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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창호 신임 국정홍보처장”기자들과 자주 소주 마시겠다”

    김창호 신임 국정홍보처장”기자들과 자주 소주 마시겠다”

    김창호 신임 국정홍보처장은 24일 “정부와 언론의 관계를 대립이냐, 협조냐의 이분법적 사고로 봐선 안 된다.”며 “대립하든 타협하든 정부와 언론은 실용적으로 진전된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 처장은 이날 출입기자들과 취임인사를 겸해 가진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하고 “참여정부의 많은 분들이 기자들과 소주를 나누는 데 공포심을 갖고 있는 것 같은데 그건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언론인들과 자리를 자주 갖고 의견을 들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처장은 이어 “국정홍보처는 엄밀히 말해 언론매체와 관련한 정책을 다루는 곳은 아니라 (정책)콘텐츠를 국민들에게 알리는 곳”이라며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 언론이 좋은 기사를 쓸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홍보처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중앙일보 학술전문기자 출신인 김 처장의 이런 발언은 올해들어 노무현 대통령이 언론과의 관계에 대해 보다 유연한 자세를 보이는 것과 궤를 같이 하는 것으로, 향후 참여정부 언론정책의 변화 가능성이 주목된다. 노 대통령은 올해 들어 지난 2년간 대언론관계의 기본원칙으로 삼아온 ‘건강한 긴장관계’에서 벗어나 정부와 언론의 ‘건전한 협력관계’를 강조했었다. 김 처장은 독도 문제와 관련,“최근의 상황을 보면 (한·일간 긴장관계가)8·15까지는 이어지지 않겠느냐.”고 내다보고 “노무현 대통령이 8·15때 어떻게 연설할 것인지, 이에 맞춰 각 부처는 어떻게 준비를 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 홍보처 차원에서 전체적인 준비를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25일 TV 하이라이트]

    ●어여쁜 당신(KBS1 오후 8시25분) 기준이네 집을 찾은 인경은 자신을 낳아준 생모에 대해서 기준 엄마에게 캐묻는다. 기준 엄마는 당혹스러워하며 인영에게 전화를 건다. 늦은 밤, 자신을 찾아온 인철과 함께 귀가한 인경은 고모의 품안에서 목놓아 울고, 인영의 가족들 역시 모두들 눈물로 인경을 위로한다. ●사랑공감(SBS 오후 9시55분) 지숙의 간절한 만류에도 불구하고 치영은 단호하게 희수를 만나러 나간다. 지숙은 마치 정신을 잃은 듯이 동우에게 전화를 걸어 치영과 지숙이 만나고 있다고 말한다. 영문도 모른 채 전화를 받은 동우는 어리둥절해 한다. 급히 호텔로 온 동우에게 지숙은 치영과 희수의 관계를 얘기한다. ●언론과의 대화(YTN 오후 3시15분) 한국현대사를 온 몸으로 살아온 리영희 선생의 인생역정과, 정치·사회적 현안에 대한 의견을 들어보는 자리.‘전환시대의 논리’,‘우상과 이성’ 등은 70∼80년대 ‘사상의 은사’로 불렸던 리영희 선생의 저작물이며, 최근에는 자신의 삶과 사상을 담은 회고록 ‘대화’를 펴내기도 했다. ●생방송 60분-부모(EBS 오전 10시) 서울 청량리 588 한복판에서 노숙자 등에게 밥을 지어준 것을 시작으로 소외계층과 동고동락하며 ‘다일공동체’를 꾸려온 최일도 목사의 일하는 모습을 살펴보는 시간. 올바른 부모로 살아가기 위해 실천해야 할 생활 속의 나눔정신과 거기에서 얻는 보람 등을 들어본다. ●오아시스(MBC 오후 11시10분) 대한민국 대표 배우 최민식이 출연해 좌절과 고난을 이기고 최고의 배우로 자리매김하기까지 그가 걸어온 영화 같은 인생이야기를 들려준다. 소문난 애주가로, 기회가 된다면 소주 광고를 꼭 하고 싶다는 그는 자신이 생각해 놓은 콘티와 함께 술버릇 때문에 벌어진 에피소드도 공개한다. ●사랑과 전쟁(KBS2 오후 11시5분) 남들에 비해 강한 성욕을 가진 태호. 현애는 시도 때도 없이 달려드는 태호가 부담스럽기만 하다. 현애는 차라리 밖에 나가 바람이라도 피우라며 태호에게 짜증을 내기에 이른다. 매번 구걸하듯 아내와 잠자리를 해야 하는 태호도 화가 날 대로 나 결국 외도를 하고 마는데….
  • [이집이 맛있대] 광주 금호동 ‘갯마을’

    [이집이 맛있대] 광주 금호동 ‘갯마을’

    보통 장어류는 고단백의 강정식품에 속한다. 뱀장어, 참장어, 갯장어, 붕장어 등 종류도 다양하다. 이중 붕장어는 연안에서 서식하며 사시사철 대량으로 잡힌다. 굳이 양식할 이유도 없어 시중에 유통되는 것은 대부분 자연산이다. 맛과 영양은 어느 장어류에 뒤지지 않으면서도 가격은 싼 편이다. 지방에 따라 갯장어나 참장어 등으로 불리기도 하며,‘아나고’로 더 잘 알려져 있다. 광주시 서구 금호동 ‘갯마을’(주인 김원탁·58)에 가면 다양한 붕장어 요리를 즐길 수 있다. 그중 숯불구이는 아무 데서나 맛볼 수 없는 별미다. 붕장어 요리는 담백한 맛 때문에 회나 탕으로 인기가 높지만 민물 뱀장어처럼 구워내는 곳은 드물다. 이 음식점에서는 1㎏ 안팎(어른 팔뚝 굵기)의 장어를 손질한 뒤 3∼4㎝ 크기로 잘라 숯불에 굽는다. 왕소금을 뿌려 굽는 소금구이, 뼈를 발라내지 않는 통구이, 양념구이 등이 있다. 장어 몸체가 노릇노릇할 정도로 익으면 파를 다져넣은 양념장에 찍거나 신선한 채소에 싸먹는다. 통통한 살점을 한입 넣고 씹으면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더한다. 장어의 간과 내장도 곁들여 굽는다. 소주 안주로도 그만이다. 봄철 입맛을 돋우는 스태미나식으로 더욱 좋다. 밑반찬은 여주인 강순덕(52)씨의 손맛에서 우러난다. 주방장을 겸하고 있는 강씨는 고흥 등 전라도 해안지방에서 전해 내려온 무·물김치를 잘 담는다. 여름철에는 열무김치로 대신한다. 마른 학꽁치 무침도 감칠맛이 난다. 강씨는 “남해안 청정 해역에서 갓 잡아올린 붕장어를 원료로 쓰기 때문에 신선함이 구이 맛을 좌우한다.”며 “입맛이 떨어지기 쉬운 요즘 손님들이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두산, 주류임원 전진배치

    두산그룹이 진로 인수전을 앞두고 주류전문 임원을 전진 배치했다. ㈜두산은 22일 이사회를 열어 조승길(57) 사장을 부회장으로, 한기선(54) 부사장을 사장으로 각각 승진 발령했다. 조 부회장은 1973년 동양맥주에 입사해 OB맥주 상무와 부사장,㈜두산 주류BG 사장을 역임하는 등 주류사업 부문에서만 잔뼈가 굵었다. 한 사장은 진로의 이사와 상무, 전무, 부사장을 지냈고 OB맥주 부사장을 거쳐 지난해 10월 ㈜두산 주류BG의 부사장으로 영입됐다. 한 사장은 소주 ‘참이슬’을 통해 진로의 시장 점유율을 1년만에 30%대에서 40%대로 끌어올리는 등 ‘참이슬 신화’를 만든 주역. 한 사장은 당시 부도로 무너졌던 영업망을 복구하기 위해 전국을 돌며 주류 도매상들을 만나고 영업 직원들을 독려하면서 진로를 회생시키는 데 앞장선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30일로 예정된 진로매각 입찰을 앞두고 진로의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사장을 전면에 내세움으로써 진로 인수를 성사시키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비친 셈이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여담여담] 폭탄주와 경제/안미현 산업부 기자

    직업상 ‘폭탄주’를 접할 기회가 더러 있다. 제조자에 따라 이 폭탄주에도 개성이 실린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제조법은 이영회 전 수출입은행장이 즐겨 했던 ‘지부지처주’다. 아시아개발은행(ADB) 사무총장으로 해외에 나가 있는 그는 ‘신사’라는 별명답게 술에도 개인차가 있음을 십분 인정했다. 그래서 ‘지가 부어 지가 처마신다.’는, 다소 험악한 용어의 자율 폭탄주를 만들어냈다. 로펌으로 자리를 옮긴 김경림 전 외환은행장의 제조법에는 샐러리맨들의 생활상이 익살스럽게 배어 있다. 전날 술을 덜 마셔 컨디션이 좋을 때는 ‘회람주’를 돌린다. 회람에는 열외가 없다.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부행장 전결주’를 외친다. 부행장 선에서 전결처리가 되는 덕분에 행장 자신은 살짝 빠질 수 있다.‘지점장 전결주’ ‘대리 전결주’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그러나 평사원에게 전결권을 주는 곳은 거의 없기 때문에 말단직원들은 어떤 경우든 꼼짝없이 마셔야 한다. 중국 상하이에서 태어난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는 “중국은 홀수를 싫어한다.”며 일단 ‘병권’(제조권)을 잡으면 꼭 두번씩 돌리곤 했다. 전날 모 기업체 임원과의 저녁 자리에서도 이 폭탄주가 화제가 됐다. 서울시가 매주 월요일을 ‘절주(節酒)의 날’로 정한 만큼 이제 폭탄을 추방하자는 비주사파(非酒思派)의 ‘절규’에도 불구하고 어김없이 ‘소폭’(소주와 맥주를 섞어만든 폭탄주)이 등장했다. 덧붙여 주사파들은 “소주 팔려 소주업자들 좋고, 맥주 팔려 맥주업자들 좋고, 매상 올라 술집 좋고, 음주운전 못하니 대리기사들 좋고, 적당히 기분좋아 노래라도 부르게 되면 노래방 매출도 오르고 일석다조”라며 “경기 회복을 위해서도 적당한 폭탄주는 필요하다.”고 궤변 아닌 궤변을 늘어놓았다. 이렇게 시작된 술자리 논쟁은 또 어김없이 ‘경기’ 얘기로 이어졌다. 접하는 이가 경제계 인사들이 많다 보니 이제는 익숙해진 풍경이다. 독도문제며, 진폭이 심한 주식시장이며, 술기운까지 얹어져 다들 걱정이 대단했다. 다음날 출근길. 쓰린 속으로 화창한 봄햇살이 쏟아져 들어왔다. 불현듯 전날 저녁의 객기가 발동하며 이 햇살만큼이나 우리 경기도 화사해졌으면 하는 생각을 했다. 주말 아침부터 뜬금없이 폭탄주에 실없는 소리까지 얹는다며 비웃는 이도 적지 않겠지만…. 안미현 산업부 기자 hyun@seoul.co.kr
  • [뒷골목 맛세상] 화성의 봄나들이

    [뒷골목 맛세상] 화성의 봄나들이

    봄에 느끼는 꽃이며 생명에 대한 신비는 결코 젊은이들의 소유가 아니다. 길가에 피어 있는 무심한 꽃다지 한 송이에도 지나온 70,80년의 시간이 통째로 들어있는 것을 느끼며, 그 생명의 신비가 너무 깊어서 차마 만지지도 못하는 저 노인의 떨리는 손길을 보아라. 꽃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는 이는 이미 꽃다운 나이를 지나 몸과 마음 모두가 더이상 꽃일 수 없는 저 노인일지도 모른다. 젊은이들이야 제 자신이 꽃다운 나이이므로 어디 꽃의 신비며 그 깊이에 눈 돌릴 까닭이 있으랴. 고작해야 단 한번의 일별로 건듯 부는 바람처럼 지나치든가 아니면 살풀이하듯이 함부로 꺾고 짓뭉개려 들 터이다. 만일 그대에게 지난 겨울을 안녕히 넘기고 뜰에 있는 매화 옛 등걸처럼 또다시 봄을 맞이하는 어른이 있다면, 어떤가, 하루쯤 좋은 날을 받아 함께 봄맞이 길을 떠나보는 것이. 그리하여 햇살 바른 언덕에 자리를 펴고 앉아 준비해온 다기(茶器)에 물을 끓여 어린 쑥잎이며 냉이의 선연한 향기를 음미해보는 것이. 나이든 어른과 함께 하는 얼마간 고풍스러운 봄맞이에서 아직 젊은 그대는 지금껏 전혀 몰랐던 꽃이며 생명의 신비에 번쩍, 눈을 뜨게 될지도 모른다. ●하루해의 봄맞이 여행으로 나무랄 데 없어 경기도 화성은 서남쪽에서 반달 모양으로 수원을 감싸 안은 채, 비산비야로 처녀의 젖가슴처럼 부드러운 구릉을 잇따르며 서해안을 향해 사뿐한 발걸음을 옮긴다. 이를테면 화성의 어디에 자리를 잡고 앉아도 거칠거나 위압적인 산야는 눈에 뜨이지 않아, 나이든 이를 위한 하루해의 봄맞이 여행으로는 나무랄 데가 없는 경관이다. 태안 일대의 목장지대며 보통 저수지와 봉담 저수지를 위시해서 군데군데 빼어난 저수지들이 에메랄드처럼 박혀있는가 하면 남양이며 송산을 거치면 마침내 서해안에 이르러 제부도의 바닷길이 소위 모세의 기적으로 그대를 기다리고 있다. 어디 경관뿐이랴. 남양반도며 조암반도를 위시한 화성 일대의 차진 갯벌에서는 예부터 꽃게며 낙지, 굴을 위시한 해산물이 풍성해서, 하다 못해 걸신 걸린 듯 먹어대는 이를 일러 ‘남양 원님 굴회 마시듯 한다.’는 속담이 나올 정도다. 서해안고속도로에서 발안IC로 빠지거나 수원이나 오산에서 국도를 따라 발안으로 오다 보면 발안 네거리가 나오고 바로 이어 왼쪽으로 양감면으로 가는 43번 국도가 기다린다. 이 길을 따라 10분쯤 달리면 양감면사무소 못 미쳐 오른편에 뽕나무골(031-353-6220)이라는 예사롭지 않은 음식점이 있다. 일찍이 서울 농대 잠사학과를 나와 누에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따고, 농촌진흥청 잠사곤충연구소 소장을 거쳐 대한잠사회 회장을 역임한 임수호씨가 애오라지 누에로 한길만을 걸어온 끝에 일구어 놓은 필생의 꿈과 노고가 바로 거기에 있는 것이다. 뽕나무골은 임수호씨가 30년 가까이 무려 2만여평에 걸쳐 일구어 놓은 실크타운이라는, 누에농장·누에박물관·감실 및 누에사육장·곤충생태관찰관·자연허브온실·뽕나무밭·오디밭·회화나무 삼림욕장·단풍나무터널·장미터널 산책로·실크로드 산책로·누에 산책로·잔디광장 등 다양한 시설 속에 부속된 식당이다. 기실 뽕나무골이라는 식당이 우선이 아니라 누에에 미쳐서 일생을 바친 한 사람의 누에에 대한 꿈이 우선 돋보이는 곳이다. ●누에박사가 일구어 놓은 필생의 꿈 실크타운 누에로 만드는 명주 옷감이 중국산 싸구려에 밀려 사양길을 걸으면서, 우리 누에산업은 뽕잎이며 누에를 중심으로 한 기능성 식품으로 방향을 바꾼 듯하다. 누에박물관에는 누에며 뽕나무를 원료로 하여 생산한 여러 제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뽕잎차·뽕잎비누·실크파우더·동충하초·오디술·뽕나무뿌리와 동충하초를 원료로 한 고급술 불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데, 이 모든 제품에 대한잠사회 회장을 지낸 임수호씨의 손때가 들어있는 것은 물론이다.60대의 그이는 불행히도 몇해 전에 갑자기 몸이 불편해지면서 잠사회의 일을 놓아두고 이곳 실크타운에서 요양중이다. 중국에서 진시황 때부터 불로초로 알려졌던 동충하초는 겨울에는 벌레로 있다가 여름에는 버섯이 된다는 뜻으로, 원래는 티베트지방에서만 자생적으로 나오는 신비한 약용버섯이었다. 이 동충하초를 우리의 경우 누에를 이용하여 인공적으로 생산해낸 것이다. 버섯의 종균을 누에에 뿌려놓으면 몸속에 잠복하여 누에의 단백질을 영양원으로 발육하면서 겨울을 지내다가 이윽고 여름이 되어 온도와 습도가 높아지면 마침내 누에에 자실체를 만들면서 버섯으로 자라나는 것이다. 실크타운에서 뽕나무골을 직접 운영하는 이는 임수호씨의 부인되는 김성숙씨인데, 역시 뽕나무골이라는 이름답게 뽕나무며 누에와 연관된 요리가 적지 않다.1인당 1만 5000원인 뽕나무골 한정식에는 뽕잎전·뽕잎장아찌·뽕잎나물·누에고치의 가루를 원료로 한 실크파우더로 숙성시킨 돼지갈비찜에서부터 돼지보쌈·조기구이·게장·가오리찜·된장찌개·고추전·물김치·시래기무침·느타리버섯무침·참나물·숙주나물·해파리무침·조개젓 등 한 상 가득히 나온다. 그러나 뽕나무골의 비장의 메뉴는 동충하초오리백숙이다. 먼저 동충하초와 뽕나무뿌리를 오래 삶아서 육수를 낸 다음에 오리를 통째로 넣어 인삼·황기·대추·밤·엄나무·당귀 등의 한약재와 함께 푹 고아낸다. 만일 그대 내외가 어른 내외를 모시고 넷이서 봄맞이에 나선 길이라면 뽕나무골에서 한정식 2인분과 함께 동충하초오리백숙을 시킬 것을 권한다. 아이들이 한두 명쯤 딸렸어도 무방하다. 안녕하게 겨울을 넘기고 봄을 맞이한 어른들에게 보약 한 첩 지어준다고 여기면 그다지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일 터이다. 오래 고아서 부드럽게 입안에 넘어가는 오리고기의 담백한 맛도 일품이지만, 동충하초에서부터 각종 한약재까지 어우러진 진한 국물로 쑤어낸 죽으로 입맛을 마무리 하고 나면, 세상살이의 무엇이 더 이상 부러우랴. 그대가 그렇듯 여유로운 눈길이 되어 뽕잎차 한 잔을 들고 문득 실크타운의 아름다운 경관을 돌아보면, 봄은 한 발 더 성큼 그대에게 다가와 있으리라. ●비장의 동충하초 오리백숙 보신용으로 제격 서해안고속도로 비봉IC를 빠져나와 306번 도로를 타고 송산면으로 오다 보면 사강리에 사강횟집거리가 있다. 그리고 사강횟집거리의 택시터미널 뒷골목에 마산횟집(031-357-5001)이라는 탁자가 6개밖에 안 되는 작은 식당이 숨어 있다. 마산횟집이라는 간판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주인아주머니 되는 이난용씨가 17년 전에 처음으로 이곳에 마산횟집을 열었을 때 달았던 간판이 바로 마산횟집인데, 지금은 횟집을 하지 않으면서도 아예 간판을 바꿔달 생각이 없이 여전히 옛 간판을 달고 있는 것이다. 마산횟집이야말로 소문을 모르는 이라면 전혀 찾을 수가 없는 집이다. 그런데 바로 그렇듯 숨어 있는 마산횟집을 찾아 멀리 서울이나 수원에서 허위허위 달려오는 이들이 있다. 일찍이 시인이면서 교육자로 수원이며 화성이며 오산 일대에서 오래 교육장을 지낸 김윤배씨도 애써 허위허위 먼 길을 찾아오는 이들 중의 한 사람이다. 그런 마산횟집의 메뉴는 놀랍게도 딱 한 가지다. 낙지연포탕. 남양만의 차진 갯벌에서 나는 커다란 산낙지만을 재료로 쓰는 낙지연포탕은 1인분에 2만 5000원이다. 뒷골목에 숨어 있는 위치며 허름한 실내며 17년간이나 바꿔달지 않은 간판 같은 것으로 보면, 낙지 두 마리의 연포탕 가격은 얼핏 이해가 가지 않는다. 어떻게 보면 낙지연포탕이야말로 조리하기에 가장 쉬운 요리가 아닌가. 실제로 마산횟집의 조리법도 다른 집에 비해 무슨 특이한 비법 따위는 있는 것처럼 여겨지지 않는다. 맹물에 무를 삶다가 낙지를 산 채로 집어넣고 마늘과 소금을 넣어 끓인 다음에 대파와 후추를 넣어서 마무리하는 식이다. 사는 일이며 음식 만들어 돈버는 일에 별로 크게 마음 두지 않는 듯한 주인아주머니의 무심한 어투에도 무슨 특별한 것은 느껴지지 않는다. ●한번 맛들이면 먼길 마다않고 찾는 마산횟집 “비법은 무슨 비법, 그냥 낙지가 생물이다 보니까 맛이 있는 게지.” 그런데도 사람들은 한번 마산횟집의 연포탕 맛을 들이면 그 맛에 연연해하여 먼 길을 마다하지 않는 것이다. 그런 마산횟집의 비법이라면 어쩌면 바로 주인아주머니의 무심한 마음씨에 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주인아주머니의 그런 무심함이 연포탕에 배어서 얼핏 다른 집에 비해 싱거운 것 같으면서도 차츰 맑고 시원한 맛이 가슴 저 밑바닥까지 깊게 스며드는 것인지도. 이런 맑고 시원한 맛이라면, 육류를 싫어하는 어른들께는 다시없는 요리일 터이다. 더군다나 원래 낙지 자체가 지방이 적고 단백질이 풍부한데다가 타우닌 성분이 들어 있어 성인병에는 물론이거니와 나이든 어른들의 봄 입맛을 찾는 데는 적격이 아니랴. 마산횟집에서는 연포탕을 시키면 비싼 꽃게 간장게장이 무료로 무한정 나오는데, 간장게장을 좋아하는 이라면 연포탕보다는 싱검싱검한 간장게장만으로 실컷 배불릴 수 있다. 여기에 밑반찬으로 톳나물, 달래, 미나리, 표고버섯무침, 파장아찌, 멸치볶음, 김치가 손 큰 주인아주머니의 품성대로 풍성하게 나온다. ■창해상전 추억의 선창포구 발안에서 82번 도로를 타고 조암으로 빠지다 보면 얼마 지나지 않아 월문리 삼거리에서 332번 도로와 나누어진다. 이 332번 도로를 따라 끝까지 가면 선창포구다.1970년대 말 내가 어머니와 함께 월문리에서 살 때는 수원에서 발안을 거쳐 월문리며 선창포구로 가는 길은 아직 비포장도로였다. 하루에 서너 번 마을 앞을 지나는 버스를 타고 덜컹거리며 15분 가까이 가다 보면 마침내 선창포구였는데, 아아, 바다 쪽으로 길게 뻗어나간 제방을 경계로 끝 간 데 없이 펼쳐져 있는 황량한 갯벌이라니! 제방 위에 아무렇게나 지은 낮은 지붕의 움막 서너 채와 함께 선창포구의 풍경은 흡사 세상의 끝에라도 온 듯 분위기였다. 그래서였을까. 아직 서른 살의 젊은 나이가 너무 무겁게만 여겨지던 나는 끝 간 데 없는 갯벌이며 낮은 지붕의 움막들이 마치 내면의 풍경인 양 전혀 낯설지 않아서 곧잘 선창포구를 찾았다. 그리고 어부들을 상대로 하는 움막 한 곳의 구멍가게에서 네 홉들이 소주와 새우깡을 사들고 제방 위에 앉아 자신의 내면에 있는 황량한 풍경을 바라보며 병나발을 불었다. 그렇게 낮술에 취해 기절이라도 하듯이 혼곤히 잠속으로 빠져들고는 했는데, 그러다 보면 주변에서 웅성거리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잠이 깰 때도 없지 않았다.‘어어, 안 죽고 살았네!’ 그이들은 나의 혼곤한 낮잠을 자살을 하려고 음독이라도 한 것으로 여긴 것이었다. 얼마 후 영화감독 이장호씨며 배창호씨와 함께 이곳을 찾았을 때, 이장호씨도 첫마디로 꺼내었다.‘자살하기에는 더 없는 곳이네!’ 1980년대가 되어 수원에서 발안은 물론 선창포구까지 포장도로가 나자, 어느날 문득 선창포구는 횟집이며 생선가게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면서 인근에서는 유명한 횟집거리가 되었다. 선창횟집·주곡리횟집·소문난 횟집·이어도횟집·판장횟집·진명횟집·서해바다횟집·군산횟집…. 나는 횟집에 앉아 술을 마시면서도 어쩐지 누군가에게 내 젊은 날의 소중한 장소를 빼앗겨버린 것 같은 상실감을 어쩔 수가 없었다. 그리고 2000년대에 접어든 어느해에 다시 선창포구를 찾았더니 제방 너머로 끝 간 데 없이 펼쳐졌던 갯벌은 물론 바다마저도 거짓말처럼 사라져버린 것이었다. 그와 함께 횟집거리로서의 선창포구도 화려한 번성의 한때를 지나 경기가 시들해지면서 빈 가게들이 늘어나고 있었는데, 횟집의 유리창 너머로 아프게 눈을 찔러오는 것은 갯벌 대신 생겨난 간척지의 생뚱한 풍경이었다.
  • [토종웰빙을 찾아서] 마산 고현 미더덕

    [토종웰빙을 찾아서] 마산 고현 미더덕

    봄철이면 너나없이 입맛이 떨어진다. 주부들이 정성을 다해 밥상을 차려보지만 가족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잃어버린 입맛을 되찾을 때는 미더덕 요리가 제격이다. 미더덕은 바다에서 나는 더덕이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 입안에 번지는 향이 독특하고,‘오도독’하고 씹히는 맛이 일품인 ‘웰빙 먹을거리’다. 한국수산물 성분표(1995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미더덕에는 성장기 어린이에게 좋은 필수아미노산 함량이 32%나 되며, 이중에는 타우린·글루타민산·글리산 등과 같이 원기회복에도 좋고, 입맛이 돌아오게 하는 유리아미노산이 50%나 차지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등푸른 생선에 많은 EPA와 DHA와 같은 고도 불포화 지방산 함량이 상당히 높아 청소년의 두뇌발달 및 학습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모든 성인병의 원인이라고 할 수 있는 동맥경화와 고혈압 및 혈전 예방효과가 뛰어난 식품이다. ●성장기 어린이의 보약 미더덕과 사촌쯤 되는 오만둥이도 성인병 예방에 효과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흰 멍게라고도 하며, 산란 및 부착시기가 미더덕과 비슷하다. 오만둥이의 몸은 원형에 가깝고 때로는 불규칙한 모양을 하며 외형의 물질이 붙어있는 형태를 띠고 있다. 겉껍질은 회황색에서 연한 등황색을 띠며 가죽 모양으로 두께는 2∼8㎜ 정도다. 표면에는 불규칙한 홈이나 주름이 있고 속은 흰색으로 미더덕보다는 단단하고, 씹히는 맛이 좋아 젊은이들이 더 선호한다. 육질의 주 성분은 단백질 5.3%, 지방 함량은 2.0%로 적은 편이다. 동맥경화 및 혈전병 등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타우린과 혈중 콜레스테롤을 개선시키는 DHA와 EPA가 들어있어 성인병 예방효과가 탁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더덕은 껍질을 까서 먹지만 오만둥이는 껍질째 먹는다. 외형적으로 배에 꼬리가 달려 있으면 미더덕이고, 꼬리부분이 없는 것이 오만둥이다. 둘다 회로 먹거나 찜으로 쪄 먹어도 좋지만 된장찌개의 부재료로 첨가해도 좋다. 미더덕은 우리나라와 극동아시아에만 분포하는 해양동물이다. 우리나라에는 진해만을 중심으로 남해안에 주로 서식하고 있으며, 특히 경남 마산의 특산물이다. 마산시 진동면 고현마을에서 생산되는 미더덕은 전국 생산량의 70%를 차지할 정도다. 채취 시기는 수온이 9∼15℃로 유지되는 3∼4월. 이때쯤이면 길이 65㎜ 내외로 통통하게 살이 올라 가장 맛있다. ●입안에 퍼지는 바다냄새 미더덕을 즐겨 먹는 안원준(53·마산시)씨는 “미더덕을 깨물어 터뜨리면 입안 가득 진한 바다냄새가 밴다.”고 말한다. 안씨는 3∼4월 채취 시기에 1년치를 구입한다. 껍질 깐 미더덕 20㎏을 구입, 한번 먹을 만큼씩 나눠 랩에 싸서 냉동보관하면 두고두고 먹을 수 있다는 것. 싱싱할 때는 초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소주 안주로 그만이라고 자랑한다. ●노화를 방지하고 항암효과도 뛰어나 최근에는 미더덕과 오만둥이에서 활성산소를 없애는 항산화물질이 다량 함유돼 있다는 사실이 경남대 경남지역문제연구원 이승철(식품생명공학부) 교수팀에 의해 밝혀졌다. 이 교수팀이 경남 마산시의 의뢰로 미더덕의 장기보관 포장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연구하다 뜻밖의 결과를 얻은 것이다. 또 대장암 세포로 실험한 결과 오만둥이는 항암효과도 뛰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활성산소는 세포와 DNA를 공격, 각종 독성물질을 생성시켜 만성질환과 노화를 촉진시키는 주범으로 알려져 있다. 이 교수는 “인위적으로 활성산소를 주입해 실험한 결과, 미더덕이 이를 제거하는 능력이 뛰어나 항산화물질을 다량 함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미더덕이 어떤 항산화물질을 어느 정도 함유하고 있는지, 마늘이나 녹차 등 다른 식품에 비해 함유 정도가 얼마나 되는지는 연구를 계속해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마산 이정규기자 jeong@seoul.co.kr ■ 1개월 장기유통 가능해져 미더덕은 재래시장에서 자연식품 형태로 판매되고 있어 유통기한이 3일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1개월 이상 장기유통이 가능하게 됐다. 마산시가 주산지인 진동면 고현마을을 정보화마을로 지정하고, 사업비 4억원으로 전자상거래용 포장기술을 개발했다. 진공포장 후 110℃에서 15분간 가열하거나 동결건조한 뒤 분말포장하면 맛과 향이 그대로 유지되면서 1개월 이상 장기 유통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마산시와 미더덕 영어조합법인 등은 1차 가공하거나 분말상태로 상품화하기로 하고 특허를 출원, 머지않아 서울 등지에서도 손쉽게 구입할 수 있을 것이다.
  • [깔깔깔 ^0^]

    ●왕자병에 대한 보고서 * 왕자병 초기 증상 1. 모든 여자들이 날 보고 있는 것 ‘같다’. 2. 모든 여자들이 내 얘기를 하는 것 ‘같다’. 3. 저 여자가 나에게 반한 것 ‘같다’. 4. 모든 여자들이 날 알고 있는 것 ‘같다’. * 왕자병 중기 증상 1. 모든 여자들이 날보고 있다. - 버스정류장에 도착만 하면 시선이 나에게로 쏠렸다. 가볍게 눈웃음 한 방 쏴준다. 복도를 지날 때면 뒤통수가 따가웠다. 앞을 보고 조용히 손만 올려 흔들어 준다. 2. 모든 여자들이 내 얘기 한다. - 정류장에 들어가면 후배들이 뭔가를 얘기하다가 멈추곤 했지. 알면서도 모르는 척 ‘씨익’ 웃고 넘어갔다. 3. 저 여자가 내게 반했다. - 황급히 자리를 피했다. 4. 모든 여자들이 날 안다. - 처음 보는 사람에게도 손을 흔들어 주는 넓은 마음. * 왕자병 말기 증상 1. 모든 여자들이 내 사진을 몰래 찍는다. 2. 모든 여자들이 나에 관한 일기를 쓴다. 3. 저 여자는 내 팬클럽 회원 중 한 명이다. 4. 모든 여자들이 날 사랑한다. ●현실과 드라마 * 약속이 있어 시내에 나갔다. 드라마 : 어디를 가도 주차할 곳이 꼭 있다. 현실 : 주차할 곳을 찾아다니느라 시내를 3바퀴 이상 돌아다닌다. * 삼각관계 드라마 : 자연스럽게 경쟁하고 그럴듯하게 괴로워한다. 현실 : 양다리 걸쳤다가는 애인에게 뺨 맞고 솔로되기 일쑤다. * 집에서의 옷차림 드라마 : 아주 화사한 남방에 조끼 걸친 아버지와 곗날에나 입는 투피스 차림의 엄마. 현실 : 담뱃재 때문에 구멍 뚫린 내복 입은 아버지와 늘어난 티셔츠를 아무렇게나 걸친 엄마. * 저녁식사 후 가족 대화 드라마 : 거실에 모여 과일을 먹으며 담소를 나눈다. 현실 : 아버지는 피로가 겹쳐 일찍 주무시고, 어머니는 드라마 보면서 누구와 누구를 결혼시키라고 혼잣말…. * 이별 드라마 : 혼자 한강변에서 소주병 들고 폼 잡거나, 고급 술집에서 양주 마시다 외로워 보인다고 하는 어떤 이를 만난다. 멋있게 기물을 파손해도 아무일 없다. 현실 : 혼자 또는 친구와 새벽까지 술먹고, 질질 짜거나 욕을 팍팍 해댄다. 아무리 멋있게 간판을 걷어차도 가게 주인한테 얻어맞고 집에 전화해서 변상해야 한다.
  • 업종 벽 허무는 ‘전천후 CEO’

    업종 벽을 허물며 유감없이 끼를 발휘하는 최고 경영자(CEO)들이 늘고 있다. 특정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가들이 갑자기 생소한 업종으로 배를 갈아타자마자 눈에 띄는 실적을 내고 있는 전천후 CEO들이다. 하지만 업종을 오가는 CEO에 대한 능력의 평가는 엇갈린다. 한 분야에서 경영 수업을 충실하게 받은 CEO라면 대부분 다른 업종으로 옮기더라도 자신의 역량을 한껏 뽐내면서 바로 두각을 드러낼 수 있다. 반면 오너가 입맛대로 인사를 채우기 위해 능력과 무관하게 다른 업종의 사장을 맡기는 경우도 종종 있다. ●자동차⇔건설을 오간 CEO들 이방주 현대산업개발사장은 현대자동차에서 잔뼈가 굵은 CEO다. 처음 건설업체 사장으로 갈아탈 때 업계는 반신반의했다. 소비자에게 직접 제품을 보여주고 시승할 기회를 주는 자동차와 견적서와 공사 지명원 서류를 들고 공사를 따내는 건설업에서 유사점을 찾기에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입지를 굳히면서 대형 주택건설업체들의 모임인 한국주택협회 회장을 맡을 정도로 건설업계에서 주목받는 인물이 됐다. 엠코 김창희 사장도 자동차회사에서 몸집을 키운 사람이다. 제주도를 떠나본 적이 거의 없는 그가 이번에는 공격경영을 선언한 현대차 그룹의 건설사로 옮겼다. 엠코가 첫 주택사업 런칭에 성공, 본격적인 건설업에 뛰어들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단행된 인사라는 점에서 김 사장의 행보가 주목된다. 기아차 김익환 사장은 현대정공과 고려산업개발·현대산업개발을 거쳐 다시 자동차 경영인이 된 경우. 김 사장은 건설사에서 중견 임원(상무)을 하다 기아차로 갈아탄 뒤 홍보 임원 겸 스포츠단장을 거쳐 사장 자리에까지 올랐다. 주위에서는 건설업의 밀어붙이기 능력과 섬세함이 요구되는 자동차회사 경영 능력을 함께 갖춘 인물로 평가한다. ●굴뚝산업에서 첨단산업 CEO로 변신 휴대전화 콘텐츠 및 결제회사인 다날 박성찬 사장은 건설회사를 운영하다가 지난 1998년 회사를 설립, 짧은 기간에 가장 성공적으로 키운 경우다. 휴대전화 벨소리, 게임, 동영상 등을 선보이며 지난해 매출 528억원, 영업이익 49억원으로 무선인터넷시장 강자로 자리했다. 올해는 휴대전화 결제시장 절반을 장악,1위 자리를 넘보고 있다. 온라인 음악사이트 ‘오디오닷컴’을 운영 중이며 올해는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사업 준비에 주력하고 있다. 이내흔 전 현대건설 사장은 현대정보통신의 일정 지분을 갖고 경영을 맡다가 지금은 오너가 됐다. 아파트에 들어가는 홈오토메이션 제품을 생산하고, 정보통신 시설을 설치해주는 업종이다. 주택경기 활성화를 계기로 매출이 급증하고 알찬 기업으로 키우면서 부러움을 사고 있다. ●깃털 산업에서 중공업의 대부로 주류업체 사장하다가 중공업사장으로 변신한 경우도 있다. 김대중 두산중공업 사장은 소비재와 산업재를 넘나드는 두산그룹의 대표적인 CEO다. 김 사장은 2000년 ‘산소주’ 개발로 ㈜두산 주류BG를 정상화시킨 뒤 2003년 3월 두산중공업으로 자리를 옮겼다. 당시 두산중공업은 노사 갈등과 이에 따른 수주 악화로 그야말로 ‘특급 소방수’가 필요했던 시절. 그는 노조를 다독이며, 직접 수주전에 뛰어들어 1년만에 두산중공업을 다시 ‘효자’기업으로 탈바꿈시켰다. 특히 올해 대우종합기계를 인수, 두산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기도 했다. 산업부 chani@seoul.co.kr
  • 일진회 수렁에서 구해낸 내딸

    일진회 수렁에서 구해낸 내딸

    “어른들의 노력으로 일진회 아이들 전부가 달라지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단 1%의 아이라도 바로잡을 수 있다면 아직은 포기할 때가 아닙니다.” 온 나라가 일진회 문제로 떠들썩했던 지난 12일 새벽. 김영희(47)씨는 ‘악몽’ 같은 기억을 떠올리며 서울과 부산 교육청 홈페이지에 글을 올렸다.A4 4장 분량의 글에 올해 고등학교에 입학한 딸 이모(16)양이 일진회에 들어가 방황했던 시절부터 선생님들의 노력으로 모범생이 된 사연을 쓴 그의 얘기를 직접 들어봤다. ●“일진회 아이들도 바뀔수 있다” 메시지 주고파 “일진회에 가담한 학생을 둔 부모들에게 ‘아이가 어른들의 사랑과 정성으로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주고 싶었습니다. 아울러 일진회 문제를 감추고 덮어두기에 급급한 교육청과 많은 학교들이 반성했으면 하는 마음에서 글을 올렸습니다.” 김씨가 딸의 일진회 가입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중 2때인 지난 2003년. 어릴 때부터 친구들의 인기와 다른 학부모들의 칭찬을 한몸에 받는 모범생이었던 딸의 일진회 가담은 충격이었다. 그는 “어릴 때 모델 활동을 했던 딸 애를 선배들이 입학하자마자 ‘얼짱’이라며 가입시켰다.”면서 “그 사실을 알게 됐을 때에는 이미 일진회 ‘짱’을 맡고 있을 만큼 ‘세뇌돼’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또 “단순히 ‘학교 내 불량서클은 어느 시대에나 있는 것 아니냐.’는 식으로 넘어갈 수준이 아니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신문에 보도된 일진회 얘기는 거의 사실” 일진회 아이들의 비행을 김씨는 딸을 통해 목격했다. 김씨는 “일진회 아이들은 줄담배를 피우고 소주 2∼3병은 가뿐히 마시는 것은 물론 남자아이들과 혼숙도 한다.”면서 “딸애가 다른 학교 조직의 일진회 아이들과 소위 ‘맞짱’을 뜨고 오는 날에는 이곳저곳 멍들고 다친 모습을 봐야만 했다.”고 말했다. 또 “필요에 의해서 뿐만 아니라 의리를 확인 하는 차원에서 물건을 훔치는 것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한다.”면서 “그 외 자기들끼리 모여 파티(일일 카페)를 여는 등 신문지상에 묘사된,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일진회 얘기는 거의 사실”이라고 했다. 일진회의 실체가 논란이 되고 있지만 김씨는 “일진회는 서울 전역에 깔려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씨는 처음엔 놀이방을 운영하느라 바빠 딸에게 신경을 쓰지 못했던 자신을 원망했다. 딸을 찾아 파출소를 들락거리며 충격으로 쓰러지기도 여러차례. 마음을 추스리고 딸을 되돌려 놓아야겠다는 생각으로 학교에 도움을 청했다. 하지만 돌아온 답은 ‘가정교육에 문제가 있는 것이니 학교 잘못은 없다. 무조건 전학가라.’였다. 기대가 절망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전학간 학교 선생님들 도움으로 정상생활 결국 2학년 1학기를 마치고 딸을 연고도 없는 부산의 한 중학교로 보냈다. 이양은 전학간 학교에서도 문제 학생들과 어울렸지만 선생님들의 도움으로 점점 바뀌었다. 선생님들은 ‘너의 과거는 중요하지 않다. 지금부터 잘해보자.’며 아이에게 용기를 주었다. 바이올린 등 특기를 살려주고 끊임없이 칭찬해주면서 마음을 바로 잡아주었다. 전교 꼴찌 수준에서 3학년 기말고사에서는 전교 24등, 반에서 2등을 할 만큼 성적도 향상됐다. 다시 서울의 한 고교로 전학을 온 이양은 지금 바이올린과 학업을 계속하면서 또래들과 같이 평범한 고교 생활을 하고 있다. 김씨는 달라지는 딸을 보면서 기쁘면서도 한편으로 예전 중학교 선생님들에게 대한 원망이 더 커졌다. 조금만 관심을 가져주면 달라질 수 있는 아이를 ‘문제아’라는 낙인을 찍어 버린 채 외면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본인이 알아서 일진회에 가입하지 않으면 되는 것 아니냐, 문제아는 전학 보내면 그만이라는 식의 학교 이기주의가 일진회 문제를 덮어둔 채 키워왔다.”고 꼬집었다. 문제를 부모와 함께 해결하는 학교와 교육청이 되기를 김씨는 바라고 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재계 ‘포차 경영’ 확산

    여기에는 사장님도,‘무대리’도 없다. 소주 한 잔과 ‘찐한’ 동료애’, 그리고 ‘솔직 토크’가 있을 따름이다. 재계에 ‘포차 경영’이 확산되고 있다. 포차는 포장마차의 줄임말.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 대전사업장은 최근 사내 포장마차 ‘신·화·창·조’를 개업했다. 한솥밥을 먹는 직장 동료들끼리 흉금을 털어놓고 회사의 미래와 직장생활에 대해 이야기해보자는 뜻에서 마련됐다. 포차 이름도 그래서 신뢰와 화합으로 창의성을 조성하는 공간, 즉 신화창조이다. 지난 11일에는 임원들이 올해 과장으로 승진한 직원 열 명을 포차로 초대해 직접 만든 음식과 맥주를 ‘접대’했다.1일 주방장으로 나선 송광욱 전무(기판사업부장)는 “오늘 내가 쏜다.”며 ‘골든벨’을 울려 박수갈채를 받기도 했다. 물론 실제 술값은 회사가 낸다. 술이 몇 잔 돌자 얼마전 실시한 ‘이런 조직문화 바꿔봅시다’ 주제의 설문조사 결과가 안주로 올라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한 참석자는 “사무실에서는 하기 어려운 말들이 거리낌없이 쏟아졌다.”면서 “임원들의 고충도 이해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포차 영업시간은 매일 일과가 끝난 시간부터 2시간가량. 한번에 12∼15명쯤 수용 가능하다. 삼성전기는 수원사업장에 2호점 개점을 추진중이다. 포차 영업으로는 대우자동차판매의 이동호 사장을 빼놓을 수 없다.2003년 말 ‘사이버 포장마차-이동호와 얘기 한 잔 합시다’(comw.co.kr/ceoain.php)를 열었다. 지난 연말에는 개업 1주년을 맞아 ‘오프라인’ 실제 포차에서 직접 앞치마를 두르고 주방장으로 변신, 직원들과 소주잔 대화를 나눴다. 지금도 이 사장의 사이버 포차에는 “딱 한 잔만 하자.”는 직원들의 요청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런가 하면 충청하나은행은 이달 1일 포차를 열었다. 행장을 비롯해 임원들이 종업원으로 변신, 분주하게 손님(평직원)들의 주문을 받았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잘먹고 잘사자]느껴봐~ 오!미자

    [잘먹고 잘사자]느껴봐~ 오!미자

    “시고, 달고, 맵고, 쓰고, 짜고….” 오미자(五味子)는 그 영롱한 색깔만큼이나 오묘한 맛이 일품이다. 다섯가지 맛이 오장육부에 작용해 각종 효능이 탁월한 신비의 생약으로 널리 알려져있다. 제대로 우려낸 오미자액은 눈이 시릴 정도로 아름다운 선홍색을 띤다. 오미자액을 입에 머금으면 눈이 질끈 감기는 신맛이 온몸을 감싼다. 하지만 곧바로 달콤하면서 알싸하며 개운한 쓴맛이 뒤끝에 남는다. 오미자는 미나리아재비목 목련과의 낙엽성 덩굴식물로 우리나라 산지 경사면에 자생한다.5∼7월 황백색 꽃이 피고,9월쯤 지름 5∼7㎜의 진홍색 둥근 열매가 포도송이처럼 탐스럽게 맺는다. 잘 익은 이 열매를 검붉게 말린 것이 보통 가정에서 먹는 오미자다. 동의학 사전에는 오미자는 기와 폐를 보하고 기침과 갈증을 멈추게 하는 효능이 있다고 적고 있다. 헛땀을 막고 유정, 유뇨, 빈뇨를 없애주며 몸의 진액을 보충해 준다. 정신을 안정시켜 마음을 편하게 해 주는 효과도 높다. 약리학적으로는 중추신경계 흥분작용, 피로회복 촉진, 심장혈관계통 기능회복, 혈압조절, 위액분비조절, 이담작용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가래를 없애고 포도상구균, 이질균, 폐렴균 등을 억제하는 작용도 한다. 그러나 급성 기관지염 등 폐질환으로 체온이 상승할 때는 금하는 것이 좋다. 이같은 탁월한 효능 때문에 오미자는 웰빙시대의 건강식품으로 인기가 치솟고 있다. 중국, 일본, 사할린 등지에도 분포되고 있지만 전북 장수산을 최고로 친다. 장수군은 해발 400m가 넘는 산간 고랭지로, 기후와 토질이 오미자 생산에 최적지이기 때문이다. 해발 700m가 넘는 남덕유산 자락에서 채취되는 자연산 오미자가 으뜸이다. 최근들어 재배기술이 발달해 무공해 청정지역인 ‘장수 오미자’는 자연산에 버금가는 약효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수 오미자는 자생 군락지와 비슷한 환경인 해발 550∼740m 산자락에서 재배된다. 재배 면적은 111.7㏊로 전국 510㏊의 22%에 이른다. 장수읍 덕산리, 번암면 동화·지지리, 장계면 대곡리, 천천면 와룡리 등 산 좋고 물 맑은 군 전역에서 두루 생산된다. 이 지역은 연평균 기온이 10.6℃이고, 오미자 열매에 살이 오르는 7월 평균 기온이 23℃로 매우 알맞은 조건이다. 낮과 밤의 일교차가 커 오미자 고유의 맛과 향, 색깔이 뛰어나다. 장수군 농업기술센터 정석구 계장은 “장수 오미자는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재배하는 친환경 건강식품으로 소비량이 계속 늘고 있다.”면서 “일조량이 풍부하고 유기물 함량이 많은 비옥한 토지에 아치형 재배법을 도입해 타지산보다 품질이 우수하다.”고 말했다. 오미자를 웰빙식품으로 즐기는 방법은 간단하다. ●오미자차=생수 2000㏄에 오미자 10g을 넣고 밤새 우려낸 물에 한봉꿀을 넣어 마신다. ●피로회복=오미자 2g과 인삼 4g을 함께 넣어 차를 만들어 마신다. 오미자는 한번만 끓여내는 것이 좋다. ●기침·가래=오미자 8g, 도라지 10g을 물 500㏄에 넣어 50㏄씩 마신다. ●오미자술=소주 500㏄에 오미자 50g을 넣고 서늘한 곳에 두고 한번씩 흔들어준다.15일 정도 지나면 선홍색을 띤 오미자술이 된다. 장수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재벌 2·3세 ‘황금두꺼비’ 쟁탈전

    재벌 2,3세들 사이에 ‘두꺼비’ 쟁탈전이 한창이다. 두꺼비란 소주업체 진로의 상징으로, 이 진로를 인수하기 위해 CJ그룹의 이재현 회장, 롯데그룹의 신동빈 부회장, 두산그룹의 박용만 부회장 등이 물밑에서 보이지 않는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 CJ 이 회장은 “꼭 진로를 잡으라.”고 특명을 내렸다는 후문이고, 두산 박 부회장은 M&A 전문가로서의 실력발휘를 이번에도 유감없이 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후계자 등극을 앞두고 있는 롯데 신 부회장도 이번 기회에 주류업계를 평정하겠다며 보폭을 넓히고 있다. 올해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최대의 매물로 떠오른 진로를 잡기 위해 경쟁에 뛰어든 업체는 태광·하이트맥주 등 모두 12개 업체에 이른다. 그러나 재벌 2,3세가 이끄는 CJ·롯데·두산을 현재 ‘빅 3’로 업계에서는 분석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사내에 별도로 진로 인수팀을 조직, 몇달 전부터 비밀리에 인수 작업을 하는 등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특히 이들 오너가 지대한 관심을 표명하고 있어 이들 기업은 진로 인수에 사활을 거는 분위기다. 벌써부터 “인수전에 성공했을 경우 승진이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문책성 인사가 뒤따를 것”이라는 흉흉한 얘기마저 나돈다. ●CJ 이재현 “진로 기필코 잡아야” 최대의 식품업체로 입지를 굳힌 CJ로서는 ‘미래 성장엔진’ 확보 차원에서 진로 인수에 열을 올리고 있다. 기존에 닦아 놓은 유통망과 진로의 유통망을 합쳤을 경우 시너지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CJ는 햇반 등 그동안 다양한 히트작을 내놓았지만 실제 시장 지배력과 매출 규모면 등에서 내세울 만한 ‘화끈한’ 성공작은 없는 편이다. 게다가 CJ는 지난 1999년 매각 절차를 밟던 해태음료의 우선협상대상자로까지 선정돼 음료시장을 잡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친 뼈아픈 경험이 있다. 이 때문에 이 회장으로서는 진로 인수에서는 그같은 우를 범하지 않으려는 심리적 부담감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두산 박용만 “M&A 실력 발휘할것” 고 박두병 회장의 5남인 박 부회장은 지난 95년 두산그룹 기획조정실장을 맡으면서 그동안 15개의 M&A를 진두지휘, 재계의 ‘미스터 M&A’로 불리고 있다.2001년 한국중공업(현 두산중공업),2003년 고려산업개발(현 두산산업개발), 지난해 대우종합기계 인수를 성공시켰다. 그는 이번 진로 인수를 통해 기업의 덩치를 보다 키우겠다는 계산이다. 실제로 두산은 그동안 구조조정과 우량기업 인수 등을 통해 최근 6년 사이 기업 몸집이 3배나 불어났다. ●롯데 신동빈 “이번 기회에 주류업계 평정” 신격호 회장의 차남인 롯데 신 부회장은 진로 인수 선언만으로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다. 진로 인수업체인 롯데칠성의 주가가 100만원을 기록, 황제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롯데칠성의 경우 위스키 시장과 와인, 맥주, 과일탄산수 시장에 이미 뛰어들어 주류 시장에서 탄탄한 입지를 구축해 놓은 상태다. 하지만 ‘헐값’으로 기업을 사들이는 스타일의 롯데가 3조원이 넘는 엄청난 자금을 출혈하면서까지 승부수를 던질지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8일 “이들 오너가 진로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진로가 세계적인 브랜드 인지도에 ‘거미줄’ 유통망을 갖췄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인수 가격이 과대평가되고 있는 만큼 국내 업체간의 과열 경쟁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儒林(300)-제3부 君子有終 제1장 名妓杜香

    儒林(300)-제3부 君子有終 제1장 名妓杜香

    제3부 君子有終 제1장 名妓杜香 나는 표석에 새겨진 임방의 시를 묵묵히 읽어 보았다. 이처럼 두향의 무덤은 마치 계주경기에서 바통터치를 하듯 많은 사람들에 의해서 잊혀지지 않고 제를 올리는 것으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었던 것이다. 표석 측면에는 다음과 같은 비문으로 마무리 짓고 있었다. “…그밖에 영조 때 문인 월암 이광려, 퇴계 후손인 이휘재 등의 시가 있으며, 토정(이것 역시 오기이다) 이지번 선생의 아들 아계 이산해로 하여금 두향의 제를 지내게 하였다. 단성향토문화연구회건립(丹城鄕土文化硏究會建立)” 두향을 위해 추모시를 지은 이광려와 이휘재의 시는 이미 앞에서 전재하였고. 비문에 새겨진 내용으로 보면 향토문화연구회에서 해마다 두향의 추모제를 올려주고 있는 모양이었다. 나는 비로소 마음이 놓이는 느낌이었다. 아슬아슬하게 맥이 끊어지지 않고 내려온 두향의 추모제가 마침내 향토문화연구회에서 계승하여 이를 지켜나가고 있다면, 그리하여 두향제가 온 마을의 축제로 발전해 나가고 있다면 이는 다행스러운 일인 것이다. 나는 비닐백 속에서 구내매점에서 사온 소주 한 병을 꺼내들었다. 노산 이은상이 ‘내 비록 풍류랑은 아닐지언정 두향의 무덤 앞에 꽃 한 송이 못 놓고 가는 것이 얼마큼 서운한지 모르겠다.’고 탄식하였던 것처럼 나는 비록 풍류객은 아니지만 마땅히 두향의 무덤 앞에 술 한 잔 바쳐 제향을 올리는 것이 마땅한 일로 생각되었기 때문이었다. 종이컵 속에 술을 한 잔 가득 따르고 나는 그것을 상석 위에 올려놓았다. 문득 송림 속 암벽 사이에 핀 붉은 철쭉꽃이 눈에 들어왔다. 나는 천천히 다가가 활짝 핀 철쭉꽃 한 가지를 꺾어 상석 위에 함께 놓았다. 문득 내 머릿속으로 춘향전에 나오는 판소리 한마당이 기억되어 떠올랐다. 춘향이가 변사또에게 항의하던 노래였던가. 정확히 기억되지는 않지만 노래의 가사는 다음과 같다. “…충효열녀에 상하 있소. 자세히 들으시오. 기생으로 말하나이다. 충효열녀 없다 하니 낱낱이 아뢰나이다. 해서(海西) 기생 농선이는 동선령에 죽어 있고, 선천 기생은 아이로되 칠거학문 들어 있고, 진주 기생 논개는 우리나라 충렬로서 충렬문에 모셔 놓고 천추향사(千秋享祀) 제사지내며, 청주 기생 화월이는 삼충각에 올라 있고, 평양 기생 월선이도 충렬문에 들어 있고, 안동 기생 일지홍은 생열녀문(生烈女門) 지은 후에 정경가자(貞敬加資) 있사오니 기생을 너무 없이 보지 마옵소서.…” ‘열녀춘향수절가’ 중의 한 구절인 이 판소리를 통해 알 수 있듯이 기생이라 할지라도 농선이는 우리나라 10대 절경 중 하나인 황해도 구월산 동선령에 묻혀 있고, 진주 기생 논개는 임진왜란 때 진주성이 함락되어 왜장들이 촉석루에서 연회를 베풀 때 왜장의 목을 끌어안고 몸을 던져 순국하였고, 안동 기생 일지홍은 살아있을 때 지은 열녀문에 문무백관 아내의 작호인 정경부인의 품계로 묻혀 있음을 드러내고 있음인 것이다 마찬가지로. 나는 두향의 무덤을 바라보며 생각하였다. 두향이도 퇴계를 위해 종신 수절하였다. 불과 9개월의 짧은 만남이었지만 두향은 퇴계만을 사랑하였고 퇴계만을 섬겼다. 퇴계가 풍기군수로 떠나자 신임 사또에게 기적(妓籍)에서 빼달라고 청원하였던 두향. 그리하여 마침내 두향은 관기에서 벗어나 자유의 몸이 되었다던가.
  • ‘소주파·맥주파’ 술 마니아 세계

    ‘소주파·맥주파’ 술 마니아 세계

    술은 우리에게 어떤 존재인가.‘술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술이 너무 좋으니 마셔서 없애자.’는 등 술에 대한 평가도 다양하다. 술에 대한 평가가 무엇이든 술 없는 세상이 올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술 소비량은 슬로베니아에 이어 세계 2위다. 우리가 즐겨마시는 술은 소주와 맥주다. 경제난이 심각할수록 술 소비가 늘어난다는 통계를 보면 ‘화풀이’나 ‘사교용’ 등 각종 만남에서 술을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다. 불경기에 술 소비량이 늘어나지만 지갑이 가벼워서인지 소주 증가율이 맥주 증가율을 뛰어넘는다는 수치도 나와 있다. 지난해 국내 소주 소비량은 모두 108만 1833㎘(360㎖들이 30억 509만병)로 1년사이 3.8%, 맥주는 173만 4331㎘(34억 6866만병)로 1.2% 늘었다. 불경기를 나타내는 지표라 할 수 있다.20세 이상 성인 3500만명을 기준으로 국민 1인당 소주 86병, 맥주 99병을 마신 셈이다. 양으로만 따지면 맥주가 소주를 앞선다. 여러 동호회 가운데 소주면 소주, 맥주면 맥주만 찾아다니는 별난 마니아들도 있다. 이들의 별난 세계로 살짝 들어가 보자. “한국을 대표하는 술은 뭐니뭐니 해도 소주라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 대표 술 동아리를 자부한다는 ‘소사모’(소주를 사랑하는 모임) 운영자 최경석(36·서울 송파구 송파동·인터넷마케팅)씨는 큰 부담 없이 진솔한 대화 속에 나눌 수 있는 술이 바로 소주라고 강조한다. ●“왜 술로 뭉쳤나” 지난 6일 오후 5시 서울 지하철 2호선 신천역 인근의 한 음식점에서 그와 동아리 회원들을 만났다. “술을 매개로 하지만, 일상생활에 지쳐 쫓기며 술을 마시는 게 아니라 편안한 이웃으로 정(情)을 나누자는 게 동호회의 취지입니다.”. 비슷한 차원에서 볼링으로 심신의 피로를 푸는 ‘망치회’와 전국 각지로 여행을 떠나는 ‘소나무회’라는 소모임도 거느렸다. 최씨는 “지금까지 회원끼리 결혼한 커플만 해도 12쌍에 이른다.”고 자랑을 늘어놓는다. “술 동호회 하면 이상하게 쳐다보지는 않는지…. 주변에서 ‘소사모’를 취재한다고 하니 음주를 부추기는 게 아니냐고 하던데요.”라고 되물었다. “천만에요. 그냥 술을 마구 마시기만 하는 모임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예컨대 와인을 즐기는 모임이라면 문화적인 것처럼 여기는 인식이 잘못이지요. 그런 성격이라면 굳이 동호회까지 만들 필요가 없는 것 아니겠어요.” 다시 물었다.“왜 하필 소주인지 궁금합니다. 일반적으로 술은 나쁘게 비쳐지지는 게 사실이고, 더군다나 소주는 독주인데 마시다 보면 동료들 사이에 더러 실수도 따르잖아요.” 이번엔 옆에 있던 소사모 회원 명현숙(31·여·서울 강남구 압구정동·회사원)씨가 곧바로 맞받아쳤다. “명색이 같은 취향으로 뭉친 사람들이어서 주정한다거나 나쁜 모습을 보인 경우, 일부러 배척하는 것은 아니지만 모임에 나타나지 않게 돼요. 또 알코올 중독의 기미가 있는 사람은 대부분이 혼자 즐기는 편이랍니다.” ●“가장 ‘술’스러운 소주” 소주 동아리는 1999년 6월 첫 발을 뗐다. 당시만 해도 그냥 술 동아리는 많은데 한국의 술 하면 내놓을 수 있는 고유의 소주에 대한 모임은 없다는 점에 착안했다. 출범한 지 한달 만에 회원 1000명을 돌파해 스스로도 놀랐단다. 현재 정식 회원은 전국적으로 1840여명이다. 나이를 따지면 26∼50세, 직종으로는 학교 선생님에서부터 자영업자까지 다양하다. 최씨는 “어떤 사이든 ‘쐬주 한잔 어때?’라는 말이 상대방을 친근하게 여기는 정감의 표시인 데다, 부담 없는 가격에 진솔한 얘기를 나누도록 만드는 게 바로 소주”라며 웃었다. 소주 서너잔이 돌았을까 말까 할 무렵 또 다른 회원 김한수(32·서울 마포구 아현동)씨도 거들었다. “누구든지 만취는 아니고 어느 정도 술 기운이 돌 때면 솔직해집니다. 위스키와 같이 너무 독하지도 않으면서 맥주에 비해서는 약간 도수가 높은 술이라 적당한 편에 속하잖아요.” 그는 “아직도 일반적으로 직장 등에서 갖는 술자리는 거의 반강요에 의한 게 많은 듯하다.”면서 “기분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마시는 술은 반드시 탈을 부른다.”고 덧붙였다. 최씨도 “직장에서 불편한 자리에 갔다가 어색하게 술을 마신 뒤, 편안하게 한잔 하자며 새벽에 회원끼리 연락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원래 맥주를 많이 마시다가 술자리에서 웬만큼 취하면 목소리가 높아지는 등 ‘오버’하는 버릇이 있어 소주로 술버릇을 고치려다가 동호회에 가입했다는 얘기를 들려줬다. 맥주로는 가늠하기가 매우 어렵지만 소주의 경우 주량이 조금씩 높아지면서 ‘매너’도 배우게 된다는 설명이다. 이들은 신바람나는 만남일 경우 소줏잔이 웬만큼 돌아도 걱정될 정도로 취하지 않는다는 증거를 그대로 보여주는 사례를 하나 손꼽았다. ●20명이 236병 거뜬히 “새천년을 앞둔 1999년 10월의 마지막 밤을 추억으로 남기기 위해 강원도 강릉에서 모였을 때입니다.” 소사모 회원 20명은 낯설지만 경치가 빼어난 바닷가에서 소주 236병을 비웠다고 했다. 오후 7시에 시작해 다음 날 오전 11시까지, 무려 16시간이나 술을 들이켰다는 얘기다. “아니, 그러고도 아무 일 없었느냐.”고 묻자 이들은 “티끌 만한 사고도 일어나지 않았다. 대화를 많이 하기 때문이다. 다른 술자리에서는 어정쩡하게 놀며 묵묵히 술만 마시는 사람이 꼭 뒤탈을 낸다. 말이 곧 안주인 셈”이라고 고개를 내저었다. 편한 술자리일수록 많은 얘기를 나누기 때문에 술도 덜 취한다는 근거에 대해 거짓말같은 얘기도 나왔다. 체내 알코올은 10% 정도가 호흡기를 통해 배출되기 때문이란다. 음주 뒤 노래를 부르거나 심호흡을 자주 하는 것도 숙취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실제 빨대로 술을 마시면 빨리 취하는 것도 다름 아니라 호흡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회원들은 한 사람의 주량이 평균 3병 정도 된다고 설명했다. 안주를 잘 하는 음식점을 찾아다니는 일도 빼놓을 수 없다. 서로 정보를 주고받기도 하고, 뜻이 뭉쳤다 하면 그런 곳으로 모여든다고 한다. 서울 서대문구 신촌 등 몇몇 곳에는 아예 회원들의 아지트도 생겼다고 한다. ●소주 감별에도 자신감 명씨는 “서울시내에 찍어둔 맛집만 30곳은 된다. 그런데 하루는 후배가 맛집을 소개하는 방송 프로그램에 나왔길래 웬 일이냐고 물어봤더니 동원됐다고 하더라”면서 “특정 방송사의 맛집 지도는 어딘가 짜맞춘 듯한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최씨는 서울신문의 송기원의 맛집 코너에 믿음이가 스크랩까지 한다고 거들었다. 안주에 대한 얘기로 돌아가자 최씨는 중요한 게 있다며 끼어들었다. “보통 소주 하면 ‘진 안주’, 다시말해 국물 있는 안주가 좋다고 하는데 천만의 말씀입니다. 소주라고 해서 그런 것은 아니고, 씹을 것이 나아요. 위장에도 물 종류만 들어가는 건 나쁘다고 하니 소주의 경우에도 들어맞지요.” 이들은 매월 둘째주 토요일에 각 지역마다 대표자들이 주선하는 정기적인 모임을 갖는다. 전국 모임도 갖는다. 전국 8개 지역에서 유통되는 소주를 회원들이 각자 갖고 참석하는 게 흥미로운 점이다. 소사모에는 특유의 퀴즈게임이 있다. 무작위로 술잔에 부어놓고 8개 지역별 소주의 생산지를 알아내는 방식이다. 같은 회사의 제품이라도 맛이 공장별로 다르다고 입을 모은다. “맛이 다르다는 점을 진짜로 알 수 있느냐.”고 하자 명씨는 기다렸다는 듯 “이 소주는 경기도 ××시에서 생산된 제품인 것 같은데….”라더니 병을 들어 확인까지 해줬다. ●“폭탄주, 소주가 아깝다” 이들의 소주 자랑은 계속됐다. 김씨는 “2002년 신혼여행을 호주로 갔는데 소주가 수출돼 값이 국내에 비해 훨씬 높더라.”고 했고 명씨는 “일본인들은 소주를 우리들이 양주를 마실 때처럼 술집이나 음식점에 ‘키핑’도 해놓는다.”고 알려줬다. 또 최근에 와서야 업체들에 의해 브랜드로 만들어졌지만 소주의 역사는 기록상 고려 성종 때인 98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소개했다. 이들은 ‘국민들이 소주를 즐겨 마시는 게 애국심 때문’이라는 묘한 말도 꺼냈다. 외국이나 다른 주종의 경우 업체에서 홍보에 엄청난 힘을 쏟는데 상대적으로 우리나라는 그렇지 못한 데도 소비가 많다는 이유에서다. 소사모 회원들이 말하는 ‘술 빨리 깨는 방법’이 아주 흥미롭다. ‘속이 좋지 않으면 반드시 토한다, 술자리에서는 담배를 삼간다, 술 한잔에 안주 한 점, 한 자리에서 뿐만 아니라 차수를 변경해도 절대 섞어 마시지 않는다, 술 마시기 전에 꼭 식사를 한다.’는 내용이다. 술로 생기는 부작용을 해결하는 방법도 한번쯤 짚어 볼 만하다. 두통과 속쓰림에는 식초 생강차를 권한다. 얇게 썬 생강을 식초에 4∼5일 정도 절여 뒀다가, 술 마신 다음날 아침에 이 생강을 2∼3조각 컵에 넣고 뜨거운 물을 부어 적당량의 벌꿀을 섞어 마시면 된다. 숙취가 남아 있어 몸의 상태가 별로 좋지 않으면 매실차를 마신다. 매실을 구워 놓았다가 잔에 넣고 뜨거운 물을 부어 잘 으깬 다음에 마시면 좋단다. 시금치로 만든 주스도 숙취해소에 ‘딱’이라는 점도 참고사항이다. 녹차도 잎에 있는 폴리페놀이라는 물질이 혈중 포도당을 증가시켜 숙취해소에 도움을 준다고 한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맥주밖엔 난 몰라! ‘소사모’와 달리 우리나라 대표 맥주가 없어 안타까운 나머지 맥주를 직접 만들어 마시는 모임도 있다. 홈 브루어리(Home brewery·자가양조 맥주) 모임 ‘맥주 만들기 동호회’(맥만동)이 그것이다.2002 월드컵축구대회 무렵 발족해 현재 정회원이 전국에 400여명이다. 그러나 실제 모임에 참여하지 않을 따름이지 자가 양조를 즐기는 인구는 1만 4000여명이나 된다고 입을 모은다. 적어도 일주일에 한번씩은 ‘하우스 맥주’나 집에서 만든 맥주를 돌아가며 맛보기 위해 끼리끼리 모여든다. 지난 5일 오후 6시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남역 인근 맥주집에서 맥만동 회원 6명을 만났다. 회원 최원규(36·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회사원)씨는 “독일로 출장 갔다가 마신 맥주 맛에 빠졌는데 국내에서는 판매하는 곳이 없어 수소문 끝에 동호회에 들어왔다.”고 말했다. 맥주는 종류를 따지면 100가지도 넘는데 입맛에 맞는 맥주의 세계에 빠지면 벗어나기 힘들고, 시중에서는 가격이 비싸 거품을 빼자니 스스로 만들어 마시는 방법을 택했다. 경기도 파주에서 모임이 있을 때마다 달려온다는 사아랑(34)씨는 “원래 소주파였는데 친구와 우연히 다른 종류의 하우스 맥주를 마신 뒤 이런 맛도 있구나 하는 생각에 맥만동에 가입했다.”면서 “회원들은 맥주 만들기에 쓰는 발효통 3∼5개에 원액캔과 영업용 냉장고까지 갖추고 있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우리들의 입맛에 길들여져 있는 미국식 라이트 맥주는 마케팅 전략으로 다양한 맥주의 맛을 빼앗아 버린 술이라는 게 회원들의 얘기다. 맥주 만들기는 기구소독→원액 녹이기→원액 끓이기→1·2차 발효 과정으로 이뤄진다. 최근에는 초보자들이 학습용으로 쓸 수 있는 ‘홈 브루어리’ 세트를 판매하는 업소도 늘고 있다. 맥만동 역시 맥주를 만드는 정보를 주고 받으며 건전한 음주문화 가꾸기에 힘쓰는 것은 소사모와 같다. 경기도 수원에서 왔다는 성강옥(44·여)씨는 “지난달 28일 집에서 남편 등 회원 17명이 모임을 가졌는데 맥주 20ℓ를 만들어 오후 7시부터 7시간이나 이어졌다.”면서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이 이웃처럼 많은 대화을 나누고, 즐기는 새로운 음주문화여서 좋았다.”고 말했다. 최씨는 “술을 섞어 마시면 한꺼번에 두가지 물질을 분해하는 데 부담을 갖는 인체의 특성상 폭탄주는 금물”이라고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이어 “만들어 마시다 보니 생강, 인삼, 계피, 심지어 고춧가루를 넣은 맥주 등 다양한 실험까지 가능해져 회원들과 나누어 마시기도 한다.”고 소개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1등도시 퇴색”…표류하는 과천시

    “1등도시 퇴색”…표류하는 과천시

    과천시가 표류하고 있다. 한때 ‘천혜의 자연환경자원 도시’,‘전국 최고의 청정주거도시’,‘높은 시민의식 수준과 튼튼한 자립기반’,‘지방자치단체의 선도적인 역할‘ 등 과천시를 지칭했던 갖가지 미사여구들이 이젠 주민들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시의 심장부격인 과천 정부종합청사가 이전 위기에 놓였기 때문이다. 당장 이렇다할 변화가 눈에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청사 이전에 따른 성급한 실망감은 급기야 주민들을 거리로까지 내몰고 있다. ●거리로 나온 주민들 지난 4일 오전 7시쯤 과천시민 200여명이 승용차와 화물차 등 50여대를 끌고 나와 정부청사 이전에 항의하며 과천 청사로 통하는 주요 도로에서 차량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시속 5㎞ 이하로 서행운전을 하면서 ‘과천은 한반도의 심장, 심장이 멈추면 모든게 끝장’,‘정부청사이전 웬말이냐’ 등의 어깨띠를 두른 채 1시간동안 저속운행 시위를 벌였다. 이날 시위로 서울에서 과천으로 향하는 남태령고개∼정부청사 5㎞구간에서 극심한 교통체증이 빚어졌고, 일부 시위 참가자들은 단속 경찰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7일 오후에는 시민회관 소극장에서 정부과천청사 이전반대를 위한 투쟁선포식 및 과천시민 결의대회를 개최, 투쟁의지를 다졌다. 또 국회수도지키기 투쟁위원회, 서울시의회, 경기도의회 등과 연대해 조만간 헌법재판소에 위헌소송을 제기하는 한편, 범시민 반대 서명운동도 전개하기로 했다. ●5개월여만에 뒤바뀐 운명 주민들의 이같은 저항은 청사이전을 놓고 두차례에 걸친 누적된 실망감이 자극제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행정수도 이전 위헌 결정이 날때까지만 해도 축제분위기에 휩싸였던 과천시민들은 반년도 채 되지 않아 또다시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참담한 심정이다. 위헌결정 당시 과천시와 주민들은 정부가 그대로 물러설 것으로 단정짓지는 않았지만, 이를 계기로 정부청사의 이전계획이 전면 백지화하기를 내심 바라고 있었다. 그러나 지난 2일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 특별법안’이 여야 합의로 국회 통과되면서 정부부처 12부 4처 3청이 공주·연기지역에 이전될 것으로 발표되자 과천시로서는 당초 수도 이전과 별반 다를 것이 없는 처지가 돼버렸다. 이렇게 되면 과천 정부청사에 있는 부처 가운데 법무부를 제외하곤 거의 모든 부처가 이전하는 셈이다. 게다가 법무부마저 서울로 합류할 것으로 보여 과천 청사는 그야말로 ‘빈집’이 된다. ●성에 안차는 과천청사활용방안 분노한 자치단체와 주민들을 달래기 위해 갖가지 묘안들이 나오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어떤 것도 성에 차지 않는다는 눈치다. 일각에서는 과천시와 협의해 비는 과천청사에 종합병원이나, 물류센터,IT(정보기술)벤처단지를 조성하자는 제안도 제기되고, 대학이나 군부대 이전계획도 흘러나오지만 정부 청사와 맞바꾸기에는 역부족이다. 시와 주민들은 간간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는 묘안들이나 신행정수도후속대책특위에서 오가는 얘기들에 콧방귀도 뀌지 않고 있다. 과천시 인터넷사이트의 초기화면에는 국회를 통과한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 특별법안’이 졸속처리됐다며 시와 의회, 정부과천청사이전반대특위 명의로 주민들의 투쟁결의를 다지고 협조를 당부하는 공문과 성명서가 연일 장식하고 있다. 또한 ‘정부청사 이전 결사반대’,‘행정도시 이전 비용 국가경제 파탄된다’,‘과천은 계획된 행정도시, 정부청사 이전 웬 말이냐’ 등 청사 이전에 반대하는 각종 플래카드가 과천시청 정문 앞, 과천 정부종합청사 건너편 등 과천시내 15곳에서 펄럭이고 있다. 최종수 과천시 문화원장은 “행정도시라는 자부심으로 과천에서 살아왔는데 다른 곳으로 옮긴다니 도저히 수용할 수 없다.”며 “정부청사 이전 결정은 국가 백년대계는 고사하고 십년대계도 되지 않는 잘못된 정책”이라고 못박았다. ●엎친데 덮친 부동산시장 주민들은 전국 제일의 일등 도시라는 이미지가 희석될 것을 우려한다고는 하지만 실상은 부동산가격 하락이 가장 큰 걱정거리다. 융단폭격으로까지 불리는 현 정부의 각종 부동산정책으로 이미 가격하락의 쓴맛을 경험한 과천주민들로서는 정부청사 이전이 또다른 하락요인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는 눈치다. 실제로 서울 강남수준의 시세를 형성하는 과천시내 부동산 시장은 정부청사이전계획 발표 이후 혼란속에 빠져들고 있다. 아파트 가격하락은 아직은 전망수준에서 머물고 있지만, 이사철에도 불구하고 과천시 아파트의 거래는 물론 문의조차 없는 실정이다. 청사 인근 중앙동 L부동산중개업소 이중재(46)씨는 “정부청사 이전문제가 거론된 이후 매수세가 실종된 상태”라며 “과천시내 부동산가격에 영향을 주었던 ‘행정도시 프리미엄’이 앞으로는 사라질 것 같다.”고 말했다. 더욱 큰 걱정은 상인들이다. 대부분 주민들보다는 정부청사를 의존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먹자골목이 형성된 중앙동 일대 업소들은 가뜩이나 장기불황에 시달려오다 청사 이전계획이 발표되자 주름살이 깊어졌다. 특히 대형 음식점과 술집 등을 운영하는 업소주인들은 가게를 인수하면서 부담한 고액의 권리금 회수가 걱정이다. 장사를 잘해 이윤을 남기고 권리금은 제3자에게 가게를 넘겨 고스란히 반환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 상인들은 이제 본전을 걱정해야 할 판이다. 문원동에서 대형 돼지갈비집을 운영하는 이모(50)씨는 “단골 손님들 상당수가 공무원들이었는데 청사가 이전한다고 이들을 따라 충청도로 이전할 수도 없고…, 요즘 같아선 잠도 오지 않는다.”며 한숨을 쉬었다. 여인국(余仁國) 과천시장과 사회단체 대표들은 이같은 사실을 반영하듯 최근 잇단 기자회견을 통해 “삭발·혈서를 쓰더라도 과천청사 이전은 꼭 막아야 한다,” 등 격앙된 목소리들을 쏟아내고 있다. ■ 행정중심도시 추진일정 ▲2005년 5∼6월 행정중심도시 예정지역 지정고시 ▲2005년 6월 토지보상물건조사(4∼5개월 소요) ▲2005년 11∼12월 도시개발계획수립착수(2년여 소요), 토지보상완료 ▲2006년 1월 행정도시개발청(가칭)발족 ▲2007년 착공 ▲2012년 이전 시작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투쟁 앞장 여인국 과천시장 “서울시의회 의원, 경기도의회 의원 등과 연대해 조만간 헌법소원을 제기하겠습니다.” 정부청사 이전계획에 따라 잦은 인터뷰 요청으로 졸지에 ‘스타’가 된 여인국(余仁國) 과천시장이 줄곧 목소리를 높였다. 여시장은 특별법의 부당성을 알리기 위해 시민서명운동과 함께 가까운 시일내 대규모 궐기대회를 열 계획이며, 행정도시 건설에 대한 찬반의견을 묻는 국민투표 실시를 정부에 제안한 상태다. 얼마전에는 기무사의 과천이전 문제로 주민들과 반대운동을 벌이다 목이 쉰 여시장은 이번 정부종합청사 이전까지 겹쳐 아예 목이 잠겨버렸다. “한마디로 정치적 야합이라고 볼 수밖에는 달리 할 말이 없지요. 국가 백년대계를 고려할 때 너무나 잘못된 판단입니다. 행정부처가 이전할 때는 명확한 원칙과 기준에 따라 판단하고 결정돼야 하나 이번 합의는 마치 시장에서 흥정하듯 이뤄졌습니다. 특히 한나라당의 결정과정은 더욱 잘못됐지요. 수도 이전에 버금가는 중요 사안을 의원 전체가 모인 의원 총회가 아닌 일부 의원들이 모인 자리에서 결정했어요. 번복돼야 합니다.” 행정도시특별법에 조목조목 반박하는 여시장은 수도이전에 버금가는 정부부처의 이전 필요성과 문제점, 향후대책 등이 면밀히 검토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주요 부처가 모두 충청도로 내려가고 청와대·행자부·법무부 등은 서울에 남는데, 이렇게 각 부처가 떨어져 있는데 과연 무슨 일을 제대로 할 수 있겠는가. 비효율과 비능률을 양산할 행정부처 이전작업이 과연 누굴 위해 이루어지고 있는지 곰곰이 따져 보아야 한다.” 과천 정부청사가 이전할 경우 시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말에 대해서는 ‘그럴 수도 있다.’는 정도의 반응을 나타내고는 있지만 당초 행정도시로 도시형태가 정비된 과천으로서는 건물 용도변경하듯 변용이 쉽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여 시장은 “과천시를 제외한 경기도내 30개 시·군의 자치단체장을 직접 만나 과천시의 입장을 설명하고 반대투쟁 동참을 호소할 예정”이라며 “행정도시 건설법에 대해 찬성 입장을 밝힌 손학규(孫鶴圭) 경기도지사에게도 협조를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총수들 직원속으로 ‘스킨십경영’

    총수들 직원속으로 ‘스킨십경영’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이 남편(고 정몽헌 회장) 대신 기업 경영을 맡으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일까.“어떤 일에 대해 최종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현 회장의 18번은? 뜻밖에도 신세대 가수 왁스의 ‘여정’이다. 봄을 맞아 기업들의 ‘스킨십 경영’에도 물이 오르고 있다. 그룹 총수들과 전문 최고경영자(CEO)들이 인터넷 홈페이지나 직접적인 현장 접촉을 통해 국민과의 거리를 좁히고 있다. 현 회장이 사적인 심경을 솔직하게 털어놓은 것도 개인 홈페이지를 통해서다. ●‘총수님’ 홈피 엿보는 재미 올 초 오픈한 현 회장의 ‘CEO 코너’(www.hyundaigroup.com/ceo)를 클릭하면 연애시절의 늘씬했던 모습, 총수로서의 인간적 고뇌, 스파게티를 기막히게 잘 만들지만 한식을 좋아했던 남편 때문에 실력을 뽐낼 기회가 없었던 얘기 등을 만날 수 있다. 읽다 보면 ‘그들’도 땅에 발붙이고 사는 사람임이 느껴진다. 코오롱 이웅열 회장의 개인 홈페이지(leewoongyeul.pe.kr)도 인간적 냄새가 물씬 묻어난다. 그의 젊은 시절 별명은 ‘3박4일’. 일할 때도 놀 때도 너무 열정적이어서 붙여진 별명이라고 이 회장은 설명했다. 올 초 계열사 임원회의 때 “탁구공은 무게가 2.7g에 불과한 힘없는 물체이지만 선수들은 이를 치기 위해 온 몸을 날린다. 우리도 온 정성 온 마음으로 일에 임하자.”며 탁구공 꾸러미를 전달한 최신 일화도 소개했다. ‘홈피 운용 6년차’인 LG 구본무 회장(www.koobonmoo.pe.kr)은 베테랑답게 콘텐츠가 다양하다. 어릴 적부터 새에 관심이 많아 집무실 창가에 대형 망원경을 가져다 놓았다는 고백이 ‘새와 나’ 코너에 나와 있다. SK 최태원 회장의 홈페이지(www.taewonchey.pe.kr)에 들어가면 가족사진 등 볼거리가 풍부하다. 환갑을 넘긴 삼성 이건희 회장과 현대차 정몽구 회장은 개인 홈페이지를 따로 두지 않고 그룹 홈페이지 ‘CEO 코너’를 통해 경영철학을 소개하고 있다. ●‘사장님’이 봄맞이 현장근무? 두산 박용오 회장은 7일 두산중공업 창원공장을 방문한 것을 시작으로 이달 말까지 군산 병유리 공장, 당진 화력발전소, 강릉 소주공장, 횡성 김치공장 등을 차례로 찾을 예정이다. 하나로텔레콤 윤창번 사장은 다음달부터 봄맞이 현장근무에 나선다. 주말마다 임원들과 함께 고객센터나 고객의 집을 찾아 불편이나 불만사항을 직접 들을 작정이다. 그런가 하면 LG CNS 정병철 사장은 최근 팀장급 이상 임원 500여명과 함께 2박3일 합숙훈련을 다녀왔다.‘리더가 하나되면 1등 회사 만든다.’는 기치 아래 자신들이 직접 시스템을 구축한 KTX를 타고 경주 등을 돌며 전략회의를 가졌다. 삼성SDS 김인 사장도 350명의 임직원들과 함께 무박 2일로 야간행군을 펼쳤다. 저녁에 경기도 분당 제2사옥을 출발해 서울 역삼동 본사→반포대교→여의도 둔치로 이어지는 50㎞ 강행군이었다. 체질 개선을 위해 지난해 시작한 ‘혁신 350운동’의 일환이다. 정보기술(IT) 서비스 업계 글로벌 5위가 될 때까지 매년 행군거리를 늘릴 계획이다. 안미현 주현진기자 hyun@seoul.co.kr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삼성家 ③-신세계그룹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삼성家 ③-신세계그룹

    신세계그룹은 삼성그룹에서 계열분리한 기업들 가운데 가장 성공적인 케이스로 꼽힌다. 2004년 재계 서열 21위(자산 기준)로 한솔그룹(고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장녀 이인희 고문, 재계 36위), 새한그룹(차남 고 이창희 회장, 워크아웃 중),CJ그룹(장손 이재현 회장, 재계 23위)보다 앞섰다. 창업주의 5녀(막내딸)인 이명희(62) 회장은 1997년 계열 분리 때 백화점과 조선호텔만 갖고 나왔다. 그리고 그룹을 국내 최고의 유통 ‘명가’로 키웠다. 삼성에서 떨어져 나온지 불과 7년만에 백화점과 할인점 이마트를 주축으로 한 유통사업 외에 신세계건설, 신세계푸드시스템, 조선호텔, 신세계인터내셔널 등 13개 계열사를 거느린 그룹으로 성장시킨 것이다. 자신은 여성 캐피털리스트 1위를 고수하던 올케 홍라희(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부인) 호암미술관장을 제치고 2001년 이후 국내 최고의 여성 부호가 됐다. 이 회장은 삼성가(家)의 전통에서 벗어나지 않는 전형적인 정중동(靜中動) 행보의 오너다. 외부에 나서지는 않지만 소리없이 막후에서 회사의 중심을 잡으면서 방향을 제시하는 스타일이다. ●창업주의 귀여운 막내딸 이명희 회장은 창업주로부터 사랑을 가장 많이 받은 2세다.8남매(3남5녀) 중 막내딸이었으니 충분히 그럴 만했다. 삼성그룹 출신 인사들은 “고 이병철 회장은 늘 이 회장을 데리고 다녔다.”고 회고한다. 고 이병철 회장은 회장직을 물러난 뒤 1년에 네차례 정도 일본 도쿄를 방문했는데, 이때 항상 이인희 고문과 이 회장을 동행토록 했다. 큰언니인 이 고문은 이 회장보다 열네살 많다. 이 회장은 부친이 사무실에서 먹는 과일도 먼저 맛을 보고 부친이 좋아하는 정도의 당도인지 여부를 확인하고 들여보내곤 했다. 그래서 당시 고 이병철 회장 비서실팀 직원들은 사무실옆 간이 주방에서 꼼꼼하게 과일을 챙기는 이 회장을 두고 ‘감독관’이라고 수근댈 정도였다. 이 회장은 1943년생으로 이화여고를 거쳐 이화여대 생활미술학과를 졸업했다.1979년 신세계백화점 영업본부 이사로 경영수업을 시작,80년 신세계백화점 상무로 승진한 뒤 97년 부회장에 올랐다. 무려 17년동안이나 상무직함을 유지했다. 그룹 회장이 된 것은 98년 말이다. 이 회장은 1967년 정재은(66) 명예회장과 중매로 만나 결혼, 아들 정용진(37) 신세계 부사장과 딸 정유경(33) 조선호텔 상무를 뒀다. 용진씨는 삼성 이건희 회장의 외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와 동갑내기다. 사촌지간인 두 사람은 경복고 동창으로 서울대에 함께 입학하다 보니 사이가 매우 각별하다. 용진씨는 서울대 서양사학과를 다니다가 유학을 떠나 미국 아이비리그인 브라운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1995년 미스코리아 출신 인기 탤런트 고현정씨와 결혼했다가 지난해 이혼해 많은 화제를 낳기도 했다. 고씨와의 사이에 아들 해찬(7)군과 딸 해인(5)양을 뒀다. 유경씨는 서울예술고, 이화여대 응용미술학과를 거쳐 미국 로드아일랜드대학교에서 그래픽디자인을 전공했다. 유경씨는 2001년 3월 초등학교 동창인 문성욱(33)씨와 결혼, 장녀 서윤(3)양과 차녀 서진(2)양을 두고 있다. 미국 시카고대에서 경제학 석사를 받은 문씨는 SK텔레콤 전략기획실을 거쳐 소프트뱅크 코리아의 자회사인 벤처스코리아에서 투자심사역(차장)을 지낸 뒤 현재는 유학 중이다. 문씨의 부친은 아리랑TV 사업본부장을 지낸 문청씨다. ●부친을 경영스승으로 삼고 있는 오너 재계에서는 ‘신세계가 삼성보다 더 삼성 같다.’는 얘기가 나돈다. 그만큼 기업문화, 경영스타일이 닮았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창업주의 형제들 가운데 누구보다 부친을 닮으려고 애쓰는 이 회장의 숨은 뜻이 담겨 있다. 부친의 선견지명과 직관력이 소개된 한 일간지를 복사해 수첩에 항상 갖고 다니며 경영의 시금석으로 삼을 정도로 이 회장은 부친을 가슴 속에 품고 산다. 신세계백화점 본사 회의실과 자신의 아들 정용진 부사장 방에도 부친의 초상화를 걸어 놓고 부친의 경영철학을 신세계 맨들에게 전파하고 있다. 그것도 모자라 오는 8월 문을 여는 신세계백화점 본점 사무실 로비에 부친의 흉상을 세우라는 지시를 내렸다.“아버지가 아니었으면 오늘의 내가 있겠느냐.”는 것이 이 회장의 생각이다. 이 회장은 누구보다 평소 부친의 경영 스타일을 빼닮았다는 얘기를 듣는다. 우선 ‘疑人勿用 用人勿疑’(믿지 못하면 아예 쓰지를 말고, 일단 사람을 쓰면 의심하지 말라.)는 용인술과 전문 경영인 체제 운영방식이 그렇다. 메모하는 습관과 업무의 중요성을 따져 챙길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확실히 구분짓는 스타일도 비슷하다. 이 회장 스스로도 자신의 경영 스승이 선친임을 신세계 2005년 1월호 사보에서 드러낸 바 있다.“선대 회장께서 가장 힘쓴 것이 인재 육성이었다. 선대 회장께서는 성공한 일을 다시 돌아보지 않았고 늘 새로운 것을 찾으셨다.”면서 자신의 메시지를 부친의 육성에 담아 신세계 맨들에게 전했다. 이 회장이 무엇을 강조할 때 나오는 화법이 바로 “선대 회장은 이렇게 하셨는데….”이다. 이 회장은 실제로 젊은 시절 부친이 제일모직 등 일선 현장을 방문할 때 언니인 이인희 고문과 함께 수행하며 경영수업을 쌓았다. 창업주는 국내외 주요 인사들과 회동 때 “명희야, 들어온나.”해서 늘 이 회장을 합석시켜 보고 배우도록 했다. 신현확 전 총리, 민복기 전 법무부장관 등 당시 국내 정·관계의 실세를 만나 식사를 하거나 골프를 할 때도 항상 ‘명희’를 불렀다. 일본 정·관계의 원로와 회동에도 꼭 자리를 함께 하도록 했다. 그러다보니 이 회장은 부친이 교류하는 각계의 주요 인사들을 다 알 정도였다. ●섬세하면서도 ‘통 큰’스타일 이 회장은 한해에 고작 한두차례 회사를 방문, 업무 보고를 받을 뿐 경영에 일일이 간섭하지는 않는다. 부친과 마찬가지로 결재 서류에 사인을 해 본 적이 없다. 주요 사안이나 인사에 대해서도 사후보고를 받을 정도로 전문경영인을 믿고 맡겨 ‘통 큰’ 경영을 한다는 얘기를 듣는다. 이인희 고문은 동생의 경영스타일을 두고 “명희는 (전문 경영인에게) 다 맡기는 스타일인데도 회사가 잘된다.”며 부러워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그렇다고 해서 이 회장이 완전히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오는 8월 문을 여는 신세계 본점 재개발 사업, 신규 백화점 진출, 명품 브랜드 유치 등에 꾸준히 관심을 갖고 챙기며 ‘방향타’ 역할을 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서울 강남점을 문 열 때는 매일 그곳으로 출근하는 열성을 보였다. 특히 백화점의 사각지대로 알려졌던 지하 식품매장을 일일이 다니며 꼼꼼하게 챙겼다. 이 덕분에 위층에서 쇼핑을 하다가 식품매장으로 내려 오는 ‘샤워효과’가 아니라 지하 매장을 방문토록 만든 뒤 위층까지 고객을 끌어들이는 ‘분수효과’를 톡톡히 거두도록 했다는 후문이다. 이 회장을 아는 이들은 그가 여성스러운 섬세함과 대담함을 함께 지녔다고 평가한다. 격식을 싫어해 회사 내에 비서실은 물론 개인 비서도 두지 않고 있다.90년대까지 1년에 한차례 서울 한남동 자택으로 임원들을 초청, 식사를 대접하는 자상한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큰 오빠인 맹희씨는 회고록 ‘묻어둔 이야기’에서 그의 따뜻함에 대해 상세히 기술하고 있다. 부친으로부터 눈밖에 나서 유랑생활을 하던 맹희씨는 이 책에서 “내가 경제적으로 어려워도 말을 못하고 있으면 늘 지갑을 열고 가지고 있던 돈 전부를 나에게 쥐어준 것도 명희였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명희는 내가 어려운 처지에 있을 때 진심으로 나를 걱정해 주었고 늘 따뜻한 마음씨로 나를 감싸주었다.”는 것이 맹희씨의 설명이다. ●신세계 핵심 축 구학서 사장 신세계는 1999년 구학서 사장이 총사령탑에 앉은 이후 계속 상승곡선을 그려 왔다. 구 사장은 명실상부한 전문경영인으로 이 회장의 전폭적인 신임을 받고 있다.‘전문 경영인은 무한 책임을 지고 일해야 한다.’는 신조를 갖고 있다. 그는 회사 부채율을 230%에서 130%대로 낮췄다. 취임 당시 5만원했던 주가를 5년만에 30만원대로 끌어올려 이 회장을 한국 최고의 여성부호로 만들어 주기도 했다.‘신세계 신화’를 일궈낸 주역이지만 그는 한결같이 겸손한 모습이다. 오히려 신세계를 통해 자신이 성공한 데 대해 감사해한다.“56세에 은퇴하려고 했는데 59세에 사장을 하고 있으니 목표를 초과 달성하지 않았느냐.”며 “자신은 행복한 사람”이라고 했다. 구 사장은 겉으로는 부드러운 스타일이지만 실제로는 승부욕, 추진력, 결단력을 두루 갖췄다. 매일 새벽 5시면 집 근처 우면산을 오르고, 오전 7시30분이면 어김없이 회사에 출근한다. 일주일에 7∼8권의 책을 읽으며 신세계의 미래에 대한 ‘해답’을 찾으려고 고민한다. 구 사장의 취임 당시 신세계의 위상은 롯데, 현대에 밀려 3위로 내려앉은 초라한 신세였다. 그는 그때 불어닥친 국제통화기금(IMF) 경제위기를 적절히 활용했다. 종합금융을 매각하고 카드사업에서 손을 떼는 등 대대적인 ‘메스’를 가한 것이다. 창고형 할인점 코스트코홀세일을 매각하면서 들어온 1억달러로 전국 알짜의 상권부지들을 헐값에 사들여 이마트 부지로 확보했다. 이때 사들인 부지들이 이마트에 국내 최대의 할인점이라는 명성을 가져다 주었다. 산본의 백화점 부지도 이마트로 업종을 변신시키는 등 자산 회전율을 높이며 기업의 수익구조를 끌어 올리려고 부단히 노력했다. 삼성그룹에서 재무통으로 커온 경력이 뒷받침됐다. 이런 신세계의 성장을 구 사장은 전문경영인 체제 덕분으로 돌린다. 스스로 “(이 회장이)너무 많은 권한을 주셔서 오히려 책임이 무겁다.”고 말할 정도로 오너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소신껏 일하고 있다. 지난해 9월 1350억원짜리 한국 최대의 매머드 쇼핑몰인 부산 센텀시티 부지 매입 응찰 때도 사후에 이 회장에게 보고할 정도다. 그래서 그는 자신을 ‘호랑이 등에 탄 사람’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1972년 삼성에 공채 12기로 입사했다. 재계의 인재사관학교로 불리는 삼성 비서실, 삼성전자, 제일모직, 삼성물산 등을 거쳐 삼천리그룹으로 갔다가 96년 신세계 경영지원실 전무로 발탁됐다. 당시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도 구 사장에게 눈독을 들였다는 후문이다. ●실력파 임원들로 포진 전문경영인 체제의 기업답게 구 사장을 필두로 쟁쟁한 임원들이 포진하고 있다. 석강 백화점 부문 대표는 점장과 영업본부장을 역임한 정통 영업통. 신세계 백화점이 새롭게 문을 여는 점포마다 점장을 맡을 만큼 치밀한 전략과 강한 추진력을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책임질 수 있다고 판단하면 끝까지 밀어붙이는 자신감과 신념의 소유자다. 신세계백화점의 면모를 일신시킨 서울 강남점을 문 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현재 본점 재개발 사업과 죽전 역사 개발 등 대규모 프로젝트를 차근차근 진행하며 ‘제2전성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검소한 생활에 유머감각이 뛰어나다는 얘기를 듣는다. 이경상 이마트 부문 대표는 백화점과 이마트에서 점장과 지원본부장, 경영지원실장 등 요직을 걸쳤다. 인화를 중시하는 전형적인 덕장형이지만 치밀한 분석력과 경영자로서의 안목을 두루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백화점 미아점장 시절 처음으로 점장이 광고모델로 등장, 현장을 중시하는 경영스타일을 보여줬다. 영등포점장 시절 다른 임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백화점 지하층을 젊은이들만의 공간으로 꾸민 ‘영웨이브’를 탄생시켰다.‘영웨이브’는 백화점 테마형 매장의 효시로 인정받고 있다. 유원형 경영지원실장(부사장)은 삼성그룹 계열사인 중앙개발 출신. 유통전문 건설업체로 급부상한 신세계건설에서 탁월한 관리 업무로 수익창출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아 2000년 신세계로 옮겼다. 철저한 원칙주의자로 섬세한 업무 스타일이 돋보인다. 백화점부문의 팀제 운영 실시 등의 아이디어로 재무 건전성과 인력 효율화에 기여했다. 신세계건설 노태욱 사장은 LG건설 상무 등을 지내다 신세계건설에 합류한 건설 분야 베테랑이다. 건설업계의 투명경영을 선도하기 위해 업계 최초로 ‘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을 도입, 지난해 공정거래 자율준수 우수기업으로 공정거래위원장상을 수상했다. 신세계푸드시스템 최병렬 사장은 20년의 서예 경력에 단전호흡의 달인으로 불린다. 또 체력 등 자기관리가 뛰어난 만능스포츠맨이다. 백화점과 이마트 부문에서 풍부한 현장 경험을 쌓았다. 신세계I&C 이상현 사장은 삼성비서실, 삼성카드에서 주로 전략기획 업무를 담당해온 브레인. 삼성카드 재직시절 고객 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한 CRM(고객관계관리)을 도입했다.‘좋은 생각이 좋은 경영을 만든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조선호텔 이석구 사장은 호텔 부문의 새로운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호텔을 경영하는 것은 마치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것과 같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 객실의 디지털화, 객장의 글로벌화를 강조하고 있다. 공항에서 에스코트를 받은 뒤 프런트 앞에서 기다리지 않고 객실에서 곧바로 체크인할 수 있는 ‘익스프레스 체크인’ 서비스를 국내 처음 도입했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장성규 사장은 1주일에 30개 이상의 매장을 꼭 방문하는 현장 중시 스타일이다. 그의 책상 한편에는 800명 이상의 직원 이름과 나이, 특징 등이 깨알같이 적혀 있다. 아침 출근길에 라디오를 통해 영어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는다. 신세계드림익스프레스 송주권 사장은 백화점 물류관리 업무를 담당해 온 현장관리 출신이다. 새로운 수익 아이템들을 꾸준히 개발해 적자사업을 흑자로 돌려놓은 그룹 내 물류 전문가다. bori@seoul.co.kr ■ 경영수업 받는 2세 이명희 회장에 이어 신세계를 이끌 후계자는 장남 정용진(37) 부사장이다. 모친 이 회장과 부친 정재은 명예회장에 이어 3대 주주로 자리를 굳혀 이미 경영권 승계 작업의 토대를 마련해 놓았다. 정 부사장은 미국 유학을 끝내고 1994년 삼성물산 경영지원실에 입사,95년 신세계로 자리를 옮긴 뒤 97년까지 신세계백화점 일본 도쿄사무소에서 근무했다. 이어 신세계백화점 기획조정실 그룹 총괄담당 상무로 진급해 본격적인 경영수업을 받기 시작했다. 현재 삼성의 구조조정본부와 같은 성격의 경영지원실 소속인 그는 월·수·목요일은 신세계 본사로, 화·금요일은 이마트로 번갈아 출근하며 그룹 전반에 대한 공부를 하고 있다. 점장회의 등 각종 회의에 참석, 업무 보고를 받는다. 조용히 듣기만 하고 거의 발언은 하지 않지만 지나가면서 던지는 질문이 날카롭다고 한다. 사원들과도 격의 없이 어울린다. 소주에 삼겹살도 먹고 이마트 오픈시 지내는 고사에도 참석, 직원들이 건네는 막걸리를 몇잔이고 받아 마신다. 직원들에게도 꼭 두 손으로 술을 따르며 몸을 낮춘다. 특별한 약속이 없으면 지하 구내 식당에서 직원들과 식사도 한다. 식품과 패션분야에 조예가 깊다. 이마트 매장을 둘러 볼 때도 식품의 신선도, 진열방식 등을 꼼꼼히 챙긴다. 즉석 조리상품 코너를 지나치다 “소스가 안 맞는다.”거나 “외국에는 이런 상품도 있는데 한번 도입해 보라.”는 제안도 심심찮게 한다. 특히 초밥 등 신선식품은 꼭 포장지를 뜯어보고 “밥알이 굳었다. 신선도가 좋지 않다.”는 등의 평가를 한다. 명품잡지에 등장하는 모델이 입고 있는 옷들이 어느 제품인지 다 알 정도로 디자인의 흐름을 꿰고 있어 담당자들을 놀라게 한다. 그렇지만 후계자로서 영향력을 발휘하려 들지 않는다.1990년대 후반 벤처 열풍에 인터넷뱅킹사업 등 벤처사업을 무척 하고 싶어 했지만 회사측에서 “유통업체로서 바람직한 사업은 아니다.”고 결론 내리자 조직의 결정을 순순히 따랐다. 당시 재계 2,3세들은 앞다퉈 정보기술(IT) 관련 벤처사업에 뛰어 들면서 천문학적인 돈을 까먹었지만 그는 회사의 결정을 따름으로써 ‘화’를 면했다. 그는 자신이 추진하고 싶은 사업 아이템에 대해서도 강하게 밀어붙이지는 않는다.“검토해 주십시오.”라는 수준에서 경영진들에게 얘기할 따름이다. 그 때문에 “삼성가의 전통을 이어받아 오너로서의 역할을 잘 할 수 있도록 어머니한테 교육을 잘 받았다.”는 얘기를 듣는다. 정 부사장의 여동생 유경(33)씨는 조선호텔 프로젝트 실장(상무)이다. 전공을 살려 그동안 객실 리노베이션과 인테리어 작업에 참여, 호텔의 품격을 한단계 높이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호텔업계에서는 최초로 비주얼 디자이너를 채용토록 하는 등 호텔 소품부터 리노베이션까지 비주얼 디자인업무를 지휘해 왔다. 지난해 초 자신이 리노베이션했던 자연주의풍의 이탈리아 레스토랑과 베이커리를 돌아다니며 손님들의 반응을 물어보기도 한다. 영국 사라 퍼거슨 전 왕세자비의 결혼 때 부케를 맡아 유명해진 꽃집 ‘제인파커’를 아시아 최초로 조선호텔에 들여오고, 신세계백화점에 입점시키며 꽃집의 명품 브랜드 시대를 열기도 했다. 명품에 관심이 많아 국내 처음으로 수입 멀티숍 바람을 일으켰던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분더샵’ 도입에도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차원에서 구입하는 각종 미술품과 캘린더 제작에도 유경씨의 안목이 상당한 역할을 하고 있다. 사촌지간으로 나이가 비슷한 삼성 이건희 회장의 장녀 부진(35·신라호텔 상무)씨와 같은 호텔업계에서 선의의 경쟁을 벌이고 있다. bori@seoul.co.kr ■ 정재은 명예회장은 누구 정재은(66) 신세계 명예회장은 부인 이명희 회장처럼 경영 전면에 나서지 않는다. 다만 이 회장과 달리 1년에 한차례 부장급 이상 간부를 조선호텔에 모아 놓고 세계 경제 흐름, 기업의 사회적 책임, 윤리경영 등에 대해 강연을 한다. 오너 일가의 일원으로 목소리를 내기보다는 삼성 출신 경영인으로서의 경험을 살려 회사에 도움이 되고자 하는 바람에서다. 정 명예회장은 경기고, 서울대 공대를 졸업하고 미국 컬럼비아대학·대학원에서 수학한 엘리트다. 결혼 뒤에는 삼성그룹에서 활발한 경영활동을 펼쳤다.1969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이후 20여년간에 걸쳐 삼성전자부품 부회장, 삼성물산 부회장, 삼성항공 부회장, 삼성종합화학 부회장 등 주요 직책을 두루 거쳤다.97년 신세계가 삼성에서 공식 분리되자 조선호텔 회장을 맡으면서 삼성을 떠났다. 그는 전자공학, 산업공학 등 자신의 전공을 살려 반도체 사업에 뛰어든 장인(삼성 창업주 고 이병철 회장)을 물심양면으로 도왔다. 그는 고 이병철 회장의 특명으로 당시 미국 유학 중이던 재일교포 2세 손정의(일본 소프트뱅크 사장)씨를 만나기도 했다. 고 이 회장은 그에게 “손씨가 삼성에 필요한 인물인지 한번 만나봐라.”고 지시했던 것이다. 당시에 그를 만난 정 명예회장은 특별한 점을 느끼지 못했다고 한다. 하지만 정 명예회장은 그 뒤 손 사장의 성공을 보고 선대 회장의 예지력에 감탄해야만 했다. 그렇지만 정 명예회장은 1977년 삼성전자 이사 재직시 미국 HP사와 손잡고 HP사업부를 시작한 데 이어 84년 삼성전자 사장 시절에는 자본금 1000만달러를 들여 삼성HP를 설립, 현재의 삼성전자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그는 “삼성은 컴퓨터가 전무했던 시기에 컴퓨터, 의료기기, 계측기기 분야에서 HP와 인연을 맺어 기술력을 확보하고 삼성 제품이 미국에 진출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기술력이 취약한 삼성이 HP와 같은 기업과 손잡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는 독서를 즐기는 학구적 면모를 보여 주위에서 “대학교수를 했으면 잘 했을 것 ”이라는 말을 곧잘 듣곤 했다. 경제잡지는 물론 일본 경제신문 등도 정기 구독한다. 회사 경영에 도움이 되는 책자는 임원들에게 보내고, 기사는 밑줄까지 쳐 읽어 보길 권한다. 화려한 이력과 배경 때문에 엘리트 분위기를 풍기지만 사람들과 격의없이 사귀는 소탈한 면도 있다. 부친 정상희씨는 3,5대 국회의원과 삼호방직·삼호무역 회장을 지냈다. 정상희씨는 삼성가(家)와 인연을 맺은 뒤 삼성전자 사장, 삼성물산 사장, 삼성생명 사장 등을 삼성그룹 주요 계열사 사장을 역임했다. 정 명예회장(차남)의 맏형인 고 정재덕 전 신세계고문은 경기고, 미국 노스이스트미주리주립대를 졸업하고 경제기획원 경제협력국장, 건설부 기획관리실장을 거쳐 국제상사 사장, 연합철강 사장, 하나실업 회장 등을 지냈다. 고려대 출신인 동생 재환(57)씨는 현재 삼성전기 중국동관사업장 법인장 전무로 일하고 있다. bori@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김성곤·최광숙차장 안미현·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뒷골목 맛세상] 공덕동 시장안의 인심

    [뒷골목 맛세상] 공덕동 시장안의 인심

    서울 마포구 공덕동 시장 안에 간판도 없는 서너 평 남짓한 선술집이 있었다. 주로 시장 안의 상인들이 목이 마르면 선 자리에서 막걸리 한 사발이나 혹은 소주 한 병을 신김치나 술국을 안주 삼아 벌컥벌컥 마시고는 곧장 가게로 달려가는 곳이었다. 이 간판 없는 술집의 소중한 값어치를 소위 글쟁이들 중에서도 눈 밝은 어떤 이가 발견하였다. 1980년대 초였는데, 둥근 드럼통을 잘라 만든 술탁 3개가 전부인 그 선술집을 글쟁이들은 멍청이집이라고 불렀고, 술집 아주머니를 일러 멍청이아줌마라고 불렀다. 당시 40대 언저리의 멍청이아줌마는 글쟁이들의 그런 호칭을 전혀 개의하지 않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멍청이집과 멍청이아줌마는 글쟁이판은 물론 신문사 문화부의 문학이나 출판 담당 기자들이며 영화판이나 굿판 같은 딴따라판에서까지 꽤 유명한 집이 되고 말았다. ●간판조차 없었던 선술집 ‘멍청이집’ 글쟁이판에서 가장 먼저 멍청이집을 발견한 것은 당시에 공덕동 시장 가까운 골목에 있는 금성출판사의 주간이자 시인인 강민, 시인인 유제하, 이병희, 성귀영, 지금은 문학동네 발행인으로 있는 강태형, 시조시인 김원각, 작가 이채형 등 소위 ‘금성사단’이었다. 그 뒤로 나를 위시한 시인 이시영이며 윤재철, 윤중호, 김사인, 작가 윤후명, 김민숙, 김상렬에 이어 영화감독 이장호, 장선우 등이 줄을 섰다. 하루 종일 시장 상인들을 상대로 고작 잔술이나 팔던 버릇을 해서 워낙에 안주에 대한 개념이 없던 멍청이아줌마에게, 우리 같은 글쟁이들은 얼핏 상상이 안 되는 특별한 손님이었다. 적어도 글쟁이들이 드나들기 전에는 술국이나 신김치 이외에는 전혀 안주가 필요하지 않던 술집이어서 미리 준비한 안주가 없던 터라, 우리가 안주를 시키면 그때야 부랴부랴 시장에 있는 생선가게로 달려가고는 했는데, 안주감도 꼭 우리가 시키는 데 맞추어, 꽁치며 고등어, 생태, 오징어, 주꾸미, 낙지 등속을 사왔다. 그리고 나중에 계산을 할 때면 약간 더듬거리는 어눌한 말투로 미안한 듯 말했다. “저기, 꽁치나 고등어 같은 것은 탄불에 굽기만 했으니께, 기냥 생선가게에서 산 대루 주기만 하면 되구라우, 오징어하고 쭈꾸미는 양념값 오십원을 따로 보탰구먼이라우. 그렁께 쏘주 네 병에다가 이거저거 모다 합치먼, 오메, 삼천원이 넘는 갚소잉?” 멍청이아줌마의 술값은 으레 자신이 시장에서 사온 생선값에 양념값 얼마를 더하는 식이었고, 이런 계산법에서 바로 멍청이란 호칭이 만들어진 것이었다. 처음에는 우리 또한 이런 계산법에 서투른 나머지 차라리 멍청이아줌마의 계산에 얼마를 더하는 우리 식의 계산법이 따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1980년 당시에는 주꾸미며 낙지 같은 해산물을 양념을 발라 석쇠에 올려 연탄불에 구워먹는 소위 주꾸미양념구이나 낙지양념구이 같은 요리는 시중에 아직 개발되지 않고 있었는데, 엉뚱하게도 멍청이집에서 비롯되었다. 처음에 내가 낙지며 주꾸미를 양념에 발라 구이를 해먹겠다고 하자 멍청이 아줌마는 대뜸 손사래부터 쳤다.“오메, 우찌께 낙자나 쭈구미 같은 물것을 탄불에다 꾸어 잡순다요? 물것은 기냥 데쳐서 잡사야제, 탄불에 꾸먼 오그라들어 맛이 없을 거인디.” 멍청이 아줌마가 손사래를 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내가 숙수로 나섰는데, 우선 주꾸미를 생물로 한번 굽고 약간 꼬들꼬들해졌을 때 고추장이며 고춧가루에 설탕이며 파 마늘, 간장을 넣어 갠 양념장을 발라 탄불 위에 올려 불을 쏘이자마자 그대로 먹는 식의 주꾸미 양념구이가 만들어졌다. 그러자 다 만들어진 주꾸미양념구이를 한 점 맛본 멍청이아줌마가 큰소리를 냈다. “오메, 쭈꾸미가 우찌께 이런 맛이 다 난다요?” 멍청이아줌마는 주꾸미 한 점과 곁들여 당연히 우리가 따라주는 소주 한 잔도 곁들였는데, 그러다보면 에라, 모르겠다, 하고 아예 우리 자리에 퍼질러 앉아 함께 어울리며 술자리의 흥을 더하기도 하였다. 멍청이집에서는 이런 식으로 주꾸미에서 비롯해서 낙지까지 몇 가지 요리가 더 만들어졌는데, 이를테면 낙지를 살짝 데친 다음에 애호박을 채 썰어서 역시 살짝 데쳐내어 식초와 설탕 고주장, 고춧가루에 마늘이며 파 같은 갖은 양념을 하여 버무려 먹는 낙지회무침 같은 것이었다. ●글쟁이 술꾼들이 안주 개발하기도 멍청이아줌마로서는 파천황의 대사건이 일어난 것도 그 무렵이었다. 그날따라 일행이 많아서 모두 대여섯 명이 탁자에 둘러앉아 낙지연탄불구이며 낙지회무침을 위시해서 평소보다 많은 안주를 시켰는데, 어느 순간부터 멍청이아줌마가 좌불안석으로 우리 곁은 빙빙 돌더니 더 이상 못 참고 내 옆구리를 쿡 찔렀다. “술 잡숫는디, 죄송하제만이라우.” “예, 뭐 잘못된 것이라도 있는가요?” “그거이, 그거이.....” “말씀하세요.” “오메오메, 시방 술값이 만원이 넘었당께요.” 멍청이아줌마로서는 선술집을 시작한 후로 술값이 만원을 넘은 손님은 내가 처음이었던 것이다. 이 마음씨 좋고 정이 넘쳐나던 멍청이아줌마는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풍을 맞는 불행한 일을 당해 반신을 못 쓰게 되는 바람에 가게 문을 닫았고, 아울러 글쟁이들의 흥겨운 공덕동 시절도 시들해져 버렸다. 멍청이아줌마의 추억이 담겨 있는 공덕동 시장은 20년이 지난 오늘에 이르러서는 주변에 대형 빌딩들이 들어서는 바람에 대부분이 먹자골목으로 변했다. 지하철 5·6호선이 만나는 공덕역 5번 출구를 빠져나오면 우선 유명한 최대포집이 나오고, 거기서 비롯하여 마포골뱅이 골목, 마포오향족발이며 궁중족발, 소문난영양족발 같은 족발 골목, 마포할머니빈대떡이며 청학동부침개의 모듬전 골목 등이 이제 막 시장기를 느끼기 시작한 손님들의 걸음을 멈추게 할 터이다. 바로 마포할머니빈대떡 골목을 들어서서 10여 미터 시장 안으로 들어오면 수건만한 크기의 아크릴 간판에 전주식당(02-711-0238)이라고 써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전주식당은 4000원짜리 가정식백반이 유명한데, 가게방으로는 모자라서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노점에 앉아 불편하게 식사를 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마포 일대의 빌딩에 근무하는 샐러리맨들 사이에 점심 무렵이면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할 만큼 인기가 높다. ●가게방 모자라 노점서 식사해도 장사진 전주식당의 인기는 무엇보다도 전주출신인 주인 아주머니 김정자씨의 큰 손에 있다. 무슨 반찬이든지 접시에 수북수북 쌓이지 않으면 직성이 안 풀리는 그이가 가정식백반에 담아내는 반찬은 생굴무침, 조기구이, 고사리나물, 봄똥김치, 묵은김치, 고구마순, 시래기무침, 감자샐러드에 한번 맛보면 손님들이 누구나 빠져드는 청국장의 깊은 맛이 곁들인다. 그러나 전주식당의 참맛을 알려면 아무래도 저녁이 되기까지 기다려야 한다. 저녁이면 홍어삼합이며 홍어회, 아구찜을 파는데, 여기에서 비로소 주인 되는 이의 큰 손과 맛에다가 넉넉한 인심과 넘치는 정이 제대로 빛을 내는 것이다. 홍어삼합의 경우 커다란 대형 접시가 넘칠 정도로 전라도의 묵은김치며 돼지고기, 홍어가 가득히 나오는데, 네댓 명이 먹을 수 있는 양이 3만원이고, 서너 명이 먹을 수 있는 양은 2만원이다. 게다가 곁들여 나오는 홍어탕은 진한 맛이 일품인데, 두세 번 얼마든지 시켜도 된다. 홍어회며 아구찜도 같은 값인데, 양 또한 넘쳐날 정도인 것은 물론이다. 얼마 전에 환갑을 지난 김정자씨는 술자리가 어우러지면 어느 새 소주 한 병과 생선찌개를 들고 천연덕스럽게 손님자리에 끼어든다. “옛수, 요건 서비스요오.” 그리고 손님이 술을 권하면 기다렸다는 듯이 받아 마시고는 어느 새 술자리를 이끌어 나간다. 이를테면 그이는 천성적인 놀이꾼이자 신명꾼이다. 아니, 그이만이 아니다. 남편되는 칠순의 조과영씨마저도 어쩌다 가게에 들리면 기꺼이 손님들과 어울린다. 그렇게 부부가 신명이 오르면 김정자씨가 소리친다. “장사 때레치우고 노래방에나 갑시다아.” 지하철 5호선 마포역 1번 출구를 나와 용강동길로 접어들면 한화오벨리스크 뒤편이자 마포주차장 건너편 먹자골목 어귀에 주꾸미집(02-719-8393)이 있다. 무슨 옥호도 없이 간판이 그저 주꾸미집이다. 그런데 이 단순한 주꾸미집이라는 이름에 대한 주인 되는 이진숙씨의 생각이 뜻밖에 철학적이다. “이름을 뭘로 해야 주꾸미를 가장 잘 나타낼까 고민 많이 했제라우. 근디 주꾸미한테다가 벨 이름을 다 붙에봤자 주꾸미가 살아나덜 안해라우. 그래서 할 수 없이 기냥 주꾸미집이라고 했어라우. 그라고 낭께 주꾸미 파는 집서 주꾸미집처럼 잘 어울리는 이름이 달리 없더랑께요. 아자씨는 생각이 어쩌요?” 주꾸미집은 과연 주꾸미집답게 메뉴가 주꾸미숯불구이에다가 왕새우구이가 다다. 아니, 주꾸미숯불구이를 시키면 따라 나오는 해물된장이 더 있다.1인분에 8000원 하는 주꾸미숯불구이는 그 양이 만만치 않아서, 만일 양이 적은 사람이라면 혼자서 1인분을 다 먹기가 약간 부담스러울 정도이다. 양념한 주꾸미를 석쇠 위에 올려 숯불에 구워내는 식인데, 특이한 것은 무슨 상추나 배추 같은 야채에 싸서 먹는 것이 아니라 생김에 싸먹는다는 것이다. 마늘이며 고추를 곁들여서 주꾸미를 생김에 싸먹는데, 그것들이 입안에서 어울려드는 맛이란 뜻밖으로 환상적이다. 이따금씩 커다란 냉면사발 한 가득 얼음이 둥둥 뜬 동치미로 입가심을 하고 나면 아무리 배가 불러도 저절로 다시 주꾸미에 손이 간다. ●생김에 싸먹는 주꾸미구이 맛 환상적 저녁 무렵만 되면 손님이 붐비기 시작하는데, 달리 종업원을 두지 않고 주인 내외가 눈코 뜰 사이 없이 어지럽게 움직인다. 돈도 많이 버는데 종업원 좀 두지 그러냐는 질문에 바깥주인 되는 문태복씨가 엉뚱하게 메뉴판을 손짓해 보였다. “종업원을 두면 나야 펜하제만, 저걸 감당하지 못항께요.” 무슨 뜻인지, 하고 눈으로 묻자 그이는 뒷말을 이었다. “종업원 한 사람 두면 아메도 저 팔천원이 만원으로 올라갈 꺼이요. 안그러면 양이 적어지던가. 나가 주꾸미집을 하는 한 그짓은 못하겄소. 기냥 몸으로 때워야제.” 주인 내외가 고향인 전라남도 나주시 공산면을 떠나온 것은 1976년이었다. 원래 한 마을의 위아랫집에서 처녀총각으로 살았는데, 어쩌다가 밀밭이며 방앗간을 오가면서 정분이 났다. 결국 마을에 소문이 나는 바람에 처녀총각이 밤보따리를 싸고 말았다. 그리하여 서울이며 경기도 일대의 변두리를 전전하는 인생유전의 고생이 시작되었다. 내외는 부천 오정동, 약대동, 광명시 철산동, 서울의 왕십리 등 무려 25번을 이사한 끝에 마포 도화동에 대지 15평짜리 내 집을 마련할 수 있었다. 내외는 그때 하도 돈에 포한이 져서 큰딸 이름을 봉황이라고 지었는데, 한문이 봉우리 봉(峯)에 황금 할 때의 황(黃)이었다. 그러나 그렇게 돈에 포한이 진 주인 내외라지만, 표정은 구김살 하나 없이 밝은데, 거기에 대한 안주인의 대답이 또한 걸작이다. “우리 내외가 둘 다 워낙에 놀기롤 좋아헌단 말이요. 아무리 없이 살어도 노는 디라면 빠지지 않고 다니제라우. 글다본께 남들 눈에는 근심걱정 한나도 없는 사람으로 비치는 모양입디다.”
  • [클릭 이런업종에 도전] ①배달전문 레스토랑 ‘조이스’

    [클릭 이런업종에 도전] ①배달전문 레스토랑 ‘조이스’

    숯불가마 삼겹살 전문점 ‘돈드림’ 박창규(53)사장에게 불황은 남의 얘기다.‘죽은’ 점포를 살리는 리모델링 전문 프랜차이즈 사업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가맹점 모집에 나선 이후 벌써 20여개를 열었다.20년 넘게 고기유통을 해오던 그는 최근 2,3년간 음식점들이 장사가 잘되지 않자 리모델링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했다. 참숯불가마를 개발, 각 가맹점에 설치해 준 것이다. 시장에 눈길을 끄는 ‘뉴비즈니스’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들 신사업을 눈여겨보면 창업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첫 사례로 배달전문 패밀리 레스토랑 ‘조이스’를 소개한다. 그동안 치킨, 피자, 자장면 등 일부 업종에 국한됐던 배달전문업이 이제는 한식, 일식, 양식 등 외식업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틈새를 노리고 다양한 배달전문 업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추세에 따라 가장 최근에 나타난 것이 배달전문 패밀리 레스토랑이다. 스테이크, 갈비, 케밥, 훈제바비큐, 돼지안심 프라이드 등 대형 패밀리 레스토랑에서나 맛볼 수 있는 요리를 각 가정이나 사무실로 직접 배달해 주는 사업이다. 핫백에 진공 포장하여 따뜻한 상태로 제공되는 것이 특징이다. 대표적인 업체인 조이스(www.ijoys.com)는 100여 가지 메뉴를 10분 이내에 조리가 가능한 주방시스템을 도입, 배달업종의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는 모든 원부재료를 본사에서 반가공 상태로 각 가맹점에 공급하기 때문에 가능하다. 따라서 초보자도 닷새 정도의 조리 교육을 받으면 곧바로 시작할 수 있다. 메뉴는 주 고객층인 어린이의 입맛에 맞춰져 있다. 달콤하면서도 부드럽고 담백한 것이 특징이다. 패밀리 레스토랑에 견줘 맛에서는 뒤지지 않으면서도 가격이 40∼50% 정도 저렴하다. 기본 메뉴 외에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단체 급식용 세트메뉴도 있다. 창업비용은 10평 표준점포의 경우 임대보증금을 제외하고 약 3800만원 들어간다. 참숯불가마는 순간적으로 고기를 익혀 육즙이 살아있는 연한 고기를 구워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또 가마에서 고기를 구워내기에 각 테이블마다 숯을 피우지 않아도 돼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다. 창업비용도 숯가마 설치비 1000만원, 압력바비큐 전기구이기 300만원 등 총 1300만원으로 저렴하다. 창업 시장에 리모델링 붐이 일고 있다. 점포 내부를 조금 고쳐 업종 전환을 하거나, 경쟁력 있는 브랜드로 바꾸는 방식이다. 불황이 계속되면서 살아 남기 위해 뜨는 업종 중심으로 업종변경이 활발히 진행되는 것이다. 또 적은 비용을 들여 간단한 리모델링으로 매출증대를 모색하고 있다. 게다가 업종의 라이프 사이클이 갈수록 짧아지고 있는 점도 리모델링 창업 붐에 한몫하고 있다. ●뜨는 업종을 택해야 아무래도 성장기 업종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대표적인 것이 세숫대야 냉면·온면 전문점인 ‘장비왕냉면·왕온면’은 지난해 하반기에 등장, 빠르게 성장하는 추세다. 넓은 그릇에 냉면을 먹는다는 아이디어를 살렸다. 여름에는 냉면, 겨울에는 온면과 순대국밥을 팔아 계절을 타지 않도록 했다. 복고풍 바람을 타고 퓨전 포장마차도 뜨고 있다.‘피쉬&그릴’은 계절에 어울리는 다양한 안주메뉴를 개발해 인기를 끌고 있다. 소주에는 어묵과 꼬치가, 정종에는 생선구이 안주가, 그리고 맥주에는 모듬 소시지와 중국 사천식 해물면 안주가 잘 나간다. 웰빙 관련 업종 가운데는 향기관리업 에코미스트코리아는 점포나 사무실, 관공서, 전문매장, 사우나, 병원, 유치원 등에 자동향기분사기를 설치하고 이 자동향기분사기 속에 각 장소에 적합한 천연향을 내장해 매달 리필해주는 사업이다. 새로운 거래처를 뚫어 물건을 팔아야 수익이 나는 일반적인 영업과 달리 일단 거래처가 성립되면 최소 6개월에서 1년 정도는 매달 리필을 하기 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수익이 늘어난다는 점이 장점이다. 영업력만 발휘한다면 고수익도 가능하다. 여성창업 아이템으로도 적합하다. 최근 다이어트 건강식품인 저지방 요구르트 아이스크림도 인기몰이 중이다. 장사가 잘 안 되는 기존의 아이스크림 전문점은 요구르트 아이스크림 위주로 메뉴 구성을 바꾸고, 과당경쟁 상태에 있는 테이크아웃 커피 전문점 등이 업종변경을 모색하고 있다. ‘콤마치킨’은 쌀로 만든 파우더로 튀긴 라이스치킨을 개발, 매출부진에 허덕이는 치킨집과 호프집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매스티지’ 업종도 해볼 만하다. 품질은 명품급이지만 가격은 상대적으로 저렴해 대중의 소비심리를 잘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퓨전 스시 전문점, 스파게티 전문점, 베트남 쌀국수 전문점 등이 매스티지 붐을 이끄는 대표적인 업종이다. ‘스시락’은 고급 스시와 뉴욕 스타일의 롤, 일본식 김초밥, 우리나라의 전통 김밥을 접합한 독특한 형태의 퓨전 롤을 5000원∼1만원의 가격에 제공한다. 오피스빌딩가와 중산층 지역상권에서 업종전환용으로 선호되고 있다. 주택가 상권 점포로는 생활밀착형 사업이 좋다. 최근 어린이들의 천식 및 알레르기성 비염 환자가 늘어나고, 새집 증후군 등 환경·위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침대청소업도 뜨고 있다. 카페형 PC방은 전국의 2만 5000여개 PC방을 대체해 나가고 있는 리모델링 업종이다. ●업종 전환해 성공했어요 스파게티 전문점은 과거 중심상권 대형매장으로 운영되던 것이 지난해 초부터 대학가 20∼30평 규모의 소형 매장으로 시장 확대가 이뤄지고 있다. 별로 눈에 띄지 않는 2층 점포의 리모델링 사례가 많다. 김홍록(30)씨는 리모델링 창업에 성공한 케이스다. 호프집을 하다 망한 2층 25평 점포에 스파게티 전문점 ‘파스타리오’ 숭실대점을 열어 1년째인 현재 월 순익 800만원 정도를 벌고 있다. 투자한 창업비용은 1억 7000만원선. 직장생활을 3년 정도 한 그는 “직장에 인생을 걸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하루라도 빨리 독립해야겠다.”며 창업을 결심했다. “일본과 동남아 등에서도 스파게티가 인기 높아 우리나라도 성장기에 진입했다고 판단해 스파게티점을 열었다.”고 말했다. 서울 대치동에서 감성놀이학교 ‘위즈아일랜드’를 운영하고 있는 이철우(51) 원장은 자신의 오랜 경험을 살려 업종 전환에 성공한 사례다. 교직과 학원강사 경력 20년과 실제로 보습학원을 8년간 운영했던 그는 정부의 사교육 대책으로 학원이 타격을 받자 지난해 8월 위즈아일랜드에 가맹했다.“최근 몇년 사이에 창의력 관련 교육사업이 뜨고 있어 과감한 도전을 선택했다.”고 했다. 창업관련 전문가들은 “리모델링 창업시 경험을 살릴 수 있는 업종을 선택하고 기존의 시설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업종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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