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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마와 읽는 동화] 엄마 마중/조대현

    [엄마와 읽는 동화] 엄마 마중/조대현

    서울신문은 대표적인 동화작가들이 참여하는 ‘엄마와 읽는 동화’를 매주 한 차례 싣습니다. 우울하거나 충격적인 소식이 넘쳐나는 요즘 독자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주고, 발표지면이 부족한 동화작가들의 창작의욕을 북돋울 것입니다. 나아가 시대정신을 갖춘 어린이용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생산함으로써 문화산업 발전에도 작은 몫을 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성원을 바랍니다. 아빠 엄마는 요즘 늘 찌푸린 얼굴입니다. 엄마는 아빠가 회사에 나가지 않고 집에만 들어앉아 있는 게 싫은 모양입니다. 그래서 자꾸 짜증을 냅니다. 그러면 아빠도 얼굴이 벌게져서, “내가 무슨 돈 벌어 오는 기계냐.”고 화를 내면서 책이나 옷 같은 물건을 마구 내던집니다. 그래서 큰 싸움이 벌어지곤 합니다. 오늘도 건우가 학교에서 돌아와 보니 마루에 책과 방석이 어지럽게 널브러져 있었습니다. 아빠 엄마가 또 싸우신 게 분명합니다. 그런데 웬일인지 엄마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건우가 흐트러진 물건을 치우며 엄마 어디 가셨느냐고 물었지만 아빠는 아무 대꾸도 않고 베란다에 나가 담배만 퍽퍽 피워댔습니다. 한참 뒤, 건우가 방에 들어가 숙제를 하고 있는데 아빠가 문을 똑똑 두드리고 들어왔습니다. “건우 뭐하니?” 아까보다 화가 훨씬 가라앉은 목소리입니다. “숙제하는데요.” “나하고 얘기 좀 할까?” 아빠는 건우 보기가 멋쩍은지 뒤통수를 긁으며 옆 의자에 앉았습니다. 그리고 건우의 손을 잡고 말했습니다. “아빠가 너한테 늘 화내는 꼴을 보여서 미안하다.” 가만히 보니 아빠의 눈가에는 울고 난 사람같이 물기가 어려 있었습니다. 건우는 어쩐지 안됐다는 생각이 들어 아빠의 손을 마주잡고 말했습니다. “아빠, 엄마하고 자꾸 싸우지 마세요. 엄마가 뭐라고 해도 아빠가 참으세요.” “글쎄, 나도 참으려고 애를 쓰는데 그게 잘 안되는구나. 나도 속이 상해 죽겠는데 엄마가 자꾸 나를 몰아세우기만 하니…….” “그래도 아빠가 참으세요. 아빠가 다시 직장에 나가시게 되면 엄마도 안 그러실 거예요.” “그래. 알았다. 너도 아빠를 이해해 다오.” 아빠는 그러면서 건우의 손을 꼭 쥐어주었습니다. 그러자 아빠와 전보다 더 친해진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날 저녁 정말로 큰일이 일어났습니다. 저녁 먹을 시간이 훨씬 지났는데도 엄마가 돌아오지 않은 것입니다. 아빠도 당황했는지 아파트 창밖 한번 내다보고 시계 한번 쳐다보고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입니다. 건우가 외가댁에 전화를 걸어본다고 해도 말리지 않았습니다. ‘띠리리릭…….’ 외할머니가 전화를 받았습니다. “아이구, 건우야. 왜들 그러는지……. 저녁은 먹었느냐?” “아니요. 그런데 우리 엄마 거기 계셔요?” “오냐. 바꿔 주마.” 조금 있다가 엄마가 차가운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습니다. “왜 전화 걸었니?” “엄마, 왜 안 오세요? 빨리 오세요.” 그러나 엄마는 그 말에는 대꾸도 않고, 엄마 할 말만 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밥통에 밥 남은 것 있고, 냉장고에 반찬과 국 끓여 놓은 것 있으니 찾아 먹어.” 그날 밤 건우와 아빠는 처음으로 국도 데우고 상도 차려 저녁밥을 먹었습니다. 설거지도 아빠가 했습니다. 평소에 먹던 것과 같은 밥이고 반찬인데도 엄마의 손길이 가지 않은 밥상은 무엇이 빠진 듯 허전하고, 그래서 같은 음식인데도 맛이 없었습니다. 이튿날 아침도 건우와 아빠 단 둘이 남은 밥을 데워 먹고 아빠는 집에, 건우는 학교로 갔습니다. 학교를 마치고 학원까지 다녀왔는데 그때까지도 엄마는 돌아오지 않고 아빠 혼자 베란다에서 마른 화분에 물을 주고 있었습니다. “엄마 아직도 안 오셨어요?” 건우가 물었지만 아빠는 고개만 끄덕끄덕하고 곧 주방으로 들어갔습니다. 엄마가 돌아오지 않으니까 아빠가 대신 저녁밥을 지으려는 모양이었습니다. 두 팔을 걷고 싱크대 앞에서 서투르게 쌀을 씻는 아빠의 뒷모습이 퍽 쓸쓸하고 외로워 보였습니다. 그래서 건우도 주방으로 들어가 아빠를 도왔습니다. 건우와 아빠가 이렇게 저녁 준비를 하느라고 부산을 떨고 있는데 현관문이 딸가닥 열리더니 마침내 엄마가 돌아왔습니다. 건우는 너무나 반가워 한달음에 달려가 엄마 치마폭에 매달렸습니다. 그러나 엄마는 건우를 따듯이 안아주기보다 아빠에게 먼저 차갑게 쏘아붙였습니다. “나 당신 보고 싶어서 온 거 아니에요. 애 밥 굶길까봐 온 거지.” 아빠는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습니다. 엄마는 곧 옷을 갈아입고 주방에 들어가 아빠를 밀쳐내고 저녁밥 준비를 서둘렀습니다. 따로 차린 것 없이 늘 먹던 밥과 반찬인데도 엄마가 차려낸 밥상은 아빠와 단 둘이 먹던 밥상과 맛과 느낌이 달랐습니다. 어딘지 정갈하고 따뜻하게 잡아끄는 맛 같은 것이 느껴졌습니다. 건우는 이때 처음으로 엄마의 손길에는 음식을 맛있게 하는 마술이 숨어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러나 엄마는 건우나 아빠와 밥상을 같이하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건우와 아빠가 밥을 먹는 동안 엄마는 거실에 나가 TV를 보았습니다. 그러다가 식사가 거의 끝날 때쯤 다시 식탁 앞으로 와 아빠에게 선언하듯이 말했습니다. “나 내일부터 친정 부근에 있는 식당에 나가 일하기로 했으니 그런 줄 알아요.” 아빠가 무슨 소리냐는 듯 뻔히 쳐다보았지만 엄마는 앞뒤 설명도 없이 한마디를 덧붙였습니다. “당신이 놀고 있으니 나라도 나가 애 학원비라도 벌어야지, 통장만 까먹고 있을 순 없잖아요.” “엄마가 식당에 나가 무슨 일을 하는데요?” 이번에는 건우가 궁금해서 물었습니다. “무슨 일을 하긴. 아무 재주도 없는 내가 나물 다듬고 설거지하고, 그런 일밖에 더 하겠니.” 엄마는 그러면서 서둘러 상을 치우고 안방에 들어가 손잡이 문을 딸가닥 채웠습니다. 안방으로 들어갈 수 없게 된 아빠는 그날 밤 건우의 방에서 건우와 한 이불을 덮고 자리에 누웠습니다. 밤이 깊어가는데도 아빠는 잠이 안 오는지 자꾸 몸을 뒤치락거렸습니다. 건우도 잠이 오지 않아 아빠에게 조용히 말을 걸어 보았습니다. “아빠. 엄마가 정말 음식점에 나가실 건가요?” “글쎄, 모르겠다. 두고 봐야지.” “엄마가 그런 데 나가 어떻게 일하시려고 그러는지 모르겠어요.” 건우의 걱정스러운 말에 아빠는 한참 있다가 힘없이 중얼거렸습니다. “모두 내 탓이다. 내가 제 구실을 못해서 엄마와 너까지 고생을 시키는구나.” “아빠. 힘내세요. 회사가 잘되면 다시 아빠를 부른다고 했다면서요?” “그래. 조금 더 기다려 보고, 안되겠다 싶으면 아빠도 나가서 새 일자리를 찾아볼 생각이다. 그러니 아무 걱정 말고 너는 열심히 공부나 해. 알았지?” “예.” “자, 그만 자자.” “예. 아빠도 주무세요.” 그러나 건우가 잠들 때까지도 아빠는 계속 뒤치락거렸습니다. 이튿날부터 엄마는 정말 식당에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식당은 집에서 버스로 열 정거장도 넘는 먼 거리에 있기 때문에 나가서 점심, 저녁 찬거리 준비하자면 아침부터 서둘러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학교에 가는 건우와 함께 집을 나섰습니다. 첫날, 밤 11시가 넘어서야 집에 돌아온 엄마는 오자마자 소파에 쓰러져 코를 골며 잠이 들었습니다. 평소에 안 하던 일을 하니까 피곤하신 모양입니다. 그런 엄마의 몸 위에 아빠가 담요를 덮어드렸습니다. 이튿날, 또 그 이튿날도 엄마는 아침에 나갔다 자정 가까이 돼서야 돌아왔습니다. 저녁 손님들 보내고 식당 청소까지 마치면 늘 그 시간이나 돼야 집에 올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날은 아침부터 간간이 눈발이 날렸습니다. 그러다가 낮부터는 함박눈으로 변하여 온 세상을 하얗게 덮었습니다. 밤이 되자 TV에는 눈길에 미끄러져 다치는 사람과 자동차 사고가 연달이 나왔습니다. 엄마가 돌아올 시간까지도 눈은 계속 내렸습니다. TV를 지켜보던 아빠가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중얼거렸습니다. “우산이라도 가지고 나가 봐야 할 것 같구나.” “제가 나갈게요.” 건우는 비올 때 쓰는 큰 우산을 펼쳐들고 아파트를 나섰습니다. 그리고 눈길을 터벅터벅 걸어 큰길 건너 개천 다리 위에 가 엄마를 기다렸습니다. 엄마가 버스에서 내려 집으로 돌아오자면 꼭 건너야 하는 길목입니다. 우산 위에 쌓이는 눈을 몇번이나 털어냈을 때에야 엄마가 저쪽 다리 끝에 나타났습니다. 엄마는 머리에 스카프를 쓰고 목을 잔뜩 웅크린 채 이쪽으로 걸어오고 있었습니다. “엄마!” 건우가 우산을 들고 뛰어가자 엄마는 깜짝 놀라 눈을 둥그렇게 떴습니다. “아니, 왜 나왔니? 감기 들면 어떡하려고.” “괜찮아요. 엄마가 우리를 위해 고생하시는데 이런 날 마중 나오는 건 당연하죠.” 건우의 능청스러운 농담에 엄마는 오랜만에 빙긋 웃으며 우산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에그, 우리 아들 이제 다 컸네.” 건우와 엄마가 집 앞에 와 보니 아빠도 걱정이 되셨는지 아파트 입구에 나와 서 있었습니다. 아빠를 본 엄마는 무슨 생각을 했는지 건우 귀에 대고 조그만 소리로 말했습니다. “건우야. 우리 개천가에 나가 산책하다 들어오지 않을래? 눈도 오는데.” 건우는 아빠에게 미안했지만 모처럼 좋아진 엄마의 기분을 상하게 하고 싶지 않아 엉겁결에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러지요, 뭐.” 사람들이 다니지 않아 발목까지 쌓인 개천가 눈길은 건우와 엄마가 밟을 때마다 뽀드득뽀드득 소리를 냈습니다. 한참 말없이 걷는 엄마에게 건우가 먼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습니다. “엄마. 아직도 아빠를 미워하세요?” 엄마는 웬 생뚱맞은 소리냐는 듯 말을 피하려고 했습니다. “얜, 미워하긴 뭘 미워한다고 그러니.” “아빠 미워하지 마세요. 아빠도 엄마에게 미안하다고 했어요. 그리고 새 일자리도 알아본다고 하셨어요. 엄마도 그때까지만 참으세요.” “어휴, 그래 알았네, 알았어. 아들. 가재는 게 편이라더니, 아빠 역성들기는.” 엄마는 그러면서도 건우가 밉지 않은 듯 어깨를 폭 감싸 안았습니다. 그런데 한참 걷다 보니 뒤에서 누가 따라오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힐끗 뒤를 돌아보니 아빠가 저만치 따라오고 있었습니다. 어둠 속에 구부정한 모습이 틀림없는 아빠였습니다. 엄마도 아빠를 발견하고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습니다. “어유, 옷 버리는데 우산도 안 쓰고 무슨 청승이람. 빨리 와 같이 우산을 쓰든지.” 그 말에 힘을 얻어 건우가 소리쳤습니다. “아빠, 이리 와 우산 쓰세요.” 아빠는 기다렸다는 듯이 큰 소리로 대답하며 뛰어왔습니다. “어, 그래.” 하얀 우산 밑에 나란히 찍혀 나가는 세 사람의 발자국이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것 같았습니다. ●작가의 말 한겨울에 몰아닥친 경제한파는 이 땅의 수많은 가장을 거리로 내몰고 있습니다. 그것은 가장 한 사람의 고통으로 끝나지 않고, 그보다 더 많은 가정과 가족들에게 불화의 어두운 그림자를 짐 지우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때일수록 가족 간에 서로를 배려하고 아픔을 보듬어 주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것이 고난을 이기고 웃음꽃 피는 내일을 기약하는 지혜이기도 합니다. ●약력 ▲강원도 횡성에서 남 ▲서라벌예술대와 단국대서 문학을 공부함 ▲1966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동화 ‘영이의 꿈’이 당선되어 문단에 나옴 ▲‘소리를 먹는 나팔’, ‘할머니의 손바닥 주소’, ‘자물쇠가 많은 집 아저씨’ 등 40여권 동화집을 냄 ▲한국아동문학상 방정환문학상 등을 받음 ▲한국아동문학인협회 회장을 지냄
  • 입 연 미네르바 “공익 해칠 의도 없었다”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로 지목된 박모씨는 9일 자신이 실제 미네르바가 맞지만 허위사실을 유포한 적이 없고 공익을 해칠 의도도 없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9일 오후 서울중앙지검을 찾은 민주당 법률지원단 소속 인사들을 접견한 자리에서 자신이 포털 다음의 토론 게시판 ‘아고라’에 글을 올린 이유에 대해 “소파상,가구상,원자재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분들이 환율,주가와 관련해 얼마나 많은 피해를 보고 있느냐.”며 “되도록 정확한 사실과 의견을 알려줘 손해를 줄이려고 했다.”고 말했다고 접견한 이종걸 의원이 전했다.  이 의원의 말을 인용한 연합뉴스에 따르면 박씨는 검찰이 지난달 29일 자신이 쓴 글 ‘정부가 금융기관의 달러 매수를 금지하는 명령을 내렸다.’를 영장 청구의 사유로 삼은 데 대해 “아고라 등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기획재정부가 협조공문을 보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정부가 사기업에 막대한 힘을 미치는데 정부의 협조요청은 금지 아니냐.”고 되물었다고 이 의원은 말했다.  다른 접견인은 박씨가 “오히려 내 글을 둘러싼 논란이 생기면서 글도 덜 올리고 자제해 왔는데 구속하겠다는 것이 황당하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박씨는 ‘민유성 산업은행장을 낙하산 인사로 표현한 글에 대해 검찰 조사를 받았으며 허위사실이 있는 것으로 보기 어려운 것 아니냐.’고 주장하고 있다.”고 했다.  박씨는 또 정부를 향해 “이 정부에서는 정부를 비판만 하면 다 ‘좌빨(좌익 빨갱이)’이 되는 것 아니냐.”,“나치 때를 봐라.국민 입부터 막는 것 아니냐.이명박 정부가 미디어를 잡는 것은 예상된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박씨는 자신이 실제로 주식을 매매하거나 외환을 거래한 적은 없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박씨는 집에서 컴퓨터를 이용해 글을 작성했고 주변 사람에게 한번도 자신이 미네르바인 사실을 말한 적이 없어 부모도 이 사실을 모를 정도라고 밝혔으며,함께 살던 동생은 인도에 선교활동을 나가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또 인터넷에서 ‘경제대통령’이란 폭발적 반응을 불러일으킨 데 대해 “예상치 못한 결과였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씨는 전문대 졸업 후 직장에 두 차례 근무했었고,검찰에 체포되기전 물류·마케팅 쪽의 한 중소업체에 출근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이 의원은 “박씨는 검찰이 자신을 무직으로 밝힌 데 대해 불쾌해했다.”고 말했다.  박씨는 “유명인이 되고 싶은 생각이 없었고,이것을 통해 돈을 벌고 싶은 생각도 없었다.”며 “이젠 조용하게 내 사업을 하면서 살고 싶다.”고 하소연했다고 한다.  이 의원은 “박씨가 기사를 뒤지는데는 전문가 같았지만 본인의 경력이나 학력 등을 종합하고 박씨가 신동아와의 인터뷰를 부정하고 있는 점 등을 볼 때 박씨가 글을 게재한 본인인가 하는 의심이 있다.”며 “박씨가 글 전부를 쓴 것 같지는 않고 공동저작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민주당 법률지원단은 박씨의 법률지원에 나서기로 했고,박씨는 “억울하다.많은 분들이 도와주면 고맙겠다.”고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박씨는 이날 오후 검찰 조사를 받고 휴식을 취하던 중 SBS와의 전화 통화에서 “경제위기로 인한 가정파괴를 막기 위해 글을 썼다.”며 “의도하지 않게 혼란을 줘 죄송하다.”고 심경을 밝혔다.그의 육성이 공개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박씨는 “개인적 차원에서 피해를 줄이고, (경제적 위기에서) 가정을 보호하고자, 전통 가족주의 파괴를 막고자 했는데, 의도하지 않게 혼란을 줘서 죄송합니다.”라고 말했다.정부가 환율시장에 개입했다는 문제의 지난달 29일 글에 대해선 자신이 쓴 것이 맞다고 인정하면서도 ”굳이 말하자면, (12월29일 글은 확대했다고) 그렇게 보시면 되겠죠.”라고 인정했다.수사로까지 이어진 것은 지나치다는 억울한 감정도 빠뜨리지 않았다.그는 “(검찰에서) 확대한 측면이 있어서…. 거기에 대해서 개인과 집단 사이에서 이해 관계 대립이 있으니까 생긴 차이죠.”라고 말했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다른기사 보러가기] [사설]미네르바 사법처리 지나치다 ’미네르바’ 박씨를 소개합니다 노인들의 성…“죽어도 좋아, 아직 설렌다” 김형오 의장 “강경파 득세정치 희망 없어 국회 폭력고발 취하 않을 것” “행정인턴요? 차라리 ‘알바’가…”
  • [서울신문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호모 리터니즈/진보경

    [서울신문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호모 리터니즈/진보경

    나는 빈 칸에 그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한다.‘해당 정보와 일치하는 아이디는 다음과 같습니다.jeonghyuns**’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끝 두 자리는 별표로 표시한다는 설명이 붙지만 나머지 철자는 뻔하다.정현수.그러니까 숨겨진 두 글자는 알파벳 ‘oo’인 셈이다.화면 상단의 비밀번호 찾기로 들어간다.아이디와 이름,주민등록번호,휴대전화 인증번호를 차례로 채운다.마지막으로 새 비밀번호를 입력하라는 창이 뜬다.정현수의 보안장치는 너무 허술했다.현실과 가상으로 나누어진 그의 공간.탐사 삼 일째,잠입은 성공적이다. 첫째 날은 집 안을 둘러보고 청소하는 일로 시간을 보냈다.불청객을 가장 먼저 맞이한 건 냄새였다.숙성이라고 해야 할까,부패라고 해야 할까.여러 소(素)들이 섞여 오랜 시간 묵은 냄새.증발된 삶의 흔적들이 좁은 공간을 빠져나가지 못한 채 고여 있었다.음식 냄새,담배 냄새,가구 냄새,하수구 냄새…….그리고 그의 체취.좀 더 강한 냄새부터 잔향까지.모두가 뒤섞여 도무지 구분되지 않는,냄새들의 저장소.금세 두통이 도졌다.발코니로 다가가 창을 열었다.앞 동은 층고가 낮고 뒤쪽은 야트막한 산이 배경인 아파트의 21층.벌거벗고 집안을 활보해도 될 만큼 자유로운 높이에 그는 살고 있었다.발밑으로 솜뭉치 같은 먼지들이 풀풀거렸다.청소기를 돌리고 썩은 음식들을 내다 버렸다.자정이 넘은 시각,음식물 쓰레기통 뚜껑을 여는 남자를 눈여겨보는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둘째 날은 늦잠을 잤다.퀴퀴한 냄새가 배어 있는 그의 침구 속에서,나는 배가 고파 눈을 떴다.냉장고 안에 먹을 수 있는 음식이라곤 생수 두 통뿐이었다.주방 수납장에서 라면 몇 봉지를 발견했다.계란도 단무지도 김치도 없이,끓인 라면을 뚜껑에 덜어 두 끼를 때웠다.정현수의 휴대전화를 충전해 전원을 켰다.다행히 잠금 설정은 되어있지 않았다.전화번호 저장함은 텅 비어 있었다.통화목록도 모두 지워져 아무런 기록도 남아있지 않았다. 수신함에 읽지 않은 메일 수백여 통이 쌓여 있다.나는 잠깐 망설인다.메일들을 클릭하는 순간 벌어질 수 있는 일에 대해.스팸메일이야 그렇다 쳐도,수신 확인은 그의 실존을 증명할 수 있는 단서가 되지 않겠는가.어쩌면 나에겐 그것이 더 나은 일인지도 모른다.우선 광고메일들을 체크해 휴지통으로 보낸다.발신자가 백화점이나 은행,식당,웹사이트 등의 상호로 표시되거나 제목에 ‘대출’,‘오빠’,‘신제품’ 같은 키워드가 포함되어 있으면 무조건 삭제한다.그러고 나니 순수한 의도와 목적을 가진 듯한 메일 여섯 통이 남는다.지난달에 수신된 두 통은 결혼식과 돌잔치 안내가 제목으로 올라와 있고,한 통은 ‘형 잘 지내요?’로 안부를 전하는 메시지다.네 번째 메일의 제목은 ‘수정 관련사항입니다’,발신인은 ‘한강병원’이다.언뜻 봐선 그의 사적인 일에 관한 내용인 듯싶다.정현수는 유부남이었을까.내용을 살펴본다.안녕하세요.한강병원 원무과 김 대리입니다.제작해 주신 홈페이지에 오류가 발생하여 문의 드립니다.추가로 수정을 원하는 부분도 상세하게 적어두었으니 첨부파일을 참고하세요.비용 관련 협의는 전화로 했으면 합니다.연락 기다리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발신인이 ‘리쉬케쉬’인 메일 두 통을 놓고 고민한다.리쉬케쉬는 실명일까,닉네임일까.‘제목 없음’이 제목인 이 메일은 광고일까,아닐까.얼핏 대부업체 상호 같은 느낌도 든다.인터넷 새 창을 열어 검색어를 입력한다. 요가와 명상의 도시 리쉬케쉬.갠지스 강의 상류에 위치한 히말라야의 관문이다.힌두교인의 성지이므로 이곳에서 푸자를 하고 꽃접시를 띄워 보내며 소원을 빌기도 한다.요가의 본고장이라 수많은 아쉬람과 요가선생들이 있고,비틀스가 구루(guru) ‘마하리쉬 마헤쉬’를 찾아와 머무르면서 더욱 유명해진 도시.장기간 요가와 명상을 즐기고 싶은 여행자에게 최적의 장소이며 금주와 채식의 고장.술은 어디서도 구할 수 없고 100% 채식을 하므로 이곳에서는 달걀조차 먹을 수 없다……. 수행자의 도시에서 온 메일.역시 판단하기가 어렵다.어쩌면 그가 가입한 인터넷 카페나 동호회의 이름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가입한 카페 목록을 열어본다.삼십대 중반의 남자라면 대부분 가입했음직한 성격의 카페들이 주르륵,여섯 개가 뜬다.등산,음악,사진,재테크,여행 그리고 마지막으로 CEO클럽.정현수의 직함은 대표이사였다.회사명은 ‘펨토테크놀로지’.첫째 날,그의 명함에 찍힌 회사 전화번호를 눌러보았다.결번이었다.명함 우측 상단엔 ‘네트워크 솔루션’이라는 단어가 인쇄돼 있었다.회사 도메인을 주소창에 입력했다.웹페이지를 표시할 수 없다는 메시지가 떴다.어떤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문을 닫게 된 그 회사의 CEO가 정현수였다.한강병원에서 발주를 받은 건 회사를 폐업하기 전이었을까,아니면 이후일까.그가 되기 위해선 그를 완벽히 알아내야 한다.나는 리쉬케쉬에서 온 메일을 열어보기로 결심한다. 수신날짜가 8월 5일인 첫 번째 메일은 사진 한 장과 두 줄의 메시지가 전부였다. 내가 지금 이곳에 머무는 이유에 대해 잊으려고 노력 중이야.마음이 편안해지고 있어.요즘 사귄 새 친구를 소개할게. 허름한 골목길,얼룩소 한 마리가 수도꼭지에 입을 대고 물을 마시는 사진.소의 턱을 타고 흘러내리는 게 물인지 침인지 모르겠다. 두 번째 메일은 내용 없이 인물 사진만 첨부돼 있다.통통한 체형에 단발머리인 여자는 무표정하다.그렇지만 딱딱하게 굳지 않은,오히려 편안해 보이는 모습이다.아마도 발신인의 사진 같다.두 통의 메일로는 아무것도 추측할 수가 없다.그녀는 정현수와 어떤 관계일까.수신된 날짜는 10월 17일.내가 그를 발견하기 하루 전에 도착한 것이다. 마른 낙엽을 수북이 덮고 그는 얌전히 엎드려 있었다. 평일 오후의 등산로는 한산했다.매표소 앞 매점에서 김밥과 라면을 사먹고 네 시쯤 오르기 시작한 산행이었다.중년부부 두 쌍과 젊은 여자 한 명,대학생으로 보이는 일행 대여섯 명 정도가 그날 마주친 사람 전부였다.어디서 넘어왔는지 모르지만 그들은 모두 하산 길이었다.조용한 산길에서 서로 말없이 길을 터주며 걸음을 재촉했다.깔딱고개를 지날 땐 평소보다 심하게 헉헉거렸다.지난밤 과도하게 마신 술과 담배 때문이었다.계곡을 치고 올라온 지 한 시간이 지났다.정상이 눈앞에 보였다.숨이 턱까지 차올랐다.마지막에 사람을 가장 고통스럽게 담금질하는 건 산행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조금 있으면 해가 질 시간이었다.산속의 어둠은 모든 것을 까마득하게 지워버린다.주변은 물론,시야에서 사라진 길 위에 서있는 내 모습 까지도.검은 하늘과 더 짙은 능선의 경계만 구분할 수 있을 뿐이다.야간산행을 준비하지 않은 사람들에겐 당혹감을 넘어 두려움으로 온몸을 굳게 만드는 어둠.나는 산속의 어둠쯤 두렵지 않았다.거의 매일 오르내린 덕분에 눈 감고도 헤칠 수 있는 길이었다.호흡은 가빠도 마음은 더없이 고요했다.등산객 이외의 어떤 것으로도 나를 판단하지 않는 산.그곳에 있을 때 나는 가장 자유롭고 평등했다. 물든 단풍은 정상 근처에서만 볼 수 있었다.발밑에선 낙엽들이 사각,소리를 내며 부서졌다.가을은 아직 오지 않고 가뭄이 세상을 바짝바짝 말리고 있었다.나는 용변 볼 장소를 찾아 길을 등졌다.널찍한 바위 뒤편에 쭈그리고 앉아보았다.굽이진 길 위로 하산하는 일행이 보였다.소변이야 대충 돌아서서 금방 끝낼 수 있지만 엉덩이를 까고 앉아야 하는 일은 더 은밀한 장소여야 했다.아래쪽은 급경사였다.다른 길을 찾아볼 여유는 없었다.나는 내리막 경사를 따라 미끄러지듯 뛰었다.이 정도면 됐다 싶은 곳에 바지를 내리고 앉았다.어느새 파리들이 다가와 윙윙거렸다. 발끝으로 낙엽을 모아 용변을 덮었다.역시 어제 마신 술 때문인지 냄새가 심했다.시큼하고 들큼하고 구렸다.손가락으로 코를 싸쥐고 발로 계속 낙엽을 찼다.사위는 이미 어둑해지고 있었다.대충 정리를 끝내고 비탈길을 오르던 나는 문득 뒤를 돌아보았다.누가 불러 세운 것 같기도,알 수 없는 신호를 받은 것 같기도 했다.내가 앉아있던 주변을 몇 발짝 떨어진 곳에서 내려다봤다.불룩하게 솟은 무언가가 보였다.바위도 아니고 흙도 아니었다.나는 슬금슬금 내려가 다시 그 자리에 섰다.그리고 가까이 다가가 그것을 유심히 살폈다.수북한 낙엽 사이로 푸른 옷자락이 보였다.손바닥으로 낙엽을 헤쳤다.역한 냄새가 훅 끼쳤다.푸른 상의에 검은 바지 차림의 누군가가 엎드려 있었다.그의 등에 손바닥을 댔다.차가웠다.이봐요.나는 푸른 옷의 오른팔을 들춰보았다.표피가 터질듯 부풀어 오른 파리 유충들과 딱정벌레 무리가 굼실거리고 있었다. 요동치는 마음과 달리 나는 한 발짝도 뗄 수 없었다.불현듯 오한이 들고 온몸이 떨려왔다.나는 망설였다.그냥 모른 척 되돌아가고 싶었다.후들거리는 발이 붙박인 듯 움직이지 않았다.휴대전화를 꺼내 ‘119’를 눌렀다.깊은 계곡 안이라 통화불능이었다.조금 높은 곳으로 올라가 통화를 시도하기로 마음을 고쳐먹었다.조금만 기다려요.그 말은 오히려 나를 안심시키는 효과가 있었다.천천히 몸을 움직여 일을 진행했다.구조대원들이 발견하기 쉽도록 그를 덮은 흙과 나뭇가지,낙엽들을 옆으로 치웠다.벌레들이 놀란 듯 꼬물거렸다.파리들이 머리 위를 맴돌았다.냄새 때문에라도 더는 머물러 있을 수 없었다.현장 정리를 마치고 돌아서려던 그때,또다시 무언가 내 시선을 잡아끌었다.그의 바지 뒷주머니 위로 반쯤 삐어져 나온 지갑. 나는 침착하게 등산장갑을 손에 꼈다. 어차피 이 사람에겐 소용없는 물건 아닌가.발견한 구조대원이 유족들을 수소문해 돌려줄 수도 있겠지.하지만 나와 같은 누군가가 이것을 먼저 발견한다면…….장갑 낀 손으로 지갑을 빼냈다.몇 장의 카드와 신분증,현금은 십만 원도 채 안 됐다.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내 의도와 상관없이 유예된 삶에서 벗어날 방도를 궁리 중이었다.좀 더 잘살기 위해 선택한 길인데 어쩌다 보니 한가운데 갇혀버린 채 덜컥 문이 닫혔다.세상은 나를 필요로 하지 않았고 사람들 또한 그랬다.서른 살 넘은 무직자인 나와 관계를 유지하는 사람은 어릴 적 친구들뿐.누구도 나를 달가워하지 않았다.나는 이제껏 그 흔한 연애조차 못 해봤다.더 나은 모습으로 더 좋은 상대를 골라야 한다는 강박 때문이었다.현재의 나를 설명할 수 있는 수식어는 없었고 그런 내가 적응할 수 있는 집단이나 장소 역시 없었다.하지만 그건 명백히 내 잘못이 아니다.나는 열심히 노력해 왔다.단 한 번도 샛길로 빠져보지 않은 그야말로 모범생이었다.그렇다 해도 나를 그럴듯하게 돋보일 수식어가 없는 한,내 삶은 유예 중인 거였다.이제 와 새로운 계획을 세우고 전면적인 궤도 수정을 하기엔 너무 늦었다.벌써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내집마련을 목전에 두고 있는 또래들을 보면 더욱 극심한 절망감에 빠졌다.그렇다면 어떻게 바꿀 것인가.오던 길 계속 가는 것도 불안하고 새 길을 찾아내는 것 역시 자신 없다.나는 내 인생의 판을 새로 짜고 싶었다.도저히 불가능한 일이었다. 지갑에서 현금 대신 신분증을 꺼냈다.아이 손바닥만 한 작은 플라스틱 판 안에 그의 정보가 고스란히 들어있었다.이름은 정현수.나와 동성(同性)이고 나보다 한 살이 많다.뿔테 안경에 회색 스웨터 차림의 증명사진 속 그는 나이보다 조금 더 늙어 보였다.주소지는 서울의 남쪽 신도시에 위치한 아파트……. 순간 아찔한 현기증을 느꼈다.이제껏 한 번도 품어보지 못한 생각이,그야말로 섬광처럼 떠올랐다.나는 세차게 고개를 흔들어댔다.아니다.그것은 전부를 버려야 가능해지는 일이다.지금까지의 나,나의 생활,인간관계,과거 행적까지 모두. 그럴 수 있겠는가. 모든 일은 순식간에 처리됐다.‘그럴 수 있겠는가’에 대한 결단은 내리지 못한 채였다.나는 내 지갑의 신분증을 꺼내 그의 것과 맞바꿨다.신용카드 한 장과 그의 명함도 몇 장 챙겼다.현금은 건드리지 않았다.주머니에 지갑을 원래대로 꽂아두었다.오른쪽 앞주머니를 더듬어 휴대전화와 열쇠꾸러미까지 갈취했다.딱딱한 그의 골격이 손가락에 닿았다.헤친 낙엽과 흙을 다시 그의 몸 위에 덮었다.더 이상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깜깜한 그곳을 어떻게 등지고 하산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가을밤,산중의 바람은 차가웠다.땀에 젖은 바지가 다리에 자꾸 휘감겼다.어지러워 더 이상 걸을 수 없어 주저앉았다.멀리서 매점 불빛이 반짝였다.내 삶을 최초로 이탈하는 순간이었다. 두 통의 메일로 봐선 정현수와의 관계를 가늠하기가 어렵다.현재 인도에 머물고 있는 여자는 두 달 간격으로 소식을 전해왔다.그것도 너무나 간략하게.여자의 이전 소식을 알 수 있을까 싶어 메일 보관함을 뒤졌다.정현수가 따로 보관 중인 메일은 없었다.휴지통마저 텅 비어 있었다.그는 관리가 철저하고 주변정리가 깔끔한 사람이었다. 컴퓨터에 저장된 자료들은 폴더 별로 분리되어 탐사하기가 수월했다.‘사진방’ 폴더를 클릭한다.날짜 및 장소별로 지정된 폴더 안에 인물 사진은 그의 독사진 몇 장뿐이다.나머지는 모두 풍경사진.내친김에 앨범을 찾아보기로 한다.서랍과 책꽂이,장식장,심지어 다용도실까지 뒤졌지만 그 흔한 졸업앨범조차 찾을 수가 없었다.그는 누구일까.나는 갑자기 불안해진다.그를 빌리기로 결심한 이후 가장 걱정되는 점이 그의 인간관계였다.휴대전화에 저장된 이름과 통화목록이 하나도 없다는 것에 용기를 내지 않았던가.그러니 오히려 다행한 일인지 모른다.그래도 설마 했지만 관계를 가늠할 수 있는 단서는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최소한의 관계인 가족조차도.모든 인연에 무관한 그의 삶이 어쩌면 의도에 의한 것은 아닐까,궁금해진다. 사흘간의 탐사 끝에 비로소 나는 그가 되어 사는 일에 첫발을 내디딜 수 있었다. 아파트 정문 현금인출기에서 돈을 뽑아 상가 식당에서 백반을 사먹었다.식사 후엔 동네 주변을 산책했다.나는 정현수 대신,아니 정현수가 되어 거리를 쏘다녔다.그의 옷은 내게 헐렁했다.살을 좀 찌워야 하지 않을까,나는 잠시 고민했다.키는 더 늘일 수 없으니 소매와 바짓단을 줄여야 할 것이다.거대한 체구와는 다르게 정현수는 심플한 취향을 가졌다.살림살이 역시 단출했다.옷장,침대,컴퓨터 책상,주방가구.거실엔 한쪽 벽을 책장으로 채웠을 뿐 마땅히 갖춰야 할 티브이와 소파가 없다.드문드문 꽂혀 있는 책들은 대부분 IT와 경영관련 서적이고 간간이 ‘줄리아나의 리더쉽’,‘협상의 원포인트 레슨’ 같은 처세 관련 책들이 눈에 띈다.옷장 서랍 밑바닥에 통장 대여섯 개가 나란히 깔려 있었다.모든 공과금은 정해진 날짜에 자동이체로 빠져나갔다.그는 통장마다 맨 앞 장 귀퉁이에 연필로 비밀번호 네 자리를 적어두었다.잔고는 얼마 남아있지 않았다. ‘관계없음’으로 인한 정현수의 삶은 외로웠을지 모르지만 그것이 익숙한 내게는 무척 다행한 일이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나는 혼자가 되었다.아버지는 내가 중학생이던 때 엄마와 이혼하고 다른 여자와 결혼했다.엄마는 늘 내게 말했다.명심해라.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는 걸.아버지와 결혼할 당시 엄마는 항공사 승무원 시험 최종합격을 앞두고 있었다.사랑에 빠져있던 엄마는 결혼을 선택했고 그 때문에 자신의 인생이 어긋난 거라고.그때 내가 승무원의 길을 택했더라면…….평생을 잊지 못할 아쉬운 선택에 엄마는 탄식했다.그건 모르는 일이죠.그 길에서 또 어떤 일이 엄마를 어긋나게 했을지.어쩌면 지금보다 더 참혹했을 수도 있어요.나는 혼자 중얼거렸다.알밤을 맞을 일이 두려워서가 아니었다.잘못된 선택으로 자신의 고귀한 인생이 나락으로 떨어졌다고 믿는 일이,원래 주어진 참혹한 삶을 인정하는 것보단 나을 것 같아서였다. 졸업 후 여기저기서 취업 제의가 들어왔다.금융권의 계약직 사원으로 취직한 동기들이 앞다퉈 나를 데려가려고 나섰다.나는 공인회계사 시험에 이년째 낙방 중이었다.마음만 먹으면 중소기업 정규직 자리도 널려 있었다.서른이 넘도록 용돈을 타 쓰는 일이 괴로웠던 나는 솔깃했다.하지만 엄마가 고집을 부렸다.출발점이 어디냐에 따라 네 인생이 달라지는 법이야.지금 그렇게 아무 곳에나 들어가면 너는 평생 그 좁은 바닥에서 푸드덕거리다 끝날 게다.어려워도 더 넓고 깊은 물에 뛰어들어야 해.나중에 후회 없으려면 엄마 말 잘 들어라.그렇게 삼 년이 더 흘렀다.취업문은 좁아졌고 동기들은 제 밥줄 잡고 있기도 힘겨워했다.엄마는 내가 큰 물에 몸을 던지는 일을 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그리고 나는 지금 첫 단추를 새것으로 갈아치웠다. 받은 편지에 대한 답신을 보낸다.기쁜 날 참석 못해 미안하다.개인적인 사정이 생겨 당분간 메일로만 연락이 가능할 것 같다.안부를 물어온 정현수의 후배에게도 마찬가지 내용이다.리쉬케쉬의 여자에게는 답장을 보내지 않는다.마지막으로 한강병원 김 대리에게 짧은 메시지를 적는다.보내주신 수정안 잘 받았습니다.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 마감이 겹쳐 당장은 진행이 어렵습니다.조금만 말미를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며칠 후에 전화 드릴게요. H은행 통장정리기 앞에서 한참을 기다린다.입출금 명세를 기록하는 기계음이 찌익 찍,지루하게 이어진다.다른 은행에 비해 시간이 길다.인쇄되는 내용이 많은 걸로 보아 이곳이 정현수의 주거래은행인 모양이다.답신을 보낸 다음날 전화가 걸려왔다.정현수의 휴대전화가 울리는 건 처음 있는 일이었다.받아야 하나,말아야 하나.벨소리는 길게 이어졌고 나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잠시 후 문자메시지가 도착했다.한강병원 김 대리입니다.유지보수비 외에 수정비용을 따로 지불해드려야 할까요.도통 무슨 뜻인지 알 수 없었다.응답을 하지 않으면 또 전화가 걸려올지도 몰랐다.나는 간단히 답신을 보냈다.그건 알아서 처리해 주세요.투입구에서 빠져나온 통장을 받아 살핀다.한강병원으로부터 매달 일정금액이 입금되고 있었다.김 대리가 말한 유지보수비,프로그램에 대한 사후관리비쯤 되는 것인가.그러잖아도 잔고가 떨어져 걱정하던 참이었다. 전화벨이 울린다.발신번호를 확인하고 수신버튼을 누른다.네,정현수입니다.나는 또박또박,이름을 밝혔다.웹마스터 P가 인사말도 없이 웅얼거린다. “요청하신 작업은 사흘이면 마무리될 것 같습니다.” “아,예.그렇게 처리해 주세요.” “결제는 어떻게 하실 건가요?” 지갑에서 정현수의 신용카드를 꺼내 일련번호 열여섯 자리를 불러준다. 홈페이지 수정작업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정현수의 실력까지 덮어쓸 순 없었으니까.김 대리에게 답신을 보낸 후 컴퓨터에서 ‘한강병원’ 폴더를 찾아냈다.나로서는 알 수 없는 파일들만 수두룩했다.집에서 가까운 홈페이지 제작업체를 찾아가 기존 프로그램의 수정과 보완이 가능한지를 물었다.담당자는 원본 파일들을 가져오라고 했다.집으로 돌아와 저장장치에 파일을 복사했다.그리고 어제 그것들을 P에게 건네주고 왔다. 지하철 역 입구에 서서 잠시 고민한다.오늘 저녁으론 무얼 먹을까.내가 살던 집 근처엔 할머니 혼자 삼십 년 넘게 꾸려온 순댓국집이 있다.좁은 공간에 테이블 여섯 개가 전부여도 끼니때가 되면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할 정도로 맛 소문이 났다.요즘 자꾸 그 맛이 당긴다.정현수의 집으로 가는 길과 순댓국집으로 가는 길은 서로 반대 방향이다.어떻게 할까.주변을 무심히 둘러본다.길 건너 환한 불빛,‘병천○○순대’ 체인점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횡단보도 쪽으로 몸을 돌려 걷는다.어쩌면 할머니 순대를 다시 먹을 수 없을 거라 생각하니 조금 우울해진다.내 안에 축적된 기호와 습성들을 완전히 지울 방법은 없을까.나는,정현수니까. 온라인 원격교육 사이트에 로그인한다.첨삭해야 할 리포트가 다섯 개 올라와 있다.통신교육업체의 수강생들이 문제지를 풀어 올리면 그것을 채점하는 일이 나의 몫이다.각 과정별로 교재는 무료로 제공된다.나는 그 교재를 읽고 함께 제공된 답안지를 참고삼아 점수를 매긴다.의뢰일로부터 일주일 이내에 완료하면 되는 일이다.딱히 어렵거나 촉박하지도 않다.외부활동 없이 집에서 책을 읽고 인터넷에 접속만 하면 된다.대신 보수는 적다.리포트 한 건당 삼천 원.그럭저럭 웬만큼만 하면 먹고사는 데 지장은 없을 것 같다. 며칠 동안 인터넷 취업사이트를 돌며 일을 찾았다.남은 잔고와 한강병원에서 입금되는 유지보수비로는 관리비와 공과금 납부도 빠듯했기 때문이다.앞으로 생존에 관한 문제는 스스로 해결해야 할 것이다.정현수의 떡고물을 축내려고 이곳에 온 것은 아니니까.결과물을 보고 김 대리는 아주 만족해했다.이번에는 그의 전화를 피하지 않았다.윗선에서 따로 비용지불은 어렵다고 합니다.대신 제가 술 한 잔 사도록 하죠. 수강생의 이름을 클릭하고 점수 칸을 채운다.참고가 될 만한 사항은 교재에서 발췌해 따로 코멘트를 달기도 한다.객관식과 주관식 문항에 꼼꼼히 답을 단 사람들에게서 성실한 삶의 태도가 느껴진다.대부분 공공기관이나 대기업에 근무하는 사람들이다.교재 내용은 직장 내 소통과 개인적인 성공에 관한 것들이 주를 이룬다.회사 내에서 상사가 지켜야 할 점,동료들끼리의 커뮤니케이션 방법,설득과 대화의 심리학…….틈틈이 다른 일자리를 더 알아봐야겠다.언제까지나 방구석에 처박혀 지낼 수만은 없다.정현수의 전공과 이력이라면 부족함은 없을 것이다.그러기 위해선 공부도 많이 해야 하겠지.새로운 영역을 배우는 일,마음이 설렌다.그리고 상황이 된다면,아니 무엇보다 먼저,연애를 하고 싶다. “선배님,오랜만입니다.” 몸집이 작고 다부진 체구의 남자가 다가와 인사를 건넨다.나는 한강병원 로비의 회전문을 등지고 서 있었다.김 대리와 만나기로 약속을 정해놓고 전전긍긍했다.지난번 빚진 거 갚아야죠.정 선배님 얼굴도 보고 싶고,한 잔 사겠습니다.처음엔 핑계를 대며 몇 번 거절했다.서슴없이 ‘선배’라는 호칭을 사용하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그가 정현수의 어느 시절 후배인지,그저 의례적으로 사용하는 호칭일 뿐인지,알아낼 방법이 없었다.하지만 무작정 미루고 있는 것도 불안했다.세 번째 전화를 받았을 때 어쩔 수 없이 수락을 한 거였다.나는 최대한 정현수처럼 보이도록 치장했다.사진 속 그의 것과 비슷한 뿔테안경을 구입했다.옷장에서 가장 낡은 옷을 골랐다.낡은 것은 오래 묵었다는 증거 외에 그만큼 애용했다는 뜻이기도 하니까.두툼한 회색 니트를 꺼내 입었다.키높이 구두를 신었더니 바짓단을 접지 않아도 되었다. “작년 봄 제작 회의 때 뵙고 이번이 두 번째네요.살이 좀 빠지신 것 같습니다.제가 기억하는 선배님 첫 인상은 꽤나 듬직한 체격이었는데요.허허.” 당혹스런 속내와 달리,나는 머쓱하게 웃었다.불판 위에서 고기가 지글거리며 익어간다.김 대리가 잔을 든다. “과묵한 건 여전하시네요.” 선후배 사이긴 해도 두 번째 만남이라고 하니 저쪽도 어색한 건 마찬가지인 모양이다. 취기가 오르면서 분위기는 조금 부드러워졌다.티브이에서 저녁뉴스가 방영되고 있지만 취객들의 소음에 뒤섞여 내용은 알아들을 수 없다.화면과 자막을 흘끔거린다.불콰해진 김 대리는 말이 많아졌다.이 나라 국민치고 내일이 불안하지 않은 사람 없습니다.침체의 늪에 이제 막 첫발이 빠졌을 뿐인데요,자신이 어떤 나락으로 떨어질지 모르는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요.저희 병원도 감원의 칼바람이 언제 휘몰아칠지 몰라 매일 살얼음판입니다.나는 간간이 고개를 끄덕이고 그에게 동조와 연민이 담긴 눈길을 보냈다.따끈한 온돌 방바닥에 엉덩이를 지지며 우리는 조금씩 노곤해졌다. “그런데,신 선배는 아직 연락 없어요?” 우물거리던 입놀림을 멈추고 그를 건너다본다.기어이 우려하고 있던 일이 일어난 것이다.그는 정현수와 사적인 관계였다.둘의 공통분모,신 선배라니. “아직…….” “참,세상 일 알 수 없고 믿을 놈 아무리 없다 해도 어떻게 신 선배가 그럴 수 있어요?” 나는 고개를 숙였다.이쯤에서 자리를 정리하고 일어서야 할까.이런 식으로 이야기가 이어지면 곤란한데. “정 선배님이야,회사 일로 알게 됐지만 신 선배하고 저는 수업도 같이 듣고 꽤 가까웠거든요.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었다고요.” 그가 고기와 술을 추가로 주문하고 담배연기를 후,뱉으며 말을 잇는다. “선배님 많이 드세요.형수님 소식도 들었습니다.지난여름 동문 모임에서요.어딘가로 떠나셨다면서요…….혼자서 얼마나 힘드세요.” 나는 점점 궁금해진다.신 선배라는 사람은 정현수에게 무슨 짓을 한 걸까.정현수의 아내는 누구이며 어떤 이유로 그에게서 떠난 걸까.혹시 리쉬케쉬의 여자일까.이대로 묵묵히 김 대리의 말을 듣고 있어도 괜찮으리라.아마 정현수였더라도,지금의 분위기에선 그랬을 것이다.그의 몸이 시계추처럼 좌우로 흔들린다. “이게 다 신 선배 때문 아닌가요?그 사람 절대 용서하지 마세요.동업자이기 전에 둘도 없는 친구였다고 들었습니다.자기 혼자 잘살자고 그런 짓을 하다니요.결국 경쟁사만 좋은 일 시키고,회사 문 닫고,자기는 도망쳐버리고,친구도 잃고,이게 뭐예요.어떻게 정 선배한테 그럴 수 있냐고요…….” 풀썩,김 대리가 옆으로 쓰러진다.불판 위에선 까맣게 눌어붙은 고기조각이 오그라들고 있다. 김 대리의 말을 정리해 보면 신 아무개와 정현수는 절친한 친구이며 동업자였다.그런데 신씨가 정현수를 배신하고 회사를 닫게 만들었다.이후 정현수의 아내가 그의 곁을 떠났다. 만취해 그대로 잠이 든 그를 힘겹게 깨워 밖으로 데리고 나왔다.선배님 잘살아요.김 대리가 눈을 꿈뻑이며 중얼거렸다.나는 그의 등을 두어 번 다독이고 택시를 잡았다. 메일함을 연다.리쉬케쉬에서 메일이 도착했다.‘회귀’라는 제목이 붙어있다. 삶의 의미를,내가 사는 이유를 찾아내고 싶어 떠나온 지 벌써 이 년이 지났어.나는 아무것도 깨닫지 못했지만 그것이 내가 찾아낸 정답이라면 당신은 아마 웃을 테지?아무것도 알 수 없기 때문에 살아야겠어.다시 나로 돌아가 내 삶을 찾는 것이 방법일 거야.이곳에서의 삶도 그곳과 별반 다르지 않더라.사람 사는 모습은 엇비슷하고 어디에 머물든,어떻게 살든,나는 그저 나일 뿐이더라고…….당신 많이 보고 싶다. 여자의 도착 예정일은 11월 28일이라고 했다.앞으로 일주일 후면 그녀는 정현수를 찾아 이곳에 올 것이다.그들이 공유하고 있는 사연은 무엇일까.나는 그녀를 맞이해야 할까,피해야 할까.그렇게 되면 나의 일생일대 프로젝트는……. 다시 돌아갈 수 있을까. 내가 다른 삶을 원했던 이유는 현실에 대한 불만족 때문이었다.나는 무능한 사회부적응자였으니까.새로운 길을 찾아볼 수도 있었지만 스스로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기가 어려웠다.그동안 쌓아온 것들을 모두 접고 다른 일을 시작하기에 나는 너무 많이 와버렸기 때문에.한 번만 더,이번엔 되겠지.미련을 쉽게 접을 수 없었다.모든 것을 내 손으로 허물어야 하는 일이 아직은 자신 없다.그곳으로 돌아가 다시 내가 된다면 똑같은 고민과 패배감에 휩싸여 매일 산에 오르는 일만 반복할지 모른다.나는,나로 사는 것이 두렵다. 서가에 꽂힌 책들을 멍하니 바라본다.우측 선반 맨 위,낯익은 제목이 시야에 들어온다.만년수험생으로 타 분야 서적을 읽을 시간이 없던 내게 친구 녀석이 선물해줬던 책.‘잠깐 머문 곳도 내게는 고향’이라는 인상적인 구절이 떠오른다.의자를 놓고 올라가 그것을 꺼내든다.툭.발밑으로 무언가 떨어져 내린다.누런 서류봉투가 반으로 접혀 있다.도톰하다.책을 내려놓고 봉투 안의 내용물을 꺼낸다. 모두 같은 장소에서 찍힌 수십 장의 사진이다.리쉬케쉬의 여자와 정현수.새하얀 예복을 입은 그들은 행복해 보인다.그와 그녀가 공유했던 삶의 윤곽…….봉투와 책을 원래 있던 자리에 꽂아두고 쫓기듯 도망치듯 나는 밖으로 뛰쳐나온다.정현수 당신,고작 이런 거였어?그를 빌리기로 작정했던 순간 내가 바라던 상황은 이런 게 아니었다.적어도 나보다 나은 인생일 거라 믿었는데…….이런 삶을 나더러 어떻게 살아내라고.아파트 단지를 벗어나 뒷산을 오르고,다시 내려와 걷는다.인도를 따라 무작정 뛰고 헉헉대며 걷다가 호흡이 잦아들면 다시 뛴다.어느 방향이든 상관없다.지극히 외롭고 무거운 그의 삶을 벗어날 수 있는 곳이면 어디라도. 정현수도 나와 같은 생각이었을지 모르겠다.그의 죽음은 우연한 사고였을까.어쨌든 그는 실족하지 말았어야 했다.그렇게 마침표를 찍은 삶을 내가 이어 사는 일에 무슨 의미가 있을까.이것은 무늬만 다른 삶 외에 어떤 뜻이 있는가.지금의 삶이 차곡차곡 쌓여 미래가 되고 어느 지점쯤에 다다르면 나는 또 새 판을 짜고 싶어질까. 리쉬케쉬의 여자처럼 나도,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가야 하는 걸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옷장 안 깊숙이 넣어두었던 등산복을 꺼내 입는다.두꺼워진 허리에 바지 지퍼가 올라가지 않는다.허리띠 버클을 조정해 간신히 채운다.배낭을 메고 그의 신분증과 휴대전화,신용카드와 명함,열쇠꾸러미를 주머니에 넣는다.현금카드,통장,그동안 사용하던 물품들은 모두 제자리에 돌려놓았다.마지막으로 현관에 서서 집안을 둘러본다.돌아온 그의 여자가 낯선 흔적을 발견할 수 없길 바라며. 어둑해진 산길을 천천히 오른다.사각거리던 낙엽들이 어느덧 수북이 쌓여 발목을 푹신하게 감싼다.오랜만의 산행이라서일까,무거워진 몸 때문일까.걸음이 쉽지 않다.리쉬케쉬의 편지 내용이 떠오른다.다시 나로 돌아가 내 삶을 찾는 것이 방법일 거야.나는 그저 나일 뿐이더라고.새 삶을 살 수 있는 방법은 이런 것이 아니었다.남의 인생을 덮어쓰는 일,그것은 결국 누구의 삶도 아니었다.과거를 버려둔 채 현재의 나를 바꿀 수는 없는 거였다.그런데 길이 낯설다.그날 내려왔던 그대로 마른 계곡을 따라 길을 잡았는데 이쯤 나타나야 할 바위가 보이지 않는다.하산 길 이정표를 지나 얼마 떨어지지 않은 거리였는데. 이정표 지점부터 다시 시작한다.부쩍 떨어진 기온에 으슬으슬 한기가 든다.그를 다시 만나야 하는 일이 내키진 않지만 내 자리로 돌아가려면 이곳을 꼭 거쳐야 한다.빌린 물건을 돌려주고 맡긴 내 물건도 되찾아야 하니까.이제 회계사 시험공부 따윈 하지 않을 것이다.다시 나로 돌아가 모든 것을 엎고 새 삶을 시작할 것이다.조만간 납골당의 엄마에게 인사드리러 가야겠다.발걸음이 빨라진다.계곡 깊이 내려앉은 어둠에 더 이상 앞을 분간하기가 힘들다.랜턴을 켠다.십여 미터 전방에 그날의 바위가 보인다.나도 모르게 진저리를 친다. 바위 뒤를 돌아 내려선다.낙엽더미에 무릎이 푹,빠진다.벌레도 냄새도 거의 사라졌다.춥고 건조한 초겨울의 바람 덕분이리라.발견 당시 유충들의 먹잇감이나 다름없었던 정현수.죽음 이후의 삶은 이곳에서 더 의미 있고 유용했을지 모르겠다.장갑을 끼고 낙엽을 헤집는다.정확한 지점이 어딘지 헷갈린다.앉아 있던 자리 주변을 몇 군데 파헤친다.다시 몇 걸음 옮겨본다.일어서서 발로 바닥을 굴러본다.어느 지점쯤,돌출된 나무뿌리를 밟은 듯 딱딱한 느낌.자리에 앉는다.장갑 낀 손으로 그곳을 더듬어 굴곡을 살핀다.머리끝까지 소름이 돋는다.잘 있었어요…….나도 모르게 울컥,감정이 솟는다. 수분이 빠져나간 그의 둔부는 아래로 쑥 꺼져 있다.지갑이 꽂힌 자리만 조금 도드라질 뿐.나는 챙겨온 정현수의 물건들을 하나씩 꺼낸다.먼저 휴대전화와 열쇠꾸러미를 그의 바지 앞주머니에 밀어 넣는다.어쩐지 이전보다 헐렁해진 느낌이다.뒷주머니에서 지갑을 빼낸다.휴대전화의 감촉이 손끝에 와 닿는다.채우고 흐르던 내용물이 사라지고 지지대만 남은 그의 몸.갑자기 누군가 머리칼을 잡아챈 듯 정수리에 극심한 통증이 인다.떨리는 손으로 지갑을 펼쳐 신분증을 교환한다.꽂혀있던 내 것을 꺼내고 가져온 그의 것을 쑤셔 넣는다.그리고 재빨리 지갑을 원래 있던 자리에 꽂아둔다. 모든 것은 끝났다.이제 나는 돌아가 내 삶의 새 판을 짤 것이다.그럼,잘 있어요.인사를 마치고 신분증을 내 지갑에 꽂는다.그런데 뭔가 이상하다.손끝에서 느껴지는 낯선 이물감.신분증을 다시 꺼낸다.바닥에 두었던 랜턴을 집어 그것을 비추어 본다.경련으로 요동치는 내 손바닥 위의 이것은……,이것은 내 것이 아니다. 그의 주머니에 있던,내가 꺼낸 신분증에 기록된 낯선 사진과 정보.이름 한재우.주민등록번호 690125……. 무릎이 꺾인 듯 나는 자리에 털썩 주저앉는다.그의 지갑에 넣어두었던 내 신분증이 어디로 사라졌단 말인가.정현수가 보관하고 있어야 마땅할 내 물건.대체 누가 나와 똑같은 짓거리를 한 걸까.여기 이렇게 얌전히 엎드려 있는 이 사람은……,누구인가!나는 거칠게 그를 뒤집어 가슴팍을 움켜 일으킨다. 손에 들린 파란 등산복 밑으로 우수수,무언가 떨어져 내린다.
  • 판교신도시 입주 ‘無소식’

    판교신도시 입주 ‘無소식’

     31일 판교신도시 부영 ‘사랑으로’ 아파트에 입주하기로 했던 두 가구 가운데 한 가구만 오후 4시30분쯤 소파 등만 달랑 집 안에 들여다 놓았다.이삿짐을 나른 것이 아니라 아파트 입주와 함께 바꾸곤 하는 소파 등만 미리 들여다 놓은 것.  2년 반 전 ‘로또 판교’란 말이 돌았던 판교신도시에 첫 주민이 입성하던 날이었지만 이토록 입주 현장은 썰렁했다.  다른 한 가구는 이날 오후 6시까지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아무런 연락도 해오지 않았다.  기자는 이날 아침부터 입주자를 처음 맞이하는 판교신도시 서판교 지역의 선운마을 A3-1블록과 A3-2블록 현장을 싸돌아다녔다.체감온도 영하 10도의 강추위에 손발과 온 몸이 ‘후덜덜’ 떨렸다.하지만 판교의 적막감은 추위보다 더 매서웠다.  ‘로또 청약’이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판교에는 찬 바람만 매섭게 몰아치고 있다.분당 등 인근 집값보다 분양가가 현저히 낮아 입주와 동시에 몇 억원의 차익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 때문에 2006년 말 86대 1이란 어마어마한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는데 격세지감이다. ●‘로또 청약’ 무색…“아직 사람 살 데가 못 돼”  당초 이 지역에는 637가구가 연내 입주할 예정이었다.부영 ‘사랑으로’ 아파트에는 371가구가,대방 ‘노블랜드’ 아파트에는 266가구가 들어올 예정이었다.하지만 이날 ‘사랑으로’ 아파트에 입주할 예정이었던 두 가구마저 입주할 것인지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 됐다.두 가구 모두 아직 잔금을 치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노블랜드’ 아파트 역시 첫 입주일을 31일로 잡았다가 입주 예정자들의 요청에 의해 내년 1월15일로 미뤄놓은 상태다.   한국토지공사측은 “기존 집을 팔고 판교에 입주하려는 사람들이 최근 부동산 거래가 침체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듯 하다.”며 “입주 기간을 연장해달라는 민원이 많아 건설사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사랑으로’ 아파트는 입주가 완료되는 시점을 내년 1월 말에서 2월 말로 미뤄놓은 상태다.  ‘명품 신도시’를 표방한 판교 신도시는 말 그대로 유령도시처럼 보였다.입주종합상황실을 운영하는 등 입주자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비상이 걸린 상태다.또 치안 문제점이 지적되자 사설 경비업체와 계약하는 방안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현재 판교 지역에는 임시파출소만이 운영 중이다.또 입주 지연과 맞물려 상가분양도 미뤄지고 있어 초기 입주민의 불편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됐다.  공사가 완료된 한 아파트 단지 내부는 식어버린 판교 열풍을 대변하는 것처럼 보였다.‘수퍼마켓 예정’,‘청약 완료’ 등 종이가 걸린 이 상가 내부는 텅텅 비어 있었다.  입주 준비가 한창인 ‘사랑으로’ 아파트 주변은 아직 굴착기 등 중장비를 이용한 토목공사가 한창이었다.초기 입주자들은 토목공사로 인한 소음과 먼지로 또 한 번 불편을 겪을 것으로 보였다.아파트로 진입하는 도로 역시 완벽하게 모습을 갖추지 못했다.  편의시설 역시 전무한 상황이었다.용역업체 직원 서 모씨는 “담배 한 갑 사러 나가려고 해도 30분이나 걸린다.”고 푸념했다.그는 “판교 일대에 아무런 부대시설이 없는데 누가 들어와서 살려고 하겠느냐.”며 “그나마 함바집라도 있었으니 다행이었는데 이제는 거의 다 철수한 상태”라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 이 모씨는 “아직 공사중인 곳이 많아서 아무래도 입주자들이 쉽게 들어오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우리끼리도 ‘아직 사람이 살 만한 곳이 못 된다.’는 말을 하곤 한다.”고 전했다.  송익주 부장은 “그나마 동판교쪽은 상황이 나은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서판교 지역은 아직 부대시설과 교통시설이 완벽하지 못한 상태”라며 “판교 입주자들은 당분간 분당 생활권을 이용해야 하는데 분당과 가까운 동판교 지역이 더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송 부장은 “앞으로 서판교역이 건설될 것이라고는 하지만 말만 있을 뿐 실시계획이 전혀 없는 상태”라고 덧붙였다.서판교 지역 주요 도로에는 연결도로를 나타내는 표지판이 있지만 해당 길들은 아직 뚫리지 않은 상태다.인도도 기초만 다진 상황에서 케이블 설치 등이 진행되고 있다.  판교지역 상가 입주를 맡고 있는 공인중개사 A씨는 “경기침체로 상가 분양이 쉽지 않다.”면서 “내년초에 입주하는 아파트들도 단지 안의 상가들이 제때 들어서지 않을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그는 “판교 열풍은 이미 식은 지 오래”라며 “차라리 아파트값이 크게 하락한 분당지역에 전세를 사두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실제로 부동산 업계에서는 시세가 빠지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판교 입주 업무를 맡고 있는 한 공인중개사 사무실 관계자는 “판교 지역 중소형(공급면적 107㎡ 안팎) 아파트 시세는 4억원선에서 조정될 확률이 크다.”고 말했다.업계에서는 이 지역 전세금은 1억 7000만원∼1억 8000만원 정도로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해가 바뀐다고 해도 입주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판교 입주 업무를 맡고 있는 서현역공인중개사사무소 송익주 부장은 “아직은 기반시설도 없고 교통시설이 불리해서 쉽게 입주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송 부장은 “아직은 금융위기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라 수요 심리가 얼어붙어있는 상태”라고 분위기를 설명했다.그는 “사실 판교 지역 임대아파트들도 임대치고는 가격이 비싼 편”이라면서 “비싼 돈 주고 임대아파트를 왜 들어가냐는 분위기도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송 부장은 “그래도 ‘지금이 부동산값 바닥’이라는 인식이 조금씩 자리잡고 있어 상황이 조금씩 나아지지 않을까 한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그는 “판교가 가진 상품성을 생각해보면 다소 시간은 걸리겠지만 입주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스피드뱅크 김은경 팀장은 정상적인 부동산 거래의 순환 고리가 끊어진 상태라고 전제한 뒤 “현재 살고 있는 집이 안 팔려 판교 입주가 여의치 않은 사람들이 많다.또 사람들이 금융자산 가치를 낮게 평가하고 있기 때문에 개인 유동성이 불안정하다.”고 말했다.그는 또 “판교 지역 입주율이 부진한 것은 일시적인 물량쇼크의 영향이 크다.”면서 “거기에 경기침체까지 더해 상황이 더 악화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용역업체 직원 김 모씨는 “요즘처럼 경기가 어려운데 입주하려고 하겠느냐.”며 “아마 정상적인 입주가 이뤄지려면 6개월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건설업체측의 생각은 달랐다.한 관계자는 “오늘 ‘사랑으로’ 아파트의 입주율이 저조한 것은 시기적인 탓”이라고 말했다.그는 “오늘이 2008년 마지막 날이고,연휴가 끼어 있어서 들어오지 않는 것”이라며 “아마 연초가 지나고 나면 입주자들이 속속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연초에는 임대아파트 위주로 입주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물량이 있지 않겠느냐.”면서 “우리도 크게 걱정을 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강점“ ”속단은 금물”  하지만 판교 신도시가 서울과 근접한 대단위 신도시라는 점은 여전히 강점으로 자리잡고 있다.일각에서는 시간이 지나면 분당보다 더 나을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내 놓았다.  송익주 부장은 “당장이야 불편해도 도시가 자리를 잡으면 분당보다 여건이 좋을 것”이라면서 “내년에 중대형 평수 단지 물량이 풀리고 부대시설이 제 기능을 발휘해주면 다시 한 번 열풍이 불 수도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김은경 팀장도 ‘경기 회복’을 전제로 내세운 뒤 “시간이 지나면 새로 조성된 신도시라는 장점이 발휘될 것”이라고 말했다.하지만 김 팀장은 “판교 열풍이 불 당시의 ‘분당 이상,준 강남급’이라는 기대에는 못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사진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문 잠근 野…허 찔린 與

    문 잠근 野…허 찔린 與

    국회 파행이 벼랑 끝으로 치닫고 있다.민주당이 본회의장을 기습 점거하자,한나라당은 직권상정의 묘안을 짜내느라 골몰하고 있다.경찰은 국회의 수사 의뢰로 본회의장 출입문 지문까지 채취했다.갈 데까지 간 씁쓸한 국회상이 또다시 연출됐다.이런 가운데 민주당 정세균 대표가 조만간 정국타개를 위한 중대제안을 할 예정이어서 막판 접점의 물꼬가 트일지 주목된다. 민주당 의원 54명은 26일 오전 8시45분쯤 한나라당의 법안처리 강행 움직임에 맞서 기습적으로 본회의장을 점거하고 무기한 농성에 들어갔다.민주당은 이날을 ‘D데이’로 잡고 24일 밤 이종걸 의원 등 3명을,전날 밤에는 신학용 의원 등 2명을 교대로 본회의장에 들여보낸 것으로 알려졌다.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오전 국회의장실에서 의원총회를 마친 뒤 선발대가 열어준 국회 부의장실 쪽 앞문을 통해 재빨리 본회의장에 들어갔다. 조정식 원내대변인은 기자간담회에서 “본회의장에 들어가 봤더니 (한나라당이) 문마다 잠금장치를 해놓고,방청석에 올라갈 수 있게 사다리를 비치해 놓는 등 강행처리를 위한 설비를 갖춰 놓았더라.”면서 “한나라당은 겉으로 위장 대화를 제의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조 대변인은 “김형오 국회의장이 편의를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우리가 점거하지 않았다면 앉아서 당할 뻔했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한나라당의 본회의장 진입 시도에 대비해 모든 출입문은 물론 방청석도 봉쇄했다.다만 2층 속기사 출입문 양쪽 옆에는 사람 키 높이로 소파와 의자 수십개를 쌓아놓고 당 대표실까지 연결되도록 통로를 만들어 물,김밥,담요 등을 본회의장 안으로 전달하는 데 이용하고 있다. 허를 찔린 한나라당은 망연자실한 표정이 역력했다.연내 직권상정 자체가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국회법상 안건 처리는 국회의장이 본회의장 의장석에서 사회를 보는 경우에만 가능하다.민주당의 거센 반발로 직권상정이 불가피해지더라도 본회의장을 되찾지 않고는 힘든 상황이다.국회의장이 경호권을 발동할 수 있지만,물리적 충돌에 따른 후폭풍은 여당으로서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자유선진당 권선택 원내대표도 “민주당 의원들을 끌어낸 뒤 회의장을 봉쇄한 상태에서 진행하는 본회의라면 선진당이 참여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를 의식한 듯 홍준표 원내대표는 기자들에게 “도둑들이나 하는 짓이다.(직권상정) 명분만 높여주고 있다.”고 민주당을 성토하면서도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조윤선 대변인은 “본회의장을 되찾는 방법을 궁리했지만,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이날 홍 원내대표 등이 본회의장 주변에서 점거 현장을 둘러보다 주호영 원내수석부대표와 민주당 당직자들 사이에 말싸움이 오가기도 했다.홍 원내대표가 “보좌관들은 함부로 준동하지 말라.”고 하자 민주당 최재성 대변인이 “협박하는 거냐.”고 맞서며 한때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한편 서울 남부지검은 국회사무처가 이날 관할 영등포경찰서에 민주당의 본회의장 기습점거와 관련해 수사를 의뢰해 옴에 따라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앞서 사무처는 “민주당 의원들이 열쇠 전문가를 동원해 출입구를 열고 본회의장 안으로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들은 사다리와 자전거 체인 등으로 출입문을 안에서 폐쇄했고,각 출입문의 잠금장치 열쇠구멍에 바깥에서 문을 열지 못하도록 특수 액체물질을 주입했다.이는 특수주거침입죄 등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이에 영등포경찰서 과학수사팀이 민주당 의원들이 점거 시 이용한 본회의장 출입문 등에 대해 현장감식을 벌이는 촌극을 빚었다. 주현진 구혜영 구동회기자 jhj@seoul.co.kr
  • [Seoul In]

    서대문구(구청장 현동훈) 자원봉사센터가 행정안전부 주관의 ‘2008 우수 자원봉사센터’ 평가에서 서울시 최우수센터로 선정됐다.시상식은 23일 오후 1시30분에 정부중앙청사 19층 대회의실에서 열린다.공무원 자원봉사 동아리와 학교·병원 등을 연계한 체계적인 봉사활동이 좋은 점수를 받았다.주민생활지원과 330-1284. 용산구(구청장 박장규) 비산먼지 발생 사업장에 대한 점검과 불법 소각행위를 단속한다.▲비산먼지 발생사업 신고와 변경신고 ▲비산먼지 발생억제 시설의 적정 ▲토사운반 차량의 세차 ▲공장·가정·공사장 등에서 불법 소각 등이다.구 관계자는 “비산먼지가 발생하는 사업장이나 불법 소각행위를 발견하면 즉시 환경과나 국번 없이 128로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환경과 710-3908. 중구(구청장 정동일) 청소 대행 바우처를 실시한다.중구지역자활센터의 하얀나라 청소사업단이 서비스한다.단가는 주방과 화장실을 함께 하는 홈클리닝의 경우 10만원,침대와 소파는 3만~5만원,창틀·유리창은 5만원이다.신청은 총금액 15만원부터 가능하다.이 가운데 12만 8000원은 구청에서 지원한다.신청 자격은 전국 가구의 월평균 소득 미만 가구여야 한다.하얀나라 청소사업단 754-2228. 은평구(구청장 노재동) 신사2동 주민자치위원회와 보육시설연합회 신사지구가 결식아동 25명을 위해 ‘신사랑 희망나무 페스티벌’을 열고 있다.지난달 28일 희망나무를 설치한 뒤 이를 통해 모아진 후원 물품을 23일 결식아동에게 전달한다.신사2동주민자치위원회는 이날 자원봉사교실에 참여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문화카페 행사도 연다.신사2동 주민자치센터 308-1892. 송파구(구청장 김영순) 22일 한국지역사회교육회관 새이웃 소극장에서 ‘결혼이민여성 한국생활 홀로서기 페스티벌’이 열렸다.이날 결혼이민 여성들은 홀로 길찾기 미션을 진행하면서 만난 20명의 멘토들과 멘토링 결연식을 가졌다.사업에 참여한 입국 1~2년차 결혼이민여성들은 지난 한 달간 6개조로 나눠 대중 교통 등을 이용하며 송파와 서울시내 곳곳을 누볐다.여성가족과 410-3490. 노원구(구청장 이노근) 24일 노원역 일대 문화의 거리에서 ‘아듀! 2008 송년 페스티벌’이 열린다.가수 춘자의 신나는 라이브 공연과 중국운남기예단의 기예 공연 등이 진행된다.‘스태추 마임’과 안경환의 설탕공예,어린이를 위한 사랑의 배지 만들기 체험 등도 펼쳐진다.문화과 950-4397. 중랑구(구청장 문병권) 29일 구청 1층 로비에서 CI사업 기금 마련과 이웃돕기 사랑의 황금돼지 저금통 모으기 행사를 실시한다.CI(Community impact)사업은 위기에 빠진 아동·청소년을 돕기 위한 시스템 프로젝트다.구는 이 행사를 통해 학대(방임·폭력) 아동과 저소득 주민을 지원한다.주민생활지원과 490-3358.
  • 세계 최고의 부자 워런 버핏의 손녀가 살아가는 방법

    세계 최고의 부자 워런 버핏의 손녀가 살아가는 방법

     그 흔한 케이블TV도 없고 의료보험 혜택도 없이 연 4만달러 수입으로 그럭저럭 생계를 꾸려나가는 32세 노처녀 화가.물론 미국에서 그 나이에 그 정도 수입이면 적지도 많지도 않지만 할아버지 이름을 들으면 깜짝 놀랄 것이다.  할아버지는 세계 최고의 주식 부자 중 한 명인 워런 버핏.미국의 패션잡지 마리 클레르는 캘리포니아주 버클리의 한 허름한 주택에서 히피처럼 살아가는 니콜 버핏의 삶을 소개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니콜은 “사람들이 제 성을 듣고는 맨먼저 떠올리는 것이 돈”이라며 웃었다.  ●한때는 버핏 부부의 사랑 받던 양손녀  사실 니콜은 버핏의 피가 한 방울도 섞이지 않은 양손녀.네 살 때 싱어송라이터였던 엄마가 버핏의 막내아들로 광고음악 제작자였던 피터와 결혼하는 바람에 일란성 쌍둥이 동생과 함께 버핏 가문에 들어갔다.버핏의 첫 아내로 2004년 작고한 수전이 특히 니콜을 예뻐했다.수전은 니콜의 초기 작품을 구입해준 것은 물론,유언장에 니콜에 대해 “사랑스러운 내 손녀”라고 썼다.수전 역시 열렬한 음악 애호가였으며 카바레 연출자였다.니콜은 “사실 많은 사람들이 우리 집안이 예술가들로 가득한 것을 잘 모르지요.”라고 말했다.  니콜은 어렸을 때 버핏이 1958년 3만 1500달러에 구입해 지금도 살고 있는 오마하의 검소한 자택에 정기적으로 들렀다.다섯 살 크리스마스때 버핏은 지갑에서 빳빳한 100달러 지폐를 집어 니콜에게 주기도 했다.버핏이 소유한 과자공장을 귀빈 자격으로 찾기도 했고 아빠 피터는 1년에 두 차례 라구나 해변에 있는 버핏의 별장으로 가족들을 데리고 가 지냈다.  니콜이 어느날 서재에 살금살금 들어가 월스트리트 저널을 읽는 할아버지를 방해하지 않으려고 하다 넘어지자 버핏이 침을 꿀꺽 삼키고 “니콜,할머니와 내가 네 예술적 성취에 대해 무척 자랑스러워 한다는 점을 알았으면 해.”라고 말했던 것을 니콜은 또렷이 기억했다.니콜은 “할아버지와 그런 식으로 정감있게 대화를 나누는 것은 진짜 큰 맘 먹어야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열일곱 살이 됐을 때 할아버지 기사가 언론에 큼지막하게 나오기 시작했다.급우들은 할아버지가 대문짝만 하게 나온 신문 지면을 니콜에게 들이밀었다.니콜은 아빠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아빠가 ‘그래,할아버지는 점점 더 언론에 자주 나올거야.우린 익숙해져야 해.하지만 우리는 우리 식대로 살 것이고 늘 해온 대로 살거야.”라고 말했다고 돌아봤다.  버핏은 손자 손녀들에게 대학 교육 비용은 지불했다.하지만 그 이상은 아니었다.하루는 니콜이 할아버지 사무실에 캠퍼스 근처의 아파트로 이사할 비용을 대줄 수 있느냐고 문의했다.돌아온 비서의 답은 “규칙이 뭔지 잘 알지 않느냐.학교에 내는 돈까지만이다.”는 것이었다.  4년 전 수전이 작고한 뒤 버핏은 해마다 연 크리스마스 파티에 갑자기 산타 복장을 하고 나타났다.아널드 슈워제네거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선물한 산타 모자를 쓴 채였다.모두들 엉뚱한 버핏의 행동에 웃음을 터뜨렸다.니콜은 연휴가 끝난 뒤 할아버지 품에 뛰어들었다.그는 “우린 그렇게 정겹게 어울리는 가족이 아니다.하지만 내가 그런 행동을 하자 가족들은 모두 조금 놀란 듯했다.”고 말한 뒤 눈을 커다랗게 뜨고는 “그런데 할아버지가 날 꼭 껴안아주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가족 얘기 털어놨다가 할아버지와 의절  포옹은 그것으로 마지막이었다.2년 전 미국의 빈부격차 문제를 심도있게 다룬 제이미 존슨 감독의 다큐멘터리 ‘1 퍼센트’에 니콜이 등장하면서 할아버지와 의절하고 말았다.존슨 감독은 유명한 존슨&존슨의 후계자로 알려져 있다.다큐는 미국에서 가장 부유한 가족과 가난한 가족의 생활상을 극명하게 대비시켜 2006년 뉴욕 트라이베카 영화제 1위를 차지했다.  그 전까지 버핏 가문에서 니콜만큼 공개적으로 할아버지와 가문에 대해 이런저런 얘기를 한 이는 없었다. 니콜은 당시 “할아버지는 매우 내밀한 사람이다.난 그의 손녀가 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보여주기로 결심했지만 그건 결국 할아버지가 나와 동생과 의절할 정도로 큰 불화를 불러왔다”고 말했었다.  니콜은 왜 의절했는지 묻는 편지를 버핏에게 보낸 결과 “(양손녀들을) 한번도 진짜 가족 구성원으로 여긴 적이 없으며 법적으로나 정서적으로도 입양한 바 없다.”는 내용이 담긴 답장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당시 1년 전만 해도 편지 끄트머리에 ‘할아버지가’라고 썼던 버핏은 이때는 ‘워런이’라고 썼다.  사실 니콜이나 여동생은 피터가 1993년 이혼했고 엄마는 3년 뒤 다른 남자와 재혼했기 때문에 버핏의 재산에 대해 왈가왈부할 수 있는 위치는 아니다.  현재 니콜은 작품당 8000달러 정도 팔리는 작업으로만 생계를 꾸리기 힘들어 샌프란시스코의 한 부티크에서 부업을 하고 있다.그의 작품은 유명한 영화배우 셜리 템플의 딸인 로리 블랙과 할리우드의 특수효과 거장 스코트 로스가 주로 구입해주고 있다.할아버지의 명성과 이미지가 자신의 예술가 입지를 그나마 버티게 해주는 버팀목이란 점은 부인할 여지가 없다.그는 작품을 미완성인 채로 햇볕에 내놓아 물감이 변해 작품도 변하게 하는 독특한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난 늘 그랬듯이 자주적이 될 것 같다.”고 말한 니콜은 소파에 몸을 웅크린 채 “그게 할아버지가 내게 가르친 것이고 이제 내 인생의 기조가 됐다.”고 덧붙였다.   인터넷서울신문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동방신기, 카리스마 벗고 ‘일상모습’ 화보 출간

    동방신기, 카리스마 벗고 ‘일상모습’ 화보 출간

    5인조 남성그룹 동방신기의 일상적인 모습이 화보로 담겨 눈길을 끈다. 최근 동방신기는 패션잡지 ‘싱글즈’와 1박 2일의 밀착 파파라치 화보 촬영을 진행, 이제껏 볼 수 없었던 무대 밖의 모습을 팬들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이번 화보 촬영은 활동곡 ‘주문-미로틱’과 ‘롱 넘버’를 통해 부각됐던 강렬한 남성적 이미지에서 벗어나 동방신기의 천진난만한 일상 모습을 담는데 주력했다. ’싱글즈’ 측은 멤버 유노윤호, 영웅재중, 믹키유천, 시아준수, 최강창민이 소파에서 낮잠을 자거나 빨래를 하고, 음악을 듣는 등 평범한 소년으로 돌아간 동방신기의 꾸밈없는 모습을 담아내는데 주력했다. 화보를 제작한 관계자는 “화보 촬영이었지만 쉬는 듯한 느낌을 담아낸 촬영이었기 때문에 동방신기 역시 편안한 분위기에서 웃음을 잃지 않고 촬영에 임했다. 스텝들까지 즐겁게 만드는 동방신기에게 제작진의 칭찬이 자자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동방신기 리얼리티 화보 ‘동방신기 OFF stage’는 ‘싱글즈’ 1월호 별책으로 함께 출간된다. 사진 제공 = ‘싱글즈’ 서울신문NTN 최정주 기자 joojoo@seoulntn.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최고 부자’ 워런 버핏 손녀가 살아가는 방법

    그 흔한 케이블TV도 없고 의료보험 혜택도 없이 연 4만달러 수입으로 그럭저럭 생계를 꾸려나가는 32세 노처녀 화가. 물론 미국에서 그 나이에 그 정도 수입이면 적지도 많지도 않지만 할아버지 이름을 들으면 깜짝 놀랄 것이다.  할아버지는 세계 최고의 주식 부자 중 한 명인 워런 버핏.미국의 패션잡지 마리 클레르는 캘리포니아주 버클리의 한 허름한 주택에서 히피처럼 살아가는 니콜 버핏의 삶을 소개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니콜은 “사람들이 제 성을 듣고는 맨먼저 떠올리는 것이 돈”이라며 웃었다.  ●한때는 버핏 부부의 사랑 받던 양손녀  사실 니콜은 버핏의 피가 한 방울도 섞이지 않은 양손녀.네 살 때 싱어송라이터였던 엄마가 버핏의 막내아들로 광고음악 제작자였던 피터와 결혼하는 바람에 일란성 쌍둥이 동생과 함께 버핏 가문에 들어갔다. 버핏의 첫 아내로 2004년 작고한 수전이 특히 니콜을 예뻐했다.수전은 니콜의 초기 작품을 구입해준 것은 물론,유언장에 니콜에 대해 “사랑스러운 내 손녀”라고 썼다.수전 역시 열렬한 음악 애호가였으며 카바레 연출자였다.니콜은 “사실 많은 사람들이 우리 집안이 예술가들로 가득한 것을 잘 모르지요.”라고 말했다.  니콜은 어렸을 때 버핏이 1958년 3만 1500달러에 구입해 지금도 살고 있는 오마하의 검소한 자택에 정기적으로 들렀다. 다섯 살 크리스마스때 버핏은 지갑에서 빳빳한 100달러 지폐를 집어 니콜에게 주기도 했다. 버핏이 소유한 과자공장을 귀빈 자격으로 찾기도 했고 아빠 피터는 1년에 두 차례 라구나 해변에 있는 버핏의 별장으로 가족들을 데리고 가 지냈다.  니콜이 어느날 서재에 살금살금 들어가 월스트리트 저널을 읽는 할아버지를 방해하지 않으려고 하다 넘어지자 버핏이 침을 꿀꺽 삼키고 “니콜,할머니와 내가 네 예술적 성취에 대해 무척 자랑스러워 한다는 점을 알았으면 해.”라고 말했던 것을 니콜은 또렷이 기억했다. 니콜은 “할아버지와 그런 식으로 정감있게 대화를 나누는 것은 진짜 큰 맘 먹어야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열일곱 살이 됐을 때 할아버지 기사가 언론에 큼지막하게 나오기 시작했다.급우들은 할아버지가 대문짝만 하게 나온 신문 지면을 니콜에게 들이밀었다.니콜은 아빠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아빠가 ‘그래,할아버지는 점점 더 언론에 자주 나올거야.우린 익숙해져야 해.하지만 우리는 우리 식대로 살 것이고 늘 해온 대로 살거야.”라고 말했다고 돌아봤다.  버핏은 손자 손녀들에게 대학 교육 비용은 지불했다.하지만 그 이상은 아니었다.하루는 니콜이 할아버지 사무실에 캠퍼스 근처의 아파트로 이사할 비용을 대줄 수 있느냐고 문의했다.돌아온 비서의 답은 “규칙이 뭔지 잘 알지 않느냐.학교에 내는 돈까지만이다.”는 것이었다.  4년 전 수전이 작고한 뒤 버핏은 해마다 연 크리스마스 파티에 갑자기 산타 복장을 하고 나타났다.아널드 슈워제네거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선물한 산타 모자를 쓴 채였다.모두들 엉뚱한 버핏의 행동에 웃음을 터뜨렸다. 니콜은 연휴가 끝난 뒤 할아버지 품에 뛰어들었다.그는 “우린 그렇게 정겹게 어울리는 가족이 아니다.하지만 내가 그런 행동을 하자 가족들은 모두 조금 놀란 듯했다.”고 말한 뒤 눈을 커다랗게 뜨고는 “그런데 할아버지가 날 꼭 껴안아주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가족 얘기 털어놨다가 할아버지와 의절  포옹은 그것으로 마지막이었다.2년 전 미국의 빈부격차 문제를 심도있게 다룬 제이미 존슨 감독의 다큐멘터리 ‘1 퍼센트’에 니콜이 등장하면서 할아버지와 의절하고 말았다.존슨 감독은 유명한 존슨&존슨의 후계자로 알려져 있다.다큐는 미국에서 가장 부유한 가족과 가난한 가족의 생활상을 극명하게 대비시켜 2006년 뉴욕 트라이베카 영화제 1위를 차지했다.  그 전까지 버핏 가문에서 니콜만큼 공개적으로 할아버지와 가문에 대해 이런저런 얘기를 한 이는 없었다. 니콜은 당시 “할아버지는 매우 내밀한 사람이다.난 그의 손녀가 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보여주기로 결심했지만 그건 결국 할아버지가 나와 동생과 의절할 정도로 큰 불화를 불러왔다”고 말했었다.  니콜은 왜 의절했는지 묻는 편지를 버핏에게 보낸 결과 “(양손녀들을) 한번도 진짜 가족 구성원으로 여긴 적이 없으며 법적으로나 정서적으로도 입양한 바 없다.”는 내용이 담긴 답장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당시 1년 전만 해도 편지 끄트머리에 ‘할아버지가’라고 썼던 버핏은 이때는 ‘워런이’라고 썼다.  사실 니콜이나 여동생은 피터가 1993년 이혼했고 엄마는 3년 뒤 다른 남자와 재혼했기 때문에 버핏의 재산에 대해 왈가왈부할 수 있는 위치는 아니다.  현재 니콜은 작품당 8000달러 정도 팔리는 작업으로만 생계를 꾸리기 힘들어 샌프란시스코의 한 부티크에서 부업을 하고 있다.그의 작품은 유명한 영화배우 셜리 템플의 딸인 로리 블랙과 할리우드의 특수효과 거장 스코트 로스가 주로 구입해주고 있다. 할아버지의 명성과 이미지가 자신의 예술가 입지를 그나마 버티게 해주는 버팀목이란 점은 부인할 여지가 없다.그는 작품을 미완성인 채로 햇볕에 내놓아 물감이 변해 작품도 변하게 하는 독특한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난 늘 그랬듯이 자주적이 될 것 같다.”고 말한 니콜은 소파에 몸을 웅크린 채 “그게 할아버지가 내게 가르친 것이고 이제 내 인생의 기조가 됐다.”고 덧붙였다.   인터넷서울신문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서울시, 기업 등 20곳 수유실 설치 지원

    서울시가 두산건설·용산구청 등 모유수유 공간을 희망하는 민간·공공기관 사업장 20곳에 수유실 설치를 지원한다고 15일 밝혔다. 지원 대상이 되려면 9㎡ 안팎의 모유수유 공간을 확보하고 소파,탁자,냉장고 등 기본 준비사항을 갖춰야 한다. 시행 첫 해인 올해 공공기관 3곳,민간기업 14곳,의료기관 3곳 등 총 20곳이 선정됐다.시는 ‘직장맘’들이 회사에 출근해서도 편안하게 수유를 할 수 있도록 유축기,수유 티셔츠,수유 쿠션,벽지,명패 등을 제공한다. 시는 앞으로 여성의 사회참여와 영유아의 건강을 위해 기업뿐 아니라 공원,도서관,대형마트 등 공공시설에도 모유수유실을 설치할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토 달고 살지 말지어다!

    토 달고 살지 말지어다!

    어느 일요일, 동네에 사는 후배가 아침 댓바람부터 우리 집에 들이닥쳤습니다. 간밤에 부부싸움을 한바탕 하고 쫓겨왔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후배는 ‘스위트홈’ 구현의 비결을 물어왔습니다. 저는 담백하게 다음과 같이 노하우를 전수했습니다. 사랑하는 아우야! 결혼생활을 잘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특히 휴일엔 가사가 많고 오랜 시간 부비고 있기에 충돌을 피할 노하우가 필요하다. 그 노하우란 한마디로 ‘토 달지 말기’다. 일요일 오전 내내 소파에서 티브이를 보다가도 우리 집 박 여사가 청소할 테니 일어나라고 하면 잽싸게 일어나서 안방으로 들어가 논다. 일어나라는 명령에 미적대거나 “이따가 하면 안 될까?” “조용히 좀 하자” 등의 쓸데없는 토를 다는 것은 명랑한 결혼생활을 저해하는 금기 사항이다! 일요일은 분리수거 날이다. 티브이에서 아무리 중요한 장면이 상영되더라도 우리 집 박 여사가 정리를 끝내고 “분리수거 가자!”고 외치면 5분 대기조처럼 발딱 일어나 따라가야 한다. 이 역시 미적대거나 “딸들아, 너희들이 가면 안 될까?” “다음 주에 모아서 내자” 등의 말을 내뱉어선 안 된다. 또 일요일에 특별한 외식 계획도 없이 집에서 세 끼니를 꼬박꼬박 챙겨 먹는 경우 ‘삼식이’라 불린다는데, 마누라께서 라면을 끓이는데 불경스럽게도 “웬 라면?”이라든가 “라면이 왜 불었어?” 또는 “계란 안 넣나?” 등의 군소리는 금물이다. 일요일에 먹는 모든 반찬은 무조건 대장금이 한 것보다 맛있다고 자기최면을 걸어야 한다. 좀 더 달라는 요청도 밥 먹다 말고 왔다갔다 하게 되니 되도록 하지 말아라. 물은 셀프! 먹고 난 밥그릇은 손수 싱크대로 나르는 것이 만수무강의 지름길이다. 마지막으로 혹시라도 지난주에 잘못한 일이 있거든 만회할 특별 찬스가 있다. 바로 빨래 개키기다. 베란다에 널은 빨래를 조용히 걷어다가 대충 개켜라! 나중에 박 여사가 다시 개키더라도 일단 그 행동이 중요한 거다! 이상 오늘의 기본교육 끝!
  • 건강한 ‘풍수 인테리어’는?

    건강한 ‘풍수 인테리어’는?

    우리네 조상님들은 대대로 자손의 번창과 건강하게 잘 살기 위해 초가삼간을 지으면서도 터를 따지고 방위를 따지고 수맥을 따졌다. 옛날부터 뿌리 깊게 전해 내려오던 이 양택(陽宅) 풍수작업이 서양식 주거생활로 사라지는 듯했으나 최근에 이른바 풍수 인테리어로 다시 부활하여 유행하고 있다. 최첨단 소재와 고급가구로 집을 짓고 시설을 갖췄다고 하더라도 내부의 기운을 잘 조절하지 못하면 집안 식구의 건강과 운수에 좋지 않을 것이라는 의식 때문이다. 풍수지리가 과학적으로 근거가 있든 없든, 풍수 인테리어가 집의 기운을 조절하든 하지 않든, 상식적으로 생각해서 ‘어색하면 하지 않는다’는 것이 풍수 인테리어의 기본이다. 그러나 꼭 해야 한다면 비보(裨補)를 해야 한다. 한 예로 풍수 인테리어에서 냉장고는 동쪽에, 전자레인지는 북쪽에 설치하는 것이 좋다. 만약 두 제품을 같은 방향에 설치해야 한다면 근처에 관엽식물을 놓는 것이 바로 비보로 흉한 기운을 피하는데 도움을 준다. 물론 풍수 인테리어가 아닌,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이 두 제품을 가까이 두면 열효율이나 안전 측면에서도 좋지 않다는 것은 당연하다. 전자레인지의 화기와 냉장고의 냉기가 충돌해서 흉한 작용이 있거나 전기 소모 등 불필요한 지출을 많이 하게 되기 때문이다. 또, 식칼을 아무렇게나 놓으면 돈이 모이지 않는다는 설을 들 수 있다. 부엌에서 식칼을 아무렇게나 놓으면 좋지 않다는 것, 그래서 칼을 수납할 수 있는 칼꽂이를 마련하는 것이 흉한 기운을 길하게 한다는 것이다. 식칼을 어지러이 놓고 산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정신이나 도구의 환경이 정돈되어 있지 않다는 면에서 가족들이 다칠 우려가 많고 마음고생을 하게 되고, 병원에 자주 들락거리면 돈이 모이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현관을 지저분하게 놔두는 것 역시 운수에 좋지 않다는 것으로 풍수 인테리어의 기본적 상식. 현관은 손님이 집안으로 들어서면서 그 집안의 느낌을 처음 받는 장소인데 이곳이 지저분하다면 손님이 좋은 기분을 느끼지 못할 것임은 자명한 사실. 그래서 풍수 인테리어에서는 남편의 출세를 원한다면 현관 입구 타일에 물을 뿌려 깨끗하게 청소를 하도록 권한다. 그리고 남편이 직접 제작한 그림이나 장식품으로 꾸미고, 남편이 멀리 장기출장을 갔어도 현관에 남편의 신발을 꺼내놓도록 한다. 현관과 정면으로 마주 보이는 거울은 들어오는 행운을 돌려보낸다는 말도 있다. 이것은 이삿짐센터에서도 권하는 풍수의 기본이다. 현관을 들어서자마자 바로 앞에 예상치 못한 사람의 모습이 보이면 당황스러울 것이다. 집안에 들어오는 손님이 당황하지 않도록 거울을 배치하는 것이 좋다. 마찬가지로 현관문을 들어서자마자 이마가 벽이나 칸막이에 마주치게 하는 것도 좋지 않다. 이는 현관 분위기를 답답하게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관 옆 적당한 위치에 거울을 달아 놓고 아침에 출근하면서 자신을 향해 활짝 웃어주는 것은 하루의 일과를 시작하기 전에 심리적 여유를 갖게 하여 좋다. 현관문에서 거실이 바로 보이는 집이라면 벽이나 칸막이를 품위 있게 설치해 외부와 차단해 주는 것도 심리적 여유를 갖게 하는 지혜로운 방법이다. 이처럼 풍수 인테리어는 사실상 건강을 위한 생활의 지혜에 다름 아니다. 다만 풍수라는 말로 주술성(?)을 약간 가미하여 심리적 강제성을 더한 것인데, 조상의 지혜가 엿보이는 유산이 아닐 수 없다. 이미 인터넷을 통해 알려진 내용 중 생활에 도움이 될 만한 몇 가지 사례를 살펴보았다. 재미삼아 참고하시길. ▶ 소파가 지나치게 크면 하는 일이 꼬이게 된다. 소파가 거실에 비해 지나치게 크거나 고급품이면 소파가 주인공이 되고 사람은 들러리가 되어 자신의 능력을 마음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결국 일이 생각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 인물화나 추상화는 좋은 기운을 얻을 수 없으므로 피한다. 반대로 어느 방향에 걸어도 행운의 힘을 부르는 것은 꽃그림이다. 또 가족사진 역시 풍수로 볼 때 가장 좋은 아이템인데, 현관에서 바라보이는 곳에 걸어두는 것이 좋다. ▶ 식탁의 조명 기구가 단조롭고 심플한 것은 좋지 않다. 식탁을 밝힐 때는 은은하게 분위기를 돋울 수 있는 고급스러운 조명 기구를 고르는 것이 좋다. 절전 등의 이유로 부엌을 침침하게 하는 것은 좋지 않다. ▶ 유리나 대리석 테이블은 음기가 강해 적극성을 상실하게 된다. 유리나 대리석 소재의 테이블을 쓸 때에는 커버를 씌우고 매트를 깔아서 음의 기운을 낮추어주면 좋다. ▶ 시든 꽃이나 관엽식물을 그대로 방치하면 운이 나빠진다. 관엽식물은 풍수 인테리어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시든 것을 방치하면 좋은 운이 달아나버린다. 또 높이가 1.8m 이상 되는 관엽식물은 식물이 주인이 되어버리기 때문에 좋지 않다. ▶ 너무 커다란 거울은 사람의 기운을 빼앗는다. 최근 분양하는 아파트는 붙박이로 거울이 설치되어 있는데, 너무 큰 거울은 오히려 사람의 기운을 빼앗을 수 있으므로 화분이나 그림을 이용해 절반 정도 가려주어야 한다. 간혹 현관 왼쪽, 오른쪽 전면을 거울로 마감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풍수로 볼 때 그리 좋지 않다. ▶ 침실이 너무 밝은 것은 좋지 않다. 풍수에 따르면 침실은 어두워야 운이 좋고 재물이 쌓인다. 때문에 너무 큰 창문이 있다면 커튼으로 조절해야 한다. ▶ 드라이플라워는 죽은 기운을 내뿜기 때문에 좋지 않다. 거실에 향기가 좋은 꽃을 놓거나 꽃그림을 걸어두면 애정운이 상승해 행복한 생활을 할 수 있다. 하지만 드라이플라워는 풍수로 볼 때 죽은 기운을 내뿜기 때문에 매우 흉하다. ▶ 무늬가 있는 책상은 아이들의 마음을 혼란스럽게 한다. 책상은 북쪽을 향하도록 놓아 차분한 분위기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한다. 화려한 색상이나 무늬가 프린트되어 있는 책상을 사용하면 마음이 혼란스러워지므로 나뭇결이 살아 있는 차분한 것을 고른다. 철제 책상이나 책장이 붙어 있는 책상도 좋지 않다. ▶ 침대 커버와 커튼이 다 같이 화려하면 좋지 않다. 침대 커버와 커튼은 한쪽이 무늬가 있으면 다른 하나는 무늬가 없는 단순한 것으로 음양의 조화를 이루도록 한다. ▶ 침실에 전자 제품을 두면 기의 흐름을 방해한다. 침실에 전자 제품이 있다면 기의 흐름을 방해하기 때문에 숙면을 취하기 어렵다. 잘 자고 싶다면 청색 계열의 도자기나 머그컵을 머리맡에 둔다. 이때 베개 커버도 청색으로 바꾸면 더 좋다.
  • ‘럭셔리 청와대’와 ‘옥션’ 가격 비교했더니

    ‘럭셔리 청와대’와 ‘옥션’ 가격 비교했더니

    청와대가 최근 ‘물품 구입비 과다 지출 논란’에 대해 해명에 나섰음에도 “터무니없이 많이 지출됐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서연아빠’란 네티즌은 4일 오후 2시쯤 인터넷 포털 다음 블로그에 “청와대 구입 물품을 인터넷 경매 쇼핑사이트에서 가격비교해봤다.”며 조목조목 비교해 화제가 되고 있다.  그는 글에서 “내 소득 수준에 맞춰 저렴하게 살 수 있는 물건들을 뽑아봤다.”고 말했다.그러면서도 “무턱대고 싼 물건이 아니라 판매가 많이 된 것으로 골라봤다.”고 전제하며 비교를 시작했다.  그에 따르면 청와대가 158만원을 주고 산 커피메이커를 다른 모델로 대체하면 1만 4000원밖에 들지 않았다.청와대 구입 비용의 113분의 1 수준이다.  보통 커피전문점에서 이 정도 가격의 커피메이커를 구비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굳이 청와대 회의 도중 이렇게 고급스러운 사양의 커피메이커로 내림한 커피를 마셔야 하는지 고개를 갸웃거리는 이들이 적지 않다.  한 대에 1500만원 하는 디지털카메라에 대한 비교도 이어졌다.그는 “가장 많이 팔린 ‘디카’는 26만원짜리”라며 “‘청와대 1500만원’이면 이 제품을 57대 정도 살 수 있다.”고 밝혔다.물론 “렌즈나 기타 장비에 대한 비용이 더 들어갈 수도 있다.”는 점도 빼놓지 않았다.  이어 프롬프터(1750만→520만원),캠코더(7200만→77만원),손소독기(73만→5만6000원) 등 가격을 비교하며 ‘예산을 절감’했다.  그가 열거한 내용 중 외빈용 소파,행사용 의자 등을 제외한 물품 구입비용은 약 890만원으로 동일 품목에 대한 청와대측 비용 1억 2300만원과는 14배 가량 차이가 났다.  한편 청와대는 지난 3월부터 9월까지 물품 구입에 14억 4046만원을 지출한 것이 알려져 집행의 적정성 여부가 도마에 올랐다.이에 청와대측은 지난 3일 공식블로그 ‘푸른 팔작지붕아래-대통령과 함께 쓰는 청와대이야기’ 등을 통해 ▲대형 파라솔은 청와대 관람객용 ▲커피메이커는 주요회의시 셀프서비스용이라고 해명했다. 인터넷서울신문 최영훈기자 taiji@seoul.co.kr
  • 中양쯔강에서 매일 수영하는 고양이

    중국 양쯔강(揚子江)의 차가운 강물을 매일 수영하는 고양이가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고양이는 물을 매우 싫어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샹헤이’라는 이름의 이 검은 고양이는 다른 고양이와 다르다. 생후 6개월 밖에 되지 않았지만 하루 50m씩 매일 양쯔강에서 수영을 한다. 샹헤이가 수영을 시작하게 된 것은 보트위에서 다이빙을 하던 사람에게 휩쓸려 물 속에 빠진 것이 계기였다. 샹헤이의 주인인 상창장은 “(고양이가) 거친 강물에 휩쓸릴 거라고 생각했다.”며 “샹헤이는 보트에 오르기 위해 미친 듯이 헤엄을 쳤고 무사히 구조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후 주인과 함께 수영을 시작한 샹헤이는 주인의 도움 없이 혼자 수영을 할 수 있게 됐다. 샹헤이를 소개한 충칭르바오(重慶日報)는 “매일 오후 4시쯤 수영하러 가서 수영이 끝나면 배 위에 놓여진 소파에 앉아 몸을 말리고 잠드는 것이 이 고양이의 일과”라고 덧붙였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문설주 기자 spirit0104@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메뉴는 특별하게… 경품은 ‘덤’

    메뉴는 특별하게… 경품은 ‘덤’

     “전국 모든 매장 인테리어와 메뉴가 똑같아야 한다? 아니다,지역별로 특성을 살려야 한다.”  “밖에서 먹는 음식의 맛은 강렬해야 한다? 아니다,식재료 고유의 풍미를 살려야 한다.  “같은 메뉴는 같은 맛을 내야 한다? 아니다,주방장에 따라 다른 맛이 나야 한다.” 올 한해 각종 먹을거리 파동과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던 외식업체들이 절치부심하고 나섰다.연말을 맞아 매장 분위기와 메뉴를 새롭게 하고,눈길 끄는 이벤트로 고객을 유혹하고 있다. ●매장마다 다른 메뉴 선보여  일부 패밀리 레스토랑은 장점으로 꼽았던 ‘스피드’와 ‘균일한 맛’을 포기했다.그보다는 음식을 맛보면서 안전한 식재료로 조리했는지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신뢰’와 ‘독특한 맛’을 심는 데 주력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한 매장에 2개의 점포를 입점하는 ‘베니건스&마켓 오’는 매장별로 요리사(셰프)를 두어 조금씩 다른 음식 맛을 선보인다고 28일 밝혔다.기존 베니건스의 스테이크와 파스타 메뉴에 쌀국수와 연두부 등 마켓 오의 아시아 푸드가 더해지면서 메뉴 선택의 폭을 넓혔다.청담동에는 24시간 문을 여는 매장도 운영 중이다.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도 부산 해운대점,대전 둔산점,분당 서현점 등을 시작으로 보다 독립적인 식사 공간을 확보하고 부스석 비율을 높이는 인테리어 개편 작업을 하고 있다.  롯데리아와 맥도날드,KFC,버거킹 등 기존 패스트푸드 업체들도 플라스틱 의자를 치우고 소파를 배치한 카페형 매장을 늘려가고 있다.버거킹은 올해 와퍼 탄생 50주년을 기념,공모를 통해 고객들의 인테리어 제안을 받기도 했다.  수제 버거 브랜드인 크라제버거는 홍대점과 압구정점,신사 가로수길점,여의도점 각각의 매장에서만 판매하는 버거를 출시했다. ●연말 겨냥 신메뉴 봇물  모임이 많은 연말을 맞아 외식업체들은 새로운 메뉴와 이벤트를 선보이며 자신들의 변화의 노력을 알리기에 적극 나섰다. 편안한 분위기에 걸맞게 건강을 생각하고 재료 자체의 맛을 살린 메뉴들이 주종을 이룬다.  계절별 메뉴를 선보여 온 아웃백은 스테이크를 빵으로 싼 ‘패스츄리 스테이크 웰링턴’과 ‘랍스터&크랩 파스타’,‘씨푸드&새먼 샐러드’ 등의 메뉴를 올해 마지막날까지 한정 판매한다.  베니건스는 2만원을 넘지 않는 가격의 겨울 신메뉴 5종류를 선보였다.닭가슴살을 얹어 오븐에서 구운 ‘토마토 리조또’와 볶음밥 종류인 ‘오 비프 라이스’ 등을,마켓 오의 ‘꽃게 해물탕면’과 ‘블랙 페퍼 꽃게볶음’,‘굴 탕면’ 등 해물 요리를 내놓았다.불고기 전문 레스토랑 불고기브라더스는 1등급 한우를 사용한 한우메뉴를 내놓았다.무한 리필되는 전채와 언양식·광양식 한우불고기,찌개,냉면,와인,후식 2인분씩이 제공되는 한우눈꽃등심 연인 세트가 6만 5000원이다. ●크리스마스 경품 행사도  경품 행사 등 이벤트도 많다.놀부NBG는 올 연말까지 놀부보쌈과 돌솥밥,놀부부대찌개&철판구이,놀부유황오리 진흙구이 등 전브랜드 가맹점에서 ‘놀부 맛있는 사랑나눔 송년이벤트’를 진행한다.영수증 행운 번호를 홈페이지에 입력하면 추첨을 통해 가족여행권과 식사권 등의 경품을 준다.  도너츠와 피자 신제품이 쏟아지면서 경품 이벤트도 다양하게 벌어진다.다음달 1일부터 25일까지 ‘던킨 크리스마스 링케익’을 판매하는 던킨 도너츠는 링케이크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던킨 헤드폰 귀마개를 증정한다.도넛플랜트 뉴욕시티는 크리스마스 시즌에 ‘카시스 러브 도넛’을 3400원에 한정 판매하는 한편 ‘나만의 러브도넛’ 행사를 진행한다.사흘 전에 매장이나 홈페이지를 통해 문구를 선택하면 원하는 메시지를 담은 도넛 2개를 8000원에 살 수 있다. 미스터피자는 다음달 1일부터 1주일을 ‘우먼스 위크’로 정하고,여성 고객에게 프리미엄 피자 20% 할인 혜택을 준다.파파존스는 매달 8일 라지 사이즈 이상 피자를 20% 깎아준다.독일식 요리 피자인 ‘도이치 휠레피자’를 출시한 도미노피자는 올해 말까지 시식기를 올린 고객 가운데 독일 요리 원정대를 선정한다.이밖에 롯데리아와 배스킨라빈스,베니건스,TGI프라이데이,씨즐러 등이 고객들에게 내년 달력을 제공한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섹스 앤더 시티’ 킴 캐트럴, 화끈한 올누드 화보로 눈길

    ‘섹스 앤더 시티’ 킴 캐트럴, 화끈한 올누드 화보로 눈길

    미국 드라마 ‘섹스 앤더 시티(sex and the city)’ 로 유명세를 탄 배우 킴 캐트럴이 화끈한 올누드 화보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26일(한국시간) 영국의 코미디쇼 ‘르 씨르끄(Le Cirque)’는 자체 제작한 캐트럴의 누드화보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속 캐트럴은 나체 차림을 하고 다른 3명의 여자 모델들과 함께 나란히 소파에 앉아 있었다. 모델들이 완전히 벗고 포즈를 취한 반면 캐드럴은 와인색 가운을 어깨와 다리에 살짝 걸쳐 은밀한 부위를 살짝 가렸다. 하지만 가린 모습이 오히려 더 은밀하고 매혹적인 매력을 풍겼다. 이 화보는 이탈리아 화가 베첼리오 티치아노의 작품인 ‘키로프발레단(Diana & Actaeon)’을 모티브로 제작한 것이다. 캐트럴과 모델이 옷을 벗고 자연스러운 포즈를 취한 것이 그림 속의 여인들과 똑닮아 있었다. 이처럼 유명 작품을 소재로 화보를 찍은 이유는 ‘르 씨르끄’만의 코미디 방식 때문이다. 그간 이 프로그램은 유명한 작품을 풍자해 새로운 웃음을 전해왔다. 캐트럴의 화보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캐트럴의 화보를 접한 해외팬들은 극과 극의 반응을 보였다. “50대인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섹시한 몸매를 가졌다. 캐트럴의 화끈한 성격을 보여준 화보였다”라고 극찬한 팬들이 있는 가 하면 일부 팬들은 “‘섹스 앤더 시티’에서의 선정적인 이미지는 이제는 벗어나야 하지 않느냐”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캐트럴은 ‘섹스 앤더 시티’에서 성에 개방적인 여인 사만다 존스 역을 맡아 다소 많은 나이에도 불구 새로운 섹시스타로 급부상했다. 기사제휴/스포츠서울닷컴@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손담비, 新섹시무기 “의자 버리고 소파!”

    손담비, 新섹시무기 “의자 버리고 소파!”

    가수 손담비가 새로운 섹시 무기로 ‘의자’를 버리고 ‘소파’를 택했다. 최근 타이틀 곡 ‘미쳤어’로 ‘의자춤’ 열풍을 일으켰던 손담비는 새롭게 ‘미쳤어’ 클럽힙합 리믹스 버전을 선보이게 됨에 따라 ‘의자’에서 ‘대형 소파’로 무대 도구를 바꾸는 변신을 시도했다. 일명 ‘소파춤’의 첫 선을 보인 무대는 지난 21일 생방송 된 KBS 2TV ‘뮤직뱅크’. 골드빛 스프라이프 원피스에 롱 퍼(fur) 어웃터를 매치해 럭셔리한 섹시미를 강조한 손담비는 ‘의자’가 아닌 ‘검은색 가죽 소파’에서 등장해 신선함을 안겼다. 춤도 한층 더 파워풀해 졌다. 기존 ‘미쳤어’는 몽환적인 사운드에 여성스럽고 요염한 동작이 특징이었던 반면, 이번 클럽힙합 리믹스 버전에서는 손담비의 주특기인 크럼핑 댄스(파워풀한 흑인댄스 장르)를 엿볼 수 있다. ’뮤직뱅크’에서 만난 손담비의 소속사 측은 “손담비가 오늘 무대를 기점으로 ‘의자춤’에 이어 ‘소파춤’을 선보이게 된다.”며 “보다 강한 느낌의 ‘미쳤어’ 후속버전을 표현하기 위해서 시선을 압도할 수 있는 무대 장치가 필요했고, 의자에 이어 대형 롱소파를 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파에서 연출하는 손담비의 연기에 대한 주변인의 기대가 높다.”며 “다만 스케줄 이동시 대형 소파 이동에 적잖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아무래도 트럭이 대동되야 할 것 같다.”고 털어놔 웃음을 자아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소속사 측은 “연말 즈음까지 ‘미쳤어’ 클럽힙합 리믹스 버전을 선보인 후, 정반대 분위기인 발라드 수록곡 ‘투명인간’으로 이번 앨범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진 = KBS ‘뮤직뱅크’ 방송 화면 서울신문NTN 최정주 기자 joojoo@seoulntn.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쌓이는 낙엽, 낭만은 두겹

    중구는 시민들이 도심 속에서 ‘늦가을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도록 다음달 중순까지 덕수궁길과 장충단길 등 주요 간선도로를 ‘낙엽이 있는 거리’로 운영한다고 19일 밝혔다. 이들 거리를 찾는 시민들이 낙엽을 밟으며, 낭만을 만끽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낙엽이 쌓이도록 특별 관리한다. 하지만 시장 골목 등 이면도로 지역엔 바로 낙엽을 수거하기로 했다. 중구에서 낙엽이 운치 있는 곳은 시청 본관 맞은편의 덕수궁길과 퇴계로5가~동국대 입구의 훈련원로, 남산 소월길, 장충단길, 남산북쪽 순환로, 소파길 등을 꼽을 수 있다. 덕수궁길에는 은행나무와 느티나무, 단풍나무 등이 심어져 있어 가을의 고궁 정취를 느낄 수 있다. 동국대입구 전철역에서 남산으로 향하는 장충단길은 회화나무와 은행나무가 남산의 단풍과 함께 가을의 추억을 만들 수 있다. 퇴계로5가에서 동국대 입구까지 훈련원로에는 은행나무가 줄지어 서 있어 운치 있는 산책을 즐길 수 있다. 남산 소파길은 길가의 은행나무와 인근의 카페가 어우러져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구는 또 수거한 낙엽을 퇴비로 사용해 예산을 아끼기로 했다. 낙엽을 마포 자원회수시설에서 소각 처리하지 않고, 퇴비 제조시설에 보내 화초 종묘용 퇴비로 활용할 계획이다.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SK그룹 웃음광고 화제

     SK그룹이 최근 선보인 광고 ‘OK Tomorrow-웃음편’이 화제가 되고 있다.경기침체 등 우울한 뉴스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웃음과 행복 관계를 아이를 통해 새로운 시각으로 전달하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웃음편 광고는 잠자는 아기 모습이 나타나면서 ‘인생에서 잠자는데 소요되는 시간 26년’이라는 자막이 보인다.이어 아기가 열심히 소파에 오르려고 하는 모습에서는 ‘인생에서 일하는데 소요되는 시간 21년’이라는 자막이 나타난다.아기가 열심히 우유를 먹는 모습 뒤에는 ‘9년 동안 먹고 마신다’는 설명이 붙고 이어 ‘웃는 시간은 겨우 20일’임을 강조한다.아기의 환한 웃음과 함께 “웃을수록 행복은 더 커집니다.”라는 메시지를 던져 웃음의 중요성을 일깨운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고위직 곗돈은 ‘수사 성역’?

    고위직 곗돈은 ‘수사 성역’?

    서울 강남 일대 부유층을 중심으로 구성된 귀족계인 ‘다복회’ 사건과 관련해 경찰에 고소장이 접수된 지 일주일이 돼 가지만 경찰 수사는 이렇다 할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경찰은 잠적한 계주 윤모(51·여)씨의 신병확보에 나서는 등 나름대로 수사에 본격 착수할 뜻을 내비치고 있지만, 거액 계원들의 소취하 압박에 따른 고소 사건의 한계와 이번 사건의 파괴력 등을 저울질하며 적극적으로 달려들지 않고 있어 수사가 탄력을 받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적지않다. 거액을 쏟아 부은 계원들이 자금 출처가 드러나는 것을 우려해 소액 계원들의 경찰 고소를 무마하고, 이미 고소한 사람들에게도 소취하를 압박하고 있는 것도 경찰로서는 부담스럽다. 이 때문에 경찰은 수사 방향을 정하지 못한 채 이번 사건의 불똥이 어디로 튈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어정쩡한 형국이다. 경찰이 이번 사건 수사에 다소 소극적으로 보이는 것은 핵심 인물인 윤씨를 검거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강남경찰서는 지난 7일 윤씨가 “100억원을 들고 와 사태를 해결하겠다.”며 서울 강남의 W음식점에 나오기로 했다가 나오지 않자 현장 검거에 실패했다. 경찰은 그동안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 우편 등을 통해 여러 차례 출석을 통보했지만 이에 응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경찰은 윤씨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내리고 계원들과 윤씨가 운영하는 W음식점(강남구 도곡동) 종사자 등을 상대로 윤씨의 행방을 쫓는 한편 다복회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경찰은 앞으로 윤씨를 수배하기로 하는 등 윤씨의 신병확보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고소장이 접수돼 1차적인 수사는 하고 있지만 고위 공직자의 이름도 거론되고 있는 만큼 민감한 사안이어서 조심스럽게 진행하고 있다.”면서 “불똥이 어디로 튈지 몰라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계원들간의 갈등도 경찰 수사에 적잖은 부담이 되고 있다.10억~100억원대에 이르는 거액을 쏟아부은 계원들은 경찰이 윤씨를 붙잡려고 하고, 자신들의 자금 흐름을 추적한다는 우려때문에 소액 계원들의 이탈과 고소를 막고 있다. 지난달 28일 고소장을 접수한 박모(54)씨 등 2명에게는 소취하를 종용하고 있다. 1억원을 부은 한 계원은 “윤씨가 나타나지 않자 고소 여부는 계원들이 알아서 하라고 하더니 시간이 흐르면서 거액 계원들의 목소리가 커져 90% 이상이 고소를 하지 않겠다는 데 서명했고, 어떻게 된 영문인지 윤씨를 고소한 사람들도 고소를 취하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아가는 것 같다.”면서 “고소파 대부분이 고소하지 않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계원은 “윤씨가 ‘전액 지급은 어렵고, 곗돈의 30%만 지급하겠다.’고 전해왔는데도 다들 ‘어쩔 수 없다.’며 손해를 감수하자는 분위기”라면서 “경찰 수사가 두렵긴 한 모양”이라고 귀띔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경찰의 향후 수사는 윤씨 검거와 계원들의 고소 취하 여부에 따라 판단을 달리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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