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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포츠 외교에 울고웃은 美·러

    스포츠 외교에 울고웃은 美·러

    냉전시대 라이벌인 러시아와 미국의 정치 지도자가 3일 스포츠 외교 ‘성적표’를 들고 웃고 울었다. 블라디미르 푸틴(위 얼굴) 러시아 총리는 2018년 월드컵 유치 소식에 환호한 반면, 버락 오바마(아래 얼굴) 미국 대통령은 지지도 만회 카드로 힘을 쏟았던 2022년 월드컵 유치가 물 건너가자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푸틴 총리는 장막 뒤에서 월드컵 유치전을 진두지휘하며 결국 월드컵 유치권을 따냈다. 2007년 대통령 재임 때 2014년 열릴 소치 동계올림픽을 유치한 그는 스포츠 외교를 통해 또 한번 존재감을 과시했다. 3일 러시아의 월드컵 개최가 확정되자 “러시아가 가진 냉전시대의 두려운 이미지를 지울 기회를 얻었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이로써 2012년 대선에 출마할 것으로 보이는 푸틴은 정치적 입지를 더욱 탄탄히 다진 셈이다. 특히 막판 유치전에서 ‘정치 9단’답게 고도의 심리전으로 국제축구연맹(FIFA) 관계자의 표심을 사로잡았다. 푸틴 총리는 개최지 발표 하루 전 “몇몇 나라가 월드컵을 유치하려고 부정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지켜볼 것”이라면서 FIFA에 무언의 압력을 넣었다. 하지만 후보국 홍보의 마지막 기회인 최종 프레젠테이션에는 “FIFA 집행위원들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다. 그들을 존중한다.”며 나타나지 않는 등 강온전략을 두루 구사했다. 반면 같은 날 2022년 월드컵 유치에 실패한 오바마 대통령은 “FIFA의 결정은 잘못된 것”이라며 비판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미국 언론들도 ‘미국의 국제사회 영향력이 그만큼 떨어졌다는 뜻’이라거나 ‘FIFA 집행위원들의 부패 의혹이 불거진 것을 보면 개최 능력 외에 다른 변수가 작용했을 것’이라는 등의 분석을 내놓았다. 2016년 하계올림픽 유치 실패에 이어 월드컵 카드마저 놓친 오바마 대통령은 더 캄캄한 수렁으로 내몰리게 됐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정부 주도 평창올림픽 유치 득실 논란

    2018평창동계올림픽유치위의 단독 위원장 체제 변경을 놓고 강원도민들이 기대와 우려 속에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도는 16일 2018평창동계올림픽유치위원회가 최근 유치위 출범과 함께 운영돼 온 조양호(한진그룹회장)·김진선(도지사) 공동위원장 체제를 조양호 단독위원장 체제로 변경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유치위는 오는 22일로 예정된 공식후보도시 선정일에 맞춰 단독위원장 체제를 출범시킬 계획이다. 이 같은 결정의 배경에는 지난 두번의 동계올림픽 유치전에서 강원도 위주의 유치활동이 실패 원인이었다는 지적과 무관하지 않다. 유치위 측도 2014동계올림픽 유치 과정에서 푸틴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은 러시아 소치가 예상을 뒤엎고 개최지로 결정된 것처럼 정부가 동계올림픽 유치 전면에 나서게 되면 유치활동에도 한층 탄력이 붙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도민들도 “정부에서 전폭적으로 나서 유치 활동을 펼치면 승산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정부 주도의 단독위원장 체제 변경에 찬성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이번 결정으로 도의 역할이 크게 줄어들면서 동계올림픽 유치 붐 확산 등 도민들의 목소리를 하나로 모으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의견도 만만찮다. 그동안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혼신을 다했던 도민들도 적지 않은 상실감을 느끼고 있다. 새로 부임하는 이광재 신임 도지사도 수석 부위원장에 머물러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없게 됐다. 더구나 ‘직무정지’라는 사태 앞에 유치전에 나설 수도 없는 형편이다. 두번의 유치활동을 주도했던 김 지사의 퇴임 이후 행보와 강원도 출신으로 이번 도지사 선거에 도전했다 낙마한 조규형 전 브라질대사가 나름대로 역할을 하기를 기대하지만 얼마나 권한이 주어질지 의문이다. 남경문 강원도의회 동계특위 위원장은 “그동안 구축한 노하우와 국제스포츠계의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하도록 권한이 주어져야 하는데 얼마나 힘이 주어질지 모르겠다.”며 “도민이 하나로 결집해 유치 붐을 일으키는 것도 숙제로 남는다.”고 걱정했다. 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피겨 샛별 김해진 김연아와 한솥밥

    피겨 샛별 김해진 김연아와 한솥밥

    한국 여자 피겨스케이팅계의 ‘샛별’로 떠오른 김해진(13·과천중)이 ‘피겨퀸’ 김연아(20·고려대)와 한솥밥을 먹게 됐다. 김연아의 매니지먼트사인 올댓스포츠는 1일 “여자 피겨스케이팅의 기대주인 김해진과 2014년 소치올림픽 때까지 4년간 매니지먼트 계약을 했다.”고 밝혔다. 김해진은 지난 1월 전국남녀 피겨스케이팅 종합선수권대회에서 곽민정(16·수리고)을 제치고 여자 시니어부 1위를 차지하며 파란을 일으켰다. 종합선수권대회에서 초등학생이 우승한 것은 2003년 대회 때 김연아(당시 만 13세) 이후 처음이었다. 4월에는 트리글라프 트로피 대회 노비스(만 13세 이하) 부문에서 우승하는 등 떠오르는 기대주로 관심을 모았다. 올댓스포츠 박미희 대표이사는 “어린 나이에 5개의 트리플 점프를 소화하는 등 앞으로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이 충분하다.”면서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 시니어 자격으로 출전할 수 있는 만큼 향후 4년 동안 기량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아낌없는 지원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미국 뉴저지에서 전지훈련 중인 김해진은 한성미 코치와 함께 오는 25일 귀국할 예정이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미라이 나가수, 2014 소치 올림픽 금메달 예약?

    미라이 나가수, 2014 소치 올림픽 금메달 예약?

    한국의 김연아, 일본의 아사다 마오 등 세계적 피겨선수들을 따돌리고 이번 세계선수권대회 쇼트프로그램에서 1위를 기록한 미라이 나가수 선수에게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라이 나가수는 미국 여자 피겨스케이팅 선수로 일본인 이민 2세다. 일본 이름은 나가스 미라이. 1993년 4월 생이며 2007년 세계빙상경기연맹 피겨스케이팅 주니어 그랑프리 1위, 2008년 US 피겨스케이팅 챔피언십 1위에 오르며 일찍부터 가능성을 보였다. 지난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는 4위에 올라 점점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스핀과 스파이럴에서 유연성을 내세운 아름다운 포지션이 장점. 대부분 레벨4의 최고득점을 기록하고 있으며 가산점도 상당히 높게 받아 왔다. 14세에 첫 국제무대를 밟은 미라이 나가수는 김연아의 대표적인 기술인 ‘이나바우어+더블악셀 점프’를 선보인 적도 있다. 이번 대회 쇼트프로그램의 선전으로 벌써부터 2014년 소치 올림픽의 강력한 금메달 수상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서울신문NTN DB 서울신문NTN 이재훈 기자 kino@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밴쿠버 장애인동계올림픽] 전설 매키버 한풀이

    [밴쿠버 장애인동계올림픽] 전설 매키버 한풀이

    ‘장애인 스포츠의 전설’ 브라이언 매키버(31·캐나다)가 비장애인올림픽 출전이 좌절된 설움을 금메달로 보상받았다. 매키버는 16일 캐나다 휘슬러의 패럴림픽파크에서 열린 밴쿠버 장애인 동계올림픽 크로스컨트리 남자 시각장애 20㎞ 프리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친형인 로빈 매키버를 ‘가이드 러너’로 앞세우고 5㎞ 코스 4바퀴를 돌았다. 매키버는 시각장애 선수로 비장애인 대회인 밴쿠버 동계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했지만 캐나다 팀 사정으로 출전이 좌절된 ‘비운의 영웅’. 매키버는 “올림픽 출전 좌절로 화가 아직도 덜 가라앉았지만 올림픽과 패럴림픽의 간격을 좁힐 수 있었다는 점에 의미를 두고 싶다.”고 의미 있는 한 마디를 남겼다. 그는 또 “이렇게 많은 관심을 받으면 패럴림픽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본다.”면서 “러시아에는 가 보지 못했는데 2014년 소치대회에도 도전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주니어 당시 매키버는 기대주였지만 유전병인 스타르가르트 증후군이 19세에 발병해 시력을 잃어갔고, 현재 10% 정도의 시력만 남아 있는 상태다. 시력 감퇴를 겪으며 패럴림픽에 출전하기 시작했지만 비장애인 엘리트 선수생활도 포기하지 않았다. 패럴림픽에서는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에서 크로스컨트리 10㎞와 5㎞에서 정상에 올랐고, 4년 뒤 토리노대회에서도 같은 두 종목에서 우승하는 등 패럴림픽에서 7차례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매키버는 지난해 12월 캐나다에서 열린 남자 50㎞ 크로스컨트리에서 우승, 마침내 밴쿠버(비장애인)올림픽 출전권을 따내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캐나다 대표팀은 더 나은 성적을 거둘 선수들이 있다면서 50㎞ 크로스컨트리 출전명단에서 그를 제외시켰다. 매키버 대신 출전한 선수들은 한동안 ‘사이버 테러’에 시달리기도 했다. 한편 한국은 밴쿠버패럴림픽센터에서 열린 휠체어컬링 예선 풀리그 4차전에서 영국을 7-5로 따돌렸지만 이어 벌어진 노르웨이와의 5차전에서 아쉽게 6-9로 패했다. 한국은 한 수 아래로 여겼던 상대에 일격을 당해 연승행진이 3경기에서 멈췄다. 중간 전적 3승2패로 미국과 캐나다(4승1패)에 이어 3위. 한국은 일본과 이탈리아, 스위스(이상 2승2패) 등 4위권에 반 경기차로 앞섰기 때문에 조 4위까지 주어지는 토너먼트 진출에 부담을 안게 됐다. ‘메달 기대주’ 한상민(31·하이원)은 17일 알파인 스키 경기에서 대회 첫 메달이자 한국의 동계패럴림픽 두 번째 메달에 도전한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밴쿠버 이후 점검과 모색](⑤·끝) 톱5… 이젠 평창유치로

    ‘이제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다.’ 밴쿠버 동계올림픽 ‘톱5’의 성적을 발판으로 ‘3수’ 도전 강원 평창이 2018년 동계올림픽 유치에 큰 힘을 받고 있다. 한국의 전통적인 ‘금밭’이었던 쇼트트랙은 물론 스피드스케이팅과 피겨스케이팅에서 금메달 6개를 비롯해 14개의 메달을 획득한 이번 밴쿠버 동계올림픽은 한국이 더 이상 특정 종목에만 치우쳐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입증했다. ●특정 종목 편중 벗어나기 시작 2010년, 2014년 동계올림픽을 평창이 유치하고자 했을 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현지실사 보고서에는 각각 “동계스포츠가 특정 종목에 치중돼 있고, 저변 확대가 안 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쇼트트랙에 대한 종목 편중과 동계올림픽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을 목격한 탓이다. 이는 스키점프 대표 선수들의 애환을 그린 영화 ‘국가대표’에서 드러났다. 때문에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개막 직전 한국 선수단을 방문해 “평창이 동계올림픽을 유치하려고 지금 당장 홍보 활동을 하는 것보다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한 이유다.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쇼트트랙 이정수의 금메달 2개는 물론 ‘육상 100m’에 해당하는 500m 스피드스케이팅 남녀에서 모태범, 이상화의 금메달, ‘마라톤’급인 1만m 스피드스케이팅에서 이승훈의 금메달, 여자 피겨 싱글 세계 신기록으로 ‘세계의 여왕’으로 등극한 김연아까지 가세하자, 전 세계에서 모여든 기자들은 “도대체 한국이 왜 이렇게 잘하느냐.”며 의아했다. 한국 선수들의 놀라운 성적 덕분에 국가 인지도도 크게 올라갔다. 당연히 평창이 경쟁자인 독일의 뮌헨이나 프랑스의 안시보다 유리할 수 있다는 점을 예상하는 대목이다. 박용성 대한체육회 회장은 지난 2일 입국 기자회견에서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진선 강원도지사도 1일 KBS 라디오에 출연해 “한국선수들의 선전이 올림픽 유치에 절대적”이라며 “유럽이나 북미의 동계스포츠 강국들은 (유치국이) 동계스포츠를 잘하느냐, 국민의 참여 열기가 얼마냐, 기량이 어느정도냐가 중요한 판단기준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김 지사는 “러시아 소치가 2014년 대회를 유치한 것은 동계스포츠 최강국인데 동계올림픽을 한 번도 열지 못했다는 이유가 먹혔다.”며 유치에 기대감을 표시했다. ●내년 7월 남아공서 개최지 결정 정부도 이번에 동계스포츠 활성화 방안을 조만간 발표해 밴쿠버 올림픽으로 후끈 달아오른 국민의 관심을 지속시킬 예정이다. 평창유치위는 “이번 밴쿠버에서 선수들의 성적이 월등히 좋아진 것은 2007년부터 시작된 동계스포츠 종목 육성의 결과”라며 정부의 정책적 지원을 강조했다. 또한 “밴쿠버에서 봅슬레이와 스키점프, 모굴스키, 스노보드 등이 신규 종목에 참여한 것은 동계스포츠의 시작으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2018년 대회 개최지는 내년 7월 남아공 더반에서 열리는 IOC 총회에서 최종 결정된다. 한국은 이미 프랑스가 3회(1924년 샤모니, 1968년 그레노블, 1992년 알베르빌), 독일은 1회(1936년 가르미쉬 파르텐키르센) 대회를 연 데다 2014년 소치 대회에 이어 연속해서 유럽에서 대회를 가져가는 것보다 일본(1972년 삿포로, 1998년 나가노) 외에는 20년 만에 처음으로 아시아에서 여는 것에 대한 의미를 강조하겠다는 복안이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서울광장] 연아의 도전/진경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연아의 도전/진경호 논설위원

    다섯 번 실패해 본 적이 없다. 다섯 번 도전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해서 무려 16년에 걸쳐 다섯 차례 올림픽에 나서고도 끝내 메달을 만져보지 못한 스피드스케이팅 이규혁의 갈증을 가늠할 재간이 없다. 너의 도전은 정말 값진 것이었노라 위로할 염치도 없다. 이른 나이에 세계 정상의 꿈을 이룬 김연아의 환희 또한 가늠키 어렵다. 5000만 국민의 열화와 같은 성원에 짓눌린 어깨와 아사다 마오라는 강력한 라이벌의 도전에 흔들렸을 두 다리, 지난 13년 선수생활의 모든 것을 4분 10초에 쏟아부어야 한다는 중압감에 터질 듯한 가슴을 안고 올라선 정상의 쾌감을 누군들 쉽사리 짐작이나 하겠는가.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라고, 왜 ‘비록 은메달’이라 부르느냐고 개탄할 일도 아니다. 오랜 생존의 진화 과정 속에서 1등을 갈구하도록 만들어진 게 인류다. 그래야 살아남았고, 그렇게 살아남은 조상들이 1등을 희구하는 생존 본능을 유전자에 담아 대물림했다. 우리 모두도 얼마 전 최소 1억개의 정자전쟁에서 승리한 주인공들 아닌가. 그런 유전자들의 전장이 사냥이었고, 전쟁이고, 스포츠다. 진화론으로 보자면 1등에 대한 환호는 우성인자를 찾아낸 기쁨이며, 더 나은 우성인자를 찾아 나서도록 만드는 자극이다. 사실 세상은 좀 더 더럽다. 1등조차도 잘 기억하지 않는다. 4년 전 토리노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명단을 꿰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 생각해 보면 답이 나온다. 1등에 잠시 환호할지언정 좀처럼 오래 기억하지는 않는다. 끊임없이 새로운 승리를 찾아 헤매도록 프로그램된 유전자를 지닌 우리에게 성취는, 그래서 늘 이루는 순간 과거일 뿐이다. 끝없이 정상을 향해 올라가도록 운명 지어진 시시포스는 신화가 아니라 현실의 우리다. 바위를 밀어 올리고 또 올리듯, 안 될 것을 알면서도 도전해야 하는 슬픈 존재가 이규혁과 우리다. 정상에 선 김연아의 ‘내일’에 5000만개의 물음표가 붙었다. 나이 스물에 꿈을 이룬 자의 새로운 꿈은 어떤 것일지 모두가 궁금해한다. 이달 세계선수권대회를 마치고 프로 피겨스케이터로 전향할 것이라느니, 평범한 대학생으로 돌아갈 것이라느니, 아니면 아예 연예계로 진출할 것이라느니 말들이 많다. 미완의 점프 트리플 악셀을 다듬어 올림픽 2연패에 도전할 것이라는 얘기도 있다. 많은 유혹이 따를 것이다. 이름 석자와 얼굴·몸짓 하나하나가 다 돈으로 치환되는, 이 걸어다니는 기업을 그대로 놔둘 세상이 아니다. TV 광고는 이미 김연아가 있는 광고, 김연아가 없는 광고로 나뉘었다. 어느 매니지먼트사가 100억원대의 전속계약을 제의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들끓는 파파라치들 통에 손짓 하나도 허투루 하기 힘들 것이다. 원했든 원하지 않았든 이제 그는 아이콘이고, 기준이다. 내려놓을 수도, 도망갈 수도 없는 짐이다. 정상을 향한 도전보다, 더 올라설 곳 없는 정상이 더 힘들 것이다. 어디로든 한 발짝을 내딛는 순간부터 내리막인 정상은 서 있는 자체로 두려움일 것이다. 아니, 남들이 쫓아오지 못할 경지에 올려놓은 자신이, 그래서 제 스스로도 따라잡지 못할 것 같은 자신이 진정한 두려움의 실체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정말 김연아가 두려워하고 이겨내야 할 존재는 그런 두려움 때문에 한 발짝도 떼지 못하는 자신일 것이다. 지금까지처럼 엉덩방아를 무서워하지 말기를 바란다. 비록 내리막길일지언정 걸음을 멈추지 말기 바란다. 밴쿠버의 김연아를 꺾는 소치의 김연아를 그리며 스케이트끈을 다시 조일 수도 있겠고, 피겨인생 1막을 접고 보다 넓은 세상에서 새로운 꿈을 향해 달릴 수도 있을 것이다. 이규혁의 등 뒤로 쏟아진 갈채는 그가 정상에 섰기 때문이 아니라 정상을 향해 달렸기 때문이며, 올림픽 메달이 아닌 다른 무엇을 향해 계속 달릴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무엇을 꿈꾸든 그것은 김연아, 자신만의 것이다. 정상의 김연아를 두려워하지 않는 김연아. 그를 사랑하는 우리의 꿈이다. jade@seoul.co.kr
  • “밴쿠버 끝이라 생각했는데 더 할수도…”

    “밴쿠버 끝이라 생각했는데 더 할수도…”

    “솔직히 몇 년 전부터, 주니어 때부터 밴쿠버 동계올림픽이 끝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점점 커리어를 쌓아가면서 더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 생각할 시간을 주면 좋겠다.” 김연아(20·고려대)가 3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진로와 관련해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김연아는 이날 “연예계 진출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을 박으면서도 “워낙 큰일을 해냈기 때문에 다음에 어떤 길을 갈지 나로서도 궁금하다. 남들이 뭐라 하든 내가 갈 길은 내가 정하고, 내가 원하는 대로 간다.”고 말했다. 김연아는 진로결정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하지만, 2일 입국 인터뷰에서 보여준 답변보다 진전된 태도를 보인 셈이다. 김연아는 이날 고국에서의 짧은 1박2일의 휴식시간을 보내고 22일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를 준비하기 위해 전지훈련지인 캐나다 토론토로 떠나면서, 편안한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김연아는 “오랜만에 한국에 와 많은 축하를 받아 기분이 좋다.”며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결과에 대한 압박감 없이 편안히 연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연아는 “이왕 출전하기로 한 이상 잘하고 싶다. 토론토에 도착하면 절로 다시 집중하게 될 것 같다. 올림픽 금메달로 선수로서는 최고의 자리를 얻었다. 지금 당장 세계선수권에서 성적 욕심은 없다.”며 “경기를 얼마나 편안하게 할 수 있을지, 또 편안히 하면 어느 정도 성적을 거둘 수 있을지 궁금하다. 결과와 상관없이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반면 트리플 악셀(3회전 반)을 뛰고도 동갑내기 라이벌에게 뒤져 천재 모차르트와 동시대를 살았던 살리에리와 비교하는 동정론까지 나왔던 아사다 마오(일본)는 설욕을 다짐했다. 아사다도 세계선수권대회에 참가한다. 3일 일본 스포츠전문지의 보도에 따르면 아사다가 입국 기자회견에서 “당연히 김연아를 이기고 싶다. 김연아가 은퇴하더라도 그녀가 세운 여자싱글 최고점(228.56점)을 경신하겠다.”고 말했다. 아사다는 “이번 은메달은 금메달을 위한 단계라고 생각하고, 2014년 소치올림픽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아사다는 ‘타도 연아’를 위한 변신도 예고했다. 아사다는 “트리플 악셀은 여전히 내 최대무기다. 하지만 트리플-트리플 콤비네이션 점프 등 다른 점프를 추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러 올림픽대표팀 감독 사퇴종용

    오는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을 개최하는 러시아의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밴쿠버 올림픽에서 저조한 성적을 거둔 러시아 국가대표팀 사령탑에 사퇴를 종용했다고 CNN이 2일 보도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국영방송을 통해 러시아팀의 실패 원인이 안일한 ‘스포츠 관료주의’에 있다면서 체육부 고위 관리들을 ‘살찐 고양이’라고 비난했다.
  • 연아 글로벌브랜드 2위

    연아 글로벌브랜드 2위

    밴쿠버 동계올림픽은 1일 막을 내렸지만 ‘마케팅 올림픽’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글로벌 기업들은 밴쿠버 영광의 얼굴들을 브랜드 마케팅에 활용하기 위해 물밑 접촉이 한창이다. 미국의 경제전문 방송인 CNBC는 2일 밴쿠버 올림픽이 배출한 스타 가운데 앞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활약할 25인을 선정, 발표했다. 최고의 스타들은 ▲올림픽 이전부터 이미 유명세를 탔고 ▲대중 선호도가 높은 인기 종목에 출전했으며 ▲미국의 프라임 타임(저녁시간대)에 TV로 생중계되는 가운데 ▲압도적인 기량을 선보이며 우승했다는 기본 요건을 갖추고 있다. 1위와 2위는 모든 기준에 꼭 맞는 미국의 숀 화이트와 한국의 김연아가 각각 차지했다. 두 선수는 뛰어난 실력을 바탕으로 올림픽 이전부터 확실한 금메달 후보로 거론됐다. 기업 입장에서는 거금을 들여서라도 섭외하고 싶은 0순위 스타다. 이번 올림픽에서 스노보드 하프파이프에 출전, 금메달을 딴 화이트는 7살 때부터 오클리, HP 등 글로벌 기업의 광고 모델로 출연하고 있다. 삼성, 나이키 등의 광고 모델로 활동하는 김연아는 올림픽 우승을 계기로 국내를 넘어 세계적인 CF 퀸의 반열에 오를 전망이다. 미국의 ‘스키 여제’ 린지 본은 6위를 차지했다. 최근 미국의 인기 드라마 ‘로앤드오더’에 캐스팅된 본은 2014년 러시아 소치올림픽까지 연간 200만달러의 소득을 올릴 전망이다. 10위에 오른 아사다 마오는 김연아에게 밀려 분루를 삼켰지만 ‘일본의 국민 여동생’이라는 지위는 흔들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CNBC는 분석했다. 기업 입장에서는 대중의 사랑을 받는 종목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미국의 프라임 타임에 생중계될 정도로 인기가 높은 피겨스케이팅, 스노보드가 대표적이다. 25인 가운데 피겨 선수가 11명, 스노보드 선수가 4명이었다. 4위를 차지한 미국의 에반 라이사첵은 22년 만에 미국에 남자 피겨 싱글 금메달을 안겨준 보배다. 차기 올림픽 출전이 확실시되는 젊은 선수들도 기업의 러브콜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CNBC는 9위에 오른 한국의 이정수(쇼트트랙)는 20살, 16위에 오른 미국의 미라이 나가수(여자 피겨 싱글)는 16살로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선수들이라고 전했다. 국가 영웅들도 내수시장에서 광고효과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3위인 아폴로 안톤 오노(쇼트트랙)는 동계올림픽에서 총 8개의 메달을 따낸 미국의 스포츠영웅이다. 은퇴 후에도 AT&T, 네슬레, 오메가 등의 모델로 활동할 전망이다. 캐나다 안방에서 열린 올림픽에서 최초로 금메달을 캐낸 알렉산드르 빌로도(남자 프리스타일 스키 모굴)가 7위, 남자 알파인스키 3종목에서 금, 은, 동메달을 차례대로 목에 건 미국의 보드 밀러가 8위를 차지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밴쿠버 이후 점검과 모색③]메달 편식 벗어나라

    [밴쿠버 이후 점검과 모색③]메달 편식 벗어나라

    ‘종목 편식에선 일단 벗어났다. 그렇다면 메달 편식은?’ 한국 동계스포츠가 사상 최고의 성적에다 패러다임을 바꾸는 질적 도약까지 이루며 ‘빙상강국’으로 도약했다. 지난 1일 막을 내린 밴쿠버올림픽에서 금메달 6개, 은메달 6개, 동메달 2개의 성적으로 대회를 마쳤다. 종합 순위도 역대 최고 성적인 5위를 기록, 종전 최고인 2006년 토리노대회(7위·금 6, 은 3, 동 3개)의 성과를 훌쩍 뛰어넘었다. 그때에 견줘 가장 두드러진 변화라면 출전 종목의 ‘다양화’다. 한국은 이번 동계올림픽 15개 기본 종목 중 아이스하키와 컬링, 노르딕복합을 제외한 13개 종목에 46명의 선수와 임원 38명 등 총 84명의 선수단을 파견했다. 봅슬레이와 루지, 스켈레톤 등 처음으로 썰매 3종목에 모두 출전했고, 스키점프와 스노보드, 프리스타일 스키 등에도 약간 명이나마 참가 명단을 올렸다. 그렇다고 모두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둔 건 아니다. 3개 종목에서만 메달을 따낸 것. 이제부턴 ‘메달 편식’을 해소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그동안 쇼트트랙에 쏠려있던 메달이 스피드스케이팅으로 분산된 건 다행스러운 일이다. 한국은 토리노대회까지 통산 17개의 금메달을 따냈는데 모두가 쇼트트랙에서 나왔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선 아시아권에서 입상하기 어려웠던 스피드스케이팅에서 모태범, 이상화, 이승훈 등 ‘삼총사’가 예상치 못했던 금 3개와 은메달 2개를 수확하며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그동안 한국의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메달리스트는 1992년 알베르빌대회 남자 1000m 은메달의 김윤만과 2004년 토리노대회 남자 500m 동메달의 이강석 등 단 두 명에 불과했다. 한국 동계스포츠의 전부가 되다시피한 쇼트트랙도 부진했다고 하지만 금 2, 은 4, 동 2개로 나름 선전했다. 피겨스케이팅을 포함해 밴쿠버 동계올림픽 빙상 세 종목에서 모두 금메달을 획득한 것은 대한민국 동계스포츠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기념비적인 사건’임엔 틀림없다. 하지만 그게 다는 아니다. 미래를 위해서는 냉철하게 짚어봐야 한다. 대회 메달 순위표를 그저 훑어보기만 해도 한국의 메달획득 현황은 초라하기 그지없기 때문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설상 종목의 전멸이다. 종합 1위 캐나다와 2위 독일은 15개의 기본종목 가운데 각각 9개, 10개 종목에서 골고루 메달을 가져갔다. 3위 미국도 9개 종목에서 만족할 만한 성과를 냈다. 4위 노르웨이만 크로스컨트리에 금메달이 집중돼 있지만 다른 5개 종목에서 강세를 나타냈다. 물론, 동계스포츠에 관한 한 이들의 토양과 환경은 우리와 하늘과 땅 차이가 난다. 그래서 더 고민해야 한다. ‘선택과 집중’이 불가피한 것이라면 어디까지인지를 깊이 숙고해야 할 때다. 그것이 4년 뒤 소치대회를, 또 우리 땅에서 열릴지도 모르는 2018년 대회를 준비하는 첫 단계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밴쿠버 동계올림픽 폐막] “그녀의 트리플 악셀 보고싶다”

    │밴쿠버 조은지특파원│‘피겨퀸’ 김연아(20·고려대)도 트리플 악셀(공중 3회전 반)에 도전한다? 김연아는 밴쿠버올림픽 피겨 여자싱글에서 역대 최고점인 228.56점으로 금메달을 땄다. 신채점제도(뉴저지시스템)가 도입된 이후 200점을 넘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던 것이 사실. 하지만 김연아는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207.71점으로 한계를 뛰어넘었고, 올 시즌 그랑프리 1차대회에서 210.03점을 돌파했다. 그리고 예상을 깨고 중압감이 심한 올림픽에서 무려 228.56점을 받았다. 현재 피겨계에서는 ‘이 점수를 깰 수 있는 것은 오직 김연아뿐’이라는 반응이다. ‘소녀’ 김연아를 ‘올림픽 챔피언’으로 조련한 오서 코치의 생각은 어떨까. 1일 캐나다 밴쿠버 메인프레스센터에서 만난 오서 코치는 “연아는 여전히 발전 가능성이 남아 있다. 기술적으로 한 단계 성장하려면 트리플 악셀을 구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리플 악셀을 구사하기엔 너무 늦지 않았느냐는 지적에도 “발목, 무릎, 엉덩이까지 부상 없이 완벽하다면 시간을 갖고 연습할 수 있다.”면서 “개인적으로 연아가 트리플 악셀을 뛰는 걸 보고 싶다.”고 웃었다. 올 시즌은 올림픽 시즌이기 때문에 무리해서 트리플 악셀을 시도할 이유가 없었다는 설명. 그러나 김연아가 ‘여왕’을 넘어 ‘전설’이 되기 위해 트리플 악셀을 가르쳐야 한다고 했다. 그는 “현재는 트리플-트리플 콤비네이션 점프가 가장 중요한 기술이지만 연아는 트리플 악셀도 쉽게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2~3년 전에도 연습을 했다.”고 말했다. 모든 것을 다 이룬(?) 김연아의 향후 진로는 어떨까. 오서 코치는 “일단 세계선수권 타이틀을 지키는 것이 우선이다. 그 대회가 끝나면 시간을 갖고 쉬면서 다음 시즌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미래에 대해 정해진 것은 아직 아무것도 없다고 했다. 그러나 오서 코치는 “연아가 2014년 소치올림픽까지 나가면 좋겠다. 체력적으로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솔직한 속내를 털어놓았다. zone4@seoul.co.kr ☞[화보] 밴쿠버 동계올림픽 선수단 ‘금의환향’ ☞밴쿠버 동계올림픽 사진 보러가기
  • [밴쿠버 동계올림픽 폐막] 2010년 2월 행복했노라… 2014년 소치서 또 감동하라

    [밴쿠버 동계올림픽 폐막] 2010년 2월 행복했노라… 2014년 소치서 또 감동하라

    “2014년 러시아 소치에서 만납시다.” 17일간 승전보와 짙은 감동으로 온 국민들을 들뜨게 만들며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궜던 ‘눈과 얼음의 축제’ 동계올림픽이 막을 내렸다. ●한국 종합5위… ‘빙상강국’ 우뚝 2010 동계올림픽은 1일 캐나다 밴쿠버 BC플레이스 스타디움에서 82개국 선수단이 참석한 가운데 폐회식을 갖고 4년 뒤 재회를 기약했다. 빙상과 알파인스키, 바이애슬론, 봅슬레이-스켈레톤, 루지 등 5개 종목에 46명의 선수가 참가한 한국은 금메달 6개와 은메달 6개, 동메달 2개를 따내며 종합순위 5위에 오르는 사상 최고의 성적으로 새 역사를 썼다. 특히 쇼트트랙 편중에서 벗어나 스피드스케이팅과 피겨스케이팅까지 빙상 3종목에서 세계적인 강국으로 우뚝 섰다. 세계 처음으로 스피드스케이팅 남녀 500m를 석권하고, 아시아에선 넘볼 엄두조차 못 내던 최장거리 남자 1만m를 휩쓸어 의미를 더했다. 초미의 관심을 모았던 ‘동계올림픽의 꽃’ 여자 피겨스케이팅 싱글에서는 김연아(20·고려대)가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에서 완벽한 기술과 연기로 경쟁자들을 압도하며 역대 최고점을 228.56점으로 끌어올려 이번 대회를 통틀어 지구촌 최고의 슈퍼스타로 떠올랐다. 이런 가운데 캐나다는 역대 최다인 금메달 14개를 따냈다. 은 7개, 동 5개. 독일은 금 10·은 13·동 7개, 미국이 금 9·은 15·동 13개로 뒤를 이었다. 아시아에서는 여자 쇼트트랙 4종목을 싹쓸이한 중국이 금 5·은 2·동 4개로 종합 7위에 올랐다. 일본은 3개 대회 연속 ‘노골드’의 수모를 겪었다. 은 3·동 2개. ●日 기수 아사다 -캐나다는 로셰트 열전을 끝낸 BC플레이스 스타디움에서 1시간여에 걸친 식전 행사에 이어 국기를 앞세운 선수단이 자유롭게 들어서면서 아쉬움은 커졌다. 한국은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 금메달리스트인 모태범(21·한국체대)이 기수를 맡았다. 피겨에서 은메달을 딴 아사다 마오(20)는 일본 기수로 나섰고, 모친상 속에서도 최선을 다해 감동을 자아냈던 피겨싱글의 동메달리스트 조애니 로셰트(24)는 캐나다 기수로 참가했다. 선수들이 축제 분위기 속에 자리를 잡자 이날 휘슬러에서 열린 크로스컨트리 남자 50㎞ 시상식이 열렸고 존 퍼롱 조직위원장의 인사말과 자크 로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의 격려사가 이어졌다. 마침내 올림픽기가 내려져 2014년 동계올림픽을 개최하는 러시아 소치에 전달됐고 밴쿠버와 휘슬러를 밝혔던 성화가 사그라지면서 지구촌 축제의 주인공들은 4년 뒤 만날 것을 기약했다. 한국 선수단은 2일 귀국한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화보] 밴쿠버 동계올림픽 선수단 ‘금의환향’ ☞밴쿠버 동계올림픽 사진 보러가기
  • [조은지특파원의 밴쿠버 인사이드] 2월의 밴쿠버… 우리네 ‘삶’이었다

    밴쿠버 동계올림픽 폐회식이 열린 1일. 캐나다 밴쿠버 시내는 2002한·일 월드컵 때의 서울시청 앞 광장을 보는 듯했다. 마침 일요일이라 거리는 인파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캐나다의 빨간 단풍잎 국기를 두른 청년들은 ‘고 캐나다(GO, CANADA)’를 외치며 거침없이 거리를 누볐다. 이날 ‘90년 라이벌’ 미국을 누르고 아이스하키 금메달을 땄기 때문에 목소리는 더 힘찼다. 차들은 쉴 새 없이 경적소리를 내며 ‘종합 1위’를 자축했다. 처음 보는 사람들끼리도 거리낌 없이 손바닥을 마주치며 기쁨을 나눴다. 스포츠는 사람들을 하나로 연결해주는 ‘끈’이다. 17일간의 밴쿠버는 우리 ‘삶’이었다. 46명 선수와 함께 울고 웃었다. 팔짝팔짝 뛸 만큼 기쁠 때도 있었다. 고통과 피로가 한순간에 사라질 만큼 통쾌하기도 했다. 한순간의 실수로 모든 것이 날아가기도 했다. 눈물 나게 억울한 일도 있었다. 최선을 다했지만 그렇다고 반드시 결과가 따라와 준 것은 아니었다. 그렇기에 ‘삶’이었다.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 스스로에게 떳떳했고, 경쟁자들 앞에서 당당했다. 할 수 있는 최대한을 경기장에서 쏟아냈다. ‘스피드스케이팅 3인방’ 이승훈-모태범-이상화와 피겨의 김연아, 쇼트트랙의 이정수 등은 ‘신세대’였다. 경기하는 순간을 당당히 즐길 줄 알았다. 이들은 ‘별들의 전쟁’인 올림픽 압박감을 적절한 긴장으로 승화시켰다. 열심히 땀 흘리며 닦아온 기량을 본무대에서 후회 없이 발산했다. 꼭 금메달이 아니더라도 마음껏 기뻐할 줄 아는 모습도 참신했다. 남자 쇼트트랙팀은 ‘시건방춤’으로 시상대에 선 순간을 맘껏 즐겼다. 봅슬레이팀은 세계 19위에 당당히 올랐고, 스키점프도 힘차게 비상했다. 이번 밴쿠버 동계올림픽은 체육사에 한 획을 그은 ‘사건’이다. 어느 동계올림픽보다 다채로웠다.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였던 쇼트트랙은 물론, 스피드스케이팅과 피겨스케이팅에서도 금메달을 수확했다. 목표로 했던 빙상종목 ‘트리플 크라운’도 달성했다. 금메달 6개와 은메달 6개, 동메달 2개로 종합순위에선 5위를 꿰찼다. 동계올림픽 역사상 최고 성적. 박용성 대한체육회장은 “평창이 동계올림픽에 나서자 외국 사람들이 ‘쇼트트랙 선수권대회를 유치하면 되지 않느냐.’는 농담을 했었다. 이번 기회에 빙상강국으로 우뚝 섰다.”고 크게 기뻐했다. ‘눈과 얼음의 축제’가 열전을 끝냈다. ‘벌써 끝났나?’ 싶을 만큼 큰 아쉬움이 남는다. 그동안의 환희와 감동이 큰 탓인 듯하다. 4년 뒤 소치에서는 또 어떤 감동의 드라마가 펼쳐질까. 벌써 가슴이 뛴다. zone4@seoul.co.kr ☞[화보] 밴쿠버 동계올림픽 선수단 ‘금의환향’ ☞밴쿠버 동계올림픽 사진 보러가기
  • [밴쿠버 동계올림픽 폐막] 러시아 소치는 어떤 곳

    [밴쿠버 동계올림픽 폐막] 러시아 소치는 어떤 곳

    2014년 동계올림픽 개최지인 소치는 러시아 남서부 흑해 바로 옆에 자리한 휴양 도시이다. 소치 시민들은 칸, 니스, 몬테카를로 등 세계적 휴양 도시가 늘어선 프랑스 남동부 지중해 연안 지역에 빗대 이곳을 ‘러시아의 리비에라’로 부르며 자부심을 드러낸다. 수도 모스크바에서 남쪽으로 약 1500㎞ 떨어져 있는 소치는 카프카스 산맥이 지나는 지리적 특성 때문에 드물게 수영과 스키를 동시에 즐길 수 있어 사랑받는다. 서울의 5배 넓이인 3502㎢에 인구는 약 40만명이다. 공업 시설은 없고 대신 2000㎢ 정도의 넓은 삼림지대를 품었다. 이 때문에 환경론자들은 올림픽 개최에 따른 환경훼손을 들어 반발하기도 한다. 철도와 항공로를 통해 모스크바와 연결된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화보] 밴쿠버 동계올림픽 선수단 ‘금의환향’ ☞밴쿠버 동계올림픽 사진 보러가기
  • [밴쿠버 이후 점검과 모색] 썰매 국내훈련장 아예 없다

    2주 넘게 한반도를 기적의 메달 열풍으로 몰아넣은 밴쿠버 동계올림픽의 성화가 1일 꺼진다. 4년을 기다리던 태극전사들의 투혼으로 대한민국은 28일 금 6, 은 6, 동메달 2개로 종합순위 5위에 오르며 빙상강국으로 급부상했다. 사상 최고의 성과를 어떻게 지켜야 할지 점검해 본다.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한국이 거둔 성적에 전 세계가 놀라고 있다. 특히 스피드스케이팅과 쇼트트랙, 피겨 등 빙상 3종목에서 모두 금메달을 획득, 명실상부한 빙상 강국으로 거듭났다. 하지만 빙상종목의 국내 인프라는 여전히 열악하다. 빙상보다 인프라가 더 열악한 설상·썰매 종목에서 성적을 기대하기는 더더욱 어렵다. 한국은 2006년 토리노 대회까지만 해도 메달이 쇼트트랙에 편중돼 있었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는 ‘동계스포츠의 꽃’으로 불리는 스피드스케이팅에서 금메달을 3개(남녀 500m·남자 1만m)나 땄다. 빙상연맹에서 토리노 대회 이후 ‘밴쿠버 프로젝트’를 가동, 쇼트트랙뿐 아니라 스피드와 피겨스케이팅까지 지원을 확대했고 그 효과가 즉시 나타난 것. 하지만 인프라 구축은 여전히 미비하다. 스피드스케이팅 훈련에 필요한 국제규격 400m 트랙이 갖춰진 곳은 태릉국제스케이트장이 유일하다. 춘천에 400m 트랙이 갖춰진 실외빙상장이 있었지만, 2년 전 냉동기 고장으로 폐쇄됐다. 빙상연맹 관계자는 “일본이 실내 트랙만 해도 2개이고, 중국은 3~4개나 된다.”고 말했다. 이어 “태릉스케이트장은 얼음 빙질이 안 좋고, 에너지 효율도 떨어져 비용이 많이 든다. 정부에서 태릉스케이트장 개보수 비용이라도 지원해 줬으면 좋겠다.”며 한숨을 쉬었다. 루지·봅슬레이·스켈레톤 등 썰매 종목으로 눈을 돌려보면 상황은 더 심각해진다. 이 종목은 아예 국내에 훈련할 수 있는 시설이 없다. 장비값도 만만치 않다. 4인승 봅슬레이 장비는 1억원이 넘는다. 루지는 400만~500만원대, 스켈레톤은 1000만원대다. 훈련하려면 모두 해외로 나가야 한다. 아직까지는 거의 자비로 나가는 형편이다. 봅슬레이팀을 이끄는 강광배(37·강원도청)는 “지난 1월 유럽컵에 참가하려고 장비 한 대를 2500유로에 빌릴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스키·스노보드·크로스컨트리·바이애슬론·스키점프 등 설상 종목은 여전히 소외 종목이지만 국내 스키장에서 훈련할 수 있어 그나마 나은 편이다. 하지만 시설은 외국에 비해 훨씬 열악하다. 이들도 결국 자비를 들여 해외 전지훈련을 나가기는 마찬가지. 스노보드 김호준(20·한국체대)은 “대한체육회에서 1년에 전지훈련비 2000만원과 한 달에 500만원 정도 지원해 주지만, 자비를 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국이 동계올림픽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자 정부에서 조금씩 나서는 분위기다. 지난달 22일 문화체육관광부는 동계 종목만은 아니지만 비인기 종목 15개를 선정해 연간 20억 6000만원의 예산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인프라 구축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박성인 한국 선수단장도 밴쿠버 대회 폐막을 하루 앞둔 28일 “빙상 3총사의 경기력을 2014년 소치 대회까지 유지하려면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역시!김연아… 밴쿠버의 밤 또 한번 홀리다

    역시!김연아… 밴쿠버의 밤 또 한번 홀리다

    ‘피겨 여왕 김연아(20·고려대)의 도전은 계속된다.’ 생전 처음 스케이트 부츠를 신었던 그때부터였다. ‘피겨퀸’을 꿈꾸기 시작했던 7살의 김연아는 마침내 14년 만에 동계올림픽 시상대의 가장 높은 곳에 올랐다. 그것도 역대 최고점 우승이라는, 전무후무한 역사를 새로 쓰면서다. 28일 밴쿠버 퍼시픽 콜리시엄에서 열린 입상자들의 피겨 ‘갈라쇼’. 푸른 색깔의 하늘하늘한 원피스를 입고 무대에 나선 김연아는 이제까지 드러내지 않았던 유연한 몸짓으로 은반을 수놓았다. 어깨에 얹혀졌던 무거운 짐을 내려놓았기 때문일까. 스텝과 점프는 가벼웠고, 스핀은 자유로웠다. 그는 마음껏 날았다. 사실, 이날의 그가 있기까지는 남모르게 흘린 눈물이 너무 많았다. 그의 금빛 메달이 더욱 빛나 보이는 건 어린 소녀로서 감당하기 힘든 온갖 역경을 이겨내고 따낸 것이기 때문이다. 고작 금메달 한 개만으로는 그에 대한 보상은 미흡하다. 그만큼 그의 도전은 아름다웠다. 2002년 트리글라프 트로피 노비스(13세 이하) 부문에서 우승, 세계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김연아는 2004~05시즌부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주니어 그랑프리대회에 출전, ‘동갑내기 라이벌’ 아사다 마오(일본)와 경쟁을 펼치기 시작했다. 2006~07시즌 시니어 무대 진출. 한국선수로는 첫 그랑프리파이널에 진출했지만 남모르는 허리 통증이 찾아왔다. 진통제 투혼을 펼친 끝에 처음 따낸 대회 금메달. 그뿐만 아니었다. 스케이트 부츠까지 자주 망가져 전에 신던 부츠와 새것을 하나씩 ‘짝짝이’로 신고 나섰다. 그만큼 환경은 열악했다. 2007년 3월 일본 도쿄에서 세계선수권에서는 첫날 쇼트프로그램에서 역대 최고점을 올리며 정상에 서는 듯했지만 고관절 통증이 도져 프리스케이팅 때는 또 진통제 주사를 맞고 경기에 나서 동메달에 그쳤다. 당시 아사다는 전담 코치는 물론, 물리·심리치료사와 트레이너 등 ‘아사다팀’과 함께 전용 버스를 타고 경기장을 들락거렸다. 환경 면에서 나아진 것은 조금도 없었다. 그러나 그는 강했다. 부상 없는, 말끔한 몸 상태로 2008~09시즌에 나선 김연아는 그랑프리 2개 대회 우승과 그랑프리 파이널 준우승에 이어 2009년 4대륙선수권과 세계선수권대회를 휩쓸면서 최고의 몸 상태를 유지했다. 그리고 지난해 10월 시작된 2개의 그랑프리 시리즈대회에서 거푸 우승하더니 그랑프리파이널까지 석권했다. 마침내 올림픽 우승으로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올림픽을 치르기 한 달 전 스케이트 부츠가 잘 맞지 않아 왼쪽 발목에 통증이 있었지만 김연아의 강인한 의지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김연아의 아름다운 도전은 어디까지일까. 28일 AP 통신은 “그의 나이를 감안할 때 적어도 소치올림픽에서 2연패를 일궈낼 가능성은 너무나 높다.”고 단언했다. 김연아는 최근 ‘올림픽 후 은퇴설’에 잠시 휘말린 것이 사실. 그러나 설령 아마추어 무대에서 은퇴해 프로 무대에 서더라도, 혹은 올림픽에서 2연패를 일궈내더라도 은반을 떠나지 않는 한 그의 도전은 계속될 것이라는 점만은 확실하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봅슬레이 4인승 보다 값진 19위

    봅슬레이 4인승 보다 값진 19위

    │밴쿠버 조은지특파원│꼭 메달을 따야만 ‘역사’는 아니다. ‘한국판 쿨러닝’ 봅슬레이 대표팀이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역사’를 일궜다. 20위까지 주어지는 결선 레이스 진출도, 일본을 꺾고 아시아 최고가 되겠다는 목표도 모두 이뤘다. 28일 캐나다 휘슬러의 슬라이딩센터. 봅슬레이 4인승에 나선 강광배-김정수(이상 강원도청)-이진희(강릉대)-김동현(연세대)은 3차 레이스에서 1450m 트랙을 52초92에 주파했다. 20위였다. 1~3차 시기 합계는 2분38초21로 전체 19위. 올림픽에 처음 출전한 대표팀은 20위까지 주어지는 결선 진출을 확정 지었다. ‘라이벌’ 일본은 2분38초78로 21위에 머물렀다. 한국이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결선에 오른 것. 30분 뒤 열린 결선에서 한국은 스타트에서 주춤했지만 3구간을 통과하면서부터 19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 파일럿을 맡은 강광배의 노련한 조종이 돋보였다. 피니시 라인을 통과했을 때는 52초92. 전체합계 3분31초13으로 최종 19위가 됐다. 동계올림픽을 두 번이나 개최했고, 한국보다 60년 앞서 썰매 종목을 시작한 일본을 누른 ‘작은 기적’이었다. 국내에서 봅슬레이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2003년 강원도청이 루지·스켈레톤·봅슬레이팀을 창단한 뒤였다. 경기장은커녕 선수도 거의 없다. 김정수는 역도선수 출신, 이진희는 창던지기 선수였다. 막내 김동현은 운동선수 경력이 없고 봅슬레이 경력이 만 1년밖에 안 된다. 경기장이 없어 국가대표 선발전을 일본에서 치렀다. 봅슬레이 운송비가 없어 장비를 대여하면서 경기에 출전했다. 오는 4월에 강원 평창에 스타트 훈련장이 완공될 정도로 불모지다. 이런 열악한 환경을 딛고 올림픽에 진출했고, 세계 20위 안에 들었다는 건 그야말로 기적이다. 강광배는 “스포츠는 무조건 열정이다. 이제 시작이다. 4년 뒤 소치에서는 메달을 향해 질주하겠다.”고 다짐했다. 미국이 금메달(합계 3분24초46)을 차지했고 독일(3분24초85)과 캐나다(3분24초85)가 뒤를 이었다. 한편 한국은 27일 밴쿠버 퍼시픽 콜리시엄에서 열린 쇼트트랙 남자 500m에서 성시백(용인시청)이 마지막 코너에서 넘어지는 바람에 아쉽게 은메달에 그쳤고, 남자 5000m 계주에선 은메달을, 여자는 1000m에서 박승희(광문고)가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남자 스피드스케이팅은 리치먼드 올림픽 오벌에서 열린 팀추발 8강전에 이승훈(한국체대)-이종우(의정부시청)-하홍선(동북고)을 내세웠지만 세계 최강 노르웨이에 0.03초 뒤져 4강 진출에 실패했다. zone4@seoul.co.kr
  • ‘金 밭’ 쇼트트랙 쇄신 절실하다

    출전만 하면 금메달을 쏟아냈던 쇼트트랙 시대가 갔나. 밴쿠버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한국 대표팀의 성적은 금메달 2개, 은메달 4개, 동메달 2개다. 메달이 10개로 쇼트트랙 전체 메달 수 24개(금 8개)와 비교해 크게 못한 성적은 아닌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쇼트트랙은 한국의 ‘금메달 밭’이었다. 특히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딴 메달 11개 중 쇼트트랙(금 6개, 은 3개, 동 1개)에서만 10개가 나왔다. 이런 전력을 고려하면 이번 밴쿠버 대회에서 나온 쇼트트랙 성적은 당혹스럽다. 특히 여자는 쇼트트랙이 처음 도입된 1992년 알베르빌 대회 이래 18년 만에 ‘노골드’다. 28일 남녀 대표팀은 “아쉽지만 모두 온 정성을 쏟은 만큼 만족할 만하다.”라고 평가했지만 국민들로서는 만족하기 어렵다. 애초 대한체육회가 밴쿠버올림픽 이전에 예상한 금메달 5개의 구성에서 쇼트트랙의 기여도는 3개였다. 실격당해 금메달을 놓친 여자 3000m 계주에서 1위로 들어온 게 오히려 이변이었다. 금을 예상했던 남자 5000m 계주는 캐나다에 밀렸다. 결국 쇼트트랙 남녀 금메달 8개는 왕멍(25)을 앞세운 중국이 여자부 4개 종목을 싹쓸이했고, 남자부에서는 샤를 아믈랭(26)이 맹활약한 캐나다가 한국과 금메달을 2개씩 나눠 가졌다. 토리노에 이어 밴쿠버에서도 은메달 2개를 딴 이호석은 “한국 쇼트트랙이 강하지만 언제까지나 강국일 수는 없다.”고 말했지만, 남녀 쇼트트랙팀의 아쉬운 성적에 대해서는 철저한 분석이 필요하다. 미국과 캐나다, 중국, 일본 등이 한국을 빠르게 쫓아오는 상황에서 잘못하면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남녀 쇼트트랙이 모두 ‘노골드’의 수모를 당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최고 수준의 쇼트트랙 감독들이 해외로 나가서 최고의 선수를 길러내는 상황에서 한국 빙상연맹 차원에서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선수 선발 과정에 대한 국민적 의혹을 해소할 필요도 있다. 토리노 여자 3관왕인 진선유와 남자 3관왕인 안현수가 부상이라고는 하지만 밴쿠버올림픽에 배제된 이유가 석연치 않다는 지적들이 많다. 밴쿠버에서는 쇼트트랙이 ‘한국 선수=금메달’이라는 등식이 부정됐다. 새로운 각오로 쇼트트랙 선수를 육성하는 방안과 선수 선발의 공정성을 제시해 달라는 여론에 귀 기울여야 할 시점이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스노보드 국가대표 코치’ 김수철 “하늘 나는 꿈” (인터뷰)

    ‘스노보드 국가대표 코치’ 김수철 “하늘 나는 꿈” (인터뷰)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태극전사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김연아가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부문에 출전해 금메달을, 이승훈이 스피드스케이팅 5,000미터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또 이정수가 쇼트트랙에서, 모태범이 빙속 500미터에서 금을 캐기도 했다. 비록 메달권가는 거리가 멀지만 스노보드와 스키점프, 루지 등에서도 소중한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한국 스노보드 선수로는 최초로 올림픽에 출전한 김호준(20)은 지난 18일(현지시간) 남자 하프파이브 예선 1조 경기에서 12위에 올라 아쉽게도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비록 ‘메달 따기’에는 실패했지만 수준 높은 기술을 선보여 강한 인상을 남겼다. 김호준이 가슴에 태극마크를 달기까지, 무려 11년 동안 함께 생(?)고생한 자가 있다. 바로 전직 국가대표 스노보더 출신인 김수철(34) 코치다. 지난 25일, 아직도 밴쿠버 올림픽에서 느낀 열기로 ‘후끈’ 달아오른 김수철 코치와의 특별한 오후를 만끽했다. ◆ 밴쿠버행 오른 태극전사 “이상무”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들, 호강하고 있어요.” 지난 9일, 올림픽 국가대표단과 함께 밴쿠버로 떠난 김수철 코치가 뜨끈한 현지 소식을 전했다. 밴쿠버는 6년 연속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 1위를 지켜온 만큼 경기를 위해 방문한 외국 선수들에게도 후한 대접을 해주고 있다. 밴쿠버 올림픽 빌리지에 마련된 깨끗한 숙소는 물론 훌륭한 편의시설이 갖춰져 태극전사들은 호사를 누리고 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한국인에 맞는 감칠맛 나는 식단이 ‘부재중’이라는 것. 이에 김수철 코치는 “한국, 일본, 중국 등 아시아인들은 동아시아권 음식을 먹고 있어요. 볶음밥, 볶음면 등 기름진 요리가 많아서 속이 좀 거북해요. 다행히 김치는 있죠!”라며 웃었다. 김수철 코치는 올림픽으로 열기가 달아오른 생생한 밴쿠버 현장도 그렸다. “곳곳에서는 축제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어요. 거리에서 마주치는 사람들마다 ‘해피 올림픽’이라고 외쳐요. 특히 밴쿠버 아트갤러리 앞에는 동계올림픽 카운트다운 시계가 대회 시작시간을 시·분·초 단위로 알리며 긴장감을 고조시키죠.”라고 전했다. ◆ 김호준, 물이 오를 대로 올랐다! 9살 때 처음 스노보드를 접한 김호준은 1999년 첫 출전 대회였던 제 53회 전국스키선수권대회 하프파이브와 대회전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면서 유망주로 떠올랐다. 이후 2006년 FIS 스노보드 주니어세계선수권대회, 2008년 스위스 레이즌 유럽 월드컵 등에서 ‘줄줄이’ 우승을 따내면서 세계적으로 두각을 나타냈다. 대한민국 첫 올림픽 출전, 김호준은 대한민국 스노보드에서 새로운 역사를 썼다. 비록 첫 점프 착지에서 엉덩방아를 찧는 귀여운(?) 실수를 했지만 고난도의 공중 3회전을 두 차례나 깔끔하게 성공시켜 세계 정상급 선수들에 버금가는 실력을 발휘했다. 대회 후 김수철 코치는 ‘깜짝’ 놀란 만한 사실을 밝혔다. 김호준이 거의 메달을 손에 거머쥘 뻔 했다는 것! 김수철 코치는 “하프파이브는 5가지 기술을 보여주는 경기인데 호준이는 마지막 하나를 성공시키지 못했어요. 나중에 확인해보니 도전했던 4가지 테크닉들은 모두 최고 점수를 받았더라고요.”라며 안타까운 한숨을 쉬었다. 이어 “이번 첫 출전을 밑천으로 4년 뒤 열리는 러시아 소치 올림픽에서는 반드시 메달권 안에 들 수 있다고 확신해요. 김연아처럼 김호준도 시상대에 분명 오르게 될 것.”이라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 우리는 ‘배고픈’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가 자비를 들여 전지훈련을 간다?’ 영화 ‘국가대표’를 통해 국가대표 스키점프 선수들이 변변한 연습장도 없이 점프대 공사장을 전전해야 했고 제대로 된 보호 장구나 점프복도 없이 오토바이 헬멧, 공사장 안전모 등만을 쓰고 맨몸으로 훈련에 임하는 등 일명 ‘무대뽀 트레이닝’을 받으며 고생했던 과거를 확인했다. 스노보드 국가대표팀도 변변찮은 지원으로 쩔쩔매는 점은 매한가지. 심지어 선수가 직접 자비를 들여 해외로 전지훈련을 다녀온다. ‘투자가 힘’이라는 점을 강조한 김수철 코치는 “선수들이 겨울 시즌 동안에도 하프파이브가 오픈 가능한 한정 기간 동안에만 훈련을 받을 수 있어요. 비시즌 동안에는 개인 자금으로 해외 원정을 나가곤 했어요.”라고 밝혔다. 세계를 뒤흔든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급성장에는 강한 훈련 프로그램도 있었지만 공격적인 지원전략이 밑바탕에 깔려있었다. 즉, 적극적인 투자가 있어야만 메달 획득까지 가능하다는 것. 김수철 코치는 “겨울이 짧고 저변이 엷은 한국 설상종목의 환경이 유럽과 북미지역에 비해 열악한 것이 사실이에요. 하지만 장기적인 계획수립과 능동적인 선수지원만 뒷받침된다면 금메달도 바라볼 수 있어요.(웃음)”라고 말했다. 사진 = 스노보드 국가대표 코치 김수철 코치 제공 서울신문NTN 김경미 기자 84rornfl@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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