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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외여행 | [마리아나 원정대] Taste Saipan

    해외여행 | [마리아나 원정대] Taste Saipan

    ●Taste Saipan 글 구효영, 정연주, 이종철 사진 이진혁 엄마 아빠 손잡고 나들이 가는 ‘하드 록 카페’ 높이 천장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엘비스 프레슬리의 멋진 캐딜락과 스타일리시한 칵테일 바. 그리고 ‘Love All, Serve All’이라는 따뜻한 모토와 아티스트들의 실제 명반과 사진, 악기들. 가라판 T갤러리아 건물 2층에 위치한 사이판 ‘하드 록 카페’에 들어서면, 배고픔도 잊은 채 인테리어를 구경하느라 한참이나 시간이 걸린다. 독특한 인테리어에 대한 감상이 끝날 때쯤, 미국 엔터테인 푸드를 콘셉트로 하는 이곳의 음식 정체가 궁금해지는데 주 메뉴는 햄버거와 샌드위치, 스테이크로 구성되어 있다. 너무도 흔한 메뉴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사실 그게 맞다. 하지만 미국땅 사이판에서, 중저가의 진짜 미국 음식을 접해 보는 것도 특별할 수 있는 일. 혹시, 너무도 다양한 메뉴에 고민이 된다면 원정대가 먹어 본 오리지널 레전더리 버거, 히코리 스모크드 립스, 로브스터와 함께 나오는 뉴욕 스테이크에 시원한 생맥주나 에어 멕시코(3가지 미니 마가리타)를 추천한다. 10월부터는 베지터리언을 위한 메뉴도 운영하고 있다고 하니, 이 프레시한 메뉴들도 경험해 보면 좋을 듯싶다. 인테리어와 음식에 반했다면 또 하나 하드 록 카페의 매력 포인트는 단연코 음악이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한·중·일 노래를 자유자재로 소화하는 원주민 가수 제리의 공연도 즐기고 모든 손님, 직원이 함께하는 단체 댄스 타임에는 남 시선을 부끄러워 말고 몸을 맡겨 보자. 혹시나 전 세계 어디서든 ‘하드 록 카페’를 접해 보지 못했다면 사이판 여행에서 편안한 복장으로, 예정 없이 그냥 불쑥 방문해도 좋겠다. 신나는 비트는 있지만 꼭 록 음악을 즐겨야 되는 것도 아니고, 평범한 옷차림도 괜찮다. 엄마 아빠 손잡고 나들이 가기에도 손색없는 패밀리 레스토랑이다.월~목요일 10:00~23:00, 금~토요일 10:00~23:30 +1 670 233 7625, 무료 Wifi 가능 모비딕Mobydick이미 사이판 여행객들 사이에서는 검증된 맛집. 매일 공수되는 신선한 로브스터 요리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메인 셰프는 로브스터 찜 요리를 자신 있게 권하지만, $50~80사이의 가격이 부담스럽다면, 좀 더 저렴한 가격의 다양한 시푸드 요리를 즐기면 된다. 스프와 쌀이 함께 제공되는 런치 메뉴를 이용해 보는 것도 현명한 방법. 스테이크와 샌드위치 세트를 저렴하게 즐길 수 있다. 월~일요일, 점심 11:00~14:00, 저녁 18:00~22:00 +1 670 233 1910, 무료 Wifi 가능 파주골 맛있는 식사류, 자꾸 먹고 싶은 분식류, 시원 쫄깃한 면류, 얼큰 담백한 안주류 등 약 40여 가지의 한식 메뉴가 기다리고 있는 곳. 사이판의 OO천국이라 불러도 될 듯싶다. $10면 한국 소주 ‘쏘달’에 라임즙을 넣은 라임소주를 즐길 수 있다. 신선한 참치회가 먹고 싶다면 저녁 시간에 방문하면 된다. 월~일요일, 09:00~02:00 +1 670 235 0200(픽업·배달 가능), 무료 Wifi 가능 컨트리 하우스Country House‘사이판은 서울에서 제일 가까운 아메리카!’라는 한국어 버전 홈페이지의 첫 문장 그대로 인테리어의 테마가 아메리카 대륙의 서부개척시대다. 고기류뿐 아니라 해산물을 이용한 메뉴도 다양하며 무엇보다 재료의 선도가 좋고 양도 푸짐하다. 뜨겁게 달구어진 철판 위에 지글거리며 담겨 나오는 두툼한 비프스테이크는 소리와 비주얼부터 식욕을 자극하고, 붉은 연어스테이크 역시 두툼한 살점이 사르르 녹는다. 고기가 철판에 나오므로 익힘 정도를 평소보다 낮춰서 주문해도 좋다. 시내를 가로지르는 비치로드에서 피에스타 리조트로 들어가는 코코넛 스트리트로 접어든 후 왼쪽 두 번째 블록 11:00~14:00, 17:30~23:00 +1 670 233 1908 www.countryhouse-usa.com, 무료 Wifi 가능 닭고기 샐러드 $9, 연어 스테이크 $18, 등심 스테이크 $25 아메리칸 피자 & 그릴American Pizza & Grill우리에게 친숙한 가장 미국스러운 메뉴들이지만 아메리칸 피자 & 그릴을 맛집으로 소개하는 이유는 뻔하지 않아서 그렇다. 미국식 음식이지만 차모로족의 전통 소스를 사용했고, 버터를 적게 사용한다. 추천 메뉴는 셰프 샐러드, 샌드위치 등이다. 특히 한국인이 선호하는 치킨 메뉴가 많고, 이 치킨 메뉴가 일본식보다는 한국식에 가까워 음식 때문에 고생하는 일행이 있을 때 자신 있게 추천할 수 있다. Beach Road, Garapan 96950, Mariana Islands 9:00~21:30 +1 670 233 1180 죠니Johnnie 샌드위치 $11.95, 레이첼Rachel 샌드위치 $11.95, 클래식 수제 버거($8.95-1/4파운더, $11.95-1/2파운더) 차 카페CHA Cafe & Bakery Saipan커피를 매일 들이붓는 습관 때문에 사이판에서는 곤혹스러웠다. 이들은 커피보다는 맥주나 소다수 등을 더 즐겨 마신다. 만일 꼭 한국에서처럼 디저트와 커피를 먹어야겠다고 생각한다면, 한국인이 운영하는 차 카페에 들르도록 하자. 한국이나 글로벌 카페 스타일을 적극 차용해 와이파이가 빵빵하고, 스타벅스같이 어둡고 침착하며 고급스러운 분위기에 고향에 온 기분이 든다. 커피 외에도 다양한 국가의 차 혹은 디저트를 맛볼 수 있다. Beach Road, Garapan 96950, Mariana Islands 11:00~22:00 +1 670 233 2421 바닐라 빈 프라페 $5.00, 말차 젤라또 $10.50 ※사이판, 로타 식당 이용시 ‘GRADE A’라고 쓰인 인증서를 확인할 것. 한국의 식약청 같은 정부기관에서 위생, 품질 등의 상태를 검증 완료한 식당이다. 에디터 천소현·손고은 기자 취재 트래비 마리아나 원정대 취재협조 마리아나 관광청 www.mymarianas.co.kr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김동률 교수의 1980’s 청춘의 재발견] (6) 봄날의 문무대, 그 겨울의 병영

    [김동률 교수의 1980’s 청춘의 재발견] (6) 봄날의 문무대, 그 겨울의 병영

    중대 막사 지붕에 흰 눈이 쌓였다. 달빛이 하얀 눈에 반사되어 눈이 시릴 정도로 밝은 밤이었다. 멀건 육개장으로 허겁지겁 배를 채우고 침상에 쪼그려 TV를 보던 중 어디선가 탁한 목소리가 들렸다. 화장실 뒤편에 집합하라는 고참의 명령. 다섯 명의 입대 동기들은 부리나케 맨발로 뛰어나가 부동자세로 정렬했다. 시린 발을 동동 구르며 5분쯤 지났을까? 술에 불콰해진 고참병 둘이 나타나 “솔직히 말하라, 고향 생각이 나느냐”고 엉뚱하게 물었다. 고향 생각, 나는 정도가 아니라 너무나 간절한 긴긴 겨울밤이었다. 이구동성 “네”라고 대답했다. 순간 여기저기서 무섭게 주먹이 날아들었다. “이등병들이 군기가 빠져 군대 와서 집 생각하고 있다니, 고향 생각 나지 않게 해 주겠다”는 고함과 함께 발길질이 계속되었다. 비명소리가 터져 나오고, 어디서 들은 대로 다치지 않게 요령껏 맞는답시고 모두들 몸을 이리저리 움직이기에 바빴다. 잠시 뒤 다른 선임병이 부드럽게 물었다. “고향 생각이 나느냐“는 똑같은 질문이다. 어, 누구를 바보로 아나. “아닙니다”고 악에 받쳐 대답하자 다시 주먹이 날아들었다. ‘군기가 빠져 거짓말하고 있다’는 것이 이유였다. ‘이등병이 벌써부터 군기가 빠져 거짓말을 하면 이 나라 이 강산은 누가 지키느냐’는 훈계와 함께 구타는 한 시간가량 계속되다 끝났다. 세면장에 가서 터진 입술을 씻고 침상에 누우니 어머니의 얼굴이 눈앞에 어린다. “나팔소리 고요하게 밤하늘에 퍼지면 / 이등병의 편지 한 장 고이 접어 보내오.”(김광석 ‘이등병의 편지’) 나도 모르게 눈시울이 젖기 시작했다. 입대 동기의 어깨가 들썩이는 것을 보니 그 또한 울고 있음이 분명하다. 오해 없으시길 바란다. 지금의 군대가 아니다. 80년대 어느 겨울밤 내가 경험한 군대 풍경이다. 80년대는 군인의 시대였다. 1979년 12·12로 권력을 틀어쥔 군사 정권의 영향으로 군인들의 힘은 하늘 높은 줄 몰랐다. 불만을 갖거나 반발하면 쥐도 새도 모르게 잡혀가던 험악했던 시절, 군대는 이 땅의 청춘들에게 가혹한 통과의례였다. 휴머니즘을 포기한 지긋지긋한 내무반 생활, 하루가 멀다 하고 등장하는 친절한 구타 등등…. 군 시절을 되새기면 떠오르는 우울한 기억들이다. 그래서 군은 이 땅의 중년에게 젊은 날의 상처쯤으로 존재한다. 군대 이전의 군대도 있었다. 문무대다. 봄은 문무대와 함께 왔다. 입학한 지 한 달, 라일락 향기에 정신이 혼미해질 때쯤이면 신입생들은 성남에 있는 학생중앙군사학교, 즉 문무대로 5박 6일 병영집체 훈련을 가야 했다. 우리는 그저 간단하게 남한산성 간다고들 했다. 그리고 남한산성이란 말이 육군형무소를 상징하는 무서운 의미가 있다는 것은 훗날 입대해서 알았다. “남한산성 한 번 가면 그뿐이야.” 걸핏하면 야전삽 자루로 우리들을 공포에 떨게 했던 고참병을 통해 그 말의 무시무시한 의미를 알게 된 것이다. 서슬이 퍼렇던 시대였지만 젊은 문무대는 늘 시끄러웠다. 군사훈련을 거부하며 시위하는 일이 발생하면 주동 학생에게는 어김없이 강제 조기징집의 보복이 따랐다. 문무대 입소가 남학생에게는 무서움과 혐오의 대상이지만 여학생들에게는 일주일 휴강이라는 큰 떡을 안기게 된다. 문무대 입소에는 사연도 많다. 같은 과 여학생들은 저마다 맘에 드는 남학생에게 선물을 안기기도 하고 입소 중간에 하루 있는 면회를 이용해 마음을 고백하기도 했다. 입소 전 여학생에게 받은 초콜릿과 담배의 양으로 인기를 가늠하던 시절이었다. 어떤 과는 아예 추첨을 통해 남학생과 여학생 간에 파트너를 정해 위문품을 들고 면회를 가게 하기도 했다. 남학생들만 득실대는 공대생들이 가장 서럽다는 때가 바로 문무대 입소 시절이었다. 단순 면회 목적의 짝짓기도 때로는 연인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그래서 이른바 문무대 커플이란 말까지 등장한 시절이 80년대다. 군 생활은 힘들었다. 1990년 보안사 윤석양 이병과 보병 제9사단 이지문 중위의 양심선언에서 드러나듯 80년대 군대는 암흑의 시기였다. 인권은 찾아보기 힘들었고 중대장 앞에서 여당 표를 찍었다. 지금의 민주화 시대에는 감히 상상조차 힘든 풍경쯤 된다. 그 시절 군대의 또 하나의 특징은 ‘신의 아들 대 어둠의 자식들’ 논쟁이다. 백 있고 돈 있는 집의 아들들은 군을 빠지거나 면제받았다는 소문이 흉흉하던 시절이었다. 실제로 결혼 초 아내에게 많이 들은 말 중의 하나는 “왜 자기만 현역이냐”는 것이었다. 아내 친구의 잘난(?) 남편들은 현역 출신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나름 자부심을 가지고 ‘대장 위에 병장이다’고 열심히 설명했지만 반응은 시큰둥하다. 그래서 지금도 청문회나 하마평에 등장하는 권력자들의 병역 편법을 들을라치면 화가 뻗치게 된다. 큰 국제경기가 있을 때마다 정부가 앞장서 부자 프로스포츠 선수에게까지 병역혜택을 남발하고 엄청난 포상금을 안긴다. 국민들에게 큰 감동을 줬으므로 당연하다고 주장한다. 힘들게 군대생활을 한 지금의 중년들이 동의하기 어려운 대목이 된다. 군대가 돈 없고 힘 없는 사람만 가는 곳처럼 인식될까 두렵기 때문이다. 이런 나를 두고 아내는 병장 콤플렉스가 아니냐고 놀린다. 백사(白蛇)를 뽀얗게 고와 중대장에게 상납한 덕에 GP(감시초소)에서도 매달 휴가를 나왔다는 선배가 실은 동사무소 방위병을 일컫는 ‘똥방위’ 출신임을 알았을 때의 배신감. 주말마다 외출증 끊어 이대 앞을 주름잡았다는, 부모를 잘 둔 신의 아들이 들려주는 허풍에 기죽었던 기억들이 여전히 긍정적인 군대를 방해하고 있는 것이다. 그 시절 병영 풍경은 중년에게는 씁쓸달콤한 기억으로 살아 있는 생물이다. 여친이 왔다는 전갈에 속눈썹이 휘날리도록 위병소로 뛰었던 기억, 들기름에 잰 고추장에 찍어 먹던 양파의 매서운 맛 등등은 갈수록 새록새록하다. 가끔 술자리에서 들려지는 선후배들의 신산했던 군대 얘기는 일순간 좌중을 숙연케 한다. 그런 밤 귀갓길 생각나는 옛 노래가 있다. “높은 산 깊은 골 적막한 산하 / 눈 내린 전선을 우리는 간다 / 젊은 넋 숨져간 그때 그 자리 / 상처입은 노송은 말을 잊었나….” ‘전선을 간다’라는 애창 군가다. 논산훈련소 30연대 훈련병 시절엔 ‘사나이로 태어나서 할 일도 많지만’의 ‘진짜 사나이’를 줄곧 불렀지만 너무 직설적어서 세련미가 떨어진다. 세월이 많이도 흘렀다. 우리는 이제 군 내무반이 등장하는 TV광고를 바라보며 “그래도 그때가 좋았다”고 소주잔을 들이켜며 그 시절을 그리워하는 기성세대가 됐다. 그리고 그때의 군번은 아내 몰래 꼬불쳐 둔 통장의 비밀번호로 사랑받는다. 많이 힘들었고, 그래서 결혼해도 아들만은 절대로 낳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시절, 그래도 가끔 돌이켜 보면 소중한 추억으로 살아 있다. 그래서 처절하고 쓰라렸던 그 시절도 문득문득 토첼리의 세레나데처럼 ‘우리 기쁜 젊은 날’로 각인되어 있는 것이다. 새해다. 그 겨울 폭설 속에 행군하며 부르던 군가가 문득 생각난다. ‘피와 땀이 서려 있는 이 고지 저 능선에 / 쏟아지는 별빛은 어머님의 고운 눈길.’ ‘사나이 한목숨’이다. 둥근 보름달이 터질 듯이 환하던 그 밤 ‘어머님의 고운 눈길’을 부르면서 우리 모두는 목이 메었다. 그리고 그날의 꽃다운 청춘들도 이제는 늙었다. 서강대 MOT 대학원 교수 yule21@empal.com
  • [현장 블로그] ‘청소년 담배셔틀 500원 할아버지’를 아시나요

    [현장 블로그] ‘청소년 담배셔틀 500원 할아버지’를 아시나요

    ●“애들 방학땐 소주값 못벌어서 아쉽지” 7일 오전 11시 서울 금천구 시흥동에 있는 은행공원. 두꺼운 외투를 입고 공원에서 친구를 기다리는 걸로 보였던 한 남학생이 할아버지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말을 몇 마디 나누는가 싶더니 5000원짜리 한 장을 받아든 할아버지가 담배 가게로 향합니다. 학생은 근처 화장실로 들어가 자리를 피합니다. 걸음걸이조차 힘겨운 할아버지는 학생을 찾아 담배를 건네고, 잔돈 500원을 호주머니에 넣습니다. 말로만 듣던 ‘할아버지 담배 셔틀’은 5분 만에 이렇게 이뤄졌습니다. 올해 71세인 이씨 할아버지는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입니다. “방학이니까 애들이 없어서 아쉽지. 세 번만 하면 소주 한 병 값이 나오는데.” ●흡연 중고생들 사이에서 ‘성지’로 유명 은행공원은 주변 중고생들 사이에서 이른바 ‘성지’로 불립니다. 거기에 가면 담배 심부름에 응해주는 할아버지들이 늘 있기 때문입니다. 거기엔 노숙인들도 끼어 있습니다. 할아버지들이 낮 동안 공원을 지키다 귀가하면, 담배 심부름 의뢰는 노숙인에게 갑니다. 하루 20차례 이상 담배 가게를 찾아 ‘500원 할아버지’로 불리던 할아버지도 있었다고 합니다. 공원에 있던 김모(69)씨는 “용돈 벌이가 된다는 소문이 퍼졌다”면서 “나도 중학생 녀석한테 한 번에 네 갑을 사다준 적이 있다”고 털어놨습니다. 실제 6~7일 사이 목격된 다섯 차례의 심부름은 모두 다른 할아버지들에 의해 이뤄졌습니다. 급기야 지난해 5월에는 담배 셔틀에 대한 신고가 이어지자 관할 금천경찰서가 단속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경찰은 협조요청 공문을 구청이나 학교에 보내고 담배가게 주인들을 상대로도 안내를 했습니다. 현행 청소년보호법은 ‘청소년의 의뢰를 받아 청소년유해약물 등을 구입해 청소년에게 제공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7월부터 실제 입건된 사례는 총 3차례. 담배 심부름이 아니라고 주장할 경우 입증이 어려운데다 불우한 노인들을 형사처벌하는 게 과연 타당한지에 대한 경찰의 현실적인 고민도 있는 듯합니다. 이날 오후에도 학생들과 할아버지들의 불편한 만남은 이어졌습니다. 빈곤의 덫에 빠진 노인들이 손자뻘 되는 아이들의 담배 심부름을 해주고 감지덕지 몇 푼 챙겨 가는 씁쓸한 풍경. 2016년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서동철 칼럼] 더민주 총선 결과가 궁금한 이유

    [서동철 칼럼] 더민주 총선 결과가 궁금한 이유

    지난 연말 새정치민주연합이 더불어민주당으로 간판을 바꿔 달았을 때 주변 비슷한 또래의 반응은 한마디로 아리송하다는 것이었다. ‘처음처럼’을 비롯해 히트작을 여럿 내놓은 브랜드 네이밍 전문가를 홍보위원장으로 영입하더니 정당 이름도 소주 이름처럼 만들었다는 비아냥도 있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더불어민주당이라는 이름은 수긍할 만했다. 나아가 이름으로 장난을 쳤느냐는 지적조차 없지 않았던 더불어민주당의 줄임말 더민주는 좀 더 그럴듯하게 느껴졌다. 50대에게 더민주라는 당명이 그다지 흔쾌하지 않은 것은 어쩌면 자연스럽다. 하지만 총선을 목전에 두고 정치 세력에 대한 호불호(好不好)가 굳어 버린 세대의 취향에 굳이 아부해야 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젊은 세대의 감각에 부합하는 이름이 전략적으로 올바른 선택일 수 있다. 젊은 세대는 보수화의 경향이 짙다는 지적도 있지 않은가. 이름부터 반드시 잡아야 할 세대를 겨냥한 것은 광고용어로 소구대상(訴求對象·target)을 명확히 한 마케팅이다. 개명(改名)에도 불구하고 더민주의 정체성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과거 새정치민주연합을 구성하던 주요 세력이 이합집산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철수 의원 세력에 이어 김한길 의원 세력이 떠나가고, 호남 세력도 모두 탈당할 것으로 가정하면 더민주에는 문재인 대표가 오래전부터 실질적인 좌장 역할을 맡고 있는 이른바 친노(親)만 남는다. 몸집이 가벼워지는 것은 단점이지만, 순도(純度)가 높아지는 것은 장점이다. 정치는 생물(生物)이니 당장 내일이라도 정치 판도가 요동칠 수는 있다. 지금은 야당의 분열에 가속도가 붙고 있지만, 총선이 코앞에 닥치고 패배가 명약관화해지는 단계가 되면 결국 통합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전망하는 정치평론가도 적지 않다. 하지만 멀리 갈 것도 없이 복수의 야권 예비 후보가 명함을 돌리는 출근길 우리 동네 버스 정류장의 풍경만 봐도 시간이 흐를수록 다시 합치기는 어려워질 것으로 보는 것이 정상이다. 더민주에 남아야 할지, 떠나야 할지 친노 그룹이 아닌 구성원의 고심은 적지 않을 것이다. 정치적 소신을 함께하는 정당에 몸담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회의원에 당선되는 것은 더욱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안철수 의원이 당초 전망보다 더 큰 바람을 일으키고 있고, 김한길 의원마저 탈당하면서 이 바람은 더욱 확산하여 여권마저 긴장감을 느끼기 시작한 것이 현실이다. 문재인 대표는 지금 ‘이질적 요소’가 완전히 배제된 상황을 가정해 총선 전략을 짜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의석수는 적지 않게 줄어들겠지만, 순수혈통(純血) 친노만 남은 더민주의 모습을 그려 보면 매우 흥미롭다. 우선 호남 세력이 떠난 이후의 더민주는 명실상부하게 지역주의를 덜어 낸 제1야당이 된다. 우리 정치판에서 지역주의가 발호한 이후 여야를 모두 포함해도 이런 성격의 정당으로는 가장 큰 규모가 아닐까 한다. 반면 수도권을 세력권으로 하는 정당의 성격이 짙어지고, 국토의 절반 이상에서 공동화 현상이 빚어지는 한계도 없지는 않다. 진보 정당으로 더민주의 색채는 더욱 선명해질 것이다. 그동안 친노의 이미지는 독선과 아집으로 인상 지워졌다. 하지만 이념을 같이하지 않는 정치세력과 타협하지 않는다고 악(惡)은 아니다. 이들의 비타협 정신이 민주화를 이루는 과정에서 혁혁한 공로를 세운 것도 인정해야 한다. 다만 타협을 모르는 세력이 양당 체제 아래서 한쪽의 당권을 잡았을 때 문제는 심각해진다. 국회 기능을 사실상 정지시켜 집권세력이 포부를 펼 수 없게 만드는 이즈음 정치 상황이 그렇다. 보수 새누리당, 중도진보 안철수 신당, 진보 더불어민주당이라는 스펙트럼은 나쁘지 않다. 새누리당은 국회선진화법을 넘어서려면 총선에서 180석 이상을 얻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하지만 때로는 정치적 타협이 가능한 야당의 원내 진입을 예상한다면 불필요한 희망이다. 총선에서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복원하고 진보적 목소리도 수용할 수 있는 ‘황금분할’이 이루어질지 지켜볼 일이다.
  • [사설] 서민 경제 고통 줄이는 새해 돼야

    새해 벽두부터 경제에 대한 어두운 전망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글로벌 경제는 갈수록 성장 동력이 떨어지고 있고 우리 경제의 양대 축인 수출과 내수 모두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란 경제연구소들의 예측도 적지 않다. 대부분 경제 전문가들은 올 세계경제 성장률을 3.1% 안팎으로 추산하고 있는데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전 세계를 강타했던 2009년 이후 최악의 수준이라고 한다. 우리 경제 역시 지난해보다 성장률이 떨어져 2%대로 고착화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경제가 나빠지면 가장 피해를 보는 계층은 서민들이다. 경기 침체로 돈이 돌지 않아 시중은행에서 돈을 빌리기 어려운 저소득층은 당장 20~30%에 이르는 대출 금리에도 불구하고 제2금융권으로 뛰어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최근엔 상대적으로 싼 대출이자 때문에 제2금융권에서 주식이나 자동차를 담보로 돈을 빌리는 현상이 늘고 있다고 한다. 자동차마저 대출 담보로 내놓을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심각한 일이다. 제2금융권의 고금리 대출을 중금리 수준으로 낮추는 방안이 다각적으로 모색돼야 한다는 지적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서민 경제를 가장 고통스럽게 하는 것은 무엇보다 전세난이다. 올해의 경우 지난해보다 전세난이 더욱 심각해질 것이란 분석들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반짝 주택경기가 살아나면서 건설사들이 50만 가구가 넘는 아파트를 시장에 내놓아 미분양 아파트가 급증한 데다 주택 거래 위축에 따른 전세 수요 증가가 전세 매물 품귀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세 시장의 월세 전환도 가팔라지고 있어 이래저래 서민들의 고통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저성장 기조 속에서 저물가 기조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지만 신년 초부터 시내버스와 도시가스 등 공공요금의 인상 러시가 줄줄이 예고된 상태다. 소주와 탄산음료 값은 이미 인상됐고 맥주 값 인상 압박도 심상치 않다. 서민 경제의 주름살이 늘어 가는 상황에서 편법 인상이나 가격 전가로 서민 가계가 피해를 보지 않도록 물가 당국은 긴장감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 서민은 중산층 아래에 속한 계층으로 우리 국민의 저변을 이룬다. 경제가 어려울수록 서민 경제가 살아나야 가계부채도 줄고 소비도 늘어나 나라 경제가 살아나게 된다. 눈앞에 보이는 경기 부양의 실적에만 매달리지 말고 장기적 관점에서 서민 경제를 튼튼히 할 수 있는 정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
  • 억대 연봉 샐러리맨 52만… 증가세 주춤

    억대 연봉 샐러리맨 52만… 증가세 주춤

    지난해 억대 연봉을 받은 샐러리맨이 50만명을 넘어섰지만 증가세는 주춤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샐러리맨의 평균 연봉은 3100만원을 조금 넘었다. 국세청이 29일 내놓은 ‘2015년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소득 기준으로 연말정산 근로자 1668만 7000명 가운데 연봉 1억원이 넘는 샐러리맨은 모두 52만 6000명이었다. 전년 대비 11.4%(5만 4000명) 늘었다. 하지만 증가율은 수년째 둔화되는 모습이다. 2010년에는 전년 대비 42.3% 급증했지만 2011년에는 29.3%, 2012년 14.9%, 2013년에는 13.7% 증가했다. 내년 발표에서는 한 자릿수 증가율에 그칠 가능성이 커보인다. 연봉 1억원 이상 근로자가 전체 연말정산 근로자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3.1%로 전년보다 0.2% 포인트 증가했다. 근로소득 연말정산자의 평균 급여액은 전년보다 4.3% 증가한 3170만원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울산(4050만원), 서울(3520만원), 세종(3510만원) 순으로 높았고 제주(2660만원)가 가장 낮았다. 금융소득이 있는 종합소득세 신고자의 평균 소득은 2억 3500만원이었고, 이 중 금융소득 비중은 43.3%였다. 금융소득이 5억원을 넘는 ‘슈퍼 리치’도 3113명이나 됐다. 금리를 연 3%로 잡았을 때 금융소득이 5억원을 넘으려면 금융자산이 167억원 이상이어야 한다. 지난해 창업한 사업자 112만 6000명 가운데 40대 비율이 32.0%로 가장 높았다. 30대는 25.3%, 50대는 24.2%였다. 지난해 전체 주류 출고량은 401만 5000㎘로 2009년 이후 4년 만에 줄었던 2013년(392만 1000㎘로)보다 2.4% 증가했다. 소주 출고량은 전년 대비 5.7% 늘었고, 탁주와 맥주도 각각 1.1%, 0.8% 증가했다. 반면 위스키는 2.7% 줄었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처음처럼’ 평균 5.54% 인상

    롯데주류가 소주 가격을 인상했다. 소주시장 점유율 1위 하이트진로에 이어 2위 롯데주류까지 소주값을 1000원대로 올리면서 음식점에서 파는 소주는 5000원이 넘을 전망이다. 롯데주류는 30일 ‘처음처럼’의 출고 가격을 새해 1월 4일부터 평균 5.54% 올린다고 밝혔다. 주력 제품인 ‘부드러운 처음처럼’(360㎖)의 출고 가격은 병당 946원에서 1006.5원으로 6.3% 오른다. 페트(PET) 소주, 포켓 소주, 담근 소주 등의 출고가는 5~6% 인상됐다. 다만 과일맛 소주인 ‘순하리 처음처럼’은 가격 인상에서 제외됐다. 소주의 주요 소비처인 음식점과 주점의 소주 판매가격도 인상이 잇따를 전망이다. 식당들은 현재 소주 한 병에 3000~4000원을 받지만, 최대 5000원으로 올릴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김기중 기자의 교육 TALK] ‘좋은 아빠’ 생각보다 쉽다

    “아빠 산에 오르기 할래.” “아빠는 지금 바쁘다.” “그래도 해 줘.” “어쩔 수 없군. 자, 올라와 봐.” 여섯 살 아들이 가장 좋아하는 놀이인 ‘아빠 산에 오르기’를 합니다. 방법은 간단합니다. 아빠는 서 있는 상태에서 아이의 양손을 깍지 껴 잡은 다음 아이가 어깨에 오를 때까지 참아 내면 됩니다. 아이는 아빠의 손을 잡고 산을 오르듯 아빠의 무릎, 허벅지, 배, 가슴을 차례차례 밟고 어깨 위에 올라탑니다. 지난번 텔레비전에서 우연히 보고 따라 해 봤는데, 아들이 너무 즐거워해 이 놀이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그랬더니 이제는 아무 때나 해달라고 조릅니다. 요새는 메뚜기처럼 껑충껑충 뛰어오르기도 합니다. 그러다 저의 소중한 부위를 발로 차 버리는 바람에 바닥에 나뒹굴기도 했습니다. 아들과 ‘어깨 레슬링’도 가끔 합니다. 서로 어깨를 맞대고 아들이 밀고 들어오는 것을 버티며 받아 주는 놀이입니다. 어느 정도 받아 주다 아들을 꽉 붙들고 “어림도 없다”고 외친 뒤 바닥에 자빠뜨립니다. 아들은 웃으며 또 달려듭니다. 가끔은 못 이기는 척 뒤로 드러누우면서 아들을 껴안고 “이야, 힘이 아주 세졌네”라면서 ‘오버액션’을 해 주면 효과 만점입니다. 네 살 딸은 ‘무릎 오토바이’를 좋아합니다. 의자에 앉아 무릎 위에 딸을 올려놓고 팔을 쭉 뻗은 뒤 엄지를 펴서 마치 오토바이 핸들을 잡은 것처럼 만들어 줍니다. “부릉부릉” 소리를 내며 무릎을 위아래로 천천히 구르다가 “자갈밭이다”라고 외치면서 무릎을 세게 엇박자로 굴러 주면 딸은 재밌어서 소리를 꽥꽥 질러 댑니다. 이런 놀이를 하다 보면 ‘아빠는 몸으로 놀아 준다’는 말을 실감하곤 합니다. 땀도 나고 기분도 좋습니다. 놀아 주는 방법을 모른다고 고민할 필요는 없습니다. 인터넷 육아 카페 등에 다양한 방법이 올라와 있습니다. 아이와 몸으로 노는 방법을 수록한 책도 많이 나왔습니다. 권오진 아빠학교 교장은 지금까지 5000가지가 넘는 아빠 놀이를 만든 ‘놀이의 달인’입니다. 그가 지금까지 낸 아빠 놀이 책이 10권에 이릅니다. 그의 책 ‘놀이만 한 공부는 없다’의 머리말에는 이런 구절이 나옵니다. “아이들이 성장하는 동안 단 한 번도 공부하라고 하지 않았다. 그래도 아이들은 잘 자라 주었다. 잔소리하는 대신 아이들과 동네 한 바퀴를 돌고, 한 달에 한 번씩 서점에 다녔다. 시간이 있을 때는 전국을 누비며 아이들과 놀았다. 많은 사람이 나에게 ‘좋은 아빠’라고 하지만, 매일 하루 1분씩 20년 동안 놀아 준 것밖에 특별한 방법이 없다.” 얼마 전 중3 아들과 중1 딸을 둔 어떤 형님과 술자리를 한 적이 있습니다. 사업하느라 정신이 없었고, 집에 들어와 보면 아이들은 항상 잠들어 있었다고 합니다. 주말엔 골프 치느라 바빴고, 가끔 쉬는 날엔 모자란 잠을 자느라 바빴습니다. 아이들이 놀자고 달려들면 형님은 짜증을 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저녁 잠자는 아이들을 보면서 ‘진짜 내 아이들이 맞나?’ 하는 생각까지 들었고, 그 자리에서 고개를 떨어뜨리고 울었다고 합니다. 쓰디쓴 소주를 연거푸 들이켜는 그에게 “아직 늦지 않았다”고 말해 주고 싶습니다. 이제라도 좋은 아빠가 되고 싶다고 한 그를 응원합니다. gjkim@seoul.co.kr
  • “순해서 좋아” 맥주 149병 “독한 건 싫어” 소주 63병

    폭음을 꺼리고 낮은 도수의 술을 선호하는 문화가 확산하면서 맥주 소비는 늘고 소주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소주병 용량(360㎖) 기준으로 2013년 1인당 연간 주류 소비량은 맥주가 148.7병으로 가장 많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소주 62.5병, 전통주 33병, 양주 2.7병, 와인 2.2병 순서였다. 1인당 소비량을 2010년과 비교하면 맥주는 139.8병에서 8.9병 늘었지만 소주는 66.4병에서 3.9병 감소했다. 농식품부 측은 “과다한 음주를 지양하고 부담 없이 술을 즐기는 문화가 확산되면서 소주 같은 높은 도수의 술 소비가 줄고 맥주와 같은 낮은 도수의 술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여성을 중심으로 저도주를 선호하는 소비층이 넓어지고 있다. 도수를 낮추고 과일향과 탄산, 소다수 등을 첨가한 주류와 무알코올 맥주가 잇따라 출시됐다. 주류 구매 경험이 있는 20∼50대 소비자 500명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주류 중에서 맥주를 선호하는 비율이 48.8%로 소주(35.6%)를 앞섰다. 수입 맥주가 증가하고 있는 점도 맥주 소비량을 끌어올린 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 맥주 수입량은 2009년 4만 1092t에서 2014년 11만 9501t으로 288% 증가했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날개 없는 선풍기’ 공공조달… 과실주에도 사카린 허용

    국내 기업을 옥죄는 17가지 기술규제가 내년에 풀린다. 날개 없는 선풍기의 공공조달이 허용되고 음료·소주·건강기능식품 등에 허용되는 사카린나트륨 사용이 과실주에도 허용될 전망이다. 정부는 지난 24일 제361차 규제개혁위원회를 열고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이 경제 4단체, 업종별 협회·단체, 관계부처와 협력해 선정한 기업에 부담을 주는 17개 기술규제 개선 방안을 최종 확정했다고 27일 밝혔다. 업계는 복잡한 행정 절차의 간소화, 이중 시험비용 경감, 저품질 수입제품에 대한 국산제품의 경쟁력 확보 등으로 연간 수백억원 이상의 경제적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했다. 과도한 기준 규제완화 사례로 내년 6월까지 소음이 적은 소형 풍력설비의 이격 거리 기준이 기존 50m에서 타워 높이의 2배 수준인 10~20m 수준으로 완화된다. 날개 지름 크기를 일반 선풍기로 제한해 아무리 신제품에 효율이 높아도 공공조달이 불가능했던 날개 없는 선풍기 등도 공공조달이 가능해진다. 기술혁신속도를 법 제도가 못 따라간 대표적 사례다. 신규 사업자의 참여를 막았던 친환경 산업용 목재팰릿(파쇄·건조·압축해 만든 목재연료) 보급사업의 참여 기준도 시공 실적 비중을 낮추고(30→25%), 다른 보일러 시공 실적도 인정해 주기로 했다. 복잡하고 까다로운 건설기계 배출가스 검사서류도 간소화될 예정이다. 우산·선글라스·접촉성 금속 장신구 등에 대한 제조 연월일 표시 등이 완화된다. 또 국제 선박엔진 대기오염인증을 받았음에도 국내에서 중복 성능시험을 받게 하는 형식 승인을 없애기로 했다. 선진국에 비해 지나치게 낮은 에어컨 등 냉난방기기의 최저 에너지소비효율도 선진국 수준으로 조정해 저품질·저효율 외산제품들의 무분별한 수입·유통에 대응할 예정이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제대로 알자! 의학 상식] 건강한 송년, 술을 다스려라

    한 해를 갈무리하는 12월 달력은 크고 작은 송년회 일정으로 빼곡하다. 송년회는 동고동락한 동료, 감사한 사람들, 오랜만에 보는 이들과 회포를 풀고 덕담을 나누는 즐거운 시간이어야 하지만, 많은 직장인은 과도한 음주와 숙취로 부담스런 송년회를 보낸다. ●술 마시기 전 식사나 우유 한잔 하세요 알코올 아세트알데하이드 탈수소 효소가 부족한 사람은 소주 한 잔만 마셔도 얼굴이 빨개지고 심장이 두근거린다. 속이 울렁거리고 토하기도 하는데, 이런 사람에게 술은 독약이나 다름없다. 현명하게 술 마시기의 첫 번째 방법은 적정량을 마시는 것이다. 사람의 최대 주량은 아세트알데하이드 탈수소 효소를 얼마나 갖고 있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하지만 최대 주량과 상관없이 술을 과다하게 마시면 누구나 간이 손상된다. 술은 빨리 마실수록 흡수되는 속도도 빠르므로 대화를 나누며 되도록 천천히 마신다. 공복에 술을 마시면 소장에서 3~4배 더 빨리 흡수된다. 술을 마시기 전 가볍게 식사를 하거나 그럴 시간이 없다면 우유를 먼저 마시는 게 좋다. 술을 마실 때는 물을 많이 마신다. 알코올은 뇌하수체의 항이뇨 호르몬 분비를 억제해 소변을 자주 보게 한다. 또 대장에서의 수분 흡수를 억제해 탈수를 일으킨다. 탈수되면 혈중 아세트알데하이드 농도가 더 짙어져 숙취 증상이 심하다. 물을 많이 마셔 알코올을 희석시켜 혈중 농도를 낮춰야 한다. ●섞어 마시면 빨리 취해… ‘소맥’ 안 돼요 맥주와 소주를 섞어 마시는 이른바 ‘소맥’이 인기지만 술은 한 가지 종류로 마신다. 일반적으로 알코올 농도 15~30%의 술이 체내에 가장 빨리 흡수되는데, 맥주(4~5%)와 양주(30% 이상)로 폭탄주를 만들어 마시면 가장 흡수가 잘 되는 상태가 돼 빨리 취한다. 체내에 흡수된 술은 폐를 통해서도 10% 정도 배출된다. 따라서 주변 사람들과 즐겁게 대화하며 마시면 술도 빨리 깬다. 말하는 동안 술 마시는 횟수나 양을 줄일 수도 있다. 술을 마실 때는 되도록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술을 마시면 간이 알코올을 해독하고자 산소를 많이 쓰는데, 이때 담배까지 피우면 산소가 결핍돼 간이 알코올을 잘 해독하지 못한다. ■도움말 서울아산병원 건강의학과 남효정 교수
  • 소주값 줄줄이 인상

     대표적인 서민 술인 ‘소주’값이 줄줄이 인상된다. 지난달 하이트진로의 소줏값 인상에 이어 지방 주류업체들도 잇따라 가격을 올린다.  대구지역 주류회사인 금복주는 21일 자정을 기점으로 소줏값을 5.62% 인상키로 하고 160여개 도매상에 통보했다고 18일 밝혔다. 이에 따라 금복주 병당 소매가는 961.7원에서 1015.7원으로 인상된다.  경남 창원의 무학은 21일자로 ‘좋은데이’와 ‘화이트’를 5.99% 인상한다. 좋은데이는 기존 병당 출고가 950원에서 1006.9원으로, 화이트는 970원에서 1028.1원으로 오른다. 무학은 “이번 가격 인상은 제조원가 상승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 지역의 대선주조는 주변지역과 업계의 분위기를 주시하면서 이르면 22일쯤 인상을 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30일 하이트진로는 참이슬 후레쉬와 참이슬 클래식(360㎖) 출고가격을 병당 961.70원에서 1015.70원으로 54원 올려 소주값 1000원 시대를 열었다. 이후 대전·충남 지역의 맥키스컴퍼니가 ‘O2린’(오투린)의 출고가를 963원에서 1016원으로 5.5% 올렸으며, 제주 주류업체 한라산소주는 ‘한라산소주’의 출고가를 1080원에서 1114원으로 3.14% 인상했다.  그러나 국내 점유율로 2위인 롯데주류는 ‘처음처럼’ 가격 인상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The Best 시티] 조길형 영등포구청장 “문래동 예술촌·지역 주민 간 유대 관계 돈독히 할 것”

    [The Best 시티] 조길형 영등포구청장 “문래동 예술촌·지역 주민 간 유대 관계 돈독히 할 것”

    서울 영등포구 문래3동은 기묘한 곳이다. 1980년대 수천개의 공장이 돌아가던 이곳은 현재 1230개의 철공소가 남아 여기가 한국 산업화와 공업화 역사의 현장임을 보여 주고 있다. 그리고 2000년대 초반부터는 군데군데 빈 철공소 건물을 예술가들이 채우기 시작했다. 이 어색한 동거가 시작된 지 10여년이 훌쩍 지나면서 과거 철공소 골목으로 유명하던 문래동은 이제 예술촌으로도 이름을 날리고 있다. 초기에는 회화, 설치, 조각, 일러스트, 사진 등을 하는 예술가들이 중심이었는데 지금은 춤, 연극, 마임, 거리공연 등 다양한 예술가가 작업실을 꾸리고 있다. 문래동 예술촌의 가장 큰 특징은 예술인과 지역 간 관계다. 조길형 영등포구청장은 “늘어난 예술인을 그냥 놀려선 안 되겠다는 생각에 방과후 진행하는 예술·문화교실에 예술인들이 설 수 있게 만들었다”며 “이들 덕분에 우리 지역의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수준 높은 예술·창작교육을 받게 됐다”고 자랑했다. 예비 사회적기업 보노보C 이소주 대표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과 예술인들 간의 관계가 더욱 끈끈해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문래동 예술촌이 뜨면서 이곳도 젠트리피케이션(임대료 상승으로 원주민 등이 떠나는 현상) 문제가 고민거리로 등장하고 있다. 문래동에서 공방을 운영하고 있는 한 작가는 “지난해보다 월세를 10만원 올려 줬다”며 “문래동이 유명해지면서 젊은이 취향의 식당과 커피숍이 늘어나 부담이 커지는 것은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이 대표는 “아직 본격적인 개발 압력이 적어 당장의 고민은 아니지만 대비책은 필요하다”면서 “커다란 건물에 작업실을 만들어 주는 것보다 작가들이 공동체를 꾸리고 또 지역의 역사를 기록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공공이 만들어 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조 구청장은 “개발 과정에서 지역의 소중한 문화 자원을 보호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며 “일단 관과 민간, 예술인 등이 함께 이 문제를 논의할 수 있는 소통 창구를 만드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티끌’ 병뚜껑 22만개, ‘태산’ 같은 쌀 1t으로

    ‘티끌’ 병뚜껑 22만개, ‘태산’ 같은 쌀 1t으로

    소주병·맥주병 뚜껑이 어려운 이웃의 쌀과 방한용품이 된다. 서울 성동구는 상인과 기업, 지역주민들이 모은 병뚜껑 22만개를 소외계층 돕기에 활용한다고 15일 밝혔다. 구는 오는 18일 오전 사근동 주민센터 앞에서 정원오 구청장, 임태현 한양상인연합회 회장, 이승돈 하이트진로 서울권 본부장, 주민 100여명이 모인 가운데 ‘나눔과 베풂의 쌀 전달식’을 갖는다. 72곳 가게 상인과 시민이 모은 병뚜껑 22만개를 쌀 10kg 100포, 방한용품(라면, 핫팩, 핸드크림 등) 세트 100박스와 맞교환한다. 교환된 쌀과 방한용품은 지역 저소득층 100가구에 현장에서 직접 전달한다. 앞서 구는 지난 4월 하이트진로 및 한양상인연합회와 저소득층 지원을 위한 ‘나눔과 베풂의 쌀 프로젝트’ 협약을 체결했다. 한양대 인근 업소에서 하이트진로 제품 병뚜껑을 모으면 기업 측이 500개당 쌀 10kg 1포로 교환하는 협약이다. 그동안 세 차례에 걸쳐 모은 쌀 1500kg으로 틈새계층 150가구를 지원했다. 이 소식을 듣고 지난 9월에는 영등포구의 김모(45)씨, 지난 10월에는 강북구의 김모(63)씨 등이 거둬들인 병뚜껑을 기부하고 현금기부도 했다. 정원오 구청장은 “성동뿐 아니라 여러 지역 주민들이 병뚜껑을 모아 ‘사랑의 선물’을 했다”면서 “내년에도 나눔의 쌀 프로젝트 사업을 지속 추진해서 쌀 뿐 아니라 다양한 생필품을 추가 지원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한국인 40%는 소주 3~4잔도 위험”

    한국인의 40%는 적은 양이라도 술을 마시지 않는게 좋다는 지적이 나왔다. 강보승 한양대구리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15일 “한국,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인의 약 40%는 소량의 음주에도 안면홍조, 메스꺼움, 졸음 등의 특이적인 생리반응을 나타낸다”면서 “이는 서양인과 확연히 다른 특징으로, 술을 조금만 마셔도 몸이 빨개지고 힘든 사람들은 건강을 위해 소량의 술도 마시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강 교수는 이런 내용을 담은 글을 미국신경학회 공식학술지 ‘뉴롤로지’에 게재했다. 이 글은 정식 논문은 아니다. 하루에 3~4잔 이내로 소주를 마시는 남성은 뇌졸중(뇌경색) 위험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는 국내 연구팀의 연구논문에 반박하기 위해 쓴 것이다. 일반적으로 몸속으로 들어간 술은 체내 분해 과정에서 얼굴이 붉어지고 구역질이 나거나 어지러워지는 독성 반응을 일으킨다. 이런 증상은 한국인을 포함한 동아시아인이 유전적으로 서양인보다 아세트알데히드를 분해 처리하는 기능이 절반 이하, 심지어는 10분의1 수준으로 낮기 때문에 발생한다는 것이 강 교수의 설명이다. 세종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쌍팔 연도 덕선이가 좋아하는 라면·택이가 받은 상금 5000만원… 지금은?

    인기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덕선이 등 ‘쌍문동 5인방’이 즐겨 먹는 라면 한 봉지는 얼마였을까. 한국물가정보가 창간 45주년을 맞아 최근 발간한 ‘종합물가총람’에 따르면 1988년 라면 가격은 한 봉지에 100원이었다. 올해는 634원(신라면)으로 6.3배가 올랐다. 자장면 한 그릇도 759원에서 4600원으로 6배 정도 상승했다. 커피는 프랜차이즈 브랜드에 따라 가격 편차가 있지만 한 잔에 558원(당시 다방 커피)에서 4100원(스타벅스, 톨사이즈 기준)으로 27년 동안 7.3배 올랐다. 식재료 중에서 가장 많이 오른 건 소고기로 500g 기준 가격이 5080원에서 4만 5000원으로 8.8배가 뛰었다. 올해 초 큰 폭으로 인상됐던 담뱃값은 어떨까. 극중 천재 바둑기사 택이가 스트레스받을 때 몰래 피우는 솔 담배 한 갑은 500원이었다. 올해 국산 담배 가격은 4500원으로 9배 올랐다. 빈병 보조금 인상을 두고 논란이 되고 있는 주류의 경우 소주(360㎖)는 350원에서 1080원으로 3배가량, 맥주는 500㎖ 기준으로 620원에서 1280원으로 2배 정도 올랐을 뿐이다. 그렇다면 택이가 받은 상금 5000만원으로 강남의 아파트를 샀다면 얼마가 올랐을까. 1988년 5000만원이었던 은마아파트의 현재 시세(76㎡ 기준)는 대략 9억~10억 선으로 20배가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공공요금으로는 버스 요금 인상 폭이 9배로 고공 행진을 했다. 1988년 일반 시내버스 요금(서울 편도 기준)은 140원이었지만 현재는 1300원으로 9.2배 올랐다. 택시 기본요금은 600원에서 3000원으로, 지하철 기본요금은 200원에서 1250원으로 각각 5배, 6.2배 늘었다. 대중교통 요금으로는 항공료 인상 폭이 가장 작다. 서울~부산을 기준으로 항공 요금은 2만 5900원에서 7만 6200원으로 2.9배 상승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음주 뒤 30~90분 지나 최고치…알코올 상승기 때 측정은 무효”

    일반적으로 술을 마신 뒤 취기는 바로 오르지 않는다. 음주 뒤 30~90분 정도 지나야 혈중알코올농도가 최고치에 다다른다. 이 시간을 ‘상승기’라 부른다. 혈중알코올농도 수치가 음주운전 단속 기준을 약간 넘어섰더라도 상승기에 측정한 결과라면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이인복 대법관)는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등 혐의로 기소된 김모(30)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4일 밝혔다. 김씨는 지난해 5월 2일 오후 11시 30분쯤 무단횡단을 하던 행인 2명을 치는 사고를 냈다. 10분 전까지 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았다가 피해자를 발견하지 못했다. 다음날 0시 7분 측정한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정지 수치인 0.058%였다. 김씨는 “사고 한 시간 전부터 50분 동안 소주 2∼3잔을 마셨다”고 진술했다. 재판부는 음주운전으로 대인 사고를 내 기소된 김씨에게 운전 당시 혈중알코올농도가 도로교통법 처벌 기준인 0.05%보다 낮았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상승기만 믿고 음주운전을 해서는 안 된다. 대법원은 지난해 혈중알코올농도가 0.158%로 측정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유죄 취지로 판결했다. 적발 당시 만취 상태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운전 당시 적어도 면허 취소 수준인 0.1% 이상이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내연녀 집에서 경찰관 살해한 30대 징역 35년 확정

     대법원 3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15일 내연녀 집에 찾아가 시비를 벌이다 경찰관을 살해한 혐의(살인 등)로 기소된 윤모(37)씨에게 징역 35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윤씨는 지난해 7월 충남 아산시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내연녀의 남편과 말다툼을 벌이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박모 경위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윤씨는 술에 취한 채 차를 몰고 내연녀를 찾아갔다가 출동한 경찰관이 음주 측정을 한 데 불만을 품고 범행했다.  정신 감정 결과 윤씨는 알코올 의존증에 충동조절장애를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범행 당시 소주 3병 반 이상을 마셨고 혈중알코올농도는 0.310%였다.  1,2심과 대법원은 모두 “범행 동기에 동정의 여지가 없고 수법 또한 잔혹해 죄질이 불량하다”면서도 “술에 취해 우발적으로 저지른 범행으로 보인다”며 징역 35년을 선고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부산 영도구 찾은 文 ‘총선체제 전환’ 다시 속도내나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14일 지역구인 부산을 1박 2일 일정으로 내려가 모친을 만나는 등 개인 일정을 소화했다. 문 대표는 이틀간 당무를 쉰 다음 16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 복귀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 김해공항에 도착한 문 대표는 취재진에 “어머니를 뵈러 왔다. 정치이야기는 다음에 하자”며 짧게 답하고 공항 주차장에 대기 중이던 승합차를 직접 몰고 부산 영도구로 향했다. 영도구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지역구로, 내년 총선 양당 대표 간 대결을 위해 문 대표에게 출마가 권유되던 곳이기도 하다. 문 대표는 2시간가량 모친을 만난 다음 경남 양산에 있는 부친의 묘와 자택을 찾았다. 앞서 오전 10시쯤 서울 구기동 자택을 나서던 문 대표의 표정은 비교적 밝았다. 하지만 부인 김정숙씨가 집 앞에 갖고 나온 재활용 쓰레기 봉투에는 소주 2병이 담겨 있어 문 대표가 안철수 의원의 탈당 충격을 음주로 달랬을 것이란 추측이 나왔다. 이틀간의 휴식 후 문 대표는 총선 체제 전환에 다시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선대위 조기 구성 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선대위의 성격을 어떤 방향으로 할지 등은 미지수다. 당내에서는 계파를 아우르는 통합형이나 486그룹 등의 요구를 받아 세대교체형으로 구성하는 방안이 아니겠느냐는 말이 나온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대법 “농도 상승기에 측정한 경미한 음주운전 처벌 못해”

    대법 “농도 상승기에 측정한 경미한 음주운전 처벌 못해”

    혈중 알코올농도 수치가 처벌기준을 약간 넘었더라도 농도 상승기인 음주 후 30~90분에 측정한 결과라면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이인복 대법관)는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등 혐의로 기소된 김모(30)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4일 밝혔다. 김씨는 지난해 5월 2일 오후 11시30분쯤 무단횡단을 하던 행인 2명을 치는 사고를 냈다. 10분 전까지 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았다가 도로 가운데 화단 쪽에서 걸어오던 피해자들을 미처 발견하지 못했다. 다음날 0시 7분 측정한 혈중 알코올농도는 면허정지 기준인 0.05%를 약간 넘긴 0.058%였다. 김씨는 경찰에서 “사고 1시간 전부터 50분 동안 소주 2~3잔을 마셨다”고 진술했다. 결국 김씨는 음주운전 상태에서 사람까지 다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지만 법원은 일관되게 무죄를 선고했다. 혈중 알코올농도 측정을 농도 상승 시기에 진행해 실제 운전 당시에는 혈중알코올농도가 처벌 기준보다 낮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게 법원의 판단이다. 혈중 알코올농도는 음주 후 30분에서 90분 사이 최고치에 도달했다가 점차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심은 “처벌기준치를 근소하게 초과하는 수치만으로는 음주운전이 충분히 입증됐다고 볼 수 없다”며 “무단횡단하던 피해자들을 발견하기 어려웠던 측면이 있고 김씨가 술에 취해 반응능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2심도 “김씨가 음주를 시작했다고 진술한 10시30분쯤을 기준으로 해도 혈중알코올농도 상승기를 완전히 지났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또 김씨가 혈중 알코올농도 변화에 대한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음주시간을 진술한 점도 무죄 판단 근거로 삼았다. 하지만 술을 많이 마시고도 혈중 알코올농도 상승기라고 판단해 운전한 경우는 유죄로 인정된다. 운전과 측정 시각 사이의 간격, 측정 수치와 처벌 기준치의 차이, 운전자의 행동양상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봐야 한다는 게 대법원 판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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