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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국방부, 군대 채식급식 허용...고기 대신 두부 선택 가능

    [단독]국방부, 군대 채식급식 허용...고기 대신 두부 선택 가능

    앞으로 군대에서도 채식주의자들이 ‘비건 급식’을 할 수 있게 됐다. 국방부가 올해부터 군대 급식에서 육류 대신 과일이나 두부를, 우유 대신 두유를 선택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만든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단체 공공 급식에 채식 선택권이 도입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초·중·고교와 교도소, 병원 등 다른 공공 급식 영역에도 채식 선택권이 확대 적용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우유 대신 두유 등 대체품목 제공 7일 국방부와 국가인권위원회 등에 따르면 국방부는 지난해 말 채식주의자 등 소수 장병을 위한 급식지원 관련 규정을 신설하고 2020년 급식방침에 처음으로 반영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규정에는 채식주의자 장병 등이 식사에 어려움을 느끼는 경우 부대 여건을 고려해 밥과 김, 채소, 과일, 두부 등 대체품목을 매끼 제공하고, 우유 대신 두유를 지급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앞서 지난해 11월 12일 군 복무를 앞둔 채식주의자 정태현씨 등은 군대 내 단체 급식에서 채식 선택권을 보장하라며 국방부 장관을 상대로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들은 “단체 급식이 제공되는 학교·군대·교도소에서 개인이 채식 식단을 유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채식인의 행복추구권과 건강권, 양심의 자유 등을 보장하라고 주장했다. 정씨 등이 충남 논산 육군훈련소 한 달 식단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육류를 먹지 않는 사람은 28일 중 평균 8.6일은 쌀밥과 식물성 반찬 하나만 먹을 수 있다. 13.6일은 쌀밥만 먹을 수 있고 채식주의자가 먹을 음식이 없는 1.6일은 굶어야 한다. ●채식선택권 인권위 진정 후 국방부 관련 규정 첫 개정 국방부가 급식방침을 개정함에 따라 인권위는 정씨 등이 낸 진정을 기각했다. 인권위는 “진정 이후 조사 과정에서 국방부가 채식주의 장병 지원 규정을 별도로 마련해 피진정기관이 노력한 점이 보인다”며 “인권위의 구제 조치가 필요하지 않은 경우에 해당해 기각한다”고 밝혔다. 국방부가 △예산을 산출하고 확보하려는 점 △채식 관련 예산 반영이 어렵다면 장병 급식비를 현금 배정하는 식으로라도 대체 품목을 지급하도록 하고, △소수자의 인권 보장을 위한 교육을 하는 점 등도 진정 기각 사유에 포함됐다. 국방부 관계자는 “사회 전반적으로 채식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입대한 채식주의자 장병에게 원활한 급식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고기 없는 ‘군데리아 버거’ 나올까 정씨의 인권위 진정을 도운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의 장서연 변호사는 “복무 중인 장병들에게도 채식이 가능한 길이 열린 건 환영한다”면서도 “구체적인 식단 구성이나 현장에서 채식 선택권이 실질적으로 보장되는지 등 사후 감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채식주의자들은 지난 4월 헌법재판소에 공공급식에서 채식 선택권을 보장하라는 내용의 헌법소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다른 대체재가 없는 상황에서 채식주의자를 위한 입법 조치가 없는 건 기본권 침해라는 것이다. 인권위도 2012년 양심적 병역거부자가 교도소 내 채식 식단을 보장하라고 제기한 진정 사건에 대해 “교도소가 채식주의 신념을 지닌 수감자의 요구에 적절한 조처를 하지 않은 것은 인권침해”라며 법무부 장관에게 합리적 식단 배려 등 적절한 처우를 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주거침입 추행·강간 동일한 처벌 ‘합헌‘

    주거침입 추행·강간 동일한 처벌 ‘합헌‘

    주거침입 강간죄와 주거침입 준강제추행죄에 대한 법정형을 동일하게 규정한 법 조항이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주거침입 준강제추행죄도 주거침입 강간죄와 같은 중형으로 처벌하도록 한 법 조항이 평등 원칙을 위반한다며 제기된 헌법소원 심판에서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고 7일 밝혔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3조 1항은 주거침입 등 죄를 범한 사람이 강간, 강제추행, 준강제추행 등의 죄를 범하면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주거침입 준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A씨는 2018년 3월 징역 3년이 확정되자 처벌 근거 조항이 평등 원칙을 위반했다며 헌법소원 심판을 냈다. 헌재는 “주거침입 강제추행죄는 평안과 안전을 보장받아야 할 공간에서 심신상실 상태에 있는 피해자의 성적 자기 결정권을 침해한 것”이라면서 “주거침입 강제추행이 주거침입 강간죄와 비교해 죄질 등에 있어 큰 차이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형벌 체계상 정당성을 상실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여기는 중국] 10살에 대학 입학한 천재 소녀의 반전 근황

    [여기는 중국] 10살에 대학 입학한 천재 소녀의 반전 근황

    전 중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천재 소녀’의 근황이 최근 공개돼 눈길을 사로잡았다. 상하이옵저버 등 현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허난성 상추에 사는 13세 소녀 장이원은 수년 전 ‘꼬마 신동’으로 얼굴과 이름을 알리며 유명인사가 됐다. 이 소녀는 4세 때 유치원에 들어갔다가 한 달 만에 그만두고 곧바로 초등학교 교과과정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소녀의 아버지인 장민타오는 딸이 매우 어렸을 때부터 남다른 총명함을 자랑하는 것을 본 뒤 직접 홈스쿨링을 시작했다. 장 양은 학교에 가지 않는 시간에서 학교 스케줄과 유사한 시간계획표를 세우고 이를 철저히 지켜가며 대학입시를 준비했다. 아버지의 이러한 교육 스타일 뒤에는 자신의 어린 시절 경험이 있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장 양의 아버지 역시 8세 때 중학교 과정을 모두 마치고 베이징대학에 입학했으며, 이후 5년 만에 석사학위를 취득한 신동이었다.장 양은 아버지의 소원대로 9세 때 처음 대입 시험을 치렀지만 낙방했고, 다음 해에 높은 성적을 받으면서 고향인 상추에 있는 3년제 대학인 상추공과대학 전자공학부 입학에 성공했다. 아버지가 꿈에 그리던 대학에 입학했지만 장 양의 대학 생활은 순탄하지 못했다.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는 법을 배우지 못했을뿐더러, 대학에서 함께 수학하는 동기들과는 10살이 넘는 나이 차이 때문에 쉽사리 대화를 나눌 수 없었기 때문이다. 대학에서 함께 공부하는 동기들보다 어리고 키가 작은 장 양은 학생식당에서 식사를 주문할 때에도 ‘까치발’을 들어야 했고, 이를 본 같은 대학 학생들이 어린아이를 돕듯 도와주고는 했다. 일각에서는 장 양의 이러한 교육과 생활이 부모에 의해 강제로 자유를 박탈당한 동시에 전형적인 조기교육의 실패 사례라는 비난을 쏟아내기도 했다.이에 대해 장 양의 아버지는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과거에는 어렸고 부모와 선생님께 순종적이었지만, 지금의 딸은 약간 반항적이다. 독립적인 의견을 내놓는 과정에서 다투기도 한다”면서 “친구가 없는 것에 외로움을 느끼겠지만, 외로움 자체가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스스로 내향적인 성격이라고 말하는 장 양은 지난 7월, 무사히 대학을 졸업했다. 또래는 평범한 중학교 생활을 즐길 때, 이 소녀는 대학과정을 모두 마친 뒤 현재 가정교사로 일하고 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곁에 두고도 찾지 못한… 이 가을 더 쓸쓸한 ‘민주화의 기억’

    곁에 두고도 찾지 못한… 이 가을 더 쓸쓸한 ‘민주화의 기억’

    4·19민주묘지를 찾은 건 지난 3일 아침이다. 추석 연휴의 중간이자 개천절이기도 하다. 대학에 다니는 딸아이가 아침 식탁에서 불쑥 4·19가 뭐냐고 물었다. 순간 많이 당황했다. 4·19라? 그러고 보니 솔직히 나도 잘 모르겠다. 국사 교과서나 언론에서 배운 게 전부다. 4·19는 내가 태어나기 전 일이다. 나도 경험하지 못한 4·19를 지금의 딸아이 세대에게 얘기하려 하니 말문이 막힌다. 내가 4·19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해 본 것은 시인 김광규의 시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가 한몫했다. 누구나 한 번쯤 읊조렸던 기억이 있겠다. 4·19에 대한 시대적 상실감, 좌절감, 살아남은 자의 슬픔과 회한이 담겨 있다. 혁명은 치열했지만 무척 짧았다. 시는 한마디로 절망의 노래다. 4·19를 연상케 하는 최고의 시로 꼽힌다. 실제로 시인은 서울대 문리대 1학년 당시 4·19 시위에 참가했다. 이 시를 가만히 읽노라면 1980년대 군사독재에 맞서 매캐한 최루가스 속에서 깨진 보도블록을 던지던 스물 몇 살의 청춘들이 떠오른다. 그 속의 젊은 나도 보인다. 80년 민주항쟁은 4·19가 일어난 지 20년 뒤 나의 세대의 일이다. 중장년 세대에게도 그런 시절이 있었다. 서울신문과 서울시,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이 함께하는 ‘2020 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19번째 여정은 ‘4·19민주묘지’였다. 코로나19로 한반도 전체가 신음하고 있지만 그래도 하늘은 더없이 높고 햇살은 투명했다. 코로나 덕분에 좋아진 가을 하늘은 명징한 하이페츠의 바이올린 연주를 닮았다. 서울 북단에 위치한 4·19민주묘지는 굳게 닫혀 있었다. 말은 코로나 방역이지만 보수단체의 집회 금지에 구색을 맞추기 위한 치졸한 조치라고 누군가 비판한다. 넓은 묘지에는 평소에도 찾는 이가 없는데 폐쇄한 것은 혹시 반민주적인 행태가 아닐까? 민주주의를 위해 피를 뿌린 4·19묘역이 반민주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현실에 망연자실해진다. 헛걸음친 것이다. 4·19묘지는 한 시절 학교 다닐 때 몇 번 들락거렸다. 젊은 날 마라톤으로 4·19묘지를 찾았던 기억도 있다. 순례객 저마다 이곳을 찾은 사연이 있을 법하다. 결국 참가자들은 굳게 닫힌 공원 입구에 있는 커다란 돌덩이 기념조각물 앞에서 해설자의 얘기를 듣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그러나 우리는 대부분 4·19를 피상적인 역사적 사실 정도로 이해하고 있을 뿐 정작 그 시절의 상황은 체감하고 있지 못한다. 그래서 그럴까? 거리의 소음 속에 목청을 높이는 해설자의 열띤 얘기가 가을 하늘로만 울려 퍼질 뿐 순례객들의 귀에 쏙쏙 들어오지 않는다. 굳게 닫힌 철문, 담을 넘고 들어가 볼 수도 없고 참가자들은 아쉬움 속에 인근 솔밭으로 발걸음을 옮긴다.우이동 솔밭공원은 서울의 북단 강북구 우이동에 있다. 자생하는 소나무 숲을 구청에서 사들여 조성했다고 한다. 서울에서 소나무 군락지로는 유일한 곳이다. 100년생 소나무 1000여 그루가 위용을 자랑한다. ‘우이’(牛耳)라는 이름은 삼각산의 봉우리가 마치 소의 귀처럼 생긴 것에서 유래한 지명이다. 우이동은 산에서 흘러 내려오는 계곡을 따라 마을이 이어졌는데 육당 최남선이 만년을 지낸 고택(소원)도 이곳에 있었고 신라 말기 도선 대사가 창건했다는 도선사도 지근거리에 있다. 우이동 솔밭의 매력은 수많은 낙락장송을 한눈에 볼 수 있다는 데 있다. 3만 4955㎡쯤 된다. 원래는 사유지였다. 부동산 붐이 이곳까지 이어져 아파트 부지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숲을 보고 주민들이 보존 운동을 벌였다.결국 1997년 지자체가 매입해 2004년에 공원으로 개장했다. 야산에서 봐오던 거대한 소나무 군락이 주택가 한복판에 느닷없이 형성돼 있어 처음 본 사람들이 신기해한다. 그러나 솔밭공원은 ‘키치문화’의 결정판이다. 근심 없이 자란 소나무 군락까지는 입이 딱 벌어지지만 딱 그뿐이다. 갖가지 편의시설과 군데군데 넘치는 운동기구, 꽃과 나무 이름을 알리는 표지석까지 공원은 복잡하다 못해 어지러울 정도로 산만하다. 게다가 울룩불룩 자갈을 깔아 지압길을 만들었고 인라인스케이트나 자전거를 탈 수 있는 시설까지 있다. 그저 나무벤치 몇 개만 눈에 띄지 않게 두었으면 좋으련만 100년 거대한 소나무를 보기에 민망할 정도다. 솔밭공원 건너쪽에는 우이천이 흐른다. 북한산에서 내려오는 물은 개천 바닥 모래가 보일 정도로 맑고 깨끗하다. 여기저기 동네 주민들이 맨발로 우이천 모랫바닥을 걷고 있다. 솔밭 앞에 시냇물이 흐르는 격이다. 존 바에즈의 ‘더 리버 인 더 파인’(the river in the pine)을 떠올리면 지나친 비약일까? 우이천을 나란히 하며 덕성여자대학이 자리잡고 있다. 캠퍼스가 아름답기로 유명한 대학이다. 서울 도심 종로구 운니동에 있던 캠퍼스가 1970년대 후반 이쪽으로 이전했다고 한다.캠퍼스에는 당대 최고의 건축가이던 김수근의 작품이 여럿 위치한다. 그러나 캠퍼스는 폐쇄됐다. 역시 코로다19다. 캠퍼스에는 빨간 벽돌집이 유난히 많다. 낮은 담장 너머로 김수근이 설계한 몇몇 건물을 스쳐 지나가며 본다. 높은 고층 콘크리트 건물은 없다. 모두가 높지 않은 붉은 벽돌이다. 1972년 설계된 자연과학대학 역시 붉은 벽돌집이다. 건물 앞 광장은 비엔나 숲으로 명명됐다. 단풍나무 묘목원의 유래를 훼손하지 않고 숲으로 남겨 놓은 건축가의 배려가 돋보이는 장소다. 직접 가보지 않은 사람도 여러 드라마와 광고 배경으로 인해 단번에 익숙하다. 드라마 ‘도깨비’의 배경이 된 중앙도서관도 1984년 설계작이다. 에코 캠퍼스의 결정판이다. 이 건물들은 김수근의 캠퍼스 시리즈로 10여년에 걸친 시차를 잘 보여 준다. 1979년 건축협회상을 수상하고 2013년에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됐다. 교문 바깥에서 훔쳐본 안쪽 캠퍼스에는 잔디가 노랗게 익어 간다. 잊을 수 없는 얼굴들이 문득 떠오른다. 무정한 세월 속에 그 짧았던 젊음도 갔다. 갑자기 코끝이 찡해진다. 인적이 없는 텅 빈 캠퍼스에 가을 햇살이 나른하게 쏟아진다.서울의 끝자락에 위치한 강북구 우이동, 도봉구 쌍문동 일대는 사연이 많은 동네다. 비운의 왕 연산군의 묘소도 있다. 벽초 홍명희, 김수영, 송진우, 김병로, 정인보, 함석헌 등 근현대사의 굵직한 인물들이 이곳에서 똬리를 틀고 살았거나 한동안 머물렀다. 4·19를 얘기할 때 늘 언급되는 김수영의 시비도 인근 도봉산 국립공원에 있다. 역시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됐다. 도봉구는 2017년 문학예술교육특구로 지정됐는데 서울미래유산 9곳과 문화역사 관광벨트가 한몫했다. 연전에 화제가 된 드라마 ‘응답하라 1988’도 이 일대가 무대다. 그만큼 도시물을 덜 먹었다는 의미가 된다. 아담한 빨간 벽돌 주택과 소나무가 뻗어 자라는 담장 낮은 집들이 눈에 띈다. 80년대 풍경이다.사실 서울에 살면서도 이곳을 찾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은 강남에 비해 홀대받고 있지만, 한때는 서울의 관문격으로 당대의 인물들이 이곳에 자리했던 요지다. 간송 전형필도 일제강점기 이곳에서 살았다. 근대 전통 가옥인 간송 옛집에는 일제강점기 때 민족문화유산의 수호자였던 간송의 자취가 잘 남아 있다. 100년이 된 전통 한옥으로 건축적 가치도 커서 문화재로 지정됐다. 도봉구에서 2013년부터 2015년까지 2년에 걸쳐 보수 공사를 완료했으며, 2015년 9월 11일 개관식을 한 뒤 일반에 공개돼 운영되고 있다. 4·19묘지를 시작으로 우이동, 쌍문동을 찾는 나의 발길은 다시 솔밭공원을 끝으로 끝났다. 솔밭 구석에 조그만 화강암 노래비가 서 있다. 인근에 살았던 윤극영의 동요 ‘반달’이다. ‘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에/계수나무 한 나무 토끼 한 마리/돛대도 아니 달고 삿대도 없이/가기도 잘도 간다, 서쪽 나라로’ 얼마 만의 동요인가. 온 나라가 미친 듯이 트로트 열풍에 빠져 있는 가운데 동요 한 자락을 발견했다. 득템이다. 사실 한국의 대중가요는 미학적으로 파산한 지 오래다. 어린아이까지 나와 ‘이 풍진 세상을…’을 부르는 지금의 세태에 동요는 설 곳이 없다. 동요가 아이들에게까지 버림받는 천박한 세상이 2020년 한국이다. 반달 노래비를 뒤로하고 가만히 걷는다. 아득한 초딩 시절 불렀던 노래가 오늘 서서히 천둥처럼 가슴을 때린다. ‘은하수를 건너서 구름 나라로/구름 나라 지나선 어디로 가나/멀리서 반짝반짝 비치이는 건/샛별이 등대란다 길을 찾아라’ 가을이 깊어 간다. 길가 핏빛 칸나가 시든 줄기에 매달려 ‘초추의 양광’에 젖어 있다. 이제 가을은 점차 깊어 가고 사람들은 더욱 외로워질 것이다. 나도 반달처럼 길을 찾아야겠다. 글 김동률 서강대 교수 해설 박정아 서울도시문화지도사 사진 김학영 서울도시문화연구원 연구위원 ■ 다음 일정제20회 영등포의 추억 ●출발 일시 10월 10일(토) 오전 10시 ●신청(무료) 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futureheritage.seoul.go.kr) ●문의 서울도시문화연구원(www.suci.kr)
  • ‘잊혀진 어린 영웅’ 6·25 참전 인천학생 2000명의 못다한 이야기

    ‘잊혀진 어린 영웅’ 6·25 참전 인천학생 2000명의 못다한 이야기

    ●1996년 7월 ‘인천학생스승6·25참전사 편찬위원회’ 창립 70년 전 한국전쟁 때 국군에 자원입대했던 인천 지역 까까머리 중고생들의 참전 역사를 추적기록해 온 아버지와 아들이 있다. 이경종(86)씨와 그의 장남인 이규원(58·이규원치과) 원장이 바로 그들이다. 이씨는 참전 중학생 중 한 명이다. 부자는 1996년 7월 ‘인천학생스승6·25참전사 편찬위원회’를 창립했다. 198명의 참전 학생과 참전 스승(신봉순)을 직접 찾아다니며 참전 과정을 육성 녹음했다. 흑백 사진과 관련 유물 등 증거가 될 만한 모든 것을 수집해 2004년 12월 인천 중구 용동에 ‘인천학생 6·25 참전관’을 전액 자비로 세웠다. 부산까지 걸어가서 자원입대한 인천 지역 학생 2000여명과 참전한 스승의 나라사랑을 기억하고 전사한 학생 208명과 스승 심선택(당시 24세) 소위를 추모하기 위해서다. 고위층 자녀들의 군 복무 논란이 끊이지 않는 이 시대 부자는 이름 없이 잊히는 어린 전쟁영웅들의 이야기를 밝히고 알리는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이씨는 1995년에 전쟁 중 생긴 허리병 때문에 입원 중이었다. 누군가 가져다 놓은 신문에서 ‘정부가 6·25 참전 용사 증서를 준다’는 기사를 읽었다. 그리고 이듬해 7월 중·고등학교 졸업장 모양의 참전 증서가 정말 액자에 담겨 배달돼 왔다. 아직 어머니 가슴속이 그리운 솜털 뽀송뽀송한 청소년기 4년을 조국에 바친 보상이 50년이 지난 후 종이 증서 한 장으로 온 것이다. 참전하지 않은 중학교 동창들은 상당수 학업을 계속해 사회 지도층 인사가 됐지만, 이씨는 전역 후 생계가 어려워 곧장 취업 전선으로 뛰어들었다. 그래서 그의 학력은 ‘중졸’이다.●당시 수많은 또래들 인민의용군 끌려가 실종 “그들은 너무나 어려서 입대할 필요가 없었던 어린 중학생들이었습니다.” 참전 증서를 받아 들자 이씨는 1950년 12월 18일 인천을 출발해 20일 동안 부산까지 걸어가서 참전했던 옛일이 하나둘 주마등처럼 떠오르며 지나갔다. 이씨는 1950년 6월 전쟁이 발발했을 때 열여섯 살 중학교 3학년으로, 인천 동구 송림동 333번지에 살고 있었다. 당시 수많은 중학생 또래 청소년들이 인민의용군에 끌려가 대부분 실종되는 터라, 그는 용유도로 피란 가서 친척 집에 숨어 있었다. 9·15 인천상륙작전 성공으로 인천이 수복되고 지역사회가 안정을 되찾을 무렵인 그해 10월 초 인천학도의용대가 창립됐다. 이씨를 비롯해 인천 지역 청소년 및 청년 수천명이 가입했다. 그들은 중공군의 참전으로 국군과 유엔군이 후퇴하게 되자, 인천이 다시 북에 점령되면 예전처럼 인민의용군에 끌려갈 것을 우려했다. 공포가 인천 전역으로 엄습해 오자, 중학생부터 대학생까지 4000여명은 1950년 12월 18일 인천 병사구사령부(현 병무청)에서 나온 국민방위군 관계자를 따라 동인천역 앞 인천 축현초등학교(현 인천학생교육문화회관)를 출발해 경남 통영충렬초등학교에 있던 국민방위군 제3수용소로 향했다. 이씨의 홀어머니는 그 어려운 시기에 어떻게 마련했는지 두 살 많은 형(기종)과 이씨에게 6000원(당시 80㎏짜리 쌀 10가마 상당)씩을 눈물을 흘리며 손에 쥐여 줬다. 옆집 살던 두 살 어린 조순범(당시 중학교 1학년) 등 중학생 50여명도 인천학도의용대 남동지대장이었던 최수보(당시 고려대 2학년) 선배를 따라 길을 나섰다. 출발지는 눈물바다를 이뤘다. 부모들은 전쟁 중에 어린 자식을 군에 보내야 하는 절절함이, 학도병들은 유난히 추웠던 그해 12월 통영까지 500㎞ 거리를 매일 25㎞씩 20일을 걸어야 하는 막막함이 겹치면서 모두 눈물을 그치지 못했다. 인천은 이듬해 1월 초 또다시 북에 점령당했다.1950년 12월 하순의 추위는 뼛속까지 파고들었다. 처음 인천에서 출발할 당시 4000여명에 이르던 행렬은 안양, 수원을 지나면서 절반으로 줄었다. 추위와 배고픔, 두려움을 극복하지 못하고 되돌아간 것이다. 칼바람을 맞으며 추풍령 고개를 지날 때에는 굶거나 얼어 죽어 가는 국민방위군 행렬을 만났다. 길가에 나뒹구는 국민방위군 시신이 허다했지만, 땅이 꽁꽁 얼어 묻어 줄 형편이 안 됐다. 국민방위군은 1950년 12월 40세 미만 제2국민병역으로 조직됐으나 운영이 미숙해 1·4후퇴 때 부산으로 걸어서 철수하다 아사자·동사자·병자가 약10만명이나 발생한 것으로 전해진다. 처참한 모습을 본 이씨 등 일행은 국민방위군 입소를 포기하고 해병이 되고자 마산으로 향했다. 그러나 중학교 4학년(현 고1) 이하는 체력검사에서 대부분 탈락했다. 할 수 없이 마산에서 배를 타고 부산으로 이동해 1951년 1월 10일 천신만고 끝에 부산진초등학교에 임시로 문을 연 육군제2훈련소에 도착했다. 그러나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입대가 거부됐다. 우여곡절 끝에 실종 군인의 군번을 부여받는 편법으로 입대했다. 같은 달 31일 군사 기본훈련을 마친 이씨는 공병학교로, 조순범은 부산육군통신학교로 가면서 헤어지게 됐다. 이씨의 형은 해병이 됐으나, 얼마 안 돼 질병으로 귀가했다. 이씨는 1954년 12월 5일 만기 전역했다.●李씨, 장남 권유로 소년병 참전과정 기록 참전 증서를 받아 든 후 이씨는 잠을 이룰 수 없었다. 학생 소년병으로 참전했던 전우들이 그리웠다. 그러던 1996년 7월 어느 날 장남인 이 원장이 아버지의 마음을 알아챘다. 아들은 “아버지 제가 도와 드릴 테니 모두 만나 보고 그분들의 참전 과정을 기록으로 남겨 보시는 게 어떻겠냐”고 했다. 그러면서 20만원이 든 봉투와 카메라, 수첩, 소형 녹음기를 내밀었다. “아버지는 아무도 관심 없는 인천 소년병에 대한 얘기를 더 늦기 전에 기록하고 싶어 하셨습니다.” 6·25 참전 인천 학생들이 진술한 녹음테이프와 인터뷰 수첩, 참전 사진과 제대증, 교육필증 등 참전 관련 각종 공문이 점점 쌓이면서 이 원장은 때로 아버지와 함께 길을 나서기도 했다. 이 원장은 부친에게서 듣기만 했던 6·25 참전 인천 지역 학생들이 수천명이나 된다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다. 전사자도 200여명에 이른다는 사실을 밝혀낸 뒤에는 의무감마저 생겼다.●참전사 4권 출판… 향후 10권까지 계획 1951년 1월 31일 이후 소식이 끊긴 옆집 후배 조순범의 전사 사실을 알게 된 건 6·25 참전 학생인 변광선(인천상업중 4년) 선배가 제공한 자료에서였다. 1998년 4월 서울 국립묘지를 찾은 이씨는 조순범의 묘비를 쓸어 안고 “너는 전쟁터에서 죽고 나는 살아 돌아와 여기서 다시 만나게 됐구나”라며 통곡했다. 이 모습을 바라본 아들 이 원장도 눈물을 쏟았다.인천학도의용대 남동지대장을 맡아 중학생 50여명을 이끌고 부산으로 내려갔던 최수보(별세)씨는 1997년 7월 7일 살아서 다시 만날 수 있었다. 그는 단 1명의 낙오도 없이 후배들을 데리고 부산통신학교로 갔다. 그는 대학생이라 훈련소 현지에서 장교 임관 제의를 받았으나 자신이 데려간 어린 후배들과 함께 사병으로 복무하며 그들을 안전하게 돌보기 위해 거절했다고 한다. 그는 생전 이씨를 만난 자리에서 “당시 나의 마음은 어떻게 해서든지 어린 중학생 대원들을 잘 보호하고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게 해 줘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고 회고했다. 50여년 세월이 흐른 뒤 참전 인천 지역 학생들의 흔적을 찾아가는 일은 쉽지 않았다. 작은 실마리만 있어도 무조건 달려갔다. 그곳에서 작은 정보라도 얻으면 그것으로 또 다른 연결점 찾기를 반복했다. 1996년부터 지금까지 약 20년 동안 발품을 판 결과 2500여점에 달하는 6·25 참전 인천학생들과 전사학생들의 흔적이 담긴 증서·인쇄자료·훈장증·전사 통지서 등을 모을 수 있었다. 이 원장은 이 자료들을 모아 2004년 12월 자신의 병원 건물 1~2층에 인천학생 6·25 참전관을 열었다.●아들 李원장 “전후세대 전쟁 참뜻 이해했으면” 참전관은 추모기억추억 등 3개의 테마공간으로 이뤄졌다. 이 원장은 “참전관이 전쟁을 모르고 자란 세대가 전쟁의 참뜻을 제대로 이해하는 역할을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다음달 중순 약 10억원을 들여 대로변 5층 건물 1·2층 연면적 660㎡ 규모로 확장 이전해 새로 문을 연다. 아버지와 아들이 모은 인천 학생 참전 역사 기록사업은 책으로도 펴낸다. 1996년 만든 편찬위원회가 2000여명의 참전 과정과 전사자 208명에 대한 모든 얘기를 기록으로 남기는 작업을 하고 있다. 2007년 첫 번째 책을 출판한 뒤 2013년 4권까지 나왔다. 앞으로 총 10권까지 제작할 계획이다. 오늘도 이씨는 이규원치과 1~2층에 마련한 인천학생 6·25 참전관에 들어선다. 먼저 출근한 아들이 반갑게 맞이한다. “아버지 오셨어요” 하면 이씨는 “감사합니다” 하며 자신의 소원을 들어준 장남에게 허리 굽혀 인사한다. 아들은 “에이, 아버지~” 하며 멋쩍어한다. 그런 부자를 바라보는 직원들과 주변 사람들의 얼굴엔 미소가 피어 오른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오윤석의 사이클링 히트? 나도 있다 대기록!

    오윤석의 사이클링 히트? 나도 있다 대기록!

    롯데 오윤석이 프로야구 처음으로 ‘만루홈런이 포함된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하며 화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시즌 막바지를 향해가고 있는 2020 프로야구에서 나올 또다른 기록들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오윤석은 지난 4일 부산 한화전에서 생애 첫 만루포를 터뜨리고 이날 자신의 소원이던 사이클링 히트까지 달성하면서 화제의 중심에 섰다. 개인으로서도 의미있는 기록이지만 프로야구 역대 27번의 사이클링 히트에서 만루홈런이 포함된 기록은 처음이다. 오윤석 뿐만 아니라 올해 프로야구는 기록 풍년이다. 대기록과 관련해 가장 크게 회자되고 있는 선수는 은퇴 시즌을 보내고 있는 박용택이다. 박용택은 2499안타로 역대 첫 2500안타를 바라보고 있다. LG는 김현수가 0.474의 득점권 타율로 백인천 전 감독의 역대 1위 기록 0.476을 넘보고 있다. 또 로베르토 라모스가 38홈런으로 구단 외국인 최다 홈런 기록을 써나가고 있고, 홈런 선두 경쟁을 펼치며 역대 첫 LG 출신 홈런왕에 도전하고 있다. 통산 145승의 KIA 양현종은 1승만 더하면 선동열 전 감독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지만 아홉수가 유난히 길다. 9월 5경기에서 승이 없었고 10월에도 첫 경기에서 패배했다. 양현종이 남은 경기에서 2승을 더 거두면 이강철 감독에 이어 타이거즈 역대 다승 2위가 된다. 최근 방망이가 식었지만 두산 페르난데스는 역대 최다안타를 넘보고 있다. 프로야구 역대 기록은 서건창이 2014년 기록한 201안타. 페르난데스가 앞으로 25개의 안타만 더하면 서건창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막내 구단들은 여러 부문에서 구단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76승의 NC는 구단 역대 한시즌 최다승인 84승(2015년)을 갈아치울 기세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팀의 간판스타 나성범은 자신의 한시즌 최다 홈런 30개 타이기록을 세웠고, 양의지는 이미 자신의 최다홈런(2018년 23홈런)을 넘어 25홈런을 때려냈다. kt는 구단 역대 최고승률, 최고순위를 향해 순항하고 있다. 여기에 42홈런의 로하스가 구단 첫 홈런왕에 도전하고 있다. 소형준은 11승으로 구단 국내 선수 한 시즌 최다승 기록을 세웠고 앞으로 쌓는 승리마다 구단의 역사가 된다. 지난달에는 배정대가 프로야구 역대 최초로 한 달에 끝내기 3번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험난한 시즌을 보내고 있는 한화는 강재민이 구단 최초로 데뷔 시즌 10홀드 기록을 세우며 새역사를 남겼다. 다만 한화는 SK와 더불어 한 시즌 역대 최다패의 불명예 신기록도 걱정해야하는 처지다. 역대 최다패는 쌍방울이 1999년, 롯데가 2002년에 기록한 97패다. 한화에겐 13패, SK에겐 14패가 남았다. 이밖에도 최근 주루사로 기록이 멈춘 키움 김하성이 도루 성공률 100%로 20-20 클럽에 달성한 점도 화제가 됐다. 키움은 역대 팀 최고 도루 성공률인 2018년 두산이 기록한 80.7%를 넘어 역대 최고 성공률에 도전하고 있다. 올해 키움은 129개를 시도해 106개(82.2%)를 성공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이광식의 천문학+] 10월 밤하늘 수놓는 ‘스타 파티’…유성우 쏟아진다

    [이광식의 천문학+] 10월 밤하늘 수놓는 ‘스타 파티’…유성우 쏟아진다

    매년 10월 초에 찾아오는 용자리 유성우가 8일 극대, 곧 최고조에 달한다. 정확한 극대 시간은 낮 시간이지만, 이날 어두워진 후부터 별똥별을 관측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밤 11시 40분 이후에야 하현달이 뜨므로 유성우 관측에는 크게 방해되지 않는다. 유성우는 지구가 혜성 등이 흘리고 간 잔재들과 만날 때 많은 유성이 비처럼 쏟아지는 것처럼 보이는 현상을 뜻한다. 매년 비슷한 시기에 관찰되며, 육안으로도 볼 수 있다. 유성우는 마치 하늘의 한 지점으로부터 떨어지는 것처럼 보이는데, 그 지점을 복사점이라 하고, 복사점이 있는 별자리 이름을 따서 유성우 이름을 짓는다. 올해의 용자리 유성우는 비교적 ‘얌전한’ 편으로, 극대에도 시간당 10개 정도로 예상되지만, 때로는 놀라운 별똥별 쇼를 펼치기도 하니까 충분히 관측한 가치가 있다고 하겠다.예를 들어 1933년에 유럽의 별지기들은 분당 500개의 용자리 별똥별 소나기를 경험했으며, 1946년 미국 서부 전역의 관측자들은 극대기에 시간당 수천 개의 유성우를 본 기록이 있다. 용자리 유성우는 혜성 21P / 자코비니-지너가 뿌리고 간 잔해들 속으로 지구가 지나갈 때, 그 잔해들이 지구 대기권으로 들어와 타면서 빚어지는 유성우를 가리킨다. 이 혜성의 주기는 6.6년으로, 1월의 사분의자리 유성우와 10월 용자리 유성우의 모혜성이다. 최근 나타난 해는 2018년 9월이었고, 2025년 3월에 다시 도래한다. 유성우 관측 장소는 도시 불빛으로부터 벗어나 깜깜하고 맑은 밤하늘이 있는 곳이 좋으며, 주위에 높은 건물과 산이 없어 사방이 트인 곳이 좋다. 유성우는 복사점이 있지만, 복사점만 본다면 많은 수의 유성을 보기 어렵다. 오히려 복사점에서 30도 가량 떨어진 곳이 길게 떨어지는 유성을 관측할 확률이 높다. 자녀들과 함께 별똥별을 보고 빌 소원을 미리 일발 장전해두면 좋다. 유성우 관측은 맨눈으로 하는 게 기본이지만, 쌍안경 한 개쯤 준비하면 다른 밤하늘 풍경을 함께 줄길 수 있다. 밤날씨가 쌀쌀하니 특히 보온에 신경을 쓰고, 고개를 오래 들고 있기 어려우니 돗자리나 젖혀지는 의자를 활용하는 게 좋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한국 여성운동 선구자’ 이이효재 명예교수 별세...정치권 애도 물결

    ‘한국 여성운동 선구자’ 이이효재 명예교수 별세...정치권 애도 물결

    정치권이 여성학·사회학자이자 우리나라 여성 운동의 기틀을 닦은 이이효재 이화여대 명예교수 별세에 애도의 뜻을 전했다. 4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페이스북 글을 통해 “1세대 여성운동가 이 교수님께서 오늘 우리 곁을 떠나셨다”며 “삼가 선생님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들께 위로를 전한다”고 했다. 그는 “선생님은 행동하는 지성이셨다. 국내에 여성학을 처음 도입하고 분단사회학을 개척하셨다”며 “또한 부모성 함께 쓰기 1호 선언, 호주제 폐지, 동일노동 동일임금, 국회의원 비례대표제 50% 여성 할당,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 남북 여성 교류 등을 주도하셨다. 해직교수협의회장으로서 군사독재에 저항해 싸우기도 하셨다”고 했다. 이 대표는 “‘오늘을 살아가는 여성 가운데 이이효재에게 빚지지 않은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는 말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라며 “선생님 같은 선구자들이 계셨기에 우리 역사가 이만큼이나마 진전했다”고 했다. 이어 “선생님의 지성과 용기에 머리 숙여 경의를 표한다”며 “선생님께서 평생 소원하신 성평등의 대한민국, 모두가 공정하게 경쟁하고 능력만큼 성취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가겠다”고 했다. 이재명 경기지사 또한 페이스북을 통해 “국가가 선뜻 나서지 못하던 시기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가장 먼저 앞장선 분”이라며 “당신은 우리시대의 양심이자 한평생 평등을 위해 살아오신 실천가이셨다. 당신의 헌신적인 삶이 있었기에 한국사회는 이 만큼 변해왔다”고 애도했다. 윤미향 민주당 의원은 고인과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와 관련한 인연을 언급하며 “제 남은 생애 아무 욕심이 없다. 선생님이 이루고 싶었던 그 세상을 만드는 데 조금이라도 힘을 더하고 싶다”고 했다. 같은 당 남인순 의원도 “인생의 등불과 같던 이 선생님께서 영면하셨다”며 “선생님의 뜻을 기억하고 이어가겠다”고 했다. 야권도 추모 행렬에 동참했다. 이날 김예령 국민의힘 대변인은 구두논평을 통해 “국민의힘은 이 교수님의 뜻을 이어받아, 여성들의 실질적인 지위향상은 물론 여성들이 진정으로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 또한 페이스북에서 “여성의 인권에서 더 나아가 국가의 약자들이 자신의 이야기와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정말 모든 분야에서 목소리를 내고 앞장서 길을 내신 분”이라며 “대한민국의 여성운동은 고인이 내디딘 발자국을 따라 걸으며 성장해왔다”고 했다. 그는 “최초의 여성학과 개설을 이뤄낸 대한민국 원조 페미니스트로서 평생을 여성인권과 민주주의를 위해 애쓰신 이이효재 선생님께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올린다”라며 “제가 국회의원이 처음 되었을 때, ‘당당하고 아름다운 정치인’이 되라는 격려말씀은 늘 설렘으로 되살아나곤 한다. 이이효재 선생님의 명복을 빈다”고 했다. 한편, 이이효재 선생은 이날 96세로 세상을 떠났다. 고인은 1977년 이화여대에 한국 최초의 여성학과를 설치하는 것을 이끌었으며 한국 상황에 맞는 여성학을 도입했다. 한국여성민우회 초대회장, 한국여성단체연합 회장, 한국여성사회교육원 창설 등 학자이자 여성운동가로 평생을 헌신했다. 호주제 폐지와 부모 성 같이 쓰기 선언, 동일노동 동일임금, 국회의원 비례대표제 도입, 여성 50% 할당제 등을 이끌었다. 1980년에는 광주 학살과 관련한 시국 선언으로 교수직에서 해임됐다가 복직했다. 또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를 구성하고 1991년 공동대표를 역임하면서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를 국제적 이슈로 만드는데도 주도적 역할을 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달아 달아,언제 소원 빌지?” 추석 보름달 구름 사이로 빼꼼

    “달아 달아,언제 소원 빌지?” 추석 보름달 구름 사이로 빼꼼

    추석 보름달은 2일 0시를 조금 넘긴 시각에 가장 높게 뜬다. 이날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구름 사이로 추석 보름달을 감상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일 한국천문연구원은 “보름달이 가장 높이 뜨는 시각은 자정을 넘어 2일 0시 20분”이라고 밝혔다. 가장 둥근 보름달은 추석 다음날인 오전 6시 5분이다. 해발 0m 기준으로 주요 도시에서 이날 달이 가장 높게 뜨는 시각은 서울 0시 20분, 인천 0시 21분, 대전 0시 18분, 대구 0시 13분, 부산 0시 11분, 울산 0시 10분, 광주 0시 20분, 제주 0시 21분으로 예상된다. 다만 기상청에 따르면 중부지방은 2일 자정 무렵부터 점차 흐려진다. 따라서 보름달이 구름에 가려질 수 있기 때문에 조금 더 일찍 달구경에 나서는게 좋다. 주요 도시의 달 뜨는 시각은 서울 오후 6시 20분, 인천 오후 6시 21분, 대전 오후 6시 18분, 대구 오후 6시 13분, 부산 오후 6시 11분, 울산 오후 6시 10분, 광주 오후 6시 20분, 제주 오후 6시 20분이다. 한편 전국에서 달이 지는 시각은 다음날 기준 오전 6시 30분 전이다. 윤연정 기자 yj2gaze@seoul.co.kr
  • 한복 곱게 차려입고 추석인사

    한복 곱게 차려입고 추석인사

    곱게 한복을 차려입은 대전 서구청 어린이집 원생들이 28일 ‘둥근 보름달 보며 소원 빌어요’라는 글씨가 적힌 종이를 들고 추석인사를 하고 있다. 대전 뉴스1
  • 한복 곱게 차려입고 추석인사

    한복 곱게 차려입고 추석인사

    곱게 한복을 차려입은 대전 서구청 어린이집 원생들이 28일 ‘둥근 보름달 보며 소원 빌어요’라는 글씨가 적힌 종이를 들고 추석인사를 하고 있다. 대전 뉴스1
  • [특별기고] 식량안보, 종자(種子)에서 출발한다/김한호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

    [특별기고] 식량안보, 종자(種子)에서 출발한다/김한호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

    투탕카멘 완두콩. 3300년 전 고대 이집트 피라미드 투탕카멘의 왕묘에서 출토된 완두콩을 종자로 해서 증식 보급한 보랏빛 완두콩이다. 지난 2007년 우리나라 산림청(국립수목원)도 증식에 성공해서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완두콩 원종(原種)을 가졌다는 보도로 떠들썩했다. 종자 생명력의 신비성, 엄청난 시간과 공간 격차를 메우는 생명공학 수준, 그를 활용한 새로운 종자 개발 가능성 등 많은 것을 시사한다. 포스트 코로나, 기후변화, 디지털혁명, 스마트농업. 요즈음 많이 듣는 말이다. 팬데믹이 초래한 뉴노멀 시대, 자연과 산업 환경의 급변, 그리고 식량안보 산업인 농업의 진로를 표현하는 말이다. 그런데 모든 변화에 대한 농업부문 대응은 종자 개발·확보가 시작이자 끝이다. 최근 세계 종자 시장 재편과 그 가운데 벌이는 다국적 종자 기업들의 사활을 건 경쟁, 종자 소비 대국 중국과 종자 선진국 네덜란드의 국가적 대응 등은 종자 개발·확보의 중요성과 의미를 말한다. 우선 세계 종자 시장과 다국적 기업은 독과점 구조를 심화한다. 바이엘의 세계 최강 종자 기업 몬산토 인수·합병은 그 신호탄이다. 중국은 국영 화학기업 중국화공(캠차이나)을 내세워 스위스 다국적 농약·종자 기업 신젠타를 인수했다. 거대인구의 식량안보 확보를 위해 이미 완성된 세계 농업기업 인수라는 중국 농업 부문 해외 진출 전략의 대표적 사례이다. 네덜란드는 종자 산업을 국부창출 기반 산업으로 육성한다는 목적으로 정부와 민간이 어우러진 가장 모범적인 종자산업 생태계를 구축했다. 채소원예작물, 식량작물, 구근화훼작물로 구분한 품목별 정부 검역시스템 완비, 적정 위치에 산·학·연이 유기적으로 연계된 품목별 종자단지(시드밸리) 조성, 국제기구와 세계시장에 강력한 영향력을 미치는 종자산업협회(플란텀) 구축 등은 네덜란드를 세계 종자산업 질서 주도국으로 끌어 올린다. 한국 종자산업을 말할 때 국내 굴지의 종자 기업 다수가 해외 기업에 인수·합병되었던 1990년대 말 외환위기 때를 빼놓을 수 없다. 당시 토종 종자의 종주권을 우려할 만큼 국내 종자산업은 초토가 됐다. 긴 힘든 시간을 거쳐 정부와 민간의 노력으로 국내 종자 시장 60% 정도를 국내기업이 회복한 상태이다. 정부의 장기 지속적 정책 시행이 민간을 유인하여 이 정도까지 회복했다. 정책이 보여준 희망이다. 이 희망을 부른 대표적 정부 정책은 전략품종 종자의 국산화율 제고와 국산 종자의 수출을 지향한‘골든시드 프로젝트’(2012~2021년)와 생명공학과 연계된 육종 원천기술 확보를 추구한‘차세대 바이오그린21 사업’(2011~2020년)이다. 그러나 국내 종자산업 내용을 보면 여전히 영세성을 면하지 못한다. 소규모 다품종 생산이 불가피한 국내 종자시장에서 다국적 기업이 경제성 문제로 포기한 틈새 영역을 개인 육종가 또는 소규모 개인 기업이 파고들어 어느 정도 국내 시장을 회복한 것이다. 포스트 코로나, 기후변화, 디지털혁명, 스마트농업 등을 대비하며 세계무대에서 경쟁을 펼쳐 확고한 종자주권 회복을 통한 식량안보 기반 마련에는 여전히 거리가 멀다. 새롭게 대두하는 국내 또는 글로벌 차원의 다양한 시대적 문제에 우리 종자산업이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다시 한번 국가적 종자 사업의 시행이 필요하다. 특히 기존 생명공학기술에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이 융·복합된‘디지털 육종기술’기반 종자 개발 사업이 절실한 때이다. 향후 종자 산업 경쟁력을 좌우할‘디지털 육종기술’기반 종자 개발에 선진국은 이미 상업화 단계에 진입했으나 한국은 아직 실용화 초기 단계에 있다. 아울러 새로운 국가적 종자 사업은 연구개발뿐만 아니라 정부와 민간, 종자 관련 산·학·연이 함께 하는 네덜란드 유형의 종자 생태계 구축까지 사업 내용에 포함해야 할 것이다. 네덜란드 종자산업 생태계는 우리에게 중요한 푯대를 제공한다.
  • 트럼프 긴즈버그 조문하는데 “투표로 몰아내자” 야유

    트럼프 긴즈버그 조문하는데 “투표로 몰아내자” 야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이하 현지시간) 워싱턴DC의 연방대법원 입구에 안치된 고(故)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대법관의 관 앞에서 조문할 때 “투표로 그를 몰아내자”(vote him out)는 야유 섞인 구호가 들려 왔다. 트럼프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는 이날 오전 10시 긴즈버그 대법관의 시신이 안치된 대법원을 방문해 입구에 높인 관 앞에서 몇 분 동안 경의를 표했다. 짙은 감색 양복에 푸른색 넥타이를 착용한 트럼프 대통령은 감색 마스크를 쓴 모습이었다. 멜라니아 여사도 마찬가지로 마스크를 쓴 채였다. 대법원 주변에 몰려든 시민 일부는 야유와 함께 “투표로 그를 몰아내자”고 외치는 장면이 포착됐다. 백악관 공동취재단은 대법원에서 한 블록 정도 떨어진 곳에서 한 무리의 군중이 “그(긴즈버그)의 소원을 존중하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었다고 전했다. 일간 워싱턴 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 부부는 몇 분 동안 성조기로 감싼 관 앞에서 조용히 서 있은 뒤 전용 차량으로 되돌아갔다”고 전했다. 대법원은 전날부터 이틀 동안 긴즈버그 대법관의 관을 시민에게 공개해 일반 조문을 받고 있어 추모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그의 관은 25일 의회 의사당에 안치된 뒤 다음주 남편이 묻힌 알링턴 국립묘지에 안장된다.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그 구호들은 끔찍했지만, 늪의 중심부에 있을 때면 확실히 예상할 수 있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펜실베이니아, 노스캐롤라이나, 플로리다, 네바다 같은 주를 대통령과 함께 다니는데, 가는 곳마다 어떤 대통령도 이전에 겪지 못했던 것처럼 지지자가 줄을 잇고 있다”고 강조했다. CNN은 “트럼프가 전국을 유세할 때 보통 지지 군중만 만난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2일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유세 연설을 통해 유세 현장에서 야유를 받은 지가 꽤 됐다고 말한 일도 있었다. 긴즈버그 대법관은 임종 당시 ‘나의 가장 뜨거운 소망은 새 대통령이 취임할 때까지 내가 교체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손녀가 공개한 바 있다. 이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에 의한 조작설을 제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26일 후임 대법관을 지명하고 대선 전 상원 인준 표결을 강행할 의지를 분명히 하는 등 이 문제가 이번 대선의 최대 이슈로 떠올랐다. 그는 대선에서 질 경우 불복하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시사하면서 연방대법원이 최종 판단을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조문을 마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보건정책 연설을 한 뒤 플로리다주에서 유세할 예정이다. 반면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는 이날 별도 유세나 행사 없이 다음주 첫 TV토론 준비에 집중할 계획이다. 한편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패배 시 평화로운 권력이양을 약속하겠느냐는 질문에 두고 보자는 식으로, 안할 수도 있다는 식으로 대응하면서 대선 불복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미치 매코넬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가 “질서 있는 이양이 이뤄질 것”이라며 급히 수습에 나섰다. 브리핑 자리에서 ‘지금 여기서 11월 대선 이후 평화로운 권력이양을 약속할 수 있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트럼프 대통령은 “무슨 일이 일어날지 봐야 할 것이다. 내가 투표용지에 대해 강하게 불만을 제기해온 걸 알지 않느냐. 투표용지는 재앙”이라고 말했다. 같은 질문이 다시 나오자 트럼프 대통령은 “투표용지를 치워라, 그러면 우리는 아주 평화로운…”이라고 하다가 “솔직히 이양은 없을 것이다.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공무원, 후원회·창당준비위 가입도 안 된다…정치활동 엄격 제한

    공무원, 후원회·창당준비위 가입도 안 된다…정치활동 엄격 제한

    국가공무원의 정치활동이 더 엄격하게 제한된다. 인사혁신처는 국가공무원법 제65조 1항에 따라 공무원이 결성에 관여하거나 가입할 수 없는 ‘정당 및 그 밖의 정치단체’의 범위를 더 구체화한 국가공무원법 개정안을 25일 입법예고 한다고 24일 밝혔다. 개정안은 기존 법에 명시된 ‘그 밖의 정치단체’를 ‘창당준비위원회, 후원회, 선거운동기구, 특정 정당이나 특정인을 지지·반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단체’ 등으로 명시했다. 정부가 이렇게 국가공무원법을 개정한 것은 지난 4월 헌법재판소의 판결 때문이다. 당시 현직교사 9명은 ‘교사의 정당 가입과 정치 활동을 금지한 정당법 22조와 국가공무원법 65조 등은 교사의 표현 자유, 행복 추구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이에 헌재는 정당법은 합헌이나 ‘정당 및 그 밖의 정치단체’ 가입을 금지한 국가공무원법 조항은 그 의미가 모호해 명확성의 원칙에 어긋난다며 위헌 결정을 내렸다. 이인호 인사처 인사혁신국장은 “헌법재판소 판결 취지를 반영해 그간 불명확했던 정치단체 관련 규정을 구체적으로 보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사처는 이번 개정을 위해 법제처로부터 법령입안 지원을 받았으며, 관련 전문가 자문과 국방부·교육부·행정안전부 등 관계기관과의 협의를 거쳤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문화마당] 후회하지 않을 순간을 위해/송정림 드라마 작가

    [문화마당] 후회하지 않을 순간을 위해/송정림 드라마 작가

    1㎝씩 높아 가는 하늘에서 구름이 흩어졌다가 모였다 하며 쇼를 펼친다. 아, 가을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계절, 내가 스며들고 싶은 계절 가을이다. 가을에 듣는 음악 플레이리스트 중에는 에디트 피아프의 노래가 많다. 10월의 어느 멋진 날 생을 마감한 그녀의 노래에는 유독 ‘후회’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한다. ‘장밋빛 인생’에는 지나간 시간이 좋았건 나빴건 후회로 감정을 낭비하지 말라고 노래한다. 그녀의 노래들 중에서도 나의 ‘최애곡’은 ‘후회하지 않아요’다. 프렌치 호른 소리가 나팔꽃처럼 하늘로 올라가면 구름이 댄스를 추기 시작한다. 그리고 에디트의 힘찬 목소리가 하늘을 채운다. ‘아니, 후회 없어. 아냐, 아무것도 후회하지 않아.’ 후회 따위 없다고 노래하던 그녀는 10월 어느 날 홀연히 세상을 떠났다. 그날의 뉴스는 단 하나였다. ‘에디트 피아프가 죽었다.’ 생의 마지막에서 “아뇨. 난 하나도 후회하지 않아요”라고 노래할 수 있는 힘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150㎝도 안 되는 작은 키에 검은 옷, 깊은 눈길, 강렬한 목소리로 노래하는 작은 새 에디트. 거리의 곡예사 부부에게서 태어나자마자 버려졌던 그녀. 여섯 살에 찾아온 아버지는 길거리 공연에 데리고 다녔다. 아버지가 곡예를 부리는 동안 소녀는 모자를 돌려 돈을 걷었다. 그 후에도 험난한 인생은 계속됐는데, 어느 날 운명을 바꿔 놓을 사람을 만났다. 카바레 주인 루이의 눈에 띈 것이다. 루이는 에디트에게 피아프(새)라는 예명을 지어 주고, 검은 원피스를 입고 노래하게 했다. 루이가 피살된 후 살해 혐의까지 받아야 했던 에디트는 그럼에도 인생이 쓰디쓸수록 아름답다고 믿고 싶어 했고 끊임없이 사랑을 갈구했다. 가수 이브 몽탕, 작곡가 자크 필스, 시인 장 콕토, 권투 선수 마르셀 세르당, 미용사 테오 사라포까지 사랑에 빠졌던 남자들이 많았는데 가장 사랑한 남자는 권투 선수 마르셀이었다. 미국에서 공연하던 중에 에디트는 프랑스에 있는 마르셀에게 와 달라고 애원했다. 배로 가겠다는 마르셀에게 비행기로 빨리 와 달라고 간청한 에디트. 그런데 에디트에게 가는 그 비행기가 추락하고 말았고 마르셀은 세상을 떠났다. 그 순간에도 에디트는 무대에서 노래하고 있었다. 마르셀에게 바치는 ‘사랑의 찬가’를. 에디트는 그를 죽였다는 죄책감으로 병을 앓았다. 죽은 연인을 만나기 위해 영매술에 심취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내 소원은 검은 치마를 입고 노래하다 죽는 것’이라며 미친 듯이 공연하고 노래를 불렀다. ‘후회는 없다고, 왜냐하면 나의 인생, 나의 기쁨이 오늘 그대와 함께 시작되었기 때문’이라고 노래하며, 에디트는 뜨겁고 치열했던 생을 마감했다. 생의 마지막 순간에 과연 나는 후회하지 않을 수 있을까. 누군가 나에게 인생에서 후회되는 일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나도 에디트처럼 “아뇨. 하나도 후회하지 않아요”라고 말할 수 있을까? 우리가 하는 후회 중에는 무언가를 해서 하는 후회보다 하지 않아서 느끼는 게 더 많다. 우리는 늘 뒤로 미룬다. 나중에 돈 많이 벌면, 나중에 성공하면…. 시도하지 못하고 고백하지 못하고 사랑하지 못하는 핑계가 참 많다. 지금도 그렇다. 코로나19가 지나가면, 상황이 좀더 좋아지면, 시간이 넉넉해지면…. 그러나 오지 않는 시간은 알 수 없는 미스터리, 분명히 보장된 시간은 지금 이 순간밖에 없다. 마스크를 벗고 나면 환한 미소를 지어 주겠다는 생각보다 마스크 속에서도 눈빛으로 더 환하게 웃어 주는 게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이다. 지금 느끼고 지금 보여 줄 수 있는 마음으로 최대한 사랑하고 한껏 기뻐하는 것, 그것은 꼭 ‘나중’이 아닌 ‘지금’ 해도 되는 일이다.
  • ‘민주당만 빼고’ 칼럼 임미리 교수 “기소유예 취소” 헌법소원

    ‘민주당만 빼고’ 칼럼 임미리 교수 “기소유예 취소” 헌법소원

    ‘민주당만 빼고’라는 제목의 칼럼으로 공직선거법 위반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임미리 고려대 연구교수가 2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임 교수는 “검찰 처분이 정치 권력에 대한 비판과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다”며 헌법소원을 청구한 배경을 설명했다. 기소유예가 아니라 ‘혐의 없음’이 돼야한다는 주장이다. 연합뉴스
  • ‘민주당만 빼고’ 칼럼 임미리 교수 “기소유예 취소” 헌법소원

    ‘민주당만 빼고’ 칼럼 임미리 교수 “기소유예 취소” 헌법소원

    4·15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만 빼고’라는 제목의 칼럼을 썼다는 이유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됐다가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임미리 고려대 한국사연구소 연구교수가 23일 검찰 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헌법소원을 냈다. 임 교수는 이날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의 처분(기소유예)은 정치권력에 대한 비판과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 헌법소원을 청구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임 교수는 “집권여당에 대한 비판을 이유로 국가 사법제도가 국민을 징계한다는 것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결코 있어서는 아니 될 일”이라고 주장했다. 임 교수는 지난 1월 29일 경향신문에 “선거가 끝난 뒤에도 국민의 눈치를 살피는 정당을 만들자. 그래서 제안한다. ‘민주당만 빼고’ 투표하자”는 내용의 칼럼을 썼다. 더불어민주당은 임 교수가 공직선거법을 위반했다며 검찰에 고발했다가 얼마 뒤 고발을 취하했다. 이후 한 시민단체가 임 교수를 재차 고발하면서 검찰 수사가 시작됐고, 지난 16일 서울남부지검은 공직선거법상 사전선거운동은 ‘혐의 없음’, 투표참여 권유행위 제한규정 위반에는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헌재는 임 교수의 청구가 적법한지를 심사한 뒤 요건을 갖췄다고 판단되면 전원재판부에 회부한다. 혐의가 인정된다는 전제로 기소유예 처분을 내린 검찰의 결정이 자의적인 검찰권 행사로 임 교수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했는지가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재판관 9명 중 6명 이상이 인용 결정을 하면 기소유예 처분은 취소된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서울시 공공상가 1만곳 4개월간 ‘반값 임대료’

    서울시가 오는 12월까지 4개월 동안 서울시내 공공상가 입주 점포의 임대료와 공용관리비 감면에 나선다고 20일 밝혔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어려움이 더욱 커진 영세 자영업자를 실질적으로 돕기 위해서다. 지하도·지하철상가 등에 입점한 1만 183개 점포가 대상이다. 임대료는 50% 감면하고, 관리비 항목 중 경비·청소원 인건비 부담분을 한시적으로 면제해 준다. 또 연간 임대료를 한 번에 납부해 부담이 큰 상인들을 위해 납부 기한을 연말까지로 유예한다. 서울시는 올 상반기에 전국 최초로 9860개 공공 점포를 대상으로 임대료 418억원, 공용관리비 21억원 등 모두 439억원을 감면한 데 이어 이번에 추가로 약 294억원 규모를 감면하게 됐다. 서울시가 한국신용데이터의 지역별 매출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달 첫째주(8월 31일~9월 6일) 서울 지역 소상공인 매출액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약 37% 감소했다. 코로나19가 처음 확산하던 지난 3월 매출액 감소폭(전년 같은 기간 대비 25%)보다도 높은 수치다. 시는 현장 소상공인들의 목소리를 듣고 서울시의회 등 관련 기관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 임대료 감면이 가장 효과가 크다고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 7일 소상공인연합회가 전국의 소상공인 341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재확산 이후 경영 비용 중 가장 부담이 되는 항목으로 응답자의 69.9%가 임대료를 들었다. 조인동 시 기획조정실장은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향후 민생경제 대책을 추가로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민주당만 빼고’ 임미리, 선거법 위반 기소유예…“정치참여 훼손”

    ‘민주당만 빼고’ 임미리, 선거법 위반 기소유예…“정치참여 훼손”

    검찰이 4·15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만 빼고’라는 제목의 칼럼을 써 고발된 임미리 고려대 연구교수를 기소유예 처분했다. 19일 서울남부지검은 사전 선거운동을 하고 투표 참여 권유 활동을 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고발당한 임 교수에게 투표참여 권유활동 금지 위반 혐의를 적용해 기소유예했다고 밝혔다. 사전선거운동 혐의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기소유예란 혐의는 인정되지만 검사가 여러 정황을 고려해 피의자를 재판에 넘기지 않는 불기소 처분이다. 임 교수는 검찰의 기소유예 결정에 대해 “그 정도 행위가 법에 저촉됐다는 건 심각하게 국민들의 정치 참여를 훼손하는 것”이라며 유감을 드러냈다. 또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게 아닌지 헌법소원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임 교수는 올해 1월 경향신문에 기고한 칼럼에서 민주당을 제외하고 투표할 것을 제안해 민주당과 시민단체 등에 의해 고발을 당한 바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포레스트 검프’ 원작자 윈스턴 그룸 77세로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포레스트 검프’ 원작자 윈스턴 그룸 77세로

    1994년 영화로 제작돼 아카데미상을 여섯 부문, 골든글로브상을 세 부문이나 수상한 소설 ‘포레스트 검프’의 작가 윈스턴 그룸이 17일(이하 현지시간) 77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고 영국 BBC가 다음날 전했다. 미국 앨라배마주의 케이 아이베이 지사는 페이스북에 고인이 1965년 앨라배마 대학을 졸업했다면서 “우리 주에서 가장 재능을 인정받은 작가 중 한 명을 잃었다는 것을 알게 돼 슬프다”고 적었다. 아이베이 지사는 “포레스트 검프란 캐릭터를 창안한 사람으로 기억되지만 그는 재능 많은 기자이며 미국 역사를 전문으로 다룬 유명 저자이기도 했다.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유족들에게 전한다”고 밝혔다. 앨라배마 대학도 그를 “졸업생 레전드 중 한 명”이라고 기렸다. 앨라배마주 남부 페어호프의 카린 윌슨 시장은 페이스북에 고인의 죽음을 알렸다. 현지 장례식장도 이를 확인했다. 하지만 사인을 밝히지 않았다. 학위를 딴 뒤 그는 미국 육군에 입대, 베트남 전쟁에 참전한 뒤 기자로 전업했다. 포레스트 검프를 쓴 것은 1985년이었고 책은 다음해 발간됐다. 톰 행크스가 정신 지체지만 따듯하고 친절한 마음씨에 어린아이처럼 모든 일이 잘 풀릴 것이라고 낙관하는 미국인의 천성을 완벽하게 소화해 남우주연상을,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이 작품상을 수상했다. 샐리 필드가 어머니로, 로빈 라이트가 검프가 짝사랑한 여인으로 호흡을 맞춰 6억 8300만 달러(약 7930억원)의 흥행 수입을 기록했다.존 F 케네디와 린든 B 존슨 전 대통령의 재임 시절 모습과 검프의 엉뚱한 기행이 한 화면에 담기고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의 워터게이트 비화 등이 그려져 화제를 모았다. 검프는 미국 대륙을 달려 횡단한 끝에 어릴 적부터 그렇게도 만나고 싶어했던 라이트와 재회하는 소원을 이룬다. 그룸은 1995년 속편 ‘검프와 친구(Gump and Co)‘와 미국 남북전쟁을 다룬 넌픽션도 내놓았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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