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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회 찾은 윤창호씨 친구들 “의원님들, 음주운전 연대 책임져야”

    국회 찾은 윤창호씨 친구들 “의원님들, 음주운전 연대 책임져야”

    “연내 본회의 통과 목표로 추진해달라” 김병준·손학규 5당 모임서 통과 약속 각당 대변인도 만나 관련 논평 요청법조인을 꿈꾸던 윤창호(22)씨는 지난 9월 25일 새벽 부산 해운대구 미포오거리 횡단보도에서 음주운전자가 몰던 BMW 승용차에 치여 지금까지 뇌사 상태에 있다. 꽃다운 나이의 젊은이를 한순간에 식물인간으로 만든 음주운전의 악마성에 많은 국민이 분노했다. 윤씨의 친구들은 다시는 이런 비극이 일어나선 안 된다는 생각으로 행동에 나섰고, 지난달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 등과 함께 음주운전자의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의 일명 ‘윤창호법’을 발의했다. 그러나 당리당략에만 혈안이 된 국회가 윤창호법의 조속한 처리를 외면하고 급기야 이용주 민주평화당 의원이 음주운전으로 적발되는 일이 일어나자 윤씨의 동갑내기 친구들인 김민진·김주환·손희원·이소연씨 등 4명은 5일 국회를 찾아 윤창호법의 통과를 호소했다.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가 제 구실을 못하는 바람에 국민들이 생업을 포기하고 법안 처리에 팔을 걷어붙여야 할 만큼 현재 대한민국 국회는 불치병에 걸려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들 친구 4명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를 잇따라 만나 “윤창호법이 조속히 통과되는 것이 국회가 국민의 신뢰를 지키는 일”이라며 “올해 안에 본회의 통과를 목표로 당론으로 추진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다른 법의 양형기준이 낮아서 윤창호법만 처벌 수준을 높이면 양형의 형평성 문제가 있다고 하는데 윤창호법을 시발점으로 상향 평준화를 하면 될 일이지 하향 평준화는 옳지 못한 것 같다”며 “음주운전 경험이 있는 차주의 차량에 시동잠금장치를 부착하도록 한 법안 등 국회에 발의돼 있는 관련 법안들도 조속히 통과시킬 수 있도록 해달라”고 촉구했다. 김 위원장은 “개인적으로 음주운전 처벌을 강화하는 것이 맞는다고 본다”며 “올해 안에 통과시키는 것은 문제가 없다. 사실상의 당론이 돼 있다”고 답했다. 손 대표도 “최근 국회의원의 음주운전이 적발이 됐다.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된다”며 “법원의 양형기준도 강화돼서 절대로 음주운전을 해선 안 된다는 게 일반화돼야 한다”고 했다. 김 위원장과 손 대표는 이날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5당 대표 회동에서 윤창호법을 언급하며 조속한 국회 통과를 언급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음주사고로 희생돼 지금 뇌사 상태에 있는 윤창호씨와 관련한 법이 연내 이른 시간에 통과돼야 한다”고 했고, 여야 대표들도 정기국회 내 법안 통과에 공감대를 이뤘다. 하지만 이들의 공언과 달리 실제 조속한 법안 처리가 이뤄질지는 장담할 수 없다. 여야가 당리당략으로 싸우다가 민생법안을 표류시키는 일이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윤씨의 친구들은 이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만나지 못했다. 대신 이들은 5당 대변인을 각각 만나 윤창호법 관련 논평을 지속적으로 내달라고 요청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지역구 물려준 후보에게 금품요구 전 시의원 구속

    6.13 지방선거 과정에서 지역구를 물려준 더불어민주당 대전시의원 후보에게 금품을 요구한 혐의로 전직 시의원이 구속됐다. 대전지법 김용찬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5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전 대전시의원 전문학(47)씨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 판사는 “범죄혐의가 있고, 증거 인멸 및 도주 우려가 있다”며 영장 발부사유를 밝혔다. 전씨는 지난 2일 구속된 A씨와 범행을 공모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대전 서구 6선거구에 출마한 김소연 시의원 후보의 선거운동을 도와주면서 수차례 금품을 요구한 혐의로 구속됐다. 김 의원은 지난 9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선거 초반 믿을만한 사람에게 한 사람(A씨)을 소개받았다”며 “A씨는 전씨가 4년 전 사용한 선거 비용표를 보여주며 왜 1억원 이상의 돈이 필요할 수밖에 없는지 설명했다”며 불법 선거자금을 요구받았다고 폭로했다. 전씨는 6·13지방선거에서 민주당 허태정 대전시장 후보 공동 선거대책본부장으로 일했다. 당선 뒤에는 시장직 인수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다.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스트레이 키즈, 케어 ‘블랙 독 캠페인’ 홍보대사로 위촉

    스트레이 키즈, 케어 ‘블랙 독 캠페인’ 홍보대사로 위촉

    동물권단체 케어는 검은 개를 향한 편견과 차별을 없애기 위해 진행하고 있는 ‘블랙 독 캠페인’ 홍보대사로 보이그룹 스트레이 키즈를 위촉했다고 지난 2일 밝혔다. 위촉식은 지난달 31일 오후 4시 케어 입양센터 답십리점에서 열렸다. 이날 케어 박소연 대표를 비롯해 케어 활동가들, 스트레이 키즈 멤버 전원이 참석했다. ‘블랙 독 캠페인’을 펼치는 케어는 지난해 말 ‘검은 개 프로젝트 사진전’을 개최했다. 올 3월에는 “차별과 편견 없는 세상을 입양하세요”라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이노션 월드와이드와 함께 블랙 독 신드롬 필름을 공개했다. 또한 케어는 지난 7월 4일부터 8월 26일까지는 김용호 사진작가와 씨제스 엔터테인먼트 소속 스타들이 함께한 블랙 독 사진전(SAVE THE BLACK DOG)을 열기도 했다. ‘블랙 독 캠페인’ 홍보대사로 위촉된 스트레이 키즈는 “색깔과 종류에 상관없이 모든 유기견들이 행복을 되찾았으면 좋겠다”며 “블랙 독 캠페인 홍보대사로서 케어 입양센터 검은 개들의 입양을 돕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케어 박 대표는 “문화적으로 영향력 있는 홍보대사들이 동물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널리 전해주면 좋겠다”며 “스트레이 키즈와 함께 검은 개에 대한 차별적 인식을 허물어갈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애니멀구조대] 검정 푸들은 왜 강가 다리 위에서 던져졌을까?

    [애니멀구조대] 검정 푸들은 왜 강가 다리 위에서 던져졌을까?

    반려동물 인구 천만 시대. 인구 5명 당 1명 꼴로 반려동물을 기른다는 이야기다. 20년 쯤 후면 3명 당 1명이 반려동물을 기르는 시대가 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모든 사람이 다 자신의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수명을 다 할 때까지 기를까? 아니다. 만약 그랬다면 우리나라에는 동물보호소가 존재하지 않을 터. 반려동물을 기르는 사람들 중에는, 사람 자식처럼 고이 기르고 사랑을 주는 진정한 반려인들도 많지만, 품종과 외모를 중시하며 마치 물건 갈아치우듯 혹은 타인에게 과시하기 위한 욕망으로 기르는 애견인들도 많다. 또 화풀이를 동물에게 하는 등 동물을 학대하는 사람, 무심하게 질병을 방치하는 사람, 그리고 무책임하게 동물을 유기하는 사람 등 갖은 모양새의 사람들이 존재한다. 어쨌거나 반려동물의 삶은 온전히 그 주인에게 달려있다. 유기. 개를 유기하는 방법도 제각각이다. 적극적으로, 그리고 의도적으로 자신의 반려동물을 버리는 유기행위에도 다양한 방식이 동원된다. 보통 동물을 버릴 땐 따라오지 못하는 곳에 버리곤 한다. 그래서 동물권단체 케어가 구조하는 동물들도 다양한 곳에서 발견된다. 산 속이나 외딴 지역은 이제 너무 흔한 구조 장소고, 심지어는 섬에 유기하거나 그도 아니면 고속도로 한복판에 박스에 담아 버리는 경우도 있다. 달리는 차창에서 일각에 던져지는 개들도 심심찮게 목격된다. 이처럼 유기의 모습이 천태만상이다. 도심 한 복판에 있는 케어의 입양 센터 앞에 cctv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버젓이 동물을 버리고 가는 경우도 자주 발생한다. 그나마 이것이 가장 양심적인(!) 유기행위냐며 활동가들끼리는 웃지 못할 이야기를 나누게 될 정도다. 추석 연휴 때 일이다. 오늘은 좀 여유롭게 쉬어 보자며 침대에 누워 페이스북을 보던 중 사진과 함께 한 검정 개의 사연이 눈에 들어왔다. 스크롤을 그저 내리기엔, 사진 속 개의 모습이 너무 고단해 보였다. 검은 색 털은 먼지와 흙이 달라붙어 윤기라곤 찾아 볼 수 없이 회색으로 변해 엉겨붙어 있었고, 힘 하나도 없는 눈빛은 삶을 포기하기라도 한듯 처연해 보였다. “추석 연휴 친지 댁에 방문했는데, 동네 시골 집에 묶여진 개 한 마리가 너무 불쌍합니다. 이 집 할머니의 딸이 서울 아파트에서 기르다 못 기른다며 할머니에게 주고 갔다는데 할머니는 기를 마음이 없어 강가 다리 위에서 던졌대요. 그런데 개가 다시 집을 찾아 왔더래요. 그 후로 한번 더 강물에 가서 던졌는데, 물에 젖은 채 집을 찾아와 마당에 앉아 있더래요.” 갈 곳이 없던 작고 검은 푸들은, 자신이 버려진 것을 알았을 터. 첫번째 상처를 가지고 두번째 집에서나마 붙어 살아보려 했을 것이다. 강물에 두번이나 던져졌음에도 그 집을 꾸역꾸역 찾아 온 것을 보면 말이다. 안타까운 사연을 보고 외면할 수 없어 이 푸들은 케어에서 구조하겠다고 메시지를 남겼다. 그렇게 케어와 인연이 닿은 깜돌이는 현재 케어 입양센터 답십리점에서 지내고 있다. 우리에게 온 녀석의 첫 인상은 앙상하게 말라 뼈만 있는 모습. 간 수치도 매우 높고, 빈혈증세가 심각했던 녀석의 추정 나이는 10세. 그런 몸으로 시골 집 한켠에서나마 붙어 살아 보려 했던 녀석. 어쩌면 이 혹독한 추위의 겨울을 이겨내지 못하고 마당에 묶여 쓸쓸한 죽음을 맞이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래, 잘 왔다. 이제 보란 듯이 살아보자. 다시는 버려지지 않도록, 행복한 삶을 찾아 줄게, 약속해’. 처음엔 이름조차 몰라, 새롭게 붙인 이름이 ‘깜돌이’. 녀석은 아직도 소심한 성격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언제 또 어디로 보내지지는 않을까 눈치 보는 표정이 역력하다. 사람을 매우 좋아하고 특정인에게는 집착까지 보일 정도지만, 낯선 사람의 손길에는 고개를 파묻고 눈도 마주치지 못하며 덜덜 떠는 행동을 보인다. 그런 모습에서 살아온 이력이, 폭력의 이력이 읽힌다. 후진적인 대한민국 반려동물 문화의 부조리한 현상들을 개선하려면 많은 교육과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대한민국에서 동물 유기행위에 대한 법적 제재는 아직도 과태료 수준에 머물러 있다. 동물을 사람들이 다 보는 데에서 유기하는 바보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적발하기도 어려운 이 유기행위는 과태료가 아니라 동물보호법 최고형을 내려야 마땅하지 않을까? 대만처럼 동물을 유기한 사람은 다시는 기르지 못하도록 소유권을 제한할 필요도 있다. 또 선진국처럼 동물을 기르지 못하는 사정이 있는 경우, 보호소에서 받아주는 인수제도의 시행도 시급하다. 번식이 많아지면 비례하여 유기동물이 늘어나므로 유기동물 관리에 드는 사회적 비용의 해결을 모색함에 있어 번식과 판매업에 인상된 세금을 부과하는 조치도 필요하다. 오래 전 본 책의 한 구절이 생각난다. “어느 날 고속도로를 달리던 차에서 창 밖으로 코카스패니얼 한 마리를 던졌다. 던져진 그 개는 고속도로의 중앙 분리대를 따라, 미친 듯이 차를 좇아 달려가고 있었다.” 당신은 개 한 마리를 버린 것이지만, 그 개는 세상의 전부를 잃어버린 것은 아닐까. 동물권단체 케어 박소연 대표 soyounpark@fromcare.org 깜돌이 입양문의=Adopt@fromcare.org
  • 동물권 단체 케어 ‘닭에 석궁 쏘기’ 양진호 회장 검찰에 고발키로

    동물권 단체 케어 ‘닭에 석궁 쏘기’ 양진호 회장 검찰에 고발키로

    동물권 단체가 폭행 동영상 등으로 파장을 일으킨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을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나섰다. 동물권 단체 케어는 31일 양진호 회장에 대해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 고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양진호 회장의 폭행 파문을 처음 보도한 탐사보도 전문매체 뉴스타파는 31일 양진호 회장이 직원들과 함께한 워크숍에서 직원들에게 석궁으로 살아 있는 닭에게 화살을 쏘거나 일본도로 닭을 죽이도록 지시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 양진호 회장은 이러한 동물 학대 행위를 직접 시범을 보이기도 했다. 케어 박소연 대표는 “공개된 영상에서 양 회장은 닭을 먹기 위해 죽이는 게 아니라 유희를 목적으로 살아 있는 생명을 도구화한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현행 동물보호법은 잔인한 방법으로 동물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 공개된 장소에서 동물을 죽음에 이르게 한 행위 등을 금지하고 있다. 양진호 회장의 전직 직원 폭행 혐의와 양진호 회장이 실소유주로 알려진 웹하드 업체의 음란물 유통을 방치한 혐의 등도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이 수사하고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동물권단체 케어, 양진호 회장 동물학대로 고발한다

    동물권단체 케어, 양진호 회장 동물학대로 고발한다

    동물권단체 케어가 닭을 칼과 활로 죽이라고 강요한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을 동물학대 혐의로 고발한다고 31일 밝혔다. 뉴스타파와 진실탐사그룹 셜록은 이날 오전 ‘몰카제국의 황제 양진호, 일본도로 닭 잡기 공포의 워크숍’이라는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 속 양 회장은 한 직원에게 비닐하우스 앞에 풀어놓은 닭에게 활을 쏘라고 강요하고, 죽이지 못하자 “장난해?”라며 고함과 욕설을 퍼붓고 나서 직접 활을 쏜다. 또한 양 회장의 지시를 받은 다른 직원은 1m가 넘는 칼을 들고 공중으로 던져진 닭을 내리치기도 한다. 또 칼을 들고 인증샷을 찍는 모습이 담겨 있다. 이에 박소연 대표는 “단순히 먹기 위해 죽이는 것이 아니라 누가 보아도 잔인성과 오락성이 높은 행위”라며 “살아있는 생명을 유희 목적으로 도구화한 것에 지나지 않으며, 폭력을 하급자에게 사주했다는 점에서 죄질이 심히 나쁘다”고 전했다. 앞서 뉴스타파는 양 회장의 직원 폭행 장면 영상도 공개했다. 폭행 영상은 2015년 4월 8일 경기 성남시 분당의 위디스크 사무실에서 찍힌 것으로 추정된다. 영상 속 양 회장은 직원들이 보는 앞에서 위디스크 전 개발자인 A씨를 무릎 꿇게 한 뒤 욕설과 함께 협박, 폭언, 무차별적인 폭행을 가한다. 또한 폭행 직후 피해자를 협박, 굴욕적인 사과를 강요하는 모습도 고스란히 담겨 있다. 위디스크 관계자는 “양 회장이 이런 폭행 영상을 찍도록 지시하고, 해당 영상을 기념품으로 소장했다”라는 사실을 폭로했다. 이에 케어 박소연 대표는 “이번 사건은 정서 장애를 지닌 한 인간의 가학적 행위가 사회에 미치는 폭력의 연결성을 보여준다”며 “동물에 대한 폭력과 인간에 대한 폭력이 깊은 관계가 있음을 시사하는 현장”이라고 설명했다. 동물권단체 케어는 사내 상근변호사 등과 협의해 양진호 회장을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고발 예정이다.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서울 초선 구청장에게 듣는다] “‘강남·북 균형발전 상징’ 장위뉴타운, 市가 조성 사업 지원해야”

    [서울 초선 구청장에게 듣는다] “‘강남·북 균형발전 상징’ 장위뉴타운, 市가 조성 사업 지원해야”

    “장위동 문제는 구 차원에서 해법을 찾는 게 쉽지 않습니다. 장위동은 강남·북 균형 발전을 상징하는 지역인 만큼 서울시가 도시계획 사업으로 상당 부분 감당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장위동살이’도 건의하고 서울시가 조성하는 1조원 규모의 균형발전특별회계를 낙후 지역에 사용해 달라고 적극 요청하려 합니다.” 이승로 성북구청장은 30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서울시가 장위뉴타운 조성 사업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구청장은 “장위뉴타운 조성이 고르게 진행되지 않아 도시가 기형적으로 변해 버렸다”고도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취임한 지 100일이 지났다. 소회 한 말씀. -30대 중반 구의원이 된 뒤 20여년간 지역과 중앙 정치를 오가며 의정활동을 했다. 그런데도 구청장 취임 이후 항상 긴장이 된다. 집행부를 감시·견제하던 입장에서 뭔가를 실질적으로 결정해야 하고 구민들의 안전과 행복을 책임져야 하는 위치가 되니 그런 것 같다. 밤에 자다가도 사이렌이 울리거나 카카오톡 소리만 나면 벌떡 일어난다. 동네에 무슨 일이 생겼나 해서. →100일간 가장 중시했던 건 뭔가. -현장과 주민참여다. 취임과 동시에 현장에서 답을 찾는 ‘이동하는 현장 구청장실’을 운영했다. 관내 20개 전 동을 찾아 교육, 복지, 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사업을 점검하고 주민들을 만나 의견을 들었다. →현장과 주민참여를 강조하는 이유는. -앞에서 지휘하는 권위적인 구청장이 아닌 어렵고 힘들 때 근거리에서 의지하고 하소연할 수 있는 구청장이 되고 싶어서다. 그리고 구의원과 시의원을 하며 탁상에서 서류로 얘기하는 것보다 직접 주민들을 만나 얘기를 나누고 정책에 참여토록 해야 한다는 걸 절감했기 때문이다. →보람도 있을 텐데. -이전 요구가 많았던 정릉 버스차고지 문제가 원만하게 해결돼 가고 있어 보람이 크다. 현재는 무조건 반대가 아니라 차고지를 유지한 채 주변 환경을 어떻게 조성할 것인지 논의하는 단계까지 나아갔다. 성북구의 오랜 현안이자 주민 갈등이 첨예한 장위동 주택 정비사업, 미아리 집창촌 정비사업 등도 현장에서 주민들을 직접 만나며 해결해 나가고 있다. →어떤 구청장으로 남고 싶나. -10년 후에도 구민들이 필요로 하는 구청장, 30년 후엔 성북구의 나침반 같은 구청장이 되고 싶다.→서울시에 바라는 게 있나. -도시관리계획(지구단위계획과 도시계획시설) 결정권은 자치구에 줘야 한다. 현행 지역 계획은 ‘톱다운’ 방식이다. ‘광역도시계획→도시기본계획→도시관리계획’ 절차를 거쳐 수립된다. 지역 특성과 민주성이 전혀 반영되지 못한다.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과 서울시 도시계획조례 규정에 따라 도시관리계획 입안 권한이 서울시에서 자치구로 이양되긴 했지만 그 결정권은 매우 제한적이다. 소규모 기반 시설 설치에 국한돼 있고 주민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주요 기반 시설은 제외돼 있다. 도시계획 사업 권한을 지자체에 줘야 지역 특성에 맞게 개발할 수 있다. →박 시장이 강북구 삼양동 옥탑방 생활을 마치면서 강북 균형 발전 방안을 내놨는데, 어떻게 보나. -균형 발전 차원에서 좋다. 서울시에 부지를 마련할 테니 서울주택도시공사든 서울연구원이든 한 곳을 달라고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올해도 얼마 남지 않았다. 어떤 사업에 주력할 건가. -내부순환로 월곡 하향램프 설치 사업이다. 지난 20여년간 월곡역 일대는 상습 교통정체 구간으로 해당 지역 주민들은 매연, 소음, 자녀 통학로 안전 등 많은 불편을 감내해 왔다. 내부순환로와 북부간선도로 간 연결로가 없어 북부간선도로에 진입하기 위해선 월곡램프를 이용해야 한다. 시의원 시절부터 시정 질문을 통해 서울시에 끊임없이 개선을 요구했다. 그 결과 타당성 조사 용역, 서울시 투자사업 심사 통과, 하향램프 설치를 위한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 착수를 거쳐 목표대로 추진된다면 2020년 말 완공된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자영업자들이 힘들다고 아우성이다. -최저임금을 1만원 수준까지 올리는 건 옳다고 본다. 다만 자영업자들에게 세제 혜택을 주는 등 불이익을 보는 부분을 보전해 줘야 한다. →남북 관계가 개선되면서 지자체 간 교류 논의도 활발하다. -성북엔 북한과 하나가 될 수 있는 역사적인 고개가 두 개 있다. 아리랑고개와 미아리고개다. 아리랑고개는 돈암동에서 정릉동으로 넘어가는 고개인데 예전엔 정릉고개라 불렸다가 춘사 나운규가 1926년 이 고개에서 영화 ‘아리랑’을 촬영한 뒤부터 아리랑고개로 불렸다. 미아리고개는 아리랑고개에서 1㎞ 정도 떨어져 있다. 6·25 때 격전지로 북한군과 치열한 공방전을 벌인 곳이다. 아리랑은 우리 민족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고 미아리고개는 냉전을 벗어나 평화와 통일, 공존으로 나아가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 줄 수 있다. 성북은 남북 평화 정착에 선도적인 역할을 할 여건을 두루 갖추고 있다. 서울시에서 북한과 관계를 개선하는데 25개 자치구 중 한 곳이 동참했으면 한다는데, 자치구 중에선 성북구가 참여하면 좋겠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불길 뛰어든 ‘火벤저스’… 뺨 화상도 잊고 아이 품고 나왔다

    불길 뛰어든 ‘火벤저스’… 뺨 화상도 잊고 아이 품고 나왔다

    화염에 내부 진입 어려운 ‘최성기’ 단계 의식 잃은 아이 보조 마스크 씌워 구출 ‘2도 화상’ 소방장 “아이 무사해서 다행”119소방대원들이 헬멧이 녹아내릴 정도로 뜨거운 불길 속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던 3세 아이를 무사히 구조해 화제가 되고 있다. 29일 강원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 18분쯤 홍천군 홍천읍 한 빌라 4층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홍천소방서 진압대원과 구조대원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거실과 베란다에서 화염과 연기가 치솟고, 열기로 내부 진입이 어려운 상태였다.하지만 대원들은 집 안에 어린아이가 있다는 아이 어머니의 얘기를 듣고 인명구조 2개조 4명과 화재진압 1개조 2명으로 나눠 진압팀의 엄호 속에 어린아이 구하기 작전에 돌입했다. 치솟는 불길과 검은 연기가 창밖까지 거세게 뿜어져 나오고 엄청난 열기로 가득한 실내에 사람들의 접근은 불가능했다. 하지만 불길 속에 놓여 있는 아이의 목숨이 경각에 달려 있어 촌각을 다투며 구조에 나서야 했다. 화재진압을 맡은 박동천(45) 소방장과 최재만(46) 소방장이 한조를 이뤄 소방호스를 들고 불길 잡기에 나섰다. 불길과 열기는 ‘최성기’를 맞아 뿜어져 나왔다. 진압대원들은 헬멧이 녹아내리고 얼굴에 화상을 입는 것도 잊은 채 불길 잡기에 나섰다.그 사이 2명씩 2개 팀으로 나뉜 구조대는 집안으로 진입했다. 김인수(56) 소방위와 김덕성(36) 소방교는 불길을 헤치고 거실을 지나 아이가 있는 방으로 들어갔다. 연기 속에서 이불 위에 쓰러진 아이를 발견했다. 이들은 아이에게 보조 마스크를 씌우고 산소를 주입했고 곧바로 가슴에 안고 밖으로 나왔다. 다른 구조팀 김종민(33)·이동현(30) 소방교도 다른 방을 수색하며 혹시 탈출을 못한 사람이 있는지 살폈다. 거센 불길 속을 헤치고 나온 구조대원들의 헬멧은 화염에 녹아내려 새까맣게 변했고 겉은 울퉁불퉁해졌다. 구조된 아이는 호흡은 있었으나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 병원 이송 중에는 경련과 구토 증상도 보였다. 구급대원 여소연(25) 소방사는 의식확보를 위해 산소 투여, 심전도 검사, 기도 내 흡인을 하며 쇼크에 대비했다. 구급차로 이동 중에 자동제세동기(AED) 패치 준비 등 응급처치를 하는 동안 아이의 의식이 돌아왔다. 대원들은 마침내 생명을 살렸다는 안도의 숨을 쉴 수 있었다. 구급차가 병원에 도착해 응급실에 입원시킬 때까지 대원들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화재진압을 맡았던 박 소방장은 안전 장구를 착용했지만 왼쪽 얼굴에 2도 화상을 입었다. 박 소방장의 헬멧도 화염에 녹아내려 불길을 잡기 위해 싸운 상황을 적나라하게 보여 줬다. 불길을 모두 끄고 아이가 있는 병원을 찾은 대원들은 “아이를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 아이가 무사해서 정말 다행”이라며 “화상을 입기는 했지만 심하지 않고 치료를 받았으니 괜찮아질 것 같다”고 웃었다. 이날 화재는 집 110여㎡를 모두 태워 4200만원 상당 재산피해를 내고 30여분 만에 진화됐다. 소방과 경찰은 정밀 감식으로 화재 원인을 밝힐 예정이다. 홍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강은혜, 女핸드볼 신인 1순위 지명…“우승+신인상이 목표에요”

    강은혜, 女핸드볼 신인 1순위 지명…“우승+신인상이 목표에요”

    강은혜(22)가 2019 여자실업핸드볼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 지명의 영광을 안았다. 강은혜는 29일 서울 강남구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여자핸드볼 신인드래프트 행사에서 전체 1순위 지명권을 획득한 부산시설공단에게 가장 먼저 이름이 불렸다. 2017년 세계선수권 때 사제관계였던 강재원 부산시설공단 감독과 다시 조우하게 됐다. 2순위는 광주도시공사 김지현(삼척여고)이 뽑혔고, 3순위로는 경남개발공사 노희경(경남체고)이 지명됐다. 삼척시청에서는 4순위로 박소연(삼척여고)을 데려갔다. 1라운드 1~4번에 지명된 선수는 계약금 5년 기준 7000만원, 연봉 최소 2400만원을 받게 된다. 신장 185cm로 유럽 선수들에게도 밀리지 않은 신체조건을 지닌 피봇 강은혜는 2015년 처음 성인 대표팀에 발탁됐고, 2017년 세계선수권에도 출전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는 금메달을 목에 거는 데 일조했다. 대표팀에서 뛰느라 시간이 부족해 졸업 학점을 다 채우지 못하자 한국체대를 중퇴하고 드래프트에 도전하는 과감한 선택을 했다.강은혜는 “주위에서 1순위 이야기를 많이 하셨지만 잘 하는 선수들이 많아 사실 기대는 하지 않았다”며 “어디든 가서 경기에 뛰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는데 1순위가 되니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고등학교 때 바로 실업리그로 오지 않은 것도 잘 할 자신이 없어서 더 배우고 와야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평소 존경하는 언니들이 다 계신 팀이라 더 마음에 든다”며 “우선 팀 우승을 목표로 열심히 해서 신인상도 받고 싶다”고 강조했다. 강재원 감독은 “즉시 전력감인 선수다. 벌써 외국에서도 데려가고 싶어 한다.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평했다. 올해 드래프트에는 총 27명의 선수가 도전장을 내밀어 그 중 20명이 선택을 받았다. 올해 SK핸드볼 코리아리그는 11월 2일 개막전을 시작으로 내년 4월까지 펼쳐진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헬멧 녹인 불길 뚫고 3세 아이 구한 소방대원들

    헬멧 녹인 불길 뚫고 3세 아이 구한 소방대원들

    헬멧이 녹아내릴 정도로 뜨거운 불길 속에서 한 아이를 구한 소방대원들이 화제가 되고 있다. 대원들의 빠른 응급처치와 병원 이송 덕분에 아이는 다행히 의식을 회복했다. 29일 강원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 18분쯤 홍천군 홍천읍의 한 빌라 4층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홍천소방서 대원들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거실과 베란다에 화염과 연기가 치솟고, 열기로 인해 내부 진입이 어려운 상태였다. 대원들은 집에 세살배기 아이가 있다는 얘기를 듣고는 인명구조 2개조 4명, 화재진압 1개조 2명으로 나눠 진압팀의 엄호 속에 아이 구조에 나섰다. 열기로 시야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김인수 소방위와 김덕성 소방교가 이불 위에 쓰러져 있는 아이를 발견해 보조 마스크로 산소를 제공하며 안고 나왔다. 구조 당시 아이는 호흡은 하고 있었으나 의식을 잃은 상태였고, 병원 이송 중 경련과 구토 증상을 보였다. 여소연 구급대원은 산소 투여, 심전도 검사, 기도 내 흡인을 하며 쇼크에 대비해 자동제세동기(AED) 패치 준비 등 응급처치를 했다. 다행히 아이는 병원 도착 전에 의식을 확보했다. 여 대원은 “구급차 안에서 아이의 의식이 돌아와 다행”이라면서 “아이가 건강하게 퇴원하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화재 진압과 구조대원 엄호를 맡았던 박동천 소방장은 안전 장구를 착용했음에도 왼쪽 뺨에 2도 화상을 입었다. 착용했던 헬멧은 화염에 녹아내려 새카맣게 변했다. 박 소방장은 “아이를 키우는 부모로서 무엇보다 아이가 무사해서 정말 다행”이라면서 “화상을 입긴 했지만 걱정할 만큼 심하지 않고, 치료를 받고 왔으니 괜찮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화재는 30여분 만에 진압됐다. 화재 원인은 가스레인지 취급 부주의로 추정되며, 소방과 경찰은 정밀감식을 할 예정이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결혼 후 한국 찾은 슈뢰더 전 獨총리

    결혼 후 한국 찾은 슈뢰더 전 獨총리

    게르하르트 슈뢰더(오른쪽·74) 전 독일 총리와 부인 김소연(48)씨가 28일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결혼 축하연에서 함께 입장하고 있다. 지난 5일 독일에서 결혼식을 올린 두 사람은 26일 광주를 찾아 5·18민주묘지를 참배했다. 연합뉴스
  • “10년 만의 우승 놓쳤지만 뿌리 든든한 골퍼 됐어요”

    “10년 만의 우승 놓쳤지만 뿌리 든든한 골퍼 됐어요”

    박결 ‘버디 6개’ 데뷔 3년 만에 첫 우승2008년 6월 롯데스카이힐 제주 골프장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GPA) 투어 롯데마트 여자오픈 우승 인터뷰를 위해 기자실에 들어선 최혜용(28)은 가깝게 지내던 여기자를 와락 끌어안고 울음을 터뜨렸다. 그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펄펄 날고 있는 유소연과 동갑이자 2016년 도하 아시안게임 여자골프 ‘메달 멤버’다. 단체전 금메달을 합작하고 개인전에서는 각각 금메달과 동메달을 나눠 걸었다. 둘의 운명은 프로에 발을 들이면서 엇갈렸다. 2007년 12월 다음 시즌 해외 개막전으로 열린 차이나 레이디스 여자오픈에서 첫 승을 신고한 최혜용이 기선을 잡았다. 2008년 4월 역시 제주에서 열린 시즌 국내 개막전인 스포츠서울-김영주골프 여자오픈에서 유소연은 최혜용을 2위에 묶어 두고 우승, ‘멍군’을 불렀다. 유소연이 싸움닭이라면 최혜용은 순둥이였다. 근성도 뒷심도 달린다는 지적을 들어 왔다. 그해 출전한 25개 대회 중 준우승만 여섯 차례였으니 그럴 만도 했다. 두 달 뒤 달성한 2승째 인터뷰 자리에서 터진 최혜용의 울음에는 그만한 까닭이 있었다. 라이벌에 대한 열등감과 주위로부터 늘 ‘2인자’로 치부됐던 설움은 사라지는 듯했다. 과연 그해 절반이 넘는 13개 대회에서 ‘톱 10’에 든 최혜용은 유소연을 제치고 당당히 신인왕에 올랐다. 그러나 이듬해 5월 최혜용은 강원 춘천에서 열린 두산매치플레이 챔피언십 결승에서 유소연과 만났다. 한 홀씩 주거니 받거니 한 끝에 연장전에 접어들었고, 혈투는 해가 저물 때까지 펼쳐졌다. 아홉 차례나 거듭된 연장전 끝에 최혜용은 끝내 유소연에게 백기를 들었다. 그 뒤 9년 둘은 너무 다른 길을 걸었다. 유소연은 KLPGA 투어 7승을 챙긴 뒤 2011년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해 미국 무대 직행 티켓을 따냈고, 두 차례 메이저대회 우승을 비롯해 6개의 LPGA 투어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최혜용은 잊힌 선수가 됐다. 성적 부진으로 2014년부터 두 해 연속 2부 투어를 들락거렸다. 그런 최혜용에게 28일 제주 핀크스 골프클럽에서 끝난 서울경제 여자오픈 4라운드는 특별할 수밖에 없었다. 8언더파 선두로 7년 만에 챔피언 조에서 경기를 치른 것이다. 하지만 이날 5타를 잃어 우승을 박결(22·6언더파 282타)에게 내주고 공동 7위(3언더파 285타)에 머물렀다. 다만 상금 순위는 57위로 내년 시드를 유지할 기회를 놓치지 않은 데 만족했다. 한 대회를 남긴 시점에 60위 이내에 들어야만 내년 시드를 유지할 수 있다. 10년 만의 우승 기회는 놓쳤지만 그는 “2008년의 나보다 훨씬 성숙하고 뿌리도 튼튼하다. 지금은 저에게 관대해졌다. 이 정도만 해도 괜찮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이날 보기 없이 버디만 6개 잡아낸 박결은 데뷔 3년 만에 KLGPA 투어 첫 우승을 차지했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개인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같은 해 KLPGA 투어 시드전을 1위로 통과하며 많은 기대 속에 데뷔했지만 2015년 2회, 이듬해와 지난해 1회씩, 올해 2회 등 준우승만 여섯 차례 거둔 한을 한꺼번에 풀었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가정폭력 살인사건에 뿔난 여성계 “국가는 반성하라”

    가정폭력 살인사건에 뿔난 여성계 “국가는 반성하라”

    “가정폭력 피해자에게 국가는 없다.” 지난 22일 서울 강서구 등촌동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이 가정폭력에서 비롯된 끔찍한 결말이란 사실이 밝혀지자 여성단체들이 단단히 뿔이 났다. ‘피해자 인권’보다 ‘가정 유지’에 초점을 둔 현행 법이 비극적인 사건을 낳았다는 것이다. 여성계는 “가정폭력범은 형사 처벌을 원칙으로 해야 한다”며 법 개정 서명 운동에 나서기로 했다.여성인권실현을 위한 전국가정폭력상담소연대, 한국여성의 전화 등 여성단체는 오는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국가의 가정폭력 대응 강력 규탄 기자회견’을 연다고 26일 밝혔다. 이 단체들은 “가정폭력 가해자에 의한 여성 살해가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다”면서 “가정폭력 피해자를 죽음으로 내모는 국가 가정폭력 대응 시스템의 전면 쇄신을 요구할 것”이라고 했다. 또 “최근 발생한 등촌동 살인사건의 분명한 수사와 엄정 처벌을 촉구한다”면서 지난 23일 피해자 딸이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 올린 청원에도 서명해달라고 덧붙였다. “제2, 제3의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아빠에게 사형을 선고받게 해달라”는 이 청원에는 이날 오전 13만 3000여명이 동참했다. 여성 단체들은 가해자를 처벌하지 않는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대해서도 문제 삼았다. 현행 법의 목적 조항인 제1조에는 ‘가정폭력범에 대해 보호처분을 함으로써 파괴된 가정의 평화와 안전을 회복하고 건강한 가정을 가꾸며 피해자와 가족 구성원의 인권을 보호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돼 있다. 지난 3월 UN 여성차별철폐위원회가 ‘이 법의 주요 목적을 피해자와 가족의 안전 보장에 둘 것’, ‘가해자 형사 처벌 보장’, ‘접근금지 명령 위반 시 체포 의무 정책 도입’ 등을 권고했지만 아직까지 법령은 개정되지 않았다. 경찰청에 따르면 가정폭력 신고 접수 건수는 2013년 16만 272건에서 지난해 27만 9058건으로 74.1% 증가했다. 같은 기간 검거 건수도 1만 6785건에서 3만 8489건으로 129.3% 늘었다. 다만 검거 인원 중 구속된 인원 비율은 여전히 1%대에 그친다. 혐의 부족으로 불기소되거나 가정보호사건으로 처리되는 경우가 많다는 얘기다. 게다가 전체 가정폭력 사건 중 76.5%(지난해 기준)에 해당되는 폭행, 협박 사건은 피해자의 의사가 중시되는 ‘반의사불벌죄’에 해당돼 혐의가 입증돼도 처벌이 어렵다. 가정폭력범에 대한 접근금지 명령 등 임시조치도 현행 법은 과태료 규정밖에 없어 현행범 체포가 어렵다는 점도 가정폭력 사건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미국은 ‘가정폭력 체포 우선주의’를 채택해 대부분 도시에서 적용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임시조치 위반 시 가해자를 피해자로부터 효과적으로 격리하기 위해서는 현행범 체포가 가능한 징역, 벌금형 조항과 유치장 유치 규정이 추가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한국군 단독훈련 ‘태극연습·호국훈련’ 29일부터···합참 “연례적·방어적 성격”

    한국군 단독훈련인 ‘태극연습·호국훈련’이 29일부터 각각 실시된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번 이번 훈련에 대해서 “연례적·방어적 훈련이다”고 설명했다. 합참은 26일 “오는 29일부터 11월 2일까지 4박 5일 동안 태극연습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합참과 육·해·공군작전사령부, 전방 군단급 부대는 전투참모단을 편성하고 국방부와 한미연합사령부, 육·해·공군 본부 등은 대응반을 구성하게 된다. 태극연습은 매년 5~6월 실시되는 훈련이지만 올해는 남북 및 북미대화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연기돼 시행된다. 남북이 한미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유예를 발표함에 따라 이를 고려해 균형된 군사대비 태세를 유지를 위한 ‘위기관리 및 전시전환’, ‘방어작전’에 중점을 두고 실시할 계획이다. 이번 훈련은 실제 병력과 장비가 기동하지 않는 대신 컴퓨터 시뮬레이션 등 ‘워게임’으로 진행되는 지휘소연습(CPX)으로 실시된다. 합참은 이번 태극연습을 통해 군사대비 태세 확립과 임무수행 능력을 향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9·19 군사분야 합의서에는 ‘남과 북은 지상과 해상, 공중을 비롯한 모든 공간에서 군사적 긴장과 충돌의 근원으로 되는 상대방에 대한 일체의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하기로 했다’고 명시하고 있다. 합참 관계자는 “태극연습은 연례적으로 시행되는 방어적 성격의 연습으로 ‘9·19 군사합의’에 명시된 ‘일체의 적대행위’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합참은 호국훈련도 오는 29일부터 11월9일까지 2주 동안 실시한다고 밝혔다. 호국훈련은 육·해·공군, 해병대의 상호 합동작전 수행 능력 강화를 위해 연례적으로 실시하는 방어적 성격의 야외기동훈련이다. 오는 29일부터 다음 달 9일까지 경기 남한강 등지의 전·후방 각 지역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한미는 앞서 북미 비핵화 대화를 견인하기 위해 올해 UFG와 2개의 한미 해병대연합훈련(KMEP)을 유예했다. 또 대규모 연합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에이스(Vigilant ACE)도 연기를 검토 중이며, 이달 말 개최될 한미군사안보협의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군은 연합훈련의 중단과는 별도로 한국군의 단독훈련은 변동 없이 진행할 것이라는 입장을 강조해 왔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슈뢰더 전 독일 총리 5·18묘지 방문

    게르하르트 슈뢰더(74) 전 독일 총리 부부가 26일 5·18민주묘지 등 광주를 방문한다. 광주시는 슈뢰더 전 총리 부부는 26일 오후 3시 20분쯤 김황식 전 총리와 함께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희생자들을 추모한다고 25일 밝혔다. 이어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북한 작가의 작품을 전시 중인 광주 비엔날레 전시를 관람할 계획이다. 슈뢰더 전 총리는 지난 5일 독일에서 한국인 김소연(48)씨와 결혼식을 올렸다. 28일 서울에서 예정된 결혼 축하연을 위해 지난 24일 한국을 찾았다. 그는 지난해 9월 방한 당시 김 전 총리와 5·18을 배경으로 한 영화 ‘택시운전사’를 관람한 뒤 깊은 감동을 드러낸 바 있다. 부인 김씨는 전남대학교 독어독문학과 졸업생 출신으로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 경제개발공사 한국대표부에서 슈뢰더 전 총리의 통역사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이국종 교수 “응급헬기가 정해진 곳만 착륙하는 나라는 우리뿐”

    이국종 교수 “응급헬기가 정해진 곳만 착륙하는 나라는 우리뿐”

    응급헬기 소음 민원에 안타까움을 표했던 이국종 아주대병원 중증외상센터장(외상외과 교수)가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 우리나라 응급헬기 운용의 어려움과 문제점에 대해 토로했다. 이국종 교수는 2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감에 나와 “응급헬기가 인계점(환자를 태우거나 내리게 할 수 있도록 사전에 이·착륙을 허가받은 지점)에만 착륙할 수 있다는 법은 전 세계 어디에도 없다. 사람이 먼저인 사회가 구축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국종 교수는 영국에서 응급헬기로 환자를 이송하는 동영상을 보여주며 “헬기가 민원을 신경쓰지 않고 주택가 한복판에 바로 착륙하며 무전도 한다”면서 “그런데 우리는 현장에서 무전도 안 돼서 LTE가 터지는 낮은 고도로 비행할 때 카카오톡으로 대화하는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이국종 교수는 지난달 10일 허벅지에 중증회상을 입은 해경 승무원이 병원 이송을 위해 헬기 지원을 요청했지만, 허가받은 인계 장소가 아니라는 점 등을 이유로 지원받지 못하고 육상으로 이송하다 숨진 사고와 관련, 현장의 실태를 증언하고자 자유한국당 김승희 의원의 요청으로 국감에 출석했다. 이국종 교수는 “영국에서는 럭비 경기 중에도 경기를 끊고 응급헬기가 환자를 구조하는데 저희 같은 경우는 관공서 잔디밭에 내려앉아도 안 좋은 소리를 한다”면서 “소음 때문에 헬기장을 폐쇄하거나 방음벽을 설치하라는 민원이 들어오는데 이런 나라는 전세계 어디에도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어려움을 호소하면 기관장이나 장관 등은 금방 지원해주겠다고 하지만 중간선에서 다 막혀버린다”며 말로만 그치는 현장 행정이나 지원 약속에 대해 비판했다. 또 “대한민국 모든 병원이 겉모습은 화려하지만 바로 옆 일본만 비교해도 간호사 인력이 저희가 3분의 1이다. 의사는 말조차 않겠다”면서 인력난도 호소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에서 주 52시간이 실행됐는데, 그러려면 의료 현장에 많은 인력 증원이 있어야 한다”면서 “인력 증원 없이 (근무) 시간을 줄이면 문 닫으라는 것밖에 안 된다. 이런 식이면 한국 사회에서 더 견디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민간기업 광고에 출연한 것과 관련한 질문에 “광고를 찍어 오해를 받기도 하지만 무전기를 지원해 준 것이 고마워 찍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글로벌 In&Out] 외교는 오직 외교부가 담당하는 것이 아니다/알파고 시나씨 하베르 코레 편집장

    [글로벌 In&Out] 외교는 오직 외교부가 담당하는 것이 아니다/알파고 시나씨 하베르 코레 편집장

    최근에 와서 중동 뉴스의 헤드라인은 변하지 않고 똑같은 이슈로 가고 있다. 바로 사우디 반정부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암살 의혹 사건이다. 몇 년 전 사우디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실세에 오르면서 일종의 정권 교체가 일어났다. 이 정권 교체 과정에서 카슈끄지 기자는 왕따를 당하면서 한동안 망명 생활을 하다가 어느 순간부터 미국에서 사우디의 내부 문제를 폭로하고 다니면서 빈 살만 왕세자를 힘들게 만들었다. 이 분위기 속에서 카슈끄지 기자는 터키에서 실종됐다가 사우디 영사관에서 죽었다는 소식이 보도되면서 중동이 아수라장이 돼 버렸다.이 사건으로 터키와 사우디 관계가 흔들리고 있다. 터키 영토 안에서 사우디 기자가 사우디 관계자들한테 살해당했다는 것 자체가 어떻게 보면 내정 간섭이고, 사우디 정부가 터키를 무시하는 것으로 느껴진다. 반면에 터키가 이 사건을 가지고 사우디 영사관을 비롯한 관련 장소나 인물들에 대한 조사에 나서려고 했는데, 터키의 이러한 움직임이 사우디 입장에서는 내정 간섭으로 보이기도 한다. 워싱턴포스트 소속이었던 카슈끄지 기자의 살해 소식이 미국인들을 화나게 한 상황이고, 미국 언론에서 이 사건으로 사우디에 엄중한 반박을 해야 한다는 식의 논평들을 쏟아내고 있다. 카슈끄지의 암살 의혹 사건은 한국 언론에서도 예상치 않게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그동안 중동 정세에 관심을 크게 안 보였던 한국 언론이 이 사건을 집중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필자는 이러한 현상을 보고, 한국인들이 이 사건을 통해 배울 수 있는 교훈이 무엇인지 스스로 고민해 봤다. 딱 두 가지인 것 같다. 하나는 한국인들이 강력한 국가를 키우려면 중동 정세를 잘 알아야 하지만 괜히 끼어들어 갈 필요가 없다. 두 번째로 배워야 하는 것은 외교라는 것이 오직 외교관들끼리 이어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언론인들은 외교관들 다음으로 중요한 사람들이다. 필자는 오랫동안 한국에서 터키 통신사의 해외 특파원으로 일하면서 배운 것과 이 교훈은 어떻게 보면 서로 일치된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한 언론사의 국제부에서 일하는 기자들은 기자정신과 외교관적 윤리를 잘 조화해 활동해야 한다. 물론 한국에서 카슈끄지의 암살 의혹 사건 같은 엄중한 외교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겠지만, 가끔 소소한 문제들이 발생하기도 한다. 예를 들자면 얼마 전에 서울 상주 대만 외신기자 한 명이 연합통신에서 보도된 한 기사를 언급하면서 “한국이 대만을 무시하냐? 재수 없어”라는 식의 하소연을 했다. 연합의 기사 내용을 보면 얼마 전에 대만에서 발생한 기차 사고가 ‘환구시보에 따르면’ 식의 문구로 보도됐다는 것이다. 대만 기자의 불만이 “아니, 왜 대만 사건을 굳이 중국 대륙 언론을 인용해서 올린 것이냐? 우리가 한국 소식을 조선중앙통신을 인용해서 보도하면 기분이 좋겠는가”이었다. 딱 봐도 대만 기자의 불만을 이해했고, “신임 한국인으로서” 사과를 했다. 솔직히 말하면 대만 기자의 불만이 맞기는 맞는데, 이것이 한국 언론이 대만을 호구로 봐서 그런 것이 아니라고 확신했다. 왜냐하면 통신사 특파원 생활을 해서 잘 아는데, 편집부에서 대만 통신원과 베이징 특파원이 쓴 기사들을 합쳐 재가공하는 과정에서 베이징 특파원이 쓴 환구시보를 뺐어야 되는데 속보로 처리하다가 그걸 놓친 것 같다. 이 두 사건으로 다시 한번 깨달은 것이 국제부 기자라면 진짜로 조심해서 글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큰 나라가 되려면 자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외신기자 관리를 잘해야 한다. 자국에서 외신기자가 쓸데없는 불만을 가지게 하면 안 된다. 언론사 국제부 기자들의 작은 실수들 때문에 괜히 국가적 자존심이 상할 가능성이 있다.
  • ‘범죄 해결사’와 ‘직원 감시자’ 사이… CCTV의 두 얼굴

    ‘범죄 해결사’와 ‘직원 감시자’ 사이… CCTV의 두 얼굴

    주차장 살인사건·새마을금고털이 추적 등 각종 범죄 주요 증거 포착 순기능 있지만 “일거수일투족 감시… 심각한 인권침해” 어린이집 교사·알바 등 ‘정신적 학대’ 호소폐쇄회로(CC)TV가 지닌 ‘두 얼굴’이 극명하게 드러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강력 범죄 해결에 결정적인 실마리를 제공하는가 하면 종업원의 모든 행동을 감시하는 역할도 수행한다. 23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22일 발생한 서울 강서구 아파트 주차장 살인사건에서 경찰은 현장 CCTV를 통해 숨진 40대 여성의 전남편을 용의자로 지목하고 같은 날 체포했다. 이날 경북 경주 새마을금고 강도 사건의 용의자도 CCTV 추적으로 3시간 30분 만에 붙잡혔다. ●구하라 남친 폭행 진실공방 때 결정적 증거도 발달장애 학생을 폭행한 혐의로 구속된 서울 강서구 교남학교 교사는 고소 대상이 아니었는데도, CCTV 16대가 지난 3개월 동안 기록한 영상을 통해 12건의 범죄 사실이 드러났다. 아이돌그룹 ‘카라’ 출신의 방송인 구하라(27)씨의 쌍방폭행 사건에서 경찰이 전 남자친구에 대해 강요·협박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데에도 구씨가 엘리베이터 앞에서 무릎을 꿇는 영상이 결정적인 단서가 됐다. 동덕여대 알몸남 사건의 피의자도 CCTV 영상을 통해 인상착의 확인이 가능했다. 강서구 PC방 살인사건에서는 범행 장면이 담긴 CCTV 영상이 피의자 김성수(29)를 국민적 공분의 대상으로 만드는 데 역할을 했다. 그러나 CCTV가 긍정적인 면만을 지니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인권침해’ 소지가 있다는 점은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다. 어린이집 보육교사들은 “CCTV가 아이를 보호하는 게 아니라 교사를 감시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아동학대 의혹을 받다 지난 13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보육교사 사건과 관련해 6년차 보육교사는 “아동학대보다 더 많이 일어나는 것이 보육교사를 향한 학부모의 정신적 학대”라면서 “학부모들은 걸핏하면 CCTV를 열람하겠다고 나온다”며 고충을 호소했다. 유치원 교사 변모(32)씨도 “아이의 몸에 작은 상처라도 있으면 CCTV를 열어 보겠다고 찾아오는 학부모 때문에 다른 업무를 못 볼 지경”이라고 전했다. 카페나 음식점 직원들도 CCTV는 공포의 대상이다. 서울 동작구의 한 카페 아르바이트생 장모(25)씨는 “사장님이 스마트폰으로 수시로 가게 CCTV를 확인해 손님이 없을 때에도 편한 자세로 쉬지도 못하고 카메라 눈치만 본다”고 털어놨다. ●공공장소 CCTV 작년 95만대… 年 10% 증가 올해 국정감사에서는 CCTV가 해킹과 개인정보 침해에 무방비라는 지적도 나왔다. 박성중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해 국가인권위원회 ‘정보인권보고서’를 인용해 “개인정보 침해 사례 10건 가운데 8건이 CCTV 관련 사생활 침해”라고 밝혔다. ‘2018 행정안전 통계연보’에 따르면 공공기관에서 공개된 장소에 설치한 CCTV 대수는 지난해 기준 95만 4261대로 집계됐다. 2012년 이후 연평균 10%의 증가 추세다. 공공, 민간 영역의 CCTV를 모두 더하면 1000만대를 훌쩍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3000만 관광객 쓰나미 덮친 日…주차장도 등하굣길도 엉망됐다

    3000만 관광객 쓰나미 덮친 日…주차장도 등하굣길도 엉망됐다

    지난해 일본을 찾은 외국인은 모두 2869만명이었다. 이들이 일본에서 쓴 돈은 4조 4161억엔(약 44조원)에 달했다. 각각 전년 대비 19%와 18%가 늘어난 것으로 불과 몇 년 전까지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수치다. 이런 흐름은 올해에도 이어져 1~8월 방문객은 전년 동기 대비 13% 늘어난 2131만명으로 집계됐다. 6월 오사카 강진, 7월 서일본 호우 등 잇따른 재해에도 불구하고 두 자릿수 증가율을 유지했다. 9월 이후 제21호 태풍 ‘제비’와 홋카이도 지진 피해 등으로 일정 수준 방문객 감소가 불가피해졌지만 당초 목표로 했던 올해 전체 3000만명 달성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해외 관광객이 이만큼 빠르게 늘어난 것은 역사적으로나 지역적으로나 유례를 찾기 힘들다. 방일 외국인은 2011년만 해도 662만명으로, 그해 979만명이었던 한국에 크게 못 미쳤다. 그러나 2013년(1036만명) 1000만명의 벽을 넘어선 후 2014년 1341만명, 2015년 1974만명, 2016년 2404만명 등 파죽의 성장세를 거듭했다. 2015년 한국을 앞지른 후 격차를 지난해 2.4배까지 벌렸다. 하지만 이런 ‘과속 성장’에는 상응하는 부작용이 나타나기 마련이다. 기존의 사회기반 인프라가 배겨 낼 수 없을 정도로 ‘과잉’의 부작용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고 관광지 및 지역 주민들에 대한 생활환경 침해도 심각해지고 있다. 특히 개인생활과 타인에 대한 배려를 앞세우는 문화에 익숙한 일본인들에게는 이로 인한 충격이 한층 더 크게 다가오고 있다.최근에는 관광객들이 수용 가능한 범위를 넘어선다는 의미의 ‘오버 투어리즘’ 대신에 ‘관광공해’라는 말이 본격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현재 일본에서 관광공해의 대표적인 ‘피해지역’으로 꼽히는 곳은 도쿄 인근 가나가와현의 역사도시 가마쿠라다. 17만 2000명이 사는 이 도시를 찾은 관광객은 지난해 내국인을 포함해 2100만명. 지역인구 대비 관광객 수 배율이 122배에 달해 프랑스 파리(약 15배)와 교토(약 40배)는 물론이고 이탈리아 베네치아(약 80배)보다도 훨씬 높다. 또한 도시면적 1㎢당 관광객으로 따지면 1521명으로 교토 184명, 나라 140명, 닛코 20명 등 일본 내 다른 유명 관광지들을 압도한다. 이는 지역주민들 입장에서 보면 생활이 그만큼 어려워졌다는 의미이다. 가마쿠라 에노덴 전철의 가마쿠라코코마에역 근처 건널목은 관광공해의 상징이 된 지 오래다. 1990년대 만화 주간지에 연재됐던 농구만화 ‘슬램덩크’의 애니메이션에 등장한 건널목 모델이라고 해서 밀려드는 관광객들로 홍역을 앓고 있다. 에노덴 전차가 지날 때마다 차도에 외국인들이 빼곡히 들어차 옴짝달싹 못하게 된 현지 자동차들이 신경질적으로 경적을 울려대는 것은 일상 풍경이 됐다. 이곳에 살고 있는 한 여성(70)은 “집 앞에 렌터카나 관광버스가 무단으로 주차해 내 차를 대지 못하는 일도 있다”고 했다. 한 50대 여성은 “관광객이 많은 날은 어쩔 수 없이 2개역 정도의 구간을 걸어서 귀가한다”며 “주민들에게는 관광객 증가에 따른 혜택도 없다”고 말했다. 인근 병원 입구에는 중국어로 ‘관광객의 화장실 이용 금지’ 안내판이 붙어 있지만 효과는 없다. 가마쿠라시는 지난해부터 건널목 부근에 경비원을 배치했지만 갈수록 느는 관광객을 감당하기란 쉽지 않다. 오사카 우메타의 번화가 인근 나카자키초도 심각한 관광공해에 시달리는 곳으로 유명하다. 빈집을 개량한 카페와 잡화점 등이 많아 외국 여행정보에 ‘향수를 자극하는 곳’으로 소개되면서 관광객이 최근 부쩍 늘었다. 60대 한 주민은 니혼게이자이신문에 “외국인 관광객이 멋대로 우리 집을 촬영하는 통에 차분하게 지내는 게 불가능해졌다”고 하소연했다. 인근 오사카시립 오기마치초등학교에서는 지난해부터 “등하교 중에 모르는 사람이 내 사진을 찍었다”는 어린이들의 신고가 이어지고 있다. 이곳을 관할하는 소네자키 경찰서는 지난 5월부터 관내 관광호텔 등에 “어린이들의 사진을 함부로 찍지 말아 달라”는 내용의 영어·중국어 포스터를 붙였다. ‘사계채의 언덕’ 등으로 알려진 홋카이도 비에이에서는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으려고 꽃밭과 보리밭을 마구잡이로 드나드는 통에 피해가 속출했다. 결국 지역 관광협회가 “밭에 들어가면 병원균 등 때문에 농작물을 수확할 수 없게 될 수 있으니 질서를 지켜 달라”고 호소하며 순찰활동을 벌이고 있다. 교토는 오랜 관광지여서 인프라가 비교적 잘 돼 있는 편인데도 일상생활에서 불편을 호소하는 주민들의 민원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교토시는 관광객들이 지켜야 할 수칙을 그림으로 표현한 팸플릿을 영어와 중국어로 제작해 배포하고 있다. 또 “관광객들 때문에 버스가 제때 오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탈 수 없는 경우도 많다”는 주민들의 불만이 빗발치자 올 3월부터 버스 1일 무제한 승차권을 500엔(약 5000원)에서 600엔으로 100엔 인상하는 대책을 내놓기도 했다. 방일 외국인에 의한 교통사고도 급증하고 있다. 현지 교통사정은 물론이고 일본 특유의 오른쪽 운전석에 익숙하지 않은 상태에서 렌터카를 험하게 모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외국인 렌터카 이용이 최근 5년간 해마다 30~40%씩 증가하면서 사고도 덩달아 늘고 있다. 도쿄카이조니치도화재보험에 따르면 외국인의 렌터카 1건당 사고율은 일본인의 약 4배에 이른다. 하시바 고헤이 도쿄카이조그룹 연구원은 “한국, 대만, 홍콩에서는 음주운전, 과속 등 자국 내 운전법규 위반 건수가 많게는 일본의 수십 배에 이르고 있다”며 “그런 습관이 일본에 와서도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시바 연구원에 따르면 과속의 경우 일본은 차량 1000대당 22.6건인 반면 한국은 402.4건, 대만은 340.3건, 홍콩은 337.6건에 이른다. 외국인 운전사고의 공포가 특히 심한 곳은 오키나와현이다.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여행객이 급증하고 있지만 철도 등 대중교통은 일본 내 다른 지역에 비해 낙후돼 렌터카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하다. 지난해 오키나와의 한 섬에서는 경찰이 렌터카 회사에 “한국어나 중국어로 말하는 사람에게는 차를 빌려주지 않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다가 문제가 되기도 했다. ‘에어비앤비’와 같은 숙박 공유사이트 등을 통해 찾는 민박의 경우 소음과 쓰레기 문제 등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관광객과 인근 주민들이 주먹다짐을 하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일부 의료기관들은 질병이나 부상 때문에 치료를 받은 뒤 제대로 돈을 내지 않고 자기 나라로 떠나버리는 얌체 관광객들 때문에 막대한 손해를 보고 있다. 최근에는 관광객 수용을 위한 민박집의 증가로 빈집이 줄면서 집세 급등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기존 주민들이 다른 지역으로 쫓겨나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으로 이어진다. 여행사 스피릿오브재팬트래블의 다카야마 마사루 대표이사는 아사히신문에 “교토의 경우 단순한 공터에 1억엔 이상의 판매가가 붙어 있는 곳도 있다”며 “토지에 낀 과도한 거품이 교토에 살아오면서 교토라는 관광자산을 묵묵히 지켜온 지역 커뮤니티를 해체하고 공동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카야마 대표는 “방일객의 수를 늘리는 데만 주안점을 두는 현재의 정부 정책에는 문제가 있다”며 “여행팀 인원과 숙박일수, 어디에서 어떻게 돈을 쓰는지 등에 대한 모니터링이 이뤄지지 않아 관광객의 실태 파악이 안 되고 있는데, 이 때문에 당국의 대책 마련도 쉽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다카사키경제대 이도 다카오 교수는 니혼게이자이에 “(유명 관광지가 아닌) 상점가와 주택가 등 일반 생활공간에 대한 외국 관광객들의 관심이 최근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며 “이에 따른 관광공해에 대한 대책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않은데, 당국은 외국인의 관광매너가 개선될 수 있도록 대응을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일본 정부가 2020년 4000만명의 방일 관광객을 목표로 내건 데 대해 “관광객을 여러 지역으로 분산시키거나 일본에 익숙한 재방문객을 늘리는 방안에 정책의 초점을 맞추는 게 단순한 숫자 목표 달성보다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글 사진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관광 공해’ 몸살 앓는 일본

    지난해 일본을 찾은 외국인은 모두 2869만명이었다. 이들이 일본에서 쓴 돈은 4조 4161억엔(약 44조원)에 달했다. 각각 전년 대비 19%와 18%가 늘어난 것으로 불과 몇 년 전까지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수치다. 이런 흐름은 올해에도 이어져 1~8월 방문객은 전년 동기 대비 13% 늘어난 2131만명으로 집계됐다. 6월 오사카 강진, 7월 서일본 호우 등 잇따른 재해에도 불구하고 두 자릿수 증가율을 유지했다. 9월 이후 제21호 태풍 ‘제비’와 홋카이도 지진 피해 등으로 일정 수준 방문객 감소가 불가피해졌지만 당초 목표로 했던 올해 전체 3000만명은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해외 관광객이 이만큼 빠르게 늘어난 것은 역사적으로나 지역적으로나 유례를 찾기 힘들다. 방일 외국인은 2011년만 해도 662만명으로, 그해 979만명이었던 한국에 크게 못 미쳤다. 그러나 2013년(1036만명) 1000만명의 벽을 넘어선 후 2014년 1341만명, 2015년 1974만명, 2016년 2404만명 등 파죽의 성장세를 거듭했다. 2015년 한국을 앞지른 후 지난해 격차를 2.4배까지 벌렸다. 하지만 이런 ‘과속 성장’에는 상응하는 부작용이 나타나기 마련이다. 기존의 사회기반 인프라가 배겨 낼 수 없을 정도로 ‘과잉’의 부작용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고 관광지 및 지역 주민들에 대한 생활환경 침해도 심각해지고 있다. 특히 개인생활과 타인에 대한 배려를 앞세우는 문화에 익숙한 일본인들에게는 이 같은 문화적 충격이 한층 더 크게 다가오고 있다. 최근에는 관광객들이 수용 가능한 범위를 넘어선다는 의미의 ‘오버 투어리즘’ 대신에 ‘관광공해’라는 말이 본격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현재 일본에서 관광공해의 대표적인 ‘피해지역’으로 꼽히는 곳은 도쿄 인근 가나가와현의 역사도시 가마쿠라다. 17만 2000명이 사는 이 도시를 찾은 관광객은 지난해 내국인을 포함해 2100만명. 지역인구 대비 관광객 수 배율이 122배에 달해 프랑스 파리(약 15배)와 교토(약 40배)는 물론이고 이탈리아 베네치아(약 80배)보다도 훨씬 높다. 또한 도시면적 1㎢당 관광객으로 따지면 1521명으로 교토 184명, 나라 140명, 닛코 20명 등 일본 내 다른 유명 관광지들을 압도한다. 이는 지역주민들 입장에서 보면 생활이 그만큼 어려워졌다는 의미이다. 가마쿠라 에노덴 전철의 가마쿠라코코마에역 근처 건널목은 관광공해의 상징이 된 지 오래다. 1990년대 만화 주간지에 연재됐던 농구만화 ‘슬램덩크’의 애니메이션에 등장한 건널목 모델이라고 해서 밀려드는 관광객들로 홍역을 앓고 있다. 에노덴 전차가 지날 때마다 차도에 외국인들이 빼곡히 들어차 옴짝달싹 못하게 된 현지 자동차들이 신경질적으로 경적을 울려대는 것은 일상 풍경이 됐다. 이곳에 살고 있는 한 여성(70)은 “집 앞에 렌터카나 관광버스가 무단으로 주차해 내 차를 대지 못하는 일도 있다”고 했다. 한 50대 여성은 “관광객이 많은 날은 어쩔 수 없이 2개역 정도의 구간을 걸어서 귀가한다”며 “주민들에게는 관광객 증가에 따른 혜택도 없다”고 말했다. 인근 병원 입구에는 중국어로 ‘관광객의 화장실 이용 금지’ 안내판이 붙어 있지만 효과는 없다. 가마쿠라시는 지난해부터 건널목 부근에 경비원을 배치했지만 갈수록 느는 관광객을 감당하기란 쉽지 않다. 오사카 우메타의 번화가 인근 나카자키초도 심각한 관광공해에 시달리는 곳으로 유명하다. 빈집을 개량한 카페와 잡화점 등이 많아 외국 여행정보에 ‘향수를 자극하는 곳’으로 소개되면서 관광객이 최근 부쩍 늘었다. 60대 한 주민은 니혼게이자이신문에 “외국인 관광객이 멋대로 우리 집을 촬영하는 통에 차분하게 지내는 게 불가능해졌다”고 하소연했다. 인근 오사카시립 오기마치초등학교에서는 지난해부터 “등하교 중에 모르는 사람이 내 사진을 찍었다”는 어린이들의 신고가 이어지고 있다. 이곳을 관할하는 소네자키 경찰서는 지난 5월부터 관내 관광호텔 등에 “어린이들의 사진을 함부로 찍지 말아 달라”는 내용의 영어·중국어 포스터를 붙였다. ‘사계채의 언덕’ 등으로 알려진 홋카이도 비에이에서는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으려고 꽃밭과 보리밭을 마구잡이로 드나드는 통에 피해가 속출했다. 결국 지역 관광협회가 “밭에 들어가면 병원균 등 때문에 농작물을 수확할 수 없게 될 수 있으니 질서를 지켜 달라”고 호소하며 순찰활동을 벌이고 있다. 교토는 오랜 관광지여서 인프라가 비교적 잘 돼 있는 편인데도 일상생활에서 불편을 호소하는 주민들의 민원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교토시는 관광객들이 지켜야 할 수칙을 그림으로 표현한 팸플릿을 영어와 중국어로 제작해 배포하고 있다. 또 “관광객들 때문에 버스가 제때 오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탈 수 없는 경우도 많다”는 주민들의 불만이 빗발치자 올 3월부터 버스 1일 무제한 승차권을 500엔(약 5000원)에서 600엔으로 100엔 인상하는 대책을 내놓기도 했다. 방일 외국인에 의한 교통사고도 급증하고 있다. 현지 교통사정은 물론이고 일본 특유의 오른쪽 운전석에 익숙하지 않은 상태에서 렌터카를 험하게 모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외국인 렌터카 이용이 최근 5년간 해마다 30~40%씩 증가하면서 사고도 덩달아 늘고 있다. 도쿄카이조니치도화재보험에 따르면 외국인의 렌터카 1건당 사고율은 일본인의 약 4배에 이른다. 하시바 고헤이 도쿄카이조그룹 연구원은 “한국, 대만, 홍콩에서는 음주운전, 과속 등 자국 내 운전법규 위반 건수가 많게는 일본의 수십 배에 이르고 있다”며 “그런 습관이 일본에 와서도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시바 연구원에 따르면 과속의 경우 일본은 차량 1000대당 22.6건인 반면 한국은 402.4건, 대만은 340.3건, 홍콩은 337.6건에 이른다. 외국인 운전사고의 공포가 특히 심한 곳은 오키나와현이다.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여행객이 급증하고 있지만 철도 등 대중교통은 일본 내 다른 지역에 비해 낙후돼 렌터카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하다. 지난해 오키나와의 한 섬에서는 경찰이 렌터카 회사에 “한국어나 중국어로 말하는 사람에게는 차를 빌려주지 않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다가 문제가 되기도 했다. ‘에어비앤비’와 같은 숙박 공유사이트 등을 통해 찾는 민박의 경우 소음과 쓰레기 문제 등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관광객과 인근 주민들이 주먹다짐을 하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일부 의료기관들은 질병이나 부상 때문에 치료를 받은 뒤 제대로 돈을 내지 않고 자기 나라로 떠나버리는 얌체 관광객들 때문에 막대한 손해를 보고 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최근에는 관광객 수용을 위한 민박집의 증가로 빈집이 줄면서 집세 급등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기존 주민들이 다른 지역으로 쫓겨나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으로 이어진다. 여행사 스피릿오브재팬트래블의 다카야마 마사루 대표이사는 아사히신문에 “교토의 경우 단순한 공터에 1억엔 이상의 판매가가 붙어 있는 곳도 있다”며 “토지에 낀 과도한 거품이 교토에 살아오면서 교토라는 관광자산을 묵묵히 지켜온 지역 커뮤니티를 해체하고 공동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카야마 대표는 “방일객의 수를 늘리는 데만 주안점을 두는 현재의 정부 정책에는 문제가 있다”며 “여행팀 인원과 숙박일수, 어디에서 어떻게 돈을 쓰는지 등에 대한 모니터링이 이뤄지지 않아 관광객의 실태 파악이 안 되고 있는데, 이 때문에 당국의 대책 마련도 쉽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다카사키경제대 이도 다카오 교수는 니혼게이자이에 “(유명 관광지가 아닌) 상점가와 주택가 등 일반 생활공간에 대한 외국 관광객들의 관심이 최근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며 “이에 따른 관광공해에 대한 대책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않은데, 당국은 외국인의 관광매너가 개선될 수 있도록 대응을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일본 정부가 2020년 4000만명의 방일 관광객을 목표로 내건 데 대해 “관광객을 여러 지역으로 분산시키거나 일본에 익숙한 재방문객을 늘리는 방안에 정책의 초점을 맞추는 게 단순한 숫자 목표 달성보다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글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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