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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술관은 PRADA를 입는다

    미술관은 PRADA를 입는다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프라다(PRADA)를 이끄는 미우치아 프라다(66)는 예술발전에 공헌한다는 목표로 1993년 프라다재단을 설립했다. 방대한 컬렉션으로 화제를 불러 모은 프라다재단이 과연 언제, 어디에 미술관을 열어 소장품을 공개할 것인지가 국제 미술계의 오랜 관심사였다. 소문만 나돌던 미술관이 드디어 그 실체를 드러냈다. 이탈리아 밀라노시 남부에 위치한 라르고 이사르코(Largo Isarco) 에 새로 문을 연 프라다재단 미술관 컴플렉스를 일반 공개 첫날인 지난 9일 방문했다. 라르고 이사르코는 후기 산업사회의 대표적 산업단지였다. 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들을 실어 날랐던 기찻길을 지나 공단 한가운데에 위치한 프라다미술관은 겉에서 보기엔 다른 공장 건물들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입구 외벽에 붉은색 글씨로 현재 진행 중인 전시를 알리는 전광판이 없다면 그냥 지나칠 정도다. 하지만 그 안으로 한 발짝 들어서면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프라다재단의 새로운 헤드쿼터 역할도 하는 총면적 1만 9000㎡ 규모의 아트 컴플렉스는 원래 ‘소시에테 이탈리아나 스피리티’라는 증류주 양조장이 있던 곳으로 건물들은 1910년대에 지어졌다. 미우치아는 몇 해 전에 이 양조장을 사들여 네덜란드 출신의 세계적 건축가 렘 콜하스와 함께 미술관 복합단지로 변신시키는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렘 콜하스는 과거 양조장의 사무실, 실험실, 증류주 수조, 창고 등으로 사용된 기존 건물들의 원래 외관을 유지한 채 어린이 도서실, 카페, 전시장으로 개조했다. 기획전시를 위한 포디움과 마당 한가운데에 있는 극장, 탑(Torre) 등 세 개의 새로운 건물이 추가됐다. 패션하우스 프라다가 추구하는 미니멀리즘으로 공간 전체에 통일감을 주는 가운데 다양한 형태의 건물들이 이뤄내는 공간적 대비가 흥미로운 산책을 유도한다. 단정한 안내원들의 복장부터 전시대, 인도의 바닥까지도 컬러 톤을 짙은 회색으로 일체화시킨 세심함이 엿보인다. 사각의 유리건물 포디움에서는 고대 로마시대의 고전적 작품들이 후대에 걸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가늠하게 하는 개관 기획전시 ‘시리얼 클래식’전이 열리고 있다. 기존 건물의 외벽에 황금색을 입힌 ‘흉가(Haunted House)’에서는 신체 부위를 진짜같이 만들어 벽에 부착하는 로버트 고버와 거미 작품으로 유명한 루이스 부르주아의 작품을 상설전시하고 있다. 실험실로 쓰였던 공간을 개조한 남쪽 전시장과 물류창고에서는 소장품의 전반적 개요를 보여주는 ‘소개’전이 열린다. 1960년대의 뉴다다에서 미니멀아트에 이르기까지의 회화와 설치 등 어떤 작품들을, 어떤 방식으로 수집해 왔는지를 볼 수 있다. 창고는 예술이 된 일상을 상징하는 다양한 자동차 작품들로 채워져 있다. 북쪽 전시장은 만 레이, 리처드 세라, 브루스 나우먼, 프란시스 피카비아, 데이비드 호크니 등 현대미술 대표작가들의 사진, 회화, 설치, 비디오 작품들을 소개한다. 극장에서는 로만 폴란스키의 작품을 상영하고 그 지하에는 독일의 예술가 토마스 디만드가 ‘석회석 동굴’을 재현한 작품이 설치돼 있다. 가장 극적인 공간은 ‘치스테르나(Cisterna)’ 전시장이다. 거대한 수조가 설치됐던 3개의 공간에 작품 한 점씩을 놓고 ‘트리티코’라는 제목을 붙였다. 상반된 성격의 단막 오페라 세 편을 하룻저녁 무대에 올린 푸치니의 마지막 오페라 ‘일 트리티코’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듯하다. 첫 번째 방에는 부드러운 조각으로 포스트미니멀리즘이라는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한 에바 헤세(1936~1970)의 작품 ‘상자 2’(1968)가 놓였다. 두 번째 방은 파격적인 작품으로 화제를 불러 모으는 데미언 허스트의 ‘잃어버린 사랑’(2000)이 주인공이다. 수조 속에 놓인 산부인과병원 진료의자, 탁자 위에 수술기구와 함께 놓인 진주목걸이와 금반지, 금시계 등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설치물들 사이로 열대어들이 유유히 헤엄쳐 다니는 작품은 기이하고도 아름답다. 마지막 방 한쪽 벽에는 이탈리아 조각가 피노 파스칼리(1935~1968)의 작품 ‘1 입방미터의 흙’(1967)이 설치돼 있다. 전시실들을 찬찬히 돌아보다 보면 현대미술의 종합선물세트를 받은 기분이 든다. “다양한 장르의 예술과 대중을 보다 가깝게 해 줌으로써 문화가 매력적이고 유용하다는 것을 느끼게 해 주고 싶다”는 미우치아의 소망이 현실화된 공간은 풍요롭고 획기적인 창조의 세계로 우리를 초대하고 있다. 글 사진 밀라노(이탈리아)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클린턴 부부, 16개월간 강연료 326억원 벌어들여…미국 상위 1%

    ‘클린턴 부부 강연료 326억원’ 클린턴 부부 강연료가 지난 16개월간 최소 32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클린턴 부부는 15일(현지시간) 연방선거위원회에 제출한 재정보고서를 통해 작년 1월부터 올해 4월 말까지 약 100차례의 강연을 통해 얻은 수입이 이처럼 천문학적인 액수에 달했다고 밝혔다. 2014년 1월부터 2015년 3월까지 51차례 강연에서 힐러리는 회당 12만 5000∼32만 5000달러, 클린턴 전 대통령 경우 회당 10만∼50만 달러의 사례금을 받았다. 힐러리는 이베이, 캘리포니아 의학협회, 도이치방크, 스크랩 리사이클링 인더스트리 등, 클린턴 전 대통령은 제퍼리스, UBS, 아폴로 매니지먼트 홀딩스 등에서 각각 초청을 받아 강연했다. 힐러리 선거진영이 이날 늦게 블룸버그 뉴스에 제공한 보고서에 따르면 클린턴 부부의 순자산은 1300만∼5270만 달러 사이며, 여기에는 워싱턴과 뉴욕에 있는 수백만 달러 상당의 집과 연방퇴직연금, 가구와 예술 소장품, 대통령 재임 때 기념품은 포함되지 않았다. 구체적으론 힐러리는 2014년 출간한 자서전 ‘하드 초이스’(Hard Choices)로 500만 달러 이상을 벌어들였고, 부부가 다른 저서 3권의 인세수입으로 4만 5000∼15만 달러를 얻었다. 클린턴 부부는 아직 2014년의 세금환급액 내역을 공표하지 않았지만, 선거진영 관계자는 이들 부부가 작년 실제로 부담하는 세액의 과세표준에 대한 비율이 30%를 넘었다고 전했다. 지난 수개월간 클린턴 부부는 500만 달러에서 2500만 달러 사이의 자금을 뱅가드 S&P 지수 펀드에 넣었다. 앞서 2013년 초 힐러리는 국무장관에서 물러나면서 부부 재산을 520만∼2550만 달러로 신고했다. 클린턴 부부의 재산은 미국인 가운데 상위 1% 안에 든다. 뉴욕대학 에드워드 울프 교수는 2013년 기준으로 상위 1% 자산가에 들려면 최소 720만 달러의 재산을 가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재정보고서의 공개로 힐러리는 공화당과 민주당의 대선 경선후보 모두에게서 그가 중산층 이익을 대변하기에는 부적합하고, 특정 이익계층에 신세를 졌다는 비판을 면치 못하게 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클린턴 부부, 16개월간 강연료 326억원 벌어들여

    ‘클린턴 부부 강연료 326억원’ 클린턴 부부 강연료가 지난 16개월간 최소 32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클린턴 부부는 15일(현지시간) 연방선거위원회에 제출한 재정보고서를 통해 작년 1월부터 올해 4월 말까지 약 100차례의 강연을 통해 얻은 수입이 이처럼 천문학적인 액수에 달했다고 밝혔다. 2014년 1월부터 2015년 3월까지 51차례 강연에서 힐러리는 회당 12만 5000∼32만 5000달러, 클린턴 전 대통령 경우 회당 10만∼50만 달러의 사례금을 받았다. 힐러리는 이베이, 캘리포니아 의학협회, 도이치방크, 스크랩 리사이클링 인더스트리 등, 클린턴 전 대통령은 제퍼리스, UBS, 아폴로 매니지먼트 홀딩스 등에서 각각 초청을 받아 강연했다. 힐러리 선거진영이 이날 늦게 블룸버그 뉴스에 제공한 보고서에 따르면 클린턴 부부의 순자산은 1300만∼5270만 달러 사이며, 여기에는 워싱턴과 뉴욕에 있는 수백만 달러 상당의 집과 연방퇴직연금, 가구와 예술 소장품, 대통령 재임 때 기념품은 포함되지 않았다. 구체적으론 힐러리는 2014년 출간한 자서전 ‘하드 초이스’(Hard Choices)로 500만 달러 이상을 벌어들였고, 부부가 다른 저서 3권의 인세수입으로 4만 5000∼15만 달러를 얻었다. 클린턴 부부는 아직 2014년의 세금환급액 내역을 공표하지 않았지만, 선거진영 관계자는 이들 부부가 작년 실제로 부담하는 세액의 과세표준에 대한 비율이 30%를 넘었다고 전했다. 지난 수개월간 클린턴 부부는 500만 달러에서 2500만 달러 사이의 자금을 뱅가드 S&P 지수 펀드에 넣었다. 앞서 2013년 초 힐러리는 국무장관에서 물러나면서 부부 재산을 520만∼2550만 달러로 신고했다. 클린턴 부부의 재산은 미국인 가운데 상위 1% 안에 든다. 뉴욕대학 에드워드 울프 교수는 2013년 기준으로 상위 1% 자산가에 들려면 최소 720만 달러의 재산을 가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재정보고서의 공개로 힐러리는 공화당과 민주당의 대선 경선후보 모두에게서 그가 중산층 이익을 대변하기에는 부적합하고, 특정 이익계층에 신세를 졌다는 비판을 면치 못하게 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클린턴 부부, 16개월간 강연료만 326억원 달해…미국 상위 1% 부자

    ‘클린턴 부부 강연료 326억원’ 클린턴 부부 강연료가 지난 16개월간 최소 32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클린턴 부부는 15일(현지시간) 연방선거위원회에 제출한 재정보고서를 통해 작년 1월부터 올해 4월 말까지 약 100차례의 강연을 통해 얻은 수입이 이처럼 천문학적인 액수에 달했다고 밝혔다. 2014년 1월부터 2015년 3월까지 51차례 강연에서 힐러리는 회당 12만 5000∼32만 5000달러, 클린턴 전 대통령 경우 회당 10만∼50만 달러의 사례금을 받았다. 힐러리는 이베이, 캘리포니아 의학협회, 도이치방크, 스크랩 리사이클링 인더스트리 등, 클린턴 전 대통령은 제퍼리스, UBS, 아폴로 매니지먼트 홀딩스 등에서 각각 초청을 받아 강연했다. 힐러리 선거진영이 이날 늦게 블룸버그 뉴스에 제공한 보고서에 따르면 클린턴 부부의 순자산은 1300만∼5270만 달러 사이며, 여기에는 워싱턴과 뉴욕에 있는 수백만 달러 상당의 집과 연방퇴직연금, 가구와 예술 소장품, 대통령 재임 때 기념품은 포함되지 않았다. 구체적으론 힐러리는 2014년 출간한 자서전 ‘하드 초이스’(Hard Choices)로 500만 달러 이상을 벌어들였고, 부부가 다른 저서 3권의 인세수입으로 4만 5000∼15만 달러를 얻었다. 클린턴 부부는 아직 2014년의 세금환급액 내역을 공표하지 않았지만, 선거진영 관계자는 이들 부부가 작년 실제로 부담하는 세액의 과세표준에 대한 비율이 30%를 넘었다고 전했다. 지난 수개월간 클린턴 부부는 500만 달러에서 2500만 달러 사이의 자금을 뱅가드 S&P 지수 펀드에 넣었다. 앞서 2013년 초 힐러리는 국무장관에서 물러나면서 부부 재산을 520만∼2550만 달러로 신고했다. 클린턴 부부의 재산은 미국인 가운데 상위 1% 안에 든다. 뉴욕대학 에드워드 울프 교수는 2013년 기준으로 상위 1% 자산가에 들려면 최소 720만 달러의 재산을 가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재정보고서의 공개로 힐러리는 공화당과 민주당의 대선 경선후보 모두에게서 그가 중산층 이익을 대변하기에는 부적합하고, 특정 이익계층에 신세를 졌다는 비판을 면치 못하게 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클린턴 부부, 16개월간 강연료 326억원…미국 상위 1% 부자

    ‘클린턴 부부 강연료 326억원’ 클린턴 부부 강연료가 지난 16개월간 최소 32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클린턴 부부는 15일(현지시간) 연방선거위원회에 제출한 재정보고서를 통해 작년 1월부터 올해 4월 말까지 약 100차례의 강연을 통해 얻은 수입이 이처럼 천문학적인 액수에 달했다고 밝혔다. 2014년 1월부터 2015년 3월까지 51차례 강연에서 힐러리는 회당 12만 5000∼32만 5000달러, 클린턴 전 대통령 경우 회당 10만∼50만 달러의 사례금을 받았다. 힐러리는 이베이, 캘리포니아 의학협회, 도이치방크, 스크랩 리사이클링 인더스트리 등, 클린턴 전 대통령은 제퍼리스, UBS, 아폴로 매니지먼트 홀딩스 등에서 각각 초청을 받아 강연했다. 힐러리 선거진영이 이날 늦게 블룸버그 뉴스에 제공한 보고서에 따르면 클린턴 부부의 순자산은 1300만∼5270만 달러 사이며, 여기에는 워싱턴과 뉴욕에 있는 수백만 달러 상당의 집과 연방퇴직연금, 가구와 예술 소장품, 대통령 재임 때 기념품은 포함되지 않았다. 구체적으론 힐러리는 2014년 출간한 자서전 ‘하드 초이스’(Hard Choices)로 500만 달러 이상을 벌어들였고, 부부가 다른 저서 3권의 인세수입으로 4만 5000∼15만 달러를 얻었다. 클린턴 부부는 아직 2014년의 세금환급액 내역을 공표하지 않았지만, 선거진영 관계자는 이들 부부가 작년 실제로 부담하는 세액의 과세표준에 대한 비율이 30%를 넘었다고 전했다. 지난 수개월간 클린턴 부부는 500만 달러에서 2500만 달러 사이의 자금을 뱅가드 S&P 지수 펀드에 넣었다. 앞서 2013년 초 힐러리는 국무장관에서 물러나면서 부부 재산을 520만∼2550만 달러로 신고했다. 클린턴 부부의 재산은 미국인 가운데 상위 1% 안에 든다. 뉴욕대학 에드워드 울프 교수는 2013년 기준으로 상위 1% 자산가에 들려면 최소 720만 달러의 재산을 가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재정보고서의 공개로 힐러리는 공화당과 민주당의 대선 경선후보 모두에게서 그가 중산층 이익을 대변하기에는 부적합하고, 특정 이익계층에 신세를 졌다는 비판을 면치 못하게 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문화 In&Out] 미술 한류에 재 뿌리는 ‘실적 쌓기’ 해외 전시 관행

    [문화 In&Out] 미술 한류에 재 뿌리는 ‘실적 쌓기’ 해외 전시 관행

    이탈리아 피렌체의 르무라트 예술센터에서 국립현대미술관의 소장품을 소개하는 ‘한국의 뉴미디어 아트’ 전시회(3월 21일~5월 9일)가 어린이 페스티벌 때문에 지난 15일부터 닷새 동안 중단됐다. 전시 기간 중에 작품을 철수했다가 재설치하는 ‘부분 중단 전시’는 상설 전시라면 모를까 기획전의 경우엔 극히 예외적이다. 이는 르무라트 측과 국립현대미술관이 상호협의로 맺은 전시계약서에 따른 것이라고 국립현대미술관 측은 뒤늦게 밝혔다. 르무라트 측이 함부로 전시작품을 철수하거나 운영 및 관리를 소홀히 한 것이 아니니 천만다행이지만 국가기관에서 전시를 하면서 이런 조건부 계약을 맺었다는 것은 더욱 의아해지는 대목이다. 단 며칠 동안이라도 철수되는 처지에 놓인 작품을 만든 작가의 입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무책임한 태도이기 때문이다. ‘한국의 뉴미디어 아트’전은 국립현대미술관이 한·이탈리아 수교 130주년을 기념해 로마 국립21세기현대미술관에서 개최한 ‘미래는 지금이다’(2014.12.19~2015.3.15)전에 출품했던 40여점의 작품 중 6점을 소개하는 것이다. 르무라트와 국립현대미술관이 맺은 계약서 2조 1항은 ‘해당 전시는 4월 15일부터 4월 19일까지 피렌체시와 어린이 페스티벌이 맺은 사전 계약에 의거해 부분적으로 중단된다. 이와 함께 살라 베트라타가 주최하는 회의가 전시 기간과 중복되면 더블 채널 프로젝션은 잠시 중단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계약서에 따르면 이 장소에서는 이미 두 건의 이벤트성 행사가 예정돼 있었다. 뒤늦게 급조된 전시라는 얘기다. 국립현대미술관 전시를 담당했던 실무자는 29일 “지난 연말 로마 국립21세기현대미술관의 ‘미래는 지금이다’ 전시의 오픈행사에 참석했던 피렌체한국영화제 관계자들의 제안으로 영화제 기간에 맞춰 개최하는 것으로 전시가 진행됐다”고 말했다. ‘전시 중단’이라는 예외적인 조항이 들어간 계약을 체결한 것에 대해서는 “5월 부다페스트 한국문화원, 8월 프랑스 마르세유 전시가 예정돼 있어 운송비 절약 차원에서 전시 기간을 5월 초까지로 잡았다”고 설명했다. 비용을 한 푼이라도 줄여 보겠다는 생각은 가상하지만 아마추어도 아니고 국립현대미술관이 이런 식으로 해외 전시를 진행하는 것은 결정적으로 작품의 격과 전시의 수준을 떨어뜨리는 것이다. 피렌체 현장에서 기자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르무라트는 피렌체시가 운영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국제 미술계에서 이름이 알려지거나 중요한 미술관도 아니다. 찾는 이도 거의 없었고 기자가 방문했던 지난 17일엔 ‘계약서에 따라서’ 전시작품이 철수되고 미끄럼틀 등 놀이기구가 설치되고 있었다. 보도자료에서 밝힌 대로 ‘뉴미디어로 미술 한류를’ 일으키기에는 너무나 초라한 수준이어서 낯이 뜨거웠다. 작가의 명예를 지켜 줘야 할 작품 소장자(국립현대미술관) 스스로 작품의 격을 떨어뜨렸다는 생각은 왜 하지 못했을까. 여러 가지로 아쉬움이 크다. 미술계 인사는 “민간단체나 개인도 아닌 국립현대미술관이 그런 조건부 계약서를 쓰면서까지 전시를 하는 것에 대해서는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며 “작가들의 작품이 어린이 놀이기구보다 못한 취급을 받도록 스스로 가치를 떨어뜨린 것에 대한 반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국제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작가들의 작품을 좋은 전시공간에서 제대로 소개하는 국립현대미술관의 역할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급조된 전시로 실적을 쌓고 이를 과대 포장하는 방식으로는 우리 현대미술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없다. 글 사진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베베숲, 아동학대 예방 캠페인 통해 아기물티슈 1만개 기부

    베베숲, 아동학대 예방 캠페인 통해 아기물티슈 1만개 기부

    기업들의 사회공헌활동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프리미엄 아기물티슈 브랜드 베베숲도 아동학대 예방과 아동인권 보호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에 대한 일환으로 베베숲은 4월 30일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물티슈 1만팩을 증정했다. 베베숲은 그동안 아동학대 근절을 위해 ‘아이사랑 1만 서명’ 캠페인을 진행해 왔는데, 서명 하나당 물티슈 1개를 기부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 이번에 전달된 물티슈는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진행하는 어린이 구호활동에 활용될 예정이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은 UN의 ‘post 2015' 의제에 아동보호를 포함시키기 위한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있으며 아동인권보호를 위해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베베숲의 관계자는 “베베숲은 아기들이 안심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안전한 물티슈 생산은 물론이고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번에 전달하는 물티슈 1만팩도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을 통해 좋은 곳에 사용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베베숲은 그동안 아동인권보호 서명캠페인을 진행하는가 하면 각종 바자회와 뜻깊은 행사를 적극적으로 후원해 왔다. 가장 최근에는 방송인 박지윤이 주최하는 ‘아름다운 욕망나눔’ 바자회에 동참하기도 했다. 지난 4월 25일 강남관광정보센터에서 열린 ‘아름다운 욕망나눔’ 바자회는 스타들의 개인소장품과 여러 기업이 참여했다. 한편, 베베숲은 자체생산공장과 아기피부연구소를 통해 아기들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물티슈를 생산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제품에 대한 철저한 관리 덕분에 전세계 118개국 300여개 시험소를 운영하는 글로벌기업 인터텍으로부터 ‘물보다 자극없는 제품’으로 인증받았으며 아기물티슈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사용후 느낌, 향취, 엠보원단 등 3개 부분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놀이터에 밀린 국립현대미술관/함혜리 문화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놀이터에 밀린 국립현대미술관/함혜리 문화부 선임기자

    이달 초 국립현대미술관에서는 ‘국립현대미술관 뉴미디어 소장품, 미술 한류를 일으키다’라는 타이틀로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이 이탈리아 피렌체의 레 무라트 현대예술센터와 공동주최로 ‘한국 뉴미디어아트전’(New Media art from Korea)을 연다는 내용이었다. 지난달 19일 개막해 다음달 9일까지 열리는 전시는 한·이탈리아 수교 130주년을 기념해 이탈리아 로마의 국립21세기현대미술관(MAXXI)에서 개최한 ‘미래는 지금이다’전(2014.12.19~2015. 3.15) 출품작 가운데 6점을 선보이는 자리다. 지난주 밀라노에 출장을 갔던 길에 이 전시를 취재하기 위해 일부러 시간을 내어 피렌체로 갔다. 국립현대미술관 측이 보도자료에서 밝힌 대로 ‘르네상스의 도시 피렌체에서 선보이는 한국 뉴미디어 아트의 현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고, 베니스비엔날레를 앞둔 시점에서 한국의 뉴미디어 아트에 대한 이탈리아인들의 반응도 궁금했다. 전시가 열리는 레 무라트는 15세기에 수녀원으로 지어졌다가 후에 교도소로 사용되던 건물을 이탈리아인 건축가 렌조 피아노가 리모델링했다는 점도 호기심을 자극했다. 하지만 어렵사리 찾아간 현장에서 이런 기대는 보기 좋게 무너졌다. 지난 17일 밀라노에서 기차를 타고 피렌체에 도착해 주소를 들고 길을 물어가며 레 무라트를 찾아갔다. 그런데 작품이 놓여 있어야 할 중앙홀에 인부들이 미끄럼틀 등 어린이 놀이기구를 설치하고 있었다. 어처구니없는 상황에 입을 다물 수 없었다. 관계자는 어린이 이벤트를 위해서 며칠간 작품을 철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그냥 넘기기엔 문제가 심각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의 소장품이 어린이 놀이기구보다 못한 대접을 받고 있는 것을 보니 얼굴이 화끈거렸다. 작가들 입장에서 자신의 작품이 이런 취급을 받는다는 것을 안다면 얼마나 참담할까. 전시 작품에는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초대작가인 문경원, 전준호의 작품도 포함돼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보도자료에서 “한국현대미술의 우수성을 해외에 알리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해 오고 있으며 특히 소장품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기획전을 통해 미술 한류를 일으키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오고 있다”며 피렌체 전시 후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한국문화원을 거쳐 프랑스 마르세유의 라프리시벨드메 전시장에서 한·불수교 130년 기념전으로 소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시 기간 중인데 이렇게 작품을 마음대로 철수해도 되는 건 분명 아닐 터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은 문화예술 분야에서는 대한민국의 얼굴이나 마찬가지다. 외교적 채널을 거쳐 유치한 전시회를 이렇게 함부로 취급하는 것은 관례에도 어긋나는 일이다. 홍보도 제대로 되지 않아서 찾아오는 사람이 없었던 까닭에 이런 낯 뜨거운 현장을 들키지 않은 것은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우리 현대미술을 해외에 적극적으로 알리는 것은 필요하다. 하지만 해외 전시를 유치하고, 미사여구를 동원해 자화자찬하면서 정작 현지에서는 제대로 관리도 못 하고, 제대로 대접을 받지도 못할 거라면 안 하느니만 못하다. 돌아서는 발길이 무거웠다. lotus@seoul.co.kr
  • “제주엔 자연의 힘 있어…이제야 뭔가 완성한 기분”

    “제주엔 자연의 힘 있어…이제야 뭔가 완성한 기분”

    “사람들은 왜 제주에 이런 전시공간을 자꾸 만드느냐고 묻는데 그건 제게 꿈이 있기 때문이고, 제주에 자연의 힘이 있기 때문입니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고 실패를 겪었기 때문에 이 정도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지난해 서울 공간사옥을 매입해 새로운 감각의 예술공간 ‘아라리오 뮤지엄 인 스페이스’로 재탄생시켰고, 제주에 3곳의 미술관을 연 데 이어 지난 1일 제주시 구도심에 네 번째 미술관을 연 김창일 ㈜아라리오 회장은 “지난해에 제주에 미술관 세 곳을 열었지만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들었는데 이제야 좀 완성한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동문모텔Ⅱ는 앞으로 가능성 있는 젊은 작가를 소개하고, 새로운 내용과 형식의 예술창작을 지원할 예정”이라며 “뮤지엄 탑동시네마와 바이크샵, 동문모텔Ⅰ과 Ⅱ가 각각 세트를 이루며 소장품 전시와 기획전을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회장이 35년간에 걸쳐 모은 작품들로 이뤄진 아라리오 컬렉션은 동서양을 아우르는 3700여점의 현대미술 작품을 자랑한다. 동시대 현대미술의 컬렉션으로는 국내뿐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손가락 안에 꼽힌다. 김 회장은 한국의 근현대 미술품을 주로 수집하다 1981년 LA현대미술관 전시를 감명 깊게 관람한 후 현대미술품으로 수집품의 방향을 바꿨다. 그는 1998년 이후 영국의 젊은 아티스트(YBA)들의 작품과 독일 라이프치히 화파를 주목하고 집중적으로 수집했으며, 2000년대 초반부터 중국과 인도, 동남아시아 신진작가들의 작품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복합몰 형태로 천안 고속버스터미널 사업을 운영해 성공한 그는 컬렉터이기 이전에 사업가이다. 미술관 인근에 팩토리 베이커리, 카페, 이탈리안 레스토랑 등을 잇따라 열어 오감을 채울 수 있는 뮤지엄 거리를 만들어 가고 있다. 김회장은 “미술관이 문을 연 이후 이 지역 땅값이 많이 올랐다”고 전했다. 부동산 가격 상승뿐 아니라 일자리 창출효과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 제주시는 아라리오 미술관이 들어선 산지천 부근을 예술지구로 개발 중이다. 지난해 서울 공간사옥을 매입해 새로운 감각의 예술공간 ‘아라리오 뮤지엄 인 스페이스’로 재탄생시켰고, 제주에도 4곳의 미술관을 열었지만 그의 ‘꿈’은 아직 완성되지 않은 듯했다. 그는 “최종적으로 제가 하고 싶은 일은 건물을 리노베이션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미술관을 짓는 것”이라며 “하나의 공간에 하나의 작품만 두는 그런 공간을 만들고 싶지만 그렇게 하려면 앞으로 더 많은 시간과 돈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제주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오색찬란 빛으로 빚은 조선의 목공예

    오색찬란 빛으로 빚은 조선의 목공예

    조선시대 사람들의 생활 속에 녹아있는 미의식을 엿볼 수 있는 전시회가 마련됐다. 오는 14일부터 6월 30일까지 호림박물관 신사분관(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개최되는 ‘조선의 나전-오색찬란’전이다. 영롱한 빛이 아름다운 조선시대 나전칠기를 중심으로 한 목공예 특별전이다. 나전(鈿)은 전통 목공예품의 대표적인 꾸밈 기법 중 하나로, 검은색 옻칠을 한 나무 표면에 무늬를 새긴 뒤 전복이나 자개패를 붙이거나 박아 넣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 나전칠기는 고려와 조선시대 전반에 걸쳐 유행했다. 특히 조선 후기인 18~19세기엔 사용 계층이 확대됐고, 장식기법도 도안(圖案) 무늬에서 사군자·민화 등에서 소재를 차용한 회화(繪畵) 무늬까지 다양해졌다. 전시는 2개로 구성됐다. 제1전시실 ‘목(木) 나전을 입히다’ 부분에선 사군자, 화조, 길상문자, 장생, 산수인물 등 한편의 회화를 감상하는 듯한 나전 문양 작품들을 배치했다. 제2전시실 ‘목(木) 색을 더하다’ 부분에선 나전뿐 아니라 화려한 채색이 강조돼 여성 공예품으로 사랑받은 화각(華角), 바다거북의 등껍질과 상어 가죽으로 제작한 대모(玳瑁) 및 어피(魚皮) 등 다양한 소재의 목공예품들을 남녀 생활용품으로 나눠 진열했다. 국립중앙박물관, 국립고궁박물관, 국립민속박물관, 서울역사박물관, 숙명여자대학교박물관 등 다른 기관의 소장품도 전시돼 있어 조선시대 목공예품 전반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장훈 호림박물관 학예연구실 연구원은 “검은 옻칠 표면을 화려하게 수놓은 나전 무늬 특유의 영롱하면서도 오색찬란한 빛깔을 감상할 수 있다”며 “조선시대 미술은 그동안 문인화나 백자·분청사기를 중심으로 담박하고 간결한 면이 주로 강조됐는데 이번 전시를 통해 오색찬란함을 추구했던 미의식을 엿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구한말 어린이들은 어떻게 놀았을까

    구한말 어린이들은 어떻게 놀았을까

    한국 미술계에 참 별난 인물이 있다. 초지일관 미술자료 수집에 정열을 바친 김달진(60) 씨다. 45년간 모은 자료를 이고 지고 통의동, 창성동, 창전동 등에서 전·월세 생활을 해야 했던 그가 서울 종로구 홍지동 상명대 입구에 지하 1층 지상 3층 281.28㎡ 규모의 버젓한 사옥을 마련하고 오는 12일부터 재개관 기념전을 연다. 고등학교 시절인 1970년대부터 미술자료를 수집하기 시작한 그는 2001년 평창동에 김달진미술연구소를 개소한 데 이어 2008년 우리나라 최초의 미술자료 전문박물관인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을 만들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예술전용공간임차지원사업’ 지원으로 창전동에서 한국미술정보센터를 운영해오다 지난해 9월 정부 지원 중단으로 평생 모은 자료 가운데 2만여 점을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하기도 했다. 방대한 분량의 자료를 보관할 장소가 없어 고민하던 끝에 그는 그동안 모은 돈과 은행 융자를 받아 건물을 샀다. 낡은 건물은 건축가인 김원 광장건축환경연구소 김원 소장의 재능기부로 새롭게 단장됐다. 이번 개관전 ‘아카이브 스토리: 김달진과 미술자료’전에선 그동안 축적한 자료 중에서 사료적 가치가 높은 단행본, 화집, 정기간행물, 리플릿, 작품 등 주요 소장품 250여점을 전시한다. 김 관장은 “한국미술 아카이브에 대한 가치와 의미를 주요 자료 카테고리로 정리했다”며 “아카이브가 역사적 자료를 수집 보존하는 저장소의 의미를 넘어 박물관이라는 기관이 수행하는 다양한 연관 콘텐츠, 아카이브 활용이 이뤄내는 지형도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주요 전시 작품으로는 구한말 조선 어린이들의 놀이와 풍속을 다룬 이시이 단지의 ‘조선아동화담’(1891) 외에 우리나라 최초의 민간 미술단체인 서화협회의 협회보 창간호(1921)와 종간호(1922), 조선총독부 주최로 열린 조선미술전람회 3회 도록(1924)과 5회 도록(1926), 우리나라 최초의 원색도판 화집 ‘오지호·김주경 화집’(1938), 김환기 친필 엽서와 백남준 친필 연하장 등 다양하다. 또 캐나다인 제임스 게일이 1909년 저술한 ‘전환기의 한국’, 영국 빅토리아앤알버트 뮤지엄에서 동양도자기 전시 중 최초로 한국도자기 전시를 열면서 펴낸 ‘르블랑 한국도자기 컬렉션도록’(1918), 베네딕트수도회 신부인 안드레아스 에카르트가 지은 ‘한국미술사’(1929) 등 근현대 한국학관련 자료도 소개된다. 전시는 5월 31일까지. (02)730-6216.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시론] 살아있는 정보 전시하는 미래의 박물관/천진기 국립민속박물관장

    [시론] 살아있는 정보 전시하는 미래의 박물관/천진기 국립민속박물관장

    필자는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지금 여기’를 어떻게 기록하고 수집해 미래의 문화재로 남길 것인가”, “대량생산·소비 시대에 무슨 자료를 수집하고 연구할 것인가”, “수집한 박물관 자료를 어떻게 조합해 역사와 문화를 보여 주는 입체적 전시로 표현할 것인가”, “다양하고 방대한 박물관 자료(빅데이터)를 이용자의 입장에서 어떻게 정보화하고 서비스할 것인가” 등등의 화두를 갖고 매일 끙끙대고 있다. 기어오르지 못할 높다란 벽처럼 보이는 이들 난제는 우리 박물관의 미래를 위해 꼭 풀어야 할 숙제다. 최근 통계는 이러한 문제 가운데 박물관 정보화의 중요성을 시사해 주고 있다. 지난해 국립민속박물관에 직접 찾아온 관람객은 327만명(외국인 221만명 포함)이며 홈페이지, 모바일, 민속영상 등 온라인 이용자는 185만명이다. 온라인 접속자가 매년 50% 이상 증가했다. 이제 박물관에 직접 오는 관람객 못지않게 온라인으로 박물관을 찾고 정보를 얻는 사람이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다양하고 방대한 박물관 빅데이터를 이용자 입장에서 어떻게 정보화하고 서비스할 것인가’라는 화두부터 풀어 보자. 우선 박물관 자료의 수집 대상을 넓혀야 한다. 과거에는 유형 유산인 이른바 ‘물건’ 중심이라면 지금은 무형 유산인 음원·동영상 등 아카이브 자료까지 수집 대상에 포함돼야 하고 더 나아가 디지털 운영체계와 소프트웨어까지 확장해야 한다. 이를 위해 현재 국립민속박물관에서는 필름, 인화사진, 디지털사진, CD·DVD, 테이프, LP(레코드), 설계도면, 음원, 패널, 액자, 엽서·스크랩, 정기간행물, 계약서, 협약서, PDF, 소프트웨어 등 다양한 자료를 유물과 동일한 수준으로 수집, 정리, 관리, 활용하고 있다. 한 시기의 문화 표출은 단지 유형의 ‘물건’만이 아닌 인간의 소리, 몸짓, 주변 환경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박물관에서는 과연 빅데이터를 모아 놓기만 하면 그 임무가 끝나는 것일까. 더욱이 최근 관람객을 포함해 국민이 알고자 하는 욕구가 점점 커지고 있는 것이 우리가 당면한 현실이다. 이런 점에서 유물만을 수집하고 이를 전시·교육하는 박물관은 이미 과거형이 됐다. 대체로 박물관 전시에 활용되는 유물은 일반적으로 박물관이 갖고 있는 전체 유물의 5% 남짓으로 국민에게 공개되는 유물이 극히 제한적이다. 박물관이 축적한 지식과 정보는 박물관 직원들만의 것이 아니다. 모든 정보는 공개되고 공유돼야 한다. 미래 박물관의 성공 여부는 여기에 달려 있다. 박물관의 미래 전략은 소장 유물의 양과 질이 아니라 박물관 자료의 정보화와 공개, 공유, 활용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박물관 자료와 정보를 이용자에게 어떻게 효율적이고 맞춤형으로 제공하느냐에 박물관의 미래가 달려 있는 것이다. 이용자들은 누구나 그들의 성별, 연령, 위치, 국적 및 관심사와 관계없이 앞에서 언급한 다양한 박물관 자료를 자유롭게 검색하고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 미래의 박물관은 개개인의 다양한 요구와 취향에 맞춘 체험을 제공해야 한다. 새로운 정보기술을 통해 박물관 정보와 지식, 경험 등에서 개인화라는 혁명을 가져다주고, 이를 바탕으로 역사문화의 보고인 박물관을 통해 창의적 인재가 길러지는 것이다. 국립민속박물관에서는 소장품 검색, 민속 아카이브, 민속대백과사전, 민속현장 조사, 영상채널 등을 통해 구축한 박물관 자료는 모두가 국민의 것이라는 전제 아래 국민이 원하는 자료를 별도의 절차 없이 검색, 사진 복제를 무한정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준비하고 있다. 또 현재 52%인 박물관 전체 자료 공개율을 올 하반기에는 73%까지 높이려고 한다. 여기에는 박물관이 갖고 있는 모든 유물 정보의 공개까지 포함된다. 이런 공개 수준은 아마 세계 최고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아직 해결해야 할 일들이 산적해 있다. 공개 비율과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 더 많은 인력과 비용을 투입해야 한다. 그래야만 국민 개개인이 요구하는 수요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으며, 일방적인 정보 제공이 아니라 이용자와의 양방향 소통이 가능해진다. 이것이 바로 ‘정부3.0의 박물관’이며 내가 꿈꾸는 살아 있는 미래의 박물관이다.
  • [설연휴 놀거리·볼거리] 설레는 연휴, 多 같이 놀자!

    [설연휴 놀거리·볼거리] 설레는 연휴, 多 같이 놀자!

    손꼽아 기다리던 황금연휴, 모두가 고향 앞으로 향하는 시간이다. 모처럼 온 가족이 손잡고 박물관, 전시장을 찾거나 영화 한 편을 같이 보다 보면 더욱 두터워지는 정(情)을 느낄 수 있을 게다. 마루에 둘러앉아 함께 TV만 봐도 마냥 즐겁다. 영화, 드라마, 다큐멘터리 등이 한가득이다. 고향 오가는 길 버스나 기차 안에서 흔들거리며 읽을 수 있는 책도 함께 소개한다. ■ 영화 고향 친구들과는 화끈한 액션! 연로한 부모님과 추억의 복고! 설 연휴 극장가는 코미디영화, 애니메이션, 가족영화, 다양성영화 등으로 다채롭게 꾸려져 있다. 하지만 말 그대로 ‘외화내빈’이다. 쏟아지는 외국영화 사이에서 ‘조선명탐정-사라진 놉의 딸’(조선명탐정2)과 ‘국제시장’, ‘쎄시봉’ 등이 한국영화의 자존심을 내세워 버텨내는 모양새다. 그 와중에 영국 냄새 나는 할리우드 영화 ‘킹스맨:시크릿 에이전트’와 한국영화 ‘조선명탐정2’가 박스 오피스 맨 윗자리를 놓고 다투고 있다. 모처럼 만난 고향 친구들과 함께 편하게 보기에는 코미디 또는 액션영화가 제격이다. 4년 만에 설 극장가를 다시 찾아온 ‘조선명탐정2’는 코미디에 액션, 어드벤처, 추리극까지 버무려 전편보다 커진 스케일을 자랑한다. 타고난 탐정 기질을 이기지 못해 유배지에서 탈출한 김민(김명민)은 조선 시대 경제를 뒤흔든 불량 은괴 유통사건과 동생을 찾아달리는 한 소녀의 의뢰를 해결해야 하는 두 가지 과제에 도전한다. 1편 흥행에 한몫했던 서필(오달수)의 비중이 대폭 높아졌다. 18일 개봉하는 조니 뎁의, 조니 뎁에 의한 영화 ‘모데카이’ 역시 코미디 케이퍼 필름(범죄영화)을 지향한다. 영어 말장난 등으로 웃음의 정서가 약간 다르다는 비판도 있지만, 몸으로 웃기는 만국 공통 슬랩스틱의 미덕을 품고 있다. ‘킹스맨:시크릿 에이전트’는 지금껏 봤던 액션 영화의 상투성을 멀리 한다. 첩보영화의 모양새를 띠면서 사회풍자 내용까지 담고 있다. 연로한 부모님을 모시고 함께 볼 영화로는 ‘국제시장’, ‘쎄시봉’ 등이 있다. 1300만 관객을 훌쩍 넘어섰음에도 찾는 이들이 끊이지 않고 있는 ‘국제시장’은 설 연휴 동안에 마지막 관객들이 들어설 전망이다. 부모님들의 신산한 삶을 한국전쟁, 베트남전쟁 등 한국 현대사의 굵직한 사건과 함께 돌아볼 수 있다. ‘쎄시봉’은 1970년대 포크 음악의 산실인 음악감상실 쎄시봉을 중심으로 윤형주, 송창식으로 구성된 트윈폴리오에 제3의 멤버가 있었다는 사실에 약간의 허구를 더해 만들었다. ‘70년대 건축학개론’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잔잔하고 따뜻한 포크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아련한 첫사랑의 기억을 소환한다. ‘웰컴, 삼바’는 잔잔하게 볼만한 프랑스 영화다. 오랜 직장 생활에 심신이 지쳐 ‘번아웃 증후군’에 걸린 앨리스(샤를로트 갱스부르)와 불법 거주자로서 불안한 삶을 이어가고 있는 삼바(오마 사이)의 특별한 인연과 우정을 그리고 있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사람이 따뜻한 온기를 통해 서로의 상처를 보듬는 과정을 의미 있게 그려낸다. 상업 영화에 지친 관객을 위한 독립영화도 있다. ‘꿈보다 해몽’은 관객이 한 명도 들지 않아 무작정 무대를 뛰쳐나온 무명 여배우가 우연히 만난 형사에게 지난밤 꿈 이야기를 하면서 전개되는 이야기다. 꿈과 현실을 자연스럽게 오간다. 유준상, 신동미 주연으로 이광국 감독의 데뷔작이다. 뿐만 아니다. 긴 연휴 방에서 뒹구는 아이 손을 잡고 극장을 찾아야 할 부모들을 위한 애니메이션 영화들도 준비돼 있다. 18일 애니메이션 ‘옐로우버드’와 ‘스폰지밥3D’가 개봉한다. 기존에 상영 중인 ‘빅히어로’와 함께 ‘도라에몽’, ‘명탐정 코난’, ‘오즈의 마법사’가 아이들을 기다리고 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공연 아이랑 손맞잡고 ‘…암탉’ 볼까? 사춘기 아들과 ‘유도소년’ 볼까? 설 연휴 기간 동안 공연계에는 가족들이 함께 볼만한 공연이 풍성하다. 특히 연휴 기간 동안 공연을 관람하거나 가족 단위로 공연장을 찾을 경우 적잖은 할인을 받을 수도 있다. 뮤지컬 ‘마당을 나온 암탉’은 동명의 베스트셀러 동화를 뮤지컬로 옮긴 것으로, 부모와 어린이들이 함께 즐기기에 제격이다. 양계장에서 폐계(廢鷄) 취급을 받는 암탉 ‘잎싹’이 알을 품어 새끼를 안고 싶다는 꿈을 위해 세상 밖으로 나가는 모험이 펼쳐진다. 배우들은 고난도의 신체 연기로 닭과 오리, 철새, 족제비 등 동물들의 움직임을 생동감 있게 묘사한다. 3인 이상 가족이 예매할 경우 40% 할인받을 수 있다. 서울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3만 5000~7만원. (02)762-0010. 청소년을 둔 부모라면 연극 ‘유도소년’을 권한다. 유도선수인 청소년의 꿈과 방황, 성장 과정을 유쾌하게 그린 대학로의 흥행작이다. 전도유망한 고교생 유도선수 ‘경찬’은 슬럼프에 빠져 방황하고, 전국대회 메달에 운명을 걸고 찾은 서울에서 가슴 아픈 첫사랑을 경험하며 한뼘 성장한다. 메치기, 굳히기, 낙법 등 유도의 각종 기술들이 무대 위를 수놓으며 경찬과 유도부원, 코치, 첫사랑 ‘화영’과 그의 연적인 ‘민욱’ 등이 얽히고설킨 이야기들이 코믹하게 펼쳐진다. 설 연휴 기간 동안 45%, 가족 3인 이상 함께 관람 시 50% 할인된다. 서울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3관. 전석 4만원. (02)744-4331. 뮤지컬 ‘로빈훗’은 영국의 전설 속 영웅인 로빈후드를 소재로 한 화려한 액션 활극이다. 깊은 숲 속에 온 듯한 무대세트 안에서 로빈후드와 의적들의 활약이 펼쳐진다. 현란한 칼싸움과 딱딱 들어맞는 군무, 박진감 넘치는 이야기가 극 초반부터 휘몰아친다. 유준상, 엄기준 등 스타 배우와 규현(슈퍼주니어), 양요섭(비스트) 등 아이돌 가수들이 출연한다. 서울 구로구 디큐브아트센터. 6만~13만원. (02)764-7857. 조선후기 작가 미상의 풍자문학을 우리 소리, 몸짓, 놀이로 풀어낸 전통공연예술 ‘배비장전’도 볼 만하다. 제주기생 ‘애랑’에 홀린 ‘배비장’을 통해 양반의 위선과 허세를 해학적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우리 춤과 음악을 1차원적 무용극으로 풀어내는 데 그치지 않고 전통 호흡에 기초한 몸짓, 장단, 선율, 놀이 등 전통예술의 다채로운 양식미를 살린 게 특징이다. 서울 정동극장, 22일까지, 오후 4시·8시, 4만~6만원. (02)751-1500. 국립국악원은 19~20일 오후 4시, 예약당에서 온가족이 즐길 수 있는 ‘의기양양’ 공연을 한다. 웅장한 국악관현악을 중심으로 흥겨운 민속춤과 국악 동요, 신명나는 연희 등 다양한 장르의 국악을 한데 엮어 선보인다. 공연 전반부는 ‘오방법고’로 새해를 힘차게 열고 남도민요 ‘성주풀이’로 한해의 무사태평을 기원한다. 후반부는 어린이 음악극 ‘오늘이’를 통해 그동안 많은 사랑을 받은 주인공 ‘오늘이’와 ‘내일이’와 함께하는 ‘명절 동요 배우기’, 무용단의 ‘창작 무용극’, 민속악단의 ‘판굿’이 한데 어우러져 흥을 돋운다. 오후 2시부터는 야외 광장에서 널뛰기, 투호, 굴렁쇠, 짚신 썰매타기 등 전통 민속놀이 체험 행사를 개최한다. 관람료 1만원. (02)580-3300.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전시 긴 연휴 지루하다면…로마제국으로 시간여행 도심 곳곳 전시장에는 온 가족이 즐길 볼거리들이 풍성하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기획특별전 ‘로마제국의 도시문화와 폼페이’가 열린다. 고대 로마제국의 화려한 도시문화를 고스란히 간직한 폼페이 유적을 조명한다. 당시의 생활상을 알 수 있는 예술 가치 높은 벽화들이 대거 소개된다. 베수비우스 화산 폭발의 순간을 담은 전시의 마지막 부분에서 감동이 극대화된다. 4월 5일까지. (02)2077-9000.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열리는 ‘파리, 일상의 유혹’ 전도 관심을 끈다. 프랑스 장식예술박물관 소장품을 통해 현대 디자인과 유행의 근원이었던 18세기 프랑스의 낭만과 화려함을 보여 준다. 중세에서 현대에 이르는 시기의 중요 장식예술품, 디자인 오브제 5만여점을 소장한 프랑스 장식예술박물관의 대표 소장품 320여점이 해외 최초로 소개되고 있다. 18세기 파리의 저택을 모티브로 꾸민 전시공간 자체도 특이하다. 해설사들의 설명을 곁들이면 더욱 유익하다. 3월 29일까지. (02)584-7091. 올림픽공원 내 소마미술관의 ‘밀레모더니즘의 탄생’ 전은 사실주의 거장 장 프랑수아 밀레(1814~1875) 탄생 200주년을 기념해 보스턴미술관이 기획한 전시다. 미국과 일본 전시를 거쳐 한국에서 피날레를 장식하는 이 전시에서는 보스턴미술관이 소장한 밀레의 4대 걸작인 ‘씨 뿌리는 사람’, ‘감자 심는 사람들’, ‘추수 중의 휴식’, ‘양치기 소녀’ 등이 국내 최초로 소개된다. 또 밀레와 함께 파리 남쪽의 바르비종과 퐁텐블로에서 활동한 장 밥티스트 카미유 코로, 테오도르 루소, 클로드 모네의 초기 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자연 그대로를 화폭에 담았던 밀레 등 바르비종파 화가들을 원 없이 만날 수 있다. 5월 10일까지. 1588-2618. 불운의 천재화가 빈센트 반 고흐(1853~1890)의 작품을 미디어 아트라는 독특한 방식으로 보여 주는 ‘반 고흐, 10년의 기록전’은 용산 전쟁기념관 기획전시실에 마련됐다. ‘해바라기’, ‘별이 빛나는 밤’, ‘까마귀 나는 밀밭’ 등 고흐가 1881년부터 1890년까지 남긴 350점의 걸작이 최첨단 미디어 기술과 만나 또 다른 감동을 전한다. 전시는 10년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5개 구역으로 구성된다. 모션그래픽 기법, 3차원 공간의 느낌을 살려 주는 3D 기법, 여러 대의 프로젝터를 연동해 만드는 와이드 화면, 관람객의 움직임에 따라 영상의 변형 작업을 만들어 내는 컴퓨터그래픽 기술 등 새로운 기술로 재탄생한 걸작을 만날 수 있다. 3월 1일까지. 1661-0207.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박물관 아이들 심심하다면…온 가족 함께 민속놀이 설 연휴 박물관, 고궁, 왕릉 등에선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전통 민속놀이가 펼쳐진다. 우리의 세시풍속을 체험하고 설의 의미도 되새길 수 있어 매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국립민속박물관은 18~22일 ‘설 한마당’을 개최한다. 양띠 해를 맞아 양과 관련된 다양한 민속 체험, 설 세시 체험, 양띠 특별전 등 32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민속 체험에선 양 무늬가 있는 ‘한지 사각쟁반 만들기’, 복스럽고 탐스런 ‘양 인형 만들기’ 등 여러 만들기 놀이를 즐길 수 있다. 설 세시 행사에선 운수대통을 기원하는 토정비결과 윷점 보기, 동물로 점치는 몽골의 새해 운수, 설빔 입기, 전통가옥 오촌댁 안에서의 세배 등 우리 고유의 전통을 체험할 수 있다. 복조리, 연, 귀주머니, 연하장 등 설맞이 만들기 체험과 떡국에 쓰이는 가래떡, 강정 등 설 음식 맛보기 체험도 준비돼 있다. 윷놀이, 제기차기, 팽이치기, 투호 던지기, 고누놀이 등 전통놀이는 가족 대항과 자유체험으로 진행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19~20일 북청사자놀음의 진수를 보여 준다. 중요무형문화재 제15호인 북청사자놀음은 1500년이 넘는 긴 역사를 갖고 있으며 잡귀를 물리치고 집안과 마을의 평안을 기원하는 함경남도 북청 지방의 전통 민속놀이다. 40년 이상 국내외 제례연극제에서 호평을 받은 북청사자놀음보존회가 관객들을 찾아간다. 국립경주박물관 전통놀이체험, 국립광주박물관 부적 찍기 체험, 국립전주박물관 전통공예품 만들기, 국립진주박물관 십이지신 탁본체험 등 전국 12개 지방 소재 국립박물관에서도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경복궁 등 고궁(창덕궁 후원 제외)과 종묘, 조선 왕릉은 19일 하루 무료 개방된다. 평소 예약제로 운영되는 종묘는 18~22일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 18~20일 경복궁 함화당과 집경당에서는 전각 아궁이에 불을 피워 온돌을 체험하고 어른에게 세배를 드리는 ‘온돌 체험 및 세배 드리기 행사’가 열린다. 덕수궁과 경기 여주 영릉, 충남 아산 현충사, 충남 금산 칠백의총에선 윷놀이·투호 등 전통 민속놀이가 행해진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책 명절에도 외롭다면…마음의 양식과 동거를 우리 민족 최대 명절인 설을 한 해의 시작으로 삼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설 연휴 책을 읽으며 지친 영혼을 어루만지고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힘을 얻는 건 어떨까. 요즘 출판가에선 ‘미움받을 용기’가 단연 화제다. 아들러 심리학에 관한 한 일본 최고의 철학자인 기시미 이치로와 베스트셀러 작가 고가 후미타케의 저서로, 아들러 심리학을 ‘대화체’로 쉽게 풀어냈다. 아들러 심리학을 공부한 철학자와 세상에 부정적이고 열등감 많은 청년이 다섯 번의 만남을 통해 ‘어떻게 행복한 인생을 살 것인가’라는 질문에 답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렸다. 아들러는 프로이트, 융과 함께 ‘심리학의 3대 거장’으로 일컬어지고 있다. 연휴 기간 지식을 쌓고 싶은 사람들에겐 채사장의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이 제격이다. 채사장은 글쓰기, 강연 등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넓고 얕은 지식’을 알리고 있다. 역사, 경제, 정치, 사회, 윤리 등 오늘날 모든 이슈를 천일야화처럼 재미있게 풀어냈다. 거칠고 거대한 흐름을 꿰다 보면 세계대전, 경제 대공황 등 개별적 사건들이 자연스럽게 자리를 찾아가며 하나의 의미를 완성한다. 스웨덴 작가 요나스 요나손의 장편소설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도 지난해에 이어 꾸준히 독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100세 생일날 슬리퍼 바람으로 양로원 창문을 넘어 탈출한 ‘알란’의 삶을 담았다. 우연히 갱단의 돈 가방을 손에 넣은 알란이 자신을 추적하는 무리를 피해 달아나며 벌어지는 이야기가 코믹하고 유쾌하다. ‘광수생각’의 만화가 박광수가 자신의 인생에 힘이 돼 준 시 100편을 엮은 ‘문득 사람이 그리운 날엔 시를 읽는다’도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저자는 어설프게 사업을 시작했다가 빚만 떠안았고 밤을 새우며 정성 들여 쓴 책이 독자들의 외면을 받는 등 크고 작은 어려움을 겪었다. 그때마다 자신을 붙들어 주는 힘이 된 건 ‘시’였다고 고백한다.릴케 바이런, 칼릴 지브란과 같은 세계적인 시인부터 김사인, 김용택 등 한국 시인에 이르기까지 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지는 시들을 담았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추신수 “작년 부진 되풀이 않겠다”

    “지난해 부진을 되풀이하지 않겠습니다.” 추신수(33·텍사스)가 1일 미국 텍사스 댈러스에서 열린 자신의 팬클럽 추인달’(추신수 인 댈러스) 창단 행사에 참석해 올 시즌 선전을 다짐했다. 그가 2000년 시애틀에 입단해 미프로야구에서 활약해 온 이후 미국에 처음 생긴 팬클럽이다. 한국에는 ‘레일로더스’란 팬클럽이 따로 있다. 팬들에게 사인해 주고 사진도 찍은 그는 “팬들과 함께하는 과정이 내게는 소중하다”면서 “앞으로 더 많은 분들이 참석해 스트레스를 풀 수 있도록 팬클럽이 잘 유지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경매에 야구용품과 소장품을 내놓기는 처음”이라면서 “어렵게 사는 동포를 돕고 싶어 팬클럽과 내 재단(추파운데이션)이 경매 수익금을 적립하기로 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컨디션이 좋다”며 시범 경기 개막을 별렀다. 그는 26일 팀의 스프링캠프 훈련 시작보다 앞당겨 오는 15일 애리조나 서프라이즈로 떠나 본격 담금질에 들어간다. 지난해 추신수는 부상 탓에 타율 .242, 출루율 .340, 13홈런의 최악의 부진을 보였고 왼쪽 팔꿈치와 발목 수술로 시즌을 일찍 접었다. 그는 “한국에 가지도, 가족과 여행을 하지도 않고 텍사스에서만 재활로 오프시즌을 보냈다. 이미 경기에 뛸 수 있을 만큼 페이스를 끌어올렸다. 건강하게 올해를 보내면 좋은 결과를 낼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열린세상] 각자의 경험 모두가 나라 자산이다/김용환 서울대 초빙교수·전 문화부 차관

    [열린세상] 각자의 경험 모두가 나라 자산이다/김용환 서울대 초빙교수·전 문화부 차관

    지금부터 25년 전의 일이다. 독일 정부의 장학금을 받아 유엔이 설립한 아시아공과대학에서 공부할 때였다. 논문 지도 교수는 일본인으로 임기를 마치고 귀국해야 했고, 혼자 남아 논문을 마무리해야 했던 필자는 좌불안석의 나날을 보내야만 했다. 그러나 후임 일본인 교수를 만난 일순간에 모든 걱정은 기우가 됐다. 후임 교수는 논문 진행 상황은 물론 가족관계, 출신학교, 직업, 취미까지 나의 모든 것을 꿰뚫고 있었고 심지어는 논문에 꼭 필요한 SPSS, TSP 등 수백만원에 달하는 고가의 통계 프로그램을 일본에서 구입해 와서 나에게 전해 주었다. 전임자의 철저한 기록 덕분에 무사히 논문을 끝낼 수 있었다. 그러나 고마움에 앞서 일본의 저력과 경쟁력이 이렇듯 치밀하고 꼼꼼한 기록 정신에서 나왔을지 모른다고 생각하니 섬뜩함마저 느껴졌다. 4개월 전의 일이다. 미주개발은행(IDB)이 마련한 정책포럼에서 우리나라의 재정정보화 경험을 중남미 공무원들에게 소개할 기회가 있었다. 주최 측은 재정정보화의 필요성이나 운영효과 등 총론적 설명보다는 추진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점과 갈등조정 등 실제 겪은 현장 경험을 듣길 원했다. 포럼을 준비하면서 정보화사업이 추진된 지 10여년이 지났지만 대부분의 자료들이 재탕·삼탕의 총론 수준에 머물고 있음을 알게 됐다. 수천억원이 투입됐고 국제적인 성공 사례로 뽑히는 국책사업에 대한 경험서는 물론이거니와 제대로 된 백서조차 없었다. 필자는 운이 좋게도 재정정보화사업 초기의 실무책임자였기에 당시의 기억을 바탕으로 참석자들의 궁금증을 어느 정도 해소해 주었지만 제대로 된 경험 기록이 없어 영영 아쉬웠다. 우리는 기록을 중시하는 문화적 전통을 갖고 있다. 모든 백성들이 쉽게 글을 읽고 기록할 수 있도록 훈민정음이 창제된 것은 물론이거니와 조선왕조실록, 승정원일기, 난중일기, 일성록 등 11개의 기록유산이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기록문화에 등재돼 문화대국이라는 중국을 제치고 아시아에서 첫 번째, 세계에서는 다섯 번째의 기록문화 보유국이 됐다. 우리 선조들은 기록이 창조의 원천임을 알고 이를 실행했던 것이다. 둔필승총(鈍筆勝聰)이란 말이 있다. 둔필의 기록이라도 총명한 머리보다 낫다는 경험의 지혜다. 어찌 개인에게만 해당되랴. 국가도 매한가지다. 한때 화려했던 마야, 잉카 문명이 소멸된 것도 문명을 전달할 수 있는 기록이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기록이 없는 문명은 지속 가능성이 없어 소멸될 수밖에 없는 것이 역사의 교훈이다. 특히 21세기 지식정보화시대에 경험을 기록하고 공유하는 일은 국가는 물론 개인의 생존 전략이며 미래를 열어 가는 값진 국가의 지식정보 자원이다. 우리는 지난 60년간 압축성장의 과정 속에서 앞만 보고 숨 가쁘게 달려왔다. 각종 경험들은 소중한 자산이라기보다는 쓰다 버리는 소모품 정도로 치부된 것은 아닌지 반성해 본다. 기록을 잘 하는 사람은 쫀쫀한 사람으로 낮게 평가되던 시기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모든 것이 변했다. 과거로부터 배우지 못하는 자는 우매한 자라는 말도 있듯 후대의 교훈이 되고 미래발전의 발판으로 삼기 위해서는 국가건 개인이건 경험을 정리하고 평가해야만 한다. 지금은 앞만 보고 달려가는 일방통행에서 벗어나 과거-현재-미래를 아우르는 숨고르기가 필요한 시기다. 세계는 우리의 개발 경험을 공유하길 학수고대하고 있다. 우리의 개발 경험이 새로운 시장이 되고 국가경쟁력이 되고 있다. 그러나 불행히도 시간은 우리 편이 아니다. 경험은 시간이 지날수록 잊히기 마련이고, 소중한 경험을 갖고 계신 원로들께서 유명을 달리하시는 안타까운 소식도 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부터 대한체육회를 중심으로 스포츠 역사 발굴 사업이 본격 추진된다니 여간 기쁜 소식이 아니다. 그동안 간헐적으로 스포츠 역사 발굴 사업이 추진됐지만 이번처럼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추진되는 것은 한국스포츠 100년사에서 처음이다. 체육계 원로들의 경험을 채록하고 그들의 삶을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한편 개인 소장품들을 기증받아 디지털 아카이브로 집대성할 계획이라고 한다. 여타 분야에서도 우리의 경험을 집대성하는 작업이 보다 신속히 이뤄지길 기대한다.
  • 아기는 배트맨?... ‘배트모빌’ 유모차 화제

    아기는 배트맨?... ‘배트모빌’ 유모차 화제

    무언가를 선호하는 사람을 흔히 마니아나 팬이라고 하며, 그중에서도 소장품을 꾸준히 수집하는 등 더 큰 애정을 과시하는 이들은 슈퍼팬이라고 불린다. 이런 슈퍼팬을 위해 미국 디자이너 집단 ‘슈퍼팬 빌즈’가 특별한 유모차를 만들어 화제가 되고 있다. 시넷 등 미국 매체에 따르면, 할리우드 영화 등의 소품을 담당하는 디자이너들로 구성된 ‘슈퍼팬 빌즈’가 슈퍼히어로 배트맨의 슈퍼팬 가족을 위해 7일간에 걸쳐 배트모빌 유모차를 제작했다. 배트맨 슈퍼팬인 조쉬 얼의 아내 마레사는 ‘슈퍼팬 빌즈’에 자신들의 아들 콜린을 위해 배트모빌 유모차를 만들어달라고 의뢰했다. 이는 배트맨을 좋아하는 아버지의 영향으로 생후 1년 6개월 때부터 배트맨의 테마송을 부르는 등 배트맨 팬이 된 콜린 때문. 이 아이는 배트맨을 소재로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다크나이트’ 시리즈에 나온 ‘텀블러’를 한번 타보고 싶다는 게 소원이었다. 이런 가족을 위해 슈퍼팬 빌즈는 배트모빌 텀블러를 빼닮은 유모차를 만들 계획을 세우게 된 것이다. 슈퍼팬 빌즈는 배트모빌 유모차를 만들기 위해 실제 모델을 분석하고 디자인 설계에 들어갔다. 이후 유모차를 지탱할 프레임은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튼튼한 철재로 제작했다. 반면 손으로 유모차를 밀어야 한다는 특성상 외관은 폴리염화비닐이라는 플라스틱 소재를 사용했다. 완성된 유모차는 배트모빌 자체를 축소시켜 놓은 듯했다. 실제 영화에서 보던 그대로 디테일부터 질감까지 어느 것 하나 흠잡을 때가 없었다. 유일한 단점은 일반 유모차처럼 접을 수 없고 어느 정도 무게가 나간다는 점이다. 제작 과정은 영상을 통해서도 공개됐다. 이 유모차를 처음 접한 콜린의 미소가 인상적이다. 슈퍼팬 빌즈는 지금까지도 영화와 관련한 물품을 팬들을 위해 맞춤 제작해왔다. 영화 ‘반지의 제왕: 반지 원정대’에 나왔던 호빗들의 집을 고양이 집으로,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캐릭터인 나무인간 그루트는 아이들이 타는 그네로 재탄생했다. http://youtu.be/cX7vZTLFfMs 사진=유튜브 캡처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단원풍속도 등 공공저작물 200만여건 온라인에 푼다

    정부가 만든 공공저작물 200만건이 올해 추가로 개방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14일 “김홍도의 단원풍속도첩과 감산사 석조아미타불입상 등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개방한 국보, 보물 등 중요 소장품 1만 936점과 문화재청의 문화유물 사진 등을 비롯한 200만건의 공공저작물을 공공누리포털(www.kogl.or.kr)에 개방할 예정”이라며 “지난해 저작권법 개정 이후 공개한 293만 3000건에 더해 개방된 공공저작물은 500만건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 역시 공공저작물 26만 5000여건을 개방했고, 올해 추가로 46만여건을 개방할 예정이다. 2013년 문체부의 현황 및 수요 조사에 따르면 정부와 공공기관 홈페이지에 게재된 공공저작물은 760만여건에 이른다. 이것이 모두 개방될 경우 경제적 효과는 2조 8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국내여행 | 아라리오 제주 시대

    국내여행 | 아라리오 제주 시대

    아라리오 뮤지엄 제주가 드디어 문을 열었다. 새빨간 뮤지엄의 유혹은 치명적이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제주 버킷리스트의 맨 윗줄을 다시 고쳐 썼을까. 그것도 부족해 빨간 밑줄을 그었을까. 예술로 시작하는 도시 재생 지난 가을, 대한민국 미술 기자들의 이목을 한데 모았던 미술계의 핫이슈는 아라리오 뮤지엄 제주였다. 세계적인 컬렉터인 ㈜아라리오 김창일 회장의 야심찬 프로젝트가 드디어 공개되는 날, 그 규모와 수준 그리고 의미에 대한 관심이 뜨거울 수밖에 없었다. ‘By Destiny’ 개관전의 타이틀부터 의미심장하다. 예술과의 운명적인 만남이라는 뜻이고 그 운명의 주인공은 물론 김창일 회장이다. 지난 35년간 수집한 3,700여 점의 소장품 중 일부를 3개의 건물에 풀어 놓고, 또 그 사이에 자신의 작품 ‘By Destiny’를 배치하며(그는 씨 킴Ci Kim이라는 이름으로 작가활동을 하고 있다) 김 회장의 가슴은 또 얼마나 뛰었을까. 소장품 리스트는 이탈리아 메디치가가 부럽지 않다. 다만 그 버전이 클래식이 아니라 컨템포러리 아트일 뿐. 앤디 워홀부터 시작해 현대미술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제이크 & 디노스 채프만 형제까지, 영접조차 영광스러운 거장들이다. 국내 미술품을 주로 수집했던 김창일 회장은 1981년 LA 현대미술관을 관람한 뒤 해외로 눈을 돌려 영국 YBAsYoung British Artist와 독일 현대미술을 이끌고 있는 독일 라이프치히 화파의 작품으로 수집 범위를 넓혔고 이후 중국, 인도 등 동남아 신진작가들의 작품에 집중하여 방대한 컬렉션을 소유하고 있다. 가치는 작품에만 있지 않다. 아라리오 뮤지엄은 공간의 원형을 보존하는 데 힘을 써 오고 있다. 말 많고 탈도 많았던 서울의 ‘공간’ 사옥을 결국 아라리오가 인수하기로 결정했을 때 모두가 안도했었다. 건축가 김수근의 작품은 지난 9월 아라리오의 신념이 담긴 예술 공간으로 다시 대중 앞에 나설 수 있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제주의 탑동이다. 여기 방치되어 있던 영화관, 상업빌딩이 보존 가치를 지닌 것은 아니었다. 탑동시네마 건물은 1999년 제주 최초의 복합상영관으로 개관하여 한때 제주 젊은이들이 몰리던 문화시설이었지만 이후 신축 영화관들에 밀려 2002년 한 차례 증축까지 했고 결국 2005년 폐관했다. 바로 옆에 있는 탑동바이크숍은 바이크숍, 이벤트회사, 여행사 등이 입점해 있던 평범한 상업시설이었다. 그랬던 건물들이 지금은 ‘섹시한’ 빨간색 뮤지엄으로 환골탈태했다. 동문모텔도 마찬가지다. 탑동에서 그리 멀지 않은 동문재래시장 맞은편에는 간판마저 빛바랜 모텔들이 오밀조밀 모여 있다. 그중 동문모텔은 1975년 여관으로 문을 열었다가 1982~1994년 사이에는 덕용병원으로 1996~2005년에는 한미여관으로 영업했던 곳이다. 낡은 침구, 입던 옷가지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공간에는 필연적으로 사연들도 남아 있다. 손때와 냄새와 기운들. 다양한 인간군상에 대한 기억들. 현재는 제주에 머물며 제주의 기억을 쫓았던 작가들의 작품이 장기투숙에 들어간 상태다. 각자의 사연을 딛고 운명을 개척하듯 멋지게 용도 변경한 건물들은 과연 제주 구도심 재생을 위한 씨앗이 될 수 있을까. 예술 애호가들의 잦은 발걸음이라는 거름을 기다리는 중이다. 글·사진 천소현 기자 아라리오 뮤지엄 제주 Arario Museum Jeju 아라리오 뮤지엄 탑동시네마+아라리오 뮤지엄 탑동바이크숍 제주시 탑동에 방치된 영화관과 상업건물을 개조해 세계적인 컬렉터인 김창일 회장이 수집한 현대미술 거장들의 작품을 전시 중이다. 탑동바이크숍에서는 김구림 작가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제주도 제주시 탑동로 14 064-720-8201, 8204 성인 1만2,000원 아라리오 뮤지엄 동문모텔 동문재래시장 앞의 낡은 여관 건물을 개조해 제주를 주제로 한 실험적인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내년 3월에는 동문모텔Ⅱ도 개관할 예정이다. 제주도 제주시 산지로 37-5 064-720-8202 성인 6,000원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시론] 국립현대미술관장, 비전형 리더십 갖춰야/이명옥 한국사립미술관협회장·사비나미술관장

    [시론] 국립현대미술관장, 비전형 리더십 갖춰야/이명옥 한국사립미술관협회장·사비나미술관장

    요즘 미술계의 핫이슈는 차기 국립현대미술관장 공모다. 미술계에서 국립현대미술관이 차지하는 위상이 매우 높은 데다 정형민 관장이 직위 해제되는 충격적인 사건을 겪었기 때문에 미술인들의 관심이 더욱 집중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폭발적인 세간의 관심에도 불구하고 미술계의 수장이 될 자격을 갖춘 유능한 관장을 뽑는 일이 이번에도 결코 쉽지 않겠다는 우려가 따른다. 그럴 만한 근거가 있다. 우선 과거 문화체육관광부 국립현대미술관장 공개 모집 공고문에 실린 관장의 주요 업무에는 국가대표 미술관인 국립현대미술관의 설립 취지 및 목표, 실천 과제, 향후 미술관이 나아갈 방향이 구체적으로 나타나 있지 않다. 이는 국립현대미술관 홈페이지에 실린 관장 인사말에서도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미술문화 발전에 기여하며 국민 여러분께 한층 가까이 다가가면서 문화가 있는 행복한 삶을 드리고자 합니다. (…) 복합예술, 과학, 인문학을 비롯한 다양한 학문이 현대미술과 소통할 수 있는 문화의 산실로 거듭날 것입니다.’ 미술관의 존재 목적과 경영이념이 담긴 설립 취지를 명문화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아직도 모르고 있다는 증거물이다. 설립 취지는 미술관을 이끌어 가는 보이지 않는 구심점이 될 뿐만 아니라 미술관 직원들을 확고한 단합의 정신으로 뭉치게 하는 힘을 발휘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미술관의 설립 목표가 분명하게 나타나지 않은 한국과 달리 선진문화국의 국립미술관은 설립 목표와 핵심 과제를 국민들에게 명확히 제시하고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있다. 예를 들면 영국의 국립미술관인 내셔널 갤러리는 대중들을 위한 미술관이라는 설립 취지를 개관부터 지금껏 충실히 실행하고 있다. 런던의 관광 명소인 트라팔가 광장에 국립미술관이 위치한 것도, 무료 관람 원칙을 굳게 지켜 오고 있는 것도 예술품에 대한 취미를 대중들과 공유하고 그들이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내셔널 갤러리는 아이들의 입장을 허락한 최초의 미술관이기도 한데, 이는 육아 도우미를 구하기 어려운 시민들이 가족 단위로 미술관을 방문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대중친화적 미술관이라는 정체성을 보여 주듯 다른 미술관들은 엄두조차 내지 못하던 1998년 이미 모든 소장품을 데이터 베이스화해 대중에게 공개했다. 프랑스의 국립미술관인 루브르 미술관은 프랑스혁명 정신인 자유, 평등, 박애의 이념을 설립 취지에 담아 미술관 조직과 업무에도 그대로 적용하고 있다. 루브르 미술관은 ‘인류가 남긴 위대한 유산을 즐길 수 있는 미적 안목을 길러 주고 민주적 원칙을 교육시키는 국민들의 평생학교’라는 명확한 목표를 설정하고 야심차게 실천하고 있다. 미술관의 가장 중요한 업무를 고전미술품 수집과 보존에 두고 있는 것도 고대에서 근대까지 이르는 다양한 예술작품을 시대별·사조별로 종합적이고도 완벽하게 보여 주기 위해서다. 작품 해설 서비스를 제공하고, 카탈로그를 출간한 것도 고전미술사를 완벽하게 공부할 수 있는 국민의 궁전으로 만들겠다는 핵심 목표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래서 루브르 미술관은 수십만 점에 이르는 고전미술품을 소장하는 세계 최대 미술관이며 미술 교과서 그 자체라는 찬사를 받고 있는 것이다.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립현대미술관이 고유의 철학이 없고 설령 있다 하더라도 명확히 전달되지 못해 국민적인 공감을 얻지 못하는 현실은 심히 부끄러운 일이다. 이제 어떤 인물이 국가대표 미술관의 새로운 관장이 될 수 있는 자격을 가졌는지 밝혀졌다. 관장은 무엇보다도 국립현대미술관의 설립 취지와 목표를 명확히 설정하고 명문화하는 작업의 중요성을 인식해야 한다. 국립미술관이 나아갈 방향과 지향해야 할 비전을 확실히 제시하고, 이를 소신과 열정으로 실천하는 비전형 리더십을 가진 인물이 필요하다.
  • 갓 쓴 예수·한복 입은 성모… 운보가 그린 ‘예수의 생애’

    갓 쓴 예수·한복 입은 성모… 운보가 그린 ‘예수의 생애’

    운보 김기창(1913~2001) 화백은 한국전쟁 중인 1952~1953년 전북 군산에서 피란생활을 하던 시절 미국인 선교사의 제안으로 한국의 문화적 전통 안에서 성서를 재해석한 ‘예수의 생애’ 연작을 그렸다. 성탄절과 연말연시를 맞아 서울 종로구 부암동의 서울미술관은 ‘2014 서울미술관 소장품전’ 2부에서 ‘오, 홀리나잇!’이라는 제목으로 운보가 그린 ‘예수의 생애’ 연작을 소개한다. 미술관 설립자인 안병광 회장이 5년간 추적한 끝에 2001년 개인 소장가로부터 인수한 미술관의 대표 작품으로 신약성서의 주요 장면들을 30점의 비단 화폭에 우리 전통회화 형식으로 표현한 비단채색화다. 운보는 작품에서 예수와 성모마리아, 12제자들을 한국인으로 묘사하면서 갓을 쓰고 흰색 두루마기와 치마저고리 등 조선시대 복색을 한 등장인물들과 우리 전통 가옥과 풍경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군더더기 없이 유연한 세필, 뛰어난 구성력이 돋보이는 작품들은 한국전쟁이라는 어두운 현실과 역경을 이겨내고 작품세계를 펼쳐간 운보의 예술혼을 생생히 보여준다. ‘수태고지’에서는 곱게 한복을 차려입고 물레질을 하고 있는 아기씨에게 선녀가 나타나 아기 예수의 잉태를 예고한다. 처녀를 상징하는 물동이 대신에 운보는 조선시대 철화백자 매병을 그려 넣었다. 아기 예수는 마구간이 아닌 외양간에서 태어난다. 목동 대신 아낙들이 아기 예수의 탄생을 기뻐한다. 갓을 쓰고 도포를 입은 예수는 제자들을 만나고, 산상설교를 하며, 병자들을 고치고 물위를 걷는 기적을 행한다. 제자들과 대청에서 최후의 만찬을 한 후 고난을 받고 십자가에 못 박힌 지 사흘 만에 부활하는 장면, 부활 후 하늘에 오르는 장면까지 예수의 생애가 펼쳐진다. 안진우 큐레이터는 “예수의 고난이 우리 민족의 비극과 유사하다고 생각한 운보는 한국적 성화의 필요성을 느꼈고, 예수의 성체가 꿈에도 보이고 백주에도 보였다고 할 정도로 작품 제작에 몰입해 1년 만에 작품을 완성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1전시실에서는 한국 근현대미술의 깊은 울림을 보여주는 ‘거장’전이 열리고 있다. 이중섭, 박수근, 이응노, 유영국 등 큰 족적을 남긴 거장 36명의 회화 70여점을 선보인다. 미술관의 대표 소장품인 이중섭의 ‘황소’ 외에 이중섭과 마사코의 첫 만남을 그린 ‘환희’, 박수근의 ‘우물가’와 종이에 연필로 그린 ‘젖먹이는 아내’ 등을 감상할 수 있다. 서울미술관은 소장품전 개최를 기념해 오는 27일과 28일 오후 3시 송년콘서트를 열고 부대행사로 전시기간 중 매주 토요일 오후 3시 ‘아트&뮤직’ 콘서트도 개최한다. 전시는 내년 2월 15일까지. (02)395-0100.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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