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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儒林(109)-제1부 王道 제4장 文正公

    儒林(109)-제1부 王道 제4장 文正公

    제1부 王道 제4장 文正公 훗날 이율곡으로부터 ‘진귀한 새,괴이한 돌,이상한 풀’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기인.이지함처럼 이산해도 괴팍한 성격을 가진 사람이었으나 평생 조광조를 사숙하여 신도비도 함께 쓴 당대 최고의 문장가였다. 이산해는 묘표에서 다음과 같이 조광조의 죽음을 슬퍼하고 있다. “오호라, 묘비로도 진실로 선생의 경중을 나타내기에 부족한데 하물며 다시 여기에 무엇을 기대할 것이 있겠는가.” 조광조의 무덤은 두 개의 석인과 한 쌍의 망주석(望柱石)이 보호하고 있었다.봉분은 잘 보존되어 있었고,무덤 위에 자란 풀들도 가지런히 깎여 있다.이름 모를 야생화들이 풀 사이에 피어 있었고,한 떼의 나비들이 이리저리 날아다니고 있었다. 나는 들고 온 비닐봉지 속에서 소주병과 건어물을 꺼내어 상석 위에 내려놓았다.마개를 따고 종이컵에 술을 한 잔 부은 다음 무릎을 꿇고 조광조의 무덤을 향해 삼배를 올렸다.상석 위에는 누군가 꺾어 묶은 한 다발의 들꽃이 놓여 있었다.배를 올리고 나서 나는 종이컵에 든 술을 봉분 주위를 돌아가며 무덤 위에 뿌리기 시작하였다. 생전에 조광조는 주색에 엄격하여 절제를 잃지 않았다고 한다.20세도 되지 않았던 젊은 시절,한 여인이 추파를 보내어 머리 비녀를 보내오자 이를 여인숙의 벽에 걸어 놓고 온 것은 유명한 일화였지만,실제로도 조광조는 평생 첩을 두지 않고 일부일처로만 지냈다.이는 당시로서는 드문 예에 속하고 있다.관직을 가지지 않고 경제적으로 넉넉지 않은 사람이라도 양반이면 첩 하나쯤 두는 것이 예사였고,사회적으로도 허용되던 때였음에도 조광조는 정실부인 하나만을 고집하였다. 이율곡도 첩이 둘이나 있었고,심지어 최고의 성리학자인 이퇴계도 축첩하고 있었는데,조광조의 이러한 처사는 시대를 초월한 도덕주의자로서의 면모를 엿보게 하는 것이다.그러나 그렇다고 무조건 여자를 멀리하던 율법주의자는 아니었다.기록에 의하면 중종 13년 5월,왕에게 다음과 같이 아뢰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남녀가 적합하게 서로 만나서 정도를 잃지 않는다면 이는 도심(道心)이지,사사로운 욕정이 아니며,또한 도에 지나치게 거절한다면 이 또한 사람의 정이 아닌 것입니다.” 이는 술에서도 마찬가지였다.술을 못하는 편은 아니었지만,술로 인한 동료들의 실수를 자주 보고는 철저하게 절주를 실천하였다고 기록은 전하고 있는 것이다.그런 의미에서 조광조는 공적으로나 사적으로나 도학의 정신을 철저히 지켜나간 이상주의자였던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조광조도. 나는 술을 무덤의 주위에 뿌리면서 생각하였다. 막상 의금부에 의해서 한밤중에 체포되자 엉망으로 만취하였던 것이다.자신을 심문하던 이장곤에게 ‘이 못난 놈아,이 용가(龍哥)야.’하고 술주정하였으며,주위의 만류를 뿌리치고 자신이 답변한 공초에 서명하기를 거부하였던 것이다.아마도 그 날이 조광조가 일생일대에 만취한 처음이자 마지막 날이었으니. 나는 한잔 가득 따른 술을 무덤에 남김없이 뿌리며 중얼거렸다. “조광조여,무덤 속에 들어 있는 조광조의 영령이여, 술을 권하노니 사양하지 말고 내 노래 한 곡에 귀기울여 보시오.금도 옥도 비단도 귀한 것이 못된다.다만 길게 취하여 깨어나지 않는 것이 원이로다.” 나는 술을 뿌리며 이백이 지은 장진주(將進酒)의 한 구절을 권주가로 중얼거려 말하였다. “옛적에 성현도 다 흔적이 없고 오직 마시는 자만이 이름이 남더라.주인이 어찌 술이 적다고 하느냐.즉시 많은 술을 사올 것이다.오화마(五花馬)와 천금구(千金)를 꺼내어 좋은 술로 바꾸어 그대와 더불어 만고의 시름을 덜고 싶다.” 나는 빈 잔에 술을 따라 혼자서 벌컥벌컥 들이켜기 시작하였다.
  • 儒林(109)-제1부 王道 제4장 文正公

    제1부 王道 제4장 文正公 훗날 이율곡으로부터 ‘진귀한 새,괴이한 돌,이상한 풀’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기인.이지함처럼 이산해도 괴팍한 성격을 가진 사람이었으나 평생 조광조를 사숙하여 신도비도 함께 쓴 당대 최고의 문장가였다. 이산해는 묘표에서 다음과 같이 조광조의 죽음을 슬퍼하고 있다. “오호라, 묘비로도 진실로 선생의 경중을 나타내기에 부족한데 하물며 다시 여기에 무엇을 기대할 것이 있겠는가.” 조광조의 무덤은 두 개의 석인과 한 쌍의 망주석(望柱石)이 보호하고 있었다.봉분은 잘 보존되어 있었고,무덤 위에 자란 풀들도 가지런히 깎여 있다.이름 모를 야생화들이 풀 사이에 피어 있었고,한 떼의 나비들이 이리저리 날아다니고 있었다. 나는 들고 온 비닐봉지 속에서 소주병과 건어물을 꺼내어 상석 위에 내려놓았다.마개를 따고 종이컵에 술을 한 잔 부은 다음 무릎을 꿇고 조광조의 무덤을 향해 삼배를 올렸다.상석 위에는 누군가 꺾어 묶은 한 다발의 들꽃이 놓여 있었다.배를 올리고 나서 나는 종이컵에 든 술을 봉분 주위를 돌아가며 무덤 위에 뿌리기 시작하였다. 생전에 조광조는 주색에 엄격하여 절제를 잃지 않았다고 한다.20세도 되지 않았던 젊은 시절,한 여인이 추파를 보내어 머리 비녀를 보내오자 이를 여인숙의 벽에 걸어 놓고 온 것은 유명한 일화였지만,실제로도 조광조는 평생 첩을 두지 않고 일부일처로만 지냈다.이는 당시로서는 드문 예에 속하고 있다.관직을 가지지 않고 경제적으로 넉넉지 않은 사람이라도 양반이면 첩 하나쯤 두는 것이 예사였고,사회적으로도 허용되던 때였음에도 조광조는 정실부인 하나만을 고집하였다. 이율곡도 첩이 둘이나 있었고,심지어 최고의 성리학자인 이퇴계도 축첩하고 있었는데,조광조의 이러한 처사는 시대를 초월한 도덕주의자로서의 면모를 엿보게 하는 것이다.그러나 그렇다고 무조건 여자를 멀리하던 율법주의자는 아니었다.기록에 의하면 중종 13년 5월,왕에게 다음과 같이 아뢰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남녀가 적합하게 서로 만나서 정도를 잃지 않는다면 이는 도심(道心)이지,사사로운 욕정이 아니며,또한 도에 지나치게 거절한다면 이 또한 사람의 정이 아닌 것입니다.” 이는 술에서도 마찬가지였다.술을 못하는 편은 아니었지만,술로 인한 동료들의 실수를 자주 보고는 철저하게 절주를 실천하였다고 기록은 전하고 있는 것이다.그런 의미에서 조광조는 공적으로나 사적으로나 도학의 정신을 철저히 지켜나간 이상주의자였던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조광조도. 나는 술을 무덤의 주위에 뿌리면서 생각하였다. 막상 의금부에 의해서 한밤중에 체포되자 엉망으로 만취하였던 것이다.자신을 심문하던 이장곤에게 ‘이 못난 놈아,이 용가(龍哥)야.’하고 술주정하였으며,주위의 만류를 뿌리치고 자신이 답변한 공초에 서명하기를 거부하였던 것이다.아마도 그 날이 조광조가 일생일대에 만취한 처음이자 마지막 날이었으니. 나는 한잔 가득 따른 술을 무덤에 남김없이 뿌리며 중얼거렸다. “조광조여,무덤 속에 들어 있는 조광조의 영령이여, 술을 권하노니 사양하지 말고 내 노래 한 곡에 귀기울여 보시오.금도 옥도 비단도 귀한 것이 못된다.다만 길게 취하여 깨어나지 않는 것이 원이로다.” 나는 술을 뿌리며 이백이 지은 장진주(將進酒)의 한 구절을 권주가로 중얼거려 말하였다. “옛적에 성현도 다 흔적이 없고 오직 마시는 자만이 이름이 남더라.주인이 어찌 술이 적다고 하느냐.즉시 많은 술을 사올 것이다.오화마(五花馬)와 천금구(千金)를 꺼내어 좋은 술로 바꾸어 그대와 더불어 만고의 시름을 덜고 싶다.” 나는 빈 잔에 술을 따라 혼자서 벌컥벌컥 들이켜기 시작하였다.˝
  • 폭행당하고…쫓겨나고…부모학대 심각

    폭행당하고…쫓겨나고…부모학대 심각

    “저 늙은이가 빨리 죽어야 할텐데 죽지 않아서 고생이다.”(40대 며느리의 폭언),“나가 죽어라.XX년.”(30대 후반 아들의 60대 어머니에 대한 학대),“이런 것도 학대면 사는 것 자체가 학대 아니냐.”(함께 상담받은 50대 며느리의 반박) 노인학대 전문 상담기관인 ‘까리따스 노인학대 상담센터’에 한달 평균 70∼80건씩 접수되는 실제 사례들의 일부분이다.상담센터 서울남부지부 소장인 유선애 수녀는 7일 “노인에 대한 폭언과 냉대 등 쉽게 드러나지 않는 언어·정서적 학대가 대부분 신체적 학대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우리 사회는 더 이상 부모에 대한 부양을 요구하기 힘든 사회가 됐다.”고 말했다. ●한달 평균 70~80건 접수 4남 1녀의 자녀를 둔 박모(87·여)씨는 얼굴이 온통 상처투성이로 상담실을 찾았다.옆구리에는 피멍도 들었다.막내 아들과 사는 박씨는 며느리(36)로부터 상습적으로 맞았다.심지어 신음소리가 나지 않도록 이불을 뒤집어 쓴 채 폭행을 당하기도 했다.아들이 부인의 구타 장면을 목격,상담센터에 의뢰하면서 학대의 수렁에서 벗어나게 됐다.김모(68·여)씨는 최근 아들(37)이 내리친 소주병에 머리를 맞아 치료를 받았다.김씨는 “아버지와 이혼하라.”며 윽박지르던 아들의 폭행이 두렵기만 하다. 네 딸의 어머니인 정모(82)씨는 지난 1월 함께 살던 셋째딸 집에서 쫓겨나 보호소에서 생활한다.지난해 셋째딸과 사위가 “잘 모실 테니 고향땅을 팔아 집을 사달라.”는 말에 선뜻 승낙을 한 것이 화근이었다.술집을 하는 딸이 마음에 걸린 모정에서 시작된 것이지만 재산상속을 놓고 딸들간에 불화까지 일어났다.고통은 셋째딸의 집으로 거처를 옮긴 뒤 시작됐다.사위는 정씨에게 “XX년”이라는 욕을 서슴지 않았고,믿었던 딸마저 가세했다.고함과 폭언에서 신체적 학대로 이어졌다.지난 1월 정씨는 사위와 딸이 뒤집어 씌운 이불 속에서 발길질을 당했다.다른 딸들도 정씨를 외면했다. ●가해자는 아들-며느리-딸의 순 지난해 전국 11개 상담센터 지부에 접수된 3179건(중복 포함) 가운데 노인학대로 분류된 2439건의 절반에 가까운 41.2%인 1004건이 언어·정서적 학대로 드러났다.부양을 거부하거나 굶도록 하는 ‘방임형 학대’는 25.9%인 631건,폭행 등 ‘신체적 학대’는 15.5%인 337건,부모 명의의 재산을 무단 사용하는 ‘경제적 학대’는 11%인 269건이다.학대 가해자는 아들이 41%인 745건으로 가장 많았다.며느리는 29%인 527건,딸은 9%인 158건,배우자는 8%인 145건이다.사위,손자·손녀 등도 들어 있다. ●사회복지적 차원 대책 절실 고령화 사회로 본격 진입을 앞둔 우리 사회에서 노인학대는 증가 추세에 있다.상담센터에 들어온 지난해 건수만 1.5배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남의 가정사에 깊이 관여하지 않으려는 우리 사회의 정서로 볼 때 실제 노인학대는 훨씬 많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때문에 피해자인 노인과 가해자인 자녀들이 가정 내부의 문제로 국한,현상을 유지할 것이 아니라 상담센터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또 가해자인 자녀들이 상담에 적극적으로 응할 때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천안대 노인복지학과 김혜경(45·여) 교수는 “학대받는 노인들의 쉼터와 노인학대를 방지할 수 있는 법안 및 피해 노인과 가해 자녀에 대한 체계적 상담이 이뤄질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유 소장은 “현재 40∼50대는 자녀들에게 의존할 것이 아니라 독립적인 노후 준비를 스스로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
  • 폭행당하고…쫓겨나고…부모학대 심각

    “저 늙은이가 빨리 죽어야 할텐데 죽지 않아서 고생이다.”(40대 며느리의 폭언),“나가 죽어라.XX년.”(30대 후반 아들의 60대 어머니에 대한 학대),“이런 것도 학대면 사는 것 자체가 학대 아니냐.”(함께 상담받은 50대 며느리의 반박) 노인학대 전문 상담기관인 ‘까리따스 노인학대 상담센터’에 한달 평균 70∼80건씩 접수되는 실제 사례들의 일부분이다.상담센터 서울남부지부 소장인 유선애 수녀는 7일 “노인에 대한 폭언과 냉대 등 쉽게 드러나지 않는 언어·정서적 학대가 대부분 신체적 학대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우리 사회는 더 이상 부모에 대한 부양을 요구하기 힘든 사회가 됐다.”고 말했다. ●한달 평균 70~80건 접수 4남 1녀의 자녀를 둔 박모(87·여)씨는 얼굴이 온통 상처투성이로 상담실을 찾았다.옆구리에는 피멍도 들었다.막내 아들과 사는 박씨는 며느리(36)로부터 상습적으로 맞았다.심지어 신음소리가 나지 않도록 이불을 뒤집어 쓴 채 폭행을 당하기도 했다.아들이 부인의 구타 장면을 목격,상담센터에 의뢰하면서 학대의 수렁에서 벗어나게 됐다.김모(68·여)씨는 최근 아들(37)이 내리친 소주병에 머리를 맞아 치료를 받았다.김씨는 “아버지와 이혼하라.”며 윽박지르던 아들의 폭행이 두렵기만 하다. 네 딸의 어머니인 정모(82)씨는 지난 1월 함께 살던 셋째딸 집에서 쫓겨나 보호소에서 생활한다.지난해 셋째딸과 사위가 “잘 모실 테니 고향땅을 팔아 집을 사달라.”는 말에 선뜻 승낙을 한 것이 화근이었다.술집을 하는 딸이 마음에 걸린 모정에서 시작된 것이지만 재산상속을 놓고 딸들간에 불화까지 일어났다.고통은 셋째딸의 집으로 거처를 옮긴 뒤 시작됐다.사위는 정씨에게 “XX년”이라는 욕을 서슴지 않았고,믿었던 딸마저 가세했다.고함과 폭언에서 신체적 학대로 이어졌다.지난 1월 정씨는 사위와 딸이 뒤집어 씌운 이불 속에서 발길질을 당했다.다른 딸들도 정씨를 외면했다. ●가해자는 아들-며느리-딸의 순 지난해 전국 11개 상담센터 지부에 접수된 3179건(중복 포함) 가운데 노인학대로 분류된 2439건의 절반에 가까운 41.2%인 1004건이 언어·정서적 학대로 드러났다.부양을 거부하거나 굶도록 하는 ‘방임형 학대’는 25.9%인 631건,폭행 등 ‘신체적 학대’는 15.5%인 337건,부모 명의의 재산을 무단 사용하는 ‘경제적 학대’는 11%인 269건이다.학대 가해자는 아들이 41%인 745건으로 가장 많았다.며느리는 29%인 527건,딸은 9%인 158건,배우자는 8%인 145건이다.사위,손자·손녀 등도 들어 있다. ●사회복지적 차원 대책 절실 고령화 사회로 본격 진입을 앞둔 우리 사회에서 노인학대는 증가 추세에 있다.상담센터에 들어온 지난해 건수만 1.5배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남의 가정사에 깊이 관여하지 않으려는 우리 사회의 정서로 볼 때 실제 노인학대는 훨씬 많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때문에 피해자인 노인과 가해자인 자녀들이 가정 내부의 문제로 국한,현상을 유지할 것이 아니라 상담센터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또 가해자인 자녀들이 상담에 적극적으로 응할 때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천안대 노인복지학과 김혜경(45·여) 교수는 “학대받는 노인들의 쉼터와 노인학대를 방지할 수 있는 법안 및 피해 노인과 가해 자녀에 대한 체계적 상담이 이뤄질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유 소장은 “현재 40∼50대는 자녀들에게 의존할 것이 아니라 독립적인 노후 준비를 스스로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 ˝
  • 폭설피해 양돈농민 자살

    폭설피해를 비관한 농민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15일 오후 2시쯤 충남 논산시 연무읍 마삼리 야산 중턱에서 이모(53·논산시 광석면)씨가 쓰러져 신음중인 것을 마을 주민 조모(66)씨가 발견,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발견 당시 이씨 주변에는 소주병과 극약병이 놓여 있었다. 이씨의 아내는 “폭설로 양돈장 3채가 무너져 기르던 돼지 150마리가 떼죽음을 당한 뒤 남편이 술만 마시는 등 괴로워하다 이틀 전 집을 나갔다.”고 말했다. 경찰조사 결과 이씨는 양돈업을 하는 과정에서 6300만원가량의 빚도 진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또 이씨가 사료값 등을 정리해 둔 작업일지에서는 “한 많은 세상살이 괴롭다.부채는 늘고 살림은 줄고 인생을 마감해야 해결된다.”는 등의 글이 발견됐다. 논산 이천열기자 sky@˝
  • 아나운서 김태희씨 숨진 채 발견

    지난 99년 프로바둑 기사 유창혁(38) 9단과 결혼해 화제가 됐던 MBC 아나운서 김태희(33)씨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29일 오후 1시쯤 서울 용산구 이촌동 D아파트 18층 김씨 집 작은방에서 무릎을 꿇고 앞으로 엎드린 채 숨져 있는 김씨를 남편인 유 9단과 장모 신모(59)씨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김씨가 발견된 방에는 빈 소주병 3개가 놓여 있었으며 유서나 독극물은 나오지 않았다.경찰은 김씨의 몸에 별다른 외상이 없고 방바닥에 토사물이 있는 것으로 보아 김씨가 만취한 상태에서 엎어져 기도가 막혀 질식사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유 9단은 경찰에서 “28일 밤 아내와 함께 거실에서 TV를 보다가 새벽 2시쯤 자러 안방으로 들어갔다.”면서 “다음날 오후 1시쯤 작은방을 두드렸으나 문이 잠겨 있어 장모를 불러 함께 문을 따고 들어가보니 아내가 숨져 있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김씨가 평소 우울증으로 술을 자주 마셨고 몸이 약했다는 유족들의 진술에 따라 술에 만취해 일어난 사고로 보고 있다.유족들은 김씨가 자살할 이유가 없다며 부검에 반대하고 있다.김씨는 보름 전 둘째아들을 출산한 뒤 갑작스럽게 사망해 주위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김씨는 94년 MBC 아나운서로 방송에 입문한 뒤 ‘굿모닝 코리아’ ‘생방송 아침이 좋다’ 등 각종 프로그램을 진행해왔으며,현재는 일요일 오전 6시10분에 방영되는 ‘늘 푸른 인생’을 맡고 있다.남편인 유 9단은 ‘후지쓰배’ 등 세계바둑대회에서 수차례 우승하는 등 중견기사로 활동하고 있다. 안동환기자˝
  • [깔깔깔]

    ● 숟가락으로 할 수 있는 것들 * 밥을 먹는다. * 밥 먹은 후에 잘 닦아서 거울로 사용한다. * 술자리에서 마이크로 사용한다. * 점심 시간에 친구 밥 빼앗아 먹는다. * 밥 빼앗아 먹으려는 친구의 숟가락을 저지한다. * 밥 빼앗아 먹는 것을 저지하는 친구의 머리를 때린다. * 한옥 문 고리로 쓴다. * 비녀 대신 사용한다. * 시력 측정 시 눈을 가린다. * 소주병이나 맥주병 뚜껑을 딸 때 쓴다. ● 남자들의 공통점 딸이 결혼하겠다는 소리를 들은 아버지가 잠시 생각한 뒤에 딸을 불러 물어보았다. “결혼 상대자가 돈은 좀 있니?” 그 말을 듣고 딸이 하는 대답, “남자들이란 모두 비슷하군요.그 남자도 아버지에 대해 알고 싶어 하는 것이 바로 그 문제인데.”˝
  • 2004 승부를 건다/태권도 80㎏급 문대성

    “올림픽 금메달이 끝이 아닙니다.태권도는 제 전부이니까요.” 문대성(사진· 28·삼성 에스원·80㎏ 이상)에게 태권도는 단순한 운동이 아니다.도복을 처음 입은 지 벌써 18년째.10대와 20대를 온전히 매트 위에서 보내면서 ‘삶의 전부’가 돼 버렸다.어느새 한국 태권도의 간판이라는 명성도 얻었다. 하지만 올해 아테네올림픽은 남다르게 다가온다.한창 물이 올랐던 4년 전 시드니올림픽 대표에서 탈락한 데다 선발전 직후 아버지가 오른쪽 집게손가락이 잘리는 사고까지 당했다.괴로움을 잊기 위해 소주병에 빠져 사는 생활이 6개월 넘게 계속됐다. 이후 마음을 다잡은 그는 2002부산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면서 어느 정도 ‘한풀이’를 했다.하지만 앙금까지 없앨 수 없는 법.“평생 가져갈 ‘시드니 악몽’이라면 스스로 이겨내야 한다.”고 다짐한다.분위기도 좋은 편.빼어난 외모에도 불구,그 흔한 ‘연애 사업’도 미룬 채 훈련에 몰입하다 보니 어느새 그의 아성을 꺾을 경쟁자들을 찾아보기 힘들게 됐다.“유럽 선수들이 힘이 뛰어나 섣불리 금메달을 장담할 수 없다.”면서도 “올해 아테네에서 시드니올림픽 때의 한을 금메달로 풀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오는 3월부터 강단에도 선다.올해 국민대 체육학 박사과정에 입학하면서 학부생을 대상으로 태권도 실기 강의를 맡게 된 것.지난해 2월부터 경기도 시흥시 시화지구에서 ‘문대성 태권스쿨’을 운영하면서 일주일에 한 번씩 초·중·고생들에게 태권도를 가르쳐온 ‘사범’이기도 하다. 그의 꿈은 올림픽 금메달에 머물지 않는다.은퇴 이후에는 대학에서 교수로 후진을 양성하는 동시에 국제무대에서 태권도를 알리는 ‘전도사’로 나설 계획이다.아테네올림픽 이후 본격적으로 영어 공부에 매달리기로 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글·이두걸기자 douzirl@ 사진·이언탁기자 utl@
  • 폭력남편 살해 아내·딸 호흡기 뗀 아버지 “法은 관대했지만 마음은 늘 감옥에…”

    가치 상실과 혼돈의 시대를 맞아 우리의 가정은 어디로 흘러가는 것일까.가정폭력과 불치병 치료에 따른 가계파탄에서 헤어나기 위해 남편과 딸을 살해하는 ‘있을 수 없는 일’을 저지른 이들은 역설적이지만 “가족을 지키고 싶다.”고 절규한다.이웃 중의 하나일 수 있는 이들의 가슴속에 담긴 고통과 회한을 들어보며 다시한번 사회와 가족의 뜻을 되새겨본다. “그냥 언젠가 하느님을 위해 뭔가 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하는 바람뿐입니다.” “이제 가정을 지키고 싶습니다.” 술을 마시고 자신과 두 딸의 생명을 위협하던 남편을 살해한 노모(46)씨와 희귀병을 앓던 딸의 산소호흡기를 떼어내 숨지게 한 전모(50)씨.지난 15일 이례적으로 둘다 집행유예를 법원에서 선고받고 구치소에서 풀려났다.외부와의 일절 연락을 끊었던 이들은 18일 기자와 만나 간신히 입을 열었으나 여전히 마음의 감옥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법원은 노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전씨에게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면서 “피고인들이 가슴에 안고 살아가야 할 형편이고 범행경위 등을 참작했다.”고 밝혔다.숙박시설과 집 등으로 돌아온 이들은 그나마 가정에 대한 지푸라기 같은 미련과 의지로 삶을 지탱하고 있다. ●고통의 나날 계속되는 ‘비극의 가정’ 노씨와 두 딸의 ‘고통’은 현재진행형이다.지난해 10월 사건 이후 세상 사람의 눈을 피해 이들은 한 종교단체가 운영하는 서울 은평구 쉼터에서 숨어 지내고 있다. 어렵게 접촉한 큰딸 최모(24·전문대 졸업 예정)씨는 “우리 세 식구는 모두 심신이 피폐한 상태”라며 자신들을 돌봐주고 있는 원 베네딕트(37)선교사를 만나보라고 했다.원 선교사는 2001년부터 청소년 선교재단을 통해 최씨와 동생(22·대입 준비중)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고,이메일을 주고 받으며 이들을 위로해왔다. 원 선교사는 “두 자매는 사건 뒤 지금까지 정신과 치료를 받는 중이고,노씨는 정신적인 고통과 지병인 자궁암·협심증으로 구치소에서 사경을 헤맸다.”고 전했다.노씨가 수감된 석달 동안 두 딸은 하루도 빠짐없이 구치소 면회를 다녔다.노씨는 당장 치료를 받아야 할 상황이지만치료비는 물론 생활비조차 막막하다.유일한 재산인 집을 내놨지만 소문 탓인지 사려고 나서는 이가 없다.친척들도 ‘남편과 아버지를 죽였다.’며 인연을 끊었다. ●‘아버지가 쫓아오는 꿈에 소스라치게 놀랐다.’ 최씨가 그동안 원 선교사에게 보낸 수십통의 이메일에는 가족의 참혹한 삶이 담겨 있다.“오늘은 어머니와 함께 쉼터로 처음 도망간 날,아버지가 칼을 들고 쫓아오던 꿈이 갑자기 떠올라 소스라치게 놀랐다.그냥 다 놓고 쉬고 싶다.”(2003년 4월4일) “‘다 죽이고 나도 죽으면 그뿐’이라는 아버지의 눈빛이 너무 무섭다.”(5월16일) “화장품이 그렇게 고마울 데가 없다.두껍게 바르면 아버지께 엊어맞은 눈밑의 멍이 잘 안보인다.”(7월22일) “‘아버지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고 썼다가 스스로 놀랐다.”(9월29일) “숨이 막혀서 견딜 수가 없다.”(10월9일)….10월 26일 새벽,어머니는 술에 취해 두 딸을 칼로 찌르겠다고 위협하는 남편을 흉기로 살해했다. 원 선교사는 “사건 발생 전 법원이 남편에게 접근금지 처분을 내렸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면서 “남성중심적인 법과 의식이 고쳐지지 않는 한 이런 불행은 앞으로도 끊이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이어 “이 사건으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돼 사람들의 의식이 변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노씨의 큰딸은 다음달 전문대 졸업을 앞두고 취업을 준비 중이다.둘째딸은 지난 연말 대입 수능을 치렀다.이들 자매는 “우선 어머니와 가정을 지키고,앞으로 언젠가,누군가를 위해 뭔가 할 수 있는 때가 왔으면 하는 바람뿐”이라고 심경을 밝혔다. ●“그래도 희망은 역시 가족” 서울 용산구 후암동 전씨의 집 앞에는 쓰레기봉투에 담긴 수북한 담배 꽁초와 빈 소주병이 널려 있었다.몇차례나 거절하다 겨우 말문을 연 전씨는 “아직도 내가 딸을 왜 죽여야만 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느냐.”면서 “더 이상 세간에 오르내리고 싶지 않다.”고 고개를 떨궜다. 전씨는 “5년 넘게 딸아이 옆을 한시도 떠나지 않았던 아내는 몸과 마음이 모두 만신창이가 돼버렸다.”며 한숨을 내쉬었다.잠시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퀭한 전씨의 얼굴에는어느새 눈물이 고였다. 지난 98년 15살의 딸은 경추탈골증후군이라는 희귀병에 걸렸다.택시운전을 그만두고 집까지 팔아 2억여원을 치료비로 쏟았지만,딸은 회복될 가능성이 없었고 빚만 1억원 가까이 지게 됐다.지난해 10월 12일 전씨는 딸의 인공호흡기 전원을 직접 껐다. 전씨는 기자와 헤어지면서 “가족을 죽여야만 했던 심경을 어떻게 얘기한들 세상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겠느냐.”면서 “이제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남은 가정을 지키는 일”이라고 되뇌었다. 유영규 채수범기자 whoami@
  • ‘재벌 대학생’ 떼강도짓/40여차례 유흥비 조달… 30초만에 편의점 털어

    명품 옷을 입은 강남의 말쑥한 대학생들.기업의 임원,교사,공무원을 부모로 둔 젊은이들이 강도짓을 하다 붙잡혔다.10일 오전 서울 서초경찰서 강력반.고개를 떨군 6명의 젊은이는 말이 없었다.“왜 그랬느냐.”는 경찰의 질문에도 1시간 넘게 묵묵부답이었다.한참 뒤 주범격인 홍모(21)씨가 입을 열었다.“나이트도 가고 술도 마시고,돈 쓸 일은 많은데 용돈이 넉넉지 않으니 답답하잖아요.” 이들은 지난 7월부터 강남과 성남 분당 일대에서 2명에서 5명씩 패를 이뤄 40차례 남짓 강도행각을 벌였다.새벽시간 손님이 없는 24시간 편의점만 골랐다.20대 여종업원의 머리를 소주병으로 내리치고,반항하는 30대 주인의 등을 흉기로 찔렀다. ●종업원 감금뒤 물건 팔기도 이들은 분당의 한 중학교 선후배 사이였다.서울의 사립대 휴학생과 패션모델을 꿈꾸는 모델학과 재학생도 있었다.조사를 받는 동안 이들의 휴대전화가 쉴 새 없이 울렸다.‘오빠들’의 안부를 묻는 여자 후배들의 전화였다. 이들은 지난 7월4일 새벽 3시쯤 서초구 양재동의 한 편의점에 들어가 주인 이모(37)씨에게 흉기를 들이대고 현금 등 130여만원어치를 털었다.범행에 걸린 시간은 30초도 되지 않았다.40여일이 지난 8월21일에도 같은 곳을 터는 대범함을 보였다.10월20일에는 서초구 반포동의 편의점에서 종업원 남모(24)씨의 손발을 테이프로 묶어 창고에 가둔 뒤 종업원 행세를 하며 태연히 물건까지 팔았다. ●폐쇄회로 테이프 폐기 검거 애먹어 편의점 강도사건이 잇따르자 강남과 서초·방배경찰서가 범인 검거에 나섰다.그러나 이들이 범행 장면이 찍힌 폐쇄회로(CC)TV의 테이프를 모조리 수거해 가는 바람에 수사는 벽에 부딪혔다.그러나 이들은 지난달 26일 분당의 편의점을 털다 끝내 덜미를 잡혔다.편의점 안에는 CCTV 카메라 4대가 작동중이었지만 이들은 2개의 테이프만 챙겨 나갔다.경찰은 CCTV에 잡힌 화면을 들고 피해지역 동사무소를 찾아 일일이 사진을 대조해 홍씨를 붙잡았다.경찰은 “홍씨는 부모로부터 수십억원대의 4층짜리 빌라를 물려받은 ‘청년재벌’이었다.”면서 “도대체 뭐가 부족해 범죄를 저질렀는지 모르겠다.”고 혀를 찼다.서초경찰서는 이날 이들에 대해 특수강도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세영기자 sylee@
  • 청계천 노점철거 한때 충돌

    서울시가 청계천 복원공사를 위해 30일 아침부터 강행한 청계천 주변 노점 철거가 이날 오후 큰 충돌없이 마무리됐다.서울시는 이날 철거작업을 통해 청계2∼9가의 노점 680여개를 완전 철거하고,기초적인 도로주변 정비를 마쳤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이날 오전 7시30분쯤 옛 청계고가 입구인 광교부터 청계9가까지 주변 도로를 통제한 뒤 포장마차와 노점상 적치물의 강제 철거에 들어갔다.인도의 폭을 3m 줄이기 위한 노점 철거작업에는 지게차와 덤프트럭,대형 굴착기 등의 철거장비와 공무원 및 철거용역업체 직원 등 3500여명이 동원됐다. 전날 밤부터 철야 농성을 벌인 노점상 1300여명은 본격 철거작업이 시작되자 대부분 해산했다.그러나 ‘다른 지역으로 옮겨 영업하도록 해주겠다.’는 서울시의 제안에 반대하는 전국노점상연합 중부지구 소속 노점상 250여명은 ‘선조치 후철거’를 요구하며 반발했다.이들은 오전 한때 청계7가 사거리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쓰레기 더미에 불을 지핀 채 철거 용역업체 직원들에게 보도블록과 소주병 등을 던지며 대치했다.그러나 이들은 1000여명의 철거반원이 투입되자 오전 11시쯤 해산했다.이 과정에서 용역업체 직원 등 5명이 다쳤다. 이날 철거에는 노숙자 200여명이 철거용역업체로부터 일당을 받고 동원된 것으로 밝혀졌다.일부 노숙자는 철거작업 직후 일당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며 항의하기도 했다.경찰은 보도블록과 소주병을 던지고 석유를 운반하는 등 격렬한 시위를 벌인 노점상 5명을 연행,조사중이다.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43개 중대 4500여명과 살수차 2대 등을 동원했다.서울시청 신상철 건설행정팀장은 “서울내 2,3개 지역에 일정한 부지를 마련해 벼룩시장이나 풍물시장 등을 열어 철거노점상들을 수용하는 방안을 노점상 대표들과 계속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영규 박지연기자 whoami@
  • [길섶에서] 절규

    서울 도심에서 뜻밖의 호젓함 속에 자연과 역사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소공동의 원구단이 있다.고층빌딩 숲에 둘러 싸여 외부의 시선이 차단된 덕에 찾는 이들도 적은 데다,고건축물과 은행나무 고목,잘 가꿔진 정원이 어우러져 번잡한 일상을 잠시 잊고 생활의 숨을 고르기에 마침맞은 곳이다. 그러나 며칠전 이곳을 산책하다 부딪힌 한 남자의 모습은 그 숨고르기가 얼마나 큰 사치인가를 뼛속깊이 느끼게 했다.30대쯤으로 보인 그는 3층8각건물 황궁우가 마주보이는 돌난간에 기대 소주병을 기울이고 있었다.두 번쯤 그를 스쳐 경내를 돌다가 더이상 걷기를 멈춰야 했다.그가 뭔가를 중얼거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이윽고 그의 목소리가 큰 소리로 울려왔다.‘제발 인간답게 좀 살 수 있게 해 주세요.조상님,살려 주세요.” 절규였다. 원구단은 하늘에 제사를 올리는 곳이라는 것을 그도 알았을까.그 절규가 하늘에 가 닿았을까.청계천에서,부안에서,상도동에서 나라가 온통 절규로 들끓고 있다.온전히 살아 있음이 부끄럽지 않은 세상이 얼른 왔으면좋겠다. 신연숙 논설위원
  • 영어초보들 무공해 폭소탄/ 새달 5일 개봉 ‘영어 완전정복’

    ‘비트’‘태양은 없다’‘무사’ 등으로 화려한 테크닉에 선이 굵은 연출을 보여준 김성수 감독이 도전한 5번째 영화는 엉뚱하게도 코미디다. 새달 5일 개봉하는 영화 ‘영어완전정복’(제작 나비픽쳐스)은 김 감독의 기발한 선택에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영어 공화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나라의 일상인들이 그로 인해 겪는 애환과 스트레스를 둘러싼 해프닝과 남녀 주인공의 사랑이야기를 짜임새 있게 얽으면서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웃음을 안겨준다. ●다채로운 실험 곳곳에 배치 웃음의 주요 메신저는 동사무소 9급공무원 나영주(이나영).자신의 매력을 세상이 몰라준다고 생각하며 늘 공상에 젖어 살던 중 어느 날 외국인 민원인의 방문으로 곤혹스러운 경험을 한다.회식에서 ‘소주병 돌리기’에 걸려 동사무소를 대표해 울며 겨자먹기로 영어를 배우러 간 학원에서 바람기 다분해 보이는 박문수(장혁)를 보고 첫눈에 반한다.중학교 때부터 영어를 포기한 그가 왕초보반에 등록한 것은 당연지사.이후 영화는 영어를 정복하러 나선 학원생들이 “It’s carrot(당근이쥐)”,“I love you long”(나는 당신을 사랑하지롱) 등의 콩글리시를 남발하며 벌이는 해프닝과 영주와 문수의 사랑 이야기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단조로운 이야기로 인해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영화에 속도를 내게 만드는 것은 영화 곳곳에 배치한 다채로운 실험들이다. 도입부의 청설모 플래시 애니메이션은 여주인공 영주의 캐릭터를 요약해 보여주면서 효과를 높였다.다큐멘터리 형식을 빌려 영어를 배우려는 동기를 묻는 학원생들과의 인터뷰,버추얼 파이터 게임처럼 구성된 레벨테스트 컴퓨터 그래픽과 영주의 상상신을 처리한 콜라주 애니메이션,말풍선 등 다양한 형식을 범벅하면서 웃음이란 종착지로 향한다.여기에 영화 말미에 입양된 문수의 여동생을 애인으로 오해한 영주가 지하철로 뛰어갈 때 흘러나오는 마야의 노래 ‘진달래꽃’도 역동성을 더해준다. ●김성수 감독 코미디 도전 ‘성공' 차분한 역을 주로 맡아온 이나영의 연기 변신은 성공한 듯하다.그는 몸을 망가뜨리는 과잉 동작없이도 약간 맹하고 덜렁거리는 캐릭터를 자기 몸에 착 달라붙게 소화해 연기 폭을 넓혔다.특히 명성황후를 패러디한 “나는 조선의 9급 공무원이니라.”를 천연덕스럽게 읊조리는 표정은 폭소를 터뜨리게 만든다. 서툰 한국어를 구사하는 강사 캐서린(안젤라 켈리)과 요리사인 학원생 정석용과 영주 아버지 김용건 등이 엮어가는 여러 에피소드도 웃음 품앗이로 가세한다.문수를 잡으려는 영주의 각본에 따라 학원생들이 시골에 간 장면 등은 약간 늘어지기도 하지만 대체적으로 김성수 감독의 코미디 도전은 성공한 듯하다.그만의 감각으로 채색하면서 새로운 스타일의 코미디 한 편을 낳았다. 이종수기자 vielee@
  • [열린세상] 금주운동 더는 늦추지 말자

    경제가 어려워진다고 한다.지금의 경제상태가 IMF관리체제에 들어섰던 1997년보다 더 어렵다고들 한다.경제가 어려워져 살림살이도 걱정이 되지만,더럭 걱정이 앞서는 것은 알코올 중독자가 또 늘어나겠구나 하는 것이다.지난 97년부터 경제가 어려워지자 많은 노숙자들이 생겼다.이들 노숙자들은 술을 마시지 않으면 추워서 잠을 잘 수도 없고,또 노숙자 집단에도 끼워 주지도 않는다며 매일 술을 먹어 대다수의 노숙자들이 알코올 중독자가 되었다.아직도 그때 발생한 알코올 중독자들을 치료하지 못해 큰 사회문제로 남아있다.또한 빈곤지역에 가보면 상점 옆에 빈 소주병과 맥주병들이 산 같이 쌓여있다.이렇게 쌓여 있는 빈 술병을 볼 때마다,얼마나 많은 알코올 중독자가 잠재돼 있을까 하는 걱정과 함께 얼마나 많은 폐해가 개인은 물론 가정에 있었을까를 생각하면 끔찍한 생각이 든다.술로 인한 폐해는 비단 노숙자와 빈곤층만의 문제가 아니다.일반인은 물론 특히 청소년들의 음주는 폭력과 비행의 원인이고 범죄와도 관련이 깊다. 금주운동과 함께 금연운동이 실시되어 왔지만,금연운동이 성공적으로 진행되었음에 비하여,담배 폐해보다 더 큰 술의 폐해를 줄이자는 금주운동은 지지부진한 상태이다.왜 그럴까? 첫째,금연운동은 정치권의 영향을 받지 않았음에 반하여,금주운동은 정치권의 적극적인 반대가 있었다.금연운동은 정부조직인 청소년보호위원회가 2000년 시작하였을 때에도 지지받았을 뿐만 아니라,2001년 초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보건복지부에 전국민이 참여하는 금연운동을 실시하라고 지시할 정도이었다.그러나 금주운동은 청소년보호위원회에서 청소년환경개선 2차 사업으로 2001년에 실시하려고 했을 때,청와대에서 반대하여 무산되었다.정부가 금주운동을 하면 술 파는 구멍가게 주인들이 싫어하여 2002년 대선에서 나쁜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이 반대의 주된 이유였다. 둘째,금연운동은 담배관계부처인 보건복지부가 앞장섰으나,금주운동은 술관계부처인 국세청에서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반대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담배는 원래 전매청에서 담당했었으나 전매청이 없어진뒤 보건복지부가 담배사업 관계부처가 됨으로써 국민의 건강을 위하여 금연운동을 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그러나 금주운동은 술을 국세청에서 관리함으로서 금주운동은 국세수입의 감소를 가져온다는 논리로 거부되고 있다.국민의 건강을 담보로 국세의 증가를 걱정하는 단견은 즉각 버려야 한다.지금 소주가 1000원 정도에 팔리고 있지만 술로 인해 야기되는 건강상실,가정파괴,물질파손,폭력 및 범죄행위로 인해 들어가는 비용이 소주 판매액의 30배에서 50배에 이른다는 연구결과가 있다.즉 소주를 한 병당 3만원에서 5만원을 받아야 술로 인해 발생하는 손비를 처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셋째,금연운동은 이해관계 대상자인 국내 담배사업체가 하나로 구성되어 있어 쉽게 협력을 얻어낼 수 있었으나,금주운동은 이해관계 대상자가 주류별,지역별로 다양하고 많은 개별 영리사업자들로 구성되어 있어 협력을 얻기가 힘들 뿐만 아니라 자신들에게 조금이라도 손해라고 생각되면 거센 저항을 한다. 우리사회에 만연되어 있는 술문화(?)를 바로잡기 위한 금주운동을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최소한 이상의 세 가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이 문제들은 복잡하고 어려워 보이지만 정부의 의지만 있으면 해결될 수 있다. 즉 김대중 전 대통령이 금연운동에 보였던 관심만큼,노무현 대통령도 금주운동에 열의를 보여야 한다.이러한 대통령의 뜻을 받들어 정부조직 개편 담당자는 술의 관리를 국세청으로부터 보건복지부로 업무를 이관시켜야 한다.술은 국민건강 차원에서 다루어야 한다.술을 돈으로 보는 것은 개인 영리업자의 시각이지 정부가 가질 시각이 아니다.보건복지부로 술 관리업무를 이관시킨 뒤,보건복지부에서는 국민과 협의하여 주류판매시간의 제정,주류판매상점지정제 등의 주류판매제한에 대한 조처를 취해야 한다. 정부 의지 하나로 건강 사회를 만드는 일을 정부는 더 이상 늦춰서는 안 된다. 김 성 이 이화여대교수 사회복지학
  • 흉가 사이로 오싹한 등교길

    지난 2일 오후 서울 잠실동 영동여고가 있는 잠실 3단지에 들어서자 적막감이 감돌았다.재건축에 따른 아파트 철거로 인적조차 드물었다.5층짜리 아파트 주변에는 깨진 창문 유리조각과 쇠파이프,각목 등이 나뒹굴었다.철쭉이 피었던 아파트 화단에는 잡초만 무성했다. 아파트 바깥 벽은 ‘철거’‘XX’등의 문구가 붉은색과 검은색 스프레이로 어지럽게 휘갈겨져 있었다.빈 아파트에서는 노숙자가 소주병을 기울였다.단지 전체가 흉가였다.100여m를 더 들어가자 학교 정문이 모습을 드러냈다.단지 한 가운데 자리잡은 이 곳에서는 42학급 1550명의 학생이 한창 수업을 받고 있었다. ●불안에 떠는 학생들 매일 이 길을 따라 등하교해야 하는 학생들은 불안하기만 하다.2학년 김모(17)양은 “최근 등교 때나 하교 때 따라오는 부랑자 때문에 같은 반 친구가 공포에 떨었다.너무 무섭다.”고 했다.흉가로 변한 학교의 진입길 탓에 요즘 신경이 무척 날카로워졌다는 2학년 오모(17)양은 “아예 여러 친구들과 함께 등교해야 안심이 된다.”고 털어놓았다. 권용란(여)교감은 “학생들의 이같은 호소에 지난달부터 오후 5시 정규수업만 마치고 학생들을 귀가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학교와 조합은 ‘줄다리기’,뒷짐진 교육청 불안한 등하교 및 어수선한 수업 분위기 등 학생들의 피해는 4년 전에 예견됐었다.재건축조합은 출범에 맞춰 학교 및 서울시교육청과 학생들의 안전 문제를 논의했지만 비용 문제로 4년 동안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학교측은 재건축에 따른 학교의 피해가 막대한 만큼 다른 곳으로 임시 이전하더라도 현 부지의 학교 신축비용은 조합측이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영동여고 하정 행정실장은 “학교 옆에 17∼22층의 고층 아파트가 들어서게 되면 지반침하로 학교 건물이 붕괴 위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재건축조합 신현화 부조합장은 “조합에 신축 비용까지 떠넘기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손사래를 쳤다.신축 비용은 학교와 교육청이 해결할 문제라는 것이다. 시교육청은 최근 사태가 해결될 조짐을 보이지 않자 뒤늦게 “내년 3월 개교 예정인 인근 문정고교의 개교를 늦춰 이 곳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그러나 재건축 비용에 대해서는 “학교와 조합측이 해결해야 한다.”고 못박았다. ●“교육청이 나서라” 문제는 이와 비슷한 학생들의 피해가 잇따를 것이라는데 있다.조만간 재건축에 들어갈 서울 강남의 잠실·주공 시영아파트 단지와 서울시 뉴타운 사업이 추진되는 강북 지역에서도 학생들의 피해가 예상된다. 그러나 시교육청은 재건축에 따른 학생들의 예상 피해파악은 물론 대책조차 세우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학부모들은 학교와 교육청,조합측의 책임 떠넘기기에 잔뜩 화가 난 상태이다.박종순(45·여) 학교운영위원장은 “우선 학생들이 안심하고 공부할 수 있는 해결책이 선행돼야 한다.”며 교육청에 학교 이전을 강력히 촉구했다. 학부모대표 김기자(48·여)씨는 “당장 이달 말에 신입생 모집이 끝나면 내년 3월 개교 예정인 문정고로의 임시 이전도 물거품이 될 것”이라면서 “교육청이 적극적으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
  • 사회 플러스 / 미군3명 택시운전사 폭행 난동

    택시요금을 내지 않으려고 택시운전사를 묶고 폭행하는 등 난동을 부린 미군 3명을 주민들이 격투 끝에 붙잡았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27일 오브레이 울페(22) 일병 등 미8군 병사 3명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검거해 미군측에 이첩했다.이들은 이날 오전 0시10분쯤 서울 용산구 미군기지 정문 앞에서 모범택시를 타고 경기도 성남으로 가다 인적이 드문 강남구 세곡동에 이르자 러닝셔츠로 택시운전사 이모(64)씨의 팔을 묶은 뒤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현장을 목격한 주민 박모(27)씨가 울페 일병을 격투 끝에 붙잡자,도주하던 나머지 S(20) 훈병과 A(19) 일병 등은 되돌아와 길가에 있던 소주병으로 운전사 이씨의 머리를 내리친 혐의를 받고 있다.
  • 중년층 치아균열 조심

    ‘충치도 없는데 이가 시큰거려요.’ 동네 치과에선 이상이 없다고 하는데 이가 시큰거리고 아파 고생하는 이들이 있다.특히 딱딱하거나 질긴 음식을 먹을 때 이같은 증상이 나타나기 쉬운데,이럴 경우엔 치아에 잘 보이지 않는 균열이 생겼는지 의심해보아야 한다. 연세대 치과병원 보존과 노병덕 교수는 “잠을 못이룰 정도로 이가 아픈데도 동네 치과에서 이상이 발견되지 않는 경우,정밀검사를 해보면 대부분 치아균열이 발견된다.”고 말한다. 치아 균열은 여성보다는 남성, 40대 이후 중년층에 많이 발생한다.균열은 주로 음식물을 씹는 위아래 어금니에서 나타나며,특히 윗쪽 어금니에서 잘 발생한다.균열이 생기면 음식물을 씹을 때 통증과 불편감이 느껴지고,찬 것에 대해 민감해진다.그러나 치아에 생기는 금이 워낙 미세하기 때문에 광투과 검사나 염색검사 등 정밀검사 장비가 없는 동네 치과의원에선 발견하기 어려울 때가 많다. 일단 균열이 생기면 다시 붙지 않는다.따라서 병원에선 균열이 더이상 진행되지 않고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 치아를 씌우는 치료를 한다.치아 균열의 원인은 아직 정확히 규명되지 않았다.전문가들은 딱딱한 음식을 많이 먹는 우리의 식생활이 가장 큰 원인일 것으로 추정한다.소주병 마개를 이에 걸어 따는 등 치아를 학대하는 생활습관도 문제다.또 선천적으로 위아래 치아의 교합이 잘 맞지 않거나,금이 가기 쉬운 형태의 치아를 가진 경우에도 균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본다. 노병덕 교수는 “치아 균열을 막기 위한 특별한 예방책은 없다.”며 “다만 지나치게 딱딱한 음식을 삼가고,치아 교합이 잘 맞지 않을 경우 자주 치과에 들러 상태를 점검받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임창용기자
  • 대선후보들 돌·계란 봉변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가 13일 ‘우리쌀 지키기 전국농민대회’에서 연설을 하던 중 갑자기 앞에서 날아든 계란 1개를 턱에 맞았다.돌,빈소주병 등도 함께 날아왔으나 상처는 입지 않았다. 행사장 연단에는 국민통합21 정몽준(鄭夢準),민노당 권영길(權永吉)후보 등도 자리에 앉아 있었지만 변을 면했다. 이날 봉변은 진행자가 “대통령후보들에게 우리 요구를 전달했는데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가 행사장에 오지 않았다.”고 말한 뒤 행사장이 술렁였고 곧이어 등단한 노 후보에게 돌 2개와 계란 등이 날아들었다.노 후보는 얼굴을 수건으로 닦은 뒤 “괜찮다.”면서 연설을 예정대로 마쳤다. 정 후보 연설때도 야유와 함께 돌이 날아왔으나 맞지는 않았으며 한나라당은 이회창 후보 대신 이상배(李相培) 의원이 참석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
  • [식당문화를 바꾸자] (5)흡연·금연석을 구분하자

    서울 잠실에 있는 H식당.일요일 저녁 시간이어서 가족 단위의 손님으로 북적거렸다.그러나 식당 안은 담배연기가 자욱했다.식사중에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 때문에 어린이들이 연신 ‘콜록콜록’ 기침을 해댔다.선풍기 바람에 담뱃재가 날아다녔다.빈그릇이나 소주병에 담배를 끄는 사람도 있었다. 샤브샤브로 유명한 서울 강남의 J레스토랑도 사정은 마찬가지.금연석·흡연석 구별이 없어 부모와 함께 외식 나온 자녀들이 담배연기에 고통스러운 표정이다.공기청정기가 있어도역부족이다. 김선영(29·여)씨는 “부모님을 모시고 식당을 찾았는데 여기저기서 담배를 피워대는 통에 눈이 맵고 숨이 막힐 지경”이라며 “담배를 삼가달라고 말할 분위기도 아니다.”고 말했다. 최근 금연을 시도했다가 4개월 만에 실패한 중앙부처 공무원 김모(43) 과장은 “담배연기 속에 식사를 하다보니 흡연욕구가 되살아났다.”면서 “식당에서 비흡연자를 배려하는최소한의 사회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이주일 쇼크’로 인해 비흡연자들이 늘어나 금연석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지만 웬만한 식당은 금연석과 흡연석을 구별해놓지 않아 비흡연자들의 불만이 높다.흡연석과금연석 구별이 없어 비흡연자들은 고통 속에서 식사를 해야한다.어린이는 물론 유아와 임신부들까지 고스란히 담배연기에 노출된다. 금연석·흡연석이 구분돼 있어도 금연석에서 버젓이 담배를 피우는 것도 문제다. 서울 C호텔 종업원 이모(29)씨는 “금연석인 줄 뻔히 알면서 담배를 피우는 손님들도 있다.”면서 “금연석이라고 주의를 줘도 막무가내로 재떨이까지 요구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일본인 관광객 와타나베 기이치(渡邊紀一·46)는 “식당에금연석과 흡연석 구분이 없는 것을 보고 한국인은 남을 배려하는 마음씨가 별로 없다는 것을 느끼게 됐다.”고 꼬집었다. 최근들어 흡연석·금연석을 구분하는 식당이 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서울 압구정동에 있는 N이탈리안 식당.2층짜리이 식당은 1층은 금연석,2층은 흡연석으로 지정했다.가족 단위 손님이나 비흡연자들은 깨끗한 공기 속에서 우아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다. 이처럼 품격을 고집하는 식당일수록 금연석과 흡연석을 구분한다.대부분의 선진국 식당은 흡연석과 금연석을 철저히구분한다.전망좋은 곳은 당연히 비흡연자 몫이다.일본에서도 웬만한 규모의 식당은 흡연석과 금연석을 구별한다.선진국뿐 아니라 동남아 국가들도 철저하다.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겠다는 문화 때문이다. 보건복지부 오대규(吳大奎) 건강증진국장은 “비흡연자의혐연권(嫌煙權) 보장을 위해 내년부터는 일정 규모 이상의식당에서는 금연석과 흡연석을 구분토록 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김용수기자 dragon@
  • 지방선거 투표율 “걱정되네”

    “6·13지방선거 투표율을 높여라.” 지방선거를 20여일 앞두고 각급 선거관리위원회에 비상이걸렸다.월드컵 축구대회와 농번기가 겹친 데다 각종 게이트등으로 유권자들의 관심이 극히 저조하기 때문이다. 특히 선거 당일인 13일 투표가 한창 진행중일 오후 3시30분부터 월드컵 경기가 서울과 수원에서 열리는 데다 투표 하루 전날인 12일 오후 8시30분 대전과 서귀포에서 게임이 시작되는 등 월드컵 열기에 유권자들의 관심이 파묻힐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이번 지방선거의 투표율은 지난 98년 6·4지방선거의 평균 투표율 52.7%보다도 낮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있다.선거관리위원회는 유권자들을 투표장으로 끌어내기 위한 묘안을 짜내느라 부심하고 있다. 울산시 선관위는 성인의 날인 20일 울산대와 울산과학대에서 20세가 되는 신생 유권자들에게 기념품을 주면서 ‘처음으로 갖는 선거권을 포기하지 말고 선거를 꼭 하도록’ 당부할 예정이다.이달 말부터 여러 차례 TV에 선거참여 캠페인광고를 하고 장애인을 대상으로 6월5일 모의투표도할 계획이다. 지난 98년 지방선거 당시 투표율이 겨우 45.1%였던 광주시선관위는 이번 선거의 투표율이 더욱 낮아지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광주 선관위는 장애인의 선거 참여를 위해 지난 12일 장애인 모의투표를 가졌다.또 서석축제·광주비엔날레·고싸움 등 축제현장에서 공명선거 및 선거참여 캠페인을 벌였다.여론 주도층에 투표참여를 권유하는 편지를 보냈으며,종교·시민단체를 방문해 신자·회원들에게 투표 참여를 당부하고 있다.광주시장에 출마한 한 후보측은 “지방선거는정치인이 아니라 지역 일꾼을 뽑는 선거”라고 강조하며 투표를 호소하고 있다. 전남도 선관위도 시·군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선관위공지란’을 마련해 ‘주권을 포기하지 말자,투표하고 놀러가자.’며 선거참여를 호소하고 있다.교차로나 횡단보도에서교통정리를 하는 봉사대원들에게 투표참여를 권유하는 문구를 적은 깃발을 주며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대전시 선관위 역시 시내 고층 건물 다섯 곳에 대형 걸개그림을 내걸었다.또 이달 초부터 생산되는지역의 소주병에 홍보문을 넣는 등 선거열기 확산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강원도 선관위는 주민들이 많이 찾는 대형 유통매장에 근무하는 직원들에게 협조를 요청,‘선거에 참여하자’는 글이적힌 홍보용 옷을 입고 근무하도록 할 방침이다.한편 후보들은 투표율을 50% 전후로 잡고 전략을 짜고 있다.투표율이 높아야 유리할 것으로 예상되는 후보측은 선거 분위기 띄우기에 골몰하는가 하면 일부는 조직을 강화하고 있다.조직은 투표율이 낮으면 힘을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울산시 선관위 박주환(朴周煥·41) 홍보담당은 “지역 대표를 뽑는 선거의 투표율이 지나치게 낮으면 대표성이 약해질우려가 있다.”며 “올해는 월드컵대회와 고위층의 각종 게이트, 정쟁이 겹쳐 투표율 높이기가 쉽지 않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전국종합·정리 울산 강원식기자 k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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