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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직장인에 미술감상법 가르쳐 드릴게요”

    “동북아의 허브 미술관으로서 서울시민이 언제든지 찾아와서 그림을 감상할 수 있고, 외국인 관광객은 반드시 들르는 서울의 얼굴로 바꿔 나가겠습니다.” 지난 12일 서울시립미술관 수장으로 취임한 유희영(사진ㆍ67) 관장은 24일 기자간담회에서 서울시민 속으로 파고드는 미술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 해에 서울시민의 10%에 가까운 95만명이 찾지만 전시공간만을 제공하는 데 그쳤다는 반성에서 ‘찾아가는 미술교실’도 연다.40명 이상의 직원이 있는 기업이나 단체가 신청하면, 학예직원이 장비를 갖추고 찾아가 국내외 유명 미술품을 소개하면서 감상법을 알려줄 예정이다. 직장인과 저소득층, 맞벌이 부부 자녀 등 미술교육 대상도 다양하게 잡고 있다. 서울시립미술관은 개관 19년째이지만 소장품은 고작 2002점에 그치고 있다. 그나마 기증받은 작품이 36%에 달한다. 자체 기획전시는 별로 없고, 외부에서 기획한 대형 블록버스터 전시를 위해 미술관 공간만 빌려준다는 비난도 있다. 이에 대해 유 관장은 “해외 유명 미술관이 한라산이라면 우리는 동네 뒷동산 정도 수준”이라고 아쉬워했다. 이어 “중국·일본·러시아 등의 주요 미술관과 협력하여 아시아 미술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아시아 국·공립 미술관끼리 소장품 교류전 등을 열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올해도 이미 6∼9월 클로드 모네전,12월부터 반 고흐에서 렘브란트를 보여주는 전시 등 블록버스터 대관전이 잡혀 있다.또한 ‘한국화에 대한 오마주’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입주작가 전시회’ 등 한국작가 소개전과 ‘시티네트 아시아 2007:서울, 뉴델리, 두바이, 싱가포르’ 등 아시아 작품을 소개하는 전시회도 예정돼 있다. 내년부터는 유 관장이 직접 전시계획 수립을 지휘하게 된다. 유 관장은 서울대 회화과를 졸업하고, 색면 추상화를 고집한 추상화가로서 이화여대 등에서 42년간 교직생활을 했다.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伊·日 ‘도굴품 논쟁’

    |도쿄 이춘규특파원|이탈리아 정부는 일본 국내 미술관의 소장품 가운데 고대로마 유적에서 도굴된 것이 100여점 포함됐다고 보고 일본측에 조기반환을 요청하기로 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11일 보도했다. 그러나 해당 미술관측은 “합법적인 경로로 입수했다.”며 강력히 반대하고 나서 이탈리아와 일본 정부간의 논쟁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신문에 따르면 이탈리아 검찰은 한 일본인 고미술상이 국제 도굴품 시장에 관련된 사실을 밝혀내고 이 고미술상이 도굴품 다수를 일본측 미술관에 중개한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검찰 당국이 관심을 갖는 미술관은 시가현의 ‘MIHO MUSEUM’. 이 미술관에 소장된 고대 로마의 조각상과 프레스코화 50여점은 스위스 바젤을 거점으로 한 국제 도굴품 밀수조직으로부터 구입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이탈리아 검찰은 보고 있다. 이 미술관은 개인 소장품 위주로 꾸며져 있으며, 국제 미술시장에서 풍부한 자금을 앞세워 명품을 구입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검찰 당국은 일본 고미술상이 이 미술관과 도굴품을 매매하는 암시장업자의 거래를 중개하고 있다고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신문은 도굴품과 도난 미술품을 거래하는 암시장의 국제 거래망이 있으며 이 고미술상은 1990년대부터 거래망에 깊이 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1970년대 체결된 ‘문화재 부정수출입 등 금지조약’을 반환 요청의 근거로 삼고 있다. 검찰 당국은 피고를 확보하지 못하더라도 이 사건을 형사소추한다는 강경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 정부는 국외로 유출된 도굴 미술품에 대한 수사와 병행해 관련국에 반환을 요구하는 외교를 진행해 왔다.2005년 11월에는 미국의 6개 미술관에 도굴로 의심되는 100점 이상의 고미술품 반환을 요청했으며, 이 가운데 26점의 반환이 결정된 바 있다.taein@seoul.co.kr
  • 민간 박물관 유물관리 ‘수준 향상’

    아무리 규모가 작고 소장품이 보잘 것 없어도 박물관은 박물관이고, 아무리 비싼 물건이 즐비하다고 해도 골동품 가게는 골동품 가게일 뿐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지역 민간 박물관 가운데는, 전시실은 모습을 갖추었다고 해도 수장고는 골동품 가게 수준인 곳도 적지 않다. 국립민속박물관의 ‘박물관 협력망 구축’ 사업은 지역 민간 박물관을 박물관답게 만드는 일이다. 협력망 구축사업의 하나로 2005년부터 추진한 ‘유물정리 지원’ 사업을 들여다 보면 민간 박물관의 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킬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민속박물관은 첫해에 ▲온양민속박물관 ▲미리벌민속박물관, 지난해엔 ▲충현박물관 ▲제주민속박물관 ▲평화박물관 ▲목인박물관의 수장품 정리를 지원했다. 올해는 오는 15일 영월책박물관에서 지원사업을 시작하는데 이어 4월엔 덕포진교육박물관을 찾는다. 지원 대상으로 선정되면 4명으로 이루어진 ‘유물정리지원팀’이 나간다. 이들은 2∼3개월 동안 현장에 머물며 수장품을 체계적으로 정리·등록하고, 현장 종사자에게 표준유물관리 프로그램 활용법 등 유물관리 실무를 알려준다. 목인박물관의 박준헌 학예실장은 “사립 박물관은 사업의 우선순위에서 인력과 비용이 필요한 유물정리는 후순위로 밀릴 수밖에 없다.”면서 “전문 인력을 파견하여 유물을 정리하고 데이터베이스화할 수 있도록 지원해줘 아주 큰 도움이 됐다.”고 고마워했다. 그는 특히 “민속박물관 팀이 직접 정리한 것은 수장품 5000여점 가운데 1500여점”이라면서 “하지만 우리 직원이 노하우를 전수받은 만큼 남은 유물은 스스로 정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덧붙였다.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Local] 대구시립미술관 건립 추진

    대구지역 숙원사업인 대구시립미술관 건립이 본격 추진된다. 2일 대구시에 따르면 최근 시립미술관 민간투자사업 변경협약을 현대산업개발㈜ 등 9개 컨소시엄사와 체결했다.3월에 착공한 뒤 오는 2009년 말 준공될 예정이다. 대구시립미술관은 모두 556억여원을 들여 수성구 삼덕동 일원 부지 7만 1000여㎡에 연면적 2만여㎡,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건립된다. 이와 관련해 대구시는 청년작가의 창작활동을 지원하는 청년비엔날레 활성화와 함께 ‘시립미술관 프레 오프닝전’을 개최해 개관 분위기를 조성할 방침이다. 또 소장품을 수집하기 위해 1차로 책정된 5억원의 예산을 들여 우수 작품 확보에도 나서기로 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中 박물관 벌써 올림픽 대비”

    “中 박물관 벌써 올림픽 대비”

    |베이징 서동철특파원|21세기 경제대국을 꿈꾸는 중국이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역점을 두어 정비에 나서고 있는 분야의 하나가 박물관이라는 사실은 조금 뜻밖이었다. 요즘 베이징은 도시 전체가 공사장이라지만, 박물관들은 더욱 경쟁적으로 건물을 새로 짓거나, 개보수하고 있다. 베이징 올림픽 조직위원회(BOCOG)가 박물관에 특별한 신경을 쓰고 있는 이유는 명쾌하다.▲중국 고유의 스타일(中國風格)로 ▲문화적 면모(人文風采)를 펼치면서 ▲현대적 감각을 살려(時代風貌) ▲국민들의 적극적 참여(大衆參與)를 이끌어낸다는 베이징 올림픽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가장 근접한 분야가 박물관이라는 것이다. 우리의 서울시립박물관에 해당하는 서우두(首都)박물관은 1981년 베이징의 공묘(孔廟)에서 처음 개관했다. 베이징 올림픽을 유치한 불과 다섯달 뒤인 2001년 12월 새로운 박물관 건설 계획을 확정지은 뒤 4년동안의 공사 끝에 지난해 재개관했다. 서우두박물관은 지상 5층, 지하 5층에 길이 152m, 폭 66m, 높이 41m의 초대형이다.5층에는 ‘베이징의 옛 이야기’라는 주제로 일종의 민속박물관을 만들었다. 다른 층은 고고미술사 박물관의 성격으로 불교미술실과 도자실은 중국 최고 수준으로 평가된다. 톈안먼(天安門) 광장의 동편에서 인민대회의당을 마주보고 있는 중국국가박물관은 확장공사가 한창이다. 국가박물관은 2003년 중국 문화부가 주도해 중국역사박물관과 중국혁명박물관을 합친 것이다.2004년 시작된 증축공사는 2007년에 끝날 예정이다. 6만 5000㎡(1만 9697평)인 박물관 면적을 두배가 훨씬 넘는 15만㎡(4만 5455평)로 넓히는 대역사이다. 국가박물관은 증축공사에 맞추어 소장품을 늘리고 전시의 질을 높이는 한편 각종 장비들도 초현대식으로 바꾸어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 수준의 박물관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고궁박물원(古宮博物院)은 회화관과 진보관 등 전시시설을 갖고 있지만, 자금성 자체를 뜻하기도 한다. 자금성은 요즘 공사를 하지 않는 곳이 없다는 불평이 터져 나오고 있을 정도이다. 최근 우리 국립민속박물관과 문화교류협정을 맺은 중국농업박물관은 지난 9월부터 아예 문을 닫고 33만㎡(10만평)에 이르는 부지의 전시 시설을 대대적으로 리모델링하고 있다. 또 동악묘(東岳廟)에 있는 베이징민속박물관도 문화혁명 등을 거치며 파괴된 서쪽 터의 3분의1을 올림픽 이전까지 복원한다는 계획이다. 원나라 시대인 1329년 세워진 동악묘는 중국 민간신앙의 보고이다. 리핑(李萍) 베이징민속박물관 서기 겸 상무부관장은 “동악묘에는 조선의 사신들이 들렀다는 기록이 남아있고, 현재는 많은 외국 대사관이 이웃해 있어 한 해 1만명 이상의 외국인이 찾는다.”면서 “특히 주변에 올림픽 경기장들이 많이 들어서고 있어 중국의 민속을 외국인들에게 알릴 수 있는 기획전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dcsuh@seoul.co.kr
  • [열린세상] 기부하는 부자 존경 받아야 한다/정무성 숭실대 교수 사회복지대학원장

    날이 추워지면서 주위 어려운 이웃들의 고통이 더욱 힘들게 느껴진다. 최근 우리 사회에는 사회공동체적 연대감 약화, 절대빈곤층 증가, 빈부격차의 심화 등으로 취약 계층이 양산되고 있다. 연말이 되어 이들과 함께하려는 따뜻한 손길들이 이어지는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한국인의 기부문화 실태를 파악하고자 최근 전국조사를 해보니 지난 1년간 기부금을 낸 경험이 있는 국민은 45.6%, 경험이 없는 국민은 54.4%로 나타났다.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기부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이 많았으며, 낮을수록 기부금을 내지 않았다는 응답이 높게 나타났다. 이같은 응답은 기부문화가 발달한 미국(전 가구의 86%가 기부)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이지만, 과거보다 상당히 증가한 수준이다. 특히 소득이 높을수록 기부금 경험이 높은 것은 과거와는 다른 결과이다. 우리나라 기부문화의 경향이 선진국화함을 보여주고 있으며, 부유층의 사회적 책임의식이 점차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노블레스 오블리주 문화의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국민은 여전히 사회지도층의 기부가 적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같은 조사에서 기부문화를 선도해야 할 계층으로는 정치인·의사·변호사·공직자 등 사회지도층과 부자들을 가장 많이 꼽았다. 사회지도층이 후원을 적게 하는 편이라는 응답이 84.7%였으며, 부유층과 대기업도 마찬가지라고 72.4%가 응답하였다. 기부문화에서도 사회지도층과 부유층에 대한 불신이 높음을 보여준다. 과거 부유층과 기업의 기부 행위가 반드시 긍정적인 측면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기부는 자발적이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준조세적 기부가 많았다. 기업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무마하거나 기업주 임의로 연줄 있는 곳에 기부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 결과 기부액은 많지만 진정성은 인정받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부유층의 기부행태가 달라지고 있다. 기업의 기부는 양적으로 확대되었을 뿐만 아니라,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사회공헌 활동으로 전개되는 경향이 나타난다. 평생 모은 재산을 자식에게 물려주기보다는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부자도 늘어났다. 현금 기부만이 아니라 자원봉사에 참여하고, 소장품을 자선경매에 내놓는 등 형태도 다양해졌다. 후원 대상도 소외계층뿐만 아니라 문화·예술·환경 등 사회 전반적인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이제 사회가 기부하는 부자를 존경하는 분위기를 만들고, 유증과 같은 거액 기부를 담을 그릇을 만들어 내야 한다. 기부에 따른 혜택과 사회적 인정을 강화하여 기부를 유도하는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 아직도 불우한 사람에 대한 동정심에서 나온 직접적인 일회성 현금이나 현물 지원이 많으나, 점차적으로 결과·성과를 고려한 합리적인 기부가 늘어날 것으로 여겨진다. 외국의 경우도 부자들의 기부는 합법적인 혜택을 고려하는 경우가 많으며, 그 기부를 통해 사회에 미칠 파급효과 등을 꼼꼼하게 따지는 경향을 보인다. 세계 최대 자선기금인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의 경우 직원이 250명에 이르지만, 빌 게이츠 스스로 효과적인 자선사업을 위해 전략회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이러한 모습은 선진 기부문화의 일면을 보여주는 것이다. 서양인들의 기부는 비교적 이성적이고 합리적이다. 또 습관적이며, 하나의 생활문화로 정착된 것이 특징이다. 우리 사회의 기부가 정에 이끌려 동정적이고 시혜적이면서, 연말과 같은 특정시기에만 집중되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부자들에 대한 불신이 팽배해 기부를 많이 하는 부자들도 함께 매도당하는 상황은 매우 안타깝다. 자발적으로 기부하는 부자들을 존경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어야 기부문화가 발전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모금단체들이 단순히 눈물짜기식의 모금이 아니라 기부의 가치를 개발하고 기부자의 철학을 대신 실현해 주는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일회성 기부보다는 장기적 기부를 유도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철학이 담긴 기부를 하게끔 해야 한다. 정무성 숭실대 교수 사회복지대학원장
  • 미술시장 강타한 최고가 경매 열풍

    미술품 경매시장이 뜨겁다. 지난 12일 열린 서울옥션 경매에는 500여명,13일 K옥션에는 300여명의 고객이 몰렸다. 연일 최고가 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미술품 경매 열기에 자산 흐름이 부동산에서 미술로 이동하고 있다는 성급한 분석마저 나오고 있다. 경매현장을 들여다본다. K옥션 12월 경매에서는 박수근의 ‘노상’이 무려 10억 4000만원에 낙찰돼 근현대 미술품 경매 역사상 가장 비싼 값에 팔렸다. 추정가 9억원으로 시작된 ‘노상’의 가격이 몇초 만에 10억원을 넘어서자 숨쉴 틈 없이 밀집된 경매장은 순간 술렁거렸다. 탄성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최고가에 낙찰되자 곳곳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이날 경매에는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이 몰렸다. 미술을 공부하는 학생에서부터 사려는 작품을 점찍어 둔 노련한 장년 투자층까지 남녀노소 불문이었다. 일부는 입찰을 하는 방안에 들어가지 못해 사려는 작품의 순서가 될 때까지 바깥에서 기다렸다. 올 2월 서울옥션에서 ‘철화백자운룡문호’가 국내 경매사상 최고가인 16억 2000만원에 낙찰되면서, 이미 최고가 기록경신 행진이 예고됐다. 미술품 경매 열기는 한국뿐만이 아니어서 중국, 인도, 러시아의 신흥부자들이 세계 미술품 시장을 달구고 있다. 지난 2002∼2004년 연간 100억원대를 유지했던 국내 미술경매의 총낙찰액은 지난해 200억원대로 수직상승했고, 올해는 600억원대로 추산되고 있다. 사려는 사람 뿐 아니라 높은 가격에 소장품을 팔려는 수집가들도 많아 경매 물건도 넘쳐 난다. 6년 역사의 서울옥션은 3000여명, 지난해 9월 설립된 K옥션은 800여명의 유료회원을 확보하고 있다. 연회비 10만원을 내고 경매 입찰자격을 갖는 이들이 바로 잠재적 수집가들이다. 네이버 카페에 미술투자클럽이 만들어지는 등 인터넷상으로 정보를 교환하거나 동호회, 계 등의 조직을 만들어 공동투자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지난 9월에는 국내 최초로 75억원 규모의 ‘서울 명품아트 사모 1호펀드’도 출시됐다. 최근 경매에서 박수근, 이중섭의 최고가 기록이 잇따라 깨진 데서 알 수 있듯이 박수근, 김환기, 장욱진, 천경자, 유영국은 ‘부동의 5대 블루칩 작가’로 분류된다. 이중섭 작품은 지난해 위작 파문으로 1년8개월 동안 경매에 나오지 못했다. 서울옥션 심미성 부장은 “과열은 아니다. 전체 미술품 시장이 성장했다기보다 화랑으로 가던 돈이 경매로 들어온 탓도 있다.”고 열기를 설명했다. 무엇보다 미술품에 대한 관심과 문화적 수준이 향상된 이유가 크겠지만, 다양한 기획을 해 온 미술계의 노력도 흥행에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100만원 이하 소품전을 꾸준히 열어 관심은 있지만 구매력은 낮았던 일반층을 미술시장으로 끌어들인 것이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거리 미술관 속으로] (9) 산업은행 본점 ‘로코모티브’

    [거리 미술관 속으로] (9) 산업은행 본점 ‘로코모티브’

    여의도 한국산업은행 본점에는 공공미술의 전형을 보여주는 작품이 있다. 조각가 정보원씨의 ‘로코모티브(기관차·9.4×5m, 폭 5m)’다. 작품성은 물론 공공미술품으로서의 기능성, 거기에 주변 환경과의 완벽한 어울림이 ‘삼위일체’를 이루고 있다. 특히 이 작품에선 공공미술의 기능성에 주목하게 된다. 작가 역시 “공공 장소의 미술품은 개인 소장품과는 차별화해야 한다.”며 기능성을 강조한다. 누구나 다가가 즐길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 작가는 “작품이 만남의 이정표가 돼도 좋겠고, 휴식공간이 돼도 좋겠다. 사람들이 만져 보고 즐길 수 있어야 공공 작품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작품 면면에서도 기능성을 확인할 수 있다. 주 재료는 듀랄루민이다. 알루미늄 합금이지만 알루미늄보다 강도가 높고 색이 부드럽다. 그의 작품에서 자주 보게 되는 재료다. 정 작가는 “공공 장소에 설치하는 작품은 관리 문제를 간과할 수 없다.”며 “색을 칠하게 되면 관리가 어려워 색을 그대로 드러낼 수 있는 소재를 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용성을 고려한 선택이라는 얘기다. 게다가 듀랄루민은 회색빛 도심과도 묘한 조화를 이룬다. 금속성을 띠면서도 차갑고 딱딱하기보다는 부드러운 느낌이 강하다. 작품이 설치된 바닥 중앙에는 조명이 설치돼 있는데, 이 또한 기능성을 염두에 둔 장치다. 조명은 어둠 속에서도 작품의 존재성을 드러낸다. 덕분에 이곳 산업은행 앞마당은 밤에도 살아 있는 공간이 된다. 미학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이 작품에선 건축미가 단연 돋보인다. 장식적 요소가 강한 미술품이 아닌 주변 건축물과 어우러진 또 하나의 건축물을 보는 듯하다. 공간해석에 남다른 감각을 자랑하는 작가의 작품답다. 또 고정돼 있지만 강한 역동성도 느낄 수 있다. 전차의 거대한 바퀴가 당장이라도 굴러갈 듯한 위세다. 작품에서 나타나는 힘은 도시의 성장 동력을 상징한다. 심신을 달래고 기운을 얻을 수 있는 휴식공간은 생각보다 멀지 않은 곳에 있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사고] 아름다운가게 마술사 오은영이 엽니다

    서울신문과 스포츠서울이 아름다운 가게와 함께하는 ‘움직이는 아름다운 가게’ 3번째 장터가 25일(토) 오전 11시 본사 1층 앞마당에서 열립니다. 장터에서는 서울신문, 스포츠서울은 물론 한국언론재단, 한국방송광고공사 사원 등이 내놓은 5000여점의 기증품이 판매되며 문예작품 등 희귀 소장품과 함께 유명인의 소장품도 특별경매에 부쳐질 예정입니다. 이번 행사에는 마술사로 사랑을 받고 있는 오은영씨가 일일점원으로 나서 마술쇼를 선보이고 본사 사진부에서 취재한 비무장지대(DMZ) 생태 사진이 특별 전시 판매됩니다. 서울시청과 청계천을 잇는 서울 태평로 한복판에 위치한 ‘서울신문과 함께하는 움직이는 아름다운 가게’는 앞으로 정부 기관, 공기업, 기업체, 지방자치단체는 물론 정치인, 연예인, 문화예술인들이 함께하는 주말의 볼거리가 될 것입니다. 행사는 한국퀄컴㈜과 한국언론재단, 한국방송광고공사가 공동 후원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따뜻한 관심과 참여가 아름다운 세상을 만듭니다. ■ 주관 : 서울신문사·스포츠서울21 ■ 후원 : QUALCOMM’·한국언론재단·한국방송광고공사
  • [사고] 아름다운가게 마술사 오은영이 엽니다

    [사고] 아름다운가게 마술사 오은영이 엽니다

    서울신문과 스포츠서울이 아름다운 가게와 함께하는 ‘움직이는 아름다운 가게’ 3번째 장터가 25일(토) 오전 11시 본사 1층 앞마당에서 열립니다. 장터에서는 서울신문, 스포츠서울은 물론 한국언론재단, 한국방송광고공사 사원 등이 내놓은 5000여점의 기증품이 판매되며 문예작품 등 희귀 소장품과 함께 유명인의 소장품도 특별경매에 부쳐질 예정입니다. 이번 행사에는 마술사로 사랑을 받고 있는 오은영씨가 일일점원으로 나서 마술쇼를 선보이고 본사 사진부에서 취재한 비무장지대(DMZ) 생태 사진이 특별 전시 판매됩니다. 서울시청과 청계천을 잇는 서울 태평로 한복판에 위치한 ‘서울신문과 함께하는 움직이는 아름다운 가게’는 앞으로 정부 기관, 공기업, 기업체, 지방자치단체는 물론 정치인, 연예인, 문화예술인들이 함께하는 주말의 볼거리가 될 것입니다. 행사는 한국퀄컴㈜과 한국언론재단, 한국방송광고공사가 공동 후원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따뜻한 관심과 참여가 아름다운 세상을 만듭니다. ■ 주관 : 서울신문사·스포츠서울21 ■ 후원 : QUALCOMM’·한국언론재단·한국방송광고공사
  • [HAPPY KOREA] 대구·경북 마을 주민활동 탐방

    [HAPPY KOREA] 대구·경북 마을 주민활동 탐방

    농촌 대부분이 인구 및 소득 감소로 침체의 늪에 빠져 있다. 이같은 구조적 위기를 타개할 방법으로 체험마을, 테마마을 등 관광을 기치로 내걸고 있다. 돈 문제가 가장 큰 걱정거리다. 하지만 대구 동구 둔산동 옻골마을에서 돈보다 우선하는 가치는 전통이다. 전통을 바로세워야 마을이 바로설 수 있다는 것이다. 옻골마을을 들여다봤다. 1 대구 옻골마을 경주최씨 종가 ●가진 것만큼 지킬 것 많은 옻골마을 동대구 도심을 빠져나와 승용차로 10여분을 달리면 아기자기한 과수원길과 마주한다. 복숭아나무와 자두나무 사이를 지나 졸졸 흐르는 개울과 만나는 순간, 팔공산 자락에 감춰졌던 옻골마을이 모습을 드러낸다. 시골이라고 하기엔 도시와 너무 가깝고, 도시라고 하기엔 너무 고즈넉한 곳이다. 옻골마을은 1616년 대암(臺巖) 최동집 선생이 마을터를 잡은 이후 400년 가까이 경주 최씨 후손들이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집성촌이다. 지금은 20여가구 70여명이 마을을 지키고 있다. 마을 제일 안쪽에 자리잡은 종가는 대구에서 가장 오래된 건축물이자, 대구시 민속자료 제1호다.14대 종손 최진돈(59)씨와 고3짜리 아들 등 가족 4명이 살고 있다. 종가를 비롯한 20여채의 고가는 나뭇결을 그대로 살려 이음새의 빈틈조차 자연스러운 마루, 구불구불한 모양이 더 정감있는 기둥, 기둥 아래 높이가 서로 다른 주춧돌 등 어느 것 하나 인공미가 느껴지지 않는다. 마을을 휘감고 도는 2∼3㎞의 돌담길은 지난 6월 문화재청이 등록문화재로 고시했다.350년 이상 마을을 지켜온 높이 10∼20m의 아름드리 느티나무와 회화나무 수십그루는 보호수로 지정됐다. 문화재로 등록·지정된 소장품도 667점에 이른다. 이쯤되면 민속마을이나 문화마을로 꾸며 보겠다고 나설 법한데 주민들은 손사래부터 친다. 마을을 상품화해서는 안된다고 입을 모은다. 최완식(68)씨는 “꾸민 것은 이미 문화가 아니지. 우리 마을은 화장한 아름다움보다 수수한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더 어울려. 우리 마을 같은 곳이 전국에 한 곳이라도 있어야 전통이 보존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웃음지었다. ●후손들이 마을에서 출퇴근하는 게 꿈 옻골마을은 인위적으로 꾸민 민속마을도, 갖가지 체험프로그램이 풍부한 체험마을도 아니다. 그 흔한 구멍가게 하나 없을 정도로 불편한 점 투성이다. 하지만 주민들은 전통과 가치를 보존하겠다는 마음에 변함이 없다. 매달 빠짐없이 열리는 마을회의이자 종중회의도 어떻게 해야 마을을 제대로 보존할 수 있을지, 어떻게 하면 외지로 떠난 아이들이 돌아올지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데 무게중심이 실려 있다. 주민들은 지금은 사라져버린 초가와 서원을 복원하는데 온통 마음이 쏠려 있다. 과수원을 포함한 종중 소유의 마을 주변 땅을 자연생태공원으로 조성해 준다면 무상으로 내놓겠다고도 서슴없이 말한다. 마을을 찾는 방문객만 연간 2만∼3만명에 이르고 있지만, 일부러 마을을 찾아온 손님들에게 돈을 받을 수 없다는 입장도 변함이 없다. 그만큼 행정기관의 도움도 필요하다는 눈치다. 최진돈씨는 “보존·관리에 필요한 경제적인 부담 때문에 마을이 많이 훼손된 상황”이라면서 “마을이 되살아나면 대구 도심까지도 20∼30분밖에 걸리지 않는데, 우리 아이들도 이곳에서 출퇴근할 수 있지 않겠나. 바라는 것은 그뿐”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대구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2 군위 한밤마을 출신 명사 귀향 대구 계명대 홍대일(60) 화학과 교수는 수업이 없는 날이면 어김없이 고향인 경북 군위군 부계면 한밤마을을 찾는다. 홍 교수는 “중학교를 졸업하면서 고향을 떠났지만, 갈수록 황폐화되는 고향을 보고 있노라면 명절에만 찾을 정도로 한가하지 않다.”면서 “고향을 되살리는 게 마을을 지키고 계신 어르신들의 몫만은 아니다.”고 잘라말했다. 홍 교수는 마을 출신 교수와 기업인 등 10여명과 뜻을 모아 ‘고향 발전을 위한 향우회’도 결성했다. 분기에 적어도 한번은 모임을 갖고 마을 발전을 위한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다. 향우회에는 동국대 경영학과 홍경흠 명예교수, 계명대 철학과 홍원식 교수, 계명대 컴퓨터공학과 홍동권 교수, 영남대 한문학과 홍우흠 교수, 홍기흠 전 대구은행장 등도 참여하고 있다. 한밤마을이 부림 홍씨 집성촌인 터라, 거슬러 올라가면 대부분 한 집안 사람들이다. 홍진규(47)씨는 아예 20년의 타향살이를 접고 10년전 귀향했다. 바이오벤처기업을 운영하는 진규씨는 현재 ‘살기 좋은 한밤마을 만들기 추진위원회’ 살림까지 맡고 있다. 진규씨는 “마을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공감대는 형성돼 있는 것 같다.”면서 “하지만 지역시민·사회단체 활동이 전무해 체계적인 도움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손을 놓고 기다릴 수만은 없었다.”고 말했다. 옹기종기 모여 있는 6개 자연부락을 합친 한밤마을은 540가구 1200명이 거주할 만큼 제법 규모가 크다. 하지만 한때 아이들로 북적이던 대율초등학교는 올해 입학생이 1명에 불과할 정도로 활기를 잃었다. 사과 재배 등을 통해 군위군 내에서 소득이 상위권에 속하지만, 생활 수준이 높은 것은 아니라고 넋두리도 곁들인다. 홍연소(63) 추진위원장은 “고등학교가 없어 자식들을 일찍 유학시켜야 하기 때문에 도시보다 오히려 교육비 부담이 크다.”면서 “대부분 넉넉한 살림도 아니어서 빚만 늘 수밖에 없는 형편”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이에 따라 마을 출신 인사들과 주민들은 종합발전계획을 세우는데 여념이 없다. 제2석굴암(삼존석굴)과 돌담 등 마을 고유의 역사와 전통을 복원하고, 팔공산 동산계곡과 사과밭 등 자연자원의 이점을 살리겠다는 포부다. 군위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3 구미 양포동 공단배후 고민 지방도시 대부분이 인구 감소에 허덕이는 상황에서 경북 구미시는 행복한 고민에 빠져 있는 것처럼 보인다. 전체 인구는 39만명으로, 최근 10년간 10만명 가량이 늘었다. 내년에는 4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바로 ‘공단의 힘’이다.753만평에 이르는 구미1∼3공단에는 모두 1650개 업체가 입주해 있다. 입주업체의 86%는 액정디스플레이(LCD) 등을 생산하는 전자 관련기업이다. 지난 한 해 수출액만 305억달러다. 구미시는 이것도 모자라 64만평 규모의 구미4공단을 추가로 조성하고 있다. 터닦이 등 기반공사가 한창인 4공단 배후지역인 양포동 일대에는 공단 근로자를 위한 아파트와 주택 등 모두 2만여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미니 신도시’나 다름없다. ‘만드느냐, 만들어지느냐.’의 갈림길에 선 양포동 주민들의 고민은 일자리가 아닌 다른 데 있다. 시민들의 평균 연령이 31세에 불과하고 전체 인구의 69%가 30대 이하다. 하지만 이들 ‘젊은 세대’들의 삶의 질을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과 고민은 아직 부족하다. 예컨대 남편을 출근시킨 아내들 상당수는 마땅한 소일거리를 찾지 못해 월평균 100만원도 받지 못하는 가내수공업공장으로 내몰리고 있다. 아이들, 나아가 가족들이 이용할 수 있는 생활기반시설도 턱없이 모자라는 실정이다. 박광석 양포동 청년회장은 “새 집을 짓는다는 것 자체에 만족할 게 아니라, 기존 마을이 안고 있는 문제점을 개선할 수 있는 종합적인 계획을 수립해야 할 것”이라면서 “구획을 나누는 것은 공단이나 농지를 조성할 때 필요한 것이며, 마을은 전체를 하나로 엮어낼 수 있는 공간 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란 주부도 “국가나 지역 발전은 기업 못지않게 기업과 더불어 생활을 영위하는 주민들의 역할도 중요하다.”면서 “구미에는 외국인 근로자도 많지만 의사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벽을 허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글 사진 구미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사고] 아름다운가게 하일성·슈퍼주니어가 엽니다

    [사고] 아름다운가게 하일성·슈퍼주니어가 엽니다

    서울신문의 아름다운 세상 만들기가 이번 주말에도 계속됩니다. 서울신문과 스포츠서울이 아름다운 가게와 함께 지난 11일(토)부터 시작한 ‘움직이는 아름다운 가게’ 두 번째 장터가 18일(토) 오전 11시 본사 1층 앞마당에서 열립니다. 독자 여러분도 잘 아시다시피 아름다운 가게(상임이사 박원순)는 각종 기증물품을 저렴한 값에 판매하고 판매수익금 전액을 자선과 공익에 사용함으로써 나눔과 순환을 실천하는 비영리단체입니다. 행사는 한국퀄컴㈜과 한국언론재단, 한국방송광고공사가 공동 후원합니다. 장터에서는 서울신문, 스포츠서울은 물론 한국언론재단, 한국방송광고공사 사원 등이 내놓은 5000여점의 기증품이 판매되며 문예작품 등 희귀 소장품과 함께 유명인의 소장품도 특별경매에 부쳐질 예정입니다. 이번 행사에는 한국야구위원회의 하일성(왼쪽 사진) 사무총장과 인기최고의 남성 12인조 그룹 슈퍼주니어(오른쪽)가 일일점원으로 나섭니다. 독자 여러분의 따뜻한 관심과 참여가 아름다운 세상을 만듭니다. ■ 주관: 서울신문사 스포츠서울21 ■ 후원 QUALCOMM 한국언론재단 한국방송광고공사
  • ‘왕실 보물 엿보기’에 빠진 日열도

    |나라 김미경특파원| 58년째 해마다 같은 주제로 열리는 박물관 특별전이 있다. 별로 새로울 것도 없을 것 같은데, 전국 곳곳에서 수십만명이 몰려와 전시회를 관람하며 감탄한다. 우리나라 경주에 비견되는 일본의 고도(古都) 나라에 있는 나라국립박물관이 매년 10∼11월에 개최하는 ‘쇼쇼인(正倉院) 특별전’이 그것이다. 쇼쇼인은 일본 왕가의 고대 보물창고로, 나라국립박물관 인근 도다이지(東大寺) 중심지인 대불전(大佛殿) 북쪽에 자리잡고 있다. 소장품이 9000여점에 이르지만 한번도 전면 공개된 적이 없다. 그러다가 58년 전부터 해마다 한차례씩 20일 정도만 일반에 70∼90점씩 공개되고 있다. 이른바 ‘신비주의’ 전시효과 못잖게 특수를 누리고 있다. 나라박물관에 파견근무 중인 국립중앙박물관 미술부 최선주 학예연구관은 “쇼쇼인 소장품은 일왕가 등 특수층만 관람하다가 일반에 공개된 뒤 누구나 한번쯤은 봐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자리잡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특별전을 통해 이른바 ‘일왕가 엿보기’에 일본인들이 푹 빠져 있는 것이다. 올해에는 천평승보(天平勝寶) 8년(756) 쇼무일왕(聖武天皇)이 사망하고, 그의 49재일에 왕비인 고묘(光明)가 생전 남편 쇼무가 아끼던 물품 650여점을 도다이지 대불(大佛)에 헌납했다는 국가진보장(國家珍寶帳) 목록을 필두로 1250년 전 쇼쇼인의 출발선을 되돌아보는 전시로 기획됐다. 국가진보장에는 백제 병풍 등 당시 우리나라가 일본에 보냈던 보물들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 또 전체 전시품 90점 가운데 올해 처음 공개된 13점 중에는 신라시대 제작된 불경으로 추정되는 ‘대방광불화엄경’(大方廣佛華嚴經) 권 제72~80이 모습을 선보였다. 대방광불화엄경은 필체나 보존상태 등으로 볼 때 나란히 전시된 일본 불경보다 훨씬 높은 수준을 자랑했다. 이와 함께 왕실에서 사용된 화려한 의상과 악기·그릇·칼·향로·사찰 등이 완벽한 보존상태를 뽐냈다. 또한 도다이지 창건에 사용된 물품과 각종 불교 공양구 등도 왕실가를 엿보는 데 부족함이 없었다.chaplin7@seoul.co.kr
  • ‘앵포르멜의 선구자’ 장 뒤뷔페 회고전 덕수궁 미술관

    2차 세계대전을 분기점으로 세계 미술의 중심축은 유럽에서 미국으로 이동했다. 이후 세계 미술은 잭슨 폴록의 추상표현주의와 앤디 워홀의 팝아트, 도널드 저드의 미니멀리즘 등으로 대변되었고, 미국은 바로 이들의 무대였다. 이런 가운데 거의 유일하게 전후 유럽미술의 자존심을 지켜왔다고 평가받는 거장이 한 사람 있다. 바로 ‘앵포르멜의 선구자’로 불리는 장 뒤뷔페(1901∼1985)다. 한·불 수교 120주년을 기념해 장 뒤뷔페의 작품세계를 조명하는 대규모 회고전이 서울 덕수궁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파리에 있는 뒤뷔페 재단 및 퐁피두센터, 도요타시 미술관 등 3개국 16개 소장처와 개인 소장품을 더해 회화와 조각, 드로잉, 석판화 등 총 235점을 선보이는 초대형 전시다. 뒤뷔페는 파리 아카데미 줄리앙에서 6개월간 공부한 것이 정규 미술교육 수학의 전부다.‘아카데믹한 교육에선 더 이상 배울 것이 없다.’고 선언한 그는 41세까지 가업을 이어 포도주 상인으로 반평생을 살았다. 이후 본격적인 작가의 길로 들어선 그는 84세로 작고하기 전까지 수천점의 작품을 쉼없이 그려냈다. 그는 처음부터 어떠한 전통적 관습과 규준을 거부했고, 서구문명이 맹목적으로 좇던 가치에 의문을 나타냈다. 따라서 그의 작품은 실험과 파격 그 자체였으며, 작업 내용도 변화무쌍했다. 이번 전시에선 그가 전통적 미술교육에 회의를 보이면서도 간간이 지속했던 초창기 작업들로부터 앵포르멜의 시기인 50년대, 그리고 대중적으로 가장 사랑받았던 ‘우를루프’시기, 추상과 구상의 구분을 넘는 새로운 차원의 실재를 모색했던 말년의 대표작들을 1∼4전시실에 시기별로 구분해 선보인다. 이중 미술사적으로 가장 중요했던 시기는 50년대 작품들이다. 뒤뷔페는 이때부터 손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대신 물질 자체가 만들어내는 마티에르 효과를 온전히 드러내는 ‘앵포르멜’(비정형) 작업에 몰입한다. 생활 주변의 기이한 자연물, 광물, 심지어 머리카락이나 못 쓰는 스펀지, 오물들이 작품의 재료로 쓰이는데,‘적토’‘기념비’‘풀’ 등의 작품이 대표적이다. 이 시기 뒤뷔페의 작품은 무질서적, 해체적 추상작업에 몰입했던 잭슨 폴록, 버려진 구두뒤창 등 일상 허드렛것들을 미술 소재로 끌어들였던 필립 거스턴 등 추상표현주의 작가들, 그리고 낙서나 기호 등으로 이루어진 그래피티 미술 등 미국에서 이루어진 중요한 미술 흐름에 강력한 영향을 준 것으로 평가된다. ‘우를루프’는 뒤뷔페가 지어낸 단어로 실상 어떠한 규정된 의미도 가지지 않는다. 불어 어감으로 뭔가 환상적이면서도 그로테스크한 인물을 연상시킨다고 하는데, 실제 작품 또한 그런 분위기를 풍긴다. 그는 자신이 창안한 우를루프 안에 집과 사람, 탁자와 의자, 가재도구 등을 꼼꼼히 챙겨넣은 듯한 작업을 통해 낯선 인식과 뜻밖의 시각적 경험으로 관람객들을 인도한다.‘앉아있는 남자가 있는 풍경’‘집지키는 개’‘도시의 일요일’ 등 평범한 제목이지만 마치 숨은 그림 찾기를 보듯 시선을 끌어들이는 힘이 있다. 전시는 내년 1월28일까지. 관람료 일반 1만원. 청소년 5000∼7000원.(02)2022-0612.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주말 본사 앞마당에서 ‘아름다운 가게’열려

    서울신문이 나눌수록 아름다워지는 세상 만들기에 동행합니다. 서울신문과 스포츠서울은 아름다운 가게와 더불어 오는 11일(토) 오전 11시 본사 1층 앞마당에서 ‘움직이는 아름다운 가게’를 여는 것을 시작으로 매주 토요일마다 아름다운 가게를 개최합니다. 아름다운 가게(대표 박원순)는 각종 기증물품을 저렴한 값에 판매하고 판매수익금 전액을 자선과 공익에 사용함으로써 나눔과 순환을 실천하는 비영리단체입니다. 행사는 한국퀄컴㈜과 한국언론재단, 한국방송광고공사가 공동 후원합니다. 장터에서는 서울신문, 스포츠서울은 물론 한국언론재단, 한국방송광고공사 사원 등이 내놓은 5000여점이 일반에 판매되며 문예작품 등 희귀 소장품도 특별경매에 부쳐질 예정입니다.11일 첫 행사에는 프로축구단 전남 드래곤즈의 허정무 감독, 인기 탤런트 한지민씨,KBS 성세정 아나운서가 일일점원으로 나섭니다. 서울시청과 청계천을 잇는 서울 태평로 한복판에 위치한 ‘서울신문과 함께하는 움직이는 아름다운 가게’는 앞으로 정부 기관, 공기업, 기업체, 지방자치단체는 물론 정치인, 연예인, 문화예술인들도 함께하는 주말의 볼거리가 될 것입니다. 독자 여러분의 따뜻한 관심과 참여가 아름다운 세상을 만듭니다. ■ 주관 : 서울신문사·스포츠서울21 ■ 후원 : QUALCOMM’·한국언론재단·한국방송광고공사
  • 세계 최초 美 브루클린 어린이박물관 캐럴 엔세키 관장

    세계 최초 美 브루클린 어린이박물관 캐럴 엔세키 관장

    “어린이박물관은 아이 못지 않게 부모가 더 배울 수 있는 곳이 돼야 합니다.”“개별 어린이에 맞는 체험식 프로그램을 더욱 강화해야 합니다.” 어린이박물관의 역할을 재정립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 가운데(서울신문 9월21자 26면 보도) 어린이박물관의 미래지향적인 발전방향을 모색하는 특별한 자리가 마련됐다. 개관 10주년을 맞은 삼성어린이박물관이 8일 서울 한남동 삼성미술관 리움 내 삼성아동교육문화센터에서 개최한 특별세미나 ‘혁신과 헌신:어린이를 위한 체험식 박물관’에는 국내외 어린이박물관 전문가들이 참석,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날 세미나에는 세계 최초의 어린이박물관인 미국 뉴욕 브루클린어린이박물관 캐럴 엔세키 관장이 참석, 기조연설을 통해 어린이박물관의 사명과 역할 등에 대한 경험담을 나눴다. 엔세키 관장은 세미나에 앞서 기자와 만나 “세계 최초 어린이 박물관인 브루클린어린이박물관과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삼성어린이박물관이 만난 자리라서 서로 배울 점이 많다.”면서 “전세계 어린이박물관이 협력해 아이들이 세계적으로 의사소통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엔세키 관장과의 일문일답. ▶브루클린박물관의 성공 요인은. -1899년 개관한 뒤 유물 중심 전시에서 관람객이 중심이 된 체험식 전시로 전환, 아이들이 직접 만지고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살아있는 동식물, 다양한 전통문화로부터 온 악기, 인형 등 2700여점의 영구 소장품이 있어 역사·문화교육이 한꺼번에 이뤄지고 있다. 뉴욕시와 기업 등으로부터 지원을 받아 입장료를 낮추고, 연 관람객 25만여명 중 40%는 지역사회의 다양한 프로그램과 연계해 무료로 입장하고 있다. ▶체험식 프로그램의 효과는. -최근 개최한 ‘사물의 신비’특별전은 전시물의 이름을 붙이지 않고 보여줘 아이들의 창의력과 상상력을 자극하고 직접 탐구하도록 했다. 지역 순회전시 중인 ‘세계의 신발전’도 다양한 문화를 체험하는 효과가 있다. 어떤 아이는 만지는 데 강하고 어떤 아이는 관찰력이 뛰어나는 등 차이가 있기 때문에 직접 두드리고 만지게 하거나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 사물의 여러 면을 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 있다. 소장품을 학교에 빌려줘 아이들이 심도있게 배울 수 있도록 지원하기도 한다. ▶어린이박물관의 발전방향은. -정부와 민간의 지원을 바탕으로 지역사회와 공교육의 연계를 강화해야 한다. 취학 전 아동은 물론, 주말·방학 때도 교육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학교들과 긴밀한 제휴를 맺어야 한다. 또 박물관에 대한 열정과 어린이 교육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박물관 운영에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자원봉사·인턴십 프로그램을 지원해야 한다. 이와 함께 어린이뿐 아니라 부모도 즐기고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 부모가 박물관을 교육의 도구로 사용하고 스스로 박물관 스태프가 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일본계 미국인인 엔세키 관장은 “유치원 교사인 남편과 유아 때부터 박물관을 접해온 14살 아들이 최고의 조언자”라면서 “우리 아이들이 세계인과 의사소통하고 세계 곳곳에서 일할 것인 만큼 전세계 어린이박물관이 연계, 열린 사고의 장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글 사진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사고] 아름다운 가계 엽니다

    서울신문이 나눌수록 아름다워지는 세상 만들기에 동행합니다. 서울신문과 스포츠서울은 아름다운 가게와 더불어 오는 11일(토) 오전 11시 본사 1층 앞마당에서 ‘움직이는 아름다운 가게’를 여는 것을 시작으로 매주 토요일마다 아름다운 가게를 개최합니다. 아름다운 가게(대표 박원순)는 각종 기증물품을 저렴한 값에 판매하고 판매수익금 전액을 자선과 공익에 사용함으로써 나눔과 순환을 실천하는 비영리단체입니다. 행사는 한국퀄컴㈜과 한국언론재단, 한국방송광고공사가 공동 후원합니다. 장터에서는 서울신문, 스포츠서울은 물론 한국언론재단, 한국방송광고공사 사원 등이 내놓은 5000여점이 일반에 판매되며 문예작품 등 희귀 소장품도 특별경매에 부쳐질 예정입니다.11일 첫 행사에는 프로축구단 전남 드래곤즈의 허정무 감독, 인기 탤런트 한지민씨,KBS 성세정 아나운서가 일일점원으로 나섭니다. 서울시청과 청계천을 잇는 서울 태평로 한복판에 위치한 ‘서울신문과 함께하는 움직이는 아름다운 가게’는 앞으로 정부 기관, 공기업, 기업체, 지방자치단체는 물론 정치인, 연예인, 문화예술인들도 함께하는 주말의 볼거리가 될 것입니다. 독자 여러분의 따뜻한 관심과 참여가 아름다운 세상을 만듭니다. ■ 주관 : 서울신문사·스포츠서울21 ■ 후원 : QUALCOMM’·한국언론재단·한국방송광고공사
  • 中-美 ‘문화재 신경전’

    “미국으로 쏟아져 들어가는 중국 문화재를 막아달라.” 중국과 미국 사이에 문화재 반입을 둘러싼 신경전이 뜨겁다. 중국산 골동품과 미술품 반입을 규제해 달라는 중국정부 요청에 미국 정부가 시간만 끌면서 결정을 미루는 까닭이다. 미·중 당국간 밀고 당기는 힘겨루기는 물론 고고학자와 큐레이터, 문화재 소장가, 박물관 관계자들까지 가세해 ‘로비전’을 벌이며 논쟁을 확산시키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04년 5월 청동제품, 조각품, 도자기, 서화 등 선사시대부터 20세기에 이르는 골동품의 반입 규제를 공식 요청했다. 천문학적 숫자의 문화재가 경매와 개인들의 구매를 위해 미국으로 쏟아져들어가면서 중국내 도굴을 부추기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미 국무부는 일반적으로 2년내 관련 문제를 결정하는 해당 관례를 깨고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미 국무부는 최근 크리스토퍼 본드 등 일부 상원 의원들의 질타섞인 질의를 받고서야 “중국산 골동품 반입 규제 문제는 일러야 내년 초나 돼야 검토할 것”이라고 발을 뺐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9일 보도했다.●결정 미뤄,‘유야무야’ 가능한 결정을 미뤄 문제를 희석시켜 유야무야하려는 의도라고 중국측은 불쾌해했다.1983년 도굴 문화재 유통방지와 관련한 유엔결정을 준수하겠다며 법까지 마련한 미국 정부로선 중국 요구를 대놓고 거절하지는 않고 있다. 그러면서도 국내 정치적 고려 때문에 규제 요구를 허용하지 않으려는 태도다. 중·미간의 문화재 반입 문제가 미국내 정치 이슈로까지 비화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반입 규제에 반대해 온 미국내 박물관·문화재 경매회사 관계자, 큐레이터, 문화재 애호가들은 두 손을 치켜들고 ‘일단 승리’를 자축했다. 가뜩이나 천정부지로 치솟는 중국 골동품 수요를 감당하지 못할 것이란 주장이다. 중국 골동품 및 예술품의 수요가 가파르게 늘고 있는데 반입이 제한되면 가격 폭등이 불을 보듯 뻔하다는 것도 주요 반대 이유다. 자칫 중국 골동품 중개상인과 밀매 조직의 배만 채워줄 수 있다는 우려가 깔려있다.●미국내 정치문제로 비화 규제 반대자들은 250년도 채 안되는 문화재들과 동전류조차 반입을 못하게 해달라는 중국 정부의 규제 요구 대상이 지나치게 광범위하다고 주장한다. 또 중국 당국이 국내 문물 보호도 제대로 이행하지 않으면서 외국에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도 이치에 맞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반면 고고학자 및 문화재 보호가들은 “미국 정부의 결정 지연으로 중국내 문화재 황폐화가 가속화되고 있다.”고 경고한다.NYT는 지난 25년동안 40만기의 중국 고분이 도굴됐다고 전했다. 국제연합 교육과학문화기구(UNESCO)통계에 따르면 도굴 또는 약탈로 세계 47개국 박물관에 있는 중국 유물은 167만점. 개인 소장품은 대략 1500만∼2000만점으로 추산된다.●최신장비·무기로 무장한 기업형 도굴 확산 신화통신은 최근 도굴의 심각성을 지적하면서 최신 전자 장비와 무기로 무장한 기업형 도굴 조직들이 전국적으로 활개를 치고 있지만 지역 경찰의 단속이 못미치고 있다고 개탄했다. 한편 미 문화유산보호위원회 법률가 분과 위원장인 패티 커스텐브리스는 “일부 유권자와 부유층들이 국무부를 압박해 결정을 막고 있다.”면서 “이는 중국을 모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14세기 ‘신안선’유물 다시 본다

    14세기 ‘신안선’유물 다시 본다

    1976년부터 8년간 이뤄진 전남 신안군 해저발굴은 14세기 바다를 누비던 무역선과 도자기 등 2만점이 넘는 무역품을 드러내면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발굴 지역의 명칭을 그대로 물려받아 이름 지어진 ‘신안선’은 1323년 중국 경원에서 무역품을 가득 싣고 출발해 일본 하카다와 교토 쪽으로 향하던 국제무역선이었다. 동서간 문물교류와 사람들의 왕래가 활발했던 14세기, 신안선은 해상 실크로드를 통해 이뤄진 교역의 모습을 증언하는 중요한 문화유산으로 의미가 크다. 전남 목포 국립해양유물전시관(관장 김성범)은 한국 수중고고학의 효시인 신안선 발굴 30주년을 기념,22일부터 12월10일까지‘신안선과 동아시아 도자교역’특별전을 개최한다. 신안선관련 기존 전시와 달리, 당시 동아시아 교역의 왕성한 흐름을 엿볼 수 있는 특별전으로는 처음 열리는 자리다. 전시에는 신안선에서 출토돼 교역을 통해 한국·일본에 전래된 중국의 명품 도자기와 일본에 수출된 고려청자 등 100여점을 비롯, 이들 출토품과 비교할 수 있는 같은 시기의 한·중·일 출토 도자기 등 총 230여점이 선보인다. 특히 불교중앙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수종사 출토 청자주름무늬호(보물 259-3호)와 국립중앙박물관의 청자상감국화문잔받침, 국립광주박물관의 청자어룡식화병 등 명품 도자기가 눈에 띄며, 청자봉황식화병·청자팔괘문향로·이집트 출토도기 등 일본의 6개 문화재기관의 소장품도 관람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신안선에서 나온 향신료·자단목·동전 등 교역품 100여점도 전시되며, 신안선을 10분의1로 축소한 모형선과 함께 보존처리된 실제 신안선을 전망대에서 직접 볼 수 있다. 11월17∼19일에는 신안선 발굴 30주년을 기념하는 국제학술대회가 ‘14세기 아시아의 해상교역과 신안해저유물’이라는 주제로 열린다. 아시아·영국·미국 등 10개국 30여명의 학자와 국내 전문가 2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061)270-2039.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29억횡령 공무원의 ‘호화 행각’

    국고에서 29억원을 빼돌렸다가 구속된 건설교통부 6급 공무원 최모(32)씨가 희귀 화폐, 만화책, 비디오테이프를 닥치는 대로 사 모으고, 술집에서 수억원을 탕진하는 등 엽기적인 행각을 벌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7일 최씨를 수사했던 경찰청 특수수사과에 따르면 최씨는 횡령한 돈 중 15억원을 국내·외 희귀 화폐를 구입하는 데 사용했다. 그가 e베이, 옥션 등 경매 사이트에서 사 모은 주화와 지폐는 자그마치 2t이나 됐다.최씨는 이 화폐들을 자동차 공구함 40여개에 나눠 집과 별장에 보관해 왔다. 그 중에는 개당 100만원이 넘는 금·은화도 많았다. 경찰 관계자는 “맨손으로 만지다가 흠집이라도 나면 가치가 떨어져 국고 환수에 지장이 있을까봐 수사관들도 조심했을 정도”라고 전했다. 그는 화폐 뿐 아니라 만화책과 비디오테이프도 수천만원어치를 사 모았다. 경기도 용인시에 있는 대지 150평, 건평 60평 규모의 전원주택을 2억 5000만원에 매입한 뒤 방 6개 중 3개를 소장품으로 가득 채웠다. 1998년 철도청 8급 토목서기 특채로 공직생활을 시작한 그는 그 무렵,17평 빌라에서 부모, 형 내외와 함께 살았다. 아버지는 3급 장애인이고 형은 실업자였던터라 간호사인 아내와 자신의 봉급으로 가족 6명이 어렵게 생활했다. 하지만 횡령으로 거액을 챙기면서 엽기적인 호화 생활이 시작했다. 별장 지하에 노래방, 미니바, 당구대를 설치해 주말마다 가족 및 동료 직원들과 파티를 열었고,1주일에 2∼3차례씩 서울 강남의 유흥업소를 드나들며 물경 3억여원을 술값으로 뿌렸다. 내연녀에게 생활비로 쓰라며 3000만원을 주는가 하면 직장 동료에게 수천만원씩 빌려주기도 했다. 아버지, 형, 여동생에게도 승용차를 사주고 친인척에게는 수시로 수백만∼수천만원을 생활비와 사업비로 대줬다. 최씨는 직장 동료들에게 “주식 대박이 나고, 수집한 화폐 가격이 크게 올라 100억원대 부자가 됐다.”고 말하고 다녔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최씨가 공공연히 호화 생활을 해 왔는데도 횡령 사실이 오랫동안 드러나지 않은 점이 석연치 않다. 직장 동료 20여명에 대해 공모 여부 등 추가 수사를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씨는 2000년 5월부터 2002년 5월까지 철도청(현 한국철도공사)에 근무하면서 허위문서를 작성하는 수법으로 국고 28억 8260만원을 빼돌린 혐의로 구속됐다.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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