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소원이
    2026-08-07
    검색기록 지우기
  • 고성
    2026-08-07
    검색기록 지우기
  • 애국
    2026-08-07
    검색기록 지우기
  • 옹호
    2026-08-07
    검색기록 지우기
  • 조언
    2026-08-07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585
  • 황영조·이봉주 키운 ‘마라톤대부’ 정봉수 감독

    “정 감독님의 뜻을 받들어 한국 마라톤의 전통을 튼튼하게 이어 가겠습니다” ‘몬주익의 영웅’ 황영조(체육진흥공단 마라톤팀 감독)와 ‘보스턴의 영웅’ 이봉주(삼성전자)가 6일 옛 스승 고정봉수 코오롱 마라톤감독(66)의 빈소를 찾아 머리를 숙였다. 황 감독은 정 감독에 대한 그리움에 가득찬 얼굴이었다. 정 감독의 지휘아래 92바로셀로나올림픽에서 금메달을딴 황 감독은 “감독이 돼 보니 정 감독님의 마음을 알 것같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황 감독은 “감독님의 뜻을 이어 한국마라톤의 미래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굳게다짐했다. 이봉주도 머리를 깊이 숙여 회환과 그리움을 나타냈다.캐나다(8월4일)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 대비,적응훈련을 위해 오후 현지로 떠나기 전 빈소를 찾은 이봉주는 “감독님의 영전에 꼭 우승을 바치겠다”고 굳은 각오를 밝혔다. 이봉주는 정 감독의 생전에 99년 10월 ‘코오롱팀 이탈파동’으로 맺힌 응어리를 풀지 못한 것을 죄스러워 했다. “지난 4월 보스턴대회에서 우승한 뒤 정 감독을 만나뵙지 못한 것이 무척 후회스럽다”고 말했다.5일 밤 지병인 신부전증으로 서울 중앙병원에서 별세한 정봉수 감독은 한국마라톤의 ‘대부’.독특한 식이요법과 과학적이면서도 혹독한 훈련을 앞세워 90년대에 한국신기록만 8개를 만들어내며 ‘마라톤 한국’을 이끈 승부사였다. 87년 단 한명으로 코오롱마라톤팀을 창단해 황영조 이봉주 등 내로라하는 스타들을 발굴하고 키워냈다.황영조는 92년 일본 벳푸-오이타대회에서 2시간8분47초,94년 보스턴대회 2시간8분9초로 잇따라 한국기록을 경신하더니 92년바로셀로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내 56년만에 민족의 한을 풀었다.또 94히로시마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내 ‘정봉수사단’의 위용을 만천하에 알렸다.96년 황영조가 은퇴한 이후에는 이봉주가 ‘정봉수사단’을 이끌었다.98년4월 이봉주는 로테르담에서 ‘마의 8분벽’을 깨고 2시간7분44초를 기록했다. 그러나 정 감독의 말년은 쓸쓸했다.99년 사고로 골반이식수술을 받은 뒤 지팡이에 의지하는 신세가 됐고 엎친데 덮친 격으로 그해 10월에는 오인환코치와 이봉주 등선수들이 팀을 떠나는 아픔도 겪었다.이 때문에 우울증까지 겹쳤다. 정 감독은 몸을 움직일 수 있을 때까지 지도자로 살겠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해왔고 죽는 그 순간까지 자신의 말을지켰다.마지막 소원이 세계신기록 수립이었지만 끝내 이루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유족으로는 부인 여우분씨(64)와 1남3녀가 있으며 발인은9일 오전 7시, 장지는 경북 김천 금릉공원묘지.(02)3010-2270. ■정봉수 감독 프로필. □1935년 7월15일 경북 김천 출생□증산초등 시온중·고 단거리선수□육군대표 코치(63년)□육군대표 감독(72년)□상무 초대감독(80년)□88꿈나무 감독(82∼84년)□코오롱 창단감독(87년)□국가대표 감독(92∼94년)□대한육상경기연맹 강화위원장(94∼97년)□대한육상경기연맹 부회장 및 상벌위원장박준석기자 pjs@
  • 산골소녀 영자 아버지 시집 출간

    지난해 TV 프로그램을 통해 세간에 알려져 화제가 됐던‘산골소녀’ 영자(18)와 올해 초 강도사건으로 숨진 아버지 이원연씨(51)가 쓴 시들이 한 권의 책으로 묶여 나왔다. 제목은 ‘영자야,산으로 돌아가자’(도서출판 신풍). 128쪽의 시집 1부 ‘영자야,내 사랑하는 딸아’에서 이씨는 딸이 서울로 간 뒤 혼자 남은 외로움,딸의 장래에 대한걱정 등을 25편의 시로 표현했다.2부 ‘산과 함께 살고 있소’에서는 강원도 삼척 산골에서 자연을 벗하며 사는 즐거움을 노래했다. 3부 ‘하늘의 아빠에게’는 영자양의 시를 모은 것으로아버지와 함께 한 일상생활, 조금씩 싹트는 사춘기 소녀의사랑 감정 등을 담았다. 영자양 이야기를 방송에서 보고 그의 가족과 인연을 맺게됐다는 신풍의 김기은 대표는 “아버지 이씨는 외딴 산중에 살면서도 평소 사서오경,주역 등을 공부하고 틈틈이 시를 쓰는 등 나름대로 세상 보는 눈을 지닌 사람이었다”고말했다. 김 대표는 “이씨가 지난 2월 피살되기 전 여러 차례 그의 집을 찾았다”고 밝히고 “이씨가 주역 공부를 근거로미래를 점치곤 했는데 ‘나는 올초 고비를 맞고 만약 내가죽으면 영자는 독수공방할 팔자’라고 미래를 예견하기도했다”고 전했다. 그는 “딸과 함께 시집을 내는 게 평생 소원이라는 이씨로부터 원고를 넘겨 받아 출간을 준비하던 중 사고가 났다”면서 “갑작스럽게 세상을 뜬 고인과 최근 불교에 귀의한 영자양에게 시집 출간이 위로가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김종면기자 jmkim@
  • 새 월화드라마 ‘쿨’…웨딩플래너들의 일·사랑 코믹터치

    7월 9일 첫방송하는 KBS 월화드라마 ‘쿨’의 촬영현장이뜨겁다.‘학교’‘성난 얼굴로 돌아보라’등 미니시리즈만을 전문적으로 만들어 온 이민홍PD는 30일째 집에 못 들어가고 차에서 토막잠을 청하며 빡빡한 촬영일정에 몸달아했다. ‘쿨’은 결혼대행업체를 배경으로 웨딩플래너라는 신종 직업에 종사하는 젊은이들의 일과 사랑을 그린 로맨틱 코미디다.웨딩플래너는 혼수,신혼여행 등 처음부터 끝까지 개인별로 특화해 결혼을 준비해주는 새로운 직업이다. 새내기 웨딩플래너 한소연과 같은 회사에 근무하는 강지훈은 배우자를 죽게 한다는 고과살(孤寡殺)이란 불길한 사주와 부모의 반대,실직,교통사고 등을 극복하고 부부가 된다. 한소연역은 연예계 데뷔 9개월만에 스타가 된 소유진이,강지훈역은 구본승이 맡아 좌충우돌 신세대 연인상을 그린다. 연기자 대기실에서 만난 소유진은 황금색 매니큐어를 말리느라 분주했다.빠른 시간 안에 스타가 되는 동안 협박편지등 사건,사고도 많았지만 “뜨는 시기라 관심이 많은 것 같다.겪어야 될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대범하게 웃어넘겼다. 최근 소유진이란 이름을 걸고 편집앨범을 내면서 ‘파라파라 퀸’이란 노래를 직접 부르기도 했지만 “가수 하고 싶은 맘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어렸을 때부터 끼 많고 남 앞에 서는 것을 좋아하기는 했지만 내성적인 면도 있어 선생님이 되고 싶어했다고 한다.여전히 꿈은 가르치는 일을 하는 거다. 잠 좀 푹 자는 것이 소원이 될 만큼 바빠진 소유진은 “‘맛있는 청혼’때보다 5배는 주목받는 것 같아 부담스럽다”고 너스레를 떨었다.하지만 뱀,곤충 등을 방송에서 스스럼없이 먹어 ‘엽기소녀’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센 ‘깡’이 어디 갈까.어렸을 때 하도 말라서 토요일 점심마다 보신탕을장복했다 하니 힘든 촬영 일정도 ‘쿨’하게 소화해낼 듯 하다. 소유진,구본승 커플 외에도 영화 ‘미인’으로 데뷔,드라마에 처음 출연하는 오지호가 황인영과 어울리는 한쌍으로 출연한다.‘복길이’ 김지영이 ‘토마토’와 똑같은 이름의 세라역을 맡았지만 악역은 아니라고 강조했다.이 외에도 연극,영화에서 코믹 연기로 주목받은 엄춘배가 튀는 조연으로 등장한다.드라마의 주제곡은 인기그룹 ‘쿨’이 불렀다. 윤창수기자 geo@
  • [씨줄날줄] 흡연유죄?

    몇년 전 홍콩의 첵랍콕 공항이 개항된 후 그곳에 도착했다.넓은 공항청사에서 물어물어 찾아간 흡연실은 병원의 중환자실을 연상케 했다.하얀 모자에 가운,마스크,장갑 차림의청소원이 마치 전염병자를 대하듯 흡연자들의 뒤치다꺼리를 하고 있었다.며칠 전 금강산을 다녀왔다.재털이가 없는 곳에서 담배를 피우면 벌금이다.등산로 입구,온정리 휴게소등 재털이가 있는 곳이면 애연가들이 줄담배를 피워댔다.필자가 근무하는 사무실도 물론 금연구역이다.애연가들은 힘들지만 남에게 피해를 끼칠세라 눈치를 본다. 정부·여당이 바닥난 건강보험을 메우기 위해 담배에 붙는 건강진흥기금을 현재 1갑당 2원에서 75배나 되는 150원 가량 대폭 올리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한다.지역의보에 대한정부지원을 50%로 늘리는 가운데 40%는 재정에서,10%는 건강증진기금에서 부담키로 의견이 접근된 데 따른 것이다.말할 필요도 없이 담배는 건강을 해친다.남에게도 피해를 끼친다.세계보건기구(WHO)는 담배를 마약으로까지 규정하고있다.이런데도 내 자식에게 담배를 권하겠는가? 따라서 담뱃값에 붙는 준조세인 건강진흥기금을 75배나 올리겠다는정부의 생각은 국민건강을 염려하는 탁월한 지혜라고 믿고싶다. 현재 우리 흡연인구는 1,300만명 쯤으로 추산된다.한국에서 담배는 사실상 정부가 독점판매하고 있고 대리인격인 담배인삼공사는 담배 전매로 연간 3조5,000억원을 벌어들이고 있다.비꼬자면,정부는 국민들의 건강을 해친 대가로 이만큼의 돈을 벌어들이고 있는 셈이다.그러면서도 금연 캠페인을 벌인다,‘그린존’을 만든다,금연 월드컵을 치른다며 법석이다.흡연권과 혐연권은 헌법 제10조가 보장하고 있는 행복추구권의 쌍생아라는 사실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당국은한편으로 국민건강을 내세우며 뒤로는 돈을 챙긴다.건강보험 재정파탄이 애연가들의 책임인가? 정부가 진정으로 국민의 건강을 증진시키겠다면 담뱃값을 올려 국민으로 하여금담배를 끊게 하겠다고 하는 것이 옳다. 최근 미국 로스앤젤레스 법원은 담배회사인 필립모리스사에 대해 40년간의 흡연으로 암에 걸린 리처드 보켄에게 ‘담배를 피우면 죽을 수도 있다’는경고를 소홀히 했다는점 등을 들어 30억달러의 배상금 지급 평결을 내렸다.미국은 ‘판매유죄’이고 한국은 ‘흡연유죄’인가. 김경홍 논설위원 honk@
  • 보훈원로들의 남북화해 ‘응원’

    6일 오전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강동구 둔촌동 서울보훈병원 방문은 당초 예정시간을 배 이상 넘겨 40여분동안진행됐다.김 대통령과 입원중인 환자들이 손을 맞잡고 가슴속에서 우러나오는 대화를 나눴기 때문이다. 특히 뇌경색으로 입원중인 김승곤(金勝坤·87) 전 광복회장은 “내가 독립운동을 할 때 ‘정의는 최후에 승리한다’는 말을 들었다”면서 “김정일(金正日) 위원장의 남한방문을 반대하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니 대통령께서 옳은 일은 불굴의 정신으로 끝까지 밀고 나가라”고 당부했다.이에 김 대통령이 “선생님을 격려하고 인사하러 왔는 데 오히려 저를 격려해주셔서 거꾸로 됐다”고 말해 병실에 웃음꽃이 피었다. 이어 김 대통령은 대장암으로 입원한 이강훈(李康勳·99)전 광복회장 병실에 들렀다.김 대통령은 이 전 회장이 말을 못 알아 듣는다는 것을 귀띔받고 병실에 놓여있던 연습장에 “국민 모두가 선생님을 존경합니다.건강에 특별히 유의하셔서 선생님의 소원이신 남북관계 개선과 통일에의 굳건한 길닦음을 지켜 보십시오.옥체보전하십시오”라는 글을적어 전달했다. 이 전 회장은 “티베트의 달라이라마를 김 대통령 다음으로 존경하고 숭배하는 데 한번 만나보라”고 권유하기도 했다. 오풍연기자 poongynn@
  • ‘세친구’연출 송창의 PD…“어른들에 볼거리 제공 큰 보람”

    종영을 앞두고 본격적인 짝짓기 작업에 들어갔던 MBC시트콤 ‘세친구’는 뜻밖의 반전을 택했다.9일 마지막회에서결혼에 골인하는 커플은 윤다훈-안연홍 한쌍뿐.박상면은임신한 누님(반효정)에게 결혼식을 양보하고 정웅인은 레즈비언 취향의 민희에게 버림받고 만다. 지난 4일 마지막 녹화를 끝낸 ‘세친구’팀은 서울 강남구의 모 회사 지하강당을 빌려 오붓한 쫑파티를 열었다.한바탕 잔치가 끝난듯한,시원과 섭섭이 엇갈리는 묘한 분위기. 맥주 몇잔에 얼굴이 붉게 달아오른 송창의PD는 “잘 나갈때 끝내보는 게 소원이었는 데 뜻대로 돼서 다행”이라는말부터 꺼냈다. 14개월동안 마누라보다 대본작가들의 얼굴을 훨씬 많이봤다며 우선 한달동안은 배낭 하나 메고 실컷 국토순례나한 뒤 6월부터 새 작품에 돌입할 생각이란다.“10대 위주로 돌아가는 TV에서 어른들이 볼만한 프로를 제공했다는데 보람을 느낍니다.다만 ‘세친구’인기가 자극적 소재를사용한 시트콤을 양산시킬까봐 걱정스러워요.” 송PD는 MBC에서 20년동안 ‘토요일 토요일은 즐거워’‘남자셋 여자셋’등 오락물을 연출한 잘나가던 PD 출신.지난해 10월 ‘세친구’를 갖고 외주제작사로 옮겼다.시트콤‘케빈은 12살’을 보고 저렇게 자연스럽게 웃기는 프로를 만들고 싶다는 꿈을 꾼지 꼭 10년만이다. “6∼7년 전만 해도 탤런트 보고 코미디하라면 ‘날 어떻게 보냐’고 화를 냈는데 요즘은 시트콤에 대한 인식이 확실히 변했어요.” 이승연,박중훈 등 수많은 까메오들이 섭외도 안했는데 ‘출연 좀 할 수 없느냐’며 자청해왔다고귀띔했다. 그가 내세우는 ‘세친구’만의 성공비결은 탄탄한 스토리전개.다른 시트콤들이 등장인물들의 캐릭터에 재미를 의지하는 반면 ‘세친구’는 기승전결을 명확히 했다. 앞으로 어떤 시트콤을 선보일지 아직 모른겠단다. 가족물이든 성인물이든 자신의 스타일대로 상대적으로 제약이 덜한 오후11시대를 지키겠다는 방향만 세웠다. “저는 송 감독님을 믿어요.앞으로도 그분이 하신다면 무조건 출연할 거예요.”곁에서 잠자코 맥주잔을 들던 윤다훈이 한마디 거들었다.그는 대마초 사건으로 탈락한 신동엽 대타로 들어가 톱스타급으로 훌쩍 커버린 장본인.하긴어찌 출연을 마다하겠는가.‘세친구’가 그에게 물어다준CF만도 무려 27편이 된다는데.(참고로 ‘세친구’출연진들이 벌어들인 총 CF개런티는 40억∼50억원에 이른다는 추산이다.)허윤주기자 rara@
  • [씨줄날줄] 헤이그의 권판사

    네덜란드의 작은 도시 헤이그,우리에게는 통한의 과거가 서려있는 곳이다.1907년 7월 14일,이준(李儁) 열사는 만리 타국 네덜란드 헤이그 여관에서 쓸쓸하게 운명했다.같이 파견됐던 이상설(李相卨) 특사와 여관 주인 두 사람만이 그의 임종을 지켜보았다.열사는 그 해 4월 22일 고종황제 의 밀명을 받고 서울을 떠나 6월 25일 헤이그에 도착했다. 6월 15일부터 열리고 있는 제2회 만국평화회의에 참석,을 사조약의 부당성을 각국 대표들에게 알리기 위해서였다.그 러나 일본측의 방해로 회의장에 입장하지 못하자 열사는 그 자리에서 할복을 시도했다.울분을 삭이지 못한 열사는 함께 파견된 이상설,이위종(李瑋鍾) 등과 현지 신문에 대 한제국의 처지를 알리는 호소문을 배포,일본의 침략을 세 계에 고발했다.그리고 단식끝에 순국했다. 94년 전,이준열사가 입장을 제지당했던 만국평화회의를 기념하기 위해 건립된 헤이그 ‘평화궁전’에 국제사법재 판소(ICJ)가 있다.만국평화회의 정신을 계승해 평화를 짓 밟은 국제사범을 다루는 기관이다.이 유서 깊은 국제사법재판소 산하기구인 국제형사재판소(ICTY)에 한국 권오곤( 權五坤·48·대구고법 부장판사)판사가 재판관으로 선임됐 다.거의 한세기가 지나서야 이준열사의 분(憤)을 조금이라 도 풀게 된 셈이다. 권 판사가 국제형사재판관으로 신청하게 된 동기도 이준 열사의 원혼과 관계가 있다.즉 후배 판사로부터 헤이그의 이준 열사 기념관에서 일하는 한국 할머니의 소원이 “국 제사법재판소가 들어 있는 ‘평화궁전’에 한국인이 진출 하는 것을 보는 것”이라는 얘기를 들은 게 직접적인 동기 가 됐기 때문이다.국제사법재판소 설립 후 일본 법조인은 두 명이나 진출했는데 한국 법조인은 없다는 그 할머니의 이야기를 전해 들은 권판사는 마침 법무부로부터 국제형사 재판관 신청자 접수 소식에 그 길로 신청서를 낸 것이다. 국제사법 기관에 한국인의 진출은 박춘호(朴椿浩)국제해 양법재판관이 유일했다.이번 권 판사에 이어 오는 10월에 있을 국제법위원회 후보에 오른 한양대학교 지정일(池楨日 )교수가 선임되면 겨우 체면은 서게 된다.이준 열사의 진 혼제가 따로있겠는가. [김재성 논설위원 jskim@]
  • [사설] 어떻게 ‘노예매춘’이…

    인두겁을 쓰고 어떻게 그럴 수 있는가.접대부 10여명을 쇠창살을 단 방에 가두고 매춘을 시켜온 충북 청원군의 술집주인 부부를 서울 용산경찰서가 검거했다.이 부부는 10여년동안 속칭 ‘방석집’을 운영하며 접대부들을 매춘시켜 번돈으로 지역에서 유지 행세까지 해 왔다.남편은 지역 사교클럽 회장이고,부인은 학교의 자모회장을 맡기도했다.이들에감금돼 혹사당한 접대부들은 여러 차례 강제 낙태수술을 받았고 아홉 번이나 받은 경우도 있다.수술받은 날에도 매춘을강요했다니 부부의 인면수심(人面獸心)은 끝이 보이지 않는듯하다. 이런 끔찍한 인권 사각지대가 있고서야 어찌 문명한 국가라고 할 수 있는가.법치국가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인가.그 지역에는 경찰관서도 없단 말인가.끊임없이 강조돼온 매매춘 단속은 공염불이었던가.윤락의 길에 들어선 본인들에게도 책임은 있는 것 아니냐고 물을지 모르지만 그것이 그들에 대한잔혹행위를 정당화할 수는 없는 것이다.그들을 짐승처럼 우리에 가두고 성노예처럼 부리며 착취할 권리는 아무에게도없다. 매매춘은 경찰이 ‘전쟁’이라는 말까지 붙이며 강력단속해온 것이다. 이른바 ‘노예매춘’의 참혹한 실상도 이미 지난해 9월에 발생한 전북 군산의 윤락가 화재 때 여실히 알려져사회의 공분(公憤)을 일으켰던 것이다. 화재로 윤락녀 다섯이 불에 타 숨졌는데 그 가운데 한 사람이 남긴 일기장에는감시받지 않고 동네 목욕탕에 한 번 가 보는 것이 소원이라고 씌어 있었다.젊은 나이에 목욕탕도 마음대로 가지 못하고사라진 가련한 영혼을 가슴아파하며 이 사건을 계기로 ‘노예매춘’이 없어졌으리라고 우리는 믿었다. 아직도 ‘노예매춘’이 있고 또 다시 우리는 ‘방석집’에서 피맺힌 일기장을 읽는다.지난해 타다 남은 집에서 나왔던일기장의 사연과 결코 다르지 않은, 절망에 빠진 이들의 절규를 듣는다.“1분 1초마다 숨통이 끊어질 것 같다” “죽고싶다. 죽으면 훨훨 나는 새로 환생하고 싶다” “100m 거리도 안되는 슈퍼도 마음대로 못 가는…” 등등.소외받는 이들이 절망의 일기장을 쓰지 않아도 되게 가장 그늘진 곳의 인권에 더 한층 깊은 관심이 기울여져야 한다.소외계층과 장애인 등을 학대하고 착취하는 자들은 더욱 준엄하게 처벌되어야 한다. 단속 관서에도 책임을 분명하게 묻지 않으면 안된다. 작은지역사회에서 단속 기관의 묵인이나 비호 없이 다년간 가혹한 위법행위가 자행될 수 있는가.경찰서,보건소,군청 어느한 군데서도 몰랐다는 것은 믿기 어렵다.탈출한 피해여성이왜 서울까지 와서 신고해야 했겠는가를 해당 지역 관계자들은 생각해 보아야 한다.
  • [희망 2001] 결식아동에‘사랑의 도시락’

    “탈주범 신창원(申昌原)이도 결식아동이었어요.밥을 굶은아이들이 거리를 떠돌지 않도록 돌봐줘야 합니다”. 사회복지법인 ‘월드비전’ 이상구(李相九·45) 대전·충남지부장은 결식아동에 대한 어른들의 사랑과 관심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 지부장은 소년소녀가장 등 대전지역의 결식아동 250명에게 매일 저녁 도시락을 배달해 주는 ‘사랑의메신저’이다. 가정주부 등 자원봉사자들이 정성스럽게 만든 도시락을 오후 6시만 되면 결식아동들의 집에 하루도 거르지 않고 날라다 주고 있다. 이 지부장은 사랑이 결여돼 있는 한끼의 밥은 의미가 없다고 강조한다 식품영양학을 전공한 영양사가 짠 식단을 토대로 흰쌀밥과4∼5가지의 반찬이 도시락에 들어가며 우유·과일·요구르트 등 보조식도 함께 제공된다. 집에서 어머니가 직접 지어 주는 밥처럼 도시락이 식지 않도록 1시간 이내에 결식아동들에게 전해준다. 충남 부여에서 7남매중 다섯째로 태어난 이 지부장은 “어린시절 흰 쌀밥을 배부르게 먹는 게 소원이었을 정도로 가난하게 살았던 것이 이 일을하게 된 직접적인 계기”라고 말한다. 지금은 SBS와 함께 모금활동을 벌여 모아진 성금 1억5,000만원으로 결식아동들에게 저녁도시락을 나눠주고 있지만올 5월부터는 독지가·후원자들을 적극 발굴해 이 사업을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 이 지부장은 상대적으로 낙후된 지역에 있는 29개 초등학교에서 결식아동을 추천받은 뒤 자원봉사자들과 3개월간 가정방문 등 실사를 벌이는 치밀함도 보였다.한끼의 밥이 정말로 필요한 아이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도시락을 먹는 아이들이 몸무게가 늘고 얼굴이 좋아졌다며흐믓해 하는 이 지부장은 많은 독지가들이 결식아동들에게새 희망을 듬뿍 안겨 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대전 최용규기자 ykchoi@
  • 실향민 팔순할머니 전재산 4억 장학기금 기탁

    실향민인 80대 할머니가 33년동안 식당을 운영하면서 모은 전 재산을 장학기금으로 내놓았다. 부산시 동래구 온천동에 살고 있는 이부미(李富美·82)할머니.함경남도 함주군이 고향인 할머니는 67년 온천동의 허름한 판잣집에서 식당을 시작해 33년동안 푼푼이 모은 4억원의 전 재산을 출연해‘부미장학회’를 설립,올해부터 생활이 어려운 함경남도 출신 실향민 자녀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 할머니가 아낌없이 전 재산을 내놓게 된 것은 딸 이경숙씨(45·부산혜성학교 정신지체자 교사)가 도민장학회의 장학금을 받으며 대학을 졸업한데 대한 고마움을 보답하는 게 도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6·25전쟁 이후 재부 함경도민회 회장을 역임했던 남편 이부원씨(74년 작고)의 평생 소원이 실향민들을 위한 장학회를 설립하는 것이었다는 점도 한몫했다. 지금도 온천동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이 할머니는 평소 밥알 하나도 버리지 않을 정도로 근검절약이 몸에 베어 있었지만 장애자와무료급식소 등에는 아낌없이 도움을 줄 정도로 인정이 넘쳤다.이 할머니는 “실향민 자녀들이 장학금을 받아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인재로성장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
  • 鄭현준·李경자씨 오늘 기소

    동방금고 불법대출 및 로비의혹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지검 특수2부(부장 李德善)는 13일 정현준(鄭炫준) 한국디지탈라인 사장과 이경자(李京子) 동방금고 부회장 등 이 사건 관련 구속자 14명중 구속기한이만료된 10여명을 14일 기소하면서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하기로 했다. 검찰은 이번 사건을 ‘부도덕한 벤처기업인과 사채업자가 결탁해 주도한 불법대출 사건’으로 규정,관련자들을 기소한 뒤 ▲정·관계 로비의혹 ▲금융감독원 직원들의 불법대출 등 묵인 여부 ▲사설펀드 가입자 등의 위법행위 여부 등은 보강 수사를 계속할 방침이다.그러나유조웅(柳照雄) 동방금고 사장,오기준(吳基埈) 신양팩토링 대표 등정·관계 로비 의혹의 핵심 관련자들이 해외로 도피,정씨와 이씨 등을 기소하는 선에서 수사는 사실상 종결될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은 지난달 23일 금감원으로부터 고발장을 접수한 이후 정씨와이씨 등 불법대출 관련자와 금감원 김영재(金暎宰)부원장보,청와대 8급직원 이윤규씨 등 14명을 구속했다. 검찰은 이날 ‘청와대 과장’을 사칭한 이씨로부터 “친인척 7∼8명의 돈을 모아 정씨에게 6억9,000만원을 투자했다”는 진술을 확보,투자금을 낸 이씨 친·인척들을 소환조사했다. 검찰은 또 이씨가 비서실장 공관에서 청소원이 아닌 비서 역할을 했다는 의혹과 관련,“비서실장 공관에서 단순 청소,경비,잔심부름을했다”는 이씨의 진술을 공개했다. 김경운 박홍환기자 kkwoon@
  • 이기남 할머니, 北장남 소식에 눈물

    “큰아들이 나를 찾는다니 참말 같기도하고 헛말 같기도 해.꿈이 아니었으면 좋겠어….” 50년을 하루같이 큰아들을 기다려 온 이기남(李寄藍·89·서울 강북구 수유동)할머니는 북에서 장남 이맹환(李孟煥·69)씨가 자신을 찾는다는 사실이 아직 믿기지 않는 듯 이같이 말했다. “아들을 만나서 같이 살 부비고 하룻밤이라도 자는 것이 소원이었어.죽었으려니 하면서도 꼭 살아있기를 기도했는데 살아있어서 그저고마울 뿐이야.” 아들의 이름을 자꾸 되뇌이던 이씨는 “큰 놈을 처음 보면 큰 소리로 이름을 불러주고 싶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진주농림중학교 4학년이던 맹환씨는 6·25가 발생한 1950년 9월 어느날 밤 동네 청년 4명과 함께 사라져 버렸다.남편도 전쟁통에 잃었다. 전쟁 당시 이씨가 살던 진주는 집 뒷산이 하루에도 몇차례씩 주인이바뀌는 격전지였다. “지금까지 살아 있는 것이 신기하다”는 이씨는 홀몸으로 농사를지으며 3남매를 훌륭하게 키워냈다. 이씨는 지난 8월 남북이산가족들이 상봉하는 장면을 함께 사는 둘째 아들 진환(珍煥·63)씨의 손을 꼭 잡고 부러움 속에 지켜봐야만 했다. 이씨는 “남들 만나는 것만 보다 내가 직접 50년 만에 처음으로 북에 있는 아들 소식을 듣게 되니 흥분돼 잠을 이룰 수가 없다”면서“한없이 착하던 큰아들이 살아 있는 것만도 감사할 일”이라고 말했다. 진환씨는 “제가 서울에서 방학을 맞아 고향집으로 내려가는 7월쯤이면 어머니는 아들 오는 것을 보기 위해 항상 동네 입구 밭에서만일하셨다”면서 “50년 만에 돌아올 큰아들을 기다리는 심정이야 오죽하겠습니까”라고 이씨의 설렘을 대변했다. 윤창수기자 geo@
  • ‘의보수가 인상’ 헌법소원 제기

    보건복지부가 지난 9월1일자로 고시한 의료보험 진료수가·약제비산정 규정이 국민의 행복추구권과 재산권 등을 침해하는 것이라는 헌법소원이 제기됐다. 박영선씨(33·여·서울 명륜동)는 24일 “정부는 지난 7월말 의료계가 2차 집단폐업에 들어가자 의료계의 불만을 해소키 위해 법이 정한 절차를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의보수가 인상을 위해 진료수가와 약제비 규정을 개정했다”며 헌법재판소에 심판청구서를 냈다. 박씨는 “이같은 위법 처분으로 의보 가입자들은 영문도 모른 채 부담이 가중되고 집단폐업을 했던 의료인들은 막대한 부당이득을 얻게됐다”고 덧붙였다. 이종락기자 jrlee@
  • 예산실 직원 뒤늦은 여름휴가

    기획예산처 예산실 직원들이 찬바람 부는 가을이 돼 뒤늦은 여름 휴가를 즐겼다.물론 이틀,혹은 길어야 사흘 뿐의 짧은 시간이긴 하지만 달콤하기만 하다. 기획예산처 전윤철(田允喆) 장관은 지난 2일 간부회의에서 예산업무를 잘 마친 데 대해 격려하고 업무에 차질을 빚지 않는 한에서 못다한 여름 휴가를 다녀오라고 지시했다. 예산 업무는 5월정도부터 서서히 시작된다.점차 바빠지다가 본격적여름 휴가철인 7,8월에는 밤샘을 ‘밥먹듯이’ 한다.여름 휴가를 즐기는 것은 엄두도 못낼 형편이다.휴가는 커녕 집에서 저녁밥 한 번먹는 게 소원이라는 게 예산실에서 근무하는 직원 93명 대부분의 설명이다. 9월말,10월초까지 정신없이 지내며 예산을 마무리한다.여유를 찾을수 있는 때다.하지만 이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다.10월 추경예산안,11월 2001년 본예산 처리 등 일정이 계속 잡혀 있다.이때를 놓치면 여름휴가는 ‘다 갔다’고 보면 된다. 예산실 한 서기관은 “공휴일을 포함해 사흘의 꿀같은 휴가를 다녀왔다”면서 “아이들에게 오랜만에 아빠 노릇 한것 같다”고 웃음지었다. 다른 대부분 직원들 역시 “이런 일은 매년 반복될 수밖에 없는 예산실 근무 직원의 현실”이라면서 덤덤히 받아들이고 있다. 5월말까지 예산을 신청받은 뒤 각 부처·기관과 한정된 예산을 가지고 휴가도 없이 진땀흘리며 씨름을 하지만 칭찬은 고사하고 욕만 먹기 일쑤인 예산처 직원들의 고충(苦衷)은 한층 커질 수밖에 없다. 박록삼기자 youngtan@
  • 조총련 재일동포 梁錫河씨 ‘눈물의 귀국’

    “어머니!아들이 이제야 왔습니다” 59년만에 104세의 노모를 만나기 위해 22일 입국한 조총련계 재일동포 양석하(梁錫河·73)씨는 워커힐호텔에서 조카 창훈씨(36·서울 동작구 상도동)를 만나 “내가 너의 못난 큰아버지란다.어서 빨리 어머니 곁에 가고 싶구나”하고 부둥켜안았다. 창훈씨 역시 “잘 오셨어요.할머니가 손꼽아 기다리셨어요”라며 눈물을 글썽거렸다. 제주도에 살며 아들을 애타게 기다려온 어머니 윤희춘(尹喜春·103)씨는 이날 개별 상봉이 이뤄진 서울 쉐라톤 워커힐호텔까지 오지 못했다. 석하씨는 “지난 88년 일본에서 어머니를 만났을 때 어머니가 ‘네가 고향에 돌아올 때까지 살아 있겠다’고 약속하셨다”면서 “통일된 조국에서 어머니의 여생을 지켜드리고 싶다”며 입술을 깨물었다. 6형제 중 셋째였던 석하씨는 초등학교를 마치고 집안일을 거들다 14세 때인 1941년 일본으로 건너가 술공장 종업원,쌀장수 등을 거쳐 65년 비닐제조공장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양씨의 가족사는 우리 현대사의 아픔 그 자체였다. 둘째 형 은하씨는 4·3사건 발발 직전 경찰에 끌려가 죽었고,큰 형윤하씨 역시 6·25전쟁 중에 제주에 불어닥친 예비검속에 걸려 처형됐다.넷째 동생은 6·25당시 인천 형무소에서 소식이 끊겼다.석하씨의 5남2녀 가운데 두 아들과 맏딸은 평양에 살고 있다. 어머니의 곁을 지금까지 지킨 자식은 막내 덕하(德河·60·제주시일도2동)씨다. 석하씨는 “어머니는 두 아들과 며느리,손자의 시신까지 손수 거두며 한많은 인생을 살아 왔다”면서 “못난 이 아들을 만나 가슴에 맺힌 한이 조금이나마 풀어지셨으면 좋겠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말도 제대로 못할 정도로 노쇠한 윤씨는 “죽기전에 아들을 만나는게 소원이었는데,이제 그 소원을 풀게 돼 기쁘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제주 김영주 이창구기자 window2@
  • “효자아들이 온가족 소원 풀었다”

    “더 이상 바랄 게 없습니다” 한국 펜싱 사상 최초로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김영호(金永浩·30대전시 도시개발공사) 선수의 충남 논산시 연산면 임리 고향 집은축제분위기에 힙싸였다.금메달을 따는 순간,안방에서 TV를 보던 어머니 현순돌씨(玄順乭·65),부인 김영아씨(金榮娥·30) 등 가족은 서로얼싸안고 기쁨의 눈물을 쏟았다. 아들 동수군(3)은 어떤 경사가 있는지도 모른 채 엄마가 기뻐하자덩달아 ‘까르르’ 연방 웃어댔다. 어머니 현씨는 “이제 온가족의 소원이 이뤄졌다”며 “15년 전 남편을 먼저 하늘로 보내고 자식을 키우느라 고생한 일들이 눈 녹듯이사라졌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현씨는 “어젯 밤 남편이 돈 봉투 2개를 주고가는 꿈을 꿨다”며 “이 때문에 오늘 아침부터 기분이 좋아 내심 금메달 소식을 기다렸는데 소원이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같은 팀 선수로 만나 함께 국가대표로 활약하다 4년 전 결혼한 부인김씨도 “오늘 아침 ‘보고싶다’는 남편의 전화를 받았다”며 “돌아오면 남편이 좋아하는 닭도리탕을 맘껏 해주고싶다”고 기뻐했다. 대전에 살고 있는 부인은 이날 점심 때 아들과 함께 김선수의 고향집으로 달려와 가족과 합류했다. 2남4녀 가운데 막내 아들인 김선수는 아버지가 지난 85년 위암으로숨진 뒤 어머니가 넓지않은 논밭을 가꿔가며 자식을 키우는 게 안타까워 훈련중 틈틈이 시간을 내 농삿일을 거드는 등 동네에서 소문난효자. 현씨는 “지금은 영호를 뒷바라지해 줄 수 있는 여유가 생겼지만 그때에는 형편이 어려워 영호에게 별 도움을 못 준 게 안타깝다”고지난날을 되새겼다. “올림픽에 나가기 전 영호에게 부담이 될까봐 메달 얘기는 한번도안했다”는 현씨는 준결승전이 열리기 전까지 떨리는 가슴을 어쩌지못하는 듯 집 앞 논밭에 나가 일에 매달리기도 했다. 김선수가 소속된 대전시도시개발공사 직원들도 일손을 놓고 TV를 보다 금메달이 확정되자 일제히 일어나 박수를 치는 등 들뜬 하루를 보냈다. 공사 관계자는 “김 선수가 무척 자랑스럽다”며 대전시와 협의해대대적인 환영대회를 열겠다고 말했다. 논산 이천열기자 sky@
  • [대한시론] 가족은 함께 살아야 한다

    잘 아는 재일교포 한분이 며칠전 고향을 찾아왔다.한 살 때 부모를따라 일본에 건너가 고생이란 고생은 몽땅 겪으면서 자랐다고 한다. 배는 고프고 먹을 것은 없고 일을 나간 부모님은 돌아오지 않았다.그래서 일본 사람들이 버린 쓰레기통을 뒤지고 근처 밭에 나가 배추,시래기를 주어와 국을 끓여 먹으며 자라서 이제는 일본 사회에 당당하게 자리잡은 분이다. 너무 힘들고 가난하게 살아서 그 어머니는 평생토록 고향에 대해 등을 돌리고 살았다고 한다.온가족을 남부여대해 남의 땅으로 내몬 고향을 뭣 때문에 그리워하느냐고.그러나 늙고 편찮으셔 돌아가실 나이가 되자 그토록 완강하던 어머니가 고향노래를 부르기 시작하셨다.한번만 가보고 싶다고,아들 낳았다고 너울너울 춤추던 고향집 마루를한번 밟아 보고 싶다고.먹을 것이 없어 주저앉아 펑펑 울던 그 고향집 초라한 부엌에 쌀 가마니 몇 개만 들여 놓는 걸 보면 소원이 없겠다고 하셨다. 그래서 아들은 병 들어 잘 움직이지도 못하는 어머니를 휠체어에 태우고 고향을 찾았다.이제는 옛 모습이라고는찾을 길 없어진 고향에가니 잘 걷지도 못하던 어머니가 휠체어에서 벌떡 일어나 언덕 위에서 있는 느티나무를 향해 훠이훠이 올라가시더라고 했다.이제 그 어머니는 백골이 되어 소원대로 고향땅에 묻혀 계시고 그 아들이 예순이 훌쩍 넘어 병든 몸으로 고향을 찾아 온 것이다. 그런데 불가사의한 것은 자기는 한 살 때 고향을 떠나 고향에 대한추억도 전무하고 일본에서도 성공해 잘 살고 있는데 왜 나이가 들어가면서 이렇게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짙어지는지 이유를 모르겠다는것이다.이번 남북 이산가족 상봉장면을 지켜보면서 사흘 동안 어찌나울었던지 머리가 아프다고 하면서. 전에는 추석 귀향길 뉴스를 읽고도 도저히 이해를 할 수 없었다고도 했다.도대체 두어 시간이면 후딱갈 고향을 열 몇 시간씩 정체를 만들면서 다녀오는 이유가 뭔지 아무리 생각해도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질 않았다는 것이다.그것도 갔다가하룻밤 자면 또 그 고생을 하며 돌아올 것을. 그러나 이번에 그 상봉장면을 내내 지켜보면서 그 분은 모든 의문이풀렸다고 했다. 우리 민족이가지고 있는 한(恨),서러움,그리고 효(孝)에 대해 이해를 하고 나니 갑자기 어린애처럼 어머니가 누워 계시는 고향에 가고 싶어 잠이 오지 않았다고 했다. 200명의 이산가족들이 가지고 있던 저마다의 한과 설움,그리움이 200가지 모양으로 보여지면서 남과 북의 모든 사람들을 울게 만들었다. 눈물의 화합,눈물의 카타르시스라고나 할까.나도 종일을 훌쩍거리면서 거기에 내 설움까지 겹쳐져서 걷잡을 수 없는 지경까지 가게 되는경험을 했다.돌아가신 어머니 생각에 가슴이 미어지고 여름내내 전화한통 넣지 않았던 아버지가 그리워지고 멀리 떨어져 살고 있는 딸들이 못견디게 보고 싶어 부랴부랴 떨리는 손으로 전화번호를 눌렀다. 그렇다.이번 남북 이산가족 상봉장면은 전 국민을 울렸을 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가족이 무엇인지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주는 계기가 됐다.가족이 헤어지지 않고 함께 살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커다란 축복인가.이것 하나만으로도 우리는 이산가족들에게 고개를 들수 없도록 미안할 수밖에 없다.가족은 무조건 함께 살아야한다.함께살 수 없으면 보고 싶을 때 만나게라도 해줘야 한다. 이제 얼마 안남은 추석,우리는 모두 고향으로 가기 위해 전국의 길을 꽉 메울 것이다.그러면서 이 고생을 하면서라도 구애받지 않고 돌아갈 수 있는 고향이 있고 그곳에 가면 우리를 기다리는 부모님을 뵐 수 있다는 사실을 각별히 감사하게 생각해야 할 것이다.1,000만 이산가족이라고 한다.그분들이 함께 모여 살지는 못하더라도 보고 싶을 때 만날 수 있는 장소라도 하루빨리 만들어질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손숙 연극배우·전 환경부장관
  • 고시촌 산책/ 군필자 시험응시 불이익 없어야

    지난해 12월 헌법재판소는 7·9급 공무원시험 등에서 군필자에게 부여되는 가산점이 위헌이라는 결정을 내렸다.그 이후 한동안 들끓던여론은 이제 좀 잠잠해 진 것 같지만,여진(餘震)은 아직도 계속되고있다. 얼마전 공무원시험 등에서 10%의 국가유공자 가산점에 대한 헌법소원이 제기됐다.그런가 하면 지방·기술고시 1차시험 합격자들은 “군필자와 미필자에게 동일한 응시연령이 적용되는 것은 위헌”이라는헌법소원을 제기,현재 헌재에 계류중이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국토방위의 임무를 수행한 젊은이들에게 어떤식으로든 보상이 필요하다는 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드물 것이다. 설사 헌재 등의 주장처럼 “의무의 이행에는 보상이 따르지 않는다”고 할지라도 최소한 군필자들이 군복무로 인해 잃게 되는 기회만은보전(補塡)돼야 할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우선 지방·기술고시 1차 합격자들의헌법소원에서도 보듯 군필자들은 군복무기간만큼 응시기회를 박탈당하고 있다.행정자치부는 “고시합격 평균연령에 비추어 볼 때 응시제한 연령 32세면 충분히 응시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행자부는 군필자들이 병역미필자들에 비해 3회 정도 응시기회를 박탈당하는 데 대해서는 아무런 설명도 하지 못하고 있다. 군필 수험생들이 받는 불이익은 또 있다.공무원시험에서 동점자가발생했을 때 연소자를 우선 선발한다는 규정이다.만일 30세의 군필남성수험생과 28세의 미필수험생이 동점을 받았을 경우 군필자는 탈락하게 되는 것이다.그가 26개월 혹은 그 이상의 기간 군복무를 했다는 사실은 전혀 고려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군필 수험생들에게 군복무기간만큼 응시연령을 연장해 주고,동점자처리기준을 합리적으로 개정하는 것은 가산점제도처럼 여성등에게 상대적인 불이익을 주지 않으면서도 군필자들의 권익을 되찾아 주는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나라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젊은이들의 수고에 대해 최소한의 감사와 애정은 표시할 줄 아는 나라,아니 적어도 그들의 가슴에 못을 박지는 않는 나라,그게 진정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나라’일 것이다. 김채환 고시정보신문사 대표
  • 남북이산상봉/ 안타까운 사연

    서울 강동구 암사동 김경효씨(42)는 북에 있는 배 다른 형제들을 찾는 애절한 사연이 담긴 편지를 손에 들고 17일 하루 종일 워커힐호텔 주변을 서성댔다.행여 1·4후퇴때 북에 가족을 두고 월남한 뒤 새살림을 꾸린 아버지 김성권(87·金成權)씨 고향인 평남 강서군 누차면 장진리에 사는 북측 이산가족을 만나 편지를 전달할 수 있을까 하는 기대 때문. “북에 계신 누님,형님들께”로 시작하는 편지에는 50년의 세월 동안 북에 두고 온 가족들 때문에 고통을 받아 온 아버지의 아픔과 이를 옆에서 지켜본 경효씨의 효심이 올올이 배어 있었다. “아버지는 56년 지금의 저희 어머니와 결혼,두 살 위 누이와 저를낳으셨지만 언제나 북에 두고 온 부모와 동생들,그리고 5남매를 잊은 적이 없으셨습니다.해마다 추석과 설날,가족들의 생일 때면 홀로 남 몰래 우시는 걸 보며 자랐습니다.북에 계신 누님·형님중 누구라도이 편지를 읽을 수 있다면 소원이 없겠습니다.이번 이산가족 방문단에 뽑히지 못한 아버지의 실망감은 이루 말할 수가 없고 곁에서 지켜보는 저는아버지 건강이 더욱 나빠질까 걱정입니다.” 남쪽 자식들 눈치를 보시면서도 TV만 하염없이 바라보는 아버지를차마 두고 볼 수 없어 북측 이산가족들이 묵고 있는 워커힐호텔로 왔다는 김씨는 편지를 결국 전달하지 못했다.김씨는 “편지를 전달했다는 소식이라도 아버님께 들려 드려야 한다”면서 기자의 손에 편지를 꼭 쥐어 주고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류길상기자 ukelvin@
  • 남북이산상봉/ 서울방문단 개별상봉 백태

    남북 이산가족 상봉 이틀째인 16일 북측 가족들은 숙소인 워커힐호텔에서 남측 가족들과 2시간 동안 개별적인 만남을 가졌다.남북의 자식들은 돌아가신 부모의 영정을 모시고 제사를 올리거나,북에서 온형님의 생일잔치를 열었다.만남을 오래 기억하기 위해 사진과 비디오카메라 등으로 가족들의 모습을 담는 이들도 있었다. ■전날 치매에 걸린 100세 노모 조원호씨를 만났던 이종필씨(69)는호텔 객실에 동생 종국씨(53)가 가져 온 아버지의 영정과 술·건포·과일·향 등 제수용품을 놓고 그 동안 지내지 못했던 제사를 지냈다. 북에서 내려와 두 형을 만난 김인수씨(68)도 “형제가 함께 모여 부모님 제사를 모시는 것이 소원이었다”면서 호텔 객실에서 형님 가족들과 함께 제사를 올렸다. ■위암 2기로 서울중앙병원에 입원 중 휠체어에 몸을 의지한 채 50년전 헤어진 장남 안순환씨(65)를 만났던 이덕만(87·경기도 하남시 초일동)할머니는 순환씨가 묵고 있는 워커힐호텔에서 생애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장남의 생일잔치를 열었다. 이 할머니는 전날 아들을만나고 숙소인 올림픽파크텔로 돌아온 자리에서 자식들에게 “19일이 네 맏형의 음력 생일”이라면서 “상봉기간 중 맏형의 생일잔치를 열어주자”고 말했고,가족들은 케이크를준비해 조촐한 생일잔치를 마련했다.19일은 3남 문환씨(56) 생일도겹쳐 가족들은 합동 생일잔치를 벌였다. ■전날 노모를 만나지 못해 주위의 안타까움을 샀던 안인택씨(66)는앰뷸런스를 타고 워커힐호텔로 찾아온 병석의 어머니 모숙자씨(89)를극적으로 만났다. 안씨의 딱한 사정을 접한 대한적십자사는 모씨의 막내아들 안인석씨(58)에게 연락해 “16일 기회를 갖자”고 요청했고,결국 모씨는 이날오전 며느리 임영순씨(50)의 손을 잡고 앰뷸런스 편으로 워커힐호텔을 찾아 반세기 동안 헤어졌던 장남과 만났다. ■치매 때문에 상봉자 명단에서 제외됐던 김점희씨(79·경기도 연천군 전곡읍)는 아들 주준형씨(48)로부터 ”북에서 온 삼촌이 찾는다”는 말을 듣고 기적처럼 정신을 차린 뒤 동생 영기씨(67)를 만나기 위해 휠체어를 타고 워커힐호텔로 달려왔다. 만찬에 참석하기 위해 호텔을 나서던 영기씨는 로비에서 무작정 기다리고 있던 누나를 발견하고 “누님” 하며 와락 끌어안았으며,점희씨는 아무 말 없이 눈물만 흘리며 동생의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기만 했다. ■평양음악무용대학 교수 김옥배씨(62)는 15일 첫 상봉에 이어 하루만에 숙소인 워커힐호텔 1409호실을 들어서는 어머니 홍길순씨(87)를보자 다시 눈물을 터뜨렸다. 옥색 한복을 입은 김씨는 어머니께 큰절을 올린 뒤 교수증과 박사증을 꺼내 놓고 “장군님께서 이렇게 키워주셨고 행복하게 살았다”고‘응석’을 부렸고,어머니 홍씨는 “시집갈 때 끼워주려고 했다”면서 옥배씨의 혼기가 차 40년 전 마련해 고이 간직해 오던 백금반지를옥배씨 손에 끼워주었다. ■류미영 단장을 비롯한 북측 가족들은 개별상봉이 끝난 뒤 오전과오후 2개 조로 나뉘어 잠실 롯데월드 민속관의 선사시대,고구려 유적지 전시관 등을 둘러봤다.북측 가족들은 민속관을 관람한 뒤 ‘저자거리’에서 롯데월드측이 제공한 식혜를 마시며 휴식을 취했다. 롯데월드측은 ‘환영 남북 이산가족 상봉 서울방문단’이라는 대형현수막을 내걸었으며,26명으로 구성된 롯데월드 마칭밴드(marching band)는 ‘고향의 봄’ ‘우리의 소원은 통일’ 등을 연주하며 환영했다. 특별취재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