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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양상공회의소 독자설립 가능하다

    전남 광양상공회의소 독자 설립인가를 놓고 일어난 행정소송에서 법원이 최종적으로 독자 설립을 허용했다. 광주고법 행정3부(부장 윤성원)는 27일 순천·광양상의가 전남도를 상대로 낸 광양상의 설립인가 처분취소소송 파기 환송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했다. 법원은 “광양상의 설립 인가를 취소해 달라.”는 순천·광양상의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전남도의 광양상의 설립인가 처분을 적법한 것으로 판단했다. 광양상의는 회장과 부회장, 상임위원 등 임원 50명과 연 매출 40억원 이상 되는 280여개 당연 회원을 둘 것으로 보인다. 전남도는 2008년 12월 광양상의 설립을 공식 인가했으나 순천·광양상의는 “하나의 관할구역에 2개의 상의를 중복으로 설립하도록 인가한 것은 상공회의소법에 어긋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순천·광양상의는 1, 2심에서 이 같은 주장이 받아들여져 승소했지만, 대법원은 설립 허용 취지로 이 사건을 광주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이와 관련 순천·광양상의 관계자는 “광양을 대표하는 상공회의소가 존재하고, 상공회의소법에 분리 조항이 없는데도 신설로 적용해 허가를 한 것은 국민의 기본권인 결사의 자유에 위반된 만큼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낼 방침이다.”라고 말했다. 광주 최종필기자 choijp@seoul.co.kr
  • [길섶에서] 공부 스트레스/곽태헌 논설위원

    며칠 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릴 삼성동 코엑스를 찾았다. 지하에는 G20 정상회의 성공 개최를 염원하는 트리가 있었다. G20 정상회의의 성공을 기원하는 뜻을 담은 카드를 트리에 매달 수 있도록 돼 있었다. 트리에는 카드 100여개가 있었지만 G20 정상회의 성공 개최와 관련된 내용은 별로 없었다. 중학생 A는 “중간고사를 못봤어요. 기말고사는 잘 치르고 고등학교에 가서는 공부를 잘할 수 있도록 해주세요.”라는 내용을 카드에 담았다. 여고생 B는 “○○대에 합격할 수 있게 해 주세요.”라는 간절한 뜻을 전했다. 지방대 의대생 C는 “이번 국가고시에 △△대 학생들이 100% 합격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소원을 빌었다. G20 정상회의 성공을 위한 글을 담아 달라는 카드에서도 학생들의 공부와 시험 스트레스를 알 수 있었다. 안타까운 우리의 현실이다. 대학수학능력 시험도 3주밖에 남지 않았다. 수능을 치르면 또 얼마나 많은 우리의 아이들이 낙담하면서 실의에 빠지게 될까. 행복은 성적순이 아닌데…. 곽태헌 논설위원 tiger@seoul.co.kr
  • [26일 TV 하이라이트]

    ●러브 인 아시아(KBS1 오후 7시 30분) 이른 아침부터 시작되는 이벨리세의 하루. 먼저 한나, 하영이를 깨워 유치원에 보내고 나서 막내 하은이를 업고 전남 담양 시내에 있는 여성회관으로 향한다. 컴퓨터, 영어, 미용기술, 피부 마사지까지, 그녀가 이렇게 열심히 공부하는 이유는 몸이 아픈 남편을 조금이나마 도와주기 위해서다. 이벨리세 가족의 일상을 따라가 본다. ●1 대 100(KBS2 오후 8시 50분) 밤톨 같은 외모와 반짝이는 두뇌. 경제 공부를 위해 한국에 온 귀여운 아프리카 청년, 켄트 카마숨바가 첫 번째 도전자로 나선다. G20의 성공적인 개최와 상금 획득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노리는 G20 대변인 손지애가 두 번째 도전자이다. 5000만원의 상금을 두고 펼쳐지는 1인과 100인의 양보할 수 없는 한판 승부가 펼쳐진다. ●역전의 여왕(MBC 오후 9시 55분) 준수는 구조조정 본부에서 용식을 만나 당황해하고, 용식은 준수에게 불리한 진술을 하며 이를 문제 삼는다. 태희는 준수의 회사로 들어가는 길에 용식과 부딪쳐 서로의 핸드폰을 바꿔 줍는다. 한편 정리해고 대상자에 오른 준수의 이름을 본 여진은 한 상무에게 그에게 기회를 더 주자는 말을 한다.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SBS 오후 6시 30분) 5살 어리광쟁이 민준이. 밖에 나가면 무조건 안아달라 시위를 벌인다. 꼼짝없이 들어줘야 하는 만삭 엄마는 매일매일이 전쟁이다. 그런데 관찰 중 포착된 민준이의 특이 행동. TV 보기 위한 외출 거부에, 만화 프로그램을 안 하는 시간에도 당장 틀어내라는 TV집착까지, 민준이에게 충격적인 진단이 내려진다. ●세계의 교육현장(EBS 오후 8시) 미국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에 이름도 희망찬 호프 초등학교가 있다. 이곳 아이들은 아침마다 등교하는 일이 아주 즐겁다. 학교에 오면 작은 일 하나에도 ‘칭찬 도미노’가 가동되고, TV에까지 소개된다. 2008년 캘리포니아 주 최우수 학교로 선정된 Mr. 텁스가 이끄는 호프 초등학교의 독특한 칭찬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멜로다큐 가족(OBS 오후 11시 5분) 전남 무안에 위치한 파도목장.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동동거리며 젖소들을 돌보는 전설(34)은 젖소들의 엄마를 자처하는 씩씩하고 모성애 많은 여자다. 그런 그녀가 정말 듣기 싫은 것은 부모님의 결혼 독촉이다. 힘든 목장 일 대신, 결혼하고 자리 잡는 것이 소원인 부모님은 급기야 딸 몰래 소개팅을 주선한다. 이 프로그램은 방송사 사정에 따라 바뀔 수도 있습니다. KBS 02-781-1800 MBC 02-780-0015 SBS 02-2113-3190 OBS 032-670-5000 EBS 02-526-2000 서울신문STV 02-777-6466
  • 대구시 ‘지역경제 살리기’ 양면작전

    대구시가 지역 경제 살리기를 위해 양면작전에 나섰다. 삼성과 SK 등 대기업에 잇따라 러브콜을 보내는 한편 지역에 진출한 대형 유통업체에는 기여방안을 내놓으라며 압박하고 있다. 대구가 유치를 위해 가장 공을 들이는 대기업은 삼성. 삼성그룹의 발상지가 대구인 데다 삼성이 대규모 투자의사를 밝힌 바이오산업이 대구첨단의료복합단지와도 연관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시는 25일 삼성그룹의 발상지인 중구 인교동 옛 삼성상회 터 기념공간 조성 사업을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이 사업 디자인 안이 최근 마무리됐으며 오는 12월 말 공사에 들어가 내년 3월 완공한다. 삼성상회 터는 28살 청년이었던 삼성그룹 창업주 고 이병철 회장이 1938년 청과물과 건어물, 국수 등을 파는 것으로 사업을 시작한 곳이다. 시는 삼성상회 터가 복원되면 지난 2000년 삼성상용차가 퇴출당해 성서공단에서 사업장을 철수한 이후 소원해졌던 삼성과 대구의 관계가 본격적으로 복원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시는 지난 2월 호암 탄생 100주년을 맞아 대구 오페라하우스 야외무대에 호암 동상을 세웠고 7월에는 김범일 시장이 삼성전자 이윤우 부회장, 최지성 사장 등 삼성 고위 경영진과 서울 신라호텔에서 만찬회동도 가졌다. 시는 또 동구 신용동 용진마을에 위치한 노태우 전 대통령의 생가를 직접 관리하기로 했다. 시는 그동안 시민단체 등의 반대로 생가 관리에 난색을 보였다.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생가 직접 관리를 선택한 것은 노 전 대통령과 사돈인 SK그룹을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의 딸 소영씨는 SK그룹 최태원 회장의 부인이다. 그러나 시는 지역에 진출한 대기업 유통업체에 대해서는 고삐를 죄고 있다. 최근 ‘유통업상생발전협의회’를 갖고 대기업 유통업체 지역기여도 가이드라인과 중소상인 지원방안을 제시했다. 영업 순이익의 10% 지역 환원, 현금판매 매출액 지역 금융기관 15일 이상 예치, 매출의 30% 이상 지역생산품 매입, 인쇄물 발주물량 70% 이상 지역업체 배정 등 8가지 내용을 담고 있다. 유통업상생발전협의회 직후 홈플러스는 성서 홈플러스 환승주차장 2년간 사용료를 포함해 모두 10억원의 기부금을 시에 내놓았다. 시 관계자는 “유통업체에 대한 가이드라인 제시도 지역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위한 고육지책”이라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어린이 책꽂이]

    ●영호 엄마, 학교에 뜨다(전경남 지음, 한지예 그림, 우리교육 펴냄) 콩알만큼 작아져서 영호네 교실에 숨어든 영호 엄마에게 무슨 일이 생겼을까. 현실과 환상을 넘나들며 한바탕 깔깔 웃고 마음 속 고민을 털게 하는 전경남 작가의 새 동화집이다. 학교생활을 꼬치꼬치 묻는 엄마는 소원대로 학교에 따라갔다가 큰 곤경에 처하는데…. 초등학교 1~2학년용. 9000원.
  • 명산·명물 품격을 높여라

    명산·명물 품격을 높여라

    ‘명산(名山)·명물(名物)의 품격을 높여라.’ 지방자치단체들이 지역의 명산과 명물의 브랜드 가치 높이기에 잇따라 나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경북·광주, 청량산·무등산 승격 추진 경북도는 21일 도청강당에서 도립공원의 국립공원 승격 타당성 조사용역 최종 보고회를 갖고 봉화 청량산(면적 49.470㎢)의 국립공원 승격을 건의하기로 했다. 청량산은 조선시대 실학자 이중환이 지은 ‘택리지’에 4대 명산으로 평가된 곳이다. 이는 도가 지난 5월부터 금오산·문경새재·팔공산 등 도내 도립공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립공원 승격 타당성 조사에서 자연자원·문화자원·주민 호응도·해당 지자체 관심도 등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얻은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도는 주민 공청회 및 봉화군과의 협의를 거쳐 빠르면 내년 상반기 중 환경부에 청량산 국립공원 승격을 적극 건의할 계획이다. 1982년 8월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청량산이 국립공원으로 승격될 경우 브랜드 가치 향상은 물론 국비 투입으로 탐방로 및 편의시설 등 인프라 확충, 관리인력 보강 등이 용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국립공원이 되더라도 규제 강도는 도립공원과 마찬가지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도는 앞서 2007년 경산시 와촌면 팔공산 ‘관봉 석조여래좌상(일명 갓바위부처·보물 제431호)’을 국보로 승격시켜 줄 것을 문화재청에 건의했다. 따라서 문화재청은 현재 갓바위를 국보로 승격하는 제반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9세기 전반에 조성된 것으로 알려진 갓바위는 ‘간절히 기도하면 한 가지 소원을 들어 준다.’는 속설이 있어 해마다 1000만명 이상의 참배객과 관광객들이 찾고 있다. 광주시도 ‘광주·전남의 어머니 산’ 도립공원 무등산(면적 30㎢)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오는 2012년까지 국립공원으로 승격시킬 방침이다. 이를 위해 강운태 광주시장과 전완준 화순군수, 최형식 담양군수 등이 최근 만나 공동 노력을 펼치기로 합의했다. 시는 무등산이 국립공원으로 승격되면 국가 관리로 전환돼 매년 20억원의 예산 절감과 탐방객 증가로 인한 지역경제 활성화 등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무등산 국립공원 승격에 따른 추가 규제나 지가 하락 등을 우려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아 논란이 되고 있다. ●갓바위부처·태조 어진 ‘국보’ 신청 전남도도 지난 8월 올해로 전주에 봉안된 지 600년이 된 태조 어진(御眞·보물 931호)을 국보로 승격해 달라며 문화재청에 신청서를 냈다. 1987년 보물로 지정된 태조 어진은 지역 학계·문화계들이 수 년전부터 역사적, 미술사적 가치를 평가하며 국보 승격을 요청해 왔다. 어진은 국내 유일의 태조 전신상(全身像)으로 제작·봉안·관리에서 왕을 모시듯 법도와 격조를 지켜왔고, 일반 초상화에선 찾을 수 없는 격식과 특징, 품격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도 관계자는 “지역의 명산·명물이 정부에 의해 최고의 품격을 지닌 것으로 인정될 경우 전국적인 브랜드 가치를 확실히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지역경제 활성화 등 각종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6)금산 보석사 은행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6)금산 보석사 은행

    소리만으로 나무와 바람을 만난 적이 있다/두 귀와 온몸의 촉각을 곤두세워/헤아릴 수 없을 만큼/바람이 지나는 길을 따라갔다 돌아오면/어둠이 지친 몸을 오래도록 쓰다듬어주었다-조용미, ‘꽃들이 소리없이’에서. 그는 바람이 지나온 길을 가늠할 수 있다고 했다. 금산 진악산 보석사 은행나무 앞에서 시인 조용미는 바람의 길을 짚어보려는 듯 눈을 감고 시를 쓰듯 그렇게 이야기했다. 큰 나무를 만나게 되면 ‘가슴이 뛰고 설렌다.’는 그는 간절한 마음으로 바람의 속내를 짚어보면 알 수 있다고 했다. 솔숲을 스쳐 왔는지, 굴참나무 가지를 휘돌아 나왔는지. 바람결에 담긴 향과 자취는 간절한 마음 앞에서 정체를 드러낸다는 이야기였다. 바람에 나무의 향이 배어든다는 건 있을 수 있는 일이다. 특히 보석사 은행나무처럼 천년의 세월을 살아온 나무라면 스쳐 지나는 모든 것들에 자신의 흔적을 남길 수 있으리라. ●조구대사 심은 6그루, 하나의 나무로 보석사 은행나무는 충남 금산의 대표적 자연유산이자, 우리나라의 은행나무 가운데 가장 오래 살아온 나무다. 무려 1100살이나 된 이 나무는 보석사를 처음 지었을 때 이곳에 자리 잡고 절집의 역사와 이 나라의 역사를 지켜온 유서 깊은 나무다. 보석사는 통일신라 때 활동하던 조구대사가 885년(헌강왕 11)에 처음 지은 천년고찰이다. 금산 지역에 큰 가뭄이 든 해였다. 백성들의 고통이 심해지자, 조구대사는 가뭄을 해갈할 샘을 찾아 진악산에 올랐다. 대사는 산 기슭에서 커다란 바위를 찾아내고는 주장자(柱杖子)로 바위를 내리쳤다. 그러자 바위 아래에서 맑은 샘이 콸콸 솟아나왔고 이내 샘물은 금산 지방의 논과 밭으로 흘러들어 가뭄을 이겨낼 수 있게 했다. 대사는 그 영험한 바위를 지키고자 바위 옆에 암자를 짓고, 영원한 샘이 있는 암자라는 뜻으로 ‘영천암(永泉庵)’이라 했다. 제자들과 함께 수행하던 조구대사는 얼마 뒤, 암자 앞을 흐르는 개울을 건너편 산기슭에서 금을 캐내어 불상을 만들고, 절을 세웠다. 보석으로 지은 절이라는 뜻의 절집 이름 보석사(寶石寺)는 그렇게 지어졌다. 큰일을 이룬 누구라도 그러하듯이 보석사를 지은 조구대사도 나무를 심었다. 그는 다섯 제자와 함께 각각 한 그루씩, 모두 여섯 그루의 은행나무를 절집 앞의 언덕에 심었다. 여섯 그루는 불가에서 수행해야 하는 여섯 가지 덕목인 육바라밀을 상징하는 의미도 있었다. 무럭무럭 자라난 여섯 그루의 은행나무는 세월이 지나자, 한데 모여 한 그루의 나무로 합쳐졌다고 한다. 이는 굵게 자란 나무의 줄기를 놓고 사람들이 나중에 지어낸 이야기지 싶다. 실제로 두 그루의 나무가 한 그루의 나무로 붙어서 자라는 경우가 없는 건 아니다. 연리목, 연리지가 그런 경우다. 하지만 여섯 그루가 한 그루로 합쳐졌다는 건 믿기 어렵다. 다만 천년의 세월 동안 나무가 겪었을 생로병사의 속내를 일일이 짚어낼 수 없는 사람으로서는 그 전설을 믿는 수밖에. ●키 34m·둘레 10.7m·가지 길이 24m 세월의 깊이는 크기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나무의 키가 34m나 되는데, 이는 양평 용문사의 은행나무 다음으로 가장 큰 키의 은행나무라는 증거다. 말이 34m이지, 하나의 생명체가 이리 크게 자라났다는 건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고층건물 11층과 맞먹는 크기다. 여섯 그루의 나무가 하나로 합쳐졌다는 줄기 또한 엄청난 규모다. 사람 가슴 높이에서 잰 줄기의 둘레는 무려 10.7m. 어른 여섯 명이 팔을 펼쳐야 겨우 맞잡을 수 있을 만큼 큰 것이다. 게다가 사방으로 펼친 가지는 동서 방향으로 24m, 남북으로는 21m나 된다. 천년을 넘는 세월 동안 나무는 모진 바람과 눈보라를 다 이겨냈다. 더 믿어지지 않는 건 왕성한 생식력이다. 암나무인 보석사 은행나무는 여전히 엄청난 양의 열매를 맺는다. 천년에 걸쳐 그는 이 세상에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생명의 씨앗을 남겼고, 지금도 여전히 엄청난 양의 씨앗을 맺으며 생명체로서의 본분을 잊지 않았다. 이 천년 은행나무의 열매인 은행을 몸에 지니면, 무병장수의 덕을 얻게 된다고도 한다. 금산군에서는 해마다 이 은행나무 아래에서 대신제를 지낸다. ‘천년의 바람, 천년의 울림’이란 주제로 열리는 은행나무 대신제는 산신제, 목신제, 당산굿으로 펼쳐진다. 산신제와 목신제는 물론이고, 원형을 재현하여 보여주는 당산굿은 볼거리일 뿐 아니라, 오래도록 지켰으면 하는 우리의 전통 문화유산이다. 처음에는 음력 2월 15일인 경칩에 대신제를 열었는데, 요즘은 오월 단오 즈음에 날을 잡아 금산군의 축제로 행사를 벌이고 있다. 이 대신제에 참가해 소원을 빌면 반드시 효험이 있다고 하여 많은 사람들이 찾아온다. 사람들의 간절한 소원은 제가끔 정성껏 적어넣은 소원지가 되어 나무 줄기에 맨 금줄에 매달린다. 이 형형색색의 소원지는 이듬해 다시 대신제를 올릴 때까지 금줄에 매달려 휘날리며 나무의 영험함을 나타내는 표지가 된다. ●열흘쯤 뒤엔 노란 단풍 화려할 듯 가을엔 보석사 은행나무를 찾아볼 일이다. 큰 나무여서 단풍은 아직 이르다. 제 몸에 지녔던 물을 덜어내야 감추어두었던 고운 노란 빛을 드러낼 수 있기에 여느 작은 은행나무에 비해 조금 늦을 수밖에 없다. 아마도 열흘쯤 지나야 보석사 은행나무는 가을 단장을 마칠 것이다. 눈 감고 천년 은행나무의 화려한 단풍을 그려보는데, 산사 앞 개울가에 조그마한 승용차 한 대가 미끄러지듯 들어와 선다. 나무 맞은 편에 세운 차에서 등산복을 차려입은 노부부가 내린다. 노부부는 먼저 나무 앞에 다가섰다. 남자는 물끄러미 나무 꼭대기를 바라보고 서있는데, 여자는 나무 앞에 서서 합장한 손을 가슴에 모으고 고개를 숙인 뒤, 기도를 올린다. 속내는 알 수 없지만, 살풋 감은 눈가에는 간절한 마음이 담겼다. 바람결에 실린 나무의 향을 감지하려면, 간절해야 한다던 시인 조용미처럼. 글 사진 금산 고규홍 나무칼럼니스트 gohkh@solsup.com ●가는길 충남 금산군 남이면 석동리 709 . 통영·대전 간 중부고속국도의 금산나들목으로 나가 금산 방면으로 좌회전하여 금산군청 쪽으로 간다. 금산 우체국 앞 사거리에서 금산종합운동장 쪽으로 난 국도 13호선을 타고 남쪽으로 6㎞를 더 가면 보석사길로 이어지는 삼거리가 나온다. 여기에서 우회전하여 석동2리 마을회관을 지나 1.5㎞ 더 들어가면 금산사 주차장에 이르게 된다. 주차장에서부터 전나무 숲길로 걸어 들어가면 절집보다 먼저 은행나무가 눈에 들어온다.
  • 어머니 간호 위해 두번 경찰된 효자

    어머니 간호 위해 두번 경찰된 효자

    어머니의 병간호를 위해 특급호텔 요리사를 그만두고 두 차례나 순경시험에 합격한 경찰관이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전북 익산경찰서 부송지구대에서 순경으로 근무 중인 유재옥(32)씨. 유씨는 대학 호텔조리학과를 졸업하고 전공을 살려 특급호텔 요리사로 근무해 왔다. 그러나 2007년 12월 어머니(55)가 대장암 3기 진단을 받으면서 진로가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평소 아들이 사회 정의를 실현하는 경찰관이 됐으면 하고 바랐던 어머니는 응급실에서 유씨의 손을 잡고 “내가 병실에서 나오지 못해도 꼭 경찰관이 됐으면 좋겠다.”고 털어놓았다. 유씨는 어머니의 소원을 이루기 위해 요리사를 그만두고 경찰 시험준비에 매진해 2008년 10월 순경시험에 합격했다. 경기경찰청 안성경찰서에 발령받은 유씨는 야간근무가 끝나면 매번 어머니 간병을 위해 고향인 익산을 오가는 생활을 반복했다. 어머니 병간호를 위해 연고지 근무 신청을 했으나 이뤄지지 않자 아예 사직서를 내고 다시 전북에서 경찰 시험을 봐 당당히 합격했다. 어머니의 병간호를 위해 두 번 순경이 된 셈이다. 다시 중앙경찰학교에 들어간 유씨는 교육생 777명 중 시험성적 1등을 차지해 올해 익산경찰서로 발령받아 근무 중이다. “경찰을 천직으로 알고 봉사하겠다.”는 그는 고향에 내려와 어머니를 간호하면서 말벗이 되어주는 것은 물론 하루 세끼 식사를 챙겨드리며 지극 정성으로 모시는 효자로 유명하다. 유씨는 경찰이 되기 전인 10여년 전에도 성폭행범과 외국인 절도범을 검거해 두 차례 표창을 받을 만큼 정의감이 강했다. 미혼인 유씨는 “앞으로 어머니를 따뜻하게 모실 수 있는 착한 아내를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익산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깔깔깔]

    ●이상한 약속 선생님이 수업시간에 장난치는 맹구를 엄하게 꾸짖으며 말했다. “맹구야, 너 장난 안 치고 얌전하게 있기로 약속했어, 안 했어?” 맹구는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했어요.” “그럼 장난치면 혼나기로 한 것도 알겠지?” 그러자 맹구가 씩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제가 약속을 안 지켰으니까, 선생님도 약속 지킬 필요 없어요. 제가 봐 드리죠.” ●짧은 유머 1. 흥부가 자식을 20명 낳았다를 다섯 글자로 줄이면? -흥부 힘 좋다. 2. 보신탕 집으로 끌려가는 개의 가장 큰 소원은? -다음 세상에서는 식인종으로 태어나는 것. 3. 가짜 휘발유를 만들 때 가장 많이 들어가는 재료는? -진짜 휘발유.
  • 청춘의 미로, 고민… “나를 움직이는 힘” “권태로 이끄는 덫”

    청춘의 미로, 고민… “나를 움직이는 힘” “권태로 이끄는 덫”

    인간은 누구나 고민을 안고 산다. 눈앞에 닥친 고민을 해결하지 못해 밤낮 끙끙 앓고 애를 태운다. 고민이 심해지면 스트레스로 삶의 활력을 잃게 되거나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 하지만 시선을 달리해 보면 고민이 때로는 삶의 방향타가 되기도 한다.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 속에서 희망을 얻을 수도 있다. 만약 고민이 없다면 삶은 무미건조한 일상에 지나지 않을 것이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차츰 권태의 나락에 빠질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싱글들은 고민을 안고 살지만 그들의 고민이 때로는 생산성을 담보하기도 한다. 연애부터 재테크, 직장생활까지 너무나도 다양한 그들의 고민을 들어봤다. 정현용·백민경·이민영기자 junghy77@seoul.co.kr ■공부·연애 갈림길 선 커플 전전긍긍 싱글들의 고민 1순위는 누가 뭐래도 ‘연애’와 ‘결혼’이다. 술자리에서 누군가의 연애 고민에 귀 기울이다 보면 그가 얼핏 비련의 주인공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루 종일 친구의 연애 고민을 상담해주느라 달콤한 휴일을 몽땅 다 날리기도 한다. 서울에 사는 대학생 김지섭(25)씨도 여자 친구와의 관계가 큰 고민이다. 휴일도 없이 종일 공부만 하는 취업준비생이기에 생각만큼 여자 친구에게 신경을 써주지 못해 매번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 김씨보다 네살이나 어린 여자 친구는 시간이 날 때마다 둘만의 시간을 갖자고 졸라대지만 김씨가 시간을 내지 못해 서운한 마음을 드러내기 일쑤다. 추석 연휴에도 학교에서 공부하느라 다른 곳에 잠시도 눈 돌릴 틈이 없었다는 그다. 김씨는 “예전엔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요즘은 취업 준비를 하면서 연애하기가 정말 힘든 것 같다.”면서 “워낙 취업문이 좁아 하루 종일 모든 에너지를 공부에만 쏟아도 막막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국비장학생으로 선발돼 내년 3월 일본으로 유학을 가는 대학원생 이다영(24·여)씨는 남자 친구가 마음에 걸려 잠을 이루지 못한다. 햇수로 2년째 사귀고 있는 남자 친구와 여전히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유학을 가게 되면 관계가 소원해질까 봐 걱정이다. 이씨가 생각하는 유학기간은 최소 5년. 부모도 이씨가 결혼 적령기를 넘길까 봐 유학 전에 결혼을 하고 떠나라고 은근히 재촉한다. 이씨는 “남자 친구가 ‘개미같이 돈을 잘 벌고 있을 테니 걱정 말고 공부하고 오라’고 말했지만 말처럼 쉽지 않을 것 같다.”면서 “부모님의 말씀도 이해가 되지만 급히 결혼하는 것보다 학위를 딸 욕심이 더 크다.”고 말했다. 반대로 인천에 사는 대학생 김정민(25)씨는 여자 친구와 한번쯤 후회 없이 연애를 해봤으면 하는 고민에 빠져 있다. 최근 2년간 그 흔한 소개팅조차 해보지 못했다. 평소엔 바쁜 일상 때문에 딱히 여자 친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크리스마스 같은 특별한 날이면 마음속으로 “내가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건가.” 하며 스스로 되돌아보게 된다. 최근에는 생일에도 교수가 내 준 과제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친구들과 부담 없이 만날 땐 즐겁지만 한편으로는 애인에게 얽매인 친구들이 부럽다고 생각할 때도 많다. 주변 친구들이 여자 친구 사귀어 봤느냐고 물었을 때 “고등동물이나 하는 활동을 내가 할 수 있나.”고 스스로를 깎아 내리면서 부끄럽다는 생각도 든다. 그는 “다른 친구들이 여자 친구에 대한 이야기를 늘어놓을 때면 내가 ‘잉여인간’이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든다.”면서 “매번 현실을 자각하면 너무 불행해서 버틸 수 없을 텐데 다행히 그 영역까지 들어간 것은 아닌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김영선(28·여)씨는 최근 2년 넘게 사귄 남자 친구의 집을 찾았다가 인생 최대의 고민에 빠지게 됐다. 남자 친구의 아버지가 대뜸 “사돈네는 연세가 어떻게 되시나?”라고 질문한 것. 불편한 마음으로 저녁을 먹고 밖을 나오는 순간 온 동네 사람들이 주변에서 축하하는 것이 아닌가. 남자 친구의 어머니는 “이 아이가 며느리가 될 아이야.”라고 웃으며 말했지만 김씨는 속으로 울상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지금의 남자 친구를 사랑하지만 쉽게 결혼을 결정하지 못해 고민은 시간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김씨는 결혼 후에도 일을 하면서 생활하고 싶지만 대가족인 남자 친구의 집에서 반대할 것이 뻔해 이래저래 속을 태우는 것이다. 특히 시부모와 함께 생활해야 한다는 점이 너무 마음에 걸린다고 했다. 그는 “남자 친구에게 입장을 전하고 부모님을 설득하기로 했지만 정말 인생이 쉽지만은 않은 것 같다.”고 호소했다. ■불투명한 미래… 자기계발로 돌파 싱글들에게는 ‘재테크’도 무시하지 못할 압박감으로 다가온다. 실제로 올 2월 유통업체에 입사한 박승종(32)씨의 고민은 ‘목돈 마련’이다. 지난 8월 대학원 후배가 결혼하면서 툭 던졌던 말 한마디 때문이었다. 후배의 집안은 그리 넉넉하지 못해 결혼자금 총 6000만원 중 4000만원을 처가에서 받았다. 결혼을 하든, 집을 사든 목돈 마련이 중요하다는 게 후배의 조언이었다. 최근 결혼한 고시생 친구도 고시에 합격하지 못한 상황에서 결혼하느라 부모에게 손을 벌려야 했다. 그는 “나이도 먹을 만큼 먹고, 취업까지 한 상황에서 부모에게 손을 벌릴 수는 없는 노릇이어서 이래저래 고민만 늘어간다.”고 털어놨다. 그는 “사회 초년생은 정말 돈 쓸 곳이 많다. 입고 다닐 옷이며 구두, 가방을 모두 새로 사야 하고 밥 먹고 술 마시다 보면 남는 돈이 없다.”고 말하며 울상을 지었다. 최근에는 어려운 형편에 매달 100여만원씩을 보험과 정기예금에 넣는 강수까지 뒀다. 그는 “돈이 있어야 어떤 고비든 술술 넘길 수 있기 때문에 지금은 조금 힘들더라도 미래를 보고 열심히 살아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외국계 회사에 다니는 권진희(27·여)씨는 업무가 끝나면 영어회화 학원과 중국어 학원에 다닌다. 아침에는 건강관리를 위해 요가도 한다. 새벽잠과 친구들과의 수다까지 뿌리쳐야 하는 빡빡한 일상이지만 불투명한 미래를 생각하면 요즘에도 잠이 오질 않는다. 권씨가 과거에 다녔던 직장에선 남녀차별이 유난히 심했다. 언젠가 신입사원 면접을 볼 때 한 선배가 “업무를 제대로 시키려고 여자를 뽑는 것은 아니다.”라는 충격적인 말까지 했다. 그는 취업 준비생이라면 누구나 부러워하는 사회생활이 그렇게 녹록지 않음을 느꼈다. 그는 “나이를 먹으면 점점 경쟁하기가 어려워지지 않겠느냐.”면서 “하루라도 젊을 때 열심히 경력을 쌓아야 한다는 부담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고등학교 교사인 김주아(27·여)씨는 공부를 더 하고 싶은 마음에 고민이 많다. 직업이 교사라고 하면 주변에서는 “직장 잘 얻었다.”느니 “공부 잘했나 보다.”라고 말하곤 하지만 그는 오히려 생활의 단조로움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씨는 “직장 생활을 하기 전부터 대학원에 가고 싶었지만 기회가 닿지 않아 고민이 많았다.”면서 “지금도 대학원에 가는 문제를 두고 얼른 판단이 서지 않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취업 준비생 장재훈(29)씨의 고민은 좀 별나다. 그는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는 직장으로 갈 것인지, 개인사업을 시작할지를 결정하지 못해 고민이다. 인생을 좌우할 문제이기 때문에 섣불리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매일 진로에 대해 고민하느라 밤을 지새우기도 한다. 주변에서는 ‘사업을 하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이라고 조언하지만 개인사업을 하려고 해도 밑천이 없어 이래저래 고민이다. 그는 “지금 직장에 들어가 돈을 모은 뒤 중년이 됐을 때 사업을 할지 지금 바로 사업을 시작할지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해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고민은 그만… 꿈을 위해 전진 하지만 모든 싱글들이 고민에만 얽매여 살지는 않는다. 고민을 통해 인생 진로를 선회, 대반전을 노리는 싱글들도 많다. 배우로 활동하는 이승조(31)씨는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했지만 뒤늦게 꿈을 이루기 위해 최근 진로를 연극무대로 옮겼다. 머릿속이 복잡해지면 낚시터를 찾아 마음을 가다듬는다. 그는 요즘 뮤지컬 오디션에 지원하기 위해 대부분의 시간을 탄탄한 몸을 만드는 데 할애하고 있다. 생활비가 필요할 때면 TV광고의 작은 역할도 마다하지 않고 열심히 한다. 고민을 승화시켜 자신의 미래를 개척하고 있는 것이다. 이씨는 “비록 지금은 팬클럽이 없지만 미래에 무대 위에 서 있는 나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김지민(32)씨는 평소에 관심이 많았던 영어를 더 배우기 위해 굴지의 대기업에 다니다 최근 사표를 냈다. 가족은 물론 주변 친구들까지 모두 만류했지만 결심을 굳힌 그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회사를 나왔다. 대학 시절부터 영국에서 현지 영어를 공부해 영화나 책을 번역하는 일을 해보는 게 꿈이었지만 입사 5년 동안 직장생활에 치여 용기를 내지 못했다. 하지만 요즘 그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모아둔 돈으로 영국에서 어떻게 유학생활을 할 지 알아보는 데 골몰하고 있다. 김씨는 “공부는 다 때가 있는 법이라는 옛말도 있지 않느냐.”면서 “영국에 가면 음식이나 문화 차이로 힘들겠지만 열정이 크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박영호(30)씨는 얼마 전까지 탈모 때문에 고민하다 최근 탈모 예방 노하우를 공유하는 동호회를 만들어 맹활약을 하고 있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빠지는 머리 때문에 ‘중년이 되기도 전에 대머리가 되는 건 아닐까.’ 하고 걱정이 많았지만 지금은 오히려 탈모 관리 전문가를 추천해주는 ‘준전문가’가 됐다. 과거 수많은 탈모 예방 치료를 받아보고, 탈모 예방 제품을 사용해본 덕에 그의 조언을 듣기 위해 인터넷 블로그를 방문하는 사람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 최근에는 술집에서 오프라인 모임을 갖고 같은 고민을 하는 친구들과 단합을 하기도 했다. 그는 “고민이 있다면 무조건 세상 탓만 하지 말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박준영·시진핑 ‘각별한 우정’

    박준영·시진핑 ‘각별한 우정’

    박준영 전남지사와 최근 중국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으로 선출된 시진핑 국가 부주석의 각별한 ‘우정’이 관심을 끌고 있다. 시 부주석은 지난해 말 방한 때 일정상 박 지사를 만나지 못하고 떠난 뒤 주한 중국 대사를 통해 “아쉽다. 다음에는 꼭 만나고 싶다.”고 전했을 정도로 박 지사와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박 지사는 19일 시 부주석에 대해 “차분하고 얘기를 경청하는 부드러운 성격의 소유자”라며 “누구로부터도 신뢰 받을 수 있고, 이웃 나라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서도 이해가 깊은 지도자”라고 말했다. 두 사람의 인연은 2005년 시 부주석이 저장성 당서기 자격으로 자매결연한 전남도를 찾으면서 맺어졌다. 박 지사는 같은 해 11월 투자유치차 중국을 방문, 그를 다시 만나 농업·경제·관광 등의 교류협력 방안을 구체화했다. 박 지사는 “교류와 우호 증진에 최선을 다하는 그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다른 문화를 존중하고 이웃과 타인을 배려하는 태도를 느꼈다.”고 회고했다. 박 지사는 2007년 여수엑스포 유치 활동을 위해 상하이를 방문했을 때 시진핑의 한국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확인했다. 시 부주석은 당시 상하이 당서기로 자리를 옮겨 시간을 내기 어려운 상황인데도 박 지사 일행을 오찬에 초대했다. 박 지사는 이 자리에서 상하이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 주변 재개발로 청사 건물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고 전했고, 시 부주석은 즉시 진상을 파악한 뒤 재개발 지역에서 제외하도록 관계자에게 지시했다. 박 지사는 “그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은 과감히 받아들이는 열린 마음을 가졌다는 사실을 새삼 확인했다.”고 말했다. 박 지사는 “그가 중국 최고의 권력자 자리에 오르면 특유의 부드럽고 포용력 있는 리더십이 국제 평화 무드 조성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본다.”며 “우리나라도 중국을 이끌어 갈 새로운 인물에 대한 연구와 인적 교류를 활발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천안함 사건으로 중국과 다소 소원해진 면이 있지만, 공동 번영을 위해 열린 자세로 대화하면 금세 관계가 좋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안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스타성 vs 음악성

    스타성 vs 음악성

    현금 2억원, 자동차 1대, 초호화 앨범 제작, 무엇보다 ‘134만대1’이라는 엄청난 경쟁률을 뚫었다는 자부심…. 이 모든 것을 움켜쥘 ‘슈퍼스타 K2’ 우승자가 오는 22일 가려진다. 케이블 채널 엠넷(mnet)의 대국민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 K2’는 케이블 프로그램으로는 이례적으로 두 자릿수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 중이다. 지난 15일 유일한 여성 생존자였던 장재인(19)이 막판 탈락하면서 승부는 존박(22)과 허각(25) 대결로 압축됐다. ‘슈퍼스타 게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로 유난히 친한 두 사람이지만 맞승부는 피할 수 없게 됐다. 상품성과 음악성의 격돌이라는 점에서 가요계의 관심도 남다르다. ●미국서 날아온 ‘훈남’ 존박… 女心 우위 “(결승전은) 각이 형과의 싸움이 아니라 제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생각합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 간 존박은 이미 올해 초부터 그 이름이 국내에 알려졌다. 오디션 프로그램 원조 격인 미국 폭스TV의 ‘아메리칸 아이돌 시즌 9’에서 24명이 겨루는 최종 본선에 오른 덕분이다. 존박은 절창(絶唱)의 가수는 아니다. 음역대가 좁다. 그러나 감미로운 목소리를 십분 활용해 자신만의 스타일로 노래를 소화해내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게 심사위원단의 평가다. 다만 노래에 따라 기복이 있는 것은 흠이다. 180㎝의 훤칠한 키에 준수한 용모, 방송을 통해 비쳐지는 ‘착한 남자’ 이미지도 여심(女心)을 자극하는 플러스 요인. 허각은 라이벌 존박에 대해 “노래 실력, 비주얼, 인기 모두 완벽한 것 같다.”고 치켜세웠다. ●한국판 폴 포츠 ‘보컬리스트’ 허각… 스토리 우위 “제 노래를 들어주시는 모든 분들에게 정말 감사합니다.” 허각의 결승 진출은 ‘이변’으로 불린다. 그도 그럴 것이 인터넷 사전 투표와 심사위원 점수 합산에서 허각은 3위에 그쳤다. 하지만 준결승전에서 가수 이적의 ‘하늘을 달린다’를 록 스타일로 시원하게 내지르면서 뒤집기에 성공했다. 허각의 최대 강점은 “목소리를 타고 났다.”는 심사위원 이승철(가수)의 칭찬처럼 빼어난 노래 솜씨에 있다. ‘행사 가수’로 뛰며 정식 데뷔의 꿈을 포기하지 않았던 허각은 인생 역전 이야기가 풍부한 자산이기도 하다. 중졸 학력에 환풍기 수리공으로 일했다. 평범한 외모를 약점으로 꼽는 시선도 있지만 오히려 친근해서 민심(民心) 잡기에 유리하다는 분석도 있다. 허각 수준의 기성 보컬리스트들이 많아 ‘상품성’이 다소 떨어진다는 관측도 들린다. 존박은 라이벌 허각에 대해 “가창력이 정말 뛰어나고 음역대도 넓다.”고 부러워했다. ●한때 같은 조… 절친한 사이 그룹 미션 때 같은 조에 배정되면서 허각과 존박은 절친해졌다. 허각이 패자부활전 끝에 생존하자 존박은 마치 자신의 일처럼 기뻐했다. 허각은 지난주 도전자 미션에서 1위를 차지한 뒤 한 가지 소원을 들어주는 상품을 받자, 미국에 있는 존박의 어머니를 초청해 ‘모자 상봉’을 주선하기도 했다. 가요계는 이번 결승전을 스타성(상품성)과 가창력의 대결로 압축한다. 스타성은 존박이 우위다. ‘비주얼’을 무시할 수 없는 시장 현실을 고려할 때 주된 소비층인 여성 팬들의 마음을 잡기에는 존박이 유리하다는 것이다. 허각은 가창력이 앞선다. 노래 자체로 대중을 휘어잡는 매력이 있다. 노래에 진정성이 느껴져 음악성 있는 뮤지션으로 성공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분석. 강태규 대중음악평론가는 “요즘 국내 대중음악 시장의 요구에 가장 부합하는 인물은 솔직히 존박”이라면서 “하지만 허각은 보컬리스트로서 더 폭발적이고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휴대전화 문자투표 비중이 60%나 되는 만큼 최종 결과는 예측 불허라는 얘기다. 나머지 40%는 심사위원 평가(30%)와 인터넷 사전투표(10%)로 구성된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연극리뷰] ‘내 심장을 쏴라’

    [연극리뷰] ‘내 심장을 쏴라’

    문학을 비롯한 예술작품은 대개 성장기다. 결과가 좋건 나쁘건, 그 성장이 키 큰 나무건 불과 한뼘이건, 어쨌든 뭔가 깨치고 나가는 이야기를 담는다. 24일까지 서울 예장동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 무대에 오르는 ‘내 심장을 쏴라’(김광보 연출, 남산예술센터 제작)는 그런 의미에서 낙차 큰 성장기다. 마침내 세상과 정직하게 대면하려는 정신병자 얘기를 담았다. 정신병이란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받아들이지 않는 일종의 회피기동. 두눈만 똑바로 떠도 큰 성장이다. 어느 한적한 산골의 수리희망병원에서 만난 정신병자 이수명(김영민)과 류승민(이승주)의 얘기다. 정신병이란 게 으레 그렇듯 이 둘은 가족과의 관계 설정에 실패한 인물들. 수명은 그것을 자신의 죄의식으로 치환하는 데 반해 승민은 자신을 둘러싼 주변환경에 투사한다. 수명이 스키조(정신분열증)이고, 승민이 파이로매니아(방화광)인 이유다. 수명은 미쳤지만 안 미친 것처럼, 승민은 안 미쳤지만 미친 것처럼 보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상황은 정반대인데 의외로 이들은 서로를 꿰뚫어보기 시작한다. 부정하고 떨쳐내고 싶은 자신의 반쪽을 상대에게서 찾아내게 되는 것. 승민은 눈 멀기 직전 마지막 소원이던 패러글라이딩을 하게 되고, 승민의 병원 탈출과 패러글라이딩을 돕는 과정에서 수명은 스스로 인생에 맞설 수 있다는 희망을 얻게 된다. 연극 제목은 마침내 세상에 뛰어들 준비가 된 수명이 내놓는 선전포고다. 무대에서 가능할까 싶던 자동차와 보트 추격 장면을 직사각형 조명으로 재밌게 처리한 것은 뛰어나다. 패러글라이딩 장면은 무대 뒤 배경그림으로 처리했다. 마지막 감동의 순간을 표현하는 데는 다소 부족한 감이 있지만, 독특한 그림체가 신선한 느낌을 준다.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수명은 긴 머리 때문이기도 하지만 ‘미스 리’라 불릴 정도로 안으로만 기어들어가는 무기력한 캐릭터. 배우 김영민은 이를 충분히 즐기며 소화해낸다. 정신병자, 간호사, 병원직원으로 나오는 앙상블도 좋다. 다만, 긴장감을 주지 못하는 스토리가 아쉽다. 지난해 세계문학상을 받은 정유정 소설이 원작이다. 장르상 차이를 감안하면 모든 캐릭터를 무대 위에 풀어낼 수는 없다. 일종의 선택과 집중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하지만 다양한 인간군상을 너무 일찍 포기해버린 감이 있다. 그 때문에 한편으로는 저 좋은 배우들을 저렇게 소모해버리나 싶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예상 가능한 범위 안에서만 움직이는 극이 착하게만 느껴진다. 전석 2만 5000원. (02)758-2150.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착한 소비하세요” 유통업계 나눔 마케팅 바람

    유통업계가 ‘나눔 마케팅’을 잇따라 선보이며 경쟁에 나섰다. G마켓은 이달 한달 동안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활약 중인 추신수 선수와 함께 난치병 어린이의 소원을 이뤄주는 ‘100원의 기적’ 행사를 펼친다. 고객이 G마켓 이벤트 페이지에서 동전 그림을 클릭할 때마다 100원씩 쌓인 돈을 모아서 ‘한국메이크어위시 재단’에 전달한다. 세븐일레븐과 바이더웨이는 14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성금 2억원을 기탁하는 협약을 맺었다. 어린이 전용 독서 공간인 ‘꿈의 도서관’을 6∼8곳에 짓기 위해서다. 과자와 음료 등 80여종을 ‘사랑의 열매’ 상품으로 지정하고, 15일~11월 30일 판매된 금액으로 성금을 조성한다. 고객은 구매액 1000원당 1장씩 주어지는 스티커를 각 점포의 ‘사랑 실천 보드’에 붙여 기부할 수 있으며, 스티커가 200만장 모이면 2억원의 돈이 쌓이게 된다. 롯데백화점은 15∼28일 트위터(@LOTTEstory)를 통해 연탄을 기부한다. 백화점 트위터의 이벤트 관련 글을 퍼나르기(리트윗)하면 된다. 풀무원도 다음 달 12일까지 트위터(@pulmuonelove)와 블로그(blog.pulmuone.com)에서 기아에 허덕이는 케냐 어린이들을 돕는 ‘러브 케냐’ 캠페인을 펼친다. GS샵(www.gsshop.com)은 ‘신생아 살리기 모자뜨기 시즌4’ 캠페인을 시작했다. 1만 2000원짜리 ‘모자뜨기 키트’를 구매, 털모자를 짜서 동봉된 반송 봉투에 넣어 국제아동권리보호기관 세이브더칠드런으로 보내면 된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샤프사령관 선친 6·25 ‘펀치볼 전투’ 참가

    샤프사령관 선친 6·25 ‘펀치볼 전투’ 참가

    월터 샤프 한미연합사령관의 아버지가 6·25전쟁 당시 가장 치열했던 격전지로 꼽히는 강원도 양구의 펀치볼지구 전투에 참가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샤프 사령관은 14일 부친이 살아생전 꼭 가보고 싶어 했다는 펀치볼지구를 찾을 계획이었으나 현지 기상여건이 좋지 않아 헬기 운항이 불가능해지면서 다음 달로 미뤘다. 한미연합사에 따르면 샤프 사령관의 아버지 고(故) 얼 샤프(Earl Sharp) 예비역 대령은 1952년 1월 캘리포니아주 방위군 제40사단 224연대 소속 보병소대장(중위)으로 6·25전쟁에 참전, 여러 전투지역을 누볐다. 특히 당시 군사적 요충지로 국군과 북한군이 뺏고 뺏기는 전투를 가장 치열하게 했던 강원도 양구의 펀치볼지구에서도 격전을 치렀다. 이 지구는 ‘피의 능선’, ‘단장의 능선’ 등으로 불리는 전투가 벌어졌던 곳으로 가장 많은 사상자가 난 곳 중 하나이다. 얼 샤프는 살아생전 펀치볼지구를 방문하는 것이 소원이었지만 2006년 노환으로 세상을 떠나는 바람에 뜻을 이루지 못했다고 한다. 그는 6·25전쟁에 참전하고 많은 한국인과 우정을 쌓은 것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했고 한국의 눈부신 경제성장에 큰 자부심을 느꼈다고 한다. 샤프 사령관은 “아버지가 1997년 나의 준장 진급 축하를 위해 6·25전쟁 이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한국을 방문했을 때 대한민국이 세계의 강대국으로 우뚝 섰다는 사실에 매우 놀랐다.”며 “자신이 피와 땀을 흘려가며 지켰던 한국에서 아들이 복무하게 된 것을 아주 자랑스러워했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4년간 근무하면서 펀치볼지구를 한 차례도 방문하지 못했던 샤프 사령관을 위해 육군 3군단장인 이성호 중장이 기회를 주선했다고 한다. 이 중장은 사령관의 아버지가 6·25전쟁에 참전했다는 사실을 알고 그를 펀치볼지구로 초청했으며, 샤프 사령관은 흔쾌히 수락했다고 연합사는 전했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딸 세인이 사춘기때도 들을 수 있는 음악하고 싶다”

    “딸 세인이 사춘기때도 들을 수 있는 음악하고 싶다”

    인생의 반쪽과 한 지붕 아래 산 지 3년.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세인이가 태어난 지 5개월. 모르긴 몰라도 깨가 쏟아지고, 웃음 소리가 그치지 않을 것 같다. 그렇다. 싱어송라이터 이적(36)의 새 앨범이 사랑 노래 범벅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앨범 제목도 ‘사랑’. 그런데 노래를 듣는 순간, 당혹스러웠다. 이적은 “무너진 가슴이 다시 일어설 수 있게(‘빨래’)…그대라는 오랜 매듭이 가슴 속에 깊이 남아서(‘매듭’)…네가 없이 세상을 산다는 것이 한꺼번에 왈칵 쏟아져(‘네가 없는’)”라고 노래한다. 10곡 가운데 8곡이 사랑의 아픔과 상처, 뒤늦은 후회에 대한 이야기다. 지난 7일 서울 여의도에서 만난 이적에게 거두절미하고 물었다. 집에서 한소리 듣겠다고. ●“슬픈 사랑 노래와 행복한 가정과는 다른 결과물” “자꾸 슬픈 노래가 쓰여진다고 예고는 했었다. 그랬더니 사람들에게 오해받겠다며 웃더라. 아내는 쿨하다. 음악은 음악으로 듣는다. 결혼하니 연애사는 과거의 추억이 됐다는 생각에 쓸쓸한 정서로 곡을 쓴 걸까? 나도 잘 모르겠다. 하하하.” →세상 노래의 90%가 사랑 노래라는데, 여기에 앨범을 통째로 보탠 까닭은. -90%보다 더 많을 것같다. 처음부터 마음 먹은것은 아니지만, 음악에 맞는 가사를 쓰다 보니 쓸쓸함, 이런 게 어울리더라. 사람들은 사랑 노래로 위로받으려는 경향이 있고, 나도 대중음악을 하는 사람이니 한번쯤은 사랑 앨범으로 대중과 소통해보고 싶었다. 이전에 그랬으면 생뚱맞았겠지만, ‘다행이다’가 나온 이후라 흐름상 타이밍이 적절했던 것 같다. →잊기 위한 행위로 빨래를 한다고 노래한다. 빨래를 자주 하는 편인가. -혼자 오래 살아 빨래는 자주 했다. 요즘도 한다. 하하하. 노래에서처럼 의지를 갖고 한 적은 없다. 가수 루시드 폴과 통화하다가 뭐 하냐고 물었더니, ‘빨래를 해야겠어요, 오후에 비가 올까요?’라고 하더라. 그때 느낌이 왔다. →행복이 상한가를 치는 시기일 듯 싶은데 창작에 도움이 되나. -배우는 연기할 때 경험을 직접적으로 되살리기도 하겠지만, 음악은 인풋이 있다고 곧바로 자판기처럼 아웃풋이 있는 장르는 아닌 것 같다. 4집은 지금의 가정적인 행복과는 다른 결과물이다. →창작 자양분은 어디서 얻나. -어떤 음악을 듣고 이런 음악을 해야지, 하는 식은 아니다. 연극, 영화, 미술, 소설, 시 등 다른 장르를 접했을 때 오히려 음악 영역이 활성화된다. 학생들에게 특강할 때 음악밖에 모르면 지친다, 자학에 빠진다, 이런 이야기를 자주 한다. 음악을 덜 듣더라도 다른 자극이 있어야 한다. 잘못하면 기능인이 돼 자기 자신의 음악이 나오지 않을 수 있다. →3년 반 만의 4집이다. 조바심은 없었나. -내 안에 무엇인가가 쌓이고 고여야 나올 수 있는 것 아니겠나. 서두른다고 되는 게 아니다. 내 음악은 트렌디한 게 아니라 민감하지 않았다. 다음 앨범은 이번처럼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 같다. 언젠가는 디지털 싱글도 낼 수 있겠지. ●“요즘 음악시장 작가주의 사라지고 블록버스터만 남아” 이적의 노래는 가사를 음미하며 들을 때 음악에 더욱 깊이 빠져들게 된다. 시적이면서도 쉽고 매력적이다. 현실 속에서 쌓이고 쌓이는 상처에 대한 묘사가 좋은 ‘다툼’, 이야기하듯 구어체로 만든 ‘빨래’, 쉬운 표현이지만 곱씹어 보면 의미가 있는 ‘그대랑’의 가사가 개인적으로 마음에 든다는 이적. →가사를 중요하게 생각하나. -어렸을 때는 음악만 좋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데뷔 때 무심코 쓴 노랫말을 놓고 사람들이 많은 이야기를 해줘서 놀랐다. 사람들이 가사에서 감동받고, 위안받을 수 있다는 점을 갈수록 더 느낀다. →이전 앨범과의 음악적 차이점은. -3집은 담백한 사운드, 단순한 악기 편성으로 가고 편곡도 거의 하지 않는다는 미학적인 목표를 갖고 만든 앨범이다. 이번에는 편곡도 다채롭게 했다. 한 노래 안에서도 극적 구성이 있는 음악을 하려고 했다. 이적은 “영화로 치면 작가주의가 사라지고 블록버스터만 남은 느낌의 요즘 음악시장이 안타깝다.”고 했다. 예전에는 자기 세계를 갖고 음악을 만드는 사람들의 존재감이 있었지만 요즘은 음악이 그저 액세서리가 된 느낌이라는 것. “데뷔를 앞둔 (싱어송라이터) 후배들의 설 공간이 없어지는 것 같다. 문제는 앞으로 더 황폐해질 것 같다는 거다.” ●브아걸 ‘아브라카다브라’ 아이돌 음악 업그레이드 →요즘 대세인 아이돌 음악을 비판하는 말로 들리는데. -그렇지는 않다. 브라운아이드걸스의 ‘아브라카다브라’는 (롤러코스터 출신의) 지누가 비트를 만들었는데 아이돌 음악의 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켰다고 본다. 소녀시대의 ‘지’와 ‘소원을 말해봐’도 좋은 곡이다.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지만 역시 좋은 음악이 히트하더라. 대중이 눈요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아이돌 음악을 허투루 듣지 않는다는 방증인 것 같다. →글쟁이로도 유명하지 않은가. 책을 또 낼 생각은. -예전에 썼던 것을 요즘 읽으면 손발이 오그라든다. 내가 쓰는 글들은 소설이라기 보다는 그냥 이야기다. 이야기를 읽고 쓰는 것을 좋아한다. 하고 싶어지면 또 내겠지만 당장 준비하는 것은 없다. →1995년 ‘패닉’으로 데뷔한 지 15년이 됐다. 앞으로 어떤 음악을 하고 싶나. -처음엔 기존에 하지 않은 것을 하겠다는 생각이 강했다. 비주류적인 음악을 하는 게 재미이자 행복이었다. 지금은 그런 집착이 없다. 10년, 20년이 지나도 촌스럽지 않아 누군가가 부르는 음악, 오래 들을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다. 딸 세인이가 자라서 사춘기가 됐을 때 내 노래를 들으면 어떨까 하는 마음으로 만든다. 시간을 초월한다고 하면 건방진 것 같고, 시간의 흐름을 견딜 수 있는 괜찮은 음악을 하고 싶다는 바람이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비위로 해임땐 공무원 못해” 헌재, 경찰공무원법 합헌 결정

    비위로 해임된 공무원은 경찰로 임용할 수 없다는 경찰공무원법 조항은 합헌이라고 헌법재판소가 결정했다. 헌재는 ‘징계에 의해 해임 처분을 받은 사람은 경찰로 임용할 수 없다.’는 경찰공무원법 제7조 2항 6호의 규정이 헌법상 공무담임권을 침해했다며 황모씨가 낸 헌법소원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4(합헌)대 4(위헌)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고 7일 밝혔다. 위헌 결정이 내려지려면 재판관 6명 이상이 위헌 의견을 내야 한다. 헌재는 “이 조항은 경찰공무원직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유지하고 정상적인 직무수행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입법목적이 정당하다.”고 밝혔다. 또 “해임은 공무원 비위의 내용이 매우 중대할 때 내려지는 처분으로 경찰공무원 직무의 성격과 중요성에 비춰볼 때 지나치게 과도한 조치로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강국·조대현·민형기·목영준 재판관은 “해임 공무원도 군인이나 검사로는 3~5년의 임용 결격기간이 지나면 임용이 가능하다.”면서 “경찰로는 영구히 임용될 수 없게 한 것은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로 헌법상 평등원칙에 위반된다.”고 위헌 의견을 제시했다. 교통경찰이었던 황씨는 1985년 금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해임됐다. 황씨는 5년 뒤인 1990년 순경 특별채용시험에 합격해 다시 18년간 경찰로 재직하다, 과거 해임 처분을 받았다는 이유로 임용 취소 통지를 받았고 헌법소원을 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정몽구·현정은 회장 ‘어색한 만남’

    정몽구·현정은 회장 ‘어색한 만남’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얼굴을 맞댔다. 지난 1일 현대건설 인수를 놓고 시아주버니와 제수가 총수로 있는 회사들이 따로 인수의향서를 접수한 뒤 첫 대면이다. 4일 현대차그룹과 현대그룹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서울 한남동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자택에서 열린 고(故) 이정화 여사 1주기 추모식에서 양 그룹의 수장들이 어색한 만남을 가졌다. 이 여사는 정 회장의 부인이자 정 부회장의 어머니다. 현 회장에게는 손위동서다. 현 회장은 검정색 정장 차림으로, 모임 시작 직전 정 부회장 자택에 도착했다. 침착한 표정으로 입을 굳게 다물고 있었다. 1시간30분가량이 지난 오후 8시20분쯤 자택에서 나온 현 회장은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은 채 귀가했다. 이날 만남은 현대그룹이 현대건설 인수를 놓고 현대차그룹에 잇달아 공격적인 광고를 내보내면서 양측의 관계가 다소 소원해진 상태에서 이뤄졌다. 업계에선 현대건설 인수와 관련된 사안들도 조심스럽게 논의되지 않았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을 인수하는 대신 현대그룹은 현대건설이 보유한 현대상선 지분 8.3%를 넘겨받는다는 ‘윈·윈 시나리오’가 흘러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자연스러운 만남이 극적 중재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감도 작용했다. 하지만 범 현대가 관계자는 “자리가 자리인 만큼 현대건설 인수와 관련된 얘기는 되도록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애초 모임은 5일이나 6일쯤 열릴 것으로 예상됐다. 이 여사가 미국에서 한국시간으로 5일 오전 10시50분쯤 타계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현 회장은 뒤늦게 이날 추모식이 열린다는 소식을 접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모임 특성상 추모식 일자를 친족들에게 일일이 통보하진 않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정몽구 회장 측은 미국과의 시차 등을 고려해 추모식 일자를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모식에는 정의선 부회장 내외와 큰딸 성이(이노션 고문)씨, 둘째딸 명이(현대커머셜 고문)씨, 셋째딸 윤이(해비치호텔&리조트 전무)씨 등이 참석했다. 직계가족 외에는 정몽근 현대백화점 명예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 정대선 현대비에스앤씨 대표,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 정일선 비앤지스틸 대표, 정몽진 KCC회장 등이 모습을 드러냈다. 오상도·윤설영기자 sdoh@seoul.co.kr
  • 제주 올레, 세계가 함께 걷는다

    제주 올레, 세계가 함께 걷는다

    세계인이 참여하는 ‘2010 제주올레 걷기 축제가 11월9일부터 13일까지 열린다. 서귀포시와 제주올레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2010 제주올레 걷기 축제는 제주올레 1코스부터 5코스까지 5개 코스에서 ‘행복하라, 이 길에서(Be happy on the trail!)’를 주제로 세계인들이 세계자연유산이자 평화의 섬인 제주도를 걸어서 여행하며 행복을 만끽할 수 있는 축제의 장으로 펼쳐진다. 참가자들은 제주올레 1코스부터 5코스까지 다섯 개 코스(총 92㎞)를 하루에 한 코스씩 체험하게 되며 5개 코스를 모두 완주한 사람에게는 인증서를 발급해 준다. 참가 인원은 1만명으로 제한한다. 24일까지 축제 홈페이지(www.ollewalking.co.kr)에서 사전에 참가 신청을 해야 한다. 걷기 1코스에서는 성산일출봉 해녀 물질 노래 및 물질 체험 공연, 2코스에서는 혼인지 설화 연극과 공연, 3코스에서는 신천리 바릇잡이 체험 ,4코스에서는 소원의 돌탑 쌓기, 5코스에서는 망장포구 할망 노천 주막, 테우타고 즐기는 쇠소깍 크루즈 체험 등이 마련된다. 각 코스 종점에는 지친 발을 풀어주는 족훈욕장이 개설된다. 제주올레 걷기축제에 앞서 11월7일부터 9일까지 스페인(산티아고), 캐나다(브루스 트레일), 영국(코츠월드), 호주(파크 빅토리아), 일본(시코쿠 오헨로) 등 해외 트레일 10개 기관과 관련 학계 및 여행 관계자 등이 참석해 세계 트레일 산업의 활성화 방안을 모색한다. 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은 “제주올레를 걷기에 가장 아름답고 좋은 시기를 골라 축제를 마련했다.”면서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과 마을의 문화, 사람이 어우러지는 축제에서 여유를 만끽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피플 인 스포츠] 펜싱 세계선수권 1위 노리는 간판 오은석

    [피플 인 스포츠] 펜싱 세계선수권 1위 노리는 간판 오은석

    30일 태릉선수촌 펜싱경기장. 우렁찬 기합 소리와 칼이 부딪치는 소리로 요란했다. 중국 광저우 아시안게임이 얼마 남지 않아서인지 연습에서도 긴장감이 맴돌았다. 이 가운데 훤칠한 키에 잘생긴 얼굴이 눈에 띄었다. 한국 펜싱계의 ‘1인자’ 오은석(27·국민체육진흥공단). 지난 7월 아시아 최초로 세계 랭킹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현재는 2위. 그래서일까. 인터뷰 내내 편안한 미소가 입가에 흘렀다. ●어릴 땐 늘 중하위권에 말썽꾸러기 그는 남달리 운동 신경이 좋았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씨름과 육상을 했죠. 하지만 적성에는 맞지 않았어요. 칼싸움이 더 재밌었어요.” 천부적인 검객으로 태어날 기회는 대구중 1학년 때 왔다. “펜싱부 선생님의 권유였죠. 부모님은 힘든 운동을 하는 것에 반대하셨지만, 제 고집을 꺾지는 못하셨죠.” 중학교 때는 그저 그런 선수였다. 중하위권에서 맴돌았다. 중 3 때 위기를 맞았다. 하루는 펜싱부원들이 모두 모였다. 감독의 체벌에 반발, 일주일간 집단 결석하고 단체로 그만두기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그에게 먼저 질문이 왔다. “운동 그만둘 거냐.”, “네.” 짧지만 단호한 대답이었다. 그런데 다른 부원들은 모두 “계속 하겠다.”고 말했다. 결국 오은석은 다음날부터 다시 나갔다. “그때 진짜로 그만뒀으면 지금의 저는 없어요.” 실제로 그만둔 학생이 있었다고 한다. 오성고 1학년 때는 운동이 너무 힘들어 10개월 동안 아예 칼을 잡지 않았다. 다시 시작했지만, 2·3학년 때도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버스를 타고 훈련장 가다가 되돌아온 적도 있어요. 고등학교 때까지는 정말 지금의 저와는 거리가 먼 말썽꾸러기였죠.” ●인생을 뒤바꾼 국제대회 첫 메달 그가 달라진 계기는 바로 2002년 동의대 입학을 확정하고 다녀온 동계훈련 때였다. 두 달 남짓 되는 동안 몰라보게 성장했다. “저보다 실력이 월등한 선배들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어요. 더 이상 연습을 게을리하면 미래는 없을 것으로 생각했죠.” 자신도 몰랐던 승부욕이 불타올랐다. 경기에서 이기기 위해 사력을 다해 연습했다. 그해 3월 회장배 대회에서 대학부 개인전 1위를 했다. “한번 이기고 나니 재미가 붙고 자신감이 생겼죠.” 2002년 4차 대표선발전에서 당당히 1위, 태극마크를 달았다. 그러고 6개월도 안 돼 한국 펜싱 역사를 다시 썼다. 이탈리아 트라파니에서 열린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역대 처음 메달을 획득했다. 개인전 은메달, 단체전 금메달이었다. 그때부터 한국 펜싱의 ‘간판’으로 불렸다. ●‘최초’라는 수식어 늘리는 게 목표 그의 특기는 타이밍을 잡아 곧바로 역습하는 것이다. “펜싱은 1대1로 하는 승부라서 순간순간 대처방식이 달라요. 알면 알수록 어려운 것 같아요.” 이제 광저우 아시안게임과 2012년 런던올림픽이 그를 기다리고 있다. 목표는 둘 다 당연히 금메달이다. 그에겐 더 큰 목표가 있다. 바로 ‘최초’라는 수식어를 늘려가는 것. “세계선수권 대회 개인전 1위를 해보는 게 소원이에요.” 한국은 아직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개인전 1위를 한 적이 없다. 2007년 러시아 세계선수권 개인전 3위도 그가 최초로 이뤘다. 마지막으로 그가 덧붙인 한 마디. “펜싱하면 ‘오·은·석’이란 이름이 떠오르도록 하고 싶어요.” 그는 여전히 목마르다. 글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오은석은 누구 ▲출생 1983년 4월2일 경북 고령 ▲학력 대구 영선초-대구중-오성고-동의대 ▲체격 182㎝ 76㎏ ▲가족관계 아버지 오영세(54)씨, 어머니 배점숙(53)씨, 3남 중 차남 ▲별명 100m 미남(멀리서 보면) ▲취미 영화감상, 컴퓨터게임 ▲좌우명 할 수 있을 때 최선을 다하자 ▲입상경력 2003년 영국 국제펜싱월드컵 1위, 2003년 세계청소년선수권 단체전 1위,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개인·단체전 2위, 2007년 세계선수권 개인전 3위, 2008년 헝가리 국제그랑프리 단체전 1위, 2010년 러시아 국제그랑프리 개인전 2위, 2010년 5월 스페인 국제월드컵 우승, 2010년 이탈리아 국제그랑프리 개인전 3위·단체전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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