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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페이스북이 진짜 얼굴을 싫어합니다

    페이스북이 진짜 얼굴을 싫어합니다

    페이스북 심리학/수재나 E. 플로레스 지음/안진희 옮김/책세상/296쪽/1만 4800원 기술의 발달은 흔히 동전의 양면에 비유된다. 편리하고 효율적인 삶이라는 이기의 혜택이 있는가 하면 과도한 탐닉과 오·남용의 부작용이 따른다. ‘소셜미디어의 거인’으로 불리는 페이스북도 사정은 마찬가지이다. 삶의 거의 모든 순간을 기록하는 하나의 방식이란 측면에서 빠른 소통과 참여에 대한 찬사가 쏟아지는 한편 인간관계의 소원함과 자기 정체성 소멸에 대한 비판이 즐비하다. 지난 8월 24일 페이스북 하루 이용자 수가 10억명을 돌파했다고 한다. 이날 하루 지구상의 7명 중 1명은 페이스북에 접속했다는 얘기다. 실제로 지금 병원에서는 페이스북과 관련해 부작용을 호소하는 상담자가 줄을 잇고 있다. ‘페이스북 심리학’은 기술의 발달 가운데 부작용과 그늘의 측면을 집중 분석해 눈길을 끈다. 미국의 소셜미디어 전문가이자 임상심리학자가 지난 3년간 모든 연령대의 페이스북 이용자들을 인터뷰한 사례를 정리했다. 대상자들은 10대 청소년을 비롯해 엄마, 의사, 교사, 심리학자,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 전문가 등 모든 계층과 부류가 포함됐다. ‘나는 페이스북 때문에 해고당했다. 우울증과 심한 요통을 이유로 병가를 냈는데, 그만 선탠과 파티를 즐기는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리는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사장님과 페친 사이라는 걸 깜빡했던 거다. 다시 출근했을 때 사장님은 날 해고했다.’ ‘페이스북에서 가장 불쾌했던 것은 뉴스피드를 확인하다가 아기가 관에 들어 있는 사진을 본 일이다. 내 친구가 생후 3개월 된 아이가 죽었을 때 관에 담긴 모습을 진지하게 찍어 올렸다. 페이스북에 말이다. 심한 굴욕감을 느꼈다. 끔찍하고 잘못된 일이다.” 이 사례 말고도 페이스북 사용에 따른 폐해와 부작용은 책에 수두룩하다. 소외에 대한 두려움, 친구 끊기의 규칙과 영향, 사이버 폭력의 위험, 페이스북에서 인정받고 싶은 욕구…. 그리고 그 사연들은 간단하게 한 가지로 압축된다. 바로 가상과 현실을 분별하지 못해 느끼는 혼란이다. ‘보상과 쾌감 중추가 포함된 두뇌 영역에서 혈류 증가가 관찰되고 청각 처리와 시각 처리를 관장하는 영역에서 혈류 감소가 관찰된다.’ 2014년 미국정신의학협회가 발표한 인터넷 중독장애(IAD)에 관한 보고서이다. 인터넷에 접속해 더 많은 시간을 보낼수록 두뇌가 쾌감 영역에 더 집중하고 청각과 시각처럼 우리를 안전하고 기민하게 유지하는 두뇌 영역에서는 덜 집중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실제 최근 연구에 따르면 많은 사람들이 페이스북에서 결혼, 휴가나 행복한 이벤트를 담은 사진을 보고난 뒤 질투, 분노를 느꼈고 전체 이용자의 3분의1은 페이스북 사이트를 둘러본 후 자기 자신에 대해 불만을 느낀다고 한다. 저자는 이 대목에서 이렇게 말한다.“우리는 항상 남에게 뒤지지 않으려 애쓰고 페이스북은 단지 그렇게 하는 한 가지 방법을 제시할 뿐이다. 페이스북이 우리에게 제공하지 않는 것은 타인의 삶의 온전한 그림이다.” 그리고 이렇게 묻고 있다. “당신은 페이스북을 당신 삶의 반창고로 사용하고 있지는 않은가.” 그렇다면 페이스북은 당장 중단하고 폐기해야 할 문명의 이기일까. 저자는 대신 이렇게 말한다. “우리의 내면에는 새로운 기술 문명과 소셜미디어가 제공하는 기능들을 신중하게 즐기면서도 자신에게 솔직하고 다른 사람들과 긴밀히 관계 맺을 수 있는 힘이 존재한다.” ‘페이스북의 가장 좋은 점이 변화를 위한 강력한 도구’임을 인정한 저자는 ‘이용당하지 않고 이용하는’ 방법을 소상하게 적어 놓았다. “페이스북에서 한 친구를 칭찬했다면 현실에서도 반드시 누군가를 칭찬하라. 바로 그날 말이다.”“만약 온라인에서 무언가를 보고 영감을 받는다면 단순히 ‘좋아요’나 ‘공유하기’ 버튼을 클릭하는 데 그치지 마라. 자신에게 몸소 실천할 힘이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김성호 선임기자 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 [스타뷰] ‘장미란재단 이사장’ 장미란의 또 다른 도전과 삶

    [스타뷰] ‘장미란재단 이사장’ 장미란의 또 다른 도전과 삶

    ‘역도 여제’ 장미란(32)은 바벨을 내려놓은 지 꼭 2년 반 만인 지난 8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을 끝으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선수위원의 임기를 마치는 문대성(39)의 ‘예비 후계자’에 이름을 올렸다. 4명의 후보 가운데 아테네올림픽 탁구 금메달리스트인 유승민이 최종 낙점됐지만 예상을 깨는 결과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그의 탈락은 많은 사람들에게 아쉬움을 남겼다. 2년 전 그의 은퇴식이 사람들의 머릿속에 강렬하게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20대에 세계를 들어 올렸던 장미란은 당시 기자회견장에서 굵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미래를 말했다. 당시 장미란은 IOC선수위원에 도전해 보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이제 와서 그에게 탈락의 변을 듣고 싶은 건 아니었다. 올림픽 스타에서 장미란재단 ‘이사장’으로 변신한, 서른두 살 인간 장미란의 새로운 삶이 궁금해 그를 서울 서초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캐주얼 셔츠 차림에 안경을 낀 그의 모습이 약간은 낯설었다. 근육은 여전했지만 더이상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몸매로 선정될 정도는 아닌 듯했다. “운동을 관두면 바벨은 쳐다보기도 싫을 줄 알았는데, 운동을 안 하니 오히려 몸이 쉽게 피곤해지더라고요.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 1시간에서 1시간 30분씩 바벨운동을 합니다. 당연히 무게는 운동할 때의 50%에도 못 미치죠.” ●총선 출마설 금시초문… 제안 와도 생각 없어 그는 운동을 하지 않으면 체력이 못 버틴다며 혀를 내둘렀다. 그도 그럴 것이 은퇴 후 장미란은 잡힌 일정대로 움직여야 할 만큼 하루하루 바쁜 날들을 보내고 있다. 운동할 때는 운동에만 집중하면 됐는데 지금은 재단 일을 비롯해서 대통령직속청년위원회, 강연, 은퇴선수 모임 등 이것저것 해야 할 일이 많아 정신이 없단다. “얼마 전에는 체육인 대표로 광복 7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 활동을 했는데, 정부에 이렇게 다양한 부처가 있는지 미처 몰랐어요. 새로운 것을 배워 간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은퇴한 스포츠 스타 중 유독 사회적으로 왕성한 외부 활동을 하다 보니 뜻하지 않은 소문도 무성했다. 지난 6월 여의도에는 국내 최고 역도 선수의 총선 출마설이 담긴 증권가 정보지가 나돌았다. 많은 사람들이 장미란을 거론했다. 그의 친분과 행보를 정치적으로 연관시키는 시선도 생겼다. “총선 출마설은 금시초문입니다. 제안받은 적도 없고요.” 제안이 오면 진지하게 고민해 보겠냐고 물었더니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저는 뭔가를 할 때 큰 그림을 그리고 시작하는 편이 아닙니다. 지금 하는 활동도 제가 할 수 있는 일이기에 하는 것뿐이고요. 저는 제 능력이 안 되는 일에 대해서는 하려고 하지 않아요. 평소 스트레스를 잘 안 받는 비결이죠.” ●IOC선수위원 탈락 아쉽지만 선정된 분 응원 IOC선수위원에 도전한 것도 ‘자신이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일을 계속 할 수 있는 자리이기 때문’이었다. “선수위원은 올림픽 금메달하고 같은 거예요. 운동선수라면 모두 하고 싶어 하지만 아무나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또 운도 따라줘야 하고요. 아쉽긴 했어요. 하지만 되신 분이 열심히 하셔서 잘됐으면 좋겠습니다.” 빡빡한 그의 일정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재단 일이다. 그는 현재 비인기 종목 꿈나무를 지원, 육성하고 은퇴 선수 재교육·청소년 체육활동 권장 프로그램 등을 기획하는 ‘장미란재단’의 어엿한 이사장이다. 그는 “이사장 할 사람이 없어서 내가 하는 것”이라며 농담을 던졌지만 체육인 후배들에 대한 애정은 깊었다. “진로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던 역도 후배 아이가 있었어요. 성적이 신통치 않아 불러 주는 대학도 없고 팀도 없는 상황이었죠. 겨우 19살인데 자기가 실패했다고 생각하더라고요. 안타까웠습니다. 운동만 했던 친구들, 특히 지방에 있는 아이들은 대학, 실업팀에 가는 것 외에 다양한 길이 있다는 걸 잘 몰라요. 그 친구들과 대화하면서 재활, 스포츠 행정 등 사회 진출에 대해 조언도 해주고 용기도 북돋아 줍니다. 애들이 길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면 많은 보람을 느껴요. 인생에서 중요한 건 과정이지 성공이 아니잖아요.” 최고의 자리에 올라봤기에 할 수 있는 말 아니냐고 되물었다. “저는 올림픽에서 1등도 해보고, 2등도 해보고, 4등도 해봤어요. 메달 못 땄다고 위축된 적도 없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고 ‘나는 금메달리스트다’라고 생각해 본 적도 없죠. 하루하루 스스로 부끄럽지 않게 보냈는지, 목표를 위해 잘 싸웠는지 아닌지가 제일 중요했어요. 운동하는 친구들뿐만 아니라 10대들이 결과에만 매몰돼 있는 모습을 보면 안타까워요.” ●소외된 체육인들 환경 개선 위해 노력 선수 시절 양손을 꼭 쥔 채 무릎을 꿇고 두 눈을 꼭 감았던 장미란의 ‘기도 세리머니’가 떠올랐다. 그가 2012년 런던에서 ‘4등’의 감동을 선사했던 것도 떳떳한 과정을 거쳐 온 장미란의 진심이 전해졌기 때문은 아닐까. 20대에는 올림픽 챔피언이 됐고 32세에는 IOC선수위원에 도전했다. 그의 새로운 꿈이 무엇인지 궁금했다. “저한테 다들 이젠 목표가 뭐냐고 물어보시는데 그럴 때마다 더이상 제게 비전을 묻지 말아 달라고 대답해요(웃음). 당분간 전 제가 할 수 있는 일(체육인 관련)을 하면서 현실에 충실하고 싶어요.” 그가 하고 있는 일들의 궁극적인 목표가 결국 현실을 바꾸는 일이 될 수밖에 없지 않으냐는 의문이 들었다. 새누리당 이에리사 의원이 2012년 발의한 체육인 처우 개선 관련 내용을 담은 체육인복지법은 국회에 3년 넘게 계류 중이고 지난 7월에는 역도 영웅 김병찬의 비극적인 죽음이 세상에 알려지기도 했다. “쉽게 바꿀 수 없는 현실을 제가 어떻게 하겠어요. 다만 제가 하는 일, 그 과정을 통해서 한두 명이라도 변화되기를 바라면서 하는 거죠. 무엇보다 아이들하고 노는 것이 재밌습니다. 당분간은 목표를 두지 않고 일을 즐기고 싶어요.” 인터뷰 내내 그는 단어 하나하나를 조심스럽게 선택할 만큼 신중했지만 자신의 생각을 말할 때에는 확신에 차 있었다. 아테네에서 런던까지 세 번의 드라마를 쓴 ‘영웅’ 장미란이 앞으로 어떤 길을 가든 쉽게 흔들리지는 않을 것 같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장미란은 ▲1983년 10월 9일 출생 ▲170㎝ ▲고려대 체육교육학 학사 ▲용인대 대학원 체육학 박사과정 ▲2004년 아테네올림픽 여자 역도 75㎏ 이상급 은메달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여자 역도 75㎏ 이상급 은메달 ▲ 2008년 베이징올림픽 역도 여자 75㎏ 이상급 금메달 ▲2009년 체육훈장 청룡장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여자 역도 75㎏ 이상급 금메달 ▲2012년 런던올림픽 여자 역도 75㎏ 이상급 4위 ▲ 2013년 1월 10일 현역 은퇴 선언 ▲ 2013년~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 위원 ▲ 2015년 광복70주년 기념사업회 위원 ▲ 현 장미란재단 이사장
  • ‘화’ 美 대선 이끌다

    “8년 전 미국은 ‘희망 메신저’에 열광했지만 이제 ‘분노 대변자’를 찾고 있다.” 2016년 대선을 앞둔 미국인들이 분노에 휩싸인 채 극단적인 주장을 펴는 후보에게 열광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008년 대선 당시 “예스, 위 캔”(할 수 있어) 구호를 외치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깜짝 스타로 밀어 올리며 ‘희망’을 찾아내던 미국인들의 태도가 8년 만에 180도 바뀐 셈이다. ●미국인 80% “정책 잘못됐다” 분노감 NBC와 월스트리트저널이 공동으로 미국인 1000명을 면접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2%가 ‘미국의 정책 방향이 잘못됐다’고 답했다고 NBC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또 전체의 80%가 분노를 표시했다. 대표성을 상실한 정치 시스템을 44%로 가장 많이 꼽았고 부가 편중되는 경제 시스템(28%)과 모두 망가진 정치와 경제 시스템(8%)이 뒤를 이었다. 미국 에머리대 정치학자인 앨런 아브라모비츠 교수는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와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미국인의 삶이 잘못되고 있다고 느끼는 유권자들이 대거 드러난 여론조사”라고 평했다. 미국인들이 화가 난 주요 이유는 심화되는 양극화와 미래의 불확실성, 두 가지 측면 때문이다. 아브라모비츠 교수는 ‘정치 시스템이 오직 워싱턴(정치인)과 월스트리트(금융인)를 위해 작동하는 것 같다’거나 ‘미래가 불확실해서 생활비를 쓸 때마다 불안하다’는 응답이 미국인의 심리를 가장 잘 대변하고 있다고 꼽았다. ●“분노 표출 트럼프·피오리나에 열광” 그는 이어 “현실에 화가 난 데다 희망 찾기를 중단한 유권자들은 자신들의 분노를 투영할 후보에게 끌리고 있다”면서 “신인·비주류 정치인이 인기몰이 중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공화당에선 인종차별 발언을 서슴없이 꺼내는 도널드 트럼프, 트럼프를 공격해 반사이익을 본 칼리 피오리나, 의사 출신으로 오바마 저격수를 자처한 벤 카슨 등의 지지율이 유력 대선 후보로 꼽히던 젭 부시를 크게 앞질렀다. 민주당에선 사회주의자를 자처한 만년 비주류 정치인 버니 샌더스가 힐러리 클린턴의 대세론을 위협했다. 해프닝으로 끝날 듯했던 트럼프 등의 인기가 유지되는 데 이어 유권자들이 분노에서 동력을 얻고 있다는 진단이 나오자 이언 부루마 하버드대 교수는 “트럼프 현상은 직업 정치인에 대한 반란”이라고 정색한 분석을 내놓았다. 선거 막판까지 분노 표심이 출구를 못 찾으면 막말 경쟁, 중도 성향 표심의 소외, 분열을 조장하며 인기영합적 공약을 쏟아내는 ‘진흙탕 싸움’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열린세상] 사시라는 ‘작은 오솔길’을 살려야/이호열고려대 언론대학원 AMP 주임교수

    [열린세상] 사시라는 ‘작은 오솔길’을 살려야/이호열고려대 언론대학원 AMP 주임교수

    2001년에 출간된 스탠퍼드 철학사전에 따르면 미국사람들이 ‘affirmative action’이라고 부르는 적극적 우대조치는 역사적으로 고용이나 교육, 문화 분야에서 소외되어 왔던 여성과 소수자들의 권리를 증진하기 위한 적극적인 조치를 의미한다. 다시 말하면 인종이나 경제적 신분 간 갈등을 해소하고 과거의 잘못을 시정하기 위해 특혜를 주는 사회정책을 말하는 것이다. 이는 이른바 공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단순히 차별을 철폐하거나 공평한 대우를 해주는 것에서 나아가 좀 더 적극적으로 가산점을 주는 형태로 발현된다. 물론 특혜가 수반되기 때문에 심한 논쟁을 불러 일으키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러한 조치에 입각한 제도로서 고용 분야에서 장애인 의무고용제, 탈북자 의무고용제, 여성고용할당제 등이 시행되고 있다. 교육 분야에서도 기존의 정원 외 특별전형을 개선하여 사회적 소외계층이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별도의 경로를 마련하고, 진학 후 장학금 학습능력 향상프로그램 등을 제공하여 실질적인 고등교육 접근 기회를 보장하기 위한 제도로서 기회균등할당제를 실시하고 있다. 이 제도에 근거하여 기초생활수급자, 농어촌지역, 다문화가정, 전문계고 학생 등을 대상으로 별도의 전형을 실시한다. 적극적 우대조치와 함께 교육의 기회균등도 짚어보아야 할 대목이다. 우리나라 헌법 제31조 1항 “모든 국민은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와 교육기본법 제4조 1항 “모든 국민은 성별·종교·신념·인종, 사회적 신분, 경제적 지위 또는 신체적 조건 등을 이유로 교육에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는 법에 의해서 교육의 기회균등은 제도적으로 보장되어 있다. 교육의 기회균등은 취학의 기회균등에서 나아가 제도적 교육, 즉 국가가 정한 법에 의해서 시행하는 교육의 내용과 방법과 환경 등 교육의 질을 결정하는 모든 요인에 적용되는 개념으로 해석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사법시험을 존치해야 하느냐 아니면 폐지해야 하느냐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몇몇 기관의 여론조사에서는 국민의 60~70%가 사법시험을 존치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사법시험은 로스쿨 제도 도입으로 변호사 시험이 신설되면서 폐지가 결정되었다. 2016년에 1차 시험이, 2017년에 2차 시험이 시행된 후 폐지되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사법시험 폐지를 앞두고 로스쿨이 가지고 있는 과도한 비용과 입학과정의 불투명성, 변호사의 질적 하락 등의 문제점을 이유로 사법시험을 존치하자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사시 존치를 위한 고시생 모임은 사법시험 폐지와 함께 도입된 로스쿨은 부담스러운 등록금과 불투명한 입학절차로 인해 ‘현대판 음서제’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서민 신분상승의 돌파구였던 사법시험을 폐지하기로 한 모 국회의원을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모 방송프로그램에서는 사법시험이 폐지되면 고졸 출신으로 판사, 검사, 변호사가 될 수 있는, 이른바 ‘개천에서 용 나는’ 사례가 없어질 것이라는 지적에 대하여, 한 출연자가 고졸 출신은 10년에 3명밖에 나오지 않았으니 폐지해도 괜찮다는 발언을 하여 논란이 되기도 했다. 경제적인 이유로 로스쿨에 진학하지 못하는 대학생이나 대학에 진학하지 못한 국민들 중 법조 직역에 진출하고자 희망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인위적으로 국가가 희망의 사다리 역할을 하는 작은 오솔길을 없애버리는 것은 재고해 보아야 한다. 왜냐하면 경제적 지위에 따라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는 교육기본법의 입법 취지는 존중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현실적으로 로스쿨 과정을 마치지 않고서는 법조인이 될 수 없는 제도 아래에서는 법조인이 되고자 하는 학생들은 반드시 로스쿨 입학시험을 준비해야 한다. 그러나 로스쿨을 졸업할 때까지 장학금을 받을 것이라는 확신이 서지 않는 상황에서 수천만 원의 등록금을 마련해야 하는 부담감으로 빈곤한 가정에서 태어난 자녀의 법조인이 되고자 하는 도전 의식이 사라질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가정에서 태어났더라도 열심히 공부하면 법조인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갖도록 로스쿨 제도와 병행하여 사법시험의 명맥을 유지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보아야 한다.
  • [전문]박근혜 대통령 제70차 유엔총회 기조연설문..키워드 ‘평화’

    [전문]박근혜 대통령 제70차 유엔총회 기조연설문..키워드 ‘평화’

    박근혜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0차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했다. 북핵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통일, 동북아 평화·번영 등을 위한 우리의 정책을 설명하고 국제사회의 협력을 당부했다. 다음은 기조연설 전문. 리케토프트 총회의장님과 반기문 사무총장님, 그리고 각국 대표 여러분. 먼저, 유엔 창설 7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리케토프트 덴마크 전(前) 국회의장님의 제70차 유엔총회 의장직 수임도 축하드립니다. 70년 전 전쟁의 참화를 딛고 탄생한 유엔은 전 세계 인류에게 희망의 등불이었습니다. 이는 무엇보다 현실정치의 제약 속에서도 사람을 중심에 두겠다는 유엔의 정신에 대한 신뢰와 기대 때문이었습니다. 많은 도전과 비판에도 불구하고, 유엔은 인류를 위한 공공선 증진에 크나큰 기여를 해왔습니다. 평화의 상징인 ‘블루헬멧(blue helmet)’의 유엔 PKO는 이 순간에도 국제평화와 안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1948년 세계인권선언(UDHR) 채택은 인권신장의 획기적인 계기가 됐고, 인권이사회와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설립은 인권보호 제도화의 괄목한 만한 진전이었습니다. 2000년에 시작된 새천년개발목표(MDGs)는 수억 명의 인구를 절대 빈곤에서 탈출시킨 유엔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빈곤퇴치 캠페인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유엔의 노력이 가장 큰 성과를 거둔 곳 중의 하나가 바로 대한민국입니다. 올해는 대한민국에게 있어서도 광복 70주년과 분단 70년을 맞는 기쁨과 번뇌가 교차하는 해입니다. 지난 70년 동안 한국은 분단과 전쟁의 시련을 딛고 일어나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루어냈으며, 정부수립에서 지금에 이르기까지 유엔은 늘 우리와 함께 했습니다. 국제평화와 인권증진, 공동번영이라는 유엔의 가치와 이상은 바로 우리의 비전이었고, 대한민국이 나아가고자 하는 미래 또한 유엔이 꿈꾸는 미래와 같이하고 있습니다. 저는 대한민국이 이룩한 도전과 성취의 역사야말로, 보다 나은 세상을 추구하는 유엔의 목표가 성공적으로 반영되어 온 증거라고 생각합니다. 의장님, 그러나 유엔과 국제사회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금 인류는 세계 도처에서 동시다발적인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아직도 크고 작은 분쟁과 극심한 내전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ISIL로 대표되는 극단주의 세력의 발호는 해결이 시급한 국제사회의 현안이 되고 있습니다. 또한 이러한 불안정은 최근 아일란 쿠르디의 사진 한 장이 보여주듯이 2차 대전 이후 최대 규모의 난민 발생이라는 인도주의적 위기를 초래하고 있습니다. 범지구적인 기후변화는 우리 후손들의 삶까지 위협하고 있고, 에볼라를 비롯한 감염병은 수많은 희생자를 낳고 있으며 보건안보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이제 지구촌 어느 누구도 범세계적, 초국경적 위협과 도전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저는 국제질서가 커다란 전환기를 맞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국제평화와 안보, 인권증진, 공동번영을 위해 유엔이라는 희망의 등불이 전 세계에 빛을 발해야 할 때라 생각합니다. 무엇보다도 국제사회가 유엔을 중심으로 단합해서, ‘인간의 존엄과 가치에 대한 믿음’이라는 유엔 헌장의 기본 정신으로 돌아가야 할 것입니다. 강한 유엔을 만들어, 새로운 다자주의(renewed multilateralism)의 기치를 높이 들고, 자유와 인권, 정의, 법의 지배에 기초한 인간 존중의 가치를 실현시켜 나가야 합니다. 지구촌의 평화와 행복을 우리 외교의 핵심 가치로 추구하는 한국은 인류애의 이상과 이를 위한 실천을 강조하면서 유엔이 국제사회가 직면한 도전들을 대응해 나가는데 모든 노력과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의장님, 유엔이 주도하는 Post-2015의 새로운 개발의제 도출을 위한 노력도 바로 이러한 사람 중심의 정신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사흘 전, 개발정상회의에서 채택된 ‘2030 지속가능개발의제’는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어 가는 역사적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 불과 반세기 전,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였지만, 이제는 세계 10위권의 경제규모를 가진 나라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한강의 기적’을 이루는 과정에서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지원과 개발협력이 큰 힘이 되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저는 ‘2030 지속가능개발의제’가 지구촌 곳곳에서 제2, 제3의 기적을 일으키는 중요한 디딤돌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 개발의제 이행에 핵심역할을 담당할 유엔경제사회이사회의 의장국으로서 한국은 개발목표 달성을 위해 적극 기여할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한국은 우리의 개발경험과 노하우를 국제사회와 적극 공유해갈 것입니다. 그 동안 한국은 비약적인 발전의 발판이 된 새마을운동 경험을 개도국들과 나눠왔습니다. 새마을운동은 경쟁과 인센티브를 통해 자신감과 주인의식을 일깨우고, 주민의 참여 속에 지역사회의 자립기반을 조성한다는 점에서 개도국 개발협력의 효용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틀 전 우리는 UNDP, OECD와 함께 새마을운동 특별행사를 열고, 개도국 빈곤퇴치와 혁신적 지역공동체 건설에 협력해 가기로 했습니다. 새마을운동이 개도국의 ‘새로운 농촌개발 패러다임’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이러한 노력을 더욱 확대해 나갈 것입니다. 한국 경제 발전의 또 하나의 중요한 원동력은 아낌없는 투자를 통해 육성한 우수한 인재들이었습니다. 교육은 개인의 성장과 국가발전을 이루는 지속가능개발의 핵심과제입니다. 한국은 글로벌교육우선구상(GEFI) 지원국에 적극 참여하고 있으며, 지난 5월 UNESCO와 함께 세계교육포럼(WEF)을 열어 2030년까지의 세계 교육목표를 설정하는 ‘인천선언’ 채택을 주도한 바 있습니다. 앞으로도 교육 분야에서의 이러한 노력을 지속해 갈 것입니다. 특히, 한국은 UNESCO와 함께 세계시민교육 확산을 위해 계속 노력할 것입니다. 다음으로, 한국은 글로벌 보건안보를 강화하는 데도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해 나갈 것입니다. 한국은 작년 말 에볼라 대응 긴급구호대를 시에라리온에 파견한 데 이어, 3주전 서울에서 개최된 제2차 글로벌보건안보구상(GHSA) 회의에서 개도국 역량 강화를 돕기 위해 향후 5년간 총 1억불을 제공할 것임을 밝혔습니다. 또한, ‘소녀를 위한 보다 나은 삶’이라는 이름으로 향후 5년간 2억불 규모의 개도국 지원 사업을 추진해 나갈 계획입니다. 대표단 여러분, 한국은 급속한 산업화를 이뤄냈지만, 인간과 자연의 공존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매년 4월 5일을 식목일로 지정하고 산림녹화에 노력한 결과, 1ha당 나무 총량이 50년 동안 20배가 늘었고, 1972년부터는 도시 외곽에 개발을 제한하는 그린벨트를 지정해서 환경과 발전의 조화를 이뤄왔습니다. 이제는 환경에 대한 관심과 노력을 국제사회의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참여로 이어가고 있습니다. 기후변화 문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절박한 과제이며, 국제사회가 금년 12월로 예정된 기후변화총회에서 구체적이고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저는 기후변화 대응이 부담이 아니라, 기술혁신을 통해 미래 성장동력을 창출하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이러한 인식 아래 대한민국은 지난 6월 말에 능동적인 온실가스 감축목표(INDC)를 제출하였고, 기후변화 협상에 적극 참여해 가면서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을 적극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한 녹색기후기금(GCF)과 글로벌녹색성장기구(GGGI)의 유치국으로서 에너지신산업 관련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해서 개도국에 전수하면서, 기후변화 대응 노력을 지원해 나갈 것입니다. 대표단 여러분, 최근 유엔이 변화하는 안보환경에 맞춰 평화활동, 평화구축 및 여성·평화·안보에 대한 재검토를 진행하는 것은 매우 시의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참혹한 전쟁 경험과 남북 분단의 상처를 안고 있는 한국은 평화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절실하게 느끼고 있으며, 유엔의 평화 수호 노력을 적극 지지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한국은 18개 임무단에 약 1만3천500명의 평화유지군을 파견했고, 한국의 평화유지군은 모범적이고 주민 친화적인 평화유지와 재건활동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조만간 유엔과의 협의를 거쳐 PKO를 추가 파견할 계획이며, 아프리카연합과의 실질적인 파트너십도 강화할 것입니다. 중동의 불안으로 인해 발생하고 있는 시리아 난민 등을 위해서도 관련국들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강화해 나갈 예정입니다. 한국은 역내 국가들 간에 긴장과 대립이 지속되고 있는 동북아의 평화기반 구축을 위해서도 힘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동북아 지역은 역내 국가들간 높은 경제적 상호의존성에도 불구하고 정치 안보분야 협력은 이에 미치지 못하는 아시아 패러독스 현상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동북아 안보질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새로운 움직임들도 나타나고 있어 역내 국가들의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이번에 통과된 일본의 방위안보법률은 역내국가 간 선린우호 관계와 이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투명성 있게 이행되어 나가야 할 것입니다. 반기문 사무총장께서는 긴장과 대립이 지속되는 동북아를 가리켜, 지역협력 메카니즘이 없는 ‘중요한 고리를 잃어버린 곳’이라고 했습니다. 제가 ‘동북아평화협력구상(NAPCI)’을 추진하는 이유도 잃어버린 고리를 다시 연결해서 동북아에 신뢰 구축과 협력 증진의 선순환을 만들려는 것입니다. 현재 역내 국가들 사이에 원자력 안전, 재난관리, 보건을 비롯한 다양한 협력 분야의 협의가 진행되고 있으며, 이러한 경험의 축적은 세계 평화와 협력 증진에도 기여하게 될 것입니다. 이와 같은 우리의 노력은 동북아와 세계의 평화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는 북한 핵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북한 핵은 국제 핵비확산 체제의 보존과 인류가 바라는 핵무기 없는 세상으로 나가기 위해 최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과제입니다. 지난 7월 이란 핵협상이 최종 타결되었는데, 이제 마지막 남은 비확산 과제인 북한 핵문제 해결에 국제사회의 노력을 집중해야 하겠습니다. 최근에도 북한은 유엔 안보리 결의에 반하는 추가적인 도발을 공언한 바 있습니다. 이는 어렵게 형성된 남북대화 분위기를 해칠 뿐 아니라 6자회담 당사국들의 비핵화 대화 재개 노력을 크게 훼손하는 것입니다. 북한은 추가도발보다는 개혁과 개방으로 주민들이 어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핵개발을 비롯한 도발을 강행하는 것은 세계와 유엔이 추구하는 인류평화의 가치를 훼손하는 것이 될 것입니다. 북한이 과감하게 핵을 포기하고 개방과 협력의 길로 나온다면, 대한민국은 국제사회와 힘을 모아 북한이 경제를 개발하고 주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입니다. 대표단 여러분, 지난 10년 동안 유엔은 특히 인권보호와 자유신장을 위해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뤄냈습니다. 2005년 유엔 세계정상회의에서는 ‘보호책임(R2P)’ 개념을 채택했고, 르완다 및 구 유고 전범재판소와 국제형사재판소(ICC) 설립으로 제노사이드 관련자에 대한 법적 책임을 확립하였습니다. 저는 오늘날 인류가 처한 인도적 위기 상황의 악화를 막기 위해, 이러한 보호책임을 더욱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작년 이 자리에서, 전시 여성에 대한 성폭력은 어느 시대, 어떤 지역을 막론하고 분명히 인권과 인도주의에 반하는 행위라는 점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 금년은 특히 ‘여성, 평화와 안보를 위한 안보리 결의 1325호’가 채택된 지 15년을 맞는 해로서, 국제사회가 분쟁 속의 여성 성폭력에 더 큰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무엇보다 2차 대전 당시 혹독한 여성폭력을 경험한 피해자들이 이제 몇 분 남아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분들이 살아계실 때, 마음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해결책이 조속히 마련되어야 합니다. 이 문제에 관한 유엔 인권최고대표들과 특별보고관들의 노력이 헛되이 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과거를 인지하지 못하고 미래를 열어갈 수 있는 길은 없습니다. 이제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고 새로운 미래를 열어갈 수 있도록 유엔에 담긴 인류애를 향한 영원한 동반자 정신이 널리 퍼지길 바랍니다. 지난 1년간 인권 분야에서 국제사회의 큰 이목을 끈 사안의 하나는 바로 북한 인권문제입니다. 작년에 발표된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보고서는 북한 인권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대응을 요구한 바 있습니다. 이어 유엔 인권이사회와 총회의 결의채택뿐만 아니라 안보리에서도 논의하는 상황으로까지 발전하였습니다. 북한이 이러한 국제사회의 우려에 귀를 기울여서 인권 개선에 나설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합니다. 대표단 여러분, 저는 작년 유엔 총회에서 한반도 단절의 상징인 DMZ에 평화의 꿈을 만들어 나가는 공간인 세계생태평화공원을 건설할 것을 제안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얼마 전 DMZ 지뢰도발 사건이 보여준 것처럼, 한반도의 평화가 한 순간에 위협받을 수 있다는 점은 우리가 직면한 엄연한 현실이기도 합니다. 다행히 남북한은 고위급 접촉을 통해 8.25 합의를 이루어냈고, 이제 신뢰와 협력이라는 선순환으로 가는 분기점에 서게 됐습니다. 그 새로운 선순환의 동력은 남북한이 8.25 합의를 잘 이행해 나가면서 화해와 협력을 위한 구체적 조치들을 실천해 나가는데 있습니다. 특히, 이산가족 상봉을 비롯한 인도주의 문제가 정치·군사적 이유로 더 이상 외면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8.25 합의에 따라 당국간 대화와 다양한 교류를 통해 민족 동질성 회복의 길로 나가기를 기대합니다. 의장님과 사무총장님, 그리고 각국 대표 여러분, 며칠 후인 10월 3일은 독일 국민들이 통일을 맞이한 지 25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저는 유엔이 1948년 대한민국의 탄생을 축복해 주었던 것처럼, 통일된 한반도를 전 세계가 축하해 주는 날이 하루속히 오기를 간절히 꿈꾸고 있습니다. 지구상에 남은 마지막 냉전의 잔재인 한반도 분단 70년의 역사를 끝내는 것은 곧 세계평화에 기여하는 일이 될 것입니다. 얼마 전 대한민국에서는 기차로 러시아를 거쳐 유럽까지 가는 유라시아 친선특급이란 철도여행이 있었습니다. 참여한 사람들은 큰 감동과 감격을 느끼고 돌아왔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철로는 굳게 닫혀 있어 통과할 수 없었습니다. 이제 그 길을 활짝 열어 한반도에 평화가 깃들 수 있도록 유엔의 여러분들이 힘을 모아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평화통일을 이룬 한반도는 핵무기가 없고 인권이 보장되는 번영된 민주국가가 될 것입니다. 또한, 통일 한반도는 지구촌 평화의 상징이자 새로운 성장엔진으로 동북아는 물론 세계의 평화와 번영에 크게 기여할 것입니다. 70년 전 유엔 창설자들이 꿈꾸었던 평화와 인간 존엄의 이상이 한반도에서 통일로 완성될 수 있도록, 유엔과 모든 평화 애호국들이 함께 노력해 나가기를 희망합니다. 대한민국은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어 나가기 위한 유엔과 국제사회의 위대한 여정에 든든한 동반자가 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 朴대통령 “새마을운동, 개도국 개발협력 효용 극대화할 수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29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실시한 제70차 유엔 총회 기조연설에서 거듭 새마을운동의 효용성을 거듭 피력했다. 박 대통령은 “새마을운동은 경쟁과 인센티브를 통해 자신감과 주인의식을 일깨우고 주민의 참여 속에 지역사회의 자립기반을 조성한다”면서 “개발도상국 개발협력의 효용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새마을운동이 개도국의 ‘새로운 농촌개발 패러다임’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이러한 노력을 더욱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박 대통령은 또한 한국의 경제발전 원동력으로 교육을 들면서 “교육은 개인의 성장과 국가발전을 이루는 지속가능개발의 핵심과제”라며 “한국은 유네스코(UNESCO)와 함께 세계시민교육 확산을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아울러 유엔 개발정상회의 기조연설에서 밝힌 대로 향후 5년간 2억불 규모의 개도국 지원 사업인 ‘소녀를 위한 보다 나은 삶’ 구상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이번 유엔 개발정상회의에서 채택된 ‘2030 지속가능개발의제’에 대해서는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어 가는 역사적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지구촌 곳곳에서 제2, 제3의 기적을 일으키는 중요한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유엔 창설 70주년을 맞은 데 축하의 뜻을 전하고 광복 70주년과 분단 70년을 맞는 한국과의 유대감을 강조했다. 이어 “유엔과 국제사회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금 인류는 세계 도처에서 동시다발적인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IL) 및 이로 인한 난민문제 등을 언급한 뒤 “강한 유엔을 만들어 새로운 다자주의의 기치를 높이 들고 자유와 인권, 정의, 법의 지배에 기초한 인간 존중의 가치를 실현시켜 나가야한다”고 당부했다. 뉴욕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박 대통령 “개발도상국 소녀 보건·교육에 5년간 2억달러 지원”

    박 대통령 “개발도상국 소녀 보건·교육에 5년간 2억달러 지원”

    박근혜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개발도상국 소녀들의 보건·교육을 위해 앞으로 5년간 2억달러(약 2400억원)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유엔본부에서 열린 개발정상회의 본회의에서 9번째 기조연설자로 나서 이같이 밝히고 “소녀를 포함한 미래세대에게 보건과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은 지속가능한 미래를 보장하는 가장 확실한 투자가 될 것”이라면서 “한국은 가장 취약한 상황에 처해있는 개도국 소녀들을 위해 보건·교육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인 ‘소녀들의 보다 나은 삶’(Better Life for Girls) 구상을 내년에 공식 출범시키겠다”고 약속했다. 박 대통령은 또한 “한국의 성공적 농촌개발전략인 새마을운동을 ‘신(新) 농촌개발 패러다임’으로 발전시켜 개도국의 농촌개발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며 “개도국들의 현재 상황과 현실에 맞춰 우리의 새마을운동 경험과 노하우가 적절하게 공유될 수 있도록 유엔개발계획(UNDP) 및 경제개발협력기구(OECD)와 지속적으로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효과적인 개발재원 활용과 적절한 개발협력 사업이 얼마나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내는지를 입증하는 모범사례”라며 “한국은 2012년 출범한 부산 글로벌파트너십이 ‘2030 지속가능개발의제(SDGs)’ 이행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수 있도록 계속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또한 “개발협력의 투명성 강화를 위해 내년에 국제원조투명성기구에도 정식 가입할 예정”이라며 “SDGs가 현실이 되려면 강력한 후속조치와 함께 평가 메커니즘이 반드시 필요하다. 대한민국은 유엔경제사회이사회 의장국으로서 신뢰성 있는 견실한 평가체제 구축을 위해 건설적인 리더십을 발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전날 개발정상회의 개회식에서 공식 채택된 17개의 SDGs에 대해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인류사회, 자연과 인간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지구의 미래를 향한 중요한 발걸음을 내디딘 것”이라고 평가했다. 뉴욕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씨줄날줄] 서울의 젠트리피케이션/구본영 논설고문

    1990년대 중후반부터 2000년대 초까지 서울 성동구 뚝섬에 살았다. 당시 아파트 주변 성수동 일대는 소형 철공소와 공장형 아파트들이 늘어서 삭막해 보이는 준공업 지역이었다. 아이들은 크는데 변변한 중·고교도 없어 이사를 결심했었다. 하지만 2010년대 들어 다시 찾은 뚝섬은 상전벽해라고 하긴 어렵지만 눈에 띄게 달라져 보였다. 크고 작은 퓨전 레스토랑과 젊은 예술인들의 갤러리와 공방들이 들어선 결과다. 아마 서울숲 조성과 몇몇 재개발 사업이 몰고 온 변화였을 듯싶다. 서양의 어느 작가가 갈파했던가. “도시의 붉은 등불이 늘 젊은이를 유혹한다”고. 기자가 되기 전 대학원에서 도시계획학을 배웠던 필자에게도 뚝섬의 변화는 퍽 흥미로운 관찰 대상이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반전이 이뤄지고 있단다. 성수동 일대의 골목 상권이 흥청거리면서 임대료가 고공비행을 하면서다. 동네의 변화를 이끌었던 이들이 임대료를 감당 못해 하나둘 떠나게 됐다. 도시학자들이 말하는 이른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다. 신사 계급을 가리키는 젠트리에서 파생된 용어로 우리말로는 ‘도시 재활성화’쯤으로 풀이된다. 구도심이나 부심이 번창해 중산층 이상의 사람들이 몰리면서 오르는 임대료를 견디지 못한 원주민들이 내몰리게 된다는 뜻이다. 세계적으로도 도시 발전 과정에서 흔한 일이다. 오래전 미국 뉴욕의 브루클린이나 근래 실리콘밸리에 이르기까지. 문제는 젠트리피케이션이 꼭 긍정적 현상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중하류층이 사는 공간에 중산층이 치고 들어와 생활환경이 개선되는 것 자체는 바람직한 일이다. 하지만 이로 인해 원주민들이 중산층으로 계층 상승을 이루지 못한 채 밖으로 밀려난다면? 그야말로 ‘슬픈 아이러니’다.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낸다’는 속담처럼 말이다. 도시 재개발 프로젝트가 진행되면서 서울 곳곳에서 이런 젠트리피케이션이 가시화되고 있다. 홍익대 인근과 서촌, 그리고 경리단길 주변이 차례로 그런 홍역을 치렀거나 앓고 있단다. 성동구가 그제 젠트리피케이션 방지를 위해 주민협의체를 구성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조례를 선포했다. 전국 첫 사례다. 정식 명칭은 ‘지역공동체 상호 협력 및 지속 가능 발전구역 지정에 관한 조례’다. 대형 프랜차이즈로 인해 소상공인들이 손해를 입지 않도록 주민협의체를 통해 입점을 선별하는 방안 등을 담고 있다. 또 임대료를 크게 안 올리기로 임차인과 협약한 건물주에게는 인센티브를 준다고 한다. 이런 방안들이 시장경제 체제에서 얼마나 실효를 거둘진 미지수다. 분명한 건 주민을 소외시키면서 외양만 화려한 재개발을 지양해야 한다는 점이다. 한 곳을 재개발하면 다른 곳이 낙후 지역으로 바뀌는 식의 도시계획에도 어떤 식으로든 제동을 걸어야만 한다. 문화적 다양성이 숨 쉬는 도시가 정답이다. 구본영 논설고문 kby7@seoul.co.kr
  • [겉도는 해외 석학 초빙 (하)해법과 대안] “언어·문화 장벽 없애는 등 정착 환경 조성해야 연구에 매진”

    [겉도는 해외 석학 초빙 (하)해법과 대안] “언어·문화 장벽 없애는 등 정착 환경 조성해야 연구에 매진”

    “이렇게 도와주지 않을 것 같으면 나를 왜 초빙했는지 모르겠다.”(국립대 한 외국인 교수) “선후배 학맥 관계가 엄격한 수직적 위계의 교수 사회에 외국인이 들어가기는 어렵다.”(건국대 중국인 교수) “외국인 교수의 자격 심사를 강화하고 한국어를 못하면 초빙하지 말아야 한다.”(이덕환 서강대 교수) 국내 대학과 연구기관들이 해외의 저명한 학자들을 경쟁적으로 국내에 초빙하고 있지만 해외 교수들의 ‘탈(脫)한국 현상’도 만만치 않다. 2013년 이후 초빙된 외국인 교수 중 한국에 왔다가 중도에 되돌아간 교수가 170여명에 이른다. 국내 적응과 안착을 위한 제도적 시스템이 허술한 게 주된 요인으로 지목된다. 내국인 교수와 외국인 교수 등 대학과 연구기관 구성원들이 말하는 해법은 무엇일까. 이들은 해외 인력의 한국 사회 연착륙을 돕는 것, 한국의 대학 및 연구 문화를 국제화하는 것 등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외국인 교수 스스로 계속 머물고 싶은 나라로 인식해야 더욱 책임 의식을 갖고 연구에 매진할 수 있고 해외 석학을 우리 대학의 자산으로 삼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시급한 것으로는 외국인 교수들에 대한 한국어 교육이 꼽힌다. 학교나 일상생활에서 언어 장벽이 큰 어려움으로 지적되는 만큼 한국어 능력을 높이기 위해 학교 차원에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고려대 등 몇몇 대학은 교내 맞춤형 한국어 강의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대학에서는 “외국인 교원이 너무 많고 학내에서는 영어로 의사소통하는 데 무리가 없다”(서울시내 한 사립대학 관계자)며 관련 교육을 실시하지 않고 있다. 대학 및 연구 문화의 국제화가 중요하다는 지적도 많다. 이를테면 교수 회의나 공문 등에서 영어를 함께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3년 전 국내 사립대 미대로 온 프랑스 출신 교수는 “처음 왔을 때 학교 건물 위치도 잘 몰랐을 뿐 아니라 학사 규정 등도 알지 못해 애를 먹었다”고 토로했다. 차윤경 한양대 교육학과 교수는 “최근 학교 공문 같은 경우는 영어 번역본이 같이 나오는 경우가 많고 학교 편람이나 다른 자료들도 영역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한양대에서는 교수 연수 때 동시통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다른 학교에서도 이런 서비스가 시행되면 외국인 교수들의 활발한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학교와 한국 사회로의 정착을 돕는 오리엔테이션 개최나 ‘생활 밀착형’ 매뉴얼 제공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학교나 일상생활에 대한 안내가 없어 적응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오세정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는 “아파서 끙끙대면서도 언어 문제로 병원을 이용하기 어려웠던 한 외국인 교수로부터 ‘(학교는) 이렇게 안 도와줄 거면 날 왜 불렀느냐’는 항변을 들은 적이 있다”고 밝혔다. 오 교수는 “일본 도쿄대만 해도 외국인 교수들에게 생활 전반에 대한 안내 매뉴얼을 제작해 배포하는데, 한국 대학들도 그런 걸 본받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국에서 외국인 전임교원이 가장 많은 4년제 대학인 한국외대의 경우 같은 학과에 먼저 온 외국인 교수에게 멘토 역할을 담당하게 하는 ‘외국인 코디네이터’ 제도를 시행 중이다. 실제 외국인 교수들은 학맥·인맥으로 얽힌 한국 교수 사회에 적응하지 못해 소외된 경우가 많다. 학내 분위기부터 낯선 나라에 온 이들에게 개방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베스트 티처상만 3번을 수상한 중국 출신의 쑨양훙 건국대 국제학부 교수는 “외국인인 데다가 여자 교수여서 많은 배려를 받았지만 선후배 관계가 엄격한 수직적인 교수 사회에 외국인이 편입하기란 쉽지 않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서울시내 한 사립대학의 독일인 교수도 “처음 학교에 왔을 때 말을 걸어 주는 교수도 거의 없었을뿐더러 ‘외국에서 온 교수는 수준이 떨어질 것’이라는 시선이 부담스러워 접근하기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외국인 교수들과 교류하는 장(場)을 자주 만드는 것이야말로 그들의 학문적 노하우를 습득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방기혁 광주교대 교수는 “외국인 교수가 갖고 있는 전문성을 국내 교수들, 연구진과 교류할 수 있도록 대학이 컬로퀴엄이나 라운드테이블을 마련해 지식을 나누는 자리를 자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학사 행정에 적극 참여시키는 것도 방법 중 하나다. 2013년 스위스 출신 베른하르트 에거 서울대 공대 교수가 서울대 최초의 보직교수를 맡고 한국외대 등에서 외국인 학과장이 탄생하기도 했으나 이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외국인 교수는 교수 회의에 참여할 생각조차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대부분이 비정년 트랙이나 초빙교수인 현실도 바꿔야 한다. 좋은 인력을 초빙하기에 앞서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야 우수 인력을 초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임순광 경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비정년 트랙이나 초빙인 외국인 교수는 사실상 완전한 비정규직으로 재임용 심사에서 계약 해지를 해 버리면 그만”이라며 “외국인 전임교원 자리를 많이 만들어 인력의 질을 보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외국인 교수 채용 때 자격 심사를 좀 더 까다롭게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는 “한국어와 우리 대학 시스템에 잘 적응할 수 있는 교수를 선별해 뽑아야 한다”며 “독일은 연구자로만 가도 정부 차원에서 돈을 지원해 독일어 교육을 시키고 독일어를 못하는 교수는 아예 뽑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年 16% 금리’ 미소금융 성실 상환자 위한 ‘미소드림적금’ 이달 말 출시

    미소금융대출 성실 상환자들을 위한 연 16% 금리의 적금 상품이 이달 말 나온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6월 발표한 서민금융 지원 강화 방안의 일환으로 미소금융 성실 상환자의 목돈 마련을 돕기 위해 ‘미소드림적금’을 출시한다고 23일 밝혔다. 미소금융은 신용도가 낮아 제도권 금융기관 이용이 어려운 금융소외 계층의 자활에 필요한 창업·운영 자금 등을 무담보·무보증으로 지원하는 소액대출사업이다. 여기서 대출받은 사람들 가운데 최근 3개월간 누적 연체일수가 10일 이하이면서 차상위계층이면 미소드림적금에 들 수 있다. 월 10만원 이내에서 최대 5년간 저축하면 미소금융재단이 매달 해당 저축액의 세 배를 최대 3년간 함께 저축해 이자를 불려주는 식이다. 이자율은 만기 기준으로 1년 3.6%, 2년 3.8%, 3년 이상 4.0%이다. 만기가 되면 자신이 저축한 원금과 이자, 그리고 미소금융재단이 함께 저축한 원금의 이자까지 받을 수 있어 최대 16%의 실질금리 효과가 있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와 신용회복위원회 채무조정자 가운데 차상위 계층에게 일자리와 재산 형성, 채무 조정 인센티브까지 주는 ‘드림셋’ 상품 가입 신청도 이달 25일까지 받는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배상민 KAIST교수, 세계3대 디자인어워드 IDEA2015 수상

    배상민 KAIST교수, 세계3대 디자인어워드 IDEA2015 수상

    KAIST(총장 강성모) 산업디자인학과 배상민(사진) 교수 연구팀이 최고 권위 디자인 시상식인 국제 디자인 공모전 ‘IDEA(International Design Excellence Awards) 2015’에서 은상 1점과 동상 2점 등 모두 3개 작품을 수상했다. 미국 산업디자이너협회 IDSA(Industrial Designers Society of America)가 수여하는 IDEA는 독일의 iF 디자인 상, 레드닷 디자인 상과 함께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로 꼽힌다. 배 교수 연구팀은 지난 7월 레드닷 디자인에서 대상(박스쿨) 포함 3 작품을 수상한 데 이어 이번 IDEA 2015에서도 다수의 작품 수상에 성공했다. IDEA 2015 소셜 임팩트 디자인 부문에서 은상을 차지한 T2B(Trash to Bin)는 쓰레기로 만든 쓰레기통 콘셉트 디자인이다. 폐지를 재활용해 만든 T2B는 약 850g의 폐지로 제작된다. 펄프화한 폐지를 휴지통 모양의 틀을 이용해 간단한 압축공법으로 제작한다. 그리고 습기에 대비하기 위해 해조류에서 추출된 코팅제를 사용해 방수코팅 과정을 거치면 제품이 완성된다. 재활용 소재를 사용하고 간단한 압축공법을 이용하기 때문에 매우 경제적이며, 재활용의 시작은 쓰레기를 모으는 쓰레기통에서부터 시작한다는 친환경적 의미를 담은 디자인이다. 동상을 수상한 롤디(Roll-Di)는 사람들이 블라인드나 롤스크린을 올리고 내릴 때 어느 쪽 줄을 당길지 헷갈려하는 것을 개선하기 위한 제품이다. 말굽형태의 화살표 모양 제품을 줄을 사이에 두고 내장된 자석을 이용해 조립하면 줄의 방향과 롤스크린의 작동 방향을 쉽게 알 수 있다. 이 Roll-Di는 일상생활에서 겪는 불편함을 디자인을 통해 단순하고 간단하게 해결했다는 의의를 갖는다. 동상 수상작 프린팅 솔라 셀(Printing Solar-cell)은 사용자가 원하는 모양의 솔라셀 패턴을 프린트해 태양광으로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일반 잉크젯 프린터의 잉크 카트리지를 유기 솔라 잉크 카트리지로 교체하는 것이 기술의 핵심이다. 유기 솔라셀은 실리콘 혹은 플라스틱 솔라셀에 비해 유연하고 색상 선택이 자유로우며 단가가 낮아 생산성이 높다. 또한 누구나 집에서 생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3D 프린트 테크놀로지를 통한 DIY 개념과의 융합 효과가 기대된다. 배 교수는 ”하위 90%를 위한 디자인을 위해 노력하는 점을 응원하기 위해 우리에게 상을 주신 것 같다”며 ”더 열심히 노력해서 세계 최고의 디자인을 소외받는 사람들을 위해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MobileAdNew center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슈&논쟁] 한국사교과서 국정화

    [이슈&논쟁] 한국사교과서 국정화

    서울신문의 전신인 ‘대한매일신보’의 2대 주필 단재 신채호는 그의 저서 ‘조선상고사’ 서문에서 ‘역사란 무엇이뇨. 인류사회의 아(我)와 비아(非我)의 투쟁이 시간부터 발전하며, 공간부터 확대하는 심적 활동 상태의 기록’이라고 했다. 또 영국의 외교관이자 정치학자였던 E H 카는 ‘역사란 무엇인가’에서 ‘역사는 과거와 현재와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했다. 2015년 가을, 한국의 교육계와 역사학계, 정계가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논란으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교과서 검인정제 유지를 주장하는 쪽에서는 “국정화가 다양성을 해치고, 정권이 원하는 사실만 역사적 사실로 학생들에게 주입하려는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한다. 반면 국정화를 주장하는 쪽에서는 “현행 검인정제의 여러 교과서가 같은 사실을 다르게 설명하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많은 혼란을 준다”고 비판한다. 이런 입장 차는 양측이 생각하는 ‘아’와 ‘비아’, 끊임없는 대화를 나눠야 할 ‘과거’와 ‘현재’가 각각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논란 속에 정작 현장에서 교과서를 들고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들은 뒷전으로 밀려난 모양새다. 교사들의 단체인 좋은교사운동은 “직접 아이들을 가르칠 교사들이 교육과정 논의에 소외의식을 많이 느끼는 것은 교육과정의 정당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밝혔다. [贊] 수요자 중심 역사교육 위해 필요 서유석 북한연구소 연구위원 작년 서울교대에서 개최된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관련 토론회에 참석한 일이 있었다. 당시 8종 고교 한국사 교과서에 실린 통일, 북한 파트를 분석한 논문을 작성하고 있는 중이었기 때문에 나름 관심을 갖고 방청석에 앉아 토론을 지켜보았다. 사실 필자는 8종 한국사 교과서에서 통일, 북한 파트를 어떻게 기술하고 있으며 그 문제점은 무엇인가에 집중했지 국정화 문제에는 큰 관심이 없었다. 당시 필자도 교과서의 국정화에 그다지 찬성하는 입장은 아니었다. 말 그대로 전 세계적 흐름에 역행하는 발상이라는 거부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고교 8종 한국사 교과서의 근현대사 부분을 분석하면서 필자의 생각에 조금씩 변화가 일어났다. 교과서에서 기술하고 있는 내용의 편향에 경악을 금치 못했으며, 검인정 제도하에서 출간된 8종 교과서의 문제점을 방치해 온 교육부와 역사학계의 무책임함이 놀라울 따름이었다. 때문에 최근 국정화 논의에서 역사학계 일부 전문가들이 보여주고 있는, 집단 반대 의사 표명의 적극적 움직임이 선뜻 와 닿지 않는다. 국정화를 반대하는 쪽의 의견을 들어보면 그 근거나 논리가 매우 빈약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우선 현재 진행되고 있는 국정화 논란은 내용과 형식이라는 측면에서 접근해 볼 필요가 있다. 국정화는 형식이고 교과서의 콘텐츠는 내용이다. 국정화 자체가 역사의 내용일 수는 없다. 국정화 논의에서 의아스러운 것은 ‘정부가 바뀔 때마다 해당 정권의 입장이 반영된 교과서가 발행될 것’이라는 우려다. 그렇다면 왜 우리나라에서는 아직까지도 여야 정권이 바뀔 때마다 다른 역사가 씌여질 것이라는 판단이 앞서게 되는 것일까? 그 자체가 아직 우리나라에서 역사, 특히 근현대사 부분에 대한 해석의 최소 교집합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은 아닐까? 이것은 그간 역사학계에서 올바른 역사관 정립을 위한 노력을 소홀히 해 왔다는 반증이 아닐까? 여기서 말하는 ‘최소한의 교집합’이란 다양한 역사적 해석을 아우르는 하나의 해석이 횡행하는 도그마를 의미하지 않는다. 역사에는 여러 해석이 있을 수 있지만 기본적인 ‘팩트’에 대한 최소한의 합의는 필요충분조건이 아닐까? 특히 교과서에서는 말이다.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반대를 주장하는 근거로 제시되고 있는 것이 첫째, 친일과 독재를 미화하고 과거 유신 시기의 국정 국사 교과서와 닮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두 번째, 민주화 이후 역사 해석의 다양성을 중시하는 분위기 속에서 과거 회귀를 한국사회가 수용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국정화는 학생과 학부모의 부담을 키우고 역사인식의 편향성을 심화시킬 것이란 논리다. 앞서 언급했듯이 국정화는 형식이고 교과서에 담긴 콘텐츠가 내용이다. 국정화라는 형식이 과거 유신체제에서 진행되었다는 이유로 새롭게 쓰여질 교과서의 내용 역시 독재가 미화되고 반공 일색의 내용으로 도배될 것이란 주장은 말 그대로 기우에 지나지 않는다. 수많은 매체와 인터넷 등에서 최고 권력자를 향한 비판과 풍자를 쏟아내는 현실에선 상상할 수 없는 일임은 조금만 냉정하게 생각한다면 쉽게 다다를 수 있는 결론이다. 또한, 교과서가 많다고 역사 해석이 다양해진다는 주장 역시 쉽게 수긍하기 어렵다. 1개교당 1종류의 교과서를 채택해 사용하고 있는 현행 체제하에서 8종의 교과서를 보급한다고 해서 1명의 학생에게 8개의 해석과 관점을 전달하고 교육할 수 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오히려 집필진들에 의해 선택된 학습내용과 관점만을 학생에게 전달하고 있는 검정 체제보다는 다양한 학설이 반영·소개되어 있는 단일한 교과서를 보급하는 것이 다양성을 함양할 수 있는 방법일 것이다. 그리고 어떻게 국정화로 인해 학생이나 학부모의 부담이 커진다는 논리가 가능할까? 차라리 국정화가 수요자의 입장에서 비용을 절감해 주지만 반대로 일반화된 역사인식이 주입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그 가운데서 해결방안을 고민하자는 주장이 설득력이 있지 않을까? 여기서 분명하게 선을 그어야 할 것은 한국사 교과서는 역사 관련 학술논문집이 아니란 사실이다. 루이스 개디스가 지적한 ‘역사가는 역사를 어떻게 그릴 것인가’하는 고민은 학계의 몫이다. 그리고 학생들은 학계에서 합의된 최소한의 교집합을 공부해야 한다. 그래도 양이 만만치 않다. 이제는 이 문제를 역사교육의 생산자가 아닌 수요자의 입장에서 곰곰이 고민해 봐야 하는 시점이다. [反] 정권 따라 수정 가능 ‘사유화’일 뿐 박한용 민족문제연구소 교육홍보실장 현 정부가 밀어붙이고 있는 중·고교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는 애초부터 그 동기가 불순하다. 검인정이냐 국정화냐 하는 교과제도 자체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한 것이 아니라, 현 정권의 입맛에 맞는 역사 인식을 공교육의 현장에서 효과적으로 관철하기 위한 수단으로 선택한 것이기 때문이다. 즉 교육적 입장과는 무관한, 특정 정당의 정치적 이해관계에서 출발했다는 사실이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문제의 본질이다. 2008년 3월 뉴라이트 계열의 교과서포럼이 ‘대안교과서 한국현대사’를 발간하면서 역사에 대한 쿠데타가 시작됐다. 이 교과서는 일제강점기 시기에 근대화의 기반이 마련됐고,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이 자유민주주의의 초석을 마련했다거나 근대화 혁명의 주인공이라는 등 황당한 내용이었기에,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그런데 같은 해 5월 박근혜 의원은 뉴라이트 대안교과서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역사적 쾌거’라며 축하 발언까지 아끼지 않았다. 뒤이어 정부 각 부처와 한나라당, 뉴라이트 계열의 학자와 수구 언론들은 일제히 검정교과서가 좌편향이라면서 공격의 포문을 열었고, 뉴라이트 대안교과서를 적극 옹호했다. 일선 고등학교에서 가장 많이 채택해서 가르치고 있던 금성교과서는 좌경교과서로 몰리면서 불벼락을 맞았다. 이뿐 아니었다. 약속이나 한 듯이 이승만과 박정희 전 대통령의 동상을 세종로에 건립하자는 요구가 터져 나오고, 독재자 이승만이나 항일독립군 ‘토벌’을 임무로 했던 간도특설대 출신 백선엽을 찬양하는 다큐멘터리가 방영됐다. 특히 교과부는 2011년 일선 학교에 4·19를 ‘데모’로 폄훼하고, 역대 독재정권을 미화한 현대사 영상물 ‘기적의 역사’를 배포했다. 이어 학계의 의견 수렴조차 없이 제멋대로 교과서 집필기준까지 바꿨다. 박근혜 정권 첫해인 2013년 8월 새로운 집필 기준안에 따라 교과서 검정심의가 이루어졌다. 이때 뉴라이트 계열의 학자들이 집필한 교학사 검정 교과서가 통과됐다. 1500군데 이상 틀린, 즉 교과서 한 쪽당 5개 이상 틀린 내용을 담은 엉터리 책자가 검정을 통과할 수 있었던 이유라면 단 하나, 현 정권의 이익을 대변한 것 때문이 아니고는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 그런데 이에 대한 비난 여론이 높아지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교학사 필자를 불러 역사 강좌를 열면서 좌파와의 역사전쟁을 선포했다. 박근혜 정권은 엉터리 교과서를 검정 통과시킨 교육부에 책임을 묻는 대신 교학사 교과서 지키기와 보급에 앞장섰다. 그러나 단 한 학교만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함으로써 교학사 검정본은 시장에서 사실상 퇴출됐다. 현 정권의 입맛에 맞춘 엉터리 교과서가 검정제도에서 퇴출되자 뒤이어 나온 것이 바로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추진이다. 도종환 의원이 공개한 올해 6월 2일자 교육부 공문을 보면, 지난해 2월 13일 박근혜 대통령이 교과용 도서 발행체제의 개선 방향에 대한 지침을 내렸다. 교과서 국정화의 최고 관심자는 박 대통령 자신인 것이다. 그런데 국정교과서 제도를 도입해 시행했던 이는 바로 박 대통령의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이다. 당시 학생들은 국정교과서를 통해 유신독재를 찬양·미화하는 내용을 배우고 생각마저 정권의 입맛에 맞게 통제됐고, 학교교육은 붕괴됐다. 우리 사회의 민주화가 진행되면서 국정교과서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공교육의 현장에서 국정화는 사고·사상의 획일화를 강요하고 무엇보다 특정 정권의 입맛에 따라 정치도구로 악용된다는 것을 뼈저리게 체험했기 때문이다. 북한이나 베트남 같은 국가를 제외하면 세계 모든 나라가 검인정이거나 자유발행제를 채택하고 있다. 전국 중·고교 사회과 교원 2만 4195명 가운데 응답자 1만 543명 중 77.7%인 총 8188명이 국정화에 ‘반대’한다고 이미 답했다. 그런데도 현 정권은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편협한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여론마저 무시하고 힘으로 국정화를 밀어붙이는 이들에게서 어떻게 공정한 내용의 국정교과서를 보장받겠는가. 현 정권이 이렇게까지 집요하게 국정화를 밀어붙이는 것은 역사적 정통성을 결여한 특정 세력이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국정교과서를 통해 젊은 세대 곧 미래 세대의 유권자를 자신의 정치적 지지 기반으로 확보하기 위한 음모가 배후에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교과서의 국정화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권의 입맛에 따라 고쳐질 수밖에 없기에 교과서 국정화는 교과서 사유화에 다름 아니다.
  • 캔버스가 된 모래사장… 작품이 된 가을바다

    캔버스가 된 모래사장… 작품이 된 가을바다

    해변 풍경 속에 노를 단 두 개의 프레임이 설치됐다. 하나는 바닷물에 불안한 뗏목처럼 떠 있고, 다른 하나는 약간 불안정하게 기울어 모래사장에 세워져 있다. 부산 사상구 다대포에서 열리고 있는 ‘2015바다미술제’에 참가한 헝가리 작가 조셉 타스나니의 작품 ‘기억의 지속’이다. 루마니아 출신으로 28세에 헝가리로 이민한 그는 설치와 대지미술의 개념을 혼합한 이 작품에 대해 “새로운 삶의 터전을 찾기 위해 긴 여행을 해야 하는 이민자들의 삶과 그들이 두고 온 것에 대한 기억을 다뤘다”면서 “시리아와 아프가니스탄 등 전 세계의 난민들에게 헌정하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이 작품 옆에는 네덜란드 작가 코르넬리스 알베르투스 아우언스의 철제 조형물 ‘바다의 메아리’가 설치돼 있다. 아우언스는 “세 개의 입방체를 표현한 이 작품은 바다를 배경으로 볼 때 완성된다. 중앙에 수직으로 세운 철 기둥을 통해 파도 소리와 바람 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소개했다. 1987년 시작돼 2년에 한 번씩 열리는 부산의 대표적인 해양미술축제 바다미술제가 해운대, 광안리, 송도를 거쳐 다대포로 장소를 옮겨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지난 19일 막을 올린 2015 바다미술제에는 16개국 34개팀이 참여해 ‘보다-바다와 씨앗’(See-Sea & Seed)을 주제로 10월 18일까지 설치, 조각, 영상 등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행사는 ‘산포하는 씨앗’, ‘발아하는 씨앗’, ‘자라는 씨앗’, ‘자라는 바다’라는 4개의 섹션으로 구성된 본전시와 뉴질랜드의 피터린카이트사가 대형 연 퍼포먼스로 가을 바다를 풍성하게 꾸민다. 김원근의 조각 작품 ‘손님’과 김영원의 거대한 백색 조각 ‘그림자의 그림자’가 눈길을 끄는 해변에는 오노 요코의 ‘소망 나무’를 비롯해 관람객들의 사진으로 완성되는 앤디 드완토로의 ‘100명의 사람들’, 관객들의 호흡으로 완성되는 회화 퍼포먼스인 최선 작가의 ‘나비’, 어린이들이 만든 천 개의 바람개비를 그들이 바라는 꿈과 소원들이 이뤄질 수 있도록 설치한 노주환 작가의 ‘사랑해요ㅡ천개의 꿈’ 등이 모래사장에 설치돼 있다. 사진작가 이명호는 다대포의 돌에 캔버스를 설치해 조수간만의 차에 따라 모습이 서서히 드러나고 사라지면서 자연이 캔버스에 돌의 모습을 그렸다 지웠다 하는 상황을 연출했다. 전원길은 박스 형태로 제작된 틀에 보리 싹을 자라도록 하고 해변에 설치해 수직으로 자라는 보리가 수평선에 이르러 일체화되는 ‘녹색 수평선’을 설치했다. 영국의 조너선 폴 포어맨은 버려진 나무에 돌을 설치하고 날씨와 조류에 자연스럽게 영향을 받도록 하는 해변 설치 작품으로 고독감과 고요함을 표현하고 있다. 전시는 밤에도 이어진다. 미디어아티스트 이경호는 드론으로 촬영한 영상물 ‘생명의 씨앗, 어떻게 하실래요? 미래를 향한 일기’를 선보이고 이이남 작가는 레이저를 통해 다양한 기하학적 문양과 패턴으로 몽환적인 이미지를 연출하는 ‘빛의 움직임으로’를 선사한다. 행사를 주관하는 부산비엔날레조직위원회의 임동락 집행위원장은 “예년과 달리 전시작품 모두 초청작으로 구성해 전시의 일관성과 전문성을 높였다”며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고 관객 참여형 작품들을 곳곳에 배치해 색다른 미술 감상의 기회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김성호 전시감독은 “부산 동부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문화가 소외된 다대포해수욕장에서 문화예술의 싹을 틔운다는 의미를 담았다”며 “사람과 바다, 예술과 지역, 미술가와 시민들이 예술을 통해 따뜻한 교감을 나누길 바란다”고 말했다. 글 사진 부산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추석 맞아 저소득 소외계층에 89억 지원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회장 허동수)는 추석을 맞아 저소득층과 명절에 홀로 지내는 소외계층에게 89억원을 지원한다. 지원대상은 복지시설 1500곳과 저소득가정, 쪽방촌 주민, 노숙인, 노인 ․ 장애인 등 소외계층 22만여명이다. 공동모금회는 이들에게 차례비용 등 현금(상품권 포함) 81억원, 쌀 ․ 생필품 ․ 명절음식 ․ 도시락 등 현물 8억원 어치를 지원한다. 지원은 공동모금회 전국 17개 시도 지회에서 이루어진다. 김주현 공동모금회 사무총장은“우리 주변의 소외된 분들이 추석 명절을 맞아 잠시 시름을 잊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기를 희망한다 ”고 말했다. 서울시 서대문구에 있는 여성 노숙인 쉼터‘열린여성센터’서정화(55) 소장은 “여성노숙인들은 명절동안 갈 곳이 없어 더욱 외로움을 느끼곤 했다”며 “이번 추석에는 함께 차례상도 차리고 추석음식도 만들면서 행복한 시간을 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겉도는 해외석학 초빙] 연구비 신청하느라 기진맥진… 한국어 공문 못 읽어 허둥지둥

    [겉도는 해외석학 초빙] 연구비 신청하느라 기진맥진… 한국어 공문 못 읽어 허둥지둥

    일본의 한 국책연구소에서 7년 정도 연구원으로 재직하다 국내 대학에 온 최중현(가명) 교수는 최근 심한 몸살을 앓았다. 연구비를 지원받기 위해 한국연구재단에 제출할 신청서를 쓰느라 며칠 밤을 꼬박 새우는 중노동을 했기 때문이다. 한국과 일본의 연구비 신청 시스템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알고 있었지만 실상은 달랐다. A부터 Z까지 교수가 구구절절 연구비 신청 사유를 기재하고 중언부언 설명을 되풀이하다 보니 작성 문건만 기본적으로 A4 용지로 20페이지 분량을 넘어 진을 뺀다고 전했다. 최 교수는 “일본에서는 모든 연구자가 4페이지 분량의 연구비 신청 서류만 제출하면 나머지 행정 작업은 지원하도록 돼 간편하다”면서 “한국 사람인 나도 연구비 신청 서류를 작성하는 게 쉽지 않은데 한국어에 익숙지 않은 국내 외국인 연구자들이 연구비 신청 작업을 한번이라도 하고 나면 ‘한국에서 계속 연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외국인 교수 등 연구자들은 국내 대학과 연구기관들이 국제화에 대한 노력을 많이 기울여 왔지만 여전히 외국인 연구자가 국내에 안착하기는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스위스 출신으로 서울대에서 컴퓨터공학을 가르치는 베른하르트 에거 교수는 “국제화 수준이 높다는 서울대도 교수들에게 보내는 공문이나 이메일은 전부 한국어로 쓰여져 외국인 교수는 내부 소통에서 소외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그는 “차라리 외국인 교수를 무작정 뽑기보다는 한국어와 한국문화에 익숙한 한국계 교수들을 선발해 국제화를 순차적으로 진행하는 게 맞다”며 “아울러 외국인 교수 영입 등 글로벌화에 대한 내부 반발 등 인식도 바뀌어야 한다”고 충고했다. 국내의 한 국립대에 2년째 재직 중인 중국인 가오린(가명)교수도 한국어 중심의 학사 행정에 문제가 많다는 지적을 한다. 가오 교수는 “연구에 필요한 공문이나 규정이 모두 한국어로만 설명돼 중요한 규정이나 행사를 모르고 있다가 뒤늦게 허둥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 교수 중에 이런 학사 시스템으로 인해 곤란을 겪다가 한국을 떠나는 사례도 적지 않다”며 “대학 내 외국인 교수들을 행정적으로 지원하는 시스템부터 갖추고 해외 우수 인재들을 영입하는 게 순서”라고 일침을 가했다. 교수와 학생의 관계도 외국인 교수에게는 낯선 문화로 인간 관계의 스트레스 요인이 된다. 가오 교수는 “외국인 교수들이 한국인 교수들만큼 학생들과 정서적 교류를 갖지 못한다는 점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교수와 학생 간 관계를 한국식으로 풀지 못한다고 비판하다 보니 적응을 어렵게 하는 이유가 된다”고 말했다. 에거 교수는 “한국에 와서 가장 놀란 건 지도교수가 제자의 주례를 서고 학생들도 교수에게 사생활 고민을 거침없이 털어놓는 등 한가족 같은 관계”라면서 “교수가 학생들에게 어느 선까지 다가가 얘기하고 관계를 설정해야 할지 난감할 때가 많다”고 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생활정책 Q&A] 이달부터 신용 8~10등급도 이용 가능한 대출 상품 2개 출시

    [생활정책 Q&A] 이달부터 신용 8~10등급도 이용 가능한 대출 상품 2개 출시

    ‘하나, 사회적 약자에 대한 적극적인 사회공헌 프로그램 개발과 실천으로 사회 통합에 이바지한다. 하나, 지역사회를 위한 문화복지 지원을 통해 풍요로운 희망마을 만들기에 기여한다. 하나, 지역주민에 대한 수준 높은 교육 콘텐츠 제공과 인재 육성 지원을 통해 윤택한 삶의 영위와 국가 성장 동력 양성에 이바지한다. 하나, 지역사회 개발을 위한 투자와 지역경제주체에 대한 지원 강화로 일자리 창출 및 지역경제 활성화에 노력한다. 하나, 금융소외계층에 대한 관심과 지원으로 지역사회 일원으로서의 역할을 다한다.’ 새마을금고(MG) 사회공헌 헌장입니다. 1963년 경상남도에서 태동한 새마을금고는 한국 고유의 자율적 협동조직인 계, 두레, 향약 등의 상부상조 정신 계승을 지향하는 금융협동조합입니다. 신용업무와 공제사업 등의 경제적 기능과 회원복지사업 등의 사회적 기능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즉, 금융을 수단으로 지역사회 발전과 회원 복지 향상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Q. 새마을금고 현황과 이용법을 알려 주세요. A. 총자산은 123조 3508억원입니다. 금고는 전국에 1348개, 점포는 3225개입니다. 거래자만 1846만 7000여명을 뽐내죠. 가계자금 28종, 기업자금 6종, 정책자금 3종을 합쳐 대출상품 37종을 다루고 있습니다. 특히 저신용 금융소외계층을 위해 2008년 뉴스타트 자영업자특례대출을 시작으로 정책자금 3조 6305억원을 풀었습니다. 이달부터는 신용 8~10등급도 이용할 수 있는 신용대출 상품인 ‘체크플러스론’과 ‘유턴 신용대출’을 출시했습니다. 예금 상품으로는 자유 입출금식 14종, 거치식 5종, 적립식 14종 등 33종이 있습니다. 회원으로 가입하면 세금 우대 저축 등의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습니다. 지역(직장) 내 금고에 가입 신청서 제출, 출자금 납입을 통해 누구나 가입할 수 있습니다. Q. 예금자 보호 장치에는 어떤 게 있습니까. A. 예금자 보호제도는 금융기관에서 예금자에 대해 지급 불능 상태 때 예금 및 적금을 대신 지급해 주는 안전장치로, 국민들이 안심하고 금융기관과 거래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시스템입니다. 새마을금고는 1983년부터 새마을금고법에 의해 예금자 보호제도를 갖췄습니다. 정부에서 운영하는 ‘서민금융’이라는 슬로건에 걸맞은 조직이라는 점을 되새긴 것이죠. 새마을금고법에 따라 모든 이용 고객에 대해 1인당 5000만원까지 예금(원리금 포함)을 보장하고 있습니다. 올해 8월 말 현재 총 1조원을 예금자 보호 준비금으로 조성해 놨습니다. Q. 기업체들이 사회공헌 활동을 많이 하는데. A. 새마을금고도 지역 개발, 평생교육, 재능 기부 등의 활동을 벌이는데 대표적인 것이 ‘사랑의 좀도리’ 운동입니다. 1998년부터 지난해까지 17년에 걸쳐 현금 1046억원과 쌀 1만 1000여t을 모아 어렵게 생활하는 주민들에게 내놨습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복지 사업에 1046억원을 투자했고, 복지 지원 사업 규모는 지난해만 3150억원에 이릅니다. 그러나 52년 전 출범의 의미를 살리기 위해 한층 노력할 생각이라는 게 새마을금고 측의 설명입니다.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보다 거시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기 위해 올해 안으로 재단법인을 발족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생활정책 Q&A] 이달부터 신용 8~10등급도 이용 가능한 대출 상품 2개 출시

    [생활정책 Q&A] 이달부터 신용 8~10등급도 이용 가능한 대출 상품 2개 출시

    ‘하나, 사회적 약자에 대한 적극적인 사회공헌 프로그램 개발과 실천으로 사회 통합에 이바지한다. 하나, 지역사회를 위한 문화복지 지원을 통해 풍요로운 희망마을 만들기에 기여한다. 하나, 지역주민에 대한 수준 높은 교육 콘텐츠 제공과 인재 육성 지원을 통해 윤택한 삶의 영위와 국가 성장 동력 양성에 이바지한다. 하나, 지역사회 개발을 위한 투자와 지역경제주체에 대한 지원 강화로 일자리 창출 및 지역경제 활성화에 노력한다. 하나, 금융소외계층에 대한 관심과 지원으로 지역사회 일원으로서의 역할을 다한다.’ 새마을금고(MG) 사회공헌 헌장입니다. 1963년 경상남도에서 태동한 새마을금고는 한국 고유의 자율적 협동조직인 계, 두레, 향약 등의 상부상조 정신 계승을 지향하는 금융협동조합입니다. 신용업무와 공제사업 등의 경제적 기능과 회원복지사업 등의 사회적 기능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즉, 금융을 수단으로 지역사회 발전과 회원 복지 향상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Q)새마을금고 현황과 이용법을 알려 주세요. A)총자산은 123조 3508억원입니다. 금고는 전국에 1348개, 점포는 3225개입니다. 거래자만 1846만 7000여명을 뽐내죠. 가계자금 28종, 기업자금 6종, 정책자금 3종을 합쳐 대출상품 37종을 다루고 있습니다. 특히 저신용 금융소외계층을 위해 2008년 뉴스타트 자영업자특례대출을 시작으로 정책자금 3조 6305억원을 풀었습니다. 이달부터는 신용 8~10등급도 이용할 수 있는 신용대출 상품인 ‘체크플러스론’과 ‘유턴 신용대출’을 출시했습니다. 예금 상품으로는 자유 입출금식 14종, 거치식 5종, 적립식 14종 등 33종이 있습니다. 회원으로 가입하면 세금 우대 저축 등의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습니다. 지역(직장) 내 금고에 가입 신청서 제출, 출자금 납입을 통해 누구나 가입할 수 있습니다. Q)예금자 보호 장치에는 어떤 게 있습니까. A)예금자 보호제도는 금융기관에서 예금자에 대해 지급 불능 상태 때 예금 및 적금을 대신 지급해 주는 안전장치로, 국민들이 안심하고 금융기관과 거래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시스템입니다. 새마을금고는 1983년부터 새마을금고법에 의해 예금자 보호제도를 갖췄습니다. 정부에서 운영하는 ‘서민금융’이라는 슬로건에 걸맞은 조직이라는 점을 되새긴 것이죠. 새마을금고법에 따라 모든 이용 고객에 대해 1인당 5000만원까지 예금(원리금 포함)을 보장하고 있습니다. 올해 8월 말 현재 총 1조원을 예금자 보호 준비금으로 조성해 놨습니다. Q)기업체들이 사회공헌 활동을 많이 하는데. A)새마을금고도 지역 개발, 평생교육, 재능 기부 등의 활동을 벌이는데 대표적인 것이 ‘사랑의 좀도리’ 운동입니다. 1998년부터 지난해까지 17년에 걸쳐 현금 1046억원과 쌀 1만 1000여t을 모아 어렵게 생활하는 주민들에게 내놨습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복지 사업에 1046억원을 투자했고, 복지 지원 사업 규모는 지난해만 3150억원에 이릅니다. 그러나 52년 전 출범의 의미를 살리기 위해 한층 노력할 생각이라는 게 새마을금고 측의 설명입니다.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보다 거시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기 위해 올해 안으로 재단법인을 발족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가을바다가 그대로 예술로 ... 2015 바다미술제

    가을바다가 그대로 예술로 ... 2015 바다미술제

     해변 풍경 속에 노를 단 두 개의 프레임이 설치됐다. 하나는 바닷물에 불안한 뗏목처럼 떠 있고, 다른 하나는 약간 불안정하게 기울어 모래사장에 세워져 있다. 부산 사상구 다대포에서 열리고 있는 ‘2015바다미술제’에 참가한 헝가리 작가 조셉 타스나니의 작품 ‘기억의 지속’이다. 루마니아 출신으로 28세에 헝가리로 이민한 그는 설치와 대지미술의 개념을 혼합한 이 작품에 대해 “새로운 삶의 터전을 찾기 위해 긴 여행을 해야 하는 이민자들의 삶과 그들이 두고 온 것에 대한 기억을 다뤘다”면서 “시리아와 아프가니스탄 등 전 세계의 난민들에게 헌정하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이 작품 옆에는 네덜란드 작가 코르넬리스 알베르투스 아우언스의 철제 조형물 ‘바다의 메아리’가 설치돼 있다. 아우언스는 “세 개의 입방체를 표현한 이 작품은 바다를 배경으로 볼 때 완성된다. 중앙에 수직으로 세운 철 기둥을 통해 파도 소리와 바람 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소개했다.  1987년 시작돼 2년에 한 번씩 열리는 부산의 대표적인 해양미술축제 바다미술제가 해운대, 광안리, 송도를 거쳐 다대포로 장소를 옮겨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지난 19일 막을 올린 2015 바다미술제에는 16개국 34팀이 참여해 ‘보다-바다와 씨앗’(See-Sea & Seed)을 주제로 10월 18일까지 설치, 조각, 영상 등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행사는 ‘산포하는 씨앗’, ‘발아하는 씨앗’, ‘자라는 씨앗’, ‘자라는 바다’라는 4개의 섹션으로 구성된 본전시와 뉴질랜드의 피터린카이트사가 대형 연 퍼포먼스로 가을 바다를 풍성하게 꾸민다.  김원근의 조각 작품 ‘손님’과 김영원의 거대한 백색 조각 ‘그림자의 그림자’가 눈길을 끄는 해변에는 오노 요코의 ‘소망 나무’를 비롯해 관람객들의 사진으로 완성되는 앤디 드완토로의 ‘100명의 사람들’, 관객들의 호흡으로 완성되는 회화 퍼포먼스인 최선 작가의 ‘나비’, 어린이들이 만든 천 개의 바람개비를 그들이 바라는 꿈과 소원들이 이뤄질 수 있도록 설치한 노주환 작가의 ‘사랑해요ㅡ천개의 꿈’ 등이 모래사장에 설치돼 있다. 사진작가 이명호는 다대포의 돌에 캔버스를 설치해 조수간만의 차에 따라 모습이 서서히 드러나고 사라지면서 자연이 캔버스에 돌의 모습을 그렸다 지웠다 하는 상황을 연출했다.  전원길은 박스 형태로 제작된 틀에 보리 싹을 자라도록 하고 해변에 설치해 수직으로 자라는 보리가 수평선에 이르러 일체화되는 ‘녹색 수평선’을 설치했다. 영국의 조너선 폴 포어맨은 버려진 나무에 돌을 설치하고 날씨와 조류에 자연스럽게 영향을 받도록 하는 해변 설치 작품으로 고독감과 고요함을 표현하고 있다. 전시는 밤에도 이어진다. 미디어아티스트 이경호는 드론으로 촬영한 영상물 ‘생명의 씨앗, 어떻게 하실래요? 미래를 향한 일기’를 선보이고 이이남 작가는 레이저를 통해 다양한 기하학적 문양과 패턴으로 몽환적인 이미지를 연출하는 ‘빛의 움직임으로’를 선사한다.  행사를 주관하는 부산비엔날레조직위원회의 임동락 집행위원장은 “예년과 달리 전시작품 모두 초청작으로 구성해 전시의 일관성과 전문성을 높였다”며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고 관객 참여형 작품들을 곳곳에 배치해 색다른 미술 감상의 기회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김성호 전시감독은 “부산 동부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문화가 소외된 다대포해수욕장에서 문화예술의 싹을 틔운다는 의미를 담았다”며 “사람과 바다, 예술과 지역, 미술가와 시민들이 예술을 통해 따뜻한 교감을 나누길 바란다”고 말했다. 부산 글 함혜리 기자 lotus@seoul.co.kr  
  • 美금리동결 이후 시장 불확실… 전문가에 듣는 재테크

    美금리동결 이후 시장 불확실… 전문가에 듣는 재테크

    미국의 금리 동결로 재테크 시장은 안도보단 불안감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동결 발표 직후 시중은행 프라이빗뱅킹(PB) 센터엔 고객들의 문의가 줄을 이었다. 김현식 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팀장은 20일 “지난 18일 하루 동안에만 팀장 9명이 180여통의 문의 전화를 받았다”고 전했다. 김 팀장은 “평소의 2배가 넘는 문의”라며 “대부분의 고객은 (금리 동결로) ‘불확실성만 연장됐다’며 답답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말까지 국내외 시장 전망도 쉽지 않다. 미국의 금리 인상은 기정사실이지만 그 시기에 대해서는 올해 12월 또는 내년으로 연기될 거라는 등 의견이 분분하다. 중국의 경기 흐름도 주요 변수다. 연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이처럼 방향성이 확실치 않은 때는 일단 숨 고르기에 들어가라는 것이 전문가들 조언이다. 신현조 우리은행 잠실PB센터 팀장은 “자산 운용 기간을 6개월 이내로 줄이고 적정한 투자 시기를 기다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마치 야구에서 안타 대신 ‘번트’를 노리는 것처럼 유동자금을 충분히 갖고 있다 시장이 조정받을 때마다 분할매수하라는 얘기다. ‘번트’ 전략의 핵심은 무엇보다 유동자금 확보다. 이태훈 하나은행 여의도골드클럽 PB팀장은 “나중에 금리가 오르고 재테크 시장 환경이 달라질 것에 대비해 현금 보유 비중을 늘려야 한다”며 “주식형 펀드는 수익 나는 대로 일단은 현금화하라”고 강조했다. 번트 전략을 위한 기본 포트폴리오는 이렇다. 투자자산이 100이라고 봤을 때 주가연계증권(ELS) 50%, 머니마켓펀드(MMF) 및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 20%, 현금 30% 등이다. ELS는 6개월 단위로 조기 환매가 가능하다. 코스피200 등 주가지수에 기초한 원금 비보장형 상품은 연 수익률이 5~6%다. ABCP는 보통 3개월 만기로 대출채권을 운용하는 상품이다. 대신 금리는 연 2~3% 수준이다. MMF는 금리가 은행 예·적금 수준이지만 별도의 만기가 없어 ‘방망이를 휘두를 때’(투자)마다 자금을 동원하는 창구로 활용할 수 있다. 관건은 적정한 매수 시점을 잡는 일이다. 전문가들은 연말까지 코스피지수가 1950~2050 수준에서 ‘박스권’을 형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종철 신한은행 투자자산전략부 팀장은 “11월 말까지 주식시장에서 완만한 추이의 ‘안도 랠리’가 이어지면서 조정과 반등을 반복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11월 말까지 지수가 조정을 받을 때마다 분할매수를 노리라는 조언이다. 다만 이때도 주의할 점이 있다. 이종혁 국민은행 명동스타PB센터 팀장은 “과거처럼 두 자릿수 수익률을 기대하기 어렵고 공격적 투자자라도 목표수익률을 연 4~5% 수준으로 낮춰 잡아야 한다”며 “여유자금의 10%씩을 꾸준히 분할매수하되 일정 수익률을 달성하면 이익을 실현(환매)하는 ‘치고 빠지기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단기 투자상품으론 인덱스펀드를 추천하는 의견이 많다. 인덱스펀드는 지수가 오른 만큼 수익률이 결정되는 펀드다. 예를 들어 코스피가 1900일 때 인덱스펀드에 가입했다가 지수가 2000까지 올랐다면 지수 상승률(5.26%)만큼 펀드 수익을 거둘 수 있다. 코스피지수가 1950선 아래로 조정받을 때마다 바구니에 담아두라는 조언이다. 시장 변동에 상관없이 꾸준히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에 장기 투자하라는 의견도 있다. 가치주나 배당주 등이 대표적이다. 연초대비 현재까지 코스피 수익률은 3.12%였다. 반면 가치주펀드(7.14%)나 배당주펀드(7.35%)의 수익률은 코스피 수익률의 두 배가 넘는다. 같은 기간 중소형주 펀드는 15.97%의 수익을 올렸다. 이충환 우리은행 본점영업부 PB팀장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중소형주가 과열 양상을 보였던 데 반해 가치주나 배당주는 계속 소외받아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올해 국내 대기업들의 영업실적이 예상보다 나쁘지 않을 것으로 보여 대형 가치주나 매년 배당수익률을 4~5% 올릴 수 있는 배당주를 1년 이상 긴 호흡으로 투자하라”고 제안했다. 포트폴리오 자산 중 안정성 확보 차원에서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N포세대 좌절,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면 희망 없다”

    “N포세대 좌절,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면 희망 없다”

    “극심한 취업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의 이른바 ‘N포세대’는 일본의 ‘로스트 제너레이션’(잃어버린 세대)과 비슷합니다. 지금부터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한국에는 정말로 중요합니다.” 일본이 본격적인 저성장 국면에 진입한 1990년대 사회에 나와 좌절한 세대의 심리를 다룬 ‘로스트 제너레이션 심리학’의 저자인 구마시로 도루(40·정신과 전문의) 박사는 20일 서울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은 ‘N포세대’ 문제가 최근 들어 부각되고 있는 만큼, 아직은 정부 차원의 대책을 고안할 수 있는 희망이 있다”고 강조했다. 구마시로 박사는 서울시립청소년직업체험센터인 하자센터가 18~20일 진행한 제7회 ‘서울청소년 창의 서밋’에 기조 강연자로 초청받아 내한했다. 경제적 불안 때문에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다는 의미의 ‘3포세대’에서 출발한 ‘N포세대’는 내 집 마련, 대인관계, 꿈, 희망 등 모든 것을 포기하는 세대라는 의미다. 일본에서 ‘로스트 제너레이션’은 1970년대 고도 성장기에 태어났지만 이후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게 된 세대를 말한다. “일본의 ‘로스트 제너레이션’은 고학력이 고소득으로 이어진다는 ‘학력 신화’를 믿는 베이비붐 세대 부모 밑에서 자랐습니다. 입시 경쟁만 뚫으면 성공할 줄 알았지요. 그런데 장기 불황이라는 변수가 나타났고, 비정규직 일자리만 넘쳐나면서 커다란 정신적 혼란을 겪게 됐습니다.” 그는 이런 측면에서 1990년대 말 외환위기 등을 맞으며 본격화한 한국의 ‘N포세대’는 일본의 ‘로스트 제너레이션’과 맥이 통한다고 평가했다. 구마시로 박사는 대졸자들이 취업을 포기하게 되는 것은 내면화된 가치관과 현실 사이에서 겪는 ‘심리적 갈등’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장기 불황기에는 학위가 있다고 해서 능력을 인정받을 수 없는데도 이 사실을 인정하기 힘들어 하지요. 비정규직 일자리를 가진 뒤 ‘내가 왜 이런 하찮은 일을 해야 하나’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스스로 더 큰 스트레스를 받고, 사내 인간관계도 제대로 형성할 수가 없게 되는 거죠.” 성에 차지 않는 일자리를 가질 바에야 일을 하지 않고 부모 세대에 의존해 생활하는 청년층이 ‘니트족’이다. 국내 15~29세 청년 100명 중 15명은 니트족이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니트족 비율이 7번째로 높다. 구마시로 박사는 이런 상황들은 필연적으로 세대 갈등을 동반한다고 설명했다. “일본에서는 인터넷에서 처음 ‘로스트 제너레이션’이라는 용어가 사용됐는데, ‘기성 세대가 우리의 풍요로운 삶을 빼앗아 갔다’는 인식에서 출발했습니다. 한국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구마시로 박사는 “2008년 일본 도쿄 아키하바라역에서 17명을 죽거나 다치게 한 묻지마 살인범은 자동차 부품회사 파견직 근로자로, 비정규직을 전전하다 사회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소외감을 느껴 인터넷에만 빠져 지냈던 인물이었다”고 말했다. ‘로스트 제너레이션’의 또 다른 특징은 소통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점이다. “일본 정부는 자국 내에서 외부와 단절하고 집에서만 생활하는 ‘히키코모리’가 얼마나 되는지 추산조차 하지 못하고 있어요. ‘히키코모리’의 등장을 단지 개인의 문제로 여겨 방치한 측면이 강한 거죠.” 그는 “일본 정부는 ‘니트족’, ‘히키코모리’ 등을 위한 대책을 절실하게 강구하지 않고 있는데, 대책을 마련하기에도 이미 늦었다고 보기 때문”이라면서 “한국에서 좌절한 청년들의 잘못된 삶의 방식이 다음 세대로 이어지게 하지 않으려면 정부가 선제적이고 강도 높은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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