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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속문화 넘어 세계 생활문화 아우르는 박물관으로” 장상훈 신임 국립민속박물관장

    “민속문화 넘어 세계 생활문화 아우르는 박물관으로” 장상훈 신임 국립민속박물관장

    “우리 민속문화뿐 아니라 세계 인류의 보편적인 생활문화를 고르게 담아내는 박물관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장상훈(56) 국립민속박물관장은 12일 기자간담회에서 글로벌 시대 쌍방향 문화교류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같이 밝혔다. 민속박물관은 그동안 한국 민속문화 콘텐츠의 축적과 소통, 개방과 활용 및 세계화에 앞장서 왔다. 이제는 세계 생활문화로 영역을 넓혀서 박물관을 방문한 외국인에게 그들의 문화에 대한 한국의 관심과 존중을 보여줘 보다 활발한 문화교류를 끌어내겠다는 것이다. 현재 전통 혼례, 전통 공연, 샤머니즘 등 세계 생활문화 소장품은 5762점에 불과한데 올해부터 유물과 자료 수집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박물관의 정체성과 역할에 대한 변화는 2031년으로 예정된 세종시 이전과도 연관돼 있다. 지난달 수장을 맡은 뒤 새 비전과 과제를 고민해온 장 관장은 “세종시에 새로 만들 박물관은 세계 여러 나라 사람이 찾아와 인류의 다양한 문화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장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세종시 국립박물관단지 안에 짓는 민속박물관은 연면적 2만 4000㎡로, 총사업비 2000억원이 투입된다. 올해 부지매입 계약과 건축 설계 공모를 실시하고, 단계적 절차를 거쳐 2031년 이전 개관할 예정이다. 박물관은 2004년부터 ‘한국민속대백과사전’ 사전 35종 70권을 펴낸 데 이어 올해 한류와 관련한 생활 문화, 문화적 상징 등을 정리한 ‘한류문화상징사전’을 발간한다. 올 하반기엔 기증 특별전 ‘꼭두’와 ‘커피 도래 140년’ 특별전 등 다양한 주제의 전시가 마련된다. 호주 시드니문화원, 필리핀 메트로폴리탄마닐라박물관에서 한국 매듭의 아름다움을 알리는 순회전도 열릴 예정이다. 장 관장은 “박물관은 나와 우리, 이웃의 소중한 기억을 담는 공간”이라며 “다양한 희로애락의 이야기를 박물관에서 풀어내겠다”고 했다.
  • 김창열 화백의 ‘물방울’ 명작처럼… 생애 첫 물방울 파우치 작품 만들어보세요

    김창열 화백의 ‘물방울’ 명작처럼… 생애 첫 물방울 파우치 작품 만들어보세요

    “김창열 화백처럼 나만의 물방울 파우치 작품을 만들어보세요.” 제주도립 김창열미술관은 현재 전시 중인 소장품 기획전 ‘회귀, 다시 돌아오다’와 연계해 ‘생애 첫 물방울 파우치’ 예술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11일 밝혔다. 김창열미술관은 지난 4월 23일부터 김창열((金昌烈, 1929~2021) 화백의 대표작 ‘회귀’ 연작을 중심으로 동양사상과 정신성을 반영하는 한편, 이역만리 타국에서의 삶 속에서 작가가 품었던 고향과 조국에 대한 애틋한 그리움을 삶과 작품의 관계성 속에서 조명한 소장품 기획전 ‘회귀, 다시 돌아오다’를 열고 있다. ‘생애 첫 물방울 파우치’ 예술체험은 김 화백이 작품의 캔버스로 사용했던 린넨 천을 모티브로 제작된 파우치 위에 다양한 방식의 물방울을 표현해 나만의 작품을 만드는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은 오는 13일 오전 11시 30분과 오후 2시 30분 두 차례 진행되며, 소요시간은 15분이다. 참가 대상은 행사 당일 사회관계망(SNS)을 통해 미술관 전시관람 인증을 마친 관람객으로, 선착순 모집한다. 오전, 오후 각 15명씩 체험할 수 있다. 프로그램은 재료 소진 시 조기 마감될 수 있으며, 체험비는 무료다.지난 4월 23일부터 8월 11일까지 열리고 있는 소장품 기획전 ‘회귀, 다시 돌아오다’는 ‘회귀’ 연작을 중심으로 거시적인 동양사상과 정신성을 반영하고, 이역만리 타국 땅에서 작가가 감내한 고향과 조국에 대한 애틋한 그리움을 삶과 작품의 관계성 속에서 조명한다. 김 화백은 1969년 파리에 정착해 1972년 살롱 드 메(salon de mai)에 첫 물방울 작품인 ‘밤에 일어난 일’을 발표한 이후 물방울이라는 단일 소재로 동양적 전통에 뿌리를 둔 무아론적(無我論的) 미의식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초기에는 빈 캔버스에 물방울을 그렸으나 조형성을 강조하기 위해 마포뿐만 아니라 나무판, 모래, 흑연 등을 바탕으로 물방울을 그렸다. 1970년대 중반부터는 신문지 위에 물방울을 그려 문자와의 결합을 시도했고, 1980년대 중반부터는 고향을 그리워하며 써내려간 천자문 위에 물방울을 그려넣는 반복적인 작업 과정을 통해 자기 수행적인 ‘회귀’ 연작을 탄생시켰다. ‘회귀’ 연작은 자기 정체성의 결정체인 물방울을 동양사상의 정수인 천자문이라는 새로운 바탕에 다양한 방식으로 실험한 작품들이다. 천자문을 여러 번 겹쳐 쓰거나 글자 크기를 과감하게 키우고 바탕에 색을 넣기도 하며 천자문과 물방울을 한 화면에 배치한 것이 특징이다. 배경으로 차용된 천자문은 작가 자신의 유년 시절 추억의 코드이자 동시에 자신의 문화권으로의 회귀(回歸), 곧 ‘한바퀴 돌아 제자리로 돌아옴’을 의미한다. 1997년에 제작한 ‘회귀SH97003’는 개관 이후 이번 전시를 통해 처음 선보이는 초대형 작품으로 천자문과 물방울의 완벽한 조화를 이뤄낸 작품이다. 이종후 제주도립미술관장은 “김창열의 무수한 물방울들은 그 찰나의 맺힘과 소멸에 6·25전쟁과 같은 물리적 상처와 삶에 잠복한 실존적 불안을 모두 얹어 떠나보내고 마침내 평안과 평화에 도달하고자 했던 작가의 길고 긴 치유의 궤적”이라며 “이번 전시를 통해 우리의 내면을 들여다볼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군위 편입으로 ‘국보’ 품게 된 대구

    군위 편입으로 ‘국보’ 품게 된 대구

    군위군의 대구시 편입 1주년을 앞두고 대구가 군위 편입과 함께 사실상 처음으로 국보를 보유한 도시로 발돋움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0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해 7월 1일자로 군위군이 경북에서 대구광역시로 행정 변경이 되면서 대구시 군위군 시대를 열었다. 이로써 대구 행정조직은 기존 8개 구·군에서 9개 구·군으로 확대 개편됐다. 그동안 인구 240만명의 대도시인 대구는 국보 불모지로 남아 있었다. 대구시는 이런 오명을 피하기 위해 대구국립박물관이 대구지역 유일하게 국보 3점(제182호 구미 선산읍 금동여래입상, 제183호 구미 선산읍 금동보살입상, 제184호 구미 선산읍 금동보살입상)을 소장한 사실을 들어 국보를 보유한 도시라는 점을 널리 홍보해 왔다. 하지만 문화재계에서는 대구가 국보를 보유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반론을 펴 논란이 거셌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국립박물관 관계자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대구국립박물관은 대구·경북을 관할하는 국립기관으로 박물관 소장품을 대구 보유분으로 판단해 결정하는 것은 무리”라고 했다. 이런 논란은 군위의 대구 편입으로 말끔히 해소됐다는 게 군위지역의 중론이다. 군위군 부계면 남산리의 국보 109호인 삼존석굴(三尊石窟)이 대구를 대표하는 국보로 자리매김했기 때문이라는 것. 국가유산청 자료에 따르면 1962년 학계에 알려진 후 가치를 인정받아 국보로 지정된 삼존석굴은 통일신라 초기의 석굴 사원으로, 경주 석굴암(국보 제24호)보다 건립 연대가 100년 정도 앞선다. 석굴 안에는 2.18m의 본존불(아미타불)과 대세지보살(1.8m), 관음보살(1.92m)이 있다. 김진열 군위군수는 “군위의 자랑인 삼존석굴이 대구 편입으로 인해 대구의 자랑거리이자 소중한 존재가 됐다”면서 “뒤늦은 감이 있지만 대구 시민들이 국보 도시에 산다는 자부심을 가져도 좋다”고 했다.
  • “예상 낙찰가 53억원” 1500년전 이집트 성경 사본 경매 나온다

    “예상 낙찰가 53억원” 1500년전 이집트 성경 사본 경매 나온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책 가운데 하나로 평가되는 이집트 성경 사본이 경매에 나온다. 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3~4세기경 작성된 것으로 알려진 기독교 전례서인 크로스비-쇼엔 코덱스(Crosby-Schøyen Codex)가 11일 런던 크리스티 경매장에 온다. 예상 경매가는 200만~300만파운드(약 25억1000만원~52억7000만원)이다. 이집트 북부 수도원의 한 필경사가 40년에 걸쳐 파피루스에 콥트어로 작성한 크로스비-쇼엔 코덱스는 104쪽 또는 52장 분량의 초기 기독교 문헌이다. 베드로서와 요나서 일부가 실린 이 문헌은 알 수 없는 이유로 약 1500년간 묻혀 있다가 발견됐다. 크리스티의 서적과 필사본 전문가인 유지니오 도나도니는 크로스비-쇼엔 코덱스가 “기독교 연구에 혁명을 일으킨 20세기의 세 가지 발견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지중해 주변에서 기독교가 처음 전파되던 당시의 자료인 데다, 유대교 전통에 여전히 경도돼 있으면서도 스스로를 이와 구분되는 ‘기독교인’으로 규정하던 초기 기독교인들의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크로스비-쇼엔 코덱스는 1981년까지 미시시피대학이 소장했으나 이후 여러 사람의 손을 거쳤고 1988년부터는 노르웨이 서적, 필사본 수집가인 마르틴 쇼엔이 가지고 있었다. 쇼엔은 이번 경매에 크로스비-쇼엔 코덱스 외에도 13세기 히브리어 원고가 포함된 61점의 소장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그는 성경과 관련된 400여 점을 포함해 2만여 점의 사본을 보유한 세계 최대 규모의 사본 보관소 중 하나를 소유하고 있다.
  • [단독]군위 군민, “국보 불모지 대구시, 군위군 편입으로 국보까지 품다”

    [단독]군위 군민, “국보 불모지 대구시, 군위군 편입으로 국보까지 품다”

    군위군의 대구시 편입 1주년을 앞두고 대구가 군위 편입과 함께 사실상 처음으로 국보를 자체 보유한 도시로 발돋움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0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해 7월 1일자로 군위군이 경북에서 대구광역시로 행정 변경이 되면서 대구광역시 군위군 시대를 열었다. 이로써 대구 행정조직은 기존 8개 구·군에서 9개 구·군으로 확대 개편됐다. 그동안 인구 240만명의 대도시인 대구는 국보 불모지로 남아 있었다. 대구시와 8개 구·군이 직접 보유한 국보가 전무했기 때문이다. 대구시는 이런 오명을 피하기 위해 대구국립박물관이 대구지역 유일하게 국보 3점(제182호 구미 선산읍 금동여래입상, 제183호 구미 선산읍 금동보살입상, 제184호 구미 선산읍 금동보살입상)을 소장한 사실을 들어 국보를 보유한 도시라는 점을 널리 홍보해 왔다. 하지만 문화재계에서는 대구가 국보를 보유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반론을 펴 논란이 거셌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국립박물관 관계자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대구국립박물관은 대구·경북을 관할하는 국립기관으로 박물관 소장품을 대구 보유분으로 자체 판단해 결정하는 것은 무리”라고 강조했다. 이런 논란은 군위의 대구 편입으로 말끔히 해소됐다는 게 군위지역의 중론이다. 군위군 부계면 남산리의 국보 109호인 삼존석굴(三尊石窟)이 대구를 대표하는 국보로 자리매김했기 때문이라는 것. 국가유산청 자료에 따르면 1962년 학계에 알려진 후 그 가치를 인정받아 국보로 지정된 군위 삼존석굴은 통일신라 초기의 석굴 사원으로, 경주 석굴암(국보 제24호)보다 건립 연대가 100년 정도 앞선다. 석굴 안에는 2.18m의 본존불(아미타불)과 대세지보살(1.8m), 관음보살(1.92m)이 자리하고 있다. 김진열 군위군수는 “군위의 자랑인 삼존석굴이 대구 편입으로 인해 대구의 자랑거리이자 소중한 존재가 됐다”면서 “특히 뒤늦은 감이 있지만 대구 시민들이 국보 도시에 살고 있다는 자부심을 가져도 좋다”고 강조했다.
  • 준비 과정까지 ‘블록버스터’… 한국 미술전시史 다시 쓰다 [뭉크의 명작 속으로]

    준비 과정까지 ‘블록버스터’… 한국 미술전시史 다시 쓰다 [뭉크의 명작 속으로]

    세계 각지 개인 소장가 찾아 설득140점 공수 ‘메이저 미술관 전시’‘주도적 해석’ 큐레이터 재조명도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서울신문 창간 120주년 기념 전시 ‘에드바르 뭉크: 비욘드 더 스크림’은 전시 수준뿐 아니라 준비 과정도 한국 미술전시사에 길이 남을 전시다. 뭉크 전시의 미술사적·미술행정적 의의를 이해한다면 전시를 더욱 풍부하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세계 미술계에서는 한 작가 또는 화풍을 주제로 한 대규모 전시를 일반 전시와 구분해 ‘메이저 미술관 전시’라고 부른다. 해당 작가 또는 화풍에 대한 전문 큐레이터가 주제를 선정하고 그에 맞는 작품들을 선별한 다음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는 소장품들을 모아 한자리에 전시하는 것을 의미한다. 작가에 대한 깊은 지식뿐 아니라 개인 소장처 정보도 파악해야 하며 수십 군데의 기관과 협상해 각 기관의 조건에 맞춰 보험, 운송, 보관 등을 진행해야 한다. 엄청난 규모의 예산과 인력이 필요하고 준비 기간은 보통 3년에서 5년이 소요된다. 이런 전시를 할 수 있는 미술관은 선진국에서도 손에 꼽을 정도다. 이번 뭉크전은 노르웨이, 스위스 등 유럽 국가들은 물론 미국, 멕시코 개인 소장가 작품들까지 모두 140점(개인 소장작 126점)이 공수된, 한국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진정한 의미의 메이저 미술관 전시다. 뭉크는 생전에 이미 노르웨이뿐 아니라 유럽 전역에서 거장으로 인정받았고 전업작가로서 많은 작품을 판매했다. 따라서 뭉크가 말년에 남은 작품들을 오슬로시에 기증했음에도 많은 주요 작품들이 여전히 개인 소장품으로 남아 있다. 개인 소장가들은 미술관과 달리 자신의 작품을 상시 전시하지 않고 작품 보호를 이유로 대여에도 소극적이다. 이번 전시의 주최 측은 각국의 뭉크 전문가들을 통해 뭉크의 주요 작품을 가진 개인 소장가들을 찾아내 설득하는 지난한 과정을 거쳤다. 이렇게 선보인 126점의 개인 소장품들이 언제 다시 대중에게 공개될 수 있을지는 기약할 수 없다. 특히 뭉크가 판화 위에 직접 채색한 핸드컬러 프린트의 경우 노르웨이의 미술관들에서도 이번 전시와 같은 대규모 전시가 이뤄진 바 없다. 개인 소장품을 모아 오는 절차가 매우 어려운 까닭이다. 한국의 뭉크 전시를 전해 들은 유럽의 미술 애호가들이 개인 소장품들을 보기 위해 기꺼이 한국을 방문하겠다는 의사를 전해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전시의 4대 요소는 작품, 전시장, 관객 그리고 큐레이터라고 할 수 있다. 큐레이터는 작가의 작품을 소재로 다양한 변주를 시도해 전시마다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과거 우리는 교과서에 나오는 유명 작가의 작품들을 전시장에서 직접 볼 수 있다는 사실에 만족하곤 했지만 이제는 깊이 있는 해석을 요구하는 관객이 많아졌다. 이러한 시점에서 큐레이터의 역할을 재조명할 필요가 있다. 뭉크를 전공하고 수많은 뭉크 전시를 기획한 디터 부흐하르트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를 통해 한국 관객에게 뭉크를 근대미술에서 현대미술로의 교두보를 마련한 혁신가로 소개한다. 부흐하르트 큐레이터는 작품, 전시의 제목과 내용 선정, 전시장 동선과 디자인까지 주도적으로 참여함으로써 뭉크에 대한 자신의 해석을 내놓았다. ■전시 팁: 작품을 감상하며 소장처를 확인할 것. 뭉크는 사후 작품을 모두 오슬로시에 기증했기에 전시된 개인 소장품은 대부분 생전 판매된 것이다. 뭉크 생전 어떤 작품들이 팔렸는지 확인하는 재미가 있다.
  • 시간과 예술이 만난 공간 ‘까르띠에, 시간의 결정’ 전시 [여니의 시선]

    시간과 예술이 만난 공간 ‘까르띠에, 시간의 결정’ 전시 [여니의 시선]

    시간의 흐름과 인류의 역사를 담아낸 보석, 그리고 그 보석을 통해 예술과 문화를 재해석하는 ‘까르띠에, 시간의 결정’ 전시회가 지난달 1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개막했다. 이번 전시에서 까르띠에는 오랜 시간 동안 축적해온 아카이브와 평소 대중들에게 공개되지 않았던 개인 소장품 약 300여점을 통해 그들의 독특한 스타일과 창조적 가치를 선보였다.전시의 문을 열며: 시간을 거슬러 전시장에 들어서자 어두운 공간 속에 거대한 시계가 눈에 띄었다. 3.5m가 넘는 시침이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며 우주의 창조와 만물의 미래를 상상하게 했다. 이 장면은 시간을 주제로 한 본격적인 탐구의 시작점이 되었다. 이어지는 원형 공간에서는 12개의 기둥에서 쏟아지는 빛 아래에 놓인 까르띠에의 탁상시계가 시간을 초월한 아름다움을 보여주었다. 이곳은 ‘시간의 공간’으로, 전시의 핵심을 가장 잘 나타내는 곳이었다.다채로운 세계 속 까르띠에 주얼리 전시는 크게 세 가지 관점으로 구성되었다. 첫 번째는 ‘소재의 변신과 색채’로, 다양한 보석과 금속이 어떻게 변신하여 새로운 색채와 형태를 이루는지를 보여주었다. 두 번째는 ‘형태와 디자인’으로, 까르띠에가 독창적으로 창조한 다양한 디자인과 그 형성 과정을 탐구했다. 세 번째는 ‘범세계적인 호기심’으로, 세계 각국의 문화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된 작품들을 통해 까르띠에의 글로벌한 시각을 느낄 수 있었다. 전시장을 걸으며 느낀 것은 까르띠에가 단순히 보석을 만드는 것을 넘어, 시간을 예술로 승화시키고 있다는 점이었다. 보석 하나하나에 담긴 시간의 이야기는 우리의 상상을 자극했고, 그 속에서 우리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동시에 경험할 수 있었다. 이번 전시를 통해 자연의 아름다움에 대한 깊은 경외심을 느껴볼 수 있을 것이다.
  • 경남도립미술관 개관 20주년…6월 21일~30일 미술주간 운영

    경남도립미술관 개관 20주년…6월 21일~30일 미술주간 운영

    경남도립미술관이 개관 20주년을 맞아 이달 21일~30일을 미술주간으로 운영한다. 이름은 ‘감감희소식’이다. ‘감감희소식’은 미술관을 방문하는 누구나 다채로운 미술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도록 기획했다. 전시 4건, 교육 프로그램 4건 6회, 도슨트 3건 41회, 문화행사 3건 4회, 이벤트 4건 5회 등을 운영할 예정이다.경남도립미술관이 20년간 수집한 소장품과 그 소장품을 분석해 한국·경남 미술의 100년 흐름을 살펴볼 수 있는 전시 <GAM 컬렉션: 미래의 기억>과 추상미술 경남대표작가 전혁림·이성자·이준, 동시대 작가 조재영·전현선·오유경을 통해 추상 의미를 탐구하는 관객 참여형 전시 <추상과 관객>은 21일부터 연다. 경남 대표작가 전혁림 화백 작품 10점을 미디어 콘텐츠로 제작한 <전혁림, 푸른 쪽빛 너머로>와 도민 참여로 제작한 최정화 작가의 <인류세> 작품을 전시한 <보이는 수장고-인류세>도 함께 선보인다. ‘경남미술 100년’을 주제로 한 강연은 25일 오후 2시 시작한다. 7월까지 총 3강을 이어갈 예정이다. 학술 세미나는 ‘동시대 지역 공립미술관의 전시 현황과 과제’를 주제로 26일 오후 2시에 연다. 29일 오후 3시·4시에는 <GAM 컬렉션: 미래의 기억>, <추상과 관객> 담당 학예연구사 ‘큐레이터 토크’를 각 전시장에서 개최한다. 전시해설 프로그램으로는 21일부터 오후 1시~오후 4시 하루 4차례 진행한다. 주말 문화행사로는 지역 미술가들이 참여해 예술 상품을 판매하고 교육·체험 콘텐츠를 제공하는 ‘감감 아트 빌리지’를 22·23일 운영한다. 29·30일에는 미술관 앞마당에서 ‘감감희 콘서트’와 영화 상영을 한다. 이날은 오후 8시까지 도립비술관 문을 연다. 기념 미술주간 모든 전시와 프로그램은 무료다. 박금숙 경남도립미술관장은 “경남도립미술관 개관 20주년을 맞이해 도민과 함께 미술로 즐기는 축제의 장을 마련하고자 했다”며 “도민이 보다 쉽고 편하게 미술관을 즐길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정재정의 독사만평] 정조문과 고려미술관

    [정재정의 독사만평] 정조문과 고려미술관

    일본 교토시 북동쪽 가모가와 근처의 한적한 주택가에 재일동포 정조문(鄭詔文ㆍ1918∼1989)이 건립한 고려미술관이 있다. 정조문은 40년 동안 사재를 털어 일본에서 수집한 고려·조선의 서화·공예 등 1700여점을 보존·전시하기 위해 자택 대지 120평에 4층 규모의 철근콘크리트 박물관을 지어 1988년 10월 25일 개관했다. 조국의 통일을 염원하며 ‘고려’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가 세상을 떠나기 4개월 전이었다. 고려미술관은 일본에서 유일한 한국 전통문화 전문의 정식 사설 박물관으로서 재일동포의 민족의식을 고취하고 일본인의 한국 인식을 개선하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정조문은 경상북도 예천군 풍양면 우망리에서 태어났다. 할아버지는 대한제국의 관리였으나 아버지가 독립운동을 하는 바람에 가세가 기울었다. 아버지는 살길을 찾아 1925년 할머니, 어머니와 아들 귀문(8세)·조문(6세)을 데리고 교토에 왔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니시진 근처에서 베를 짜고 귀문은 인쇄소, 조문은 직물공장에서 일했다. 특고경찰의 감시가 심했다. 조문은 10살이 돼 소학교 4학년에 편입했다. 일본 아이들은 ‘신공황후의 삼한정벌’,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조선정벌’ 등을 흉내 내면서 날마다 조문을 괴롭혔다. 조문은 차별과 박해를 무릅쓰고 일본 아이들과 신뢰 관계를 잘 쌓아서 마침내 학급위원이 됐다. 졸업 때는 대표로서 답사를 읽기도 했다. 조문의 학력은 초등교육 3년이 전부다. 1936년 어머니가 복막염과 과로로 세상을 떴다. 게다가 일본은 전시체제로 접어들면서 전통 염직물을 사치품으로 지정해 생산을 금지했다. 생업을 잃은 조문 일가는 뿔뿔이 흩어졌다. 해방 직후 아버지는 후처와 그 사이에서 태어난 세 아들을 데리고 귀국했다. 조문은 할머니와 함께 오사카에서 노동판을 전전했다. 일본이 재일 한국인을 외국인으로 분류하자 조문은 한국이나 북한을 마다하고 통일된 조국을 지향했다. 조문은 교토에서 파친코, 음식점 등의 사업으로 떼돈을 벌었다. 1955년 조문은 교토 한복판 고미술상에 놓인 조선 백자항아리를 보고 반했다. 무척 비싼 가격이었지만 한국 도자기가 그렇게 높은 가치를 지녔다는 데 자부심을 느끼고 월부로 구입했다. 조문은 백자항아리에서 어머니와 할머니의 치마저고리를 연상했다. 그리고 자신의 뿌리인 한국과 삶터인 일본을 연결해 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한국의 역사와 문화에 눈을 뜬 조문은 일본에서 거래되는 한국 미술품을 마구 사들였다. 귀국할 기회가 생기면 찻잔 하나라도 더 갖고 가겠다는 일념이었다. 고려미술관의 주요 소장품으로는 각종 청자와 백자, 목공예, 기와, 청동거울, 불상, 김홍도·김명국·김정희·권돈인 등의 그림과 글씨, 조선통신사행렬도 등이 유명하다. 정원에는 5층 석탑과 문무인상, 옥상에는 옹기 등을 안치했다. 국보급도 여럿이다. 특히 조선통신사행렬도는 2017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다. 고려미술관은 상설전시는 물론 가끔 특별강좌와 기획전시를 개최한다. 지난주 교토기행단을 이끌고 고려미술관을 방문했다. 조문의 장남인 정희두 이사장이 친히 고려미술관의 내력과 소장품 내용을 정성껏 설명해 주었다. 그리고 부친의 간절한 바람을 담담히 전했다. ‘온 세계 사람들이 우리 조국의 역사와 문화를 올바르게 이해함으로써 진정한 국제인이 되기 바랍니다. 조선이나 한국의 풍토 속에서 성숙한 아름다움은 여기 일본에서도 언어, 사상, 이념을 넘어 이야기합니다. 부디 조용한 마음으로 그 흥취를 느껴 주시기 바랍니다.’ 일행은 일본 역사와 문화의 본향 속에 당당히 살아 있는 고려미술관을 둘러보며 재일동포의 치열한 삶과 혼을 실감하고 뿌듯함과 안쓰러움에 젖어들었다. 정재정 서울시립대 명예교수
  • “뭉크가 채색한 ‘절규’ 판화 단 2점… 그중 하나가 서울에 걸려 있다”

    “뭉크가 채색한 ‘절규’ 판화 단 2점… 그중 하나가 서울에 걸려 있다”

    “서울에서 전시되는 채색 판화 ‘절규’는 뭉크가 직접 제작한 작품으로 매우 아름답고 멋진 작품입니다.” 노르웨이 오슬로 뭉크미술관의 전시를 총괄하고 있는 전시·컬렉션 부문장인 카스페르 테글레고르 코크는 “‘절규’ 채색판화는 뭉크미술관에서도 한 점을 소장하고 있다”면서 “이는 뭉크가 판화를 찍은 뒤 그 위에 수채화 물감으로 빨간색, 파란색, 녹색을 그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덴마크 코펜하겐대를 졸업했으며 2022년부터 뭉크미술관 전시·컬렉션 부문장을 맡고 있다.그는 “서울 전시는 뭉크미술관에서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전시회”라면서 “뭉크미술관에서 이번 전시에 중요한 작품 9점을 보냈다”고 밝혔다. 뭉크미술관에서 대여한 작품 대부분은 아시아에서 공개된 적이 없다. 이 중 1895년 파스텔로 그린 ‘뱀파이어’와 1906 ~1907년 작품 ‘표현적으로 그린 헨리크 입센의 유령 세트 디자인’, 1915년 작품 ‘해안의 풍경’과 ‘옐로야의 봄날’ 등 4점은 뭉크미술관을 제외하고는 전시된 적이 없는 작품이다. 서울신문 창간 120주년을 기념해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전시 중인 ‘에드바르 뭉크: 비욘드 더 스크림’에는 뭉크미술관을 비롯해 전 세계 23개 기관과 갤러리, 개인 소장가들로부터 대여받은 ‘절규’, ‘마돈나’, ‘뱀파이어’ 등 뭉크의 대표작 140점이 총출동했다. 이번에 전시되는 ‘절규’는 판화 위에 뭉크가 채색한 핸드 컬러드 작품이다. 채색판화는 전 세계에 두 점이 있는데 서울에 온 것은 뭉크미술관 것이 아닌 개인 소장품이다. 인터뷰는 지난 13일 노르웨이 오슬로 뭉크미술관에서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이은경 도슨트의 진행으로 이뤄졌다. 다음은 일문일답. 뭉크미술관서도 적극 지원대여 9점 대부분 아시아 미공개작‘뱀파이어’ 등 4점은 외부 첫 전시뭉크 예술세계 들여다볼 수 있어 -서울 전시에서 뭉크의 ‘생의 프리즈’ 연작 전시가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뭉크미술관에서도 이런 형식으로 전시가 이뤄지나. “현재 우리 미술관은 상설 전시 형태로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노르웨이 국립미술관의 뭉크 작품 전시가 ‘생의 프리즈’ 형태로 구성돼 있다. 이전에는 우리 미술관도 ‘생의 프리즈’ 형식으로 구성한 기획 전시를 했다. 2021년 새롭게 오픈한 뒤엔 뭉크 작품을 상설 전시하고 있다.” -뭉크미술관에 세 가지 버전의 ‘절규’가 있는데 어떻게 전시되나. “‘절규’만을 전시하는 별도 공간에서 유화, 파스텔, 판화 3가지 버전이 돌아가며 전시된다. 3면의 가벽 속에 작품이 한 점씩 들어 있고, 30분 간격으로 한 개의 벽만 오픈되는 방식으로 선보인다. 유화나 파스텔 버전보다는 판화 버전을 더 자주 공개하고 있다.”‘절규’는 오해가 많은 명화작품 속 인물, 비명 지르는 게 아냐자연의 절규에 놀라 귀 막은 것뿐뭉크 수작업 채색판화 매우 희귀 -세 작품을 동시에 전시하지 않는 이유는. “작품들이 빛에 민감하기 때문이다. 만일 유화 버전을 하루 종일 일년 내내 전시한다면 작품의 색이 바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당장은 아니지만 50년 후에는 어두운 붉은색이 핑크색으로 변질될 수도 있다. 그래서 유화 버전은 하루 중 2시간, 즉 30분씩 4번만 전시된다. 변질 속도를 늦춰야 하기 때문에 항상 볼 수는 없지만 정해진 시간에 감상할 수 있다. 파스텔과 판화 버전도 같은 이유로 전시 횟수가 조정되는 것이다.” -‘절규’가 다른 작품에 비해 빛에 민감한 이유는. “‘절규’는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명화 중 하나인데 정말 안타깝게도 이 작품은 다른 작품에 비해 빛에 매우 민감한 종이에 그려졌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절규’는 어떤 작품인가. “서울에서 전시되는 작품은 판화 버전이지만 그 위에 수작업으로 채색한 핸드 컬러드 작품이다. 개인 소장품으로 매우 아름답고 멋진 작품이다.” -판화는 뭉크가 직접 채색한 작품인가. “물론이다. 뭉크가 흑백으로 판화로 찍은 후에 그 위에 수채화 물감으로 빨간색, 파란색, 녹색을 직접 그려 넣은 것이다.” -‘절규’ 속 인물이 얼굴을 감싸고 있는 모습에 대해 오해가 있는데. “‘절규’에서 보여지는 모습은 손으로 볼을 감싼 게 아니라 자연에서 들려오는 절규를 듣지 않기 위해 귀를 막고 있는 모습이다. 입으로는 비명을 지르는 게 아니라 자연의 절규에 너무나 놀라 소리도 낼 수 없이 입만 벌리고 귀를 막고 있는 모습이다. ‘절규’는 아마 이 세상 명화 중 가장 오해가 많은 작품일지도 모르겠다.” -뭉크미술관에서 서울 전시에 보낸 9점은 어떤 작품인가. “서울 전시회를 맡은 큐레이터인 디터 부흐하르트 박사가 우리 미술관에 대여를 요청해 선정한 것이다. 요청을 받은 여러점 중에서 파손되기 쉬운 작품이나 이동할 때 진동 등에 취약한 작품들을 제외하고 9점을 골랐다. 9점은 모두 뭉크의 예술세계를 볼 수 있는 아름다운 작품이다. 우리 미술관에서도 서울 전시회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뭉크의 작품 중 가장 좋아하는 것은. “너무 어려운 질문이다. 매일 좋아하는 작품이 달라지는데 ‘절규’나 ‘마돈나’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생명의 춤’(Dance of Life)이다. 뭉크의 사랑에 대한 감정을 연극 무대와도 같은 방식으로 보여 준다. 한 사람이 아니라 여러 명이 등장해 사랑에 대한 종합적인 감정을 한 화폭에서 보여 주기 때문이다.” -2004년 ‘절규’와 ‘마돈나’ 도난 사건 이후 작품의 보안은. “예전의 미술관은 보안이 미흡했던 것이 사실이다. 출입이 용이해 들어가서 그냥 들고 나오면 되는 구조였다. 하지만 새로 지은 뭉크미술관은 보안관리 대책을 단단히 세웠다. 작품을 가지고 미술관을 빠져나가기 어려운 구조로 만들었다. 보안 사항이라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작품들이 모두 벽에 잠금 장치로 고정돼 있다.” -도난당했던 작품의 상태와 복원은. “‘절규’와 ‘마돈나’가 다시 미술관으로 돌아왔을 때 두 작품 모두 파손이 심한 상태였다. 특히 ‘마돈나’의 파손 상태는 매우 심각했다. ‘마돈나’는 작품 뒤편을 지탱하던 프레임이 뜯겨서 제거된 상태로 발견돼 어렵게 복원과 보존을 해야 했다. ‘절규’는 작품 아래쪽을 보면 색깔이 변한 걸 볼 수 있다. 어두운 빨간색이 조금 옅어졌다. 도난 때 발생한 손상이다. 물이 작품에 스며들면서 색깔이 변질됐는데 이런 부분은 복원이 불가능하다. 우리 미술관에는 탁월한 작품 복원 실력을 갖고 있는 전문가들이 있어 작품이 변질되거나 손상되지 않도록 대응하고 있다.” 뭉크미술관의 전시 형식은유화·파스텔·판화 버전 ‘절규’ 보유 빛에 민감한 종이에 그려져 있어한 작품당 30분씩 돌아가며 공개 - 마지막으로 작품 관리는. “보안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작품의 보존과 보호다. 온도와 습도 조절이 가능한 수장고 시설을 갖추고 있다. 수장고는 기후에 따라 온도와 습도를 조절할 수 있어 작품의 상태를 장기간 최선의 상태로 유지할 수 있다. 무엇보다 작품들이 빛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색이 바래지 않도록 전시실의 조도를 낮춰 작품이 빛에 덜 노출되도록 하고 있다.”
  • 문화 도시 수원, ‘빛누리아트홀’ 개관…서수원권역 주민 문화 갈증 해소 기대

    문화 도시 수원, ‘빛누리아트홀’ 개관…서수원권역 주민 문화 갈증 해소 기대

    수원시 권선구 호매실로와 칠보로가 맞닿은 호매실동 1366번지에 새로운 건물이 들어섰다. 수원시가 최근 문을 연 공연장 ‘빛누리아트홀’이다. 규모 있는 공연장이 없었던 서수원 권역 최초의 공공 공연장으로, 시민들의 문화 갈증을 해소할 거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호매실 권역 문화 갈증 해소할 오아시스 빛누리아트홀 외관은 비스듬히 기울어져 보이는 모습이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컴퓨터 프로그램 구조가 모니터를 통해 표출되는 것을 디자인 컨셉으로, 다양하게 변하고 새로이 생성되는 문화의 속성을 시각화했다. 지난 2019년 8월 수원시가 지역 발전을 위한 공간을 마련코자 건립 추진계획을 수립한 이후 설계 공모를 거쳐 지난 2022년 착공, 올해 2월 준공을 완료했다. 3689.9㎡ 대지에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만들어져 지난 22일 공식 개관식을 가졌다. 빛누리아트홀 1층은 실내외 공간을 조화롭게 구성해 눈길을 끈다. 내부에는 티켓박스(안내소)와 로비, 휴게공간과 전시실 등이 있다. 1층의 가장 큰 특징은 절반 가량의 면적을 외부 공간으로 비워둬 개방감과 활용성을 높였다는 점이다. 전시실 및 외부 주차장과 사무공간, 로비 등 각 공간으로 접근하는 통로도 다양하게 열어둬 동선이 자유롭다. 아트홀 시설 중 가장 핵심적이라고 할 수 있는 공연장은 2층과 3층에 마련됐다. 무대는 259.1㎡ 면적이다. 연극, 뮤지컬, 마술, 콘서트 등 공연은 물론 세미나와 학술대회 등의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규모다. 관객들이 차지할 객석은 329.69㎡로, 총 449석이 마련됐다. 적당한 경사를 두고 배치돼 어느 자리에서도 무대가 잘 보이도록 설계됐다. 눈에 띄는 점은 객석 정중앙에 장애인석을 만들어 둔 점이다. 공연장에서 가장 잘 보이고 가장 잘 들리는 핵심 위치를 장애인용으로 우선 배치한 배려가 돋보인다. 이 뿐만 아니다. 빛누리아트홀 곳곳에는 장애인들이 불편 없이 공연장을 이용할 수 있도록 세심한 배려가 가득하다. 장애인 화장실과 점자 안내판은 물론 공연장 주변에 완만한 경사로를 설치해 누구나 쉽게 이동할 수 있도록 했다. 로비에 휠체어를 상비해 두고, 휠체어를 이용한 사람이 객석에 갈 때 불편함이 없도록 전용 리프트도 운행한다. 1층에 마련된 수유실 내부 개수대는 하부 공간을 열면 휠체어를 탄 장애인도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공연장 외 공간도 충실하게 구성됐다. 2층에는 출연자들을 위한 분장실 3곳과 사전에 동선을 맞춰볼 수 있는 연습실이 마련됐다. 3층엔 수원문화원 사무공간과 3개의 다목적 강의실, 수원 향토문화자료를 보관할 수 있는 수장고, 지역문화연구소 사무실 등이 자리를 잡았다.■공연도, 전시도, 마켓도! 다 되는 문화 거점 공간 구성의 다양성은 빛누리아트홀의 다채로운 활용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수원시와 수원문화원은 빛누리아트홀 개관을 기념해 지난 21일부터 26일까지 6일간 ‘새빛문화주간’을 운영해 공연과 전시, 원데이 클래스, 마켓 등 프로그램으로 그 가능성을 확인했다. 우선 매일 오후와 저녁 시간대 공연을 열어 지역 주민들에게 즐거움을 선물했다. 최현우 마술쇼, 수원시립예술단 축하공연, 트롯가수 정미애 공연, 수원시립공연단의 뮤지컬, 송파구립민속예술단의 드럼공연 등이 열렸다. 마지막 날에는 ㈔수원민예총이 제28회 수원 민족예술제 ‘기억, -그날을 오늘처럼-’을 열어 지역을 기반으로 한 전시와 체험, 공연이 어우러진 예술의 장(場)을 만들었다. 전시관에서는 한국미술협회수원지부가 주관한 ‘빛누리아트홀 수원문화원 개관전’이 진행됐다. 수원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 20명이 참여해 수묵화, 서예, 회화 등 다양한 작품을 선보였다. 수원화성 팔달문을 그린 작품 등 지역의 정취를 담은 작품들도 있어 주민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이와 함께 빛누리아트홀 내 강의실을 활용한 원데이클래스와 강연은 시민의 일상을 교육문화로 채우는 효과를 거뒀다. 이야기가 있는 역사 여행, 인두화로 단청 표현하기, 반려식물 만들기, 캘리그라피, 향수, 타로, 퀼트, 플러스펜 수채화, 캐리커처 그리기 등의 프로그램이 빛누리아트홀을 배움으로 가득 채웠다. 1층에 개방된 외부 공간을 활용한 플리마켓도 인기였다. 핸드메이드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로컬크리에이터부터 개인 소장품을 내놓은 지역주민 등이 활기찬 마켓 분위기를 더하며 문화를 통한 소통을 했다. 플리마켓을 이용하던 한 주민은 “가까운 공연장이 생기고, 플리마켓도 열려서 공간에 활기가 도는 모습을 보니 앞으로 문화 활동이 더 풍성해질 것 같아 기대된다”고 말했다. ■새 둥지 마련한 수원문화원의 발전 ‘기대’ 빛누리아트홀에는 수원 지역문화 발전의 요람 역할을 해 온 수원문화원이 새둥지를 틀었다. 수원문화원은 1957년 척박했던 전후(戰後) 수원 지역에서 문화예술의 가치를 확산하겠다는 선각자들의 뜻으로 창립됐다. 창립 당시 수원시립도서관의 한 귀퉁이에서 출발했던 수원문화원이 60여년 간 13회나 이사한 끝에 독립적인 원사 공간을 마련했다는 의미가 크다. 빛누리아트홀 운영을 맡은 수원문화원은 빛누리아트홀을 수원 지역 문화의 균형잡힌 발전 거점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수원지역 공연장은 주로 팔달구에 몰려 있다. 장안구와 영통구는 200석 이상 규모 공연장이 각각 한두곳이 있지만 권선구에는 권선구청 대회의실 외에 전문적인 공연시설이 없었다. 빛누리아트홀을 운영하는 수원문화원이 서수원 주민들의 문화 수요에 부응하기 위한 방안을 고심하는 이유다. 빛누리아트홀 위치의 장점을 최대한 끌어 올리는 것 역시 수원문화원의 목표다. 칠보로와 호매실로가 만나는 해당 위치 주변엔 공공기관과 지원기관들이 즐비하다. 호매실동행정복지센터, 수원시립호매실도서관, 수원시보훈회관, 호매실장애인종합복지관, 초·중·고교와 종교시설, 공원 등 다양한 기반시설들이 있다. 수원문화원은 이들 기관과의 협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로써 수원 향토문화의 중심인 수원문화원의 위상을 새롭게 정립하고, 새로운 100년을 위한 터전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수원문화원은 빛누리아트홀을 지역주민의 생활문화 활동공간, 새로운 자기표현과 창조의 공간, 휴식과 재충전의 공간, 교육문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간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동주민자치센터 등 인근 기관 프로그램을 고려해 중복되지 않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지역주민과 청소년, 취약계층 등으로 사업 대상도 다양화할 계획을 수립 중이다. 이재준 수원특례시장은 “빛누리아트홀이 서수원 주민들이 느꼈을 문화갈증을 풀어 드리는 것을 넘어 시민 스스로 더 좋은 지역문화와 지역 예술의 길을 만드는 거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다리 절단 위기’에 수술비 마련해준 친구…50년만에 극적 상봉

    ‘다리 절단 위기’에 수술비 마련해준 친구…50년만에 극적 상봉

    학창시절 생명의 은인이 돼 준 친구를 구순의 나이에 다시 만난 사연이 알려져 감동을 주고 있다. 27일 경북 김천경찰서는 학창시절 수술비가 필요했던 A(90)씨와 수술비를 마련해준 친구 B(92)씨가 경찰의 도움으로 상봉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학창시절 다리를 다쳤지만 수술을 받지 못해 절단 위기를 맞았다. A씨의 전주사범학교 동기생인 B씨는 자신의 소장품을 팔아 A씨의 수술비를 마련해줬다. 이후 지난 50여년간 B씨와 연락이 끊긴 채 살아온 A씨는 우연히 TV 프로그램에 출연한 B씨를 보고 그가 김천에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A씨는 지난 12일 B씨의 주거지 관할 지구대인 김천서 중앙지구대에 도움을 요청했다. 경찰은 B씨가 나온 TV 프로그램 속 아파트 단지 주변을 돌며 수소문한 끝에 B씨의 주거지를 확인했다. 전주에 거주하고 있던 A씨는 해당 소식을 듣고 김천을 찾아 B씨와 상봉했다. A씨는 “만남의 자리를 마련해 준 경찰관에게 감사하다”며 “학창 시절 경제적으로 많은 도움을 준 친구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죽는 날까지 우정을 나누겠다”고 전했다.
  • 뜯지도 않은 택배가 가득…1년 만에 2억원 ‘온라인 쇼핑’한 中 여성 [여기는 중국]

    뜯지도 않은 택배가 가득…1년 만에 2억원 ‘온라인 쇼핑’한 中 여성 [여기는 중국]

    중국 상하이에 거주하는 한 65세 여성이 1년 동안 100만 위안, 우리 돈으로 약 1억 8900만 원에 달하는 금액을 쇼핑으로 탕진했다. 심지어 고가의 물품이 포함된 택배 상자는 쌓아놓고 열어보지도 않았다. 24일 중국 현지 언론 칸칸신문(看看新闻)에 따르면 상하이에 거주하고 있는 이 여성은 1년 전 시중심지에서 변두리로 이사를 했고, 이때부터 쇼핑 중독이 시작되었다. 금 액세서리, 건강보조식품, 소장품 등 가격은 비싸면서 생활 필수품들은 아니었다. 매일 쉴 새 없이 온라인 쇼핑을 하고 나자 온 집안이 택배 상자로 가득 찼고 새로운 택배가 오더라도 더 이상 뜯지도 않는다. 집안 곳곳이 택배 박스로 가득 차자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있는 신선 식품들이 부패하기 시작했다. 1년 동안 100만 위안이 넘는 쇼핑을 했지만 정작 매일 식사는 택배 상자 위에서 흰죽 등으로 대충 때웠다. 점점 불어나는 택배 박스에 이웃 주민들의 불안감도 커져갔다. 음식물이 부패하면서 생기는 악취, 온 사방이 택배 박스로 둘러싸여 있어 혹시 모를 화재 위험 때문이다. 주민들의 신고를 받고 관리사무소에서도 이 여성과 협의해 택배를 치우려 했지만 “이 택배는 나의 개인 자산”이라며 임의 처분을 강력하게 거부했다. 지역 봉사자들과 이웃 주민들의 설득으로 총 36명의 자원봉사자가 여성의 물건 정리에 나설 수 있게 되었다. 이들이 준비한 정리 박스는 총 120개에 달했지만 턱없이 부족한 상태였다. 굳게 닫혀서 열 수 없었던 현관 문도 열렸고, 그나마 집안 양쪽으로 정리된 박스로 환기 정도는 가능했다. 1년 동안의 과도한 쇼핑으로 여성의 계좌 잔액은 몇 백 위안, 한화로 10만 원도 없는 상황이었다. 짐 정리를 도와주던 자원봉사자들이 나서서 중고 사이트 판매를 권유했지만 여성은 거절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이 여성은 삶을 즐기면서 적극적인 성격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짧은 시간 안에 여성의 상황이 바뀌게 된 것은 회사를 퇴직하고 딸은 해외 거주, 다른 친지들과 왕래가 끊어지면서부터다. 삶의 중심이 자녀에서부터 자기 자신으로 옮겨졌지만 긴 시간의 공허함을 견디다 못해 온라인 쇼핑에 빠지게 된 것. 중국은 주로 라이브 커머스를 통한 쇼핑이 일상적인데 춤추는 것을 좋아해 라이브 방송을 즐겨 보며 시간을 보내고 허전함은 쇼핑으로 채운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 여성에 대해 심리적인 상실을 쇼핑 중독으로 해소하는 ‘사재기 장애’를 앓고 있다고 진단했다.
  • 140점 중 개인 소장품만 126점… 미술사에 남을 ‘뭉크의 보석들’

    140점 중 개인 소장품만 126점… 미술사에 남을 ‘뭉크의 보석들’

    “이번 뭉크전은 아시아 미술사에 남을 최고의 회고전이 될 것입니다.” 오는 22일 개막하는 서울신문 창간 120주년 기념 ‘에드바르 뭉크 : 비욘드 더 스크림’ 전시가 닷새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번 전시 큐레이터인 디터 부흐하르트(53)는 출품되는 작품의 규모와 중요도를 강조하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최대’, ‘최초’ 수식어가 가득한 이번 전시의 의미를 숫자로 풀어 봤다.이번 전시는 뭉크의 생애와 예술 세계를 조망할 수 있는, 유럽 밖에서 열리는 최대 규모 전시다. 뭉크 미술에서 최고 권위를 가진 노르웨이 뭉크미술관의 희귀 걸작을 포함해 개인 소장자들이 지닌 뛰어난 회화, 드로잉, 판화 등의 작품을 촘촘하게 담아 모두 140점을 선보인다. 이 중 미술관이나 박물관, 혹은 공공기관 소유가 아닌 개인 소장자(갤러리, 개인 컬렉션 포함)에게서 모은 작품이 126점에 달하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는 뭉크의 잘 알려진 작품 외에도 개인 소장자들이 가지고 있던,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숨겨진 보석과 같은 작품이 공개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다른 전시의 경우 개인 소장작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 않다. 각각의 까다로운 조건을 맞추기가 어렵기 때문이다.유럽 밖 최대 규모 뭉크전큐레이터 맡은 부흐하르트 美·유럽서 16회 걸쳐 기획 양수진 전시 코디네이터는 “개인 소장자마다 작품에 대한 보험, 전시 조건 등 원하는 바가 다르기 때문에 대부분의 전시가 한두 곳의 미술관 등과 계약을 맺고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번 뭉크전은 그만큼 공을 들였다고 할 수 있으며 관람객에게는 더없이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작품 소장처만 23곳 달해대중들에게 알려지지 않은희귀 걸작들 만날 수 있어 전시를 기획하고 전 세계에서 작품을 모은 부흐하르트 큐레이터의 역할이 컸다. 그는 2003년부터 20년 넘게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 미국 뉴욕 등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16회에 걸쳐 뭉크 전시를 기획하고 연구해 왔기 때문에 개인 소장자들을 설득할 수 있었다. 이번 전시의 작품 소장처는 23곳에 달한다. 노르웨이 뭉크미술관을 포함해 미국, 멕시코, 스위스 등 전 세계에 흩어져 있던 뭉크의 작품들이 이번 전시를 위해 우리나라를 찾았다.이번 전시에 소개되는 작품 대부분이 아시아에서 공개된 적이 없지만 특히 전 세계 어디서도(노르웨이 뭉크미술관 제외) 전시된 적이 없는 4점의 작품이 공개된다. 그중 첫 번째 작품은 ‘뱀파이어’(1895)의 파스텔 버전으로 어둡고 소용돌이치는 선과 섬세한 색채를 사용해 극적이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조성했다는 특징이 있다. 수작업으로 채색한 이 버전에서는 미묘하고 미완성처럼 보이는 무심한 재료 사용을 통해 여과되지 않은 감정을 효과적으로 강조했다. ‘표현적으로 그린 헨리크 입센의 유령 세트 디자인’(1906~1907)도 최초로 공개된다. 뭉크는 헨리크 입센과 친밀한 관계를 맺었으며 입센의 작품을 크게 존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표현주의 풍경화 ‘해안의 겨울’(1915)과 ‘옐로야의 봄날’(1915) 역시 처음으로 대중과 만난다.이번 전시에서 전 세계에 딱 두 점밖에 없는 뭉크의 대표작 ‘절규’(1895) 채색판화를 아시아 최초로 만날 수 있다. “내가 기억해 낼 수 있는 지난 시간들 내내 나는 깊은 불안감으로 고통을 겪어 왔고, 내 예술을 통해 그것을 표현하고자 했다”는 뭉크의 언급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작품 ‘절규’는 표현주의를 넘어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뭉크는 판화에 에디션 넘버와 서명이 포함된 판본을 제작하는 것을 거부했기 때문에 판화 위에 작가가 다시 채색해 작품의 독자성을 부여한 채색판화는 유화와 동일한 지위를 지니며 매우 높은 희소성을 가진다. 이런 작업은 뭉크가 최초로 시도한 기법으로 수정, 유약, 불투명한 액센트를 추가하는 것부터 새로운 그림 요소를 도입하는 것까지 다양한 방식이 존재한다. 채색판화 두 점 가운데 이번에 전시된 ‘절규’는 노르웨이 라이탄 패밀리 컬렉션이 소유한 작품이다. 또 다른 하나는 노르웨이 뭉크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다.‘뱀파이어’ 등 4점 첫 공개대표작 ‘절규’ 채색판화도아시아 최초로 감상할 기회 이 밖에 전시에서는 뭉크가 과거 직접 기획했던 전시명이자 평생에 걸쳐 완성한 핵심 프로젝트인 ‘생의 프리즈’를 이루는 대표 작품들이 대거 공개된다. 사랑을 주제로 한 ‘마돈나’, ‘키스’ 등을 비롯해 공포와 죽음을 다룬 ‘절규’, ‘불안’, ‘카를 요한 거리의 저녁’, ‘병든 아이’, ‘임종의 자리에서’를 포함한 20점의 작품으로 시리즈를 구성한다. 부흐하르트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에서 뭉크의 다양한 주요 작품들을 심층적으로 해석하고 급진적이고 실험적인 제작 방식을 소개할 예정”이라며 “뭉크의 독창성과 예술성이 미술사에 미친 중대한 영향을 살펴보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전시는 22일부터 9월 19일까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며, 티켓 예매는 인터파크, 카카오톡 예매하기, 티몬, 네이버 예약하기 등에서 가능하다.
  • 절망의 붓질에도 사랑의 순간은 있었다

    절망의 붓질에도 사랑의 순간은 있었다

    ①‘입맞춤’에 몰두판화 10점·회화 12점 이상은밀하고 낭만적 키스 그려②‘원본’과 ‘복제’ 사이판화에 색 더해 독자성 부여고독한 인물 군상 내면 투영③‘손상’도 작품의 과정곰팡이·새의 배설물 그대로썩은 캔버스마저 작품 일부 ‘불안의 화가’ 에드바르 뭉크(1863 ~1944)는 왜 키스에 몰두했을까. 오는 22일부터 9월 19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는 ‘에드바르 뭉크: 비욘드 더 스크림’은 그간 국내에 불안과 우울의 화가로만 알려졌던 뭉크의 이색적인 면모를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표작 ‘절규’ 외에도 개인들이 소장하고 있던 감각적인 그림들이 아시아 최초로 한국의 관람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뭉크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 주는 개인 소장 대표작 3점을 소개한다.입맞춤은 사랑의 가장 극적인 방식이다. 뭉크는 1880년대부터 죽기 직전까지 키스라는 주제에 몰두했다. 남녀가 키스하는 모습을 그린 뭉크의 작품은 판화로는 10점, 회화로는 12점 이상으로 확인된다. 그중에서도 1892년작 유화 ‘키스’는 이번 전시에서 주목할 만한 그림 중 하나다. 창가 오른쪽에서 열정적으로 키스하는 주인공들의 모습이 보인다. 투명한 속성을 지닌 창문은 흔히 그림에서 외부 세계와의 연결을 상징한다. 하지만 그림 속 주인공들은 세계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이 순간 내 앞에 있는 사람과 격렬한 사랑을 나누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온몸으로 말하고 있다. 이들은 오직 서로에게만 굴복한다.이번 전시를 기획한 세계적인 큐레이터 디터 부흐하르트는 “뭉크가 이해한 ‘함께함’은 개인성을 잃는 대가로만 얻어지는 것”이라며 “일시적일 수밖에 없기에 그 뒤로는 항상 이별과 질투, 우울과 절망, 죽음이라는 주제가 따른다”고 설명했다. ‘키스’ 하면 빼놓을 수 없는 화가인 오스트리아의 구스타프 클림트(1862~1918)와도 종종 비교되곤 한다. 클림트를 상징하는 그림이기도 한 ‘키스’는 화려한 장식과 사실적인 인물 표현이 돋보인다. 관능적인 사랑의 환희가 절실히 드러나는 순간을 극적으로 포착했다. 그러나 뭉크는 작품 속 인물의 심리를 반영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오직 둘만의 은밀하고 낭만적인 사랑의 순간을 그리고 있다.채색판화 ‘카를 요한 거리의 저녁’(1896~1897)은 뭉크가 예술을 대하는 태도를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판화는 분명 ‘복제가 가능한’ 예술이다. 그러나 뭉크는 판화에 색을 더하는 방식으로 나름의 독자성을 부여했다. 원본과 복제 사이 어딘가에 자신이 지향하는 예술이 있다는 것을 채색판화를 통해 드러낸 것이다. 뭉크는 이 기법을 활발히 시도했는데, 이 그림은 뭉크가 수작업으로 채색한 유일한 판화 작품인 것으로 알려졌다. 작품의 배경인 카를 요한 거리는 노르웨이의 수도 중심부에 있는 번화가다. 이곳을 정처 없이 헤매는 불안한 도시인들의 모습을 담았다. 고독한 인물 군상은 사실 뭉크 내면의 불안감을 표상한다. 그러나 뭉크는 개인의 서사를 보편적인 감정으로 잇는 데 탁월한 역량을 갖춘 작가다. 이 그림을 통해 뭉크는 묻는다. 당신도 나처럼 불안하지 않으냐고.유화 ‘붉은 집’(1926~1930)은 뭉크만의 철학과 독특한 기법을 확인할 수 있는 그림이다. 그는 ‘손상’도 작품을 완성하는 과정으로 봤다. 캔버스가 썩고 곰팡이가 피고 얼룩이 생겨도 그 역시 작품의 일부라고 생각했다. 그가 이렇게 작품을 극단적으로 처리하는 기법을 ‘로스쿠어’(Rosskur)라고 한다. ‘붉은 집’ 오른쪽 아래 모서리에서는 새의 배설물 흔적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림을 자세히 보면 전체적으로 분포된 작은 곰팡이 반점까지도 확인된다.
  • “모두의 가슴에 살아있는 뭉크… ‘절규’ 넘어 영감 얻는 전시 될 것”

    “모두의 가슴에 살아있는 뭉크… ‘절규’ 넘어 영감 얻는 전시 될 것”

    “에드바르 뭉크는 노르웨이 사람뿐 아니라 전 세계인 모두의 마음속에 있는 화가입니다. 누구나 그의 감정을 함께 나눌 수 있어요.” 안네 카리 한센 오빈 주한 노르웨이대사는 지난 2일 서울신문과 만나 “‘노르웨이의 자랑’ 뭉크의 수많은 작품을 서울에서 한국과 노르웨이 수교 65주년을 기념하는 뜻깊은 해에 만날 수 있어 정말 큰 기대가 된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뭉크의 작품 ‘다리 위의 소녀들’(1901)이 그려진 목걸이를 걸고 왼쪽 가슴에 태극기와 노르웨이 국기가 교차하는 배지를 달았다. 서울신문사가 창간 120주년을 맞아 오는 22일부터 9월 19일까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개최하는 ‘에드바르 뭉크: 비욘드 더 스크림(Beyond the Scream)’은 문화체육관광부와 주한 노르웨이대사관이 공동 후원한다. 오빈 대사는 “전 세계 박물관과 미술관, 개인 소장품까지 다양한 뭉크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보며 많은 사람이 영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뭉크는 단연 노르웨이의 자랑이다. 작곡가 에드바르 그리그, 극작가 헨리크 입센과 함께 노르웨이를 세계에 알린 대표적인 예술가로 꼽힌다. 오빈 대사도 “우리의 문화예술사에 없어선 안 될, 매우 상징적이고 자랑스러운 존재”라며 “어릴 때부터 뭉크를 배우고 그의 다양한 감정과 정서를 접하며 자라기 때문에 노르웨이의 문화 정체성을 설명하는 데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노르웨이의 자랑 ‘뭉크’인간의 내면 그리며 ‘인류애’ 서사국적 무관 누구나 공감할 수 있어 물론 오빈 대사가 한껏 기대를 불어넣는 이유가 뭉크의 국적 때문만은 아니다. 그는 이번 전시의 주제인 ‘비욘드 더 스크림’을 언급하며 “가장 대중적인 ‘절규’(1895)를 넘어 다양한 뭉크의 작품을 통해 그가 그려 낸 인간 내면과 감정을 마주하면 누구든 공감하고 감동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치밀하고도 강렬하게 표현한 인간의 다채로운 감정을 보다 가까이서 느낄 수 있는 자리라는 얘기다. 죽어 가는 누이와 그 옆에서 고개를 푹 떨군 이모의 모습을 기억한 ‘아픈 아이’(1886), 금단의 사랑이 빚어낸 ‘질투’ 시리즈 등 그의 척박하고 힘겨운 삶의 경험은 사랑과 아픔, 슬픔, 고독, 절망 등을 깊은 색채로 투영한다. 삶을 살아가는 누구나 경험하고 느낄 수 있는 감정들이기도 하다. 게다가 뭉크는 시간이 흐를수록 자연의 찬란한 빛이 캔버스를 가득 채우기도 하고(‘태양’·1910~1913), 삶의 기쁨을 자화상에 비추기도 하며 시간에 따른 변주도 훌륭하게 빚어낸다. 오빈 대사는 “뭉크는 결국 인간의 내면을 그리며 인류애를 이야기하고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국적과 국경에 관계없이 인간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다”고 했다. 이날 인터뷰에는 오빈 대사의 남편인 톰 오빈도 함께했다. 부부는 즐거운 소풍을 다녀온 아이처럼 지난여름 오슬로의 뭉크 박물관에서 찍은 사진과 뭉크의 작품을 해석한 서적 등을 보여 줬다. 톰 오빈은 “이번 전시가 한국 국민에게도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많이 알려졌지만 정작 많은 사람이 ‘절규’를 단편적으로만 알고 있거나, 영화 ‘나홀로 집에’나 ‘스크림’ 속 장면처럼 우스꽝스럽게 기억하기도 한다”며 “‘절규’ 안에도 여러 색깔이 서로 다른 감정들로 엉켜 있고, 많은 선과 색이 자연을 표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절규’의 다채로운 면모를 발견하듯 뭉크의 다소 어둡고 암울한 느낌의 작품뿐 아니라 밝고 섬세한 후기 작품들까지 한자리에서 제대로 느껴 봐야 한다는 것이다. 전 세계의 숨결을 더한 뭉크의 작품을 서울에서 만난다는 게 오빈 대사에겐 또 다른 의미가 있다. 서울시극단이 지난 3월 말 세종문화회관에서 입센의 작품 ‘욘’을 무대에 올렸다. 올여름에는 인천국제공항~오슬로 직항 항공편도 뚫린다. 양국 수교 65주년을 맞는 올해 많은 과제를 풀어내고 있다. 서울에서 만나는 ‘뭉크’밝고 섬세한 후기작까지 한자리에양국 수교 65주년 맞아 더 뜻깊어 2022년 9월 한국에 부임한 오빈 대사는 “이미 끈끈했지만 양국 간 교류가 모든 분야에서 더욱 활발해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크로스컨트리 대회에 출전할 만큼 수준급인 그는 “스피드스케이팅과 쇼트트랙 등 겨울 스포츠에 대한 양국의 관심이 높아지길 바란다”며 “정보기술(IT), 전자제품, 자동차, 화장품 등 한국의 많은 산업이 노르웨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고 전했다. 오빈 대사는 “노르웨이 사람의 80%가 해안가에 살다 보니 언제나 더 넓은 세상을 향해 열려 있는 마음을 갖고 있다”며 “저 넓은 세상 끝에 또 어떤 세상이 펼쳐질까, 늘 궁금했던 것처럼 한국도, 양국 관계도 늘 기대된다”고 밝혔다.
  • 이중섭미술관 수백억대 작품 관리 허술… 소암·기당미술관 작품 일부 훼손도

    이중섭미술관 수백억대 작품 관리 허술… 소암·기당미술관 작품 일부 훼손도

    이중섭미술관 등 서귀포시 공립미술관들이 한 작품당 수천만원~수십억원에 달하는 미술작품의 보관 관리가 매우 허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14일 제주도 감사위원회에 따르면 2023년도 서귀포시 종합감사 결과 3개 미술관을 설치·운영하고 있는 서귀포시가 소장품 수집계획 및 미술풀 관리· 운영이 부적정해 시정·주의요구 조치를 받았다. 서귀포시는 이중섭미술관, 소암기념관, 기당미술관 등 3개소의 미술관을 운영하며 총 1818점을 수집관리하고 있다. 감사위원회는 미술작품을 전시한 뒤 작품 활용기록 관리 실태를 점검한 결과 3개 미술관에서 총 37차례 작품 전시행사를 개최했으나 이 가운데 12차례만 작품 활용 기록관리하는 것에 그쳤다. 이중섭 작가의 작품을 소재로 한 신소장품전 ‘우리 곧 다시 만나요’ 등 나머지 25차례는 작품 활용 기록관리를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000만원 이상 작품에 대한 관리실태를 점검한 결과 기당미술관의 경우 수장고 출입구에 잠금장치만 되어 있고 수장고 내부에는 잠금장치를 설치하지 않는 등 수장고를 관계 법령에 어긋나게 설치한 것으로 파악됐다. 미술관은 소장품의 도난 방지를 위해 2개 이상의 잠금장치를 설치한 수장고를 마련해 소장품의 보전 및 관리를 하도록 되어 있다.감사위원회는 “이중섭미술관의 경우 이중섭 작가의 21억 5000만원 상당의 진본 작품인 ‘섶섬이 보이는 풍경’ 등 총 60점 141억 1500만원 상당의 고가 작품을 보관하고 있다”면서 “수장고 출입자 기록관리가 될 수 있도록 지문 등록 방식의 출입장치를 설치하는 등 보안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이중섭미술관의 수장고는 수장고 출입때 보안 카드키를 통해 잠금 관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구나 소암기념관의 소암 현중화 서예작품 ‘전가처처유환성’(1000만원)은 상단부분 일부가 오염된 상태였으며, 기당미술관의 ‘장철야 작가의 한국화 작품 ‘선어’(1500만원) 역시 일부 훼손됐는데도 이 사실을 보고하지 않고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그대로 방치하고 있었다. 또한 기당미술관과 소암기념관의 경우 개관 이후 소장품의 효율적·체계적 수집을 위한 작품수집 5개년 게획수립 내용을 담은 서귀포시 미술관 작품수집 및 관리지침 개정 지침이 2018년 2월 마련됐는데도 지난해 11월 감사일까지 단 한차례도 5년 단위 중장기 작품 수집계획을 수립하지 않은 채 1년 단위로만 작품 수집계획을 수립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서귀포시 관계자는 이날 서울신문과의 통화를 통해 “장철야 작가의 ‘선어’ 작품은 대형작품인데 재배접하는 방식으로 복원처리해 깔끔해졌다”면서 “현중화 작품도 서예작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오염으로 서예가들 사이에서는 훼손으로 거의 보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사위원회의 지적에 따라 클리닝을 맡겼다”고 덧붙였다. 또한 “출입국 기록을 수기로 남기고 카드키로 출입하는데 지문인식기를 안 달았다고 작품 보관이 허술한 건 결코 아니다”라며 “폐쇄회로(CC) TV도 달려있고 이중섭미술관의 경우 감사위원회에서 시급하게 교체를 해야 한다는 지적에 따라 리모델링을 통해 재개관하기 위해 몇달후 철거해야 될 상황인데도 지난 3월에 지문인식기를 설치하는 조치를 취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중섭미술관은 2027년 1월 재개관을 목표로 올해 안으로 건물을 철거할 것으로 알려졌다.
  • 서양 명품도 손내민 ‘K전통문화’… 고부가가치 산업화가 답이다

    서양 명품도 손내민 ‘K전통문화’… 고부가가치 산업화가 답이다

    한국의 전통문화기술이 고유의 특징과 시대를 이끈 기술로 전 세계적 주목을 받고 있음은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다.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 직지심체요절과 가장 오래된 목판 인쇄본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을 함께 보유한 나라답게 제지 기술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우리 전통문화 기술이 서구에 소개된 역사는 경쟁국인 중국이나 일본과 비교하면 매우 짧은 것도 사실이다. 그들의 전통문화는 일찍이 19세기부터 유럽에 본격 소개돼 새로운 문화사조 형성에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반면 우리는 20세기가 저물어 가는 시점에서야 전통문화를 국제사회에 소개하는 노력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었다. 제지 분야에 그칠 수 없다. 섬유, 금속, 목공, 나전 등 공예는 물론 먹거리 분야까지 무궁무진하다. 문화산업 지원 정책이 전통기술 현대화에 집중해 고부가가치 수출 산업으로 발전시켜야 하는 것은 시대적 과제다.지금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는 ‘까르띠에, 시간의 결정’ 전이 열리고 있다. 까르띠에 컬렉션으로 불리는 이 명품 브랜드의 장신구 소장품 전시회다. 그런데 중앙화동재단의 전통문화연구소 온지음이 까르띠에와 협업하면서 전시장 곳곳에 한국 전통 소재를 배치해 더욱 시선을 끌고 있다. 한국 전통 소재와 서양 명품 장신구가 서로를 조화롭게 돋보이게 하며 함께 가치를 높여 간다. 앞서 중앙화동재단은 전통기술로 개발한 원단을 까르띠에에 납품하는 계약을 맺기도 했다. 한국의 전통문화기술과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의 협업은 이뿐만이 아니다. 큐티스바이오는 친환경 공법 연구로 새로운 쪽빛 염색법을 개발해 구찌 브랜드와 전통 색상 기술의 연구와 제품 개발에 협력하고 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도 납 성분을 제거한 칠보 유약을 개발해 MCM 브랜드와 협업을 추진한 사례가 있다. 이런 협력 시스템 구축은 전통문화와 과학기술이 만나 새로운 산업 영역을 개척한다는 의미가 있다. 전통문화기술의 미래지향적 발전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우리는 한지와 섬유 공예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우수한 전통문화기술을 발전시켜 왔다. 특히 도자와 나전칠기 분야는 세계가 주목하는 우리만의 독특한 공예문화를 꽃피웠다. 금속 분야는 한반도의 풍부한 철광석을 바탕으로 일찍부터 제철기술을 발전시켰다. 화포를 비롯해 성능이 뛰어난 각종 무기를 대량 생산했고 다양한 용도에 최적화한 농기구는 농업 생산력 증대에도 크게 기여했다. 하지만 근대화 이후 서구 과학기술의 도래는 전통적 우리 문화산업에 커다란 변화를 요구했다. 새로운 과학기술에 기반한 대규모 생산방식이 일반화하면서 전통문화 기술은 생산성에서 취약성을 노출할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 전통문화기술은 공예의 영역에서 간신히 명맥을 이어 나가는 상황에 내몰렸다. 역사적으로 앞섰던 우리 전통기술이 갈수록 수요는 물론 관심마저 사라져 가는 상황이었다.그럴수록 전통문화기술의 가치가 완전히 잊혀지기 전에 오늘날은 물론 미래에도 먹힐 수 있는 가치를 문화상품에 대입하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전통문화기술의 현대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과학기술과의 협업이 필요하다.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처럼 전통문화기술을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발전시켜 활용하는 나라들은 일찍부터 현대문화산업과 융합하는 시도를 꾸준하게 이어 왔다. 전통제철기술을 현대산업에 융합해 고급 칼 제품을 석권하는 독일과 일본이 대표적이다. 독일과 일본의 성공 사례는 전통기술과 현대기술을 융합할 때 시너지 효과를 거둔다는 교훈을 준다. 반면 한국은 그동안 국가가 전통기술과 현대기술을 구분해 각각의 부처가 따로따로 지원한 것이 사실이다. 그나마 최근 들어 각 부처가 협력하는 전통문화혁신성장 융합연구사업으로 전통기술과 과학기술의 융합을 꾀하고 있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우리의 전통문화기술 주체와 까르띠에, 구찌, MCM과의 협업 역시 이 같은 노력이 뒷받침되면서 비로소 가능해질 수 있었다. 우리 전통문화기술의 현대적 문화상품화 가능성은 크게 열려 있지만 갈 길은 아직 멀다. ‘까르띠에, 시간의 결정’ 전시회 역시 2019년 일본 국립신미술관 전시를 재현한 것으로, 이번에도 공간 디자인은 일본 신소재연구소가 맡았다. 우리 전통기술이 참여하기는 했으되 주도하지는 못했다는 뜻이다. 한국 전통문화기술이 아직 세계 시장을 이끌지 못하는 것은 우리가 자랑하는 제지 분야도 다르지 않다. 한지(韓紙)는 최근 서구 각국에서 문화유산의 보존 처리 및 복원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다. 프랑스 루브르박물관은 그동안 문화유산 복원에 두루 활용하던 일본 종이 와시(和紙) 대신 한국 전통 한지를 채택했다. 루브르박물관이 아니더라도 종이가 사용된 문화유산이 많은 각국의 박물관·미술관은 질겨서 찢어지지 않고 무엇보다 수명이 오래가는 한지에 앞다퉈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제지 기술조차 경쟁국과 비교하면 아직 출발점에 불과하다. 중국의 젠즈(剪紙)는 2009년, 일본의 와시는 2014년 각각 유네스코 세계인류무형유산에 등재됐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두 나라가 전 세계 문화유산 보존처리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반면 한지는 올해 유네스코 세계인류무형유산에 등재를 신청했으니 늦어도 크게 늦었다. 한지가 유럽에서 인정받기 시작했다지만 여전히 세계적으로 보존복원용 종이는 일본 와시가 99% 이상을 차지한다. 일본은 닥나무 재배에서부터 제지술 훈련, 생산품의 디자인과 소비 활성화까지 체계적인 와시 문화 발전 정책을 펴고 있다. 종이 만드는 방법을 단순히 전승하는 것을 넘어 생활방식의 변화에 따른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고자 전통 제지술을 미래지향적으로 활용한다. 예를 들어 와시를 이용해 새로 디자인한 램프의 갓과 같은 창조적 형태의 상품은 젊은 소비자 사이에서 폭넓은 주목을 받고 있다고 한다. 중국의 젠즈는 종이를 오려서 형상을 만드는 공예다. 주로 여성이 즐기던 젠즈는 어머니가 딸에게 가르치는 방식으로 누대에 걸쳐 전승됐다. 중국 남부에서는 창문·침대·천장에 각각 다른 문양을 쓰고, 결혼·생일·기념식 같은 행사의 종류에 따라서도 모양이 달라진다. 제의에서도 기우제나 악령 퇴치 등 목적에 따라 독특한 모습을 형상화한다. 종이를 자르고 끌로 새기며 염색하는 전통적인 방식에 더해 정부는 물론 지방자치단체 지원으로 갈수록 현대화된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우리도 당연히 전통 소재기술의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제품과 시장을 창출하기 위한 노력을 본격화하고 있다. 서양의 지류 문화유산을 복원하려면 최대한 얇은 종이가 필요한데 전통시대에는 만들지 않았으니 시장을 점유하기는 어려웠다. 최근 충북대는 전통 극박지 제작 연구로 서양의 종이 문화유산 복원의 단초를 열었다. 전북대는 한지 제작 기술을 응용해 의료용 멸균 부직포 생산 체계를 구축했고 국민대는 섬유 분석 기술과 표준화를 적용해 친환경 소재를 개발했다. 전승 위기에 직면해 있는 전통문화기술 분야가 과학기술의 도움을 받아 소비자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하는 연구도 시작되고 있다. 공주대는 고려전통기술과 협업해 소방용 도끼, 주방용 칼 등의 디자인 수준을 높이고 강도를 향상했다. 중앙대는 전통 장류의 발효 핵심 미생물 표준화 연구로 ㈜샘표의 프리미엄 콩된장 제품 출시에 도움을 주었다. 한국형 위스키 및 증류식 소주 제조 기술 개발로 전통술의 세계화·고급화·다양화를 추구하는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전통문화기술을 현대적으로 활용하는 데 성공한 국가들은 정부의 체계적인 지원 사업으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영국의 ‘크리에이티브 영국’(Creative UK), 독일의 ‘랜드 오브 아이디어’(Land of Idea) 사업이 대표적이다. 우리도 ‘전통문화 기반의 신(新)시장 창출’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 국가적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 전통문화기술 기반 문화산업은 부가가치가 높으면서도 국가의 이미지도 높이는 효자 업종이다. 최근의 노력으로 전통문화의 산업화는 조금씩 성과를 거두기 시작했다. 그럴수록 문화·산업·외교를 아우르는 범정부적 지원 시스템 구축은 시급한 과제다. ‘K전통문화상품’이라는 표현은 왜 나오지 않는지 반성이 필요하다. 서동철 논설위원
  • [단독] “대구 간송 개관 맞춰 해례본 84년 만에 脫서울”

    [단독] “대구 간송 개관 맞춰 해례본 84년 만에 脫서울”

    ‘은둔의 미술관’이란 이미지 벗으려매년 봄·가을 45일씩 소장품 공개8월 말~9월 초 대구에 새 미술관DDP서 몰입형 미디어아트 도전 “훈민정음 해례본은 6·25전쟁 때를 제외하고 서울을 벗어난 적이 없습니다. 대구간송미술관 전시가 84년 만의 귀환이 되겠네요.” 비가 내린 지난 6일 한양 도성이 둘러싸고 있는 서울 성북구 간송미술관에서 전인건(53) 관장을 만났다. 전 관장은 ‘은둔의 미술관’이란 오명이 있는 간송미술관이 기존 이미지를 벗기 위한 행보를 하나씩 이어 가고 있다고 했다. 특히 8월 말~9월 초로 예정된 대구간송미술관 개관을 이런 움직임의 하나로 꼽았다. “세계적인 미술재단인 구겐하임재단이 스페인 공업도시 빌바오에 건립한 구겐하임미술관과 같은 모델이라고 할 수 있어요. 국비와 시비가 투입된 곳에 간송미술문화재단이 민간 위탁으로 운영만 맡는 거죠. 저희가 1년 중 봄과 가을에 각각 2주만 문을 열어 서울, 경기권에 살지 않으면 오기 힘들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저희가 지닌 문화적인 역량 또는 문화적인 혜택을 지방에 사는 분들과도 나누고 싶습니다.” 대구간송미술관 개관전에는 국보와 보물급 40여점이 전시된다. 특히 훈민정음 해례본이 그동안 간송미술관 외에 국립중앙박물관, 국립한글박물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등에서만 전시됐을 뿐 서울 밖을 나가는 것은 1940년 이후 최초라고 소개했다. “1957~58년 국립중앙박물관과 간송미술관이 함께 미국 7개 도시를 순회했던 전설적인 전시 ‘한국 국보전’이나 1960년대 유럽의 도시를 순회했던 전시에도 ‘미인도’ 등은 소개됐지만 훈민정음은 포함되지 않았어요. 1940년 경북 안동에서 발견돼 온 것이니까 원래 자리로 다시 돌아간다는 의미도 있겠네요.” 훈민정음 해례본 등 간송의 주요 소장품은 올해 여름 무진동 차량을 이용해 대구로 이동했다가 내년에 다시 서울로 돌아올 예정이다. 전 관장은 또 오는 7월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서울시와 몰입형 미디어아트 전시를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 간송미술관이 미디어아트만으로 전시를 여는 것은 처음이다. “‘MZ세대’(1981~2010년 태어난 세대)나 ‘알파세대’(2010~2024년 태어난 세대)를 보통 ‘미디어 네이티브’라고 얘기하잖아요. 미디어아트로 저희가 접근했을 때 좀더 흥미를 가질 것으로 봤어요. 미디어아트 지식재산권(IP) 대부분이 해외 작품인데 저희 IP도 굉장히 화사하고 아름다워서 만들지 못할 이유가 없거든요.” 전 관장은 조부인 간송 전형필(1906~1962) 선생이 일제강점기와 6·25전쟁 중 문화를 통해 나라의 정신을 지킨 ‘문화보국’이 지금은 다른 의미로 유효하다고 말했다. “청자도 송나라가 만들었지만, 꽃을 피운 것은 고려였던 것처럼 자동차·휴대전화도 원래 우리가 발명한 것은 아니지만, 전 세계에서 가장 잘 만드는 미적 감각, 예술적 센스가 있습니다. 한국인들이 문화에 대한 자긍심을 갖고 우리 문화재와 미술을 조금 더 가까이서 다양하게 향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날 1년 7개월간 보수를 거쳐 문을 연 간송미술관에는 ‘보화각 1938: 간송미술관 재개관전’을 찾은 사람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빛나는 보물을 모아 둔 집’이라는 의미의 보화각은 간송미술관의 옛 이름이다. 연중 4주만 문을 열던 간송미술관은 올해부터 봄·가을 각각 45일씩 소장품을 공개한다. 이번 전시는 6월 16일까지다.
  • 이현세 만화가 특별전

    이현세 만화가 특별전

    국립중앙도서관이 오는 10일부터 7월 31일까지 본관 1층 전시실에서 ‘이현세의 길: K-웹툰 전설의 시작 특별전’을 연다고 7일 밝혔다. 1부 ‘길의 시작: 이현세의 시간’에서는 1974년 만화계에 입문한 이현세(사진)와 나하나·손의성·하영주·이정민 등의 당시 만화책을 소개한다. 2부 ‘이현세의 길: 작품의 여정’에서는 작가의 화판과 콘티용 독서대 등 소장품과 대표작 ‘공포의 외인구단’을 비롯한 원화 120여점을 전시한다. 3부 ‘길, 그 너머: 작품의 확장’에서는 원작 만화를 기반으로 제작된 영화, 애니메이션을 소개한다. 부대 행사로 22일 디지털도서관 대회의실에서 ‘이현세 만화의 학술적, 사회적 담론의 장’ 학술 행사가 열리고 25일 잔디광장에서 작가와의 만남과 사인회를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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