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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금영수증 10% 더 내라니…

    현금영수증 10% 더 내라니…

    결혼을 앞둔 이모(28·여·회사원)씨는 지난 24일 혼수 장만을 위해 서울 용산전자상가를 찾았다가 황당한 일을 당했다. 가전제품 매장에서 TV, 세탁기, 냉장고 등 740만원어치를 고른 뒤 현금을 주면서 현금영수증 발급을 요구했더니 종업원은 대뜸 “영수증을 받으려면 대금의 10%를 더 내야 한다.”고 했다. 연말정산 소득공제를 위해 영수증을 달라고 계속 졸랐지만 종업원은 “그렇게 하면 내가 해고당한다.”며 버텼다. 너무 화가 난 이씨는 다른 가게를 찾았지만 사정은 비슷했다. ●악덕 상혼에 소비자만 피해 잇따라 올해부터 현금영수증 제도가 도입됐지만 악덕 상혼이 기승을 부리면서 소비자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소득 노출에 따른 세금(소득세·법인세 등) 증가를 피하기 위해 업소들이 영수증 발급을 기피하는 것은 물론 영수증 발급의 대가로 웃돈을 요구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한국소비자보호원에는 올들어 발급거부, 웃돈요구 등 현금영수증 관련 소비자 신고가 24건이나 접수됐다. 서울신문 사건팀이 용산전자상가, 아현가구단지, 종로세운상가 등지의 상점 30곳을 취재한 결과 전체의 4분의1도 안 되는 7곳에서만 현금영수증을 정상적으로 발급하고 있었고 나머지 23곳에서는 영수증 발급을 아예 거부하거나 발급의 대가로 최고 10%의 웃돈을 요구했다. 서대문구 아현가구단지내 한 가구점에서 이탈리아산 대리석 식탁의 가격은 380만원이었지만 현금영수증을 요구하자, 가게주인은 “10%인 38만원을 더 내라.”고 했다. 그는 “현금영수증을 받기 위해 침대, 소파, 식탁 등 2000만원어치를 현금으로 사가고 200만원을 더 낸 손님도 있었다.”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밀수품 유통지역은 더욱 심각 특히 밀수품 유통이 많은 것으로 알려진 디지털카메라,CD플레이어,MP3 등은 현금영수증 발급이 훨씬 더 어려웠다. 가격흥정 때부터 현금판매만 고집하던 가게주인은 “카드는 5%, 현금영수증은 10%를 추가하는 게 이 동네의 철칙”이라고 말했다. 용산전자상가에서 일하는 박모씨는 “카드로 결제하면 수수료 4∼5% 정도를 떼어야 하지만 현금영수증을 발급하면 판매내역이 바로 국세청에 보고돼 부가세 10%를 고스란히 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연말에 과세표준(세금부과의 기준이 되는 소득액)이 커져 세금이 불어나기 때문에 가격을 올려 받는 것은 당연하다.”고 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이에 대해 “현금영수증을 발급해 준다고 해서 웃돈을 요구할 근거는 전혀 없으며 오히려 자신들이 내야 할 세금을 소비자에게 떠넘기는 행위일 뿐”이라고 밝혔다. ●국세청 대대적 지도단속계획 국세청은 현금영수증 발급을 일부러 기피하거나 발급대가로 웃돈을 요구하는 업소 등은 ‘잠재적 탈세자’로 보고 다음달부터 대대적인 단속에 나설 계획이다. 국세청 조세과 김철민 과장은 “별다른 이유 없이 고의로 발급을 기피한다면 당국으로서는 탈세 혐의가 있다고 간주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세법상 현금영수증의 발급은 권고사항일 뿐 의무사항이 아니어서 조사·단속 과정에서 마찰도 예상된다. 국세청 부가가치세과 양철호 사무관은 “현재 법적 논란을 피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면서 “다음주 안으로 구체안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금영수증제도 현금으로 5000원 이상 구매한 사람에게 업소에서 영수증을 떼어주는 제도. 개인은 이를 통해 연말정산 때 소득공제 혜택을 받는다. 상거래 질서를 바로잡고 고소득 자영업자에 대한 과세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도입됐다. 유영규 이효연기자 whoami@seoul.co.kr
  • “내 얼굴을 우주로”

    오는 11월 발사될 다목적실용위성 2호(아리랑 2호)에 국민 10만명의 이름과 사진이 함께 실려 우주로 보내진다. 과학기술부는 우주기술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21일부터 5월 20일까지 일반국민을 대상으로 10만명을 선착순으로 뽑아 이들의 이름과 사진을 아리랑 2호에 탑재할 계획이라고 19일 밝혔다. 이번 행사에 참여하려면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이 운영하는 인터넷 홈페이지(www.karischool.re.kr)에 접속, 이름·생년월일·주소파일 등을 등록하면 된다. 위성 발사후 홈페이지에 접속해 이름과 생년월일을 입력하면 아리랑 2호의 비행모습과 함께 화면에 나타난다.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몸으로 익히니 영어가 술술

    몸으로 익히니 영어가 술술

    영어 교육의 메카를 꿈꾼다. 인천시 교육청이 중학생들을 대상으로 ‘점프 인투 잉글리시(Jump into English)’ 영어체험 프로그램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교육은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됐지만 공식 오프닝 행사는 20일 열린다. 현재 서울과 경기도 등 지방자치단체들이 대규모 유료 영어마을을 운영하고 있다. 인천시 교육청이 운영하는 점프 인투 잉글리시는 교육연수원 학생수련원을 개조해서 하는 프로그램으로 참가비는 없다. 인천시교육청은 앞으로 인천외국어 교육센터 I.F.T.C(Incheon Foreign Language Training Center)로 육성할 계획이다. 살아 있는 영어 교육에 큰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되는 수련원의 교육 현장을 찾았다. 지난 14일 인천 중구 운서동에 자리한 인천광역시 교육연수원 외국어수련부. 인천의 중학교에 다니는 여학생 100명의 영어 체험 수업이 한창이다. 캐나다 출신 원어민 강사 브레트(33)는 말하기(Speaking Skills) 수업을 진행한다. 오늘의 이야기 주제는 ‘if…(만약에)’이다. 한 반 학생 12명은 도서관 소파에 둘러 앉아 각각 한장씩 ‘if카드’를 뽑는다.‘만약에 대통령이 된다면’,‘만약에 역사를 바꿀 수 있다면’과 같이 만약의 상황을 가정하고 영어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것이다. 계산여중 정현초(14)양이 처음 나섰다.‘만약 한 시간 동안 투명인간이 된다면 무엇을 하고 싶습니까?’라는 카드를 뽑은 현초양은 당황하는 기색없이 “집에 가서 잠을 자고 싶다.”고 조금 엉뚱한 대답을 해 한바탕 웃음이 터진다. 브레트는 ‘누군가를 감옥에 보낼 수 있다면 누구를 선택하겠습니까?’라고 쓰인 두 번째 카드를 뽑고 학생들의 토론을 유도한다. 최근 일본의 역사 왜곡과 독도 영유권 주장에 국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듯이 학생들은 일본 정부 관계자들을 감옥에 넣고 싶다는 대답을 계속했다. 학생들은 중학교 2학년 수준에서 소화할 수 있는 4∼5단어로 구성된 짧은 문장을 만들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데 무리가 없어 보인다. 호주 출신 원어민 강사 스콧(38)과 미국인 강사 앨리슨(25·여)이 진행하는 ‘경매’ 수업은 학생들의 반응이 폭발적이다.2개반 학생들이 강당에 모였다. 더 좋은 물건을 사기 위한 경쟁이 시작된다. 볼펜과 공책, 수첩 등 4∼5가지 물품이 오늘 경매에 부쳐졌다. 거래는 가상 화폐를 이용한다. 강화여중 유지연(14)양은 팀원 11명을 리드하며 상대팀과 치열한 신경전을 펼치다 일기장과 공책을 사는 데 성공했다. 계산여중 박신애(14)양은 “문법이 조금 틀려도 외국인과 대화하는 데 무리가 없다는 것을 느꼈다.”면서 “앞으로 외국인과 이야기할 때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남중 박세현(14)양은 “원어민의 발음을 자꾸 들으니까 영어와 친숙해지는 느낌이 든다.”면서 “무엇보다 원어민 선생님들과 친해지니까 외국 문화를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인천광역시 교육연수원 외국어 수련부가 진행하는 ‘점프 인투 잉글리시’ 프로그램은 현장 체험을 중시한다. 영어는 단어를 외우고 문법을 익히는 ‘공부’가 아니라 외국인과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하나의 ‘도구’라는 것을 느끼게 해주기 위해서다. 인천시 교육청 중등교육과가 중심이 돼 담당 장학사와 한국인 영어 교사들이 프로그램 기획에 적극 참여하기 때문에 한국의 정서를 담은 영어 교육이 실시된다는 장점도 있다. 원어민 강사를 채용하는 캠프 형식의 수업들이 주로 강사의 나라, 역사, 문화를 소개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면 이곳에서는 한국적인 것을 원어민 강사를 통해 배우는 프로그램을 만날 수 있다. 클럽 활동 시간에 하는 ‘궁도’ 수업이 대표적인 예. 궁도 수업은 캐나다에서 10년간 양궁을 해온 원어민 강사가 직접 가르친다. 앞으로는 태권도와 다도 수업도 개설할 예정이다. 이진범 외국어수련부장은 “곧 국제도시로 탈바꿈할 인천에 국제시민의 역할을 담당할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이 같은 영어 교육시설이 꼭 필요하다.”면서 “저렴한 예산으로 최대의 교육 효과를 거두겠다.”고 말했다. ■ 인천교육청 외국어 수련부는? 인천시교육청은 ‘점프 인투 잉글리시’ 프로그램으로 한해 1200여명의 중학생들에게 영어체험 기회를 제공한다. 대규모 영어 마을을 만드는 대신 중구 운서동에 있는 교육연수원 학생수련원을 개편해서 활용하고 있다. 지난 7월 10억원의 공사비를 들여 리모델링을 마치고 지난해 9월부터 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점프 인투 잉글리시’는 월∼금요일 4박5일 동안 진행되는 프로그램으로 인천의 중학교 2학년 학생들이 참여한다. 참가비는 전액 인천시교육청이 지원한다. 인천시교육청은 학교의 차례를 정해 학교별로 5∼10명의 학생을 선발한다. 영어 성적이 상위 10% 안에 드는 학생 중 희망자를 뽑는다. 영어권 국가에서 1년 이상 공식적으로 교육을 받았거나 어학연수를 다녀온 학생들은 제외된다. 생활보호대상자의 자녀는 우선적으로 고려한다. 이들이 외국어수련부에서 지내는 4박 5일은 정식 수업 과정에 포함된다. 숙박 문제 때문에 남학생과 여학생을 격주로 선발해 교육한다. ‘점프 인투 잉글리시’는 인천시교육연수원의 한 부서인 외국어수련부에서 운영을 맡는다. 담당 장학사 12명, 영어교사 6명, 원어민 강사 7명, 영양사 1명, 간호사 1명, 직원 6명이 있다. 중·고교 현직 영어 교사 중 희망자를 선발해 2년간 근무하도록 한다. 영어 교사들은 원어민 강사와 함께 각반의 부담임을 맡아 수업을 돕는다. 이 곳에서 근무하는 영어교사들은 일정 부분의 인센티브를 받는다. 원어민 강사는 시교육청과 외국어수련부가 적합한 원어민을 면담해서 선발했다.4월 중 원어민 강사 2명을 추가로 채용할 예정이다. 현재 근무하는 원어민 강사들은 미국·캐나다·호주 출신이며 수련원 부근 오피스텔에 머물고 있다. 외국어수련부에서는 영어교사 심화연수와 중학생 영어체험 캠프도 진행한다. 중등 영어교사 40명을 선발해 5월9일∼7월4일 240시간 심화 연수를 실시한다. 이같은 장기 연수는 인천에서 처음 실시하는 것이다. 이 기간 각 학교에는 기간제 교사를 채용하고 비용은 전액 교육청이 지원한다.‘점프 인투 잉글리시’ 프로그램의 원어민 강사 9명을 적극 활용한다. 교육은 말하기(Speaking), 교수법(Teaching skills), 현장연수 등으로 이루어진다. ‘파워 업 잉글리시 캠프(Power Up English Camp)’는 여름방학 중 진행된다.13박14일 합숙 프로그램으로 중학교 1학년 학생 200명이 참여할 수 있다. 학생 10명을 한 반으로 구성하고 원어민 교사와 한국인 영어교사가 담임을 맡는다.‘점프 인투 잉글리시’ 프로그램의 확대된 형태로 집중적인 읽기와 쓰기 클럽 활동을 통해서 영어에 대한 자신감을 얻을 수 있도록 한다. 인천 지역 교육청별로 참가 학생을 곧 선발할 예정이다. 인천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점프 인투‘ 주요 프로그램은? ‘점프 인투 잉글리시’의 교육 프로그램은 한국인 영어교사와 장학사, 원어민 강사가 함께 기획한다. 체험과 말하기, 듣기 중심으로 이루어지며 20여개의 과목이 있다. ●단체 방송 수업(Group Broadcasting) 한 반 학생들이 모두 참여해 생방송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앵커와 리포터, 기상 캐스터, 가수와 배우 등 각자의 역할을 정해서 가상 릴레이 인터뷰를 실시한다. 방송에 들어가기 전에 학생들은 인터넷으로 맡은 배역의 특징을 분석하고 대본을 스스로 작성한다. ●인터넷 영어(Internet English) 정보검색대회와 비슷하다. 학생들은 디즈니랜드의 개장 시간을 묻거나 포털 사이트 야후의 초기 화면 메뉴를 묻는 공통 질문 10∼12개를 받는다. 중·고생을 위한 영자 인터넷 신문 사이트나 포털 사이트를 찾아 주어진 시간에 최대한 많은 답을 기록해야 한다. ●영화 감상(Movie English) 외국어수련부에 머무는 4박5일 동안 학생들은 원어로 된 영화 2편을 감상한다. 이야기 구조가 비교적 간단한 ‘쥬만지’와 ‘내사랑 컬리수’를 본다. 영화 감상에 앞서 대략적인 스토리를 이해하고 장면마다 이어질 대화의 내용을 상상해 영어로 말해보는 시간도 갖는다. ●읽기 기술(Reading Skills) 8∼10 문장으로 이루어진 글 속에 숨어있는 잘못된 영어 단어를 찾아서 바른 단어로 고쳐 넣는다. 사전을 전혀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앞뒤 문맥의 흐름을 파악해서 적절한 단어를 유추해야 한다. ●클럽 활동(Club Activity) 궁도, 라디오 드라마, 컬러 챌린지, 컬처 챌린지, 럭비 클럽 등 각자 한 가지씩 클럽 활동을 하게 된다. 궁도 시간에는 활터에서 직접 활을 쏴볼 수 있다. 라디오 드라마는 4∼6분짜리 영어 드라마를 만든다. 효과음과 음향도 학생들이 직접 제작한다. 컬러 챌린지는 보물찾기와 같다. 팀원이 하나가 돼 영어로 쓰여진 미션을 해결해야 한다. 컬처 챌린지는 음식이나 옷 등 동·서양의 문화를 비교 체험해 본다. 남학생들에게 가장 인기가 있는 럭비 클럽은 영어로 럭비의 규칙을 배우고 팀을 나눠 경기를 한다. ●롤링페이퍼(Year Book) 4박5일 동안 함께 머물렀던 친구들을 기억하는 수업이다. 점프 인투 잉글리시 프로그램 교재에 같은 반 친구들의 인물 사진을 붙이고 12명이 모두 돌아가면서 그 학생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영어로 적는다. ●경매(Auction) 볼펜, 수첩, 공책, 원어민 교사의 사진 등 다양한 물건이 경매에 나온다. 학생들은 4박5일 동안 지내면서 상품으로 받은 종이돈을 사용해 경매에 나온 물건을 살 수 있다. ●문제 해결하기(Problem Solving) 창의력과 말하기 실력을 겨루는 수업이다. 학생들은 매우 독특한 문제를 받게 되고 팀원은 토론을 통해 답을 제시해야 한다.‘달에서 살아남기 위해 지구에서 준비해야할 10가지 물건을 결정하시오.’와 같이 학생들이 창의적인 생각을 할 수 있는 이색 문제들이 출제된다.
  • [Doctor & Disease] 나누리병원장 장일태 박사

    [Doctor & Disease] 나누리병원장 장일태 박사

    “혹시 최근 개봉된 영화 ‘밀리언달러 베이비’ 보셨나요? 여주인공 매기가 목을 다쳐 마침내 생을 접는데, 그를 죽음에 이르게 한 원인이 바로 경추, 즉 목뼈 골절입니다. 이렇듯 목뼈는 다른 척추와 달라 한번 손상되면 회복이 어렵고 치명적입니다.” 의술의 본령을 ‘베풀고 나눔’이라고 믿는, 그래서 주변에 항상 ‘사는 일이 힘겨운’ 환자들이 넘쳐나고, 그들의 소생에서 삶의 의미를 찾는다는 척추 및 관절 전문병원인 나누리병원장 장일태(48) 박사. 그를 만나 흔히 가볍게 여기다가 곤욕을 치르기 십상인 목디스크를 두고 얘기를 나눴다. 먼저, 목디스크가 어떤 질환인지 설명해 달라. -우리의 목을 이루는 경추는 7개의 뼈로 이뤄져 있는데, 이게 사고나 노화, 나쁜 자세의 습관화 등으로 손상을 입은 경우를 말한다. 손상은 뼈와 뼈 사이의 디스크에 오거나 뼈 자체 혹은 인대, 근육 등에 오기도 한다. 목디스크는 어떻게 구분하나. -염좌는 물론 목디스크라고 부르는 디스크탈출증 등 척추에 보이는 일반적 질환이 유사하게 나타난다. 보통은 질환의 원인에 따라 디스크가 손상을 입거나 삐져나오는 연성디스크, 노화로 뼈의 변성이 초래돼 생긴 골극(뼈가시)에 의한 경성디스크로 구분한다. ●목 한쪽만 통증오면 연성디스크 연성 및 경성디스크의 특성은 무엇인가. -디스크가 돌출해 생기는 연성은 통증을 느끼는 기간이 비교적 짧고, 목의 한쪽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많으며 주로 20∼30대에 나타난다. 이에 비해 퇴행성으로 50∼60대에 많은 경성은 통증이 서서히, 오래 지속되며 목 양쪽에 통증이 오는 것이 특징이다. 각 유형의 원인은 무엇인가. -경성은 주로 노화에 의한 것이고, 연성은 교통사고 등 외상이나 거북이처럼 목을 빼는 나쁜 자세로 오랫동안 모니터를 응시하는 인터넷 습관 등이 문제가 된다. 가장 심각한 원인은 컴퓨터다. 인터넷 강국이 곧 척추질환 강국이라는 지적이 틀리지 않다. 장 박사는 “예전에 비해 최근에는 환자 절대수가 늘었고, 특히 연성디스크 환자의 대부분이 젊은 층입니다. 원인을 보면 교통사고 등 외상에 의한 환자보다 컴퓨터 때문에 소위 ‘거북목 증후군’을 보이거나 여기에서 목디스크로 발전한 환자가 훨씬 많습니다. 각 가정의 소파문화도 문젭니다. 소파 팔걸이에 목을 걸치고 눕는 자세 때문에 목디스크를 초래한 환자도 적지 않거든요.” ●컴퓨터 강국이 척추질환 강국 증가 추세는 어느 정도인가. -예전에는 돌발사고가 아니면 목디스크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흔치 않았다. 그러나 요즘에는 우리 병원의 경우 환자 10명 중 2명은 목이 문제가 된 경우이며, 갈수록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추세에서 최근의 시대상을 읽을 수도 있을텐데…. -확실히 목디스크 발병률은 문명화에 비례한다. 인터넷은 물론 텔레비전, 나쁜 자세의 독서 등이 모두 문제다. 목디스크는 어떻게 진단하나. -가장 중요한 증상은 목 부위의 통증이나 동작의 제한으로, 어떤 경우든 의사의 검진이 중요하다. 일단 환자의 증상을 파악한 뒤 X-레이와 MRI(자기공명영상)로 병소와 상태를 모두 파악한 뒤 치료방법을 결정한다.CT(컴퓨터 단층촬영)는 척추질환 진단에는 유효하지만 뼈가 조밀한 목의 경우 MRI가 더 효과적이다. ●4~6주 물리치료후 수술여부 판단 치료는 어떻게 하나. -목디스크의 경우 치료의 목표는 통증의 해소에 둔다. 그래서 디스크가 많이 돌출했어도 통증이 나타나지 않으면 수술을 최대한 억제하되 상태는 중하지 않아도 환자가 심한 통증을 느끼면 수술로 통증을 없애는 게 좋다고 본다. 대부분의 경우 일단 4∼6주 정도는 약물과 함께 견인치료 등 물리치료를 적용하며, 여기에 반응을 보이지 않으면 수술을 검토한다. ●1시간 5~10분씩 반대동작으로 풀어야 목디스크도 조기발견과 치료가 중요한가. -그렇다. 초기라면 가벼운 물리치료나 약물로 증상을 개선할 수 있는 것도 치료시기를 놓쳐 수술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점에서 1주일 이상 통증을 느낀다면 병원을 찾아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장 박사는 거듭 바른 자세의 생활화와 바른 자세의 중요성을 알리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오랫동안 한 쪽으로 치우치는 자세입니다. 이런 경우 적어도 1시간에 5∼10분 정도는 그 동작과 반대되는 동작을 취해 경추에 피로가 누적되지 않도록 해줘야 합니다.” 의료보험 등 우리나라의 의료제도가 통제 위주여서 향후 의료시장 개방에 대응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만큼 외국의 선진 치료기술이나 시스템 도입에 더욱 전향적인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 그는 현재의 보건정책의 문제도 짚었다.“예컨대 일선 보건소에서 위 내시경, 골다공증 검사는 물론 물리치료까지 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게 모두 기존 병원과 중복되는 일들입니다. 국가 보건정책이 방향을 잃고 있는거죠. 보건소는 당연히 기존 의료시스템이 감당하기 어려운 기본접종이나 특정 질병교육, 운동교육 등의 분야에 집중해 기능의 중복을 막고 다양성을 갖도록 이끌어야 옳지 않겠습니까?” 글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강성남기자 snk@seoul.co.kr ■ 장일태 박사는 ▲고려대의대 및 대학원(박사)▲미국의사자격(ECFMG) 취득▲Clinic Arago,Paris,Dr.Philitte Lapresle 연수▲CENTER Des Massues,Lyon,Dr.PierreRoussouly 연수▲유럽척추외과학회 정회원▲세란병원 신경외과 과장 및 진료부원장 역임▲고려대의대 및 이화여대의대 외래교수▲국내 최초로 골시멘트 시술▲‘굿바이 허리병’ 등 저술▲현, 척추·관절전문 나누리병원장.
  • 리뉴얼 마친 신세계백화점 미아점

    리뉴얼 마친 신세계백화점 미아점

    ‘작지만 강해요.’ 신세계백화점 서울 미아점이 지난달 18일 리뉴얼 공사를 끝내고 다시 태어났다.‘길음 뉴타운’ 지역을 중심으로 새 아파트 단지에 속속 입주를 시작하는 등 서울 동북부 상권이 급속히 부각되고 있는데 힘입어, 아날로그 매장을 디지털 매장으로 탈바꿈시키고 상품 구색을 다양화하는 등 ‘강소(强小) 백화점’으로 새단장했다. ●가전제품·가구·의류등 구색 대폭 보강 장재영 미아점장은 “올 4월에만 인근 아파트 단지에 4000여가구가 새로 입주하는 등 앞으로 상권내 새 아파트 단지의 입주가 러시를 이룰 것으로 예상돼 상품 구색을 이들 신규 입주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춰 개편했다.”며 “다른 상권에 비해 30∼40대가 상대적으로 많은 점을 고려해 작지만 강한 경쟁력을 갖춘 실속형 백화점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이번 개편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대대적으로 강화된 가전제품 매장. 이전까지 장소가 좁아 흉내내기에만 급급했던 가전제품 매장을 5층에서 6층으로 옮겨 혼수 가전부터 컴퓨터, 소형 기기 등에 이르기까지 ‘디지털 가전관’으로 탈바꿈시켰다. 브랜드도 삼성전자와 LG전자, 소니, 필립스 등 국내외 대표적 가전 업체들이 대부분 입점해 있을 정도로 확대됐다. TV 제품을 쇼핑하기 위해 들렀다는 최형일(58·서울시 성북구 하월곡동)씨는 “이전에는 가전제품 매장이 좁아 전시된 제품의 종류가 많지 않은 등 백화점으로는 조금 부족한 점이 있었다.”며 “하지만 이번 리뉴얼 공사로 가전제품 매장이 크게 넓어지고 상품 구색을 골고루 갖춰 쇼핑하기가 한결 좋아졌다.”고 털어놨다. 가구와 홈패션 등 생활용품 브랜드를 대폭 늘려 ‘새집 꾸미기’ 수요도 집중 공략하고 있다.‘장인가구’와 ‘에이스‘,‘시몬스 침대’를 비롯해 소파 전문업체인 다우닝 등의 브랜드를 선보였다. 최근 새로 건설되는 아파트들이 붙박이 형식의 시스템 가구(자신들의 취향에 따라 구성이 가능한 가구)를 선호하는 까닭에 시스템 가구 브랜드인 ‘한샘’을 입점시켰고, 앤티크풍의 고품격 가구 브랜드인 ‘렉스 디자인’도 내놓아 가구용품 매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다. 홈패션 브랜드도 많이 보강됐다.‘키스앤헉’‘마리끌레르’‘홈타임’ 등의 브랜드가 선보인 데 이어 고품격 침구 브랜드인 ‘아르페지오’를 내놓아 보다 다양한 홈패션 스타일을 만날 수 있다. 이곳에서 만난 신부현(53·서울시 강북구 미아동)씨는 “미아점이 강북 백화점 가운데 터줏대감이지만, 상품의 구색을 제대로 갖추지 못해 시내 백화점을 주로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며 “분위기가 깔끔해지고 상품 종류가 다양화돼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눈에 띄게 화사·깔끔해졌어요” 이 지역의 소비자층이 30∼40대가 상대적으로 많은 점을 감안해 이들을 타깃으로 하는 패션의류 브랜드를 세분화했다.30대 전후의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캐주얼 라이프 스타일인 ‘헤지스’와 자연 친화적인 소재를 사용해 편하고 자연스러운 스타일을 강조하는 ‘빈폴’ 매장을 새롭게 보강했다. 여기에 품위와 감성을 추구하는 유럽풍의 도회적 감각 브랜드인 ‘카운테스 마라’와 ‘피에르 가르뎅 캐주얼’ 등도 내놓아 남성 캐주얼 브랜드의 품격을 높였다. 집과 가까워 자주 찾는다는 이정신(48·여·서울시 성북구 동선동)씨는 “오래돼 칙칙하게 느껴졌던 백화점의 분위기가 화사하고 밝아진 게 무엇보다 마음에 든다.”며 “하지만 상품의 구성이 너무 젊은 층 위주로 전개돼 있어 우아한 맛이 떨어지는 것이 흠”이라고 지적했다. ●“젊은 층 위주 상품구성 옥에 티” 유아·아동 브랜드에도 ‘공’을 들였다. 요즘 젊은 부부들이 자신의 아이들을 위해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7∼13살 아이들을 위한 여자아이 전문 브랜드인 ‘리틀 브라이드’를 들여왔고, 로봇 캐릭터 시리즈 기본을 디자인해 친숙한 이미지를 제공하는 ‘R로봇’도 선보였다. 어린이들의 실용성과 활동성을 기본으로 한 ‘캔키즈’와 6개월∼6살 아이들을 위한 유아의류 전문 브랜드인 ‘레드기어’도 내놓았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쇼핑 정보·주변 명소 ‘컨시어지 데스크’에 문의하세요 미아점의 품격은 3층에 마련된 ‘컨시어지 데스크’에서 나온다.‘컨시어지’는 로마시대 ‘성문지기’에서 나온 말로 소비자가 가장 먼저 맞닥뜨리게 되는 일종의 관문 서비스를 말한다. 컨시어지 서비스는 지금까지 특급 호텔이나 강남 지역의 일부 백화점에서만 진행되던 것으로, 소비자가 문의하는 제반 사항에 대해 포괄적으로 심도 있게 응대해 문제를 해결해 준다. 앞으로는 소비자들의 쇼핑환경 전반뿐 아니라, 점포 주변의 문화까지 누릴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컨시어지 서비스는 ▲1대1 소비자 안내 ▲매장 안내 ▲행사 안내 ▲지리정보 제공 등이 주요 기능이다.1대1 소비자 안내는 VIP는 물론 노인·장애인·외국인 소비자 등 도움이 필요한 모든 소비자들의 요구를 1대1로 서비스한다. 매장 안내는 점포에 입점한 브랜드의 종류와 특징을 문의 소비자에게 안내할 뿐 아니라 명절이나 기념일 등 다양한 선물시즌에 선물 상담자의 역할을 해낸다. 행사 안내는 전단 행사나 신세계 다른 점포는 물론 롯데·현대백화점 등 동업계의 행사도 비교, 안내해 소비자들에게 정확한 쇼핑 정보를 제공한다. 지리정보 제공은 음식점·미용실·레저공간 등 점포 주변의 명소에 대한 안내와 연계, 교통편 등 영업과 관련이 없는 소비자 안내 기능을 맡는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집안에도 파릇파릇 ‘웰빙 그린’

    집안에도 파릇파릇 ‘웰빙 그린’

    집안의 테마도 초록이 강세다. 화사한 봄 분위기를 집안까지 끌어들이기에도 초록이 최고다. 또한 환경친화적이고 건강한 삶을 표현하는 코드로 초록만한 색상도 없다. 특히 집안 소품들을 초록으로 꾸미면 너무 강렬하지 않고 안정된 생명력을 느낄 수 있다. 이브자리 디자인연구소의 최예 실장은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가 자연스럽게 반영되면서 인테리어 전반에 정신과 육체가 조화를 이루는 ‘환경친화적 생활 공간’의 개념이 중시되고 있다.”면서 “아파트라는 한정된 공간에서조차 작은 마당을 가꾸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처럼 친환경 분위기를 추구하려는 생활방식은 초록이라는 색상으로 표출된다.”고 분석했다. 초록 트렌드에 따라 까사미아가 수입하는 프랑스 브랜드 ‘시아(Sia)’는 노랑과 초록을 테마로 한 현대적인 소품 스타일을 제안했다. 하얀색과 노란색에 초록을 포인트 컬러로 활용한 그릇, 화병, 냅킨 등으로 전체적으로 내추럴한 분위기에 악센트를 주고 있다. 이브자리의 천연 목화 침구 ‘내추론 플로라’는 유전자 기술을 통해 자체에 초록·노랑·갈색 등 천연 색상을 가진 목화를 이용, 마치 잔디 위에 누워 있는 듯 포근하고 편안한 침구를 선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초록이 예쁘다고 초록 소품들을 마구잡이로 집안에 들여놓으면 곤란하다. 침구, 커튼, 소파 위 쿠션 등 패브릭 아이템으로 초록의 변화를 시도해보자. 손쉽게 바꿀 수 있고 계절에 따라, 유행에 따라 다양하게 연출할 수도 있어 매우 활용도가 높다. 전체적으로 하얀색이나 베이지톤이 깔린 거실에 다양한 초록색 쿠션 한아름을 소파에 올리거나, 연한 초록빛 커튼을 달아주면 봄의 싱그러움이 풍긴다. 식탁 위에 올려진 초록 화분 하나도 주방에 풋풋함을 더한다. 하얀색과 초록빛이 어우러진 접시, 러너(장식용 띠) 등으로 식사 시간을 한결 신선하게 만들 수 있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이집트 대사 부인과 요리cook 조리talk

    이집트 대사 부인과 요리cook 조리talk

    이집트는 유구한 역사만큼 다양한 이미지로 다가온다. 피라미드, 스핑크스, 나일강, 클레오파트라 등등…. 하지만 막상 이집트 음식 하면 특별히 떠오르는 것 없이 고개만 갸웃하기 마련이다. 아비르 헬미 이집트 대사 부인은 “초로 분위기를 돋우고 접시에 나이프와 포크 등을 차리는 서양식 식탁의 기본이 이집트에서 시작됐다.”며 “지중해 건강식의 원류가 바로 이집트 음식”이라고 자랑했다. 올리브 오일과 콩·토마토·오이 등을 많이 먹으며, 바질·타임·오레가노 등 허브와 향신료를 듬뿍 쓰는 것이 이집트 음식의 특징. 한국 음식의 맛을 장이 좌우한다면, 이집트 음식은 다양한 향신료가 맛을 가름한다. 이집트 여인들은 소금과 후추처럼 애용되는 향신료인 커민을 외국에 나갈 때 꼭 챙긴다. 마치 사막을 건너 향료를 운반하던 낙타처럼. 아비르 헬미 대사 부인은 서울 한남동 대사관저에서 일곱살 난 아들 카림을 키우며 카이로에서 가져온 커민으로 맛을 낸 음식과 함께 이집트 문화의 전령사로 활기차게 생활하고 있다. 그를 통해 역사만큼 깊은 이집트 음식의 향에 취해 봤다. 글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사진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문명의 진원 맛의 진원 이집트 아비르 헬미 이집트 대사 부인이 직접 꾸민 응접실은 넓고 화려했다. 순도 100%의 이집트산 은으로 만든 촛대와 각종 장식품과 접시 및 남대문에서 산 싱싱한 꽃으로 꾸며진 식탁은 우아하면서도 정감이 넘쳤다. 소파와 탁자가 4세트나 갖춰진 이곳에서는 매일 저녁 파티가 열린다. 다른 나라 대사관 동료들끼리 자주 모이는 저녁 식탁에 오르는 이집트 음식에는 신선한 야채로 만든 샐러드와 렌즈콩수프, 훔머스 등 콩요리가 빠지지 않는다. “이집트는 농업국가입니다. 살충제를 많이 쓰지 않아서 민트를 요리하면 온 집안에 냄새가 퍼질 정도로 이집트 야채는 향이 강하고 신선하지요.” 렌즈콩으로 만드는 ‘팔라펠’은 유럽에서 ‘채식주의자의 햄버거’라 불릴 정도로 인기다. 팔라펠은 콩소스인 훔머스에 찍어먹는다. 부드러운 죽같은 훔머스는 땅콩 버터와 비슷한 맛이 나는데 입안 가득 고소한 맛과 마늘과 레몬이 섞인 알싸한 향을 안겨준다. ●허브와 향신료가 맛을 좌우 헬미 부인의 이집트 음식 자랑이 이어지는 중간에 마침 학교에서 돌아온 아들 카림이 뛰어들었다. 그는 아들을 위해 브로콜리 등을 넣은 야채수프를 자주 만들어준다고 말했다. “아이들은 대개 야채를 먹기 싫어하잖아요. 당근을 먹으라고 강요하는 대신에 야채를 잘게 썬 수프를 끓여주는 것이 영양가도 높고 아이들에게 야채를 먹일 수 있는 좋은 방법이죠.” 아이를 건강하고 활기차게 키우는 비법도 살짝 귀띔했다. 카림은 세살때부터 한국에서 자라 이제 한국을 고향으로 생각한다. 가장 좋아하는 한국 음식은 비빔밥과 불고기. 점심도시락으로 피자를 싸주면 싫어하고, 김밥을 싸달라고 고집해 아침마다 대사관 직원 아주머니가 일일이 김밥을 말고 써느라 고역을 치른다. 한국 사람들에겐 이집트 요리가 생소하지만 바자에 나가면 항상 준비한 음식이 부족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는 것이 헬미 부인의 자랑. 이탈리아, 터키, 그리스, 레바논 등의 음식과 비슷하고 재료도 친숙한데다 역시 맛이 있기 때문이다. 올리브 오일, 토마토, 바질, 민트, 파슬리, 타임 등을 많이 쓰는 점에서는 이탈리아 음식과 비슷하다. 닭고기나 양고기로 만든 케밥을 즐기는 점은 터키와 닮았다. 커민은 위에 좋고, 바질과 타임은 소화를 도우며, 민트는 호흡기에 좋다. ●양국 모두 큰상에서 정을 쌓아 헬미 부인은 유니세프에서 어린이의 위생을 위해 일하다 남편 아무르 헬미 대사를 만났다. 대사는 음식에 관한 인터뷰는 정중히 사양했다. 미국, 일본 등에서 각각 4년간 지냈으며 한국에 온지는 이제 3년 반째다. 이집트 음식은 대부분 담백한데다 많이 맵지 않아 처음 한국음식을 접했을 때 김치 냄새가 매우 심하게 느껴졌다고 했다. 가장 좋아하는 한국 음식은 아들처럼 매운 맛이 덜한 불고기와 비빔밥이다. “나물 반찬을 수십개씩 한꺼번에 내놓는 한국 상차림처럼 이집트에서도 애피타이저를 25가지씩 대접하지요. 이집트의 시어머니나 한국 친구 모두 엄청난 양의 음식을 차려놓고 많이 먹으라고 하는 점은 똑같아요.”상다리가 떡 부러지는 식탁에서 가족과 친구간의 정을 확인하는 것은 이집트나 한국이 비슷하다는 얘기다. 700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이집트는 긴 역사를 가졌다는 점에서도 한국과 공통점을 가졌다. 매년 5만명 이상의 한국 사람들이 인류 문명의 원형을 보기 위해 이집트를 찾는다고 한다. 헬미 부인은 4000년전 고대 이집트인의 화장법을 공부했는데 당시 여성들이 20대 초반부터 주름살 예방에 신경쓰고, 임신선을 없애는 화장품을 만들어 사용했다며 놀라워했다. 고대 이집트 벽화를 보면 모든 여성이 가는 허리와 날씬한 배를 가졌는데 이는 청결, 날씬, 건강이 당시 유행이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현재는 한국 여성들이 메인요리로 고기를 먹는 이집트 여성에 비해 더 날씬하다며 부러워했다. 화려한 꽃꽂이 솜씨를 자랑하는 헬미 부인이 마지막으로 조언을 하나 던졌다.“참, 야채는 이집트가 한국보다 훨씬 싸고 싱싱하지만 남대문 시장의 꽃은 이집트보다 훨씬 싸고 좋다는 걸 한국 사람들은 잘 모르더군요.” ■ 이집트 요리조리 쿡 ●팔라펠 재료 병아리콩·껍질 벗긴 잠두 각각 1컵, 다진 양파½컵, 으깬 마늘 3조각, 물 1컵, 참깨 ½컵, 병아리콩 가루 ½컵, 밀 ¼컵, 채썬 파슬리 ¼컵, 소금 ¼큰술, 빻은 커민·고수풀 각각 2작은술, 베이킹 파우더 2작은술, 고춧가루 ½작은술, 검은 후추¼작은술, 식용유 적당량. 만드는 법 (1)기름과 말린 병아리콩, 잠두를 분쇄기에 넣어 돌린다.(2)남은 재료를 모두 넣고 한 시간 동안 둔다.(3)패티를 호두 크기의 공 모양으로 만든다.(4)겉이 바삭하고 갈색이 날 때까지 375℃의 기름에 4분 동안 튀긴다.(5)피타 빵에 튀긴 팔라펠, 채썬 토마토와 양파·상추, 요구르트를 채운다. ●피타 빵 재료 이스트 2작은술, 온수 1컵, 밀가루 3컵, 소금 1작은술 만드는 법 (1)온수에 이스트를 넣어 녹인다.(2)밀가루, 소금을 섞어 체에 친 다음 (1)과 함께 섞는다.(3)몇분간 주물러 빵 반죽을 만든다.(4)반죽을 젖은 천으로 덮고 따뜻한 곳에서 3시간 동안 부풀어오르도록 놓아둔다.(5)오븐을 350℃로 예열한다.(6)반죽을 6조각으로 나눈 뒤 공처럼 만다.(7)손이나 밀대로 반죽을 둘레 5인치, 두께 ½인치로 펴준다.(8)오븐에 넣고 피타가 연한 황금빛을 띤 갈색이 될 때까지 10분간 굽는다. ●렌즈콩 수프 재료 물 2ℓ, 렌즈콩 500g, 양파 2개, 당근 2개, 토마토 1개, 커민 ½큰술, 버터 1큰술, 저민 마늘·소금 2작은술, 후춧가루 약간. 만드는 법 (1)냄비에 물을 끓이다가 렌즈콩과 얇게 썬 양파 1개, 당근,4등분한 토마토, 커민을 넣고 끓인다.(2)끓으면 불을 줄여 다시 15분간 끓인 뒤 식혀 믹서로 곱게 간다.(3)버터를 녹인 프라이팬에 얇게 썬 양파 1개를 중간불에서 투명해질 때까지 10분간 익히고, 마늘은 황갈색이 되도록 볶는다.(4)양파와 마늘을 (2)와 함께 냄비에 넣어 15분 끓인 뒤 소금, 후추로 간을 한다. ●스위트 핑거 재료 온수 1½컵, 설탕 ½큰술, 기름 ¼컵, 소금 약간, 밀가루 1컵, 계란 4개,설탕시럽(설탕 2½컵, 바닐라 1큰술, 물 1½컵, 레몬쥬스 ½큰술). 만드는 법 (1)설탕시럽은 모든 재료를 한데 넣고 저으면서 끓인 뒤 식혀서 따로 준비해둔다.(2)물, 소금, 기름과 밀가루를 섞어 반죽을 만든 뒤 따뜻하게 둬 부풀어 오르면 계란을 하나씩 넣어 섞도록 한다.(3)계란을 넣은 반죽을 손가락 모양으로 빚는다.(4)반죽이 황금빛을 띤 갈색이 날 때까지 튀겨준다.(5)튀긴 (4)를 설탕시럽에 담갔다 내놓는다. ●훔머스 재료 병아리콩, 베이킹소다 1큰술, 다진 마늘 2작은술, 참깨 페이스트·레몬즙 250㎖, 소금 1작은술. 만드는 법 (1)물 1.5ℓ를 끓이다가 불린 병아리콩, 베이킹 소다를 넣고 약한 불에 1시간 반 동안 뭉근히 끓인다.(2)콩을 체에 받쳐 찬물에 헹군 뒤 껍질을 없앤다.(3)콩을 으깬 뒤 마늘, 참깨 페이스트, 레몬즙, 소금을 넣고 섞거나 믹서로 간다.(4)접시에 담아 올리브, 방울 토마토 등으로 장식하고 올리브 오일을 뿌린다. ■국내 유일 이집트식당 ‘알리바바’ 국내에도 이집트 음식점이 있다. 서울 이태원의 큰길 제일기획 맞은편 건물 2층의 알리바바(790-7754)가 유일하다. 3년전 식당을 연 칼리드 알리(37) 사장은 주한 이집트 대사관 상공회의소에서 근무하다가 한국에 식당을 열고 정착했다. 곳곳에 이집트 소품들이 놓여있는 알리바바의 내부는 작고 소박한 편이다. 식당을 찾는 사람들은 한국인과 외국인이 반반이다. 외국인들은 미국, 캐나다, 유럽인들이 많이 온다. 한국 사람들은 인천이나 멀리 지방에서도 이집트 식당이란 명성 때문에 찾기도 하고, 특히 영어 교사들이 자주 들른다. 메뉴는 영어로 되어 있다. 가장 인기있는 것은 알리바바 치킨(1만 4500원). 닭고기를 레몬, 양파, 오레가노 소스에 재웠다가 오븐에서 구워 낸다. 훔머스(4500원), 팔라펠(8000원), 쌀과 콩을 삶아 볶은 뒤 그 위에 토마토 소스와 베이컨 조각을 얹는 쿠사리(8000원) 등도 손님들이 즐겨 찾는 메뉴다. 이집트의 중동식 빵은 피타 빵(2000원)이라 불리는데 인도의 ‘난’과 비슷한 맛이 난다. 물담배를 피우기 위해 찾는 단골도 많다. 물담배는 물을 통과한 담배의 연기가 긴 호스를 통해 사람 입에 들어오게 돼 있다. 니코틴은 없으며 물에 딸기, 사과, 망고, 바나나 등 과일맛이 나는 향료를 넣는다. 일행끼리 대화를 나누며 돌아가면서 담배를 피운다. 다 피우는데 2시간 정도 걸리며 값은 2만원으로 남녀 모두 즐긴다고 한다. 알리 사장은 “이집트에 여행을 다녀왔다가 또 다시 이집트의 맛을 보기 위해 찾는 사람들이 제법 많다.”며 “우리 식당이 서울 강남에 있다면 지금보다 훨씬 인기가 높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 최영도 인권위장 사의 안팎

    최영도(67)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에게 다른 문제도 아닌 부동산 투기의혹은 짊어지고 가기에는 너무나 무거웠다. 결국 최 위원장은 투기의혹이 불거진 지 하루 만인 18일 전격 사퇴의사를 표명했다. 인권위 위원장에 취임한 지 85일 만이다. 사실 최 위원장은 이날 아침까지만 해도 “물러날 만한 사안이라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자신의 잘못이 ‘여론을 무마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생각한 듯하다. 그는 기자회견을 자청해 “인생을 회고하건대 지금까지 돈과 권세와 지위를 추구하면서 살지 않았고, 그런 인생을 살아온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패소전문’이라고 자조했을 만큼 시국 및 인권사건 전문 변호사였던 최 위원장은 사실 우리나라 문화재 기증문화의 선구적 존재이기도 하다. 그는 2000년 자신의 표현대로 20년 동안 ‘커다란 빌딩은 하나 족히 샀을’ 정도의 비용을 들여 모은 토기 1578점을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중앙박물관이 올 가을 개관하며 ‘최영도 기증실’을 별도로 만들 계획일 정도로 수준 높은 컬렉션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사회공헌에도 투기의혹에 대한 ‘건물 밖’의 분위기는 달랐다. 여론은 일제히 부동산 매입을 위한 위장전입의 부도덕성을 지적하며 등을 돌렸다. 인권위원장에 취임하기 전까지 공동대표로 있던 참여연대마저도 그의 사퇴를 준열히 촉구했다. 이날 밤 반포동 자택에서 만난 최 위원장은 기자와 소파에 나란히 앉아 ‘친정’격인 참여연대의 사퇴 촉구를 두고 “예상했던 바이고, 나로 인해 몸담았던 단체들이 부담을 갖거나 훼손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면서 “성명서를 읽어 보니 고심의 흔적이 보이더라.”면서 착잡한 심정을 내비쳤다. 더구나 장남의 위장전입 의혹에 “몸이 불편한 장남에게 삶의 터전을 마련해 주려고 임야를 아들 이름으로 등기했을 뿐”이라고 해명했음에도 불구하고 논란이 잦아들기는커녕 둘째·셋째아들에게까지 ‘불통’이 튈 기미를 보이자 더 이상 견디기 어려웠던 듯하다.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맨손창업이 뜬다

    맨손창업이 뜬다

    최근 ‘맨손창업’이 부상하고 있다. 맨손창업이란 2000만원 이하의 소액자본으로 창업이 가능한 무점포형 사업을 일컫는다. 맨손창업은 흔히들 ‘창업의 꽃’이라 부른다. 오로지 소액자본으로 다리 품을 팔아 돈을 벌 수 있는 것만큼 값진 일은 없기 때문이다. 특히 요즘처럼 극심한 불황에는 위험도가 낮은 맨손창업이야말로 더없이 좋은 창업 방법이다. 최근 맨손창업의 붐이 일고 있는 것은 여러가지 이유에서다. 과거에는 투자비를 줄이려는 창업자들이 주로 맨손창업을 택했다. 그러나 요즘 아이템의 종류도 다양해지고 수익성도 좋아 맨손창업 분야가 확실한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게다가 가정주부나 직장인들이 여가시간을 이용한 부업거리를 찾는 경우가 늘고 있어 창업자들이 더욱 몰리고 있다. ●배달업종이 대표적 가장 대표적인 분야는 배달업종. 배달업은 초기 물품비 정도만 있으면 바로 시작할 수 있다. 기존의 생식 배달업을 비롯, 온라인 비디오·DVD·간식 대여업이 인기다. 교육업종은 여성창업 아이템으로 인기 있는 분야다. 홈스쿨 사업은 창업비가 전혀 들지 않고, 간단한 교육 후 바로 시작할 수 있다. 베이비시터 파견업은 맞벌이 부부가 늘어남에 따라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최근 3D 업종도 창업자들에게 인기가 높다. 침대청소업, 욕실 인테리어, 화장실 유지관리업 등이 있다. 침대 청소업과 향기관리업은 웰빙 붐을 타고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업종이다. 자판기 사업도 맨손창업으로 빼놓을 수 없다. 특히 올해 들어 아이디어 자판기들이 많이 등장했다. 신발 살균 자판기, 셀프 코인세탁기, 포토스탬프 자판기, 디지털사진 인화자판기 등이 있다. ●침대청소업으로 성공 ‘침대청소박사’(www.drbedclean.co.kr)강서점주 조성용(38)씨. 무역회사에서 10년 동안 근무하던 조씨는 회사가 문을 닫자 창업을 선택했다. 창업을 하기로 했지만 업종을 선택하지 못하고 고민하던 중 집먼지 진드기에 대한 유해성 보도기사를 접하고 침대청소업을 알게 됐다. 조씨는 아내와 상의 끝에 침대청소업을 하기로 결정했다. 조씨는 “창업 자본이 적게 들어 실패하더라도 타격이 적고, 열심히 하면 웬만한 월급쟁이보다 나을 것 같았다.”면서 “아파트 거실 문화와 침대문화가 일반화되고, 웰빙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침대청소업은 앞으로 미래성이 있는 업종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침대청소업은 서비스의 질이 곧 고객확보로 연결되기 때문에 기술력 있는 본사 선택이 사업승패를 좌우한다. 현재의 가맹점을 선택한 것은 자외선 살균 소독과 고주파 진동을 이용, 침대·소파·거실 카펫의 이물질을 없애는 건식청소와 얼룩이나 찌든 때를 제거하는 습식청소를 동시에 실행, 고객만족도와 매출도 높일 수 있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창업비용은 가맹비 550만원, 건식·습식 기계장비 1000만원, 교육비 및 홍보미 300만원이 들어 총 1850만원이 들었다. 사업 초기 조씨는 집집마다 방문하는 등 홍보를 펼쳤지만 고객 확보는 어려웠다. 다행히 스스로 안정된 매출이 나올 때까지 본사에서 일거리를 초보자에게 넘겨주는 지원제도가 있어 첫달부터 한달 매출 500만원대를 계속 유지했다. 하지만 본사의 지원에만 의지해서 사업을 할 수 없다고 판단, 전략을 바꿨다. 한번 만난 고객에게 최선을 다해 고정고객으로 확보하고 고객이 또 다른 고객을 소개해주는 입소문 전략을 썼다. 아내 이길선(34)씨의 힘이 한몫했다. 대부분의 고객이 여성인 관계로 남자 혼자서 방문할 때 생기는 불안감을 없애기 위해 아내와 동행했던 것. 또 조씨가 청소를 하는 동안 아내 이씨는 고객과 상담을 통해 고정고객으로 확보하는 역할을 했다. 그렇게 사업 시작 8개월이 지나면서 본사의 도움을 받지 않고 스스로의 영업능력으로 사업을 꾸려나갈 수 있게 되었다.1년 8개월이 지난 지금 조씨의 한달 매출은 400만원, 여기서 홍보비용 40만원, 차량유지비 20만원, 물품비 8만원을 빼면 332만원이 순이익이다. “초보시절 매출보다는 조금 줄었지만 혼자 힘으로 사업을 꾸려 나갈 수 있는 능력이 생겼다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조씨는 말했다. ●향기관리업으로 사업재기 경기 고양시에서 향기관리업 ‘에코미스트코리아’(www.ecomistkr.com) 가맹점을 하고 있는 양재수(39)씨. 실직과 사업실패의 아픔을 딛고 무점포 사업을 시작, 재기에 성공했다. 직장생활 10년 만에 실직한 그는 직장생활로 저축한 돈으로 2001년 원단 도매업에 뛰어들었다가 중국산 저가 원단에 밀려 1년 6개월만에 결국 사업을 접고 말았다. 그때 그의 손에 쥐어진 돈은 1000만원. 가장으로서 뭔가를 해서 먹고 살아야 하는 절박한 사정에서 구세주처럼 다가온 것이 바로 향기관리 사업이다. 향기관리업은 점포나 사무실 및 관공서, 전문매장, 사우나, 병원, 유치원 등에 자동향기분사기를 설치하고 이 자동향기분사기 속에 각 장소에 적합한 천연향을 내장하여 매월 리필해주는 사업이다. 천연향기는 부작용이나 독성이 없을 뿐 아니라 공기정화 능력까지 갖추고 있어 빠르게 시장을 확대해 나가고 있는 중이다. 양씨는 이어 “일단 영업력만 있으면 단기간에 고수익도 가능하다.”면서 “장소에 따라 적합한 천연향기를 맞춤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성공포인트를 설명했다. 예를 들면 제과점에는 식욕을 자극하는 커피향을, 개인병원에는 긴장을 풀어주는 라벤다 향을, 일반 사무실에는 활력과 졸음방지 페퍼민트 향을 제공하는 식이다. 최근에는 우울증에 시달리는 주부들에게 쿨링향으로 아로마테라피(향기치료) 요법을 실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양씨는 사업을 시작한 지 2년이 지난 현재 40여개 거래처에 총 550여개의 자동향기분사기를 공급·관리하고 있다. 현재 혼자 사업을 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직원을 1∼2명 채용해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수입은 월 평균 매출액 1100만원 선에 물품 구입비 400만원과 차량유지비 등 기타 비용으로 나가는 100만원을 제외한 순익은 600만원 정도다. 반면 창업비용은 1000만원 선. 양씨는 “이 업종은 영업력에 좌우되기 때문에 사교성있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고 말했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대표는 “맨손창업의 특징 중 하나는 쉽게 시작해서 쉽게 포기한다는 점”이라면서 “창업비용이 적다는 것에 이끌려 쉽게 시작할 것이 아니라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일인지, 일정한 수익을 낼 수 있는 일인지 등을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어린이 전문 쇼핑몰 속속 오픈

    어린이 전문 쇼핑몰 속속 오픈

    서울 강남과 경기 분당 일대에 아이들 관련 상품을 한데 모아 판매하는 어린이 전용 쇼핑몰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지난해 10월 분당 오리역 부근에 놀이공원과 쇼핑을 합친 테마쇼핑몰을 컨셉트로 한 ‘베어캐슬’이 오픈했고, 지난달 26일 서울 서초동 남부터미널 건너편에 어린이 명품 백화점을 표방하는 ‘오키즈’가 문을 열었다. 산부인과로 유명한 역삼동 차병원 사거리에서 역삼역까지 이어지는 거리에는 유아동용품 복합 매장들이 줄지어 자리를 잡아 이 일대가 임신부터 육아용품까지 한자리에서 해결할 수 있는 ‘원스톱 쇼핑공간’으로 부상하고 있다. 출산율 저하로 아이들 수가 줄고 있는데도 어린이 전용 쇼핑몰이 오히려 늘고 있는 까닭은 ‘자녀의 수가 적을수록 아이에 대한 투자는 아끼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테디베어 이창규 사장은 “아이들과 부모가 함께 즐기는 특화된 쇼핑공간에 대한 수요가 늘 것으로 본다.”며 “올 가을쯤 ‘테디베어’ 경기도 산본점을 추가로 오픈하고 앞으로 전국적으로 전문 테마 쇼핑몰을 확대해 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업체들 특화·서비스 확장 경쟁 어린이 전용 쇼핑몰이 늘어나자 각 업체들의 특화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해 오픈한 분당 ‘베어캐슬’은 쇼핑과 놀이를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테마파크형 쇼핑센터로 체험 위주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다. 1층과 2층은 유아동 용품을 판매하는 종합 쇼핑몰로,3층과 4층은 인형 박물관으로 꾸며 놓았고, 지난 5일부터는 한 달간 온라인 게임 ‘카트라이더’에 착안한 미니 자동차 경주대회를 열고 있다. 참가비 5000원을 내면 옥상의 ‘하늘 공원’에 마련된 트랙을 5회 돌 수 있다. 한 달 동안 가장 빠른 시간 안에 트랙을 통과한 사람을 뽑아 트로피 및 상금도 줄 예정이다.5일 친구들과 함께 이곳에 온 김유철(14·송파구 문정동)군은 “생각보다는 트랙이 짧고 단순하지만, 컴퓨터로 하던 게임을 실제로 해 볼 수 있어 재미있다.”고 말했다. ●인형박물관·명품백화점도 선봬 3000여개의 곰인형을 전시해 놓은 ‘테디베어 박물관’, 각종 모형 자동차, 세계 전통 의상을 입은 인형 등을 가득 채워놓은 ‘월드토이 뮤지엄’은 볼거리가 충분해 인형을 좋아하는 어른들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인형 박물관을 구경할 수 있는 ‘뮤지엄 패키지’는 성인 8000원,4세 이상∼고등학생은 6000원. 쇼핑 코너에는 의류부터 서적·장난감까지 다양한 상품군을 갖춰 놓았지만 가격대는 저렴하지 않은 편이고 입점 브랜드가 많다. 서초동에 문을 연 ‘오키즈’는 국내외 다양한 어린이 브랜드들을 입점시켜 쇼핑 시설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어린이 ‘명품 백화점’이라는 컨셉트에 맞게 버버리·아르마니·D&G 등 유아동 직수입 브랜드와 캘빈클라인 진 키즈·갭·오션스카이 등 패션 의류 및 잡화 매장들이 1층과 2층에 자리잡고 있다. 이곳도 정품을 위주로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가격이 만만치 않은 편이다. 3층에는 영아트·토마스와 친구·반다이 코리아 등의 완구 및 교구 매장들이 있으며,4층에는 코즈니·플렉사·안데르센 등의 어린이 전용 가구와 침구들이 전시 및 판매되고 있다. ●출산 관련 물품 전문상담원 배치 역삼동 차병원 주변에는 산부인과를 찾은 여성들이 쉽게 들를 수 있는 지리적 이점을 이용, 다양한 컨셉트의 유아용품 업체의 멀티숍들이 들어서 있다. 차병원 바로 옆에 있는 ‘타티네 쇼콜라 역삼점’은 지난해부터 보령 메디앙스가 프랑스 브랜드 ‘쇼콜라’를 인수해 운영하고 있는 매장이다. 쇼콜라 아동복과 함께 보령 메디앙스의 ‘누크’ 젖병, 다양한 피부용품 등을 선보이고 있다. 역삼역 인근에서 200평 규모의 유아용품 할인매장 ‘맘스맘’을 운영해온 아가방은 지난해 11월 차병원쪽 아이 전용매장 ‘아가의 집’을 리뉴얼해 ‘베이비 하우스’를 새로 오픈했다. 출산물 관련 전문 상담원이 상주하고 있는 ‘베이비 하우스’에는 주로 고급형 브랜드의 상품들을 구비해 놓았다. 아가방 마케팅본부 조강현 이사는 “유아용품도 고급화·전문화 경향이 강해지고 있어 쾌적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유아전용 매장으로 유아용품 전문 기업이라는 이미지 강화를 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백화점·할인점도 이색매장 붐 아이 전용 매장들이 인기를 끌면서 백화점·할인점도 브랜드별로 구성되어 있던 기존 유아용품 매장과는 다른 이색 매장들을 마련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본점과 잠실점에 보령메디앙스의 유아전용 피부관리숍 ‘더베이비케어샵’을 선보였다. 임산부와 아기를 위한 피부관리 제품들을 판매하며, 아토피 피부 관련 제품, 자연주의 유기농 제품 등 350여가지 아기 관련 상품을 판매한다. 초유성분이 들어간 아기용 로션, 임산부용 뱃살트임 방지크림이 인기가 좋은 편. 지난 3월1일부터는 본점에 유아동 토털숍 ‘룸세븐’을 열었다. 아동 의류를 비롯하여 침구류와 가구까지 다루는 토털 브랜드로, 의류의 경우 원피스류가 10만∼20만원대, 재킷 10만∼20만원대, 셔츠류 7만∼10만원대, 쿠션 커버 10만원대, 싱글 침대 200만원대, 베이비 침대 겸 소파 300만원대다. 삼성테스코 홈플러스는 전점에 아동에 관한 의류 및 잡화를 판매하는 한편, 아동놀이시설까지 한곳에 배치하는 아동 통합존을 마련해 놓고 있다.30여개의 아동브랜드 상품들을 비롯해 중저가대의 PB(자사브랜드) 의류를 갖춰놓고 있다. 홈플러스측은 아동존의 매출이 높아 앞으로 아기를 위한 의류와 각종 잡화를 한곳에 모아서 판매하는 ‘베이비존’도 만들 계획이다. 아동복의 경우 티셔츠 1만 5000∼2만 5000원선, 바지 2만 5000∼3만 5000원선, 점퍼는 3만원대 후반부터이며,PB 제품의 경우 이보다 30∼40% 정도 저렴한 편이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톱 셀러]인테리어소품 상큼한 봄단장

    [톱 셀러]인테리어소품 상큼한 봄단장

    봄의 문턱에 바짝 다가섰다. 어두운 회색 톤의 겨울 분위기를 떨어내는 대신, 산뜻하고 생동감이 넘치는 봄기운을 집안 가득하게 채워 삶의 활력을 되찾아야 할 때이다. 굳이 많은 돈을 들이지 않고도 커튼·침구·벽지·쿠션·화분·조화·액자 등 집안의 인테리어소품 하나만으로도 칙칙한 집안 분위기를 확 바꿀 수가 있다. 이 때문인지 백화점과 할인점에는 봄맞이 단장을 위해 ‘홈 인테리어용품’들을 찾는 소비자들의 발걸음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소비자 발길 20~30% 늘어 성지영 삼성 테스코 홈플러스 가정용품 과장은 “봄을 앞두고 집안 분위기를 산뜻하게 바꿔주는 홈 인테리어용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요즘 들어 20∼30% 증가하고 있다.”며 “올봄 홈 인테리어용품의 컬러 트렌드는 노란색·초록색·오렌지색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데, 집안 전체를 이런 색깔로 바꾸기보다 조화·액자 등 인테리어소품들을 이 색상에 맞추면 금세 집안이 산뜻하고 생동감이 넘치는 분위기로 탈바꿈하게 된다.”고 설명했다.‘홈 인테리어용품’은 인테리어소품을 비롯해 커튼·침구 등이 있다. 봄을 맞아 집안 분위기를 바꾸는 데는 역시 인테리어소품을 이용하는 것이 가장 간편한 방법이다. 띠벽지·쿠션·화분·조화·리스·액자·화병 등이 대표적이다. 띠벽지는 벗겨지거나 싫증난 벽지를 모두 바꾸는 대신 일정 부분에만 붙임으로써 집안 분위기를 확 달라보이게 한다. 싱크대나 서랍장에 붙여도 효과적이다. 아이들 방에는 어린이들이 선호하는 캐릭터 띠벽지가 좋다. ●은은한 꽃무늬 쿠션 화사한 분위기 좁은 거실에 소파 대용으로 사용하거나 방안에서 편안한 휴식을 취하기 위한 쿠션은 은은한 꽃무늬 디자인이 분위기를 화사하게 바꿔준다. 화분·조화·액자·화병 등의 인테리어소품도 상큼한 봄을 전해주는 요소들이다. 화분은 책상이나 TV 위에 올려 놓고 포인트를 주면 봄기운을 느끼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화분을 직접 기르는 것이 번거롭고 어려우면 가짜 나무나 꽃을 심은 인테리어용 화분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봄의 전령사인 인공 개나리를 비롯해 진달래 등의 봄꽃 몇줄기로 거실이나 식탁, 방에 장식해두면 저렴한 비용으로 분위기를 내는 데 제격이다.‘냄새 먹는 꽃’은 봄 분위기를 전해줄 뿐 아니라, 탈균·항균 작용도 하고 냄새 제거도 우수해 소비자들이 많이 찾고 있다. 리스는 방문이나 커튼, 창가, 벽 등에 걸어 놓기만 해도 분위기가 한층 산뜻하고 화사해진다. 커튼은 요즘 들어 단순히 햇빛을 차단하거나 내부 노출을 막기 위해 사용하는 용도에서 벗어나 집안 장식 목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그래서 봄이 되면 두꺼운 겨울철 커튼을 활짝 걷어내고 얇은 면 소재에 꽃무늬가 자수로 장식된 커튼을 많이 선호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집안 가득하게 햇볕을 받아들이고 산뜻하고 화사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기능을 우선 순위에 올려놓는다. 얇은 면사제품이나 레이스 원단을 이용한 제품이 적당하며 화이트나 핑크, 꽃 프린트 디자인이 무난한 편이다. 둥근 봉에 고리를 만들어 천을 매다는 형태의 봉커튼이 인기 품목으로 떠오르고 있다. 기존 레일 형태의 커튼과는 달리 주부 혼자서도 손쉽게 설치할 수 있는 덕분이다. ●젊은이들은 간편한 블라인드 선호 커튼 대용으로 많이 활용되는 블라인드는 대부분 특수 합성수지로 된 제품이어서 쉽게 더러움을 타지 않고 세탁이 간편한 게 장점이다. 설치가 간편하고 높낮이 조절이 쉬운 데다 산뜻하고 깨끗한 멋을 내는 까닭에 젊은이들이 선호한다. 특히 습기와 열이 많은 부엌 창문이나 어린이방 창문에 쓰면 실용적이다. 커튼의 윗부분에 살짝 덧대어 주는 밸런스는 커튼 전부를 바꾸지 않고도 새로운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침구는 침대세트를 중심으로 판매하고 있다. 침대세트는 베개 커버 두개와 이불커버, 침대(매트)커버 등으로 구성된다. 지난해의 경우 강렬한 진한 분홍색이나 보라색, 진한 연두색 등 조금 튀는 컬러가 인기를 끌었지만 올해는 자연스러운 느낌을 주는 파스텔톤의 컬러나 화이트, 블루 계열이 주목받고 있다. 소재는 면, 실크, 면 실크 혼방 정도의 가벼운 원단이 좋다. 웰빙 바람을 타고 고급 면소재 및 숯, 치자, 옥 등 천연 소재를 바탕으로 염색한 천연 염색 침구를 찾는 소비자들도 늘어나는 추세이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백화점·할인점 일제히 봄맞이 축제 “봄맞이 ‘홈 인테리어용품’을 싸게 팔아요.” 백화점과 할인점이 3월 들어 다양한 봄맞이 홈 인테리어용품 기획행사를 대대적으로 펼친다. 롯데백화점은 13일까지 지역 점포별로 황사·꽃가루 등에 따른 여러가지종류의 질병을 예방하는 ‘건강 침구 대전’을 연다. 애경백화점 구로점은 11∼17일 봄맞이 유명 침구수예 이월 및 기획상품을 40∼50% 할인 판매하는 ‘새봄맞이 침구수예 특별 상품전’을 진행한다. 신세계 이마트는 13일까지 봄 차렵이불을 9900원에 판매하는 등 ‘봄상품 대축제’를 실시하고, 롯데마트는 9일까지 수예·인테리어·주방·욕실용품을 모아 판매하는 ‘봄맞이 집단장 용품전’을 마련한다. 삼성 테스코 홈플러스는 10일부터 ‘봄맞이 집단장용품 모음전’을 열고 침구·커튼·수납제품·원예용품 등을 20∼50% 할인 판매한다. 그랜드마트는 6일까지 ‘새봄맞이 홈인테리어 사은대잔치’ 행사를 마련한다. 구매금액이 10만원을 넘으면 프라이팬·신라면(20개들이)·상품권 등 사은품을 증정하고,300만원 이상 구매하면 10%에 해당하는 상품권에다 추가 할인혜택도 제공한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새 광고] “아빠, 잠은 에이스 침대에서”

    ●에이스 침대 ‘Are u sleeping?’편 에이스 침대에서 잘 때 가장 편안하다는 점에 중점을 뒀다. 소파에서 잠든 아빠에게 딸이 “아빠!”라고 외친다. 잠에서 깬 아빠와 눈웃음을 교환하는 순간 “그래도 잠은 에이스에서 주무셔야죠.”라는 멘트가 나온다.
  • [뒷골목 맛세상] 강남의 맛집

    [뒷골목 맛세상] 강남의 맛집

    마침내 입춘과 우수를 지나고 봄이 비롯되었다. 얼핏 보면 봄이야 시절에 따라 저절로 오는 것 같지만, 결코 저절로 오는 봄이란 없다. 지난겨울의 혹독한 추위와 모진 눈보라가 있어야 비로소 꽃 피는 봄도 있는 것이다. 우리의 삶도 봄과 마찬가지일 터이다. 절망을 거치지 않은 희망이란 얼마나 무의미할 것인가. 우리 선인들이 입춘이 되면 봄맞이라도 하듯이 대문이며 사랑방 기둥에 크게 써 붙이던 입춘대길(立春大吉)의 대길은 주역의 지천태(地天泰)에서 나온 말로, 역술인들은 입춘대길과 함께 이 괘를 그려 넣기도 했다. 이 지천태의 괘는 곤괘(坤卦)의 땅이 위로 올라가고 건괘(乾卦)의 하늘이 아래에 있어 얼핏 위아래가 뒤바뀐 것 같지만, 오히려 이 뒤바뀜을 선인들은 크게 길하게 여겼으니 그이들의 깊은 뜻이 오늘에 새삼스럽다. ●하늘과 땅의 기운이 뒤바뀌는 立春 선인들에게는 봄이야말로 어두운 음의 기운이 하늘에 가득하고 밝은 양의 기운이 땅에 가득하여 이 뒤바뀐 기운으로 만물이 생겨나는 시절인 것이다. 하늘과 땅이 서로 자신의 위치를 고수하다 보면 천하에는 아무런 변화도 일어나지 않고, 만물도 생겨날 수가 없다. 대신에 하늘과 땅이 뒤바뀌면, 절망과 고통이 어쩔 수 없이 뒤따르는 가운데에서도 하늘과 땅이 본디 자리로 돌아가려는 기운이 천지에 가득하게 된다. 그리하여 마침내 하늘과 땅의 교류가 이루어져 만물이 생겨나는 것이다. 비록 절망과 고통이 뒤따른다 해도, 이런 천지의 뒤바뀜이 어찌 크게 길하지 않으랴. 천지의 뒤바뀜을 사람살이 식으로 풀이하자면, 가장 깊은 절망의 가운데에서 한 가닥 희망이 솟아나오고, 반대로 온통 장밋빛으로 가득한 희망의 가운데에서 이미 한 가닥 절망은 비롯된다는 지혜일 터이다. 천지의 뒤바뀐 기운은 어느 새 그대를 파고들어 마침내 그대에게도 지천태의 입춘대길로 봄이 온다. 길고 긴 절망의 터널을 지난 그대가 이제는 희망을 꽃피우고, 그리하여 일생에 가장 소중한 이를 만나게 된다. 자, 이 크게 길한 날에 어디에 소중한 이와 만나는 자리를 마련할까. 강남의 지하철 2호선 역삼역 2번 출구를 나오면 바로 앞에 스타타워라는 멋있는 빌딩이 바라보는 이의 고개를 모자라게 할 만큼 높은 키로 세련된 외양을 자랑하고 있다. 그 빌딩을 끼고 돌면 후문이 나오는데 후문 바로 앞에 ‘바이더웨이’라는 24시 편의점이 있을 터이다. 그 골목을 들어서서 10여 미터 걷다보면 ‘민들레(02-558-8513)라는 자그맣고 예쁜 입간판을 만나게 된다.2층 양옥집을 개조하여 전통 한정식집으로 꾸몄는데, 깔끔하면서도 멋스러운 실내 디자인과 개량한복 차림의 종업원들이 예사롭지 않은 주인의 성품을 은은하게 내비치고 있다. 얼핏 한정식집 주인으로는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깊은 눈빛과 단아한 분위기의 오성숙씨가 있는 듯 없는 미소를 띤 채 그대에게 조용히 인사를 할 터이다. 그 첫 대면의 순간 그대는 그이에게서 어쩌면 그대와 함께 사람살이의 신산고초를 겪으면서 심성이 보다 그윽해진 큰누님이나 혹은 큰언니 같은 살붙이의 정을 느낄지도 모른다. 그런 살붙이의 정을 느끼면서 그이의 곁을 보면, 이번에는 흰머리가 참 잘 어울리는 장년의 노신사가 역시 그대에게 가볍게 인사를 할지도 모른다. 흰머리의 그이는 다름 아닌, 서울대학교 정치학과 교수인 김세균 박사이다. 방학이 되거나 한가할 때면 그이는 이따금씩 민들레에 나타나 아내인 오성숙씨를 도와 기꺼이 손님들과 어울리기도 한다. ●한때 참교육·여권운동에 몸담기도 민들레에 와서 주인 내외를 만나본 이들은 한결같이 한 가지 의문을 품게 된다. 적어도 이 나라 명문대학의 교수이고 또 그 부인되는 이가 도대체 더 이상 뭐가 부족해서 한정식집까지 차리게 된 것일까.1997년 민들레라는 한정식집 주인이 되기 전까지만 해도 오성숙씨는 명문대학의 교수부인이기에 앞서 1980년대 후반부터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회장을 맡아 전교조와 함께 잘못된 교육정책을 바로잡기 위해 운동권에 몸을 담아온 소위 여성운동가였다. 또한 한국여성민우회 편집실장이며 정책실장으로, 저소득여성들이나 근로여성들을 위한 지원활동에 나서 공부방이나 쉼터를 열어주고, 주부들을 위한 생활협동조합을 설립하는 등, 여성의 지위를 자리매김하는 여권운동의 일선에서 뛰어온 이였다. 그런가 하면 그이의 남편 되는 김세균 교수는 형제인 사회학의 김진균 교수와 함께 진보적 지식인의 길을 걸어오며 1970년대부터 이 땅의 민주화운동에 이론적 토대를 마련한 이이기도 했다. 오성숙씨가 자신의 잘못된 빚보증 한번으로 집이며 재산 따위를 깡그리 다 잃고 무일푼이 되어 남편이며 아이들과 함께 10여 평 남짓 되는 셋방에 나앉게 된 것이 바로 1997년이었다. 이때부터 그이는 모든 사회활동을 접고 여기저기서 돈을 그러모아 한정식집을 차린 것이었다. 기실 그이는 평소부터 음식솜씨가 남달라서, 남편과 함께 독일의 베를린에 있는 자유대학에 유학 중이던 1980년대 초에는 당시에 소위 운동권 출신 유학생들이며 황석영씨 같은 정치적 망명자들 사이에서는 그 뛰어난 음식솜씨 때문에 청진옥으로 불리기도 했다. 청진옥이란 그이의 큰아들 김청진이라는 이름에서 따서 유학생들이 붙인 별칭으로, 프랑크푸르트에 있던 이해동목사 내외의 해동여관과 함께 유학생들에게는 공짜로 자고 공짜로 고국의 음식을 먹으며 향수를 달랠 수 있는 소중한 쉼터이기도 했다. ●단아한 분위기의 큰누님같은 안주인 민들레의 한정식은 코스요리를 주로 하지만, 낮손님들을 위해서는 민들레밥상이라고 하여 흑임자죽이며 녹두죽 같은 죽에 잡채, 야채샐러드, 해물무침, 고등어조림, 김치전, 콩비지 등에 된장찌개며 밥이 나오는데, 무나물이며 취나물, 고사리나물 무침에 조개젓, 도토리묵, 김치 같은 밑반찬이 따라 나온다. 이 8000원짜리 민들레밥상에 곁들여 불고기볶음이며 제육주꾸미볶음, 해물한정식, 더덕구이, 갈비찜오분자기, 메로구이, 간장게장 등이 추가되면 각각 1만원에서 1만 5000원짜리 정식이 된다. 저녁나절에 주로 하는 코스요리에는 1인분에 2만 5000원짜리 기본정식과 3만 5000원짜리의 민정식이 있는데, 그대가 소중한 이와 처음으로 함께하는 자리라면 약간 무리할지 모르지만, 민정식을 권하고 싶다. 민정식은 나오는 순서에 따라, 녹두죽에 야채샐러드, 탕평채, 찹쌀화전이며 생선전이며 표고버섯전으로 구색을 맞춘 삼색전, 도미찜, 굴이며 소라며 우렁이며 새우가 들어간 모듬해물, 도다리며 도미의 싱싱한 모듬회, 연어쌈, 수삼과 꿀, 해물고추잡채, 홍어와 돼지고기에 보쌈김치를 곁들인 홍어삼합, 구절판, 새우튀김, 갈비찜, 해물냉채, 대구탕, 장어구이 등이 나오고, 마지막으로는 민들레밥상의 반찬과 밥에 누룽지가 함께 나온다. 민들레에는 10여 개의 방에 130석의 자리가 있어 얼마든지 대형 모임도 가능하다. 지하철 2호선 강남역에서 내려 7번 출구를 나와 시티극장에서 골목으로 접어들어 50미터쯤 언덕길을 올라가면, 골목 막다른 곳에 푸치니(02-552-2877)라는 정통 이탈리아 레스토랑이 있다. 일찍이 서울대학교 음악대학에서 성악을 전공하고 곧장 이탈리아로 건너가 로마에 있는 페스타라 음악원에서 10년 가까이 유학을 하고 돌아와 모교에서 강사를 지낸 테너 안종선씨가 주인인데,1998년에 자신이 살던 양옥을 개조하여 3층까지 한결 깔끔하고 격조 있는 레스토랑으로 바꾸어 놓았다. ●유학생활 10년동안 익힌 미각 잘살려 투명한 유리창으로 지붕을 덮은 정원에 앉아 따스한 햇살을 그대로 받으며 소중한 이와 함께 정통 스파게티며 파스타를 즐기고, 밤이면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별도 헤아릴 수 있는데, 푸치니의 지배인으로 있는 피아니스트 안토니오 파텔라씨의 감미로운 연주까지 들을 수 있다면 더욱 소중한 시간이 될 터이다. 볼로냐의 음악원에서 피아노를 전공하고 서울발레단의 음악감독으로 왔다가 8년 넘어 머무르고 있는 안토니오씨의 피아노 연주에 맞춰 안종선씨의 테너 독창까지 들을 수 있다면 거기에서 더 이상 무엇을 바라랴. 푸치니의 손님들은 거의 절반 가까이가 외국인들이고, 그만큼 주인 되는 이의 정통 이탈리아 요리에 대한 자부심도 대단하다. 주로 이탈리아인들을 위시한 유럽인들이 즐겨 찾는데, 기실 10년 가까이 이탈리아에 유학하면서 정통 이탈리아 요리의 미각을 익힌 그이가 귀국하자마자 푸치니를 차린 것도 그때까지 우리나라에 있는 이탈리아 레스토랑들이 그의 미각을 만족시키지 못한 때문이었다. 그이는 통밀에서부터 치즈같이 이탈리아 요리에 필요한 재료들을 거의 대부분 이탈리아에서 수입하여 사용하고 있다. 푸치니에서 레스토랑의 이름을 내걸고 손님들에게 특선메뉴로 내놓는 ‘스파게티 알라 푸치니’는 푸치니 스페셜로 부르기도 하는데, 볼로냐와 피렌체 사이의 산간지방인 폴리아에서 주로 먹는 토속음식으로 파마산 치즈 중에서도 3년산 레지아노 치즈를 사용한다. 이 치즈는 무게가 35kg이 나가는 거의 맷돌만한 크기인데, 치즈 가운데에 홈을 파서 홈에 ‘바카디151’이라는 높은 도수의 럼주를 붓고 불을 붙여 치즈를 녹인 후에 여기에 스파게티며 야채를 넣어서 비벼내는 식이다. 1인분에 1만 8000원인 이 푸치니 스페셜은 강한 화력으로 럼주가 증발한 후에도 그윽한 향이 남아 여성들도 즐기는데, 요리사가 주방에서 나와 손님 앞에서 직접 시연을 펼치고 서브까지 한다. ■다국적 요리·술 한자리에 지하철 2호선 강남역 7번 출구를 빠져나오면 바로 출구 앞에 레비스(02-565-5959)라는 퓨전요리집이 있다. 간판에도 버젓하게 내세운 ‘다국적 식주공간(食酒空間)’답게 한식, 중식, 일식, 양식을 위시해서 세계의 퓨전요리들을 거의 망라하고 있다. 이를테면 우리의 옛날두부김치에서 매운낙지볶음, 직화구이곰장어, 신닭발, 화이어뽈에서 일식의 해물오코노야키, 해물 스테미나나베, 후지볼케이노롤, 모리아와세, 겐키도리, 중식의 광동갈비, 팔보라조, 타이치킨, 홍콩야식, 깐소꽃게, 양식의 레비스초이스, 새우퐁듀, 철판돈가스, 시푸드치즈그라탕, 치즈칠리치킨, 파에리아 이외에도 훈제연어허브샐러드, 아보카드샐러드, 펌킨셀러드에 군고구마베이컨 피자, 데리야키 치킨피자에 소이웰빙파스타까지 모두 100가지가 넘어 미처 종류를 헤아릴 수 없는 요리들을 1만원 안팎의 저렴한 가격으로 내놓고 있다. 거기에 술 또한 우리의 백세주며 천국, 설중매를 위시해서 일본의 나마조조나 고노이즈미부터 중국의 죽엽주와 금화고량주, 공부가주, 죽봉주에 와인이며 양주, 생맥주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구비하여 20대의 신세대들은 물론 30,40대의 취향에도 뒤지지 않게 구비해 놓았다. 다국적 요리들이라고 해서 결코 싸구려로 맛이며 정성이 부족한 것이 아니다 레비스에서는 이 다국적 요리들을 위해 대학에서 조리학과를 나온 젊은 조리사들이 각각 한중일양으로 나누어 모두 12명이 주방을 맡고 있다. 게다가 직접 조리를 담당하지 않은 관리직들도 저마다 한두개씩은 조리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어서, 새로운 퓨전요리를 개발하기 위해 힘을 기울이기도 한다. 레비스에서 개발해낸 퓨전요리 중의 하나로 훈제연어 허브 샐러드는 훈제연어에 비타민이라는 야채, 케이퍼라는 서양배추 봉오리, 치커리, 물냉이, 양상치, 트레비스라는 보라색양상치, 천연의 천도복숭아, 가늘게 채 썬 양파를 올리브유로 드레싱해내는 식이다. 팔보라조는 갑오징어, 해삼, 새우, 참소라, 피조개 등의 해산물에 죽순, 표고버섯, 양송이버섯, 베이비콘을 넣어 매운 소스로 볶아내는 식이다. 그러나 레비스의 뛰어난 점은 380평에 360석이라는 대형 홀에 대한 섬세하고도 세련된 실내 디자인에 있을 터이다. 홀을 크게 나누어 한식의 분위기를 살린 공간, 일식집의 분위기를 살린 공간, 중식집의 분위기를 살린 공간에 양식집 분위기의 이국적 공간에 이어 룸살롱처럼 화려하고 푹신한 둥근 소파의 공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위기 속에서 다양한 요리며 술을 맛보며 소중한 이와 함께 저녁 한때를 즐길 수 있다.
  • 작년 같지 않은 ‘부모님 건강’ 챙기자

    작년 같지 않은 ‘부모님 건강’ 챙기자

    ‘올 설에는 부모님 건강 좀 챙깁시다.’떨어져 살다가 모처럼 뵌 부모님이 원인도 모르는 이런저런 질환으로 고생하는 모습을 보면 죄스러움과 안타까움이 앞선다. 노인들이 겪는 각종 질환의 고통은 매일 얼굴을 마주하는 자식도 낱낱이 알기는 어렵다. 올 설날 귀향 때는 마음 먹고 부모님의 건강을 살피는 기회를 갖는 게 어떨까. ●퇴행성 관절염 온돌 중심의 좌식생활을 하는 우리나라 노인들 대부분이 노후에 퇴행성 관절염을 겪는다. 무릎을 구부리거나 쪼그린 자세, 방바닥에 눕고 일어나는 행동이 반복돼 척추와 무릎에 무리를 주기 때문이다. 퇴행성 관절염은 우리나라 55세 이상 노인의 80%,75세 이상 노인 대부분이 앓을 정도로 흔하다. 이 질환이 나타나면 앉았다 일어서기가 힘들 정도로 활동에 제약이 따른다. 아직 완벽한 치료법이 없어 통증을 줄이고 관절의 기능을 유지하는 방법이 주로 사용된다. 그러나 진통·소염제의 경우 위장관 출혈 등 부작용이 따르므로 조심해야 한다. 흔히 ‘연골주사’라 불리는 하이알루론산 주사는 초기 관절염엔 효과가 있지만 진행된 관절염에는 효과가 없다.‘뼈주사’라는 스테로이드주사는 관절이 붓거나 심한 통증 조절에는 효과가 있으나, 부작용이 있어 남용은 금물이다. 증상이 심하다면 인공관절도 권할 만하다. 최근에는 인공관절의 질이 좋아져 20년 정도는 통증없이 살 수 있다. 관절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생활습관을 바꿔야 한다. 일상적으로 의자와 소파, 좌변기를 활용하고 식사도 밥상보다 식탁을 이용한다. 또 방바닥보다 딱딱한 매트의 침대에서 자는 것이 좋다. 운동은 관절에 충격이 적은 걷기, 수영, 실내자전거 타기가 적당하다. ●골다공증 여성은 폐경기 이후 호르몬 부족으로, 남성은 음주·흡연으로 뼈의 칼슘이 빠져나가면서 골밀도가 급격히 떨어진다. 이렇게 초래된 골다공증이 무서운 것은 약해진 뼈가 쉽게 부러지고, 부러지면 잘 낫지 않아 사망에 이르기도 하기 때문. 특히 척추가 주저앉아 허리통증을 일으키는 척추압박골절은 특별한 외상 없이도 생기곤 한다. 척추골절이 일어나면 허리뼈가 굽어 배가 눌리고 허리와 등에 심한 통증이 오며, 식욕과 호흡기능이 떨어진다. 이를 방치하면 허리가 구부정하게 되면서 만성요통이 온다. 치료에는 다친 척추뼈에 의료용 골시멘트를 주입하는 척추성형술이 일반적이다. 국소마취로 시술이 가능하고, 시술 3시간 후면 활동이 가능하다. 압박골절을 예방하려면 우유, 멸치, 생선 등 칼슘이 많은 음식을 섭취하고, 가벼운 운동을 생활화해 근력을 키워야 한다. ●치아 한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65∼74세 노인의 치아는 12개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75세 이상은 2.46개로, 이런 상황에서는 음식을 제대로 섭취할 수가 없어 건강에 치명적이며 더러는 우울증을 초래하기도 한다. 또 빠진 이를 방치하면 입술이 안으로 말려들어가 미관상 좋지 않을 뿐 아니라 음식섭취 장애, 치아 불균형으로 인한 턱관절 손상은 물론 척추만곡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노인들의 치아를 대체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틀니, 임플란트, 투키 브리지(two-key brige) 등이 있다. 틀니는 비용이 싸고 시술 기간도 3주 정도로 짧지만 깍두기나 고기류를 먹기 힘들고 잇몸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임플란트는 잇몸 뼈에 금속 기둥을 박고 그 위에 인공치아를 얹는 방법으로, 씹는 힘은 자연치와 차이가 없으나 잇몸 뼈가 부실하거나 당뇨·고혈압 등 전신질환자는 시술이 어렵다. 최근에 선보인 투키 브리지는 남은 치아에 구멍을 내 인공치아를 다리(브리지)처럼 거는 시술법으로 치아가 연속해 4개까지 없는 경우에도 시술할 수 있으며, 당뇨나 고혈압 등 전신질환자나 고령자에게도 시술이 가능하다. ●노인변비 소화기관이 노후해 나타나는 변비가 만성화되면 변을 볼 때 무리하게 힘을 주게 돼 뇌졸중 위험이 높아지며, 치질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원인은 대장의 운동기능이 약해져 변을 밀어내지 못하기 때문. 변비 초기라면 대장 운동을 촉진하는 약물로 치료되지만 만성인 경우 대장 기능을 상실해 대장을 절제하기도 한다. 노인변비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식습관과 배변습관의 개선이 무척 중요하다. 노인들은 치아가 부실해 부드러운 음식을 주로 찾지만 대장 운동을 돕기 위해서는 식이섬유와 물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잡곡밥, 고구마, 과일, 야채, 된장국, 토란국, 미역국 등이 식이섬유를 많이 함유한 식품이다. 아침에 찬물을 두컵 정도 마시는 것도 좋다. 규칙적인 배변 습관을 가져야 하며, 가벼운 산책이나 맨손체조 등 전신운동도 장운동을 돕는다. 간혹 대장·직장암이 변비를 유발하기도 하므로 50세 이후에는 정기적으로 대장내시경을 해보는 것이 좋다. ■ 도움말 성연상 21세기병원 부원장, 이동근 한솔병원장, 황성식 미소드림치과 원장 ■ 증상으로 질환 읽기 ●호흡기질환 호흡곤란이 3개월 이상 지속되면 기관지천식, 흡연자가 이런 증상을 보이면 만성기관지염, 폐기종, 간질성 폐질환일 가능성이 크다. 희거나 분홍색 거품의 가래와 함께 다리가 부을 경우에는 심장병이나 폐부종을, 진한 황갈색 혹은 검은 가래가 나오면 만성기관지염이나 기관지 확장증, 여기에 체중이 5㎏ 이상 줄었다면 폐암을 의심해 봐야 한다. 또 숨소리가 쌕쌕거리고 기침이 심하면 기관지천식일 가능성이 있다. ●체중감소 다뇨, 다음, 다식, 피로감에 체중이 줄었다면 당뇨병, 식사량은 늘었으나 물을 많이 먹지 않으며 체중이 줄었다면 갑상선 기능항진증, 속쓰림과 설사, 구토, 복통이 주기적으로 발생하고 체중이 줄었다면 소화기 장애를 생각할 수 있다. 성욕이 감퇴하고, 털이 빠지며 피부가 하얗게 변하고 체중이 줄면 뇌하수체기능저하증일 수 있다. ●당뇨병 피로감, 체중감소 또는 식욕 급증과 체중증가는 초기 당뇨병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다음, 다뇨, 다식에 피부 종기가 잘 낫지 않고 가려우며, 여성은 음부 가려움증이 나타난다. 특히 당뇨일 경우 발에 상처가 있는지를 주의깊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 ●암 항문 출혈이 있고 대변이 가늘거나, 대변보는 습관이 바뀌었다면 대장암, 성교후 출혈과 피 섞인 분비물, 생리기간이 아닌 때의 출혈이 보이면 자궁암이 의심스러우며, 악취 분비물과 요통, 하지통, 하지부종, 혈뇨가 보이면 진행된 자궁암일 가능성이 있다. ●뇌졸중 뇌졸중은 전조증상을 잘 살펴야 한다.▲신체 한 쪽에 갑자기 힘이 빠지거나 감각이 둔해진다▲시야장애가 나타나거나 갑자기 한 쪽 눈이 안 보인다▲말이 잘 안되거나 발음이 어눌해진다▲갑자기 어지럽고 휘청거린다▲전에 경험하지 못한 심한 두통이 온다면 뇌졸중을 의심할 수 있으며 이 경우 서둘러 종합병원 응급실로 옮겨야 한다. ●두통 다음 중 1가지 증상이라도 있으면 정밀진단을 받을 필요가 있다.▲두통이 항상 일정 부위에 온다▲생전 겪지 못한 극심한 두통이 갑자기 온다▲전부터 앓던 두통 횟수가 증가하고 정도가 훨씬 심해졌다▲묵직하던 두통이 욱신욱신하면서 터질 것 같은 통증을 보이며 오심, 구토가 따른다▲자세에 따라 두통이 생기거나 누웠다 일어날 때 두통이 발생한다. ■ 도움말 이정권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Doctor&Disease] 혜민병원 인공관절센터장 이인묵 박사

    [Doctor&Disease] 혜민병원 인공관절센터장 이인묵 박사

    “아직도 절개 부위를 최소화한 이른바 ‘최소피부절개 인공관절수술’이 불완전하다며 이를 기피하고, 이런 의술을 도외시하는 분들이 계시는데, 정직하게 말하자면 기술 습득이 어려워 회피하는 것이지 효과가 좋지 않아서 피하는 것은 아닙니다. 미국만 하더라도 이 기술은 이미 일반화돼 있습니다.” 혜민병원 인공관절센터 센터장 이인묵(43) 박사. 그는 젊다. 생리적 나이도 젊지만 외국의 앞선 기술을 열린 가슴으로 받아들이는 흡인성이 젊고, 절박감에 사로잡히기 쉬운 환자들을 향해 항상 가슴을 여는 그 양식이 젊다. 자신에게 치료받은 환자들에게 건넬 생활수칙을 딱딱한 유인물 대신 편지로 직접 만들어 전달하는 모습에서 질환과 환자를 보는 그의 진지함을 엿볼 수 있다. ●일부 의사 기술때문에 회피 얘기할 주제가 인공관절인데, 느닷없이 인공관절의 최신 수술법부터 들고 나왔다. 무슨 까닭인가. -환자의 1∼2% 정도가 인공관절 수술을 받는 일반 정형외과와 달리 내 경우 인공관절 전문이라 환자의 50%는 인공관절 수술이 필요한 경우에 해당된다. 내 경우 앞서 거론한 최소피부절개술이 수술의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일부에서 이 수술법의 효용성에 대해 아직까지 이론을 제기해 그걸 먼저 짚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일부 의사들은 ‘그 방법이나 재래식 방법이나 효과가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근육 손상과 출혈량, 환자 고통이 적고 회복이 빠른 방법을 사용하는 것은 상식 아닌가. 인공관절을 두고 얘기를 시작하자 기술의 원리에서 통계 자료까지 막힘이 없다. 지금까지 그가 집도한 수술만 무려 1800여건. 국내에서는 가장 많은 수술례를 가진 의사 중 한명이다. 그에게 자신의 수술 성공률을 묻자 성패를 가르는 잣대가 애매해 환자의 만족도를 따지는 게 일반적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제 경우 95%는 만족합니다.2∼3%는 통증이 잘 가시지 않지만 인체가 인공관절에 적응하면 대부분 사라집니다. 나머지 1∼2%는 감염합병증이 있는 경우로 일반적인 감염률이지만 환자나 의사 모두에게 안좋은 경우이지요.” 인공관절 치환술이란 어떤 치료법인가. -인체 주요 부위의 관절이 망가져 약물치료에 반응을 보이지 않거나 이로 인해 척추 등에 문제가 생길 것으로 여겨지는 경우 망가진 관절을 인공관절로 바꿔 통증을 없애는 수술이다. 어떤 질환에 인공관절 치환술이 필요한가. -대표적인 질환이 관절염이다. 류머티즘·퇴행성관절염, 외상 후 생기는 후외상성관절염, 골관절염 등이 여기에 속한다. 또 대퇴골두 무혈성괴사, 대퇴경부 골절 등 관절내 골절도 많다. 그런 질환의 최근 발병추세는 어떤가. -노후 관절염의 경우는 그렇더라도 젊은 층 환자가 부쩍 늘고 있다. 지나치게 격렬하거나 무리한 운동이 원인일 텐데 그런 현상이 좀 걱정스럽다. ●수술후도 수영·조깅·골프 가능 서구처럼 비만이 결정적인 원인이 아닌데도 관절염 등 관절질환이 많은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가장 중요한 것은 가부좌가 일상화된 좌식생활일 것이다. 또 우리 가사노동을 보면 안타까울 만큼 관절을 혹사시키는 경우가 많다. 역설적으로 인공관절 수술을 받고 생활양식이 바뀐 사람들이 ‘관절염 덕분에 침대에서 자고, 소파에도 앉아본다.’는 우스갯소리도 하곤 한다. 문제는 인공관절의 유효성일 텐데, 이걸로 바꾸고도 불편이 없나. -운동능력을 보면 인공관절을 달고도 골프나 조깅, 수영, 걷기 등은 전혀 무리없이 할 수 있다. 단, 관절에 부하가 많이 걸리는 농구나 테니스, 격투기는 하지 않아야 한다. 특히 무릎보다 엉덩이 관절은 탈구가 잦아 극단적인 자세는 피해야 한다. 영국에서는 인공관절을 단 사람이 유도대회에서 우승도 한다. 그런 정도로 보면 된다. 인공관절의 수명도 문제가 될 텐데. -최근에 주로 사용하는 재질이 세라믹, 금속, 강화 폴리에틸렌 제품인데, 마모도를 보면 세라믹은 예전 플라스틱의 100배, 금속은 50배가 넘는다. 운동 등 개인 활동량에 따라 다르지만 통상 20∼30년 정도로 본다. ●인공관절은 마지막 선택으로 그렇더라도 인공관절이 가진 한계는 있지 않겠나. -물론이다. 인공관절은 마지막 선택이다. 다른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그 방법을 먼저 적용한다. 그러나 관절질환에 투여하는 약제의 부작용을 무시하지 못하기 때문에 최근에는 환자들이 수술을 원하기도 한다. 특히 아직은 초보단계지만 자신의 조직을 배양해 이식하는 연골이식술 등은 젊은 층의 선호도가 무척 높은 편이다. 이 박사는 우리 국민의 참을성에 혀를 내두른다. 증상이 가벼운 경우 인체조직을 더 많이 보존할 수 있는 반치환술이 가능한데도, 참고 견뎌 증상을 키우는 바람에 병원을 찾은 대부분의 환자에게 전치환술을 적용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것. 그렇다고 모든 환자에게 수술이 적용되는 건 아니다. 이런 에피소드도 있다. 그에게 약물 처방을 받은 환자가 “약으로 얼마나 버틸 수 있겠느냐.”며 인공관절의 유효성을 묻자 이렇게 대답했다고 소개했다.“향후 1∼2년을 살 수 있다면 인공관절은 필요없다.5∼10년을 살 수 있다면 누구도 쉽게 필요성을 판단하지 못한다. 그러나 10년 이상을 살 수 있다면 수술을 권한다.” 영국 왕립 정형외과센터에서 50여회의 관절면 치환술을 치러내기도 한 그에게 인공관절의 효용성을 물었다.“아무래도 자신이 꿈꿔온 일상생활을 향유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겠지요. 그러나 이 점은 알아야 합니다. 인공관절이 60대를 40∼50대로 바꿔주지는 못합니다.” 글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 진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 이인묵 박사는 ▲한양대의대 및 대학원(박사)▲을지의대 을지병원 교수(정형외과)▲영국 엑시터대 의대 인공관절센터, 영국 버밍햄정형외과 인공관절센터 연수▲미국 세인트 룩스병원 연수▲대한정형외과학회, 고관절학회 정회원▲대한정형외과 학회지 논문교정위원▲내비게이션을 이용한 인공슬관절모임 창립회원. ■ 인공관절 수술 어디에 인공관절 수술이란 낡거나 다쳐서 망가진 관절을 들어내고 그 자리에 금속이나 세라믹, 강화 폴리에틸렌으로 만든 관절을 맞춰넣는 치료법이다. 충치로 망가진 치아 겉면을 매끈하게 다듬어 인공치아를 덧씌우는 것과 흡사하다. 인공관절 무게는 부위에 따라 달라 엉덩이 관절인 고관절용은 500g, 무릎용은 320g 정도이나 익숙해지면 무게감은 느끼지 못한다. 인공관절로 치료할 수 있는 관절 부위도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 아직은 고관절과 무릎관절이 95% 정도로 압도적이지만 어깨나 팔꿈치, 발목관절은 물론 최근에는 손가락에 문제가 생긴 경우에도 인공관절을 삽입한다. 일부에서는 당뇨병이나 고혈압, 신장염 등 만성질환이 있으면 인공관절 수술이 어렵다고 알고 있으나 이런 질환을 미리 치료해 안정적이라는 판단이 내려지면 얼마든지 수술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는 한쪽 관절을 수술한 뒤 2∼3주 시차를 두고 다른쪽 관절을 수술하지만 이 박사는 미국 등지에서처럼 양쪽을 동시에 수술한다. 이럴 경우 추가수술에 따른 심리적 고통을 덜 수 있고, 생리적, 경제적 부담이 줄며, 합병증과 진료비도 경감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특별한 문제만 없으면 수술후 7∼10일 뒤 퇴원이 가능하며, 안정기에 들어가면 휘어진 안짱다리도 교정돼 정상인과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가 된다. 수술비는 한쪽 관절 400만원, 양쪽 관절을 모두 수술할 경우 600만원 정도 든다. 글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집 같은 학교… 방학에도 웃음 넘쳐요

    집 같은 학교… 방학에도 웃음 넘쳐요

    겨울방학에도 아이들의 웃음이 넘쳐나는 학교가 있다. 서울시와 서울시교육청, 교육인적자원부가 지원하는 방과 후 교실에 참여한 어린이들 덕분에 학교는 활기가 가득하다. 교육 기능만 담당하던 학교가 보육과 탁아 기능까지 맡으면서 역할이 커지고 있다. 시교육청은 지난해부터 운영한 방과 후 교실을 올해부터 더욱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보육문제로 고민하는 맞벌이·결손가정 학부모의 어려움을 덜어주고 어린이들에게는 양질의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방과 후 교실의 현장을 찾았다. 지난 19일, 서울 지하철 1호선 끝자락 월계역 건너편에 자리한 노원구 연지초등학교를 찾았다. 텅빈 겨울 운동장이 차가운 겨울 날씨만큼이나 을씨년스러워 보인다. 그러나 꽁꽁 얼어붙은 운동장을 가로질러 교사 1층 저학년 방과 후 교실에 들어서자 갑자기 따뜻한 기운이 풍겨온다. ●맞벌이·저소득층 가정 저학년 위주 연지초등학교 1∼2학년 학생 20명이 옹기종기 모여앉아 방학 숙제를 하고 있다. 방과 후 교실은 일반 교실 한 칸을 집처럼 꾸몄다. 온돌 바닥 위에 장판을 깔아 아이들이 뒹굴며 생활할 수 있도록 했다. 방과 후 교실에 참여하는 어린이들은 맞벌이 부부, 기초생활수급자, 편부·편모 가정의 자녀들이다. 부모의 보살핌을 받기 어려운 아이들을 학교가 맡아 키우는 셈이다. 집에서 엄마와 생활하듯 지내기 때문에 일반적인 학교나 학원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 석환(9)이는 일기쓰기, 한자쓰기, 책읽기 등 겨울 방학 동안 해야 할 과제들이 많다. 솔비(9)도 친구들 틈에서 한자쓰기 연습을 하고 있다. 솔비는 “숙제도 하고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어 방과 후 교실이 참 좋다.”며 학교 자랑에 입이 마른다. 4층에는 3∼6학년 학생들의 고학년 방과 후 교실도 운영되고 있었다. 교실 한 칸을 둘로 나누어 각각 가정집 거실처럼 꾸몄다. 바닥은 카펫을 깔아 맨발로 다닐 수 있도록 했고, 편안하게 누울 수 있는 소파도 갖추어 아이들이 아늑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했다.1∼2학년 방과 후 교실이 보육교사의 지도 아래 함께 생활하고 공부하는 분위기라면 3∼6학년은 스스로 공부하고 게임하며 노는 분위기다. 주호(10)는 장기가게를 열었다. 장기판 위에 말을 늘어 놓더니 한때 TV에서 유행했던 ‘알까기’를 시작한다. 스스로를 “연지초등학교 공식 리포터”라고 자랑한 영근(11)이는 손바닥만 한 녹음기를 들고 다니면서 아이들의 목소리를 녹음한다. 방과 후 교실에 참여하는 아이들의 생생한 소리를 라디오 프로그램으로 만들어 학생들에게 들려주겠다고 각오가 대단하다. 은지(11)와 순화(11)는 공기 놀이에 푹 빠져 있다. 태양(10)이는 장난감 블록으로 우주 정거장을 만들었고, 세린(11)이는 친구에게 선물하겠다며 십자수로 열쇠고리를 만들고 있다. ●학기중 학습·방학땐 창의력신장 지도 이 학교 방과 후 교실에 참여하고 있는 어린이는 모두 60명. 저학년 반은 서울시의 지원을 받고, 고학년반은 시교육청의 도움을 받는다. 전담교사 5명과 대학생 자원봉사자 2명이 지도한다. 학기 중에는 학교 숙제를 돌봐주고 예습·복습을 할 수 있도록 지도한다. 방학 기간에는 창의력 신장을 위한 다양한 놀이지도에 중점을 둔다. 전담교사들은 아침에 방과 후 교실에 오는 어린이들을 엄마처럼 맞아준다. 20일은 서울시의 지원을 받는 또 다른 방과 후 교실을 찾았다. 강북구 번3동에 있는 오현초등학교. 본관 1층의 교실을 역시 가정집의 거실과 같은 분위기로 개조했다. 온돌바닥엔 장판을 깔았고 사방 벽으로는 아이들의 서랍장과 옷장을 배치했다. 1∼3학년 어린이 20명은 앉은뱅이 테이블에 둘러앉아 풍선 아트 수업을 받고 있었다. 빨갛고 파란 풍선을 불어 저마다 개성을 가진 ‘호빵맨’을 만든다. 다운(9)이는 인형을 만드는 솜씨가 제법이다. 풍선으로 사람 얼굴과 몸통 팔·다리를 만들어 연결한 예린(9)이는 사인펜으로 호빵맨 얼굴을 그려넣었다. 눈썹과 눈망울 코와 웃는 입이 그려지니 그럴싸하다. 아이들은 각자 만든 풍선 호빵맨을 들고 다같이 인형놀이를 한다. 풍선 아트가 끝나자 즐거운 간식시간이다. ●지원액 적어 희망가정 모두 혜택 못줘 오늘의 간식은 스푸와 빵. 집에서 엄마가 해주듯 육현임(34) 선생님이 직접 조리한다. 빵도 충분히 먹을 수 있도록 넉넉히 준비했다. 간식을 마친 아이들은 학교 멀티미디어실로 자리를 옮겼다. 오늘의 영화는 ‘오세암’이다. 아이들은 지금까지 ‘해리포터와 마법사’,‘반지의 제왕’ 등 각종 시리즈물을 보았다. 성진(10)이는 “방과 후 교실은 집보다 신나고 학원보다 재미있다.”면서 “같이 생활하는 친구들이 형과 동생이 돼 주고 선생님도 엄마같아서 좋다.”며 즐거워했다. 연지초등학교 김영미(34) 보육교사는 “방과 후 교실은 어린이들이 집처럼 편안하고 엄마의 품처럼 따뜻함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참여 희망자들은 많은데 지원금액이 한정돼 있어 원하는 사람 모두에게 혜택을 줄 수 없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누가 어떻게 운영하나 낮동안 부모의 보살핌을 받을 수 없는 어린이들을 학교가 맡아 키우는 방과 후 교실은 1996년 서울시의 지원으로 처음 시작되었다.2003년부터는 교육인적자원부가 교육복지투자우선지역으로 선정한 서울의 6개 동 가운데 몇몇 학교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이름하여 초등학교 에듀케어(Edu-Care)는 서울시교육청이 적극적으로 지원에 나선 2004년 본격화됐다. 현재 서울에서 방과 후 교실을 운영하고 있는 학교는 143개교. 교육청 지원 82개교, 서울시 지원 39개교, 교육부 지원 22개교다. 사업 형태에 따라 지원 주체는 다르지만 지원 내용은 비슷하다. 방과 후 교실 운영학교로 선정되면 아이들을 돌보기 적합하도록 교실을 개조하는 비용 3000만원을 지원받는다. 매달 한 반에 128만원의 운영비도 받는다. 한 반은 30명 이내로 구성하며,16명 이상이면 운영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참여대상은 맞벌이 부부, 편부·편모 가정, 저소득층 가정의 자녀들이다. 해마다 신입생 가운데 참여 학생을 선발해 보통 3학년까지 혜택을 준다. 아직 저학년을 대상으로 한 방과 후 교실이 대부분이어서 수혜대상을 고학년으로 확대시킬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운영형태는 학교마다 차이가 있다. 교육부의 교육복지투자우선지역 학교는 복지프로그램의 하나이기 때문에 저소득층 가정의 자녀인 참여학생은 대부분 보육료의 100%를 지원받는다. 서울시와 교육청의 지원을 받는 학교는 맞벌이 부부의 자녀도 참여할 수 있다. 한 달에 3만∼4만원의 보육료를 낸다. 물론 여기서도 저소득층 자녀는 우선권을 가지며 보육료도 내지 않는다. 보육 프로그램은 학교마다 다르다. 방과후 교실 전담교사의 역량에 따라 차이가 크다. 방과 후 교실은 학원이나 과외와는 달리 특정과목을 공부한다거나 성적향상을 위해 수업을 하는 일은 없다. 학교를 마친 뒤 집에 가서 엄마와 생활하는 것과 같은 환경을 유지하는 것이 방과 후 교실의 가장 큰 목적이다. 전담교사는 숙제 지도를 기본으로 하고 스스로 예습·복습할 수 있도록 돕는다. 간식을 챙겨주고 다양한 체험·문화 활동을 하기도 한다. 방과 후 교실은 학기 중간에는 보통 오후 7시30분까지 운영되고, 방학 기간에는 오후 3시에서 5시 사이에 마친다. 오현초등학교 육현임 방과후 교실 전담교사는 “서울시 지원금과 학부모가 내는 보육료를 합쳐도 한 달 운영비는 200만원이 되지 않는다.”면서 “이 액수로 전담·보조교사와 외부 강사의 강의료 및 수업재료, 간식비까지 충당해야 하는 만큼 어려움이 크다.”고 호소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전담교사 김영미씨의 열정 연지초등학교에서는 방과 후 교실을 담당하는 보육교사를 ‘지역사회 교육전문가’로 부른다. 이 학교 김영미(34) 지역사회 교육전문가는 “방과 후 교실은 집과 같은 환경에서 아이들을 보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낮동안 집에 돌아가도 맞이해줄 사람이 없는 아이들이 심리적인 안정감을 찾고 친구들과 생활하면서 사회성을 기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라는 것이다. 김씨는 “집에서 엄마와 생활하는 것처럼 지내는 것이 가장 큰 목표인 만큼 정해진 수업 시간표는 없다.”면서 “엄마와 아이들이 생활할 때 계획을 가지고 공부하는 일은 있지만 수업 시간표에 따라 공부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씨는 특히 “방과 후 학교는 교육과 보육의 역할을 병행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고안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이 때문에 보육교사의 역량에 따라 학교마다 운영상황에 큰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김씨는 연지초등학교 방과 후 교실만의 작은 규칙을 만들었다. 어린이 각자에게 ‘새마을 통장’을 만들어주고, 숙제를 끝마칠 때마다 통장에 점수를 저금하도록 했다. 어린이들은 저금한 점수로 놀이를 한다. 바둑이나 장기두기, 십자수 놓기, 공기놀이, 장난감 블록 쌓기, 보드게임 등을 하면서 저축한 점수를 쓴다. 3학년 이상 고학년은 전담교사의 지도를 받는 것을 꺼리기 때문에 스스로 놀이가게를 열어 흥미있는 놀이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건전한 신체활동을 위해 피구, 배드민턴, 축구, 등산 등 다양한 체육활동과 비디오 보기, 영화관·박물관 관람 등 각종 체험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김씨는 “방과 후 교실에서 진행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무궁무진하다.”면서 “전담교사가 아이들을 세심히 지도하는 전문성과 열성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중고품 만물상 강동재활용센터

    중고품 만물상 강동재활용센터

    지난 17일 강동구 상일동에 위치한 ‘강동 재활용센터’를 찾은 김민수(52·가명·강동구 상일동)씨는 거실에 놓을 만한 탁자를 찾으러 갔다가 뜻밖의 행운을 얻을 수 있었다. 김씨가 고른 물건은 무료로 기증받은 것이어서 ‘공짜’로 가져가도 된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 ‘강동 재활용센터’는 강동 지역 알뜰족들에겐 이미 유명한 곳이다.10여년 전부터 440여평의 공간에 TV·청소기·냉장고 등의 가전류와 소파·장롱·장식장 등의 가구류, 의류·책 등의 생활용품까지 다양하고 저렴한 중고품들을 전시·판매하고 있기 때문. 물건의 상태에 따라 값이 다르지만, 시중가에 비해 평균 30∼70% 정도 저렴하다. 특히 기증된 물건들은 돈을 내지 않고도 가져갈 수 있어 잘만 고르면 김씨와 같은 ‘땡’을 잡을 수 있다. 재활용품 판매업체인 ‘리사이클 시티’가 위탁 운영하고 있으며, 강동구뿐만 아니라 경기도 하남시·구리시에서 수집된 재활용품들을 판매하고 있다. 수리가 필요한 물품은 색을 입히거나 고쳐서 판매하고 있으며, 물건에 이상이 있는 경우 교환 및 수리도 가능하다. 가전제품의 경우 6개월까지 애프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재활용센터를 정기적으로 찾는다는 이재용(42)씨는 “새것같이 깨끗한 상품을 기대한다면 실망할 수도 있지만, 중고품에 거부감이 없는 사람이라면 들러볼만 하다.”고 이용소감을 밝혔다. 함대섭 지점장은 “인터넷 홈페이지에 매장에 있는 모든 상품의 수량과 가격정보가 올라와 있기 때문에 인터넷으로 필요한 물건이 있는지 미리 확인해볼 수 있다.”며 “홈페이지를 통해 중고품 직거래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지만, 품질 보증은 매장을 통해 거래되는 물품에 한정하므로 직접 보고 구매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글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문화마당] 프리랜서 파이팅/진회숙 음악칼럼니스트

    얼마 전에 찌개를 끓이다가 손을 데었다. 강의를 듣는 수강생들이 손이 왜 그러냐고 묻기에 찌개를 끓이다가 데었다고 했더니 선생님 같은 사람도 부엌일을 하느냐고 되물었다. 여기서 선생님 같은 사람이란 곧 클래식을 하는 사람을 말한다.‘클래식’과 ‘부엌일’ 왠지 조합이 안 된다는 것이다.“선생님 같은 분은 클래식이 은은하게 흐르는 멋진 거실에서 와인 잔을 기울이며 무드 있게 사는 줄 알았는데요.” 이렇게 말하는 이도 있었다. 이 무슨 심각한 오해란 말인가. 클래식에 와인 잔이라니. 그런 호사를 누려본 적이 없는데 왜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일까. 아마 우리 사회에서 클래식 음악을 전공하려면, 그리고 그것을 즐기면서 살려면 상당한 정도의 재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선입견이 작용했기 때문일 것이다. 몇 년 동안 소식을 모르고 지내던 한 후배가 신문에서 내가 쓴 글을 읽었단다. 이름 옆에 프리랜서라고 쓰여져 있는 것을 보고 ‘아, 실업자구나.’라고 생각했다는 얘기를 듣고 한참 웃었다. 말이 좋아 프리랜서지 사실 엄밀하게 말하자면 내 직업은 비정규직 정신노동자이다. 원고 청탁이 들어와야 겨우 쥐꼬리만한 원고료라도 받을 수 있을 뿐 보너스와 퇴직금은 물론이요 정기적인 수입조차 없다. 가끔 가다 그동안 쌓아놓은 명성(?)을 바탕으로 책을 써서 몇푼 안 되는 인세를 챙기는 것. 그것이 보너스라면 보너스일 것이다. 이렇게 대책 안 서는 직업이 바로 ‘프리랜서’라는 직업이다. 어떻게 보면 프리랜서라는 말은 이 시대가 글줄깨나 쓰는 실업자들에게 붙여준 허울 좋은 이름인지도 모른다. 내가 존경해 마지않는 작곡가 모차르트는 생의 후반부에 프리랜서로 일했다. 교회와 귀족으로부터 벗어난 그는 자유를 얻은 대신 배고픔을 감내해야 했다. 그래서 일용할 양식을 얻기 위해 매일매일 곡을 썼다. 자기가 좋아하는 곡만 쓴 것이 아니었다. 개중에는 마음에 안 드는 주문도 있었다. 클라리넷을 싫어했지만 돈을 벌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써야만 했다. 그런데 이렇게 억지로 쓴 곡이 불후의 명곡이 되었다. 삶에 대한 치열함이 이런 명곡을 만들어낸 것이다. 조선 시대 해금의 명인 유우춘은 파리가 앵앵거리는 소리, 장인들이 뚝딱거리는 소리, 선비들이 글 읽는 소리, 모두 다 밥을 구하는 데 뜻이 있다고 하면서 자기가 해금을 하는 것도 밥을 구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늙으신 어머니를 부양하기 위해 그동안 그렇게 열심히 해금을 한 것이라고. 그는 이런 명쾌한 말로 비렁뱅이의 깽깽이 운운하는 당대의 실학자 유득공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었다. 글을 쓰는 것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내가 만약 멋진 소파에 앉아 와인 잔을 기울일 수 있는 처지에 있었다면 지금처럼 치열하게 글을 쓸 수 있었을까? 취미 삼아 쓰는 글, 취미 삼아 쓰는 음악, 취미 삼아 하는 연주. 이런 것에는 삶의 치열함이 묻어날 수 없다. 더불어 진정한 명작이나 명곡, 명연주도 나올 수 없다. 나는 확신한다. 이 세상에 밥을 벌어먹기 위해 하는 모든 일은 신성하며, 그런 치열함에서 진정한 작품이 나오는 것이라고. 그러니 밥을 벌어먹기 위해 일하는 이 세상의 모든 프리랜서들은 부디 힘내시길. 그렇게 치열하게 일하다 보면 어느 순간에 정말로 세상에 길이 남을 만한 작품이 탄생할지도 모르는 일이니까. 진회숙 음악칼럼니스트
  • [그 영화 어때?] 서바이빙 크리스마스

    우리에게 크리스마스 이브란 연인과 로맨틱한 시간을 보내거나 짝이 없는 친구들끼리 모여 술잔을 기울이는 날이라면, 미국인들에게는 온가족이 오붓하게 모여 아기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는 명절쯤 되나 보다.24일 개봉하는 ‘서바이빙 크리스마스’(Surviving Christmas)의 주인공 드루(벤 애플렉)가 연인에게 피지에서 환상적인 크리스마스 연휴를 보내자고 제안했다가 보기좋게 퇴짜를 맞는 걸 보니. 가족과 보내겠다고 떠난 연인의 빈자리는 큰 거실에 소파 하나 달랑 놓인 드루의 집 만큼이나 허전하다. 광고 회사의 경영진으로 남 부러울 것 없는 돈과 지위를 가졌지만, 사실 남겨진 가족 하나 없는 외톨이인 드루의 심정을 누가 알까. 크리스마스를 혼자서 보내게 된 그는 어릴 때 살던 집으로 무작정 찾아가고, 그 곳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는 듯 보이는 다른 가족의 모습에 이끌려 돈으로 가족을 ‘매수’하기에 이른다. “내 가족을 팔 수 없네.”라며 완강히 버티던 톰(제임스 갠돌피니)은 25만달러라는 돈 앞에서 “환영하네, 아들”이라며 무너진다. 온가족이 함께 크리스마스 트리를 꾸미고 즐겁게 화목한 웃음꽃을 피우는 ‘이상적’인 가족을 꿈꾸는 드루와, 돈 때문에 억지로 끌려오는 뚱한 가족들의 대조적인 모습은 시종일관 폭소를 터뜨리게 한다. 하지만 그 웃음 뒤엔 곪을대로 곪은 우리시대 가족의 자화상이 웅크리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부부 사이에는 대화가 끊겼고 아들은 혼자 방에만 틀어박혀 포르노 사이트를 뒤지기에 바쁘다. 그 와중에 드루는 톰의 외동딸 앨리샤(크리스티나 애플게이트)에게 사랑을 느끼고, 설상가상으로 떠났던 연인 미씨(제니퍼 모리슨)가 가족들을 이끌고 드루의 집에 찾아오면서 숨겨진 이들의 치부가 폭발한다. 가족이란 가장 가깝고도 어렵고 또 복잡한 대상이다. 어떤 이는 돈을 주고라도 얻고 싶어하지만, 또 어떤 이는 떨쳐버리고 싶어하는 게 바로 가족이다. 물론 크리스마스 시즌용 가족영화인 만큼 가족의 초상에 관한 깊이있는 메시지를 담은 건 아니지만, 한번쯤 자신의 가족에 대해 되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해줄 듯 싶다. 별 근거도 없이 가족의 재결합이라는 수순을 밟는 뻔한 해피엔딩이 좀 거슬리긴 하지만, 적당한 감동과 재미가 뒤섞이고 반짝이는 트리와 새하얀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눈이 부신 ‘잘 만든’ 크리스마스용 영화임에는 틀림없다.‘듀스 비갈로’의 마이크 미첼 감독.12세 관람가.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크루즈 타고 한라산 올라볼까

    크루즈 타고 한라산 올라볼까

    “인천에서 제주까지 배를 타고 간다고?” “아니, 비행기로 한시간이면 가는데 왜 13시간씩 배를 타?” 인천~제주 크루즈 여행을 떠난다고 하자 주변 사람들은 눈이 휘둥그레지며 물었다. 이제 그들에게 한마디 하고 싶다. 한시간만에 비행기를 타고 휙 제주도에 도착한다면 바다와 파도, 여유가 있는 크루즈의 낭만을 어찌 알겠느냐고. 제주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떠나자, 크루즈여행 금요일 오후 7시 인천 연안부두 여객터미널에서 제주행 오하마나호에 올랐다. 에스컬레이터까지 있는 오하마나호는 6322t으로 정원은 695명,50대의 승용차를 나를 수 있는 국내 최대의 여객선 규모다. 객실은 로열실과 1·2·3등실로 구분된다.1·2등실은 침대가 놓여 있다. 친구들과 함께하는 여행이라면 마룻바닥에 이불이 제공되는 3등실에서 간단한 게임을 해도 좋겠다.13시간이나 배를 탄다는 말에 멀미에 대한 걱정이 가장 컸다. 김동일(58) 선장은 “오하마나호는 필리핀의 전통 선박인 벙커처럼 수면 아래로 날개 같이 생긴 핀이 나와 4m 이하의 파도에는 꿈쩍도 않는다.” 걱정 말라고 큰소리쳤다. 금요일 저녁 출발인 만큼 저렴한 비용에 시간도 아껴서 쓸 수 있다는 점에서 산악동호인들은 물론 직장단위의 등산객과 젊은층의 얼굴도 보였다. 세계일주 크루즈와 비교하면 소박하지만, 레스토랑, 커피숍, 영화관 등 오밀조밀한 재미가 곳곳에 숨겨져 있다. 노래방 시설도 있다. 한식으로 저녁을 먹고난 후 승객들은 끼리끼리 모여앉아 생맥주를 걸치며 여유로운 저녁을 보낸다. 방실이와 이름과 목소리만 같은 여가수의 낭창낭창한 노래를 안주삼아 그렇게 밤이 깊어갔다. ●비오는 한라산의 멋 다음날 제주도에 도착할 즈음. 선상에서 일출을 볼 수 있을 것이란 기대에 들떠 이른 아침 눈을 떴다. 하지만 비가 내리는 통에 일출구경은 다음으로 미룰 수밖에 없었다. “떠오르는 태양을 배경으로 몰려든 갈매기떼에게 과자를 먹이는 것도 큰 재미”라던 선배 여행객의 말을 듣고 준비한 과자는 할 수 없이 내가 먹어야만 했다. 토요일 아침 8시에 제주에 도착하자 버스로 한라산 입구까지 이동했다. 한라산에는 영실, 어리목, 관음사, 성판악 등 4개의 등반 코스가 있다. 백록담 정상에 오르려면 총 8.7㎞로 5시간이 걸리는 관음사 코스나, 9.6㎞로 역시 5시간 정도 소요되는 성판악 코스를 택해야 한다. 두 등반코스 모두 겨울에도 이용할 수 있다. 관음사는 겨울 설경이 아름다우며, 성판악은 등산로가 길고 완만해 초보자에게 적합하다. 한라산은 비에 갇혀 있었다. 할 수 없이 백록담을 보리라던 계획을 접고 3.7㎞로 가장 짧은 영실 코스를 택했다.1시간30분 코스. 일행들의 섭섭함을 눈치챈 등반대장 박인철(57)씨는 “영실코스는 짧지만 오백나한상이라고도 불리는 기암절벽인 영실기암의 장관을 볼 수 있는 매력적인 곳”이라고 달래줬다. 해발 1700m의 윗새오름이 가장 높이 오를 수 있는 곳. 윗새오름 대피소 못미쳐 노루샘에서 맛본 시원한 물맛이 한라산의 청정함을 느끼게 했다. 윗새오름에서는 어리목 코스로 한라산을 내려갈 수 있다.4.7㎞로 하산까지 2시간 정도 걸렸다.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한라산은 그만의 운치가 있었다. 자욱한 안개로 시야가 막히는 아쉬움은 있지만 오히려 등산로는 고즈넉했다. 등산로 양쪽에 수북한 대나무 일종인 조릿대 잎새 위로 떨어지는 빗방울이 심신에 잠긴 도시의 때를 벗겨준다. 초가을에 성판악 코스를 타고 백록담까지 올랐다는 최성회씨는 “정상에 이르는 동안 발아래 끝없이 뭉실뭉실 펼쳐진 구름바다 위를 한라산 초입에서 만난 큰 까마귀가 되어 날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고 말하며, 한라산에 푹 빠지면 주말마다 근질근질하다고 너스레를 떤다. 겨울 비치곤 양이 많아 겉옷과 신발에 비가 스며들었다. 마침 영실 휴게소의 인심 넉넉한 주인장이 제공한 난로 앞에서 서로 김을 풍겨가며 양말과 바지를 말렸다. ●느껴봐, 제철 방어의 맛 올해 4회째인 최남단 모슬포항의 방어축제를 보기 위해선 서둘러야 했다. 축제의 압권은 맨손으로 방어잡기. 참가비 1만원만 내면 4평 남짓 대형수조에서 잡은 방어를 모두 가져갈 수 있다. 한마리 5000∼1만원 하는 방어가 잡히는 만큼 내것이라니. 마음만 앞선 탓인지 면장갑만을 껴서는 잡기가 쉽지 않다. 녀석들의 헤엄치는 속도는 또 어찌나 빠른지. 주부들은 남편의 응원을 받으며 4∼6마리씩 방어를 잡아 즉석에서 회를 떠가기도 했다. 제주도의 방어는 11월에서 이듬해 3월이 제철. 마라도의 거센 물살에서 자라난 방어회의 붉은살은 쫄깃한 맛이 일품이다. 올해 최남단 모슬포 방어축제는 지난 5일 막을 내렸다. 청해진해운의 김형자 주임은 “내년 3월까지 오후 3∼6시에 모슬포항에 들르면 어선에서 갓잡은 제철만난 방어를 싼값에 살 수 있다.”고 귀띔했다. ●13시간 항해의 여운 토요일 저녁 7시 오하마나호는 인천을 향해 출발했다. 제주항에서도 제주공항과 마찬가지로 간단한 면세점 쇼핑을 즐길 수 있다. 매장규모는 작지만 담뱃값이 시중보다 보루당 5000원 가까이 저렴해 애연가들의 구미를 당겨 금연열풍에도 불구하고 담배를 사려는 줄이 길었다. 선실의 창밖으로 잊을 만하면 하나씩 나타나는 서해안의 섬들을 구경하니 마음이 고요해졌다. 일요일 아침 8시, 인천항에 도착했다.13시간의 항해는 그렇게 바다 위에서 미끄러지는 배처럼 흘러갔다. ■ 한라산 여행이 9만9000원 제주도 한라산 여행이 9만 9000원? 인천에서 오하마나호를 이용한다면 가능하다. 청해진해운(032-889-7800,www.cmcline.co.kr)에서 매주 월·수·금요일에 출발하는 2박3일 제주 크루즈 상품이 9만 9000원이다. ●주말에 즐기는 한라산 일정 첫째날 오후 7시 인천항에서 출발, 둘째날 오전 8시 제주에 도착한다. 한라산을 오른 뒤, 셋째날 오전 8시 다시 인천항에 도착하게 된다. 서해안의 낙조와 갈매기와의 데이트, 밤하늘의 은하수와 제주 일출을 선상에서 즐길 수 있다. 객실은 카펫이 깔린 마룻바닥에 담요와 베개가 제공되는 3등실이다.1인당 2만원을 추가하면 2등실을 이용할 수 있다. 2등 가족실은 2층 침대 2개가 구비돼 있어 4인 가족에 안성맞춤. 한편에는 작은 화장실과 소파, 탁자도 있다.1등실은 17만 3000원. 식사는 오하마나호 안 레스토랑(한식 한끼당 5000원)과 매점을 이용할 수 있다. 미리 음식을 준비해서 가족끼리 선실에서 식사하는 것도 가능하다. 한라산을 오를 때 도시락은 무료로 제공한다. 한라산에 오르지 않을 경우 2만원을 추가해 제주도 일일관광으로 일정을 변경할 수 있다. 버스를 타고 도깨비도로~성읍 민속마을~미천굴~섭지코지~해녀촌~박물관 등을 둘러보는 일정이다. 성탄절 전날인 24일과 새해 첫 일출을 선상에서 맞을 수 있는 31일에 출발하는 배편은 지난 3월부터 판매, 이미 매진됐다. 내년을 기약하려면 일찌감치 예약해야 한다.24,31일에는 특별히 선상에서 불꽃놀이 축제도 벌어진다. 음력 설연휴에는 윷놀이 등 다양한 이벤트도 마련한다. ●크루즈여행, 이것이 궁금해요 제주 크루즈 여행을 즐기기 위해 멀미약은 따로 준비할 필요 없다.4m이하의 파도에서는 특별한 요동이 느껴지지 않는다. 다만 바다의 상태는 예측불가능하므로 여행 일정은 하루 정도 여유를 두는 것이 좋다. 일요일에 돌아온다고 월요일 아침부터 중요한 일정을 잡는 것은 가능하면 피하도록 한다. 등산 후 땀에 젖은 몸은 오하마나호 내에 작은 욕실을 이용해 씻을 수 있다. 휴대전화 통화는 출항후 1∼2시간은 가능하나 이후에는 배가 먼바다로 빠지면서 불가능하다. 애완견을 데리고 탈 수는 있지만 여객실에 함께 있을 수는 없고, 별도의 장소에 둬야 한다. 자전거는 별도 요금없이 가져갈 수 있다. 오토바이는 크기별로 1만 6000∼9만 8000원선, 자동차는 크기별로 11만 5000∼65만 4000원선의 운임을 내야 한다. 자동차를 싣고 가서 당일여행을 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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