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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말 인사이드] 계약직 해고…근무수당 제한…야근 저녁밥도 김밥…허리띠 졸라매기

    [주말 인사이드] 계약직 해고…근무수당 제한…야근 저녁밥도 김밥…허리띠 졸라매기

    여름에는 전력난에 에어컨, 선풍기도 제대로 못 틀고 부채와 찬 수건으로 더위와 싸워야 했던 공무원들이 날씨가 쌀쌀해지자 세수 부족에 따른 예산 감축으로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중앙부처는 하반기 예산이 15% 감축됐고, 공기업 평가에서 꼴찌 다음 등급인 ‘D’ 등급을 받은 공공기관은 하반기 예산의 50%를 받지 못했다. 국정감사 기간이라 야근을 밥 먹듯 하는 공무원들은 경비 절감을 위해 사무실 주변 식당에서 밥을 사 먹는 대신 김밥으로 때우며 자료 준비를 한다. 예산을 절반이나 받지 못한 공공기관은 프리랜서, 계약직들을 내보내고 있어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은 직원들은 ‘일자리 늘린다는 것은 박근혜 정부의 빈말이었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올 하반기 세수 부족 전망치는 자그마치 10조원이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국가가 거둬들이는 세금에 큰 구멍이 예상되지만, 복지예산으로 나갈 돈은 오히려 늘었다. 이런 세수 부족 사태는 곧바로 공공분야에 직격탄으로 떨어졌다. 몇 년째 공기업 평가에서 ‘D’ 등급을 받은 한 공공기관은 하반기 예산이 50%밖에 집행되지 않자 프리랜서와 계약직을 모두 해고했다. 졸지에 실업자가 된 직원들은 국민권익위원회에 기관장에 대한 민원을 냈고, 살아남은 직원들도 손에 일을 잡지 못한 채 흉흉한 분위기다. 이 기관의 직원은 “정량적 성과를 낼 수 없는 업무 특성상 공기업 평가에서 좋은 등급을 받을 수 없다”고 항변했다. 이어 “일자리를 늘리겠다고 하면서 예산을 감축하면, 결국 예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인건비를 줄일 수밖에 없는데 계약직만 피해를 본다”면서 “예산을 50%나 깎는 것은 문 닫으라는 소리나 마찬가지”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세종시에 있는 정부 부처는 상반기에 이미 출장비가 바닥났다. 세종시에 입주한 기획재정부는 서울 서초구 반포동 서울조달청을 아예 서울 사무실로 삼았다. 국회 대응 등을 위해 야근을 하는 기재부 직원들은 반포에 있는 조달청 건물을 자주 이용했는데, 출장비를 줄이고자 관계부처회의까지 조달청 건물에서 열고 있다. 한 사회부처 과장은 “강남에 있어 지리적으로 편리한 조달청 건물에서 기재부 직원과 예산을 협의하는 회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총리실 등에 이어 2단계로 세종시로 이전하는 교육부 등의 부처는 기존의 쓰던 비품을 그대로 가져가서 써야 한다. 정부세종청사 관리를 맡은 안전행정부 관계자는 “건축 마감재와 가구의 칠 등에서 나오는 유해물질 때문에 정부세종청사 사무실의 공기 질이 일반 권고기준보다 4~6배 이상 나쁘니 기존 비품을 사용하는 것이 낫다는 논리”라면서도 “결국은 경비 절감 때문이다”라고 털어놨다. 예산 절감은 행정부만이 아니다. 사법부도 최근 일선 판사에게 지급하는 재판업무지원비를 10% 줄였다. 법원행정처는 지난달 말 공문을 통해 올해 4분기 재판업무지원비를 10% 절감한 기준으로 배정한다고 밝혔다. 재판업무지원비는 업무추진비와 비슷한 성격의 수당으로 1~5년차 판사에게는 30만원, 5~10년차 판사에게는 35만원 등으로 호봉에 따라 매달 차등 지급됐다. 행정처는 이 밖에 연가보상비를 최대 11일분으로 제한했고, 법원 공무원의 초과근무수당 수령도 월 38시간을 넘지 않도록 했다. 그나마 판사는 휴가를 거의 사용하지 못하는 업무 특성이 고려돼 일반 행정부처 공무원보다 비교적 많은 잔여 연가를 보상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행정처 측은 “국민과 소통을 위한 재원이 필요하다고 기재부에 강조했으나 하반기 국가 재정 상황 악화로 업무추진비를 절감해야 했다”며 “예산 절감이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어 법관이나 법원 공무원 증원도 당분간 어려울 전망”이라고 밝혔다. 최근 경찰공무원 A씨는 연가를 3일 내고 역시 공무원인 부인의 지방출장에 기사를 자처하며 동행했다. 연가보상비를 7일치만 준다는 경찰 방침 때문에 연말까지 남은 연차를 소진하기 위해서다. 안행부는 공무원들의 남은 연차에서 무조건 3일씩 깎기로 했다. 초과근무시간도 아무리 야근을 많이 하더라도 하루 최대 4시간, 월 20~30시간만 주는 것으로 제한했다. 기재부에서 예산 절감 대상으로 삼은 대표적인 분야는 국제 행사다. 지난 23일 각국 장·차관급 고위인사 25명을 포함한 외국인 300여명이 참석한 국제 행사를 3일 동안 치른 한 중앙부처의 과장은 “국제 행사를 준비하는 동안 재래시장에서 콩나물 값 한 푼이라도 깎으려고 아등바등하는 주부가 된 느낌”이라고 하소연했다. 지난해는 서울 시내 특급 호텔에서 행사를 열었지만, 올해는 경기도의 컨벤션센터로 장소를 옮겼다. 외국에서 온 손님들에게도 호텔 뷔페 대신 1인당 1만원짜리 도시락을 대접했다. “돈이 모자라 외국에서 좀 더 많은 손님을 초청할 수 없어 아쉬웠다”며 “도시락 값 1000원이라도 아끼려고 동분서주했다. 원래 공무원은 박박 긁어 쓰는 데 익숙하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한푼 두푼 아껴도 세금 줄줄 세수 부족 사태에 공무원들은 “그놈의 복지예산 때문에…”라며 말끝을 흐린다. 올해 3월부터 무상보육이 도입되면서 각 지방자치단체는 보육재정을 마련하느라 허덕대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24일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단돈 몇천만원 예산을 둘러싸고 요즘처럼 이렇게 부서끼리 치열하게 싸운 적이 없을 것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무상보육 예산을 둘러싸고 지자체와 중앙 정부 간의 치열한 줄다리기 끝에 최근 ‘중앙-지방 간 기능 및 재원 조정 방안’을 통해 연평균 5조원씩 지방재정을 확대하겠다는 내용이 발표됐다. 무상보육 재정이 심지어 엉뚱한 데로 새고 있다는 불만도 크다. 대표적인 것이 외국에 있는 아이들에게도 지급되는 보육수당이다. 최동익 민주당 의원은 최근 “해외에 있는 아동 1만 5969명에게 55억원의 보육수당이 지급되었는데, 해외체류 아동의 한국 주민등록상 주소는 서울 강남구가 전체의 3.2%로 가장 많다”고 밝혔다. 기초노령연금, 장애인연금 등 다른 복지급여는 장기간 해외에 머물면 지급이 중단되지만 보육수당은 ‘재외국민의 권리를 보장하고, 영유아 양육에 대한 국가의 역할과 책임을 더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는 이유로 해외체류 아동에게도 지원하기로 결정됐다. 세입 기반을 확충해 재정 여력을 확보하는 것을 감사과제로 삼은 감사원은 예산 횡령 등의 회계 비리를 그야말로 탈탈 털고 있다. 부산의 한 고등학교 직원 B씨는 감사원의 감사에 걸려 횡령한 공금 2억여원 가운데 재정시효가 만료되지 않은 800여만원을 국가에 변상하게 됐다. 감사원은 공금 지출업무를 담당한 B씨가 도서구입비, 복사기 카트리지 구입비 등으로 제출한 출금의뢰서를 샅샅이 조사했다. B씨는 상사가 서류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는 점을 악용하여 실제 사지도 않은 도서구입비 등을 자신의 딸 명의 계좌로 2005~2009년 50회나 이체했다. B씨는 횡령한 돈을 소아 당뇨와 만성신부전증을 앓는 딸의 병원비로 썼다고 감사원 조사에서 밝혔다. 정부의 전자인사관리시스템인 ‘e-사람’으로 가족수당을 부풀려 700여만원을 횡령한 경기도 선거관리위원회 직원은 감사에 걸려 파면 조치됐다. 대전지방국토관리청 국토관리사무소 직원도 ‘e-사람’으로 시간외근무수당을 허위 작성해 300여만원을 빼돌렸다가 감사에 적발됐으나 횡령액을 모두 반납했다는 점이 인정돼 정직 처분을 받았다. 중앙부처의 한 국장은 “내년에는 3급 이상 고위직 공무원 보수는 동결되고, 하위직은 올해 물가상승률인 1.7%만 인상돼 사실상 동결이나 마찬가지”라며 “올해 부처 공통 업무추진비는 전년보다 2.4% 깎인 2044억원이었으나 내년에는 올해보다 9.2% 낮은 1856억원에 불과하다. 재정 형편이 나아질 기미가 안 보여 내년이 더 암울하다”고 말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안석 기자 ccto@seoul.co.kr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3506억 빚더미 충북 산하기관 32억 성과급 잔치

    충북도 산하기관들이 경기 침체와 세수 감소로 지방재정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성과급 잔치를 벌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5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유승우 새누리당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13개 도 산하 기관 중 11곳이 총 32억 3200만원의 성과급을 지급했다. 13개 산하기관의 총부채는 3506억원에 달한다. 성과급이 가장 많았던 곳은 청주의료원이다. 청주의료원은 부채가 181억 4000여만원이지만 지난해 14억 4200만원을 성과급으로 썼다. 매달 의사 10여명이 성과급을 받았고, 연간 1억원이 넘는 성과급을 받은 의사도 있다. 빚이 60억 8000여만원인 충주의료원은 두 번째로 많은 10억 3500만원을 성과급으로 집행했다. 3289억원의 부채를 안고 있는 충북개발공사는 2억 5400만원을, 부채가 27억 6000여만원인 충북발전연구원은 1억 6700만원을 성과급으로 지급했다. 빚이 6억 5000여만원인 충북학사는 직원 16명이 4300만원을 성과급으로 나눠 가졌다. 성과급 지급 여부에 반영되는 도의 경영진단평가도 엉망이란 지적을 받았다. 지난해는 평가대상 9개 기관 가운데 지식산업진흥원이 ‘탁월’에 해당되는 S등급을 받았고, 충북학사 등 7곳이 A(우수), 교통연수원이 B(보통) 등급을 받았다. ‘미흡’에 해당하는 C등급 기관은 한 곳도 나오지 않았다. 이런 놀라운(?) 성적은 산하기관들이 스스로 목표를 정해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시험 보는 학생이 직접 문제를 출제하는 셈이다. 유 의원은 “많은 부채에다 적자까지 발생한 산하기관이 성과급을 지급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 “민간기업이었다면 성과급을 지급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도와 산하기관들은 낮은 급여와 불합리한 수당 체계를 감안하면 성과급을 줄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하소연하고 있다. 청주의료원 관계자는 “다른 병원에 비해 적은 의사들의 기본 연봉을 감안해 많은 환자들을 유치한 의사들에게 성과급을 주는 것”이라면서 “성과급마저 없다면 의료원에 근무할 의사들을 모셔 오기가 힘들다”고 호소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광고쟁이 박웅현의 인문학적 책읽기

    광고쟁이 박웅현의 인문학적 책읽기

    KBS가 가을 개편에서 새로운 책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인문학적 재미가 살아있는 ‘북 콘서트’를 표방한 ‘TV, 책을 보다’가 26일 오전 10시 30분 KBS 1TV를 통해 첫 방송된다. 한 권의 책이 담고 있는 의미를 보다 깊이 있게 들여다 보는 ‘TV, 책을 보다’는 매회 한 권의 책만을 선정해서 심도 있게 다루는 형식으로 만들어진다. 다양한 시청자들의 기호를 충족시키기 위해 고전에서부터 최근 이슈를 담은 트렌드를 반영한 책, 꼭꼭 숨어 있던 책들까지 다양한 장르의 책들을 소개할 예정이다. ‘TV, 책을 보다’의 ‘보다’는 이중적인 의미다. TV를 통해 책을 읽어 ‘보는’ 것이기도 하지만, 또 다른 의미는 세상을 향해 있다. 책이 의미가 있는 건 인간사의 모든 활동이 그 속에 들어 있기 때문이다. 첫 방송은 광고인 박웅현이 출연해 그의 베스트셀러 ‘책은 도끼다’를 통해 울림이 있는 책 읽기에 대해 이야기한다. ‘책을 읽으면 밥이 맛있어진다’고 설파하는 광고쟁이 박웅현. 그는 ‘그녀의 자전거가 내 가슴 속으로 들어왔다’, ‘사람을 향합니다’, ‘넥타이와 청바지는 평등하다’ 등 문구만 봐도 ‘아, 그 광고!’라고 알아챌 정도로 많은 유명 광고들을 만들어낸 15초의 예술가다. 동시에 그는 ‘책은 도끼다’, ‘인문학으로 광고하기’ 등의 책을 낸 베스트셀러 저자이기도 하다. 그는 창의성의 기본이 인문학적 소양을 쌓는 것이며, 모든 아이디어의 원천은 독서라고 말한다. 감수성도 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그는 자신에게 울림을 주었던 책들을 소개한다. 꾸준히 진행하고 있는 대중 인문학 강의 경험을 바탕으로 오감을 동원해 책을 완전히 흡수하는 자신만의 독서법을 재미있게 설명한다. 그와 이야기를 나눌 특별 패널로는 아이돌 그룹 티아라의 멤버 은정, 소연과 성악가 이엘이 함께 한다. 강연을 듣고, “매번 책이라는 도끼에 찍히는 박웅현씨의 풍부한 감성이 너무나 부럽다”고 말하는 성악가 이엘. 티아라 멤버 중에서 책을 가장 좋아한다는 은정은 “책의 한 부분을 읽으면서 다른 책의 글귀나 음악, 미술 등으로 광범위하게 넘나드는 박웅현식 독서법을 배우고 싶다”고 밝혔다. 소연도 “‘책은 도끼다’를 읽고 난 뒤 소설가 김훈의 글에 담긴 감성에 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는 소감을 전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의정 포커스] 정형기 마포구 의장

    [의정 포커스] 정형기 마포구 의장

    “현장에서 주민들이 진짜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읽어내 제대로 해결해 주는 게 가장 중요한 임무입니다. 그래서 서민숙원 사업을 잘 해결했다는 게 가장 뿌듯한 기억이 아닐까 합니다.” 24일 정형기 서울 마포구의회 의장은 임기 중 겪은 일을 이렇게 되돌아봤다. 정 의장의 아침 일과는 지역구 순례다. 일찌감치 일어나 대흥동, 염리동을 산책하면서 주민들이 어떤 고민을 하는지 주의 깊게 듣고 다닌다. ‘특정건축물 정리에 관한 특별조치법’도 이런 일상의 결과물이다. 그는 “어느 날 지역을 도는데 ‘물가는 오르고 가게 영업은 어려운데 위법 건축물로 등록돼 있어 이행강제금을 낼 판’이라는 하소연을 들었다”면서 “그 얘기를 듣고 특별조치법이 다시 한번 제정돼야 한다고 마포구를 통해 끊임없이 서울시와 국토해양부를 설득해 마침내 성사시켰다”고 말했다. 특정건축물이란 사용승인을 받지 못한 무허가건물, 일단 승인은 받았으나 이후 증축이나 용도변경으로 인한 승인을 다시 얻지 못한 건물을 말한다. 이런 건물들은 영업시설로 등록도 안 되고, 관리를 위한 보수공사도 안 된다. 거기다 적법하게 고칠 때까지 이행강제금을 내야 한다. 더러는 고의로 이렇게 하기도 하지만, 서민들이 생활터전을 잡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일어나기도 한다. 특별조치법은 이를 양성화하는 장치다. 정 의장은 도시미관을 해치고 안전을 위협하면서까지 법을 엄격히 지키기보다는 급속한 도시화로 인해 어쩔 수 없는 부분은 되도록이면 양성화해 주자는 쪽이다. 정 의장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인데도 고맙다고 손잡아 주는 동네 어르신들을 만날 때면 구의원의 의정활동이란 이런 것이구나 싶어 뿌듯해진다”며 웃었다. 정 의장이 또 보람으로 여기는 것은 세입을 늘린 것이다. 복지 등 여타 사업을 위해서라면 더 많은 돈이 필요하다. 지방세와 세외수입 체납액 433억 8300만원의 징수율을 11%에서 15%로 끌어올리도록 마포구에 제안했다. 이에 따라 조성되는 10억원은 공공근로사업, 경로당 확충, 노인복지 증진 사업에 쓰자는 것이다. 마포구가 제안을 받아들여 현재 진행 중이다. 정 의장은 “의회가 집행부를 감시하고 견제하는 것 못잖게 구민 복지 증진을 위해 사업 확대가 필요한 부분에는 집행부보다 더 적극적으로 지원에 나설 필요가 있다”면서 “어느 의회보다 열린 의회를 지향하는 만큼 구민 여러분들이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폭언·폭행 급증… 떨고 있는 복지공무원

    서울 노원구 중계본동 주민센터에서 일하는 19년차 사회복지 공무원 김선옥씨에게 민원인한테 전화로 욕을 듣는 건 거의 매일 겪는 일상이나 다름없다. 김씨는 “내가 담당하던 한 기초생활수급자에게 내연남이 있었는데, 그 내연남은 애인과 헤어지게 되자 그 뒤로 2년간 전화로 폭언과 협박을 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그 내연남한테서 ‘그 X 왜 수급자격을 안 떨어뜨리느냐, 밤길 조심해라, 내가 예전에 임신부를 발로 차서 낙태시킨 사람이다’ 같은 입에 담기 어려운 말을 하루가 멀다 하고 들어야 했다”고 했다. 일선 지방자치단체에서 사회복지를 담당하는 공무원들이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 과중한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도 극심한 마당에 민원인들한테서 폭언과 협박, 심지어 폭행을 당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이언주 민주당 의원이 22일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2010년부터 지난 3월까지 복지담당 공무원이 당한 폭언·폭행 피해 사례는 모두 3379건으로, 월평균 87건이었다. 특히 지난해 5월부터 지난 3월까지 11개월 동안 발생한 피해 사례는 하루 평균 6건꼴이었다. 그 이전 28개월 동안 하루 평균 1.7건보다 3배 이상 늘었다. 사회복지 담당 공무원들을 위협하는 것은 단순한 폭언·폭행에 그치지 않는다. 3379건 가운데 계획적으로 흉기나 가스통을 준비해 가해한 사례도 200건이 넘었다. 피해장소도 사무실이 2860건, 상담실이 335건이어서 주민센터 자체가 사회복지 담당 공무원들에겐 안전한 장소가 아닌 셈이다. 또 다른 사회복지 공무원은 “정신질환자가 사무용 가위나 칼을 툭하면 집어던진 적도 있고 여성공무원 앞에서 옷을 벗어젖히며 난동을 부린 적도 있다”고 전했다. 폭언과 폭행이 늘어나는 반면 고발조처는 191건(5.7%)에 불과했다. 한국사회복지행정연구회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김민석 인천 남동구 복지급여관리팀장은 “주민센터 사무실에 폐쇄회로(CC)TV 설치, 청원경찰 혹은 안전요원 배치, 상담실에 비상벨 설치 등 민원인 폭언·폭행을 막기 위한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서울 노원구처럼 구청장 재량으로 CCTV와 비상벨을 설치한 곳도 있지만 대다수 주민센터는 이마저 없는 실정이다. 김씨는 “민원인들은 대부분 힘들고 어려운 처지에 있다 보니 마음에 여유가 없는 분들”이라면서도 “우리를 무시하고 막 대하는 건 솔직히 너무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민원인들에게 무조건 친절하라고 하지만 그건 억지 친절을 강요하는 것에 불과하다”며 악성 민원에 대응하는 매뉴얼을 마련해 줄 것을 촉구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씨줄날줄] 우주인 논란/안미현 논설위원

    요즘 장안의 화제인 영화 ‘그래비티’는 우주 미아가 된 우주인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생명의 끈을 놓아야 하는 순간, 베테랑 우주인(조지 클루니)은 시시껄렁한 ‘작업 멘트’와 함께 전임자의 우주 유영 기록을 깨지 못했다며 아쉬워한다. 세계 최초로 우주 유영을 한 이는 옛 소련의 알렉세이 레오노프다. 1965년 3월 18일 우주선 밖으로 나가 12분 동안 우주를 유영했다. 그런데 우주복이 팽창해 하마터면 미아가 될 뻔 했다. 밸브를 열어 우주복 압력을 빼낸 뒤 간신히 우주선 입구로 들어갈 수 있었다고 한다. 레오노프가 짜릿한 우주 산책을 처음으로 즐겼다면, 유리 가가린은 우주 문턱을 넘은 세계 최초의 우주인이다. 1961년 4월 12일 보스토크 1호를 타고 나가 우주에서의 지구를 감상했다. 귀환하면서 남긴 말이 저 유명한 “지구는 푸른빛이다”이다. 최초로 골프 티샷을 한 우주인도 있다. 가가린보다 한 달쯤 뒤에 우주로 나간 미국인 앨런 셰퍼드는 최초 기록을 놓친 게 아쉬웠는지 몰래 준비한 골프채를 꺼내 휘둘렀다고 한다. 한국 최초의 우주인 이소연(35)씨를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1만 8000대1의 경쟁을 뚫고 뽑힌 이씨는 2008년 4월 8일 러시아 우주선을 타고 우주로 나갔다. 이때도 남의 나라 우주선을 차비를 내고 탄 것뿐이니 ‘우주관광객’이라는 주장과, 우주에서 일정 실험을 한 만큼 ‘우주인’이라는 반론이 맞서 시끌시끌했다. 최재천 민주당 의원은 그제 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256억여원의 국민세금을 들인 우주인 프로젝트가 후속사업 미비 등으로 일회용 쇼에 그쳤다고 비판했다. 이씨가 미국에서 경영학 석사학위(MBA)를 밟고 있고, 또 다른 우주인 후보 고산씨는 3D프린터 사업을 하고 있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공방은 더 커졌다. 일각에서는 이씨가 미국 국적의 교포의사와 결혼한 것까지 문제 삼아 ‘먹튀’라고 비방한다. 애초 국민 공모라는 이벤트로 접근해 비전공자를 우주인으로 뽑은 것부터가 잘못이고, 단순한 우주비행 참가를 우주시대 개척이라며 뻥튀기한 정부의 자업자득이라는 반박도 팽팽하다. 이씨나 고씨나 우주인 프로젝트에 따른 의무봉사 기간(2년)은 끝난 상태다. 엄밀히 따지면 자유의 몸이니 어떤 삶을 살든 두 사람의 선택이다. 항우연은 이씨가 “미국 국적을 딸 생각이 없으며 반드시 (한국으로) 돌아오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 말이 꼭 지켜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대로 사장시키기에는 이씨의 어깨에 얹어진 우주인의 꿈과 경험이 너무 소중하지 않은가. 출발이 쇼든 아니든 256억원의 무게가 너무 무겁지 않은가. 안미현 논설위원 hyun@seoul.co.kr
  • “돈 줘도 밀려”… 홧김에 자해·폭행까지

    지난 7월 경북 청송군 기능직 공무원 이모(46)씨는 흉기로 자신의 왼쪽 새끼손가락을 잘랐다. 이씨는 이날 인사부서를 찾아가 “동기들은 모두 승진했고 후배들도 많이 승진했는데 왜 나만 빠졌느냐”고 한 시간쯤 항의한 뒤 별 진전이 없자 홧김에 이 같은 일을 벌였다. 인사가 끝나면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좌천되거나 승진에서 누락된 공무원과 가족들의 불평·불만이 봇물을 이룬다. 이씨처럼 일부는 억울함에 분을 삭이지 못해 자해와 폭력까지 서슴지 않는다. 이 같은 현상은 자치단체에 만연한 인사비리와 무관치 않다는 게 직원들의 얘기다. 지난 7월 충북 증평군 군수실에서 한 공무원 부인이 소동을 벌였다. 남편이 사무관 승진에서 탈락한 게 원인이었다. 그는 “내 남편이 무슨 이유로 탈락했느냐”고 따지며 군수 면담을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군수 명패를 집어던지고 여직원들과 몸싸움까지 했다. 부인은 경찰에 입건됐다. 2011년 9월 당시 서중현 대구 서구청장이 돌연 사퇴를 발표했다. 검찰 내사 때문이란 설이 파다했다. 구청장에게 돈을 건넸는데도 승진 인사에서 떨어진 한 직원이 술자리에서 불만을 터뜨린 게 검찰에 흘러들어 갔다는 것이었다. 서 구청장은 부인했지만 의구심이 쉽게 가시지 않았다. 부단체장을 폭행한 사건도 있다. 명목상 인사위원장을 맡고 있어서다. 지난해 11월 경북 영양군청 A(56) 과장은 읍내 한 술집에서 B부군수와 말다툼하다 맥주병으로 머리를 내리쳤다. B부군수는 10㎝ 이상 찢어져 28바늘을 꿰매는 봉합수술을 받았다. A과장은 5급 승진 뒤 장기간 승진하지 못해 불만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지역 공무원들은 “인사비리가 관행화돼 승진하려면 줄 대기나 금품 제공밖에 없다는 게 공공연한 비밀”이라며 “이도 저도 아닌 사람은 승진에서 제외될 수밖에 없고 억울함을 하소연해도 소용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대구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올레’ 바람 일으키러 신입이 갑니다

    ‘올레’ 바람 일으키러 신입이 갑니다

    “유선 인터넷이 취약한 아프리카야말로 무선 네트워크의 필요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아프리카 여러 국가에 우리나라의 정보통신기술(ICT)을 알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김소연 KT 매니저, 지난해 입사) KT의 신입사원들이 아프리카에 우리나라 ICT 기술을 알리는 전도사로 활약한다. KT는 오는 28~31일 아프리카 르완다의 수도 키갈리에서 열리는 ‘아프리카 혁신 정상회의(TAS·Transform Africa Summit) 2013’ 전시에 ‘입사 2년차’ 신입사원들을 전시 요원으로 파견한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아프리카 혁신 정상회의는 르완다, 가나, 케냐 등 아프리카 10개국 정상과 정보통신장관이 모여 아프리카의 미래 전략을 논의하는 자리다. 여기에는 정부 관계자뿐 아니라 KT, 삼성, 에릭슨 등 세계 통신 및 통신기기 관련 업체 관계자들도 참가한다. 행사장에는 기업들의 최신 제품과 기술을 전시하는 공간도 마련된다. Kt는 여기서 ‘모바일 광대역 시대를 위한 스마트 파트너(smart partner for mobile broadband era)’를 주제로 LTE 통신 기술, 교육, 결제, 스마트 미디어 관련 자사가 가진 다양한 서비스와 솔루션을 선보인다. KT의 신입사원 12명은 이 전시장에서 전 세계 관람객을 대상으로 KT와 KT의 기술력을 알리는 일을 하게 된다. 기업들은 보통 대형 국제 전시회 안내를 전문 업체에 맡긴다. KT는 이례적으로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6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모바일아시아엑스포(MAE)에 이어 이번에도 전시 요원 전체를 신입사원으로 구성했다. KT 관계자는 “애사심과 열정이 가득한 신입사원으로 회사와 제품을 소개하는 게 효과적”이라며 “해외 현장에서 접하는 최신 업계 흐름을 신입사원들이 신선한 시각으로 어떻게 해석해낼지도 관심사”라고 전했다. 실제 MAE 이후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가 관람객들을 대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전시관을 조사한 결과 시스코 등 세계적 기업을 제치고 KT가 1위로 뽑혔다. 생소한 지역인 데다 황열병 예방 접종, 말라리아 예방약 복용 등 절차가 복잡함에도 요원 선발에는 200명의 신입사원들이 응모했다. KT는 외국어 실력과 열정, 돌발상황 대처 능력 등을 심사해 최종적으로 남자 직원 3명, 여자 직원 9명을 선발했다. 전시 요원으로 선발된 하이나 매니저는 “MWC와 MAE에 이어 이번에도 전시에 참여하게 돼 기쁘다”며 “이번 전시는 아프리카가 미래 IT 시대로 나아가는 뜻깊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 같아 더 애착이 간다”고 말했다. 표현명 KT T&C 부문장은 “국제 행사에 직원을 전시 요원으로 보내는 데에 우려의 목소리도 다소 있지만 이전 전시에서 이들의 능력은 입증됐다”며 “신입사원의 열정과 패기로 KT가 대한민국 ICT의 대표 기업임을 다시 한번 세계시장에 각인될 것”이라고 밝혔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MBA로 간 이소연… 260억 우주인 프로젝트는 일회용?

    MBA로 간 이소연… 260억 우주인 프로젝트는 일회용?

    260억원을 들여 추진해 온 한국 우주인 배출사업이 결국 일회성으로 끝났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민주당 최재천 의원은 21일 정부출연 연구기관(이하 출연연)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우주인 배출 사업이 2008년 끝난 뒤 후속연구로 이어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우주인 배출사업은 한국 최초 우주인 배출 및 유인 우주기술 확보를 위해 2005년 11월 시작돼 2008년 6월까지 모두 256억2천200만원이 투입됐다. 항우연은 후속연구로 우주인 활동 및 관리, 한국형 유인우주프로그램 개발, 마이크로중력 활용 유인우주기반기술 연구 등을 내세웠지만 5년 동안 후속사업에 들어간 예산은 40억원 남짓에 불과했다. 특히 한국인 최초 우주인인 이소연 박사는 지난해부터 미국에서 MBA 과정을 밟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박사는 항우연 직원으로서 강연하면서도 강연료는 개인 수입으로 챙기고, 출장비는 항우연으로부터 지급받았다. 최 의원은 “우주과학의 ‘상징’이었던 이 박사가 우주과학 분야 기술개발에 관여하지 않고 MBA 과정을 밟고 있는 것은 체계적인 과학인재 육성이 되지 않고 있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항우연 측은 “MBA 과정은 우주인의 능력을 높이기 위한 학업 수행 차원”이라면서 “대외 교육·홍보 활동도 이소연 박사 업무의 연장선이기 때문에 문제가 될 수 없다”고 해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민주 최재천 “이소연-고산에게 미안해” 사과 왜?

    민주 최재천 “이소연-고산에게 미안해” 사과 왜?

    최재천 민주당 의원이 한국 최초의 우주인 이소연씨와 고산씨에게 미안한 마음을 밝혔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최 의원은 21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소연과 고산 이후 후속 연구가 부족하고 두 우주인이 현재 우주개발 업무에 종사하지 않는다”라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나 최 의원은 기초기술연구회 소속 12개 정부출연연구기관 국정감사에서 “누리꾼 여론이 다른 데(이소연-고산 씨에 대한 비난)로 흘러 죄송하다”라면서 두 우주인의 거취는 핵심이 아니라고 밝혔다. 우주인 배출 사업 이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하 항우연)이 이에 대한 실험 기술이나 후속 연구 등을 등한시한 점을 꼬집었다는 설명이다. 최 의원은 “256억원을 들여 훈련시킨 우주인에 대해 항우연은 강연 효과 5억 9000만원 등 경제적 효과를 주장하는데 허무맹랑한 소리”라면서 “과학기술 R&D가 권력에 종속된 것은 아닌지 두렵다. 우주인 사업 관련해서는 통계자료가 아무것도 없다. 후속 연구는 뭘 했는지 알기 어렵다”라고 지적했다. 앞서 최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항우연이 지난 2005년 11월부터 2008년 6월까지 한국 최초 우주인 배출 및 유인 우주 기술 확보를 위해 256억 2200만 원을 투입해 진행한 우주인 배출 사업에서 후속 연구도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고, 성과 부풀리기를 위한 꼼수를 부렸다고 주장했다. 최 의원이 국감장에서 언급한 이소연씨는 지난해 MBA 과정을 밟기 위해 미국으로 건너갔고, 지난 8월에는 4세 연상의 한국계 미국인 안과의사 정재훈씨와 결혼했다. 고산씨는 현재 3D 프린터를 제조, 판매하는 IT업체를 운영 중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나 뽑지 마세요” 현직시장 기막힌 선거운동 사연

    “나 뽑지 마세요” 현직시장 기막힌 선거운동 사연

    누구나 당선되려고 출마하는 것이 선거다. 하지만 현직 시장이 재선에 나섰으나 자신을 뽑지 말아 달라고 호소하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고 미 언론들이 1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州)에 있는 작은 마을인 포트 마틸다시의 밥 와이즈(70) 시장은 11월 5일 열릴 시장 선거에서 압도적으로 무난히 재선이 가능한 상태이다. 하지만 그는 자신에게 투표하지 말고 다른 유능한 후보에게 투표해 달라고 하소연하고 나섰다. 와이즈 시장은 올봄 시장 후보 등록을 마치고 재선에 나서기로 했으나, 최근 마음을 바꿔 자신이 고령인데다 보다 개인적인 삶을 살기 위해 재선에 도전하지 않기로 마음을 굳혔다. 문제는 이번 선거와 관련해 후보 사퇴를 하려면 8월 말 전에 해야 한다는 선거관리위원회 규정이 있다는 것을 뒤늦게야 알게 된 것. 따라서 그는 어쩔 수 없이 그의 이름이 인쇄된 투표용지에 주민들이 기표를 하여 시장에 재선되는 것을 막기 위해 자신을 뽑지 말라고 하소연하는 기막힌 선거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는 것. 시 선거관리위원회는 다른 뾰족한 방법이 없다며 그가 당선되어 사퇴하면 다시 남은 임기의 시장을 뽑는 선거를 하는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시 우체국장 출신인 와이즈 시장은 재임 시 주거 환경 개선 등 많은 공로를 세워 시민들의 지지를 받고 있으나 그는 결국 재선을 원하지 않아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다니엘 김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언니 박희영의 코치 덕? 박주영 깜짝 선두

    언니 박희영의 코치 덕? 박주영 깜짝 선두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2승을 올린 박희영(25·하나금융그룹)의 동생 박주영(23·호반건설)이 깜짝 선두에 올랐다. 18일 인천 스카이72골프장 오션코스(파72·6364야드)에서 개막한 LPGA 투어 하나외환 챔피언십 1라운드. 박주영은 보기는 1개로 막고 버디 6개를 쓸어담아 5언더파 67타를 쳤다. 5개홀 연속버디를 앞세운 양희영(24·KB금융그룹), 캐서린 헐 커크(호주), 안나 노르드크비스트(스웨덴)와 공동선두. 박주영은 2010년부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 뛰어들었지만 2010년 8월 LIG클래식에서 거둔 6위가 최고 성적. 1번홀에서 출발, 3번홀에서 1타를 잃었지만 이후 보기 없이 버디만 6개 뽑아내 순위를 리더보드 맨 위까지 끌어올렸다. 박주영은 “LPGA 투어 대회를 경험할 수 있게 돼 기쁘고 설레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다. 즐겁고 부담 없이 쳐 좋은 성적으로 이어진 것 같다”면서 “언니가 코스 공략법을 가르쳐준 게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언니 박희영은 1오버파 73타로 공동 39위. 미셸 위(24·나이키골프)는 마지막홀에서 이글을 잡아내는 등 보기는 1개로 막고 4타를 줄여 3언더파 69타로 신지애(25·미래에셋)와 공동 6위에 포진했다. 박인비(25·KB금융그룹)는 유소연(23·KB금융그룹)과 함께 2언더파 70타를 쳐 공동 13위에 자리했다. 최병규 기자 cbk91065@seoul.co.kr
  • 여야 의원들 ‘정책감사’ 딜레마

    “정책감사? 하면 재미없고 안 하면 욕만 먹고….” 국정감사를 하고 있는 의원들의 하소연이 잇따르고 있다. ‘정책감사’를 하겠다는 다짐을 지키기가 만만찮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의 한 의원은 17일 “정책감사라는 취지에 부합하기 위해 부처가 추진하는 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선 방안을 제시하는 쪽으로 준비를 했는데 전혀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실제로도 의원들 사이에서는 “정책감사는 재미없다”는 말이 적잖이 오르내렸다. ‘착한 국감’이라는 언급도 나왔다. “증인에게 정책 관련 질의를 하면 고작 ‘잘하겠습니다’ ‘확인하겠습니다’ 정도의 답변을 듣는 데 그친다”는 이유를 들었다. 민주당의 한 의원도 “언론과 국민들이 의원들의 자극적이고 센 발언에 높은 관심을 갖기 때문에 정치적 공세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국감 증인으로 세운다는 말에 온갖 이목이 집중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지 않으냐”고 덧붙였다. 그렇다고 막상 존재감을 내보이겠다며 정치적 발언을 꺼내기도 쉽지 않다. 정치 공세를 폈다간 구태 국감이라는 비판이 되돌아오기 때문이다. 여권의 한 재선 의원은 “국감이 정치 공세로 얼룩졌다는 비난을 받지 않으려면 피감 기관을 제대로 파헤쳐야 하는데 그렇다고 해서 국감을 경찰이나 검찰의 압수수색처럼 뒤져 가며 할 수는 없지 않으냐”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정책감사 딜레마’에 빠졌다”고 털어놓았다. 이런 까닭에 의원들은 정치 공세를 정책감사로 포장하려는 시도를 하기도 한다. 지난 14일 보건복지위 국감에서 민주당은 “진영 전 복지부 장관의 사퇴 배경을 밝히고 기초연금 공약이 후퇴한 것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화법으로 국민에게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국가 중대사인 기초연금과 관련됐는데 이보다 더 중요한 정책감사가 어디 있느냐”는 논리를 폈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명백한 정치 공세”라고 맞받았다. 여권의 한 3선 의원은 “따져 보면 정책감사와 정치 공세를 구분 짓는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게 사실”이라면서 “의원들이 언론에 자신의 이름 한 줄 내 보겠다며 경쟁적으로 보도자료를 내는 관행이 없어지지 않는 이상 정책감사가 제대로 이뤄지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2025년 무인車 시대… 국산 신기술로 승부”

    바퀴 안에 모든 구동장치가 들어 있어 엔진이 따로 필요 없는 인휠모터,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고 차선을 이탈할 때나 충돌사고 직전 위험을 감지해 안전벨트를 꽉 조여주는 액티브 시트벨트, 깜깜한 밤에 원적외선 카메라로 보행자를 인식해 운전자에게 알려주는 똑똑한 기능…. 자동차 부품을 만드는 현대모비스가 경기 용인 기술연구소에 새로 지은 전장연구동은 이 회사의 미래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현대모비스는 16일 친환경 자동차의 핵심부품과 지능형 자동차에 들어가는 전자장치제품을 연구·개발(R&D)하는 전장연구동을 언론에 처음으로 공개했다. 600억원이 투입돼 1년 5개월의 공사 끝에 완공된 이곳은 21개의 첨단 전용시험실을 갖췄고, 1층에는 현대모비스의 최첨단 미래기술이 집약된 쇼룸이 마련됐다. 이봉환 현대모비스 연구개발본부장(부사장)은 “이번에 전장연구동을 새로 지으면서 자동차 기계장치와 전자장치를 융복합한 다양한 메카트로닉스 부품 및 멀티미디어는 물론 전기차, 수소연료전지차 등 친환경 차의 핵심부품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현대모비스는 2015년까지 1조 8000억원에 이르는 R&D 투자계획을 밝혔다. 신제품 개발 및 장비 구축, 주행시험장 추가 건설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현재 1800여명의 전문 연구인력을 같은 해까지 2300여명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를 바탕으로 2020년까지 글로벌 5대 자동차 부품사로 도약하는 것이 현대모비스의 중장기 목표다. 미래 자동차 시장은 인공지능을 갖춰 사람이 손을 대지 않아도 자율주행이 가능하며, 통신을 이용해 엔터테인먼트를 자유롭게 사용하는 친환경 자동차가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모비스는 이를 위해 레이더와 카메라 센서 등을 복합 사용하고, 통신을 통해 사고발생을 예방하며, 텔레메텍스·스마트폰 연동기능 등 차량 내부 멀티미디어를 네트워크로 연결해 편리하게 쓸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이와 함께 3대 모듈(프론트엔드, 운전석, 섀시 등)의 경량화, 부품단순화, 원가 절감을 추진해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고, 제동·조향 등 핵심부품은 독자적인 기술로 개발할 수 있도록 국산화를 추진하고 있다. 조서구 현대모비스 연구기획실장은 “글로벌 업체들이 2020, 2025년을 목표로 무인주행 자동차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향후 자동차 부품사의 먹거리는 무인자율주행 기술과 멀티미디어에 정보기술(IT)을 융합한 인포테인먼트 기술이라고 보고 경쟁력 확보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기고] 에너지 기술융합이 주도하는 창조경제/정만기 산업통상자원부 산업기반실장

    [기고] 에너지 기술융합이 주도하는 창조경제/정만기 산업통상자원부 산업기반실장

    미국의 언론인이자 경제학자인 대니얼 예긴은 1992년 퓰리처 수상작인 ‘황금의 샘’에서 20세기를 ‘석유의 세기’로 정의하며 석유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글로벌 에너지 패권 경쟁의 역사를 극명하게 조명했다. 석탄이 산업을 지배하던 150여년 전, 석유의 첫 발견은 인류문명사에서 이처럼 일대 혁명적인 사건으로 기록되고 있다. 새로운 에너지원인 석유의 출현은 국제 정치·경제사는 물론 사회구조를 급격히 재편해 나갔다. 제조업은 제품의 대량 생산을 가능하게 했고, 대량 소비시대를 열게 했다. 다국적 석유기업은 어마어마한 부(富)를 소유하게 됐다. 또한 석유가 세계경제의 지형마저 흔들면서 이를 둘러싼 석유 주도권 쟁탈전도 지난하게 이어졌다. 석유를 비롯한 화석연료가 지구 온난화의 주범으로 부각되는 등 환경오염의 우려를 낳은 것은 또 다른 일면이다. 지금은 원자력과 함께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가 에너지원으로 자리하면서 에너지원이 다양하게 공존하는 시대에 접어들었다. 21세기는 모든 산업에 ‘융합’(convergence)이 경제성장의 화두로 부상하면서 에너지분야에도 새로운 패러다임이 나타나고 있다. 환경 오염을 줄이고, 효율적인 소비 시스템을 갖추는 이른바 미래형 에너지산업의 발굴이다. 미래학자인 제러미 리프킨은 1차 산업혁명(석탄 기반의 증기기관)과 2차 산업혁명(석유 기반의 내연기관)에 이어, 재생이 가능한 에너지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이 결합하는 ‘3차 산업혁명’ 시대의 도래를 예견했다. 정부는 이런 추세에 맞춰 각종 에너지 정책을 추진 중이며, 또한 괄목할 만한 성과들도 내놓고 있다. 몇년 전에는 연료전지를 융합해 세계 최초로 수소연료 자동차를 상용화했고, 건축분야에서는 태양에너지와 에너지 저장 기술을 융합해 ‘제로(0) 에너지 하우스’를 구현했다. 얼마 전 한국을 방문한 전 미국 에너지부 장관인 스티브 추는 한국의 앞선 ICT가 에너지기술과 결합하면 어느 나라보다 빠르게 스마트 에너지시대를 구현할 것이란 조언을 한 바 있다. 이런 사례에서 보듯 기존의 에너지 인프라에 첨단 IT산업이 융합되면 머지않아 개인도 신재생에너지를 생산하고, 요긴한 시간대에 나눠서 쓰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이를테면 빌딩 등 미래의 모든 건물은 미니발전소의 기능을 갖게 돼 전기를 자체 생산하고, 남은 에너지는 저장장치에 보관해 두고 되팔 수 있다. 이 같은 스마트 전력망의 일반화는 에너지 낭비를 줄이는 데도 엄청난 역할을 하게 된다. 미래형 에너지산업은 아직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한 분야다. 하지만 이 산업이 활성화됐을 땐 수천개의 비즈니스 모델과 신수종 사업이 만들어지고, 수백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가 스마트 전력산업을 창조경제의 주요 정책으로 삼고 신수종 사업으로 발전시키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금 대구에서는 ‘내일의 에너지를 위한 오늘의 행동’이란 주제로 ‘세계에너지총회’가 열리고 있다. 이 국제행사가 미래 에너지의 트렌드를 찾고 에너지를 향후 먹거리 산업으로 키우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다.
  • [국감 스타] 국토위 김태원 새누리 의원

    [국감 스타] 국토위 김태원 새누리 의원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태원 새누리당 의원이 15일 낸 국감 현장 보고서 ‘그린벨트 사람들 이야기, 43년의 고통, 현장에 답이 있다’는 명실상부한 ‘국감 현장보고서’다. 그린벨트 내 지역 주민들의 생생한 고충을 직접 발로 뛰며 채록한 내용들이 담겨 있다. 그린벨트로 묶인 면적이 많은 지역구(경기 고양 덕양을)에 있다 보니 김 의원은 평소 주민들로부터 각종 생활 불편, 불합리한 재산권 침해에 대한 하소연을 들어왔던 터였다. 국감을 앞두고 지난 6월부터 두 달여간 김 의원은 비서관들과 함께 지역구는 물론 경기 하남시·광명시·김포시 등 그린벨트 면적이 많은 현장 취재에 나섰다. 현지 주민 100여명의 고통과 건의사항은 낱낱이 녹취록으로 남겼고 인터뷰 형식의 현장보고서에 담겼다. “민간개발은 허용되지 않는데 고압선, 하수처리장 등 혐오시설은 대부분 그린벨트 안에 들어온다” “그린벨트가 아니라 쓰레기벨트다.” “화재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데 소방도로도 낼 수 없다.” “인근지역 공시지가는 23년 사이 14배 뛰었는데 우리 동네는 겨우 2.7배 올랐다.” 김 의원은 “보고서에서 일부러 통계는 뺐다. 주민들이 개발제한구역에 살면서 겪는 고충을 피부에 와 닿게 전하려면 어려운 숫자들을 나열해봤자 아무 소용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입법활동도 현장을 기초로 해야 가장 실효성 있는 법안이 나오기 마련”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현장보고서를 토대로 개발제한구역 관련법 개정안, 지방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해 그린벨트 내 주민들의 세제혜택 등을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클래식음악 대중화 이끄는 성악가 바리톤 김동규

    [김문이 만난사람] 클래식음악 대중화 이끄는 성악가 바리톤 김동규

    자연이 온통 가을 옷으로 갈아입고 있다. 들에도 산에도 바쁜 도심에도 그렇다. 광화문 사거리 교보문고 빌딩에 내걸린 글판이 눈에 띈다. ‘또로 또로 또로/책속에 귀뚜라미 들었다/나는 눈을 감고/귀뚜라미 소리만 듣는다’ 이를 바라보는 사람의 마음도 귀뚜라미…. 한번쯤 누구나 시인이 되고 싶은 마음이겠다. 옷깃에 선선하게 닿는 바람, 떨어지는 낙엽, 노랗고 붉게 물들어가는 단풍, 감미로운 노래가 내면의 감성을 자극한다. 그렇다면 10월에는 무슨 노래가 가장 먼저 떠오를까. 저마다 좋아하는 곡이 있겠지만 결혼식 때 축가로 널리 불려지는 사랑의 세레나데가 문득 떠오른다. 그 유명한 ‘10월의 어느 멋진 날’이다. 가사를 잠시 음미해 본다. ‘눈을 뜨기 힘든 가을보다 높은/저 하늘이 기분 좋아/~창밖에 앉은 바람 한 점에도/사랑은 가득한걸/널 만난 세상 더는 소원 없어/~살아가는 이유 꿈을 꾸는 이유/모두가 너라는걸/네가 있는 세상 살아가는 동안/더 좋은 것은 없을 거야/시월의 어느 멋진 날에’ 저녁 무렵 반달이 얄밉게 모습을 드러낼 때 들으면 더욱 낭만적이다. 지난 11일 저녁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는 10월을 맞아 ‘참 좋은 음악회’가 열렸다. 무대 첫 순서로 등장한 사람은 성악가 김동규(49)씨. ‘박연폭포’, ‘홀로 아리랑’을 부른 다음 ‘10월의 어느 멋진 날’을 불렀다. 김씨 특유의 감성적인 목소리에 서정적 노랫말이 깊어가는 가을밤의 선율을 아름답게 선사한다. 노래가 끝나자 관객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큰 박수와 함께 앙코르 소리가 객석에 울려퍼졌다. 그도 그럴 것이 ‘10월의 어느 멋진 날’은 10월에 가장 잘 어울리는 노래이기도 하지만 계절과 관계없이 각종 행사 때 축가의 단골 레퍼토리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또한 김씨는 재치 있는 입담과 호탕한 웃음소리로 늘 관객들과 가까이에서 호흡하는 등 클래식 음악의 대중화에 열정적으로 앞장서고 있다. 이날 무대에 오르기 직전 김씨와 잠시 만났다. 출연자 대기실에서 도시락으로 저녁 식사를 막 마친 상태였다. 콧수염은 여전했다. 언제부터 콧수염을 길렀을까. 오페라에 출연하면서 무대 역할에 맞게 콧수염을 길렀고 벌써 20년이 됐다고 했다. 매일 크기와 모양이 일정하게 콧수염을 관리하는 것이 어렵지 않은지 묻자 “아침에 세수할 때 1~2분 정도면 된다”며 웃었다. 공연 이야기로 이어졌다. 이달에만 ‘10월의 어느 멋진 날’이라는 제목으로 독창회가 여러 차례 열렸다. 앞으로도 큰 무대가 세 번 더 있다. 17일 세종문화회관, 28일 예술의전당, 30일 부산시민회관 공연이다. 그는 집에서 조용하게 쉴 틈이 거의 없다. 1년에 130회 정도 무대에 서기 때문이다. ‘10월의 어느 멋진 날’은 어떻게 해서 만들어졌을까. 원래는 노르웨이의 뉴에이지그룹인 시크릿가든이 만든 ‘봄의 소야곡’(Serenade to Spring)이라는 연주곡에 한혜경씨가 가사를 붙였고 김씨가 편곡하고 불렀다. 개인적인 사연도 있다. “1999년 가을에 부인과 헤어졌어요. 20~30년 동안 유럽 무대에서 활발하게 생활하고 싶었지만 그 꿈이 깨졌어요. 한국에서 초청 공연도 자주 오고 또 이혼하면서 받은 스트레스가 굉장해서 서둘러 귀국하게 됐지요. 일생의 꿈이 이루어지는구나 하고 생각할 즈음에 결혼의 실패로 부인, 아들과 헤어져 혼자 돌아왔습니다. 한국에 와 쪽방에서 지내면서 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지요. 1년 가까이 노래를 하지 않으면서 ‘인생이 이러면 안 되는데’라는 좌절감에 빠져 있을 때 한 지인이 찾아왔습니다.” 그 지인은 다름 아닌 당시 MBC 라디오 ‘골든디스크’ 진행자 김기덕 국장이었다. 김 국장은 김씨에게 “클래식이 아닌 좀 쉬어가는 노래, 편안하게 가는 노래를 하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클래식과 대중음악의 크로스오버 형태의 음악을 말하는 것이었다. 김씨는 ‘그렇다면 과연 무엇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하고 며칠 동안 고민하던 중 우연히 시크릿가든의 ‘봄의 소야곡’을 듣게 됐다. ‘바로 이거다’라고 생각한 김씨는 작사가한테 부탁하고 봄 노래를 가을풍으로 바꿔 부르게 된다. 돈을 벌거나 인기를 얻고 싶다는 마음은 추호도 없었다. 다만 우울증이 있을 때라 다시 일어서겠다는 일념에서 ‘10월의 어느 멋진 날’로 다시 시작하게 된다. 제목을 ‘10월의 어느 멋진 날’로 정한 까닭은 그가 사계절 중 가을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해서 탄생된 ‘10월의 어느 멋진 날’은 예상치 못할 만큼 빠르게 인기가도를 달려 결혼식은 물론 생일, 돌잔치에 단골로 등장하게 됐다. 특히 조수미와 김동규의 환상적인 듀오를 비롯해 임태경과 박소연, 휘진 등 여러 대중가수들이 잇따라 부르면서 국민 애창곡으로 인기를 굳히게 된다. 아울러 2002년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시크릿가든과 함께 호흡을 맞춰 주목을 끌었다. “제자들이 많은데 만날 때마다 고맙다는 인사를 자주 받아요. 처음에는 영문을 몰라 ‘왜 그러느냐’고 했더니 아르바이트로 축가를 부를 때 항상 ‘10월의 어느 멋진 날’을 부른다고 하더군요. 어떤 학생은 계절에 맞게 10월을 3월, 5월, 9월 등으로 달만 바꿔 불러도 다들 좋아한다고 말하더군요. 하긴 노래방에도 나올 정도가 됐으니 말입니다. 매년 12월이 되면 크리스마스 캐럴을 아무리 들어도 질리지 않잖아요(웃음).” 그는 10월을 대표하는 대중가요 중에 이용의 ‘잊혀진 계절’도 있다고 하자 “그 노래에는 ‘10월의 마지막 밤을’이라는 가사가 있어 언제든지 숫자만 바꿔 부를 수 있는 ‘10월의 어느 멋진 날’보다는 음반이 덜 팔리지 않을까요”라며 웃는다. 가을을 좋아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가을은 정서적으로 뭔가를 생동적으로 움직이게 한다. 또 가을이 되면 여름에 많았던 더운 습기를 가져가고 자연만물이 쉴 수 있는 겨울을 앞두고 있어 좋다”고 대답한다. 또 있다. 가을이 되면 노래에 대한 아이디어가 많이 생각난다고 했다. 그럴 때마다 잊어버릴까봐 곡을 쓰든 노래를 부르든 곧바로 행동에 옮긴다고 했다. 장르는 무의미하다. 오페라는 오페라대로, 재즈는 재즈대로 음감이 생각나면 일단 그림을 그려 놓는다. 그는 작곡가인 아버지와 성악가인 어머니 밑에서 자라 어릴 적부터 음악을 자주 접했다. 중학생 때부터 오페라를 좋아한 그는 어머니의 제자들이 부르는 노래를 들었고, 집에 있던 오페라 관련 책과 자료들도 자연스럽게 보게 됐다. 고등학교 때 삶의 목표를 이미 오페라 가수로 정했다. 밀라노 베르디 음악원을 졸업하고 1991년 오페라 ‘토스카’를 시작으로 10여년 동안 유럽무대에서 왕성하게 활동했다. 오페라 40작품을 외워 부르기도 했고 어떤 오페라든 사흘 정도 시간을 주면 바로 공연할 수 있도록 말 그대로 피나는 연습을 했다. 그렇게 1년에 10작품 정도 출연했다. 1995년 이탈리아 베니스 오페라극장 등에서 남자 주인공 루돌프의 친구인 마르첼로 역으로 ‘라 보엠’ 무대에 여러 차례 오르기도 했다. 그는 오페라를 좀 더 쉽게 감상하려면 성악가들의 음성에 따른 전형적인 캐릭터를 알아 둘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테너, 소프라노, 바리톤, 메조소프라노 등 다양한 성부에 따라 연기하는 배역과 성격에도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그는 왜 바리톤이 됐을까. 그건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성대가 바리톤으로 타고났기 때문이다. 그는 바리톤은 노래와 연기의 폭이 넓어서 좋고 목소리 때문에 노심초사 걱정하지 않아도 돼 편안하다고 말한다. 개인적인 얘기로 돌아섰다. 앞으로 계속 혼자 살 거냐고 물었다. “집에 어머니를 모시고 살고 있다. 운명적으로 누군가 다가오면 (다시 결혼해서)같이 살고 싶다”면서 라디오를 진행할 때마다 청취자들이 결혼 생활에 대해 얘기할 때면 정말 부럽다고 한다. 그는 요즘 KBS 제2라디오(FM) ‘매일 그대와 김동규입니다’를 진행하고 있다. “17일 세종문화회관 공연 때 작곡한 노래를 새로 선보일 것”이라는 그는 제2의 음악인생에서는 노래도 노래지만 작곡가로 더 많은 활동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또한 음악적 아이디어를 얻고 싶어 시간이 나는 대로 ‘대니보이’가 나온 아일랜드 같은 곳으로 여행을 떠날 예정이라고 했다. 선임기자 km@seoul.co.kr >>> 바리톤 김동규는 1965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연세대 성악과를 거쳐 이탈리아 밀라노 베르디음악원을 졸업했다. 1991년 베르디 콩쿠르 1위에 입상했고 그해 오페라 ‘토스카’로 데뷔했다. 한국인 최초로 라 스칼라좌 오디션에 합격했다. 유럽 무대에서 10여년 동안 오페라에 출연했다. 1995년 이탈리아 베니스 오페라극장 등에서 남자 주인공 루돌프의 친구 마르첼로 역으로 ‘라 보엠’ 무대에 수차례 올라 명성을 얻었다. 주요 수상으로는 1997년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음악 부문’, 2008년 제25회 ‘코리아 베스트 드레서 스완어워드 문화인 부문’ 등이 있다. 현재 강남대 석좌교수로 있으면서 KBS 제2라디오 FM ‘매일 그대와 김동규입니다’(오전 9~11시)를 진행하고 있다.
  • 감사에 치인 지방공무원… 진짜 일은 언제하나

    감사에 치인 지방공무원… 진짜 일은 언제하나

    요즘 전북도 청사는 공휴일에도 밤늦은 시간까지 불이 환하다. 대부분의 직원들이 야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 부서는 매일 밤 10시를 넘겨야 퇴근한다. 저녁 식사 시간도 부족해 인근 식당에서 배달해 먹는다. 고유 업무를 하기 위한 게 아니라 각종 감사 자료를 준비하기 위해서다. 국정감사는 국회의원들마다 자료 요구가 쏟아져 엄청난 행정력을 쏟아부어 준비해야 한다. 공무원들은 파김치가 된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자치단체 공무원들이 감사피로증후군에 시달리고 있다. 공직사회 감사는 일상화됐다. 통상 연간 10차례가 넘어 연중 감사를 받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달처럼 국정감사, 감사원감사, 지방의회 행정사무감사 등 대형 감사가 겹치면 공무원들은 초비상 상태에 돌입한다. 그만큼 피로도도 높아진다. 전북도의 경우 오는 21일부터 다음 달 15일까지 4주간 도와 도내 14개 시·군에 대한 감사원감사가 있다. ‘건설사업 안전 및 품질관리실태’에 대한 감사다. 특정 분야에 대한 장기 감사는 이례적이어서 공무원들이 긴장하고 있다. 감사원감사 기간인 29일에는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의 국정감사가 있다. 현재 의원들이 요구한 자료만 200건이 넘어 이를 수집하고 제출하느라 야근이 일상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다음 달 8일부터는 도의회의 행정사무감사가 예정돼 공무원들의 볼멘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다른 지자체도 마찬가지다. 충북도청 직원들도 25일 국회 안전행정위 국정감사를 앞두고 비상이 걸렸다. 현재 의원 11명이 요구한 자료가 340여건에 이르러서다. 오래전부터 의원들이 지나치게 많은 자료를 요구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지만 여전하다는 게 공무원들의 하소연이다. 도는 이들 자료를 정리해 18일까지 500쪽 분량의 책자를 만들어 20일까지 의원들에게 보내야 한다. 뒤늦게 자료를 요구한 것은 따로 만들어야 한다. 충북도 관계자는 “3년치 이하 자료를 요구해 달라고 양해를 구하지만 아직도 5년치 이상의 방대한 자료를 요구하는 의원들이 있다”면서 “감사를 준비하느라 휴일도 없고 평일에는 밤 12시가 넘어서 퇴근하는 등 1년마다 홍역을 앓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 달 13일부터 22일까지 10일간 도의회 행정사무감사도 받아야 한다. 전남도는 28일 국회 안전행정위, 31일에는 국토교통위의 국정감사를 받는다. 관련 자료만 887건이다. 감사원감사는 올해만 10여 차례 받았다. 또 다음 달 7일부터 12월 18일까지는 전남도의회 행정사무감사가 기다린다. 전남도 관계자는 “정부에서 하는 것이라 어쩔 수 없지만 합동감사와 의회감사 등이 있어 국정감사와 중복되는 부분이 많아 공무원 입장에서는 아쉬운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국정감사 연기를 요구하기도 한다. 인천시는 31일 예정인 국정감사의 연기를 요청했다. 18~24일 열리는 전국체전 준비 때문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이번 체전은 내년 인천아시안게임의 전초전으로 모든 행정 역량을 집중하는데 이를 간과한 유감스러운 결정”이라며 “더욱이 올해 국감 요구 자료는 1000여건에 달할 것으로 예상돼 부족한 인력과 촉박한 일정으로 성실한 국감 준비에 차질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무안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화장실 급해도 이젠 집에 안가요

    화장실 급해도 이젠 집에 안가요

    “이제는 학교 화장실도 호텔처럼 정갈한 느낌입니다. 쾌적한 화장실은 이용할 때마다 기분이 정말 좋아집니다.” 깨끗하게 확 바뀐 화장실을 앞에 두고 교사, 학부모, 학생들 모두가 만족한 표정들이다. 서울 성동구는 올해 9억 6000만원을 투입해 무학여고, 무학초교, 용답초교 등 3개 학교 29개 화장실을 친환경 녹색 화장실로 전면 개선했다고 14일 밝혔다. 화장실 이용자들인 학생들에게 설문 조사를 통해 채광과 환풍이 좋은 시설로 바꾸는 것은 물론 절수형 양변기, LED 전구 등을 설치하고 파우더 공간 마련, 화장실 내 선반·옷걸이 등 편의 시설을 크게 늘렸다. 이는 순전히 구 자체 예산으로 시행한 사업이다. 그것도 2017년까지 107억원을 투입, 278개 화장실을 개선한다는 큰 그림이 그려져 있다. 이처럼 낡은 학교 화장실과의 전면전에 돌입하게 된 것은 아이들의 불편 때문. 현장행정을 위해 주민들을 만나고 다니던 고재득 구청장은 “아이들이 화장실 때문에 너무 힘들어 수업 중에 집으로 뛰어오기도 한다”는 학부모들의 하소연을 접하고 사실 확인에 나섰다. 실제 상황은 더했다. 한창 자라나는 아이들이 쓰는 화장실이다 보니 관리 자체가 어려운 부분도 있었지만 시설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불결하고 정리가 안 돼 있었다. 학교 화장실의 절반 이상이 동양식 변기였고 파손된 문짝이 부지기수였다. 어둡고 칙칙한 데다 온수도 안 나와 제대로 손을 씻기 어려운 곳도 많았다. 이러다 보니 어려서부터 현대식 문화에 익숙한 아이들은 학교 화장실을 외면하기 일쑤였다. 학교에서 어쩌지 못해 집으로 달려가는가 하면 참고 버티는 아이들도 있었다. 저학년의 경우 참다못해 실례하는 경우까지 나왔다. 또 불량학생들의 음침한 모임 장소 비슷하게 변질된 곳도 있었다. 이런 실정에도 불구하고 시나 교육청의 경우 다른 교육 복지 예산에 쫓겨 화장실 개선 사업은 자꾸 뒤로 밀렸다. 성동구는 자체 예산으로 이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구 입장에서는 교육 예산의 40%를 화장실 개선 사업에 집중 투자하는 셈이다. 고 구청장은 “학력 신장을 위한 투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기본적 생리현상을 편안하게 해결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라면서 “가장 많이 이용하는 학생들의 의견을 잘 반영해 쾌적하면서도 만족스러운 화장실을 탄생시킨 모범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2013 국정감사] “박정희 대통령때 확실히 안돼 따님인 朴대통령이 해결해야”

    [2013 국정감사] “박정희 대통령때 확실히 안돼 따님인 朴대통령이 해결해야”

    “교학사 역사교과서에서 1944년부터 위안부로 끌려갔다고 했는데 잘못됐죠?”(정청래 민주당 의원) “그건 아주 잘못됐죠. 훨씬 앞에 갔는데요.”(김복동 할머니) “애들한테 뭘 가르치겠냐고 말씀하셨는데, 통탄할 일이죠?”(정 의원) “네?”(김 할머니) 14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장.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김복동(88) 할머니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김 할머니는 1992년 ‘위안부’ 피해자임을 밝힌 이후 유엔인권위원회에 처음으로 파견돼 그 실상을 증언했었다. 지난 7월 말에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기리기 위해 미국 캘리포니아주 글렌데일시 시립공원에 세워진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에도 참석했다. 이날 외통위에 증인으로 출석한 이유도 박근혜 대통령에게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하기 위한 것이었다. 질의에 나선 민주당 의원들은 김 할머니에 대한 질문을 교학사 역사교과서 왜곡 논란으로 연결하려 애썼다. 홍익표 의원은 “논란이 된 교학사 교과서에서 친일 왜곡 문제가 심각한데 위안부 문제까지 왜곡해 할머니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면서 “(교학사 교과서는) 일본 우익들이 얘기하는 것처럼 자발적 성매매가 있었던 것처럼 말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 할머니는 “일본에서 교과서 말썽이 많은데 한국에서도 확실히 알지 못하고 내놓으면 애들이 뭐를 배우겠느냐”고 맞장구쳤다. 정 의원은 김 할머니에게 “(교학사 교과서가) 조선인 위안부는 일본인 부대가 이동할 때 따라갔다고 쓰고 있는데 맞나?”라고 질문했고, 김 할머니는 “끌고 갔죠. 따라간 게 아니죠. 아무것도 모르는 힘없는 농부의 자녀를 모조리 싣고 갔다”고 답했다. 김 할머니는 “박정희 대통령 때 확실히 해결해 줬으면 이 나이가 많도록 거리에 나앉아서 사죄하고 배상하라고 아우성치지 않았겠죠. 그때 해결이 안 된 것을 따님이 대통령이 됐으니 (해결해 줘야 되는 것 아니냐). 아직까지 이렇다 말 한마디 없으니 누구에게 하소연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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