워져케인 14경기 만에 20골 ‘신기록’ ‘괴물 수비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독일프로축구 분데스리가 데뷔골과 데뷔 어시스트를 한꺼번에 작성했다. 비디오판독(VAR)이 가로막지 않았다면 2골 2도움까지 가능했던 터라 ‘행복한 아쉬움’이 남는다. 김민재는 18일(한국시간)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슈투트가르트와의 2023~24시즌 분데스리가 15라운드 홈경기에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하며 1골 1도움의 맹활약을 펼쳤다. 세트피스 상황에서 전담 키커 알렉산다르 파블로비치와의 호흡이 빛났다. 김민재가 이번 시즌 뮌헨 이적 뒤 공격 포인트를 올린 것은 정규리그 14경기(13라운드 폭설 연기) 만에 처음이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와 컵 대회까지 포함하면 공식전 20경기 만이다. 철벽 수비를 자랑하는 김민재는 2022~23시즌 나폴리(이탈리아)에서 뛸 때도 강력한 공중 장악력과 날카로운 패스로 2골 2도움을 올려 뮌헨에서도 공격 포인트가 기대됐다. 해리 케인의 멀티골 활약까지 묶어 3-0으로 승리한 뮌헨은 승점 35점(11승2무1패)을 쌓아 한 경기를 더 치른 선두 레버쿠젠(12승3무)을 4점 차로 추격했다. 전반은 김민재에게 아쉬움의 연속이었다. 킥오프 2분 만에 케인이 선제골을 터뜨린 뮌헨은 전반 25분 프리킥 상황에서 김민재가 재차 골망을 흔들었다. 김민재가 케인 등 동료들과 함께 세리머니까지 했지만 주심은 VAR 심판과 교신한 뒤 오프사이드를 선언해 득점이 취소됐다.전반 추가시간에는 김민재가 하프라인 부근에서 끊어 앞으로 밀어낸 공을 토마스 뮐러가 잡아 오른발로 골망을 갈랐지만 역시 오프사이드 판정이 나와 뮐러의 득점은 물론 김민재의 도움도 지워졌다.거듭 아쉬움을 삼킨 김민재는 후반 들어 분데스리가 1호 도움과 1호 득점을 기어코 작성했다. 후반 10분 프리킥 상황에서 헤더 패스로 케인의 헤더 득점을 거들었다. 김민재의 머리를 떠난 공이 상대 수비 어깨를 살짝 맞아 도움이 인정되지 않는 듯했으나 일단 분데스리가 홈페이지에 기록이 남았다. 정규리그 14경기 만에 20골을 터뜨린 케인은 분데스리가 데뷔 시즌 최소 경기 20골 신기록을 세웠다. 종전 기록은 우베 젤러가 1963~64시즌 기록한 21경기였다. 더불어 케인은 1968~69시즌 게르트 뮐러 이후 개막 14경기 만에 20골 이상 넣은 두 번째 선수가 됐다. 케인의 기록을 거든 김민재는 내친김에 뮌헨의 마지막 득점까지 책임졌다. 후반 18분 코너킥 상황에서 골 지역 정면으로 쇄도해 헤더를 날렸고, 상대 수비수에게 맞고 굴절된 공이 골대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분데스리가 홈페이지는 이날 최고의 선수로 케인을 꼽았으나 축구 통계 전문 매체 소파스코어와 후스코어드닷컴은 김민재에게 케인(8.2점·8.5점)보다 높은 팀 내 최고 평점 8.3점과 8.8점을 줬다. 한편 이날 슈투트가르트의 정우영이 후반 32분 교체 출전해 추가시간까지 ‘코리안 더비’가 펼쳐지기도 했다.
  • 2골 2도움까지 가능했던 김민재 역사적인 분데스리가 데뷔 골, 데뷔 도움

    2골 2도움까지 가능했던 김민재 역사적인 분데스리가 데뷔 골, 데뷔 도움

    ‘괴물 수비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 데뷔 골과 데뷔 어시스트를 한꺼번에 작성했다. 비디오판독(VAR)이 가로막지 않았다면 2골 2도움까지 가능했던 터라 ‘행복한 아쉬움’이 남는다. 김민재는 18일(한국시간)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슈투트가르트와의 2023~24 분데스리가 15라운드 홈 경기에 중앙 수비로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하며 1골 1도움의 맹활약을 펼쳤다. 세트피스 상황에서 전담 키커 알렉산다르 파블로비치와의 호흡이 빛났다. 김민재가 이번 시즌 뮌헨 이적 뒤 공격 포인트를 올린 것은 정규리그 14경기(13라운드 폭설 연기) 만에 처음이다. 유럽 챔피언스리그(UCL)와 컵 대회까지 포함하면 공식전 20경기 만이다. 철벽 수비를 자랑하는 김민재는 2022~23시즌 나폴리(이탈리아)에서 뛸 때도 강력한 공중 장악력과 날카로운 패스로 2골 2도움을 올려 뮌헨에서도 공격 포인트가 기대됐다. 해리 케인의 멀티 골 활약까지 묶어 3-0으로 승리한 뮌헨은 승점 35점(11승2무1패)을 쌓아 한 경기를 더 치른 선두 레버쿠젠(12승3무)을 4점 차로 추격했다. 전반은 김민재에게 아쉬움의 연속이었다. 킥오프 2분 만에 케인이 선제골을 터뜨린 뮌헨은 전반 25분 프리킥 상황에서 김민재가 재차 골망을 흔들었다. 김민재가 케인 등 동료들과 함께 세리머니까지 했지만 주심은 VAR 심판과 교신한 뒤 오프사이드를 선언해 득점이 취소됐다. 전반 추가 시간에는 김민재가 하프라인 부근에서 끊어내 앞으로 밀어낸 공을 토마스 뮐러가 잡아 오른발로 골망을 갈랐지만 역시 오프사이드 판정이 나와 뮐러의 득점은 물론, 김민재의 도움이 지워졌다. 거듭 아쉬움을 삼킨 김민재는 후반 들어 분데스리가 1호 도움과 1호 득점을 기어코 작성했다. 후반 10분 프리킥 상황에서 헤더 패스로 케인의 헤더 득점을 거들었다. 김민재의 머리를 떠난 공이 상대 수비 어깨를 살짝 맞아 도움이 인정되지 않는 듯했으나 일단 분데스리가 홈페이지에 기록이 남았다. 정규리그 14경기 만에 20골을 터뜨린 케인은 분데스리가 데뷔 시즌 최소 경기 20골 신기록을 세웠다. 종전 기록은 우베 젤러가 1963~64시즌 기록한 21경기였다. 더불어 케인은 1968~69시즌 게르트 뮐러 이후 개막 14경기 만에 20골 이상 넣은 두 번째 선수가 됐다. 케인의 기록을 거든 김민재는 내친김에 뮌헨의 마지막 득점까지 책임졌다. 후반 18분 코너킥 상황에서 골 지역 정면으로 쇄도해 헤더를 날렸고, 상대 수비수에게 맞고 굴절된 공이 골대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분데스리가 홈페이지는 이날 최고의 선수로 케인을 꼽았으나 축구통계전문매체 소파스코어와 후스코어드닷컴은 김민재에게 케인(8.2점·8.5점)보다 높은 팀 내 최고 평점 8.3점과 8.8점을 줬다. 한편 이날 슈투트가르트의 정우영이 후반 32분 교체 출전해 추가시간까지 ‘코리안 더비’가 펼쳐지기도 했다.
  • 집, 대문 밖 풍경까지 감싸 안다[건축 오디세이]

    집, 대문 밖 풍경까지 감싸 안다[건축 오디세이]

    시골살이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전해지는 괴담들이 있다. 마을에서 왕따당해서, 외지인이 집 짓는 걸 원주민들이 방해해서, 일이 끝이 없어서 결국 도시로 돌아왔다더라는. 이런 얘기는 어느 정도 사실일 수 있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이웃과 주거니 받거니 오순도순 잘 지내며 자연과 함께 시골살이를 만끽하는 사람도 많다. 강화도 길정리에 사는 L씨 부부가 그렇다.늦은 가을 건축가 한만원(HnSa건축사사무소) 소장의 안내로 집 구경을 갔다가 이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잠시 들여다보게 됐다. 집이 완공돼 입주하고 계절이 세 번 바뀐 뒤였다. 한 소장은 “이제 집과 정원이 자리를 잡았을 것”이라고 했는데 기대 이상의 풍경이 기다리고 있었다. 맑은 바람이 불고 밝은 햇살이 내리는 쨍한 가을날 꽃과 나무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정원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기단 위에 아담한 정원을 꾸민 박공 형태의 2층 목조 주택이었다. 단순한 형태의 집인데 뭔가 풍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 같았다. 햇살 아래에서 집을 돌보느라 새카맣게 그은 집주인 부부의 얼굴에 행복이 가득했다.서울 목동의 아파트에서 오래 살았던 이들은 외국계 해운사에 다니던 남편의 은퇴에 맞춰 집을 짓고 강화로 들어왔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 망설였을 법도 한데 미련 없이 서울을 떠났다. 그리고 자신들의 선택이 옳았다는 것을 매일, 매 순간 실감하며 살고 있다고 했다. “처음 건축주를 만났을 때 단 한 가지 요청 사항은 ‘검이불루 화이불치’(儉而不陋 華而不侈), 검소하되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되 사치하지 않은 집이면 좋겠다는 거였어요. 나머지는 알아서 하라고 했고요. 대지가 집을 짓기 어려운 형세였지만 질박한 그릇 같은 집을 만들어 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한 프로젝트였습니다.” 건축주의 아내가 충북 단양에 있는 여고 동창의 집을 방문했다가 단순한 디자인이지만 임팩트가 있는 건축이 마음에 들어 건축가를 소개받아 찾아온 터였다. 한 소장이 10년 전 설계한 집은 너와 지붕을 올린 소박한 목조 주택이다. 간결한 평면에 발코니와 테라스가 있고 창 하나하나가 다른 풍경을 담아 평범하지만 독특한 매력과 운치가 있는 집이다. 한 소장은 “처음에 지을 때는 잘 몰랐는데 5년, 10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집이 주변 자연과 일치된 듯 풍경이 돼 있었다”면서 “시간 속에서 자연과 조화를 이루면 검소해도 임팩트가 있다는 것을 깨우쳐 준 집”이라고 설명했다.#자연환경을 그대로 이용집 짓기 쉽지 않은 경사지에 위치작은 정원으로 살려 이웃과 공유단순한 형태인데 이야기 담긴 듯집주인 부부 얼굴엔 행복이 가득#담장 없애 자연의 일부로집 중앙에 중정 둬 공간 다채롭게한옥 대청마루처럼 외부와 소통석축만 있을 뿐 담장 없는 열린 집 시간 속에서 자연과의 조화 이뤄길정리 주택이 들어선 대지는 삼각형에 경사지여서 조건이 나빴다. 총면적 200평 정도에 건폐율(대지 면적에 대한 건축할 수 있는 1층 부분의 면적)은 20%로 40평 남짓이었고, 용적률(대지 면적에 대한 건축 각층의 면적을 더한 연면적)은 80%였다. 경사지의 경우 일반적으로 옹벽을 쌓고 가장 높은 곳에 집을 짓는데, 공사비도 많이 들뿐더러 언덕을 깨고 들어가야 해 번거롭다. 한 소장은 대안을 고민했다. “미관상으로도 보기 흉하고 높은 옹벽을 쌓고 들어오는 집을 이웃이 반길 리 없죠. 힘이 들더라도 까다로운 지형을 잘 소화하고 주변 자연과 잘 어울리는 집이 되도록 삼각형 안에서 평형의 주거 부지를 만들고 아담한 마당을 지닌 집을 짓기로 했습니다. 경사지는 그대로 정원으로 살려서 담 없이 이웃을 향해 열린 집을 구상했습니다.” 한쪽에 2m 정도로 옹벽을 쌓은 뒤 대지를 경제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기단을 만들어 삼각형 안에 대지를 조성했다. 가장 높은 곳에 집과 앞마당을 두기 위해 약 65평 정도로 부지를 평평하게 했다. 기단을 쌓아 마련한 나머지 땅에는 텃밭을 일구고 통로와 정원을 만들었다. 쉽지 않은 건축 배치를 풀어냈지만 문제는 기단을 만들 석축을 누가 어떻게 쌓는가였다. 우연히 들른 카페의 돌담이 근사해 수소문해 보니 마침 카페 주인이 강화 현지의 돌로 석축 쌓는 일을 하고 있었다. 돌산도 대지에 가까운 곳에 있어 운반비가 절약된 데다 현지의 돌을 현지인 작업자가 직접 쌓아 작업이 수월하게 진행됐다.굴러온 돌이 아니라 오랜 세월 한곳에서 비바람 맞으며 단단해진 돌을 그 지역에서 평생 돌 쌓는 일을 한 사람이 맡아서 올렸다. 목조 주택을 짓는 작업도 강화에서 가까운 김포 지역의 시공사를 선택해 최대한 로컬 인력을 활용했다. 조경 공사는 근사한 정원을 가진 뒷집에서 소개받아 강화에 사는 정원사에게 부탁했다. 한 소장은 “석축 쌓는 일, 목조 주택 시공하는 일, 조경까지 지역에서 해결하면서 지역 사람들과 소통하기 시작했고 건축주가 지역에 연착륙하는 데 자연스럽게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집은 가장 원초적이며 단순한 박공의 형태를 하고 있다. 외장으로 햇빛을 잘 견디는 탄화목인 루나 우드를 사용했으며 매스를 단순화하도록 방수 장치와 배수 장치를 우드 접합부 안쪽에 설치했다. 단순한 모양이지만 가운데에 중정을 두어 공간을 다채롭게 만들었다. 중정이라고 하면 집 안쪽에 있는 정원을 얘기하는데 이 집의 중정은 위가 막혀 있고 바닥에 마루를 길게 깔았다. 한옥의 대청마루처럼 집이 외부와 소통하도록 하는 공간이다. 중정을 사이에 두고 1층은 거실과 게스트룸, 식당과 부엌으로 구성되고 2층은 부부 침실 등 생활 공간과 서재로 이뤄진다. 서재에는 한층을 올려 다실을 뒀다. 셸터와 같은 역할을 하는 중정은 무덥고 긴 여름 동안 부부에게 시원한 그늘과 바람을 선물해 줬다. 대청마루 같은 중정에 등나무 소파를 놓고 부부는 정원에서 자라는 꽃과 나무를, 저 멀리 솟은 마니산을 바라본다. 마루 끝에 놓인 놋쇠 화로에 마른 쑥을 태우고 달구경, 별구경을 한다. 아파트로 치면 내부는 35평형 크기이지만 복도와 계단, 중정, 지하실을 포함하면 전체 면적은 약 62평 정도 된다. 외부는 루나 우드, 내부는 석고 보드에 흰색 도장으로 마감했다. 평범한 재료들이다. 한 소장은 “기본적으로 구조가 단순하고 재료도 가장 일반적인 것을 사용했지만 공간적 조화와 풍경의 적절한 소통을 취한 결과 크고 화려하게 보인다는 평을 듣는다”면서 “의도한 대로 검소하되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되 사치하지 않은 집이 잘 만들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붉은빛이 도는 강화의 돌로 만든 석축은 집에 운치를 더해 준다. 이리저리 돌려 가며 아귀를 맞춰 자연스럽게 쌓은 석축이 단단하게 집을 받쳐 주는 모습이 퍽 멋지다. 석축으로 기단을 쌓았을 뿐 이 집에는 담이 없어 이웃을 향해 열려 있다. 아담한 마당과 경사진 땅에 자리잡은 정원을 이웃들과 공유하는 셈이다. 화단이 이웃에 열려 있으니 이웃에서도 예쁜 꽃과 좋은 나무가 있다며 가져다주고 자연스레 커뮤니티의 교류가 일어난다. 이른 아침 정원을 둘러보다가 쪽문 안쪽 화분에서 누군가 갖다 놓은 호박을 발견할 때, 뒤쪽 계단 위 또는 문 앞에 놓고 간 옥수수나 감자 등을 발견할 때 부부는 따스한 이웃 간의 정을 느끼며 행복해한다. 챙 넓은 모자에 몸빼바지 차림으로 고구마를 캐고, 오리 궁둥이 의자에 앉아 고구마 줄기를 다듬으며 이웃과 이런저런 얘기를 주고받는 일도 즐겁다. 서울의 아파트에서 살 때는 상상도 못 했던 일상이 이 집에서는 자연스럽게 펼쳐지고 있다. “형태적 연출을 배제하고 건축을 간결하게 가져가면서 이 집에 살게 될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담으려 했습니다. 시간이 흐르며 사는 사람들의 정성스러운 손길이 더해지고 이웃과의 관계가 채워지면서 아름답고 조화로운 장소가 되어 가는 느낌입니다.”함혜리 건축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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