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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산 소주 ‘처음처럼’ 서울점유율 20% 돌파

    두산 소주 ‘처음처럼’ 서울점유율 20% 돌파

    두산의 ‘처음처럼’ 소주가 지난달 서울지역에서 시장점유율이 20%를 넘어섰다. 25일 대한주류공업협회에 따르면 처음처럼은 지난달 서울시장에서 점유율 21.3%를 기록하면서 수도권 지역에서 18.3%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두산이 서울지역에서 점유율 20%를 돌파한 것은 1999년 8월 이후 7년 만의 일이다. 두산은 전국 시장에서는 104만 2000상자(360㎖들이 30개)를 팔아 점유율 11.3%를 기록, 지난 2월 처음처럼 출시 이후 점유율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 한편 진로는 지난달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시장에서 점유율 80.4%, 전국 시장에서 50.2%(461만 9000상자)를 기록했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이현세 만화경] 그런데도 자꾸만 불효를 한다

    [이현세 만화경] 그런데도 자꾸만 불효를 한다

    나를 키워주신 큰어머니는 경주 양북의 양지바른 야산에 누워 계신다. 나는 두 살이 채 되기 전에 큰집에 양자로 왔다. 큰어머니는 평생을 내가 그 사실을 알까봐 두려워했다. 두 어머니의 사이는 마냥 좋지만은 않았다. 어쩌다 보니 할머니와 아버지 산소는 청평에 있는데 큰어머니만 경주에 모시게 되었다. 살아서 외로웠던 분은 죽어서도 외롭게 계신다. 추석 전주에 성묘를 갔다. 억새가 봉분까지 덮고 있었다. 산비둘기와 꿩이 날았다. 큰어머니는 지금도 나를 기다린다. 큰어머니가 돌아가신 후에야 어머니는 내게 마음을 열었다. 어머니는 지금도 청평에 있는 동생집에 계신다. 아버지 없이 힘들게 살아온 어머니의 철학은 ‘몸만 건강하면 사람은 산다.’는 것이었다. 나는 2년 전만 해도 하루 담배 3갑에 술은 주종과 양을 가리지 않았다. 어머니는 언제나 술과 담배에 절어 사는 내 건강이 걱정이었다. 어머니는 특히 담배에 진저리를 쳤다.6년 전에 생긴 심장병이 낫지 않고 ‘마징가 Z’의 아수라백작처럼 목소리가 갈라져 나오는 후두염의 증세가 있어서 결국 담배에 대해서 백기를 들었다. 이때 어머니는 정말로 기뻐하시며 당신의 가슴을 쓸어내리셨다. 담배를 끊고 나니 술이 늘었다. 담배충동이 생기면 술로 목구멍을 씻어 내린다는 식이다. 아이들과 함께 어머니에게 들르면 큰딸애가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할머니, 아빠 혼 좀 내주세요! 매일 술이세요.” “이 사람아, 제발 술 좀 줄이시게!” 이때부터 또 내 술이 어머니의 걱정거리였다. 그 뒤로 가능하면 어머니 앞에서는 술을 마시지 않게 되었다. 자식은 누구나 자기입장에서 판단하고 결정한다. 뜨거웠던 올여름, 가족들과 태국 푸껫으로 떠나기 전에 어머니에게 들렀다. 제 식구끼리 가는 여행이라 죄스럽기도 하고 해서 군색한 변명과 함께 용돈으로 얼버무리고 모처럼 동생과 커피 한 잔을 나누며 떠날 시간을 가늠하고 있었다.“자네 술 한 잔 드릴까?” 어머니가 모처럼 권한 것이어서 반갑기는 했지만 제 스스로 약속한 것도 있고 떠날 시간도 된 듯해서 자랑처럼 웃으며 감히 거절했다. 보다 못한 동생이 웃으며 농처럼 한마디 던졌다.“형님, 어머니는 형님을 하룻밤 재워 보내고 싶어서 그러시는 거유. 술 취하면 못 가신다는 거, 음주운전 안 된다는 건 어머니도 아시우!” 자식이 어떻게 어머니의 애잔한 마음까지 알겠는가. 모처럼 어머니가 신나서 가져다 주시는 소주를 자식놈은 기분좋게 마시며 산골에 지는 시원한 여름 해를 즐길 수 있었다. 그리고 일주일도 되지 않아 그 망할 당뇨라는 놈이 찾아왔다. 그날 어머니의 술은…, 앞으로 술을 참아야 하는 자식 놈의 딱한 사정을 미리 알고 위로해 준 셈이 되었다. 추석이라서 가족이 전 날 청평으로 갔다. 차례가 끝나고 음복하는 내 꼴이 영 시원찮았는지 당신이 걱정스레 바싹 다가 앉았다.“자네, 왜 술도 한 잔 안 하시는가? 어디 아프신가?” 남편을 지키려는 아내는 강하다.“어머니, 그 이 이젠 술 드시면 큰일 나요….” 아내는 송편도 부침도 안 된다고 했다.“그럼 단술도 한 잔 안 되시나?” “네, 어머니, 설탕이 많아서요.” 남편을 위해서 아내는 냉정해진다.“무신 병이 그런 병이 있노? 굶어 죽으라 말이가!” 어머니의 인내는 여기까지였다. 어머니는 울화를 참지 못하고 벌떡 차듯이 일어나 방을 나가 버리셨다. 망할 놈! 제 놈이 제 몸을 함부로 굴린 것은 이렇게 불효가 된다.‘사람은 건강하기만 하면 산다’는 어머니의 사랑을 아들은 이렇게 배신으로 갚았다.50년을 제 잘난 맛에 살아왔지만 어머니의 눈에는 항상 자해하는 못난 아들의 모습으로 걱정이었다. 당신이 주는 음식을 거절하지 않고 먹어주는 것만으로도, 어쩌다 일 년에 한 두번 찾아주는 것만으로도 불효자가 되지 않는 세상이다. 요즘은 효자가 되기란 얼마나 쉬운 것인가. 그런데도 나는 자꾸만 불효를 한다.
  • [길섶에서] 꼴찌의 부활/우득정 논설위원

    시골 병원장인 K가 출몰하면 그날 밤 모임은 꼴찌들이 좌중을 휘어잡는다.K의 고교 성적은 63명 중 운동선수 2명을 뺀 61등.4수 끝에 대학 진학을 실패하고 군에 갔다 온 뒤 8개월 동안 죽기살기로 입시에 매달려 지방 의대에 진학했다. 고교 동기생보다 8년 늦게 대학 문턱을 넘어 4년째 공립병원장에 재직하고 있으니 이젠 누구를 만나도 당당하다. K가 늦더위와 가을 가뭄으로 올해엔 몹시도 귀해진 송이버섯을 구했다며 친구들을 모아 달랜다. 소주 한잔에 버섯 한송이씩을 입에 우겨넣으면서 “네가 어떻게 공부할 생각을 했냐.”고 아직도 못 믿겠다는 듯이 친구들이 묻는다.“군에서 소대장이 ‘야, 얼마나 농땡이를 쳤으면 대학도 못 갔나.’하며 머리를 쥐어박더군.”그때 속에서 불길이 확 치밀면서 반드시 꺾어주리라 다짐하고 또 다짐했단다. 그러자 당시 K와 꼴찌를 다투던 녀석들이 앞다퉈 발언에 나선다.“고3때 남들이 공부하는 동안 우리는 다른 일로 조금 바빴던 것밖에 없잖아.”K가 “그때 부모님 심정은 어땠을까.”하고 되묻자 모두 입을 다문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스포츠 라운지] 탤런트 출신 전자랜드 장내 아나운서 함석훈

    [스포츠 라운지] 탤런트 출신 전자랜드 장내 아나운서 함석훈

    “뜨리! 뜨리! 뜨리! 뜨리∼ 포인트.” 부천체육관을 처음 찾은 팬은 전자랜드 선수가 3점슛을 터뜨렸을 때 우렁찬 목소리에 깜짝 놀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내 이 사내의 목소리에 빠져든다. 달콤하거나 중후한 멋은 없지만 흐름을 꿰뚫고 조곤조곤 설명해 주는 덕에 팬들은 경기를 120% 즐긴다. 프로 출범 이후 11시즌,10년 내내 개근한 전자랜드의 장내아나운서 함석훈(39)씨다.“지난 시즌 전자랜드가 바닥을 긴 탓에 너무 힘들었어요. 홧김에 술 먹다가 살만 쪘죠. 하지만 올시즌에는 플레이오프까지 오를 겁니다.” ●“본업은 탤런트랍니다” 그는 중앙대 연극영화과에서 연기를 전공한 뒤 KBS 탤런트 공채 14기로 뽑힌 엄연한 직업 배우다. 동기 이병헌과 김호진, 손현주처럼 뜨진 못했지만 1991년 ‘TV 손자병법’을 시작으로 15년째 드라마와 영화판을 오가며 조연 및 단역으로 열연중이다. 동양 레슬링 챔피언 역할로 사랑받았던 ‘야인시대’ 이후 뜸했지만 지난해 성공을 거둔 ‘부활’에서 개성있는 연기를 뽐냈다. 탤런트인 그가 어쩌다가 농구판에 뛰어들었을까. 끼가 넘쳤던 그는 큰 형님뻘 대학동기인 개그맨 이홍렬과 사회를 자주 봤다. 그 모습을 눈여겨 본 지인이 프로농구가 생기니 장내아나운서를 해보라고 제의했던 것. 데뷔무대는 프로출범을 앞두고 열린 96년 코리안리그. 장내아나운서의 원로 격인 염철호(72)씨가 메인을 맡고 조금씩 자투리 시간을 얻어 마이크를 잡았다. 농구로 치면 식스맨으로 데뷔한 셈.“학생여러분, 장내가 혼란스러우니 자리를 지켜 주세요. 질서를 지키세요.”라는 꼬장꼬장한 멘트로 유명한 염철호씨 밑에서 기본을 배웠다. 선수 교체를 소개할 때 ‘서브스티튜션(substitution)’이 아니라 무심코 ‘멤버 체인지’라는 콩글리시를 썼다가 혼줄이 났다. ●“목소리가 나올 때까지 마이크를 잡고 싶다” 프로 원년인 97년, 나래 시절은 고생도 많이 했지만 보람도 컸다. 연기자로 입지를 굳히지 못한 그가 장내 아나운서를 하기 위해 빠져 나가는 것을 PD들과 선배들은 못마땅해했다. 게다가 스포츠 불모지 원주에서 무명 선수들이 모인 나래의 분위기를 띄우는 것은 ‘미션 임파서블’이나 다름없었던 것. 하지만 나래는 그해 챔피언결정전까지 오르는 돌풍을 일으켰고, 정인교는 그가 붙여준 ‘사랑의 3점슈터’란 별명에 걸맞은 스타로 우뚝 섰다.“원주 시민의 사랑, 정말 대단했죠. 덩달아 저도 유명해져서 술값 한 번 내본 적 없어요.”라며 그 때를 떠올렸다. 11번째 시즌을 맞은 그의 감회는 남다르다.“선수들의 기량은 좋아졌는데 팬의 열기는 조금 식은 것 같아 아쉽죠. 그리고 다들 승패만을 좇는 것 같아요. 코트 밖에서 뛰는 사람들에 대한 평가를 내려 주셨으면 좋겠어요.”라고 털어 놓았다. 농구 장내아나운서 모임을 직접 만들어 회장을 맡고 있는 그는 후배들의 실수를 따끔하게 지적하는 엄한 선배지만, 신참들이 그의 아나운싱을 연구할 만큼 존경받고 있다. 그는 “뜨는 것보다 주현 선배처럼 편안한 배우가 되고 싶죠. 장내 아나운서로는 목소리가 나오는 순간까지 계속할 수 있다면 좋겠네요.”라고 말했다. 두 마리 토끼를 몰고 있는 그가 간절히 원하던 배역의 촬영과 전자랜드 홈경기가 겹친다면 어떻게 할까.“농구는 대본이 없기 때문에 짜릿함이란 말로 표현 못해요. 당연히 마이크를 잡아야죠.”라고 즉답했다. 글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사진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출생:1967년 10월5일 서울생 ●학력:반포초-반포중-서울고-중앙대·대학원 ●가족:아내 김소은(35)씨와 아들 승호(9) ●취미:골프 ●주량·흡연량:소주 2병·담배 1갑 ●출연작:TV손자병법-딸부자집-야망의 전설-야인시대-무인시대-불멸의 이순신-부활-대조영 ●장내아나운서 경력:나래-KBL-신세기-SK-전자랜드
  • 통계속에 ‘대박’ 있다

    통계속에 ‘대박’ 있다

    출시 6개월만에 전국 소주시장 점유율 10%를 차지한 두산 ‘처음처럼’의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 대박은 ‘통계’에 있었다. 16일 통계청에 따르면 두산주류BG는 음주율과 경제활동참가율에 주목했다.1995년 15.3%에 불과하던 여성음주율은 98년 32.7%로 급증한 데 이어 2005년에는 41.1%로 높아졌다. 여성경제활동참가율도 2000년 48.8%에서 2004년 49.9%, 지난해 50.1%로 사상 처음 50%를 넘어섰다. 두산은 지난해부터 여성을 타깃으로 한 제품개발과 마케팅에 나섰으며, 브랜드에서도 남성보다 여성스러움을 강조했다.‘처음처럼’을 내놓은 지 5개월 11일만에 1억병 판매를 돌파했고 6개월만에 시장점유율 10.1%를 기록했다. 서울에서는 22%를 차지했다. CJ㈜는 1985년 66만 가구에 불과했던 1인 가구가 90년 102만 가구,95년 164만 가구로 급증하는 것에 착안했다. 가구 형태의 변화는 식생활 패턴도 바꿀 것이라고 확신, 이듬해에 즉석 ‘햇반’을 개발했다.2000년 220억원이던 매출은 올해 860억원으로 급성장했다. 지난해 1인 가구는 317만으로 증가했다. 2004년에 나온 오뚜기의 ‘씻어 나온 쌀’도 싱글족과 맞벌이족을 겨냥한 것으로 지난해 1조원에 가까운 매출을 올렸다. 대상㈜의 청정원 ‘튜브형 고추장’은 해외관광의 급증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2002년에 개발됐다.98년부터 2001년까지 해외관광이 연평균 24%씩 성장하자 한국인에게 필수식품인 고추장을 쉽게 휴대할 수 있는 방안을 고안했다. 그 결과 60g짜리 용기로 올해 52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보령메디앙스의 ‘유피스 나노실버 젖병’은 출산율을 주목했다. 이 회사의 마케팅팀은 2001년 초 합계출산율이 1.3명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통계청 발표에 저출산 문제를 중요한 이슈로 받아들였다. 아이를 하나만 낳는 사회에서는 출산·유아용품의 소비가 급감하겠지만 ‘외동이’를 위한 프리미엄급 제품은 더욱 각광을 받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후 프리미엄 제품 개발을 핵심 전략으로 삼아 2002년 은나노 입자를 사용해 항균력과 탈취력을 높인 젖병을 내놓았다. 가격은 150㎖짜리 1개당 1만 3000원으로 비싼 편이지만 하나뿐인 아이를 더욱 잘 키우려는 신세대 엄마들에게는 크게 어필해 올해 60억원의 매출이 예상된다. 이밖에 ㈜해태음료는 국내 65세 이상의 인구가 2000년 7.2%에서 2005년 9.1%를 거쳐 2010년에는 10.9%까지 늘어나고 이들의 경제활동참가율도 계속 성장할 것이라는 분석에 예의주시했다. 그 결과 실버세대를 위해 6년근 홍삼에 지황과 벌꿀을 가미한 ‘건강음료’가 나왔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인터넷 쇼핑몰에서 의류·패션의 거래액이 지난해 1월 960억원에서 지난 7월 1850억원으로 2배 가까이 늘자 여성 상품을 크게 늘려 전체 주문 건수가 2배 이상 증가하는 실적을 올렸다. 현재 여성 상품군의 비중도 70%를 넘고 있다. 한편 통계청은 e-나라지표(www.index.go.kr)와 통계정보시스템(kosis.nso.go.kr), 지리정보시스템(gis.nso.go.kr) 등 5개의 통계서비스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우리구 구청장 궁금하시죠] 김효겸 관악구청장

    [우리구 구청장 궁금하시죠] 김효겸 관악구청장

    5·31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민선 4기 구청장들이 취임 100일을 맞았다. 서울에서 새내기 구청장은 11명이다. 구청장들은 저마다 구정발전 모델을 제시하는 등 의욕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출범 100일을 맞아 새내기 구청장의 비전과 포부를 들어본다. 김효겸 관악구청장은 ‘영어마을 유치’에 진력하고 있다. 서울시는 ‘풍납 제1영어마을’ ‘수유 제2영어마을’에 이어 제3영어마을 위치를 물색하고 있다. 이에 따라 김 구청장은 봉천동 낙성대 부근에 영어마을을 유치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취임 100일을 맞은 김 구청장은 “우리 구의 영어마을 후보지는 교통이 편리한데다 서울대와 인접해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다.”면서 “경제적인 면에서도 경쟁력이 높다.”고 강조했다. 접근성·경제성·효과성·쾌적성 등 모든 면에서 최적의 후보지라는 설명이다. 후보지는 2호선 낙성대역에서 5분 거리로 서울사대 부설중·고교 건립 예정지와 맞닿아 있다. 서울시 과학전시관도 가깝다. 김 구청장은 “관악산에 둘러싸인 도시자연공원 지역으로 규모는 5만㎡(1만 5150평)이며 파주 영어마을처럼 자연을 벗하며 영어를 배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구는 영어마을이 들어서면 서울대에서 공부하는 원어민 대학·대학원생 1000여명을 적극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김 구청장은 “원어민과 지역 고교생이 결연을 맺는 ‘멘토링 영어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면서 “저소득층, 서민층 자녀들이 혜택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의 인적·물적 자원과 영어마을이 어우러져 최대의 교육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전략이다. 구민들도 영어마을 유치에 적극적이다. 최근 진행한 서명 운동에 10만 7000여명이 참여했다. 김 구청장은 “주거환경이 좋은데도 학부모들이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우리 구를 떠나고 있다.”면서 “중·고교 교육여건이 열악하기 때문”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재개발 사업이 계획 없이 우후죽순으로 진행된 것이 문제다. 아파트 5000가구가 들어섰는데도 고등학교 부지가 아예 없는 곳도 있단다. 서울대와 교류할 중·고교도 인근에 없다. 서울사대 부설 중·고교는 성북구에 있다. 이에따라 김 구청장은 신림 뉴타운에 특목고를, 봉천동에 우수한 고등학교를 유치하겠다고 거듭 다짐했다. 또 다른 역점사업으로 도림천 복원을 꼽았다. 관악산에서 발원해 안양천으로 흐르는 도림천은 서울 서남권의 대표적인 지천이다. 폭 20∼90m, 길이 11㎞로 관악·영등포·구로·동작구를 관통한다. 이 가운데 6.7㎞가 관악구 관할이다. 늘어나는 차량 때문에 구간별로 완전복개되거나 부분복개된 상태다. 남은 부분도 하천의 기능을 잃고 대부분 콘크리트로 덮여 있다. 김 구청장은 “도림천에 생명을 불어넣고 싶다.”고 했다. 사계절 물이 흘러 물고기가 헤엄치고, 어린아이들이 물장구를 치는 관악구의 젖줄로 복원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우선 구는 서울대 정문 앞 완전복개구간(527m)을 철거하고, 도림교 옆 반복개구간(285m)을 재정비한다. 관악산주차장에 설치한 저류조(3만t)와 강남순환고속도로 터널의 지하수로 하천 유지수를 확보하고, 하천변에 산책로와 자전거 도로를 만들 계획이다. “자전거로 도림천을 달리다 관악산을 오르고, 관악산을 내려와 도림천에서 물장구치고…. 무릉도원(武陵桃源)이 부럽겠습니까.” 김 구청장은 복원된 도림천의 미래를 마음 속으로 그려보며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 걸어온 길 ▲출생 1953년 서울 관악 ▲학력 동양공고 졸, 경복대학 건축학과 재 ▲약력 관악구의회 3선의원, 관악구의회 의장, 수반종합건설 대표이사, 관악구지체장애인협회 곰두리자원봉사단 단장 ▲가족 송상례씨와 2남1녀 ▲기호음식 김치찌개 ▲주량 소주 반병 ▲애창곡 모정의 세월 ▲좌우명 꿈에 거짓말을 했거든 깨어서라도 반성하라. 글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우리말 할 줄 아십니까?

    우리말 할 줄 아십니까?

    이태원에서 30년째 피혁제품 가게를 하는 윤우석 씨(57세)는 최근 한국어를 할 줄 아는 외국인들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고 말한다. “얼마 전만 해도 선교사들이나 말을 할 줄 알았지. 한국어를 하는 외국인들이 늘어난 것은 대단한 일이야. 몇 안 되는 단어로 농담까지 하더라고. 아시아계 근로자들은 한국어를 너무 잘해 장사하기가 여간 까다롭지 않아. 흥정할 줄 알거든.” 전에는 ‘블랙벨트 포(검은 띠 4단)’를 외치며 태권도 자세를 취하면 깜짝 놀라곤 했던 외국인들도 이젠 실실 웃으며 같이 태권도 자세를 취한다. 실제로 이태원 거리에서 만난 마리안느 바이어 씨(59세, 독일)는 미국인 남편을 따라 한국에 온 지 두 달이 채 안 되었지만 간단한 책을 섭렵하며 한국어를 익히고 있다. 한국에 대한 호기심이 부쩍 늘어난 요즘 한국어를 익혀야 한국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 피부색만큼 다양한 한국어 사랑 “오늘 배울 문장은 ‘시간이 지나면 다 해결될 겁니다’예요. 여러분은 인간관계에서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해결하나요?” “전쟁하면 되요.” “이야기해요.” “술 마셔요.” 조용했던 교실이 소란스러워진다. 벌떼같이 일어나는 학생들. 초등학교 발표 시간이 아니다. 다양한 외국 학생들이 모여 한국어를 배우는 연세대 한국어학당의 수업 풍경. 수업이 끝날 때까지 학생들의 의문은 끊일 줄 모른다. 미국인 데이비드는 오늘 배운 ‘마음 놓다’라는 말을 끝내 이해하지 못한 모양인지 고개를 갸우뚱거리고, 일본인 가오리는 ‘오빠는 나이가 많은 사람이므로 오빠님이라고 해야 올바른 표현’이라고 우긴다. 이곳의 외국인 학생들이 한국어를 배우는 이유는 국적과 피부색만큼 다양하다. <가을 동화>와 <태극기를 굴리면서(?)>를 재미있게 보았다는 히로미 씨(23세, 일본)는 한류스타 원빈과 이야기하고 싶다는 이유 하나로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한국 군대 때문에 무척 심심하다(연예인들이 모두 입대를 했기 때문에)”고 말하는 그는 ‘잘생긴 외모’뿐만 아니라 ‘따뜻한 마음씨’를 가진 한국인 남자 친구도 사귀었다. 히로미 씨와 같은 반인 조나단 씨(21세, 미국)는 명문 프린스턴대학에서 공부했다. 평소 새로운 언어와 문화를 익히는 것을 좋아했는데, 특히 한국에서 입양된 막내 동생 폴(Paul, 한국명 박경훈) 때문에 한국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되었다. 아직 “한국어가 서툴지만 언젠가 막내 동생에게 한국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가르쳐주는 게 꿈”이라며 히로미 씨와 함께 연습했던 ‘최진사댁 셋째 딸’의 연극 한 대목을 읊는다. “셋째 따님 히로미 씨에게 프러포즈하러 왔습니다. 이웃에 살면서 줄곧 당신을 지켜봤지요. 당신을 있게 해준 이 세상을 사랑합니다.” “조나단, 당신은 따뜻한 사람입니다. 아마 저처럼 행복한 사람은 없을 거예요.” 2주 후면 히로미 씨는 일본으로, 조나단 씨는 서울대에 교환학생으로 갈 예정이다. 한국어가 아니었다면 만나지 못했을 두 사람. 이미 그들에게 한국어는 중요한 소통 수단으로 자리잡고 있다. …‘즐겁다’와 ‘행복하다’의 차이는? 최근 2년 동안 한국어학당의 학생 수는 5천여 명에서 7천여 명으로 늘어났다. 외국인근로자 및 국제결혼 이주 여성 10여만 명을 고려한다면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은 그 이상이다. 외국인들이 한국에서 안정적으로 정착하는 데 필요한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가르치는 한국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에서는 또 다른 외국인들을 만나볼 수 있다. 몽골어 이름 ‘지니’를 그대로 한국 이름으로 바꿔 쓰는 진희 씨(33세, 몽골)는 주말이면 어린 딸을 데리고 한국어 교육 과정에 참석한다. 남편과 함께 한국에서 일한 지 벌써 7년 째. 수준급의 한국어 실력을 자랑하지만 아직 배울 것이 많다. “한국 사람들이 여름에 보양식으로 먹는 ‘삼계탕’이라는 말을 배우고는 바로 남편에게 삼계탕을 해줬어요. 조리법을 배워 가족과 함께 먹고 나니 삼계탕이라는 말이 쉬워지더라고요. 매년 여름이면 가족과 함께 삼계탕을 즐겨 먹어요.” 그는 남편과 함께 한국에서 좀 더 일하고, 한국어 실력을 늘려 몽골로 돌아가 한국 기업에 취직하길 원한다. 베트남에서 사업을 하다 베트남인 아내를 맞아 한국으로 건너온 이상구 씨(38세, 가명)는 베트남 부인과 한국인 남편으로 구성된 커뮤니티인 ‘두루마기와 아오자이’의 회원이다. 아직 자신이 결혼했다는 사실을 친구들에게도 알리지 못한 형편이지만 남편만 믿고 한국으로 온 아내를 위해 일요일마다 이곳에 나와 강의실 밖에서 유모차를 끌며 아이를 돌본다. 이토록 열성적으로 아내를 뒷바라지하는 것은 아내뿐만 아니라 막 옹알이를 시작한 아이를 위한 일이기도 하다. 2년째 센터에서 한국어 강사로 일하고 있는 김지영 씨(29세)는 언어 교육을 통해 자연스럽게 한국 문화를 홍보한다. “한번은 ‘행복하다’와 ‘즐겁다’의 차이를 묻는 학생이 있었는데 참 난감했어요. 한국인으로서 자연스럽게 쓰고 있는 한국어가 어렵게 느껴지더라고요. 그래서 단순히 ‘언어’를 가르친다기보다는 ‘생활’을 가르친다고 봐요. 한국의 ‘효’ 문화나 ‘높임말’ 같은 것들이죠.” 강의 중 몽골에서 온 한 청년이 ‘어제 소주를 먹어 즐거웠다’고 발표하자 강의실이 떠나갈 듯 웃음으로 가득 찬다. 모두들 한국에서 ‘소주’가 의미하는 문화를 깨닫고 있다는 얘기다. 아무리 혀를 감아도 발음이 안 되고, 존댓말과 반말의 차이는 더욱 모르겠고, 때론 ‘코가 비뚤어지도록 3차까지 가야만 하는 술 문화’가 이상하기도 하지만 이미 그들에게 한국은 새로운 고향이나 마찬가지다. … 우리 안에서 자라나는 한국어의 힘 우리나라 최초의 한국어 전문서점 ‘한글파크’. 한국어 수요가 점차 늘어날 것을 예견하여 시사일본어사가 지난 2월 강남구 역삼동에 열었다. 국내에서 출판된 한국어 교재를 총망라하여 판매할 뿐만 아니라 외국인들이 한국 생활에 대한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교류의 장 역할도 하고 있다. “한류 열풍으로 관심이 늘어난 측면도 있지만 경제, 문화 등 전반적으로 우리의 국력이 신장되었기 때문에 한국어 수요가 늘어난 거예요.” 정기선 상무(57세) 는 앞으로 일본과 중국에도 서점을 열 것이며, 한국어만을 위한 공간이 아닌 한국 문화를 알리는 구심점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현재 전 세계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사람들은 47만여 명으로 추산된다. 세계 6천여 언어 중 13~14위권이다. 한국어 세계화 재단의 오광근 연구실장은 한국어 학습자가 늘어난 원인으로 중국 학생 수의 증가, 2002년 월드컵 성공적 개최, 한류 열풍, 고용허가제로 인한 한국어시험 실시 등을 꼽았으며, 외국어로서의 한국어의 위상이 지속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어 교육이 좀 더 활성화되려면 지금의 학습자 연령을 낮춰야 해요. 대학에서 한국어와 관련된 과가 생기는 것도 좋지만 고등학교에 제2외국어로서의 한국어 강좌가 개설되어 청소년들이 한국어를 배울 수 있도록 하는 게 더 바람직하죠.” 한국어를 배우는 사람들 중에는 아직은 외국인보다 조선족이나 재외동포들이 대다수다. 그들은 필요성보다는 모국어이니까 당연히 배우고 쓸 줄 알아야 한다는 생각에서 한국어를 배운다. 태어난 지 3개월 만에 입양되었다가 25년 만에 한국을 찾은 김수자 씨(25세, 네덜란드)도 라이든 대학에서 한국어를 배웠다. ‘핵문제와 개고기’밖에 몰랐던 한국에 대해서 ‘히딩크와 박지성’ 덕분에 친근함을 느꼈고, 언젠가 자신의 친가족을 만날 것을 대비해 공부를 시작한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두 달 전 가족들을 찾았을 때 ‘얼굴도 닮고, 손도 닮고, 성격도 닮은’ 큰언니와 엄마를 만나 그동안 쌓은 한국어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할 수 있었다. “제 친구 중 하나는 가족을 찾았는데도 한국어를 한마디도 못해서 답답하고 서먹했다고 그러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가족들과 울고 웃으면서 한국어로 대화할 수 있었죠. 그땐 정말 한국어 배우길 잘했다고 생각했어요.” 공부로는 이해할 수 없었던 정情이란 단어, 자신과 닮은 가족들을 만나고 다른 한국인들과 부딪히면서 그 의미를 새삼 깨달았다. “네덜란드에 있으면 한국에 가고 싶고, 한국에 있으면 네덜란드에 가고 싶다”고 어눌하게 자신의 심정을 토로하는 김수자 씨는 오늘도 한국어 공부에 열중한다. 지금 이 순간 그의 고향은 네덜란드도 한국도 아닌 ‘한국어’이다. 월간<샘터>2006.10
  • [세이프 코리아] 추석연휴 화재·산악사고 ‘방심’이 최대의 적

    [세이프 코리아] 추석연휴 화재·산악사고 ‘방심’이 최대의 적

    올해 추석은 주말 및 개천절과 겹치면서 길게는 9일 동안 연휴를 즐기고 있다. 하지만 들뜬 분위기는 쉽사리 사고로 연결되는 법. 명절의 단골 불청객인 화재는 최근 급증하고 있다. 더구나 유난히 길어진 연휴에 산악사고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여 등산객들은 긴장감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 지난해 9월17일부터 19일까지 추석 연휴 사흘동안 일어난 화재는 모두 231건이다.1명이 목숨을 잃고 11억 4000여만원의 재산 피해를 냈다.2004년 9월27일부터 29일까지 추석 연휴에는 179건의 화재가 일어났다.30%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재산피해도 2억원이나 증가했다. ●화풀이 방화도 ‘약방의 감초´ 특히 전기로 말미암은 화재는 2004년 54건에서 지난해 104건으로 급증했다. 주택 화재도 전년보다 22건이 많은 70건이나 발생했다. 이에 따라 구조 건수와 대상 인원도 2004년 738건 439명에서 지난해 978건 643명으로 크게 늘었다. 추석 연휴 화재는 명절 분위기에 안전 점검을 소홀히 하는 가정과 업소가 많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18일 오전 1시50분쯤 대전 중리동 Z게임방에서 가스가 폭발하면서 불이 났다. 이 사고로 업주 황모(34)씨가 숨지고, 게임방 앞을 지나던 최모(42)씨 등 2명이 다쳤다. 가스 폭발의 여파로 게임방 근처에 주차돼 있던 차량 8대의 유리창 등도 파손됐다. 손님이 뜸한 시간이라 대형참사는 피했지만 평소처럼 가스 안전을 신경 썼더라면 막을 수 있었던 사고였다. 소외감이 더욱 커지는 명절에는 방화사건도 유난히 많다. 지난해 9월19일 오전 5시14분쯤 경기도 안양시 박달2동의 2층집 마당에 쌓여진 목재 더미에서 불이 났다. 누군가 폐지로 불을 붙인 뒤 달아난 것이다. 이어 150m 떨어진 상가 건물 뒷마당 쓰레기더미에서도 불길이 솟았다. 다행히 119소방대와 주민들이 재빨리 진화해 큰 불로 번지지는 않았지만 35분동안 박달2동에서만 방화로 추정되는 6건의 화재가 잇따랐다.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서민 경제가 특히 어려워진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환란 이후 명절 방화가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연휴 긴 올해는 더욱 주의해야 산악 사고도 명절 사고의 새로운 유형으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차례를 지내고 단풍놀이나 등산을 위해 산을 찾는 이들이 늘면서 덩달아 사고 숫자도 늘었다. 2004년에 추석 연휴 기간동안 119에 신고된 산악사고는 29건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34건으로 늘었다. 신고되지 않은 사고를 합치면 실제 사고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더구나 올해는 휴일이 길어진 만큼 산악 사고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교통사고는 지난해 추석 연휴에 1844건이 발생해 56명이 사망했다.1996건이 일어나 71명이 목숨을 잃은 2004년보다는 조금 줄었다. 하지만 명절 음주문화에 따른 ‘비극’은 줄어들지 않는다. 지난해 9월19일 오전 6시쯤 제주시 아라1동 주공아파트 입구 6차선 도로에서 주민 고모(50)씨가 티뷰론 승용차에 치여 숨졌다. 운전자는 혈중 알코올 농도 0.209%의 만취 상태였다. 하루 전인 18일 오후 3시50분쯤에는 경남 밀양시 가곡리 25호 국도에서 화물트럭과 일가족 4명이 타고 있던 마티즈 승용차가 정면 충돌했다. 다섯살짜리 장남만 살아남고, 부모와 남동생은 숨지는 참극이 빚어졌다.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연휴 기간 동안 소방공무원 등 11만 7000여명이 특별경계 근무를 실시하고 구급대원과 구급차량을 기차역과 터미널 등에 전진 배치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무엇보다 시민들이 명절에도 안전에 관한 한 긴장의 끈은 늦추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귀성길 안전운행 10계명 온 가족이 함께 하는 명절 귀성길의 교통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자동차 10년타기 시민운동연합이 권하는 ‘추석길 안전운행 10계명’을 소개한다. 추석 명절의 장거리 여행에서 자동차 고장의 90%는 배터리와 타이어의 문제나 엔진 과열로 일어난다. 특히 배터리는 여름철 내내 잦은 에어컨 사용으로 힘이 떨어진 상태이다. 귀성길에 오르기 전 배터리 상단부의 표시경(인디케이터)을 반드시 확인해야 난감한 상황을 피할 수 있다. 푸른색이면 정상, 적색이면 점검, 투명하면 교환 대상이다. 또 사용하지 않았다고 해도 제조일자가 오래된 배터리나 타이어는 피로도가 높아 수명이 짧다. 교환할 때 반드시 제조일자를 확인해야 한다. 냉각수와 엔진오일 상태 점검도 잊지 말자. 과속 차량은 위험할 뿐 아니라 ‘기름, 곧 돈 먹는 하마’다. 배기향 2000㏄ 미만은 시속 60㎞,2000㏄ 이상은 70㎞,3000㏄ 이상 대형차는 80㎞ 정도에서 연비가 가장 좋다. 안전띠를 매지 않은 상태에서 사고가 나면 피해자라도 5∼15%의 책임을 져야 한다. 운전자 자기신체사고 보험금도 5%나 깎인다. 혈중 알코올 농도 0.05% 이상은 면허정지,0.1% 이상은 면허취소다. 그러나 장거리 운전으로 피로한 상태에서는 평소보다 수치가 더 나온다. 막걸리 2잔, 소주·양주 3잔, 청주 4잔 이상이면 0.05%를 넘어간다. 음주 운전보다 더 위험한 것이 졸음 운전이다. 전날 밤의 과로와 과음에 시달리다 10시간 가깝게 운전하는 것은 중노동이다. 졸음 운전을 피하기 위해 2시간마다 휴게소에 들르자. 자동차도 좋지 않은 기름을 먹으면 식중독에 걸린다. 도로의 ‘떴다방’에서 파는 유사연료는 차를 망친다. 같은 이유로 터무니없이 기름값이 싼 주유소도 경계해야 한다. 유사연료는 정상적으로 연소되지 않아 자동차 출력과 엔진 내구성을 떨어뜨린다. 유사연료에 사용되는 톨루엔이 기체 상태로 환풍구 등으로 실내로 유입되면 각종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명절 때 휴게소에서는 ‘선물 도둑’도 활개친다. 국산차는 1∼2분이면 ‘작업 끝’이다. 귀중품은 트렁크에 넣고 화장실은 가급적 가족들이 교대로 다녀오는 것이 현명하다. ‘정보 운전’은 ‘기술 운전’보다 빠르고 안전하다. 운전 실력만 믿고 무작정 출발했다가 주차장이 된 고속도로나 국도에서 낭패를 당하기보다는 출발 전과 주행 도중에 교통 정보 방송에 귀기울이면 큰 도움이 된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U-안심폰 서비스 아시나요 ‘고객맞춤,U-안심폰을 아십니까.’ 소방방재청이 추석을 맞아 귀성객에게 ‘U-안심폰 서비스’를 홍보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고향에 살고 계신 부모님이 위급상황을 맞았을 때 필요한 ‘효도상품’이기 때문이다. ‘U-안심서비스’는 전화번호와 질병 내용 등 신상 정보를 미리 데이터베이스화한 뒤 119구조대에 긴급후송 요청이 접수되면 응급 처치를 하거나 전문병원으로 후송해 응급환자의 소생률을 높이는 서비스이다. 소방방재청은 현재 서울지역에서 이 서비스를 시범 실시하고 있다. 시스템이 갖춰지는 내년 하반기에 전국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119구급대는 기존에도 응급환자 후송 요청이 접수되면 곧바로 출동해 후송했다. 하지만 ‘U-안심폰 서비스’에 가입하면 119구급대원과 병원이 환자의 신상정보를 미리 알고 있어 신속하게 대응한다는 점이 다르다. 뇌혈관 질환자는 4분 이내에 응급처치를 하면 소생률이 높다. 하지만 이 4분이 경과하면 뇌손상을 초래하는 초응급상황으로 치닫는다. 최근 10년 사이에 뇌질환에 따른 사망자(돌연사)는 2배 이상 늘어나고 있다.2004년 통계청 조사 결과 연간 응급을 요하는 순환계 질환자는 5만8000명에 이른다. 미국은 환자 소생률이 20%에 이르지만, 한국은 2%도 안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U-안심폰서비스는 현행 119 긴급구조 서비스에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통신 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안전복지 서비스”라고 밝혔다. 신청은 소방방재청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nema.go.kr)와 서울소방방재본부(http:///re.seoul.go.kr)로 하면 된다. 현재 15만 1442명이 등록했다. 질병을 가진 사람이 6만 534명이다. 독거노인이 1만 9364명, 장애인도 1만 277명이 신청했다.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전국적인 시행에 앞서 이런 서비스가 있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적극 홍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가공(可恐)할 13세 소녀

    13세 소녀가 남의 집에서 훔친 돈으로 도박까지 하다가 경찰에 덜컥. 강원도 평창(平昌)군 봉평면 모씨 집에 민며느리로 가 있던 김상신양(가명)은 가정불화로 집을 나와 봉평면 평촌리1반 이봉수씨(26)집에서 현금 3천7백원과「쉐터」, 치마, 보자기등 7천7백40원어치를 훔친뒤 17, 18세가량의 소년들과 어울려「짓고땡」을 하다가 현금 2천5백10원을 잃었다고. 김양은 홧김에 소주까지 마셨다고 고백. [선데이서울 70년 2월 8일호 제3권 6호 통권 제 71호]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IQ 210의 천재소년서 야학교사로 김웅용씨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IQ 210의 천재소년서 야학교사로 김웅용씨

    인생에 있어서 숫자란 과연 무엇일까. 태어나고 죽음이 다들 같을진대 굳이 잘난 사람, 못난 사람을 가려내는 것도 틀에 박힌 숫자의 장난은 아닐까. 문득 생각해본다. 묘비의 글을 ‘진달래가 만발한 봄날 태어났고 오곡백과가 무르익은 어느 청명한 가을날 조용히 잠들다.’라고 하면 어떨지. 지능지수(IQ) 210, 흔치 않은 숫자다. 그래서 사람들은 천재라 했다.1980년도판 기네스북에 세계 최고의 지능지수로 등재될 정도였다.5세에 4개국어를 구사하고,6세때 일본 후지TV에 출연, 수학 미적분을 척척 풀어냈다.7세까지 청강생으로 한양대에서 물리학을 공부했고 8세때 미국 항공우주국(NASA) 초청으로 콜로라도 주립대 대학원에서 석·박사 과정을 수료했다.12세부터는 5년간 NASA 선임연구원으로 일했다. 당시 언론은 연일 ‘신동’‘대단한 천재소년’으로 보도했다. 그러던 78년, 갑자기 미국 생활을 접고 귀국한 천재는 81년 지방대인 충북대에 입학했다. 언론과 주위에서는 ‘실패한 천재’로 표현했다. 전공 역시 물리학에서 스스로 토목공학으로 바꿨다. 그뒤 국토환경연구소 연구위원으로 근무하다 현재는 충북개발공사에서 평범한 직장인으로 지낸다. 최근 그는 세계 3대 인명사전, 즉 미국인명연구소(ABI)의 ‘21세기 위대한 지성(Great Minds of the 21st Century)’에, 미국 마퀴스 세계 인명사전(Marquis Who’s Who in the World) 23판과 영국 케임브리지 국제인명센터(IBC)가 선정하는 ‘21세기 우수 과학자 2000’에 각각 이름을 올렸다. 그러자 언론은 ‘60년대 신동’이 ‘세계의 지성’으로 인정받았다고 보도했다. 김웅용(44)씨. 귀국하기 전까지 천재라는 ‘박제’ 속에 살았다. 주위 시선도 내내 부담스러웠고 인명사전 등재도 정작 본인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그저 ‘보통 사람’이고 싶었고 그렇게 사는 게 행복이라고 했다. 알고 보니 그는 3년째 야학교사로 남모르게 봉사활동하고 있다. 직장인으로, 아이 둘을 키우는 평범한 가장으로 살면서 미처 배움의 기회를 놓친 50∼60대의 아주머니들을 위해 아름다움을 베풀고 있는 것. 쇄도하는 언론 인터뷰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며 거부하는 그에게 ‘진실한 인생 얘기 한번 해보자’며 설득했다. 지난달 27일 낮 그가 다니는 직장 근처의 한 식당에서 만났다. “청주시 사창동에 위치한 ‘성암야학’입니다. 중학과 고교과정의 검정고시를 준비하는 나이든 아주머니들이 대부분이죠. 매주 목요일 저녁 7시부터 2교시를 가르치는데 과학과 수학을 맡았습니다.” 야학교사가 된 동기가 궁금했다. 충북대학에 다닐 적에 ‘청심회’라는 봉사 동아리에서 활동했다. 대학 졸업후에는 이 대학에서 시간강의를 맡게 됐는데 검정고시를 준비하는 야학교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선뜻 지원했다. 그러나 야학교사의 기준이 ‘대학 재학생’으로 정해져 있어 탈락했다.3년 뒤 어느날 규칙이 바뀌었다는 소식을 들어 다시 지원했다. 자신이 초·중·고교과정의 검정고시를 거쳤기에 누구보다 그 심정을 잘 알고 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순수한 마음에서 비롯됐다. 그렇게 시작된 지 3년. 나이든 제자들도 많다. 그는 “합격한 아주머니가 휴대전화 메시지로 ‘소주 한잔 사겠다.’는 연락이 올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면서 어른들도 영어나 수학 등 암기과목을 싫어하더라며 빙그레 웃는다. 아울러 야학교사들 중에는 대학 제자들도 있으며 비록 열악한 환경일지라도 만학의 자세가 다들 진지하다고 강조했다. 자신도 “어른 분들을 가르치다 보면 오히려 배우는 것도 많다.”고 의미부여를 했다. 화제를 바꿔 ‘천재에 대한 오해와 진실’이 무엇이냐고 했다. 잠시 생각하던 그는 “숫자로 성적 매기는 것, 그리고 공부를 얼마만큼 빨리 하느냐 등등 자꾸 비교하는 것, 또 천재가 왜 그 대학에 안 가고 지방대학에 갔느냐 하는 시선들이 정말 싫었다.”고 털어놨다. 충북대에서 토목공학을 전공한 그 자체로 봐줘야지 자꾸 뒤에서 손가락질하는 느낌이 못마땅했다고 토로했다. 특히 일부 사람들이 “연세대 나온 부인이 충북대 졸업한 사람과 어떻게 결혼했느냐.”고 질문할 때는 정말 황당했단다. 자신은 현재 가정적으로나 직장에서 행복과 보람을 만끽하며 지내는데 그런 식의 편견을 접할 때마다 많은 실망감에 사로잡히기도 했다. 그러면서 숫자나 성적순이 결코 행복이 아닐 텐데 왜 자꾸 이상한 잣대로 평가하려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영재교육과 관련,“우리나라의 영재학교는 자기실력을 계발하는 곳이 아니라 좋은 대학에 보내려는 수단이 되고 말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다 보니 영재학원이 난립하고 부모들은 아이들의 소질이 어디에 있는지 관찰하고 기다려주지도 못한 채 그저 박제된 틀에 밀어넣는 꼴이 되고 말았다고 했다. 예를 들어 아이를 무조건 소문난 피아노학원에 보내면 한두달 뒤 아이는 ‘손가락 아파서 못하겠다’는 광경이 그렇다고 했다. 또 “1∼100까지 써오라는 숙제를 왜 그렇게 많이도 주는지….”라고 덧붙였다. 김씨 자신도 뼈저리게 경험했듯이 또래 집단과 잘 어울리는 것이 중요하지 무조건 시킨다고 될 일이 아니며 오히려 역효과만 초래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영어단어 암기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왜 배워야 하는 까닭을 알려주는 것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가끔 똑똑한 아이들이 자살하는 경우가 바로 이런 스트레스 때문에 그렇다고 나름대로 분석했다. 김씨도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초·중·고교 과정을 거치지 않고 미국에 건너갔다. 주위의 부추김과 화려한 시선에 짓눌려 미국 생활에 적응하기가 힘들었다. 어린 나이에 홀로 된다는 것도 그렇지만, 매일 쳇바퀴처럼 꽉 짜여진 일정 속에서 대학원 공부를 해야만 했다. 이어 NASA 연구실에서 일하면서 ‘내가 왜 이 일을 해야 할까’ 하는 회의감에 빠졌다.NASA에서는 ‘계산과 예측’에서 천재성을 발휘하는 그의 재능을 필요로 했다. 결국 미국에서의 모든 ‘특권’을 포기하고 스스로 귀국결심을 했다. 이후 끌려다녔던 시절을 뒤로 하고 다시 처음부터 목표를 세워 진정한 자신의 길을 걸었다. 초·중·고 검정고시를 연이어 치렀다. 이때에도 천재가 검정고시를 보느냐며 언론에서는 카메라를 들이댔다. 이 때문에 20점 만점에 13점밖에 못받았다고 했다. 어린 시절 학교를 건너 뛰다 보니 검정고시 보면서 생소한 것을 많이 접했다. “노천명의 시 중에 ‘모가지가 길어서 슬픈 짐승은 어느 동물인가요’ 하는 문제가 있었어요. 사슴과 기린 중 기린에 동그라미를 쳤지요. 나중에 알고 보니 사슴이더군요.” 이런 과정을 거친 후 김씨는 자신을 특별하게 봐주지 않는 지방대에서 비슷한 또래들과 어울리고 봉사활동하며 모처럼 인간다운 참맛을 체험했다. 김씨는 요즘 생활이 즐겁다고 했다. 새롭게 시작하는 직장에서의 무한한 기대감, 그리고 8명의 팀원들과 동고동락하는 생활이 무척 만족스럽다고 했다. 천재라는 말도 잊은 지 오래고, 또 잊어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주위에서 고등학교 동창회에 참석한다는 얘기를 들을 때가 가장 부러웠다.”고 했다. 충북대 재학시절 원주고 출신들과 자주 어울렸는데 나중에는 동창모임에 참석하는 것을 허용해줘 너무 고마웠단다. 이에 보답하기 위해 원주고 교가를 배웠고 원주고 25회 모임에 나갈 자격증(?)까지 땄다며 밝게 웃었다. 부인이 연세대 연구교수(인지과학)로 재직 중이어서 주말부부로 청주에서 지낸다. 충북대 봉사활동 중에 부인을 만났으며 슬하에 아들만 둘을 두었다. 초등 2년생인 첫째는 운동을 좋아하는 평범한 아이라고 귀띔한다. 건국대와 이화여대 교수였던 부모는 정년퇴임하고 서울에서 살고 있다. “어떤 맞춰진 틀에 사는 것이 과연 인생일까요? 지금 이대로가 진실이고 가장 행복합니다.” ■ 그가 걸어온 길 ▲1962년 서울 출생 ▲66년 한양대 물리학과 특별입학 ▲69년 건국대 4년 편입 ▲70년 콜로라도대학원 물리학과 입학 ▲74년 미국 항공우주국(NASA) 선임연구원 ▲78년 귀국, 이후 초·중·고교 검정고시 합격 ▲81년 충북대 토목공학과 입학 ▲85년 동대학 졸업 ▲91년 육군병장 만기제대 ▲98년 동대학원 토목공학 박사학위. 이후 충북대 시간강사, 카이스트 대우교수, 국토환경연구소 연구위원 근무 ▲2006년 7월∼현재 충북개발공사 근무 km@seoul.co.kr
  • [씨줄날줄] 서러운 한가위/ 강석진 수석논설위원

    십오야 둥그런 달이 둥실둥실 떠오르는 가을 밤이 가까워 오면 사람들은 고향 하늘을 그리워한다. 아이들 추석빔을 준비해 두고,‘이제 몇 밤 자면 집에 가지.’를 되뇌며 손을 꼽아본다. 올해는 윤달이 껴서 그런지 더위가 쉬 물러가지 않는데도 징검다리 연휴 때문일까 분위기는 완연 추석이다. 신문에는 떡 사진이랑, 한복차림으로 추석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사진이 여기저기 실린다. 해마다 비슷하게 여겨지는 추석 풍경이지만 돌이켜보면 조금씩 바뀌고 있다.1960∼70년대 저임금에 바탕을 둔 산업화에 온 국민이 뛰어다니고 내몰리던 시절. 정든 집 떠나 도회지의 낯선 골목에서 여공으로, 식모(가정부)로 일하던 우리네 누이들은 봉급을 쪼개고 용돈을 모아 추석 선물세트를 사들고 버스에 올랐다. 버스를 갈아 타며 열 시간, 스무 시간이 걸려도 좋았다. 회사가 마련해준 버스로 편하게 가면 큰 자랑이었고, 공단 앞에 늘어선 귀향 버스는 시대의 풍물이었다. 그런데 올해의 한가위 풍경은? 올 추석 스케치의 주제어는 ‘서러운 한가위’가 되어 있다. 고향에 있는 가족이 그리워도 못 가는 신세가 된 가장, 추석을 앞두고 아무도 찾아올 이 없는 소년소녀가장 가족들, 독거노인….1인당 국민소득 1000달러,2000달러 수준일 때도 한가위만큼은 넉넉한 인심과 설렘으로 가슴이 부풀어 올랐건만, 우리의 성장과 발전은 그 의미가 무엇이었던가 새삼 돌아보게 된다.‘풍년 거지가 더 서럽다.’는 말도 있지만,2만달러 시대를 앞두고 가난하고 고통받는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는 처연하기만 하다. 귀향 버스는 사라졌지만, 슬픔은 개별화해 가슴에 깊이 꽂히고 있다. 70년대 초 한국에 유학왔던 한 외국인으로부터 들은 말.“당시 한국인은 소주 한병, 과자 한봉지만 있어도 놀 줄 알았고 정의를 논했는데, 요즘은 한상 가득 기름진 음식과 비싼 양주를 들이켜도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잡담만 한다.” 고단한 이웃들이 외로움에 몸을 떨지 않도록 하려면 나누어야 한다. 나누면 서로 넉넉해진다. 더불어 살면 한가위 보름달이 더 크고 환하게 빛나리라. 강석진 수석논설위원 sckang@seoul.co.kr
  • [스포츠 라운지] 여자배구 코보컵 우승 이끈 홍성진 현대건설 감독

    [스포츠 라운지] 여자배구 코보컵 우승 이끈 홍성진 현대건설 감독

    “선수 한 명 한 명은 저마다 좋은 색깔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도자가 할 일은 그 색깔을 잘 섞어서 좋은 그림으로 빚어내는 것이지요.” 현대건설은 여자 배구의 ‘명가’다.30년째 한국 여자 배구를 이끄는 한 축으로 움직여 왔다.70∼80년 대에는 미도파와,90년대 이후에는 호남정유(현 GS칼텍스)와 배구계를 양분했다.99년부터 겨울리그에서 내리 5연패를 했고, 대통령배·슈퍼리그·V-리그를 통틀어 국내 최초로 10회 우승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프로에 들어서는 맥을 추지 못했다. 프로 원년이던 04∼05시즌엔 3위로 밀려났고, 지난 시즌엔 4위로 떨어졌다. 지난 25일 한국배구연맹(KOVO)컵 프로배구대회 여자부 결승 2차전이 열렸던 경남 양산체육관. 현대건설은 한국도로공사를 상대로 대역전 드라마를 쓰며 오랜만에 우승컵을 품었다. 선수들은 땀과 기쁨으로 범벅이 됐고, 그 중심에 홍성진 감독이 있었다. ●무명 선수에서 명지도자로 지난 4월부터 명가 재건이라는 중책을 맡고 신임 사령탑에 올랐다. 그의 이름은 사실 낯설다. 배구 명문 익산 남성고를 나왔지만 무명으로 현역 시절을 보냈다. 주로 세터와 라이트 공격수를 맡았던 홍 감독은 서강대로 진학했으나 3학년 때 팀이 해체되는 바람에 실업 무대를 밟아 보지 못했다. 당시 생활비가 없어 자장면 한 그릇으로 하루 끼니를 때우기도 했다. 그는 오히려 무명이던 선수 생활이 지도자 생활에 있어서는 보약이었다고 회상한다. “늘 그늘에 가려져 있던 탓에 잘하는 선수든 못하는 선수든 마음을 헤아릴 수 있게 됐죠. 눈물 젖은 빵을 먹어 보지 않고서는 얻지 못하는 부분입니다. 시련이 저를 강하게 만들었죠.” 대학 등록금과 생활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 삼아 일신여상에서 코치를 시작했다. 어린 나이였지만 남다른 지도력과 흡입력으로 일신여상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효성을 통해 실업 코치로 나섰고,97년 마침내 감독이 됐으나 IMF 파도로 또 다시 팀이 없어지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많은 굴곡을 접해서일까. 홍 감독은 유난히 화합을 강조한다. 서로 마음을 열고 운동을 해야 좋은 결과가 나온다고 했다. 특히 여자 선수들의 섬세한 면을 살리려면 허물이 없어야 한다는 게 지론. 감독으로선 드물게 직접 배구공을 만지며 함께 훈련을 하는 것도 그래서다. 코트에선 까무러칠 정도로 훈련을 시키지만 코트 밖에선 ‘동네 이장님’이라고 불릴 정도로 친근하게 제자들을 배려한다.“여느 때보다 단결력과 응집력이 높다.”며 명가 부활을 자신하는 배경이다. ●아들이 대를 잇는 배구 가족 새벽 5시 안양에 있는 집을 나서서 용인에 있는 체육관에서 살다가 밤 10시가 넘어서야 집에서 눈을 붙이는 생활의 반복이다. 단 하루를 쉬는 목요일 오후, 요즘 즐거운 일이 생겼다. 바로 아버지, 어머니(호남정유에서 활약했던 홍석주씨)의 대를 이어 배구 선수로 커가는 아들 은기의 훈련을 지켜보는 것. 초등학교 5학년이지만 키가 180㎝에 이른다. 벌써 ‘미래의 이경수’라는 평가를 받는다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홍 감독은 “아버지는 가르치는 것에서 최고가 될 테니 너는 선수로서 최고가 돼라고 말해 줍니다.”라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홍 감독 스스로도 하고 싶은 일이 많다. 명가 재건 이후엔 국가대표팀 감독도 맡아 보고 싶고, 언젠가는 외국에 나가 능력을 확인해 보고도 싶다. 그는 “지금 7부 능선 쯤 올랐다고 할까요. 정상에 올라 저 산 너머에 또 무엇이 있는지 확인해 보고 싶습니다.”고 했다. 용인 글 사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홍성진 감독은 누구 ●출생 1962년 11월6일 전북 장수군 산서면 ●가족관계 부인 홍석주(39)씨와 딸 유진(15), 아들 은기(12) ●취미 독서 ●주량 소주 한 병 ●흡연량 하루 반갑 ●체격 180㎝,74㎏ ●학력 장수 산서초(5학년 때 배구 시작)-익산 남성중·고-서강대 ●현역 포지션 세터, 라이트 ●경력 일신여상(85∼93), 효성건설 코치(94∼97), 효성건설 감독(97∼98), 현대건설 코치(99∼2006), 부산아시안게임 여자배구 대표팀 코치(2002), 현대건설 감독(2006.4∼)
  • [우리구 구청장 궁금하시죠] 박장규 용산구청장

    [우리구 구청장 궁금하시죠] 박장규 용산구청장

    박장규 용산구청장은 국제 첨단도시, 세계속의 용산을 그리고 있다. 강남북을 잇는 중심 도시로서 세계로 뻗어가는 서울의 관문역할을 하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서울을 찾는 외국인은 반드시 우리구를 방문합니다. 용산역에서 출발해 전국을 여행하고, 이태원과 용산전자상가에서 쇼핑·관광을 즐깁니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선 대한민국의 역사를 배웁니다.” 박 구청장은 용산구를 ‘서울의 얼굴’이라 불렀다. 서울의 인상은 용산이 좌우한다는 설명이다. 매력있는 첫인상을 갖도록 그는 2000년부터 용산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30∼40년 낡은 건물을 정보기술(IT) 강대국다운 최첨단 단지로 바꾸고 있다. 우선 2001년 고시된 용산지구단위계획에 따라 서울역에서 한강대교로 이어지는 한강로 부지 100만평을 세계화·정보화에 대비한 국제정보업무단지로 조성한다. 도시환경정비사업·주택재개발사업·민간개발사업을 진행해 국제 경쟁력을 갖춘 서울의 신부도심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또 용산역이 갖는 관문성을 활용해 이 일대 21만평에 대단위 국제 업무단지를 만든다. 특히 지하 3층, 지상 110층의 복합건물을 건설, 서울의 랜드마크로 삼을 계획이다. 이 건물은 국내 최대규모로 63빌딩의 1.5배다. 지난해 4월 준공한 용산역에는 백화점과 할인점, 전자·패션전문점이 들어섰다. 업무시설뿐 아니라 주거환경도 크게 달라지고 있다. 효창·용문·신계 지역의 낡은 주택을 개선하고, 한남·보광동 일대 33만평을 뉴타운 지구로 지정했다. 아울러 청파동과 한강로 원효로 일대도 재개발해 쾌적한 주거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 “도시 재개발은 오랫동안 공을 들여야 하는 힘든 사업입니다. 계획하는데 1년, 주민을 설득하는데 2년, 서울시 승인을 받는데 1년이 걸립니다.”그는 지난 6년동안 험난한 길을 쉼없이 달려와 이제 결승점을 눈앞에 두고 있다고 했다. 박 구청장은 또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환경친화적 도시가 미래를 이끌 것이라고 믿는다. 이런 점에서 용산구는 타고난 미래도시다. 남산의 녹지축과 한강을 따라 형성된 하천축이 만나는 곳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군기지 이전 부지 81만평을 공원으로 조성하면 물·나무·바람이 만나는 생태 네트워크가 완성된다. 박 구청장은 선거법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는 것에 대해 “터무니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용산상희원은 독립적인 사회복지법인이며 강제 모금을 지시하거나 기부금을 납부하라고 강요할 이유가 전혀 없다.”면서 “압도적인 표차이로 당선된 사람이 복지법인을 이용해 무슨 사전 선거운동을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걸어온 길 ▲출생 1935년 충북 청원 ▲학력 동국대 법학과 졸업, 명지대 행정학 박사 ▲약력 임광토건 전무이사, 남양진흥기업 이사, 동영개발 사장, 용산구의회 초대 부의장, 민주평화통일 자문회의 용산구협의회장, 용산구의회 제3대 의장, 민선 2·3·4기 용산구청장 ▲가족 임숙희씨와 1남 2녀 ▲기호음식 된장찌개 ▲주량 소주 2잔 ▲애창곡 타향살이 ▲좌우명 노력하라, 그러나 결과는 논하지 마라
  • 특급호텔 주방장들이 권하는 남은음식 활용 노하우

    특급호텔 주방장들이 권하는 남은음식 활용 노하우

    모든 곡식과 과일이 풍성한 한가위. 각종 나물과 전, 송편 등 수십 종류의 음식이 지천으로 넘쳐난다. 도대체 남은 음식은 어떻게 하나 고민하는 주부들을 위해 서울 특급 호텔 주방장들에게 아이디어를 빌렸다. 역시 그들은 고수다. 살짝 튀기고 볶아 새롭고 다양한 맛으로 쓱쓱 변신시킨다. 센스있고 알뜰한 주부라면 이번 추석에 도전 한번 해볼까. 글 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부침탕수 탕수는 기름에 튀긴 음식을 이야기한다. 차례 준비를 할 때 가장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 바로 부침개와 전이다. 따뜻할 때야 맛이 좋지만 식으면 금방 제맛을 잃는 음식으로 주로 냉동실의 한쪽 귀퉁이를 차지하고 만다. 이런 부침개와 전을 잘라 탕수육처럼 튀겨 달콤한 소스로 뿌린 부침탕수를 르네상스 호텔 왕건(29·중식당 가빈)조리장이 권한다. 재료 남은 부침개나 전, 감자 전분 50g, 계란흰자 1개, 물 200㏄, 설탕 150g, 식초 1큰술, 간장 1/2큰술, 양파, 오이, 당근, 완두콩, 파인애플, 목이버섯 등. 만드는 법 (1)부침개나 전을 알맞은 크기로 자른다. (2)계란 흰자를 묻힌 뒤 마른 감자전분으로 묻혀서 약 180℃의 기름에서 튀긴다. 원래 익었던 음식을 튀기므로 반죽이 익었다 싶으면 꺼내면 된다.(냉동실에 있던 음식을 튀기면 퀴퀴한 특유의 냄새도 사라진다.) (3)소스는 팬을 달군 후 간장을 약간 넣고 애채를 살짝 볶은 후 물, 설탕, 식초를 넣는다. 이때 설탕과 식초 비율은 대략 3:1정도가 적당하다. 간이 맞으면 물전분을 약간 풀어준다. (4)튀겨 놓은 재료를 넣어 소스를 올리면 마무리. 감자전분의 튀김 옷이 쫄깃쫄깃해 정말 색다른 음식으로 변신한다. 여기에 고추기름을 살짝 섞은 간장과 함께 하면 금상첨화. ●전탕 기름진 음식이 많이 먹는 한가위 연휴. 무엇인가 칼칼하고 담백한 음식이 ‘땡기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다면 흰살 생선이나 버섯 등으로 만든 전으로 찌개를 끓여보자. 남은 음식도 처리하고 입맛도 돋우어 주어 일석이조다.20여 년전 차례를 지내고 나면 항상 전탕을 끓여 온 가족이 함께 먹었다는 홀리데이인 서울의 김창수(58·한식당 이원)조리장이 추천한다. 닭뼈 육수를 써서 맵지 않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재료 생선전, 두부전, 버섯전 등 각종 전 4쪽 정도, 닭고기 약간, 무, 배추 데친 것, 대파 한뿌리, 홍고추 1개, 청고추 1개, 소금 약간(2티스푼), 마늘 조금, 육수(닭고기 뼈에 양파, 무, 후추를 넣고 1시간 정도 끓여 주고 소금으로 간을 한다.) 만드는 법 (1)야채를 먼저 바닥에 깔고 그 위에 생선전, 두부전, 야채전, 버섯전 등 여러 가지 전을 가지런하게 놓는다. (2)음식이 잠길 정도의 육수을 붓고 끓이기 시작한다. (3)끓기 시작하면 전이 풀어지기 전에 소금(또는 간장)으로 살짝 간을 한다.(전에 이미 간이 되어 있으니 약간만 하면 된다.) ●과일화채 사과, 배, 수박 등 한가위는 제철을 맞은 과일이 지천이다. 이런 과일은 주로 식사를 하고 후식으로 먹는데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의 윤철우(43·뷔페)주방장은 ‘화채’를 권했다. 물론 여름에 시원하게 먹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친척들이 왔을 때 송편과 함께 내어놓으면 보기도 좋고 맛도 그만이다. 재료 배, 사과, 수박, 포도, 키위, 멜론 등 냉장고에 있는 모든 과일, 사이다 0.7ℓ, 레몬주스 1/2컵, 설탕 5큰술, 소주나 브랜디 3큰술. 만드는 법 (1)각종 과일을 작은 수저로 예쁘게 파내거나 칼로 모양을 내며 자른다. (2)사이다에 레몬 주스를 섞고 설탕으로 당도를 맞춘다. (3)소주나 브랜디를 넣고 과일과 얼음을 적당히 담는다.(소주나 브랜디는 과일의 비린 맛을 없애 주는 독특한 역할을 한다.) (4)예쁜 그릇에 송편이나 떡과 함께 담아내면 된다. ●나물밥전 제목을 봐서는 도저히 알 수 없는 요리. 나물을 잘 먹지 않는 아이들을 위한 특별 요리로 밀레니엄서울힐튼 호텔의 김우철(41) 한식주방장이 추천했다. 나물과 밥을 섞어 동그랑땡처럼 부친 음식으로 간단한 요깃거리나 밤참으로 그만이다. 재료 1인분 기준으로 도라지 30g(1/2컵), 고사리 30(1/2컵), 애호박 30g(1/2컵), 공기밥 1그릇, 계란 4개, 밀가루 1/2컵. 계량은 종이컵 만드는 법 (1)도라지, 고사리, 애호박 등 차례를 지내고 남은 나물을 2㎝ 정도로 짧게 썰어 놓는다. (2)각종 나물에 밥을 넣고 고루 버무린 후 계란과 밀가루를 넣고 다시 무친다.(나물의 양을 줄이고 잡채나 고기 생선살 등을 넣어도 맛있다.) (3)커피 뚜껑 등에 비닐 랩을 깐다. 그 위에 식용유를 살짝 바르고 (2)를 넣고 살짝 눌러 모양을 만든다. (4)밀가루를 살짝 입히고 계란을 묻혀 팬에 전을 부치듯 지저낸다. 원래 가장 인기가 없는 나물을 이용한 밥전은 영양도 만점이다.(계란에 오래 두면 밥이 풀어져 모양이 망가지므로 빨리 계란을 입히고 바로 팬에 지져야 한다.)
  • 본지 강동삼기자 편집상 수상

    서울신문 강동삼 기자가 한국편집기자협회(회장 김윤곤) 선정 제60회 이달의 편집상 레이아웃 부문에 선정됐다. 강 기자는 ‘너를 잃은 뉴욕, 난 널 찾아 여길 헤멘다.’로 ‘멸종위기 동물을 찾아서-인간에게 고함(충청투데이 나재필 차장)’과 함께 선정됐다. 제목 부문에서는 ‘소주 ‘순한맛’에 전통주 ‘죽을맛’(머니투데이 박은수 기자)’과 ‘열차가 멈추면… 문학이 달린다(부산일보 김희돈 기자)’가 뽑혔다. 시상식은 다음달 제61회 수상작 시상식과 함께 열린다.
  • 법정으로 간 ‘소주전쟁’

    법정으로 간 ‘소주전쟁’

    진로와 두산 주류 BG간에 벌어지던 신경전이 법정 공방으로 비화됐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진로는 자사에 대해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며 두산 주류 BG의 이벤트 회사인 S사의 행사진행 요원 2명을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 혐의로 서울 중앙지방검찰청에 고소했다. 진로는 S사 직원들이 지난 18일 서울 강남역 부근 주요 업소를 돌며 소비자들을 상대로 두산의 ‘처음처럼’ 판촉행사를 진행하면서 “진로는 일본기업이며 참이슬은 일본에 로열티를 지급하고 있는 제품”이라며 허위 사실을 유포하는 현장을 적발해 고소했다고 설명했다. 진로는 고소 참고 자료로 현장 녹취 자료와 사진 등을 확보해 검찰에 제출했다고 덧붙였다. 진로는 고소장에서 “통상적으로 제품 홍보와 관련한 이벤트를 위탁할 경우 고객사가 제품 특성과 마케팅 전략 등에 대한 교육자료를 만들어 제공한다.”며 두산측에 대한 수사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로 관계자는 “검찰 조사결과 악성루머 유포가 두산에 의한 것으로 밝혀질 경우 명예훼손에 대한 형사고소 및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 등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두산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사건의 전말은 두산 직원을 사칭한 진로 직원들이 업소에서 유도 질문을 통해 이벤트 회사 여직원으로부터 답변을 이끌어낸 뒤 고소한 것”이라면서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법적 맞대응에 들어가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두 회사는 진로가 지난달 말에 두산 ‘처음처럼’에 맞서 ‘참이슬 후레쉬’를 출시하면서 상대방측의 제품 사양을 놓고 신문 광고 등을 통해 상호 비방식 신경전을 벌여왔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애인에게도 감추고 싶은 나만의 ‘그것’

    애인에게도 감추고 싶은 나만의 ‘그것’

    ‘비밀’ 없는 사람이 세상에 있을까. 더구나 남녀 관계에서라면. 아무리 흉허물 따지지 않는 오랜 연인 사이라 해도 지키고 싶은 자존심, 혼자만 간직하고픈 추억 등 상대방이 몰랐으면 하는 자기만의 비밀상자는 있게 마련이다. 너무 속속들이 알아 애정전선이 시들해지는 것을 막기 위한 전략적 의도에서 비밀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연인에게도 보여줄 수 없는 ‘비밀의 방’으로 들어가 보자. ■ 남자 ●“옛 여자친구의 편지만은…” 군대 시절 옛 여자친구에게서 받은 300통의 연애편지. 회사원 서모(31)씨에겐 남에게 절대 공개할 수 없는 보물 같은 비밀이다. 6년 동안 사귀었던 여자친구는 아기자기한 편지지에 애절한 그리움을 담아 2∼3일에 한번씩 꼬박꼬박 편지를 보내왔다. 제대 2년 만에 헤어지고 지금은 다른 사람을 만나고 있지만 서씨는 그 편지들을 서류박스 6개에 고이 담아 책상서랍에 간직하고 있다.“인생의 한 부분을 같이했던 사람과의 소중한 추억거리여서 버릴 수도 없고, 지금 여자친구에게 보여줄 수도 없죠. 만약 지금 이 친구와 결혼을 하게 되더라도 어딘가에는 그 편지들을 숨겨둘 것 같아요.” ●“불투명한 취업에 대한 고민은 나 혼자서” 대학 졸업반 김모(25)씨는 여자친구에게 취업에 관한 얘기는 절대 꺼내지 않는다. 미래가 불투명한 마당에 언제, 어느 회사 입사시험을 치를 거라고 말하면 공연히 기대감만 부풀려 놓을 것 같아 부담스럽다. 김씨는 “여자친구가 이제 겨우 대학 2학년이라 취업에 대한 관심도나 절박함이 나랑 다를 것이란 점도 하나의 이유”라고 했다. 지난달 대학을 졸업한 취업준비생 박모(26)씨도 5년 사귄 여자친구에게 취업상황에 대해서는 함구한다.“어디에 시험본다고 했다가 떨어져서 무능력하게 비치는 건 참을 수 없죠.” ●“재산 보고 사람 사귀는 거 아니래요.” 부모가 상당한 재력가인 이모(27·유통회사 근무)씨. 하지만 절대로 가족의 재산에 대해 여자친구에게 말하지 않는다. 집안의 경제적 배경이 애정관계에 영향을 주는 게 싫다.“언젠가는 지금 여자친구가 저를 싫어하게 될 수도 있잖아요. 그때 우리 집안의 재력이 그녀에게 헤어짐을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 되면 곤란하죠. 그런 관계는 절대 인정할 수 없어요.” 여자친구에게 민망한 사실조차 시시콜콜 이야기하는 대학생 문모(27)씨도 자기 통장 잔고만큼은 비밀이다. 이유는 이씨와 정반대다.“아직 취업을 하지 못해 변변찮은 통장을 보고 여자친구가 실망하게 되는 게 너무 싫다.”고 말했다. ●“감추고 싶은 콤플렉스는 무덤까지 꼭꼭” 회사원 김모(28)씨는 여자친구와 놀이공원이 있는 지하철역을 지날 때마다 움찔한다. 그에겐 놀이기구 공포증이 있다.“여자친구 앞에서 얼굴이 하얗게 변하는 모습을 보여줄 순 없어요. 금세 친구들 사이에 ‘남자가 놀이기구도 못 탄다.’는 소문이 돌거고, 그러면 고개 들고 다니기 좀 그렇잖아요.”회사원 박모(27)씨는 머리숱이 적다는 사실이 털어놓기 힘든 비밀이다. 박씨는 “탈모가 집안 내력이기 때문에 늘 공포감에 휩싸여 살고 있다. 요즘 자꾸 머리숱이 적어지는 것 같아 앞머리를 내리는 스타일로 바꿔 여자친구의 눈을 피하고 있다.”고 말했다. ●“야한 동영상 때문에 이미지 깎이면 안 되죠.” 대학 조교 강모(30)씨는 자기 건강상태에 대해 일절 입을 안 여는 것을 철칙으로 삼고 있다. 당장 어디에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전에 한번 된통 당한 적이 있다.“건강검진에서 혈압이 높게 나왔다고 여자친구에게 얘기했더니 ‘운동하라.’‘술 마시지 마라.’ 등 온갖 잔소리가 쏟아지더군요. 잘못하면 결혼 약속까지 깨자고 할 것 같아 건강문제는 비밀입니다. ”회사원 정모(29)씨는 집안에 쌓여 있는 1000장 정도의 ‘야동’(야한 동영상) CD가 여자친구에게 일급비밀이다. 들켰다 하면 당장 호색한으로 찍힐 판이다. 정씨는 “여자친구가 아직까지는 ‘남의 남자들은 다 그래도 내 남자는 안 그럴 것’이라고 믿고 있는데 그걸 생각하면 빨리 처분을 해버릴까 싶은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이재훈 윤설영기자 nomad@seoul.co.kr ■ 여자 ●“너에게만은 언제까지나 여자이고 싶어.” 병원에서 일하는 홍모(28)씨는 친구들 사이에서도 알아주는 애주가.1주일에 2∼3차례는 동네 술 친구들을 불러모을 정도로 알코올을 사랑한다. 소주 2병을 ‘워밍업’으로 치니 주량도 대단하다. 그러나 이 술 실력은 남자친구에게만큼은 절대 비밀이다.“남자친구 앞에서 가끔은 약한 모습도 보여야 하는데 소주 2병을 마시고도 멀쩡한 줄 알면 안 되잖아요.” 대학생 박모(24)씨는 남자친구와 데이트할 때면 늘 곱게 빗은 머리에 뽀얗게 화장한 얼굴로 나타난다.3년을 넘게 사귀었지만 단 한번도 남자친구에게 맨 얼굴을 드러내 보인 적이 없다. 그렇다고 화장발 미인인 것도 아니다. 다만 “결코 흐트러진 모습은 보여줄 수 없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간혹 오래된 연인들이 트림을 하거나 방귀를 뀌는 등 허물 없는 모습을 보이는 것을 박씨는 이해할 수가 없다. 박씨는 “연애를 오래할수록 예의는 지켜줘야 한다. 편하다고 해서 아무렇게나 대하면 결국 아무렇지도 않은 사이가 되고 말 것 아니냐.”고 말했다. ●“나만의 공간은 비밀로 남겨둘래.” 회사원 한모(28)씨는 자기 방만큼은 비밀의 공간으로 남겨두고 싶어 한다. 단 한 번도 남자친구를 집으로 초대한 적이 없다. 남자친구와 거의 모든 걸 공유하고 있지만 나만의 공간마저 침해당하고 싶지는 않다. 그렇다고 자기 방에 남자친구에게 보여줄 수 없는 무언가를 숨겨놓은 것은 아니다.“서로 모든 걸 알아 버리면 은밀함이 떨어지잖아요. 사적인 부분은 남겨두어야죠.” 회사원 신모(25)씨는 인터넷상의 ‘나만의 공간’을 수호하는 경우. 매일 쓰는 미니홈피 일기장만큼은 아무리 남자친구라 해도 보여줄 수 없어 비밀번호로 꼭꼭 잠가놓았다. 신씨는 “나 자신과 대화를 나누는 공간이기 때문에 누구에게도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금전 문제는 간섭하지 않기” 회사원 황모(26)씨는 “월급 내역만은 절대 비밀”이라고 말했다. 자기 월급이 남자친구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라는 것도 이유지만 서로의 수입·지출 내역을 너무 상세하게 알면 원치 않게 자존심을 건드릴 수 있기 때문이다. 황씨는 “결혼하게 되면 알아야 할지도 모르지만 그 전까지는 나도 굳이 남자친구의 월급통장을 열어보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회사원 이모(26)씨도 4년째 사귄 남자친구에게 신용카드 사용내역만은 절대 비공개다. 이씨는 “남자친구와 모든 정보를 공유하지만 왠지 카드내역서까지 공유하면 씀씀이는 물론이고 나의 생활 전체가 드러나는 것 같아 싫다.”고 말했다.“결혼을 해도 용돈을 어디에 쓰는지에 대해서는 서로 묻지도, 말하지도 않을 거예요.” ●“내 자존심은 내가 지킨다.” “회사에서 상사에게 혼난 건 비밀”이라고 말하는 김모(31)씨. 직장에서 속상한 일이 생기면 남자친구에게 털어놓고 위로를 받기는 하지만 자기 능력에 흠집이 있는 것처럼 비쳐지는 것은 도저히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남자친구에 비해 별 볼일 없는 직장에 다니고 있는데 거기서 능력마저 인정받지 못한다고 생각할까봐 말하고 싶지 않아요. 겉으로는 위로를 해 줘도 속으로는 실망할 수도 있잖아요.” 늘씬한 외모의 회사원 노모(24)씨는 “내 키와 몸무게 등 신체 사이즈만은 절대 알려줄 수 없다.”고 말했다. 노씨는 “남자들이 생각하는 이상적 사이즈와 실제 신체 사이즈에는 차이가 있다.”면서 “굳이 깨고 싶지 않은 환상이랄까, 마지막 자존심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윤설영 이재훈기자 snow0@seoul.co.kr
  • 기억을 염(殮)하다

    기억을 염(殮)하다

    글 황두진 건축가 나는 건축가지만 아주 드물게 건축이 아닌 다른 창작을 하기도 한다. 굳이 따지자면 직업적 외도겠지만 창작이란 인간성의 표현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자연스러운 일이기도 하다. 몇 년 전의 일이다. 나와 친분이 있던 어떤 갤러리에서 여러 작가들을 모아 전시회를 하는데 거기에 동참할 것을 권유해왔다. 약간의 주저 끝에 응하기로 했다. 하지만 무엇을 할 것인가, 막막하기만 했다. 그러나 곧 나는 답을 내 자신에게서 찾기로 했다. 그 당시 갖고 있던 느낌이나 생각을 솔직하게 담을 수 있는 그 무엇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즉 나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때 나는 아버지의 장례를 막 치르고 난 후였다. 아주 가까운 사람의 죽음은 그것이 처음이었다. 그래서 삶과 죽음이라는 문제에 대해 그때만큼 열심히 생각해 본 적도 없었다. 막상 대면해 보니 죽음이란 마치 정전과도 같은 것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굳이 비유하자면 컴퓨터 모니터가 갑자기 꺼지며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을 때와 다르지 않았다. 나는 당연히 돌아가신 분과 살아 있는 나 사이의 어떤 초자연적인 교감과 소통을 기대했고, 그 증거를 찾고자 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그런 것은 없었다. 아버지는 심지어 내 꿈에도 나타나지 않으셨다. 어떤 분들은 그것이 오히려 좋은 징조이며, 돌아가신 분이 미련 없이 이승을 떴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라고 했다. 나는 그런 이야기들을 감사히 들으면서도 마음 속 한 구석에서 내 나름의 결론을 내리고 있었다. 죽음은 곧 끝이었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나는 비교적 담담하게 그 사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살아 있는 사람은 여전히 죽음이라는 문제와 씨름하지 않을 수 없다. 죽음, 특히 가까운 사람의 죽음은 그만큼 충격적이고 비현실적이다. 그래서 우리는 혹은 종교에서 그 대답을 찾기도 하고, 혹은 죽음과 관련된 일련의 미학적 형식들을 통해 어떤 의미를 발견하거나, 혹은 심지어 그것들을 만들어내려고도 한다. 장례 절차란 이러한 노력들이 오랜 세월에 걸쳐 만들어낸 정교한 의미와 형식의 복합체에 다름 아니다. 장례란 물리적으로나 상징적으로나 일종의 포장과정이다. 영혼이 빠져나간 육신을 종이와 천, 그리고 나무, 최종적으로 흙으로 포장하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나에게 가장 충격적으로 다가온 것은 입관 절차, 특히 시신을 염(殮)하는 과정이었다. 우리 아버지의 경우, 중년의 두 남자분이 그 일을 했다. 침묵 속에, 그러나 너무나 숙달된 몸짓으로 모든 것이 진행되었다. 그것은 마치 산 사람과 죽은 사람이 벌이는 군무와도 같았다. 아버지를 마지막으로 떠나보내는 애절한 순간이었지만 그 경건하고 절제된 아름다움이 주는 감동은 부정할 수가 없었다. 전시회가 얼마 남지 않았던 어느 날, 나는 인사동에 나가 한지와 삼베를 넉넉히 사 가지고 돌아왔다. 그리고 내 주변의 작은 물건들을 하나하나 싸기 시작했다. 그 중에는 내 물건도 있었지만 아버지가 쓰시던, 혹은 아버지와 관계 있던 물건들도 있었다. 아버지의 안경. 아버지가 보시던 책. 내가 중학생이었을 때 눈이 펑펑 내리던 설악산에서 찍어드린 아버지의 빛 바랜 사진. 아, 그리고 그토록 좋아하시던 소주를 담은 병에 이르기까지. 나는 때로는 한지를 접고, 때로는 한지를 구기고, 또 때로는 한지를 돌돌 말아 끈을 만들어가며 서로 다른 형상과 의미를 지닌 물건들을 제 나름의 형식을 담아 싸고 있었다. 머리 속으로는 아버지의 입관 과정에서 보았던 종이와 천의 순결한 아름다움, 그리고 그것들이 서로 엮이고 접히며 만들어내는 간결하고 엄숙한 결합의 방식들을 끊임없이 떠올리고 있었다. 내가 싸고 있었던 것은 물건들이었지만, 내가 염하고 있었던 것은 그 물건들이 떠올리게 하는 기억이었다. 아버지에 대한 기억, 나 자신에 대한 기억, 그리고 앞으로 다가올 나날들에 대한 예언적 기억. 나는 이렇게 종이와 삼베로 싼 물건들을 상자에 담아 갤러리에 보냈고 그것이 나의 ‘작품’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아버지를 내 마음 속으로 보내드렸다. 황두진 · 1963년 서울 출생. 서울대학교 건축과를 졸업, 미국 예일대에서 건축석사 학위를 받았다. 재미건축가 김태수 문하에서 7년 간 일했으며, 2000년 독립하여 자신의 작업을 하고 있다. 경기대학교 건축전문대학원 겸임교수를 역임, 현재 황두진건축사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월간 <삶과꿈> 2006.09 구독문의:02-319-3791
  • 이 거대한 ‘술통’속에선 술 한 방울 마실 수 없다

    이 거대한 ‘술통’속에선 술 한 방울 마실 수 없다

    글 박재곤《산따라 맛따라》저자, www.sanchonmirak.com ’대한민국 술박물관’에는 무려 34,000여 점의 민속주 자료와 전통 술 빚기 도구 등이 다채롭게 전시되어 있다. 안성 서운산의 북쪽자락, 마둔호수에서 멀지 않은 곳 313번 지방도로변에 위치해 있다. 스무 살 나이에 3·1독립선언서를 영역, 해외에 보내고 ‘거룩한 분노는 종교보다도 깊다’ 는 논개의 높은 절개를 노래한 수주 변영로(樹州 卞榮魯) 선생은 수필집 《명정(酩酊) 40년》을 남겼다. 명정(酩酊)의 명(酩)은 ‘술 취할 명(酩)이고, 정(酊) 또한 ‘술 취할 정(酊)’이다. 그러고 보면 ‘명정 40년’은 ‘술 취하고 술 취한 40년’이라는 뜻이겠다. 실제로 이 책을 읽어보면 몇 날 몇 밤을 앉은자리에서 꼬박 새우며 술을 마셨다는 얘기부터 배꼽을 잡고 웃어야만 할 ‘술 취한’ 얘기들이 수두룩하다. 조선일보에서 발행하는 월간 《山》에 등장하는 등산만화 ‘악돌이’도 이제 40의 나이로 접어 드는데 돌이켜 챙겨보니 어느 한 달 술 안 마셨던 달이 없었다. ‘악돌이’는 만화의 주인공이지만 만화를 그리는 박영래 화백 바로 그 사람이다. 악돌이는 천하에 이름 높은 술꾼이자 산꾼이다. 당연한 귀결이지만 그의 아내는 악처(惡妻. 岳妻)가 되었다. 홍두깨 같은 빨래방망이가 아니면 연탄집게를 하늘높이 쳐들고 남편의 뒤꽁무니를 따라 잡으려 악을 쓰는 악처다. 악돌이는 이 악처의 영역을 벗어나려고 발버둥을 친다. 그러고는 도망을 치듯 산으로 간다. 덕분에 악돌이는 세상이 알아주는 공처가가 되고 말았다. 등산 헬멧을 눈까지 가릴 정도로 깊숙이 내려쓰고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계속 범하면서도 어김없이 매달 산행을 하고 어김없이 술을 마신다. 비가 억수로 내리는 장마 중의 나흘 동안 경기도 안성땅 서운산 주변을 헤매다가 마지막날 우리는 ‘대한민국 술박물관’이라는 거대한 술독으로 빠져들었다. ‘술박물관’이라는 ‘술독’에서 자꾸 떠오른 인물이 바로 수주 변영로 선생과 악돌이 박영래 화백이었다. ”술도 엄연한 하나의 문화인데 자취를 남기지 않고 사라지는 것이 안타까웠다”며 자료를 모으기 시작했던 ‘대한민국 술박물관’에는 무려 34,000여 점의 민속주 자료와 전통 술 빚기 도구 등이 다채롭게 전시되어 있다. 서운산의 북쪽자락, 마둔호수에서 멀지 않은 곳 313번 지방도로변에 위치해 있다. 국호 대한민국을 술박물관 이름으로 쓰고 있다기에 첫 느낌은 ‘지나치구나’ ‘건방지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그랬지만 박물관을 둘러보고 박영국(朴泳國. 51) 관장을 만나보고서는 금방 그런 생각의 경솔했음을 뉘우쳤다. 슈퍼마켓과 술 도매점을 운영하며 술에 관한 남다른 애착을 가졌던 박 관장은 세상에 태어났다가 스스로 무엇 한 가지라도 남겨야겠다는 신념에서 23년 전부터 이 일에 매달렸다고 한다. 버려진 양조장이나 고물상을 닥치는 대로 뒤져가며 자료를 찾아 다녔다. 고물상에서 술병 하나를 찾으면 2~3일 동안 일을 도와 주고 그 병을 얻어 왔다고 한다. 남들이 하찮게 보는 병마개 하나 얻으려 외진 시골을 찾아가느라 십만 원 정도의 교통비를 뿌린 경우는 부지기수로 꼽았다. 이러한 과정을 거친 그에게 지금은 전국 각지의 고물상이 자료수집의 창구가 되어 있고 돈독한 친분이 쌓이게 되었다고도 한다. 참으로 엄청난 일을 한 그가 이제사 건물을 북향으로 지어 술병의 상표가 빛에 바래지지 않도록 하는 등 독특한 형태의 2층 건물에 박물관의 문패를 걸었다. 대한민국 술박물관에는 우리 술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박물관 1층에는 쳇도리(깔대기)와 소주를 받는 증류기인 소줏고리, 내린소주를 보관하는 기기인 술춘 등 지금은 찾아보기 어려운 전통 술빚기 도구들이 전시되어 있다. 고두밥을 짓고 발효시켜 청주와 소주를 만들어내는 전통주 제조과정도 한눈에 볼 수 있다. 2층에는 소주·맥주·와인·양주·전통민속주 등 다양한 술의 광고와 홍보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우리의 근대사에서 술이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한눈에 볼 수 있게 되었다. 민속주에 대한 기록이 담긴 조선주조사(朝鮮酒造史)와 조선시대 술에 대한 예법을 그린 향례합편(鄕禮合編) 같은 희귀본도 소장해 놓았다. 대형 술항아리들이 옹기종기 놓여 있는 옥외 전시장에서는 술꾼들의 추억과 흥미를 돋우는 장면들이 즐비하다. 전통주를 직접 빚을 수 있는 부뚜막 시설과 발효와 숙성과정을 거치는 술방에서 술빚기 시연을 보고 스스로 체험도 해볼 수 있다. 그렇지만 이 거대한 ‘술통’속에서는 술 한 방울도 마실 수 없다. 어디까지나 박물관일 뿐, 술을 마시는 주장(酒場)은 아니다. 전시된 34,000여 점의 자료들은 지금까지 모아 온 자료의 일부에 지나지 않고 앞으로 해야 할 일은 태산보다도 더 크다며 즐거워하는 박영국 관장. 그는 전통주를 보존 계승하는 일에 계속 몸과 마음을 다 바칠 것이며 술체험관광단지를 조성하겠다던 원대했던 꿈이 눈앞으로 다가오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머지않아 ‘수주’나 ‘악돌이’같은 당대 최고 주당들의 면면들도 자신의 술박물관에서 만날 수 있을 것임을 밝혔다. 문의: 031-671-3903     월간 <삶과꿈> 2006.09 구독문의:02-319-3791
  • [난 이렇게 공부했다] (4) 고려대 국제학부 박은준씨

    [난 이렇게 공부했다] (4) 고려대 국제학부 박은준씨

    “영어 배우려면 오지 마세요.” 고려대 국제학부 새내기인 박은준(20)씨는 ‘요즘 후배들이 국제학부에 관심이 많다.’는 말에 손사래부터 쳤다. 영어는 단지 공부하는 데 필요한 수단에 불과하기 때문에 자신이 정말 원하는 전공인지 확인부터 하라는 충고였다. 영어를 특별히 잘해서 합격한 것이 아니라는 그에게 국제학부에 진학하기까지 준비 과정을 들었다. ●외국 나가본적 없지만 영어수업 들을만 당초 국제학부를 목표로 공부했던 것은 아니다. 평소 통일 문제에 관심이 많아 관련 전공을 찾다가 국제학부에 관심을 갖게 됐다. 한창 정시모집 원서를 낼 때였다. 당연히 토익이나 토플 점수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 하지만 고려대는 영어 실력과 상관없이 정시모집에서도 학생을 뽑아 지원할 수 있었다. 수업을 영어로 한다는 문제로 조금 부담이 되기도 했지만 들어와 보니 큰 문제는 되지 않았다. 외국에 나가 본적 없지만 영어에 대해 걱정을 할 정도의 수준은 아니었다. 입학한 뒤에는 졸업 자격으로 토플 점수가 필요해 방학 중에 개인적으로 토플 강의를 들은 경험이 있다. 단 교재가 원서라 어려운 단어가 많고, 숙제도 영어로 해야 하기 때문에 영어를 잘하는 친구들보다 더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한 학기를 생활해 보니 영어보다 전공에 대한 관심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 영어 실력이 뒤처질 수 있지만 노력하면 따라갈 수 있다고 본다. 주위를 둘러보면 영어보다는 전공에 대한 관심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친구들이 훨씬 많다. ●수능 준비는 양보다 질 언어나 수리 영역은 문제를 많이 풀기보다 하나를 깊이 있게 파고드는 방식으로 공부했다. 어차피 수능은 시중에 나와 있는 교재와 똑같은 문제는 출제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역대 기출문제나 모의고사 등 양질의 문제를 자세히 분석하면서 공부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것이 내 판단이었다. 언어는 지문을 분석하는 연습을 철저히 했다. 친구들이 문제풀이에 열중할 때 난 기출문제나 모의고사 문제에만 열중했다. 각 단락의 소주제와 핵심어를 찾고, 글의 구성, 전개 과정 등을 다이어그램이나 순서도 등을 그려보며 자세히 파악했다. 아는 어휘도 중요한 것은 국어사전을 찾아서 다양한 쓰임새를 찾아 공부했더니 실제 수능에서 큰 도움이 됐다. 시간이 많이 걸리는 공부법이지만 문제만 많이 푸는 것보다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수리도 마찬가지다. 문제분석에 중점을 둬 공부했다. 한 문제를 풀더라도 곧바로 풀기 전에 이 문제가 어떤 단원에서 나왔고, 왜 이 문제를 냈는지, 어떤 원리를 이용해야 할지 등을 생각해본 뒤 풀었다. 고3이 되면 문제를 많이 풀어봐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생기지만 이를 과감히 떨치는 것이 필요하다. 수리도 주요 교재 한 권을 자신만의 교재로 만드는 ‘단권화’ 작업을 권하고 싶다. 학교나 학원에서 배운 것은 물론, 혼자 문제집을 풀다가 주요 개념과 원리에 대해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잘 정리된 교재를 한 권쯤은 만들어 놓으면 도움이 된다. ●자신있는 과목도 꾸준히 해야 결실 외국어(영어)는 비교적 가장 자신있는 과목이었다. 학교에서도 곧잘 한다는 소리를 들었다. 하지만 고3 때 방심한 나머지 영어를 조금 소홀히 했더니 점수가 금방 떨어지더라. 그때 자신있는 과목도 꾸준히 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 영어는 다른 과목과는 달리 문제집을 많이 풀면서 공부했다. 다양한 지문을 경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학교와 학원에서 다루는 교재 외에 교육방송 교재는 모조리 풀었다. 고3 때는 한 달 평균 최소 세 권씩은 풀었던 것 같다. 영어를 잘하니까 국제학부에 합격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내 영어 실력은 사실상 중학교 때 공부가 중요한 바탕이 됐다. 초등학교 때는 영어를 배우지 않았다. 중1 때 문법이 중요하다는 생각에 원서로 된 초급 문법교재와 성문기초영문법을 공부했다. 중2 때는 고등학교 문법을 익혔다. 문법에 대한 기본적인 틀을 잡고 나니 자신감이 생겨 관심 분야를 넓혔다. 중3 때 몇 달 다니지는 않았지만 회화학원과 토익학원도 경험했다. 이후 고등학교에서는 영어 걱정은 하지 않았다. 지금도 국제학부에서 의사소통을 하는 데는 큰 지장이 없다. ●박은준씨는… 올해 서울 정신여고를 졸업하고 고려대 국제학부에 정시모집으로 합격했다. 꿈은 통일 문제 전문가. 장래 통일부나 통일문제연구소 등 정부 및 연구기관에서 통일의 밑거름이 되겠다는 당찬 포부를 가지고 있다. 현재 전문가가 되기 위한 구체적인 진로를 고민 중이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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