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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평 남짓 냉골에 외투입고 버텨”

    “2평 남짓 냉골에 외투입고 버텨”

    석양순(86·여)씨가 홀로 사는 6.6㎡(2평) 남짓한 방은 말 그대로 냉골. 입에서 하얀 입김이 뿜어져 나왔다. 난방기구라고는 낡은 전기장판이 유일했다. 기름값 때문에 보일러는 틀어 본 적도 없으며, 외투에 털모자를 쓰지 않으면 살 수가 없다고 했다. 27일 오전 11시 서울 홍제동 인왕산 등성이의 개미마을. 흥심약수터에서 바위를 타고 내려오던 계곡물은 이미 꽁꽁 얼어붙어 있었다. 이곳에서 만난 주민들은 “쥐꼬리만 한 정부 지원금으로 춥고 길다는 올겨울을 어떻게 날지 걱정”이라고 입을 모았다. 재개발 문제로 주민들 간 반목도 깊어져 더욱 스산했다. 이곳 달동네 주민들에게는 세밑 송년 모임은 ‘딴 세상 얘기’일 뿐이었고, 새해 소원을 비는 것조차도 ‘사치’였다. 이곳은 서울 도심에서 차로 불과 5분 거리에 있다. “새해 소망이랄 게 있나. 나나 그놈(맏아들)이나 빨리 죽어야지.” 석씨가 “새해 소망”이라는 말을 듣자 금세 눈물을 뚝뚝 흘렸다. 뇌출혈로 쓰러져 3년째 식물인간이 돼 병상에 누워 있는 맏아들 걱정 때문이란다. 하지만 석씨가 정부로부터 받는 지원금은 노령연금 9만원이 전부다. 그는 “8남매 둔 ‘덕’에 기초생활수급자도 될 수 없었다.”라며 울먹였다. 게다가 그는 당뇨병, 위장병 등으로 한달에 약값으로만 5만∼6만원을 쓴다. 하지만 자식들은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며 몇 푼씩 쥐어주던 용돈마저 끊은 지 오래다. 그나마 있던 도움의 손길도 끊길 위기다. 일주일에 두번 ‘서부 천사 재가노인지원센터’에서 반찬도 만들어 주고 빨래나 방청소 등 가사도 돕고 있지만 새해부터는 그마저 끊긴다. 적자 때문에 센터의 폐업이 결정됐기 때문이다. 특히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비리 사태로 냉소적인 시선이 확산되면서 자원봉사자의 발길도 크게 줄었다. 재개발 때문에 주민들이 갈라선 것도 개미마을 주민들의 겨울나기를 더욱 힘들게 하는 이유다. 2006년 3월 개미마을을 포함한 이 일대 산자락이 개발제한구역에서 해제되면서 주민들이 찬반 양쪽으로 갈라서기 시작했다. 이때 주민 대다수가 부동산 업자들에게 땅을 팔고 나갔다. 현재 개미마을에 실제 거주하고 있는 사람은 20여 가구에 불과하다. 곳곳이 빈집이었다. 세찬 골바람에 방문이 덜컹거리고 창문에 덧댄 비닐이 미친 듯 울어댔다. 못 살아도 개미같이 착한 사람들만 모여 있다던 이 마을이 한순간에 변해버렸다. 1973년부터 이곳에서 살아온 이문용(75)씨는 “37년 전, 이곳에 처음 왔을 땐 판잣집뿐이었고 포장길 하나 없었다. 그래도 이웃끼리 정만은 도타웠는데 이제는 걸핏하면 싸움이다.”며 길고 찬 한숨만 내쉬었다. 글 사진 김양진·최두희기자 ky0295@seoul.co.kr
  • [CEO 칼럼] 따뜻한 글로벌 기업이 되자/이원태 대한통운 사장

    [CEO 칼럼] 따뜻한 글로벌 기업이 되자/이원태 대한통운 사장

    얼마 전 필자는 직원들과 함께 빨간 산타 옷을 입고 서울의 한 지역아동센터를 방문했다. 평소 직원들에게 강조했던 나눔과 봉사를 직접 체험해 보고 싶어서였다. 호기심과 기대에 찬 눈으로 산타를 맞아준 아이들은 각자의 소원을 적은 카드를 직접 읽으면서 소원이 이뤄지기를 기도했다. 준비한 선물과 함께 “꿈은 이루어질 것”이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 소원 카드를 다시 한번 읽어 보았다. 삐뚤빼뚤하지만 정성어린 손글씨로 쓰여진 아이들의 소원 중 가장 많았던 것은 “가족과 함께 많은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다.”였다. 필자와 짧은 시간을 함께 보낸 것이 진짜 가족을 대신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짧지만 함께한 시간을 즐거워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기회가 된다면 이런 나눔행사를 좀 더 자주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즈막에는 개인은 물론이고 각 기업이나 단체들의 사회 공헌 활동이 늘어나는 듯하다. 최근 기업들의 사회공헌과 관련한 흐뭇한 소식들이 자주 전해지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발표한 ‘2009년 사회공헌백서’에 따르면 국내 주요기업들이 지난해 지출한 사회공헌 비용이 모두 2조 6517억원으로 2008년보다 22.8% 늘어났다고 한다. 반가운 일이다. 지난해에는 경기 침체, 고용 악화 등으로 인해 저소득층의 실질소득이 감소됐다고 하니 기업들의 이러한 모습이 더욱 아름답게 다가온다. 우리 기업들이 나눔과 사회적 책임에 대해 크게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은 필요조건이자 당연한 의무로 발전해왔다. 그리고 이제는 단순히 이윤추구라는 경제적 성과로는 기업이 ‘초일류’로 인정 받을 수 없는 시대가 됐다. 기업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자 노력해야만 존경 받는 지속 가능한 기업으로 영속할 수 있을 것이다. 올해로 창립 152년을 맞는 일본 이토추 상사는 “이익은 사회에 공헌한 결과로 얻어지게 되는 것이며 사회에 공헌하지 않고 이익을 추구해서는 안 된다.”라는 창업자의 원칙을 현재까지 고수해 오고 있다고 한다. 사회적 책임과 이익을 동일시하는 이같은 원칙은 150년 넘게 이토추 상사를 이끌어온 원동력이 되었다.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일류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지구촌 이웃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하루 1달러 미만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11억명에 이르렀다고 한다. 또 세계에서 3초마다 한명이 배고픔을 견디다 못해 굶어 죽는다고 한다. 우리가 과거에 도움을 받았듯이 이제는 우리보다 못한 그들에게 도움을 줄 때가 됐다. 사회공헌의 범위를 국내가 아닌 세계로 넓히고 이를 통해서 글로벌한 기업으로서의 책임을 실천할 필요가 있다. 우리 기업들도 이런 활동의 필요성을 점점 더 체감하고 있는 듯하다. 최근 우리 기업들의 글로벌 사랑의 실천 사례들을 심심치 않게 접하게 된다. 세계 각국에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어린이들을 후원하는 색다른 송년회를 마련하는가 하면, 아프리카 등 빈곤지역에서 정보기술(IT) 인프라 구축 및 교육 지원, 학교 건립, 의료 지원 등 다양한 사회 공헌 활동들을 전개하고 있다. 대한통운은 다문화가정 아이들의 학습 지원을 위한 ‘레인보 스쿨’이라는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기업의 글로벌 사회공헌활동은 기업이 현지에서 뿌리내리는 데도 매우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그 자체로도 국제사회와 공생할 수 있는 문화적 토양을 마련하고, 단순히 기업의 이익 창출을 넘어 진출한 국가에 신뢰를 심어줄 수 있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이다. 새해에는 우리 기업들이 세계 곳곳에서 더 많은 나눔 활동을 펼쳐 따뜻한 글로벌 기업으로 더 많이 회자되기를 기대한다. 연말연시 가족들과의 시간을 이웃과의 나눔으로 더욱 훈훈하게 덥혀 보는 것은 어떨까.
  • [몸은 춥지만 마음은 따뜻하게…성탄 2題] “까맣게 탄 우리마을 돌려주세요”

    [몸은 춥지만 마음은 따뜻하게…성탄 2題] “까맣게 탄 우리마을 돌려주세요”

    “산타 할아버지, 친구들 돌아오게 해주세요. 까맣게 탄 우리 마을 원래대로 돌려주세요.” 크리스마스를 하루 앞둔 24일 낮 인천 옹진군 연평도 중부리의 한 주택. 웃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지난달 23일 북한의 포격 도발 이후 좀처럼 들을 수 없었던 해맑은 음성이었다. 연평도에 단 둘만 남은 어린이 송주원(왼쪽·6)·주찬(3) 형제가 주인공. 마을엔 남은 친구가 없고 23~24일 여객선마저 끊겨 엄마·아빠한테 선물도 받지 못했지만 표정엔 구김 하나 없었다. ●크리스마스 트리 반짝이는 주원이네 주원이가 아빠 송중섭(44·연평교회 목사)씨에게 카드 한 장을 쑥 내민다. 삐뚤빼뚤 글자가 춤을 췄다. 고사리손으로 연필을 쥐고 꼭꼭 눌러 쓴 크리스마스 카드였다. ‘아빠 감사해요. 아빠 사랑해요. 송주원 올림.’ 우리 군의 해상 사격훈련이 한창이던 20일 쓴 편지라고 했다. 한글을 모르는 동생 주찬이는 카드 대신 “아빠한테 뽀뽀 열 번 했어.”라며 달려든다. 연평도 주민들은 쓸쓸한 크리스마스를 맞고 있다. 해마다 크리스마스 트리로 불을 밝히던 연평교회도 포격을 맞아 전원 장치가 부숴지면서 올해는 트리 세우는 것을 포기했다. 때문에 연평도에서 유일하게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은 주원이네 집이다. 거실에 50㎝ 남짓 크기의 크리스마스 트리가 반짝거린다. 주원이가 인천에 머물 때 연평초 병설유치원 선생님들과 함께 만든 것이란다. ●친구들 다시 섬에 올수 있었으면… 주원이에게 받고 싶은 크리스마스 선물이 뭐냐고 물으니, 고개를 젓는다. 대신 “손민호, 박기현 보고 싶어요.” 라고 외친다. 선물보다도 친구들이 그리운 주원이다. 크리스마스 소원을 묻자 “불에 타 까맣게 된 집들이 원래대로 되돌아 갔으면 좋겠어요. 강아지들도 주인을 찾았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엄마 박미선(42)씨는 걱정스러운 표정이다. 포격 사태 이후 주원이는 엄마 뒤로 자꾸 숨는 버릇이 생겼다. 주원이가 내년 3월 연평초교에 입학해야 하는데, 언제 학교가 정상화될지도 불투명하다. 그는 “하루빨리 마을도 학교도 정상화돼 예전처럼 활기찬 연평도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글 사진 연평도 김양진·최두희기자 ky0295@seoul.co.kr
  • 지지율 87% 룰라 ‘아름다운 퇴장’

    지지율 87% 룰라 ‘아름다운 퇴장’

    “이제 정부를 떠나 ‘거리의 삶’을 살아갈 것이다. 늘 국민의 한 사람이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8년간의 임기를, 지지율 87%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으로 마무리하게 될 루이스 이나시루 룰라 다 시우바(오른쪽) 브라질 대통령의 ‘크리스마스 소원’은 평범한 국민으로 돌아가는 것이었다. 23일(현지시간) TV와 라디오로 방송된 룰라 대통령의 크리스마스 연설은 과거와는 조금 달랐다. 다음 달 1일 새 대통령에게 자리를 넘겨주고 물러나는 룰라 대통령은 감회에 젖은 목소리로 지난 8년을 회상하며 ‘레임덕’이 없었던 대통령답게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부자들만을 위한 것이 아닌, 국민 전체를 위한 정치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지난 16일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지난해 같은 시기 83%보다 높은 87%의 지지율을 기록한 그에게도 어려운 시기는 있었다. 취임 당시에는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 열악한 치안 문제 등 산적한 과제가 그를 기다렸다. 가장 큰 위기는 재선 도전을 앞두고 측근들의 비리·부패 스캔들이 줄줄이 터지면서 찾아왔다. 하지만 10살이 돼서야 겨우 책 읽는 법을 배웠고, 4학년을 마친 뒤 학교를 그만두고 구두닦이를 시작해야 했을 정도로 가난했던 어린 시절이 힘든 시기를 이기는 데 버팀목이 됐다. 그는 “빈곤층 출신이라는 사실이 숱한 도전을 극복하는 데 도움을 줬다.”면서 “꿈과 희망은 서민의 영혼과 가난, 어떠한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다는 확신으로부터 나왔다.”고 돌아봤다. 높은 인기속에 물러나는 그의 향후 거취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는 것을 의식한 듯 그는 “내 ‘미래’에 대해서는 묻지 말아 달라. 왜냐하면 여러분이 이미 내게 근사한 ‘현재’를 줬기 때문이다.”라고 말한 뒤 “대신 브라질의 미래를 보고, 그것을 믿어 달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날 방송된 연설은 지난 20일 녹화된 것으로, 같은 날 현지 레데 방송과의 인터뷰에서는 재출마 여부에 대해 “나는 아직 살아있기 때문에 ‘아니다’라고 말할 수는 없다. 나는 타고난 정치인이다.”라며 가능성을 열어둔 바 있다. 연설에서 그는 “대통령을 상징하는 휘장은 첫 노동자 출신 대통령에서 첫 여성 대통령에게 넘겨질 것”이라면서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 당선자에 대한 지지를 당부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中 불법조업] 中어선 저인망 싹쓸이… 어민수입 3분의1 토막

    중국 어선들의 무차별적인 불법조업으로 서해 어장이 급속히 황폐화되고 있다. 우리나라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조업하는 중국 어선들 대부분이 바다 밑바닥까지 훑는 싹쓸이 저인망 어업을 하고 있어서다. 이들은 어종에 따라 그물코 크기와 어구가 다른 우리나라 어선들과 달리 촘촘한 저인망으로 조업한다. 이 때문에 새끼고기까지 마구 잡아 어족자원의 씨를 말리고 있다. 최경철 전북 부안군 수산과장은 “조기, 홍어, 꽃게 등 회유성 어종은 물론 대다수 어족자원을 중국 어선들이 먼바다에서 싹쓸이해 가기 때문에 우리나라 서해안의 연안어장이 황폐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어선들은 우리나라 어선들이 쳐놓은 그물을 걷어가거나 파손하는 행위도 서슴지 않고 있다. 충남 태안 해역에서 29t짜리 자망 어선(행운호 2003호)을 부리는 최재식(53·태안군 소원면 모항4리)씨는 “중국 어선이 떼를 지어 끌방으로 바다 밑바닥을 한번 긁고 지나가면 우리 그물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면서 “우리나라 바다인데 우리가 중국 어선을 피해 다닌다.”고 하소연했다. 이 때문에 최씨는 요즈음 EEZ에 한참 못 미치는 50~70마일 해역에서 조업한다. 최씨는 7~8년 전만 해도 EEZ에서 한조금(7~8일) 조업하면 대구를 5000만~6000만원어치를 잡았다. 하지만 요즘은 2000만원 정도밖에 잡지 못하고 있다. 그물도 중국 어선이 무서워 새벽에 물속에 넣고 그날 오전 10시에 걷는다. 그물을 치고도 걷을 때까지 주변에서 지켜야 한다고 최씨는 귀띔했다. 예전에는 밤에 그물을 넣었다 다음날 걷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연평도 사격훈련 이후] 성탄 트리 점등… 긴장의 애기봉

    21일 북한지역과 불과 3㎞ 떨어진 경기 김포시 하성면 가금리 ‘애기봉’. 굳이 망원경을 이용하지 않더라도 한강 하류 너머로 북한 개풍군 해안이 보였다. 맑은 날에는 개성 송악산까지 한 눈에 들어올 정도로 가까운 곳이다. 북한이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남북이 극단적으로 대립하는 상황에서 오후 5시 35분 평화와 민족화합을 기원하는 크리스마스트리에 불이 밝혀졌다. 발광다이오드(LED) 전구 5000개로 장식된 트리 모양의 등탑은 직선거리로 35㎞ 떨어진 개성시내에서도 볼 수 있다고 한다. 행사를 주관한 여의도순복음교회 이영훈 목사는 점등식에 앞선 예배에서 “민족의 평화와 화해를 염원하는 뜻에서 애기봉 점등식을 갖게 됐다.”면서 “통일은 극한 대립과 무력으로 절대 이룰 수 없으며 화해와 용서를 통해 가능하게 된다.”고 말했다.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나경원·차명진 한나라당 의원 등 참석자들이 ‘하나, 둘, 셋’ 구호와 함께 버튼을 누르는 순간 북녘땅을 향한 평화와 사랑의 함성은 최고조에 달했고 오색 전구에 불이 들어왔다.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던 신도들 사이에서 한마디씩 환호성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400여 명의 참석자들은 그제야 손뼉을 치며 다시 환호를 보냈다. 참석자들은 성탄트리에 불을 밝힌 뒤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합창하면서 평화통일을 기원했다. 이날 점등식을 앞두고 애기봉 주변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돌았다. 이 지역 방어를 맡은 해병 2사단은 어느 때보다도 삼엄한 경계태세를 갖추고 있었다. 취재진도 신분증을 제시하는 것만으로는 모자라 반드시 군의 통제에 따르겠다는 서약서에 서명한 뒤에야 애기봉에 오를 수 있었다. 전망대에 설치된 쌍안경으로 살펴보니 강변을 따라 철책이 길게 늘어서 있었고, 곳곳에 설치된 경계초소 주변을 거니는 북한군 병사의 모습이 손에 잡힐 듯 보여 긴장감을 더했다. 애기봉(김포)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긴급조치 위헌’ 대법-헌재 갈등?

    유신헌법의 긴급조치가 헌법에 어긋나는지에 대해 최고 사법기관인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의 판단이 엇갈리고 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 16일 유신시대 대통령 긴급조치 1호가 위헌이라며 상고한 오종상(69)씨에 대해 무죄 판결<서울신문 12월 17일 자 1·6면>을 내렸다. 반면 헌재는 이보다 9개월 앞서 긴급조치 9호에 대해 위헌심판 청구가 부적합하다며 각하 결정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헌재에 따르면 제2지정재판부(재판장 목영준 재판관)는 지난 3월 긴급조치 9호를 위반한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았다가 재심에서 면소(免訴·형사재판에서 소송절차를 끝냄) 선고를 받은 한모씨가 낸 헌법소원에서 각하 결정을 내렸다. 한씨는 긴급조치 선포를 규정한 구 헌법(유신헌법) 53조가 위헌이고, 위헌인 법령에 의해 유죄를 선고받은 만큼 재심에서 면소가 아닌 무죄 판결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헌재는 “헌법 개별규정은 위헌심사의 대상이 될 수 없고, 법 개정으로 인해 재심이 열렸더라도 법원은 형사소송법에 따라 면소를 선고할 수밖에 없다.”며 각하했다. 헌재의 이 같은 결정은 그러나 “법령의 폐지 이유가 헌법에 위반된 경우라면 피고인에게 면소를 할 수 없고, 무죄를 선고해야 한다.”는 대법원의 이번 판결 취지와는 다르다. 한씨의 법률 대리인이었던 조영선(법무법인 동화) 변호사는 “당시 청구 취지 중에는 긴급조치 9호가 위헌이라는 내용도 있었지만, 헌재가 이 부분을 판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헌재는 또 긴급조치 1·2·9호가 위헌이라는 청구가 제기됐지만,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은 상태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 때문에 대법원이 헌재의 결정을 기다리지 않고 선수를 쳐 위헌 판결을 내렸다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한편 헌재는 대법원 판결 이후 계속 곤혹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헌재 관계자는 “전원합의체가 아닌 지정재판부 결정은 헌재의 공식적인 입장이라 할 수 없다.”면서 “대법원 판결이 과거사를 정리하고 반성한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지만 헌재 위헌 결정과는 달리 피해자를 현실적으로 구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전원합의체 판결은 긴급조치의 경우 대법원이 위헌 여부를 심사할 수 있다는 의미이지, 헌재를 배제한 것은 아니다.”라며 두 사법기관 간의 갈등으로 비치는 것을 경계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런던통신] EPL 4총사의 챔피언스리그 16강 엿보기

    [런던통신] EPL 4총사의 챔피언스리그 16강 엿보기

    2010/2011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대진이 확정됐다. 운명의 장난일까. 아스날은 아르센 벵거 감독의 소원대로 바르셀로나와 리턴매치를 갖게 됐고 인터밀란은 지난 시즌 결승전 상대인 바이에른 뮌헨과 재회했다. 그리고 레알 마드리드도 천적 올림피크 리옹과 또 다시 16강 대결을 펼치게 됐다. 영국 언론들의 가장 큰 관심은 역시 아스날과 바르셀로나의 리턴매치였다. <가디언>, <텔레그래프>, <더 선> 등 대다수의 일간지 모두 두 팀의 맞대결을 가장 비중 있게 보도했다. 그 밖에 토트넘은 인터밀란의 한 지붕 가족 AC밀란을 상대로 클럽사상 첫 16강전을 갖게 됐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 첼시는 각각 마르세유와 코펜하겐을 상대한다. ▲ ‘뷰티풀 게임’ 아스날 vs 바르셀로나 * 최근 맞대결= 2009/2010시즌 챔피언스리그 8강 * 결과= 홈 2-2무/ 원정 1-4패/ 최종 스코어 바르셀로나의 6-3승 * 키 플레이어= 세스크 파브레가스 vs 리오넬 메시 참으로 사연이 많은 클럽이다. 바르셀로나 출신이자 아스날의 주장인 세스크 파브레가스를 비롯해 2006년 챔피언스리그 결승전과 지난 시즌 8강전까지, 최근 아스날과 바르셀로나가 만들어낸 스토리는 꽤나 재미있다. 지난 시즌 벵거 감독은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맞불 작전을 펼쳤고 그 결과 리오넬 메시에게 4골을 허용하며 참패했다. 과연 이번에도 메시를 자유롭게 놓아줄까? ▲ ‘어게인 밀란’ AC밀란 vs 토트넘 * 최근 맞대결= 1986년 감페르 컵 3-4위전 * 결과= 토트넘의 2-1 승리 * 키 플레이어 =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vs 가레스 베일 또 다시 밀라노다. 32강에서 인터밀란과 한 조에 편성됐던 토트넘은 16강에서 또 다른 밀라노 연고팀인 AC밀란과 격돌하게 됐다. 토트넘에게 인터밀란과의 경험은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밀란의 좌우 풀백은 인터밀란 보다 약하다. 가레스 베일이 제 실력을 발휘한다면 밀란 역시 망신을 당할 가능성이 높다. 물론 토트넘에게 밀란의 판타스틱4가 부담스럽긴 마찬가지다. ▲ ‘퍼기의 자신감’ 마르세유 vs 맨유 * 최근 맞대결= 1999/2000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 * 결과= 원정 0-1패/ 홈 2-1승 * 키 플레이어= 마티유 발부에나 vs 웨인 루니 맨유에게는 만족스러운 대진이다. 2위 그룹 중 까다로운 상대인 인터밀란, AC밀란, AS로마, 리옹을 모두 피했기 때문이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도 “리허설에서 마르세유와 편성됐었는데, 실제로도 그렇게 됐다”며 미소를 띠었다. 그러나 프랑스 챔피언 마르세유는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이미 첼시를 상대로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승리를 거둔 바 있으며 발부에나가 이끄는 공격진은 날카롭다. 1~2골에 의해 승부가 갈릴 공산이 크다. ▲ ‘방심은 금물’ 코펜하겐 vs 첼시 * 최근 맞대결= 1999년 UEFA컵 위너스컵 * 결과= 원정 1-1무/ 홈 1-0 승/ 최종 스코어 첼시의 2-1승 * 키 플레이어 = 예스퍼 그론카예르 vs 디디에 드로그바 첼시와 코펜하겐 모두 미소 지을 만한 대진이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첼시가 단연 앞서지만 최근의 상황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물론 16강은 2월에 치러진다. 그러나 코펜하겐이 32강에서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상당히 끈끈한 전력을 과시한 점을 고려할 때 첼시 역시 고전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우승이 목표인 첼시와 달리 덴마크 클럽 사상 첫 16강 무대에 오른 코펜하겐에게는 잃을 것이 없다. 사진=UEFA 공식 홈페이지 서울신문 나우뉴스 유럽축구통신원 안경남 pitchaction.com
  • 출판전문가 5인이 되돌아본 2010

    2010년을 돌아보는 출판 동네의 목소리는 간명하다. ‘우려 반, 기대 반’으로 희망과 낙담이 교차한다. 출판 패러다임의 거대한 변화를 잉태한 전자책 열풍부터, 인문학 독서 붐 등은 출판계를 고무시키는 소식들이었지만, 도서정가제와 사재기를 둘러싼 논란, 군부대의 불온도서 금지 조항의 헌법재판소 합헌 판결 등은 출판계의 어깨를 축 늘어뜨리게 하는 소식들이었다. 한희덕 도서출판 섬앤섬 대표, 여승구 도서출판 지형 대표, 맹한승 PS커뮤니케이션 이사, 박익순 대한출판문화협회 사무국장, 장택환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독서진흥부장 등 다섯 명에게서 의견을 들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明 전자책 활성화·인문학 독서붐·추모열기 후끈 늘 새로운 도전은 불안감과 함께 온다. 도전의 결과가 항상 성공인 것만도 아니다. 본격적으로 도입되고 있는 전자책 관련 담론은 출판계의 판도를 바꿀 전망이다. 한국출판인회의가 주도해 설립한 전자책관리업체인 ‘한국출판콘텐츠’로부터 시작해 예스24, 인터파크 등이 전자책 단말기를 내놓았고 스마트폰도 가세했다. 다섯 사람 모두 전자책 시장 활성화를 꼽았다. 맹 이사는 “스마트폰에 탑재하는 각종 앱이 개발되는 등 대한민국 출판 시장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음을 느끼게 해 주는 의미심장한 변화의 신호탄”이라고 바라봤다. 한 대표는 “출판 시장의 의미있는 변화임에는 틀림없지만 정부가 나서서 책임감 있게 전자책 표준을 만들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인문학 독서 붐도 그 뒤를 이어 훈훈한 분위기 연출의 주역으로 꼽혔다.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를 필두로 장하준 교수의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등이 흐름을 이끌었다. 특히 여 대표는 ‘정의란’을 베스트이자 워스트로 꼽아 눈길을 끌었다. 그는 “한두 권이 베스트셀러로 롱런하긴 했지만 여전히 인문학 출판사들은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하버드대라는 간판과 대대적 광고 공세 등을 통해 확대 재생산하는 ‘베스트셀러 공식’이 인문학 분야에서조차 통하게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도 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김대중 자서전’, ‘운명이다’ 등 전직 대통령 자서전 등이 추모 열기 속에서 각광을 받았고 “말빚을 남기고 싶지 않다.”는 법정 스님의 유언에 따라 법정 도서 다시 읽기도 상반기 출판계를 이끌었다. ●暗 서점가 책값할인 힘겨루기·표절논란·판권경쟁 도서정가제, 책값 할인 문제를 둘러싼 출판계 내부의 힘겨루기가 수면 위로 터져나와 아직도 지속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7월 19% 할인 판매를 용인하며 사실상 온라인 서점의 손을 들어줬다. 출판계와 오프라인 서점은 이에 대해 지난 9월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박 국장은 “도서정가제를 지키려는 출판계의 노력은 벽에 부딪히고 말았다.”면서 “당장은 할인 판매가 독자들을 위한 조치로 보이지만 결국은 책값 인상으로 귀결돼 출판계와 독자들 모두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출판계의 고질적인 관행인 사재기를 통한 베스트셀러 조작 문제에 대해서도 비판과 자성의 목소리가 높았다. 출판물불법유통신고센터는 3월 네 곳의 출판사를 사재기 혐의로 문화부에 신고했다. 논란과 곡절을 거치며 혐의 없음으로 결론지어졌지만 올바른 독서 문화 정착을 위한 유통 질서의 확립 필요성은 여전한 과제로 남겨졌다. 여 대표는 “무혐의로 처리됐지만 편법적 사재기와 타겟 마케팅의 도덕적 정당성까지 부여받은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지난 10월 헌법재판소가 ‘군 불온도서 금지’를 합헌으로 결정한 점도 출판계 안팎을 우울하게 만들었다. 장 부장은 “군인들이 책 읽을 권리를 침해받지 않도록 최소한의 장치를 마련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 밖에 ‘강남몽’, ‘덕혜옹주’ 등 도서들의 표절 논란과 부산의 동보서적 등 중소 서점들의 폐업, ‘1Q84’를 둘러싼 판권 경쟁 등도 출판계 사람들의 얼굴을 화끈거리게 만들었다. 베스트, 워스트 소식을 떠나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가 출판사의 인력난과 청년실업 문제의 윈-윈을 꾀하며 시행한 청년인턴 인건비 지원도 관심을 받았다. 서울국제도서전은 예년보다 참여 규모가 줄어들었다는 평가 속에서도 늘 불참하던 문학동네가 동참해 눈길을 끌었다.
  • 22일 개봉 ‘헬로우 고스트’ 차태현

    22일 개봉 ‘헬로우 고스트’ 차태현

    외모도 그다지 빼어나지 않고 촌철살인의 입담도 없지만, 항상 우리 주변에 있을 것 같은 편안한 친구. 너무 익숙해 신선도가 떨어지는 듯하면서도, 소비하고 소비해도 물리지 않은 이미지를 가진 배우. 서른 중반, 아들 하나를 둔 유부남이 됐지만 아직도 동생 같고 오빠 같은 사람. 차태현(34)이 오는 22일 개봉하는 영화 ‘헬로우 고스트’로 돌아왔다. 죽는 게 소원인 남자 상만 역을 맡았다. 몸에 ‘꼴초(골초) 귀신’, ‘울보 귀신’, ‘변태 귀신’, ‘초딩(초등학생) 귀신’이 빙의(!)하면서 생기는 에피소드다. 1인 5역을 소화한 셈. 차태현 혼자 북 치고 장구 치는 원맨쇼가 인상적이다. 김영탁 감독의 연출 데뷔작이다. 최근 서울 사간동의 한 카페에서 차태현을 만났다. 5개 주제어로 그를 풀어봤다. ●반전(反轉) 2008년 830만명의 관객을 동원, 흥행 대박을 터트렸던 ‘과속 스캔들’ 직후 선택한 작품인 만큼 부담이 컸을 터. 그런데 신인감독의 작품을 덜컥 택했다. 위험 부담을 무릅쓸 만큼 영화의 어떤 점이 그렇게 좋았을까. “마지막 엔딩의 반전이요. 영화의 배우들도, 투자자들도 모두 이거 하나 때문에 했어요. 그만큼 매력이 있었거든요.” 지난 6일 기자 시사회에서도 마지막 반전에 대한 찬사가 많았다. 배우 박중훈이 자신의 트위터에 ‘올해의 라스트신’으로 올렸다고 은근히 자랑하는 차태현. “워낙 시나리오가 좋았어요. 누구 한 사람 토를 달지 못할 정도로. 모르긴 해도 각본상은 주지 않을까요. 감독상은 몰라도. 하하. 다만 반전이 나오기까지 다소 지루한 게 아쉬워요.” 지루함이라…. 역시 솔직하다. “영화 홍보도 중요하지만 아쉬운 건 아쉬운 거니까요. 그런데 좋게 보는 시선도 있던데요. 윤제균 감독님 말씀이, 귀신들이 왜 그런 소원을 상만에게 비는지, 그 질문을 끝까지 끌고가 (지루하다기보다는) 오히려 몰입이 잘 됐데요.” ●후회(後悔) 연기에 대한 후회는 없느냐고 물었더니 “손발이 오그라들었다.”는 답이 단박에 돌아온다. “초딩 귀신 역을 할 때 아이 목소리를 내야 하잖아요. 그런데 너무 나가면 관객들이 왠지 불편해할 것 같은 거예요. 그래서 초딩 귀신 빙의 연기는 좀 자제했죠.” 그래도 결과적으로는 만족한단다. “제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이었어요. 제 능력으로는 딱 여기까지였죠. 일단 관객들이 좋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영화라는 게 감독 예술이니까, 그냥 감독에게 맡겼어요. ‘영화에 대한 안 좋은 얘기는 다 내 잘못’이란 답변도 이미 감독님한테 얻어놨습니다. 하하.” ●철학(哲學) 쉽게 말해 너무 과장하는 연기는 싫단다. 차태현은 명실상부 잘나가는 코미디 배우다. 적어도 휴먼 코미디 분야에서는 그만한 대안이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코미디 연기는 과장도 중요하다. 왠지 앞뒤가 안 맞는 듯싶다. 다시 물었다. 코미디 연기 철학이 무엇이냐고. ‘자연스러움’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는 차태현. “너무 나가지 않고 정도를 걷는…. 저는 애드리브가 거의 없어요. 토씨 하나 안 틀리고 대사를 하려고 해요. 대본은 작가가 나름의 호흡을 조절한 결과물이잖아요. 제가 애드리브를 해서 더 나가면 자연스러움이 퇴색되죠. ‘헬로우 고스트’에서도 대본 외에 과장된 연기를 했다면 오히려 재미가 반감됐을 수 있었을 거예요.” ●상복(賞福) 차태현은 흥행 보증수표다. ‘엽기적인 그녀’(2001년 487만명)를 시작으로 ‘연애소설’(2002년 165만명),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2003년 234만명), ‘과속스캔들’(2008년 830만명) 등 화려한 성적을 자랑한다. 하지만 유난히 상복은 없다. 이정도면 줄만도 할 텐데 이렇다할 후보에도 오르지 못했다. 심경을 물어봤다. “상 때문에 연기하는 건 아니잖아요.”라는 뻔한 답변이 나오지 않아 오히려 당황스럽다. “그러게요. 제가 좀 상 욕심이 많은데 아쉽죠 뭐. 주로 인기상을 많이 받았어요. 연예 프로그램에서 주는 상도 있었고요. 물론 영광스럽죠. 나이 먹어도 인기상 받는다는 거. 하지만 배우로 태어났으니 남우주연상 받고 싶은 건 당연하잖아요. 후보에라도 올라갔으면 좋으련만. 하하. 코미디 배우의 비애가 아닐까요.” ●변신(變身) 배우에게 변신은 숙명이다. 평생 하나의 이미지로만 살 수는 없다. 대중은 배우의 다양한 모습을 원한다. 코미디 배우인 차태현에게는 더욱 절실해 보인다. 그렇기에 평소에도 변신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는다고 했다. “변신은 배우 차태현의 마지막 숙제겠죠. 하지만 지금껏 나름대로 변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헬로우 고스트’의 상만은 지금껏 제가 해왔던 역할 가운데 가장 어두운 역할이에요.” 아예 악역을 해 보고 싶은 생각은 없는지 물었다. 대답은 간단했다. “욕심이야 왜 없겠어요. 하지만 그게 뭐 그리 중요한가 싶어요. 연기를 계속 하다 보면 전에 해 보지 못했던 역할을 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요. 너무 조바심내지 않으려고요.” 글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가양동 대상공장 터에 공원·아파트

    가양동 대상공장 터에 공원·아파트

    6년째 버려진 터로 남았던 강서구 가양동 대상공장 부지가 주민을 위한 친환경 아파트 타운으로 탈바꿈한다. 강서구는 17일 준공업지역인 공장 부지에 대한 주택사업승인 및 건축허가를 한다고 밝혔다. 따라서 2014년 부지 5만 9968㎡에 지하 2층, 지상 22층 규모 10개동 791가구(장기 전세주택 81가구 포함) 규모의 주거단지와 건강산책길, 숲속놀이터, 생태연못 등을 갖춘 공원, 첨단 지식산업을 주도할 지식산업센터가 들어선다. 지난해 서울시 준공업지역 종합계획에 따라 사업주가 개발계획을 제출했다. 올해엔 도시·건축위원회 심의, 지구단위계획구역 결정, 서울시 교통·건축심의위원회 심의, 건축심의위원회 심의 등을 통과했다. 양천길 뒤 3만 2254㎡에 짓는 주거단지엔 주민들이 쾌적하고 편리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맞이광장, 담소원, 상상놀이터 등이 조성된다. 양천길 옆 2만 1649㎡에는 지하 2층, 지상 15층 높이의 아파트형공장 2개동이 들어선다. 3750㎡에는 문화공간과 산책로, 주민 휴식공간을 두루 갖춘 문화공원이 들어서고 공진길 주변에는 주민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원도 만든다. 이외에도 단지 남북축과 동서축을 관통하는 각각 6m와 4m의 보행통로 확보로 인근 근린공원과 초등학교의 접근성을 높였다. 양천길과 공진길에는 자전거도로도 만들 예정이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트위터에 소원을 말해봐”

    서울시는 트위터를 통해 2~3주에 1건씩 시민의 의견과 소망을 이뤄주기로 했다고 15일 밝혔다. 시에 따르면 내년 1월 24일까지 트위터 ‘서울마니아’(@seoulmania)로 들어오는 의견 가운데 실현가능성, 의미 등을 고려해 3건을 선정, 실현시킨다는 계획을 짰다. 소망의 종류는 프로포즈, 동료 칭찬 등 사적인 것부터 추운 겨울 서로에게 희망을 심는 길, 시정 아이디어 등 제한을 두지 않았다. 특히 캠페인에는 국가대표 UCC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신동훈, 오세진이 현장에서 리포터 역할을 할 예정이다. 선정된 소망은 서울마니아가 다양한 방법으로 실현시킬 예정이다. 사례를 보면 최근 트위터로 들어온 소망 중 “병상에 있는 아내와 청각장애를 가진 손자를 둔 칠순이 넘은 어르신을 돕고 싶다.”는 의견을 놓고 서울그물망복지센터에서 직접 찾아가 상담을 했으며 특별한 추억이 될 만한 이벤트도 구상 중이다. 참여 희망자는 트위터를 이용해 본인의 의견이나 소망을 서울마니아로 보내거나 서울공식블로그(http://blog.seoul.go.kr)에 댓글을 달면 된다. 시 김철현 시민소통기획관은 “선정된 소망을 거대도시 서울의 감동이 담긴 UCC로 재확산시킬 것”이라며 “이는 ‘하이서울 청춘남녀 번개팅’과 ‘서울세계등축제 추억사진 트윗 남기기’에 이어 시민고객의 의견을 실현시키는 또 다른 시도”라고 말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스칼렛 요한슨-레이놀즈 이혼 사유는 ‘관계 소홀?’

    스칼렛 요한슨-레이놀즈 이혼 사유는 ‘관계 소홀?’

    할리우드 스타 스칼렛 요한슨이 남편 라이언 레이놀즈와 결혼 2년만에 파경을 맞은 사유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 연예주간지 US 위클리는 15일(한국시간) “스칼렛 요한슨과 라이언 리이놀즈가 이혼을 공식 선언했다”고 보도했다. 할리우드 대표 커플이었던 둘은 “이혼문제에 대해 오랜 시간 신중하게 고민했다. 우리의 사랑을 이제 좋은 추억으로 남기고자 한다”고 발표했다. 한 측근은 “두 사람이 2주 전부터 별거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결별 사유는 촬영으로 인해 소홀해진 관계 때문으로 보인다. 스칼렛 요한슨의 지인은 “영화때문에 서로 오랜 시간 따로 떨어져 지내야 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관계가 소원해졌고, 이에 대해 요한슨이 불행하게 여겨왔다”며 조심스럽게 이혼 사유를 전했다. 2008년 5월 비밀리에 결혼식을 올린 두 선남선녀의 결별 위기는 작년부터 끊임없이 제기됐다. 스칼렛 요한슨은 지난해 잡지 ‘글래머’와의 인터뷰에서 “결혼과 관련된 문제들의 해결방법을 잘 모르겠다”며 결혼생활의 고충을 밝힌 바 있다. 레이놀즈 역시 ‘GQ’ 10월호에서 “결혼 이후 관계를 맺는 데에도 좀 더 경계하게 됐다”고 토로했다. 지난 5월에도 한 차례 이혼 위기가 보도됐다. 미국 연예지 ‘인터치 위클리’(Intounch Weekly)는 “레이놀즈가 ’가십걸‘의 여주인공 블레이크 라이블리와 함께 영화 촬영을 하며 불거진 염문설과 서로의 바쁜 스케줄 때문에 둘이 깊은 갈등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2006년 에스콰이어가 발표한 ‘가장 섹시한 여성 스타’로 선정된 스칼렛 요한슨과 2010년 피플이 뽑은 ‘가장 섹시한 남성 스타’ 레이놀즈. 두 유명 스타의 이혼 소식 현지 팬들은 안타까움을 표하고 있다. 사진 = Usmagazine.com 서울신문NTN 최지애 기자 gachoi@seoulntn.com
  • [사설] 종교계 ‘정치적 갈등’ 자성과 지혜로 풀어라

    종교계의 내우외환이 위험 수위를 넘고 있다. 불교계는 현 정부에 등을 돌리며 여권 인사의 입산을 거부하는 산문(山門) 폐쇄로 초강수를 던지고 나섰다. 가톨릭계는 4대강 사업을 둘러싸고 찬반 소용돌이에 빠지면서 최고 어른인 추기경마저 공격하는 ‘자해식 논란’을 벌이고 있다. 종교계가 안팎으로 빚는 갈등 양상은 이전에는 볼 수 없던 최악의 상황이다. 현 사태가 더 악화되기 전에 제자리를 잡아야 할 때다. 여권은 불교계와 소원해진 관계를 개선하는 차원에서 템플스테이 예산 지원을 여러 차례 약속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해 예산안을 강행 처리하는 과정에서 이를 챙기지 못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현 정부 들어 불교계가 홀대 받는 것으로 인식할 만큼 갖가지 일들이 벌어졌고, 템플스테이 예산문제가 이를 폭발시킨 것이다. 불교계가 단지 돈 몇푼에 이처럼 등을 돌리게 된 것만은 아니다. 불교계의 이반을 가져온 원인은 정부·여당에 있다는 점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정진석 추기경이 4대강 사업을 편드는 듯한 발언을 했다가 원로사제와 정의구현사제단으로부터 호되게 당하고 있다. 사제단은 ‘추기경의 궤변’이라며 거칠게 대들고, 원로사제들은 ‘추기경의 과오’라며 서울대교구장직 용퇴를 요구한다. 이 모든 게 정치와 종교의 경계선이 모호해진 데서 출발한다. 현 사태의 심각성은 이같은 갈등이 종교를 넘어 정치적 갈등으로 확산된다는 점에 있다. 무엇보다 여권이 종교계 표심을 의식해 정치적으로 접근하면서 화근을 키웠다는 점을 뼈저리게 반성해야 할 것이다. 종교계가 편향 시비를 제기할 만큼 적지 않은 실수를 저지른 과오도 인정해야 할 것이다. 종교계 역시 깊은 성찰이 필요하다. 보편적 가치로 보기 어려운 세속적 이슈에 지나치게 깊숙이 관여하는 것이 과연 이 시대 종교의 본분인지를 되돌아 볼 일이다. 정치권의 자성과 종교계의 지혜가 절실하다.
  • [‘나눔’ 송년 릴레이 인터뷰] ① 박명재 차의과대학 총장

    [‘나눔’ 송년 릴레이 인터뷰] ① 박명재 차의과대학 총장

    교육과학기술부가 최근 흥미로운 자료를 공개했다. 대학이 학생에게 얼마를 교육비로 투자하는가를 보여 주는 ‘2009년 학생 1인당 교육비 투자 순위’가 그것이다. 경기 포천에 있는 차(CHA)의과학대학교는 설립 14년 만에 교육비 투자 순위에서 전국 173개 4년제 대학 가운데 당당하게 1위를 차지했다. 지난 8일 저녁 서울 태평로 한 중식당에서 이 학교 박명재(63) 총장을 만났다. 그는 창문 밖으로 내리는 함박눈을 조용히 바라보고 있었다. 박 총장과 3시간 가까이 진행한 인터뷰의 주제는 ‘나눔’이었다. 그는 나눔과 섬김을 통해 의술(醫術)이 아닌 인술(仁術)로 국내 최초 건강과학종합대학 설립과 한국 첫 노벨의학상 탄생을 꿈꾸고 있었다. 장관에서 대학 총장으로 변신한 그는 달변가였다. 대담 최용규 사회부장 →교육비 투자 1위 대학에 선정된 것을 축하한다. -전국 173개 대학 중 1등인데, 교육 투자비란 학교가 학생에게 제공할 수 있는 교육 여건이다. 그런 의미에서 상당히 의미 있는 지표다. 산술적으로도 우리 대학 1년 등록금이 760만원인데, 여기에 학교의 투자비는 6860만원으로 등록금 대비 9배의 투자비를 학생에게 돌려주는 셈이다. 교수 확보율을 높여 교수 1인당 학생이 3.8명 정도고, 학생 전체의 61%가 장학금을 받는다. 의예과는 학교가 설립된 1997년부터 지금까지 전 학년 모든 학생에게 전액 장학금을 성적과 관계없이 줬다. 순수 사립대학으로 포스텍이나 카이스트, 서울대보다 지급률이 높다는 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차의과대학의 설립과정에 대해 알려 달라. -그동안 의과대학 설립은 제한적으로 묶여 있었는데 김영삼 정권 들어와서 의료 소외지역에 허용한다고 해서 경기 포천과 제주도 중문의 이름을 따서 포천중문의과대로 출발했다. 학교 재단인 차병원은 산부인과를 중심으로 불임, 생식 그리고 요즘은 줄기세포를 세계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국제적 인지도를 위해 이름을 차의과학대로 바꿨다. 이름을 영어(CHA)로 하면 C는 기독교 정신(Christianity), H는 인간존중(Humanity), A는 대학(Academy)이 된다. 기독교 정신으로 인간주의를 실천하는 대학이란 의미다. →의과대를 졸업하면 무조건 차병원에서 근무하나. -그런 의무 조항은 전혀 없다. 우수 학생 유치는 우리 의도일 뿐이다. 정부에서 공무원 유학 보내면 3년 근무하게 하는 것은 없다. 60~70%는 우리에게 남고 나머지는 삼성도 가고 아산도 간다. 내가 최근에 발전기금 때문에 졸업생에게 전화를 했다. 처음으로. 연락하니 ‘연락하지 마시죠.’ 이런 분도 있다. →이것이 ‘아름다운 약속’ 캠페인을 하게 된 이유인가. -막상 총장이 되고 보니 학교 설립 후 14년이 지났는데 뚜렷한 비전과 발전계획이 없었다. 졸업한 동문을 찾아보니 6년 내내 전액 장학금 받고 의대를 졸업했는데도, 전화를 하면 왜 연락하느냐면서 따지는 사람도 많았다. 학생 스스로는 ‘내가 똑똑해서 장학금을 받았는데’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이대로 가면 큰일이 나겠다고 생각했다. 결국 우리가 교육을 잘못 하는 거 아니냐 하는 반성이 생겼다. 그래서 학생이 장학금을 받는 기본 취지 교육부터 시켜야겠다고 결심했다. 총장이 되고 나서 가장 먼저 장학금을 줄 때 증서 옆에 ‘아름다운 약속’이라고 제목 달았다. 장학금 받고 공부했으니 앞으로 사회에 나가서는 받은 이익을 다시 환원하라는 말이다. (사실) 아주 느슨한 약속이다. 미국 같으면 장학금 주면 반드시 되갚는데 우리는 그런 문화가 없다. 차의과학대는 주로 의대생들이지만, 훌륭한 의사 이전에 인술을 배워야 한다. 사회 모두가 성공만 꿈꾸지만 바르게 성공하는 것도 중요하다. 나눔과 베풂, 섬김과 봉사 그런 정신이 중요하다. →졸업생들이 안면 몰수하면 그래도 섭섭하지 않나. -그래서 입학식날 장학금 줄 때부터 약속하자고 한 것이다. 직접 마이크를 들고 “여러분, 물론 우리가 여러분에게 장학금을 지급한 것은 여러분이 공짜로 받고 공부한 다음에 혼자 누리지 말고 학교가 됐든 사회가 됐든 주위 이웃에게 나눠 주는 게 어떻겠냐.”고 설득하고 있다. 이게 바로 나눔을 실천하는 ‘아름다운 약속’이다. →아름다운 약속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있나. -우리는 두 가지로 비전을 갖고 있다. 한국 최초의 노벨의학상 수상이 첫째 목표다. 줄기세포 연구를 통해 난치병과 불치병을 치료하고, 인류에게 건강 100세의 꿈을 실현해 주는 최고 대학이 되는 것이다. 그러려면 돈도 더 많이 든다. 그러다 보니 설립자의 사재에만 의존할 순 없다. 97년에 학교가 생기고 현재 배출한 졸업생도 4~5회뿐이다. 그래서 2020년까지 세계 10대 종합 건강 의학 대학으로 가기 위해 발전기금을 좀 더 모아야겠다고 생각했다. 1년 반 만에, 조그만 대학인데도 83억원을 모았다. 2020년까지 학생 3000명, 교수 1000명, 1만 5000개 전국 대학 병상 설립, 그리고 한의과대학, 치과대학을 가지면 다 아우르게 된다. 한 단계 더 나아가 인류에게 건강 100세를 실현하는 최고의 건강 종합 대학이 되는 게 최종 목표다. →행정자치부(현 행정안전부) 장관 출신으로 대학 총장은 좀 이색적인데. -공무원 생활 34년 마치고 행정 관리하다가 의과대 총장이 됐다. 그전엔 대부분 의사가 총장으로 갔는데 더구나 관료 출신에다 보건복지부도 아니고 해서 당시 뉴스 거리였다. 취임식에서 딱 두 가지만 얘기했다. 나는 교육에 대해 잘 모른다. 배워 가면서 하겠다. 총장이면서 배워 가는 학생이다. 공직생활 때도 중앙공무원교육원장이었다. 우리나라 전 공무원을 직접 교육했다. 당시에 쓴 책에서도 공무원 교육이 변하면 나라가 바뀐다고 했다. 나라가 바뀌려면 행정이 바뀌어야 한다. 행정을 바꾸려면 그 주체인 공무원이 바뀌어야 하고, 공무원이 바뀌려면 공무원 교육이 바뀌어야 한다. 다시 말하면 교육이 바뀌면 공무원이 바뀌고, 공무원이 바뀌면 행정이 바뀌고, 행정이 바뀌면 정부가 바뀌고, 정부가 바뀌면 나라가 바뀐다. 즉 교육이 바뀌면 나라가 바뀐다. 그런 신념으로 대한민국 공무원 교육을 제로베이스에 두고 전부 바꿨다. 그게 바로 행자부 장관에 발탁된 계기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말 가운데 린든 존슨 대통령 회고록이 있다. ‘내가 대통령직에 있으며 깨달은 유일한 진리는 미국의 모든 문제 해결 종착점은 교육에 있다. 더 나아가 세계의 모든 문제가 교육에 있다.’ 오바마도 그래서 교육에 투자하는 것 아니겠나. 그리고 교육 종사자들은 이를 넘어 교육의 의무와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이화여대 김옥길 총장이 교수 시절 교정을 걸으며 ‘배운다는 것은 자유에 속하지만 가르친다는 것은 참으로 고상하고 무거운 의무’라고 했는데 교육의 중요성을 총장 하면서 깨달았다. →차의과대학에 들어오는 학생에 대한 기대도 있겠다. -최근 모든 의대가 의학전문대학원이 되니까 더 큰 문제가 생겼다. 전부 다 개업의 해서 돈을 벌고 안정된 직장만 얻으려 한다. 그래서 우리 대학은 너무 직업 정신에 투철한 사람은 안 된다. 프로페셔널이 돼야지 개업만을 목적으로 하면 안 된다. 연구하고 과학 하는 의과학도가 돼야 한다. 현재 차병원은 줄기세포와 생식 의학에서 세계의 길이 된다고 할 정도로 독보적인 위치에 있다. 첨단 의학에 도전하고 연구할 사람이 많이 들어오면 좋겠다. 또 자기가 받은 것을 사회에 되돌리고 봉사할 수 있는 사람이 오는 게 우리 대학의 소원이다. →차의과대학의 발전 방안에 대해 알려 달라. -앞으로 학생 수가 늘어나도 절대로 투자비는 줄이지 않겠다는 것이 내 신조다. 지금 발전기금을 모으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연구중심 대학을 만들어 학생과 교수의 연구 분위기를 조성하는 게 목표다. 20세기 최고의 치료법은 항생제였다. 페니실린과 마이신을 통해 노벨상을 받았다. 지금도 모든 병이 생기면 이 약을 투여한다. 하지만 앞으로는 항생제로 극복하지 못하는 불치 난치병이 더 중요하다. 무너진 척추를 세우는 방법은 항생제가 아니라 새로운 치료법이다. 제가 총장으로 와서 가장 먼저 한 것도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보건복지부 승인을 얻은 것이다. 앞으로 새로운 분야의 학문에 대해 연구하는 그런 학생이 와야 한다. →마지막으로 차의과대학에 오는 학생에 대해 말씀해 달라. -기업이나 회사도 마찬가지겠지만 의사로 성공하는 데도 조건이 있다. 첫째, 혼을 담아야 한다. 기업은 제품을 파는 데 혼과 열정을 담아서 한다. 혼이 없는 사람은 성공하지 못한다. 둘째는 창의성이다. 모든 변화를 받아들여야 한다. 찰스 다윈의 진화론에서도 나중에 살아남은 사람은 힘이 강한 자도 덩치가 큰 자도 머리가 좋은 자도 아니다. 환경에 적응한 사람만이 살아남는다. 셋째는 소통이다. 성공하는 사람의 제일 중요한 조건은 소통하는 것이다. 소통을 안 하면 앞으로 나가는 방향을 모르게 된다. 마지막으로 성공하는 사람의 가장 중요한 조건은 내가 받은 것을 사회에 돌려주고 또 내가 가진 것에 대해 감사하는 태도다. 성공하는 사람은 아무리 어려운 조건에서도 기회와 가능성을 찾지만, 실패하는 사람은 아무리 기회가 좋아도 불평하고 문제점을 찾는다. 정리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태안 ‘으뜸 휴양지’ 로드맵 마련

    충남 태안이 예전의 청정 지역 이미지를 회복하고 명품 휴양도시로 발돋움하기 위한 로드맵을 마련했다. 태안군은 8일 명품 휴양도시 조성을 위한 29개 추진 사업을 발표했다. 태안군은 “길고 아름다운 해안선, 푸른 바다, 울창한 송림이 어우러진 국내 최고의 휴양 여건을 갖췄는데도 2007년 기름 유출 사고로 이미지가 급격히 추락했다.”면서 “자연을 이용한 휴양도시를 조성하겠다.”고 천명했다. 청정 휴양도시에 중점을 둔 프로젝트의 시작은 2012년 말까지 원북면 신두리사구에 생태공원을 조성하는 것이다. 신두리사구는 국내 최대 해안 모래언덕으로 천연기념물 431호다. 연간 50여만명의 관광객이 찾는다. 군은 184억원을 들여 이곳 77만 8650㎡에 지상 1층, 지하 1층 규모의 홍보관을 지어 모래언덕 형성 과정과 이곳이 생태계의 보고임을 알린다. 사구와 배후산지 사이에는 모래언덕 생태를 관찰하는 2.2㎞, 500m의 탐방로를 만든다. 문종록 담당은 “주민을 탐방로 해설사로 투입하기 위해 40명을 교육시키고 있다.”며 “사구 주변 3개 마을은 해안식물인 갯방풍 재배 등을 체험할 수 있는 생태마을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두리와 붙은 황촌리에는 대규모 골프장 건설이 추진되는 등 민간 개발도 활기를 띨 전망이다. 골프장 사업자인 태안기업과 한국건설산업진흥은 170만㎡에 27홀 규모의 골프장 건설을 추진 중이다. 리아스식 해안을 이용한 워킹로드도 만든다. ‘바라길’로 이름 붙인 소원면 방갈리 학암포해수욕장~신두리~만리포해수욕장~소원면 파도리를 잇는 44㎞의 길은 2012년 완성된다. 바라길 위쪽에는 올해 말까지 ‘솔향기길’이 만들어진다. 만리포해수욕장에는 기름 유출 사고를 한마음으로 극복한 자원봉사자 130만명의 뜻을 기리는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의 전시관이 2013년까지 지어진다. 특색 있는 해수욕장 사업도 추진한다. 이벤트와 체험 관광을 위주에서 벗어나 외국인 전용 해수욕장 등 색다른 해수욕장을 개발하는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독살, 갯벌, 염전 등 기존 체험 관광 마을을 더욱 개발한 뒤 이들 프로젝트와 연계해 농어촌 체험 관광 인프라를 확장하는 계획도 추진한다. 음식점 주인과 숙박업자를 상대로는 불법 영업 근절, 위생 교육 등 서비스 정신 제고 교육을 실시한다. 기름 유출 사고 발생 이듬해 188만명에 그쳤던 피서객이 지난해 703만명으로 대폭 늘었다가 올해 682만명으로 주춤한 것에는 ‘바가지 요금’ 등의 영향도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태안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씨줄날줄] 스트라디바리우스/최광숙 논설위원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의 탄생을 알린 무대는 1967년 리벤트리트 콩쿠르다. 핀커스 주커만(유태인)과 겨뤄 그와 공동우승했다. 음악계가 유태인들의 영향력 아래 있던 것을 감안하면 정씨의 우승은 가난한 나라의 쾌거였다. 당시 그는 한국에 연락해 집을 팔아 ‘스트라디바리우스’를 사달라고 했다는 얘기가 있다. ‘동양의 마녀’로 불릴 정도로 음악에 대한 집념이 강했던 그는 집을 팔아야 살 수 있는 이 바이올린을 향한 열정으로 불타올랐던 것이다. 훗날 한 부호가 그의 연주를 듣고 반해 “이런 귀한 바이올린은 당신 같은 뛰어난 연주가가 연주해야 한다.”며 소장하던 스트라디바리우스를 정씨에게 줌으로써 그의 꿈은 이뤄졌다고 한다. 스트라디바리우스와 함께 현악기의 양대 산맥을 이루는 ‘과르네리’ 역시 명기(名器)다. 풍부한 감정 표현과 다양한 음색에 홀린 연주자들은 대부분 이 둘 중 하나라도 갖는 것이 소원이다. 여의치 않으면 대여해서라도 연주를 한다. 천재 바이올리니스트 타르티니, 비오티, 파가니니 등이 스트라디바리우스를 연주했고, 이츠하크 펄먼과 아이작 스턴, 기돈 크레머 등이 과르네리를 지니고 있다. 스트라디바리우스는 17~18세기에 걸쳐 이탈리아의 바이올린 명장 스트라디바리 일가가 제작한 현악기를 말한다. 그 일가는 바이올린뿐 아니라 첼로, 비올라 등 1000대가 넘는 악기를 제작했는데 현재 600여대 정도 남아 있다고 한다. 희소가치에다 소리의 변동이 없고, 균일한 음정의 맑고 아름다운 소리 때문에 스트라디바리우스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전문가들이 최첨단 과학을 동원해 몇백년이 흘러도 변함없는 명기의 비밀을 파고 들었지만 답을 찾지 못했다고 한다. 자연 몸값은 천정부지로 올라 경매에 나오면 수십억원을 훌쩍 넘는다. 최근 유럽에서 활동 중인 한국인 바이올리니스트 김민진씨가 영국 런던에서 20억원이 넘는 스트라디바리우스를 도난당했다고 한다. 음악가에게 분신 같은 악기를 잃어버렸다니 안타까운 마음이다. 잘 쓰다가 후예들에게 고이 물려줘야 할 문화유산과도 같은 명품 악기이기에 더욱 그렇다. 사실 악기 분실은 음악가들 사이에 왕왕 일어나는 일이다. 첼리스트 요요마도 10여년 전 뉴욕에서 택시에 첼로를 두고 내렸다가 되찾기도 했다. 김씨의 바이올린에는 고유 마크가 찍혀 몰래 팔기도 어렵다니 하루빨리 그의 품으로 돌아가도록 기도하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부디 ‘착한 도둑’을 만났기를….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폐냉장고 수거기동반 가동…동대문구 ‘일석삼조’

    폐냉장고 수거기동반 가동…동대문구 ‘일석삼조’

    동대문구가 재활용 쓰레기 수거체계 개선, 환경오염 방지, 일자리 창출 등 일석삼조의 효과를 거두기 위해 폐냉장고 수거 기동반을 이달부터 가동하고 있다. 이병삼 청소행정과장은 7일 “집앞에 내놓은 폐냉장고 10대 중 9대가 냉각기(컴프레서)가 절단된 상태에서 버려져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가 높아 기동반을 운영하게 됐다.”고 밝혔다. 냉장고 속에는 차가운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컴프레서라는 냉각기가 들어 있는데 불법적인 처리 과정으로 인해 컴프레서 안에 든 프레온가스가 방출된다. 문제는 일부 고물상들이 컴프레서가 든 냉각기를 절단해 개당 1만~3만원에 팔아넘기는 과정에서 프레온가스를 무단 방출하고 있어 환경 오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구는 운전자 1명, 희망근로자 2명으로 기동반을 구성해 배출신고 후 3일 이내에서 수거하던 폐냉장고를 신고 후 20분 내 출동해 수거하는 체계로 바꿨다. 주민들이 동 주민센터에 대형폐기물 처리를 위해 신고하면 스티커를 발급한 14개 동 대형생활폐기물 담당자가 구청으로 이메일로 알려주고 구청 담당자가 이를 기동반에 연락, 현장으로 출동해 즉시 처리한다. 이 과장은 “청소과에 겨울철 유휴인력이 발생하지 않고 희망근로자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면서 “신고 즉시 출동해 처리해 주니까 주민들도 반겨준다.”고 흡족해했다. 수집된 폐냉장고는 프레온가스를 모으는 시설을 갖춘 경기 용인시 처인구 수도권리사이클링센터에서 나와 거둬 간다. 이후 냉각기는 냉각기대로 고철, 우레탄, 플라스틱 등을 각각 분리해 재활용한다. 프레온은 냉방장치 냉매나 반도체 공정의 세척제로 쓰이는 염화불탄소 물질로, 염소원자를 발생시켜 오존층을 파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는 1992년 오존층 보호에 관한 빈협약과 부속실행 계획인 몬트리올 의정서에 가입해 있다. 선진국들은 1996년부터 프레온가스 사용을 금지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역시 올해부터 신규 제조 및 수입을 금지했다. 유덕열 구청장은 “한밤중 폐냉장고의 냉각기 부품을 떼어가는 바람에 단속이 사실상 어려운 실정”이라며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해서 수거 기동반이 가동된 만큼 환경지킴이의 선봉역할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글 사진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깔깔깔]

    ●죄수의 소원 어느 겨울날 죄수의 사형날이 다가오자 간수가 말했다. 간수:“내일이 사형날이니 소원 하나를 들어주겠소.” 죄수:“딸기를 주시오.” 간수:“지금은 겨울이라서 딸기가 없는데….” 죄수:“그렇다면 착한 내가 봄까지 기다려 주겠소.” ●옆 칸에 계속 한 남자가 화장실이 급해 공중화장실로 뛰어들어 갔다. 모두 3칸이 있었는데 이상하게도 첫 번째 칸만 비어 있고 둘째, 셋째 칸은 길게 줄을 서 있었다. 첫 번째 칸이 굉장히 더럽나 보다고 생각한 남자는 견디다 못해 결국 첫 번째 칸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의외로 깨끗해 안심하고 자리에 앉아 일을 보려는데, 문에 굉장히 야한 소설이 죽 적혀 있었다. 남자는 볼일 보는 것도 잊고 숨을 몰아쉬며 열심히 읽어 내려갔다. 계속 읽어 내려가는데 갑자기 뚝 끊어지며 적힌 말. “옆 칸에 계속….”
  • [지방시대]정치 갈등 협상으로 풀어야/하혜수 경북대 행정학 교수

    [지방시대]정치 갈등 협상으로 풀어야/하혜수 경북대 행정학 교수

    세계적 협상가인 허브 코헨은 자신의 저서 ‘협상의 법칙’에서 세상의 8할은 협상이라고 했다. 세상사는 대화와 양보를 통해 풀어야 한다는 얘기다. 그런데도 우리 정치권은 대화 대신 투쟁을 선택하고, 협상보다는 법정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국회는 연평도 포연이 채 가시기도 전에 4대강 예산을 놓고 극한 투쟁을 벌이고 있고, 서울시의회는 무상 급식조례를 놓고 서울시장과 갈등을 빚다가 날치기 통과라는 극단적 대립을 선택했다. 얼마 전 국토해양부는 낙동강 사업을 놓고 경남도와 갈등을 빚다 사업권 회수라는 카드를 빼들었다. 대개 갈등 해소를 위한 방법에는 세 가지가 있다. 첫째, 협상을 통해 서로의 욕구(이해관계)를 확인하고 조정하는 방법이다. 둘째, 소송을 제기하여 사법기구의 판결에 맡기는 방법이다. 셋째, 폭력과 강제력(공권력) 등 권력으로 제압하는 방법이다. 우리는 유독 협상보다는 권력과 소송을 택한다. 장외 투쟁과 단상 점거는 전자에 속하고, 민사·행정소송과 헌법소원은 후자에 속한다. 협상을 통해 갈등을 풀어야 하는 이유는 비용뿐만 아니라 후유증 때문이다. 옛날부터 송사를 하면 원수지간이 된다고 했다. 권력으로 제압하면 굴욕감과 정신적 상실감이 커질 것이다. 하지만 협상의 경우 가끔 추가 협상과 재협상이 있지만 일단 합의하면 갈등이 재연될 공산이 적고 후유증이 거의 없다. 서울시의 무상 급식조례 갈등은 결국 재의결이라는 절차 이후 대법원으로 가게 될 것이다. 협상으로 해결할 수는 없었을까? 서울시의 갈등은 ‘필요 충족도’라는 객관적 기준에 합의했다면 심각한 지경에 빠지지 않았을 것이다. 무상 급식이 필요한 소득계층에 대해 합의하면 해당 학생수와 그에 필요한 예산이 얼마나 필요한지 자동적으로 계산되기 때문에 도입의 범위를 놓고 투쟁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객관적 기준이 아닌 전면 무상 급식이라는 정치적 수사나 상징에 매달리다 보니 파워 대결로 치달은 것이다. 낙동강사업은 원래부터 협상으로 풀기 위한 조건을 갖추지 못했다. 경남도의 반대 이유는 강바닥 준설과 보 설치가 수질오염을 부채질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준설과 보 설치 외에 다른 구간의 사업에 대해서는 추진 의지를 보여야 했다. 경남도 대행사업 구간(13개 공구)의 공정률은 낙동강 전체 공정률 32.3%에 훨씬 못미치는 16.8%에 그치고 있고, 4개 공구는 1.6%에 불과하며, 47공구는 착공조차 못했다. 때문에 수질오염 방지와 도민의 건강권을 위한 경남도의 요구는 정당성에 의문이 생기고, 사업 반대를 위한 제스처로 비춰지기에 충분했다. 만약 준설과 보 설치 외의 사업에 대한 공정률을 높이면서 수질오염에 대한 개선을 요구했다면 중앙정부에서도 경남도지사의 주장을 정치적으로만 해석할 수 없었을 것이다. 정치 갈등의 공통점은 정당의 차이에 있다. 미래에는 이러한 정치 갈등이 더욱 빈번할 것이다. 그때마다 세를 과시하고 소송에 의지한다면 그에 따른 비용과 상처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 된다. 이제부터 정치 갈등은 협상으로 풀어야 한다. 협상이 권력과 소송보다 효율적이고 적합하기 때문이다. 적자생존의 법칙에 따라 미래 사회에는 투쟁보다는 협상에 강한 지도자가 승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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