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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북 ‘이야기 있는 보호수’ 302그루 문화·관광 자원화

    경북 ‘이야기 있는 보호수’ 302그루 문화·관광 자원화

    경북의 주요 보호수가 문화·관광 콘텐츠로 활용된다. 경북도는 보호수에 얽힌 전설과 민담, 설화로 독창적인 이야기를 새로운 문화·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로 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를 위해 도는 최근 1년간 ‘경북의 보호수 스토리텔링 발굴 용역’을 실시했으며, 이를 통해 도내 전체 보호수 2026그루 가운데 이야기가 있는 대표 나무 302그루를 선정했다. 신라 의상대사(625년~702년)가 꽂은 지팡이가 뿌리를 내려 현재까지 살고 있다는 영주 부석사 조사당 선비화(골담초)를 비롯해 ▲단종 복위운동의 아픈 역사를 간직한 영주 내죽리 은행나무 ▲영화 ‘워낭소리’의 첫 장면이자 사찰에서 부지런히 일하다 죽은 뿔 세개 달린 황소에 대한 전설을 갖고 있는 봉화 청량사 삼각우송(三角牛松) ▲사람의 소원과 하소연을 들어 주는 칠곡 대흥사 말하는 은행나무 ▲방랑시인 김삿갓(김병연·1807~1863)이 삿갓을 벚어놓고 쉬어간 뒤부터 그 자리의 나무가 삿갓을 닮은 모양으로 바뀌었다는 안동 산전리 김삿갓 소나무 등이다. 도는 이들 나무에 얽힌 흥미로운 이야기를 ‘경북의 보호수’(나무와 사람, 이야기 동행)라는 한 권의 책으로 만들 계획이다. 이 책에는 관련 인물, 역사, 유적 등 문화유산도 함께 실린다. 수목에 대한 단순 정보 전달 방식과는 차원을 달리한다는 것이다. 언론과 유튜브 영상을 활용한 홍보도 병행한다. 보호수는 역사적, 학술적 가치가 있는 노목, 거목, 희귀목으로서 특별히 보호할 필요가 있는 나무다. 수목의 학문적 가치 뿐만 아니라 민족과 함께한 역사·문화·정신적 가치도 있다. 조광래 경북도 환경산림자원국장은 “보호수는 우리 민족의 애환과 함께한 역사가 담긴 타임캡슐이자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가교”라며 “이번 용역을 통해 경북의 보호수를 보전하고 관광 자원화 하는데 더욱 힘쓰겠다”고 밝혔다.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여기는 남미] “성폭행 협박이 내 잘못?” 멕시코 방송인의 하소연

    [여기는 남미] “성폭행 협박이 내 잘못?” 멕시코 방송인의 하소연

    치어리더 출신의 방송인 겸 인플루언서가 성폭행과 살인 협박에 시달리고 있다고 폭로했다. 그는 "(폭로에 앞서) 사건을 경찰에 신고했지만 그런 협박을 받은 건 당신 탓"이라는 말을 들었을 뿐이라고 밝혀 사회가 공분하고 있다. 멕시코의 '셀럽' 미셀 페레스는 최근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복수의 영상을 통해 사건을 공개했다. 페레스는 "그 누구도 경험하길 원하지 않을 지독한 일을 지금 당하고 있다"며 "(나를) 성폭행하고 살해하겠다는 협박 메시지를 받고 있다"고 고발했다. 페레스가 캡처해 공개한 메시지를 보면 가해자는 한 계정을 통해 지속적으로 협박 메시지를 발송하고 있었다. 메시지의 내용은 하나 같이 '당신을 성폭행한 뒤 살해하겠다'는 협박문이다. 공포의 협박이 시작된 건 지난해부터였다. 페레스는 "지난 4일(현지시간) 처음으로 메시지를 보게 됐지만 추적해 보니 1년 전부터 동일한 계정에서 동일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페레스는 가해자에게 "이런 메시지를 보낸다고 겁낼 줄 알아? 이런 일이 벌어져봐, 소리치면서 뛰쳐나갈 거야"라고 짐짓 담대한 답장을 보냈지만 실제론 공포와 불안에 시달렸다. 신변안전을 위해 경찰을 찾아간 것도 이런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페레스는 경찰로부터 황당한 말만 듣고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성폭행과 살인 협박을 받고 있다고 호소한 페레스에게 경찰은 "당신에게 잘못이 있다"고 했다고 한다. 경찰은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많이 올려놓지 않았는가. 당신은 공인이 아닌가"라며 스스로 자초한 일이라는 투로 시종일관 페레스를 대했다고 한다. 신변안전을 걱정하는 페레스에게 경찰이 제시한 대응책도 황당하기 그지없었다. 경찰은 페레스에게 모든 SNS(사회관계망서비스) 계정을 폐쇄하라고 권유했다. 경찰은 "안전하게, 계속 살고 싶다면 지금 사용 중인 SNS 계정을 모두 폐쇄하라"며 "(정 SNS를 하고 싶다면) 새로 계정을 열되 팔로워를 받을 때마다 신원을 확인하라"고 했다. 페레스는 경찰의 시각에 동의할 수 없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그는 "공인으로서 SNS에 사진을 많이 올렸으니 내 잘못이라는 경찰의 입장에 결코 동의할 수 없다"며 "공인이라는 게 잘못이 될 수 없고, SNS에 사진을 올린 것도 절대 잘못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페레스는 신변안전을 위해 사건을 공개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페레스는 "나의 안전을 위한 마지막 수단은 동영상을 통한 사건의 공론화뿐"이라며 사회에 도움을 호소했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삼중수소에 각종 발암 원인물질까지...오염수 방류 “궤멸적 피해 줄 것”

    삼중수소에 각종 발암 원인물질까지...오염수 방류 “궤멸적 피해 줄 것”

    일본이 국제적 비난에도 불구하고 후쿠시마 제1원전에 보관하고 있는 방사능 오염수를 해양에 방류하겠다고 결정했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문제가 되는 이유는 무엇이고, 가장 우려되고 있는 삼중수소의 정체, 수산물에 미치는 영향 등 궁금증을 풀어봤다. Q. 후쿠시마 오염수에는 어떤 방사능 물질이 있을까? A.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의 여파로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해 핵연료를 식히기 위해 뿌렸던 물이 쌓인 것이 방사능 오염수이다. 여기에 빗물과 지하수가 더해지면서 하루 140t씩 늘어나고 있다. 2014년 미국에서 다핵종제거설비(ALPS)를 도입해 방사성 물질들을 걸러내 저장 탱크에 오염수를 저장하고 있다고 일본 정부는 밝히고 있지만 2018년 조사결과 오염수 속에는 ALPS가 걸러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 62종의 방사성 물질들도 기준치 이상으로 남아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ALPS로 모든 방사성 핵종을 제거하고 삼중수소는 희석시켜 배출하겠다는 일본 정부의 발표에 신뢰를 하지 못하는 것이다. 현재 탱크에 저장된 오염수 속 방사성 물질 중에는 혈액암, 골수암을 유발시키는 스트론튬(Sr)-90, 갑상선암을 일으키는 요오드(I)-129, 전신마비, 불임, 각종 암을 유발시키는 것으로 알려진 세슘(Cs)-137 등이 포함돼 있다. 또 체내 축적시 유전적 돌연변이를 만들 수 있는 고농도의 탄소(C)-14도 포함돼 있는데 반감기가 5730년에 이른다. 긴 반감기 때문에 탄소-14는 고고학이나 고생물학에서 방사성 탄소연대 측정법에 쓰이는데 대략 6만년 전까지 연대를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Q. 방사능 오염수가 한반도에 도달하는 시기 정확히 언제일까? A.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가 바다와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방출량과 방출시점, 방출농도, 오염수 내 핵종 등 핵심정보들이 필요하다. 그렇지만 일본 정부에서는 이 같은 정보를 아직 정확하게 제공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한국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 과학자들도 정확한 예측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 나온 예측결과들도 모두 실제 데이터가 아닌 이론적 가설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정확하지 않다. 해류의 움직임은 계절별, 월별로도 다르기 때문에 방류시점이나 1회 방류시 내보내는 오염수 양에 따라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와 시점이 크게 차이가 나게 된다. 이 때문에 정확한 정보 없이 시뮬레이션을 할 경우 혼란만 가중시킬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Q. 삼중수소란 무엇인가? A. 삼중수소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수소의 방사성 동위원소이다. 수소는 양성자 하나에 전자 하나가 주위를 돌고 있는데 원자력발전 감속재로 쓰는 중수소는 양성자에 중성자 1개가 붙어 있는 형태이며 삼중수소는 양성자에 중성자가 2개 붙어있는 형태이다. 수소보다 3배 무겁고 수소 동위원소 중 방사성을 띄고 있다. 삼중수소는 헬륨 동위원소로 바뀌면서 에너지를 발생시키는데 강도가 크지 않아 종이나 물은 물론 사람의 피부를 통과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외부피폭이 어려워 다른 방사능 물질에 비해 비교적 안전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삼중수소는 중수로형 원전에서 만들어지는데 다른 방사성폐기물과 달리 자발광체, 보안검색대 등 여러 산업분야에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어 삼중수소를 따로 보관하는 경우도 있다. 또 미래 에너지로 알려진 핵융합발전에도 삼중수소가 연료로 쓰인다. Q. 삼중수소가 인체에 유해다고 이야기되는 이유는? A. 삼중수소는 자연적으로도 생성되고 우리가 마시는 물 속에도 미량으로 존재한다. 물 분자는 수소 2개, 산소 1개로 구성돼 있는데 수소 2개 중 1개가 삼중수소로 바뀐 HOT로 존재하는 것이다. 화학적 특성도 거의 비슷하기 때문에 방사성 오염수에서 제거하기 어렵다. 물 속에 녹은 삼중수소가 몸 속에 들어오면 10일 이내에 배출된다. 문제는 삼중수소 중 일부가 체내 유기화합물과 결합할 경우 몸 속에 더 오래 머물게 되고 신체 특정 부위에 축적될 가능성도 있다. 이렇게 남아있는 삼중수소가 유전자 변형, 세포 사멸, 생식기능 저하 같은 방식으로 인체에 손상을 입히는 것이다. 삼중수소가 다른 방사능 물질보다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것이지 절대적으로 안전하다고 할 수 없다는 말이다.Q. 수산물은 안전할까? A. 삼중수소는 사람에서처럼 수산물에서도 마찬가지 메커니즘으로 축적될 수 있다. 이렇게 삼중수소가 농축된 수산물을 사람이 섭취할 경우는 인체에 농축될 가능성이 있다. 일본 정부와 전문가들은 오염수 내 방사성 물질을 완전히 제거하고 걸러내기 힘든 삼중수소는 희석시킨 뒤 배출하기 때문에 다시 바닷물에 희석돼 수산물을 통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적다고 보고 있다. 문제는 현재도 방사능 오염수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일본 정부를 100% 신뢰할 수 있냐는 문제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도 이론적으로는 수산물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실제 영향은 구체적인 일본정부의 방출 계획을 봐야 알 수 있다고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는 것이다. 일본 내에서도 후쿠시마 어민들이 오염수 방류가 “궤멸적 피해를 가져올 것”이라고 반대하는 이유이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잡았다 놓쳤다, 도쿄행 물거품

    잡았다 놓쳤다, 도쿄행 물거품

    한국 여자축구가 만리장성에 가로막혀 사상 첫 올림픽 본선 진출의 꿈을 또 미뤄야 했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여자축구 대표팀은 13일 중국 쑤저우 올림픽 스포츠 센터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축구 아시아 최종예선 플레이오프(PO) 원정 2차전에서 연장 끝에 2-2로 비겨 1·2차전 최종 합계 3-4로 무릎을 꿇으며 도쿄행 티켓을 놓쳤다. 1990년 출범한 여자 대표팀은 그간 월드컵에는 3차례 나서 16강까지 진출했으나 월드컵보다 문이 좁은 올림픽 본선과는 좀처럼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다. 여자축구가 1996년 애틀랜타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대륙별 예선이 도입된 2004년 아테네 때부터 본선 무대를 노크해 왔으나 5번 연속 쓴잔을 들이켰다. 지난 8일 고양에서 치러진 1차전에서 1-2로 패해 이날 다득점 승리를 노려야 했던 한국은 지소연(첼시 위민)-최유리(현대제철)-이금민(브라이턴 위민)의 삼각 편대로 중국에 맞섰다. 1차전에 빠졌던 조소현(토트넘 위민)도 중앙 미드필더로 나서며 유럽파가 총출동했다. 한국은 무료 입장한 현지 관중 1만여명의 일방적인 응원에도 주눅 들지 않고 중국을 거세게 몰아붙였다. 전반은 완전히 한국 분위기였다. 중원 허리 싸움에서 중국을 압도한 한국은 1차전 동점골을 넣었던 강채림(현대제철)이 전반 31분 조소현의 크로스를 왼발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하며 선제골을 터뜨려 기세를 올렸다. 45분에는 지소연의 코너킥에 이은 조소현의 헤더를 상대 골키퍼가 쳐내자 강채림이 공을 따내 재차 문전으로 투입했고, 쇄도하던 최유리를 수비하던 중국 수비수 리멍원의 발에 맞고 자책골로 이어지며 한국은 본선 티켓에 성큼 다가섰다. “역사를 만들겠다”는 약속이 지켜지는 듯했다. 중국은 후반 들어 장신 공격수 양만을 투입하며 반격에 나섰고, 후반 24분 왕솽이 양만의 머리를 겨냥해 띄운 프리킥이 땅에 한 번 튕기며 한국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체력이 떨어져 움직임이 둔해진 한국은 추효주(수원도시공사)와 여민지(한국수력원자력)를 투입하며 공세를 펼쳤으나 1·2차전 합계 3-3 동점을 이뤄 연장전에 돌입해야 했다. 한국은 연장 전반 14분 심서연(스포츠토토)의 클리어링 실수가 왕솽의 득점으로 이어지며 끝내 눈물을 뿌렸다. 연장전에도 원정 다득점 우선 원칙이 적용되기 때문에 한국은 승부를 뒤집기 위해 투혼을 불살랐으나 중국은 ‘침대 축구’로 야속하게 시간을 흘려보냈다. 벨 감독은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도쿄에 갈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에 결과가 아프지만 배우고 넘어서야 한다”며 “이런 수준의 경기에서는 매 순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수들의 자신감과 가능성을 봤기 때문에 앞으로 한국 여자축구가 가는 길은 밝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지민 기자 icaru@seoul.co.kr
  • 대경경자청, ㈜바이오파머와 460억 투자 MOU 체결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은 13일 경북 포항시청에서 의약 및 약학 연구개발업체인 ㈜바이오파머와 460억 규모의 투자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체결식에는 최삼룡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장, 이강덕 포항시장, 정해종 포항시의회 의장, 김원묵 ㈜바이오파머 대표이사 등 20명이 참석했다. ㈜바이오파머는 2019년 설립된 포항시 강소연구개발특구(이하 강소특구) 제1호 연구소기업으로, 한국지질자원연구원과의 협약으로 이전받은 특허 기술을 바탕으로 포항, 경주 지역의 점토광물인 벤토나이트를 활용한 개량신약을 개발 중에 있다. ㈜바이오파머는 포항융합기술산업지구(이하 포항융합지구) 2만400㎡에 460억 정도를 투자, 벤토나이트 활용 신약개발 및 의약품(원료) 제조업 공장을 건립하여 25명의 신규 고용을 창출할 계획이다. 이번 투자를 통해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벤토나이트계 의약품 원료의 국산화와 지역 내 광물을 활용한 미래 신성장산업 창출 등 부가가치 제고가 기대된다. 최삼룡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장은 “강소특구 연구소기업인 ㈜바이오파머와의 투자협약은 포항지구가 R&D기반 바이오클러스터로 점차 성장해 나가는 연장선상에 있다”라며, “포항지구 내 구축 중인 세포막단백질연구소 및 식물백신기업지원시설도 2021년 상반기 내 준공될 예정으로,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은 지구 내 유치된 기업들이 비수도권 바이오 기업이라는 지역적 한계를 극복하고 지속적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산학연관 긴밀히 교류?협력할 수 있는 혁신생태계 조성에도 적극 앞장서겠다”라고 밝혔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군홧발에 팔다리 잃은 미얀마 2000년생…투쟁과 맞바꾼 공학도의 꿈

    군홧발에 팔다리 잃은 미얀마 2000년생…투쟁과 맞바꾼 공학도의 꿈

    불과 2주 전만 해도, 란 표 아웅(22)은 촉망받는 토목공학도였다. 전도유망한 청년의 꿈은 그러나 군홧발에 무참히 짓밟혀버렸다. 9일(현지시간) 미얀마나우는 군경 유혈진압이 한 청년의 인생을 완전히 뒤바꿔놓았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27일, 국군의 날 76주년을 맞은 미얀마군의 총부리가 적군이 아닌 자국 시민들을 겨냥했다. 본분을 망각한 미얀마군의 무차별 진압에 군사정권 퇴진을 요구하며 거리로 나온 시위대 100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 고향인 마그웨이에서 반쿠데타 시위에 합류한 아웅의 삶도 광기 어린 미얀마군의 군홧발에 180도 달라졌다. 이날 오전 6시쯤, 미얀마군은 아웅이 속한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과 섬광수류탄, 실탄을 쉴 새 없이 퍼붓기 시작했다. 포위망을 좁혀오는 군인들을 피해 시위대는 사방으로 흩어졌다. 그때 근처에서 폭발이 일었다. 얼마 후, 쓰러진 아웅 주변을 중무장한 군인들이 에워쌌다.군인들은 “지금 네 ‘어머니’는 어디에 있느냐”고 아웅산 수치 여사를 언급하며 아웅을 조롱했다. 그리곤 폭발 충격으로 피가 철철 흐르는 아웅의 손을 향해 총을 발사했다. 목격자는 “군인들은 무릎을 꿇은 아웅의 손에 총을 쐈다. 한 치의 망설임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아웅의 시련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병사들은 아웅의 남은 왼쪽 손마저 고무탄으로 가격했다. 쓰러진 아웅의 얼굴도 군홧발로 계속 걷어찼다. 그때, 현장에 있던 한 여성이 세 손가락 경례와 함께 반쿠데타 구호를 외치기 시작했다. 그러자 다른 시위자들이 하나둘 주변으로 모여들었다. 그리곤 피투성이가 된 아웅을 보고 온몸을 내던졌다. 자칫 그들도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주저하지 않고 인간 바리케이드를 쳤다.목격자는 “군인들은 이미 의식을 잃은 아웅의 얼굴과 다리를 걷어차고 주먹으로 때렸다. 보다 못한 시위자들이 그를 보호하려 달려들었다”고 말했다. 미얀마나우는 만약 15명의 다른 시위자들이 달려들지 않았다면, 아웅은 목숨을 잃었을 거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군인들은 멈추라고 간청하는 시위자들까지 마구잡이로 폭행했다. 그들 밑으로 삐져나온 아웅의 다리에는 실탄을 쐈다. 중상을 입은 다른 시위자들과 함께 체포돼 군 병원으로 이송된 아웅의 상태는 심각했다. 오른쪽 손목은 절단됐고, 왼쪽 손도 영구적으로 기능을 상실했다. 오른쪽 다리 2곳에 총상을 입었으며, 실탄 8발을 맞은 왼쪽 다리도 곧 절단해야 할 처지다. 군홧발에 짓밟힌 얼굴도 만신창이다. 오른쪽 눈은 실명됐다. 아웅의 지인은 미얀마나우에 “얼굴 가까이에 대고 무기를 휘둘러 오른쪽 눈 손상은 고칠 수 없다”는 의사 말을 전했다. 개인병원에서의 치료를 타진해보았으나, 아웅이 형법 505a조에 따라 징역 3년 형에 처할 수 있는 선동죄로 기소돼 군 병원에서 퇴원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현지 대학 토목공학과 3학년 학생으로 국가 발전에 이바지하겠다는 포부를 품고 있었던 아웅은 이제 학업을 계속할 수 있을지조차 모른다. 아웅의 아버지는 “아내가 아들에게 생일 선물로 준 반지는 엉망이 된 손에 쥐어져 있었다. 아들이 내게 손을 쓰지 않고 설계도를 그릴 수 있는지 물었다. 오른쪽 눈이 멀어버린 아들이 글은 읽을 수 있을까. 앞니 하나 없이 말은 제대로 할 수 있을까”라고 하소연했다. “늘 정의의 편에 섰던 아들”이라며 가슴을 쳤다. 미얀마 군경의 진압으로 사망한 시민은 공식 집계된 것만 700명을 넘어섰다. 몹쓸 군경은 이제 사망자 시신을 넘겨주는 대가로 돈까지 요구하고 있다. 아웅과 같은 미얀마 Z세대가 저항의 선봉에 선 이유다. LA타임스에 따르면 유럽 유학을 꿈꾸던 한 26살 여대생도 정글로 들어가 소수민족 무장단체와 게릴라전을 준비 중이다. “투쟁이 두렵지 않다. 죽을 준비가 되어 있다”는 그의 말에서 미얀마 청년 세대의 민주화 열망이 엿보인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벨 감독 “완벽한 경기로 올림픽 간다”

    벨 감독 “완벽한 경기로 올림픽 간다”

    콜린 벨 한국 여자 축구 대표팀 감독이 중국 원정에서 반드시 승리해 사상 첫 올림픽 본선 진출의 새 역사를 쓰겠다고 다짐했다. 중국과의 도쿄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 플레이오프(PO) 2차전 원정 경기를 하루 앞둔 12일 현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벨 감독은 “1차전에서 패해 좋은 상황은 아니지만 내일 경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우리 능력을 믿고 승리해 올림픽 진출권을 따겠다”고 말했다. 한국 여자축구는 13일 오후 5시 중국 쑤저우 올림픽 스포츠 센터에서 PO 2차전을 벌인다. 지난 8일 고양에서 열린 홈 1차전에서는 1-2로 무릎을 꿇었다.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두 경기 점수를 더해 최종 결과가 나온다. 동률이면 원정 다득점 원칙이 적용되기 때문에 안방에서 두 골을 내준 한국은 적어도 2골 이상은 넣으며 이겨야 한다. 벨 감독은 “중국은 상대 실수를 파고드는 능력이 있는 팀”이라며 “내일 이기고 도쿄에 가려면 거의 완벽한 경기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차전을 분석해보니 수비에서 실수 2개가 패배로 이어졌는 데 보완해야 할 부분”이라며 “피지컬, 세트피스가 좋은 중국을 상대로 수비적으로는 안정을 찾고, 자신 있게 맞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벨 감독은 또 “몇 골을 넣어야 하는지 알고 있지만 두렵지는 않다. 기대감을 갖고 마주해야 할 도전”이라며 “주축 선수들이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기를 바란다. 1차전 때 지소연이 강채림에게 패스를 넣어준 것 같은 모습이 더 나와야 한다”고 했다. 대표팀 합류 시점이 늦어 1차전에 나서지 못했던 조소현(토트넘 위민)도 2차전에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벨 감독은 “1차전 때는 몸 상태가 준비되지 않았으나 지금은 팀에 잘 흡수돼 훈련을 잘하고 컨디션도 끌어 올렸다”며 “2차전 출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자슈취안 중국 감독은 “정신적, 신체적으로 회복할 충분한 시간을 가졌다”면서 “선수들에게 1차전은 잊고 이번 경기만 집중하자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과 우리는 서로를 이미 잘 아는 만큼 2차전에 나서면서는 비밀이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우리는 지난해부터 경기 준비를 위해 쑤저우에 머무르며 날씨 등 모든 환경에 대처해왔다”고 말하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차별의 색’ 짙게 바른 아파트

    ‘차별의 색’ 짙게 바른 아파트

    “분홍색 동은 임대아파트예요. 우리 가족은 파란색 분양아파트에 살아요.” 12일 서울 노원구 중계동의 A아파트에서 만난 초등학교 6학년 정모(13)군은 “같은 단지인데 왜 일부만 분홍색이냐”는 기자의 물음에 이렇게 답했다. 16개 동으로 구성된 이 아파트의 13개 동은 파란색 새 페인트로 도색된 상태였지만 나머지 3개 동의 외관은 빛바랜 분홍색이었다. ●16개동 중 ‘임대’ 3개동 빼고 새로 도색 1999년 준공된 A아파트는 분양아파트와 공공임대아파트가 섞인 ‘소셜믹스’ 형태로 지어졌다. 사회·경제적 수준이 다른 주민들이 함께 어울려 살도록 해 계층 격차를 완화하는 취지의 주거공급 방식이다. A아파트 관리사무소는 2012년 이후 8년 만인 지난해 가을부터 외벽 도색 작업을 시작했지만 임대아파트는 대상에서 제외했다. 관리 주체와 관리비 체계가 분양아파트와 다르다는 이유에서다. 결과적으로 전체 입주민의 30%가 거주하는 임대아파트만 낡은 외벽 상태로 방치되면서 소셜믹스를 잘 몰랐던 동네 주민들도 ‘분홍색 동은 임대아파트’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임대아파트에 사는 황용삼(52)씨는 “주변 아파트는 모두 깨끗한데 바로 옆인 우리 동은 낡아서 괜히 눈치가 보인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부지만 한 곳에… 관리는 ‘따로따로’ 아파트 도색은 세입자가 아닌 집주인의 몫이다. 파란색 분양아파트는 집주인이 부담하는 장기수선충당금에서 약 3억원을 도색비로 썼다. 분홍색 임대아파트의 집주인은 서울시다. 임대아파트 주민들은 외벽 색이 달라 나타나는 사회적 낙인을 걱정하면서도 서울시나 위탁관리하는 서울주택도시공사(SH)에 도색을 요구하기는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강길지(80)씨는 “거주민 대부분이 새터민이나 장애인, 저소득층이라 입에 풀칠하기 바쁘다”며 “‘우리가 무슨 힘이 있나’라는 생각에 하소연만 한다”고 말했다. ●답십리 아파트엔 임대동에만 철조망 임대아파트와 분양아파트의 구조 등 외관상 차이는 차별을 강화하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동의 B아파트는 4개 동 중 1개의 임대 동에만 철조망을 둘러 경계를 나눴다. 출입구도, 주차구역도 달라 한 단지로 보기 힘들 정도다. 인근 주민인 김민영(20)씨는 “어릴 때 임대 동에 살던 친구는 집에 대해 얘기하는 걸 부끄러워했다”면서 “계속 어울리지 못하고 집안 형편이 비슷한 친구들끼리 모여 다녔다”고 전했다. ●SH 임대아파트 위탁관리 소홀 지적 오정석 SH 도시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재개발·재건축 임대아파트는 완공 후 서울시가 매입하고 SH가 위탁관리하기에 분양아파트와 외관상 차이가 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분양아파트가 주택 가격을 의식해 외관 도색과 관리에 적극적인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일반 아파트들이 5~7년마다 아파트 외벽을 새로 칠하는 점을 고려하면 SH가 임대아파트 관리에 소홀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SH 관계자는 “매매아파트와 임대아파트의 공존을 위해 내년에 A아파트 임대 동 도색을 검토하겠다”며 “다만 단지 상태를 평가한 후 도색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글 사진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서울시 “‘전문가용 키트’, 자가진단 활용 가능성 검토”

    서울시 “‘전문가용 키트’, 자가진단 활용 가능성 검토”

    ‘서울형 상생방역’ 계획 중 하나로 추진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속 항원검사 자가진단 시범사업과 관련해, 서울시는 전문가용으로 승인된 키트의 활용 가능성을 알아보고 있다고 밝혔다. 시에 따르면, 시범사업에 쓰일 신속 항원검사용 키트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이미 승인해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사용되고 있는 제품이다. 다만 의료진이 검체 채취를 담당하는 ‘전문가 사용’을 조건으로 승인을 받았다. 해당 제품은 의료진이 검사 대상자의 콧속 깊숙하게 면봉을 넣는 ‘비인두도말’ 검체 채취법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에 서울시는 똑같은 제품으로 검사 대상자 본인이 코 앞쪽(비강)에서 검체를 채취하는 방식을 함께 시험해 두 방법의 민감도 등을 비교 평가할 방침이다. 서울시는 “기존 중합효소연쇄반응(PCR) 검사방식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검사 보조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이라며 “자가진단 검사를 통해 검사량을 대폭 늘려 지역사회에 숨어 있는 감염자를 발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신속 항원검사는 기존의 ‘비인두도말 PCR 검사’와 검사 대상자의 침을 검체로 이용하는 ‘타액 PCR 검사’와 함께 임시 선별진료소에서 활용하고 있는 3가지 방법 중 하나다. 다만 타액 PCR검사나 신속 항원검사의 경우, 양성 의심 반응이 나오면 비인두도말 PCR 검사를 하는 조건으로 이용되는 보조 수단이다. 서울시는 “해외에서는 신속 항원검사 키트를 의료진이 사용할 때뿐만 아니라 검사 대상자 스스로 검체를 채취할 때도 활용하고 있다”면서 “작년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NEJM)에 실린 논문 등에 따르면 민감도는 80∼90% 이상, 특이도는 99% 이상이었다”고 주장했다. 서울시는 “시범사업을 노래연습장 등 다중이용시설을 대상으로 실시할 예정”이라며 “전문가들과 협의해 구체적인 시범사업 모형을 개발 중”이라고 덧붙였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같은 아파트인데 분양은 파란색, 임대는 분홍색?

    같은 아파트인데 분양은 파란색, 임대는 분홍색?

    “낡은 분홍색 동은 임대아파트이에요. 우리 가족은 분홍색 임대아파트가 아니라 파란색 분양아파트에 살아요.” 12일 찾은 서울 노원구 중계동의 A 아파트. 1차와 2차 16개동 중 13개동의 외벽은 파란색 페인트로 새단장을 했지만, 나머지 3개동의 외관은 빛바랜 분홍빛이었다. 단지 안에서 만난 초등학교 6학년 주민 정모(13)군에게 “같은 아파트인데 왜 저 건물들만 분홍색이냐”고 묻자 그는 이렇게 답했다. 분양아파트와 공공임대 아파트가 섞인 소셜믹스로 만들어진 이 아파트는 2012년 이후 약 8년 만인 지난해 가을부터 외벽 도색 작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2차 단지에서는 9개동 중 1개동을, 1차 단지에서는 7개동 가운데 2개 동은 도색 작업을 하지 않았다. 임대아파트는 관리 주체나 관리비 체계가 분양 세대와 다르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결국 약 30% 주민이 사는 임대아파트만 낡은 외벽이 그래도 남겨진 탓에 사정을 잘 알지 못했던 동네 주민들에게도 “분홍색 동은 임대 아파트”라는 사실이 알려졌다. 임대아파트에 사는 황용삼(52)씨는 “주변 아파트는 모두 깨끗한데 바로 옆인 우리 동은 낡아서 괜히 눈치가 보인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아파트 도색은 세입자가 아닌 ‘집주인’의 몫이다. 분양아파트는 집주인이 부담하는 장기수선충당금에서 약 3억원을 도색비로 썼다. 임대아파트 주민들은 사회적 낙인 찍기를 우려하면서도 ‘집주인’인 서울시나 위탁관리하는 서울주택도시공사(SH)에 목소리를 내기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강길지(80)씨는 “거주민 대부분이 새터민이나 장애인, 저소득층 등 사회적 약자”라면서 “다들 생계를 꾸리기도 바쁘고 ‘우리가 무슨 힘이 있나’는 생각에 서로 하소연만 한다”고 했다. 임대아파트와 분양아파트의 구조 등 외관상 차이는 차별을 강화하는 수단으로 작동하기도 한다. 임대동에만 따로 철조망을 친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의 B아파트 인근에서 사는 김민영(20)씨는 “주변에서도 무시하다보니 임대동에 사는 친구는 스스로 집에 대해 얘기하는 걸 부끄러워했다”면서 “계속 어울리지 못하고 끼리끼리 다니게 됐다”고 했다. 13년째 임대동을 경비하는 박모씨는 “예전에는 어린 아이들도 살았지만, 지금은 사실상 노인만 남았다”고 귀띔했다. 오정석 SH 도시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재개발·재건축 임대아파트는 지어진 후 서울시가 매입해 SH가 위탁관리하기에 분양 아파트와 외관상 차이가 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면서 “분양 세대가 주택 가격을 의식해 외관 도색 등에 적극적인 편”이라고 짚었다. 그러나 통상 5~7년마다 아파트를 도색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SH가 관리에 소홀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SH 관계자는 “매매아파트와 임대아파트의 공존을 위해서 내년에는 임대아파트를 도색하겠다”면서도 “단지 상태를 평가한 후 도색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공무원 투기하러 헐값에 고향 뺏었나”… 세종 토박이들 부글부글

    “공무원 투기하러 헐값에 고향 뺏었나”… 세종 토박이들 부글부글

    토지 수용된 주민 60%는 보상 1억 미만타지 이주하거나 임대주택 생활고 겪어산단 개발지엔 이익 노린 외지인들 ‘벌집’“농사 못 지어 막막… 돈 있는 사람만 좋아”“나라에서 고향을 빼앗더니, 세종시가 공무원들의 부동산 투기장이 됐다. 너무나도 서글프다.” 지난 6일 세종시 장군면 충렬사에서 열린 유형(1566~1615) 장군 제향식에서 만난 임만수(76·연기향교 전교)씨는 “자기들(공직자, 권력자 등)끼리 부동산 상승효과는 다 챙기고 고향을 내준 원주민은 상처만 받고 있다”면서 “참, 괘씸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세종시의 아파트 값이 전국 최고 많이 올랐고 주변 땅값도 수십 배 올랐지만, 정작 세종시에 조상 대대로 터를 잡고 살던 원주민들은 갈 곳 없는 신세가 됐다. 엄청난 개발 이익은 모두 외지인이 독차지했기 때문이다.11일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세종특별본부에 따르면 세종특별자치시 465.23㎢ 중 72.9㎢가 신도시다. 중앙부처 이전 부지 등 신도시 사업 지역에 살던 원주민 2300여 세대가 고향을 떠나 타지로 이전했다. 임씨는 “1억원 미만 보상을 받은 주민이 60%에 이르고, 5억원 넘게 받은 원주민은 3%에 불과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했다. 보상금을 얼마 못 받은 원주민 450여 가구는 세종시 도담동 도램7단지 영구임대아파트 7, 8단지에 입주했다. 임완수(77)씨는 “일 가진 사람이 거의 없다. 몇 푼 안 되는 보상금을 까먹거나 자식들이 도와줘 먹고산다”고 귀띔했다. 그는 “‘행복아파트’라고 부르지만 여기 주민 대부분이 (이름처럼) 행복하지 않다”며 “고향에 살 때는 어려웠어도 밥을 나눠 먹고, 문 닫지 않고 살아도 되고 그랬는데…(고향 잃은 게) 한스럽다”고 말끝을 흐렸다. 또 최기현(75)씨는 2012년 고향인 세종시를 떠나 공주에 집을 마련했다. 하지만 적은 보상비 때문에 농사지을 땅은 부여에 샀다. 최씨는 “요즘 부여까지 매일 1시간씩 넘게 출퇴근을 하며 농사를 짓고 있다”면서 “그 좋은 논을 다 빼앗기고 타향에 와서 이 게 뭐 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불평했다. 진의리 주민들이 농사를 짓던 드넓은 장남평야는 지난해 10월 국내 도심 최대 규모의 국립 세종수목원이 만들어졌다. 최씨는 “툭하면 고향 땅이 ‘얼마 올랐다’고 하고, 거기 들어온 공무원이나 고위층이 투기했다는 소식을 들으면 속이 터진다”면서 “세종신도시가 외지인만 배를 불려 줬다”고 비판했다.고향을 빼앗기고 더러는 부초(浮草)처럼 떠도는 신도시 원주민의 현재는 개발을 앞둔 또 다른 세종시 원주민에게 두려운 미래다. LH 투기 사태 이후 세종시 공무원 가족이 투기해 주목을 받은 스마트국가산업단지 예정지 주민이 대표적이다. 연서면 와촌리로 접어들자 언론에 자주 나온 똑같은 모양의 흰색 조립식 주택(일명 ‘벌집’) 여러 채가 눈에 들어왔다. 마을에서 만난 김모 할머니는 “살기 좋은 고향 떠나면 농사도 못 짓고, 어떻게 사나”라면서 “불안해서 잠이 안 온다”고 하소연했다. 김 할머니는 “저 벌집은 주말에만 주인이 아이들을 데리고 와 놀다 간다”면서 “마을 주민들은 죽을 지경인데, 돈 있는 사람들만 배를 불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와촌리 등 주민들은 지난달 30일 세종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왜 원주민들만 희생돼야 하느냐”며 산단 철회를 요구했다. 글 사진 세종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공무원들 투기장 만들려고 행정도시 건설했나”

    “공무원들 투기장 만들려고 행정도시 건설했나”

    “나라에서 고향을 빼앗더니 공무원들 부동산 투기장이 됐다. 너무나도 서글프다” 지난 6일 세종시 장군면 충렬사에서 열린 유형(1566~1615) 장군 제향식에서 만난 임만수(76·연기향교 전교)씨는 “참, 괘씸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옛 충남 연기군 때부터 지역 유림들이 지내온 이날 제향에서 임씨는 초헌관(初獻官·제사 때 첫번째로 술잔을 올리는 제관)으로 험한 말을 피하려고 애썼지만 끝내 “지들(공직자, 권력자 등)끼리 부동산 상승 효과는 다 챙기고 고향을 내준 원주민은 상처만 받고 있다”면서 “우리에게 보상은 새발의 피 만큼도 안주고…나쁜 ×들이다”고 가슴 속 말을 쏟아냈다. 임씨는 신도시 개발지 원주민 중 마지막으로 2013년 남면 진의리 고향을 떠났다. 그는 “이웃이 다 떠나고 딱 2집만 남았는데 섬뜩하더라”고 회고했다. 신도시 개발 보상금이 나온다니까 젊은이들은 기대감에 들 떴고, 나이 든 주민들은 “어떻게 고향을 떠나나”라며 실의에 빠졌다. 진의리 이장이던 임씨는 행정도시 반대 남면대책위원장을 맡았다. 그는 “고향을 살리려고 서울 광화문광장, 국회의사당, 청와대 등 안 간 데가 없다. 마침 서울에서 ‘수도이전 반대론’을 주장하는 사람이 많아 서로 연대하기도 했다”면서 “연기군 동면 용호리에서 공주시 장기면 제천리까지 모두 부안 임씨 세거지였다. 이곳이 송두리째 세종시로 편입되면서 일제강점기 때나 전쟁 때에도 지켜온 조상묘들을 죄다 파내서 이장을 해야할 판이 되니까 눈이 뒤집혔다”고 했다. 고향에서 농사를 지어온 임씨는 결국 조상묘를 공주 등으로 이장하고, 집은 연서면 신대리로 옮겨야 했다. 그는 3.3㎡당 21만 5000원의 보상을 받았지만 신도시 내 미수용 땅은 현재 1000만원 가까이 올랐다. 임씨는 “속이 상해서 고향을 떠난 뒤 한번도 안 갔다”고 했다. 원주민 110여명은 “고향 아니면 주변 땅이라도 내놓으라”며 지금까지 이주자 택지 제공을 거부 중이다. 이어 금강을 따라 공주시 쪽으로 차를 몰아 장군면 금암리로 들어서자 산 중턱에 ‘세종시 공공시설 복합단지’라는 대형 입간판이 나타났다. 병원 등 건립 부지로 최근 행정안전부와 세종시청 공무원이 공동 투기했다는 곳이다. 주변 부동산중개업소 주인은 “농림지역을 관리지역으로 풀면 땅값이 폭등한다. 풀었는지 (땅 전문가인) 나도 몰랐다”면서 “지들(공무원)끼리 입안하고 투기 잔치를 벌여 앉아서 몇억씩 번다”고 비난했다. 10여년 전 3.3㎡당 30만원 안팎이던 금암2리 전원주택지가 300만~350만원까지 올랐다. 그는 “마을에 10여 채 있던 집을 외지인이 다 사들여 원주민은 노인이 사는 두 채만 남았다”고 했다. 그는 또 이주 공무원에 제공하는 특별공급 얘기를 꺼내더니 “시민에게 아파트 분양은 ‘로또’다. 신도시 분양이 끝나가는데 특공 비율을 줄인다는 건 ‘뒷북’ 치는 것”이라고 했다. 11일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세종특별본부에 따르면 세종특별자치시 465.23㎢ 중 72.9㎢가 신도시다. 중앙부처 이전지인 1단계 사업지역 722 세대 등 신도시 터에 살던 원주민 2300여 세대가 고향을 떠나 타지로 이전했다. 임씨는 “1억원 미만 보상을 받은 주민이 60%에 이르고, 5억원 넘게 받은 원주민은 3%에 불과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했다.임씨와 같은 마을에 살던 최기현(75)씨는 2012년 고향을 떠나 공주로 이사했다. 최씨는 “집은 그나마 고향과 가까운 서세종IC 근처 공주시 월성동에 마련했지만, 논은 평(3.3㎡)당 22만원 받은 보상 가지고는 세종이나 공주에 살 수 없었다”면서 “당시 공주시 장기면(현 세종시) 논 값이 평당 70만~80만원 해 엄두도 못냈다. 좀 더 많은 농사를 지으려다보니 10만원도 안 되던 부여에 논 1만㎡를 샀다”고 했다. 최씨는 요즘 부여 논을 매일 1시간씩 넘게 오간다. 최씨는 “그 좋은 논을 다 빼앗기고 타향에 와서 이 게 뭐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불평했다. 진의리 주민들이 농사를 짓던 드넓은 장남평야는 지난해 10월 국내 도심 최대 규모의 국립 세종수목원이 만들어졌다. 최씨는 “툭하면 고향 땅이 ‘얼마 올랐다’고 하고, 거기 들어온 공무원이나 고위층이 투기했다는 소식을 들으면 속이 터진다”면서 “타향살이의 서러움을 고향 이웃들과 만나 ‘어떻게 사느냐’면서 옛정을 나누고 향수를 달랬는데 코로나로 너무 오랫동안 못 만나 더 환장하겠다. 옛날 동네 이웃과 아주머니들이 많이 생각난다”고 말했다. 보상금을 얼마 못 받은 원주민은 세종시 도담동 도램7단지 영구임대아파트 7,8단지로 들어갔다. 450여 가구다. 임완수(77)씨는 “일 가진 사람이 거의 없다. 몇 푼 안되는 보상금을 까먹거나 자식들이 도와줘 먹고산다”고 귀띔했다. 그는 “‘행복아파트’라고 부르는데 행복하다는 뜻이 아니고 행정(중심복합)도시라는 뜻이다. 여기 주민 대부분이 (이름처럼) 행복하지도 않다”며 “고향에 살 때는 어려웠어도 밥을 나눠먹고, 문 닫지않고 살아도 되고 그랬는데…(고향 잃은 게) 한스럽다”고 말끝을 흐렸다. 고향을 빼앗기고 더러는 부초(浮草)처럼 떠도는 신도시 원주민의 현재는 개발을 앞둔 또다른 세종시 원주민에게 두려운 미래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 이후 세종시 공무원 가족이 투기해 주목을 받은 스마트국가산업단지 예정지 주민이 대표적이다. 연서면 와촌리로 접어들자 언론에 자주 나온 똑같은 모양의 흰색 조립식 주택(일명 ‘벌집’) 여러 채가 눈에 들어왔다. 마을에서 만난 한 할머니는 “살기좋은 고향 떠나면 농사도 못 짓고, 어떻게 사나”라면서 “아들도 고향에 돌아와 소 키운다며 빚도 많이 졌는데…어디 가서 뭐 먹고 살고, 자식 셋을 어떻게 키우냐. 잠도 안온다”고 하소연했다. 할머니는 “저 벌집은 주말에만 주인이 아이들을 데리고와 놀다 간다”면서 “마을 주민들은 죽을 지경인데, 돈 있는 사람들만 배를 불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소 30 마리를 키우는 마을 이장 오옥균(66)씨는 “나도 (어디 가서 살지) 대책이 없다”고 했다. 2023년 착공하는 스마트국가산단 조성으로 떠날 원주민은 와촌리와 일부 부동리 등 150 가구 200여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오씨는 “주변 땅값이 3.3㎡당 110만원이나 오른 상황에서 24만원 정도씩 보상한다는데 말이 되느냐. 국회의사당이 오니 뭐니 떠들어 땅값이 부르는 게 값이고, 주인이 내놓지 않아서 세종시 땅은 살 수도 없다” “다른 곳에는 혐오시설이란 이유로 소 축사도 새로 못 짓는다” “복숭아, 배 등 과수원 갖고 있는 주민은 또 어떻게 하느냐. 부여나 논산에 논을 샀던 신도시 원주민이 같은 값에 되팔려고 해도 (인기 없어) 안 팔린다고 하더라” “제일 큰 걱정은 타지에서 뭐 하고 사느냐다. 늙어서 경비도 쉽지않고…”라고 말을 쏟아냈다. 오씨는 “신도시 원주민들이 고향을 떠나 살아온 것을 보면 (우리도) 이주하기가 너무나 두렵다”고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와촌리 등 주민들은 지난달 30일 세종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왜 원주민들만 희생돼야 하느냐”고 산단 철회를 요구했다. 글·사진 세종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中 못 넘은 여자축구… 올림픽 본선행 위기

    中 못 넘은 여자축구… 올림픽 본선행 위기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축구 대표팀이 8일 고양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축구 아시아 최종예선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중국에 1-2로 패하며 사상 첫 올림픽 본선 진출의 꿈이 불투명해졌다. 한국은 2015년 2연승 이후 6년 가까이 중국에 1무5패로 승리하지 못하며 역대 전적이 4승6무28패가 됐다. 한국은 13일 중국 쑤저우 올림픽스포츠센터에서 열리는 원정 2차전에서 대반전을 노려야 한다. 2골 차 이상으로 승리하면 무조건 도쿄행이 가능하다. 1, 2차전 합계 무승부에 원정 다득점까지 같으면 연장전을 펼치고 필요시 승부차기를 통해 막차 티켓의 주인을 가린다. 한국은 124번째 A매치를 맞은 노련한 지소연(첼시 위민)을 중심으로 각각 4번째, 12번째 출전의 신예 추효주(수원도시공사)와 강채림(인천현대제철)을 좌우에 배치했다. 중국은 최종예선에서 각각 4골과 3골을 터뜨린 탕쟈리와 왕샨샨을 투톱으로 세웠다. 경기 초반 피지컬을 앞세운 중국에 밀리던 한국은 이내 지소연을 중심으로 전열을 가다듬어 반격에 나섰다. 추효주와 장슬기(인천현대제철)로 이어지는 왼쪽 라인이 활발했다. 한국은 전반 33분 상대 크로스 상황에서 장신을 놓치며 선제골을 얻어맞았다. 그러나 6분 뒤 역습 상황에서 지소연이 오른쪽 앞 공간으로 밀어준 공을 잡아 박스 오른쪽 모서리로 들어간 강채림이 반대편 포스트를 향해 과감하게 오른발 슛을 해 동점골을 터뜨렸다. 후반에도 일진일퇴를 거듭하던 경기는 돌발 상황으로 갈렸다. 손화연(인천현대제철)이 박스 안 경합 과정에서 반칙을 저질러 페널티킥이 선언됐고 후반 28분 왕슈앙이 차 넣었다. 한국은 이금민(브라이턴 위민)과 여민지(한국수력원자력) 등 공격 자원을 대거 투입해 총공세를 펼쳤으나 중국 골문을 더 열지 못했다. 벨 감독은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가 지배하는 경기여서 충분히 비길 수 있었는데 아쉽다”면서 “도쿄 숙소 예약을 벌써 할 필요는 없다고 중국에게 말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지소연은 “절반만 끝난 것이기 때문에 중국에 가서 반드시 이기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벨 감독 “中 강하지만… 지소연·이금민·조소현 있다”

    벨 감독 “中 강하지만… 지소연·이금민·조소현 있다”

    “해외파 역량으로 차이 만들 것” 자신감지소연 “우리 모두 간절… 중국전 생각뿐”“기대가 크다. 역사를 만들고 싶다.” 사상 첫 올림픽 본선 티켓에 도전하는 여자축구 대표팀의 콜린 벨(60) 감독과 ‘베테랑’ 지소연(30)이 7일 열린 언택트 기자회견에서 한 목소리로 역사를 만들겠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대표팀은 8일 오후 4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중국을 상대로 도쿄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플레이오프 홈 1차전을 펼친다. 2차전은 13일 중국 쑤저우에서 열린다. 국제축구연맹(FIFA) 세계랭킹 15위로 한국보다 3계단이 높은 중국과의 경기를 하루 앞두고 공식 기자회견에 나선 벨 감독은 객관적인 전력이 열세인데 선수에게 어떻게 동기를 부여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중국이 우세할 수 있지만 역사를 만들고 싶다. 이게 우리의 동기다. 두 경기에 걸린 게 많아서 모든 걸 쏟아붓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우리에겐 지소연과 이금민, 오늘 입국한 조소현 등 영국에서 뛰는 3명의 해외파가 있다. 합류는 늦었지만 빠르게 적응 중이다”면서 “이들이 가진 역량을 밑천으로 경기에서 차이를 만들고 싶다”고 자신했다. 그러면서도 벨 감독은 “‘코어(주축)’는 국내파”라고 신뢰를 보내면서 “모두가 합류한 건 1년 만이다. 그럼에도 공백을 못 느낄 만큼 잘 스며들었다.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소집된 선수 중 유일하게 중국을 상대로 득점(3골)을 기록한 지소연은 “차출에 흔쾌히 응해준 소속팀에 감사드린다”면서 “대표팀 합류 이전부터 계속해서 중국의 경기 영상을 봤다. 선수들 모두 올림픽이 간절하다. 오로지 중국전 얘기만 한다”고 전했다. 중국대표팀 자슈취안(58) 감독도 화상 인터뷰에서 “중국은 한국과 랭킹 등 비슷한 상황이지만 큰 도전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두 경기 모두 이길 자신이 있다. 그동안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나도 올림픽에 나간 적이 있다. 우리 여자 선수들에게도 올림픽 출전의 감동을 느끼게 해주고 싶다. 그라운드에서 많은 득점을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지하철 타기 겁나? 택시비 대신 내드려요” 자비 턴 한국계 여성…1억 기부금 답지 (인터뷰)

    “지하철 타기 겁나? 택시비 대신 내드려요” 자비 턴 한국계 여성…1억 기부금 답지 (인터뷰)

    길거리나 지하철 등 공공장소에서의 잇단 증오범죄가 아시아계 미국인의 ‘이동권’을 위협하고 있다. 특히 일일 이용객 500만 명의 뉴욕 지하철은 아시아계 미국인에게 공포의 대상이 됐다. 뉴욕 지하철에서는 지난 주에도 아시아계 여성과 그의 자녀, 또 다른 아시아계 남성을 상대로 한 증오범죄가 연이어 발생했다. 조롱과 멸시, 폭언은 물론 신체적 폭행까지 가해진 인종차별 사건에 이젠 무서워서 지하철 못타겠다는 하소연이 나온다. 이처럼 지하철 이용에 대한 불안이 확산하자, 한국계 여성 한 명이 택시비를 대신 내주겠다고 나섰다. 6일 abc7(뉴욕)은 뉴욕 브루클린에 사는 한국계 미국인 매들린 박(29, 한국이름 박나진)씨가 자비를 털어 증오범죄에 노출된 아시아계 미국인들의 택시비 지원에 나섰다고 보도했다.자신의 애칭을 딴 ‘매디 캡’(매디 택시) 캠페인을 시작한 박씨는 “이동이 필요하면 우버, 리프트 택시를 타고 내게 비용을 청구하라”며 2000달러(약 220만 원)을 내놓았다. 그는 “두려움에 떨면서도 어쩔 수 없이 지하철을 이용해야 하는 뉴욕의 아시아계 여성과 노인, 성소수자에게 40달러(약 4만 원)씩 택시비를 지원하겠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매디 캡’ 장기 운영을 위한 추가 자금 모금을 펼쳤다. 결과는 놀라웠다. 미국 전역에서 48시간 동안 10만 달러(약 1억 1100만 원) 넘는 후원금이 쏟아졌다. abc뉴스와 폭스뉴스 등도 해당 캠페인에 관심을 드러냈다. 그렇다면 박씨는 어떻게 자비까지 털어 택시비 지원을 할 생각을 했을까. 박씨는 7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학생일 때 생각이 났다”고 밝혔다.15년 전 미국으로 건너가 현재는 뉴욕에서 치과의사로 일하는 박씨는 “요즘 인종차별 증오범죄 사건이 자주 터져 불안했다. 지난주에는 누군가 지하철에서 나와 같은 나이의 한국계 여성 가방에 불을 붙였더라. 지하철 타기가 무서웠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혼자 지하철을 타고 출근하는 30분 내내 두려움에 떨었다. 누가 나를 공격하지는 않을까 무서웠다. 무슨 일이 생겨도 나서주는 사람 하나 없는 최악의 경우까지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박씨는 지하철 대신 택시를 타고 출퇴근하기로 결정했다. 다행히 일주일에 한 번 출근하는 터라 부담은 적었다. 하지만 매일같이 택시를 이용할 형편이 안 되는 다른 아시안은 어쩌나 하는 걱정이 앞섰다. 특히 학생들 걱정이 컸다. 박씨는 “내가 학생일 때 생각이 났다. 돈 아끼려고 항상 지하철을 타고 걸어다녔다. 나 같은 학생들이 많을 것 같아 속상했다. 택시 탈 돈만 있으면 그래도 안전이 보장될 것 같아 SNS를 통해 ‘매디 캡’ 캠페인을 시작했다”고 전했다.박씨에 따르면 현재까지 택시비 지원을 요청한 사람은 매일 출퇴근하는 병원 간호사, 부모님 모시고 병원에 가던 자녀, 코로나19 백신을 맞으러 가던 사람, 밤거리에서 위협을 느낀 사람, 지하철을 타려다 수상한 사람을 보고 뛰쳐나온 사람 등으로 다양하다. 박씨는 “밖에 나가기가 무섭다고들 하더라”면서 “과거에도 증오범죄는 많았으나 보도가 안 됐을 뿐이라고 하던데, 애틀랜타 총격사건 등을 보면 그런 것 같지도 않다. 코로나19는 작년부터 유행했는데 왜 이제와서 갑자기 아시안 증오범죄가 늘었는지 모르겠다”고 갸우뚱했다. 자신은 한국인이 많은 지역에서 자라 심한 인종차별을 겪어본 적이 없으며, 가끔 거리에서 인종차별적인 말을 하고 지나가는 사람 정도였는데 요즘 부쩍 증오범죄가 늘어난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박씨는 일단 기존 모금액이 소진될 때까지 모금을 잠정 중단했다. 박씨는 “전국 각지 다양한 인종 커뮤니티에서 기부금과 응원 메시지를 보내왔다”면서 “이번 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뉴욕의 아시안 커뮤니티를 지지하는지 알게 됐다”고 감사를 전했다. 박씨는 “뉴스를 보며 아시아계 미국인 모두가 똑같이 느꼈을 거다. 아무도 우리를 보호하지 않고, 눈 앞에서 폭행을 당해도 누구 하나 도와주는 사람이 없다는 절망감이 있었다. 그런데 이틀 동안 기부금이 쉬지 않고 들어오는 걸 보면서, 우리가 안전하기를 바라는 사람이 많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지 플로이드 사건과 같은 흑인 인종차별에 이어 이제는 애틀랜타 총격 등 아시안 인종차별까지, 너무 안 좋은 일이 계속됐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변화가 일어날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하루 빨리 ‘매디 캡’이 필요 없어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백혈병 걸렸다” 50대 여성에 속아 5억 뜯긴 이혼남

    “백혈병 걸렸다” 50대 여성에 속아 5억 뜯긴 이혼남

    결혼을 미끼로 이혼남에게 접근해 백혈병에 걸렸다며 5억원을 가로챈 50대 여성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제11형사부(재판장 정지선)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혐의로 기소된 50대 여성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고 7일 밝혔다. 제주도에서 커피숍을 운영하는 A씨는 지난 2017년 2월 초부터 이혼남인 B씨와 만남을 가졌다. A씨는 B씨에게 자신이 ‘유명 원두 유통업체 대표이며, 아버지는 과거의 유력 정치인이자 재력가’라고 소개했다. A씨는 B씨에게 “백혈병을 앓고 있어 치료에 돈이 많이 들어간다. 커피사업 운영도 어렵고 사업 청산에도 많은 비용이 드는데, 아버지가 아이까지 딸린 돌싱남(돌아온 싱글)인 당신과의 혼인을 반대하면서 지원을 거부해 힘들다”며 하소연했고 돈을 빌려달라고 B씨를 꾀어냈다. 결혼하면 당신 딸을 친딸처럼 키우겠다는 A씨의 말에 B씨는 2017년 2월부터 2019년 9월까지 총 80회에 걸쳐 5억4869만원을 송금했지만 이후 A씨와 연락이 끊겼다. 경찰조사결과 A씨는 백혈병에 걸려 치료를 받은 사실이 없으며, 유통업체 대표는커녕 별다른 재산도 없었다. 유력 정치인이자 재력가라던 A씨의 아버지 역시 지난 2010년 이미 사망했다. A씨는 지난 2013년 1월16일 사기죄로 징역 2년의 실형을 살고 출소했으며, 지난해 2월3일에도 사기죄로 징역 4년을 선고받아 복역 중이었다. A씨는 B씨를 상대로 한 범행 기간에도 사기죄로 재판을 받고 있었고, ‘아버지 치료를 위해 미국에 간다’는 말 역시 자신이 구속될 것에 대비한 거짓말이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女축구 사상 첫 올림픽, ‘만리장성’ 훌쩍 넘어라

    한국 여자 축구가 사상 첫 올림픽 본선을 향한 최종 관문으로 향한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축구 대표팀은 오는 8일 고양종합운동장, 13일 중국 쑤저우 올림픽스포츠센터에서 중국 대표팀과 도쿄올림픽 여자축구 최종예선 플레이오프(PO) 1, 2차전을 치른다. 격리 기간 없이 입국 뒤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으면 곧장 숙소로 이동해 훈련장과 운동장만 오가는 버블 방식으로 PO가 치러진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한국은 18위, 중국은 15위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여자축구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중국은 5차례 본선에 올라 은메달 1개를 따냈다. 한국은 중국과의 역대 전적에서 4승6무27패로 절대 열세이지만 중국이 넘지못할 벽은 아니다. 중국 격파를 위해 ‘에이스’ 지소연(30·첼시 위민)을 비롯해 조소현(33·토트넘 위민), 이금민(27·브라이턴 위민) 등 유럽파가 모두 집결했다. 1, 2차전 합계 무승부에 원정 다득점까지 같으면 2차전 이후 연장전을 펼치고 필요시 승부차기를 통해 막차 티켓의 최종 승자를 가린다. 지소연은 “중국과의 두 경기를 잘 치러 꼭 본선행 티켓을 땄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주장 김혜리(31·인천현대제철)는 “감독님이 빠른 공수전환과 능동적인 플레이를 많이 강조한다”면서 “개인적으로는 올림픽 본선 세 번째 도전인데 이번에는 꼭 가고 싶다”고 말했다. 현재 개최국 일본을 비롯해 브라질(남미), 뉴질랜드(오세아니아), 네덜란드, 스웨덴, 영국(유럽), 캐나다, 미국(북중미), 잠비아(아프리카), 호주(아시아) 등 10개국이 본선에 올랐다. 한국-중국, 칠레-카메룬의 PO 승자가 막차를 탄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천안 한양수자인 에코시티, 9일부터 1순위 청약

    천안 한양수자인 에코시티, 9일부터 1순위 청약

    충남 천안시에 새로운 랜드마크 단지가 될 ‘천안 한양수자인 에코시티’ 아파트가 본격 청약에 나선다. ㈜한양이 천안시 동남구 풍세면 보성리 일원에 공급하는 ‘천안 한양수자인 에코시티’는 지금까지 천안시에서 공급된 단지 중 최대 규모인 3200세대로 이뤄지는 미니신도시급 규모로 천안을 대표하는 랜드마크 단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천안 한양수자인 에코시티’는 대단지 구성에 매머드급 상가와 수영장, 대형카페, 의원, 주민센터 등 자족도시 기능을 할 수 있는 생활편의시설은 물론, 휘트니스센터, 도서관, 실내골프연습장 등 다양한 부대시설도 들어설 예정이라 천안의 새로운 랜드마크 단지로 떠오르고 있다. ‘천안 한양수자인 에코시티’는 지난해 정부가 풍세지구를 ‘천안·아산 강소연구개발특구’로 지정함으로서 개발에 따른 최대 수혜단지로 떠오르고 있으며, 84㎡ 타입에 5.5베이 및 세대구분형 평면 등 특화설계까지 갖췄다. 지난 2일 문을 연 ‘천안 한양수자인 에코시티’ 모델하우스에서도 수요자들의 높은 기대감이 나타나고 있다. 천안·아산역 인근 충남 아산시 배방읍 장재리 인근에 오픈한 ‘천안 한양수자인 에코시티’ 모델하우스는 현재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해 방문예약을 진행하고 있음에도 관람을 위한 문의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중소형 주택형에서 보기 드물게 세대구분형을 비롯해 거실·방 등을 대부분 전면에 배치한 5.5베이 구조는 모델하우스 방문객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천안 한양수자인 에코시티’는 전매제한이 없을 뿐 아니라 재당첨 및 거주지 제한도 받지 않고, 유주택자도 청약이 가능해 천안지역 실수요자는 물론 광역 투자 수요자까지 커다란 관심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관계자에 따르면 5.5베이 평면 임에도 환기와 통풍이 잘되도록 설계돼 입주자들이 선호할 뿐 아니라 세대 구분형 구조라서 임대 주기에도 편리하다. ‘천안 한양수자인 에코시티’는 오는 8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9일과 12일 1, 2순위 청약접수에 나선다. 분양가는 3.3㎡당 평균 800만원대로, 비규제지역에 공급되는 단지인 만큼 전매제한이 없을 뿐 아니라 재당첨 및 거주지 제한도 받지 않고, 유주택자도 청약이 가능해 안지역 실수요자는 물론 광역 투자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을 전망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지역 청년 예술인 작품 세종청사에서 만나요

    지역 청년 예술인 작품 세종청사에서 만나요

    정부세종청사와 세종컨벤션센터에 가면 지역·청년 예술가들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행정안전부 정부청사관리본부는 지역에서 오랫동안 활동해온 지역 예술인과 신진·청년 예술인의 작품 60여점을 정부세종청사와 세종컨벤션센터 복도와 로비, 휴게실, 회의등 등 곳곳에 올해 연말까지 전시한다고 6일 밝혔다. 청사관리본부는 주로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을 통해 임차한 미술작품을 전시했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미술관 휴관과 전시회 취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예술가들을 지원하자는 취지로 지역·청년 예술가들의 작품을 내걸게 됐다.전시작품은 세종·대전 지역에서 오랫동안 활동해온 지역 예술인의 작품이나 한국미술협회 대한민국미술대전에서 수상한 신진·청년 예술인 작품 중에서 선정했다. 전시 취지에 맞는 작품을 선정하기 위해 정부청사는 미술품 전시·운영자문회의를 개최했으며, 자문위원단의 자문을 거쳐 최종 60여점을 선정했다. 정부청사관리본부는 더 많은 예술인에게 전시 기회를 제공할 수 있도록 1년 단위로 작품을 교체할 예정이다. 아울러 ‘작가와의 대화’, ‘작품 설명회’ 등 온라인으로 연계하는 행사를 기획해 문화예술을 좀 더 깊게 누릴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할 계획이다. 조소연 정부청사관리본부장은 “앞으로 지역·청년 예술인 작품 외에도 장애인 예술가, 다문화가정 미술대회 수상작 등 다양한 분야의 작품 전시 기회를 마련할 예정”이라면서 “정부청사 전시가 예술가의 꿈을 이루는 무대가 될 수 있도록 지속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개발새발 욕망의 개발… 모래 없는 해수욕장의 역습

    개발새발 욕망의 개발… 모래 없는 해수욕장의 역습

    최근 5년간 축구장 80개 면적이 쓸려가 우리가 알아채지 못하는 사이에 주변에 많은 것이 사라지고 있다. 인간의 탐욕스러운 개발 욕심으로 바닷가의 모래사장과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등이 급감하고 있다. 또 빠르게 변하는 사회적 변화에 동네 서점과 공중전화 등이 자연스럽게 자취를 감추고 있다. 서울신문이 매주 우리 주변에 사라지는 것을 찾아 원인과 배경, 보존을 위한 대책을 짚어 본다.# 5일 강원 강릉시 하시동 안인사구 해변의 모습은 그야말로 처참했다. 모래밭이 빠르게 쓸려 나가면서 높이 1m 이상의 절개면이 생겨났고, 인근 군(軍) 초소 등의 콘크리트 구조물은 속살을 훤히 드러냈다. 마치 방치된 공사장이나 폐허를 연상케 했다. 불과 1~2년 전만 해도 폭 50m, 길이 3㎞에 이르던 백사장은 폭이 절반 정도로 크게 줄면서 모래사장 끝자락에 있던 구조물이 무너질 위험에 처한 것이다. 장성열 강원대 환경기술연구소 연구원은 “최소 2400년 전에 생성돼 국내 최고(最古)의 해안사구를 자랑하는 연안사구는 그동안 비교적 잘 보존됐으나, 지난해 초부터 화력발전소 건설 공사 등이 추진되면서 훼손이 빨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해안사구는 해류에 의해 운반된 모래가 낮은 구릉 모양으로 쌓여서 형성되는 지형을 의미한다. # 같은 날 경북 포항시 남구 동해면 도구해수욕장. 불과 5~6년 전만 해도 해변을 가득 채웠던 고운 모래는 어느새 사라지고 온통 자갈밭으로 변해 있었다. 폭이 50~100m에 이르렀던 백사장도 지금은 5~30m로 크게 줄었다. 해변 곳곳에는 파도에 떠밀려 온 목재와 스티로폼, 플라스틱 등 각종 해양쓰레기가 수북이 쌓여 있었다. 해수욕장 전체가 모래사장의 침식 등으로 인해 폭격을 맞은 듯했다. 주민 이모(64·상업)씨는 “한때 명주조개 서식지로 유명했던 해수욕장 인근에 제철소 등이 건설된 후부터 모래가 조금씩 유실되더니 급기야 백사장은 오간 데 없고 자갈만 남았다”며 “관광객이 찾지않는 몰락한 해수욕장이 돼 피서철 특수는커녕 생계가 막막하다”고 하소연했다.●한 해 축구장 18개 면적의 동해안 모래사장 유실 강원 고성에서 경북 경주까지 857㎞ 해안선을 따라 동해안의 고운 모래사장이 급속히 사라지고 있다. 동해안에서는 한 해 평균 축구장 18개 정도 면적의 모래사장이 없어지고 있다. 이는 모래사장과 가까운 육지 공간의 무분별한 개발과 해수욕장을 만들기 위해 모래사구의 풀 등 제거, 기후변화가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땜질식 처방이 동해안의 모래사장 급감에 한몫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강원도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20년까지 5년 동안 강원 동해안의 모래사장 57만 3945㎡가 사라졌다. 이는 서울 상암동의 월드컵축구경기장(면적 7140㎡)의 80개에 해당하는 면적을 바다가 삼킨 것이다. 모래양으로 따지면 25t 덤프트럭 7만 6604대 분량이다. 모래사장이 가장 많이 준 곳은 서핑의 성지로 알려진 ‘양양’으로, 강원 유실면적의 절반인 28만 7890㎡를 차지했다. 서핑족이 몰리면서 서퍼비치와 죽도해수욕장 주변의 무분별한 개발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또 같은 기간 경북의 동해안 모래사장도 6만 9380㎡가 줄었다. 축구장 면적의 9.7배이며, 25t 덤프트럭 9260대 정도다. 포항과 영덕이 전체 유실면적의 71.9%인 4만 9883㎡가 감소했다. 포항과 영덕도 해안가의 각종 개발 사업이 원인으로 지적된다.●심각한 해안 침식으로 각종 안전사고 위험 높아져 모래사장의 유실은 관광자원의 훼손뿐 아니라 우리의 안전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해마다 동해안 연안 침식조사를 진행 중인 강원도가 2019년 해안가 102곳을 선정해 연안침식 실태 용역조사를 벌여 등급을 매긴 결과를 보면, 침식 위험지역(C·D) 비율이 전체의 65.7%인 68곳이었다. A(양호)등급은 단 1곳도 없다. B(보통)등급 34곳, C(우려)등급 52곳, D(심각)등급 16곳이었다. A등급은 백사장이 잘 보존된 지역을 의미하며, B등급은 침식·퇴적 경향이 나타나긴 하지만 비교적 안정적으로 백사장이 유지되는 곳을 나타낸다. C등급은 침식으로 백사장과 그 인근 지역에 붕괴 등 피해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으며, D등급은 붕괴 등의 사고가 언제든지 터질 수 있는 곳이다. 같은 해 경북 동해안도 사정이 다르지 않았다. 전체 조사대상 41곳 가운데 B등급 8곳, C등급 30곳, D등급이 3곳이었다. 침식 위험지역이 33곳으로, 전체의 75.6%를 차지했다. 전년 대비 침식 위험구역이 7.6% 증가해 갈수록 침식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 침식 위험지역은 모래사장이 사라지고 수심이 깊어져 해수욕을 즐기기 위험한 해변으로 변해 간다는 의미다. 특히 상당수 지역은 침식이 주거지역과 도로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안전사고 위험을 키우고 있어 자칫 대형 재난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커지고 있다. 경북도 연안침식 실태조사 용역기관인 지오시스템리서치 김기현 책임연구원은 “동해안은 서·남해안과 달리 외해(外海)로부터 노출되는 지형적인 영향으로 태풍과 파랑에 의한 침식이 지속적으로 진행되면서 모래양이 감소하고 백사장 폭도 줄었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연안 침식의 근본 해결을 위해서는 인근에 설치된 인공 시설물 등의 제거가 필요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면서 “차선책으로 모래를 추가 투입하는 방법으로 백사장을 유지하는 것이 최선책”이라고 안타까워했다.●수년 내에 ‘동해안 해수욕장의 추억’ 사라질 수도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앞으로 수년~수십년 뒤에는 백사장에서 모래찜질하고 물장구치던 동해의 해수욕장은 옛 추억 속으로 사라질지도 모른다. 수천년을 유지했던 해변이 불과 수십년에 걸친 인간의 개발로 빠르게 훼손되고 있는 탓이다. 이미 영덕 대탄해수욕장은 모래사장이 거의 사라지는 바람에 수년 전부터 해수욕장 개장을 포기했다. 특히 동해안은 전국 연안 가운데 침식 정도가 가장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양수산부가 관리하는 전국 연안침식관리구역 6곳 가운데 4곳이 강원과 경북에 몰려 있다. 삼척 맹방과 원평, 울진 봉평과 금음 등이다. 해수부는 연안침식으로 인해 토지, 바닷가 또는 제방, 도로 등 시설물의 기능을 더 유지하기 어려운 지역을 연안침식관리구역으로 관리하고 있다. 맹방해변은 삼척화력발전소 건설로 모래밭이 완전히 사라질 위기에 놓였고, 원평해변은 궁촌항 방파제 확장으로 상당한 침식이 진행됐다. 봉평해변은 연안정비사업에도 침식이 지속되고 있으며, 금음해변은 해빈폭(海濱幅·간조 때의 해안선부터 지형이 뚜렷하게 변하는 곳이나 식물이 잘 자라는 곳까지의 거리) 기준으로 침식 취약도가 가장 심한 곳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와 지자체 대책은 허술하기만 하다. 정부 등은 제2차 연안정비기본계획(2010~2019년)에 따라 애초 강원과 경북의 침식된 해안을 복구하는 연안정비사업에 총 8886억원(강원 4739억원, 경북 4147억원)을 투입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 기간에 실제 투입된 예산은 전체의 37.2%인 3305억원 (강원 1454억원, 경북 1851억원)에 그쳤다. 따라서 사업이 반쪽짜리에도 못 미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추진한 사업도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닌 주로 모래가 없는 곳에 모래를 붓고(양빈), 빠져나가지 못하게 가로막는(잠제·돌제 등) 땜질식 처방에 그쳤다.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정부는 제3차 연안정비기본계획(2020~2029년)에 따라 이들 지역에 총 1조 2982억원(강원 6621억원, 경북 6361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하지만 제2차 연안정비기본계획 추진 결과를 감안할 때 벌써 ‘탁상행정’이란 비판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무분별한 개발과 기후변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 유실 후 추가 사토생성의 부족 등을 막을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김인호 강원대 지구환경시스템공학과 교수는 “해류와 파도 등 바다 에너지가 모래톱을 통해 자연스럽게 흡수되면서 완충작용을 해야 한다”면서 “하지만 방파제 등 대형 인공구조물들이 모래를 대신해 곳곳에 들어서면서 에너지 흐름이 왜곡돼 해안 침식이 빨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동해연구소 진재율 박사는 “정부와 지자체들이 앞다퉈 해안도로와 대형 항만시설, 어항 등을 조성한 것도 모래사장 침식의 가장 큰 원인”이라면서 “근시안적 대응책보다 무분별한 개발을 막을 수 있는 종합적인 대책과 처방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글 사진 포항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강릉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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