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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주사법- 증권법 배치 논란

    지주사법- 증권법 배치 논란

    신한금융지주가 현행 법률상의 괴리에 편승해 최근 자회사로 편입한 LG카드의 사외이사로 지주사 임원을 선임, 물의를 빚고 있다. 대주주의 전횡을 막는다는 사외이사제도 도입 취지에 역행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를 관리 감독해야 할 금융감독 당국 역시 ‘법률이 정비됐을 때를 감안해 달라.’는 권고를 내리는 데 그쳐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감독원 등이 사외이사 관련 법률을 정비하고, 금융사 역시 지주사 임원을 자회사 사외이사에 내려보내는 잘못된 관행을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LG카드는 지난달 26일 주주총회를 통해 신한지주 이인호 사장과 이재우 부사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현재 LG카드 지분의 85.7%를 소유하고 있는 대주주 신한지주가 임원을 자회사 사외이사로 내려보낸 것이다. 현재 증권거래법(54조 5의 4항 5조)에 따르면 당해회사·계열사의 임직원이거나 최근 2년 이내 임직원이었던 자는 증권회사의 사외이사가 되지 못한다. 상장회사인 LG카드는 증권법의 적용을 받는다. 반면 금융지주회사법(39조 2,3항)은 ‘다른 법령에도 불구하고 금융지주회사 자회사의 임원은 다른 자회사의 임원이 될 수 있다.’고 명시돼 있어 증권거래법과 충돌하고 있다. 이에 따라 4일 신한지주와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신한지주의 LG카드 사외이사 선임을 적극적으로 제지하는 대신 ‘현행 법률 상으로는 어쩔 수 없기 때문에 법률이 정비된 뒤에는 주의해 달라.’는 권고를 내렸다.‘금융검찰’ 금감원의 권고는 보통 업계에서는 ‘명령’에 가까운 효과를 불러오지만 이번에는 예외였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금감원에서도 (지주사 임원의 LG카드 사외이사 임명에 대해) 법률상으로 옳다 그르다 명확하게 할 수 없기 때문에 권고만 내린 채 양해한 사안”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한 금융권 관계자는 “신한지주 입장에서는 LG카드에 대한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 임원을 이사회 일원인 사외이사로 임명했을 것”이라면서 “결국 LG카드 이사회는 다른 소액주주들은 제외한 채 신한지주의 이익만을 대변하게 됐다.”고 꼬집었다. 지주회사 임원이 자회사 사외이사로 임명되는 것은 금융업계에서는 ‘악습’으로 굳어 있다. 신한지주는 신한은행과 신한카드, 굿모닝신한증권, 제주은행 등에도 이인호 사장 등을 사외이사로 내려보낸 상태다. 또한 우리금융 박성목 전무 등은 경남은행과 우리투자증권에, 하나지주 김승유 회장은 하나은행 사외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법 규정이 충돌하는 현실은 금감원도 잘 인식하고 있다. 다만 별다른 조치가 없다는 게 문제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주회사법이 증권법보다 나중인 2000년에 제정됐기 때문에 일단 지주회사법을 우선 적용하고 있다.”면서도 “지주회사의 자회사 총괄을 수월하게 한다는 것과, 대주주의 전횡을 막겠다는 두 법의 취지가 엇갈리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이에 따라 금융감독당국의 제도 정비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지주사가 자회사 주식을 전량 매입하고 상장폐지를 하지 않는 한, 현재의 법 체계상으로는 소액 주주의 피해가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김선웅 소장은 “자회사가 상장을 계속 유지한다면 증권거래법 적용을 받는 게 합리적임에도 불구, 금융감독 당국이 잘못된 관행을 사실상 용인하고 있는 셈”이라면서 “법 개정과 함께 임원의 자회사 사외이사 임명을 자발적으로 근절하려는 금융사의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김경준사건’ 이명박검증 2라운드?

    한나라당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가 경선을 앞두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이 전 시장에 대한 검증전이 또다시 재개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8일 정치권과 검찰 관계자에 따르면 박 전 대표측으로 분류되는 A의원의 B보좌관이 최근 법무부에 ‘김경준 사건’ 관련 수사진행상황을 보고해 달라는 요청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 전 대표측에서 김씨 관련 수사를 제2의 검증전에 활용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관측이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김씨는 2000년 ‘옵셔널벤처코리아’라는 회사를 운영하다 회사돈 380억원을 횡령하고 미국으로 도주했다. 이에 이 회사 소액주주 27명은 김씨를 공금횡령 및 공문서 위조 등의 혐의로 고발했고, 검찰도 2004년 1월 미국 정부에 범죄인 인도조약에 따라 김씨의 국내송환을 요구했다. 이후 미국 연방검찰은 김씨를 긴급 체포해 현재 2심 재판이 진행 중이며 이달 말이나 4월 초 선고가 내려질 전망이다. 문제는 김씨가 3심을 포기하고 조만간 국내에 송환될 경우 재판과정에서 회사경영실태가 공개되면서 한때 동업자였던 이 전 시장의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힐 수도 있다는 개연성이다. 실제로 김씨는 미국 법정에서 “나는 하수인에 불과하고, 사실상 이 전시장이 직접 다 처리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씨는 이 전 시장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한국계 미국 변호사 에리카 김의 친동생이라는 점도 민감한 부분이다. 이에 따라 열린우리당측에서도 김씨측과 접촉하며 ‘모종의 빅딜’을 추진하고 있다는 설이 정치권에 파다하게 퍼져 있는 상태다. 이런 맥락에서 박 전 대표측과 가까운 A의원측이 김씨의 수사관련 자료를 요청했다는 점이 상당한 파장을 예고한다. 그러나 박 전 대표측은 수사자료 요청이 캠프와는 무관하다고 부인하고 있다.B보좌관도 “범죄인도협정에 따라 김씨가 언제 국내로 송환되는지와 수사상황에 대해 자료를 검찰에 요청했을 뿐”이라며 한발 뺐다. 이에 이 전 시장 측근인 정두언 의원은 “이 전 시장이 오히려 피해자여서 김씨를 서울지검에 직접 고소했다.”며 “김씨가 빨리 한국에 들어와 이 사건이 빨리 해결돼 루머가 아닌 제대로 된 진실이 공개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씨의 누나인 에리카 김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그야말로 헛소문이고, 전혀 근거없는 얘기들이 확대 재생산되고 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이종락 홍희경기자 jrlee@seoul.co.kr
  • 두산 박용성·용만 형제 경영 복귀

    박용성·용만 두산그룹 오너형제가 16일 주주총회를 통해 경영 복귀에 성공했다.두산그룹은 오너일가의 책임있는 경영 참여로 지주회사 전환과 글로벌 경영에 속도가 붙게 됐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시민단체의 반발로 주총이 6시간이나 걸리는 등 진통을 겪었다.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두산중공업은 이날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주총을 열어 박용성 전 그룹 회장과 박용만 전 두산인프라코어 부회장을 등기이사로 선임했다.㈜두산도 주총을 열어 박 부회장을 등기이사로 선임했다. 두 사람의 등기이사 선임 안건은 소액주주의 의결권을 위임받아 주주 자격으로 참석한 경제개혁연대의 반대로 서면 투표에 부쳐졌다. 결과는 각각 97% 이상의 찬성률로 통과됐다.이로써 박 전 회장은 2005년 11월 ‘형제의 난’ 사태로 물러난 지 15개월여만에 경영 전면에 다시 나서게 됐다. 두산중공업 이사회 의장도 맡게 된다. 이날 주총은 시작부터 경제개혁연대의 의사진행 발언과 다른 주주들의 반발로 고성이 오갔다. 급기야 한때 정회되는 소동을 빚기도 했다.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동아제약 경영권 다툼 점입가경

    강신호 동아제약 회장과 둘째아들 강문석 수석무역 대표간의 경영권 다툼이 심해지면서 ‘관제 데모(?)’까지 나왔다.29일 열릴 주주총회를 앞두고 양측의 세대결이 불을 뿜고 있다. 동아제약은 15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 회사 광장에서 임직원 10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임직원 결의대회를 가졌다. 임직원들은 강 대표의 경영참여를 반대하는 결의서를 채택하기도 했다. 이들은 “외부세력과 결탁한 회사의 전 사장 등이 동아제약을 위협하고 있다.”며 강 대표를 공격했다. 이들은 또 “한국알콜 등 외부세력들은 동아제약의 발전을 위한 비전과 준비도 없이 자본의 논리만을 앞세워 동아제약의 경영에 간섭하려는 의도를 버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전 11시 집회에 맞추기 위해 지방에서 새벽에 올라온 참석자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본사 뿐만 아니라 지방의 각 영업지점 직원 동원령이 내려졌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경영권 방어에 급급해 생계를 볼모로 직원들을 동원한 것은 회사측의 횡포라는 지적도 없지 않다. 수석무역은 이날 “생계를 볼모로 직원들을 동원했다.”며 “지방에서 영업하기도 바쁜 사람을 동원한 70년대식 관제 데모”라고 비난했다. 수석무역은 “동아제약의 최근 혼란스러운 상황은 경영권 분쟁이 아니라 동아제약의 발전에 더 적합한 경영자를 선택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 대표가 동아제약 경영에 참여하고 있지 않지만 대주주로서 동아제약의 미래와 발전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수석무역측은 강 회장의 4남 강정석 전무의 경영 능력을 문제삼았다. 수석무역은 “강 전무는 지분이 0.5%에 불과하고 경영능력이 검증되지 않았다.”며 “더욱 심화될 적대적 인수·합병(M&A) 위협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제약환경이 열악해지지만 이를 헤쳐 나갈 능력과 역량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수석무역 관계자는 “주총을 통해 강 대표와 강 전무측의 회사의 비전에 대해 발표하고 논의하는 자리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편 동아제약과 강 회장측은 15일 의결권 대리 행사를 위한 주주 위임장 확보에 나섰다. 이에 맞서 수석무역과 강 대표측은 16일부터 주주 위임장 확보에 들어간다. 특수관계자를 제외한 미래에셋자산운용·KB자산운용 등 기관투자가와 소액주주 등의 선택이 경영권 향배를 결정짓게 된다.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시론] 관료출신 사외이사가 로비스트인가/김상조 한성대 교수·경제개혁연대 소장

    [시론] 관료출신 사외이사가 로비스트인가/김상조 한성대 교수·경제개혁연대 소장

    사외이사제도는 외환위기 이후 진행된 기업지배구조 개선조치의 핵심 중 하나이다. 성과도 적지 않다. 대표적 사례로 현대중공업이 이익치 전 현대증권 회장과 하이닉스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것을 들 수 있다. 지난 1997년 하이닉스의 외화차입 과정에서 ‘막도장을 찍어’ 지급보증을 선 결과 현대중공업이 막대한 손해를 봤기 때문이다. 비록 이 소송은 현대중공업의 계열분리가 배경이 되었으나, 사외이사가 없었다면 구(舊) 계열사를 상대로 한 소송은 상상도 못할 일이다. 원칙을 지킨 사외이사 한명이 수천억원의 회사 손해를 회복할 수 있게 한 것이다. 그러나 사외이사제도의 잠재적 의의에도 불구하고, 성공적 정착을 위해서는 갈 길이 멀다. 특히 최근에는 기업들이 퇴직 고위관료를 사외이사로 대거 영입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CGCG)가 지난해 3월 말 현재 52개 대규모 기업집단의 206개 상장계열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총 616명의 사외이사 중 전직 관료가 18.8%를 차지한다. 판·검사 출신을 관료에 포함할 경우 그 비율은 28.4%에 달하며, 사외이사의 직업 분포 중 1위에 해당한다. 물론 퇴직 관료도 직업선택의 자유라는 헌법적 권리를 갖고 있고, 이들의 전문적 경험을 사기업체에서 활용하는 것은 경제발전을 위해 매우 긴요하다. 하지만 퇴직 관료를 사외이사로 영입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국민이 많지 않은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이들의 역할이 기업의 전략적 경영판단에 전문적 조언을 하는 데 있기보다는, 정책·감독당국에 대한 로비에 치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퇴직 관료에 대한 금전적 보상의 성격도 부인할 수 없다. 관료가 체득한 전문지식이나 인적 네트워크는 국민의 세금으로 투자한 공익적 자산이다. 이를 사기업체의 영리추구 수단, 특히 정부정책의 투명성을 훼손하는 로비스트로 활용하는 것은 공익과 사익 사이의 심각한 충돌을 야기하므로, 적절한 규제가 필요하다. 공직자윤리법을 제정한 취지가 이것이다. 그러나 퇴직 관료가 사기업체의 사외이사는 물론 상근 임직원으로 취업하는 데에도 현행 공직자윤리법은 사실상 아무런 장애가 되지 못한다. 관료사회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축적하기 위해서는 공직자윤리법상의 취업제한 기준을 현실에 맞게 강화해야 한다. 보다 근본적으로, 사외이사제도의 개선이 시급하다. 퇴직 관료를 사외이사로 ‘영입’한다는 상식적 표현 자체가 사외이사가 지배주주 및 경영진에 의해 사실상 선임되어 독립성을 갖추지 못한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필요한 것은 ‘사외’이사가 아니라 ‘독립’이사이다. 사외이사의 독립성 제고를 위해서는 사외이사의 결격 사유를 선진국 수준으로 강화하고, 소액주주도 사외이사를 선임할 수 있도록 집중투표제를 의무화해야 한다. 또한 이들에 대한 평가 및 보상 내역을 구체적으로 공개하고, 소송제도를 개선해서 불법부당행위에 대한 엄격한 책임추궁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한마디로 선임·보상·제재의 인센티브 구조를 개선함으로써 사외이사가 지배주주나 경영진이 아닌 회사와 전체 주주의 이익을 위해 일하도록 해야 한다. 자신의 지위, 연봉, 책임을 결정하는 사람에게 충성하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사외이사도 예외는 아니다. 지배주주 및 경영진으로부터의 독립성, 사외이사제도의 성공을 위한 필수조건이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경제개혁연대 소장
  • ‘주총 향방’ 기관투자가에 물어봐

    ‘주총 향방’ 기관투자가에 물어봐

    ‘기관투자가가 주주총회를 바꾼다?’ 주총 시즌이 개막되면서 재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전에는 반(反) 오너 일가, 시민단체, 소액주주가 주된 요주의 대상이었다. 지금은 하나가 더 늘었다. 기관투자가다. 힘(지분율)과 전문성을 동시에 갖춰 주총에서의 영향력이 갈수록 세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정치색(친 오너일가 성향)이 엷어 기업의 공략에 호락호락 넘어오지도 않는다. 주주가치 극대화를 앞세우며 주주 행동주의를 이끌고 있다. 또 하나의 권력이 되면서 주총을 변질시키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작년 기관투자가 반대 안건 800개 26일 재계에 따르면 이번 주부터 주요 기업들의 주총이 본격 시작된다. 여느 해와 다름 없이 등기이사 및 감사 선임, 이사·감사 보수 한도 책정, 정관 변경 등이 주된 안건이다. 그런데 지난해 주총에서 이같은 핵심 경영안건 등에 대해 국내 기관투자가가 반대표를 던진 숫자는 800건에 이른다. 부결을 이끌어낸 예도 적지 않았다. 설사 부결까지 가지 않았더라도 ‘표 대결’에서 기관투자가의 입김이 부쩍 세진 것이다. 올해는 한국기업지배구조펀드(일명 장하성펀드)까지 가세하면서 이같은 경향이 더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한국투자신탁운용·미래에셋자산운용·미래에셋맵스운용은 오는 2일 현대상선 주총 때 이 회사가 올린 ‘전환사채 등의 제3자 배정 허용’ 안건에 대해 반대하기로 이미 방침을 정했다. 이들 기관투자가는 장하성펀드 등의 주도로 이사후보 일괄투표 반대 등의 자체 ‘주총 행동 강령’을 도입하기까지 했다. ●D-데이 3월16일…두산·한진해운·동아제약 주총 줄줄이 민감한 안건을 안고 있는 기업들은 기관투자가의 ‘표심’에 신경을 곧추세우고 있다. 이유는 다르더라도 시민단체와 표심이 일치하게 되면 안건 통과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뜨거운 주총’이 예상되는 기업들의 주총이 다음달 16일에 몰려 있다. 두산그룹은 이날 박용성·용만 오너 형제의 등기이사 재선임을 한진해운은 고(故) 조수회 회장의 부인인 최은영씨의 등기이사 선임을, 동아제약은 강신호 회장의 둘째아들인 강문석 주주대표의 주주 제안 저지를 시도한다. 오너 일가와 반대 진영에 서 있는 세력이나 시민단체, 기관투자가가 각각 반대표를 던지겠다고 이미 선언해 충돌이 예상된다. 4대 그룹 주요 계열사는 “특별한 안건이 없다.”며 다소 느긋한 표정이다. 삼성전자는 28일 주총을 열어 이학수 그룹 부회장의 등기이사 재선임 등을 다룬다. 현대차는 다음달 9일 주총에서 사외이사 숫자(5명)를 사내이사(4명)보다 한 명 더 늘린다. 같은 날 열리는 롯데쇼핑의 주총은 이 회사가 상장 이후 처음 여는 주총이어서 주목된다. 기아차는 경기도 소하리공장의 스포츠센터 오픈에 앞서 사업목적에 ‘교육사업’을 추가한다. 실적 부진에 따른 소액주주들의 추궁이 예상된다. ●단기 실적주의 초래 우려도 한상완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은 “국내 증시가 기관화되면서 기관투자가가 이끄는 주주행동주의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는 추세”라고 진단했다. 한 본부장은 “주주가치 극대화를 최우선시하는 기관투자가는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안건에 대해서는 가차없이 반대표를 행사한다.”면서 “이는 기업 이익 제고와 경영 투명성 유발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이지만 부정적인 측면도 없지 않다.”고 환기시켰다. 지나친 단기 실적주의나 주가 차익만을 노린 헤지펀드의 ‘약탈적’ 주권 행사는 경계해야 한다는 충고다. 안미현 박경호기자 hyun@seoul.co.kr
  • 현대家 ‘상선 정관변경’ 싸고 갈등

    현대家 ‘상선 정관변경’ 싸고 갈등

    현대가(家)의 갈등이 재연될 조짐이다. 자금 조달을 쉽게 하려는 현대그룹과 이를 막으려는 현대중공업·KCC그룹이 격돌한다. 격전장은 이번주에 열리는 현대상선 주주총회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다음 달 2일 주총을 열어 정관 변경을 시도한다. 현대상선은 현정은 회장이 이끄는 현대그룹의 핵심 계열사다. 논란의 핵심은 현대상선이 앞으로 전환사채(CB) 및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할 때 제3자에게 배정할 수 있도록 한 정관 변경안이다. 주주 이익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특별결의에 해당돼 통과요건이 까다롭다. 주총에 참석한 주주의 3분의2가 찬성해야 하고 이 찬성표가 전체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1을 넘어야 한다. ●KCC그룹 등 반대 의사 확고 현대상선의 주요 대주주인 KCC그룹은 정관 변경안에 반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KCC는 현 회장의 시숙부인 정상영 명예회장이 이끄는 회사다.KCC가 100% 투자한 사모펀드이자 현대상선 지분 3.13%를 갖고 있는 ‘유리제우스주식형 사모투자회사 1호’는 의결권 행사 공시에서 정관 변경안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KCC 고위관계자는 “사모펀드 지분뿐 아니라 다른 지분도 반대표를 행사할 것”이라며 “현대그룹이 자기들 입맛에 맞는 상대에게 우선 배정권을 줌으로써 자금 조달을 쉽게 하고 경영권 방어에 악용하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KCC그룹은 현대그룹과 경영권 분쟁을 벌인 적이 있다. KCC에 이어 현대그룹과 또 한 차례 경영권 다툼을 벌였던 현대중공업그룹도 정관 변경에 반대표를 던질 것이 확실시된다. 현대중공업의 관계자는 “임의로 이사회에서 BW 인수주체를 정하겠다는 것은 기존 주주에게는 기회를 주지 않겠다는 의도”라며 “명백한 주주가치 침해”라고 말해 사실상 반대 방침을 밝혔다. ●“주주가치 침해”… 소액주주·공모펀드도 반대 가세 현대상선 소액주주 50명으로 구성된 소액주주회도 반대에 동참했다. 이들은 현대그룹의 핵심 브레인인 이기승 그룹 기획총괄본부장의 현대상선 등기이사 신규 선임도 반대한다고 밝혔다. 현대그룹이 기존 주주들의 이익에 어긋나는 현대건설 인수를 추진하는 상황에서 현대건설 주요 채권단(외환은행) 출신인 이 본부장을 등기이사로 뽑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이유에서다. 현대가의 경영권 분쟁과 무관한 공모펀드들도 정관 변경에 부정적이다. 한국투신운용(지분율 0.07%), 미래에셋자산운용(0.054%), 미래에셋맵스운용(0.051%)은 의결권 행사 공시에서 반대의사를 밝혔다. ●현대상선 “부결돼도 경영권 방어엔 문제없어” 현대상선측은 “답답하다.”는 반응이다. 관계자는 “정관변경은 경영권 방어나 대주주 이익 극대화와는 아무 관계도 없다.”면서 “해운업의 변화 추세에 발맞춰 새로운 자금조달 방법을 열어 놓으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실제 세계 해운업계에서는 해운회사간 지분 교환이나 전략적 제휴가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현대상선은 자사주가 없어 이같은 흐름에 동참할 수 없는 현실적 제약이 있다. 따라서 제3자 배정방식이 필요하다는 게 현대상선측의 주장이다. 회사측은 그러나 정관 변경이 무산되더라도 우호지분율이 40%를 넘어 경영권 방어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대건설 인수전 등에 대비해 자금도 쉽게 마련하고 ‘경영권 우군’도 확보하려던 현대그룹의 일석이조 전략에는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사외이사 도입 10년] (하) 개선 방안 뭔가

    [사외이사 도입 10년] (하) 개선 방안 뭔가

    사외이사제가 도입 초기의 목적대로 지배주주의 경영 독주를 억제하기 위해서는 독립성과 전문성을 제도적으로 보장해야 한다. 경제개혁연대 김상조(한성대 교수) 소장은 “사외이사의 성공은 독립성에 달렸는데, 우리 기업들은 사외이사를 로비스트로 활용하기 때문에 관료들의 비중이 높다.”면서 “이것은 사외이사 선임 과정에서 최고경영자(CEO)나, 지배주주들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라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 소장은 “사외이사의 임명 과정을 투명하게 할 수 있는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면서 “이를 위해 정관에 집중투표제를 도입하도록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개인적으로 전문성 등 훌륭한 자질을 가지고 있더라도, 누가 자신을 임명하느냐에 따라 충성도가 형성되기 때문에, 집중투표제를 통해 소액주주로부터 선임된 이사라면 독립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논리다. ●이사회에 2~3개 소위 설치 전문성 제고 집중투표제란 소액주주들의 권리를 보호할 수 있는 대표적인 제도로서 기업이 주총에서 2명의 이사를 선임할 때 특정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거나 반대표를 던질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지난해 2월 주총에서 두산인프라코어가 예전 대우종합기계 시절 도입한 집중투표제를 폐지해 논란이 됐다. 기업들은 ‘기업사냥꾼’ 아이칸이 KT&G에 대해 적대적 기업 인수·합병(M&A)을 시도한 뒤 경영권 방어 차원에서 집중투표제를 배제하려는 추세다. 사외이사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김 소장은 “이사회 내에 성과평가위원회, 보상위원회 등의 소위원회가 설치돼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기업들은 집행이사와 사외이사의 보수를 개별적으로 공개하지 않고 이사회의 보수총액만 밝히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사외이사가 경영자와 동일한 수준의 경영의지를 갖기 어렵다는 것이다. 김 소장은 “충분한 보상을 통해 사외이사가 능동적으로 자신의 역할을 찾을 수 있도록 자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충분한 수준의 고정급은 물론, 스톡옵션 등의 기회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평가·보상시스템이 갖춰지면 기업 경영 성패에 대해 사외이사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법적인 정비도 필요하다고 김 소장은 주장한다. 김 소장은 특히 이중대표소송제도의 도입의 중요성을 강조했는데, 최근 개정된 상법개정안에 이 제도가 포함되는 것으로 최종 결정됐다. 이중대표소송제는 재벌기업들이 소액의 지분을 가지고 자회사를 통제할 수 있을 때, 자회사의 경영 실패의 책임을 모회사의 이사들에게 추궁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이중대표소송제 도입 방만 경영 견제 자산운용사·기관투자가들의 역할의 중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펀드를 장기 운용하는 자산운용사들이 각 기업의 경영에 대해 사전에 경고하고, 사후적으로 소송들을 통해 견제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미국의 경우 퇴직금을 우량주식에 장기투자하는 ‘K401제도’ 연금제도 덕분에 자산운용사들이 기업들의 경영을 감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최근 기업들의 주총을 앞두고 기관투자가들이 경영에 참여할 기세를 보이는 것은 긍정적으로 해석된다.‘장하성 펀드’의 사례를 시작으로 경영참여가 펀드 수익률에 직결된다는 인식이 기관투자가들 사이에 확산됐다. 사외이사의 전문성·독립성을 위해 사외이사의 수를 전체 이사회수의 절반이상으로 확대해야 한다든지, 사외이사의 임기를 현행 2∼3년에서 연임시키는 방향으로 전환돼야 한다든지 하는 논의도 활발하다. 또한 다른 재벌의 전문경영진 출신들을 사외이사로 채용하는 것이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필요하다는 제언도 있다. 문소영 이두걸기자 symun@seoul.co.kr
  • “소유·경영 분리 돼야 경영진 견제 가능해”

    “사외이사가 전체 이사회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도록 하는 취지는 좋지만 우리나라 환경에 맞지 않는 측면이 있습니다.” 2005년부터 KT 사외이사를 맡고 있는 곽태선 세이에셋코리아자산운용 사장은 지난 9일 인터뷰에서 이렇게 지적했다. 현재 금융기관과 자산 2조원이 넘는 상장기업은 이사회에서 사외이사가 절반 이상이어야 하며, 나머지 기업은 사외이사 비중이 4분의1 이상이다. 곽 사장은 KT의 사외이사 제안을 받고 많은 고민을 했다. 우선 본인 스스로 회사의 최고경영자(CEO)이면서 다른 회사 경영 전반을 들여다보는 것이 이해 충돌을 일으킬 여지는 없는지 판단해야 했다. 본사(세이에셋코리아는 미국계 세이투자가 지분 50.1%를 갖고 있는 외국계 회사다.)와도 법률적 문제 등에 대해 논의했다.“KT는 대주주가 없기 때문에 경영 등에 있어 사외이사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 소액주주 이익을 대변할 필요가 있다는 점 등에서 요청을 수락했다.”고 밝혔다. 그는 사외이사 제도를 강제하기 전에 적대적 인수·합병(M&A)이 가능한 풍토가 조성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경영을 잘못할 경우 적대적 M&A를 통해 경영진이 바뀔 수 있다면 경영진 스스로 경영을 잘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또한 소유와 경영이 분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사외이사를 통한 대주주와 경영진 견제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소유와 경영 분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사외이사는 소액주주뿐만 아니라 회사 전체의 발전에도 관심을 기울인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사외이사가 모든 기업에 다 좋다.’는 관점도 옳지 않다고 덧붙였다. 대주주 지분이 100%에 가까운 기업에는 불필요한 자리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염주영 칼럼] 가당찮은 분식회계 사면론

    [염주영 칼럼] 가당찮은 분식회계 사면론

    김성호 법무부장관이 지난주 분식회계를 스스로 바로잡는 기업들에 대해 형사처벌을 면제해주겠다고 했다. 그 앞 주에는 윤증현 금융감독원장도 같은 취지의 공문을 1687개 기업에 보냈다. 기업의 걱정거리를 덜어주어 경제 살리기에 일조하겠다는 뜻일 것이다. 하지만 법무부와 금융감독원의 수장이 불법과 흥정하는 모양새가 흉하다. 내년부터 증권분야 집단소송제가 시행되면 분식회계를 한 기업은 소송을 통해 소액주주들에게 막대한 배상을 해주어야 하는 책임을 지게 된다. 지금까지는 소송이 까다로워 그런 배상 책임을 사실상 면제받았다. 이 때문에 기업이 시장을 속이더라도 소액주주들은 대응수단을 갖지 못했다. 기업과 대주주가 ‘짜고 치는 고스톱’을 해도 시장참가자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더 큰 문제는 사법당국과 금융감독당국의 모호한 태도였다. 분식회계는 회사장부의 숫자를 조작해 투자자를 끌어들이거나, 대출을 받거나, 비자금을 만드는 것 등을 말한다. 투자사기나 대출사기, 횡령 등에 해당한다. 모두 범죄다. 그러나 당국은 이에 대해 예외적으로만 개입했다. 대형 비리사건이 터져 사회 이목이 집중되는 가운데 분식회계가 불거졌을 때는 처벌했다. 그러나 평상시에 적발해 처벌하려는 노력은 거의 없었다. 게다가 정치권은 법집행 의지가 박약한 당국에다 대고 때만 되면 처벌받은 비리기업인들을 사면해주라고 요구했다. 대우의 김우중씨,SK의 손길승씨, 두산의 박용성씨와 터보테크의 장흥순씨, 로커스의 김형순씨 등 기업인이 연루된 대형 분식회계 사건들이 모두 그런 식이었다. 법이 미비한 데다 법을 집행하는 당국의 태도조차 모호한 것이 불법의 관행화를 초래한 원인이었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증권집단소송제가 시행되면 상황이 크게 달라진다. 시장의 자율적인 감시와 통제 기능이 작동해 분식회계가 발 붙이기 어려운 제도적 환경이 만들어진다. 소송남발 등 초기 부작용만 잘 넘기면 기업경영의 투명화와 주식시장의 선진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런데 문제가 더 있다. 과거에 이뤄진 분식회계를 어떻게 처리하고 넘어갈 것이냐다. 거액의 배상을 요구하는 소액주주들의 집단소송에 직면하게 될 기업이 한둘이 아닐 것이다. 그런 기업들은 지금 고민에 빠져 있을 것이다. 그러자 법무장관과 금감원장이 나섰다. 과거의 잘못을 고백하기만 하면 처벌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엄연한 범죄행위를 처벌도 하기 전에 일괄사면부터 해주겠다고 한다. 서민들에게는 추상같은 당국이 왜 비리기업인들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가. 법무부장관이 복지부장관처럼 말하고, 금감원장이 명동성당 신부님 행세를 한다면 누가 법을 무서워하겠는가. 죄가 아직 드러나지도 않았는데 사면부터 거론하는 것은 정부 스스로 법의 권위를 조롱하는 것이다. 이래가지고서야 제대로 법 지키며 기업한 사람들이 억울해하지 않을지 생각해볼 일이다. 기업들도 생각을 바꿔야 한다. 분식회계는 관행인데 처벌받는 것은 억울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러나 처벌받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해야 분식회계를 청산할 수 있다. 정치자금의 피해자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지도 자문해 보기 바란다. 법이 분식회계를 감싸는 것은 경제를 살리는 것 같지만, 길게 보면 경제를 죽이는 길임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논설실장 yeomjs@seoul.co.kr
  • 국민은행원, 강정원 행장 고발

    국민은행 소액주주 겸 직원 102명은 13일 강정원 국민은행장을 업무방해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이들은 고발장에서 “강 행장은 서울은행장으로 재직하던 2002년 7월과 10월 예금보험공사와 경영정상화 약정을 지키지 못해 2차례에 걸쳐 공사로부터 엄중주의 제재를 받고도 이를 국민은행 은행장후보추천위에 알리지 않아 업무를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은행업감독규정 제17조 2호는 은행장이 감독기관으로부터 문책경고를 받은 날로부터 3년이 지나지 않으면 은행장이 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강 행장의 취임 절차 문제는 올해 국정감사에서 몇몇 의원들이 지적하기도 했다. 국민은행측은 “‘임원 주의’ 및 ‘임원 엄중주의’ 등은 당시 적용되던 예금보험공사의 관련 법령에 규정된 정식 제재 조치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이동구 기자 yidonggu@seoul.co.kr
  • LG카드 6조 6800억 매각 합의

    LG카드 매각 가격이 6조6800억원으로 최종 결정됐다. 이에 따라 신한카드의 LG카드 합병 작업은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LG카드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신한지주는 산업은행과 LG카드의 최종 매각조건을 주당 6만7770원, 총 5조1827억원에 합의했다고 12일 밝혔다. 총 발행주식수의 61.0%에 해당한다. 신한지주가 앞으로 소액주주 지분까지 공개 매수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총 공개매수 물량은 78.58%, 최종 인수가는 6조6800억원이 소요될 예정이다. 앞으로 산은은 조만간 있을 채권단 운영위원회에서, 신한지주는 오는 18일 열릴 이사회에서 타결가격에 대한 승인을 받은 뒤 본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이후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와 금감위의 자회사 편입인가 등을 거친 뒤 내년 2월 초쯤 채권단과 소액주주들의 주식을 사들이는 공개매수 절차에 착수,3월 하순까지는 LG카드가 자회사로 편입되면서 모든 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신한지주는 예상했다. 신한지주는 인수대금 약 6조6800억원 가운데 3조원은 금융채, 나머지는 상환우선주와 전환상환우선주 등을 발행해 조달한다는 복안이다. LG카드가 신한카드와 합병하면 신한카드의 시장점유율은 복수 고객분을 제외하더라도 20% 이상으로 뛰어오른다. 이용액 기준으로 세계 10위로 부상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한지주는 LG카드 인수 뒤 오는 2015년까지 세계 5위 카드 사업자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檢 “외환銀 최대 8252억 헐값 매각”

    외환은행이 2003년 미국계 사모펀드인 론스타에 정상가보다 3443억∼8252억원 가량 헐값에 불법 매각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변양호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과 이강원 외환은행장이 론스타측과 결탁해 고의로 은행 자산을 저평가하고 부실을 부풀리는 방식을 이용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법원이 검찰의 이번 수사 결과를 최종 인정할 경우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 자체가 원천적으로 무효가 될 수 있어 향후 재판 과정이 주목된다. 대검 중수부는 7일 론스타 중간 수사발표를 통해 이같이 결론짓고 이 전 은행장과 하종선 변호사 등 2명을 특별경제가중처벌법(특경법)상 배임죄 등으로 구속 기소하고 변 전 국장과 이달용 전 외환은행 부행장 등 4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당시 김진표 재경부 장관과 김광림 차관, 이정재 금감위원장 및 이동걸 부위원장 등 매각의 최종 결정라인에 있었던 고위인사 9명에게는 무혐의 처분을 내리고 양천식(현 수출입은행장) 전 금감위 상임위원, 김석동(현 금감위 부위원장) 전 금감위 감독정책1국장 등에게는 참고인중지 조치를 취했다. 검찰은 수사 결과와 자료를 조만간 감사원과 금감원 등에 통보할 예정이어서 김석동 부위원장의 징계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외환은행이 론스타에 매각된 이후인 2003년 말 외환카드를 인수할 당시 ‘허위 감자설’을 유포해 소액주주들에게 손해를 입힌 혐의(증권거래법 위반)를 받고 있는 유회원 현 론스타코리아 대표는 대법원의 재항고 결정이 나오는 대로 기소할 계획이다. 검찰은 미국으로 도주한 스티븐 리와 검찰의 출석 요구에 불응한 엘리스 쇼트 부회장 및 마이클 톰슨 법률 고문 등 론스타측 경영진에 대해서는 범죄인 인도 절차를 통해 신병이 확보되는 대로 수사를 재개할 방침이다. 특히 검찰은 유 대표의 구속영장 관련 재항고에 관한 대법원 결정이 나오는 대로 존 그레이켄 론스타 회장의 사법처리 여부도 검토할 계획이어서 혐의를 둘러싼 법정 공방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에 따르면 변 전 국장은 론스타의 매각자문사인 살로먼스미스바니(SSB) 한국대표 김모씨와 하 변호사의 로비를 받고 론스타가 원하는 가격에 맞춰 외환은행의 BIS비율을 조작해 헐값에 매각함으로써 외환은행과 수출입은행 등에 3443억∼8252억 원 상당의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전 행장은 변 전 국장과 공모해 BIS 비율을 조작하고 은행 부실을 과장했으며 15억 8400만원을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에 협조한 대가로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김효섭 임광욱기자 newworld@seoul.co.kr
  • 현대그룹 ‘富 부당이전’ 논란

    현대그룹이 정보기술(IT) 계열사를 통해 총수 일가에게 부(富)를 부당이전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예상된다. 현대그룹측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펄쩍 뛴다. 현대그룹 주력 계열사인 현대상선 소액주주들은 27일 “현대그룹 비상장 IT 계열사인 현대유앤아이가 지난해 7월 설립된 이후 현대상선과의 거래 규모가 108억원으로 급증했다.”며 ‘물량 몰아주기’라고 주장했다. 현대유앤아이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68.2%)과 현 회장의 맏딸인 정지이 현대유앤아이 기획실장(9.1%)이 80% 가까운 지분을 갖고 있다. 현대상선측은 “그룹 계열사들이 자체적으로 용역을 줘 처리하던 IT업무를 일괄 처리하고, 자체 사업을 하기 위해 현대유앤아이를 설립한 것”이라며 “사업 기회 편취와는 무관하다.”고 부인했다.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産銀 “범현대가, 현대건설 인수 반대”

    산업은행이 현대건설 매각과 관련, 옛 사주 문제에 현정은 회장의 현대그룹은 물론 현대중공업 등 범 현대가(家)를 포함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동안 구사주 문제의 범위는 현대건설의 옛 사주인 현대그룹 쪽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으나 범 현대가로 범위가 한층 넓어진 것이다. 산업은행 김종배 부총재는 16일 기자간담회에서 “현대건설이 범 현대가로 넘어갈 경우 부실 당시 현대중공업은 무엇을 했느냐는 문제가 나올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부총재는 또 “빨라야 내년 하반기에나 매각작업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하이닉스와 현대상선 소액주주들이 현대그룹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의 진행을 지켜본 뒤 매각해도 늦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예정대로 매각을 진행시키려는 외환은행과 매각을 최대한 늦추려는 산업은행의 갈등이 더 깊어지게 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매각 작업을 진행시키면서 옛 사주 문제를 풀어도 되는데도 굳이 매각을 지연시키려는 데는 다른 의도가 있을 것”이라면서 “산업은행은 인수·합병(M&A)의 본령인 매각차익보다는 현 정권과 현대중공업과의 관계, 유력한 대선 후보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현대건설의 관계 등 정치적인 변수에 더 민감해 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출총제 개편 재벌총수 겨냥”

    “출총제 개편 재벌총수 겨냥”

    공정거래위원회가 출자총액제한 제도를 개편하고 순환출자 구조를 규제하려는 이유는 재벌 총수의 사익 추구를 막기 위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재벌의 문제는 단순한 사적 기업의 차원이 아니라 국민 경제적인 비중 등을 감안할 때 공적인 성격을 갖는다고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서울신문이 12일 입수한 공정위의 ‘시장경제 선진화 태스크 포스(TF)’ 내부 자료에 따르면 공정위는 “대규모 기업집단의 총수는 부당지원행위, 이익 편취, 물량 몰아주기 등을 통해 사익을 추구함으로써 소액주주의 이익을 침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정위는 또한 “총수가 계열사의 지분을 이용해 주주총회와 이사회 등을 장악, 내부 견제 시스템이 작동되지 않고 계열사간 출자를 통한 내부 지분율 확보로 외부 견제 시스템도 차단됐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내·외부 견제 시스템이 작동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총수의 지분이 적은 회사가 총수 지분이 많은 회사를 지원하는 방법(tunneling)으로 총수가 사익을 추구할 가능성이 크다고 공정위는 밝혔다. 공정위는 특히 삼성과 현대자동차그룹을 예로 들며 삼성은 1주당 8만 5000원에 거래되던 계열사의 전환사채(CB)를 총수 자녀에게 7700원에 넘겨 해당 회사에 1000억원의 손해를 발생시켰다고 새삼 강조했다. 공정위는 “재벌 총수의 사익 추구와 지배구조 문제는 중소기업과의 공정한 경쟁을 저해시키기 때문에 사적 기업 차원이 아니라 공적인 성격에서 다뤄질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기업에 대한 규제를 풀어 투자를 활성화시켜야 한다는 재계 및 시장의 요구와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논리다. 이에 대해 권오승 공정위원장은 “출자총액제한제도를 없앤다고 기업들이 투자를 늘리겠느냐.”고 반박하고 있다. 아울러 공정위는 중소기업이 육성되지 못한 이유를 재벌 중심의 경제 체제로 돌렸다. 공정위는 1993년 중소기업이 5만 6472개였으나 2003년까지 생존한 업체는 25.3%에 불과한 1만 4315개이며, 이 가운데 500인 이상 업체로 성장한 기업체는 8개뿐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공정위는 구체적인 이유를 제시하기보다 자산과 자금, 인력 등 우월한 힘의 행사로 개별시장에서의 공정경쟁 기반이 훼손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경쟁법의 철저한 집행이나 엄격한 사법적 통제 등 사후 규제로는 한계가 있으며, 폐해의 근본적 원인인 순환출자 구조를 규제해야 한다는 논리를 되풀이했다. 정부는 14일 노무현 대통령 주재로 출총제 개편과 관련한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정부의 입장을 최종 결정할 예정이어서 순환출자 규제와 관련한 공정위의 입장이 반영될지 주목된다. 출총제의 대안 마련 작업과 관련, 재정경제부는 “아직 공정위가 안(案)을 재경부에 갖고 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2003년 외환카드 위기 ‘론스타 변수’ 넣으니 풀리네

    검찰이 지난 5일 느닷없이 공개한 ‘론스타의 외환카드 주가조작 전모’는 그동안 카드업계와 증권시장이 궁금해 했던 2003년 당시의 의구심을 상당 부분 풀어줬다. 카드업계 관계자들은 “당시에는 납득할 수 없었던 일들이 ‘론스타 음모’를 끼워 넣으니 모두 설명이 된다.”고 입을 모은다. 카드대란이 한창이었던 3년 전, 카드업계에서는 무슨 의구심이 일었을까? 우선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겪었던 LG카드가 현금서비스를 중단한 것은 이해할 수 있었으나, 외환은행이라는 ‘우산’이 버티고 있던 외환카드까지 현금서비스를 멈춘 데 고개를 갸웃거렸다. 당시 은행계 카드이면서 독립된 자회사로 운영된 곳은 KB카드와 우리카드, 외환카드였다.KB카드와 우리카드는 카드대란의 유탄을 맞고 수천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채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의 우산 속으로 편입됐다. 외환카드 역시 외환은행으로 흡수합병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외환카드는 막대한 자본력을 자랑하는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하자 “이제 살 수 있다.”며 안도의 한숨을 쉬기도 했다. 그러나 기대했던 론스타 자금은 들어오지 않았다. 검찰이 발표한 대로라면 론스타는 오히려 해외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을 반대하는 등 고사(枯死) 직전까지 돈줄을 차단했다. 합병 비용을 낮추기 위해 유동성 위기를 심화시켜 주가를 떨어뜨리려 했던 것이다. 결국 외환은행은 그해 11월17일 현금서비스를 중단하기에 이르렀다. 합병에 대한 기대감으로 외환카드 주가가 좀처럼 떨어지지 않자 론스타는 실정법상 감자(減資) 대상이 아닌 줄 알면서도 허위 감자설을 모의했고,11월21일 감자 계획을 발표했다. 언론들은 이 사실을 대서특필했고, 주가는 론스타의 의도대로 곤두박질쳤다. 그리고 7일 뒤 주가가 2000원대로 폭락하자 론스타는 “소액주주 보호를 위해 감자를 하지 않고, 합병하겠다.”고 말을 바꿨다. 이미 많은 소액주주들이 큰 피해를 봤지만 어수선한 국면에서 언론, 정부, 금융감독 당국 그 누구도 론스타의 말 바꾸기를 따져보지 못했다. 외환카드 우리사주조합만이 주가조작 의혹을 제기했지만 한국금융시장의 구세주로 떠오른 론스타의 속셈을 밝혀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외환카드가 현금서비스를 중단한 이유, 갑작스레 감자 발표를 하고 1주일 만에 다시 감자 없이 합병한다고 발표한 이유를 이제서야 알 것 같다.”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장 펀드’ 대한화섬 주주명부 열람한다

    일명 ‘장하성 펀드’로 불리는 한국기업지배구조펀드(KCGF)가 대한화섬의 주주명부를 열람할 수 있게 됐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50부는 3일 한국기업지배구조펀드가 대한화섬을 상대로 낸 주주명부 열람 및 등사 허용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피신청인은 신청인이 10일 동안 주주명부를 열람하거나 등사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증권예탁원에 예탁된 실질주주명부 열람 신청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의 이같은 결정으로 장하성 펀드는 명분상 명의주주명부를 확보할 수 있게 됐지만 당초 목표로 삼았던 실질주주명부는 볼 수 없게 됐다. 이로써 장 펀드는 소액주주들을 상대로 대리권을 부여받기 위해선 내년 3월 주총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어 양측간 대결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주주명부는 최근 주주총회 직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소액투자자들이 많은 경우 현재의 주주 구성을 정확하게 들여다보기 어렵다. 반면 실질주주명부는 증권예탁원이 최근일을 기준으로 작성해 가장 최근의 주주명단 내역을 알 수 있다. 이에 대해 장하성펀드측은 “대한화섬으로부터 제공받을 주주명부를 근거로 상장폐지 위험에 대한 평가는 물론 소액주주 보호를 위한 실질적이고, 추가적인 주주권행사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하성 펀드는 지난 9월 주주명부 열람을 청구했지만 대한화섬측이 이를 거부하자 가처분 신청을 냈다.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장하성 펀드 허와실](하)외국인 펀드 문제점가 개선책

    [장하성 펀드 허와실](하)외국인 펀드 문제점가 개선책

    ‘기업사냥꾼’ 칼 아이칸의 공세에 시달려온 KT&G는 지난 8월 자사주 소각과 배당 확대 등을 통해 앞으로 3년간 최대 2조 8000억원을 배당과 자사주 매입에 사용하기로 결정했다.KT&G가 경영권을 압박하는 외국자본의 요구에 대해 취한 조치이다. 자사주 소각과 배당 등에 투입되는 돈은 매년 9300억원으로 사업역량 강화에 들어가는 액수 7200억원보다 더 많다. 당연히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 성장잠재력을 훼손했다는 비판을 받았다.KT&G의 사례는 펀드가 경영권을 공격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의 한 단면을 보여준 사례로 꼽히고 있다. ●외국 펀드의 역기능도 경계해야 장하성펀드라 불리는 한국기업지배구조개선펀드(KCGF)는 외국자본을 중심으로 구성돼 조세피난처인 아일랜드를 경유해 들어왔다. 때문에 지배구조 개선과 소액주주 보호, 장기 투자 등의 명분을 내세우며 SK의 경영권을 위협했던 소버린이나 KT&G에 사외이사로 참여한 칼 아이칸과 외견상 확연히 구별되지는 않는다. 물론 장하성펀드가 간접적으로 경영의 투명성을 요구하던 소액주주운동에서 펀드를 통해 지배구조개선 압력을 가하는 펀드자본주의로 관심을 이동시켰다는 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장하성펀드는 국내 기업들이 이제 본격적으로 외국인 글로벌 펀드의 경영권 위협에 노출되어 있다는 점을 각인시켜준 계기가 되기도 했다. 외국인 펀드의 무리한 경영 간섭은 시장을 교란하고 경영진이 불필요한 소모전에 휘말려 부적절한 결정을 내리게 할 수 있다. 특히 최근 들어 사모펀드나 헤지펀드가 경영에 지나치게 간섭해 기업의 성장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김범석 한국투신운용 사장은 “기업을 잘 알지 못하는 펀드가 경영권에 참가한다는 것은 시장의 입장에서는 선의의 피해자를 양산시킬 수 있다.”면서 “기업을 발전시키는 측면에서도 경영 위협으로 작용하며 순기능을 가져오는 게 아니라 오히려 발전을 저해할 수 있는 역기능만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이영주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도 “펀드가 새로운 권력기관으로 등장한 만큼 펀드 자체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는 적절한 규제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면서 “기업의 경영 안정성을 위한 다양한 방어 장치를 허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헤지펀드 등록제도와 공시강화 도입이 절실 국가간 자본거래가 자유화되는 추세에서 펀드의 유·출입을 인위적으로 막을 수는 없다. 하지만 최소한 펀드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는 장치는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자금의 성격이나 투자운용 방침, 주주권 행사와 관련된 절차·목적 등을 자세히 밝히는 공시제도 개선책 등이 거론된다. 펀드의 오용과 남용을 막기 위해서는 기업의 주주에 대한 책임에 버금가는 펀드의 투자자에 대한 책임을 요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내부투자 운용 원칙과 주주권 행사 등에 관한 절차를 공개해 운영의 투명성과 합리성도 확보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장하성펀드 허와실] (중) ‘증시규정’ 재조명 계기로

    [장하성펀드 허와실] (중) ‘증시규정’ 재조명 계기로

    한국기업지배구조개선펀드(KCGF·장하성펀드)가 새로운 ‘펀드 주주’를 선보이고 있다. 관심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지분 관련 규정들을 수면 위로 나오게 하고, 관련 규정들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추가 조치들이 필요하다는 지적까지 불러일으키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장하성펀드가 주식시장에 새로운 주주 형태를 선보이고 있다.”면서 “옳고 그름의 여부를 떠나 오랜만에 관련 규정을 꼼꼼히 챙겨보는 계기를 만들어줬다.”고 평가했다. ●주식 5%,3%의 힘! 상장기업의 주식 5%를 보유하면 대주주 대접을 받는다. 주식 보유자는 증권거래법 200조에 따라 보유하게 된 날부터 5일 이내에 보유 목적과 보유 상황을 보고해야 한다. 주식 5%라면 경영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이들의 행동을 시장이 알아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장하성펀드는 대한화섬 지분 5.15%를 사들였다고 지난 8월23일 공시했다. 매입한 주식이 5%를 밑도는 태광산업에 대해서도 공시의무는 없으나 사들였다고 밝혔다. 왜 5%가 대주주 대접을 받을까. 상법에 따르면 3%만 가져도 회계장부 열람을 요청하고 이사 해임과 주주총회 소집을 청구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끊임없이 문제 제기를 할 수 있다. 일부 유럽국가에서는 3%를 보유해도 지분 보유를 공시하도록 돼 있다. 우리나라는 미국 규정을 따른 것이다. 물론 주주총회를 소집해도 표 대결을 하면 경영진이 당연히 이긴다. 그러나 경영진이 힘을 발휘할 수 없는 곳이 있다. 증권거래법 191조는 감사가 대주주나 경영진을 견제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대주주의 권리행사를 일정부분 제한하고 있다. 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이 의결권 있는 주식 3%를 초과하면 초과분에 대해서는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 태광그룹이 대한화섬의 지분을 71.88%(9월 말 현재) 갖고 있지만 감사 선임에서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은 3%뿐이다. 장하성펀드도 5.15%를 보유하고 있지만 역시 3%만 행사할 수 있다. 내년 초면 대한화섬의 감사 두 명과 태광산업의 감사 한 명의 임기가 끝난다. 내년 대한화섬의 감사 선임은 22.97%에 이르는 일반 주주가 어떻게 움직이냐에 달려 있다. 태광산업도 이호진 회장을 포함한 최대주주 지분이 71.72%지만 감사 선임에 있어서는 3%만 행사할 수 있다. ●주주의 모든 것을 담은 주주명부 이 점에서 주주명부의 중요성이 부각된다. 주주명부에는 주주의 이름과 주식수 외에도 주소 등 개인정보가 담겨 있다.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을 하려면 더 많은 주주의 위임장을 확보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주주의 주소를 알아야 한다. 상법 396조에 따르면 회사측은 본점에 주주명부를 비치해야 하고, 주주와 채권자는 언제든지 주주명부의 열람 및 등사(복사)를 청구할 수 있다. 장하성펀드는 이 조항에 따라 대한화섬에 주주명부 열람을 신청했으나 대한화섬측이 이를 거절해 법원에 가처분신청까지 제기한 상태다. 기업이 주주명부 공개를 거부해도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만 물면 된다는 점에서 일부 기업들이 주주명부를 공개하지 않기도 한다.‘공개청구 목적이 정당하지 않다면 주주명부를 공개하지 않아도 된다.´는 대법원 판례도 있기 때문이다. 장하성펀드는 법원에 가처분신청을 하면서 ‘상장폐지 위험’을 거론했다. 최대주주 등의 보유주식수가 80% 이상일 경우 최대주주는 증권거래소에 상장폐지를 요청할 수 있다. 장하성펀드가 지분매입 공시를 한 뒤 태광그룹이 대한화섬 지분을 추가로 사들였다는 점이 그 이유다. 농협CA투신운용 김은수 마케팅총괄본부장은 “장하성펀드가 소액주주들이 많이 몰랐거나 무관심했던 부분들에 대한 관심을 일깨우는등 선도 역할을 했다.”면서 “장하성펀드는 환경, 사회적인 책임, 기업지배구조 개선 등 3가지의 목적을 실현하기 위한 사회적 책임투자(SRI)펀드의 한 지류”라고 평가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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