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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택 2012 민심탐방-내게 대선은 [ ]다] (6)새내기 유권자에게 듣다

    [선택 2012 민심탐방-내게 대선은 [ ]다] (6)새내기 유권자에게 듣다

    첫 투표는 설렘입니다. 올해 만 19세가 돼 당당히 투표권을 행사하게 된 새내기 유권자들은 대통령을 내 손으로 선택할 수 있다는 생각에 가슴 한편이 뿌듯해집니다. 정말 제대로 뽑고 싶습니다. 하지만 어느 후보가 나와 나라에 보탬이 될지 막연하기만 합니다. 공약들을 살펴봐도 정작 내 고민을 해결해 줄 만한 후보는 눈에 쉽게 띄지 않는 것 같습니다. 고교 학창시절의 긴 터널을 지나 이제 막 캠퍼스 생활에 적응하기 시작한 만 19세 유권자 3명에게 그들만의 생생한 고민과 대선 후보들에게 바라는 점들을 들어봤습니다. 새내기 유권자들은 이번 대선을 ‘희망고문’으로 정의했다. ‘희망고문’이란 애매한 태도를 보여 상대방이 희망을 갖도록 해 포기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을 뜻한다. 이들에게 정치와 선거는 그런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고려대학교 정경학부 김도유(여),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임동민, 숙명여자대학교 아동복지학과 강윤서(여)씨는 대선을 40여일 남긴 6일 “후보들의 공약을 보면 전부 ‘장밋빛’인데, 내 한 표로 세상이 달라질 수 있을까라는 막연한 기대가 물거품이 될까 두렵다.”며 기대 섞인 우려를 내비쳤다. ●새내기들은 정치에 무관심하다? 20대 젊은 층은 정치에 무관심하다고 얘기하는 일부 기성 세대들이 있다. 실제로 새내기들에게 정치는 먼나라 얘기인 경우가 많은 듯하다. 김씨는 “어떤 친구들은 ‘문재인이 누구야’라고 묻기도 한다.”면서 “정치적 의사를 표현하거나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투표하는 날만 ‘주인’ 대접을 받는 게 아니냐는 반문도 따랐다. 강씨도 “일상생활에서 정치가 화두는 안 된다.”고 전했다. 하지만 정치 무관심에 대해 결이 다른 해석도 있었다. 이념적 양극화로 인해 탈정치화가 심화됐다는 것이다. 임씨는 “새내기들 간에 이념 양극화가 아주 심하다.”면서 “이념 성향이 다르다 보니, 친구들 간에 정치를 주제로는 대화가 안 통해 정치 얘기를 안 하게 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좌우 양극단에 있는 인터넷사이트들이 노무현·김대중 전 대통령은 ‘빨갱이’로, 박정희는 ‘히틀러’로 희화화시키는 경우가 많은데, 거기에 영향을 받는 친구들이 많다.”고 귀띔했다. 최근 정치권의 화두인 투표시간 연장이 논란이 되는 것에는 대부분 고개를 갸우뚱했다. 휴일에 쉴 수 없는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투표를 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반응들이었다. 임씨는 “학교에 일용직이나 식당 아줌마들이 주말과 쉬는 날에도 아침 6시에 출근해서 저녁 6시까지 일을 한다.”면서 “헌법에 보장된 권리인데 왜 투표를 못한다는 건가.”라고 비판했다. 김씨도 “투표참여율이 저조하면 정당성이 결여된다고 생각한다.”고 동조했다. 강씨도 비슷한 생각이었다. ●그들만의 고민은… 강요받는 진로 새내기들만의 고민은 뭘까. 이들은 캠퍼스에만 들어오면 자유를 만끽할 수 있다는 생각에 부푼 마음으로 대학 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김씨는 “대학은 선진적인 학문을 공부할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했는데, 학교에서 필수로 들으라고 하는 과목은 시시하다.”면서 “대학생다운 공부를 하기가 힘들다. 학점을 위해, 과제가 적고 출석체크도 잘 안 하는 ‘꿀교양’만 찾아듣는다.”고 말했다. 임씨는 “새내기들 간에도 보이지 않는 경쟁이 치열하고, 취업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있다.”고 말했다. 강씨 역시 “대학 가면 자유롭기만 할 줄 알았는데, 책임감 있게 행동하지 않으면 낙오자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들의 현실적인 고민은 진로 문제였다. 어른들에 의해 강요받는 진로 문제 때문에 꿈을 갖기도 힘들고, 오직 입시와 취업 준비만 해야 하는 처지라고 이들은 하소연했다. 임씨는 “선배들이나 어른들이 항상 앞으로 뭐할 거냐고 물어서, 관심이 별로 없는데도 변호사 할 거라는 말을 달고 산다.”고 했다. 김씨는 “학교 공부가 진로를 위해 어떤 도움이 되는지 잘 모르겠다. 비싼 등록금을 내고 졸업장을 사는 것 같아 회의가 든다.”며 한숨을 쉬었다. 강씨는 전공에 대한 회의감이 친구들 사이에 만연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입시 위주 교육으로 점수 맞춰서 온 학생들이 대부분이고, 전과 신청을 심각하게 고민하지만 취업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냥 다니는 친구들이 많다.”고 토로했다. 이들은 대선 후보들이 이런 문제에 대해 진정으로 공감해주길 바라고 있었다. 임씨는 “정치인들이 ‘요즘 애들 문제의식이 없다’든가 ‘열심히 노력을 안 한다’면서 혼내는 느낌이 많다.”면서 “안철수 후보가 청소년들에게 인기를 얻은 이유는 나를 괴롭히는 게 아니라 내 얘기를 듣고 토닥거려주는 느낌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고무줄 잣대’ 입시제도는 불만 고무줄 같은 입시제도에 대한 불만은 공통적이었다. 입학사정관제의 혜택을 받은 임씨는 강남에서 입학사정관제 토론강사 생활을 하고 있다. 그는 “토론대회에서 대상을 받은 경험 때문에 입학사정관제로 입학했다.”면서 “수능이 아닌 학교생활을 바탕으로 평가하는 입학사정관제가 또 다른 사교육을 조장한다.”고 털어놨다. 입학사정관제에도 빈부격차의 문제점이 투영되는 현실을 바로잡을 수 있는 공약들을 후보들이 제시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전했다. 김씨 역시 “입학사정관제는 주관적으로 점수 매기는 것”이라면서 “스펙을 쌓을 수 있는 여건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특목고 학생들에게 유리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강씨는 “입학사정관제보다는 논술의 객관적인 기준이 좀더 명확했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안교육을 통해 입시 위주의 교육을 점진적으로 바꿀 수 있는 공약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길을 품은 우리 동네] (25)경남 창원 몽고정로

    [길을 품은 우리 동네] (25)경남 창원 몽고정로

    “내 고향 남쪽 바다, 그 파란 물 눈에 보이네. 꿈엔들 잊으리요, 그 잔잔한 고향 바다….” 일제강점기인 1932년 시인 이은상(1903~1982)의 시에 작곡가 김동진(1913~2009)이 이듬해 곡을 붙인 국민 가곡 ‘가고파’의 앞소절이다. 마산에서 나고 자란 시인은 떠나온 고향을 못내 잊을 수 없어 고향 바다를 그렇게 간절히 회억했으리라. 하지만 이 노래는 ‘마산 예찬곡’으로만 머물지 않았다. 국민 애창곡이 되어 광복 이후 교과서에까지 실린 것은 구구절절 노랫말이 일제강점기 잃어버린 조국을 외쳐 부른 통한의 절창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누군가 “마산” 했을 때 대번 기억의 회로를 돌아 자동으로 점등되는 대명사는 이 노래 제목뿐만이 아니다. 한번 가보지 않고서도 들어본 적이 있다고 무릎을 치게 만드는 대표 지물(地物) ‘몽고정’(夢古井)이다. 오래전 시인이 꿈에서조차 그렸던 남쪽 바닷가 지척에 몽고정은 자리해 있다. 마산만의 평화를 요란스럽게 들깨우는 어시장 입구에서 부지런히 10여분만 걸음을 재촉하면 만날 수 있는 옛 우물이다.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몽고정로. 새 도로명 주소로 바뀐 통에 길 찾기가 애매해졌다는 하소연일랑 이곳에서는 통하지 않는다. 경남문화재 제82호로 등록된 자산동의 명물 몽고정을 기점으로 북쪽을 향해 북성로와 맞닿는 지점까지 이어진 길이 몽고정로다. 엄밀히 따지면 몽고정은 도로 번호로는 몽고정로가 끝나는 지점에 있다. 도로명 주소상으로는 북성로와 만나는 북쪽 지점이 도로가 시작되는 ‘몽고정로 1’인 것이다. 몽고정의 연원은 고려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몽고군이 일본을 정벌하고자 고려와 합세해 여·몽 연합군을 조직한 1281년(고려 충렬왕 원년). 당시 합포(지금의 마산)에 주둔하게 된 병사들의 식수를 공급하기 위해 팠던 우물이다. 몽고 군사와 그들이 부리던 말도 함께 우물물을 마셨다고 전해진다. 몽고정 옆에는 직경 1.4m의 바퀴 모양 석물이 하나 있는데, 당시 물을 길어 올릴 때 발판으로 쓴 것으로 추정된다. 몽고정의 원래 이름은 ‘고려정’이었다고 한다. 일제강점 초기 마산에 살았던 한 일본 지식인이 쓴 기록물 마산항지(馬山港誌)에는 “고려정이라 불리던 우물을 일본인들이 몽고정으로 개명했다.”고 적혀 있다. 몽고군이 거쳐간 이후로도 아주 오랫동안 우물은 지역민들의 식수원으로 사랑받았다는 기록도 있다. 여러 향토 기록에는 1906년쯤까지 이 우물에는 ‘서성리수백년지음정’(西城里數百年之飮井), 즉 마산포 서성리 사람들이 수백년간 이용한 우물이었다는 표시가 있었다고 전해진다. 700년이 훨씬 지난 지금까지 자리를 굳건히 지켜온 우물은 그러나 세월의 더깨를 그대로 뒤집어쓴 채 도심 한구석에 초라하게 웅크리고 있다. 근처 음악학원에서 나오는 초등학교 5학년 남자 아이를 붙들어 짐짓 우물의 내력을 아느냐고 물었다. “고려 때 몽고 군사가 물 마시던 곳”이라고 기특한 답변을 내놓는다. 꼬마는 “오며 가며 표석에 새겨진 유래를 읽어서 잘 안다.”고 했다. 700여년을 붙박이로 버텨온 공력이 그래도 영 헛되지는 않았음이다. 몽고정로의 끝지점에 상징물처럼 자리 잡은 건물이 몽고간장 공장이다. 몽고정의 물은 미네랄과 칼슘이 유달리 풍부해 장류 식품 제조에 더없이 좋은 수질로 꼽혀 왔다. 그런 배경으로 1905년 일본인이 장유공장을 처음 차렸고, 이후 1945년 김홍구 사장이 지금의 이름으로 재창업해 마산의 명물로 컸다. 몽고정에서 출발해 몽고정로를 따라 걷다 보면 마산의 명소들이 요소요소에서 곁가지로 뻗어 나가 있다. 마산 출신의 조각가 문신(1923~1995)을 기리는 문신미술관도 왼편 언덕배기 쪽으로 1㎞쯤 가면 닿는다. 몽고정로 중간쯤인 추산동에 자리한 사찰 정법사도 길손의 발길을 잡아 끈다. 통도사의 마산포교당으로 1912년 일제시대 민생구제라는 담대한 뜻을 품고 창건된 유서 깊은 공간이라고 입구 안내판이 친절히 귀띔해 준다. 세월의 힘은 사물의 생기를 속수무책으로 무력화하기도 한다. 안타깝지만 몽고정로 일대에도 그건 통하는 얘기다. 한때 50만명을 넘어섰던 ‘대도시’ 마산의 쇠락한 현주소를 대변하듯 생기를 잃고 침잠한 모습에 옛 고향을 모처럼 찾은 이들은 가슴이 헛헛해진다. 중고 가구, 싱크대 제작, 맞춤복 등을 취급하는 작은 점포들만 즐비할 뿐 한낮에도 거리는 적막하기만 하다. 20여년 전 이 길은 젊은 발자국 소리로 요란했다. 근처에 명문으로 꼽히는 중고교들이 몰려 있어 그들이 단체 영화를 보거나 미팅을 갈 때면 삼삼오오 어깨를 붙이고 들떠서 걷던 길이었다. 마산합포구 새주소 담당인 손대근씨는 “예전에 이 길은 마산에서도 번화한 축에 들었다.”면서 “십수년 만에 들른 사람이라면 뒷골목처럼 밀려난 지금의 모습에 씁쓸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몽고정로에서도 1번지에 해당하는 자리는 예전에 마산 시내에서도 최고로 쳤던 중앙극장이 있었던 곳. 지금 극장은 자취를 감췄고 그 자리에 대형 아웃렛 가구 매장이 들어서 있다. 그런데 주인은 그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매장 담벽에서는 ‘몽고정로 1’이라는 도로명 주소판을 찾아볼 수 없다. 몽고정로를 벗어나 그 앞길인 북마산가구거리에 들어서면 비로소 한때 50만 인구를 자랑했던 도시의 위용이 읽힌다. 타지에서 온 사람들도 짬을 내서 한 번쯤은 둘러볼 만한 곳이다. 각종 ‘브랜드’ 가구들을 판매하는, 50년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명소다. 비탈진 가구거리를 걸어내려와 3·15대로를 만나는 즈음에서 꼭 한 번 찾아봄 직한 곳이 어시장이다. 고적한 몽고정로와 지근거리에 있는데도 분위기는 딴판이다. 횟집촌, 온갖 물 좋은 생선과 푸성귀들을 파는 작은 가게들이 모여 대단지를 이룬다. 사람 사는 냄새에 파묻혀 긴장을 풀 만한 곳으로 시장통만 한 곳이 또 있을까. 이곳에서는 버스를 타더라도 마산역이나 시외버스터미널까지는 20여분이면 충분하다. 글 사진 창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26회에는 전북 군산시 창길을 소개합니다
  • 시민분노 외면한 여수시장·시의원

    “여수시민이란 게 너무나 창피한데 시정 책임자인 시장은 나몰라라 하고 해외 출장을 간다는 게 말이 됩니까?” 5일 오후 6시 전남 여수시청 앞 인도에서는 추운 날씨에도 100여명의 시민이 촛불을 손에 든 채 여수시정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김모(53·학동)씨는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는 딸이 주변 사람들이 여수 운운하면서 창피를 줘 화가 나고 속상하다고 하소연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날씨가 이렇게 춥지만 여기에 온 시민들 모두 여수시가 빨리 제자리를 찾고, 더 이상 공무원들의 비리가 없어졌으면 하는 바람으로 왔다.”며 “이런 와중에 사태를 수습해야 할 시장이 외국으로 나간다는 것은 시민들을 우롱하는 행태”라고 얼굴을 붉혔다. 시민들은 “시의 강도 높은 문책과 검찰의 보강 수사, 시정에 대한 혁신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충석 여수시장이 76억원의 공금 횡령 사건을 뒤로하고 해외 출장을 떠나려 하자 지역 주민과 시민단체가 촛불 집회를 여는 등 반발하고 있다. 김 시장은 오는 8일부터 12일까지 4박 5일 일정으로 ‘제7회 실크로드 시장단 포럼참석’차 터키로 출국한다. 김 시장은 공금 횡령 사건에 대한 감사원의 추적이 시작된 지난달 17일부터 21일까지 중국 웨이하이시에서 열린 ‘여수문’ 현판식에 다녀오기도 했다. 여수시민협은 “지금 시장이 해야 할 일은 결재라인 상급자의 문책과 허술한 제도의 정비 등 힘겨운 시민을 보살피는 민생행정에 매진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당초 이 포럼에 참석하려 했던 시의원 2명은 방문을 취소했다. 한편 여수시의회 의원 8명도 이날부터 10일까지 5박 6일간 중국으로 외유성 해외 출장길에 올라 시민들을 더 화나게 했다. 이들은 “외부 시민단체가 직무유기 혐의로 시장과 시의장을 검찰에 고발했는데 시의원들이 힘을 보태기는커녕 한가하게 해외 출장을 가다니 기가 막힐 따름”이라고 성토했다. 여수 최종필기자 choijp@seoul.co.kr
  • [커버스토리-출구없는 농촌 空洞化] “적자생존 논리 떠나 지역 특화로 농촌 살려야”

    [커버스토리-출구없는 농촌 空洞化] “적자생존 논리 떠나 지역 특화로 농촌 살려야”

    “메이커 가게조차 들어오지 않습니다.” 나소열(53) 충남 서천군수는 “인구가 줄면 상권이 붕괴되고, 지역경제가 침체된다. 젊은이와 어린 학생들이 떠나면서 교육이 붕괴되고…. 도미노 현상이 나타난다.”며 이같이 말했다. 나 군수는 “수요가 없는데 메이커 회사에서 상점을 내주나요.”라고 반문하고 “상권이 무너지니까 주변 도시로 물건을 사러 가고, 군 전체가 자급자족이 안 됩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서천은 금강 하구둑 때문에 토사가 쌓여 장항항이 항만 기능을 못하는 데다 국가산업단지 건설마저 10여년간 지지부진해 소곡주 생산 회사를 법인화하고, 한산모시와 김 특화단지를 만드는 등 토착산업을 일으켜 보려고 했지만 한계가 있었다.”면서 “농어촌 경제가 살려면 기업을 유치해야 하는데 끌어와도 교육기반 등을 덩달아 유치해야 하니까 참 힘이 든다.”며 혀를 찼다. 2002년 7월 군수에 당선되고 이듬해 결혼한 그는 “한때 15만~16만명이던 인구가 6만명대로 떨어졌다.”면서 40~50대 나이에 자녀를 셋이나 낳으면서 저출산 타파에 앞장서 화제를 모았다. 큰애가 초등학교 2학년이다. 나 군수는 “18년 만에 아이가 태어나 잔치를 벌여 주고, 60대가 마을 청년회장을 하는 마당에 마을을 일으키려고 해봐도 중심 역할을 할 사람(젊은이)이 없다.”면서 “귀농인들도 (생활이 불편하다며) 마을을 떠나거나 전원주택을 별장처럼 쓴다.”고 말했다. 그는 “인구가 줄면 정부의 교부세가 줄어 군 행정력과 투자 여력이 떨어진다.”고 하소연했다. 나 군수는 “농사도 기계화되고 대농 중심이 되면서 일자리가 줄어 젊은이들이 떠난다.”면서 “정부도 적자생존의 논리가 아닌 농어촌의 지역 특색을 살리면서 발전시키는 정책을 세워야 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서천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커리어우먼에게 필요한건 [남자語]다

    카피 한번 끝내준다. “2535 커리어우먼에게 필요한 건 영어가 아니라 비즈니스 공용어다.” 영어보다 더 중요한 비즈니스 공용어? ‘남자어’다. 책 제목도 그렇다. ‘남자어로 말하라’(김범준 지음, 비즈니스북스 펴냄). 여자라도 회사원이라면 회사원답게 조직의 위계질서에 맞춰 말하는 법을 배우라는 것이다. 남자어 입장에서 ‘양성평등’ ‘페미니즘’ 같은 단어는 안드로메다 외계어다. 어머, 이게 뭐야? 가드 올리기도 전에 펀치가 막 쏟아진다. 커피? 까짓 거 팍팍 타줘 버리란다. 아예 ‘영혼을 담아’ 타주란다. 파스타 집에서 와인잔 들고 하는 회식? 우아한 건 네 친구들하고 수다 떨 때나 하란다. 삼겹살과 소주에 온몸을 불살라야 한단다. 숱한 펀치들의 결론은? 까라면 까라다. 그것도 아주 ‘잘’ 까야 한단다. 남자어는 이렇게 구성된다. ‘생존어’ ‘충성어’ ‘접대어’ ‘근태어’ ‘객관어’ ‘인정어’ ‘희생어’. 아이고 난 그런 고리타분한 사람 아니래도, 하면서도 슬그머니 웃는 부장님들의 얼굴과 뻣뻣하게 굳어 버린 채 눈알만 굴리고 있는 여직원들의 얼굴이 눈앞에 교차한다. 물론 저자도 안다. 대한민국의 환경, 남성 중심의 기업 문화, 수량화되지 않는 가사노동의 가치를 평가절하하는 사회를 마음껏 원망하란다. 그런데 원망한 다음엔? 저자의 출발점이다. 차별에 서러워 눈물 흘리는 가련한 피해자 코스프레나 하다 말 건가? 그럴 바에야 사장 자리 차지해서 비즈니스 공용어를 남자어에서 여자어로 바꾸라고 제안한다. 회전의자에 앉아 남자 직원한테서 “이사님, 오늘 회식은 이태원에 있는 벨기에식 홍합 요리 먹으러 가요.”라는 얘기를 들어보란다. 단, 그러기 위해서는 살아남아야 하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남자어를 배워야 한다. 1만 3000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男, 남자어를 말하다 대학문 나선 지 10여년째. 자취방에 몰려 앉아 새우깡에 소주 까놓고 첫사랑이 어쩌고 질질 짜던 놈들, 이젠 앞서거니 뒤서거니 ‘초짜’ 관리자의 길로 접어들었다. 책임, 선임, 주니어, 과장, 팀장…. 요즘은 워낙 직급 이름이 다양해서 뭐라 불러야 할지 모를 지경이지만 어쨌든 교복 다시 꺼내 입은 것처럼 어색하던 녀석들이 이젠 양복에 걸맞은 풍채를 하나둘씩 갖춰 가고 있다. 만나서 하는 얘기의 초점은 거의 비슷하다. 높으신 분들 비위 맞춰 가며 아랫사람 다독이며 성과를 내야 하는 데 대한 스트레스다. 뒷담화 좀 세게 하고 시시덕대던 시절은 가 버린 것이다. 스트레스 가운데 하나는 이거다. 여자 선후배들이 와서 말을 건네면 긴장된단다. 떨려서? 그럴 턱은 없다. 이야기는 무척 긴데 정작 알맹이가 없거나 알맹이가 뭔지 잘 이해가 안 될 경우가 많다는 거다. 개인적인 얘기야 뭐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가는데 일 얘기라면 답답해진다. 얘기하면 뭔가 해결되고 정리되는 게 아니라 그래서 뭐 어쩌라고 싶을 때가 더 많단다. 하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이렇게 하라는 건지 저렇게 하라는 건지. 몇 번을 그러고 나서 되물었단다. 그래서 이건 이렇게 하라는 얘기냐, 이러저러하게 해주길 원한다는 뜻이냐고 그때 나오는 반응은 대개 두 가지란다. 하나는 그렇게 길게 말했는데 아직도 못 알아들었어? 다른 하나는 이렇게 친절한 나에게 왜 화를 내? 그래서 결론은 둘 중 하나다. 남자는 바보이거나 좀팽이인 거다. 물론 장점도 있단다. 요즘 여직원들은 똑똑한 데다 승부욕도 있다. 특히 마케팅 분야에서 일하는 친구들은 여성들의 이런 능력을 아주 높이 평가한다. 그런데도 이런 일에 몇 번 부딪치고 나면 파도처럼 밀려드는 궁금증은 어쩔 수 없단다. 나를 간 보는 건가? 아니면 자기는 일 하나 처리하는 데 그렇게 많은 고민을 하는 사람이니까 기특하고 대단하게 여겨 달란 건가? 그것도 아니면 그냥 자기처럼 소중하고 귀하기 이를 데 없는 사람이 이런 쓸데없는 부분까지 신경 쓰니까 불쌍하지 않으냐고 하소연하는 건가? 그런데 우리만 그랬던 게 아니었던 모양이다. 책에 나오는, 유리천장을 뚫은 한 대기업 여성 임원의 얘기다. “여자들은 상황을 A부터 Z까지 설명해 공감을 얻으면 잘 따라오지만 남자에게 그렇게 하면 무능하게 비칠 수 있더라. 남자들은 경상도식으로 용건만 말하는 걸 선호하더라. 책임자 직급에 오르는 여자 후배들은 꼭 불러서 얘기한다. 경상도식으로 말하는 법을 배우라고.” 맞다. 끼리끼리 논다고, ‘경상도 보리문둥이’들끼리 둘러앉아 그간 자책만 하고 살았다. 바보도 좀팽이도 아니었다. 그리고 여자 선후배들도 출발점은 선의였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女, 남자어를 말하다 회사에 갓 들어와서 얻은 별명이 ‘다나까’였다. 무슨 말을 하든 말미는 “~입니다.” 아니면 “~입니까?”로 끝냈다. 여중-여고-여대를 나왔다는 아이가 막 자대 배치를 받은 이등병이나 쓸 법한 말투를 입에 달고 돌아다니니 신기했던 모양이다. 급기야 “쟤는 여대 ROTC 출신”이라는 농담 섞인 루머까지 나돌았다. 6년 전 입에 붙지도 않는 ‘다나까’를 불경처럼 외우고 다녔던 건 여대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떼어 보려는 절박함에서 비롯된 것인지도 모른다. 여성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의 총합-나약하다, 이기적이다 등-을 상징하는 ‘여대’와 나를 동일시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야 이 사회에서 인정받을 수 있다는 ‘근거 없는’ 오기가 그때의 나를 지배하고 있었다. 친하게 지내는 대학 동창들 중에는 ‘다나까’가 많다. 당시 학교에서 여대생은 크게 두 부류로 나뉘었다. 티셔츠에 운동화 신고 다니는 애들과 곱게 화장을 하고 하이힐 신고 등교하던 애들. 페미니스트에게 혼날 만한 이분법이지만 실제로 그랬다. 돌이켜 보면 주로 전자는 ‘남자어’를, 후자는 ‘여자어’를 썼던 것 같다. 과제 때문에 조모임을 할 때면 “어머, 어떡하지? 나 오늘 중요한 약속 있는데…뒷일은 너희한테 맡길게.” 하며 바람처럼 사라지던 친구들은 분명 곱게 화장을 하고 하이힐을 신은 아이들이었다. 그러면 티셔츠에 운동화 신은 아이들이 꾸역꾸역 과제를 마무리하느라 밤을 지새우곤 했다. 바람처럼 사라졌던 그때 ‘하이힐’들은 지금 다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다. 분명한 건 내 주변의 많고 많은 ‘다나까’들은 지금까지 휴가 한번 제대로 못 가고 꿋꿋하게 회사에 다니고 있다는 점이다. “아잉, 부장님 이건 힘들어서 못 하겠어요.”라는 콧소리가 나오지 않아 속으로 악 소리 내며 미련스럽게 야근을 하는 친구가 부지기수다. 회식 자리에서 “술 못 마셔요.”라고 손사래를 치면 혹시나 폭탄주 건네는 부장님 손이 ‘무안’해질까 봐 마시지도 못하는 술을 꿀꺽꿀꺽 마시고는 2차로 간 술집 화장실에서 기절한 친구도 있었다. 그런데 요즘 이렇게 눈물겹게 버티던 내 주위의 ‘다나까’들은 똑같은 의문을 갖고 있다. 남자 세계에서 남자어를 구사하며 아등바등 버틴다고 뭐가 남지? 여성들이 여성성을 인정받으며 일할 수 있는 사회가 만들어지기는커녕 남자 중심으로 돌아가는 지금 체제만 강화시켜 주는 거 아닌가 하는 질문 말이다. 저자는 “남자어 잘 써서 성공하라.”는데 그렇게 성공해 봤자 지금 체제가 계속된다면 여성을 짓누르는 유리천장은 깨질 리 없는 것 아닌가. 그리고 더 중요한 건, 아무리 남자어로 말하고 남자처럼 행동하려 해도 몇몇 남자들은 여성 동료를 그저 여성으로만 보고 있지 않나? 맞잖아요, 저기저기 여자 부하 직원에게 치근덕대는 김 부장님!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몬타뇨 떠난 코트, 이름값이냐 새바람이냐

    몬타뇨 떠난 코트, 이름값이냐 새바람이냐

    3일 개막하는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는 한 치 앞을 가늠할 수 없다. 어느 해보다 평준화됐다. 그만큼 변수가 많다는 뜻도 된다. 남자부보다 더 많이 외국인의 기량에 좌우되는 것이 여자부의 판세다. 지난해 ‘여자 가빈’으로 불린 몬타뇨의 활약을 앞세워 KGC인삼공사는 정규리그 만년 2위의 설움을 딛고 정규 시즌과 챔피언결정전에서 모두 우승했다. 결국 여자부도 잘 지은 용병 농사가 한 해 성적을 좌우했다는 얘기인데 재미있게도 올해는 한국 배구를 경험한 선수와 그렇지 않은 선수로 나뉜다. ‘유경험자’ 중 가장 눈길이 가는 선수는 2008~09시즌 GS칼텍스에서 데라크루즈란 이름으로 뛰면서 정규리그 1위를 견인했던 베띠다. 당시 트리플크라운(서브에이스·블로킹·후위득점 각 3개)을 네 차례 기록하며 정규리그 공격상과 최우수선수(MVP)를 휩쓴 베띠가 3년 전의 위력을 되찾을지 관심을 끈다. 지난 시즌 도중 용병을 교체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이다 2년 연속 꼴찌에 머무른 GS칼텍스는 올해 외국인의 화력과 토종 거포 한송이, 전체 드래프트 1순위로 뽑힌 이소영, 노련한 세터 이숙자의 시너지 효과로 우승도 노려볼 수 있다는 기대를 품고 있다. 지난해 한국 코트를 경험한 IBK기업은행의 알레시아도 우위에 있다. 반면 한국 무대가 처음인 드라간(인삼공사), 니콜(도로공사), 야나(현대건설), 휘트니(흥국생명)는 아직 실력이 검증되지 않았다. ‘몰빵형’인 한국 배구에 적응을 잘할지도 미지수다. 런던올림픽 4강 신화를 일군 멤버들의 활약도 재미있는 관전 포인트 중 하나. 거포 김연경(24)은 터키 페네르바체에서 뛰고 있지만 나머지 멤버들은 각 팀에 골고루 포진해 있다. 도로공사에는 리베로 김해란, 현대건설에는 황연주와 양효진, 기업은행에는 김희진, 흥국생명에는 김사니, GS칼텍스에는 한송이와 정대영·이숙자가 있다. 유일하게 올림픽 멤버가 없는 팀은 인삼공사. 한유미가 결혼 발표와 함께 은퇴했다. 사실 인삼공사는 한유미를 포함해 장소연·김세영 등 주축들이 대거 은퇴하면서 선수층이 얇아졌다. 이 때문에 시즌 초반 고전하지 않겠느냐는 예상이 많다. 여자부는 3일 인삼공사-현대건설 대결로 서막을 연다. 정규리그 2위와 3위가 겨루는 플레이오프(PO)는 내년 3월 16일부터 3전 2선승제로, PO 승자와 정규 1위가 맞붙는 챔피언결정전은 같은 해 3월 23일부터 5전 3선승제로 치러진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열린세상] 열정(熱情)이 천직(天職)을 만든다/문흥술 서울여대 국문과 교수·문학평론가

    [열린세상] 열정(熱情)이 천직(天職)을 만든다/문흥술 서울여대 국문과 교수·문학평론가

    가을도 끝자락에 걸린 어느 날, 연구실로 졸업을 앞둔 제자가 찾아 왔다. 4년 내내 장학생으로, 또 학생회 간부로 씩씩하게 활동하던 모습은 간데없고 몹시도 초췌한 모습이었다. 진로 때문에 무척 고민을 하고 있음을 직감했다. 아니나 다를까, 오랜 고민 끝에 교사가 되기 위해 교육대학원에 진학하기로 했는데, 어느 대학에 지원을 해야 할지 조언을 듣고 싶다는 것이었다. 아는 대로 이것저것 가르쳐 주자 제자는 조금 밝은 표정을 지었다. 그제야 나는 제자에게 왜 교사가 되려는지 물었다. 제자는 정년이 보장된 가장 안정된 직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불현듯 얼마 전 명예퇴직을 한 친구가 생각났다. 고교 시절 수재 소리를 들으면서 일류 대학에 진학하고, 졸업 후 대기업에 취직해 임원으로 있던 친구이다. 쉰을 갓 넘긴 나이에 퇴직을 한 친구는 대취한 채 나를 붙잡고 하소연했다. 자식들이 아직 대학 다니고 결혼도 못 시켰는데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냐고. 하고 싶었던 일은 다 저버리고 오로지 가족과 회사만이 전부라고 생각하면서 살아왔는데, 그런 삶이 자신에게 지금 무슨 의미를 갖는지 도무지 알 수 없다고. 살아가면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만큼 행복한 일이 있을까. 퇴직을 한 친구는 회사를 다니는 동안 행복했을까. 아마도 그랬을 것이다. 회사 다니는 동안 그는 늘 자부심을 느꼈고, 또 매사 자신만만했고, 알토란 같은 자식을 무척 대견스러워했다. 그런 그가 왜 지금 “여태껏 살아온 것이 후회스럽다.”라고 절규하는 것일까. 강원도 정선 산골에서 농사를 지으면서 시를 쓰는 이가 있다. 한국 문단의 특성상, 서울을 떠나 지방에서 활동하면서 문명(文名)을 떨치기는 매우 어렵다. 서울에 있는 출판사에 근무하면서 시인으로 이름을 드날릴 수 있었던 그가 산골로 간 이유가 궁금해 직접 만나 물었다. 시인은 너털웃음을 터뜨린 후 말했다. 서울에서는 자꾸 헛된 욕심 때문에 사는 것이 괴로웠는데, 이곳에 와 하고 싶은 농사 짓고, 쓰고 싶은 시를 쓰니 무척 행복하다고. 세계 10대 강국이 취업 대란에 빠져 있다. 대학에서 젊음의 낭만이 사라진 것은 꽤 오래전의 일이다. 취업을 위해 밤을 하얗게 지새우면서 문제집을 통째로 외우고, 또 온갖 스펙을 쌓는 데 귀중한 청춘을 소진하는 것이 이 땅에 사는 젊은이들의 현실이다. 친구와의 우정, 낭만적인 사랑, 견문을 넓히기 위한 여행, 깊이 있는 전공 지식의 탐구 등은 그들에게 호사처럼 여겨질 뿐이다. 문학에 대한 향유도, 철학을 통한 사색도, 예술을 통한 감흥도 사라진 대학에는 취업을 위한 삭막한 투쟁만이 난무하고 있다. 농사 짓는 시인이 말했다. 남을 위해서, 남에게 인정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이 진정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사는 것이야말로 행복한 삶이라고. 자신이 행복하지 않은데 어떻게 가족이 행복하겠느냐고. 퇴직을 한 친구 또한 비슷한 말을 했다. 돈도 명예도 출세도 중요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평생토록 스스로가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라고. 으리으리한 집과 드높은 명성과 높디높은 자리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어떤 일을 하면서 밤을 새워도 피곤한 줄 모르고 뿌듯한 성취감을 느낀다면, 그것이야말로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일이다. 그리고 그 일로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행복할 수 있다면 더 큰 보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아마 제자가 교사가 되어 훗날 퇴직을 한다면, 그때 느낄 것이다. 남들보다 오래 근무해서 행복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가르친 많은 제자들이 훌륭하게 성장해서 행복하다는 것을. 또 다른 제자가 작가가 되기 위해 대학원에 진학한다고 원서를 들고 왔다. 비싼 등록금, 빠듯한 집안 형편에도 작가가 되려는 제자를 보면서 ‘열정’이라는 단어를 떠올렸다. 물질적 측면에서 성공한 사람을 무조건적으로 모방해서 자신도 그렇게 되려는 것을 ‘허영심’이라 한다면, ‘열정’은 자발적이고 주체적인 의지로 고귀한 정신적 가치를 추구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 교사가 되려는 제자나 작가가 되려는 제자 모두 허영심보다는 열정으로 똘똘 뭉친 그런 삶을 살아가기를 간절히 염원한다.
  • 세종시는 유통업계 ‘엘도라도’?

    세종시는 유통업계 ‘엘도라도’?

    ‘세종시에 가면 대박?’ “세종시에는 패스트푸드점도 없고 화장품 가게나 옷 가게도 찾기 힘들어요. 외식하려면 멀리 나가야 하고 회식 장소도 협소해서 여간 불편한 게 아니에요.” 세종시 첫마을에 거주하는 직장인 이모(32)씨의 하소연이다. 세종시의 한 정부 부처 공무원은 “식당이 턱없이 부족하다. 혼자 내려오는 사람들을 위해 동네 분식점들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세종시에는 없는 게 많다. 그래서 유통업계에는 세종시를 ‘노다지’로 여긴다. 유통업체들은 한창 기반을 닦고 있는 세종시의 수요 증가를 살피면서 뛰어들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 1일 현지 부동산중개업소 등에 따르면 세종시에서 가장 부족한 것은 외식업체다. 가족끼리 외식을 할 때도 인근 조치원이나 대전으로 나가야 한다. 공무원들은 세탁소, 편의점 등이 필수라고 입을 모은다. 유통업체들은 이러한 세종시를 겨냥해 입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마트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6500가구가 입주를 시작하는 내년 12월 첫마을에 세종점을 연다. 홈플러스도 이에 질세라 이달 건축허가를 거쳐 내년 중 착공해 2014년쯤 문을 열 예정이다. 신세계백화점은 대전에 백화점·아웃렛 등 대규모 복합쇼핑몰이 들어설 수 있는 부지를 마련, 2015년쯤 개장할 계획이다. 앞서 현대백화점은 지난 8월 세종시에서 불과 15㎞ 거리에 있는 청주에 백화점을 열었고, 롯데백화점은 오는 9일 대규모 아웃렛을 청주에 개장한다. 백화점 관계자는 “도로 등 인프라 개선 추이를 봐서 투자를 더욱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형 마트 관계자는 “베드타운이 형성되더라도 로열티(지역 내 구매력 등) 높은 층들이 형성될 것으로 본다. 특히 정부 유관 기관들이 오면 수요는 더 늘어날 것이다. 향후 맞벌이 부부들이 얼마나 되느냐에 따라 세탁소, 반찬업계 쪽은 더욱 잘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세종시에는 도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롯데리아, 맥도날드 등 패스트푸드점도 찾아볼 수 없다. 롯데리아 관계자는 “아직 입주자들이 많지 않아 시기를 보고 있지만 가맹점 문의가 많고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시장조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살림살이가 어설픈 ‘기러기 아빠’ 등 독신 가구를 겨냥한 시장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가사도우미 온라인몰 사이트인 인터파크 홈스토리는 10월부터 두 달간 대대적인 광고를 벌이고 아파트 단지별 청소 전문 도우미 사업 등을 구상하고 있다. 현지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맞춤형 자영업자일 경우 초반 수요를 확보하면 수익 창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선택 2012 민심탐방-내게 대선은 []다] (4) 자영업자에게 듣다

    [선택 2012 민심탐방-내게 대선은 []다] (4) 자영업자에게 듣다

    대한민국은 ‘사장님의 나라’입니다. 자영업자가 전체 경제활동 인구의 30%에 육박합니다. 주요 선진국보다 2~3배 높은 비율입니다. 문제는 대다수 동네 사장님들이 쳇바퀴 속 다람쥐처럼 발전을 기대하기 어려운 빈곤의 덫에 갇혀 있다는 것입니다. 비좁은 내수 시장에서 출혈 경쟁으로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가는 게 자영업자들의 자화상입니다. 하지만 이들은 벼랑 끝에서도 ‘상생’을 꿈꾸고 있습니다.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게 아니라 더불어 살 수 있는 길을 닦아 달라는 게 자영업자들이 이번 대선에 거는 기대입니다. “석 달 만에 처음으로 이번 달에 집사람한테 월급을 갔다 줬다. 사업을 접고 싶어도 끌어다 쓴 빚 때문에….” ●자영업자, 경제활동인구의 30% 경기 수원시에서 컴퓨터 판매점을 운영하는 김대준(44)씨의 하소연이다. 50㎡ 규모 점포에서 직원 3명과 함께 일하는 김씨는 연매출 10억원을 올리지만 정작 손에 쥘 수 있는 돈은 거의 없다고 한다. 김씨는 1일 “과거 10~20% 정도였던 마진율이 지금은 4~5%로 떨어졌다. 대출 이자에 건물 임대료 내고, 직원들 월급 주면 끝”이라면서 “경리 업무를 봐 주던 집사람이 보험설계사를 하려고 알아볼 정도”라고 털어놨다. 대기업에 밀리고 대형 온라인 쇼핑몰에 치이면서 자영업자들은 갈수록 설 자리를 잃고 있다는 것이다. 김씨는 “수출·대기업 중심 정책은 내수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자영업자들을 옥죌 뿐, 낙수 효과를 만들어 낼 대책도 없다.”면서 “온라인 쇼핑몰이 부가가치세 빼기나 배송비 엎어치기 등 ‘눈속임 가격표’를 내놔도 이를 제어할 수단이 없고, 가격 구조를 왜곡시킨 부담은 고스란히 자영업자들이 짊어진다.”고 비판했다. 그는 “경쟁만 부추기는 게 공정거래인지, 약자를 배려하는 게 공정거래인지 따져 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신용보증재단의 높은 보증료 부담, 건물주에 유리한 임대차계약 등에서도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했다. 김씨는 “임대료를 제때 못 냈을 때 건물주가 월세의 50%에 해당하는 연체료를 요구해 울며 겨자 먹기로 줄 수밖에 없었다.”면서 “보증재단이 요구하는 2% 안팎의 보증료 부담 때문에 저금리를 체감할 수조차 없다.”고 지적했다. 1997년 외환위기 때 직장을 그만둔 뒤 15년째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PC방을 운영하는 최승재(47)씨도 올해가 유독 힘들다고 말한다. 최씨는 “예전에는 장사를 하면서 열심히 저축도 하고 돈을 모으면 매장도 늘리고 건물도 살 수 있겠다는 희망이 있었는데 요즘에는 그런 희망이 사라졌다.”면서 “과다 경쟁으로 자영업자들이 많아지다 보니 수입은 줄었는데 운영비나 생활비 등 고정비용은 더 늘어났다.”고 토로했다. 30년 남짓 경기 부천시에서 제과점을 운영해 온 김서중(58)씨는 대기업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횡포에 불만을 쏟아냈다. 동네 빵집마다 상호를 대기업이나 프랜차이즈 제과점으로 바꿔 달라고 압박한다는 것이다. 김씨는 “대기업은 대기업답게 자영업자들이 할 수 없는 업종을 담당하고 자영업자들의 고유 영역을 존중해 줘야 한다.”면서 “헤비급과 플라이급이 같은 링에서 싸우면 그게 공정한 싸움인가.”라고 되물었다. 그는 또 “예전에는 아무리 힘들어도 먹고살 정도는 됐는데 3~4년 전부터는 아예 장사를 계속하기 어려울 정도가 됐다.”면서 “주변에서 십년 이상 지켜온 생업을 포기하고 공사판에 가거나 택시운전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대선 후보들이 앞다퉈 내놓은 자영업자 공약에 대해 이들은 “별로 도움이 안 된다.”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최씨는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소상공인을 중소기업과 같은 범주로 생각해 비중이 약한 것 같고, 안철수 무소속 후보는 이제서야 겨우 소상공인 분야에 관심을 갖는 것 같다.”면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소상공인에 대한 비중은 높은데 너무 이상적이어서 실현이 가능할지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최씨는 또 “소상공인들에게 희망을 주는 공약을 내야 하는데 대출 쉽게 해 주고 이자 깎아 주는 등의 임기응변식 정책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임기응변식 공약 실효성 없어” 김서중씨는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는 효과가 미미하고, 무엇보다 중소기업 적합 업종을 지정하고 건물 임대료를 마음대로 올리지 못하도록 규제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무리 열심히 장사해도 해마다 임대료를 5~10%씩 올려 달라고 하면 남는 게 없다.”면서 “특히 대기업이나 프랜차이즈 업체는 동네 빵집이 있는 건물주들에게 높은 임대료를 제시하기 때문에 밀려날 수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도 이들은 이번 대선을 통해 ‘상생’이 이뤄지길 바라고 있다. 김대준씨는 “대선 후보들이 적선하듯 몇 푼 주겠다고 공약할 게 아니라, 열심히 일하면 잘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씨는 “갑자기 ‘혁명’을 일으켜 달라는 게 아니라 대기업과 자영업자들이 더불어 살 수 있게 해 달라는 것”이라면서 “상류층, 중산층, 저소득층 등 계층 간 화합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대통령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김서중씨는 “대기업과 자영업자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공정하게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정부가 중재자 역할을 제대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지금까지 대기업 위주의 정책을 많이 펼쳐 왔으니 이제는 자영업자들의 목소리를 듣고 서민들의 어려움을 이해할 수 있는 후보가 대통령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선택 2012 민심탐방-내게 대선은 [ ]다] (3) 여성 직장인에게 듣다

    [선택 2012 민심탐방-내게 대선은 [ ]다] (3) 여성 직장인에게 듣다

    ‘여성 상위시대라고?’ 사상 처음 유력한 여성 대선 후보가 나왔다지만 아직은 사회 곳곳에서 여성이 약자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여성이 아닌 직장인으로 오롯이 평가받고 싶지만 ‘유리천장’은 여전히 높은 벽입니다. 엄마라는 이유로 자신의 능력을 100% 펼칠 수 없는 제도적·사회적 불평등도 도사리고 있습니다. 18대 대선 후보들이 화려한 포장과 함께 내놓고 있는 여성·보육정책들이 피부에 와 닿지 않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여성 직장인 3명에게 이번 대선에 거는 기대를 들어봤습니다.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지난해 1.24명),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권고안의 절반 수준인 보육·유아교육 재정지원 비율(2011년 GDP 대비 0.53%), 아시아 최저 수준의 기업 여성임원 비율(1%), 여성격차지수 세계 135개국 중 107위(지난해 세계경제포럼)….’ 각종 수치로만 보면 적어도 대한민국은 여성 분야의 후진국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인터뷰에 응한 ‘직장맘’들은 “우리나라의 보육 환경과 여성의 기업 근무 환경은 갈 길이 한참 멀다.”고 입을 모았다. 미혼인 직장 여성도 “고용과 승진은 ‘유리천장’에 막히고, 보육은 엄마에게만 맡기는 사회 시스템 탓에 결혼을 외면하는 또래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기업·보육 환경 갈 길 멀어” 그럼에도 이들은 올해 18대 대선을 ‘바람’이라고 정의했다. 바람은 자유로운 공기이기도 하고, 거센 바람을 일으켜 낡은 구태를 집어삼킬 수도 있다. 또 어떤 일이 이뤄지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기도 하다. 지금 당장은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게 버겁지만 앞으로 5년 뒤엔 ‘나도, 아이도 함께 행복할 수 있는 나라’를 꿈꾸고 싶다는 ‘바람’을 담았다. 국민 마음 속에서 진정한 ‘바람’을 탄 후보가 당선되기를 소망하는 마음도 보인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반도체 부품업체인 시리얼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코리아의 서현아(34) 과장은 7살 아들, 5살 딸을 둔 워킹맘이다. 회사에선 자산관리 업무를 맡고 있다. 시부모님이 육아를 도와주는 서씨는 어린이집이나 보육 도우미에 기대야 하는 동료들에 비해선 그나마 숨통이 트인 편이다. 그런 서씨도 업무 특성상 오후 10시 넘어서까지 회의가 이어질 때가 다반사이고, 그럴 때마다 가시방석이다. 그는 “직장맘이 야근 때 회사 눈치를 본다면 아이도 어린이집에서 눈칫밥을 먹는다.”고 했다. 첫 아들을 낳았을 당시 법적으로는 출산휴가·육아휴직이 모두 보장돼 있었지만 4주만 쉬고 출근해야 했다. 실제로 취업포털 커리어가 최근 직장인 572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육아휴직을 못하는 가장 큰 이유로 ‘직장 내 눈치’가 절반 이상(51.9%)를 차지했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인 A사에서 건축설계를 하는 신효민(29)씨는 9개월된 딸을 두고 복직한 지 한 달째를 맞고 있다. 대기업이라서 후생 복지가 좋은 편인데도 신씨는 “복직 이후 아직 저녁 7시 이전에 퇴근한 적이 없다.”고 했다. “산후 1년은 모성보호 기간이라 야근·휴일 근무를 하지 못하도록 되어 있지만 아무도 ‘먼저 집에 가라’고 하지 않아요.”라고 신씨는 한숨지었다. 한 달에 150만원이나 드는 보육 도우미 비용도 만만치 않다. 분유값, 기저귀값까지 합하면 한달 200만원을 훌쩍 넘는다. 그는 “아이를 낳아보니 안 낳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겠더라.”면서 “유럽 선진국은 보육료가 거의 안 드는데 우리는 돈이 없으면 아이를 낳을 수도 없다.”며 씁쓸해했다. 직장 새내기로 EBS 라디오부 조연출로 일하는 백지은(28)씨는 최근 면접을 봤던 회사에서 비슷한 스펙의 남성 지원자에게 밀려 최종 문턱에서 미끄러졌다. 미혼인 백씨는 “사회인으로 입문하는 시점에 성별을 이유로 차별부터 당하니 사기가 꺾이더라.”고 털어놨다. 각 후보마다 앞다퉈 내놓은 각종 육아 보육 대책도 대부분의 직장맘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백씨는 “(보육정책이 실현되려면) 기업의 협조가 필수적인데 그나마 혜택을 받으려면 대기업에 근무해야 되는 것 아니냐.”면서 “노동자의 70%를 차지하는 중소기업 근로자에게는 먼 나라 얘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백씨는 “대기업 다니는 친구들도 육아 휴직을 다 못 쓰고 승진에서 밀릴까 하소연한다.”면서 “이런 모습을 보면 굳이 결혼을 해야 하나 싶다.”고 말했다. 세 사람은 여성·보육 공약에 대해 “워킹맘들의 마음만 잔뜩 부풀려놓고 당선 이후엔 실망하게 만드는 일이 반복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서 과장은 “민간 어린이집 수준이 그야말로 들쭉날쭉하다. 보육료는 어린이집이 아니라 가정에 직접 지급했으면 좋겠다.”면서 “초등학교 방과 후 학습을 정규과정으로 편입하면 일하는 엄마들이 마음 편히 질 좋은 교육을 아이들에게 시켜줄 수 있다.”고 후보들에게 제안했다. 정부 운영 24시간 키즈카페와 직장맘 문화수당도 아이디어로 내놨다. 사회 인식의 변화도 주문했다. 신씨는 “고위 임원 중에 ‘육아휴직을 하는 사람들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하는 분들이 아직도 있다.”고 전했다. ●마음만 부풀리는 ‘풍선 공약’ 그만 각 후보마다 여성·보육 정책은 화려하지만 재원 확보안이 불투명한 것도 문제다. 백씨는 “이번 대선을 계기로 여성의 사회진출이 확대되기를 바라지만 공약들을 제대로 실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기혼여성 직장인 비율에 따라 회사의 세금을 감면해 주거나 아이 나이에 맞는 맞춤형 보육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기업이 미래다] 현대기아차

    [기업이 미래다] 현대기아차

    ‘세계 최고의 친환경 자동차 업체가 목표.’ 유럽발 재정 위기에도 최고의 실적을 올리고 있는 현대기아차가 친환경 차량 개발을 통한 미래성장 동력 만들기에 나섰다. 현대차는 2010년 9월 국내 최초로 전기차 ‘블루온’을, 지난해 12월 국내 최초의 양산형 전기차인 ‘레이’를 선보였다. 기아차는 2014년 상반기에, 현대차는 2015년 하반기에 각각 성능이 대폭 향상된 준중형급 전기차를 출시하며 전기차 분야에서 글로벌 선두주자로 확고히 자리매김한다는 전략이다. 또 지난해 5월에는 쏘나타 하이브리드를 출시하며 국내에 본격적인 하이브리드카 시대를 열었다. 쏘나타·K5 하이브리드에는 현대기아차가 세계 최초로 독자 개발에 성공한 ‘병렬형 하드타입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적용돼 세계 최고 수준의 친환경 기술력과 성능을 자랑한다. 현대차는 수소연료전지차를 자동차의 명가인 독일에 수출하는 쾌거를 올렸다. 지난달엔 덴마크 코펜하겐시에 15대의 투싼ix(수출명 ix35) 수소연료전지차를 공급하기로 했다. 2011년 1월 ‘현대차-북유럽 4개국 간 수소연료전지차 시범보급 양해각서(MOU)’, 같은 해 5월 ‘현대차-덴마크 코펜하겐시 수소연료전지차 시범보급 MOU’, 11월 ‘현대차-북유럽 2개국 수소연료전지차 시범운행 사업자 선정’ 등 그동안 유럽시장에서 펼쳐 온 협력 활동이 차례로 결실을 맺었다. 또 올해 말 1000대 양산을 목표로 서울과 수도권 등에 100대의 수소연료전지차의 실증 사업을 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대차는 올해 1~8월 지난해보다 8.6% 증가한 280만 4960대, 기아차는 12.8% 증가한 148만 3911대를 판매하면서 전 세계가 주목하는 브랜드로 성장했다.”면서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수소연료전지차 등 그린카에 대한 집중적인 연구개발로 세계 최고의 친환경 자동차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선택 2012 민심탐방-내게 대선은 [ ]다 (2)비정규직에 듣는다

    선택 2012 민심탐방-내게 대선은 [ ]다 (2)비정규직에 듣는다

    경제민주화와 이에 따른 양극화 해소가 18대 대선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비정규직 관련 공약이 대선 후보들의 단골 메뉴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대선에서도 비정규직 문제는 후보들의 공약에서 빠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비정규직의 근로 환경이나 여건은 나아진 게 없습니다. ‘위기의 노동’을 얘기할 때 비정규직 문제가 주요 이슈로 논의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비정규직 근로자 3명을 만나 이번 대선에 거는 간절한 희망을 들어봤습니다. 강도 높은 노동, 저임금에 시달리면서도 고용마저 불안한 비정규직들은 18대 대선을 ‘기회’라고 정의했다. 과거 대선 때마다 비정규직 관련 공약이 쏟아져도 처우는 크게 개선된 게 없지만, 그래도 이번만은 변화를 꿈꿀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며 희망을 놓지 않았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2012년 8월 기준 비정규직 근로자는 전국 591만 1000명(33.3%)으로, 최근 3년 동안 그 규모에 큰 변화는 없었다. 평균 임금도 정규직이 지난해보다 7만 2000원 오른 반면 비정규직은 4만 5000원이 올랐을 뿐이다. 올라도 139만 3000원 수준으로, 4인 가족의 최저 생계비(149만 5550원)에도 못 미친다. 내년 심각한 경제위기가 예고된 가운데 139만원으로 어떻게 생계를 꾸려나갈지, 언제 일자리를 잃을 지 모를 비정규직에게 이번 대선의 의미는 클 수밖에 없다. 서울신문이 만난 비정규직 근로자 전회련(51·경기양평중학교 시설관리직), 박금자(48·전남 순천 왕조초등학교 급식 종사원), 심명숙(37·서울시 다산콜센터 근무)씨는 비정규직 공약을 쏟아내는 대선 주자들을 향해 “말로만 하지 말고 여야 합의로 내년 예산부터 책정해 확실한 대책을 세워달라.”고 입을 모았다. 전씨는 한달에 140만원을 받는다. 그나마 세금을 빼고 나면 실수령액은 120만원에 불과하다. 이 돈으로 전씨는 3인 가족을 부양하고 있다. 남들은 조기 영어교육도 시키고 수학 학원도 보내지만 이 월급으로는 교육비는커녕 생활비를 충당하기에도 빠듯하다. 그나마 올해 명절부터는 명절 휴가비 명목으로 10만원을 추가로 받았다. 고용부가 지난 1월 공공기관에서 근무하는 비정규직과 무기계약직에게도 연간 최대 100만원의 상여금을 주도록 하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고용개선 추진지침’을 각 기관에 내려보냈지만 전씨가 받은 금액은 고향에 내려가는 교통비 정도로 쓸 수 있는 10만원이 전부였었다. 그는 “정부가 약속하고 발표한 내용조차 지켜지지 않는 게 비정규직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아이들 급식을 담당해온 박씨는 이 보다 적은 100여만원을 받는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4대 보험료 등을 빼면 84만원 가량을 받았지만 올해 9월부터 노동조합이 생겨 협상을 통해 교통비와 가족수당이 더해지면서 100만원을 조금 넘는 수준이 됐다. 그러나 급식 종사원으로 18년을 일한 박씨나, 이제 1년을 근무한 급식 비정규직이나 받는 금액은 별 차이가 나지 않는다. 연봉제라 근무한 기간에 따라 차등을 둬 임금을 지급하지 않기 때문이다. 박씨는 “사기업도 비정규직으로 일하면 호봉이 늘어나는데 공공기관은 호봉 자체가 없다.”며 “18년 근무한 나는 18년 근무한 정규직 임금의 40%밖에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월급은 젊은 시절 그대로이고 언제 해고될지 모른다는 위험에도 노출돼 있다. 그는 “근무 인원 감축설이라도 나돌면 하루하루가 살얼음판 같다.”고 하소연했다. 서울시 민원센터인 다산콜센터에 근무하는 심씨는 하루 평균 120통의 전화를 받는다. 하루에 120명의 민원인들을 상대하는 셈이다. 불만과 시정요구가 주를 이루다 보니 민원인으로부터 욕설과 고성을 듣는 것도 다반사다. 민원 업무 해결을 위해 해당 공무원에게 전화를 하면 종종 짜증이 섞인 언사를 듣기도 한다. 민원인과 정규직인 공무원 사이에 샌드위치가 되어 심씨는 본래 업무 외에도, 자신의 기분과 감정까지 관리해야 하는 ‘감정 노동’을 강요받는다. 명절에도 쉬지 않고 일해 한달 월급은 160만원가량이다. 민원 업무가 많은 월요일에는 점심시간도 10분 줄어든다. 화장실 가는 것도 참고 민원 전화를 받아야 할 정도로 노동 강도가 높지만 가족을 부양하는 비정규직들은 공공기관인 서울시청이 그나마 안정성이 있기 때문에 쉽게 일터를 떠나지 못한다. 이들은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명시, 임금 현실화, 2015년까지 공공부문 비정규직 전면 폐지, 정규직 전환 중소기업 지원 등 대선 후보들의 공약을 평가하면서도 공약의 실천을 강조했다. 사실 비정규직 대책의 뼈대가 되는 이런 공약들은 새로운 내용이 아니다.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꾸준히 요구해왔고 정치권도 비정규직 문제가 나올 때 마다 한번씩은 거론했던 공약들이다. 문제는 지켜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전씨는 “대선 후보들이 저마다 앞장서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하지만, 후보들이 소속된 당에서 예산안을 내놓는 것을 보면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며 “과연 진실성을 갖고 공약을 내놓은 것인지 미심쩍다.”고 지적했다. 박씨는 학교 비정규직을 교육청에서 체계적이고 통합적으로 관리해 줄 것을 요청했다. 채용을 학교장이 하다 보니 학생수가 줄어들면 급식 종사원 등이 해고되는 일이 잦기 때문이다. 심씨는 무엇보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희망을 걸었다. “20명이 들어오면 2명밖에 안 남다 보니 노하우가 쌓일 틈이 없다.”면서 “안정적 직장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유소연 “내년엔 메이저 퀸 되겠다”

    유소연 “내년엔 메이저 퀸 되겠다”

    유소연(22·한화)이 미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아홉 번째 한국인 신인왕으로 이름을 올렸다. LPGA 투어는 30일 홈페이지를 통해 올해 남아 있는 3개 대회의 결과에 관계없이 유소연이 신인상 수상을 확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지난해 비회원으로 출전한 메이저대회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해 LPGA 투어 출전권을 확보한 뒤 올해부터 본격 투어에 뛰어든 유소연은 지난 8월 제이미파 톨리도 클래식 정상에 오르는 등 신인왕 포인트 1306점을 쌓았다. ‘무서운 10대’ 알렉시스 톰프슨(17·미국)이 추격했지만 이날 현재 779점에 그친 터라 500여점 차로 격차를 벌린 유소연은 남은 대회 결과와 관계없이 올해 ‘최고의 루키’에 선정됐다. 1998년 투어 첫 신인왕에 오른 박세리(35·KDB금융그룹) 이후 탄생한 여덟 번째 한국 국적의 신인왕. 2007년 수상한 브라질 교포 안젤라 박(24·박혜인)까지 포함하면 아홉 번째가 된다. 유소연은 올해 22개 대회에 출전해 라운드당 버디 수(1위·4.12개)와 톱 10 진입률(1위·64%), 평균 타수(4위·70.42타)를 비롯한 7개 부문에서 10위 안에 드는 등 정상급의 기량을 발휘한 것이 신인왕 포인트를 쌓는 데 큰 힘이 됐다. 지난해 서희경(26·하이트진로)에 이어 2년 연속 한국인 신인왕이 된 유소연은 “박세리 언니를 비롯해 LPGA 투어의 길을 열어 준 선배들에게 감사한다. 올해는 톰프슨과 시드니 마이클스 등 좋은 신인이 많았는데 신인상을 받게 돼 영광”이라며 “국내에서 이루지 못한 목표를 더 큰 무대에서 일구게 돼 기쁘다. 올 시즌을 잘 마무리하고 내년엔 또 다른 메이저대회 우승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기업이 미래다] “위기는 기회”… 기업 공격적 투자가 미래를 연다

    [기업이 미래다] “위기는 기회”… 기업 공격적 투자가 미래를 연다

    ‘위기는 곧 기회다.’ 유럽 재정 위기와 미국, 중국의 경기 둔화 등 글로벌 경제 위기 속에서도 우리 기업들은 미래를 위한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30일 산업계에 따르면 국내외 경영 여건 악화에도 불구하고 국내 30대 기업의 투자액은 올해 120조 9000억원으로 지난해(109조 7000억원)보다 10.2%, 신규 고용도 13만 5000명으로 지난해(13만명)보다 3.9% 늘었다. 또 일부 기업은 해외 시장 개척으로 위기 정면 돌파에 나서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경제 위기 상황의 돌파구는 미래 성장동력에 대한 투자”라면서 “1997년 외환 위기와 2008년 미국발 금융 위기를 도약의 발판으로 만들었듯이 이번 유럽 재정 위기도 공격적인 미래 투자로 새로운 성장의 기회로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계 경기 불황, 우리 경제에 직격탄 세계 경기 불황으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잇따라 하향 조정됐다. 3%대 성장을 끝까지 고집했던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최근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5%로 낮췄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2%에서 2.6%로 낮췄다. 2010년 6.2%로 다소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한 우리 경제는 2011년 유럽재정 위기가 불거지면서 3.6%로 하락했다. 올해 2%대에 이어 내년에도 애초 정부 예상치인 4.3%에 못 미치는 3%대에 그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올해 1∼8월 수출액은 3628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5% 줄었다. ●산업계, 공격적인 투자와 고용 나서 글로벌 경제 위기와 수출 여건 악화에도 국내 기업들은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는 공격적 미래 경영에 나서고 있다. 지경부가 지난달 초 30대 그룹을 대상으로 연초 계획 대비 현재 투자와 고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올 상반기(1~6월) 투자가 총 62조 1000억원(계획 대비 57%), 고용이 6만 2500여명(계획 대비 46%)인 것으로 집계됐다. 상시 위기 경영 체제로 이미 전환한 삼성그룹은 애플과의 각종 특허소송을 유리하게 마무리하고 주력사업인 반도체와 휴대전화 등의 세계 시장 지배력을 더 높이고 의료기기 등 미래 성장 동력 사업에 투자를 늘릴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중국 현대차 3공장 가동을 계기로 글로벌 자동차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다진다는 전략이다. 현대차그룹의 해외 현지 생산 규모는 399만대로 이미 국내 생산 규모(350만대)를 앞질렀다. 2004년 현대차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2012년 중국 베이징 3공장에 이르기까지 비약적인 발전을 했다. 또 다음 달 9일 브라질에도 연산 15만대 규모의 공장을 준공한다. 이로써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생산기지 구축이 완성된다. LG그룹은 그동안 주춤했던 휴대전화의 경쟁력을 ‘옵티머스G’ 등의 전략폰으로 만회할 계획이다. 또 전기차용 2차전지와 태양전지, 스마트그리드(지능형 전력망) 등 1등 사업에 더욱 집중할 방침이다. 포스코도 수익성 향상과 원가 절감, 고부가가치 품목 중심의 마케팅 강화로 수익성을 극대화하고 그룹 전체 역량을 철강과 소재 등 핵심 사업에 집중하기로 했다. ●미래 성장동력 발굴에 총력전 삼성그룹은 미래를 위한 연구 개발 투자와 신수종 사업 개발에 총력전을 펴고 있다. 삼성전자는 수원사업장에 연면적 30만㎡ 규모로 짓는 연구소와 서울 서초구 우면동 첨단 연구·개발(R&D)센터 조성 계획을 차질없이 진행하고 있다. 또 100조원 이상 투자될 평택 고덕산업단지 내 반도체 라인 조성사업도 일정에 맞춰 추진한다. 태양전지, 자동차용 전지, 발광다이오드(LED), 바이오 제약, 의료기기 등 5대 신수종 사업에도 계속 투자해 미래의 먹거리 확보에 주력할 방침이다. 현대차그룹도 하이브리드카, 전기차, 수소연료전지차 등 친환경차에 대해 과감한 투자를 지속하고, 한화그룹은 그룹 차원에서 육성 중인 태양광 사업을 기존의 유럽, 미국, 일본 외에 신흥시장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SK그룹 역시 차세대 반도체, 2차전지, 차세대 정보통신, 신재생에너지 등 신성장 동력 분야에 회사 역량을 집중시킬 방침이다. 일부 대기업은 경기 침체 속에도 성장 중심의 공격적인 경영을 펼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CJ그룹은 세계 시장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성장 전략을 추진하면서 국내외 경기 침체에 대비한 시나리오를 수립하는 양면 전략을 쓰고 있다. 한국의 음식, 영화, 쇼핑, 유통 문화를 세계에 확산시킨다는 비전 아래 글로벌 사업 확대에 주력하겠다고 CJ 측은 전했다. 한진그룹도 기존 시장에서의 마케팅 활동 강화는 물론 미래 수익과 성장성을 고려해 새로운 시장을 적극 개척하기로 했다.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은 내년 상반기 페루, 스리랑카 신규 취항 계획 등을 통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차세대 항공기 적기 도입, 고급 수요 유치, 유럽과 대양주 노선의 당일 연결 스케줄 개발 등에 나설 예정이다. 한준규기자·산업부 종합 hihi@seoul.co.kr
  • 민원실·홈피 투트랙 접수… 지지성 글 많아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에게 제기되는 민원은 투 트랙이다. 민주당 민원실과 ‘국민명령 1호’(www.peopleorder.net) 홈페이지를 통해서다. 민원실을 통해 접수되는 내용은 그야말로 밑바닥 민심이다. 개인의 이해관계와 얽힌 하소연에 불과한 민원이 대부분이지만 그중에는 한번쯤 곱씹어볼 만한 내용도 적잖다. 무엇보다 민주당 전통적 지지자들이 제기한 것으로 보이는 민원이 압도적이다. “한광옥 전 민주당 상임고문이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 캠프에 합류한 것이 대선에 지장 없나.”는 내용의 민원이 접수되는가 하면 “선대위 구성 때 구민주계를 껴안는 노력을 했어야 한다.”며 문 후보를 질타하는 내용도 일부 있었다. “보수 언론의 편파보도와 관련한 대안을 만들어라.”, “모 정치평론가의 새누리당에 대한 편파 발언이 심한데 왜 민주당에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느냐. 야당이 무능해 보인다.”, “정문헌 새누리당 의원이 NLL 발언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대선에 끌어들이는 것은 부관참시”라는 등 새누리당을 비판하는 민원도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번 국감에서 4대강 사업과 관련해 수자원공사, 국토해양부를 철저히 파헤쳐야 한다.”며 현 정권을 겨냥한 민원도 적지 않았다. 대선을 걱정하며 ‘충언’을 담은 민원도 즐비했다. “단일화를 꼭 해야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다.”, “단일화를 위해선 안철수 무소속 후보를 자극하는 말은 자제하라.”, “강원도에서 문 후보 지지율이 낮은데 강원도를 자주 방문하라.”, “정책 공약에서 박 후보와 차별화해야 한다.”는 내용 등이다. “부동층이 투표장에 갈 수 있도록 정치적 희망을 줄 수 있는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며 이번 대선에서 승부를 결정지을 부동층의 중요성을 강조한 민원인도 있었다. 민원실을 통해 접수되는 내용이 ‘민원’이라면, 국민명령 1호를 통해 접수되는 내용은 ‘정책’에 가깝다. 홈페이지 메인 화면의 “당신의 정책을 캐스팅하겠습니다.”라는 문구에서도 짐작할 수 있다. 내용 측면에서 민원실 민원보다 훨씬 다듬어지고 보다 구체적이다. 이 때문에 정책 채택률도 높다. 문 후보 측은 58일간 진행된 국민 응모에서 접수된 3539건의 정책 제안 가운데 심사를 거쳐 18건을 선정했다. ▲힐링교육위원회 설치 ▲명절 도로통행료 면제 ▲입법부에 대통령 질문시간제 도입 ▲불심검문 부활 반대 ▲국회의원 겸직 반대 등이 포함됐다. 문 후보 측은 “전체의 22.2%가 이미 정책 공약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유권자들 정책 제안 “응답하라, 朴·文·安”

    “기초수급자 선정에서 탈락됐는데, 아는 사람도 없습니다. 굶어 죽을 것 같습니다.”, “사립학교재단 개혁과 부패방지법 강화는 대선 공약에 꼭 포함시켜야 합니다.” 18대 대선이 가까워지고, 주요 후보들의 정책 공약들이 하나둘 공개되면서 각 후보 캠프에는 일반 유권자들의 정책 제안이 쏟아지고 있다. 정치권이 미처 눈길을 돌리지 못한 사각 지역의 민원이나 하소연도 캠프마다 잇따르고 있다. 28일 유력 후보 캠프들에 따르면 하루 수백 통씩의 이메일과 전화, 편지 등이 유권자들로부터 접수되고 있다. 구미 불산가스 유출사고 주변 지역을 재난 지역으로 선포해 달라는 등의 집단 민원형 제안이나, 정치권이나 권력자의 부패에 강력하게 대응해 달라는 등의 촉구형 정책 대안은 캠프마다 골고루 접수되고 있다. 한 30대 직장인은 ‘바람 이야기’라는 이름을 붙인 정책집을 만들어 전달했고, 70대 할아버지는 600쪽짜리 정책집을 직접 작성해 접수시켰다. 각 후보 캠프에서 정책 공약을 내놓고는 있지만, 일반 유권자의 눈높이에 맞추기에는 여전히 격차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장을 찾는 후보를 만나 직접 호소하거나, 당과 캠프를 찾아 장문의 편지를 전달하는 사례도 있다. 개인의 곤궁한 처지를 해결해 달라는 하소연부터 정치권이 나라를 어떻게 이끌어야 한다는 호통까지 내용도 다양하다는 것이 각 캠프의 설명이다. 물론 “노모가 치료비가 없어 병을 못 고치고 있는데 어떻게 방법이 없겠습니까.”라는 식의 개인 민원이 접수되기도 한다. 불구속 기소됐다가 무죄 확정을 받은 40대 강모씨는 “이런 경우 국가가 배상하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는 아이디어를 캠프 측에 냈다가 ‘형사보상제도 개선안’에 대한 후보 공약에 반영되기도 했다. 국민이 직접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캠프가 이를 정책으로 발전시켰다는 점에서 후보와 유권자 간 쌍방향 공약 마련 사례로 평가할 만하다. ‘집’을 둘러싼 유권자들의 하소연은 일찌감치 ‘하우스 푸어’ 관련 정책으로 각 후보 측의 공약에 반영됐다. 각 캠프 측은 “접수된 민원이 많다 보니 일단 데이터베이스(DB)화 작업을 먼저 하고, 처리 상황을 알려 주고 있다.”고 전했다. 캠프 관계자들은 “선거 초반 정치 이슈 공방으로 정책이 매몰되는 바람에 유권자들의 각종 정책 제안에도 불구하고 정책화 작업이 제 속도를 내지 못하는 측면도 있다.”고 털어놓았다. 이에 따라 각 캠프는 최근 ‘콜센터’를 개통하거나 접수 인원을 대폭 확대하는 등 유권자들의 정책 제안이나 민원 접수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朴엔 읍소, 文엔 충언, 安엔 제안

    朴엔 읍소, 文엔 충언, 安엔 제안

    대통령 선거를 50여일 앞두고 3인의 후보 캠프는 유권자들의 간절한 목소리를 수렴하는 데 적지 않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고 있다. 아무리 하찮은 목소리라도 소홀히 취급할 경우 ‘민원(民願·국민이 바라는 것)’이 ‘민원(民怨·국민의 원망)’으로 돌아올 수 있다. 대선을 앞두고 유권자들의 정책 주장이 후보들의 공약에 반영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지난 26일 주말을 앞둔 새누리당 민원국은 조용할 틈이 없었다. 서울 여의도 당사 2층에 마련된 사무실에서 3명의 직원이 헤드셋을 낀 채 전화를 받고 있었고 팀장급 당직자는 50대 여성의 민원인을 만나 30분 동안 얘기를 듣고 있었다. 민원국 관계자는 “직원 5명이 각각 하루 100여통씩 전화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경선 기간 중인 지난여름에도 박근혜 후보의 이메일로 매일 20~30통씩 민원이 쏟아졌다. 여당의 대선 후보이다 보니 박 후보에게 찾아오는 민원들은 주로 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소송·분쟁 등 법적인 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요구부터 생계형 민원까지 다양하다. 당사에 직접 찾아오는 민원인은 주로 60~70대 노년층이다. 한 70대 남성은 “기초생활수급자 선정에서 탈락했다.”면서 “주변에 아는 사람도 없고 이러다 굶어 죽을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일자리가 없어 돈도 못 벌고 아픈 어머니의 치료비를 댈 수가 없다. 돈이라도 좀 보태 달라.”는 50대 남성도 있었다. 지난 8월 한 40대 남성은 “아내가 출산 중 사망했고 이 충격으로 장인도 몇 달 만에 숨을 거뒀다.”면서 “의료사고에 대한 보상을 받을 수 있게 해 달라.”고 요구했다. 개인 간 금전 문제에서부터 대기업과의 분쟁, 관공서의 행정절차에 대한 불만 등 법적 해결을 요구하는 내용도 많다. 법원에서 손해배상 판결을 내렸으나 보상금을 더 높였으면 좋겠다거나 이미 대법원에서 확정 판결이 난 데 대해 판결을 번복할 수 있게 해 달라는 하소연도 있었다. 당 관계자는 “해결하기 쉽지 않은 사례도 있어 공감을 해 주는 역할에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정치적 이해관계가 얽힌 문제도 잇따랐다. 박 후보가 출마를 선언한 직후인 지난 7월 장애인단체에서 캠프를 찾아와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의 연임을 반대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후 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이 반값등록금을 요구하는 집회를 했고, 쌍용자동차 사태 국정조사 및 해고자 복직을 요구하는 농성이 당사 앞에서 한 달 이상 계속되고 있다. 부산 저축은행 피해자들도 전액 보상을 요구하며 구구절절한 사연을 하소연하고 있다. 직능단체별로 정책 제안도 봇물처럼 쏟아진다. 이런 내용은 민원국에서 검토한 뒤 국민행복추진위로 전달된다. 대선이 가까워질수록 민원이 급증하자 새누리당 국민소통위원회는 전화 민원을 접수하는 인원을 대폭 늘려 국민소통 콜센터를 운영할 방침이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6만원 뮤지컬 향응에 과태료 최고 159만원

    충북 옥천 주민들이 특정 총선 후보를 지지하는 단체의 주선으로 서울에서 뮤지컬을 봤다가 과태료 폭탄을 맞았다. 옥천군선거관리위원회는 26일 지역 여성 유권자 76명에게 모두 8987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이들은 4·11 총선을 앞두고 지난해 10월 29일 지역 Y청소년단체의 주선으로 서울에 올라가 국립극장에서 뮤지컬 ‘화선 김홍도’를 관람했다. 대부분 40~50대 주부들로 남산타워를 관광하고 식사를 대접받은 뒤 밤늦게 돌아왔다. Y단체는 A 후보 지인들이 만든 단체로 주민들에게 관광 향응을 제공하는 데 버스 대여료, 뮤지컬 관람료, 식비 등을 합쳐 모두 459만여원을 들였다. 서울 나들이에 참가했던 주민들은 1인당 6만원 정도의 향응을 받고 79만 5000원에서 최고 159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되자 무척 당혹해하고 있다. 선관위를 직접 찾아오거나 전화를 걸어 “모르고 갔다. 난 억울하다.”고 하소연하는 이들이 쇄도하고 있다. 단순 가담자는 평균 119만 3000원, 장애인이 가장 적고 조사 불응자는 최고 30배의 과태료가 부과됐다. 지금까지 과태료를 납부한 주부는 단 2명, 통지받은 날로부터 3일 이내에 과태료를 내면 20% 깎아주는 법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나머지는 집단 이의제기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청주지검 영동지청은 지난달 28일 이들에게 서울 나들이를 제공하고 버스 안에서 “A 후보가 이번 관광에 도움을 줬다. 집에 돌아가면 A 후보를 널리 알려달라.”고 지지를 호소한 Y단체 상임이사 이모(60)씨 등 3명을 공직선거법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에 따라 인구 5만여명인 옥천 주민 가운데 396명이 올 들어 선거와 관련된 향응을 제공받은 혐의로 3억원이 넘는 과태료를 물게 됐다. 지난 4월에는 특정 대선 후보를 지지하는 지역 단체가 마련한 관광에 나섰던 주민 320명에게 2억 24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됐다. 지금까지 선관위가 부과한 과태료 가운데 단일 사건으로는 가장 많은 금액이다. 옥천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씨줄날줄] 가짜 실업수당/박정현 논설위원

    미국 대선에서 주요 쟁점의 하나가 실업수당(실업급여)이다. 신규 실업수당 신청건수 40만건은 고용시장이 호전되고 있는지를 가늠하는 중요한 분기점이다. 40만명을 넘으면 고용시장이 침체돼 있다는 뜻이다. 실업수당 지표를 놓고 밋 롬니 공화당 후보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정책 실패라고 몰아세우고, 오바마 대통령은 방어를 펴왔다. 그러던 차에 미국 노동부의 실업수당 발표는 불에 기름을 부은 격이다. 노동부는 10월 첫째주 신규 실업수당 신청 건수가 33만 9000건으로, 전주의 36만 9000건보다 3만명이나 줄었다고 발표했다. ‘2008년 2월 이후 56개월 만의 최저’라는 기록은 롬니 캠프를 뒤집어 놓았다. 노동부 발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캘리포니아주가 분기별 실업현황 보고를 빠뜨리면서 발생한 오류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롬니 후보를 지지하는 잭 웰치 제너럴일렉트릭(GE) 전 회장이 9월 실업률 7.8% 조작 의혹을 제기하던 터에 터져나온 실업수당 논란은 박빙의 대선 정국을 후끈 달구고 있다. 실업수당은 ‘복지천국’ 유럽에서도 큰 사회적 이슈다. 스페인에서는 “마누라와 이혼하기보다 노동자 해고가 더 힘들다.”는 기업주의 하소연이 나올 정도다. 노동자 해고가 힘들 뿐 아니라 노동자들은 직장을 그만둘 때도 제 발로 걸어나가지 않는다. 고용주에게 자신을 해고해 달라고 요구한다. 실업수당을 타면서 그만둔 회사와 바로 이웃한 곳에 취직하는 것은 유럽에서는 20년 이상 된 유행이다. 재정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그리스의 청년실업이 40%선을 넘나드는 것과 무관치 않다. 직장이 없어도 돈이 나오니 누가 힘들여 일하려 들겠는가. 이렇게 지출되는 실업수당이 스페인에서만 한 해 22조원 규모다. ‘썩은 사과’의 전염성은 빠른 법. 최근 들어 우리나라도 실업자 행세를 하면서 수당을 받는 청년들이 급증했다. 실업수당을 부정하게 받아내려다 적발된 20대 가짜 실업자가 지난해 2665명, 이들로부터 회수한 실업수당이 246억원이다. 3년 동안 받아낸 실업수당이 10억원을 넘는 이도 있다고 한다. 전체 3조원의 예산 가운데 발각되지 않고 실업수당을 받아낸 얌체족들은 과연 얼마나 될까. 가짜 실업수당이 주는 당장의 달콤함에 젖어 있다가는 젊은 인생도, 나라 재정도 망친다는 교훈을 그리스·스페인 등 유럽국가들은 생생히 전해준다. ‘무한복지’가 가져오는 이런 부작용을 감안해 18대 대선 후보들도 실업수당을 늘리는 복지보다 일자리 창출에 고민하기 바란다. 박정현 논설위원 jhpark@seoul.co.kr
  • [인사]

    ■광주교대 △교육대학원장 손정선◇처장△교무 김용익△학생지원 김해경△기획연구 이광성◇관장△도서 김재혁△교육박물 박정환△학생생활 이성숙◇원장△초등교육연구 고재천△교육연수 김인수△영재교육 이대현◇단장△산학협력 허승준 ■건국대 △건국대병원장 한설희 ■조선일보 △총무국장 이동한 ■한겨레신문사 △온라인부문 온라인에디터 구본권△편집국장석 기획위원 김도형 ■아주경제 △산업부장(부국장) 조영훈△증권〃 진현탁 ■매경미디어그룹 ◇임원 승진 및 전보△기획담당임원(전무이사) 장승준 ■매일경제신문 ◇승진 및 전보 <임원>△주필 겸 논설실장(전무이사) 김세형△편집담당임원(상무이사) 박재현△광고이사 목영덕<편집국>△편집국장 전병준[부장]△산업(지식부장 겸임) 손현덕△증권2(경제경영연구소장 겸임) 홍기영△유통 윤구현△사회 김성회△중기(뉴스상황실장 겸임) 황국성△문화(직대) 허연△국제(직대) 박정철<독자마케팅국>△국장직대 정현권<광고마케팅국>△국장직대 고영걸△관리팀장(부국장대우) 박흥표△광고1팀(부장대우) 구홍현<뉴스속보국>△국장직대 임규준<시설관리국>△영남공장 관리부장(부국장대우) 이국상<논설실>△논설위원 최경선 채경옥<주간국>△주간편집부장직대 김소연<영남본부>△본부장(취재부장 겸임·부장대우) 현문학<공무국>△윤전1부장직대 이우형△윤전2부장직대 이정원 ■매일방송 ◇승진 및 전보 <보도국>△경제부장직대 김상민△영상취재1부장(영상편집팀장 겸임·부장대우) 박원용△영상취재2부장직대 정선호△사회1부장직대 라호일 ■매경닷컴 ◇승진 및 전보△대표이사(국장대우) 윤형식△뉴스취재편집장 변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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