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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00만원 빚 독촉에… 일가족 방화·살해한 이웃

    지난달 29일 오후 9시 38분쯤 강원 양양군의 한 농가 주택에서 발생한 일가족 4명의 화재 사망사건은 빚 독촉을 받던 40대 채무자가 평소 알고 지내던 채권자의 집에 불을 질러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강원 속초경찰서는 8일 주택에 불을 질러 집주인 박모(39·여)씨와 세 자녀 등 일가족 4명을 숨지게 한 혐의(현주 건조물 방화 치사)로 유력한 용의자 이모(41·여)씨를 서울에서 긴급 체포했다. 이씨는 속초경찰서로 압송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으며 일부 혐의를 시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용의자는 숨진 박씨와 언니 동생하며 평소 친하게 지내던 사이로 빚 독촉에 못 이겨 박씨의 집에 불을 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불이 난 집안에서는 채무 관계가 적힌 메모지가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 당일 박씨와 딸(9)은 작은방, 큰아들(13)은 거실 소파, 막내아들(6)은 작은방 입구에서 각각 숨진 채 발견됐다. 남편 이모(44)씨는 교통사고 요양 치료를 위해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바람에 화를 면했다. 당초 단순 화재로 추정됐던 이 사건은 감식 과정에서 여러 가지 의문점이 드러나면서 방화로 확인됐다. 사고 직후 경찰 및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생활고를 비관한 박씨가 어린 세 자녀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 아니냐는 추정에 무게를 뒀다. 그러나 화재 감식 중 방안에서 휘발유 흔적이 발견됐고, 숨진 4명 모두의 혈액에서 수면유도제 성분이 검출되면서 반전됐다. 특히 천장을 보고 바로 누운 시신의 상태가 일반 화재 사건과는 사뭇 달랐다. 방화 가능성을 확신한 경찰은 주변인 탐문수사 과정에서 유일하게 자살 가능성을 진술한 이씨를 용의자로 보고 집중 조사를 벌여 왔다. 결국 이씨가 숨진 박씨로부터 1000여만원의 빚 독촉을 받아온 사실과 강릉지역 약국 2곳에서 수면유도제를 구입한 사실이 드러나 추궁 끝에 범행 일부를 자백받았다. 한편 숨진 박씨는 어린 세 자녀를 부양하기 위해 식당에 나가 허드렛일을 하거나 마을 농사일을 거들며 쉬지 않고 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웃 주민들은 “필요한 옷가지나 살림살이는 주변에서 얻어다 썼고 집은 늘 냉골이었다”고 말했다. 횡성 어머니 집에서 요양하던 남편 이씨는 사건 당일 동생 차를 얻어 타고 집에 들러 성탄절을 쓸쓸하게 보냈을 아이들을 데리고 속초시내에 나가 장난감을 사주고 횡성으로 되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마지막 선물이 될 줄 몰랐다”며 눈물을 쏟았다. 양양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김부선 딸 이미소 ‘미모’ 대박…작정하고 본방사수 출연

    김부선 딸 이미소 ‘미모’ 대박…작정하고 본방사수 출연

    김부선 딸 이미소 작정하고 본방사수 김부선 딸 이미소 ‘미모’ 대박…작정하고 본방사수 출연 배우 김부선이 MBC ‘무한도전’ 출연 후 귀여운 불평을 늘어놨다. 김부선은 8일 오후 방송된 KBS2 파일럿 예능 프로그램 ‘작정하고 본방사수’에 등장해 딸 이미소와 소파에 앉아 TV를 시청했다. 그는 지난달 27일 오후 방송된 ‘무한도전-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 특집을 시청하며 가볍게 춤을 췄다. 이미소는 “엄마가 출연했던 ‘무한도전’”이라고 강조했다. 김부선은 “‘무한도전’ 나가면 뜬다고 하더니 방송 후에 출연 제의도 하나도 없더라”고 투덜거렸다. 김부선은 2013년 1월 방송된 ‘무한도전-뱀파이어와 첫 전쟁’ 특집에 깜짝 출연해 색다른 재미를 안긴 바 있다. ‘작정하고 본방사수’는 TV가 바보상자가 아니라 대중들을 한데 모으고 소통의 장을 마련해주는 매개체라는 시선으로 접근하는 새 파일럿 프로그램이다. TV 방송을 사수하는 사람들을 담아 시청자들과 재미를 찾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과정을 그린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7개월 아기 무차별 폭행하는 베이비시터 ‘딱 걸렸네’

    7개월 아기 무차별 폭행하는 베이비시터 ‘딱 걸렸네’

    7개월 된 남자아기에게 무차별 폭행을 일삼는 베이비시터의 모습이 포착돼 충격을 주고 있다. 5일(이하 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일간 베일트(Beeld) 등 외신들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자유주(州) 벨콤의 한 가정집에서 베이비시터가 아동 학대를 일삼는 모습이 포착됐다면서 해당 영상을 소개했다. 영상을 보면, 소파에 누워 TV를 보고 있던 베이비시터가 아기가 울기 시작하자 아기의 머리를 바닥에 밀쳐낸다. 베이비시터는 아기의 옷을 잡아당겨 내팽개치기도 하는 잔인한 모습을 보인다. 이 밖에도 우는 아이를 달래는 듯하다가 때리는 등 아기를 학대하는 베이비시터의 모습이 영상에 고스란히 담겼다. 이같은 아동학대는 지난 12월 21일 아이의 엄마가 6살짜리 딸과 쇼핑을 간 사이 일어났다. 아이 엄마는 ”이전에 베이비시터에게 좋지 않은 경험이 있어 카메라를 설치했는데 베이비시터가 아이를 학대하는 모습이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한편, 아동학대 혐의로 체포된 베이비시터는 현재 1000랜드(남아공 화폐단위, 한화 약 10만 원)의 보석금을 내고 풀려난 상태며 오는 29일 재판을 앞두고 있다. 사진·영상=Netwerk24 Video/유튜브 김형우 인턴기자 hwkim@seoul.co.kr
  • [2015 대한민국 빈부 리포트 ‘富’] 하룻밤의 특권… 323만원

    [2015 대한민국 빈부 리포트 ‘富’] 하룻밤의 특권… 323만원

    “체크인(숙박 등록) 도와 드릴까요, 손님.” 운동장만큼 널찍한 호텔 로비에 여행용 가방을 끌고 들어선 내가 프런트데스크를 찾지 못하고 두리번거리자 말쑥한 양복 차림의 남성이 다가와 묻는다. 들고 있던 수첩에서 내 이름을 확인한 그는 “23층 라운지에서 체크인을 도와 드리겠습니다”라는 말과 함께 엘리베이터 쪽으로 안내를 시작한다. 동시에 어디선가 전광석화처럼 나타난 벨맨이 내 가방을 넘겨받아 끌었다. 두 남자는 보이지 않는 쌍두마차에 나를 태운 듯 극진히 선도(先導)했다. 방금 전 지하철과 셔틀버스를 번갈아 타고 호텔에 도착했던 나의 ‘페르소나’(persona)는 어느새 하룻밤에 몇 백만원쯤은 기꺼이 소비할 의향이 있는 부유층으로 변모해 있었다. 시계는 2014년 12월 16일 오후 3시에 육박하고 있었다. 스위트룸 투숙객 전용인 듯한 23층 프런트데스크에 도착한 나는 최대한 여유 있는 몸짓으로 신용카드를 꺼냈다. 그런데 직원은 카드를 받는 대신 바로 옆 라운지로 안내하더니 소파에 나를 앉혔다. 그러고는 이름과 주소 등 투숙객 신상 명세를 적는 용지를 가져왔고 그제야 내 카드를 가져갔다. 이어 직원은 거의 무릎을 꿇은 공손한 자세로 2차례 식사와 2차례 간식이 무료 제공(2인 기준)된다는 사실을 알려 줬다. 내가 묵을 스위트룸(20층)은 전망을 최대한 넓은 각으로 확보할 수 있는 복도 끝 모서리 부분에 있었다. 국내 최고급인 이 호텔의 스위트룸 7개 등급 중 네 번째로 비싼 방이다. 문을 열고 들어가 벽에 카드형 열쇠를 꽂자 어둠에 덮여 있던 실내 전등들이 일제히 켜졌고 그와 동시에 커튼들이 자동으로 드르륵 올라가면서 대형 유리창으로 아름다운 바깥 전경이 순식간에 펼쳐졌다. 패브릭 소파와 테이블, 책상이 놓인 거실과 킹사이즈 침대가 있는 침실은 물론 욕실에도 대형 유리창이 있었다. 스위트룸 전체가 ‘시선(전망)은 권력’이라고 웅변하는 듯했다. 인테리어는 휘황찬란한 중세풍일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단순하고 현대적인 분위기를 풍겼다. 가구는 미국 출신의 세계적 호텔 디자이너 피터 리미디오스의 디자인에 따라 침대부터 소파까지 모두 맞춤 제작된 것이라고 했다. 미니바에는 한 뼘 크기의 200ml 조니워커 블루라벨(27만 5000원)을 포함한 9가지의 미니어처 양주와 5가지 와인, 콜라(5500원), 에비앙 생수(9900원), 맥주, 스낵 등이 비치돼 있었다. 나는 호텔 측이 무료로 제공하는 생수 2통만 마시겠다고 결심했다. 침실 한쪽에는 전신거울과 함께 옷 수십벌을 수납할 수 있는 드레스룸이 있었고, 침대 맞은편 벽엔 65인치 첨단 플랫형 TV가 걸려 있었다. 이 스위트룸은 20평 아파트 크기였지만 화장실은 2곳이 있었다. 카페처럼 고급스럽고 은은한 조명이 켜진 화장실의 변기는 벽에 붙은 전자식 버튼으로 작동하도록 돼 있었다. 오후 4시 3층에 있는 프랑스 유명 브랜드 스파에 갔다. 장장 4시간 30분 동안 받는 얼굴 및 보디(몸) 마사지는 79만 2000원, 2시간짜리 얼굴 마사지는 36만 3000원이었다. 나는 1시간 코스의 18만 1500원짜리 보디 마사지를 이틀 전 예약해 놓았다. 은은한 조명이 깔린 입구를 지나 대기실 쪽으로 가자 메이크업룸이 보였는데, 스킨로션은 물론 50여종의 립스틱과 향수가 비치돼 있어 백화점 매장을 방불케 했다. 직원은 내게 긴장 완화, 피부 활력, 휴식 등 3종류의 마사지 중 하나와 마사지 방에 뿌릴 향수 2종류(민트향, 장미향)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했다. 가운으로 갈아입은 뒤 수목 정원이 통유리 벽을 통해 보이는 족욕실로 이동했다. 직원은 내게 독일의 명품차 브랜드인 로넬펠트 차 메뉴를 보여 주며 족욕 중 마실 차와 보디 마사지 후 마실 차를 고르도록 했다. 아, 안락으로 이르는 길엔 고민스러운 선택의 관문이 많았다. 15분간의 족욕이 끝난 뒤 개별 마사지룸으로 이동해 30대 초반 여직원(세러피스트)에게 머리부터 발끝까지 마사지를 받았다. 평일 낮에 거금을 치르고 마사지를 즐기는 젊은 여자라니…. 이 직원은 내 신분을 무엇으로 짐작할까. 마사지 후 옷을 갈아입고 대기실에 앉아 있으니 직원이 족욕 전 미리 선택해 둔 차와 함께 계산서를 가져다줬다. 오후 7시 저녁을 먹으러 라운지로 다시 올라갔다. 803㎥ 규모의 펜트하우스 콘셉트로 꾸며진 스위트룸 투숙객 전용 공간이었다. 테이블끼리 적당히 떨어져 있었고 중간중간 벽 대신 책장으로 ‘파티션’을 해 놓았다. 옆 테이블의 대화 소리는 들리되 대화 내용은 들리지 않는 절묘한 간격이었다. 식사 중인 10여명의 손님은 40대 이상 중년층과 노년층이 대부분으로 소란스러운 언행을 하는 사람은 전무했다. 내 눈에 그들은 ‘우리끼리는 같은 부류’라는 동질감을 형성하고 있는 것처럼 비쳤다. 뷔페식으로 호주산 안심, 대게 샐러드와 디저트까지 30여종이 차려져 있었는데 대체로 깔끔한 맛이었다. 무한정 마실 수 있는 와인도 칠레산 카베르네 소비뇽 등 5종류가 있었다.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클래식 음악이 잔잔히 깔리는 식탁에 앉아 와인잔을 기울이며 숨 막힐 듯 눈부신 남산의 야경을 바라보고 있자니 문득 이 순간이 너무 완벽해서 비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식사 후 라이브 밴드의 연주가 흐르는 1층 오픈 바로 내려와 칵테일(모히토) 한 잔을 주문했다. 2만 5000원이었다. 자정쯤 방으로 올라와 욕조에 따뜻한 물을 받았다. 욕조 옆 창을 통해 내다본 세상은 오직 이 스위트룸의 야경을 위해 존재하는 세트장 같았다. 욕실에는 영국 왕실에서 사용해 유명해졌다는 몰튼브라운 브랜드의 샴푸와 린스, 보디로션 등이 비치돼 있었다. 마사지와 목욕으로 노곤해진 몸을 침대에 뉘었다. 실의 두께가 80수와 400TC인 최고급 소재로 만들어진 침구는 실크처럼 부드러웠다. 매트리스를 감싼 거위털 베딩(bedding)은 물침대처럼 몸을 허공으로 띄우는 듯했다. 하지만 마치 물과 기름처럼 내 몸은 그 안락한 침구와 좀처럼 화학적 융합을 하지 못했고 밤새 잠을 설쳤다. 다음날 아침 8시 눈을 비비며 내려간 1층 뷔페식당엔 양식과 한식, 디저트까지 포함해 119가지의 음식이 즐비했다. 나는 생과일주스와 연어 샐러드, 빵 몇 조각만 먹었는데도 금세 배가 불렀다. 차려진 음식의 가짓수와 내가 한껏 먹을 수 있는 식사량의 차이가 마치 해소할 수 없는 현실의 경제적 격차를 의미하는 것 같아 허탈했다. 식사 후 3층 피트니스센터에 들렀다. 양말을 깜박해 난감했는데 탈의실에 운동용 양말이 수십 켤레 비치돼 있었다. 20대 젊은 남성이 개인 트레이너의 지도 아래 운동하는 모습이 보였다. 나는 터치스크린형 TV모니터가 장착된 러닝머신에서 남산을 바라보며 30분 정도 달렸다. 운동 후 들어간 사우나에서 여자들은 대중목욕탕 풍경과는 달리 그들만의 문화인 듯 커다란 수건으로 몸을 가린 채 돌아다녔다. 방으로 돌아와 짐을 싼 뒤 낮 12시에 체크아웃을 위해 23층으로 올라갔다. 직원이 내민 영수증에는 세금과 봉사료를 포함해 숙박료가 ‘3,025,000원’으로 찍혀 있었다. 처음 보는 아라비아숫자인 양 낯설었다. 마사지 비용과 칵테일 값까지 합하면 1박 2일 21시간 동안 호텔에서 내가 쓴 돈은 총 323만 1500원이었다. “짐을 도와 드리겠습니다, 손님.” 1층으로 내려왔을 때 호텔 직원이 다가왔지만 나는 사양했다. 나는 셔틀버스를 타고 지하철역으로 향했다. 송수연기자 songsy@seoul.co.kr
  • (영상)EXID 하니, 매드클라운 파트너로 도발적 관능미 과시

    (영상)EXID 하니, 매드클라운 파트너로 도발적 관능미 과시

    걸그룹 EXID(이엑스아이디)의 멤버 하니가 매드클라운의 파트너로 분해 도발적인 섹시미를 뽐냈다. 6일 자정 스타쉽엔터테인먼트 공식 트위터와 원더케이(1theK) 유튜브 채널 등에는 매드클라운의 세 번째 미니앨범 타이틀곡 ‘화(Fire)’의 뮤직비디오 티저 영상이 공개됐다. 공개된 티저 영상에는 최근 유례없는 차트 역주행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걸그룹 EXID의 멤버 하니가 매드클라운의 파트너로 출연해 관능미를 뽐냈다. 특히 소파 위에 누워 도발적인 자세를 취하는 하니의 모습은 팬들의 기대감을 한층 더 높이고 있다. 이번 신곡 ‘화’의 뮤직비디오를 연출한 ‘지미(JIMMY)’감독은 “매드클라운과 하니의 호흡이 환상적이었다. EXID 하니의 관능적인 매력과 그동안 볼 수 없던 매드클라운의 연기력이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매드클라운의 이번 신곡에 대해 소속사 스타쉽엔터테인먼트도 “오랜 기간 준비한 앨범인 만큼, 피쳐링부터 뮤직비디오 주인공까지 초특급 ‘대세’들이 등장한다. 기대하셔도 좋을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친 바 있다. 한편, 2008년 데뷔한 매드클라운은 지난해 ‘쇼미더머니2’에서 ‘귀에 때려 박는 랩’을 유행어로 히트시키며, 케이윌, 씨스타, 보이프렌드가 소속된 스타쉽 엔터테인먼트의 독립음반 레이블 스타쉽엑스 엔터테인먼트와 전속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매드클라운은 씨스타 소유와 호흡을 맞춘 ‘착해빠졌어’로 제3회 가온차트 K팝 어워드에서 ‘올해의 가수상’ 음원 부문(9월)을 수상하고, 효린과의 ‘견딜만해’로 음원차트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EXID 하니와의 호흡은 어떤 성과를 불러올 지 기대되는 부분이다. 한편 매드클라운은 오는 9일 세 번째 미니앨범을 출시하고 활발한 활동에 돌입할 예정이다. 사진·영상=1theK (원더케이)<Mad Clown(매드클라운) _ Fire(화)>/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고졸 채용 4년’ 시중은행 고졸 행원 1721명…세대 차이는 현재진행형

    ‘고졸 채용 4년’ 시중은행 고졸 행원 1721명…세대 차이는 현재진행형

    이명박 정부가 ‘양질의 고졸 일자리 창출’을 강조하면서 한때 시중은행에서도 고졸 채용 붐이 일었다. 2011년부터 최근까지 주요 시중은행(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산업·기업은행) 7곳에서 채용한 고졸 행원은 1721명이다. 그 사이 정권이 바뀌며 고졸 채용 열기가 한풀 꺾이긴 했지만 일선 영업점에서 고졸 출신 행원들의 좌충우돌은 현재 진행형이다. 기존 행원들은 조직에 제대로 융화되지 못하는 고졸 행원들이 ‘골칫거리’라고 말한다. 고졸 행원들은 높은 정규직 문턱과 눈에 보이지 않는 차별에 가슴앓이를 하고 있다. ●행원 절반이 40대 이상… 갈등 필연 A은행에 근무하는 오상식(38·가명) 과장은 고졸 행원 때문에 하루에도 서너 번씩 울화통이 터진다. 처음 지점에 배치된 직후 영업점 입구에서 안내를 시켰더니 객장 소파에 앉아 잡지를 넘겨 보던 천연덕스러운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손님 앞에서도 ‘헐’, ‘대박’이란 용어를 쓰는 건 애교로 넘어갈 수 있다. 제때 일처리를 하지 않아 다그치면 매번 토끼눈을 뜨고 “까먹었어요”라며 말끝을 흐리는 게 다반사다. B은행의 오상식(34·가명) 계장은 1년 동안 고졸 행원의 사수 노릇을 하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적응하겠지’라는 기대감은 번번이 실망으로 바뀐다. 최근에는 새로 생긴 애인과 업무시간 짬짬이 카톡(휴대전화 메신저)을 주고받는 것을 보면 당장 달려가 머리라도 쥐어박고 싶다. 업무에 집중하지 않으니 시제(하루 동안 거래된 수입과 지출의 결산)가 번번이 틀린다. 그런 날은 지점 전체가 늦게까지 남아 전표를 일일이 다시 들여다봐야 한다. 오 계장은 4일 “영업점 선배들과 많게는 20년 이상 나이가 차이나 적응에 어려움도 있겠지만 아무리 교육해도 요즘 젊은 친구들의 ‘무(無)개념’은 고칠 수가 없더라”며 혀를 내둘렀다. C은행에 3년째 근무하는 장그래(21·가명) 행원은 퇴근 후 야간대학에 다닌다. 잦은 야근에 리포트 과제를 하다 보면 하루 수면 시간이 3~4시간에 불과하다. 장씨와 같은 고졸 행원들은 모두 계약직으로 채용된다. 대졸 신입 공채도 일부는 준정규직으로 채용되는 마당에 정규직 전환은 이들에겐 바늘구멍 통과하기다. 시중은행 중 고졸 행원을 가장 많이 채용한 기업은행(355명) 역시 최근 4년 동안 정규직으로 전환된 고졸 행원이 단 한 명도 없다. 힘들게 정규직이 되더라도 대졸 공채에 비해 승진 연수가 3~4년 늦고, 그나마도 4년제 학위가 없으면 ‘대리’ 이상으론 승진을 못 한다. D은행의 장그래(22·가명) 행원은 어려 보인다고 대뜸 반말을 하거나 담배를 사 오라며 개인적인 심부름까지 시키는 손님들은 참을 수 있다. 2년 동안 근무하고 순환배치되는 선배 행원들과 달리 ‘대타’처럼 6개월~1년 단위로 이 지점 저 지점 옮겨 다니고, 수신이나 대출기한 연장, 채권추심 등 일부 업무만 맡기는 부당함도 묵묵히 이겨 내고 있다. 오로지 정규직이 되는 날을 꿈꾸면서 말이다. 장 행원은 “화려한 ‘스펙’(취업에 필요한 각종 자격증) 없이 단지 특성화고 출신이란 이유로 쉽게 은행에 들어왔다고 생각하는 선배들도 적지 않다”며 “학력이 모자란다고 애사심이 떨어지는 건 아니다. 정규직이 되려고 하루하루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직 연착륙 도울 프로그램 시급” 전문가들은 은행원의 절반가량이 40대 이상(금융인력기초통계)인 인력구조상 10대 후반이나 20대 초반 고졸 행원과의 세대차이 및 갈등이 불거질 수밖에 없다고 본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는 “은행들이 정부 정책에 이끌려 아무런 준비 없이 고졸 행원을 채용하고, 차별적인 직군과 업무를 부여하고 있다”며 “고졸 행원의 특성과 업무 능력을 제대로 파악해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조직 연착륙을 도울 수 있는 체계적인 프로그램 도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안원경 인턴기자 cocang43@seoul.co.kr
  • “국제법은 약소국 학문… 외교 논리 제시할 것”

    “국제법은 약소국 학문… 외교 논리 제시할 것”

    “독도 문제 등 사건이 터질 때마다 요란하게 감정적으로 대응하지만 그게 능사가 아닙니다. 외국의 오피니언 리더들이 단 한 구절이라도 한국의 입장에서 적절히 인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절실합니다. 이제서야 첫걸음을 뗐습니다.” 지난 29일 만난 이장희(64) 한국외대 법학과 교수는 힘이 약한 나라일수록 외교적 논의 과정에서 국제법을 제대로 활용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설명하며 말문을 뗐다. 세계국제법협회 한국지부는 최근 ‘한국 국제법연감’ 창간호를 펴냈다. 2013년 내용을 담은 영문본으로 뒤늦게 나온 셈이다. 국제법원인 상설중재재판소(PCA) 재판관을 맡고 있는 이 교수는 편집위원장을 맡았다. ‘국제법연감’은 각종 국제분쟁과 갈등을 둘러싸고 자국의 논리와 입장을 법적·논리적으로 해석하고 정리해놓은 간행물이다. 여러 나라가 자국의 입장과 행위의 투명성과 정당성을 부여하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일본이 1956년부터 일본 국제법연감을 매년 발간하고 있고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 등 여러 나라가 자국의 입장을 담은 국제법연감을 펴내고 있는 것에 비하면 늦어도 한참 늦었다. 이 교수는 “한국과 같은 약소국일수록 통상 무역을 중시하고, 큰 나라 사이에서 국가의 안위를 걱정해야 하는 만큼 통상외교, 안보외교가 중요하다”면서 “미국, 중국, 일본 등 사이에서 조정자로서의 역할을 통해 균형외교를 해야 하는 만큼 국제법연감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말했다. 이렇듯 뒤늦게 나온 2013년분 국제법연감은 주로 일본과의 관계에서 불거졌던 국제 분쟁 및 갈등을 주로 담고 있다. 독도 문제는 물론, 일제 강점기 강제노동 피해 배상을 둘러싼 다툼,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 문제, 일본 아베 정부의 ‘집단 자위권’ 개념의 문제점 등을 다뤘다. 여기에 주한 일본대사관에 화염병을 던진 중국인 류치앙의 자국 인도를 원한 일본과의 법리 논쟁도 더했다. 그는 “예컨대 독도 문제와 관련해서 우리 정부는 너무 소극적으로 대하며 조용한 외교를 취한 반면, 국민들은 지나치게 감정적으로 대하곤 했다”면서 “정부가 아닌 민간 차원에서 발간한 국제법연감을 통해 외교적 논리와 국제법적 법리를 일관되고도 지속적으로 제시해 세계 각 나라 주요 인사들이 한국의 논리와 증거를 인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내년 6월쯤 나오게 될 2014년분 ‘한국 국제법연감 2호’에는 더욱 뜨거운 이슈들이 집결된다. 아직 편집위가 꾸려지지는 않았지만 한·일관계 속 갈등만이 아닌, 한·중 문제, 한·미 문제가 본격적으로 대두되며 확장된다. 주한미군의 소파(SOFA)협정, 반발에 부닥친 한·미·일군사정보교류협정을 대체한 한·미·일 정보공유 양해각서(MOU),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미사일방어체제인 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 한국의 갈등 등이 담길 예정이다. 이는 한국이 국제 외교적으로 미국에 일방적으로 치우칠 수도 없고, 중국에 새로 의탁할 수도 없음을 의미한다. 힘겹고 험난한 과정이 예상되지만 냉철한 균형외교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특히 최근 헌법재판소의 ‘정당해산 결정’에 대해서도 이 교수는 고민이 많다. “세계헌법재판기관회의체인 베니스위원회에는 국제법상 상당한 오피니언 리더들이 들어와 있습니다. 이런 곳에서 ‘자유권 침해 국가로 규정한다’거나 ‘정당해산 절차가 인권규약이나 관련 5대 기준 등에 맞지 않다’는 조치만 나와도 한국의 국가 이미지에는 상당한 영향을 줄 수밖에 없습니다.” 그는 “시민적 가치야말로 한국 사회의 가장 큰 강점이었는데 이번 헌재 판결은 찬물을 끼얹는 행위였으며 국제적 흐름에서도 탈냉전의 시대를 역행하고 체제의 성숙도를 스스로 부정하는 경직된 결정이었다”면서 “향후 2015년 연감을 낼 때 심도 있게 다뤄야만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국제법은 약소국의 학문”이라고 규정한 이 교수는 국제적 분쟁 사안에 대해 가능한 한 정부의 입장에서 국제법연감 편집 방향을 고민하지만, 전쟁과 갈등을 부추기거나 개인의 인권을 침해하는 국가주의에도 강력히 맞서겠다는 입장이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이케아 싼 편 아냐”… 가구업계 ‘가격 맞불’

    “이케아 싼 편 아냐”… 가구업계 ‘가격 맞불’

    “세계적으로 우리만큼 싼 곳도 없다.” vs “가격 더 낮추고 품질로 승부한다.” 세계적인 가구공룡 이케아가 우리나라에 광명점을 내고 영업을 시작한 지 1주일이 지난 현재 국내 가구업계가 이케아 공습에 더 낮은 가격과 품질로 맞서겠다며 각오를 다지고 있다. 먼저 이케아가 대중성과 가격을 무기로 내세웠지만 실제로 그렇게 싼 편은 아닌 것으로 조사됐다. 29일 가구업계가 작성한 이케아 상품의 한국과 중국, 미국, 독일, 일본의 가격 비교 분석 자료에 따르면 2만 9000원부터 시작되는 배송서비스에 기본요금이 4만원인 조립 서비스까지 받게 되면 가격은 훨씬 올라가게 된다. 파티클보드(PB)로 만든 거실장 ‘BESTA’(시스템)의 한국 가격은 89만원이지만 중국보다 50% 비쌌고 미국보다 10%, 독일보다 23%, 일본보다 12% 각각 가격이 더 높았다. 가죽 소파인 ‘SKOGABY’의 국내 가격은 89만 9000원으로 중국과 가격 차이는 나지 않았다. 하지만 일본보다 59% 훨씬 비쌌고 미국과 비교해서는 36%, 독일과는 31% 각각 더 가격이 비쌌다. 플라스틱으로 만든 키즈테이블 ‘MAMMUT’의 국내 가격은 3만 9900원으로 저렴해 보이지만 독일보다 16%, 중국 12%, 일본 6%, 미국보다 4% 각각 비쌌다. 저렴한 제품도 있었다. 참나무로 만든 식탁 ‘BJURSTA’의 국내 가격은 14만 9000원으로 독일 9%, 일본보다 5% 비쌌지만 중국과 비교했을 때 17%, 미국보다는 9% 저렴했다. 예상보다 저렴하지 않은 이케아의 가격 공습에 국내 가구업계는 대폭 할인과 품질로 맞선다는 입장이다. 이날 이케아 광명점에서 차를 타고 30분 정도 걸려 찾아간 광명가구거리에는 예상과 달리 가구를 둘러보는 손님들이 제법 있었다. 가구 판매 경력 20년의 박모 사장은 “이케아 때문에 매출이 줄어든 것이 아니라 경기가 안 좋아지면서 순이익이 많이 떨어진 것이 문제”라면서 “저렴한 가격에 품질 좋은 가구를 판매하면 자연스럽게 손님이 끊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급가구를 표방하는 에몬스가구나 장인가구, 동서가구 등은 특별한 할인행사 없이 제품의 품질과 고급화를 무기로 손님을 끌어모으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큰 폭의 할인으로 이케아에 맞서고 있다. 현대리바트는 이달 초부터 31일까지 ‘창고 대방출 60%’, 오픈마켓 옥션에서는 ‘옥션 일등공신 DIY(직접 제작) 가구방’이라는 행사를 연다. 글 사진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원다연 인턴기자 panda@seoul.co.kr
  • 집에 사는 삶 집을 사는 삶

    집에 사는 삶 집을 사는 삶

    집을 ‘가정’으로서보다 ‘자산’으로 인식하는 요즘, 세태의 심각성을 반영하듯 집 본연의 가치를 되짚어 보게 하는 전시회들이 마련돼 눈길을 끈다.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르코미술관에서 열리는 ‘즐거운 나의 집’전은 우리가 살았던 집, 현재 살고 있는 집, 앞으로 살고 싶은 집 등 세 가지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아르코미술관의 기획공모에서 선정된 건축기획전문 글린트와 협력 기획전 형태로 마련한 이 전시에서는 시각예술 분야 작가, 건축가, 디자이너 등이 참여해 회화, 설치, 영상, 사진, 인포그래픽, 사진, 각종 자료 등으로 집에 대한 여러 가지 생각을 펼쳐 보였다. 글린트의 김범상 대표는 “해체된 가족들을 생각하면서 삶의 터전으로서 변질된 집의 근본적인 문제를 짚어봤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는 공간으로서 즐거운 집이라는 공감을 이끌어 내고 함께 고민하는 계기를 제공하고자 건축가 고 정기용이 언급한 집에 대한 이야기에서 출발했다”고 설명했다. 전시 관람은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는 것으로 시작된다. 1층 제 1전시실은 ‘살았던 집’으로 응접실과 부엌 등으로 이어지며 우리 추억 속에 남은 집에 대한 따뜻한 기억, 공간의 의미와 기능 등을 떠올릴 수 있는 작품과 자료들을 설치했다. 소파에 앉아 과거의 물건들이 각자의 위치와 역할을 설명하는 문구가 나오는 모니터 화면을 볼 수 있다. 집에 대한 내밀한 감각들을 일깨우는 장치들이다. 2층 제2전시실은 다양한 미디어와 바닥에 부착된 좌표 등을 통해 현실이 지닌 날카로운 문제들을 들여다본다. 현재 ‘살고 있는 집’으로 집과 관련된 통계 등으로 소득 수준에 따라 결정되는 현재의 주거 공간을 되돌아본다. 부모 세대와 자식 세대의 자산에서 집이 차지하는 비중을 표시하는 각종 그래프와 통계들로 수치화되는 집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아카이브라운지에서는 살았던 집과 현실 속의 집을 경험한 관객들이 잠시 쉬어 가며 앞선 체험을 환기하도록 했다. 제3전시실에선 관련 도서 50여권과 영상을 접할 수 있다. 시민이 참여해 미래에 살고 싶은 집을 결과물로 만들어 보이는 관객 참여형 전시 공간도 있다. 부대 행사로 전시 참여 작가와의 대화, 인문사회학적으로 집을 조명하는 강연 등이 마련된다. 전시는 내년 2월 15일까지. 덕수궁 옆 서울시립미술관 본관 3층 프로젝트 갤러리에서는 서울시립미술관과 정림건축문화재단이 함께 기획한 리서치 프로젝트 ‘협력적 주거공동체’ 전이 열리고 있다. 급속한 도시화와 개인화, 저출산과 고령화, 1인 가구의 증가로 인해 사회 전반의 큰 변화를 마주하는 한국 사회에서 새롭게 등장하는 주거공동체의 모습을 살펴보는 기획이다. 9명의 건축가들이 오늘의 현실을 면밀히 관찰해 각기 다른 시선과 언어로 다양한 협력적 공동체를 제안한다. QJK그룹의 ‘아파트멘트’는 공적 공간에 주목했다. 기존의 아파트 구조를 변형해 가구마다 목욕탕, 당구장 등과 같은 공동 시설을 만들고 하늘사용스테이션, 드론택배센터 등의 공유프로그램을 구성해 이전과는 다른 생활 방식을 만들어내는 공동체적 삶을 그려본다. ‘피타집 다큐멘터리’는 경기 파주 타이포그래피학교에서 수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프로젝트 과정을 담은 영상이다. 신승수와 유승종은 서로 다른 성격의 방들을 연결해 공유와 사유의 경계에서 창출된 공간 안에서 개인과 사회를 연결하는 ‘사용의 공유’를 상상했다. 획일적인 주거공간을 공유의 개념으로 재구성하는 시도들은 따로 또 같이, 더불어 사는 삶의 가치를 면밀히 들여다보게 만든다. 전시는 내년 1월 25일까지.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독재자 암살 가능할까... ‘인터뷰’ 계기로 본 역사속 작전들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독재자 암살 가능할까... ‘인터뷰’ 계기로 본 역사속 작전들

    미국과 북한의 치열한 사이버 공방까지 낳게 만들었던 미국 소니 픽처스의 코미디 영화 '인터뷰'가 미국 전역의 320개 독립 영화관에서 개봉과 동시에 매진 사례를 이어가면서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김정은 암살을 소재로 한 이 영화는 북한의 강력 반발과 해킹 사건 등으로 인해 영화 제작사가 상영을 포기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개봉과 함께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으면서 흥행에 성공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사실 독재국가의 지도자를 암살한다는 주제는 B급 코미디 영화의 소재로 쓰기에는 너무 무거운 주제이고, 과거 개봉되었던 암살 영화들을 보면 당대의 정치 상황을 반영한 역사극이거나 특수부대와 같은 히어로가 등장하는 액션 영화였던 경우가 많았지만, '인터뷰'는 세계 최악의 독재국가의 어린 지도자를 암살하는 스토리를 코미디로 풀어냈다. 이 영화는 코미디 영화답게 관객들이 시종일관 폭소를 터트릴만한 장면들이 자주 나오고, 결말 역시 김정은이 헬기에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다 우스꽝스럽게 죽는 장면이 연출되었지만, 영화 속에서나 실제 역사에서나 ‘독재자 암살’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카스트로를 죽이는 638가지 방법 역사상 가장 오랜 기간, 가장 많은 방법으로 시도되었던 암살 시도는 미국 CIA(Central Intelligence Agency)가 195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무려 4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알려진 것만 638가지 방법으로 시도했던 쿠바의 독재자 피델 카스트로(Fidel Castro) 암살 작전이었다. 1958년 플로리다 해안에서 불과 180km 떨어진 곳에 들어선 공산국가는 미국 입장에서는 눈엣가시와 같은 존재였고, 1962년에 있었던 쿠바 핵미사일 위기는 미국으로 하여금 쿠바의 공산 독재 지도자 카스트로를 어떻게 해서든 제거해야 한다는 신념을 갖게 만들었다. 미국은 1958년 쿠바 공산혁명 직후 쿠바를 탈출한 1,500여 명의 망명자들을 모아 ‘제2506여단’이라는 부대를 창설, 이 부대를 동원해 쿠바 침공을 감행했지만, 부대원들이 몇 달 전부터 작전 내용을 떠벌리고 다니는 등 형편없는 보안 유지로 인해 상륙과 동시에 대부분 전멸하고 상당수가 포로로 잡히는 참담한 실패를 맛보아야 했다. 쿠바 배후의 소련, 그리고 국제사회의 비난 때문에 군사력 동원을 통한 카스트로 공산정권 축출이 어렵다는 결론을 내린 미국은 카스트로를 암살해 버리기로 결심하고 여러 방법을 동원했는데 그 방법은 참신하다 못해 기상천외했다. 20년 넘게 쿠바 정보기관의 수장으로 활약했던 파비안 에스칼란테(Fabian Escalante)는 지난 2006년 펴낸 '카스트로를 죽이는 638가지 방법'이라는 저서에서 미국 CIA에 의해 자행된 카스트로 암살 시도는 무려 638회에 달했고, 여기에는 단순한 방법부터 최첨단 장비를 이용한 시도까지 그 종류도 다양했다고 전했다. 애연가였던 카스트로의 시가(Cigar) 담배에 미량의 폭약을 넣는 방법은 애교에 불과했다. 스쿠버 다이빙 애호가였던 카스트로의 취미 생활을 이용해 해파리 등 수중 연체동물의 촉수에 독을 발라 카리브 해에 풀어놓는가 하면, 카스트로가 자주 다이빙을 즐기는 지역에 알록달록한 조개 모양의 폭발물을 설치하기도 했다. 카스트로가 해외 순방에 나서면 호텔 직원을 포섭하거나 직접 암살요원을 보내 음료에 독을 타거나 소파에 폭발물을 숨겨 놓기도 했으나 모두 실패했다. CIA가 벌였던 카스트로 암살작전 가운데 가장 드라마틱한 작전은 바로 카스트로의 옛 애인이 동원되었던 작전이었다. 19세의 나이에 카스트로를 처음 만나 9개월 간 동거하며 카스트로의 아이까지 임신했던 마리타 로렌츠(Marita Lorenz)는 누군가에 의해 납치되어 강제로 낙태를 당했고, 카스트로와 강제로 이별해야 했다. CIA는 카스트로에게 상처 받고 버림받아 복수심에 불타 있을 로렌츠가 암살 작전에 더할나위없이 제격이라고 판단하고, 암살 작전에 성공하면 안전 보장과 함께 200만 달러를 현찰로 주겠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로렌츠는 카스트로가 머물던 아바나 호텔방에 들어서자마자 CIA가 준 독약캡슐을 버리고 카스트로에게 모든 사실을 털어 놓았다. 카스트로는 로렌츠에게 권총을 쥐어주며 자신을 쏘라고 했지만, 로렌츠는 카스트로를 차마 쏘지 못했고, 결국 작전은 실패로 돌아갔다. 카스트로는 로렌츠를 처벌하지 않고 미국으로 돌려보냈는데, 아이러니한 것은 미국으로 돌아간 로렌츠가 그 이후에도 반(反) 카스트로 활동을 이어갔다는 것이다. 결국 40년에 걸친 미국의 카스트로 암살 시도는 모두 실패했고, 피델 카스트로는 동생인 라울 카스트로에게 권좌를 이양하고 물러나 편안한 여생을 살고 있다. 히틀러 암살 미수 사건, 작전명 : 발키리 성공했다면 세계사를 바꿀 뻔 했지만, 나무 테이블 하나 때문에 실패해 5,000여 명이 반역자로 몰려 처형당한 ‘발키리 작전’ 역시 유명한 암살 시도 가운데 하나였다. 오래 전부터 나치의 군 장악에 강한 불만을 품고 있던 독일 국방군의 프로이센 귀족 출신 장교들은 1944년 6월 연합군이 노르망디에 상륙하면서 패색이 짙어지자 히틀러 암살과 나치 체제 전복을 위한 쿠데타 계획을 수립했다. 독일군은 물론 국민들에게도 깊은 신망을 받고 있던 루트비히 베크(Ludwig Beck) 대장 등 고위 장교들이 가담한 이 암살 및 쿠데타 계획의 내용은 단순했다. 폭탄을 이용해 히틀러를 제거하면, 국방군이 장악하고 있던 예비군조직을 이용해 베를린과 독일 각지의 주요 시설을 점거하고, 나치에 충성하는 경찰과 친위대 조직을 제압한 뒤 베크 대장을 임시 수반으로 추대하고 연합군과 항복 협상에 나선다는 것이었다. 가장 위험한 암살 임무는 국방군본부 예비군 참모였던 슈타우펜베르크(Stauffenberg) 대령이 맡았다. 슈타우펜베르크 대령은 라슈텐부르크에 있는 히틀러의 비밀 지휘소였던 ‘늑대굴(Wolfschanze)'에서 히틀러가 주재한 전시 작전회의에 예비군 동원 계획을 보고하기 위해 참석했는데, 이 늑대굴에는 아무리 고위장교라도 무기 등 금속을 휴대하고 들어갈 수 없었기 때문에 그는 액체와 플라스틱을 이용한 폭탄을 휴대하고 회의장에 들어갔다. 이 폭탄은 연합군이 프랑스에 있는 레지스탕스에 공급하기 위해 제작한 특수 폭탄이었다. 플라스틱 시험관 안에 들어있는 캡슐을 깨뜨리면 시한신관이 작동하면서 정확히 10분 후에 폭발하는 구조였다. 슈타우펜베르크는 회의장에 다소 늦게 들어가 작전 테이블 아래에 폭탄가방을 내려놓았고, 발을 뻗어 다른 참석자들 몰래 그 가방을 히틀러 발 앞에까지 밀어 넣고 회의장을 빠져나오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히틀러의 전속부관인 하인츠 브란트(Heinz Brandt) 대령이 그 가방을 발견하고 거추장스러운 가방을 히틀러가 발견하면 싫어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그 가방을 옆으로 치우면서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 잠시 뒤 폭탄이 터지면서 지붕이 날아가고 창문이 깨지는 등 회의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폭탄을 자기 쪽으로 치웠던 브란트 대령 등 3명이 즉사하고 참석자들 상당수가 중상을 입었으며, 히틀러 역시 고막이 터지고 팔과 다리에 나무 파편이 박히는 등 상당한 부상을 입었지만, 죽지는 않았던 것이다. 마침 폭탄이 터질 때 히틀러가 작전지도를 자세히 보기 위해 테이블 깊숙이 몸을 숙인 상태였고, 두꺼운 참나무 테이블이 폭발의 충격을 상당부분 막아주면서 히틀러는 크게 다치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었다. 반나치 조직은 사건 직후 병력을 동원해 친위대 사령부를 포위하고, 예비군 사령관이었던 프롬 대장에게 병력을 출동시켜 쿠데타에 가담할 것을 요구했으나, 그날 오후 히틀러가 자신의 건재함을 발표하자마자 반란군에 대규모 이탈자가 생기기 시작했고, 결국 반란은 실패로 돌아갔다. 사건 직후 히틀러는 친위대와 게슈타포를 총동원해 가담자 색출에 나섰고, 약 7,000여 명이 체포되고 그 중 5,000여 명이 처형당했는데, 이 가운데는 반란에 가담하지 않았음에도 반란 세력으로 몰려 강제 자살로 내몰린 에르빈 롬멜(Erwin J.E. Rommel) 장군도 있었다. 실제로 있었던 김정일 암살 미수 사건 최근 김정은이 주관한 행사장에서 몰래 숨겨 놓은 기관총이 발견되어 관계자가 숙청당했다는 소식처럼 김정은 일가에 대한 위해 시도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이 같은 시도는 정보기관과 대규모 경호부대를 통해 자신의 주변에 수십 겹의 안전장치를 깔아 놓은 김씨 일가의 조심성 때문에 그동안 단 한 번도 성공한 적이 없었을 뿐이었다. 김씨 일가에 대한 암살 모의 사건 가운데 가장 잘 알려진 사건은 1992년에 있었던 ‘프룬제 아카데미아 사건’이다. ‘프룬제 아카데미아’란 우리나라의 합동군사대학교와 비슷한 개념의 고급장교 보수교육 기관으로 냉전 시절 소련의 위성국이나 공산국가들의 고급 장교들이 가장 많이 유학했던 교육기관이다. 북한은 현대전에 대비하기 위한 정예 장교를 육성을 목적으로 1980년대 초부터 소련 각 학교기관에 대규모 유학생을 파견했는데, 이들 유학생들은 소련 정보기관 KGB의 최우선 포섭대상이 됐다. 당시만 하더라도 북한이 중국과 소련 사이에서 적당히 ‘밀고 당기기’를 하면서 최대한의 실리를 챙겨는 노선을 취하고 있었기 때문에 소련 입장에서는 북한을 확실히 옭아매기 위한 조치가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유학 장교들은 유학 장교들 나름대로 유학 생활을 통해 큰 충격에 빠져 있었다. 그들은 흐루시초프 이후 자유로운 상호 비판과 권력 이동이 이루어지는 소련 체제에 큰 충격을 받았고, 무엇보다 세습적 봉건왕조화 되어가던 북한을 이대로 두면 동구권 국가들처럼 붕괴할 것이라는 확신을 가졌다. 이들은 총참모부 부총참모장 안종호 상장을 중심으로 결집했다. 혁명유자녀만 들어갈 수 있다는 만경봉대학원과 남산학교를 거쳐 프룬제 아카데미아에서 수학한 안 상장(한국군 중장 계급에 해당)을 중심으로 결집한 프룬제 출신 장교들은 1992년 4월 25일 조선인민군 창건 60주년 기념 행사에서 김일성과 김정일을 암살하고 쿠데타를 일으키기로 모의하고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거사는 평양방어사령부 예하 전차부대 지휘관을 맡고 있었던 김일훈 소장(한국군 준장 계급에 해당)이 맡기로 했다. 인민군 창건 기념 열병식에서 김일성 광장을 가로지르는 전차부대가 김일성 부자가 위치한 인민대학습당 주석단 정면을 통과할 때 포탑을 돌려 전차포로 주석단을 날려버리겠다는 것이 이들의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들의 계획은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빗나갔다. 열병식에 자신의 부대인 제820기계화군단을 내보내 김정일에게 눈도장을 찍겠다는 박기서 상장이 인민무력부에 압력을 넣어 열병식 참가 전차를 평양방어사령부가 아닌 820군단 전차로 바꿔버렸기 때문이었다. 거사 직후 뒤를 봐주기로 약속했던 KGB의 배신 역시 치명적이었다. 김일성과 치열한 권력 암투를 벌이던 김정일에게 접근한 KGB는 “1,000만 달러를 주면 프룬제 아카데미아 유학파 가운데 소련에 포섭된 자와 반란 모의에 가담한 자의 명단을 넘겨주겠다”고 제안했고, 김정일이 이를 수용하면서 암살 계획 전모가 드러났던 것이다. 이후 소련 유학파, 특히 프룬제 아카데미아 출신 고위 장교들에 대한 대대적인 숙청이 이어졌고, 노동당과 내각, 군부 내에서 소련 유학파들은 자취를 감추었고, 국내파들이 득세하면서 김정일 시대는 ‘철저한 자주노선’의 시대로 접어들게 되었다. 철썩 같이 믿고 있었던 엘리트 장교들이 가담한 암살 모의 사건에 경악한 김정일은 이후 보위사령부와 호위사령부를 확대 개편해 친정 체제를 강화하고, 평양을 철통같은 보안이 유지되는 철옹성으로 바꾸어 놓았다. 김정은 역시 아버지를 이어 자신의 최측근으로 보위사령부와 호위사령부를 장악하고 세계 최대 수준의 경호 부대를 만들어 자신의 주변을 24시간 지키게 하고 있다. 그러나 김정은은 무작정 경호원을 늘리는 것보다 자신의 곁을 지키는 그 군인들도 본질적으로는 북한의 인민이며, 폭정(暴政)이 계속되어 인민들의 한(恨)이 쌓이면 자신의 경호원들의 총구가 자신을 향할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하지 않을까? 이일우 군사 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기획] 영화 ‘인터뷰’를 통해 본 김정일·카스트로·히틀러 암살 사건

    [기획] 영화 ‘인터뷰’를 통해 본 김정일·카스트로·히틀러 암살 사건

    미국과 북한의 치열한 사이버 공방까지 낳게 만들었던 미국 소니 픽처스의 코미디 영화 '인터뷰'가 미국 전역의 320개 독립 영화관에서 개봉과 동시에 매진 사례를 이어가면서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김정은 암살을 소재로 한 이 영화는 북한의 강력 반발과 해킹 사건 등으로 인해 영화 제작사가 상영을 포기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개봉과 함께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으면서 흥행에 성공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사실 독재국가의 지도자를 암살한다는 주제는 B급 코미디 영화의 소재로 쓰기에는 너무 무거운 주제이고, 과거 개봉되었던 암살 영화들을 보면 당대의 정치 상황을 반영한 역사극이거나 특수부대와 같은 히어로가 등장하는 액션 영화였던 경우가 많았지만, '인터뷰'는 세계 최악의 독재국가의 어린 지도자를 암살하는 스토리를 코미디로 풀어냈다. 이 영화는 코미디 영화답게 관객들이 시종일관 폭소를 터트릴만한 장면들이 자주 나오고, 결말 역시 김정은이 헬기에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다 우스꽝스럽게 죽는 장면이 연출되었지만, 영화 속에서나 실제 역사에서나 ‘독재자 암살’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카스트로를 죽이는 638가지 방법 역사상 가장 오랜 기간, 가장 많은 방법으로 시도되었던 암살 시도는 미국 CIA(Central Intelligence Agency)가 195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무려 4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알려진 것만 638가지 방법으로 시도했던 쿠바의 독재자 피델 카스트로(Fidel Castro) 암살 작전이었다. 1958년 플로리다 해안에서 불과 180km 떨어진 곳에 들어선 공산국가는 미국 입장에서는 눈엣가시와 같은 존재였고, 1962년에 있었던 쿠바 핵미사일 위기는 미국으로 하여금 쿠바의 공산 독재 지도자 카스트로를 어떻게 해서든 제거해야 한다는 신념을 갖게 만들었다. 미국은 1958년 쿠바 공산혁명 직후 쿠바를 탈출한 1,500여 명의 망명자들을 모아 ‘제2506여단’이라는 부대를 창설, 이 부대를 동원해 쿠바 침공을 감행했지만, 부대원들이 몇 달 전부터 작전 내용을 떠벌리고 다니는 등 형편없는 보안 유지로 인해 상륙과 동시에 대부분 전멸하고 상당수가 포로로 잡히는 참담한 실패를 맛보아야 했다. 쿠바 배후의 소련, 그리고 국제사회의 비난 때문에 군사력 동원을 통한 카스트로 공산정권 축출이 어렵다는 결론을 내린 미국은 카스트로를 암살해 버리기로 결심하고 여러 방법을 동원했는데 그 방법은 참신하다 못해 기상천외했다. 20년 넘게 쿠바 정보기관의 수장으로 활약했던 파비안 에스칼란테(Fabian Escalante)는 지난 2006년 펴낸 '카스트로를 죽이는 638가지 방법'이라는 저서에서 미국 CIA에 의해 자행된 카스트로 암살 시도는 무려 638회에 달했고, 여기에는 단순한 방법부터 최첨단 장비를 이용한 시도까지 그 종류도 다양했다고 전했다. 애연가였던 카스트로의 시가(Cigar) 담배에 미량의 폭약을 넣는 방법은 애교에 불과했다. 스쿠버 다이빙 애호가였던 카스트로의 취미 생활을 이용해 해파리 등 수중 연체동물의 촉수에 독을 발라 카리브 해에 풀어놓는가 하면, 카스트로가 자주 다이빙을 즐기는 지역에 알록달록한 조개 모양의 폭발물을 설치하기도 했다. 카스트로가 해외 순방에 나서면 호텔 직원을 포섭하거나 직접 암살요원을 보내 음료에 독을 타거나 소파에 폭발물을 숨겨 놓기도 했으나 모두 실패했다. CIA가 벌였던 카스트로 암살작전 가운데 가장 드라마틱한 작전은 바로 카스트로의 옛 애인이 동원되었던 작전이었다. 19세의 나이에 카스트로를 처음 만나 9개월 간 동거하며 카스트로의 아이까지 임신했던 마리타 로렌츠(Marita Lorenz)는 누군가에 의해 납치되어 강제로 낙태를 당했고, 카스트로와 강제로 이별해야 했다. CIA는 카스트로에게 상처 받고 버림받아 복수심에 불타 있을 로렌츠가 암살 작전에 더할나위없이 제격이라고 판단하고, 암살 작전에 성공하면 안전 보장과 함께 200만 달러를 현찰로 주겠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로렌츠는 카스트로가 머물던 아바나 호텔방에 들어서자마자 CIA가 준 독약캡슐을 버리고 카스트로에게 모든 사실을 털어 놓았다. 카스트로는 로렌츠에게 권총을 쥐어주며 자신을 쏘라고 했지만, 로렌츠는 카스트로를 차마 쏘지 못했고, 결국 작전은 실패로 돌아갔다. 카스트로는 로렌츠를 처벌하지 않고 미국으로 돌려보냈는데, 아이러니한 것은 미국으로 돌아간 로렌츠가 그 이후에도 반(反) 카스트로 활동을 이어갔다는 것이다. 결국 40년에 걸친 미국의 카스트로 암살 시도는 모두 실패했고, 피델 카스트로는 동생인 라울 카스트로에게 권좌를 이양하고 물러나 편안한 여생을 살고 있다. 히틀러 암살 미수 사건, 작전명 : 발키리 성공했다면 세계사를 바꿀 뻔 했지만, 나무 테이블 하나 때문에 실패해 5,000여 명이 반역자로 몰려 처형당한 ‘발키리 작전’ 역시 유명한 암살 시도 가운데 하나였다. 오래 전부터 나치의 군 장악에 강한 불만을 품고 있던 독일 국방군의 프로이센 귀족 출신 장교들은 1944년 6월 연합군이 노르망디에 상륙하면서 패색이 짙어지자 히틀러 암살과 나치 체제 전복을 위한 쿠데타 계획을 수립했다. 독일군은 물론 국민들에게도 깊은 신망을 받고 있던 루트비히 베크(Ludwig Beck) 대장 등 고위 장교들이 가담한 이 암살 및 쿠데타 계획의 내용은 단순했다. 폭탄을 이용해 히틀러를 제거하면, 국방군이 장악하고 있던 예비군조직을 이용해 베를린과 독일 각지의 주요 시설을 점거하고, 나치에 충성하는 경찰과 친위대 조직을 제압한 뒤 베크 대장을 임시 수반으로 추대하고 연합군과 항복 협상에 나선다는 것이었다. 가장 위험한 암살 임무는 국방군본부 예비군 참모였던 슈타우펜베르크(Stauffenberg) 대령이 맡았다. 슈타우펜베르크 대령은 라슈텐부르크에 있는 히틀러의 비밀 지휘소였던 ‘늑대굴(Wolfschanze)'에서 히틀러가 주재한 전시 작전회의에 예비군 동원 계획을 보고하기 위해 참석했는데, 이 늑대굴에는 아무리 고위장교라도 무기 등 금속을 휴대하고 들어갈 수 없었기 때문에 그는 액체와 플라스틱을 이용한 폭탄을 휴대하고 회의장에 들어갔다. 이 폭탄은 연합군이 프랑스에 있는 레지스탕스에 공급하기 위해 제작한 특수 폭탄이었다. 플라스틱 시험관 안에 들어있는 캡슐을 깨뜨리면 시한신관이 작동하면서 정확히 10분 후에 폭발하는 구조였다. 슈타우펜베르크는 회의장에 다소 늦게 들어가 작전 테이블 아래에 폭탄가방을 내려놓았고, 발을 뻗어 다른 참석자들 몰래 그 가방을 히틀러 발 앞에까지 밀어 넣고 회의장을 빠져나오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히틀러의 전속부관인 하인츠 브란트(Heinz Brandt) 대령이 그 가방을 발견하고 거추장스러운 가방을 히틀러가 발견하면 싫어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그 가방을 옆으로 치우면서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 잠시 뒤 폭탄이 터지면서 지붕이 날아가고 창문이 깨지는 등 회의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폭탄을 자기 쪽으로 치웠던 브란트 대령 등 3명이 즉사하고 참석자들 상당수가 중상을 입었으며, 히틀러 역시 고막이 터지고 팔과 다리에 나무 파편이 박히는 등 상당한 부상을 입었지만, 죽지는 않았던 것이다. 마침 폭탄이 터질 때 히틀러가 작전지도를 자세히 보기 위해 테이블 깊숙이 몸을 숙인 상태였고, 두꺼운 참나무 테이블이 폭발의 충격을 상당부분 막아주면서 히틀러는 크게 다치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었다. 반나치 조직은 사건 직후 병력을 동원해 친위대 사령부를 포위하고, 예비군 사령관이었던 프롬 대장에게 병력을 출동시켜 쿠데타에 가담할 것을 요구했으나, 그날 오후 히틀러가 자신의 건재함을 발표하자마자 반란군에 대규모 이탈자가 생기기 시작했고, 결국 반란은 실패로 돌아갔다. 사건 직후 히틀러는 친위대와 게슈타포를 총동원해 가담자 색출에 나섰고, 약 7,000여 명이 체포되고 그 중 5,000여 명이 처형당했는데, 이 가운데는 반란에 가담하지 않았음에도 반란 세력으로 몰려 강제 자살로 내몰린 에르빈 롬멜(Erwin J.E. Rommel) 장군도 있었다. 실제로 있었던 김정일 암살 미수 사건 최근 김정은이 주관한 행사장에서 몰래 숨겨 놓은 기관총이 발견되어 관계자가 숙청당했다는 소식처럼 김정은 일가에 대한 위해 시도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이 같은 시도는 정보기관과 대규모 경호부대를 통해 자신의 주변에 수십 겹의 안전장치를 깔아 놓은 김씨 일가의 조심성 때문에 그동안 단 한 번도 성공한 적이 없었을 뿐이었다. 김씨 일가에 대한 암살 모의 사건 가운데 가장 잘 알려진 사건은 1992년에 있었던 ‘프룬제 아카데미아 사건’이다. ‘프룬제 아카데미아’란 우리나라의 합동군사대학교와 비슷한 개념의 고급장교 보수교육 기관으로 냉전 시절 소련의 위성국이나 공산국가들의 고급 장교들이 가장 많이 유학했던 교육기관이다. 북한은 현대전에 대비하기 위한 정예 장교를 육성을 목적으로 1980년대 초부터 소련 각 학교기관에 대규모 유학생을 파견했는데, 이들 유학생들은 소련 정보기관 KGB의 최우선 포섭대상이 됐다. 당시만 하더라도 북한이 중국과 소련 사이에서 적당히 ‘밀고 당기기’를 하면서 최대한의 실리를 챙겨는 노선을 취하고 있었기 때문에 소련 입장에서는 북한을 확실히 옭아매기 위한 조치가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유학 장교들은 유학 장교들 나름대로 유학 생활을 통해 큰 충격에 빠져 있었다. 그들은 흐루시초프 이후 자유로운 상호 비판과 권력 이동이 이루어지는 소련 체제에 큰 충격을 받았고, 무엇보다 세습적 봉건왕조화 되어가던 북한을 이대로 두면 동구권 국가들처럼 붕괴할 것이라는 확신을 가졌다. 이들은 총참모부 부총참모장 안종호 상장을 중심으로 결집했다. 혁명유자녀만 들어갈 수 있다는 만경봉대학원과 남산학교를 거쳐 프룬제 아카데미아에서 수학한 안 상장(한국군 중장 계급에 해당)을 중심으로 결집한 프룬제 출신 장교들은 1992년 4월 25일 조선인민군 창건 60주년 기념 행사에서 김일성과 김정일을 암살하고 쿠데타를 일으키기로 모의하고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거사는 평양방어사령부 예하 전차부대 지휘관을 맡고 있었던 김일훈 소장(한국군 준장 계급에 해당)이 맡기로 했다. 인민군 창건 기념 열병식에서 김일성 광장을 가로지르는 전차부대가 김일성 부자가 위치한 인민대학습당 주석단 정면을 통과할 때 포탑을 돌려 전차포로 주석단을 날려버리겠다는 것이 이들의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들의 계획은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빗나갔다. 열병식에 자신의 부대인 제820기계화군단을 내보내 김정일에게 눈도장을 찍겠다는 박기서 상장이 인민무력부에 압력을 넣어 열병식 참가 전차를 평양방어사령부가 아닌 820군단 전차로 바꿔버렸기 때문이었다. 거사 직후 뒤를 봐주기로 약속했던 KGB의 배신 역시 치명적이었다. 김일성과 치열한 권력 암투를 벌이던 김정일에게 접근한 KGB는 “1,000만 달러를 주면 프룬제 아카데미아 유학파 가운데 소련에 포섭된 자와 반란 모의에 가담한 자의 명단을 넘겨주겠다”고 제안했고, 김정일이 이를 수용하면서 암살 계획 전모가 드러났던 것이다. 이후 소련 유학파, 특히 프룬제 아카데미아 출신 고위 장교들에 대한 대대적인 숙청이 이어졌고, 노동당과 내각, 군부 내에서 소련 유학파들은 자취를 감추었고, 국내파들이 득세하면서 김정일 시대는 ‘철저한 자주노선’의 시대로 접어들게 되었다. 철썩 같이 믿고 있었던 엘리트 장교들이 가담한 암살 모의 사건에 경악한 김정일은 이후 보위사령부와 호위사령부를 확대 개편해 친정 체제를 강화하고, 평양을 철통같은 보안이 유지되는 철옹성으로 바꾸어 놓았다. 김정은 역시 아버지를 이어 자신의 최측근으로 보위사령부와 호위사령부를 장악하고 세계 최대 수준의 경호 부대를 만들어 자신의 주변을 24시간 지키게 하고 있다. 그러나 김정은은 무작정 경호원을 늘리는 것보다 자신의 곁을 지키는 그 군인들도 본질적으로는 북한의 인민이며, 폭정(暴政)이 계속되어 인민들의 한(恨)이 쌓이면 자신의 경호원들의 총구가 자신을 향할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하지 않을까? 이일우 군사 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이건 동물학대야!” 주인이 부르는 캐럴에 고통스러워하는 견공

    “이건 동물학대야!” 주인이 부르는 캐럴에 고통스러워하는 견공

    주인이 크리스마스 캐럴을 부르자 못 들어주겠다는 듯 고통스러워하는 견공의 모습이 유튜브상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영상을 보면, 노먼(Norman)이라는 이름을 가진 불 마스티프(불독과 마스티프의 교배종) 한 마리가 주인과 함께 소파 위에서 쉼을 만끽하고 있다. 잠시 후 크리스마스 분위기도 낼 겸 크리스마스 캐럴을 부르기 시작하자 노먼은 괴롭다는 듯 몸을 비비 꼰다. 그럼에도 주인은 아랑곳하지 않고 노래를 반복한다. 계속되는 주인의 크리스마스 캐럴에 노먼은 고통스럽다는 듯 신음을 내더니 급기야 몸과 얼굴로 주인의 얼굴을 막으며 방해한다. 지난 7일 유튜브에 올라온 해당 영상은 현재 16만 건의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크리스마스 캐럴로 고문 받는 듯” “동물 학대 아닌가?”라는 농담을 던지고 있다. 사진·영상=Norman/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밥 안 먹는 아이 구타하는 베이비시터 포착 ‘충격’

    밥 안 먹는 아이 구타하는 베이비시터 포착 ‘충격’

    밥을 먹지 않는다며 아이를 구타하는 베이비시터의 모습이 공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2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중국 둥베이 랴오닝성의 한 가정집에서 베이비시터 헝 샤오(32)가 5살 된 아이를 무자비하게 구타하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베이비시터의 이러한 만행은 가정 내부에 설치된 방범용 카메라에 고스란히 찍혀 세상에 드러났으며, 헝 샤오는 아이의 부모가 저녁을 먹으러 나간 사이 아이가 밥을 잘 먹지 않자 이 같은 구타를 일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개된 영상 속 베이비시터 헝 샤오는 아이가 식사하기를 거부하자 숟가락을 수차례 들이밀더니 화를 참지 못하고 주먹으로 꿀밤을 때린다. 이어 그녀는 소파에서 아이를 끌어내 바닥에 눕혀놓고는 무자비한 구타를 일삼는다. 이에 아이도 울음을 터트리며 강하게 맞서자, 그녀는 “네가 죽을 때까지 때릴 거야”라고 협박한다. 이후 그녀는 아이를 질질 끌며 카메라 시야 밖으로 나간 후, 폭행 흔적을 없애기 위해 거실을 청소한다. 한편 경찰은 CCTV 영상을 바탕으로 헝 샤오를 아동 학대 혐의로 조사 중이다. 사진·영상=Akicha Seven/유튜브 김형우 인턴기자 hwkim@seoul.co.kr
  • 난 ‘슈퍼乙’입니다…‘땅콩 회항’으로 본 기업 홍보맨의 비애

    난 ‘슈퍼乙’입니다…‘땅콩 회항’으로 본 기업 홍보맨의 비애

    한가로운 일요일 오전 8시 45분. 헬리콥터 한 대가 서울의 한 고층 아파트를 향해 달려들었다. 쾅! 조종사와 부조종사 2명은 즉사했고 사고로 아파트 7개층의 창문이 와장창 부서졌다. 아파트 주민 27명은 건물이 무너지는 듯한 공포감을 느꼈고, 혼비백산이 돼 아파트를 빠져나갔다. 한 주민은 사고 충격으로 병원으로 이송됐다. 사고 헬기는 민간 회사가 소유하고 있는 임직원 수송용 8인승 시콜스키 S76였다. 소파에 누워 여유롭게 TV를 보던 당신이 만약 이 회사의 직원이라면 어떤 기분일까. 만약 당신이 홍보팀 직원이었다면? ●해프닝을 재앙으로 만들어버린 ‘땅콩 회항’ “대한항공은 홍보팀이 없나요.” 이른바 땅콩 회황 사건의 초기 대응을 두고 대한항공 홍보팀에 비난과 조롱이 쏟아지고 있다. 사무장이나 고객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과 대신 “조현아 부사장님은 할 일은 했다”는 식의 입장 발표문이 불을 질렀다. 이마저도 사건 발생 3일 후 밤늦게서야 내놓은 공식 보도자료였다. 하지만 홍보 전문가들이나 위기 관리 컨설턴트들은 “대한항공 홍보실에 그 누가 있었어도 이번과 별반 다르지 않은 대응을 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일개 회사원의 목숨이 오너에게 달렸는데 억울해하는 오너에게 “잘못했다. 사과해야 한다”는 말을 누가 직언할 수 있었겠느냐는 얘기다. ‘잘하면 영업부 덕, 못하면 홍보팀 능력 부족’이라는 말을 딱지 앉듯 듣고 사는 홍보맨들. 그들이 받는 비난은 어디까지가 진실일까. 도대체 그들은 무엇을 위해 일을 할까. ●왜곡된 기사로 취재기자 안방에 드러눕기도 20년차 홍보 부장 D(46)씨는 “홍보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리스크를 위해 매일을 준비하는 일”이라고 정의했다. “제품만 파는 게 영업이 아니고, 회사의 이미지를 높게 팔기 위해 언론과 대중, 심지어 사내 직원들의 마음을 사야 하는 영업”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일을 찾아서 안 하면 아무 할 일도 없는 게 홍보”라면서 “왜곡된 기사 때문에 취재기자 집을 찾아가 기사를 고쳐줄 때까지 그 집 안방에 드러누웠던 적도 있다”고 말했다. 4년차 홍보 대리 C(34·여)씨도 “저녁 늦게까지 회사에 남아 있거나 새벽에 출근할 때도 많아 친구들이 불쌍하게 생각한다”면서도 “홍보팀의 행동, 말 한마디가 회사를 대변한다고 생각하면 자랑스럽기도 하고 적잖은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사고를 대비하는 홍보맨의 일상은 고달프다. 수많은 언론 매체 모니터링부터 밤늦게까지 이어지는 기자들과의 술자리,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 사건·사고에 매일매일을 긴장의 연속 속에 산다. 21년차 홍보 부장 A(51)씨의 하루는 새벽 5시에 시작한다. 차장~대리급이 아침마다 돌아가며 뉴스 스크랩을 하지만 회사와 관련된 기사 말고도 사회 흐름을 항상 주시해야 한다는 게 A 부장의 신념이다. 점심, 저녁은 기자들과의 밥자리와 술자리로 가득 차 있고 민감한 사건이라도 터지면 주말은 없다. 요즘에는 1인 매체를 비롯해 온라인 매체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다 보니 하는 일이 2~3배는 더 많아졌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회사 안에서는 하는 일 없이 술 마시고, 골프 치는 곳이라는 인식에, 귀찮게 긁어 부스럼을 만드는 호들갑 떠는 부서로 치부되기도 한다. 정보를 공유하면 언론으로 새 나간다는 오해도 많다. A 부장은 “회사 내에서 힘 있는 인사, 재무 부서가 평소에는 홍보나 법무팀을 무시하는데, 위기 상황을 다루는 홍보의 활약을 보고 인력충원과 예산확충을 해 줬을 때 홍보 일을 하면서 가장 뿌듯하다”고 말했다. ●‘LG전자 헬기충돌’ 신속한 후속조치 주목 위기 시 빛나는 홍보란 어떤 홍보를 말하는 걸까. 지난해 11월 16일 LG전자 소속 헬기가 서울 강남구 삼성동 38층짜리 아파트와 충돌한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LG전자는 사건의 원점에 있는 핵심 이해관계자들을 신속하게 관리하는 전략으로 위기를 넘겼다. 당시 사고 소식을 들었던 홍보팀 직원들은 식은땀부터 흘렸다고 전했다. ‘도심 한복판에 헬기 사고라니’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 일어났다. 즉시 비상대책본부가 꾸려졌다. LG전자는 언론도, 규제기관도 아닌 숨진 조종사 유가족들과 이른 아침 날벼락을 맞은 아파트 주민들을 챙겼다. ‘무조건 유가족과 피해 가족의 입장에 서라’. 이 같은 전략 아래 회사가 아파트 피해 주민들을 임시거처로 이동시키는 데까지는 사고 발생 후 정확히 4시간밖에 걸리지 않았다. 슬픔에 잠겨 있는 헬기 조종사 유가족들과의 장례 절차와 예우에 대한 협의도 바로 진행했다. 사고 지역 관할 구와의 협의도 일사불란했다. LG전자는 임시거처 비용을 누가 낼 것인지를 걱정하는 구청 직원들에게 “LG전자가 모두 지불한다”며 안심시켰다. 그날 오후 1시 회사가 발표한 사과문의 첫자는 국민이 아니었다. 회사는 “사고 헬기에 탑승했던 기장과 부기장 두 분께 깊은 애도와 함께 유가족께 위로의 말씀을”, “사고 피해를 입은 아파트 주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과한다”고 밝혔다. 유가족들과의 협의에도 적극적이었다. 장례식을 4일장으로 하고 ‘회사장’에 준하는 장례식을 치르기로 약속했다. LG전자 임직원 장례를 돕는 위원회도 장례식장에 파견했다. 장례식 비용 일체는 물론 합동 영결식까지 전폭적인 지원을 하기로 했다. 헬기와 충돌한 아파트 입주민들과도 만나 피해 보상을 위해서 최대한 노력하겠다는 뜻도 전했다. 사고 발생 당일 사고 지역 인근 호텔 2곳에 임시거처를 마련한 다음날에는 충돌 층인 24층 위아래 가구에 대한 임시복구를 바로 시작했다. 기업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인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는 “유가족들이나 피해 주민들에게는 사고 직후 한 시간이 1년같이 길게 느껴진다는 사실을 공감한 것처럼 LG전자의 조치는 빨랐다”면서 “주저하거나 고민하기보다는 전향적으로 ‘통 크게’ 핵심 이해관계자들에게 빠른 확신을 주었다”고 평가했다. ●사건발생 즉시 팀장급 이상 비상대책반 꾸려야 만약 LG전자가 사고 초기에 피해 유가족에게 적절한 장례 절차와 예우를 표시하지 못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피해 입주주민들에게 적절한 임시 거처를 제공하는 대신 초기 그들의 불만을 틀어막는 데만 몰두했었다면 사건은 일파만파의 위기로 번져 회사를 위협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대한항공은 땅콩 회항이라는 사상 초유의 오너 관련 위기를 어떻게 관리해야 했었을까. 만약 홍보팀의 정확한 사태 파악과 타개 전략이 존재했었더라면 이번 건은 해프닝으로 끝났을 수도 있었을까. D 부장은 조 전 부사장이 사건 발생 다음날인 지난 8일 머리를 숙이고 잘못을 뉘우치는 메시지를 보냈더라면 결과는 분명이 달라졌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18년차 홍보 차장 B(48)씨는 “사건 발생 즉시 유관 부서 팀장급 이상 전원으로 구성된 임시 비상대책반을 구성해 상황별 대응안을 수립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번 땅콩 회항은 억울해하는 조 전 부사장이 완강히 버텨 시간을 허비하고, 정보의 공백과 의혹을 키우고, 해프닝을 재앙으로 만들어 버린 사례란 얘기다. 정 대표는 “홍보의 역량은 회사 회장이나 대표가 홍보에 대한 어떤 철학을 가지고 있느냐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오히려 이번 땅콩 회항건이 올해 적자로 인해 내년 홍보 예산을 줄이려는 CEO들의 생각을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될 지 주목된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크리스탈, 짧은 원피스 입고 소파에 누워… ‘유혹적 눈빛’ 아찔

    크리스탈, 짧은 원피스 입고 소파에 누워… ‘유혹적 눈빛’ 아찔

    에프엑스 크리스탈이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시크한 느낌의 화보를 선보였다. 크리스탈은 스타 & 패션매거진 <인스타일> 1월호 화보를 통해 다양한 매력을 드러냈다. 밀라노외곽의 길거리와 저택에서 진행된 촬영에서 크리스탈은 준비된 룩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천생 패셔니스타임을 입증했다. 크리스탈은 이번 화보를 위해 기존의 블랙 색상 헤어스타일을 촬영 당일 밝은 색상으로 염색하는 열의를 보여 스태프들을 감동케 했다. 이어진 인터뷰에서 크리스탈은 “시즌 트렌드를 따라가기 보다는 틸다 스윈턴, 소피아 코폴라처럼 자신만의 스타일이 뚜렷한 사람이 좋다”는 패션 철학을 밝혔다. 요즘 영화 <그녀> <미드나잇 인 파리>의 OST를 무한 반복해서 듣고 있다는 그녀는 “음악으로도 해결되지 않을 만큼 외롭다고 느낄 땐 뭔가 하려고 하기보다는, 그냥 누워서 감정을 받아들이거나 이미 본 영화를 두 번 연속 보는 편”이라며 “영화를 반복해서 보다 보면 다른 생각을 할 틈이 없어서 좋다”는 속내를 밝히기도. 크리스탈의 화보는 <인스타일> 1월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슈퍼맨’ 야노시호, 소파에 누워 매끈한 어깨라인 드러내… ‘추성훈 반응은?’

    ‘슈퍼맨’ 야노시호, 소파에 누워 매끈한 어깨라인 드러내… ‘추성훈 반응은?’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 속 밝고 명랑한 하이톤 목소리를 지닌 추사랑의 엄마이자 파이터 추성훈의 사랑스러운 아내 야노 시호. 20년 차 경력의 일본의 탑 모델인 그녀의 패션 화보 및 인터뷰가 <코스모폴리탄> 1월호를 통해 공개된다. <코스모폴리탄>과 함께한 이번 화보 속 그녀는 롱 그레이 실크 스커트에 니트 톱을 매칭한 우아하고 청초한 여신룩부터, 화이트 숏 가디건에 골드 시퀸 장식의 브리프를 매칭해 도저히 한 아이의 엄마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 매끈한 바디라인의 섹시룩까지, ‘카리스마 시호’라는 별명을 지닌 일본의 탑 모델다운 면모를 공개했다. 한편, 야노 시호는 화보 촬영과 함께 진행된 인터뷰를 통해 모델, 사업, 내조 그리고 육아까지 인생에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고 있는 그녀의 진솔한 마음을 전했다. 특히 그녀는 복수의 역할을 소화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평소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여유롭고 명랑해서 함께하기 좋은 사람’이라고 평가하는데, “자연스러움을 잃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스스로 자기다울 수 있는 시간을 조금씩 늘려가려는 노력이 가장 중요”라고 말하며 자신의 ‘마이 웨이’ 팁을 공개했다. 자신이 꼽은 장점이자 단점은 외골수 적인 면. “한가지에 몰두하면 전혀 옆을 돌아보지 않고 달린다”고 설명하며 한때는 추성훈뿐이었지만 지금은 사랑이에게도 몰두해야 해서 2배로 열심히 살아야 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또한, SK-II 피부 나이 측정 결과가 25세로 나온 그녀는 “오랜 모델 생활을 거치면서 스스로의 몸을 잘 알고 밸런스 맞추는데 익숙해진 결과가 아닐까 생각해요. 요가로 몸을 컨트롤해왔고 기본적으로 슬로우 푸드로 식탁을 꾸미죠”라며 20년 차 경력의 탑 모델다운 철저하고 진지한 모습을 보여줬다. 일본의 대표하는 팔색조 매력의 모델 야노 시호의 더 많은 화보와 인터뷰는 <코스모폴리탄> 1월호와 코스모폴리탄 웹사이트(www.cosmopolitan.co.kr)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 글, 사진 제공 = 코스모폴리탄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어떻게 된 거지?’ 쌍둥이 처음 본 아기 반응 화제

    ‘어떻게 된 거지?’ 쌍둥이 처음 본 아기 반응 화제

    태어나 쌍둥이를 처음 본 아기의 반응에 누리꾼들이 미소를 짓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메트로는 쌍둥이 아기들을 처음 마주한 랜던(Landon)이라는 아기가 매우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이 화제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영상을 보면, 쌍둥이 여아가 소파에 앉은 랜던을 중심으로 각각 양옆에 앉아있다. 그렇지 않아도 똑같이 생긴 쌍둥이는 머리띠에 딸기 그림이 그려있는 의상까지 똑같이 차려입었다. 잠시 후 쌍둥이 중 랜던의 오른편 아이가 갑자기 울음보를 터트리자 랜던은 우는 아이를 쳐다본다. 그리고는 왼편 아이의 얼굴을 들여다본 랜던은 뭔가 이상한 점을 발견한 듯 보인다. 랜던은 좌우를 번갈아가며 쌍둥이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더니 눈을 휘둥그레 떠 보인다. 그리고 믿기지 않는 듯 다시 쌍둥이의 얼굴을 확인한다. 가족들은 이 같은 랜던의 반응에 폭소를 터트린다. 지난 10일 유튜브에 게시된 해당 영상은 이틀 만에 160만 건의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사진·영상=Rumble Viral/유튜브 김형우 인턴기자 hwkim@seoul.co.kr
  • “장관님 바랍니다” 쪽지 한장…방호·미화원들 훈훈한 연말

    “장관님 바랍니다” 쪽지 한장…방호·미화원들 훈훈한 연말

    시작은 작은 쪽지였다. 지난 8월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는 ‘장관님께 바란다’ 쪽지를 넣을 수 있는 작은 상자가 복도마다 마련됐다. 정종섭 당시 안전행정부(현 행정자치부) 장관이 취임 직후 직원 의견을 듣겠다며 설치한 것이다. 대개 반신반의하며 의견을 적어 넣었다. 청사 방호원들과 환경미화원들 역시 열악한 편의시설을 확충해 달라고 건의했지만 사실 큰 기대를 하진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작은 건의 사항 덕분에 방호원들과 환경미화원들은 특별한 ‘연말 선물’을 받게 됐다. 정 장관이 지난 5일 청사관리소 관계자들과 함께 청사 2층 방호실을 찾았다. 방호원 휴게시설 공사가 끝난 현장을 둘러보고 방호원들을 격려하기 위한 자리였다. 방호원들은 청사관리소에서 직접 고용한다. 현재 99명이 청사 경비 업무를 맡고 있다. 특히 1층 로비에서 출입자들을 점검하고 일일이 신원을 확인하는 일을 몇 시간씩 교대로 하느라 제대로 쉬기가 마땅치 않았다. 한달 정도 공사가 끝난 뒤 방호실은 전용면적이 이전보다 33㎡ 넓어졌다. 낡은 시설도 새로 교체됐다. 소파와 개인 옷장을 전면 보수한 것이 특히 눈에 띄었다. 근무 중에는 제자리에 계속 서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해 휴게실 한쪽에는 온돌 침상을 정비해 누워서 따뜻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했다. 폐쇄회로(CC)TV 상황실도 확장하고 간이식당도 신설했다. 샤워장도 넓혔다. 정 장관이 “군대식 침상인데 사생활 유지가 안 될 것 같아 마음에 걸린다”고 의견을 물어보자 담당 과장은 “잠을 자는 용도보다는 앉거나 누워서 쉬는 용도이고 별도로 이부자리가 있는 데다 바닥이 온돌인 걸 방호원들이 더 선호한다”고 답했다. 정 장관은 방호실을 둘러보다 즉석에서 공기청정기 설치를 지시하기도 했다. 겨울철 근무에 대비해 귀마개도 지급하기로 했다. 방호실을 나선 정 장관이 향한 곳은 지하 1층이었다. 청사 청소를 담당하는 환경미화원들은 직접고용도 아니다 보니 지하 1층 공문서 파쇄기 바로 옆 좁은 사무실을 개조한 곳을 휴게실로 쓰고 있었다. 청소 인원은 남성 15명, 여성 45명, 사무실 직원 2명 등 62명이었고 휴게실과 사무실을 합한 면적은 66㎡에 불과했다. 창문 하나 없는 휴게실을 둘러본 정 장관은 “헌법학 관점에서 보면 이건 사람이 쉬는 곳이 아니라 그냥 수용시설”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청사관리소는 정 장관의 지시에 따라 법제처 등이 정부세종청사로 이전하면서 생긴 공간을 재배치해 환경미화원 전용 휴게실을 새로 만드는 공사를 오는 10일부터 시작한다. 행정자치부 관계자는 늦어도 26일까지는 공사를 마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새 휴게실은 지하 1층에서 지상 2층으로 옮겨지고 면적도 111㎡로 확장된다. 여성 환경미화원 휴게실은 거의 2배 정도 넓어진다. 방호실처럼 바닥에 온돌을 깐 침상을 설치하고 각종 비품도 새로 구입할 계획이다. 환경미화원 휴게실은 청사가 문을 연 1970년 이래 줄곧 지하 1층에 있었다. 환경미화원 시설을 둘러본 뒤 집무실로 돌아가면서 정 장관은 “잘나가는 사람들 시선으로만 보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아내 놀려주기 위한 ‘자녀 죽이기’ 몰카 장난 논란

    아내 놀려주기 위한 ‘자녀 죽이기’ 몰카 장난 논란

    아내를 속이기 위해 기획한 ‘자녀 죽이기’ 몰래카메라 영상이 논란이 되고 있다고 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데일리뉴스가 보도했다. 몰래카메라 제작자 로먼 앳우드는 두 아들과 아내가 깜짝 놀랄만한 작전을 짰다. 작전은 이렇다. 아들과 똑같이 스파이더맨 복장을 입힌 마네킹을 아내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바꿔치기한 뒤, 아내가 보는 2층 난간에서 마네킹을 실수 인양 던져 버리는 것. 영상을 보면, 앳우드가 스파이더맨 복장을 한 아들과 2층 다락방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집에 도착해 2층으로 올라온 아내는 스파이더맨으로 멋지게 변신한 아들을 칭찬한다. 그러자 앳우드는 계획대로 아내에게 “물 좀 가져다 줘”라고 부탁한다. 이에 아내는 1층 부엌으로 내려가고 앳우드는 이 순간을 노려 아들과 마네킹을 바꿔치기한다. 앳우드는 마네킹을 가지고 마치 아들과 비행기 놀이를 하는 시늉을 하다가 아내가 2층으로 올라오자 실수한 듯 마네킹을 난간으로 던져버린다. 아들이 떨어진 줄로만 아는 아내는 비명을 지르며 1층으로 내달린다. 쏜살같이 1층으로 달려간 아내는 떨어진 것이 곧 마네킹임을 알고 안도하지만 철없이 웃고 있는 남편이 얄밉다. 아내는 남편에게 “오늘 혼자 소파에서 자”라며 화를 낸다. 지난달 30일 유튜브에 게시된 해당 영상은 “장난이 과했다” “아이의 죽음이 재밌나?”라는 등의 누리꾼들의 비난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현재 900만 건의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사진·영상=RomanAtwood/유튜브 김형우 인턴기자 hwkim@seoul.co.kr
  • [정진곤의 살며 생각하며] 아빠는 요리사

    [정진곤의 살며 생각하며] 아빠는 요리사

    집에서 카레나 생선조림을 해 줄 때마다 아이들은 “정말 맛있다. 아빠는 요리사야”라고 칭찬을 해줍니다. 맛이 있어서 그런지 아빠를 격려하기 위해 그러는지 속 마음은 잘 알 수 없지만, 아이들은 제가 한 음식을 맛있게 잘 먹습니다. 매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종종 식구들과 내가 초대한 손님들을 위해 집에서 음식을 만듭니다.   <남자도 밥을 할 줄 알아야 합니다> 남자가 무슨 요리냐고 비웃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전통적으로 남자는 밖에 나가 돈을 벌어오고, 여자는 집안에서 밥하고, 아이 키우고, 청소나 빨래를 하면서 안살림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남편을 ‘밖엣사람’이라고 부르고, 아내를 ‘안사람’이라고 불렀습니다. 남편이 할 일과 아내가 할 일이 엄격히 구분되어 있었고, 그 영역에 대해서 서로 침범하거나 간섭하지 않았습니다. 아내는 남자가 밖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에 대해 자세히 알려고 해서는 안 되며, 남자는 집안 살림살이에 관여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부엌은 여자의 영역이었고, 남자가 부엌에 들어가는 것은 금기시되었습니다. 요즈음에는 남자와 여자의 이러한 역할 구분이 거의 없어졌습니다. 여자들도 밖에 나가 직장생활을 합니다. “여자가 무슨 직장이냐. 집에서 살림이나 하지”라고 말한다면 “지금이 어떤 세상인데, 무슨 구석기시대 사람이냐”고 구박을 받거나 심하면 성차별로 고소를 당할지도 모릅니다. 이제는 여자들이 밖에서 직장생활 하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없습니다. 남자들도 집에서 집안 일을 거들어 줍니다. 드물기는 하지만 여자가 밖에 나가 돈을 벌어오고, 남자가 집에서 살림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살림은 여자들이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내도 남편과 똑같이 직장생활을 하지만, 밥하고, 아이들 키우고, 청소하는 일은 아내가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직장에서 돌아온 아내가 저녁 찬거리를 사서 힘들게 저녁준비를 하는데 남편은 소파에 앉아 텔레비전만 봅니다. 화가 난 아내가 “당신도 밥 좀해”라고 소리치면 “어떻게 내가 해” 라고 하거나 못 들은 척합니다. 요즈음 젊은 부부들 가운데는 함께 직장생활을 하면서 남자도 밥을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대부분의 젊은 부부들도 밥은 여자가 합니다. 남자들은 설거지 정도를 하거나 그마저도 도와주지 않는 사람도 있습니다. 젊은 남자들도 아내도 똑같이 직장생활을 하기 때문에 가능하면 함께 식사를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은 하지만 할 줄도 모르고 할 생각도 하지 않습니다. 옛날과는 달리 어려서부터 남녀 차별을 받지 않고 남녀평등시대에 자라온 세대들은 가정일도 똑같이 해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모두 똑같이 직장을 다니면서 여자는 저녁준비를 하고, 남자는 소파에 앉아서 텔레비전만 보는 것을 요즈음 세대의 여자들은 잘 참아내지 못합니다. 밥과 집안일 때문에 다투는 젊은 부부들이 많이 있습니다. 여자뿐만 아니라 남자도 밥을 할 줄 알면 좋은 점이 많은 것 같습니다. 우선 아내의 신세를 지지 않고 자신의 힘으로 먹는 것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밥을 할 줄 모르면 아내가 밥을 안 주면 굶거나 음식점에 가서 사먹어만 합니다. 아내가 해외여행을 떠나든지 장기간 집을 비우면 여간 불편하지 않습니다. 떠나는 아내도 마음이 편하지 않습니다. 제가 아는 어떤 친구 아버지는 어머니가 돌아가셨는데도 혼자서 살고 계십니다. 그 아버지가 음식을 잘하시기 때문에 자식들이 걱정하지 않습니다. 밥을 해먹을줄 모르면 아내가 세상을 떠난 후에는 혼자서 살아갈 수 없습니다. 자식집에 얹혀 살게 되면 여러 가지로 힘든 일이 많을 것입니다. 매일같이 시아버지 밥을 해주어야만 하는 며느리도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닐 것입니다.   <요리는 사랑의 행위입니다> 요리를 할 줄 알면 다른 사람에게 사랑을 나누고 베풀 수 있게 됩니다. 아무리 세계적인 요리사라도 자기 혼자 맛있게 잘 먹기 위해서 성찬을 준비하지는 않습니다. 다른 사람을 위해 요리를 할 때에는 그 사람이 어떤 음식을 좋아하며, 어떻게 요리를 해야 맛있는 음식을 대접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며 음식을 장만합니다. 아들을 위해 음식을 만드는 어머니는 아들이 좋아하고 건강에 좋은 음식을 정성껏 만듭니다. 음식을 만드는 사람은 언제나 그 음식을 먹을 사람을 생각하면서 요리합니다. 세계적인 요리사인 기 마르탱(Guy martin)은 “나에게 요리는 나의 음식을 먹게 될 손님을 대접하는 행위이며, 그에게 조건 없이, 아낌 없이, 계산되지 않은 사랑을 주는 것입니다. 누군가를 위해 음식을 준비한다는 것은 사랑의 행위지요”라고 말했습니다. 교회의 집사를 의미하는 ‘디아코노스’는 본래 ‘식탁에서 섬기는 사람’을 일컫는 단어라고 합니다. 우리가 어머니란 말만 들어도 가슴이 찡해지는 것은 어머니의 섬김과 봉사 속에서 아무런 생존능력이 없던 우리가 양육되고 성장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어머니는 손수 음식을 만들되 자신의 입맛이 아니라 가족에게 맞춥니다. 최우선 순위는 언제나 가족입니다. 가족을 위한 어머니의 식탁준비에서 참된 봉사의 원형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아버지보다 어머니를 더 사랑하고 가깝게 여기는 중요한 원인은 어머니가 해준 밥을 먹고 자랐고, 어머니가 자신을 더 사랑해주기 때문일 것입니다. ‘사랑은 사랑을 먹고 자란다’는 말이 있듯이 어머니는 자식과 가족을 위해 밥을 하면서 그들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매일 매일 키워나갈 것입니다.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은 선천적으로 저절로 생겨나고 자라는 것이 아니라, 사랑을 실천함으로서 커지고 자라나게 됩니다. 다른 사람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고, 봉사하는 사람이 사람을 사랑할 줄 알며, 연륜이 쌓일수록 그 마음과 능력이 커져 갑니다. 가족간의 관계도 다른 사람과의 관계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부모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게 되면 자연스럽게 부모를 좋아하고 사랑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기억이 없으면 부모라는 인연만으로 자연스럽게 부모를 좋아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주위에서 보면 아버지를 어려워하고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이성적으로 아버지를 이해하고 사랑해야 한다고 생각되는데 행동으로 옮겨지지가 않는다는 것입니다. 원인이야 수 없이 많겠지만 어렸을 때부터 어머니가 해 준 밥을 먹으면서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도하고 가깝게 지낼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았기 때문이 아닐까요? 어떤 친구는 강아지도 자기에게 밥주는 사람을 좋아하는데 강아지보다 훨씬 영리한 사람이 밥을 주면서 자신을 사랑해주는 어머니를 더 좋아하는 것이 너무도 당연한 것이 아니겠느냐고 하더군요. 그럴 듯 하지 않나요? <사랑을 베풀 수 있습니다> 밥을 할 줄 알면, 남자도 가족들과 다른 사람에게 식사대접을 할 수 있습니다. 아내의 생일날, 아내몰래 장인과 장모를 초대하여 생일상을 차렸습니다. 직장에서 돌아온 아내는 남편이 차려준 생일상을 친정 부모님과 함께 먹으면서 고마워하고 즐거워 하였습니다. 어떤 값비싼 선물을 받았을 때보다 기뻐했습니다. 결혼해서 이제까지 아내가 해마다 나의 생일상을 차려주었지만 나는 아내에게 고맙다는 인사한번 제대로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아내는 남편이 평생 한번 챙겨준 생일상을 받고 고맙고 즐거워했습니다. 오히려 내가 미안해졌습니다. 몇 년전 장인 어른이 돌아가셨지만 아내는 지금도 그 때 일을 떠올리면서 고마워합니다. 제가 다른 사람으로부터 받아본 식사대접 가운데 특히 잊혀지지 않는 일들이 있습니다. 제 아들이 고등학교 3학년 때였습니다. 선생님이 학생들과 함께 동강으로 레프팅을 떠나는 데 자원봉사자가 필요하다고 해서 함께 갔습니다. 선생님은 그 전날 시장에서 반 학생, 졸업생과 학부형까지 80여명이 1박 2일 동안 먹을 쌀, 채소, 과일 등을 사서 봉고차에 싣고 왔습니다. 선생님은 고 3 담임을 20여년째 하고 있었는데 여름방학 때에는 학생들이 기운이 떨어지고 지치게 되어 어떻게 하면 원기를 회복시켜 줄 수 있을까를 궁리하였다고 합니다. 당시만 하더라도 개고기는 최고의 보양식이었습니다. 선생님은 유명한 개고기집을 다니면서 먹어보고, 물어보면서 개고기를 맛있게 요리하는 방법을 배웠다고 합니다. 동강에서 학생들이 래프팅을 하면서 친구들끼리 신나게 놀면서 마음껏 스트레스를 푸는 동안 선생님은 음식을 장만하였습니다. 최상품 개고기로 수육, 탕, 눌림고기 등 여러 가지 음식을 장만하였습니다. 개고기를 싫어하는 학생들을 위해서는 닭백숙을 하셨습니다. 가마솥에 은행, 대추, 밤, 콩 등을 넣어서 영양밥을 지었습니다. 선생님의 요리는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사랑이 듬뿍 담긴 생명의 양식이었습니다. 선생님의 정성과 애정이 담긴 음식을 먹는 학생들의 얼굴 하나 하나에는 선생님에 대한 존경과 사랑이 넘쳐났습니다. 미국 유학시절에 만난 박 교수님은 새 학기가 시작되어 한국에서 새로운 유학생들이 오면 손수 음식을 장만하여 그들을 대접하였습니다. 그 대학에 유학 온 한국 학생들 가운데 그가 해준 음식을 먹어보지 않은 유학생들이 없었습니다. 또한 추수감사절이 되면 300명도 넘는 교회식구들을 위해 음식을 장만하였습니다. 거의 하루 종일 칠면조를 굽고, 스프를 만들었습니다. 모든 교인들이 박 교수님 덕분에 해마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감사와 함께 의미있는 추수감사절을 보냈습니다. 박 교수님은 미국에서 대학을 다닐 때 음식점에서 아르바이트를 오랫동안 하면서 보조 요리사로 일을 했다고 합니다. 그는 음식을 통하여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 봉사하고, 그의 사랑을 여러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었습니다. 집에서 밥해먹는 일을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밥은 전기밥솟으로 하면 누구든 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음식을 만들 줄 모르는 사람도 라면은 끓일줄 압니다. 라면을 끓일 실력이면 얼마든지 된장국이나 김치찌개도 끓일 수 있습니다. 인터넷을 보면 누구나 그대로 따라서 하면 쉽게 할 수 있는 수 많은 요리들이 올려져 있습니다. 처음에는 염두가 나지 않을지 모르지만 몇 번 음식을 해보면 그다지 어렵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루 종일 직장에서 시달린 아내가 남편이 해 준 따뜻한 밥을 먹을 수 있도록 해 줘 보십시오. 학교에서 돌아 온 아이들이 아빠가 해준 밥을 맛있게 먹을 수 있도록 해 보십시오. 그 날부터 아내와 아들들의 대접이 달라질 것입니다. 당신의 마음속에도 가족에 대한 애틋함과 따뜻한 사랑이 더욱 자라나게 될 것입니다. 밥은 허기진 배를 채워주기도 하지만 서로의 마음에 사랑도 채워줍니다. 그래서 밥을 함께 먹는 식구들이 세상 누구보다 가까워지는 것이 아닐까요? 한양대 교육학과 교수(전 대통령실 교육과학문화수석) tiger@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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