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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체국 사칭 ‘보이스 피싱’ 수법 진화를 살펴보니

    우체국을 사칭한 ‘보이스 피싱’이 끊임없이 설쳐대자 우정사업본부가 올해 초 ‘보이스 피싱 피해예방 종합대책’에 이어 29일 ‘세부 예방대책’을 내놓았다.집배원들이 노인정과 마을회관을 찾아 보이스 피싱의 수법 설명하고. 우체국 택배상자에 위험을 알리는 문구를 싣는 등의 내용이다.  우정사업본부에 따르면 우체국 사칭 보이스 피싱 관련 민원 접수는 월 평균 2만건이 넘는다. 보이스 피싱 전화를 받고 민원을 제기하지 않는 경우가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실제 사기전화 건수는 이보다 몇 배 많을 것으로 보인다.피해를 줄이기 위한 보이스 피싱 수법을 소개하고 피해 예방 사례들을 알아본다. ■우체국 사칭 보이스 피싱 수법의 진화 1. ARS를 통한 사기 행각(2007 하반기)  자동응답시스템(ARS) 전화로 택배 도착이나 소포가 반송됐다며 안내를 원하면 9번을 누르라고 말한 뒤 연결되면 주소, 전화번호, 주민번호, 계좌번호, 신용카드 번호 등을 자세하게 물어 개인정보나 돈을 빼감. 2. “△△우체국 집배원 조○○입니다.” 실명 내세워 사기(2008년 6월)  ARS전화를 이용, 수취인 부재로 우편물이 반송예정이라며 ‘△△우체국 집배원 조○○이다’라고 실명을 밝히고 개인정보를 빼냄.  사기범은 먼저 ARS로 반송예정을 알린 후, 다시 전화를 걸어 유창한 한국말로 수취인 부재로 우편물이 반송예정이라고 밝힘. 이때 우체국 홈페이지에서 확인한 집배원의 실명을 밝히는 수법으로 진짜 집배원인 것처럼 고객을 안심시켜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 정보를 빼감. 3. 인터넷 불법 개인정보 악용해 사기(2008년 7월)  인터넷에서 불법으로 떠도는 개인정보를 악용해 전화받은 사람의 진짜 주민등록번호, 이름, 핸드폰 번호를 밝혀 안심시킨 후 개인정보가 유출됐으니 안전한 계좌로 옮겨야 한다며 이체를 요청해 돈을 빼냄. 4. 발신번호가 우체국 민원실(2008년 하반기)  우체국을 사칭하며 발신번호를 우정사업본부나 우체국 민원실로 위장해 상대방을 안심시킨 후 다시 전화를 걸어 경찰을 사칭해 개인정보가 유출됐다며 주민등록번호, 계좌번호를 빼냄. 5. 최근 사기 전화는 모든 수법이 나타남   ◦ARS로 우편물을 반송됐다며 상담원 연결 요청.   ◦택배물품을 수령하지 않아 찾아가라며 상담원 연결 요청.   ◦고객명의로 카드가 발급됐는데, 그런 적이 없다고 하면 명의도용됐다고 하며 경찰에 신고해주겠다고 한 후 경찰을 사칭하는 전화가 걸려와 안전한 계좌로 이체 요구.   ◦OO우체국이라고 하면서 우편물 반송 안내후 상담원 연결 요청.   ◦우체국직원 이름 밝히고 신용카드 발급됐는데, 반송됐다며 개인정보 요구.   ◦국제우편물·법원 우편물 받을 게 있다며 본인확인 위해 개인정보 요구.   ◦우체국에서 발급된 카드에 연체가 됐다면서 개인정보 요구.   ◦우체국에서 발급된 카드가 반송됐다면서 발신번호가 중앙우체국 대표번호가 찍힘.   ◦ARS로 우체국에 카드 보관돼 있다면서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 같다면서 연락처 말해주면 사이버수사대에 신고하겠다고 한 뒤 사이버수사대를 사칭해 전화를 한 후 계좌잔액 및 계좌번호 요구.   o이전까지 우체국을 사칭한 보이스 피싱은 한 가지 수법이 전국에서 동일하게 발생해 왔으나, 최근에는 다양한 수법으로 나타나고 있음. 수법이 다양한 것으로 미뤄볼 때 범죄조직이 여러 곳인 것으로 추정됨. ■보이스 피싱 예방 및 용의자 검거 사례  1.고령자 대상 전화금융사기 예방(2009.2.19)  ◦평소 단골고객(보훈연금 수령자)인 임○○(여·82)이 제일은행에서 찾은 현금 4700여만원을 우체국에 와서 국민은행 계좌로 송금 요청해 창구직원이 송금 목적을 묻자 믿을 만한 친척에게 보내는 것이니 더 이상 묻지 말고 송금해 줄 것을 요구.  ◦책임직이 창구에 가 송금의뢰서를 확인한 결과 송금인 명의가 임○○이 아닌 수취인과 송금인이 동일하고 송금액이 천원 단위임을 발견해 전형적인 전화금융사기임을 인지하고 고객을 설득한 뒤 송금 막음.  ◦고객은 최근 은행들이 어려워져 은행 직원들이 고객통장의 비밀번호를 알아내어 돈을 빼내고 있다는 소문을 듣고 있었는데 전화사기범이 똑같이 은행은 믿을 수가 없다는 말을 해 속음. 2.보이스 피싱 계좌로 이체 저지(2009.3.4)  부산 명장동 우체국에서 고객이 현금카드를 발급 받은 뒤 자동화 코너에서 전화통화하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한 국장이 전화를 대신 받아 국장이 내가 고객의 아들이라고 대답하자 사기 전화를 끊음.  ◦ 범인은 서대문경찰서 형사과 ooo이라며 고객님의 통장이 사기꾼에게 정보가 노출돼 범인을 구속해야 한다며 모든 통장의 잔고와 카드 소지여부를 확인 후 카드가 없다고 하자 우체국에서 아무에게도 알리지 말고 카드발급을 받으라고 함. 3.직원의 신속한 대처 피해 최소화(2009.2.17)  김○○(67)는 오후 5시13분~35분 총 6차례에 걸쳐 보이스피싱 사기 계좌로 2221만8470원을 송금하고, 이상한 생각이 들어 당일 오후 6시30분쯤 제천우체국을 방문함. 본인의 통장번호 및 비밀번호를 타인에게 알려주고 걱정돼 방문했다며 직원에게 자세한 내용을 문의한 결과, 본인 명의의 발급 카드가 반송(등기)돼 불법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거짓 안내에 속아 사기 계좌로 이체한 것으로 파악.  ◦직원이 보이스 피싱임을 직감해 즉시 우체국 콜센터에 통장분실 신고를 하고, 통장 거래내역을 조회한 결과 우체국계좌(425만8512원), 우리은행 계좌(1795만9958원)로 이체 처리된 것을 확인한 후 즉시 우리은행 콜센터로 사기계좌 등록을 요청하고 우체국계좌도 사기계좌로 등록.  ◦우체국계좌에 이체된 금액은 당일 오후 5시40~45분에 총 6차례에 걸쳐 김포우체국 자동화기기에서 전액(425만8512원) 인출됐으나 우리은행에 송금된 금액은 직원의 신속한 대응으로 전액 인출되기 전에 지급정지됐고 2월 18일 경찰 신고 후 우리은행 이체금액은 본인계좌로 재송금되어 피해액(4백만원만 인출) 최소화. 4.보이스피싱 막은 우체국직원(2009.4.1)  경북 봉화군 소천면에 사는 조모(70)씨는 개인정보가 유출돼 가짜 신용카드가 발급됐다며 통장의 돈이 빠져나갈 수 있으니 우체국에 가서 통장 돈을 안전한 곳으로 송금하라”는 전화를 받고 봉화소천우체국 방문.  ◦ 만기가 10여일밖에 남지않은 정기예금을 해약하면서 현금으로 요청해 이를 이상하게 여긴 담당자 송○○과 국장이 전화사기가 의심돼 물어봤으나 말도 안시고 해약을 강력하게 요청해 시간을 벌기위해 고객을 설득해 수표로 지급.  ◦그리고 인근 금융기관(농협, 새마을금고)에 전화해 고객의 인상착의를 안내하고 송금거래시 다시 한번 설득해 줄 것을 요청. 추후 농협에서 전화가 와서 금융사기가 맞다고 함. 5.보이스피싱 막은 우체국인턴(2009.4.3)  강원 강릉시 구정면 최모(65)씨는 “개인정보가 유출돼 가짜 신용카드가 발급됐다며 통장의 돈이 빠져나갈 수 있으니 우체국에 가서 통장 돈을 안전한 곳으로 송금하라”는 전화를 받고 강릉우체국 365코너에서 송금을 하려 함.  ◦박○○ 행정인턴은 전화금융사기임을 직감, 직원들과 함께 “왜 그리 성급히 돈을 송금하느냐, 전화를 끊고 다시 연락해 봐도 되지 않느냐” 며 설득해 박씨가 상대방에게 전화번호를 알려 주면 다시 전화를 하겠다고 하자 “서울 모 경찰서 경찰이며 계급은 별 2개” 라고 얼토당토 않은 대답을 해 사기임을 알게 돼 피해를 막음.  ◦박씨는 “우체국에서 전화사기 관련 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통화하는 모습을 보고 전화사기임을 직감할 수 있었다”고 함. 6.우체국 직원 전화금융사기 용의자 검거(2008.11.19)  부산 명장동우체국에 전화금융사기 용의자가 우체국을 방문해 “통장과 카드를 분실했으니 통장을 해약하고 잔액을 달라”고 요구하자 K직원이 해당 계좌가 사기계좌로 등록된 사실을 확인하고 용의자에게 “단말기가 고장이라 잠시만 기다려 달라”고 안심시킨 뒤 대응 행동요령에 따라 경찰에 신고해 검거. 7.적극적인 행동으로 사기계좌 색출  ◦사북우체국 직원이 사무실 전화로 신용카드가 동봉된 우편물이 도착했다는 내용의 전화를 받고 본인은 카드신청을 한적이 없다고 하자 개인정보가 유출돼 카드가 발급된 것 같다고 말한 뒤 이름과 핸드폰 번호를 묻고 상대방은 전화를 끊음(직원은 보이스피싱임을 직감).  ◦잠시후 경찰청을 사칭한 전화가 핸드폰으로 걸려와 갖고 있는 통장에 보안장치를 해주겠다며 은행으로 가라고 하는 것을 우체국이 가깝다고 말하자 우체국 자동화코너로 가라고 지시.  ◦직원은 사기범들이 시키는대로 우리은행 카드를 가지고 하려 했으나 본인도 알 수 없는 영문으로 조작을 요구해와 실제로 돈이 이체 될 우려가 있어 “장사만해서 영어를 잘 모른다”며 거짓말한 뒤 우체국 카드에 돈이 많이 있다고 말하자 사기범들은 우체국카드를 CD기에 삽입하라고 시키며 조작방법을 지시.  ◦직원은 사기범들이 시키는대로 하는척 하면서 사기계좌번호를 알아내어 즉시 지급정지.  ◦사기피해를 입고 있는 고객을 보호하는 차원을 넘어서 적극적이며 지혜롭게 행동하여 사기계좌를 색출함으로써 제2의 피해발생 막음.  인터넷서울신문 정기홍기자 hong@seoul.co.kr
  • 특수지 분류기준 형평성 논란

    특수지 분류기준 형평성 논란

    행정안전부의 올해 벽지 및 도서(섬) 등 특수지 분류 기준에서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섬 지역이 육지 오지인 벽지에 비해 더 불리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일부 섬 지역이 올해 기관 및 지역 등급이 하향 조정될 것으로 알려지자 주민들이 학생들의 등교 및 수업 거부 움직임을 보이며 집단 반발하고 있다. ●섬주민 “수당 적고·승진가점 낮은데 교사들 오겠냐” 24일 경북도교육청에 등에 따르면 행안부는 ‘공무원 수당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5년 주기로 특수지 근무수당 지급 대상 지역과 그 지역 기관의 등급을 재조정하고 있다. 특수지에 대한 실태조사와 관련 규정 개정을 통해서다. 이에 따라 행안부는 2003년에 이어 올해 공무원 수당 등에 관한 규정 개정을 위해 특수지에 대한 실태 조사를 거쳐 지난 14일 대상 지방자치단체 등에 지역 및 등급 조정안을 통보했다. 행안부는 해당 지자체의 별다른 이견이 없을 경우 이달 말 조정안을 확정, 관련 규정을 개정해 7월1일부터 전면 시행할 방침이다. 대구에서 자동차와 배편으로 5~6시간(선착장 등에서의 대기 시간 제외) 거리인 울릉군의 경우 이번 고시에서 울릉읍 독도리, 서면, 북면은 최상위 등급인 ‘가’ 등급에서 ‘나’ 등급으로, 울릉읍 지역은 ‘나’ 등급에서 ‘다’ 등급으로 각각 1등급씩 내려갔다. 특히 울릉도는 차량 통행이 언제든지 가능한 육지와는 달리 동해상의 잦은 기상 악화 등으로 유일한 교통 수단인 배편이 연간 60~70일씩 두절되는 곳이다. 이는 행안부의 ‘특수지 근무수당 지급 대상 지역 등급 구분 기준표’에 따른 도서지역 11개 항목의 평가 합계 점수가 종전에 비해 떨어졌기 때문이다. 또 경남 및 전남·북, 경기 등 전국 상당수 도서지역도 올해 관련 규정 개정 과정에서 등급이 하향 조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대구에서 차로 2~3시간 거리의 벽지인 ▲영주시 부석면 남대리 ▲봉화군 소천면 남회령리 ▲울진군 서면 왕피리 3곳과 ▲포항시 북구 죽장면 하옥리 ▲영천시 임고면 수성리 ▲상주시 화북면 임석리 ▲문경시 산북면 창구리 등 7곳 등 모두 10곳은 각각 종전대로 ‘가’, ‘나’ 등급을 유지했다. 이들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13개 관련 평가 항목의 총점에서 변동이 없었다. 따라서 이들 지역에 각각 근무하는 국가직 교육공무원 등은 근무수당(가~라 등급, 월 6만~3만원) 및 인사가점(가~라 등급, 월 0.056~0.025점) 면에서 더욱 큰 차이가 나게 될 전망이다. ●행안부 “아직 결정된 것 없다” 이 때문에 울릉도 등 도서지역의 학교 및 우체국, 해양경찰청 등 각종 국가기관 근무하는 공무원과 주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울릉지역 교사들은 “행안부의 이번 등급 조정안이 그대로 확정되면 차량으로 2~3시간 거리인 육지 오지 교사들은 인사가점에서 최고 점수인 5점(가 등급)을 배정받는 반면 여건이 더욱 열악한 도서지역 교사들은 3~4점을 받는 피해를 입는다.”면서 “이런 근무 조건이라면 섬 지역은 기피 대상 1호”라고 주장했다. 울릉지역 주민들도 “행안부의 잘못된 평가기준으로 등급 조정이 이뤄질 경우 도서 지역은 폭력 교사, 징계받은 교사 등이 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면서 “이를 막기 위해 학생 등교 거부 등 모든 방법을 총동원하겠다.”고 반발했다. 이에 대해 김덕중 행안부 성과급여기획과 사무관은 “현재는 등급 조정 작업이 진행 중인 상태로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면서 “지자체의 이의가 있을 경우 현지 방문을 실시하는 등 최대한 합리적으로 조정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해명했다.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안동댐 오염 주범 광석가루 퇴적물?

    안동댐 오염 주범 광석가루 퇴적물?

    안동댐의 오염원이 댐 상류 봉화지역 낙동강변에 산재한 광미(鑛尾·광석가루) 퇴적물이라는 분석이 나와 장마철을 앞두고 원인 규명과 함께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1300만 영남 주민들의 상수원인 경북 안동시 안동댐의 주 오염원으로는 그동안 댐 상류의 폐광과 아연 제련소가 지목돼 왔다. ●그동안 폐광 등 지목…광미 제기는 처음 22일 경북도에 따르면 매년 장마철이 되면 안동댐은 댐 상류지역에서 유입되는 오염된 물질로 인해 중금속 농도가 하천 수질기준을 훨씬 초과하고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하는 사고가 되풀이됐다. 실제로 지난해 7월25~26일 이틀간 안동댐 상류 봉화지역에 집중 호우가 내린 이후 27일부터 30일까지 4일간 안동댐 상류에서 채취한 수질 측정에서 중금속 0.009~0.015㎎/ℓ가 검출돼 하천 수질기준 0.005㎎/ℓ를 최고 3배나 초과했다. 또 같은 달 28일 봉화 소천면 임기리 하천에서 안동 도산면 단천리까지 안동댐 상류 40㎞ 구간에서는 쏘가리·은어·꺽지·돌고기 등 대부분 1급수에서만 사는 10여종의 토속 어종들이 떼죽음을 당했다. 당시 안동시와 안동경찰서는 물고기 떼죽음 등의 원인 규명을 위해 경북도보건환경연구원과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안동댐 상류의 수질조사와 죽은 물고기 정밀 감식을 의뢰했으나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도는 최근 뒤늦게 댐 상류 봉화 석포면 석포리 석포제련소~소천면 임기리 낙동강 구간 20여㎞의 바닥 가장자리에 흩어져 있는 광미 퇴적물을 안동댐의 오염원으로 지목하고 나섰다. 이 퇴적물은 하천 바닥으로부터 수직 2~3m 크기의 검붉은색 돌 무더기 형태로 수면위로 노출 또는 비노출된 채 산재해 있다. 이 일대의 광미 퇴적물은 봉화지역 광산 개발사업이 한창이던 1940~1970년대 광산에서 배출된 광미가 경사도가 완만한 곳에 쌓여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광미 퇴적물에는 시안화칼륨과 유기인제류 등 독극물 및 농약 성분이 다량 함유돼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도는 광미 퇴적물을 안동댐 오염원으로 지목하는 근거로 갈수기엔 이 일대의 광미 퇴적물이 수면위로 노출되면서 안동댐 수질에서 중금속이 검출되지 않는 반면, 상류지역에 큰비가 내릴 경우 어김없이 다량의 중금속이 검출되고 있다는 점을 들고 있다. 상류지역의 홍수로 봉화 낙동강 일대의 광미 퇴적물이 물에 휩쓸려 댐으로 유입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농약 함유 가능성…경북 “실태 파악” 도는 지난해 7월 봉화지역의 집중 호우로 같은 달 30일까지 6일간 안동댐 평균 유입 유량이 483㎥/s일 당시 안동댐 수질에서 중금속이 수질 기준치보다 과다하게 검출됐지만 이후 유량이 크게 줄어든 31일엔 중금속이 전혀 검출되지 않은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고 보고 있다. 경북도 김동성 환경정책과장은 “안동댐의 오염원이 댐 상류지역의 폐광과 제련소 때문이라면 갈수기에도 댐 상류 수질에서 미량의 중금속이 검출돼야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서 “댐 상류지역 광미 퇴적물의 오염 정도와 분포 상태를 파악해 문제가 있을 경우 시급히 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용어 클릭 ●광미(鑛尾) 퇴적층 광산 개발 과정이나 폐광산에서 발생한 광물 찌꺼기 등이 홍수로 하천에 유입돼 퇴적된 것으로 주로 검은색이나 갈색, 붉은색을 띤다. 일반적으로 납(Pb), 아연(Zn), 비소(As) 등을 함유하고 있다. 국내 일부 지역 광미 퇴적물의 경우 비소, 납, 카드뮴(Cd) 함유량이 하천의 토양 오염 우려 기준인 ‘가’지역 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 [백남준 추모제] 백남준이 남긴 선물

    [백남준 추모제] 백남준이 남긴 선물

    지난 1월 29일은 힘없는 나라의 백성의 한 사람으로 태어나 격동의 20세기를 온몸으로 살다간 세기의 대예술가 백남준이 소천(召天)한 지 3년째 되는 날이다. 백남준에게 역사는 조이스의 말처럼 내가 깨어나길 원하는 악몽이었을 것이라는 생각을 잠시 해본다. 백남준아트센터는 여느 때와 다르게 전시실 안에 조용히 분향소를 차려놓고 국화와 향으로 참배객을 맞았다. ‘무량광명’ ‘무량수명’이라는 아미타불을 상징하는 글귀를 그의 영정 양 옆에 배치하니 모양이 제대로 나왔다. 굿을 하거나 어떤 퍼포먼스도 생략하였다. 미망인도 조카도 공식 초청하지 않았다. 단지 조촐한 분향소를 차리면서, <백남준의 선물 1>이라는 국제세미나 개최 사실을 알렸고, 참석을 희망하는 분들을 위해 사전 예약을 홈페이지에 당부하였다. 2월 3일은 세미나의 프레 오픈 형식으로, 백남준의 가장 절친한 친구 중의 한 명인 마리 바우어마이스터 여사를 초청하여 특별 강연을 서울 프라자 호텔에서 가졌다. 이틀간 세미나는 매우 진지하고 열띤 분위기에서 개최되었고, 발표와 토론 속에서 수차례 감동적인 분위기가 터져 나왔다. 그렇다면 백남준은 우리에게 어떤 존재이고 얼마만큼 중요한 인물일까? 84년 2천 4백만 시청자들에게 공연된 <굿모닝 미스터 오엘>의 제작을 위해 34년 만에 금의환향을 한 백남준에게 기다리고 있던 것은 공희에 대한 고마움이 아니라 교환과 투자 대상으로서의 그의 비디오 조각품과 명성에 대한 과도한 선전과 집착이었다. 백남준은 신기한 발명가나 재능 있는 예술가가 아니라 세상 이치를 깨우친 도인처럼, 심지어 세계의 비밀을 알고 있는 외계인처럼 어느 날 우리 앞에 성큼 다가왔다. 인간과 사회에 대한 믿음이 급속도로 희박해져 가는 현대 사회의 거친 정신적 퇴락 과정 속에서, 그는 어떠한 영웅, 천재, 교조, 지배자의 언술이 아니라 자유와 창조의 과업을 성취해 가는 열정적인 유목자로서, 또한 지혜와 유머로 충만한 ‘초인’으로 우리에게 온 것이다. 청년 시절 한때 심취했던 쇤베르크의 <달에 홀린 광대>처럼, 그는 공모와 협잡과 경쟁에 물든 시스템 속에서 허름하고 바보스런 단순성으로 사람들을 편하게 대했다. 심지어 남이 자신을 속이는 것에조차 개의치 않았다. 니체의 가르침처럼 거침없음과 어리석음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진정 우리가 빠뜨리고 있는 것은 보다 정확한, 보다 많은 소통의 문제가 아니며 (우리는 그것을 이미 너무 많이 갖고 있다) 차라리 생성하고 있을지 모르는 것에 대한, 그것이 우리 자신 속에서 현실화 되는 특이한 시간과 논리에 대한, 그리고 우리들 서로간의 관계에 대한 보다 견실한 믿음의 문제이다. 그 점에 있어 불교는 백남준에게 있어 최상의 깨달음을 제공했던 것으로 보인다. 자신의 첫 전시(1963)가 비디오 아트를 개시하는 역사적인 기념비가 된다는 것을 명석한 청년 백남준은 알았을 것이다. 13대의 TV 모니터의 영상 화면을 조작하는 발상과 매체 혁신 속에는 중요한 사실을 포함하고 있다. 바보상자가 참여적 성격을 띠면서 인상적인 반기술 오브제로 전환되는 상황을 만들어내고, 피가 뚝뚝 떨어지는 잘려진 검은 소머리를 전시장 바깥 입구에 걸어 입장객에게 일대 정신적 충격을 가했다. 게다가 서양 고전 음악과 현대 음악의 종주국인 독일 국민들 앞에서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거침없이 부숴버리는 행위를 했다. 이런 일련의 행위 속에는 현대 문명에 억눌린 야생적 사고(Cahier Savage)의 중요성을 부각시키려는 의도가 내재해 있다. 서구식 근대화, 계몽주의 교육의 추방, 억압해 온 우연과 생명의 법칙을 현대인의 생각과 정서, 일상 안으로 다시 끌어들여 예기치 않은 변화를 만들어내는 시도이다. 따라서 상극적인 것들 간의 수평적 결합은 평생에 걸친 그의 작업의 모티프였다. 현대의 신화론자인 백남준에게 있어 인간적인 것, 자연적인 것, 기계적인 것이 혼융을 이루고 있는 점에서 그는 요즘 어법으로 말해 상호학제적 ‘통섭’의 선구자이기도 하다. 테크놀로지를 다루는 방식도 그것을 해석이나 분석 도구로 사용하기보다는 심리적 정서적 감응에 호응하는 인간적 속성으로 접근하고 있다. 그것은 지구의 위성인 달에서 영감을 얻으며, 그것을 대신하는 인공위성을 이용해 새로운 예술을 시도하는 것이다. 1969년 우주비행사가 달에서 생생한 영상을 보내온 바로 그날은 공교롭게도 백 선생이 출생한 날이기도 하다. 전 인류가 흥분을 감추지 못하며 TV를 지켜본 바로 그날, 백은 달(위성) 시대의 예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단지 꿈이 아니라 현실화할 생각을 했을 것이다. 백남준은 달(태음)이 쌍어궁(물고기좌)에 진입하는 타이밍에 서울에서 태어났다. 고요한 달밤에 강에 달빛이 가득 드리워지는 이미지는 세종대왕이 죽은 왕후를 그리워하며, 아들(세자)에게 시를 짓게 해 부인에게 바친 <월인천강지곡>을 떠올린다. 부처의 사랑과 자비가 온 세상에 가득함을 비유한 노래다. 달은 청정한 마음, 불성을 의미한다. 백남준의 널리 알려진 <TV 부처>에서 TV 모니터의 표면은 쉼없이 흐르는 물과 같다. 전기의 생명선이 강물의 흐름을 대신하고 있는 것이다. 고요한 강물 위로 비춰진 달의 형상처럼 부처의 모습이 은은하게(그는 은은함을 좋아했다) 모니터의 표면에 달처럼 둥실 떠오른다. “달은 인류 최초의 TV”라는 백남준의 멋진 표현처럼 석기 시대를 거슬러 인류의 먼 기억을 어떻게 현재화 할 것인가의 문제 설정은 창조적 감응의 세계로 통하는 신화적 상상력을 필요로 한다. 수상기가 없는 빈 TV 케이스에 촛불을 켜놓은 그의 작품은 한 시대의 아이콘이 되었다. 그동안 인간이 영토와 공간의 확장에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어 온 태양 중심의 문명이 퇴조하고, 이제 새로운 영적, 우주적 질서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이는 영적인 소통, 본성의 것, 파동의 것, 음적인 것에로의 이동을 말해주며, 전 지구적인 문화 변동의 새로운 움직임 속에서 백남준 선생은 가난하고 힘겹게 살아온 백성들 모두에게 신이 내린 큰 선물이라 생각한다. 지나간 20세기 예술의 지성사가 전위 예술의 그루였던 마르셀 뒤샹의 것이었다면, 21세기는 뒤샹의 바깥 세계로 통하는 출구를 만들어낸 백남준의 세기가 되어야 한다. 그는 태양이 달을 보러 물고기궁으로 들어서는 그 시간에, 태양의 문명이 사그라지는 긴 그늘의 시작점에 먼 타향 마이애미 하늘 아래에서 지상에서의 삶을 마감했다. 한국 나이로 74세. 그가 떠난 자리에는 선생이 남기고 간 말, “내일, 세상은 아름다울 것이다”라는 희망과 예견의 메시지가 마음 속에 긴 여운을 남긴다. 글 이영철 백남준아트센터 초대관장
  • [엄마와 읽는 동화] 새싹 같은 기쁨이 뾰족뾰족/송재찬

    [엄마와 읽는 동화] 새싹 같은 기쁨이 뾰족뾰족/송재찬

    단비네는 서울 생활을 전부 정리하고 엄마, 아빠 고향인 산동네로 이사를 왔습니다. 아빠가 다니던 회사가 문을 닫았기 때문입니다. “엄마, 아빠가 다닌 초등학교야.” 엄마를 따라간 ‘돌마당 초등학교’는 나무가 많고 운동장이 넓었지만 단비는 맘에 들지 않았습니다. 서울 학교가 그리웠어요. 조금도 기쁘지 않았습니다. 시무룩한 단비는 돌마당 초등학교 2학년 1반이 되었습니다. “엄마 우리 반은 모두 열두 명밖에 안돼. 내가 다니던 학교 한 분단밖에 안돼. 정말 시시해.” “열두 명? 단비는 정말 좋겠다. 나도 그런 학교 다녔음 좋겠다. 아빠랑 엄마가 다닐 때만 해도 서른 명쯤 되었는데. 단비야, 너무 속상해하지마. 엄마도 너처럼 2학년 때 이리로 이사 왔는데 여기서 아빠랑 만나 결혼도 했어. 너도 곧 여기가 좋아질 거야. 훌륭한 친구들도 만날 거고.” 단비는 속이 상해 울고 싶은데 엄마는 환한 얼굴입니다. 이사하길 너무 잘했다고 손뼉이라도 치고 싶은 얼굴입니다. 단비는 그런 엄마 때문에 또 속이 상했어요. “좋긴 뭐가 좋아요. 너무 작아서 진짜 학교가 아니고 장난감 학교 같은데. 애들도 다 그래. 맘에 드는 친구가 한 명도 없어.” “어쩜 엄마가 전학 왔을 때랑 똑같은 소릴 하니? 나도 너처럼 투덜거렸는데 김영철씨 만나고 나서 학교가 좋아졌어. 너도 곧 이 학교가 좋아질 거야.” 김영철씨란 단비 아빠입니다. “엄마, 엄마가 여기 이사올 때 2학년이었어? 아빠는?” “아빠도 2학년. 아빤 2학년에서 달리기를 제일 잘했어. 노래도 잘하고.” “그래서 아빠랑 결혼했어?” “2학년 땐 그 생각을 못했는데 그냥 친하게 지내다 보니까 결혼까지 하게 됐어.” 단비는 엄마 이야기를 들으며 자기네 반 남자 아이들을 떠올렸습니다. 2학년 1반 열 두 명 중에 남자는 여섯 명입니다. “엄마, 우리 반에 있는 남자 아이들은 아빠처럼 멋진 아이가 하나도 없어.” “전학 온지 얼마나 되었다고 벌써 그런 소리를 해. 나도 아빠가 멋진 사람인 걸 한참 후에야 알았어.” “훌륭한 사람인지 아닌지 아는 데 그렇게 시간이 오래 걸려?” “그럼. 어떤 사람이 훌륭한지 아닌지 알려면 1년도 걸리고 10년도 걸려. 너희 반에도 분명 훌륭한 친구가 있을 거야. 눈여겨서 잘 찾아 봐.” “열 두 명밖에 없는데 훌륭한 친구가 어디 있어. 이런 산골에 훌륭한 친구가 있을 리 없어.” 그래도 단비는 이튿날부터 자기네 반 친구들을 한 사람씩 찬찬히 살펴보았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살펴보아도 훌륭한 친구는 눈에 띄지 않았어요. 공부를 아주 잘하는 친구도 없는 것 같았고 아빠처럼 키가 크고 달리기를 잘하는 친구도 없는 것 같았어요. 단비는 새 학교가 맘에 들지 않아서 재미가 없었습니다. 3월 중순이 지나자 차갑던 바람은 훈훈해졌습니다. 올해는 다른 해보다 봄이 더 일찍 오고 있다고 했어요. 단비네 반 아이들은 교재원으로 꽃씨를 뿌리러 갔습니다. 아이들은 몇 없는데 교재원의 꽃밭은 작은 운동장처럼 넓어요. “자 여기다가 여러분의 꽃밭을 만들어 보세요. 선생님이 여러 가지 꽃씨를 많이 준비했으니까 필요한 만큼 가져다 뿌리세요. 먼저 호미로 땅을 파서 흙을 부드럽게 만들어 주세요.” 체육복 차림의 선생님 앞에는 여러 가지 꽃씨 바구니와 호미 같은 농기구가 놓여 있었습니다. 그뿐이 아닙니다. 아이들 수만큼 꽃밭을 갈라 아이들 이름이 적힌 팻말까지 미리 꽂아 놓았습니다. “내 꽃밭은 여기!” “내 꽃밭은 여기다! 난 뒤쪽이니까 키 큰 해바라기 씨앗을 뿌릴 거야.” “내가 제일 앞쪽이네. 그럼 키 작은 채송화를 뿌려야지.” 아이들은 큰 선물이라도 받은 아이들처럼 환한 얼굴로 선생님이 준비해 놓은 호미를 가져다가 땅을 정성껏 팠습니다. 모두들 처음이 아닌 듯 익숙하게 땅을 팠어요. 단비는 그런 아이들을 따라 호미를 들고 ‘김단비’라고 써 있는 꽃밭으로 갔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지만 재미있을 것 같았어요. 호미를 들고 기뻐하는 아이들의 마음이 단비에게 파도쳐 온 것 같았어요. “단비야, 너 꽃밭 처음 가꾸지?” 단비 꽃밭 옆에서 땅을 파던 창섭이가 벙긋 웃으며 말을 걸었습니다. 단비가 뭐라고 대꾸할 틈도 주지 않고 단비 꽃밭을 호미로 벅벅 긁었습니다. “이렇게 땅을 파 주어야 땅이 부드러워져서 식물이 잘 자라.” 창섭이는 마치 어른처럼 땅을 척척 팠습니다. 단비도 창섭이를 따라 같이 땅을 팠어요. “재미있다.” 단비와 창섭이는 단숨에 땅을 일구고 흙덩이까지 잘게 부순 다음 편편하게 골랐습니다. 꽁꽁 얼어붙었던 단비 마음도 조금씩 누그러지고 있었습니다. “단비야, 넌 여기다 무슨 씨앗 뿌릴 거야?” 창섭이는 마치 선생님처럼 물었습니다. “난 잘 몰라. 뭐, 뭐가 있는데?” 단비는 세상에 태어나 흙을 파고 꽃씨를 심는 게 처음입니다. 재미있기도 했지만 뭘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 없었습니다. “꽃씨는 여러 가지인데 여기가 꽃밭 중간쯤이잖아. 그러니까 맨드라미하고 백일홍 심으면 어떨까? 백일홍은 여름부터 꽃을 볼 수 있고 맨드라미는 가을에 피는데 서리가 내릴 때까지 볼 수 있어. 우리 학교 맨드라미는 꽃이 크고 예뻐. 선생님이 준비한 꽃씨들은 다 여기서 거두어 들인 건데 작년에 정말 예뻤어. 난 여기다 봉숭아 심을 거야.” “봉숭아도 있어? 내가 봉숭아 심을게. 야호! 손톱에 물들여야겠다.” “그럴래? 그럼 내가 백일홍 심을게. 넌 처음이니까 봉숭아하고 맨드라미 심어.” 봉숭아라는 소리에 단비는 힘이 났어요. 시골 친척네서 손톱에 봉숭아 물을 들인 아이들을 보고 부러워했었습니다. 단비는 더 열심히 땅을 팠어요. 교실에서는 말도 잘 안 하고 책도 더듬더듬 읽는 창섭이지만 꽃밭에 나오자 전혀 다른 사람 같았습니다. 단비는 솔직히 창섭이가 좀 모자란 아이가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했었어요. “창섭아, 넌 꽃 박사 같다. 꽃에 대해 모르는 게 없네.” 단비는 진심으로 말했습니다. “꽃 박사는 무슨. 우리 아빠가 꽃을 좋아해서 다른 아이보다 조금 더 아는 편이야. 자 다 되었다. 선생님께 가서 꽃씨 받아 와.” “니 꽃밭은 아직 다 못 팠잖아.” “괜찮아. 혼자서도 금방 할 수 있어.” “아냐. 같이 하자. 땅도 같이 파고 씨앗도 같이 심고.” “그럴까?” 단비와 창섭이는 꽃밭을 같이 일구고 씨앗도 같이 뿌렸습니다. 단비 입가에 자꾸 웃음이 걸렸습니다. “다 끝낸 사람은 비닐하우스도 만들어 주세요!” 선생님이 돌아다니며 작은 이불만 한 비닐 한 장씩을 허리춤에서 쓱쓱 뽑아 나누어 주었습니다. “이 건 또 뭐니?” 비닐을 받고 나서 단비가 묻자 창섭이는 친절하게 말했습니다. “봄이지만 또 갑자기 기온이 내려갈지 모르고 쥐들이 돌아다니며 꽃씨를 파 먹어 버릴지도 모르니까 비닐로 덮어두는 거야. 식물들의 포근한 집이야.” 창섭이는 이번에도 단비 비닐하우스부터 만들어 주고 나서 자기 것을 만들었습니다. “이제 다 되었어. 단비야, 이제부터 날마다 니 꽃밭을 들여다 봐. 꽃씨들도 주인이 관심을 가져주면 더 빨리, 더 튼튼하게 솟아나온대.” “알았어. 니 꽃밭도 날마다 들여다 봐 줄게.” 단비는 갑자기 시골 학교가 좋아졌어요. 집에 가서도 창섭이 이야기를 끝없이 늘어놓았습니다. 그날 밤 단비는 여러 가지 꽃이 만발한 꽃밭에서 숨바꼭질을 하는 꿈을 꾸었습니다. 새 학교 새 교실 아이들 열 두 명이 모두 꽃밭에서 같이 놀았습니다. 서먹서먹하던 아이들과도 모두 신나고 즐겁게 놀았습니다. 단비는 이튿날부터 날마다 꽃밭에 나가 작은 비닐하우스 안을 들여다보았습니다. 단비만이 아니라 다른 아이들도 등교하자마자 비닐하우스에 들러 싹이 텄는지 들여다보았습니다. 하루 이틀 사흘…꽃밭 출입을 하는 동안 단비는 아이들과 많이 친해졌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기다려도 꽃씨는 싹을 틔우지 않았습니다. 단비는 그만 시들해졌어요. 기다려도 기다려도 싹이 나오지 않자 비닐하우스에 가는 게 재미가 없어 졌어요. 발길을 뚝 끊고 말았습니다. 봄비가 이틀이나 내리고 개나리가 노란 꽃을 피웠습니다. 비가 그치자 봄바람은 더욱 훈훈해졌어요. 그러던 어느 날 단비는 등교하자마자 교재원으로 발을 돌렸습니다. 운동장에 들어서는데 누가 교재원에서 부르는 것 같았어요. 자기 비닐하우스가 가까워지자 왠지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단비는 급하게 자기 이름이 붙은 비닐하우스 곁으로 가서 허리를 굽혔어요. “어머!” 빨간 기운이 도는 새싹과 연둣빛 작은 새싹이 힘차게 땅을 뚫고 올라 온 게 보였습니다. “났다, 났어! 새싹이 났어.” 단비는 자기도 모르게 소리치고 말았습니다. 머리만 얌전히 내민 것도 있고 두 잎을 두 손처럼 벌린 새싹도 있습니다. ‘빨간 새싹은 맨드라미일까? 봉숭아일까?’ 난쟁이들이 쓰는 조그만 연필심 같은, 빨간 싹이 뾰족뾰족 귀엽습니다. 단비는 그처럼 아름답고 귀한 것을 처음 봅니다. 서울에서 보았던 어떤 장난감보다 가슴을 울렁거리게 했습니다. 창섭이 비닐하우스도 야단이 났습니다. 작고 귀여운 것들이 앞 다투며 흙을 뚫고 나왔습니다. “창섭아!” 단비는 교실로 냅다 뛰었습니다. 온몸이 가벼워 날아갈 것만 같았습니다. 온몸에서 새싹 같은 기쁨이 뾰족뾰족 돋는 것 같았습니다. ●작가의 말 해마다 봄이 오면 아이들과 꽃씨를 뿌린다. 아이들은 새싹을 보며 기쁨과 희망을 한꺼번에 찾아낸다. 공을 차는 아이, 책을 읽는 아이도 아름답지만 꽃을 가꾸는 아이도 그에 못지않게 아름답다. 작년 가을 학교 꽃밭에서 거두어들인 꽃씨를 꺼내며 즐거웠던 새봄을 동화로 써 보았다. ●약력 ▲동아일보 신춘문예 동화당선 ▲세종아동문학상, 이주홍 아동문학상, 소천문학상, 방정환문학상 수상 ▲‘무서운 학교 무서운 아이들’, ‘돌아온 진돗개 백구’, ‘주인없는 구두 가게’, ‘노래하며 우는 새’, ‘이 세상이 아름다운 까닭’, ‘하얀 야생마’, ‘아버지가 숨어사는 푸른 기와집’, ‘나는 독수리 솔롱고스’, ‘비밀족보’, ‘우리 다시 만날 때’, ‘새는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등의 작품집이 있음. ▲현재 서울신묵초등학교 교사
  • [1일 TV 하이라이트]

    ●영상앨범 산(KBS1 오전 7시) 산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올랐을 설악산. 눈 쌓인 맑은 계곡과 능선은 한 폭의 그림을 연상케 하고 웅장하게 얼어붙은 빙폭은 겨울에만 볼 수 있는 색다른 풍경이다. 국내 여성 클라이머의 자존심 김점숙, 채미선, 김동애, 박정주와 설악산 공룡능선 종주산행에 나선다. ●대한민국 길을 묻다(KBS1 오후 11시40분) 대학 총장보다 역사학자로 더 잘 알려진 한성대 윤경로 총장. 그는 역사 속에서 현재의 의미를 찾아 이를 전파하고 행동하는 한국의 대표 실천주의 사학자다. 한성대 윤경로 총장이 말하는 3·1운동, 그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며 현재를 살아가는 한국인이 위기를 극복하는 또 하나의 해답을 들어본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SBS 밤 12시10분) 올해 나이 여섯 살, 성호는 좁은 침대 위에 누워만 있다. 마치 생후 6개월 정도의 성장속도를 보이는 성호는 미토콘드리아 근병증이라는 희귀병을 앓고 있다. 앉지도, 서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아들이지만 엄마에겐 더 이상의 욕심이 없다. 그저 성호가 오래오래 엄마와 함께 살아 있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해피선데이(KBS2 오후 5시30분) 1997년 ‘하늘색꿈’으로 데뷔, 드라마와 뮤지컬 등에서 활동을 하던 박지윤이 ‘불후의 명곡’ 선생님으로 6년만에 가수로 컴백한다. 일일학생으로는 KBS 최동석 아나운서가 출연한다. 최동석 아나운서는 ‘달빛의 노래’ 등에서 박지윤과 함께 커플댄스를 선보인다. ●인사이드 월드(YTN 오후 5시30분) 남극 주변의 광대한 해양에서는 지금 우리가 모르는 전쟁이 한창이다. 풍부한 어족으로 유명한 곳이지만, 불법 어획으로 인해 인류의 생존에 가장 중요한 식량 자원인 해양 생물들이 위기에 처한 것이다. 남극해에 만연하고 있는 불법 어획의 실태와 이를 막기 위한 오스트레일리아 정부의 노력을 알아본다. ●희망풍경(EBS 오전 6시) 서울시 양천구 신정동의 소문난 미소천사 은아씨에게는 특별한 가족이 있다. 자신과 열 살 차이밖에 나지 않는 엄마 박경숙(40) 씨와 서로 성이 다른 네 명의 동생들. 첫째 은아씨에서부터 막내 수미까지 모두 지적장애를 갖고 있는 이들 오남매는 4년 전부터 그룹홈을 통해 가족의 인연을 맺으면서 피보다 진한 사랑을 경험하고 있다. ●해외걸작다큐멘터리-게이머 혁명(MBC 밤 12시20분) 컴퓨터 게임이 사회 깊숙이 자리잡은 대표적인 나라인 한국의 프로게이머 세계를 들여다본다. 또한 감소 추세에 놓여있는 미군 지원율을 높이기 위해서 미군이 개발한 게임 ‘아메리카 아미’를 소개한다. 폭력적인 게임이 정말 인성에 영향을 미치는지 그 검사 장면과, 어린이 암 치료에 활용되는 게임도 소개한다.
  • [전국플러스] 무주 태권도공원 11월 착공 추진

    전북도는 세계 태권도인의 성지가 될 ‘무주 태권도공원’ 조성 공사를 오는 11월 시작할 수 있도록 행정절차를 진행할 방침이라고 12일 밝혔다. 태권도공원은 2013년까지 총사업비 6159억원을 들여 무주군 설천면 소천리 일원 231만 4000㎡에 태권도 경기장과 각종 부대 시설을 조성하는 공사다. 지난해 8월 마스터플랜 설계 당선작이 확정된 이후 기본계획이 수립됐다. 이달 중 문화관광체육부에 기본계획 승인 신청을 할 계획이다. 도는 올해 ▲태권도진흥법 개정 ▲3640억원의 민자유치 ▲세계태권도 문화엑스포 개최 ▲세계태권도아카데미(WTA) 설립 등을 중점 추진하기로 했다.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엄마와 읽는 동화] 다시 쓴 초대장/배익천

    [엄마와 읽는 동화] 다시 쓴 초대장/배익천

    ‘흐흥, 흐흥! 지태는 콧노래가 절로 나왔다. ‘내일 이맘때면 선물 더미에 파묻혀 숨도 제대로 못 쉬는 게 아닐까?’ 오직 그게 걱정이었다. ‘방학과 함께 맞는 생일, 초등학교 마지막 생일을 정말 멋지게 보내야지.’ 마음이 풍선처럼 부풀었다. ‘언제나 내 편인 엄마는 오늘부터 바쁘시겠지?’ 지태는 바쁜 어머니를 어서 보고 싶었다. 빨리 걸었다. 오늘따라 엘리베이터가 굼벵이처럼 느렸다. 땡,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마자 바쁜 걸음으로 문 앞으로 가 섰다. 딩동! 딩동! 벨이 울려도 기척이 없다. ‘시장 가셨나?’ 들뜬 기분이 한순간에 가라앉았다. 지태는 가방을 고쳐 메고 힘없이 벽에 기대 섰다. 1001 아파트 호수를 이마에 붙이고 있는 회색 문이 갑자기 솟을대문처럼 보였다. 지태는 장난기가 일었다. 텔레비전 연속극의 한 장면처럼 짐짓 뒷짐을 지고 두어 번 헛기침을 했다. 그리고는 큰소리로 말했다. “이리 오너라!” 금방 어머니가 깔깔 웃으며 나올 것 같아 몸이 배배 꼬였다. “니가 오니라!” “어!” 어머니 목소리가 아니라 아이 목소리였다. 배배 꼬이던 몸이 기름에 튀긴 꽈배기처럼 빳빳해졌다. “이리 오너라!” 얼떨결에 다시 나온 말은 화난 목소리처럼 컸다. “아이구! 도련님이시군요. 죄송해요. 조금 전에도 어떤 아이가 장난질을 했기에…….” 삐이걱, 대문을 밀고 나온 아이는 머리카락을 궁둥이까지 땋아 내린 지태 또래의 아이였다. 반쯤 열린 대문 안에서 꽃향기가 더운 바람처럼 쏟아져 나왔다. 벌렁벌렁, 지태의 코는 저절로 벌렁거렸다. “도련님, 서당 다녀오십니까?” 대문 밖으로 나온 아이가 두 손을 공손히 모으고 깍듯이 고개를 숙였다. “도련님이라니? 나는 지금 학교에서 온단다.” “도련님, 오늘도 서당에서 말썽부리셨지요? 마님께서 조금 전에 훈장님 전화를 받고 아주 슬프게 울고 계신답니다.” 아이는 지태의 말에는 아랑곳 않고 자기 말만 했다. “서당과 훈장님은 뭐고, 전화는 웬 전화냐?” 지태가 어리둥절한 눈으로 아이를 바라보았다. “어쨌든 이리 오세요. 오늘은 마님이 그냥 넘어가지 않으실 테니까요.” 아이가 지태의 손을 잡고 대문 안으로 들어섰다. 고린내가 나는 신발장이며 복닥복닥 들어앉은 가구는 간 데 없고 대문 안은 넓은 흙마당이었다. 마당 저 끝에 고래등 같은 기와집이 보이고, 군데군데 서 있는 나무는 환하게 꽃을 피우고 있었다. 아이는 지태를 장독대 곁으로 데리고 갔다. 크고 작은 장독이 넘어가는 햇빛에 맨질맨질 빛나고 있었다. 장독대 둘레에는 웃자란 상사화가 머리카락을 풀어 헤친 듯 잎사귀를 늘어뜨리고 제비꽃이 무리지어 다소곳이 피어 있었다. “도련님, 왜 남의 귀한 도련님을 자꾸 때리세요?” 아이가 반반한 장독대 축돌 위에 지태를 앉히며 나무라듯 말했다. 지태는 가슴 한복판으로 서늘한 물줄기 하나가 흐르는 것을 느꼈다. 지태네 반 아이들이 알고, 선생님이 아는 일이지만 아버지 어머니는 까맣게 모르고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걸 선생님이 말씀하셨단 말인가? 그래서 어머니가 울고 있단 말인가?’ 지태는 머릿속이 복잡했다. 생일 선물 더미 속에 파묻혀 숨도 못 쉴 것 같은 즐거운 마음에 얼음물이 끼얹어졌다. 갑자기 아버지 얼굴이 떠올랐다. 마치 남의 집 아들처럼, 술만 취했다하면 머리고 뺨이고 가리지 않고 무지막지하게 손찌검을 하는 아버지다.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새우처럼 몸을 오그렸다. 퍽, 퍽, 퍽. 귓속 가득 주먹 맞는 소리가 들어왔다. “죽어요. 죽어! 이러다 아이가 죽어요.” 어머니의 비명 소리다. “죽어, 죽어! 다 죽어!” 어머니 머리 위에도, 어깨 위에도 아버지 주먹이 소낙비처럼 쏟아졌다. 지태는 아버지에게 맞은 주먹을 아이들에게 다 돌려주었다. 조금만 거슬리면 주먹부터 날렸다. 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머리고 뺨이고 가리지 않고 무지막지하게 날렸다. 시원했다. 새우처럼 오그라들었던 몸과 마음이 쭉 펴지는 것 같았다. 울고 있는 어머니 모습이 떠올랐다. 언제 어디서나 한결같이 지태 편이던 어머니다. 지태가 또 두들겨 맞을까봐 아무 것도 아버지에게 이르지 않던 어머니다. 그런 어머니가 자기 때문에 울고 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아팠다.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 “나, 엄마에게 데려다 줘.” “마님은 아직도 울고 계십니다. 오래오래 우실 것입니다. 도련님은 오늘도 귀한 집 도련님들을 많이 울리고 왔으니까요.” “아니야, 오늘은 아무도 때리지 않았어.” “꼭 주먹으로 때려야 때리는 게 아닙니다. 마음으로도 얼마든지 때릴 수 있지요. 도련님은 오늘 동우 도련님에게 생일 선물로 울트라 슈퍼 디럭스를 사오라고 했지요?” “네가 그런 것도 아니?” “왜 몰라요. 별의 커비에 나오는 거잖아요. 그게 얼만지 알아요?” “삼, 삼, 삼만…….” “그래요. 삼만 원도 넘어요. 그러면 동우네 마님께서 무얼 하시는지 아세요?” 지태는 잘 알고 있다. 동우 어머니는 우유 배달을 한다. 1교시가 끝나는 시간이면 학교에도 배달을 한다. 선생님 책상 위에도 우유 하나를 올려놓고 간다. “그 우유 하나를 배달하면 100원 남는다고 쳐요. 3만원이 되자면 몇 개를 배달해야 할까요?” ‘100원이 열이면 1000원, 100이면 10000원…….’ 지태는 눈덩이 굴리듯 머릿속에서 숫자를 굴렸다. ‘300개!’ 말없이 교실을 빠져나가는 동우 어머니 뒷모습이 떠올랐다. 코끝이 찡했다. 아버지의 주먹을 맞았을 때처럼 온몸이 오그라들었다. “동우 도련님은 지금도 떼를 쓰며 울고 있어요. 그걸 사달라고요. 그래서 동우네 마님도 함께 울고 있어요.” 지태는 가슴 깊은 곳에 살얼음이 어는 것처럼 시렸다. “어디 그 뿐이세요? 상수 도련님은 왜 오지 말라고 했어요?” “너, 지금 뭘 보고 말하니?” 지태는 가슴이 뜨끔했다. 아이는 오늘 낮에 지태가 반 아이들에게 돌린 생일 초대장 내용을 훤하게 알고 있었던 것이다. “상수는 모든 아이들이 싫어하는 아이야.” “그렇지만 도련님이 상수 도련님이라고 생각해 보세요. 상수 도련님처럼 가난하고 공부도 못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그렇게 될 수는 없어. 우리 집은 이미 엄청난 부자고, 나도 공부를 엄청 잘해. 그리고 모두들 나를 좋아해.” “천만에요. 도련님을 좋아하는 건 도련님의 주먹 때문이에요. 억지로 좋아하는 거란 말이에요.” “아니야. 내일 와 봐. 우리 반 아이들 모두가 올 거야. 손에손에 선물을 들고.” 지태는 다시 기분이 좋아졌다. 가슴에 얼었던 살얼음이 사르르 녹는 것 같았다. “아니에요. 한 명도 안 올지도 몰라요.” “설마?” “두고 보세요. 닌텐도 디에스는 있어도 닌텐도 윌은 없으니 그걸 사오라고요? 울트라 슈퍼 디럭스보다 엄청 비싼 그걸 사올 도련님이 어디 있겠어요?” 지태는 머릿속이 하얘졌다. 동우의 울트라 슈퍼 디럭스는 물론이고 산더미처럼 쌓인 선물 속에는 닌텐도 윌이 한 개쯤은 있으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제는 다 알아요.” “뭘?” “도련님이 도련님보다 센 주먹 앞에서는 맥도 못 추고 쩔쩔맨다는 것을요.” “그건 무슨 말이니?” “기억 안 나세요? 지지난 수요일 도련님이 준표 도련님 주먹 한 방에 풀썩 쓰러진 거, 그리고는 이제까지 쩔쩔매고 있다는 거, 도련님들이 다 보고 다 알고 있지요. 그리고 모두들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있지요. 자기들도 도련님을 그렇게 한 방에 쓰러뜨려야겠다고.” 지태는 으스스 추워지는 것을 느꼈다. 가슴 깊은 곳에 또다시 사르르 살얼음이 얼었다. 무서웠다. 준표 주먹은 무서웠다. 아버지 주먹처럼 무서웠다. 아이들이 저마다 오른쪽 주먹을 치켜들었다. 작은 주먹들이 점점 커지더니 태권브이 주먹처럼 지태 눈앞으로 빠르게 다가왔다. “살려 줘. 살려 줘!” 지태는 손바닥을 쫘악 편 채 두 팔을 앞으로 내밀며 소리쳤다. “진정하세요, 도련님!” 아이가 지태를 어깨동무하며 살풋 껴안았다. “무서워하지 마세요. 다시 쓰면 돼요.” “뭘?” 지태가 아이의 가슴 속에서 귓속말처럼 물었다. “초대장을요.” “정말?” “그래요. 그리고 끝에 한 줄 더 쓰세요. ‘내 주먹은 이제 영원히 잠자는 주먹’이라고요.” “하지만 어쩌지? 생일은 바로 내일이고, 지금은 아이들이 하나도 없는데…….” “자. 걱정 말고 쓰세요. 마음으로. 제가 모두 전해드릴 테니까요.” 지태는 아이의 가슴에 안겨 초대장을 다시 썼다. 달싹달싹, 마음의 연필로. -친구들아, 미안해. 아까 전해준 내 생일 초대장은 가짜야. 모두 농담이야. 선물은 아무 것도 필요 없어. 한 사람도 빠지지 말고 모두 와 줘. 우리 집에는 울트라 슈퍼 디럭스도 있고 닌텐도 디에스도 있어. 모두 재미있게 놀자. 그리고 내 주먹은 이제 영원히 잠자는 주먹이야. 영원히. 그럼 내일 봐.- 달싹달싹 초대장을 다시 쓴 지태가 아이를 빤히 쳐다봤다. “그런데 너는 누구니?” 아이가 흠칫 놀랐다. 그러나 이내 아무렇지도 않은 듯 말했다. “저, 저요? 저는 복숭아꽃이에요.” 아이가 방긋 웃었다. 아이의 입에서 분홍빛 꽃잎이 쏟아져 나왔다. 하나, 둘, 셋, 넷……. 그것들은 친· 구· 들 · 아 · 미 · 안 · 해 하고 꽃잎 하나하나마다 분홍빛 글자를 물고 사방으로 흩어졌다. 아이도 꽃잎과 함께 사라졌다. -매력적이어서 남을 유혹하기도 하지만 용서와 희망을 품고 있기도 하지.- 어디선가 선생님 목소리가 들렸다. 복숭아꽃 꽃말을 설명하시던 선생님의 예쁘고 고운 목소리다. 복숭아꽃이에요, 하던 바로 그 목소리다. “아니, 지태야!” 땡, 소리와 함께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면서 어머니 목소리가 지태를 확 덮쳤다. “어, 엄마! 안 울었어?” “이 뚱딴지!” “엄마!” 1001. 아파트 호수를 이마에 붙이고 있는 회색 문 앞에서 지태가 가만히 무릎을 꿇었다. 까만 주름치마, 어머니 두 다리를 꼬옥 잡고. 복숭아꽃 향기가 사방으로 은은하게 퍼졌다.(*) ●작가의 말 아이들을 가르치는 맨 처음의 선생님은 부모님이다. 폭력적인 아이를 가만히 살펴보면 그 뒤에는 폭력적인 부모와 맹목적인 사랑이 숨어 있다. 사랑에도 방법이 있지 않을까. 용서와 희망을 가르쳐주는 훌륭한 선생님을 만난 아이는 축복을 받은 것이다. ●약력 ▲1950년 경북 영양에서 태어남 ▲1974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동화 당선 ▲동화집 ‘별을 키우는 아이’, ‘잠자는 고등어’, ‘내가 만난 꼬깨미’ 등 ▲대한민국문학상, 세종아동문학상, 소천아동문학상, 윤석중문학상 등 받음 ▲부산MBC ‘어린이문예’ 편집 주간, 동의대 문창과 겸임교수
  • [13일 TV 하이라이트]

    ●러브 인 아시아(KBS1 오후 7시30분) 충남 천안시 보건소의 똑순이 미소천사 띠엔. 한국에 시집 온 외국인 며느리들을 위해 통역 도우미로 맹활약 중이다. 그러나 집에 돌아가면 베트남에서 와 결혼 3년차인 띠엔이 할 줄 아는 게 없으니 한국인 형님들 틈에 외톨박이 신세다. 철부지 띠엔이 한국에서 한 가족이 되어가는 과정을 따라가 본다. ●인간극장(KBS2 오후 7시25분) 스물세살 태광씨는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30여년간 지켜온 젖소목장을 잇겠다고 1년 전부터 아버지 밑에서 일을 배우고 있다. 고생을 마다 않고 목장을 잇겠다고 나선 아들이 어찌 기특하지만 생명을 다루는 일이다 보니 아버지는 축사에 들어서면 잔소리가 는다. 태광씨에게 목장지기의 길은 멀고 험하기만 하다. ●그분이 오신다(MBC 오후 7시45분) 정경순이란 이름 석 자를 잃어가며 주부의 일에 묻혀 살던 경순은 대학 때 배우던 첼로를 다시 배우기로 결심하고, 강마에 음악학원에 등록한다. 재용의 마음을 모르는 민지는 재용에게 여자를 소개해 주기로 한다. 실망한 재용은 민지의 단점을 찾아 눈의 콩깍지를 벗어보려 하는데….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SBS 오후 6시30분) 365일 시비를 거는 아이. 거침없는 시비대장 이성우. 성우가 선보이는 화려한 시비걸기 기술들. 욕 시비는 기본이고 물건 내동댕이치기, 폭력행사, 엉덩이춤으로 약올리기까지. 집에서는 누나와 형, 사촌동생에게, 밖에서는 누구에게나 시비를 건다. 성우의 끊임없는 시비의 원인은 도대체 무엇일까? ●다큐 인(EBS 오후 10시40분) 대한의 아들들이 모여 있는 특전사. ‘안 되면 되게 하라.’는 부대 신조 아래 대한민국 육군의 특수부대로서 끊임없는 훈련을 하고 있다.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결코 쓰러지지 않고, 오히려 더 큰 힘을 발휘하는 특전사 대원들. 그들 중 최고부대로 선정된 흑표부대 대원들의 강인한 정신력과 건강한 삶을 만나 본다. ●세계 세계인(YTN 오전 10시30분) 웃는 듯한 얼굴과 반짝이는 눈때문에 ‘웃는 돌고래’로 불리는 이라와디돌고래. 방글라데시에는 멸종위기의 이라와디돌고래가 수천마리나 서식하고 있다. 방글라데시에서 이 돌고래의 중요성을 알리는 전시회가 열렸다. 이번 전시회가 아이들에게 미래 돌고래들이 생존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
  • 제프리 버틀 “김연아는 탁월한 스케이터”

    제프리 버틀 “김연아는 탁월한 스케이터”

    “김연아, 탁월한 스케이터(Skater)” 캐나다 출신 ‘피겨 황제’ 제프리 버틀(Jeffrey Buttle)이 김연아를 두고 “탁월한 스케이터”라고 극찬해 눈길을 끌고 있다. 2008년 세계피겨스케이팅 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피겨 황제’ 버틀은 뛰어난 실력 뿐 아니라 수려한 외모로 국내 팬들로부터 ‘은반위의 미소천사’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2008 세계선수권대회를 끝으로 은퇴한 그는 김연아를 비롯해 유명 피겨 선수들의 안무지도가로 활약하고 있다. 버틀은 지난 8일 토론토 유력 일간지 ‘글로브 앤 메일’(globe and mail)과의 인터뷰에서 “김연아와는 몇 년간 쇼트 프로그램 안무 작업을 함께 해 왔다.”면서 “그녀는 세계 선수권 동메달 리스트이며 2010년 밴쿠버올림픽의 메달 후보”라고 치켜세웠다. 이어 “그녀는 올림픽 무대에서 자신의 프로그램을 훌륭하게 해낼 것”이라며 “왜냐하면 그녀는 매우 탁월한 스케이터이기 때문(because she’s such a great skater)”이라고 극찬했다. 한편 한국에서 열릴 2008-2009 국제시니어피겨 그랑프리파이널에 참가하기 위해 9일 새벽 입국한 김연아는 “뛰어난 선수들이 많이 참가해 긴장된다.”면서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는 주니어 시절부터 우승 자리를 놓고 경쟁해 온 아사다 마오와의 한판 승부가 펼쳐질 예정이어서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연아가 출전하는 그랑프리 파이널은 오는 12일 경기도 고양어울림누리 얼음마루에서 열린다. 사진=‘피겨 황제’ 제프리 버틀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한중일 ‘춤의 향연’… 9일 국립국악원서

    ‘춤을 통해 짚어보는 같음과 다름’ 한국, 중국, 일본 3국의 춤 언어를 통해 동북아 문화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한 자리에서 짚어보는 흥미로운 행사가 열린다. 한국전통춤회가 주최, 세계타악연구소 주관으로 9일 오후 7시 국립국악원 예악당서 열리는 ‘한중일 춤의 향연’. 세 나라의 예능보유자와 명인들이 ‘전통 춤’이라는 문화적 상징 코드를 통해 동북아 춤의 아름다움과 아시아 문화의 가치를 함께 찾아보는 뜻깊은 자리이다. 한국과 일본,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한자문화권 나라들의 춤은 유불선 같은 종교, 사상적 배경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 형성됐으면서 각각 원시 민간신앙과 샤머니즘이 결합해 다른 문화적 특성을 드러내고 있다. 따라서 이번 만남은 서로 다르면서도 공통의 근원적 특성과 표현방식, 원리를 담고 있는 춤, 음악을 통해 동북아 문화유산을 공유할 방법을 찾아본다는 의미를 갖는다. 이애주(중요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 예능보유자) 서울대 교수가 총구성하고 예술감독을 맡아 마련한 무대에 오를 춤꾼들은 한국의 중요무형문화재 예능보유자, 일본의 인간문화재, 중국의 대표적 예술가와 전통 음악가. 한국에선 이애주 교수와 민속악회 시나위가, 일본에선 타이완 영국 미국 발트3국 타이완 등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일본 중요무형문화재 예능종합 인정 보유자 마쓰이 아키라와 비파의 대가인 아라이 시스이가, 중국에선 2008년 베이징올림픽 폐막식 무용을 연출한 응리와, 현재 한국 중앙대 대학원서 공부하고 있는 계혜혜가 출연한다. 터를 닦고 지신밟기를 하는 터불림 격의 ‘예의 춤’으로 시작해 먼저 일본 마쓰이 아키라가 헤이안 말기부터 가마쿠라기에 걸쳐 유행한 춤과 노래인 ‘시라뵤시’로 관객들을 맞는다. 이어서 중국의 응리가 중국 전통희곡 중 춤사위와 관련된 15개 동작 유형을 새로 만든 전통무용을 보여준다. 한국의 이애주 교수가 승무로 무대를 이은 뒤 한·중·일 전통악기 협주곡 ‘소통, 같음과 다름’ 연주와 3국 명무, 명인의 춤 뒤풀이로 마감한다. 한편 공연 무대에 앞서 8일 오후 3시 서울대 국제대학원 소천 국제회의실에선 전통춤 워크숍 시연을 겸한 국제학술회의가 열릴 예정.3국의 명무, 명인, 전통춤 관련 학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중국 고전무의 어제와 오늘’,‘일본 노의 기본 동작과 가타(춤사위)’,‘한국 민속춤(승무)의 이해’를 짚게 된다.(02)880-7801.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대뷔 10년 손호영 “서태지 CF보고 눈물 날 뻔”

    대뷔 10년 손호영 “서태지 CF보고 눈물 날 뻔”

    어느덧 데뷔 10년을 맞은 가수 손호영. 그는 최근 솔로 2집 앨범을 발표하고 앨범 활동을 시작했다. 예전보다 한 층 성숙해진 그에게서 더 이상 그룹 god의 미소천사 이미지는 찾아 볼 수 없었다. 그러나 그는 정작 예전과 달라 진 것이 하나도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는 분명히 변해 있었다. 당대 최고의 인기를 누리며 2001년 방송 3사 대상을 휩쓸었던 그룹 god의 멤버 손호영. 그러나 그는 이제 2장의 앨범을 발표한 솔로 가수 일 뿐이다. 현재 이 시간에도 앞날을 위해 달려갈 뿐이라고 말하는 손호영을 만나 데뷔 10년의 솔직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2년 만의 정규 앨범 발표다. 오래 걸린 이유라도 있나? 2006년 9월 1집이 나왔으니 3년만이다. 그러나 쉬는 날은 전혀 없었다. 계속되는 콘서트, 영화, 뮤지컬, 예능프로그램 출연 등 꾸준하게 활동하다 계속되는 욕심에 앨범 완성이 늦어진 것 뿐이다. 전체 프로듀싱을 맡았고, 전체 11곡 중 5곡의 작사 작업에 참여했다. 곡 모두가 완성도 높은 앨범을 만들고 싶었다. 사실 새 앨범을 발매할 때 대충 구색을 맞춰 발매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이번 앨범은 절대 그렇지 않다고 자신할 수 있다. - 지난주 콘서트를 열었고 호응도 좋았다 콘서트 후 기사 중에 ‘손호영의 첫 단독 콘서트’라는 기사가 있었다. 하지만 하나도 섭섭하지 않았다. 그래도 이 기사를 통해 내가 콘서트를 한 다는 걸 한 분이라도 더 알았으니 말이다. 그 동안 별다른 홍보 없이도 2~3천 규모의 공연장이 가득 메어졌던 것이 사실이다. 데뷔 후부터 지금까지 변치 않는 사랑을 보내 준 팬들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팬들을 제외하고도 일반 대중이 즐길 수 있는 공연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컴백과 동시에 콘서트, 공연에만 너무 열중하는 것이 아닌가? 콘서트를 통해 관객과 만나고 싶었고 들뜬 기분이었다. god로 방송 3사의 대상을 휩쓸며 최고의 인기를 얻었지만, 이후 방송 보다는 콘서트에 집중해왔던 것 같다. 하나를 얻었으면 하나를 잃은 것은 당연하다. 공연에 대한 소중한 추억과 가수로서의 자리매김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으니 후회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방송국에서는 잊혀진 것 같아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 솔로로 많이 자리 잡은 것 같다 모든 가수가 앨범을 낼 때마다 열심히 하자는 생각과 함께 정상을 노려 보자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2년 전 솔로 앨범을 발표할 때만 해도 난 하나도 즐겁지 않았다. 혼자 해야 한다는 것에 다음날 만을 생각했고 고민이 많았다. 그런데 이제는 하나 둘 보이기 시작했고 일도 즐길 수 있게 됐다. -10년 변한 부분 것도 많을 것 같다. 특히 과거 god 때는 미소천사라는 말이 너무도 익숙했는데, 지금은 그런 모습보다 강한남자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 일부러 변화를 준 것은 아니고, 나이에 맞게 변화 한 것 같다. 나이 30이 되어가는 데 애교있는 모습만 보여줄 수 없지 않은가. 또 그룹 안에서는 다른 멤버들과의 조화가 중요했다. 그런데 지금은 솔로가 되었고 내 모습을 100% 다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제 2집 이니 조급하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손호영이 이런 모습도 있구나 하는 생각만 해줬으면 좋겠다. -벌써 데뷔 10년이다. 그 동안 정말 많은 일이 있었다 98년 겨울 첫 무대에 섰고, 99년 1월에 공식적인 데뷔를 했으니 벌써 10년이란 시간이 지났다. 짧으면 짧을 수 있었고, 길면 길 수도 있었던 시간이었다. 10년 이란 시간을 보내면서 많이 울기도 웃기도 좌절하기도 다시 살아나기도 했다. -눈물을 흘렸다고? 손호영은 눈물을 잘 흘리지 않는 걸로 들었는데 맞다. 난 눈물을 잘 흘리지 않는 편이다. 물론 슬픈 영화를 보거나 다른 이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들으면 눈물을 흘린다. 그런데 나와 연관된 일에 있어서는 눈물이 나지 않는다. 그런데 god로 활동 당시 100회 콘서트를 진행한 적이 있다. 마지막 공연을 하면서 멤버들과 모두 함께 울었던 것 같다. -컴백을 했고 예전과 같지 않은 대우에 섭섭하지는 않은가? god가 컴백하면 음악 프로그램에서 10분 여의 시간을 받았고, 1시간이 넘는 컴백쇼를 진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내 컴백 무대에 주어진 시간은 단 3분이다. 물론 다른 더 많은 가수들이 출연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일이다. 그리고 내가 god 때만큼의 영향력을 가지고 있지도 않다. 그리고 그 전의 대우가 탐나고 섭섭한 것은 절대 아니다. 솔로 손호영으로 새 앨범을 발표했고 또 다른 시작을 했을 뿐이다. -데뷔 10년, 가장 두려운 것은 무엇인가? 최근 서태지씨가 출연한 CF를 보고 눈물 날 뻔 했다. 물론 스토리 상의 이야기지만 서태씨 같은 신화적인 인물도 잊혀지는데, 난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정말 대중에게 잊혀지면 끝이라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각오에 대해 한 마디 한다면 데뷔 후 10년이 지났고 약간의 나이를 들었다는 것 외에는 달라진 것이 없다. 하지만 조금씩 온화해 지고 있다는 건 느낀다. 모든 일에 조금 더 현명하게 대처하게 되고 욱하고 화를 냈던 것도 차분하게 정리하게 됐다. 10년 여의 연예활동을 하면서 또래보다 많이 성숙해진 것이 사실이다. 앞으로도 모든 상황에 현명하게 대처해 많은 분들께 부끄럽지 않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서울신문NTN 서미연 기자 miyoun@seoulntn.co.kr / 사진=한윤종 기자, 루브 엔터테인먼트@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NOW포토] ‘미소천사’ 송혜교의 인사

    [NOW포토] ‘미소천사’ 송혜교의 인사

    현빈, 송혜교 주연의 KBS 2TV 새 월화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극본 노희경·연출 표민수, 김규태)의 제작발표회가 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렸다. 이날 제작발표회에는 표민수 감독, 노희경 작가와 배우들이(현빈, 송혜교, 배종옥, 엄기준, 최다니엘, 이다인, 서효림) 참석해 기자간담회 및 라운드 인터뷰를 가졌다. 한편 ‘그들이 사는 세상’은 숨가쁘게 돌아가는 드라마 제작현장을 생동감 있게 그린 작품으로 송혜교와 현빈 모두 드라마 PD 역을 소화하게 되며, ‘연애결혼’ 후속작으로 오는 27일 첫 방송된다. 서울신문NTN 한윤종기자 han0709@seoulntn.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Seoul In] 민원서비스 우수직원 매달 선정

    성동구(구청장 이호조) 민원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 ‘미소천사’‘고객만족왕’ 등 우수직원을 선발한다. 매달 한 차례씩 선정, 민원실 입구에 사진을 전시할 예정이다. 매일 오전 8시30분부터 10분간 성동교육청 앞 미니농구장에서 강사의 구령과 음악에 맞춰 건강체조를 실시하고 매일 한차례씩 친절강사 체험을 갖게 해 직원들의 친절도를 향상시킬 방침이다. 민원여권과 2286-5216.
  • [현장 행정] 도봉 ‘스마일 아카데미’

    [현장 행정] 도봉 ‘스마일 아카데미’

    도봉구가 매일 공무원들의 친절도 순위뿐 아니라 스스로 친절을 공부하고 평가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해 화제다.‘스마일 파워 100일 운동’,‘스마일 거울’ 등에 이은 직원들의 ‘친절 생활화 조치 3탄’이다. ‘도봉스마일 아카데미’는 친절점검단 4명이 직원들에게 전화와 방문을 통해 친절도를 점검하고, 결과를 점수화해 실시간으로 온라인에 올리는 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주민들에게 친절하고 편리한 행정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구청장의 ‘의지’가 담겨 있다. 최선길 구청장은 22일 “친절을 단순한 인사와 미소로 평가하는 시대는 지났다.”면서 “철저한 자기평가를 통해 주민들에게 보다 편리하고 신속한 행정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이번 도봉스마일 아카데미의 목표이자 나의 구정 철학”이라고 말했다. ●철저한 평가, 실시간 공개 21일 도봉구 문화체육과.“따르릉∼따르릉∼” 전화벨이 울린다. 이혜경(40) 주임은 숨을 한번 고르고 전화기를 들며 “안녕십니까. 문화체육과 이혜경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라고 밝은 목소리로 인사한다. 친절한 목소리, 밝은 인사에 기분이 좋아진다. 이 주임은 “물론 친절점검단 때문에 약간 긴장하지만 이젠 밝고 명랑한 목소리로 전화를 받는 것이 습관이 됐다.”면서 “가끔 집에서 전화를 받을 때도 ‘안녕하십니까’란 말이 먼저 나온다.”고 말한다. 이처럼 민원인의 전화를 받는 목소리와 태도가 확 바뀌었다. 이는 그동안의 지속적인 친절교육과 ‘도봉스마일 아카데미’ 때문이다. 도봉스마일 아카데미의 특징은 21개 부서와 직원을 대상으로 실시간 친절도를 체크하는 ‘평가’ 시스템에 있다. 구 홈페이지나 전국 시군구 행정업무통합창구인 ‘새올행정시스템’의 ‘스마일아카데미’에서 ‘최고의 친절공무원’을 클릭하면 자신의 친절 점수는 물론 전직원의 상대평가를 통해 현재 자신의 위치를 알 수 있고 부서별 친절 점수도 공개된다. ●상위 3개 부서 각종 인센티브 수여 친절도 평가는 전문 모니터요원이 직접 전화로 직원의 신속성, 인사, 경청태도, 언어표현 등의 항목을 100점 만점으로 점수화한다. 90점 이상을 받은 직원과 친절도 점수 상위 3개 부서가 점수와 함께 공개된다. 부상도 따른다. 매분기 친절직원과 친절부서 등을 뽑아 해외연수, 승진, 특별 포상 등 각종 인센티브를 준다. 이밖에 다양한 프로그램도 운영된다.‘미소천사 인터뷰’는 최고의 친절 직원의 일상을 짧은 동영상으로 만들었고 ‘스마일 스케치’는 친절교육 사진이나 동영상, 자료 등을 모았다. 스스로 테스트하는 ‘친절 자기진단’, 직원들을 선행을 알리는 ‘칭찬합시다’도 인기다. 유지영 총무과장은 “이번 아카데미는 친절 교육의 마지막 단계”라면서 “주민들에게 좀 더 친절하게 다가서는 직원들이 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점검과 평가를 하겠다.”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평균 10세’ 그룹 스위티 “이젠 아동시대!”

    ‘평균 10세’ 그룹 스위티 “이젠 아동시대!”

    ˝어리다고 놀리지 말아요!” ‘아이돌(idol) 가수’에 이어 ‘아이들 가수’들의 깜찍한 대반란이 시작됐다. 제2의 소녀시대, 아니 ‘아동시대’의 전성기를 예고하고 나선 9명의 악동들 ‘스위티’(SWEETY)가 바로 그 주인공. 7세부터 14세에 이르는 이들의 평균 나이는 10세(초등학교 3학년)다. 최연소자인 서유진(7세)과 남아 김준헌(10세), 변승미, 홍지니(11세), 홍지민(12세), 김경빈(13세), 이혜민, 서예린, 서영은(14세)로 구성된 그룹 ‘스위티’의 멤버 9명은 500명 가운데 선발된 심상치 않은 재주꾼들이다. 다수의 방송 출연은 물론 아동복 모델을 비롯해 동요대회 수상자까지 베테랑급 경력을 자랑하는 ‘스위티’가 1집 타이틀 곡 ‘하얀별’을 선보였다. 키가 작다고 꿈마저 작진 않다.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당차고 야무진 꿈을 밝히는 ‘스위티’. 종알종알 쉴 틈 없이 쏟아내는 꼬마 가수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았다. 다음은 일문일답. ’스위티’ 멤버들의 개성이 드러나는 별명이 있다면? - 애교만점 유진이, 터프가이 준헌이, 까만콩차 승미, 엉뚱발랄 지니, 아기자기 지민, 미소천사 경빈, 매력발산 혜민, 얼음공주 예린, 해바라기 영은 이에요. 함께 어울리고 연습하면서 서로에게 지어준 별명이에요. (스위티) 톡톡 튀는 별명을 얻게 된 이유가 있나요? - 팀 막내 유진이는 애교쟁이에요. 제가 과자를 사와서 혼자 먹으면 ‘언니 나두 줘’하면서 애교를 피워요. 너무 귀여워서 안줄 수가 없어요.(지니) 준헌이는 랩할 때 남자답고 멋있어서 터프가이란 별명을 얻게 됐어요.(승미) 아기자기 지민이는 굉장히 귀여워요.(경빈) 영은 언니는 활짝 핀 해바라기처럼 언제나 밝고 활발해서 팀 분위기를 즐겁게 만들어요.(경빈) 예린 언니는 새침한 외모 때문에 얼음공주라는 오해가 있는데 실제로는 가장 잘 챙겨줘요.(지민) 매력발산 혜민 누나는 노래를 부를 때 왠지 모르게 끌여들이는 매력이 있어요. 무대에 올라가기 전에는 리더답게 열심히 하자고 용기를 북돋아 주고요. 공연이 생각처럼 안되서 속상할 때면 다음에 잘하면 된다며 멤버들을 다독여 준답니다.(준헌) 가수가 원래 꿈이었던 친구들은 누구누구죠? - 혜민, 영은, 지니, 승미, 경빈, 유진이에요.(스위티) 가수가 되겠다고 결심하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 7살 때 엄마가 함께 교회에서 성가대 하시는 모습을 보고 존경스러웠어요. 그 후 저도 노래 연습을 열심히 했어요.(혜민) 저는 화날 때나 우울할 때 노래를 하거나 춤을 추면 기분이 풀리곤 했어요. 혼자서 노래와 춤 연습을 하며 가수 꿈을 꿨어요.(영은) 6살 때부터 재즈댄스 학원을 4년간 다녔어요. 자연스레 춤과 노래를 좋아하게 됐어요.(지니) 어렸을 때 TV에서 거미 선배님이 ‘기억상실’이라는 곡을 노래하는 모습을 봤는데 너무 멋져서 꿈꾸게 됐어요.(경빈) 저는 예쁜 가수가 되고 싶어요.(유진) 다른 친구들은 가수 외에 어떤 꿈을 가지고 있었죠? - 저는 영화 배우가 되고 싶었어요. 극장 스크린이 나오고 싶어서가 아니라 제 연기를 통해 관객들을 때로는 울리고 웃게 만들 수 있는 감동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었던 거에요. 그런데 가수도 그런 힘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지금은 만족하게 됐어요. 발라드든 댄스 곡이든 감동적인 노래는 관객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예린) 저 역시 원해는 연기자가 꿈이어서 2-3년 동안 연기를 배웠어요. 그런데 어느 날 동네 공원에 가수 이정 형이 와서 노래를 하시는데 너무 잘하시고 멋져 보였어요. 그 후로 꿈을 바꿨죠.(준헌) 사진 찍기를 좋아하는 엄마 덕분에 모델에 합격하게 됐어요. 오디션 과정에서 춤과 노래를 선보이게 됐는데 다른 심사위원 분들이 가수 재능이 있다고 하시면서 스위티 멤버에 지원해 보라고 하셨어요.(지민) 저는 ‘BBQ’모델과 오션스카이모델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했어요. CF에 출연하면서 팬클럽도 생기게 됐고요. 가수도 하고 싶었지만 연기자나 모델 일도 함께 할 수 있는 만능 엔터테이너가 되고 싶어요.(승미) 가수가 되고 나서 가족들이나 친구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 학교에 소문이 쫙 퍼졌어요. 다른 반 친구들이 ‘이 반에 연예인이 누구야?’라고 물으면서 몰려오기도 하고요, 다들 더욱 잘해줘요. 친구들의 반응에 아직은 수줍고 낯설기도 해요.(영은) 저는 중1이라서 학교에서 단발머리를 규정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저만 머리를 기르다 보니까 시선을 받는 것 같아요. 행여 선생님들이나 친구들이 버릇 없는 아이로 볼까봐 조심스러워요. 학교 생활에도 더 충실하려고 노력 중이에요.(예린) 학교에서 쉬는 시간에 고학년 언니들이 찾아올 때면 가수 활동 때문에 찍힌게 아닐까 염려되기도 해요.(지니) 저는 집이 대전이다 보니까 3년 동안 가수 준비를 하면서 일주일에 3-4번 서울에 올라오곤 했어요. 집안 어른들께서 말리시기도 했는데 막상 이번에 ‘스위티’ 오디션에 합격해 데뷔를 하고 나니까 다들 자랑스러우신지 굉장히 좋아하세요.(경빈) 학급 친구들에게 CD를 나눠 주니까 친구들이 다들 축하해줘서 기분이 좋았어요.(승미) 학원에도 소문이 퍼졌는지 알아보는 분이 많아서 쑥쓰러워요.(준헌) 선생님들께서 관심을 가져 주시니까 친구들이 저만 편애하는게 아닌가 오해도 했어요. 그런데 데뷔하고 나니까 오히려 다들 따뜻하게 대해줘서 너무 감사해요.(혜민) 어떤 가수가 되고 싶나요? - 누가 봐도 ‘끼와 열정으로 똘똘 뭉쳤구나’하고 느낄 수 있는 실력으로 인정받는 그룹 ‘스위티’가 되고 싶어요.(경빈) 최고보다는 최선을 다하는 가수가 멋지다고 생각해요.(지니) ‘스위티’란 이름만 들어도 모두들 고개를 끄덕이는 가수가 되고 싶어요.(예린) 모든 사람이 알아보는 국민가수가 되고 싶어요(지민) 재능이 넘치는 가수요.(준헌) 사회적으로도 좋은 가수가 되고 싶어요.(영은) 예쁜 가수요(유진)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 개인 활동을 하게 되더라도 ‘스위티’에서 활동했다는 사실이 늘 자랑스러울 수 있는 가수가 됐으면 해요.(혜민) 스위티, 아이들이 바라본 어른들의 세상 노래 하고파 끼와 재능 뿐만 어른 못지 않은 말 솜씨에 또 한번 놀랐다. 닮고 싶은 선배 연예인으로 ‘빅뱅, 원더걸스, 소녀시대, 보아’ 등을 언급하며 목청을 높이는 모습에서는 어린이의 천진난만함이 뭍어났지만 ‘가수로서의 꿈’을 묻는 질문에는 이내 진지한 분위기로 돌변하는 스위티는 ‘마냥 어리지 않은 가수’였다. 세상에는 분명 성인이 아닌 아이들의 몫이 있다. ‘아이들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을 노래하기 위해 뭉친 아홉 명의 꼬마 천사들. 맑고 꾸밈없는 그들의 목소리가 더욱 강한 자극만을 요하던 최근 가요계를 어떻게 정화시켜 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서울신문NTN 최정주 기자 joojoo@seoulntn.co.kr / 사진 한윤종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속살 드러낸 경북 봉화 청옥산

    속살 드러낸 경북 봉화 청옥산

    경북 봉화의 청옥산(1277m)은 산으로서보다는 휴양림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그도 그럴 것이 1991년 국내 최초로 조성된 휴양림인데다,60여년 전 식재된 낙엽송 군락지 등 연륜만큼이나 우거진 초목들이 깊고 넓은 숲그늘을 만들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트레킹 코스로서의 매력도 추가되어야 할 것 같다. 지난달 31일 열렸던 제1회 청옥산철쭉제를 계기로 청옥산은 꼭꼭 숨겨두었던 자신의 속살을 아낌없이 드러냈다. 그동안 등산단체 등에 제한적으로 개방됐던 ‘타랭이골’코스를 활짝 연 것. 이제 누구라도 ‘푸른 우산’같은 숲속을 거닐며 나무들이 주는 혜택을 마음껏 누릴 수 있게 됐다. # 소로같은 숲길…끝에는 산상 화원 백두대간에서 가지쳐 나간 산자락이 봉화군에서 불끈 치솟아 만든 산이 청옥산이다. 지금은 거의 사라진 산나물 ‘청옥’에서 이름을 따왔다고도 하고, 산아래 옥(玉)광산에서 푸른 옥이 많이 나 이름지어졌다고도 한다.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인근 청량산의 명성에 치이기도 하고, 강원도 동해의 두타산 옆 청옥산과 혼동되기도 하는 등 사람들의 시선에서 한 발짝 비켜서 있었던 것이 사실. 하지만 아는 사람은 안다. 궁궐건축에 쓰여졌던 금강송과 60여년 전 인공조림 사업으로 조성한 낙엽송 등의 침엽수림, 그리고 신갈나무 등의 활엽수들이 어우러져 거대한 숲의 바다를 이루고 있다는 것을. 이번에 공개된 곳은 타랭이골을 타고 오르는 코스로, 넛재(현지인들은 ‘늦재’라고 부른다.) 중턱에서 시작된다. 이제껏 몸을 숨겨왔던 탓에 등산로라기보다 소로(小路)를 따라 숲을 헤치며 걷는다는 표현이 정확할 만큼 초목들이 우거져 있다. 산행 내내 동행하는 얼음장 같은 계곡수는 땀을 식히기에 충분하다. 코스를 따라 오르는 동안 번갈아가며 펼쳐지는 낙엽송과 신갈나무, 잣나무 등의 군락지들은 풍경의 덤. 무엇보다 특이한 것은 정상까지 오르는 길에 등산로라면 흔히 있는 소위 ‘깔딱고개’가 없다는 점이다.800m가 넘는 넛재 중턱에서 산행을 시작했다고는 해도 급격한 경사구간없이 정상을 밟는다는 것은 참 독특한 경험이다. 그 덕에 노약자들도 청옥산을 에둘러 돌아가며 어렵지 않게 산행을 즐길 수 있다. 이상을(56)영주국유림관리소 경영기획팀장은 “장애우들도 정상에 오를 수 있도록 임도를 개방하는 한편, 신갈나무 군락지에서 정상까지 목재 데크를 놓아 이곳을 치유의 숲으로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 해발 1000m의 산상 정원과 신갈나무 숲 다양한 초록의 스펙트럼을 가진 숲속의 소로를 벗어나자 곧이어 산이 숨겨둔 ‘비밀의 화원’이 펼쳐졌다. 그저 ‘고산습지원’이라 불릴 뿐, 아직 변변한 이름조차 갖지 못한 곳이다. 원래 있었던 습지를 원형을 해치지 않은 범위에서 정원으로 가꾼 것. 멀리 키낮은 산들이 겹겹이 펼쳐진 산록에서 만난 화원은 뜻밖의 선물을 받은 어린이처럼 이방인을 달뜨게 했다. 비밀의 화원은 낙엽송 군락지가 왼쪽, 신갈나무 군락지가 오른쪽에 각각 시립하듯 서있는 한가운데에 자리잡고 있다. 그 안에서 ‘며느리 밥풀꽃’으로 불리는 금낭화며 은방울꽃, 범꼬리, 붓꽃 등 기화요초들이 저마다의 자태를 뽐내고 있다. # 금강송 사이 펼쳐진 산들의 파노라마 이 팀장의 표현에 따르면 ‘외상 구름 없는 곳’이 청옥산이다. 구름이 있으면 으레 비가 내린다는 의미다. 한바탕 시원하게 비가 내린 후 숲은 더할 수 없이 청량한 공기를 뿜어 냈다. 신갈나무 군락지에서 청옥산휴양림 방향으로 2㎞쯤 내려가면 금강송 군락지에 닿는다. 미끈하게 빠진 미인의 종아리를 닮은 금강송 사이로 ‘졸병바위’로 불리는 조록바위, 진대봉, 월암봉 등 장쾌한 산들의 파노라마가 펼쳐졌다. 이곳에 금강송 후계림이 조성되고 있다. 금강송의 생육이 쇠퇴해가는 곳에 ‘후계자’를 식재해 후손들도 금강송의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글·사진 봉화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여행수첩(지역번호 054) ▶가는 길:영주와 태백 등에서 접근할 수 있다. 영주 방면은 중앙고속도로 풍기나들목→5번 국도→영주→36번 국도→봉화 방향→춘양→소천면소재지→좌회전→31번 국도→넛재→금강소나무 생태경영림 순으로 가면 된다. 태백의 경우 중앙고속도로 제천나들목→38번 국도→태백→35번 국도 봉화 방면→금강소나무 생태경영림 순으로 간다. 봉화군청 관광진흥담당 679-6394. ▶잘 곳:청옥산자연휴양림 내 2㎞에 이르는 산책로와 물길 사이에 산림휴양관과 숲속의 집, 야영시설들이 아늑하게 들어서 있다. 입장료 300∼1000원. 주차료 1500∼3000원. 콘도형 산림문화휴양관과 산막형 숲속의 집 모두 4인실 비수기 3만 2000원, 주말과 성수기(7∼8월) 5만 5000원.5인실 비수기 4만원 성수기 7만원.huyang.go.kr,672-1051. ▶맛집:봉성면 봉성리에 봉화 토속음식인 돼지숯불구이단지가 조성돼 있다.1만4000원. 봉성면 동양리 용두식당은 송이솥밥으로 소문난 집.1인분 1만 5000∼2만원.673-3144. ▶주변 볼거리:영주 쪽에서 접근할 경우 부석사와 소수서원을, 봉화군에서는 조선왕조실록을 보관하던 태백산 사고지가 있던 신라시대의 사찰 각화사 등을 둘러볼 수 있다. 열목어가 살고 있는 백천계곡도 둘러볼 만하다.
  • 맥주만 마시고 가버린 여우들아

    맥주만 마시고 가버린 여우들아

    피서객들이 돌아간 텅빈 바닷가엔 파도소리만 가득할 뿐. 수많은 발자국들이 찍힌 모래톱을 파도가 밀려와 지우면서 남기고 간 사연들을 씻어내고 있다. 눈부신 태양과 젊음과 낭만이 넘치던 바다. 피서지에서 생긴 사연들을 대천(大川)해수욕장 어느 대학생「티·룸」의 낙서판을 통해 모아본다. 5천명이 스쳐간 다방에 갖가지 사연 담은 책5권 3년전부터 『젊은이들의 광장을 마련하기 위해서』대천(大川)에 「비치」다방을 시작했다는 이희조(李喜朝)(외대(外大)3년)은 텅빈 바닷가를 내다보며 올해「피서지에서 생긴일」들을 들려준다. 그러면서 아무렇게나 철한 두툼한 낙서책 5권을 내준다. 늦장마 덕분에 별로 재미를 못보았다는 올해 대천해수욕장 경기지만 그래도 5천여명의 젊은이들이 거쳐갔다는 「비치」다방에 그들이 남기고간 낙서사연들. 8절 백지위에 「사인·펜」「볼·펜」「매직·펜」만년필, 심지어는 연필까지 동원해서 끄적여 놓은 글과 그림들. 『이것들(낙서)을 보는 재미에 혼자 남고 말았읍니다. 이제 슬슬 나도 짐을 꾸려야겠읍니다. 올 여름 대천얘기는 이속에 다 들어있으니 읽어보십시오』 「비치」다방 주인겸 「마담」겸 「플레이어」인 이(李)군의 얼굴에 아쉬움이 어리는 것 같다. 즐겁게 놀기 전에 우선 네주머니부터 살펴봐라, 멍청아! 아마도 이 친구는 천방지축 모르고 놀다가 보니 예정일보다 훨씬 일찍 빈주머니가 됐던 모양. 뒤에 오는 후배들을 위해 선배로서 충고하고있다. 그러나 이 선배님의 충고를 귀담아 듣지 않은 후래자(後來者)가 있었던 모양이다. 형님말쌈이 옳은 줄 미처 몰랐읍니다. 멍청한 놈 셋이서 돈 털리고 알거지가 돼서 쫓겨 갑니다. -20·얼간이 3형제 얼간이 노릇 하고 간 친구가 이들 뿐만은 물론 아니었던 모양. 공갈조의 구애문(求愛文)도 있고 “왔노라 즐겼노라 가노라” 올해는 대천(大川)이 소천(小川)으로 변했구나. 멍만들고가는 사나이. 빈주머니를 달고 갈곳을 몰라하는 서글픈「캥거루」신세여! 오늘 가버린 세 마리 여우들. 어제 밤새 맥주 사줄 때는 한마디 언질도 없더니… 덕분에 중량급에서 초경량급으로 전락한 초라한 내 지갑. 즐거워야 할 피서지가 이상과 같이 주로「경제적」인 타격으로 우울하게 변해버린 경우도 많지만 색다른 이유 때문에 울고 간「케이스」도 많다. 살갗을 태우러 왔다가 마음만 태우고 가다. 제발 하느님이시여 이 못난 놈에게도 「걸·프렌드」라는「프레센트」를! 사람 환장하겄는디, 우짤고. 이 머스마들은 속 없이「코피」만 마시고 있을 참인가베. 바다에 오면 마음이 넓어지는 법. 소위「깡」을 부려보고 싶은 용기가 남녀 누구에게서나 절로 우러나오는가 보다. E大생이 난생 처음 술을 마셨어요. 알딸딸합니다. 그이와 나는 3일 전에 만났어요. 다음날 「키스」할 뻔 했어요. 오늘 난 어떻게 해야 좋겠어요? 너는 뭐냐? 나는 나다. -배짱 네것이 내것이고 내것도 내 것이다. -도둑놈 구애(求愛)작전도 가지가지. 그럴싸하게 자화상을 「스케치」한 옆에다 친절하게 숙소 약도와 함께 서울집 전화번호까지 적어놓은 세심파가 있는가 하면, 단도직입적으로 자기에게 오라는 식의 반 공갈조의 협박구애문까지 있다. 새나라의 처녀들은 일찍 시집갑니다. 아직까지 「쥔 없는 몸」은 옆 「덴뿌라」집으로 연락바랍니다. 대한민국에서 제일 질 좋은 「물건」다수 입하! 선착순. 빈털터리 한탄·우울한 푸념도 곳곳에 <찾습니다> 바닷가에서「척추」뼈 한개 잃었읍니다. 찾아주시는 분에겐 「갈비」뼈 한개 드리겠읍니다. 여관 207호실로 <자술서> 주소: ○○호텔 A특호실 성명 : 멀거니 (내가 항상 눈을 멀건히 뜨고 있어서 친구가 지어준 아호임) 상기 본인은 너무 외로와서 24일 밤12시부터 1시까지 고성, 괴성등으로 이름모를 처음만난 또한 친구와 주민(특히여자)들의 마음을 싱숭생숭「메이크」했기에 자술합니다. 현재 괴로움의 감옥에 갇힌 몸이오니 부드러운 구원의 손길을 목말라 합니다. 낙서를 해놓은 걸 보면 대개 그 사람의 인품은 물론 직업까지도 알수있다고 한다. 학생이라면 전공하는 학과를 통해 세상을 풀이해보려는 본능이 있는가 보다. 제길! H₂O + NaCl + MgCl₂ …나+자외선=깜둥이+쓰리고+아프고… -서을공대 하필이면 비오는 날 태어난 죄로 소금을 빚어야 했고, 하필이면 해뜨는 날 태어나서「아이스케키」장수가 됐고, 하필이면 빚갚는 날 태어나서 거지가 됐고, 하필이면 구름 낀 날 태어나서 대천에서 우울해야하는 인과관계. -J대 철학과 K생 5권의 낙서집 가운데서 가장 통쾌하며 시원한 낙서는「하니발」의 명언을 이용한『왔노라! 즐겼노라! 가노라!』였다. <대천에서 공영명(公英明)기자> [선데이서울 71년 8월 29일호 제4권 34호 통권 제 151호]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영원한 YMCA맨’ 전택부 선생이 말하는 스승 스코필드 박사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영원한 YMCA맨’ 전택부 선생이 말하는 스승 스코필드 박사

    ‘아, 스코필드 박사님/호랑이 할아버지 사모합니다./병상에 누워계실 때 찾아가 문안 드리면 ‘난 호랑이가 아니요, 고양이요’/임종이 가까워져서 찾아가 문안드리면/‘난 고양이가 아니요, 참새요.’하며 눈시울을 적시던 호랑이 할아버지, 지금도 할아버지를 사모합니다.’ 올해 아흔이 넘은 할아버지가 38년 전에 떠난 스승을 그리워하며 쓴 추모시 중 일부이다. 스코필드 박사는 프랭크 윌리엄 스코필드(Frank W.Schofield)로 일제 강점기 때 우리나라에서 의료, 선교, 독립운동 보도 등의 활동을 한 영국 출생의 캐나다인이다. 한국의 3·1운동을 적극 지지해 ‘34번째 민족대표’로 불렸고, 외국인으로는 유일하게 국립현충원에 안장됐다. 지난달 10일, 주한 캐나다대사관 1층 로비에서 스코필드 박사를 기리는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스코필드 박사가 1970년 4월12일 81세로 세상을 떠날 때 그의 임종을 끝까지 지켜봤던 오리 전택부(93) 선생은 이날 행사장에서 ‘호랑이 할아버지, 영원히 사랑합니다’라고 다시 한번 읊어 참석자들의 눈시울을 적시게 했다. 이날은 또 ‘호랑이 스코필드 동우회’(회장 정운찬 전 서울대총장) 발족식도 함께 열려 캐나다 대사관 신축건물 1층을 ‘스코필드 홀’로 명명했다. 행사에는 데이비드 피터슨 캐나다 토론토대 총장, 김국주 광복회 회장, 김한중 연세대 총장 등의 인사가 참석했다.‘호랑이 스코필드’는 한국명 ‘석호필(石虎弼)’의 ‘호(虎)’와 그의 강직한 성품을 기리는 뜻에서 이름 지었다. ‘영원한 YMCA맨’으로 불리는 오리 전택부 선생. 그는 해마다 이맘때면 어김없이 생각나는 두 사람이 있다. 스승 스코필드 박사와의 각별한 사제지간의 정이 그 첫번째. 그리고 ‘스승의 은혜’의 노랫말을 지은 아동문학가 강소천이다. 소천과는 한 고향에서 태어나 학교를 같이 다녔다. 함흥 영생고보 시절, 소천은 일본인 교사의 조선학생 차별대우에 항의해 동맹휴학을 주동했다가 퇴학당한 친구 오리 전택부를 통해 항일사상을 길렀다. 둘은 6·25전쟁으로 헤어졌다가 휴전 직후 서울에서 다시 만났는데, 오리는 기독교계에서 운영하는 어린이 잡지 ‘새벗’의 주간으로 있었다.1955년 오리가 ‘사상계’로 옮길 때 소천을 새벗의 주간으로 추천할 정도로 절친했다. 스승의 날을 앞두고, 경기도 남양주시 와부읍 도곡리에서 노년을 보내는 오리를 만났다. 그의 아호는 ‘전택부’의 오리 ‘부(鳧)’에서 따왔다. 어린 시절 오리의 부모가 귀엽다는 이유로 “오리야, 오리야!”라고도 불렀다. 한자로는 ‘나의 동리’라는 뜻에서 ‘오리(吾里)’로 적는다. 그의 집에 들어서자, 맨 먼저 벽에 걸린 김동리 선생의 친필 ‘낙도안덕(樂道安德)’이라는 글귀가 눈에 들어왔다. 궁금해 하자 오리는 “1975년 YMCA총무를 퇴임하면서 ‘무슨 재미로 사나’라는 에세이집을 출간했을 때 동리가 축사한 뒤 직접 써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스코필드 박사는 우리보다 더 우리 민족을 사랑하고 아꼈다며 스승을 회상했다. “2001년 4월20일, 주한 캐나다 대사관 주최로 스코필드 박사의 유품 전시회가 있었지요. 이때 보관해왔던 유서원문과 유품을 기증했습니다. 나더러 조사(弔詞)를 하라고 하기에 (앞에 언급된)‘호랑이 할아버지 사모합니다.’라고 읊었더니 그걸 전시장에 액자를 만들어 내걸더군요.” 스코필드 박사와의 인연은 오리가 서울YMCA총무를 맡았을 때였다. 당시 전택보 YMCA 이사장이 빈털터리나 다름없는데다 소아마비로 다리까지 불편해 절뚝거리는 스코필드 박사에게 승용차를 선뜻 선물했다. 이때 스코필드 박사는 서울대 수의과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면서 YMCA를 왕래했고 오리는 그를 스승으로 모셨다. ▶3·1운동 때 스코필드 박사는 어떤 역할을 했나요. “그 분이 1916년 선교사로 한국에 왔다가 3·1만세 때 죽거나 다친 많은 시민들을 위해 구호활동에 앞장섰습니다. 당시에는 세브란스병원 의과대학 교수였지요. 특히 경기도 화성군 제암리 사건 때 일본의 만행을 세상에 폭로했지요. 오늘 새로 밝힐 것도 있습니다. 그해 4월15일 3·1운동에 대한 보복으로 일본 병사들이 제암리 외에 화성군 수촌마을까지 급습했습니다. 교회당과 집집마다 사람을 가둬놓고 불을 질렀지요. 무차별 총질로 사람들이 집 밖으로 나와 불도 못 끄고 마을의 42가구 중 40가구의 식구들이 대부분 불에 타 죽었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스코필드 박사는 자전거로 수촌마을을 오고가며 부상자들을 치료했지요. 이로 인해 스코필드 박사는 국외로 추방됐는데 ‘끌 수 없는 불꽃’이란 책을 써서 한민족의 의거를 세계만방에 알렸지요. 광복 이후 우리 정부의 초청으로 한국에 와서 훈장을 받았습니다.” 오리는 이같은 스코필드 박사의 뜻을 기리기 위해 1976년 4월19일 수촌마을에 3·1운동 기념비를 세웠다. 이때 직접 비문을 지었다.‘호랑이는 죽어 가죽을 남기고, 인생은 죽어 이름을 남긴다고 하더니, 여기 마을 사람들은 호랑이와 의좋게 오래 살며, 길이 길이 낙원을 이루리라.’ ▶스코필드 박사는 동물도 무척 아꼈다고 하던데요. “맞아요. 하루는 침통한 표정으로 가만히 앉아 있기에 까닭을 물었더니 ‘내 동생이 죽었어.’라고 대답하더군요. 그래서 ‘캐나다에서 동생소식이 왔나요?’라고 다시 물었더니 ‘아니야, 내 동생이 창경원에 있잖아. 창경원에 문제 많아요, 그래서 내 동생이 죽었어.’라고 해요. 그날 아침 신문에 호랑이 한 마리가 죽었다는 신문을 보고 슬퍼했던 것입니다.” ▶유서에는 무엇이 담겨 있었나요. “모 고아원에 돈 얼마 주고,YMCA에는 얼마 주고, 누구누구에게는 얼마를 주라는 것이었습니다. 지갑을 열어봤더니 미화로 2500달러밖에 없었는데 주라는 돈은 4000달러 이상이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돈을 더 보태 유서대로 했지요. 평생 가난하게 살면서도 그 분은 많은 학생들과 고아들에게 돈을 주면서 ‘돈 없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야.’라고 하셨지요.” 스코필드 박사는 월남 이상재 선생을 무척 존경했다고 한다. 그리고 캐나다 출신 선교사 게일(G.S.Gale·연동교회 창설자)과 에비슨(O.R.Avison·세브란스의전 창설자) 등이 토론토대학의 선배이자 한국 YMCA창설자였기 때문에 오리에게 YMCA회관 재건에 쓰라며 30달러,50달러씩 돈을 자주 주었다고 한다. “돌아가실 때까지 그분은 서울대 관사에서 혼자 사셨지요. 자식 얘기가 나오면 ‘한국에 아들과 딸들이 많이 있잖아요.’라고 했습니다. 연금과 지지자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은 돈으로 여생을 보냈지만 1년 내내 옷 한 벌 사 입지 않고 그 돈을 모았다가 불우 이웃을 위해 썼습니다.” 오리는 스코필드 박사의 유지를 제대로 받들지 못한 것이 후회스럽다고 몇번 되뇌었다. 오리는 서울에서 살다가 두 달 전에 도곡리로 이사를 왔다. 서울여대 교수로 있는 아들이 새로 집을 지어 아버지를 모시고 살고 있는 것. 오리는 “아들이 어릴 적 우리 고향집처럼 지었어.”라면서 “나는 일제때 공산주의자였지…, 문익환, 장준하 등도 다 내 친구이고 후배였는데 먼저 갔어.”라고 덧없는 세월을 잠시 떠올린다. 그는 최근 ‘에세이문학’ 봄호에 자신의 마지막 글 ‘상사화의 비밀’이라는 수필을 썼다고 했다.100세까지 건강하게 사시라고 하자 “(인심)쓰는 김에 넉넉하게 200살로 하면 안 되겠나.”며 웃는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마당까지 배웅나온 오리는 “참, 스승의 날이라고 했지, 독립운동가였던 여천 이용설(1895∼1993) 선생 있잖아. 그분도 스코필드 박사를 스승으로 무척 존경했다고 꼭 좀 써줘.3·1운동으로 일본 경찰에 쫓길 때 스코필드 박사가 많이 도와주셨거든.”이라고 했다. 인물전문기자 km@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소천아동문학상에 이창건씨

    교학사가 주관하는 제40회 소천아동문학상 수상자로 동시 작가 이창건(57)씨가 3일 선정됐다. 수상작은 동시집 ‘소망’. 올해로 3회째인 신인상은 장편동화 ‘모자 쓴 고양이 따로’를 쓴 오은영(49)씨가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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