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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체험·치유·역사·문화 품은 757개의 호수… 충북 ‘꿈의 바다’ 만든다

    체험·치유·역사·문화 품은 757개의 호수… 충북 ‘꿈의 바다’ 만든다

    “바다는 없지만 호수와 저수지로 ‘꿈의 바다’를 만들겠습니다.” 내륙지방인 충북이 호수를 테마로 한 관광과 힐링의 중심지로 변모할 전망이다. 민선 8기 출범과 동시에 ‘레이크파크 르네상스’ 사업이 추진되고 있어서다. 충북이 물과 산, 사람이 벗 삼아 기대어 사는 호수의 고장으로 탈바꿈할 경우 바다 없는 서러움을 날려 버릴 것으로 기대된다. 18일 충북도 등에 따르면 레이크파크 르네상스는 충주호, 대청호 등 지역의 아름다운 호수 및 저수지와 그 주변에 어우러진 백두대간, 종교, 역사, 문화유산 등을 연계해 스토리와 낭만, 힐링이 있는 관광인프라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김영환 충북지사는 이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취임식도 대청호가 인접한 청주 문의문화재단지에서 했다. 많은 사람들에게 아름다운 경관을 품은 대청호와 레이크파크 사업을 알리기 위해서다. 그동안 지사들은 청주 예술의전당이나 도청 광장에서 취임식을 했다. 김 지사의 취임 후 1호 결재 역시 레이크파크 추진 방향이었다.도는 권역별로 레이크파크의 콘텐츠를 차별화할 계획이다. 북부권은 충주호~청풍호~단양호를 연결하는 ‘체험의 호수’다. 호수 주변에 패러글라이딩, 집라인, 케이블카 등 체험할 수 있는 관광상품이 이미 많아서다. 중부권은 괴산호와 백두대간을 잇는 ‘치유의 호수’가 테마다. 이곳에는 산림테라피 시설과 휴양림 등이 조성돼 있다. 또한 괴산은 명산이 많고 유기농의 본고장으로 불린다. 청주권은 대청호~청남대~문의문화재단지를 연계한 ‘역사의 호수’로 꾸며진다. 대청호 인근에는 대통령 전용별장이었던 청남대가 있다. 청남대 안에는 역대 대통령들의 업적과 과오를 경험할 수 있는 각종 시설과 자료들이 가득하다. 남부권은 대청호 둘레길, 속리산 법주사, 정지용 시인을 기리는 옥천 향수길 등을 연계한 ‘문화와 예술의 호수’로 재탄생한다.도는 관광명소를 소개하고 소실된 역사문화유산을 재현하는 충북호수관광 메타버스도 구축할 예정이다. 디지털 호수지도도 제작한다. 민간기업과 함께 호수 명상리조트를 건설하고 야외예술공연장을 조성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도는 이런 구상을 구체화하기 위해 지사와 민간전문가가 공동위원장을 맡고 교수, 관광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레이크파크 르네상스 민관 위원회’를 설립하기로 했다. 실무지원을 위해 ‘레이크파크 전담조직’도 구성할 계획이다. 도내 기초단체들도 분주하다. 제천시는 레이크파크 관련 사업으로 청풍호반 종합휴양관광단지와 청풍호반길, 청풍호 사계절 경관농업 클러스터, 용두산 포레스트밸리 관광단지 조성을 구상하고 있다. 단양군은 별도 전담팀을 구성해 직원과 민간 전문가 의견을 모아 충북도 종합계획에 반영할 예정이다. 청주시는 대청호 주변에 관광 레포츠시설을 구축하고 무심천과 미호강 주변에 시민휴식공간을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문의면과 현도면 등 대청호 일대의 관광인프라 확충을 위한 용역도 진행 중이다. 도는 규제 완화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각종 규제가 호수 주변의 개발을 막고 있어서다. 규제 완화가 동반되지 않으면 충북도의 큰 구상이 헛구호로 전락할 수 있다. 김 지사가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과 가진 시도지사 상견례에서 규제 완화를 호소한 것도 이 때문이다. 김 지사는 휴가 중인 지난 3일 대전에서 열린 국민의힘 충청권 예산정책협의회에서도 충주호와 대청호의 규제 완화를 부탁했다. 김 지사는 이 자리에서 “대청호와 충주호는 3500만명의 식수원으로 사용되지만 주변 주민들은 40여년간 과다규제로 10조원에 달하는 경제적 손실을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대청호에는 상수원 보호구역, 수변구역, 특별대책지역, 자연환경보전지역, 수산자원보호구역, 개발제한구역 등이 복합적으로 적용된다. 규제를 받는 면적도 넓다. 상수원보호구역은 183㎢, 특별대책지역은 701㎢, 수변구역은 185㎢에 달한다. 대전도 일부 포함되지만 대부분 충북지역이다. 규제는 엄격하다. 상수원보호구역에는 숙박업소, 음식점, 공장, 골프장, 축산시설 등이 들어설 수 없다. 가정주택은 100㎡ 이하만 가능하다. 특별대책지역은 1권역과 2권역으로 나뉘는데 1권역의 경우 식당 및 접객업소는 400㎡ 이하, 일반건축물은 800㎡ 이하만 지을 수 있다. 시민단체들의 반발도 풀어야 할 숙제다. 충북환경연합은 성명을 통해 “레이크파크 르네상스는 충청권의 식수원인 대청호를 오염시키는 시작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지사는 규제 완화 가능성을 높게 본다. 지방이 스스로 발전동력을 찾도록 적극 협조하겠다는 게 현 정부의 방침이기 때문이다. 충북도 관계자는 “레이크파크가 조성되면 호수가 충북을 대표하는 브랜드가 될 것”이라며 “이 사업이 충북의 새로운 시대를 열 것”이라고 기대했다.
  • “산 오르려면 본인 시신 수습비용까지 2000만원 내세요”

    “산 오르려면 본인 시신 수습비용까지 2000만원 내세요”

    빠르게 사라지는 알프스 빙하빙하 붕괴로 6명 숨지는 사고 발생기후위기로 빙하 빠르게 녹아…탐방로 주변 환경 악화 알프스산맥 최고봉인 몽블랑을 관할하는 프랑스 도시가 등산객에게 위험부담 보증금 1만 5000유로(약 2000만원)를 징수할 방침을 세웠다. 보증금 정책을 도입하는 이유는 기후위기로 빙하가 빠르게 녹아 탐방로 주변 환경이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5일(현지시각)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프랑스는 알프스 산맥 빙하가 이상고온과 폭염 등으로 빠르게 녹아내리자 등산객에게 ‘위험부담 보증금’을 징수할 방침을 세웠다. 위험부담 보증금은 평균 구조 비용인 1만 유로(약 1330만원)와 희생자의 시신 수습 비용 5000 유로(약 660만원)를 합쳐 산정됐다. 장 마르크 펠렉스 생제르베래뱅 시장은 “폭염으로 더 위험해진 몽블랑에서 자신의 인생을 걸고 산행하는 무책임한 등산객이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비용들을 프랑스 납세자가 부담하는 걸 용납할 수 없다”며 “(등산객들이) 자신의 배낭에 죽음을 짊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겨울 유럽의 적은 적설량과 더불어 올여름 찾아온 기록적인 폭염으로 빙하는 빠르게 녹는 중이다. 지난달 3일 이탈리아 북부 돌로미티산맥 최고봉 마르몰라다 정상(3343m)에서 빙하 덩어리가 붕괴돼 최소 6명이 숨지고 19명이 실종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같은 빙하 붕괴로 인한 사고 발생 시 구조나 시신 수습 비용 명목으로 돈을 받겠다는 게 펠렉스 시장 설명이다. 펠렉스 시장은 평소에도 등산 전 안전장비를 반드시 갖추도록 권고하는 등 등산객 안전과 통제 문제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왔다. 특히 그는 ‘로열 웨이(Royal Way)’로 불리는 인기 구간을 통과해 몽블랑 정상에 이르는 코스는 통행을 금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치기도 했다. 다만 몽블랑의 반대편 기슭에 있는 이탈리아 휴양 도시 쿠르마유르의 로베르토 로타 시장은 “산은 사유 재산이 아니다”라며 “등산로가 위험하다고 판단된다면 출입을 통제하는 편이 낫다”고 반대했다.빠르게 사라지는 알프스 빙하…“예상 못할 부작용 낳을 것” 위기감 지난달 31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지난 5월부터 이어진 이상고온으로 유럽의 빙하가 빠르게 녹으면서 알프스 최고 인기 봉우리인 마터호른(4478m), 몽블랑(4809m)의 인기 탐방로 중 일부가 통제됐다. 원래부터 얼음층 규모가 적은 편이었는데, 지구 온난화 속에서 수년째 이어지는 겨울 적설량의 감소와 여름 폭염으로 얼음층은 더 줄어들었다. 기후변화 속에 빙하가 점점 사라지는 건 알프스에선 이미 알려진 사실이지만 다른 빙하보다 급격하게 소멸하고 있다는 점에서 전문가들은 이전과는 다른 위기감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흰 눈과 얼음이 태양 빛을 반사하며 빙하를 유지해주는데, 그 양이 해마다 급격히 줄다 보니 그만큼 얼음이 더 녹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곳이 알프스다. 학계에선 2100년이면 알프스 빙하의 80%가 없어질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빙하의 소실은 관광객이 감소한다거나 계곡물이 불어나는 문제와는 차원이 다른 부작용을 자연에 끼칠 수 있다.
  • 800년 세월… 8만 1258번의 가르침, 기적을 직관하다

    800년 세월… 8만 1258번의 가르침, 기적을 직관하다

    아마도 인연이었을 것이다. 해인사를 찾게 된 것은. 어쩌면 불자들의 표현처럼 부처의 가피를 입은 것일 수도 있겠다. 경남 합천군청 행사가 해인사에서 열린다는 걸 우연히 귀동냥으로 주워들었고, 그 덕에 팔만대장경과 경내 암자까지 돌아볼 수 있었으니 말이다. 해인(海印)이란 이름에 담긴 뜻을 깨닫는 데만 평생이 걸릴 수 있다는데, 겨우 반나절 돌아본 것이 뭐 그리 대단할까만, 법보(法寶)라는 팔만대장경을 범부들이 ‘직관’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된 것만으로도 그 반나절의 값어치는 금새를 뛰어넘는다. 해인사는 지난해부터 ‘팔만대장경 순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스님의 안내로 해인사도 둘러보고 팔만대장경도 친견할 수 있다. 채 1시간이 못 되는 짧은 시간이지만, 해인사에 대한 안목을 넓히는 데 적잖은 도움이 된다. 이날 합천군 행사에선 팔만대장경 연구원에서 보존국장을 맡고 있는 일한 스님이 안내자로 나섰다.장경판전으로 곧장 간다. 팔만대장경이 있는 당우다. 네 동의 건물이 직사각형 형태를 이루고 있다. 들머리 구실을 하는 남쪽 건물은 수다라장(修多羅藏), 마당을 두고 마주한 북쪽 건물은 법보전(法寶殿)이다. 동쪽과 서쪽엔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의 사간판전이 있다. 길게 뻗은 남북 건물은 국간판전, 동서 건물은 사간판전이다. 국가기관인 대장도감에서 새긴 목판을 보관한 곳은 국간판전, 사찰이나 지방 관청에서 새긴 목판을 보관한 곳은 사간판전이라 부른다. 장경판전 구역에만 국보가 셋이다. 흔히 팔만대장경으로 알려진 ‘대장경판’과 남북의 ‘장경판전’ 건물, 그리고 동·서사간판전에 봉안된 ‘고려목판’ 등이다. 장경판전은 1995년, 대장경 등 목판들은 2007년에 각각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현재 일반인이 볼 수 있는 건 법보전 내부와 팔만대장경이다. 석가고행도, 고승들의 문집 등을 새겼다는 고려목판과 소승불교 경판이 보관된 수다라장은 공개되지 않고 있다.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 그렇듯 언젠가 이들과도 ‘인연’이 닿길 희망한다. 예약하지 않는 관람객은 법보전 앞마당까지만 갈 수 있고, 법보전 창살 사이로 팔만대장경을 봐야 한다.춘분과 추분에 연꽃 모양의 그림자를 남긴다는 수다라장 연화문을 지나면 곧 법보전이다. 낡은 기둥에 매달린 두 개의 주렴이 여행자를 맞는다. 각각 원각도량하처(圓覺道場何處)와 현금생사즉시(現今生死卽是)란 문구가 새겨졌다. 일한 스님은 이를 “깨달음의 도량은 어디인가, 지금 나고 죽는 이 세상이 바로 그곳”이라고 해석했다. 삶의 모든 순간은 첫 순간이면서 마지막 순간이고 유일한 순간이다. ‘지금’과 ‘여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니 한 시인의 표현처럼 어제의 비로 오늘의 옷을 적실 까닭이 없고, 내일의 비를 위해 오늘의 우산을 펼 이유도 없는 것이다. 법보전 건물은 안팎이 수수하다. 장식성 짙은 공포와 화려한 단청으로 법보를 감싸고 있을 법한데, 뜻밖에 여염의 건물보다도 소박하다. 법보전의 진정한 가치는 놀라울 만큼 과학적인 구조에 있다. 아마 우리 국민 누구나 학창 시절 수없이 듣고 외웠을 터다. 건물 정면과 후면 창살의 모양, 위치, 크기 등이 다른 건 원활한 공기 흐름을 위해서라는 것, 바닥에 황토와 숯, 횟가루, 소금 등을 섞어 다져 습도를 조절했다는 것 등 말이다. 일한 스님은 “그 덕에 20여년 동안 청소를 하지 않아도 거미줄 하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쾌적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리고 마침내 팔만대장경. 무려 780여년 전에 제작된 목판들이 마치 어제 가져다 놓은 양 단정하게 5층 판가(板袈·경판꽂이)를 채우고 있다. 경판의 숫자가 8만 1258장, 8만 4000개의 법문을 실었다고 해 팔만대장경이다. 불가에선 종종 ‘팔만 사천’을 ‘많음’의 의미로 쓴다. 그러니 팔만대장경엔 경판과법문의 개수 외에도 ‘부처의 깨달음과 법문이 헤아릴 수 없이 많다’는 의미가 담겼다고도 볼 수 있다. 경판 하나하나에 담긴 정성과 지혜 역시 헤아릴 수 없이 깊다. 대장경판은 가로 약 70㎝, 세로 약 24㎝ 크기다. 두께는 어른 손가락 두 마디 정도. 양옆의 손잡이는 경판보다 5㎜ 정도 더 두껍다. 그 덕에 모든 경판 사이사이로 바람이 지날 수 있고, 경판을 넣고 꺼낼 때 글자들끼리 부딪히지 않는다. 글자수는 5272만 자다. 글자 하나를 새길 때마다 각수(刻手)들이 삼배를 올렸다고 한다. 그러니 글자를 모두 새기기까지 얼추 1억 6000번 가까이 절을 올렸을 것이다. 대장경은 고려 시대에 두 차례 제작됐다. 11세기에 만든 초조대장경은 몽골군의 침입으로 소실됐고, 해인사에 보관된 경판은 두 번째로 만든 재조대장경이다. 고려 고종 19년인 1237년에 조성이 시작돼 1248년에 완성됐다. 준비 기간까지 합하면 총 16년이 걸린 것으로 전해진다. 나무로 만든 대장경판이 오늘에까지 이를 수 있었던 건 기적이다. 해인사에 일곱 번 화마가 덮쳐도, 6·25전쟁 등 수많은 전란을 겪고도, 80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습기, 추위와 싸우면서도 온전히 살아 부처의 진리를 전할 수 있었던 건 기적이라는 단어로밖에 달리 설명할 방도가 없다. 우리 선조들이 경판을 새기고, 장경판전을 세울 지혜와 정성을 갖게 된 것 역시 기적적인 일이지 싶다. 대장경의 여운은 강렬했다. 저물녘 범종 소리까지 들은 뒤라야 산사에서 발걸음을 뗄 수 있을 듯했다. 그사이 암자 순례에 나섰다. 해인사의 산내 암자는 모두 16개다. 하루에 돌아볼 수는 없어, 해인사 동쪽 코스의 암자 3곳을 묶어 돌아봤다. 백련암은 ‘가야산 호랑이’ 성철 스님이 주석하던 암자다. 경내에 비석처럼 서 있는 불면석이 독특하다. 희랑대는 꽃계단(花階)이 아름답고, 금강산 보덕굴에 비견되는 지족암은 뒤 산자락에 불족도를 토대로 조각한 불족바위가 인상적이다.어둑어둑해질 무렵 사람들이 해인사 범종각 앞에 모였다. 템플스테이에 참가한 내외국인, 여행객 등이 뒤섞였다. 두 스님은 법고와 범종, 목어, 운판의 순서로 쳤다. 법고는 지상의 생명들, 범종은 지하의 생명들, 목어는 물속 짐승들, 운판은 날짐승들에게 전하는 구원의 소리란다. 여행자에게 범종이란 일종의 축객령과 같은 것. 이제 해인사를 내려갈 때다. 기분 탓일까. 땀과 홍진에 절어 까매진 목깃이 그제야 말끔하게 씻겨진 듯하다. ■ 여행수첩 매주 월요일 예약 사이트 ‘광클’ 전쟁 -‘해인사 팔만대장경 순례’ 프로그램은 매주 토·일요일, 오전 10시와 오후 2시에 진행된다. 회당 최대 20명까지 신청을 받는다. 매주 월요일에 누리집예약 사이트를 오픈하는데, ‘광클’ 전쟁이 벌어진다고 한다. -물병 등 액체류, 라이터 등 화기류, 삼각대 등 카메라 장비, 가방 등은 일절 법보전 안으로 가져갈 수 없다. 슬리퍼, 하이힐, 반바지, 민소매, 레깅스 등의 차림으로도 입장할 수 없다. -대장경에 가려 못 보기 십상인데, 법보전 안의 비로자나불상도 보물이다. 국내 최고(最古) 목조 불상이다. 화재나 도난이 감지되면 고급 외제차의 엠블럼처럼 순식간에 특수장치가 부착된 단 아래로 사라진다고 한다. -범종 타종 시간은 하안거, 동안거 등 시기에 따라 다르다. 미리 종무소에 확인해야 한다. 요즘엔 오후 7시 30분쯤 범종을 친다.
  • 바이든, 기후 국가비상사태 선포 검토

    바이든, 기후 국가비상사태 선포 검토

    지구온난화로 폭염에 건조한 날씨가 지속되면서 미국과 유럽 내 대형 산불이 빈발하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기후 국가비상사태’ 선포를 고려하고 있다. 존 케리 미국 대통령 기후특사는 24일(현지시간) BBC와의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행정명령을 포함해 사용할 수 있는 모든 도구를 쓸 준비가 됐다고 전했다. 비상사태 선포는 미국 헌법에 명시된 대통령의 권한으로 천재지변이나 전쟁 위기 등 국가 비상상황에서 정부가 신속히 대처할 필요성이 있을 때 가능하다. 바이든 대통령은 행정명령을 통해 재생에너지 확대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의 요세미티 국립공원에서 발생한 산불은 4일째 잡히지 않고 있다. ‘오크 파이어’로 불리는 이 산불은 지난 22일 요세미티 국립공원 남서쪽 마을 인근에서 발화해 순식간에 주변으로 확산했다. 소방대원 400여명과 소방 헬기, 불도저 등 각종 중장비가 산불 진화에 투입됐지만, 주택과 상가건물 10여채가 파괴됐고, 인근 주민 6000여명이 대피했다. 이날 기준 이 산불은 임야 56㎢(축구장 약 8개 크기) 이상을 태웠다. 캘리포니아 산불보호청(Cal Fire) 나타샤 파우츠 대변인은 “건조한 상황에서 가벼운 바람이 나뭇가지에 불씨를 날려 보내 화염을 키우고 있다”며 “기온은 높고, 나뭇가지들은 메말라 있다”고 전했다. 기록적인 폭염이 유럽 동쪽으로 확산하면서 그리스에서도 큰 규모의 산불이 4곳에서 발생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유명 휴양지 레스보스섬에서 전날 시작된 산불은 이틀째 계속돼 관광객과 민가 주민 400여명이 대피했다. 그리스 북동부 에브로스 지역의 다디아 국립공원 산기슭에서도 산불이 발생했고, 남부 펠로폰네소스와 크레타섬에서도 화재가 발생해 주민들이 대피했다. 그리스 기상청은 일부 지역은 42도까지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유럽산불정보시스템(EFFIS)에 따르면 올해 유럽에서 51만 7881㏊(약 5178.81㎢) 면적이 화재 피해를 당했다. 이는 지난해 화재로 소실된 47만 359㏊(4735.9㎢)를 웃도는 규모다.
  • 충무공 전승 도운 척후장… 왜군 포로 됐다가 탈출 [서동철 논설위원의 임진왜란 열전]

    충무공 전승 도운 척후장… 왜군 포로 됐다가 탈출 [서동철 논설위원의 임진왜란 열전]

    임진왜란 당시 전라좌수영 소속의 5개 수군진 가운데 사도진과 방답진은 종3품의 첨절제사가 지휘하는 거진(巨鎭), 곧 핵심 수군기지였다. 오늘날의 여수 돌산도에 있었던 방답진이 좌수영을 방어하는 역할이라면 사도진은 여도진·발포진·녹도진을 거느리고 왜구의 침입이 잦았던 고흥반도를 지켰다. 사도첨사 김완은 조선수군의 첫 번째 승전인 옥포해전부터 척후장으로 출전해 왜적의 위치와 선단의 규모를 기선(旗船)에 알리는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함으로써 이순신 수군이 전승을 거두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김완은 훗날 칠천량해전에서 왜군의 포로가 돼 일본에 끌려갔다가 탈출하기도 했다. 사도진의 옛터는 이제 한적한 시골 어항(漁港)이 됐다. 전남 고흥군 영남면 금사리 사도마을이다. 전선(戰船) 정박지였을 마을 앞바다에는 작은 고기잡이배들만 한가롭다. 전라좌수영의 대표적 수군기지로 제법 큰 규모의 진성(鎭城)도 있었다지만 자취는 간데없다. 마을 보건지소 앞에 있는 첨절제사 선정비가 유일한 흔적인데 이것조차 비바람에 깎여 주인공을 알 수가 없다. 다만 금사리(錦蛇里)라는 마을 이름이 사도진(蛇渡鎭)과 연관이 있는 게 아닐까 추측할 뿐이다. 최근 ‘사도진해안길’이라는 길 이름이 붙여지면서 사도진 터를 찾아가기가 쉬워졌고 역사도 조금은 살아나고 있는 느낌이다.●전라좌수영 대표 기지·진성 흔적 없어 그런 만큼 옛 사도진의 복원 작업에 시동이 걸린다면 새로운 역사관광 자원으로 떠오를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생각이 든다. 누리호 발사로 크게 각광받고 있는 나로우주센터가 가깝고, 총길이 3462m에 이르는 해창만방조제는 바로 금사리에서 시작한다. 방조제 둑에는 오토캠핑장, 야외 공연장, 산책로로 이루어진 해창만간척지공원이 조성됐으니 나로우주센터와 짝을 이루는 훌륭한 관광자원이다. 간척지 둑을 사이에 두고 앞에는 바다, 뒤로는 담수호가 펼쳐져 있어 낚시인들도 즐겨 찾는다. 사도첨사 김완(金浣·1546~1607)은 방답첨사 이순신(李純信·1554~1611)과 품계는 같고 나이는 8살이나 많았다. 그럼에도 전라좌수사 이순신(李舜臣·1545~1598)은 사도첨사 김완이 아닌 방답첨사 이순신에게 좌수영 5개 수군진의 선임을 맡겼다. 충무공이 좌수사에 부임하고 전란을 대비하는 과정에서 사도첨사 김완을 그리 미덥지 않게 생각했다는 것은 ‘난중일기’를 보면 분명하게 드러난다. 임진년 2월 충무공의 관내 순시는 휘하 지휘관의 전쟁 준비 태세를 한눈에 알 수 있게 한다. 충무공은 25일자 ‘난중일기’에 ‘여러 가지 전쟁 준비와 관련해 (사도진에) 결함이 많이 보여 군관과 관리들에게 벌을 주었고, 첨사는 잡아들이고 교수는 내보냈다’고 적었다. 교수(敎授)는 향교에서 생도를 가르치는 지방관의 보좌관이다. 충무공은 ‘사도진의 방비가 다섯 포구 중 가장 못하건만 관찰사가 표창하는 공문서를 올렸기에 죄상을 검사하지 못하니 참으로 기가 막혀 웃을 노릇’이라고 덧붙였다. 3월 20일자 일기에도 김완에 대한 불신은 이어졌다. 충무공은 관내를 돌아보라는 명령을 제 기한에 따르지 못했다는 이유로 순천부 책임자들을 벌주었다고 했다. 그러고는 ‘사도첨사 김완은 혼자서 수색했다면서 반나절 동안 나로도 안팎과 대평도 및 소평도를 모두 수색하고 그날로 포구로 돌아왔다고 한다. 그러나 엉뚱한 거짓말이다. 이 사실을 확인하고자 흥양현감과 사도첨사에게 문의하는 공문서를 보냈다’고 적었다. 그리고 ‘몸이 몹시 안 좋아 일찍 들어왔다’고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당시 전라도관찰사는 이광(1541~1607)이다. 왜란 개전 이후 4만의 전라도 군사를 근왕병으로 이끌고 북상하다가 경기도 용인에서 소수 왜적의 기습을 받고 패퇴한 인물이다. 그의 이력을 보면 1589년 전라도관찰사에 한번 올랐다가 파직되고 1591년 다시 전라도관찰사에 임명됐다. 1589년이라면 김완이 사도진첨절제사에 임명된 시기이기도 하다. 김완과 이광 사이에는 기록에 남지 않은 무언가 끈끈한 관계가 있지 않았을까 싶다. 제 할 일을 태만히 하는 부하를 가장 싫어하는 충무공이다. 게다가 태만의 배경에 상급자가 있다고 생각했다면 사도첨사와 거리감을 느끼는 것은 당연했을 것이다. 김완 쪽에서 봐도 충무공은 적극적으로 모시기에는 떨떠름한 상관이 아닐 수 없었다. 김완이 종3품 사도첨사에 제수된 그해 이순신은 종6품 정읍현감이었다. 충무공은 일찌감치 1580~1582년 전라좌수영에서 18개월 동안 종4품 발포만호를 지냈으니 10년 가까이 지난 이후 전라좌수사에 오른 것을 ‘벼락출세’라고 할 수는 없다는 시각도 있다. 그럼에도 김완이 느꼈을 갈등은 오늘날에도 흔한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충무공은 ‘난중일기’ 앞쪽에서는 좀처럼 김완의 이름을 거론하지 않았다. 하지만 임진년 9월 이후가 되면 권준이나 어영담, 방답첨사 이순신에 버금가게 김완과 활을 쏘거나 술을 마셨다는 언급이 잦아진다. 1594년(갑인년) 어느 날 일기에는 ‘경수(景受·전라우수사 이억기)와 충청수사 이순신, 순천부사 권준, 발포만호 황정록, 사도첨사 김완과 함께 사인암에 올라 하루 종일 취해서 이야기하다 돌아왔다’는 내용도 보인다. 충무공과 깊이 교감하는 참모로 탈바꿈하고 있는 모습이다.●1595년 충무공 장계, 조방장으로 승진 김완은 전쟁 준비 기간 신뢰를 받지 못했던 자신의 이미지를 전장(戰場)에서 바꿀 수 있었다. 충무공과의 관계 개선도 급속히 이루어졌다. 이순신이 첫 전투인 옥포해전에서 승리한 뒤 조정에 올린 ‘옥포파왜병장’(玉浦破倭兵狀)에 이런 대목이 있다. ‘5월 7일 새벽 출정해 천성, 가덕으로 가다가 옥포 앞바다에 이르니, 우척후장 사도첨사 김완과 여도권관 김인영이 신기전을 쏘아 사변이 났음을 보고하므로, 여러 장수들에게 “덤벙대지 말라. 태산같이 침착하라”고 엄하게 명령하고는 대열을 갖추어 일제히 나아갔습니다.’ 이어 충무공은 휘하 장수들의 공로를 나열하면서 ‘사도첨사 김완은 왜대선 1척을, 여도권관 김인영은 왜중선 1척을 각각 당파했다’고 했다. 김완이 척후 역할에 그치지 않고 적선을 공격해 작지 않은 전공을 세운 것을 알 수 있다. 당파(撞破)는 포격을 가해 적선을 분쇄한 것을 뜻한다. 김완은 이어진 한산도대첩과 부산포해전을 비롯해 이순신의 주요 해전에서 척후장으로 활약했고 1595년에는 삼도수군통제사 이순신의 장계로 조방장(助防將)으로 승진했다. 조방장이란 통제사나 절도사를 보좌해 적의 침입을 막아 내는 역할을 하는 장수다. 원균이 삼도수군통제사가 된 1597년에는 겸직으로 거제도 복병도장(伏兵都將)을 맡아 도장포와 다대포의 왜적을 격파하기도 했다. 복병도장은 적이 지나는 길목에 포진하고 있다가 기습하는 해상 게릴라부대 총대장을 뜻하는 듯하다. 거제도와 북쪽 칠천도 사이에서 벌어진 칠천량해전은 1597년 7월 15일에 벌어졌다. 선조실록은 ‘원균을 비롯해 패주한 장수들의 처벌 문제를 논의하다’라는 기사에서 ‘칠천량해전의 수군 장수들은 힘을 겨루며 싸우다가 패멸된 것이 아니라 살아남은 자나 죽은 자나 모두 달아나기에 바빴던 사람들’이라면서 ‘중론을 참고해 보니 힘을 다하여 싸우다가 바다 한가운데에서 전사한 자는 조방장 김완뿐’이라는 도체찰사 이원익의 발언 내용이 실려 있다. 당시 김완이 분전한 것은 주지의 사실이었던 듯하다. 하지만 김완은 왜적과 싸우며 수세에 몰리자 자결하고자 바다에 뛰어들었지만 결국 포로가 됐다. 김완은 전후의 이야기를 ‘용사일록’(龍蛇日錄)이라는 일기체 회고담에 담았는데, 대마도(對馬島)와 일기도(日岐島), 낭고야(浪古也)를 거쳐 곡고라(曲高羅)의 감시인 집에 감금됐다고 했다. 낭고야와 곡고라는 나고야(名護屋)와 고쿠라(小倉)의 음차 표기다. 그는 1598년 1월 일본에서 탈출한 뒤 4월 18일 다대포에 이르렀고, 4월 29일 양산에 도착해 군수 박응창이 순찰사에게 보고하니 선조에게 상세한 내용의 장계가 올라갔다. 선조는 ‘동방의 소무’라는 뜻으로 ‘해동소무’(海東蘇武)라 쓴 어필과 함안군수 벼슬을 내렸다. 소무(蘇武)는 중국 전한시대 흉노에 붙잡혀 복속을 강요당했으나 굴하지 않아 바이칼호 주변에 19년 동안 유폐됐다 돌아온 인물이라고 한다. ‘용사일록’의 내용은 김완의 후손들이 1918년 간행한 ‘해소실기’(海蘇實紀)에도 담겼다. 무덤은 고향인 경북 영천시 자양면 노항리에 있다.
  • 칠천량해전 홀로 분전, 포로되어 끌려간 일본에서 탈출하다 [서동철 논설위원의 임진왜란 열전]

    칠천량해전 홀로 분전, 포로되어 끌려간 일본에서 탈출하다 [서동철 논설위원의 임진왜란 열전]

     임진왜란 당시 전라좌수영 소속의 5개 수군진 가운데 사도진과 방답진은 종3품의 첨절제사가 지휘하는 거진(巨鎭), 곧 핵심 수군기지였다. 오늘날의 여수 돌산도에 있었던 방답진이 좌수영을 방어하는 역할이라면 사도진은 여도진·발포진·녹도진을 거느리고 왜구의 침입이 잦았던 고흥반도를 지켰다. 사도첨사 김완은 조선수군이 첫번째 승전인 옥포해전부터 척후장으로 출전해 왜적의 위치와 선단의 규모를 기선(旗船)에 알리는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해 이순신 수군이 전승을 거두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김완은 훗날 칠천량해전에서 왜군의 포로가 되어 일본에 끌려갔다가 탈출하기도 했다.  사도진의 옛터는 이제 한적한 시골 어항(漁港)이 됐다. 전남 고흥군 영남면 금사리 사도마을이다. 전선(戰船) 정박지였을 마을 앞바다에는 작은 고기잡이배들만 한가롭다. 전라좌수영의 대표적 수군기지로 제법 큰 규모의 진성(鎭城)도 있었다지만 자취는 간데 없다. 마을 보건지소 앞에 있는 첨절제사 선정비가 유일한 흔적인데 이것조차 비바람에 깎여 주인공을 알 수가 없다. 다만 금사리(錦蛇里)라는 마을이름이 사도진(蛇渡鎭)과 연관이 있는 것이 아닐까 추측할 뿐이다. 최근 ‘사도진해안길’이라는 길이름이 붙여지면서 사도진 터를 찾아가기가 쉬워졌고 역사도 조금은 살아나고 있는 느낌이다.  그런 만큼 옛 사도진의 복원 작업에 시동이 걸린다면 새로운 역사관광 자원으로 떠오를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생각이 든다. 누리호 발사로 크게 각광받고 있는 나로우주센터가 가깝고, 총길이 3462m에 이르는 해창만방조제는 바로 금사리에서 시작한다. 방조제 둑에는 오토캠핑장, 야외 공연장, 산책로로 이루어진 해창만간척지공원이 조성됐으니 나로우주센터와 짝을 이루는 훌륭한 관광자원이다. 간척지 둑을 사이에 두고 앞에는 바다, 뒤로는 담수호가 펼쳐져 있어 낚시인들도 즐겨 찾는다.  사도첨사 김완(金浣·1546~1607)은 방답첨사 이순신(李純信·1554~1611)과 품계는 같고 나이는 8살이나 많았다. 그럼에도 전라좌수사 이순신(李舜臣·1545~1598)은 사도첨사 김완이 아닌 방답첨사 이순신에게 좌수영 5개 수군진의 선임을 맡겼다. 충무공이 좌수사에 부임하고 전란을 대비하는 과정에서 사도첨사 김완을 그리 미덥지 않게 생각했다는 것은 ‘난중일기’를 보면 분명하게 드러난다.  임진년 2월 충무공의 관내 순시는 휘하 지휘관의 전쟁 준비 태세를 한 눈에 알 수 있게 한다. 충무공은 25일자 ‘난중일기’에 ‘여러가지 전쟁 준비와 관련해 (사도진에) 결함이 많이 보여 군관과 관리들에게 벌을 주었고, 첨사는 잡아들이고 교수는 내보냈다’고 적었다. 교수(敎授)는 향교에서 생도를 가르치는 지방관의 보좌관이다. 충무공은 ‘사도진의 방비가 다섯 포구 중 가장 못하건만 관찰사가 표창하는 공문서를 올렸기에 죄상을 검사하지 못하니 참으로 기가 막혀 웃을 노릇’이라고 덧붙였다. 3월 20일자 일기에도 김완에 대한 불신은 이어졌다. 충무공은 관내를 돌아보라는 명령을 제 기한에 따르지 못했다는 이유로 순천부 책임자들을 벌주었다고 했다. 그리고는 ‘사도첨사 김완은 혼자서 수색했다면서 반나절동안 나로도 안팎과 대평도 및 소평도를 모두 수색하고 그날로 포구로 돌아왔다고 한다. 그러나 엉뚱한 거짓말이다. 이 사실을 확인하고자 흥양현감과 사도첨사에게 문의하는 공문서를 보냈다’고 적었다. 그리고는 ‘몸이 몹시 안좋아 일찍 들어왔다’고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당시 전라도관찰사는 이광(1541~1607)이다. 왜란 개전 이후 4만의 전라도 군사를 근왕병으로 이끌고 북상하다가 경기도 용인에서 소수 왜적의 기습을 받고 패퇴한 인물이다. 그의 이력을 보면 1589년 전라도관찰사에 한번 올랐다가 파직되고 1591년 다시 전라도관찰사에 임명됐다. 1589년이라면 김완이 사도진첨절제사에 임명된 시기이기도 하다. 김완과 이광 사이에는 기록에 남지 않은 무언가 끈끈한 관계가 있지 않았을까 싶다. 제 할 일을 태만히 하는 부하를 가장 싫어하는 충무공이다. 게다가 태만의 배경에 상급자가 있다고 생각했다면 사도첨사와 거리감을 느끼는 것은 당연했을 것이다.  김완 쪽에서 봐도 충무공은 적극적으로 모시기에는 떨떠름한 상관이 아닐 수 없었다. 김완이 종3품 사도첨사에 제수된 그해 이순신은 종6품 정읍현감이었다. 충무공은 일찌감치 1580~1582년 전라좌수영에서 18개월동안 종4품 발포만호를 지냈으니 10년 가까이 지난 이후 전라좌수사에 오른 것을 ‘벼락출세’라고 할 수는 없다는 시각도 있다. 그럼에도 김완이 느꼈을 갈등은 오늘날에도 흔할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충무공은 ‘난중일기’ 앞쪽에서는 좀처럼 김완의 이름을 거론하지 않았다. 하지만 임진년 9월 이후가 되면 권준이나 어영담, 방답첨사 이순신에 버금가게 김완과 활을 쏘거니 술을 마셨다는 언급이 잦아진다. 1594년(갑인년) 어느 날 일기에는 ‘경수(景受·전라우수사 이억기)와 충청수사 이순신, 순천부사 권준, 발포만호 황정록, 사도첨사 김완과 함께 사인암에 올라 하루 종일 취해서 이야기하다 돌아왔다’는 내용도 보인다. 충무공과 깊이 교감하는 참모로 탈바꿈하고 있는 모습이다.  김완은 전쟁 준비기간 신뢰를 받지 못했던 자신의 이미지를 전장(戰場)에서 바꿀 수 있었다. 충무공과 관계 개선도 급속히 이루어졌다. 이순신이 첫 전투인 옥포해전에서 승리한 뒤 조정에 올린 ‘옥포파왜병장’(玉浦破倭兵狀)에 이런 대목이 있다. ‘5월 7일 새벽 출정해 천성, 가덕으로 가다가 옥포 앞바다에 이르니, 우척후장 사도첨사 김완과 여도권관 김인영이 신기전을 쏘아 사변이 났음을 보고하므로, 여러 장수들에게, “덤벙대지 말라. 태산같이 침착하라”하고 엄하게 명령하고는 대열을 갖추어 일제히 나아갔습니다.’ 이어 충무공은 휘하 장수들의 공로를 나열하면서 ‘사도첨사 김완은 왜대선 1척을, 여도권관 김인영은 왜중선 1척을 각각 당파했다’고 했다. 김완이 척후 역할에 그치지 않고 적선을 공격해 작지 않은 전공을 세운 것을 알 수 있다. 당파(撞破)는 포격을 가해 적선을 분쇄한 것을 뜻한다. 김완은 이어진 한산도 대첩과 부산포 해전을 비롯해 이순신의 주요 해전에서 척후장으로 활약했고, 1595년에는 삼도수군통제사 이순신의 장계로 조방장으로 승진했다. 조방장(助防將)이란 통제사나 절도사를 보좌해 적의 침입을 막아내는 역할을 하는 장수다. 원균이 삼도수군통제사가 된 1597년에는 겸직으로 거제도 복병도장을 맡아 도장포와 다대포의 왜적을 격파하기도 했다. 복병도장(伏兵都將)은 적이 지나는 길목에 포진하고 있다가 기습하는 해상 게릴라부대 총대장을 뜻하는 듯하다.  거제도와 북쪽 칠천도 사이에서 벌어진 칠천량해전은 1597년 7월 15일에 벌어졌다. 선조실록은 ‘원균을 비롯해 패주한 장수들의 처벌 문제를 논의하다’는 기사에서 ‘칠천량패전의 수군 장수들은 힘을 겨루며 싸우다가 패멸된 것이 아니라 살아 남은 자나 죽은 자나 모두 달아나기에 바빴던 사람들’이라면서 ‘중론을 참고해 보니 힘을 다하여 싸우다가 바다 한가운데에서 전사한 자는 조방장 김완 뿐’이라는 도체찰사 이원익의 발언 내용이 실려있다. 당시 김완이 분전한 것은 주지의 사실이었던 듯하다. 하지만 김완은 왜적과 싸우며 수세에 몰리자 자결하고자 바다에 뛰어들었지만 결국 포로가 됐다. 김완은 전후의 이야기를 ‘용사일록’(龍蛇日錄)이라는 일기체 회고담에 담았는데, 대마도(對馬島)와 일기도(日岐島), 낭고야(浪古也)를 거쳐 곡고라(曲高羅)의 감시인 집에 감금됐다고 했다. 낭고야와 곡고라는 나고야(名護屋)와 고쿠라(小倉)의 음차 표기다. 그는 1598년 1월 일본에서 탈출한 뒤 4월 18일 다대포에 이르렀고, 4월 29일 양산에 도착해 군수 박응창이 순찰사에게 보고하니 선조에게 상세한 내용의 장계가 올라갔다. 선조는 ‘동방의 소무’라는 뜻으로 ‘해동소무’(海東蘇武)라 쓴 어필과 함안군수 벼슬을 내렸다. 소무(蘇武)는 중국 전한시대 흉노에 붙잡혀 복속을 강요당했으나 굴하지 않아 바이칼호 주변에 19년동안 유폐됐다 돌아온 인물이라고 한다. ‘용사일록’의 내용은 김완의 후손들이 1918년 간행한 해소실기(海蘇實紀)에도 담겼다. 무덤은 고향인 경북 영천시 자양면 노항리에 있다.
  • 영국 40.3도… 사상 최악 폭염에 ‘불타는 유럽’

    영국 40.3도… 사상 최악 폭염에 ‘불타는 유럽’

    유럽이 사상 최악의 폭염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각국에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철로·도로 손상, 산불 등 피해가 잇따르는가 하면 수돗물 사용을 제한하는 지역도 나오고 있다. 이번 폭염은 다음주 중반까지 계속된다는 전망이 나온다. 19일(현지시간) 영국 기상청은 중부 링컨셔주의 코닝스비 지역 기온이 이날 오후 4시 기준 40.3도를 찍으며 영국 역사상 최고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런던 시내의 세인트 제임스 파크, 히스로 등 지역도 40.2도까지 치솟았다. 기존 최고 기록은 2019년 케임브리지의 38.7도였다. 기상청은 최고 34개 관측지점에서 기존 기록이 경신됐다고 말했다. 전날 밤 영국은 역사상 가장 더웠고 열대야까지 나타났다. 웨스트요크셔의 한 지역은 전날 최저 기온이 25.9도까지 올랐다. 기존 기록은 1990년 8월 3일 브라이튼의 23.9도였다. 폭염으로 철도와 지하철 운행이 대거 취소되거나 축소됐다. 철로가 휘고 도로포장이 녹아 도로가 위로 솟는 현상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영국 철도시설공단인 네트워크레일은 서포크 지역에 철로 온도가 62도까지 치솟았다고 전했다.역대급 무더위에도 에어컨을 갖춘 곳이 많지 않아 더위를 호소하는 사례가 잇따랐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에어컨이 거의 쓸모없는 가전으로 취급되는 영국에선 갑자기 찾아온 폭염으로 인한 피해에 더 쉽게 노출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영국 기업에너지전략부(BEIS)의 지난해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 가구 중 에어컨을 설치한 비중은 5% 미만에 불과하다. 특히 대부분이 이동식 에어컨으로, 우리나라에서는 흔한 중앙식 냉방장치는 런던의 일부 고급 아파트를 제외하고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맑은 날이 손에 꼽을 수준인 영국은 여름에도 그리 덥지 않아 주택 등이 난방에 집중된 구조로 설계돼 있고 냉방에 대한 투자는 거의 없다. 영국은 앞서 지난 17일 자정을 기해 잉글랜드 지역을 중심으로 폭염 적색경보를 역사상 처음 발령했다. 기상청 스티븐 벨처 최고 과학 책임자는 “기상청 연구에서는 영국 기온이 40도에 이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나왔는데, 온실가스로 인한 기후변화가 이런 극단적 기온을 가능케 했다”고 지적했다.프랑스에서도 서쪽 대서양 연안 지역을 중심으로 40도가 넘는 곳이 속출했다. 와인 산지로 유명한 보르도가 위치한 지롱드주(州)에서는 지난주 시작된 산불로 2만 헥타르(200㎢)에 이르는 숲이 불에 탔다. 수도 파리에서는 이날 오후 3시 기준 수은주가 40.1도를 가리키며 150년 전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래 3번째로 더운 날로 기록됐다. 기상청은 이날 프랑스 전역 64개 지역에서 최고 기온을 갈아치웠다고 밝혔다. 그리스에서는 이날 수도 아테네 인근 펜텔리산에서 화재가 발생해 능선을 따라 불길이 치솟고 있다. 산불이 강풍으로 번지면서 인근 주민 수백명에 대피령이 내려졌으며 소방당국은 화재 진압을 위해 11대의 소방 항공기와 5대의 소방 헬기를 투입했다고 밝혔다. 전날엔 아테네에서 남동쪽으로 약 50㎞ 떨어진 크레타섬 북쪽 해안의 레팀노 마을 인근에서 산불이 발생해 인근 마을 7곳에 대피 명령이 내려진 바 있다.폭염의 기세가 장기화하면서 물 사용량이 증가하자 수돗물 사용을 제한하는 지역도 나오고 있다. 스위스 남부 티치노주(州) 멘드리시오 지방정부는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멘드리시오 일대와 인근 소도시인 바사지오 트레모나, 살로리노 등 지역에서 수돗물 사용을 제한한다고 공지했다. 식수로 공급되는 수돗물로 정원 등에 물을 주거나 세차를 하는 행위, 수영장에 물을 채우는 행위 등을 엄격히 금한다는 내용이다. 가정용 수돗물을 다른 용도로 전용할 경우 최대 1만 스위스프랑(약 1350만원)의 벌과금이 부과된다. 크로아티아의 이스트리아 반도 일대에서도 비슷한 지침이 시행되고 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트리아 지방정부는 전날부터 식수로 차량이나 도로, 다른 공공시설을 청소하는 일과 녹지에 물을 주는 것 등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이런 시책을 위반하면 물 공급이 제한된다. 영국에서도 일부 지역에서 물 공급량을 조절하고 있다. 현지 물 공급업체인 어피니티 워터는 전날 무더위 속에 급증한 물 수요를 통제하기 위해 런던과 에식스, 서리 등지의 수압을 낮추고 있다고 DPA통신이 전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유럽 전역에서 벌어지는 폭염 현상과 관련해 “다음 주 중반까지는 유럽에서 예년 수준을 넘어서는 기온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폭염이 장기화하면서 지병을 갖고 있던 노인층에서는 사망자가 더 나올 것으로 우려된다고 WMO 측은 설명했다. WMO는 최근 유럽에서 나타난 것과 같은 극단적이고 장기화한 폭염에 대해 태풍처럼 이름을 붙이는 방안과 관련해선 “폭염에 대한 명명이 어떤 장단점을 지니는지 고려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폭염을 어떻게 부르는지에 대해 정부 간 조정을 할 필요도 있다”면서 “현재 이름을 붙이고 있는 열대성 저기압과 폭염 현상은 물리적 특성이나 영향, 위험 유형 등에서 차이를 보인다”고 덧붙였다.
  • 필름 카메라로 그린 추상화 거대사회 속 개인 존재 묻다[이지윤 큐레이터의 은밀한 미술인생]

    필름 카메라로 그린 추상화 거대사회 속 개인 존재 묻다[이지윤 큐레이터의 은밀한 미술인생]

    1838년 사진기가 발명된 이후, 사진을 이용해 20세기 현대미술의 지평을 연 작가가 안드레아스 구르스키다. 살아 있는 작가를 어느 분야의 거장이라고 말하기는 쉽지 않지만 구르스키는 모두가 인정하는 현대사진의 가장 중요한 인물이다.1955년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태어난 구르스키는 유년 시절을 뒤셀도르프에서 보냈다. 사진관을 하는 가정에서 태어나 어려서부터 사진과 가깝게 지낸 그는 에센의 폴크방국립예술대에서 공부한 뒤 뒤셀도르프 쿤스트아카데미에서 베른트·힐라 베허 부부에게 사진을 배웠다. 베허 부부는 20세기 후반 사진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뒤셀도르프학파 창시자들로, 당시 매우 새로운 사진을 시도했다. 그들은 전에는 사진의 주제라고 여겨지지 않던, 산업 기계와 건축 형태들을 작품에 담았다. 또 사물 자체 이미지를 정확하고 객관적인 기록물로서 반복적으로 찍고 체계적으로 분류하는 ‘유형학적 사진’(Typology) 장르를 만들었다. 감정이 배제된 중립적 시선으로, 특정한 유형의 피사체를 연이어 찍는 방식이다. 뒤셀도르프학파에서 20세기 후반 사진계 스타들이 나왔다. 안드레아스 구르스키, 토마스 스트루스, 토마스 루프, 악셀 휘테, 칸디다 회퍼 등이다. 뒤셀도르프학파 1세대이자 유형학적 사진의 대주자인 구르스키는 현대 사회와 문화공간의 유형성을 사진에 담았다. 그의 작품들은 규칙적이고 반복적인, 만능물질주의 또는 현대의 단면을 그대로 보여 준다.●사실주의와 추상의 경계 구르스키는 1990년대부터 필름 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컴퓨터로 스캔·편집하면서 사진의 회화적 가능성을 탐구했다. 그의 사진들은 디지털 보정을 통해 기계의 눈으로만 포착 가능한 세계를 담았다. 그는 사람의 눈에 비치는 입체적 세계를 드넓은 평면으로 그리기 위해, 카메라 여러 대로 한 공간을 촬영해 합성했다. 보정 과정에서 소실점을 없애 모두 또렷하고 일정한 크기로 보이도록 연출했다. 구르스키 작품은 사실주의와 추상의 경계에 있다. 2007년 북한의 아리랑축제를 촬영한 ‘평양Ⅵ’(2007)는 흰 꽃과 붉은 꽃의 조화처럼 보이나, 자세히 보면 흰 옷과 붉은 옷을 입은 많은 사람이 일정한 동작을 취하고, 밀집해 만들어 낸 형상이다. 구르스키는 체제의 선전 상징은 배제하고, 수많은 무용수들이 이룬 반복적이고 기하학적 형태를 담는 데 집중했다. 멀리서 보면 떠오르는 태양이나 아름다운 꽃 문양에 시선을 빼앗기지만 가까이 보면 거대한 꽃을 만들고 있는 무용수 개개인이 보인다. 개인을 억누르는 강력한 사회주의 구조와 그 안에서 살아가고 있는 한 존재의 모습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인간을 둘러싸고 있는 사회 구조와 의미를 포착해, 이미지 조작을 통해 아주 작은 개별 형상까지 세밀하게 표현하는 그의 작업은 현대 사회 자체를 담아내고 있다. ‘무제ⅩⅨ’(2015)도 그렇다. 가느다란 색띠가 켜켜이 쌓인 모습이 한국의 단색화 또는 서양의 추상표현주의 작품 같지만 ‘유럽의 정원’인 네덜란드의 쾨켄호프 꽃밭 사진이다. 작가는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사회, 현대 문명이 어떻게 변하는지 관찰해 왔다. 그는 현대 문명을 상징하는 곳을 포착해 거대한 사회 속 개인의 존재를 숙고하게 한다. ‘시카고선물거래소Ⅲ’는 증권가의 ‘플로어 트레이딩’(floor trading)이라는 디지털시대에 사라지는, 대면(對面) 선물 및 상품 거래방식을 기록했다. 이 작품은 표현법도 주목해야 한다. 그는 추상회화와 미니멀리즘 조각의 특성을 더한 실험적 작업을 통해 정형화된 사진예술의 틀을 넓혔다. ‘시카고선물거래소’(2009)는 원근감 없이 평면 위에 인물들을 배치했다. 이는 중심 없이 균질하게 화면을 구성하는 잭슨 폴록의 추상회화, ‘드리핑’(dripping)을 떠올린다. 각기 다른 유니폼 색상이 한 방울 물감이 돼 화면을 채운다. 구르스키는 해당 공간을 처음 접하고, 오랫동안 공간을 연구하고 공간에 머물며 작품을 완성시켰다. ‘시카고선물거래소Ⅲ’는 여러 이미지를 이어 붙여 원근감을 없애고, 팔각형의 중앙공간을 둘러싼 개인들 모습으로 화면을 채웠다. 구르스키 작업의 추상화적 성격은 풍경사진에서 더욱 돋보인다. ‘라인강Ⅲ’(2018)가 그렇다. 이 작품은 풍경사진 같지만 실제 모습은 아니다. 건물, 사람 등 피사체들은 지웠다. 강과 둔치, 수평선들은 어느 지점이 가깝고 먼 곳인지 알 수 없도록 보정됐다. 사진에서 모든 지점이 선명하다는 것은 카메라렌즈가 만들어 낸 원근감이 제거됐다는 뜻이다. 남은 라인강 풍경은 색과 면과 선이다. 그의 사진은 마크 로스코의 색면 추상화를 떠올린다. 그는 멀리서 관조하면서 동시에 세밀하게 들여다본다. 거시의 세계와 미시의 세계가 공존한다. 3m가 넘는 그의 사진을 멀리서 볼 때는 추상화처럼 보이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사물들 모습이 오롯이 드러난다. 그의 작업은 사진이지만 때론 사진에서 벗어난 회화적 감각과 사진의 매력을 함께 느낄 수 있다. 화면 속 구체적 대상의 완벽한 수평구조와 격자무늬들은 고요함과 안정감을 주는 동시에 무한함까지 떠올린다. 구르스키는 추상표현주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고 같은 결의 작품을 선보였다. 게르하르트 리히터, 잭슨 폴록, 바넷 뉴먼 등의 경향을 빠르게 받아들이면서 이를 사진으로 표현해 사진이 가진 추상화의 가능성을 열었다. 거시적 시점과 미시적 시점에서 각기 다른 감정을 전달하는 작가는 현대문명을 거시적 시각에서 바라보며, 구체적 사물로 추상적 표현을 완성시켰다. ●사진 이후의 사진: 구르스키의 가상세계 그의 작품은 현실을 닮았지만,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공간과 장면을 보여 준다. 작가는 모든 예술적 사물의 척도는 결정적 순간이 아니라 결정적 관점이라고 말한다. 눈 앞의 사물이나 장면을 그대로 보여 주는 대신 이미지를 재구성해 자신의 영역을 ‘이미지 촬영’에서 ‘이미지 제작’으로 전환했다. 그의 사진은 디지털작업으로 만들어진 분위기를 갖고 있다. 현대 사진작가들은 사진을 개념미술의 도구로 받아들인다. 디지털기술도 마찬가지다. 1995년 독일 뮌헨에서 열렸던 사진학술회는 디지털과 사진에 대해 ‘사진 이후의 사진’이라는 주제를 논의했다. 디지털사진이 디지털임을 밝힌다면, 사진의 개념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사진 이후의 사진’은 공감대를 형성했다. 한 장의 사진이 모든 진실을 말해 준다고 생각하는 낭만적 시대는 지났다는 것이다.구르스키 사진은 현실과 가상세계 중간에 있다. 우리가 보는 풍경은 현실에서 본 듯 하지만 실제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의 작품에서 보는 풍경은 친근하다. 프랑스 철학가 보드리야르의 ‘시뮬라크르’로 설명될 수 있다. 보드리야르는 가상의 공간과 우리가 현실 세계라고 믿는 바깥 공간이 차이가 없다고 말한다. 현실 세계라고 믿는 세계가 실재보다 더 실재적인 시뮬라크르 세계라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디지털기술 발달로 가속화된다. 구르스키 작품이 이 이론을 뒷받침한다. 그의 작품은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을 촬영했다. 사람들은 유사한 풍경을 봤으므로 이미지가 비현실적이거나 낯설지 않다. 작가는 작품 완성을 위해서 수개월 동안 수정 작업을 했다. 그가 만들어 낸 이미지는 합성 이미지,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이미지다. 어떤 부분이 변형됐는지 쉽게 식별할 수 없다. 이런 디지털 합성이미지는 전통적 이미지와 다르다. 전통적 아날로그 이미지는 대상과의 관계에서 벗어날 수 없지만 디지털 이미지는 대상과의 관계에서 벗어나고 출처를 찾더라도 이미지를 만들어 낸 알고리즘만 존재한다. 디지털 이미지가 시뮬레이션에 의해 만들어진 가상세계라서다. 디지털 이미지는 현실적 제약을 넘어 불가능을 재현할 수 있다. 구르스키의 사진은 실제 봐야 그 가치를 잘 체감할 수 있다. 작품 크기가 커서만은 아니다. 그가 촬영한 광활한 튤립밭, 수많은 인파로 북적이는 시카고선물거래소를 보면 위에서 바라보는 그의 시선이 전지적 신의 시선 같아 보인다. 멀찍이 떨어진 높은 곳에서 촬영해 대상을 폭넓게 아우르지만 디지털 합성을 했기에 그 속의 사람, 물건 하나하나의 존재감을 또렷하게 드러난다. 구르스키 작품이 숲과 동시에 나무를 보여 주는 사진, 거대한 사회 속 개인의 존재에 대해 숙고하게 만든다고 평가받는 이유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나는, 당신은 어디에 있습니까?”, “우리가 살고 있는 이곳은 어디입니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숨 프로젝트 대표
  • ‘불탄 주정 원액’ 손배소, 제주 소주 업체 한라산 패소

    제주지역 소주 제조업체인 ‘한라산’이 임대 계약 창고 화재로 오크통 주정 원액이 소실되자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패소했다. 제주지법 민사5부(문종철 부장판사)는 한라산 현재웅 대표이사가 재단법인 이시돌농촌산업개발협회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15일 기각했다. 현 대표이사 측은 지난 2020년 3월5일 임대계약을 맺은 성이시돌목장 창고 화재로 현장에 보관돼 있던 한라산 소유의 참나무 오크통(OAK Barrel) 356개가 불에 타 소실됐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화재로 불에 타 버린 오크통에는 2004년부터 2008년 사이에 만들어진 10년 이상 숙성된 주정 원액이 담겨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발생 후 한라산 측과 이시돌농촌산업개발협회가 몇 차례 합의를 시도했지만, 최종 무산되면서 소송으로 이어졌다.
  • 고성 아야진항 선박 화재…2시간만에 진화

    고성 아야진항 선박 화재…2시간만에 진화

    8일 0시 44분쯤 강원 고성 토성면 아야진항의 한 창고에서 불이 났다. 불은 항구에 정박한 선박으로 옮겨붙은 뒤 발생 2시간만에 진화됐다. 창고 1동과 선박 2척이 모두 불에 탔고, 또 다른 창고 1동과 선박 2척은 부분 소실돼 소방서 추산 2억 5000만원의 재산피해가 났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창고에서 불이 났다는 목격자 신고를 토대로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 제주 한림항 대형 화재… 선원 2명 실종

    제주 한림항 대형 화재… 선원 2명 실종

    소방대원들이 7일 오전 제주시 한림읍 한림항에 정박한 어선에서 발생한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17분쯤 한림항에서 화재가 발생해 어선 3척이 소실되고 3명이 중상을 입었다. 현장 관계자들은 화재원인을 배터리 폭발에 의한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화재가 발생한 어선 A호의 선원 8명 중 3명은 육상으로 탈출했고 3명은 해상으로 탈출해 연안구조정으로 구조됐다. 또 해경은 어선 A호에 있었던 선원 2명(내국인 1명·외국인 1명)을 찾기 위해 인근 해상을 집중 수색하고 있다. 제주 뉴시스
  • 태안 갯벌서 발견된 조선 왕실 기와, 완전체 첫 공개

    태안 갯벌서 발견된 조선 왕실 기와, 완전체 첫 공개

    조선 전기 왕실 관련 건축물에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장식기와 ‘취두’(鷲頭)가 처음으로 완전한 형태로 공개됐다.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지난 5월 충남 태안 갯벌에서 발굴한 용머리 장식 기와 상단과 취두 상단에 부착하는 칼자루 모양의 장식품인 검파(劍把)를 29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공개했다. 이번에 발굴한 취두 상단은 2019년 조개를 캐던 주민이 발견했던 취두 하부와 짝을 이루는 것이다. 검파는 지난해 같은 곳에서 출토됐던 또 다른 취두의 짝으로, 조선 전기 취두가 검파까지 완전체로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취(鷲)는 독수리, 두(頭)는 머리로 취두란 독수리 머리를 뜻한다. 지붕에서 하늘과 연결되는 부분의 장식으로 고려 중기부터 조선말까지 성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식은 이번에 출토된 것과 차이가 있지만 창경궁 명정문, 창덕궁 인정문 등에도 취두를 볼 수 있다.연구소는 2019년 주민에 의해 출토된 장수상이 조선 전기 양식을 띠고 있고, 취두와 검파가 같은 지역에서 수습됐다는 점에서 같은 시기에 제작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특히 용무늬는 조선 전기에 왕실이 사실상 독점 사용했다는 점에서 취두와 검파, 장수상이 왕실 관련 건축물을 위해 제작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같은 곳에서 나왔지만 취두 2쌍은 각도나 문양 면에서 조금씩 차이를 보인다.  김동훈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관은 “서울 용산 일대 와서(조선시대 기와 담당 관서)에서 제작해 충청 이남 지역으로 옮기려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충청 이남 지역의 왕실 관련 시설이 많지 않아 현재로서는 태조의 어진이 있던 전주 경기전, 경주 집경전을 위한 취두였을 가능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이밖에 왕실 관련 사찰에 사용됐을 가능성도 있다. 취두는 전체 높이가 103㎝이며 가로 길이는 83~85㎝, 두께는 22㎝다. 검파는 길이 40.5㎝, 폭 16㎝, 두께 7㎝ 크기다. 취두는 상단과 하단 각각 50~60㎏, 검파는 4.2㎏으로 취두와 검파까지 합친 완전체의 총 무게는 120㎏에 달한다.검파는 앞뒷면에 2단으로 구름무늬가 표현돼 있고, 취두 상단의 방형 구멍과 결합하도록 짧은 자루도 갖추고 있다. 김성구 전 경주박물관장은 “화재 방지를 위한 차원에서 물을 다스리는 용을 올렸는데, 게을리하지 말라는 의미로 운검을 꽂은 것”이라며 검파의 유래에 대해 설명했다. 김 학예관은 “취두에 표현된 용이 지붕을 물고 있어 용마루를 갉아먹지 말라는 상징적인 의미도 있다”면서 “빗물이 취두 내부로 들어가는 것을 막는 역할도 했다”고 말했다. 이번 발굴에 따라 경복궁 창건기 건물 및 숭례문, 양주 회암사지 등 조선 전기 왕실 관련 건축물의 세부 모습에 대한 실질적인 고증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참고할 자료가 많이 없어 왜 태안 갯벌에 묻혔는지 등에 대해 추가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양기홍 학예연구사는 “숭례문의 서쪽 취두가 이번에 발굴된 취두와 가장 유사하다”면서도 “조선 궁궐들이 임진왜란 때 소실된 게 많아 현재 남은 취두는 이번에 발굴된 취두보다 크기도 작고 비교할 만한 사례가 없다. 향후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취두와 검파는 왕실 특수 기와 연구에 도움이 되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김 전 관장은 “수중 고고학 최고의 성과”라며 “나중에 보물로 지정해도 손색없는 소중한 유물이다”라고 강조했다. 연구소는 8월 중순까지 해당 지역에 대한 추가 발굴조사와 왕실 장식 기와의 생산과 유통에 대한 심화 연구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 미성년 성폭력 피해자 ‘영상 진술’ 가능토록 법 개정

    미성년 성폭력 피해자 ‘영상 진술’ 가능토록 법 개정

    미성년 성폭력 피해자의 ‘영상 진술’을 재판 증거로 다시 사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피고인의 반대신문권을 보장하지 않은 영상 진술의 증거 활용은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을 고려해 정부가 이를 보장하면서도 영상 진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법 개정에 나선 것이다. 법무부는 29일 ‘성폭력처벌법’ 개정안이 28일 열린 국무회의를 통과해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수사 과정에서 녹화한 미성년 성폭력 피해자의 진술에 대해 원칙적으로 증거보전절차를 거치도록 한 것이 개정안의 골자다. 증거보전절차란 재판 전에 미리 증인신문 등을 통해 재판에 사용할 증거를 조사·확보해두는 것을 말한다. 헌재는 지난해 12월 미성년 피해자의 진술이 담긴 영상물을 법정 증거로 쓸 수 있게 했던 성폭력처벌법 조항은 위헌이라고 결정했다. 피고인의 반대신문 없이 녹화된 영상 속 진술을 증거로 사용하면 피고인의 권리가 과도하게 침해된다는 것이다. 헌재 결정대로라면 미성년 피해자가 직접 법정에 출석해 피해를 증언해야 했는데 이 경우 2차 피해가 발생한다는 우려가 컸다. 이번 개정안은 재판 전 피해 아동에 대한 증인신문은 아동이 한 차례 조사받은 곳과 같은 공간에서 같은 전문조사관이 진행하도록 했다. 피의자는 별도 장소에서 피해자와 대면하지 않은 채 영상 중계를 통해 피해자 진술을 확인한다. 신문할 사항이 있으면 실시간으로 할 수 있도록 반대신문권도 보장한다. 법무부 관계자는 “위헌 결정으로 이미 법정에 출석해 2차 피해를 받는 아동이 나오는 실정이기에 속히 개정안이 통과돼야 한다”며 “공판까지 기다리면 아동의 기억 소실·오염 우려로 최상의 증거를 취득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기에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에도 도움될 것”이라고 말했다.
  • 제천 주택 화재로 60대 숨져

    제천 주택 화재로 60대 숨져

    23일 오후 10시 17분쯤 충북 제천 송학면 단독주택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불은 30분 만에 꺼졌으나 집 안에서 6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주택 25.79㎡가 소실됐고, 가재도구 등도 불에 타 380만원 상당의 재산피해도 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중이다.
  • 스페인 이른 불볕더위, 산불 불쏘시개 됐다

    스페인 이른 불볕더위, 산불 불쏘시개 됐다

    19일(현지시간) 스페인 북부 나바라주의 소도시 산 마르틴 데 운스에 연기가 자욱하게 퍼져 있다. 스페인에서는 북서부 사모라주 시에라 데 라 쿨레브라 산맥에서 발생한 산불로 약 2만 5000㏊(2억 5000만㎡)에 이르는 면적이 소실됐으며 주민 수백명이 대피했다. 이달 초에 이미 40도를 웃돌았던 이례적인 폭염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산 마르틴 데 운스 AP통신
  • 영유아 노로바이러스 ‘주의’… 초여름에도 감염자 급증세

    영유아 노로바이러스 ‘주의’… 초여름에도 감염자 급증세

    최근 노로바이러스 감염증과 장내 아데노바이러스 감염증 신고건수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어린이집에 다니는 영유아의 감염 비율이 높아지고 있어 질병관리청은 예방 수칙을 잘 지켜 달라고 당부하고 나섰다. 21일 질병청에 따르면 6월 둘째 주(5~11일) 노로바이러스 감염 신고 환자는 142명, 장내 아데노바이러스 감염 신고 환자는 103명으로 지난 4월 넷째 주 이후 점점 증가하고 있다. 특히 이달 둘째 주에 신고된 노로바이러스 감염증 환자의 84.5%, 장내 아데노바이러스 환자의 76.7%가 0~6세 영유아 환자였다. 노로바이러스 감염증은 일반적으로 겨울철에서 초봄(11월~다음해 4월) 사이에 많이 발생하나 올해는 초여름에도 환자가 증가하는 등 계절과 무관하게 발병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후 집단활동이 갑자기 늘고 손 씻기 등 개인 위생 방역 준수율이 떨어진 상황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되면 1~2일 안에 구토와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복통, 오한, 발열이 동반되기도 한다. 장내 아데노바이러스 감염증은 영아와 소아에게 급성 바이러스성 위장관염을 일으키는 흔한 원인으로 연중 발생한다. 노로바이러스 감염증과 장내 아데노바이러스 감염증은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의 분변이나 구토물에 접촉했을 때나 바이러스에 오염된 물이나 음식을 먹었을 때 발생한다. 특히 노로바이러스 감염증은 전염력이 강해 보육시설이나 학교에서 환자가 발생하면 증상 소실 후 48시간 이상 등원이나 등교를 하지 말아야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이런 식중독으로 인한 한 해 사회·경제적 손실 비용은 1조 8532억원으로, 2조원에 가깝다. 이 중 개인 손실이 1조 6418억원(88.6%)으로 가장 많다.  
  • [포착] ‘지옥불’ 마주 선 소방관들…스페인 덮친 최악의 산불 현장

    [포착] ‘지옥불’ 마주 선 소방관들…스페인 덮친 최악의 산불 현장

    스페인 북서부 사모라 일대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해 피해가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 영국 가디언 등 해외 언론의 19일 보도에 따르면 스페인에서는 일주일 때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산불이 잇따르고 있다. 스페인 당국은 이날 기준으로 사모라주 시에라 데 라 쿨레브라 산맥에서 발생한 산불로 약 2만 5000헥타르(약 2억5000만㎡)가 소실됐다고 밝혔다. 스페인은 이미 6월 초부터 기온이 40도를 넘어서는 등 때 이른 폭염에 시달렸다. 이 무렵 고온 현상은 최소 20년 만에 처음 벌어진 일로 이달 둘째 주 스페인 남부 지방의 온도는 43도까지 치솟았다. 폭염으로 인한 재해의 피해는 야생동물도 피할 수 없었다. BBC에 따르면 서남부 세비야와 코르도바에선 42도까지 각각 치솟으면서 수백 마리의 어린 새가 길바닥에서 죽은 채 발견되기도 했다. 데이비드 호웰 스페인 조류학협회(SEO Birdlife) 기후·에너지 고문은 “이달 초부터 스페인을 강타한 폭염 때문에 새들이 고통받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폭염은 새들의 부화 시기와도 겹쳐, 더 많은 어린 새들이 고통받을 것으로 보인다는 전망이 나왔다.스페인 기상청 대변인은 6월 기준으로 비정상적일 만큼 높은 기온을 기록했다며, 올해처럼 일찍 고온 현상이 나타난 것은 1981년 이후 처음이라고 말했다. 스페인의 여름이 50년 전보다 20~40일 일찍 시작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폭염은 대규모 산불로 이어졌고, 이번 산불로 인근 14개 마을에 거주하는 주민 수백 명이 대규모로 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소방당국은 600명 이상을 투입해 산불 진압에 나섰다. 그러나 건조하고 뜨거운 대기 탓에 스페인에서만 자라는 귀한 소나무 품종과 조류 등이 불에 타 잿더미가 됐다. 현지 환경 운동가인 세르기 가르시아는 가디언과 한 인터뷰에서 “매우 걱정스럽다. 이번에 산불이 난 곳은 유럽에서도 생물다양성이 가장 높은 지역이다. 하지만 잔혹하고 파괴적인 화재로 피해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유럽과 미국 덮친 역대급 폭염...열돔현상 연관 올여름 때 이른 폭염은 스페인뿐만 아니라 유럽 여러 국가를 덮쳤다. 19일 AFP통신에 따르면 프랑스에서는 지난 17일 남서부 대부분 지역의 한낮 최고 기온이 40도를 넘었다. 프랑스에서 40도 이상되는 폭염이 이처럼 이른 시기에 찾아온 것은 1947년 이후 처음이다. 프랑스 기상청은 이번 폭염이 북아프리카에서 이동하는 고온의 기단 때문에 발생했다며 “기후변화의 증표”라고 설명했다. 독일과 그리스도 마찬가지다.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DW)에 따르면 기온이 38도에 육박한 동부지역에서도 지난 17일 폭염으로 인한 산불이 발생해 이날까지 계속되고 있다. 그리스 에비아 섬에서도 산불이 통제 불능인 상태로 번지고 있다.미국도 상황은 좋지 않다. CNN 등 현지 언론의 12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州)와 네바다주 사이에 있는 데스 밸리 국립공원은 이날 섭씨 약 50도에 달했다.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기온은 46도까지 치솟았다. 전문가들은 이번 폭염의 원인으로 ‘열돔 현상’(Heat dome)을 꼽았다. 열돔 현상은 지상 5∼7km 높이의 대기권 중상층에 발달한 고기압이 정체하거나 아주 서서히 움직이면서 뜨거운 공기를 지면에 가둬 더위가 심해지는 현상을 말한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은 “강한 고기압이 라니냐와 결합하면 열돔이 생성되기 쉽다”고 말했다. 엘니뇨 현상과 반대인 라니냐는 동쪽에서 서쪽으로 부는 적도 무역풍이 강해져 동태평양의 따뜻한 해수가 서태평양으로 옮겨가며 발생한다. 이로 인한 대류의 변화로 동태평양 쪽에 있는 미국과 아르헨티나에는 가뭄이 찾아온다. 서태평양 인근에 있는 인도 등지에는 폭염이 발생한다.
  • 영유아 노로바이러스 비상, 식중독 사회손실 한 해 1조 8500억원

    영유아 노로바이러스 비상, 식중독 사회손실 한 해 1조 8500억원

    최근 노로바이러스 감염증과 장내 아데노바이러스 감염증 신고건수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어린이집에 다니는 영유아 감염 비율이 높아지고 있어 질병관리청은 예방수칙을 잘 지켜달라고 당부하고 나섰다. 21일 질병청에 따르면 6월 둘째주(5~11일) 노로바이러스 감염 신고 환자는 142명, 장내 아데노바이러스 103명으로 지난 4월 넷째주 이후 점점 증가하고 있다. 특히 이달 둘째주에 신고된 노로바이러스 감염증 환자의 84.5%, 장내 아데노바이러스 환자의 76.7%가 0~6세 영유아 환자였다. 노로바이러스 감염증은 일반적으로 겨울철에서 초봄(11월~다음해 4월) 사이에 많이 발생하나, 올해는 초여름에도 환자가 증가하는 등 계절과 무관하게 발병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거리두기 해제 후 집단활동이 갑자기 늘고 손씻기 등 개인위생 준수율이 떨어진 상황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되면 1~2일 안에 구토와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복통, 오한, 발열이 동반되기도 한다. 장내 아데노바이러스 감염증은 영아와 소아에게 급성 바이러스성 위장관염을 일으키는 흔한 원인으로 연중 발생한다. 수양성 설사가 8~12일간 지속되며, 미열·탈수·호흡기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노로바이러스 감염증과 장내 아데노바이러스 감염증은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의 분변이나 구토물에 접촉했을 때, 바이러스에 오염된 물이나 음식을 먹었을 때 발생한다. 특히 노로바이러스 감염증은 전염력이 강해 보육시설이나 학교에서 환자가 발생하면 증상 소실 후 48시간 이상 등원이나 등교를 하지 말아야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이런 식중독으로 인한 한해 사회·경제적 손실 비용은 1조 8532억원으로, 한 해 2조원에 가깝다. 이중 개인 손실이 1조 6418억원(88.6%)으로 가장 많다. 입원·간병 등 휴무로 인한 생산성 손실을 포함한 간접비용 1조1402억원, 병원 진료비 등 직접 비용 4625억원 등이다. 이 밖에 식중독 발생에 따른 제품 회수, 보상, 브랜드 가치 하락 등 기업의 손실비용은 1958억원(10.6%), 식중독 지도·점검, 역학조사 등 정부가 쓴 비용은 156억원(0.8%)이었다.
  • [속보] 영유아 노로·아데노바이러스 급증

    [속보] 영유아 노로·아데노바이러스 급증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영유아 사이에서 노로바이러스 감염증과 장내 아데노바이러스 감염증 발생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전국 208개 표본감시기관에서의 6월5~11일 노로바이러스 감염 신고 환자 수는 총 142명,장내 아데노바이러스 감염 신고 환자 수는 103명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전면 해제된 지난 4월17~23일 이후 노로바이러스 환자와 장내 아데노바이러스 환자는 지속 증가하고 있다. 특히 6월5~11일 신고된 환자 중 노로바이러스 환자의 84.5%, 장내 아데노바이러스 환자의 76.7%가 0~6세 영유아 환자다. 노로바이러스의 경우 통상 11월부터 다음해 4월까지 주로 발생하며 감염 후 1~2일 안에 구토나 설나, 복통, 오한, 발열이 나타난다. 장내 아데노바이러스는 연중 발생하는 질병인데, 감염될 경우 8~12일간 설사나 미열, 탈수, 호흡기 증상이 동반된다. 두 감염병 모두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의 분변, 구토물이나 오염된 손, 환경에 접촉하거나 바이러스에 오염된 물이나 식품을 섭취하면서 전파된다. 감염병 예방을 위해 손씻기 등 개인위생 수칙을 잘 지켜야 하며, 음식 재료는 흐르는 물에 충분히 씻어 충분히 익히는 등 안전하게 조리된 음식물을 섭취해야 한다. 또한 환자의 구토물에 오염된 물품이나 접촉한 환경 및 화장실 등에 대해 소독하고 환자가 보육시설 및 학교 등에서 발생한 경우 증상 소실 후 48시간 이상 환자의 집단생활을 제한하며, 가정에서도 공간을 구분해 생활하는 것이 권장된다.
  • 180만부 팔린 독립출판물 작가 “누군가에게 기대면 책 정체성 소실”

    180만부 팔린 독립출판물 작가 “누군가에게 기대면 책 정체성 소실”

    “누군가에게 기대는 순간 제 책의 정체성이 소실된다고 생각해요. 제 능력이 허락하는 데까지 제가 직접 출판하고 싶어요.” 2017년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책 ‘언어의 온도’를 쓴 이기주 작가는 지난 14일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 책은 대형출판사 책이 아닌 독립출판물로 지금까지 170쇄를 찍으며 180만부가 팔렸다. 이 작가는 강연이나 인터뷰 요청에 응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지만, 독립출판을 꿈꾸는 미래의 작가들을 위해 인터뷰에 나섰다.‘언어의 온도’가 출간된 것은 2016년이지만, 이 작가는 1년간 책 홍보를 위해 발품을 팔았다. 전국 200여곳 서점에 캐리어를 끌고 다니며 전방위적으로 홍보에 나섰다. “무명 작가이고 독립출판을 하다 보니 어느 서점의 경우는 미팅을 잡는 것조차 쉽지 않았어요. 약속을 잡고 가도 취소되는 경우도 있었지요. 그때 서점 본사나 대표가 아닌 일선에 있는 분들, 책을 직접 진열하고 또 판매하는 분들과 접촉했죠. 대형서점이라도 지방 지점의 경우 출판사나 작가들이 전혀 방문하지 않는 경우도 많아요. 그런 곳에 직접 가서 이야기를 건네면 고마워하고 책 진열도 잘해 주세요.” 그는 왜 하필 독립출판에 입문하게 됐을까. “기존 출판사와 미팅하고 책을 기획하는 과정에서 제 생각이 많이 차단된다는 걸 느꼈어요. 제목은 물론 주제까지 틀어지는 경우도 있었어요. 당시 무명 작가였던 저로서는 출판사 대표나 편집자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죠. 제 생각이나 세계관을 오롯이 녹여낼 수 있는 책을 만들려면 결국은 독립출판밖에 없더라고요.” 제대로 된 책을 만들기 위해 공부가 필요했다. 그는 “‘꿈꾸는 책 공장’이라는 네이버 카페 세미나, 모임에 참여하면서 2년 가까이 밀도 있게 공부했다”며 “독립출판 현장에서 뛰는 사람들의 실패담과 성공담을 들으며 나만의 균형 감각을 키웠다”고 말했다. 이어 “발품을 팔아 종이 구매부터 인쇄, 재단 과정을 조율하고 유통 전반까지 살피다 보니 어떤 지도가 머릿속에 그려지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다 보니 책에 대한 애착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특히 자신의 책이 독자에게 사랑받을 것이라는 굳은 믿음이 있었다. “남녀노소 누구나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책, 하지만 읽는 사람에 따라 조금 다르게 읽히는 책이 뭘까 고민을 많이 했어요. 책의 초고를 항상 어머니에게 먼저 보여 드리는데 (이 책이) 가장 반응이 좋았어요. 저와 제 가족, 그리고 주변을 만족시킬 수 있는 책이라면 누구에게나 전달될 수 있겠다는 확신과 믿음이 있었지요.” 마지막으로 이 작가는 독립출판을 꿈꾸는 이들에게 직접 부딪쳐 보되 차근히 준비할 것을 당부했다.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는 시대라고는 하지만 그 과정에서 난항을 겪고 좌절하는 분들도 있어요. 그럴 땐 (독립출판에) 직접 부딪쳐 보는 거죠. 대신 공부를 많이 해야 할 것 같아요. 서울 퍼블리셔스테이블(국내 최대 독립출판물 행사)과 같은 행사에도 가 보고 인쇄소, 지업사도 발품 팔아 가 보는 등 책을 제작하고 유통하는 과정에 대한 감을 익혔으면 좋겠습니다. 차근차근 준비해서 자신의 머릿속과 마음속에 있던 것을 물성을 지닌 책이라는 형태로 만든다면 상당한 보람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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