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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싱글 라이프] 홀로맞는 이브…악몽의 장기자랑…당신의 송년은?

    [싱글 라이프] 홀로맞는 이브…악몽의 장기자랑…당신의 송년은?

    2010년도 보름여밖에 남지 않았다. 한해의 끝자락을 붙잡으려는 사람들은 송년회나 크리스마스 파티 등 연말 이벤트에 목을 맨다. 친구들과 얼굴을 마주하다 보면 한 해를 의미있게 보냈는지 되돌아보게 되고, 옛 이야기를 안주 삼아 술잔을 비우기도 한다. 너무 많은 행사에 참석하다 건강을 해치는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탈도 많고, 말도 많은 연말 송년회. 당신은 올 송년 시즌을 얼마나 뜻깊게 보내고 계신가요? ●술~술 연말마감… 알코올에 단기기억상실도 직장생활 3년차인 이성훈(32)씨는 연말만 되면 2년 전 악몽이 떠오른다. 술을 좋아하는 직장 상사의 ‘수발’을 드느라 소주, 맥주는 물론 독한 양주에 폭탄주까지 끝없이 마신 것이 문제였다. 공식 송년회가 끝난 뒤 알코올성 간염에 걸려 한달간 병원 신세를 져야만 했다. 싫어도 어쩔 수 없이 마시는 경우가 많아 연말이 오면 여간 곤혹스러운 것이 아니다. 그는 “입사 축하 파티부터 송년회다 동창회다 대학 생활 이후 10여년 동안 마신 술을 1년간 다 마신 것 같다.”면서 “건강 생각은 하지 않고 젊은 몸뚱이 하나만 믿고 무리하게 술자리에 나가다 고생했던 끔찍한 기억 때문에 이제는 송년회 자리가 잡히면 더럭 겁부터 난다.”고 털어놨다. 내년 봄 결혼을 앞둔 교사 신정연(29·여)씨도 술자리가 꺼려지기는 마찬가지. 164㎝의 키에 60㎏의 통통한 체격이라 다이어트가 최대 고민인데 알코올만 들어가면 왠지 주체할 수 없는 식욕이 발동해 과식하기 일쑤여서다. 웨딩드레스를 입어도 옆구리살이 불거지고 뱃살이 드러나 속상해하던 터라 한달째 조깅과 식이조절을 하고 있지만 술좌석에만 참석하면 허기를 주체할 수가 없다. 그는 “1년 동안 고생했다며 직장 동료들과 다함께 모이는 자리라 혼자만 빠지거나 술을 안 마시겠다고 빼는 것이 편하지 않다.”면서 “분위기를 깰까 봐 걱정스럽기는 하지만 그래도 결혼식을 생각해서 적당한 때 자리에서 일어날 생각”이라고 말했다. 송년회에서 너무 많은 술을 마시다 보면 이런저런 사고가 따르기 마련이다. 알코올이 기억을 지워버리면 전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 까마득할 뿐이다. 바로 알코올에 의한 단기 기억상실. 회사원 정영수(32)씨도 송년회 철이 되면 몸을 사린다. 술만 마시면 물건을 잃어버리거나 상급자에게 대들다 다음날 욕을 먹기 일쑤여서 송년회가 달갑지 않다. 현금 수십만원이 든 지갑을 잃어버리는가 하면 부모님이 사주신 고급 시계까지 잃어버려 가족들에게는 ‘한번만 더 그랬단 봐라.”하며 찍힌 상황이다. 직장 상사에게 심한 욕을 했다가 당시 상황을 기억하지 못해 괴로운 연말을 보낸 기억도 있다. 최근에는 여자친구까지 생겨 여기저기 송년회에 불려 다닐 때마다 듣기 싫은 잔소리까지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듣고 산다. 그는 “술 안 마시는 송년회에 가고 싶어도 실제로 그런 행사는 본 적이 없다.”면서 “영화를 보거나 공연을 관람하는 회사도 많다고들 하는데 우리 회사는 그런 행사가 전혀 없어 부러울 때가 있다.”고 토로했다. ●손꼽아 기다리는 로맨틱 크리스마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연말행사를 기대한다. 특히 크리스마스 시즌은 싱글들에게 정말 중요한(?) 시기이기도 하다. 임지성(27)씨도 올해 크리스마스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연말을 맞아 여자친구와 일본 온천여행을 떠나기로 약속했기 때문. 이미 여행사를 통해 지난해 드라마 아이리스 촬영지인 아키타현을 경유하는 일정으로 예약까지 마쳤다. 그는 “추운 겨울이면 여자친구와 따뜻한 나라로 배낭여행이나 패키지 여행을 떠나는데, 갔다 오면 사이도 더 돈독해지고 좋은 추억이 되는 것 같다.”면서 “둘이 함께 만든 통장에 1년간 각자 조금씩 돈을 넣어 지난해엔 도쿄, 재작년에는 필리핀 세부로 2박3일 배낭여행을 다녀왔다.”고 말했다. 그는 “내후년 이맘때는 이집트나 유럽으로 신혼여행을 떠날 생각”이라며 “겨울은 우리 커플에게 1년간 쌓인 스트레스를 날리고 서로의 애정을 확인하는 시즌”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각종 연말 모임이 왠지 꺼려져 여행을 다니는 이들도 많다. 회사원 김준영(30)씨는 12월이 되면 친구들과 회비를 모아 국내 여행을 떠난다. 김씨는 “해마다 산이나 바다를 다니다 보니 연말만 되면 스트레스가 날아가는 기분”이라고 했다. 단순히 술로 친목을 다지는 송년회와 비할 바가 아니었다. 그는 “올해는 자연휴양림에 숙소를 미리 예약해 뒀다.”면서 “친구들과 산을 타러 다니다 보면 적은 돈으로도 훨씬 더 알차게 한 해를 마무리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크리스마스 시즌만 되면 징크스처럼 남자친구와 헤어지는 학원강사 박효원(30·여)씨는 올해도 여고 동창생들과 파티를 열 계획이다. 지난해에는 친한 동창 세 명과 함께 호텔에서 파자마 파티를 즐겼다. 각자 예쁜 파자마 차림으로 나란히 앉아 피자, 떡볶이, 치즈, 케이크 등 좋아하는 음식을 가득 준비해 놓고 와인을 마시며 20대의 마지막 성탄절을 기분 좋게 보냈다. 그는 “애인과 로맨틱한 저녁식사를 하거나 데이트를 하는 것도 좋지만 평소 잘 만나지 못했던 친한 동성 친구들끼리 살찔 걱정도 접어둔 채 실컷 야식을 먹으며 밤새 수다 떨며 보내는 게 최고의 송년파티”라고 말했다. ●“송년회가 무서워요” 소형 전자제품을 생산하는 중소기업 직원인 강성훈(33)씨는 ‘송년회 시즌’이 되면 몸이 저절로 움츠러든다. 강씨가 3년째 다니고 있는 회사는 매년 송년회 때 장기자랑을 하는데, 수줍음 많은 강씨에게 장기자랑은 ‘쥐약’이어서다. 강씨는 아직도 입사 첫 해 막내라는 이유로 부서를 대표해 장기자랑에 나갔던 악몽을 잊을 수 없다. 그는 “음치인 데다 숫기도 없는데 장기자랑에 나가라니 청천벽력 같았다. 부장님이 자기 애창곡인 ‘땡벌’을 부르라고 해서 울며 겨자 먹기로 나갔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드디어 송년회 당일. 말쑥하게 차려입고 무대에 오르자마자 쏠리는 시선에 강씨의 다리는 후들거렸다. 강씨는 신나는 트로트 노래를 발라드 스타일로 차분히 부르고 무대에서 내려왔다. 동료들의 반응은 최악이었다. 강씨가 남 몰래 관심을 갖고 있던 여직원도 그를 비웃는 눈치였다. 강씨는 “그 사건 이후로 누구도 남 앞에 나서는 일을 시키지 않는다. 송년회 때마다 짐 나르기 등 잡일만 도맡는다.”고 토로했다. 회사원 정현주(28·여)씨는 서른을 앞둔 싱글족이다. 23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입사해 일에만 몰두하느라 연애 한번 제대로 해보지 못했다. 주변에서는 다들 “결혼은커녕 연애는 언제 하느냐.”며 성화다. 요즘은 다들 늦게 결혼하는 추세라고 하지만, 이상하게도 정씨의 회사 동료들은 대부분 기혼자다. 그래서 받는 스트레스가 대단하다. 정씨는 “남자친구 소개시켜 줄 것도 아니면서 애인 없다고 구박하는 사람이 정말 얄밉다.”고 말했다. 정씨의 요즘 최대 고민은 크리스마스. 다른 동료들은 ‘크리스마스 이브’가 금요일이라 연차를 쓴다는 둥, 야간 스키를 타러 간다는 둥 신들이 났지만 정씨는 무엇을 해야 할지 걱정이다. 예전 같으면 별 생각없이 야근을 했지만, 올해는 왠지 비참한 것 같아 그것도 싫다. “집에 있으면 엄마 아빠 잔소리도 만만치 않을 것 같아 어떻게든 친구들을 모아볼 생각이에요. 연말이 정말 우울하네요.” ●이웃 돌보는 봉사활동으로 한해 마무리 중학교 교사 김연희(33·여)씨는 5년째 사귀는 남자친구와 연말을 어떻게 보낼까 고민하다가 봉사활동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2학년 담임교사인 김씨는 학생 중 한명이 독거노인을 돕는다는 사실을 알고 감동을 받아 그렇게 결정했다. 크리스마스 당일 할 수 있는 봉사활동을 알아보다가 김씨가 고른 것은 ‘연탄 배달’. 그는 “가르치는 학생도 나서는데 나도 당장 뭔가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씨가 제안하자 남자친구도 흔쾌히 받아줬다. 내년에 결혼할 예정인 남자친구는 처음에는 의아하게 생각했지만 취지를 알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덩달아 크리스마스 이벤트에 대한 고민도 사라졌다. 벌써 5년째라 그동안 해보지 않은 것이 없을 정도. 김씨는 “주변 사람들한테는 왠지 부끄러워서 말하지 않았지만, 나중에 결혼해서 아기한테 알려주면 좋을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회사원 김창희(33)씨도 봉사활동으로 연말을 보낸다. 그는 대형 복지기관을 찾기보다 집 근처에 있는 주민센터를 통해 직접 가까운 기관을 찾는 방식으로 봉사활동을 한다. “아무런 대가 없이 저소득층 가정에 쌀과 고추장, 샴푸 같은 생활용품을 직접 전해주는 재미는 해보지 않으면 느낄 수 없는 쾌감과 같다.”고 했다. 친구들도 그의 행동에 감동을 받았는지 올해는 송년회 대신 함께 불우한 독거노인들을 돕기로 했다. 친구들이 함께 모은 송년회비 40여만원으로 노인들이 필요로 하는 물품을 사기로 결정했다. 김씨는 “연말이 되면 왠지 누군가와 행복을 나눠야겠다고 생각해 3년 전부터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면서 “혼자 집에 있는 할머니가 눈물을 글썽이며 고마워하는 모습을 보면 송년회에서 돈과 시간을 낭비할 마음이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현용·백민경·이민영기자 junghy77@seoul.co.kr 그래픽 강미란기자 mrkang@seoul.co.kr
  • 연말 술자리 ‘S라인 음주법’ 기억하세요

    연말 술자리 ‘S라인 음주법’ 기억하세요

    망년회 시즌이다. 최근 들어 체감경기가 썩 좋지 않은 탓에 전반적으로 연말 모임을 축소하는 분위기지만 그래도 모임은 많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치러야 하는 일종의 통과의례이기 때문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술을 마시다 보면 12월 한 달을 나는 동안 체중이 3∼5㎏ 정도 붇는 것은 일도 아니다. 전문의들은 “연말에는 추위 때문에 활동량이 적을 뿐더러 잦은 모임으로 칼로리 섭취량도 늘어 쉽게 체중이 증가한다.”면서 “따라서 계획적으로 술자리를 맞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연말 회식,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망년회의 가장 큰 문제는 몸이 쉴 틈을 주지 않는 것. 한 달 혹은 주중에 한두번 과식했다고 바로 살이 찌거나 체중이 늘지는 않는다. 하지만 한번 알코올에 노출된 간은 최소 48시간의 휴식, 즉 휴간기를 가져야 하기 때문에 사전에 몸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모임 일정을 조정하는 것이 좋다. 특히 과음 후에는 평소와 달리 음식을 아예 섭취하지 못하거나 폭식하는 등 일종의 섭식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데, 이 같은 상황이 일정기간 반복되면 체중 증가는 물론 소화기 계통의 문제로까지 발전할 수 있다. 다이어트 중인 사람들에게 연말 모임은 그야말로 스트레스의 연속이다. 음식 섭취 자체를 억제해야 하는 어려움도 있지만, 모임 분위기에 제대로 녹아들지 못해 생기는 조직 내부의 갈등 우려도 만만찮은 스트레스 요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회식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해 스트레스를 받으면 정신건강을 해칠 뿐 아니라 체중관리에도 도움이 안 된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호르몬 코티솔이 과다 분비되는데, 이 경우 지방의 생성과 축적량이 증가하기 때문에 스스로 유연하게 마음을 가져 음식이나 술과 관련한 스트레스를 안 받는 것이 최선이다. 더러는 살찐다며 회식 중 술만 마시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인터넷 등에는 음식 대신 술만 마신다는 이른바 ‘술다이어트’에 대한 내용이 떠돌고 있지만 이는 위험천만한 행동이다. 빈속에 술을 마시면 평소보다 알코올이 빠르게 흡수돼 위와 간에 더 강한 자극을 준다. 비만 걱정하다 건강을 해칠 수도 있는 것. 때문에 연말 모임에서는 무조건 안주를 피하기보다 포만감이 들지 않을 정도로 안주를 먹는 게 좋다. 물론 기름기가 많은 육류나 튀김, 열량이 많은 면류보다 생선회나 야채, 과일 등 칼로리가 낮고 부담이 덜한 안주가 다이어트에는 도움이 된다. 또 홍합탕이나 두부무침, 골뱅이 등은 비타민과 미네랄 등이 풍부해 몸을 보호하는 데 좋고, 포만감에 비해 칼로리도 낮아 뱃살 관리에 제격이다. 최근 술자리에서 유명 연기자 이름을 딴 ‘손○○ 게임’ 등의 게임을 하면서 벌칙으로 술을 마시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술 먹기 게임은 음주량을 늘려 육체적·정신적 후유증을 낳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피하는 게 좋다. 술은 일반적으로 고열량 식품에 해당된다. 소주(50㏄)는 한 잔에 90㎉, 막걸리(200㏄)는 110㎉, 맥주(500㏄)는 180㎉ 정도이며 여기에 안주가 더해지면 섭취 열량은 생각보다 많아진다. 게다가 술을 연거푸 마시면 간이 알코올을 분해할 여유마저 없어 더 빨리 취하는 데다 취기 때문에 포만감을 못 느껴 열량 섭취량이 크게 늘어나게 된다. 흔히 과음한 다음날 해장국을 먹으면 술이 깬다고 믿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짬뽕·라면·감자탕·뼈해장국 등 해장음식은 나트륨 함량도 높고 자극적이어서 숙취 해소는커녕 오히려 위장장애나 비만의 또다른 요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실질적으로 몸에 도움이 되는 콩나물국·북어국처럼 담백한 해장음식을 먹거나 녹차를 많이 마시는 것이 좋다. 특히 녹차는 이뇨작용을 하기 때문에 음주 후 소변을 통해 알코올 성분을 배출시키고 신진대사를 좋게 한다. 또 구기자차는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간세포에 지방이 쌓이는 것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도움말 비만 전문 윈클리닉 윤철수 대표원장
  • [굿모닝 닥터] 바나나 음경

    50대 중년 남성이 얼굴이 바나나처럼 샛노랗게 질려 비뇨기과 외래를 방문했다. 1~2년 전부터 자신의 성기가 발기 시 바나나처럼 휘어진다는 것이었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발기됐을 때 음경에 통증을 동반해 발기가 제대로 되지 않고 이로 인해 삽입도 불가능하다고 호소했다. 이는 전형적인 페이로니병으로 음경이 바나나처럼 휘어 있어 ‘바나나 음경’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페이로니병은 음경해면체를 둘러싸는 백막의 표층이 손상을 받아 흉터가 생기면서 탄력성을 잃어 나타나기도 하는데, 이는 격렬한 성교 시 음경이 손상을 받아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리고 이러한 손상으로 염증 반응이 발생하고 이것이 진행되면 딱딱한 결절이 남게 된다. 심한 경우 발기 시 통증이 발생하게 되고, 성관계 시에도 본인 또는 배우자가 통증을 느낄 수 있다. 특별히 이러한 증상이 없더라도 음경이 휜 것에 대해 심한 스트레스를 받거나 심인성 발기 부전이 발생하는 경우 조기에 비뇨기과 전문의와 상의 후 이에 대한 치료가 필요하다. 치료는 크게 약물 요법과 수술적 교정 방법이 있다. 일차적인 치료로는 약물 요법을 시행하게 된다. 비타민 E, 혈류개선제, 항섬유화 약물, 방사선 치료, 스테로이드 약물 국소주사 등이 있다. 이러한 약물요법은 초기 병변의 치료에 효과적이며 최소 3개월에서 1년 가까이 시도된다. 수술은 결절 절제 후 진피나 혈관 같은 인체 조직이나 인공재료 등으로 결손 부위를 이식해 주는 방법이 주로 시행된다. 페이로니병이 한국인에게 흔하진 않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지만 증상이 있어도 비뇨기과를 방문하지 않는 환자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 다른 질병과 마찬가지로 페이로니병 역시 조기 진단이 중요하며, 조기에 치료를 시행할수록 예후도 좋다. 이형래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비뇨기과 교수
  • 필수원소 ‘인’ 없어도 생존… 우주 생물 가능성 높아졌다

    ‘우주 생명체’에 대한 전 세계인의 관심을 불러일으킨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의 중대 발표는 생명체의 생존 요건에 대한 획기적인 발견인 것으로 드러났다. 생명체가 살아가는 최소한의 요건이 기존에 알려진 것과 전혀 다를 수 있고 전혀 다른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이 나사의 연구 결과다. 즉, 지구 상의 생명체에 대한 지식으로는 우주인 또는 우주 생명체에 대해 완벽히 이해할 수 없다는 새로운 사실이 밝혀진 셈이다. 때문에 이번 발견은 하늘의 별을 바라보기 시작한 이후 수천년간 인류가 꿈꾸고 찾아온 우주 생명체가 ‘상상 이상의 모습’일 수 있다는 근거로 평가되고 있다. 나사 우주생물학 연구원 펠리사 울프 사이먼 박사와 애리조나 주립대(ASU) 공동 연구진은 2일(현지시간)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발표한 논문에서 생명체의 필수 원소 중 하나로 알려진 인(P) 대신 독성을 가진 비소(As)를 기반으로 살 수 있는 박테리아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비소가 태양계 위성을 비롯한 행성에 널리 분포돼 있지만 생명체 생존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오히려 생존 요건에서 배제돼 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우주 생명체 발견의 가능성이 획기적으로 높아진 셈이다. 나사는 지난달 29일 홈페이지를 통해 “외계 생명체에 대한 증거를 찾는 데 영향을 미칠 우주생물학적 발견에 대해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공지했다. 이에 따라 전 세계 네티즌과 과학계가 이를 ‘우주 생명의 발견’으로 추측해 한층 기대감을 부풀려 왔다. 사이언스에 발표된 논문은 ‘인 대신 비소를 사용해 살 수 있는 박테리아’라는 제목으로 지구와 전혀 다른 환경에서 살 수 있는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을 입증했다. 1950년대 왓슨과 크릭이 DNA의 구조를 발견한 이후 급속히 발전한 현대 생물학은 지구 상의 모든 생명체가 탄소(C), 수소(H), 질소(N), 산소(O), 인(P), 황(S) 등 6가지의 ‘생명체 필수 원소’를 기반으로 살아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따라서 지난 수십년간 우주생물 탐사는 생물이 살기 위해서는 6가지 원소를 모두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는 점에 초점을 맞췄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서 울프 사이먼 박사는 미국 캘리포니아 동부 모노 호수의 침전물 속에서 발견한 박테리아 GFAJ-1을 인 대신 비소를 넣은 배양액으로 배양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연구진은 질량 분석을 포함한 여러 가지 연구를 통해 GFAJ-1이 단백질, 지질, 핵산, DNA 등에서 배양액에 포함된 비소가 인을 완전히 대체해 생체 활동에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찾아냈다. 울프 사이먼 박사는 원소주기율표에서 인 바로 밑에 위치하면서 화학적으로 유사한 성질을 갖고 있는 비소와 인이 교환 가능할 것이라는 가설을 지난해 1월 국제천문학 저널에 발표한 이후 이를 입증할 수 있는 생명체를 찾아왔다. 나사는 ‘원소를 따라가라(follow the elements)’라는 우주생물학 연구팀을 구성해 이 가설을 입증하는 데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왔다. 울프 사이먼 박사는 사이언스에서 “이번 발견은 우리가 알고 있는 생명체가 추정해왔거나 상상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큰 융통성을 가질 수 있음을 알려줬다.”면서 “생물학 교과서가 다시 쓰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동 연구에 참여한 폴 데이비스 ASU 교수는 “이 박테리아는 거대한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면서 “아예 필수 구성 요소가 필요치 않은 생물이 존재할 수 있다는 점을 입증하면서 생물학에 새로운 영역이 열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 결과가 우주 환경에서 생물체 존재 가능성을 획기적으로 높인 것으로 보고 있다. 비소가 인과 달리 태양계는 물론 우주 공간에서 광범위하게 발견되는 원소인 까닭에서다. 실제로 토성의 위성인 타이탄을 비롯한 태양계의 위성에서도 비소는 중요한 구성 요소로 밝혀진 적이 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진로 ‘즐겨찾기’ 6일 출시

    진로 ‘즐겨찾기’ 6일 출시

    ‘순한 소주’의 기록이 다시 쓰였다. 알코올 함유량 15.5도(15,5%)짜리 초저도(超低度) 소주가 등장했다. 진로가 오는 6일 출시하는 ‘즐겨찾기’다. 기존 최저도 소주는 지난해 11월 나온 선양의 ‘버지니아’로 16.5도였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소주 브랜드 ‘참이슬’이 20도 전후(오리지널 20.1, 프레시 19.5도)인 것을 감안하면 알코올 함유량이 한꺼번에 4도 이상 낮아졌다. 도수가 낮기 때문에 마시는 동안 부드럽게 취하고 다음날 빠르게 회복된다는 것이 회사가 내세우는 최대 장점이다. 단순 계산해 보면 소주 1병당 기존 20도 소주에 비해 2잔가량 알코올을 덜 섭취하게 된다. ‘소주=25도’로 인식되던 예전과 비교하면 10도 이상 낮아진 지금의 저도 소주는 완전히 다른 술이나 마찬가지다. 그동안 저도화의 걸림돌은 크게 두 가지였다. 우선은 애주가들의 인식이었다. 소주가 ‘너무 싱거우면’ 안 된다는 인식이 강했기 때문이다. 정서 못지않게 어려웠던 것이 제조기술상의 난점이었다. 소주(희석식)는 간단히 말하면 주정(96% 에탄올)에 물을 타고 첨가물을 섞은 술이다. 문제는 알코올 도수가 낮아지면 맛이 안 난다는 것. 예전 기술로는 20도 밑으로 가면 물맛만 났다. 알코올 20도는 ‘마의 벽’으로 불렸다. 진로는 도수를 대폭 낮추면서 ‘증류식 소주’ 첨가를 맛의 해법으로 선택했다. 주정이 덜 들어가니 원가가 낮다. 병당 출고가격이 845원으로 기존 참이슬(888.9원)보다 싸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詩가 내 몸안에 들어오면 세상에서 가장 높은 존재 돼”

    “詩가 내 몸안에 들어오면 세상에서 가장 높은 존재 돼”

    “시인은 교사가 아니죠. 세상에서 가장 낮은 존재로 사람을 위로해 주는 우정이자 친구 같은 존재입니다. 하지만 시가 내 몸 안에 들어오면 세상에서 가장 높은 존재가 됩니다.” 고은(77) 시인이 산문집 ‘나는 격류였다’(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펴냄)를 내놓았다. 시집 ‘만인보’ 완간 이후 처음 출간한 이번 산문집은 만년 노벨문학상 후보인 고은이 아니라 인간 고은을 만날 기회다. 시인이 서울대 초빙교수로 맡은 강좌 ‘고은의 지평선’ 내용과 기고문, 일본의 석학 와다 하루키와의 대담 등을 묶었다. 등단 50년을 넘긴 ‘고은의 시론(時論)’이라 할 만하다. 4년째 이어지는 ‘고은의 지평선’은 1000명이 넘는 학생이 몰려 강의실이 모자랄 지경인 서울대의 인기 강좌다. ●‘격류 ’는 인도 불교의 ‘폭류’ 완화한 표현 특히 원고지 210장이 넘는 하루키와의 대담 ‘나는 격류였다’에서 고은 시인은 어린 시절 이야기부터 환속, 민주화 운동 과정, 통일 문제에 관한 신념 등에 이르기까지 개인사를 상세히 털어놓는다. ‘격류’는 고대 인도의 불교 유식 사상에서 생명과 세계 존속의 근원을 표현한 ‘폭류’를 완화한 표현이라고 한다. 지난 23일 서울 인사동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시인은 “최근 언어의 신체화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한다.”며 “으르렁거릴 때 곧추서 있는 고양이 꼬리의 떨림, 주인이 돌아올 때 개 꼬리의 기쁨, 하루 내 지치지 않고 온몸을 뒤흔들면서 우는 매미의 울음소리처럼 우리 언어도 온몸을 다해서 세상에 바쳐지는 소리가 되어야 한다고 고민하는데, 이런 충정이 이번 책에 반영됐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다섯 살쯤의 시인은 배가 고파 고모의 옆구리에 업힌 채 발길질을 하며 “별 따줘, 별 따줘.”라고 투정했다고 한다. 별이 먹을 수 있는 하늘의 열매로 보였던 것이다. 이 별은 해방과 함께 금지된 모국어를 찾은 시인에게 진짜 밥이 되고, 시가 되었다. 지난 4월 30권으로 완간한 ‘만인보’에 대해서는 “‘만인보’는 세상에 대한 직무유기 같은 것”이라며 “문학이 세계의 지극히 일부만을 감당할 수밖에 없다는 게 슬프기도 하고, 그것이 한계니까 어쩔 수 없기도 하다. 새로 쓰고 싶은 사람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굳이 한반도에 속할 필요가 없다는 뜻” 그는 최근 한 기자회견에서 “조국이 통일만 되면 내 나라를 떠나 민족을 잊고 싶다.”고 발언해 세간에 회자됐다. 이에 대해 시인은 “‘지독한 미래’인 통일이 되면 분단이 발전한 것이 아니라 한반도가 새로운 문명을 맞아 마그마가 터질 것”이라며 “나는 타즈메니아에 가서 까마귀가 될 수도 있고, 시베리아 발칸 호수에 있을 수도 있다. 비장한 이민 선언이 아니라 굳이 내가 한반도에 속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노벨문학상 질문이 나오자 “졸렬한 대답밖에 나올 것이 없다.”며 언급을 피했다. 맥주를 마시는 기자들 속에서 달게 소주를 들이켜던 시인은 “설사 기미가 있어 인사동 수도약국에 들렀다가 노인 약사가 거동을 못 하기에 정로환을 직접 찾아서 사왔다.”며 “몇 년 뒤면 내가 그렇게 될 것 같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목숨 걸고 지킬 땅…포탄 날아와도 안 떠나”

    무너지고, 불타고, 바스라지고…. 전체 주민 가운데 약 98%가 피난을 떠난 그곳, 연평도. 어느새 ‘유령섬’이 되어 버린 이 비탄의 섬을, 끝까지 놓지 못하고 지키는 이들이 있다. 바싹 마른 나무와 깨지고 금 간 건물, 잿더미로 변한 가재도구에 가슴 아파하면서. 26일 오후 연평도 서부리. 폐허가 된 건물 옆으로 한 촌로가 느릿느릿 걸음을 옮겼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해병대 마크가 박힌 빛바랜 털모자 아래로 성성한 백발이 눈에 띄었다. ●“주민이 살아야 우리 땅” 나서 지금까지 연평도에서 살아온 신유 택(70)씨. 그는 이날도 평상시와 다름없이 집을 나섰다. 북쪽에서 또 몇 차례의 포성이 울려 남아 있는 몇 안 되는 주민들이 대피한 이날도 그는 자식처럼 키워 온 개와 돼지들의 먹이를 챙기기 위해 축사로 향했다. 개의치 않는다고 했다. 포탄이 떨어지고, 이웃집이 불 탄 그날 이후에도 그는 한번도 섬을 떠나지 않았다. 아니 떠날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독도만 우리 땅 아녀. 연평도도 목숨 걸고 지켜야 할 우리 땅이여.” 왜 떠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그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대답했다. “포탄이 날아와도 난 여기 지킬 거여. 독도 지키려고 사람들이 이사 가고, 막 주소도 옮기고 그러잖어. 서해 5도라고 어디 다른감, 다 똑같지. 군인만 있으면 우리 땅이 아닌 거여. 주민이 살아야 하는 거지.” 연평초·중학교를 졸업한 신씨는 아내 오귀임(70)씨도 이곳에서 만났다. 군대도 해병대(107기)를 나왔다. 자식도 2남 2녀나 뒀지만, 해병대 출신인지라 이곳에서 근무하는 장병들이 친자식처럼 느껴진다고 했다. ●섬 떠났다가 다시 돌아오기도 지난 23일 섬을 떠났다가 ‘집 생각’에 결국 다시 섬을 찾은 이도 있다. 부끄럽다며 한사코 이름과 얼굴 공개를 꺼린 김모(52·여)씨. 김씨는 연평도의 자랑인 꽃게 때문에 이곳 사람이 됐다. 7년 전 남편과 꽃게를 먹으러 왔다가 반해 여기를 아예 고향으로 삼은 것. 그는 “섬 특성상 여기서 나고 자란 사람이 많다. 그들에 비해 나는 여기 그리 오래 살지는 않았지만, 이곳을 내 삶의 터전으로 여기고 있다.”면서 “굴 따고 꽃게 잡고, 내가 하던 일이 다 여기 있는데 어떻게 이곳을 떠나겠느냐.”고 말했다. 그래도 무섭고 떨리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했다. “이런 상태에서 맨 정신으로 있기가 더 힘들어.” 김씨는 팔려고 채집해 둔 굴을 안주 삼아 한 잔, 두 잔 늦도록 술잔을 기울였다. “소주라도 마셔야 잠이 오지. 빨리 끝나야 할 텐데. 혹시 모르니 대피소라도 제대로 고쳐 주면 좋잖아.”라고 정부에 섭섭한 마음도 드러냈다. 술친구는 해병대 상근예비역 아들을 둔 이기옥(50·여)씨다. 이씨도 이곳을 떠나지 않았다. 포격으로 희생된 서정우 하사가 이씨 아들의 입대동기라고 했다. 이씨는 “휴가나갈 때 엉덩이도 두드리고 하던 앤데.”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연평도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기고] 수능시험을 마친 제자들에게/김혜남 서울 문일고 교사·한국교총 현장대변인

    [기고] 수능시험을 마친 제자들에게/김혜남 서울 문일고 교사·한국교총 현장대변인

    12년간의 대형 프로젝트가 끝났구나. 그동안 너희들이 쏟아온 열정과 노력이 너무 자랑스럽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다양한 가능성을 수용하지 못하고 공부로만 몰아친 것에 대해서 참으로 안타깝고 미안하다. 소질과 적성을 계발하도록 너희들의 잠재력을 키워주고, 다양한 가능성에 자신감을 심어 주었어야 했는데…. 수능발표가 난다고 모든 상황이 종료되진 않아. 승자와 패자가 존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정시도 있고 또 다른 도전도 있기 때문에 잠깐 실패했더라도 좌절하지 말고 당당하게 다시 일어서야 돼. 긴 인생길로 볼 때 이것이 최후가 아니거든. 우울하고 허탈한 감정이 들 수도 있을 거야. 아무도 나를 인정해 주지 않는다는 무기력감에 휩싸일 수도 있어. 하지만 너는 다른 사람이 없는 소중한 무엇을 가지고 있을 수 있어. 부드러운 마음씨도 있을 것이고, 다른 사람을 쉽게 이해해 주고 포용해 주는 따뜻함도 있을 거야. 정말 그렇다면 상당한 강점이 있는 거야. 사회는 그런 잠재력이 있는 사람을 필요로 하는 곳도 많지. 그러한 강점을 더욱 강화시키려는 노력을 기울인다면 넌 이미 경쟁력을 갖춘 사람이야. 수능이 끝난 후에 정말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을 해보자. 입시상담을 하면 점수에 맞춰서 학과가 널뛰지. 정말로 이런 아이들이 자신의 전공분야에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 안타깝단다. 더욱 근본적인 문제는 자기가 하는 일에 만족을 느끼며 살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야. 반면에 어떤 녀석은 하고 싶은 전공이 지리교육인데 점수가 안 되자 지방 국립대를 간 녀석이 있었지. 이런 녀석은 분명히 10년 뒤에는 자신의 분야에서 당당하게 목소리를 내면서 주위사람들에게 보람을 안겨주는 녀석이 될 것으로 생각되어 전화번호와 주소까지 적어두었지. 어떤 결과가 나오든지 가장 근본적이고 기본적인 것은 무엇보다 풍부한 경험을 해보는 것, 폭넓은 교양과 상식을 쌓는 것이란다. 그래야만 지금까지 보지 못한 세상을 볼 수가 있을 걸. 선인의 지혜를 전수받고 삶의 지혜를 깨닫는 가운데 세상을 보는 눈이 넓어질 거야. 책 속에서만 지혜를 깨달으려고 하지마. 케케묵은 지식에 불과할 수도 있거든. 뛰쳐나가. 커피집의 아르바이트도 좋고, 아니면 배낭을 메고 버스·기차에 올라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소주잔을 기울여봐. 사람은 다양한 교류를 통해서 더욱 풍부해지고 발전한다는 것을 뼈저리게 체험할 수 있을 거야. 책을 읽든지 사람을 만나든지.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는 습관을 가져봐. 세상은 너희 자신이 창조하고 만들어 나가는 거야. 또한 모든 지식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마. 항상 묻고 뒤집어 보고 따져봐. 이렇게 묻고 따지지 않는 공부는 진짜 공부가 될 수 없어. 그리고 꾸준히 공부해. 배터리를 충전하듯이 평생 지혜를 충전해야 인생의 승자가 될 수 있는 거야. 이런 자세가 바탕이 된다면, 그리고 진실로 실천하는 삶을 산다면 네가 인생의 승자가 될 수 있어. 10년 후에는 수능을 잘 봐서 좋은 대학을 들어간 친구보다 더욱 경쟁력 있고, 인정 받는 실력자가 되어 있을 거야. 수능을 잘 보았든, 못 보왔든 모두 너희는 우리의 사랑스럽고 자랑스러운 제자들이란다. 제자들아, 사랑한다.
  • ‘눈(雪)의 계절’… 그와 그녀들의 ‘눈’에 얽힌 추억

    ‘눈(雪)의 계절’… 그와 그녀들의 ‘눈’에 얽힌 추억

    서울에 첫눈이 왔다는 소식이 벌써 들려왔다. 그런데 대부분 사람들은 이를 올겨울 첫눈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그 첫눈이야 억울하겠지만 눈에 보이고, 펑펑 와야지만 ‘첫눈’이 왔다고 말할 수 있기 때문. 즐거운 이야기든 슬픈 이야기든 누구나 눈에 얽힌 사연은 한두 가락씩은 있다. 싱글들의 잊지 못할 눈에 얽힌 추억을 들어봤다. 올겨울 눈에 추억을 새기고, 사랑이 영글기를 기대하면서. ●넘어지고·화내고 ‘굴욕의 나날’ 학원강사 이은정(29·여)씨는 지난겨울 폭설 때문에 평생 잊지 못할 ‘대굴욕’을 당했다. 이씨는 지난해 12월 친구의 소개로 한 남자를 만났다.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남자가 적극적으로 연락하자 올 초 두 번째 만남을 갖기로 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예쁘게 보일 욕심을 낸 것이 화근이었다. 미니스커트에 10㎝ 높이 부츠를 신고 잔뜩 멋을 내고 나갔는데 만나자마자 눈이 내리기 시작했던 것. 남자는 눈치도 없이 눈이 온다며 강아지처럼 좋아했고, 갑자기 눈을 맞으며 산책을 하자고 제안했다. 이씨는 마지못해 승낙을 하고 뒤뚱뒤뚱 걷기 시작했다. 내리막길에서 이씨는 그만 넘어져 엉덩방아를 찧고 말았다. 무안함을 느낄 새도 없이 옆에서 지켜보던 남자가 깔깔거리며 웃는 소리에 이씨는 정신을 차렸다. 민망함은 사라지고 화만 났다. 남자는 나중에 미안하다며 사과했지만 이씨의 마음은 풀리지 않았다. “어쩌면 하이힐 부츠를 신고 나간 제 잘못일지도 모르죠. 그 이후로는 눈 올 때면 항상 굽 낮은 구두만 신어요.” 회사원 최영수(33)씨는 어느 해 겨울 마음에 둔 여자친구에게 “첫눈이 오면 특별한 이벤트를 하겠다.”고 공언했다가 실행하지 못해 오히려 사이가 서먹해진 안 좋은 경험이 있다. 최씨는 첫눈이 올 때를 대비해 미리 전망이 좋은 고급 음식점에 이벤트 물품들을 갖다 놓았고, 영상편지 등 여자친구의 환심을 살 갖가지 프로그램까지 준비해 뒀다. 많은 이들 앞에서 고백하는 것이 쑥스럽긴 해도 여자친구가 이런 이벤트를 원하는 눈치여서 한달 정도 여유를 두고 정성껏 행사를 준비했다. 하지만 운명의 장난일까. 이벤트를 하기로 약속한 전날 심한 독감 증상이 나타났고,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그는 비몽사몽간에 자취방으로 돌아온 뒤 그대로 혼절하듯 쓰러졌다. 다음날 여자친구는 “왜 예약해 놓고 오지도 않느냐.”고 타박했고 “독감이 심해 가지 못했다.”는 대답에도 화를 풀지 않았다. 그는 “‘다시 날을 잡아 이벤트를 하겠다’는 말에도 화를 내는 여자친구에게 서운해 제대로 연락하지 않다가 그대로 사이가 멀어져 버렸다.”면서 “첫눈이 올 때 거창한 이벤트를 준비해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오히려 일이 더 어그러져 버렸다.”고 한탄했다. 서울에 사는 회사원 김중원(32)씨는 2년 전 초겨울 기다리고 기다리던 첫눈 소식을 일기예보에서 듣게 됐다. ‘그냥 흩날리는 눈 말고 강원도에 가서 진짜 눈을 맞아봐야겠다.’고 마음먹은 그는 평소 사랑을 고백하려던 동료 여직원을 데리고 설악산으로 향했다. 하지만 급히 떠나다 보니 월동장비를 챙겨오지 못한 것이 문제였다. 강원도 국도에서 차량이 미끄러지는 바람에 가드레일을 살짝 들이받는 사고가 났고, “눈이 무섭다. 다시 돌아가자.”는 여직원의 성화에 그림 같은 설경은 구경도 못하고 차를 돌릴 수밖에 없었다. 귀갓길이 심한 정체로 막히자 동료 여직원은 “다시는 강원도에 오지 않겠다.”고 잘라 말해 그를 더 당황하게 만들었다. 그는 “눈을 워낙 좋아해 급하게 떠났던 것이 화근이었다.”면서 “올해 초 눈이 많이 왔을 때도 사고 났던 그때가 떠올라 제대로 여행도 떠나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사건·사고로 얼룩진 눈 오는 날 회사원 박성미(31·여)씨는 지난겨울 내린 폭설만 생각하면 아직도 아찔하다. 애지중지하던 ‘애마’ 자동차가 크게 망가질 뻔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여름 벼르고 벼르던 ‘오너 드라이버’의 길을 걷기 위해 박씨는 자동차를 장만했다. 회사생활 5년차 만에 처음 갖게 돼 가장 인기 있는 준중형차로 뽑았다. 박씨는 “나 말고는 아무도 운전대를 못 잡게 할 정도로 아끼던 차였다.”고 말했다. 올 1월 회사 첫 출근날, 박씨는 평소와 다름없이 차를 운전해 집을 나섰다. 박씨의 부모는 이런 날 차를 갖고 다니는 게 아니라며 만류했지만 “날 궂을 때 버스나 지하철 타는 게 싫어서 차를 샀다.”면서 의기양양하게 끌고 나갔다. 평소 차로 30분이면 가는 길이었기 때문에 ‘설마 무슨 일 나겠어’하는 생각도 있었다. 그러나 동네 어귀에서부터 말썽이 났다. 경사가 30도 정도인 곳에서 박씨의 차는 힘을 쓰지 못했다. 엔진소리만 요란하다가 차가 갑자기 반바퀴를 휙 돌자 정신이 아찔했다. 빙글 돌던 차는 결국 동네 어귀에 있던 가로수를 들이박았다. 결국 생돈 50만원을 날려야 했다. “그 이후에 체인이랑 월동장비를 모두 구입해 놨지만 겁나서 눈 오는 날에 차를 못 몰겠더라고요. 지난겨울에는 내내 눈이 와서 뚜벅이로 생활했어요.” 대기업에서 일하는 조현수(31)씨도 비슷한 사연을 갖고 있다. 몇 해 전 첫눈이 온다는 소식에 들떠 강원도로 떠났다가 집에 돌아오지 못할 뻔한 기억 때문에 “다시는 강원도에 가지 않겠다.”고 마음먹었다. 처음 강원도 속초에 도착했을 때까지는 좋았다. 친구들과 오랜만에 함께 떠난 여행이라 눈을 맞으며 바닷가에 가서 사진도 찍고 맛있는 음식도 먹고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 그런데 너무 늦게 출발한 탓인지 길이 막히기 시작하더니 서울을 눈앞에 두고 길이 주차장으로 변한 것이 아닌가. 속초에서 서울까지 오는 데 무려 15시간이 걸리는 대장정을 겪다 보니 ‘첫눈’만 생각하면 진저리가 난다고 했다. 그는 “첫눈도 좋지만 두번째 눈, 세번째 눈도 사실 따지고 보면 같은 눈”이라면서 “차라리 여유 있게 눈 구경하러 가는 게 낫다고 생각해 요즘은 첫눈에 너무 연연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눈만 오면 치를 떠는 싱글도 있다. 2년 전 군대를 졸업하고 복학한 대학생 김윤수(25)씨. 그는 눈만 오면 여기저기 불려다니며 하루종일 ‘삽질’했던 악몽이 떠오른다. 꽁꽁 언 손과 발로 몇 시간씩 눈을 치운 기억이 강해 눈을 보면 로맨틱한 감정보다 힘들었던 군대시절만 생각난다. 그는 “군대를 다녀온 남자들 중에 상당수는 눈만 오면 앞이 깜깜한 나 같은 기분을 느낄 것”이라면서 “도로에 쌓인 눈 치우랴 인근 마을 제설작업 지원 가랴 눈 오면 불쌍한 군인들만 떠오른다.”고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또 그는 “눈이 오면 죽마고우들과 따뜻한 국물에 소주를 마시면서 군대시절 눈 치웠던 얘기로 날밤을 새운다.”며 “첫눈은 우리에게 안주 삼아 얘기하는 단골소재”라고 덧붙였다. ●지워지지 않는 연인과의 추억 그날이었다. 마치 로맨스 영화에서처럼 첫눈에 반한 그녀를 만난 날이 바로 첫눈이 내리던 그때였다. 무역회사에서 일하는 김성모(36)씨는 아직도 첫눈이 내릴 때만 되면 가슴 한쪽이 시린다. 8년 전 눈이 내리던 11월의 어느 날, 온라인을 통해 만난 여성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그는 “당시에는 지금처럼 채팅으로 사람을 만나는 게 흔하지도 않았는데, 약속이 갑자기 취소되는 바람에 우연히 채팅을 하다 근처에 사는 사람과 충동적으로 저녁 일정을 잡았다.”면서 “그녀를 기다리는데 마침 첫눈이 내렸고, 택시에서 내리는 그녀가 그동안 제가 그려오던 이상형이라 정말 가슴이 멎을 뻔했다.”면서 애틋한 심경을 전했다. 긴 생머리에 반달형의 눈, 적당한 키…. 그는 ‘이렇게 사람한테 반하는 거구나.’라며 몇 년간 짝사랑의 열병에 시달렸다. 하지만 여러 번 구애를 해도 친구 이상은 받아주지 않는 그녀 때문에 마음고생만 하던 그는 지난해 어렵게 마음을 접었다. “이제 그냥 첫눈 오는 날 떠오르는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기려고요. 다른 사람을 만나도 아직은 그녀가 떠오르긴 하지만요. 제가 너무 순애보인가요.” 고등학교 교사인 정승운(30)씨는 첫눈에 얽힌 가슴 아픈 사연이 있다. 지난해 사귀었던 연인과 첫눈 때문에 헤어졌기 때문이다. 낭만적인 것을 유난히 좋아하던 예전 여자친구가 첫눈 오는 날 저녁에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만나자고 몇 달 전부터 노래를 불렀는데 정씨가 이를 깜박한 것. 그는 “도대체 진눈깨비가 날리는 게 첫눈인지 함박눈이 펑펑 내려야 맞는 건지도 헷갈리고, 그날 일이 바빠 생각이 나지 않았다.”면서 “이유 없이 기억해 내지 못한 것을 애정이 식었다고 오해한 애인이 예전 일까지 들춰 따지기 시작하면서 결국 이별까지 이르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도대체 여자들은 왜 첫눈에 그렇게 의미를 부여하는지 모르겠다.”면서 “남자들은 눈이 오면 길이 미끄러워 차가 막힌다든가, 날씨가 추워지겠구나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 특별히 로맨틱한 감정에 사로잡히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투덜거렸다. 정현용·백민경·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서울 G20회의-비즈니스 서밋] 막내린 비즈니스 서밋… 국내 CEO 어떤 성과 남겼나

    [서울 G20회의-비즈니스 서밋] 막내린 비즈니스 서밋… 국내 CEO 어떤 성과 남겼나

    G20 서울 비즈니스 서밋을 계기로 국내 대기업 총수들이 글로벌 경영계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비즈니스 서밋을 실질적으로 주도하며 글로벌 경제 무대에서 한국 재계의 위상을 높이는 것은 물론 인적 네트워크를 확대하는 등 짧은 기간에 적지 않은 성과를 올렸다는 평가다. 11일 비즈니스 서밋 조직위원회와 재계에 따르면 서밋에서 컨비너(의장)로 활약한 최태원 SK 회장을 비롯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 구본무 LG 회장 등 주요 그룹 총수들은 개막 총회와 소주제별 회의(라운드 테이블) 일정을 소화하며 서밋을 이끌었다. 먼저 국내 대기업 중 유일하게 녹색성장 분과의 소주제인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의장 역할을 맡은 SK 최 회장은 소주제 회의를 통해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를 위해서는 원자력이 큰 역할을 할 수 있고, 천연가스 발전의 효율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여기에 스마트 그리드와 전기자동차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어 신재생·저탄소 에너지 사용 확대를 위해 ▲탄소배출권 가격 산정제와 탄소배출세 도입 ▲각국 에너지 장관회의 정례화 ▲국제 민·관 협력체제 강화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삼성전자 이 회장은 당초 삼성이 공식 후원사인 광저우 아시안게임 참관 때문에 비즈니스 서밋 참석이 불투명했다. 하지만 국내 재계를 대표하는 상징성을 감안, 이날 비즈니스 서밋 개막 총회를 소화한 뒤 중국 광저우로 출국했다. 이 회장은 개막 총회 직전 이번 행사의 의의에 대해 “(오늘은) 좋은 날이다. 잘될 것이다. 성과가 나오지 않겠느냐.”고 기대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대신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 회장의 대리인 자격으로 녹색성장 분과 신재생에너지 소주제 토론에 참여, 삼성의 친환경 녹색성장 전략과 스마트 그리드 등 친환경 사업을 소개했다. 현대기아차 정 회장도 무역투자 분과에 참여, 무역의 활성화를 위한 무역금융 확충 등 무역 증대방안을 제시했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제회복 과정에서 발생하고 있는 국가 간 무역수지 불균형이 세계 경제 회복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이에 대한 대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LG 구 회장도 무역투자 분과의 중소기업 육성 분야의 소주제 토론에 참석, 중소기업의 잠재력 발휘를 위한 지원제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LG그룹이 중소기업들과의 동반성장을 위해 노력했던 결실들도 각국 기업인들에게 소개했다. 김승연 한화 회장은 금융 분과의 인프라·자원개발 투자 소주제에서 “G20 국가가 공동으로 신재생에너지 의무할당제(RPS)를 도입, 신재생에너지 생산 전력을 2015년 10%, 2020년 20%까지 의무적으로 구입하자.”고 제안했다. 이와 더불어 신재생에너지 제품과 장비의 자유무역을 위한 관세·규제 철폐 등을 통해 거대한 글로벌 녹색산업 시장을 창출할 것을 주장했다. 이 밖에 정준양 포스코 회장도 녹색성장 분과의 에너지효율 소주제 토론에 참여, 국가 차원의 에너지 효율 향상 전략을 강조했다. 박용현 두산그룹 회장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 분과 중 개발도상국의 의료접근성 제고 소주제 토론에서 개발도상국의 발전에 기여하기 위한 대안과 헬스케어 지원 필요성을 역설했다.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은 녹색성장 분과의 에너지효율 소주제 그룹에 참여해 클린디젤차와 하이브리드차 산업 육성을 촉구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서울 G20회의-비즈니스 서밋] 글로벌CEO 말말말

    [서울 G20회의-비즈니스 서밋] 글로벌CEO 말말말

    지난 10일부터 이틀 동안 진행된 G20 비즈니스 서밋에서는 대표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모인 자리에 걸맞게 세계 경제 운용의 해법에 대한 다양한 ‘말의 향연’이 펼쳐졌다. 세계 최대 풍력발전 설비 기업인 덴마크 베스타스 윈드시스템사의 CEO 디틀레우 엥엘(왼쪽)은 11일 개막총회에서 “1 곱하기 20은 20이라는 생각으로 20개 해결책을 생각하고, 20가지 목소리를 한 가지로 모으는 등 양쪽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로 다른 20개 국가의 특수성을 인정하면서도 동시에 각자의 입장에서 한 발자국 뒤로 물러서야 글로벌 경제를 위한 대안을 마련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는 전날 기자회견에서는 “G20 국가 정상에게 1시간만 내달라고 할 것”이라면서 갑작스럽게 ‘공개 데이트’를 신청했다. 녹색일자리 창출을 위해 국가별 맞춤형 해법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피터 샌즈 스탠다드 차타드 그룹 CEO는 10일 환영 만찬 건배사에서 한국 어린이들이 G20 정상들에게 보낸 엽서를 소개하면서 사회·경제 지도자들의 역할과 책임을 환기시켰다. 그는 “한 한국 어린이가 나중에 커서 대학 총장이 되어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바꾸고 싶다고 했는데, 이 글이 지금 우리의 마음을 잘 반영한다.”고 말했다. 최태원 SK 회장도 이날 오찬에서 건배를 제의하면서 “우리가 직면한 도전은 다름 아닌 바로 우리”라면서 “이를 극복하려면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뜻에서 내가 ‘글로벌’을 선창하면 ‘하모니’(조화)라고 크게 외쳐 달라.”고 말해 참석자들의 웃음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경제단체 수장들도 촌철살인의 입담을 과시했다. 주제 마누엘 바로주(오른쪽)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소주제 토론 도중 “개발도상국에 저렴하면서도 좋은 의약품을 제공하는 기업에 인센티브를 주고, 이 업체들의 연구·개발을 돕는 것 등이 민간 지원을 진흥시킬 수 있는 방안”이라면서 “한국에 ‘콩 심은 데서 콩 난다’라는 속담이 있듯이 상식적인 지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B20 비즈니스 서밋/세계 경제지도 바뀐다] 사상 첫 세계적 CEO 회의… 코리아 國格 향상 ‘호기’

    [B20 비즈니스 서밋/세계 경제지도 바뀐다] 사상 첫 세계적 CEO 회의… 코리아 國格 향상 ‘호기’

    세계 ‘경제 대통령’들이 서울에 집결한다. 이제까지 세계 경제 고위 관료들이 모여서 환율과 무역에 관한 논의를 한 적은 있지만 실물경제를 움직이는 세계적 기업의 수장들이 120여명이나 모여 회의를 벌이는 것은 처음이다. 10일부터 공식 일정을 시작하는 ‘주요 20개국(G20) 비즈니스 서밋’에는 G20 정상회의 못지않은 거물급 인사들이 참석해 ‘지속 가능한 균형 성장을 위한 기업들의 역할’을 주제로 ▲무역투자 ▲금융 ▲녹색성장 ▲기업의 사회적 책임 등 4가지 의제와 12가지 소주제로 토론을 벌인다. ●CEO들 정상회의 직접 참여 이전에도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나 아시아·유럽 정상회의(ASEM)에서 이와 비슷한 최고경영자(CEO) 라운드 테이블이 있었다. 하지만 서울 비즈니스 서밋처럼 정상회의에 보고서를 제출하는 등 정상회의에 직접 참여하는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다. 지역기구 성격이 강한 APEC이나 ASEM에 비해 G20 비즈니스 서밋은 그 규모나 무게감에서 다른 CEO 국제회의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하다. 이 때문에 서울 비즈니스 서밋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다면 앞으로 열릴 세계적 규모의 CEO 회의의 모델이 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미국과 유럽 중심의 경제 논의 구도에서 한국의 입지가 강화될 것이다. 세계 경제 지도에 변화가 생긴다는 뜻이다. 이런 위상만큼이나 기대되는 효과도 크다. 삼성경제연구소는 G20 정상회의 및 비즈니스 서밋 개최를 통해 21조 5576억∼24조 6395억원의 경제효과를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경제효과 21조 5000억원은 현대자동차 쏘나타 승용차를 100만대 수출하는 것과 같다. 또 우리 기업의 네트워크도 넓어질 전망이다. 한국무역협회 관계자는 “모이기 힘든 세계적 기업들의 총수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만큼 우리 CEO들의 인적 네트워크도 더 강화될 것”이라면서 “이런 네트워크의 강화가 우리 기업들의 해외 진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실제 포스코의 정준양 회장은 에너지 관련 기업, 한화 김승연 회장은 자원개발 관련 기업의 CEO들과 개별적인 만남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기회 하지만 이보다 더 큰 효과는 이제까지 한국경제의 발목을 잡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고 국격을 높일 기회를 잡았다는 것이다. G20 정상회의 및 비즈니스 서밋 준비위원회는 행사 참가자와 외신 기자 등을 상대로 한국의 전통문화를 홍보해 국가 이미지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서구의 경우 아직까지도 아시아 문화라고 하면 중국과 일본을 먼저 떠올리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이번에 오는 CEO들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번 비즈니스 서밋을 통해 이들에게 한국 전통문화를 제대로 알린다면 이런 인식에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또 글로벌 기업 CEO 120여명이 한국에서 안정적인 정치 상황과 경제 여건을 직접 체험하게 된다면 ‘코리아 디스카운트’도 크게 줄어들 수 있다. 외신에서 보도되는 남북 대치 상황에 익숙한 CEO들이 활기 넘치면서도 안전한 서울의 모습을 본다면 한반도에 대한 정치·군사적 불안감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 참신한 논의 이번 비즈니스 서밋의 주제로 잡힌 ‘지속가능한 균형 성장을 위한 기업들의 역할’도 눈길을 끈다. 기업 간의 경쟁을 넘어 사회와 환경을 의제에 포함시켜서다. 4가지 의제에서 CEO들이 어떤 대안을 제시할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특히 최태원 SK 회장은 녹색성장 분과의 의장을 맡아 환경과 에너지라는 논의를 주도적으로 이끌게 된다. 세계 금융위기의 재발 방지와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세계 경제 대통령들이 구체적 합의를 한다면 또 하나의 ‘서울 선언’으로 기록될 수 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1년만 더 하려다 어느새 30년… 송해 선생님 나이만큼 일해야죠”

    “1년만 더 하려다 어느새 30년… 송해 선생님 나이만큼 일해야죠”

    일요일이다. 늦잠 자다가 다시 소파에 비스듬히 드러누워 TV 리모컨을 만지작거린다. 정오 뉴스가 끝난 뒤 ‘딩동댕~’하는 실로폰 소리와 함께 사회자 송해씨가 ‘전~국 노래자랑’하고 외친다. 만장(滿場)한 여러분도 즐겁게 따라한다. 이어 무대에 출연자들이 등장해 저마다 끼를 발산한다. 더욱 재밌는 볼거리 하나. 구수한 말솜씨로 잘 진행하던 송씨가 뒤돌아서서 툭 시비를 건다. 누구한테? 지휘자 김인협 악단장이다. 조금은 어린 출연자가 무대에 등장하면 어김없이 김 단장한테 가서 돈을 받아가라고 시킨다. 그러면서 하는 말, “나는 송해 오빠거든, 저기 저 할아버지한테 가봐.”라고 한다. 송씨 나이가 83세, 김 단장은 70이다. 그런데도 송씨 자신은 ‘송해 오빠’고 나이가 한참 아래인 김 단장은 할아버지란다. 이 대목에서 웃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1980년 11월 9일 낮 12시 10분 처음 방송된 ‘전국노래자랑’이 올해로 30주년을 맞았다. 서른 생일을 맞은 9일 저녁 서울 여의도 KBS본사에서 기념 리셉션을 가졌고, 14일 30년 특집(1536회) 방송을 내보낸다. 이 프로그램은 지금까지 단 한번도 시간대가 변경된 적이 없는 기록을 세웠다. 그동안 무대에 오른 출연자만 3만여명이고 총 관객만도 1000만명이 넘었다. 세살 어린아이부터 103세 할머니까지 출연하는 프로그램이란 점도 자랑거리다. ●“여기선 내가 송해 선생님보다 대선배” 이렇게 웃고 울린 세월 속에 노래자랑 무대에서 묵묵히 지휘를 해온 김 단장이야말로 ‘산 증인’이다. 전국노래자랑이 생긴 지 몇달 뒤인 1981년 초부터 악단을 지휘했다. 송씨가 1984년부터 진행을 맡았으니 이 무대에서는 김 단장이 훨씬 선배인 셈이다. 지난 8일 경기 양평에서 김 단장을 만났다. 김 단장은 창밖으로 들어오는 가을햇살과 함께 커피를 마시고 있었고 부인은 옆에서 뜨개질을 하고 있었다. 무척 다정해 보였다. “언제 이쪽으로 이사 오셨나요.” “퇴촌에 살다가 우연히 7년 전 이 근처에 놀러왔다가 위치가 좋아 집사람이 덜컥 계약을 했어요. 정이 들어서 그런지 아주 편하고 좋아요. 공기도 좋고….” “두 분이 시골에서 지내는 모습이 좋아 보입니다. 자녀분들은 어디 계시나요.” “아들과 딸이 있는데 서울에 살아요. 피는 못 속이는지 원래 노래를 잘하고 음악을 좋아했지요. 그런데 내가 (음악을)하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요즘에는 악기도 만지고 그러는 것 같아요.” “음악은 언제부터 하셨나요.” “내가 9남매 중 막내입니다. 아버지는 내가 태어나자마자 돌아가셨고 어머니는 그런 막내가 안쓰러웠는지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늘 말씀하셨지요. 초등학교 4학년 때쯤인가 그래요. 형님이 기타를 어디서 가져왔는데 그걸 만지다 보니 절로 신이 나고 재미 있더라고요. 그래서 시작했습니다.” 그는 충북 청주 출신이다. 기타로 독학하며 음악 자질을 키웠고 서라벌예대에서 음악 공부를 제대로 했다. 1962년부터 청주방송에서 5년, 카바레에서 밴드생활을 10년 가까이 한 뒤 1970년대 동양방송을 거쳐 KBS 전국노래자랑과 인연을 맺었다. “인생의 반은 전국노래자랑으로 보낸 셈입니다.” “처음에는 딱 1년만 한다고 다짐했지요. 그런데 PD들이 바뀔 때마다 ‘1년만, 1년만’ 하는 바람에 벌써 30년이 됐습니다.” ●10대 세 자매에게 만원씩 줬더니… 그동안 함께 일한 PD만 해도 50명 정도. 김 단장은 전국노래자랑을 통해 편곡한 것만 수천곡은 된다고 했다. 예심 때 부르는 출연자들의 목소리를 듣고 거기에 맞게 곡을 다시 써줘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부르는 노래 대부분은 그의 머릿속에 다 저장돼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한번 지역에 내려가면 사흘은 있어야 프로그램 녹화가 끝난다. 예심 참가자들은 대개 400명에서 많게는 1000명 정도. 이들의 목소리를 듣고 즉석에서 편곡을 한 다음, 드럼, 기타, 색소폰 등 10명의 악단 연주자들에게 나눠준다. “송해 선생님은 지역 녹화 때 현지 군수를 무대 위에 가끔 등장시키지요, 이 때 예정없던 노래를 시킬 때가 있어요. 그럴 때마다 얼른 군수의 목소리를 듣고 즉석에서 연주자들에게 어떤 키로 하자고 귀띔해주곤 합니다.” 웃고 울린 에피소드도 많을 터. “강원도 태백에서 리허설을 하는데 아가씨 입에서 술 냄새가 나는 거예요. 긴장이 돼서 술을 마신 것이지요. 그런데 정작 녹화 때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나중에 보니 술에 취해 무대 뒤에서 자고 있더라고요. 노인 분들이 가끔 한잔 걸치고 올라와서는 언성을 높이는 경우도 더러 있습니다.” “방송을 보면 가끔 주머니에서 돈이 나오던데요.” “순전히 제 돈입니다. 그런 모습이 안타깝게 보였는지 미국에 사는 한 모녀가 ‘오라버니 더운데 고생이 많다.’는 편지와 함께 100달러를 보내왔어요. 그래서 ‘KBS 노래자랑’이라고 새겨진 시계를 사서 고맙다고 보냈더니 다시 100달러를 보내주더군요. 언젠가는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전북 김제에서 10대 세 자매에게 1만원씩 준 적이 있어요. 10년 만에 다시 김제에 갔지요. 그 여자들 아버지가 무대에 올라오더니 큰절을 하면서 그때 받은 돈이라고 하면서 돌려주더군요. 당시 덕담해준 덕택에 아이들이 잘 자라 결혼을 앞두고 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시집갈 때 꼭 연락하시라고 했지요.” ●방송 중 즉석주례도 여러번 김 단장은 방송 중에 즉석 주례도 여러번 섰다. 송씨가 가끔 짓궂게(?) 시켜서다. 둘은 동양방송 ‘가로수를 누비며’ 시절부터 같이 일했다. 지방에 갈 때마다 녹화 끝나고 시간이 되면 시장통 선술집에서 술잔을 마주한다. 지금은 오랜 음악소리 때문에 중이염을 앓아 술을 잘 안 하지만 작정하고 둘이 마실 때면 소주 20병은 거뜬히 비우기도 했단다. 술자리를 안 해주면 송씨가 곧잘 삐친다며 웃는다. “송해 선생님이 프로그램 진행을 부드럽게 리드하니까 녹화 때 NG 나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사회자-악단-작가-PD 등으로 이어지는 팀워크를 가장 중요하게 여기시는 분이지요.” “무대에 지역 특산물도 자주 등장하던데….” “부담되지 않은 것들은 단원들과 함께 나눠 먹지요. 비싸게 보이는 것들은 다시 돌려주는 경우도 많습니다.” 김 단장의 집에는 국악이든 양악이든 없는 악기가 없다. 그 악기 속에는 30년 동안 전국을 돌아다니며 켜켜이 쌓인 정이 듬뿍 담겨 있다. 나중에 이런 마음을 담아 집 근처에 ‘악기 박물관’을 만들 생각이다. “일단은 송해 선생님 나이만큼은 일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환하게 웃는다. 김문 편집위원 km@seoul.co.kr
  • [B20 비즈니스 서밋/국내외 최고 경영자 서울에] 이건희·제이컵스 등 글로벌CEO 120명 머리 맞댄다

    [B20 비즈니스 서밋/국내외 최고 경영자 서울에] 이건희·제이컵스 등 글로벌CEO 120명 머리 맞댄다

    주요 20개국(G20) 비즈니스 서밋에는 국내 대기업의 총수와 최고경영자(CEO)들이 대거 참석해 세계 유수의 CEO들과 세계 경제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머리를 맞댄다. 국내 참가기업은 모두 15개사로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 SK, 롯데, 포스코, GS칼텍스, 현대중공업, 한진, KT, 두산, 한화, KB금융지주, 교보생명, 대우증권 등이다. 이들은 각 소주제 그룹에 배정돼 ‘지속가능한 균형성장을 위한 기업의 역할’이라는 주제 아래 분야별 보고서를 작성하는 데 참여한다. 가장 분주히 움직이고 있는 기업인은 최태원 SK 회장이다. 최 회장은 G20 비즈니스 서밋에 참가하는 국내 CEO 중 유일한 컨비너(Convener·회의주재자)다. 최 회장은 녹색성장 분과의 소주제인 신재생에너지 부문 컨비너로서 직접 보고서 작성을 챙기는 등 준비 작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최 회장은 최근 같은 부문에 속한 기업 CEO 전원을 서울로 초청해 워커힐 호텔에서 사전 모의행사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은 무역·투자 분과에서 최근 경기 회복세 지속을 위해 무역을 활성화하고 무역 금융 확충, 무역 관련 지배구조 개선 등 무역환경 개선을 강조할 방침이다. 구본무 LG 회장은 중소기업의 잠재력 발휘를 위한 제도 구축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G20 각국 경제에서 중소기업의 비중이 커지고 있고 중소기업이 녹색성장, 고용창출, 시스템 혁신 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강조할 계획이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녹색성장 분과에서 에너지 효율 향상의 필요성에 대해 논의한다. 지난 10년간 포스코가 에너지 회수 설비에 1조 4000억원을 투자해 에너지 효율 향상에 힘써 온 사례를 공유할 것으로 보인다. 같은 부문에 속한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은 화학공학 박사답게 에너지 효율 소주제 보고서 작성 작업을 통해 구체적인 대안 제시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 분과의 인프라·자원개발 부문에 속해 있는 조양호 한진 회장은 개발도상국의 인프라 확충을 위한 효과적인 자금지원 방향과 물류 인프라 투자의 중요성에 대해 발표한다. 같은 부문에 속한 김승연 한화 회장은 신재생에너지 인프라 투자 촉진과 펀딩에 대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놓는 한편 자원개발 분야 기업 CEO들을 만날 계획이다. 의사 출신인 박용현 두산 회장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 분과 중 개발도상국의 의료서비스 확대 방안을 논의한다. 의료서비스는 근로자의 노동생산성 향상 등 경제 여건 개선에 기여할 수 있기 때문에 민·관 협력을 통한 지원책 마련을 촉구할 예정이다. 신동빈 롯데 부회장은 청년실업이 경제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점을 강조하며 유통·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청년고용 기여 등을 역설할 방침이다. 이석채 KT 회장은 클라우드컴퓨팅을 통한 청년실업과 의료 접근 문제 해결책을 제시한다. 민계식 현대중공업 회장은 기업들의 녹색 성장에 적극 동참할 것을 강조할 계획이다.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임기영 대우증권 사장 등 금융권 CEO들도 비즈니스 서밋을 통해 해외 CEO들과 교류를 넓혀갈 방침이다. 한편 11일 개막 총회에 참석하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광저우 아시안게임 일정 때문에 토론회 참석은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신진호기자 sayho@seoul.co.kr
  • [G20 D-3] ‘경제 뉴파워’ 브릭스 15개社 등 방한

    [G20 D-3] ‘경제 뉴파워’ 브릭스 15개社 등 방한

    주요 20개국(G20) 비즈니스 서밋에 신흥국 대표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이 다수 참석하면서 유명 글로벌 기업 CEO 못지않게 이들의 면면과 행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G20 비즈니스 서밋 조직위원회는 접수된 비즈니스 미팅 희망 상대기업 중 3분의1을 신흥국 기업들이 차지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쩍 높아진 이들의 영향력을 나타내고 있다고 7일 밝혔다.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 브릭스(BRICs) 4개국에서는 모두 15개 기업의 CEO가 한국을 방문한다. 중국의 경우 차이나모바일(이동통신), 화웨이(휴대전화), 중국공상은행(금융) 등 여러 분야의 중국 1위 기업 CEO들이 참석한다. 세계 최대 소매 공급업체인 홍콩 리앤드펑그룹의 빅터 펑 회장은 이번 비즈니스 서밋 토론에서 무역·투자 분과의 무역 확대방안 소주제 그룹을 이끌기로 했다. 인도에서는 인도 최대기업 인디언오일과 함께 ‘인도 정보기술(IT) 산업의 신화’로 불리는 인도 2위 IT기업 인포시스 CEO가 참석한다. 단돈 250달러로 창업해 인포시스를 세계적인 IT기업으로 성장시킨 크리스 고팔라크리슈난 회장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 분과에서 토론을 주재한다. 세계 최대 철광석업체인 브라질 발레의 호제 아그넬리 회장은 이번 비즈니스 서밋 토론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 분과에 참여한다. 발레는 포스코, 동국제강 등과 활발한 사업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러시아에서는 러시아 2위 철강업체인 세바르스탈이 참석한다. 브릭스에 이어 급부상하고 있는 멕시코, 터키 등 이른바 ‘N11’ 국가의 기업들을 비롯해 남미, 동남아시아 기업들도 눈에 띈다. 멕시코에서는 멕시코 최대 기업인 국영석유기업 페멕스와 최대 영화관 업체인 시네폴리스의 CEO도 한국을 방문한다. 페멕스는 멕시코 정부 전체 수입의 3분의1과 연간 멕시코 수출액의 7%를 차지하는 등 멕시코 경제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미국의 유명 투자가 조지 소로스에게 큰 수익을 안겨준 에피소드로 유명한 아르헨티나의 부동산 사업가이자 방코 이포테카리오 회장인 애두아르도 앨츠타인, 태국 최대 민영기업 시암시멘트의 칸 트라쿨훈 회장 등도 비즈니스 미팅 상대로 인기가 높다. 그 밖에 인도네시아 최대 민간 에너지회사인 메드코그룹, 터키 최대 그룹인 코치의 자회사 야피크레디 은행 CEO를 비롯한 신흥경제국의 경제 리더들이 이번 회의에 참석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보인다. 조직위 관계자는 “신흥국 기업인들의 대거 참여는 신성장 동력을 모색해 위기 이후 세계 경제의 성장체제 조기 완성을 목표로 하는 이번 회의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고 말했다. 신진호기자 sayho@seoul.co.kr
  • 식품법 허점 낱낱이 고발

    우리가 먹는 모든 음식과 식재료는 식품법의 규제를 받는다. 식품법은 농장에서 식탁으로, 생산자에서 소비자로 이어지는 식품 체계를 통제한다. 그런데 식품법이 국민의 건강이 아니라 식품회사의 이익에 더 신경을 쓴다면? ‘맛있는 식품법 혁명’(송기호 지음, 김영사 펴냄)은 이 불편한 진실을 실제 사례를 통해 낱낱이 고발한다. 변호사인 저자는 2005년 학교급식 식기세척제 사건을 계기로 식품법에 관심을 갖게 됐다. 당시 발암 가능물질이 학교급식 식기세척제 원료 목록에 있는 것을 확인하고 보건복지부에 목록 삭제를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정부는 왜 유엔세계보건기구 국제암연구소가 발암성 물질로 분류한 이 원료를 목록에 남겨둔 것일까. 의문은 이뿐만이 아니다. 2009년 여름, 환경부는 생수 제품에서 발암 가능물질인 ‘브롬산염’이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그렇지만 문제가 있는 제품의 이름은 생수 회사의 영업비밀을 이유로 끝까지 공개하지 않았다. 국민이 가장 궁금해하는 사실을 정부가 나서서 숨기는 현실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저자는 지난 5년간 124차례에 이르는 행정정보 공개 청구를 통해 얻은 정부 문서를 토대로 식품법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파헤친다. 식품법 왜곡의 뿌리는 100년 전 일제 식민치하 데라우치의 식품법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11년 조선인 비위생론으로 시작한 지배층의 식품법 논리는 광복 이후에도 그대로 이어져 암 유발물질은 완전히 규제하지 못하면서 사카린 소주는 권장하고, 2008년까지 소금을 식품으로 인정하지 않은 구조적 허점과 한계를 야기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책은 식품규격과 안전기준을 정하는 데 왜 식품회사가 의결권을 행사하는지, 유전자조작 식품은 무엇을 근거로 합법화됐는지 등 거대 자본에 휘둘리는 식품 산업의 이면을 추적한 뒤 소비자를 위한 새로운 식품법의 필요성을 제기한다. 1만 30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길섶에서] 안 팔리는 술/이용원 특임논설위원

    요즘은 음식점에서 소주를 시키면 ‘무엇으로 줄까요?’라고 묻는다. 그러면 친구 하나는 “안 팔리는 걸로 주세요.”라고 한다. 대개는 같이 웃으면서 대화가 끝나지만 가끔은 종업원이 되물을 때가 있다. 하필이면 왜 안 팔리는 술이냐고. 대답이 걸작이다. 안 팔리는 술을 찾는 손님도 있어야 그 술 회사가 먹고 살 게 아니겠냐고. 술이 몇잔 들어가면 친구의 해설은 조금 더 길어진다. 소주를 벗 삼은 지 40년 가까이 됐다, 그런데 친구란 게 오래 사귀다 보면 좋기도 하고 나쁘기도 한 거지, 이제 와서 누구는 좋고 누구는 나쁘다라고 얘기할 건 뭐 있겠나, 다소 부족한 점이 있어도 친구는 그냥 친구일 뿐, 소주도 마찬가지 아닌가라고. 그 친구가 문득 생각나는 건 올 가을 들어 가장 춥다는 이 날씨 때문일 게다. 주위에 남 모르게 추위와 배고픔에 떠는 사람은 행여 없을까, 그렇게 좋아했건만 이제는 서먹해진 그는, 지금 어떻게 살까. 벌써 11월. 한해를 마감하기 전에 챙길 건 챙겨야 할 때이다. 이용원 특임논설위원 ywyi@seoul.co.kr
  • ‘참이슬’ 탄소성적표지 인증받아

    진로는 소주 제품 ‘참이슬’이 국내 주류로는 처음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산업기술원으로부터 ‘탄소성적표지’ 인증을 받았다고 2일 밝혔다. 탄소성적표지 인증은 제품의 생산, 수송, 사용, 폐기 등 모든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이산화탄소로 환산해 제품의 친환경성을 인증하는 제도다. 진로는 ‘참이슬’ 생산에서 폐기까지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재활용 용기 사용과 포장재 최소화, 효율적 물류 관리, 친환경 폐기물 처리 등 공정을 거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G20 정상회의 D-9] 무역·금융·녹색성장·기업책임 다뤄

    [G20 정상회의 D-9] 무역·금융·녹색성장·기업책임 다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열흘 앞두고 있는 가운데 함께 열릴 비즈니스 서밋에서 논의될 주제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1일 G20 비즈니스 서밋 위원회에 따르면 회의에서는 ‘지속 가능한 균형 성장을 달성하기 위한 기업의 역할’이라는 주제 아래 무역, 금융, 녹색 성장, 기업의 사회적 책임 등 4개 의제별로 12개의 소주제가 다뤄질 예정이다. ‘무역 및 해외 직접투자 활성화’를 위한 논의에서는 각국의 보호무역주의를 방지하고 세계무역 활성화를 위한 조치가 논의될 예정이다. 또 세계경제 공헌도가 높아지고 있는 중소기업의 잠재력을 발휘시키기 위해 중소기업들이 갖는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대책도 모색된다. ‘금융 안정성 및 실물경제 지원 기능 강화’를 다루는 논의에서는 위기 재발 방지를 위한 G20의 금융시스템 개혁이 실물경제 활성화에 필요한 자금 지원과 자본의 이동 및 효율성을 저해하지 않는 방향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모아질 것으로 보인다. ‘녹색 성장 촉진을 위한 논의’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저탄소 사회로의 전환이 요구되는 시점에서 에너지 효율성 향상을 위한 방안이 논의된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관련해서는 전 세계적으로 청년층에서 두드러지는 실업률 증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책 모색이 활발히 이뤄질 전망이다. 120여명의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들은 12개 주제별로 ▲기업이 할 일 ▲G20 정부가 할 일 ▲기업과 정부가 함께 할 일 등에 대해 권고사항을 작성해 G20 정상회의 프로세스에 반영할 예정이다. 신진호기자 sayho@seoul.co.kr
  • 남편·아들 잃은 나는 빵·막걸리로…

    ‘나’는 해마다 장미꽃이 은성하게 피는 집에서 더없이 순수하고 맑은 영혼을 지닌 아이와 남편과 함께 살았다. 그러나 아들은 강에서 익사 사고로, 남편은 차량 전복 사고로 연이어 ‘나’의 곁을 떠난다. 남편과 아들을 잃은 나는 빵과 막걸리로 하루하루를 버틴다. 정성들여 가꾸었던 정원은 옆에 들어선 원룸에서 던진 쓰레기와 소주병, 맥주 깡통 때문에 쓰레기장으로 변한다. 노무현 대통령 분향소에서 ‘나’는 남편 선배의 친구인 작가 이정섭을 만난다. 정섭은 자신의 외도 때문에 아내와 딸이 독일로 떠난 처지. 정섭에게 혈혈단신이 된 ‘나’는 남다르게 느껴진다. 갑작스러운 친구의 부음 소식에 정섭은 홀로 위태롭게 남을 ‘나’를 이끌고 전남 목포로 향한다. 공선옥(46)의 장편소설 ‘영란’(문학에디션 뿔 펴냄)은 기구한 팔자의 여주인공과 그녀를 둘러싼 갖가지 사연을 가진 남도 사람들의 이야기다. 공선옥은 책 끝자락에서 작가의 말을 통해 “이 이야기는, 한 슬픔의 사람이 어떻게 슬픔을 딛고 다시 살아갈 힘을 얻게 되는가에 관한 것이다. 누구나의 생애에서,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을 겪지 않을 수 없는 것이 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의 숙명이다. 지금 슬픈 사람들이 자신의 슬픔을 내치지 않기를 바란다.”고 썼다. 가족이 남기고 간 빈자리를 정으로 맺은 또 다른 사람으로 치유하는 과정을 보여 주는 소설 ‘영란’은 인간의 슬픔을 내버려 두지 않고 끝끝내 절망을 이겨내려는 사람들이 지칠 줄 모르고 긍정의 힘을 발휘하는 순간을 담아낸다. 목포의 영란 여관에는 졸지에 남편과 아이를 잃은 ‘나’ 말고도 남편이 갑자기 떠나버린 밴드 보컬 심태숙도 있다. 영란 여관의 할머니는 태숙에게 “가수는 노래 하나로 세상을 보듬어 준단다. 존 것만 취허지 말고 아픈 것도 다아 니 품 안으로 보듬어부러라. 세상 일이 다 그렇지마는 노래도 목으로 부르는 것이 아니고 마음으로 부르는 것잉게.”라고 위로한다. 공선옥의 ‘영란’은 치유의 소설이다. 마음으로 부른 노래가 마음을 치료하듯 그의 소설은 세상의 상처와 아픔을 보듬는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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