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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본지 보도 그후…희귀병 어린이 2명 희망의 한가위

    본지 보도 그후…희귀병 어린이 2명 희망의 한가위

    희귀병을 앓는 환우들에게도 추석은 마냥 즐겁고 기다려지는 명절이다. 힘든 투병 생활을 잊고 가족과 친지들을 만나 언젠가 완치되리라는 희망을 이야기하는 꿈에 부푼다. 서울신문을 통해 세상에 알려져서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았던 ‘희귀병 어린이’ 형준이와 원기를 만나 보았다. ■ 진행성 근이영양증 홍원기군 “원기도 꿈을 이뤘어요. 모두 희망을 가지세요.” 한가위 연휴를 하루 앞둔 4일 경기도 하남시 망월동. 진행성 근이영양증을 앓고 있는 홍원기(8)군은 들뜬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서울신문 4월3일자 6면 보도)평소 비행기 조종사가 꿈이었던 원기는 지난달 29일 공군의 도움으로 헬기를 타고 1시간30분 동안 서해안을 누비는 소원을 이뤘다. 서울신문 보도를 통해 원기의 초이동 집이 화재로 사라졌다는 소식을 들은 시민들은 모두 1600여만원의 성금을 모아 전달했다. 돌려받은 전세금과 이 성금으로 원기네는 4월 중순 망월동에 새 보금자리를 꾸렸다. 하지만 원기는 요즘 힘들다는 얘기를 부쩍 자주 한다. 밤에 자다가 다리가 펴지지 않는다며 서너차례씩 어머니 김오숙(40)씨를 깨워 주물러 달라고 보챈다. 단백질 결핍 때문에 점점 팔·다리 등의 근육이 굳어지는 진행성 근이영양증의 증세가 악화됐기 때문이다. 화재 당시만 해도 조금씩 걸을 수 있었지만 이젠 다리에 힘이 빠져 혼자서는 일어설 수조차 없다. 결국 지난달 한 복지단체의 도움으로 300만원을 주고 전동 휠체어를 구입했다. 수영을 통한 근육강화 운동도 시작했다. 어머니 김씨는 원기의 상태를 전하며 눈시울을 붉혔다.“보통 환우들보다 진행이 좀 빠른 편이라 걱정이에요.‘나도 걷고 싶어. 뛰고싶어.3000년 뒤에 다시 태어나면 나 걸을 수 있는 약이 나올까.’라고 묻기도 해 눈물을 짓곤 합니다.” 매일 복지관과 병원을 오가는 강행군을 하고 있는 원기에게 이번 추석 연휴는 말 그대로 ‘쉬는 날’이다. 요즘 재미를 붙인 인근 미사리 산책으로 투병에 지친 몸을 달랠 예정이다. “원기가 비록 몸은 안 좋아지고 있지만 여러분들의 도움으로 마련한 보금자리에서 힘을 얻고 있답니다. 헬기를 타고 하늘에서 느꼈던 희망을 결코 잃지 않을 테니 여러분들도 행복한 한가위 되시길 빕니다.” 원기 후원계좌는 농협 560-17-002612(예금주는 원기 치료를 돕고 있는 하남시종합사회복지관). ■ 간문정맥 혈관기형 박형준군 “할머니, 기다리세요. 형준이가 갈게요.” 서울 강남구 포이동 266번지 판자촌에 살며 간문정맥 혈관기형이라는 희귀난치병을 앓고 있는 박형준(4)군에겐 이번 한가위가 어느 때보다 새롭다.(서울신문 3월7일자 8면 보도)자주 입과 항문으로 피를 토하던 형준이는 주변의 도움으로 치료를 받아 이제는 병세가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덕분에 이번 추석에는 1년만에 대전 할머니 댁으로 가는 귀성길에 오를 수 있게 됐다. 올해 설은 서울의 병원에서 보낸 형준이였다. 병치레 스트레스로 자주 짜증을 부렸던 형준이는 일곱달만에 몰라보게 달라져 있었다. 제법 애교도 부리는가 하면 뭐라는지 알아듣기 힘들던 발음도 꽤 정확해졌다. 보기 힘들었던 미소도 가끔씩 지어보이며 포이동 판자촌 사람들을 즐겁게 해준다. 이런 형준이를 이웃 사람들은 ‘포이동 마스코트’라고 부른다. 서울신문 보도가 나간 뒤 모두 2500여만원의 성금이 답지했다.7월초 버릇처럼 물어뜯은 손가락 상처를 통해 들어간 균이 장을 감염시키는 바람에 한차례 피를 쏟았고, 그 바람에 치료비로 300여만원이나 들었다. 이전에는 고스란히 빚으로 남을 치료비를 이번에는 주변의 따뜻한 온정이 담긴 성금으로 충당할 수 있었다. 형준이는 한달 전부터 일주일에 두 차례씩 강남구청 옆 한 아동발달연구소에서 언어·놀이치료를 받고 있다. 유독 말이 늦고, 심하게 낯을 가려 유치원이나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따돌림을 당할까 걱정됐기 때문이다. 치료한 뒤부터는 의사표현도 확실하게 하고, 붙임성도 꽤 늘었다. 형준이 어머니 김연(29)씨는 “시간당 6만원이나 드는 비용이 부담스럽지만 형준이가 점점 나아져 너무 좋다.”고 말했다. 아버지 박종묵(42)씨는 “항상 멀리 나가면 형준이 때문에 불안했는데, 다행히 이번 추석은 가족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형준이도 도움을 주신 많은 분들이 즐거운 한가위를 맞길 바랄 것”이라고 말했다. 형준이 후원계좌는 국민은행 767401-01-167369(예금주 김연). 글 사진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대선주자 한가위 행보 ‘6인6색’

    ■ 김근태-뉴딜 ‘상품화’ 고민·정동영-호남서 바닥훑기·고건-성묘후 ‘통합’ 구상 열린우리당 정동영 전 의장과 김근태 의장, 고건 전 총리 등 범여권의 대선 주자들은 이번 한가위 연휴를 본격 대선전을 앞둔 민심 읽기와 정국 구상으로 보낼 예정이다. 독일에서 지난 1일 귀국한 정 전 의장은 고향인 전북 순창에서 친지들과 차례를 지내고 선영을 둘러본다. 이어 이달 말까지 호남에 머물며 지역사회 원로들을 만나고 대학 강연에도 나선다.‘소원해진’ 호남의 민심을 훑으며 독일 구상을 가다듬고 내실을 다지겠다는 취지다. 핵심측근인 이재경 (사)21세기 나라비전연구소 연구기획실장은 3일 “연말까지는 조용하면서도 할 일을 하는 ‘정중동’의 행보를 보일 생각”이라면서 “민심에 길을 묻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의장은 서울 도봉구 자택에 머물면서 연휴 직후 국정감사를 비롯한 정기국회와 하반기 당 운영 방안을 점검한다.4일까지는 서울경찰청 방문과 서울역 귀향인사 등 당 의장으로서 공식 일정을 소화한다. 기동민 보좌관은 “이번 연휴는 정국 흐름을 비롯해 머릿속에 복잡하게 얽혀 있는 실타래를 푸는 시간이 될 것”이라면서 “특허를 출원한 뉴딜 구상을 어떻게 ‘상품화’시켜 ‘출시’할 것인지도 집중 고민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고 전 총리는 이날 한가위 맞이 대국민 메시지에서 “서민생활은 하루가 고달프고, 경제는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며 민심을 다독였다. 한가위인 6일 전후에는 남양주의 선친 묘소를 찾고, 가족과 시간을 보낼 계획이다. 고 전 총리의 한가위 구상은 지론인 ‘중도실용개혁세력 통합론’의 현실화 방안에 모아질 수밖에 없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박근혜-자택서 국감준비·이명박-정책토론회 열어·손학규-울릉도·독도 방문 한나라당의 ‘빅3’는 이미 내년 대선을 앞두고 본격적인 경쟁 구도에 들어갔다. 추석 연휴가 끝나면 3인3색의 대권 행보에 가속도가 붙을 것 같다. 9박10일 일정으로 유럽을 방문했던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추석 연휴에 별다른 약속을 잡지 않았다. 삼성동 자택에서 쉬면서 쌓인 피로를 풀 계획이다. 동생인 지만씨 내외 등 가족을 만나는 일을 빼면 특별한 외부 일정도 없다. 우선 추석 연휴가 끝나면 국회 국정감사가 시작되는 만큼 다른 주자와는 달리 국회의원 신분인 박 전 대표는 충실하게 국감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감을 통해 정국 운영 비전을 밝힐 수 있기 때문이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추석 연휴에 경기 이천의 부모 선영을 둘러보고 자문교수, 분야별 전문가와 함께 정책 토론회를 열어 이달 말 유럽 방문에서 보일 정책 아이템을 점검키로 했다. 추석이 끝나면 지방 강연이 많이 잡혀 있어 이를 통해 비전을 드러낼 준비에도 힘을 쏟기로 했다. 일각에선 이 전 시장이 이회창 전 총재를 예방한 것처럼 당 원로와 연쇄회동에 나서 ‘당심’을 공략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다만 한 측근은 “추석이 끝난 뒤에는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가 있는 만큼 지원 유세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100일 대장정을 계속하고 있는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추석 연휴에도 울릉도와 독도를 방문하는 일정을 예고했다. 무엇보다 추석 당일 국토의 동쪽 끝인 ‘독도의 상징성’에 비춰볼 때 특별한 의미가 있을 것이란 해석이 나오고 있다. 손 지사는 오는 9일 오후 2시에 서울역에 입성,102일 동안 이어진 민심대장정의 막을 내린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연해주서 한국의 춤·소리 대향연

    ‘연해주에 울리는 한가위 풍류’ 추석을 맞아 우리 전통문화를 해외에 알리고 동포들의 민족 정체성 회복 및 동질감 형성을 위한 해외공연이 펼쳐진다. 문화재청과 한국문화재보호재단, 고려인민족문화자치회가 4∼7일 연해주에서 개최하는 ‘천지감동, 한국의 춤과 소리 대향연’이 연해주 우수리스크 군인극장과 한인재생기금강당, 러시아한인이주140주년기념관 등에서 열린다. 이번 해외공연단은 중요무형문화재 승무 보유자 이애주를 비롯, 한국의집 무용단, 이리농악보존회, 경기민요 이수자 등 모두 31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부채춤과 경기민요, 장고춤, 아리랑 연주, 강강술래, 연해주 살풀이, 농악·세시놀이 등을 중심으로,4일 연해주 군인극장에서 2시간 동안 대향연을 펼친다. 추석날인 6일에는 오후 2시부터 풍년을 기원하는 길놀이와 전통무용, 부채춤, 아리랑 등 민요 연주로 이뤄지는 전통공연 한마당 ‘한가위 보름달 큰잔치’와, 재외동포들의 한글 사랑을 키우기 위한 각자·금속활자 시연, 추석을 기념해 한민족간 음식으로 정을 나눌 수 있는 음식체험 행사도 마련한다. 약과와 떡, 약식 외에 불고기와 김치 등 한국의 전통 맛을 느낄 수 있는 음식이 준비돼 연해주 동포들에게 훈훈한 한가위 분위기를 연출할 계획이다. 이어 7일에는 러시아한인이주140주년기념관에서 기념관 소속 풍물놀이팀과 이리농악보존회 출연팀이 현지 한인들을 대상으로 장구와 징, 꽹과리, 북 등 악기를 기증하고, 다양한 풍물강습도 펼칠 예정이다. 문화재보호재단 관계자는 “이번 공연으로 한인들은 물론, 연해주 현지인들에게도 한국 전통문화에 대한 이해와 이를 통한 국가이미지도 제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문화재보호재단은 5∼7일 서울 필동 한국의집에서 40여가지의 한가위 음식 및 차례상 전시, 한가위 공연 및 기원행사 등으로 이뤄진 ‘한가위 소원 달!남산 위에 떴네!’행사를 진행한다.(02)2266-6938.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06일 TV 하이라이트]

    ●사이언스+(YTN 오후 1시20분) 추석이 되면 온 가족이 함께 모여 송편을 빚고, 차례를 지내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또, 추석날 저녁, 보름달이 뜨는 것을 보고 가족의 건강과 함께 소원을 비는 모습도 볼 수 있다. 그동안 잊고 지냈던 추석명절의 의미를 되새겨보며, 추석에 숨겨진 과학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본다. ●살림의 여왕(EBS 오전 11시) 화사한 꽃장식이 돋보이는 친정엄마 최경애 주부. 블랙&화이트의 심플한 분위기의 딸 박지현 주부. 닮은 듯 다른 모녀의 특별한 인테리어를 엿본다. 어려운 살림에 삼남매를 키우시느라 결혼식조차 못했던 부모님을 위해 3남매가 부모님께 잃어버린 신혼을 다시 찾아 드리기 위한 감동의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추석특집 건강음식 대백과(SBS 오전 8시30분) 전문 의료진들이 추천하는 가을철 건강음식 BEST 7. 종류에 따라 맛과 영양이 다를 뿐만 아니라 항암작용, 성인병 예방, 다이어트, 골다공증 등에 좋은 버섯이 1위로 뽑혔다. 추석특집으로 ‘건강음식 대백과’를 마련하여 가을철에 꼭 먹어야 할 건강 음식 BEST 7을 소개한다. ●돈버는TV 대박원정대(MBC 오전 10시50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도토리 재배와 강냉이를 팔아서 연간 10억원의 소득을 올리는 김영환씨. 버리는 나뭇잎을 재활용한 비즈니스로 연간 8000만원을 버는 일본 가미카즈촌의 할머니들. 지퍼 하나로 세계를 통일한 YKK의 신화까지 세계 대박 현장을 찾아가 대박의 비결과 노하우를 알아본다. ●칠공주 쟁반노래방(KBS2 오후 8시) 드라마 ‘소문난 칠공주’가 쟁반노래방 접수에 나섰다. 탄탄한 연기력과 독특한 캐릭터로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소문난 칠공주’의 네 자매 김혜선, 이태란, 최정원, 신지수가 노주현과 함께 추억의 쟁반노래방에 출연, 평소 방송에서는 볼 수 없었던 솔직담백한 시간을 갖는다. ●특집다큐 한가위 풍경(KBS1 오후 11시40분) 민속 최대 명절 한가위가 다가왔다. 우리들은 한가위라는 단어에 풍요롭고 푸근한 고향의 풍경을 먼저 떠올리게 된다. 그렇다면 20∼30년 전 한가위 풍경은 어떠했을까. 설탕 한 봉지에 추석의 정을 한가득 담아 나누던 그 시절. 각기 다른 추석의 추억에 울고 웃던 4명의 사연 속으로 들어가 보자.
  • [재판혁명이 시작됐다] (中) 공판중심주의 현주소

    [재판혁명이 시작됐다] (中) 공판중심주의 현주소

    역시 문제는 ‘시간´ ‘인력´ ‘돈´이었다. 지난 4월부터 시작된 서울중앙지방법원의 공판중심주의 시범재판부 재판에 참여하고 있는 법관·검사·변호사들은 공판중심주의의 현주소를 이렇게 설명했다. 시범재판부를 맡고 있는 형사1단독 이한주 부장판사는 재판업무가 늘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력이 부족하고 사건이 많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예전이면 5분 정도면 끝날 자백사건도 지금은 1시간이 걸릴 때도 있다고 했다. ●법원 “관련서류 검찰에 요구할수 있도록 제도 보완해야” 사건 수도 적지 않은데다 개별 사건마다 걸리는 시간도 늘어났다는 것이다. 그는 공판중심주의의 정착을 위해서는 우선 법정에서의 거짓말인 ‘위증’ 대비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판중심주의에서는 법정에서의 위증 여부가 가장 큰 문제”라면서 “위증죄에 대한 처벌을 높이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다음달부터 검찰이 전국적으로 전면 확대실시하기로 한 증거분리제출에 대해서도 검찰이 조사한 내용을 피고인 방어를 위해 변호인들이 알 수 있도록 재판부가 관련 서류를 검찰에 요구할 수 있도록 보완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현재도 재판부가 검찰에 수사기록을 요청할 수 있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제출하지 않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공판중심주의 도입에 따른 검찰의 수사역량 약화에 대한 보완책으로 도입을 추진 중인 유죄협상제도(플리바게닝) 등의 도입에 대해서는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검찰 “공판검사 60~150명 더 필요” 검찰도 사건당 시간이 많이 늘어난 점을 부담으로 꼽았다. 공판중심주의 시범실시 결과 자백사건은 한 건당 평균 30분이, 부인 사건에는 평균 50분이 걸린 것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조근호 대검공판송무 부장은 “시간이 길어져 오전에 자백사건 4건, 오후에 부인하는 사건 4건 등 현재 속도대로라면 하루에 8건밖에 처리할 수 없는 셈”이라고 말했다. 재판을 담당하는 공판검사 한 명이 한 달에 새로 맡게 되는 사건이 20∼30건 수준임을 감안하면 절반 이상의 사건을 처리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해결책은 공판검사의 수를 늘리는 것. 그는 “공판중심주의 취지에 맞게 재판부당 전담 공판검사를 두려면 현재보다 60∼150명 가량의 검사가 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2월 현재 공판검사는 210명이다. 이와함께 판사 수와 재판정 수가 늘어나면 필요한 공판검사의 수는 더 늘어난다. 그는 “결국 비용문제가 된다. 과연 우리사회가 사법비용의 추가적 지출을 감당할 수 있는가가 문제”라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공판중심주의에서 무죄율이 늘어날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오히려 반대라는 입장을 보였다. 검찰 관계자는 “사실 현재는 공판검사 한 명당 30∼40건의 사건을 담당하느라 수사기록 파악하기에도 벅찼다.”면서 “공판중심주의가 활성화돼 공판검사가 늘어나고 해당 재판부 사건만 맡게 된다면 오히려 지금보다 무죄율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동시에 재판이 길어진 만큼 플리바게닝과 사법방해죄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또 재판상황을 기록하는 공판조서가 너무나 간략하게 작성되고 있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공판부의 다른 검사는 “재판에서 격렬하게 법적 공방을 벌이거나 반대의견 등을 길게 설명해도 정작 공판조서에는 한 줄로 기록되는 경우가 태반”이라면서 “재판이 하루에 끝나지 않는 한 판사도 재판상황을 다시 기억해내야 하는데 공판조사가 부실해 결국 조서를 읽어야 한다면 공판중심제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변호사 “피고인들 할말 다해 덜 답답” 변호사들도 공판중심주의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 변호사는 “공판중심주의를 전적으로 찬성한다. 검찰 조사에도 변호인 조력을 받을 수 있다고는 하지만 사실상 변호인도 별다른 도움을 주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 조사는 분위기도 억압적이지만 공판중심주의하에서는 공개된 법정에서 피고인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 하니까 덜 답답해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검사 출신의 한 국선변호인은 “조서를 가지고 하는 재판이 공판중심주의에 비해 사건 파악이 빠르고 쟁점정리가 잘 된다.”면서 “법정에서 피고인의 이야기를 듣는 것은 좋지만 난처한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70대 노인이 벌금형을 받을 정도의 비교적 간단한 재판을 사례로 들었다. 문제의 재판에서 그 노인은 “사건과 전혀 상관없는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말을 끊임없이 계속했다.”면서 “공판중심주의를 하겠다고 했으니 말을 끊지도 못하고 시간만 보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변호사는 재판 시간이 길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예정보다 재판이 길어져 다른 재판에 참석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그는 “오전에 한 사건만 해도 시간이 다 간다. 다른 법원에도 사건이 있으면 결국 이 사건 때문에 늦게 된다.”고 말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민사성격 고소사건 검찰부담 줄어들듯 9월 현재 판·검사 수는 3800여명. 예비판사를 포함한 판사가 2222명이고, 검사가 1577명이다. 활동 중인 변호사는 7617명이다. 상당수가 학연과 지연, 혈연으로 연결됐다. 사법연수원에서 2년을 동고동락해 기수별 동기의식도 강하다. 검사와 변호사, 판사를 묶어서 ‘법조3륜’이라고 통칭한 용어에 이런 특성이 반영됐다. 검사나 변호사 활동을 한 뒤 선거 등을 거쳐 판사가 선출되는 체계를 가진 미국에서는 법조3륜이라는 말을 쓰는 게 어색하다. 이런 법조3륜의 관계를 ‘님’에서 ‘남’으로 바꾸는 촉진제가 된 이용훈 대법원장의 지법 순시 발언은 사실 법조3륜끼리 관계가 소원해지고 있는 현상을 각성시킨 측면이 짙다. 일단 한해 사시 합격자수가 1000명을 넘어서면서 법조계의 소수정예 엘리트 구조에 흠이 나기 시작했다. 지난해 공판중심주의 도입 등 사법개혁 논의가 뜨거워지면서 법조3륜의 역할과 기능이 다르다는 점이 부각됐다. 검찰은 다음달부터 문서송부촉탁 심사를 강화키로 했다. 사생활 보장 등을 위해 수사비밀과 관계없는 서류만 선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문서송부촉탁 심사강화 방침은 장기적으로 민사적 성격이 짙은 고소사건을 줄여, 검찰에 부과되던 심판 기능을 법원의 민사법정으로 옮아가게 할 것으로 보인다. 어떻게 보면 검찰이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잃는 일일 수도 있지만, 일선 검사들은 반기는 분위기다. 민사적인 분쟁을 형사적으로 처리하려는 관행은 그 동안 검찰 업무를 가중시켜왔고, 이해관계에 맞지 않는 기록을 트집잡아 당사자가 검사에 대한 진정서를 접수하는 일이 드물지 않았다. 검찰 수사기록보다 법정 진술을 중시한다거나 영장 심리를 강화하겠다는 법원의 움직임도 자체 심판기능을 강화하고 수사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인권침해를 견제하는 역할을 맡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용철 연세대 법대 교수는 “3륜끼리 서로 자신의 직역이 최고라고 우긴다면 문제지만, 자신의 공익적 역할을 깨닫고 서로 견제할 수 있는 제도를 정비한다면 대국민 법률서비스 차원에서도 바람직한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조서재판 회귀 유혹? 공판중심주의 시대에도 신속·효율성을 앞세운 조서재판의 유혹이 떠돌고 있다. 검찰은 수사기관에서 작성된 조서를 증거로 낼 수 없게 되자 그때그때 증인이나 피고인들에게 동일한 내용을 신문하는 방법으로 증거능력을 얻고 있다. 그러다 보니 같은 내용을 1심과 항소심 등에서 두세번씩 반복해야 할 필요가 있느냐는 불만이 나온다. 재판시간이 늦어지고 일정이 길어지면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침해당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법원행정처에 따르면 2004년 4월 이후 증거분리제출제도를 우선 시행한 결과,1심 재판의 최소기간은 50.4일에서 53.5일로 늘었지만 최장기간은 156.1일에서 106.7일로 줄어들었다. 사법부에서는 일주일에 2,3차례 재판을 여는 집중심리제 시행 때문으로 파악하고 있다. 검찰에는 피고인들이 법정에서 부인한 검찰조서가 증거로 인정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수사를 방해하기 위해 검찰에서 허위자백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도 큰 불만이다. 조서재판의 유혹은 사법부에도 번져 있다. 검찰조서를 통해 사건의 쟁점을 빨리 파악했던 과거와 달리 처음 듣는 순간 사건의 핵심을 짚어야 한다. 예전보다 몇 배 늘어난 시간 동안 법정에서 집중하고 있어야 한다. 격무에 시달리다 보면 판단력이 흐려질 수도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이한주 판사는 “업무로 인해 피로가 쌓여도 법정에서 항상 집중해야 하기 때문에 힘들 때가 많다.”고 말했다. 또 위증을 가려낼 방법도 미약해 법정이 거짓말 경연장이 될 수 있다는 부담 때문에 긴장은 몇 배가 된다. 조서의 편리함에 길들여져 있는 것은 변호사들도 마찬가지다. 검찰조사내용을 넘겨받아 훑어본 뒤 변론하던 시대는 지났기 때문이다. 증거분리제출제도가 실시되면서 검찰의 전략을 알 수 없게 됐다. 검찰에 맞서 치열하게 법정공방을 벌이는 의뢰인의 기대치에 부응하려면 검찰청으로 자료를 복사하러 다니던 시간에 참고인, 증인들을 만나야 한다. 재판시간이 길어지면서 수임사건 수도 줄어들게 됐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추석 극장가 ‘대박 이벤트’

    추석 극장가 ‘대박 이벤트’

    최장 9일간의 연휴, 이 시기를 겨냥한 영화 9편, 멀티플렉스 영화관의 다양한 이벤트, 이번 추석은 어디로 보나 ‘대박’이다. 그리고 각 지역 극장에서 진행되는 이벤트를 아는 사람이 이 대박 행운의 ‘임자’다. CGV는 30일부터 10월8일까지 ‘보름달愛,CGV愛’를 진행한다.2회 이상 같은 CGV를 방문하면 멤버십 더블 포인트를 적립하고, 다른 CGV에서 영화를 보면 추첨을 통해 CJ상품권(10만∼100만원)을 준다.5∼8일 오후 9시 이후 영화를 본 관객 300명(선착순)에게 ‘타짜’ ‘라디오스타’ 등의 영화 마그네틱 콜렉션을 증정한다. 추석기간 동안 아이맥스 입체영화 ‘앤트 불리’를 CGV홈페이지에서 예매한 고객을 위해 2000원 할인 혜택, 캐릭터 제품, 워너브라더스픽쳐스에서 만든 10가지 캐릭터 세트 등을 마련했다. 롯데시네마는 10월5∼7일까지 ‘잘 살아보세’를 주제로 이색 윷놀이판을 벌인다. 상대방보다 높은 점수를 얻으면 영화무료관람권,‘가을로’ 비닐폴더 등 다양한 경품을 받을 수 있다(일부 극장제외). 한복을 입은 관객에게는 지역에 따라 즉석 사진촬영, 팝콘·음료, 주중관람권 등의 혜택이 있다. 안양관, 대구관은 지역 테마파크 할인권이나 자유이용권을 준다. 연휴 기간동안 메가박스에서 영화를 보면 옥션 3000원 할인쿠폰이 생긴다. 목동점에서는 10월1일까지 오후 11시10분에 ‘라디오 스타’와 ‘가문의 부활’ 두편을 1만원에 볼 수 있다.OK캐시백,GS칼텍스 보너스포인트도 사용가능하다. 삼성동 메가박스에 마련된 ‘구미호 가족’ ‘라디오 스타’ ‘야연’ 등의 영화 포토존에서 멋진 사진을 찍는 것은 덤이다. 프리머스시네마는 10월1∼8일 연휴 기간동안 3회 이상 영화를 관람하는 고객 중 추첨을 통해 아이스테이션PMP,DVD플레이어, 디지털카메라, 영화관람권 등을 주는 이벤트를 펼친다. 프리머스 서포터스에 가입하면 참여할 수 있다. 또 전국 상영관과 홈페이지에서 감동적인 사연을 적은 고객 5명을 선정해 소원을 이루어주는 ‘한가위, 너의 소원이 무엇인고’ 이벤트를 연다. 당첨자 발표는 10월20일.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박근혜, 메르켈총리 6년만에 재회

    |베를린 박지연 특파원|유럽을 방문 중인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28일(현지시간) 독일 첫 여성 총리인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만났다. 그가 당 부총재 시절인 2000년 독일을 방문해 당시 야당인 기민당 당수였던 메르켈 총리와 처음 만난 뒤 6년 만에 재회한 것이다. 두 사람은 총리 집무실에서 면담을 갖고 메르켈 총리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우파 개혁’을 놓고 의견을 나눴다. 박 전 대표는 면담이 끝난 뒤 기자들에게 “메르켈 총리가 ‘좋은 의미’의 개혁 정책을 펼쳐 가시적 성과도 거두고 있다.”면서 “총리의 외교·경제 정책이 제가 한나라당 대표로 있을 때 당이 추구한 노선과 같아 공감하는 바가 많았고, 메르켈 총리도 우리 두 사람이 공통점이 많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박 전 대표는 무엇보다 그동안은 미국과 다소 소원한 관계였던 독일이 친미 성향의 메르켈 취임 이후 ‘실리 외교’로 돌아서 국제 사회의 신뢰를 얻어가는 점에 공감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다 최근 국내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한미연합사 해체 등 현안에 대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방위 체제에 속해 있는 독일의 입장을 묻는 등 교감을 나눴다. 면담은 30분 정도로 짧았지만, 메르켈 총리가 독일 의회 연설 일정에다 아프간 파병연장동의안 국회 투표까지 겹쳐 빡빡한 일정 속에서도 흔쾌히 만남에 응한 것에 박 대표측은 의미를 부여했다. 두 사람이 그동안 서로 축하할 일이 생기면 편지를 주고받는 등 ‘우정’을 쌓아왔기에 면담이 가능했다는 것이다. 박 전 대표는 이날 만남으로 기민당수를 거쳐 첫 여성 행정수반에 오른 메르켈 총리에 자신의 이미지를 중첩시켜 내년 대선에서 ‘첫 여성 대통령’에 도전하는 포부를 내비치는 성과도 기대하는 듯하다. 한 측근은 “메르켈 총리가 총리직에 오르게 된 근원인 대연정이 깨질 위협을 느끼면서도 의연하게 정책을 추진하는 모습이 과거 국보법·사학법 논란 때 반대 의견에도 끝까지 소신을 지킨 박 전 대표의 ‘고집’과 닮았다.”고 ‘해석’했다.anne02@seoul.co.kr
  • “웃으면 행복이 옵니다”

    “웃으면 행복이 옵니다”

    “‘위스키∼’하며 10초 동안 멈춰 보세요. 볼 근육이 당기는 게 느껴지시죠. 그리고 한껏 미소를 지어 보세요.”지난 20일 오후 4시. 서울 송파구청 8층 친절아카데미에는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친절강사로 나선 이선희(39·친절행정팀 7급)·최문경(36·행정 8급) 명콤비의 ‘행복 바이러스’에 수강생들이 감염된 탓이다. 강의 초반 딱딱하게 굳어 있던 관내 18개 대중교통운수업체 노조위원장들의 표정은 강의가 진행되면서 점차 환하게 밝아졌다.‘미소 준비∼’라는 구령에 ‘얏’하며 따라하는 수강생들의 모습도 어색하지 않다. “행복 바이러스를 전하는 일은 쉽지만은 않지요. 그래도 충분히 보람 있는 일이죠.” 그녀들의 닉네임은 ‘친절 클리닉 닥터’.1500명에 이르는 구청 공무원과 동사무소 직원을 비롯해 공익근무요원, 공공근로자, 주차단속요원, 구청 아르바이트생, 관내 기업체 직원들까지 6000명이 넘는 사람들에게 친절 교육을 시키는 것은 물론 아침·저녁으로 청내 방송까지 맡고 있다. ●친절을 퍼뜨리는 친절 전도사 전문가 못지않은 입담으로 송파구 최고의 인기스타에 반열에 올랐다. 구에서 ‘그녀들을 모르면 간첩’이라는 우스갯소리를 할 정도다. “학창시절 꿈은 교사였죠. 비록 교사가 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친절 강사로 소원을 풀었어요.” 그녀들은 대학 재학중 공무원시험에 합격, 이씨는 20년째, 최씨는 15년째 공직에 몸담고 있다. 학창시절 꿈 때문에 이씨는 2002년 9월부터, 최씨는 지난해 4월부터 친절 강사를 자원해 활동하고 있다. ●철저한 자기관리 부담감 커 “친절강사이기 때문에 남들 앞에서 항상 모범적이어야 한다는 압박감이 심해요. 언행, 옷차림까지 조심해야 하죠. 또 직원들 앞에서 강의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커요.” 친절강사는 보기보다 쉽지 않다. 지원자가 많지 않은 ‘3D 업종’이다. 강사가 되려면 먼저 180시간 이상 고객만족(CS)강사 양성과정을 마쳐야 하고, 평소에도 꾸준한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 틈나는 대로 신문을 보며 시사 상식을 챙겨야 하고, 심리학 공부도 해야 한다. 또 웃음 전문가들의 강의도 듣는다. 강의 내용을 매번 새롭게 바꿔야 하기 때문이다. 1년 내내 꽉 짜여진 100회 정도의 강의 일정으로 매월 40시간 이상 강의를 해야 하고 심심치 않게 들어오는 외부 교육도 책임져야 한다. 아침·저녁 방송을 위해 출·퇴근도 남들보다 빠르고 늦다. 매월 실시되는 각 부서 직원들의 친절도 평가와 친절공무원 선정도 그녀들의 몫이다. 송파구 직원 친절도는 현재 90점 수준으로 매년 높아지고 있다. 그녀들은 내달 25일부터 11월30일까지 동사무소를 돌며 구민들에게 친절을 전파한다. ●자치구 첫 친절행정팀 자부심 자부심은 남다르다. 송파구 친절행정팀은 1996년 자치구에서는 처음으로 만들어졌다. 현재는 인근 지역인 강동구와 광진구, 하남시는 물론 부천시와 대구 서구 등 각 자치단체의 ‘벤치마킹’도 쇄도하고 있다. 특히 이씨와 최씨는 각각 남매와 두딸을 두고 있는 주부로 업무와 일을 동시에 ‘파워풀’하게 소화해 내는 아름다운 프로다. “친절 강의를 하면서 내 삶도 함께 업그레이드됐습니다. 딱딱한 관공서 이미지를 벗고 주민 감동의 서비스 시대를 여는 그날까지 열심히 하겠습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여기서 애들 교육 다 시켰는데…”

    “여기서 애들 교육 다 시켰는데…”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말이 대부분 재래시장에서는 옛말이 된 지 오래다. 서울 도봉구 쌍문동의 제일종합시장에선 더욱 그렇다.1977년 900평으로 시작해 한때 점포 수가 200개를 웃돌았지만 화마와 수마, 대형마트의 공세에 꺾여 몇해 전부터 폐허처럼 변했다. 남아 있는 상인 45명에게 추석은 쓸쓸함만 더해주는 불청객일 뿐이다. 그나마 이곳에서 맞는 추석도 올해가 마지막이다. 시장 정비사업으로 내년에는 주상복합건물로 개발된다. 23일 오후 제일종합시장은 대목을 앞둔 시장이라고 볼 수 없을 만큼 을씨년스러웠다. “추석 때 차라리 여길 뜰까 생각 중이야. 아들한테 이런 꼴 보이기 싫어서….” 25년째 시장 한쪽에서 5평짜리 미용실을 운영해온 정임순(가명·68·여)씨는 추석 때 서울을 벗어나 있을 참이다. 명절이라고 찾아온 아들에게 궁색한 모습을 보이기 싫어서다. 정씨는 “저희들 먹고 살기도 힘든데 부모가 못 사는 거 보면 마음이 편하겠나. 차라리 안 보여주는 게 나을 것 같다.”며 한숨 지었다. ●1977년 900평 재래시장 출발 요즘엔 2,3일 가야 손님 한 명 있을까 말까 하지만 90년대 초반만 해도 하루 20여명이 미용실에 줄을 섰다.“90년대 중반 넘어가면서 손님이 눈에 띄게 줄기 시작하더니 7년 전에는 시장에 큰 불이 나 가게가 잿더미가 됐지. 모아둔 돈에 빚까지 얻어 가게를 되살리긴 했지만 신식 미용실로 가는 사람들 발길은 어쩔 수가 없더라고.” 야채가게 인필순(70·여)씨는 “추석은 무슨 얼어죽을 추석이냐.”면서 심드렁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겨우 담뱃값 정도 버는데 시장이 사라지면 그것마저 없어지게 된다.”고 걱정했다. 인씨는 현재 가게터마저 팔아넘긴 상태라 재개발과 동시에 빈손으로 떠나야 할 판이다.“한때는 추석 때 물건이 없어서 못 팔 정도였지. 경상도에서 남편이랑 아들 셋 데리고 빈 손으로 올라와서 애들 교육까지 다 이 손으로 시켰어. 그 때가 좋았지. 하지만 지금은 돈이 돈을 버는 판이니….” ●화재·수재에 대형마트 공세로 폐허로 30년째 금은방을 하는 장모(55)씨는 말로만 재래시장 활성화를 외친 정부가 원망스럽기만 하다. 그는 “97년 재래시장 활성화 지구로 지정됐지만 10년 동안 방치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불이 나도, 물이 넘쳐도 재개발만 기다리며 견뎠는데 이제는 너무나 지쳤다.”고 토로했다. 그래도 희망의 불씨는 살아 있다.20년간 세탁소를 운영해온 김윤자(55·여)씨는 “시장 덕분에 집도 마련하고 아이도 키웠다. 몇 평 안 되지만 새로 시장이 들어서면 다시 잘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미장원 정씨는 한 살이라도 젊었을 때 새 시장 건물이 지어지기를 소망하고 있다.“시장이 다시 섰을 때 내가 몇 살이 돼 있을지는 모르지만, 한 해라도 더 일하다가 죽는 게 소원이야.” 두 평짜리 순댓국집 주인 박귀순(가명·71·여)씨도 바람은 똑같다.“시장통에 사람이 넘쳐 음식 만들기 바빴던 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막 신이 나. 새 건물 지어졌을 땐 늙고 힘 없어서 장사를 못 할지도 모르지. 그래도 지금보다야 낫지 않겠어.”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22일 TV 하이라이트]

    ●사이언스+(바코드)(YTN 오후 1시20분) 대형할인점이나 백화점에서 상품을 구입할 때, 모든 물건에 바코드가 표시되어 있다. 이는 사람이 태어나서 출생신고를 하면 주민등록번호를 갖게 되는 것처럼 바코드는 모든 물건들이 갖고 태어나는 고유 번호다. 우리 생활 속에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는 바코드의 모든 것을 알아본다.   ●다큐 여자(EBS 오후 9시30분) 하루 종일 아이디어를 짜고, 밤낮 연기 연습을 해도 항상 만년 조연인 김민지. 몇 번이나 좌절의 순간을 겪어야만 했던 그녀. 하지만 이대로 포기할 수 없다. 나만의 무대를 찾기 위해 새로운 각오로 방송국을 찾는다. 과연 그녀는 개그계의 떠오르는 스타가 될 수 있을까? 김민지, 그녀의 도전은 이제 시작된다.   ●신동엽의 있다!없다?(SBS 오후 7시5분) 동남아시아를 강타한 대재앙 쓰나미. 거대한 쓰나미 해일의 위력 앞에서 도망치면서도 웃는 사람들이 있다. 이 미스터리한 사진의 비밀은? 강아지 전용 우산이 있는지 없는지, 우리나라에 시어머니 섬이 있는지 없는지, 또 살이 빠지는 거울이 있는지 없는지도 알아본다.   ●꼭 한번 만나고 싶다(MBC 오후 7시20분) 일곱 살 어린나이에 어머니와 헤어진 조세훈씨. 그 후 아버지와 함께 살아가면서 아버지의 폭력 속에 하루도 편할 날 없이 지내게 된다. 힘들 때마다 어머니가 남겨주신 놀이동산의 행복한 기억만을 떠올렸다는 세훈씨. 오늘 그는 어머니를 만나 소원대로 큰절을 올리고 입대할 수 있을까?   ●사랑과 전쟁(KBS2 오후 11시5분) 임신 6개월의 몸으로 극장에서 갑자기 사라진 아내. 처갓집이고 경찰서고 다 전화를 해보지만 찾을 수 없다. 며칠 뒤,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나타난 아내는 아이를 낳을 때까지만 친정에 가있겠다고 한다. 출산하고 얼마 후 아내는 또 가출을 하고, 남편은 아내의 친구를 통해서 그 이유를 알게 되는데….   ●열아홉 순정(KBS1 오후 8시25분) 윤후가 빈 몸으로 집을 나온 후, 모든 사람들이 국화에게 윤후의 행방을 따져 물으며 비난한다. 옥금은 혜숙을 찾아가 홍영감과의 결혼 결심을 바꾸려고 애쓴다. 기획실 일을 배우려고 애쓰는 윤정이 기특한 우경은 야식을 사들고 가지만 맞선남인 진수가 이미 윤정을 챙기고 있다.
  • [김형기의 영화, 99가지 모놀로그] 영원한 사랑을 믿는 당신을 위해

    [김형기의 영화, 99가지 모놀로그] 영원한 사랑을 믿는 당신을 위해

    사람을 좋아한다는 건 참 쉽지 않고 만만찮은 일임에 틀림이 없다. 그것도 나이가 훌쩍 들어버린 뒤에는 마음을 드러내거나 받아들인다는 것이 더 힘들고 고된 일이 되어 버린다. 아마도 나이를 먹어가면서 더 이상 상처를 받기 싫거나 상처를 주기 싫다는 일종의‘감정의 보호 상태’가 되기 때문인 것 같다. 그 보호막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강력한 포스로 작용해서 좀처럼 쉽게 그 문을 열지 못하게 되는 법이다. 그럼에도 영원한 사랑을 갈구하고 응원하는 마음 속 목소리는 더욱 강렬해지는 법이라서 간절함 만큼이나 더 외로워지는 것은 아닐런지…. 도쿄, 밀라노, 피렌체 그리고 아름다운 첼로의 선율 속에 10년간의 사랑이야기가 펼쳐지는,‘냉정과 열정사이’(Between Calm and Passion·2001년)는 잊혀지지 않는 그 어리석은 기다림의 끝을 보여준다. 물론, 엔딩은 해피하지만 그 길고 지난한 과정이 현실 속 사랑이라면 얼마나 간절하게 원하며 기다릴 수 있을까. 그래서 영화의 시작이나 끝에 ‘이 영화는 실화를 기초로 하였습니다.’라는 자막이 더 짜릿하게 전율을 배가시키는지도 모르겠다.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미술복원 공부를 하고 있는 준세이는 진심으로 사랑했지만 어떤 사건을 계기로 이별하게 된 아오이를 잊지 못하고 있다. 아오이 또한 다른 사랑의 품에 안겨 있지만 늘 준세이를 떠올리며 가슴 아파한다. 총명하고 아름다운 청년, 준세이. 그러나 그는 아오이가 남긴 말을 기억하며 그리움의 고리를 놓지 않는다. 바로, 준세이의 서른 번째 생일날 함께 피렌체 두오모에 오르고 싶다던 그녀의 말을 말이다. 이렇듯 사소한 말 한마디는 기다림의 고리를 제공하고 그 고리를 부여잡은 채 긴 세월을 거뜬히 버티게 하는 이유가 된다. ‘사랑, 지우시겠습니까? 다시 시작하시겠습니까?’라는 질문으로 시작하는 ‘이터널 선샤인’(Eternal Sunshine·2004년). 때론 사랑보다 사랑했던 기억 때문에 힘겨운 때가 있다. 이 영화는 바로 그런 상처와 아픔 등의 특정한 기억만을 지울 수 있다는 설정을 바탕으로, 사랑을 경험해 본 우리네의 그것과 그리 멀지 않은 상상력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이야기가 진행되는 동안 왜 서로에게 끌리는지, 왜 사랑에 빠지는지, 왜 시간이 지나면 서로에게 소원해지는지에 대해 웃음과 눈물 속에 되새김질하게 한다. 사랑의 말랑말랑함만을 그려왔던 다른 영화와 변별성을 두며‘진짜 사랑이야기’라 할 만한 지점은 여기에서 출발한다. 나이가 들어가고 시간이 흐르면서 영원한 사랑에 대한 애절함이 짙어간다고는 했지만, 현실 속 자신의 옆에서 코를 골며 자거나 배둘레햄 마을의 족장쯤으로 변해버린 사람을 여전히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영원함이라는 것은 낯설고 까마득한 기억 속에 존재하는 것만은 아니다. 부여잡고 사는 바로 내 옆자리의 사람에게서 구하거나 만들어 나가는 것. 명심해야 할 것은, 영원한 사랑을 원하고 갈구하는 것보다 현재의 사랑을 충실히 지키는 것이 그 영원함에 한걸음 더 다가가는 것이란 걸 잊지 않길 바란다. 그러니 어금니 즈려물고 버티면 영원함이 상으로 주어진다. 그것이 최선이라고 믿는 사람들에게는 말이다. 시나리오 작가
  • 헌재소장 권한대행 주선회 재판관

    주선회 헌법재판관이 공석 중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으로 선임됐다. 헌법 재판관 8명은 20일 재판관 회의를 열어 전원일치로 최선임 재판관인 주선회 재판관을 소장 권한 대행으로 선출했다. 주 재판관은 차기 소장이 정식으로 임명될 때까지 소장직을 대신하게 된다. 주 소장 대행은 “재판업무와 행정업무가 통상적으로 진행되더라도 힘든 때”라면서 “이른 시일 내에 (소장 공백 문제가) 해결돼야 하지 않겠나. 사태가 장기화되면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헌재는 다음 달부터 정상적으로 대행이 결정문 초안 작성에 앞서 재판관 전원이 사건 심리에 필요한 절차를 논의하고 의견을 주고받는 평의(評議)를 진행할 계획이다. 또 재판업무도 정상적으로 진행한다고 밝혔다.헌법재판소법에는 재판관 7명 이상이 출석하면 위헌법률·탄핵·정당해산·권한쟁의·헌법소원 심판 결정을 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주 대행은 “정상적으로 새 소장이 부임했더라도 10월에야 사건 파악 등으로 재판업무가 가능했을 것”이라면서 “사립학교법, 한·미자유무역협정(FTA) 권한쟁의 등의 사건도 정상적 절차에 따라 진행되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헌재 21일까지 ‘권한대행’ 선출

    전효숙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처리가 결국 무산됨에 따라 앞으로 헌재의 운영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게 됐다. 소장의 장기 공백이 현실화되자 헌재는 유감을 표시하는 한편으로 대책을 세우느라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다. 장기 공백에 대비해 우선 해결해야 할 문제는 권한대행의 선출. 헌재소장의 권한대행에 관한 규칙에는 소장 궐위가 생긴 날로부터 7일 안에 권한대행을 뽑기 위한 재판관 회의를 열어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윤영철 전 소장이 지난 14일 퇴임했기 때문에 21일까지는 재판관 회의를 열어야 한다. 김희옥 헌법재판관 등 5명의 신임 재판관은 20일 청와대에서 임명장을 받고 본격적인 재판 업무를 시작할 예정이다. 권한대행이 선출되면 대행이 결정문 초안 작성에 앞서 재판관 전원이 사건 심리에 필요한 절차를 논의하고 의견을 주고받는 평의(評議)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재판관 7명 이상일 경우에는 재판 진행에는 문제가 없기 때문에 예정대로 재판을 진행할 수 있다. 또 8명으로 재판소부도 구성할 것으로 보인다.3명씩 구성하던 재판소부에 재판관 한명이 비게 되지만 다른 재판관이 도와주는 형식으로 3명을 만들어 지정 사건을 처리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심리가 진행 중인 사건은 800여건. 사회적으로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대표적인 사건은 사립학교법과 한·미 FTA 관련 권한쟁의 사건을 들 수 있다. 사학단체 등은 학교법인 이사장과 배우자, 직계 존비속은 해당 학교법인의 학교 장이 될 수 없도록 하고 외부인을 이사로 참여토록 한 이른바 개정 사립학교법의 개방형 이사제 등의 조항이 기본권을 침해했다며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또 여야 의원 23명은 정부가 한·미 FTA를 추진하면서 정보를 차단하고 국회에 비준동의안을 제출하지 않는 등 국회의 조약 심의·표결권한을 침해했다는 내용의 권한쟁의 심판을 냈다. 헌재는 재판관 7명 이상일 경우 재판을 진행할 수 있다. 하지만 어느 정도의 파행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권한대행이라고 해도 가급적 현상을 유지하는데 중점을 둘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권한대행으로서는 정치적 사회적으로 첨예한 갈등을 보이는 주요 사건에 대한 결정을 내리는데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그러다 보면 자연히 사건 처리가 지연될 것으로 예상된다.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홀가분하지만 역사의 평가 두려워”

    “홀가분합니다. 하지만 앞으로 역사가 어떻게 평가를 할지 두렵기도 합니다.” 6년의 임기를 마치고 퇴임을 이틀 앞둔 12일 윤영철 헌법재판소 소장이 서울 종로구 재동 헌재 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소회를 밝혔다.●“후임 소장 해법 국회서 찾기를”윤 소장은 “2000년 9월15일 3대 헌재 소장에 취임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6년이 흘렀다.”면서 “국민의 권리의식이 높아져 헌재 사건이 매년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행정부에서 공권력 처분을 할 때도 헌법에 위배되는지를 따지고 있다.”면서 “이는 헌법재판이 나름대로 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밝혔다. 그는 알고 지내는 연극교수에게 “연극이 활발하게 된 것은 헌재에서 연극·영화 사전검열에 대해 위헌결정을 내려서 그렇다.”고 자랑했던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후임 전효숙 헌재소장 후보자 임명과 관련된 논란에 대해서는 “후임 소장에 관한 문제고 국회에서 정당간의 공방은 물론 소송 가능성에 대한 얘기까지 나오는데 답변하기 곤란하다.”면서도 “국회의원들이 소장 퇴임 후 후임자가 결정되지 않으면 어떤 일이 생길지 검토해서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소장은 재임기간 중 정치적 갈등과 계층간 갈등이 심한 사건이 많이 들어왔다면서 “큰 사건이 들어올 때 재판관들은 많이 고민하고 본인의 정치적 소신과 이념적 경향을 배제하고 오로지 헌법정신이 무엇인지, 사회적 통합을 할 수 있는 헌법기준인가를 고심했다.”고 말했다.●“탄핵 기각 비화 죽을 때까지 말 못해” 윤 소장은 또 2004년 5월 대통령 탄핵심판 때 소수의견을 공개하지 않은 것에 대해 탄핵심판과 정당해산의 반대의견은 결정문에 표기하지 않도록 되어 있는 헌법재판소법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극단적인 예를 들어 재판관 9대0의 의견으로 탄핵이 기각됐다면 이를 주도한 국회나 정당은 얼마나 침통할 것이며 9명 중 4명이 반대해 기각됐다면 정치적 분쟁이 매듭지어지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 같은 논란을 거치며 실정법을 충실하게 해석해 비공개로 결론을 냈다.”고 덧붙였다. 그는 친한 친구들이 밥을 먹다가 “그때 누가 반대했느냐고 물어보지만 아마 그런 대답은 죽을 때까지 해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00년 미국 대선 때 수기개표 재판과 지난해 독일 의회 해산 헌법소원 등 외국의 헌법재판 사례를 들며 우리 헌재도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르지만 신행정수도, 탄핵사건 등에서 비록 일부는 불복하고 승복하지 못하는 세력이 있다고 알고 있지만 대다수는 그대로 따르고 법적 효력을 인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헌재 결정에 따른 정책도 만들어지는 등 독일, 미국에 버금가는 법치주의의 완성품이라고도 말했다. 이어 윤 소장은 탄핵이나 행정수도 등의 큰 사건들도 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들은 변호사가 참여하지 않은 피의자 신문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린 것 등 인권개선과 관련된 결정들이라고 답했다. 그는 우리나라 헌재의 위상이 전세계적으로도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윤 소장은 1년에 한번씩 외국 헌재소장의 초청으로 외국 헌재를 방문했다면서 “헌재소장 회의 등을 개최하면 아시아지역에서 우리나라가 유일하게 초청받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부에서 거론되고 있는, 헌재와 대법원을 합치고 대법원 안에 헌법재판부를 두는 방안에 대해서는 “결국 국민들이 결정할 일”이라면서도 우리나라의 헌재는 아시아는 물론 미주에서도 성공적인 제도로 평가받고 있다고 덧붙였다.●퇴임 후엔 변호사 개업 계획 윤 소장은 퇴임 후 변호사 개업을 할 계획이다. 그는 “법관시절에 대법관 출신 변호사들이 열심히 변론하는 모습이 훌륭하고 아름답게 보였다.”면서 “권리를 침해받는 사람들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열심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홍대앞 가면 “나도 거리 미술가”

    홍대앞 가면 “나도 거리 미술가”

    “거리의 미술가가 되어 보세요.” 홍대 앞 일대에서 미술작품을 감상하고 창작활동에도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제 14회 거리 미술전’이 열린다.‘거리미술전기획단’이 주관하고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이 주최, 마포구청(구청장 신영섭) 등이 후원하는 이번 행사는 오는 13일부터 다음달 17일까지 열린다. 홍대 미대생들이 매해 가을 대중과 함께 미술을 매개로 소통을 하자는 취지에서 개최하는 거리미술전은 올해 ‘인터뷰-길에서 만나다’를 부제로 삼고 다양한 거리공연과 체험행사를 마련했다. 주요 프로그램은 ▲거리전시부문 ▲참여미술부문 ▲공연부문 등으로 나누어 진행된다. 특히 시민들이 주체가 되는 참여미술부문에서는 ‘interact-친구를 만나다’라는 부제로, 소원을 나무에 직접 매달아 보는 ‘소원나무’, 직접 원하는 색과 향료를 사용해 참가하는 독창적인 ‘양초 만들기’, 자신의 흔적을 남기는 행위를 깃발형태로 만들어 보는 ‘방명록 깃발’ 등의 행사가 홍익 어린이 공원과 걷고 싶은 거리 일원에서 펼쳐진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30세에 여자되어 흑인남편 모신지 1년

    30세에 여자되어 흑인남편 모신지 1년

    성전환(性轉煥)수술을 받고 남성에서 여성으로 변신한 미국 작가(作家) 「돈·사이먼즈」 여사. 그 변신(變身) 자체가 벌써 엽기취미를 자극하는데, 수술이 끝나자 마자 열살이나 손 아래인, 게다가 무식한 흑인(黑人) 청년과 결혼을 해서 소문을 뿌렸다. 그리고는 임신했다가 유산했다는 유언비어까지 퍼뜨린 그녀가 결혼 1년만에 처음으로 사생활(私生活)을 공개했다. 미국의 작가 「고든·홀」의 성전환, 흑인과의 결혼사건은 1969년 미국의 통속취미를 자극하는 화제였다. 나이 서른이 된 남성이 성전환(性轉煥) 수술을 받고 여인(女人)으로 재생을 했다. 여인이 되자 마자 「돈」이라고 이름까지 여성화(女性化)한 그녀는 열살이나 손 아래인 흑인남자 「사이몬즈」와 결혼을 했다. 갓 서른의 아내와 갓 스물의 남편이었다. 「돈·랑글리·사이몬즈」 여사가 된 전 「고든·홀」 은 지금 자신의 『반생기(半生記)』를 집필하면서 남(南)「캐롤라이나」 주(州) 「찰스턴」에서 조용히 결혼생활을 하고있다. 좀처럼 남의 방문을 받지 않고 칩거생활을 하고있는 「사이몬즈」가(家)에서는 열마리쯤 되는 맹견(猛犬)이 집을 지키고 있다고 한다. 「성(性)」 이라는 벽에다가 인종(人種)이라는 벽까지 둘러쳐진 환경에서 「사이몬즈」 여사는 맹견의 보호를 받고 살아야할 만큼 주위의 적시(敵視)를 받고있다는 것이다. 작가 「고든·홀」 은 1962년까지 약 10권의 책을 썼다. 대개는 동화, 선교사(宣敎師) 취향 그렇지 않으면 「프린세스」에 관한 것들. 「마가레트」 여왕이 「스노든」경(卿)과 결혼 했을 때 『「마가레트」공주 이야기』를 썼고「케네디」 대통령이 암살되자 『재클린·케네디』를 써서 꽤 명성을 올렸다. 모두 「고십」수준을 넘지 않는 것이었다. 1960년에는 『「링컨」대통령에게 장미를』 이라는 책을 출판했는데 이것은 「링컨」대통령 부인이 대단한 악처(惡妻)였다는 소설에 반대하는 내용 이었다. 세상에서 손가락질을 받는 사람의 편을 든다는 것이 아마 「사이몬즈」 여사의 보람인 모양인데 자기자신의 과거와 현재가 모두 그런 처지이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30년의 남성을 처리해 버리고 여성이 된 「돈·사이몬즈」 는 아무래도 아름다운 모습은 아니다. 「밍크·코트」를 입고 의자에 앉아서 다리를 꼬는 모습은 상당히 여성답다. 쪽 곧지만 조금 뼈대가 모나게 튀어나와 보인다. 자세히 보면 코밑이며 턱에 수염자국이 있다. 집안의 조명은 어느 방이나 어두컴컴 하다. 남편 「존」은 스물두살의 청년답게 응석스러운 그러나 꽤 날카로운 데도 있는 표정의 흑인. 『난방을 고치게 돈 15「달러」만…』하면 연상(年上)의 아내 「돈」은 「핸드백」 에서 20 「달러」지폐를 꺼내준다. 『나머지는 꼭 가져와야 돼요』 하고 다짐을 한다. 연하(年下) 남편 「존」은 『오케이!』 하면서 나가 버린다. 마치 엄마가 아들을 내보내는 광경이다. 남편 「존」이 「사이몬즈」 여사의 하인이었다는 설(設)이 있긴 하지만 이 흑인청년이 「사이몬즈」 여사와 알게 된 것은 68년, 여성으로 수술한 직후 친구로서였다. 여자가 된 전(前)「고든·홀」은 그때 시골도시인 「찰스턴」의 사교계로 뚫고 들어 가려는 결심을 하고 있었다. 그때까지 사실 그는 남성도 여성도 아닌 양성(兩性)의 비밀을 혼자 간직하고 늘 사회의 그늘 속에서만 살고 있었다. 작가가 된 것도 어쩌면 그것이 사람과의 접촉이 없이 할 수 있는 직업이기 때문이었을 게다. 그녀는 사교계에 진출함으로써 자기의 사회적 지위를 난생 처음 확립해 보려고 했던 것이다. 이 도시의 역사적 건물을 복원하는등 상당한 애를 쓴덕에, 또 성전환자(性轉煥者)로서의 명성도 있어서 그 뜻은 쉽게 이루어졌다. 이 집 저 집 불려다니느라고 흑인요리사도 고용하는 지위와 형편이 되었다. 「존」과「돈」 이 만나게 된것은 바로 이 흑인요리사 때문이었다. 젊은 여자였으므로 이웃의 흑인 청년들이 놀러 드나 들었다. 그리고 그 중의 한 사람이 「돈·사이먼즈」였다. 하룻밤 우연히 서로 얘기를 나눈 것이 사랑의 시초였다. 곧 동서생활이 시작되었다. 수술을 끝내자마자였으므로 시술자였던 「존·홉킨즈」대학 의사들은 깜짝 놀랐다. 너무 이르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상관도 않고 두 사람은 사랑의 생활을 계속 했다. 뿐만 아니라 「찰스턴」 에서는 법석이었다. 일껏 얻어놓은 사교계의 명성도 엉망이었다. 지방신문의 사주(社主)가 사회적으로 매장시키겠다고 협박을 하는가 하면 친구들은 『내용으로야 그 녀석하고 살더라도 남부(南部)의 체면 을 봐서라도 늙은 백인(白人)하고 형식적인 결혼을 하라』는 충고까지 하는 형편. 69년 1월 22일 자택에서 흑인 목사를 데려다가 두 사람은 결혼식을 올렸다. 그러자 이웃의 악의(惡義)에 찬 장난질이 시작되었다. 문앞에 의용(儀用) 백합이 놓이는 한편 신문의 사망난에 『작가, 「니그로」하인과 결혼 』 이라는 기사가 실렸다. 남편 「존」은 세번이나 저격을 받았고 한번은 산보하고 있는 두 사람이 경찰의 순찰차에 쫓기다가 유치장 신세를 졌다. 남성인 「고든·홀」 이 처음으로 자기의 성(性)을 의심한 것은 스무살 가까와서였다. 원래 영국태생인 「홀」은 사생아나 다름 없이 불우한 환경에서 자랐다. 양성(兩性)을 걱정해줄 사람은 어려서나 어른이 되어서나 아무도 없었다. 유방이 부푸는 낌새도 보이고 여성 생리현상의 흔적이 속옷에 묻어있곤 했다. 1964년(26세)부터는 우방의 발달이 급격해지고. 다달이 비치는 것도 규칙적으로 되어 버렸다. 이제는 견디다 못해 이웃의 산부인과를 찾아갔다. 거기서 미국 유일의 성전환(性轉煥) 전문학과가 있는 「존스·홉킨즈」 의대(醫大)를 추천 받았고 성전환(性轉煥)으로의 출발이 시작되었던 것이다. 2년이나 걸린 진찰끝에 양성(兩性)중 남성(男性)을 버리는 편이 「고든·홀」에게는 적성(適性)이라는 결론이 내려졌다. 정신적으로 여성화하는 훈련을 받고 여성의 일상생활을 배우는 한편 장기(長期)에 걸친 수술을 받았다. 여성이 된지 1년인 지금 「사이몬즈」 여사의 소원은 아기를 갖는 것이다. 그녀는 임신했다가 유산(流産)했다는 발표를 했지만 아무도 그 근거를 확인하지는 못했다. 남편인「존」 까지도 그럴리가 없다는 발언을 하는 형편. 「사이몬즈」 여사의 생활은 아직도 밝고 행복하지는 않은 모양이다. [선데이서울 70년 1월18일호 제3권 3호 통권 제 68호]
  • [깔깔깔]

    ●신기한 샘물 한 부부가 소원을 들어준다는 샘물을 찾아갔다.“자기야, 이 샘물에 동전을 던지고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대.” 아내의 말에 남편은 못 믿겠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정말…정말 이루어진대?”“정말이라니깐…못 믿겠으면 한 번 해봐.” 남편은 잽싸게 주머니에서 동전을 하나 꺼내 호수에 던지며 중얼거렸다. 그런데 그 순간 아내가 중심을 잃고서 샘물로 떨어져버렸다. 그러자 남편이 박수치며 말했다.“와우, 정말 대단한데…벌써 소원이 이루어지다니.”●추상화 한 대학생이 미대생을 만나 추상화에 대해 궁금한 것을 물어봤다. “추상화가들이 완성된 그림의 제일 밑에 서명을 하는 이유가 뭐지?” “아 그거야 그림의 위아래를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지.”
  • [토요영화]

    [토요영화]

    ●혈의 누(채널CGV 오후10시) 사극, 그것도 추리물임에도 완성도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고, 흥행에도 성공한 영화.19세기 조선시대, 제지업으로 먹고 사는 남해안의 외딴 섬 동화도가 배경이다. 어느날 정부에 바칠 종이가 실린 배가 불타고, 정부는 진상조사를 위해 수사관 이원규를 파견한다. 그러나 화재 사건도 해결하기 전에 잔혹한 의문의 연쇄살인사건이 터진다. 섬마을 사람들은 몇년 전 억울하게 죽었던 사람의 원한을 거론하며 크게 동요하기 시작한다. 합리적이고 냉철한 수사관 이원규마저 마을사람들의 동요에 흔들리기 시작하는데…. 혈의 누는 여러 면에서 곱씹어볼 만하다. 무엇보다 포인트는 고립된 공간에서의 집단적인 공포, 무리·군중의 공포를 어떻게 표현해낼 것인가하는 대목. 대종상 의상상을 받은 작품답게 어떤 개념이나 이미지가 어떻게 옷을 통해 표현되는지 재미있게 지켜볼 수 있다. 여기다 영화 내내 추적추적 내리는 비와 음울하게 깔리는 음악 등이 분위기를 돋운다. 다음으로는 19세기 말엽 조선시대의 풍속을 스케치하는 대목. 살인과 관련한 전문용어 같은 소소함에서 무너져가는 양반사회를 그리는 스케일까지 다양하게 엿볼 수 있다. 또 배우들을 보는 재미도 괜찮다. 코믹배우로 커리어를 쌓아왔던 차승원이 냉정한 수사관 역할을 맡아 정극 배우로 변신했다. 또 용의자로 차승원과 대결했던 10년차 조연 배우 박용우가 이 영화를 통해 화려하게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마지막은 아무래도 동질성의 신화 속에 숨겨진 폭력성이다. 조그마한 섬에서 갇혀 지내오다시피 한 사람들은 이웃집 밥상에 숟가락이 몇개 있는지 다 알며 지낼 법도 하다. 그런 동네이기에 표면상으로 동질하지만, 그것은 어쩌면 살아남기 위해 지어야만 했던 표정에 지나지 않을는지도 모른다. 서로가 서로에 대해 말 못할 무언가를 품고 있다는 불온감, 그 풍경을 그려봐야 한다.2005년작,119분. ●애프터 선셋(MBC 밤12시55분) 세계 최고의 커플 보석도둑 맥스와 롤라는 마지막으로 한탕하고 초야에 파묻혀 산다. 이들을 잡아보는 게 소원인 FBI요원이 가만 있을 리 없다. 이들이 사는 곳까지 악착같이 찾아가 한번만 더 훔치라고 부추긴다. 편안한 생활이 지루해진 맥스는 롤라가 아무리 말려도 귀가 솔깃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데….007시리즈에 유머를 섞었다는 호평과 근사한 두 주연 피어스 브로스넌, 셀마 헤이엑을 빼면 볼 게 없다는 혹평을 동시에 받았다.2004년작,97분.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이 한권의 책] ‘혼세의 삼국’ 균형을 잡다

    요즘 TV사극들의 턱없는 민족주의와 사실왜곡에 황당한 느낌을 가져본 적이 있는가.‘김춘추-외교의 승부사’(박순교 지음, 푸른역사 펴냄)는 영웅을 그리되, 어깨에서 힘을 뺀 담백한 서술이 돋보이는 책이다. 문장이 밋밋하고 재미없다는 뜻이 아니다. 저자는 김춘추의 집권과정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역사학자다. 그만큼 사실(Fact)과 상상(Fiction)을 구분해 보이고 있다. 과장과 오류로 독자를 오도하는 흔한 팩션(Faction)이 아니라, 독자에게 생각할 여백을 돌려주고 있다는 뜻이다. 책은 얼핏 태종 무열왕 김춘추의 외교 활동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비친다. 김춘추는 약소국 신라가 백제·고구려를 제압하고 통일대업을 달성하는 밑거름이 됐던 당(唐)과의 연합을 성사시킨 인물이다. 죽음을 무릅쓰고 고구려와 왜(倭)를 방문해 외교담판을 시도하고 당 태종을 찾아 나당동맹을 완성해 내는 과정이 생생하게 묘사된다. 오직 생존만이 지상과제였던 당시 상황에서 실리주의 외교는 유일한 선택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외교관으로서 김춘추 조명에만 그치지 않는다. 오히려 진골에 속해 숨을 죽이며 살아야 했던 한맺힌 가족사와 이에 굴하지 않고 자신의 삶을 개척해 마침내 왕위에 오르고 통일의 초석을 놓는 인간 김춘추의 모습에 더 많은 애정을 보인다. 책은 김춘추의 인간적 고뇌와 열정을 사랑하는 딸의 죽음 장면에서부터 풀어나간다. 문희와의 숙명적 인연의 결과 출생한 딸 고타소는 백제 의자왕이 일으킨 침략군에 의해 일가가 몰살한다. 수급(首級)이 잘려나간 처참한 주검 앞에 격분한 김춘추는 고구려행을 결심하며 통일의 의지를 불태운다. 조부 진지왕의 폐위와 가문의 몰락, 아버지 비형의 아들을 위한 희생 또한 김춘추가 절치부심하는 배경이 됐다. 비형은 아들에게 외국어를 가르치고 신라와 왜의 당 유학생을 집안에 초치하여 국제감각을 키워주는 데 전력하는 ‘선진적’ 인물이었다. 진지왕과 유부녀 미도부인의 사랑, 집권 후 소원해진 김유신을 회유하기 위해 예순이 넘은 그와 어린딸을 혼인시키는 장면 등은 제도와 권력의 모순을 보여주기도 한다. 당시는 중국의 춘추전국시대에 비견되기도 하지만, 개별 국가의 내부사정 또한 물고 물리는 권력다툼의 연속이었다. 동생과 아비를 죽이고 집권하는 당태종, 쿠데타를 일으켜 영류왕을 죽이고 보장왕을 옹립한 연개소문, 친백제 정부를 제거하고 개혁을 추구하던 중대형 등이 모두 김춘추의 협상 상대자였다. 이들과의 조우 과정에서 드러나는 각국 이야기도 대중에겐 새롭다. 전반을 통하여 적절히 삽입되는 당시의 생활상은 배경에 불과한 듯싶지만 현대 역사학이 추구하는 중요한 탐구 목표이기도 하다. 대략의 둘레만 1023보에 이르렀다는 왕궁 월성의 풍경과 신라군단의 직능·계급별 군장 묘사, 온돌과 바둑·공차기가 등장하는 고구려 풍속 묘사 등은 당시 사람들이 눈앞에 오가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그러나 ‘삼국사기’‘삼국유사’‘송서’‘양서’‘구당서’‘일본서기’‘동경잡기’ 등 사료를 인용한 각주 때문에 무조건적 몰입보다는 거리두기가 유지된다. 까다로운 문장과 어려운 단어들이 눈에 띄지만 이는 지식소설을 읽는 독자들이 감내해야 할 몫이다. 또한 고대 분위기 재현 효과도 거두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다만 김춘추 개인에 초점이 맞춰져 그의 죽음과 함께 삼국통일의 여정이 끝나버리는 것은 조금 아쉽다. 에필로그 하나쯤 있었으면 좋았을 것이다.1만 5000원. 신연숙 문화담당 대기자 yshin@seoul.co.kr
  • 동해안 지자체 ‘절반의 性공’

    동해안 지자체 ‘절반의 性공’

    ‘동해에 부는 누드바람, 광풍으로 변할까.’ 강원도 동해안 해수욕장이 누드와 성(性)을 주제로 관광객을 유혹하고 있다. 아직 전문 누드비치는 반대 여론 등에 밀려 구체화되지 못하고 있지만 ‘누드사진 촬영대회’와 ‘남근(男根)깎기대회’행사 등은 갈수록 인기다. 당장 9,10일 이틀간 동해시 추암해수욕장에서 열리는 누드촬영대회가 전국 사진동호인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추암해수욕장은 애국가의 해돋이 장면을 촬영한 장소. 일부에서는 “애국가 촬영지에서 벗고 누드사진을 찍어대는 것은 외설스럽다.”는 반대 여론도 만만찮았지만 6년째 맞으며 오히려 누드 촬영지로 더 잘 알려지고 있다. 일정이 짧아 아직은 400∼500여명의 사진 동호인들이 찾는 정도지만 동해바다와 떠오르는 해, 긴 백사장, 고깃배, 갈매기, 촛대바위가 어우러진 배경으로 누드사진 컷을 만들 수 있어 동호인들 사이에서는 인기가 높다. 이번 행사에도 전문 누드모델 5명과 서울·대구·마산·구미 등 전국 500여명의 사진작가들이 참가한다. 전야행사에 이어 다음날 일출시간에 맞춰 촛대바위와 백사장 등 추암해수욕장 주변을 배경으로 촬영에 들어간다. 해가 거듭되며 100여명씩 참가자들이 늘고 있어 동해시 홍보에 톡톡히 기여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아직은 동호인들 만의 누드사진 촬영대회지만 사진들이 전국에 동해시를 알리고 있어 홍보효과는 수십만명에 달한다.”고 말했다. ●삼척시, 남근깎기 전통을 ‘애로´ 관광상품으로 승화 삼척시도 근덕면 신남리에서 500년이상 이어지고 있는 남근(男根)깎기 전통을 ‘애로’ 관광상품으로 승화시켜 성공작이라는 평을 얻고 있다. 시는 2002년부터 해마다 남근깎기대회를 열고 전봇대 크기만 한 다양한 모양의 남근을 주제로 한 수십만평의 공원까지 꾸며 외지 ‘아줌마 부대’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다. 이제는 “남근을 만지면 소원성취하고 아들을 낳는다.”는 속설까지 퍼져 한해 30만명이 찾는 명소가 됐다. 지자체의 이 같은 기획에 대한 반발도 만만치 않다. 고성군은 지난해 죽왕면 공현진2리 일대 5만여㎡를 여성전용 누드비치로 만들려다 반대여론에 밀려 잠시 덮어 두고 있다. 당시 군부대 초소가 이전하면서 한적하고 숲과 백사장 등이 어우러진 장점을 살려 여성전용 누드비치로 만들 계획이었다. 지역주민들도 발전을 위해 어느정도 묵인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네티즌들 사이에 ‘여성전용을 만들면 남성들과 가족들은 뭐냐.’‘차라리 독신녀 전용을 만들라.’등 반대여론이 빗발쳐 중도하차했다. 고성군은 이에 따라 최근에는 심층수와 숲을 이용해 여름피부관리전문비치로 조성하는 방안을 강구 중이다. 하지만 누드비치에 대한 미련은 여전하다. 강원도와 강릉시도 지난해 봄 강릉지역 유명해수욕장 한곳을 ‘누드비치’로 만들 계획이었지만 무산됐다. 지역정서와 여론이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한때 속초항 부근에 홍등가 조성 의견도 그러나 강원도 관계자는 “지금과 같은 천편일률적인 해수욕장 운영으로는 성공하기 어렵다는 것을 누구나 다 알고 있다.”며 “누드비치 문제는 잠시 물밑으로 가라앉아 있을 뿐 언젠가 가시화될 것이다.”고 여운을 남겼다. 한때 속초항을 중심으로 홍등가를 만들자는 의견까지 나올 만큼 동해안의 성(性)을 주제로 한 상품개발 논의는 비등점을 넘어선 상태다. 강릉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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