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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머무르던 마라라고 클럽에 무단 침입 중국 여성 체포

    트럼프 머무르던 마라라고 클럽에 무단 침입 중국 여성 체포

    중국인으로 보이는 “아시아계 여성”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머무르고 있던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라라고 골프클럽에 무단 침입해 체포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장유징(32)은 클럽 경비원에게 엄격하게 회원제로 운영되는 이 클럽 회원이라고 거짓말을 하고 수영장에 가겠다고 했다. 그녀의 언어를 이해하지 못한 경호원은 클럽 관계자인가보다 하고 들어가라고 했다. 당시 소유주인 트럼프 대통령도 이 클럽 안에 머무르고 있었다. 플로리다주 지방법원에 제출된 문서에 따르면 그녀는 중국 여권 둘과 컴퓨터 멀웨어 장비를 소지하고 있었다. 멀웨어란 사용자의 의사와 이익에 반해 시스템을 파괴하거나 정보를 유출하는 등 악의적 활동을 수행하도록 의도적으로 제작된 소프트웨어를 의미한다.법원 문서에 아시아계 여성이라고만 기재된 장유징에겐 연방 관리에게 거짓 진술을 하고 제한구역에 불법 침입한 혐의가 적용됐다. 또 그녀는 프론트 리셉션 창구에 가서는 “유엔 산하 중국계 미국인 연맹” 행사 때문에 왔다고 말을 달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창구 직원은 행사가 취소된 것을 알고 있어서 그녀를 의심해 비밀경호국에 신고해 체포하기에 이르렀다. 그녀는 비밀경호국 조사를 통해 중국 상하이를 여행하던 중 찰스란 친구를 알게 됐고, 그로부터 팜비치에서 열리는 유엔 행사에 참석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고 했지만 나머지 자세한 얘기는 하지 않았다. 비밀경호국 요원인 사무엘 이바노비치는 장유징이 네 대의 휴대전화, 랩톱 컴퓨터, 외장 하드드라이브, 컴퓨터 바이러스가 깔린 드라이브를 갖고 있었으며 수영복은 소지하지도 않았다고 했다. 이바노비치는 또 그녀가 “영어로 자유롭게, 어려움 없이 소통하고 있다”며 조사가 진행될수록 “공격적인 언사”를 동원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그녀의 변호인은 어떤 코멘트도 하지 않았으며 다음주 청문회가 열릴 때까지 계속 구금될 예정이다. 기소돼 유죄가 선고되면 최대 징역 5년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이덕선 前한유총 이사장 영장 기각… “법리상 다툼 여지”

    이덕선 前한유총 이사장 영장 기각… “법리상 다툼 여지”

    유치원비 전용 혐의를 받는 이덕선 전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 이사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수원지법 김봉선 영장전담판사는 2일 검찰이 사립학교법 위반 및 횡령 등의 혐의로 이 씨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김 판사는 “여러 사정을 종합하면 현 단계에서는 구속에 필요한 충분한 소명이 있다고 보기 부족하다”며 “현재까지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기망행위(허위사실을 말하거나 진실을 은폐함)의 내용 및 방법 등에 관해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영장 기각사유를 설명했다. 앞서 경기도교육청은 지난 2017년 8월 감사에서 이 씨가 설립 운영자로 있는 유치원과 교재·교구 납품업체 간에 석연찮은 거래가 오간 정황을 포착했다. 도 교육청은 납품업체 6곳의 주소지가 이 씨 및 자녀 소유 아파트 주소지와 동일한 데다 거래 명세서에 제3자의 인감이 찍혀 있는 점 등으로 미뤄 허위의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보고 지난해 7월 이 씨를 검찰에 고발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이덕선 전 한유총 이사장 구속영장 기각…“다툼의 여지 있다”

    이덕선 전 한유총 이사장 구속영장 기각…“다툼의 여지 있다”

    유치원비를 전용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덕선 전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 이사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수원지법 김봉선 영장전담판사는 2일 검찰이 사립학교법 위반 등의 혐의로 이 전 이사장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김 판사는 “여러 사정을 종합하면 현 단계에서는 구속에 필요한 충분한 소명이 있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영장 기각 사유를 설명했다. 아울러 “본건 범죄 사실의 성립에 관해 법리상 다툼의 여지가 있다”면서 “현재까지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기망행위(허위사실을 말하거나 진실을 은폐함)의 내용 및 방법 등에 관해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경기도교육청은 2017년 8월 감사 과정에서 이 전 이사장이 설립 운영자로 있는 유치원과 교재·교구 납품업체 간에 석연찮은 거래 정황을 포착했다. 도 교육청은 문제의 납품업체 6곳의 주소지가 이 전 이사장 및 그의 자녀 소유 아파트 주소지와 동일한 데다가 거래 명세서에 제3자의 인감이 찍혀 있는 점에 미뤄 부적절한, 혹은 허위의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의심하고 지난해 7월 이덕선 전 이사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고발장에는 이덕선 전 이사장의 자녀가 감정평가액 43억원 상당의 숲 체험장을 사들인 것과 관련, 이덕선 전 이사장과 자녀 사이에 불법 증여가 의심되는 정황이 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또 이덕선 전 이사장이 유치원 계좌에서 한유총 회비로 550여만원을 납부하거나 자신의 계좌로 750여만원을 이체한 사실도 고발장에 들어갔다. 검찰은 이덕선 전 이사장에 대한 소환조사 및 자택과 유치원 압수수색 등 수사 끝에 이덕선 전 이사장이 원비를 정해진 용도 외에 사용한 것으로 보고, 지난달 28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그러나 법원이 이덕선 전 이사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함에 따라 앞으로 검찰의 수사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보강 수사를 거쳐 구속영장 재청구도 고려하겠다”라고 말했다. 이 전 이사장은 지난 3월초 사상 초유의 사립유치원 등원 거부 투쟁을 주도했다가 정부의 초강경 방침과 거센 비난 여론에 직면하자 단 하루만에 백기를 들었다. 그 여파로 한유총 이사장직에서 물러났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축구장 유세’ 황교안, 과거엔 ‘과잉 의전’…갑질 논란 확산

    ‘축구장 유세’ 황교안, 과거엔 ‘과잉 의전’…갑질 논란 확산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프로축구단 경남FC 경기장 안에서 구단 측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강기윤 창원청산 보궐선거 후보와 함께 선거유세를 강행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갑질’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이에 황 대표가 과거 대통령 권한대행 시절과 국무총리 시절에도 ‘과잉 의전’ 논란에 휩싸였던 일이 다시 소환되고 있다. 앞서 황 대표는 지난달 30일 강 후보와 함께 경남 창원 성산구 창원축구센터를 찾아 선거운동을 했다. 경기장 안에서의 선거운동은 축구 규정 위반에 해당한다. 현행 프로축구연맹 정관 제5조는 ‘연맹은 행정 및 사업을 수행함에 있어 정치적 중립을 지킨다’고 명시돼 있다. 이에 따라 경기장 안에서는 정당명, 기호, 번호 등이 노출된 의상을 입을 수 없다. 황 대표와 강 후보의 규정 위반 때문에 불이익을 받게 된 경남FC는 지난 1일 입장문을 통해 “일부 유세원들이 ‘입장권 없이는 못 들어간다’는 얘기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하고 막무가내로 들어갔다”면서 “(강 후보 측) 유세원들이 경기장에서 유세를 하는 모습을 보고 달려가 ‘경기장 내에서는 선거유세를 하면 안 된다. 규정에 위반된 행동’이라면서 만류했지만 강 후보 측에서는 이를 무시한 채 계속적으로 선거 활동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황 대표는 “검표원이 아무 얘기를 하지 않아 (선거유세) 옷을 그대로 입고 들어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황 대표가 축구 규정을 위반한 것은 불변의 사실이다. 황 대표의 갑질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황 대표가 박근혜 정부 국무총리를 지내던 2016년 11월 28일 당시 경찰은 충북 청주 KTX 오송역 앞 버스정류장에 대기 중인 버스를 다른 곳으로 이동시켰다. 그러자 황 총리 관용차량인 고급 세단 4대가 들어와 차를 댔다. 이 일로 시민들은 버스가 정류장으로 돌아올 때까지 영문도 모른 채 추위에 떨어야 했다.그에 앞서 같은 해 3월에는 황 총리의 의전차량이 서울역을 출발하는 KTX 171편이 멈춰 서 있는 플랫폼까지 들어와 과잉 의전 논란이 일었다. 황 대표가 대통령 권한대행 시절이었을 때도 논란은 그치지 않았다. 2017년 1월 당시 황 대행이 서울 구로구 디지털산업단지를 방문하면서 인근 도로 교통이 7분 넘게 통제된 장면이 언론에 보도됐다. 황 대행 차량 8대가 이 구간을 지나간 시간은 실제 12초에 불과했지만, 이를 위해 약 7분 동안 다른 차량들은 교통통제를 겪어야 했다. 당시 국무총리실은 “이동할 때 통상 2분 정도만 신호를 통제한다”면서 과잉 의전 논란에 반박했지만 경찰은 ‘7분 통제’ 사실을 인정했다. 한편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황 대표와 강 후보의 경기장 내 선거유세에 위법 소지가 있다고 보고 한국당에 가장 낮은 수준의 행정조치인 ‘공명선거 협조요청’을 했다. 현행 공직선거법 제106조 2항은 ‘관혼상제의 의식이 거행되는 장소와 도로·시장·점포·다방·대합실 기타 다수인이 왕래하는 공개된 장소에서 정당 또는 후보자에 대한 지지를 호소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선관위는 돈을 내고 입장권을 사서 들어가는 경기장 안은 선거법에서 규정한 ‘다수인이 왕래하는 공개된 장소’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다만 위 조항을 위반해도 형사처벌 조항은 선거법에 없는 상황이라 관할 선관위의 행정조치만 가능하다. 선관위 관계자는 “경기가 시작하기 전 유세를 중단했고 사안이 경미해 낮은 수준의 행정조치를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화재 차량서 친구 두고 도주한 30대 자수…“음주운전 적발 두려워서”

    화재 차량서 친구 두고 도주한 30대 자수…“음주운전 적발 두려워서”

    추돌사고로 차에 불이 났는데도 조수석에 탄 친구를 두고 사라진 30대가 하루 만에 경찰에 자수했다. 그는 음주운전 적발이 두려워 현장을 떠났다가 차에 두고 온 10년지기 친구가 숨졌다는 언론 보도에 죄책감을 느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 용인동부경찰서는 1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도주차량) 위반 등의 혐의로 A(30)씨를 입건했다. A씨는 전날인 지난달 31일 오후 9시 20분쯤 용인시 처인구 마평교차로 이동면 방면 도로에서 모닝 승용차를 몰다가 주차돼 있던 6.5t 화물차를 들이받는 사고를 낸 뒤, 조수석에 있던 B(30)씨에 대한 구호 조치를 하지 않아 B씨를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이 차량 블랙박스를 확인한 결과 A씨는 추돌사고 뒤 이곳을 지나던 다른 운전자에게 신고를 부탁하고 나서 불이 난 모닝 차량 조수석에 탄 B씨를 운전석 쪽으로 끌어내려고 시도했다. 그러나 불이 점점 커지자 A씨는 B씨를 구하는 것을 포기하고 현장에서 이탈해 자취를 감췄다. 경찰과 소방당국이 출동해 화재를 진압했을 때에는 조수석의 B씨가 이미 불에 타 숨진 뒤였다. 사고 차량은 숨진 B씨 소유였다. 경찰은 유족 및 주변인 조사를 통해 차량 운전자가 A씨인 점을 확인하고 수사에 나섰다. 그러던 중 A씨는 사고 하루 만인 1일 오후 주소지 관할인 경기 구리경찰서에 자수했다. A씨와 숨진 B씨는 10년지기이자 같은 회사 직장동료에 룸메이트인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사고가 나기 전 B씨와 함께 술을 마셨고, 운전이 서툰 B씨 대신 A씨가 운전대를 잡고 2차 술자리로 이동하다가 사고가 났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A씨는 “둘이서 술을 2병 시켜 나는 3잔을 마셨다”면서 “B씨를 차에 태우고 평택 지역의 다른 술집으로 가던 중 핸들이 꺾여 사고가 났다”고 진술했다. 이어 “사고 뒤 음주 사실이 적발될까봐 두려워 현장을 벗어났다”면서 “언론 보도로 친구가 숨진 소식을 접하고 죄책감에 자수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음주 사실을 시인함에 따라 관련 조사를 이어갈 예정”이라면서 “조사를 마친 뒤 2일 중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시론] 공수처 통제 위해 기소적부심도 가능하다/한상훈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시론] 공수처 통제 위해 기소적부심도 가능하다/한상훈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영국의 중대범죄수사처(SFO)는 중대한 사기, 뇌물, 부정부패 등의 범죄를 직접 수사하고 기소하는 사정기구다. 통상 영국에서 수사는 경찰이 담당하고, 기소는 공소청이 수행하지만, 중대범죄수사처는 수사권과 기소권을 동시에 갖고 있다는 특색이 있다. 1988년에 설립됐으며, 400여명의 검사와 수사관이 현재 60여건의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고 한다. 중대범죄수사처는 뉴질랜드와 호주의 일부 주에도 도입돼 부정부패를 근절하고 공정·투명한 경제 질서를 형성하는 하나의 의미 있는 모델이 됐다. 우리나라는 부정부패 측면에서 보면 영국이나 뉴질랜드보다 갈 길이 멀다. 버닝썬 사건, 김학의 사건 등에서 보듯 여전히 권력과 자본이 유착돼 각종 불법과 성범죄, 마약, 탈세 등을 저지르면서도 처벌의 두려움은 없어 보인다. 수사와 기소 권한이 일부 기관에 독점돼 있을 때 많은 폐단과 부정부패가 싹트기 마련이다. 최순실 등의 국정농단 사건도 마찬가지다. 지난 정부에서 청와대 민정수석과 연계된 권력 집단의 뇌물, 권력 남용 등 범죄가 난무해도 이를 견제하고 수사할 사정기관은 무력하기만 했다는 사실에서 우리 모두는 교훈을 얻어야 한다. 이러한 국가적 위기에서 여야는 정파적 구별을 뛰어넘어 초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 기소독점주의의 폐해에서 기소다원주의로 패러다임이 전환돼야 할 시기다. 미국은 50개 주의 주검찰과 연방검찰, 연방수사국(FBI)이 견제와 균형을 이루고 있고, 독일은 16개 주의 주검찰과 연방검찰이 직접 수사는 하지 않고 경찰을 지휘하면서 권력의 분산과 탈집중을 실현했다. 우리나라는 전국 단위의 단일한 검찰이 수사권, 영장청구권, 공소권, 공소유지권을 독점한 검찰 공화국이다. 수사와 기소에서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인 견제와 균형은 사라져 버렸다. 이전에는 대통령을 비롯해 여당, 그리고 검찰 등이 소극적이거나 반대해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가 설치되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대통령을 비롯해 정부 여당이 적극적이다. 심지어 선거법을 일부 양보하면서도 검찰 개혁을 이루어야 한다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일부 야당이 반대하고 있다. 공수처의 주된 수사 대상은 청와대와 여당, 고위 공직자들임에도 말이다. 혹자는 검찰에 인사권과 더 많은 재량을 부여하고 경찰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기소독점권을 가진 검찰에 인사권마저 준다면 그야말로 국민의 대표자나 국회보다 우위에 서서 수사권과 기소권이 남용될 우려가 크다. 국민 주권의 원칙인 공무원에 대한 국민적 통제에서 벗어나 무소불위의 권력 집단이 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거대한 검찰은 국회와 행정부의 인사권과 견제를 받도록 하고, 검찰을 포함한 고위 공직자는 공수처가 견제하도록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공수처는 그 규모가 작고, 권한 범위도 제한적이기 때문에 검찰보다 더 많은 독립성을 부여해도 검찰과의 상호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작동해 권한 남용 우려는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혹자는 공수처를 ‘옥상옥’이라고 하지만 잘못된 비유다. 영국이나 뉴질랜드가 옥상옥과 같은 중대범죄수사처를 만든 것은 아니다. 오히려 공수처는 작지만 믿을 수 있는 ‘옥외옥’이다. 일부에서는 수사권은 있으나 기소권은 없는 공수처를 주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기소권 없는 공수처는 특별수사대와 무엇이 다를 것인가? 영장청구권과 기소권을 갖지 못한 공무원은 검사가 아니다. 반쪽짜리의 검사 아닌 검사이고, 이러한 검사가 가지는 영장청구권조차 위헌 소지에 휩싸일 것이다. 기소권 없는 공수처는 있으나 마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야당의 입장처럼 공수처의 권한 남용이 우려된다면 공수처의 기소에 대한 피고인의 ‘기소적부심사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제도는 검사의 불기소에 대한 재정신청제도를 참고한 것으로 공수처의 부당한 기소에 대해 피고인이 고등법원에 기소의 당부(當否)를 심리해 달라고 청구하도록 허용하는 것이다. 공수처의 공직자 수사 및 기소의 실효성을 유지하면서도 권한 남용을 사법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공수처 법안이 선거제도와 같이 가려고 한다면 시간이 많지 않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65~80%는 기소권을 가진 공수처의 설립을 지지하고 있다. 국민의 준엄한 명령에 국회가 답해야 할 때다.
  • [박미경의 사진 산문] 이 사진가의 ‘대관령’ 사진 농사

    [박미경의 사진 산문] 이 사진가의 ‘대관령’ 사진 농사

    소가 쟁기를 끌고 지난 자리마다 가지런한 긴 고랑이 생겼다. 고랑 옆으로는 농부가 쟁기를 잡고 걸어서 난 발자국이 점점이 이어진다. 지문처럼 촘촘한 고랑 사이사이에 소와 농부의 시간이 새겨져 있는데, 아직도 갈아야 할 밭이 가없이 넓다. 항공 촬영처럼 위에서 내려다본 앵글의 이 사진은 사진가가 자주 오르내리던 산등성이에 서서 땅과 사람이 하나의 풍경으로 균형을 이룰 때를 오랫동안 기다려 찍은 것이다. 다른 사진 속에서 호미를 들고 김매는 아낙들의 굽은 등허리와 비탈밭의 능선이 서로 닮은 채 굽이져 흐른다. 밭의 기울기는 호미 날만큼이나 가파르다. 또 다른 사진에서는 활짝 핀 꽃처럼 배추들이 벙글어져 있고, 그 배추가 열을 이룬 속에 사람들이 웅크리고 있다. 땅을 향한 저 웅크림들이 배추를 개화시킨 힘일 것이다. 원경을 안개가 지워 버린 사진 속의 밭들은 누가 보아도 고랭지 배추밭이다. 대관령의 흔한 풍경 같아도 유정한 시선으로 오래 깊이 들여다본 사람의 심상이 함께 담겨서 사진은 얇지 않고 두툼하다. 사진가 김남돈이 찍은 ‘대관령’ 사진들이다. “사진을 시작한 후 내 발걸음은 언제나 대관령이었다. 추운 대관령에 올라 폭설과 짙은 안개를 마주하고 있으면, 아버지 생각이 많이 났다. 내게 대관령은 아버지이자 아버지의 대지다.” 사진가의 아버지는 일평생을 대관령에 기대 산 농부였다. 가파른 비탈에 꼿꼿이 서서 때론 구릉처럼 낮게 엎드려 쉼 없이 농사일을 했다. 농사일을 안 하는 동안에는 나물을 뜯거나 약초를 캐러 다녔고, 겨울이면 토끼나 꿩을 잡으러 눈 덮인 산을 오르내렸다. 어린 아들은 그런 아버지의 뒤를 졸졸 따라다니면서 유년 시절을 보냈다. 좀더 자라서는 아버지를 도와 고랭지 밭에 배추와 감자를 심어 길렀고, 약 치고 거름 주는 일을 거들었다. 장성한 후에는 도시로 나가느라 아버지 곁을 떠났지만, 대관령이 바라다보이는 강릉이 새 주소지였다. 그에게 대관령과 아버지는 서로 분리할 수 없는 하나의 이미지다. 아버지를 떠올리면 눈 많고 안개 짙던 대관령의 자연이 구릉과 비탈밭이 그 배경으로 함께 떠올랐고, 대관령의 자연을 떠올리면 그 풍경 어딘가에 아버지가 서 있거나 엎드려 있었다. 사진가가 된 아들이 십수년째 대관령만을 오로지하며 사진 찍는 것도, 그의 사진들 속에서 대관령의 자연 풍경과 그 땅에 기대 사는 사람들의 노동의 풍경이 이토록이나 조화로이 어우러질 수 있었던 것도 그 때문이다. 흑백사진 속 흰색과 검은색 사이의 무채색들이 왠지 그립고 따스한 정서를 드러내는 것도 같은 이유다. 여행자의 시선으로는 쉬이 포착하기 어려운 대관령 풍경의 한 정점이 사진가 김남돈의 ‘대관령’ 속에 있다.“나도 언젠가는 태어났고 살아온 이곳에 묻힐 것이다. 그 순간까지 아버지와 대관령을 사진으로 담을 것이다.” 김남돈이 작업 노트에 쓴 다짐 글이다. 농부였던 아버지처럼 묵묵히, 앞으로도 사진으로 일구어 갈 그의 ‘대관령’ 농사가 궁금하다. 그동안 찍어 온 수천 컷의 사진들을 골라서 한 권의 사진집으로 묶으려는 꿈도 지니고 있다. 언젠가 그 꿈이 이루어진다면, 아마도 사진집의 첫 장은 아버지와 대관령에 대한 헌사로 시작될 것이다.
  • “사회 분위기 맞물려 수요 폭증… 장성아카데미, 평생교육 메카로”

    “사회 분위기 맞물려 수요 폭증… 장성아카데미, 평생교육 메카로”

    “청렴은 공직자뿐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요구되는 가치입니다. 청렴문화 확산을 통해 더 나은 대한민국이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유두석 장성군수는 1일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사회적 분위기에 맞물려 청렴 교육의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이를 충족하는 양질의 교육 프로그램이 호응을 받으면서 꾸준히 교육생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 장성은 ‘세상을 바꾸는 것은 사람이고, 사람을 변화시키는 것은 교육이다’라는 슬로건으로 1995년 첫 강연을 시작한 ‘장성아카데미’가 지난 1월 국제기록인증기관인 유럽연합 오피셜월드레코드 심의를 거쳐 세계 최장기간 교육으로 공식 인증받은 도시다. 유 군수는 “장성아카데미가 이처럼 전국 사회교육의 중심지가 됐듯이 앞으론 청렴 정신을 배우는 ‘평생교육의 메카’로 거듭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청렴이라는 무형의 자산을 체험하고, 황룡강과 장성호 수변길 등 화려한 볼거리를 동시에 느끼는 시간은 단순히 글이나 말로 배우는 청렴 교육과는 질적으로 다른 뿌듯함을 갖게 한다”며 “한번 다녀간 기관이나 단체가 다시 찾아올 정도로 만족도가 높다”고 엄지척을 했다. 그는 “박수량 선생의 생을 기린 백비나 송흠 선생의 관수정 같은 경우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 아니었지만 지금은 한 해 수천명이 찾는 관광지로 거듭났다”고 말했다. 유 군수는 “교육생들이 밀려오면서 식당과 숙박업소 등의 소득으로 이어지고, 농특산물 판매에도 큰 영향을 준다”면서 “청렴 교육을 농촌 체험과 도예 경험과도 연계하기 때문에 주민 소득창출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교육이 지역 발전의 훌륭한 견인차가 된다는 것을 입증하도록 더 힘쓰겠다”고 미소지었다. 장성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경남FC 저지 뚫고 ‘경기장 유세’…황교안 갑질 논란 확산

    경남FC 저지 뚫고 ‘경기장 유세’…황교안 갑질 논란 확산

    규정 무시한 ‘정치인 권위의식’ 도마에 업계 “경기장 내 선거운동 해외토픽감” 중앙선관위 ‘공명선거 요청’ 행정조치 정치권 “강압적인 갑질… 징계받아야”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지난달 30일 프로축구단 ‘경남FC’의 경기장 안에서 벌인 선거운동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구단 측의 제지에도 황 대표와 강기윤 후보가 유세를 강행했다는 증언이 나오면서 ‘정치인 갑질’ 문화가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한국당의 경기장 내 선거운동으로 한국프로축구연맹으로부터 징계 위기에 처한 경남FC는 1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경남FC 모든 임직원은 경기장 내 선거운동 관련 지침을 인지하고 있었고 (황 대표 측)경호 업체와의 미팅 시 동 지침을 전달해 경호 담당자가 충분히 숙지해 준비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며 “경기 당일 입장권을 검표하는 과정에서 경호 업체 측에서 정당명, 기호명, 후보자명이 표기된 상의(윗옷)는 입장 불가라고 공지했는데 일부 유세원들이 이를 무시하고 막무가내로 들어가면서 (황 대표와 강 후보가) 상의를 벗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구단 직원이 경기장에서 유세를 하는 모습을 보고 달려가 ‘경기장 내에서는 선거 유세를 하면 안 된다. 규정에 위반된 행동이다’라며 선거 유세를 만류하는 과정에서 실랑이가 벌어졌으나 강 후보 측에서는 이를 무시한 채 ‘그런 규정이 어디 있느냐.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계속 선거 활동을 진행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나 황 대표는 “같이 있던 5명이 모두 표를 사서 경기장에 입장했고 들어갈 때 아무 문제가 없었다”며 “검표원이 아무 얘기를 하지 않아 옷을 그대로 입고 들어갔다”고 상반된 주장을 했다. 황 대표의 주장이 맞다 하더라도 경기장 안에서 선거운동을 한 것은 축구 규정과 국제 스포츠룰을 등한시한 잘못이 분명하다. 이에 한국당 경남도당은 보도자료를 내고 “경기장 내 선거운동을 금한다는 프로축구연맹과 대한축구협회 규정을 인지하지 못한 점은 유감”이라고 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번 선거유세에 위법 소지가 있다고 보고 이날 한국당에 행정조치인 ‘공명선거 협조요청’을 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표를 사서 들어가는 경기장 안은 공개된 장소에서 지지를 호소할 수 있다는 공직선거법 106조 2항에 위반될 수 있어 앞으로 그렇게 하지 말라는 취지의 행정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축구인들은 체육인을 무시하는 정치인들의 권위주의적 사고방식이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한 스포츠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축구뿐 아니라 스포츠팬 전체가 무시당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한국 축구대표팀의 박종우 선수가 ‘독도 세리머니’를 했다가 징계를 받을 뻔했을 만큼 국제사회에서는 경기장 내 정치적 중립을 강조하고 있다”며 “하물며 선거운동 복장으로 경기장에 들어가 선거운동을 한 것은 해외 토픽감이다. 영국 프리미어리그 경기장에 보수당 당수가 들어가 선거운동을 했다고 상상해 보라”고 했다. 다른 당은 비판을 쏟아냈다.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은 “극도로 권위적이고 강압적이고 무례한 갑질”이라고 했다. 바른미래당 김익환 부대변인은 “경남FC가 축구장 유세를 허락해 준 것도 아닌데 징계는 한국당이 받아야 한다”고 했다. 민주평화당 김정현 대변인은 “한국당은 축구팬들에게 사과하고 창원에서 철수하라”고 했다. 정의당 정호진 대변인은 “구단 제지에도 막무가내 선거운동을 한 것은 갑질이 체질화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라고 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제지에도 강행” “규정 몰랐다” 진실게임 된 황교안 축구장 유세

    “제지에도 강행” “규정 몰랐다” 진실게임 된 황교안 축구장 유세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지난달 30일 프로축구단 ‘경남FC’의 경기장 안에서 벌인 선거운동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구단 측의 제지에도 황 대표와 강기윤 후보가 유세를 강행했다는 증언이 나오면서 ‘정치인 갑질’ 문화가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한국당의 경기장 내 선거운동으로 한국프로축구연맹으로부터 징계 위기에 처한 경남FC는 1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경남FC 모든 임직원은 경기장 내 선거운동 관련 지침을 인지하고 있었고 (황 대표 측)경호 업체와의 미팅 시 동 지침을 전달해 경호 담당자가 충분히 숙지해 준비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며 “경기 당일 입장권을 검표하는 과정에서 경호 업체 측에서 정당명, 기호명, 후보자명이 표기된 상의(윗옷)는 입장 불가라고 공지했는데 일부 유세원들이 이를 무시하고 막무가내로 들어가면서 (황 대표와 강 후보가) 상의를 벗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구단 직원이 경기장에서 유세를 하는 모습을 보고 달려가 ‘경기장 내에서는 선거 유세를 하면 안 된다. 규정에 위반된 행동이다’라며 선거 유세를 만류하는 과정에서 실랑이가 벌어졌으나 강 후보 측에서는 이를 무시한 채 ‘그런 규정이 어디 있느냐.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계속 선거 활동을 진행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나 황 대표는 “같이 있던 5명이 모두 표를 사서 경기장에 입장했고 들어갈 때 아무 문제가 없었다”며 “검표원이 아무 얘기를 하지 않아 옷을 그대로 입고 들어갔다”고 상반된 주장을 했다. 황 대표의 주장이 맞다 하더라도 경기장 안에서 선거운동을 한 것은 축구 규정과 국제 스포츠룰을 등한시한 잘못이 분명하다. 이에 한국당 경남도당은 보도자료를 내고 “경기장 내 선거운동을 금한다는 프로축구연맹과 대한축구협회 규정을 인지하지 못한 점은 유감”이라고 했다.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번 선거 유세에 위법 소지가 있다고 보고 이날 한국당에 행정조치인 ‘공명선거 협조 요청’을 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표를 사서 들어가는 경기장 안은 공개된 장소에서 지지를 호소할 수 있다는 공직선거법 106조 2항에 위반될 수 있어 앞으로 그렇게 하지 말라는 취지의 행정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축구인들은 체육인을 무시하는 정치인들의 권위주의적 사고방식이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한 스포츠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축구뿐 아니라 스포츠팬 전체가 무시당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한국 축구대표팀의 박종우 선수가 ‘독도 세리머니’를 했다가 징계를 받을 뻔했을 만큼 국제사회에서는 경기장 내 정치적 중립을 강조하고 있다”며 “하물며 선거운동 복장으로 경기장에 들어가 선거운동을 한 것은 해외 토픽감이다. 영국 프리미어리그 경기장에 보수당 당수가 들어가 선거운동을 했다고 상상해 보라”고 했다. 다른 당은 비판을 쏟아냈다.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은 “극도로 권위적이고 강압적이고 무례한 갑질”이라고 했다. 바른미래당 김익환 부대변인은 “경남FC가 축구장 유세를 허락해 준 것도 아닌데 징계는 한국당이 받아야 한다”고 했다. 민주평화당 김정현 대변인은 “한국당은 축구팬들에게 사과하고 창원에서 철수하라”고 했다. 정의당 정호진 대변인은 “구단 제지에도 막무가내 선거운동을 한 것은 갑질이 체질화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라고 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경남선관위 “한국당 황교안·강기윤 경기장 유세, 선거법 위반”

    경남선관위 “한국당 황교안·강기윤 경기장 유세, 선거법 위반”

    자유한국당의 황교안 대표와 강기윤 창원청산 보궐선고 후보의 경기장 내 선거운동 행위와 관련해서 경남도선거관리위원회가 위법 소지가 있다며 행정조치를 하기로 했다. 경남선관위 관계자는 공직선거법 제106조 2항을 근거로 “공개된 장소가 아닌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는 경기장 안에서 선거운동을 하는 것은 위법의 소지가 있다”면서 “향후 유사한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유념해달라는 취지에서 공명선거 협조요청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1일 전했다. 이 관계자가 언급한 선거법 제106조 2항은 ‘관혼상제의 의식이 거행되는 장소와 도로·시장·점포·다방·대합실 기타 다수인이 왕래하는 공개된 장소에서 정당 또는 후보자에 대한 지지를 호소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경남선관위는 돈을 내고 입장권을 사서 들어가는 경기장 안은 선거법에서 규정한 ‘다수인이 왕래하는 공개된 장소’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다만 위 조항을 위반해도 형사처벌 조항은 선거법에 없는 상황이라 관할 선관위의 행정조치만 가능하다. 이에 경남선관위는 강 후보 캠프에 공명선거 협조요청 공문을 보내기로 했다. 공명선거 협조요청은 가장 낮은 수준의 행정조치다. 경남선관위 관계자는 “경기가 시작하기 전 유세를 중단했고 사안이 경미해 낮은 수준의 행정조치를 하기로 했다”면서 “(강 후보 측에서) 선관위에 창원축구센터 유세 관련 사전 질의를 했으나 (선관위가) 경기장 입구 선거운동에 대한 것인 줄 알고 명확히 안내하지 못한 점도 고려했다”고 말했다. 앞서 자유한국당은 지난달 30일 황 대표와 강 후보의 창원축구센터 안에서의 선거유세 활동이 논란이 되자 “사전에 선관위에 문의한 결과 후보자가 선거 유니폼을 입고 입장해도 된다는 유권해석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통상 경기장에서의 선거운동은 경기장 앞에서 하지 그 안에 들어간 적은 지금까지 없었기 때문에 황 대표와 강 후보, 그리고 한국당 선거 유세원들이 경기장 안에 들어갈 것이라고는 생각을 못했다는 것이 경남선관위의 설명이다.한편 황 대표와 강 후보 측 선거유세로 승점 감점 및 제재금 등의 벌칙을 받을 위기에 처한 경남FC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일부 (한국당) 유세원들이 ‘입장권 없이는 못 들어간다’는 얘기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하고 막무가내로 들어갔다”면서 “만일 구단이 징계를 받게 된다면 연맹 규정을 위반한 강 후보 측에서는 경남도민과 경남FC 팬들에 대한 도의적인 책임은 물론 징계 정도에 따라 법적인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현행 프로축구연맹 정관 제5조(정치적 중립성 및 차별금지)에는 ‘연맹은 행정 및 사업을 수행함에 있어 정치적 중립을 지킨다’고 명시돼 있다. 이에 따라 경기장 안에서는 정당명, 기호, 번호 등이 노출된 의상을 입을 수 없다. 그러나 황 대표는 한국당 당명이 적힌 붉은 점퍼를, 강 후보는 당명과 기호, 자신의 이름이 적힌 붉은 점퍼를 입고 경기장 안에까지 들어가 인사를 하는 등 선거운동을 해 물의를 일으켰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씨줄날줄] 땅콩 기내 퇴출/이순녀 논설위원

    [씨줄날줄] 땅콩 기내 퇴출/이순녀 논설위원

    땅콩 알레르기는 국내에선 드물지만, 미국이나 유럽에선 유병률이 약 2%에 달할 정도로 심각하다. 땅콩에 포함된 대두 단백질인 레시틴이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땅콩 성분이 들어간 식품을 극소량이라도 섭취하면 가려움과 발진 등의 증상은 물론 자칫 호흡곤란을 일으켜 위험한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심할 경우 냄새만 맡거나 피부에 살짝 묻어도 증상이 나타난다. 기내에서 간식으로 땅콩을 서비스하는 대부분의 항공사들은 이런 이유로 홈페이지에 땅콩 알레르기에 대한 지침을 안내하고 있다. 땅콩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식품 조리 시 땅콩기름이나 유사 성분이 함유된 식재료가 사용될 수 있고, 다른 승객의 땅콩 소지나 취식을 금지하기 어렵다는 점을 알리는 한편 항공권 예약 때 땅콩 알레르기 고지와 응급 처치법 준비 등에 관한 주의 사항을 공지한다. 하지만 최근 기내에서 땅콩 알레르기 사고가 잇따르면서 아예 땅콩 서비스를 하지 않는 항공사들이 늘고 있다. 2017년 호주 멜버른행 기내에서 승객들이 땅콩 봉지를 뜯은 뒤 3세 남자아이가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켜 비상이 걸렸던 싱가포르항공은 지난해 4월부터 땅콩 서비스를 중단했다. ‘러브 바이츠’(Love Bites)란 땅콩 간식 마케팅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쌓은 미국 저가항공사 사우스웨스트항공사도 지난해 3월 9세 아동이 기내에서 땅콩을 먹은 후 과민 반응으로 생명이 위독할 뻔했던 사건을 겪은 뒤 8월부터 땅콩을 기내 간식 품목에서 퇴출했다. 유나이티드항공, 아메리칸항공, 콴타스항공, 브리티시항공도 땅콩을 제공하지 않는다. 대한항공이 국내 대형 항공사 중에선 처음으로 땅콩 서비스를 중단했다. 대한항공은 “알레르기 승객 보호를 위해” 지난 25일부터 땅콩 대신 크래커 등을 간식으로 제공하고 있으며, 조만간 땅콩 성분이 들어간 모든 식재료를 기내식에서 제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지난 17일 심각한 땅콩 알레르기가 있는 미국 거주 10대 소년이 가족과 함께 애틀랜타에서 필리핀으로 가기 위해 인천공항에서 마닐라행 대한항공편을 타려고 하자 탑승을 거부해 논란이 됐다. 이들 가족은 인천공항까지 대한항공 제휴사인 델타항공을 타고 왔다. 델타항공은 해당 항공편에서 땅콩 서비스를 중단해 문제가 없었으나 대한항공은 땅콩 서비스 중단 대신 소년을 비행기에 타지 못하게 했다. 이런 사실이 현지 언론에 보도돼 여론이 악화되자 대한항공은 사과 성명을 냈다. ‘땅콩 회항’에 이어 ‘땅콩 퇴출’까지, 우연치고는 기막힌 대한항공과 땅콩의 악연이다. coral@seoul.co.kr
  • [그때의 사회면] ‘피보기팅, 노예팅, 언약식…’/손성진 논설고문

    [그때의 사회면] ‘피보기팅, 노예팅, 언약식…’/손성진 논설고문

    미팅은 ‘4·19혁명’ 이후의 산물이다. 1960~70년대는 미팅의 전성기였다. 1960년대 말 일종의 참가비인 티켓을 팔아 미팅을 주선하고 짝을 짓은 방식이 유행했다. 주로 다방을 빌려 미팅을 했지만, 더러는 야외에 나가기도 하고 한강에서 보트를 같이 타기도 했다. 그러나 여대생의 76.6%가 혼전 순결을 지켜야 한다고 답할 만큼 의식은 보수적이었다. 신체 접촉도 신중해서 네 번째 만날 때 손을 잡는다는 남녀가 많았다(경향신문 1975년 11월 10일자). 은어들도 많다. ‘팅순이’(미팅을 자주 하는 여대생), ‘졸팅’(갑자기 하는 미팅), ‘1일 반창고’(하루 데이트), ‘양말 신었다’(애인이 있다), ‘종빙고’(종강을 빙자한 고고미팅), ‘킹카’(괜찮은 상대), ‘에이스카’(아주 괜찮은 상대), ‘물카’(마음에 안 드는 상대), ‘후지카’(아주 마음에 안 드는 상대), ‘으악카’(그보다 더 이하인 상대) 등이다(매일경제 1978년 4월 12일자). “2(월)말 3(월)초의 기회를 놓치기는 했지만 3말 4초의 신화를 남기고야 말겠다고 바동거리는 경이, 군대 가는 남자친구 때문에 기분이 착잡해져서 나온 윤이, (…) 이렇게 4명이 신촌 경양식집 흩어진 조명 밑으로 스며들었다. 양주병을 앞에 두고 나란히 앉은 남녀, 눈을 내리깔고 다리를 꼬고 앉아서 여유 있게 담배 연기를 뿜어 대는 여성 몇몇….”(동아일보 1978년 9월 28일자) 당시 여대생이 신문에 쓴 미팅 풍경이다. 1981년부터는 졸업정원제 등으로 미팅도 시들해지기 시작했다. 학업 부담 때문에 미팅을 원하는 학생도 줄었고, 첫 미팅 때 꽃이나 손수건을 주고받던 낭만적인 풍경도 사라졌다. 고팅이나 디스코팅이 성행하고 마음에 들면 바로 술집으로 향하는 가벼운 분위기로 바뀌었다. 상대방의 소지품을 선택해 짝을 짓는 방법이 나온 것도 그 무렵이다. 한 학생에게 ‘에이스카’를 마음대로 선택하게 하고 대신 찻값을 모두 내게 하는 ‘시드 배정’이라는 것도 있었다고 한다(동아일보 1981년 4월 27일자). 남자 수를 늘려 고의로 여자 한 명의 짝을 없도록 하는 ‘피보기팅’이 1970년대식이라면, ‘1지망, 2지망, 3지망’을 적는 ‘학력고사팅’은 1980년대, 경매로 짝을 짓는 ‘노예팅’은 1990년대 방식이다. 또 그룹 미팅에서 벗어나 맞선식 ‘소개팅’ 또는 ‘선팅’이 유행하기 시작한 것은 1987년 무렵이다. 지방 학생 남녀가 같은 방에서 사는 ‘계약동거’라는, 다소 충격적인 풍조도 번졌다. 소개팅에서 마음에 드는 상대방을 만나면 가족에게는 알리지 않고 친구들을 초대해 결혼까지 약속하는 의식인 ‘언약식’도 일부 학생들 사이에 있었다.
  • 조국·조현옥 감싸는 靑 “후보 검증 때 흠결보다 능력 높게 평가”

    조국·조현옥 감싸는 靑 “후보 검증 때 흠결보다 능력 높게 평가”

    윤도한 “인사 관련 책임 논의한 적 없다 지적된 문제들 靑 검증 과정서 이미 확인 ‘7대 배제 원칙’ 기준 강화 검토 시점 온 듯” 국정동력 약화 우려 서둘러 진화 나선 듯최정호 국토교통부·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가 낙마하면서 조국(왼쪽) 민정수석과 조현옥(오른쪽) 인사수석의 책임론으로 번지는 상황을 막겠다는 청와대의 의지는 강하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31일 브리핑에서 ‘인사검증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는가’란 질문에 대해 “그런 논의를 한 적 없다”고 잘라 말했다. 윤 수석은 “해외 부실 학회 참석을 제외하고는 (두 후보자 모두) 청문회 과정에서 지적된 흠결은 인사·검증 과정에서 확인됐다”면서도 자질과 능력을 높게 평가해 기용하려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조국·조현옥 수석의 직무수행에는 문제가 없었다는 것이다.두 수석을 ‘문책’한다면 야권 공세에 밀려 국정동력이 약화하는 상황을 우려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조국 수석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등 현안이 즐비한 데다 총선 차출이든, 청와대 내에서든 보다 중용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조현옥 수석도 청와대의 유일한 수석급이자 여권 내 희소한 여성 자원이란 점에서 청와대가 적극 방어에 나설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청와대 관계자는 “최·조 후보자 낙마로 청와대도 책임을 보였고 국회에서 여야 대화가 이뤄질 공간은 만들어진 것 아닌가”라며 “두 수석 모두 등 떠밀려 나가는 모양새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조국 수석 등에 대한 문책론과 함께 ‘7대 배제 원칙’(병역기피·세금탈루·불법 재산증식·위장전입·연구 부정행위·음주운전·성관련 범죄)을 손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 수석은 “7대 기준이 국민 눈높이에 안 맞으면 (인사검증 기준 강화를) 검토할 시점이 온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우선 부동산 투기 관련 규정이 거론된다. ‘본인 또는 배우자가 관련 법률 등을 위반해 부동산 및 주식·금융거래와 관련해 미공개 중요 정보를 이용하거나 타인이 이용하게 한 경우’만 불법적 재산증식으로 간주해 고위공직 후보에서 배제하도록 했다. 위장전입 기준도 불분명하다. ‘2005년 7월 이후 부동산 투기, 자녀 선호학교 배정 등의 목적으로 2회 이상 위장전입’한 경우를 배제 대상으로 삼고 있다.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의 경우 2006년 부인과 딸이 함께 부산 남천동 부모 집으로 주소를 옮겼다. 딸의 전학을 위해서였다. 그러나 전학이 불발되자 하루 만에 광안동 지인 집으로 옮겼고 지인이 이사하자 한 달 만에 주소를 바꿨다. 야권은 세 차례 위장전입으로 본다. 반면 청와대는 “주소지를 처가로 옮겼는데 전학이 될 수 있는 곳이 아니어서 하루 만에 친구 집으로 옮겨 간 것이기에 위장전입은 한 차례”라고 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조두순 24시간 감시할 전자발찌… 80가지 징후로 성범죄 사전대응

    조두순 24시간 감시할 전자발찌… 80가지 징후로 성범죄 사전대응

    성범죄자 범행 전 유사패턴 반복 포착 과거전력 분석 도입… 위험징후 ‘경고’ 오늘부터 CCTV로 현장 실시간 확인 재범 가능성 높아지면 집중 보호관찰 AI 개발 ‘허수경보’ 줄이고 업무 경감지난해 말 아동 성폭행범 조두순이 오는 2020년에 출소한다는 소식에 청와대 게시판은 ‘조두순의 출소를 막아달라’는 국민청원으로 도배됐다. 조두순은 출소 이후에도 7년간 전자발찌를 착용해 24시간 전자감독을 받아야 하지만, 또다시 범행을 저질러도 ‘사후 대응’밖에 못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작용한 탓이다. 이러한 우려 속에서 정부는 지난 2월 전자발찌 착용자의 이상 징후를 사전에 감지할 수 있는 ‘범죄 징후 예측 시스템’을 새로이 도입했다. 시행 11년째를 맞이하는 전자감독제도(전자발찌)는 이번 개선을 통해 ‘사전 대응’이 쉽지 않다는 비판론을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서울신문은 서울 동대문구에 위치한 법무부 위치추적 중앙관제센터를 방문해 조두순을 감시하게 될 전자발찌 제도가 어떻게 운용되고 있는지 직접 살펴봤다.●3등급으로 관리 ‘범죄 징후 예측시스템’ “띠리링. 띠리링. 띠리링.” 지난 4일 기자가 찾은 중앙관제센터 2층 관제실은 쉴 틈 없이 분주했다. 거대한 중앙관제 화면과 함께 4교대로 근무하는 5명의 관제직원들이 분주히 준수사항 위반 경보를 확인하고 있었다. 한 관제직원이 다급히 수화기를 들고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출입금지구역에 진입한 전자발찌 착용자에게 어떤 상황인지 확인하고 퇴거 지시를 내리기 위해서다. 출입금지구역은 일반적으로 초·중·고, 유치원, 어린이집 등이며, 법원에서 범죄와 연관성 있는 장소도 추가 설정할 수 있다. 만일 전자발찌 훼손 등 긴급 상황에서 착용자와의 통화 연결이 되지 않을 경우, 관제직원은 즉시 지역 보호관찰소와 관할 경찰에 연락해 현장 출동을 요청해야 한다. 그 와중에도 경보음은 쉴 새 없이 울려 퍼졌다. 이들이 관리해야 하는 착용자는 대전 관제센터와 합쳐서 3115명. 하루에 울리는 경보는 평균 1만건이 넘는다. 여기에 법무부가 새로 도입한 ‘범죄 징후 예측시스템’이 직원들의 업무 효율을 높이고 있었다. 경보 대상자들의 명단이 표시되는 알림판에는 착용자 각각의 재범 가능성에 따라 예측시스템이 분류한 ‘일반’, ‘주의’, ‘고위험’ 등급이 표시됐다. 등급은 판결문, 보호관찰 상황, 위치 추적 시스템으로부터 뽑아낸 자료를 토대로 범죄수법, 이동경로, 정서상태, 생활환경 변화 등 80여 가지 요인에 점수를 매겨 ‘재범 가능성이 얼마나 큰가’를 수치화시킨 것이다. 착용자의 현재 상태에 따라 등급은 실시간으로 변화된다. 문서에서 특정 정보를 뽑아내는 ‘텍스트 마이닝’ 기법을 통해 실시간으로 면담 기록에서 위험 징후를 파악해내기도 한다. 관제직원은 점수가 높은 착용자일수록 우선순위에 두고 주의 깊게 관리할 수 있다. 특히 이동경로 분석은 착용자의 평소 생활패턴을 ‘빅데이터’로 관리하며 이상 징후를 보일 경우 경고해주기 때문에 더욱 효율적인 관리가 가능하다. 관제직원이 ‘고위험’ 등급으로 분류된 한 착용자의 생활패턴을 조회하자 평소 주야간 생활패턴과 함께 최근 갑자기 드나들기 시작한 장소가 나타났다. 출입금지구역은 아니지만, 착용자가 생활패턴에서 벗어나는 행동을 보이자 예측시스템이 자동으로 인식한 것이다. 관제센터 관계자는 “성범죄자는 범행을 저지르기 전에 유사 패턴을 계속 반복하는 특성을 보인다”면서 “예를 들어 공원에 아동을 유인해 성범죄를 저지른 전력이 있는 경우, 재범도 공원에서 저지를 확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원 자체가 출입금지구역으로 지정되진 않지만, 갑자기 공원 방문 횟수가 늘어난다면 과거 범죄전력, 생활패턴 변화 등을 감안해 점수가 올라가 고위험 등급으로 분류될 것”이라면서 “당장 위반 사실이 없더라도 면담 횟수를 늘리는 등 집중 관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자발찌 11년… 재범률 감소 효과 톡톡 2006년 용산 초등학생 성폭행 살인사건, 2007년 안양 초등학생 납치살인사건, 2008년 안산 초등학생 납치 강간사건까지. 2008년 우리나라에 전자발찌 제도가 도입될 당시엔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강력사건이 연일 터져 나오고 있었다. 그러한 배경 속에서 탄생한 전자발찌 제도는 형량을 채워 출소한 이후에도 재범 위험성이 높은 특정 범죄자의 신체에 전자발찌를 부착해 24시간 대상의 위치, 이동경로, 상태를 파악한다. 정부는 보호관찰관의 밀착 지도·감독을 통해 재범을 억제하고 있다. 이미 미국(1983년), 캐나다(1987년), 영국(1989년) 등 해외에선 일찍이 전자발찌 제도를 도입했다. 다만 강력범에 대한 재범 방지 목적인 우리나라와는 달리 대부분 경범죄자에 대한 자택구금 목적이었다. 대표적으로 미국은 도입 초기엔 오히려 강력범에게 전자발찌를 채우지 않고, 대신 교도소 과밀 수용을 해소하기 위한 목적으로 가벼운 범죄를 저지른 수용자들을 전자발찌 착용 대가로 가석방 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캘리포니아주 등에선 우리나라와 같이 재범 방지를 위해 성범죄자에 대해 전자발찌를 부착하기 시작했다. 현재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 세계 30여개 국가가 전자발찌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법무부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전자발찌 제도의 목표가 ‘재범 방지’로 수렴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자발찌의 효과는 통계로도 나타나고 있다. 법무부에 따르면 제도 시행 이전인 2004년부터 2008년까지의 성폭력 범죄 재범률은 평균 14.1%에 달했지만, 제도 시행 이후 성폭력 범죄 전력이 있는 착용자의 재범률은 7분의1 수준인 2.01%로 낮아졌다. 성폭력 범죄뿐만 아니라 살인, 강도, 미성년자 유괴 등의 범죄도 24시간 전자감독을 받고 있다. 법무부는 향후 가정폭력 범죄도 전자발찌 착용 대상에 포함되도록 추진하고 있다. ●법무부 “법령 근거… 인권 침해 요소 없어” 일각에선 전자발찌 제도, 나아가 범죄 징후 예측시스템을 할리우드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 비유하며 사생활 침해적 요소가 있다고 우려를 표하고 있다.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실제로 미래에 발생할 범행을 미리 예측해 범죄자를 사전에 체포하는 내용을 다룬 SF영화다. 영화에서처럼 범죄를 저지르지도 않았는데 미리 ‘예비 범죄자’ 취급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이다. 그러나 법무부는 이미 10년 넘게 시행된 전자발찌 관련 법을 토대로 수집해온 자료를 활용하는 것일 뿐이기 때문에 인권 침해 요소는 전혀 없다는 입장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범죄 사실, 보호관찰관 면담내용, 위치추적 결과 등 정상적인 업무를 통해 이미 수집된 정보를 컴퓨터가 분석하는 것으로 모두 법령에 근거하고 있어 인권 침해적 소지는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영화에 비유되는 것에 대해선 “사람들이 우려하는 것처럼 ‘범죄를 저지를 것으로 예상되는 사람’을 사전에 체포하는 것은 결코 아니며, 단지 재범 가능성에 따라 면담 횟수를 늘리고 집중적으로 보호관찰을 실시하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1명당 9만건 경보처리… 고질적 인력난 숙제 고질적인 인력난은 현재 여전히 숙제다. 2008년 첫 도입 당시 151명이었던 전자발찌 착용자는 3월 기준 3115명으로 약 20배가 됐다. 그러나 같은 시기 관제직원은 9명에서 43명으로 4.8배가 됐을 뿐이다. 착용자들이 지난해 울린 경보는 387만건에 달했다. 직원 1인당 한 해에 평균 9만여건에 달하는 경보를 처리한 셈이다. 직접 출동해야 하는 일선 보호관찰소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전국 58개 보호관찰소에서 근무하는 전담 직원은 162명으로, 1인당 착용자 19명에 대한 정기 면담, 긴급 출동, 상황 수습을 도맡아야 한다. 특히 지방 관찰소에선 야간에 여러 상황이 발생하면 한꺼번에 대처하지 못하는 경우도 생긴다. 인력 충원에도 한계가 있는 만큼 법무부는 ‘범죄 징후 예측시스템’과 더불어 여러 가지 제도 개선을 통한 업무 효율화에 나서고 있다. 우선 전국에 퍼져 있는 폐쇄회로(CC)TV를 활용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지금은 착용자가 이상 징후를 보이더라도 당장 어떤 행동을 하고 있는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없다. 상황이 발생해 보호관찰관이 현장에 가서 확인하더라도 시간이 지체된 상황이다. 이에 법무부는 지난 1월 국토교통부와 전국 지방자치단체에서 보내주는 CCTV 영상을 통해 실시간으로 현장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우선 1일 대전에서 시작하는 CCTV 연계 시스템은 서울, 광주 등 다른 지역으로 순차적으로 확대될 계획이다. 착용자의 일탈 행동이 의심되는 상황에서 근처 CCTV를 통해 착용자의 행동을 즉시 파악하고 전화를 통한 대처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인공지능(AI)을 통해 ‘허수 경보’ 대응을 줄이는 시스템도 개발하고 있다. 기존에는 착용자가 버스를 타고 이동하다 출입금지구역에 진입하게 되는 경우에도 경보가 울리기 때문에 관제직원들은 모든 경보를 일일이 파악하고 상황을 종료해야만 한다. 그러나 AI 시스템이 도입되면 금지구역에 진입한 착용자의 이동 속도가 차량과 비슷하다는 것을 스스로 파악하고 경보를 울리지 않게 자동으로 조치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법무부 관계자는 “오류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에 민감도는 상당히 올려놓을 것”이라며 “(허수 경보를) 30%만 걸러도 충분히 업무 부담이 경감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지난 2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조두순법’도 조만간 본격 시행된다.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개정안은 조두순과 같은 미성년자 대상 성폭력범죄자에 대해 일대일 전담 보호관찰관을 지정하고 매년 심사를 통해 재범 위험성이 있다면 전자발찌 부착 기간을 늘릴 수 있게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靑, 조국 책임론에 선긋기 “최·조 낙마로 책임지는 자세 보였다”

    靑, 조국 책임론에 선긋기 “최·조 낙마로 책임지는 자세 보였다”

    최정호 국토교통부·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가 낙마하면서 조국 민정수석과 조현옥 인사수석의 책임론이 불거지는 상황을 막겠다는 청와대의 의지는 강하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31일 브리핑에서 ‘인사검증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는가’란 질문에 대해 “그런 논의를 한 적 없다”고 잘라 말했다. 윤 수석은 “해외 부실 학회 참석을 제외하고는 (두 후보자 모두)청문회 과정에서 지적된 흠결은 인사·검증 과정에서 확인됐다”며 자질과 능력을 높게 평가해 기용하려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조국·조현옥 수석의 직무수행에는 문제가 없었다는 것이다.두 수석을 ‘문책’한다면 야권 공세에 밀려 국정동력이 약화하는 상황을 우려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또한 조국 수석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등 현안이 즐비한 데다 대통령 신임이 두텁다. 총선 차출이든, 청와대 내에서든 중용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조현옥 수석도 청와대의 유일한 수석급이자 여권 내 희소한 여성 자원이란 점에서 청와대가 적극 방어에 나설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청와대 관계자는 “최·조 후보자 낙마로 청와대도 책임 있는 자세를 보였고 국회에서 여야 대화가 이뤄질 공간은 만들어진 것 아닌가”라며 “자유한국당이 조국·조현옥 수석에서 공세를 끝낼 리도 없고 문책까지 이르지는 않을 것 같다. 적어도 등 떠밀려 나가는 모양새는 아니다”라고 했다. 한편 조국 수석 등에 대한 문책론과 함께 ‘7대 배제 원칙(병역기피·세금탈루·불법 재산증식·위장전입·연구 부정행위·음주운전·성관련 범죄)’을 손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예컨대 위장전입 기준도 불분명하다. 현재 청와대는 ‘인사청문제도가 장관급까지 확대된 2005년 7월 이후 부동산 투기, 자녀 선호학교 배정 등 목적으로 2회 이상 위장전입’한 경우를 배제 대상으로 삼고 있다.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의 경우 2006년 문 후보자의 부인은 딸과 함께 부산 남천동 부모 집으로 주소를 옮겼다. 중학생 딸의 전학을 위해서였다. 그러나 전학이 불발되자 하루 만에 광안동 지인 집으로 옮겼고 지인이 이사하자 한달 만에 주소를 바꿨다. 야권은 세차례 위장전입으로 본다. 반면 청와대 관계자는 “신도심에서 구도심으로 전학을 하려 했던 것”이라며 “진학률이 더 좋은 곳으로 가기 위한 위장전입과 다르다. 처음에 주소지를 처가로 옮겼는데 전학이 될 수 있는 곳이 아니어서 하루만에 친구 집으로 옮겨간 것이기에 위장전입은 한 차례”라고 주장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속보]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결국 자진사퇴

    [속보]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결국 자진사퇴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31일 출입기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국토부 장관 후보자에서 사퇴한다”며 “성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린다”라고 밝혔다. 그는 한때 경기도 분당과 서울 강남에 아파트 한채씩을 보유하고 세종시에 아파트 분양권을 소지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사실상 3주택자’였던 전력 탓에 자질 논란을 빚었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엘스(59㎡)와 분당 정자동 상록마을라이프2단지(84㎡) 등 아파트 2채와 세종시 반곡동에 건설 중인 ‘캐슬&파밀리에 디아트’ 팬트하우스(155㎡) 분양권을 갖고 있다가 분당 아파트를 장관 후보자 지명 직전 딸 부부에 증여하고 월세로 거주 중이다. 문재인 정부가 서민 주거문제에 몰두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토부 장관 후보자가 공직에 있을 때 부동산 투자에 몰두했다는 비판이 제기됐고, 최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았다”며 사과했다. 그러나 성난 여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고, 여기에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의 재개발 상가 투자 논란이 겹치면서 상황이 악화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버닝썬 부적절 발언’ 서강대 로스쿨 교수 진상 조사

    ‘버닝썬 부적절 발언’ 서강대 로스쿨 교수 진상 조사

    서강대가 최근 불거진 ‘버닝썬 농담’을 비롯해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의 강의 중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 진상 조사에 착수했다. 서강대는 의혹이 제기된 로스쿨 교수들을 상대로 조사에 착수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고 오늘(30일) 밝혔다. 대학 관계자는 “조사 결과 징계 혐의가 있으면 징계위원회에서 심의하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육부도 서강대의 조사 결과를 주목하고 있다. 앞서 부적절한 발언을 한 로스쿨 교수들의 파면을 요구하는 민원이 국민신문고를 통해 접수됐다. 이에 교육부는 지난 26일 해당 민원과 관련해 서강대로부터 ‘진상 조사에 착수했다. 적절히 조치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받았다고 알렸다. 지난 19일 서강대 X관에는 한 법학전문대학원 학생이 쓴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甲(갑) 교수님께 올리는 편지’라는 제목의 대자보가 붙었다. 이에 따르면 로스쿨 교수들은 ‘버닝썬 무삭제 영상이 잘리기 전 빨리 보라고 친구가 보내줬다’, ‘여자를 조심해야 한다’ 등 논란의 소지가 있는 발언을 했다. 해당 대자보 작성자는 “교수님의 조언과 농담이 정의·평등·인권을 말하는 교수님의 언사를 퇴색시키고, 혐오와 차별의 탑을 공고히 하는 데 기여한다”고 비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시민단체 산업부 장관 등 ‘포항 지진’ 촉발 책임 관련 살인죄 고소

    시민단체 산업부 장관 등 ‘포항 지진’ 촉발 책임 관련 살인죄 고소

    포항 시민단체들이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지역발전소 대표 등에 대해 2017년 포항지진을 촉발시킨 책임을 제기하며 살인죄 처벌 등을 요구하는 고소장을 검찰에 제출했다. 포항지진범시민대책본부는 29일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및 상해 혐의로 윤운상 넥스지오 대표, 박정훈 포항지열발전 대표, 전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을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고 밝혔다. 넥스지오는 포항지열발전 사업 컨소시엄을 주관한 업체이고 포항지열발전은 넥스지오의 자회사다. 하지만 대책본부는 고소 대상이 된 전직 산업부 장관의 신원에 대해서는 “정쟁의 대상이 될 우려가 있다”며 공개하지 않았다. 대책본부는 이날 “피고소인들은 포항시민의 안전을 무시한 채 2017년 8월부터 또 다시 물 주입을 실행하다가 결국 포항지진을 발생시킨 장본인”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발전소 입지 선정 당시 활성단층을 제대로 조사하지 않고 미소지진 발생 후 관계기관이 적절한 대응을 하지 않은 점 등과 관련한 공무원들의 직무유기 의혹도 수사를 촉구했다. 대책본부는 “발전소 대표 등은 지열발전에 필연적으로 따르는 유발지진에 대해 상세히 알고 있는 전문가로 지열발전 물 주입 과정 중 일정 규모 이상의 미소지진을 계측하고 그것이 대규모 지진의 전조 현상임을 알고 있었다”고 고소 배경을 설명했다. 이는 지열발전 관계자들이 2017년 4월 15일 규모 3.2의 지진 발생 이후 더 큰 규모의 지진 발생 가능성을 인식하고도 무시했다는 의혹 제기이다. 대책본부는 살인 혐의로 고소한 이유에 대해 진앙지 인접 지역 주민 김모(79)씨가 지진으로 무너진 건물 벽돌에 머리를 다친 뒤 사망한 사건이 뒤늦게 밝혀졌다고 덧붙였다. 최근까지 1300여명의 지진 피해자들이 정부와 넥스지오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2017년 11월 15일 포항시 북구 흥해읍에서 발생한 5.4 규모의 지진으로 1명이 숨지고 117명이 다쳤다. 포항시가 공식적으로 산정한 피해액은 846억원이지만 직간접 추정 피해액은 3323억원에 달한다. 앞서 정부조사연구단은 2017년 11월 15일 포항 지진이 인근의 지열발전소로 인해 촉발됐다는 조사 결과를 지난 20일 발표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한진칼 주총은 조양호 완승…석태수 대표 연임, 국민연금 제안 안건은 부결

    한진칼 주총은 조양호 완승…석태수 대표 연임, 국민연금 제안 안건은 부결

    29일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의 정기 주주총회에서 조양호 회장 측이 반대주주들에 ‘완승’을 거뒀다. 조 회장의 오른팔인 석태수 대표의 사내이사 연임안이 통과됐고 국민연금이 조 회장을 겨냥해 제안했던 ‘이사 자격 강화안’은 부결됐다. 한진칼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진빌딩에서 정기주총을 열었다. 석 대표 연임안은 표결 결과 찬성 65.46%, 반대 34.54%로 과반 이상의 지지를 받아 통과했다. 석 대표 연임은 어느 정도 예견된 결과였다. 최근 ISS 등 의결권 자문기관들이 대한항공 주총에서는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안에 반대 투표를 권고했지만 한진칼 석 대표 연임안에는 찬성 투표를 권고했다. 7.34%의 지분을 보유한 3대 주주 국민연금도 석 대표 연임에 찬성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표결 전 석 대표 연임안에 대한 찬반 토론이 벌어지기도 했다. 주주행동주의 펀드 KCGI(일명 강성부 펀드)의 신민석 부대표는 “석 대표가 2016년 한진칼 사내이사로 있으면서 한진해운 지원을 위해 상표권을 700억원대에 인수하는 등 주주 이익을 훼손한 바 있다”면서 연임 반대 의사를 밝혔다. 이에 한 주주는 “그룹이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환경 속에서 특유의 전문경영으로 투명하고 안정적으로 경영을 했다”면서 “지난해 동기 대비 주가가 35% 부양됐고, 이익 배당도 약 50% 신장돼 주주 권익이 보호됐다”고 석 대표를 지지하고 나섰다. 회사 또는 자회사와 관련해 배임·횡령죄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이사를 즉시 해임하는 내용의 ‘이사 자격 강화’ 정관 변경안은 표결 결과 찬성 48.66%, 반대 49.29%, 기권 2.04%로 부결됐다. 정관 변경은 참석 주주 3분의 2(66.67%)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이 정관 변경안은 국민연금이 조 회장을 겨냥해 제안한 안건이다. 조 회장은 지난해 10월 총 270억원 규모의 배임·횡령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한 주주는 이 안건에 대해 “무죄 추정 원칙에 위반되며 국민연금이 기업 경영에 과도하게 개입하는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사외이사 선임에 대한 문제 제기도 있었다. 한진칼은 신규 사외이사로 이사회가 추천한 주인기 국제회계사연맹(IFAC) 회장과 신성환 홍익대 경영학부 교수, 주순식 법무법인 율촌 고문을 선임했다. KCGI를 대리하는 법무법인 한누리의 구현주 변호사는 “주순식 후보자는 조양호 회장 횡령·배임 사건을 변호하는 법무법인 율촌 소속으로 독립성이 의문스러우며 이해상충 소지가 있다”면서 “신성환 후보자는 석태수 대표이사의 서울대 경제학과 동문으로 독립성을 갖췄는지 의문이며 주인기 후보자는 GS건설 사외이사 재직 당시 가장 불참률이 높고 모든 의안에 100% 찬성해 직무를 충실하게 수행할지 의문”이라고 반대 의사를 밝혔다. 표결 결과 주인기 후보자(찬성 78.13%·반대 21.87%), 신성환 후보자(찬성 77.41%·반대 22.59%), 주순식 후보자(찬성 58.63%·반대 41.30%) 모두 찬성표가 참석 주식 수의 절반을 넘었다. 이날 표 대결은 조 회장의 승리로 끝났지만 주총장 안팎에서는 “진짜 승부는 내년”이라는 말이 나왔다. 조 회장과 그의 아들 조원태 사장의 한진칼 사내이사 임기가 내년 3월에 끝나서다. 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 주총 이후 한진그룹 경영권 견제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고 KCGI가 세력을 늘리고 국민연금이 내년에 어떤 의결권을 행사할지도 미지수”라고 말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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