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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억’ 안중근 의사 유묵…독립운동가 후손 회사가 사들여 고국 품에

    ‘13억’ 안중근 의사 유묵…독립운동가 후손 회사가 사들여 고국 품에

    일본인 소장가가 가지고 있던 안중근 의사 유묵을 독립운동가 후손이 세운 회사가 13억원에 사들여 고국 품에 다시 들여온다. 서울옥션은 2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청담동 분더샵 청담에서 연 ‘제177회 미술품 경매’에서 안중근 의사가 1910년 3월에 쓴 ‘인심조석변산색고금동’(人心朝夕變山色古今同)이 13억원에 낙찰됐다고 이날 밝혔다. 지난해 12월 서울옥션 경매에서 19억 5000만원을 기록한 ‘용호지웅세기작인묘지태’(龍虎之雄勢豈作蚓猫之態)에 이어 안 의사 유묵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낙찰가다. 유묵에 쓰인 글귀는 ‘사람의 마음은 아침저녁으로 변하지만 산색은 예나 지금이나 같다’는 뜻으로, 안 의사의 나라를 향한 변함없는 마음과 굳은 의지를 담은 것으로 해석된다. 안 의사는 유묵을 쓰고 얼마 되지 않은 1910년 3월 26일 사형 집행으로 숨을 거뒀다. 해당 작품은 독립운동가 후손이 세운 한미반도체가 낙찰받으며 더 눈길을 끌었다. 한미반도체는 독립운동가 곽한소 선생의 후손인 고 곽노권 회장이 창립한 회사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별세한 곽 회장은 생전 선조인 곽한소 선생의 기록물을 독립기념관에 기증하는 등 독립유공자 후손으로서 자부심과 애국 정신을 주위에 강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한미반도체는 창업자인 곽 회장의 뜻을 기리기 위해 이번 안 의사 유묵 환수에 동참한 것으로 전해졌다.
  • 60개국 역사·문화… 서울도서관서 만나세요

    60개국 역사·문화… 서울도서관서 만나세요

    서울시가 운영하는 서울도서관이 페루의 역사·문화 소개가 담긴 도서 20여권을 기증받아 소장 도서 목록을 확대했다. 서울도서관은 페루대사관에서 기증받은 20여권의 페루 도서를 서울도서관 내 ‘세계자료실’에서 열람용으로 공개한다고 20일 밝혔다. 2012년 개관한 세계자료실은 세계 60여개국 대사관으로부터 기증받은 세계도서 5만여권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만 프랑스, 리투아니아, 필리핀, 아랍에미리트 등의 대사관으로부터 140여권의 도서를 기증받았다. 최근에는 전쟁의 아픔을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평화 기원을 위한 12개 시내 도서관 순회전시도 진행했다. 지난해는 세계적인 그림책 작가 ‘바루’를 초청해 어린이와 성인 대상 환경문제 워크숍과 토론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오지은 서울도서관장은 “세계 문화에 관심 있는 서울시민이 언제든지 원하는 자료를 찾아보고 책을 통해 넓은 세상을 만날 수 있도록 세계자료실을 더 알차게 운영해 나가겠다”며 “앞으로 서울야외도서관 문화행사 등과 연계해 시민에게는 유익한 정보를 전달하고, 외국인에게는 서울의 매력을 널리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 본인 정자 사용한 불임치료 의사…이복형제 22명 중 사귄 커플도

    본인 정자 사용한 불임치료 의사…이복형제 22명 중 사귄 커플도

    미국의 한 불임치료 전문의가 자신의 정자로 환자들을 임신시킨 사실이 수십년 만에 발각됐다. 19일(현지시간) 더힐에 따르면 미국 코네티컷주에 사는 재닌 피어슨(36)은 2022년 유전자(DNA) 검사를 의뢰했다. 피어슨이 의뢰한 DNA 분석 전문 회사는 개인의 타액 샘플을 우편으로 보내면 조상에 대한 분석 결과를 보여주는 서비스를 최초로 제공한 유명 업체다. 2022년 말 기준 500만명 이상의 DNA를 분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외동딸로 자란 피어슨은 부모님이 불임 치료를 받은 적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아버지가 생물학적 친부가 아닐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했다. 단순히 호기심에 DNA 검사를 의뢰했던 피어슨은 분석 결과 내 ‘친척’ 현황을 보여주는 탭을 클릭하고선 큰 충격을 받았다. 업체 데이터베이스 내에 자신의 이복 형제자매가 19명 등록돼 있는 것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그는 처음에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고 한다. 다시 결과를 살펴봤지만 19명이라는 숫자는 달라지지 않았다. 이후 밝혀진 바로는 총 22명의 이복 형제자매가 확인됐다. 가장 나이가 많은 이가 50세, 가장 막내가 35세였다. 일주일 뒤 이복 자매 중 한 명이 피어슨에게 연락을 해왔다. 그는 피어슨에게 “매우 충격적인 이야기일 수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두 사람의 부모님 모두 뉴헤이븐에 있는 같은 불임 클리닉에 다닌 사실이 확인됐다. 이들을 담당한 의사는 버튼 콜드웰 박사였다. 피어슨은 어머니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그는 더힐에 “살면서 가장 힘겨운 대화였다”고 털어놨다. 결국 피어슨과 그의 어머니는 콜드웰 박사를 고소했다. 피어슨은 최근 또다른 충격적인 사실도 드러났다고 전했다. 그의 이복 형제자매 중 두 사람이 고등학교 시절 서로의 혈연관계를 전혀 모르는 상태로 교제를 했다는 것이었다. 피어슨이 콜드웰 박사를 찾아가 따지자 그는 불임 여성들에게 자신의 정자를 사용한 사실을 인정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의 태도는 왠지 당당했다. 콜드웰 박사는 피어슨에게 “자녀는 몇 명이냐”, “학교 성적은 어땠느냐”, “대학은 어딜 갔느냐” 등을 물었다. 심지어 자신의 정자에 대해 “매우 제한된 자손을 가진, 예일대 의대생의 정자”라고 자랑스럽게 말했다고 한다. 고소장에 따르면 현재 80대인 콜드웰 박사는 2004년 의사를 그만뒀다. 불임 전문의가 환자 시술에 자신의 정자를 사용하는 사건은 종종 발생했다. 미국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 도널드 클라인 박사는 1979년부터 2009년 은퇴할 때까지 30년간 이런 식으로 환자들을 시술했다. 조사 결과 총 94명이 그의 자손으로 밝혀졌다. 심지어 정자 기증이 필요 없는 부부에게도 자신의 정자를 사용했다. 그는 자신이 앓고 있는 자가면역 질환과 류머티스 관절염이 유전병일 가능성을 알면서도 이러한 범행을 저질렀다. 범행 동기도 황당했다. 1963년 운전 중 도로로 뛰어든 한 소녀를 치어 죽게 한 그는 생명을 앗은 죄를 만회하겠다며 본인의 생물학적 자녀를 퍼뜨렸다.
  • [세종로의 아침] 유물 기증이 “은하수 같다”는 이유/정서린 문화체육부 차장

    [세종로의 아침] 유물 기증이 “은하수 같다”는 이유/정서린 문화체육부 차장

    “‘세한도’를 보려면 어디로 가면 되나요?” 얼마 전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았을 때 한 관람객이 직원에게 묻는 말이 들려왔다. 덩달아 안내에 나서고 싶은 ‘오지랖’을 고이 접어 두고 나오는 길, 기증관에 여러 동선을 만들어 낼 발걸음들을 상상해 보며 내심 흐뭇했다. 추사 김정희가 제주에서 귀양살이를 할 때 자신을 잊지 않고 귀한 책을 보내 준 제자에게 답례로 그려 줬다는 걸작 ‘세한도’. ‘국보 중의 국보’라는 이 유물을 요즘 볼 수 있는 곳은 최근 새로 개편하며 다시 문을 연 국립중앙박물관 기증관이다. 2005년 박물관의 용산 이전 당시 함께 움을 튼 기증관은 평생 모은 유물을 선뜻 내놓은 기증자들의 뜻과 헌신을 기억하고 퍼뜨리기 위해 박물관 측이 심혈을 기울인 공간이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그간 이곳은 관람객들의 발길이 잘 닿지 않으며 잊혀진 공간이 돼 갔다. 최근 박물관이 기증관을 재개관하며 주요 기증자와 유족 10여명을 초청한 자리에서 만난 유창종 변호사도 “와당을 기증하고 기증관이 만들어져 가끔 박물관을 찾았는데 기증자들의 기대와 달리 왜 이렇게 관람객이 많지 않은지 의아했다”고 했다. 그는 더 많은 관람객들이 찾아오고, 유물 기증이 더 활발히 이뤄지려면 기증관을 더 넓히는 등 전시 공간을 개선해야 한다고 관장이 바뀔 때마다 요청했다고 했다. 이런 요구와 바람을 담아 새롭게 출발하는 기증관은 한 유물이 우리 앞에 있기까지 역사의 혼란기 해외 반출을 막고, 평생을 공들여 온 기증자의 마음을 되새기게 한다. 토기의 가치나 예술성이 주목받지 못하던 시절 주말이면 전국 곳곳을 뒤지며 선사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의 다종다기한 토기를 모은 고 최영도 인권 변호사는 이를 온전히 후세에 전해 주기 위해 1700여점을 박물관에 기증했다. 아들인 최윤상 변호사는 아버지에게 늘 이런 얘기를 들었다고 한다. “문화재라는 것은 그 나라 국민들과 사회의 것이다. 문화재 수집가는 잠시 맡아 보관하는 창고지기이다. 자신의 것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이처럼 공간공간마다 고유한 이야기를 펼치는 유물과 기증자들의 사연을 일별해 보면 이들의 문화재 사랑은 ‘나와 가족이 소유하는 것’이 아닌 ‘우리 모두가 누리는 것’으로 모아진다. 이건무 전 관장이 “기증은 나에게서 우리, 개인에게서 사회로의 전환으로 모두가 문화유산의 가치를 공유하자는 뜻을 갖고 있다. 기증관 설치는 사회 구성원이 함께 박물관을 만들어 간다는 의미도 있다”고 말한 이유다. 기증은 나눔의 가치에 대한 인식을 높이며 또 다른 기증으로 이어지는 연쇄 효과를 낳는다. 2021년 삼성가의 ‘이건희 컬렉션’ 기증으로 1488점의 대규모 소장품을 품게 된 국립현대미술관의 경우, 2021년을 기점으로 이후 매년 기증 사례와 문의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2022년 전체 수집품 183점 가운데 기증품은 117점으로 전체 수집품의 64%를 차지했다. 지난해에는 전체 수집품 452점 가운데 기증품이 297점, 66%로 전년보다 더 늘어난 수치를 기록했다. 기증관을 찾으면 본전시장으로 들어서기 전 긴 통로로 나 있는 ‘나눔의 길’에 들어서게 된다. 어둑한 복도 양쪽 벽 영상을 통해 기증자들의 이름과 어록을 새긴 글씨들이 보는 이에게 빛처럼 비치며 흐른다. “기증은 은하수와 같다”는 한 고교생의 말이 실감 나는 순간이다. 유물을 모두의 것으로 돌려주며, 영원한 가치를 불어넣은 이들이 낸 은하수의 길을 이번 주말 한번 걸어 보길 권한다.
  • 개관 40주년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으로 놀러와

    개관 40주년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으로 놀러와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이 개관 40주년을 맞아 뜻깊고 의미있는 특별전이 열려 관심을 끈다. 14일 제주특별자치도 민속자연사박물관(관장 박찬식)에 따르면 박물관 개관 40주년을 맞아 오는 4월 14일까지 제151회 특별전 ‘7개의 공간, n개의 삶’을 열고 있다. 전시는 전체 기증자료 중 주요 자료 120여 점을 꼽아 7개의 공간으로 구성했다. 공간의 테마는 서예가의 산방(山房), 지식인의 서재, 화가의 작업실, 삶의 거리, 빈자의 의원, 탐험가의 산, 사진가의 현상실이다. 서예가의 산방에선 제주의 근·현대 서예작가들의 작품과 서예 도구 및 서화, 도예 작품으로 꾸며졌으며, 지식인의 서재에는 고(故) 김찬흡의 저작 등 제주사 연구의 기초자료로 쓰이는 중요 자료들이 전시되고 있다. 화가의 작업실은 화가 강태석의 작품 등 박물관에 기증된 미술품을 소개하며, 삶의 거리는 생활 도구들을 모아 전통 가옥의 배치를 본떠 연출했다. 특히 빈자의 의원 공간에는 의료봉사로 지역사회에 헌신한 고(故) 진태준, 탐험가의 산 공간에는 한국인 최초로 에베레스트에 오른 고(故) 고상돈의 유품을 전시해 주목을 끈다.또한 사진가의 현상실에는 박물관에 기증된 주요 사진 필름들이 전시된다. 1990년대에 활동했던 고(故) 이성환 작가의 수중사진과 한국 대표 문화재 사진가였던 고(故) 한석홍이 찍은 박물관 개관 당시의 모습, 또 현 자연사랑갤러리 관장 서재철이 70년대부터 찍어온 제주의 자연 생태 사진과 미국인 참전 용사가 기증한 1950년대 제주의 풍물 사진도 전시된다. 지난 1984년 5월 24일 개관한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은 제주 사람들이 오랜 세월 지켜온 전통문화와 자연 환경을 깊이 들여다보고 이해하는 공간이다. 제주의 전통과 생활풍습을 재현한 민속전시실은 제주도를 처음 여행하는 사람에게 더욱 흥미롭게 다가온다. 이와 함께 ‘2024년 갤러리 벵디왓’ 전시 대관 신청을 받아 도민과 관람객들에게는 문화 향수의 기회를 높이고, 신진 작가들에게 전시 기회도 제공한다. 갤러리 벵디왓은 너른 평지 ‘벵디’와 밭 ‘왓’을 의미하는 제주어에서 착안한 명칭으로, 문화예술인과 관람객 간 소통의 기회를 넓히기 위한 전시 공간이라 할 수 있다. 전시기간은 오는 2025년 1월 12일까지 1년간 진행되며 대관료는 무료다. 오는 25일까지 지선옥 작가 ‘선묵화·차묵화(禪墨畵․茶墨畵) 제주에 피다’가 전시되고 있다. 박찬식 관장은 “박물관 개관 40주년을 맞는 새해 박물관 가족축전을 비롯한 의미있는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며 “문화예술인의 창작활동을 적극 지원하는 것은 물론 관람객들이 보다 쾌적하고 품격 높은 전시를 관람하도록 콘텐츠를 적극 발굴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개관 40주년 기념 추억의 사진 공모전이 14일부터 오는 3월 27일까지 열린다. 1980~1990년대 박물관 내외부 및 신산공원 등 주변 일대의 모습이 담긴 추억의 옛 사진을 공개 수집한다. 공모대상은 1980~1990년대 박물관 배경으로 촬영한 인물사진, 박물관 내부 전시실 및 외부를 찍은 사진, 박물관이 나온 인근 지역 풍경사진 등을 소장한 사람이면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신청방법은 박물관 누리집 공지사항에서 신청서를 내려 받아 작성후 1인당 5점 이내 원본 사진을 박물관에 직접 방문하거나 우편 발송 등의 방법으로 제출하면 된다.
  • [조명계의 뒷마당 미술 산책] 의혹의 미술품이 몰려온다/전 소더비 아시아 부사장

    [조명계의 뒷마당 미술 산책] 의혹의 미술품이 몰려온다/전 소더비 아시아 부사장

    의혹의 미술품도 물이 흐르는 방식과 똑같다.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흘러간다. 1986년부터 1990년 초 일본의 버블경제 시기에 수많은 의혹의 미술품이 일본 시장으로 밀려 들어갔다. 그리고 40년이 흐른 오늘에는 이들 의혹의 미술품이 다시 한국으로 밀려오고 있다. 얼마 전 일본에 있는 수백 점의 올드마스터 작품이 새 주인을 찾기 위해 한국에서 문을 두드리고 있는 것을 목도했다. 일본에서 온 루벤스 작품을 보면서 생각했다. 올드마스터 작품 고객이 한국보다 일본에 훨씬 더 많을 텐데 굳이 한국에서 팔고자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뻔한 부분을 놓치고 있다. 지난해 11월 필자에게는 지인으로부터 바스키아 작품 16점, 앤디 워홀 작품 8점, 피카소 작품 8점이 한꺼번에 주어졌다. 국내 한 컬렉터가 바스키아 작품 16점을 소장하고 있다는 사실은 신문 1면에 나올 만한 대사건으로 가치의 합계가 적어도 5000억원을 웃돌 것이다. 이미지와 첨부된 사진 자료 보증서 등을 살펴본 다음 검토도 하지 말라는 의견을 주었다. 당혹스러운 것도 있었다. 크리스마스 다음날인 지난해 26일 또 다른 바스키아 작품 한 점이 주어졌는데, 매의 눈으로 살펴본즉 바스키아 재단 발행 진본 증명서에는 허술한 구석이 여러 곳 눈에 띄었다. 인쇄된 글씨체 서류 양식 서명 등이 사뭇 달랐다. 작품 뒷면에는 에머리히 스탬프가 찍혀 있었는데 그곳에서 구입한 작품이라고 했다. 사실 뉴욕의 유명한 갤러리인 앙드레 에머리히는 폐점된 지 오래됐다. 상속인이 재고 작품 일체를 아메리칸 아트 아카이브에 일괄 기증하고 폐쇄됐는데 1944년 히로시마대학(1949년 설립)을 나왔다고 주장하는 것과 다를 바 없었다. 이런 일이 방치되면 누군가는 싼 맛에 의혹의 명품을 구입하게 되고 낭패를 보게 될 것이다. 사법당국은 무얼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이들은 누군가에 의해 제작된 위작들로 추정된다. 매우 위험한 현상이지만 더 심각한 문제는 이런 가짜들을 검증할 전문인력이 국내에 전혀 없다는 사실이다. 진위가 의심스러운 작품을 보게 되면 주저없이 뉴욕이나 런던 소더비 크리스티 필립스의 전문가 의견을 청취하라고 권할 뿐이다.
  • 전남 곳곳 설 연휴 볼거리 풍성

    전남 곳곳 설 연휴 볼거리 풍성

    설 연휴를 맞아 남도 관광지 곳곳에서 무료 개방과 다채로운 행사가 열려 풍성한 볼거리가 펼쳐진다. 먼저 여수 해양수산과학관이 설 연휴 기간인 11~12일 정상 개관해 관광객과 귀성객을 맞이한다. 매년 30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여수시 돌산읍에 위치한 해양수산과학관은 바다생물의 과거, 현재, 미래를 볼 수 있는 곳이다. 생동감 넘치는 돔류와 명태, 문어, 노랑가오리 등 국내에 서식하는 토산 어종과 해양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체험 공간이다. 남해안 관광의 중심인 여수세계박람회장도 설 연휴 특별 대책을 수립해 연휴 기간 박람회장 내 스카이타워 전망대와 전시, 체험시설 등은 휴무일 없이 운영한다. 또 박람회장 방문객들에게 사진 SNS 업로드 인증 이벤트와 전통 놀이, 포토존 등 다양한 체험거리를 제공할 계획이다. 황영성 초대전과 전남-경남 청년작가 교류전, 뉴미디어 소장품 기획전, 시적추상 기증전 등이 열리고 있는 전남도립미술관도 설 명절을 맞아 14일까지 도민과 지역 방문객을 위해 무료 입장을 실시한다. 명절 당일인 10일과 대체휴일 다음 날인 13일은 휴관한다. 국내 최대 난대림 수목원인 완도수목원은 설 연휴 기간인 9일부터 12일까지 야외 전시시설을 무료 개방한다. 연휴 기간 귀성객과 관광객들은 난대림 휴양과 함께 수목원의 전문소원과 아열대 온실, 상왕봉 등산로, 난대림 탐방로 등 31개 주요시설 곳곳을 관람할 수 있다. 2033ha에 달하는 완도수목원은 천혜의 자연 경관과 붉가시나무와 동백나무, 황칠나무 등 765여 종의 자생식물이 분포하고 있어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다. 이밖에 전남도가 설 연휴 방문지로 추천한 26개 민간정원도 눈길을 끌고 있다. 고흥 금세기정원과 여수 꿈꾸는 정원, 구례 반야원, 보성 갈멜정원, 화순 허브뜨락 등 정원 가치가 뛰어난 26개 민간정원은 도지사가 등록, 관리하고 있다.
  • 100년 만에 돌아오는 고려 사리

    100년 만에 돌아오는 고려 사리

    한국 불교사에 업적을 남긴 고려 스님의 사리와 14세기 불교문화의 정수가 깃든 사리구가 100년 만에 고국에 온다. 문화재청과 대한불교조계종은 5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턴미술관을 찾은 최응천 문화재청장과 조계종 총무원 문화부장 혜공 스님이 미술관 측과 사리·사리구 반환에 대해 협상한 결과 오는 5월 부처님오신날 이전에 사리를 기증받기로 했다고 6일 밝혔다. 높이 22.2㎝, 밑지름 12.1㎝ 크기의 ‘은제도금 라마탑형 사리구’는 국내 관람객에게 선보이기 위해 일정 기간 임시 대여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사리구 안에는 높이 5㎝, 밑지름 3㎝ 크기의 팔각당형 사리구 5기가 안치돼 있다. 고려 말 나옹 스님 입적 이후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진 사리구는 라마교의 영향을 받아 라마탑의 구조를 특징으로 한다. 1941년 보스턴미술관이 펴낸 간행지에 따르면 원소장처는 경기 양주시 회암사로 추정된다. 일제강점기에 일본으로 유출된 것을 미술관이 1939년 보스턴의 한 매매상에게 취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리구 안에는 부처님의 진신사리(眞身舍利) 1과와 지공 스님 사리 1과, 나옹 스님의 사리 2과 등 모두 4과의 사리가 남아 있다. ‘여말선초의 한국 불교에 끼친 지공의 영향 검토’(염중섭) 등 논문에 따르면 인도 승려로 1328년 2년 7개월간 고려에 머물렀던 지공(1300~1363) 스님은 인도식 선불교로 고려 불교의 계율 정신을 환기했다. 또 양주 천보산 일대에 226칸의 거대한 불사를 일으켰는데 바로 현재의 회암사 터다. 그의 적통 제자인 나옹(1320~1376) 스님은 고려 공민왕 말년인 1370년 무렵 고려 불교의 실질적 1인자로, “탐욕도, 성냄도, 번뇌도, 욕심도 모두 벗고 물같이 바람같이 강같이 구름같이 살라”는 가르침으로 유명하다. 혜공 스님은 이날 “사리는 불교의 성물이자 예경의 대상으로 당연히 환지본처(還至本處·본래의 자리로 돌아감)돼야 한다”면서 “이번 사리 기증은 종교적으로 의미가 매우 크며 사리를 신자들이 직접 볼 수 있는 기회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국내로 들여온 뒤 보존 방안은 조계종과 회암사, 봉선사 등이 협의해 결정할 방침이다. 문화재청은 사리구가 임시 대여로 들어오면 전시뿐 아니라 보존 처리에도 나설 계획이다. 사리구의 지속 가능한 보존과 고려 공예품에 대한 학술 연구를 위해서다. 불교계와 문화재계는 보스턴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해당 유물을 돌려받기 위해 2009년부터 논의를 이어 왔다. 2013년 이후 논의가 중단됐다가 지난해 4월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을 국빈 방문했을 때 미술관을 찾은 김건희 여사가 반환 논의를 재개해 달라고 요청하면서 10년 만에 다시 협상이 이뤄지게 됐다.
  • 고려 사리·사리구 100년만에 고국 온다…사리구는 일시 대여 전시

    고려 사리·사리구 100년만에 고국 온다…사리구는 일시 대여 전시

    한국 불교사에 큰 업적을 남긴 고려 스님의 사리와 당시 불교문화의 정수를 담은 사리구가 100년 만에 고국에 온다. 문화재청과 대한불교조계종은 최응천 문화재청장과 조계종 총무원 문화부장 혜공스님이 5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턴미술관을 찾아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사리와 사리구 반환을 협상한 결과, 사리는 오는 5월 부처님오신날 이전에 기증받기로 했다고 6일 밝혔다. 14세기 고려 불교문화의 정수를 담은 문화유산인 ‘은제도금 라마탑형 사리구’는 국내 교류 전시를 위해 일정 기간 임시 대여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대여 기간과 방법 등은 미술관 내부 검토와 추후 협의를 거쳐 결정된다. 사리구 안에는 작은 크기의 팔각당형 사리구 5기가 안치돼 있다. 사리구 안에는 부처님의 진신사리(眞身舍利)와 고려시대 지공(?∼1363)·나옹(1320∼1376) 스님의 사리 등 사리 4과가 남아 있다. 사리구는 고려 말 나옹 스님 입적 이후 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보스턴미술관에서는 양주 회암사를 원 소장처로 추정하고 있다. 일제강점기에 일본으로 유출된 것을 미술관이 1939년 보스턴의 한 매매상로부터 취득했다고 알려져 있다.문화재청과 조계종은 이날 공동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에 기증되는 사리는 한국 불교사에 많은 업적을 남긴 지공·나옹 스님의 사리를 포함하고 불교게에서 가장 중요한 행사인 부처님오신날 이전에 기증이 이뤄진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문화재청은 사리구가 임시 대여로 국내에 반입되면 보존 처리도 추진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사리구의 지속가능한 보존과 고려시대 공예품에 대한 학술 연구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응천 문화재청장은 “이번 협상 성과를 통해 사리는 불교의 성물로서 원래 있어야할 곳으로 되돌아가고, 사리구는 고려 시대를 대표하는 뛰어난 문화유산으로서 100여년 만에 처음으로 국내에 들어와 국민에게 공개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자평했다.조계종 문화부장 혜공스님은 “부처님과 선사들의 진신사리는 불교의 성물이자 존귀한 예경의 대상으로, 환지본처(還至本處·본래의 자리로 돌아간다는 뜻의 불교 용어)의 의미를 새기며 사리를 최대한 존중하여 여법하게 모시겠다”고 밝혔다. 사리와 사리구를 돌려받기 위한 논의는 2009년 무렵 시작됐으나, 당시에도 미술관 측은 사리만 줄 수 있다는 의향을 밝혔다. 2013년 이후에는 논의가 사실상 중단됐다가 지난해 4월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을 국빈 방문했을 때 김건희 여사가 사리구 반환 논의를 재개해달라고 요청함에 따라 10년 만에 다시 협상의 물꼬를 트게 됐다.
  • 책장 속에서 만난 비밀 세상… 소녀의 꿈이 한 뼘 더 자랐다 [박상준의 書行(서행)]

    책장 속에서 만난 비밀 세상… 소녀의 꿈이 한 뼘 더 자랐다 [박상준의 書行(서행)]

    50여년 전 졸업생 기증한 학교도서관제주시·학부모·마을 합심해 리모델링방과 후·주말에 개방 ‘동네 쉼터’ 역할서까래·툇마루·제주식 좌식 온돌방 등 양옥 건물에 한옥적 요소 더해져 특색2층에서 보는 제주목 관아 풍경도 눈길 “김영수도서관은 ( )이다.” 괄호 안에 들어갈 말은? 김영수도서관이 묻고 제주 삼도동 북초등학교 아이들이 답한다. 우리만의 쉼터, 우리만의 자랑, 책 천국, 천재, 행복의 공간····. 깨 씨의 낱알 같은 단어들이 눈가를 간질여 미소 짓게 한다. 자못 어른스러운 답도 있다. 지식을 찾을 수 있는 곳,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는 곳. 가장 좋았던 정의는 ‘비밀의 친구’다. 그리 답한 아이는 어떤 책을 골랐을까? 귀퉁이를 표 나게 접어 간직한 문장은? 비밀이 생겨난다는 건 나만의 세계가 탄생했다는 뜻일 텐데, 도서관을 기증한 고 김영수씨에게 이보다 보람찬 일은 없었겠다. 제주목 관아가 보이는 창가에서 여유롭게 책장을 넘기는 정도의 쉼을 기대했다가, 포스트잇의 비뚤비뚤한 답변들부터 꼼꼼하게 읽어 나간다. 슬며시 한두 장 떼어 가고 싶은 마음을 간신히 참아 내면서.●김영수도서관만의 독서법 김영수도서관은 김영수라는 인물에서 출발한다. 김영수씨는 제주 북초등학교 20회 졸업생이다. 1930년 졸업 후 일본으로 건너가 사업가로 성공했다. 1968년 어머니의 90회 생일을 기려 모교에 도서관을 신축해 기증했다. 현재 김영수도서관의 시작이다. 2019년에는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지금의 마을도서관으로 거듭났다. 학교도서관이 마을도서관을 병행하는 건 드문 경우다. 보통 학교는 안전 문제로 외부인의 출입을 금한다. 제주북초등학교 일대 원도심은 제주도립도서관이 이전한 1996년 이후 도서관이 없는 마을이었다. 마을에는 아이들과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도서관이 필요했다. 제주도교육청(학교는 교육청의 재산이다)과 제주도시재생지원센터(제주도가 재원을 댔다), 제주북초등학교와 학부모 및 마을이 고심했고, 건물을 다시 짓는 대신 김영수도서관을 리모델링했다. 도서관은 이원화해 운영하기로 했다. 수업 시간에는 온전히 학교도서관으로, 방과 후와 주말에는 마을도서관으로 쓴다. 마을도서관일 때는 김영수도서관친구들과 마을도서관활동가들이 관리를 책임진다. 그래서 김영수도서관은 어른과 아이가 나란히 책을 읽거나 공부하는 장면이 낯설지 않다. 또한 작가에게 궁금한 건 무엇인지, 도서관은 어떤 의미인지, 완벽한 엄마와 아빠, 이모와 삼촌, 친구는 어떤 모습인지, 아이들이 스스로 보고 생각하고 궁금해하는 것들을 같이 읽어 나가는 게 김영수도서관만의 독서법이다. 물론 도서관을 찾은 여행자에게도 아이들의 메모는 책보다 백 배쯤 재밌는 동심 읽기다.●양옥 건물 안의 한옥집 한 채 도서관의 취지는 건물 형태에서 잘 드러난다. 건축은 학부모이기도 한 권정우 탐라지예건축사무소 대표가 맡았다. 첫걸음부터 흥미롭다. 기존 2층 건물의 1층에 한옥을 집어넣은 형태다. 본래 김영수도서관이 한옥이었고 모자를 씌우듯 2층을 더한 줄 알지만, 한옥은 리모델링 과정에서 새로이 추가했다. 전국 어디에도 이런 생김의 도서관은 없다. 잔뜩 호기심이 인다. 우리네 한옥이 그러하듯 신발을 벗고 입장한다. 별것 아니지만 내 집, 내 방으로 들어가는 듯하다. 복도를 따라서는 한옥의 툇마루가 불쑥 튀어나와 있다. 자석에 끌린 것처럼 엉덩이를 붙이고 앉는다. 고개를 돌리니 문 너머 방안이 보인다. 1평 남짓한 제주의 좌식 온돌방이 다섯 실이다. 방과 방의 문을 닫으면 개개의 열람실인데 열어 두니 하나의 긴 방이다. 끝에는 좌식테이블을 가운데 두고 엄마와 아이가 머리를 맞댄 채 속닥거린다. 오후 햇살이 나풀거리듯 내려앉는다. 그 풍경이 평화로워 잠시 지켜본다.한옥방은 서까래가 드러나 집안의 집을 실감케 한다. 서까래를 받친 도리에는 김영수씨가 후배들에게 남긴 ‘終始一誠 有言實行’(종시일성 유언관행, 끝까지 처음 마음으로 정성을 다하며 자기가 한번 말한 것은 실천하자)이라는 글이 적혀 있다. 옆방의 도리에는 상량식 때 마을 어른과 아이들이 쓰고 그린 흔적이 남아 있다. 동백 그림이 ‘행복하게··’ 화사하다. 이런 소소한 장면들은 왠지 모르게 따스하다. 문은 방안에서 야외로도 나 있다. 방문을 열고 나가면 방 크기와 짝을 맞춘 작은 마루(테라스)다. 방 안 가득한 자연광이 실은 창문 자리에 커다란 방문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걸 뒤늦게 깨닫는다. 날씨가 조금만 따뜻해지면 안보다는 바깥 마루가 인기겠다. 마루와 마루에는 ‘개구멍’이 있어 아이들의 장난기를 자극한다. 길을 지나는 마을 사람이나 행인들은 아이들과 가볍게 눈을 맞출 수 있겠다. ‘어떤 책을 읽고 있니?’ 하는 가벼운 인사말이 오갈 법하다. ‘아이 한 명을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나이지리아 속담이 떠오른다.●‘누구만 예뻐한다고 오해할까 봐’ 도서관 길 건너편은 제주목 관아다. 관아 전경은 도서관 1층보다 2층 창가에서 잘 보인다. 2층 남쪽 방은 ‘목관아가 보이는 책뜰’이다. 야외 마루는 아니고 실내지만 파노라마 창을 둬 개방감이 뛰어나다. 목관아의 2층 망경루(望京樓)와 똑같은 눈높이다. 남향이라 방 안 깊이 온기가 스미는, 목관아가 보이는 책뜰에 자리잡기로 한다. 먼저 온 마을 아이들은 푹신한 빈백(bean bag) 쿠션에 몸을 맡긴 채다. 녀석들은 목관아 전망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나 같은 여행자는 여행의 기분을 잃지 않으려 꼭 창가를 고집하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관아가 보이는 창가가 오늘 도서관의 행복인 줄 알았다. 의무감으로 들고 온 책을 넘기기 전까지 확신에 가까웠다. 서가에서 가져온 책은 제주북초등학교 학생들이 선생님과 만든 일종의 문집이었다. ‘제주 신화 이야기’는 교장선생님의 제주 신화 이야기를 듣고 글 또는 그림으로 쓴 감상문이다. 4학년 양예준은 ‘인간차사 강림이’를 동생 예서에게 추천했다. ‘예서는 나와 같은 생각을 잘하고 텔레파시가 통하기 때문’이라는 추천사가 정겨워 예준의 텔레파시는 우리 어른에게도 충분히 통한다고 말해 주고 싶었다. ‘하루 흔적 끄적이기’는 제주북초등학교 6학년 담임 선생님이 쓴 일 년간의 수업 기록이다. ‘애정 표현을 많이 하는 스타일이 아닌’ 강혜진 선생님이 6학년 2반 아이들에게 건네는 편지로 끝을 맺는다. ‘누구만 예뻐한다고 오해할까 봐 마음을 숨기게’ 됐던 선생님은 ‘더 많이 아껴 주지 못한 것 같아 미안하고 아쉬’워 한다. 글 마지막에는 아이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불러 적었는데 왜 그이의 직업이 선생님인지 알 수 있었다. 다른 도서관에서는 볼 수 없는 책들이니 김영수도서관에 간다면 꼭 읽어야 할 필독서다. ●소녀에게도 비밀의 친구 그러다 고개를 들면 제주목 관아를 배경으로 사진 찍는 이들이 보인다. 간곡한 손짓으로 그들을 불러 모아 이 글을 읽어 보라 말하고 싶은 걸 꾹꾹 눌러 참았다. 아이들의 재잘거림이 뒤섞인 이 책도 여행이고 옛 전각의 역사와 우아함이 있는 그곳도 여행의 장소일 테니까.참, 김영수도서관에는 어른들을 위한 책보다는 어린이 도서가 훨씬 많다. 마을도서관 책 모으기 캠페인으로 책을 마련했다고. 자리에서 일어서기 전, 마을이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정성의 서가와 책뜰을 한 번 더 살핀다. 나보다 먼저 와 있던 한 소녀는 어느새 두 번째 책을 꺼내 들었다. 들키지 않게 슬쩍 책 제목을 엿본다. ‘하나도 안 떨려’(현암주니어). 이렇게 귀여운 제목이라니. 어떤 책인지 궁금해서 스마트폰을 꺼내 검색한다. 주디스 비오스트가 글을 쓰고 소피 블랙올이 그림을 그린 책이었다. 장기자랑하는 날, 자신의 순서를 기다리며 조마조마하다가 점점 움츠러드는 ‘나’의 이야기다. 주인공은 장기자랑을 잘 마칠 수 있었을까? ‘끝까지 처음 마음으로 정성을 다하며 자기가 한번 말한 것’을 실천하면 충분해,라고 김영수 할아버지가 남긴 말을 전해 줄 수 있다면 좋으련만. 이야기의 끝을 궁금해하며 소녀가 다음 책을 집어 들 때까지 가만히 앉아 기다린다. 조금씩 기울어 가는 오후의 햇볕을 듬뿍 머금은 채로, 이곳은 소녀에게도 ‘비밀의 친구’일 테니까 하며.●제주목 관아, 신이 내려온다 김영수도서관을 나와서는 제주목 관아에 들른다. 조선시대 제주도의 행정구역은 제주목과 대정현, 정의현으로 나뉘어 있었다. 하지만 제주목사가 모두를 다스렸다. 관아는 정문인 외대문 앞에 관덕정이 있고, 안쪽에는 망경루, 연희각, 귤림당 등 30여채의 건물이 있었다 전한다. 현재의 전각은 일제강점기에 흔적 없이 사라진 것을 2002년 복원했다. 제주시민들은 그 과정에서 기와 5만장을 기증했다. 대부분 누각은 개방하고 있다. 망경루 2층에도 오를 수 있다. 조선시대 제주에서 높은 건물이었을 것이다. 지금으로 치면 제주드림타워 정도랄까. 겨울의 제주는 육지보다 따스하고 초록빛이 많아 관아는 제법 걷는 즐거움이 있다. 특히 2월의 첫 주말은 탐라국입춘굿이 반갑다. 탐라시대부터 이어져 오는 제주의 전통이자 제일 큰 잔치다. 제주도는 1만 8000여 신들이 사는 섬이다. 제주도의 신들은 보통 대한 후 5일과 입춘 전 3일 사이에 임무를 교대하며, 옥황상제에게 한 해 동안 있었던 일을 보고하고 새로운 업무를 받는다. 제주에서는 이 시기를 신구간이라 부르며, 이사를 하거나 미뤄 뒀던 큰일을 처리하기 좋은 시기라 여긴다. 육지의 손 없는 날이다. 탐라국입춘굿은 신구간이 끝나고 다시 강림하는 신들을 맞이하며 한 해의 안녕을 기원하는 행사다. 올해는 2~4일 제주목 관아와 관덕정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대개 오전 9시에서 오후 4시까지 종일 다채로운 행사가 마련된다. 탐라국입춘굿의 상징물인 나무로 만든 낭쉐나 입춘굿에서 맛볼 수 있는 천냥국수 등은 매해 기대를 모은다. 진짜 제주를 만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다. ●성안올레, 원도심 느리게 걷기 제주북초등학교와 제주목 관아 앞 관덕정을 잇는 길은 성안올레 2코스에 해당한다. 걷기 좋아하는 이들은 귀가 솔깃해질 듯하다. 성안올레는 제주 원도심(성안) 일대를 걷는 올레길이다. 2개 코스로 나뉘는데 모두 산지천 북수구광장 앞 옛 새마을금고를 출발해 원점 회귀한다. 1코스는 성안 동쪽 사라봉, 두맹이골목을, 2코스는 서쪽 탑동광장, 관덕정 등을 지난다. 두 코스 모두 약 6㎞, 2시간 거리라 걷기 수월하다.제주북초등학교와 관덕정은 2코스 후반부의 초입이다. 오현단과 출발지인 옛 새마을금고를 지나 탑동광장 정도까지 걸어 보길 추천한다. 제주책방·제주사랑방, 아라리오뮤지엄 탑동시네마 등 매력적인 곳이 많은데, 성안올레와 상관없이 들러 볼 만하다. 제주책방·제주사랑방은 옛 새마을금고에서 북성교 건너 산지천갤러리 옆 골목에 있다. 1949년에 지어진 건물로 고씨 일가가 살던 집이라 ‘고씨주택’이라고도 불린다. 철거될 뻔했으나 주민들의 노력으로 재생해 활용 중이다. 전체 구조는 안채(안거리)와 바깥채(밖거리)가 마당을 사이에 두고 마주하는 제주식이지만, 지붕과 창호 등은 일본 건축 양식이다. 제주식과 일본식을 절충한 게 특징이다.안채는 제주사랑방으로, 성안올레를 걷는 이들이나 여행자들이 쉬어 간다. 바깥채는 제주책방으로 강문규 전 한라생태문화연구소장이 기증한 도서 1891권이 있고, 제주를 소재로 한 서가 등을 운영 중이다. 제주 여행의 길라잡이 삼을 만한 책들이 꽤 있다. 이웃한 산지천갤러리 또한 그 못지않다. 건물 위로 치솟은 굴뚝이 인상적인데 갤러리가 되기 전 옛 여관과 목욕탕 흔적이다. 오는 3월 24일까지 이갑철 작가의 사진전 ‘천구백팔십 제주로부터’ 전시가 열리는데, 그의 흑백사진은 사진의 힘이 색깔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는 걸 말해 준다. 서울이어도 부러 찾았을 것이다. ●요즘 감성, 미술관부터 편집숍까지 탑동광장의 아라리오뮤지엄 탑동시네마 인근은 근래 제주에서 가장 ‘힙’한 여행지의 하나다. 로컬, 지속가능성 등의 키워드에 관심 있는 여행자라면 놓칠 수 없다. 아라리오뮤지엄은 옛 탑동시네마를 개조한 미술관으로 예술을 바탕으로 원도심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그 주변으로 개성 있는 공간들이 차례차례 들어서며 거리를 이뤘다. 디앤디파트먼트는 롱라이프 디자인,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콘셉트로 하는 편집숍이자 숙소다. 프라이탁은 천막, 에어백 등을 재활용해 가방을 만드는 브랜드고, 이솝 제주의 인테리어는 제주 해녀들이 사용했던 고무 잠수복, 납 벨트 등을 활용했다. 요즘 감성을 느끼고 싶다면 주저하지 마시길. [여행수첩] ●김영수도서관 운영 시간 평일 오후 5시~오후 9시, 주말 오전 10시~오후 6시, 2월(방학 기간) 오후 1시~오후 6시, 매주 화요일, 설 연휴 휴무, 누리집 blog.naver.com/soo_library, (064)717-3358.
  • 일제강점기엔 어떤 동요 불렀나?… 대구서 ‘동요의 귀환, 윤복진 특별전’

    일제강점기엔 어떤 동요 불렀나?… 대구서 ‘동요의 귀환, 윤복진 특별전’

    일제강점기 당시 우리말과 정서를 동요에 녹인 지역 문화예술인의 발자취가 대구에서 전시된다. 대구시는 이달 30일부터 3월 31일까지 개구근대역사관에서 ‘동요의 귀환, 윤복진 기증 유물 특별전’을 연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시가 문화예술 아카이브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수집하고 기증받은 유물과 자료 가운데 일제강점기 당시 지역 문화예술인 활동 단면을 부각하기 위해 엄선한 자료들로 구성됐다. 특히 시는 아동문학가 윤복진(1907~1991) 유족이 기증한 자료를 정리해 연구·분석한 결과를 이번 전시에서 선보인다. 윤복진은 일제강점기 소파 방정환이 창간한 잡지 ‘어린이’를 통해 등단했다. 윤석중, 이원수, 박태준, 홍난파 등과 함께 활동하며 주요 일간지에 작품을 발표했지만 1950년 월북한 후 그의 행적과 작품은 숨겨지고 잊혀졌다.시는 동요의 위상을 되찾기 위한 바람을 담는 동시에 윤복진의 필명 ‘귀환’을 따 이번 전시 제목을 ‘동요의 귀환’으로 정했다. 1부 ‘시, 노래가 되다’ 전시에서는 진급증서, 졸업증서, 소년회 활동과 이를 통해 아동문학가·작사가로 성장하는 윤복진과 습작, 시작노트, 동요곡집 ‘꽃초롱 별초롱’(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소장) 등을 선보인다. 2부 ‘노래에 담은 근대의 꿈’에서는 윤복진 작사, 박태준 작곡의 음악노트와 1920, 1930년대 발표된 동요의 악보, 악보집을 전시한다. 윤복진이 소장했던 홍난파의 ‘조선동요 100곡집’ 중 상권과 단국대 석주선기념박물관 소장 동판 악보(국가등록유산), 윤복진 작사, 홍난파 작곡의 동요가 담긴 유성기 음반 등을 전시한다. 특히, 박태준 작곡, 윤복진 작사로 1934년 출간한 ‘돌아오는 배’가 이번 전시를 통해 최초로 공개된다. 이 작곡집은 1931년에 출간한 ‘중중때때중’과 1932년 출간한 ‘양양범버궁’에 수록된 동요와 민요 13곡을 모아 재출간한 악보집이다. 3부 ‘초월, 경계를 넘다’에선 윤복진이 모은 문화예술 자료를 통해 일제강점기 지역 문화예술의 상황과 음악, 영화 평론가로 활동한 윤복진의 면모가 전시된다. 당시 문화예술인의 철학적 기반이 된 책들과 영화 시나리오 등도 함께 선보인다. 4부 ‘무영당, 예술과 사람’에서는 대구 최초 민족 자본 백화점인 무영당 백화점을 중심으로 펼쳐진 예술인의 교류 흔적과 당시 백화점에서 제공한 다양한 음반, 영화의 홍보물을 선보인다.전시와 연계한 특강도 펼쳐진다. 특강은 2월 15일부터 3월 14일까지 매주 목요일 오후 2시 대구근대역사관 2층 문화강좌실에서 열린다. ‘문화예술, 대구를 열다’를 주제로 민경찬(한국예술종합학교 명예교수), 최지혜(미술사학자, ‘경성백화점 상품 박물지’ 저자), 손태룡(한국음악문헌학회 회장), 배연형(한국음반연구소 소장), 류덕제(대구교대 교수) 등이 강사로 나서 분야별 대구의 근대기를 해설한다. 조경선 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근대 한반도 3대 도시 중 하나였던 대구에는 전국적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쳤던 문화예술인들이 있었다”며 “서울 중심의 예술인만 부각되고 기억된 상황에서 이번 전시를 통해 지역 문화예술 활동이 재조명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 김건희 여사 ‘디올백’ 의혹에…김정숙 여사 ‘샤넬 재킷’ 논란 재점화

    김건희 여사 ‘디올백’ 의혹에…김정숙 여사 ‘샤넬 재킷’ 논란 재점화

    국민의힘 소속 이종배 서울시의원이 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의 샤넬 재킷 비용과 관련해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수사 의뢰했다. 이 시의원은 김 여사가 과거 해외 국빈 방문 당시 샤넬에서 빌려 입은 재킷을 개인적으로 소장한 의혹이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앞서 지난달에도 인도 타지마할 방문과 관련해 김 여사를 국고손실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이 의원은 2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여사가 2018년 프랑스 파리 국빈 방문 당시 입었다던 샤넬 재킷의 행방이 묘연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재킷이 샤넬 본사에 보관돼 있다고 하는데, 아무도 본 사람이 없다. 또 기증받은 것을 전시할 때 김 여사가 입었던 옷이 아니라 별도로 제작해 전시했다”며 “김 여사가 샤넬 측에 (재킷을) 반납하지 않았고 소장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 시의원은 “김 여사에 대한 국고손실과 횡령, 사기, 절도, 배임, 직권남용 등의 혐의에 대해 수사를 의뢰한다”며 “고가의 옷과 액세서리, 혈세 호화여행 등의 국민적 의혹에 대해 김 여사는 지금이라도 국민 앞에 무릎을 꿇고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하며 특검 수사를 받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한국납세자연맹은 문재인 정부 시절 대통령 비서실장을 상대로 청와대 특수활동비(특활비) 및 문 대통령 내외 의전비용 등에 대해 정보공개를 청구하는 행정소송을 내 지난 2022년 2월 1심에서 승소했다. 이후 청와대가 불복해 항소한 상태다. 당시 청와대는 김 여사의 의류비를 모두 사비로 부담했으며 국가 예산을 사용한 적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이 시의원은 야권이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 등에 대한 특검법을 추진하고, ‘디올백’ 수수 의혹 등을 연달아 제기하자 맞불 식으로 김정숙 여사를 쟁점화하는 모양새다. 그는 지난달에도 “김정숙 여사가 2018년 10월 인도 측의 초청이 없었음에도 스스로 초청을 요청해 혼자 타지마할을 방문했다. 사실상 여행을 목적으로 예비비 4억원을 졸속 편성해 사용한 것은 명백한 불법”이라며 김 여사를 국고 손실, 업무상 횡령·배임, 직권남용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김정숙 여사는 2018년 11월 3박 4일 일정으로 인도를 단독 방문, 세계적 관광지인 타지마할 등을 둘러봤다. 당시 야당이었던 국민의힘은 “타지마할 혈세 관광”이라며 수사를 촉구했고,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은 “인도 총리의 공식 초청을 받았다”고 반박하며 공방을 벌인 바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김정숙 여사 인도방문 관련 고발 건을 형사1부에 배당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중앙지검은 또 김건희 여사 디올백 수수 의혹 관련 고발 건 역시 형사1부에 배당했다. 유튜브 기반 매체 ‘서울의 소리’는 지난해 11월 김 여사가 최재영 목사로부터 300만원 상당의 디올백을 받는 듯한 동영상을 공개하고 같은 해 12월 청탁금지법(김영란법) 위반 및 뇌물수수 혐의로 윤 대통령 부부를 대검찰청에 고발한 바 있다. 이로써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는 전·현직 영부인들에 대한 수사를 모두 맡게 됐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르면 이달 김 여사의 디올백 수수 의혹에 관해 직접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형식은 특정 언론사와 신년 대담을 통해 국민에게 국정 운영의 구상을 밝히면서 김 여사를 둘러싼 논란에 관해 직접 설명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 尹대통령, 이르면 이달 김여사 ‘명품 가방’ 논란 직접 설명 윤 대통령은 이르면 이달 김 여사의 디올백 수수 의혹에 관해 직접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형식은 특정 언론사와 신년 대담을 통해 국민에게 국정 운영의 구상을 밝히면서 김 여사를 둘러싼 논란에 관해 직접 설명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24일 대통령실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이제는 대통령이 직접 입장을 표명할 상황이 됐다”며 “신년회견보다는 대담 형식이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대담에서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에 대해 언급하게 된다면, 당시 경위 설명과 함께 국민의 이해를 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비슷한 논란의 재발을 막기 위해 제2부속실 설치나 특별감찰관 임명 등 제도적 보완 장치도 제시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윤 대통령은 선친과의 인연을 앞세워 접근해 몰래카메라까지 찍은 건 ‘정치공작’이자 ‘범죄행위’이며, 김 여사는 피해자라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전해졌다. 대담 방송사로는 KBS가 거론된다. 다만 아직 최종 확정 전으로 형식은 유동적이라는 게 대통령실 내부의 기류다. 이렇게 윤 대통령이 국민 앞에 서되 일각의 요구처럼 김 여사가 직접 나서서 입장을 밝히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애초 대통령실은 신년 기자회견이나 기자단과의 ‘김치찌개 오찬’ 등 다양한 소통 방식을 검토했었다. 그러나 메시지 전달 효과가 떨어지고 형식이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한다. 이처럼 윤 대통령이 김 여사 논란에 대해 직접 설명하기로 한 것은 우선 어떤 형식으로든 직접적 입장 표명이 있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게다가 국회가 내달 1일 본회의에서 ‘김건희 특검법’과 ‘50억 클럽 특검법’ 등 윤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이른바 ‘쌍특검법’에 대한 재표결을 앞둔 점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번 사태를 계기로 촉발된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의 갈등이 전날 서천특화시장 화재 현장을 함께 둘러보며 어느 정도 완화됐다는 측면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언론사 대담 전 한 비대위원장과 다시 회동을 추진하는 것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악재를 하루빨리 털고, 한 위원장의 의견도 반영하는 모양새를 취함으로써 당대(당·대통령실) 관계를 더욱 공고하게 다지겠다는 차원이다.
  • 광주역사민속박물관, 유물 구입 ‘투명성’ 높인다

    광주역사민속박물관, 유물 구입 ‘투명성’ 높인다

    광주역사민속박물관은 유물 구입 절차의 투명성을 높이고 소장유물의 관리 강화를 위한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했다고 21일 밝혔다. 광주역사민속박물관은 박물관 운영·관리 조례 개정을 추진, 부적절한 유물 입수 경로를 원천 차단할 계획이다. 광주역사민속박물관은 올해 1월 기준 1만7000점의 광주역사 관련유물과 민속자료를 소장하고 있으며, 해마다 200~300점의 유물을 구입하고 있다. 앞으로 유물구입 계획단계부터 관련 전문가 의견이 충실히 반영될 수 있도록 사전 의견을 수렴하고 적극 반영할 계획이다. 유물 구입 전 박물관에서 효율적인 운영관리를 위해 설치한 운영위원회를 통해 목적과 방법, 절차 등을 검토받아 투명성을 높인다. 유물은 공개구입을 원칙으로 하고, 유물의 가치평가를 통한 구입여부 및 가격 등을 결정할 감정심의회의 인적 구성을 강화한다. 감정심의회는 지난해까지 3~5명(박물관 운영·관리 조례 근거, 3인 이상 7인 이내 구성)의 위촉위원으로 구성·운영했으나, 올해부터는 최대 7인까지 심의위원을 확보해 더욱 치밀하고 객관적인 감정이 이뤄지도록 할 계획이다. 시민공개 확대를 위해 지난해부터 시행한 모든 유물에 대한 화상공개도 지속 추진한다. 광주시는 그동안 구입 전 화상공개의 조건을 기존의 출처가 불분명하거나 고가의 희귀자료로 한정했으나, 지난해부터 구입 예정 유물 전체로 확대해 공개했다. 또 시민과 가치공유를 위해 유물 공개 기회도 늘린다. 박물관에서 구입한 유물이 주로 상설전시 교체와 기획전시 출품에 활용하고 있지만, 공개 횟수가 많지 않다는 아쉬움이 있었다. 이에 신소장품 전시회와 학술대회를 별도로 개최한다. 기증·기탁 등으로 수집한 유물자료도 제도개선 방안에 포함해 관리할 예정이다. 이 밖에 시민이 언제 어디서나 박물관 유물 정보를 열람할 수 있도록 단계적으로 전체 유물을 공개해 공정성과 공공성을 확대할 계획이다. 최경화 광주역사민속박물관장은 “관리강화 혁신방안을 추진해 박물관 고유의 기능인 역사자료 수집과 보존, 시민과 가치공유가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세한도·수월관음도… 집에만 머물던 유물이 ‘영원한 가치’를 찾다

    세한도·수월관음도… 집에만 머물던 유물이 ‘영원한 가치’를 찾다

    주요 기증자 10여명 초대해 공개부친이 낸 세한도 본 손성규 교수“국가가 관리하며 작품 의미 커져”‘기와 사랑’ 유창종 관장 기쁨 만끽“이우치 이사오 컬렉션 합일 감격”기증자 의견 수렴해 스토리텔링도 “우리 집안에 몇십 년 머물다 떠난 유물이 이렇게 박물관에서 관람객들과 만나 ‘영원한 가치’를 갖게 됐네요. 한 가정이 품고 있는 것보다 이렇게 국가가 소장하고 관리해 주면 작품이 가진 의미와 힘이 앞으로 더 커질 거라 믿습니다.” 지난 11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기증관의 마지막 ‘기증 테마 공간’. 이곳에서 한때 집안의 유물이었던 추사 김정희의 걸작 ‘세한도’(歲寒圖·국보 제180호)를 다시 만난 손성규(65) 연세대 경영대 교수의 얼굴엔 감회 어린 표정이 역력했다.박물관이 2005년 용산 이전 이후 19년 만에 기증관을 처음 개편하면서 주요 기증자 10여명을 초대한 자리에서였다. 2022년부터 2년에 걸쳐 단장을 마친 기증관 문을 새로 열며 박물관은 ‘세한도’와 ‘수월관음도’(윤동한 한국콜마홀딩스 회장 기증)를 오는 5월 5일까지 관람객들에게 공개하기로 했다. 손 교수의 아버지인 손창근(95)씨는 대를 이어 전해 오던 ‘세한도’ 등 평생 수집한 문화재 305점을 2020년 아무 조건 없이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하며 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그는 “아버지가 건강이 좋지 않아 직접 못 오셨지만 당신 품을 떠난 세한도가 잘 관리되고 있는지, 기증의 뜻이 잘 유지되고 있는지 궁금해하셔서 제가 왔다”면서 “이렇게 잘 보존되고 관람객들과 5월까지 만날 수 있게 돼 기쁘다. 아버지께 ‘세한도’가 잘 관리되고 있다고 전해 드려야겠다”며 미소 지었다. 644평(2129㎡) 규모의 기증관은 114명이 기증한 1671점의 유물을 주제별로 소개했다. 기증관의 이번 개편은 평생 모은 유물을 선뜻 국가에 내놓은 기증자들의 큰 뜻에도 불구하고 관람객이 많이 찾지 않는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것이다. 기존에는 이홍근실, 박병래실 등 기증자별로 공간을 따로 구획해 전시 구성이 획일적인 측면이 있었다. 이에 박물관 측은 기증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유물이 지닌 이야기와 가치, 기증의 뜻을 더 입체적으로 부각하면서도 주제별로 유물을 엮어 전시 공간에 풍부한 스토리텔링을 입혔다. LG디스플레이의 투명 올레드(OLED)를 활용한 영상으로 관람객들의 감상을 효과적으로 돕는 장치를 마련하기도 했다. 토기 1719점을 기증한 최영도(1938~2018) 인권변호사의 토기를 전시한 공간에서는 토기가 나란히 놓인 배경에 불과 연기 등이 피어오르고 사라지는 영상 등으로 토기의 물성과 온기를 물씬 느끼게 했다. 김종학(87) 화백이 기증한 목가구들을 모은 전시 공간은 사랑방처럼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특히 화가인 그의 대표작인 설악산 설경을 담은 영상을 창밖에 보이는 ‘차경’처럼 펼쳐 눈길을 끌었다.‘기와를 사랑한 검사’였던 유창종(79) 유금와당박물관장은 이날 2002년 옛 기와 1873점을 기증하던 당시 유일한 조건으로 내건 ‘이우치 이사오·유창종실’이 이번 개편으로 실현된 데 대해 “드디어 꿈이 이뤄졌다”며 감격스러워했다. 일본인 이우치 이사오(1911~1992)가 1987년 한일 친선을 위해 기와·벽돌 1082점을 당시 옛 조선총독부 자리에 있던 박물관에 기증하자 ‘한국인은 뭘 했나’ 하는 부끄러움에 유물 기증을 하게 됐다는 그는 오랫동안 두 컬렉션의 합일을 꿈꿨던 것이다. “와당을 기증하고 가끔 기증관을 찾을 때마다 두 가지 의문이 들었죠. 기증자들의 기대와 달리 왜 이렇게 관람객이 없을까. 앞으로 더 좋은 유물이 기증되면 어디에 전시를 할까. 이번 개편으로 기증자들의 유물이 주제에 따라 조화롭고 지혜롭게 전시된 걸 보니 아주 흡족해요. 관람객들도 더 흥미롭게 기증관을 즐겼으면 좋겠습니다.”
  • ‘새 단장’ 중박 기증관서 유물 다시 마주한 기증자들 “영원한 가치 갖게 됐다”

    ‘새 단장’ 중박 기증관서 유물 다시 마주한 기증자들 “영원한 가치 갖게 됐다”

    “우리 집안에 몇십 년 머물다 떠난 유물이 이렇게 박물관에서 관람객들과 만나 ‘영원한 가치’를 갖게 됐네요. 한 가정이 품고 있는 것보다 이렇게 국가가 소장하고 관리해주면서 작품이 가진 의미와 힘이 앞으로 더 커질 거라 믿습니다.” 지난 11일 서울 용산구 이촌동 국립중앙박물관 기증관의 마지막 ‘기증 테마 공간’. 이곳에서 한때 집안의 유물이었던 추사 김정희의 걸작 ‘세한도’(歲寒圖·국보 제180호)를 다시 만난 손성규(65) 연세대 경영대 교수의 얼굴엔 감회 어린 표정이 역력했다. 박물관이 2005년 용산 이전 이후 19년 만에 기증관을 처음 개편하면서 주요 기증자 10여명을 초대한 자리에서였다. 2022년부터 2년에 걸쳐 새 단장을 마친 기증관 문을 새로 열며 박물관은 ‘세한도’와 ‘수월관음도’(윤동한 한국콜마홀딩스 회장 기증)를 오는 5월 5일까지 관람객들에게 공개한다. 손 교수의 아버지인 손창근(95)씨는 대를 이어 전해오던 ‘세한도’ 등 평생 수집한 문화재 305점을 지난 2020년 아무 조건 없이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하며 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그는 “아버지가 건강이 좋지 않아 직접 못 오셨지만 당신 품을 떠난 세한도가 잘 관리되고 있는지, 기증의 뜻이 잘 유지되고 있는지 궁금해하셔서 제가 왔다”며 “이렇게 잘 보존되고 관람객들과 5월까지 만날 수 있게 돼 기쁘다. 아버지께 ‘세한도’가 잘 관리되고 있다고 전해드려야겠다”며 미소 지었다.644평(2129㎡) 규모의 기증관은 114명이 기증한 1671점의 유물을 주제별로 소개했다. 기증관의 이번 개편은 평생 모은 유물을 선뜻 국가에 내놓은 기증자들의 큰 뜻에도 불구하고 관람객들이 많이 찾지 않는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것이다. 기존에는 이홍근실, 박병래실 등 기증자별로 공간을 따로 구획해 전시 구성이 획일적인 측면이 있었다. 이에 박물관 측은 기증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유물이 지닌 이야기와 가치, 기증의 뜻을 더 입체적으로 부각하면서도 주제별로 유물을 엮어 전시 공간에 더 풍부한 스토리텔링을 입혔다. LG디스플레이의 투명 올레드(OLED)를 활용한 영상으로 관람객들의 감상을 효과적으로 돕는 장치를 마련하기도 했다. 토기 1719점을 기증한 고 최영도(1938~2018) 인권변호사의 토기를 전시한 공간에서는 토기가 나란히 놓인 배경에 불과 연기 등이 피어오르고 사라지는 영상 등으로 토기의 물성과 온기를 물씬 느끼게 했다. 김종학(87) 화백이 기증한 목가구들을 모은 전시 공간은 사랑방처럼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특히 화가인 그의 대표작인 설악산 설경을 담은 영상을 창밖에 보이는 ‘차경’처럼 펼쳐 눈길을 끌었다.‘기와를 사랑한 검사’였던 유창종(79) 유금와당박물관장은 이날 2002년 옛 기와 1873점을 기증하던 당시 유일한 조건으로 내걸었던 ‘이우치 이사오·유창종실’이 이번 개편으로 실현된 데 대해 “드디어 꿈이 이뤄졌다”며 감격해했다. 일본인 이우치 이사오(1911~1992)가 1987년 한일 친선을 위해 기와·벽돌 1082점을 당시 옛 조선총독부 자리에 있던 박물관에 기증하자 ‘한국인은 뭘 했나’ 하는 부끄러움에 유물 기증을 하게 됐다는 그는 오랫동안 두 컬렉션의 합일을 꿈꿨던 것이다. “와당을 기증하고 가끔 기증관을 찾을 때마다 두 가지 의문이 들었죠. 기증자들의 기대와 달리 왜 이렇게 관람객이 없을까. 앞으로 더 좋은 유물이 기증되면 어디에 전시를 할까. 이번 개편으로 기증자들의 유물이 주제에 따라 조화롭고 지혜롭게 전시된 걸 보니 아주 흡족해요. 관람객들도 더 흥미롭게 기증관을 즐겼으면 좋겠습니다.”
  • 韓 문화유산을 왜 일본이?…日, 고려대장경 유네스코 추진, 못 막는 이유는

    韓 문화유산을 왜 일본이?…日, 고려대장경 유네스코 추진, 못 막는 이유는

    일본 정부가 도쿄 한 사찰에 남아 있는 고려대장경 목판 인쇄물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려는 움직임을 보인 가운데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고려대장경은 한국의 것이라는 점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30일 일본 문부과학성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 신청할 후보로 도쿄 사찰인 조조지(增上寺)가 소장한 ‘불교 성전 총서 3종’과 히로시마 원자폭탄 투하 당시 참상을 보여주는 사진을 선정했다. 조조지 ‘불교 성전 총서 3종’은 중국 남송 시대(12세기)와 원나라 시대(13세기), 한국 고려 시대(13세기) 때 대장경 목판으로 찍은 불교 인쇄물이다. 17세기 초 에도 막부를 연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일본 전국에서 수집해 조조지에 기증한 것으로 중국과 고려 인쇄물을 합치면 약 1만 2000점에 이른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세계기록유산 후보 선정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모두 등록에 적합한 귀중한 유산이다. 등록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서 교수는 “세계기록유산은 유네스코가 귀중한 기록물을 보존하고 활용하기 위해 가치 있는 기록유산을 선정하는 사업”이라면서 “다른 나라에서 기원한 기록물에 대해 등재 신청하는 것도 가능하다. 현재로서는 일본의 등재 추진 자체를 막을 명분은 없다는 게 중론”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불교 성전 총서 3종’이라는 명목하에 세계인들이 마치 기원을 일본 불교로 오해하지 않도록 ‘고려대장경은 한국의 것’이라는 점을 명확히 밝히도록 끝까지 확인해야 한다”면서 군함도를 예로 들었다. 서 교수는 “군함도의 세계유산 등재 당시 (일본 정부는) 향후 조선인 강제노역에 대해 명확히 밝히겠다고 약속했지만 지금까지도 제대로 된 약속을 지키고 있지 않았다는 점을 우리는 반드시 기억해야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2015년 일본 정부는 메이지(明治) 산업혁명 유산인 하시마(端島, 일명 ‘군함도’) 탄광이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될 때 조선인 강제노역을 포함한 ‘전체 역사’를 알려 나가겠다고 했으나, 이를 제대로 지키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았다. 그러면서 서 교수는 “한 가지 더 눈여겨 봐야할 것은 히로시마 원폭 투하 당시 참상을 보여주는 사진 등을 등재 후보로 올렸다는 점”이라면서 “전쟁 책임 기록은 배제하고 피해만 부각하려는 의도는 아닌지도 끝까지 살펴봐야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일본은 이미 2021년 조조지 ‘불교 성전 총서 3종’에 대해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신청했다가 등재되지 않자 이번에 다시 신청하기로 했다. 일본 정부는 2025년 등재를 목표로 올해 안에 유네스코에 등재 신청서를 제출할 방침이다.
  • 백석 ‘복합예술공간’ 첨단 변신… 천안 문화·역사·신앙 ‘3색 감동’

    백석 ‘복합예술공간’ 첨단 변신… 천안 문화·역사·신앙 ‘3색 감동’

    백석대(장종현 총장)와 백석문화대(송기신 총장)가 운영 중인 ‘산사(山史) 현대시 100년관’, ‘기독교박물관’, ‘보리생명미술관’, ‘백석역사관’ 등 복합문화예술공간이 올해 최첨단 전시 공간으로 새롭게 탄생했다. 전시 공간으로 재구축되면서 전시회 등 다양한 문화행사가 열려 학교 안팎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이 공간들은 충남 천안시가 지역의 문화와 예술 등을 소개하기 위해 운영하는 ‘시티투어 프로그램’에 포함돼 시민의 발길도 이어지고 있다. 100년의 한국 현대시 역사가 있는 산사 현대시 100년관과 기독교 문화를 보다 정확하고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한 기독교박물관을 3일 살펴봤다.●현대시 100년 담은 첫 종합문학관 올해 개관 10주년을 맞은 백석대 산사 현대시 100년관은 시 전문 문학관이다. 현대 시 평론가 고 김재홍 교수가 평생 수집한 시 관련 자료를 고향에 있는 백석대에 기증해 2013년 11월 8일 탄생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현대 시 종합 문학관이다. 올해 천안시가 지역의 역사·문화 등을 소개하기 위해 운영하는 ‘시티투어 테마코스’로도 선정돼 지역 문화를 선도하고 있다. 한국 현대시 100년의 자료 2600여점이 모여 있는 이곳에서는 역사의 굴곡을 견디며 우리말을 갈고닦은 시인들의 영혼을 만나고 우리 민족의 문화적 자긍심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시 100년관은 433㎡ 규모로 1, 2관 등으로 구성됐다. 1관에서는 한국 현대시의 시기를 10년대로 구분해 시대별 특징과 시인, 시집을 소개하고, 2관에서는 박목월 등 시인들의 시와 김환기·김점선 등 화가들의 그림을 함께 전시한다. 전시관에 들어서면 박두진·서정주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시인들의 시를 한눈에 볼 수 있다. 김소월 시인의 진달래꽃 등 대중에겐 익히 알려졌지만 출판물로선 찾아보기 힘든 희귀시집도 이곳에서 볼 수 있다. 김억의 ‘해파리의 노래’, 김동환의 ‘국경의 밤’, 변영로의 ‘조선의 마음’, 한용운의 ‘님의 침묵’, 이육사의 ‘육사시집’ 등 희귀시집과 시인들의 육필 병풍, 원고 등도 전시돼 있다. 전시관 한쪽에는 시 낭독을 오디오로 듣고, 직접 시인이 돼 시를 써 보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한국문학관협회 사업에도 2017년부터 매년 선정돼 국내 유명시인 초청 특강과 현대시 전시회 등 다양한 문화행사를 열어 백석대 학생과 천안시민에게 문화 향유의 기회도 제공한다. 문현미 산사 현대시 100년관 관장은 “한국 현대시 100년의 역사가 모여 있는 이곳은 우리나라 현대시에 관한 모든 것을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시의 숨결이 살아 있는 공간”이라고 말했다.●기독교박물관 1700여점 자료 전시 백석대 창조관 12층에 조성된 기독교박물관은 1000㎡ 규모로 기독교 관련 각종 유물과 역사가 있는 공간이다. 2003년 개관한 박물관에서는 구약과 신약시대의 유물·역사자료·희귀본 성경과 고(古) 성경 등 1700여점의 자료를 볼 수 있다. 예수의 열두 제자가 기둥을 받치고 있는 디자인으로 설계된 기독교박물관은 세계 교회사와 한국 교회사를 조명하며 기독교의 역사와 문화·예술을 생생히 보여 준다. 기독교박물관은 4개의 전시실을 비롯해 성화갤러리·호산나 정원·디지털갤러리·체험 공간 등으로 조성됐다. ‘1관’(성경관)엔 유럽·북미 등에서 수집한 AD 15~18세기 희귀 성경들이 전시돼 성경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2관’(세계교회사관)엔 토라 두루마리를 비롯해 이스라엘과 주변 국가들에서 출토된 고대 토기·등잔·무기·인장·화폐 등이 전시됐다. ‘3관’(한국교회사관)에선 한국교회를 빛낸 8명의 인물을 소개한다. 국내 2권뿐인 희귀본 윤동주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초간본도 볼 수 있다. ‘4관’(유관순특별관)은 유관순 열사 등 여성 독립운동가들이 투옥됐던 서대문형무소 이미지를 재현한 공간이다. 유 열사의 유일한 유품인 뜨개 모자와 어록 등도 소장하고 있다. 성화갤러리는 기독교 신앙을 지닌 화가들이 예수의 탄생에서 부활 승천까지 그린 성화(150∼200호)를 전시하는 곳이다. 디지털갤러리에서는 베들레헴의 별을 보고 낙타를 타고 가는 동방박사와 물고기를 낚는 베드로의 모습이 생생하게 전개된다. 체험 공간에서는 성경을 직접 써 보는 디지털 성경 필사 등이 가능하다. 기독교박물관 이용태 관장은 “다른 박물관에서는 보기 힘든 기독교 유물들을 관람하는 동안 역사 속의 기독교를 보다 정확히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김일성에게 갈 뻔한 명작, 사진만 보고 샀다… ‘이건희 컬렉션’의 내막

    김일성에게 갈 뻔한 명작, 사진만 보고 샀다… ‘이건희 컬렉션’의 내막

    ‘세기의 기증’ 이건희 컬렉션은 한국 근현대 미술사를 새로 썼다. 미술관에 한번도 가 보지 않은 사람까지 전시장으로 끌어들여 2021년 기증 이후 200만명에 가까운 인파를 모으면서 전국적으로 미술 관람 문화를 확산시켰다. 개인 소장가나 작가의 유족 등이 미술품을 기증하는 사례가 이어지며 기증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기증을 실천하는 문화를 촉진하기도 했다. 전국 순회 전시에 이어 2025년 하반기부터는 미국과 영국 미술관으로 진출하며 세계 관람객과 교감할 준비가 한창인 이건희 컬렉션. 그 전모와 내막에 한걸음 더 깊이 들어가게 해 주는 책이 나왔다. 1976년 삼성문화재단에 합류해 20여년간 컬렉션의 수집과 미술관 건립을 이끈 이종선 전 호암미술관 부관장(전 서울역사박물관 초대 관장이자 경기도박물관 관장). 고 이건희 삼성 선대 회장의 명작 수집에 얽힌 비화를 가장 속속들이 꿰고 있는 그가 곁에서 본 ‘수집가로서의 이건희’의 명쾌하고 빠른 결단력과 작품에 대한 애정, 취향 등을 통해 컬렉션의 가치를 재조명했다. 고미술부터 한국 근현대미술, 해외 명작까지 이건희 컬렉션의 대표 수집품 69점에 깃든 사연과 수집 과정 일화 등을 통해 수집품의 의미를 총체적으로 다시 살핀다.2만 3000여점의 대규모 기증품 가운데 국보와 보물만 60건에 이를 정도로 이건희 컬렉션은 ‘초일류’를 고집스럽게 지향하고 관철해 나갔다. 명품이라도 비싼 작품은 두 번 다시 눈길을 주지 않았던 이병철 창업회장과 달리 이 선대 회장은 ‘좋은 물건’이라면 값을 따지지 않은 채 빠르게 결정하고 사들여 ‘특급 명품’이 집약될 수 있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국보급 유물을 집중적으로 모으겠다는 ‘국보 100점 프로젝트’는 1등 철학으로 삼성의 도약을 일궜듯 컬렉션도 초일류로 완성하고자 했던 수집가 이건희의 면모를 압축하는 예다. 상대적으로 중국 미술에 관심이 덜했던 부분은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회고한다. 냉정해 보이는 외면과 달리 속정이 깊어 미술계나 학계 인사가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전후 사정을 묻지도 않고 나서서 해결해 줬다는 일화도 전한다.조선 초기 화가 이암(1499~?)의 ‘화조구자도’를 손에 넣은 일화는 이 선대 회장의 추진력을 잘 보여 준다. 1980년대 후반 일본에 있다가 북쪽으로 넘어가 ‘김일성 컬렉션’이 될 뻔했던 이 작품을 급박하게 환수할 수 있었던 것은 현물도 아닌 사진만 보고 결정을 내린 이 선대 회장의 빠른 판단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가야 금관과 청자를 지극히 아꼈던 부친과 달리 30대부터 백자를 수집하며 감정할 수 있는 수준까지 오른 그의 취향에 대해서는 말수 적은 성정이 덤덤한 백자와 잘 맞아떨어진 것이라는 해석도 내놓는다. 미술계에서 이건희 컬렉션을 활용해 국립근대미술관을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저자는 ‘이건희미술관’은 기증품 모두를 모으는 통합형 미술관으로 지어 미래의 기증을 유도하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송현동 부지는 경사진 대지, 단체 관람객이 이용하는 대형 버스 주차의 어려움 등으로 인해 미술관 건축지로 적합하지 못하다며 용산가족공원 내 국립중앙박물관 근처로 계획을 수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한다.
  • ‘수집가 이건희’ 집념·애정으로 일군 컬렉션…명작 손에 넣은 비화는

    ‘수집가 이건희’ 집념·애정으로 일군 컬렉션…명작 손에 넣은 비화는

    이종선 관장이 말하는 이건희 컬렉션 이종선 지음/김영사/384쪽/3만 3800원 ‘세기의 기증’ 이건희 컬렉션은 한국 근현대 미술사를 새로 썼다. 미술관에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사람까지 전시장으로 끌어들이며 2021년 기증 이후 200만명에 가까운 인파를 모으며 전국적으로 미술 관람 문화를 확산시켰다. 개인 소장가나 작가 유족 등이 미술품을 기증하는 사례가 이어지며 기증에 대한 인식과 실천 문화를 촉진하기도 했다. 전국 순회 전시에 이어 2025년 하반기부터는 미국, 영국 미술관으로 진출하며 세계 관람객과 교감할 준비가 한창인 이건희 컬렉션. 그 전모와 내막에 한 걸음 더 깊이 들어가게 해주는 책이 펴나왔다.1976년 삼성문화재단에 합류해 20여년간 컬렉션의 수집과 미술관 건립을 이끈 이종선 전 호암미술관 부관장(전 서울역사박물관 초대관장이자 경기도박물관 관장). 고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의 명작 수집에 얽힌 비화를 가장 속속들이 꿰고 있는 그가 곁에서 본 ‘수집가로서의 이건희’의 명쾌하고 빠른 결단력과 작품에 대한 애정, 취향 등을 통해 컬렉션의 가치를 재조명했다. 고미술부터 한국 근현대미술, 해외 명작까지 이건희 컬렉션의 대표 수집품 69점에 깃든 사연과 수집 과정 일화 등을 통해 수집품의 의미를 총체적으로 다시 살핀다. “수집가 이건희, ‘좋은 물건’이면 값 따지지 않고 사들여‘김일성 컬렉션’ 될 뻔한 화조구자도 사진만 보고 결정이건희미술관, 송현동 부지 대신 용산 가족공원 적합” 2만 3000여점의 대규모 기증품 가운데 국보와 보물만 60건에 이를 정도로 이건희 컬렉션은 ‘초일류’를 고집스럽게 지향하고 관철해 나갔다. 저자는 명품이라도 비싼 작품은 두 번 다시 눈길을 주지 않은 이병철 창업회장과 달리 이 선대회장은 ‘좋은 물건’이라면 값을 따지지 않고 빠르게 결정하고 사들여 ‘특급 명품’이 집약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이를 간파한 저자가 명품만 보면 무조건 구매하도록 권하자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이 “이종선 씨는 너무 많이 사는 게 흠”이라고 할 정도였다. 국보급 유물을 집중적으로 모으겠다는 ‘국보 100점 프로젝트’는 1등 철학으로 삼성의 도약을 일궜듯, 컬렉션도 초일류로 완성하고자 했던 수집가 이건희의 면모를 압축하는 예다. 상대적으로 중국 미술에 관심이 덜했던 부분은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회고한다. 냉정해보이는 외면과 달리 속정이 깊어 미술계나 학계 인사가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전후 사정을 묻지도 않고 나서서 해결해줬다는 일화도 전한다.조선 초기 화가 이암(1499~미상)의 ‘화조구자도’(花鳥狗子圖)를 손에 넣은 일화는 이 선대회장의 추진력을 잘 보여준다. 1980년대 후반 일본에 있다 북쪽으로 넘어가 ‘김일성 컬렉션’이 될 뻔한 이 작품을 급박하게 환수할 수 있었던 데는 현물이 아닌 사진만 보고 결정한 이 선대회장의 빠른 판단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가야 금관과 청자를 지극히 아꼈던 부친과 달리 30대부터 백자를 수집하며 감정을 볼 수 있는 수준까지 오른 그의 취향에 대해서는 말수 적은 성정이 덤덤한 백자와 잘 맞은 것이라는 해석도 내놓는다.미술계에서 이건희 컬렉션을 활용해 국립근대미술관을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저자는 ‘이건희미술관’은 기증품 모두를 모으는 통합형 미술관으로 지어 미래의 기증을 유도하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송현동 부지는 경사진 대지, 단체 관람객의 대형버스 주차의 어려움 등으로 미술관 건축지로 적합하지 못하다며 용산 가족공원 내 국립중앙박물관 근처로 계획을 수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한다.
  • 고려대장경목판 인쇄물을 일본 정부, 세계기록유산 등재 추진하기로

    고려대장경목판 인쇄물을 일본 정부, 세계기록유산 등재 추진하기로

    일본 정부가 도쿄 한 사찰에 남아 있는 고려대장경 목판 인쇄물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추진하기로 해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에도 막부를 연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임진왜란 때 약탈해 간 우리 것을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겠다고 나서는 것이다. 30일 문부과학성에 따르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 신청할 후보로 도쿄 사찰인 조조지(增上寺)가 소장한 ‘불교 성전 총서 3종’과 히로시마 원자폭탄 투하 당시 참상을 보여주는 사진을 선정했다. 조조지 ‘불교 성전 총서 3종’은 중국 남송 시대(12세기)와 원나라 시대(13세기), 한국 고려 시대(13세기) 때 대장경 목판으로 찍은 불교 인쇄물이다. 문부과학성은 “이 인쇄물은 에도 막부를 연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수집해 조조지에 기증한 것”이라며 “많은 대장경이 왕조 변천과 전란으로 흩어져 없어진 가운데 15세기 이전에 만들어진 3개 대장경이 거의 완전한 상태로 있는 것은 세계에서 유례가 없다”고 등재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일본 정부는 2025년 등재를 목표로 올해 안에 유네스코에 등재 신청서를 제출할 방침이다. 세계기록유산은 유네스코가 귀중한 기록물을 보존하고 활용하기 위해 가치 있는 기록유산을 선정하는 사업으로 다른 나라에서 기원한 기록물에 대해 등재 신청하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한국을 대표하는 유산 가운데 하나인 고려대장경 목판 인쇄물을 일본이 유네스코 유산으로 등재 신청하는 데 대해서 한국 불교계 등에서 반발이 일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이미 2021년 조조지 ‘불교 성전 총서 3종’에 대해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신청했다가 등재되지 않자 이번에 다시 신청하기로 했다. 도쿄도 미나토구 시바공원에 있는 이 사찰에서는 아베 신조 전 총리의 1주기 법요가 엄수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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