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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언론 “한국인은 술로 인간관계 유지”

    한국인의 과다한 음주문화가 국경을 넘어 중국에서도 뉴스소재가 되고 있다. 중국 저장(浙江)성에서 발행되는 일간지 두스과이바오(都市快報)는 최근 “한국인은 1차로 소주, 2차로 맥주, 3차로 양주를 마신다.”고 보도했다. 또 “한국인은 술로 인간관계를 유지하며 술자리가 끝난 후 몸도 가누지 못해 택시를 타고 귀가한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 5월 충북 괴산군에서 제정해 논란이 일었던 ‘음주문화상’이 도마위에 올랐다. 신문은 “한국은 음주까지 자치단체가 장려한다.”며 “이 모든 것이 한국기업 술문화에서 기인한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의 40세 엔지니어의 말을 인용해 “수많은 기업들이 면접 때 주량을 물어본다. 만약 술을 못 마신다면 함께 일을 할수 없다.”고 다소 과장스럽게 보도했다. 신문은 그러나 “여성들의 활발한 사회진출로 음주문화가 점차 남성중심에서 여성중심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나우뉴스 신청미 기자 qingmei@seoul.co.kr
  • 제주 30인승 관광요트 취항

    제주 30인승 관광요트 취항

    제주의 해양요트 관광이 본격적으로 닻을 올린다. 2005년 5월 국내 최초로 서귀포에서 요트 관광을 시작한 요트투어㈜(대표이사 허옥석)는 21일 ‘샹그릴라 1호’의 취항식을 갖고 본격적인 제주 크루즈 요트투어에 나선다. 샹그릴라 1호는 길이 14.45m, 넓이 7.8m, 깊이 2.9m의 30인승 규모로 국내 기술로 제작된 요트로는 최대 규모이다. 요트 내부에는 회의 등을 할 수 있는 세미나실,DVD 전용룸, 카드룸, 노래방, 침실, 욕실, 화장실 등 최고급 시설을 갖추고 있다. 이 요트는 서귀포시 성천포구를 출발해 주상절리대 앞바다를 거쳐 낚시 포인트에서 잠시 정박해 낚시를 한 뒤 먼바다를 항해하다 하예동 갯깍을 돈다. 이어 중문해수욕장을 지나 포구로 되돌아 온다. 승객들에게는 바다에서 낚은 즉석 활어회를 비롯해 기념케이크와 프랑스산 고급와인, 맥주, 소주, 감귤 등 제철 과일 등이 무료로 제공된다. 요트투어는 팀이 요트 1척을 전용으로 임대하는 ‘프라이빗 투어’와 다른 관광객과 동승하는 ‘퍼블릭 투어’로 나눠 운항할 계획이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CEO칼럼] 술, 축제, 문화 그리고 나라경제/한기선 두산 주류BG 사장

    [CEO칼럼] 술, 축제, 문화 그리고 나라경제/한기선 두산 주류BG 사장

    때이른 6월 중순의 무더위로 더위와의 전쟁은 이미 시작된 듯하다. 올여름은 무더위뿐 아니라 장마 역시 길고 게릴라성 폭우로 강우량도 많다 하니 더욱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해야 할 듯하다. 여름 하면 맨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배낭여행이다.1970∼80년대를 되돌아보면 해외여행은 꿈같은 이야기로 특별한 이들에게 부여된 혜택, 아니 도전쯤으로 여겨졌다. 지금은 굳이 배낭여행이라 하지 않더라도 해외로 가는 것은 특이할 것이 없는 시대가 됐다. 요즘 젊은 친구들과 대화하다 보면 대부분이 배낭여행을 경험했거나 경험하기를 원하는 것 같다. 이런 과정에서 여행 경비에서부터 일정 계획에 이르기까지 혼자 힘으로 철저히 준비, 경험한 후의 쾌감은 분명 젊은 시절 가장 의미 있는 기억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다. 배낭여행으로 유명한 여행지에는 그 지역을 대표하는 여러 상징물들이 있다. 로마 하면 떠오르는 고대 유적지나 유럽 각지에 있는 유명 미술관, 스페인의 가우디 건축물 등은 그 존재만으로 상당한 관광수입을 창출한다. 지난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다빈치 코드’ 효과가 컸겠지만 지난해 프랑스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을 찾은 관람객만 730만명이나 된다. 지역 자체가 유명한 곳도 많지만 별다른 볼거리가 없어도 유명 건물 하나를 보기 위해 특정 지역을 찾아가는 관광객들도 상당하니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명물들이 얼마나 중요한가는 새삼 말할 필요가 없다. 그런 점에서 주류 업계에 종사하는 한 사람으로서 네덜란드의 하이네켄 공장을 견학하거나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10월의 맥주 축제 등에 참가하기 위해 전 세계에서 몰려드는 인파를 보면 부러운 마음이 든다. 국내에도 내로라하는 주류 기업들이 많다. 이들의 역사와 역량을 살펴보면 세계적인 관광 상품을 만들어 내기에 부족함이 없다. 또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소주, 맥주 브랜드 업체들이 갖는 기업역사와 자사의 브랜드에 대한 자존심은 막걸리 등의 전통주와 함께 충분히 세계 애주가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다고 자신한다. 인사동 명물거리가 전통주와 함께 하는 우리 전통 음식축제의 거리로, 강원도 등 소주 제조공장이 있는 곳은 천혜의 관광 자원과 함께 하는 견학 코스로, 서울의 청계천 광장이 음악과 공연 예술, 그리고 한 잔의 술이 어우러지는 세계적인 축제의 장으로 세계 유명 여행 가이드 서적의 몇 페이지를 장식하게 될 날을 꿈꾼다. 술은 예술과 문화의 일부분이다. 향과 맛, 색깔을 음미하고, 술자리에 함께 해 더 없이 정겨운 사람들에 취하다 보면 저절로 흥에 겨워진다. 언제 어디서라도 술이라는 매개체는 음악과도 어울리고, 조각, 그림 전시와 즐기기에도 손색이 없다. 다시 말해 술 자체만이 아니라 문화, 역사가 어우러진 한국만의 새로운 아이템들로 세계를 공략해 나가는 전략이 필요할 때다. 물론 우리 사회의 음주 문화는 때로 지나친 면이 없지 않다. 이로 인해 우리 사회에서 술이 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무시할 수도 없다. 주류 업계가 단순히 술, 즉 제품만을 파는 것이 아니라 국가 경제에 기여하는 기업으로서의 이미지로 여러 사업들을 기획해 기업의 사회 공헌을 늘리고, 또 바람직한 기업의 움직임을 제대로 알려 나가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기선 두산 주류BG 사장
  • “여선생님들 잔 비우고 한 잔씩 따르세요” 대법 “성희롱 아니다”

    회식자리에서 부하 여직원에게 술을 따르라고 한 발언은 성희롱으로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경북 안동 M초등학교 교감 김모(57)씨는 2002년 9월 한 횟집에서 교장과 함께 최모(33)씨 등 여교사 3명과 남교사 3명이 참석한 회식자리에 동석했다. 교장이 교사 6명의 소주잔에 각각 맥주와 소주 등을 따르고 함께 술을 마셨다. 김씨가 여교사들에게 “여선생님들, 잔 비우고 교장선생님께 한 잔씩 따라 드리세요.”라고 말했지만 여교사들은 답하지 않았다. 남교사들이 교장과 김씨 등에게 잔을 권했고 김씨는 한 차례 더 “여선생님들 빨리 잔을 비우고 교장선생님께 한 잔 따라 드리지 않고.”라고 채근했다. 결국 2명의 여교사가 마지못해 교장에게 술을 따랐지만 최씨는 끝까지 거부의사를 표시하다 자리를 마칠 무렵 교장으로부터 술을 한 잔 더 받은 뒤에야 맥주를 따라줬다. 최씨는 결국 성적 모욕감과 불쾌감을 느꼈다며 여성부 남녀차별개선위원회에 진정했고 여성부는 김씨의 행위를 성희롱으로 보고 시정조치를 권고했다. 하지만 대법원 3부(주심 이홍훈 대법관)는 15일 “김씨에게 성적의도가 있었다기보단 직장 상사인 교장에게 술을 받았으면 답례해야 한다는 차원이었고 다른 여교사 2명이 성적인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지 않았다고 말한 점에 미뤄 성희롱으로 성립될 수 없다.”고 판결했다. 대법원 배현태 공보판사는 “신체적인 접촉이나 성적인 언어표현이 아니라 단순히 술만 따르라고 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최씨가 성희롱을 느낄 수 있을 만한 객관적인 정황이 되지 못한 것으로 봤다.”고 말했다. 반면 전교조 김복희 여성위원장은 “술자리에서 술을 따르게 하는 행위 자체가 성희롱이라고 무조건 규정할 순 없지만 김씨가 재차 따르라고 했음에도 최씨 스스로 성적 굴욕감 등을 느껴 거부했다면 성희롱에 해당된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요리전문가가 추천하는 여름철 보양식] (1) 초계탕과 전복삼계탕

    [요리전문가가 추천하는 여름철 보양식] (1) 초계탕과 전복삼계탕

    초계탕은 찬 육수에 식초와 겨자로 간을 하여 새콤하고 매콤한 맛으로 입맛을 돋게 해준다. 고명으로 얹은 배의 시원함이 입안을 개운하게 해줘 뒷맛이 깔끔한 것이 특징이다. 잣가루와 들깨가루는 풍부한 식물성 불포화 지방이 혈관의 노화를 방지해주고 성인병을 예방하며 천식에도 좋다. 여름철 체력 저하시 원기회복에 도움을 준다. 삼계탕은 영계를 백숙으로 고아서 ‘영계백숙’이라 하였는데 인삼을 넣어 계삼탕이라 불렸으며 지금은 삼계탕으로 명칭이 굳어졌다. 닭고기는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한 육류로 두뇌성장을 돕는 것은 물론 세포조직의 생성을 돕고 각종 질병을 예방해준다. 또한 닭고기는 비장과 위장을 따뜻하게 해 소화력을 강화시키며 기운을 나게 한다. 전복은 원기회복에 탁월한 바다건강식품으로 닭과 함께 먹었을 때 그 효능이 배가된다. ■ 초계탕 분량 및 주재료:닭고기 300g(대파 1뿌리, 통생강 10g, 통마늘 5알), 닭고기 양념(참기름 1작은술, 다진파 1큰술, 다진마늘 1작은술, 설탕 1작은술, 국간장 1작은술, 백후추 1/2작은술), 닭육수(깨소금 1큰술, 잣 1큰술, 들깨가루 1작은술, 국간장 1작은술, 레몬주스 2큰술, 겨자초장 1작은술, 설탕 1작은술). 부재료:소고기 100g(국간장 1작은술, 참기름 1작은술), 오이 50g, 배 1/4쪽, 표고버섯 50g, 데친 미나리 30g, 메밀국수 100g. ●만드는 방법 (1)냄비에 닭고기가 잠길 정도로 물을 부어 제 재료를 넣고 푹 삶는다(약 30분 정도).(2)삶은 고기는 차게 식혀 결대로 찢어 양념해 둔다.(3)육수는 냉장고에서 차게 식혀 기름기를 완전히 제거한 뒤 제 재료를 넣어 양념한다.(4)표고버섯은 기둥을 제거한 다음 가늘게 채 썰고 소고기도 곱게 채 썰어 양념에 볶아준다.(5)오이는 반달썰기 하여 소금에 절여 꼭 짠 후 센 불에서 재빨리 볶아 식힌다(센 불에서 재빨리 볶아야 아삭거린다).(6)데친 미나리는 5㎝길이로 썬다.※미나리를 데칠 때 냉수에 헹궈 얼음물에 담갔다가 사용하면 색의 변하지 않고 향도 살아난다.(7)메밀면은 삶아 냉수에 헹군 후 얼음물에 다시 한번 헹궈 소쿠리에 밭는다.(8)모든 재료를 접시에 돌려 담고 가운데 닭살과 메밀국수를 담아 낸다. ■ 전복삼계탕 재료 및 분량:영계 1마리(700g), 전복 1마리, 수삼 1뿌리(약 50g), 대추 3알, 불린 찹쌀 50g, 마늘 13알, 통밤 1개, 은행 2알, 생강 20g, 소주 1/2컵, 소금·후추 약간. ●만드는 방법 (1)닭은 내장, 기름 부분을 깨끗이 제거한 다음 불린 찹쌀을 닭 배쪽 부분에 넣고 마늘 3알, 통밤, 은행, 수삼, 대추를 넣어 다리를 묶는다.(2)닭이 잠길 정도의 물에 생강, 소주를 넣어 끓인다. 물이 끓으면 (1)의 닭을 끓는 물에 넣었다 건져낸 다음 냉수에 헹군다.(3)전복은 손으로 깨끗이 씻어 껍질을 떼어낸 후 내장을 발라낸다.(4)냄비에 닭이 잠길 정도의 물 3배를 부어 닭과 전복, 통마늘 10알을 넣어 약 30∼40분 정도 끓이다가 약한 불에서 10분 정도 뜸들이듯이 끓여 불을 끈 다음 소금, 후추로 간을 맞춘다. Tip:전복 내장은 손질하여 두었다가 죽을 쑤거나 초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좋다. 김수진 푸드 앤 컬처아카데미 원장 http://www.fnckorea.com
  • 국립민속박물관 ‘허벅과 질그릇’ 특별전

    국립민속박물관 ‘허벅과 질그릇’ 특별전

    ‘한라산과 제주에는 샘과 우물이 매우 적어서, 사람들이 5리나 되는 곳에서 물을 길어오는데, 이를 가까이 있는 물(近水·근수)이라고 한다.’ 기묘사화로 유배지 제주에서 생을 마감한 충암 김정(庵 金淨·1486∼1521년)이 쓴 ‘제주풍토록’의 한 대목이다. 물을 길러가는데 5리 정도는 가깝다고 해야 할 지경이고 10리도 마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제주도는 강우량이 국내에서 가장 많은 편이다. 하지만 구멍이 숭숭뚫린 현무암으로 이루어진 화산회토 지질이어서, 내린 비는 곧바로 지하로 스며들어 해안가에서 물이 솟아난다. 이렇듯 먼 곳에서 물을 길어가는데 필요한 것이 ‘허벅’이다.1960년대까지만 해도 제주의 새벽은 물허벅을 지고 용천수(湧泉水)나 공동수도장으로 물길러가는 아지망(아낙)의 발자국 소리로 시작되었다고 한다. 허벅은 보통 대나무로 짠 일종의 배낭인 물구덕에 넣어 어깨에 멘다. 이런 모습으로 물길러가는 제주 아낙의 모습은 이미 오래전부터 제주를 상징하는 풍경의 하나로 자리잡았다. 국립민속박물관이 13일 기획전시실에서 ‘허벅과 제주질그릇’ 특별전을 시작했다. 민속박물관이 제주특별자치도와 함께 벌이는 ‘2007 제주민속문화의 해’ 행사의 하나이다. 한 때 대량 유통되었다는 양철허벅과 이른바 ‘고무다라이’와 비슷한 재질인 고무허벅에 눈길이 가는 것은, 산업화 사회가 도래했다는 20세기 후반에도 제주의 물사정은 ‘제주풍토록’이 씌어진 시기와 크게 다르지 않았음을 상징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특별전에는 허벅을 비롯해서 허벅보다 입이 더 낮고 넓은 방춘이와 능생이, 입에 턱을 만들어 깔때기처럼 만든 등덜기, 소주를 증류하는 고소리, 떡을 찌는 시리 등 질그릇 220점과 사진 90점이 출품됐다. 제주목사를 지낸 이형상이 1702년에 제주의 자연·역사·산물·풍속을 기록한 ‘남환박물(南宦博物)’과 이원진이 1651년 제주목사로 재임한 26개월동안의 자료를 정리한 ‘탐라지’, 김상헌이 제주에 안무어사(按撫御史)로 파견된 1601년 8월부터 6개월동안 쓴 기행문 ‘남사록’등의 자료도 함께 전시되고 있다. 특별전은 지역 민속자원을 발굴하여 지역민속을 보존하고 연구를 활성화하는 계기를 만들고, 뭍 사람들에게 제주의 삶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취지에서 마련한 것이다. 하지만 전시회장을 둘러보면, 생활사 박물관이 아닌 미술사 박물관에 온 것이 아닐까 착각할 만큼 허벅의 현대적 아름다움에 눈을 비비게 된다. 미처 깨닫지 못했던 허벅의 매력을 관람객 스스로 깨달을 수 있도록 꾸민 세련된 전시기법도 한몫을 했을 것이다. 신광섭 민속박물관장은 “요즘은 허벅의 선을 재현하지 못할 만큼 옛 허벅에는 나름대로 정제된 예술적 감각이 배어 있다.”면서 “지금은 허벅을 예술품이라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달항아리가 그랬듯 100년쯤 뒤에는 허벅 자체가 갖고 있는 예술성이 부각될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민속박물관의 ‘허벅과 제주질그릇’특별전은 오는 8월15일 막을 내린다. 이어 9월18일부터 10월31일까지 제주특별자치도 민속자연사박물관에서 같은 전시회가 이어진다.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LPGA] ‘신데렐라’의 눈물

    챔피언 조에 속했지만 후반 12번홀까지만 해도 TV카메라는 그의 모습을 외면했다. 전반 후반 3개홀 줄보기를 저질러 타수를 까먹었던 터. 이미 우승권에서 탈락했다고 여긴 듯했다. 그러나 민나온(19)은 이번엔 4개홀 줄버디로 다시 화면에 등장했다.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 캐리 웹(호주)과 펼친 피말린 우승경쟁. 비록 1∼2타차로 뒤져 3위에 그쳤지만 데뷔 첫 해 ‘대기 선수’로 거둔 첫 메이저대회 성적은 ‘신데렐라’임을 알리기에 충분하고도 남았다. 11일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맥도널드 LPGA챔피언십 4라운드 18번홀 그린을 걸어 나오면서 민나온은 “아빠에게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았다.“아빠 얘기를 하면 울 것 같다.”는 그의 눈엔 벌써 눈물이 맺혔고,“오늘 경기가 잘 풀릴 때나 안 풀릴 때나 늘 아빠가 옆에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이내 참았던 눈물을 줄줄 쏟아냈다. 아버지 민영환(48)씨는 ‘골프 대디’다.LPGA 투어 대부분의 한국 선수들이 탄탄한 스폰서의 도움을 받으며 별 어려움 없이 대회에 나서고 있는 데 견줘 둘의 생활은 ‘하류 인생’에 가깝다. 허름한 모텔을 전전하는 건 물론, 민씨가 직접 짓는 밥으로 끼니를 때워가며 빈 자리가 있어야만 투어 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 조건부 시드가 그들이 가진 전부였다. 지난해 퀄리파잉스쿨을 통과한 뒤 미국생활을 시작했지만 경비를 아끼기 위해 둘은 ‘겨울방학’이던 지난 1월 한국으로 돌아왔다. 민씨는 한 사석에서 “외환위기로 회사가 부도나면서 이제껏 나온이에게 제대로 못 해줘 늘 미안하다.”고 내내 소주만 들이켰고, 민나온은 “여기까지 온 것도 아빠 때문에 가능했다.”면서 “아빠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LPGA에서 성공하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는 후문. 초등학교 2학년 때 아빠가 건네준 골프채를 처음 쥔 민나온은 3년 뒤 혼자 남아공으로 골프유학을 떠났다. 중학 시절 약 1년간 박노석(39·대화제약)으로부터 코치를 받은 걸 제외하면 지금껏 그는 독학으로 박세리 같은 ‘골프 스타’의 꿈을 키워 왔다. 그러나 신지애(하이마트) 김송희(휠라코리아) 등 동갑내기들이 국가대표를 지내는 동안 그는 상비군이었고, 프로의 세계에서도 철저한 무명이었다. 160㎝를 겨우 넘는 작은 키지만 이번 대회에서 평균 비거리 255.67야드를 날릴 만큼 장타자. 정확한 아이언샷에다 그린에 대한 적응력이 뛰어나고, 무엇보다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두둑한 배짱이 강점. 민나온은 3라운드 인터뷰에서 “내 최고의 저녁식사는 아버지가 해주는 음식”이라며 아버지 민씨의 ‘부정(父情)’을 짐작케 했다.2주 뒤 어느 때보다 넉넉하고 풍요로운 둘만의 ‘성찬’은 차려질까.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불합리한 세제 확 바꾸자] (상)국민은 ‘봉’인가 월급 333만원 A씨 세금 따져보니

    [불합리한 세제 확 바꾸자] (상)국민은 ‘봉’인가 월급 333만원 A씨 세금 따져보니

    우리는 세금을 얼마나 낼까. 정부는 ‘연간 380만원’이라는 1인당 조세부담액은 법인세까지 포함돼 과장됐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국민들은 알게 모르게 많은 세금을 낸다. 특히 유류세처럼 누구나 똑같이 내야 하는 간접세는 ‘조세의 역차별’을 심화시킨다. 고소득층은 갖은 편법으로 세금망을 빠져 나간다. 세금 구조는 복잡하고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 세제의 문제점과 개선 방향을 3회에 걸쳐 짚어 본다. ‘평균적 도시인’인 회사원 A(36)씨는 연봉이 4000만원이다.A씨의 월급은 도시근로자 가구의 평균 소득 376만원보다 적다. 출·퇴근 거리는 왕복 30㎞이다. 대중 교통을 이용하기도 하지만 주로 승용차로 다닌다. 담배는 하루 반갑을 피운다. 술은 한국 성인의 평균치인 연간 소주 72병, 맥주 80병을 마신다. 점심 값으로는 5000∼6000원을 쓰고 통신·인터넷 요금은 한달에 7만원 안팎이 나온다. 공시가격으로 3억원짜리 아파트가 있다. ●준조세 포함땐 2만원 ‘훌쩍´ A씨가 하루에 내는 세금은 1만 4000원에 이른다. 한달에 42만원, 연간으로는 504만원이다. 정부가 ‘터무니없는 수치’라고 주장하는 1인당 조세부담액 380만원보다 많다. 아파트가 없다고 해도 하루에 1만 1700원, 연간으로는 430만원 가까이 낸다. 자녀 교육비나 의료·건강비, 스포츠·레저비 등에 포함된 세금은 뺀 수치이다. 게다가 국민연금 등 준조세는 하루 8000원에 육박한다. 세금과 준조세를 모두 합치면 A씨는 하루 용돈(2만원)보다 많은 금액을 정부에 바치는 셈이다. A씨의 한달 월급 333만원에 부과되는 근로소득세 원천징수액은 15만 6360원이다. 여기에 10%인 1만 5636원이 주민세로 추가된다. 연말정산으로 일부 환급받지만 A씨가 소득과 관련해 하루에 내는 세금은 5733원이다.A씨는 출·퇴근 차량용으로 휘발유를 3.5ℓ 정도 쓴다. 휘발유에는 종량세인 교통에너지환경세(교통세)가 ℓ당 526원, 교통세의 26.5%(139.9원)와 15%(78.9원)가 주행세와 교육세로 부과된다. 휘발유의 ℓ당 유류세가 745원이다. 여기에다 소비자 가격의 10%를 부가가치세로 낸다. 휘발유 값이 ℓ당 1500원이면 부가세는 150원이다. 유류세와 부가세를 합치면 ℓ당 895원이다. 하루에 3.5ℓ를 쓰므로 유류 세금은 895×3.5=3133원이다. ●3억아파트 보유세등 2219원 A씨가 피우는 2500원짜리 담배 1갑에는 1543원의 세금이 포함됐다. 종량세인 담배소비세가 641원, 담배소비세의 50%인 지방교육세가 321원이다. 또한 국민건강증진기금이 354원, 연초경작농민 안정화기금이 15원, 폐기물부담금이 7원이다. 매출원가의 10%인 부가세 205원도 들어 있다. 따라서 반갑을 피우는 A씨는 매일 772원의 세금을 연기와 함께 날려 보낸다. 지난해 우리나라 19세 이상 성인은 하루 평균 소주 360㎖짜리 0.2병, 맥주 640㎖짜리 0.22병을 마셨다.A씨의 음주량이 평균치와 같다면 소주와 맥주만 마셔서 내는 세금이 하루 274원이다. J회사가 만드는 소주의 원가는 390원. 여기에는 세율 72%인 주세 281원과 주세의 30%(84원)인 교육세가 붙는다. 또한 부가세가 75원 추가돼 소주 1병에는 440원의 세금이 들어 있다. 따라서 소주를 하루 0.2병 마시면 88원을 세금으로 내는 셈이 된다. 출고원가 750원인 맥주 1병에 부과되는 세금은 주세 540원, 교육세 162원, 부가세 145원 등 847원이다. 하루에 0.22병 마실 때 부담하는 세금은 186원이다. 휴대전화와 집 전화, 인터넷 요금 등으로 매월 지출하는 7만원 가량의 통신요금에는 6500원 정도의 부가세가 들어 있다. 하루 216원이다. 점심 값에도 부가세가 500원쯤 포함됐다. 3억원짜리 아파트에는 지난해 기준으로 보유세가 81만 3000원 부과됐다. 재산세가 49만원, 재산세의 20%인 지방교육세가 9만 8000원, 도시계획세가 22만 5000원이다. 하루 2219원인 셈이다. 또한 5년이 채 안된 배기량 2000㏄ 승용차의 연간 자동차세는 39만 6000원이다. 하루 1084원이다. 한편 A씨는 매월 준조세로 국민연금 14만 5350원, 건강보험료(소득의 2.385%) 7만 9420원, 고용보험료(소득의 0.45%) 1만 4985원을 낸다. 따라서 세금에다 준조세까지 합치면 A씨의 국민부담금은 2만 1923원이 된다. 가상의 인물 A씨를 대상으로 한 이같은 분석에 대해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기준을 자의적으로 정해서 하루 세금을 산출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모든 회사원이 집과 승용차를 보유한 것은 아닐 것”이라고 했다. 간접세 부문에는 세금이 높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세수 확보를 위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도토리 뉴스] 음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 年20조 990억원

    지나친 음주로 인한 조기사망과 생산성 감소 등 사회경제적 비용이 연간 20조 99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세 이상 전체인구의 3분의 1 정도가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할 정도로 ‘고도 위험 음주비율’(1회 평균음주량이 남자는 소주 1병 이상, 여자는 5잔 이상)이 높게 나타나는 등 음주폐해가 심각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부는 10일 절주 TV캠페인에 나서는 등 ‘잘못된 음주문화’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 한국 직장 회식 ‘술 대신 뮤지컬’

    술∼술∼술….한국 기업들의 회식 문화가 여사원들이 늘어나면서 바뀌고 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 인터넷판이 10일 전했다. NYT는 “여성들이 부상하면서 한국 기업들이 술병 마개를 코르크로 닫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한국의 회식문화를 소개했다.소주와 삼겹살, 맥주, 노래방 등 2,3차로 이어지고 만취한 채 택시를 잡는 밤풍경은 익숙한 모습이라는 것. 또 술자리에서 여성 대신 마셔주는 ‘흑기사’,‘폭탄주’ 문화도 전했다. 한국 기업들의 회식은 단합을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 2,3차까지 다 함께 술을 마시지 않으면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는 걱정 때문에라도 억지로 마시는 경향이 짙다고 분석했다. 그래서 한국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먹고 죽자.” 등의 표현도 종종 쓰인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기업 내 여성 사원들의 숫자가 늘면서 회식문화가 변하고 있다. 신문은 술을 강요한 직장 상사에게 3만 2000달러를 배상하라는 판결이 내려진 것 등은 회식 문화의 변화를 예고한다고 풀이했다. 최근 술자리를 뮤지컬과 영화 관람으로 대체하고 이탈리아 식당에서 회식을 하는 기업이 느는 등 변화도 감지되고 있다고 전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행정고시 합격 297명 연수 받는 과천교육원 가보니

    행정고시 합격 297명 연수 받는 과천교육원 가보니

    행정고시에 합격하면 부처 발령을 받을 때까지 합격생들은 사무관이라는 이름으로 7개월 동안 연수를 받는다.200만원 정도의 월급도 나온다. 한 마디로 ‘좋은 시절’이다. 그러나 사법연수원생들 만큼은 아니지만 건설교통부 기획예산처 문화관광부 등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부처로 가는 티켓을 쥐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행정고시 50회 합격생 297명(유예생 포함)이 연수를 받고 있는 과천 중앙공무원교육원을 찾았다. ●7개월간 155개 과목 이수 연수원 교육은 평일(월~금)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진행된다.6개 주제 20개 소주제에 총 155과목을 소화한다. 정부의 기초적이고 전반적인 실무를 익히기 위한 차원에서 각 부처 실무자가 강의를 하는 형식이 주를 이룬다. 지난 4월에는 이병완 대통령 전 비서실장이 ‘참여정부의 국정기조 및 정책방향의 이해’라는 주제로 특강을 하기도 했다. 올 들어 한문교육이 새로 생겼다.“중국과 일본 사이에 낀 샌드위치가 아니라 알맹이가 되려면 한자는 필수”라는 이성열 중앙공무원교육원장의 지시에 따른 것이다. 잦은 시험과 숙제 때문에 연수생들이 가장 까다롭게 느끼는 과목 중 하나다. 영어과목도 연수생들에겐 부담이다. 거의 매일 영어수업이 있고 상·하반기 두번에 걸쳐 치르는 TEPS시험이 연수원 성적의 20% 정도를 차지한다. 연수원 과정은 책상머리 공부보다는 현장 실습형 교육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국토순례 사회봉사활동 민간위탁교육 지방실무수습 해외정책연수 등이 전체 교육의 34%나 차지하는 것도 그런 까닭이다. 연수생들이 가장 기다리는 과정 가운데 하나는 해외정책연수과정이다. 제비뽑기 방식으로 2주 동안 탐방국가의 정책현장을 돌아본다. 물론 계획서와 보고서는 평가에 비중있게 반영된다. ●개인역량보다 팀워크 중시 연수생들은 합격과 동시에 임용이 결정된 상황이기 때문에 사법연수원생보다 경쟁이 치열하지는 않다. 특히 일부 지역합격자나 소수직렬 합격자는 발령지가 정해졌기 때문에 연수원 성적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그러나 대부분은 첫 부처 발령지가 시험성적과 연수원 성적이 50대50으로 반영되기 때문에 연수원에서 마냥 놀고 있을 수만은 없다. 특히 개인 성적보다 분임 성적이 45대 55의 비율로 비중이 많아 ‘남의 앞길을 막지 않으려면’열심히 해야 한다. 중앙공무원교육원 인재양성1팀의 박송이 사무관은 “연수원 성적으로 시험성적의 반 이상은 바뀐다고 보면 된다.”고 귀띔했다. 그만큼 연수원 성적이 중요하다는 방증이다. 때문에 이 곳은 분임별 경쟁이 치열하다. 오후 5시 교육이 끝나면 그때부터 분임별로 다음날 과제 준비에 들어간다. 각자 자기가 속한 분임이 눈에 띄도록 하기 위해 동영상, 파워포인트 제작을 위해 밤을 새기도 한다. 재경직렬 사무관 김윤희씨는 “사법연수원이 철저히 개인위주 평가라면 이 곳은 팀워크를 중시하고 실무 역량을 갖추기 위한 교육이기 때문에 혼자 잘났다고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곳이 아니다.”고 말했다. ●캠퍼스 생활의 연장 혈기 왕성한 20,30대가 주로 모여있다 보니 분위기 만큼은 대학 캠퍼스를 연상케 한다. 학교로 따지면 학생회에 해당하는 자치회가 있어 연수생의 살림을 이끌어간다. 연수생이 자체적으로 투표를 통해 뽑은 송용식 자치회장, 이원강 부회장을 필두로 20여명의 부장이 활동을 주도하고 있다. 연수생들의 소식지인 ‘나울누리’도 송 회장이 당선공약으로 내놓았던 것. 지방에서 올라온 연수생 30여명은 기숙사에서 생활한다. 송 회장은 “통닭을 시켜놓고 맥주잔을 기울이며 밤새 이야기 꽃을 피우는 것은 기숙사 생활의 백미”라고 말했다. 이성열 중앙공무원교육원장은 “20여년전 남자만 100명이고, 교육도 권위적이고 삭막한 군대식었던 것과 비교하면 지금과는 하늘과 땅 차이”라고 말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띠동갑 모임등 동아리활동 왕성 ‘진정한 연수원 생활은 퇴근 후에 시작된다?’ 오후 5시 교육이 끝난다고 해서 곧장 집으로 퇴근하는 연수생들은 거의 없다. 분임별로 내일 과제를 준비하거나 각자 속한 동아리 활동에 분주하기 때문이다. 연수원에는 현재 20여개 동아리가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띠동갑 모임, 골프부, 테니스부, 야구부, 일본문화연구부, 풍류회(음주가무), 연극부, 밴드부, 기독교교우모임 등 장르도 다양하다. 연수원에서도 많은 활동을 통해 많은 경험을 쌓으라는 차원에서 동아리 모임을 장려하고 있다. 이원강(28)씨는 “등산부와 자원봉사부에서 활동하고 있다.”면서 “일주일에 이틀은 서울역 노숙자 쉼터에서 배식, 청소봉사를 하고 주말에는 서울 근교에서 등산 모임으로 동기들끼리 우애를 다지고 있다.”고 말했다. 연수생들끼리 애정 전선이 형성되는 일도 종종 일어난다. 지난해에만 20쌍의 커플이 탄생해 그 중 한 커플은 결혼에 성공했다. 송용식 자치회장은 “아직 밖으로 드러내진 않지만 이미 10커플 정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7월에 있는 지방자치단체 실무 수습을 기점으로 커플들이 많이 생겨난다고 한다. 연수원생들은 5주 동안 동고동락하면서 애틋한 정이 살아난다는 것을 선임자들의 사례를 통해 이미 알고 있었다. 사법연수원생 못지 않게 중매쟁이들이 달려든다. 또 각종 결혼정보회사로부터 러브콜이 걸려오기도 한다. 어디에서 입수했는지 주소록 순서대로 결혼정보회사 가입권유 문자가 들어온단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중매는 별로 흥미를 갖지 않는다는 것이 중론이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사람 많이 만나고 운동·여행도 꼭” 연수원생들은 “합격만 하면 해보고 싶었던 일을 다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연수원에 들어오면 계획대로 잘 되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면서 동료들과 앞으로 입소할 후배 사무관들에게 충실한 연수원 생활을 위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사람을 많이 만나라.’선배들한테 가장 많이 들었던 말입니다. 많이 놀아도 후회, 공부만 많이 해도 후회하니 각자 선택과 집중을 하세요.” 송용식(31)사무관. “운동을 많이 하세요. 공부하느라 체력이 바닥까지 떨어졌으니 이 시기에 다시 바로 잡으시길.” 이원강(28) 사무관. “혼자만의 여행을 꼭 해보시길 바랍니다.” 김태형(28) 사무관. “한글이나 엑셀 등 컴퓨터 공부도 미리 하면 연수원 생활이 좀 더 편할 것 같아요.” 김기숙(34) 사무관.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열린세상] 국사 수능 필수,과연 옳은가/류재명 서울대 지리교육학 교수

    [열린세상] 국사 수능 필수,과연 옳은가/류재명 서울대 지리교육학 교수

    어쩌다 외국 사람을 만나 저녁을 함께 먹게 되었다고 생각해 보자. 이 친구 양반다리 척하고 앉아 “이 김치 참 맛있네요. 그리고 한국 소주도 너무 좋아요.”라고 한다면? 더구나 소주잔 부딪치면서 “일본은 왜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는지 이해가 안 돼요. 그리고 위안부 여성 문제에 대하여서도 계속 오리발 내밀고…” 이 친구의 이야기는 끝이 없다.“또 중국은 왜 그래요? 고구려사를 자기네 역사라 하고…” 만약 우리가 이런 친구를 만나면 기분이 어떨까? 혹시 사업 관계로 이런 외국 사람을 만나면 우리는 아마도 “좋소. 당신 제안대로 우리 사업 한번 잘 해봅시다.” 이렇게 나오지 않을까? 인간은 누구나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을 좋아하게 마련이다. 그런데 우리는 왜 이처럼 간단한 진리를 잊고 사는 것일까? 타인이 ‘나’를 알아주기만 기다릴 뿐, 우리가 먼저 ‘상대’를 알려고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 한국의 몇몇 사립대 입학처장들이 모여 수능 국사 과목을 필수로 지정해 인문사회계열 입시에 반영하자는 데 합의했다고 한다. 한 일간지 신문 보도에 따르면,“세계화, 다양성의 시대에 우리 역사를 잘 알지 못하면 자칫 정체성 혼란을 겪을 수 있다. 입학처장들이 이런 문제점을 극복해야 한다는 데 공감해 국사과목을 필수로 지정키로 했다.”고 한다. 대학별 입학위원회에서 이 안이 확정되면,2010학년도부터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국사를 선택하지 않은 학생은 ‘유명’ 대학의 인문사회계열에는 꿈도 꿔볼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뉴스를 접하면 마음이 답답해진다. 왜 우리는 아직도 세계화, 다양성의 시대에 다른 나라 지리, 역사, 문화 등에 대하여 더 배울 생각보다는 우리 자신의 정체성 걱정만 하는 것일까? 사실 한국의 학생들은 중·고교에서 국사를 ‘필수’로 배우고 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국사를 선택하는 학생들이 좀 줄어든다고 하지만, 그것이 대학이 발 벗고 나서야 할 정도로 심각한 문제인가? 이제 대학은 관심의 초점을 우리 자신에게서 ‘세계’로 옮겨보는 것은 어떨까? 한국은 세계가 놀라울 정도의 발전을 이룩한 나라이다. 세계인들이 우리가 만든 상품을 구매함에 따라 우리의 ‘부’가 늘어나게 되고, 특별한 자원이 없는 우리나라로선 지구촌 곳곳으로부터 자원을 수입하고 있다. 우리가 우리 자신의 자랑스러운 역사에 대해서도 잘 알아야 하겠지만, 우리의 ‘상대’가 자랑스러워하는 그들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할 때가 되지 않았는가? 이런 마당에 주요 대학들이 담합(?)하여, 세계적으로 필수 부담이 많기로 유명한 한국 수험생들에게 그나마 약간의 선택권을 준 수능 시험에서 국사를 선택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대학 지원 권리를 아예 박탈하겠다고? 대학은 이제 우리나라 학생들뿐만 아니라, 세계의 다른 나라로부터도 많은 학생들을 끌어들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때가 되었다. 세계의 인재들이 모여 공부하는 대학을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대학이 다양한 문화를 수용하고, 입학생들에게도 타문화에 대한 이해와 관용의 정신을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대학 입학처장님들! 국사를 필수로 하기보다는 차라리 과학을 필수로 하거나, 세계지리, 세계사, 그리고 제2외국어 과목 선택자에게 가산점을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해보면 어떨까요? 현대사회에서는 인문학도에게도 과학에 대한 기본 소양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세계적인 대학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보다 혁신적인 정책으로 글로벌 리더 양성에 필요한 다양한 인재 선발에 힘써야 하지 않을까요? 류재명 서울대 지리교육학 교수
  • 롯데백화점 ‘脫보수’ 바람

    “하지 말라는 게 많아서는 회사가 발전하기 어렵다. 필요한 조치가 있으면 우선 시행해 보고 나중에 보완하라.” “직원끼리의 회식은 중요하다. 그래야 서로를 이해하고 활발한 사내 분위기를 만들어 갈 수 있다.” “협력업체 사람들과 삼겹살에 소주 한잔 할 수 있는 것 아니냐. 무조건 자리를 피하지 말라. 그 정도 비용은 회사에서 대겠다.”●이철우사장 “현장영업·상생경영” 독려 지난 2월 취임한 롯데백화점 이철우(64) 사장이 자기만의 경영컬러로 회사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영업통’으로서 갈고 닦은 노하우를 그대로 현장에 쏟아내고 있다. 롯데의 기업문화는 보수적이고 딱딱하기로 국내 몇 손가락 안에 든다. 워낙 하지 말라는 게 많은 데다 하의상달(下意上達)의 통로도 막혀 있는 구조다. 때문에 이 사장의 ‘비(非) 롯데적’인 경영 방침에 상당수 직원들이 어리둥절할 정도다. 그동안 희망해온 것이기는 하지만 막상 이렇게 되고 보니 적응이 잘 안된다는 얘기다. “세상 돌아가는 흐름을 남보다 먼저 읽어야 할 백화점 직원들이 사무실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 이 사장은 ‘현장 속으로’를 강조하며 조직과 제도를 바꾸고 있다. 이미 본사 관리 인력의 30%를 영업현장으로 보냈다.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에 현장사무실을 만들었다. 필요한 경비는 최대한 지원키로 했다. 과거에는 불필요한 오해를 막기 위해 협력업체와 저녁자리 등을 금지시켰다. 골프를 못하게 한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 자연히 사무실에서 전화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경향이 강해졌고 “롯데백화점 바이어 만나기는 하늘의 별따기”라는 말이 협력업체들로부터 나왔다. 골프도 부담없이 치라고 한다. 롯데는 이인원(현 롯데그룹 정책본부 사장) 전 사장 시절 골프장 회원권을 모두 처분하는 등 임원이라고 해도 골프를 칠 분위기가 안 됐다.●간편복 근무 `쿨비즈´ 캠페인 넥타이를 매지 않고 셔츠나 간편한 옷차림으로 근무하는 ‘쿨비즈’ 캠페인도 시작했다. 업무효율을 높이고 에너지를 절감하자는 뜻이다. 지난 25일 열린 쿨비즈 패션쇼에는 “말로만 해서는 직원들이 실감을 못할 테니 내가 직접 나서겠다.”며 임원들과 함께 직접 패션모델로 출연했다. 직원들에게 올바른 역사관과 국가관을 가질 것을 강조한다. 실제로 관리직원들의 승진 시험에 국사 시험을 필수화했고 부장, 차장, 과장으로 진급하려는 직원들은 ‘국사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소탈한 성격도 화제다. 공식자리에서 사장석을 따로 두지 말라고 지시한다. 보고 형식도 간결해졌다. 요즘 들어 자주 하는 말이 생겼다.“존경받는 기업이 되자.”는 것. 지난달 한 컨설팅사가 발표한 ‘한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30개에 ‘롯데’라는 이름이 전무한 것을 보고 사회적 책임성을 강화해 롯데의 이미지를 개선할 필요성을 강하게 느꼈다고 한다. 이 사장은 신세계백화점을 거쳐 1976년부터 롯데백화점에 합류했다. 롯데백화점 본점장, 영업본부장 등을 거쳐 롯데리아와 롯데마트 대표이사를 지냈다.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한·미 FTA 협정문 공개]쇠고기 세이프가드 발효 첫해 27만t

    [한·미 FTA 협정문 공개]쇠고기 세이프가드 발효 첫해 27만t

    ■ 농업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이행 과정에서 낙농제품과 일부 농산물은 예상보다 피해가 클 것으로 보인다. 쇠고기와 돼지고기 등 30개 민감품목을 제외한 분유, 치즈 등 낙농제품과 닭고기, 오이, 양배추 등 기타 농축산물은 특별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따라서 상품분야의 양자 세이프가드를 적용받게 돼 발동 횟수가 1번으로 제한된다. 일단 발동한 뒤에는 수입이 급증하더라도 추가적인 발동을 할 수 없어 국내 산업의 피해를 막을 보호장치로서의 역할을 할 수 없다. 쇠고기의 경우 현행 40%의 관세가 15년내 단계적으로 철폐된다. 세이프가드 발동기준은 발효 첫 해 27만t을 시작으로 해마다 6000t씩 늘어난다. 그러나 연평균 쇠고기 소비량이 35만t을 웃도는 점을 감안할 때 실효성이 떨어진다. 게다가 돼지고기의 경우 냉장삼겹살, 갈비, 목살 등 일부 품목으로만 세이프가드 적용이 한정된다. 오렌지는 감귤 출하기인 9∼2월에는 현행관세 50%를 유지한다는 예외조항을 인정받아 세이프가드 적용 대상에서는 제외된다. 다만 무관세 쿼터를 2500t부터 시작해 매년 3%씩 늘린다. 관세율할당(TRQ) 물량 배정 방식의 경우 보리, 인삼, 녹두, 메밀. 고구마 등 18개 품목에 대해서는 무관세로 쿼터를 주고 선착순 방식만 도입한다. 국영무역은 금지된다. 양국이 합의해야 한다. 위생검역위원회(SPS)도 설치한다. 쇠고기 검역 기준 완화와 유전자조작식품(GMO) 인증제도 변경 등 미국의 요구가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공산품·섬유 공산품쪽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위스키’와 ‘소주’다. 한국과 미국은 특산품의 트레이드 마크를 상호 인정하고 보호하기로 합의했다. 미국은 버번 위스키와 테네시 위스키를, 우리나라는 안동 소주와 경주 법주를 각각 내세웠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위스키 제품에 거의 고유명사처럼 쓰이는 버번 위스키나 테네시 위스키라는 표현을 쓸 수 없게 됐다. 미국도 한국 교민이 많이 사는 로스앤젤레스 등지에서 안동소주나 경주법주라는 이름으로 술을 팔 수 없다. 섬유 분야에서는 우회 수출을 막기 위해 제공키로 한 ‘경영 정보’의 세부 항목이 드러났다. 당초 알려진 경영진 명단과 근로자수, 기계대수 등은 물론 기계 가동시간, 제품 명세, 생산 능력, 납품기업 명단, 미국 바이어 연락처까지 제공해야 한다. 미국이 사전 예고없이 현장 실사를 원할 경우 이 또한 받아들이기로 했다. 원사 기준과 관련해서는 레이온, 리오셀, 아크릴의 투입재에 대해서는 예외 인정을 따냈다. 공급이 부족한 원료의 역외(域外)조달도 허용하기로 했다. 또 섬유쪽에서 세이프가드를 발동하는 나라는 이에 상응하는 범위 안에서 섬유 의류 상품의 추가적 양허를 제공하기로 했다. 이는 세이프가드를 발동하는 대신 그만큼의 추가 양보를 통해 보상하라는 의미다. 결과적으로 섬유 세이프가드 남발을 막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자동차 자동차 부문에서는 특별소비세 등 세제 개편과 원산지 적용 규정이 관심을 끈다. 미국의 요구에 따른 것이기는 하지만 국민들 입장에서는 세금 부담이 적잖이 줄게 됐다. 또 미국에서 만들어진 일본차·유럽차의 무관세 수입이 늘어난다. 특소세율의 경우 차량가격을 기준으로 ▲800㏄ 이하 면제 ▲800∼2000㏄ 5% ▲2000㏄ 초과 10%인 현행 3단계 세율이 ▲1000㏄ 이하 면제 ▲1000㏄ 초과 5%의 2단계로 축소된다. 배기량에 따라 부과되는 자동차세는 현행 ▲800㏄ 이하 1㏄당 80원 ▲800∼1000㏄ 100원 등 5단계에서 ▲1000㏄ 이하 80원 ▲1000∼1600㏄ 140원 ▲1600㏄ 이상 200원으로 바뀐다. 정부는 미국측의 요구를 수용, 앞으로 이 두가지 세금 외에는 배기량에 따라 부과되는 자동차세를 새로 만들지 않기로 했다. 요율도 그대로 유지된다. 차량 구매자들의 자동차공채(지하철·지역개발 채권) 매입 부담도 더 늘어나지 않는다. 자동차 원산지 판정비율은 ‘순원가법’(순원가에서 역내 부가가치가 차지하는 비중 기준)과 ‘집적법’(인도가격에서 〃)을 적용할 때에는 35%,‘공제법’(인도가격에서 역외 부가가치가 차지하는 비중 기준)을 적용할 때에는 55%로 결정됐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의약품 한·미 FTA 협정문은 의약분야에서 원안을 거의 그대로 유지한 가운데 ‘윤리적 영업관행’을 강조했다.‘신약의 가치인정’과 관련해선 자의적 해석이 가능하다는 지적도 있다. 25일 공개된 문서에 따르면 의약품 및 의료기기 분야에서 비윤리적 영업행위를 처벌하기로 명시했다.‘적절한 벌칙과 절차를 채택하거나 유지한다.’고 밝혀 앞으로 리베이트 제공 등에 대한 벌칙이 철저히 지켜질 전망이다. 아울러 ‘약가협상 과정에서 특허약의 가치를 적절히 인정하기로 합의한다.’는 부분이 주목받고 있다.‘적절히’란 문구를 양국이 자의적으로 해석해 향후 약가 협상에서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여기에 ‘규제당국은 의약품의 보험약값을 결정할 때, 그 결정이 이른바 경쟁적 시장도출 가격에 기초해서 이뤄지도록 보장한다.’는 부분도 지적받는다. 우리측은 협상을 진행하면서 단 한 번도 이런 내용을 공개한 적이 없다. 보건의료단체연합 등 시민단체는 ‘경쟁적 시장도출 가격’이 내포하는 의미를 ‘외국 특허약의 가격을 사실상 선진국 평균약값 수준으로 보장한다.’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우리 협상단은 미국이 요구하던 ‘신약의 최저가격 보장’을 수용하지 않은 것을 의약품 분야의 최대 성과로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의약품 허가·특허 연계에 따른 특허권 소송이 남발할 것으로 보고 제약업계와 정부관계자로 구성된 태스크포스를 구성할 방침이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금융 외환위기와 같은 긴급한 시기에 해외로의 송금을 1년간 금지하는 ‘단기 세이프가드’를 도입한다. 하지만 국내에 투자한 외국 자산을 몰수할 수 없고 이중이나 다중의 환율제도도 적용하지 못한다. 또한 미국의 상업적·경제적·재정상의 이익에 불필요한 손해를 피하도록 명시한다. 다만 경상거래나 외국인 직접투자와 연계된 지급이나 송금에는 단기 세이프가드가 적용되지 않는다. 국경간 금융서비스 거래를 허용하되 해상운송보험과 재보험, 보험 컨설팅·계리·손해사정 등의 기업관련 보험서비스와 일반 금융서비스에 대한 자문으로 국한한다. 우리나라는 이러한 서비스를 허락한 뒤에는 다시 금지하거나 제한할 수 없다. 국내에서 신금융서비스를 인가하면 미국 금융기관에도 똑같이 허용하되 국내 건전성 규제 등을 적용한다.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기업은행 등 국책은행의 특별대우를 인정하고 예금보험공사, 신용보증기금, 한국자산관리공사 등은 금융기관으로 간주하지 않는다. 특히 한국주택금융공사와 농협, 수협 중앙회의 최고 및 차상급 경영자는 대한민국 국민으로 자격을 한정한다. 한편 우정사업본부가 금융기관으로서 규제되지 않는 정부기관임을 인정하되 금융감독위원회에 재무제표와 결산서류 등의 경영정보를 제공하고 금감위는 검토 의견을 내도록 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지재권 저작권 분야에서 새로 밝혀진 내용은 대부분 정책집행 및 처벌과 관련돼 있다. 저작권 보호를 위한 강력한 정책추진과 처벌규정 강화 등 미국측 요구가 대부분 받아들여진 것으로 드러났다. 처벌과 관련해서는 영화관에서 비디오카메라 등을 이용해 영화를 촬영하는 것은 물론 촬영시도 행위까지도 ‘미수범’으로 처벌 대상에 포함시키기로 합의한 것으로 밝혀졌다. 시중에서 유통되는 불법복제 DVD를 아예 원천봉쇄하겠다는 미국측 의지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양국은 저작권 침해에 대해서도 범죄수익 몰수를 인정하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상표권 침해에 대해서만 범죄수익을 몰수할 수 있었다. 양측은 또 대학가의 서적 불법복제, 배포 등에 대한 단속을 강화키로 합의했다. 협정 발효 6개월내에 복사업소 등에 대한 대대적인 적법저작물 사용 캠페인 등을 벌이기로 했다. 세관에 저작권 침해우려 물품이 수입신고될 경우, 직권으로 통관을 보류하고 권리자에게 통보될 수 있도록 관련 저작권을 세관에 등록하는 ‘저작권 침해물품 세관 신고제도’도 새로 도입키로 합의한 것으로 밝혀졌다. 온라인에서의 지적재산권 침해시 저작권자의 요청이 있을 때 온라인서비스제공자가 침해자로 추정되는 사람의 개인정보를 권리자에게 제공하도록 의무화한 것과 관련해서는 보다 자세한 내용이 공개됐다. 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통신·전자상거래 통신분야에서 두 나라는 정부의 기술표준정책 추진권한을 인정했다. 이는 와이브로(휴대 인터넷)와 같은 기술표준을 정부가 중심에서 추진할 수 있다는 뜻이다. 다만 무선분야에선 범위를 효율적 주파수 활용, 글로벌 로밍보장, 법 집행 등으로 제한했다. 유·무선 통신시장의 지배적 사업자는 상대국 사업자에게 상호접속·전용회선·전주·관로·도관의 이용 등에서 차별없이 제공해야 한다. 다만 양국 무선분야의 지배적 사업자는 예외지만 SK텔레콤은 상호접속 의무를 갖는다. 또 지배적 사업자가 독점력을 통해 얻은 초과이윤을 다른 통신시장의 자회사나 계열사 등에 보조하는 ‘교차보조 행위’는 금지됐다. 전자상거래 분야에서는 온라인으로 전송되는 디지털 콘텐츠의 경우 무관세 관행을 유지했다. 또 CD 등의 전달매체에 담긴 오프라인 디지털 콘텐츠 제품도 관세를 없애기로 했다. 우정분야에선 국제특송 시장이 개방됐다. 무역관련 서류에 한정됐던 국제특송은 국제서류까지 확대됐다. 또 부속서한에는 “우편법 또는 관련 법률을 개정해 민간 배달 서비스의 범위를 증대하기 위해 우정당국의 독점에 대한 예외를 점진적으로 확대하겠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하지만 정부는 “부속서는 구속력이 없는 선언적 문서”라고 설명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노동·환경 노동분야는 협정문의 공개자체보다는 재협상 요구 등 앞으로의 변수가 더 주목된다. 노동분야의 핵심인 ILO기준 재확인, 자국 노동법 인정, 위반국에 최대 1500만달러의 벌과금을 부과하는 분쟁해결 절차 등은 당초 알려진 대로 변경은 없었다. 다만 앞으로 개성공단 문제를 해결하는 데 노동분야가 어떻게 작용할 것인지가 과제로 남아 있다. 개성공단이 특별지역으로 인정될 수 있는 조건으로 한반도 비핵화, 남북관계 일정 등과 함께 노동·환경분야가 주요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아울러 미국측의 재협상 요구가 거세질 경우 예상되는 분쟁해결 절차 변경 등에 대한 우리정부의 대응책 마련도 관심이다. 환경 분야는 그동안 밝혀진 내용 외에 특별한 내용은 드러나지 않았다. 다만 미국측이 추가 협상을 내걸어 야생 동식물 거래 금지 등 국제적인 보호 협약을 각자 법률로 제정하고 강화된 환경 보호 의무를 지도록 하자고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 기업들이 미국 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환경법을 지키지 않아 원가를 절감하고 많은 이윤을 남기게 되는 사례가 발생한다는 이유로 환경보호 의무를 구체적으로 담아야 한다는 주장도 펼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부는 그러나 “환경법의 효과적 집행의무는 선언적 법률이고, 우리나라는 이미 환경관련 주요 국제협약에 가입, 실천하고 있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류찬희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시론] ‘받아쓰기 저널리즘’ 확산을 경계한다/김춘식 한국외대 언론정보학 교수

    [시론] ‘받아쓰기 저널리즘’ 확산을 경계한다/김춘식 한국외대 언론정보학 교수

    정부의 ‘취재지원시스템 선진화방안’을 둘러싼 사회적 논란이 뜨겁다. 정부는 우리나라의 취재환경을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추기 위한 조치라고 주장하는 반면, 언론은 국민의 알권리를 제한하는 일종의 ‘언론통제’라는 관점의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 정부와 언론의 갈등은 표면적으로는 한국 언론의 취재환경 및 취재관행에 관한 것이지만, 본질은 언론의 역할에 대한 인식 차이에서 비롯되었다고 판단한다. 대통령을 정점으로 한 청와대와 정부는 언론의 비판적인 보도로 인해 정부의 정책집행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지 못한다는 피해의식을 가진 반면, 언론은 정부의 활동 및 정책에 대한 감시와 비판은 언론 본연의 역할이라고 주장한다. 참여정부는 언론의 비판적인 보도로 인해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가 하락하고 경제위기론 조장으로 시장경제가 위축된다며 ‘언론 책임론’을 여러 차례 제기한 바 있다. 언론학계는 과학적인 연구방법을 이용하여 ‘언론 책임론’ 검증을 시도했지만, 학자들은 서로 다른 연구결과를 제시하고 있다. 물론 언론의 사회적 영향력을 설명하는 의제설정이론이나 점화효과이론을 적용하면 ‘언론 책임론’이 어느 정도 타당할 것으로 짐작할 수 있지만 이는 추론에 불과하다. 추론만으로 ‘언론책임론’이 옳다고 할 수는 없지 않은가? 문제는 정부와 언론간 책임론 공방이 지속될수록 국민들은 정부는 물론 언론에 대해서도 냉소적인 태도를 갖게 된다는 점이다.‘정치냉소주의’와 ‘언론냉소주의’는 시민이 사회적 차원의 논의과정에 참여하는 것을 가로막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민주주의의 발전을 저해하는 해악과도 같다. 현행 출입처 제도 하에서는 정부부처와 산하기관이 제공하는 보도자료의 내용이 사실인지를 확인하는 작업이 결코 만만치 않아 정부가 발표하는 정책의 실효성에 대한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채 기사화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만약 정부가 추진하는 ‘취재지원시스템 선진화방안’이 현실화된다면 언론계에는 정부부처가 제공하는 관급기사를 그대로 보도하는 ‘받아쓰기 저널리즘’이 확산되어 정보유통과정의 왜곡이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다. 건전한 여론형성을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정책이다. 시민은 언론을 통해 세상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것은 물론, 언론에 국정감시자 지위를 부여했다. 참여정부는 국민과의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언론에 빼앗겼다. 정부는 ‘언론 책임론’을 제기하기에 앞서 자신의 진실함이 국민으로부터 인정받지 못하는 현실을 직시하고,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방법론이 무엇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정부가 국민과 언론으로부터 신뢰를 회복하는 방법은 적극적으로 정보를 제공하고 공개하는 것 외에 대안이 없다. 언론은 세상을 바라보는 창(窓)이다. 따라서 언론이 세상을 어떻게 묘사하느냐는 매우 중요하다. 우리의 언론은 ‘정론지(正論紙)’와 ‘정론지(政論紙)’의 성격이 혼재되어 있고 때로는 후자의 성격이 더욱 강하게 재현된다고 학자들은 지적한다. 언론이 ‘회사의 편집방침이나 논조’ 그리고 ‘언론사의 당파적 입장’을 기사에 반영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한국의 특수한 취재문화를 고려하지 않은 채 정부가 도입을 추진하는 ‘취재지원시스템 선진화’정책을 비판하는 게 당연하지만, 언론 또한 언론사의 당파성이 빌미가 되어 정부가 이러한 정책을 시도하는 것은 아닌지 함께 고민해야 한다. 김춘식 한국외대 언론정보학 교수
  • 상대방 제품 흠집내기 광고 진로·두산 ‘옐로카드’

    소주시장에서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는 진로와 두산에 공정거래위원회가 옐로카드를 꺼냈다. 공정위는 24일 진로와 두산이 지난해 7∼8월 ‘참이슬’과 ‘처음처럼’을 광고하면서 상대방 제품을 비방하고 이미지를 훼손, 표시·광고법을 위반했다며 똑같이 시정명령을 내렸다. 공정위에 따르면 진로는 신문과 전단지 광고에서 두산의 ‘처음처럼’이 전기분해 과정을 거쳤다는 점을 “쯔쯔 아프겠다.” 등의 말들로 지적하면서 전기 감전의 위험을 연상시키게 했다. 반면 ‘참이슬’은 천연대나무 숯에 정제해 숙취해소에 탁월한 효과가 있고 “한잔에도 진실이 담겨야 한다.”고 두산의 ‘처음처럼’을 깎아내렸다. 두산도 같은 기간 비슷한 광고에서 “죽탄을 이용해서는 알칼리 환원수를 만들 수 없다.”“흉내만 내는 짝퉁일 뿐입니다.” 등으로 ‘참이슬’을 비방했다. 특히 두산의 제조방식만 알칼리성 소주의 기준이 되고 ‘참이슬’은 열등한 것으로 표현했다. 공정위는 “비슷한 광고가 계속된다면 명령 불이행으로 형사 고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정치’와 ‘스포츠’/심재웅 한국리서치 상무이사

    2002년 대통령 선거에서 한 후보는 연 평균 6% 성장을 약속하였다. 이에 뒤질세라 다른 후보는 7% 성장공약을 내어 놓았다. 잘 알다시피 최근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4% 대에 머물러 있다.7% 성장을 약속했던 그 후보는 상대 후보가 6% 공약을 약속하는데 뒤질 수 없어서 7%를 약속했다고 털어놓았다. 당시 어떤 언론매체도 6%,7% 경제성장의 알맹이와 실현 가능성을 조목조목 따져 보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2007년의 대통령 선거전이 한참 무르익은 지금, 약속이나 한 듯이 7% 성장론이 다시 나오고 있다. 여, 야를 막론하고 대선후보로 거론되는 정치인들의 발언과 약속을 종합하면 누가 되든 경제는 좋아지고, 사회는 평안하며, 미래는 밝아 보인다. 그러나 과연 그렇게 생각하는 유권자는 몇이나 될까? 필자의 주변을 돌아보면 정치에 대한 관심, 정치에 대한 기대, 정치에 대한 희망이 부쩍 줄어든 느낌이다. 혹자는 이러한 현상을 민주주의 성숙과정이라는 면에서 긍정적으로 보기도 한다. 우리 사회에서 정치에 대한 관심이 과도하게 높아야 했던 최근의 역사가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사회나 개인의 생활에서 정치 이외의 영역이 훨씬 더 중요해진 것이다. 정치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줄어든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겉으로 내세우는 공약과 달리 매일같이 신문과 방송을 통해 전해 듣는 정치권의 소식 중에는 그다지 밝은 뉴스는 별로 없다. 한 편에선 한솥밥을 먹던 이들이 서로 갈라져서 미래를 기약하자고 하고, 다른 한편에선 시합의 규칙을 둘러싸고 신경전을 벌인다. 언론은 이를 고스란히 독자, 시청자들에게 전달한다. 지루하게 계속되는 정치권의 공방을 바라봐야 하는 유권자의 심정은 어떠할까?이러한 공방 속에서 관심과 기대와 희망이 우러날까? 여기서 새삼스레 정치와 유권자 사이에 있는 언론의 역할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한 예로 이제는 기념식장에 참석한 두 정치인이 악수만 하고 행사 내내 서로 눈길 한번 주지 않았다는 구태의연한 유형의 기사는 줄어들기 바란다. 여권 내 또는 야당 안에서 서로 주고받는 말싸움의 공방을 생중계하는 것도 식상한 느낌이다. 자칭 정치전문가들이야 그런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함축되어 있는 정치적 의미를 캐내려고 하겠지만 보통 사람인 독자들에게는 그 말이 그 말처럼 들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동안 여러 언론 학자의 연구결과 우리 언론의 선거관련 보도가 긍정적 뉴스보다는 부정적 시각에 치중하고, 정책보다는 인물에 치중하며, 선거전략과 세몰이 중심의 보도에 더 치중하고 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이러한 부정적이고 정치공학적인 언론보도가 정치에 대한 무관심과 냉소주의를 유발하는 것이다. 문제는 진단이 아니고 처방이다.2007년 언론의 선거보도는 어떤 방향이어야 할까? 극단적인 처방은 지금까지와 정반대의 방향일 것이다. 우선 독자가 보기에 수수께끼와 같은 정치인간의 공방이나 말싸움은 크게 줄일 필요가 있다. 대신 정치인들이 내세우는 약속이 정말 실현 가능한지, 보통 사람들에게는 어떤 영향을 주는지 솔직하고 쉽게 전달할 필요가 있다. 엄밀히 말해서 정치는 스포츠가 아니다. 유권자도 그냥 구경꾼은 아니다. 정치의 영역이 많이 줄어들기는 하였지만 공적인 영역으로서의 정치가 유권자 개개인의 생활에, 미래에 아직도 커다란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그런 관점에서 서울신문이 대선정책평가단을 구성해 정책선거 제안을 시도한 것은 올바른 방향이라고 본다. 서울신문의 기획이 처음 시도되는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지만 이번 대선보도에서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하는 알찬 기획이 되기를 바란다. 심재웅 한국리서치 상무이사
  • [서울광장] 베세토에서 살아가기/황성기 논설위원

    [서울광장] 베세토에서 살아가기/황성기 논설위원

    요한달 사이 베이징과 도쿄를 다녀왔다. 베이징에서는 택시를 지하철 타듯, 도쿄에서는 커피를 물처럼 들이켠 기억이 새삼스럽다. 서울이라면 선뜻 엄두를 내지 못할 일들이다. 올림픽을 1년여 남겨둔 베이징 택시는 싸고 편했다. 베이징에 사는 친구가 바가지에 조심하라고 일러준 귀띔은 벌써 옛 정보였다. 기본요금 10위안(1210원·1위안 121원)에 주행거리도 싸서 베이징 수도공항에서 30㎞쯤 떨어진 목적지까지 고속도로 통행료 10위안을 얹어 50위안에 갈 수 있었다. 도쿄에서는 도토루라는 일본산 브랜드 커피점에서 마신 180엔(1380원·100엔 767원)짜리 아이스커피가 인상적이다. 도쿄 특파원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온 3년 전이나 지금이나 커피값이 똑같다. 한동안 소비자물가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일본이니 당연하지만, 도쿄에서 여행을 하거나 사는 사람에게는 고마운 가게가 아닐 수 없다. 도토루는 한 잔에 300엔 하던 1980년대 시절 150엔이라는 반값으로 소비자들을 파고든 가격파괴의 대명사였다. 이왕 한 걸음에 베이징과 도쿄의 서민들이 찾는 슈퍼마켓에도 들러 주부들이 장을 볼 만한 식재료 값을 알아봤다. 시금치 한단, 돼지고기 1근, 소고기 300g, 계란 10개들이, 쌀 5㎏, 우유 1ℓ들이, 수박 1통이 기준이다. 같은 물건이라도 값이 들쑥날쑥한 터라 중급 정도를 골랐다. 베이징에서는 130위안(1만 5730원), 도쿄에서는 6002엔(4만 6035원)이 들었다. 서울에선 이렇게 장을 보려면 얼마나 들까. 대형할인점인 L마트에서 골라 보니 6만 2580원이 든다. 베이징은 워낙 농축산물이 싼 도시라 그렇다 치자. 그렇지만 서울, 도쿄만을 견줘볼 때 서울이 시금치만 약간 쌌을 뿐 나머지 품목은 조금씩 더 비쌌다. 한번 장을 볼 때 서울이 베이징보다 4배, 도쿄보다는 1.3배 더 돈을 써야 한다면 이처럼 억울한 일이 어디 있겠는가. 다국적 기업 스타벅스에서 가장 싼 ‘오늘의 커피’는 베이징 18위안(2178원), 도쿄 280엔(2147원)인 반면 서울은 2500원이다. 원화 강세 탓에 생기는 가격차를 인정한다 쳐도 세계 어디서나 똑같은 커피를 베이징, 도쿄보다 300원씩 더 주고 마신다면 누구나 분통이 터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우리 돈 1만원이면 4명이서 푸짐하게 먹을 수 있는 싼 물가의 베이징, 갖가지 볼거리·먹을거리로 여행자의 욕구를 다양하게 충족시켜 주는 도쿄같은 매력이 과연 서울에 있는가. 동아시아 3개국 수도 중 의·식·주를 막론하고 고비용 때문에 살아가기 고단하고 등 휘게 하는 도시가 서울이 아닌가. 10만원짜리 지폐가 내후년이면 나온다지만 고액권 한장으로도 장바구니를 채우지 못할 것이 뻔하다. 질 높은 삶이란 다른 게 아니다. 소득을 늘리고 분배도 중요하지만 장바구니를 가득 채워주는 일도 국가의 주요 임무다. 소비자나 생산자, 나라가 물가에 낀 거품을 빼겠다고 달려들어야 한다. 탈출하고 싶은 고물가 도시 서울에서 하루의 피로를 달래주던 소주 값마저 4.9% 올랐다니 이래저래 화가 치민다. 황성기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 [길섶에서] 곶감/우득정 논설위원

    주머니 속 휴대전화의 진동이 허벅지를 흔든다. 문자 메시지다.‘맛 좋은 곶감 오늘 도착 예정’. 얼마 전 상가에서 만난 친구에게 술김에 “올해는 왜 곶감을 보내지 않느냐.”며 호통을 쳤더니 마음에 걸렸던 모양이다. 함께 앉았던 집사람이 지난해 보내준 곶감이 너무 맛있었다고 한술 더 떴으니 웬만한 강심장으론 못 들은 척하고 깔아뭉개진 못했으리라. 지방도시에서 병원장을 하는 그 친구는 몇해 전 고장 특산물인 곶감을 들고 서울에 출몰했다. 그날 숯불구이 대신 곶감을 안주 삼아 소주잔을 들이켜는 것을 보고는 얼마 후 집으로 곶감 한 박스를 보내왔다. 냉동실에 꽁꽁 얼린 곶감은 늦가을 햇살에 말린 곶감과는 전혀 다른 맛을 안겨준다. 아삭아삭 씹히는 맛이 반쯤 말린 홍시 같기도 하고 아이스크림 같기도 하다. 검게 그을린 얼굴이 농사꾼을 연상시키는 그 친구는 계절 따라 특산물이 날 때면 한번 내려오라고 난리다. 최상급 한우에 자연산 송이까지 책임지겠단다. 그러니 더더욱 갈 수가 없다. 곶감만으로도 이토록 마음이 풍족해지는 것을.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길섶에서] 선창/최태환 수석논설위원

    젊은 시절 산사에 잠시 머물렀다. 어느날 식구 하나가 늘었다. 짐이라곤 빛바랜 책 몇 권과 옷가지 몇 점이 전부였다. 소설 쓰는 친구였다. 그는 속세가 편했던 모양이다.10여분 지척에 민가가 있었다. 늘 술과 함께 했다. 막걸리, 소주 가리지 않았다. 주지 스님이 불렀다.“김군아, 술이 과하다. 몸 버릴라. 공양시간 지켜라.” 제때 식사하라는 당부였다. 그는 놀란 표정으로 답했다.“큰 스님, 술은 괜찮은데, 밥 많이 먹으면 혈압이 오르거든요.” 원고 마감땐 두문불출이었다. 며칠씩 틀어박혔다. 비로소 주식이 술에서 누룽지로 바뀌었다. 비슷한 또래였다. 그는 러시아 문학을 즐겼다. 취중에 누군가가 물었다. “돈 안되는 글 왜 쓰느냐.”고. 그러면 “당신이 문학을 아느냐.”며 침을 튀겼다. 겨울 아침 종종 마루에 쪼그리고 앉아 있었다. 연탄불이 꺼져, 햇볕에 몸을 녹인다고 했다. 엉뚱하고, 순진한 청년이었다. 부산 친구여서인지,‘선창’을 즐겨 불렀다.‘비린내 나는 부둣가에, 이슬 맺힌 백일홍’ 대구(對句)가 처연하다. 그에겐 지금도 술이 삶의 원천일까. 최태환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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