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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대 女, 은밀한 곳에서 권총과 마약이

    20대 女, 은밀한 곳에서 권총과 마약이

    신체 앞뒤 은밀한 곳에 무기와 마약을 숨겨 갖고 있던 여자가 긴 시간 교도소 신세를 지게 됐다. 최근 미국 오클라호마주(州) 폰토톡 카운티 법원은 지난 3월 체포된 크리스티 해리스(28)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해리스는 자동차를 타고 가다 경찰 검문에 걸리면서 체포됐다. 경찰은 자동차 안에서 필로폰, 마약 기구, 권총과 탄약 등을 발견했다.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다. 교소도로 끌려간 그는 생리 중이라고 핑계를 대며 속옷을 벗지 않겠다고 완강히 버텼다. 경찰은 이 말을 순순히 믿지 않았다. 그녀 곁은 맴돌던 탐지견이 컹컹 짖으며 무언가 검사를 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계속 보냈기 때문이다. 결국 여경들이 붙어 신체검사를 실시한 결과 해리스의 몸에서 권총과 마약이 또 나왔다. 그는 자신의 은밀한 곳에 총알이 장전된 권총을, 항문에는 봉지에 든 마약을 숨겨두고 있었다. 해리스는 재판에 넘겨져 총기와 마약류 소지와 교도소 밀반입 미수 등의 혐의로 징역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그에게 1300달러(약 146만원)의 벌금도 내도록 했다. 사진=허핑턴포스트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안전한 결제수단” vs “IT기술 정체”…‘공인인증서 집착’ 13년만에 버릴까

    “안전한 결제수단” vs “IT기술 정체”…‘공인인증서 집착’ 13년만에 버릴까

    “정태영 사장님, 틀렸습니다. 금융회사에서 공인인증서 사용은 반드시 강제되지 않습니다.” 이달 초 트위터에서는 정보기술(IT) 전문가와 금융회사 대표(CEO) 간 작은 설전이 있었다. 30만원 이상 전자상거래,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활용한 은행 거래, 연말정산과 세금납부 등 국세청 업무에 활용되는 공인인증서에 관한 논쟁이다. 2010년 전후 치열했던 ‘공인인증서 사용 강제 규정 폐지 논쟁’의 재점화다. 한글과 컴퓨터 창업자인 이찬진 드림위즈 대표가 현대카드의 정태영 사장에게 “액티브X와 공인인증서 없이도 결제가 잘 되는 ‘알라딘’에서 조용필 앨범을 샀다”며 현대카드가 공인인증서 보안을 채택한 탓에 다른 카드를 썼다는 내용의 트위트로 포문을 열었다. 이에 정 사장이 “말씀하신 결제방법은 규제상 허용되는 안전한 방법이 아니다”라고 응수했다. 오픈넷의 김기창 고려대 법대 교수가 끼어들었다. 김 교수는 자신의 트위터와 오픈넷 홈페이지를 통해 “30만원 이상 결제는 공인인증서가 필수라는 ‘카더라 통신’이 보안업계에서 ‘구전’되고 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면서 “이런 오해로 인해 공인인증서 보안체계가 유지되면서 국내 웹 환경이 기형이 되고, 한국의 IT 기술이 정체됐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법대 교수이면서 IT 분야인 웹상에서의 표현의 자유 확보, 공인인증서 폐지 운동 등을 하는 오픈넷을 이끄는 이색 이력의 소유자다. 1990년부터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에서 연구원과 교수를 지냈는데 2002년 귀국한 뒤 액티브X 보안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한 한국 인터넷에서 은행 업무와 상거래 관련 업무를 전혀 처리하지 못했던 ‘생활의 불편’이 그를 오픈넷으로 이끌었다. 상거래에 공인인증서를 쓰는 한국만의 표준이 국제 보안 표준과 동떨어진 상황을, 육지와 멀리 떨어져 유일한 종이 많은 덕분에 다윈이 진화론을 연구할 수 있었던 섬에 빗대 ‘갈라파고스 한국’이라고 하는데, 이를 몸소 느꼈던 셈이다. 갈라파고스의 새들이 섬 안에서 독특함을 자각하지 못했듯 국내에서도 공인인증서가 한국의 독특한 보안체계라는 점을 2009년 11월 ‘아이폰’이란 외부충격이 가해질 때까지 자각하지 못했다. 애플이 만든 아이폰에는 인터넷브라우저로 마이크로소프트(MS)의 ‘인터넷익스플로러’(IE)가 아닌 애플의 ‘사파리’가 깔렸는데, 사파리에서 MS가 만든 보안장치인 액티브X가 가동되지 않았고 공인인증서도 작동되지 않았다. 결국 2011년 전자금융감독규정이 개정되며 금융회사들이 공인인증서 외 보안프로그램을 채택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지난 5월 국회에서 공인인증제도를 폐지하는 내용의 법률안이 발의된 것은 전자금융감독규정 개정 2년 뒤인 현재까지 공인인증서가 여전히 금융회사의 유일한 보안법으로 유지되고 있어서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15일 “금감원의 인증방식평가위원회를 통과한 공인인증서와 동등한 수준의 보안 기술을 금융회사가 쓸 수 있지만, 2년 동안 한 건의 기술 요청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지난 5월 이종걸·최재천 민주당 의원은 “정부 주도 인증제도를 폐지해야 한다”며 한층 강화된 법안을 제출한 것이다. 공인인증서 폐지를 주장하는 이유는 2년 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첫째, PC에 보안프로그램을 깔게 하는 공인인증서와 액티브X 체계로 인해 PC마다 악성코드가 난무하고 공인인증서 유출로 인한 금융피해가 빈번하다는 주장이다. 공인인증서 폐지론자들은 지난 2007년 공인인증서 5000여장이 유출되는 등 일단 PC에 깔린 공인인증서를 복사해 유출하는 범죄가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둘째, 공인인증서 일변도 정책으로 국내 보안기술이 답보 상태라는 의견도 있다. 김 교수는 “기술진보 속도가 빠른 IT 분야에서 정부가 특정 기술과 서비스를 사용하도록 강요할 경우 새로운 기술 등장과 기술 혁신을 저해하게 된다”고 말했다. 셋째, 공인인증서 체계에서는 피싱 사기 등 사고 거래의 책임이 개인에게 지워진다는 점이 부당하다는 시각이다. 최근 ‘도난당한 패스워드’라는 웹툰 서적을 발간한 김인성 한양대 교수는 “해외에서 많이 쓰는 암호통신기술(SSL) 방식은 브라우저와 서버 간 통신에서 정보를 암호화해 도중에 해킹을 통해 정보가 유출되더라도 정보 내용을 보호해 주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방식에서는 보안 사고가 터졌을 때 암호화 책임을 다하지 못한 기업 측에 책임을 물을 소지가 크다. 반면 PC에 까는 공인인증서 체계를 쓰는 국내에서는 보안 사고가 났을 때 인증서 관리를 제대로 못했다며 개인에게 책임을 묻는 판결이 나오고 있다. 넷째, 공인인증서 관리의 투명성 문제가 제기됐다. 공인인증서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관리하는 게 적절한지와 함께 최근에는 공인인증서 시장 점유율이 75%인 금융결제원과 관리·감독기관인 금융위 간 유착 의혹도 나왔다. 금융위 출신들이 금융결제원 감사로 가서 3년 동안 10억여원의 보수를 받는 관행 때문이다. 최근 전치형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 등 대학교수 300여명이 공인인증서 폐지를 위한 법률 개정안에 지지 의사를 밝혔고,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도 국회에서 정부 주도 공인인증제 폐지를 약속하며 공인인증서 폐지 논의가 힘을 얻어가고 있다. 하지만 이미 13년째 사용 중인 공인인증서 폐기 후 대혼란이 일어날 것이란 반론도 만만치 않다. 관련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더라도 금융회사들이 공인인증서 대신 다른 보안 프로그램을 받아들일지 역시 불확실하다. ‘공인인증서 없는 세상’이 실현되기까지는 변수가 아직 많다는 얘기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개고기 문화 종식” 백악관에 청원

    미국 백악관 온라인 청원 코너에 “한국의 개고기 문화를 종식시켜 달라”는 내용의 청원이 올라와 14일(현지시간) 현재 600여명이 서명에 동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청원 내용 중에는 일부 한국인들이 고양이를 압력밥솥에 넣어 즙을 만들어 먹는다는 등의 극도로 혐오스러운 내용도 포함돼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백악관 홈페이지 청원코너 ‘위 더 피플’(We the People)에 지난 8일 JD라는 사람이 올린 청원의 제목은 ‘한국 내 음식 고문(torture)문화’에 대처하라. 불법적인 10억 달러대의 개고기 거래가 종식되도록 (백악관이) 개입해 달라’이다. 청원자는 자신을 ‘국제 개와 고양이 고기 거래 보호단체’(WPDCMT) 소속으로 소개한 뒤 “올 여름 한국의 개고기 시장에서 1만 5000마리의 개가 매일같이 공공연하게 전기감전사하고 산 채로 가죽이 벗겨지는 등 고문을 당할 것”이라며 미국 정부가 이 문제에 대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원은 특히 “고양이들이 산 채로 압력밥솥에 넣어져 수프로 만들어진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문화적 차이가 아니라 불법적이고 규제를 받지 않는 10억 달러대의 산업”이라면서 “이 동물들은 가장 비위생적인 조건의 농장에서 길러졌거나 누군가로부터 훔쳤거나 애완동물로 길러졌던 것들”이라고 했다. 또 “이 동물들은 광견병 테스트도 받지 않고 규제 사각지대의 항생물질을 주사받고 있다”면서 “미국이 지금 이런 폭력적 성향을 가진 나라와 무역하는 바람에 미국인들은 근근이 살아가느라 고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청원은 이날 자정 현재 614명이 서명에 동참했다. 서명자들의 주소지는 대부분 뉴욕, 애틀랜타, 애리조나 등 미국이다. 청원이 제기된 날짜로부터 한달(다음 달 7일) 안에 총 10만명이 서명에 동참하면 백악관은 청원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아야 한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5급 민간경력자 일괄채용 16~25일 접수… 100명 선발

    민간에서 다양한 현장 경험을 쌓은 인재를 5급 공무원으로 채용하는 ‘5급 민간경력자 일괄채용시험’의 원서 접수가 16~25일 사이버국가고시센터를 통해 실시된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올해는 34개 부처, 70개 직무 분야에서 모두 100명을 선발할 예정이며 응시 자격은 관리자 3년 또는 일반 경력 10년 이상, 박사학위 또는 4년 이상 경력의 석사학위, 자격증 소지 세 가지 가운데 하나만 만족하면 된다. 원서 접수 이후 9월 7일 1차 필기시험, 2차 서류전형, 내년 1월 9~11일 3차 면접시험 순으로 채용 절차가 진행된다. 지난 2년간 5급 민간경력채용제도를 통해 다목적 정지궤도 위성 개발 참여자, 일등 항해사, 아랍 현지 건설 근무자 등이 공무원으로 채용돼 공직사회의 전문성을 확대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우리가 알고 있는 프랑스 혁명은 없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프랑스 혁명은 없었다”

    “모든 혁명은 배반당한 혁명이다.” 1960년대 서구 학생운동의 정신적 지주이자 프랑크푸르트학파의 거두인 철학자 허버트 마르쿠제. 그는 지배계급으로부터 승리를 쟁취해야 할 모든 혁명이 숙명적으로 패배의 요인을 품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모순이지만, 일면 시행착오를 통한 역사발전이란 긍정적 요소도 갖고 있다. 그렇다면 혁명의 불임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의 모습은 어떠한가. 한때 인기를 끌던 학부 교양과목인 ‘시민사회와 혁명’은 강단에서 썰물처럼 밀려났고, ‘철 지난 혁명’의 기억은 겨울바다처럼 쓸쓸한 추억으로 남았다. ‘원조혁명’으로 불리는 프랑스 대혁명의 원죄는 아닐까. 중앙대 역사학과 교수인 저자는 “우리 아버지 세대가 숨 가쁘게 달음박질쳤던 4·19혁명과 그 아들딸들이 계승했던 1987년 6월 항쟁의 기억은 정녕 사라졌는가”란 물음의 화두를 던진다. 역사학계에선 1789년 7월 14일 바스티유 감옥 탈취 사건으로 불거진 200년도 더 된 혁명을 바라보는 시각이 엇갈린다. 혁명의 순수성을 강조하는 마르크스주의적 시선과 감춰진 이면을 짚어낸 수정주의가 충돌한다. 이는 역설적으로 더욱 풍부한 역사적 해석을 낳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저자는 수정주의적 해석에 힘을 싣는다. “우리가 알고 있는 프랑스 혁명은 없다”고 단언한다. 프랑스 혁명은 지적 모험가들이 탐험을 멈추지 말아야 할 미지의 세계라는 이야기도 서슴지 않는다. 예컨대 프랑스 혁명은 식민지 유색 인종과 여성을 배반했다. 당시 프랑스 식민지였던 생도맹그(현 아이티공화국)에서 18세기 말 해방운동이 일어났을 때 혁명정부는 노예 해방보다 국가 이익을 우선시한다. 1791년 봉기 때 처형된 흑인 노예의 소지품에선 인권선언문이 발견됐다. 그만큼 카리브해의 흑인 노예들에게 자유와 평등은 신분제 철폐로 이해됐다. 하지만 프랑스 공화주의자들은 달랐다. ‘제3신분이란 무엇인가’의 저자로 프랑스 혁명의 이데올로그였던 E J 시에예스는 “흑인과 원숭이를 교배시켜 노동전문계급을 만들어 프랑스 노동계층을 노동의 굴레로부터 해방시키자”고 주장했다. 프랑스 혁명사에서 아이티 혁명과 흑인 노예제가 오랫동안 의도적으로 은폐된 이유다. 흑인 반란군의 힘이 세지고 백인 농장주들이 영국, 스페인과 동맹을 맺자 혁명정부는 아이티에서 노예 해방과 노예제 폐지를 조건부로 허락한다. 인권선언의 결과라기보다 식민지를 지키기 위한 궁여지책이었다. 프랑스 혁명 이후 여성들의 영역도 가사, 육아와 같은 영역으로 축소된다. 혁명 이후 나폴레옹 1세가 등장하자 여성 관련 법률은 약화되거나 폐지됐다 나폴레옹 민법은 가장이 원하면 아내와 자녀를 교정원에 감금할 수 있도록 했다. ‘성격 차이에 의한 이혼’이 불허되고, 아내가 간음할 때 남편이 살해할 수 있는 권리도 주어졌다. 초기에 당당하고 주체적인 대접을 받던 프랑스 여성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반동분자로 전락했다. 참정권도 주변국보다 30여년 늦은 1940년대에야 얻을 수 있었다. 프랑스 혁명이 오히려 여성운동을 억압하는 못된 산파 노릇을 한 셈이다. 그렇다면 혁명이 외친 자유·평등·우애는 누구를 위한 것인가. 1789~1795년 세 차례에 걸쳐 발표된 인권선언은 ‘인간이면 누구나 누려야 할 권리’를 말하지 않았다. 보편주의는 남성, 백인, 유산계층에만 적용됐다. 저자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프랑스 혁명은 세계 인권 발전에 오히려 나쁜 기억과 유산을 남겼다고 주장한다. 여기서 물음 하나. 지난해 대선을 전후해 국내에서 600만명의 관객을 불러모은 영화 ‘레 미제라블’의 배경은 과연 프랑스 혁명일까. 엄밀히 따지면 영화의 배경은 프랑스 혁명이 아니다. 영화 도입부에 장발장이 석방되던 해는 왕정복고기(1814~1848)의 초입인 1815년이다. 영화 후반부의 파리 시가전도 1832년의 일이다. 저자는 레 미제라블에 등장하는 민중은 프랑스 대혁명의 후손들이라고 말한다. 1789년 혁명과 1848년 혁명 사이에 낀 소위 ‘1820년 세대’라는 것이다. 이들은 1792~1803년 사이에 출생한 사람들이다. 원조혁명을 마중물 삼아 부르봉 왕가 타도를 사명으로 삼았다. 저자는 나폴레옹 키드인 ‘1820년 세대’와 박정희 키드인 우리나라의 ‘386세대’를 비교한다. 독재타도에 젊음을 바쳤지만 공통점은 딱 여기까지라고 했다. 박제화된 혁명의 기억, 혁명의 퇴보가 ‘386세대’의 특징이란 이야기다. 혁명은 성공하거나 실패하는 과거완료형 사건이 아니라 장기지속적이며 진행형인 미완의 프로젝트일지도 모른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커버스토리-대한민국은 힐링 중] 공정여행·도시농업 등 맞춤형 치유… 나는 ‘행동파 힐링族’이다

    [커버스토리-대한민국은 힐링 중] 공정여행·도시농업 등 맞춤형 치유… 나는 ‘행동파 힐링族’이다

    5년차 직장인 최연진(29·여)씨는 다가오는 여름휴가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올해 유독 설레는 이유는 진정한 ‘힐링’을 위해 온전히 시간을 쓰겠다는 계획을 세워뒀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여름휴가를 이용해 힐링 여행을 떠났던 최씨는 올해 직접 기획한 3박4일간의 색다른 힐링 여행을 떠나기로 결심했다. 라오스의 북쪽 도시 루앙 프라방으로 홀로 여행을 떠나는 최씨는 매일 거리에서 진행되는 아침 공양 ‘탁밧’에 참여하는 것을 이번 여행의 목표로 세웠다. 탁밧은 라오스인들이 길가에서 무릎을 꿇고 음식과 현금 등을 준비해 승려들에게 공양하는 문화다. 충분한 수면과 휴식, 해외 유명 관광지로 떠나는 여행도 좋지만 진정한 휴가의 의미를 살리기 위해서는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를 다스리고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 절실하다고 느꼈다. 최씨는 “지난해는 1박2일간 치유 음악 힐링 여행을 다녀왔는데, 조용한 숲 속에서 나무에 기대어 자연의 소리를 들으면 심신이 정화되는 기분이었다”면서 “일년에 한 차례라도 내가 살아온 삶과 주변 인간관계를 돌이켜보는 시간을 갖는 것이 생활에 활력소가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힐링 열풍이 불면서 자신만의 힐링법을 스스로 찾아가는 ‘행동하는 힐링족’들이 늘고 있다. ‘힐링 1.0’이 유명 인사의 ‘토크 콘서트’나 치유의 메시지를 담긴 독서 열풍이었다면 최근엔 여행과 놀이, 인간관계 등을 통해 스트레스를 줄이고 치유를 받는 적극적인 ‘힐링 2.0’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 사회적기업 ‘노매드 힐링 트래블’의 윤용인 대표는 12일 “우리 사회에 힐링 열풍이 지속되면서 적극적으로 힐링 방법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최근에는 기업의 워크숍에도 마음 다스리기, 힐링이 접목되면서 단체로 힐링 여행을 오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단순히 힐링이라는 이름만 붙인 여행을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같은 목적을 가진 여행객들이 함께 걷거나 명상하고 치유의 시간을 가지면서 서로에게 위안을 받는다”고 밝혔다. 행동하는 힐링족이 늘어난 것은 인간관계의 회복과 소통을 중시하는 ‘힐링 2.0’이 등장하면서부터다. 공정 여행을 통해 소비가 아닌 관계 형성을 시도하거나 도시 농업을 하면서 가족 간의 소통, 시간 공유 등을 추구하는 ‘대안 힐링’이 떠오르면서 자신만의 힐링 방법을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늘었다. 13년차 중소기업 과장 윤재원(42)씨는 지난해부터 시작한 농사일을 통해 힐링을 찾고 있다. 하루 걸러 돌아오는 야근과 회식으로 평일 내내 체력과 기력을 모두 소진하지만 주말 아침 농장에 나가 풀과 흙을 만지고 밟다 보면 재충전을 하는 기분이 든다고 한다. 윤씨는 “주말 농장을 시작한 뒤 몸은 더 고되지만 마음이 편하다는 게 무엇인지를 깨달았다”면서 “농장에 나오면 자연스레 가족 간에 대화를 많이 하고, 밭에서 수확한 토마토나 감자를 먹으면서 가족 간에 친밀감도 높아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당초 자녀 교육을 위해 시작한 주말 농장이지만 윤씨는 매주 토요일 오전 9시에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10평 남짓한 텃밭으로 향한다. 대학원생 이모(30·여)씨는 자신만의 힐링 방법으로 ‘인터넷 끊기’라는 방법을 찾았다. 블로그를 활발히 운영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남과 비교하는 사고방식에 빠졌던 것이 스트레스의 주요 원인이라는 생각에서다. 이씨는 “20대 후반에 남보다 늦게 학부를 졸업하면서 취업과 결혼 등에서 뒤처졌다는 스트레스 탓에 많이 힘들었는데, 한 달 정도 홀로 여행을 다녀온 뒤 마음의 위안을 얻었다”면서 “타인과 비교하지 않는 생활 태도가 가장 힐링이 되는 삶이라는 걸 느꼈다”고 고백했다. 여행에서 돌아온 이씨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스마트폰을 인터넷이 불가능한 2세대(2G) 휴대전화로 바꾼 것이었다. 인터넷을 많이 할수록 불필요한 정보에 노출되기 쉽고, 다른 사람이 운영하는 블로그를 보면서 자신보다 많이 갖고, 더 많이 누리는 사람들과 자주 비교했기 때문이다. 이씨는 “힐링의 첫 단계는 늘 자신만의 페이스를 유지하며 사는 것”이라면서 “힐링 여행, 힐링 푸드 등 힐링이라는 단어를 붙인 많은 프로그램들이 있지만 결국 나에게 적합한 방법은 스스로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람들의 달라진 요구에 맞춰 힐링 여행과 힐링 체험 등 다양한 힐링 프로그램도 전문적인 맞춤형으로 진화하고 있다. 힐링 여행을 위해 한적한 시골 마을이나 숲길 등 도시와 동떨어진 조용한 환경을 제공했던 예전과 달리 최근에는 심리상담가나 치유사, 음악심리치료사, 요가 강사 등 이른바 ‘힐러’(Healer)의 역할이 부각되고 있다. 치유자라는 뜻을 가진 힐러는 단순한 멘토의 역할을 넘어 명상이나 상담, 마음 치유 등에 전문적인 지식을 제공한다. 일반적으로 가이드가 동행하는 여행 프로그램처럼 힐링 여행은 명상과 심리, 상담 등을 전공하고, 최소 3년 이상 현장에서 경험을 쌓은 석·박사 학위 소지자인 힐러를 현장에 투입한다. 힐러는 여행하는 동안 동반자들이 스스로 자기 내면에 자리 잡고 있는 불편한 점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하고, 이를 밖으로 끌어내도록 도와준다. 또 그 자리를 편안하고 행복하기 위한 것들로 다시 채우도록 방법도 제시한다. 쉽고 효과적으로 힐링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이다. 힐러로 활동하는 이정호 영산대학교 평생교육원 마음챙김명상 강사는 “기존의 여행 가이드는 관광지를 소개하고 안내하는 역할이었다면 힐링 여행의 힐러는 여행공간에 가서 자기 자신의 내적 경험을 통해 사람들의 마음을 다루어주는 역할”이라면서 “여행을 통해 진정한 힐링을 하기 위해서는 여행이나 음악, 명상 등 방법과는 상관없이 자신의 내면을 친절하게 들여다보는 시간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2차 무역투자진흥회의] ‘대못 규제’ 5개 뽑아 10조 투자 유도

    지난 5월 1단계 방안 발표 이후 약 70일 만에 나온 2단계 투자 활성화 방안은 입지규제 해소에 중점을 두고 있다. 녹지 공장 증설 대책이나 입지규제 체계를 개선하는 데 집중돼 있다. 정부는 기업들이 투자에 가장 큰 부담을 느끼는 분야가 입지규제였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대규모 기업 프로젝트를 막는 이른바 ‘대못’ 규제 5건을 없애 대규모 신규 투자를 유도한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1차 때처럼 대형 프로젝트 애로 사항 해소를 첫머리에 뒀다. 1차 6건 11조원 규모에 이어 이번엔 5건 9조 6000억원 규모다. 합치면 20조원이 넘는다. 그 안에 입지규제 개선, 융복합 촉진을 위한 규제·제도 개선, 혁신도시 개발 촉진 등을 담았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5월에 발표한 1단계 대책이 단기해결 과제 중심이었다면 2단계는 체계적이고 구조적인 제도개선에 초점을 맞췄다”면서 “우리 경제의 체질을 개선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5대 대형 프로젝트 애로 사항 중 녹지를 해제해 기업의 공장 증설을 지원하는 방안이 가장 큰 규모로 기업 투자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착공 후 3년간 5조원의 투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정은보 기재부 차관보는 “기업들이 가장 큰 부담을 느끼는 게 입지규제 분야이고 최근 그 부담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녹지 공장 증설(5조원), 준설토 처리 지원을 통한 바닷가 공장 증설(2조원), 바이오·관광 특구 내 자동차 연구시설 설치(6000억원) 등 5대 대형 프로젝트도 입지규제와 맞닿아 있다. 개발 수요가 많은 계획관리지역에 대해 법령에서 금지한 건축물을 제외하고 모두 허용하는 ‘네거티브 방식’으로 입지규제를 전환하는 것도 큰 변화다. 하지만 입지규제를 크게 완화해 놓고도 투자 활성화에 성공하지 못할 경우 공연히 부동산 난개발만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미 1994년 준농림지역(전 국토의 27%) 규제를 네거티브로 전환해 나홀로아파트, 음식점, 숙박업체 등이 난립한 바 있다. 정부도 이런 점을 인식하고 있다. 정 차관보는 “입지규제를 네거티브로 전환하지만 규제는 현재와 유사한 수준을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투자 활성화 대책이 설비투자보다 건설이나 부동산에만 쏠린다는 우려도 나온다. 하지만 정부는 기업이 투자에 어려움을 느끼는 실질적인 ‘대못’을 가려낸 결과라는 반응이다. 이번 투자 활성화 방안의 현실화에서 변수는 국회다. 1차 방안에 포함됐던 ‘지주회사 규제 개선책’의 경우 대기업 특혜 소지가 있다는 일부 반대 의견으로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한 상태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주민이 부르면 무조건 달려갈 거야

    충북 제천시가 경찰서나 군부대의 기동대를 본뜬 민원 처리 기동대를 운영해 호응을 얻고 있다. 9일 시에 따르면 주민들의 생활 속 불편을 신속히 처리하기 위해 지난해 12월부터 친서민 민원 처리 기동대를 운영하자 주민들의 감사 편지 등이 잇따르고 있다. 이 기동대는 55세 이상 고령자 가운데 전기 설비, 보일러, 용접 등의 자격증을 소지한 시민 6명으로 구성됐다. 민원이 접수되면 이들은 2명이 1개 팀을 이뤄 현장에 나간다. 기동대라는 이름에 걸맞게 민원이 접수되면 처리 중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접수와 동시에 ‘총알 출동’해 처리한다. 서비스는 공짜에 가깝다. 일반인들은 재료비만 부담하면 되고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 저소득 독거노인은 1회에 한해 10만원까지 재료비도 지원된다. 기동대가 운영을 시작하자 민원이 쇄도해 올해 상반기에만 752건을 처리했다. 하루 평균 4건의 민원이 접수되고 있는 셈이다. 기동대가 그동안 처리한 민원은 간단한 못 박기부터 창문틀 보수, 전구 교체, 막힌 세면대 뚫기, 조경수 자르기, 수도꼭지나 샤워기 교체, 타일 수리 등 다양하다. 시민들이 불편함을 느끼면서도 돈이 아까워 기술자를 부르지 못한 채 속만 태우던 것들이다. 한 시민은 “친정어머니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자꾸 깜박이는 전등을 누가 고쳐 주고 갔다며 좋아하시더라고요. 멀리 산다는 이유로 잘 챙겨 드리지 못해 너무 죄송했는데 이런 서비스를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기동대 파이팅”이란 글을 홈페이지에 남겼다. 시의 전화 만족도 조사에서도 칭찬 일색이다. 기동대는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토요일은 오후 2시까지 출동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긴급한 민원이 발생하면 언제든지 달려간다. 기동대원들은 한달에 150만원의 급여를 받는다. 박재은 시 건축신고팀장은 “고령자 일자리 창출과 생활 속 불편 해결을 동시에 해결하기 위해 기동대를 구성하게 됐다”면서 “기동대원들도 고마워하는 이웃들을 보면서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제천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10년 된 낡은 ‘민간구급차’ 운행제한

    보건복지부는 응급 약품과 의료장비는 물론 응급구조사조차 두지 않고 운행하는 이른바 ‘깡통 구급차’를 대대적으로 정비하기로 했다고 8일 밝혔다. 복지부는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을 마련해 공청회 등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내년 6월부터 시행할 방침이다. 7월 현재 구급차는 소방방재청 119구조대 1254대, 의료기관 3170대, 민간 이송업체 777대, 대한구조봉사회가 271대 등을 운영하고 있다. 개정안을 보면 복지부는 구급차 차량 연령(차령)을 9년 이하로 제한하는 규정을 신설했다. 현재 ‘119구급차’는 5년,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에 의한 사업용 승합 자동차는 9년으로 차령 제한이 있지만 구급차에는 이런 차령 제한이 없다. 특히 응급환자 이송을 목적사업으로 하는 유일한 사회복지법인인 대한구조봉사회는 소속 구급차 271대 중에 무려 77%가 9년이 넘은 차량들이다. 대한구조봉사회는 시도지사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민간 이송업체와는 달리 관리감독의 사각지대에 놓여 기본 재산보다 부채가 더 많은 등 방만한 운영으로 비판 받고 있다. 지난 18년간 동결됐던 이송료도 인상하기로 했다. 앞으로 민간 구급차의 이송료는 평균 주행거리인 50㎞를 운행하면 일반 구급차는 5만 2000원에서 7만원으로, 특수 구급차는 9만원에서 12만 7000원으로 인상된다. 민간 구급차에는 반드시 미터기와 카드 결제기를 장착하도록 의무화해 이송료 과다 징수 소지를 차단하기로 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기고] 국정조사와 국정원 개혁 방향/문순보 세종연구소 연구위원

    [기고] 국정조사와 국정원 개혁 방향/문순보 세종연구소 연구위원

    최고 정보기관인 국가정보원이 수난의 시대를 맞고 있다. 지난 대선 때의 정치 개입 의혹부터 최근의 정상회담 대화록 공개에 이르기까지 전대미문의 사건들로 시끄럽다. 최근 여야 정치권에서 국정원 댓글사건과 관련해 45일간의 국정조사를 실시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국정원의 미래는 수술대 위에 오르게 됐다. 그러나 최근 남북관계를 고려할 때 국가안보와 방첩활동을 담당하는 정보기관의 위상을 깎아내리고 심지어 조직의 폐지까지 주장하는 것은 과도한 처사라 생각된다. 국정원에 집중되는 비난의 시선과 온갖 의혹에도 불구하고 국가의 정보기관은 필수적인 존재다. 북한이 다양한 도발 위협을 가하고 남남갈등을 조장하려는 현실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가령 야권 일각에서 제기되는 주장처럼 국정원 조직을 해체할 경우 6·25 사이버공격 같은 북한의 은밀한 도발을 어떻게 감지하고 대응할 것인가. 실제로 국정원은 최근의 혼란상과 비난에 대한 대응책에 고심하다 지난 6·25 사이버 공격을 사전에 감지하지도 못하는 등 본연의 업무에 소홀한 모습을 보인 것 같다. 야권에서는 최근 국정원장의 탄핵과 조직 해체까지 거론하며 정보기관의 부도덕성을 연일 질타하고 있다. 심지어 야권에서는 장외투쟁까지 벌이며 국정원 개혁을 위한 여론몰이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북한의 ‘구국전선’이 대선 무효 및 정권 퇴진을 부추기는 촛불시위를 선동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면 야권의 국정원 단죄 의지가 북한의 남남갈등 조성 전략에 이용당하여 퇴색되거나 자칫 변질될 우려가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 향후 전개될 국정조사에서는 국정원의 정치 개입 의혹과 관련하여 사실관계를 토대로 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국정원 개혁의 방향은 정보기관의 전문성을 최대한 살리되 조직의 정치 개입이나 정치 사찰은 엄격히 규제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들을 도출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 국정원의 전문성이란 대북정보 수집 외에도 종북세력 및 간첩 활동을 차단하고 국가안보를 위한 파수꾼의 역할을 담당하는 것을 말한다. 이 같은 전문성을 넘어 국정원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남용하며 민주주의에 역행할 소지는 확실히 규제돼야 한다. 그러나 국정조사 정국이 정보기관에 대한 민주적 통제라는 이름하에 국정원을 무력화시키려는 시도로 변질돼서는 안 된다. 북한까지 ‘국정원 죽이기’에 나선 마당에 정치권에서마저 조직의 폐지 등 극단적 처방을 논의한다면 조직 구성원들의 사기 저하와 업무 위축 등 국익을 저해하는 또 다른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자유와 민주, 인권이라는 지상가치도 따지고 보면 국가안보가 충만히 보장될 때 추구될 수 있는 가치들이다. 국가의 안위가 흔들린다면 그런 가치들도 ‘빛 좋은 개살구’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이번 국정조사를 통해 조직 운영상에 문제점이 드러났다면 정치권은 그것을 시정하는 노력을 통해 국정원을 한 차원 성숙된 정보조직으로 거듭나게 해야 한다. 국정원이 국민의 신뢰를 받는 진정한 정보조직의 위상을 갖추도록 관련 법안을 정비하고 정보기관으로서의 특수성과 기능을 제도적으로 정비할 때, 국정원은 새롭게 태어날 수 있을 것이다.
  • [사설] 정당 정책연구소 기부금 허용 부작용 없겠나

    새누리당이 여의도연구소(여연)를 비롯한 여야 각 정당 정책연구소의 기부금 허용을 위한 법 개정에 나섰다. 여연 소장 출신인 여당의 김광림 의원은 어제 정당 정책연구소가 후원회 운영을 통해 모금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수익사업도 가능하도록 하는 내용의 정치자금법·정당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정책 정당을 육성한다는 명분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미 소속 정당을 통해 각 당의 정책연구소에 국고보조금이 들어가고 있는 마당에 이런 법 개정은 또 다른 부작용이 생기지 않을지를 짚어 보면서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본다. 새누리당이 ‘정책 정당’ 등을 선도하는 싱크탱크를 만들겠다며 여연의 혁신을 꾀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긴 하다. 여당뿐 아니라 야당 연구소도 선거를 앞두고 여론조사의 기능과 선거전략 짜기 등의 역할에만 한정되지 않고 국민의 삶과 직결되거나 국가의 장래가 걸린 복지정책, 국책사업, 대북 문제 등으로 활동 영역을 넓히는 것은 정책 정당의 길잡이가 돼 준다는 면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하지만 정당 정책연구소의 운영경비는 기본적으로 지지자인 당원들의 당비 등으로 충당하는 것이 옳다. 직접은 아니어도 정당을 통해 국고보조금 지원도 받는 처지에 후원회까지 허용해 달라는 것은 국민들이나 기업 등에 손을 벌리겠다는 것인데 결국 정치자금을 더 걷겠다는 얘기가 아닌가. 더구나 외부 연구용역 수주, 출판물 판매 등의 수익사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 그렇지 않아도 국회는 우리 사회의 ‘슈퍼 갑(甲)’이다. 정부와 기업은 그런 국회의 대표적 을(乙)이다. 만약 정치권의 정책연구소가 수익사업을 할 수 있다면 정부든 기업이든 이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정부 입장에서는 예산안과 정부 입법안 처리를 위해서 국회의 동의 없이는 한 발짝도 움직이기 어려운 만큼 많은 연구용역들이 정당 정책연구소로 갈 것이다. 기업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는 각종 규제 관련 법안 추진 등을 우려하는 재계도 정당의 정책연구소에 후원금을 내거나 연구용역을 맡길 것은 너무나 자명하다. 후원금이나 연구용역 모두 사실상 정치자금이나 정치권에 드는 보험 성격이나 다름없다. 정치권은 이번 법 개정안이 혹시라도 이런 역기능을 초래할 가능성을 좀 더 따져보길 바란다. 좋은 정책을 만드는 것만큼 돈을 적게 쓰는 정치풍토를 조성하는 것도 중요함을 강조하고자 한다.
  • [아시아나機 美서 사고] “착륙전 해수면 기울어져 보여… 지진 난 것 같았다”

    “착륙 전에 이미 느낌이 이상했어요.” 부인, 16개월 된 아들과 함께 한국에서 여름휴가를 보낸 뒤 아시아나항공 OZ214편을 타고 7일(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로 돌아오던 교민 이장형(32)씨는 “착륙 직전 창 밖을 내다보니 샌프란시스코 만의 물이 비정상적으로 기울어져 보였다”고 ABC 방송에 말했다. 아들을 품에 안고 이코노미석 앞부분에 앉아 있었던 이씨는 비행기가 한 차례 “쾅” 하고 활주로를 튕기며 튀어올랐고 이어 훨씬 심한 충격으로 “쾅” 하고 부딪히는 소리가 났다고 전했다. 순간 비행기가 왼쪽으로 기울어졌고 좌석 위 화물 적재함이 부서지면서 쏟아져 내렸다. 놀란 이씨는 부인, 아들과 함께 문 쪽으로 나가려 했으나 승무원이 앉아 있으라고 해서 다시 자리로 돌아왔다. 하지만 이내 연기가 자욱하게 일면서 비행기 옆쪽에서 불꽃이 확산되기 시작했다. 승객들과 함께 다시 문 쪽으로 달려갔더니 문이 열려 있었다. 이씨는 “첫 번째 쾅 하는 충격에서부터 비행기가 완전히 멈출 때까지 30여초가 걸렸다”고 말했다. 이씨 가족은 무사히 걸어서 비행기를 탈출했다. 샌프란시스코 인근에 거주하는 교민 K(14)양은 여름방학을 맞아 엄마, 동생과 함께 한국을 방문하고 돌아오는 길에 사고를 당했다. K양은 착륙 지점이 가까워지자 평소처럼 안전벨트를 착용하라는 승무원의 안내 방송을 들었다. 항공기가 활주로에 내리면서 한 차례 “쿵” 소리가 났다. 평소보다 약간 큰 충격이었지만 별일 아닌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5∼10초 지난 뒤 첫 번째보다 10배가 넘는 엄청난 소리로 다시 “쿵” 하더니 갑자기 지진이 난 것처럼 기체 바닥이 올라왔다가 내려앉았다. 좌석 위에서 산소마스크가 내려오고, 승객들 머리 위에 있는 화물 적재함이 부서지면서 소지품이 마구 쏟아져 내렸다. 뒤쪽에서 연기가 올라오고 승객들 사이에서 “불이야” 하는 외침이 들렸다. 이어 “빨리 탈출하라”는 조종사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렸고 K양도 엄마, 동생과 함께 비상구 쪽으로 달렸다. 찢어진 기내 바닥 때문에 여러 차례 넘어질 뻔한 데다 쏟아진 짐들이 통로를 막았으나 필사적으로 탈출했다. 샌프란시스코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탑승자 증언]쿵!쿵!두차례 충돌음뒤 “불이야~탈출하라” 다급한 목소리가

    [탑승자 증언]쿵!쿵!두차례 충돌음뒤 “불이야~탈출하라” 다급한 목소리가

    “착륙 전에 이미 느낌이 이상했어요.”  부인, 16개월된 아들과 함께 한국에서 여름휴가를 보낸 뒤 아시아나항공 124편을 타고 6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로 돌아오던 교민 이장형(32)씨는 “착륙 직전 창 밖을 내다보니 샌프란시스코 만의 물이 비정상적으로 기울어 보였다”고 ABC 방송에 말했다. 아들을 품에 안고 이코노미석 앞부분에 앉아 있었던 이씨는 비행기가 한 차례 “쾅”하고 활주로를 튕기며 튀어올랐고 이어 훨씬 심한 충격으로 “쾅”하고 부딛히는 소리가 났다고 전했다. 순간 비행기가 왼쪽으로 기울어졌고 좌석 위 화물 적재함이 부서지면서 쏟아져 내렸다. 놀란 이씨는 부인, 아들과 함께 문쪽으로 나가려 했으나 승무원이 앉아있으라고 해서 다시 자리로 돌아왔다.  하지만 이내 연기가 자욱하게 일면서 비행기 옆쪽에서 불꽃이 확산되기 시작했다. 승객들과 함께 다시 문쪽으로 달려갔더니 문이 열려있었다. 이씨는 “첫번째 쾅하는 충격에서부터 비행기가 완전히 멈출 때까지 30여초가 걸렸다”고 말했다. 이씨 가족은 무사히 걸어서 비행기를 탈출했다. 하지만 같은 비행기 비즈니스석에 앉아있었던 이씨의 장모는 부상을 입었다. 비즈니스석의 한 여성 승무원도 자리 위에서 떨어진 기계장치에 머리를 맞아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샌프란시스코 인근에 거주하는 교민 K양(14) 은 여름방학을 맞아 엄마, 동생과 함께 한국을 방문하고 돌아오는 길에 사고를 당했다. K양은 착륙 지점이 가까워지자 평소처럼 안전벨트를 착용하라는 승무원의 안내방송을 들었다. 항공기가 활주로에 내리면서 한차례 “쿵” 소리가 났다. 평소보다 약간 큰 충격이었지만 별일 아닌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5∼10초 정도 지난 뒤 첫 번째보다 10배가 넘는 엄청난 소리로 다시 “쿵” 하더니 갑자기 지진이 난 것처럼 기체 바닥이 올라왔다가 내려앉았다. 좌석 위에서 산소 마스크가 내려오고, 승객들 머리 위에 있는 화물 적재함이 부서지면서 소지품이 마구 쏟아져 내렸다.  뒤쪽에서 연기가 올라오고 승객들 사이에서 “불이야” 하는 다급한 외침이 들렸다. 이어 “빨리 탈출하라”는 조종사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렸고 K양도 엄마, 동생과 함께 비상구 쪽으로 달렸다. 찢어진 기내 바닥 때문에 여러 차례 넘어질 뻔한데다 쏟아진 짐들이 통로를 막았으나 필사적으로 탈출했다. 기내 밖으로 대피한 승객들 중 상당수가 부상으로 활주로 옆 잔디밭에 쓰러졌다.  샌프란시스코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사설] 일감 몰아주기 첫 과세 공정경쟁 촉매제 되길

    국세청이 일감 몰아주기 과세 대상자 1만여명에게 납부 안내문을 처음 발송했다. 이 세금은 내부거래비율이 연간 매출의 30%를 넘는 수혜법인(일감을 받은 기업)의 지배주주나 친인척 가운데 지분이 3% 이상인 사람들이 내도록 돼 있다. 일감 몰아주기는 재벌의 세 확장에 곧잘 이용되는 수법이다. 현대·기아차 그룹이 세운 광고회사 이노션이 설립 8년 만에 업계 2위로 급성장한 게 대표적이다. 기업이 특수관계사에 일감을 몰아주면 다른 회사의 기회를 원천 봉쇄함으로써 공정 경쟁을 저해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일감을 몰아 받은 기업의 대주주는 눈먼 이익을 챙길 수 있다. 이는 편법 상속이나 소비자 피해로 이어지게 된다. 이노션만 하더라도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과 그의 아들·딸인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정성이 이노션 고문이 100% 지분을 갖고 있다. 따라서 일감 몰아주기 과세는 바람직하다는 게 우리의 판단이다. 어렵게 첫걸음을 뗀 만큼 시행과정에서 적지 않은 문제점이 노출될 수 있을 것이다. 당장 세법이 너무 복잡해 기업들의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고 한다. 쟁쟁한 재무팀을 거느린 대기업은 느긋한 반면 중소기업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는 얘기도 들린다. 애꿎은 피해 기업이 나오지 않도록 세정 당국의 세심한 지도가 요구된다. 중소·중견기업은 과세 대상에서 제외하자는 주장도 있으나, 편법 상속 등의 소지가 있다면 중소기업이라고 해서 봐 줄 필요는 없다. 다만 기업 현실과 너무 괴리되거나 정상적인 거래까지 위축시킬 소지가 없는지는 지속적으로 살펴보고 보완해 나가야 할 것이다. 지분 쪼개기 시도에도 대비해야 한다. 세법이 복잡하다는 것은 그만큼 빠져나갈 구멍도 많다는 의미다. 대주주나 친인척들이 지분을 3% 미만으로 쪼개면 얼마든지 증여세를 피할 수 있다. 국세청이 추산하는 일감 과세액은 연간 1000억원가량이다. 올해 과세 대상자가 1만여명이니 1인당 1000만원인 셈이다. 이 때문에 일부 대기업은 속으로 ‘그깟 세금 내고 말지’ 할 수도 있다. 자칫 대기업은 놓치고 중소기업만 잡는 세금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전혀 근거 없는 것은 아니다. 공정거래위원회, 국세청, 시민단체 등은 감시를 소홀히 해서 안 될 것이다. 기업들도 ‘소나기는 피하고 보자’ 식의 일과성 몸 낮추기나 세금을 피할 방법만 궁리할 게 아니라 내부거래를 줄이고 일감을 나누는 등 근본적인 개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무엇보다 세제당국은 일감 몰아주기 과세가 실제 증여받지 않은 이익에 토대하는 만큼 위헌 소지가 있고 나중에 주식 배당 소득세도 따로 내는 만큼 이중과세 소지가 있다는 주장에 귀를 기울여 좀 더 합리적이고 정교하게 법규를 다듬어 나가야 할 것이다. 몇몇 구멍 때문에 제도 자체가 좌초하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
  • 무차별 ‘SNS’ 고발자 무분별 ‘좋아요’ 댓글족

    # 사례1 대학생 김모(23)씨는 최근 페이스북을 보다가 ‘오토바이 사기를 당했습니다. 사기범 XXX를 고발합니다’라는 글을 발견했다. 중고거래 사기를 당했다는 글쓴이는 “직거래를 하겠다고 월차까지 썼는데 물건도 못 받고 돈도 돌려받지 못해 피가 거꾸로 솟는다”며 “사기범을 꼭 잡아달라”고 했다. 그는 선금을 받고 사라진 피의자의 이름과 전화번호, 계좌번호를 직접 게재했다. 이 글을 공유한 김씨는 “억울한 사연 등이 올라오거나 중고거래 사기범, 찜질방 스마트폰 절도범의 얼굴 사진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라오면 또 다른 피해를 막을 수 있을 것 같아 항상 ‘공유하기’나 ‘좋아요’를 누른다”고 말했다. # 사례2 최근 페이스북에는 ‘전 여자친구 XXX을 고발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자신을 버리고 떠난 여자 친구를 고발한다는 내용의 글이 올랐다. 그는 “돈도 빌려주고, 바람피운 것도 참아줬는데 그녀가 결국 나를 버리고 다른 남자와 만났다”면서 “‘좋아요’를 눌러 다른 피해자가 나오지 않게 세상에 알려달라”고 썼다. 이 글에는 전 여자친구의 이름과 나이, 연락처, 집 주소와 함께 얼굴이 선명히 드러난 사진이 첨부됐다. 이 게시글은 수만개의 ‘좋아요’ 숫자를 기록하며 한때 페이스북 페이지를 도배할 정도였다. ‘이 여자 OO고등학교 나오지 않았어?’, ‘이 여자한테 당한 남자가 한두명이 아님’ 등 확인되지 않은 정보도 속속 댓글로 달렸다. 최근 SNS가 네티즌의 고발 창구로 이용되고 있다. 소액 사기 등 범죄 예방글을 표방하며 피의자의 개인 정보를 게시하거나 개인적인 억울함 등을 호소하면서 버젓이 타인의 ‘신상’을 공개하고 있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잘못된 정보가 퍼지는 등 애꿎은 사람들이 피해를 보는 일도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범죄 피의자 등의 개인 정보를 공개하면 마치 범죄 예방에 기여한 것처럼 느낄 수 있지만 이 같은 행위는 인권침해의 소지가 있다”며 “허위 사실은 물론 사실이더라도 사실 적시 명예훼손에 해당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지선 경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5일 “싸이월드나 블로그를 하던 때보다 최근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이 파급력이 더 크고 광범위하다”면서 “타인의 개인 정보를 올리는 이들은 댓글이나 반응을 사람이 아닌 단순한 숫자나 권력의 크기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 “신상 털기나 나르기에 대해 어디까지가 범죄에 해당되는지 그 개념이 불명확한 게 문제”라면서 “SNS 등에서 개인정보를 올리는 일이 명예훼손에 해당된다는 사실을 확실히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도 “의도가 그 사람의 행위를 정당화시킬 수 없다”면서 “법은 타인의 신체나 사생활 침해에 대해 명백한 처벌 의사를 밝히고 있고, 그런 행위가 신상 정보를 이용한 또 다른 2차 피해를 낳을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U20 월드컵] 하나로 빛난 별들, 30년만에 4강 신화 비추네

    [U20 월드컵] 하나로 빛난 별들, 30년만에 4강 신화 비추네

    우승확률 꼴찌로 찍혔던 한국이 통쾌한 반란을 일으켰다. 120분 동안 우위를 가리지 못해 승부차기 접전 끝에 콜롬비아를 누르고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8강에 올랐다. 이광종 감독이 이끄는 U-20대표팀은 4일 터키 트라브존의 후세인 아브니 아케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우승 후보’ 콜롬비아와의 16강전에서 1-1로 비겼고, 이어진 승부차기에서 8-7로 이겨 준준결승 티켓을 쥐었다. 2009년 이집트 대회 이후 4년 만에 8강에 오른 한국은 8일 0시 카이세리에서 이라크를 상대로 1983년 멕시코대회 이후 30년 만의 ‘빅4’ 진입을 노린다. 경기 전 도박사들은 한국의 고전을 예상했다. 베팅업체 윌리엄힐은 콜롬비아의 승리에 배당률 1.61을, 한국에는 4.50을 매겼다. 심지어 토너먼트에 진출한 16개국 중 한국의 우승 확률은 꼴찌였다. 한국의 우승 배당률은 우즈베키스탄(51배)보다 낮은 81배였지만, 콜롬비아(9배)는 스페인(2.25배)에 이은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다. 그러나 예상은 빗나갔다. 어린 태극전사들은 빠른 역습과 끈질긴 협력수비로 콜롬비아의 개인기를 묶었다. 전반 16분 만에 송주훈(건국대)의 왼발 터닝슛이 골망을 가르며 승리를 예감했다. 후반에도 최전방 스트라이커 김현(성남)이 거듭 골대를 두드리며 날카로운 공격본능을 뽐냈다. 그러나 승리를 눈앞에 둔 후반 추가 시간, 후안 킨테로(페스카라)에 프리킥 동점골을 내줘 연장으로 돌입했다. 연장전 30분에도 승부를 내지 못한 한국은 결국 승부차기에 나섰다. 2번째 키커 송주훈의 슈팅이 크로스바를 벗어났지만, 골키퍼 이창근(부산)이 콜롬비아 3번째 키커 펠리페 아길라르(알리안사 페트롤레라)의 슈팅을 막아 가슴을 쓸어내렸다. 팽팽히 이어진 승부. 한국은 9번째 키커 이광훈(포항)이 침착하게 골을 넣은 반면 콜롬비아는 데이비 발란타(알리안사 페트롤레라)가 실축, 길었던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승부차기에서 8-7로 앞선 한국이 8강행 티켓을 쥐었다. 경기 중 13차례의 유효 슈팅을 온몸으로 막아낸 데 이어 승부차기에서도 선방한 골키퍼 이창근이 ‘일등공신’이었다. 대표팀은 이날 오전 트라브존을 떠나 비행기를 타고 ‘결전지’ 카이세리로 돌아갔다. 조별리그 1~2차전을 치른 익숙한 장소지만 잦은 비행에 연장전으로 체력고갈이 심한 터라 ‘회복’이 급선무다. 이라크는 조별리그 3경기와 16강전을 모두 안탈리아에서 치르고 처음 이동해 체력적으로 우위에 있다.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 [경제 브리핑]

    전세자금대출 금리 보증비율별 공시 주택금융공사는 오는 8일부터 공사가 보증하는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은행별·보증비율별로 공시한다. 일주일간 신규 취급된 전세자금대출(국민기금 대출 제외)의 평균 금리를 그 다음 주 월요일에 공사나 은행연합회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 농협은행 환전 수수료 70% 할인 농협은행은 다음 달 31일까지 환전과 해외송금 거래 고객을 대상으로 수수료를 70% 할인해 주는 ‘스마트 서머 환전 이벤트’를 실시한다. QR코드 환율우대 쿠폰 소지자에게 수수료를 깎아주고, 500달러 이상 환전이나 해외송금의 경우 추첨을 통해 여행 상품권과 농산물 상품권을 준다. 국민카드, 수입차 보증 연장 서비스 국민카드는 수입차 구입 고객 600명에 대해 차량 보증기간 연장 서비스를 한다. 아우디, 폭스바겐을 구입할 때 국민카드로 계약금액을 결제하고 차량 구입비용을 포함해 5000만원 이상 사용해야 한다. 차량 제조사가 제공하는 보증기간이 끝난 후에도 1년 또는 2만㎞에 도달하는 시점까지 부품수리 비용을 보상받을 수 있다.
  • 외국인학교 부정입학 3회 적발땐 퇴출

    교육부는 중남미 국가 등 한국과 긴밀한 교류가 없는 국적의 학부모가 외국인학교에 자녀를 보내면 주한 외국공관을 통해 국적을 조회하기로 했다. 부정 입학이 세 번 적발된 외국인학교에 대해서는 학생 모집권을 박탈해 사실상 퇴출시키는 ‘삼진아웃제’가 도입된다. 교육부는 3일 ‘제2차 외국인학교 부정입학 방지대책’을 발표했다. 지난해 외국인학교 부정 입학 수사에서 학부모들은 과테말라, 도미니카공화국, 니카라과, 에콰도르, 온두라스, 적도기니, 나이지리아 등의 위조 여권을 발급받아 수도권 지역 8개 외국인학교에 자녀 53명을 부정 입학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앞으로 ‘국적 변조’를 통한 부정 입학 소지가 의심되면 주한 외국공관을 통해 검증 절차를 거치기로 했다고 밝혔다. 내국인 학생 위주로 운영되는 외국인학교를 자연스럽게 퇴출시키는 방안으로는 ‘삼진아웃제’가 실시된다. 외국인학교가 국적 위조나 학적 위장 등 입학 무자격자를 알고도 입학시켰을 때 처음에는 6개월~1년, 두 번째 적발 시 1~2년 동안 내국인 학생을 모집하지 못하게 하고 세 번째 적발되면 내국인 학생 모집을 일절 금지하기로 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담합 과징금 깎아주는 ‘솜방망이 공정위’

    공정거래법상 가장 엄하게 처벌하는 반(反)시장 행위는 담합이다.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은 “담합이 적발되면 기업이 망한다는 인식이 들도록 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과징금 부과의 현실을 보면 이런 의지를 발견하기 어렵다. 지난해 부과됐어야 할 전체 담합 제재 과징금 중 공정위가 실제로 걷은 것은 3분의1을 겨우 넘는 37%다. 지난해 7월 농심, 삼양, 오뚜기, 한국야쿠르트의 라면값 담합 사건의 기본 과징금 산정액은 2058억 5714만원(관련 매출액의 2%)이었다. 그러나 삼양은 공정위 조사에 협조했다는 이유로 2차 조정단계에서 30%를 감경받았다. 3차 조정단계에서는 4개사 모두 30%를 감경받았다. 오뚜기와 한국야쿠르트는 ‘위반행위 기간 라면 부문 영업이익이 적자였다’는 이유로 여기에 10%를 더 면제받았다. 결국 최종 과징금은 기본과징금의 66.2% 수준인 1362억 4400만원으로 결정됐다. 696억여원이 깎여나갔다. 또 지난해 8월 4대강 사업 1차턴키 담합 사건에서 삼성, 현대, 대우, 대림, GS, SK 등 건설 6개사는 2차 조정에서 정부 시책이라는 이유로 20%를 감경받았고 여기에 ‘단순 가담’으로 감경받은 30%를 합해 모두 50%를 감경받았다. 과징금 감면은 공정위의 고시에 따른다. 1~3차 조정을 거쳐 자진 신고자 감면(리니언시)까지 모두 4단계를 거친다. 이기웅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부장은 “감경 사유도 많고 감경사유별로 공정위 담당자의 재량이 개입될 소지가 너무 크다”면서 “조사에 잘 협조했는지,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등은 구체적이지도 않고 너무 주관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도 “공정위의 온정주의 때문에 엄격한 법 집행이 안 돼 시장경제를 좀먹는 담합 관행이 끊이지 않는 것”이라면서 “새로운 규제장치를 도입하는 것 못지않게 법을 엄격하게 집행해야 공정위의 권위가 살고 경제민주화의 성과도 제대로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공정위 관계자는 “지금의 과징금 고시는 30년간 과징금 부과와 이에 대한 법원 판결을 고려한 적절한 수준”이라면서 “금융위원회·방송통신위원회 등의 과징금 부과 기준과 비교할 때 전혀 지나친 수준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공정위의 존재 이유는 경쟁을 촉진하는 것인데 과징금 때문에 기업이 망하거나 시장에서 퇴출당하면 경쟁은 제한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유전되면…” 장애여성에 낙태 권하는 사회

    “유전되면…” 장애여성에 낙태 권하는 사회

    “친척들이 ‘장애가 유전되면 애는 무슨 죄냐’고 말하는데 그날 밤 잠이 안 오더라고요. 낳아서 잘 키울 수는 있겠느냐는 막말도 대놓고 하더군요. (낙태를) 은근히 종용하는 느낌을 받았어요.” 지체장애 4급인 김모(36)씨는 지난해 가족에게 임신 사실을 알리고 나서 며칠간 잠을 설쳤다고 했다. 축복과 격려를 기대했지만, 돌아오는 건 걱정 섞인 편견이었다. 그는 “부탁한 적도 없는데 가족들이 아이 양육의 짐을 떠안을까 걱정부터 하더라고요. 많이 실망했죠”라고 털어놨다. 2년 전 낙태를 한 뇌병변 3급 장애인 이모(43)씨는 가족에게 낙태를 권유받았다고 했다. 낳아도 자녀 양육 비용을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씨는 “당시에는 아이에게 장애가 유전될까 봐 무서웠던 게 사실”이라면서 “낳아도 돌보기가 어려운데 허리가 아픈 엄마나 시댁에 짐이 될까 봐 (낙태를) 했다”고 밝혔다. 출산 장려정책이 쏟아지는 가운데 장애 여성의 모성권(임신·출산·양육권)이 여전히 외면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까지도 낙태를 경험한 장애 여성 가운데 절반은 본인의 의사가 아닌 주변 권유에 의해 아이를 포기하고 있었다. 전문가들은 “장애인의 임신과 출산, 육아에 대한 잘못된 법과 사회 인식이 임신한 장애 여성들을 옥죄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 지난해 발표된 2011년 장애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낙태를 경험한 장애여성의 48.5%가 주변의 권유로 낙태를 선택했다. 특히 지적장애인은 주위에서 낙태를 권하는 경우가 67.0%였다. 정신장애는 65.4%, 지체장애는 47.3%였다. 김정숙 여성아동폭력피해 중앙지원단 단장은 3일 “낙태가 불법인 사회임에도 불구하고 모자보건법 14조는 임신부가 장애인이거나, 배우자에게 장애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낙태를 허용하고 있다”면서 “이는 장애인의 출산이나 아이를 양육할 수 있는 권리를 전반적으로 제지하는 인권 침해의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모자보건법 14조는 우생학적, 유전학적 정신장애나 신체질환이 있는 경우를 인공임신중절수술(낙태수술)을 허용하는 사례의 하나로 명시하고 있다. 또 2007년 제정된 장애인 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은 여성 장애인의 임신·출산·육아에 관한 차별금지를 명시하고 있지만 현재 법으로는 양육비 지원과 가사 도우미 서비스가 전부다. 가사 도우미 서비스는 지정한 복지관에서만 서비스를 제공해 선택의 폭이 넓지 않다. 2010년부터는 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신청에 제한을 뒀다. 심희원 한국여성장애인연합 사무처장은 “사회적 지원 체계가 미흡하다 보니 장애인 여성의 임신이나 출산은 가족과 본인에게 과도한 부담으로 다가갈 수밖에 없다”면서 “장애가 유전되는 것도 아닌데 상황이 이렇다 보니 결혼을 해도 임신을 하지 않거나, 임신해도 주변에서 낙태를 암묵적으로 강요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정부에서 출산 장려금 명목으로 장애 여성에게 100만원을 지급하고, 출산 후 돌보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금액이나 이용시간 측면에서 부족한 부분이 많다”면서 “장애 등급이나 소득 관계에 상관없이 출산과 육아 등에서 장애 여성의 모성권이 보호받을 수 있어야 한다”며 대책을 주문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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