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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베, 초선 의원 때부터 ‘과거사 사죄’ 인식 없었다”

    “아베, 초선 의원 때부터 ‘과거사 사죄’ 인식 없었다”

    “우리나라(일본)가 일방적으로 부전(不戰)의 결의를 하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1995년 6월, 2년차 신인 자민당 의원이었던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국회에서 이렇게 열변을 토한다. 당시 연립정권을 이룬 자민·사회·신당 사키가케 3당이 종전 50주년을 맞아 과거 전쟁을 반성하고 평화에 대한 의지를 표명하는 국회 결의안을 추진할 때의 일이다. 1993년 아버지의 지역구를 물려받아 처음으로 중의원에 당선된 아베는 의원연맹 사무국장 대리로 발탁돼 있었다. 국회 결의안에 ‘부전’이나 ‘사죄’ 등의 표현을 넣자고 주장한 사회당에 맞서 자민당 내 신중파 ‘종전 50주년 국회의원 연맹’ 등은 “후세에 역사적 화근을 남길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결국 결의안은 타협 끝에 ‘부전’이나 ‘사죄’ 대신 ‘식민지 지배’, ‘침략적 행위’라는 문구가 들어가는 것으로 수위가 낮아졌다. 6월 9일 중의원 본회의에서 이 결의안은 찬성 다수결로 채택됐지만, 여·야당에서 불참자가 속출했다. 아베도 불참했다. 만장일치가 원칙인 국회 결의안이 좋지 않은 모양새로 채택되자 무라야마 도미이치 정권은 큰 내상을 입었다. 이후 무라야마 총리는 총리 담화를 통해 식민 지배와 침략에 대한 명확한 반성과 사죄를 담기로 한다. 4일 아사히신문이 보도한 ‘무라야마 담화의 탄생 배경’이다. 신문은 아베 총리가 종전 70주년을 맞아 올여름 발표할 ‘아베 담화’의 내용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상황에서 전후 50주년의 무라야마 담화와 60주년의 고이즈미 담화의 작성 경위와 당시 아베 총리의 입장을 소개하는 특집 기사를 실었다. 소장파 의원 시절 무라야마 담화보다 수위가 낮았던 국회 결의안을 거부한 아베 총리는 자민당 간사장 대리를 맡고 있던 2005년 전후 60주년 결의 채택 때도 중의원 본회의장에서 중도 퇴장했다. 당시 결의안은 ‘식민지배’, ‘침략’ 등의 표현 없이, ‘10년 전의 결의를 상기하고’라는 문구만 들어갔음에도 아베 총리는 동의하지 않았다. 이후 아베 총리는 2006년 총리로 취임한 뒤 무라야마 담화에 대해 “역사적인 담화”라고 평가하며 계승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총리 퇴진 후인 2009년 2월 월간지 ‘정론’에 실린 대담에선 “자민당이 야당으로 전락하기 전에는 어떤 총리도 ‘침략’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았는데 무라야마 담화 이후 정권이 바뀔 때마다 그 계승 압박을 받게 됐다”면서 “나는 (총리 시절) 무라야마 담화를 수정한 ‘아베 담화’를 내려고 했다”고 ‘소신’을 밝혔다. 2012년 12월 두 번째 총리 임기를 시작한 이후에는 무라야마 담화를 “전체적으로 계승한다”면서도 지난 1월 NHK에 출연해 “지금까지 (역대 담화의) 문언을 쓰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아베 정권이 어떻게 생각하느냐의 관점에서 (담화를) 내겠다”고 말해 역대 담화의 핵심 문구를 뺄 수도 있다는 인식을 표출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참여정부 종부세는 선거 패배 ‘역풍’ 맞고 MB정부 건보료 인상은 표심에 연기하고

    참여정부 종부세는 선거 패배 ‘역풍’ 맞고 MB정부 건보료 인상은 표심에 연기하고

    역대 정부에서도 세금 이슈는 늘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세금 이슈가 현실 정치를 본격적으로 뒤흔든 대표적인 사례는 참여정부의 종합부동산세 도입 논란이 꼽힌다. 종합부동산세는 ‘고액의 부동산 소유자’를 주요 타깃으로 하고 누진율로 과세하는 매우 공격적인 정책이었다. 야당이었던 한나라당은 이를 ‘세금폭탄’으로 규정하고 반발했고 이 같은 공격은 여론의 지지를 얻었다. 감세 정책을 내세운 한나라당은 2007년 지방선거에서 압승할 수 있었고 같은 해 대선에서도 승리했다. 특히 과세 시점이 12월 1일이었기 때문에 2007년 말 대선을 앞두고 세금이 부과된다는 점과 과세 대상인 부유층의 사회적 영향력 등으로 종부세가 더욱 대선 표심을 자극했다는 시각도 나왔다. 결국 이명박 정부는 부과 기준을 올리고 전체 세율을 낮추는 등 종부세를 무력화시켰다. 이명박 전 대통령 임기 중반인 2010년 당시 정부의 감세 기조에 대해 여권에서 철회 필요성이 제기됐다. 재정건전성을 해친다는 비판에 따라 정부는 소득·법인세율 인하 시점을 법안 처리 2년 뒤인 2012년으로 미루자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 등 여당 내 소장파가 감세 철회를 요구하기도 했다. 당시 여권의 감세 논쟁은 최근 새누리당과 정부의 증세 논란을 연상케 하기도 한다. 이명박 정부는 직접적인 증세는 아니지만 준조세인 건강보험료의 인상도 부담스러워했다. 2011년 4월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정부는 당초 예정된 건강보험료 인상 발표를 미루기도 해 선거를 의식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기도 했다. 입법부에서 세금을 둘러싼 정당 간 경쟁이 본격화된 것은 진보정당이 원내에 진입한 2004년 17대 총선부터다. 당시 10석의 의석수로 첫 원내 진출을 이룬 민주노동당이 부유세 도입을 주장하며 진보적 조세 정책을 적극적으로 의회 내에서 펼쳤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진영이나 여야를 막론하고 조세 이슈에 대한 정치권의 목소리가 더욱 커진 모습이다. 이처럼 입법부가 세금 이슈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것은 납세자의 ‘불만’이 선거로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이념이나 지역주의가 지배했던 과거와 달리 유권자들이 경제 이슈에 더욱 민감해지고 있는 것.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최근 정치권의 증세 논란은 선진국형 정치로, 이 같은 논쟁은 긍정적인 현상”이라며 “이제는 표심을 얻기 위해 세금을 생각하는 것 자체가 우리 정치가 성숙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당원 50% 지지 확보” vs “당·민심 합산 우위”

    새정치민주연합 2·8 전당대회가 나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당 대표 선거의 막판 판세가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전대 초반 ‘문재인 대세론’이 한풀 꺾인 것으로 분석되는 가운데 각 캠프는 마지막 ‘세몰이’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룰 갈등이 커지면서 흥행·감동·비전이 없는 ‘전무(全無) 전대’라는 우려 속에 당내 경고음도 고조되고 있다. “문재인은 불안하다”는 메시지를 반복했던 박지원 후보 측은 최근 전당대회 여론조사 환산 방법을 둘러싼 논란으로 문 후보에 대한 역풍이 커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당심이 점점 박 후보 측으로 몰리며 대의원·권리당원의 50% 안팎이 박 후보를 지지하는 것으로 산정하고 있다. ‘5대(박지원) 3대(문재인) 1(이인영)’ 구도로 당심이 정해졌다는 주장이다. 특히 박 후보는 ‘여론조사 룰’과 관련해 문 후보 측 주장을 수용한 전당대회준비위 결정을 문제 삼으며 호남 지역의 민심을 더욱 자극하고 있다. 4일 광주 KBC에서 열린 합동토론회에서 박 후보는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시행세칙을 흔들어 보여 주며 “당 대표, 대선후보 하겠다는 분이 ‘이것을 몰랐다’, ‘이런 규정이 없다’고 말하며 선거 하루 전에 룰을 변경시킬 수 있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문 후보를 겨냥했다. 반면 문 후보 캠프는 이미 승기를 굳혔다고 보고 있다. 문 후보 측 관계자는 “대의원·권리당원과 관련한 박 후보 측 판세 분석과 우리의 분석은 크게 다르지 않다”면서 “그럼에도 당심과 민심이 합치면 결국 문 후보가 이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인영 후보는 호남과 수도권의 여론에 주목하고 있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최종 결과에서 의미 있는 지지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전대 이후 당 진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초·재선 소장파가 주축을 이룬 ‘더 좋은 미래’는 이날 성명을 내고 “정쟁을 즉각 중단하고 혁신과 비전, 미래를 위해 정정당당하게 경쟁하라”고 촉구했다. 또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당의 화합을 주제로 직접 작사·작곡한 당가를 공개하고, 전대 당일 틀기로 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野소장파 “김영란법 정무위案 후퇴 안돼”

    새정치민주연합 초·재선 소장파 모임인 ‘더 좋은 미래’가 부정청탁방지법안(김영란법)의 국회 정무위원회 통과안 고수를 주장했다. 정무위 통과안이란 김영란법 적용 대상을 ‘공무원·공공기관 직원과 가족’에서 ‘사학 교원과 모든 언론사 종사자’까지 확대한 안을 말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이상민 새정치연합 의원과 총리 후보로 지명된 이완구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적용 대상이 너무 넓다며 과잉 입법 우려를 제기한 바 있다. 정무위 야당 간사이자 더 좋은 미래 간사인 김기식 의원은 2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금품 수수 금지가 언론의 자유 침해와 도대체 무슨 연관이 있고, 국공립 교원은 포함시키면서 사학 교원을 제외시키는 것에 타당성이 없다”면서 “왜곡된 사실에 근거해 법을 흔들고 후퇴시키려는 시도에 우려를 표한다”고 말했다. 이어 “법사위의 권한은 ‘체계 및 자구 심사’로 법안의 본질적 내용인 적용 대상을 축소하는 것은 월권이자 국회법 위반”이라면서 “사학과 언론에 법을 적용해도 위헌 소지가 없다는 게 공청회에 참석한 법률 전문가들의 의견이었다”고 덧붙였다. 더 좋은 미래 소속 의원들은 “2월 국회에서 법사위가 정무위 원안대로 법안을 처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정책 컨트롤타워 실종] “정부, 여론 떠보지 말라”

    새누리당이 연일 정부를 향한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새해 들어 국정 난맥상이 잇따라 노출되고 각종 여론 지표가 악화되자 4·29 보궐선거와 내년 총선을 준비해야 하는 여당이 정부 정책에 제동을 걸기 시작한 것이다. 당이 관여하는 강도와 방향성이 한층 분명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연말정산 파동부터 주민세·자동차세 인상 계획까지 정부가 당과 사전 협의를 제대로 거치지 않았다는 당의 불만이 커진 것과도 맞물려 있다. 아울러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지지율이 역전되고 집권 반환점을 맞아 당·청 역학관계에 변화를 줘야 한다는 청으로부터의 원심력도 일정 부분 작동하는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이 당·정·청 관계에서 본격적으로 고성을 내기 시작한 것은 올 초 불거진 ‘13월의 세금폭탄’ 논란 당시부터다. 조세 문제로 민심 이반 현상이 두드러지자 당이 다급히 팔을 걷고 나선 것이다. 앞서 지난 21일에는 당이 주도적으로 긴급 당정협의회를 주최하고 정부를 설득해 ‘연말정산 소급’ 추진 결정까지 이끌어냈다. 이후 건강보험료 개편, 주민세·자동차세 인상, 1%대 저금리 수익공유형 주택대출, 세재개편안 등 정부가 추진 의사를 밝힌 주요 정책마다 여당에서는 ‘경고성 목소리’가 나왔다. 김무성 대표는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좋은 정책 아이디어도 탄탄한 재정적 뒷받침과 미래 예측성이 없으면 결국 문제가 되고 그 피해는 국민 몫이 된다”며 신중한 정책 추진을 당부하기도 했다. 당이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는 주장은 비주류 및 소장파 의원들을 중심으로 주로 나온다. 하지만 친박근혜계에서도 국정 혼란 상황에 대한 우려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한 친박계 의원은 “경제 등 국정 전반에 대해 국민에게 기대감을 주지 못하는 게 지지율 하락의 원인”이라며 “현재 방식으로는 지지율 반등이 힘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당내에서는 최근 이어지고 있는 ‘여론 떠보기식’ 정책 추진에 대한 반발 목소리도 많다.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의 발언 논란 이후 하루 만에 번복한 주민세·자동차세 인상, 국민 법감정을 고려하지 않은 ‘기업인 가석방’ 언급 등은 정부 신뢰도만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내각·靑 개편] 당·정 정책공조 탄력… 당·청 소통강화 의문

    [내각·靑 개편] 당·정 정책공조 탄력… 당·청 소통강화 의문

    23일 신임 국무총리 후보자로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가 지명되고 청와대 인적 쇄신까지 일부 이뤄지면서 당·정·청 관계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지난해 연말에 터진 여권 내 친박근혜계-비박근혜계 간 갈등에 이어 올해 연말정산 소급 사태 등으로 당·정·청 관계에 균열이 벌어진 상황에 이 후보자가 중재자로서 어떤 역할을 해낼지 관심이다. 대체로 당·정 관계에는 ‘파란불’이 켜지겠지만 당·청 관계 변화에는 아직 ‘물음표’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우선 여당에서 입법을 총괄한 원내대표가 내각 수장으로 옮겨 감에 따라 향후 당·정 간 정책 협조는 다소 순조로워질 것으로 보인다. 그간 이 후보자는 주요 법안의 입법을 지휘하며 정책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왔다. 또 여야 상임위원장들과도 무난한 관계를 유지했다는 평을 받아 당장 남은 경제활성화 법안 처리에도 당·정 간 긴밀한 협조 체제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상임위 간사를 맡은 한 의원은 “그동안 총리의 존재감이 없었는데 이 후보자가 중심을 잡으면 대통령은 더 큰 부분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도 “이 원내대표가 총리직을 맡아 정부와 국회, 당·정·청 간 소통 역할, 화해 중개 역할을 잘 해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 대표의 기대와 달리 이날 나온 인적 쇄신만으로는 당·청 관계 변화를 짐작하기 힘들다는 평도 만만치 않다. 우선 특보단 구성은 여당 내 인적 쇄신 요구에 대해 청와대가 답으로 내놓은 것이지만 정작 당·청 가교 역할을 할 특보단장 및 정무특보 인선은 이날 발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후보자가 김 대표와 당내 ‘투 톱’으로서 원만한 관계를 유지했지만 총리로서 대통령과 여당 대표를 잇는 역할까지 하기는 쉽지 않다. 한 소장파 의원은 “이번 인사는 청와대와 소통이 잘되는 사람, 즉 친박을 전면에 배치했다는 느낌”이라며 “아직 청와대 비서실장도 정무특보 인사도 나지 않은 상황이라 당·청 관계를 섣불리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현역 재신임 지수] (2·끝) 광역단체장

    [현역 재신임 지수] (2·끝) 광역단체장

    취임 6개월간 17개 광역단체장의 직무수행을 평가한 결과 수도권 광역단체장들이 나란히 낮은 성적표를 받았다. 잠재적 대권주자로 평가받는 단체장 사이에서도 평가가 크게 차이 나는 등 임기 초반 광역단체장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6일 서울신문이 에이스리서치에 의뢰, 실시한 광역단체장 직무수행 평가 여론조사에서 17개 단체장 전체의 긍정 평가가 47.1%로 부정평가(35.4%)보다 11.7% 포인트 높았다. 평균인 47.1%보다 높은 긍정 평가를 받은 ‘베스트 3’ 단체장은 김관용 경북지사(60.6%)와 김기현 울산시장(59.8%), 이낙연 전남지사(57.7%) 등이었다. 수도권 단체장 3인방의 긍정 평가는 모두 평균에 미치지 못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긍정 평가는 36.2%, 부정 평가는 44.6%였고, 유정복 인천시장의 긍정 평가는 37.1%, 부정 평가는 44.1%였다. 남경필 경기지사는 긍정 평가 44.9%, 부정 평가 36.7%로 수도권 단체장 중에서는 선전했다. 취임 직후 인천아시안게임을 치른 유 시장으로서는 대규모 스포츠 행사를 개최했다는 사실이 무색할 만한 평가를 받았다. 전국적으로 주목도가 높은 수도 서울의 행정 수장인 박 시장으로서는 재선 초기 행보에 ‘노란불’이 켜졌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남 지사는 ‘연정 정치’로 주목받았던 기대에는 다소 미치지 못한다는 결과가 아니냐는 평도 나온다. 박근혜 대통령의 ‘콘크리트 지지층’인 TK(대구·경북) 지역 단체장이 나란히 긍정 평가에서 1·2위를 차지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여야를 대표하는 4선 정치인인 홍준표 경남지사와 이낙연 전남지사도 각각 긍정 평가가 55.2%, 57.7%였고, 부정 평가는 각각 36.9%, 26.9%였다. 야권의 잠재적 대권 후보인 안희정 충남지사와 최문순 강원지사의 긍정 평가는 각각 50.0%와 51.3%, 부정 평가는 30.8%, 31.4%로 나타나 박 서울시장과 대조를 이뤘다. 남 경기지사와 함께 여권의 소장파 출신 단체장으로 주목받은 원희룡 제주지사는 긍정 평가 55.0%, 부정 평가 33.9%로 상대적으로 기대에 못 미친 남 지사와 대조를 이뤘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박주선·이인영·조경태 컷오프 통과 주인공은

    박주선·이인영·조경태 컷오프 통과 주인공은

    새정치민주연합 2·8전당대회 예비 경선이 3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컷오프’를 통과할 당대표 후보 3인에게 관심이 쏠린다. 이른바 ‘빅 2’로 불리는 문재인, 박지원 의원의 예비 경선 통과가 유력한 가운데 나머지 1석을 놓고 박주선, 이인영, 조경태(기호순) 의원이 경쟁을 벌이는 구도다. 이들 ‘스몰 3’ 가운데 누가 본선행 티켓을 차지하느냐는 선거 판세와 더불어 당에 던지는 또 다른 메시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각 후보는 저마다 선전을 자신하고 있다. 박주선(왼쪽) 의원 측은 당내 중도온건파 모임인 ‘민집모’(민주당 집권을 위한 모임)와 앞서 당권 유력 주자들의 불출마를 주장했던 ‘서명파’의 지지를 통해 컷오프를 통과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특히 박지원 의원과 지역적으로 겹치는 호남 가운데서는 광주, 전북에서의 선전을 예상하고 있다. 박 의원 측 관계자는 4일 “문재인, 박지원의 2강이 아닌 1강 2중의 구도”라고 말했다. 486그룹의 대표 격인 이인영(가운데) 의원은 소장파의 지지를 기대하고 있다. 더불어 김근태계인 민평련(민주평화국민연대)의 지지를 바탕으로 정세균 고문 측의 표심도 기대하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이 의원이 최종 ‘컷오프 3인’에 포함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이 의원 측은 “이번 컷오프로 자연스럽게 (군소 후보의) 단일화가 이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경태(오른쪽) 의원도 ‘영남 3선’의 저력이 바탕이 돼 컷오프에 통과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조 의원은 당 대표 당선 시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문 의원을 겨냥해 “부산에서 출마할 자신이 없다면 정계에서 은퇴하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등 가장 선명하게 ‘비(非)문재인’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사설] 박 대통령 지지율 30%대 하락 의미 되새겨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국정 지지율이 심상치 않다. 여론조사 회사인 리얼미터가 지난 8~12일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5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박 대통령 국정 지지도가 39.7%로 떨어졌다. 지지도가 30%대로 내려간 것은 취임 이후 처음이다. 세월호 참사와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낙마 파동 때도 40%대를 유지했지만 이번 ‘비선 실세’ 국정 개입 의혹 탓에 지지층이 상당수 이탈하고 있다는 신호다. 청와대는 지지율 하락에 대해 일희일비하지 않겠다고 하지만 ‘콘크리트 지지율’로 불리는 40%의 벽에 균열이 나타나고 있는 현상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보수층과 중도층은 물론 강력한 지지 기반인 대구·경북(TK)과 50~60대에서 큰 폭의 지지율 하락을 보였다. 무엇보다 대통령의 소통 방식에 국민적 피로감이 크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국민들은 문건에 담긴 내용의 진위보다는 비선 실세 논란 등을 일으킨 대통령의 국정 운영 방식에 실망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의 문건을 찌라시 수준으로 격하시키면서 ‘나는 떳떳하니 내 스타일로 국정을 운영하겠다’는 식의 리더십으로는 민심을 어루만질 수 없다. 비선 개입 의혹 등 국정 문란 부분에는 처음부터 선을 긋고 문건 유출 과정에 초점을 맞춘 검찰의 수사 방식에 대한 반감도 지지율 하락과 무관치 않을 것이다. 검찰 수사를 신뢰하지 않고 있다는 여론이 점차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 이를 방증하는 것이다. 박 대통령의 리더십에 대한 여권 내부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새누리당 소장파 의원 일부는 지난 8일 대통령에게 수석·장관들과 공식회의를 자주 갖도록 건의했다. 또 대면 보고를 일상화하고, 대국민 기자회견도 정례화하라는 주문도 했다. 정의화 국회의장도 엊그제 “정상외교를 하고 난 뒤에는 최소한 3부 요인이나 5부 요인을 청와대에 초청해 그간에 있었던 일들을 얘기해 줘야 한다. 국회의장의 위치에서 신문지상 보도만 갖고 (인지)한다는 것은 소통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박 대통령은 보름 뒤면 집권 3년차에 접어든다. 역대 정권들이 대체로 3년차부터 레임덕을 겪었던 것을 상기하면 박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은 예사롭지 않다. 레임덕은 통상 대통령의 친인척과 측근들의 국정 농단이나 심각한 권력투쟁에서 시작된다. 야당의 공세가 강해지고 지지율이 떨어지면 정권은 정책을 집행할 동력을 잃게 된다. 반대로 국민의 소리를 경청하며, 정치적 반대 세력과의 적극적인 소통 노력을 하면 국민적 지지가 높아지고 국정 운영의 동력이 생긴다. 이번 사태가 마무리되는 대로 청와대 비서실 진용 개편 등 대대적 국정운영 쇄신책을 내놓아 국민들의 목소리를 수용할 필요가 있다.
  • 정두언 무죄 판결 “약한 사람들 입장에서 정치하겠다”

    정두언 무죄 판결 “약한 사람들 입장에서 정치하겠다”

    정두언 무죄 판결 “약한 사람들 입장에서 정치하겠다” 저축은행에서 수 억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새누리당 정두언 의원이 21일 파기환송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정치 재개의 전기를 맞게 됐다. 한때 벼랑 끝까지 몰렸다가 기사회생한 뒤 숨죽였던 정 의원은 이날 무죄 확정 판결에 따라 이제는 정치적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정 의원은 저축은행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지난해 1월 법정 구속돼 꼬박 10개월간 구치소에 수감됐으며, 지난 6월에는 대법원의 무죄 취지 파기환송이 나오면서 최종 결론을 기다려왔다. 새누리당 소속으로 서울에서는 몇 안되는 중진(3선)인 정 의원은 제18대 국회까지 개혁적 목소리를 내며 당내 소장파의 구심점 역할을 했던 만큼 존재감을 드러낼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더군다나 지난 6·4 지방선거와 7·14 전당대회 이후 과거 친이(친 이명박)계를 포함한 비박계(非 박근혜)의 약진이 뚜렷한 흐름에서 정 의원이 활동 공간이 넓어질 개연성도 크다. 정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지난날 저는 너무 교만했고, 항상 제가 옳다는 생각으로 남을 비판하면서 솔직히 경멸하고 증오했다”면서 “저는 법으로는 무죄이지만 인생살이에서는 무죄가 아니라는 것을 이제는 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앞으로 국민의 입장에서 반드시 할 말은 하고 할 일은 하겠다”면서 “하지만 경멸과 증오가 아니라 사랑으로 힘들고, 어렵고, 약한 사람들의 입장에 서서 정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007년 이명박 대통령 만들기에 성공해 ‘왕의 남자’로 통했던 정 의원은 이 전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의 불출마를 요구하는 ‘55인 파동’에 앞장선 후부터 정치적 입지가 급격히 줄어들며 급기야 구속되기까지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권노갑 “반기문 총장 野 대선후보 출마 측근들이 타진”

    권노갑 “반기문 총장 野 대선후보 출마 측근들이 타진”

    새정치민주연합 권노갑(84) 상임고문이 3일 국회 헌정기념관 대회의실에서 회고록 ‘순명’(順命)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출판기념회에는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이 축사를 했다.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는 책 추천사를 통해 “우리 부부는 권 고문과 일생을 함께한 것이 행복하다”고 밝혔다. 출판기념회에는 새누리당 서청원·박대출 의원과 새정치연합 문재인·이해찬 의원 등 전·현직 국회의원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 전 장관은 축사에서 “정치의 뒷얘기를 통해 나라를 생각하는 정치인들의 숨은 고뇌가 느껴졌다”며 경의를 표했다. 김 대표는 “평생 자신을 숨기고 낮추면서 역사를 만들었던 우리들의 큰형님”이라며 축하했다. 문 비대위원장은 “권 고문의 회고록이기도 하지만 대한민국 민주주의와 역사의 회고록이요 학습교재”라며 축하했다. 이에 권 고문은 DJ의 말을 빌려 “공인으로서 정치인이 자서전과 회고록을 쓰는 것은 국민과 역사에 대한 책무”라고 출판 배경을 설명했다. 권 고문의 회고록 제목 ‘순명’은 평생을 김 전 대통령의 그림자로 지내 왔으나 김 전 대통령이 대통령에 당선된 후 당시 여당 소장파들로부터 2선 후퇴 요구를 받고 ‘순명’이란 말을 남기고 정치 일선에서 물러난 것에서 따왔다. 책은 정치 역정과 비화 등을 담았다. 권 고문은 1999년 ‘누군가에게 버팀목이 되는 삶이 아름답다’는 회고록을 냈으나 DJ의 만류로 출판기념회를 취소하고, 2001년 일본 도쿄에서 일본어판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권 고문은 목포상고와 동국대를 나왔다. 지난해 8월에는 한국외국어대에서 최고령으로 영어영문학 석사학위를 받은 뒤 현재 모교 동국대에서 영어영문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으며 “논문 쓰는 것이 어렵겠지만 꼭 해내고 말겠다”고 말했다. 한편 권 고문은 이날 일부 차기주자 지지도 여론조사에서 1위를 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가까운 측근들이 반 총장의 야권 대선후보 출마를 6개월 전부터 타진했다고 전했다. 반 총장 측근에 대해 한 사람은 지금 한국에 있고, 한 사람은 외국에 거주한다고 밝혔다. 권 고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측근들이 새정치연합 대통령 후보를 타진했다”면서 “반 총장은 우리나라의 국격을 높일 수 있는 분이다. 우리가 영입을 해 경선을 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 총장의 뜻이 담겨 있는지에 대해서는 “그건 잘 모르겠다”고만 말했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정치권, 이제는 개헌이 ‘핫이슈’

    정치권, 이제는 개헌이 ‘핫이슈’

    세월호특별법 타결과 함께 정기국회가 정상화되자마자 ‘개헌론’이 정치권의 이슈로 급부상했다. 여야의 ‘개헌론자’들로 구성된 ‘개헌추진 국회의원 모임’은 1일 국회에서 ‘2020년 체제를 위한 정치개혁과 개헌의 방향’이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고 개헌 논의에 박차를 가했다. 참석 의원들은 이달 중 국회 개헌특별위원회를 구성한 뒤 내년 상반기까지 특위 차원의 독자적인 개헌안을 도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새누리당 내 비주류로 ‘개헌 전도사’인 이재오 의원은 이렇게 개헌 작업을 서두르는 이유에 대해 “내년 상반기를 지나면 바로 2016년 4월로 예정된 20대 총선을 준비해야 하고 총선이 지나면 또 바로 대선이라 개헌 논의에 몰두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반대 목소리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새누리당 지도부는 일단 공식적으로는 반대 기류를 보이고 있어 가까운 미래에는 개헌 추진이 큰 동력을 얻지 못할 것이라는 시각도 팽배하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 기자에게 “개헌 논의는 이번 정기국회가 끝난 뒤 해도 늦지 않다”며 일단 제동을 걸었다. 김문수 혁신위원장도 “혁신위에서 개헌을 논의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일축했다. 서청원 최고위원도 “개헌을 심도 있게 논의해야 할 필요는 있는데 타이밍이 지금은 아니다”라며 “개헌을 다음 총선 공약으로 내세웠으면 좋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들이 개헌론의 명분보다는 시기 문제를 들어 난색을 표하고 있는 만큼 개헌론은 언제든 분출할 수 있는 휴화산처럼 보인다. 정치권 관계자는 “언제든 자신들의 대권 가도나 권력 투쟁에 유리하다고 판단되면 개헌론을 제기하기 위해 여운을 남겨 놓는 것”이라고 했다. 물론 개헌이 권력 구조는 물론 미래 대권 구도에까지 영향을 미칠 만한 파괴력이 큰 이슈인 만큼 현재 비주류나 소장파 쪽에서는 찬성하고 주류·기득권 세력은 반대하는 분위기가 강한 측면이 있다. ‘현재 권력’인 박근혜 대통령은 올 초 신년 기자회견에서 “개헌은 블랙홀처럼 모든 이슈를 빨아들여서 다른 것들을 할 수가 없다”며 임기 내 개헌에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특히 야권의 개헌 드라이브는 현 정부를 흔들기 위한 목적이 아니냐는 오해를 사기도 한다. 정치권의 개헌 추진이 힘을 얻기 위해서는 여야의 정치적 합의에 앞서 국민들의 사회적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與 소장파 동시다발적 회동… 현안마다 사분오열

    새누리당 내 개혁·중도 성향 소장파 초·재선 의원들이 잇따라 모임을 결성하고 15일 동시다발적으로 회동했다. 국회 정상화 해법을 찾자는 취지이지만 국회 선진화법, 증세 문제 등 현안에 대한 입장이 판이하게 갈려 소장파의 목소리가 파괴력을 창출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당내 혁신 모임인 ‘아침소리’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첫 회의를 열었다. 재선의 조해진 의원 등 의원 8명이 참석한 모임에서는 의원 총사퇴 및 조기 총선 등 극단적 주장까지 등장했다. 하태경 의원은 “참석자들은 의원 총사퇴, 조기 총선이 필요하다 할 정도로 국회가 초유의 위기 상황이라는 인식을 공유했다”며 “국회 법사위를 통과한 91개 법안을 즉각 처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 의원들은 회의 직후 정의화 국회의장을 찾아가 국회 선진화법 개정을 주장했다. 하지만 모임 내에서도 증세에 대한 의견은 갈렸다. 하 의원은 “증세 부분은 대통령 공약과 상황이 달라진 만큼 대통령이 직접 설득하지 않고는 정치 민란으로 갈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인 반면, 강석훈 의원은 “지금은 세금 정상화 과정”이라고 반박했다. 같은 시간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회 정상화 촉구 의원모임’은 분위기가 달랐다. 개혁 성향 중진인 정병국 의원을 비롯해 재선 김세연 의원 등 개혁·중도 성향 의원 9명이 처음 모인 이날 회의에서는 국회 선진화법 개정에 대한 반대 기류가 강했다. 김세연 의원은 “선진화법은 정상적 국회 운영의 정신으로 도입한 것”이라며 “선진화법 도입에 노력했던 사람들이 국회 정상화에 기여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모임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세월호정국 극한대치] 큰소리보다 쓴소리 들어라… ‘비주류 목소리’에 답 있다

    [세월호정국 극한대치] 큰소리보다 쓴소리 들어라… ‘비주류 목소리’에 답 있다

    세월호특별법 문제를 둘러싼 여야 간 극한 대치로 국회 기능이 마비되는 등 정국 파행이 심각한 양상으로 치달음에 따라 여야 내부에서 각각 흘러나오는 ‘소수 의견’이 주목받고 있다. 주로 당내 비주류가 내놓는 이들 소수 의견은 대체로 양보를 전제로 한 온건론이어서 여야 대치전을 해소하는 실마리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새누리당 중진인 이재오 의원은 27일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대통령이 유가족을 못 만날 이유가 없다”며 야당의 주장에 동조했다. 그는 지난 5월 19일 세월호 참사 수습과 관련, 박근혜 대통령이 ‘사고 책임은 저에게 있다’는 취지로 발표한 대국민 담화를 언급하며 “이 담화문 중에 답이 있다”며 “유가족을 못 만날 이유가 없다. 그것이 담화의 진정성”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세월호특별법은 경우의 수가 나와 있다. 여·야·유가족이 합의하는 것과 여·유가족이 합의해 야당이 따라오게 하는 것, 야·유가족이 합의한 걸 여당이 따르는 법 등이다. 지도부의 선택에 달린 문제”라며 이완구 원내대표의 결단을 촉구했다. 비주류 소장파인 김용태 의원도 라디오에 출연해 “당 지도부는 물론 필요하면 대통령도 유가족을 만나는 게 맞다”며 “어떤 일을 풀어나가는 데는 오해가 쌓이면 아무 일도 못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갈등을 빚고 있는 특검 추천권 문제에 대해서는 “임의 단체에 추천권을 준다는 전례가 있기 때문에 아이디어를 내서 유족들이 믿을 만한 사람이 특검이 되도록 절충점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 의원은 주요 국면마다 당 지도부를 향한 쓴소리를 아끼지 않는 대표적인 당내 소장파다. 특히 새누리당에서는 28일 초·재선 소장파 혁신그룹인 ‘아침 소리’ 모임이 예정돼 있어 이와 비슷한 소신 발언이 분출할 가능성이 있다. ‘장외 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에서도 다른 목소리는 나오고 있다. 이른바 온건파로 분류되는 김영환 의원 등 15명은 전날 “국회의원은 국회에서 활동해야 한다”며 ‘장외 투쟁 반대 성명’을 냈다. 이날도 새정치연합은 세월호특별법 제정, 여·야·유가족 3자 협의체 구성을 촉구하며 서울광장 등지에서 시위를 벌였다. 하지만 장외 투쟁 반대 성명에 참여했던 의원 중 상당수는 이날 일정에 아예 참석하지 않았다. 장외 투쟁 반대 성명에 참여한 한 의원은 “강경 투쟁을 하려 해도 명분이 없는 상황”이라며 “국민도 공감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온건파의 장외 투쟁 반대 움직임은 새정치연합 내에서 강경파 대 온건파의 본격적인 계파 투쟁으로까지 번지는 양상이다. 강경파에서는 온건파가 야당의 투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반면 전문가들은 여야의 극한 대치 상황 속에서는 이러한 비주류의 목소리에 해법이 숨어 있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가상준 단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치는 자유롭게 의사가 교환될 때 중지가 모아지는 것”이라며 “극한 대립은 대화의 가능성을 막는 반면 소수 의견이 나오는 경우 협상 상대방이 이를 근거로 협상 방향을 고민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회의 현 상황에 대해서는 “야당 일각의 주장처럼 새정치연합은 우선 국회로 돌아와야 한다”며 “국회 선진화법이 존재하는 상황에 대화가 아닌 투쟁을 선택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여야 일각의 소신 발언이 진정성이 있으려면 구체적인 행동으로 이어져야 할 것”이라며 “국면 타개를 위한 ‘사회적 중재 기구’를 만드는 데 앞장설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그는 “정치권에 대한 유가족의 신뢰가 무너진 상태를 감안하면 유가족들의 요구와 여야 합의 사항을 절충할 수 있는 중재 기구를 만들고 이를 재발 방지책 수립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재기구의 주재로 대통령과 유가족이 만나면 여야의 정치적 수싸움도 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日 국민도 아베정권 위험성 느끼기 시작했다”

    “日 국민도 아베정권 위험성 느끼기 시작했다”

    광복 69주년인 15일은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한 지 69년이 되는 날이기도 하다. 1995년 패전 50주년을 맞아 식민 지배와 침략을 사과한 무라야마 담화를 발표한 지 19년이 지난 지금 일본은 한층 우경화되는 모양새다. 일본의 전쟁 책임을 잊지 말자며 소장파 지식인들이 지난해 11월 만든 ‘무라야마 담화를 계승하는 모임’의 후지타 다카카게(66) 이사장은 14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본 국민은 전후 평화헌법 체제를 무너뜨리려는 아베 신조 정권의 위험성을 느끼기 시작했다”면서 “일본이 전 세계의 신뢰를 받는 계기가 된 무라야마 담화의 정신이 일본과 아시아의 공존을 위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무라야마 담화가 발표된 때와 최근 일본 내 분위기가 많이 달라진 것 같다. -자민당 내에서도 가장 우익인 아베 정권은 ‘전후 탈피’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있다. 아베 정권은 일본이 식민 지배와 침략 전쟁을 깊이 반성하고 다시는 아시아에서 전쟁을 일으키지 않겠다고 다짐한 전후 일본의 평화헌법 체제를 무너뜨리려고 한다. 일본은 위험한 상황에 놓여 있다. →아베 정권이 탄생한 것도 일본 국민의 선택이었다. ‘보통국가화’에 대해 호의적으로 바뀐 것인가. -2009년 민주당에 참패했던 자민당이 3년 뒤 대승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민주당의 운영 미숙과 경제 회복에 집중한 자민당의 전략이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일본 국민은 군사 대국화나 개헌 때문에 아베 총리를 선택한 것이 아니다. 최근 일본 국민은 아베 정권이 위험하다고 느끼기 시작했다. →일본의 역사 인식이 후퇴했다는 지적이 나오는데, 원인은 어디에 있나. -전쟁을 경험한 세대가 점점 세상을 떠나고 있다. 또 다른 원인은 전후 줄곧 일본의 국가권력을 잡아 온 자민당이다. 자민당은 학교 교육 등을 통해 침략의 역사를 은폐해 왔다. 이 때문에 젊은 세대에 대한 올바른 역사 교육을 통해 제대로 된 역사 인식을 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바람직한 한·일 관계를 위해 양국이 할 일은 무엇이라고 보나. -일본은 과거 식민 지배와 침략을 반성하고 이 같은 인식하에 관계를 진전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한국도 지나친 내셔널리즘에 빠지지 않도록 노력했으면 좋겠다. 글 사진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손학규 정계은퇴, 새정치민주연합 세대 교체 이끄나

    손학규 정계은퇴, 새정치민주연합 세대 교체 이끄나

    손학규 정계은퇴, 새정치민주연합 세대 교체 이끄나 7·30 재·보궐선거 참패로 대대적 혁신에 나선 새정치민주연합 내부에서 조심스럽게 ‘세대교체론’이 등장하고 있다. 김한길 안철수 공동대표가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나긴 했지만, 이번 선거를 통해 드러난 총체적 난맥상을 바로잡으려면 인적 쇄신이 동반돼야 한다는 논리에서다. 이른바 ‘중진 물갈이론’의 불을 댕긴 것은 손학규 상임고문의 정계 은퇴였다. 야권의 ‘잠룡’이자 한 계파의 수장인 손 고문은 경기 수원병(팔달) 보궐선거에서 낙선하자마자 패배의 책임을 지고 용퇴 결단을 내려 당 안팎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특히 은퇴 회견에서 “지금은 제가 물러나는 것이 순리라고 생각했다. 책임 정치의 자세에서 그렇고, 민주당(새정치연합)과 한국 정치의 변화와 혁신이라는 차원에서 그렇다”라고 밝힌 것이 다른 원로급 중진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고 상당수 의원들은 보고 있다. 지도부 일괄사퇴와 손 고문의 은퇴 다음날인 1일 청년 비례대표인 김광진 의원은 SBS라디오 ‘한수진의 SBS전망대’에 출연해 ‘당에 가장 필요한 변화가 무엇이냐’는 물음에 “일단 국민이 보시기에 사람의 혁신도 필요한 것 아니겠냐”며 포문을 열었다. 김 의원은 “기존 계파에서 대표성이 있는 분들이 어느 정도 2선에서 큰 틀의 일만 봐주시고, 40대 기수론이라든가 해서 새로운 혁신의 기수들이 많이 나오면 좋겠다”라며 계파별 중진들의 ‘2선 퇴진’을 통한 새 인물 전진배치를 요구했다. 개혁 성향의 한 수도권 초선의원도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손 고문의 은퇴선언은 세력이나 인물의 교체도 필요하다는 국민적 요구와 당 변화의 목소리를 반영한 게 아닌가 싶다”며 “새로운 인물의 교체, 새로운 인물이 중심이 되는 구상을 차기 리더십 측면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새누리당은 지도부부터 정체되지 않고 사람이 바뀌는 데 비해 야당은 십수년 전에 대표를 했던 분이 여전히 당 중심에서 역할을 해 ‘그 나물에 그밥’이라는 느낌을 주고 있다”면서 “우리 당이 정체돼 있다는 느낌을 갖게 하기에 충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당내 혁신 모임인 ‘더 좋은 미래’ 소속 김기식 의원은 “아직 구체적으로 세대교체를 이야기할 단계는 아니다”면서도 “당의 면모 일신이 인적인 측면에서 가시화되지 않으면 국민에게 다가갈 수 없다는 점에서 인물과 세력의 교체를 통한 낡은 계파질서의 극복으로 ‘돌려막기’식 당내 리더십 구성을 끊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경태 전 최고위원 역시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기존의 인물로는 절대 바꿀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줬기 때문에 앞으로의 지도부는 새롭게 물갈이를 해야 한다”면서 대폭 물갈이론을 제기했다. 이런 주장들은 2012년 총선과 대선 연패로부터 시작해 당의 위기가 점점 가중되는데도 아무도 책임지거나 공개 사과하지 않고 계파라는 울타리 안에서 여전히 기득권을 지키는 데 대한 경고로 해석된다. 더구나 ‘계파정치’의 당사자로 지목되는 일부 중진들이 차기 당권에 직·간접적으로 도전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더는 안 된다”는 당내 비판여론도 조금씩 고개를 드는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과거 새누리당(당시 한나라당)이 야당 시절 소장파를 중심으로 ‘60대 용퇴론’ 등 중진 물갈이를 추진해 당을 혁신한 사례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태흠, 세월호 유가족 ‘노숙자’ 비유 “선거 끝난 지 얼마나 됐다고 구태 보이나”

    김태흠, 세월호 유가족 ‘노숙자’ 비유 “선거 끝난 지 얼마나 됐다고 구태 보이나”

    김태흠, 세월호 유가족 ‘노숙자’ 비유 “선거 끝난 지 얼마나 됐다고 구태 보이나” 재보선 압승 이후 열린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선 혁신 논의 대신 세월호특별법을 둘러싼 비판만 드문드문 제기됐다. 이번 7·30 재보선 승리는 세월호특별법 협상에서 야당에 밀리지 말라는 의미라는 ‘아전인수’ 격 주장까지 나왔다. 일부 의원은 세월호 유가족을 ‘노숙자’에 빗대는 말까지 하는 등 재보선에서 대승을 거둔 뒤 새누리당이 벌써 오만해 진게 아니냐는 지적까지 제기됐다. 새누리당은 1일 국회에서 재보선 당선인 인사를 겸한 의원총회를 열고 당 혁신과 세월호특별법을 포함한 현안을 논의했다. 김무성 대표는 “새누리당 혁신, 국가 대혁신을 통해 더 안전하고 공정한 대한민국을 만들고 민생경제 살리기에 몰입해야 한다”면서 “선거 대승에 연연해선 안 된다.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기득권을 내려놓고 당의 혁신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어지는 비공개 회의에선 새정치민주연합과 세월호특별법 협상 과정을 보고한 후 아당에 밀려서는 안 된다는 몇몇 의원들의 요구만 나왔다고 한다. 이노근 의원은 “세월호법 협상에서 왜 우리가 이렇게까지 밀리느냐”면서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해야하는 것은 맞지만 야당이 이렇게까지 무리하게 나오는 것은 옳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 의원은 또 “이번 재보선에서 국민이 그렇게 가라고 표를 몰아준 것”이라며 “세월호 협상에서 야당의 무리한 주장에 끌려가서는 안 된다”며 강경 입장을 주문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김태흠 의원 역시 “세월호법 협상은 강하게 가야 한다”면서 현재 세월호 유족들이 국회에서 단식 농성 중인 것을 거론하며 “유족들을 국회 안으로 들어오게 한 데 대해선 정의화 국회의장에게 정식으로 이의를 제기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초재선 소장파가 주축이 된 ‘쇄신모임’을 이끄는 재선의 조해진 의원만 전날 모임 결과를 소개하며 “이번 재보선 결과는 우리가 잘한 것보다 야당이 민심에 너무 동떨어진 행동을 해서 그런 것”이라며 “쇄신과 혁신의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다음 총선과 대선에서 혹독한 심판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 초선 의원은 “재보선이 끝나자마자 혁신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한 의총이었지만 발언자도 많지 않고 그나마 세월호법 성토가 대부분이어서 이래도 될까 싶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재오 의원은 이날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한중의원 친선 바둑교류전’ 참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재보선 결과를 바둑에 빗대 “이번에는 여당이 수를 잘 둔 것은 아니고 야당이 못 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세월호 참사에 유병언 시신발견, 인사파동 등 악재가 겹치고 겹쳤지만, 야당이 겹친 악재를 충분히 민심에 접목을 못시키고 스스로 오판했다”면서 “이길 수 있다는 일종의 야당 권력의 오만이었고, 국민은 오만한 권력을 반드시 심판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김태흠 의원은 의총이 끝나고 국회 본청 앞에서 농성 중인 세월호 유가족들을 보며 기자들에게 “국회에서 저렇게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어디 뭐 노숙자들 있는 그런…바람직하지 않다”라면서 유가족을 노숙자에 비유하는 듯한 언급을 했다. 논란이 일자 김 의원은 “유가족들이 뙤약볕 밑에서 농성하면서 줄 매달고 빨래 내걸고 하는 모습을 보면서 안타까워서 한 표현이며, 국회의장이 농성을 허용해준 부분에 대해 문제제기를 한 것”이라면서 “유가족들을 이런 상태로 방치시킨 데 대해 문제제기를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국회의장이라면 ‘건강을 해칠 수 있고 지금 국회에서 (세월호특별법) 논의를 하고 있으니까 기다려달라’ 등의 얘기를 하면서 이런 부분(농성)을 말렸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조동원 홍보기획본부장은 김 의원의 발언이 전해진 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선거가 끝난 지 얼마나 됐다고 다시 구태가 되는 것 같아 걱정스럽다. 당 대표는 혁신하겠다고 팔을 걷어붙이는데 일부 의원들의 발언과 행태는 구태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고 비판했다. 이어 “아무리 옳은 의견도 세월호 유가족의 마음을 아프게 하면 안 된다. ‘노숙자’니 ‘교통사고’니 왜 그런 발언으로 갈등을 유발하고 상처를 주는가”라면서 “우리는 그러면 안 된다. 그러니까 선거 때만 되면 ‘쇼한다’ 그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태흠 비유 논란, 세월호 유가족 ‘노숙자’ 빗대 설명…해명은?

    김태흠 비유 논란, 세월호 유가족 ‘노숙자’ 빗대 설명…해명은?

    김태흠 비유 논란, 세월호 유가족 ‘노숙자’ 빗대 설명…해명은? 재보선 압승 이후 열린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선 혁신 논의 대신 세월호특별법을 둘러싼 비판만 드문드문 제기됐다. 이번 7·30 재보선 승리는 세월호특별법 협상에서 야당에 밀리지 말라는 의미라는 ‘아전인수’ 격 주장까지 나왔다. 일부 의원은 세월호 유가족을 ‘노숙자’에 빗대는 말까지 하는 등 재보선에서 대승을 거둔 뒤 새누리당이 벌써 오만해 진게 아니냐는 지적까지 제기됐다. 새누리당은 1일 국회에서 재보선 당선인 인사를 겸한 의원총회를 열고 당 혁신과 세월호특별법을 포함한 현안을 논의했다. 김무성 대표는 “새누리당 혁신, 국가 대혁신을 통해 더 안전하고 공정한 대한민국을 만들고 민생경제 살리기에 몰입해야 한다”면서 “선거 대승에 연연해선 안 된다.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기득권을 내려놓고 당의 혁신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어지는 비공개 회의에선 새정치민주연합과 세월호특별법 협상 과정을 보고한 후 아당에 밀려서는 안 된다는 몇몇 의원들의 요구만 나왔다고 한다. 이노근 의원은 “세월호법 협상에서 왜 우리가 이렇게까지 밀리느냐”면서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해야하는 것은 맞지만 야당이 이렇게까지 무리하게 나오는 것은 옳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 의원은 또 “이번 재보선에서 국민이 그렇게 가라고 표를 몰아준 것”이라며 “세월호 협상에서 야당의 무리한 주장에 끌려가서는 안 된다”며 강경 입장을 주문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김태흠 의원 역시 “세월호법 협상은 강하게 가야 한다”면서 현재 세월호 유족들이 국회에서 단식 농성 중인 것을 거론하며 “유족들을 국회 안으로 들어오게 한 데 대해선 정의화 국회의장에게 정식으로 이의를 제기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초재선 소장파가 주축이 된 ‘쇄신모임’을 이끄는 재선의 조해진 의원만 전날 모임 결과를 소개하며 “이번 재보선 결과는 우리가 잘한 것보다 야당이 민심에 너무 동떨어진 행동을 해서 그런 것”이라며 “쇄신과 혁신의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다음 총선과 대선에서 혹독한 심판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 초선 의원은 “재보선이 끝나자마자 혁신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한 의총이었지만 발언자도 많지 않고 그나마 세월호법 성토가 대부분이어서 이래도 될까 싶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재오 의원은 이날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한중의원 친선 바둑교류전’ 참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재보선 결과를 바둑에 빗대 “이번에는 여당이 수를 잘 둔 것은 아니고 야당이 못 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세월호 참사에 유병언 시신발견, 인사파동 등 악재가 겹치고 겹쳤지만, 야당이 겹친 악재를 충분히 민심에 접목을 못시키고 스스로 오판했다”면서 “이길 수 있다는 일종의 야당 권력의 오만이었고, 국민은 오만한 권력을 반드시 심판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김태흠 의원은 의총이 끝나고 국회 본청 앞에서 농성 중인 세월호 유가족들을 보며 기자들에게 “국회에서 저렇게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어디 뭐 노숙자들 있는 그런…바람직하지 않다”라면서 유가족을 노숙자에 비유하는 듯한 언급을 했다. 논란이 일자 김 의원은 “유가족들이 뙤약볕 밑에서 농성하면서 줄 매달고 빨래 내걸고 하는 모습을 보면서 안타까워서 한 표현이며, 국회의장이 농성을 허용해준 부분에 대해 문제제기를 한 것”이라면서 “유가족들을 이런 상태로 방치시킨 데 대해 문제제기를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국회의장이라면 ‘건강을 해칠 수 있고 지금 국회에서 (세월호특별법) 논의를 하고 있으니까 기다려달라’ 등의 얘기를 하면서 이런 부분(농성)을 말렸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조동원 홍보기획본부장은 김 의원의 발언이 전해진 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선거가 끝난 지 얼마나 됐다고 다시 구태가 되는 것 같아 걱정스럽다. 당 대표는 혁신하겠다고 팔을 걷어붙이는데 일부 의원들의 발언과 행태는 구태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고 비판했다. 이어 “아무리 옳은 의견도 세월호 유가족의 마음을 아프게 하면 안 된다. ‘노숙자’니 ‘교통사고’니 왜 그런 발언으로 갈등을 유발하고 상처를 주는가”라면서 “우리는 그러면 안 된다. 그러니까 선거 때만 되면 ‘쇼한다’ 그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광역단체장 인터뷰] 5선의 40대 기수… 소장파 이끌며 ‘할 말 하는’ 정치인

    남경필(49) 경기지사는 새누리당 내에서 ‘소장파·쇄신파’로 통하는 정치인이다. 2012년 19대 총선에서 47세의 나이로 5선(경기 수원병)에 성공했다. 남 지사는 14~15대 의원을 지낸 고(故) 남평우 전 의원의 큰아들로 1965년 경기 용인에서 태어났다. 이후 수원 팔달구에서 줄곧 살았다. 아버지가 경인일보·경남여객 사주였던 까닭에 성장 환경은 비교적 유복했다. 경복고와 연세대 사회사업학과를 졸업한 뒤 경인일보에 입사해 3년간 사회부·정치부 기자로 활동했다. 이어 미국 예일대에서 경영학을 공부했다. 1998년 아버지의 갑작스런 별세로 미국에서 귀국, 그해 7월 아버지의 지역구인 수원 팔달 보궐선거에 출마해 당선되면서 33세의 나이로 15대 국회에 첫발을 내디뎠다. 한나라당 시절 이회창 총재 비서실 부실장, 당 대변인, 원내수석부대표, 경기도당위원장, 최고위원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특히 당내 소장파 의원들의 모임인 ‘미래연대’, ‘새정치수요모임’ 등의 결성을 주도하며 ‘할 말은 하는’ 정치인으로 인식됐다. 2012년 19대 국회 들어 당내 경제민주화실천모임을 주도, 그해 연말 대선에서 새누리당이 ‘경제민주화’ 화두를 선점하고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되는 데 기여했다. 이후 국가모델연구모임 대표, 동북아역사왜곡대책특별위원장 등을 맡았다. 남 지사는 몇 해 전부터 당 원내대표가 되길 희망해 왔다. 그러나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새누리당의 인물난이 극심해지자 중진 차출론이 제기됐고 남 의원이 경기지사 필승 카드로 떠올랐다. 당 지도부의 설득 끝에 경기지사 선거에 출마한 남 의원은 김진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에게 0.87% 포인트(4만 3157표) 차 신승을 거뒀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양파처럼, 한 꺼풀씩 벗길수록 이방인들 속에 ‘우리 자신’이 있다

    양파처럼, 한 꺼풀씩 벗길수록 이방인들 속에 ‘우리 자신’이 있다

    프랑스 최북단 도버 해협에 면한 항구도시 칼레. 영국을 바라보고 있어 이민자가 몰리는 곳이다. 이곳에선 심심찮게 ‘정글’을 접할 수 있다. 더 이상 법이 통용되지 않는 도로망, 숲, 땅끝 마을, 철판과 시멘트, 나무로 지은 무수한 가건물과 널브러진 공터들이다. 국경 끝까지 몰린, 그런데 절대 통과할 수 없는 주변의 삶이란 무엇인가. 또 우리에게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는, 우리보다 ‘덜’ 살아 있는 자들은 누구인가. 우리는 이들을 ‘이방인’으로 부르며 타자로 취급할 따름이다. 반문화·반규범의 68세대 비판철학 맥을 잇는 프랑스 소장파 철학자 기욤 르 블랑(48)은 이를 철학적 통찰로 접근한다. 프랑스 인문철학 총서인 ‘이론적 실천’의 편집위원장, 세계적 인문철학지 ‘에스프리’ 편집위원, 보르도 몽테뉴대 철학과 교수란 간판에 걸맞게 ‘타자’의 대립항으로 ‘우리’, ‘국가’를 함께 비판적으로 분석한다. 이렇게 전이해 가는 농밀한 지적 사유의 여정 속에서 우리 안의 타자를 발견한다. 그는 이를 타자를 환대하는 평범한 삶의 새로운 가능성이라 불렀다. 애초 외국인에 대한 탐구 저서인 ‘안과 밖: 외국인의 조건’(글항아리)은 양파처럼 한 꺼풀씩 껍질을 벗길수록 점점 우리 본연의 모습에 접근한다. 외국인을 타자화함으로써 존립의 기반을 마련하는 ‘우리 자신’, 즉 근대국가의 정체성이 허구적 구성물에 지나지 않음을 드러내는 비판적 성찰이다. 문득 떠오른다. 현재진행형인 세월호 사건의 소용돌이 속에서 많은 이는 ‘과연 우리에게 국가란 무엇인가’를 수없이 되뇌어야 했다. 국민이 내는 세금으로 국민의 안위를 지킨다는 기본 계약이 흔들린다면, 국가란 정체성은 위기를 맞은 것 아니냐는 물음이었다. 저자는 “치욕스러운 삶들의 전집을 만들어야 한다”는 진술로 책을 시작한다. 타자, 이방인, 삶에서 벗어난 삶, 불확실한 삶, 나쁜 주체, 들이닥친 자, 용인할 수 없는 자 등은 ‘치욕스러운 삶들’로 묶을 수 있다. 외국인뿐만이 아니다. 몫이 없는 자, 하층민 등 국가 주변으로 내몰린 이들도 타자화되는 순간부터 박해를 받는다. 그렇게 저자는 제도나 사회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존재를 의미하는 ‘파리아’(paria)로 규정된 삶의 형식을 분석한다. 푸코와 캉길렘 등 현대 프랑스 철학자들의 사유를 끌어들여 국가의 표준이 이방인의 주체성을 어떻게 불확실하게 만드는지 살펴보는 과정은 흥미진진하다. 저자가 자주 언급하는 ‘치욕스러운’은 애초 푸코가 쓴 ‘치욕스러운 사람들의 삶’(1997)에 나온 표현이다. 구빈원이나 바스티유에 감금돼 수치스럽다고 선언된 존재들은 사드처럼 악명 높지 않은 길거리의 아주 평범한 사람들이다. 사회적 명성도, 중요성도 없이 떠돌다 술에 취해 혹은 싸움질로 운이 없게 권력의 관심을 끌었다. 책은 한 국가의 해악을 폭로하고 구멍을 낸 뒤 망명한 자 또한 환영받지 못한다는 사실도 직시한다. 국가와 맺은 계약을 파기하고 규범을 전복했기 때문이다. SBS 드라마 ‘닥터 이방인’에 등장하는 평양 출신 천재 탈북 의사 박훈(이종석 분)의 삶과 다름없다. 반면 저자는 국가는 비국가적 존재 양식으로 파악된 이방인을 반드시 필요로 한다고 말한다. 사회 시스템을 꾸리기 위해서다. 모욕적인 지시에 반하는, 자기 안의 타자와 자기 밖의 타자를 여는 것이야말로 리좀과 같은 다양체를 지향하며 노마드적 회로를 품은 사회 시스템을 이어 가는 해법이라는 것이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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